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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일의 외적장애 제거 큰 보람”/노 대통령,수행기자 간담회

    ◎4강과 대등관계로 전방위외교 열어/중국,“6·25 잊자”에 “온고이지신” 응답했다 노태우대통령은 3박4일동안의 중국공식방문 마지막날인 30일 아침 숙소인 북경 조어대에서 수행기자들과 조찬간담회를 갖고 방중결과를 결산했다. 노대통령은 이번 중국방문을 북방정책의 마무리였다는 측면에서,또 통일로 가는 외적 장애를 모두 제거했다는 의미 때문인듯 무척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노대통령은 또 중립내각구성등 국내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대통령후보시절 공약을 실현,만리장성에 오르신 소감을 말씀해 주시지요. ▲소박한 한 인간으로서의 감회 뿐아니라 나라의 입장에서 볼 때도 그 깊은 소회는 말로 다하기 어렵습니다.세계의 반쪽만 상대하던 우리 외교가 이제야말로 전방위 외교를 펼치게 됐구나 하는 생각이 가슴에 와닿았습니다.1세기전 4강에 짓밟혀 끝내 국권을 빼앗긴 우리가 지금 4강과 대등하게 그 중심적 입장에서 내가 조정의 역할까지 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국위가 높아졌다고 생각하니 참으로 가슴 뿌듯했습니다.우리 역사상 나라의 대표가 과연 이런 감회를 느껴본 적이 있었던가 싶군요. ­이번 방중에서 많은 합의가 이루어진 특별한 배경이 있었습니까. ▲배경이 있지요.예를 들어 강택민 당총서기와는 대화의 거의 반이 속담을 주고 받는 것이었는데 「백문이불여일견」「천리길도 한걸음부터」등 생소한 것이 하나도 없었습니다.이처럼 두나라는 역사적 문화적인 동질성을 지니고 있어 딴 나라와의 수교 때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이런 점에서 속도가 더 빨라진 것으로 생각됩니다. ­가장 큰 소득은 무엇이라고 봅니까. ▲무엇보다도 북방정책을 마무리한 것입니다.이제 평양으로 가는 모든 외적 장애는 제거됐습니다.통일을 향한 가장 튼튼한 기반을 다졌다는 것이 큰 보람입니다. ­이런 추세로라면 언제쯤 남북정상회담이 가능하다고 전망하십니까. ▲단정은 내릴 수 없습니다.이제까지 북방외교를 추구한 경험에 비추어 소련이나 중국과의 수교는 일반적인 예상보다 빨리 이루어졌으나 북한만은 장담할 수 없습니다.첫째는 북한의 태도에 달려있습니다.어제 강택민총서기와 이문제를 얘기하면서 핵문제가 가장 걸림돌이라고 했습니다.핵개발 의혹이 해소되면 남북관계 진전속도는 매우 빠를 것이고 북한의 미일과의 수교도 도와주고 경협도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중국도 남이고 북이고 간에 핵보유를 원치 않으며 가지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인데 너무 강한 압력으로 효과가 있냐는 것이지요. ­임기중 평양에 가시게 될 것 같습니까. ▲나 혼자 너무 많이 한 것같습니다.좀 나눠서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6·25 참전문제에 대해 중국측의 언급이 있었습니까. ▲옛 성현들의 얘기와 속담으로 오고 갔습니다.예컨데 강총서기는 「잊어버리자.잊어버리자.새것을 찾자」는 옛시를 인용,과거의 모든 불행을 극복해나가자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나는 「온고이지신」을 얘기했습니다.옛날 것도 알 것은 알아야 그것이 교훈이 돼서 새로운 것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강총서기도 맞다고 했습니다.내용적으로는 장관선에서 실무적 논의가 있었습니다. ­국내에서 야당이 영종도신공항건설등 대형 국책사업과 관련한 예산을 삭감하겠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매우 바람직스럽지 못한 일입니다.이번에 와보니 중국도 북경비행장이 협소하는등 사회간접시설이 너무 미약해 확충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더군요.우리의 경우도 공항·항만시설이 크게 모자라는 상태입니다.사회간접투자를 막는 것은 참으로 답답합니다. ­귀국후 각당 대표들을 만날때 이 문제를 거론하시겠습니까. ▲설득해야지요. ­3당대표와는 개별회담을 할 것입니까.다 함께 만날 것입니까. ▲아직 정하지 않았습니다.떠날때 김영삼총재에게 각당 대표들끼리 상의해보도록 얘기했습니다.어쨋든 공명정대한 선거를 치르는데 알맞은 내각을 만들겠다고 한만큼 형식은 중요하지 않습니다.바라기는 이제 제발 안에서 아웅다웅 싸워 국론분열을 초래,바깥으로 엄청난 경쟁에서 뒤져 나라에 큰 손실을 가져오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정치권도 깨닫는 것이 있을 것입니다. ­새내각은 언제 구성할 생각이신지요.행정부를 빨리 안정시켜야 된다는 여론도 있습니다만. ▲가급적 빨리 하는게 좋겠지요.그러나 너무 서둘러서는 안될 것이라는 생각입니다.인사란 아무리 잘해도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렵더군요.
  • “새 국제질서에 능동참여” 의지 천명/노 대통령 유엔연설의 행간

    ◎빠른 정세변화속 신뢰·이해증진 강조/“한반도문제 우리주도로 푼다” 재확인 노태우대통령의 22일 유엔총회기조연설은 넓게 볼 때 3가지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는 것으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는 동북아지역 국가간에 대화의 장을 마련하자는 것이고 둘째는 한반도 문제를 우리 힘으로 풀어나가겠다는 기본입장을 천명한 것이고 셋째는 유엔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국제질서에 한국도 능동적으로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를 다시 하나로 이으면 우리의 번영과 통일실현으로 인류의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다짐을 지구촌에 전한것으로 요약된다. 동북아국가간 대화의 기회마련 제의는 한중수교로 대변되는 이 지역에서의 급속한 정세변화를 기초로 한다.이 지역에서 일기 시작한 이른바 화해와 협력의 훈풍을 등에 업고 관련 국가간의 이해증진과 신뢰구축을 통해 평화와 번영을 위한 공동보조를 맞춰나가자는 것이 골자다. 이는 노대통령이 지난 88년 유엔총회연설에서 제안한 「동북아 평화협력회의」와 맥을 같이 한다.당시 노대통령은 중장기적 안목에서 동북아지역에서의 평화와 공동번영에 관한 문제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과 함께 이같은 방안이 한반도 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배경설명을 덧붙였다. 그로부터 4년여동안 이 지역에서의 상황은 급속히 변했다. 우리의 주도적 노력에 의해 90년 한소,지난번의 한중관계가 정상화됐고 지난해 남북한이 유엔에 동시가입했으며 지난해말 남북기본합의서와 한반도비핵화공동선언에 이어 지난번 부속합의서가 마련되는 등 남북관계개선을 위한 기본틀이 마련됐다. 또 이와는 별도로 구소련이 붕괴되고 동서간,특히 유럽지역에서 냉전이 종식됐으며 북한은 제한적이나마 미국·일본과 관계개선을 위해 접촉하는 등 숨가쁜 변화가 있었다. 아태지역에서의 별도기구창설이 일부 국가들에 의해 제안되기도 했다. 김종휘 청와대외교안보수석은 『88년 당시의 제안이 지역에서의 평화와 번영을 얘기한 것이라면 이번에는 여기에다 이해증진과 신뢰구축대목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즉 구체성과 유연성이 가미됐다는 것이다. 노대통령은 남북한관계와 관련,남북상호핵사찰문제가 최대의 걸림돌이 되고 있음을 강조하고 북한에 대해 핵개발의혹을 해소할 것을 촉구했다.또 남북한 스스로의 힘으로 교류와 협력의 길을 열고 평화통일을 성취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또 통일된 한반도는 새로운 국제질서 형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통일후의 기본입장에 대해서도 밝혔다.이는 새로운 구상의 제시라기 보다는 이미 수차례 밝힌 우리의 입장을 집대성한 것이다.그러면서 유엔을 비롯한 관계국들의 이해와 지지,협조를 촉구했다.이에대한 논리적 근거로는 세계적으로 남은 냉전의 잔재를 뿌리뽑으려면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평화통일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래야만 동북아의 새로운 질서형성이 가능하며 이를통해 세계적 평화와 번영의 기반이 마련된다는 것이다. 노대통령은 『평화와 번영의 21세기는 한반도의 통일로 시작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질서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유엔의 역할·기능과 관련,노대통령은 갈리유엔사무총장이 최근 제출한 「평화를 위한 과제」에 대해 적극적인 지지입장을 나타냈다.갈리사무총장의 제안은 각국의 재정적 부담등을 통해 유엔에 의한 평화유지를 이뤄나가자는 것으로 향후 유엔의 위상을 가늠할 주요 문서로 평가되고 있다.노대통령은 이 제안이 각국의 협의를 거쳐 구체화되기를 바란다고 밝혀 앞으로 이 제안의 논의과정,나아가 유엔을 통한 국제질서 논의과정에 능동적으로 참여하겠다는 뜻을 나타냈다.이는 국제현안에 있어 우리의 입장과 이익을 반영해 나가겠다는 적극적인 의사표시이다. 노대통령은 또 핵학산금지조약의 연장을 전폭 지지하고 이번 유엔총회에서 채택될 것으로 예상되는 화학무기금지협약에 가입할 의사를 표명,국제적인 군축노력에 동참할 것임을 선언했다. 유엔의 또다른 기능인 평화와 번영측면에 있어서도 노대통령은 저개발과 빈곤,질병,인권,환경 등 많은 도전을 극복하기 위한 선·후진국간의 공동노력을 촉구하면서 우리의 개발경험을 바탕으로 이에 기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이들 문제에 있어 유엔으로서도 각국간의 이해가 얽혀 공동규범을 만들어 나가는 단계에 있어 우리의 참여수준에도 한계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정부는 기여의 한계와 범위를 정하는 단계에서 부터 참여하겠다고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그만큼 우리의 입장,이익과도 직결된 사안이기 때문이다. 총체적으로 노대통령의 이번 연설은 유엔이라는 무대를 십분 활용하여 세계에 우리를 알리고 유엔활동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국익을 추구해 나가는 유엔외교,정상외교의 필요성을 분명히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 평양회담 대표단 귀경하던 날

    ◎정 총리,“가시적 성과로 마음 가벼워져”/북측 인사들 “만족한다” 시종 밝은 표정 ○사진첩 건네며 배웅 ▷초대소 출발◁ ○…정원식총리를 비롯한 우리측 대표단 일행은 18일 아침 연형묵총리를 비롯한 북측 대표단의 환송을 받은뒤 상오10시 북측에서 마련한 승용차와 버스를 나눠타고 숙소인 백화원초대소를 출발해 귀경길에 올랐다. 이에앞서 연총리는 북측대표단과 함께 아침 9시30분 백화원초대소 1호각 응접실에서 정총리와 회담결과를 화제로 잠시 환담한후 정총리에게 작별인사와 함께 평양에서의 활동모습을 담은 기념사진첩을 전달하고 현관에서 배웅. ○“서울서 또 만납시다” ▷판문점 귀환◁ ○…정원식국무총리등 남측대표단은 18일 낮 12시5분쯤 북한측이 제공한 승용차편으로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 도착,10여분간 휴식을 취하며 최우진대표등 환송나온 북측인사및 기자들과 담소를 나눈뒤 대표단은 승용차편으로,수행원과 기자단은 걸어서 12시25분쯤 남측지역 「평화의 집」으로 귀환. 남측 수행원과 기자단은 「통일각」을 나와남측지역으로 넘어오기까지 북한기자 20여명과 함께 걸으며 『또 만납시다』『다음엔 더 좋은 결과를 기대합니다』등의 인사말을 건네며 아쉬움을 표시. 이날 북측 환송인사들은 이번 회담의 성과가 만족스럽다고 느낀듯 시종 밝은 표정을 지으며 남측대표단에게 『수고하셨습니다』고 인사. 판문점에 나온 한 북한기자는 이번 회담에 대한 소감을 묻는 질문에 『만족스럽다.잘됐다』고 밝힌 뒤 『남북간 모든 장애물이 없어져 이산가족방문단 교환사업도 하루 빨리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언급. ○“실질관계 진전” 강조 ○…정총리등 대표단 7명은 「평화의 집」에 도착,마중나온 최영철부총리겸 통일원장관,이문석총무처장관,윤성태총리실행정조정실장등 관계자들과 1층 회의실에서 평양여정에 관해 환담. 이동복대변인은 「평화의 집」도착직후 발표한 도착성명에서 『남과 북은 이제 화해와 공존 그리고 협력시대를 열어나가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마련됨에 따라 평화와통일을 향한 항진이 시작될 수 있게 됐다』고 일성. ○귀엣말 나눠 눈길도 ○…정총리등 우리 대표단일행은 미리와 기다리고 있던 최부총리, 이총무처장관등의 영접을 받으며 「평화의 집」1층 대표대기실로 들어와 이번 회담성과에 만족한듯 웃음띤 얼굴로 서로 인사. 최부총리가 『고생은 하셨습니다만 성과가 큽니다.고생한 보람이 있으십니다』라고 먼저 인사말을 건네자 정총리는 『밤샘회의를 해가면서 분과위원장들이 수고하셨습니다.경제교류분야는 본래 판문점에서 많이 진척돼 수월했고 역시 어려웠던 것은 군사·화해·불가침분야였습니다』고 협의과정을 설명. 정총리는 이어 『사실 갈때는 무거운 심정으로 갔는데 생각보다는 큰 진전이 있어 심정이 많이 가벼워졌습니다』며 『핵문제·이산가족문제에 있어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내지 못해 아쉬움이 있습니다』고 소감을 피력. 이에앞서 윤성태총리실행정조정실장은 정총리가 대기실에 들어와 앉자마자 약1분동안 귀엣말을 나눠 주목. ○정치협상회의 역설 ▷만찬◁ ○…17일밤 「목란관」에서 열린 양형섭 북한최고인민회의의장주최 남측 대표단초청만찬은 회담이 성공리에 마무리된때문인지 시종 화기애애한 가운데 약2시간동안 진행. 고위급회담이 지연되는 바람에 예정보다 20분가량 늦은 저녁 7시50분쯤부터 시작된 만찬에서 양의장은 만찬사를 통해 새삼 남북양측의 정당·사회단체대표들이 참가하는 민족통일정치협상회의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연방제 통일방식이 가장 좋은 통일방안』이라고 주장.
  • 한­대만 단교이후 전망(한·중수교/동북아 새 질서:6.끝)

    ◎서울­대북 경제교류 이어진다/항공분야 등 민간차원서 새 협정/「대만­미·일협력방식」 채택 가능성 한중수교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나라는 북한과 대만이다.북한은 지난해말 소련에 이어 중국과 더이상 혈맹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됐고 대만은 아시아의 유일한 수교국 한국과의 관계가 단절됨으로써 고립감에 휩싸이게 됐다. 북한은 자신들의 대외정책에 있어 중국으로부터 무조건적 지지를 획득할 수 없게 됐다.특히 멀지않아 중국과 러시아가 북경에서 회담을 갖고 북한에 남북상호핵사찰의 수용을 촉구할 예정이어서 북한이 입는 정치적 타격의 정도는 매우 심하다고 볼 수밖에 없다. 이에 비해 대만은 오래전부터 단교한 국가들과도 이후 비공식 관계를 맺어오고 있어 한국과의 단교가 정치적 상징으로만 남을뿐 여타 부문에서의 교류는 일시적인 감정의 앙금이 가라앉으면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대만은 한중수교에 앞서 이 사실을 일본언론을 통해 흘리고 수교의 대가로 한국이 중국에 20억달러 규모의 경협차관을 제공키로 했다는등의 낭설을 퍼뜨려양국 수교의 의미를 훼손시키려 했다. 그리고 곧바로 한국에 대한 경제보복에 착수,1백20억달러 규모의 철도사업에 한국기업의 입찰을 금지시키는 조치를 취했다. 흥분한 대만국민들은 대만주재 우리 대사관에 돌을 던지고 입법원 의원후보를 비롯한 시민단체가 한국상품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다음주내에 전직 총리를 지낸 고위인사가 단장이 된 한국민간사절단이 대만을 방문,비공식적이나 최고수준의 관계를 유지하기를 희망한다는 우리정부의 입장을 전달하는 것과 때를 맞춰 대만 행정원 쪽에서도 새로운 양국관계설정을 위한 교섭에 응해올 것으로 보인다. 대만 행정원은 이미 한국과 민간차원의 새로운 관계수립을 위한 실무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지강 대만 행정원 신문국장(공보처장관)은 실제 대만의 분위기가 언론에 보도된 것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하고 곧 냉정을 되찾아 양국간 실질협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말해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하고 있다. 앞으로 한·대만관계는 미중,일중수교 직후 대만측이 미일의 관계정립과 유사한 방식을 택하게 되기를 한국정부관계자들은 희망하고 있다. 한국은 한중수교때 중국으로부터 대만과의 관계를 계속 가져도 무방하다는 양해를 얻어냈다.자신과 북한의 관계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는 중국으로서 불가피한 결정이었을 수도 있고 넓게 보자면 대만국민은 자기 동포라는 대국적인 발상의 표출일 수도 있다. 따라서 한국으로서는 단교로 폐기된 항공협정,해운협정,무역협정,상표권·특허권·실용신안권 보호협정,문화협정,해상및 항공 국제운수 소득에 대한 상호면세 협정 등 정부간의 협정을 민간차원에서 새롭게 맺을 수 있게 됐다. 한국은 대만의 국가건설 6개년 계획에 참여를 희망하고 있어 대만과의 관계를 빠른 시일내에 민간차원의 최상급 수준으로 회복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김수기 대만대사는 25일 본국으로 돌아가면서 화교들의 오열 등으로 어수선한 분위기속에서도 「우리는 반드시 돌아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도 민관식 전국회부의장,채문식전국회의장 등 고위인사들을 보내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와같은 정황으로 미루어볼 때 한·대만관계는 실질적인 면에서는 손상된 면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다.
  • 공식수교 의미와 파장(한·중수교/동북아 새 질서:1)

    ◎“한반도평화 정착”… 북방외교 대미 장식/47년만에 적대청산… 동반의 악수/고립무원 북한,핵 유연대응 기대/실질경협 가속화… 일 영향력 독주견제 효과도 역사적인 한중수교시대가 열렸다.양국 수교는 6공 북방외교의 완결일뿐 아니라 남북통일시대를 한발짝 앞당길 수 있는 발판으로 평가되고 있다.특히 구 소련을 비롯한 동구국가의 붕괴에 따른 냉전시대의 종막과 지역경제블록화에 따른 경제전쟁시대에 맞춰 이뤄졌다는 점에서 동북아정세변화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 틀림없다.한중수교의 의미,양국 실질관계 증대,남북관계에의 영향및 동북아정세변화에 미칠 파장 등을 알아본다. 한 중 양국이 오는 24일 정식으로 국교를 수립키로한 것은 6공 북방외교의 커다란 결실이자 사실상의 완결판이라 할수 있다. 정부가 지난 88년이래 구소련및 동구국가와 국교를 정상화하는등 평양으로 가는 우회전략은 이제 마지막 남은 중국과 수교함으로써 「유종의 미」를 거둔 셈이다. 양국간 국교정상화는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오히려 올해 1백억달러를 육박하는 양국간 교역규모,인적교류등을 감안할때 당연한 측면이 없지 않다.또 구소련의 붕괴등으로 인한 냉전의 와해와 남북 유엔동시가입으로 예정된 수순이기도 하다. 이상옥외무장관과 전기침 중국외교부장이 미수교국 상태에서 지난해 9월 유엔총회참석과정의 첫번째 회담을 가진이후 수교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왔다. 양국 외무장관은 또 지난해 11월 서울 아태각료회의에서 만난데 이어 지난 4월 북경 유엔아태경제사회이사회에서 회담을 갖고 『동북아 평화와 아태지역의 공동번영을 위해 양국간 관계정상화가 필요하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서울과 북경의 외교창구를 통해 수교교섭을 본격화해 왔다. 특히 이붕총리는 이외무장관 면담시 『물이 생기면 도랑이 생긴다(수도거성)』는 우회적인 표현으로 수교의사를 밝혀왔다.정부는 이같은 의사타진 결과에 따라 보안유지를 위해 청와대 외무부관계자등으로 별도의 교섭팀을 구성,협상을 벌여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수교의 필요성은 인식하면서도 동맹국인 북한을 의식,수교의 시간표를 잡지 못해 왔으나 이제 수교일정을 확정하게된 것은 북한에 대한 설득작업이 끝난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해서는 양상곤 중국국가주석이 지난 4월 주석으로는 처음으로 김일성 북한주석의 80회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수교의 불가피성을 설득했다는 관측이 가장 유력하다. 한 중 양국의 수교는 우선 양자간 관계에서 볼때 6·25전쟁 이후 47년동안의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새로운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지난 90년1월 민간 형식의 무역대표부를 상호 교환설치키로 한지 1년7개월여만에 서울과 북경에 대사관이 개설됨에 따라 양국간 정치 외교분야의 협력은 본격화될수 밖에 없다. 또 양국간 관계정상화는 안전한 투자및 경제협력을 가능케 함으로써 교역규모는 더욱 증대되고 인적교류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함께 양국수교는 남북한 관계 뿐 아니라 동북아 정세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남북관계에서 볼때 이는 북한의 고립을 심화시킬 수도 있다. 하지만 북방외교가 북한을 고립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개방을 유도해내자는데 있는 만큼 북한도 이에 자극을 받아 미 일등 서방국과의 관계개선을 서두를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이 미·일·중·러시아등 한반도 주변강국과 수교함에 따라 이들 강대국 가운데 미일의 북한승인 분위기는 한층 고조된 셈이다.그리고 진행중인 일·북한 수교 교섭도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이다. 이 점에서 보면 미일등이 대북관계개선의 첫번째 전제조건으로 핵문제 해결을 제시하고 있는 만큼 북한의 핵문제 해결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한중수교는 동북아 세력균형에도 상당히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예상과는 달리 한국과의 수교에 적극적으로 나온 것도 동북아 지역의 이니셔티브를 일본에만 맡길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외교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일본의 군사력이 세계 3위인 데다 평화유지협력법안의 통과로 해외파병의 길이 열리면서 아시아,특히 동북아지역 안보의 세력판도는 불안정한 양상을 띠어 왔다. 따라서 한국과 중국은 국교정상화로 일본의 독주를 견제할 수 있게 됐다. 이제 한중 양국은 수교에 이어 노태우대통령이 빠르면 10월초쯤 중국을 방문,사상최초로 중국 최고위층 인사와 정상회담을 갖게되며,또 중국의 최고위 인사가 상호 교환 방문하는 절차를 거침으로써 더욱 긴밀해질 전망이다. □한·중 수교일지 ▲83. 5 중국민항기 피랍사건 관련 중국대표단 방한으로 양 국정부당국자 최초 접촉 ▲87.12 노 대통령당선자 국교수립희망 발표 ▲88. 1 한국어선 입어허가(87.10)후 첫 출어 4 산동·요령성 대한국 투자개방 7 기획원차관 북경UNIDO세미나 참석,부산∼상해 컨테이너 정기항로 개설 9 한중화물선 상해∼부산 첫 취항 10 대한항공·중국영공통과 합의 ▲89. 3 KOTRA/CCPIT간 무역사무소 설치 협의 5 재무장관,중국 ADB총회 참가 7 북경박람회,한국등 21개국 참가/IPECK방중, 민간경제협의회 설치논의 8 대한항공,서울∼상해 전세비행 취항 ▲90. 1 한중어선사고 처리방안 협의 10 무역사무소 개설 합의 12 중국국제상회 대외연락부장등 중국측 실무진 방한 ▲91. 1 무역대표부 한국측대표 중국파견 2 한중항공항로개설 협의 7 현대사절단 중국방문 8 KOTRA·민간업체의 중국투자환경조사단 중국파견 11 전기침 중국외교부장 한국방문(외무장관회담,노태우 대통령접견) 12 중국화공진출국총공사 서울사무소 개설허가 ▲92. 2 한중 경제회담,한중 삼강평원 개발협정서명 4 삼강평원 개발합작공사 발족 한중 은행사무소 교환개설 이상옥외무장관 중국방문 5 한중 항공기소재 기술협정 서명 7 한중 투자보장협정 발효
  • 신국제질서 아시아에도 밀려왔다/한­중수교 각국 시각

    ◎동북아 안정 구축에 긍정적 기여/미국 한국과 중국의 국교수립이 임박한 가운데 미국은 아직 이에따른 아무런 공식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으나 국무부의 비공식논평은 「미국은 한중관계의 어떠한 발전도 환영한다」는 것이었다. 한 외교소식통은 미국의 입장과 관련,양국의 수교는 그동안의 양국의 급속한 무역확대및 인적교류에 비추어 놀랄 일은 아니며 동북아의 안정에 긍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조치로 환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동북아 관련연구전문가들은 한중수교가 이뤄지면 중국과 유일하게 공산주의 이념을 공유하고 있는 북한은 심대한 외교적 타격을 입을 것으로 분석하고 북한은 한중수교로 인해 그들의 핵문제를 빨리 매듭지어야겠다는 필요성을 절감하게 될 것이라고 풀이했다. 왜냐하면 북한은 현재 경제난국을 타개하기 위해 일본·미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한국과의 경제협력을 도모해야 하는 처지이나 남북한 상호핵사찰등 핵문제에 걸려 모든 것이 교착상태에 빠져있기 때문이다. 이들 전문가들은 남북한교차승인 구도에서 보면 한국의 북방관계 수립이 북한의 남방관계 수립을 추진할 수도 있으나 미국이나 일본이 북한핵문제에 관해 확고한 입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이의 해결없이는 모든 문제가 풀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남북교차승인 중요한 전기될 것/일본 일본은 한국과 중국의 국교수립 움직임을 대체적으로 환영하고 있다.가토(가등)관방장관은 『양국의 교류는 향후 아시아 발전과 안보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원칙적인 환영의 자세를 보였다. 일본 언론들도 20,21일 이틀간에 걸쳐 한·중국교수립문제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양국국교수립이 대체적으로 일본과 아시아정세에 긍정적인 영향을 가져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마이니치(매일)신문은 21일자 사설에서 『한·중국교수립은 냉전이후 세계적인 정치변혁의 물결이 아시아에도 밀려오고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일본언론은 한·중수교는 한국 북방정책의 완전한 성공이며 중국의 외교적 성과라고 평가한다.그러나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가 크게 악화될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전망한다.한걸음 더 나아가 한·중수교를 러시아,중국이 한국을 승인하고 미국,일본이 북한을 승인하는 이른바 교차승인의 일보전진의 계기로 보는 것이 일본측의 시각이다. 그러나 일본이 가장 큰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부분은 한·중수교가 일·북한관계등 일본의 실리와 어떤 역학관계가 있는가 하는 문제다.일본은 한·중 수교가 교착상태에 빠진 일·북한국교정상화회담에 탄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북한 의리보다 경제협력 선택/중국 중국이 한국과의 수교를 결정하게된 것은 북한과의 입장때문에 국가이익을 더이상 팽개쳐둘수만은 없다는 판단때문으로 보인다.중국이 지금까지 한국과 실질관계는 꾸준히 개선해가면서도 수교문제의 경우 계속 난색을 표명해온 주요 이유는 북한을 국제사회의 고아로 만들 수 없다는 명분과 의리때문이었다.그래서 북한이 일본·미국등과 관계개선을 이루는 속도를 보아가며 대한수교를 타결짓는다는 전략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북한의 핵문제가 대미·일관계개선의걸림돌로 등장,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자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한것 같다.중국의 이같은 태도변화는 한중수교를 통해 북한을 자극함으로써 핵문제 양보를 끌어내려는 의도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일부 관측통들은 보고 있다. 지난 연초 이미 이스라엘과 수교한데 이어 얼마전까지만해도 완고한 반공국가 대만과의 밀착,한국전참전,북한과의 유대등 여러가지 이유로 가장 접촉하길 꺼려했던 한국과 손을 잡게되어 명실상부한 전방위외교를 마무리지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이 한국을 파트너로 삼으려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마도 경제협력때문으로 봐야할 것이다.등소평등장이래 지금까지 중국의 가장 큰 국가목표는 경제개발을 통한 국가현대화이다. ◎무역제재 가능… 대북 접근 시사/대만 대만정부는 20일 각료회의와 긴급당정고위회의를 잇달아 소집,앞으로의 대응책을 구체적으로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언론들은 20일에 이어 21일에도 한·중 수교를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한국의 외교적 도덕성을 비난했다.한국정부의 대중국수교협정을 대만의 국가적 존엄성을 손상시키는 행위로 규정한 대만정부는 이같은 태도표명과 주한대사의 소환외에는 한국정부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조치를 아직 취하고 있지 않지만 무역제재나 불매운동등 경제보복 용의를 표명하고 북한과의 관계개선을 서둘러 추진할 것이 분명하다.주재대사의 소환으로 한국에의 선제 단교통보 전망이 강력하게 대두.이같은 표면적인 강경론의 속을 드러다 보면 한국에 대한 「중국,대만 동시수교」의 바람이 쉽게 읽혀진다.한국은 대만이 수교를 맺고 있는 세계 30여개국 가운데 가장 실속있고 또 아시아유일의 수교국이어서 대만의 대외적 이미지 유지에 아주 중요한 국가로 꼽히기 때문이다.동시수교에 대한 바람은 「하나의 중국」정책을 고수하고 있는 중국과 관련된 국제외교 관행상 거의 불가능하지만 대만정부나 대만인들은 내심 『중국이 남북한과 2중외교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이 중국과의 수교이후에도 대만과도 공식외교관계를 지속시킬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기대하는 것이다.
  • 70년 공산체제 붕괴… 냉전시대 종식(소련쿠데타1년:상)

    ◎핵·환경문제 새로운 관심 불러/동북아등 안보개선에 큰 영향/민족분쟁 야기·이라크등 모험주의 고개 실패로 끝난 소련쿠데타가 오는 19일로 발생 1년을 맞는다. 1년전 8월 19일.휴일을 보낸 모스크바시민들이 곤한 새벽잠에 빠져있는 사이 쿠데타 병력이 시내 곳곳에 투입됐고 시민들은 아침뉴스의 「8인 국가비상위원회」 발표를 통해 쿠데타 발생사실을 접했다. 그리고 21일 하오 쿠데타 주모자들이 두손을 들기까지 전세계는 숨을 죽이고 「세계를 뒤흔든 모스크바의 3일」을 지켜봤다. 쿠데타 거사일은 당시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대통령이 소련방내 15개공화국들에 중앙정부의 권한을 대폭 이양시킨 소위 신연방조약을 체결키로 한 바로 전날이었다.군부·공산당의 보수파 지도자들로 구성된 쿠데타주모자들은 이 신연방조약이 사실상 소련방을 와해시키는 것으로 규정하고 연방수호를 거사의 명분으로 내세웠다. 하지만 쿠데타는 결과적으로 소련방을 붕괴시킨 기폭제가 됐고 그뒤 인류는 소련의 몰락과 국가연합(CIS)체제의 등장 그리고 70여년간 세계의 절반을 지배해온 공산주의라는 한 이념의 퇴장이라는 전대미문의 대변혁을 목도하게 됐다. 「당=국가」라는 등식아래 모든 국가조직을 장악했던 공산당이 하루아침에 불법화됐다.민주세력을 이끌고 쿠데타세력을 몰아낸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은 곧바로 공산당의 해체를 선언했고 당소유자산은 국가에 몰수됐다. 소련사회는 공산당 일당독재로 표현되던 전체주의의 굴레를 벗어나 급속도로 민주화를 이루어나갔다.시민들에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KGB(국가보안위원회)가 사라졌고 언론은 자유화됐다.각종이념을 표방한 1백여개의 정당이 나타났고 러시아의회내에도 여러개의 파벌이 등장했다. 소련의 몰락이 인류에게 가져다준 가장 큰 선물은 무엇보다 2차대전 이후 반세기 가까이 지속돼온 동서냉전체제의 실질적인 종식일 것이다.핵억지라는 명분아래 인류공멸을 담보로 펼쳐졌던 동서간의 무한 무력경쟁이 멎고 세계는 핵무기 감축에 지혜를 모으게 됐다.지난 1년 사이 미국과 러시아 양측의 거듭된 핵무기감축 발표는 인류로 하여금 요원하게만 여겨지던「핵없는 세계(제로 옵션)」의 실현이 결코 꿈이 아니라는 희망을 갖게 했다. 가까이는 아시아의 안보환경개선에도 큰영향을 미쳤다.중국·베트남등 아시아 공산국들이 폐쇄성을 벗고 개방색채를 뚜렷이 하고있고 북한의 핵개발이라는 현안이 걸려있기는 하지만 동북아지역의 긴장도 눈에 띄게 완화된 게 사실이다. 내달 옐친대통령의 일본·한국순방에서 러시아·일본의 평화조약체결과 한국·러시아간 기본조약이 체결되면 동북아의 안보환경은 또한차례 개선의 큰전기를 맞을 것이 분명하다. 냉전의 종식은 또한 환경·기아·재해 등 인류공동의 문제에 대한 관심을 전면으로 이끌어냈다.냉전의 대립아래 제기능을 다하지 못했던 유엔의 역할에 새로운 가능성이 제기되기 시작했고 국지분쟁,지역패권주의의 등장에 대한 공동대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구시대 적국들간에 폭넓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런 여러 긍정적인 면과 달리 소련의 해체 이후 새로 발생한 부정적인 사태 또한 간단치는 않다. 가장 비극적인 사태는 끝이 보이지 않는 민족간 유혈분규.공산주의시대의 무리한 인종정책이 남긴 유산이긴 하지만 그루지야·몰도바등 구소련 남부지역과 구유고연방 일각에서 벌어지고 있는 민족간 피의 살육전은 차라리 이들에게 공산주의라는 이념의 굴레가 유지됐더라면 하는 소리마저 나오게 했다. 이라크·리비아등 지역패권을 도모하는 일부국가들의 모험주의도 미소 양극체제가 무너짐으로써 생긴 일종의 부산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모스크바에도 쿠데타분쇄 직후와 같은 고무된 분위기는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맨몸으로 쿠데타군에 맞섰던 모스크바시민들은 금새 새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희망에 들떠있었다.하지만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경제사정으로 시민들은 그동안 달라진 게 무엇이냐는 회의에 빠지고 있다. 옐친정부는 시장경제화를 목표로 의욕적인 개혁정책을 계속 발표했지만 시민들이 느끼는 생활사정은 계속 악화되고만 있다.민심은 점차 흉흉해지고 차라리 옛날이 더 좋았다는 소리들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국가권위는 떨어질대로 떨어져 범죄율의 엄청난 증가를 가져왔다.이로 인해많은 시민들은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있는지 의식의 혼란상태에 빠져있다는 조사들이 보도되고 있다.금년들어서는 잔존 보수세력들에 의해 제2의 쿠데타가 준비중이라는 경고들이 끊이지 않고 있다.각종 여론조사에서 옐친의 인기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고 경제개혁을 추진해온 가이다르내각에 대한 원성이 도를 더해가고 있다. 많은 전문가들이 그래서 쿠데타 이후 러시아가 직면한 새국가 건설의 과제는 어쩌면 1917년 볼셰비키혁명에 비견되는 힘겨운 「제2의 혁명」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 뉴질랜드,비핵정책 포기/미국 핵적재함 입항 허용/집권당 결정

    【오클랜드 로이터 연합】 뉴질랜드는 8일 그간 금지해온 미핵적재함 입항을 허용키로 결정했다. 집권 국민당은 대의원 회동에서 이같이 결정됐음을 밝히면서 핵반입 금지 철회로 대미 관계가 전면 회복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치로 이나라의 대호주 관계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뉴질랜드는 지난 87년 핵무기 적재 또는 원자력 추진 선박의 자국 입항을 전면금지하는 비핵 정책을 선언하면서 미국 및 호주와 결성해온 3국간 군사동맹인 앤저스 이사회에서도 탈퇴한 바있다. 미국도 이같은 조치에 대한 보복으로 대뉴질랜드 방위 조약을 폐기함으로써 두나라 관계가 악화됐었다. 이와 관련,국민당의 한 간부는 뉴질랜드가 대미 관계 개선을 위해 사실상 비핵정책을 포기했음을 확인했다. 그는 『세계가 오늘날 지난 50년 사이 가장 불확실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따라서 『지금은 친구가 가장 소중할 때』라고 대미 관계 회복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남북경협의 문 일단 열였다/김달현부총리 남녘행 결산과 경협 전망

    ◎교류필요성 인식 넓힌건 큰 성과/「남포」 진전땐 합작투자 가속될듯/업계선 성급한 추진 지양,북 개방 맞춰 완급조정을 북의 고위 경제관료로는 처음 남한을 공식방문했던 김달현부총리가 25일 6박7일간의 공식일정을 마치고 평양으로 돌아갔다. 그가 노태우대통령 예방과 최각규부총리와의 회담,일련의 산업시찰을 통해 남한경제의 실체를 확인함에 따라 그의 이번 방문이 앞으로 남북경협에 새로운 전기가 될것으로 기대된다. 남북경협은 그간 핵문제에 걸려 경제교류에 관한 남북한부속합의서 채택이 지연되고 예정됐던 대우의 남포공단 조사단 방북이 유보되는등 교착상태에 빠져 있었다.때문에 핵이라는 단단한 장벽에 부딪쳐 경협진전이 어려웠던 상황에서 전격적으로 이루어진 그의 방문은 앞으로 남북경협의 추진은 물론 분위기 개선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된다. 북측이 주장한 시범사업과 관련,우리정부가 남포공단의 타당성 조사를 위해 조사단을 파견키로 한 것도 결과적으로 그의 방문성과로 볼 수 있으며 9월 이전으로 예정돼 있는최각규부총리의 방북역시 남북경협의 분위기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물론 조사단이 파견된다고 당장 남북경협이 가시화되는 것은 아니다.조사단 파견을 본격경협의 신호로 보기보다는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테두리에서 이루어지는 하나의 과정으로 보는게 오히려 옳을 것이다. 정부는 기본적으로 핵문제의 해결없이는 남북경협이 진전되기 어렵고 핵문제 해결과 더불어 부속합의서 채택등 남북공동위원회의 가동요건이 갖춰져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따라서 이번 남포공단 조사단파견도 김부총리의 서울방문이나 최부총리의 방북과 같이 경협이전의 단계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며 김부총리 방문에 대한 답례성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답례성격이긴 하지만 김달현부총리등 북한내 개방파의 입지를 강화시켜주면서 핵문제해결을 촉구한다는 다목적 차원에서 선택된 카드로 볼 수 있다. 어쨌든 북한은 당면한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고 이같은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이번에 김부총리의 서울방문을 결행시킨 것으로 분석된다.즉 남북간예민한 핵문제를 우회하면서 시범사업을 돌파구로 경협을 유도해보려는 전략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김일성이 김부총리를 통해 노태우대통령에게 남포공단 조성사업을 도와달라고 요청한 것이나 방문기간중 김부총리의 언행이 보여주듯 북한은 남북경협의 필요성이 절실한듯 하다. 지난 20일 경제5단체장과의 만찬과 기업체방문에서 김부총리가 『남한이 중국이나 러시아보다 북한에 우선 투자해주기를 바란다』고 한 것이나 대우자동차 시찰시 방명록에 「대우와 삼천리총회사사이의 협력을 강화하자」라고 서명한 것 등이 이를 잘 보여준다.또 부산의 화승산업 신발공장 시찰때 『바로 화승같은 기업이 남북교류에 적합한 기업이다.왜냐하면 북의 노동력과 남의 기술을 합칠 수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라고 말한 것도 남북경협의 절박성을 내비친 대목으로 볼 수 있다. 김달현부총리의 방문을 계기로 앞으로 핵문제에 대한 북의 태도가 어떻게 변화될지 주목되지만 핵문제가 해결될 경우 남포공단사업을 중심으로 남북경협도 한층 활발해질 전망이다. 남포공단사업은 북한이 역점을 두어 추진중인 사업으로 지난 1월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의 방북시 8개 분야의 합작을 합의한 바 있으며 북한은 부지조성에 이미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당시 합작에 합의한 분야는 와이셔츠 재킷 신발 가방 블라우스 봉제완구 메리야스 양식기등으로 이번 산업시찰에서 김부총리 일행이 가전과 생활용품에 각별한 관심을 보인데서도 이같은 합작구상의 일면을 읽을 수 있다. 화승산업 시찰때 조깅화를 보고 『구두라고 하기도,그렇다고 운동화도 아니고 뭐라고 해야 합니까』라고 물은 것은 북한생활용품의 수준을 보여주는 상징적 단면이기도 하다. 남포사업은 김우중회장이 합의한 사업을 골격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지만 특정업체가 독점할 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이번 김부총리의 방문으로 남북한간 경협논의가 당국대 당국으로 격상된데다 정부도 특정재벌에게 혜택을 주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컨서시엄형태의 진출이 될 공산이 크다.정부는 일단 토지개발공사의 산업기지개발전문가와 대우등 민관합동의 조사단을 구성,8월께 파견한다는 구상이다. 남포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면 남북경협은 나진·선봉등 두만강유역의 합작사업으로 이어질 것이고 금강산개발이나 공동자원개발,제3국공동진출등 우리정부가 구상중인 남북한협력·투자사업으로 점진적으로 발전돼나갈 것이다.특히 핵­경협을 동일티켓으로 고수해온 정부가 이번 김부총리의 방문을 계기로 조사단파견등 경협이전의 사업추진에 유연한 자세를 보임으로써 핵이라는 걸림돌이 해소되면 경협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진전될 전망이다. 남북경협에 한계는 있다.북한의 개발방식이 체제유지를 목적으로 나진·선봉과 같은 북단지역이나 남포등 남단지역의 개발을 선호하고 있고 개방하더라도 그 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급작스런 개방에 따른 체제붕괴의 위험을 최소화하는 선에서 개방을 추진할 것으로 보여 우리기업이 대북진출을 서두를 경우 적지않은 부작용도 가져올 수 있다. 지난20일 경제5단체장 만찬에서 재계인사들이 너도나도 김부총리에게 방북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던 모습도 우려되는 점이다.성급한 기대나 민간기업들의 경쟁적인 경협추진은 절대 금물이다. 김달현부총리의 방문으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남북경협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한 것은 틀림없다.그의 방문이 남북교류협력법에 규정된 절차에 따라 이루어짐으로써 남북경협논의가 당국대 당국차원으로 바뀐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로 평가된다.따라서 핵문제에 진전이 있을 경우 남북경협은 남포공단 합작사업을 중심으로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시범사업 추진하며 합영법 등 점차 개선”/김달현부총리 귀환 기자회견/“이념달라도 민족이익위해 노력/남측서 핵문제 거론하지 않았다” 김달현북한부총리는 25일 하오2시 서울 힐튼호텔 지하1층 그랜드볼룸에서 내외신 기자 1백5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가졌다. 김부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서울 방문기간동안 불편을 겪으면서도 편의와 협조를 해준 시민과 정부·기업 관계자들에게 깊은 사의를 표명한다』면서 『이번 방문을 통해 남쪽의 정·경제계 인사들과 만나 남포경공업기지 설치합의등 민족경제를 깊이있게 논의했고 정견과 이념은 달라도 민족의 이익을 위해서는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김부총리의 요청에 따라 한꺼번에 질문을 받고 종합적으로 답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됐으나 김부총리는 『인사말을 통해 이미 중요한 부분은 모두 밝혔다』면서 간단히 답변해 15분만에 끝났다. ­남포에 공단을 조성하고 투자를 유치하려면 합영법을 개정해야 될텐데 준비는 어느정도 돼 있는가° ­남북합작사업 추진은 당에서 주관하다가 정무원으로 넘어 갔다고 하는데 정무원의 영향력은 어느 정도인가. ­김부총리는 핵문제가 이번 경협과 관련이 없다고 했는데 이는 이동복대변인의 발표내용과 상반된다.원자력 발전을 위한 기술과 자본도 요청했는가. ­남북이산가족고향방문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고 있다.김부총리는 돌아가서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북의 사유재산 허용여부는.또 김일성주석과의 친척관계는 어떻게 되나. ­(외신기자)북한의 김정일체제가 실용주의로 나갈 것인가. ▲미안하다.통역없이는 답변을 할수 없다.이제부터 답변하겠다.이곳에서 한 사업에 대해서는 합의한대로 다 얘기됐고 그외엔 없다.핵문제는 제기되지 않았고 전제도 없었다.일정한 시간이 필요해서 남포에서 시범을 하자고 했다.나진·선봉지구도 같다. 시범하면서 여러가지 해결할 문제가 많다.불충분한 것만 질문하라. ­이번에 주요 산업체를 모두 둘러 봤는데 소감을 종합적으로 얘기해달라. ▲너무 많은것을 봐서 좀 정리를 해야겠다.그 문제는 나중에 얘기하자. ◎평양 「핵결단」이 열쇠로/핵 의혹 씻는 본질변화 꾀해야/김 부총리 남녘나들이 이후 과제/「정·경 분리」 집착땐 남측도 곤혹 북한의 김달현부총리가 25일 평양으로 귀환했다.6박7일 동안 남한에 머물면서 많은 경제인을 만나고 또 여러 곳의 산업시설을 둘러보긴 했지만 판문점을 넘어가는 그의 손에 정작 쥐어진 「과실」은 없었다.다만 소득이 있다면 24일 청와대방문시 노태우대통령으로부터 받은 「남포조사단」의 방북약속이 유일한 것일 뿐. 그러나 이같은 빈약한 알맹이에도 불구,김부총리의 이례적인 방한은 향후 남북관계에적지않은 파급효과를 몰고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부총리의 이번 방한결과를 보는 시각은 크게 둘로 나뉘고 있다.하나는 김부총리가 받은「남포조사단」방북약속이 성과의 전부라는 것이고 발표내용 행간에 담긴 「함축」을 읽어야 한다는 것이 다른 하나다. 이같은 상반된 시각중 어느 편이 진실에 가까운 것인지를 가리기는 쉽지 않다.다만 분명한 것은 김부총리의 이번 방한이 앞으로 남북관계를 풀어가는데 있어 「경제적인 수요」를 어떻게 수용할 것인가 하는 물음을 남과 북 모두에게 던졌다는 점이다.따라서 향후 남북관계의 질적인 변화여부는 이같은 물음에 양측이 얼마나 근접한 결론을 내리느냐에 달려있다고 봐야 옳을 것 같다. 사실 김부총리의 방한계획이 처음 발표됐을 때 남북관계가 이제까지 논의의 중심축이 돼왔던 정치·군사적인 요인에 의해서가 아니라 양측에서 동시에 제기되고 있는 경제적 수요에 의해 발전적으로 풀려 나갈 것임을 예고하는 것이 아닌가 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었다. 그러나 현재까지 드러난 바로는 핵문제로 대표되는 정치·군사적 현안이 쌍방의 경제적 수요를 압도한 것으로 요약되고 있다. 이에따라 북은 「정치·군사적 수구」와 「경제적 개방」이라는 상반된 정책추구에서 빚어진 논리적 모순을 어떻게 풀 것인가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는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반면 남은 남대로 하부구조(경제)의 변혁이 상부구조(정치)의 변화를 유발할 것이라는 믿음 아래 추진해온 남북교류협력활성화 정책에 물음표를 달고 있는 회의론을 다독거려야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북한은 김부총리의 이번 방한기간중 기회있을 때마다 남북경협사업의 조기실현 열망을 표명하면서도 정치·군사적 대남개방에 대해서는 거부의사를 분명히했다.그러나 북한의 이같은 「정·경분리정책」은 남측 이에따라 북은 김의 평양귀환 이후 상반된 정책추구에서 비롯되는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 수구논리와 개방논리간 치열한 내부조정을 거칠 것으로 보이며 그 결과는 빨라야 제8차고위급회담이 열리는 오는 9월경에나 가시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반면 남측도 김부총리의 방한을 계기로 남북경제교류·협력에 대한 입장을 명확히 정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남측은 사실 핵문제가 제기되기 전까지만해도 남북동포들이 다같이 잘살기 위해서는 통일이 이뤄지기 전이라도 남북이 공존공영해야 한다는 논리를 펴왔다.그래서 경제교류와 협력의 활성화를 주요 당면과제로 내세워 이의 선실천을 강력히 주장해온 터였다. 그러나 이에 대한 지금까지의 북한의 대응은 실망스러운 것이었다. 따라서 북한이 최근 취하고 있는 경제개방조치는 어디까지나 체제유지를 위한 경제위기 극복용일 뿐 우리가 기대하고 있는 「본질적 변화」와는 거리가 먼 것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세를 얻고 있는 것이다. 이번 김달현부총리의 방한중에도 간간이 표출된 이같은 인식차를 어떻게 조화시킬것인가도 남측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다.그러나 어느 편이든 핵고리를 손쉽게 떨칠 수 없을 것이라는 점에서 남측의 선택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이 경우 김부총리 방한이후의 남북관계 역시 북한이 남북관계의 진전를 억누르고 있는 「핵모자」를 어떤 형식으로든 벗어주어야만 획기적인 전기를 맞게 된다는 일반론의 범주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다.선택은 북한의 손에 달린 셈이다.
  • 경제협력 어떻게 추진돼야 하나/전문가 대담

    “남북 투자보장등 안전장치 마련 급선무”/핵연계 원칙 타결뒤 점진접근 바람직/시범사업 성과봐가며 투자 확대해야/북한,대남경제의존도 높아져 관계경색 원치 않을것/김부총리 서울방문에도 「평양」의 획기적변화 기대 어려워 김달현북한정무원부총리의 서울방문을 계기로 남북경제협력문제가 또한번 관심을 모으고 있다.그동안 북한의 핵문제에 걸려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했던 남북경협이 이번 김부총리의 방문을 계기로 활발히 추진될 것이라는 성급한 기대가 일부에서 나오고 있는 가운데 정부는 핵문제의 해결없이는 경협활성화는 불가능하다는 원칙을 확실히 하고 있다.산업연구원(KIET) 윤식북한연구실장과 럭키김성경제연구소 김도경연구위원의 대담을 통해 바람직한 남북경협의 방향을 알아본다. ▲김도경위원=남북경협 문제를 접근하는 시각에는 크게 두가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첫째는 통일이라는 큰 목표를 전제로 경협을 추진하는 것이고,둘째는 기업이 이윤추구를 위해 해외투자를 확대하는 순수 경제적 입장에서 추진하는 것입니다. 장기적으로는 통일문제가 전제돼야 하겠지만 중·단기적으로는 경제문제에 국한해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왜냐하면 북한을 자극하지 말아야 하고 기업인들도 경제외적인 부담을 너무 져서는 곤란하기 때문입니다. ▲윤식실장=대부분의 국민들은 남북경제협력을 경제문제로만 생각하지 않고 남북분단의 현상황과 통일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서 바라보고 있다고 여겨집니다.생각하기에 따라서는 정경분리라는 원칙을 고려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구소련(현 독립국가연합·CIS)·동구의 경우 우리나라와 수교이전 단계에서 통상관계가 직·간접적으로 이루어졌고 일본의 경우도 정경분리 원칙을 많이 활용했습니다.어찌보면 정치적 타결이 없는 상황에서도 경제교류및 협력관계는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그러나 전체적인 경제교류는 핵상호사찰문제를 포함,제도적인 틀을 마련하고 이 바탕 위에서 차근차근 이루어져야 합니다.절대 서둘러서는 안될 것입니다.물론 북한의 개방을 촉진하기 위해 정치·제도적인 틀이 마련되기 이전이라도 경제문제만을 별도로 떼어 남북경협을 추진하는 것이 정치문제의 해결을 가능케 하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는 견해도 일리가 있긴 합니다.즉 북한의 우리에 대한 경협요구가 강할때 이를 부분적으로 수용하면서 그들의 개방화와 정치적 변화를 유도해 나가는 방안도 때에 따라서는 모색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그러나 남북한관계는 특수성이 있는 만큼 핵문제에 대한 의혹과 대남기본전략이 바뀌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그들의 요청에만 부응하는 것은 곤란합니다.이런 점에서 서울을 방문중인 북한의 김달현부총리가 시범사업을 위주로 하는 경협을 촉구한 것에 국내 기업인들이 너무 이끌려 들어가지 말고 토대를 착실히 한 후에 교역과 투자를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지나친 기대나 들뜬 분위기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김위원=북한은 지금까지 남쪽의 경제실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었고 남쪽의 실체를 보자는 것도 최근에야 나타난 것으로 이에 따라 김부총리가 오게 된것입니다.김부총리가 북에서 아무리 실세이고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더라도 그의 뜻대로 경제협력이 확대될 수있을지는 의문입니다.북한의 권력구조는 당·정·군의 3대 세력이 균형을 이루고 있습니다.김부총리는 당과 정부에 영향력을 끼칠수 있을지 모르나 보수적인 군을 이해시킬 수 있을 지는 의문입니다. 다만 우리로서는 우방과의 국제적인 협력하에 북한에 대해 핵개발 포기와 개방화로 유도하기 위한 압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냐,아니면 제한된 범위내에서 경제회복을 도와줄 것이냐가 현시점에서 관건으로 대두하고 있다고 판단됩니다. ○김부총리 「한계」 ▲윤실장=경협문제와 관련해 국민들은 북한이 표면적으로는 핵무기를 생산할 의사도 능력도 없다고 하면서 우리측이 요구하고 있는 남북핵상호사찰을 왜 거부하고 있는가에 대해 의혹을 갖고 있습니다.이같은 의혹이 풀리지 않는한 남북간에 진정한 상호신뢰가 회복될 수 없으며 남북경제교류도 원활하게 이루어지기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입니다. ▲김위원=핵문제에 관해서는 북한이 우리와는 경협문제,그리고 미·일과의 관계에 있어서는 국교수립등 북한의 이해가 걸려있는 현안들을 자신들이 최대한유리한 방향으로 풀어나가기 위한 카드로 활용하려는 것이 아닌가 추측되기도 합니다.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핵사찰에 응하더라도 자존심을 최대한 살리고 김일성·김정일의 체면을 손상하지 않기 위해 명분을 찾고 있는듯 합니다.북한은 지난 80년대 이후의 경제난을 현재까지는 잘 버텨왔다고 볼 수 있으나 이제와서 외세의 압력을 이겨내지 못하고 핵사찰을 받게 되면 항복했다는 인상을 줄것을 우려하는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윤실장=북한은 국제원자력기구도 버티다가 결국 압력에 못이겨 가입했고 국제원자력기구의 사찰도 수용했습니다.그러나 우리는 이것만으로는 미흡하기때문에 남북상호간에 핵문제를 해명할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을 요청하고 있습니다.핵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국내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고 있는 것입니다.북한이 이같은 요구를 받아들인다고 해서 체면이 손상되지는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김위원=이 문제와 관련해서는 국제적인 역학관계도 작용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미국은 북한이 핵을 보유할 경우 일본의 핵무장을 촉진시켜 이 지역에서 미국의 지배력이 떨어지게 될것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우리나라는 북한의 핵문제에 관한한 미·일과 공동보조를 취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라고 봅니다. ▲윤실장=국민들의 반응을 보면 반공의식이 강한 쪽도 있고 보다 진취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계층도 적지않아 다양한 여론이 표출되고 있습니다.대외적인 요인을 들지 않더라도 국내의 여론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기 때문에 남북경협이 내부적인 마찰없이 추진되기 위해서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는 핵문제의 선결없이는 경협추진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으로 분석됩니다. ○북 간접자본 낙후 ▲김위원=많은 기업들이 방북신청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북한의 경제환경이 좋지 않기때문에 북한이 이를 받아들이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예를 들면 북한의 주요통신수단은 아직도 전화가 아닌 모스부호를 이용하고 있으며 사회간접자본도 평양·남포등 일부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6·25직후의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때문에 우리가 투자를 서두른다고해도 북한이 소화해낼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또 북한은 말단에서 중앙 행정기관까지 20단계 이상의 결재과정을 통과해야 하고 명령하달도 10∼14일 이상 소요되는등 관료집단의 병폐도 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따라서 시범사업 한두개의 성공여부를 지켜본뒤 점진적으로 경협을 확대해 나가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윤실장=저는 핵문제등으로 경협의 성사 가능성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성급하게 경협을 추진하는 것보다는 현실적으로 남북한 쌍방이 큰 비용부담없이 이행할 수 있고 또 양측의 사람들이 절실히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서신교환같은 문제부터 해결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동·서독의 관계가 진전되는 과정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남북기본합의서에 따라 남북교류는 가장 손쉬운 서신교환부터 하나씩 착실히 해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김위원=북한이 시도하는 것은 개방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자는 것입니다.북한은 극히 일부의 경제적 개방만 얘기하고 있으며 중국과는 달리 개혁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는 것을 주목해야 합니다.제가 보기에는 통신교류가 경제교류보다 실현하기 어려운 과제라고 생각합니다.경제를 개방하면 실질적인 이익은 있지만 통신교류는 북한의 체제를 침식시켜 북한경제에는 실익이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북한내에 교두보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경제교류를 먼저 추진해야 될것으로 보입니다. ▲윤실장=남북간의 교역규모는 최근 몇년동안 착실히 늘어나고 있습니다.물물교환 형태로 이루어지고 있는 남북교역의 본격적인 확대와 투자등 남북경협이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투자보장협정과 이중과세방지협정등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돼야 합니다.남북한관계는 현재 각각 유엔에 개별적으로 가입하고 있을뿐 여러가지 협력이 가능할 만큼의 관계정상화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위원=남북한간의 단절상태가 고착화하고 있는 것은 북한이 남한을 그동안 과소평가해왔고 남한은 북한을 과대평가해온 측면이 없지 않은데다 쌍방이 너무 명분론에만 매달려 왔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남북한이 국가대 국가의 형태로 가까운 시일내에 투자보장을 하는 식으로 나가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김부총리가 방문한 것도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실장=남북공동합의서도 문서상으로만 됐을뿐 실체상으로는 아직 아무것도 구체화되지 않고 있는 실정입니다. ▲김위원=교역문제에 관해서는 북한이 한국에 실제로 팔 수 있는 것은 별로 없고 한국이 북한의 물자를 사주고 있습니다.현재 한국은 북한의 5대교역국이 되고 있으며 북한의 한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이에 따라 남북관계가 경색된다면 북한 경제가 타격을 입게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때문에 우리는 북한이 현실에 눈을 떠서 투자보장협정 체결등에 지금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나오도록 유도해야 할 것입니다. ▲윤실장=북한은 특히 생필품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국내업체가 투자할 경우 경공업분야에 중점을 두어야 할 것입니다.우리가 북한의 경제실상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렵다는 점도 경협의 장애물이 되고 있습니다.따라서 대북투자는 사전에 북한에 조사단을 파견해북한의 실상을 정확히 파악한후 서두르지 말고 단계적으로 투자를 늘려가야할 것입니다.김부총리의 이번 방문은 북한이 우리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인 동시에 우리도 직접 북한에 가서 북한의 실상을 볼 수 있는 기회를 많이 만들어야할 것입니다. ○경공업 우선 투자 ▲김위원=대북투자 유망분야는 북한의 값싸고 질좋은 노동력을 최대한 활용할수 있고 우리의 경쟁력이 떨어져가는 섬유·신발·완구·전자 등이라고 봅니다.투자규모는 우선 5백만달러 이하로 진출,유예기간을 두어 성공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윤실장=우리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북투자를 위한 전용공단 후보지로는 남포·해주의 서남지역,개성부근의 내륙지역,청진·나진·선봉의 동북지역등 3곳이 떠오르고 있습니다.대우가 공단조성을 추진하고 있는 남포쪽은 2백만평에 8백개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 규모로 의류·신발·완구·직물·가방·양말등이 대상업종으로 유망합니다.이곳은 노동력 공급과 기존항만 활용이 쉬운 이점이 있습니다.개성지역은 1백만평에 2백50개 업체가 입주할 수 있는 규모로 전기·전자·기계·소재산업 등이 유망분야입니다.이곳은 전력등 남한의 사회간접자본 이용이 가능하며 휴전선의 평화시 건설과 연계개발도 가능할 것입니다. ▲김위원=북한은 한편으로 남북기경협을 추진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무장간첩을 남파하는 등 양면성을 보이고 있습니다.뿐만 아니라 북한은 아직도 달러여유분이 생기면 주민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는데 투자하지 않고 고성능무기를 지속적으로 구입하는데 사용하는 등 비합리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김부총리의 방문을 계기로 북한이 남한의 실체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것으로 예상은 되지만 그러나 이로 인해 북한내부가 획기적으로 변화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성급하다는 생각입니다.
  • 올 상반기 외교활동을 분석해보면(오늘의 북한)

    ◎경제난속 평양,해외자금유치 안간힘/김달현 앞세워 경협협정 16건 체결/미·일 관계개선은 「핵걸림돌」로 주춤/김정일이미지 높이려 초청외교에도 열올려 북한이 지난 상반기중 발빠른 외교활동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이는 북한이 지난 6개월 동안 평양으로 불러들였던 외국 사절단의 수가 무려 75개, 외국으로 내보낸 방문단의 숫자가 70개가 넘었다는 사실에서 드러나고 있다. 이처럼 북한이 분주한 외교행보를 보인 것은 김정일체제의 공고화와 경제난 타개를 위해서라는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즉 김일성의 대를 이을 김정일의 지도자로서의 이미지 제고와 경협획득을 겨냥한 포석이란 해석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볼때 북한의 금년 상반기 외교는 ▲경제외교 ▲외교노선의 다변화라는 측면에서 그 특징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북한이 경제외교에 무게를 실은 것은 그들이 상반기중에 체결한 협정건수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즉 상반기중 북한은 총 28건의 각종 협정을 체결했는데 이 가운데 경제부문협정이 16건으로 전체의 약 69%를 차지했다. 이처럼 북한이 경제외교에 중점을 둔 것은 현재 그들이 당면하고 있는 경제난의 해소와 함께 이념을 통한 외교적 결속보다는 실리외교를 추구하는 국제사회의 추세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북한은 4월 이후에만 해도 부총리 김달현을 단장으로 하는 무역대표단·경제대표단 등을 중남미와 리비아및 동구에 보내 해당국가와의 경제협력증진방안 협의를 벌였다.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지난 6월에는 무역부부부장 이성록을 단장으로 하는 무역대표단을 브라질과 콜롬비아에 파견,교역과 북한통상대표부 설치 교섭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외교 다변화 노력은 냉전체제의 종식에 따른 국제사회의 다극화현상에 적응하고 나아가 이를 통해 UN에서의 지지세력 규합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에 취해진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벨기에·스위스·네팔 등에는 당대표단과 최고인민회의 대표단을 파견하고 덴마크·스웨덴·페루·뉴질랜드에서는 노동당 대표단을 평양에 잇따라 초청한 것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이밖에도 북한은 대미·일 관계개선을 위한 외교 활동에 상당한 무게를 실어 추진했다. 연초 당비서 김용순을 미국에 파견,사상 처음으로 북·미 고위급회담을 가진 것을 시작으로 북한은 미전략문제연구소 부소장 윌리엄 테일러를 비롯, 워싱톤타임스 취재단·빌리 그레이엄목사·미자유연합 대표단 등을 잇따라 평양으로 불러들이는 등 소위 「초청외교」에 열을 올렸다.특히 김용순과 아놀드 켄터 미국무부 정무차관과의 회담에서는 북한의 핵문제와 함께 두 나라간의 관계개선문제가 심도있게 논의된 것으로 전해져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대일관계개선문제와 관련해서도 북한은 북경에서 일본측과 7차례에 걸쳐 회담을 갖는 등 의욕적인 자세를 보였다. 7차에 걸친 회담에도 불구,북­일 두 나라가 아직까지 직항로 개설 합의 외에는 이렇다 할 성과를 건져 올리지 못했으나 이에 발맞춘 북한의 초청및 방문외교는 크게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관측통들은 북­일회담에 가속이 붙지 않는 결정적인 이유가 북한의 「핵의혹」 때문이라고 밝히고 있다. 즉 일본은 핵개발에 대한 투명성을 요구하고 있으나이에 대한 북한측의 해명이 시원치 않아 좀처럼「속도」가 안나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북한은 그들의 전통적인 맹방인 중국과의 협력관계 증진을 위해서도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4월 이후만 해도 대표단을 서로 교환한데서 단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대미·일의 경우와 달리 중국과의 관계는 경제쪽보다는 이념적인 유대존속에 초점이 맞춰진게 특색이라면 특색. 반면 독립국가연합(CIS)소속 국가들과는 정치적인 면 보다는 경제적인 측면에 치중, 「무역·경제협조 협정」및 「무역·경제공동위 창설협정」 등을 체결하는데 주력했다. 이는 이들 국가의 사회주의이념 포기선언에 따른 영향 때문인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데 북한은 러시아를 제외한 10개 독립국가연합 전 가맹국과 지난 2월 수교협정을 체결하는 「속보」를 보였었다. 북한은 또 국제기구와도 금년 상반기 동안 접촉을 활발히 진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이 국제기구와의 접촉을 강화했음은 이 기간중 국제기구와 2건의 협정을 체결한 것과 국제기구관련회의에 10개대표단을 파견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등 5개 국제기구 대표단을 초청한데서 확인되고 있다. 북한이 상반기중에 체결한 28건의 대외협정은 ▲경제부문 16건 ▲외교및 친선부문 5건 ▲담화및 교류부문 5건 ▲기타 1건이었다. 한편 지난 4월15일 김일성의 80회 생일잔치에는 국가 수뇌급으로 중국국가주석 양상곤및 시아누크 캄보디아주석등 10개국 대표단이,4월25일 당창건 60주년을 맞아서는 CIS통합군사령부 고문 빅토르 클리코프 등 20개국의 고위 군사 사절단이 초청되기도 했다. 이밖에 북한은 지난 4월 허답 사망 이후 공석중이던 최고인민회의 외교위원회 위원장에 당국제담당비서겸 외교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용순을 기용했으며 천주교인협회위원장 장재철,외교부 부부장 이성록을 외교위원회 위원으로 추가 임명했다. 그러나 이같은 북한의 외교 강화에도 불구,그 실효성에 대해선 회의를 품는 시각이 많다.즉 핵개발과 관련,북한이 이른바 투명성을 보여주지 않고 있기 때문에 국제사회의 대북한신뢰에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전문가들은 최근 북한이 국제적인 고립에서 벗어나기 위해 남미의 브라질과 콜롬비아에 무역대표단을 파견,무역상담과 수교교섭을 벌였으나 아무 성과를 거두지 못한 실례가 바로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성실한 일원으로 대접받기 위해 가장 먼저 갖춰야할게 바로 신뢰를 쌓는 일임을 다시금 시사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 남북화해·협력의 새 전기 기대/북한 김달현부총리 서울방문의 함축

    ◎시장경제 견학… 교류필요성 인식케/“핵문제 해결이 우선” 정부입장 불변 북한 정무원 김달현부총리겸 대외경제위원회 위원장 일행의 서울방문은 경제협력문제를 포함,남북한관계개선의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무엇보다도 그동안 남북관계에 있어 최대 걸림돌로 인식됐언 북한의 핵문제,즉 남북한 상호 핵사찰문제의 원만한 타결을 전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이는 핵상호사찰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졌던 남북부속합의서 채택과 관련한 실무협상,이산가족 재회를 목적으로 한 남북적십자회담등 남북대화의 순탄한 진전을 예상케 하고 있다.장기적으로는 남북 기본합의서에 바탕을 둔 실질적인 교류와 협력단계로의 관계격상을 예고하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김부총리의 서울방문은 그가 북한 권력수뇌부에서 막중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실세중의 한사람이라는 점에서 더욱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그는 김일성주석의 5촌조카로 알려져 있으며 후계자인 김정일의 핵심브레인이다.연형묵총리,김정우대회경제사업부 부부장과 함께 북한정무원의 트로이카로 북한의 이른바 「개혁파」를 이끄는 선두주자다. 김부총리의 개혁파는 북한경제의 회생을 목적으로 한 실용주의적 노선 때문에 그동안 체제고수를 내세우는 「보수파」세력과 적지않은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따라서 김의 서울방문은 북한의 권력구조에서 개혁파의 상대적 우위를 의미한다고도 볼수 있으며 북한 대외정책이 개방쪽으로 가속화해 나갈 것임을 짐작케 하고 있다.정부 당국자는 『김의 방문을 개혁파의 주도권 장악으로까지 확대 해석할 수는 없지만 북한권력구조에 있어 약간의 변화는 감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같은 맥락에서 볼때 김부총리 일행의 서울방문은 개혁파의 목소리를 수용하지 않으면 안도리 만큼 북한이 직면한 경제적 어려움이 심각하다는 것을 반영하는 것으로 볼수 있다.북한의 개혁파는 사상·이념에만 매달려서는 경제를 제대로 운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개혁파는 또한 미국·일본과의 관계정상화를 강력히 주장해 왔으며 이를 위해서는 남한과의 실질적 관계개선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해온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러나 김부총리 일행의 이번 서울방문을 통해 경제협력의 구체적인 결실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정부측의 시각이다.김부총리일행이 6일간의 체류기간동안 7∼8개 기업의 공장 10여개를 둘러보는 등 일정에서도 나타나듯이 본격적인 남북한 경제협력을 위한 전단계로 사전시찰의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우리 정부로서는 북측 고위경제관료로 하여금 우리의 실물경제현황을 직접 파악하는 기회를 갖게 함으로써 앞으로 추진될 교류·협력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게 하고 쌍방 관료들간에 경제교류협력 추진에 필요한 정보교환의 계기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이 점에서 우리측은 북한측이 경제협력분야에 있어 남한정부를 공식창구로 삼았다는데 보다 큰 의미를 두고 있다.그동안 남북한간의 경제협력논의는 대우그룹 등 민간레벨을 통해 이루어져 왔기 때문이다.김부총리 일행의 서울방문도 김우중 대우그룹회장이 지난 1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처음 거론됐었고 지난 6월말 모스크바에서 김회장과 김부총리가 만나 구체적인 합의를 보았다. 정부는 이에 따라 이달초 최각규부총리 명의로 북한에 초청장을 보내 김부총리의 방문을 최종적으로 성사키겼던 것이다. 정부는 대우 김회장을 통해 북측에서 상호경제제도와 실상에 대한 이해 증진할 목적에서 김부총리 일행의 서울방문을 희망해 왔다고 밝혔다. 정부가 북측의 이같은 희망을 수용하기 까지에는 그동안 북한과의 막후접촉을 통해 최대현안인 북한핵문제에 대해 상당한 진전을 보았기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북한핵 상호사찰의 실시가 남북관계 실질적 개선의 우선과제라는 것이 우리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었기 때문이다.정부 당국자는 그러나 김부총리의 서울방문이 특정문제의 협의타결을 위한 것이 아니므로 핵문제와 관련한 정부입장과도 상충되는 것은 아니라고만 설명했다. 김부총리의 서울방문일정에서 최부총리외에 다른 고위인사와의 접촉일정은현재로서는 잡혀있지 않다. 정부당국자는 노태우대통령이 김주총리일행을 접견할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선 일정이 잡혀있지 않지만 일정 말미에 만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는 우리쪽의 최부총리와 김부총리간에 상당한 대화진전이 있을 경우 노대통령과의 면담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즉 노대통령과의 면담성사 여부를 통해 김부총리 일행의 서울방문의 성과를 가늠할 수 있다고 하겠다.
  • “한반도 비핵화검증 계기되길”/정부,부시성명 논평

    정부는 14일 부시 미대통령의 대량파괴무기 확산 방지를 위한 새로운 정책선언에 대해 외무부 당국자 논평을 통해 『최근의 지역분쟁 격화와 대량파괴무기의 전세계적 확산추세를 감안할 때 매우 시의적절한 이니셔티브로 평가하며 이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특히 『미국이 앞으로 핵무기 제조용으로 고농축 우라늄 및 플루토늄을 생산하지 않겠다고 천명한것은 지난해말 남북한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에 관한 공동선언에 언급된 우리의 비핵화정책 의지와도 일치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이 선언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검증하기 위한 상호사찰 규정이 조속히 마련돼 한반도의 핵확산방지에 기여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와관련,외무부의 한 당국자는 『부시대통령이 이 선언에 앞서 12일 노태우대통령에게 대량파괴무기와 미사일운반체제 확산 방지의 중요성 및 범세계적 지지획득 필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친서를 보내왔다』고 밝혔다.
  • 북한위협 있는한 주한미군 유지/민주당 정강정책 대외분야를 보면

    ◎핵확산위반국 강력제재 천명/신국제질서 맞춰 집단안보 촉구 민주당은 14일 채택할 당의 정강정책을 통해 집권이후 추진할 대외정책방향을 제시했다. 민주당이 추구하는 대외정책의 기본인식은 냉전이후시대에 전개되고있는 새로운 국제질서에 미국의 국익을 조화시켜나가고 국내문제와 대외정책간에,그리고 국제사회에서의 지도자로서와 동반자로서의 역할간에 균형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외교정책방향은 ▲군사력의 재편 ▲세계각국의 민주화촉진 ▲군사비의 국내 경제활성화 재원으로의 전환등의 기본원칙에 입각하여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군사력의 재편과 관련,미국의 군사력은 핵무기를 줄여나가되 핵군사력을 보유하고 유럽등의 주둔군을 감축하고 대신 신속배치능력을 강화하며 군사력의 양보다는 질위주로,그리고 정보수집능력을 강화해나간다는 입장이다.또 군사력은 미국의 국익보호에 결정적일 때만 사용돼야하고 냉전이후의 새로운 국제질서 아래서는 집단안보개념에 의거,관계국들이 그 부담을 나눠갖도록 한다는 구도이다. 이같은군사력 재편구상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한반도에서 북한의 위협이 존재하는 한 남한에서의 주한미군은 계속 유지되어야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민주당이 4년전 전당대회에서 채택한 정강정책은 주한미군에 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이를 명시한 것은 해외 미군사력의 감축이라는 기본입장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의 안보상황에 관한한 새로운 현실인식을 갖고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지역분쟁의 방지와 핵및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차원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기능의 강화는 물론 국제핵확산금지체제를 위반하는 어떤 국가에 대해서도 강력한 국제제재를 가해야한다는 입장을 천명하고있다. 클린턴 자신도 미군의 한국주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있는 것은 물론 북한이나 이라크,이란이 절대 핵국가가 될 수 없도록 미국은 모든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밝히고있다. 한반도문제에 관한 민주당의 이같은 외교정책방향은 지금 부시행정부의 공화당정권의 정책방향과도 거의 일치되고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집권을 하더라도 안보적인 측면에서의 한미관계에는 별다른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대외정책방향중 또하나의 중요한 기본축은 세계각국의 민주주의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표명과 함께 이의 촉진을 위해 해당국과 미국의 정치적,경제적,군사적 관계를 연계시켜나간다는 것이다. 이는 러시아,발트해연안국,동구제국등 과거 공산국가로부터 민주주의와 자유시장경제체제로 전환하는 나라들을 최대한 지원한다는 것은 물론 아프리카,카리브연안국,남미,여타지역국가들도 보다 민주화될 수 있도록 미국이 외교적 압력을 가해나간다는 뜻을 내포하고있다. 특히 지난 70년대 민주당의 카터행정부시절 미국이 인권외교를 강력히 편 것처럼 민주당은 전통적으로 인권외교를 중시하고있다.이번 정강정책도 남아공화국,쿠바등지에서의 정치적 억압,인종적 편견을 지적하고있고 최근 부시행정부가 강경조치를 취한 하이티난민의 미국유입에 대해 정치적 망명을 인정해야한다고 밝히고있다. 군사비의 삭감을 통해 국내경제회복에 필요한 투자를 해야한다는 정책방향은 한마디로 냉전시대의 국가방위개념으로부터 과감히 탈피,포스트 냉전시대에서는 미국의 국제경쟁력을 하루속히 회복시키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국가안보이자 대외정책이라는 인식이다.
  • “북핵저지” 국제압력 강화 「신호탄」/부시 「핵대책」 발표의 함축

    ◎유엔통한 평양제재 기반 마련/화생방무기 확산방지 의지 확고히 조지 부시 미대통령이 13일 발표한 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중지를 포함한 새로운 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대책은 지난달 조인한 미국­러시아간의 핵무기감축협정으로 「러시아핵」에 쐐기를 박은데 이어 북한을 포함한 제3세계국가들의 핵무기개발·보유를 막겠다는 적극적인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부시대통령이 이날 발표에서 대량파괴무기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정치적·외교적 제재 뿐아니라 수출통제·원조중단·이민제한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실천 의지를 뒷받침하고 있다는게 미행정부의 설명이다. 따라서 미국은 앞으로 핵무기개발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는 한반도 및 중동·남아시아에서 핵물질 생산 및 취득의 금지등을 위해 행사해온 압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이 한반도지역을 지목해 거론한 것은 앞으로 북한에 대한 외교적 압력이나 국제적인 대응을 강화하겠다는 적극성을 보인 것으로 보여 주목되고 있다. 한반도 문제를해결하는 주도권을 남북한 주민들에게 맡긴다는 것이 미국의 공식입장이지만 핵문제만은 국제적인 맥락에서 접근한다는 원칙이 미국의 변함없는 정책의 근간이다. 따라서 부시대통령이 이날 발표한 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대책은 그동안 시행이 지지부진한 남북간 상호핵사찰문제가 계속 미해결 상태로 시간을 끌게될 경우 북한의 핵무기개발문제를 유엔이라는 국제무대로 옮겨 각종제재조치의 착수를 포함한 압력행사를 강화하겠다는 신호탄으로 볼수 있다. 국무부의 한 고위관리는 이날 부시연설의 배경설명을 통해 앞으로 핵물질및 핵확산에 대한 국제적인 대처방안이 유엔 안보리를 이용한 제재와 사찰로 연결될 것임을 분명히 했다.뿐만아니라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규정에 포함돼 있으나 지금까지 한번도 시행된 적이 없는 특별사찰제도의 시행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현재 핵개발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있는 북한을 주요 표적으로 삼고있는 것이 분명하다고 할수있다. 실제로 이 관리는 유엔이 취하게될 적극적인 자세의 첫 대상이 북한이 될 것이냐는 질문에대해 그 가능성을 배제하지않고 있어 북한의 핵개발저지를 위한 순차적인 절차를 밝고있다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한편 부시대통령은 이날 대량파괴무기에 관한 국제규범을 강화하기위한 제안도 내놓았다.즉 ▲올해안으로 화학무기 개발금지협정을 마련하자▲핵비확산 조약도 95년에 재검토되어야한다▲IAEA의 예산이 확충되어야한다 ▲91년의 생화학무기관련 합의사항도 더욱 강화되어야한다는 등의 구체적인 사안들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날 부시대통령이 구체적으로 밝힌 내용중 주목되는 것은 미국이 스스로 무기용 플루토늄과 고농축 우라늄의 생산을 중단한다는 내용.이 발표는 그간 미국의 플라토늄과 농축 우라늄의 비축량이 충분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내용은 아니지만 공식적으로 이 사실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그러나 이같은 조치를 미국의 정책으로 확립했다는 점에서 앞으로 미국이 국제적으로 시행할 핵확산 금지조치에 대한 지지기반을 넓히기위한 것으로 풀이된다.따라서 미국의 핵물질 생산중단 결정은 대량파괴무기의 생산이나 수출등 확산이 감지되는 나라에 대해 유사한 조치를 끌어내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또 기존의 핵무기등 대량파괴무기를 없애기위한 국제적 기금을 마련하자는 제안도 이미 구소련의 핵무기파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필요성이 크게 대두돼 향후 핵무기 해결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내용이라고 할수있다. 하지만 이번 부시의 선언이 재선고지를 향한 정치적 모험이라는 분석도 나오고있다.대량파괴무기 확산방지 이니셔티브는 마침 이날 민주당 전당대회개최와 맞물리고 있어 그의 비판자들은 「국내 정치용」이라고 평가절하하는 측도 있었다.
  • 새 국제질서 가이드라인 「뮌헨선언」

    ◎환경보호·개도국지원등 6원칙 제시/북한 핵개발 우려… 남북상호사찰 촉구 독일 뮌헨에서 열린 18차 서방선진공업 7개국(G­7) 정상회담 마지막날인 8일 발표된 경제선언은 전날의 정치선언 및 의장선언과 더불어 앞으로 새로운 국제질서의 가이드라인이 되는 「뮌헨선언」으로 불리게 되며 G­7의 정치·경제·군사행동의 지침이 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특히 G­7은 뮌헨회담에서 북한의 핵개발의혹을 우려하고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와의 제반 협약을 충실히 이행하고 남북한간 동시핵사찰을 수용할 것을 촉구함으로써 한반도문제에 큰 관심을 보였다. ▷경제선언◁ 이번 회담의 결과를 정리하고 앞으로 경제운영방향을 설정하는 핵심부분으로 세계경제부양·개발과 세계환경보호·개도국지원방안·동구지원책·러시아및 독립국가연합 경제원조·동구권 핵안전대책등 6개 분야에 걸쳐 원칙을 제시하고 있다. 러시아 및 동구권 경제지원은 이들 국가들의 자생력을 부축한다는 전제아래 민주제도의 확립과 시장경제로의 개혁에 중점을 뒀다.동구권국가중에는 체코·폴란드·헝가리등의 개혁과정을 중요시 하고 있으며 장차 구동구권국가들간에도 자유무역제도가 확보되고 가트등 서구국가들의 무역장벽해체제도에 동참하길 기대했다. 서방국들은 뮌헨회담직전까지도 2백40억달러의 장기지원계획뿐만 아니라 당장의 10억달러 신용공여도 국제통화기금(IMF)의 전제조건 협약거부로 불확실한 상태였으나 미셸 캉드쉬IMF총재가 모스크바에서 회담 개막직전 뮌헨회담장으로 직행,전제조건 없는 지원을 건의 함으로써 정치적인 해결을 봐 경제선언에서 서방국들의 러시아 지원의지를 분명히 했다. 개발과 환경보호 정책으로는 종과 서식환경보호,93년까지 기후변동조약을 체결하며 각국이 이를 지키기 위한 지침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동구권 및 구소련의 핵안전조치와 관련해서는 국가간이 아닌 다국간 안전조치 프로그램을 조속히 마련해 ▲운영의 안전성 제고 ▲기술적인 단기 개선책 ▲국가통제능력의 강화등으로 나눠 위험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원자로는 개선을 하고 위험도가 높은 것은 개체하는 방향으로 기술·자금지원을 할 필요를 강조했다. 개발국지원은 자구력을 강구하는 국가에 대한 가난극복·인구문제·교육·건강·여성과 어린이 보호에 역점을 두며 특히 아프리카를 비롯한 제3세계의 가뭄극복에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서 G7은 개도국 G24국가에 대한 5백20억달러의 차관 및 신용보증의 필요성을 다시한번 강조했다. ▷의장선언◁ 지역문제에 관한 G­7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으며 이번 회담에서 처음으로 한반도 문제를 거론해 관심을 끌었다. 11개항목중 9개항목은 카라바흐전투,발트해연안 국가분쟁,중동평화정착,이라크문제,중국정치개혁,지중해 키프러스분쟁,아프리카정세,라틴아메리카문제,한반도 핵문제등 지역문제를 다루고 있으며 이밖에 마약과 테러대응책이 포함돼 있다. G­7은 5번째 한반도문제에 관해 「우리는 남북한이 시작한 대화가 발전되고 있는 것을 환영한다.그것은 긴장이 더욱 해소되라라는 희망을 주고 있다.우리는 북한이 핵무기 개발의혹이 있는데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안전조치는 확실하게 이행돼야 하며 남북한간의 동시 핵사찰은 실행돼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는 G­7이 북한의 확실한 핵사찰을 강도높게 촉구했다는 점에서 정치적으로 큰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한반도 안정이 세계평화질서를 위해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G­7이 이번에 북한 핵문제를 주요한 지역문제로 거론함으로써 앞으로 선진공업국들의 대북한 자세가 핵문제와 연계돼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같은 점에서 G­7은 이번 뮌헨회담이후 북한과의 관계정상화문제는 남북한 동시 핵사찰 수용을 전제로 할 것으로 보인다.
  • G7정상,“「핵확산방지」 협력강화”/구소 핵 안전 최대한 지원

    ◎정치선언 채택/세르비아에 무력제재 경고/러공 외채지불유예 요청 승인할 듯 【뮌헨=이기백특파원】 서방 선진7개국(G­7)지도자들은 7일 핵무기및 기타대량살상 무기의 확산이 탈냉전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다고 밝히고 구소련으로부터의 핵물질 유출방지를 지원할 것을 역설했다. G­7 정상들은 회담 이틀째인 이날 발표한 정치선언에서 동서대치국면의 종식이 역사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면서도 『핵무기와 기타 대량살상무기,그리고 이들 무기의 운반능력을 갖춘 미사일의 확산을 규제해야할 필요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면서 「국제안보에 대한 위협을 줄이기 위해」 민감한 품목들의 수출을 통제하는데 따른 협력을 강화해 나갈 것을 촉구했다. 이 선언은 이어 『우크라이나 카자흐 벨로루시(백러시아)를 비롯한 구소련공화국들이 비핵국가로서 빠른 시일내로 NPT에 가입,조약내용을 준수해 줄 것』으로 기대를 표명하면서 『우리는 구소련 핵물질·무기·기타 민감한 품목및 기술에 대한 효과적인 수출통제체제 확립에 최대의 중요성을 두고 있으며 이를 성취하기 위해 실제적인 지원과 훈련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선언은 『전세계는 핵물질의 안전을 보장하고 핵무기의 비밀생산이나 불법적인 생산을 추적.방지하기 위해 가장 효율적인 조치를 필요로 하고 있다』면서 이를위해 NPT나 이와 유사한 구속력을 갖는 협정과 「전면적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체제」의 채택이 핵협력의 조건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치선언은 일본북방 4개 섬의 영유권을 둘러싸고 분규를 빚고 있는 일본­러시아관계에 대해 양국에 영유권분쟁을 해결할 것을 촉구하면서도 러시아측이 양보해야 한다는 인상을 비췄다. G­7지도자들은 이날 정치선언과 함께 유고슬라비아 내전사태에 관한 특별코뮈니케도 채택,세르비아 민병대에 내전으로 파괴된 보스니아에 긴급구호물자를 공급하기 위해 유엔군사력이 사용될지도 모른다고 경고하면서 구소련내 핵무기의 안전을 지원할 것을 다짐했다. 한편 G­7정상들은 8일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러시아의 경제개혁과 시장경제체제로의이행에 따른 서방측의 재정원조문제등을 중점 논의할 예정이다. 【뮌헨 로이터 연합】 서방선진공업7개국(G7)은 러시아의 외채상환을 전면 연기해 달라는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요청을 받아 들일 준비가 돼 있다고 미국의 한 관리가 7일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리는 G7측이 취할 이같은 조치가 「전면 지불유예」의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옐친 대통령은 G7측이 총 7백40억달러로 추정되는 구소련의 외채상환 시기를 최소한 2년간 유예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옐친 대통령은 7일 G7정상들의 만찬모임에 참석한 뒤 8일 이들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 미국 관리는 또 옐친 대통령이 이번 회담에서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면서 이 가운데는 국제통화기금(IMF)차관 10억달러와 채무경감 25억달러를 비롯,세계은행과 유럽재건·개발은행 차관 10억달러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 동구·CIS 추가경협 중점 논의/G­7정상회담 내일 개막

    ◎환경·제3세계 부채문제 거론/북한에 핵상호사찰 촉구할듯 18회 선진공업7개국(G­7)정상회담이 6일부터 8일까지 독일 뮌헨시내 님펜부르크성에서 열린다.이번 회담의 모토는 「성장과 안정,안전한 세계를 위한 협력」이며 주요 의제는 ▲동구경제지원 ▲동구권 핵발전소 안전대책 ▲개발과 환경과의 조화 ▲우루과이협상 조속타결 ▲세계경제 부양과 제3세계 부채위기 대책 등이논의된다. 이번 회담에서는 특히 한반도 평화를 위한 남북간의 대화노력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해지고 있으며 한반도및 동북아안정을 위한 북한의 핵개발 의혹해소및 남북상호사찰의 필요성이 강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동구의 시장경제 개편이 예상보다 지연되고 세계환경문제를 둘러싼 선진국과 제3세계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열리는 이번 회담을 두고 일각에서는 세계경제 활성화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또 한쪽에서는 G­7회담성격이 현안에 대한 회원국간의 의견교환이지 협상과 타결이 목적이 아닌 만큼 어떤 확실한 결과를 기대할것이 없다는 시각이 교차하고 있다. 동구경제개편 방안으로는 시장경제개편 기술지원과 재정지원방안이 논의되며 특히 독립국가연합(CIS)경제안정이 시급한 만큼 지금까지 재정지원 이외의 추가지원이 중점 논의된다.그동안 CIS경제지원에 견인차역할을 해왔던 콜 독일총리는 이번 회담에서도 루블화 안정과 생필품 공급확대의 필요성을 강조,G­7 공동추가원조 약속의 성과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일부 회원국들은 선경제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며 방관적 자세여서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그러나 보리스 옐친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이 회담 마지막날인 8일 초청돼 경제개혁을 약속하고 지원을 요청할 계획이어서 과거와는 달리 가시적 성과도 기대된다. 89년이래 구소련에 대한 서방국 지원액의 반이상인 4백70억달러를 부담해온 독일은 이번 회담에서 지원부담을 회원국이 분담할 것을 강력히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동구 핵발전소 안전지원문제는 핵사고가 일어날 경우 해당국뿐만 아니라 인접국들도 치명적인 재앙을 맞는 만큼 기술과 시설지원방안이 관심의초점이 되고 있다.핵발전소 안전성 지원은 구소련이 동구권에 수출한 경수로 원자로인 VVER형의 가동중지나 안전도가 높은 서구형으로의 개체방안으로 원전안전도 개선에 필요한 1백10억달러의 소요경비를 정부간원조·정부보증차관·세계은행차관으로 충당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번 회담에서는 우루과이협상을 올해안에 타결,내년초부터 실시하는 문제를 협의하게 되는데 그동안 가장 큰 걸림돌이 돼왔던 농산물 보조문제에서 유럽공동체가 지난 5월 곡물가격을 향후 3년간 29% 인하하는등 농산물보조를 대폭 삭감하는 공동농업정책(CAP)개혁안에 합의함에 따라 새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관망된다. 뮌헨회담 일정에 따르면 정상들은 3일동안 모두 10시간의 회담을 가질 예정이며 회담 마지막날인 8일 주최국인 독일 콜총리가 전례에 따라 「뮌헨선언」을 발표하고 킨켈 독일외무장관이 7일 정치선언을 하게 된다.그러나 이번 회담의 전망에 대해 비관론자들은 각국의 이해가 달라 입장표명 정도로 끝맺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상호사찰 왜 실시돼야 하나(북한핵:11)

    ◎굴착기술 뛰어난 북,「지하핵기지」의혹/핵통위서 규정마련 미루는 까닭도 의문서/IAEA사찰로는 확실한 검증에 한계 지난달 15일부터 19일까지 열린 국제원자력기구(IAEA)정기이사회에 보고된 북한핵에 대한 임시사찰(Ad Hoc Inspection)결과는 의혹을 더욱 증폭시키는 방향으로 결론지어졌다. IAEA는 7월중 한차례 더 임시사찰을 실시한뒤 조만간 북한과 보조약정을 체결,정기사찰에 들어갈 예정이다. 그러나 IAEA의 사찰은 북한이 제출한 사찰대상 목록상의 시설에 국한된 것이기 때문에 북한이 의도적으로 누락시켰을 것으로 의심되는 시설에 대해서는 사찰을 실시할 권한이 없다. 북한은 IAEA뿐 아니라 다른 어느나라에도 핵시설을 공개할 용의가 있으며 사찰대상목록 이외의 시설도 보여주겠다고 말하고 있지만 IAEA의 최초 임시사찰 결과 의심이 해소되기는커녕 오히려 더 짙어지기만 한 마당에 북한측의 발언을 액면 그대로 수용하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다른 모든 나라에,또 IAEA에 제출한 대상목록 이외의 모든 시설을 숨김없이 보여주겠다고 공언하고 있는 북한이 유독 한국에 대해서만 문호를 열지 않고 있는 점을 미루어 볼때 북한이 은밀한 장소에서 핵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심증이 굳어질 수밖에 없다. 결국 북한의 핵개발에 관한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기 위해서는 북한핵의 직접적인 위협을 받고 있고,북한과 함께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당사자인 한국이 사찰의 주체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이와함께 핵무기 및 핵기지를 다른 장소로 이동,은닉할 시간적 여유가 없는 짧은 시간내에 불시사찰이 가능한 효과적인 사찰규정에 입각한 사찰이 되어야만 한다. 현재 북한에는 1만1천여개의 동굴이 있으며 그들의 땅굴 굴착기술 수준으로 볼때 지하핵기지를 건설할 능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북한은 또 90년 3월 녕변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추출한 소량의 플루토늄을 갖고 있다.녕변이외의 장소에 플루토늄 추출이 가능한 또다른 재처리시설이 없으리란 보장이 없다.북한이 소량이긴 하지만 핵폭탄 제조원료인 플루토늄 추출 사실을 선뜻 시인한 것으로 미루어 이같은 추측은 상호사찰이실시되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은 이밖에 지난해말 구소련이 해체되는 혼란기를 틈타 50㎏정도의 플루토늄을 구입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이와함께 15∼18㎏의 플루토늄을 자체 생산했다는 정보도 있다. 이같은 의혹은 IAEA의 사찰로는 규명이 어렵다.북한이 자발적으로 북한전역의 핵기지및 시설을 공개하지 않는한 IAEA로서는 사찰할 길이 없다.남북상호사찰의 필요성은 절대적이다. 북한은 지난 30일 열린 제6차 남북핵통제공동위에서 핵무기및 핵기지를 사찰규정상의 사찰대상에 별도의 장으로 넣자고 고집하던 종래 입장에서 벗어나 남북핵통제공동위의 구성및 운영에 관한 합의서에 삽입하자는 수정안을 제시했으나 실질 내용에서는 아무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와함께 사찰규정에 앞서 이미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의 채택과정에서 그들이 스스로 철회했던 이행합의서를 작성하자며 사찰규정마련을 지연시키려 하고 있다. 결국 북한은 남북상호사찰이 실시될 경우 그들의 은폐된 핵시설의 전모가 드러날 것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밖에 해석할 수 없다. 북한은 경제난 타개를 위해 미국·일본과의 관계개선을 갈망하고 있다. 그러나 미일은 관계개선의 전제조건으로 핵문제의 해결을 들고 있다.그리고 핵문제의 해결은 남북상호사찰의 실시로부터 비롯된다는 사실을 수차례 밝힌 바 있다. 남북상호사찰은 북한이 미일과의 관계개선을 학수고대하면서도 쉽사리 수용하지 못하는 이율배반적인 태도에서도 나타나듯이 한반도의 비핵화를 검증하는데 있어 필수요건인 것이다.
  • 남침에서 「합의서」 채택까지… 그 교훈과 통일 전망 대담

    ◎현실 무시한 감상적 통일론 경계할때/평양,체제유지 하려 대화채널 이용/상호사찰수용등 「합의서」 이행 급선무/남북신뢰 구축의 지름길은 북의 적화야욕 포기/마찰작은 문화­경제교류 힘써 북의 변화 유도해야 「과거는 지나간 현재이며 미래는 다가올 현재」라는 말이 있다.역사는 항상 연속선상에서 진행된다는 말인 것같다.민족의 비극인 6·25전쟁이 발발한지 어언 42년이 흘렀다.최근의 남북관계진전은 우리 민족 모두에게 통일에의 꿈을 부풀게 하고 있다.하지만 핵사찰문제에서 알수 있듯이 남북관계는 현실을 무시한채 성급한 결론을 유도하기 힘든 난제가 아닐 수 없다.국군사의 산 증인 채명신 전주월한국군사령관과 북한문제전문가 유석렬외교안보연구원교수의 대담을 통해 「6·25에서 남북합의서 채택」까지의 역사적 교훈과 통일의 전망등을 들어 본다. ▷채명신◁ ▲육본 작전참모부장 ▲주월한국군 총사령관 ▲주 스웨덴·그리스·브라질 대사 ▷유석열◁ ▲미 미주리주립대 정치학박사 ▲미 북 아이오와대 조교수▲현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유석렬외교안보연구원교수=올해로 6·25전쟁 42주년을 맞았습니다. 이 시점에서 6·25전쟁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을 최근의 남북관계와 연결시켜 조망해보는 것이 올바른 남북관계를 펼쳐나가고 이해할 수 있는 기틀이 된다고 봅니다. 6·25는 북한이 남한을 침략한 것이지만 어찌보면 남한이 너무 무방비상태였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군사적인 면에서 뿐만 아니라 정치·경제적으로 혼란한 상황이어서 우리에게도 책임은 있다고 볼수 있는 것입니다. ▲채명신 전주월한국군사령관=저는 6·25가 발발하기 전에 북한에 거주하다 47년에 월남했습니다.그렇기 때문에 해방직후 북한사정은 잘 알고 있지요.좌경화된 일부 세력은 6·25가 남침이 아니라 북침이라고 주장하는데 터무니없는 얘기입니다.6·25는 소련군부가 북한 공산군을 육성,치밀한 계획아래 준비한 끝에 일으킨 것입니다.시초단계에서는 소련군이 주도했고 김일성은 자신의 권력기반을 다진후 남침계획에 참여했다고 보여집니다.46년 2월 본인이 진남포근처 보통학교에서교편을 잡고 있을때 공산당간부훈련기관인 평양학원설립식에 참석한 적이 있습니다.그 설립식에서 축사를 한 소련군 사령관과 북한주재대사가 「내년에는 여기에 탱크·공군기가 참여할 것」이라고 수차례 강조했지요.이것은 6·25를 스탈린이 주도했고 김일성이 그 꼭두각시 노릇을 했음을 분명히 보여주는 사실입니다. ▲유교수=말씀 중에 북침얘기가 나왔는데 요즘은 많이 들어갔지만 한때 일부 좌경운동권 학생들에 의해 많이 주장됐었죠. 분명한 것은 3일만에 서울이 함락당한 것이나 전쟁 발발당시 전군의 3분의 1만이 근무중이었던 점만을 봐도 북침은 전혀 근거없는 주장으로 생각되는데 채선생님께서 좀더 설득력있게 설명해주시죠. ○수차례 예비도발 ▲채전사령관=소련과 김일성은 6·25 남침을 치밀하게 준비했습니다.저는 장교임관 후 48년 송악산전투 등 인민군과 치열한 정기전을 여러차례 치렀는데 우리쪽 전투능력을 테스트하기 위한 예비도발이었어요.또 2천5백명에서 3천명에 달하는 게릴라부대를 태백산 등지에 남파시켜 후방을 괴롭혔는데 이것도 우리의 군전투능력을 분산시키려는 의도였습니다.게다가 50년 6월25일은 일요일이었으며 3분의 1 이상의 병력이 외출을 나간 상태였지요.농촌출신 군인들은 농번기휴가를 내보냈었습니다.그것도 새벽 4시의 기습남침이었으니 첫날부터 우리의 군전력이 궤멸되는 것도 무리는 아니었지요.이때 두가지 미스터리가 아직 풀리지 않고 있습니다.첫째는 군비상경계가 6·25전쟁발발 하루전에 해제된 이유와 둘째는 그해 6월10일 전후 대대적 군인사가 단행돼 6·25당시에는 자기 부대순시도 채 못한 전방 연대장·사단장이 많았었다는 점이지요. ○두가지 미스터리 ▲유교수=이제 최근의 남북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90년대 들어 남북한 관계가 어쨌든 호전된 양상을 보여 7차에 걸친 고위급회담이 열렸습니다. 3차회담까지는 기본관계합의서를 먼저 체결하자는 남측과 불가침선언을 먼저 해야한다는 북측의 입장차이를 좁히지 못해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했습니다. 4차회담에 이르러서 남북 쌍방은 단일안건을 채택하기로 의견을 모았고 5차회담에서 화해불가침교류협력이라는 단일안건을 채택,처음으로 합의를 도출했습니다. 7차회담에서는 북측이 놀랄 정도로 적극적으로 나와 평양에서 모종의 특명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하기도 했습니다. 북한이 이처럼 남북대화에 적극성을 띠게 된 것은 대충 다음과 같은 이유가 있는 것으로 분석됩니다. 먼저 체제의 위협을 느낀 것 같습니다.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을 막기 위해 제도적 장치로 합의서를 만들자는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죠. 또 미국 일본과의 관계개선 및 수교문제가 있습니다. 북한이 당면하고 있는 경제침체와 국제적인 고립을 탈피하기 위해서는 미·일과의 관계개선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셋째,김정일에게 권력을 승계하기 위한 사전조정작업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북한은 남북합의서 채택을 「역사적 사변」으로 선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김일성도 공개적으로 크게 만족을 표시했습니다. 이와 함께 합의서채택이 김정일의 주도로 이루어진 업적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죠. 또다른 측면에서 김일성의 80회 생일을 축제분위기 속에서 맞자는 뜻도 포함돼 있습니다. 축제분위기를 만드는데는 남북합의서가 최상의 선물이고 이를 이용,김일성의 생일을 민족 최대의 명절로 부각시키자는 것이죠. 이밖에 남한 주민들의 대북 경계심을 이완시켜 친북세력을 조성하려는 숨은 뜻도 보입니다. 북한은 남한사회를 불안하고 불투명한 사회로 규정하고 대남혁명의 기대를 결코 버리지 않은 상태입니다. 올해 대통령선거와 총선등 2차례의 큰 선거를 치르고 경제가 침체되는 틈을 비집고 들어가 국민과 정부간의 불신을 조장하고 혼란을 일으켜 보자는 거죠. ▲채전사령관=이북 공산주의의 실체를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북한측 주장이 그럴듯하게 들릴수도 있습니다.하지만 그들이 통일을 외치고 있는 것은 미·일의 경제적 지원을 바라는 절박한 필요성에서 나오는 것이지 진심으로 평화구축을 바라기 때문이 아닙니다.7·4공동성명에 서명하면서 땅굴을 팠다든지 얼마전 3인조 무장간첩침투사건등 그들이 진정으로 평화를 바라지않는 예는 많습니다.KAL기 폭파범인 김현희씨가 엄연히 서울에 살고 있는데도 아직 우리측 조작이라고 우기고 있지 않습니까.그들은 거짓말도 공산혁명을 달성하기 위한 유효한 수단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유교수=현재 남북관계에서는 핵문제의 해결이 선결과제로 등장했습니다. 6·25전쟁으로 얻은 교훈 하나가 북한을 실뢰할 수 없다는 것인데 북한의 핵개발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임시사찰 결과를 검토해보면 영변에 위치한 의문의 건물은 핵재처리시설일 수 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이는 핵재처리시설과 우라늄농축시설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남북간의 비핵화공동선언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입니다. 북한은 IAEA의 사찰만으로 핵의혹을 해소하려 하지만 우리로서는 상호사찰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핵문제가 빨리 해결되지 않으면 정치군사·교류협력분과위원회가 제대로 활동할 수 없게됩니다. 북한이 진실로 남북간에 당면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원한다면 상호사찰에 응해 핵의혹을 깨끗이 풀어야 합니다. ▲채 전사령관=유교수님 말씀이 전적으로 옳습니다.상호주의 원칙에 의해 의심스러운 곳은 어디든지 개방되어야 합니다.우리가 이제까지 얼마나 북한에 속았습니까.국제적 압력을 총동원,핵문제 만큼은 털끝만한 의심도 남겨서는 안됩니다.작은 땅덩어리,높은 인구밀도의 상황에서 핵무기를 쓰려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봅니다.북한은 또 핵운반수단을 완벽하게 개발해놓았습니다.핵폭탄만 만들면 일본 일부까지 목표물이 됩니다.따라서 사찰대상에는 핵운반수단과 핵폭탄 못지않은 피해를 줄수 있는 화학무기까지 넣어야 된다는게 저의 생각입니다. ▲유교수=이러한 상황인식 아래 앞으로의 통일정책 방향과 추진과정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남북이 불신을 어떻게 해소하느냐가 가장 중요합니다. 우리의 통일정책은 쉬운 것부터,상호마찰이 적은 것부터 해결해나가자는 것입니다. 정치·군사문제부터 우선적으로 해결하자는 북한의 주장은 이상적이기는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루어지기 어렵지 않습니까. 남북이 먹고 먹히는 통일이 아니고 한민족이 함께 사는 통일을 이뤄야 합니다. 점진적인 노력을 통해 남북의 합의 사항을 성실히 수행해 나간다면 통일은 반드시 이끌어낼 수 있지 않겠는가 생각합니다. ▲채전사령관=현실을 무시한 이상론추구에는 위험이 많습니다.북한이 도저히 들어줄수 없는 주장을 할때는 받아들이지 않는 원칙론적 자세가 필요합니다.실천가능한 교류문제는 덮어둔채 정치·군사문제부터 해결하자는 것은 억지입니다.특히 남북한이 당장 몇십만명을 감군하자는 주장같은 것은 합의가 무척 어려운 난제인데 이런 주장을 전제로 내세운 대화는 무의미합니다.그것에 대해 지나치게 낙관하거나 비관할 필요는 없습니다.과거 감정을 들추어내어 앞으로의 대화분위기를 깨서도 안되지요.말장난으로 시간을 끌때는 단호조치를 취해야겠지만 대화의 문은 항상 열어놓아야 합니다.이번 여름 남북이산가족 상호방문도 인원이 너무 적어 답답하긴 하지만 한 사람이라도 더 남북왕래를 해서 서로를 알겠다는 끈기있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공존노력 중요해 ▲유교수=그러한 바탕에서 앞으로의 남북관계를 전망해볼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남북간에는 핵통제공동위를 포함 모두 4개의분과위원회가 설치됐는데 남북합의서에 따른 부속합의서의 채택이 당면과제가 될 것입니다. 정치·군사분과위원회는 국가보안법 폐지 미군철수등을 주장하는 북한의 태도에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다만 교류분과위는 북한이 경제교류를 원하고 있어 낙관되지만 결국 핵문제의 해결이 선행돼야만 본격적인 교류가 성사되겠죠. 통일의 시기를 말하기는 매우 조심스럽지만 김일성은 최근 한 연설에서 『95년을 통일의 해로 하자』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물론 완벽한 통일이 아니고 연방제 등 공존적인 의미죠. 우리도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69%의 국민이 10년 안에 통일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2천년까지 통일의 분위기가 무르익어 결정적인 기회가 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습니다. 이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해야겠죠. ▲채 전사령관=통일의 기본개념에 있어 우리와 북한이 다릅니다.북한은 공존·공영에 바탕한 평화통일이라기보다는 아직도 적화통일이 우선입니다.국제적 압력이 너무 거세니까 할 수 없이 시늉만 내는 것이지 속마음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같습니다.그러니까 큰 줄거리는 합의해놓고 세부실천과정에서 계속 트집을 잡아 남북관계진전을 가로막고 있는 것 아닙니까.저들이 95년 통일을 얘기하고 있는 것도 그때가서는 적화 통일준비가 완성될 수 있다는 생각아래 나온 발언일 가능성도 있지요.핵무기개발뿐 아니라 김일성나이도 생각할때 그때쯤을 적화통일의 호기로 여길 수 있습니다.특히 북한은 남쪽의 혼란을 기대하는 눈치입니다.최근 주체사상·인공기 등이 우리 사회에 나타나는 현상을 보고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겁니다.자기들은 무력강화를 늦추지 않으면서 남쪽의 변화를 주목하고 있는 것이지요.김일성이 사망하고 김정일이 실각하는 북한내부변란이 없는한 통일에 대한 북한의 자세는 크게 달라지지 않으리라 봅니다.일본도 통일한국등장을 바라지 않기 때문에 북한에 대한 경제지원에 나설 수도 있어 통일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쉬운 것은 아닙니다.독일의 경우도 엄청난 통일비용을 치르지 않았습니까.우리도 공산당의 실체를 직시하면서 초연한 자세로 통일의 기회가 성숙될때까지 실력을 쌓아야겠습니다. ○국민합의에 최선 ▲유교수=42년이 지난 뒤에도 6·25는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북한의 행태로 볼 때 적대감과 불신이 없을 수 없지만 우선 점진적인 신뢰회복이 가장 중요합니다. 독일이나 예멘에서와 같이 금방 통일을 이룰 수 있다는 감상적인 생각은 한반도의 상황여건을 도외시한 것입니다. 대내적으로는 정치의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북은 우리사회가 어지러울 때마다 갖가지 제안을 내 혼란을 일으키려 합니다. 국민의 합의와 노력을 통해 정치·경제·사회 모든 분야에서 북한이 동경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그것이 최선의 방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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