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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시대 전력 수요 폭증… 첨단 원전 기술로 에너지 강국 도약을”[최광숙의 Inside]

    “AI 시대 전력 수요 폭증… 첨단 원전 기술로 에너지 강국 도약을”[최광숙의 Inside]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수명 다한 원전 개량해 사용해야원자력·화력 융합 발전소가 대안지금 에너지 강국 위한 ‘골든타임’독자 기술로 K-SMR 시대 열어야장순흥 부산외대 총장원전은 재생에너지 ‘변동성’ 보완반도체 공장 옆에 SMR 건설 가능한미, 글로벌 원전 시장 협력해야원자력협정 개정 ‘패키지 딜’ 주목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원전은 ‘주식’·재생에너지는 ‘간식’상생하는 ‘에너지믹스’ 구축 필요원자력 산업 세계적 경쟁력 갖춰원전정책 통합 위해 에너지부 신설인공지능(AI)시대의 성패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달려있다. 최근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과 맞물려 기존 재생에너지 중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의 역할을 전향적으로 인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원전 전문가인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장관과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 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와 좌담회를 갖고 원전의 경쟁력,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배순훈 AI는 전기를 먹는 하마다. 이런 AI시대 더구나 이란 전쟁으로 석유 가격이 상승하는 이 시점에 탈원전을 주장하던 정부가 원전으로 전향하겠다는 정책은 올바른 방향이다. 요즘 같은 무더위까지 생각하면 급증하는 전기 수요의 해결책은 원자력 밖에 없다. 한국 반도체는 안정되고 경제적인 원전에서 발전되는 전기로 생산 공정을 가동해온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몇 년전 중국 정부가 시안에 반도체 등 첨단 공장을 유치하면서 약속한 것은 값싼 전기와 안정적인 물 공급이었다. 우리 정부도 호남지역 반도체 공장 유치와 더불어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장순흥 전력 소모가 많은 반도체 공장, AI 데이터센터 등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가 필수다. 원전은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으면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면서, 24시간 연속 가동되는 반도체 공장. AI 데이터센터 등에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원전과 SMR이 유일하다. 무탄소 전원의 두 축인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황일순 원전은 ‘주식’, 재생에너지는 ‘간식’이라는 개념으로 같이 가야한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근원도 원자력 반응에서 나온다. 재생에너지가 ‘자연산’ 원자력이라면, 땅속 우라늄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은 ‘양식’ 기술인 것이다. 두 에너지가 상생하는 에너지믹스를 구축해야 한다. -일각에선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장 원전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사고 당시 31명이 유일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뿐이다. 경제성을 보면 원자력을 통한 전력 공급 단가는 신재생 및 화석에너지의 약 절반이나 3분의 1수준이다. 원자력 발전 단가는 kWh당 약 60원 정도인 반면, 신재생이나 화석에너지는 120~180원 수준이다. -정부는 대형 원전 2기(2037·38년 예정)와 SMR(2035년) 1기를 신설하기로 했다. 가동에 10여년 걸린다. 그 공백기 수요는어떻게 감당하나. 배 경제와 기후 대책으로, 수명을 다한 원전도 개량해서 수명을 늘려야 한다.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을 융합하는 ‘하이브리드 발전소’ 건설 방안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원전로 출구에 LNG 가열기를 붙여 섭씨 300도 스팀을 500도까지 올릴수 있다. 수명을 다한 한빛 원전 1호기를 이렇게 개조하면 현 95만 kW를 130만 kW로 증가 시킬 수 있다. 수명을 다한 원전을 적은 비용으로 1~2년 개조 보수하면 온실 가스 발생은 대폭 감소하고 원래 원전 용량보다 30~ 40만 kW 전력이 추가로 나온다. 수명을 다한 기존 원자로들도 폐기하지 말고 이렇게 재사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황 우리나라는 원전을 추가 가동할 수 있는 기간이 10년에 불과하다. 미국은 최초 설계수명 40년이 지난 후 20년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어 설비개선이 가능해 최대 80년까지 가동할 수 있다. 최근 100년까지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장 우리나라는 2040년 최대 전력 수요가 138.2GW로 예측돼 이전 전망치보다 무려 8.9GW(대형 원전 37기 분량)나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망 확충이 시급하다. 하지만 대형원전의 인허가와 건설 절차(13년 11개월 소요)가 너무 길다.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탈원전했던 많은 나라들이 다시 원전을 추진하고 있다. 황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침체되었던 원자력산업을 빠르게 되살리고 있다. AI시대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를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미국의 원전 발전 용량을 현재의 4배(약 400GW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착공 계획을 세웠다. 벨기에, 스위스 등도 원전을 다시 하겠다고 한다. 배 독일은 탈원전으로 제조업 침체 등 큰 타격을 받았다. 독일도 프랑스와 같이 지금 다시 원전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탈원전으로 전직하거나 은퇴한 기술자들 대신 다시 신규 기술자들을 훈련해 현장에 투입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실제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은 어떤가. 황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수습에 발목이 잡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미 전략투자로 미국에 자국의 SMR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원자로 농축과 재처리 체제를 확립해 SMR에 활용되는 핵심 연료인 고함량 저농축우라늄(HALEU) 공급 능력도 갖추고 핵연료 공급 능력이 전무한 한국의 기선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장 일본이 대미 투자로 에너지 분야에 집중하는 것은 미국의 전력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29조원 대미 투자 1호로 텍사스주에 가스화력발전소 짓기로 했는데, 미국의 원전 및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소형 원전인 SMR이 왜 중요해졌나. 배 기존 원전의 결점을 보완한 것이 SMR이다. 기존 대형원전 대비 건설 기간이 짧고,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들며, 안정성도 강화됐다. 일반 원전보다 열효율도 높다. 4세대 SMR은 사용후핵연료도 다시 재활용하기 때문에 폐기물도 대폭 감소한다. 보통 원자로는 한번 연료를 넣으면 18개월 가동하지만 이 SMR은 재충전 없이 20,30년,60년 돌아간다. 한국은 조선 강국인데 핵추진잠수함, 대형 선박 동력인 디젤 엔진 대신에 SMR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번 설치하면 연료 재충전 없이 60년까지도 갈 수 있다. 황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SMR 열풍이 불었다. 현재 경수형 SMR을 이어 미국·유럽·러시아·중국 등은 비경수형 SMR 개발에 각축을 벌이고 있다. 비경수형은 원자로 냉각재로 물(경수) 대신 액체 나트륨(소듐), 헬륨 가스, 용융염 등을 사용하는 차세대 SMR이다. 핵연료 연비를 대폭 높여 자원과 환경을 보호할 수 있어 유럽연합이 지속적 청정에너지로 규정하기도 했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경수형 뿐만 아니라 비경수형 SMR 개발에 착수한 것은 다행이지만 안전한 납냉각고속로(LFR)는 소듐고속로(SFR), 녹인 소금인 용융염고속로(MSR)중심의 국가정책에 홀대받고 있는 실정이다. 장 SMR은 그 자체로 유망한 신산업일 뿐만 아니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긴 송전선로 없이도 AI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바로 옆에 건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7월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이 SMR 협력각서(MOC)를 체결한 것도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원천 기술력, 한국의 뛰어난 제조·시공력, 일본의 핵심 소재 경쟁력이 결합해 글로벌 원전 표준을 선점하자는 의미와 함께 지정학적 안보 동맹 성격도 있다. -최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핫이슈로 부상했다. 배 원전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은 NPT 협정으로 한국에 대해 이것도 저것도 인가를 받으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 기술자를 스카웃 한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규제를 받지 않아 많은 실험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이다. 장 앞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한미 협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원전 10기 동시 건설’ 구상은 한국의 압도적인 건설 시공 역량과 미국의 설계 표준 인증력을 결합하는 강력한 윈윈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원자력 산업 발전의 족쇄가 되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도 패키지 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과제는. 배 에너지 강국이란 에너지 원료 수입을 적게하고 에너지 기기를 수출하는 나라다. 지금이 에너지 강국으로 갈 수 있는 골든 타임으로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되면서 K-pop, 반도체 강국이 된 것처럼 전력이 가장 중요한 AI시대 에너지 강국이 된다면 제조업, 건설업의 획기적인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미국 원전 기술의 국산화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기술을 뛰어넘는 우리의 기술을 가져야 한다. SMR 역시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로 K-SMR시대를 열어야 한다. 장 대형 원전은 검증된 시공능력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대형 플랜트 수출을 주도해야 한다. 정해진 예산과 기한 내 시공할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 밖에 없다. SMR은 미래 시장 선점 및 산업단지 맞춤형 분산전원을 담당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이 흔들려 대형 프로젝트가 백지화되거나 표류하지 않도록 정책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황 한국은 에너지 리더 국가가 될 수 있다.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안하면 안되는 절박함이 있고, 원자력 산업에 있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한국이 차세대 원전으로 세계 시장 입지를 다지려면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부, 과기정통부로 나누어진 원자력 정책을 에너지부로 신설해 통합할 필요가 있다. ■배순훈 전 장관은 MIT 기계공학 박사 출신으로 카이스트 설립 멤버로 학계에서 출발해 대우그룹 기술경영인으로 변신했다. 그 후 김대중 정부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IT 강국을 이끌었고, 노무현 정부에서 동북아중심추진위원장을 맡아 한국투자공사 설립을 건의했다. 현재 카이스트발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 ■장순흥 총장은 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원전 및 원자력 안전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부총장을 지낸 뒤 한동대 총장을 거쳐 현재 부산외대 총장으로 있다. ■황일순 명예교수는 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지낸 원자력 및 사용후핵연료 관리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다. MicroURAN US를 설립해 차세대 소형원자로인 납냉각고속로를 개발중이다. 최광숙 대기자
  • ‘기름왕’ 러시아가 울산서 ‘한국산 정제유’ 3만t 빼갔다? 제재는? [배틀라인]

    ‘기름왕’ 러시아가 울산서 ‘한국산 정제유’ 3만t 빼갔다? 제재는? [배틀라인]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러시아 정유시설이 잇따라 멈춰선 지난달, 울산에서 정제유 약 3만t이 러시아 극동으로 향했다. 로이터통신은 경유가 최소 2척의 유조선에 실렸으며 항공유도 포함됐다고 지난 7일 보도했다. 이번 거래를 두고 ‘한국산 정제유의 대러 수출’과 ‘제재 위반’ 논란이 일었으나 현재까지 나온 자료로는 두 주장 모두 확인되지 않는다. 해양수산부 항만운영정보시스템(PORT-MIS)을 통해 울산에서 러시아 극동항으로 출항한 유조선과 7월 말 울산에 머문 러시아 기국 유조선을 대조했으나 보도의 모든 조건에 맞는 선박은 찾지 못했다. 대러 수출통제 위반도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가 공개한 1159개 대러 상황허가 대상품목에는 일반 상업용 경유와 항공유가 명시돼 있지 않다. 통상 규격의 연료라면 한국산이어도 이 목록만으로 수출금지 대상이 되지는 않는다. 핵심은 화물의 정확한 사양과 러시아 인수자, 실제 사용처다. 군용 연료나 통제품목을 허가 없이 보냈거나 목적지와 최종사용자를 숨겼다면 대외무역법 위반 문제가 생긴다. 일반 연료를 민간업체에 공급한 정상 거래라면 한국의 품목별 수출통제와 충돌하지 않는다. 로이터 “울산서 3만t 선적”…생산국·선박명 비공개로이터는 해운 데이터업체 케이플러(Kpler)와 에너지시장 분석업체 보르텍사(Vortexa), 복수의 시장 관계자를 인용해 울산 저장탱크의 정제유 약 3만t이 최소 2척의 단거리 운항 유조선에 실렸다고 전했다. 화물에는 경유가 포함됐다. 시장 관계자 한 명은 항공유도 실렸다고 말했다. 선박들은 러시아 극동으로 향했으며 한 척은 러시아에 도착한 뒤에도 화물을 내리지 않았다. 로이터는 선박명과 화주·수출자, 정제유 생산국을 공개하지 않았다. 한국 정부가 수출을 허가했는지도 보도하지 않았다. 산업통상부는 로이터의 질의에 논평하지 않았고 러시아 에너지부는 답변하지 않았다. 원문에는 정제유가 한국에서 러시아로 운송됐다는 뜻의 ‘from South Korea’가 쓰였다. 같은 기사에 나온 일본산 항공유 거래에는 ‘originating from Japan’이라고 원산지를 명시했다. 이번 정제유에는 원산지 표현이 없다. 로이터가 파악한 범위는 울산 선적과 러시아 극동행이다. 정제유가 한국산인지, 러시아에서 실제로 하역됐는지는 보도 내용에 포함되지 않았다. 러시아행 신고 4회…3만t 운반선은 찾지 못해PORT-MIS를 대조한 결과 7월 울산항에서 러시아 극동항을 다음 목적지로 신고한 석유제품운반선 기항은 3회였다. SAMSON(삼손)이 7월 4일 나홋카, 21일 블라디보스토크를 다음 목적지로 신고했다. LAYLA(라일라)는 19일 블라디보스토크로 출항했다. PORT-MIS에서 ‘케미컬 운반선’으로 분류된 ZALIV ANIVA(잘리프 아니바)까지 포함하면 러시아행 신고는 4회다. 이 선박은 17일 블라디보스토크로 출항했다. 네 기항 모두 로이터가 전한 ‘7월 말’ 선적 시점보다 이르다. 7월 말 울산항에는 PEGAS(페가스), ARAM KHACHATURIAN(아람 하차투리안), ASTORIA(아스토리아) 등 러시아 기국 유조선 3척이 머물렀다. 모두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들어온 석유·화학제품운반선으로 울산신항 컨테이너부두 04번 선석을 이용했다. 출항신고상 다음 목적지는 PEGAS가 ‘OCEAN DISTRICT’, 나머지 두 척은 ‘JAPAN /OTHER-PORT/’였다. 러시아 항구를 신고한 선박은 없었다. SAMSON과 LAYLA 등은 운항 방향이 로이터 보도와 맞지만 출항 시점이 앞선다. PEGAS 등 세 척은 시기와 선종이 겹치지만 신고된 목적지가 러시아가 아니다. PORT-MIS에는 적재 화물과 물량이 없어 이들 가운데 어느 선박도 정제유 3만t 운반선으로 지목할 수 없다. 실제 운반선을 가리려면 출항 전후 흘수와 자동선박식별장치(AIS) 항적, 터미널 적재자료, 러시아항 입항·하역 기록을 대조해야 한다. 러 7월 석유제품 수출 33% 감소…벨라루스산 공급은 최고울산발 정제유 거래는 러시아의 연료 생산과 공급이 흔들리는 시기에 이뤄졌다. 정유시설 피격과 설비 고장, 수출 제한이 겹치면서 러시아의 7월 해상 석유제품 수출은 전월보다 33% 감소했다. 같은 달 벨라루스가 러시아에 공급한 휘발유와 경유는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로이터가 인용한 업계 자료에 따르면 러시아의 휘발유 생산량은 7월 초 계절 평균 소비량의 약 65%까지 떨어졌다. 경유 생산도 내수 수요와 비슷한 수준으로 줄었다. 우크라이나는 이달 들어서도 러시아 에너지시설 공격을 이어갔다. 지난 10일 타타르스탄의 타네코 정유공장, 11일에는 오렌부르크주의 오르스크 정유공장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두 공격은 울산 선적 이후 발생했지만 러시아 정유시설에 대한 압박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러시아는 통상 경유 순수출국이다. 그러나 극동 지역은 서부의 주요 정유시설과 멀다. 울산·여수와 중국·일본의 저장기지는 러시아 극동과 짧은 해상 항로로 연결된다. 동북아에서 연료를 사들이면 러시아 서부에서 철도나 선박으로 옮기는 시간과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러 연료난 심해진 7월, 극동 연계 기항 1회→9회러시아의 연료 생산이 흔들린 7월, 울산과 러시아 극동을 오간 석유제품운반선도 예년보다 늘었다. 서울신문이 PORT-MIS에서 직전 출항지나 다음 목적지가 블라디보스토크·나홋카·보스토치니·바니노인 기항을 집계한 결과 지난 7월 9회로 나타났다. 2024년과 2025년 같은 달에는 각각 1회였다. 같은 달 울산항 전체 석유제품운반선 기항은 2024년 263회, 2025년 282회, 올해 260회로 비슷했다. 전체 운항은 예년 수준이었지만 러시아 극동항과 연결된 기항은 증가했다. 운항 방향은 러시아발 울산행 7회, 울산발 러시아행 3회였다. 한 차례는 러시아에서 들어왔다가 다시 러시아로 출항해 양쪽에 포함됐다. 러시아의 연료난이 심해진 시기에 울산과 러시아 극동 사이의 유류 해운 활동도 활발해진 셈이다. 일반 경유·항공유는 대러 통제목록에 없어울산에서 선적된 정제유는 외국산일 수도, 한국산일 수도 있다. 외국산 정제유를 울산 보세구역에 저장했다가 수입신고 없이 다시 내보냈다면 관세법상 반송이다. 국내에 수입한 뒤 다시 수출했다면 재수출이다. 두 경우 모두 울산은 선적지이고 원산지는 제3국이다.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제품을 무역업체가 사들였다면 한국산 수출이다. 제품의 생산국과 화주·수출자의 국적은 일치하지 않을 수 있다. 한국은 러시아와의 모든 교역을 금지하지 않는다. 무역안보관리원에 따르면 러시아·벨라루스에 적용되는 상황허가 대상품목은 1159개다. 목록에 오른 품목은 대러 수출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제한된 경우에만 예외 허가를 받을 수 있다. 11일 현재 공개된 품목표를 대조한 결과, 일반 상업용 경유와 항공유는 1159개 품목에 명시돼 있지 않았다. 통상 규격의 연료라면 이 목록만을 근거로 수출을 금지할 수 없다. 특수 군용 연료와 통제 대상 첨가제·전략물자는 규정이 다르다. 통제품목을 허가 없이 보냈거나 목적지·최종사용자를 거짓으로 신고했다면 대외무역법 위반 소지가 있다. 러시아의 실제 인수자와 사용처를 숨긴 거래도 조사 대상이다. 제품이 외국산이라고 한국의 수출통제를 자동으로 벗어나는 것은 아니다. 통제품목을 한국에서 선적해 제3국을 거쳐 러시아로 보내거나 국내 기업이 거래를 주도했다면 정부 허가가 필요할 수 있다. 한국산인지 여부는 제품의 출처를 가리는 문제다. 제재 위반 여부는 품목과 러시아 인수자, 사용처, 정부 허가로 결정된다. 울산이 러시아의 반복 조달로가 될 가능성지난달에는 일본산 항공유 최소 20만배럴을 한국을 거쳐 러시아로 보내는 거래도 추진됐다. 다만 거래는 선적 전에 무산됐다. 일본 정부는 자국의 대러 항공유 수출금지가 제3국 경유와 해상 환적에도 적용된다고 밝혔다. 울산발 정제유 3만t이 한 차례의 긴급 조달로 끝나면 일회성 거래다. 같은 선박과 무역업체가 울산에서 연료를 반복 선적하고 러시아항에서 하역하면 울산은 러시아 극동의 보조 연료 공급망으로 자리 잡게 된다. 산업통상부와 관세당국은 이번 화물의 사양과 화주, 러시아 최종수하인과 사용처, 허가 여부, 실제 하역지를 관세·수출신고 자료로 확인할 수 있다. 거래 내용을 공개하기 어렵더라도 국내 수출통제 위반 여부는 설명해야 한다. 적법한 일반 연료 거래까지 막으면 기업 활동과 한러관계에 부담을 준다. 반대로 러시아 인수자와 사용처를 확인하지 않은 채 같은 거래가 이어지면 미국·유럽연합(EU)·우크라이나가 한국의 제재 이행 의지를 문제 삼을 수 있다. 이번 거래에서 제재 위반은 확인되지 않았다. 더 중요한 문제는 통제목록 밖의 일반 연료가 러시아의 전시 공급 부족을 메우는 거래가 반복될 가능성이다. 정부는 이번 화물의 러시아 인수자와 사용처부터 확인하고, 러시아행 연료의 선적 이후 항적과 하역지를 점검할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
  • AI시대 전력수요 폭증...첨단 원전기술로 에너지강국 도약을 [최광숙의 Inside]

    AI시대 전력수요 폭증...첨단 원전기술로 에너지강국 도약을 [최광숙의 Inside]

    인공지능(AI)시대의 성패는 안정적인 전력 확보에 달려 있다. 최근 정부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 추진과 맞물려 기존 재생에너지 중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역할을 전향적으로 인정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근 원전 전문가인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장관과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 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와 좌담회를 갖고 원전의 경쟁력,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원전이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이들인지라 질문도 하기 전에 원전의 필요성에 대한 각자의 생각을 쏟아냈다. 좌담이 끝난 뒤에도 개별적으로 못다한 이야기와 자료들을 이메일 등으로 계속 보내왔다. 배 전 장관과는 별도 추가 인터뷰도 가졌다.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수명 다한 원전 개량해 사용해야원자력.화력 융합 발전소가 대안지금 에너지 강국 위한 ‘골든타임’독자 기술로 K-SMR 시대 열어야 -정부의 에너지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배순훈 AI는 전기를 먹는 하마다. 이런 AI시대 더구나 이란 전쟁으로 석유 가격이 상승하는 이 시점에 탈원전을 주장하던 정부가 원전으로 전향하겠다는 정책은 올바른 방향이다. 요즘 같은 무더위까지 생각하면 급증하는 전기 수요의 해결책은 원자력 밖에 없다. 한국 반도체는 안정되고 경제적인 원전에서 발전되는 전기로 생산 공정을 가동해온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몇 년전 중국 정부가 시안에 반도체 등 첨단 공장을 유치하면서 약속한 것도 값싼 전기와 안정적인 물 공급이었다. 우리 정부도 호남지역 반도체 공장 유치와 더불어 고민하는 문제들이다. 장순흥 전력 소모가 많은 반도체 공장, AI 데이터센터 등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전력 공급가 필수다. 신재생 에너지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원전은 온실가스를 거의 배출하지 않으면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다. 태양광은 하루 몇 시간 정도만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날씨에 따라 발전량이 변동하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면서, 24시간 연속 가동되어야 하는 데이터센터와 첨단 산업단지에 대용량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은 원전과 SMR이 유일하다. 무탄소 전원의 두 축인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상호 보완적으로 결합해야 한다. 황일순 AI시대 에너지의 핵심은 원자력이다. 원전은 ‘주식’, 재생에너지는 ‘간식’이라는 개념으로 같이 가야한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근원도 원자력 반응에서 나온다. 재생에너지가 ‘자연산’ 원자력이라면, 땅속 우라늄을 이용한 원자력 발전은 ‘양식’ 기술인 것이다. 두 에너지가 상생하는 에너지믹스를 구축해야 한다. 장순흥 부산외대 총장원전은 재생에너지 ‘변동성’보완반도체 공장 옆에 SMR 건설 가능한미, 글로벌 원전 시장 협력해야원자력협정 개정 ‘패키지 딜’ 주목 -일각에선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 장 원전 사고로 사망자가 발생한 것은 1986년 러시아 체르노빌 사고 당시 31명이 유일하다. 2011년 동일본 대지진과 쓰나미로 발생한 후쿠시마 원전 사고 때도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피해가 발생했을 뿐이다. 경제성을 보면 원자력을 통한 전력 공급 단가는 신재생 및 화석에너지의 약 절반이나 3분의 1수준이다. 원자력 발전 단가는 kWh당 약 60원 정도인 반면, 신재생이나 화석에너지는 120~180원 수준이다. -정부는 대형 원전 2기(2037·38년 예정)와 SMR(2035년) 1기를 신설하기로 했다. 가동에 10여년 걸린다. 그 공백기 수요은 어떻게 감당하나. 배 경제와 기후 대책으로, 수명을 다한 원전도 개량해서 수명을 늘려야 한다. 원자력발전과 화력발전을 융합하는 ‘하이브리드 발전소’ 건설 방안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원전로 출구에 LNG 가열기를 붙여 섭씨 300도 스팀을 500도까지 올릴 수 있다. 수명을 다한 한빛 원전 1호기를 이렇게 개조하면 현 95만 kW를 130만 kW로 증가 시킬 수 있다. 수명을 다한 원전을 적은 비용으로 1~2년 개조 보수하면 온실 가스 발생은 대폭 감소하고 원래 원전 용량보다 30~ 40만 kW 전력이 추가로 나온다. 수명을 다한 기존 원자로들도 폐기하지 말고 이렇게 재사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다. 황 우리나라는 원전을 추가 가동할 수 있는 기간이 10년에 불과하다. 미국은 최초 설계수명 40년이 지난 후 20년씩 두 차례 연장할 수 있어 설비개선이 가능해 최대 80년까지 가동할 수 있다. 최근 100년까지 운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장 우리나라는 2040년 최대 전력 수요가 138.2GW로 예측돼 이전 전망치보다 무려 8.9GW(대형 원전 37기 분량)나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전력망 확충이 시급하다. 하지만 대형원전의 인허가와 건설 절차(13년 11개월 소요)가 너무 길다.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탈원전했던 많은 나라들이 다시 원전을 추진하고 있다. 황 미국은 1979년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이후 침체되었던 원자력산업을 빠르게 되살리고 있다. AI시대 폭증하는 전력 수요에 대응하고 에너지 안보를 확보를 위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50년까지 미국의 원전 발전 용량을 현재의 4배(약 400GW 규모)로 늘리기로 했다. 2030년까지 대형 원전 10기 착공 계획을 세웠다. 벨기에, 스위스 등도 원전을 다시 하겠다고 한다. 배 독일은 탈원전으로 제조업 침체 등 큰 타격을 받았다. 독일도 프랑스와 같이 지금 다시 원전을 하려고 한다. 그러나 탈원전으로 전직하거나 은퇴한 기술자들 대신에 다시 신규 기술자들을 훈련해 현장에 투입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린다. -실제 원전 사고를 겪은 일본은 어떤가. 황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 수습에 발목이 잡혀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미 전략투자로 미국에 자국의 SMR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일본은 이미 원자로 농축과 재처리 체제를 확립해 SMR에 활용되는 핵심 연료인 고함량 저농축우라늄(HALEU) 공급 능력도 갖추고 핵연료 공급 능력이 전무한 한국의 기선을 제압하기 시작했다. 장 일본이 대미 투자로 에너지 분야에 집중하는 것은 미국의 전력 시장을 장악하기 위한 포석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29조원 대미 투자 1호로 텍사스주에 가스화력발전소 짓기로 했는데, 미국의 원전 및 전력망에 대한 투자를 늘려야 한다. 배 일본이 미국에서 SMR 건설에 나선다는 것은 원전 기술자들을 모아서 향후 원전 산업을 일으키겠다는 의미다. 일본이나 독일은 과거 우리보다 원전 기술이 앞섰던 나라다. 탈원전으로 원전 기술자들이 현장을 떠나면서 원전 생태계가 무너진 상태이긴 하나 이렇게 원전 산업에 뛰어들면 향후 우리나라에 위협이 될 수도 있다. 황일순 서울대 명예교수원전은 ‘주식’ 재생에너지는 ‘간식’상생하는 ‘에너지믹스’ 구축 필요원자력 산업 세계적 경쟁력 갖춰원전정책 통합 위해 에너지부 신설 -소형 원전인 SMR이 왜 중요해졌나. 배 기존 원전의 결점을 보완한 것이 SMR이다. 기존 대형원전 대비 건설 기간이 짧고, 초기 투자비가 적게 들며, 안정성도 강화됐다. 일반 원전보다 열효율도 높다. 4세대 SMR은 사용후핵연료도 다시 재활용하기 때문에 폐기물도 대폭 감소한다. 보통 원자로는 한번 연료를 넣으면 18개월 가동하지만 이 SMR은 재충전 없이 20,30년,60년 돌아간다. 한국은 조선 강국인데 핵추진잠수함, 대형 선박 동력인 디젤 엔진 대신에 SMR을 설치하는 방안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한번 설치하면 연료 재충전 없이 60년까지도 갈 수 있다. 황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SMR 열풍이 불었다. 현재 경수형 SMR을 이어 미국·유럽·러시아·중국 등은 비경수형 SMR 개발에 각축을 벌이고 있다. 비경수형은 원자로 냉각재로 물(경수) 대신 액체 나트륨(소듐), 헬륨 가스, 용융염 등을 사용하는 차세대 SMR이다. 핵연료 연비를 대폭 높여 자원과 환경을 보호할 수 있어 유럽연합이 지속적 청정에너지로 규정하기도 했다. 정부가 뒤늦게나마 경수형 뿐만 아니라 비경수형 SMR 개발에 착수한 것은 다행이지만 안전한 납냉각고속로(LFR)는 소듐고속로(SFR), 녹인 소금인 용융염고속로(MSR)중심의 국가정책에 홀대받고 있는 실정이다. 비경수형 SMR정책 수립시 LFR을 포함시키는 등 다양한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 장 SMR은 그 자체로 유망한 신산업일 뿐만 아니라,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는 긴 송전선로 없이도 AI 데이터센터나 반도체 공장 바로 옆에 건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난 7월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이 SMR 협력각서(MOC)를 체결한 것도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 함께 대응하기 위해서다. 미국의 원천 기술력, 한국의 뛰어난 제조·시공력, 일본의 핵심 소재 경쟁력이 결합해 글로벌 원전 표준을 선점하자는 의미와 함께 지정학적 안보 동맹 성격도 있다. -사용후핵연료의 처리 방안도 시급한 과제다. 장 한빛(2030년, 포화율 84.5%)을 시작으로 한울(2031년), 고리(2032년) 등 원전 내임시 저장시설의 포화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부지 선정에만 최대 13년 이상 소요되는 만큼 부지 선정 절차가 속도감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우리가 주력해온 사용후핵연료 처리 기술인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플루토늄을 순수 분리하지 않고 회수해 재활용하고 폐기물 부피 등을 줄일 수 있다. 황 냉각재로 물을 사용하는 현재의 경수형 원전에서는 사용후핵연료를 파이로프로세싱을 하더라도 재생된 핵연료를 국내 원전에서 태우지 못한다. 반면 비경수형 고속로는 파이로프로세싱후의 재생 핵연료를 잘 태울 뿐 아니라 연료를 더 만들어 내기도 한다. -최근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핫이슈로 부상했다. 배 원전의 원천 기술을 갖고 있는 미국은 NPT 협정으로 한국에 대해 이것도 저것도 인가를 받으라고 한다. 하지만 한국 기술자를 스카웃 한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규제를 받지 않아 많은 실험을 통해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할 수 있는 여건이다. 장 앞으로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한미 협력이 필요하다. 미국의 ‘원전 10기 동시 건설’ 구상은 한국의 압도적인 건설 시공 역량과 미국의 설계 표준 인증력을 결합하는 강력한 윈윈 모델이 될 수 있다. 이를 계기로 원자력 산업 발전의 족쇄가 되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문제도 패키지 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황 2035년 한미원자력 협정을 개정해 사용후핵연료 재활용을 필히 성공시켜야 우리나라의 원자력 발전이 고비를 넘길 수 있다. -에너지 강국으로 가기 위한 과제는. 배 에너지 강국이란 에너지 원료 수입을 적게하고 에너지 기기를 수출하는 나라다. 지금이 에너지 강국으로 갈 수 있는 골든 타임으로 그 기회를 잡아야 한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이 되면서 K-pop, 반도체 강국이 된 것처럼 전력이 가장 중요한 AI시대 에너지 강국이 된다면 제조업, 건설업의 획기적인 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 AI기술을 활용해 원전을 짓는다면 건설 기간을 4년에서 3년으로 단축하고 건설비도 절반으로 줄이는 게 가능하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미국 원전 기술의 국산화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미국의 기술을 뛰어넘는 우리의 기술을 가져야 한다. SMR 역시 우리의 독자적인 기술로 K-SMR시대를 열어야 한다. 장 대형 원전은 검증된 시공능력과 경제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대형 플랜트 수출을 주도해야 한다. 정해진 예산과 기한 내 시공할 수 있는 나라는 사실상 한국 밖에 없다. SMR은 미래 시장 선점 및 산업단지 맞춤형 분산전원을 담당하는 투트랙 전략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에너지 정책이 흔들려 대형 프로젝트가 백지화되거나 표류하지 않도록 정책 일관성을 확보해야 한다. 황 한국이 차세대 원전으로 세계 시장 입지를 다지려면 기후에너지환경부, 산업부, 과기정통부로 나누어진 원자력 정책을 에너지부로 신설해 통합할 필요가 있다. 배순훈 전 정보통신부 장관=MIT 기계공학 박사 출신으로 카이스트 설립 멤버로 학계에서 출발해 대우그룹 기술경영인으로 변신했다. 그 후 김대중 정부 정보통신부 장관으로 IT 강국을 이끌었고, 노무현 정부에서 동북아중심추진위원장을 맡아 한국투자공사 설립을 건의했다, 현재 카이스트발전재단 이사장을 맡고 있다.장순흥 부산외대 총장=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원전 및 원자력 안전 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카이스트 원자력 및 양자공학과 교수, 부총장을 지낸 뒤 한동대 총장을 거쳐 현재 부산외대 총장으로 있다.황일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명예교수=MIT 원자력공학 박사 출신으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지낸 원자력 및 사용후핵연료 관리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다. 세계원전수명관리학회장 등을 지냈다. MicroURANUS를 설립해 차세대 소형원자로인 납냉각고속로를 개발중이다.
  •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李 임기 내 생산’…올해 시행자 확정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李 임기 내 생산’…올해 시행자 확정

    용인 반도체 2029년 가동…토지보상 완료 성장엔진 3~4개 선정…메가특구법 제정 RE100산단특별법 제정…파격 세제 혜택 산업자원안보기금 신설…제조AX 혁신 조선·원전 등 대미투자 1호 선정 발표 정부가 이재명 대통령의 임기 내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착공·생산을 위해 올해 안에 사업시행자를 선정하고 클러스터 지정을 마치는 등 속도를 내기로 했다. 지역 성장을 위해 ‘성장엔진’ 사업을 이달 중 선정하고 메가특구특별법과 재생에너지 자립도시 특별법도 연내 제정하기로 했다. 원유 도입 다변화 등을 위해 산업자원안보기금도 신설한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연내산단 후보지 클러스터 지정 완료산업통상부는 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 주재 하반기 업무보고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10대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산업부는 우선 1600조원 규모의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피지컬 인공지능(AI)·AI 데이터센터)와 제조업 AI 대전환(M.AX) 추진 속도를 높이기로 했다. 메가프로젝트의 신속한 이행을 위해 총력전에 나서고, 매달 대통령 주재 점검회의를 열어 추진 상황을 점검한다.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는 올해 사업시행자 선정과 산단 후보지 클러스터 지정을 완료하고 전력·용수 확보, 인허가 절차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문신학 산업부 차관은 전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사전브리핑에서 “용지 부지 조성은 국토교통부, 전력·용수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총괄 전략 기획이 산업부인데 부지·전력·용수 추진이 동시에 추진되는 원칙이 지켜지지 않으면 2030년, 2031년 목표 달성은 어렵다”고 말했다. 문 차관은 “지금까지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전략을 가지고 대통령 주재로 2030~2031년 (반도체) 생산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일반산업단지와 국가산업단지 완공 시점을 각각 12년과 8년 앞당기기로 한 만큼 2029년 국가산단 반도체 제조공장(팹) 가동을 목표로 올해 안에 토지보상 절차를 마무리하기로 했다. 정부는 3대 메가프로젝트 관련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국산화, 반도체·로봇 인력 11만명 양성을 통해 생태계를 혁신하고 경제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M.AX와 관련해서는 2030년까지 핵심 산단 7곳을 M.AX 클러스터로 업그레이드해 지역 산단의 AI 대전환을 집중 지원할 예정이다. 올해 말까지 누적 220개 제조공정(하반기 50개)을 AI 팩토리로 전환하고, 제조 암묵지 데이터화와 휴머노이드 실증을 통해 AI 현장 적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산업부는 국내외 경제영토를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지방 주도 성장을 이끌 ‘성장엔진’ 사업을 이달 중 권역별로 3~4개씩 선정해 발표하고 재정, 세제, 인프라 등 7대 지원 패키지를 구체화한다. 지방투자와 메가프로젝트 등을 전폭적으로 지원할 법적 근거도 마련한다. 메가특구 특별법을 연내 제정해 300여개의 메뉴판식 규제 특례와 특별보조금 등으로 기업 지원을 확대한다. 이후 1호 메가특구와 대통령이 임명하는 최고 운영책임자인 ‘차르’를 지정한다. 문 차관은 “메가특구 법안은 300여개 특례 규제 관련해 관계부처 간 막바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며 “대부분의 이견은 해소가 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RE100(재생에너지 100%) 산단 조성을 위한 재생에너지자립도시 특별법도 연내 제정을 목표로 한다. K소비재 수출을 촉진시키기 위해 유통·마케팅·인증 등 3대 애로를 해소해 수출액 1조 달러와 수출 5강 달성을 위한 기반도 다진다. 방산·원전·전력 등 전략품목에 대해서는 올해 18조원, 2030년까지 127조원의 무역금융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미투자 프로젝트는 정부가 가스복합화력발전소 건설 사업 등을 놓고 미국 측과 조율 중인 가운데 이르면 8월 말, 9월 초 연내 1호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양국 상호 관심 분야에서 협력 프로젝트를 선정해 순차적으로 발표한다. 시장 다변화와 공급망 기반 강화를 위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추진도 검토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농어업계와 국회 등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했다. 비축 물량 최대 180일 → 365일 확대핵심광물 확보와 석유 비축 확대, 원유 도입 다변화를 지원하기 위해 산업자원안보기금과 산업안보원(현 무역안보관리원)을 신설해 장기적인 자원안보 기반도 구축한다. 이번 중동 전쟁에서 불거진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원유 수급난 등 중동 리스크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초중질유, 경질유 등 다양한 원유 처리를 위한 생산설비 개선, 원유·가스 비축시설 확장, 핵심광물 비축 확대 등을 추진한다.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업무보고에서 “새만금에 전용 비축기지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핵심 광물은 비축 품목을 24종에서 29종으로 늘리고, 비축 물량은 최대 180일에서 최대 365일로 확대한다. 광해광업공단의 조직혁신 등 핵심광물 확보를 위한 개편도 연내 구체화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손주석 한국석유공사 사장에게 “원유 수입선 다변화는 중요한 일”이라며 “각별히 신경 써라”고 당부했다. 또 국가 핵심기술 유출을 차단하기 위해 손해배상을 실질화하는 등 경제적 제재도 강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몽골·베트남·중남미와 같이 공급망·핵심자원 확보 등 전략성이 높은 분야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해외 진출 전략적 지원관리법’을 연내 제정한다. 앵커기업과 협력업체의 동반 성장을 위해 정부와 앵커기업이 5년간 5조원을 투자하는 ‘산업생태계 함께성장 프로젝트’, 10조원 규모의 ‘민관합동 산업성장펀드’도 조성한다. 산업부는 핵심과제의 조기 성과를 창출하기 위해 장관 직속 성과관리 전담 조직인 가칭 ‘정책성과혁신단’을 이달 중 가동하고 진짜 성과를 창출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업부와 지방정부가 참여하는 지방주도성장 협의체, 기업 투자·경영 애로 소통창구인 산업투자전략회의, 의제별 노동단체 협의회 등을 통해 지역·기업·노동계와 주기적 소통도 강화하기로 했다.
  • 한국도 잠수함 팔았는데…美, 50년간 ‘잠수함 수출 0척’ 이유 알고 보니 [밀리터리+]

    한국도 잠수함 팔았는데…美, 50년간 ‘잠수함 수출 0척’ 이유 알고 보니 [밀리터리+]

    미국이 세계 최대 무기 수출국 지위가 무색하게 지난 50년 동안 잠수함을 단 한 척도 수출하지 못하면서 글로벌 잠수함 시장에서 한국 조선·방산 업체의 지위도 달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인도계 매체인 유라시아타임스는 지난 2일 ‘미국의 400억 달러 사각지대: 세계 최대 무기 수출국인 미국이 50년 동안 잠수함을 단 한 척도 팔지 못한 이유’라는 제하의 기사를 통해 현재 미국 잠수함 시장의 부진을 설명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200척이 넘는 잠수함을 건조했고 냉전이 시작되면서 기존 디젤전기 잠수함을 대거 퇴역시켰다. 퇴역한 잠수함들은 마셜플랜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방위력 강화의 일환으로 튀르키예, 스페인, 이탈리아, 그리스, 네덜란드, 캐나다, 대만 등 동맹국에 제공됐다. 1945~1975년 동안 미국은 세계 디젤 잠수함 수출의 약 25%를 차지할 정도로 시장을 잠식했으나 1954년 세계 최초의 핵 추진 잠수함 USS 노틸러스를 취역시키면서 상황이 바뀌었다는 게 매체의 주장이다. 미국은 해당 시기 이후부터 핵잠수함 체제로 전환했고 디젤 잠수함은 거의 건조하지 않았다. 미국이 핵잠수함을 수출하지 않는 이유핵 추진 잠수함만을 고집하기 시작한 미국은 디젤 잠수함을 건조·수출하던 시기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이게 됐다. 디젤 잠수함 시절보다 더 까다로운 수출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오래전부터 잠수함 기술 확산이 미 해군의 작전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해 온 미국은 잠수함을 미국 군수품 목록에 포함하고, ITAR(국제무기거래규정)와 무기수출통제법의 엄격한 규제를 적용했다. 여기에 핵 추진 기술은 원자력법까지 적용되며, 원자로 기술뿐 아니라 저소음 기술(quieting), 소나, 전투체계 등은 미국이 가장 철저하게 보호하는 군사 기술로 여겨진다. 매체는 “미국은 이런 기술이 확산되면 수중 우위를 잃을 수 있다고 판단해, 프랑스·일본·대만·캐나다 같은 가까운 동맹국에도 핵잠수함 기술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생산 능력도 미국이 지난 50년간 잠수함을 수출하지 않은 이유로 꼽힌다. 매체는 “현재 미국 조선산업은 자국 해군이 요구하는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생산량도 맞추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미국 해군은 2043년까지 매년 2~3척을 확보하려 하지만 생산 능력이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예외 사례 있을까현재 핵추진 잠수함을 운용하는 미국, 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 인도 등도 실제로 다른 나라에 핵잠수함을 이전한 사례는 거의 없다. 다만 영국은 1958년 미·영 상호방위협정에 따라 핵추진 기술을 공유받았다. 미국은 영국 최초 핵잠수함 HMS 드레드노트에 원자로를 제공했고 이후에도 긴밀히 협력해 왔지만 이는 상업적 수출이 아니라 양국 간 특별한 군사협력으로 해석된다. 호주는 2021년 오커스(AUKUS) 협정에 따라 2030년대 초부터 버지니아급 핵잠수함 최대 3척을 미국으로부터 이전받을 예정이다. 중국은 핵심 동맹국인 파키스탄의 핵잠수함 기술 이전 요청을 거부하고 대신 디젤전기 잠수함 8척을 공급하기로 했다. 미국 빠진 잠수함 시장, 누가 차지했나미국이 글로벌 잠수함 시장에서 사실상 사라지면서 독일과 프랑스, 스웨덴, 한국, 러시아 등이 양분한 상황이다. 이 중 최근 가장 큰 규모의 수주를 따낸 업체는 독일의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TKMS)이다. TKMS는 60조원 규모의 캐나다 차세대 잠수함 사업(CPSP)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당시 한국의 한화오션은 TKMS에 패배해 고배를 마셔야 했다. 인도가 해군 역사상 가장 중요한 잠수함 도입 사업으로 평가하는 ‘프로젝트 75(I)’에서도 TKMS가 유력한 후보로 언급된다. 약 11조 5000억원 규모의 해당 사업은 인도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군 무기 사업 가운데 하나로, 잠수함뿐 아니라 무장체계, 훈련, 정비시설, 기술이전까지 포함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한국은 2011년 한화오션의 전신인 대우조선해양이 인도네시아 국방부와 1조 2000억원 규모의 잠수함 계약을 체결하며 한국 방위산업 역사상 최초의 잠수함 수출 쾌거를 이뤘다. 당시 한국은 1400t급 디젤전기 추진 잠수함 3척을 공급하고 잠수함 건조 기술 이전과 유지·보수(MRO) 계약을 맺었으며 2017년부터 순차적으로 3척이 순조롭게 인도됐다. 한국 잠수함은 CPSP에서 고배를 마신 뒤 전략을 수정해 필리핀, 말레이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해군 현대화 사업 및 미국 함정 유지·보수·정비(MRO) 시장으로 눈을 돌려 글로벌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평가 절차가 마무리되고 발표만을 앞둔 태국 호위함 사업에서는 한화오션이 유력한 우선협상대상자로 거론된다. 현재 사우디는 잠수함 4~6척과 호위함 5척, 필리핀은 잠수함 2척, 그리스는 잠수함 4척 도입을 검토 중이다.
  • “내일 큰 거 온다”는 트럼프, 이번엔 다를까? 이란과 또 ‘치고받을’ 수 있다는 이유 [배틀라인]

    “내일 큰 거 온다”는 트럼프, 이번엔 다를까? 이란과 또 ‘치고받을’ 수 있다는 이유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트럼프는 대규모 대이란 공습을 취소하고 호르무즈 합의와 핵협상을 예고하며 다시 ‘때리며 협상’(talk-fight)하는 방식으로 돌아섰다.● 사우디·UAE의 확전 만류와 고유가·전쟁비용 부담이 커져 6월보다 협상 여건은 나아졌지만, 미국과 이란은 호르무즈 항로·선박 승인권부터 입장이 엇갈린다.● 핵협상에는 60% 농축우라늄 처리와 농축 제한, IAEA 사찰, 미국의 제재 해제 시점이 남아 있어 이번에도 누가 먼저 이행하느냐가 최대 난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겨냥한 대규모 공습을 예고했다가 공격을 취소했다. 이어 “호르무즈에 관한 합의가 있다”며 미국 시간 3일부터 이란과 협상을 시작하고 다음에는 핵 문제를 다루겠다고 했다. 이란의 설명은 벌써 다르다. 압바스 아락치 외무장관은 오만과 진행 중인 호르무즈 협상이 마무리 단계라고 했지만, 이란 외무부는 새 선박 항로에 관한 협상일 뿐 해협 개방·폐쇄와는 별개라고 밝혔다. 공습 취소했지만 공격 카드 유지…미·이란 ‘토크-파이트’미국과 이란은 지난 5개월 동안 공격을 주고받으면서도 대화를 끊지 않았다.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를 ‘토크-파이트’(talk-fight), 즉 군사력으로 상대를 압박하면서 협상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설명한다. 이번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대규모 공격 준비를 마친 뒤 공습을 보류하고 협상으로 돌아갔다. 6월보다 협상을 서두를 사정은 많아졌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는 미국의 추가 공습이 걸프 유전과 항만에 대한 이란의 보복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해 확전을 만류했다. 호르무즈 통항 차질과 고유가도 미국과 산유국 모두에 부담이다. 미군의 방공요격탄 소모가 계속되면 인도태평양 대비태세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 선택지를 포기한 것은 아니지만 장기전을 계속할 비용은 개전 초보다 커졌다. 6월 MOU 실패…호르무즈·핵 다시 협상미국과 이란은 지난 6월에도 비슷한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이슬라마바드 양해각서(MOU)는 군사작전을 즉시 중단하고 호르무즈 통항을 복원하면서 핵·제재 등을 포함한 최종합의를 최대 60일 안에 마련하도록 했다. 미국은 해상봉쇄 해제를 시작하고 이란산 원유 수출에 제재 면제를 부여하며 동결·제한 자금의 사용을 허용하기로 했다. 이란은 상선의 무료 안전통항과 핵무기 비보유를 재확인했다. 다만 장기적인 호르무즈 관리방식과 자국 내 우라늄 농축 허용 범위는 후속 협상으로 넘겼다. 이후 선박 공격과 미·이란 군사행동이 재개됐다. 어려운 문제를 나중으로 미룬 잠정합의가 전쟁을 끝내지는 못한 것이다. 이번에는 양측 모두 당시 어디에서 문제가 생겼는지 알고 협상장에 들어간다. 호르무즈 관리와 핵 문제를 다시 뒤로 미루면 같은 갈등이 반복될 수 있다는 경험도 생겼다. 이것이 6월과 달라진 점이다. 그렇다고 타협이 쉬워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美 “자유통항”·이란 “항로 관리”…선박 승인권 충돌가장 먼저 합의할 가능성이 있는 분야는 호르무즈다. 미국과 이란, 걸프 산유국 모두 선박 통항 감소와 고유가를 오래 끌 이유가 없다. 문제는 ‘개방’의 의미다. 미국은 자유통항을 요구한다. 이란은 항로 설정과 선박 승인에서 자국의 권한을 남기려 한다. 이란이 사실상의 통항 허가권을 갖게 되면 다음 위기 때도 호르무즈를 압박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선박 공격 중단과 통항 회복에 관한 제한적 합의는 6월보다 가능성이 커졌지만, 해협의 장기 관리방식까지 합의하려면 미·이란의 입장 차이를 좁혀야 한다. 60% 농축우라늄 440㎏…사찰·제재 해제 순서 쟁점 핵협상에 들어가면 사정은 더 복잡해진다. 군비통제협회에 따르면 이란은 약 440㎏의 60% 농축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얼마나 희석하거나 반출할지, 이란 내 농축을 어느 수준까지 허용할지,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어디까지 사찰할지 정해야 한다. 그 대가로 미국이 어떤 제재를 언제 풀지도 함께 결정해야 한다. 2018년 트럼프 1기 행정부의 이란 핵합의(JCPOA) 탈퇴를 경험한 이란은 미국의 약속을 의심한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이 원유·금융 제재 완화의 혜택을 먼저 받은 뒤 농축시설을 다시 가동할 가능성을 경계한다. 그래서 이번 협상에서는 미국이 호르무즈 개방의 대가를 먼저 제공할지, 이란의 핵물질 처리와 사찰 확대에 맞춰 단계적으로 시행할지가 중요하다. 이란의 양보만 요구해서도, 미국이 경제적 대가를 먼저 지급한 뒤 핵 문제를 다시 후속 협상으로 미뤄서도 6월과 같은 문제가 재현될 수 있다. 이번에는 호르무즈만 놓고 보면 이전보다 합의할 이유가 많아졌다. 그러나 핵까지 포함한 종전협상에는 당시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거의 그대로 남아 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입’보다 선박 공격이 실제로 멈추고 통항량이 늘어나는지, 이후에는 이란이 농축우라늄 처리와 IAEA 사찰에서 어떤 조치를 취하고, 미국이 그에 맞춰 어떤 제재를 언제 푸는지를 봐야 이번 협상이 6월과 다른 결과로 이어질지 가늠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 [기고] 남미 순방, 경제외교 새 지평 열 때

    [기고] 남미 순방, 경제외교 새 지평 열 때

    이재명 대통령의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 등 남미 3개국 순방은 급변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지경학적 불확실성 속에서 대한민국 경제의 영토를 지구 반대편까지 확장하는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다. 중남미는 단순히 먼 대륙이 아니라 자원 안보와 신흥 소비시장 그리고 글로벌 사우스 외교의 거점으로서 전략적 가치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우선 한·메르코수르(남미공동시장) 협상의 진정성 있는 재개와 통상 영토 확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브라질 및 아르헨티나가 속한 메르코수르와의 무역협정(TA) 협상 재개 및 활성화는 이번 순방의 최고 성과다. 그동안 우리 측의 지나친 신중함과 농축산업계 민감성 우려로 협상이 다소 정체돼 있었다. 특히 브라질산 소고기 수입 이슈는 적절한 내부 협상 과정을 통해 협상의 레버리지로 적극 활용해야 한다. 브라질 등 상대국 역시 산업계 보호 논리가 첨예한 만큼 이제는 과감한 시장 개방을 포함한 적극적인 자세로 협상 테이블에 임해야 한다. 아울러 한국 최초의 자유무역협정(FTA) 상대국인 칠레와는 변화된 통상 환경 및 공급망 이슈를 반영해 협정을 ‘현대화’하는 작업에 속도를 내야 한다. 핵심 광물·에너지 공급망 다변화 및 미래 산업 협력도 중요한 과제다. 글로벌 자원 전쟁 시대에 남미 3국은 대체 불가능한 에너지 및 핵심 광물의 요충지이며 미래 산업 협력 파트너다. 특히 브라질과의 에너지 협력, 희토류 등 전략 광물 협력, 반도체 기술 교류, 우주항공 및 방산 협력이 핵심 과제다. 아르헨티나와는 셰일 가스·유전 개발을 통한 자원 다변화와 함께 리튬 프로젝트 등 이차전지 핵심 공급망을 한층 공고히 해야 한다. 세계 최대 구리·리튬 보유국인 칠레와는 안정적인 광물 공급망 파트너십을 구축함과 동시에 2028년 유엔 해양총회 공동 개최 등 기후·환경·남극 분야의 포괄적 협력을 도모해야 한다. 방산 및 K브랜드(뷰티·콘텐츠·스타트업)의 남미 대륙 확산 역시 필요하다. 기존에 페루 중심으로 이뤄지던 중남미 방산 수출을 칠레, 아르헨티나, 브라질로 확산시켜 ‘제2의 유럽·캐나다 특수’를 만들어 내는 전략이 요구된다. 소비재 측면에서는 빠르게 확산되는 K뷰티에 대한 관심을 활용한 마케팅이 시의적절하다. 브라질 화장품 시장은 연 250억 달러가 넘는 세계 3위 규모에 달하지만 한국 제품의 점유율은 여전히 1% 미만에 불과해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 K콘텐츠, 인공지능(AI) 기반 교육, 게임 스타트업이 미주개발은행(IDB) 신탁기금 및 현지 네트워크와 결합할 경우 서비스 부문의 신규 진입 효과도 누릴 수 있다. 결국 지금까지와는 달리 정상의 방문이 국가별 단순 나열식 성과 발표에서 벗어나 ‘공급망 안보’, ‘방산·우주’, ‘디지털·스타트업’, ‘에너지 전환’이라는 명확한 주제를 중심으로 한·중남미 간 실질적 협력 체계를 정립하는 신기원을 마련해 양 지역 간 지속 가능한 상생 협력의 이정표가 되기를 강력히 기대한다. 곽재성 경희대 국제대학원 교수·국제개발협력학회장
  • “북한군 3만명 ‘목숨값’ 1조원”…눈물 흘린 김정은, 청구서 들고 모스크바 가나? [권윤희의 월드뷰]

    “북한군 3만명 ‘목숨값’ 1조원”…눈물 흘린 김정은, 청구서 들고 모스크바 가나? [권윤희의 월드뷰]

    [월드뷰 3줄 요약]● 러시아가 북한군 1명당 월 2000달러를 지급하고 이 가운데 1500~1600달러가 북한 당국에 귀속된다는 기존 정보 판단을 적용하면, 추가 병력 3만명의 1년치 급여는 약 1조원, 북한 정권 몫은 최대 8400억원에 이른다.● 북한은 러시아로부터 석유와 금융·결제망, 방공·전자전 장비, 탄도미사일 실전 자료와 외교적 비호를 얻었다. 추가 파병이 이뤄지면 정찰위성 발사체와 유도항법 부품, 잠수함 관련 기술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의 돈과 기술이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으로 옮겨 가면 한국도 미사일방어와 기지 방호, 군사위성, 대잠수함전 전력을 앞당겨 보강해야 한다. 북한군 파병의 대가는 우크라이나 전선이 아니라 한반도에서 치르게 된다. 러시아가 북한군 3만명을 추가로 불러들이려 한다는 우크라이나의 정보 판단이 나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러시아가 보로네시주에서 북한군 수용을 준비하고 있으며, 북한도 탄도미사일 발사대를 추가로 보낼 채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크렘린은 확인을 피했다. 추가 파병설은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모스크바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만나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과 전략대화를 한 직후 나왔다. 북한이 지금까지 얻은 반대급부는 경제·군사·외교 세 갈래로 압축된다. ▲외화와 석유 ▲방공·전자전 장비와 미사일 자료 ▲러시아의 외교적 비호다. 병력 증파가 현실화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현금과 석유를 넘어 정찰위성·유도항법·잠수함 기술을 요구할 것으로 관측된다. 월 2000달러 급여…3만명 1년이면 1조원국가정보원은 2024년 10월 러시아가 파병 북한군 1명당 월 2000달러를 지급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장병에게 돌아가는 돈은 월 400~500달러, 나머지는 북한 당국 몫으로 알려졌다. 같은 조건으로 3만명을 1년간 파견하면 총급여는 7억 2000만 달러, 약 1조원이다. 북한 당국이 1명당 1500~1600달러를 가져갈 경우 정권 몫은 연 5억 4000만~5억 7600만 달러, 최대 약 8400억원이다. 병력 규모와 배치 기간, 별도 수당에 따라 실제 액수는 달라지지만 공개된 급여 정보를 적용한 추산치다. 현금보다 더 큰 이익은 제재를 우회하는 공급망이다. 다국적제재모니터링팀(MSMT)은 러시아가 북한에 석유를 공급하고 제재 대상 금융기관의 거래를 지원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극동 항구와 루블화 계좌가 무기 대금과 파병 급여, 석유를 연결하는 통로로 자리 잡으면서 북한은 기존 외화를 핵·미사일 사업에 집중할 여력을 얻었다. 판치르·재밍 장비에 미사일 실전자료까지MSMT는 러시아가 북한에 판치르 계열 단거리 방공체계와 대공미사일, 전자전·재밍 장비와 운용 지식을 제공했다고 평가했다. 평양과 핵·미사일 기지의 저고도 방공망을 보강하고 한미의 위성항법·무인기·정밀유도무기를 교란할 수 있는 전력이다. 러시아는 북한산 탄도미사일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어떻게 비행하고 어느 단계에서 고장 나는지도 확인했다. 비행 궤적과 항법 오차, 불발·탄두 작동 자료는 시험장에서 얻기 어려운 실전 데이터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2024년 말 이후 투입된 북한산 미사일의 명중 오차가 이전보다 줄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전장이 북한 무기의 시험장이자 성능개량 과정으로 작동한 것이다. 정찰위성·유도항법 우선…핵·ICBM은 높은 문턱추가 파병의 다음 청구서는 정찰위성과 유도항법 기술이 될 가능성이 크다. 러시아가 발사체 엔진과 단분리·자세제어, 지상관제 기술을 지원하면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 실패율은 낮아진다. 관성항법 부품과 실전 비행자료는 탄도미사일의 정확도를 끌어올린다. 잠수함 분야에서는 선체 설계와 소음 저감, 추진·수중통신 등 재래식 기술이 먼저 넘어갈 수 있다. 반면 핵추진잠수함 원자로와 핵탄두 소형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재진입체·다탄두 기술은 북한에 독자적인 전략전력을 안겨 러시아도 통제하기 어렵다. 푸틴 대통령은 핵심 설계도를 통째로 넘기기보다 부품과 발사·정비 서비스, 시험자료, 기술자문을 나눠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 북한의 전력을 키우면서도 추가 병력과 무기 제공을 유도하고 기술 통제권은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 비핵화 이탈하고 대북제재 감시 무력화라브로프 장관은 러시아가 한반도 비핵화 요구에 더는 동참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혔다. 러시아는 2024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에도 거부권을 행사해 제재 위반을 조사하던 감시 장치를 무력화했다. 북한은 핵을 포기해야 지원받던 과거와 달리 핵무기를 유지한 채 러시아의 경제·군사 지원과 외교적 보호를 받게 됐다. 북러 협력은 무기 성능뿐 아니라 북한의 제재 버티기와 핵협상 지위까지 끌어올렸다. 미사일방어·기지 방호·대잠전…한국이 치를 비용북한 미사일의 정확도와 신관 신뢰성이 높아지면 비행장과 항만, 지휘소, 레이더, 탄약·연료시설의 위험도 커진다. 한국은 미사일방어체계와 이동식 지휘소, 시설 분산·위장, 활주로 신속복구 능력을 함께 보강해야 한다. 러시아의 전자전과 위성 기술이 북한에 넘어가면 항재밍 통신과 대체항법, 군사위성·감시정찰 전력의 투자가 앞당겨진다. 잠수함 소음 저감과 추진 기술까지 이전되면 해상초계기와 수중감시체계 등 대잠수함전 비용도 커진다. 한국은 현대전 경험 북한군이 어느 부대에 배치됐고 실제 훈련에 사용됐는지, 북한의 레이더·지휘통제체계에 연동됐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우크라이나가 수거한 북한산 미사일 잔해와 비행자료도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의 시험평가와 작전계획에 반영해야 한다. 핵탄두 소형화와 ICBM 재진입체·다탄두, 핵추진잠수함 원자로와 저소음 추진체계는 한미가 공동으로 제시할 레드라인이다. 이전 사실이 확인되면 금융제재·수출통제와 우크라이나 지원 확대를 묶은 대응에 들어가야 한다. 푸틴 대통령에게 북한은 일회성 병력 공급처가 아니다. 포탄과 미사일, 병력을 공급하고 동북아에서 미국의 자원을 분산시킬 수 있는 장기 군사 파트너다. 김 위원장도 러시아에서 벌어들인 외화와 실전 자료, 기술을 핵·미사일과 정찰위성, 잠수함 전력으로 바꾸려 할 것이다. 한국이 경계해야 할 것은 북한으로 넘어갈 기술의 수준이다. 북한군 장병 목숨을 대가로 강화된 북한의 핵·미사일 전력은 한반도로 돌아온다.
  • “나라 무기곳간 바닥날수록 좋아”…이란전에 유일하게 웃은 ‘한 곳’ [배틀라인]

    “나라 무기곳간 바닥날수록 좋아”…이란전에 유일하게 웃은 ‘한 곳’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패트리엇·사드·토마호크 등 미사일 재고가 급감하면서 미국과 동맹국의 주문이 폭증하고 있다.● 록히드마틴·RTX·노스럽그루먼은 미사일 매출과 수주잔고가 크게 늘었고, 미 국방부는 토마호크 조달을 평년의 9배 이상으로 확대하는 등 재고 보충에 나섰다.● 다만 부품 공급망과 인력·시험설비 부족으로 생산 확대에는 시간이 걸려 미사일 공급 부족이 향후 수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미국과 동맹국의 미사일 수요가 급증하면서 미국 주요 방위산업체의 매출과 수주잔고가 크게 늘었다. 패트리엇과 사드(THAAD), 토마호크 등 방공·정밀타격 무기 재고가 빠르게 소진되자 미 국방부는 조달 물량을 늘리고 업체들에 생산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록히드 미사일 부문 매출 20% 증가사드 요격체 생산 4배 확대 계약토마호크 조달량 10년 평균의 9배23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록히드마틴과 RTX, 노스럽그루먼은 2분기 실적 발표에서 미사일 부문 매출 증가와 기록적인 수주 실적을 공개하고 연간 이익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록히드마틴의 미사일·화력통제 부문 2분기 매출은 41억 달러(약 6조 2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약 20% 증가했다. 패트리엇 체계에 사용되는 PAC-3 MSE 요격미사일과 정밀타격미사일(PrSM) 등의 생산 확대가 매출 증가를 이끌었다. 록히드마틴이 미국 정부와 체결한 최대 350억 달러(약 51조 4000억원) 규모의 사드 요격체 생산 확대 계약도 수주잔고 증가에 기여했다. 이 계약에는 사드 요격체 생산량을 현재의 4배 수준으로 늘리는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라 록히드마틴의 전체 수주잔고는 2300억 달러(약 338조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패트리엇 체계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담당하는 RTX 산하 레이시온의 2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보다 18% 늘었다. 미 국방부는 최근 10년간 토마호크를 연평균 86발 조달했지만 2027회계연도 예산안에서는 785발 구매를 요청했다. 기존 연평균 조달량의 9배를 넘는 규모다. 멜리어스리서치의 스콧 마이커스 애널리스트는 “이란과 미국 간 적대행위는 RTX가 판매하는 미사일과 요격미사일 재고를 더 고갈시킬 것”이라고 분석했다. 레이시온 신규 수주 절반은 해외 물량노스럽 수주잔고 1050억 달러 ‘역대 최대’미국 외 동맹국의 주문도 늘고 있다. 레이시온이 올해 상반기에 확보한 신규 수주 가운데 약 절반인 100억 달러가 해외 고객 물량이었으며, 이 가운데 70억 달러는 유럽 고객 주문으로 집계됐다. 패트리엇 체계와 AIM-120 암람 공대공미사일, 패트리엇용 GEM-T 요격미사일 등이 해외 수주를 이끌었다. 유럽과 중동 국가들이 방공망을 보강하고 전쟁으로 줄어든 미사일 비축분을 채우면서 국제 수요도 이어지고 있다. RTX 전체 실적에는 방산뿐 아니라 상업항공 부문의 성장도 반영됐다. RTX의 전체 수주잔고 가운데 상업항공 물량은 1700억 달러, 방산 물량은 1190억 달러로 집계됐다. 노스럽그루먼도 지난 21일 수주잔고가 역대 최대인 1050억 달러(약 154조 2000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는 2분기에만 약 200억 달러(약 29조 40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여기에는 미국의 핵 3축 가운데 지상발사 핵전력을 담당할 센티넬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업 관련 76억 달러(약 11조 2000억원) 규모 계약도 포함됐다. 센티넬은 노후화한 미니트맨Ⅲ ICBM을 교체하는 사업이다. 이란전서 패트리엇 최대 1400발 소모 추산미 국방부, 재고 보충 위해 생산 확대 압박 미국 방산업체의 수주 증가에는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인한 미사일 재고 감소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워싱턴DC 소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5월 미국이 이란 전쟁에서 패트리엇 계열 요격미사일 1000∼1400발을 소모한 것으로 추산했다. 이란의 탄도미사일과 무인기 공격을 막는 과정에서 미국이 보유한 방공무기 재고가 대량으로 줄었다는 분석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패트리엇과 각종 정밀유도무기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이 자국 비축분 보충과 우크라이나 지원, 동맹국 수출 물량을 동시에 확보해야 하면서 생산 능력을 웃도는 주문이 쌓이고 있다. CSIS는 이란전과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줄어든 요격미사일 재고를 복구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일부 사드 요격체는 2029년 중반부터 인도가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 국방부는 미사일 비축분을 채우기 위해 조달 예산을 확대하는 한편 주요 방산업체에 생산 속도를 높이라고 요구하고 있다. 생산시설을 증설하더라도 부품 공급망과 인력, 시험설비를 함께 늘려야 해 단기간에 생산량을 대폭 확대하기는 어렵다. 록히드마틴은 지난 5월 앨라배마주에서 새 미사일 생산시설을 착공했다. 노스럽그루먼과 레이시온, L3해리스 등도 공장과 생산설비 확장에 나섰다. 이란 전쟁과 우크라이나 지원으로 시작된 미사일 재고 보충 수요는 미국 자체 조달을 넘어 유럽과 중동 동맹국의 주문으로 확산하고 있다. 미 국방부와 방산업체가 생산능력을 빠르게 늘리지 못할 경우 미사일 공급 부족은 향후 수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란전 개전 이후 미군 18명 전사이란 3434명·걸프 6개국 28명 사망한편 지난 2월 이란전 개전 이후 25일 현재까지 미군 18명이 숨지고 약 430명이 다친 것으로 추산됐다. 특히 최근 충돌 재격화 국면에서 요르단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에 대한 이란 공격으로 미군 최소 2명이 숨졌으며, 이라크에서는 격추된 이란 자폭드론을 해체하던 미군 1명이 사망했다. 이후 실종 장병의 사망이 확인되면서 최근 수일간 사망자가 4명으로 늘었다. 이란 내 사망자는 정부 집계로 3400명대, 인권단체 집계로 36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걸프협력회의 6개국에서는 최소 28명이 숨지고 300명 안팎이 다쳤으며, 7월 들어 UAE 유조선 피격으로 선원 1명이 추가로 숨졌다.
  • “트럼프 편애?” 이란은 안되고 사우디는 ‘우라늄 농축’ 되는 이유…대혼돈 핵질서 [권윤희의 월드뷰]

    “트럼프 편애?” 이란은 안되고 사우디는 ‘우라늄 농축’ 되는 이유…대혼돈 핵질서 [권윤희의 월드뷰]

    “트럼프, 사우디 ‘우라늄 농축 가능’ 협정 승인”미·사우디 2년간 우라늄 농축 허용 공동연구美 원자력 기업 배타적 참여 보장…중동 핵경쟁[월드뷰 3줄 요약]● 미국이 이란에는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하며 공습을 이어가는 가운데, 사우디에는 조건부 우라늄 농축을 전제로 한 원자력협정을 승인했다.● 미국이 유지해 온 ‘신규 농축국 불허’(골드 스탠더드) 원칙에 예외가 생기면서 대이란 핵협상과 중동 비확산 체제에도 새로운 변수가 됐다.● 이번 협정의 파장은 사우디를 넘어 UAE·튀르키예·이집트 등 다른 중동 국가들의 핵연료주기 요구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미국이 이란에는 우라늄 농축 중단을 요구하며 군사행동까지 단행한 반면 사우디아라비아와는 자국 내 우라늄 농축을 전제로 한 원자력협정을 승인했다. 미국이 중동 국가들과 유지해 온 비확산 원칙에 예외를 인정하면서 향후 중동 핵질서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의 우라늄 농축을 잠재적으로 허용하는 ‘기념비적’ 협정을 공식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한 미·사우디 원자력협정, 이른바 123협정은 미국 원자력법 123조에 따라 핵물질과 원자로 기술을 이전하기 위한 법적 토대다. 미국 원천기술이 들어간 원자로와 핵연료를 수출하려면 원칙적으로 이 협정을 먼저 체결해야 한다. 123협정은 기술 이전을 허용하는 통로인 동시에 핵물질의 사용과 저장, 재이전, 재처리 조건을 규정하는 비확산 통제 장치이기도 하다. 사우디는 미국의 원자력 공급망과 관리체계에 들어가는 대신 농축·재처리 포기를 요구받았던 아랍에미리트(UAE)보다 넓은 핵연료주기 권한을 확보하게 됐다. 양국은 앞으로 2년간 사우디 내 우라늄 농축의 경제성과 기술적 타당성을 공동 연구한다. 사업성이 인정되면 미국 기업이 핵심 기술에 대한 사우디 측의 접근을 차단하는 ‘블랙박스’ 방식으로 농축시설을 건설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즉각적인 독자 농축이나 농축기술 이전을 허용한 것은 아니지만, 사우디 영토에서 농축사업을 추진할 공식 절차를 마련했다. 사우디에 적용하지 않은 농축·재처리 포기 조항미국은 2009년 UAE와 123협정을 맺으면서 우라늄 농축과 사용후핵연료 재처리를 포기하도록 했다. 이후 UAE 협정은 미국이 중동 원자력 협력에서 내세운 ‘골드 스탠더드’로 자리 잡았다. 사우디 협정에는 농축·재처리 포기 조항이 없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추가의정서 채택도 의무화하지 않았다. 사우디는 핵확산금지조약(NPT) 가입국이며 IAEA 포괄적 안전조치협정의 적용을 받고 있다. NPT는 비핵보유국의 평화적 원자력 이용을 인정하며 우라늄 농축 자체를 일률적으로 금지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사우디가 민간용 농축시설을 운영하더라도 그 자체로 NPT 위반이 되는 것은 아니다. 쟁점은 농축 여부보다 이를 어떤 수준으로 검증하느냐다. 포괄적 안전조치는 신고된 핵물질과 시설을 중심으로 적용된다. 추가의정서를 채택하면 IAEA가 미신고 시설에 접근하고 핵연료주기 관련 정보를 폭넓게 요구할 수 있다. 사우디가 추가의정서를 받아들이지 않은 채 농축시설까지 확보하면 합법적인 민간 핵활동과 미신고 활동을 구분할 IAEA의 검증 권한은 제한될 수 있다. 미국과 사우디는 민감한 협력 시설에 별도의 양자 안전조치를 적용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양국이 함께 건설한 시설만 관리해서는 사우디 핵 프로그램 전반을 들여다볼 수 있는 IAEA 추가의정서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란에는 ‘제로 농축’ 요구, 사우디에는 조건부 절차협정 체결 시점도 논란을 키운다. 미국은 이란 핵시설을 공격한 뒤 우라늄 농축 중단과 고농축 우라늄 처분을 주요 협상 조건으로 제시하고 있다. 반면 이란의 역내 경쟁국인 사우디에는 미국의 관리 아래 국내 농축을 검토할 수 있는 절차를 허용했다. 워싱턴은 두 나라의 핵 이력과 국제의무가 다르다고 주장한다. 사우디는 NPT 가입국이며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한 전력도 없다. 반면 이란은 고농축 우라늄을 축적했고 IAEA와의 검증 갈등도 반복해 왔다. 그렇더라도 미국의 대이란 협상에는 부담이 생겼다. 테헤란은 동맹국의 농축은 허용하면서 이란에는 전면 포기를 요구한다는 논리로 맞설 수 있다. 특히 NPT가 평화적 농축 권리를 명시적으로 금지하지 않는 상황에서 사우디 예외는 미국이 주장해 온 ‘제로 농축’ 원칙의 일관성을 약화시킬 수 있다. 미국 군축협회 등 비확산 전문가들이 이번 합의를 사우디 원전사업에 국한된 사안으로 보지 않는 이유다. 사우디에 인정한 조건이 향후 이란과의 협상에서도 비교 기준으로 활용될 수 있어서다. 사우디에 열린 우라늄 농축 절차물론 저농축 우라늄을 무기급으로 끌어올리려면 추가 농축이 필요하고 핵탄두 설계와 기폭장치, 운반체계도 별도로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자체 농축 능력은 핵무장에 필요한 가장 민감한 기술적 기반 가운데 하나다. 농축시설과 숙련인력, 핵물질 관리체계를 갖추면 정책이 바뀌었을 때 무기급 핵물질 생산으로 전환하는 기간과 외부 의존도를 줄일 수 있다. 비확산 분야에서 말하는 ‘핵잠재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2018년 이란이 핵무기를 개발하면 사우디도 뒤따르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사우디가 원유 수출 확대와 산업 다변화를 위해 민간 원전을 추진한다는 설명과 별개로, 자체 농축 요구가 안보 문제로 다뤄지는 배경이다. 농축 예외와 맞바꾼 미국 기업의 시장 진입미국이 비확산 기준을 완화한 배경에는 원전시장과 미·중 전략경쟁이 있다. 사우디와의 협상이 결렬되면 중국이나 러시아가 원자로와 핵연료주기 시설을 공급할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내에서 제기돼 왔다. 미국은 사우디에 조건부 농축 검토를 허용하는 대신 원자로와 핵연료, 농축시설 건설에서 자국 기업의 배타적 지위를 확보하려 한다. 웨스팅하우스에는 수백억 달러 규모의 원전 수출시장이 열리고, 워싱턴은 사우디 핵 프로그램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배제할 수 있다. 123협정을 통해 미국 기업이 원자로 공급과 핵연료주기, 운영·검증 과정에 참여하면 사우디 핵 프로그램을 미국의 통제 범위 안에 둘 수 있다는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판단이다. 중국이나 러시아에 시장과 관리권을 모두 넘기는 것보다 미국 기업이 사업을 맡는 편이 비확산에도 유리하다는 논리다. 바이든 행정부가 민간 원자력 협력과 미국의 안보보장, 사우디·이스라엘 관계 정상화를 하나의 패키지로 추진했던 것과도 차이가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과의 수교 문제에서 원자력협정을 떼어냈다. 이란전과 미·중 경쟁 속에서 높아진 사우디의 전략적 가치가 농축 조건에도 반영됐다. 이번 합의는 비확산 규범의 완화와 미국 기업의 시장 진입, 중국·러시아 차단, 사우디 핵 프로그램에 대한 통제권 확보를 맞바꾼 거래에 가깝다. UAE·튀르키예·이집트의 후속 요구 가능성사우디에 적용한 조건은 다른 중동 국가들의 원자력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농축과 재처리를 포기한 UAE는 사우디에 더 유리한 조건을 인정한 이유를 문제 삼을 수 있다. 튀르키예와 이집트도 원전 확대와 에너지 자립을 내세워 자국 내 농축 또는 그에 준하는 핵연료주기 권한을 요구할 수 있다. 세 나라는 원전 확대를 추진하거나 핵연료주기 자립에 관심을 보여 온 국가들이다. 사우디 사례가 새로운 협상 기준으로 굳어지면 미국은 골드 스탠더드를 다른 국가에만 계속 요구하기 어려워진다. 사우디의 국내 농축은 NPT가 금지한 행위가 아니다. 바로 그 점 때문에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 같은 조약상 권리를 가진 다른 국가들이 사우디와 동일한 조건을 요구할 경우 미국은 동맹관계와 전략적 가치에 따라 농축 허용 여부를 달리 판단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미국은 사우디를 자국 원자력 공급망에 편입해 중국·러시아의 진입을 차단하고 핵연료주기를 통제하려 했다. 그 대가로 중동의 신규 농축국을 만들지 않는다는 원칙의 문턱을 낮췄다. 이번 결정으로 미국은 농축을 허용할 것인지가 아니라 누가 공급하고 통제하는 농축인지에 따라 판단하는 중동 비확산의 새 기준을 만들었다. 앞으로 UAE와 튀르키예, 이집트가 같은 권한을 요구할 때 미국이 사우디와 다른 조건을 제시할 수 있을지가 이번 협정의 다음 시험대다.
  • “트럼프가 다 망쳤다”…‘홍해 봉쇄 선언’으로 드러난 미 해군력의 약점과 딜레마 [밀리터리노트]

    “트럼프가 다 망쳤다”…‘홍해 봉쇄 선언’으로 드러난 미 해군력의 약점과 딜레마 [밀리터리노트]

    ●예멘 후티 반군의 홍해 봉쇄 선언으로 중동에 전선이 하나 더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이란은 ‘2개 전선’ 압박으로 미국의 전력 분산과 외교 테이블 견인을 동시에 노리고 있다.●미 해군은 ‘2개 전쟁’ 수행은커녕 단 하나의 전쟁조차 버거워하는 약점과 딜레마를 노출했다. 미국-이란 전쟁이 시작된 지 140일이 넘도록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엔 홍해마저 닫힐 위기에 처했다. 예멘 무장세력 후티 반군이 선언한 홍해 봉쇄가 현실화하고 전면적인 군사 충돌로 번진다면, 중동에는 또 하나의 전선이 열리는 셈이다. 미국은 두 개의 전선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을까. 미국을 세계 최강대국 반열에 올려놓았던 미 해군력이 이번 전쟁을 계기로 자신의 모순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후티 반군, 홍해 봉쇄 선언…전선 확대되나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은 20일(현지시간) 대변인을 통해 “범죄 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 적들을 상대로 해상 봉쇄를 선언하며, 이는 즉각 효력이 발생한다”고 발표했다. 후티가 겨냥한 곳은 홍해와 아라비아해를 잇는 바브엘만데브 해협이다. 세계 원유 운송량의 3% 이상이 이곳을 지난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이 막힌 이후 사우디는 바브엘만데브를 통한 원유 수출을 늘려 왔는데, 이곳마저 봉쇄되면 세계 원유 공급량이 최대 7% 줄어들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호르무즈 해협 하나만으로도 세계 원유 물동량의 20%를 차지했던 것을 고려하면, 사실상 홍해가 그동안 호르무즈의 우회로 역할을 해온 셈이다. 이 우회로마저 막히면 국제 유가는 한층 더 치솟을 수밖에 없다. 후티의 선언은 이란과의 교감 아래 나온 것으로 추정된다. 호르무즈 봉쇄를 대미 항전의 지렛대로 써온 이란이 이번엔 홍해 봉쇄로 세계 경제 전체를 인질 삼아 미국과 동맹국을 압박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날 미국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4달러를 다시 넘어서며 전쟁 초기 수준으로 돌아갔다. 유가 상승은 트럼프 정부 지지율에 악재이며,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확전이냐 외교냐…미국 압박하는 이란최근 이란의 요르단·이라크 공습으로 미군 4명이 사망·실종되자 트럼프 대통령은 강력한 보복을 시사했다. 대이란 공습을 지속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강도와 범위를 확대하겠다는 뜻이며, 이를 위한 미국의 전략 자산들이 중동 전구로 이동 배치되는 움직임도 포착된다. 이런 상황에서 홍해 전선까지 추가되면 미국의 대응 전력은 그만큼 분산될 수밖에 없다. 양측 공방이 격화하며 전면전 재개 가능성도 커지고 있지만, 전면전은 미국과 이란 모두에 부담스러운 선택지다. 이 때문에 물밑에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하는 움직임이 함께 진행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결국 홍해라는 새로운 전선을 여는 것은 미국의 전력을 분산시키거나,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이란의 이중 포석으로 읽힌다. 흔들리는 미국의 ‘2개 전쟁 전략’ 문제는 이란의 ‘홍해 카드’가 목표 달성 여부와 무관하게, 미 해군의 약점과 딜레마를 이미 노출시켰다는 점이다. 미국이 2차 세계대전과 냉전을 거치며 세계 최강대국으로 올라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강력한 해군력이 있었다. 태평양전쟁 승리 역시 미 해군의 압도적 규모와 이를 뒷받침한 생산력 덕분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항공모함을 보유한 미 해군은 지금도 전 세계 연안에 미국의 해양력을 투사하는 토대다. 전통적으로 미국은 이런 해군력을 바탕으로 두 개의 주요 지역 분쟁에 동시 대응해 승리할 수 있다는 ‘2개 전쟁 전략’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미국 내 산업구조와 국제 정세 변화로 이 전략은 이미 흔들리고 있었고, 이번 전쟁이 그 균열을 여실히 드러냈다. 사실 ‘2개 전쟁 전략’의 실행 자체가 역할 분담에 의존해 왔다. 유럽 동맹국이 러시아를 저지하는 동안 미군은 중국에 집중한다는 구상이었다. 문제는 이란전이 바로 이 전제를 무너뜨리는 사례라는 데 있다. 이란전에서 소진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JASSM(합동 공대지 장거리 미사일), 각종 방공 요격미사일은 유럽이 아니라 미국 스스로가 대러시아·대중국·대북한 시나리오에 쓰기로 계획했던 무기 체계다. 동맹이 대신 맡아줄 전선이 아니라, 미국이 직접 싸워야 할 전선에서 핵심 자산이 소모되고 있는 셈이다. 바닥나는 미사일 재고…못 따라가는 생산력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지난 6월 내놓은 ‘미국은 중국과의 전쟁에 준비가 돼 있는가’ 보고서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짚었다. 이란전에서 소모된 무기 체계가 하필 대만·한반도 시나리오에서도 똑같이 필요한 자산이라는 것이다. CSIS는 이란전 과정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SM-3(탄도미사일 요격 함대공 미사일), 패트리엇 요격미사일의 전쟁 전 재고 중 50% 이상이 소모된 것으로 추산했다. 이 세 체계는 대만해협이나 한반도 유사시 중국·북한의 탄도미사일을 요격하는 데 쓰일 핵심 무기다. CSIS가 실시한 워게임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실제 대만 분쟁이 발발할 경우 미군의 특정 장거리 미사일 재고는 개전 후 불과 1주일 안에 바닥날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처럼 생산력이 소모 속도를 따라잡지도 못한다. SM-6, 토마호크, JASSM 같은 핵심 탄약은 생산에만 3~4년이 걸리고, 공장 생산 능력을 늘리는 데 추가로 18~24개월이 더 필요하다. 조선업 사정은 더 심각하다. 미국은 현재 버지니아급 공격형 핵추진잠수함을 연간 1.2척 건조하고 있는데, 이는 국방부가 제시한 목표치인 연 3척에 크게 못 미친다. 전투함을 건조할 수 있는 미국 내 조선소는 단 4곳뿐이라, 전투에서 함정을 잃으면 이를 대체하는 데 수년에서 수십년이 걸릴 수 있다. 반면 중국은 세계 최대의 상업조선 기반과 군함 건조·수리 체계를 갖추고 있다. 방대한 도크와 숙련 인력, 기자재 공급망을 바탕으로 장기전에서의 수리·보충 능력을 키우는 중이다. 서태평양에서 함정 손실과 전투 손상이 누적될 경우, 결국 보유 척수보다 얼마나 빨리 수리하고 대체하느냐가 가용 전력을 좌우하게 된다. 실제로 중국 해군은 세계 최대 규모인 함정·잠수함 370여척을 보유하고 있고 2030년에는 435척으로 늘어날 전망인 반면, 미 해군은 296척을 운용하는 데 그친다. 미국의 대만 무기 인도 적체 규모도 320억 달러에 달한다. CSIS는 “두 개의 전선에서 억제력을 투사하거나 싸우는 것은 중국과의 단일 장기전보다도 훨씬 어렵다”며 특히 탄약 부족 문제가 두드러진다고 지적했다. 군사안보 전문매체 워온더록스는 무기 재고뿐 아니라 인력 동원 체계의 한계까지 짚었다. 현재 미군이 유지하는 병력 동원·전력 생성 기지는 단 2곳뿐이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8곳을 운용했던 것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것이다. 미 육군 교리는 대규모 전구전이 벌어지면 월 2만 4000명의 사상자가 발생할 것으로 상정한다. 이를 충원하려면 신병 10만명이 필요한데, 가장 낙관적인 가정을 적용해도 이만큼을 모집하는 데 6개월 이상이 걸린다. 자유항행, 지키면 中 이득…못 지키면 러 이득 브루킹스연구소 역시 이란전을 계기로 미 해군력의 구조적 약점이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연구소가 6월 내놓은 ‘침몰하는 예감: 호르무즈 해협과 미 해군력에 가해지는 부담’ 보고서는 이번 전쟁과 1987년 ‘탱커전쟁’의 차이를 짚었다.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양측이 페르시아만을 지나는 유조선과 상선을 무차별 공격했던 탱커전쟁 때와 달리, 지금 미국은 전략적 딜레마를 안고 있다. 탱커전쟁 당시엔 자유항행의 최대 수혜자가 서방 동맹국들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자유항행이 이뤄지면 무역 물량 기준으로 중국이 최대 수혜자가 되고, 반대로 자유항행이 위태로워지면 유가 상승으로 러시아가 이득을 본다. 미국이 항행의 자유를 지키든 못 지키든, 결과적으로 경쟁국에 이득이 돌아가는 구조인 셈이다. 가장 뼈아픈 차이는 투입 전력의 규모다. 탱커전쟁 때는 대서양·태평양 함대를 건드리지 않고도 호르무즈 작전을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전쟁에서는 약 280척 규모인 미 해군이 이 작전 하나로 전 전구에서 전력을 끌어와야 하는 처지다. 아울러 이란은 해협 통행뿐 아니라 해저케이블까지 인질로 삼고 있다. 1987년엔 해저케이블의 역할이 미미했지만, 지금은 대륙 간 데이터 흐름의 99%가 해저케이블에 의존한다. 해상 무역 의존도는 계속 커지는데 서방 해군력은 냉전 이후 지속해서 축소돼 왔다. 반면 중국은 세계 최대 규모 해군(함정 수 기준)과 최대 상선 건조국으로 부상했다. 보고서 저자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2차대전 이후 가장 강력한 해양전략가”라고 표현했다. 미국·이란, 외교적 해법 나서나이란의 2개 전선 확대 시도는 최근 미국의 대이란 봉쇄 및 공습 강화에 이란 역시 압박을 받고 있다는 신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란 모두 점점 부담이 커져 외교적 해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로이터는 이란의 고위 관리를 인용해 중재국들이 이란에 미국과 10일간 휴전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방안과 별도로 이란도 파키스탄에 중재 역할을 다시 맡아달라고 요청했다는 파키스탄 소식통의 전언도 소개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최근 카타르 등 중재국들로부터 “여러 제안이 전달됐고 우리가 이를 접수하기는 했으나, 현시점에서는 구체적인 세부 사항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도 전날 기자들에게 이란과의 ‘외교의 문’이 열려 있다면서 “그 문이 열린다면, 우리는 그것이 열리는 것을 기꺼이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핵시설까지 때린 美… 이란 “국제법 위반” 규탄

    핵시설까지 때린 美… 이란 “국제법 위반” 규탄

    미국이 19일(현지시간) 9일째 대이란 공습을 이어가면서 군사 시설에 이어 핵시설까지 타격하며 전면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불발탄 처리 과정에서 미군 1명이 추가로 숨지는 등 미국 측 인명피해도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란원자력청(AEOI)에 따르면 이란 남서부 후제스탄주에 건설 중인 다르호빈 원자력 발전소 시설이 미군의 공습을 받았다.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 핵시설이 건설 초기 단계로 방사능 위험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핵 시설에 대한 군사 공격 자제를 촉구했다. 이란원자력청은 “다르호빈 발전소는 이란 민족의 존엄성과 과학적 자립의 상징 중 하나”라며 핵시설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날 이란 군사 지휘센터와 방공 및 해안 감시시설 등을 타깃으로 추가 공습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사자를 기리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공격이 보복 차원임을 강조했다. 중부사령부는 또 전날 이라크 북부에서 이란이 발사한 불발 드론을 처리하던 병사 한 명이 사망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다. 이번 사망으로 2월말 이란 전쟁 발발 이후 미군 사망자는 17명으로 늘었다. 아울러 중부사령부는 요르단에서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를 발견해 감식 절차를 진행중이라고도 전했다. 앞서 이란의 공격으로 미군 2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는데, 외신들은 요르단에서 발견된 유해가 실종자의 것일 가능성이 크다고 보도했다. 유해가 실종 미군과 동일 인물로 확인되면 전사자는 18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이란은 쿠웨이트 담수화시설을 폭격하는 등 보복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이란 IRNA 통신은 20일 이슬람혁명수비대가 탄도미사일로 요르단 미군기지에서 C-17 수송기와 P-8 지휘통제기를 타격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친이란 예멘 후티 반군은 같은 날 사우디아라비아를 겨냥한 전면적인 해상 봉쇄를 선언했다. 사우디는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에 대응해 주요 원유 수출길로 홍해 항로를 이용해왔지만, 이번 봉쇄로 석유 수출에 심각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우려된다.
  • 美 호르무즈 해상 봉쇄 24시…이란의 해외 조달 어떻게 마르고 있나? [배틀라인]

    美 호르무즈 해상 봉쇄 24시…이란의 해외 조달 어떻게 마르고 있나? [배틀라인]

    [배틀라인 3줄 요약]● 미 해상 봉쇄의 진짜 목적: 이번 봉쇄는 이란의 원유 수출을 막는 경제 압박을 넘어 첨단 무기 및 이중용도 물자의 해외 조달망을 정밀 타격하여 전쟁 수행 능력을 말살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무기 생산 및 대리 세력 보급 차단: 미 해군의 정밀 검색으로 드론·미사일용 반도체, 특수 원자재, 정밀 장비의 유입이 끊겼으며 예멘 후티·레바논 헤즈볼라 등 역내 대리 세력으로 향하는 무기 보급로까지 동시에 봉쇄됐다.● 육상 우회로 타격 및 고사 작전: 이란은 중국·러시아·파키스탄 등과의 육상 무역으로 우회하려 했으나, 미군의 교량 공습과 부족한 수송량·물류비 폭등으로 인해 대체 통로마저 무력화되며 궁지에 몰렸다. 미군의 대이란 해상 봉쇄 조치(호르무즈 역봉쇄)는 단순히 이란의 목줄인 원유 수출을 막아 재정을 고갈시키는 전통적 압박에 그치지 않는다. 해당 봉쇄의 진짜 목적은 이란의 군사적 생명줄인 첨단 무기 및 이중용도 물자의 ‘해외 조달망’을 선별적·정밀적으로 타격하는 데 맞춰져 있다. 이를 통해 이란의 전쟁 수행 능력을 떨어뜨려 항전 의지를 말살하는 것과 함께 정전 협상에서 주도권을 쥐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첨단 및 핵심 설비, 제품 공급 차질가장 먼저 급제동이 걸린 곳은 이란 군수 산업의 핵심인 드론과 탄도미사일 생산 설비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장을 뒤흔든 샤헤드 계열 드론과 고정밀 유도무기의 핵심 두뇌는 역설적으로 서방 및 아시아의 저사양 반도체 칩, 위성항법시스템(GPS) 수신기 등이었다. 이란은 이를 민간 상선망을 통한 우회 밀수로 조달해 왔으나 미 해군의 현장 검색과 의심 및 유령 선박에 대한 강제 회항 조치로 인해 공급에 차질이 생겼다. 미사일·드론용 특수 소재 조달 마비 부피와 무게 때문에 해상 컨테이너선 수송 외에는 대안이 없는 기초 군수 원자재 조달도 치명상을 입었다. 미사일·무인기 동체 강도를 높이는 탄소섬유,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 특수 강철 등의 해상 반입이 전면 중단되면서 이란 군수 공장도 감산에 돌입했다. 정밀 가공용 공작기계나 화학·핵물질 제조에 전용될 수 있는 대형 밸브·펌프류 같은 이중용도 장비의 반입마저 막혀 신규는 물론 기존 장비의 유지보수조차 불가능한 한계 상황으로 몰리고 있다. 후티 반군 등 대리 세력 ‘무기 역수출’ 봉쇄 주목해야 할 점은 해당 군사 작전이 이란 내부로 향하는 ‘유입 차단’에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이다. 미군의 그물망식 차단은 예멘 후티 반군, 레바논 헤즈볼라 등 이란의 역내 우호 세력으로 향하는 완성품 미사일 부품과 드론의 ‘역수출 보급로’까지 동시에 틀어막고 있다. 이에 중동에서 이란을 따르던 대리 세력의 군사 네트워크 공급망 체계가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중국, 파키스탄 등 인접국과의 육상 무역을 확대해 우회로를 뚫으려 하지만 미군의 공습과 차단으로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미군은 이란 북동부 골레스탄주 아칼라시 외곽 철도 교량을 공습했다. 이 철도는 이란의 전략적 파트너인 중국 및 러시아를 잇는 핵심 무역 통로다. 투르크메니스탄과 카자흐스탄을 거치는 이 노선은 중국과 연결되는 중요한 육상 교통로 역할을 해왔다. 특히 올해 미국이 이란의 주요 항구를 봉쇄하면서 그 전략적 중요성이 한층 더 커졌다. 2025년 말부터는 러시아 역시 이란으로 화물을 운송하는 데 이 노선을 적극 활용해 왔다. 그러나 미국이 이란으로 공급되는 물길을 모조리 끊으면서 모즈타바 하메네이를 위시한 이란 정권 고사 작전에 돌입했다. 여기에 더해 턱없이 부족한 수송 용량과 폭등하는 물류 비용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시각도 있다. 결국 미군의 이번 해상 봉쇄는 이란이 민간 상선망의 그늘에 숨겨왔던 물자 세탁 경로를 완전히 드러내 도려내는 ‘정밀 외과의 수술’과 같다. 수출길 차단이 이란 경제를 서서히 말리는 저강도 압박이라면, 핵심 무기 자재 조달망 차단은 이란의 전쟁 수행 능력을 말살하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 국민 91% “핵심기술 해외 유출, 징역과 별개로 재산 몰수해야”

    국민 91% “핵심기술 해외 유출, 징역과 별개로 재산 몰수해야”

    92.5% “우리 경제에 악영향 심각”美 징역 20년, 中 사형, 韓 최고 6년“미국·중국처럼 ‘간첩 행위’로 규정국가 안보 차원 처벌 법 신설 필요” 국민 10명 중 9명은 반도체 등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심각하다고 보고 있으며, 징역형과 별개로 재산 몰수 등 처벌 강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9일 발표한 ‘핵심기술 해외유출 대응 관련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92.5%는 핵심기술 해외 유출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특히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이 62.6%에 달했다. 국민들은 현재 법체계가 범죄 억제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봤다. 미국은 ‘경제스파이법’, 중국은 ‘반간첩법’을 제정해 기술 유출 자체를 억제하고 처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한국은 핵심 기술 보호 육성과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만든 산업기술보호법에 처벌 규정을 두면서 격차가 생겼다. 미국은 2022년 항공기 엔진 기술 유출에 징역 20년을 선고했고 중국은 지난해 과학연구기관 엔지니어가 국가기밀을 외국 정보기관에 판매한 사건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반면 한국은 반도체 D램 공정기술 해외 유출자에 대해 지난 4월 징역 6년 4개월을 선고한 것이 최고 형량이었다. 이에 응답자의 91.4%는 미중처럼 기술 유출 자체를 ‘간첩 행위’로 규정해 국가 안보 차원에서 처벌하는 새로운 법체계 신설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90.7%가 처벌 수위를 지금보다 훨씬 강화하자고 촉구했다. 징역형과 별개로, 범죄 수익보다 벌금과 재산 몰수액이 훨씬 큰 ‘징벌적 경제적 불이익’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90.6%가 찬성했다. 핵심 기술 유출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은 냉랭하다. 가장 우려되는 피해로 53.0%가 ‘추격국가와의 기술격차 축소에 따른 국가경쟁력 약화’를 꼽았다. 이외 ‘국가 안보 및 공급망 안정성 위협’ (19.5%),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16.4%), 핵심 산업 쇠퇴에 따른 일자리 감소·세수 타격(10.0%) 순이었다. 한국 경제가 첨단산업에 고도로 특화된 구조라는 점도 위기감을 더한다. 한국의 제조업 수출액 대비 고도기술 제조업 수출액 비중은 36.3%로 주요 7개국(G7) 평균(20.2%)의 1.8배에 달한다. 그만큼 기술 유출 한 건이 입히는 타격이 다른 나라보다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하상우 경총 이사는 “핵심 기술 해외 유출에 대한 강력한 처벌법제 도입과 같은 경제안보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국민 91% “핵심 기술 해외 유출, 징역과 별개로 재산 몰수해야”

    국민 91% “핵심 기술 해외 유출, 징역과 별개로 재산 몰수해야”

    국민 10명 중 9명은 반도체 등 핵심기술의 해외 유출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심각하다고 보고 있으며, 징역형과 별개로 재산 몰수 등 처벌 강화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9일 발표한 ‘핵심기술 해외유출 대응 관련 대국민 인식조사’ 결과, 응답자의 92.5%는 핵심기술 해외 유출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특히 ‘매우 심각하다’는 응답이 62.6%에 달했다. 국민들은 현재 법체계가 범죄 억제력을 갖추지 못했다고 봤다. 미국은 ‘경제스파이법’, 중국은 ‘반간첩법’을 제정해 기술 유출 자체를 억제하고 처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반면, 한국은 핵심 기술 보호 육성과 경쟁력 강화를 목적으로 만든 산업기술보호법에 처벌 규정을 두면서 격차가 생겼다. 미국은 2022년 항공기 엔진 기술 유출에 징역 20년을 선고했고 중국은 지난해 과학연구기관 엔지니어가 국가기밀을 외국 정보기관에 판매한 사건에서 사형을 선고했다. 반면 한국은 반도체 D램 공정기술 해외 유출자에 대해 지난 4월 징역 6년 4개월을 선고한 것이 최고 형량이었다. 이에 응답자의 91.4%는 미중처럼 기술 유출 자체를 ‘간첩 행위’로 규정해 국가 안보 차원에서 처벌하는 새로운 법체계 신설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또 90.7%가 처벌 수위를 지금보다 훨씬 강화하자고 촉구했다. 징역형과 별개로, 범죄 수익보다 벌금과 재산 몰수액이 훨씬 큰 ‘징벌적 경제적 불이익’을 부과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서는 90.6%가 찬성했다. 핵심 기술 유출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각은 냉랭하다. 가장 우려되는 피해로 53.0%가 ‘추격국가와의 기술격차 축소에 따른 국가경쟁력 약화’를 꼽았다. 이외 ‘국가 안보 및 공급망 안정성 위협’(19.5%), 글로벌 시장 점유율 하락에 따른 매출 감소(16.4%), 핵심 산업 쇠퇴에 따른 일자리 감소·세수 타격(10.0%) 순이었다. 한국 경제가 첨단산업에 고도로 특화된 구조라는 점도 위기감을 더한다. 한국의 제조업 수출액 대비 고도기술 제조업 수출액 비중은 36.3%로 주요 7개국(G7) 평균(20.2%)의 1.8배에 달한다. 그만큼 기술 유출 한 건이 입히는 타격이 다른 나라보다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하상우 경총 이사는 “핵심 기술 해외 유출에 대한 강력한 처벌법제 도입과 같은 경제안보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한국 기름값 또 오르나…“이란, 원유 9조원어치 수출” 어디로 갔나 보니 [핫이슈]

    한국 기름값 또 오르나…“이란, 원유 9조원어치 수출” 어디로 갔나 보니 [핫이슈]

    이란이 미국과의 종전 양해각서(MOU)를 통해 해상 봉쇄를 해제한 뒤 약 한 달간 무려 9조원어치의 원유를 수출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18일 반(反)이란 단체인 ‘핵 없는 이란 연합’을 인용해 “이란이 지난달 중순부터 이달 중순까지 약 7000만 배럴의 원유를 선적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원유 물량의 가치는 최대 60억 달러(한화 약 9조원)에 달한다. 보도에 따르면 이란은 해당 원유를 말레이시아 영해 밖에 있는 ‘동부 외항 한계 구역’으로 보냈다. 동부 외항 한계 구역은 말레이반도 동남단과 인도네시아 바탐·빈탄섬 사이 해역에 있으며, 이란과 중국의 중간 지역이다. 미 CNN은 지난 4월 “해당 구역은 일반적으로 대형 선박들이 화물을 옮기거나 급유를 받거나 입항 순서를 기다리기 위해 정박하는 장소로 이용되는데, 이란 전쟁 개전 이후 이란이 제재 회피용 ‘그림자 선단’을 통해 선박 간 원유를 옮기는 장소로 이용되기 시작했다”고 전한 바 있다. WSJ은 “지난달 말부터 원유를 가득 실은 이란 유조선이 말레이시아 동해안 인근 해역에 도착했다”면서 “이란은 지난달 하순에만 중국에 원유 약 5000만 배럴을 수출했는데, 이는 전쟁 전 중국에 판매하던 원유 한 달 분량에 해당한다”고 보도했다. MOU 덕분에 숨통 트인 이란이란이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짧은 휴전 기간 중국에 대규모 원유 수출에 성공한 배경에는 미국과의 MOU 조항이 있다. 미국과 이란이 지난달 17일 맺은 MOU의 제10항에는 ‘이란의 원유 판매를 위해 미국은 제재를 유예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란은 MOU 서명 직후부터 페르시아만 유조선 등에 가득 실어 놓았던 원유를 수출하기 시작했다. 이는 이란에 사실상 ‘산소호흡기’ 역할을 했다. 전쟁 발발 전 이란이 중국에 수출해 온 원유는 하루 약 140만~150만 배럴에 달했다. 이는 이란 전체 원유 수출량의 90%에 해당하는 규모다. 그러나 전쟁이 시작되고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를 시작하자 이란의 원유 수출길이 모두 막혔다. 이미 서방의 오랜 제재로 경제난이 심각했던 이란에 미국의 역봉쇄는 직격탄이 될 수 있었다. 특히 이란 정권은 전쟁 위협과 경제난으로 인한 자국민의 원성이 대규모 시위로 이어질 것을 매우 우려했다. 실제로 미 워싱턴 DC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조너선 패니코프 연구원은 “이란 경제는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으며 1달러라도 모두 중요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의 MOU에 따른 수출 제재 해제 조치는 산소호흡기이자 가뭄 속 단비와도 같은 역할을 했다. ‘핵 없는 이란 연합’의 분석가 찰리 브라운은 WSJ에 “만약 봉쇄가 계속 유지됐더라면 지금쯤 그 압박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났을 것”이라면서 “봉쇄가 해제되자 이란은 매우 빠르게 더 많은 석유를 수출했다”고 분석했다. 휴전 기간 전쟁 자금 벌고 미사일도 채우고이란은 약 한 달의 휴전 기간 원유 수출을 통해 전쟁 자금을 벌어들인 동시에 미사일 공격 능력도 회복한 것으로 보인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이란은 올해 5월 기준으로 전쟁 전 미사일 재고와 발사대의 약 70%를 유지하고 있었으며 호르무즈 해협 일대 미사일 발사 장소 33곳 가운데 30곳을 복구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지난 2월 28일 이란 공습을 시작으로 38일간 폭격을 퍼부었으나 이란의 미사일 공격 능력을 무력화하는 데 실패했다. 가디언은 “이란 지하 미사일 기지 입구가 미군과 이스라엘군의 공습에 따른 잔해로 한때 막혔을 가능성은 있지만 휴전 기간에 이란이 잔해를 치울 시간이 충분했다”고 지적했다. MOU를 파기한 미국과 이란은 공습을 주고받고 있다. 이란은 MOU 파기 방침을 발표한 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바레인, 요르단, 카타르 등에 있는 발전소와 해수담수화 시설, 미군 시설 등을 집중 타격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쿠웨이트에서는 이틀 연속 이어진 공격으로 일부 발전설비 가동이 중단됐다. 이란은 지난 17일 요르단 주둔 미군을 겨냥한 공격을 가했고 이 과정에서 미군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됐으며 헬리콥터 여러 대가 손상되기도 했다. 이에 미군은 19일 새벽 이란 남부 호르모즈간주(州)의 시리크 근방과 하자바드에 두 차례 공습을 퍼부었다. 미 중부사령부는 “이번 공격은 요르단의 미군 장병을 공격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를 신속히 응징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혀 이번 공습이 이란 공격으로 발생한 미군 사망자와 관련한 것임을 분명히 했다. 국제유가 급등, 한국도 영향 받을까미국과 이란의 MOU 파기와 잇따른 공습으로 중동 긴장이 고조되면서 국제유가도 민감하게 반응했다. 국제유가는 전날 4% 넘게 오르며 한 달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 공급 차질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커질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은 6월 말 리터당 2000원 안팎까지 올랐다가 최근에는 1800원대 후반 수준으로 다소 안정세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 국제유가 상승분이 반영되는 7월 하순부터 8월 초 사이에는 국내 주유소 가격도 다시 상승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현재 확보된 원유 물량을 고려하면 단기간 국내 원유 수급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중동 지역의 긴장이 장기화되고 국제유가 상승세와 원·달러 환율 상승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국내 기름값뿐 아니라 물가 전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 트럼프, 하르그섬 접수할까 핵시설 때릴까

    트럼프, 하르그섬 접수할까 핵시설 때릴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전쟁을 끝낼 최후의 카드로 지상군 투입 작전을 보고받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군도 엄청난 인명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지상군 카드’를 선택할 가능성에는 전망이 엇갈리지만, 트럼프로서는 5개월째 이어온 전쟁을 끝내고 싶다는 조바심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CENTCOM) 사령관과 합참의장은 최근 백악관 상황실에서 열린 회의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규모 이란 작전 계획’을 45분간 직접 브리핑했다. 군 수뇌부가 제시한 시나리오는 두 가지로 나뉜다. 이란의 최대 원유 수출 거점인 하르그섬에 지상군이 기습 상륙해 점령하는 방안과 핵개발이 진행되는 것으로 추측되는 중부 나탄즈 인근의 일명 ‘곡괭이산(Pickaxe Mountain)’ 핵시설을 벙커버스터로 집중 타격하는 방안이다. 이 중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는 방안은 하르그섬 점령이다. 국방부는 이를 위해 제82공수사단 신속대응군을 포함한 추가 지상군 1만명의 파병 준비를 마친 채 대통령의 최종 승인을 기다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지상군 투입 시 사상자 발생으로 국내 여론이 악화되고 11월 중간선거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이를 주로 협상용 카드로만 활용해 왔다. 백악관 관계자는 WSJ에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단계에 대한 최종 결정을 안 내렸으며, 여전히 이란과의 분쟁을 외교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전했다. 벙커버스터 공격은 고농축 우라늄 폐기 등 이란 핵프로그램 관련 협상이 전혀 진척을 보지 못하는 가운데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타격한 나탄즈 핵시설 등과 달리 산맥 깊숙한 곳에 건설돼 고도로 요새화된 곡괭이산 핵시설이 벙커버스터로 파괴될지는 미지수다.
  • “황제 알현하듯 갔다가 빈손”…푸틴, 시진핑 밑으로 밀렸다 [핫이슈]

    “황제 알현하듯 갔다가 빈손”…푸틴, 시진핑 밑으로 밀렸다 [핫이슈]

    한때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롤모델’이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가스관 사업 승인을 얻으려 중국을 찾았다가 빈손으로 돌아왔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서방 제재로 고립된 러시아가 이제 중국의 ‘하위 파트너’로 밀려났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3일(현지시간) “4년간 이어진 전쟁과 경제적 고립이 푸틴을 중국에 의존하는 처지로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시 주석은 공개석상에서는 푸틴 대통령을 동등한 지도자로 예우하지만, 에너지와 금융 협상에서는 러시아의 절박한 상황을 이용해 양보를 끌어내고 있다는 평가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월 취임 이후 14번째로 중국을 찾았다. 이번 방문의 최대 목표는 러시아와 중국을 잇는 두 번째 대형 가스관인 ‘시베리아의 힘 2’ 건설에 대한 시 주석의 승인을 받아내는 것이었다. 러시아는 유럽에 공급하던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돌리기 위해 20년 가까이 이 사업을 추진해 왔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 시장을 사실상 잃은 만큼 가스관 건설은 러시아 경제에 더욱 절실해졌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보다 먼저 베이징에 도착한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스프롬 대표단은 중국 측의 냉담한 반응과 마주했다. 중국 당국자들은 러시아가 자국 내에서 판매하는 수준의 낮은 가격으로 가스를 공급해야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상 러시아가 중국의 가스 소비를 보조하라는 요구였다. 중국 측은 조건을 바꾸지 않는 한 이 문제를 다시 꺼내지 말라는 뜻도 전달했다. 푸틴 대통령은 방중 기간 42건의 협정과 공동선언에 서명했지만, 시베리아의 힘 2 합의는 명단에서 빠졌다. “황제가 성으로 손님 불러 돌려보낸 격” 독일 기업인 외르크 부트케는 당시 상황을 두고 “시 주석은 황제가 자신의 성에서 방문객을 맞이하듯 푸틴을 접견한 뒤 돌려보냈다”고 평가했다. 두 정상의 첫 만남 당시와는 위상이 완전히 뒤바뀐 모습이다. 시 주석은 2013년 중국 국가주석 취임 이후 첫 해외 방문지로 러시아를 선택했다. 당시 그는 자원 의존도가 높은 경제를 이끌면서도 국제사회에서 강대국 지위를 유지한 푸틴 대통령을 ‘롤모델’로 평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양국 관계의 힘의 균형을 중국 쪽으로 급격히 기울게 했다. 중국은 할인된 가격에 러시아산 원유를 사들이고, 러시아 방위산업에 필요한 부품과 금융 인프라를 제공하며 전쟁 경제를 떠받쳤다. 러시아 전체 교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약 10%에서 현재 약 40%로 높아졌다. 러시아가 수출로 벌어들이는 수익의 약 3분의 1도 중국에서 나온다. 반면 중국 전체 교역에서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율은 4%에도 미치지 못한다. 중국이 러시아를 필요로 하는 것보다 러시아가 중국을 훨씬 더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구조가 굳어진 셈이다. 중국산 자동차와 중장비, 섬유제품은 물론 닭고기까지 러시아 시장으로 밀려들면서 현지 업체들도 타격을 받고 있다. 러시아 정보기관은 중간급 정부 관료를 겨냥한 중국의 간첩 활동 정황도 파악했지만, 양국 관계 악화를 우려해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가스뿐 아니라 금융·북한 문제도 중국 뜻대로 중국의 영향력은 에너지를 넘어 금융과 중앙아시아까지 확대됐다. 러시아는 중앙아시아 지역개발은행의 주요 결제 통화로 중국 위안화를 사용하는 방안에 10년 넘게 반대했지만, 최근 금융 고립이 심화하자 입장을 바꿨다. 중국은 옛 소련권 국가들이 참여하는 상하이협력기구 개발은행을 앞세워 중앙아시아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을 잠식하고 있다. 카자흐스탄과 우즈베키스탄 등 러시아가 전통적인 세력권으로 여겼던 국가들도 중국 경제권에 가까워질 가능성이 커졌다. 북한을 둘러싼 양국의 이해관계도 엇갈린다. 중국은 러시아가 북한에 핵이나 잠수함 관련 기술을 제공할 경우 한국과 일본이 미국에 더 가까워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중국·북한의 3자 정상회담을 제안했지만 중국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대신 지난 6월 직접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핵심 후원국이 러시아가 아닌 중국이라는 점을 재확인했다. 중국은 겉으로는 푸틴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주고 있다. 그러나 실제 관계는 이미 중국이 대부분의 카드를 쥔 방향으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알렉산더 가부예프 카네기 러시아·유라시아센터 소장은 “중국은 러시아 경제가 더 악화하고 러시아가 무릎을 꿇을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며 “러시아를 중국에 크게 의존하는 거대한 라오스나 파키스탄과 같은 국가로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 [서울광장] K방산 알맹이는 얼마만큼 K일까

    [서울광장] K방산 알맹이는 얼마만큼 K일까

    지난해 방산 수출 수주액은 154억 4000만 달러(약 23조원)다. 대형 계약 비중이 늘고 수출시장·품목이 다변화되면서 2년 연속 하락세에서 벗어났다.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한국의 무기 수출시장 점유율은 6.0%로 세계 4위다. 올해도 천궁-Ⅱ, K-9 자주포, 천무 등의 수출 계약으로 수주액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재명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방문 이후 나토와 조달 기본협정 체결을 위한 협상도 시작됐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나토 방산시장 진출을 위한 발판을 확보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방산 수출 증가는 반갑지만 짚어봐야 할 문제가 있다. 무기체계 및 전력지원체계에 탑재되는 국방반도체의 98.9%를 수입한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의 수요가 늘고 있는 미사일방어체계 천궁-Ⅱ의 핵심인 레이더용 반도체가 대표적이다. 우리나라는 메모리반도체 강국이지만 현대 무기체계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국방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사실상 불모지에 가깝다. 국방반도체는 다품종 소량 생산이라 경제적 관점에서 민간기업만으로는 개발이 어렵다. 방산 수출이 늘어나면 국방반도체 수입도 늘어난다. 설계 등 지식재산(IP)은 미국이 압도적 비중을 차지하고 관련 생산은 대만에서 이뤄진다. 방산 수출 확대가 해외 의존도를 높이는 부작용을 낳는다. 미국산 부품·기술이 일부라도 포함된 무기체계는 국제무기거래규칙(ITAR)이나 수출관리규정(EAR) 등 미국 수출 통제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제3국 수출이나 부품 대체, 후속 정비 과정에서 미국의 허가가 변수로 작용한다. 국방반도체만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연구원과 한국재료연구원은 2023년 국방핵심소재 10종의 수입 의존도를 78.9%로 추정했다. 내열합금·마그네슘합금(100%), 타이타늄합금·니켈·코발트(99.8%), 알루미늄합금(94.9%) 등은 거의 수입에 의존한다. 결국 핵심 부품이나 소재의 수입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으면 무기의 국내 생산도, 수출도 어려워진다. 정부도 문제를 인식해 국방반도체법을 올해 5월 제정하고 지난달에는 신안보 혁신기업 육성 전략회의도 열었다. 문제는 이 대통령이 전략회의에서 언급했듯이 정부가 검증된 해외 제품을 쓰고 국내에서 새로 개발된 제품은 문제가 생길까 봐 쓰지 않는 현장의 관행이다. 검증, 사용 이력 등에 막혀 국산 개발품이 외면받는 구조적 모순이 존재한다. 관련 업체가 애국심이 없어서라기보다 국산을 써서 실패하면 납기 지연과 성능 책임 문제를 떠안기 때문이다. 우리보다 앞서 개발된 기술강국의 다양한 제품들이 생산체계에서 압도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일본, 미국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국내에서 개발된 초고강도 탄소섬유는 민간에서는 쓰이지만 드론 일부에만 적용되고 있다. 초고강도 탄소섬유는 가벼워서 우주·국방 분야에 널리 쓰이고 있다. 방산 분야에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기관이 미국 국방부 산하 조직인 방위고등연구계획국(DARPA)이다. 인터넷의 모체가 된 아르파넷(ARPANet), 자율주행, 애플의 음성 인식 시스템 시리 등이 모두 DARPA 프로젝트의 산물이다. 해당 기술은 군사 수요에서 출발해 민간으로 확산, 세계 경제를 바꿔 놓았다고 평가받는다. DARPA는 민간에 없던 기술을 대학·기업 등과 함께 연구개발한다. 관련 제품이 만들어지면 첫 구매자가 돼 성능을 개선하고 시장을 만들어 낸다. 산업연구원은 지난해 방산 수출의 고용 유발 효과를 10만명으로 추정했다. 방산은 연구직·정규직 비중이 높아 좋은 일자리로 평가된다. 수출이 늘면서 구매국의 현지 생산 요구가 늘고 있다. 수출의 경제 효과를 국내에서 최대한 누리려면 방산 관련 공급망을 다변화하고 안착시켜야 한다. 정부가 민간과 함께 방산 관련 기초 제품을 개발·시험·인증하고 일정 물량의 첫 구매자가 돼 성능을 개선해 나가야 한다. 정부가 위험을 나누지 않고 시장에만 맡겨 둔다면 국산화는 요원하다. K방산의 다음 경쟁력은 얼마나 팔았느냐가 아니라 무기의 핵심을 얼마나 통제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 전경하 논설위원
  • 우크라 방문 직후 사망한 ‘쿠팡 지지’ 美의원 [월드핫피플]

    우크라 방문 직후 사망한 ‘쿠팡 지지’ 美의원 [월드핫피플]

    미국의 ‘강경 우파’ 린지 그레이엄 상원의원이 우크라이나를 방문하고 돌아온 다음 날 갑작스러운 질환으로 사망하면서 온갖 음모론이 제기됐다. 그레이엄 의원실은 11일(현지시간) “11일 저녁 그레이엄 의원이 갑작스러운 질환으로 사망했으며 고통스러운 유가족을 위해 기도와 사생활 존중을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사망 원인은 심장 질환으로 추정되는데 응급구조 당국은 이날 오후 8시 30분쯤 그레이엄 의원의 자택에서 흉통을 호소하는 환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뒤 심폐소생술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망 직전인 10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과 만나 회담을 가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그레이엄 의원이 자국을 10차례나 방문한 데 대해 감사를 표하며 “그가 미 의회에서 러시아를 제재하는 법안의 진행 과정에 대해 설명했다”고 전했다. 이어 “튀르키예에서 열린 나토정상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패트리엇 미사일의 우크라이나 현지 생산에 대해 정치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개한 그레이엄 의원의 이틀간 우크라이나 방문 영상에서 그는 건강하고 활기찬 모습으로 전혀 죽음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는다. 그레이엄 의원은 우크라이나에서 마지막 기자회견을 진행했는데 이는 러시아 제재 법안에 대해 미 백악관과 합의했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미국으로 돌아가면 공화당과 민주당 지도부를 만나 러시아 제재법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의회 내 초당적 지지를 확보한 그레이엄 의원의 법안은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구매하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레이엄 의원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전쟁 기계를 돌리는 원유 수출을 차단하면 그가 협상장으로 나와 이 피비다를 끝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레이엄 의원의 별세에 “위대한 사람이 갔다”면서 “언제나 열심히 일하던 진정한 애국자를 영원히 그리워할 것”이라며 애도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5선에 도전할 참이었던 그레이엄 의원은 이란과 북한에 대해 강경책을 내세운 공화당의 대표적 ‘매파’였다. 대이란 제재와 군사적 대응을 지속적으로 주장했으며, 2017년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군사 옵션 가능성을 거론할 정도로 북핵 문제에서도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한국 쿠팡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두고 “한국의 좌파 정부가 불공정하게 미국 기업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잘 해결해서 중국 견제란 우리의 공동 목표를 추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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