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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대통령 ‘베를린 구상’] “7월 27일 기해 군사분계선 적대행위 중지하자”

    문재인 대통령이 독일 베를린 시청에서 발표한 ‘베를린 구상’을 통해 7·27 정전협정 64주년을 계기로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체의 적대행위를 중지할 것을 제안했다. 또 여건이 갖춰진다면 남북 정상회담을 개최할 용의가 있으며 더 나아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도 언급했다. 평화협정 체결은 곧 ‘정전’에서 ‘종전’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북한의 군사도발로 일촉즉발로 치닫는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긴장과 대치 국면을 전환한 뒤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한반도 평화 구상의 큰 그림을 그린 것이다. 구상의 핵심은 한국의 주도적 역할이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은 북한도 1950년대부터 줄곧 주장해 왔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북한은 남북 간 평화협정 체결을 요구했으나 1970년대 중반부터는 북·미 간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했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 ‘직거래’해 체제를 보장받겠다는 것이다. 북한은 평화협정 체결과 함께 주한미군 철수도 요구해 왔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공고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하는 한국 주도형 한반도 평화협정과는 간극이 크다. 지난달 초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한 당국자 3명과 비공식 모임을 한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북한 당국자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 뒤 평화협정을 체결할지 전쟁을 할지 이야기하자면서 한국은 협상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주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협상의 한국 주도권을 약속받은 데 이어 6일(현지시간) 한국 주도형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언급해 외교 무대에서의 한국의 위상이 달라졌음을 천명했다. 평화협정 체결 과정에서 정부를 배제하는 과거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략이 더는 통하지 않을 것이란 강도 높은 대북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은 북한의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이끌어 낼 최고 협상 카드이기도 하다. 북한은 평화협정 체결과 체제 보장 없인 핵무기를 포기할 수 없다는 입장을 줄곧 밝혀 왔다. 핵무기는 곧 김정은 체제의 ‘생명줄’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함께 북한 체제의 안전을 보장하는 비핵화를 제안했다. 북한과 핵 문제, 평화협정을 논의할 첫 협상 파트너로 나서고자 북한이 핵 동결을 하며 성의 있는 조치를 보이면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 카드를 본격적으로 꺼내들고 남북 관계의 획기적 전환을 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군사분계선에서 군사적 긴장 고조 행위 중단의 첫 조치로는 대남·대북 방송 중단을 제안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그 시점을 7·27 정전협정 64주년으로 정한 것은 ‘정전국가’에서 ‘평화국가’로 한반도가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는 상징적 의미를 부여하고 이를 대내외에 보여 줘 한반도 평화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베를린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北 ‘레드라인’ 못 넘게 국제 공조 강화해 中 압박을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시험 발사로 한반도의 안보 위기가 정점을 향해 치닫고 있다. 정부가 이례적으로 어제 북 지휘부 타격을 목표로 한 탄도미사일 실사격 훈련을 한 데 이어 조만간 한·미 연합대테러훈련에 나서기로 한 것만 해도 이번 북 미사일 발사 시험이 지닌 파괴력의 일단을 말해 준다 할 것이다. 그제 자행된 북한의 ‘화성14’ 미사일 발사는 크게 두 가지 의미를 지닌다. 우선 군사적으로 북한이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능력을 지니게 됐으며, 핵탄두 소형화와 함께 조만간 그들이 목표로 한 핵보유국의 지위를 공고히 할 시점이 임박했음을 뜻한다. 미국 동부 지역까지 타격할 능력을 갖추려면 아직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도 있으나,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점에서 그런 상황 판단은 별다른 의미를 지니지 못한다. 외교적 측면에선 북한이 스스로 밝혔듯 현시점에서 그 어떤 대화 의지도 지니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한·미 양국 정상 중 누가 대북 협상의 운전대를 잡든 외교적 해결에서 별다른 효과를 발휘하기 어려울 것임을 거듭 확인케 해줬다는 점이다. 미국에 대한 핵 공격력을 온전하게 구축할 때까지, 즉 판을 통째로 바꾸는 ‘게임 체인지’를 달성할 때까지는 그 어떤 ‘당근’도 마다할 것임을 북한이 재삼 분명히 한 셈이다. 당장 우려스러운 시나리오는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상황이다. 북한에게 미사일과 핵은 곧 바늘과 실의 관계라고 볼 때 핵탄두 소형화 달성을 위한 6차 핵실험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농후하다. 이는 곧 북한이 한·미 양국이 경고해 온 ‘레드라인’을 넘어선다는 의미이자 우리 정부로서도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 카드를 더는 고수할 수 없는 국면에 접어든다는 의미다. 문재인 대통령도 대선 전인 지난 4월 방송기자클럽 토론회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다음 정부(현 정부)에서도 남북 관계 개선은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당장 북핵으로 인한 안보 파국을 막을 시간조차 얼마 남지 않았다. 폭주 기관차와 다름없는 북의 핵 개발을 저지할 특단의 조치가 요구된다.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의 제1조건이 핵 개발 동결이라는 점에서 정부는 이를 위한 초강도의 제재와 긴밀한 국제 공조에 나서야 한다. 북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중국의 대북 원유 공급을 차단하는 방안까지도 이끌어 내야 하며, 이를 위해 유엔 차원의 다자 협력으로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 내일부터 시작될 G20 정상회의가 출발점이다. 문 대통령은 오늘 열리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대북 원유공급 중단까지 포함한 능동적인 대북 압박을 적극적으로 요구하기 바란다. 동북아의 안보위협은 주한 미군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아니라 북의 핵 개발 야욕임을 분명히 밝히고 중국의 미온적 태도가 북핵 해결을 어렵게 하고 있음을 인식토록 해야 할 것이다.
  • 北, 꺾이지 않는 ‘핵 보유국’ 야망… 40년만에 ‘미사일포트폴리오’ 완성

    北, 꺾이지 않는 ‘핵 보유국’ 야망… 40년만에 ‘미사일포트폴리오’ 완성

    지난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신형 미사일 ‘화성14형’ 시험 발사에 성공하면서 북한의 ‘미사일 포트폴리오’는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 1970년대 후반 소련의 스커드B 미사일(사거리 340㎞)을 모방하며 본격적으로 탄도미사일 개발을 시작한 이래 약 40년 만에 각종 사거리별, 발사 수단별로 미사일 다종화를 이뤄낸 것이다.북한은 사거리 6700㎞가 넘는 것으로 추정되는 화성14형을 포함해 총 10여종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커드 계열로 대표되는 단거리 미사일 개발을 일찌감치 시작한 북한은 1998년에는 대포동 1호(사거리 2500㎞)를 시작으로 장거리 미사일 개발에도 박차를 가해 왔다. 지난해 2월 통상 여섯 번째 장거리 로켓인 은하 3호를 우주 공간으로 쏘아올리며 기술력을 과시했던 북한은 전날에는 본격적으로 ICBM급 미사일 시험 발사까지 성공했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부터는 중거리 미사일 다종화에 본격적으로 열을 올렸다. 계속된 실패에도 불구하고 무수단(사거리 3000㎞) 시험 발사를 반복해 지난해 6월 첫 성공을 거두었다. 화성12형, 스커드ER 개량형, 북극성2형은 모두 올해 처음 발사를 시도해 성공한 중거리 미사일들이다. 이들 미사일은 이동식발사차량(TEL)을 활용하는 경우도 많아 한·미의 감시 자산을 따돌리고 기습 발사를 감행할 수도 있다. 북한은 지난해 이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도 성공했다. 또 올해는 선례가 드물었던 지대공 요격미사일, 순항미사일 시험 발사까지 진행했다. 사거리뿐 아니라 발사 수단별, 타격 대상별 각종 미사일을 총망라한 셈이다. 반면 우리 군은 현무 계열의 탄도미사일 4종만을 갖추고 있다. 사거리도 800㎞로 제한된다.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집권 이후 핵·미사일 개발 ‘속도전’을 통해 핵보유국 지위를 향한 열망을 끊임없이 분출하고 있다.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인도, 파키스탄과 같은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하게 되면 대외 협상의 전제 자체가 달라지게 된다. 국제사회가 핵보유를 용인한다는 것은 핵 개발을 이유로 가해졌던 각종 제재가 해제된다는 의미와 같다. 핵·미사일 완성을 선언하고 버티면 사실상 핵보유국이 될 것이란 환상을 품고 있는 북한을 비핵화 대화로 끌어내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한반도 평화’ 비웃고 전 세계 위협한 北 ICBM 실험

    북한이 미국 본토에 다다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에 성공했다고 어제 밝혔다. 북한의 발표가 맞다면 미국이 말하는 ‘레드 라인’을 넘은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구상에 응하지 않고 레드 라인을 넘어설 경우 우리(한국과 미국)가 어떻게 대응할지 알 수 없다”고 강력히 경고했다. 북한은 어제 ‘중대발표’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4를 최대 고각으로 발사해 2802㎞까지 올라갔으며, 39분간 933㎞ 날아갔다”고 주장했다. 대체로 한국과 일본 당국의 추정과 비슷한 수치다. 다각적인 검증이 필요하겠지만 주장대로라면 북한이 핵무기를 장착한 ICBM을 쏘아 알래스카, 하와이는 물론 1만㎞ 떨어진 미 서부까지 위협할 수 있는 무기를 손에 넣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 주도의 평화 프로세스’에 합의한 한·미 정상회담 나흘 만의 일이다. 직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 일본의 아베 신조 총리와 전화회담을 갖고 비핵화와 대북 압박 강화를 강조했다. 그 같은 남한의 노력과 국제사회의 공조를 비웃기라도 북한은 도발을 저질렀다. 게다가 미국의 독립기념일(7월 4일)에 맞춘 미사일 발사다. 의도는 명백하다. 국제사회, 특히 한국과 미국을 향해 어떠한 압박과 제재에도 굴하지 않고 핵·미사일 개발을 완성시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겠다는 김정은의 의지를 과시하기 위한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이 그들의 주장대로 완성 단계에 이른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핵탄두의 소형화는 물론 미사일의 안정성이 단 한번의 시험 발사로 인정받기 어렵고 실전 배치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까지 발사한 미사일의 능력을 한 단계 이상 뛰어넘는 어제의 화성14 발사 성공은 북한의 말처럼 전 세계를 사정권으로 공포에 몰아 넣는 위협이다. 문제는 중국까지 가담한 대북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날로 향상되고 있다는 점이다. 화성14 발사 성공은 북한을 비핵화의 장으로 끌어들이려는 국제사회를 무력화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북한이 추가로 도발하지 않고 핵·미사일을 동결하면 대화를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의 핵·미사일 고도화를 목격한 이상은 대북 정책을 근본부터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시절과는 판이하게 달라진 북한이다. 북한이 핵 고도화 카드를 쥐고 미국만 바라보는 현실에서 ‘대화 무용론’까지 거론된다.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 대화의 길로 나오라”라는 어제의 정부 성명이 무기력하게 들린다. 상황이 달라졌으면 처방도 달라져야 한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문 대통령은 북한의 7·4 도발에 관한 의견을 충분히 청취하고 대북 전략을 신중히 재검토해 국민에게 제시하기를 바란다.
  • 北, 대화 뿌리치고 ‘미사일 마이웨이’… 美와 직접 협상 노려

    北, 대화 뿌리치고 ‘미사일 마이웨이’… 美와 직접 협상 노려

    北 핵 동결 땐 상응하는 보상 ‘2단계 비핵화’ 노골적인 거부 北 “美 찾아가 추태” 文 맹비난 文정부 들어 6번째 미사일 도발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나흘 만인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도발을 재개한 것은 한·미의 합의 결과와 무관하게 자신들은 핵·미사일 고도화 작업을 이어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은 앞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제시한 ‘레드라인’(최후 금지선)을 넘었다는 사실을 스스로 거침없이 공개하면서 비핵화 대화는 불가능하며 자신들은 오로지 핵보유국 지위 확보를 위한 길을 가겠다고 천명한 셈이다.그간 북한은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동안 도발을 자제해 왔다. 북한 한성렬 외무성 부상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전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주, 매월, 매년마다 더 많은 미사일 시험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고, 실제로 정부 출범 직후 매주 미사일 도발을 감행했다. 그러다 지난달 8일 강원 원산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이후로는 26일간 침묵을 지켰다. 이에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보고 도발 중단을 결정하거나 ‘떠보기용’ 중·저강도 도발을 재개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그러나 북한은 이날 예상보다 훨씬 강도 높은 ICBM급 미사일 발사로 도발을 재개했다. 지난 4월 ‘한반도 위기설’이 확산될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동해에 핵항공모함 칼빈슨호를 전개하고 북한이 추가 핵실험 및 ICBM 시험발사에 나서면 ‘군사적 옵션’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핵실험 및 ICBM 발사 준비 동향은 계속 감지됐지만 북한은 지금껏 도발 강도를 조절해 왔다. 그러다 이날 ‘중대발표’를 통해 ICBM을 발사했다고 스스로 공개한 것이다. 과거 북한의 중대발표는 핵실험 및 장거리미사일 발사 성공 시에 주로 이뤄졌다. 북한이 거침없이 ICBM 발사 사실을 공개한 것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무력시위’를 넘어 한·미 당국의 대북 정책 자체를 바꿔야 한다는 압박의 의미로 풀이된다. 남북대화 의지를 거듭 표명해 온 문재인 대통령은 방미 직전 ‘행동 대 행동’ 원칙에 기반한 ‘2단계 비핵화 접근법’을 제시했다. 북한이 우선 핵 동결부터 시작해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이행하면 우리 정부도 상응하는 보상을 한다는 취지다. 이번 회담에서 한·미 정상도 단계적 접근법에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북한은 여기에 전격적으로 거부의 뜻을 밝힌 셈이다. 북한은 이날 오전에도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미국 상전을 찾아가 추태를 부렸다”며 사실상 문 대통령을 비난했다. 북한 노동당 외곽기구인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는 “남조선에서 골백번 정권이 교체되고 누가 권력의 자리에 들어앉든 외세 의존 정책이 민족 우선 정책으로 바뀌지 않는 한, 숭미사대의 구태가 민족 중시로 바뀌지 않는 한 기대할 것도 달라질 것도 없다”면서 제재와 대화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억지를 부렸다. 북한이 ICBM 시험발사를 공식화하면서 앞으로 북한의 핵 동결을 전제로 한 대화 재개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미 본토 타격 능력을 앞세워 북·미 대화 및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를 주장할 공산이 크다. 북한이 이날 ICBM급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사거리를 조절한 것도 미국과의 협상을 염두에 둔 조치로 파악된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미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끝나면 북한이 무력시위를 할 것이란 예상은 있었다”며 “이날 미사일 도발은 동해를 넘지는 않았지만 고각 발사를 통해 거의 ICBM급에 상응하는 추진력을 시험하는 등 고도의 계산에 의해 이뤄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7월 4일은 북한 미사일 발사 데이?

    7월 4일은 북한 미사일 발사 데이?

    7월 4일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데이?북한이 4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 발사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지 불과 사흘 만의 도발이어서 충격을 던지고 있다. 북한은 이날 오후 특별중대 보도를 통해 발표한 국방과학원 보도에서 “국방과학원 과학자, 기술자들은 새로 연구개발한 대륙간탄도로켓 화성-14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핵무기와 함께 세계 그 어느 지역도 타격할 수 있는 최강의 대륙간탄도 로켓을 보유한 당당한 핵강국으로서 미국의 핵전쟁 위협 공갈을 근원적으로 종식시키고 조선반도와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믿음직하게 수호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 주장대로 ICBM 발사가 성공이라면 북한이 미국의 본토를 미사일로 직접 공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미국은 현지시간으로 4일이 최대 국경일인 독립기념일이다. 이에 앞서 북한은 2009년과 2006년에도 미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에 맞춰 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북한은 2009년 7월 4일 동해상으로 사거리 400∼500㎞인 노동미사일과 스커드-C 개량형으로 추정되는 스커드급 미사일 7발을 발사했다. 당시 미 국무부는 북한에 대해 즉시 긴장 고조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스커드 미사일과 노동 미사일은 모두 남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고 있다. 미 국무부의 칼 더크워스 대변인은 북한은 비핵화 회담과 2005년 9.19 공동성명 합의 사항을 준수하는데 관심을 쏟아야 할 것이라며, 북한의 이번 미사일 발사는 관련국들에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충실하게 이행하는 것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2006년에도 현지시간으로 미 독립기념일인 5일에 맞춰 도발을 감행했다. 미국은 이날 우주왕복선 디스커버리호 발사에 성공했으나 북 미사일 발사 충격에 묻히고 말았다. 당시 서주석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수석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정부성명을 통해 북한의 미사실 발사사실을 공식확인했다. 서 수석은 “북한은 오늘 오전 5시 함북 화대군 대포동에서, 오전 3시32분부터 강원도 안변군 깃대령 소재 발사장에서 각각 동해를 향해 대포동 2호와 수발의 스커드 및 노동급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대포동 미사일은 현재까지 파악된 바로는 실패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북한이 미국의 독립기념일을 전후해 미사일 발사라는 ‘강수’를 두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미국을 향한 압박과 대화 유인책을 겸한 시도로 분석하고 있다. 독립기념일인 7월 4일에 맞춰 발사성공을 발표함으로써 북 미사일의 위협성을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에 확실히 각인시켜 자신들의 정치적 몸값을 높이려 했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자신들이 원하는 협상, 즉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한 상태에서 협상하자는 것이다. 박현갑 기자 eagleduo@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개혁 넘어 환골탈태 필요한 국방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개혁 넘어 환골탈태 필요한 국방

    인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문명이 시작된 이래 인류는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전쟁을 치러왔다. 수많은 전쟁을 거듭하면서 인류는 전략과 전술, 그리고 무기를 다듬고 발전시켜 왔다. 이러한 발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선도했던 국가들은 역사의 주인이 되었고, 그렇지 못한 나라들은 대부분 도태되거나 참담한 비극을 맞는 경우가 많았다. 이렇듯 군대가 국토방위라는 본연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기 위해서는 군사전략과 무기체계가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도록 끊임없이 스스로를 변화·발전시켜야 한다. 전략이 뒤떨어진다면 아무리 좋은 무기를 많이 가지고 있더라도 전쟁에서 이길 수 없고, 무기가 뒤떨어진다면 전략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전투에서 이길 수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군은 외형적으로는 규모와 전력(戰力) 면에서 세계 10위권 이내의 강군(强軍)으로 평가 받고 있다. 하지만 시대에 뒤떨어지는 군사전략과 뒤떨어진 개념의 무기체계, 그리고 기형적 군 구조로 인해 미래 안보 위협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제대로 지켜내기 어렵다는 안팎의 지적에 따라 새 정부는 고강도 국방개혁을 예고하고 나섰다. 기형적 군대의 ‘최강 치트키’ 60만 대군을 유지하며 매년 400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국방예산을 지출하고 있는 한국군은 외형적으로 볼 때 UN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5개국, 즉 공식적 핵무기 보유국을 제외하면 재래식 군사력으로는 세계 어느 나라도 쉽게 넘볼 수 없는 강력한 군사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40만 이상의 병력과 1500여 대를 훌쩍 넘는 3세대 전차, 2000문에 가까운 자주포와 500여 대의 헬기를 보유한 지상군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 등 초강대국에 견주어도 크게 밀리지 않을 정도의 가공할 전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해군은 최첨단 이지스 구축함을 비롯한 중대형 전투함 수십여 척과 고성능 잠수함을 20여 척 가까이 보유한 전력을 운영하고 있고, 공군에는 F-15K와 KF-16 등 200여 대 이상의 신형 전투기와 공중조기경보기까지 버티고 있다. 이렇게 강력한 군대를 보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안보 불안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 북한의 도발이 발생하면 전쟁이 발발해 전 국토가 불바다가 될 것을 걱정해야 하고, 중국이 사드 보복 운운하면서 무력시위를 벌이면 중국에게 얻어맞을까 두려움에 떨곤 한다. 이는 국민들이 군을 신뢰하지 못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 같은 문제의 원인으로 한국이 처한 안보 환경의 특수성, 그리고 지난 수십 여 년 간 우리 군 수뇌부를 지배해 온 동맹에 대한 과잉 의존성, 여기에 더해 지난 30여 년간 군의 헤게모니를 틀어쥐어 온 특정 군의 자군 이기주의 등을 찾아볼 수 있다. 사실 한국이 아프리카나 중남미, 동남아시아 어딘가에 있는 국가라면 현재 수준의 군사력만으로 지역을 제패하고 강대국 대접을 받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한국은 핵으로 무장하고 거대한 병영국가 체제로 유지되는 현존 최악의 범죄 정권과 대치하고 있고, 인접한 국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국력을 가진 강대국들뿐이다. 주변 안보 환경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약자이기 때문에 국민들 스스로 “우리 군사력만으로는 우리 스스로를 지키기 어렵다”는 불안감에 떨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더해 한미 동맹에 대한 군 수뇌부의 과잉 의존과 특정 군의 자군 이기주의 역시 우리 군을 사상누각(沙上樓閣)의 군대로 만드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 6.25 전쟁 이후 한국군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발발했을 때 지상전은 한국군이 맡고, 해·공군은 미군이 맡는다는 고정관념 속에 살아왔다. 경제 사정이 넉넉지 않았던 60~70년대에는 전투기와 군함을 구입하고 유지하는데 많은 돈이 들어가니 가난한 한국군은 지상군 위주의 병력 집약적 군대로 육성해야 한다는 논리가 통했다. 그 결과 한국군은 전체 병력의 3/4 이상이 지상군인 기형적 형태의 군대로 성장해 왔다. 하지만 한국 경제가 크게 발전해 세계 10대 경제대국이 된 이후에도 한국군은 해·공군에 대한 투자에 소홀했다. 12.12 쿠데타 이후 확고부동하게 헤게모니를 장악한 군내 기득권 세력은 북한이 ‘서울 불바다’ 위협을 들고 나오자 수천 문의 자주포를 만드는 대응책을 내놓으며 세(勢)를 더욱 불렸고, 북한이 핵미사일 위협을 들고 나오자 수 백기의 지대지 미사일을 만드는 카드를 꺼내며 더 많은 예산과 인력을 차지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실제 전쟁에 대비해 전쟁에서 이기기 위한 전시용(戰時用) 군대가 아니라 세를 늘리고 과시하기 위한 전시용(展示用) 군대를 만들다보니 한국군은 덩치만 비대할 뿐 북한은 물론 주변 그 어느 나라와 싸워도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허울뿐인 군대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비한다며 만든 대규모 포병전력은 외형적으로는 이미 노후화된 북한 포병 전력을 질적으로 압도했고, 초강대국인 미국과 러시아, 중국의 포병 전력을 능가하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탄약 재고가 턱없이 부족해 통제보급률(CSR·Controlled Supply Rate)에 따라 하루에 정해진 양만큼만 포탄을 써도 며칠 못가 탄약이 떨어져 장기전을 수행할 수 없는 치명적인 약점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공중 전력은 최신 4세대 전투기를 다수 보유한 막강 전력으로 홍보되지만, 보유 전투기의 절반은 노후 전투기이고, 자체 전력만으로는 지하 수십 미터에 강화 콘크리트 방공호를 지어놓고 버티고 있는 북한 지도부를 효과적으로 타격한다는 것은 꿈도 꿀 수 없다. 바다에서는 최근 건조된 한국형 구축함과 신형 호위함 일부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현역 전투함들이 싸구려 음파탐지기를 달고 수중 위협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된 채 임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위풍당당한 한국형 구축함들의 미사일 발사대는 적지 않은 수가 텅텅 비어있거나 미사일이 채워져 있더라도 한 번 쏜 뒤 다시 채울 재고탄이 없는 것이 현실이다. 바다와 하늘에서 현대적인 전쟁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떨어지고, 비축 탄약과 물자가 부족해 전쟁을 장기간 지속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문제점은 오래 전부터 제기되어 왔지만, 군 수뇌부는 이러한 문제점을 단칼에 해결할 수 있는 사실상의 ‘치트키’(Cheat code)를 가지고 있다. 바로 ‘연합전력’이다. 탄약과 물자가 부족한 것은 사전배치전단과 주일미군이 준비하고 있는 것을 끌어다 쓰면 되고, 수송기와 헬기가 없어 적지 후방에 ‘공수’를 못하는 ‘공수특전여단’은 미군 수송기와 헬기를 지원 받으면 된다. 텅텅 비어 있는 군함의 미사일 발사대는 미군 보급함에서 미사일을 보급 받아 채우면 되고, 평양 지하 수십 미터의 김정은 전쟁 지휘소는 미군 폭격기와 벙커버스터가 알아서 해결해 줄 것이니 걱정할 것이 없다. 필요한 건 연합자산을 가져다 쓰면 된다는 이 논리는 정보자산이나 해·공군 전력 강화를 위한 소요제기를 깔아뭉개고 특정 군이 예산과 보직 등에서 절대적 헤게모니를 장악하며 기형적 군 구조를 만드는데 ‘전가의 보도’(傳家寶刀)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세상에 공짜는 없다. 안보-자주성 교환 모델(Autonomy security trade-off model)에 따라 한국군은 미군에게 의존하는 만큼 자주성을 잃어야 했다. 전시작전통제권을 단독으로 행사할 수 없고, 매년 막대한 예산을 미국제 무기를 구입하는데 지출해야 했으며, 한미 안보 협력을 논하는 자리에서 주도권을 쥐고 우리의 국익과 안보를 위한 정책을 적극적으로 관철시킬 수 없었다. 하지만 군내에서 이 같은 현실에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금기시되어 왔고, 그렇게 군은 지난 수십여 년 간 점차 머리와 몸통이 따로 움직이는‘기형아’가 되어왔다. 과감한 국방개혁이 필요한 때 지난 10여 년 사이 한반도 안팎의 안보 상황은 대단히 심각하고 위중하게 변모했다. 북한의 군사 위협은 재래식 군사 위협을 넘어 4세대 전쟁 수행을 위한 비정규전·사이버전 영역까지 확장됐고, 여기에 더해 핵무기와 장거리 미사일이라는 카드도 추가됐다. 급격한 세력 팽창을 꾀하고 있는 중국은 급속도로 군사력을 강화하며 한국의 해양주권과 권익을 침탈하는 것은 물론 경제 보복과 군사적 압박을 통해 노골적인 내정간섭을 시도하고 있다. 최근 집단적 자위권 행사라는 명분으로 법령을 개정한 일본은 군국주의의 빗장을 조금씩 풀어가며 주변국을 겨냥한 공세적 군사력 증강에 여념이 없다. 안보 위협에 대한 인식과 해법 논리, 그리고 군 구조가 60~80년대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재의 한국군으로는 변화하는 안보 위협에 대응할 수 없으며, 이 때문에 국민들은 안보 불안 상황이 발생하면 발 뻗고 잘 수 없는 상황이다. 10여 년 전,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심각한 문제 인식을 가지고 있었던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난 2006년 12월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연설을 통해 군 수뇌부를 질타했다. 그는 스스로 군 수뇌부가 작전통제도 할 수 없는 군대를 만들어 놓고 국방장관, 참모총장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 거들먹거린다며 이러한 군 수뇌부의 행태는 직무유기이며,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노 전 대통령은 말뿐만 아니라 행동도 보여주었다. 참여정부 첫 국방장관으로 갑종장교 출신인 조영길 장관을, 두 번째 국방장관으로 해군 중장 출신의 윤광웅 장관을 기용해 고강도 국방개혁을 추진했다. 당시 참여정부가 추진했던 국방개혁의 핵심은 미래 안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육군 위주의 군 구조를 해·공군 중심으로 바꾸고 이를 위해 해군력과 공군력을 크게 강화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참여정부는 결국 국방개혁에 실패했다. 5년에 불과한 임기로는 개혁을 구상하고 실행에 옮기기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했고, 오랜 시간 단단하게 고착화된 군내 헤게모니 구도 타파는 장관 하나 바꾼다고 해서 쉽게 이루어질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방개혁은 이제 더 미룰 수 있는 과제가 아니다. 안보 위협의 양상이 바뀌었고, 그 상황이 대단히 위중하기 때문에 더 이상 개혁을 미루다가는 국가 생존을 보장할 수 없는 위기가 닥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한국군이 내부 밥그릇 싸움에 매달리고 과거 북한 군사위협의 잔상에 사로잡혀 시대착오적이고 기형적인 군사력을 건설하는 동안 북한은 핵과 미사일이라는 전략적 무기뿐만 아니라 기존 한반도 전장 환경의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재래식 무기들을 속속 내놓으며 재래식 전쟁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시작했다. 가령, 북한이 핵미사일로 후방 전략시설들을 타격하고, 방사포와 특수부대로 주요 지휘소와 공군기지를 제압한 뒤 전면 남침을 감행하면 손발이 묶인 한국군으로서는 이를 막아낼 재간이 없다. 주변국 위협도 문제다. 중국과 일본의 군사 위협은 점차 노골화되어가고 있으며, 이들은 미국이라는 보호자가 사라지면 언제든지 한국에게 달려들어 물어뜯을 준비를 하고 있다. 중·일 양국이 한반도를 노리는 이유는 한반도 주변 해역의 해양 자원도 자원이지만, 점차 격화되어 가는 미·중 패권 경쟁에서 한반도는 완충지대이자 상대방에게 강력한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전진기지로서 전략적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미국의 방관 하에 중·일 양국이 한국의 주권과 권익을 침해하고 최악의 경우 군사적 조치를 취하더라도 현재의 한국군 전력으로는 막아내기가 어렵다. 예를 들어 중국이나 일본과의 관계가 악화되어 이들 국가가 제주 남방 해역에서 한국에 대한 해상 봉쇄를 시도한다면 현재의 해·공군 전력으로는 이에 대응하기 어렵고, 일본이 자위대를 동원해 독도를 무력으로 점거하더라도 현재의 군사력으로는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안보 위협의 변화 양상을 꿰뚫고 이에 상응한 적절한 군사전략과 무기체계를 갖추지 못하는 군대는 전쟁에서 반드시 위태로워진다. 고려 말 정지(鄭地) 장군과 임진왜란 직전 이순신 장군은 앞으로의 안보 위협은 바다로부터 올 것이니 바다에서 오는 위협은 바다에서 막아야 한다는 이른바 ‘방왜해전론’(防倭海戰論)을 펴고 이를 위해 해군력을 정비할 것을 강조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이를 귀담아 듣지 않았던 조선은 전 국토가 전란의 참화에 휩싸이는 비극을 겪어야 했다. 대한민국 역시 변화하는 안보 위협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군 구조와 군사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반드시 위태로워질 것이다. 21세기 한국의 안보 환경을 뒤흔들 수 있는 위협은 대부분 바다에서 오며, 이 때문에 한국은 지상군 중심의 군 구조를 탈피해 강력한 원거리 투사 능력과 방어 능력을 갖춘 해군력과 이와 보조를 맞추는 공군력 중심으로 군사력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 이러한 개혁의 선봉장은 당연히 바다와 해군을 가장 잘 아는 해군 출신이 맡아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이며, 다행스럽게도 문재인 대통령의 인재풀에는 이러한 책무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인사들이 있다. 그 중에서 문 대통령이 새 정부 첫 국방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송영무 전 해군참모총장의 경우 비록 능력 이외의 부분에서 여러 의혹이 제기되어 논란에 휩싸여 있기는 하지만, 일각에서는 그가 국방장관이 되는 것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낙마시키기 위해 조직적으로 음해하는 세력까지 있다는 풍문이 돌고 있다. 송 후보자의 군 개혁에 대한 의지와 신념, 추진력은 무서울 정도라는 평가가 많다. 현재 대한민국의 안보 상황은 위중하다. 군 통수권자의 강력한 군 개혁 의지, 그리고 미래 전장 환경에서 필승의 전략을 가진 개혁적 국방 수장, 나아가 개혁에 국민적 열의와 지지가 그 어느 때보다 더 필요한 시기이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러·중 “한·일, 美 MD편입 용납할 수 없어”

    러시아와 중국은 한국과 일본이 미국의 글로벌 미사일방어(MD) 체계에 편입되는 것에 반대한다고 이고리 모르굴로프 러시아 외무차관이 29일(현지시간) 밝혔다. 한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가 향후 미국 MD 편입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모르굴로프 차관은 이날 모스크바에서 러·중 양자 관계를 주제로 열린 국제회의에 참석해 연설하면서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중국과의 협력에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며 “양국은 북한 핵(보유국) 지위 불용, 북·미를 포함한 관련국 간 대화를 통한 한반도 문제의 정치·외교적 해결 필요성에 대해 견해를 같이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면서 “러·중 양국에 한국, 뒤이어 일본이 미국 글로벌 MD 시스템에 편입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모르굴로프 차관은 또 “러·중 양국은 일방적 행동이나 체제 전복 시도 등을 배제한 갈등의 평화적이고 정치·외교적 해결을 지지한다”며 “테러 위협과의 비타협적 투쟁 면에서도 양국의 입장은 일치한다”고 주장했다. 김미경 기자 chaplin7@seoul.co.kr
  • 미국 “최종적으론 대화로 해결”…‘4대 기조’ 담은 대북정책안 확정

    미국 “최종적으론 대화로 해결”…‘4대 기조’ 담은 대북정책안 확정

    미국 정부가 북핵 문제를 최종적으로는 ‘대화’를 통해 푼다는 정책 기조를 확정했다고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전했다.미국을 방문한 김 의원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윤관석 더불어민주당·전희경 자유한국당 의원 등과 함께 특파원 간담회를 열고 이와 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방미 기간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면담을 갖고, 미국이 최근 확정한 대북정책 4대 기조에 이런 내용이 담겼다는 정보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에 따르면 미국의 4대 대북정책 기조에는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모든 대북제재와 압박을 가하고 △북한의 레짐 체인지(정권교체)를 추진하지 않고 △최종적으로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윤 특별대표는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약 보름 전 이 같은 대북 정책안에 공식 서명했다고 밝혔다고 김 의원은 전했다. 이는 지난달 말 트럼프 대통령과 외교안보 부처 장관들이 상하원 의원들에게 공개한 대북정책 기조를 더욱 구체화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당시 발표된 대북정책 기조는 ‘제제와 압박을 통해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하되, 협상을 통해 평화로운 해결을 추구한다’는 내용이 골자였다. 새 정부 출범 직후부터 진행돼온 대북정책 리뷰에는 주무 부처인 국무부와 국방부, 국토안보부, 에너지부가 참여했고, 국가안보회의(NSC)가 주체가 돼 각 부처의 의견을 최종적으로 조율해 안을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미국 정부는 우리나라 정부는 물론 중국과 일본 정부의 의견을 수렴해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최종적으로는 대화로 문제를 해결한다’는 대목이다. 만약 이러한 기조가 실제 북한 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무력 사용을 배제한다는 의미라면, 이는 미국의 대북정책에 근본적 변화를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앞서 트럼프 정부는 지난달 말 대북 기조를 의회에 공개하기 전까지는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포함한 군사옵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지만, 최근 들어서는 ‘대화를 통한 해결’을 강조하면서 군사적 해결 방안은 언급하지 않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취임 초반부터 “모든 옵션이 열려 있다”는 발언 등으로 무력 사용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음을 거듭 시사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김정은과 만나는 게 적절하다면 영광스럽게‘(honored) 만나겠다”며 대화에 방점을 두는 등 태도가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샤인’ 기대감에 찬물… 당분간 대화 국면 쉽지 않을 듯

    ‘문샤인’ 기대감에 찬물… 당분간 대화 국면 쉽지 않을 듯

    “새정부 반응 보려는 탐색용” 관측… “핵·미사일 고도화 의지 재천명 핵보유국 지위 노린 마이웨이” 분석… ‘일대일로 포럼’ 中 시선끌기 지적도문재인 정부가 출범하며 남북 교류·협력 재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북한이 14일 탄도미사일 도발을 전격 감행하면서 그 의도를 두고 갖가지 해석이 나온다. 새 정부의 반응을 떠보기 위한 탐색용 카드라는 관측이 나오지만 또 북한이 한·미 정부를 겨냥해 핵·미사일 고도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란 분석도 많다. 다만 그 속내와 별개로 정부 출범 직후 북한이 도발을 재개하면서 대화 국면 조성은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과거에도 북한은 한국의 정권 교체를 전후해 상습적으로 도발을 해왔다. 2013년 2월 박근혜 전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는 3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이명박 전 대통령 임기 시작 한 달 만인 2008년 3월에는 서해 상으로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북한은 지난달 계속해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및 6차 핵실험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에 미국은 핵항공모함 칼빈슨호를 한반도 해역으로 접근시키는 등 4월 한반도 위기설이 확산됐다. 하지만 지난 대선까지 큰 충돌은 발생하지 않으면서 북한이 관망세로 돌아섰다는 설명이 많았다. 또 이날 중국에서 일대일로(一帶一路) 국제협력 정상포럼 개최에 맞춰 미사일 도발로 국제사회의 이목을 끌고 여전히 한·미 연합 해군 훈련의 형태로 이어지고 있는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한 반발성 무력시위라는 시각도 있다. 반면 이날 도발을 ‘떠보기용’ 저강도 도발로 치부하기는 어렵다는 주장도 만만찮다. 미국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날 미사일을 정상 각도로 발사했을 경우 사거리가 최대 4500㎞에 이를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미 본토를 위협하는 ICBM급은 아니지만 일본, 괌 기지 등을 모두 타격할 수 있는 거리다. 이에 결국은 북한이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를 통한 핵보유국 지위 획득을 노리는 ‘마이웨이’ 행보를 이어 가는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고 밝혔다. 또 선거 과정에서도 남북 단일 시장 조성 등 교류·협력에 대한 의지를 여러 번 내비쳤다. 하지만 북한이 문 대통령 취임 나흘 만에 미사일 도발을 재개하면서 섣불리 북한과 교류·협력 재개를 타진하기는 국민 정서상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북한은 이 정도 도발로 대화의 판이 깨지지 않을 것이라 보고 앞으로 협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판단”이라면서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안 하는 것보다 하는 게 유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北·美·中 3자 대화 출구 모색 국면, 北 핵 고집…대화 당장은 어려울 것”

    한국 뺀 ‘코리아 패싱’ 방지 중요 차기 정부 국민 공감 얻어야 대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내놓은 대북 정책에 대해 국내 상당수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들은 트럼프 정부가 제재·압박을 이행하면서 동시에 대북 대화를 모색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북한의 6차 핵실험 및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가 예상됐던 지난 15일 이른바 태양절(김일성 생일)과 25일 북한군 창건일이 고강도 도발 없이 지나가면서 분위기가 바뀔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차기 정부가 대화 가능성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지만 북한의 반응에 따라 다시 긴장 국면이 조성될 수 있다는 시각도 여전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27일 트럼프 정부의 대북 정책 관련 공동성명에 대해 “지금까지의 압박이 결국은 협상으로 가기 위한 것이었으니 서서히 출구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홍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은 중국을 활용해 4월 한반도 위기를 넘겼고 성명에 협상의 문을 열어둔다고 명시하면서 북한의 체면을 살려준 것”이라면서 “북한도 다음달 9일 대선 투표일까지는 도발을 하지 않을 것이고 그러면 중국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고 나오려는 노력을 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반도 위기 국면 전후로 트럼프 정부의 톤이 많이 달라진 것처럼 보이지만 근본적으로 중국을 움직여 북한 상황을 관리한 것이고 이제는 출구 전략을 모색하는 것”이라면서 “레드라인(최후 금지선)이라는 6차 핵실험이나 ICBM 도발이 없으면 트럼프도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형식적으로 중국은 6자회담을 말하지만 지금은 실질적으로 북·미·중 3자 대화가 돼 가고 있다”면서 “어떤 식으로든 한국을 빼고 논의하는 코리아 패싱은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그럼에도 북한이 핵·미사일 고도화를 포기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사실도 지적했다. 미국이 ‘협상의 문’을 열어준다고 하더라도 핵보유국 지위를 확보한 상태에서 대외 협상력을 높인다는 북한의 전략이 즉시 바뀌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는 동결로 시작해 궁극적 비핵화로 가야 하지만 북한은 핵능력을 가지고 실리를 확보하는 대화를 원할 것”이라면서 “대화 탐색 국면에서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의 데자뷔가 펼쳐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정부가 대화를 모색하는 것은 맞지만 당장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트럼프도 동북아의 특수성 때문에 이런저런 고민을 해 왔지만 결국은 평화적 수단을 최우선 옵션으로 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면서 “미국의 대북 대화 의지가 없지는 않다는 것은 확인됐지만 당장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일정한 반응을 해야 하고 우리 정부도 새로 들어서는데 북한 문제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감은 커져 있다”면서 “차기 정부가 북한과 협상을 해야 한다는 정교한 논리를 만들어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낼 때 대화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도 “대화는 당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트럼프 정부는 과거 오바마 정부가 못 한 것, 즉 더 큰 채찍을 휘두르고 중국의 역할을 계속 강조해 북한을 비핵화로 이끌겠다는 의도”라면서 “핵동결이 목적은 아니고 결국은 북한이 비핵화에 동의해야 대화가 된다는 입장이라면 성사가 쉽지 않다”고 내다봤다. 김 교수는 또 “초기 잡음을 어떻게 완화할지, 한·미 입장을 어떻게 조율할지가 큰 외교적 과제”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트럼프·아베·시진핑 움직임 ‘긴박’···“북한 6차 핵실험을 차단하라”

    트럼프·아베·시진핑 움직임 ‘긴박’···“북한 6차 핵실험을 차단하라”

    오는 25일 북한의 인민군 창건일을 앞두고 6차 핵실험 가능성이 고조되는 가운데 핵실험을 막으려는 미국과 중국, 일본 정상의 움직임이 분주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 북한의 추가 핵실험에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기 때문에 북한의 무모한 핵실험 강행이 몰고 올 후폭풍을 차단하려는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계속된 국제 사회의 경고에도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경우 ‘북핵 불용·대북 원유공급 축소’ 의지를 강력하게 밝힌 중국의 입장이 난감해진다. 중국은 이미 북한 핵시설에 대한 미국 등의 ‘외과수술식’ 타격이 이뤄지더라도 군사적인 불개입을 하겠다고 선을 긋고 나섰고, 핵실험이 강행된다면 대북 원유 공급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트럼프 미 행정부의 대응을 초래할 것이고 중국이 ‘방관’할 가능성이 있어 북미 간에 일촉즉발의 대립 양상이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의 정상과의 전화통화 회담에 나선 것은 이런 ‘위기감’과 관련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북한 핵실험만은 막자’라는 공감대 속에 미·중·일 정상이 보조를 맞춰 북한에 강력한 경고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보인다. 24일 교도통신과 신화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차례로 전화를 걸어 북한 핵문제를 논의했다. 교도통신은 미일 정상이 통화에서 핵·미사일 개발을 계속하는 북한에 대해 도발을 자제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고 전했다. 신화통신도 미중 정상이 북한의 추가 핵실험 및 탄도미사일 발사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해 긴밀히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은 지난 13일에 이어 열 하루만에 다시 전화로 북한 문제로 의견을 나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문제로 일본·중국 정상과 같은 날 차례로 통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재 북한의 6차 핵실험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그만큼 크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이달 들어 한반도 위기설이 부쩍 고조됐다. 북한이 태양절(김일성 생일·4월 15일)과 인민군 창건일(4월 25일)을 이유로 대내적으로 ’강성대국‘을 과시하고 대외적으로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확보하려는 목적으로 잇따른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은 물론 핵실험 강행 의지를 밝힌 것이 주된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전단의 한반도 이동설 등을 흘려 대응 의지를 여러차례 밝히면서 한반도 주변 정세를 말 그대로 최고조로 치달았다. 실제 한반도로 향하는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전단과 일본 호위함들은 지난 23일부터 서태평양에서 공동훈련을 하고 있다.이는 미국과 일본의 연대 태세를 보여주는 단적인 무력시위라고 할 수 있다. 중국 또한 북·중 접경에 병력 15만 명을 증강 배치하고 중국군의 5개 전구 중 하나인 북부전구 소속 부대들에 ‘4급 전시대비령’을 발령했는가 하면 중국 전폭기들이 비상 대기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외교가에서는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중국 외교부 표현대로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이달 초 ‘마라라고 정상회담’을 계기로 미중 양국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와 관련해 초유의 ‘공조’를 하는 가운데 중국이 이전과는 다른 강도의 대북 압박에 나선 점을 주목할만하다. 이미 북한산 석탄 수입 중단과 반송, 북한 관광 중지 등 다양한 제재 카드를 꺼내 든 중국은 추가적인 대북제재를 예고했다. 환구시보를 통해 밝힌 중국의 대북 추가제재는 북한의 안보와 경제를 정조준하고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 중국이 북중우호조약상 ‘자동개입’ 조항에 따라 북한이 침략받을 시 군사적인 개입을 하겠다고 확인했지만, 북한의 핵무기는 해당 조약에 전제된 평화와 안정의무를 깨는 것으로 보고, 북한 핵시설에 대한 외부공격에 대해 불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점이 눈에 띈다. 북한의 핵무기를 불용하겠다는 중국의 강한 의지가 읽힌다. 그러나 이는 공공연한 핵 선제공격을 주장하는 북한을 중국마저 외면하겠다는 것이어서 북한으로선 위기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북한이 핵실험을 하면 중국은 대북 원유공급 제한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북한은 적어도 ‘암흑시대’를 감수하고 핵실험을 강행해야할 처지에 놓였다. 일련의 흐름을 지켜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했던 대로,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 역할론’이 본격화한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21일(미국 현지시간)에도 트위터에 “중국은 북한의 엄청난 경제적 생명줄로 비록 쉬운 일은 없지만 만약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길 원한다면 해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일, 미·중 정상 간 통화로 북핵 문제 공조에 대한 확실한 의지가 확인된 만큼 이들 3국을 중심으로 북한의 추가 핵실험을 차단하기위한 활발한 실무적 조치들이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폭탄선언’ 나올까… 내일 최고인민회의 메시지 주목

    北 ‘폭탄선언’ 나올까… 내일 최고인민회의 메시지 주목

    “핵능력 과시성 발언 나올 듯” 평양 최고 보안 태세 ‘긴장감’우리의 국회 격인 북한 최고인민회의 개최가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북한이 대외에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이번 회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이자, 북한의 각종 기념일이 몰린 4월을 맞아 특대형 도발 조짐이 제기되는 가운데 열린다는 점에서 대외 노선이나 인식에 대한 폭발력 있는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앞서 김정은 정권 출범 직후인 2012년 4월 최고인민회의 제12기 5차 회의에서 헌법 서문에 ‘핵보유국’을 명시했고, 그 이듬해 4월 12기 7차 회의에서는 ‘자위적 핵보유국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할 데 대하여’라는 법령을 채택한 적도 있다. 김정은 정권 들어 8번째 최고인민회의가 개최되는 11일은 김정은의 노동당 제1비서 추대 5주년인 날이다. 입법과 국가직 인사, 국가예산 심의·승인 등의 권한을 가진 최고인민회의는 보통 대외정책보다는 내정 문제를 결정하는 장으로 활용돼 왔다. 주요 인사와 조직·기구 등에 대한 신설 및 개편이 주로 이뤄져 왔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 출범이후 북·미 간 강 대 강 구도로 첨예하게 맞서는 형국에서 단순히 내정 문제만 다루기보다는 미국이 우려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탄도미사일(SLBM)과 같은 고강도 도발로 미국을 자극할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4월에는 김정은의 노동당 제1비서 추대(11일)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13일) 5주년이고, 김일성 주석 생일(15일), 조선인민군 창건일(25일) 등 각종 이벤트가 빼곡한 상황에서 어떤 식으로든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해 ‘과격 행동’에 나설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은 11일 “대내적으로 큰 정치행사인 만큼 자신들의 핵 능력을 상당히 과장하는 표현이 나올 것”이라면서 “김정은의 치적을 포장하고, 미국과 일 대 일로 맞서고 있는 점을 과시하려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최고인민회의가 열리는 평양은 최고의 보안 태세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 탈북자는 “최고 지도자가 참석하는 ‘1호 행사’이므로 어느 때보다 경호 단계가 격상되고 감시체계가 높아져 주민들도 긴장하고 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보름 전부터 지방에서 평양으로 들어온 주민들에게는 원소속기관으로의 복귀 명령이 내려졌고, 평양 경내의 통행을 단속하는 호위사령부 ‘10호 초소’에서도 매일 강도 높은 검사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美 “나토 방위비 더 내라” 獨 “83조 못 내”

    독일이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금 지출을 국내총생산(GDP)의 2%까지 늘려야 한다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요구를 거부했다고 1일 영국 BBC가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그마어 가브리엘 독일 외무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나토 본부에서 열린 나토 외무장관 회의에서 “독일이 GDP의 2%인 700억 유로(약 83조 5900억원)를 방위비로 지출해야 한다는 주장은 비현실적”이라고 반박했다. 가브리엘 장관은 “프랑스가 핵 프로그램 가동을 포함해 방위비로 400억 유로(GDP의 1.78%)를 지출하는데 (핵보유국도 아닌) 우리보고 700억 유로나 지출하라는 것은 터무니없다”며 “독일은 (군사력뿐 아니라) 개발원조와 같은 다른 지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러시아의 침략 행위에 대응해 유럽에서의 나토 방어태세를 논의하고 싶다”면서 “다음달 25일 나토 정상회의를 앞두고 회원국들이 2014년 결의한 GDP의 2% 방위비 지출 약속을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 명확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토 28개 회원국 가운데 지난해 GDP의 2% 이상을 방위비로 지출한 국가는 미국, 영국, 그리스 등 5개국에 불과했다. 독일은 방위비로 GDP의 1.19%인 370억 유로를 지출했다. 독일은 2014년 당시 합의는 어디까지나 가이드라인일 뿐 의무 사항이 아니라고 여기고 있다. 대신 독일은 2015년 해외 개발원조에 국민총소득(GNI)의 0.52%를 지출한 반면 미국은 0.17%를 지출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독일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하지만 정작 개도국과 난민을 돕는 등 비전통 안보 분야에서는 독일이 더 많은 노력을 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설명한 것이다. 안젤리노 알파노 이탈리아 외무장관도 “이탈리아는 지중해를 통해 들어오는 중동 난민들을 수색하고 구조하는 활동을 하는 등 돈으로 환산할 수 없지만 엄연히 안보에 기여하고 있다”며 단순히 GDP 2% 수준의 방위비 지출을 요구하는 미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냈다. 노르웨이 총리를 지낸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리는 ‘방위비 분담금 2%’뿐 아니라 개발원조를 위해 GDP의 0.7%를 지출한다는 가이드라인도 갖고 있다”면서 “외교, 개발원조, 경제협력이 지역 안정을 위해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틸러슨 장관의 ‘러시아 위협’ 발언을 문제 삼으며 “나토가 회원국들의 결속을 다지기 위해 ‘러시아가 위협하고 있다’는 중상모략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틸러슨 장관의 발언은 트럼프 행정부가 나토 회원국들과의 동맹보다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는 유럽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수사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北 6차 핵실험은 패망의 지름길

    북한이 또 6차 핵실험 카드를 꺼내 들 조짐이다. 미국의 폭스뉴스와 CNN 등은 최근 수주간 풍계리 핵실험장 주변에서 차량, 인력, 장비 등이 대규모로 움직이는 모습이 위성사진에 의해 확인됐으며, 국방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수일 내 추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정부 당국 또한 최고 수뇌부의 결심만 있으면 언제든지 핵실험이 가능한 상태로 판단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1월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이 마무리 단계라는 점을 밝히면서 한·미 군사연합훈련이 중단되지 않는 한 핵 무력을 중추로 하는 국방력과 선제공격 능력을 강화해 나갈 것을 공언했다. 핵 무력 고도화 및 소형화를 목표로 지속적인 실험에 나선 북한은 지난 5차 핵실험 당시 인공지진 5.0, 핵폭발 위력을 15~20㏏으로 키웠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강행하면 5차 때보다 위력이 훨씬 강화된 증폭(增幅) 핵분열탄 개발 성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 핵실험 유혹은 올 4월 김일성 생일 105년(4월15일·태양절)과 인민군 창건일 85년(4월25일) 등 각종 기념일이 정주년(0 또는 5로 꺾어지는 해)을 맞는 것과 관련 있다. 그동안 대규모 행사를 기점으로 핵실험을 강행했고 체제 우수성과 맞물려 선전해 왔다. 1차 핵실험은 노동당 창건일을 하루 앞둔 2006년 10월 9일에 감행했고 5차 핵실험 역시 지난해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일에 맞췄다. 북한 핵실험은 늘 탄도미사일 시험과 병행한다. 지난해 5차 핵실험 직후 장거리 미사일에 사용될 수 있는 고출력 신형 엔진의 지상분출 시험을 했고, 올 들어 ICBM 실험을 공언했으며 지난 2월 미·일 정상회담에 맞춰 신형 중거리 미사일을 쏘아 올렸다. 북한의 핵실험 움직임은 대내적으로 체제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책략인 동시에 대외적으로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는 모험이다. 벼랑 끝 대결을 통해 북·미 평화협정으로 전환해 체제 안전을 보장받겠다는 계산이지만 실현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정은 정권의 6차 핵실험 유혹은 결국 북한 자체를 파멸로 몰아갈 수밖에 없는 최악의 선택이 될 것이다. 무모한 도발은 국제사회의 제재 압박 수위를 높이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선제공격 옵션도 검토하는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무력 제재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대북 석유 판매와 이전을 금지하는 강력한 대북 제재 법안을 발의한 미국은 제3국의 대북 경제 거래 자체를 봉쇄하는 ‘세컨더리 보이콧’을 결행하는 동력으로 삼을 것이 확실하다. 한·미·일 3국이 이미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CVID)’의 핵 폐기 정책에 합의한 상황에서 6차 핵실험은 북한의 핵·경제 병진 정책 실현이 아닌 파멸의 지름길이 될 수밖에 없다.
  • [열린세상] 한반도 핵의 역사와 ‘불편한 진실’/신봉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

    [열린세상] 한반도 핵의 역사와 ‘불편한 진실’/신봉길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객원교수

    “온 국민이 굶더라도 우리도 핵 개발을 할 수밖에 없다.” 이웃 인도가 1974년 핵실험을 하자 당시 파키스탄의 부토 총리가 한 말이다. 미국 등 핵보유국이 저지에 나섰지만 파키스탄은 20여년 뒤인 1998년 기어코 핵실험에 성공했다. 그리고 ‘사실상의 핵보유국’이 됐다. 북한 핵도 파키스탄 모델로 가는가.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야 할 것인가. 먼저 한반도의 핵의 역사를 살펴보자.# 장면 1. 한국전쟁이 끝나자 북한도 핵무기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1964년 중국이 핵실험에 성공하자 핵기술 지원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그러자 1965년 소련으로부터 소형 연구용 원자로를 도입해 연구를 시작했다. 1970년대 초 남한도 핵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월남 패망에 이어 닉슨 행정부가 주한 미군을 감축하자 심각한 안보 위협을 느꼈다. 박정희 대통령은 핵 능력을 확보하려고 프랑스와 협력을 추구했으나 미국의 강력한 반대와 압력으로 포기했다. # 장면 2. 1982년 초 미국의 정찰위성이 북한이 영변에 건설 중이던 핵시설을 처음으로 탐지했다. 1990년대 들어 동구권이 붕괴하자 북한은 핵무기를 통한 체제 유지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한·소 수교를 통보하기 위해 평양을 방문한 셰바르드나제 소련 외무장관에게 북한은 극도의 배신감을 토로했다. 핵 개발에 나서겠다고 위협했다. # 장면 3. 1991년 말 남북한은 극적으로 비핵화에 합의하고 상호 사찰에 합의했다. 부시 행정부는 남한에 배치돼 있던 핵무기(약 100여기의 핵탄두)를 모두 철수했다. 92년 초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이 서명됐다. # 장면 4. 1994년 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북한은 특별사찰을 거부했다. 클린턴 행정부는 영변의 북한 핵시설에 대한 선제 폭격을 검토했으나 전쟁 발발을 우려한 김영삼 대통령의 반대로 무산됐다. 미국과 북한은 협상을 벌여 1994년 8월 제네바 기본합의서에 서명했다. 미국은 북한이 영변 원자로의 가동을 중단하는 대가로 경수로 원전 건설과 대체 에너지(중유) 제공을 약속했다. # 장면 5. 2002년 10월 미국의 켈리 국무부 차관보 일행이 평양을 방문해 북한의 우라늄 농축을 통한 비밀 핵개발 의혹을 추궁했다. 북한은 부인했다.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한 부시 행정부의 네오콘은 제네바 합의상의 중유 제공을 중단해 버렸다. 이에 대응해 북한도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는 벼랑 끝 전술로 나왔다. 8년 동안 유지돼 오던 제네바 합의가 무너졌다. 댐에 물이 샌다고 대책도 없이 댐을 허물어 버린 격이다. 북한 핵은 이때를 기점으로 돌아오기 어려운 강을 건넜다. #장면 6. 2003년부터 가까스로 다시 협상이 시작됐다. 6자회담이다. 엎질러진 물을 다시 담아 보려는 노력이었다. 2005년 9월에는 포괄적 합의(9·19선언)까지 만들어 냈다. 그러나 실행 의지가 없는 합의였다. 2006년 10월 9일 북한은 최초의 핵실험을 단행했고 최근까지 다섯 차례의 실험을 강행했다. 20여년간의 핵 개발 저지 노력은 실패로 끝났다. 트럼프 미 행정부가 대북 정책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한다고 한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모든 옵션을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그동안 한국 정부는 ‘북한의 체제 생존이 위협을 받을 정도의 강한 압박’에 올인했다. 문제는 북한이 순순히 손을 드느냐다. 앞으로 한 달 남짓이면 한국에 새 정부가 들어선다. 새 정부가 물려받을 북핵의 유산은 전임 정부보다 훨씬 심각하고 문제 해결은 어렵다. 미국과의 조율도 난제다. 이론상으로는 세 가지 해결책이 있다. 첫째는 북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그 위협하에 사는 것이다. 전술핵 재배치나 자체 핵 개발로 대응할 수도 있다. 둘째는 전면전을 각오하고 무력으로 김정은 체제와 핵무기를 들어내는 것이다. 셋째는 협상이다. 남북 대화와 미·북 협상을 가동한다. 강력한 제재와 당근을 병행해 우선 북핵을 동결하고 시간을 갖고 근본적 문제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동안 우리 국민은 북한 핵을 머리에 이고 살 수밖에 없다. 북한 핵과의 장기간의 동거다. 세 번째 방안이 ‘불편’하지만 ‘진실’에 가까워 보인다.
  • [글로벌 인사이트] ‘트럼프 충격’에 나토 동맹 흔들… 유럽, EU軍 창설 움직임

    [글로벌 인사이트] ‘트럼프 충격’에 나토 동맹 흔들… 유럽, EU軍 창설 움직임

    “두 차례의 세계대전과 공산주의를 격퇴한 냉전을 통해 구축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강력히 지지합니다. 하지만 우리의 동맹 파트너도 전략적·군사적 측면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하고 공정한 몫의 비용을 내야 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월 28일 상·하원 합동연설) “유럽연합(EU)의 외교·국방장관은 EU 역외 지역에서 이뤄지는 안보 관련 군사활동을 총괄하기 위한 군 지휘부(MPCC)를 창설하기로 했습니다. EU는 이제 유럽 안보에 있어서 더 많은 책임을 지는 독자 기구를 갖춰 지속적으로 안보협력을 증진시킬 것입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 고위대표 3월 6일 EU 외교·국방장관 회의 발언)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 국가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제기하면서 1949년 설립된 서방 국가의 집단 안보협의체인 나토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나토의 중심 국가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 EU 28개 회원국(영국 포함) 중 22개국이 나토 회원국이다.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러시아의 위협을 과소평가하고 유럽 집단 안보의 중요성을 경시하는 태도를 보이면서 지난 68년간 러시아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처해 온 미국·유럽 대서양 동맹이 균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美 방위비 증액 요구 충족 회원 5개국뿐 EU 국가들이 지난 6일(현지시간) EU 역외에서 이뤄지는 안보 관련 군사활동을 총괄하기 위한 해외군사활동지휘부(MPCC)를 창설하기로 한 것은 미국에 대한 불신을 반영한다. MPCC의 역할은 아직 지중해에서 유럽으로의 밀입국을 시도하는 밀입국업자를 단속하고 해적 소탕 작전을 강화하기로 하는 등 제한적이다. 하지만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이 지난해 9월 유럽 방위를 위한 군 지휘부 설립을 주장한 만큼 이는 결국 나토를 벗어나 독자적인 ‘EU 군’(軍) 창설로 나아가려는 첫걸음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프랑스 극우정당 국민전선(FN) 대선 후보인 마린 르펜은 한술 더 떠 대선에서 승리하면 프랑스를 나토와 EU에서 탈퇴시킬 것이라고 공언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안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 예산으로 투입하지 않는 나토 회원국의 방위를 장담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지난달 15일 나토 국방장관 회의에서 “회원국들이 연말까지 방위비를 증액해야 한다”고 시한을 제시했다. 하지만 나토 28개 회원국 중 이를 충족시키는 국가는 지난해 기준으로 미국(3.61%), 그리스(2.38%), 영국(2.21%), 에스토니아(2.16%), 폴란드(2.0%) 등 5개국에 불과해 유럽의 안보 불안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유럽 국가가 미국을 믿지 못하게 된 또 다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임자와 달리 러시아가 서방 국가에 위협의 대상이 아닌 ‘협상과 타협이 가능한 상대’라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시사 주간지 타임은 분석했다. 백악관 관계자는 지난 6일 “대통령은 측근에게 나토가 기존의 임무 대신 이슬람국가(IS)와 같은 급진 이슬람 세력에 대응하는 임무를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나토의 역할을 러시아 견제가 아닌 테러 방지로 축소시킨다는 의미다. ●美의 對러 안보관 변화에 유럽 불신 심화 영국 출신인 애드리언 브래드쇼 나토 부사령관은 지난 3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권좌에 앉아 있는 한 러시아는 유럽 안보에 끊임없는 위협”이라며 “많은 사람이 이슬람 극단주의보다 러시아의 위협이 더 심각하다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러시아의 제국주의적 속성은 냉전 당시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14년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병합한 러시아는 지난해 발트해 연안 칼리닌그라드에 독일을 위협할 핵미사일을 배치하고 미국 본토를 위협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실험을 단행하는 등 동유럽에서 옛 영향력을 회복하려는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나토 회원국이자 옛 소련의 위성국이던 불가리아에서는 지난해 11월 친러 성향의 루멘 라데프 대통령이 당선됐다. 러시아와 인접한 몰도바에서도 마찬가지로 친러 성향의 이고르 도돈 대통령이 당선되는 등 동유럽에서 러시아의 영향력은 강화되고 있다.●전략 요충 몬테네그로 나토 가입도 지연 발칸반도의 소국 몬테네그로 정부는 지난해 10월 총선 당시 러시아가 친서방 성향의 밀로 주카노비치 총리를 살해하고 친러시아 정권을 세우기 위한 쿠데타를 계획했다고 발표했다. 2006년 세르비아에서 독립한 몬테네그로는 인구가 65만명에 불과한 소국이지만 지중해 동부 해안선을 낀 전략적 요충지다. 러시아는 몬테네그로의 나토 가입에 반대해 왔다. 트럼프 행정부는 몬테네그로의 나토 가입에 소극적이다. 몬테네그로는 지난해 5월 나토의 29번째 회원국이 되기 위한 가입 신청을 했고 나토의 28개 회원국 가운데 24개국이 가입을 승인했지만 아직 미국, 스페인, 네덜란드 등의 승인을 얻지 못했다. 이는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2004년 러시아의 반대에도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동구권 국가를 적극적으로 나토에 편입시킨 것과 대조적이다. 몬테네그로의 국회의원 네보자 메도제빅은 타임에 “푸틴이 트럼프에게 몬테네그로의 나토 가입을 승인하지 말 것을 요청하면서 대가로 무엇을 제시하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나토에서 미국 다음으로 가장 많은 군 병력(63만여명)을 보유한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정부는 지난해 7월 군부 쿠데타 실패를 계기로 철권통치를 강화하면서 자신에게 비판적인 서방 대신 러시아 쪽으로 기울고 있다. 터키군은 지난 1월 시리아 북부의 IS를 격퇴하기 위해 러시아군과 공조할 것이라고 밝혔고, 러시아제 첨단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 구매 협상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가 지금까지 S400 미사일 공급 계약을 체결한 국가는 중국이 유일하다는 점에서 터키가 나토에서 이탈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터키, 러 첨단무기 협상에 나토 탈퇴 점쳐 유럽 국가들은 ‘트럼프 충격’과 러시아의 위협에 대응해 자체 안보 강화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 국방부는 냉전 종식 이후 꾸준히 감축하던 군 병력을 다시 늘리기로 했다. 독일군 병력은 1990년 통일 당시 58만명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6월 16만 6500여명 수준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이를 2024년까지 19만 8000명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지난 5일 보도했다. 독일은 지난 2월 옛 소련의 구성국이던 리투아니아에도 탱크 26대를 포함해 500명의 부대를 파병했다. 독일 이외에도 프랑스, 벨기에, 네덜란드 등도 러시아 견제를 위해 700여명의 병력을 리투아니아에 파병할 예정이다. 2004년 나토에 가입한 리투아니아는 러시아의 칼리닌그라드와 영토를 맞대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2차 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침략을 받았지만 이제 독일보다 러시아의 위협이 더 심각하다고 여긴다. 라이문더스 카를로블리스 리투아니아 국방장관은 WP에 “미국의 리더십이 유지돼야 하지만 유럽에서도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영국이 EU를 탈퇴하는 상황에서 독일이 유럽 안전을 보장하는 국가에 가장 가깝다”고 말했다. EU 정책 입안자 사이에서는 최근 미국을 제외한 독자적 핵무기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방안도 주목을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이는 영국을 제외하고 유럽 내 유일한 핵보유국인 프랑스의 핵무기를 핵심 전력으로 삼고 신설되는 EU 연합사령부가 통제권을 갖게 된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NYT는 이 같은 계획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현 안보협력 관계를 유지하라고 압박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NYT는 “나토의 전술 핵무기가 유럽에 남아 있는 한 유럽이 독자적 핵 억지력을 보유할 가능성은 적다”면서도 “트럼프가 현재의 정책을 고수한다면 유럽에 위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격랑 속 한반도…더 크게 요동치는 세계정세

    격랑 속 한반도…더 크게 요동치는 세계정세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국정농단 사태로 혼돈과 분열에 빠져있는 대한민국. 그리고 김정은의 이복 형 김정남을 암살한 혐의로 국제사회로부터 또다시 고강도 제재를 받게 될 북한. 2017년 3월의 한반도 정세는 격랑 속에서 흔들리고 있다. 대통령 직무가 정지된 우리나라는 이달 중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5월 중 조기 대선이 치러질 수 있다. 그러나 조기 대선이 치러지더라도 그 결과에 불복하는 세력 또한 나타날 수 있어 국가 안정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여기에 더 큰 문제는 국내 정세를 떠나 올해에는 한반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국가의 대선과 총선도 이어진다는 점이다. ● ‘아메리카 퍼스트’…트럼프 미국 이은 세계의 우경화 우려국제 정세를 논할 때 가장 먼저 거론되는 국가 미국. 세계의 경제와 안보를 쥐락펴락하는 이 나라가 최근 국제사회에서는 이른바 ‘문제아’로 떠올랐다. 국제 사회에서 균형 외교와 통상이 아닌 ‘무조건적인 미국 우선’ 정책을 선언, 강행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때문이다. 극우적인 언사와 공약으로 미 대권에 도전한 이 정치 신인이 실제로 당선되고, 공약을 지켜나가기 위한 모습을 보이면서 국제 관계가 삐걱거리고 있다.트럼프의 미국은 국가 안보를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며 경제력이 높으면서도 방위비는 매우 미미하게 낸다는 식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지적한 바 있다. 그나마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후 이와 관련한 언급을 자제하고 있지만, 국내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이 향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협상에서 공세적으로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 영국 빠질 EU 이끄는 독일·프랑스, 우익 정당 돌풍국제 정세는 물론 우리나라와 경제 교류에 있어 미국 못지않게 중요한 국가는 단일 국가가 아닌 유럽연합(EU)이다. 하지만 EU는 주축을 이뤘던 영국이 지난해 6월 탈퇴(브렉시트)를 결정하면서 EU 유지를 위한 프랑스와 독일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 여기에 시리아 등 난민 포용책을 펼치고 있는 독일은 자국 내 반발에도 부딪히고 있다.당장 오는 9월 총선에서 4연임에 도전하는 ‘철의 여인’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독일 내 좌파 정당과 우파 정당 강자들에게 밀려 총선 전망이 밝지 않다. 우파 경쟁자로는 반(反)난민 기조를 공고히 하고 있는 독일 극우 독일대안당(AfD) 프라우케 페트리 대표(42)가 있다.독일 내 난민에 대한 반감은 독일 우선주의, 반 이슬람주의 등을 내세우는 AfD의 인기요인이 됐다. 특히 페트리 대표는 “필요할 경우 난민에게 발포하겠다”는 강경 발언을 내놓으면서도 나치주의에는 확고한 배척 의지를 드러내는 등, ‘상식적 극우’의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굳히며 AfD의 지지율 상승을 이끌고 있다. 극우주의가 선전하자 메르켈은 기존 난민정책 수정을 약속하며 우익세력 포용을 시도했지만 다소 뒤늦은 노선 변경에 독일 중도좌파 사회민주당(SPD) 총리후보 마르틴 슐츠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정권교체 필요성을 피력하고 나섰다. 마르틴 슐츠는 유럽의회 의장 출신이며 연초부터 사민당 지지율 급등의 원동력이 되고 있다. 6일(현지시간)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민당은 여당인 기독민주당·기독사회당(CDU·CSU)연합 지지율 30%를 1%포인트로 앞섰다. 또한 뉴욕타임즈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슐츠 후보의 개인지지도 또한 50%로 34%에 그친 메르켈 총리를 월등히 앞섰다. ● ‘여성 트럼프’ 르펜의 극우민족주의, 프랑스를 달구다4월 23일 대선을 앞두고 있는 프랑스에서는 ‘여성 트럼프’로 불리는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가 대선 후보 중 가장 선두에 서있다. 국민전선은 프랑스 극우정당으로, 르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구호인 ‘아메리카 퍼스트’를 차용한 ‘라 프랑스 다보르’(La France d’abord)를 내걸고 대선에 나섰다. 르펜은 반이민, 반세계화, 반이슬람 등의 극우 공약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브렉시트와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구시대의 종결을 상징한다며, 이제 이념 대립 양상은 좌-우가 아닌 애국자와 글로벌리스트의 대립으로 나타난다고 주장했다.구체적 공약으로는 이민자 특별세 도입, 이민자에 대한 기본 의료보장 제공 중단, 무상교육제도 프랑스인에만 적용, 밀입국 이주민 귀화 불가, 프랑스 거주 이중국적자 프랑스 국적 박탈 및 추방 등을 내세우고 있다. 반세계화 정책들도 있다. 르펜은 EU를 ‘실패’라고 규정하고 탈퇴방안을 국민투표에 부치겠다고 밝혔으며, 더 나아가 NATO 탈퇴. ‘범대서양무역투자동반자협정’(TTIP), ‘EU-캐나다 간 포괄적경제무역협정’(CETA) 거부해 보호무역주의를 펼치겠다고 밝혔다. 르펜과 지지율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프랑수와 피용 공화당 후보다. 중도 우파 노선의 피용은 지난달 프랑스 언론 ‘카나르 앙셰네’에 보도에 의해, 상·하원 시절 피용의 두 아들 및 아내 페넬로프를 보좌관 등으로 위장 취업시켜 세비를 부정하게 지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지지율이 폭락했었다. ● 대선 앞둔 이란…북핵 문제에 한·미 양국 모두 신경 북한 핵무기 포기 협상 및 전략과 밀접한 관계를 지닌 중동 핵 보유국 이란도 5월 대선을 앞두고 있다. 이란은 개혁파 ‘대부’였던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지난달 8일(현지시간) 83세를 일기로 숨지면서 개혁파 위축이 예상된다. 라프산자니의 죽음에 뉴욕타임스는 “라프산자니의 죽음으로 개혁파가 움직일 공간이 줄어들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란 지도부 내 반미세력 입지가 강화되고 대미 관계개선 전망이 어두워질 수 있다고 내다보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라프산자니 사망으로 정치 경제적 개혁과 문화 개방을 추구하는 이란 온건 진영에 커다란 공백이 생겼다고 지적했다. 중도·온건·개혁 세력의 지지를 받는 하산 로하니 현 대통령 또한 종교계 전반에 걸쳐 막강한 후원 세력을 잃게 된 셈이다. 로하니가 홀로 개혁을 이끌어야 하는 상황에서 오는 5월 대선 재선 또한 장담할 수 없게 됐다.로하니의 재임기간 중 대표적 업적으로는 2015년 초 이뤄진 대미국 핵협상이 있다. 극적으로 타결된 이란 핵협상 합의안(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으로 핵개발에 관련된 대이란 제재가 해제돼 서방을 위시한 국제사회가 8000만 이란의 블루오션에 손을 뻗을 수 있게 됐으며 미국과 이란의 관계도 크게 개선됐었다. 그러나 이란의 새로운 탄도미사일 시험 이후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이란제재를 예고하면서 로하니의 업적은 무위로 돌아갈 위험에 처했다. 핵 합의안에 대한 이란 내 회의론이 부상하고 있었고, 서방 개방정책에 불만을 품은 야당의 반발도 거세지는 상황에서 트럼프의 반이민 행정명령과 신규제재라는 악재가 겹치자 오랜 시간 동안 어렵사리 회복됐던 미국-이란 관계가 외교·군사적 위기가 상존하던 과거로 회귀한 듯한 상황이다.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는 우리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군사 전문가는 이란의 탄도미사일은 북한 무수단 미사일과 같은 종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 이란은 북한과 미사일 기술을 주고받은 전력이 있다. 미국은 현재 이란 기업·기관에 추가제재를 준비 중이고, 이란은 이를 핵 합의 파기로 간주하겠다며 맞서고 있다. 북한과 이란을 ‘한 패’로 간주하는 미국 정부의 태도에 비춰볼 때 대이란 정책은 대북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방승언 기자 earny@seoul.co.k
  • [사설] 윤 외교, ‘김정남 독살’ 대북 공조 끌어내야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오늘과 내일 스위스에서 열리는 제34차 유엔 인권이사회와 제네바 군축회의 고위급 회기에 참석한다. 김정남 독살과 관련해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가 절실하게 요구되는 시점에서 윤 장관의 제네바 방문은 시의적절하다. 정부는 두 회의에 당초 차관을 파견할 예정이었다. 평양 지도부가 제3국 국제공항에서 대량파괴무기(WMD)인 신경성 독가스 VX를 사용한 테러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정부는 우리측 참가자를 격상해 100여명의 각국 대통령·장관급 등 고위 인사에게 북한의 인권 상황과 화학무기 문제를 쟁점화하게 된다. 유엔 인권이사회에서는 참가국들이 북한의 인권침해를 비난하는 새로운 결의안을 낼 계획이다. 3월 23, 24일 채택할 결의안에 김정남 독살 문제를 담을 수 있도록 정부가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윤 장관은 군축회의에서도 북한이 핵 능력 고도화를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북핵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는 물론이고 사용이 금지된 맹독성 무기를 테러에 사용한 북한의 행위를 명백히 하고 규탄의 목소리를 이끌어 내야 할 것이다. 북한의 핵·미사일과 화학무기 테러 위협에 대한 정부의 대응과는 별도로 국제사회의 공조도 가시화하고 있다. 미국 국무부가 3월 1, 2일 뉴욕에서 개최 예정이던 ‘북·미 트랙 1.5’(반관반민) 대화에 참여할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주국장의 비자 발급을 거부했다. 국무부가 사유는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 12일의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와 김정남 독살 사건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하려는 의회의 움직임에 발맞춰 미 국무부도 이 문제를 들여다보고 있다고 한다. 말레이시아 정부도 최상의 보안을 필요로 하는 자국 공항에서 화학무기로 살상을 저지른 북한에 외교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지난 24일 말레이시아 경찰이 암살에 쓴 화학물질을 VX로 특정한 데 이어 보건장관까지 나서 이를 확인했다. 말레이시아의 격분한 시민단체들이 북한과의 외교 관계 단절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는데, 자국의 안방에서 테러를 저지른 잔인무도하고 깡패 같은 국가에 대한 징벌로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김정남 독살은 세계 3위의 화학무기 보유국인 북한의 위험성을 재확인해 줬다. VX를 장착한 스커드 미사일 한 발이면 서울에서 12만명을 살상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세계 192개국이 회원국인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에 가입하지 않은 북한의 폭주를 좌시해서는 안 된다.
  • [사설] ‘완전한 北 비핵화’ 확인한 한·미·일 외교회담

    북한의 도발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한·미·일 3국의 외교장관 회담이 열렸다. 독일 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외교장관회의에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외무상은 ‘강력한 대북 압박과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CVID) 북 비핵화 원칙을 재확인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3국 장관은 공동성명을 통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북한 비핵화 추진 의지를 확인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이 요구하는 핵 군축회담에 응하지 않겠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공표했다는 의미가 있다. 이어 3국 장관은 지난 12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에 대해 강력한 규탄과 함께 추가 도발 시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 의지를 밝혔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동맹국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방위 의지와 북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3국 간 안보협력 제고, 유엔 안보리 결의의 완전한 이행 의지를 밝혔고, 3국 장관들은 후속 조치로 각국 6자회담 수석 대표 간 회동을 통해 긴밀한 협조체제 구축에 나설 방침이다. 이번 3국 외교장관 회담은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 도발과 김정남 피살 사건 등 한반도 기류가 이상 변화를 보이는 시점에 시의적절하게 열렸다.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에 대한 가능성에 대해 국제사회의 강력한 의지를 전달하려는 목적도 있다. 3국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한·미는 양자 회동을 갖고 북한의 핵무장이 최종 단계에 도달했다는 인식 아래 공동 대응 방안도 논의했다. 북핵이 과거와 전혀 다른 차원의 위협이라는 공감대 속에서 중국의 대북 압박을 견인하는 방안도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금융기관이나 기업을 제재 대상에 포함시키는 세컨더리 보이콧 등의 제재 조치를 논의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이 과거 오바마 정권의 ‘전략적 인내’보다 강경해지고 있다는 점에 북한의 김정은 정권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 중거리탄도미사일 도발과 김정남 암살 의혹 등을 고려하더라도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한 국제적 공조는 더 실효적인 차원에서 진행돼야 한다. 한·미·일은 물론 대북 제재에 미온적인 중국과 러시아 등이 공동으로 하나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외교 당국의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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