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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북한과 비핵화 협상 포기하지 않았다”

    “미국, 북한과 비핵화 협상 포기하지 않았다”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 신임 사무총장“현재 북한은 불법적인 핵보유국” 라파엘 마리아노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신임 사무총장이 “미국 정부는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국을 공식 방문한 그는 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카네기국제평화재단에서 열린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RFA는 그로시 사무총장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과 면담하면서 이런 사실을 알게 됐으며 그에 고무됐다고 밝혔다. 북한은 1974년 9월 IAEA에 정식으로 가입했지만, 여러 차례 핵 문제가 터지면서 IAEA와 갈등을 빚어왔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북미 간 비핵화 합의가 이뤄진다면 IAEA가 믿을 수 있고 독립적이며 정확한 검증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는 IAEA 사찰단이 북한에서 추방된 2009년 이후 북한에는 핵무기와 핵시설이 늘어났기 때문에 검증 활동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또 “현재 북한은 불법적인 핵보유국”이라면서 “우리는 법적으로 북한이 핵보유국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아울러 북한이 합법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통해 핵무기전파방지조약(NPT)을 수정해야 하는데,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덧붙였다. 아르헨티나 출신인 그로시 사무총장은 35개국으로 구성된 IAEA 이사회에서 24표를 얻어 남미 출신 첫 IAEA 사무총장으로 선출됐다. 지난해 12월 3일 공식 취임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지구종말 카운트다운 100초전”…지구종말시계 사상 최저

    “지구종말 카운트다운 100초전”…지구종말시계 사상 최저

    인류가 최후를 맞는 시점까지 남은 시간을 개념적으로 표현한 인류의 파멸 시간을 나타내는 ‘둠스데이 시계(Doomsday Clock)’가 자정 100초 전으로 당겨졌다. 1년 전만 해도 2분 전이었으나 이제는 측정 단위가 초 단위로 바뀐 것이다. 2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매년 ‘둠스데이 시계’의 시간을 발표하는 핵과학자회보(BAS)는 미 워싱턴 DC에서 자정까지 100초를 남겨둔 지구종말 시계를 공개했다. BAS는 “핵의 영역에서 지난해 여러 군축 협정과 협상이 중단되거나 약화됐고 이란 및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관련한 정치적 갈등이 해결되지 않은 채로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기후변화와 관련해서는 “기후 위기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젊은 층의 대규모 시위 덕분에 향상됐으나 정부의 조치는 부족하다”고 평가했다. 레이첼 브론슨 BAS 회장은 “100초 남았다. 우리는 이제 세계가 재앙까지 얼마나 다가갔는지 시간 단위도, 심지어 분 단위도 아닌 초 단위로 표현하게 됐다. 지구종말 시계가 마련된 이후 가장 종말에 가까이 다가간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지구종말 시계를 앞당길지는 BAS 이사회가 노벨상 수상자 13명을 포함한 인사들에게 자문을 얻어 결정한다. 한편 지구종말 시계는 1947년 종말 7분 전으로 시작했으며 핵보유국 행보 및 핵개발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되다가 2007년 기후변화가 새 위협요인에 추가됐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문정인 “북미 진전 없으면…文, 美와 같이 갈 수 있겠나”

    문정인 “북미 진전 없으면…文, 美와 같이 갈 수 있겠나”

    “‘한국 독자행동 필요’ 목소리 커져”“미국과 같이 가지만…수정할 수도”미군 단계감축 등 美전문가 주장도 소개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6일(현지시간) 북미협상에서 미국이 더 유연할 필요가 있다며 중러가 추진하는 유엔 대북제재 완화안에 북한의 비핵화 조치를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이 미국의 대북제재에 협력해왔지만 계속 진전이 없으면 문재인 대통령이 방향을 수정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문 특보는 이날 미 싱크탱크 국익연구소가 워싱턴DC에서 2020년 대북 전망을 주제로 연 세미나에 참석해 정부의 입장이 아닌 개인 자격 발언을 전제로 특파원 간담회를 갖고 “미국은 더 유연하고 현실적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비핵화를 먼저 하고 보상한다는 (미국의) 전략은 작동하지 않는다”며 “(미국이) 구체적인 걸 몇개를 주면서 북한을 유인하고 북한은 그때는 (협상에) 가차없이 나와야 할 것 아니냐고 생각이 된다”고 밝혔다. 문 특보는 특히 중러가 추진 중인 안보리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거론하면서 미국과 영국, 프랑스가 북한의 상응조치를 담아 결의안을 수정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그는 “북한에 대해 점진적으로 제재를 완화시켜주고 북한도 영변을 포함해서 비핵화 조치를 한다면 상당히 중요한 돌파구가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 반전되는 상황으로 갈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문 특보는 또 “당장 중러가 그런 결의안을 냈으니까 우리 정부도 (남북) 철도 연결 사업 같은 건 할 수 있는 것”이라며 “그건 안보리 제재 결의 위반이 아니다. 공공사업에 대해서는 외국 투자가 가능하도록 된 부분이 있다. 미국, 프랑스, 영국만 동의해주면 하나의 새로운 시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2월 정도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위성 발사를 하면 트럼프 행정부가 강력 대응할 거라고 본다”면서 “북한도 조심히 생각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인 8일을 기점으로 삼아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문 대통령이 남북 철도연결과 개성공단 및 금강산 관광 재개를 원했지만 대북제재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며 대북제재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 결과 남북관계는 완전히 얼어붙었다”며 “문 대통령의 지지자 사이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협상 재개에 실패할 경우 한국이 독자적인 행동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우리 정부 입장은 기본적으로 미국하고 같이 간다. 그건 분명히 정했지만 계속 진전이 없고 정치적으로 어려워지고 한반도와 동북아 상황이 어려워지는 방향으로 가게 되면 문 대통령이 어떻게 계속 같이 갈 수 있겠느냐. 수정할 수도 있겠죠”라고 말하기도 했다.문 특보는 북한의 비핵화를 기본 목표로 두되 실제적 접근 과정에서는 ‘군비통제협상’ 방식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비핵화 협상 대신 군축 협상을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그는 다만 이에 대해 “소위 비핵화 패러다임과 핵군축 패러다임을 구분하는 것은 인위적이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것”이라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면 우리에게 아주 위험한 일이 될 수 있고 우리는 핵 없는 한반도를 원한다. (비핵화) 목표를 향해 군축협상의 테크닉과 방법을 채택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북한과의 평화체제 검토, 비핵화를 대가로 한 단계적 주한미군 감축, 협력적위협감소(CTR)를 위한 기금 추진, 위반시 되돌리는 스냅백 방식의 제재완화, 이를 위한 워킹그룹 구성 등을 골자로 한 밴 잭슨 신미국안보센터(CNAS) 선임연구원의 주장을 소개하며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충동적 강경 대응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이란만 해도 ‘열린 사회’고 북한은 전국토가 요새화돼 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사설] 北 ‘새로운 길’ 외통수 안 되게 제재·안전 묘안 찾아야

    북한이 예고했던 ‘크리스마스 선물’ 없이 성탄절이 지나갔다. 북한이 군사행동을 자제했다고 도처에서 안도하는 목소리가 들려오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 시한을 연말까지로 설정했으며, 연말을 어떻게 보낼지는 미국에 달려 있다고 공언해 놓은 상태이다. 아직도 연말까지는 닷새가 남았다. 문제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월 1일에 발표할 신년사의 내용에 달려 있다.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비핵화 협상이 제대로 진전되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선언하고,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대미 협상 시한을 연말까지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어떤 형태로든 ‘새로운 길’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을 대내외에 제시할 것으로 보이며, 조만간 열리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그 윤곽이 드러날지 주목된다. 북한의 ‘새로운 길’에 대해서는 핵 보유국 선언과 동시에 핵실험·미사일 발사 중단(모라토리엄) 해제, 북미 및 남북 관계의 중단, 자력갱생, 옛 사회주의권 국가와의 연대 강화 등 여러 갈래의 가능성이 거론된다. 뭐 하나 우려스럽지 않은 게 없지만 2년간 중단했던 핵실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 발사 재개를 비롯해 군사력 강화를 드러낼 다양한 수준의 행동으로 한반도 긴장이 재현될 것이 가장 걱정스럽다. 북한은 미국과의 대화 중에도 지난 5월 이후 북한판 이스칸데르 등 신형 4종 무기 외에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쏘아 올렸다. 얼마 전에는 동창리에서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 강화’라고 표현한 신형 미사일 엔진 시험을 했기 때문에 내년 초 정찰용 위성 로켓 발사, ICBM 시험발사를 통한 성능 확인과 대외 과시까지 그리 많은 시간이 남지 않았다고 보는 게 맞다. 위성이든 ICBM이든 레드라인을 넘는 행동이어서 국제사회의 적절한 대응이 필요하다. 그런 점에서 북한이 일관되게 주장한 체제안전 보장과 제재 완화, 대북 적대시 정책 폐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비핵화 실천에 맞게 북한이 바라는 조치들이 이뤄져야 했지만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등 선제적 행동에 비해 미국의 상응조치는 미흡했다. 김 위원장의 ‘새로운 길’이 외통수로 빠지지 않도록 한미가 묘안을 찾아야 한다. 안전보장과 관련해서는 내년 상반기 혹은 하반기까지 한미연합훈련의 완전한 중단을 포함해 북한이 받지 않을 수 없는 구체적인 안을 제시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제시한 ‘동북아철도공동체’와 더불어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 제출한 제재 완화 결의안도 미국은 무시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이 평화 궤도를 이탈하지 않고 대화에 복귀할지 여부는 미국 하기 나름이다.
  • 이란, 핵 생산 가능 중수로 가동 공개

    이란, 핵 생산 가능 중수로 가동 공개

    이란원자력청(AEOI) 기술자들이 23일(현지시간) 테헤란 남서쪽 아라크 중수로 2차 계통에서 작업하고 있다. AEOI는 이날 중수로 2차 계통 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란은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AEOI 청장은 원자폭탄을 생산할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서방 핵보유국들은 이란이 원자폭탄을 만들 수 있는 양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은 2015년 핵합의에 따라 아라크 중수로를 폐쇄하기로 했지만, 미국이 핵합의에서 탈퇴하면서 지난 7월 재가동을 선언한 바 있다. 이란원자력청(AEOI) 제공 AP 연합뉴스
  • 이란, 핵 생산 가능 중수로 가동 공개

    이란, 핵 생산 가능 중수로 가동 공개

    이란원자력청(AEOI) 기술자들이 23일(현지시간) 테헤란 남서쪽 아라크 중수로 2차 계통에서 작업하고 있다. AEOI는 이날 중수로 2차 계통 가동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란은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AEOI 청장은 원자폭탄을 생산할 의도는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서방 핵보유국들은 이란이 원자폭탄을 만들 수 있는 양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은 2015년 핵합의에 따라 아라크 중수로를 폐쇄하기로 했지만, 미국이 핵합의에서 탈퇴하면서 지난 7월 재가동을 선언한 바 있다. 이란원자력청(AEOI) 제공 AP 연합뉴스
  •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ICBM 미사일 아닐수도

    북한의 ‘크리스마스 선물’은 ICBM 미사일 아닐수도

    북한이 미국에 보내겠다는 ‘크리스마스 선물’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같은 물리적 도발이 아니라 미국에 대한 새로운 정책 노선 발표일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의 새 대미 강경정책에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 핵무기 보유국 지위 강화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CNN은 22일(현지시간) 북한 지도부 사정에 밝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취약하다는 인식 아래 비핵화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서 치우는 강경책을 택할 계획”이라면서 이같이 전했다. 소식통은 “이런 새로운 정책이 이달 초 북한 고위 관료가 얘기했던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수 있다”며 “여기엔 미국과의 협상을 포기하고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공고히 하는 내용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CNN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다려 보기’(wait and see) 접근법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 의회의 탄핵 추진과 2020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적으로 취약해진다는 인식에 기반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트럼프 대통령과 비핵화 합의를 했다가 내년 11월 대선에서 패할 경우 후임 대통령이 약속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한다면 북한이 다시 미국과의 대화에 나서려고 할 것 같다고 소식통은 내다봤다.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북한도 기꺼이 다시 협상에 임하겠지만, 그 조건은 지금보다 더 까다로워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소식통은 또 “북한이 더 이상 제재 완화를 경제발전 수단으로 추구하지 않고, 대신 ‘주체사상’이란 국가 이데올로기를 통한 자력자강 의지를 강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그동안 “미국이 올 연말까지 적대시정책 철회 등 한반도 정세에 관한 ‘새로운 계산법’을 제시하지 않을 경우 ‘새로운 길’을 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런 가운데 리태성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부상은 이달 3일자 담화에서 이 같은 ‘연말 시한’을 재차 거론하며 “크리스마스 선물을 무엇으로 선정하는가는 전적으로 미국의 결심에 달려 있다”고 언급해 북한의 성탄절 전후 ICBM 발사 등 무력 도발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미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데다 작년부턴 경제 발전을 강조해왔단 점에서 “미사일 시험 등 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지적했다. 소식통은 특히 “북한이 ICBM 발사나 핵실험은 북한의 중요 무역 상대국인 중국과 러시아에 지나치게 도발적인 것으로 비칠 수 있다”면서 “중국과 러시아는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기를 원하지만 지금은 한반도 안정이 최우선순위”라고 강조했다. 북한이 이달 들어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소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2차례 ‘중대 실험’을 실시했지만 “중국·러시아와의 관계 손상을 가져올 수 있는 ‘레드라인’(금지선)을 넘진 않았다”는 게 소식통의 설명이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아산硏 “내년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보다는 관리에 그칠 것”

    아산硏 “내년 한반도 비핵화 문제, 해결보다는 관리에 그칠 것”

    北, 한국엔 해안포 발사·미국엔 ICBM 발사로 고강도 도발할 가능성북한 핵보유 인정하며 비핵화 협상이 핵 군축 협상으로 진행될 수도아산정책연구원이 17일 내년에 한반도 비핵화 문제는 미중 갈등 등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보다는 관리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차두현 경희대 평화복지대학원 교수는 이날 아산정책연구원이 주최한 ‘2020 아산 국제정세전망 기자간담회’에서 “주요국 간 전략경쟁 자체가 이들의 공조나 연대에 의한 조치의 실현을 어렵게 한다”면서 “이러한 추세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에서 특히 심각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차 교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여전히 북한 포섭에 대한 미련을 버리려 하지 않을 것이지만 동시에 자신이 생각하기에 가장 유용한 압력 수단인 제재 카드를 쉽게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빅딜’과 같은 대타결보다는 서로가 ‘새로운 길’이나 군사조치 같은 극단적 길을 피하면서 갈등을 관리하는 수준에서 비핵화 협상이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차 교수는 “중국도 급속한 북미 관계 개선은 한반도에서 신뢰할 만한 오랜 완충지대의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중국이 비핵화를 위한 과도한 대북 압력을 행사하지 않는 동시에 북미 간의 급격한 관계 개선에도 일정한 제동을 하는 행태를 유발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결국 대화는 지속하지만 누구도 선뜻 중대한 기여를 하지 않으려 하는 주요국들의 행보로 2020년에도 한반도 비핵화의 의미 있는 진전은 기대하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현 단계에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고 북미 협상에서 미국의 양보를 얻어 핵을 보유하는 전략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 센터장은 “미국의 양보를 얻어내지 못하면 북한은 무력시위를 통해 한국을 지치게 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한국 내에서 ‘북한하고 잘 지내자’, ‘비핵화 문제를 천천히 풀자’며 사실상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케 하는 여론을 형성하려 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이 양보하지 않으면 북한은 강도 높은 도발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 결과 남북 교류협력이 제한되고 주변국 상황은 현상 유지되거나 제한적으로 악화될 것”이라고 했다. 신 센터장은 북한의 무력시위와 관련, 미국과 한국을 향해 동시에 고강도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 대해선 해안포 발사 등 2010년 연평도 포격과 같은 도발, 미국에 대해선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와 같은 도발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 센터장은 북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설정한 연말까지 협상의 진전이 없으면 선포할 것으로 예상하는 ‘새로운 길’과 관련 “‘새로운 길’의 실제 모습은 지난 6개월간 북한이 갔던 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핵을 보유하고 경제는 자력갱생을 통해 유지하며 김정은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게 새로운 길이며, 이를 어떻게 포장할 지가 새로운 길의 요체”라고 했다. 그는 “오늘 노동신문에 기존 구호인 ‘자력갱생’보다 한 차원 높은 비전인 ‘자력번영’이 제시됐다”며 “이와 함께 군사적 측면에서 ‘자력평화’를 내세워 두 키워드로 ‘새로운 길’을 포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차두현 교수는 북한이 당장 ICBM을 쏘지 않더라도 굉장히 많은 대안이 있다면서 “한반도 전역을 커버하며 일본 근해까지 나아갈 수 있는 사거리 300∼400km 방사포를 쏠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지영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2020년 비핵화 협상 어둡게 전망했다. 그는 “2019년에 비핵화 협상은 아무런 진전이 없었다”며 “북한은 국제사회에 자신이 30년 넘게 핵전략을 진행하고 있다고 각인시킨 반면, 국제사회는 북한이 진전된 핵 기술을 갖고 있다고 자각하면서 북핵에 대한 평가를 상향 수정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인정되면서 국제사회가 핵 문제에 몰입하고 있을 때 북한은 다양한 종류의 전략 무기를 개발한다든가 군사적 옵션 외에 정치·경제·사회 불안을 조장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옵션을 전력화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도발을 할 것이라는 예측 하에 군사 도발보다는 정보전, 사이버전을 감행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내다봤다. 박 위원은 “국제사회에서는 북핵 문제를 봉합하는 수준 정도로 노력하자는 기류가 형성될 것”이라며 “내년에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고 더 이상 핵을 확장하는 것을 막아보자고 하면서 비핵화 협상이 핵 군축 협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의 대북 정책과 관련, 제임스 김 아산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미국의 대북 정책에는 큰 변화가 없겠지만 북한의 도발 수위에 따라 미국의 대응이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김 위원은 “2018년에 추가 대북 제재 법안이 미 의회에 준비됐는데 금융기관에 대한 세컨더리 보이콧 의무화와 북한 관련 모든 사업과 거래를 중지하는 내용”이라며 “이 두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반도 정세와 북중 관계에 대해서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지난해 북중 정상 간 상호 방문을 통해 관계가 정상궤도에 진입했다”면서도 “내년에는 비핵화 문제와 대외 관계의 변화가 북중 관계에 지뢰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박 위원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심각한 도발을 한다면 중국은 선택의 딜레마에 직면한다”며 “책임 있는 국가,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대북 제재에 발을 담가야 하는가, 아니면 어렵게 회복한 북중 관계를 유지해야 하는가라는 딜레마에 빠질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중 대립 구도가 심화되고 있으나 내년 전환점을 맞이해 미중 관계가 회복된다면 중국에게 북중 관계는 대미 관계의 하위 변수가 된다”며 “아울러 내년에 북미 관계에 새로운 전환의 계기가 마련된다면 북한에게는 북미 관계가 최고의 목표가 되고 중국은 관리 대상에 불과해질 것이기에 북중 관계를 발전시킬 필요성이 낮아진다”고 분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김정은 ‘새 길’ 엄포… 협상 결렬 땐 美에 책임 전가 효과 노려

    김정은 ‘새 길’ 엄포… 협상 결렬 땐 美에 책임 전가 효과 노려

    “최악 경우 美가 가장 우려하는 것 완성 우리 뜻대로 가겠다는 최대 압박” 관측 안전 보장·제재 해제 등 기싸움 치열할 듯 일각선 “백두산 엔진 업그레이드 가능성” 북한이 북미 비핵화 협상의 마지노선이라고 정한 연말을 20여일 앞둔 지난 7일 “전략적 지위를 변화시키는 데 작용할 중대한 시험”을 진행한 것에 대해 협상에 대한 기대는 거의 접고 ‘새로운 길’로 갈 준비 단계에 들어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인 동시에 협상 최종 결렬을 염두에 두고 핵 협상 결렬의 책임을 미국 측으로 돌리는 효과도 노렸다는 평가다. 국방과학원 대변인은 8일 발표한 담화에서 시험의 종류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다. 다만 북한이 핵보유국을 강조하는 맥락에서 사용하는 용어인 ‘전략적 지위’를 사용했기 때문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고체연료 엔진 시험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그러나 일각에선 북한이 개발에 성공한 액체연료형 ‘백두산 엔진’을 업그레이드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ICBM급 ‘화성 15형’을 발사하면서 1단 엔진은 화성 14형의 백두산 엔진 2개를 클러스터링(결합)했는데, 이번에는 백두산 엔진 4개를 결합한 시험이 진행됐을 가능성도 나온다. 백두산 엔진 4개를 결합하면 500㎏가량의 위성을 저궤도에 충분히 올릴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이번 시험이 진행된 동창리는 남북이 지난해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고 한 곳이다. 때문에 이곳에서 ICBM 엔진 시험을 재개했다면 최종 협상 결렬 이후 ICBM 시험 발사도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지난해 4월 20일 노동당 중앙위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열고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고 선제적 의지를 내보였다. 이와 동시에 미국을 향해선 한미 연합훈련 중단 등 상응 조치를 요구했는데,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하지 않자 선의의 조치를 철회한 것이다. 엔진 시험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한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이나 대북 제재 위반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북한이 연말 시한까지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대내외에 협상 시한으로 공언한 연말에 맞춰 최대한 협상 능력을 끌어올리고 있다”면서 “협상의 진전이 없을 경우 미국이 가장 우려하는 것을 완성해서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선의의 조치에 따라 미국도 한미 연합훈련을 중단했어야 했지만 이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북한은 더이상 선의의 약속을 이행할 필요는 없다고 본 것”이라며 “향후 ICBM 시험 발사를 재개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고강도 압박”이라고 분석했다.북미 간 대립 국면은 연말까지 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양국이 비핵화 조치와 안전 보장, 제재 해제에 대한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말 전까지 북미가 극적으로 실무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희박하지만 아직은 남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양측 정상이 직접 진행한 핵 협상이 최종적으로 결렬된다면 정치적 타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연말 이후 북미가 최종적으로 판은 깨지 않으면서 지루한 공방을 이어가는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北 ‘새로운 길’은 ‘쿠바식‘ 외화벌이·군사력 강화

    北 ‘새로운 길’은 ‘쿠바식‘ 외화벌이·군사력 강화

    북한이 비핵화 협상 시한으로 제시한 연말을 앞두고 당 중앙위 전원회의 등을 소집하면서 비핵화 협상이 최종 결렬 될 경우 선택하겠다고 밝힌 ‘새로운 길’의 내용에 관심이 모아진다. 전문가들은 대내적으로는 대북 제재 하에서 관광 산업 발전을 통해 외화를 확보하고 군사력을 강화해 자력갱생의 기치를 따르는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중국, 러시아와의 밀착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제재해제와 안전보장 조치를 기대하기 힘들어지면서 촘촘한 대북제재 하에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통로인 관광산업을 중점 육성하는 ‘쿠바모델’을 선택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 위원장도 최근 백두산과 금강산, 원산갈마 해안관광지구, 양덕 온천 지구 등 관광지 개발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결의에서 다음달 22일까지 유엔 회원국들이 모든 북한 노동자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내록 해 중국과 러시아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들이 송환된 이후 북한이 제재에 위반되지 않는 관광 산업에 집중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군사적으로는 신형 미사일 개발 등 무기 현대화에 힘쓰고 신형 전략무기인 잠수함탄도미사일(SLBM) 개발 완성으로 핵 억제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핵실험와 중장거리·대륙간 탄도 미사일 시험 발사까지는 나아가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4일 “이미 2017년에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토대에서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양적 확대를 통해 사실상 핵보유국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하고 SLBM 개발 완성을 통해 추가적인 핵억제력을 확보하며, 중국 및 러시아와의 전략적 협력 및 과학기술에 기초한 자력갱생을 통해 ‘사회주의부강조국’을 건설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김동엽 경남대 교수는 “내년 신년사에서 대내적으로는 자력갱생을 바탕으로 경제에 매진하는 새로운 전략노선과 대외적으로는 북미 협상을 탈피해 중국 러시아를 중심으로 국제 연대를 통해 돌파구를 모색하는 내용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새로운 길’은 김 위원장의 올해 신년사에서 처음으로 등장한 표현이다. 김 위원장은 미국이 일방적으로 북한의 양보만을 강요하고 제재와 압박에만 매달린다면 부득이하게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앞서 권정근 당시 외무성 미국연구소 소장은 지난해 11월 논평에서 “미국이 어떤 태도 변화도 보이지 않는다면 경제건설총집중 노선에 다른 한가지가 더 추가돼 ‘병진’이라는 말이 다시 태어날 수도 있다”고 해 최악의 경우 경제·핵 병진 노선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시사한 바 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쿠슈너 “김정은, 아버지에게 핵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말 들었다”

    쿠슈너 “김정은, 아버지에게 핵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말 들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핵무기를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말을 들었다는 주장을 담은 책이 출간된다.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이 일관되게 한반도 비핵화를 유훈으로 남겼다고 알려져 있는 것과 다른 주장이어서 주목된다. 22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워싱턴 타임스에 따르면 전기 작가인 더그 웨드가 다음달 26일 발간하는 ‘트럼프의 백악관 안에서’(Inside Trump‘s White House)라는 제목의 책 발췌본을 입수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이자 백악관 선임보좌관인 재러드 쿠슈너가 이런 얘기를 들려줬다고 밝혔다. 과거 백악관 선임 참모로 2명의 대통령을 보좌한 웨드는 이 책을 쓰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가족 및 참모들에 대한 독점적 접근권을 부여받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쿠슈너는 김정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를 웨드에게 보여주며 “이 편지들을 보면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친구가 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그의 아버지(김정일)는 절대로 무기를 포기하지 말라고 말했다”면서 “그 무기는 김정은에게 안전을 보장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고 밝혔다. 쿠슈너는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에게 새로운 아버지 같은 존재”라며 “그래서 쉽지 않은 전환”이라고 덧붙였다는 것이다. 맥락으로 볼 때 ‘무기’는 핵무기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이며, 김정일 위원장이 핵무기 개발을 당부해 비핵화가 쉽지 않은 결정이란 취지로 풀이된다. 쿠슈너는 “아버지에 관한 문제”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북한이 일관되게 밝혀온 ‘조선반도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라고 밝혀 온 것과 다르고, 지난해 3월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만난 김정은 위원장이 “김일성 및 김정일의 유훈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실현에 주력하는 것이 우리의 시종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힌 것과도 다른 얘기다. 북한은 지난 2013년 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 채택에 반발하며 한반도 비핵화 포기를 선언했고, 김정은 체제는 그 뒤 헌법에 ‘핵 보유국’이라고 명기했다. 웨드는 이 책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인질’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싫어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과 단둘이 만났을 때 “그 단어를 사용하지 말아 달라”고 말했다는 것이다. 북한은 제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지난해 5월 간첩 등 혐의로 노동교화형을 치르던 김동철 목사 등 한국계 미국인 3명을 석방했다. 또 오토 웜비어는 체제 전복 혐의로 노동교화형 15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던 2017년 6월 의식불명 상태로 석방됐지만 엿새 만에 세상을 떠나 국제사회의 강한 비난을 받았다. 이 밖에 책에는 2016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처음으로 독대한 장면도 포함됐다. 오바마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이 독재자라는 이유로 대화를 거부했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멍청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웨드와의 인터뷰에서 “오바마는 대통령이 됐을 때 가장 큰 문제는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이라고 우려했다”며 “사실, 사적으로 그(오바마)는 ‘당신은 임기 중에 북한과 전쟁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에게 ‘그러면 당신은 김정은에게 전화를 건 적이 있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오바마는 ‘아니다. 그는 독재자’라고 답했다. 마치 그것이 모든 것을 설명하듯”이라며 ‘오바마는 독재자란 이유로 전화를 하지 않았다고?’라고 되물었다”고 덧붙였다. 웨드는 “2년이 지났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은 여전히 그 대화에 놀라워하고 있었다. 그리고 나서 방 안에 있는 우리 모두에게 (오바마 전 대통령이) ‘멍청하다’고 큰 소리로 결론 내렸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각료회의를 시작하기 전 취재진 문답 과정에 김 위원장에게 전화한 적이 있느냐고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물었더니 아니라고 답변했지만 사실은 그가 11번 통화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화는 받지 않았지만 자신의 전화는 받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편 다른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지난 7월 우리는 이런 주장에 대해 4개의 피노키오를 줬다”고 전했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의 유세나 취재진 문답 등에 내놓은 발언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따지고 거짓의 상징인 피노키오를 하나씩 부여하는데 피노키오 4개는 과장이나 호도가 아닌 거짓말이라는 게 WP의 설명이다. WP는 이어 “오바마 전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 김정은을 만나는 것은 물론이고 전화통화를 시도했다는 증거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WP는 지난 7월 “오바마 행정부 기간에 내가 참여한 북한 관련 모든 논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이든 뭐든 흥미를 보인 적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의 발언을 전했다. 벤 로즈 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부보좌관도 지난 6월 30일 트윗을 통해 “트럼프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오바마는 결코 김정은과의 만남을 추진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날 한미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오바마 행정부가 만남을 간청했으나 김 위원장은 만나려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 것에 대꾸한 것이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중국, 일본에 미국채 최다보유국 자리 뺏겼다

    중국, 일본에 미국채 최다보유국 자리 뺏겼다

    중국이 미국 국채 최다보유국 자리를 내줬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으로 일본이 보유한 미국 재무부 채권은 전달보다 219억 달러가 늘어난 1조 1220억 달러에 이른다. 전달보다 23억 달러가 늘어 1조 1120억 달러에 그친 중국을 2위로 밀어냈다. BMO캐피털마케츠 벤 제프리 금리전략가는 “수익률이 일반적으로 낮고 마이너스에 이르는 국채시장에서 미국 국채가 유럽이나 일본보다 매력적”이라고 일본 보유액 증가의 배경을 설명했다. 중국이 미국에 대한 최고 채권국의 지위를 내준 것은 2년여 만에 처음이다. 일본은 2017년 1월부터 5월까지 중국보다 미 국채를 더 많이 보유한 바 있다. 미국을 제외한 국가들이 보유한 미국 국채는 지난 5월 6조 5390억 달러에서 6월 6조 6360억 달러로 1000억 달러 가까이 급증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의 불확실성과 글로벌 경기 부진에 따라 주요 안전자산으로 여겨지는 미 국채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보복과 재보복이라는 한 치의 양보도 없이 도박 같은 치킨 게임을 벌이는 미국과의 무역전쟁 때문에 특별한 주목을 받아왔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갈등 속에 중국의 미국 국채 투매는 보복 카드 중 하나로 거론돼 왔다. 중국이 실제로 미국 국채를 투매하면 미국 국채 금리가 치솟고 이와 연동되는 기업, 가계 부채가 치솟아 미국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중국이 보유한 나머지 미국 국채의 가격이 내려갈 뿐만 아니라 금리 차로 인해 중국에서 자본이 탈출할 우려마저 커지는 까닭에 꺼내기 힘든 이론상의 ‘핵옵션’으로 남아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적지 않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아베 “한국이 일방적으로 청구권 협정 위반”…경제제재 정당화

    아베 “한국이 일방적으로 청구권 협정 위반”…경제제재 정당화

    우리나라 대법원이 강제동원 피해자들에 대한 일본 전범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것을 문제삼으며 우리나라를 상대로 수출규제·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대상국 명단) 배제 조치를 한 일본 정부에 대해 일본 안에서도 비판 여론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한국이 청구권협정을 위반하는 행위를 일방적으로 했다”면서 한국에게 잘못이 있다고 밝혔다. 아베 총리는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74주년을 맞은 6일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서 열린 희생자 위령식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이) 국제조약을 깨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는 한일 청구권) 협정을 먼저 제대로 지키면 좋겠다”고 밝혔다고 교도통신이 전했다. 아베 총리는 또 “한국 측에 적절한 대응을 강력히 요구한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국가 간의 약속을 지킬지에 관한 신뢰의 문제”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가 지난 2일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하자 문재인 대통령은 긴급 국무회의를 열고 “우리 경제를 의도적으로 타격한다면 일본도 큰 피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면서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베 총리는 공개적으로 대응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를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결정을 내린 뒤로 아베 총리가 공개석상에서 한일 관계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베 총리의 이날 발언은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동원 관련 배상 판결이 1965년 체결된 한일 청구권 협정에 어긋난다는 일본 정부의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아울러 한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한국 정부의 태도 변화가 우선이라는 입장도 그대로 반복한 셈이다. 교도통신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서는 관계 악화의 발단이 된 징용소송 문제를 한국 정부가 먼저 해결하라고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촉구한 모양새라고 표현했다. 앞서 우리나라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30일 강제동원 피해자 4명이 일본 신일본제철(현 신일철주금)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재상고심에서 신일본제철이 피해자들에게 1억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후 같은 해 11월 29일에는 강제동원 피해자 4명 등이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상고심에서 미쓰비시가 피해자들에게 1억~1억 5000만원을 배상하라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한편 아베 총리는 이날 위령식에서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 핵무기 없는 세계 실현을 위한 노력을 계속하는 것이 새로운 레이와(令和·일본의 연호)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우리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이어 “핵 군축을 둘러싸고 각국의 입장 차가 확대되고 있다”면서 “일본은 핵무기 없는 세계의 실현을 위해 비핵 3원칙을 견지하면서, 핵무기 보유국과 비보유국 간의 가교로서 국제 사회의 (비핵화) 노력을 주도하겠다”고 덧붙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트럼프 “김정은, 정말 좋아 보였다” 건강이상설 일축

    트럼프 “김정은, 정말 좋아 보였다” 건강이상설 일축

    “완전한 비핵화 도달 확신” 핵동결설 차단 CNN “모든 행보가 2020 대선에 맞춰져”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건강하다면서, 그를 곧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며 차기 북미 정상회담 띄우기를 이어 갔다. 판문점 회동에 이어 북핵 해결을 2020년 대선 레이스에 활용하기 위한 의도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이번 주말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훌륭한 만남을 가졌다. 그는 정말 좋아 보였고 매우 건강해 보였다”면서 “나는 조만간 그를 다시 보기를 고대한다”며 차기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건강을 언급한 것은 미 언론이 최근 김 위원장의 건강에 대해 지적한 것에 직접 대응하면서 친밀감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서두를 게 없다. 그러나 우리가 궁극적으로 거기(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도달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속도조절론과 함께 북한의 비핵화를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정부가 핵 동결 수준 합의를 통해 사실상 북한을 암묵적인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것’이라는 뉴욕타임스의 전날 보도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미 국무부도 이날 “우리의 목표는 여전히 북한에 대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라면서 핵 동결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미 조야에서는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성과를 위해 북한과 핵 동결 수준에서 합의를 이룰 수 있다는 관측이 계속 제기된다. 지지율에 따라 북한과의 대형 이벤트로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유혹이 심해질 것이라는 지적이다. CNN은 “북한 땅을 밟은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2020년 대선이라는 렌즈로 가장 잘 설명될 수 있다”며 그의 모든 행보가 대선에 맞춰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지프 디트라니 전 미 6자회담 차석대표는 이날 한 포럼에서 “(북미 판문점 회동으로) 한반도 평화라는 목표가 손에 잡히는 범위에 들어왔다”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한 결정 덕분”이라고 평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유엔군축硏 “2차대전 이후 핵전쟁 위험 최고조”

    유엔군축硏 “2차대전 이후 핵전쟁 위험 최고조”

    미국과 중국의 군비 경쟁이 심화하고 각종 핵군축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전 세계 핵전쟁 발발 위험이 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왔다. 레나타 드완 유엔군축연구소(UNIDIR) 소장은 21일(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2차 세계대전 이후 지금이 핵무기 사용 위험이 가장 큰 시점”이라면서 “전 세계가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드완 소장은 “핵보유국들이 핵현대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무기 통제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데다 미중 간 전략적 경쟁이 심화하고 있는 것이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 다양한 무장세력과 새로운 기술 등장으로 군비 통제가 어려워진 것 역시 핵전쟁 위협을 높이는 요인으로 제시했다. 드완 소장은 2017년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이 주도해 체결된 핵무기금지조약(TPNW)을 언급하며 “TPNW는 국제사회의 진정한 요구”라고 강조했다. TPNW는 기존 핵확산금지조약(NPT)이 핵무기 보유국과 비보유국을 차별하는데 대한 반발로 현존하는 모든 핵무기를 감축하고 폐기하는 것을 목표로 2017년 7월 체결됐다. 지금까지 122개국이 서명했으며 이 중 50개국이 비준한 상태다. 협약이 효력을 발휘하려면 추가로 23개국이 비준해야 하지만 한국을 비롯해 미국, 러시아 등 주요국들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미사일 쏘고 11분 뒤 美 ICBM 발사, 의도된 반격?

    北 미사일 쏘고 11분 뒤 美 ICBM 발사, 의도된 반격?

    美, 중국 및 러시아 등과 핵군비 경쟁… 뒤늦은 ICBM 능력 배양 지난 9일 오후 4시 29분. 북한 평안북도 구성 지역에서 북한 단거리 미사일이 상공을 가르며 날아오른 뒤 420여㎞ 떨어진 동해 바다에 떨어졌다. 북한군은 20분이 지난 4시 49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참관한 가운데 구성에서 또 다른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는 270여㎞ 떨어진 동해 원산 인근 바다에 떨어졌다. 북한군이 첫번째 미사일을 발사한 지 11분이 지난 오후 4시 40분(미국 서부 시간으로 9일 오전 0시 40분) 지구 건너편의 미국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3’가 발사됐다. 칠흑 같은 어둠을 가르고 상공으로 솟아오른 이 미사일은 6760㎞를 날아간 뒤 태평양 마셜제도 콰절린 환초의 목표 지점을 명중시켰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거의 동시에 미국 ICBM 발사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국의 발사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차원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일부 외신은 미국과 북한의 미사일 대결이 이뤄진 것처럼 묘사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북한의 발사는 미국의 시험발사 11분 전, 그리고 9분 뒤 두 차례 이뤄졌다”면서 “북한 군부가 이를 주시하고 있으며 미국의 발사를 위협으로 여길 것”이라고 평가했다.하지만 미 공군 지구권타격사령부(AFGSC)는 이날 ICBM 발사에 대해 “이번 시험 발사는 국제적 사건이나 지역 긴장에 반응하거나 대응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면서 “미국의 핵억지력이 현대적이고 강건하면서도 유연하고 준비돼 있음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북한 미사일 발사와의 연관성에 선을 그었다. 앞서 미 공군은 지난 1일 새벽에도 미니트맨3 시험 발사를 실시한 바 있다. ●北 미사일 발사에 반응해서 미국이 ICBM 대응 발사?…“사전에 계획된 것” 다시 말해서 미국의 이번 ICBM 발사는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줄 수는 있지만 북한을 겨냥해서 발사한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미국 ICBM의 성격을 들여다보면 이는 북한을 넘어 미국의 세계 전략 차원에서 사전에 계획된 발사임을 알 수 있다. 사거리가 5500㎞ 이상으로 지상에서 발사하는 탄도미사일인 ICBM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전략폭격기와 함께 3대 전략 핵무기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핵 전력의 관점에서 양대 강국인 미국, 러시아는 적이 핵공격을 감행할 경우 남아 있는 핵전력으로 상대방을 보복하는 ‘상호확증파괴’(MAD) 전략에 따라 ‘공포의 균형’을 유지해 왔다. 특히 탈냉전 이후 단일 패권국이 된 미국은 이 같은 균형을 깨기 위해 미사일방어(MD) 체제로 대표되는 ‘방패’ 구축에 나섰다. 하지만 러시아, 중국이 미국의 전략적 우세를 저지하기 위해 ‘창’인 ICBM 전력 확충에 사활을 다하자 미국도 압도적 우위를 유지하기 위해 다시 ICBM에 눈을 돌리는 등 핵 군비 경쟁이 심화되고 있다. 현재 ICBM 보유국은 미국과 러시아, 중국, 인도, 이스라엘 등 5개국이며 북한이 2017년 시험 발사한 화성 14형 개발에 성공하면 6개국이 되는 셈이다. 다른 핵보유국인 프랑스와 영국은 ICBM 대신 해상에서 발사하는 SLBM을 운용하고 있다.●中-러, 미국 MD 뚫을 ICBM 개발에 진력 미국과 러시아는 냉전 종식과 함께 잇단 전략무기감축협정에 따라 다수의 ICBM을 폐기 처분했다. 최후의 수단으로 실전에서 쓸 확률이 낮아진 핵무기보다 재래식 무기를 첨단화하는게 더 중요시되는 듯했다. 하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끄는 러시아는 미국의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2001년 MD를 구축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탄도탄요격미사일(ABM) 조약을 탈퇴한 이후 MD를 뚫는 핵 공격 능력 배양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옛 소련 시절과 같은 대국의 부활을 꿈꾸는 푸틴으로서는 재래식 군사력에서 우세한 미국을 일거에 초토화시킬 위협 수단을 포기할 수 없었다. 특히 미국은 냉전 종식 이후 다수의 ICBM을 폐기하고 1970년 첫선을 보인 ‘미니트맨3’ 한 종류만 운용하는 반면 러시아는 현재 다섯 종류 이상의 ICBM을 실전 배치하고 있을 정도로 다양한 신형 ICBM 개발에 매진해 왔다. 러시아 ICBM 가운데 1997년 도입된 ‘토폴M’(SS27) 미사일은 지상기반요격미사일(GBI)과 같은 미국 MD체계를 무력화시킬 대표적 무기로 꼽힌다. 사거리 1만 1000㎞의 토폴M은 마하 21(약 시속 2만 6000㎞)의 속력을 자랑하며 재진입체가 예측할 수 없는 궤도로 기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요격이 어렵다. 특히 토폴M의 개량형으로 알려진 ‘야르스’(RS24)는 150~250kt 위력의 핵탄두를 4개 탑재하고 동시에 다양한 목표물을 공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요격이 더욱 어렵다. 참고로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투하된 원자폭탄의 폭발력이 15kt 수준이다. 러시아는 또 10개 이상의 대형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는 사상 최대 규모의 차세대 ICBM ‘사르맛’(RS28)의 개발을 완료해 2021년부터 실전 배치할 계획이다. 이밖에 중국은 1999년에 사거리 8000㎞ 이상의 ICBM ‘둥펑31’을 개발해 2006년 실전 배치했다. 중국은 특히 미국과 러시아의 전유물이던 다탄두 탑재 능력을 갖춘 최대 사거리 1만 2000~1만 5000㎞의 차세대 ICBM ‘둥펑41’ 개발에 매진해 왔으며 오는 10월 공개할 예정이다.●美 경쟁국 대비 ICBM 전력 정체에 대한 우려 목소리 높아…핵군비 경쟁 본격화 미국 조야에서는 러시아, 중국이 MD 체계를 회피할 수 있는 초대형 ICBM 완성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자국 ICBM 전력이 상대적으로 정체됐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미국의 유일한 ICBM ‘미니트맨3’는 최고 속력 마하 23(시속 2만 8100㎞)에 사거리가 1만 3000㎞로 300kt 핵탄두 3개를 탑재한다. 캘리포니아에서 발사하면 30분 만에 평양을 타격할 수 있다. 미국은 꾸준히 성능 개량을 해 왔지만 배치된 지 40년이 넘으면서 노후화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미국은 향후 20년 내 미니트맨3를 대체할 지상기반핵억제(GBSD)미사일 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는 지난해 2월 핵태세 검토 보고서를 통해 핵무기의 사용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SLBM과 함정에서 발사되는 순항미사일을 활용한 저위력 핵탄두 미사일 개발을 공언하는 등 핵군비 경쟁에 뒤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러시아와 1987년 체결한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탈퇴해 사거리 500~5000㎞의 중거리 미사일 전력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보면 미국의 최근 ICBM 시험 발사는 중국, 러시아와의 세계적인 핵군비 경쟁에 대응해 실전에서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핵 투발 수단 능력을 강화하는 과정의 일환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2000자 인터뷰 8] 란코프 “비핵화는 바람직하지만 불가능하다”

    [2000자 인터뷰 8] 란코프 “비핵화는 바람직하지만 불가능하다”

    “비핵화는 바람직하지만 가능하지 않다고 보는 것이 러시아 주류의 시각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미국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보다 낮다고 본다. 체제를 보장받을 유일한 방법이 핵무기 보유이기 때문이다. 포기하는 순간 정권이 무너진다. 미국과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하더라도 A4용지 한 장, 큰 메모지에 불과하다.” 최근 북러 정상회담의 의미와 성과에 대한 의견을 듣고 싶어 지난달 30일 안드레이 란코프 국민대 교수와 전화 인터뷰를 했는데 다소 뜻밖의 답을 들었다. 1980년대 평양 김일성 종합대학에서도 수학했고 1992년부터 1996년까지, 2005년부터 지금까지 국민대에서 근무하며 남북한을 모두 경험한 란코프 교수는 러시아 정부 관료나 많은 전문가들도 이같은 견해에 터잡아 한반도 문제를 바라보고 있으며 북한핵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믿고 있다고 단언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Q. 지난달 29일 크렘린궁 대변인이 북한은 러시아 역내 문제, 곧 지역 문제라고 하면서 미국이 지역을 넘어온 것이란 취지로 얘기했는데 정확한 뜻은. A. 러시아 시각에서는 북한은 주변부이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동북아다. 지역적으로 멀리 떨어진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지나치게 이래라저래라 개입해선 안된다는 뜻이 강하다. 북한도 미국보다는 러시아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밖에 없다. 러시아는 영향력을 되찾고 싶어 한다. Q.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 “6자 회담은 미국이 선호하는 방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북한의 단계적 해법-미국의 빅딜이 대립하던 양상에서 미북 톱다운-6자 회담이 충돌하는 양상으로 바뀌고 있다. 전망한다면. A. 러시아는 한반도 문제 해결 논의에서 소외됐던 것을 바꾸고 싶어한다. 그런데 서로의 교역 희망사항이 맞지 않는 구조적인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 비핵화 해결에 많은 것을 투자할 여력도 의지도 없다. 해서 값싼 방법으로 한반도 문제 해결에 뛰어들고 싶어한다. 미국이 지나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견제하고 다자 참가국들과 비슷한 정도의 발언권만 확보되면 된다고 보고 있다. Q.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러시아와 중국이 끼어드는 것을 활용해 두 나라는 유엔 제재를 완화하는 데 이용하되 북미는 비핵화에 단계적, 병행적으로 해결하는 식으로 역할을 나누면 지금으로선 최선이라고 보는데. A.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가장 기본적인 문제는 비핵화는 완전히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미국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보다 낮다고 볼 수 있다. 북한핵을 동결하고 감축하는 관리 방안이 더 바람직하다고 본다. 북한은 50년 뒤에도 핵무기 보유국으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러시아는 말로만 비핵화를 지지하고 있지만 정부나 연구자들이나 북한이 핵을 포기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주 극소수다. 북한 정권은 자살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핵을 포기하면 체제 붕괴는 시간 문제란 것을 합리적인 김정은이나 북한 지도자들 모두 잘 알고 있다. Q. 그런데도 북한이 미국과 협상하는 것은 시간 끌기 전술이라고 보느 것인가. A. 당연하다. 10여년 전에 남한 사람들이 남북화해와 공존이 다가왔다고 공상에 빠졌을 때도 난 그 때의 신문과 방송 보도 등을 복사해뒀다. 어리석은 생각들에 대해 논문을 쓰고 싶다고 생각했다. 남한 사람들은 남북협력이 이뤄져 기차 타고 평양이나 북한 지역을 돌아다니고 싶어하는데 그러면 북한은 아수라장이 된다. 시리아나 리비아 같은 사태가 벌어져 중국이나 러시아 탱크가 북녘땅에 들어가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 북한이 바뀔 수 없는 세가지가 있다. 핵무기 개발과 쇄국 정책, 인권 탄압이다.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지만 절대로 바뀌지 않을 것이다. Q.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 공사가 “북한 사정이 생각보다 어렵다. 갑자기 붕괴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A. 유감스럽게도 그럴 가능성이 있다.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그림이다. 중국처럼 단계적인 진화 시나리오가 가장 이상적인데 현실적으로 그럴 가능성이 없다. 리비아처럼 내부에서 무너져 폭력적인 위기가 닥칠 수 있다. 비폭력 혁명과 거리가 멀 것이다. 피를 많이 흘리는 비극이 벌어질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건대 러시아는 비핵화가 바람직하지만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동북아 안전 유지, 현상 유지, 비핵화 셋을 목표로 생각한다. 가능하지 않은 비핵화보다 핵동결, 미사일 동결, 운이 좋다면 핵시설 일부를 철거하는 것을 가장 바람직하게 생각하고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구소련 핵무기 해체 ‘넌-루거법’ 발의…북핵 해법 제시·로드맵 입법화 추진도

    구소련 핵무기 해체 ‘넌-루거법’ 발의…북핵 해법 제시·로드맵 입법화 추진도

    구소련 해체 후 남은 핵무기 폐기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미국의 외교정책을 주도했던 리처드 루거 전 미 연방 상원의원이 28일(현지시간) 87세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발의한 넌-루거법은 북핵 해법의 하나로 주목받을 만큼 그는 북핵 문제에도 관심이 컸다. 루거 전 의원은 이날 오전 미 버지니아주의 한 병원에서 말초신경에 대한 희귀 자가면역 장애인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성 신경병증으로 사망했다고 워싱턴DC의 루거센터가 밝혔다. 공화당 소속인 루거 전 의원은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시장으로 정계에 입문해 이곳을 지역구로 6선 상원의원을 지낸 거물 정치인이었다. 특히 1991년 위협감축 협력프로그램(CTR)으로 알려진 넌-루거법을 민주당 샘 넌 상원의원과 함께 발의한 것으로 유명하다. 넌-루거법은 소련이 붕괴하면서 자국의 영토에 남은 핵무기를 갖게 된 카자흐스탄과 우크라이나 등 비자발적 핵보유국의 핵무기와 화학무기, 운반체계 등을 폐기하기 위해 기술과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은 넌-루거법에 따라 4년 동안 모두 16억 달러(약 1조 8500억원)를 지원해 이들 국가의 공대지 핵미사일 708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537기, ICBM 격납고 459개, 폭격기 128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496기, 핵잠수함 27척, 핵실험 터널 194곳을 폐기했다. 또 핵개발에 동원된 옛 소련 과학자 등에게 전직 훈련과 직장 알선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해 이들의 핵 관련 노하우가 다른 나라나 테러단체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했다. 루거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넌-루거법을 북핵 해결 모델로 제시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이 각별했다. 그는 2002년 제네바 합의 파기 당시 북미 직접 대화 필요성을 조지 부시 미 정부에 주창한 의회 내 대표적인 대화론자였다. 그는 또 2006년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 해체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골자로 하는 ‘북핵 해법 로드맵’ 입법화도 추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리처드 루거는 36년 동안 실용주의와 고상함이 워싱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면서 애도를 표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핵탄두 3800여개 가진 美, 돌연 “수량 공개 불가” 왜?

    핵탄두 3800여개 가진 美, 돌연 “수량 공개 불가” 왜?

    미국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2010년부터 미국의 핵무기 보유고를 공개해오던 관행을 아무런 설명없이 돌연 중단한 사실이 드러났다. 여타 핵보유국과 마찬가지로 비공개 방침으로 전환함으로써 다가오는 핵군비 경쟁에 대비하고 핵탄두를 증강하기 위한 사전 포석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7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 에너지부는 핵무기 보유고 정보를 요청한 미국과학자연맹에 지난 5일 서한을 보내 “신중하게 숙고한 끝에 이번엔 요청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에너지부는 이 결정이 국방부와 에너지부 관리들로 구성된 기밀자료 공개 관련 워킹그룹에서 내려진 것이라면서, 결정의 배경이나 이유는 설명하지 않았다. 미 정부는 ‘핵무기 없는 세계’ 비전을 제시했던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인 2010년 5월 처음 미국의 핵 보유고를 공개한 이후 줄곧 관련 정보를 제공해왔다. 당시 에너지부는 2009년 9월 기준 5113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핵탄두는 전략폭격기, 탄도미사일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에 장착해 사용될 수 있는 미 군사력의 핵심 전략무기다. 트럼프 정부 들어서도 미국과학자연맹의 요청에 따라 2017년 9월 기준 핵탄두 3822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지난해 밝혔다. 이는 2016년보다 196개 줄어든 것이다. 과학자연맹은 이번에 지난해 기준 업데이트 자료도 요청했으나 에너지부가 거부한 것이다. 에너지부가 핵탄두 보유고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은 미국과 러시아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탈퇴 등으로 강대국 간 핵군비 경쟁이 재점화된 상황에서 핵무기 비축량을 비밀에 부친 여타 핵보유국들과 달리 미국만 공개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학자연맹은 러시아의 경우 4350개의 핵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미 국방부가 지난 2월 발표한 ‘핵 태세 검토보고서’(NPR)에는 러시아와 중국, 북한의 핵 위협을 거론하면서 “잠재적 적들은 (미국이) 핵을 사용하는 것은 제한돼 있기 때문에 미국과 동맹에 대해 우위를 가질 수 있다는 잘못된 확신을 하고 있다”며 ‘저강도 핵무기’를 비롯한 보충 수단이 미국의 억지력을 높여줄 수 있다고 밝혀 사실상 핵무기 생산을 늘릴 것을 예고했다. 결국 미 국방정책에서 핵전력 비중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개를 자제해 전략적 모호함을 유지하려는 트럼프 정부의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과학자연맹 한스 크리스텐슨 핵정보프로젝트 소장은 2018년 자료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결정이 “불필요한 데다 역효과를 낳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크리스텐슨 소장은 “미국의 핵무기 투명성 정책을 10년 이상 거스른 것”이라며 “이로써 트럼프 정부는 다른 핵보유 국가에 핵무기 규모를 더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압박하는 것을 포기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정부가 러시아와 중국의 핵 관련 폐쇄성을 거듭 불평했던 것을 비춰보면 기이한 일”이라며 “사실상 그들의 비밀 유지를 지지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설] 4차 남북 정상회담 조기 개최로 비핵화 동력 이어가야

    [사설] 4차 남북 정상회담 조기 개최로 비핵화 동력 이어가야

    -한미 정상이 확인한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시간 1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3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의지를 확인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를 풀어나가는 데 톱다운 방식을 유지하겠다고 천명한 점, 환영한다. 두 정상은 이를 위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4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가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귀국하는 대로 조속한 남북 정상회담 개최를 위해 대북 특사 파견 등을 추진키로 했다. 4.27 판문점 정상회담 1주년이 되는 4월 말 정상회담 개최가 바람직한 점을 고려하면 시간이 그리 많지 않다. 특사 평양 파견, 의제 조율에 북한이 적극 협조하기를 바란다.-공 北에 넘어가, 대북 특사 파견 조속히 이뤄져야 이번 한미 정상회담은 개최 전부터 큰 기대를 모으지 못했다. 미국이 빅딜을 기초로 한 비핵화 일괄타결 방식을 고수하고 있어 북한의 단계적 해결의 중간 지점쯤 되는 한국의 ‘포괄적 합의와 단계적 이행’을 수용할 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예상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빅딜 방침을 유지했다. 또한 3차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단계를 밟아야 한다”며 서두르지 않겠다는 ‘속도조절론’도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공은 김정은 위원장에게 넘어갔다. 미 언론 보도에 따르면 미국은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에 실무협의를 제안했지만 어떠한 대답도 듣지 못했다. 북한이 회담 결렬의 충격을 수습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에게 “북한의 입장을 가능한 한 조속히 알려달라”고 부탁한 만큼 이제는 비핵화 협상의 향후 행보를 명확히 했으면 한다.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개최 전 열린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력갱생’을 25차례나 강조했다. 자력갱생도 좋지만 완전한 비핵화를 이뤄 제재를 모두 풀고, 남한과 미국 등의 협력을 통해 경제건설을 일궈나가는 게 훨씬 속도가 빠르다. 국제사회의 우려는 김 위원장이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게 아닌가 하는 점이다. 그래서 비핵화의 정의에 대해서 여전히 북미가 합의를 못보고 그것이 하노이 회담 합의 결렬의 이유가 됐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전인 2020년 1월까지 비핵화를 이루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의 결단 여하에 따라서는 충분히 비핵화는 가능하다. 4차 남북 정상회담을 조속히 성사시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밝히고,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남북미 소통이 절실히 요구된다. 다만 어떠한 재료를 가지고 북한을 설득할 지는 문 대통령의 창조적 해법에 달려 있다.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불발은 아쉬워 비록 이번에도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에 대해서는 “적기가 아니다”라는 미국의 판단이 있었지만, 우리로선 대북 지렛대는 물론이요 향후 전개될 남북 경협의 시발점으로서 두 사업의 재개 문제는 미국에 끊임없이 제기해 나가줄 것을 당부한다. 미국 또한 그들이 원하는 빅딜의 형태를 성사시킨다 하더라도 스몰딜의 형태로 비핵화와 체제보장·제재해제를 주고받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인식했으면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북 인도적 지원 문제와 관련 “북한에 식량 등을 지원하는 것 등은 문 대통령과 논의를 할 것”이라며 ‘스몰딜’의 가능성도 내비친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싶다. -국내 일부 균열 우려하던 한미 동맹, 건재 과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12일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아쉬운 회담이 아닌가 생각한다. 양과 질 모두 부실한 회담”이라고 말했으며, 같은 당 나경원 대표는 “뜬구름 정상회담이었다”고 비판했다. 한미 정상회담 전에는 미국에 불필요한 양보를 하지 말라고 촉구하던 한국당이었다. 보수 야당에서 끊임없이 제기했던 한미동맹의 균열 우려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관계가 더 좋았던 적은 없었다”며 한미 동맹을 과시한 사실을 모르는 모양이다. 비판을 위한 비판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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