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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과 없이 오래만 했다”… 재임 3000일 넘은 아베 ‘빈손 퇴장’ 위기

    “성과 없이 오래만 했다”… 재임 3000일 넘은 아베 ‘빈손 퇴장’ 위기

    아베 신조(66)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달성한 ‘역대 최장기 집권’의 타이틀은 한동안 누구도 넘보지 못할 영예인 동시에 천근만근 어깨를 짓누르는 멍에이기도 하다. 재임기간이 길어질수록 역사에 남을 자신만의 성과, 즉 ‘아베표 유산’에 대한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는 법. 그가 ‘경제의 아베’, ‘외교의 아베’, ‘개헌의 아베’를 강조해 온 데는 자신만의 성과에 대한 강한 집착이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1차 집권(2006년 9월~2007년 9월)과 2차 집권(2012년 12월~)을 합해 전체 재임 3000일이 넘도록 딱히 ‘이것!’이라고 할 만한 성과는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 이런 가운데 닥친 코로나19의 거대한 쓰나미는 내년 9월 임기만료 기준으로 총 10년을 집권하게 될 아베 총리에게 ‘성과는 없이 오래만 했다’는 꼬리표를 확정 지어 줄 공산이 커졌다. “내 뒤를 이을 자민당 총재(총리)도 그 시점에 (헌법 개정이) 안 돼 있다면 (개헌에) 확실히 도전해 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한 인터넷 대담에서 아베 총리가 했던 이 말이 지지층을 중심으로 파장을 불렀다. 사회를 맡은 극우인사 사쿠라이 요시코가 임기 중 개헌에 대한 의지를 묻자 갑자기 ‘후임자’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반드시 내 손으로 개헌을 완수하겠다”는 다짐을 기대했던 사쿠라이는 예상 못한 전개에 당황한 듯 중간에 말을 잘라먹으며 “후임 총재는 믿을 수가 없는데요”라고 손사래를 쳤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의 이 발언에 대해 “본인이 주도하는 개헌을 포기한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헌법 9조에 자위대 관련 규정을 명시, 명실상부한 ‘군대 보유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아베 총리의 개헌 추진에 국민들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왔다. 여기에 코로나19는 치명타가 됐다.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 내걸었지만 퇴짜 최근에는 코로나19 위기를 역이용해 국가적 비상사태 관련 조항의 헌법 삽입을 들고 나와 개헌에 군불을 때기도 했지만, 국민의 58%가 ‘아베 정권하에서의 개헌에 반대’(5월 아사히신문 여론조사)하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아베의 유산’으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다른 분야보다는 높았던 ‘아베노믹스’(아베 정권+경제정책) 역시 코로나19를 만나면서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다. 정권을 대표하는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아베노믹스는 대규모 금융 완화와 확장적 재정지출, 미래 성장전략 등 이른바 ‘3개의 화살’을 바탕으로 ‘경기 회복→기업실적 호전→임금 상승→소비 증가→물가 상승’의 경제 선순환을 유도한다는 전략이었다. 기업실적이 좋아지고 주가는 뛰는데 가계경제는 제자리를 맴도는 기형적 회복이긴 했지만 아베노믹스는 어차피 상승 국면에 있던 경기사이클, 인구감소에 따른 고용사정 개선 등 행운과 더해지면서 적어도 지표상으로 ‘전후 최장기 경기확장’을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포장됐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환산 -7.3%의 충격적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3.4%에 그치는 등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이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경제전문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에는 성장률이 -21.2%까지 폭락, 전후 최악의 침체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서치업체 데이코쿠데이터는 올해 부채 1000만엔 이상 기업의 도산 건수가 1만건이 넘고 통계에 잡히지 않는 휴·폐업은 2만 5000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타다 에이지 하마긴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소비세 증세로 경기 회복력이 약해져 있던 참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며 “이 때문에 일본은 유럽이나 중국보다도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많은 전문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소비세율 인상(8%→10%)을 강행했던 아베 총리로서는 경기침체를 더욱 심화시켰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아베노믹스와 함께 정권 홍보의 양대 축이 돼 온 외교도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자국 내는 물론이고 미국에서조차 ‘굴욕적’이라는 조롱이 나올 정도로 갖은 공을 들였지만, 실리는 없이 끌려다니기 바빴다는 평가가 많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표면적으로는 해빙 무드를 연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영토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일본 실효지배·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중국 군함 진입 증가 등 수면 밑 갈등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미중의 2강 외교가 기본 메뉴라면 북한·러시아 외교는 아베 총리가 자신만의 치적을 위해 크게 신경 썼던 부분이다. ‘전후 외교의 총결산’으로 포장하며 북한과는 국교 정상화를, 러시아와는 평화조약 체결을 추진했지만 둘 다 그의 임기 내 성사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요미우리도 “과거 장수 총리들에 비해 업적 열세”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부터 갑자기 ‘조건 없는 대화’를 내걸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거세게 비난해 온 아베 정부의 태도 돌변에 자민당 내에서도 혼란스럽다는 말이 나왔다. 예상대로 북한은 “아베 패당의 낯가죽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으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2018년 후반부터 추진해 온 러시아와의 교섭 역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평화조약의 전제가 되는 남쿠릴열도(러시아 실효지배·일본명 북방영토) 4개 섬의 일본 반환 문제가 진척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제적 이득을 기대하며 아베 총리의 손짓에 응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집권 20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다. 일본 정부도 협상 타결을 체념한 듯 최근 공개한 2020년판 외교청서에서 ‘(북방영토는) 일본이 주권을 보유하는 섬들’이란 표현을 부활시켰다.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지난해 뺐던 대목이다. 성과에 대한 아베 총리의 강박증은 갈수록 커지지만 상황은 점점 더 나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정권의 안정에 기여해 온 최대 발행부수의 보수지 요미우리신문조차 “실제 업적의 측면에서 과거 장기집권 총리들에 비해 열세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 등을 통해 전후 부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 요시다 시게루, 미국으로부터 오키나와 반환을 실현하고 비핵화 3원칙을 선언했던 사토 에이사쿠 등 전임자들과 같은 ‘한 방’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총리관저(한국으로 치면 청와대)의 집중화·비대화를 통해 역대 가장 강력한 권력을 지닌 ‘제왕적 총리’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일본의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평가 등 ‘부(負)의 유산’은 다양한 형태로 남게 될 전망이다. 정가 소식통은 “지난 2월 전국적인 코로나19 휴교 요청의 결정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여당·정부 내 활발한 논의는 사라지고 아베 총리와 그를 보좌하는 몇몇 인사들이 국가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일본을 이끌어 온 엘리트 관료들이 무기력증에 빠져 총리관저의 지침만 기다리는 상황이 이번 코로나19 대응에서 나타난 심각한 난맥상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반대 의견을 배제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대시하는 총리의 자세는 사회의 분열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며 “이렇게까지 헌법을 무시한 정권은 과거 유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정권은 얼마나 오래 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아베 정권의 안살림을 도맡아 온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오래’를 넘어서 ‘무엇’을 찾아낼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해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美 “北, 경제발전 원한다면 핵무기 포기해야”

    美 “北, 경제발전 원한다면 핵무기 포기해야”

    “北 도발 땐 대응 적절히 조정” 경고도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 선임보좌관이 24일(현지시간) 북한이 당 중앙군사위원회를 열고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강조한 데 대해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한다”고 기존 입장을 재차 밝혔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핵무력 강화’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우리는 지난 3년 반 동안 북한과 충돌을 피하기 위해 노력했다”면서 “궁극적으로 북한이 국제사회로 재진입하고 경제발전을 원한다면 핵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한다”고 답했다. 미국 정부의 원론적 입장과 다르지 않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지난 23일 주재한 당 중앙군사위 제7기 제4차 확대회의에서 핵전쟁 억제력을 강화하고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고 24일 보도했다. 북미 협상이 장기간 교착 상태에 빠진 가운데 미국을 향해 북한의 원칙을 양보하지 않겠다는 의도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속보] 美안보 “북한, 훌륭한 경제 원한다면 핵 포기해야”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4일(현지시간) 전날 북한의 ‘핵 전쟁 억제력 강화’ 발표와 관련, “북한이 훌륭한 경제를 갖기 원한다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 회의를 열어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힌 데 대한 반응이다. 협상을 통한 비핵화 의지를 피력하면서 북한도 이에 호응해야 한다는 촉구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은 이날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핵 능력 강화에 대해 언급한 것이 무슨 신호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지난 3년 반 동안 북한과 갈등을 피해 왔다. 궁극적으로 북한이 세계에 다시 진입하고 훌륭한 경제를 갖기 원한다면, 그들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타이슨 “복귀전 상대, 홀리필드보다 더 거물”

    타이슨 “복귀전 상대, 홀리필드보다 더 거물”

    최근 지천명의 나이에 링으로의 복귀를 공언해 전 세계 복싱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는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이 복귀전 상대는 세간의 예상과 달리 에반더 홀리필드가 아니라고 밝혀 팬들의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타이슨은 24일 미국 라디오에 출연해 ‘홀리필드가 복귀전 상대냐’는 질문에 고개를 저은 뒤 “복귀전 상대가 공개되면 믿지 않을 것”이라며 “홀리필드보다 더 거물급(big name)과 복귀전을 추진하고 있다. 많은 선수가 나와 붙고 싶어 한다. 이번 주 안에 계약을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타이슨(헤비급)이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웰터급)와 체급 격차를 뛰어넘는 매치업을 펼칠 것이란 관측에서부터 UFC 출신 코너 맥그리거와 맞붙는 것 아니냐는 관측까지 온갖 이름이 다 오르내리고 있다. 이날 타이슨은 50대 중반의 나이에 복귀전에 나서는 것은 돈 때문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돈을 얼마나 벌든 나는 어떠한 돈도 가져가지 않을 것”이라며 “수익금은 모두 자선단체에 기부할 것”이라고 했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김정은 “전략무력 운영 새 방침 제시”…SLBM 시험발사?美 압박?

    김정은 “전략무력 운영 새 방침 제시”…SLBM 시험발사?美 압박?

    작년말 대미 정면돌파 선언 연장선 전망 전문가 “행동 예고보다는 압박용 메시지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4종 배치에 무게” 중앙군사위 참석자 모두 ‘No 마스크’ 눈길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에서 ‘핵전쟁 억제력’ 강화와 전략무기 운영을 위한 ‘새로운 방침’을 천명하면서 북한의 군사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조선중앙통신은 24일 열린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핵전쟁 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고 보도했다.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지 22일(보도일 기준) 만에 다시 공개 활동에 나선 김 위원장이 중앙군사위 회의에서 핵 억제력 강화를 꺼낸 것은 지난해 말 열린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의 연장선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당시 정면돌파전을 선언하며 “(핵) 억제력 강화의 폭과 심도는 미국의 금후 대조선 입장에 따라 상향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5개월이 지난 뒤에도 북미 협상이 여전히 교착상태에 벗어나지 못하자 재차 핵 억제력 강화를 꺼낸 셈이어서 대미 압박용 성격이 짙어 보인다. 다만 미국은 비핵화 진전 없이는 제재 해제는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3월 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충분한 진전이 이뤄질 때까지 유엔 제재가 계속 집행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북한의 핵 억제력 강화 수단으로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과 신종 단거리 미사일의 실전 배치 등이 거론된다. 국가정보원은 앞서 함경남도 신포조선소에서 SLBM 탑재용 잠수함 개발 관련 활동이 식별된다고 보고한 바 있다. 또 지난해부터 시험발사된 신종 단거리 탄도미사일 중 초대형 방사포의 실전 배치를 예고하는 북한 매체의 보도도 지난 3월 나왔다. 일각에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가능성도 언급된다. 북한이 지난해 말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한 ‘중대한 시험’을 놓고 인공위성 발사체나 ICBM 엔진 개발과 관련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그러나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불확실한 미국 정치 상황을 고려하면 무력 도발이 임박했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전략 무력 속에는 SLBM과 ICBM 등이 포함되나 아직은 신종 단거리 탄도미사일 4종 세트의 실전 배치에 무게중심이 있다”며 “행동 예고보다는 대미 압박 메시지가 강하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도 “미국의 태도 변화를 압박하는 측면이 있지만 곧장 군사적 도발로 나아간다고 읽기 어렵다”고 했다. 청와대는 “관련 부서에서 분석하고 있다”고만 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90여명의 군 간부들 앞에서 직접 연설하면서 건강이상설을 다시 한번 불식시켰다. 검은색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직접 TV 스크린 속 그림을 지휘봉으로 짚으면서 설명했고 군 간부들은 종이에 펜으로 받아 적으며 경청했다. 김 위원장 책상 위에는 담배, 재떨이, 찻잔과 안경이 놓여 있었다. 참석자들이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코로나 청정국’임을 재차 주장했다는 평가다. 이날 회의에선 조선인민혁명군(항일빨치산) 창건일인 4월 25일이 다시 국가명절이자 공휴일로 지정됐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北 ‘전략무기 핵심’ 리병철·박정천 전격 승진

    北 ‘전략무기 핵심’ 리병철·박정천 전격 승진

    북한의 핵·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과 운영의 주역인 리병철(왼쪽) 노동당 부위원장 겸 군수공업부장과 박정천(오른쪽) 군 총참모장이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에서 나란히 승진했다. 노동신문 등은 확대회의에서 리 부위원장이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으로 선출됐다고 24일 보도했다.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최룡해가 2012~2014년 군 총정치국장 시절 겸임했으나 이후 공석이었다. 아울러 박 총참모장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명령에 따라 현직 군 수뇌부 중 유일하게 차수(원수와 대장 사이)로 승진했다. 군 서열 1위인 김수길 총정치국장의 계급이 대장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둘의 승진은 북한이 지난해 12월 당 중앙위 제7기 제5차 전원회의에서 공언한 ‘새로운 전략무기’ 개발에 전념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풀이된다. 리 부위원장은 2014년 12월 항공 및 반항공사령관에서 당 제1부부장으로 발탁된 후 탄도미사일 관련 시험에 김 위원장을 수행하며 전략무기 개발의 핵심으로 부각됐다. 유엔과 미국은 2017년 그를 제재 명단에 올렸다. 지난해부터 북한이 시험 발사한 신종 전술무기 개발에도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2월 당 부위원장 겸 군수공업부장으로 승진했으며 지난달 국무위원에 진입했다. 박 총참모장은 포병사령관 출신으로 지난해 신종 전술무기 시험을 주도하고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를 수행해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해 9월 야전군 출신이 주로 맡던 총참모장에 파격 임명됐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핵 억제력 강화”… 김정은, 美 보란 듯 핵카드 꺼냈다

    “핵 억제력 강화”… 김정은, 美 보란 듯 핵카드 꺼냈다

    SLBM·신종 단거리 미사일 배치 가능성 美 적대정책 맞서 정면돌파 전략 메시지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3일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핵전쟁 억제력 강화 방안 등을 논의했다. 지난 1일 평남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나타나 ‘건강이상설’을 불식한 김 위원장이 22일 만에 다시 등장해 내놓은 메시지가 ‘핵전쟁 억제력 강화’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북한 조선중앙통신 등 관영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지도한 회의에서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더 한층 강화하고 전략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고 24일 보도했다. 또 “포병의 화력 타격 능력을 결정적으로 높이는 중대한 조치가 취해졌다”고 보도해 신종 단거리 미사일의 배치와 관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북미 대화가 본격화한 2018년 이후 북측은 ‘핵전쟁 억제력 강화’ 표현 사용을 자제했지만, 지난해 2월 ‘하노이 노딜’ 이후부터 북한 매체에 관련 표현이 이따금 등장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방과학원이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중대한 시험’을 발표하며 ‘전략적 핵전쟁 억제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데 이어 당 전원회의에서 ‘새 전략무기’를 예고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말 미국의 적대 정책에 맞서 ‘정면 돌파전’을 선언한 북한이 미국 대선을 앞두고 북미 대화 경색 국면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과 신종 단거리 미사일의 실전배치 등 무력 증강에 힘을 쏟는 수순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승진 인사도 대대적으로 이뤄졌다. 2014년 이후 공석이었던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엔 미사일 개발의 핵심 인물인 리병철 군수공업부장이 선출됐다. 포병국장 출신인 박정천 총참모장은 차수 칭호를 달았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북한이 북미 핵협상 경색 국면에서도 자신의 전략을 쉽게 양보하지 않겠다는 메시지”라며 “다만 경제 중심의 정면 돌파전이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어려움을 겪으면서 안보적 성과로 경제 성과의 부족분을 메우려는 움직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김정은, 지휘봉 들고 PT 하듯 건재 과시… 받아적는 군 간부들

    김정은, 지휘봉 들고 PT 하듯 건재 과시… 받아적는 군 간부들

    22일 만에 공개 활동··· “핵 억제력 강화 논의”리병철 부위원장 선출 등 군 고위층에 대한 인사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회의를 주재하며 22일 만에 공개 활동에 나섰다. 24일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를 주재했다. 지난 1일 평안남도 순천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한 모습이 공개된 지 22일 만이다. 이날 공개된 10여장의 사진에는 김 위원장이 검은색 인민복을 입고 회의에 참석했다. 평소 즐겨쓰던 검은색 뿔테 안경은 쓰지 않았고, 건강한 모습이었다. 북한에서도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경계가 이어지고 있지만 김 위원장을 포함해 참석 간부들은 모두 마스크를 쓰지 않고 회의를 진행했다.김 위원장은 담담한 표정으로 회의를 주재해 지난달 국내외에서 쏟아졌던 건강 이상설을 다시 한번 불식시키며 건재를 과시했다. 김 위원장은 연단 아래에 북한의 고위 군부인사들은 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기다란 지휘봉을 들고 연단 한쪽에 준비된 대형 TV 스크린 속의 그림을 짚으며 설명을 하기도 했다. 군 간부들은 각자 책상 앞에 놓인 종이에 펜으로 이를 받아적으며 김 위원장의 발언을 들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회의에서 “국가무력 건설과 발전의 총적 요구에 따라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고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면서 “조선인민군 포병의 화력 타격 능력을 결정적으로 높이는 중대한 조치들도 취해졌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새 군사적 대책들에 관한 명령서와 중요 군사교육기관의 책임과 역할을 높이기 위한 기구개편안 명령서, 안전기관의 사명과 임무에 맞게 군사지휘체계를 개편하는 명령서, 지휘성원의 군사칭호를 올려줄데 대한 명령서 등 7건의 명령서들에 친필 서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아울러 이번 회의에서는 당 중앙군사위원회와 군 고위층에 대한 인사도 단행됐다. 리병철 당 부위원장 겸 군수공업부장이 2018년 4월 해임된 황병서의 후임으로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에 선출됐다. 박정천 군 총장모장이 현직 군 수뇌부 중에서 유일하게 군 차수로 전격 승진했고, 정경택 국가보위상은 대장으로 승진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미국, 28년 만에 핵실험 재개하나…“러·중 협상에 유용할 것”

    미국, 28년 만에 핵실험 재개하나…“러·중 협상에 유용할 것”

    미국이 28년 동안 중단했던 핵실험을 재개할 움직임이 감지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는 22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고위 관료의 말을 인용해 지난 15일 국가 안보기관 수장들이 모인 회의에서 이 같은 논의가 오갔다고 보도했다. 회의에서는 러시아와 중국의 최근 핵실험 의혹이 의제로 올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WP에 따르면 한 고위 관계자는 “미국도 핵실험을 한다면 러시아, 중국과 핵 군축 협상을 하는 데 유용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며 “회의에서 핵실험 재개 여부에 대한 결론이 나지는 않았지만,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회의에서 핵실험을 재개하기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러시아와 중국에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결론 났다”고 전했다. 이 같은 핵실험 재개 움직임에 대해 국가핵안보국(NNSA)은 강력히 반대했다고 복수의 정보통이 전했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측은 입장 표명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최근 몇 달간 러시아와 중국이 폭발력이 낮은 저위력 실험을 실시해 핵에너지를 방출함으로써 무수율 실험 기준을 위반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정부는 새로운 핵실험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공언했지만, 만약 러시아나 중국이 협상을 거부할 경우에는 번복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은 1992년 이후 핵실험을 중단한 상태다. 따라서 이번 논의는 러시아와 중국을 겨냥해 미국이 언제든 핵실험을 재개할 수 있다는 일종의 ‘경고장’을 날린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군축협회(ACA)의 다릴 킴벨 사무국장은 “미국이 핵실험을 하면 다른 핵보유국도 마찬가지로 추진할 것”이라며 “전례 없는 핵무장 경쟁을 초래하고, 북한도 핵실험 중지를 준수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대북 협상에도 방해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한국 연구팀, 우주 거리 재는 새 ‘표준촛불’ 개발

    한국 연구팀, 우주 거리 재는 새 ‘표준촛불’ 개발

    -초대질량 블랙홀의 강력한 불꽃을 이용해 전 우주적 거리 측정 ​한국 연구진이 우주의 끝까지 밝힐 수 있는 거리 측정법을 개발했다. 우주에서 은하 간의 거리를 측정하는 방법으로 흔히 '표준촛불(standard candle)'을 사용하는데, 이는 고유 밝기를 알고 있는 천체를 이용해 대상 천체의 밝기와 비교함으로써 거리를 측정하는 기법이다. 이번 국내 연구팀이 개발한 새로운 표준촛불은 페르세우스자리 A 은하 중심의 블랙홀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을 이용하여 천문학에서 가장 먼 우주 거리를 측정하는 지표로 제시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연구진은 이 새로운 표준촛불이 우주의 끝을 밝힐 수 있는 강력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밝혀진 가장 먼 우주 거리를 측정할 수 있는 표준촛불은 Ia형(일에이형) 초신성이다. 그러나 100억 광년이 넘는 거리의 은하에서는 밝기의 한계로 Ia형 초신성이 관측되지 않는다. 이는 현재 크기가 940억 광년에 이르는 우리 우주를 측정하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다. 한국천문연구원 제프리 호지슨 박사와 이상성 박사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우주에서 가장 밝은 천체 중 하나인 활동은하핵(AGN, Active Galactic Nuclei) ‘3C 84’를 관측한 미국의 초장기선간섭계(VLBA, Very Long Baseline Array) 자료를 활용해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 검증에 성공했다고 22일 밝혔다. 우주에는 먼 거리에서 밝은 천체들이 존재하며, 그 중 하나가 활동은하핵이다. 이는 다양한 파장에서 대량의 에너지를 방출하는 특별한 활동성이 보이는 은하의 중심 영역을 말하는데, 태양 질량의 백만 배에서 수십억 배 질량에 이르는 초대질량 블랙홀이 존재한다고 알려져 있다. 초대질량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빨아들이고 그 과정에서 강착원반을 형성하며, 그 중심에서 원반의 수직 방향으로 물질을 내뿜는 제트가 형성된다. 이 제트는 빛의 속도에 가깝게 빠르게 분출되며 아주 강한 복사 에너지를 방출한다. 연구진은 페르세우스자리 A 은하 중심에 있는 활동은하핵 ‘3C 84’의 제트가 일부 영역에서 변광 특성을 보이며 광도가 146일 주기 동안 약 2.7배 정도 증가하는 것을 밝혀냈다. 활동은하핵 제트가 빛의 속도로 변광 주기 동안 이동한 거리를 광원의 크기 즉, 제트의 실제 크기라고 가정하고, 이를 고해상도 전파 관측이 가능한 미국 VLBA의 영상지도를 통해 얻은 각크기와 비교함으로써 활동은하핵 ‘3C 84’제트까지 거리는 2억 2천만에서 2억 5천만 광년임을 알아냈다. 이 결과는 같은 은하 내의 표준촛불 Ia형 초신성 관측을 통해 산출한 2억~2억 7천만 광년과 비슷한 값이다. 이는 활동은하핵을 활용한 거리측정 방법이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로서 유력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를 이끈 한국천문연구원 전파천문본부 제프리 호지슨 박사는 “본 연구에서 검증한 새로운 표준촛불 후보는 천문학에서 가장 먼 거리를 측정할 수 있게 하는 중요한 지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상성 박사는 “앞으로 수행할 연구에서는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운영하는 초장기선간섭계인 한국우주전파관측망(KVN, Korea VLBI Network)을 활용해 더 먼 우주에 존재하는 은하까지의 거리측정에 도전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이는 우주론 모형을 검증할 수 있는 새로운 열쇠가 되어 우주의 끝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앞으로 더욱 먼 활동은하핵까지의 거리를 측정하고 표준촛불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검증해나갈 예정이다. 또한, 후속 연구를 위해 한국천문연구원에서 운영하는 KVN을 호주, 스페인, 이탈리아 등의 전파망원경들과 연계해 미국의 VLBA를 능가하는 고해상도 국제 전파관측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논문은 영국 '왕립천문학회지' 최신호에 게재됐다. 이광식 칼럼니스트 joand999@naver.com 
  • 미, 항공자유화 조약 탈퇴...“군비 경쟁 우려”

    미, 항공자유화 조약 탈퇴...“군비 경쟁 우려”

    “러시아 지키지 않았다”...중요 군축 조약 탈퇴 선언나토 등 긴급회의, 러시아 비난 성명 발표... 동맹국간 긴장 예고미국이 회원국간 상호 영공 개방과 사찰을 허용하는 ‘항공자유화조약’에서 탈퇴한다고 밝혔다고 AP통신 등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항공자유화조약’은 전쟁을 방지하기 위한 중요 군축 조약 가운데 하나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그동한 계속된 국제기구·조약 탈퇴 사례를 하나 더 추가하게 됐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내일 항공자유화조약에서 탈퇴하기로 한 결정의 통지서를 조약 예탁국들과 다른 모든 당사국들에게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가 이 조약을 지키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로, 조항에 따라 미국은 6개월 뒤 공식적으로 조약에서 탈퇴하게 된다. 항공자유화조약은 1997년 조지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의 제안으로 34개국이 참가해 시작됐다. 가입국의 군사력과 군사활동에 대한 국제적 감시와 투명성 확보가 가능하도록 하자는 취지로 상대국의 비무장 항공기가 자국 영공을 정찰비행할 수 있도록 한다. 미국과 유럽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이 회원국이다. 미국의 조약 탈퇴 가능성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제기됐다. 러시아가 미국의 일부 영토와 본국에서 떨어져 다른 나라 영토에 둘러싸인 지역에 대한 미국의 정찰 비행을 거부·방해했다는 이유였다. 당시 트럼프 행정부는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도 탈퇴한 상황이었다. 미국으로선 자국의 이익을 고려한 조치이지만, 관련 당사국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나토는 22일 벨기에에서 긴급 회의를 갖고 대응방안을 논의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회원국들은 미국과 러시아 모두 조약을 완전히 이행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나토 언론 담당관은 회의 개최 사실을 확인하며 “2018년 나토 정상회담에서 러시아의 선택적 이행이 우리의 안보를 해친다고 거듭 강조했었다”며 “특히 러시아가 특정 지역 비행을 제한한 점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알렉산드르 그루슈코 러시아 외무차관은 “우리는 기술적인 문제를 이유로 이 근본적 협정 탈퇴를 정당화하려는 어떤 시도도 배격한다”며 미국의 조약 탈퇴 발표를 성토했다. 미국의 이같은 군축조약 이탈은 필연적으로 군사력 경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BBC는 “군비 경쟁을 통제하는 구조 전체가 무너지고, 새로운 군사력 경쟁의 시대가 도래하는 시점에서 이번 조약 탈퇴가 나왔다”며 “트럼프의 이번 경정은 동맹국간 긴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관측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주북 러시아대사 “北, 11월 美대선 때까지 미국과 대화 연기… 최선희가 대미 담당”

    주북 러시아대사 “北, 11월 美대선 때까지 미국과 대화 연기… 최선희가 대미 담당”

    北, 하노이 회담 실패 후 미국에 대북 적대정책 영구 포기 요구지난해 당 전원회의 채택된 새로운 노선은 경제·국방 ‘병진노선’리선권 외무상 임명 대미 강경 회귀 아냐… 대미는 제1부상 관할코로나19로 중단된 러시아의 대북 원유·석유제품 수출 재개돼북한이 11월 미국 대선 때까지 미국과의 협상을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알렉산드르 마체고라 북한 주재 러시아 대사가 20일(현지시간) 밝혔다. 마체고라 대사는 이날 자국 인테르팍스 통신과 인터뷰에서 “북한이 의미를 찾지 못하는 미국과의 대화는 최소 미국 대선 때까지는 연기된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에 가봐야 전망이 보일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북한이 지난해 2월 베트남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실패 이후 입장을 바꿨다고 전했다. 예전에는 북한의 단계별 비핵화 조치에 합당한 미국의 대북 제재 해제를 요구하는 거래를 시도했다면 이제는 미국이 영구적으로 대북 적대 정책을 포기하고 그것을 구체적 행동으로 증명하라는 것이 미국과의 대화 전제 조건이 됐다는 것이다. 그는 “북한은 지난해 12월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미국의 대북 적대정책과 대북 제재는 영원히 지속할 객관적 현실이라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이 같은 판단은 올해 1월 11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의 담화에 잘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 고문은 당시 담화에서 “조미(북미) 사이에 다시 대화가 성립되자면 미국이 우리가 제시한 요구사항들을 전적으로 수긍하는 조건에서만 가능하다고 할 수 있겠지만, 우리는 미국이 그렇게 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으며 또 그렇게 할 수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지난해 당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새로운 정치 노선의 핵심은 북한이 내부 문제에 집중하고 2018년 이전까지 유지했던, 민간경제 발전과 국방력 강화를 동시에 추구하는 ‘병진노선’으로 회귀한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러시아는 역내 긴장 고조 위험을 내포한 북미 대화 동결이 기쁘지 않다”면서 “우리의 입장은 언젠가는 협상이 재개되리라는 것이고 우리는 북한과 미국을 지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대미 정책과 협상은 올해 초 임명된 리선권 외무상이 아닌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담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리선권의 외무상 임명에 대해 “이것을 북한의 대미 정책 수정과 직접적으로 연관 짓고 싶지 않다”면서 외무상 교체가 대미 강경 노선으로의 회귀를 의미하는 것이라는 일각의 분석을 반박했다. 그는 “북한 외무성 수장은 한 번도 미국과의 대화에서 주목받는 인물이 된 적이 없다”면서 “대미 문제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핵 문제는 항상 외무성 제1부상의 관할 사항이었고 지금도 이 (권한)구도는 유지되고 있으며 최선희(제1부상)에게 남아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연히 최 제1부상도 대미 관계에서 독자적 정책을 펴는 것이 아니라 국가 지도자에 의해 정해진 노선을 철저히 따른다”고 덧붙였다. 북한의 코로나19 상황과 관련 “북한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먼저 강력한 방역 조치를 취했다”며 “북한에 감염자가 없다는 현지 당국의 발표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북한이 국경을 폐쇄하면서 지난 1월 말까지 러시아에 남아 있던 약 1000명의 북한 노동자도 여전히 귀국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체고라 대사는 코로나19로 중단됐던 러시아의 대북 원유·석유제품 수출이 재개됐다고 밝혔다. 그는 “방역 조치로 인해 잠깐 중단됐던 석유제품 수출이 재개됐다”면서 “지난해와 거의 비슷한 수준인 월 2000~3000t이 수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한의 식량난 해결을 돕기 위한 러시아의 대북 인도적 물자 지원과 관련 “이번 달에 1차분으로 2만 5000t의 밀을 제공했으며, 조만간 2차분 밀을 지원하려고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타이슨 복귀? ‘핵주먹’을 ‘핵이빨’로 바꾼 악연 TOP4

    타이슨 복귀? ‘핵주먹’을 ‘핵이빨’로 바꾼 악연 TOP4

    타이슨의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망쳐버리는 데 일조한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 준비해봤는데요. 바로 만나볼까요? 첫 번째 인물은 돈 킹입니다! 1편에도 등장했던 돈 킹 다시 등장했습니다. 돈 킹은 타이슨을 세계 최초 통합 해비급 챔피온으로 만들어 낸 것도 사실이지만, 그를 마약과 여자, 방탕한 파티의 대명사로 만들어 낸 인물이기도 합니다. 원래부터 선수들의 약점과 어두운 욕망을 이용하기로 유명했던 돈 킹은 월드 챔피온이 된 타이슨에게 경기당 천만 달러에 이르는 돈을 안겨주었고, 평상시에는 술과 마약 여자들이 넘쳐나는 파티를 기획해 타이슨의 정신을 빼어 놓았죠. 돈 킹의 손아귀에서 놀아나기 시작한 타이슨과 타이슨의 스타성을 이용해 돈을 벌어들이는 돈 킹의 관계는 완벽해 보이는데요! 영원할 것 같던 이 둘의 사이도 결국 갈라지게 됩니다. 바로 복싱 역사상 최악의 사건으로 불리는 ‘핵이빨 사건’ 때문입니다. 모두들 한 번씩은 들어봤을 타이슨이 경기중 상대 선수의 귀를 물어 뜯어 버린 이 사건! 타이슨이 갑자기 미쳐서 이런 짓을 벌인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이 시기 타이슨은 잦은 파티와 마약 중동 증세, 문란한 사생활까지 겹쳐 경기 감각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였다고 하죠. 하지만 돈밖에 모르는 돈 킹에게 이는 중요하지 않았죠. 타이슨을 다시 챔피온으로 만들기 위해 살인적인 경기 스케줄을 잡아버립니다. 연속된 경기와 예전처럼 한 주먹에 뻗어 버리지 않는 상대 선수들에게 지칠대로 지쳐버린 우리의 타이슨. 마우스피스를 끼고 오라는 심판의 경고마저 무시한 채 결국 상대 선수의 귀를 물어 뜯습니다. 이 사건 이후 타이슨은 복싱 선수 자격이 박탈되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스타성을 잃어버리게 됩니다. 대중들은 더이상 핵이빨 타이슨을 응원하지 않기 시작했고, 돈 킹 역시 타이슨을 내쳐버리게 됩니다. 이제야 자신이 돈 킹의 손아귀에서 놀아난 것을 깨달은 타이슨은 결국 돈 킹과 법적 분쟁까지 벌이게 되지만 그의 선수 생활은 더욱 추해질 뿐이었고 초라한 은퇴를 맞이하게 됩니다. 바로 소개해드릴 두 번째 인물 로빈 기븐스입니다. 타이슨의 전 부인이자 한 때 브래드 피트의 연인으로 잘 알려진 인물인데요. 타이슨과 이혼 직후 브래드 피트와 만남을 가지다 타이슨에게 발각되었을 때, 브래드 피트가 타이슨에게 ‘때리지 말아달라’ 애원한 에피소드는 이미 유명하죠? 이 로빈 기븐스 역시 타이슨에게 떼어놓을 수 없는 악연 중 하나인데요. 타이슨이 챔피온 타이틀을 차례대로 차지하면서 정상의 자리로 오르던 시기 그녀는 타이슨에게 접근하기 시작합니다. 타이슨의 주변 사람들은 돈을 목적으로 접근하는 게 뻔해 보이는 그녀를 경계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타이슨은 정신 못 차린 채 그녀와 만나기 시작했고, 한술 더 떠 결혼까지 결심하게 됩니다. 결혼 후 본색을 드러낸 로빈 기븐스. 본격적으로 타이슨의 재산에 관여하기 시작했고, 심지어 법적 분쟁까지 하게 됩니다. 그런데도 타이슨은 결혼 이후에도 매일같이 술과 파티를 일삼고 다녔죠. 오히려 그녀의 간섭에서 탈출하고자 더욱 방탕한 생활을 쫓아다닌 것도 모자라 폭행까지 했다고 하니, 이 둘의 결혼 생활, 안 봐도 파국이겠죠? 결국 두 사람은 이혼을 선택하는데요. 타이슨은 4000만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위자료를 지불했고요. 이혼 후에는 극에 달하는 방탕한 생활을 시작하게 됩니다. 이러한 사생활은 선수 생활에도 지장을 미쳤고, 프로 데뷔 이후 승승장구 하던 타이슨이 첫 KO 패배를 기록했던 시기가 바로 로빈 기븐스과 이혼 직후라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로빈 기븐스는 당시 타이슨의 재무 관리를 담당하던 트럼프와도 불륜설이 있었다고 하는데... 정말 타이슨과는 질긴 악연이네요 이 밖에도 타이슨을 핵주먹에서 핵이빨로 만들어 버린 사건은 다 소개해드리지 못 할 정도로 많은데요. 당시 만 18세 불과했던 미스 블랙아메리카 대회 출신 데지레 워싱턴을 성폭행한 사건과 이후 3년간의 교도소 생활, 마약 중독과 동시에 수많은 폭행 사건에 연류 되면서, 타이슨은 핵이빨이라는 타이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초라한 은퇴를 맞이하게 됩니다. 누군가는 타이슨의 스승 커스 다마토가 전성기 시절 타이슨과 함께 했더라면, 지금 복싱의 역사는 달라졌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압도적인 재능에 비해 짧은 영광을 누린 타이슨이 최근 선수 복귀 의사를 밝혔는데요. 후회했던 시간만큼 성숙해지고 더 멋진 핵주먹의 모습으로 다시 링 위에 오르기를 기대해 봅니다. 구성·출연 송현서 / 촬영·편집 이상오
  • [2000자 인터뷰 37]김홍걸 “북한은 6·15 20주년 그냥 보내선 안 된다”

    [2000자 인터뷰 37]김홍걸 “북한은 6·15 20주년 그냥 보내선 안 된다”

    6·15는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역사적 성과물 아무 일 없다는 듯 지나치면 선대에 대한 예의 아니야 북한 민화협과는 1월 이후 서신 교류 없어 미국 대선 전 남북이 한반도 평화 간다는 메시지 던져야 이명박 시절 얼어붙은 관계에서도 물밑 접촉 가져 북한의 현명한 판단과 선택이 필요한 때김대중 전 대통령의 3남으로 4·15 총선에서 더불어시민당 비례대표로 당선된 김홍걸(57)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2016년 더불어민주당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으면서 정치에 발을 들여놓은 김 당선자가 초선으로서 21대 국회에 갖는 포부가 많다. 특히 한반도 평화를 중심으로 외교통일 분야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김 당선자다. 김 당선자는 6·15 남북 공동선언 20주년을 앞두고 서울신문 평화연구소와 가진 인터뷰에서 “미국 재선과 한국 대선 등 여러 상황을 고려할 때 하루라도 빨리 남북교류를 재개해 한반도 평화로 가는 메시지를 보여 주는 게 북한 입장에서 이익”이라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현명한 선택을 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당선자와의 일문일답 내용. Q. 역사적인 6·15 남북 공동선언 20주년을 맞는다. 20년간의 남북 관계를 돌아본다면. A. 6·15 남북 정상회담에서 성과가 많았다. 그 성과를 바탕으로 빌 클린턴 당시 미국 대통령이 방북할 수 있었다면 한반도 상황이 180도 달라졌을 것이고 북핵 문제는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다. 노무현 정권에도 햇볕 정책 기조가 이어져 개성공단을 만들고, 한반도 평화 가능성과 희망을 살리면서 불씨를 꺼뜨리지 않았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보수 정권 9년간 아무 것도 해내지 못했다. 북핵 때문에 북한을 압박한다고 떠들었지만 실제로는 북한을 외면하는 상황에서 북한 핵능력의 고도화만 속수무책으로 구경만 한 한심한 상황이 이어졌다. 문재인 정권 들어서 핵 문제에 발목이 잡혀 남북관계를 좀 더 발전시키지 못하는 게 안타깝다. 그래도 햇별 정책을 계승한 정부이기 때문에 남북 상황이 최악으로 치닫지 않고 있다. 미국이 코로나19와 대선 정국이 겹쳐 북미관계에 신경쓸 여력이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대북 정책이 어떻게 바뀔지 예상하기 어렵다. 대항마인 민주당의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은 말로는 트럼프가 한 것은 180도 다 뒤집겠다고 공언하지만 그렇게까지 못한다 하더라도 정권 교체를 전제로 2021년 3, 4월까지는 대북 정책이 수립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그 때가 되면 문 대통령 임기는 1년 밖에 안 남는다. 한국이 대선 정국에 들어서고 북한으로서도 달갑지 않은 상황이 올 수 있으니 지금 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 문재인 정권이 압도적인 다수 의석을 얻어 정권 재창출 가능성이 커졌고 코로나 위기 극복으로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을 때 적당한 명분을 만들어서 남북 교류를 빨리 재개하는 것, 또한 미국 대선이 끝나기 전에 남북이 한반도 평화로 간다는 확실한 메시지를 세계에 보여주는 것이 북한 입장에서 이익이다. 북한도 현명한 판단과 선택을 해야 한다. Q.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비롯해 줄곧 남북 관계 개선, 방역협력 제안을 했지만 북한 반응이 없다. A. 북한도 어려움 겪고 있겠지만 선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보여준 유연한 자세를 본 받을 필요가 있다. 이명박 정권이 금강산 관광을 중단시키고 남북 관계가 안 좋을 때도 2009년 임태희 당시 노동부장관과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이 싱가포르에서 만났다. 협상을 할 수 있는 틈을 남겨 둔 것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00% 문을 닫아놓겠다는 태도인데 정치적으로 융통성과 노련함을 발휘했으면 한다. 제3국을 통한 교류나 민간 교류를 다 막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Q. 북한 민화협과는 연락은 주고받고 있나. A. 서신은 보내고 있다. 지난 1월 신년 축하 메시지를 받은 것 말고는 최근에는 받은 게 없다. 비공식·간접적으로 중국에 나온 북한 인사와 접촉하지만 뭘 같이 하자고 합의한 것은 없다. 코로나 사태 전에는 비공식적으로 한 적이 있지만 지금은 간접적으로 소식만 제3자를 통해 주고 받는다. Q. 6.15 선언 남북 공동 기념 사업 준비는. A. 계속해서 서한을 보내 설득하고 있다. 6·15는 남한 혼자 만든 성과가 아니고 남북이 함께,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만든 역사적 성과인데 뜻깊은 20주년을 아무 일 없다는 듯 그냥 지나치는 것은 북쯕 입장에서 봤을 때 선대 김 위원장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그런 면에서 설득하고 있다. Q. 북한이 왜 이리 완강하게 남북 교류를 거부한다고 보는가. A. 하노이 회담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망신을 당했다고 생각하고 남측과의 교류를 중단하라고 지시를 한 탓이 아닌가 본다. 북측은 제재의 벽을 뚫을 길을 남측이 마련해 봐라, 제재 핑계만 대지 말고 경협할 수 있는 결단을 내리라는 요구를 해왔다. 지금이 의료보건과 인도적 차원에서 제재의 벽을 뚫을 수 있는 좋은 시기다. 우리 위상이 높아지고 해서 세계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이다. Q. 국회에 들어가겠다고 결심한 계기는. A. 제가 돌아가신 아버님 만큼 다방면에서 잘 하지는 못하지만 외교라든가 남북관계 이런 부분에서는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고 생각해 왔다. 외교와 남북관계 면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민간 사이의 다리 역할을 하면서 국익을 지키는 공공외교를 하고 싶다. Q. 민화협 대표상임의장직은 유지하나. A. 국회의 유권해석을 받아봐야 한다. 비영리단체의 대표상임의장이 비상근직이고, 월급 받는 것도 아니어서 큰 문제는 아니라고 보지만 국회에서 판단할 일이다. Q. 입법 활동의 복안은. A. 비무장지대의 평화적 활용을 담은 법안을 낼 생각이다. 군사분계선 남쪽은 엄연히 우리가 통치권을 행사하는 대한민국 영토인데도 통일부장관은 물론이고 대통령도 거기에 들어갈 때 유엔사에 통보하고 허가를 받아야는 것은 정전협정 어디를 봐도 근거가 없다. 주권의 문제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확실하게 해 둘 필요가 있다. 다른 하나는 북이 남과 교류해도 남한 사람이 북한에 밀고 들어가면 체제위협이 된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비무장지대에 남북 공동시설을 만들어 놓고 거기서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충격을 줄여 나가면 좋을 것이다. 서로에게 익숙해지는 과정을 거쳐 더 활발한 교류를 끌어내는 법안을 생각한다. 길게 봐서는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안 중에 오래된 것이 많고 정비가 제대로 안 된 것이 있다. 이런 것들을 손 보려 한다. 그래서 상임위는 외교통일위원회를 희망하고 있다. Q. 김대중 대통령의 업적 3가지를 꼽는다면. A. 첫째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한 차원 높인 것이다. 둘째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6·15 남북 정상회담을 이루고 누구도 햇볕정책을 부정할 수 없게 확실하게 기틀을 만들어 놓았다. 셋째 코로나 사태를 보면서 다시 느끼지만 의료와 생산적인 복지의 기틀을 만들었던 점을 꼽을 수 있다. Q. ‘제2의 김대중’이 젊은층에서 나오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A. 시대가 다르니까 아버지와 같은 정치는 못할 것이다. 그 분의 철학을 이어받아 사사로운 눈 앞의 이익보다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큰 정치, 대의를 추구하는 정치인, 국민들을 이끌면서 한편으로는 소통하고 국민의 뜻을 따르는 그런 정치를 하는 젊은 세대가 나와야 한다. 아버지는 항상 “국민보다 반발짝만 앞서 가라”고 했다. 시대에 뒤쳐져서도 안 되지만 너무 지나치게 앞서 가지도 말라는 말이었는데 그런 정치를 하는 게 제2의 김대중이라고 할 수 있다. 청년층에서 아버지를 잘 기억 못하는 사람도 많지만 이런 사람이 나올 수 있도록 홍보하고 도와줄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임무이다. 그래서 김대중·이희호 기념사업회 같은 조직을 만들려고 준비 중이다. Q. 김 전 대통령이 살아 있다면 지금의 정치권에 대해 뭐라고 말할까 짐작가는 대목이 있는가. A. 전쟁으로 폐허가 돼 가난했던 나라에서 세계에서 위상을 인정받는 나라가 된 것을 기뻐할 것이다. 또한 정치인들에게는 경제가 됐든 한반도 평화가 됐든 자신감을 가지고 국민을 믿고 과감하게 치고 나가라는 주문을 할 것 같다.   다음은 2000년 6월15일 남북정상회담 뒤에 나온 6·15 남북 공동선언 전문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염원하는 온 겨레의 숭고한 뜻에 따라 대한민국 김대중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정일 국방 위원장은 2000년 6월 13일부터 6월 15일까지 평양에서 역사적인 상봉을 하였으며 정상회담을 가졌다. 남북 정상들은 분단 이래 최초로 열린 정상 간 상봉과 회담이 남북 화해 및 평화 통일을 앞당기는 데 큰 의의를 갖는다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①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 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 ②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③ 남과 북은 올해 8 · 15에 즈음하여 흩어진 가족, 친척 방문단을 교환하며 비전향 장기수 문제를 해결하는 등 인도적 문제를 조속히 풀어 나가기로 하였다. ④ 남과 북은 경제 협력을 통하여 민족 경제를 균형적으로 발전시키고 사회 · 문화 · 체육 · 보건 · 환경 등 제반 분야의 협력과 교류를 활성화하여 서로의 신뢰를 다져 나가기로 하였다. ⑤ 남과 북은 이상과 같은 합의 사항을 조속히 실천에 옮기기 위하여 이른 시일 안에 당국 사이의 대화를 개최하기로 하였다. 황성기 평화연구소장 marry04@seoul.co.kr
  • 복싱계 탑골스타 ‘핵주먹’ 타이슨을 만든 사람들

    복싱계 탑골스타 ‘핵주먹’ 타이슨을 만든 사람들

    올해 만 53세의 타이슨은 198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세계 프로복싱 헤비급을 제패했던 전설의 ‘핵주먹’ 인데요. 영화 못지 않은, 인생의 숱한 굴곡을 겪은 주인공으로도 유명하죠. 오늘 지구인 극장에서는 최근 복귀를 선언해 팬들을 설레게 한 복싱계의 탑골스타 마이크 타이슨에 대해 알아볼게요! 1966년 미국 뉴욕에서 태어난 타이슨은 두 살 때 아버지가 집을 떠난 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여자아이에게까지 맞고 다니던 소심한 아이였던 타이슨은 10살 때 갱단에 들어갔고, 3년간 무려 51회의 체포 기록을 세울 정도로 폭력적인 청소년기를 보냈죠. 소년원까지 들어간 타이슨을 훗날 ‘핵주먹’으로 만든 인물은 커스 다마토라는 남성인데요. 당시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후배 양성에 힘을 쏟고 있던 커스 다마토는 타이슨의 초인적인 운동능력을 본 뒤 “내 인생을 걸어야겠다” 라고 결심한 후 그의 킹메이커를 자청합니다. 타이슨을 본격적으로 훈련시키고, 타이슨만의 피커부 스타일을 만들게 한 킹메이커 커스 다마토. 훌륭한 스승의 조력과 천부적인 자질이 만나자 놀랄만한 기록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아마추어 첫 경기에서 시작 8초 만에 KO승을 거둔 타이슨. 만 18세에 프로 데뷔에 성공하고요. 프로 첫 경기에서는 불과 2분만에 역시 KO승을 거두는 대기록을 세웁니다. 프로 경기에서도 압도적인 경기 성적을 기록하며 ‘핵주먹’이라는 별명을 얻기 시작한 타이슨! 하지만 그에게 일생일대의 충격적인 일이 일어나고 마는데요 1985년, 타이슨의 정신적 지주이자 양아버지이던 커스 다마토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타이슨이 최연소 챔피언에 오르기 직전이었죠. 스승이 하늘로 떠난 뒤 1년 뒤인 1986년, 스무살의 나이로 WBC 헤비급 챔피언이 됐습니다. 커스 다마토와의 약속을 지켜 낸거죠. 타이슨은 챔피온 벨트를 움켜진 채 이렇게 말했다고 하는데요. "커스 보고 있습니까? 저승에서 복싱의 신들에게 이렇게 말하세요. 저 녀석이 내가 키우고 가르친 타이슨이라고요. " 타이슨을 자신의 모든 것이자, 자신이 계속 살아갈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던 커스 다마토가 없었더라면, 우리가 알고 있는 ‘전설의 핵주먹’ 타이슨도 존재하지 못했을 것 같은데요. 사실 전설의 핵주먹을 만든 인물은 또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타이슨과 30년 우정을 이어가고 있는 끈끈한 사이입니다. 트럼프는 1988년 당시 무패 철권을 자랑하던 마이클 스핑크스와 타이슨의 경기를 기획했고, 이 두 사람의 경기에 1100만 달러를 투자했다가 대박을 터뜨렸죠. 타이슨이 온갖 사건사고를 치고 다닐때도 트럼프는 공개적으로 그를 지지했고, 트럼프가 대통령에 출마해 선거운동을 벌일 때에도 공개적인 지지로 표심을 얻는데 도움을 줬다고 하죠. 알고보니 절친이었네요 두 사람! 이밖에도 세계 최대 프로모터이자 타이슨을 돈방석에 앉힌 돈 킹 역시 타이슨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로 꼽힙니다. 돈 킹은 누구보다 일찍 타이슨의 스타성을 발견했고 마침내 타이슨을 WBC, WBA, IBC 챔피온 자리에 앉히면서 세계 최초 통합 해비급 챔피온 스타를 만들어냅니다. 그런데 이게 오히려 타이슨의 커리어에 독이 되었다고 하는데, 이유가 뭘까요? 핵주먹 타이슨에게 병주고 약주고 ‘핵이빨’ 타이틀까지 쥐게 만든 돈 킹과의 인연과, 사건사고로 물들었던 타이슨의 인생극장 후반기는 바로! 다음 시간에 들려드릴게요! 좋아요, 구독 잊지 마시고, 또 만나요! 구성·출연 송현서 / 촬영·편집 이상오
  • 美 “북한, 동북아 최대 위협”… SLBM 발사 임박한 듯

    美 “북한, 동북아 최대 위협”… SLBM 발사 임박한 듯

    B1B·정찰기 EP3E 연일 한반도 전개 김정은 2주 넘게 또 잠적해 배경 주목 “새 전략무기에 최대한 관심 집중 유도” 군, 조만간 비공개 서해 사격훈련 방침미국이 북한을 최대 위협으로 언급하면서 현재 북한의 다음 군사 행보로 예상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가 가까워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은 1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제12차 한미일 안보회의(DTT)’에서 어떤 사안이 논의됐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역내 많은 위협에 대한 협력 필요성에 관해 의견을 나눴다”며 “역내에는 많은 위협이 있지만 이 중 북한은 명백한 최대 위협”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가정보원은 지난 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북한의 잠수함 건조 기지인 신포조선소에서 SLBM 탑재가 가능한 고래급 잠수함과 수중사출 장비가 지속적으로 식별되고 있다는 분석 결과를 보고했다. 지난 13일 화상회의로 진행된 DTT에서 한미일은 북한의 핵·미사일 관련 군사적 동향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미국이 한반도 인근에서 다양한 군사활동을 벌이는 것도 북한의 SLBM 동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들어 미국의 전략폭격기 B1B ‘랜서’가 한반도 주변에 연일 전개되고 있다. 북한이 잠수함 건조 활동을 보이는 등 도발 징후가 포착돼 경고를 보내기 위한 활동일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지난 15일에는 SLBM을 탐지할 수 있는 미 해군 정찰기 ‘EP3E’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며 북한의 SLBM 동향을 포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다시 자취를 감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 행보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자취를 감춘 지 20일 만에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며 ‘건강 이상설’을 불식시켰다. 이후 다시 2주 넘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지난 1일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민생 행보를 보인 김 위원장이 이번에는 군사 분야 시찰로 건재를 과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류성엽 21세기군사문제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지난해 약속한 ‘새 전략무기’에 대한 관심을 최대한 끌기 위해 공개 시기와 방법을 고민할 것”이라며 “SLBM을 수중발사대에서 한 차례 더 발사한다면 이번에는 탄두가 갈라지는 다탄두 형상을 선보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군 당국은 동해에서 육해공군이 참여하는 대규모 해상 사격 훈련을 조만간 비공개로 진행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기상 여건에 따라 시기는 변동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훈련이 진행되면 북한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훈련에 대해 확인해 줄 사항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사이언스 브런치] 핵실험이 강우량, 날씨도 변화시킨다

    [사이언스 브런치] 핵실험이 강우량, 날씨도 변화시킨다

    1950~60년대 냉전시절 미국이나 소련, 중국 등은 핵폭발로 인해 발생하는 낙진이나 인간이나 생태환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무시하고 공공연하게 지상 핵실험을 실시했다. 그런데 냉전 중 지상핵실험이 폭발장소에서 수 천㎞ 떨어진 장소의 기상 패턴을 변화시켰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레딩대 기상학과, 베스대 전기전자공학과, 브리스톨대 항공우주공학과 공동연구팀은 1950~1960년대 미국과 소련이 시행한 핵실험에서 방출된 전기전하가 당시 비구름에 영향을 줘 수 천 ㎞ 떨어진 곳의 강수량을 늘렸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물리학 분야 국제학술지 ‘피지컬 리뷰 레터스’ 13일자에 실렸다. 냉전 시절에는 미-소 양국은 군사적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핵무기를 개발해 지상에서 핵실험을 실시했다. ‘원자폭탄의 주(州)’로 불려진 네바다의 사막이나 태평양, 극지에 위치한 외딴 섬에서 지상실험을 했는데 낙진과 같은 방사성물질은 대기권 전체로 퍼져나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방사능은 공기를 이온화시켜 전하를 방출하는데 주변의 원자나 분자에 부딪쳐 더 많은 전하입자를 만들게 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전하입자들은 대기 중 먼지, 그을음, 물방울을 응집시켜 비처럼 땅에 떨어지도록 만든다. 연구팀은 실제로 지상핵실험이 강우량에 변화를 줄 수 있는지에 대해 파악하기 위해 1962~1964년까지 런던 인근 큐지역과 셰틀랜드 제도의 레릭에 위치한 영국기상청 관측소 기록을 분석했다. 특히 셰틀랜드 레릭지역은 스코틀랜드에서 북서쪽으로 300마일 이상 떨어져 있어서 다른 인위적 오염원의 영향을 받지 않아 탐지하기 어려운 강수영향을 관찰하기 좋은 곳으로 알려져 있다.그 결과 지상 핵실험 실시 직후가 그렇지 않은 때보다 강수량이 24% 정도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대기 중 전하는 구름 속 물방울이 충돌하고 결합하는 방식을 바꿔 물방울 크기에 영향을 미치고 결국 강수량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길스 해리슨 레딩대 교수(기후물리학)는 “이번 연구결과는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고 전하가 어떻게 강수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보여줌으로써 가뭄을 줄이거나 홍수를 예방할 수 있는지를 보여준다”라며 “우주선(線)의 영향으로 만들어진 전하 입자로 대기가 채워져 있는 목성과 해왕성 같은 외계행성의 날씨 패턴을 더 잘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데스크 시각] ‘한국의 키신저’, 다음을 고민할 때/임일영 정치부 차장

    [데스크 시각] ‘한국의 키신저’, 다음을 고민할 때/임일영 정치부 차장

    “북핵 위기와 우리의 안보 상황에서 외교의 역할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안보 개념이 더 확장적이고 종합적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2007년 5월 21일 문재인 대통령) 문 대통령이 1기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정의용 전 제네바대사를 임명했을 때 다수가 의아해했다. 외교 현장을 떠난 지 10여년이 지났고, 주미대사나 북한 경험이 없는 ‘통상 전문가’여서다. 박근혜 정부의 김장수·김관진 실장은 군 출신이었기에 특히 보수진영에서 우려를 쏟아냈다. 안보를 국방의 틀로 바라본 과거 정부와 생각이 달랐기에 가능한 선택지였다. 문 대통령은 안보와 외교를 동전의 양면으로 봤다. 당시 외교지형은 박근혜 정부가 엎질러 놓은 난제들로 난맥상이었다. 북핵과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 안보와 외교·경제가 엉킨 실타래를 풀어야 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와 외교 다변화를 구상했던 문 대통령은 정 실장을 적임자로 판단했고, 선택은 틀리지 않았다. 2018년 ‘한반도의 봄’의 주연은 남북미 정상이었지만, 정 실장도 정상들 못지않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2018년 3월 8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만난 직후 백악관 기자들에게 북미 정상회담 합의를 알린 것도 그였다. 앞서 5일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 남북 정상회담에 합의했고 12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방북·방미 성과를 공유했다. ‘한국의 키신저’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이즈음이다. 올 들어 문 대통령은 ‘한반도의 봄, 시즌2’를 위한 발걸음을 떼려 한다. 지난해 2월 하노이에서 김 위원장이 모든 ‘패’를 내놓고도 빈손으로 돌아간 뒤 얼어붙은 남북 관계를 되살리려면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않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부터 해야 한다는 것이다. 북미가 새로운 변곡점을 찾기 어려운 11월 미국 대선까지 기다리지 않고, 하노이 이후 바뀐 패러다임에 걸맞은 새 접근법을 찾겠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머지않아 정 실장의 ‘아름다운 퇴장’과 시즌2를 이끌 새 조타수를 고민해야 한다는 얘기도 된다. 후임은 북이 대화 상대로 존중할 존재감을 갖춘 동시에 제재라는 이름으로 남북 협력에 브레이크를 걸어 온 워싱턴 조야(朝野)의 메커니즘과 언어에 밝아야 한다. 대통령의 평화경제 구상을 실천할 과단성은 물론 경직된 관료들을 리드할 그립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상상력이 절실하다. ‘제재 위반 아닐까’란 의문을 품는 순간, 사고는 움츠러든다. “일부 저촉된다 하더라도 예외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사업들도 있기 때문에 함께해 나가자고 제안하는 것”이라는 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발언도 같은 맥락일 터. 여권에선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와 서훈 국정원장이 거론되는 모양새다. 둘 다 2012년 대선부터 문 대통령과 인연이 깊지만, 각각 장점이 분명한 만큼 쓰임새도 달라 보인다. 2012·2017년 문재인 캠프의 외교안보 분야를 자문했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얼개를 만든 문 특보는 평양에서 열린 세 번의 정상회담에 민간인으론 유일하게 동행했다. 미국 조야에 네트워크를 가졌고, 특보를 맡아 거침없는 ‘스피커’ 역할도 했다. 다만 참모가 된다면 절제가 필요하다는 평가다. 노무현 정부부터 남북 접촉에 관여했던 서 원장은 국정원ㆍ통일전선부 간 내밀한 소통을 통해 한반도의 봄 진전에 기여했다. 하지만 ‘게임의 룰’이 바뀐 상황에서 등판한다면 대북 소통과 정보 분석을 뛰어넘는 ‘큰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권 관계자는 “정 실장은 외교관 출신임에도 수석급 이상 중 가장 진보적 대북관을 지녔을 만큼 오픈마인드”라며 “후임은 북이 인정하고, 미국을 설득할 수 있는, 상상력을 지닌 인물이어야 한다”고 했다. argus@seoul.co.kr
  • 국제 반핵단체 “北 지난해 핵개발에 6억2000만달러 사용”

    국제 반핵단체 “北 지난해 핵개발에 6억2000만달러 사용”

    북한이 지난해 핵무기 개발에 약 6억2000만달러(7530억원)을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국제 반핵단체의 보고서가 나왔다. 지난 2017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발간한 ‘2019 세계 핵무기 비용’ 보고서에서 북한을 포함한 9개 국가의 핵무기 비용을 공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이 354억 달러로 가장 많은 비용을 사용했다. 이어 중국 104억 달러, 영국 89억 달러, 러시아 85억 달러, 프랑스 48달러 순이다. 북한은 인도, 이스라엘, 파키스탄과 비교해도 가장 적은 비용을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고서는 한국 국방연구원의 자료 등을 바탕으로 북한이 예산의 35%를 국방비로 사용하고 이중 6%가 핵무기 개발에 쓰인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발표한 북한의 2018년 국가예산 293억 달러 중 약 6억2000만달러가 핵 무기에 책정됐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이 근로자 인건비와 토지비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적다는 점을 들어 핵무기 비용이 비현실적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 매튜 하 연구원은 13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 에산과 관련한 공식 통계가 부족해 정확한 핵무기 개발 예산을 설명하기 어렵다면서도 북한이 대북 제재에서도 불법 행위를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군사 비용을 충당하고 있다고 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핵무기 수천발’ 플루토늄 넘쳐나는데 재처리공장 집착하는 일본

    ‘핵무기 수천발’ 플루토늄 넘쳐나는데 재처리공장 집착하는 일본

    일본이 핵무기 수천 발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데다 핵연료로서 사업성도 미미한 상황에서 플루토늄 추출 공장 가동을 집요하게 추진하는 데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일본 당국은 핵연료 재사용에 쓰기 위해 플루토늄 추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일본 내에 플루토늄을 원료로 발전할 수 있는 시설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14일 연합뉴스가 일본 현지 언론을 종합해 보도했다.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공장의 사업비가 천문학적으로 늘어 일본 내에서도 경제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핵 비확산 기조에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日원자력위원회, 재처리공장 가동 절차 승인 지구상에서 인류가 확보한 플루토늄은 전부 원자력 발전에 쓰인 우라늄 폐연료봉을 재처리해서 생산된 것들이다. 플루토늄은 원자로의 핵연료로도 쓰이지만 핵무기 제조에 쓰이기도 한다. 최근 제조되는 핵무기 원료는 우라늄보다 플루토늄이 대부분이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이하 위원회)가 13일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에 있는 니혼겐엔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공장에 대해 내린 결정이 일본 내 플루토늄 이슈를 다시 뜨겁게 만들었다. 위원회는 재처리공장의 안전 대책이 새로운 안전 기준에 적합하다고 인정하는 심사서안을 승인했다. 정식 결정은 아니지만, 재처리공장 가동을 위해 거치는 핵심적인 안전 심사에서 사실상 합격 판정을 내린 셈이다. 즉 재처리공장 가동을 향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니혼겐엔의 계획으로는 나머지 행정절차 등을 거쳐 2022년 1월에 재처리 공장을 재가동하는 것으로 돼 있다.재처리공장은 원전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방사성 물질 화학 공장이다. 길이가 4m 정도인 사용후핵연료를 3∼4㎝ 크기로 절단해 질산으로 녹인 후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분리·정제해 분말 상태로 저장한다. 14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고준위 방사성 폐액이 나오며 합계 면적 약 3만 5000㎡에 달하는 6개의 건물에 방사성 물질을 분산 수용한다. 방사성 물질이 존재하는 면적이 통상 원전의 약 10배에 달하는 규모이며, 그만큼 위험성이 크고 사고 등에 대비한 안전 기준이 더욱 엄격하다. 공장 완공 24차례 연기…사업비 천문학적으로 불어나 일본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공장은 1997년 완성을 목표로 1993년 착공했지만, 공사 지연 및 설계 변경 등으로 지연됐다. 또 시험 가동에 들어갔던 2009년에는 배관에서 고준위 폐액이 누출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그 동안 24차례나 완공 시기가 연기됐다. 공사 기간이 예정보다 24년 가까이 길어지면서 7600억엔 수준이던 건설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2조 9000억엔으로 늘었다. 설비 유지 비용과 폐지 조치까지 포함한 사업비는 작년 6월 기준으로 13조 9000억엔(약 159조 8027억원)에 달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플루토늄 재처리해도 활용할 설비는 턱없이 부족 일본 정부는 핵연료를 재사용하는 핵연료 주기(사이클)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재처리공장에서 플루토늄을 생산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플루토늄 산화물과 우라늄 산화물을 섞어서 만든 혼합산화물(MOX)을 연료로 쓰는 원자력 발전을 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에 수많은 의문이 제기된다. 일본은 MOX 연료를 사용하기 위해 이른바 ‘꿈의 원자로’라고 불리는 고속증식로 ‘몬주’를 후쿠이현에 건설한 바 있다. 그러나 1995년 나트륨 유출 사고, 2010년 원자로 내 중계장치 낙하사고, 2012년 기기 점검 누락 발각 등 문제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결국 일본 정부는 2016년 12월 몬주 원자로의 폐로를 결정했다. 1조엔이 넘는 국비가 투입된 ‘꿈의 원자로’ 몬주의 전체 운전 기간은 통틀어 250일에 불과했다.일반 원전에서 MOX 연료를 사용하는 ‘플루서멀 발전’에서 플루토늄이 사용되긴 하지만, 그 양은 미미하다. 롯카쇼무라 재처리공장을 전면 가동하면 연간 최대 800t(톤)의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해 약 7t의 플루토늄을 회수할 수 있지만, 현재 일본에서 플루서멀을 하는 원전은 4기뿐이라서 소비량이 연간 2t 정도에 그친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즉 일본 내에서 플루토늄을 소비할 수 있는 원전 자체가 많지 않아 재처리공장을 가동하면 날이 갈수록 일본 내에는 플루토늄이 쌓여만 가는 셈이다. 플루서멀 발전 계획이 있는 원전은 이 밖에도 더 있지만, 심사나 지방자치단체의 동의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플루서멀을 실행하기 쉽지 않은 원전이 많다. 일본은 몬주의 후속으로 프랑스와 함께 고속증식로 ‘아스트리드’(ASTRID) 개발을 추진했으나 프랑스 측이 비용 등 문제로 사업을 축소하기로 하면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내 원전, 핵폐기물 포화 상태…처리 방법 마땅찮아 그런데도 재처리공장 사업을 중단하지 않는 것은 핵폐기물 처리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아사히에 따르면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 니혼겐엔은 “재처리 사업이 현저하게 곤란해진 경우는 사용후연료를 시설 외부로 반출하는 등 조치를 강구한다”는 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만약 재처리를 포기하는 경우 재처리공장 수조에 보관 중인 약 3000t에 달하는 사용후핵연료를 각 원전업체로 돌려보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각 원전 내 보관 장소 역시 거의 포화 상태인 점을 고려하면 롯카쇼무라의 사용후핵연료를 되돌려 보내는 경우 각 원전 가동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베의 ‘전쟁가능국가’와 맞물려 ‘핵무기 보유’ 의혹 일본에는 이미 대량의 플루토늄이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2018년 말 기준으로 약 45.7t의 플루토늄을 보유했다. 2017년 말에 원자폭탄 약 6000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인 약 47t을 가지고 있었던 것에 비하면 약간 감소했지만, 여전히 대량의 플루토늄을 확보한 ‘잠재적 핵보유국’인 셈이다. 이처럼 플루토늄을 많이 갖고 있지만 핵무기를 만들 것이 아니라면 재처리공장 사업에 드는 막대한 비용, 안전성에 대한 우려, 제한된 플루토늄 소비처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이 굳이 플루토늄 생산 시스템을 고수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이 때문에 아베 신조 정권이 집단자위권 행사를 가능하도록 법제를 변경하고 헌법 개정까지 추진 상황에서 다른 계산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사가현 소재 규슈전력 겐카이 원전 3호기의 MOX 연료에 포함된 플루토늄 640㎏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에서 2012년부터 제외한 것이 2014년 일본 언론의 보도로 드러나기도 했다. 보고 누락한 플루토늄은 핵폭탄 약 80발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당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자 일본은 IAEA에 누락분을 추가로 보고했다. 플루토늄 보유에 대한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에 일본 내각부 원자력위원회는 2018년에 보유량을 더 늘리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치에 안 맞는 정책” vs “안보·에너지 정책에 도움” 일본 언론은 핵연료 주기 정책이 안보와 관련된 문제라고 규정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사설에서 “3년 전 일미 원자력협정 연장을 둘러싼 교섭에서 일본의 플루토늄 보유가 핵 확산으로 이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며 “안전 보장의 문제도 있어 주기 정책에서 바로 손을 떼는 것은 곤란하다”고 논평했다. 진보 성향 언론은 일본이 추진하는 핵연료 주기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4일 사설에서 일본의 핵연료 주기 정책이 “이유 없는 국책”이라고 규정하고서 안전 기준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위원회 결정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아사히신문은 “원전에서 사용이 끝난 핵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려내고 다시 원전에서 태우는 핵연료 주기 정책은 이미 파탄했다. 재처리공장을 움직이는 것은 핵 비확산이나 경제성 에너지, 안전 보장 등 여러 면에서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아사히는 “이미 선진국 다수는 핵연료 주기는 수지가 맞지 않는다며 철회했다. 지금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 핵 보유국뿐이며, 국가가 채산을 도외시하고 추진하는 예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플루토늄을 줄이겠다고 공언해놓고 플루토늄을 새로 추출하면 일본이 플루토늄을 줄일 의도가 있기는 한 것이지 혹은 핵 보유국이 될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등 “엉뚱한 의심조차 받게 될 수 있다”고 신문은 우려했다. 반면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우리나라의 전력 공급에 도움을 주는 큰 진전”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신문은 “핵연료 주기의 확립은 개발도상국의 발전에 따라 앞으로 세계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일본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확보하는 생명선”이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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