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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인도적 지원 절실한 북 식량난

    올봄 북한의 식량난이 예상보다 심각하다는 소식이다. 수많은 아사자가 발생한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의 춘궁기를 맞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행정부도 전문가를 서울에 급파해 실태파악에 나섰다고 한다. 동족인 우리가 이니셔티브를 쥐고 인도적 지원협의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새 정부 출범 한달이 다가오고 있으나, 남북관계는 소강 상태다.6자회담에서 북핵협상도 교착국면이다. 이명박 정부에 대한 북측의 탐색이 아직 진행형임을 말해준다. 그래서 인도적 지원을 위한 남북 당국간 대좌는 당위론을 떠나 절실한 과제일 것이다. 남북관계가 답보 상태에서 벗어나는 디딤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물론 새 정부는 대북 정책의 기조로 ‘전략적 상호주의’를 내걸고 있다. 대량살상무기 개발 등으로 전용될 소지가 있는 대북 현금 지원에는 신중을 기하려는 취지로 이해된다. 그러나 인도적 지원을 다른 사안과 연계하는 것은 단견일 것이다. 새 정부가 북한 주민의 생존권 차원의 인권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이유다. 오죽했으면 미 국무부의 힐 차관보도 얼마 전 “북한 어린이들의 평균신장이 남한의 동년배에 비해 5㎝가 작다.”는 통계를 제시했겠는가. 올 춘궁기를 헤쳐나가려면 무엇보다 북한당국의 발상의 전환이 긴요하다. 이를테면 지원한 쌀이 군량미로 전용되었다는 의혹을 자초해 남측 여론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더는 없어야 한다. 앞으로 북측은 지원물량에 대한 분배의 모니터링에 적극적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다.
  • 힐·김계관 “제네바 핵협상 유용”

    북핵 6자회담이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 지연으로 교착상태인 가운데 북·미 수석대표가 13일 오후(현지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회동하면서 회담의 돌파구를 마련할 것인지 주목된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2차례 협의에 이어 만찬을 겸한 회동 후 기자회견에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포함해 신고 형식과 실제적인 내용 등 모든 측면에서 북한과 매우 실질적이고 유용한 협의를 했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북한과의 회담에 진전이 있었으나 합의는 보지 못했다.”며 “여전히 해야 할 일이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금 벌써 3월이고 우리는 올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열망을 지니고 있다.”며 “우리가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으며 그래서 나는 오늘 북한측에 속도를 높여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부상은 만찬 회동 전 기자들과 만나 “(회담이)만족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나 만찬 이후 UEP 및 시리아와의 핵협력 의혹에 대한 질문에 대해 “고농축우라늄 계획과 시리아와의 핵협력은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도 없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그동안 고수해온 입장을 재차 밝혔다. 김 부상은 지난해 10월3일 6자회담에서 타결된 ‘2단계 합의’를 거론한 뒤 “앞으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해나갈 것인 만큼 미국도 자신들이 해야 할 부분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미 양국은 수석대표급 회담을 13일 하루로 끝내고 14∼15일 이틀간 실무차원의 후속협의를 벌일 예정이다. 힐 차관보는 14일 오전 바르샤바로 떠나기에 앞서 이날 아침 숙소인 오텔 들라 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제 회담은 아주 좋았다. 양측이 주말에도 계속 접촉하게 될 것”이라고 말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힐 “북핵협상 주말 재개될수도”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이번 주말에 중국 베이징으로 돌아가 북핵 협상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29일 밝혔다. 태국을 방문 중인 힐 차관보는 이날 기자들에게 “이번 주말에 (베이징에서 북핵 문제에 대해)다시 논의하자는 제안이 있다.”며 “몇가지 사항에 대해서 발표할 거리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과 재회동할 가능성을 시사했다.방콕 연합뉴스
  • “협상테이블은 전쟁터… 36계 기법 구사를”

    “협상테이블이 곧 전쟁터입니다.” 현역 육군 대령이 실전에 유용한 협상 기술을 분석한 책을 펴내 눈길을 끈다. 방위사업청 전자전장비사업팀장을 맡고 있는 정호수(48·육사39기) 대령이 쓴 ‘세상을 바꾼 협상이야기(발해그후 펴냄)’이다. 정 대령은 연합사 전쟁기획장교, 육군전력단 협상담당장교 등을 지낸 협상전략가다.1998년 조달본부에서 육군 무기 구매 협상을 하면서 협상기술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고 한다. “협상의 원칙이나 기법 등을 구체적인 사례를 통해 제시한 서적은 찾을 수가 없더군요. 협상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하는 취지에서 책을 집필하게 됐습니다.” 정 대령은 책에서 6·25전쟁 휴전협상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협상, 북·미 핵협상, 한·미 자동차 협상 등 국제적인 협상을 분석해 그 속에 담긴 협상전술을 정리했다. 무엇보다 현역 군인이 협상을 전쟁에 비유해 원칙을 정리하고 그 원칙으로 전쟁사를 분석하듯 협상사례를 분석한 것이 그럴 듯하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정 대령이 협상원칙으로 제시한 ‘협상기법 36계’. 협상에 나설 때는 인내하고 또 인내하라(제1계), 공격적인 질문은 구렁이 담 넘어가듯 일단 피하라(제19계), 상대의 체면을 살려주라(제33계), 자기가 원하는 선에 말뚝을 박아놓고 상대를 설득하라(제36계) 등 다양한 협상기법과 전술을 소개했다. 사례로 든 북·미 핵협상에서 북한은 자기 주장의 반복, 주도적인 양보, 주도권 확보, 협상지연, 유리한 장소 선택, 살라미(하나의 카드를 여러 개로 쪼개 각각의 보상을 받아내는 방식) 전술 등의 협상기술을 발휘했다고 정 대령은 분석했다. 정 대령은 “협상력이 국력이라는 생각은 관념적으로 가지고 있지만 협상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것 같다. 수많은 협상경험이 기록으로 남겨져서 한국의 협상력 제고에 기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사설] PSI 정식 참여 신중해야 한다

    외교통상부가 대량살상무기 확산방지구상(PSI) 참여 확대를 검토하자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었다. 논란이 번질 조짐을 보이자 인수위는 “당장 논의할 사항은 아니다.”며 진화에 나섰다. 외교부도 정부의 기본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해명했다. 새정부가 곧 출범하고, 북핵 해법이 고비를 맞고 있는 시점에 PSI 문제가 돌출한 것은 유감이다. 한반도 안정을 흔들 위험성이 있는 사안인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PSI는 미국 부시 행정부의 주도로 만들어져 현재 86개국이 정식 참여하고 있다.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실었다고 의심되는 선박을 강제검색하는 것을 골자로 한 제도다.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막는다는 명분에 반대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이라크 전쟁에서 나타났듯이 미국의 정보력에도 한계가 있다. 이라크를 점령하기까지 했으나 대량살상무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평화를 내세운 조치가 오히려 평화를 깨는 역작용을 부를 수 있는 셈이다. 남북이 첨예하게 대치하고 있는 동북아에서는 PSI가 더욱 조심스럽다. 북한은 “PSI는 전쟁의 불구름을 몰아오는 도화선”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참관단 파견, 브리핑 청취 등 제한적으로 PSI에 참여하고 있으며, 지금 시점에서는 옳은 판단이라고 본다. 우리가 PSI에 전면 참여하면 북측이 어떤 행동을 할지 모른다. 한반도 해역에서 남측 군사력이 북측 선박을 강제검색할 때 북의 군사도발이 우려된다. 군사적 충돌은 아니더라도 북측이 핵협상을 깨는 빌미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 한·미 동맹은 PSI가 아니라도 얼마든지 강화할 수 있다. 북핵 해결과정, 주한미군 위상협의 과정에서 긴밀한 공조를 다지면 된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빨리 비준하면 양국 관계는 한층 깊어질 것이다. 한·미 동맹 심화가 가야 할 방향이지만 한반도 안정을 위협하는 역효과를 내선 안 된다.
  • 李 당선인 “미·중·일·러 특사 파견”

    李 당선인 “미·중·일·러 특사 파견”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조만간 미국과 중국, 일본, 러시아 등 동북아 4강에 특사단을 파견하기로 했다. 이 당선인은 4일 오전 통의동 집무실에서 윌리엄 페리 전 미 국방장관, 폴 울포위츠 전 국방차관, 로버트 갈루치 전 북핵협상 대표와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대사 등 미 유력인사들을 접견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주호영 당선인 대변인이 전했다. 주 대변인은 “오는 8,9일에 특사단을 구성한 뒤 상대국들과 협의, 방문일정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4강 특사단장이 내부적으로 정해지긴 했으나 상대국과의 협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아직 밝힐 단계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주 대변인은 특사단 파견 시기에 대해 “취임 전에 특사가 가면 저쪽(해당국)에서 취임식 때 축하사절이 오는 구조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한 외교 소식통은 “미·중·일·러 특사는 모두 한나라당 중진 의원들이 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특사단장으로는 미국의 경우 정몽준 의원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일본은 이 당선인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부의장을 포함한 원로급 인사가 맡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주 대변인은 북한에 특사를 보내는 방안에 대해서는 “현재로선 그런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미 유력 인사들과의 접견에서 이 당선인은 “한·미 양국은 북핵문제 해결 및 동맹 강화를 위한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말했고, 미측 인사들은 “가까운 시일내에 미국을 방문해 달라.”고 요청했다. 오전 9시부터 1시간30분간 이어진 접견에서 이 당선자와 미측 인사들은 북핵과 한·미 동맹 강화, 개성공단, 탈북자, 북한 인권, 이라크 에너지개발 등 폭넓은 주제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주 대변인은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서로의 경험담과 조언을 주로 주고받았다.”면서 “다만 자세한 대화내용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측에서는 정몽준 의원과 박진 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 간사를 비롯해 김우상 연세대 교수, 남성욱 고려대 교수,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 권종락 당선인 외교보좌역 등이 배석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인수위로 간 ‘북핵 드림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북핵 드림팀’이 떴다? 북핵 6자회담에 따른 비핵화 2단계 조치인 북한의 핵프로그램 신고가 결국 새해로 넘어가면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새 정부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1일 공식 업무를 시작한 대통령직인수위에 북핵 관련 전문 외교관들이 대거 입성, 본격 활동에 돌입했다. 지난 30일 인수위 외교통일안보분과에 전문위원으로 파견된 이용준 외교부 전 북핵외교기획단장에 이어 장호진 북미국 심의관, 김건 북핵외교기획단 북핵협상과장, 이충면 평화체제교섭기획단 평화체제과장 등이 분과 실무위원 또는 ‘비별도 연락관’으로 파견됐다. 이에 따라 지난 2006년 6자회담 차석대표로 활동하는 등 북핵 전문가로 평가받는 이 전 단장과, 당시 북핵외교기획단 부단장으로 이 전 단장과 손발을 맞췄던 장 심의관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다시 뭉치게 됐다. 이들은 특히 ‘상호주의에 입각한 북핵문제 해결’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의 외교안보정책과 ‘코드’가 맞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주말탐방] 외교부 통역전문가들의 세상

    [주말탐방] 외교부 통역전문가들의 세상

    지난 9월7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후 언론 설명회. 노무현 대통령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회담 내용을 보다 상세하게 설명해 달라고 두차례나 요청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새로운 한반도 안보체제’나 ‘한국전 종결을 위한 평화조약 서명’에 대해 미국측 통역이 한국어로 번역, 전달하는 과정에서 그대로 옮기지 않고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등 추상적 표현으로 축약하는 바람에 오해를 산 것이다. 이는 정상회담이나 장관회담 등 주요 외교행사에서 통역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전세계를 누비며 외교활동을 벌이는 대통령과 외교통상부 장관 옆에는 그들의 말을 가장 정확하게 통역, 전달하고자 구슬땀을 흘리는 외교관들이 있다. 바로 외교부 통역전문가다. 통역외교관들을 통해 외교가에서 벌어지는 통역의 보람과 애환 등을 들어봤다. ●언어별 2∼3명씩 국내외 포진 현재 대통령 통역을 맡는 외교부 통역전문가들은 10여명 정도다. 일반적으로 언어별 본부에 2명, 재외공관에 1명 등 3명씩 두는데, 이들 중 본부 베테랑 1명이 대통령 통역을 담당한다. 1990년대까지는 언어·국제관계 특채 외무관들이 주로 통역을 맡았으나 2000년대 들어 통역의 전문·분업화에 맞춰 언어별로 통역 전문 계약직을 뽑고 있다. 이들은 3년쯤 후 외무공무원으로 전환될 수 있다. 이들 대부분은 한국외대 등 통번역전문대학원이나 해외 석·박사 출신으로, 대통령 및 외교장관 통역뿐 아니라 대통령부인·국무총리 등 고위인사 통역과 북핵 6자회담 등 주요 회담·협상 등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현재 대통령 통역의 최고참은 추원훈(43·스페인어) 정책총괄과 1등 서기관. 한국외대 서반어과, 마드리드국립대 박사 출신으로 1998년1월 국제관계전문 특채로 입부했다. 지난 2월 중남미국에서 정책기획국으로 옮겼지만 대통령 통역은 여전히 그의 몫이다. 대통령 통역은 물론,6자회담 통역을 담당하는 서명진(36·일본어) 일본과 2등 서기관과 신희경(36·중국어) 중국몽골과 2등 서기관은 2003년 입부한 동갑내기 베테랑.2004년 2월 2차 6자회담때부터 최근까지 6자회담만 10여차례 참여, 북핵 전문가 못지않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러시아어는 정수영(31) 러시아·CIS과 3등 서기관과 배선경(30) 3등 서기관이 책임지고 있다. 이들과 함께 6자회담에서 영어 통역을 맡고 있는 김종민(30) 북핵협상과 2등 서기관은 해외파 통역장교 출신으로,6자회담 통역 중 ‘청일점’이다. 외교부 인사기획관실 관계자는 “영어는 기본이기 때문에 따로 통역을 두지 않고 담당 과에서 통역 수준의 인력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박정연(28) 서유럽과 3등 서기관이 불어 통역을, 한수진(32) 중유럽과 3등 서기관이 독일어 통역을 맡고 있다. 아랍어 통역은 정선미(31) 걸프지역과 3등 서기관이, 스페인어 통역은 임재금(27) 중미과 3등 서기관이 각각 담당하고 있다. ●“매순간 긴장 늦출 수 없어” 이들은 외교 관련 통역이 일반 통역과 달리 민감한 내용이 많아 “정확성과 함께 보안 유지가 최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매끄러운 통역으로 일본측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는 것으로 알려진 서명진 서기관은 “한·일 관계는 사연이 많고 감정적 현안도 많아 항상 조심스럽다.”며 “통역은 일반 직원들보다 회담 등 관련 내용에 대해 더 조심해야 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과의 양자협의 통역 등으로 가장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신희경 서기관은 “대외 보안 유지가 가장 중요하다.”며 “대통령·장관 등 고위 인사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를 옮길 때마다 조심스럽게 단어를 선택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신 서기관은 6자회담 ‘2·13합의’때 합의문 작성 과정이 새벽까지 이어져 이를 기다리며 애를 태웠던 경험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귀뜀했다. 정수영 서기관은 “일반 통역과 달리 의전이 가장 신경 쓰이는 부분”이라며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뿐 아니라 대통령의 우회적 표현도 제대로 파악, 정확하게 전달하는 것이 가장 어렵지만 중요하다.”고 말했다. 6자회담 통역은 정확한 단어 선택과 팀워크가 중요하다고 한다. 정 서기관은 “회담 성격상 단어 하나에 모두 민감해 정확한 단어 선택에 가장 신경을 많이 쓴다.”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전문 용어도 많아 공부를 하며 따라가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6자회담 통역들은 전문 용어의 혼동을 막기 위해 사전에 상의하고 외국어에 없는 것을 어떻게 표현, 일관성을 유지할 것인지 고민한다고 한다. 회담이 성공한 뒤 오는 보람과 기쁨도 크지만 항상 긴장할 수밖에 없는 것이 통역의 운명이다. 한 서기관은 “통역은 잘하면 본전이고 못하면 호된 질책을 받게 돼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다.”며 “그러나 통역이 외교의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매순간 최선을 다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최근 후배들을 맞았다. 지난달 특채된 실무인력 90여명 중 5명이 통역 전문으로 뽑혔다. 외교부 이원익 인사운용팀장은 “해마다 본부 및 재외공관 수요에 따라 언어별 통역을 충원한다.”며 “최근 일본어 1명, 러시아어 2명, 독일어 1명, 스페인어 1명 등 총 5명을 뽑았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젊어진 청와대 영어통역 대통령의 영어 통역은 다른 언어와 달리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에서 담당한다. 영어는 그만큼 쓸 일이 많기 때문에 대통령의 지근거리에 있는 셈이다. 박정희 전 대통령 때부터 노무현 대통령까지 영어 통역을 살펴보면 많은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박 전 대통령 시절에는 지난 8월 별세한 조상호 전 체육부 장관이 의전수석을 맡아 10여년간 영어 통역을 했으며, 전두환 전 대통령 때는 고(故) 김병훈 의전수석이 영어 통역을 맡았다. 이때만 해도 차관급인 의전수석이 영어 통역과 의전을 같이 하던 시절이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 때부터는 외교부 출신들이 청와대 비서관실로 옮기거나 파견을 나가 영어 통역을 담당했다. 노 전 대통령의 영어 통역을 맡았던 노창희 당시 의전수석은 주영국대사, 외무부 차관 등을 지낸 뒤 청와대로 옮겼다. 노 수석과 함께 곽중철 한국외대 통번역대학원 교수도 노 전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으로 영어 통역을 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 때는 외시 11회인 박진 한나라당 의원이 외교부를 떠나 영국으로 유학한 뒤 귀국, 청와대 공보비서관을 맡아 영어 통역을 했다. 박 의원은 하루종일 통역을 한 뒤 지쳤을 때 김 전 대통령이 “밥 먹었느냐.”며 챙겨줬을 때 보람을 느꼈다고 회고한다. 김 전 대통령 후반기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 초반까지는 최종현(51·외시 19회) 외교부 정책기획협력관이 의전비서실로 파견, 영어 통역을 했다. 이어 당시 외교장관 보좌관이던 강경화 유엔 인권고등판무관실 부판무관이 탁월한 영어 실력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 임기가 끝날 때까지 그를 의전했다. 노무현 대통령은 30대 젊은 서기관들을 영어 통역으로 받아들였다. 김일범(34·외시 33회) 정책개발과 서기관을 시작으로 이여진(33·외시 31회) 서기관, 이태식 주미대사 아들인 이성환(31·외시 33회) 서기관에 이어 정의혜(32·외시 31회) 서기관이 바통을 이어받아 실무형 영어 통역과 의전을 함께 하고 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여소영 주중국대사관 서기관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중국어 통역의 가장 큰 적은, 방언(方言)과 고어(古語)’. 대통령 중국어 통역 출신인 주중 대사관 여소영 서기관이 겪은 일.2003년 중국 지방 고위인사들이 단체로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했다. 갑자기 한 인사가 벌떡 일어나더니 시를 한 수 읊겠다며 예정에 없는 발언을 했다. 문제는 ‘고어투’로 된 ‘자작시’인데다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지방의 ‘사투리’. 중국 사극에서나 들을 수 있는 옛 표현들이 쏟아졌다. 앞뒤 문맥과 분위기에 맞춰 무리없이 통역을 마쳤지만, 아찔했던 순간. 특히 중국 사투리는 다른 지방 중국인들에게도 ‘외국어’인지라, 중국인들도 두려워하는 최악의 상황이라 할 만 했다. 여 서기관은 까다롭기로 소문난 외교부의 외국어 능력 시험 1급 획득자다. 영어·일어 등 모든 외국어를 통틀어 유일한 기록이다. 초·중·고교를 한국에서 화교학교를 다니고 국립타이완대학교에서 학사·석사를 마친 것이 경력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지금도 라디오를 들으며 아나운서의 발음대로 따라해보고 한시(漢詩)를 외우며, 들어보지 못한 사투리를 접하려 노력한다. 김대중 전 대통령 시절의 일이다. 한 주요 인사가 서예 작품을 선물하면서 띄엄띄엄 광둥(廣東)어를 섞기 시작했다. 중국측 통역이 쩔쩔 매며 당황할 때 그의 통역을 도와줬던 적도 있다. 과거 유학 시절에 광둥 친구를 룸메이트로 만나 광둥말을 익힌 덕분이다. 그가 꼽는 중국어만의 공부 포인트.“중국어는 대화 가운데 고전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문학작품을 많이 읽고 외우는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고전을 다 외울 수는 없잖아요. 외운 것도 또 잊게 돼있기 때문에 계속 반복하는 수 밖에 없지요.” 과거 리펑(李鵬) 전인대 상무위원장의 부인이 방한했을 때, 중국 대사관 직원인 줄 알고 이것저것 부탁하다가 한국 외교관임을 알고 뒤늦게 그에게 사과를 했던 일도 있었다고 한다. jj@seoul.co.kr
  • “집권시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계속”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을 지속할 뜻을 밝혔다. 이 후보는 30일 방영된 미국의 경제전문통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차기정부 집권시 남북관계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에 당선되면 개성공단, 금강산 관광 등 북한과의 경제협력사업을 계속할 것”이라며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도 기꺼이 만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후보는 다만 남북 평화협정과 관련,“북핵협상의 진전 상황에 따라 이를 이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북한이 핵을 보유하고 있는 한 평화협정은 있을 수 없다.”고 전제했다. 그는 이어 “당선되면 법인세를 감면하고 금산분리 규제도 완화함으로써 연 7% 성장률을 이룰 것”이라고 덧붙였다.한상우기자 cacao@seoul.co.kr
  • “북핵협상 미·일관계 손상 가능성”

    토머스 쉬퍼 주일 미국 대사가 오랜 친구인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현재 북한과의 핵협상 방향이 미ㆍ일 관계를 손상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26일 쉬퍼 대사가 부시 대통령 앞으로 이례적인 개인 전보를 보내 미국 정부가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하려는 데 깊은 우려감을 나타냈다고 보도했다. 쉬퍼 대사는 미 국무부의 고위 관리들이 주도하는 대북 핵협상에 주일 미 대사관이 “어두운 곳으로 소외됐다.”는 불만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외국 주재 미국 대사가 본국의 대통령에게 직접 전보를 발송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쉬퍼 대사와 백악관은 ‘도쿄 004947’이라는 숫자가 부여된 이 전보의 존재를 모두 인정했으나 양측은 자세한 언급을 피했다고 신문은 전했다.쉬퍼 대사는 전보에서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북한을 삭제하기 위한 협상이 급속하게 진전되고 있다는 소문이 일본에 떠돌고 있다.”며 “이 조치는 미ㆍ일 관계에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고든 존드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대변인은 “쉬퍼 대사는 자신이 현장에서 판단한 내용을 밝힌 것”이라며 “일본인 납치 문제는 우리가 6자 회담에서 계속 강조점을 둘 필요가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존드로 대변인은 또 “부시 대통령이 내달 미국에서 개최되는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상대로 납치 문제를 해결하려는 일본 정부를 계속 돕겠다는 미국의 기본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워싱턴 연합뉴스
  • 美·이란 정면 충돌 치닫나

    미국과 이란 관계가 다시 정면 충돌을 향해 치닫고 있다. 25일(현지시간) 미국이 이란 혁명수비대를 중동의 테러단체 지원 조직으로 지목해 제재를 가하자 이란이 이에 강력 반발하면서 긴장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두 나라 관계가 파국을 향해 치닫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낳고 있다. 이란핵을 둘러싸고 두 나라가 날카로운 대립각을 세운 상황에서 이번 조치는 타는 장작불에 기름을 끼얹은 셈이 됐다. 러시아와 미국 민주당 일부에서도 이번 조치를 비판하는 등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이란은 이날 미국의 제재 조치에 강력히 반발했다. 단순한 군사조직이 아닌 이란을 움직이는 핵심권력인 혁명수비대가 테러 지원세력이라는 것을 인정하면 이란의 자존심과 국가 정체성에 치명상을 입기 때문이다. 마무드 아마디네자드(사진 오른쪽) 대통령도 이란-이라크전쟁에 참전했던 혁명수비대 출신이다. 이란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란의 합법적인 조직들에 대한 미국의 적대정책은 국제법에 어긋나고 정당성도 결여돼 있다.”고 비난했다. 이란 의회 외교안보위원회 대변인 카젬 잘랄리도 이날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으로 두 나라 사이의 벽이 더 높아질 것이며 대화는 중단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조치는 대략 세 가지 목적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첫째, 이란 정치·경제를 움직이는 실체의 발목을 잡는 것. 혁명수비대는 정치뿐만 아니라 주요 인프라산업, 군수분야, 석유산업 등 경제에도 막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둘째, 이란 내부의 반정부 여론을 부추기고 핵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려는 것. 최근 이란 내부에서는 아마디네자드정권이 핵주권에만 매달리면서 경제상황을 악화시켰다는 비판여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마지막으로 내년 이란 총선에서 집권당인 보수파 득세를 막아 아마디네자드의 입지를 축소시키는 것. 강력한 경제제재로 경제 숨통을 조이면 국민들이 현정권에 등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에서다. 명지대 아랍지역학과 이종화 교수는 “이란 핵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미국의 압박 카드”라고 분석했다.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이희수 교수는 “혁명수비대가 아닌 이란 자체를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 것”이라고 평했다. 러시아는 미국이 이란핵 문제를 막다른 골목으로 끌고 가고 있다며 강력히 비난했다. 미국 민주당도 이번 조치가 백악관이 이란과 전쟁을 하기 위한 행진을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네티컷주 상원의원인 크리스토퍼 도드는 “조지 부시(왼쪽) 미국대통령이 군사행동을 선택하려고 하는 것에 깊이 우려한다.”고 말했다.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도 “부시 대통령에게 대 이란 군사행동을 취하는 것을 승인하는 첫번째 단계를 제공하는 것은 중대한 실수”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이희수 교수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기 위한 수순의 하나”라며 “이라크 상황이 최대 변수”라고 분석했다. 반면 이종화 교수는 “임기말에 있는 부시가 이란과의 전쟁을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이라크와의 전쟁이라는 수렁에 빠진 상태에서 전장을 확대하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용어클릭] ●이란 혁명수비대 이슬람 최고혁명위원회가 창설한 정예군. 육군 10만명, 해군 2만명 등 총 12만명으로 구성돼 있다.50만명 규모의 우익 청년 군사조직인 바시즈 민병대를 산하에 두고 있다. 정규군보다 처우가 훨씬 낫다. 최고 지도자 직속의 헌법기관으로 이라크전에선 바스라지역 전투에서 인해전술을 동원한 잔인한 백병전으로 악명을 떨쳤다.
  • 이란 핵협상 대표 라리자니 전격 사임…후임에 강경파 잘릴리 외무차관

    국제적 마찰을 빚어 온 이란의 핵 문제와 관련, 대외 협상을 담당해 온 알리 라리자니(49) 이란 핵협상 대표 겸 국가안보최고회의 의장이 20일(현지시간) 사임했다고 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란 핵협상 후임 대표에는 유럽ㆍ미주 담당 외무차관인 사이드 잘릴리(42)가 지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골람 호세인 엘함 이란 정부 대변인은 이날 “라리자니 대표가 다른 정치활동에 집중하고 싶다는 이유로 사임했다.”고 밝혔지만 더 구체적인 사임 배경은 설명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이란 핵 협상을 둘러싸고 상대적으로 온건노선을 견지해 온 라리자니 대표가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과 이견을 보이며 사임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따라서 앞으로 이란 핵문제 해결에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뜻이 결정적일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엘함 대변인은 그러나 “라리자니 대표는 지금까지 대통령에게 사임을 수차례 요구했으나 거절당했었다. 이번에 대통령이 그의 사임 요구를 수락했다.”면서 “그가 사임했다고 해서 이란의 핵 정책이 바뀌진 않는다.”고 말했다. 라리자니의 사임에 따라 23일 로마에서 예정된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정책대표와 회담엔 잘릴리 차관이 라리자니 대표와 함께 참석할 것이라고 엘함 대변인은 덧붙였다. 신임 핵협상 대표 겸 국가안보최고회의 의장으로 부상한 잘릴리 차관은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이다. 이춘규기자 taein@seoul.co.kr
  • [씨줄날줄] 브루스 커밍스/이목희 논설위원

    브루스 커밍스 미국 시카고대 교수가 내놓은 저서 ‘한국전쟁의 기원’은 1981년 당시 놀라움 그 자체였다.38선 획정, 남북분단 고착화, 그리고 한국전쟁 발발 책임이 미국에 있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른바 수정주의적 관점이었다. 내용의 옳고그름을 떠나 미국 학자가 그런 주장을 편 것이 신선했고, 충격이었다. 앞서 커밍스는 한국에서 평화봉사단원으로 활동했다. 우리말을 자유롭게 해독하고, 부인이 한국인이다. 평양을 방문하는 등 북한 이해도 역시 높았다. 무엇보다 1975년 미 행정부가 공개한 한국전쟁 사료들을 정밀분석했다. 한반도 문제를 놓고 소련과 중국, 북한의 책임만 강조하던 전통주의적 시각에 일침을 가할 자격을 갖췄다고 본다. 소련 붕괴 이후 커밍스 이론은 위기를 맞는다. 러시아측에서 흘러나온 사료들은 한국전쟁 책임자를 분명히 알려주고 있었다. 김영호 성신여대·박명림 연세대 교수 등 한국 학자들은 커밍스 이론을 극복하면서 한국전쟁의 기원을 객관적으로 분석했다. 그로 인해 한국에서 커밍스의 인기가 식었는가. 천만의 말씀이다. 대북 햇볕정책과 한국사회 일각의 반미 감정…. 커밍스는 여전히 진보진영에서 환영받는 인물이다. 커밍스는 30차례 이상 한국을 오가며 강연, 기고 등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며칠전 서울에서 열린 국제학술회의에 참석, 남북 정상회담 결과를 높게 평가했다. 미국 노틸러스연구소 기고에서는 ‘(핵협상 과정에서) 김정일이 부시를 이겼다.’고 밝혀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커밍스가 진정한 지한파(知韓派)가 되려면 더 솔직해져야 한다. 커밍스는 “나는 한국의 북침설을 말한 적이 없는데 독재자들이 말을 만들어서 좌파로 몰았다.”고 항변하고 있다. 그런 식으로 얼버무리지 말고, 과거 자신의 주장 중 역사적 증거에 맞지 않는 부분은 과감히 시정해야 한다. 또 권위주의 시절 남한의 인권을 비난한 만큼 북한의 인권도 비판해야 형평에 맞는다. 객관화 노력이 없으면 그는 워싱턴 정가나 미국 학계에서 계속 돌출부로 남을 뿐이다. 그처럼 남북한을 동시에 아는 학자를 발견하기 힘든 현실에서 커밍스의 분발이 있기를 바란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서울광장] 바보들아, 문제는 외교야/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바보들아, 문제는 외교야/이목희 논설위원

    노무현 대통령의 방북 공식수행원에 외교전문가가 없는 것을 걱정했었다. 송민순 외교통상부 장관이 여의치 않았다면 그 밑의 고위급 전문가라도 가야 했다. 아마 북한 눈치를 본 탓일 게다. 외교부 관리는 미국에 우호적이고, 핵문제에 집중한다는 선입견을 우려했을 수 있다. 그래도 그렇지, 한반도 평화체제와 북핵을 핵심외교관 없이 논의하려고 한 뱃심이 어이없게 비친다. 10·4 정상선언은 6·15 공동선언과 마찬가지로 ‘우리 민족끼리’를 제일 앞에 내세웠다. 내용의 구체성에 차이가 있을 뿐 경협 역시 강조되었다. 이번에 뚜렷하게 달라진 부분은 ‘한반도 외교’의 중요성이 표출된 점이다. 합의문 4항에서 정전체제를 종식시키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3자 또는 4자 정상회담을 추진키로 했다. 또 핵 해결은 6자회담에 맡겼다. 평화체제, 비핵화라는 근본 과제를 주변국과의 외교협상에 미룬 셈이다. 만약 노 대통령의 평양행에 외교 핵심인사가 동행했다면 다자문제를 다룬 4항이 다듬어졌을 것이다.3자,4자라는 애매한 문구, 어정쩡한 핵 언급을 구체화해야 했다.3자,4자 정상회담과 관련한 외교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조짐이어서 아쉬움이 더 남는다. 북측이 핵심 외교라인을 활용한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2000년 정상회담에서는 북측의 핵협상 전문 외교관리들이 등장하지 않았다. 이번에는 정상회담 도중 김계관 외무성 부상을 참석시켜 6자회담 합의내용을 설명하도록 했다. 정상회담에 단독배석한 김양건 통일전선부장은 외교관 출신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외교브레인이다. 미국통인 강석주 부상 역시 오찬 자리에 모습을 드러냈다. 우리 민족끼리에 집착하고, 정상회담 의전을 수시로 무시할 정도로 비(非)외교적인 북측이 왜 이랬을까. 한반도 주변국과 협상이 중요함을 깨달았기 때문일 것이다. 정상회담 과정에서 북측 움직임에 대응해 천영우 우리측 북핵 협상 대표를 평양으로 불렀다면 모양이 좋았고, 결과가 나았을 것이다. 궁극적인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은 다음 정권으로 넘어갈 가능성이 크다. 대선후보들이라도 외교인식이 높다면 좋으련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는 ‘4강 외교’를 경제 측면에서 강조하고 있다. 부시 미국 대통령 면담 불발 과정에서 나타났듯 외교참모진이 빈약하다. 미국 등을 상대로 중요 협상을 해본 경험이 없는 이들이 미묘한 평화외교를 주도할 수 있겠는가. 범여권 주자들도 마찬가지다. 그들은 남북 정상회담의 과실을 따먹으려 ‘평화대통령’을 부르짖고 있다. 그러나 ‘외교대통령’이 되어야 ‘평화대통령’에 이른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으니 도무지 미덥게 보이지 않는다. 독일 통일과정을 되돌아보는 것은 또다시 교훈을 준다. 정상회담을 포함해 동서독간 끈질긴 교류협력 확대 노력이 있었다. 그럼에도 통일의 결정적 계기는 주변국 외교였다. 미국·영국·프랑스 등 2차대전 승전국이 동서독 통일을 묵인하고 소련의 고르바초프 정권이 동독을 포기함으로써 기적이 완성된 것이다. 당시 유럽에서 서독의 위상은 동북아에서 지금 우리보다 강했다. 대한민국이 믿을 게 무엇이 있겠는가. 주변국을 적극 설득해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 빌 클린턴이 1992년 미국 대선에서 내놓은 성공적인 구호 가운데 ‘경제’를 ‘외교’로 바꾸어 본다.“이 바보들아,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교야!” mhlee@seoul.co.kr
  • [데스크시각] 잃어버린 1년9개월/ 박정현 기획탐사부장

    북한 핵이 본격적인 협상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이다.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가 지난주 전격적으로 평양을 다녀온 데 이어 국제원자력기구(IAEA) 실무단이 어제 평양에 들어가면서 북핵 협상은 급물살을 타는 듯하다.40만t의 쌀도 북한에 곧 보내지고, 한국과 중국의 북핵 담당자도 발걸음을 재우치고 있다. 분위기로 볼 때, 영변 원자로가 폐쇄되고 비핵화 단계에 한발 다가서는 일이 머지않은 것 같다. 힐 차관보와 김계관 북한 외무성 부상의 상호 교차 방문이라는 1단계,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이라는 2단계에 이어 4자 정상회담이라는 단계별 시나리오가 더욱 그럴듯해진다. 이런 협상국면에서 ‘잃어버린 시간을 메우자’던 힐 차관보의 평양 발언은 많은 여운을 남긴다. 미 존스홉킨스대의 돈 오버도퍼 소장은 잃어버린 시간을 2·13 합의 이후 3개월로 계산했지만, 실제로는 1년 9개월이다.2005년 9·19 공동성명 채택 이후 BDA 동결자금이 해제되고 힐 차관보의 방북이 이뤄진 기간이다.BDA 북한 자금이 동결된 시점부터 해제될 때까지 잃어버린 시간 동안 북핵 협상은 한걸음도 나가지 못했다. 협상의 시간이 정지된 사이 북한 핵 기술은 급격한 발전을 했다. 북한이 지난해 가을에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신석기 시대에서 청동기 시대로 상전벽해의 진화에 해당된다. 북핵 협상이 재개돼 잃어버린 세월을 메우려는 노력을 아무리 기울여 봐도 북한 핵실험의 기록을 지울 수는 없다. 성공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있을지언정 북한 핵실험은 엄연한 역사로 남아 있다. 북핵 협상의 시계가 다시 째깍이기는 한데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여인곤 통일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초기단계까지는 그런대로 진행되겠지만 폐쇄단계에 가면 진전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생존의 마지막 카드인 핵무기를 쉽사리 폐기하려 들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핵무기와 맞바꿀 유일한 카드는 미국과의 전격적인 수교지만, 테러지원국 해제·의회 동의 같은 험난한 과정은 의지만으로 넘기 버거워 보인다. 힐 차관보와 2000년 10월 올브라이트 전 국무장관의 방북은 닮은 꼴이다. 두 사람의 평양 방문이 부시와 클린턴 행정부의 정권 말기에 이뤄졌다는 점이다. 막판에 북핵을 어떻게든 해결하겠다는 적극적인 의지로 볼 수도 있겠지만, 북핵을 긴장과 위기 국면으로 가져가 다음 대선에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하려는 외교적인 노력으로 해석될 소지도 없지 않다. 차이점으로는 올브라이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두번 면담했지만, 힐 차관보는 그러지 못했다. 그의 건강이상설이 나돌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이해 못할 일도 아니다. 누가 왜, 어떻게 북핵 협상의 시간을 잃어버렸느냐는 문제는 북핵협상의 전망을 점칠 수 있는 요인이다.BDA문제는 협상국면을 긴장과 위기국면으로 급반전시켰지만, 미국이 제기한 북한의 100달러짜리 위폐제조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다. 그리고 BDA자금은 모두 북한으로 되돌아갔다.BDA 자금 동결이란 카드가 왜 나왔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북한 핵실험 이후 만장일치로 채택했던 유엔 결의는 올 초 대화국면으로 반전되면서 휴지조각이 돼버린 지 오래다. 유엔과 미국의 권위는 실추됐다. 미국의 대북 정책은 일관성을 상실했고, 결과적으로 실패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부시 대통령은 6년 전 취임하면서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말했던 기억을 되새겨 보면 북한을 상대로 한 부시 행정부의 협상과 대화 자체가 무리였는지 모른다. 미국의 매파와 비둘기파가 주도권을 주고받으면서 대북정책은 냉탕과 온탕을 오갔고, 북한 핵문제는 꼬일 대로 꼬여 버렸다. 잃어버린 시간을 메우는 일보다도, 정책의 일관성이 더 중요하다는 게 ‘잃어버린 시간´이 남기는 교훈이다. 박정현 기획탐사부장 jhpark@seoul.co.kr
  • [열린세상] 북핵 폐쇄 이후의 기회와 도전/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열린세상] 북핵 폐쇄 이후의 기회와 도전/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북핵 폐쇄를 두 달 이상 지체시켰던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계좌 송금문제가 곧 해결된다는 소식이다. 북한이 송금문제만 해결되면 2·13 합의를 이행하겠다고 수차례 확인하였던 만큼, 더 이상 ‘제2의 BDA 사건’ 없이 북핵시설이 폐쇄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감시검증 요원이 방북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병행하여 우리 정부가 중유 5만t을 북한에 제공하면, 비핵화 로드맵의 초기 이정표인 ‘폐쇄’ 단계가 완료된다. 폐쇄 조치는 북한 비핵화와 국제 비확산레짐 차원에서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 우선 북한의 무기용 핵물질 생산을 중단시키고, 제네바합의 파기 이전으로 되돌아가는 의미가 있다.2002년 10월 북한의 비밀 농축우라늄 핵개발 때문에 제네바합의가 파기된 이후, 북한은 매년 핵무기 1개 분량의 플루토늄을 생산하여 핵사태를 지속적으로 악화시켜 왔다. 따라서 6자회담의 최우선 목표는 핵시설의 가동과 핵물질의 추가 생산을 중단시키는 것이었으며, 이번 폐쇄로 1차 목표를 달성한다. 다음, 이란의 핵활동을 견제하고 국제비확산체제를 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 국제정치에서 북핵과 이란핵문제는 소위 양대 핵문제로 알려져 있다. 북핵 폐쇄 이후 이란은 유일한 핵개발 의혹국이 되어 국제사회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게 되고, 가동 중인 핵농축시설에 대해 ‘북한식’ 폐쇄를 요구받게 될 것이다. 북핵 폐쇄 이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프로세스는 새로운 기회와 도전을 맞게 된다. 첫째, 무엇보다 북핵 폐쇄는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남북관계를 개선시키는 좋은 기회이다. 대북 식량지원의 재개도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간 신뢰구축에 기여할 것이다. 정부는 최근 정체되었던 남북대화를 다시 활성화하고 미루었던 교류협력을 확대하여 남북관계를 개선하는 데 ‘폐쇄 후 평화’ 분위기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 둘째, 폐쇄 조치 이후 빠른 시일 내 열릴 6자 장관급회담은 6자회담 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재확인하고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을 촉진하는 좋은 기회이다. 처음 열리는 역사적인 6자 장관급회담에서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한다면, 향후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에 크게 기여하고,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는 분위기 조성에도 기여하게 된다. 셋째, 폐쇄 이후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평화포럼’을 가동하는 기회가 열린다.1990년대 후반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남·북·미·중 4자회담이 실패한 지 10년만에 열리는 귀한 기회이다. 평화포럼에서 연내 달성 가능한 단기적 목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목적과 원칙을 천명한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가능하다면 이 공동성명의 초기 이행조치를 실행하는 것이다. 한편, 종전선언이나 평화협정 체결 등 정전체제의 제도적 변화를 초래하는 조치는 중장기적 과제로 넘긴다. 그런데 남북대화와 경협 활성화,6자 장관급회담 개최와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의 진전, 그리고 한반도 평화포럼 가동과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기회가 한시적일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금년 후반부 들어 북핵 불능화에 대한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북·미간 충돌이 재현되고 6자회담 프로세스가 또 정체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불능화는 통상적인 비확산 용어가 아니고 합의된 정의도 없어 이행시한, 대상과 수준을 둘러싸고 6자회담에서 격론이 예상된다. 흔히 위기 이후에 기회가 온다고 한다. 지난 17년에 걸친 북핵협상에서 우리는 기회의 순간은 짧고, 위기가 반복된다는 교훈도 배웠다. 기회가 도래할 때 남북관계 개선, 긴장완화와 평화정착에 최선을 다하고, 위기 시에는 상황을 관리하고 다음 기회를 준비하는 전략과 지혜가 필요하다. 그리고 향후 몇 달간 열릴 ‘기회의 창(窓)’에 대비한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중계석] “北, 美차기정부와 핵협상 쉽지 않아”/ 웬디 셔먼 美 전 대북조정관

    북핵 6자회담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만약 차기 미국 행정부와 비핵화 협상을 벌이는 게 더 유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이는 잘못 판단하는 것이라고 전임 클린턴 행정부에서 대북조정관을 지낸 웬디 셔먼이 5일 주장했다. 셔먼 전 조정관은 이날 주미대사관 홍보원이 주최한 특강에서 이같이 말하고, 북한은 미국과 다른 6자회담 참가국들이 먼저 조치를 취하기를 기다리지 말고 2·13합의를 이행함으로써 6자회담의 교착상태를 타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북한이 방코델타아시아(BDA) 북한자금 2500만달러 송금 지연을 이유로 ‘2·13 합의’ 초기이행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북한의 최고지도자인 김정일이 2009년 미국에서 차기 행정부가 출범할 때까지 기다리기로 결정했을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이는 위험한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만약 북한이 (다음 정권 출범까지) 기다리기로 했다면 (미국 내에서) 북한에 대한 불신의 수준이 올라갈 것이며 그렇게 되면 다음에 민주당이 재집권하더라도 더 힘든 협상을 해야 할 것”이라면서 “기다리는 것은 북한의 이익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모든 사람들이 BDA문제를 어떻게 풀까 이해하려고 애쓰는데 결국 이 문제는 풀리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면서 북한측에 BDA자금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미국의 약속을 믿고 2·13합의를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북핵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 등 미 행정부 고위 인사의 방북 가능성과 관련,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비핵화 협상에 더 진전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한국에서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철수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데 대해 “(자이툰 부대의 이라크 철군은) 미국에도 좋지 않고, 한국에도 좋지 않으며, 한반도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웬디 셔먼 美 전 대북조정관
  • 이란 “농축우라늄 대량생산 가능”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은 9일 이란이 핵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산업적 수준의 우라늄 농축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고 발표했다. 이란은 또 서방이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중단하려는 압력을 멈추지 않으면 핵비확산조약(NPT) 탈퇴까지 고려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날 나탄즈에서 열린 우라늄 농축 성공 1주년 기념식에서 “우리는 평화적인 핵 기술을 추구하고 있으며, 이는 이란의 권리”라면서 “서방국가는 이란에 대한 위협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고 CNN,AP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그러나 우라늄 농축활동이 산업화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입증하는 구체적인 수치는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이란 국영 TV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연설에서 ‘굿 뉴스’를 전할 것이라고 보도했으며, 이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나탄즈 핵시설에 원심분리기 3000대를 설치하는 내용일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란측 핵협상 대표인 알리 라리자니 국가안보최고회의 의장은 이날 “(서방이)이란의 핵프로그램에 더 압력을 행사한다면 의회의 명령에 따라 NPT탈퇴를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그는 이란이 원심분리기 3000대에 농축을 위한 우라늄가스를 주입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해 핵연료 생산을 시작했음을 시인했다. 산업적인 수준의 우라늄 농축이란 천연우라늄을 원자로에 장전할 수 있는 핵연료를 제작할 정도의 농도(4∼5%)로 우라늄을 농축하는 것으로 이는 곧 이란이 러시아의 도움없이 핵연료를 자급자족할 수 있다는 의미다. 유엔안보리와 미국의 잇따른 경고에도 불구하고 이란이 우라늄 농축 대량생산 능력을 선언함에 따라 이란 핵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유엔안보리는 이미 두차례에 걸쳐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으며 이란이 핵 사찰을 거부할 경우 더욱 강도높은 제재를 추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北核협상 해치는 행동 자제” 노대통령, 교황 면담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15일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과 핵협상을 위험에 빠뜨릴 행동의 자제를 협상 당사국 모두에 당부했다. 교황은 이날 교황청을 방문한 노무현 대통령에게 건넨 서한에서 동북아 지역에서의 핵군비경쟁 위험을 경고하면서 “이해 당사자들은 평화적 수단을 통한 긴장 해소를 추구해야 하며, 협상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어떤 제스처나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황은 또 “북한 주민들 중 가장 취약한 계층이 인도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 대통령은 “지난해 또 한분의 한국인 추기경을 서임해 주신 것은 한국 천주교회에 큰 선물이자 우리 국민 모두에게 경사스러운 일”이라며 가까운 시일내 교황의 한국 방문을 요청했다.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美 “북핵 내년초까지 마무리”

    |도쿄 이춘규·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북핵 6자 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6일 북한이 차기 회담에서 핵포기를 향한 ‘초기단계 조치’를 약속했음을 인정하고, 북한이 회담 종료후 수주 이내 실제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힐 차관보는 이날 미국 대사관에서 일본 기자들과 가진 회견에서 초기단계의 조치에 관해 “몇가지 행동을 포함한 ‘조기의 수확’”이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을 피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비공식 브리핑에서 “이번 6자회담은 (북핵)폐기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가동중단(freeze)보다는 더 나갈 것”이라며 “지금(목표)은 시설을 폐쇄(shut down)하는 것인데, 폐쇄의 궁극적인 목적은 추가적인 플루토늄의 생산을 막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 국무부는 2008 회계연도 업무보고에서 내년 초까지 북핵협상을 마무리하고, 북한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의 해체 시작 및 검증체제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밝혔다. 또 2008년에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의 해체를 위한 미사일 협상도 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또 올해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뒤 2008년엔 FTA상의 강화된 노동권 보호조항에 따라 “한국이 파업권 향상 의무를 이행토록 하는 것”을 국제노동기준 준수 목표의 하나로 들었다.tae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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