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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보란 듯… 네타냐후, 이란 핵무기 자료 생중계 공개

    트럼프 보란 듯… 네타냐후, 이란 핵무기 자료 생중계 공개

    TV서 영어로 동영상 동원 발표 폼페이오 “이란 핵 숨기려 노력” 이란 “엉터리 자료 유치한 발표” 부패혐의 재판 전 돌파구 분석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의 핵무기 개발 증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네타냐후 총리의 이번 발언은 오는 12일(현지시간)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 갱신이 임박한 시점에서 나온 것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합의를 파기할 것을 종용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뇌물, 사기 등 비리 혐의로 낙마 위기에 처한 네타냐후 총리가 이란과의 갈등 국면을 조성해 ‘물타기’를 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온다.30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국방부에서 “이란이 뻔뻔스러운 거짓말을 했다”면서 “2015년 주요 6개국과의 핵합의 서명을 하기 전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숨겼다. 이를 입증할 500㎏ 분량의 문서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이날 총리가 직접 영어로 도표, 사진, 동영상 등을 활용해 발표하고 이 모습을 텔레비전으로 생중계했다. 그는 ‘프로젝트 아마드’라 불리는 이란 핵무기 프로그램 관련 문서(5만 5000쪽)와 CD 183장을 공개하면서 “히로시마 원자폭탄 5배 위력의 핵무기 5개를 개발하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모든 자료를 종합했을 때 이란을 믿을 수 없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를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가 이란 테헤란의 의심스러운 창고를 급습해 이 자료를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네타냐후 총리의 발표는 오직 한 사람의 관객을 위한 것”이라면서 그 대상이 트럼프 대통령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의 발표가 끝난 뒤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내 말이 100% 옳았다는 점이 진실로 입증됐다”며 “이것은 그냥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이스라엘이 공개한 문서는 모두 진짜”라면서 “핵합의는 거짓말 위에 세워졌다. 따라서 성립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이란은 강력하고 은밀한 핵무기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사실을 숨기려고 노력해 왔다”고 논평했다. 이와 관련,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양치기 소년이 또 거짓말을 시작했다”면서 “이미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검토한 사안을 다시 들춰내고 있다. 5월 12일(합의 갱신일)을 앞두고 폭로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아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유치하고 우스꽝스러운 발표”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핵합의 갱신 결정에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또 프로젝트 아마드 관련 자료를 테헤란의 한 창고에서 대거 입수했다는 보도에 대해 “그처럼 중요한 문서를 방치된 지역에 허술하게 보관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소리”라고 덧붙였다. NYT는 “네타냐후 총리는 부패 혐의로 기소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면서 “정치적으로 큰 상처를 입은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안보를 수호하는 지도자를 자임함으로써 돌파구를 마련하려 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경찰은 지난 2월 네타냐후 총리의 뇌물 등 혐의에 대해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로이터통신은 정보 전문가, 외교관 등의 말을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의 발표에 이란의 합의 위반에 대한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은 없었다. 그러나 핵합의를 개정, 파기하고자 하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줄 수는 있다”고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홍준표 “제비 한마리 왔다고 봄 온 듯 환호”

    홍준표 “제비 한마리 왔다고 봄 온 듯 환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1일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제비 한마리 왔다고 온통 봄이 온 듯이 환호하는 것은 어리석은 판단”이라고 지적했다.홍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분위기에 휩쓸려 가는 정치는 반드시 실패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홍 대표는 “안보 문제는 아무리 신중하고 냉철하게 대처해도 모자라지 않다”며 “작금의 한국 안보 상황은 누란(층층이 쌓아놓은 알 같은 위태로운 형편)의 위기”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당이 최근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반발하고 있는 것이 정치적 의도라는 평가에 대해 반박하듯 “내가 우려하는 현 상황은 결코 보수층 결집을 위한 정치적인 목적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고 보다 냉철하게 남북문제를 바라보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폭주하던 북의 독재자를 대화의 장에 끌어낸 것은 잘한 일”이라면서도 “그러나 미국까지 끌어들인 이번 남북정상회담은 완전한 핵폐기 회담이 아닌 북의 시간 벌기, 경제제재 위기 탈출용으로 악용될 경우 한반도에는 더 큰 위기가 온다”고 전망했다. 이어 “가장 최악의 시나리오는 북이 주장하듯 핵물질·핵기술 이전금지, 핵실험 중지,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중단 등 미국을 위협하는 요소를 제거하는 것으로 북핵합의가 될 경우 우리는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아야 하는 비참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미국도 중간선거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미봉책으로 합의해 줄 가능성이 없지 않다”며 “이번의 북핵제재가 북핵을 폐기시킬 수 있는 마지막 기회로 보여지는데 문재인 정권이 감상적 민주주의에 사로잡혀 감성팔이로 북핵문제에 대처하는 것이 안타까울 뿐”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다시 한번 말씀드린다. 우리는 결코 남북대화를 반대하지 않는다”며 “그러나 완전한 핵폐기 없는 평화는 위장평화일 뿐이고 5000만 국민은 북핵의 노예가 될 뿐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깨어있는 국민이 자유대한민국을 지킨다”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여전히 냉랭한 美·獨

    여전히 냉랭한 美·獨

    이란 핵협정 등 현안 이견만 확인 작년과 달리 악수 나눴지만 ‘어색’‘앙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정상회담이 냉랭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 이견만 확인한 채 끝났다고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하루 일정으로 미국을 방문해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고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3월 첫 회담에서 악수를 하지 않아 어색한 분위기를 연출한 뒤 1년 만에 다시 만났다. 이틀 전 국빈 방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스킨십을 하며 ‘브로맨스’를 과시한 트럼프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가 백악관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자 의식한 듯 뺨에 키스하며 친근감을 표시했다. 기자회견에서도 두 차례 악수하고 최근 메르켈 총리의 선거 승리를 축하했으며 “메르켈은 매우 비범한 여성”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러나 현안 논의에 들어가자 분위기는 냉랭해졌다. 메르켈 총리는 먼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란 핵협정 잔류를 설득했지만 실패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 합의가 “완벽하지는 않지만 유지해야 한다”며 “그것이 이란과의 모든 문제를 풀지는 못하지만, 모자이크의 한 조각이자 우리가 그 위에 이 구조물(핵폐기)을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하나의 벽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란 핵합의를 ‘끔찍하다’고 비판해 왔던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의 핵협정 파기 이후에도 이란이 핵을 만들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미국의 철강 관세를 면제하는 문제도 큰 진전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미국의 고율 관세 부과 조치에 대해 “우리는 호혜적 관계를 필요로 한다”고만 말했다. 이에 대해 메르켈 총리는 “우리는 협상 중인 현안과 우리의 상황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으며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할 것”이라면서 애매모호하게 마무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달 1일까지 면제 조처를 취하지 않을 경우 관세 부과가 발효돼 EU와 미국 간 ‘무역전쟁’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동맹이 자신이 거듭 제기해 온 방위비 증액에 나서 달라고 거듭 압박했다. AFP통신은 “메르켈 총리는 미국이 이란 핵합의에 남겠다거나, 무역 관세에서 유럽에 영구적 면제를 주겠다는 것 등에 관해 어떤 약속도 얻지 못하고 백악관을 떠났다”고 지적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美·佛 브로맨스?… 마크롱에 뒤통수 맞은 트럼프

    美·佛 브로맨스?… 마크롱에 뒤통수 맞은 트럼프

    “동맹국 대립하는 무역전쟁 안 돼 프랑스는 이란 핵합의 안 떠날 것” 미국 국빈 방문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스킨십을 하며 ‘브로맨스’를 과시했던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워싱턴DC 의사당에서 열린 미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를 작심 비판했다고 25일(현지시간) CNN 등이 전했다.이날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어 억양이 있지만 자신감 있는 영어로 연설을 진행했다. 그는 먼저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다자주의 포용을 촉구했다. 그는 “우리는 보다 효과적이고 책임이 있는, 성과 지향적인 새로운 종류의 다자주의에 기반해 21세기 세계 질서를 만들 수 있다”면서 “다자주의 체제를 창안한 국가인 미국은 이를 보전하고 재창조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관세장벽을 높이며 무역전쟁을 벌이는 데 대해서는 “동맹국들을 대립시키는 무역전쟁은 우리의 사명과 세계 안보, 역사적 흐름과 맞지 않다”며 “무역은 자유롭고 공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이어 파리 기후변화협정 탈퇴를 선언하고 자국 내에서 각종 환경 규제를 폐지한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을 했다. 그는 “우리는 저탄소 경제로 전환하는 길을 찾아야만 한다”며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희생하고 지구를 파괴하면서 살아간다면 우리의 삶에 무슨 의미가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후 문제에 관한 미국과 프랑스의 의견 불일치는 “단기적”일 뿐이며 미국이 파리 협정으로 되돌아오리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로운 이란 핵합의를 추진하겠다는 약속을 이끌어낸 마크롱 대통령은 “프랑스는 이란 핵합의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 합의가 모든 우려를 해결하지 못한다 해도 더 근본적인 다른 대안 없이 핵합의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내 입장”이라며 다시 한번 이란 핵합의 존중을 강하게 압박했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연설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나는 그(트럼프 대통령)가 국내 사정 때문에 이 합의를 끝낼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려대로 이란 핵합의에서 발을 뺄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만 이를 내부자의 정보를 받은 것이 아니라 자신의 추측이라고 축소하면서 “미국이 어떤 결정을 내릴지 알지 못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합리적으로 분석하면 그가 이란 핵합의를 유지하기 위해 무슨 일이든 할 것이라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대화를 시작하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노력에는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마크롱 대통령의 이날 연설에 야당인 민주당 의원들은 여러 차례 기립박수를 치는 등 열광적인 모습을 보였다. 의원석에서 “프랑스 만세”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美·佛 이란 핵합의 수정 움직임… 이란 “파기 땐 NPT 탈퇴”

    美·佛 이란 핵합의 수정 움직임… 이란 “파기 땐 NPT 탈퇴”

    이란 새 합의 거부 가능성 높아 “美, 핵합의 철수 땐 가혹한 결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수정하는 조건으로 합의 파기를 철회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방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새로운 핵합의를 체결하자”는 제안이 트럼프 대통령의 마음을 흔든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란이 개정안을 수용할 확률은 낮다. 이란은 합의가 파기되면 핵확산조약(NPT)에서 탈퇴해 핵무기를 개발하겠다고 맞섰다.24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이 끝난 뒤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란의 모든 핵활동을 막는 새로운 합의를 체결하고 싶다”면서 “이제부터 이란과 새로운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핵협정은 충분하지 않았다”면서 “이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핵 관련 일몰조항, 예멘·시리아·이라크 등에서 이란의 정치적 활동 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롱 대통령이 상당히 좋은 구상을 하고 있다. 하지만 내가 5월 12일(대이란 제재 유예 시한)에 무슨 결정을 할지는 아무도 모른다”면서 “견고한 기반에서 새로운 합의를 만드는 게 가능할지 아닐지 지켜봐야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맺은 이란 핵합의에 대해 “토대부터 잘못된 나쁜 협정”이라거나 “체결되지 말았어야 한다”고 강조해 온 터라 적어도 합의 수정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당장 다음달이 시한인데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약을 무너뜨리는 위협을 감내하지는 않을 것이다. 마크롱 대통령을 비롯해 유럽과 등 지는 행동도 피할 것으로 본다”며 새 합의 체결에 무게를 실었다. NYT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은 현재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데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관건은 일몰조항이다. 현행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의 모든 핵활동에 대한 제약은 2030년 완전히 풀린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몰조항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유럽은 일몰조항의 완전폐지 대신 기한을 늘리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새 합의를 이란이 거부할 게 확실하고,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가 예상된다”며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알리 샴커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은 지난 23일 “미국이 핵합의를 파기하면 놀랄 만한 대응을 하겠다”면서 “NPT를 탈퇴하는 것도 우리가 고려하는 선택지”라고 공영방송에서 말했다. 사실상 핵무기를 만들겠다는 뜻이다. 샴커니 사무총장은 “NPT의 조항을 보면 자국의 이익과 안보가 위협받을 때 이를 탈퇴할 수 있다”면서 “우리는 핵기술을 재가동할 능력이 충분하다”고 밝혔다. 같은 날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미국이 핵합의에서 철수한다면 준엄하고 가혹한 결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과 러시아는 24일 스위스 제네바 유엔사무국에서 열린 2020년 NPT 평가회의 사전준비회의에서 “이란 핵합의를 둘러싼 갈등이 잠잠해지기를 기다린다. 유엔 회원국들도 침묵하지 말고 합의가 유지될 수 있게 나서 달라”고 말했다. 블라디미르 예르마코프 러시아 외무부 무기통제국장은 “누군가에게 이득이 되도록 합의 문구를 수정하면 지역적 안정과 안보를 훼손하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이란 “美, 핵합의 폐기하면 핵 활동 재개”

    미국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하면 핵 활동을 재개하겠다고 이란이 경고했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여러 달 동안 우리는 모든 시나리오에 대한 계획을 준비했고 (미국의 핵합의 파기에 맞서는 데) 어떤 난관도 없다”면서 “원자력청에 적들이 예상치 못하는 대응까지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연설했다. 그는 “미국이 어떤 식으로 결정하든 우리의 계획을 신속히 이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 정부에 불확실성을 일으킨다”면서 “모든 눈이 그가 간밤에 어떤 꿈을 꿨고 오늘 아침 어떤 일을 할지를 알아보려고 트위터만 쳐다보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을 방문한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CBS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미국의 핵합의 파기에 대응해) 많은 옵션이 있다. 그 가운데는 매우 빠르게 우리의 핵프로그램 활동을 재개하는 방안도 포함됐다”면서 “이미 깨져버린 핵합의를 우리만 일방적으로 실행할 수는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은 먼저 핵합의를 탈퇴하지는 않겠지만, 미국이 파기하면 이틀 안으로 농도 20%의 농축우라늄을 생산하겠다는 입장이다. 농도 20%의 농축우라늄은 핵무기를 바로 만들 수 있는 농도(90%)보다는 농축도가 낮지만, 발전용 우라늄 연료(4∼5%)보다는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핵합의 이전 이란은 농도 20%의 고농축 우라늄을 보유했었다. 이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가 성사한 핵협상이 ‘최악의 협상’이라면서 “다음달 12일까지 이란이 핵합의를 재협상하지 않으면 대이란 제재 유예를 연장하지 않겠다”며 위협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4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만나 이란 핵합의 문제 등에 대해 논의한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글로벌 인사이트] 노타이 파격 속 ‘反이란’ 강경 발언 … 사우디 왕세자 외교 통할까

    [글로벌 인사이트] 노타이 파격 속 ‘反이란’ 강경 발언 … 사우디 왕세자 외교 통할까

    ‘백마 탄 왕자’ 무함마드 빈살만(33) 사우디아라비아 제1 왕위계승자(왕세자) 겸 국방장관이 국제무대에 데뷔했다. 그는 지난달 4일(현지시간) 이집트를 시작으로 7일 영국, 19일 미국, 지난 8일 프랑스, 11일 스페인을 방문했다. 빈살만이 왕세자에 책봉된 이후 첫 해외 순방이었다. 빈살만 왕세자는 방문한 국가에서 공공연하게 적성국 이란을 비판하고 이란 핵협상을 수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우디의 개혁을 강조했고 어마어마한 규모의 ‘오일머니’를 뿌렸다. 이번 순방에서 빈살만 왕세자가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역시 미국이었다. 그는 미국을 방문하자마자 6억 7000만 달러(약 7122억원) 규모의 무기 구매 계약을 발표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웃게 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약 3주간의 방미 기간 중 사우디가 전제적 절대 군주와 보수 이슬람 종교의 권력이 통제하는 ‘폐쇄적 전근대 국가’라는 인식을 깨려고 노력했다.그는 미국 워싱턴DC에만 머물지 않고 뉴욕, 보스턴, 휴스턴,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등을 방문했다. 이 과정에서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를 비롯해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회장과 같은 미국 주요 기업의 경영자와 투자자 50여명 등 경제계 인사들을 만났다. 뉴욕에서는 아랍 왕실 전통 의상을 벗고 노타이에 정장 차림으로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등 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난 모습이 화제가 됐다. 스타벅스에서 커피를 마시는 장면도 연출했다. 첨단 정보기술(IT) 분야의 주요 인사와 회동한 것은 빈살만 왕세자가 추진 중인 사우디 개혁안 ‘비전2030’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비전2030은 석유와 종교에 지나치게 얽매인 사우디의 구식 경제·사회 구조에서 벗어나 사우디를 정상국가로 변신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빈살만 왕세자는 또 타임지 등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와하비즘(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이 사우디를 다스리는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사우디에 와하비즘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는 수니파 국가지만, 시아파 교도와 공생하고 있다. 우리의 법은 코란과 선지자의 말씀에서 유래한다”고 답했다. 미국 애틀랜틱 잡지와의 인터뷰에서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이스라엘인이 그들 자신의 땅을 소유할 권리가 있다고 본다”며 이스라엘의 영토를 인정하는 파격 발언까지 했다. 사우디·미국·이스라엘의 ‘삼각 동맹’으로 이란을 압박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는 이란을 무슬림 형제단, 테러 조직과 함께 ‘악의 삼각형’으로 지칭했다. 또 “이란 최고지도자는 히틀러마저 좋은 사람으로 보이도록 할 정도”라면서 “히틀러는 유럽을 정복하려 했지만 이란 최고지도자는 전 세계를 점령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현지 매체와 인터뷰를 할 때는 이란에 대한 제재 필요성을 강조하고 핵개발 저지를 주문했다. 전쟁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미국을 방문하기에 앞서 우방국 이집트를 찾았다. 빈살만 왕세자는 지난달 4일 압둘팟타흐 시시 이집트 대통령과 만나 투자, 대테러, 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뜻을 모았다. 빈살만 왕세자의 이집트 방문은 당시 연임 도전을 앞둔 시시 대통령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해석됐다. 빈살만 왕세자의 방문에 맞춰 이집트 대법원은 3일 홍해상 2개 섬(티란섬, 사나피르섬)의 관할권을 사우디에 양도하는 합의가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이집트의 환대에 빈살만 왕세자는 과감한 투자로 답했다. 양국은 사우디가 추진 중인 홍해변 초대형 신도시 ‘네옴’ 개발 사업에 이집트 시나이 반도 남부를 포함하기로 하고 100억 달러의 공동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다. 사우디는 펀드의 절반을 투자한다. 또 양국이 공유하는 홍해 주변의 관광사업에도 협력하기로 했다.빈살만 왕세자는 이집트에 이어 영국으로 향했다. 그의 방문에 맞춰 영국 정부는 사상 처음으로 사우디에 원조 목적의 개발 기금을 창설했다. 이 기금은 약 1억 파운드(약 1481억 6800만원) 규모로 정부 관계자는 “사우디 국민의 생계 문제를 개선하고 사회적 인프라를 구축해 경제 발전을 촉진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영국은 최고의 대접을 했다. 버킹엄궁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의 만찬을 마련했고,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만찬도 진행했다. 영국 정부는 빈살만 왕세자의 ‘비전 2030’에 참여할 영국 기업을 선정하는 특별 보좌관을 선정했다. 빈살만 왕세자와 메이 총리가 주재하는 양국 전략 파트너십 위원회도 만들었다. 빈살만 왕세자의 비전 2030에는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고, 영국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이후 새로운 동맹과 무역 시장이 시급한 상황에서 양측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양 정상은 향후 수년간 양국 상호 무역 및 투자 규모를 650억 파운드까지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별도로 빈살만 왕세자는 영국 방산업체 BAE시스템스의 차세대 전투기 유로파이터 타이푼 48대를 구매하기로 했다. 계약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해 12월 카타르가 BAE시스템스와 이 전투기 24대를 사기로 계약했을 때 금액이 80억 달러 정도로 알려졌던 점을 고려하면 이번 사우디의 계약은 단순 계산으로만 160억 달러에 달하는 규모다. 이집트, 영국, 미국 순방을 마친 빈살만 왕세자는 프랑스로 날아갔다. 그는 지난 10일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이란이 바로 오늘 핵폭탄을 만들겠다고 결심하면 1∼2년이 걸릴 테고, 이를 막을 시간이 충분하지만 핵합의가 만료되는 2025년 이후엔 단지 며칠 안에 만들 수 있다”면서 “그때야 세계는 현실을 직시하게 될 것”이라며 핵합의의 허점을 지적했다. 빈살만 왕세자의 이 발언은 미국의 입장과 똑같다. 핵합의에 따르면 이란은 2025년부터 핵활동의 상당 부분을 제한받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미국은 재협상을 통해 이런 일몰조항을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빈살만 왕세자는 사흘간 프랑스에 머물면서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가 프랑스 토탈과 석유화학단지를 조성하는 72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포함해 총 180억 달러치의 계약 20건을 성사했다. 빈살만 왕세자는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서 19세기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의 그림 ‘민중을 이끄는 자유의 여신’을 관람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여성의 노출을 제한하는 사우디의 차기 국왕이 맨가슴을 드러낸 여성의 그림을 봤기 때문이다. 사우디 방송 알아라비아 등은 빈살만 왕세자가 이 그림을 보는 모습을 “이례적”이라며 보도했다. 사우디에서는 여성의 누드를 일절 그림으로 그리거나 출판하지 않는다. 빈살만 왕세자가 의도적으로 이 장면을 연출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 여성의 자동차 운전, 축구장 입장 등을 허용하는 개혁·개방 정책의 연장선으로 판단한 것이다. 스페인에서는 펠리페 6세 국왕,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등과 회담하고 22억 유로에 스페인 호위함 5대를 구입하기로 했다. 국제앰네스티, 그린피스 등 비정부기구(NGO)는 “이 전함이 예멘 내전에 투입돼 민간인을 사망하게 할 수 있다”며 비판했다. 이들 NGO에 따르면 스페인은 2015년 예멘 내전 발발 당시부터 지난해까지 사우디에 총 1억 9600만 달러 규모의 무기를 수출했다. 이번 해외 순방에 대해 미국 CNBC는 “빈살만 왕세자가 전쟁 쇼핑을 했다”고 평가했다. 또 익명의 소식통이 한 말을 인용해 “그는 자신이 사우디의 구세주라는 확신이 있다. 너무 자기애가 과해 이성적 판단을 내릴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화학무기 응징한 ‘보안관’ 트럼프… 시리아 후원 푸틴에 경고

    화학무기 응징한 ‘보안관’ 트럼프… 시리아 후원 푸틴에 경고

    트럼프, 전통 우방과 협력 회복 英·佛 정상과 통화 ‘공조 과시’ 美 ‘1회성 공격’ 작전종료 선언 시리아·러와 정면충돌은 피해 사전통보 없어 갈등 심화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시리아 공습을 감행함으로써 ‘군사적 공격도 서슴지 않는 강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부각시켰다. ‘화학무기 사용’이라는 국제사회의 레드라인을 넘은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을 응징할 수 있는 유일한 ‘보안관’임을 자처했다. 다음달 이란과의 핵합의 파기 여부 결정, 이후 북한과의 정상회담 등을 앞둔 것도 이번 공습의 배경이 됐을 것으로 미국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이번 일로 미국이 얻은 또 다른 중요한 것은 영국, 프랑스와의 ‘3각 공조’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줄곧 냉랭했던 전통 우방과의 협력을 일거에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공습 사실을 공식 확인한 직후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시리아 폭격 작전을 공개 발표했고, 공습 다음날에는 전화 통화를 하면서 3국이 공동으로 대규모 군사응징에 나섰음을 대내외적으로 과시했다. 이는 미국뿐 아니라 국제사회가 알아사드 정권과 그 후원자인 러시아를 그냥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로도 작용했다. 그러면서도 미국은 이날 공습을 ‘1회성 공격’으로 규정하고 조기에 작전 종료를 선언하면서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이나 러시아와의 정면충돌은 피하려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은 시리아에 무기한 주둔할 생각이 없다. 미군을 귀국시킬 날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폭격의 장소를 화학무기 공장 3곳으로 최소화한 것도 러시아와의 정면충돌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군 주둔 시설을 공격해 인명피해가 난다면 양국이 정면충돌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미국은 이날 공습과 관련해 지난해와 달리 러시아 측엔 사전 통보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양측 갈등은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은 미국·영국·프랑스의 시리아 공습에 대해 일단 지지 의사를 밝혔다. 아베 신조 총리는 기자들에게 “화학무기 사용을 허가할 수 없다는 미국과 영국, 프랑스의 결의를 지지한다. 이번 행동은 더이상의 사태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로 이해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지’ 언급을 하면서도 군사행동 자체에 대해서는 ‘이해’라는 표현을 씀으로써 수위를 조절했다고 일본 언론들은 지적했다. 러시아와 영유권 분쟁을 겪고 있는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문제 해결을 위해 푸틴 대통령과 우호관계를 유지하는 데 공을 들여 온 아베 총리로서는 미국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 의사를 밝히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중국은 러시아를 거들었다. 러시아의 요청으로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볼리비아와 함께 러시아의 공습 규탄 결의안에 찬성했다. 부결될 것을 알고도 제출한 러시아의 결의안에 대해 마차오쉬(馬朝旭) 유엔 주재 중국대사는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을 주장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남북, 포괄 합의→북미, 일괄 타결→단계적 이행…한국형 비핵화 해법 뜬다

    남북, 포괄 합의→북미, 일괄 타결→단계적 이행…한국형 비핵화 해법 뜬다

    조정자로서의 한국 역할 강조 “‘행동 대 행동’ 보상 합리적” 지적“(리비아, 이란 등) 외국 사례에서 북힌 비핵화 해법을 찾으려는 경향이 많은데요. 조건, 환경 등이 가장 가까운 것은 (2005년) 9·19 합의(공동성명)를 통한 비핵화 과정입니다.” 세종연구소와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가 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한 ‘세종국가전략포럼’에서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한국형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미 핵을 포기한 우크라이나, 리비아, 이란 등에 적용했던 비핵화 로드맵을 정치 및 안보 환경이 다른 한반도에 대입하기는 쉽지 않다는 뜻이다. 우크라이나는 1994년 핵탄두 1240개 등을 포기하고 안전 보장과 경제 지원을 약속받았지만 러시아는 크림반도를 합병했다. 리비아도 2003년 고농축우라늄 16㎏ 등을 없애는 등 빠른 속도로 자발적 비핵화에 나섰지만 미국의 지원을 받은 반군에 의해 정권이 붕괴됐다. 이란은 2013년 10월부터 단계적 비핵화를 진행 중이며 국제사회도 각 단계에 맞춰 제재를 줄였다. 시간은 오래 걸리지만 외교적 해법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 핵합의를 ‘최악의 합의’로 평가했다. 조 위원은 “미국은 오는 11월 중간선거 전후로 북측이 핵동결을 실시하고, 2020년 11월 대통령선거 이전에 한반도 비핵화를 완료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며 “북한의 주장은 ‘단계적 타결·동보적 이행’으로 ‘선(先) 비핵화, 후(後) 체제 보장’이나 ‘선 체제 보장, 후 비핵화’가 아닌 동시 행동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포괄적 합의’를 이루고, 북·미 정상회담에서 ‘일괄적 타결’을 한 뒤, ‘단계적 이행’을 하는 한국형 모델을 제언했다. 포괄적 합의 대상은 북한의 비핵화, 한·미의 대북 군사위협 해소, 북한 체제 안전 보장 등이다. 일괄적 타결은 3단계다. 첫 단계는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재가입 및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에 따른 북·미 국교정상화(대사관 설치)다. 이어 북한의 핵물질을 해외로 반출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및 미국의 독자 제재를 전면 해제한다. 마지막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해체하고 대규모 경제 지원을 받는 식이다. 조 위원은 “북·미 간 불신의 골이 깊고 비핵화 입장 차가 큰 만큼 한국의 조정자 역할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를 큰 틀에서 합의하고, 추상적 수준에서 적절한 시기를 정리하는 정도면 최대치의 성과”라며 “(실행 부분에서) 단계적 이행에 맞춰 ‘행동 대 행동’으로 보상하는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고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직설적 성격의 원조 매파… 대북 군사옵션·정권교체 언급

    직설적 성격의 원조 매파… 대북 군사옵션·정권교체 언급

    軍장교·변호사… 4선 의원 지내 트럼프 이너서클 ‘대북 강경론자’ 새달 청문회도 무사히 통과할 듯미국의 새 ‘외교 사령탑’으로 내정된 마이크 폼페이오(54)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스맨’으로 불린다. 직설적인 성격과 강경한 안보관으로 유명하다. 미국 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론자이자 원조 매파로 꼽힌다. 폼페이오 국장은 군 출신이자 엘리트 코스를 밟은 정치인이다.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나 웨스트포인트(미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장교로 복무하다 하버드대 로스쿨에 진학한 뒤 변호사로 활동했다. 2010년부터 공화당 소속으로 캔자스주에서 4선 하원의원을 지냈다. 2015년 벵가지 사태 조사청문회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국무장관이었던 힐러리 클린턴을 사납게 몰아세운 장면으로 잘 알려져 있다. 폼페이오 국장은 지난 대선에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 편에 서 트럼프 대통령 비판의 선봉장 역할을 맡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후보로 확정되자 적극적인 공약 지원에 나서는 등 완벽하게 태세를 전환했다.폼페이오 국장은 하원의원 시절부터 북한 비핵화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자주 밝혀 왔다. 군사 옵션 가능성도 언급해 공화당 내에서도 강한 매파로 분류됐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이 이어지던 지난해 7월 안보포럼에서는 미 고위인사로서는 이례적으로 북한이 가장 민감해하는 ‘레짐 체인지’(정권교체)를 언급했다. “미 정부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핵개발 능력과 핵개발 의도가 있는 인물을 분리해 떼어 놓는 것”이라거나 “북한 주민들은 좋은 사람들일 것이고, 북한 주민들 또한 그(김정은 국무위원장)가 없어지는 것을 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5월 비공개로 방한한 그는 한미연합사령관과 함께 북한으로부터 포격당한 연평도를 찾기도 했다. 폼페이오 국장은 트럼프 정부 초대 CIA 국장으로 임명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가장 신뢰받는 참모로 부상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공들인 이란 핵합의의 폐기를 강력하게 요구해 왔으며 “지난 대선에서 러시아 개입 의혹이 과장돼 있다”고 주장했다. 최근에는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과 함께 거의 매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면담을 가지며 미국의 외교안보 이슈를 주도하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확실한 ‘오른팔’로 자리잡았다. 영국 익스프레스는 폼페이오 국장에 대해 “트럼프 이너서클에서 북한에 관해 가장 강경한 목소리를 내는 인물 중 한 명”이라며 “이란과의 핵협상에 대해 드러내놓고 비판하는 점 등은 트럼프와 많이 닮았다”고 분석했다. 청문회는 다음달 9일 이후 열릴 예정이다. 자료 수집과 서류 검증, 청문회 준비 등의 작업에 통상 2주 정도 소요되는데, 의회가 오는 23일 휴회에 들어갈 예정이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국장은 청문회를 무사히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월 CIA 국장으로 지명됐을 때 상원 인준 표결에서 찬성 66표, 반대 32표를 얻어 의회 문턱을 무사히 넘었다. 이번에도 큰 무리 없이 임명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이르면 다음달 말 공식 임명 절차를 밟게 된다. 소관 상임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밥 코커 상원 외교위원장은 인준 절차를 최대한 빨리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코커 위원장은 13일(현지시간) 성명에서 “아침에 폼페이오 국장과 좋은 대화를 나눴고 그를 곧 만나기를 고대한다”면서 “위원회는 그의 임명을 최대한 신속하게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서민 일자리 없는데 성직자만 배불러” 경제난, 이란 反정부 시위 불 당겼다

    “서민 일자리 없는데 성직자만 배불러” 경제난, 이란 反정부 시위 불 당겼다

    이란의 대규모 반(反)정부·반체제 시위가 겉잡을 수 없는 기세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시작한 시위로 2일 현재 최소 21명이 죽었다. 시위가 격화한 데에는 서방과의 핵합의(JCPOA) 이후에도 나아지지 않는 척박한 생활에 대한 좌절감, 그 와중에 부를 독점하는 이슬람 성직자에 대한 불만, 만연한 부정부패, 정부 무능력에 대한 실망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AFP통신은 지난 1일 테헤란에서 경찰관 1명이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숨졌으며, 이로써 이번 시위로 지금까지 최소 13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된다고 전했다. 지난해 12월 30일 로레스탄주 도루드 시위 참가자 2명이 군·경의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고, 이튿날에는 10명이 서부 토이세르칸 등지에서 군 기지와 경찰서를 점거하려다가 사살당하는 등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실업률과 물가 상승에 대한 두려움,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 삭감이 시위의 도화선이 됐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는 지난해 12월 10일 2018년 예산안을 제출했다. 예산안에 따르면 약 3000만명이 현재 받고 있는 정부 보조금이 대폭 삭감된다. FT는 “수치상으로는 이란의 경제가 좋아지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이란 시민들은 상황이 악화됐다고 느낀다”면서 “핵합의에 큰 기대를 품었지만, 일상은 여전히 어렵다. 실망만 더 커졌다”고 분석했다.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한다는 한 이란인 교사는 “돈이 없어서 20년 넘게 탄 차를 최근 팔았다. 기름값이 오르면 다른 물가도 모조리 오를까 봐 걱정”이라고 FT에 말했다. CNN 역시 “이란인들은 2015년 이란이 미국, 중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독일과 핵합의를 체결한 이후 삶의 질이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면서 분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NN은 또 국제통화기금(IMF) 통계를 인용해 “이란에 일자리가 없다. 15~29세의 청년 실업률은 24%를 훨씬 넘는다. 도시에 거주하는 청년과 여성 실업률은 더 높다”면서 “석유 산업과 관광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산업군의 형편은 더 나빠졌다”고 전했다. 미 컨설팅기업 유라시아그룹 클리프 쿱찬 회장은 “이란 정부의 예산안에서 종교 기관과 프로그램에 대한 지출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이란인들이 여기에 분노한 것”이라면서 “핵합의로 얻은 과실로 일반 시민의 생활 수준을 높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FT는 “(새 예산안으로) 한 유명한 강경파 이슬람 사제는 10년 전보다 8배나 많은 돈을 받게 됐다”고 지적했다. 미 싱크탱크 민주주의수호재단(FDD) 마크 두보비츠 회장과 레이 타케이 미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은 월스트리트저널(WSJ) 공동기고에서 “이란의 이슬람 신권정치가 실정과 부패로 국민의 기대에 미달해 정통성을 상실했다”고 주장했다. 두보비츠 회장 등은 “이란 성직자와 혁명수비대 등 국정을 장악한 보수파들은 한정된 국가 자산을 경제를 개선하는 데 쓰는 대신 팔레스타인과 레바논, 시리아 등 대외 혁명 활동에 투입해 국민 생활을 핍박에 빠트렸다는 비난을 받는다”면서 “기대를 모았던 하산 로하니 정부마저 정치·경제 개혁에 대한 민중의 열망에 미치지 못하면서 이슬람 정권은 국민을 설득할 정치적 명분도, 요인도 상실했다. 최대의 난국”이라고 평가했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경제난뿐만 아니라 정부의 무능함, 부정부패에 분노한 것”이라면서 “지난해 11월 대지진 이후 이란 정부는 무능력함을 여실히 보여 줬다. 이란인들은 이란 정부가 이란을 어떻게 관리하고 있는지에 대해 불안감을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12일 발생한 규모 7.3 지진으로 최소 530명이 숨지고 8000명이 다쳤다. CNBC는 “이번 시위는 주도세력을 특정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란 정부에 위협적”이라면서 “누구와 무엇을 협상해야 할지 방법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1일 의회 수뇌부를 긴급 소집해 대책을 논의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현재 이란의 경제 상황은 어느 나라보다 낫다”면서 “비판과 반대는 옳은 일이지만, 바른 방법으로 표현해야 한다. 이란 국민의 의지와 법에 반하는 구호를 외치고 이슬람혁명의 가치를 훼손하고 공공 기물을 손괴하는 일부 세력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전날 로하니 대통령은 폭력 시위의 배후로 미국과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를 지목했다. WSJ는 “이란 정부가 시위대를 강제 진압하면 인권침해를 이유로 이란에 신규 제재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익명의 미 관리들을 인용해 전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란 전역서 반정부·반체제 시위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란 전역서 반정부·반체제 시위

    정부 통제로 사상자 확인 안 돼 트럼프 “탄압 정권 지속 못해” 수도인 테헤란 등 이란 전역에서 대규모 반(反)정부·반체제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수천 명의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했고 이 과정에서 상당한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군중 일부가 경찰의 총격으로 사망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국민을 탄압하는 정권은 지속될 수 없다”고 이란 정부를 거세게 비난했다.AP통신 등은 30일(현지시간) 테헤란, 이스파한, 케르만샤, 아흐바즈, 하메단 등 이란의 주요 지역에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고 정부의 경제정책 실패를 규탄하는 대규모 시위가 3일째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집회·시위를 극도로 통제하는 이란에서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것은 2009년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이란 대통령 당선 때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는 테헤란 일대에서만 집회가 열렸으나 이번에는 전국적인 상황이어서 향후 정국 추이가 주목된다. 영국 가디언은 시위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동영상을 인용해 “대규모 시위 현장에 ‘하메네이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가 울려퍼졌다”고 전하고 “최고지도자의 종교적인 권위에 대한 비난을 금기시하는 국가에서 이러한 일은 전례가 없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위대가 올린 SNS 동영상에는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의 사진이 인쇄된 현수막을 끌어내리는 장면이 담겨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테헤란대 주변에 모인 100여명의 시위대가 모여 로하니 대통령을 비판하며 “독재자에게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전했다. 시위대는 특히 경제난에도 불구하고 팽창 정책을 고수하는 정부의 실정을 비판했다. 이란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는 무장정파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지원하면서 해당 지역에서의 영향력을 키워 가고 있다. WSJ는 “시위대가 이슬람 개혁주의와 강경주의를 끝낼 것을 요구했다”면서 “이란 국민들은 이슬람 공화국을 원하지 않으며 개혁주의자와 강경론자들의 시대는 끝났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는 이번 시위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강경 진압을 벌이고 있다. 가디언은 “서부 로제스탄주의 도루드시에서 경찰이 시위대에 총을 쏴 2명이 사망했다”면서 “추가로 2명이 더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아직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은 “각종 유언비어가 난무하는 가운데 거의 모든 언론이 현지에서 보도통제를 받고 있어 소문의 진위를 확인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영국 BBC는 지난 29일 정부 지지자 수천 명이 테헤란과 마슈하드에서 맞불 집회를 열었다고 보도했다. AP는 이란 정부가 사회 불안을 조장한다는 이유로 이란인들이 가장 많이 쓰는 스마트폰 메신저 ‘텔레그램’을 폐쇄하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28일 시아파 순례자들이 모이는 성지이자 이란의 제2 도시인 마슈하드에서 시작됐다. 시위대는 정부에 물가 폭등과 실업률 상승 등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 당일 52명이 현장에서 연행되면서 시위가 한층 더 격화됐고 이튿날인 29일부터 전국으로 확산됐다. 주프랑스 이란 대사관과 주독일 이란 대사관 주변 등 해외에서도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로하니 대통령은 2015년 핵협상을 타결하면서 경제 회생을 명분으로 내세웠으나 경제사정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란 정부는 올해 6.5%의 경제성장률을 약속했으나 국제통화기금(IMF) 및 세계은행 등은 4%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WSJ는 “석유 생산·수출에도 불구하고 이란 국민들이 그 혜택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실업률도 12%를 웃돌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핵합의 파기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미국의 대이란 제재가 재개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는 “미국에 속았다”는 불만과 함께 핵협상을 주도한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극도의 불신으로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탄압하는 정권은 영원히 지속할 수 없다”면서 “세계가 (이란을) 지켜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미 국무부도 “이란 국민의 기본권과 부패 종결에 대한 요구를 모든 국가가 나서 공개적으로 지지해 달라”는 성명을 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매티스 국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제치고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이유

    매티스 국방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을 제치고 ‘올해의 인물’로 선정된 이유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은 트럼프 아닌 매티스”“장병들에게 ‘무기 사용에 앞서 뇌 사용’ 권장”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영국의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의 칼럼을 통해 ‘올해 미국의 인물’로 선정됐다. 에드워드 루스는 30일 FT 오피니언에서 매티스 국방장관을 ‘대의를 위해 승화한 에고(ego)’로 지칭하면서 “그 덕분에 우리가 안심하고 잠잘 수 있다”며 높이 평가했다. 매티스 국방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이어 서열 2위지만 실제로 국민을 안심시키는 것은 매티스 장관이라는 평가가 많다. 진중하고 겸손하며 또 언론의 찬사에 연연하지 않는다. FT는 지난 6월 트럼프 내각의 첫 전체 회의 일화를 소개했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이나 당시 라인스 프리버스 비서실장 등은 ‘미국민에 약속을 지키는 트럼프 같은 인물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일생의 영예’라며 ‘아첨’을 늘어놓았다. 마치 북한 김정은 내각을 방불케 하는 양상이었다고 FT는 꼬집었다. 반면 매티스 장관은 ‘국방부 남녀 직원들을 대표하는 것은 영예’라면서 ‘미국의 외교력은 힘을 바탕으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해야 할 역할을 정의했을 뿐 트럼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 FT는 트럼프 내각을 ‘포템킨’ 백악관으로 혹평했다. ‘포템킨’은 내부의 바람직하지 못한 사실이나 상태를 감추기 위한 겉치레를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자신이 언제라도 각료들을 해임할 수 있음을 과시하곤 했으나 매티스에게는 그러한 ‘모험’을 절대 시도하지 않았다고 칼럼은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매티스에게는 ‘함부로’ 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매티스 장관은 사실 그동안 북한 대처에서 강온 노선과 이란 핵합의 파기 문제, 성전환자의 군 복무 등 주요 사안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공개 충돌해 누구보다 ‘해임 기회’가 많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과의 가치를 폄하하고 오히려 적들을 부추기는 태도를 취하는 상황에서 동맹들에 대한 미국의 태도에 변함이 없음을 확신시킨 것도 매티스 국방이라고 지적했다. 매티스 국방장관은 동맹들에 트럼프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인 ‘미국 우선’이라는 단어를 결코 꺼낸 적이 없었다. 국방부의 한 고위 관리는 국방부의 3대 전략적 우선 과제를 묻는 질문에 북한이 우선일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 달리 ‘트럼프 교육’을 1~3순위로 꼽았다고 FT는 전했다. FT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하려면 매티스 국방을 거쳐야 한다는 사실이 ‘잠을 안심하고 잘 수 있는 이유’라면서 매티스 국방장관은 장병들에게 ‘무기 사용에 앞서 뇌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미친개’라는 별칭을 갖고 있지만 실은 ‘이성적인 인간’이며 지금 시기에 그 자체만으로도 평가를 받을 자격이 있다고 FT는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수요 에세이]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와 시진핑 ‘사회주의 신시대’/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수요 에세이]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와 시진핑 ‘사회주의 신시대’/김영목 전 코이카 이사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일정으로 동아시아를 순방 중이다. 순방의 핵심 과제는 북한 비핵화 달성과 북한 고립을 위한 외교적 결속이며 각국에 경제·통상 이해를 관철하는 게 두 번째 목표다. 미·중 양대 강국 사이에 있는 한국은 북한의 직접 위협 아래 있으면서 ‘우리가 모르게 전쟁이 나는 게 아니냐’고 걱정한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미국 입장에서도 우리나라는 주요 동맹이자 정치·경제 파트너라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내에서뿐 아니라 유엔 무대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미국 대외·경제 정책의 근간이라고 공언했다. 이 입장에서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뿐 아니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나 중국과의 무역 패턴이 모두 미국에 불리하기 때문에 미국 산업이 피해를 입고 일자리가 감소했다고 믿는다. 이 때문에 우리를 포함해 일본, 중국 등에 모두 조건 변경을 요구하는 것이다. 많은 지식인은 협소한 의제 설정으로 국제적 책무를 축소하고 미국에 장벽을 세우겠다는 트럼프 정부의 정책 경향을 우려한다. 파리기후변화협약 탈퇴, 유네스코 탈퇴, 대외 원조 삭감, 이란 핵합의 불인정 등으로 국제적 약속을 무시했다는 비판도 한다. 지난달 19차 당대회를 마치고 절대적 권력을 다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시진핑 사회주의 신시대’라는 표현을 당장(黨章)에 명시해 중국의 실천적 가이드라인은 ‘중국몽(夢)’임을 분명히 했다. 세계 무대에서 명실상부하게 지도자 역할을 하는 중국으로 거듭나 중국식 질서를 확대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중국은 군사력을 배경으로 한 외교만 강화한다는 것이 아니다. 에너지 패러다임이 바뀌고 4차 산업혁명이 도래한 시점에서 기술력과 금융, 구매력을 다 키워 미국 등 기존 선진국을 제치고 지배적 리더가 되겠다는 뜻이다. 중국굴기의 방향을 정비한 시 주석으로선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 당시 약속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만도 흡족한 일일 게다. 중국의 국내총생산 규모는 미국과 거의 같은 수준으로 커졌다. 중국의 해외 투자는 지난해 사상 최고인 2600억 달러를 기록했다. 중국은 전 세계 최대 무역국이면서 최대 투자국으로 떠올랐다. 미국을 최대 무역국으로 하는 나라는 50여개이지만 중국은 우리를 포함해 100개국이 넘는다.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은 애플, 구글 등 미국 초거대 기술기업들과 나란히 전 세계 시가총액 10대 기업이 됐다. 중국은 해마다 150만명에 달하는 이공계 학사를 배출하고 있고 특허 출원 건수는 미국, 일본의 3배가량인 100만건이 넘는다. 알리바바, 텐센트 같은 중국 기술 기업의 플랫폼과 빅데이터를 이용해 대규모 투자를 하면 인공지능 분야에서 서방을 능가할 것이란 생각은 꿈이 아니다. 그래서 누군가 시 주석은 ‘레닌표 디지털 혁명’을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의 기술개발 가속도는 이미 떨어졌다. 기술에선 중국에 앞선다는 건 고문서에나 나올 얘기다. 중국은 남중국해 등에서 기존 질서를 깨고 있을 뿐 아니라 1조 달러 이상을 들여 ‘일대일로’를 추진하고 있다. 유라시아 대륙과 인도양, 지중해까지 중국의 질서가 미치도록 하겠다는 생각이다. 일본이 미·일 동맹을 강화하며 헌법 개정을 거론하는 것은 북한 때문만은 아니다. 미·일이 태평양과 인도양을 동시에 거론하는 것도 이유가 있다. 북한은 ‘주체적 핵전력’을 완성한다면서 슬그머니 중국굴기와 미·중 간 전략적 마찰을 이용하고 있다. 미국을 피곤하게 만들어 멀리 밀어내는 데 중국과 이해관계가 같다고 계산 중인 것이다. 여러 모로 중국굴기는 우리에겐 힘든 현실이다. 그래서 한·미 동맹을 기반으로 한 안보·경제 정책이 더 중요해진다. 지속적 평화와 번영은 안일한 진단으로는 불가능하다. 차원이 다른 디지털 혁명과 질서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더운 냄비 속에서 저 죽는지 모르는 개구리라는 비유가 더이상 나오지 말아야 한다.
  • 푸틴·로하니, 벌써 10번째 만남… ‘反美’로 밀착

    러 “美, 핵합의 일방적 파기 반대” 이란, 자국화로 무역거래 제안 등 美 제재 피해 전략적 동맹 강화 반미(反美)의 깃발 아래 러시아와 이란의 밀월은 깊어져만 간다. 카스피해 연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란에 방문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에서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와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등 수뇌부와 잇따라 회담했다. 이번 만남은 푸틴 대통령과 로하니 대통령의 10번째 회담이었다. 특정 국가 정상들이 10번이나 만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푸틴 대통령이 10차례 만난 정상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로하니 대통령뿐이다. 로하니 대통령이 10회 회담한 정상도 푸틴 대통령밖에 없다. 양국은 ‘공동의 적’ 미국과 대립 중이다. 회담이 끝난 뒤 로하니 대통령은 “러시아는 친구이자 이웃이며 전략적 파트너”라고 밝혔다. 푸틴 대통령 역시 “이란은 러시아의 전략적 파트너”라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핵합의 파기 위협에 대해 “국제적 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하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이란의 탄도미사일 개발은 핵합의 위반이 아니라 자주국방을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와 이란의 관계는 시리아 내전을 거치면서 더 단단해졌다. 러시아는 2015년 9월 시리아 내전에 개입했다. 냉전 시기가 끝난 이후 러시아가 외국에서 벌인 첫 군사작전이었다. 러시아의 참전에는 이란의 설득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러시아는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격퇴를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실제 목적은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군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 반군을 몰아내는 것이었다. 이란은 2011년 시작된 내전 초반부터 시아파 민병대를 참전시켜 정부군을 도왔다. 지난 6월에는 자국에서 테러를 벌인 IS를 응징하겠다며 IS의 근거지인 시리아 동부 데이르에즈조르에 미사일을 발사하고 공개적으로 전쟁에 뛰어들었다. 미국이 지난 7월 내전에서 발을 빼면서 러시아와 이란을 등에 업은 정부군의 승리로 끝나 가는 모양새다. 정부군이 시리아 영토의 85% 이상을 장악했다. 알자지라는 “러시아의 시리아 내전 참전은 성공적이었다”면서 “일각에서는 아프가니스탄에 개입했다가 수많은 사상자를 낸 미국의 전철을 밟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하지만 러시아는 수십명의 사상자를 내는 선에 머물렀다”고 평가했다. 러시아는 시리아를 발판으로 중동에서의 영향력을 키워 가고 있다. 지난달 5일에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이 처음으로 러시아를 방문했다. 사우디는 미국의 전통적 우방이자 이란의 적국이다. 뉴욕타임스는 살만 국왕의 방러에 대해 “사우디가 반발해 온 러시아의 시리아 정부군 지원을 암묵적으로 수용하겠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산유국인 러시아와 사우디는 최근 석유 감산 합의 연장 가능성을 함께 시사해 국제유가를 끌어올리기도 했다. 이란의 정치평론가 무스타파 코슈체흠은 “러시아가 잃어버린 영광을 되찾았다”며 “소련이 분해되고 붕괴되면서 러시아는 모든 것을 잃었다. 하지만 시리아 내전을 계기로 다시 무대에 올랐다. 러시아는 곧 과거의 힘을 되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의 영향력 강화는 이란에도 반갑다. 알자지라는 “강력한 동맹국을 얻는 것은 전략적으로 큰 가치가 있다. 그 강력한 동맹국이 이란이 믿을 만한 국가인 러시아라면 더할 나위 없다”고 전했다. 러시아와 사우디의 해빙 무드에 관해서는 “이란과 관계가 악화될 경우 러시아는 정치·경제적으로 잃을 것이 너무 많다. 러시아와 사우디의 관계 개선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을 요구한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이번 만남은 푸틴 대통령이 주도한 매우 중요한 회담”이라면서 “모스크바가 이란과 전략적 동맹 관계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볼 수 있다. 양국 관계가 향후 중동 질서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로하니 대통령에 앞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한 하메네이는 “이란과 러시아의 목적은 같다. 우리가 협력해 미국을 고립시킬 수 있다”며 “양국 간 무역거래를 달러화가 아닌 자국화로 해 양국에 대한 미국의 경제·금융 제재를 무력화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러시아 국영 석유회사 로스네프트와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는 300억 달러(약 33조 4000억원) 규모의 합작 프로젝트에 합의했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해외에서 온 편지] 석유·테헤란 그리고… 이런, 이란을 모르시는군요

    [해외에서 온 편지] 석유·테헤란 그리고… 이런, 이란을 모르시는군요

    10월 23일은 한·이란 수교 55주년이다. 지난달부터 연말까지 서울과 테헤란에서는 수공예품 전시회, 음악회, 남사당 놀이, 문화재 특별전 등 여러 행사가 진행된다. 이번 55주년은 이 기회를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고 있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돌아보는 계제가 되었으면 한다.# 한·이란 수교 55년… 새로운 50년 길 구축해야 최근 미국의 신이란 전략 발표 등으로 향후 정세 변화의 가능성이 있으나, 이란은 2015년 핵합의 이후 제재 해제를 계기로 관심을 받는 시장으로 부상 중이다. 심할 때는 30%를 웃돌던 인플레가 한 자리 수치로 떨어졌고 경제 성장률도 플러스로 돌아섰다. 가계 지출도 5년 만에 증가했다. 대규모 사업을 발주하고 있고 외국 기업의 수주전이 치열하다. 우리 기업도 댐, 정유 공장 건설과 선박 수주 등 이미 성과를 내고 있고 80억 유로에 달하는 수출금융을 제공하기로 합의했다. 이란은 기술력, 가격경쟁력을 갖춘 한국 기업의 진출을 반기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디딤돌 삼아 두 나라가 어떤 방향으로 나가야 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 새로운 50년의 방향이 올바르게 설정될 수 있도록 지금의 활발한 외양에 흔들리지 말고 냉정하게 살펴야 한다.# 의료·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 협력을 한·이란 관계는 안정적이지 못하다. 170억 달러를 상회하던 교역은 제재 당시 순식간에 3분의1토막이 났다. 수주와 교역 중심 관계라 언제든 더 유리한 거래처로 이동될 우려가 있다. 거래 분야도 원유, 건설 등에 한정되어 있다. 정부는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해 나갈 것이다. 기업과 국민의 협조가 중요하다. 의료, 과학기술, 물 관리, 환경 등 새로운 분야에서의 거래와 협력 관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투자와 기술 교류, 중간재 교역을 통해 양국 경제가 접착이 아닌 융합되는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인구, 위치, 자원 모든 면에서 이란은 비중 있는 국가다. # 이란의 ‘태권도 사랑’… 우리도 관심 기울이길 포괄적인 협력 관계는 서로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상대에 대한 우리의 이해는 표피적이다. 대장금, 주몽과 석유, 가스에서 멈춰있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친숙함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교역 이상의 거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없다. 모르는 상인에게 물건을 살 수는 있지만 낯선 이에게 돈을 빌려줄 수 없는 것과 같다. 지난 5월 개혁 성향의 하산 로하니 대통령이 재선된 것도 이란 국민의 개방 의지가 투영된 것이다. 이란인들은 자존감이 높고 사변적이며 저항적이다. 깐깐한 남산골 선비 같다. 우리처럼 친절하고 따뜻하고 열정적이다. 이들과 문화, 스포츠, 인적 교류, 관광을 더 확대하고 저변을 탄탄히 해야 한다. 500년 문화가 살아 있는 이란에 우리나라 관광객이 많이 방문하는 것도 저변을 탄탄히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이란에서는 태권도 인구가 200만명이다. 매년 열리는 한국대사배 태권도 대회는 TV로 전국에 중계된다. 이란인들만큼 우리도 이란에 다가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수교 55주년을 맞아 앞으로 나아갈 항해 준비를 해야 한다. 나침반은 다변화와 상호 이해, 두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
  •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美 핵합의 찢으면 이란도 파기”

    이란 최고지도자 하메네이 “美 핵합의 찢으면 이란도 파기”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18일(현지시간) “미국에 대응해 이란이 핵합의(JCPOA·포괄적공동행동계획)를 파기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날 테헤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다른 쪽(미국)이 핵합의를 찢는 쪽을 택한다면 이란도 이를 산산조각 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난해에도 “미국이 핵합의를 찢어버리면 우리는 불살라버리겠다”고 말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에 대한 적대적 발언과 대해서도 “그런 허튼소리에 대응하는 것은 시간 낭비”라고 일축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합의 불인증을 비판한 유럽연합(EU)의 입장을 환영한다면서도 “트럼프가 핵합의를 찢어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미국의 위협에 맞서 실제적인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發 이란 政爭

    트럼프發 이란 政爭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합의 준수에 대한 ‘불인증’ 선언으로 이란 정국이 격랑에 휩쓸리게 됐다. 중동 정세도 불투명해졌다. 로이터통신은 15일 전문가 및 이란 정부 관계자의 분석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불인증으로 이란 내부의 권력 투쟁이 심화될 것”이라면서 “강경파들의 득세로 중동 일대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라고 보도했다.개혁·개방을 주도해 온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는 줄어들 전망이다. 로하니 대통령은 2015년 7월 이란과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 중국, 러시아 등 6개국이 합의한 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을 지지했었다. 포괄적공동행동계획이란 이란이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는 조건으로 경제 제재를 해제한다는 합의였다. 이란 정부 고위 관계자는 “로하니 대통령을 비롯한 개혁·개방주의자들의 영향력이 약해질 것”이라면서 “반(反)로하니 세력에는 천금 같은 기회”라고 전했다.이슬람 통치의 수호자를 자처하며 대(對)서방 강경 노선을 밝혀 왔던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에게 힘이 실리게 됐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핵협정 타결 이후에도 트럼프 대통령 등 서방 세력을 비판했었다. 그는 개혁·개방노선을 두고 로하니 대통령과도 대립했다.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지난 6월에는 공개석상에서 로하니 대통령을 겨냥한 듯 “이란 혁명 초기 당시 대통령이 사회를 분열시켰다. 이런 과거를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고 밝히기도 했다. 강경파의 목소리가 커지면 중동 지역에서의 불안이 가중될 가능성이 높다. 이슬람 시아파 맹주인 이란은 수니파 종주국 사우디아라비아와 역내에서 대립 중이다. 카타르 단교 사태, 예멘·시리아 내전의 배경에는 양국의 갈등이 있다. 복수의 이란 정부 관계자는 “트럼프 정부의 압박이 세질수록 우리는 주변국에 더 가혹하고 공격적인 정책을 채택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테헤란의 정치 평론가 사이드 레일라즈는 “강경파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로하니 대통령을 향해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한 이란 전직 관리는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로하니 대통령이 자신을 증명하려면 외교적 역량을 발휘해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적대감이 유럽 등 나머지 협정국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게 해야 한다”면서 “이란의 개혁·개방을 이어 가려면 로하니 대통령이 이번 사태의 희생양이 돼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강신 기자 xin@seoul.co.kr
  • 국제사회 ‘트럼프 독주 불인증’

    국제사회 ‘트럼프 독주 불인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 준수의 ‘불인증’ 선언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14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당사자국인 이란뿐 아니라 독일과 프랑스, 영국, 중국, 러시아 등도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이란 전략 발표 직후 긴급 대국민 연설을 통해 기존 핵협정을 계속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이란을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거짓 혐의와 거짓말이 포함됐다”면서 “이란은 트럼프 대통령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며 핵협정을 계속 지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은 3개국 정상 명의의 공동 성명에서 협정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이란의 핵협정 준수 사실을 반복적으로 확인했다”면서 “우리는 핵 협정을 준수하려 하지 않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핵협정 유지를 위해 미 측과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고, 중국도 그간 합의를 준수하라고 미 측에 촉구했다. 이란의 핵협정 준수 감시기구인 IAEA의 아마노 유키야 사무총장도 성명에서 “이란은 현재 IAEA와의 포괄적 안전보장협정에 대한 추가 의정서를 성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IAEA가 ‘이란은 핵협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일방적 허위 주장이라고 확인한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이란 핵합의 불인증 선언의 ‘공’을 넘겨받은 미 의회도 고민에 빠졌다. 미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도 이란 핵협정의 파기 혹은 추가 제재 부과에 상당한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 공화당도 이란 핵협정의 파기보다는 ‘인증 요건 강화’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공화당 소속 밥 코커(테네시) 상원 외교위원장과 톰 코튼(아칸소) 상원의원이 관련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내놓은 상태다. 개정안에는 IAEA 검증 작업을 강화하고 2025년에 만료되는 제재 일몰 조항을 해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그동안 이 일몰 조항으로 인해 2025년 이후에는 우라늄 농축 개발이 가능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돼 왔다. 하지만 같은 당 마코 루비오(플로리다) 상원의원은 “핵협정을 고치려는 어떠한 개정 움직임에도 회의적”이라면서 “이 협정은 그 자체로 결함이 있는 것이며 근본적으로 고쳐지지 않는 한 궁극적으로 이란의 핵개발이라는 결과로 귀결될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불인증에 따른 입법적 안전장치를 마련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야심 찬 구상이 ‘친정’에서부터 역풍을 맞고 있다”면서 “가뜩이나 민주당이 제동을 거는 상황에서 공화당 인사들조차 법안 처리에 대해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 이란 핵협정 준수 불인증”… 사실상 파기 수순

    의회, 60일 내 제재 재개 여부 결정 “협정 파기 땐 北에 핵개발 명분 줄 우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새로운 대(對)이란 전략을 발표했다. 이란이 핵협정을 준수하고 있는지에 대한 불인증 내용 등을 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에 대해 미국 내부에서는 물론 중국과 러시아도 우려를 표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이란 핵 협정이 더이상 미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고 이란이 중동에 ‘불안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이란 정권은 국제사회의 (핵합의) 결의를 시험하고 빠져나갈 구멍을 찾는 데 골몰하는 충격적인 행태를 보였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 군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군기지에 대한 사찰을 거부할 것임을 공공연하게 시사해 온 것은 이란의 핵합의 약속과 추가 의정서에 위배된다”면서 “미국의 새로운 대이란 전략은 이란 정부의 불안정한 영향력을 무력화하고 공격을 제한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란 핵협정은 2015년 7월 이란과 미국·영국·프랑스·독일·중국·러시아 등 주요 6개국 간 맺은 것으로, 이란은 핵개발을 중단하고 서방은 이란에 대한 제재를 해제한다는 내용의 포괄적 공동행동계획(JCPOA)이다. 협정 타결 이후 제정된 코커-카딘 법에 따라 미 정부는 이란이 JCPOA를 제대로 준수하는지를 90일마다 인증해 의회에 제출해야 하며 의회는 이를 근거로 대이란 제재 면제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이미 정부가 협정 준수 인증을 하지 않는다고 이란 핵협정이 당장 파기되는 것은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핵협정 준수를 인증하지 않거나 판단을 유보하면 의회는 60일 안에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할지를 논의해 결정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핵협정 파기가 북한에 핵개발 명분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존 케리 전 국무장관은 “이미 나온 협상마저 찢겠다고 얘기하는 그(트럼프 대통령)의 말을 듣고, 북한이 어떤 생각을 하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이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는 미국의 외교적 노력을 더욱 힘들게 만들 것”이라고 비판했다. 대북정책 및 핵협상 전문가로 이란 핵협상에도 깊이 관여했던 웬디 셔먼 전 국무부 정무차관은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을 뒤집는다면, 이는 미국의 신뢰도에 치명타를 입힐 것이고 따라서 대북 외교를 거의 불가능에 가깝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도 이란 핵협정 이행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우려감을 표시했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3일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유관 각국이 이란 핵협정을 계속해서 이행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대변인 드미트리 페스코프도 이날 “의심할 여지 없이 전 세계의 안전, 예측 가능성 및 핵확산 금지의 현 분위기에 큰 해를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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