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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대마불사? 중국 세계 최대 조선사 출범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대마불사? 중국 세계 최대 조선사 출범

    중국에 세계 최대 규모의 ‘조선(造船) 공룡’이 등장했다. 중국 정부가 국유산업의 효율화 차원에서 1·2위 국유 조선업체를 합쳐 세계 최대의 조선소를 설립한 것이다. 중국은 국내 1위 조선업체인 중국선박공업(中國船舶工業·中船工業)그룹이 2위 조선 업체인 중국선박중공(中國船舶重工·中船重工)그룹을 인수해 ‘중국선박그룹’(中國船舶集團·CSG)을 새로 설립했다고 중국 국무원 기관지 경제일보의 인터넷판 중국경제망, 로이터통신 등이 지난 27일 보도했다. 중국 국무원의 95개 국유기업 담당 부처인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國資委)는 이에 앞서 25일 중국선박공업과 중국선박중공의 합병을 승인했다. 중국 정부는 1982년 5월 조선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제6기계공업부 소속 135개 기업을 한데 모아 중국선박공업총공사를 설립했다. 하지만 세계적으로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 정부는 1999년 7월 1일 국제경쟁력과 효율성을 강화한다는 명분을 내세워 창장(長江·양쯔강)을 경계로 ‘남선’(南船)으로 불리는 중국선박공업과 ‘북선’(北船)인 중국선박중공으로 분가했다가 이번에 합쳐 ‘남북선’(南北船) 한몸이 된 것이다. 중국 정부가 20년 만에 양대(兩大) 국유 조선사를 합병하는 것은 내부적인 개혁 뿐만 아니라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등 글로벌 조선업의 대형화 추세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두 회사의 합병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내건 ‘해양강국’ 건설을 위한 중요한 도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두 조선사 간의 합병이 완료됨에 따라 설립된 중국선박그룹은 산하에 무려 147개 연구기관과 사업 부문, 상장기업 등을 거느리는 공룡 조선사로 거듭났다. 총자산은 1120억 달러(약 132조원) 규모이고 직원 수는 31만 명에 이른다. 중국선박공업의 지난해 매출액은 1144억 위안(약 19조 2000억원), 순이익은 25억 위안이다. 중국선박중공의 지난해 매출액 3530억 위안, 순이익은 69억 위안이다. 두 조선사의 합친 연간 매출 규모(4674억 위안)는 현대중공업(8조 666억원)와 대우조선해양(9조 6444억원) 매출 합계의 4.5배에 가깝다. 두 회사의 조선 건조량은 2018년 기준 중국선박공업이 925만t으로 세계 2위, 중국선박중공이 602만t으로 세계 3위에 해당한다. 양사의 수주 잔량도 5월 말 기준 1170CGT(표준환산톤수)로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수주잔량(1571CGT)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선박공업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11.5%, 중국선박중공은 7.5%를 각각 차지해 신설 중국선박그룹은 시장점유율아 19%의 뛰어올라 1위인 현대중공업(13.9%)을 누르고 단숨에 세계 최대의 조선사로 발돋움한다. 특히 중국선박그룹은 초대형 컨테이너선부터 항공모함까지 제작이 가능하게 돼 한국 조선사들이 집중하는 고부가가치 시장에서 거센 도전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선 전문가들은 고부가가치 선박에 주력하는 한국 조선사가 단기적으로는 영향을 받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는 ‘규모의 경제’를 통해 저가를 무기로 공세를 펴면 한국 조선업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더군다나 국내 조선사들이 참여하지 않는 크루즈선 시장까지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는 만큼 세계 시장 지배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레이판페이(雷凡培) 중국선박그룹 회장이 밝힌 ‘청사진’이다.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에 따르면 레이 회장은 설립대회 이후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향후 그룹의 발전 계획과 관련해 3가지 사항을 거론했다. 첫 번째로 강한 군대 건설을 꼽았다. 그는 우선 시진핑 주석이 주창하는 군대를 강하고 흥하게 만드는 ‘강군흥군‘(强軍興軍)의 첫 번째 책무를 잊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계 일류 군대의 전면적 건설을 위해 일류 장비를 연구 개발할 것이며 세계 일류 해군 건설을 위해 강대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역설했다. 레이 회장은 그룹의 두 번째 발전 계획으로 합병을 통해 세계 일류의 기업을 만들겠다고 말한 뒤 세 번째 발전 포부에서 해양방위장비 산업을 발전시키는데 박차를 가하겠다며 해양 국방을 위한 신설 중국선박그룹의 역할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분가한 지난 20년간 중국선박공업과 중국선박중공이 군수산업으로 국가에 보답한다는 뜻의 ‘군공보국’(軍工報國)’에 대한 초심을 잃지 않았고 강군흥군을 위해서도 총력전을 펼쳐 왔다고 말했다. 두 조선사가 납기일에 맞춰 항공모함과 핵잠수함, 대형 구축함, 수륙양용함 등 선진 함정 등에 대한 연구 및 개발, 생산으로 중국 해군의 현대화에 커다란 공헌을 해왔다며 중국선박그룹의 가장 중요한 임무 또한 강한 중국 해군 건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콩 명보(明報)는 27일 중국의 첫번째 항공모함인 랴오닝(遼寧)함과 중국이 자체 제작한 첫 국산 항모가 중국선박중공 산하의 다롄(大連)조선소에서 건조됐으며 중국의 두 번째 자체 제작 항모는 현재 중국선박공업 산하의 상하이 장난(江南)조선소에서 만들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마카오 군사 전문가 황둥(黃東)은 “현재 중국의 군함 생산이 세계 1위”라며 “중국은 지난 10년 간 ‘준전시 상태’의 속도로 군함을 건조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국의 군사 투명도가 낮은 점을 고려하면 커다란 우려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대형 국유기업인 중국초상국그룹(招商局集團) 산하에 있는 중국초상국공업(招商局工業)그룹과 중국국제해운컨테이너(中集)그룹, 중국항공공업국제(航空工業國際)공사 간 전략적 합병이 논의되고 있다고 경제매체 차이신(財訊)이 전했다. 초상국공업이 국제해운컨테이너와 항공공업국제의 조선·해양 엔지니어링 부문을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합병에 정통한 소식통은 “2~3년 전부터 이들 회사 간의 합병이 추진돼 왔으며 실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합병을 주도하는 초상국공업은 이미 합병돼 설립된 중국선박그룹, 중원해운중공(中遠海運重工)그룹에 이은 중국 3위 조선사다. 국제해운컨테이너의 경우 지난해 해양 엔지니어링 부문 손실이 35억 위안에 이른다. 항공공업국제는 화학제품 운반선 제조를 위한 조선소 2개를 소유하고 있을뿐 주력 사업은 고급 전자제품의 생산·판매이다. 소식통들은 “3개 기업이 합병하면 비용 절감이 될 뿐 아니라 두 회사가 자본 집약적인 조선 부문을 넘겨주면서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조선업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주가 급감하면서 강력한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중국 정부는 2020년까지 세계 조선 강국이 되겠다는 청사진 아래 2017년 ‘선박공업 구조조정 심화 및 전환 업그레이드 가속을 위한 액션플랜’(실행계획)을 내놓기도 했다.한편 중국 정부의 1·2위 조선사 합병 승인 조치가 현대중공업·대우조선의 합병에 긍정적일 수 있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합병하기 위해서는 유럽연합(EU)과 중국, 일본 등 6개국 공정거래 당국으로부터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중국이 자국 대형 조선소 합병을 허락했기 때문에 한국 조선소의 합병을 거부할 명분이 약해진다는 얘기다. 다만 중국 기업들이 한국 기업의 기술력을 바짝 따라오는 상황인 만큼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합병에 제동을 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초대형 조선소가 탄생하면 기술격차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KDB한국산업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한국 조선산업 경쟁력을 100으로 볼 때 일본은 99, 중국은 88이다. 한국과 중국의 선박 건조 기술 격차는 벌크선(산적 화물선)이 2.5년, 탱커(유조선) 4.2년, 컨테이너선 4.2년, LNG선은 7년 가량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장사꾼’ 트럼프, 한국 지렛대로 日·獨서도 한몫 챙긴다

    ‘장사꾼’ 트럼프, 한국 지렛대로 日·獨서도 한몫 챙긴다

    미국이 요구하는 ‘방위비 분담금’ 윤곽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한미 양국은 지난 19일 내년도 주한미군의 방위비 분담금을 결정하는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제3차 회의를 열었지만 입장차만 확인하고 헤어졌습니다. 미국 측은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렸습니다. 미국 수석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국무부 선임보좌관은 이날 “한국이 내놓은 제안은 공정하고 공평한 분담을 바라는 우리 요청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은 “내가 며칠 전 공개적으로 말했듯이 한국은 부유한 나라다. 그들은 더 많이 기여할 수 있고 기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미국은 연간 방위비 분담금으로 50억 달러(약 5조 8435억원)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국회 정보위원장인 이혜훈 바른미래당 의원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관저로 불러 인사 나누는 자리로 알고 가볍게 갔는데 서론도 없이 50억 달러를 내라고 여러 번, 제 느낌에 20번가량 했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일단 거액 불러 놓고 협상 이 의원이 액수가 무리하다고 말하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얘기를 꺼냈지만 해리스 대사는 다시 방위비 분담금 문제로 화제를 돌렸다고 합니다. 미국 측의 조급한 마음이 묻어나는 대목입니다. 한미 양국은 2013년 ‘9차 협상’에서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각각 9200억원, 9320억원, 9441억원, 9507억원, 9602억원을 부담하는 것으로 합의했습니다. 지난해 시작된 ‘10차 협상’은 올 2월에야 마무리됐는데, 올해 1년 비용은 지난해보다 8.9% 인상된 1조 389억원으로 결정됐습니다. 미국 정부는 이렇게 매년 100억원씩 증액하다 올해는 800억원에 가까운 돈을 더 요구하더니 내년부터는 돌연 5조원에 가까운 금액 증액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있습니다. CNN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복수의 미 의회 보좌진과 정부 당국자 등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의 내년 한반도 주둔 비용으로 한국 측에 현재의 약 5배 금액을 부담토록 요구하고 있다. 액수가 난데없이 튀어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국방부와 국무부가 47억 달러(약 5조 4943억원)로 낮추도록 어렵게 설득했지만, 이마저도 전혀 근거 없는 금액이라 당황했다는 얘기도 곁들였습니다. 이는 내년 11월로 다가온 미국 대선을 앞두고 방위비 분담금 인상을 자신의 중요 치적으로 남기기 위해 무리수를 둔 것이라는 관측이 많습니다.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큰 금액을 부른 다음 어느 정도 양보하는 모습을 보이며 이득을 챙기는 특유의 ‘장사꾼’ 기질이 나온 것이라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의 분석과 이전 협상 과정을 살펴보면 미국의 요구대로 우리가 순순히 끌려갈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美, 작년까지 다 못 쓴 분담금 2조 육박 협상 쟁점 중 하나는 ‘미군 작전 지원’ 항목 신설, 즉 ‘전략자산 전개 비용’을 한국이 부담해야 하느냐입니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B1B·B2A·B52H 전략폭격기, 핵추진 잠수함, 항공모함 등 자국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할 때 소요되는 비용을 한국이 전액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부분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은 미국이 이 내용을 이번에 처음 제안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 첫 제안 시기는 9차 협상이 진행된 2013년입니다. 당시 우리 정부는 “항모나 군사훈련은 ‘주둔비용’과는 다른 개념이고, 미군 인력이나 부대 규모가 달라지는 것이 아니다.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을 취지로 하는 SMA 적용 범위를 벗어난다”고 강력히 반대했습니다. 또 “북핵 위협 대응은 주한미군 고유의 역할”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이런 대응 방식은 올해 초 끝난 10차 협상에서도 똑같이 적용됐습니다. 미국은 이번에 좀더 강한 압박을 하겠지만, 선례가 있어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긴 쉽지 않습니다. 뿐만 아니라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를 고려해 지난해 5월 F22를 한반도에 전개한 뒤 공개적인 전략자산 전개를 거의 중단했고 한미 연합훈련도 대폭 축소한 상태입니다. 또 다른 사안은 ‘미군 인건비’ 문제입니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공개적으로 2조원가량의 미군 인건비를 우리가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방위비 분담금은 ▲기지건설비 ▲군수지원비 ▲한국 인력 임금 등 3개 항목만 지원하도록 돼 있는데, 이런 원칙을 바꾸겠다는 겁니다. 미국은 왜 이 문제를 꺼냈을까요. 한국국방연구원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미군은 관세와 내국세 등 면제(1100억원), 카투사(주한미군에 배속된 한국군) 병력 지원 비용(936억원), 상하수도 및 전기료 감면액(91억원), 용산 미군기지 평택 이전 비용(약 2조 600억원) 등 5조 4000억원 규모의 막대한 간접비용을 지원받았습니다. 그런데도 지난해 말 기준 방위비 분담금 미집행 규모는 1조 9490억원에 이릅니다. 매년 늘어나는 이자만 300억원입니다. 미국은 다 쓰지도 못할 건설비는 두고 실제 부담이 큰 인건비를 우리에게 떠넘긴다는 전략인 겁니다. 그 외에 군무원 및 가족 지원 비용, 역외 훈련비용 등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습니다. ●“급한 건 미국… 노딜로 가야” 주장도 미국이 기존 판을 뒤엎은 무리수까지 둬 가며 우리를 압박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음 협상 상대인 ‘일본’과 ‘독일’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방위비 분담 비율은 일본 50%, 한국 40%, 독일 18%입니다. 반면 주둔군 규모는 일본 5만 2000명, 독일 3만 8000명, 한국 2만 8500명으로 한국이 제일 적습니다. 일본 정부가 부인하긴 했지만, 미국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현재의 4배 규모인 80억 달러(약 9조 3520억원)를 요구했다는 보도까지 냈습니다. “한국이 새로운 계산서를 써낼 예정인데 일본도 더 많이 내야 하지 않나”라고 으름장을 놓았다는 겁니다. “급한 쪽은 미국이기 때문에 ‘노딜’로 밀고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그러나 10차 SMA를 1년 연장한다고 해도 뒤에 증액으로 결론 나면 어차피 소급분을 더 내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똑같은 데다 미국이 ‘주한미군 축소’ 카드로 압박할 빌미를 줄 수 있어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미국은 지금까지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으로도 주한미군을 주둔시켜 왔습니다. 일정 금액 증액이 불가피하다면 사거리를 800㎞로 제한한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과 핵잠수함 도입 동의 등을 얻어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등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동맹은 ‘현금인출기’가 아닙니다. 다음 논의에서 현명한 결론이 내려지길 기대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美, 방위비 50억 달러 분담 요구 근거 없어…한미동맹 근간 흔들 수 있는 위험한 발상”

    “美, 방위비 50억 달러 분담 요구 근거 없어…한미동맹 근간 흔들 수 있는 위험한 발상”

    美 정부 아닌 트럼프 개인 요구 반영된 것 방위비 미군 주둔 감안해도 20억弗 이하韓, 평택기지 건설 때 100억弗 이미 부담 과도한 압박 땐 한국 반미 감정 고조 우려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협상에서 내년 한국의 분담금으로 50억 달러(약 5조 8000억원)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올해 부담액(1조 389억원)보다 5배나 많은 터무니없는 금액이다. 이에 대해 미 워싱턴DC 한반도 전문가 대부분은 4일(현지시간) “미 정부가 아닌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적 요구가 반영된 것”이라며 “이는 한미 동맹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위험한 발상일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미국의 국익에 반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제임스 쇼프 카네기평화재단 선임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만 빼고 미국인 대부분은 주한미군의 주둔 혜택이 한 방향이 아니라 양방향으로 흐르며, 한미가 그 혜택 및 비용을 공유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프랭크 자누지 맨스필드재단 소장은 “50억 달러 분담 요구는 한국의 인적·경제적 부담이 미 국가 안보에 기여하는 것을 무시하는 억측에 불과하다”면서 “한국은 캠프 험프리(평택미군기지) 건설에 100억 달러 넘게 부담했으며, 또 한국군은 미군과 함께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서 싸웠고, 싸우고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국익센터(CNI) 한반도연구소장도 “트럼프 정부의 50억 달러 분담금 요구는 실수가 아니라 미친 짓”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면서 “한국 정부가 이를 받아들일 수도 없고, 받아들여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자누지 소장은 미 측의 분담금 요구가 합리적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의 방위비 분담 요구에 대한 정확한 자료(B2폭격기와 핵잠수함 기동 비용 등)가 없다”면서 “미국은 동맹 비용과 편익에 대한 정확한 계산 등 평가에 따른 합리적인 부담을 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이 주한미군 주둔 등의 모든 비용을 부담하더라도 20억 달러가 넘지 않는다는 것이 군사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의견”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억지스러운 분담금 압박은 한국의 반미 감정 고조와 한미 동맹의 심각한 균열, 이어 주한미군 철수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앤드루 여 미 가톨릭대 정치학 교수는 “미국의 과도한 압박은 한국의 반미 정서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하며 “동맹의 가치를 중시하는 서울과 워싱턴의 관계자들이 합리적인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여 교수는 “방위비 분담 압박을 한국의 시민사회단체가 지나치게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문제 해결을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덧붙였다. 카지아니스 소장은 “한미의 방위비 부담 갈등이 더 커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 철수 카드를 꺼내 들 수도 있다”면서 “우리는 이미 시리아에서의 미군 철수에서 봤듯이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즉흥적인 본능에 따라 움직일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한미 동맹 약화와 균열은 한미 모두를 패자로 만들고 북한과 중국을 승자로 만드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쇼프 연구원은 “한국 정부가 대규모의 미국산 전투기와 미사일 등 군사장비·무기 구매뿐 아니라 무상공유 토지 임대료, 공공요금 감면 등 다양한 직간접 주한미군 주둔 비용을 산출해 미 정부에 제시하는 등 철저한 협상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이는 미국의 방위비 분담 요구 정신을 어느 정도 존중하면서도 한국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의 하나”라고 조언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 전략폭격기 ‘B-52’ 동해상공 작전…북중러 겨냥했나

    美 전략폭격기 ‘B-52’ 동해상공 작전…북중러 겨냥했나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미 공군의 B-52 전략폭격기 2대가 최근 동해 상공에서 작전활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해외 군용기 추적사이트인 ‘에어크래프트 스폿’에 따르면, B-52H 스트래토포트리스 전략폭격기 2대가 지난 25일 공중급유기 KC-135R 3대의 지원을 받으며 대한해협과 동해 등지에서 작전을 수행했다. 이 폭격기들은 괌 앤더슨 공군기지에서 이륙했다. B-52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전략핵잠수함(SSBN)과 함께 미국의 ‘3대 핵전력’으로 꼽히는 대표적인 전략자산이다. 최대 31t의 폭탄을 싣고 6400㎞ 이상의 거리를 비행하는 장거리 폭격기로 단독 임무 수행이 가능하다. 최대 항속거리는 1만 6000㎞에 이른다. B-52의 한반도 주변 전개는 최근 동해 일대까지 연합훈련 반경을 넓힌 중국과 러시아에 대한 견제 행보라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러시아와 중국은 지난 7월 23일 아시아태평양 해역에서 첫 번째 연합 공중 초계비행을 수행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의 A-50 조기경보통제기가 독도 영공을 7분간 침범하는 사건이 발생해 우리 공군 전투기가 미사일 회피용 플레어(항공 조명탄) 20여발을 투하하고 기총 360여발을 경고사격한 바 있다. 또 지난 22일에는 러시아 공군의 장거리폭격기 TU-95와 최신형 전투기 Su-35S 등이 우리 방공식별구역(KADIZ)을 침범하기도 했다. B-52 출현이 북한에 대한 경고 메시지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B-52, 항공모함 등 미 전략자산은 한미 연합훈련 등을 계기로 한반도 주변으로 진출하는 사례가 많았지만 북미 간 비핵화 대화가 본격화한 이후로는 비교적 뜸했었다. 한편 에어크래프트 스폿 측은 B-52 전략폭격기들이 동해 상공뿐 아니라 남중국해에서도 작전을 전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참여정부 추진했던 핵잠 ‘수면위’… 한미 원자력협정 암초 넘어야

    참여정부 추진했던 핵잠 ‘수면위’… 한미 원자력협정 암초 넘어야

    비밀리 진행되다 2차 핵위기 고조로 중단 올 3월 국방부 정식인가 후 이달 공식화 군사목적 우라늄 제한… 美 승인 받아야 디젤잠수함 비해 수중작전 능력 무제한 평균 시속 37~47㎞로 속도 2~3배 빨라 해군이 10일 국방부 승인 아래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 보고서를 통해 밝힘에 따라 앞으로 핵추진 잠수함 도입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핵’을 연료로 쓰는 데서 짐작할 수 있듯 핵추진 잠수함 도입은 사실상 미국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민감한 사안이어서 그동안 현실화 가능성이 불투명했었다. 앞서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은 지난해 10월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 여부에 대한 질의에 “도입이 추진됐을 때를 대비해 TF를 운영하고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이렇게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소극적이었던 해군이 올해 국감에서는 공개 문서에 TF 가동 사실을 밝힌 점은 매우 적극적인 자세 변화라고 평가하기에 충분하다. 특히 해군 자체적으로 운영해 온 TF가 지난 3월 국방부의 인가를 정식으로 받았음을 이날 해군이 밝힌 점도 주목된다. 조심스러운 타진 단계가 아니라 완전히 공식적인 프로젝트가 됐다는 얘기다. 지난해까지는 비상근 근무체제로 운영하다가 올해부터는 일부 상근 체제로 근무방식이 변경된 것도 군의 적극성을 감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이 TF는 현재 10여명 규모로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핵추진 잠수함 사업은 자주국방이라는 기조하에 노무현 정부 시절 비밀리에 사업이 진행된 바 있다. ‘362사업’으로 불린 사업은 하지만 당시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면서 2차 핵 위기가 고조된 분위기에 더해 정부가 사업을 추진 중인 사실이 언론을 통해 외부에 알려져 논란이 되면서 흐지부지됐고 해군의 숙원사업으로만 남아 있었다. 군이 핵추진 잠수함을 강력히 원하는 이유는 수중에서 무제한 작전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디젤 잠수함은 수중에서 오래 견디는 데 취약하다. 연료를 재보급받을 필요가 없어 수중작전 지속능력이 무제한인 핵추진 잠수함과 비교하면 한계를 가진다. 또 핵추진 잠수함은 평균 시속이 37~47㎞로 디젤 잠수함에 비해 속력이 2~3배 빠르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잠수함 방어에도 유리한 전략 자산이다. 하지만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을 가지려면 한미 원자력협정이라는 걸림돌을 넘어야 한다. 2015년 개정된 한미 원자력협정은 한미 간 합의로 미국산 우라늄을 20% 미만으로만 저농축할 수 있다는 점과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부분이 명시돼 있어 핵을 연료로 잠수함을 운용하는 것이 제한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4월 대선후보 시절 진행된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며 핵추진 잠수함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었다. 이에 따라 해군이 송영무 장관 재임 당시인 2017년 민간단체에 맡긴 연구용역을 통해 핵추진 잠수함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 사실도 이날 국감에서 공개됐다. 하지만 아직 협정 개정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군 소식통은 “미국이 쉽게 개정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제3국에서 20% 미만의 저농축 연료를 들여오는 방법이 있다”며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을 위해선 국제사회에 한국이 핵무기를 만들 이유가 전혀 없으며 언제든 사찰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해군 “핵잠수함 도입 검토 TF 운용중”…북한 SLBM 추적·격멸에 유용

    해군 “핵잠수함 도입 검토 TF 운용중”…북한 SLBM 추적·격멸에 유용

    해군은 해군력 강화 조치 등의 일환으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핵잠수함) 확보를 위한 관련 태스크포스(TF)를 운용하고 있다고 10일 밝혔다. 해군이 핵잠수함 검토 TF를 운영 중이라고 공식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군은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진행된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 업무보고를 통해 “장기적 관점에서 해군 자체 TF를 운용하고 있다”며 “(원자력 추진 잠수함 확보는) 국가정책에 따라 결정될 사안으로 향후 국방부,합동참모본부와 협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군 김정수 기획관리참모부장은 TF에 대해 “중령이 팀장을 맡고 있고 기획관리참모부장이 전체 조정통제관리를 하고 있다”며 “회의는 분기별로 한 번씩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 2일 시험 발사한 ‘북극성-3형’ 등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도발에 대비한 것으로 풀이된다.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장기간 수중 작전이 가능해 원자력 잠수함이 있다면 북한 SLBM 탑재 잠수함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격멸하는데 가장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북한 및 주변국에 동시 대응할 수 있는 유용한 억제전력이기 때문에 유용성과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최재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해군본부 국감 질의자료를 통해 원자력 추진 잠수함 도입 필요성을 제기했다. 최 의원은 “해군의 연구용역 결과에 따르면 원자력 추진 잠수함이 현용 디젤 잠수함보다 작전 성능이 월등히 뛰어나고 한반도에서 운용하기 가장 유용한 전력으로 평가받았다”면서 “핵확산금지조약(NPT),국제원자력기구(IAEA) 안전조치협정 상 제한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참여정부 당시 ‘632사업’으로 원자력 추진 잠수함 건조 계획이 비밀리에 추진됐으나 언론 보도로 외부에 노출되면서 추진 1년 만에 사업이 중단했다”고 밝혔다. 백승주 자유한국당 의원도 이날 북한의 SLBM 도발에 대비해 원자력 잠수함 자체 개발과 함께 프랑스 바라쿠다급 원자력 잠수함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내용의 해군 연구용역 보고서 내용을 공개했다. 안보시민단체인 ‘자주국방네트워크’가 해군 의뢰를 받아 작성한 ‘한반도에서 원자력 추진 잠수함(핵잠)의 유용성과 건조 가능성’ 보고서는 “유사시 대북 기습타격과 북한 잠수함 활동 및 주변국 억제를 위한 효과적인 ‘수중 킬체인(kill Chain)’ 무기체계인 핵잠 개발이 필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열 일’ 다한 CIA, 비둘기 까마귀 개와 고양이 돌고래까지 스파이로

    ‘열 일’ 다한 CIA, 비둘기 까마귀 개와 고양이 돌고래까지 스파이로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냉전 시대 별 일을 다 벌였다. 물론 1차 세계대전 때의 영국 첩보부, 옛 소련이나 소련의 영향력 아래 있던 나라들, 지금의 러시아도 정도의 차이만 있었을 뿐이다. CIA가 최근 기밀 해제한 문서에 따르면 비둘기 몸에 작은 카메라를 달아 레닌그라드(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 부두에 정박한 소련 잠수함을 자동으로 촬영하게 만든 타카나 작전이 대표적이다. 영국 BBC의 고든 코레라 안보 전문기자는 CIA가 비둘기들을 대상으로 정교한 훈련 과정을 운영했으며 비둘기 뿐만아니라 까마귀를 이용해 도청 장치를 낙하하게 하거나 돌고래를 수중 염탐에 활용하곤 했다고 소개했다. 동물들 각자가 신성한 작전을 위해 독특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고 굳게 믿었다는 것이다. 버지니아주 랭글리의 CIA 박물관에는 카메라를 장착한 비둘기 인형이 있다. 영국이 2차 세계대전 중 비둘기를 스파이로 활용했다는 사실을 폭로하는 책을 펴낸 코레라 기자는 비둘기를 서신 교환에 쓴 것은 훨씬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첩보전에 처음 활용한 것은 1차 세계대전 때부터라고 했다. 비둘기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곳에 물건을 떨어뜨릴 수 있고 나중에 그곳을 찾아 가서 되찾아올 수 있는 초능력 같은 것을 지녔다는 믿음 때문이었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영국 첩보기관 MI14는 독일 등 주축국에 점령당한 유럽 지역에 낙하산을 매단 컨테이너 안에 비둘기 1000마리를 넣어 지상에 떨어뜨렸다. 비둘기 몸에는 편지가 붙어 있었는데 독일군의 V1 로켓 발사 장소와 레이더 기지에 관한 정보를 적어달라는 내용이었다. ‘레오폴드의 앙심(Leopold Vindictive)’이란 레지스탕스 조직이 작성한 12쪽의 보고서는 직접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에까지 전달됐다. 전후 영국 합동정보본부는 냉전시대에 어울리는 비둘기 활용법을 찾는 비둘기 소(小)위원회를 구성했지만 흐지부지됐지만, 대신 CIA가 1960년대 바통을 넘겨 받으면서 다른 동물에게로 시야를 넓혔다고 코레라 기자는 소개했다. 까마귀들에게 유리 창틀에 40g 밖에 안 되는 작은 물건을 내려놓고 나중에 찾아오게 하는 훈련을 시켰다. 실제로 유럽의 어느 특정 장소에 도청 장치를 떨어뜨리는 작전에 성공했지만 어떤 내용도 녹음으로 담기지 못했다. CIA는 또 소련이 화학무기를 실험했는지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철새들이 갖다 놓을 수 있는지 알아봤다. 나아가 개들의 뇌를 전기로 자극해 원하는 곳에 가게 할 수 있는지 알아봤다. 고양이 귀에 녹음 장치를 심는 ‘어쿠스틱 키티’ 작전이 있었음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또 돌고래를 사람과 함께나 아니면 돌고래 혼자만 적진에 침투시킬 수 있는지 살펴봤다. 돌고래를 현장 요원으로 일하게끔 훈련시키는 조련사를 어떻게 통제할지가 관건이었다. 지난 2001년 태평양 병코돌고래가 수륙양용 구축함 USS 덜루스 호에 승선해 물 속 기뢰를 탐지하는 임무를 수행했다.플로리다주 키웨스트에서는 아예 병코돌고래에게 적군의 선적 작업에 타격을 주기 위해 수중 공격을 시도하게 하는 훈련도 실행했다. 또 소련 핵잠수함의 기계음을 탐지하는 센서를 운반할 수 있는지, 방사능이나 생물학 무기의 흔적을 찾는 임무를 맡기려 했다. 1967년에 CIA는 돌고래 담당 옥시개스(Oxygas), 조류 담당 액시오라이트(Axiolite), 견공과 고양이 담당 케첼(Kechel) 등 세 파트에 60만 달러를 지출한 것으로 나온다. 1970년대 중반 CIA는 한 교도소와 워싱턴 DC의 해군기지 마당에서 여러 차례 실험을 실시했다. 카메라는 2000 달러 짜리였으며 무게는 35g 밖에 안 됐다. 140장 정도의 사진을 찍었는데 절반 가량은 화질이 괜찮았지만 산책하는 사람들이나 주차된 차량 등 의미없는 정보를 담은 사진만 그런대로 볼 만했다. 전문가들은 위성 사진이 훨씬 쓸 만하다고 판단했다. CIA 안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비둘기 스파이 요원에 대해 알면 오히려 자신들을 염탐하는 데 활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을 키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해서 입을 꼭 다물었다. 모스크바로 비둘기 상자를 비밀리에 운송해 레닌그란드 항구를 염탐하기 위해 비둘기를 어떤 방법으로 풀어놓을 것인지까지 구체적으로 논의했다. 예를 들어 시속 80㎞로 달리는 차의 창문을 열어 비둘기를 날리는 방안까지 거론됐다. 하지만 최근 기밀 해제된 문서는 딱 여기에서 멈춘다고 코레라 기자는 아쉬워했다. 얼마나 많은 비둘기가 실제로 염탐 임무를 띠고 하늘을 날았는지, 그들이 수집한 정보는 얼마나 되고 어떤 수준인지는 여전히 기밀에 가려져 있다는 것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안규백 “우리에겐 고도별 방어체계 있다”

    안규백(더불어민주당) 국회 국방위원장이 16일 “우리는 고도별로 미사일 공격을 막는 요격 무기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전북 완주군 이서면 행정복지센터에서 열린 헬기 소음 해결을 위한 주민 간담회에서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추정 발사체 동해상 발사와 관련“국회 국방위원장으로서 한 말씀 드리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연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계시는 것으로 안다”면서 “우리 군에는 저층과 중층, 고층으로 10㎞, 15㎞, 30㎞, 50㎞ 이상 여러 가지 고도에 대응하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관계와 안보의 이유로 우리가 최첨단 무기가 있어도 이를 다 밝히기는 곤란한 상황”이라며 “이번 주중에 이러한 내용으로 기자회견을 하겠지만, 주민들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크게 걱정하지는 않으셔도 될 것 같다는 말씀을 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안 위원장은 “우리 군도 발표하지는 못하지만, 연습과 시험 발사를 하고 있다”면서 “북한은 우리와 같은 미사일 대응 체계를 갖추지는 못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각에서는 핵무기나 핵잠수함 등의 (보유) 얘기를 하는데 그러려면 핵확산방지조약(NPT)을 탈퇴해야 한다”며 “수출로 먹고사는 우리나라가 조약을 탈퇴한다면 북한과 같이 외로운 섬에 고립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나경원 “정부·여당, 총선 승리 위해 안보 팔아…文, 모든 상황 자초”

    나경원 “정부·여당, 총선 승리 위해 안보 팔아…文, 모든 상황 자초”

    “文, 외교안보 라인 교체해야”“핵공유, 우리 핵무장과 달라”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31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추가 발사와 관련, “정부·여당이 자신들의 총선 승리를 위해 안보를 팔아버렸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이 지금 나타나는 모든 상황을 자초한 부분이 많다”고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북한의 이번 미사일 도발이 “명백한 9·19 남북군사합의 위반”며 군사합의를 파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국방위원회·외교통일위원회·정보위원위·원내부대표단 연석회의를 연 뒤 기자들과 만나 “대한민국 국민의 목숨과 안전을 팔아버린 것”이라며 이렇게 밝혔다. 나 원내대표는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파기 언급이 여권 내에서 아예 나오지 않도록 청와대가 명확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은 고도와 속도가 예측되지 않는 특성을 갖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가 사실상 무력화 됐다는 점이 밝혀진 것”이라면서 “이런 차원에서 새로운 방어체제를 전면 검토하라고 청와대에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정경두 국방장관 해임건의안에 대해 “국회에서 해임건의안이 의결되느냐 마느냐보다도 중요한 것은 대통령의 의지”라면서 “청와대에서 곧 개각한다고 하니, 개각 대상 1순위는 외교안보 라인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연석회의에서도 “문 대통령이 지금 나타나는 모든 상황을 자초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한다”면서 “대통령이 직접 책임지기 어렵다면 적어도 외교안보 라인을 교체하는 모습을 통해 새로운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나 원내대표는 이날 연석회의에 앞서 연 긴급 현안 브리핑에서는 지난 25일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을 당시 문 대통령이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열지 않은 점을 비판했다. 나 원내대표는 “(북한이 쏜) 신형 이스칸데르급 탄도 미사일에 대해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의 대응 역량이 현저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한 뒤 “지난주 안보정국에서 대통령이 보이지 않았다”면서 “러시아의 영공 침범이 발생했을 때 청와대는 NSC를 열지 않았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했을 때 NSC 전체회의가 아니라 상임위를 열었다. 대통령은 그 시간에 다른 일정을 소화했다”고 꼬집었다. 그는 연석회의에서 NSC 긴급 상임위원회에서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일 안보 공조 복원 대책, 새로운 미사일 방어체계 전면 검토,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식 핵 공유 등을 포함한 핵 억지력 강화 검토 등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나 원내대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은 이미 3차례 도발 함으로써 삼진 아웃됐다”면서 “9·19 남북군사합의를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실질적으로 핵을 탑재할 수 있는 미사일에 대해 핵 억지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핵잠수함과 핵공유 등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핵잠수함·핵공유 등의 필요성에 대한 질문에 “핵 공유의 경우 굉장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면서 “비핵화나 핵확산금지조약(NPT)에도 모순되지 않도록 해야 하므로 우리의 (자체) 핵무장과는 다른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미 핵잠수함 오클라호마시티호, 北 미사일 발사 당일 부산 입항

    미 핵잠수함 오클라호마시티호, 北 미사일 발사 당일 부산 입항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 2발을 발사한 지난 25일 미국의 원자력 추진 잠수함(핵잠수함) 오클라호마시티호가 부산에 입항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잠수함에는 한반도 전 해역에서 북한 핵심 전략시설을 타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장착돼 있어 국내에 정박한 사실만으로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26일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미 해군의 핵잠수함 오클라호마시티호는 전날 군수물자 적재 등 보급과 승조원 휴식을 위해 입항했으며 다음주에 출항할 것으로 전해졌다. 오클라호마시티호는 미 해군 태평양사령부 예하 잠수함사령부의 제15 잠수함 전대 소속이며 1988년 7월 9일 취역했다. 모항은 괌이다. 배수량 6900t, 길이 360ft(약 110m)의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으로 140명의 승조원이 탑승한다. 대잠수함전, 대수상함전, 대지타격, 첩보·감시·정찰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급 핵잠수함은 사거리가 3100km인 토마호크 순항미사일과 사거리 130km의 하푼 대함미사일 등을 탑재한다. 특히 토마호크는 오차 범위가 10m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정확도가 높다.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러시아의 영공 침범 등으로 한반도 안보 환경이 불안정한 상황에서 핵잠수함이 모종의 역할을 위해 입항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핵잠수함, 왜 필요한가

    [밀리터리 인사이드] 핵잠수함, 왜 필요한가

    장시간 잠항 가능해 적에게 노출 안 돼미사일·어뢰관 수 많아 공격성능 뛰어나고질적인 소음도 첨단 방음기술로 극복저농축 핵연료 확보, 국제사회 동의 필요1척 건조에 수조원… 막대한 재원 부담최근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감이 높아지면서 핵추진(원자력) 잠수함 도입 여론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핵잠수함 도입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한 것은 2017년 9월 ‘한미 정상회담’이었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전략자산 도입 범위에 핵잠수함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대통령은 핵잠수함 도입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울 만큼 전략자산 확보에 강한 의지를 피력해 왔습니다. 핵잠수함을 원하는 국민과 군의 여론에 화답한 것입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2017년 8월 공개적으로 “핵잠수함 도입 문제를 검토할 때가 됐다”고 밝혀 사업 추진에 힘을 실었습니다. 정치권도 모처럼 한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해군본부 국정감사에서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30년을 목표로 하는 기동함대 창설을 언급하면서 “핵추진 잠수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 대통령과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도 (핵잠수함 도입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며 조속한 사업추진을 촉구했습니다. 해군은 핵잠수함 개발을 위한 비공개 태스크포스(TF)를 추진하고 있는데, 정부의 결단만 나오면 형상 제작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해군은 이미 지난해 4월 핵잠수함 도입과 관련한 연구를 마쳤고, 군사적으로 도입 필요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디젤 잠수함, 수면 위로 떠올라 충전해야 군과 전문가들이 핵잠수함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장진오 한국국방연구원 군사발전연구센터 연구위원은 디젤 잠수함의 추적 기술 단점을 보완하려면 장시간 잠항이 가능한 핵잠수함이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디젤 잠수함은 축전지를 이용해 추진력을 얻는데 축전지를 소진하면 수면 위로 떠올라 스노클(해상의 공기를 빨아들이고 배기가스를 밖으로 배출하는 장치)을 통해 디젤 엔진을 작동해 충전해야 합니다. 스노클을 사용하면 적에게 탐지될 위험이 높아지고 충전을 위해 추적 임무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합니다.” 또 적 잠수함을 후방에서 추적하려면 ‘소나’(수중 음파탐지장치) 기능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지그재그 운항이 필수적인데, 적정 거리를 유지하려면 적 잠수함 1.5배 속도를 내야 합니다. 이때 디젤 잠수함은 최대 속력이 시속 28~37㎞인 데 반해 최신 핵잠수함은 45~66㎞ 정도로 속도를 낼 수 있어 교전이나 추적에 훨씬 효과적입니다. 최대 추진력을 얻으면 어뢰와 거의 비슷한 속도까지 낼 수 있어 회피 기동에도 용이하다고 합니다. 아울러 디젤 잠수함에 비해 크기가 큰 핵잠수함은 미사일 발사관이나 어뢰관 수도 많아 공격성능이 뛰어납니다. 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잘 모르는 의외의 복병은 ‘소음’입니다. 해군사관학교 연구팀이 지난해 펴낸 ‘원자력 추진 잠수함 최소 소요량 결정을 위한 임무 할당 최적화 모델’ 보고서에 따르면 핵잠수함의 소음은 120~130㏈ 수준으로 디젤 잠수함보다 10~30㏈이 높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중국의 한 핵잠수함은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해역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에 탐지돼 쫓기다 결국 국기를 단 상태로 해상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순수 우리 기술로 잠수함 방음기술 개발 그렇지만 고질적인 소음 문제도 기술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미군이 건조한 최신 잠수함인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은 디젤 잠수함보다 소음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은 배우 제라드 버틀러(50)가 주연한 할리우드 영화 ‘헌터 킬러’에 실제 등장한 잠수함입니다. 장 위원은 “핵잠수함은 기술진보를 통해 소음을 줄여 나가고 있고 소음 측면에서 디젤 잠수함보다 우수한 핵잠수함도 개발된 상황”이라며 “(디젤 잠수함보다 소음이 크다는 주장은) 과거에는 타당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우리의 방음기술도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지난해 12월 ‘2018년 최우수 연구상’ 수상자로 김봉기 기계시스템안전연구본부 시스템다이나믹스연구실 책임연구원을 선정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순수 우리 기술로 잠수함 방음기술을 개발했고, 2020년 취역하는 국내 첫 3000t급 중형 잠수함인 ‘도산 안창호함’에 적용해 시험평가까지 마쳤습니다. 이 외에 ‘핵잠수함 크기가 너무 커서 수심이 얕은 서해엔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 여론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장 위원은 “핵잠수함은 원자로 규모에 따라 2500t부터 1만 6500t까지 다양하다”며 “기동성이 뛰어난 4500t급의 중형으로 예상한다면 대잠 작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현실적으로 핵잠수함을 건조하거나 도입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막대한 건조 비용’과 ‘국제사회의 동의’입니다. 도산 안창호함을 건조하는 데 1조원이 소요된 만큼 이보다 훨씬 많은 개발 비용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국의 ‘시울프급’ 잠수함은 1척 건조에 무려 3조 4000억원이 들었고, 러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도 1척에 1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개발 기간도 최소 7년 이상이 걸릴 전망입니다.●“핵잠수함, 국제조약 위반 아니다” 견해도 따라서 정부와 정치권이 공개적으로 사업 추진 의지를 밝히고, 국민적 공감대가 마련돼야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북한과의 화해무드 영향으로 현재는 핵잠수함 개발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입니다. 핵잠수함을 건조하려면 연료로 사용할 20% 미만의 저농축 핵연료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 부분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2015년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따라 우리나라는 우라늄을 20%까지 농축해 핵연료를 조달할 수 있지만, ‘평화적 이용’이라는 단서가 달려 있는 게 문제입니다. 핵연료를 제3국에서 구입하면 협정을 피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미국과 국제사회의 동의 없이 핵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외교적 노력을 더해야 합니다. 장 위원은 “하지만 핵 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협정의 금지 대상인 핵무기와 기타 핵폭발 장치에는 핵잠수함이 포함돼 있지 않아 국제조약 위반이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기술적인 문제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2003년 노무현 정부는 ‘362사업’이라는 명칭의 핵잠수함 개발 사업을 진행했는데, 당시 사업에 참가한 김시환 글로벌원자력전략연구소장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용 원자로 기본 설계를 이미 2004년에 완료했고 2년 안에 원자로를 제작해 잠수함에 장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뜨거운 여론에 부응할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美 핵잠수함 男승선원, 女승선원에 외모 별점에 ‘강간 리스트’ 파문

    美 핵잠수함 男승선원, 女승선원에 외모 별점에 ‘강간 리스트’ 파문

    미국 조지아주 킹스 베이를 본거지로 하는 미 해군 잠수함 플로리다호(SSGN-728) 승선원들이 같은 배에 타고 있던 여성 승선원들의 외모와 성적 매력 등을 평가하고 순위를 매긴 리스트를 만들어 공유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군사전문매체 ‘밀리터리닷컴’은 17일(현지시간) 단독으로 입수한 74쪽짜리 미 해군 조사보고서에서 이 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보고서는 ‘정보공개법’(FOIA, Freedom of Information Act)에 따라 공개됐다. 미 해군은 조사보고서에서 “리스트는 지휘 고하를 막론하고 여성 승선원 32명에 대한 외설적 발언을 담고 있었다”고 밝혔다. 밀리터리닷컴은 “할리우드 시스템처럼 여성 승선원들의 외모를 중심으로 별점을 매기고 A급과 B급으로 나눈 ‘스타 리스트’와, 원하는 성행위에 대한 노골적 묘사가 추가된 ‘강간 리스트’ 등 총 두 건이 확인됐다”고 전했다.해당 리스트는 지난해 6월 익명의 승선원이 여성 동료에게 전달하면서 처음 그 존재가 드러났다. 익명의 승선원은 해당 리스트가 잠수함 컴퓨터 네트워크에 저장돼 있으며, 불특정 다수의 승선원이 정기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불거지자 당시 그레고리 커셔 함장은 전산망에서 해당 리스트의 존재를 확인하고, 리스트에 접근하는 선원의 신원을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플로리다호와 미 해군범죄수사청 어느 쪽도 별다른 혐의점을 밝혀내지 못했다. 이후 두 달간 커셔 함장은 물론 그의 선임 모두 공식적인 보고와 조사를 개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미 해군은 “커셔 함장은 인쇄된 리스트가 한 장뿐이라는 이유를 들어 공식 조사를 미뤘다”고 밝혔다. 커셔 함장은 공식 조사관이 파견되기 전 리스트의 출처와 작성자를 파악해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을 받았으며, 결국 논란이 불거지고 두 달 뒤인 지난해 8월 직위 해제됐다. 미 해군은 커셔의 조치가 최소한의 수준이었으며 사건 규모에 비해 매우 소극적이었음을 인정했다. 또 해당 리스트가 ‘골드 크루’ 쪽에서 나왔으며, 지난해 2월 여성 승선원 32명이 배에 승선한 뒤 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미 해군 잠수함은 ‘골드 크루’(Gold Crew)와 ‘블루 크루’(Blue Crew)가 각각 교대로 승선하는 시스템이다. 사건 이후 미 해군 측은 플로리다호의 지휘관을 즉시 교체하고 선내 문화 개선을 위해 외부 지원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또 멘토 프로그램을 도입하고 선원들이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조치하는 등 선원의 사기를 끌어 올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사건 처리에 미흡했던 2명의 선원을 제대 조치했다.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3번함인 플로리다호는 미국이 보유한 잠수함 중 최대 규모인 미시간호(SSGN-727)와 동일한 무장을 갖춘 핵잠수함으로, 2011년 리비아 공습에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90여기를 발사해 리비아 정부군의 전쟁 지휘 능력을 마비시킨 바 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구소련 핵무기 해체 ‘넌-루거법’ 발의…북핵 해법 제시·로드맵 입법화 추진도

    구소련 핵무기 해체 ‘넌-루거법’ 발의…북핵 해법 제시·로드맵 입법화 추진도

    구소련 해체 후 남은 핵무기 폐기 프로그램을 만드는 등 미국의 외교정책을 주도했던 리처드 루거 전 미 연방 상원의원이 28일(현지시간) 87세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 그가 발의한 넌-루거법은 북핵 해법의 하나로 주목받을 만큼 그는 북핵 문제에도 관심이 컸다. 루거 전 의원은 이날 오전 미 버지니아주의 한 병원에서 말초신경에 대한 희귀 자가면역 장애인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성 신경병증으로 사망했다고 워싱턴DC의 루거센터가 밝혔다. 공화당 소속인 루거 전 의원은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 시장으로 정계에 입문해 이곳을 지역구로 6선 상원의원을 지낸 거물 정치인이었다. 특히 1991년 위협감축 협력프로그램(CTR)으로 알려진 넌-루거법을 민주당 샘 넌 상원의원과 함께 발의한 것으로 유명하다. 넌-루거법은 소련이 붕괴하면서 자국의 영토에 남은 핵무기를 갖게 된 카자흐스탄과 우크라이나 등 비자발적 핵보유국의 핵무기와 화학무기, 운반체계 등을 폐기하기 위해 기술과 자금을 지원하는 내용을 담았다. 미국은 넌-루거법에 따라 4년 동안 모두 16억 달러(약 1조 8500억원)를 지원해 이들 국가의 공대지 핵미사일 708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537기, ICBM 격납고 459개, 폭격기 128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496기, 핵잠수함 27척, 핵실험 터널 194곳을 폐기했다. 또 핵개발에 동원된 옛 소련 과학자 등에게 전직 훈련과 직장 알선 등의 프로그램을 제공해 이들의 핵 관련 노하우가 다른 나라나 테러단체로 유출되는 것을 방지했다. 루거 전 의원은 지난해 4월 워싱턴포스트 기고에서 넌-루거법을 북핵 해결 모델로 제시하는 등 한반도 문제에도 관심이 각별했다. 그는 2002년 제네바 합의 파기 당시 북미 직접 대화 필요성을 조지 부시 미 정부에 주창한 의회 내 대표적인 대화론자였다. 그는 또 2006년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 해체와 북미 관계 정상화를 골자로 하는 ‘북핵 해법 로드맵’ 입법화도 추진했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리처드 루거는 36년 동안 실용주의와 고상함이 워싱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통한다는 사실을 증명했다”면서 애도를 표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日, 초계기·욱일기 갈등 앞세워 미중과 밀착… 노골적 ‘한국 패싱’

    日, 초계기·욱일기 갈등 앞세워 미중과 밀착… 노골적 ‘한국 패싱’

    ‘초계기 접근시 군사적 대응’ 보도는 결례 정부 관계자 “미국 지지 얻기 위한 전략” 자위대 호위함 욱일기 달고 칭다오 입항 中 게양 문제 삼지 않아… 양국 밀월 분석 안보·군사 관계서 한국 배제 움직임 가속최근 일본이 한·미·일 안보협력 체제와 중국과의 군사적 관계에서 한국을 배제하려는 움직임을 더욱 노골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23일 한국 정부가 일본 군용기가 한국 함정 3해리(약 5.5㎞) 이내로 접근하면 화기관제 레이더를 겨냥하기로 했다는 군사적 방침을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는 일본 언론보도와 관련해 “초계기 갈등이 한국의 잘못이라는 걸 강조하며 한·미·일 동맹에서 자국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얻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4월 중순 비공개로 진행됐던 한일 실무회의의 내용을 일본이 허위로 공개한 것은 엄중한 외교적 결례로 여겨진다. 이는 미국과의 동맹을 바탕으로 한 일본의 외교적 자신감을 보여 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지난 19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미일 외교방위 각료회의에서 일본이 정부가 통보한 군사적 지침을 미국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를 바탕으로 일본은 ‘한국은 우방국을 공격하는 믿을 만한 국가가 아니다’라는 의중을 미국에 전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두드러진 미일 군사 밀착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인도·태평양 전략’에서 일본을 가장 중요한 협력국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미국뿐만이 아니라 중국과의 군사 외교도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 22일부터 중국 칭다오에서 진행된 인민해방군 해군 창설 70주년 기념 국제관함식에 해상자위대 호위함 ‘스즈쓰키’함을 보냈다. 해상자위대 함정의 중국 방문은 2011년 12월 이후 처음이다. 중국과 일본은 지난해 10월 정상회담에서 함정의 상호 방문을 추진키로 합의했다. 스즈쓰키함은 칭다오에 들어가면서 자위대 함정 깃발인 욱일기를 달았다. 일본은 한국이 지난해 10월 제주 앞바다에서 주최한 국제관함식에 일제 전범기로 인식되는 욱일기 게양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하자 아예 불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에 중국은 일본 함정의 욱일기 게양을 문제 삼지 않아 예사롭지 않은 중일 관계 개선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제주에서 진행된 관함식 당시 한국 해군 문무대왕함의 남중국해 진입을 이유로 행사 하루 전에 관함식 참석 취소를 통보하며 불편한 한중 관계를 드러냈다. 한편 중국은 23일 진행된 국제관함식 해상 사열에서 최신 함정을 대거 선보이며 시진핑 국가주석의 ‘강군몽’(强軍夢)을 세계에 과시했다. 중국 해군은 이날 관함식에 중국의 첫 항공모함 ‘랴오닝함’ 등 32척의 전함과 39대의 항공기를 선보였다. 특히 중국 해군은 이날 사거리 1만 1200㎞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미국 본토까지 직접 핵 공격을 가할 수 있는 최신예 ‘094형’ 핵잠수함 등 잠수함 8척을 선두에 내세웠다. 남중국해 등을 둘러싼 미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이다. 이 밖에 배수량이 1만 2000t으로 아시아 최대 규모인 ‘055형’ 미사일 구축함이 이날 처음으로 공개됐다. 055형은 미국의 줌왈트 스텔스 구축함(1만 5000t급)보다 작지만 한국 해군의 세종대왕함(7600t급), 일본 아타고함(7700t급)보다 크고 적의 레이더 포착을 따돌릴 수 있는 스텔스 기능이 뛰어나 중국 해군의 핵심 전력으로 평가된다. 서울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미국, 신중국 70주년 해상 열병식 불참…한국은 축소 참가

    미국, 신중국 70주년 해상 열병식 불참…한국은 축소 참가

    오는 23일 중국 칭다오에서 열리는 신중국 및 인민해방군 70주년 기념 해상열병식에 한국을 비롯한 10개국에서 20대의 군함을 파견하지만 미국은 불참한다. 미국은 오는 25~27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제2회 일대일로 정상포럼에도 고위관료를 보내지 않기로 했다. 한국은 부총리급 이하의 대표단이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칭다오 열병식에는 관심이 쏠렸던 중국 최초의 자국 제조 항공모함인 001A 대신 구축함인 055가 선보일 예정이다. 추옌펑 중국 해군 부사령관은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칭다오 관함식에 32척의 중국 군함과 39대의 항공기가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055는 1만t급의 중국의 새로운 구축함이다. 항공모함인 랴오닝함, 새로운 핵잠수함, 구축함과 전투기 등이 관함식에 참여하게 된다. 잠수함으로는 핵잠수함 095, 탄도미사일 장착 잠수함인 094의 새 모델 또는 공격형 잠수함 093의 새 모델이 관함식에서 선보일 전망이다. 관함식은 6개의 무리로 나눠 잠수함, 구축함, 호위함, 상륙함정, 보조함정, 항공모함 등이 각각 행렬을 형성한다. 한국은 지난 2009년 60주년 관함식에는 상륙함인 1만 4500t급 독도함과 구축함 4만 4000t급 강감찬함 등 두 대의 군함이 참석했던 것에 비해 이번에는 2500t급 신형호위함 경기함만이 참가한다. 각국의 함정이 속속 중국에 도착하는 가운데 21일 이미 칭다오에 상륙한 경기함은 중국 언론의 높은 관심과 환영을 받았다. 중국은 지난해 제주도에서 열린 국제 관함식에 동해함대사령원(중장급)만 참석했을 뿐 함정은 파견하지 않았다. 이번 칭다오 관함식에 참여하는 한국 해군 대표단은 권혁민 해군참모차장(중장)이 이끈다. 북한도 김명식 해군사령관(대장)이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10년 전 관함식에는 미사일 구축함을 보냈지만 이번에는 군함이 참여하지 않으며 주중 미국대사관 무관만 참석한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직접 연설할 것으로 알려진 일대일로 정상포럼에도 미국은 중국의 일대일로 전략이 “여러 문제가 있다”며 관료를 파견하지 않기로 했다. 미국의 관함식 불참은 지난해 국제해군훈련인 림팩(RIMPAC)에 중국의 참여를 배제한 것에 이어지는 행동으로 해상 열병식 참석은 남중국해 등 지역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첫 국산 항모 001A는 지난해 5월 이후 5번의 해상 시험운항을 거쳤지만 관함식에 불참하는 것은 아직 실전에 투입될 만한 상황이 아닌 탓으로 보인다. 올해 관함식은 지난해 48척의 군함이 참석한 관함식과 14개국에서 참여한 10년 전 행사보다 규모는 외형상으로 축소됐다. 하지만 구축함 055를 비롯한 신형 무기를 여럿 선보이는 데다 60주년 관함식에 불참했던 미국의 동맹 일본이 참여하는 점 등에서 질적 향상을 이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사진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뜨거운 여론…‘핵잠수함’은 왜 필요한가

    [밀리터리 인사이드] 뜨거운 여론…‘핵잠수함’은 왜 필요한가

    “핵잠수함 도입 필요” 정치권 한 목소리원자로 이용 고속 운항 가능…추적 용이 막대한 개발비용 걸림돌…논의 시작해야핵추진(원자력) 잠수함 도입 여론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습니다. 핵잠수함 도입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한 것은 2017년 9월 한미 정상회담이었습니다. 미국 뉴욕에서 만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국 전략자산 도입 범위에 핵잠수함을 포함시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문 대통령은 핵잠수함 도입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울 만큼 전략자산 확보에 강한 의지를 피력해왔습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그해 8월 공개적으로 “핵잠수함 도입 문제를 검토할 때가 됐다”고 밝혀 사업 추진에 힘을 실었습니다. 정치권도 모처럼 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해군본부 국정감사에서 민홍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30년을 목표로 하는 기동함대 창설을 언급하면서 “핵추진 잠수함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주영 자유한국당 의원은 “문 대통령과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도 (핵잠수함 도입에)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며 조속한 사업추진을 촉구했습니다. 해군은 핵잠수함 개발을 위한 비공개 태스크포스(TF)를 추진하고 있는데, 정부의 결단만 나오면 형상 제작이 가능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해군은 이미 지난해 4월 핵잠수함 도입과 관련한 연구를 마쳤고, 군사적으로 도입 필요성이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핵잠수함, 적 잠수함 추적에 최적화 핵잠수함에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장진오 한국국방연구원 군사발전연구센터 연구위원은 디젤 잠수함의 추적 기술 단점을 보완하려면 장시간 잠항이 가능한 핵잠수함이 필요하다고 설명합니다. “디젤잠수함은 축전지를 이용해 추진력을 얻는데 축전지를 소진하면 스노클(해상의 공기를 빨아들이고 배기가스를 밖으로 배출하는 장치)을 통해 디젤 엔진을 작동해 충전해야 한다. 축전지 충전을 위해 스노클을 하면 적에게 탐지될 위험이 높아지고 추적 임무를 하다가도 충전을 위해 임무를 중단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한다.” 또 적 잠수함을 후방에서 추적하려면 ‘소나’(수중 음파탐지장치) 기능을 최대로 높이기 위해 지그재그 운항이 필수적인데, 적정 거리를 유지하려면 적 잠수함 속도의 1.5배를 내야 합니다. 이 때 디젤 잠수함은 최대 속력이 시속 28~37㎞인데 반해 최신 핵잠수함은 45~66㎞ 정도로 속도를 낼 수 있어 교전이나 추적에 훨씬 효과적입니다. 최대 추진력을 얻으면 어뢰와 거의 비슷한 속도까지 낼 수 있어 회피 기동에도 용이하다고 합니다. 아울러 디젤 잠수함에 비해 크기가 큰 핵잠수함은 미사일 발사관이나 어뢰관 수도 많아 공격성능이 뛰어납니다.물론 장점만 있는 건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잘 모르는 의외의 복병은 ‘소음’입니다. 해군사관학교 연구팀이 지난해 펴낸 ‘원자력 추진 잠수함 최소 소요량 결정을 위한 임무 할당 최적화 모델’ 보고서에 따르면 핵잠수함의 소음은 120~130㏈ 수준으로 디젤 잠수함보다 10~30㏈이 높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1월 중국의 한 핵잠수함은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 해역에서 일본 해상자위대에 탐지돼 쫓기다 결국 국기를 단 상태로 해상 위로 모습을 드러내는 수모를 겪기도 했습니다. ●소음문제, 극복 가능…국내 기술도 향상 그렇지만 고질적인 소음 문제도 기술로 극복할 수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미군이 건조한 최신 잠수함인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은 디젤 잠수함보다 소음이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버지니아급 핵잠수함은 배우 제라드 버틀러(50)가 주연한 할리우드 영화 ‘헌터 킬러’에 실제 등장한 잠수함입니다. 장 위원은 “핵잠수함은 기술진보를 통해 소음을 계속 줄여나가고 있고 소음 측면에서 디젤 잠수함보다 우수한 핵잠수함도 개발된 상황”이라며 “(디젤 잠수함보다 소음이 크다는 주장은) 과거에는 타당했을지 모르겠지만 앞으로는 설득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우리의 방음기술도 계속 발전하고 있습니다. 한국기계연구원은 지난해 12월 ‘2018년 최우수 연구상’ 수상자로 김봉기 기계시스템안전연구본부 시스템다이나믹스연구실 책임연구원을 선정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순수 우리 기술로 잠수함 방음기술을 개발했고, 2020년 취역하는 국내 첫 3000t급 중형 잠수함인 ‘도산 안창호함’에 적용해 시험평가까지 마쳤습니다.이외에 ‘핵잠수함 크기가 너무 커서 수심이 얕은 서해엔 적합하지 않다’는 비판 여론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 장 위원은 “핵잠수함은 원자로 규모에 따라 2500t부터 1만 6500t까지 다양하다”며 “기동성이 뛰어난 4500t급의 중형으로 예상한다면 대잠 작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현실적으로 핵잠수함을 건조하거나 도입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막대한 건조비용’과 ‘국제사회 동의’입니다. 도산 안창호함을 건조하는 데 1조원이 소요된 만큼 이보다 훨씬 많은 개발비용이 필요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비싼 미국의 ‘시울프급’ 잠수함은 1척 건조에 무려 3조 4000억원이 들었고, 러시아를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들도 1척에 1조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했습니다. 개발기간도 최소 7년 이상이 걸릴 전망입니다. ●막대한 예산·국제사회 동의 해결해야 따라서 정부와 정치권이 공개적으로 사업 추진 의지를 밝히고, 국민적 공감대가 마련돼야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 북한과의 화해무드 영향으로 현재는 핵잠수함 개발 논의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상황입니다. 핵잠수함을 건조하려면 연료로 사용할 20% 미만의 저농축 핵연료를 확보해야 하는데, 이 부분도 어려움이 많습니다. 2015년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에 따라 우리나라는 우라늄을 20%까지 농축해 핵연료를 조달할 수 있지만, ‘평화적 이용’이라는 단서가 달려있는 게 문제입니다. 핵연료를 제3국에서 구입하면 협정을 피할 수 있지만 현실적으로 미국과 국제사회의 동의 없이 핵잠수함을 건조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사업을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외교적 노력을 더해야 합니다. 장 위원은 “하지만 핵 확산금지조약(NPT)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협정의 금지 대상인 핵무기와 기타 핵폭발장치에는 핵잠수함이 포함돼 있지 않아 국제조약 위반이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고 설명했습니다.기술적인 문제는 크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2003년 노무현 정부는 ‘362사업’이라는 명칭의 핵잠수함 개발 사업을 진행했는데, 당시 사업에 참가한 김시환 글로벌원자력전략연구소장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용 원자로 기본 설계를 이미 2004년에 완료했고 2년 안에 원자로를 제작해 잠수함에 장착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뜨거운 여론에 부응할 생산적인 논의가 이뤄지길 기대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남중국해 제해권 노리는 英, ‘브렉시트’ 이후 대영제국 부활?

    남중국해 제해권 노리는 英, ‘브렉시트’ 이후 대영제국 부활?

    “영국은 이제 단순히 우리 앞마당만 지키는 데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국제법을 위반하는 이들에게 단호하게 조치를 취하는 것은 물론 인도·태평양에 군사 기지를 건설할 것입니다. 최신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를 지중해와 중동은 물론 태평양으로도 파견하겠습니다. 영국이 반드시 세계 경찰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말만 앞서고 행동을 하지 않는다면 ‘종이 호랑이’가 될 것입니다.” 개빈 윌리엄스 영국 국방장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런던의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에서 영국의 새로운 군사전략을 천명하면서 19세기 대영제국을 이끌던 ‘대양해군’의 위용을 태평양에서 재현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월리엄스 장관은 이날 “우리는 우리의 우방인 호주와 뉴질랜드가 중국과 직면하는 도전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영국이 항모를 파견할 태평양의 분쟁 수역은 사실상 중국과 미국, 동남아 국가들의 힘의 대결이 본격화된 남중국해를 의미한다. 중국은 이에 반발해 후춘화 부총리와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이 가질 예정이었던 양국간 고위급 무역협의를 취소했다고 영국 일간지 선이 14일 보도했다. 영국이 1997년 홍콩을 중국에 반환한 이후 22년만에 영국 해군이 다시 아시아 진출을 본격화하는 것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이후 세계 무대에서 소외당하지 않기 위해 우방인 미국은 물론 과거 식민지였던 영연방 국가들과 더욱 밀착해 유대 관계를 다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엘리자베스급 신형 항모 성능 등 중국에 비해 월등 영국은 19세기 전세계 육지의 4분의 1을 지배하며 ‘해가 지지 않는 나라’로 불렸다. 하지만 지난해 미국의 군사력 평가기관 ‘글로벌 파이어 파워’(GFP)가 평가한 영국의 군사력은 1,2,3위를 차지한 미국, 러시아, 중국은 물론 인도(4위), 프랑스(5위)에도 뒤진 6위로 나타났다. 아편전쟁 당시 영국에 패배했던 중국군은 지난해 6월 소셜 미디어 웨이신(위챗)을 통해 “21세기 들어 영국 군사력은 이미 크게 뒤처져 중국과 비교도 할 수 없다”고 영국 군함이 남중국해 일대로 진입한다면 보복을 당할 것이라고 위협한 바 있다. 하지만 세계 5대 공인 핵보유국의 하나인 영국은 최근 6만 5000t급 대형 항모 2척을 새로 건조하면서 다시 명실상부한 해양 강국으로 거듭나고 있다. 영국 해군은 항공모함 2척을 필두로 76척의 전함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에 비해 질적으로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퀸 엘리자베스’함은 2009년부터 30억 파운드(약 4조 3500억원)을 들여 건조한 길이 280m의 6만 5000t급 디젤 항모로 2017년 12월 취역했다. 1600명의 병력과 수직이착륙 기능을 갖춘 F-35B 스텔스 전투기 36대를 비롯해 중형 대잠수함 헬기와 공격 헬기 등 함재기 50여대를 탑재할 수 있다. 10만t급에 달하는 미 해군 항모보다는 작지만 갑판 면적은 거의 비슷하다. 무엇보다 함재기인 F-35B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스텔스 전투기 J-20에 비해 성능이 월등하다. 영국 해군은 퀸 엘리자베스와 동급인 항모 ‘프린스 오브 웨일스’함도 2017년 12월 진수해 시험 운항을 실시하고 있다. 이를 통해 작전 반경이 1만 9000㎞에 이르는 두 항모는 대서양과 지중해, 태평양을 주 작전 무대로 삼을 전망이다. 이밖에 영국은 핵전력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대신 핵잠수함(SSBN) 4척과 사거리 1만㎞가 넘는 ‘트라이던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보유하고 있다.●英, 美·日과 군사 밀착 중국·북한 견제 중국의 군사전문가들은 영국이 태평양에 항모를 파견하는 방침에 대해 일단 브렉시트 이후에도 영국의 위상이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점을 대외적으로 천명하기 위한 카드로 해석했다. 제국주의 시절 인도와 홍콩, 말레이시아 등을 식민지로 거느려 군사력을 과시하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의도란 의미다. 왕이웨이 런민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영국이 브렉시트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영국이 영향력과 힘을 과시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은 최근 들어 동아시아에서의 군사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영국 해군의 프리깃함 ‘아가일’함(4900t급)이 지난 11일부터 16일까지 남중국해에서 미국 제7함대 소속의 미사일 구축함 ‘맥켐벨’함과 합동훈련을 한다고 발표했다. 미국과 영국이 남중국해에서 합동 훈련을 실시한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가진 뒤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대(對)잠수함 작전이 가능한 호위함 ‘몬트로스’함(4900t급)을 일본 근해에 보내 대북 감시 활동을 돕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에는 상륙함 ‘앨비언’이 남중국해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군도)에 진입해 중국이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영연방 ‘맏형’ 안보 책임감도 한 몫…브렉시트 이후 아태 지역 협력에 사활 영국이 중국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손을 잡고 남중국해에서 중국 견제에 나선 것은 미국 및 호주, 뉴질랜드와의 특수한 관계라는 점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영국은 영연방 국가인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뿐 아니라 미국과 함께 ‘파이브 아이즈’(5 eyes)로 불리는 특수 공동체의 일원이다. ‘파이브 아이즈’는 미국과 영국이 1941년 8월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질서 재편을 논의한 대서양 헌장을 체결한 이후 광범위한 정보를 공유한 데서 유래됐다. 이후 미국과 영국 이외에 영연방 국가로 영국 여왕을 국가 원수로 모시는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가 파이브 아이즈의 일원으로 합류했다. 미영 동맹이 미일 동맹이나 한미 동맹 보다 끈끈한 유대관계를 과시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무엇보다 영국이 EU와 아무런 협정을 맺지 못하고 오는 3월 29일 EU를 탈퇴하게 되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가 커지면서 영연방 국가들이 대거 포함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경제 협력에 사활을 걸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특히 영국은 옛 식민지이자 영연방 국가인 호주, 뉴질랜드, 싱가포르, 말레이시아와 ‘영연방 5개국 방위협정’(FPDA)이라는 공동 안보 협력체를 운영하고 있다. 중국이나 북한의 위협에 맞서 이들 국가들에 든든한 안보 제공자로서의 역할을 보여줄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영국은 이를 위해 지난해 유럽과 아시아의 중간 지점인 중동 바레인에 해군 기지를 개설했고 싱가포르에도 보급 기지를 유지하고 있다. 영국이 핵보유국으로서 핵억지력을 유지하는 명분으로 중국이나 북한의 위협을 강조하면서 아시아에 대한 군사 개입을 정당화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영국이 보유한 핵잠수함(SSBN)과 ‘트라이던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최근들어 노후화 됐다는 지적을 받자 집권 보수당은 영국이 핵보복 전력을 유지하는 것이 강대국으로서의 위상과 안보리 상임이사국 지위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주장해 2016년 신형 잠수함 건조 계획을 승인한 바 있다. 하지만 영국 국내에서는 여전히 거액을 들여 이같은 군비를 확충해야 하는가에 대한 반대 여론도 만만찮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韓, 올해 방위비분담금 1조 389억원·유효기간 1년 가서명

    韓, 올해 방위비분담금 1조 389억원·유효기간 1년 가서명

    美측 전략자산 전개 비용 요구 철회 방위비 집행 투명·책임성 제고 성과 조만간 내년 분담금 새 협상은 부담 4월께 국회 비준 받으면 정식 발효올해 한국이 부담해야 할 주한미군 주둔비가 지난해보다 8.2% 인상된 1조 389억원으로 정해졌다. 방위비분담금이 1조원을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미국은 전략자산 전개 비용 등의 분담도 요구했으나 정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장원삼 외교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와 티모시 베츠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 대표는 10일 서울 광화문 외교부 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제10차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문에 가서명했다. 양국은 협정문에서 방위비 분담금 총액은 지난해 분담금인 9602억원에서 올해 한국의 국방예산 인상률(8.2%)을 적용해 1조 389억원으로 합의했다. 미국의 첫 제안액은 1조 4400억원, 한국은 9000억원 미만이었다. 미국은 핵잠수함이나 항공모함과 같은 전략 자산의 한반도 전개 비용을 한국이 분담하게 하려고 ‘작전지원 항목’의 신설을 요구했지만 한국의 반대로 철회했다. 다만 한국은 전략자산 전개 시 미국의 주둔경비에 해당하는 전기·가스·상하수도 비용, 위생·세탁 용역 비용 등은 일부 지원키로 했다. 양국은 또 방위비 분담금 집행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기 위해 군사건설 분야에서 ‘예외적 추가 현금지원’을 철폐키로 했다. 또 설계·감리비 현금지원 비율(군사건설 배정액의 12%)을 집행 실적에 따라 축소할 수 있게 해 ‘현물지원 체제’를 강화했다. 군수지원 미집행 지원분의 자동이월을 제한하고 군사건설과 군수분야 사업 선정 및 집행 시 한국의 권한을 강화했다. 이외 양국은 상시협의체인 제도개선 워킹그룹을 구성해 현 제도를 중장기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을 협의키로 했다. 분담금 총액을 먼저 정하고 어떤 사업에 쓸지 결정하는 현재의 총액형과 미군의 필요 사업을 심사해 분담금 규모를 정하는 소요형을 두고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근로자 권익보호 규정을 처음으로 협정서 본문에 삽입하고 한국 방위비 분담금 중에 인건비에 지원할 수 있는 비율의 상한선(75%)을 철폐했다. 다만 협정의 유효기간이 1년으로 조만간 내년 분담금 체결 협상에 나서야 한다. 미국이 일본, 나토 등 주둔국에 일괄적으로 적용할 방위비 분담금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상황에서 올해보다 더 거센 인상 압박을 받을 거란 우려도 나온다. 이번 협상은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미 동맹을 고려해 조속히 타결하는 것이 불가피했다는 평가다. 또 방위비의 집행 투명성을 강화하는 등 성과가 있었다. 협정서는 국무회의 및 대통령 재가를 거쳐 4월에 국회 비준을 받으면 정식 발효된다. 양측은 합의할 경우 연장도 가능케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월드 Zoom in] “다자핵군축” 밝힌 트럼프 속내? 중거리미사일 강국 中 옭아매기

    [월드 Zoom in] “다자핵군축” 밝힌 트럼프 속내? 중거리미사일 강국 中 옭아매기

    국제관계에서 다자주의를 거부하고 양자 접근을 선호해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시간) 국정연설에서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대체할 새로운 다자 핵군축 조약을 추진하겠다고 밝혀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는 지난 30여년간 지상발사 중거리 미사일을 비약적으로 발전시켜온 중국을 다자 간 군비통제 틀 안에 옭아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파리기후협정, 이란핵협정 등 다자협정을 일방적으로 거부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도 ‘무용지물’이라고 폄하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우리는 중국과 다른 나라들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핵·미사일 군축) 합의에 대해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우리는 다른 국가들보다 더 많은 군비를 지출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미국 내 전략이론가들은 1987년 체결한 INF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탈퇴 결정에 당위성을 부여해 왔다고 포린폴리시가 전했다. 특히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수년 전부터 “미·러 양자 간 군비통제조약은 무의미하며 중·단거리 미사일을 만드는 모든 국가들을 조약에 가입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1987년 이후 30년이 지난 시점에서 미국이 사거리 500~5500㎞의 지상발사 중거리 미사일 개발을 억제하는 동안 비약적으로 이 전력을 발전시킨 국가가 중국이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지상에서 미국의 항공모함을 공격하기 위해 개발한 사거리 1500㎞의 ‘둥펑21’ 미사일은 남중국해에서의 미 해군 전개에 위협이 되고 있다. 디플로맷 등에 따르면 중국이 만일 INF 당사국이 된다면 그동안 중국이 만들었던 미사일의 95%는 조약 위반으로 폐기해야 한다. 또 다른 핵보유국인 프랑스와 영국은 주요 핵투발 수단이 해상에서 발사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기 때문에 지상발사 미사일에 초점을 맞춘 INF 당사자가 되더라도 중국보다 손해가 덜하다. 미국은 러시아의 조약 위반을 INF 탈퇴 명분으로 들었지만 INF 폐기로 가장 위기의식을 느껴야 할 국가는 이미 중거리 극초음속 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한 러시아가 아니라 중국이 된다. 실제로 중국은 미국이 INF 폐기를 공식화하자 수십년간 유지해온 선제 핵무기 불사용 원칙을 재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7일 전했다. 특히 중국은 지상발사 미사일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SLBM 탑재 전략 핵잠수함(SSBN) 전력 확충에 공을 들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중국이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다자간 군축 조약에 참여할 가능성은 적고, 미국은 이를 이유로 아시아·태평양 지역에 중국을 겨냥한 더 많은 중거리 미사일을 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미·러 핵전력 공방 속 佛 핵무기 발사 훈련

    브렉시트 땐 EU서 유일한 핵보유국 미국과 러시아가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에서 잇따라 탈퇴한 가운데 프랑스가 공대지 핵미사일 발사 훈련을 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새로운 다자 핵군축 조약 가능성을 거론한 상황에서 유럽의 독자적 핵 억지력을 강조함으로써 미국이 주도하는 일방적 핵군축 논리에 휘말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프랑스 국방부는 5일(현지시간) “지난 4일 라팔 전폭기 편대를 동원해 가상의 핵미사일 발사 훈련을 진행했다”면서 “이번 훈련은 핵 억지 훈련의 모든 단계를 포함했으며 우리 핵 억지 시스템의 높은 신뢰성을 보여줬다”고 발표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러시아(7000개)와 미국(6800개)에 이어 세계에서 3번째로 많은 핵탄두(300개)를 보유한 프랑스는 사거리 6000㎞ 이상의 핵미사일 발사용 핵잠수함 4대를 보유하고 있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하면 EU 유일의 핵보유국이 되는 프랑스는 핵무기 유지 보수에도 매년 35억 유로(약 6조 4000억원)의 군비를 투입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정연설에서 지난 2일부터 이행이 중단된 INF에 대해 “아마 우리는 중국과 다른 나라들까지 포함하는 새로운 합의에 대해 협상할 수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다른 국가들보다 훨씬 더 많이 지출할 것”이라고 말해 중국·프랑스 등이 참여하는 다자 핵군축 조약 가능성이 성사되지 않을 경우 핵군비 경쟁이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U 안보의 ‘맞형’격인 프랑스는 INF가 폐기되면서 미국의 동맹인 유럽 각국이 미·러 핵군비 경쟁의 무대가 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프랑스는 2020년까지 핵군비 투자를 매년 50억 유로로 늘릴 계획으로, 미 주도 다자 핵군축이 프랑스 핵군비 증강도 규제해 EU의 독자 안보 역량이 훼손되는 상황은 달갑지 않다. 플로랑스 파를리 프랑스 국방장관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럽인들이 우리 안보의 구경꾼 역할에 머무를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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