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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영·호주, 안보파트너십 ‘오커스’ 출범…“호주 핵잠수함 지원”

    미·영·호주, 안보파트너십 ‘오커스’ 출범…“호주 핵잠수함 지원”

    미국과 영국, 호주가 15일(현지시간)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새로운 3자 안보 파트너십 출범에 합의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동맹을 규합해 중국 견제를 강화하려는 미국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미 고위 당국자는 역내 동맹 강화 노력을 강조하며 한국을 사례 국가로 꼽았다. 미 행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영국, 호주와 새로운 안보 파트너십인 ‘오커스’(AUUKUS)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오커스는 호주, 영국, 미국의 국가명을 딴 명칭이다. 이 당국자는 영국과 호주가 미국의 가장 오래된 동맹이라면서 이 파트너십은 인도태평양에서 3국의 능력을 강화하고 연결하기 위해 고안됐다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국방과 외교 정책의 고위 관료 간 회의와 관여는 물론 사이버, 인공지능, 수중 능력 분야의 협력 촉진, 정보기술 공유의 심화 등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미, 타국 핵잠수함 지원에 “단 한 번” 못박아…韓 영향 주목 특히 이 당국자는 오커스의 첫 구상으로 호주의 핵 추진 잠수함 보유를 지원키로 했다고 밝혔다. 최적의 방법을 찾아내기 위해 3국의 유관 팀들로 회의체를 꾸려 18개월간 공동 연구를 진행키로 했다. 그러나 이 당국자는 이 기술이 ‘극도로 민감한’ 기술이라면서 “솔직히 말해 이는 많은 측면에서 우리 정책의 예외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또 “이것이 앞으로 다른 상황에서 착수될 것이라고 예상하지 않는다. 우리는 단 한 번 있는 일(one off)로 이를 한다”고 밝혔다. 호주에 대한 지원은 매우 예외적인 일로 앞으로 다른 나라에 이런 일을 추진할 계획은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미국은 1958년 영국이 마지막이었을 정도로 핵추진 기술 공유를 꺼리고 있다. 이 당국자는 호주는 핵무기를 개발할 의향이 없고 핵 비확산 노력의 선두에 있다면서 핵 비확산에 대한 미국의 의지는 변함이 없다고도 강조했다. 미국이 핵확산에 나섰다는 비판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런 설명은 한국이 핵추진 잠수함 개발 의향을 가진 것과 맞물려 주목되는 부분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전인 2017년 4월 대선 후보 토론회에서 “핵잠수함은 우리에게 필요한 시대가 됐고, 이를 위해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논의하겠다”고 말했고, 작년 7월에는 김현종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차세대 잠수함은 핵연료를 쓰는 엔진을 탑재한 잠수함”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또 김 전 차장이 작년 10월 방미 때 한국의 핵잠수함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핵연료를 공급받고 싶다는 뜻을 전했으나 미국이 난색을 보였다는 보도도 있었다. “인도태평양 평화 촉진…특정 국가 겨냥 아냐” 미 고위 당국자는 이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평화와 안정 유지를 위한 미국의 노력을 강조하면서 한국을 거론했다. 그는 동맹 강화와 협력을 위한 미국의 노력에는 일본, 한국, 태국, 필리핀 등 아시아에서 전통적 안보 파트너들과의 더 강력한 양자 파트너십이 포함된다고 말했다. 또 인도, 베트남 등 새로운 파트너와의 더 강력한 관여, 미국·일본·호주·인도의 대중국 견제 협의체로 알려진 ‘쿼드’(Quad)와 같은 새로운 형식도 사례로 꼽았다. 그는 관련 질문에 일본, 한국, 필리핀 등에 대한 미국의 관여를 다시 한번 언급하면서 “이는 통합되고 효과적인 관여의 망을 개발하는 것에 관한 것”이라고 했다. 미국, 영국, 호주의 새로운 파트너십은 미중 갈등이 격화하는 와중에 중국 견제와 억제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이지만, 표면적으로 미국은 중국과 연결시키는 것을 거부했다. 이 당국자는 “이 파트너십은 특정 국가를 겨냥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이는 규칙 기반 질서를 유지하고 인도태평양에서 평화와 안정을 촉진하려는 전략적 이해를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인도태평양 국가가 아닌 영국이 참여한 데 대해 “영국은 아시아와 깊은 역사적 유대를 갖고 있다”며 “그들은 앞으로 더 많은 일을 하고 싶다는 점을 우리에게 보여줘 왔다”고 설명했다. 3국 정상은 이날 공동성명에서 “우리는 규칙에 기초한 국제 질서라는 지속적 이상과 공동 약속에 따라 파트너 국가와의 협력을 포함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외교, 안보, 국방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성명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명의로 발표됐다.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SLBM은 왜 수중의 ‘게임체인저’로 불릴까?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SLBM은 왜 수중의 ‘게임체인저’로 불릴까?

    지난 7일 3000톤급 국산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에서, SLBM 즉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큰 화제가 되었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란 이름 그대로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이다. 우리나라는 장보고-III 사업을 통해 3000톤급 국산 잠수함을 건조하면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발사하는 수직발사관을 장착하기로 한다. 세계 최초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이 전력화된 것은 지난 1961년이었다. 미 해군은 고체추진체를 사용하는 폴라리스(Polaris)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데 성공했고, 1959년 건조 중이던 스킵잭급 공격원잠을 개조해 미 해군 최초의 전략핵잠수함 조지워싱턴함을 취역시킨다. 폴라리스가 개발되기 전, 미 해군은 1955년 핵탄두를 탑재한 레귤러스 순항미사일을 잠수함에서 사용했다. 하지만 레귤러스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잠수함은 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수면위로 반드시 부상해야만 했다. 은밀성이 핵심인 잠수함에게는 치명적인 약점이었다.조지워싱턴함은 임시방편으로 건조된 전략핵잠수함이었지만, 당시 소련 해군의 전략핵잠수함들에 비해 뛰어난 성능을 자랑했다. 물론 소련 해군의 전략핵잠수함도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운용하고 있었다. 그러나 잠수함이 부상해 수상에서 발사해야 했다. 미국이 수중에서 수직발사관에 내장된 가스 발생기를 사용해, 탄도 미사일을 일정 높이 이상으로 쏘아올린 후 공중에서 추진기관을 점화하여 비행시키는 콜드런치 개발에 성공한 반면 소련은 이것을 만들어 전력화하는데 7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이후 미국과 소련 간에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경쟁이 본격화된다. 그 결과 오늘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ICBM 즉 대륙간탄도미사일과 비슷한 사거리를 갖게 되고 위력 및 정밀도도 대폭 향상된다. 일례로 미 해군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에서 운용되는 트라이던트 II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경우 사거리가 12000km 이상에 달하고 장착되는 멀브(MIRV) 즉 다탄두 각개목표 재돌입체의 종류에 따라 명중률은 최고 90m에 달한다. 참고로 멀브에는 핵탄두가 장착된다.그렇다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왜 수중의 게임체인저로 불릴까. 우선 수중에서 은밀하게 작전하는 잠수함에 탑재되어 운용되기 때문에 지상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에 비해 이동 혹은 발사하는 것을 탐지하기가 매우 어렵다. 또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의 경우 발사가 탐지되었어도 대응할 시간이 매우 부족하다. 미국의 경우 러시아가 지상에서 ICBM을 발사하면 탄도탄조기경보레이더 및 조기경보위성을 이용해 추적 및 감시에 들어간다. 이 때문에 미사일이 떨어지기 전까지 30분 정도의 대응시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조기경보시간이 ICBM의 절반인 15분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도 단점이 존재한다. 미국 ICBM의 경우 미 대통령의 명령이 떨어지면 5분 안에 발사할 수 있지만,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은 수중에서 작전하는 잠수함의 특성상 통신 등의 문제로 발사명령접수 후 15분 내에 미사일을 발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황성기 칼럼] 북녘의 내로남불, 멈추면 어떤가/평화연구소장

    [황성기 칼럼] 북녘의 내로남불, 멈추면 어떤가/평화연구소장

    8월 1일 밤 8시쯤 나온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는 시간상으로 볼 때 일요일 아침을 맞는 미국 워싱턴을 겨냥했다. 30%쯤은 남한 들으라 던졌을 것이다. 그 의도가 무엇이든 미국은 잠잠했고, 남한은 여권을 중심으로 출렁였다. 한미 연합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지만 관종적 담화의 효과와 위력은 한반도 남쪽에서 충분히 입증됐다. 연판장을 돌린 여권이나 “하명받았네” 비아냥거리는 야당이나 700여자에 불과한 김여정 담화에 티격태격한 남한 풍경은 평양에선 폭염을 식히는 청량제였을 것이다. 1일 담화에는 북한의 그 흔한 조건절이 없다. 훈련을 중지하면 대화를 검토하겠다는 언급도 없다. 대신 “북남 관계의 앞길을 흐리게 하는 재미없는 전주곡이 될 것”, “남조선측이 8월에 적대적인 전쟁 연습을 벌려 놓는가 아니면 큰 용단을 내리겠는가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을 뿐이다. 다시 말해 훈련을 강행하든 연기하든 한미의 자세를 지켜본다는 정도였다. 그러던 것이 남측의 자중지란을 즐기고 사전훈련이 시작된 10일 김여정 담화에는 “조선반도에 평화가 깃들자면, 미국이 남조선에 전개한 침략무력과 전쟁 장비들부터 철거해야 한다”는 실현 불가능한 조건절을 슬그머니 붙인다. 평화와 대화가 급한 건 누구인가. 남한이야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엔진을 살리고 동력을 이어 나가고 싶으니 그렇다 치자. 몸이 달아야 할 게 북한인지, 미국인지 자명하지 않은가. 남북과 북미가 소통하는 접근전은 펴지 않고 장외에서 잽을 날리는 김여정 담화는 생각해 볼 일이다. 김 부부장의 6월 22일 담화도 그렇다. 노동당 8차 전원회의에서 “(미국과의) 대화와 대결 준비”라는 김정은 총비서 언급에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흥미로운 신호”라고 반응하자 김 부부장은 “잘못된 기대”라고 비아냥거렸다. 조건 없는 만남을 제안하고 기다린다는 미국에 대한 김 부부장 대답이 “꿈보다 해몽”이요, 리선권 외무상의 “무의미한 접촉”이다. 내가 하면 정상적 외교 레토릭이고, 네가 하면 귀에 거슬린다는 어법이다. 국제사회에서 통용되기 어려운 북한식 내로남불이다. 연초 노동당 중앙위원 7기 사업 보고에서 김 총비서는 남한이 ‘비본질적인 문제’에만 관심이 있다면서 ‘근본문제’부터 풀어야 한다고 했다. 북한이 말하는 남북 간 근본문제는 군사적 적대행위를 뜻한다. 거기에는 3월과 8월의 한미 연합훈련과 더불어 훈련에 들여오는 미국의 전략자산 외에 ‘참수작전’이 포함돼 있을 것이다. 또한 남한의 군사력 증강과 함께 미사일 사거리 제한 해제도 신경이 쓰일 터이다. 하지만 핵·미사일에 핵잠수함까지 군사전력의 비대칭을 확장하는 건 누군가. 내 핵·미사일 발사나 군사훈련만 방어적인 것이고, 남한의 훈련은 침략용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전형적인 내로남불이다. 군사공동위원회의 조속한 가동에 합의해 놓고도 3년간 위원회 한 번 열지 못하는 책임이 누구에 있는데 군사합의서를 폐기하겠다고 으름장 놓는 것이야말로 적반하장이다. 평화를 못 이뤘으니 남북이 훈련도 하고 전력도 고도화하는 것 아닌가. 방역과 인도적 제안에 응하지 않으면서 남한의 움직임만큼 대응하겠다는 조건절 방식은 북한이 미국에 요구하는 ‘행동 대 행동’과도 모순된다. 난무하는 국내의 내로남불에 피로감을 느끼는 남한 사람들이다. 김정은 총비서를 비난하면 “최고존엄 모독”이라며 길길이 날뛰는 북한이 하노이 이후 문재인 대통령을 ‘미국산 앵무새’라고 조롱하는 행위를 정상적이라 인식할 남한 사람이 있을까. 북녘의 내로남불은 멈춰야 한다. 상대에 대한 두려움과 내 칼날 모두를 교묘히 숨기는 게 외교이거늘 북한의 천방지축 외교 언설은 피로도만 높인다. 나한텐 관대하고 남한텐 엄격한 이중잣대가 인간의 본성이라지만 국격까지 그래서야 되겠는가 싶다. 미국과의 대화에 어찌 고민이 없겠는가. 하지만 시간을 끈다 한들 ‘파키스탄 모델’은 언감생심이다. 김 총비서의 수많은 특구가 가동되려면 비핵화 진전, 제재 완화, 북미 정상화, 순조로운 남북 관계가 필요하다. 핵 해결 없이 김 총비서가 구상하는 이상향은 오지 않는다. 북녘의 우수한 2500만명은 남북공동체의 중요한 기반이다. 이들의 잠재력을 언제까지 가둬 놓을 텐가. 역지사지하면서 정상국가의 길을 걷는 게 그리 힘든가.
  • 英핵잠수함 ‘아트풀’ 부산 해군부두 정박

    英핵잠수함 ‘아트풀’ 부산 해군부두 정박

    이달 말 부산에 기항할 것으로 알려진 영국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 소속 핵추진잠수함 ‘아트풀’이 12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부두에 정박해 있다. 국방부는 이날 “핵추진잠수함 한 척이 군수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위해 입항해 있다”고 밝혔다. 부산 연합뉴스
  • 英핵잠수함 ‘아트풀’ 부산 해군부두 정박

    英핵잠수함 ‘아트풀’ 부산 해군부두 정박

    이달 말 부산에 기항할 것으로 알려진 영국 항공모함 ‘퀸 엘리자베스호’ 소속 핵추진잠수함 ‘아트풀’이 12일 부산 해군작전사령부 부두에 정박해 있다. 국방부는 이날 “핵추진잠수함 한 척이 군수적재와 승조원 휴식을 위해 입항해 있다”고 밝혔다. 부산 연합뉴스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세계 최대 크기와 위력’ 러시아 해군 타이푼급 잠수함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세계 최대 크기와 위력’ 러시아 해군 타이푼급 잠수함

    원자력 추진 잠수함에 SLBM(Submarine-Launched Ballistic Missile) 즉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탑재한 함정을 전략핵잠수함이라고 한다. 현재 전 세계 6개 국가 즉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만이 전략핵잠수함을 보유 및 운용하고 있다. 이 가운데 러시아의 타이푼급 전략핵잠수함은 세계 최대 크기와 위력을 자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일반적으로 나토(NATO) 즉 북대서양조약기구의 코드명인 ‘타이푼’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러시아에서 실제로 부르는 이름은 우리가 아는 것과 차이가 있다. 러시아에서는 ‘프로젝트 941 전략유도탄 잠수중순양함 아쿨라’로 여기서 아쿨라는 러시아어로 상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소련 시절인 지난 1981년 12월 23일 취역한 선도함 드미트리 돈스코이를 시작으로 1989년까지 총 6척이 건조되어 운용되었다. 애초 10척이 만들어질 예정이었지만 1991년 말 소련이 해체되면서 경제난으로 6척에서 건조가 멈추고 말았다.타이푼급 잠수함은 다른 나라의 전략핵잠수함과는 다른 특이한 모습을 가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전략핵잠수함은 세일(Sail) 즉 함교 뒷부분에 SLBM을 탑재한다. 하지만 타이푼급 잠수함은 함교 앞부분에 20개의 발사관을 장착했다. 또한 압력선체 1개로 구성된 다른 전략핵잠수함과 달리 압력선체 2개를 사용해 넓이도 상당하다. 이러한 독특한 외형을 갖게 된 배경에는 북극해에서의 작전을 고려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소련은 왜 북극해를 상정하고 타이푼급 잠수함을 만든 것일까 미국과 러시아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즉 ICBM과 SLBM의 경우 일단 발사되면 최단거리 경로인 북극을 지나 목표지점에 떨어진다. 이 때문에 ICBM이나 SLBM 발사를 탐지하는 조기경보레이더들은 대부분 북극상공을 감시하도록 배치되어 있다. 만약 북극해에서 SLBM을 발사한다면 적국의 조기경보레이더에 발사가 탐지된다 하더라도,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 또한 북극해에는 거대한 해빙들이 있어 잠수함이 은밀하게 작전할 수 있는 자연환경이 갖추어져 있다.타이푼급 잠수함은 독특한 설계로 3m 이상의 해빙을 부수고 부상해, SLBM을 발사할 수 있으며 탑재된 RSM-52는 사거리가 8300km에 달하고 10개의 핵탄두를 장착하고 있다. 핵탄두의 위력은 100에서 200 킬로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타이푼급 잠수함의 수상 배수량은 최대 2만4500t에 달하며, 수중 배수량은 최대 4만8000t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수상배수량은 사실상 경항공모함과 비슷하다. 또한 길이는 175m, 폭은 24.6m, 흘수 즉 선박이 물 위에 떠 있을 때에 선체가 가라앉는 깊이는 12m로 전해진다. 이러한 크기와 탑재된 SLBM의 위력 때문에, 타이푼급 잠수함은 러시아를 대표하는 무기로 손꼽힌다. 그러나 소련 붕괴 이후 경제난으로 6척의 타이푼급 잠수함 가운데 1척만이 정상적으로 운용되었으며 나머지 5척은 폐기되거나 혹은 항구에 발이 묶이게 된다. 대표적인 잠수함 영화로 손꼽히는 ‘붉은 10월’의 붉은 10월호는 타이푼급 잠수함을 모티브로 한 것으로 전해진다.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이라크의 위험 과장해 전쟁 몰아간 럼즈펠드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이라크의 위험 과장해 전쟁 몰아간 럼즈펠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시절 국방장관을 지내며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이끈 도널드 럼즈펠드가 세상을 등졌다. 향년 88.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족들은 30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럼즈펠드 전 장관이 세상을 떠났다면서 “우리는 그의 아내, 가족과 친구들에 대한 변함없는 사랑, 그가 나라를 위해 헌신한 삶의 진실함을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고인은 뉴멕시코주 타오스에 있는 자택에서 눈을 감았다고 영국 BBC는 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부음을 접한 뒤 고인이 책임을 회피하지 않으려 했으며 “모범적인 공직자였으며 진짜 좋은 남자였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럼즈펠드는 1975~1977년 제럴드 포드 행정부, 2001~2006년 부시 행정부에서 국방부 장관으로 일했다. 2004년 미군의 이라크 수감자 학대가 드러나 사의를 표했지만 부시 전 대통령은 신임했다. 그러다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한 2006년 11월 부시는 럼즈펠드의 사의를 받아들였고 다음달 퇴임했다.  미국 국방장관을 두 차례 역임한 것은 그가 유일했다. 첫 재임 때는 43세로 역대 최연소였고, 두 번째 재임 때는 최고령 장관이었다. 1988년 공화당 대통령 후보 지명을 위해 나서기도 했다. 백악관 비서실장, 대통령 고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대사, 일리노이주 하원의원, 중동 특사 등 다양한 역할을 다해봤다.  성격이 많이 다른 두 대통령을 무리 없이 보좌하며 워싱턴 정가에서 오래 살아 남았다. 일부에서는 반대파를 속여먹기도 잘하고 더할 나위 없는 워싱턴 인사이더이며 “생존능력 슈퍼 갑”이란 평판을 들었다.  특히 부시 행정부 시절 미국의 이라크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이끌었다. 로이터 통신은 럼즈펠드가 이라크 전쟁의 주요 설계자였다고 전했다.  BBC는 그의 장관 재임 기간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2002년 기자회견장에서의 발언을 꼽았다. 그는 대량살상무기와 사담 후세인을 연결하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질문에 “뭔가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보고는 항상 내 관심을 끈다”며 “왜냐면 (정보에는) ‘안다는 것을 아는 것’(known knows), ‘모른다는 것을 아는 것’(known unknowns), ‘모른다는 것조차 모르는 것’(unknown unknowns)들이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9·11 테러로 미국이 준비되지 않은 전쟁으로 끌려들어간 점을 받아들이더라도 아프간 탈레반 정권을 무너뜨린 미국은 9·11과 아무런 상관 없는 이라크로 눈을 돌린 것은 엄청난 실수였다. 2003년 3월 이라크 침공에 앞서 그는 행정부 안에서 가장 앞장 서 공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가 세계평화에 위험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는데 막상 이라크를 침공한 뒤 보니 그런 살상무기는 존재하지 않았다. 미국이 쓸데없이 이라크전쟁을 벌여 자원과 관심을 낭비하는 동안, 아프간 탈레반 정권은 다시 힘을 추스렸고, 그 결과 미군은 현재 아프간 완전 철수를 눈앞에 두고 있다.  하지만 그가 매파이며 네오콘(신보수주의자)의 ‘얼굴’이었으며 가차 없다고 비판하는 이들조차 마키아벨리 같은 면모, 전쟁 기획 능력 만큼은 높이 샀다.  럼즈펠드는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일하던 1974년 포드 대통령을 수행해 방한하고 두 번째 국방장관 임기 중인 2003년과 2005년에도 한국을 찾았다. 퇴임 후 회고록에서 외교적, 경제적 대북 압박을 통해 북한내 군부가 김정일 체제를 전복하도록 나서게 유도하는 방안을 구상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1932년 7월 9일 시카고에서 태어난 그는 2차 세계대전에 해군으로 자원했으며 부동산 영업사원으로 일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났다. 레슬링을 무척 좋아했으며 이글 스카우트에 가입했다. 프린스턴대학에서 해양학을 전공한 뒤 부친처럼 자원해 1954년부터 1957년까지 항공대 교관으로 일했다. 전역한 뒤 워싱턴 DC로 와처음에는 하원의원 보좌관으로 일하다 1962년 직접 일리노이주 하원의원에 선출됐다.  1969년에 의원 직을 그만 두고 리처드 닉슨이 만든 경제기회청을 이끈 뒤 1973~74년 NATO 미국 대사 등 행정부 내 여러 요직을 경험했다. 닉슨이 워터게이트 파문으로 물러나자 포드 전 대통령의 인수위원장을 맡은 뒤 백악관 비서실장으로 영전했다. 그는 핵잠수함 트라이던트 건조 과정을 총괄했고, 대륙간탄도미사일 피스키퍼 MX 개발을 주도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의 전략무기감축협상(SALT II)을 놓고 옛 소련과 마주했다.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집권하자 장관 직에서 물러나 일이 있을 때만 행정부 일을 거들었다.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 의해 중동 특사로 임명되기도 했다. 제약사 GD Searle & Co의 임원을 지낸 뒤 전자업체 제너럴 인스트루먼트의 최고경영자(CEO) 겸 회장을 거쳐 다시 제약사 길리어드 사이언스에 취직했다.  1998년 의회의 초당파 위원회를 이끌어 미국에 닥친 유도미사일 위협을 평가하는 일을 맡았는데 옛 소련 붕괴로 북미 대륙이 직접 위협을 당할 여지가 없다는 빌 클린턴 행정부 정보기관들의 평가와 충돌하는 보고서로 갈등을 빚었다. 이란과 이라크, 북한 등 잠재적인 적국들의 미사일 제조 능력을 5년이면 완전히 파괴할 수 있다고 본 반면 정보기관들은 15년은 족히 걸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부시 전 대통령이 불러 국방장관을 다시 맡은 그에겐 콜린 파월 국무장관, 딕 체니 부통령이란 만만찮은 인물들이 포진해 있었다. 둘은 민간이 조금 더 펜타곤을 통제해야 한다고 생각한 반면 럼즈펠드는 오히려 군이 더 일사불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9개월도 안돼 9·11 테러가 발생해 논쟁은 무의미해졌다.  그는 그날 아침 하원의원들과 미사일 방어망 예산 지원 방안을 논의하고 있었다. 펜타곤이 항공기 테러의 타깃이 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는 떠나지 않았다. 오히려 항공기 추락 지점을 찾았다. 그가 들것에 누군가를 눕히는 것을 돕는 모습이 CNN 카메라에 잡혔다. 그 뒤 청사 안에 들어가 공동 대응을 지휘했다.  나중에 기밀 해제된 메모에 따르면 벌써 그는 이 무렵에 오사마 빈 라덴 뿐만 아니라 후세인의 이라크를 공습으로 보복하겠다고 생각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달도 안된 10월 7일 미군은 알카에다와 탈레반 공습에 나섰다. 곧이어 지상 작전이 개시됐다. 그리고 이 전쟁을 채 마무리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갑자기 이라크를 침공했다. 그 역시 당시 메모에 “길고 어려운 진창”이 기다리고 있다고 적었는데 현재 아프간이나 이라크 상황은 그 예감이 틀리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두 차례나 사의를 표했는데도 변함없이 지지하던 부시 전 대통령은 재선된 뒤 아버지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이 럼즈펠드를 “버릇없는 녀석”이라고 표현하며 그가 아들의 대통령 직을 망친다고 말하더라며 사의를 받아들였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고인은 2011년 회고록에서 전쟁 관리에 최선을 다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몇 가지 발언에 문제가 있었으며 이라크에 더 많은 병력을 파병했어야 했다는 점을 실책으로 인정했다.  2013년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에롤 모리스가 그를 소재로 다큐멘터리 영화 ‘The Unknown Known’을 만들었다. 모리스는 로버트 S 맥나마라 전 국방장관처럼 냉전의 환상에 찌든 사람으로 생각하고 제작에 임했는데 럼즈펠드와 33시간 인터뷰를 한 결과 이라크전쟁이 왜 일어났는지에 대해 더욱 모르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루이스 캐럴의 고전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 중에 체셔 캣이란 등장인물을 만난 것처럼 혼란스러웠다고 비유했다.  모리스는 일간 뉴욕 타임스(NYT)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이 할배가 뭔가를 숨기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로 의심스러웠다. 이 할배는 완전 자기만족에 사로잡혀 있으며 그의 뒤에는 아무것도 없었다”고 갈파했다.
  • 나발니·우크라·美… 모두와 싸우는 푸틴 “레드라인 넘지 말라”

    나발니·우크라·美… 모두와 싸우는 푸틴 “레드라인 넘지 말라”

    “러 공격이 새 스포츠냐” 나토 제재 직격ICBM 등 과시 “비대칭적 대응” 으름장러 전역선 나발니 석방시위… 1500명 체포 “국내 장악력 약화 징후… 편집증적 행동”“레드라인(한계선)을 넘지 말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21일(현지시간) 연례 국정연설을 관통하는 한마디다. 21년째 러시아를 통치 중인 푸틴은 최근 부쩍 거세진 국내의 반정부 시위, 수위를 높여 가는 서방의 제재에 맞서 ‘레드라인’이란 거친 표현까지 써 가며 경고했다. 국내 인기는 떨어졌고 서방엔 ‘악당’ 취급을 받고 있지만, 여전히 러시아의 공권력을 완전히 통제하며 국내 시위와 서방의 경고를 힘으로 제압 중인 푸틴의 현주소를 드러내는 연설이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은 총평했다.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모스크바 시내 ‘마네슈 전시홀’에서 한 국정연설에서 푸틴은 밀림 생태계를 그린 영국 소설 ‘정글북’에 빗대 서방을 비난했다. 대러시아 제재를 강화하는 미국을 정글북의 호랑이인 시어칸으로, 역시 제재 수위를 높여 가는 미국의 동맹들을 시어칸에게 아첨하는 승냥이인 타바키로 칭했다. 시어칸은 정글북의 주인공인 인간 아이 모글리를 싫어해 온갖 음모를 꾸미는 악당이다. 푸틴은 “러시아에 대한 비우호적 행동을 멈추지 않으며, 일부 국가들은 아무런 이유 없이 러시아를 건드린다”면서 “누가 더 크게 떠드는지를 겨루는 새로운 종류의 스포츠처럼 됐다”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를 중심으로 한 일련의 제재를 직격했다. 이어지는 연설에서 푸틴은 러시아의 무력을 잔뜩 과시했다. 그는 전략폭격기·대륙간탄도미사일(ICBM)·핵잠수함을 포함하는 핵전력 현대화율이 올해 88%를 넘어서고 러시아의 차세대 ICBM인 사르맛, 극초음속 미사일 킨잘, 칼리브르 순항미사일로 무장한 군함이 순차적으로 배치될 것이라며 군사 관련 사항들을 열거한 뒤 러시아가 ‘비대칭적 대응’에 나설 수 있다고 경고했다. 푸틴은 “우리는 (교류의) 다리를 불태우고 싶지 않지만, 누군가가 우리의 선의를 무관심이나 나약함으로 받아들인다면 그는 러시아의 대응이 비대칭적이고 신속하며 단호한 것이 될 것임을 알아야 한다”라거나 “누구도 러시아를 상대로 이른바 ‘레드라인’을 넘으려는 생각을 갖지 않기를 바라며, 어디가 (레드라인의) 경계인지는 구체적 상황마다 우리가 직접 결정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푸틴은 이처럼 연설에서 20년 넘게 한결같은 ‘스트롱맨’(강한 지도자)의 모습을 여실히 드러냈다. 문제는 그가 언급한 ‘레드라인’이 너무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다는 점이다. 당장 이날 러시아 전역의 80여개 도시에선 야권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석방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진압 과정에서 체포된 인원만 1496명에 이를 정도의 대규모 저항 시위였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푸틴이 연설하는 동안 모스크바에서만 경찰 추산 6000명, 시위대 추산 6만명이 경찰의 봉쇄를 피해 광장을 옮겨 가며 시위에 나섰다. 푸틴이 러시아를 통치하던 기간 전례 없이 큰 규모로 벌어지는 최근의 시위들이 푸틴의 국내 장악력 약화 징후를 드러낸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서방의 제재 압박은 푸틴의 통제 범위를 더욱 벗어난 영역이다. 이달 초부터 러시아는 7년 동안 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의 국경 지역에 10만명 이상의 병력과 전투기를 집결시키는 중인데, 이에 대해 NYT는 최근 기사에서 “푸틴의 최근 행동은 그를 비판하는 이들과 외부 세계를 향한 편집증 같다”고 혹평했다. 2014년 크림반도 합병을 무력으로 이뤄 낸 러시아가 이 지역에서 추가로 얻을 군사적 실익이 크지 않은 데 비해, 2014년 합병도 승인하지 않고 있는 서방이 러시아를 제재할 추가 명분만 키우는 군사적 행동이 벌어지고 있어서다.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뒤 근처인 돈바스 지역에선 친러시아 주민들이 분리·독립을 선언, 지금까지 국지전이 이어지고 있는 상태다. 러시아의 2016년 미국 대선 개입 의혹이나 2014년 러시아가 배후로 지목된 체코 지역 무기고 폭발사건은 푸틴이 사실상 조사 대상이 된 사건들이다. 체코는 7년간의 조사 끝에 무기고 폭발사건을 러시아의 국가테러로 규정, 지난 17일 18명의 러시아 외교관을 스파이 혐의로 추방했다. 체코의 추방 조치 다음날 러시아도 모스크바 주재 체코대사관 직원 20명을 국외 추방하며 맞불을 놓았다. 그러나 러시아 개입 증거를 제시하는 체코에 대응하기 위해 푸틴이 쥔 카드는 관련 의혹을 부인하며 “체코가 선을 넘었다”고 분노하는 것 외에 많지 않은 형국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두 잠수함 반반 잘라 붙인다…佛 핵잠수함 합체 작업 이유는?

    두 잠수함 반반 잘라 붙인다…佛 핵잠수함 합체 작업 이유는?

    프랑스의 핵잠수함과 또다른 잠수함의 함체를 각각 반으로 절단해 한 대로 합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CNN 등 해외언론은 프랑스의 핵추진 공격 잠수함(SNA) 페를(Perle)호와 지난해 퇴역한 잠수함 사피르(Saphir)호의 합치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두 잠수함이 반으로 잘려 한 대로 합체되는 보기드문 작업이 진행 중인 이유는 지난해 잠수함 페를호가 심한 화재를 입었기 때문이다. 페를호는 지난해 6월 남부 지중해 연안의 툴롱 기지에 정박해있던 중 대형 화재를 입어 14시간 만에 가까스로 진화됐다. 이 화재로 잠수함의 앞 부분은 사용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피해를 입어 사실상 복구 불가 판정을 받았다. 새롭게 페를호의 앞 부분이 된 잠수함은 지난해 퇴역한 페를의 자매선인 사피르. 당초 프랑스 북서부 쉘부르 항에서 해체를 기다리고 있던 사피르는 다행히 앞 부분이 멀쩡하다는 판정을 받자 프랑스 해군은 두 잠수함을 반반 잘라 한대로 합치는 결정을 내렸다.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페를이 먼저 반으로 절단됐으며 뒤이어 3월에는 사피르도 절단됐다. 그리고 두 잠수함이 합체되는 용접이 현재 진행 중으로 수개월 내 작업이 완료될 예정이다. CNN 등 외신은 "새롭게 완성될 잠수함은 '페를'이라는 이름을 그대로 계승하며 승무원 70명을 위한 공간도 조금 늘어나 전체길이는 기존보다 1.4m 길어질 것"이라면서 "모든 테스트를 마치고 오는 2023년 취항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한편 지난 1993년 취역한 페를호는 최고수심 300m에서 작전할 수 있으며 핵추진항공모함 샤를 드골을 호위하거나 특수부대의 비밀 호송, 연안에서의 첩보활동에 특화한 핵 추진 공격잠수함이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탄도미사일 쐈지만…북미 ‘끝장대결’ 대신 ‘수위조절’

    탄도미사일 쐈지만…북미 ‘끝장대결’ 대신 ‘수위조절’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로 북미관계가 표면적으로는 긴장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양국 모두 신중한 모습을 보이며 수위를 조절하는 모습이다. 26일 북한은 전날 시행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보도하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불참했다고 알렸다.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대북 경고메시지를 내면서도 비핵화를 전제로 대북 외교 준비가 돼 있음을 밝혔다. 양국 모두 극강으로 치닫지 않고 여지를 남긴 것.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국방과학원이 3월 25일 새로 개발한 신형전술유도탄 시험발사를 진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날 오전 한미일이 포착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공식 확인한 발언이다.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에 해당하는 무력 도발이지만, 북한은 수위를 조절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 현장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이 단적인 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3월 전술유도무기 시범 사격에 참관했고 같은 달 4차례에 걸쳐 전선 장거리포병대 훈련과 포병부대 사격 대항 경기를 지도했지만, 이번 미사일 발사 현장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미국이나 남한에 대한 직접 언급도 없었다. 이날 시험발사를 지도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조선반도(한반도)에 존재하는 각종 군사적 위협”만 언급해 우회적으로 미국과 남측을 겨냥한 데 그쳤다. 오히려 북한 매체는 이날 미사일 시험발사의 한 배경으로 8차 당대회에서 목표로 내건 국방과학정책을 내세웠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이번 발사를 “노동당의 국방 구상에 따르는 전술무기체계 개발”이라며 국방기술력 강화와 당대회 결정에 따른 사항으로 한정지었다.김성배 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미사일 발사의 의미를 전략·기술·정치적으로 나눠 보면 가장 큰 것은 기술적 의미”라며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이 우리 군보다 떨어지는 부분은 고체연료 쪽이며, 수년 전부터 여기에 집중해 개발했으니 테스트 필요성이 있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대북 경고를 하면서도 신중한 태도를 견지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북한을 향해 “긴장 고조를 선택한다면 대응이 있을 것이다. 상응한 대응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면서도 “나는 또한 일정한 형태의 외교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이는 비핵화라는 최종 결과 위에 조건한 것이어야 한다”고 밝혔다. 유엔 안보리에도 북한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회의 소집을 요청했으나, 26일 열리는 것은 안보리 회의가 아닌 대북제재위 회의다. 지난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당시에는 유럽의 요구로 안보리 회의를 열었다. 대사급들이 직접 참석하는 안보리 공식회의에 비해 상대적으로 직위가 낮은 외교관이 모이는 제재위 회의의 무게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북미 신경전의 일환”…‘강대강’ 국면 가능성도 한미연합훈련과 미국의 인권 문제 압박 등으로 북한이 탄도미사일이라는 카드를 꺼냈지만, 곧장 ‘끝장대결’로 치닫는 것은 서로 꺼리면서 북미가 신경전을 벌이는 모양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이 한미연합훈련 중단하라고 했는데 진행됐고, 말레이시아의 북한인 미국 인도, 블링컨 국무장관의 인권 비판 등으로 북한이 존재감을 보여야 하는 상황”이라며 “북한의 ‘수세적 도발’이자 북미 신경전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탄도미사일 발사로 북한은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 과제 중 우선순위를 차지하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북한이 최상의 외교 정책 과제’라고 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발언을 인용하며 “이것이 바이든 대통령이 북한의 위기를 평가하는 방식이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그간 바이든 정부는 이란 핵문제와 기후변화, 동맹 회복 등을 주로 언급해와 북한이 정책과제 가운데 상대적으로 후순위에 속해왔다. 다만 미국의 대응이 북한의 도발에 불을 붙이면서 ’강대강‘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남아있다. 김 위원장은 8차 당대회에서 미국을 향해 ’선대선·강대강‘ 대응을 선언했고 최근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의 대미 담화를 통해서도 이를 재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당대회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은 물론 핵잠수함·수중발사핵전략무기 보유,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 개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 핵무기 소형화, 1만5000㎞ 사정권 내 타격 명중률 제고 등을 과업으로 내세웠다. 이를 빌미로 신무기 시험을 계속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정은, 北 미사일 발사 참관하지 않은 이유는? 대화 여지 남겼나

    김정은, 北 미사일 발사 참관하지 않은 이유는? 대화 여지 남겼나

    北, 바이든 첫 기자회견 전날 탄도미사일 발사 김정은, 참관 대신 평양 시찰...수위조절한 듯 바이든 “상응하는 대응 있을 것...외교 준비도” 유엔 제재 위반이지만 단거리...트럼프는 무시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25일 동해상에 전술핵무기인 개량형 이스칸데르(KN-23) 발사를 지시하면서 자신은 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았다. 26일 북한 조선중앙통신 보도에 따르면, 발사 현장을 지휘한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이 “시험발사의 성공적인 결과를 즉시 (김정은) 총비서께 보고 드렸다”고 한다. 이날 보도를 보면 김 위원장은 평양 시내 건설 예정인 주택단지를 시찰했다. 김 위원장은 미국 새 행정부를 향해 북한의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첫 도발을 감행하면서 왜 자신의 모습을 감췄을까.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수주 내 포괄적 대북정책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상황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건 미국의 새 행정부가 어떻게 나오는지 보겠다는 의도다. 발사 시점과 강도, 사거리 등에서 절묘하게 계산된 흔적이 보인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정한 제재 위반 수위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이지만, 미국을 직접 겨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 아닌 450㎞(북한은 600㎞ 주장)의 단거리 미사일인 이스칸데르를 택했다. 북한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인 2019년에도 이스칸데르를 네 차례 시험 발사한 적이 있으나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단거리 미사일에 대해선 크게 문제삼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도 그냥 넘어갈지 주목된다.결정적으로 김 위원장은 발사 장면에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미국과의 정면 대결은 피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과 지난해 시험 발사 땐 참관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만약 김정은이 참관했다면 미국에 대한 무력 시위를 본격화하는 것으로 볼 수 있었을 것”이라며 “통상적인 군사 훈련을 빙자해 적정 수준을 유지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25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의 첫 기자회견이 예정돼 있었던 만큼 발사 시점도 의도했다는 분석이 있지만, 북한 보도에서 직접적으로 미국이나 남한을 언급하지 않은 점도 정면 대결로 가지 않기 위한 여지를 남겨둔 것으로 읽힌다.바이든 대통령 역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는 점은 분명히 하면서도 외교 가능성을 닫지는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그들(북한)이 긴장 고조를 선택한다면 상응하는 대응이 있을 것”이라며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도 동시에 “나는 또한 일정한 형태의 외교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이는 비핵화라는 최종 결과 위에 조건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요청으로 26일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가 열리게 됐지만, 이 또한 대사급들이 참석하는 안보리 회의보다는 급이 낮다는 평가다.결국 어느 한쪽도 먼저 판을 깨거나, 먼저 양보하는 일 없이 팽팽한 신경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4월 중하순쯤 발표가 예상되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따라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이지만, 북한이 실질적으로 요구하고 있는 ‘적대시 정책 철회’의 구체적 내용이 담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강대강, 선대선 원칙에 입각해 미국의 대북정책에 따라 북한 역시 대응 수준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유엔 안보리에서 추가 제재가 나올 경우 바로 강대강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김 위원장이 지난 1월 당대회에서 ICBM과 SLBM 개발과 핵잠수함·수중발사핵전략무기 보유, 극초음속 활공비행 전투부 개발, 초대형 핵탄두 생산, 핵무기 소형화, 1만 5000㎞ 사정권 내 타격 명중률 제고 등 국방력 강화를 주요 과업으로 내세운 만큼 미국의 대북정책과 무관하게 신무기 개발과 시험이 계속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미 대화에 대한 희망이나 유연한 대북정책도 기대해 북한이 먼저 양보하거나 제안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북한은 우리의 미사일 방어체계 구축을 무력화하겠다는 점을 분명히하고 8차 당대회에서 계획한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기고] 안보 환경의 불확실성과 한국의 준비/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기고] 안보 환경의 불확실성과 한국의 준비/전재성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한미 방위비 분담 협상이 타결됐다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그러나 한미동맹이 더욱 굳건해질지, 한국의 안보상황이 더 나아질지 현재로서 단언하기가 매우 어렵다. 지금 아시아는 급속한 군비경쟁으로 빠져들고 있다. 미중을 비롯한 강대국들은 10년 후를 내다보고 군사력 우위를 점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한국은 어떠한 변화를 주시해야 하나. 첫째 미중 군사전략의 충돌이다. 중국은 현대화된 강군몽(强軍夢)을 실현해 미국을 일본 동쪽 해상에서 사이판, 인도네시아를 잇는 제2도련선 밖으로 밀어내는 전략을 추구한다. 미국은 여기에 육해공·사이버·우주 간 전영역합동작전으로 맞서면서 미군 배치도 조정하고자 한다. 주목할 점은 쿼드 국가인 일본, 호주, 인도를 축으로 한 동맹 강화와 역할분담이다. 한국은 향후 대중 견제의 동심원 구조에서 어떤 위치를 점할 것인가, 중국이 반접근·지역거부 전략을 실현하여 미국을 아시아에서 밀어낼 때 중국은 한국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둘째 북한이 지난 8차 당대회에서 공언한 전술핵무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초대형방사포, 다탄두미사일, 핵잠수함 등의 증강이 이뤄질 때 한국의 미래 억제체제를 어떻게 유지하는가 문제다. 핵미사일을 가진 북한에 대해 미국의 핵확장억지가 필수이지만 북한의 다양한 무기 개발로 새로운 도전을 안게 됐다. 2030년대를 향해 군비를 키우는 주변국들과 북한에 대해 이중 억제를 해야 하는 한국이 의미 있는 군사력을 갖추려면 지금 뭘 해야 하는가. 무엇보다 10년 후 어떠한 군사전략과 무기체계를 갖춰야 할지, 이를 바탕으로 어떠한 외교를 추진해야 할지 치열한 고민이 필요하다. 논쟁의 핵심인 경항공모함의 경우 완성예상연도인 2033년의 쓸모보다 현재 관점에서 국내정치화돼 있거나 각 군 간 경쟁에 매몰되거나 협소한 인식에 근거해 종합 평가를 결여하고 있다. 주변국 모두가 첨단 기술로 무장하고 미중을 축으로 치열한 동맹 다툼을 하는 상황을 고려하면 한반도에 집중돼 있는 현재의 계획은 오히려 부족할 따름이다. 육해공의 합동성, 한미의 연합성이 우리 국방의 주축이라면 아시아 지역에 대한 전략적 비전 속에 우리의 국방력을 효과적이면서도 고르게 높일 수 있는 노력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 세계 최강 미국 제친 중국 해군력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세계 최강 미국 제친 중국 해군력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중국 인민해방군의 해군력이 미국을 제쳤다. 세계 최대의 선박제조 능력을 갖춘 중국의 조선 산업에 힘입어 자연스레 해군력 증강으로 이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미국 해군정보국(ONI)에 따르면 중국 인민해방군이 보유한 전함은 지난 2015년 255척에서 2020년 말에 360척으로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불과 5년 만에 100척 이상 늘어나며 미국 해군이 보유한 전함보다 60척 정도 많은 수준이다. 더욱이 중국군 전함 보유량은 4년 뒤 2025년에는 400척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비해 미 해군은 장기적으로 355척까지 늘린다는 방침이지만, 국방예산 증액 난관 등의 이유로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상황이 이런 만큼 중국 해군력은 지난 20년 사이 3배 이상 커졌다며 중국은 양적인 면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해군력을 보유하게 됐다고 CNN방송이 미 해군과 해병대, 해안경비대 사령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등의 보고서를 비교·분석해 지난 6일 전했다. 중국은 2018년 선박 건조량 기준으로 세계 조선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다. 2위인 한국(25%)을 크게 앞섰다. 이 덕분에 중국은 평시 1년간 선박 건조량이 제2차 세계대전(1941~1945) 당시 미국의 선박 건조량의 4배에 이른다. 중국의 2019년 연간 선박 건조량은 2300만t에 이르며, 상선은 모두 3억t 이상을 건조했다. 반면 미국은 2차 대전 당시 연간 선박 건조량 1850만t으로 정점을 찍었고, 종전 시 상선 보유량은 3900만t 수준이었다. 미국 워싱턴 소재 싱크탱크인 신미국안보센터(CNAS) 토머스 슈가트 선임연구원은 “해군 함정 건조 능력과 보유 능력에서 볼 때 중국 해군은 이미 세계적 수준이며 성장이 계속된다면 아마도 세계 최강의 해군력을 보유하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중국의 막강한 선박건조 능력은 자연스럽게 해군력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전쟁이나 분쟁 상황에서 막강한 선박건조 능력은 해군력의 핵심요인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중국의 일부 해군 전력은 미국이나 다른 해군 강국들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능가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분석된다. 앤드루 에릭슨 미 해군대학 교수는 “중국군은 자국 조선업에서 공급받는 물량에 더해 점점 더 정교하고 성능 좋은 전함들을 건조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함정 규모만 늘어난 게 아니라 내용도 실속이 있다. 2005년 중국 해군의 전투함은 216척에 불과했다. 그 사이 한 척도 없었던 항공모함은 2척을 보유하고 있다. 한 척밖에 없었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핵추진 전략잠수함은 4척이 됐다. 중국산 이지스 레이더를 장착한 052D형 구축함은 25척에 이른다. 3~4년 뒤 40척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중국이 10년 내 전함 65척을 추가로 건조할 것”이라면서 전함을 급속히 늘리는 속도전에 우려했다. 중국은 해군뿐만 아니라 해경 경비함도 2017년 185척에서 지난해 255척으로 70척이나 증가시켰다. 중국은 세계 최대 해군력을 보유한 가운데 전투함과 잠수함, 항공모함, 강습상륙함, 전략 핵잠수함, 연안초계함, 쇄빙선 등을 놀라운 속도로 건조하고 있다. 병력 수천 명을 한꺼번에 상륙시킬 수 있는 공격용 강습상륙함과 최신형 구축함 등은 미국이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대형 구축함 055형은 미국의 ‘티콘데로가급’ 순양함보다 성능이 우수하며 수천 명의 병사들을 외국 해안에 상륙시킬 수 있는 수륙양용 공격선도 미국의 동급 장비보다 성능이 뛰어나다는 관측마저 나온다.중국은 이를 기반으로 상륙작전 능력을 가파르게 증강시키고 있다. 실제로 아시아 최대 규모의 강습상륙함을 2척이나 보유하고 있다. ‘075형’ 강습상륙함으로 불리는 이 함정은 만재 배수량이 4만t에 이른다. 미국의 와스프 강습상륙함과 같은 규모다. 이 강습상륙함은 헬리콥터 20여 대를 탑재하고 수륙양용 전차와 장갑차, 수백 명의 병력 등을 태울 수 있다. 여기에다 강력한 자체 방어시스템을 갖춰 근거리 방공미사일인 훙치(紅旗)-10과 근거리 방공포를 1분에 1만 발 사격할 수 있다. 075형 강습상륙함은 모두 상하이의 후둥(?東)중화조선소에서 건조됐다. 중국이 강습상륙함 운용에 집중하는 것은 대만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고 남중국해와 댜오위다오(釣魚島·일본명 센카쿠열도)의 영유권 분쟁에 공세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다. 강습상륙함은 대규모 병력의 상륙작전에 반드시 필요하고 적의 지상군과 함정을 헬리콥터를 이륙시켜 공격할 수 있다. 중국은 미국처럼 수직 이착륙기를 보유하지 못해 전투력은 떨어지지만 강습상륙함이 중국군의 상륙전 능력을 향상시키고 때로는 항공모함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특히 중국 상하이 창싱다오(長興島)의 장난(江南)창싱조선소에서는 2척의 ‘002형’ 항공모함을 건조하고 있다. 그중 지난 1월 군사전문매체 ‘병공과기(兵工科技)’에서 모습을 드러낸 3번 항모는 현재 블록 조립작업 중으로 전반적인 골격은 잡혀 마무리 건조 단계에 들어섰다. 이르면 올해 말에 진수해 2024년 말에 전력화될 예정이다. 002형 항모는 중국이 운용 중인 ‘랴오닝(遼寧)함’이나 ‘산둥(山東)함’과는 차원이 다르다. 랴오닝함과 산둥함은 옛소련의 항모 제조기술을 적용해 제조했다. 함재기를 증기식으로 사출해 스키점프를 하듯 이륙시킨다.그러나 002형 항모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전자식 사출장치가 장착된다. 중국이 옛소련의 항모 제조 수준을 뛰어넘는 것이다. 현재 마무리 건조 중인 3번 항모는 길이가 320m 안팎으로 미국 CV-63 키티호크함과 비슷하다. 항모의 만재 배수량은 8만~8만 5000만t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큰 규모다. 3번 항모는 향후 하이난다오(海南島) 싼야(三亞)를 모항으로 할 것이 유력하다. 중국은 싼야에 3번 항모를 수용할 수 있는 도크를 건설 중이다. 이 도크 부근에는 별도의 잠수함 기지가 있어 잠수함으로 항모 편대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건조 중인 또다른 002형 항모까지 2030년에 전력화되면 중국은 최소 4개 항모 전단을 갖추게 된다. 중국의 ‘대양 해군’이라는 오랜 꿈이 실현되는 것이다. 중국의 해군력이 미국에 양적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여전히 미 해군에 크게 못 미친다는 게 군사전문가들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일단 해군 장병의 숫자에서 중국 해군(25만명)은 미 해군(33만명)을 따라가지 못한다. 배수량이 큰 구축함이나 순양함 등 위력적인 전투함의 보유량도 미 해군이 압도적으로 많다. 미 해군의 공격 잠수함 50척은 전부 핵 추진으로 가동해 작전 범위가 매우 넓지만 중국은 공격잠수함 62척 가운데 7척만 핵 추진 방식이다. 미국이 해상 미사일 발사대가 9000기에 이르는데 중국은 1000기에 불과하다. 대양 해군의 상징과도 같은 항모전단의 규모와 작전 능력도 미국에 족탈불급(足奪不及)이다. 중국군이 운용하는 항모는 2척으로 모두 핵 추진이 아닌 재래식에 오래된 소련제 디자인을 기반으로 건조된 탓에 작전 반경이 좁고 함재기 운용 능력도 미 해군 항모전단에 비할 바가 아니다. 중국 항모는 재급유를 하지 않을 경우 작전 기간이 채 일주일도 안 돼 원양에선 작전이 불가능하고 남중국해용이라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미 해군은 현재 11척의 항모를 운용하는데 항모 한 척의 전투력이 대개 한 나라 전체의 공군력보다도 더 강력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중국은 향후 원자로를 갖춘 핵 추진 방식에 전자식 사출장치를 갖춘 신형 항모 건조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대양에서 작전하는 미 해군 항모전단의 위력적인 이미지는 중국군이 항상 바라던 것이라고 CNN은 지적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전쟁 알리는 신호탄 美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전쟁 알리는 신호탄 美 순항미사일 ‘토마호크’

    토마호크(Tomahawk)는 미국이 만든 순항미사일로 ‘전쟁을 알리는 신호탄’이란 별칭을 가지고 있다. 토마호크라는 이름은 아메리카 인디언이 사용하던 전투용 도끼에서 유래되었다. 미국이 군사개입을 하거나 전쟁을 할 때면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개전 초기 적의 중요 목표물을 타격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 지난 1983년부터 미 해군에 전력화 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걸프전쟁이 발발하고, 다국적군의 공습이 시작된 1991년 1월 17일(현지시각) 미 해군 구축함에서 처음으로 실전에서 발사되었다. 걸프전쟁 당시 발사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총 288발. 12척의 미 해군 핵잠수함과 276척의 수상전투함에서 발사된 이들 미사일들은 이라크 군의 중요 군사시설을 족집게 타격했고 이라크의 항복을 앞당겼다. 걸프전쟁부터 2018년까지 미국이 전쟁 혹은 군사개입을 할 때 사용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2100여 발로 알려진다.그렇다면 미국은 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선호할까? 일단 전투기를 이용한 공습에 비해 인명손실의 걱정이 없다. 또한 최신형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의 경우 한화로 16억 원 정도로 전투기를 이용한 공습에 비해 가성비가 뛰어나다. 이밖에 마음만 먹으면 단시간 내에 사용이 가능한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냉전시절 소련을 공격하기 위해 만들어진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당시 다른 순항미사일들과 달리 정밀한 유도장치를 장착했다. 털컴(TERCOM)으로 불리는 지형 대응 유도 방식과 디에스멕(DSMAC) 즉 디지털 영상 대조 유도 장치가 그것이다.지형 대응 유도 방식은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에 장착된 전파 고도계로 비행하는 지역의 고도를 측정하여, 미리 입력된 경로의 디지털 고도 정보와 비교하면서 비행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의 장점은 순항미사일이 저공비행을 할 수 있어, 적의 레이더에 발견될 확률이 적다는 점이다. 디지털 영상 대조 유도 장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에 장착된 카메라로 목표 지역을 촬영한 후, 미리 입력된 이미지와 대조하여 미사일을 유도하는 장치다. 특히 이 장치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정확하게 목표물에 명중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러한 유도장치들 덕에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최대 3~10m의 정확도를 가진다. 최신형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블록4(Block IV)의 경우 털컴과 디에스맥에 더해 데이터링크 장치를 탑재해 미사일이 비행 도중에도 목표물을 바꿔 공격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장착된 카메라를 통해 전투피해평가 즉 목표물에 정확하게 명중했는지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여기에 더해 최근에는 적 함선을 공격할 수 있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블록4a와 탑재된 탄두의 관통 및 파편효과를 높인 지상 공격에 특화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블록4b도 개발되고 있다. 이밖에 미 육군도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미국이 지난 2019년 중거리핵전력조약을 탈퇴하면서, 미 육군은 중국과 러시아간의 중거리 미사일 전력 차이를 메우기 위해 지상 발사형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의 도입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1980년대 미 공군도 유럽에서 소련과의 중거리 핵미사일 경쟁 때문에 핵탄두를 탑재한 지상 발사형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인 그리폰(Gryphon)을 운용한 바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英여군 이중생활… 핵잠수함에서 음란물 촬영

    英여군 이중생활… 핵잠수함에서 음란물 촬영

    영국의 여성 해군 장교가 핵잠수함 기지에서 음란물을 촬영하다가 적발됐다. 8일(현지시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해군 소속 클레어 젠킨스(29) 중위는 같은 해군인 남자친구가 촬영해준 노출 사진과 영상 등을 유료 성인 웹사이트에 올려 돈을 벌고 있었다. 사실을 알게 된 당국은 즉시 조사를 명령했다. 수사관에 따르면 젠킨스의 사진 중 상당수가 핵잠수함인 ‘HMNB 클라이드호’에서 촬영됐다. 해군 관계자들은 핵잠수함에서 촬영하는 것은 “보안에 위험을 가할 수 있다. 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해당 사안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밝혔다. 다만 “(젠킨스 중위가) 우리의 가치와 기준에 따라 행동하지 않는다면 주저하지 않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젠킨스 중위는 상사에게 자신이 한 모든 행위를 인정했지만 “개인 시간에 한 일”이라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매달 약 1만6000원 정도를 내고 구독하는 성인 웹사이트 ‘온리팬즈’에 ‘캘리 테일러’라는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그는 프로필에 “나는 개구쟁이처럼 굴고 파란만장하게 지내는 것을 좋아한다. 이런 면이 가끔 나를 곤란하게 하기도 하지만, 나는 이 일로 굉장한 흥분감을 얻는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불침항모론’ 넘어선 ‘한국형 항모’…어떻게 부활했나

    ‘불침항모론’ 넘어선 ‘한국형 항모’…어떻게 부활했나

    1997년 나왔던 불침항모론에 부딪혀올해 항모 예산 101억→1억으로 삭감 해군 “최소한의 억지력은 보유해야비행장 전투기는 지원에 시간 걸려”6·25 전쟁의 경험 등 들어 합참 설득타당성 분석 후 내년 설계 진행될 듯1997년 3월. 해군이 일본과 대등한 군사력을 갖추기 위해 야심 차게 준비했던 ‘한국형 항공모함’ 도입 계획은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의 반대에 직면했습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당시 한국의 해군 전력이 일본의 10%에 불과하다는 점을 들어 2만t급 경항모와 6척의 구축함으로 이뤄진 항모전단을 꾸리도록 지시했습니다. 합참 등이 항모 건조를 반대한 표면적인 이유는 “주변국의 군비증강을 야기해 지역 안보를 위험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군 수뇌부의 다른 속내도 있었습니다. 육군 중심의 합참은 “당장 북한에 대응하는 쪽에 군사력 건설을 집중해야 한다”며 항모 건조를 강력 반대했습니다. 그때 나온 것이 ‘한반도 불침항모론’입니다. ●23년 전 등장한 ‘불침항모론’ 또 발목 반면 중국과 일본은 주변국의 반대에도 차근차근 항모 건조 계획을 진행시켰습니다. 특히 중국은 랴오닝함과 산둥함 등 2척의 항공모함을 만들었고 3번함 건조를 준비 중입니다. 이는 과거 미국에 쏠렸던 태평양의 힘의 균형추가 움직이도록 했습니다. 중국은 미국과 대등한 군사력을 확보하기 위해 4개 항모전단을 건설할 방침입니다.지난달 11일 국회 국방위원회 예산심사 소위. 야당은 한국형 항모 설계비 101억원 대신 공고 착수금 10억원만 확보해 달라는 해군과 방위사업청의 요청을 강하게 반대했습니다. “유지비는 비싼데 북한 위협에 소용이 없다”, “한반도는 불침항모”라는 논리가 나왔습니다. 23년이 지났지만 논쟁은 제자리였습니다. 심지어 “해군 장교들이 태평양전쟁의 일본이나 미국처럼 항모 위에서 선글라스를 끼고 낙조를 바라보는 로맨틱한 기분은 느낄지 몰라도 우리 안보 현실에는 별로 필요 없다”는 극한 표현까지 나왔습니다. 해군 내부는 충격에 휩싸였습니다. 여당 내부에서도 일부 반대 여론이 나와 결국 올해 항모 예산은 1억원으로 쪼그라들었습니다. 그런데 반전이 있었습니다. 합참은 지난달 30일 합동참모회의를 갖고 한국형 항모 건조 사업에 대해 소요(연구개발 또는 구매) 결정을 내렸습니다. 군 수뇌부는 경항모로 추진하는 한국형 항모에 대해 ‘안보 위협에 대응한 미래 합동전력’으로 평가하고 사업 추진을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2021~2025년 국방중기계획에 한국형 항모 건조사업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올해 방위사업청은 사업 타당성 분석을, 해군은 항모 건조와 함재기인 F35B 도입에 대한 세부 계획을 준비하게 됩니다. 사업이 정상적으로 추진되면 내년에 기본설계가 진행됩니다.●‘공중 재무장 불가능’ 한계 넘을 미래 전력 해군은 23년 전과 달리 어떻게 합참을 설득했을까. 해군은 예산 전액 삭감이라는 충격에도 차분하게 ‘율곡 이이’와 ‘서애 류성룡’을 거론했다고 합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율곡 이이는 1592년 임진왜란 전 ‘10만 양병설’을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나라가 이렇게 평화로운데 무슨 전쟁이냐”는 비난이 쏟아졌습니다. 왜군을 물리치는 데 큰 역할을 한 류성룡은 ‘징비록’을 통해 “미리 전쟁을 막지 못한 것을 반성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중국과 일본의 해군력은 이미 우리를 한참 앞선 상황입니다. 해군 수뇌부는 “주변 강대국 수준까지는 도달하기 어렵지만, 최소한의 억지력은 보유해야 한다”고 호소했습니다. 20년 넘게 항모 건조 반대논리로 사용된 ‘한반도 불침항모론’도 적극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6·25전쟁에서의 경험이 주요 반박 근거였습니다. 전쟁 초기 남한에서의 비행장 운용은 사실상 불가능해졌고 일본에서 미 공군 전투기들이 출격했습니다. 하지만 대한해협을 넘어 1시간 넘게 날아온 전투기들의 작전시간은 15분에 불과했습니다. 반면 미 해군 항모에서 출격한 전투기들은 불과 5~10분 만에 지상군 지원이 가능했습니다.F15K의 작전시간은 독도 상공기준 30분, 이어도 20분입니다. KF16은 각각 10분과 5분에 불과합니다. 공중급유기 도입으로 F15K의 독도 상공 작전시간이 90분 정도로 늘어났고 최신 전투기 F35A 도입도 이뤄졌지만 여전히 ‘공중 재무장’은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것을 대체할 수 있는 미래 전력이 항공모함이라고 해군은 주장했습니다. 놀라운 사실은 일본도 이미 1980년대에 ‘불침항모론’ 논쟁을 벌였다는 점입니다. 그러다 경항모 도입을 선언하며 방향을 선회했습니다. 일본은 지난해 방위백서에 “끊임없는 제공권 우세를 확보하기 위해 유연성이 필요하다”며 “국토가 협소해 활용할 수 있는 활주로에 한계가 있는 일본의 특성을 고려하면 단거리 이착륙 및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전투기 운용은 그 유연성을 높인다”고 썼습니다.●“태국도 이미 경항모 보유… 건조비 분산” 정치권 등에선 차라리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하라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그러나 핵잠은 한미 원자력협정이 선결 조건이고 경항모와는 작전 성격이 다르다고 해군은 설명합니다. 전차와 자주포의 성격이 다르듯 핵잠과 항모는 목표가 전혀 다른데 섞어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겁니다. 특히 항모는 존재 자체로 전쟁 억지력과 외교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해군의 설명입니다. 해군은 합참에 7만t급 이상 중형 항모 건조에 대해선 부정적인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른바 ‘가성비’가 맞지 않다는 겁니다. 이런 점 때문에 대형 항모를 갖춘 미국조차 향후 6척의 경항모를 추가로 건조할 계획이라는 점을 사례로 들었다고 합니다. 반대로 우리 국력에 경항모를 갖추는 것은 낭비가 아니냐는 지적도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보다 군사력이나 경제력이 낮다고 여겨지는 이탈리아, 브라질, 태국 등이 이미 경항모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해군은 합참에 “항모 건조에는 10년이 넘게 소요되기 때문에 건조비를 분산시키면 국방재원 내에서 충분히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적극 설명했다고 합니다. 과거 이지스 구축함조차 비용 문제를 거론하며 추가 건조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떤가요. 한국형 항모 사업이 이번 합참의 결정으로 큰 탄력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바이든 미 대통령 시대, 미 핵전력 현대화 사업 어떻게 될까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바이든 미 대통령 시대, 미 핵전력 현대화 사업 어떻게 될까

    조 바이든이 1월 20일(현지시간) 새로운 미 대통령으로 취임하면서, 향후 미군의 핵전력 현대화 사업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특히 미 대통령은 다른 나라 국가원수와 달리 미군의 핵무기 통제체계가 담긴 일명 ‘핵가방’을 대동하고 움직인다. 이 때문에 핵가방은 특히 미 대통령이 새로 취임할 때마다 관심의 대상이 된다. 2020년 기준 미국은 5800여 발의 핵탄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800여 발은 사용 가능한 상태이며 2000여 발은 퇴역 후 보관 중이거나 해체 중이다. 핵탄두 숫자로만 보면 6300여 발을 보유한 러시아가 단연 세계 1위이다. 그러나 바로 사용이 가능한 즉 배치된 핵탄두의 수는 미국이 1천370여 발로 러시아의 1320여 발보다 수십 여 발이 앞서는 상황이다. 지난 2009년 1월부터 2017년 1월까지 집권했던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경우 ‘핵 없는 세상’ 비전을 제시하며 핵무기 감축정책을 실시했다.이 때문에 2010년부터 2013년까지 해상 및 수중에서 발사가 가능한 핵탄두를 탑재한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미 해군에서 퇴역하게 된다. 하지만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핵 없는 세상은 폐기되었고, 중국과 러시아의 핵 위협에 대비하기 위해 냉전시절에 버금가는 핵전력 현대화 사업이 진행되었다. 2018년 2월 트럼프 행정부는 핵 태세 보고서를 통해 전략 핵무기 3대 축인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략핵잠수함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전략폭격기를 현대화하고 저위력 핵무기 개발을 공표했다. 이와 함께 오바마 행정부 시절 퇴역이 고려되었던 B83 핵폭탄도 대체무기가 나올 때까지 계속 유지하는 것으로 결정되었다. B83 핵폭탄은 미 공군의 전투기 및 전략폭격기에서 운용이 가능한 핵폭탄으로 최대 위력이 1.2메가톤에 달한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히로시마에 투하된 리틀보이원자폭탄의 위력이 15킬로톤인 것을 감안한다며 80배에 달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미군이 보유한 개별 핵무기로는 가장 센 파괴력을 자랑한다.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1조 2000억 달러(약 1320조원)를 들여, 미니트맨 III를 대체할 대륙간탄도미사일인 GBSD(Ground Based Strategic Deterrent)를 비롯해 각종 신형 핵무기의 개발과 도입 계획을 진행했다.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이들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하다. 특히 바이든 미 대통령은 후보 시절 핵무기에 대한 과도한 지출을 줄이겠다고 공약했으며, 잠수함발사순항미사일을 포함한 해상에 배치되는 새로운 핵무기를 개발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을 비판한 바 있다.이와 함께 보류되었던 B83 핵폭탄의 퇴역도 다시 제기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저위력 핵무기 즉 20킬로톤 미만의 폭발력을 가진 핵무기의 개발은 바이든 행정부에서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황성기 칼럼] 비건 실패가 북미 원점이다

    [황성기 칼럼] 비건 실패가 북미 원점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플루토늄·우라늄 농축 시설의 폐기와 파기를 약속했다. 위치는 영변 등이다. 미국은 북미 양측에 신뢰를 가져올 많은 행동을 실행할 준비와 싱가포르 약속을 동시적·병행적으로 지킬 준비가 돼 있다. 비핵화 전까지 대북 제재 완화는 없다. 다만 북한이 모든 것을 다 하기 전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겠다는 얘기는 아니다. 비핵화 최종 단계 전에 북한이 대량살상무기(WMD)와 미사일 프로그램 모두를 신고하고 이들의 제거·파괴를 보증해야 한다.”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에서 물러난 스티븐 비건이 2019년 1월 스탠퍼드대학에서 한 발언이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역사적 합의를 기대하며 카운터파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을 압박하던 비건의 이 발언은 북한 비핵화를 다루는 미국의 가이드라인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로 교체됐다고 해서 북핵에 접근하는 미국 정책이 ‘비건 연설’을 벗어나 축소되거나 확대될 일은 없을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했다. 의사당 난입과 트럼프 탄핵으로 집약되는 미국 분열의 수습과 치유는 정치 인생 50년 바이든에게 마지막 도전이 될 것이다. 바이든 정권의 외교에서 중국, 중동에 이어 후순위로 밀릴 것이라 예측하지만 북한 또한 바이든에게 던져진 작지 않은 숙제다. 버락 오마바 시대와 달리 북한 핵·미사일은 양적·질적 진화를 거듭해 코 묻은 장난감이라 무시할 수준을 넘어섰다. 북한은 8차 당대회에서 ‘당하면 때린다’는 보복에서 ‘먼저 때린다’는 선제공격으로 군사의 개념도 전환했다. 남한에는 “강위력한 국방력에 의거한 조국통일”을, 바이든에는 선제공격용 핵잠수함 개발을 내밀었다. 북한이 변할 때까지 대화하지 않는다는 미국식 전략적 인내, 반대로 미국이 ‘행동 대 행동’으로 협상 방식을 바꿀 때까지 대화에 응하지 않는다는 북한식 전략적 인내 모두 구시대 유산이 된 것은 자명하다. 트럼프 4년을 보면서 바이든 임기 내 북핵이 해결될 것이란 꿈은 조금 더 멀어진 듯하다. 3대에 걸쳐 사회주의 체제와 정권 유지의 수단으로 키워 ‘핵보유국’을 자랑하는 총비서 김정은 위원장이 쉽게 내려놓지 않을 것임을 두 차례 북미 정상회담은 충분히 보여 줬다. 하지만 목표 없는 ‘비전략적 방치’는 핵·미사일 능력 증강, 그에 비례할 북한 경제의 피폐를 초래해 세계 안보에 큰 위협으로 작용할 것이다. 바이든 정권의 외교안보 풀, 특히 대북 인재의 스펙트럼은 다양하다. 오바마 정권 전부터 관여한 원로 등 대북협상 지지 그룹부터 강경파까지 바이든이 어떤 비핵화 접근을 쓰느냐에 따라 골라 쓸 수 있는 사람은 널렸다. 다만 트럼프 때처럼 정권 출범 첫해 극한 대결로 시간을 낭비하고 이듬해 가서야 북한과의 대화에 나선다면 북한의 핵능력만 키우는 일이 될 게 뻔하다. 대북특별대표를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겸임하든 별도로 선임하든 최선희 등 미 민주당, 공화당 정권을 두루 겪어 본 북한 외무성 베테랑과의 상견례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대북 정책의 재검토도 질질 끌 이유가 없다. 상반기 내로 끝내고 대화와 협상에 들어가야 한다. 북의 인내심이 바닥나면 파국은 그만큼 빨리 온다. 하노이 회담 실패의 자책점은 북미 모두에 있다. 미국 쪽 실책이라면 북미 정상회담 하나로 노벨평화상을 노리고 보텀업(상향식)을 경시했던 트럼프의 장삿속이 크다. 착실한 실무급 협상으로 토대를 쌓지 않으면 어설픈 톱다운(하향식) 하나로 승부 나지 않을 정도로 북핵은 고차원이다. 트럼프 실패를 청산하겠다고 바이든이 클린턴, 오바마 정권의 차관보급 대북 협상에서 실무 교섭을 끝내고 마지막 단계에 이르러 정상회담에 맡기는 방식을 생각하고 있다면 오산이다. 톱다운과 보텀업의 배합이 답이다. 그나마 바이든이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아 다행스럽다. 하노이의 실패는 대북특별대표였던 비건의 실패와 동의어다. 북한에 밝은 민주당 정부라 해서 대북 협상에서 용뺄 재주는 없다. 비건 실패를 원점 삼아 북한의 전략무기가 더 고도화하기 전에 비핵화 입구에 들어서야 한다. 북한이 8차 당대회에서 다시 강조한 ‘미국의 적대정책 철회 요구’를 입버릇이라 흘려듣지 말고 주목했으면 한다. 신뢰 구축 조치로 북한에 먼저 다가설 것을 권한다. 미중 대립이 격화되면 될수록 중국으로 기울 북한의 핵 해결은 점점 어려워진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marry04@seoul.co.kr
  • 이종배 “대통령 기자회견에 국민 경악… ‘아동 상품 취급’ 직접 사과해야”

    이종배 “대통령 기자회견에 국민 경악… ‘아동 상품 취급’ 직접 사과해야”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전날 신년 기자회견에 대해 “모든 답변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을 만큼 실망스럽다”고 비판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문 대통령이) 또 다시 무책임한 모습을 보여줬다. 국정운영에 대해서는 아전인수와 표리부동으로 일관했고, 사회현안에 대해서는 민심과 동떨어진 답변으로 국민들은 답답함을 느꼈고 경악하기도 했다”고 총평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부동산 문제 관련 답변부터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은 부동산 안정화를 성공하지 못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그 원인을 세대수 급증, 유동성, 저금리 등 외부요인으로 돌리면서 정부의 실패를 애써 부정하는 데만 초점을 맞췄다”며 “또한 24번의 실패한 정책은 그대로 둔 채 ‘국민의 불안을 일거에 해소하겠다’는 대통령의 단순한 발생이 또 다른 부동산 시장 혼란을 초래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코로나 백신 대책과 관련해선 “대통령이 2~3월 공급이 예상된다고 한 코벡스 물량은 사실관계 자체가 잘못된 것으로 보인다”며 “(코벡스) 백신 지급의 우선순위가 개발도상국에 있고 현재 배분 계획도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아스트라제네카가 첫 공급백신이 될 것이라고 발표해온 정부의 백신 접종 로드맵에 정면 배치된다”고 덧붙였다.대북 문제에 대해선 “외신기자조차 대통령의 북한 짝사랑 한계를 지적하는 질문에서 핵잠수함 설계를 공식화한 북한을 향해서 ‘비핵화 의지가 분명히 있다’고 주장하는 대통령의 ‘북한 바라기’가 국제 외톨이로 전락되지 않을까 우려스렵다”고 했다. 이 정책위의장은 전날 논란 끝에 청와대 해명까지 나온 문 대통령의 입양제도 개선 방안 언급도 질타했다. 그는 “대통령은 ‘정인이 사건’의 해법으로 입양으로 취소하거나 아동을 바꾸는 방법을 제시했다. 국민 모두의 귀를 의심케 하는 비상식적인 발언”이라며 “아동을 상품 취급한 발언에 대해 국민 앞에 직접 해명하고 사과하시라”고 촉구했다.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과 관련해선 “명백한 2차 피해가 가해졌음에도 ‘2차 피해가 주장되는 상황’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사실상 2차 피해를 가했다”며 “대통령 발언은 피해 기준을 내 편 네 편으로 삼는 민주당식 사고체계와 다를 바 없다”고 비판했다. 또 더불어민주당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추천을 가능케한 당헌 개정을 ‘존중한다’고 한 대통령 답변에 대해선 “피해자의 고통에는 공감하지 못하면서 당원의 선택에는 공감하는 이중잣대”라고 말했다. ※더 자세한 이야기는 영상을 통해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유엔·EU “北, 외교적 노력 저해하는 모든 행위 중단해야”

    유엔·EU “北, 외교적 노력 저해하는 모든 행위 중단해야”

    북한이 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전술핵무기 개발과 신형 핵잠수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이에 대해 유엔과 유럽연합(EU)이 “외교적 노력을 저해하는 모든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2일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유엔 사무총장 대변인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대회에서 한 핵무기와 관련 발언에 대해 “유엔 사무총장은 지속해서 한반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유엔 측은 “(북한 등) 관련국들은 외교적 대화를 재개하고, (대화를 위한) 노력을 저해하는 행동을 삼갈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유엔 체계는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와 완전하고 검증가능한 비핵화를 위한 노력을 지지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강조했다. 피터 스타노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담당 대변인도 RFA에 “유럽연합은 한반도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북한은 긴장을 조성하고 상황을 불안정하게 하며 외교적 노력을 저해하는 어떠한 행동도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변인은 “유럽연합은 북한이 모든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기대한다”면서 “핵무기 없는 한반도에서 신뢰를 구축하고 영속적인 평화와 안보를 수립하기 위한 지속적인 외교적 과정에 북한이 다시 관여하는 조치를 취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한 “유럽연합은 여전히 북한의 핵무기와 다른 대량살상무기, 모든 범위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라는 목표에 전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유럽연합은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완전히 이행해 북한에 자국의 이익이 유엔 안보리 결의 준수에 있음을 보여줄 것을 촉구한다”며 “EU는 협력국과 협의해 한반도의 평화적인 비핵화를 촉진하고 지속가능한 평화를 구축하기 위한 향후 외교적 노력을 지지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덧붙였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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