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핵잠수함 바렌츠해 침몰
116명을 태운 러시아 북해함대 소속 최신예 전략핵잠수함 쿠르스크호가 13일 오후 1시(현지시간) 노르웨이 인근 바렌츠해에서 침몰,북극해 일대를 일순 핵공포에 빠뜨렸다.
쿠르스크호는 이날 4박5일간의 북해함대 훈련 마지막날 일정에 참여중 사고를 당했으며 이 소식은 하루가 지난 14일에야 뒤늦게 발표됐다.이고리 세르게예프 국방장관은 러시아 해군이 15일 밤 10시부터승무원들의 구출작전을 개시했다고 밝혔다.그는 인테르팍스통신과의회견에서 사고해역의 폭풍이 가라앉으면서 구출작전이 시작됐다고 말했으나 어떤 방식의 구출작전인지,사상자가 있는지 여부는 당장 확인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사고함정] 영국 군사전문지 제인연감은 나토 분류기준으로 오스카Ⅱ급에 해당되는 이 잠수함 정원을 107명으로 못박고 있으나 러시아언론들은 최대 130명까지 탑승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고르 디갈로 러시아 해군 공보실장은 사고함정에 핵무기가 탑재돼있지 않고 원자로 두대도 곧바로 가동을 중단, 방사능 누출 가능성은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89년 러시아 방사능 함정의 침몰로 이미 한차례 홍역을 치렀던 노르웨이 해군은 장기적으로 이번 사고의 방사능누출 위험도가 당시보다 더 높을수도 있다고 판단, 초비상 경계태세에 돌입했다.
[엇갈리는 사고원인] 블라디미르 쿠로예도프 해군 사령관은 “잠수함이 대규모 충돌로 침몰했다”면서 “무엇과 충돌했는지는 확인할수없다”고 발표했다.인테르팍스 통신은 외국 잠수함과의 충돌 가능성을 제기했으며,미 국방부는 당시 사고해역에서 미 해군 정찰함이 임무수행중이었다고 확인해줬으나 사고와의 관련성은 부인했다.그러나초기 침몰원인 조사에 참여했던 일부 전문가들은 잠수함 뱃머리 부분의 폭발로 어뢰실이 침수되면서 침몰했을 가능성을 배제할수 없다고주장,당국 발표에 의문이 제기돼고 있다.
[구조작업 전망] 전문가들은 주엔진인 원자로가 파손됐을 경우 승무원들이 최대 48시간밖에 버틸 수 없을 것이라면서 외부 함정으로부터의 산소 및 전력 공급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특히 기술적 어려움 등으로 사고 함정 인양이 늦어질 경우 북극해 환경에 치명적인 재앙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역대 러시아 핵잠수함 사고 일지.
●1970년 3월 스페인 연안 대서양서 잠수함 1척 실종.승무원 88명사망.
●1980년 8월21일 ‘에코 Ⅰ호(號)’ 일본 오키나와(沖繩)섬 인근서화재.9명 사망,50명 부상.
●1983년 6월 승무원 90명 태운 잠수함,캄차카반도 연안 태평양서 침몰.
●1989년 4월7일 노르웨이 500㎞앞 공해서 ‘콤소멜츠’호 폭발 후침몰.42명 사망,방사능 유출.
●1992년 5월29일 북해함대 소속 잠수함 폭발.1명 사망,5명 부상.
●2000년 1월29일 바렌츠해서 공기 잠금장치 고장으로 잠수함 1척 수면 위부상.2명 사망.
●2000년 8월14일 바렌츠해서 쿠르스크호 충돌 후 침몰.116명 구조작업중.
손정숙기자 jssoh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