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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사]

    ■서울이코노미뉴스 △부사장 겸 편집국장 박선화 ■국방부 ◇고위공무원 승진△동원기획관 최환철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 청사기획과장 박경현 ■농림축산식품부 △농업기반과장 박재수△수출진흥과장 김재형△농식품공무원교육원 운영지원과장 강경만 ■보건복지부 △보건산업정책국 해외의료사업과장 정혜은 ■신용회복위원회 ◇본부장 승진△고객본부장 김기성◇부서장 전보△기획조정부장 차재호△인재경영부장 박성우△채무조정부장 최윤화△신용교육원장 장배현△법률지원부장 강원석△사상지부장 손용찬△노원지부장 박정희 ■한국원자력연구원 △연구로핵연료개발부장 정용진△가속기개발운영부장 당정증 ■산업은행 ◇본부장△충청지역본부 박형순△호남지역본부 홍권석◇부·실장△기업금융3실 안창우△심사2부 정성욱△총무부 박한진△홍보실 문용기△소비자보호부 김영오◇지점장△강남 정광일△압구정 권오상△잠원 박영집△한티 김종록△여의도 박현서△종로 김선우△부평 이석원△인천 강태욱△수원 정한목△화성 김경준△서부산 황성민△경산 이치덕△당진 이경희△대전 심기호△여수 김한성△상하이 정윤철 ■인천일보 ◇승진△편집국 사회부 부국장대우 이은경△문체부 차장 장지혜△경기본사 동부취재본부 부장대우 홍성용◇전보△논설위원실 논설위원 윤신옥△편집국장 겸 방송국장 겸 디지털에디터 윤관옥△지면에디터 겸 정치부장 겸 탐사보도부장 박정환△정치2부장 남창섭△문체부장 직무대리 장지혜
  • [인사] 농림축산식품부, 한국원자력연구원, 행정안전부

    ■ 농림축산식품부 ◇ 과장급 전보 △ 농업기반과장 박재수 △ 수출진흥과장 김재형 △ 농식품공무원교육원 운영지원과장 강경만 ■ 한국원자력연구원 △ 연구로핵연료개발부장 정용진 △ 가속기개발운영부장 당정증 ■ 행정안전부 ◇ 과장급 전보 △ 정부청사관리본부 청사기획과장 박경현
  • 정정화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재검토위 실패” 사퇴

    정정화 “월성원전 맥스터 증설 재검토위 실패” 사퇴

    월성원자력발전소에서 나오는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임시저장시설(맥스터) 증설 문제를 놓고 정부와 사용후핵연료 재검토위원회, 시민단체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28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월성원전 맥스터는 2022년 3월이면 포화 상태에 이르러 오는 8월엔 추가 증설 공사에 들어가야 한다. 절차적으로 경주시 건설 허가만이 남아 있고 지난해 발족한 재검토위는 지역 주민과 시민사회 의견을 수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재검토위원 2명이 사퇴한 데 이어 정정화 재검토위원장마저 지난 26일 “재검토위는 실패했다고 규정한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정 위원장은 “재검토위를 구성할 때부터 대표성을 확보하지 못한 채 공론화가 진행됐다”면서 “탈핵시민계를 포함해 이해 당사자들이 포괄적으로 참여하는 논의 구조로 판을 다시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산업부는 즉각 유감 입장을 내고 “재검토위는 중립 인사로 구성됐고, 의견 수렴 절차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라며 “탈핵 시민사회계가 공론화 과정에 참여를 거부하고 토론장 밖에서 불공정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자기모순”이라고 반박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베일을 벗은 ‘중국 인민해방군 소유 기업’들

    <김규환 기자의 차이나 스코프> 베일을 벗은 ‘중국 인민해방군 소유 기업’들

    미국 정부가 지난 24일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를 비롯한 중국 기업 20곳을 사실상 ‘인민해방군이 소유하고 있는 기업’으로 분류하고 관련 리스트를 미 의회에 제출했다. 미 국방부가 인민해방군 관련 기업으로 지정한 20개 기업에 대해 즉각 제재에 들어가는 것은 아니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준비 중인 새로운 금융 제재의 토대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는 머지않아 이들 중국 기업에 대한 추가 제재안을 내놓을 것으로 관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지 결정만 내리면 관련 기업들의 미국 내 자산이 동결되거나 금융거래가 금지되는 등의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 특히 미 국방부가 중국 기업들을 무더기로 인민해방군 관련 기업으로 지정한 것은 첨단기술과 무역, 외교정책, 코로나19, 홍콩보안법 등 전방위적인 이슈에서 미중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 나왔다. 이런 만큼 미국이 언제든지 중국을 향한 보복 카드를 꺼내 사용할 수 있는 ‘빌미’가 생긴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17일 재무부의 ‘2020년 위구르 인권정책법’(소수민족에 대한 고문, 불법 구금 등 인권 탄압을 저지른 중국 관리의 명단을 미 의회에 보고하고, 이들에게 자산 동결 및 비자 취소 등을 시행하는 법안)에 서명한데 대해 중국이 반격 경고를 한 터라 미국도 꺼내들 추가 카드가 절실했다는 시각도 상존한다. 중국 정부 역시 미국 정부가 인민해방군 관련 기업 리스트만 발표했을뿐 추가 제재안을 내놓고 있지 않은 만큼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미 정부가 추가 제재안을 발표하게 될 경우 중국 정부가 반격에 나설 것으로 보여 양국 간의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미 국방부는 그동안 공화·민주 상원의원들로부터 ‘중국의 기술 스파이를 막아야 한다’는 이유로 인민해방군 소유 기업들의 명단을 공개하라는 초당적 압박을 받아왔다. 지난해 9월에는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와 톰 코튼 공화당 상원의원 등 미 초당파 의원 그룹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미국에서 활동하는 인민해방군 소유 기업들의 명단 공개를 요구하기도 했다. 마르코 루비오 미 공화당 상원의원은 24일 성명을 통해 “펜타곤 리스트가 미국 개인 투자자와 연기금 투자자의 희생 속에 미국 자본시장을 활용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활동 가운데 일부만을 보여줄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명단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중국 국영기업과 중국 정부의 지시를 받는 기업들이 얼마나 미국 경제와 안보에 위협을 가하는지 경고하는 데는 불충분하다”고 주장했다.미 국방부가 의회에 제출한 인민해방군 소유 기업 리스트는 명단은 이렇다. 미 시사주간지 타임에 따르면 화웨이 외에 ▲ 중국항공공업그룹(AVIC·Aviation Industry Corporation of China), ▲ 중국항천과기(航天科技)그룹(CASC·China Aerospace Science and Technology Corporation), ▲ 중국항천과공(科工)그룹(CASIC·China Aerospace Science and Industry Corporation), ▲ 중국전자과기그룹(CETC·China Electronics Technology Group Corporation), ▲ 중국병기장비그룹(CSGC·China South Industries Group Corporation), ▲ 중국병기공업그룹(NORINCO GROUP·China North Industries Group Corporation), ▲ 중국선박중공(重工)그룹(CSIC·China Shipbuilding Industry Corporation), ▲ 중국선박공업그룹(CSSC·China State Shipbuilding Corporation), ▲ 중국핵공업그룹(CNNC·China National Nuclear Power Corp.), ▲ 중국광핵(廣核)그룹(CGN· China General Nuclear Power Corp.), ▲ 하이캉웨이스(海康威視·HIKVISION·Hangzhou Hikvision Digital Technology Co.), ▲ 중국항공엔진그룹(AECC·Aero Engine Corporation of China), ▲ 중국철도건설공사(CRCC·China Railway Construction Corporation), ▲ 슝마오(熊猫)그룹(PEG·Panda Electronics Group), ▲ 수광(曙光)정보산업공사(SUGON·Dawning Information Industry Co.), ▲ 중국이동통신그룹(CMCC·China Mobile Communications Group), ▲중국전신(電信)그룹(China Telecom·China Telecommunications Corp.) ▲ 랑차오(浪潮)그룹(Inspur Group), ▲ 중국 중처(中車)그룹(CRRC Corp.) 등이다. 중국항공공업그룹(AVIC)은 젠(殲)-20 스텔스 전투기와 스텔스 드론(무인기), 폭격기 등을 주로 생산하는 군용 항공기 생산업체다. 헬리콥터와 여객기, 수송기 등도 생산한다. 중국항천과기그룹(CASC)은 우주로켓과 액체·고체연료 등 우주동력 기술, 위성, 우주선, 우주정거장 등을 우주항공 분야 기술 개발을 담당한다. 중국항천과공그룹(CASIC)은 방공망을 비롯해 대공미사일, 탄도미사일, 미사일이동발사대, 미사일엔진 등을 미사일 관련 기술을 개발·생산한다. 반도체와 레이더 기술을 개발하는 중국전자과기그룹(CETC)은 군용 데이터시스템, 데이터장비, 통신장비, 소프트웨어 분야를 담당한다. 중국병기장비그룹(CSGC)은 총기류 수류탄 등 경무기를 제작한다. CSGS의 자회사중 한 곳은 중국 유명 자동차업체 창안자동차(長安汽車)다. 창안자동차는 중국 독자 자동차 브랜드 중 최초로 생산 및 판매량 1000만 대를 돌파했고 중국인이 가장 사고 싶어하는 중국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다. 중국이 자체 개발한 위성항법장치(GPS)인 베이더우(北斗) 관련 국유기업 중 하나인 중국병기공업그룹(NORINCO)은 탱크를 비롯해 유도탄, 미사일, 화포 등 중무기를 생산한다.중국선박중공그룹(CSIC)은 잠수함과 구축함, 호위함, 순양함, 쾌속정, 수륙양용함정, 항공모함 등을 건조하고 중국선박공업그룹(CSSC)은 컨테이너선과 벌크선, 유조선, LNG선과 각종 군함을 제작한다. 중국핵공업그룹(CNNC)은 핵발전소, 핵발전설비, 핵연료, 핵무기를 생산하며 중국광핵그룹(CGN)은 핵발전소, 핵무기를 생산한다. 이들 10개사가 중국의 10대 군수업체로 꼽힌다.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17년 매출 기준으로 중국항공공업그룹(AVIC)이 201억 달러(약 24조원)로 세계 6위, 중국병기공업집단(NORINCO)이 172억 달러로 세계 8위, 중국전자과기집단공사(CETC)가 122억달러로 세계 9위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화웨이와 하이캉웨이스는 미국이 제재를 가하고 있는 중국 정부가 선정한 인공지능(AI) 기술 혁신을 이끌 ‘국가대표팀’에 포함돼 있다. 화웨이는 5세대 이동통신(5G) 통신장비 분야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등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이자 2위 스마트폰업체이고, 하이캉웨이스는 감시용 폐쇄회로(CCTV)로 세계 최대 보안장비 업체로 발돋움한 국유기업이다. 이들 두 회사는 중국 정부가 지정한 ‘중국의 차세대 인공지능(AI) 개방 혁신 플랫폼 기업으로 지정돼 있기도 하다. 중국항공엔진그룹(AECC)은 항공기 엔진 개발과 연구 및 제작을 전담하는 국유기업으로 항공 엔진과 관련한 모든 연구·제조 기관 40개를 거느리고 있다. 중국철도건설공사(CRCC)는 영국의 고속철도사업에 참여할 계획인 만큼 미국과의 갈등이 예상된다. 영국 정부는 런던과 버밍엄·맨체스터를 잇는 2단계 고속철도 건설사업에CRCC를 참여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영국 정부에 훨씬 싼 가격으로 5년 만에 공사를 끝낼 수 있다고 제안했다. 2단계 철도사업 비용은 1000억 파운드(약 149조원)로 추정된다. 중국 최대 전자업체 가운데 하나인 슝마오그룹은 지난 2011년 중국을 방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이 회사 최신 LCD제품라인을 둘러봤다. 2002년 북한의 대동강계산기 회사와 합작으로 컴퓨터 회사를 설립하기도 했다. 세계 5위 컴퓨터 서버업체인 랑차오그룹은 중국 내 클라이드 컴퓨팅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 빅데이터 플랫폼에서 뛰어난 기술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중처그룹은 세계 최대 철도차량 업체이다. 중처그룹은 최근 미국내 지하철 차량(800대 규모) 입찰을 따내 공급할 예정이다. 하지만 중국에서 만들어진 지하철 차량의 보안 카메라에 내장된 소프트웨어가 백악관·국방부 등 연방정부 공무원의 동선(動線) 정보와 인상 착의 이미지를 중국 정보당국에 전송할 위험이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지적하기도 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핵무기 수천발’ 플루토늄 넘쳐나는데 재처리공장 집착하는 일본

    ‘핵무기 수천발’ 플루토늄 넘쳐나는데 재처리공장 집착하는 일본

    일본이 핵무기 수천 발을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이미 보유하고 있는데다 핵연료로서 사업성도 미미한 상황에서 플루토늄 추출 공장 가동을 집요하게 추진하는 데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일본 당국은 핵연료 재사용에 쓰기 위해 플루토늄 추출이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일본 내에 플루토늄을 원료로 발전할 수 있는 시설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14일 연합뉴스가 일본 현지 언론을 종합해 보도했다.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공장의 사업비가 천문학적으로 늘어 일본 내에서도 경제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으며, 핵 비확산 기조에도 어긋난다는 지적도 나온다. 日원자력위원회, 재처리공장 가동 절차 승인 지구상에서 인류가 확보한 플루토늄은 전부 원자력 발전에 쓰인 우라늄 폐연료봉을 재처리해서 생산된 것들이다. 플루토늄은 원자로의 핵연료로도 쓰이지만 핵무기 제조에 쓰이기도 한다. 최근 제조되는 핵무기 원료는 우라늄보다 플루토늄이 대부분이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이하 위원회)가 13일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에 있는 니혼겐엔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공장에 대해 내린 결정이 일본 내 플루토늄 이슈를 다시 뜨겁게 만들었다. 위원회는 재처리공장의 안전 대책이 새로운 안전 기준에 적합하다고 인정하는 심사서안을 승인했다. 정식 결정은 아니지만, 재처리공장 가동을 위해 거치는 핵심적인 안전 심사에서 사실상 합격 판정을 내린 셈이다. 즉 재처리공장 가동을 향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이다. 니혼겐엔의 계획으로는 나머지 행정절차 등을 거쳐 2022년 1월에 재처리 공장을 재가동하는 것으로 돼 있다.재처리공장은 원전에서 나온 사용후핵연료에서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추출하는 방사성 물질 화학 공장이다. 길이가 4m 정도인 사용후핵연료를 3∼4㎝ 크기로 절단해 질산으로 녹인 후 플루토늄과 우라늄을 분리·정제해 분말 상태로 저장한다. 14일 아사히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 과정에서 고준위 방사성 폐액이 나오며 합계 면적 약 3만 5000㎡에 달하는 6개의 건물에 방사성 물질을 분산 수용한다. 방사성 물질이 존재하는 면적이 통상 원전의 약 10배에 달하는 규모이며, 그만큼 위험성이 크고 사고 등에 대비한 안전 기준이 더욱 엄격하다. 공장 완공 24차례 연기…사업비 천문학적으로 불어나 일본의 사용후핵연료 재처리공장은 1997년 완성을 목표로 1993년 착공했지만, 공사 지연 및 설계 변경 등으로 지연됐다. 또 시험 가동에 들어갔던 2009년에는 배관에서 고준위 폐액이 누출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해 그 동안 24차례나 완공 시기가 연기됐다. 공사 기간이 예정보다 24년 가까이 길어지면서 7600억엔 수준이던 건설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2조 9000억엔으로 늘었다. 설비 유지 비용과 폐지 조치까지 포함한 사업비는 작년 6월 기준으로 13조 9000억엔(약 159조 8027억원)에 달했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플루토늄 재처리해도 활용할 설비는 턱없이 부족 일본 정부는 핵연료를 재사용하는 핵연료 주기(사이클)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재처리공장에서 플루토늄을 생산하겠다고 설명하고 있다. 플루토늄 산화물과 우라늄 산화물을 섞어서 만든 혼합산화물(MOX)을 연료로 쓰는 원자력 발전을 한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러한 설명에 수많은 의문이 제기된다. 일본은 MOX 연료를 사용하기 위해 이른바 ‘꿈의 원자로’라고 불리는 고속증식로 ‘몬주’를 후쿠이현에 건설한 바 있다. 그러나 1995년 나트륨 유출 사고, 2010년 원자로 내 중계장치 낙하사고, 2012년 기기 점검 누락 발각 등 문제가 끊임없이 이어졌다. 결국 일본 정부는 2016년 12월 몬주 원자로의 폐로를 결정했다. 1조엔이 넘는 국비가 투입된 ‘꿈의 원자로’ 몬주의 전체 운전 기간은 통틀어 250일에 불과했다.일반 원전에서 MOX 연료를 사용하는 ‘플루서멀 발전’에서 플루토늄이 사용되긴 하지만, 그 양은 미미하다. 롯카쇼무라 재처리공장을 전면 가동하면 연간 최대 800t(톤)의 사용후핵연료를 처리해 약 7t의 플루토늄을 회수할 수 있지만, 현재 일본에서 플루서멀을 하는 원전은 4기뿐이라서 소비량이 연간 2t 정도에 그친다고 아사히는 전했다. 즉 일본 내에서 플루토늄을 소비할 수 있는 원전 자체가 많지 않아 재처리공장을 가동하면 날이 갈수록 일본 내에는 플루토늄이 쌓여만 가는 셈이다. 플루서멀 발전 계획이 있는 원전은 이 밖에도 더 있지만, 심사나 지방자치단체의 동의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플루서멀을 실행하기 쉽지 않은 원전이 많다. 일본은 몬주의 후속으로 프랑스와 함께 고속증식로 ‘아스트리드’(ASTRID) 개발을 추진했으나 프랑스 측이 비용 등 문제로 사업을 축소하기로 하면서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본 내 원전, 핵폐기물 포화 상태…처리 방법 마땅찮아 그런데도 재처리공장 사업을 중단하지 않는 것은 핵폐기물 처리 방법이 마땅치 않은 상황과도 관련이 있다. 아사히에 따르면 아오모리현, 롯카쇼무라, 니혼겐엔은 “재처리 사업이 현저하게 곤란해진 경우는 사용후연료를 시설 외부로 반출하는 등 조치를 강구한다”는 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만약 재처리를 포기하는 경우 재처리공장 수조에 보관 중인 약 3000t에 달하는 사용후핵연료를 각 원전업체로 돌려보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각 원전 내 보관 장소 역시 거의 포화 상태인 점을 고려하면 롯카쇼무라의 사용후핵연료를 되돌려 보내는 경우 각 원전 가동마저 어려워질 수 있다는 것이다. 아베의 ‘전쟁가능국가’와 맞물려 ‘핵무기 보유’ 의혹 일본에는 이미 대량의 플루토늄이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은 2018년 말 기준으로 약 45.7t의 플루토늄을 보유했다. 2017년 말에 원자폭탄 약 6000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인 약 47t을 가지고 있었던 것에 비하면 약간 감소했지만, 여전히 대량의 플루토늄을 확보한 ‘잠재적 핵보유국’인 셈이다. 이처럼 플루토늄을 많이 갖고 있지만 핵무기를 만들 것이 아니라면 재처리공장 사업에 드는 막대한 비용, 안전성에 대한 우려, 제한된 플루토늄 소비처 등을 고려할 때 일본이 굳이 플루토늄 생산 시스템을 고수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이 때문에 아베 신조 정권이 집단자위권 행사를 가능하도록 법제를 변경하고 헌법 개정까지 추진 상황에서 다른 계산이 깔려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사가현 소재 규슈전력 겐카이 원전 3호기의 MOX 연료에 포함된 플루토늄 640㎏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보고에서 2012년부터 제외한 것이 2014년 일본 언론의 보도로 드러나기도 했다. 보고 누락한 플루토늄은 핵폭탄 약 80발을 만들 수 있는 양이다. 당시 국제사회의 비판이 거세지자 일본은 IAEA에 누락분을 추가로 보고했다. 플루토늄 보유에 대한 국제사회의 따가운 시선에 일본 내각부 원자력위원회는 2018년에 보유량을 더 늘리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이치에 안 맞는 정책” vs “안보·에너지 정책에 도움” 일본 언론은 핵연료 주기 정책이 안보와 관련된 문제라고 규정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4일 사설에서 “3년 전 일미 원자력협정 연장을 둘러싼 교섭에서 일본의 플루토늄 보유가 핵 확산으로 이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며 “안전 보장의 문제도 있어 주기 정책에서 바로 손을 떼는 것은 곤란하다”고 논평했다. 진보 성향 언론은 일본이 추진하는 핵연료 주기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14일 사설에서 일본의 핵연료 주기 정책이 “이유 없는 국책”이라고 규정하고서 안전 기준에 적합하다고 판단한 위원회 결정이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아사히신문은 “원전에서 사용이 끝난 핵연료를 재처리해 플루토늄을 추려내고 다시 원전에서 태우는 핵연료 주기 정책은 이미 파탄했다. 재처리공장을 움직이는 것은 핵 비확산이나 경제성 에너지, 안전 보장 등 여러 면에서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논평했다. 아사히는 “이미 선진국 다수는 핵연료 주기는 수지가 맞지 않는다며 철회했다. 지금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중국이나 러시아 등 핵 보유국뿐이며, 국가가 채산을 도외시하고 추진하는 예는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플루토늄을 줄이겠다고 공언해놓고 플루토늄을 새로 추출하면 일본이 플루토늄을 줄일 의도가 있기는 한 것이지 혹은 핵 보유국이 될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지 등 “엉뚱한 의심조차 받게 될 수 있다”고 신문은 우려했다. 반면 우익 성향의 산케이신문은 위원회의 결정에 대해 “우리나라의 전력 공급에 도움을 주는 큰 진전”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신문은 “핵연료 주기의 확립은 개발도상국의 발전에 따라 앞으로 세계 에너지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일본이 지속가능한 발전을 확보하는 생명선”이라고 강조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방사성 폐기물에 지방세 부과해야”

    “방사성 폐기물에 지방세 부과해야”

    현행법은 발전량 기준으로 세 부과 노후 원전 멈추면 정부지원금 급감 방사성 폐기물에 지방세를 부과하도록 하는 지역자원시설세 과세 법안이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자동 폐기될 상황에 처했다. 법 개정을 추진해 온 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한 5개 기초자치단체와 행정안전부는 지속가능한 탈원전 정책을 위해서라도 법 개정이 시급하다며 국회를 상대로 한 막판 설득 작업에 나섰다. ●영광군 ‘원전 세입’ 4년새 거의 반토막 29일 행안부 등에 따르면 최근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원전 가동이 감소하면서 원전이 자리잡은 부산 기장군 등 5개 기초지자체는 지역자원시설세가 급감하고 있다. 가령 6개 원전이 위치한 영광군은 지역자원시설세 세입이 2015년 410억원에서 2019년에는 23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감소했다. 원전에서 발생하는 각종 지방세입을 모두 더해도 2015년 594억원에서 지난해 381억원으로 줄었다. 기장군 역시 같은 기간 지역자원시설세는 390억원에서 325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들 지역의 전체 지방세수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19%에 이른다. 현행 지역자원시설세는 발전량(당해 연도 kWh당 1원)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노후 원전이 가동을 중단하면 지역자원시설세는 물론 중앙정부에서 받던 기본지원금(전전년도 kWh당 0.25원)도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미 2017년 고리1호기가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2023년에는 고리2~4호기, 2025년에는 영광군 한빛1호기, 2026년에는 한빛2호기가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정부는 폐쇄한 원전을 방사성 폐기물 보관 장소로 재사용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해당 지자체는 고위험 시설에 따른 위험 부담만 떠안고 보상은 전혀 받지 못해서 이중으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핵오염 가능성이라는 고위험을 일으킬 수 있는 당사자에게 부담을 지우는 차원에서 지역자원시설세를 부과하는 기본 취지와도 부합하지 않는 셈이다. ●안행위 2년간 법안 논의… 일부 의원 반대 국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이개호, 미래통합당 강석호·유민봉 의원 등 13명이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크게 보면 별도 지방세로 핵연료세를 신설하거나 기존 지역자원시설세 대상에 방사성 폐기물을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관련 법안을 2년가량 논의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현재 안행위 법안심사소위에 보류돼 있다. 원전이 자리잡고 있는 지자체와 행안부는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지역자원시설세 과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역자원시설세 과세 확대는 2018년 정부가 발표한 자치분권종합계획에도 포함된 국정 과제”라면서 “고위험 시설에 대한 원인자 부담 원칙, 지역 자원 이용에 대한 수익자 부담 원칙을 볼 때 과세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본에는 원전이 자리잡은 11개 현에 핵연료세가 존재해 원자로 가동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한 세수를 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방사성 폐기물 과세법안 20대 국회 넘기나...행안부·지자체 발만 동동

    방사성 폐기물에 지방세를 부과하도록 하는 지역자원시설세 과세 법안이 20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않고 자동 폐기될 상황에 처했다. 법 개정을 추진해 온 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한 5개 기초자치단체와 행정안전부는 지속가능한 탈원전 정책을 위해서라도 법 개정이 시급하다며 국회를 상대로 한 막판 설득 작업에 나섰다. 29일 행안부 등에 따르면 최근 탈원전 정책으로 인해 원전 가동이 감소하면서 원전이 자리잡은 부산 기장군 등 5개 기초지자체는 지역자원시설세가 급감하고 있다. 가령 6개 원전이 위치한 영광군은 지역자원시설세 세입이 2015년 410억원에서 2019년에는 236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감소했다. 원전에서 발생하는 각종 지방세입을 모두 더해도 2015년 594억원에서 지난해 381억원으로 줄었다. 기장군 역시 같은 기간 지역자원시설세는 390억원에서 325억원으로 감소했다. 이들 지역의 전체 지방세수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은 평균 19%에 이른다. 현행 지역자원시설세는 발전량(당해 연도 kWh당 1원)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노후 원전이 가동을 중단하면 지역자원시설세는 물론 중앙정부에서 받던 기본지원금(전전년도 kWh당 0.25원)도 대폭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미 2017년 고리1호기가 가동을 중단한 데 이어 2023년에는 고리2~4호기, 2025년에는 영광군 한빛1호기, 2026년에는 한빛2호기가 가동을 중단할 예정이다. 정부는 폐쇄한 원전을 방사성 폐기물 보관 장소로 재사용할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해당 지자체는 고위험 시설에 따른 위험 부담만 떠안고 보상은 전혀 받지 못해서 이중으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핵오염 가능성이라는 고위험을 일으킬 수 있는 당사자에게 부담을 지우는 차원에서 지역자원시설세를 부과하는 기본 취지와도 부합하지 않는 셈이다. 국회에서도 더불어민주당 박주민·이개호, 미래통합당 강석호·유민봉 의원 등 13명이 관련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크게 보면 별도 지방세로 핵연료세를 신설하거나 기존 지역자원시설세 대상에 방사성 폐기물을 포함시키는 방식으로 나눌 수 있다. 가령 박 의원이 발의한 핵연료세는 원자로 가동 여부와 관계없이 발전용 원자로에 사용하는 핵연료 자체에 과세하도록 해서 원전 주변 지역 생활환경 정비와 안전대책 마련을 위한 재원으로 사용하도록 했다.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는 관련 법안을 2년가량 논의했지만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현재 안행위 법안심사소위에 보류돼 있다. 원전이 자리잡고 있는 지자체와 행안부는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지역자원시설세 과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지역자원시설세 과세 확대는 2018년 정부가 발표한 자치분권종합계획에도 포함된 국정 과제”라면서 “고위험 시설에 대한 원인자 부담 원칙, 지역 자원 이용에 대한 수익자 부담 원칙을 볼 때 과세 확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일본에는 원전이 자리잡은 11개 현에 핵연료세가 존재해 원자로 가동 여부와 관계없이 일정한 세수를 징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13개 시민·종교단체,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무효확인 소송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등 13개 시민·종교단체는 7일 서울행정법원에 월성 1∼4호기 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 무효확인 소송을 냈다. 원고는 833명이고, 피고는 원자력안전위원회다. 소송대리는 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가 맡는다.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는 올해 1월 10일 경북 경주에 있는 월성원전 1∼4호기 사용후핵연료 조밀건식저장시설 건설을 목적으로 한 운영변경허가처분을 했다. 탈핵경주시민공동행동 등은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의 유치지역지원에 관한 특별법에는 사용후핵연료 관련 시설을 유치지역에 건설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며 “이 사건 처분은 법을 정면 위반해 당연히 무효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안위는 이 시설이 사용후핵연료 관련 시설이 아니라 원자력안전법상 관계시설이라고 봤는데, 관계시설은 핵연료물질 취급시설 및 저장시설을 가리킨다”며 “원자력안전법에는 핵연료물질과 사용후핵연료를 별개 개념으로 구분하고 있는 만큼 위법하다”고 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세계 기후 악당 한국… 지구를 살릴 ‘마지막 비상구’ 찾아라

    세계 기후 악당 한국… 지구를 살릴 ‘마지막 비상구’ 찾아라

    마지막 비상구/제정임 엮음/오월의 봄/524쪽/2만 5000원지구촌 곳곳에서 매일같이 이상기후와 그로 인한 피해 소식이 전해진다. 지구 멸망의 전초 단계라는 경고음이 요란하다. 한국은 어떨까. 세명대 저널리즘스쿨대학원 학생 18명이 1년 4개월간 취재한 내용을 엮은 ‘마지막 비상구’는 화석연료의 폐해와 기후변화의 심각성, 특히 한국의 위기 상황을 생생하게 보여 줘 주목된다. 취재팀이 밝혀낸 한국의 상황은 심각하다. 2016년 영국 기후변화 전문언론 클라이밋홈은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호주, 뉴질랜드를 ‘세계 4대 기후 악당’으로 찍었다. 2017년 11월 발표된 ‘기후변화이행지수’(CCPI) 보고서에선 60개국 중 최하위권인 58위였다. 온실가스 배출량으론 세계 일곱 번째다. 책에선 원자력발전소·석탄발전소의 폐해로 붕괴된 일상이 생생하다. 월성 원전 탓에 암에 걸린 인근 주민의 피해소송, 발암먼지와 싸우는 보령화력발전소 동네 사람들…. 책의 특징은 이런 위기상황에 어떻게 대처할지를 정직하게 묻고 답한다는 점이다. 원전 실체를 알기 위해 탈핵·찬핵 진영 입장을 균형 있게 다루고 핵폐기물(사용후 핵연료) 처리 대책도 해부한다. 취재팀에 따르면 핵폐기물 방사선량이 자연히 줄어드는 데 최소 10만년이 걸린다. 고준위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영구 처분하는 방법을 찾은 나라는 아직 없다는 사실도 충격적이다. 책은 위험한 에너지를 깨끗하고 안전한 에너지로 바꿀 수 있고 기후붕괴와 원전 재앙을 피할 마지막 비상구가 있음을 상기시킨다. 급속하게 탈원전을 추진하면서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로 만든 전기를 원전 대국 프랑스에 수출하는 독일과 스웨덴, 덴마크, 스페인의 사례는 희망적이다. 2017년 애플이 21만평 규모로 만든 신사옥 ‘애플 파크’의 전력을 100%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기로 한 사례며 태양광 고속도로, 제로 에너지 하우스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총독인가 동반자인가’… 주한 미국대사 70년사

    해리스 대사, 호르무즈파병 압박 등으로 ‘총독’ 비난받아역대 23명 대사 중 유일 직업군인 출신, 국민에게 낯설어결례 논란 전임 대사도 자유롭지 않아…현대사에 영향력미국대사 과거 막후 외교관이었지만 지금은 공공 외교관변화된 역할 조정 과정서 시행착오 겪으며 논란 불거져 ●한국민에게 낯선 미국대사, 해리스 “해리스 대사는 한국 총독처럼 행세하지 않느냐. 자기가 무슨 총독인 줄 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지난 17일 공개된 재단 유튜브 채널 ‘유시민의 알릴레오’에서 해리 해리스 주한 미대사에 대해 이같이 언급했다. 해리스 대사가 지난 7일 KBS와 인터뷰에서 “한국이 그곳에(호르무즈해협)에 병력을 보내길 희망한다”며 정부에 파병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한 것을 ‘총독 행세’라고 비판한 것이다.해리스 대사가 16일 외신 기자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같은 날 신년기자회견에서 남북 협력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향후 제재를 촉발할 수 있는 오해를 피하려면 한미 워킹그룹을 통해서 다루는 것이 낫다”고 하면서 당정청은 일제히 반발했다. 다음 날 “의견 표명은 좋지만 우리가 대사가 한 말대로 따라 한다면 대사가 무슨 조선 총독인가”(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 “내정간섭 같은 발언은 동맹 관계에도 도움이 안 된다”(민주당 설훈 최고위원), “대북정책은 대한민국의 주권에 해당한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통일부 이상민 대변인), “대사가 주재국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언론에 공개적으로 언급한 부분은 대단히 부적절하다”(청와대 관계자) 등의 비판이 쏟아졌다. 앞서 해리스 대사는 호르무즈해협 파병과 남북 협력 사업뿐만 아니라 한미 방위비분담협상,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과 관련 미국 정부의 입장을 직설적으로 표명하면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해리스 대사는 지난해 11월 당시 국회 정보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혜훈 의원을 관저로 불러 방위비분담금을 50억 달러 내라는 요구만 20번 정도 반복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외교적 결례라는 비난을 받았다. 해리스 대사는 같은 달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맞서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내린 데 대해 “한국이 한일 과거사 문제를 안보 영역으로 확대한 데 대해 실망했다”며 종료 결정을 번복할 것을 압박했다.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우선 대사의 개인적 성향에 기인한다는 분석이다. 해리스 대사는 첫 직업군인 출신 주한 미국대사다. 1949년 부임한 1대 존 무초 대사부터 해리스 대사까지 23명 대사 중 6명을 제외하면 모두 직업 외교관 출신이다. 비외교관 출신 6명 중 해리스 대사를 제외하고는 외교를 전공한 교수이거나 한국과 인연이 깊은 목사, 외교에 익숙한 중앙정보부(CIA) 출신 요원, 국회와 국방부에서 외교를 담당한 정치인이었다. 군인 출신으로 외교적 수사보다 직설 화법에 익숙한 해리스 대사가 한국민에겐 ‘낯선 대사’라는 것이다.외교 소식통은 “한국어에 능숙한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와 한국민과 스킨십을 즐겼던 마크 리퍼트 대사에 익숙했던 한국민에게 4성 장군으로 태평양사령관을 역임한 해리스 대사의 야전군 사령관 스타일이 낯설어 보일 것”이라고 했다. 다만 주한 미국대사의 행보와 발언이 논란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승만 정권 당시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한미 관계 현안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표출하는 등 거만한 태도를 보여 이 대통령의 반감을 샀다. 박정희 정권에 베트남 파병을 압박했던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카운터파트인 이동원 외무부 장관을 ‘패싱’하고 정일권 국무총리, 박정희 대통령과 직접 담판을 짓는 오만함을 보이기도 했다.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진보적인 노무현 정부와 보수적인 조지 W 부시 정부가 마찰을 빚던 당시 노무현 정부의 남북 화해협력 정책과 어긋나는 발언을 해 정부로부터 경고를 받기도 했다. 주한 미국대사가 ‘한국의 총독’이라는 논란은 한국 현대사에서 미국 정부와 그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한 미국대사가 중요한 영향력을 행사했기 때문에 불거졌다는 해석이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의 분기점마다 주·조연으로 등장하며 역사의 물줄기를 바꾸는 데 영향을 미쳤다. 미국대사는 한국 현대사와 한국 정치에서 한복판에 서 있을 수밖에 없는 존재다. ●국가원수급 대우 받은 초대 미국대사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첫 주한 미국대사는 존 무초 대사다. 무초 대사는 1948년 8월 13일 주한 최고대표로 임명돼 사흘 후 부임했다. 미국은 이듬해 1월 1일 한국을 정부로 승인하고 4월 7일 무초 최고대표를 주한 미국대사로 임명했다.1년 전 남북에 각각 단독정부가 수립되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미국의 지원이 절실했던 이승만 대통령은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을 ‘장엄하게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1949년 4월 20일 무초 대사의 신임장 제정식에는 이 대통령과 이시영 부통령, 이범석 국무총리, 신익희 국회의장, 김병로 대법원장 등 삼부 요인이 모두 참석했고, 무초 대사는 중앙청에 육해군 의장대의 사열을 받으며 입장했다. 국가원수급 대우를 받은 무초 대사는 1950년 이 대통령과 6·25 전쟁 첫 2년을 함께 겪었다. 무초 대사는 전쟁 발발 직전인 6월 초 미국 의회에 북한의 침공 가능성을 경고했다. 그는 전쟁 당일인 25일 워싱턴 국무부에 “북한군의 전면 공격이 시작됐다”고 보고했고 이 대통령의 관저인 경무대로 들어갔다. 무초 대사는 피난가겠다는 이 대통령을 말렸지만, 이 대통령은 무초 대사에게 알리지 않고 27일 서울을 떠나 수원으로 갔다. 무초 대사는 이 대통령의 행동에 분노했지만 이후 한국 정부를 따라 수원·대전·대구·부산으로 피난가던 도중 이 대통령을 자신의 차에 태워 피신시키기도 했다. ●이승만 하야 작전의 선봉장? 이 대통령은 미국에서 교육을 받고 독립운동을 한 친미주의자였지만, 집권기에는 미국과 갈등을 빚었다. 이 대통령은 6·25 전쟁 기간 휴전 반대, 반공포로 석방 등으로 휴전을 원하던 미국과 틀어지기 시작했다. 전쟁 후에 미국은 냉전 전략의 일환으로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라고 요구했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뿌리쳤고, 미국의 우려에도 독재의 길을 걸어가면서 양측의 갈등은 악화됐다. 미국 정부는 이 대통령을 끌어내리기 위한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졌는데, 일각에서는 미국대사들이 야당 인사들과 접촉하며 최전선에서 하야 계획을 수행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당연히 미국대사와의 관계도 좋지 않았다. 1955년 5월 취임한 3대 윌리엄 레이시 대사는 재한 미국인 상사에 세금을 물리는 문제를 둘러싸고 한국 정부와 충돌하자 이 대통령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 불만을 토로했다. 이 대통령은 반감을 느껴 이례적으로 미국 정부에 대사 교체를 요청했고, 취임 다섯 달 만에 레이시 대사는 사임했다. 후임인 4대 월터 다울링 대사는 진보당 사건, 보안법 파동 등 이승만 정권의 정치 탄압을 두고 이 대통령과 부딪쳤다. 다울링 대사는 이승만 정권이 1958년 야당 진보당의 조봉암 당수 등을 간첩 혐의로 체포해 사형을 구형하자 정권 2인자인 이기붕 국회의장을 두 차례 만나 조봉암을 구명하려 했으나 조봉암은 1년 후 사형당한다. 1958년 12월에는 이승만 정권이 야당과 언론을 탄압하기 위한 국가보안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일방 통과시키자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대통령은 다울링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며 항의의 뜻을 표했다.1959년 12월 부임한 5대 월터 매카너기 대사는 이승만 정권의 종말에 일조했다. 매카너기 대사는 1960년 4·19 혁명 당일 “시위자들과 당국이 폭력을 자제하고 법과 질서를 되찾아 정당한 불만이 해결되기를 바란다”며 시위대에 우호적인 성명을 발표했다. 19일과 21일 경무대에 이 대통령을 찾아가 미국 정부의 우려를 전달했다. 26일 서울에서 대규모 시위가 열리자 매카너기 대사는 “전국적으로 퍼진 정당한 국민의 불만 표시에 한국 정부는 즉각적인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하고 미봉책을 취할 시기가 아니다”며 이 대통령의 하야 요구를 시사하는 성명을 냈다. 직후 경무대로 가 이 대통령으로부터 하야 의사를 전달 받았다. 경무대 앞에 있던 시위대는 매카너기 대사의 차가 경무대에서 나오자 그가 이 대통령의 하야를 이끌어냈다고 생각하며 ‘매카너기 만세’, ‘미국 만세’를 외쳤다고 한다. ●박정희 인정하되 미국 요구 관철시킨 대사들 박정희·전두환 독재 정권 하에서 미국대사들은 미국의 국익을 위해 반공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들을 돕기도 하고, 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미국의 가치에 반하는 이들을 견제하기도 했으며, 국익과 가치의 딜레마에서 이들의 독재를 방관하기도 했다. 1961년 5·16 쿠데타가 발발하고 한 달여 후 취임한 6대 새뮤얼 버거 대사는 박정희의 쿠데타 세력을 사실상 인정하되 미국의 정책을 따르도록 설득하는 전략을 취했다. 쿠데타 발발 당일 마셜 그린 주한 미국대사대리와 카터 매그루더 주한미군사령관이 쿠데타 반대 입장을 표명한 것을 뒤집은 것이다. 버거 대사는 박정희에게 민정 이양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고 한일 국교정상화를 추진할 것을 요구했다. 박정희는 전역하고 1963년 10월 대선에서 승리했으며, 2년 후 한일 국교정상화를 위한 한일기본조약 등을 체결했다.7대 윈스럽 브라운 대사는 박정희 정권에 미국이 수행하던 베트남전 참전을 압박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4년 미국이 베트남전에 본격 개입하자 그 해 9월 베트남에 의무 요원과 태권도 교관을 파견했는데, 브라운 대사는 12월 박정희 대통령에게 증파를 요청했다. 박정희 정권은 1965년 10월부터 전투부대를 파병하기 시작했고, 브라운 대사는 이듬해 3월 한국의 추가 파병에 대한 미국의 보상을 담은 ‘브라운 각서’를 전달했다. 브라운 각서와 월남 특수로 한국은 경제·군사적 성장을 이루는 토대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국군 장병의 피를 돈을 받고 팔았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유신 정권과 대립했던 대사들 1970년대 미국에 닉슨·포드·카터 정부가 차례로 들어서고, 박정희 정권이 1972년 유신헌법 개정으로 독재의 길을 걸으며 양국은 충돌하기 시작했다. 리처드 닉슨 대통령은 1969년 냉전 완화(데탕트)를 이유로 아시아에서의 개입을 줄이고 아시아 국가들의 자력 방위를 요구하는 ‘닉슨 독트린’을 발표했다. 닉슨 독트린에 따라 8대 윌리엄 포터 대사는 1970년 박 대통령에게 주한미군을 6만 명에서 4만 명으로 감축한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박 대통령이 감축에 불만을 갖고 미국의 주한미군 주둔비용 지원 요구를 거부하자 포터 대사는 “(박 대통령은) 엉클 샘(미국)의 큰 젖통에 달라붙어서 떨어지질 않으려 한다”며 독설을 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 등 동맹국이 미국을 벗겨 먹는다며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인상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주한미군 감축까지 고려할 수 있다고 시사한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닌 셈이다.1971년 10월 취임한 9대 필립 하비브 대사는 ‘미국 당대의 가장 걸출한 전문 외교관’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한국 내에서는 김대중 대통령을 구명한 인물로 유명하다. 하비브 대사는 1973년 8월 박정희 정권이 야권 정치인 김대중을 납치하자 조용하지만 적극적으로 사건에 개입했다. 하비브 대사는 박 대통령에게 “김대중 납치 사실을 알고 있으며 김대중이 죽는다면 미국과 한국의 관계는 끝장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고 당시 미국 중앙정보국(CIA) 서울지부장이자 후일 주한 미국대사로 부임하는 도널드 그레그가 회고했다. 김대중은 납치 닷새 후 서울 자택에서 풀려났다. 후임 10대 리처드 스나이더 대사는 박정희 정권이 비밀리에 핵무기 개발을 추진한 사실을 알아채고 박정희 정권에 경고해 핵무기 개발 계획을 무마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독재 정권의 견제자인가 방관자인가 11대 윌리엄 글라이스틴 대사는 1978년 7월 취임, 이듬해 10·26 사태와 12·12 쿠데타, 1980년 5월 광주민주화운동 등 한국사의 주요 변곡점을 겪은 인물이다. 1977년 출범한 카터 정부는 도덕주의 외교 노선을 앞세우며 박정희 정권의 독재 정치를 비판하고 주한미군 철군을 추진함에 따라 한미 관계가 악화됐다. 이 과정에서 글라이스틴 대사는 카터 대통령을 설득해 주한미군 철군 계획을 철회하는 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박정희 정권이 1979년 10월 국회에서 여당 공화당과 유신정우회를 동원해 야당 신민당의 김영삼 총재를 의원직에서 제명하자 카터 정부는 항의의 뜻으로 글라이스틴 대사를 본국으로 소환하기도 했다.전두환 신군부 세력이 1979년 12·12 쿠데타를 일으키고 이듬해 5월 광주민주화운동을 탄압할 당시 글라이스틴 대사와 미국 정부는 이를 묵인하거나 최소 방관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전두환과 그의 참모들을 만나 광주에서의 군사 작전을 항의하기도 했으나, 1980년 5월 27일 계엄군이 전남도청 진압작전을 수행하기 하루 전 글라이스틴 대사는 ‘(신군부에) 군사작전을 포기하라고 말하지 않았다”고 백악관에 보고한 것으로 기밀해제 문서를 통해 드러났다. 신군부의 진압작전을 묵인했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글라이스틴 대사는 1999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신군부의 행동에 미국이 공모자는 아니었으나 무력했던 건 사실”이라고 밝혔다. 12대 리처드 워커 대사는 1981년 8월부터 1989년 1월까지 약 7년 5개월간 재임해 현재까지 최장수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1대 무초 대사부터 11대 글라이스틴 대사까지 모두 직업 외교관이었으나, 워커 대사는 학자로서 첫 비외교관 출신 주한 미국대사이기도 하다. 워커 대사는 1980년 7월 내란음모죄로 사형 선고를 받은 김대중을 석방시키는 데 역할을 했지만, 김대중 석방 대가로 전두환 대통령의 조기 방미를 성사시켜 12·12 쿠데타와 광주 학살로 집권한 전두환 정권에 정통성을 부여하는 데 일조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민주화 이행기의 CIA 출신 대사들 13대 제임스 릴리 대사와 14대 도널드 그레그 대사는 CIA 요원 출신으로, 1987년 6·10 항쟁과 대통령 직선제 개헌, 1993년 문민정부 출범까지 한국의 민주화 과정을 목격했으며 민주화를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방조 의혹으로 반미 정서가 고조됐던 1980년대 말 부임했던 릴리 대사와 그레그 대사는 한국민의 거센 반감에 직면해야 했다. 릴리 대사는 반미 시위대로부터 수차례 인형 화형식을 당했으며, 그레그 대사는 시위대의 관저 침입을 겪기도 했다. 특히 릴리 대사의 후임으로 연이어 CIA 출신인 그레그 대사가 미국대사로 임명되자 야당과 언론은 ‘미국이 한국을 외교 대상이 아닌 정보·공작 대상으로 본다’며 반발하기도 했다.하지만 1987년 6·10 항쟁 당시 전두환 정권이 명동성당에 강제 진입해 학생들을 연행하려 하자 릴리 대사는 13일 최광수 외무부 장관을 만나 “전 세계가 떠들썩해질 것”이라며 진입을 저지했다. 그는 전두환 정권이 계엄령을 검토하자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에게 시위를 평화롭게 해결해야 한다는 내용의 친서를 요청해 받았다. 릴리 대사는 전 대통령 면담을 요청했으나 청와대는 18일 거절 의사를 밝혔다. 릴리 대사는 결국 다음 날 전 대통령을 찾아가 친서를 전달하고 “무력을 절대 사용하지 마라”고 경고했으며 전두환 정권은 계엄령 선포 계획을 백지화했다. 그레그 대사는 취임 약 4개월 후인 1990년 1월 광주를 찾아 미국의 광주 학살 개입 책임을 묻는광주민주화운동 참가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레이건 대통령이 전 대통령을 취임 후 첫 외국 정상으로 초청한 것은 김대중을 사형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기 때문”이라며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기도 했다. 그레그 대사는 노태우 정권의 남북화해정책과 북방정책을 지지했으며 미군 전술핵무기의 한반도 철수를 추진하며 1992년 남북 한반도비핵화선언의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레그 대사는 1992년 남북화해를 위해 한미연합훈련인 팀스피리트 훈련을 취소하도록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이듬해 한미 정부는 그레그 대사와 상의 없이 훈련을 재개하면서 북한은 준선시상태를 선언했고 핵확산방지조약(NPT)에서 탈퇴했다. 그레그 대사는 2015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내가 대사로 봉직하던 기간 중에 미국이 결정한 유일한 최악의 실수”라고 했다. ●북핵 전문 외교관 전성시대 1993년 북한의 NPT 탈퇴로 1차 북핵 위기가 촉발되자 미국의 대한국 외교는 물론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북핵 문제에 집중되기 시작했다. 1993년 11월 취임한 15대 제임스 레이니 대사는 목사 출신으로 직업 외교관은 아니었으나, 1947~1950년 서울에서 정보장교로 근무했고 1959~1964년 연세대에서 신학을 가르친 ‘지한파’였다. 레이니 대사는 1994년 북한이 영변의 핵연료봉 추출을 강행하고 미국은 영변 핵시설 정밀 타격을 시행하려 하면서 한반도 긴장이 최고조에 오르자 카터 전 대통령을 만나 대북 특사로 방북해 중재할 것을 요청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그 해 6월 김일성 주석을 만나 남북정상회담을 이끌어냈으나, 7월 김 주석이 사망하면서 남북정상회담은 무산됐다. 하지만 북미는 9월 제네바합의를 타결하며 1차 북핵 위기를 종식시켰다.레이니 대사의 후임인 16대 스티븐 보즈워스 대사, 17대 토머스 허버드 대사, 18대 크리스토퍼 힐 대사는 모두 북핵 전문 외교관이다. 보즈워스 대사는 1995~1997년 제네바합의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대신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하는 역할을 맡은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의 사무총장을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다. 보즈워스 대사는 2001년 주한 미국대사에서 퇴임한 이후에도 2009~2011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대북특별대표를 맡아 북미 협상을 총괄했다. 그는 미국 대북 협상파의 상징적 인물로 꼽힌다. 허버드 대사 역시 1994년 북미 제네바협상에 실무급으로 참여한 대북 협상 전문가다. 2001년 9월 취임한 허버드 대사는 이듬해 2차 북핵 위기를 맞게 된다. 아울러 2002년 6월 주한미군 장갑차의 여중생 압사 사건, 이듬해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 2004년 주한미군 기지 평택 이전 반대 시위 등으로 반미 감정이 고조되고 한미 동맹의 균열 우려가 심화되자 이를 해결하는 데 임기를 보냈다.후임인 힐 대사는 2004년 9월 취임해 이듬해 2월 북핵 문제를 논의하는 6자회담의 미국 측 수석대표로 지명됐으며, 두 달 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에 취임하면서 대사직을 내려놓았다. 힐 대사는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반미 감정을 누그러트리는 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힐 대사는 2005년 9월 6자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의 이정표로 평가받는 9·19 공동성명을 이끌어냈다. ●‘리코드 브레이커’ 대사들의 명과 암 19대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부터 23대 해리 해리스 대사까지 다섯 명의 대사는 주한 미국대사 역사의 ‘신기록 보유자’들이다. 버시바우 대사는 직전에 주러시아 미국대사를 역임하고 주한 미국대사 중 역대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했다. 캐슬린 스티븐스 대사는 최초의 여성이자 최초의 한국어 구사 대사, 성 김 대사는 최초의 한국계 대사였으며 마크 리퍼트 대사는 현재까지 최연소 대사 기록을 갖고 있다. 해리스 대사도 최초의 직업군인 출신 대사 기록을 세웠다. 2005년 10월 취임한 버시바우 대사는 역대 주한 미국대사 중 최고위급 인사로 부임하면서 북핵 문제 해결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버시바우 대사는 부임 초기 북한의 인권과 위조지폐 문제를 거론하고 김정일 정권을 ‘범죄 정권’이라고 칭하며 대북 강경 기조를 보였고 당시 노무현 정부는 버시바우 대사에게 북한 비난을 자제하라고 요청하기도 했다.버시바우 대사는 2008년 5월 이명박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협상에 반대하는 촛불 시위가 한창이던 때에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실망스럽다”고 해 외교적 결례 논란을 빚었다. 버시바우 대사는 손 대표가 이명박 대통령에게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를 주장한 데 대해 “과학적 근거도 없이 불안을 야기한 것에 대해 실망스럽다”고 했으며, 민주당 측은 이를 공개하며 반발했다. 다만 버시바우 대사는 힐 대사와 마찬가지로 인터넷을 통해 한국민과 소통하며 국민을 상대로 한 공공 외교를 이어나갔다. 스티븐스 대사는 유창한 한국어로 한국 국민과 접촉면을 늘리면서 공공 외교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대사로 평가받는다. 스티븐스 대사는 미국 평화봉사단에 들어가 한국 복무를 자원, 1975~1977년 충남 예산군 예산중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쳤고, ‘심은경’이라는 한국 이름을 지었다. 그는 1978년 국무부에 입부한 후 1983~1989년 한국에 다시 와 서울 대사관과 부산 영사관에서 근무했다. 스티븐스 대사는 2008년 10월 취임하자마자 33년 전 봉사한 예산중학교를 방문, “예산은 내가 외교관으로 필요한 자질을 배웠던 곳”이라며 한국 국민의 마음을 샀으며, 블로그도 개설해 글을 연재하며 ‘파워 블로거’로서의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후임 성 김 대사는 2008년부터 2011년까지 6자회담 특별대표를 역임하다 그 해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김 대사는 2017년 주필리핀 미국대사로 자리를 옮겼으나 이듬해 6월 싱가포르 1차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판문점에서 최선희 당시 외무성 부상과 정상회담 조율을 위한 실무협상을 했다. ●‘같이 갑시다’ 한미 동맹 캐치프레이즈 만든 리퍼트 리퍼트 대사는 미국 민주당 상원의원 보좌관을 지내다 2008년 오바마 정부 인수팀에 합류했다. 정부 출범 후 국방장관 수석보좌관,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 국방장관 비서실장을 역임하고 2014년 11월 주한 미국대사로 취임했다. 이전 직업 외교관 출신 대사들이 ‘늘공’(늘 공무원)이었다면 리퍼트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 참모로서 관직을 맡은 ‘어공’(어쩌다 공무원)인 셈이었다.리퍼트 대사는 2015년 3월 5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김기종 씨에 의해 습격을 당했을 때 의연하게 대처함으로써 자신은 물론 미국의 이미지를 제고하고 나아가 한미 동맹 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습격 소식이 전해지자 리퍼트 대사의 수술은 물론 한미 관계에 대한 우려의 여론이 높아졌다. 리퍼트 대사는 사건 당일 수술을 마치고 트위터에 “한미 동맹을 강화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복귀합시다. 같이 갑시다!”라고 올리며 우려의 여론을 신속히 잠재울 수 있었다. 이후 ‘같이 갑시다’(Go together)는 한미 동맹의 캐치프레이즈가 돼 한미 동맹을 기념하는 행사에서 인사말이나 건배사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문구가 됐다. 리퍼트 대사는 대사 부임 전 한국과 인연이 별로 없었지만, 부임 후 빠르게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익히며 한국민과의 거리를 좁혀나갔다. 리퍼트 대사는 한국 부임 후 갖게 된 첫째 아들에게 ‘세준’이라는 한국식 이름을 미들 네임으로 줬고, 딸에게도 ‘세희’라는 미들 네임을 붙였다. 야구팀 두산 베어스의 팬으로 유명한 리퍼트 대사는 대사 재임 기간은 물론 퇴임 후에도 야구장을 찾아 두산을 응원하면서 ‘야구 외교’를 선보이고 있다. ●막후 외교서 공공 외교로 대사의 역할 변화했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2월 주호주 미국대사로 지명됐다가 세 달 후 주한 미국대사로 재지명된 뒤 7월 취임했다. 전임 리퍼트 대사가 퇴임하고 1년 6개월여 만에 공석을 메운 터라 기대도 높았던 반면, 그가 대북·대중 강경파라는 점에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추진하는 문재인 정부와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교차했다. 하지만 해리스 대사는 2018년 6월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실제 협상에 진지한지 가늠하는 차원에서 주요 (한미연합)훈련을 일시 중단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정부의 대북 협상 기조에 보조를 맞췄다. 해리스 대사가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우려를 표하고 문 대통령의 남북 협력 사업 추진에 한미 협의의 필요성을 강조한 것은 개인의 신념이라기보다 트럼프 정부의 기조를 대변한 것이다. 해리스 대사뿐만 아니라 전임 대사들도 한국 정부와 이견이 있는 이슈에서 항상 미국 정부의 입장을 대변해왔다. 버시바우 대사도 재임 기간 당시 조지 W 부시 정부의 기조대로 ‘남북 경제협력의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고 말해 해리스 대사처럼 외교적 결례라는 비판을 받았다. 스티븐스 대사도 2010년 한미의 핵심 현안이자 2000년대 한국 내 반미 정서의 주요인이었던 한국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관련 “(한국의) 시장이 완전히 개방되기를 바라지만 이 사안의 민감성을 잘 알고 있다”며 비록 정제된 톤이었지만 미국 정부의 입장을 명확히 전달했다.그럼에도 해리스 대사의 발언이 더욱 논란이 되는 것은 트럼프 정부가 방위비분담협상 등 한미 관계의 현안에 대해 한국 정부를 전례 없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공교롭게 한일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는 중에 해리스 대사가 부임하고, 그의 취임 후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인상 요구를 계속해서 밀어붙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가 한국 정부에 지소미아 종료 결정을 번복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며 해리스 대사에게는 ‘고압적인 미국 외교관’이라는 이미지가 덧씌워졌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한미 관계가 과도기를 겪는 상황에서 한국과 미국 모두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을 변화한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이같은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는 냉전 구도가 해체되고 한국의 국력이 급성장하면서 한미 관계가 상호 호혜적 관계로 재조정되는 가운데 주한 미국대사의 역할도 막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 아닌 대국민 공공 외교를 통해 한미 관계를 증진시키는 것으로 변화할 필요가 생겼다. 하지만 과거 미국대사의 한 마디에 한국 정부의 기조가 흔들렸던 경험을 겪었던 한국민은 미국대사의 발언을 정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의도로 간주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밖에 없다. 미국대사들도 한국과 미국이 불평등한 관계에 있었던 역사와 한국민의 의심을 고려하지 않고 직설적으로 발언함으로써 오해를 자초하는 측면도 없지 않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1990년대 초반까지 주한 미국대사는 주한미군사령관과 함께 한국에서 가장 영향력이 있는 인물이었지만, 냉전 이후 한국의 국력이 강화되면서 미국대사는 한미 관계를 부드럽게 하는 역할로 변화했다”고 했다. 이어 “해리스 대사를 둘러싼 논란은 대사 개인의 성향에 기인한 것도 있겠지만, 한미 정부가 변화된 양자 관계 속에서 이견을 조율하고 자신의 입장을 정제된 톤으로 발표하는 데 서툰 모습을 보이는 탓도 있다”고 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월성 2~4호기 폐기물 저장공간 없어 가동 중단할 위기 넘겨

    월성 2~4호기 폐기물 저장공간 없어 가동 중단할 위기 넘겨

    원자력안전위원회가 10일 경북 경주시 월성 원자력발전소에 사용후핵연료 보관시설(맥스터) 추가 건설을 결정하면서 월성 2~4호기가 폐기물 저장 공간이 없어 가동 중단되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전망이다. 원안위는 지난달 수명이 3년이나 남은 월성 1호기에 대해선 영구정지 결정을 내렸지만, 2~4호기는 가동이 계속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줬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전 원자로에서 연료로 사용된 물질이다. 원자로에서 빼낸 사용후핵연료는 습식저장시설에 우선 보관했다가 수년이 지나 열이 어느 정도 식으면, 건식저장시설로 옮겨 임시 보관하는데 이런 임시 저장시설의 한 종류가 맥스터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애초 월성 원전에 맥스터 14기를 지을 예정이었지만, 비용 문제 등의 이유로 7기만 건설해 2010년부터 사용해왔다. 이번에 7기 추가 건설이 결정되면서 원래 계획대로 운영이 가능하게 됐다. 월성 원전 맥스터는 지난해 9월 기준 93.1%의 저장률을 기록했고, 내년 11월이면 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따라 원안위가 신속하게 맥스터 증설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맥스터를 짓는 데만 19개월이 걸리고, 인허가 과정에서 3개월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기존 맥스터가 포화될 때까지 증설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월성 2~4호기는 가동을 중단해야 하는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맥스터 증설 심의가 성급하다는 목소리도 있어 원안위도 그간 쉽게 결론을 내지 못했다. 탈핵시민행동, 고준위핵폐기물전국회의 등 시민단체는 지난해 11월 원안위가 맥스터 증설을 처음 논의했을 때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공론화를 통해 정책 결정을 한 뒤 추진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원안위가 심사를 강행해선 안 된다”고 반대했다. 위원 간 의견도 엇갈리면서 당시에는 결론에 도출하지 못하고 이날 다시 논의키로 했다. 이날도 결론을 쉽게 내지 못했다. 정회 시간 30분을 포함해 3시간 동안 진행된 논의에도 위원 간 이견이 모이지 않자, 엄재식 위원장이 표결을 제안했다. 표결은 출석위원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하면 가능한데, 8명의 위원 중 진상현 위원을 제외한 7명이 동의했다. 이어 치러진 표결에선 엄 위원장과 장보현 사무처장, 김재영·이경우·이병령·장찬동 위원 등 6명이 찬성표를 내면서 맥스터 추가 건설이 확정됐다. 엄 위원장은 “월성 맥스터를 짓는 것에 대해 (안전상) 우려할 부분이 보이지 않은 상황에서 더 미룰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회의에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월성 원전 맥스터에 대한 안전성 평가 심사를 진행해 시설의 구조와 설비 등이 모두 허가 기준에 만족한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보고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월성 원전 핵폐기물 보관시설 추가 건설 확정

    월성 원전 핵폐기물 보관시설 추가 건설 확정

    포화상태에 다다른 경북 경주시 월성 원자력발전소 사용후핵연료(핵폐기물) 보관시설이 추가 건설된다. 이에 따라 영구정지 처분을 받은 월성 1호기를 제외한 나머지 2~4호기는 설계수명이 도래하기 전까진 운영이 계속될 전망이다. 원자력안전위원회는 10일 제113회 회의를 열고 월성 원전 사용후핵연료 보관시설인 맥스터 7기 추가 건설을 표결로 의결했다. 8명의 위원 중 엄재식 위원장과 장보현 사무처장, 김재영·이경우·이병령·장찬동 위원 등 6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김호철·진상현 위원은 안건을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반 이상이 찬성함에 따라 추가 건설이 확정됐다. 월성 원전 맥스터 저장률은 지난해 6월 기준 92.2%로, 내년 11월이면 포화될 것으로 예측된다. 맥스터를 짓는 데만 19개월이 소요돼 올해 초에는 원안위가 추가 건설을 승인해야 포화를 막을 수 있다. 원안위 승인이 늦어질 경우 월성 2~4호기 운영이 중단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숨통이 트이게 됐다. 지난 2016년 한국수력원자력이 맥스터 추가 건설을 위한 운영변경 허가를 낸 지 4년만이다. 한수원은 애초 총 14기의 맥스터를 구축할 예정이었지만, 경제성 때문에 7기만 우선 건설해 2010년부터 이용해왔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아베 “후쿠시마 배출수 방사능, 韓원전 100분의1”

    아베 “후쿠시마 배출수 방사능, 韓원전 100분의1”

    日 핵연료 냉각 오염수… 왜곡 가능성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4일 중국 청두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면서 “(2011년 폭발 사고가 일어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배출되는 물에 함유된 방사성물질의 양이 한국 원전 배출수에 포함된 방사성물질의 100분의1 이하에 불과하다”고 말했다고 산케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산케이는 한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한 기사에서 아베 총리의 설명은 2016년 기준 후쿠시마 원전 서브드레인(지하배수장치)의 트리튬(삼중수소) 배출량이 연간 1300억 베크렐인 반면 한국 월성 원전이 방출한 트리튬은 약 17조 베크렐로, 차이가 130배에 이른다는 일본 정부 소위원회 자료 등을 근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산케이는 “국제 조류에 역행하며 후쿠시마산 수산물을 비롯해 일본산 식품의 수입 규제를 고집하는 한국에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대응을 요구하기 위해 양국 데이터를 비교한 것”이라며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반론 등은 없었다”고 전했다. 앞서 청와대는 한일 정상회담 이튿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가 논의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문 대통령은 일본의 폭넓은 정보공유 등을 요구했고 아베 총리는 이에 응할 뜻을 밝힌 것으로 돼 있다. 그러나 이번에 아베 총리가 제시했다고 알려진 양국 비교 자료는 문제의 핵심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 한국 정부가 일본에 대해 주시하고 있는 ‘처리수’는 서브드레인 배출수가 아니라 과거 원전 폭발 당시 핵연료를 냉각할 때 발생한 고농도 방사능 관련 오염수로 성격이 다른 물질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아사히신문은 지난 28일 “아베 총리가 전날 녹화된 TV도쿄의 방송 프로그램에서 문 대통령에 대해 ‘태도가 매우 부드러운 신사’라고 말한 뒤 ‘좀더 자주 만날 수 있는 관계를 만들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 관계 개선 노력을 이어 나가기를 바라는 희망이 일정 수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아베 “후쿠시마 원전수 방사성 물질, 월성의 100분의1”

    아베 “후쿠시마 원전수 방사성 물질, 월성의 100분의1”

    日 오염수와 월성 배출수 비교 오류 지적도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4일 중국 청두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후쿠시마 제1원전에서 배출되는 오염수 속 방사성 물질이 한국 원전 배출수의 100분의1 이하라고 주장했다고 산케이신문이 29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아베 총리가 후쿠시마 제1원전 사고 후 후쿠시마현 주변 수산물의 수입을 금지하는 한국 정부 조치를 염두에 두고 과학적인 논의를 하자고 요구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산케이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가 제시한 자료는 후쿠시마 제1원전의 원자로 건물로 흘러 들어가는 지하수를 줄이기 위해 건물 부근에 설치된 지하배수장치(서브 드레인)에서 퍼 올린 물로 추정된다. 이 물은 정화처리 후에 방사능 오염도가 기준치를 밑도는 것이 확인되면 해양에 방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베 총리는 일본 정부 소위원회의 자료 등을 근거로 2016년의 후쿠시마 원전 서브 드레인의 트리튬(삼중수소) 배출량이 연간 1300억 베크렐인 반면에 한국의 월성 원전이 같은 해 액체 상태로 방출한 트리튬 양은 17조 베크렐로 130배에 달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케이는 “후쿠시마 원전 주변 해역과 외부 해양 상황에 대해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방사성 물질 농도는 상승하지 않고 있고 세계보건기구(WTO)의 음료수 기준치 범위에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바레인, 콩고민주공화국, 브루나이가 일본산 식품 수입규제 조치를 철폐하는 등 국제적인 규제 완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지만 한국은 오히려 일부 방사성 물질 검사를 강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문은 아베 총리가 이런 IAEA 평가에 대해 설명하면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를 제기하는 한국 정부를 겨냥해 “과학적으로 냉정한 논의가 행해져야 한다”는 입장을 문 대통령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산케이는 아베 총리가 “국제 조류에 역행하는 형태로 막무가내로 수입규제를 계속하는 한국에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대응을 요구하기 위해 굳이 한일 양국의 데이터를 비교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대한 문 대통령의 반론을 포함한 반응은 없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아베 총리 간의 청두 회담 다음 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가 논의된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청와대 관계자 설명에 따르면 한일 정상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문제에 대해 논의했고, 아베 총리가 관련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기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 문제의 중대성에 비해 일본의 정보공유나 투명한 처리가 부족하다고 느껴진다. 일본 정부에 관련된 사람들로부터 논란이 될만한 발언도 나오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고, 아베 총리는 “투명하게 정보를 공유할 용의가 있다”는 답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게 자료를 제시하며 언급했다는 배출수와 한국 정부나 국제환경단체 등이 문제를 제기하는 오염수는 성질이 다르기 때문에 직접 비교 자체가 오류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 정부가 주시하고 있는 오염수는 아베 총리가 문 대통령에 앞에서 거론한 서브 드레인에서 퍼 올린 물이 아니기 때문이다.일본 정부가 ‘처리수’라고 규정한 오염수는 2011년 동일본대지진 때 폭발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내의 용융된 핵연료를 냉각할 때 발생하는 고농도 방사능 오염수를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정화처리한 물이다. 이 물은 인체에는 큰해가 없는 것으로 알려진 트리튬(삼중수소)을 제외한 방사성 물질(62종) 대부분을 제거한 상태이긴 하지만 여전히 인체에 치명적인 세슘-137, 스트론튬 등 일부 방사성 물질을 함유하고 있다. 반면 아베 총리가 제시한 자료상의 배출수는 치명적인 오염원인 원자로 내 핵연료에 닿기 전의 지하수를 언급한 것으로 추정된다. 후쿠시마 원전 운영업체인 도쿄전력은 이 지하수가 사고 원자로 주변으로 유입돼 진짜 오염수와 섞이는 것을 줄이기 위해 차수벽을 강화하고 있다. 아베 총리가 거론한 후쿠시마 원전 배출수와 월성 원전 배출수가 같은 성격이라고 해도 방사능 누출 사고가 발생해 각종 오염물질이 함유됐을 가능성이 큰 배출수와 정상적으로 가동되는 원전에서 나오는 배출수를 단순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도 나온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日,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 결론낸 듯…시간 문제

    日,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출’ 결론낸 듯…시간 문제

    日경산성, 해양·수증기 방출 등 3가지 안 제시비용, 처리 방안 등 고려해 해양방출로 굳힐 듯일본 후쿠시마 제1원전의 방사능 오염수 처리 방법이 ‘해양 방출’로 결론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일본 정부는 한국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해양 방출을 강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24일 일본 경제산업성에 따르면 전날 오염수처리대책위원회 전문가 소위원회는 오염수 처분 방안으로 ▲물로 희석 시켜 바다로 내보내는 해양(태평양) 방출 ▲증발시켜 대기로 내보내는 수증기 방출 ▲2개 방법을 병행하는 방안 등 3가지 방안을 제시했다. 경산성은 오염수 처분 방안을 찾기 위해 2016년 11월부터 13명으로 구성된 전문가 소위를 운영해왔다. 소위는 초안 보고서에서 해양방출은 일본 국내 원전에서 폭넓게 이루어지고 있다며 국가가 정한 기준치 이하로 희석해 바다에 흘리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환경단체 등은 정상적인 원전에서 나오는 오염수와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를 일으킨 현장에서 나온 오염수의 처리수를 동일하게 볼 수 없다며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어업에 종사하는 후쿠시마 주민들도 이미지가 나빠질 것을 걱정해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 8월 니시나가 토모후미 주한 일본대사관 경제공사를 외교부 청사로 초치해 구체적인 방류계획을 밝히라고 압박하는 등 반대입장을 분명히 한 상태다. 소위는 또 다른 방안인 수증기 방출은 고온에서 증발시켜 배기통을 이용해 상공으로 방출하기 때문에 대기중 방사능 오염도는 국가가 정한 기준치를 밑돌게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스리마일섬 원전 사고 때 이 방법이 활용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수증기 방출은 오염수를 끓인 뒤 남은 방사성 물질을 다시 처리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비용 문제를 감안하면 해양 방출에 더 무게가 실린다. 소위는 또 시멘트를 이용해 고형물로 만들어 지하에 매설하는 방안 등 나머지 3개 안은 시행해 본 전례가 없어 기술적으로나 시간상으로 검토할 과제가 많다는 이유로 배제했다. 전문가 소위는 방출 시기와 기간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가 책임지고 결정해야 한다”고만 언급했다. 소위가 제시한 초안 보고서에 따르면 방출 시작 시기와 연간 처리량에 따라 처분 기간이 달라질 수 있는데 현재 보관량 등을 기준으로 따질 경우 최소한 10년 정도는 걸릴 것으로 추산됐다. 일본 정부가 ‘처리수’로 부르는 오염수는 원자로 내의 용융된 핵연료를 냉각할 때 발생하는 오염수 등에서 다핵종제거설비(ALPS)로 불리는 정화장치를 이용해 트리튬(삼중수소)을 제외한 방사성 물질(62종)의 대부분을 제거한 물이다. 그러나 처리한 오염수에도 인체에 치명적인 세슘-137, 스트론튬 등 방사성물질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채 남아 있어 환경단체들은 방류해선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후쿠시마 원전 부지에는 현재 1000개에 가까운 대형 탱크에 약 110만t의 오염수(처리수)가 저장돼 있다. 이 오염수는 하루 평균 약 170t씩 늘어나고 있어 후쿠시마 원전 운영사인 도쿄전력은 향후 20만t의 저장용량을 증설할 계획이다. 하지만 앞으로 30~40년 걸리는 장기간의 폐로 과정에서 작업 공간 확보 등을 위해 전체적인 공간 재배치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그 이상의 증설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도쿄전력 측은 현재 배출 추이로 추산할 경우 2022년 말이 되면 더는 보관할 수 없게 돼 오염수 처분 대책을 서둘러 강구해야 한다고 일본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문가 소위가 오염수 처분 일정 등에 대해 최종 의견을 내면 이를 토대로 기본방침을 정한 뒤 도쿄전력 주주들과 국민 의견을 듣는 절차를 거칠 예정이다. 이어 원자력규제위원회가 일본 정부가 마련한 최종 처분 방안을 승인하면 도쿄전력이 이행하게 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재미있는 원자력] 사용후핵연료 최종 처분 퍼즐 맞추기/김건영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재미있는 원자력] 사용후핵연료 최종 처분 퍼즐 맞추기/김건영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

    원자력발전소에서 사용하고 남은 핵연료를 사용후핵연료라고 한다. 최근 사용후핵연료 임시 저장시설이 곧 포화 상태가 돼 결국 원전을 멈춰야 할 수도 있다는 걱정 어린 소식들이 들리곤 한다. 고급 주택단지에서 정화조를 해결하지 못해 멀쩡한 집을 버리는 것과 같다. ‘사용후핵연료 최종 처분’은 하루가 급하고 중요한 일이다. 다행히 최근 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사용후핵연료 관리정책 재검토위원회가 공식 발족돼 활동을 시작했다. 필자는 종종 ‘사용후핵연료 최종 처분’이 거대한 퍼즐이라고 생각한다. 조각이나 밑그림의 품질이 보장되지 않는다면 아무도 그 퍼즐을 사지 않을 것이다. ‘사용후핵연료 최종 처분’ 퍼즐의 품질보증서는 실제 처분 환경과 유사하게 만든 실험시설인 지하처분연구시설(URL)이다. 퍼즐 고수라면 가장 먼저 맞추는 가장자리 틀이 바로 처분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처분시스템은 처분용기처럼 사람이 개발할 수 있는 공학적 방벽과 처분할 장소, 즉 암반과 같은 자연환경인 천연 방벽으로 이뤄져 있다. 처분시스템을 구성하는 각 요소들은 사용후핵연료에서 발생하는 열 때문에 수리적, 역학적, 화학적으로 변하기 마련이다. 수백년 이상의 초장기적 시간 동안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는 사용후핵연료의 특성상 각 요소들의 변화와 상호작용을 예측하고 해석하는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또 개발된 기술의 성능과 안전성도 사전에 증명해야 한다. 스웨덴이나 핀란드 등 선도국들은 URL에서 처분시스템의 성능과 안전성을 실증하고 최종 처분을 위한 인허가 과정에 활용한다. 우리나라도 실제 처분장 깊이까지는 못 미치지만 원자력연구원에서 지하처분연구시설(KURT)을 갖추고 우리 기술로 개발한 처분 기술을 검증하는 중이다. 사용후핵연료 처분사업의 성공을 위해서는 실제 처분장의 깊이와 같은 URL이 반드시 필요하다. URL은 단순히 기술을 검증하는 실험시설이 아니다. 기술의 안전성을 국민에게 보여 주고 소통함으로써 국민 신뢰를 얻기 위한 핵심 수단이다. ‘사용후핵연료 최종 처분’ 퍼즐을 맞추면서 국민 신뢰를 마지막 조각으로 미뤄서는 안 된다. 처분시스템 틀을 맞추고 중요한 기술 조각들을 URL에서 증명해야 ‘국민이 안심하는 사용후핵연료 최종 처분’이라는 멋진 그림을 적기에 완성할 수 있을 것이다.
  • “日 원전 사고로 국토 절반 오염… 절박함에 진실 감추고 축소 급급”

    “日 원전 사고로 국토 절반 오염… 절박함에 진실 감추고 축소 급급”

    ‘원자력안전과미래’ 이정윤 대표 … 후쿠시마 현황과 대안을 말하다“체르노빌 원전 폭발이 소련을 망하게 한 계기가 됐듯 후쿠시마 원전사고 후유증으로 일본 또한 서서히 앓고 있으며 잘못하면 망할 수도 있습니다. 아베 신조 총리로서는 사활을 걸고 유치한 도쿄올림픽에 매달릴 수밖에 없으며, 후쿠시마 원전이 ‘적절히 통제되고 있다’(under control)는 식의 거짓말을 계속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지난 10일 대전에서 만난 ‘원자력안전과미래’ 이정윤(59) 대표의 말은 단호했다. 이 대표는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공기에 의해 일본 국토의 절반이 오염됐고, 해양 방출을 통한 오염은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황”이라면서 “현재 117만t이 넘는 방사능 오염수를 일본 정부가 바다에 버리려고 하는 이유는 딱 하나, 바로 돈이 없다는 것인데 이것은 일본의 냉엄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가 내놓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이후 방출된 방사성물질 아이오다인(I-131), 세슘137 등 대표 방사성 핵종의 방출량에 대한 조사 결과 통계표를 보면 진실을 감추려는 일본의 절박함을 엿볼 수 있다. 사고 직후 원자력규제청(NISA),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JAEA) 등 일본의 조사 결과는 프랑스 방사능보호핵안전연구소(IRSN)와 비교하면 축소 발표의 흔적이 역력하다. 특히 해양 방출량만 놓고 보면 일본 JAEA는 155PBq(페타베크렐/1PBq=1000조 베크렐)로 프랑스 IRSN의 조사 결과인 1080PBq의 7분의1 수준으로 축소됐다. 베크렐은 국제적인 방사능 측정 표준 단위다. 흔히 쓰이곤 하는 밀리시버트(m㏜)는 방사능 인체 피폭량을 나타내는 단위다. 허용되는 m㏜ 허용 기준 역시 아베 정부는 사고 이후 20배 이상으로 상향했다. 일반인의 1년 허용 국제기준은 1m㏜다. 이를 훌쩍 올려놓은 것이다. 정부지원금을 끊은 뒤 후쿠시마 이재민을 고향으로 돌려보내게 하기 위한 강제적 조치였다. 이 대표는 “30㎞ 이내 주거 제한을 엄격히 하면서 해체 작업 및 오염 제거 작업을 철저히 해야 함에도 아베 정부 때문에 생활고에 몰린 주민들이 어쩔 수 없이 후쿠시마로 돌아가 농사를 짓고 고기를 잡게 만들었다”면서 “이는 명백한 범죄 행위이며, 후쿠시마로 인한 오염 그리고 사후 대책의 안전성을 포기하고 방사능 오염을 확산시킨 주범은 아베”라고 단언했다. 내년 도쿄올림픽에 대해서도 우려를 나타냈다. 이 대표는 “올림픽을 보이코트하거나 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도 “바람이 불면 나무 등에 붙어 있는 방사능이 공기 중으로 날아다니게 되며, 소량이지만 이로 인한 피폭 또한 긍정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2일 태풍 하기비스에 후쿠시마에서 임시 보관 중인 방사성 폐기물 자루가 무더기로 유실됐지만 소재 파악도, 수거도 안 된 상황에서조차 일본 정부는 “위험하지 않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이런 부실하고 후진적인 관리에도 불구하고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을 올림픽 선수촌에 공급한다는 계획이니 선수단 및 응원단, 취재진 등은 여기에도 고스란히 노출된다. 그렇다고 그가 ‘방사능 괴담론자’는 결코 아니다. 극단적 반일주의 혹은 극단적 반원전론자 또한 아니다. 이 대표는 1980년대 중반부터 한국원자력연구원의 선임연구원으로 캐나다원자력공사에서 중수로설계 국제공동연구를 맡았고, 한전기술 원자로설계개발단에서 원자로 설계개발을 수행하는 등 30여년 동안 원자로 설계엔지니어링, 연구개발, 현장정비, 안전성 평가 등 여러 분야를 거친 원전 전문가다. 그의 대안 또한 감정적인 민족주의로 바라보는 것과는 거리가 있다. 그는 “원전 해체 작업에도, 오염수 정화 기술에도 일본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주요 피해자 중 하나인 우리가 일본을 도와줄 방법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가 제시한 방법은 일본이 방사능 오염수를 해양에 방출한다면 가장 먼저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한국과 중국, 대만, 호주 등 태평양 연안 국가들 중심으로 비용을 투입해 일본에 ‘평화의 정화수 탱크’를 지어 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일본이 돈 문제 때문에 바다에 방류한다는데 주변 국가에서 저장 탱크를 지어 준다면 반대하지는 못할 것”이라면서 “후진국을 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을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현재 경제 보복 조치 등으로 대립과 갈등의 골이 깊어진 상황에서 쉽게 동의를 얻기 어려울 수도 있는 아이디어다. 그 또한 현 상황에서는 어느 정도 논란이 있을 수 있음을 예상한다. 이 대표는 “국민 감정상 반감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인류애적 측면에서 필요함은 물론 우리 국민의 직접적 건강과 생명 피해를 막는 차원에서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탈원전 정책’을 채택한 우리 정부 입장에서도 향후 원전 해체 작업을 대비해 기술을 축적해야 할 필요성 또한 명백하다. 이 대표는 “비록 지금 국제 연구 공조에서 일본이 우리를 배제시키지만, 우리나라의 원전 건설 기술은 물론 해체 기술 또한 높은 수준인 만큼 연구인력을 투입해 공동 기술 개발 등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원자로 설계 등을 전문적으로 해 온 연구자였던 그가 원전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제기하는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그리 오래지 않았다. 2013년 한빛 원전 3, 4호기 발전소가 정지했을 때만 해도 이 대표는 ‘우발적 사건일 뿐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는 심정이었다고 한다. 그는 “2011년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물론 1986년 체르노빌 사건 때도 원전 기계설비 전문가로서 우리나라는 안전하다는 확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빛 3, 4호기 사고 이후 정부의 대책을 보며 처음으로 의문이 들기 시작했다. 이 대표는 “정부가 원전 품질 관련 해외 전문기업의 안전 검증을 받겠다면서 한국수력원자력에 150억원의 예산을 들여 검증기업 입찰을 받았는데, 엉뚱하게도 150년 된 원전검증회사가 아닌 선박전문검증회사가 낙찰을 받게 됐다”면서 “원자력안전미래를 만들게 된 직접적 계기였다”고 말했다. 당시 짝퉁 부품 공급 등 원전비리로 100여명이 기소됐고 60여명이 구속됐다. 당시 정부는 재발방지 대책의 일환으로 지역주민들의 한빛 1~6호기 현장 검증 시찰 요구를 ‘덜컥’ 약속했다. 이 대표는 “당시 정부로서는 원전 설비 등이 너무도 전문적인 영역이기 때문에 주민들이 둘러본다고 해도 제대로 알기 어려울 거라 생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원전 현장 검증에 이 대표를 참여시켰고, 이는 ‘신의 한 수’가 됐다. 이 대표는 “2013년 7월부터 2015년 9월까지 직접 시찰에 참여해 문제점만 700건 이상 파악해서 시정을 요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근본적인 시정은 없었다. 이 대표는 “예컨대 비상 디젤 발전기의 경우 프랑스 제조품인데 본사가 아예 없어져 부품 문제가 있어도 교체가 불가능하며, 발전기를 통째로 교체하려면 70억~80억원이 들어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었고 “중저준위 폐기물 저장소 및 사용후핵연료저장소도 드론 등에 의한 테러 위험에 취약했으며 화재 위험에도 대비가 쉽지 않은 조건이었다”고 말했다. 결국 원자력안전위원회의 대응 능력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됐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찬반에 대해서도 이 대표는 국제적 추세 등을 감안하면 방향 자체는 맞다고 보면서도 찬반 양측에 쓴소리를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탈원전은 일종의 선언적 의미이며 점진적 축소 정책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라면서 “출구 전략을 좀더 구체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으며, 기계, 전기, 핵물리 등 여러 분야의 기술과 연구 성과가 결집된 원전 관련 업계도 집단으로 탈원전 정책을 반대하는 식으로 산업혁신을 거부하는 모양새를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글 사진 youngtan@seoul.co.kr
  • [열린세상]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교훈/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열린세상] 후쿠시마 원전사고의 교훈/김경민 한양대 정치외교학과 특별공훈교수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를 사고 이전에 한국의 모 TV 방송사와 취재를 한 적이 있다. 지금은 10년 수명 연장의 임기를 무사히 마치고 폐로를 결정한 고리 1호기의 10년 수명 연장을 논의하던 때인지라 10년 수명 연장으로 원전을 무난하게 가동 중인 후쿠시마 원전의 상황이 어떠한지를 들여다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일본 원자력 관계자들에게 취재 의뢰를 했더니 다행히 허가가 나서 방송팀을 데리고 후쿠시마 원전에 가서 내외부를 둘러보고 시민과 인터뷰도 했다. “후쿠시마에 원전이 있는 것이 어떻습니까?” 대답은 “도쿄가 특급기차로 3 시간이 걸리는데 이곳에 원전이 없었더라면 도쿄로 돈 벌러 다녀야 하는데 고맙기 짝이 없다”는 것이었다. 3ㆍ11 대지진으로 인한 원전사고 이후 방사능 오염 때문에 그때 인터뷰한 사람이 사망했는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이사해 살고 있는지 알 길이 없다.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엄청난 쓰나미가 원전을 덮치는 바람에 비상전력을 돌릴 수 있는 디젤 발전시스템마저 물에 잠겨 전기에 의해 냉각장치를 돌려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원전 내 핵연료의 핵분열은 계속되고 수천도까지 열이 올라가다 보니 내부구조물이 녹아버려 방사능오염수가 지금도 끊임없이 나오는 대재앙을 맞고 있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이 자연재해로 인한 재앙임은 분명한데 후쿠시마현 북쪽에 있는 오나가와 원전의 사례를 보면 인재(人災)라 생각된다. 쓰나미 피해를 당하지 않고 멀쩡한 오나가와 원전은 과거 오나가와 촌장(村長)이 이 마을에 있었던 지진과 쓰나미 기록을 조사해 본 뒤 해발 13m 이상의 위치에 원전을 짓겠다고 한다면 허가를 내주겠다고 강변하여 높은 곳에 원전을 건설하게 되었다. 지금까지 오나가와 원전이 무사했던 것은 그 당시 촌장의 공로였다고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 당시의 일본 총리는 간 나오토였다. 무슨 보고를 받았는지 몰라도 도쿄 바로 남쪽 시즈오카현에 있는 하마오카 원전을 당장에 멈추라는 긴급지시를 내렸다. 이때 한국의 방송사에서 연락이 와 갑자기 정지시킨 원전을 취재하고 싶은데 취재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는 요청이 있었고 ‘원전사고로 초상집이나 다름없는데 허가를 내주겠느냐’고 대답한 뒤 혹시나 하고 전화를 해 취재를 하고 싶다고 하니 예상외로 허가를 해 주어 급히 방송팀과 함께 하마오카 원전으로 달려갔었다. 원전 마당에 들어서는 순간 필자는 아연실색 충격을 받았다. 원전 바닥면과 해발 수위가 거의 동일하지 않은가. 지진과 쓰나미의 위험이 그 어느 국가보다 상존하는 나라인데 원전을 높은 위치에 지어도 쓰나미가 덮치는 것을 피할 수 있을까 말까 한 처지인데 해수면과 원자로 바닥면의 높이가 거의 똑같다니 도저히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간 총리가 하마오카 원전에 대해 급작스레 정지 권고를 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 일본의 민족성을 보면 재난대책에서 그 어느 국가보다 철저하다는 인상을 받아 왔는데 하마오카 원전에 발생한 쓰나미 사고는 그것이 자연재해이면서도 인재라는 사실을 명확히 알 게 되는 경우였다. 2018년에 일본의 전기사업자협회를 방문해 하마오카 원전에 대해 물어봤더니 지금은 해변에 10m가 넘는 콘크리트 방벽을 건설해 놓았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55기의 원전을 가동하던 세계 3위의 원전대국 일본은 후쿠시마 사고로 인해 안전규제가 굉장히 강화되어 문닫는 원전도 여러 곳이고 안전대책에 돈을 쏟아부으며 국가안전 기준을 통과해 재가동에 들어간 원전들도 있다. 일본의 원전사고를 보며 한국의 원전은 어떻게 해야 할까 생각해 보게 됐다. 자원이 부족한 국가가 원전을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 후쿠시마 복구에 현시점으로 약 300조원이라는 엄청난 돈이 들어가야 하는 처지이면서도 원전을 재가동하는 일본을 보면서 자원이 없는 나라인 일본의 처지를 보게 된다. 한국도 원전이 쇠퇴일로에 있지만 자원이 없는 나라로서 원전을 완전히 포기하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된다. 다만 후쿠시마 원전사고에서 보듯이 원전을 가동하는 한국은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확보하면서 원전을 가동해야 한다는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 해군 “핵추진 잠수함 TF 운영 중”… 공식 문서에 첫 명시

    해군 “핵추진 잠수함 TF 운영 중”… 공식 문서에 첫 명시

    해군이 10일 핵(원자력)추진 잠수함 도입을 위한 태스크포스(TF)를 국방부의 인가를 받아 운영하고 있다고 국정감사 보고서를 통해 밝혔다. 군이 핵추진 잠수함 도입 추진을 대외 공식 문서에 명시한 것은 처음이다. 해군은 이날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해·공군 국정감사 업무보고에서 핵추진 잠수함 도입과 관련해 “장기적 관점에서 해군 자체 TF를 운용하고 있다. 국가정책에 따라 결정될 사안으로 향후 국방부, 합동참모본부와 협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지난 3월 국방부로부터 정식 인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정수 해군 기획관리참모부장은 “중령이 팀장을 맡고 있고 기획관리참모부장이 전체 조정통제관리를 하고 있다”며 “회의는 분기별로 한 번씩 하고 있다”고 했다.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은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장기간 수중 작전이 가능해 북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탑재 잠수함을 지속적으로 추적하고 격멸하는 데 가장 유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원자력 추진 잠수함은 북한 및 주변국에 동시 대응할 수 있는 유용한 억제전력이기 때문에 유용성과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군이 핵추진 잠수함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핵연료를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한 한미 원자력협정을 개정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 해군은 또 ‘미니 이지스함’으로 불리는 6000t급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에 대해 “올해 ‘탐색개발’(기본설계) 단계에 진입한다”고 밝혔다. 공군은 이날 2021년까지 40대가 도입되는 F35A 스텔스 전투기에 대해 2020년 13대, 2021년 14대가 추가 인계된다고 밝혔다. 원인철 공군참모총장은 F35A 전력화 행사에 대해 “올해 안에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후쿠시마 원전 사고’ 도쿄전력 경영진에 무죄 선고한 일본 법원

    ‘후쿠시마 원전 사고’ 도쿄전력 경영진에 무죄 선고한 일본 법원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때 발생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에 대해 원전 운용사인 도쿄전력의 당시 경영진에게 형사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와 시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이번 재판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관련한 첫 형사재판으로 관심을 모았다. 도쿄지방재판소는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도쿄전력의 가쓰마다 쓰네히사 전 회장과 무토 사카에 전 부사장, 다케쿠로 이치로 전 부사장 등 전직 경영진 3명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고 NHK 등이 지난 19일 전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원전 운전을 정지할 의무를 이행할 정도로 거대한 쓰나미(지진해일)이 오리라는 것을 예측하지 못했을 것”이라면서 “당시 법령상의 규제와 심사는 절대적인 안전성 확보까지는 전제로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피고인들은 지난 2013년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받았지만 이에 반발한 시민들에 의해 ‘강제 기소’ 제도를 통해 기소됐다. 강제 기소는 검찰이 불기소 처분한 사건에 대해 일반 시민 등으로 구성된 검찰심사회가 기소를 의결할 경우 법원이 지정한 변호사가 피의자를 기소하는 제도다. 검찰역 변호사는 경영진이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아 후쿠시마현 오쿠마의 후타바병원 입원 환자들이 제때 피난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44명을 숨지게 했다며 경영진을 기소했다.2017년 6월에 시작한 공판은 그동안 37회나 열렸다. 검찰역 변호사는 피고인들이 직원으로부터 쓰나미의 위험을 예상한 시뮬레이션 결과를 전달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조치를 하지 않았다며 피고인들에게 법정 최고형인 금고 5년을 구형했다. 반면 피고인들은 “보고를 받은 기억이 없다”, “대책을 미루지 않았다”면서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경영진으로서 책임을 동반하는 입장에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형사책임을 져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단했다. 재판부가 피고인들에게 무죄를 선고하자 법정에서는 일부 방청객들이 “거짓말이다”고 외치며 반발했다. 또 재판소 앞에서는 도쿄전력 경영진의 책임 추궁을 주장한 시민들이 몰려와 판결을 비판했다. 시민들은 “왜 무죄인지 납득이 안 된다”, “판결 이유를 들어봐야겠지만 분하다”며 성토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지난 2011년 3월 11일 일본 미야기현 앞바다에서 발생한 리히터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 때 발생했다. 쓰나미가 원전을 덮치면서 핵연료가 녹아내리며 수소 폭발이 발생하는 한편 방사성 물질이 쏟아져 나왔다. 그런데 최근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핵연료를 냉각시키기 위해 주입하느라 오염된 물을 바다에 내보내겠다고 밝혀 논란이 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일본 정부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출과 관련한 협의를 요청했지만 일본은 미온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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