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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제헌절, 헌법을 다시 기억하는 날

    [기고] 제헌절, 헌법을 다시 기억하는 날

    제헌절이 2008년 공휴일에서 제외된 이후 18년 만에 다시 공휴일로 지정돼 제자리를 찾았다. 많은 이들에게는 달력에 빨간날이 하나 늘어난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그러나 제헌절의 공휴일 재지정은 휴식일이 하루 늘었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경제적 효율성의 논리에 밀려 상대적으로 희미해졌던 대한민국 헌법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고, 민주공화국의 근본 가치를 국민의 일상에서 확인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1948년 7월 17일의 제헌은 대한민국 헌정질서의 새로운 출발점이다. 같은 해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 출범에 앞서 헌법이 먼저 제정・공포됐다는 사실은 통치 권력이 먼저 성립하고 헌법이 이를 사후적으로 정당화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주권적 결단으로 헌법을 제정하고 그 규범적 틀 안에서 통치 기구를 구성했음을 보여 준다. 법률의 제정이 헌법이 정한 절차에 따른 입법 활동이라면, 헌법의 제정은 국가의 기본 질서를 창설하는 국민의 주권적 행위다. 제헌이 일반적인 입법과 본질적으로 다른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제헌절은 이러한 대한민국 헌정질서의 시작을 기념하는 날이다. 공휴일은 다양한 목적에서 지정할 수 있겠지만,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공휴일은 공동체가 역사적 경험과 핵심 가치를 기억하고 다음 세대로 이어 가기 위한 사회적 장치로 기능한다. 3·1절이 독립 정신을, 광복절이 국권 회복을 기념한다면 제헌절은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기본권의 보장이라는 대한민국 헌법의 정신을 기억하는 날이다. 제헌절의 공휴일 재지정은 단순히 하루의 휴식을 더한 것이 아니라 이러한 헌법적 가치를 공동체의 기억 속에 다시 자리매김하게 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공동체의 기억은 과거를 기념하는 데 머물지 않고 국가의 정체성을 끊임없이 확인하는 힘이 되며, 공동체를 하나로 묶는 정신적 토대가 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심화하는 갈등과 대립을 포용과 화합으로 극복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런 시대일수록 자유와 평등, 법치주의, 권력분립, 국민주권과 같은 헌법의 기본 원리를 함께 확인하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 헌법은 모든 갈등의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지만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공동체 안에서 공존할 수 있는 공통의 기준을 제시한다. 사회가 성숙하기 위해서는 헌법을 자유롭고 책임 있는 시민의 삶을 가능하게 하는 공동체의 약속으로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헌법을 존중한다는 것은 특정 정치적 입장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차이를 헌법의 틀 안에서 해결하겠다는 공동의 약속을 지키는 일이다. 제헌절은 대한민국이 어떠한 헌법적 토대 위에서 출발했는지, 그리고 그 토대가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를 되돌아보는 날이 되어야 한다. 제헌절이 과거를 기념하는 데 머물지 않고, 오늘 우리의 삶 속에서 살아 있는 헌법을 확인하며 그 가치를 함께 실천하는 날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김수연 제주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 ‘피지컬 AI 동맹’ 늘리는 젠슨 황… 日서는 ‘꼬치회동’

    ‘피지컬 AI 동맹’ 늘리는 젠슨 황… 日서는 ‘꼬치회동’

    일본 미쓰비시자동차가 내년 상반기 인공지능(AI) 탑재 휴머노이드 로봇을 양산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5일 일본을 방문해 현지 AI 기업들과 기술 협력에 나섰다. 일본 정부가 ‘소버린 AI’ 인프라 구축에 나서고 일본 산업계는 ‘피지컬 AI’ 생태계 선점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우리나라에 끼칠 영향에 관심이 쏠린다. 업계에 따르면 황 CEO의 방일은 ‘세가’(SEGA)와 엔비디아의 협력 30주년 기념행사 참석이 이유다. 이에 더해 국가 단위의 AI 인프라 시장을 공략하는 행보로도 해석된다. 황 CEO의 방일은 지난해 10월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무엇보다 일본 정부가 지원하는 노에트라와 엔비디아 간 제휴가 주목받는다. 16일 일본 경제산업상 주최 행사에 황 CEO와 노에트라 경영진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소위 ‘로봇의 뇌’를 만드는 노에트라가 엔비디아의 최신 AI 반도체를 채택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본 경제산업성 등은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소버린 AI에 힘을 쏟고 있다. 미국의 정책 변화나 수출 규제로 최첨단 AI 서비스 이용이 제한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다. 엔비디아로서는 자사 반도체 칩을 대량 공급할 수 있는 기회다. 일본의 전통 제조 대기업들도 전면에 나섰다. 미쓰비시자동차는 지난 9일 자사가 지분을 투자한 로봇 스타트업 ‘하이랜더스’와 합작해 내년 상반기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자사 공장에서 양산한다고 발표했다. 도요타의 도요타연구소(TRI)는 최근 미국 MIT와 협력해 로봇 가상 훈련용 AI 시스템 ‘씬스미스’를 개발해 피지컬 AI의 소프트웨어 역량을 끌어올리고 있다. 미국이 압도적인 소프트웨어 알고리즘과 AI 칩 설계 능력을 쥐고 있다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강국인 일본은 로봇 ‘근육과 관절’에서 독보적이다. 이에 로봇 완제품 시장이나 엔비디아 등 빅테크의 핵심 파트너 지위 면에서는 한일 간 경합이 심화될 수 있고, 반도체 소부장 공급망 등에서는 상호 보완·협력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편 황 CEO는 이날 저녁 세가 기념행사가 끝난 뒤 일본 기업 관계자들과 도쿄 간다역 인근의 돼지고기 꼬치구이 전문점에서 ‘꼬치회동’을 가졌다. 고급 식당이 아닌 일본식 꼬치 요리 ‘야키톤’을 주로 판매하는 대중 이자카야로 한국에서의 ‘깐부 회동’과 마찬가지로 서민적 면모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또 이날 황 CEO는 SK하이닉스의 미국주식예탁증서(ADR) 나스닥 상장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성공적”이라고 호평했다.
  • “5·18은 대한민국의 아픔… 배재고 논란, 어른들 책임”

    “5·18은 대한민국의 아픔… 배재고 논란, 어른들 책임”

    “어른 탓에 어린 학생들 고개 숙여5·18 역사 소비 보며 참담한 심정오월 정신 핵심은 배제 아닌 포용” “어른이 상처를 봉합하기는커녕 방치했기 때문에 가장 발랄하게 자라야 할 학생들이 고개를 숙인 것이죠. 마음이 아픕니다.” 지난달 서울 배재고 야구부의 응원 구호 논란 등으로 민주화 역사에 대한 조롱 문제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정현애(73) 전 오월어머니집 관장은 15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어른들의 책임”을 이야기했다. 정 전 관장은 1980년 5·18 민주화운동 관련 대표적인 여성 단체인 오월어머니집의 상징과도 같은 인사다. 5·18 민주화운동 당시 중학교 역사 교사였던 그는 남편 김상윤씨와 함께 광주 옛 전남도청 근처에서 책방 ‘녹두서점’을 운영했다. 녹두서점은 당시 청년이 한데 모여 궐기를 준비하던 곳이다. 정 전 관장 자신도 그해 5월 27일 계엄군에게 붙잡혔다 약 100일 만에 풀려났다. “전 그날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나 영화, 드라마를 아직도 못 봅니다. 상처가 너무 짙어서요.” 정 전 관장은 최근 일부 젊은 세대의 5·18 왜곡 움직임에 대해 참담함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어른 세대가 젊은이들에게 아픈 역사를 제대로 가르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지난 6일 배재고 야구부가 광주일고를 찾아 고개를 숙이는 모습을 보면서 정 전 관장이 느낀 첫 감정은 ‘안쓰러움’이었다. 그는 “그토록 어린 학생들의 실수를 방기하고, 끝내는 머리 숙이게 만든 어른들과 이 세상이 밉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뉘우칠 줄 아는 학생들을 보면서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생각이 겹쳤다”고 덧붙였다. 정 전 관장은 5·18이 광주를 넘어 ‘대한민국의 아픔’이라고 줄곧 강조했다. 광주뿐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청년을 똑같은 생명으로 바라봤던 게 ‘그때 그 사람들’의 마음이라는 것이다. 5·18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와 5·18 기념재단도 지난 9일 “5·18 정신의 핵심은 배제가 아닌 포용”이라며 배재고 학생들을 선처해 달라고 대한체육회에 요청했다. 정 전 관장은 “시위 당시 길가의 아주머니들은 청년들에게 ‘밥은 먹고 해야 한다’며 주먹밥을 쥐여 줬다. 학생은 물론 총칼로 무장한 계엄군에게도 건넸다”면서 “그들에게는 모두 똑같이 배고파하는 아들들로 보였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5·18은 저항 정신과 더불어 시민들의 사랑이 핵심이었다. 지금의 오월 정신도 이와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 신동빈 롯데 회장 ‘본원적 경쟁력 강화’ 주문

    신동빈 롯데 회장 ‘본원적 경쟁력 강화’ 주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지난 10년간 그룹의 사업 경쟁력이 정체된 점을 우려하며 사장단에게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주문했다. 15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타워에서 열린 하반기 VCM(옛 사장단회의)에서 “최고경영자(CEO)는 명확한 비전을 제시하고 고객 관점에서 끊임없이 개선하며, 대담한 혁신으로 조직을 지속해서 진화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CEO들에게 정치·경제·사회·기술적 환경을 뜻하는 ‘PEST’ 관점에서 경영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 아울러 신 회장은 전통산업의 혁신 사례를 소개하며 성숙기에 접어든 그룹 핵심 사업의 신성장 동력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전통은 한계를 가두는 천장이 아닌, 새로운 혁신을 위한 출발선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신 회장은 “상반기 그룹 전반의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외부 자본시장의 시각은 여전히 냉정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반기 지정학적 불확실성 확대와 인공지능(AI) 발전 등에 대응하기 위한 주요 키워드로 ‘선택과 집중’, ‘개선과 혁신’, ‘경영 기본 충실’ 등을 꼽았다. 구체적 실행 방안으로는 비핵심 사업 효율화, 핵심 브랜드의 글로벌 가치 제고, 재무 건전성 중심의 투자 등을 강조했다.
  • 신규 양수발전소 2곳 누가 품을까

    신규 양수발전소 2곳 누가 품을까

    정부가 올 하반기 신규 양수발전소 2곳 선정에 나서면서 전국 지방자치단체 간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총사업비 1조원이 넘는 대형 국책사업인 데다 지역경제 파급효과가 커 지역소멸 위기에 놓인 농산촌 지역들이 총력전에 나선 모습이다. 15일 지자체에 따르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올해 하반기 신규 양수발전소 사업자 공모를 진행한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확대에 대응하고자 1.25GW 규모의 양수발전 물량을 반영했다. 민간 기업에도 문이 열려 있지만 사업 특성상 공공기관 중심 경쟁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경남에서는 하동·거창·합천·산청 4곳이 유치전에 뛰어들었다. 하동군은 한국남부발전과 손잡고 옥종면 일원에 700㎿ 규모의 양수 발전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김현수 군수는 최근 사업 예정지를 찾아 “하동의 미래 100년을 책임질 핵심 국가사업인 만큼 반드시 유치하겠다”고 밝혔다. 거창군은 가북면 우혜·용산리 일원을 후보지로 내세웠다. 군은 600㎿ 규모 양수발전소 유치를 공식화한 뒤 한국남부발전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범군민 유치운동, 주민설명회 등을 진행했다. 합천군은 봉산면 일원에 900㎿ 규모 오도산 양수발전소를 유치해 기존 두무산 양수발전소와 시설을 공동 활용하는 ‘쌍둥이 양수발전소’ 구상을 추진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과 협력하고 있다. 산청군은 700㎿급 양수발전소를 20여년간 운영해 온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축적된 기술력과 인프라, 주민 수용성을 바탕으로 유치에 나섰으며 한국남동발전과 상생협력 자매결연도 맺었다. 전북에서는 진안군이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진안군은 한국동서발전과 협력해 ‘수몰가구 제로’를 최대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주민 이주와 보상 문제에 따른 갈등 요인이 없고 수년간 주민설명회와 동의 절차를 거치며 수용성을 확보했다는 점도 경쟁력으로 평가된다.
  • 전남광주통합시, ‘맞춤형’ 이민 비자 정부 건의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외국인 유학생의 지역 정착을 지원하고 농어촌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맞춤형 이민 비자를 정부에 건의한다고 15일 밝혔다. 현재 농어촌 지역의 인력 부족 문제를 해소하는 핵심 근로 인력인 외국인 계절 근로자에게 발급되는 E-8 비자는 농작업을 하는 특정 기간만 유효한 제도적 한계를 안고 있다. 한 고용주와 최대 8개월을 일하면 출국해야 해 농어업 숙련 인력을 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통합시는 한국어 능력이 우수하고 계절 근로에 숙련된 외국인 계절 근로자를 선발해 농어촌 이민 비자인 가칭 E-7-5 비자로 전환하는 제도를 건의할 계획이다. 농어촌 이민 비자를 받은 사람은 특정인에 고용되지 않고 지역 단위에서 장기간 체류하며 여러 고용주와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 통합시는 또 유학생 정착을 위한 유학생 창업 이민 제도 개선도 정부에 요청한다. 현재 유학생이 창업을 통해서 지역에 정착하려면 자본금 2억원을 투자해야 하는 요건이 있어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는 필요성이 계속 제기돼 왔다. 통합시는 일정 기간 창업 활동을 허용해 주고 연 매출을 5000만원 이상 올리면 유학생 창업 이민 비자인 가칭 지역특화형 비자 F-2-RJ로 전환하는 유학생 창업 이민 요건 완화도 건의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유학생들이 농공단지 등에서 취업 활동을 하면 전공과 연계된 활동과 학점으로 인정해 비자 전환과 취업에 가점을 주는 유학생 취업 이민 제도도 제안한다는 방침이다.
  • 광주비엔날레, 장롱 속 기록물 AI로 복원한다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가 창설 30주년을 맞아 시민들의 손때 묻은 기록물을 한데 모아 인공지능(AI) 기반의 디지털 보물고를 구축한다. 재단은 15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한 달간 사진, 영상, 서신, 기념품 등 개인이 소장한 광주비엔날레 관련 민간 기록물을 공개 수집한다. 이번 수집은 광주비엔날레가 추진 중인 ‘AI 라키비움(Larchiveum)’ 구축 사업의 핵심이다. 라키비움은 도서관(Library), 기록관(Archives), 박물관(Museum)의 기능을 통합한 정보 서비스 공간을 의미한다. 재단은 공식 문서를 넘어 기획자, 예술가, 관람객, 그리고 현장의 노동자들이 간직한 사적 기록까지 아카이브에 편입해, 비엔날레의 30년 궤적과 국제 문화예술 교류의 흔적을 입체적으로 복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수집 대상은 경계가 없다. 낡은 사진과 영상, 음원 등 시청각 자료부터 개인 소회가 담긴 메모, 엽서, 팩스 등 문서류는 물론, 학생미술대회 출품작과 유니폼, 기념품 등 박물류까지 포함한다.
  • ‘세계유산 등재 1년’ 반구천 암각화, 체류형 관광 거점으로 뜬다

    ‘세계유산 등재 1년’ 반구천 암각화, 체류형 관광 거점으로 뜬다

    방문객 급증·외국인 관광객 신기록‘과학적 거점’ 세계암각화센터 건립관광 연결 ‘역사 문화 탐방로’ 조성XR 망원경 설치… 셔틀버스 운행1주년 기념 전시회·학술대회 개최암각화 문양 담은 ‘영원 우표’ 발행울산 울주군 대곡리 일원 반구천(행정 지명 대곡천) 3㎞ 구간에 자리한 ‘반구천의 암각화’는 국보인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아우르는 세계적 문화유산이다. 고래, 고래사냥, 사슴, 호랑이, 사람 등의 모습이 새겨져 있어 지난해 7월 국내 석기시대 유산 최초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됐다. 울산시는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기념행사와 ‘오래 머무르는 체류형 관광’으로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중장기 마스터플랜 및 인프라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울산 울주군 반구천 일대는 세계유산 등재 직후 관광객 급증으로 기록적인 특수를 누렸다. 15일 울산시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암각화박물관 방문객은 전년 대비 42.6% 증가한 11만 5000여명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관광객도 1051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이런 흥행은 지방자치단체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가능했다. 울산시와 울주군은 외곽 공영주차장을 신설하고 진입로를 정비했으며 교통 혼잡 해소를 위해 올해 4월부터 무료 순환버스를 도입하는 등 인프라 확충에 행정력을 쏟았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방문객은 다소 줄었다. 올해 1~6월 누적 관람객 수를 집계한 결과 등재 전인 전년 동기 대비 오히려 12.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관광 활성화를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다. 시는 최근의 관람객 감소를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단기적 흥행보다는 장기적이고 지속 가능한 관광 생태계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핵심은 ‘세계암각화센터’ 건립과 ‘체류형 역사 문화 탐방로’ 조성이다. 현재 국가유산청 주도로 건립 적정성 검토 용역이 진행 중인 세계암각화센터는 반구천의 가치를 연구하고 전시·관람·교육을 수행할 컨트롤타워다. 시는 이 센터를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2030년까지 암각화 보존 상태를 정밀하게 살피는 과학적 거점이자 주변 경관과 조화를 이루는 건축적 상징물로 탄생시킬 계획이다. 동시에 반구천 일원 30만㎡ 부지를 활용해 기존의 일회성 관광을 체류형 관광으로 바꾸는 마스터플랜을 추진한다. 시는 2030년까지 총 175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주요 거점들을 촘촘하게 잇는 총연장 11.6㎞의 ‘역사 문화 탐방로’를 조성, 관람객들이 대자연 속에서 장시간 머무를 수 있는 기반을 다질 계획이다. 현재 반구천을 찾는 방문객들을 위한 관람 환경 개선 사업도 활발하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최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의 도입이다. 시는 반구대 암각화 전망대에 1억 3000만원을 들여 인공지능(AI) 기반 확장현실(XR) 망원경 4대를 설치했다. XR 망원경은 육안으로 보기 어려웠던 바위그림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특정 그림을 조준하면 상세한 해설 화면을 실시간 제공한다. 또 스마트폰 ‘QR 코드 해설 안내 체계’를 도입해 문화관광해설사 없이도 스마트폰으로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도록 했다. 고질적인 접근성 문제도 해결책을 찾았다. 부산에서 개최되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7월 19~29일)를 전후해 주차난 해소와 편의 증진을 위한 ‘반구천 암각화 셔틀버스’를 운행한다. 순환 셔틀버스는 암각화 주차장을 시작으로 암각화박물관, 반구대 입구, 구량천전, 울산대곡박물관, 천전리 암각화 입구 등 핵심 정류소를 연결한다.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 5일, 하루 총 8회 운행된다. 이 외에도 동매산 습지 경관 개선 사업을 통해 수변 마루와 수생식물 군락지를 조성했고 탐방로 구간에 공중화장실을 신설해 도보 관람객의 불편을 최소화했다.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맞아 울산 전역에서 다채로운 축제가 열린다. 우선 16일 울산시청 로비에서 시민 참여형 기념식을 개최해 시민들의 자긍심을 고취한다. 문화·전시 행사도 이어진다. 울산도서관에서는 8월 말까지 암각화 모형 및 관련 자료 전시회가 열린다. 울산암각화박물관은 지난 7일부터 내년 4월 25일까지 일정으로 기획전 ‘시간 저장소: 그날의 데이터’를 개최 중이다. 기획전은 1부(바위, 기록을 저장하다), 2부(기록, 시간을 풀어내다), 3부(시간, 다시 연결되다)로 나누어 암각화의 문양, 신라시대 명문, 1970년대 발견부터 세계유산 등재까지의 과정을 조명한다. 참여형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반구대포럼 주관의 ‘1박 2일 암각화 체험 프로그램’이 9월에 2차 행사를 진행하고, 10월에는 바위그림 그리기 대회와 플리마켓 등이 어우러진 ‘암각화 문화제’가 열린다. 9월 초순에는 대규모 탐방 행사가, 중순에는 국가유산청 주관의 ‘국가유산 미디어아트’가 대곡천 밤하늘을 수놓는다. 9월 중에는 프랑스 중학생들과 울산 지역 청소년들의 온라인 화상 교류 수업이 열려 청소년들이 민간 외교관 역할을 수행하며 세계유산 공식 표지석 제막식도 거행된다. 행사의 대미는 11월 유에코(UECO)에서 열리는 ‘등재 1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가 장식할 예정이다. 이번 1주년 행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와 연계돼 시너지를 낸다. 시는 벡스코 행사장에 단독 전시 부스를 설치해 전 세계 관계자들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특히 17일에는 울산 유에코와 반구천 일원에서 전 세계 유산 관리 전문가 150여명이 참석하는 ‘제8차 세계 현장관리자 포럼’이 열린다. 이들은 토론 후 직접 반구대 암각화와 천전리 명문 현장을 답사할 예정이어서 울산의 독보적 문화 지형을 세계에 각인시킬 기회가 될 전망이다. 일상 속 기념을 위한 특별 굿즈도 출시됐다. 시는 남울산우체국과 협력해 반구천 암각화의 대표 문양과 전경 등 총 14종의 이미지가 담긴 ‘맞춤형 기념 우표’를 제작했다. 앞으로 우편요금이 인상돼도 계속 쓸 수 있는 ‘영원 우표’ 형태로 발행됐고, 가격은 전지 1장(14매) 기준 1만 800원이다. 시 관계자는 “세계유산 등재 1주년을 맞아 기술적·기반적 관람 환경을 크게 개선했고 세계에 알릴 다채로운 장을 마련했다”며 “앞으로 일시적인 관람객 증감에 연연하지 않고 반구천 암각화를 누구나 깊이 즐길 수 있는 ‘열린 세계유산’이자 글로벌 문화관광 도시 울산의 핵심 축으로 키워나가겠다”고 밝혔다.
  • “10만 반도체 인재 키운다”… 호남 대학가 교육 체계 재편

    “10만 반도체 인재 키운다”… 호남 대학가 교육 체계 재편

    800조원 규모 서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조성이 본격화되면서 전남광주 대학들이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나섰다. 메모리 팹(Fab) 4기 건설과 가동 과정에서 시설 공사와 생산 인력을 포함해 10만명 이상의 전문 인력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되자 학과 신설과 정원 증원은 물론 산학협력과 계약학과 확대까지 추진하며 교육체계를 전면 개편하고 있다. 15일 전남대에 따르면 이 대학은 기존 시스템반도체 전공을 확대해 반도체 첨단패키징과 에너지, 미래차를 아우르는 ‘첨단산업융합대학(가칭)’ 설립을 추진 중이다. 내년부터 100명 안팎의 반도체 설계 전문 인력을 포함해 연간 400여명의 반도체 분야 인력을 지역 산업계에 공급하게 된다. 광주과학기술원(지스트)은 연구개발 인력 양성의 핵심 축이다.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연간 30명 규모의 반도체공학 계약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석·박사급 연구 인력과 반도체 소재·소자·시스템 분야 교수진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과대(켄텍)는 첨단산업 인재 저변 확대에 나섰다. 관련 법 개정을 통해 현재 학년당 100명인 입학 정원을 200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사립대도 차별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조선대는 인공지능(AI) 시대 데이터센터 확산으로 수요가 급증하는 광반도체 기술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부터 광기술공학과를 ‘반도체광공학과’로 개편한다. 생산 현장을 책임질 전문대와 기능대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동강대는 2028학년도 반도체학과 신설을 목표로 최근 ‘반도체 실무인재 양성 추진단’을 출범했다. 산업 현장에 즉시 투입 가능한 실무형 인력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폴리텍대 광주캠퍼스는 반도체 관련 학과 확대와 정원 증원을 추진 중이다. 노성동 한국폴리텍대 광주캠퍼스 반도체시스템제어학과장은 “오퍼레이터와 메인터넌스, 테크니션, 공정·설비 엔지니어 등 실무형 반도체 전문 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 밤에도 머물고픈, 글로벌 톱3 서울의 새 ‘경제금광’ 야간경제

    밤에도 머물고픈, 글로벌 톱3 서울의 새 ‘경제금광’ 야간경제

    서울시는 15일 오세훈 시장 주재로 민선 9기 첫 정례간부회의를 열고 새로운 성장전략인 ‘야간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했다. 외국인 관광객 소비를 골목상권으로 확산하고, 퇴근 이후 비어가는 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어 양극화 완화는 물론, 24시간 살아 움직이는 글로벌 도시 서울을 조성하기 위한 복안이다. 오 시장은 “야간경제 활성화는 단순히 밤 시간대 소비를 늘리는 차원을 넘어 말라가는 골목경제를 살리고 심화되는 경제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외국인)관광객 2000만 시대에 맞춰 서울 전역에 밤에도 머물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관광객의 발길과 소비가 25개 구 골목상권으로 이어지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최소 6개월, 야간경제 활성화를 최우선 과제로 직접 챙기겠다”고 덧붙였다. 시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처럼 ‘야간경제총괄특보(나이트메이어·Night Mayor)’를 신설하고 기획조정실·경제실·문화본부·관광체육국 등 7개 부서가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한다. 또한 서울 곳곳에 흩어져 있는 야간 시설과 콘텐츠를 하나로 연결하는 ‘야간경제 통합 브랜드’도 개발할 계획이다. 특히 한강과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남산 등 명소를 중심으로는 ‘야간경제 상생특구’를 지정하고 옥외영업 시간 연장·심야 대중교통 지원 등을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인기를 끌고 있지만 소음과 보행 불편 등 갈등 요소로도 작용하고 있는 ‘야장’ 문화는 ‘서울 달빛야장’으로 콘텐츠화한다. 보행 안전이 확보된 구역을 중심으로 합법적인 도로 점용과 옥외 영업이 가능하도록 자치구 조례 개정을 지원하고 보도 폭과 영업시간을 담은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 이를 토대로 ‘서울 달빛야장’ 5곳을 선정해 올해 시범 운영한 뒤 2028년까지 25곳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한강공원 ‘나이트 사우나’, DDP ‘겨울잠자기 대회’ 등 서울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체류형 콘텐츠도 발굴할 예정이다. 시는 ‘G3 서울 기획위원회’ 등의 논의를 토대로 8월 초 야간경제 활성화 종합계획을 발표할 계획이다.
  • 트럼프, 또다시 민간 인프라 겁박… 통항료는 하루 만에 철회

    트럼프, 또다시 민간 인프라 겁박… 통항료는 하루 만에 철회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재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주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발전소와 교량 등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 국제 사회의 큰 혼란을 야기했던 호르무즈 해협 통항료 부과는 하루 만에 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4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다음 주에는 상황이 정말 심각해질 것이다. 이란의 발전소와 다리가 공격받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이란 대표자들과 통화해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아무도 남지 않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말했다. 그는 중동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4월 이런 경고를 하며 이란을 석기시대로 되돌릴 것이라고 위협했는데, 3개월 만에 당시 상황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전쟁이 재개된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직접적인 답변을 피하면서도 “박살내야 한다”고 했다. 이란 원유 수출량의 90%를 처리하는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에 지상군을 투입해 점령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말할 수 없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한 채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았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연일 이란에 대한 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전쟁이 재개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는 우려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대해 전쟁 초기와 같은 호전적인 태도를 다시 취하며 지상 침공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양측이 전면전을 재개할 조짐을 보이는 최신 사례”라며 “발전소와 교량 파괴는 전쟁범죄로 간주될 수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특유의 ‘벼랑 끝 전술’로 이란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려 한다는 관측도 있다. CNN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에 대한 공격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은 아니다”며 “그는 실제 행동으로 옮기지 않더라도 강경한 위협을 협상 수단으로 자주 활용해왔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이날도 대화를 진행했다고 밝혀 물밑 협상이 진행 중임을 시사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해협을 오고가는 선박들로부터 선적 화물 20%에 해당하는 통항료를 징수하겠다는 결정을 하루 만에 번복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중동지도자들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했다며 “미국의 20% 보상 수수료를 다양한 중동 국가들이 미국과 체결할 무역 및 투자 협정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입장 번복으로 국제 해양 질서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는 일단 사그라졌지만,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까지는 여전히 험로가 예상된다. 미국은 이날 예고한 대로 대이란 해상 봉쇄도 단행했다.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는 엑스에서 “중동 전역에 20척 이상의 전함과 수백 대의 군용기가 (봉쇄)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며 “강력한 전투력을 갖춘 채 언제든지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 “당정청 원팀 해본 건 나뿐… 청년 정치 공간 마련해야”

    “당정청 원팀 해본 건 나뿐… 청년 정치 공간 마련해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박성준(재선, 서울 중·성동을) 의원은 15일 “이재명 대표 시절 최전선에서 원팀을 진짜 해봤던 사람은 저밖에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회관 의원실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인의 덕목 중 하나가 판단, 결정, 추진”이라며 “중요한 순간에 머뭇거리지 않고 승부사적 기질을 갖고 윤석열 내란 정권에 맞서 싸웠고, 치밀한 전략을 통해서 실행했고 실천했고 성과로 입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당시 수석최고위원을 할 때 (원내운영수석으로) 호흡을 맞춰 내란을 같이 극복했다”며 “원팀으로 많은 일을 함께 해왔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가장 큰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했다. 2028년 총선의 압도적 승리를 최고위원 출마 배경으로 밝힌 박 의원은 중도 및 핵심 지지층 강화를 거듭 언급했다. 박 의원은 “중도 강화로 갈 때 부동산 정책 문제는 실용주의로 접근해야 된다”면서도 “우리 당의 핵심 지지층이 가장 원하는 검찰 개혁을 수행해야 한다”고 했다. 2030 지지 회복을 위한 청년 최고위원제 도입을 공약한 그는 청년 정치의 공간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변했다. 박 의원은 “청년 최고위원제 도입은 부결됐지만, 청년들이 일을 할 수 있는 2030정책위원회를 만들어줘야 한다”며 “청년들이 얘기하는 문제들이 정책으로 이어지는 입안 단계로 가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히 박 의원은 이재명 정부 집권 2년 차를 맞은 민주당 2기 지도 체제의 리더십 변화도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1기 지도부는 내란 세력에 대한 청산으로서의 선봉장 역할을 했다”면서 “그렇지만 더 중요한 개혁 입법과 이재명 정부 성공을 위한 당·정·청 원팀으로 뒷받침하진 못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2028년 총선 승리를 이끌기 위한 실용주의 정책을 통해 서울 선거에 승리의 교두보를 만들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 윤리·허용 기준·처방·법에 막힌 ‘먹는 임신중지 약’

    종교계 반발에 여성 건강권 위협WHO “12주 미만” 의료계 “10주”의료진 책임 집중에 법적 리스크현행 법령 임신중지 수술만 가능먹는 임신중지 약물 ‘미프진’ 허용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국무회의에서 모자보건법 개정 전이라도 도입할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하면서다. 하지만 허용 주수와 의료진 책임, 안전관리 체계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적지 않다. 미프진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지정한 필수의약품으로 100여개국에서 쓰이지만 국내에서는 처방받을 수 없다. 현행 모자보건법이 임신중지를 수술로만 규정해 약물 사용의 근거를 두지 않은 데다, 2019년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에도 법 개정이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사이 온라인에서는 정품 여부도 알 수 없는 약이 30만~50만원에 거래되며 여성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15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2021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온라인 임신중지 의약품 불법판매·광고 적발 건수는 2641건에 달했다. 미프진 도입이 막힌 것은 법적 근거가 없어서만은 아니다. 2021년 이후 식약처가 받은 법률 자문 6건 가운데 4건은 법 개정 없이도 품목허가가 가능하다는 내용이었다. 문제는 허가 이후 누가 어떤 절차로 처방·투약하고 부작용을 관리할지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보건의료 규제에 정통한 법조계 관계자는 “품목 허가는 기술적으로 가능하지만 허가만 내준다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처방과 투약, 복용 후 관찰, 응급 대응 절차와 건강보험 수가까지 마련하지 않으면 무책임한 허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미프진을 복용하면 출혈과 통증이 나타날 수 있고 임신 조직이 완전히 배출되지 않으면 추가 투약이나 수술이 필요하다. 자궁 외 임신에는 효과가 없어 복용 전 임신 주수와 착상 위치도 확인해야 한다. 이런 안전장치는 식약처의 품목 허가만으로 갖추기 어렵다. 식약처가 사용 주수를 정하고 전문의약품으로 지정하더라도 실제 처방·투약을 위해서는 복지부와 의료계가 별도의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종교계의 반발이 만만치 않은 데다 의료계도 법 개정과 안전장치 마련을 선결 조건으로 내세워 논의가 속도를 내기는 쉽지 않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철저한 준비 없이 약물이 무분별하게 유통되면 다량 출혈과 감염증은 물론 불완전 유산에 따른 응급수술이 불가피해진다”고 경고했다. 의료진의 법적 책임도 문제다. 의약품이 허가돼도 적법한 의료행위의 범위가 불분명하면 부작용이나 임신중지 실패에 따른 책임이 개별 의사에게 집중될 수 있다. 의료계가 처방 기준과 사후관리 책임을 법률로 먼저 정하라고 요구하는 이유다. 허용 주수를 두고도 견해가 엇갈린다. WHO는 임신 12주 미만 사용을 권고하지만, 국내 의료계는 태아 유전정보 확인 시점과 합병증 위험 등을 고려해 10주 미만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신속하게 추진할 방안을 관계 부처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GGM’ 국내 첫 상생형 일자리… 기업·노동·지역사회 함께 큰다

    대기업은 고용, 市는 주거 등 지원“지역서도 성장 기회 충분” 강조“청년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이 곧 지역의 미래 경쟁력입니다.” 대한민국 최초의 상생형 일자리 모델인 광주글로벌모터스(GGM)가 지역 청년 일자리 창출과 미래차 산업 생태계 조성을 통해 호남 산업지도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양은혁 GGM 경영기획팀장은 15일 열린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청년포럼’에서 ‘청년의 도시를 만드는 실험, GGM’을 주제로 GGM의 성과와 미래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양 팀장은 “GGM은 자동차 생산공장을 넘어 기업과 노동, 지역사회가 함께 성장하는 대한민국 대표 상생형 일자리 모델”이라며 “청년들이 지역에서도 충분한 성장 기회를 누릴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GGM은 노·사·민·정이 협력해 탄생한 국내 첫 상생형 일자리 프로젝트다. 2019년 체결된 노사상생발전협정과 광주시·현대자동차 투자협약을 기반으로 현대차는 신차 개발과 생산·판매를 맡고 시는 주거·교통·교육 등 사회적 임금을 지원하는 구조를 구축했다. 노동계는 대립보다 협력을 선택하며 안정적인 고용 기반 마련에 힘을 보탰다. GGM의 경쟁력은 젊은 인적자원에 있다. 전체 직원 739명 중 20~30대가 83%를 차지하고 기술직 평균 연령은 32세로 국내 완성차 업계 평균보다 크게 낮다. 직원의 96%가 전남광주 출신으로 구성돼 지역 인재의 역외 유출을 막는 핵심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양 팀장은 “통합특별시의 산업정책과 미래차 생태계 조성, 협력사 유치가 유기적으로 결합할 때 호남은 대한민국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전남광주의 미래, 청년이 설계한다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전남광주의 미래, 청년이 설계한다

    “청년이 떠나는 도시는 미래를 잃는다. 이제 청년은 정책의 수혜자가 아니라 도시 미래를 설계하는 주권자가 돼야 한다.” 15일 전남대 광주캠퍼스 용봉홀에서 열린 서울신문·삼성 공동 캠페인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청년포럼’에서 기조강연에 나선 신우진 전남대 교수(진로취업본부장)는 이 같은 메시지를 던지며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할 해법으로 통합특별시 출범과 대규모 첨단산업 투자, 청년 주권 강화를 제시했다. 서울신문과 삼성이 주최하고 행정안전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후원한 포럼은 40년 만의 재결합을 통해 지난 1일 출범한 전남광주통합특별시를 청년이 머물고 성장하는 ‘기회의 도시’로 만드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청년이 돌아오는 도시, 함께 만드는 미래’를 주제로 강연한 신 교수는 통계에 기반한 지역 현실을 진단하며 “청년 유출을 막지 못하면 도시의 경쟁력도, 지속가능성도 기대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광주에서는 최근 10년간 청년 4만 6396명이 떠났고 2024년 전체 순유출 인구 가운데 청년 비중은 75.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5년 현재 광주 인구는 이미 140만명 아래인 139만명대로 감소했다. 현 추세가 이어질 경우 2050년에는 120만명 수준까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제시됐다. 신 교수는 청년 유출의 가장 큰 원인으로 일자리 부족을 꼽았다. 그는 “청년 전출 사유의 약 47%가 직업 때문”이라며 “청년층 이탈은 기업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키고 세수 감소와 공공서비스 축소, 혁신역량 저하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고 진단했다. 신우진 전남대 교수 기조강연‘청년 주권’ 정책 수혜자 아닌 주체로단순 고용 확대론 인구 유출 못막아산업·교육·문화 등 5대 축 균형 강조“통합특별시, 메가시티 시대 출발점”그는 이러한 구조적 위기를 해결할 전환점으로 통합특별시 출범을 제시했다. 특히 정부가 발표한 896조원 규모의 삼성전자·SK하이닉스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메가 프로젝트가 본격 추진될 경우 서남권이 제2 반도체 생산 거점으로 도약하면서 첨단산업 중심의 양질의 청년 일자리가 대폭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주년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도 호재다. 이 대통령은 “집중 효과를 위해 공공기관을 몰아서 보내겠다”며 “전남광주가 통합한 만큼 통합특별법에 따라 우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나주빛가람혁신도시에는 한국전력 등 16개 기관이 입주해 있다. 여기에 통합특별법을 기반으로 농협중앙회와 수협중앙회 등 ‘빅10’을 포함한 50여개 공공기관 추가 이전을 추진하고, 지역인재 채용 비율을 최소 35% 이상 확보하면 안정적인 청년 일자리 기반도 마련할 수 있다고 신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단순한 고용 확대만으로는 청년을 붙잡을 수 없다”며 “산업·교육·정주여건·교통·문화 등 5개 축이 균형을 이룰 때 청년은 광주를 선택하고, 광주는 지속가능한 도시가 된다”고 조언했다. 강연의 핵심은 ‘청년주권’이었다. 신 교수는 “청년을 정책의 단순한 수혜자로 바라보는 기존 행정에서 벗어나 정책을 직접 설계하고 예산을 결정하는 정책 주체로 전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를 위해 청년이 정책 기획과 예산 편성 과정에 직접 참여하는 청년참여예산제를 상시 운영하고 청년 거점공간의 운영권을 청년단체에 위임하는 등 실질적인 자치권을 보장하는 새로운 거버넌스 체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청년이 꿈꾸는 미래가 곧 통합특별시의 미래”라며 “청년이 직접 정책을 설계하고 책임지는 도시만이 지방소멸을 넘어 지속가능한 성장과 시민주권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태진 광주청년센터장이 좌장을 맡아 진행한 종합토론에서는 미래 세대를 위한 정책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 센터장은 토론에서 “일자리를 비롯한 청년 정책이 중장기적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아 현장에서는 체감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윤성애 금융경제교육 대표도 “청년 입장에선 심리적, 경제적 여유가 없기 때문에 단기적인 정책 추진도 필요하다”고 했다. 홍동우 괜찮아마을 대표는 통합특별시 출범으로 얻게 될 시너지에 주목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아직까지는 행정통합 효과를 체감할 순 없다”면서도 “전남 지역에선 기존 인프라가 빠져나가는 걸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광주에는 없던 바다가 생겼고 전남에는 없던 첨단산단이 생겨 시너지를 낼 수 있게 됐다는 점을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민형배 통합특별시장과 임문영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근배 전남대 총장, 송규종 삼성물산 사장과 김홍락 삼성물산 사회공헌단장, 지역 청년 등 300여명이 참석했다. 민 시장은 축사에서 “전남광주에 새롭게 찾아온 변화가 청년의 삶으로 이어져야 한다”며 “전남광주에서 나고 일하는 것이 탁월한 선택이 될 수 있도록, ‘청년에 진심인’ 특별시가 적극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임 의원도 축사에서 “청년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찾고 안정적으로 정착하며 미래를 꿈꾸고 도전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드는 것이 통합특별시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축사에 나선 이 총장은 “전남대도 더욱 열심히 노력해 산업에 맞는 인재를 키우고 적재적소에 배치될 수 있도록 노력해 청년이 떠나지 않는 전남광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김성수 서울신문 사장은 개회사에서 “통합특별시 출범은 행정구역 통합을 넘어 산업과 교통, 주거와 문화가 어우러지는 메가시티 시대의 출발점”이라며 “청년에게 ‘기회의 땅’이 되어야만 메가시티로서 전남광주의 내일이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 ‘AI 굴욕’ IBM… “하루 새 100조 증발했다”

    ‘AI 굴욕’ IBM… “하루 새 100조 증발했다”

    미국 정보기술(IT) 기업 IBM이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2분기 실적을 예고하자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670억 달러(약 100조원)가 증발했다. 나이키 전체의 기업가치를 넘어서는 규모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를 단순한 ‘어닝 쇼크’(실적 충격)보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기업의 정보기술(IT) 투자에서 우선순위가 변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으로 보고 있다. IBM은 14일(현지시간) 지난 2분기 매출이 172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시장 전망치인 178억 6000만 달러를 6억 6000만 달러 밑도는 수준이다. 발표 직후 IBM 주가는 장중 25% 넘게 급락했다. 매출 전망이 시장 기대보다 4%가량 낮았을 뿐인데 시가총액은 4분의 1 가까이 증발한 것이다. 투자자들이 주목한 것은 실적 자체보다 실적 부진의 배경이다. IBM은 기업용 소프트웨어와 메인프레임 서버를 주력으로 하는 회사다. 메인프레임은 은행 전산망이나 항공 예약 시스템처럼 중단 없이 운영돼야 하는 핵심 업무를 처리하는 컴퓨터다. 반면 최근 기업들이 앞다퉈 투자하는 AI 인프라는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와 AI 서버처럼 대규모 AI 모델을 학습·추론하는 장비를 뜻한다. 용도는 다르지만 최근에는 한정된 기업 IT 예산을 두고 경쟁하는 관계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들은 GPU와 AI 서버 확보를 투자에서 최우선 순위에 두고 있다. 공급 부족이 이어지는 AI 칩은 제때 확보하지 못하면 사업 일정 자체가 늦어질 수 있지만, 기존 메인프레임 교체나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는 상대적으로 미룰 여지가 있다. AI 투자 확대가 기존 IT 시장의 예산까지 흡수하기 시작한 셈이다. IBM도 이를 피하지 못했다. 아빈드 크리슈나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충분히 빠르게 적응하지 못했다”며 대형 계약이 잇따라 지연된 점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았다. IBM은 AI 플랫폼 ‘왓슨X(watsonx)’와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사업을 확대하고 있지만 고객들의 투자 방향이 예상보다 빠르게 AI 인프라 중심으로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IBM만의 문제는 아니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마케터의 제이컵 본 애널리스트는 “기업들의 자본 지출이 기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에서 메모리 반도체 등 AI 하드웨어로 이동하고 있다”며 “시장은 AI 경쟁에서 뒤처지는 조짐을 보이는 레거시 기업을 가혹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AI 인프라 공급망에 있는 기업들은 수혜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를 비롯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마이크론 등이 대표적이다. AI 경쟁이 기술 개발을 넘어 기업들의 투자 우선순위까지 바꾸면서 산업 지형도 역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5승 합작 김민솔·서교림 ‘라이벌’… KLPGA 세대교체 돌풍[권훈의 골프 확대경]

    5승 합작 김민솔·서교림 ‘라이벌’… KLPGA 세대교체 돌풍[권훈의 골프 확대경]

    3승 김민솔, 상금왕·대상까지 도전2승 서교림 ‘이정은의 길’ 뒤따라상금 랭킹 톱10 중 8명 23세 이하2승 김효주 빼면 우승 전원 20대20위 이내 장타자 우승 8승 달해분짠·콩끄라판 등 해외파 연착륙하반기 15개 대회 중 11개 4R 매치위기관리·체력·집중력 핵심 열쇠 2026시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가 전반기 16개 대회를 마감하며 반환점을 돌았다. 올해도 KLPGA투어 특유의 ‘화수분’ 구조가 다시 한번 입증됐다. 선배 세대가 해외 무대로 진출하거나 은퇴하면서 발생하는 빈자리를 새 얼굴이 곧바로 메우고, 투어의 흥행을 주도하는 긍정적인 선순환이 올해도 어김없이 이어졌다. 올해 새로 등장한 새 얼굴은 김민솔과 서교림이다. 김민솔이 세 차례, 서교림은 두 차례 우승하며 두 선수가 전반기에만 5승을 합작했다. 상금과 대상 레이스 등 투어 주요 타이틀 부문에서 이들이 엎치락뒤치락하며 주도권을 쥐면서, 투어 전반의 흥행을 견인하는 강력한 라이벌 구도가 형성됐다. 김민솔은 지난 2006년 신지애 이후 명맥이 끊겼던 ‘신인 신분 상금왕 및 대상 석권’이라는 진기록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서교림은 우승 없는 이른바 ‘반쪽 신인왕’을 거친 뒤 상금왕과 대상을 동시에 차지했던 2017년 이정은의 길을 그대로 밟아가고 있다. 주목해야 할 사실은 김민솔과 서교림 모두 실질적으로는 투어 2년 차라는 점이다. 김민솔은 규정상 올해 신인으로 분류되어 신인왕 경쟁에서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으나, 지난해 이미 15경기를 치르며 2승을 거둔 사실상 2년 차 선수다. 프로 데뷔 2년 차 선수들이 겪게 되는 징크스인 이른바 ‘소포모어 증후군’은 이들에게서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지난 시즌의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KLPGA투어 특유의 까다로운 핀 위치와 코스 세팅에 완벽히 적응을 마친 모습이다. 20대 초반 ‘젊은 피’의 절대적 강세 또한 전반기 KLPGA 투어의 특징이다. 상반기 종료 기준 상금 랭킹 10걸은 김민솔과 서교림, 김시현(이상 2006년생), 유현조(2005년생), 고지원(2004년생), 김민선, 방신실, 이예원(이상 2003년생) 등 8명의 23세 이하 선수들로 채워졌다. 전예성(2001년생)까지 포함하면 톱10 중 9명이 25세 이하다. 10위 이내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선수라야 9위를 차지한 이다연(29)일 정도로 투어 최상위권의 연령대가 급격히 낮아졌다. 전반기 우승자들의 연령 분포 역시 마찬가지다. 해외 투어 소속으로 초청 출전해 2승을 수확한 김효주(31)를 제외하면, 나머지 우승자는 전원 20대다. KLPGA투어 소속 우승자 중 최고령이 28세 박민지일 만큼 투어의 세대교체는 이미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장타자들의 득세 추세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정교함을 앞세운 선수들이 우위를 점하던 흐름에서 벗어나, 코스 전장이 길어지고 세팅이 변하면서 장타력이 우승의 열쇠가 됐다. 장타 부문 2위에 올라 있는 김민솔을 필두로 서교림(5위), 방신실(6위), 유현조(14위), 김민선(15위), 김시현(20위) 등 투어를 대표하는 장타자들이 상금 랭킹 상위권을 점령했다. 실제로 전반기에 장타 순위 20위 이내 선수들이 합작한 우승만 8승에 달한다. 외국인 선수를 KLPGA투어로 끌어들이는 관문인 인터내셔널 퀄리파잉 토너먼트(IQT)를 거쳐 KLPGA 정규 투어 무대에 입성한 태국 선수들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는 포인트였다. 짜라위 분짠은 E1 채리티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IQT 출신 외국인 첫 우승이라는 역사적인 이정표를 세웠다. 같은 IQT 출신인 빳차라쭈타 콩끄라판 역시 전반기 상금 랭킹 28위, 신인왕 레이스 2위를 기록하는 등 기복 없는 기량을 선보이며 투어에 성공적으로 연착륙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폐쇄적이던 투어 생태계가 점진적으로 개방되면서 나타난 의미 있는 결과다. 짧은 정비 기간을 마친 KLPGA투어는 오는 30일 개막하는 오로라월드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다시 숨가쁜 레이스를 시작한다. 하반기에도 전반기 판도가 그대로 유지될지는 단언하기 어렵다. 오로라 월드 챔피언십부터 시즌 최종전까지 15개 대회 가운데 11개가 나흘간 치러지는 4라운드 대회다. 게다가 3개의 메이저 대회를 비롯해 총상금 규모가 큰 특급 대회들이 하반기에 몰려 있다. 4라운드 대회는 나흘 내내 고도의 집중력과 샷 감각을 유지해야 하므로 체력 소모가 심하다. 강인한 체력과 집중력, 위기관리 능력이 하반기 판도 변화를 주도할 가장 핵심적인 열쇠가 될 전망이다. 전반기를 거침없이 지배했던 ‘어린 선수들의 패기’가 하반기의 가혹한 ‘체력전’을 어떻게 극복해 낼 것인지가 2026시즌 최종 승자를 결정지을 것이다.
  • 간선도로변 개발 잠재력으로 도시 활력↑…‘2040 강동 그랜드 디자인’ 착수

    간선도로변 개발 잠재력으로 도시 활력↑…‘2040 강동 그랜드 디자인’ 착수

    서울 강동구는 인구 50만 시대를 맞아 주거 중심의 도시에서 벗어나 일자리와 상업, 문화가 함께 성장하는 자족도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낸다고 15일 밝혔다. 구는 ‘2040 강동 그랜드 디자인’ 실행계획 중 하나로 ‘주요 간선변 업무시설 유치 등 거리 활성화 종합계획 수립 용역’에 착수했다. 내년 5월까지 진행되는 용역은 주요 간선도로와 대규모 개발지를 중심으로 업무·상업·문화 기능을 확충하고 이를 민간 개발사업과 연계할 수 있는 실행 방안을 찾기 위해 추진된다. 구는 최근 역세권 활성화 사업 등 민간개발이 활발하게 추진되는 상황에서 사업성을 고려한 주거시설 위주의 계획이 수립되고 있다고 봤다. 구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간선도로변 입지 여건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수도권 중견기업의 이전·확장·신설 수요를 조사한다. 구는 주요 간선도로변의 상권 현황과 교통 접근성, 업종별 수요, 개발 잠재력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기업 유치가 지역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한다.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별 특성에 맞는 업무·상업·문화 기능을 제시하고 민간 사업자가 실제 개발계획에 활용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한다. 앞으로 10여년간 구에 유치할 수 있는 기업군을 발굴하고 개발 부지와 기업의 수요를 연계한 업무시설 유치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이수희 강동구청장은 “용역은 구가 주거 중심의 통근자 거주 지역을 넘어 기업과 사람이 함께 모이는 자족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라며 “누구나 살고 싶고, 일하고 싶고, 아이를 키우고 싶은 ‘워너비’(wannabe) 도시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 檢, 삼성·SK하이닉스에 반도체 부품 공급하는 ‘몬타지’ 등 압수수색

    檢, 삼성·SK하이닉스에 반도체 부품 공급하는 ‘몬타지’ 등 압수수색

    검찰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도체 부품을 공급하는 중국 몬타지 테크놀로지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 3곳을 압수수색했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사부(부장 나희석)는 이날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몬타지 테크놀로지와 일본 종합 반도체 기업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미국 반도체 기업 램버스의 국내 사무소를 압수수색했다. 몬타지는 전 세계 메모리 인터페이스 칩(MIC·Memory Interface Chip)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알려졌다. 이들 업체는 MIC 시장을 과점하는 사업자로 주 고객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등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이다. MIC는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사이의 데이터 흐름을 제어해 속도와 안정성을 높이는 반도체 핵심 부품이다. 검찰은 이들이 삼성전자 등에 제품을 공급하면서 가격 등을 담합한 정황을 자체적으로 포착해 수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 과정에서 일부 업체 관계자의 휴대전화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공정거래조사부는 지난 6일 미국·이란 전쟁이 발발한 직후 국내 석유제품 가격을 담합해 유가를 교란한 혐의(공정거래법 등)를 받는 현대오일뱅크와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4개 법인을 기소한 바 있다. 또한 약 10조원 규모의 전분 및 당류(전분당)·설탕·한국전력 입찰 담합 등 사건에 연루된 기업과 관련자들을 대거 기소하기도 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앞서 지난 3월 서민경제 교란사범을 엄단한 공정거래조사부 소속 검사들에게 우수검사 표창을 수여하기도 했다.
  • F-35만 믿었는데 반전…韓 F-15K 59대, 적 방공망 밖에서 화력 쏟는다 [밀리터리+]

    F-35만 믿었는데 반전…韓 F-15K 59대, 적 방공망 밖에서 화력 쏟는다 [밀리터리+]

    한국 공군의 F-15K 전투기 59대가 최신 전자전 장비와 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를 갖춘다. 성능개량을 마치면 F-15K는 적 레이더와 미사일 위협을 더 빨리 탐지·교란하고, F-35A가 전방에서 확보한 정보를 활용해 방공망 밖에서 장거리 무장을 발사하는 역할도 강화할 전망이다. 영국계 방산업체 BAE시스템즈의 미국 법인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보잉과 한국 공군 F-15K에 탑재할 AN/ALQ-250 ‘이글 수동·능동 경고 생존체계’(EPAWSS)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EPAWSS는 전투기 주변의 레이더와 전파 신호를 실시간으로 탐지·분석하는 디지털 전자전 체계다. 적 방공망이 기체를 추적하거나 미사일 발사 징후가 나타나면 조종사에게 경고하고, 방해 전파와 채프·플레어 등 대응수단을 가동해 생존성을 높인다. 기존 F-15K의 레이더 경보장비보다 탐지 범위와 정보처리 능력도 크게 향상된다. 조종사는 전방은 물론 측면과 후방에서 들어오는 위협까지 파악할 수 있다. 여러 레이더와 통신 신호가 뒤섞인 환경에서도 위험도가 높은 신호를 빠르게 가려낼 수 있다. EPAWSS는 미 공군의 최신 F-15EX 이글Ⅱ에 탑재됐으며 기존 F-15E에도 적용되고 있다. 한국 공군은 시험 단계 장비가 아니라 미군이 이미 양산·운용하는 전자전 체계를 도입하게 된다. 레이더·전자전 장비 바꾸는 F-15K 59대 F-15K 성능개량은 전자전 장비만 교체하는 사업이 아니다. 공군은 기존 기계식 레이더를 AN/APG-82(V)1 AESA 레이더로 바꾸고 신형 임무컴퓨터와 미사일 경보체계도 탑재할 계획이다. AESA 레이더는 기존 장비보다 먼 거리에서 더 많은 공중·지상 표적을 동시에 탐지하고 추적할 수 있다. 신형 임무컴퓨터는 레이더와 전자전 장비, 무장체계에서 들어오는 정보를 빠르게 처리해 조종사에게 제공한다. EPAWSS는 이 과정에서 F-15K의 ‘전자전 갑옷’ 역할을 맡는다. 적 레이더가 기체를 탐색하거나 추적하면 신호의 위치와 종류를 분석하고 필요할 경우 능동적으로 전파를 교란한다. 미사일 접근 징후를 포착하면 대응장비도 자동으로 가동한다. 한국 공군은 2005년부터 F-15K를 도입했다. 처음 61대를 확보했지만 사고로 2대를 잃어 현재 59대를 운용한다. 기체 연령은 20년에 가까워졌지만 최대 13t이 넘는 무장을 싣고 장거리 비행을 할 수 있어 여전히 핵심 타격 전력으로 꼽힌다. F-15K는 타우러스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과 슬램-ER, 하푼 대함미사일, 합동직격탄 등을 운용한다. 개량을 마치면 대량 무장 탑재 능력을 유지하면서 탐지·전자전·생존 능력을 최신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 F-35A가 찾고 F-15K가 방공망 밖에서 타격 F-15K의 역할은 F-35A 도입 이후에도 줄지 않을 전망이다. 두 기체가 지닌 강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F-35A는 스텔스 성능과 통합 센서를 활용해 적 방공망 가까이 접근하고 레이더·미사일 기지·지휘시설 등 표적과 위협을 먼저 파악하는 데 강점이 있다. 반면 F-15K는 F-35A보다 많은 장거리 미사일과 유도폭탄을 탑재할 수 있다. 두 기체를 연계하면 F-35A가 전방에서 확보한 표적 정보를 바탕으로 F-15K가 적 방공망 바깥의 비교적 안전한 거리에서 장거리 무장을 발사하는 작전이 가능하다. 군사 분야에서는 이처럼 대량의 무장을 싣고 후방에서 공격하는 기체를 비유적으로 ‘미사일 트럭’이라고 부른다. 다만 실제 작전에서 F-35A와 F-15K가 표적 정보를 어느 수준까지 실시간으로 공유할지는 데이터링크와 지휘통제체계의 통합 수준에 달렸다. 성능개량이 단순한 장비 교체를 넘어 공군 전체의 네트워크 전투능력 강화로 이어져야 하는 이유다. 한국 공군은 F-15K를 최신 전자전 장비와 레이더로 무장시켜 2030년대 이후에도 핵심 장거리 타격 전력으로 운용할 계획이다. F-35A가 앞에서 표적과 위협을 찾아내고 F-15K가 뒤에서 장거리 무장을 발사하는 역할 분담이 자리 잡으면 한국 공군의 탐지·생존·타격 능력도 함께 강화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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