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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앞둔 美 ‘사고뭉치’ 北 관리모드?

    대선 앞둔 美 ‘사고뭉치’ 北 관리모드?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실무적으로 총괄하던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교체가 19일 확인됨에 따라 미국의 대북라인 재정비가 사실상 마무리됐다. 오바마 정부 출범 초 국무부 내 대북 라인은 보즈워스 특별대표와 성 김 6자회담 특사 라인이 주축이었고,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과 커트 캠벨 동아태차관보가 동북아 전체를 아우르며 대북정책에 관여했다. 백악관에서는 제프리 베이더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이 책임을 맡았다. 2년여를 유지하던 대북 라인업은 오바마 대통령 임기 반환점을 돈 올 상반기부터 차례로 교체되기 시작했다. 스타인버그 부장관과 베이더 보좌관이 정부직에서 물러났고, 성 김 특사가 지난 6월 주한미대사로 지명됐다. 여기에 보즈워스 대표까지 교체된 것이다. 빌 번스가 부장관 바통을 이었고, 빌 클린턴 행정부 당시 대북정책조정관을 맡았던 웬디 셔먼이 국무부 정무차관으로 왔다. 번스 부장관은 중동 전문가이지만 셔먼 차관은 한반도 전문가다. 또 클리퍼드 하트 6자회담 특사가 성 김 대사의 자리를 메웠고, 보즈워스 대표 후임에는 핵 문제를 다뤄온 글린 데이비스 국제원자력기구(IAEA) 대사가 내정됐다. NSC 아시아 담당 보좌관에는 대니얼 러셀 한국·일본 담당 보좌관이 승진해 기용됐다. 숫자상으로만 보면 미 정부 내 대북 라인에 큰 변화는 없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무부는 번스 부장관-캠벨 차관보-데이비스 특별대표-하트 특사 직보 라인에 셔먼 차관이 지원하는 구도로 대북정책 진용을 갖추게 됐다. 다만 대화론자로 분류되는 보즈워스 대표의 교체가 어떤 함의를 담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현재 남북 간, 북미 간 대화 무드가 진척되고 있는 상황에서 그를 교체한 것은 역설적으로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에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보즈워스 대표가 터프츠대 플레처 스쿨 학장직에 전념하기 위해 공직에서 물러난다는 것은 앞으로의 북·미 관계에서 자신의 역할이 별로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해 외교가에서는 오바마 정부의 최근 대북 대화 제스처가 북한의 ‘개과천선’을 향한 기대의 발로라기보다는 내년 대선 때까지 북한이 ‘사고’를 치지 못하도록 현상을 유지하는 차원이라는 분석이 적지 않다. 실제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는 18일 다음 주 제네바에서 열리는 제2차 북·미 대화는 내년 대선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이 ‘말썽꾸러기’ 북한을 관리하기 위한 차원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사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재선 가도에서 가장 피하고 싶은 것이 (북한의 3차 핵실험 등) 해외발 중대 위기”라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남-북-러 가스관 연결로 한반도 비핵화 첫삽 뜰 것”

    “남-북-러 가스관 연결로 한반도 비핵화 첫삽 뜰 것”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이해당사국들이 한자리에 모여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다. 가스관 연결사업은 이를 위한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제교류재단 초청으로 한국을 방문중인 러시아 국영 일간지 ‘로시스카야 가제타’ 블라디슬라프 프로닌(59) 편집장은 20일 서울신문 본사를 방문해 양국 간 경제협력 확대와 평화증진을 위한 상호 간 노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신문의 제휴지인 로시스카야 가제타는 현재 한국에 특파원을 둔 유일한 러시아 일간지이다. →6자회담에 대한 러시아 측 입장은. -6자회담은 동북아시아 평화와 안정에 도움을 주는 중요한 메커니즘이다. 2009년 5월 평양이 핵실험을 한 이후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진행됐지만 효과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까운 장래에 모든 회담 당사국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 한반도 비핵화라는 바람직한 결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국에선 러시아 천연가스관 연결문제가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 -현재 러시아와 한국 사이에 진행되는 프로젝트는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한반도 종단철도 연결, 가스관과 송전선 건설 등 세 가지가 핵심이다. 모두 러시아에서 출발해 북한 영토를 거쳐야 가능하다. 현재 가스관 연결 문제를 최고위급 수준에서 논의하고 있다는 것은 프로젝트 참가국 경제뿐 아니라 역내 안정에도 커다란 의미가 있다. 이 프로젝트로 한국은 더 저렴한 가스를 확보할 수 있고, 북한도 가스관 통과에 따른 수입을 얻을 수 있다. 남북 간 긴장완화에도 좋고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최근 김정일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했을 때 러시아 언론의 신속 보도가 화제가 됐다. -최근 몇 년간 러시아뿐 아니라 전 세계 언론이 변화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정보가공과 전달 속도다. 하지만 신문은 신문이다. 발행부수가 줄어든다는 점은 인정하더라도 신문이라는 인쇄매체는 ‘전통적인’ 독자층을 유지하고 있다. 그 독자들에게는 윤전기에서 갓 나온 종이 신문의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컴퓨터 화면을 장식한 배너보다 훨씬 더 반가운 것이다. 앞으로 10년쯤 뒤에는 컴퓨터 화면이 종이를 완전히 대체할 수도 있다. 하지만 신문이라는 생산물은 사라질 수 없다. →차기 러시아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왔는데. -앞으로 반년은 러시아에 아주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다. 먼저 12월에 총선이 있다. 대선에 대해서는 아직 누가 후보가 될지 예측하긴 이르다. 총선을 예의주시하면서 결과를 기다려보는 게 더 좋을 것으로 생각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평화의 메시지 깃든 음악 통해 北과 가까워질 기회 가져 기뻐”

    “평화의 메시지 깃든 음악 통해 北과 가까워질 기회 가져 기뻐”

    정명훈 서울시향 예술감독이 추석 연휴 기간에 평양을 방문한다. 통일부 당국자는 9일 “정 예술감독 겸 유니세프 친선대사가 11일부터 16일까지 평양을 방문하기 위한 방북신청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음악은 세상 무엇보다 강한 힘 지녀” 정 감독은 유니세프 친선대사 자격으로 방북하는 것이며, 북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음악교육이나 교향악단 교환연주 등에 대해 북측 조선예술교류협회 측과 논의할 계획이다. 정 감독이 북한을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6년, 2009년에도 방북을 추진했으나 북한 핵실험 강행 등으로 좌절한 적이 있다. 정 감독은 서울시향을 통해 “정치, 경제를 떠나서 북한과 음악을 통해 서로 가까워지고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면서 “음악은 평화의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으며 이 세상 무엇보다 강한 힘을 지니고 있다.”고 밝혔다. 정 감독은 남북 문화교류와 북한 어린이 음악교육 문제 등에 관심이 많아 평소 북한 청소년 음악도에게 도움이 될 만한 일을 찾고 있었다는 후문이다. ●北 어린이 음악교육·음악회 등 논의 통일부에 따르면 정 감독은 동행 2명과 함께 중국을 거쳐 비행기 편으로 평양을 방문할 예정이다. 11일 출국할 예정인 이들은 중국 베이징에서 1박을 한 뒤 12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하게 된다.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시향 관계자는 “방북을 여러 번 추진했으나 북측과 문화교류 협의를 하러 가게 된 것은 처음”이라면서 “어린이 대상 음악교육이나 음악회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 놓고 현지에서 논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정 감독의 방북은 정부의 5·24대북 제재 조치 이후 사회문화교류 차원의 두 번째다. 정부는 사회문화교류 분야의 접촉과 방북을 더욱 확대할 것으로 관측된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4) 외교통상부

    [중앙부처 국정현안 중간점검] (4) 외교통상부

    외교통상부가 그동안 중점을 두고 추진해온 정책은 ▲북핵문제를 중심으로 한 안보외교 ▲자유무역협정(FTA) 등 경제·자원외교 ▲‘글로벌 코리아’ 달성을 위한 기여외교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들 정책 과제 중 상당 부분이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외교적 노력은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들어 해마다 외교부 연두보고의 최우선 과제로 포함돼 왔다. 그러나 지난 2003년 시작된 북핵 6자회담이 핵실험 등을 감행한 북한과의 협상에서 난항에 부딪히면서 2008년 12월 이후 열리지 않고 있어 북한의 비핵화가 지연되고 있는 실정이다. 게다가 지난해 북한의 천안함 폭침·연평도 포격으로 남북관계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으면서 대북 정책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의 도발에 단호히 대처하면서 추가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해 왔으나 북한이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공개 등으로 6자회담 재개 노력에 장애를 초래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양자·다자 접촉을 통해 6자회담 재개 여건을 조성하는 데 노력해 왔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이뤄진 발리 남북 비핵화 회담과 뉴욕 북·미 대화는 그동안 막혔던 협상의 숨통을 틔웠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도 있다. 백영옥 명지대 교수는 “대화와 제재라는 투트랙 전략과 남북 대화 우선 원칙은 평가할 만하다.”며 “북한의 진정성 있는 변화를 끌어내기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하며, 중·장기적으로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외교부 내 전문인력 확충 및 외교 정책에 대한 초당적·전 국민적 지지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외교부 내 통상교섭본부가 주력해온 FTA 정책은 한·미 FTA 이행 지연 등에도 불구하고 적지 않은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외교부는 2008년부터 경제를 살리는 외교를 강화하겠다며 FTA 체결 확대 및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지역에 대한 자원·에너지외교를 펼쳐왔다. 정인교 인하대 교수는 “한·유럽연합(EU) FTA가 이행되고 중국과의 FTA가 진전된 점은 긍정적이지만 한·미 FTA 이행 지연은 아쉬운 점”이라며 “향후 FTA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서 동아시아 경제통합에 대한 입장 정리 및 역할 강화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성숙한 세계국가’(글로벌 코리아) 심화를 목표로 한 기여외교는 양적으로는 상당한 성과를 거뒀으나 질적인 뒷받침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9년 1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개발원조위원회(DAC)에 가입하면서 명실상부한 원조국 대열에 합류했지만 공적개발원조(ODA) 규모 및 유·무상 ODA 시스템의 효율적 운용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 최경규 동국대 교수는 “총리실 주도의 ODA 관계부처 협력체제 강화를 통해 중첩·분절화를 막아 ODA 정책의 효과를 높여야 한다.”며 “사업 우선순위에 따른 예산 확충 및 개발협력 분야의 인턴·봉사요원 훈련 등 인력 확충, 대국민 홍보 강화 등도 적극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해외 여행객 1300만명 시대를 맞아 재외국민 보호 서비스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가야 할 과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소련, 1963년 한국과 수교검토 왜

    옛 소련이 남한과의 수교·경제 교역 가능성을 검토한 1963년은 러·일 전쟁 패전(1904년)으로 소련이 한반도에서 발을 뺀 지 59년 되던 해다. 전문가들은 당시 공산주의 진영의 거두인 소련이 우리나라와 교류를 꾀하려 한 의도는 당시 국내외 정세를 들여다보면 이해할 수 있다고 말한다. 1962년 쿠바 미사일 위기(소련이 핵미사일을 쿠바에 배치하려는 시도를 두고 미·소가 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던 상황)를 평화롭게 해결한 소련은 이듬해 미국 등과 ‘부분 핵실험 금지 조약’을 체결하고 한국 등 자본주의 진영 국가에 협력의 손길을 뻗었다. 우선 ‘수교·교역 검토’의 배경에는 당시 소련 1인자였던 니키타 흐루쇼프 공산당 서기장의 ‘평화공존’ 노선이 깔려있다. 1953년 권좌에 오른 흐루쇼프는 전임자였던 이오시프 스탈린의 ‘1인 독재’를 비판하며 ‘적대세력과의 화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자연스레 자본주의 진영과의 수교·교역 확대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으며 남한과의 수교 검토도 이 같은 대외정책의 연장선에서 이해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박상철 전남대 교수는 4일 “흐루쇼프의 소련은 미국과의 ‘체제대결’이 아닌 ‘체제경쟁’을 원했다.”라면서 “이 때문에 소련은 핵무기 개발 등에는 힘썼지만 재래식 병력은 줄이려 했고 이를 위해 남한과의 평화협력이 필요했던 듯하다.”고 말했다. 급변하던 동북아 정세도 소련의 판단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소련은 중국과 이념분쟁을 벌이며 사사건건 충돌했지만, 중국과 북한은 밀월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때문에 소련으로서는 극동 지역에 일종의 ‘안전판’을 만드는 것이 시급했다. 신종대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과 일본은 1960년 방위조약을 체결했는데 소련은 자신을 타깃으로 한 ‘반공 군사 동맹’으로 봤다. 그래서 남한에도 하나의 지렛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느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소련의 수교 움직임에는 당시 남한의 정세 변화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1963년은 2년 전 5·16 쿠데타로 집권한 ‘박정희 군정’이 남한의 실권을 쥐고 있을 때다. 소련은 좌익활동 전력이 있는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에 대해 친미파인 이승만 전 대통령과 달리 대화가 가능한 인물로 판단했다. 전문가들은 당시 한·소 수교가 실제 이뤄졌다면 한반도를 둘러싼 냉전이 급속도로 와해됐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박 교수는 “소련이 남한과 수교하고 미국도 북한과 국교를 맺어 교차수교를 했더라면 남북이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었을지 모른다.”면서 “우리나라도 동방정책(서독이 추진한 소련 등 동유럽국과의 관계정상화 정책)을 펼친 서독식 평화유지 방식을 따를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당시 한·소 수교 논의는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 흐루쇼프가 1964년 실각했고, 1963년 10월 선거를 통해 정권을 잡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반공을 국시로 내걸면서 우리나라와 공산권의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됐기 때문이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한국, 작년 핵연료 재처리 권한 요구”

    지난해 11월부터 미국 외교 전문을 순차적으로 공개해온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지난 2일 미국 외교전문 25만 1287건을 별도 편집 없이 공개했다. 한반도 관련 전문 1만 4000여건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관련 전문 1000건이 포함됐으며, 한반도를 둘러싼 복잡한 역학관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위한 제1차 협상이 개시되기 수개월 전 천영우(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 당시 외교부 2차관은 미국 측에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을 강하게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2월 17일 주한 미국대사관이 작성한 외교 전문에 따르면 천 수석은 캐슬린 스티븐스 주한 미 대사와의 오찬에서 2014년 만료되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시급하다는 뜻을 강력히 밝혔다. 천 수석은 한국이 세계 5대 원자력 생산국 중 하나이며 일본을 포함해 다른 국가들이 사용후 핵연료의 재처리 능력을 갖추고 있다면서 이렇게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 대사관 측은 한국의 ‘최종 조건’이라기보다 기선 잡기일 것으로 분석하면서도 미국이 한국의 원자력산업 발전 노력을 방해한다고 인식될 경우 한·미 관계에 해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천 수석의 주장은 타당하다며 이 문제를 신중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이 2006년 미사일 실험 발사와 핵실험을 강행한 뒤 당시 노무현 정부와 미국 사이에 대북제재를 놓고 의견 대립이 벌어졌다는 정황도 자세히 드러났다. 미사일 실험 발사 당일인 7월 5일자 서울발 전문에 따르면 한·미 양측은 7월 11일로 예정된 남북 장관급 회담을 예정대로 개최할지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한국은 회담에서 북한에 강한 항의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던 데 비해 미국은 회담 연기가 불만을 전하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회담은 예정대로 열렸다. 북한의 핵실험(10월 9일) 이후 금강산 관광 중단과 미국 주도의 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PSI) 전면 참여 여부를 놓고도 마찰을 빚었다. 그해 10월 20일자 전문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힐 당시 6자회담 미국 측 수석대표는 금강산 관광 중단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속히 PSI에 전면 참여하라고 한국 정부를 압박했다. 하지만 이종석 당시 통일부 장관은 이에 반대하면서 대북 제재뿐 아니라 외교적 해결을 위한 구체적인 조치도 병행할 것을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국무장관에게 강조해 달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2008년 쇠고기 파동 당시에도 우리 정부를 압박한 것으로 드러났다. 2008년 5월 8일 주한 미대사관 외교문서에 따르면 당시 알렉산더 버시바우 대사는 전날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에게 “(쇠고기 재협상을 해야 한다는) 발언이 실망스럽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에 박 전 대표는 “촛불시위에 나선 사람 모두가 좌파는 아니다.”고 대응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2년 5월 방북한 박 전 대표에게 “위대한 지도자의 자녀끼리 선친들의 목표(7·4공동성명)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자.”고 제안했다는 내용도 공개됐다. 한국의 독도 주변해역 해양조사를 둘러싸고 한·일 간 갈등이 고조됐던 2006년 일본 자민당 정권이 독도 문제에 대한 미국의 중립적인 태도에 강한 실망감을 표시하고 미국 정부가 나서 한국이 해양조사를 단념하도록 설득해달라고 종용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박근혜 “남북정상회담 반대 안 해… ‘가스관 사업’ 신뢰에 도움”

    박근혜 “남북정상회담 반대 안 해… ‘가스관 사업’ 신뢰에 도움”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는 1일 남북 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서 기본적으로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미국의 외교 전문 격월간지 ‘포린 어페어스’에 자신의 외교·안보 분야 관련 기고문이 실린 것을 계기로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오는 11월 실무작업설이 제기되는 남·북·러 가스관 사업과 관련해 그는 “한반도 평화 정착과 신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박 전 대표는 “나도 1998년 국정감사 당시 파이프라인 연결을 주장했었다.”면서 “기고문에서 언급한 유라시아 철도는 남과 북, 러시아, 일본 모두가 꿈과 비전을 공유할 수 있는 어젠다”라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유라시아 철도를 비롯한 남북 경제 협력과 관련해 “국민 안전에 대한 보장을 확실히 받고 재개한다면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는 것보다 민간에서 사업 타당성을 검토하고, 거기에 맞춰 민간이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에 따른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에 대해서는 “최선의 대안은 아니다.”라고 반대했다. 그는 “기술이 발달해 전술핵이 우리 영토 내에 있느냐 없느냐는 억지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는 미래 세대를 위해서도 반드시 실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현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해 “원칙을 지키려고 많은 노력을 해왔지만 발전적 대북 정책을 위해서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과 번영이라는 목표는 같지만 유연할 때 더 유연하고 단호할 때는 더 단호함으로써 안보와 교류, 남북관계와 국제 공조 사이의 균형을 잡아 간다는 접근 방식에서 다를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박 전 대표가 공식 간담회를 갖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 정책을 평가하는 동시에 박근혜식 대북 정책의 차별성을 강조한 것은 현 정부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향후 다른 분야에서도 ‘정책 차별화’ 행보를 이어갈지 주목된다. 그는 기고문에서 언급한 ‘신뢰외교’에 대해 “힘의 논리만으로는 부족하고 상호 신뢰를 우선 배려할 때 국가 간 더 큰 이익이 된다.”고 밝혔고, ‘균형정책’에 관해서는 “신뢰외교가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는 전략으로, 안보·교류 협력 간 균형과 남북관계와 국제 공조 간 균형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천안함·연평도 사건에 대해 “인명이 많이 희생됐는데 아무 일도 없었다는 식으로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북측에서 우리 국민이 납득할 만한 조치를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노력하려 해도 의미 있는 남북관계를 이뤄 나가기는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북측의 의미 있는 조치가 관계 발전의 전제조건이냐.”는 질문에는 “그게 아니고 북한이 그렇게 하지 않으면 국민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전제조건이 필요없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무조건 믿는 게 아니라 확실히 신뢰할 만한 억지력의 바탕에서 북한도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가 환경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부연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김정일, 외교는 ‘성과’ 경제는 ‘빈손’

    김정일, 외교는 ‘성과’ 경제는 ‘빈손’

    전문가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에 대해 중국을 견제했다는 측면에서 “어느 정도 외교적 성공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경제적 측면에서 식량 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이 없어 기대 이하라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러는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북한과 동북아 지역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싶어하는 러시아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지난 5월 방중 때는 후진타오 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6자회담’에 대한 언급이 없었던 반면,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6자회담 재개 합의’를 강조한 점은 북한의 수확이다. 한동호 외교안보연구원 객원교수는 “올 들어 북한의 대외정책이 상당히 공세적이고 다변화하고 있다.”면서 “방러 목적 가운데 경제적 동기가 가장 크겠지만 동시에 주변국에 전략적 시그널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겉으로 보여지는 것보다 실질적인 성과 측면에서는 북한의 수확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북·러 정상회담 결과를 보면 내용이 매우 미미하고 형식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한 언급이나 안보분야 협력에 대해서도 다루지 않았다.”면서 “북·러 공동선언이나 2001년 김정일의 방러 때 발표했던 모스크바 선언의 재확인 정도는 있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경제협력 부분에 있어서도 가스관 연결 사업은 성사되기까지 수년이 걸리는 작업인데다 결국 남한과 협의가 결정적인 만큼 실질적 성과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6자회담 재개 합의는 선언적 측면이 강하고 경제적으로도 실질적 지원은 없다.”면서 “방중 결과와 단순 비교할 수는 없지만, 러시아는 중국만큼 북한을 민감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봐서 과대평가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한동호 교수는 그러나 “경제적인 측면만 보면 정치적인 의도를 놓칠 수 있다. 북한이 자주 사용하는 강온 양면의 전략을 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6자회담 재개 전망에 대해서는 북한이 핵물질 생산과 핵실험 잠정 중단에 합의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다루지 못한 것은 한계로 지적했다. 양무진 교수는 “핵심은 UEP의 활동 중단이다. UEP를 놓고 북·미 간에 깊이 있는 대화를 거친다면 연내 6자회담 개최도 희망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전현준 위원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진전된 프로그램이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는 한 미국이 6자회담에 적극성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북·러, 6자회담 재개 합의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러시아 방문 5일째인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시베리아 동부 부랴트 자치공화국 수도 울란우데시 외곽에서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무조건 재개와 남·북·러시아 간 천연가스 수송관 연결 문제에 대해 합의했다. 북·러 정상은 오후 2시부터 두 시간 동안 진행된 회담에서 북한이 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에 합의했다고 러시아 언론들이 나탈리야 티마코바 러시아 대통령 대변인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티마코바 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할 태세가 돼 있다는 뜻을 밝혔다.”며 “6자회담 과정에서 북한이 핵물질 생산 및 핵실험을 잠정 중단(모라토리엄)할 준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지난 3월 북·러 회담과 별 차이가 없다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두 정상은 또 남·북·러시아 간 가스관을 연결하는 문제에도 합의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허심탄회하고 실질적인 대화를 했다.”면서 “북한이 자국을 거쳐 한국까지 이어지는 가스관을 지지함으로써 수송관 건설에 합의할 수도 있다.”고 낙관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번 정상회담 결과와 관련해) 긍정적 느낌이 충만한 상태”라고 말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북한을 거쳐 한국으로 이어지는 가스관 건설 프로젝트를 검토하기 위한 3자 위원회 발족에 합의했다면서 “특히 북한을 거쳐 한국으로 가스를 공급하기 위한 특별위원회 설립에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양국 정상은 2530만 달러(약 273억원) 규모의 북·러 교역 및 110억 달러 규모의 북한의 대러시아 채무상환 협상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회담을 마친 뒤 바로 귀국길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북·러 회담 정부 반응…“지난 3월 北·러 회담 때보다 진전된 것 없어”

    24일 열린 북·러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전제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에 합의했으며, 6자회담 과정에서 핵물질 생산 및 핵실험을 잠정중단(모라토리엄)할 준비를 할 수 있다고 밝힌 것에 대해 우리 정부는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오히려 지난 3월 북·러 회담에서 언급된 수준보다 퇴보한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전제조건 없이 6자회담에 복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 것은 그동안의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새로운 내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핵 실험 중단은 그동안 북측에 요구한 사전조치 중 일부이고, 6자회담 재개에 합의했다는 것도 전제조건이 없이 언급됐다는 점에서 진전을 이룬 것은 아니다.”라며 “다만 북·러 간 물밑 조건이 공개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다른 당국자는 “핵 실험 중단은 그동안 한·미·일 및 지난 3월 북 외무상·러 외무차관 회담에서 요구한 6자회담 재개 사전조치 중 일부로, ‘회담 과정에서 준비될 것’이라는 언급은 오히려 뒷걸음질한 것”이라며 “북한은 회담에서는 선언적으로 하겠다고 밝히지만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기 때문에 지켜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미·일은 그동안 ‘남북→북·미→6자회담’으로 이어지는 3단계 접근방안을 제시하면서, 6자회담 재개 사전조치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중단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핵시설 등 중단(모라토리엄) 선언 ▲9·19공동성명 이행 확약 등을 요구해 왔다. 정부 당국자는 “중요한 것은 남북, 북·미 대화가 진전되는 것이기 때문에 상황을 더 봐야 한다.”며 “25일 한·중 간 후속 협의 등에 따라 북한의 반응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땜질식 접근으론 북핵 해결 못한다/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열린세상] 땜질식 접근으론 북핵 해결 못한다/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지난 20년 동안 북한 핵문제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남북관계 개선의 핵심 전제였다. 이명박(MB) 정부의 ‘비핵·개방·3000’은 한반도의 핵심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려는 시도였다. 북한은 이런 MB정부의 대북 제안을 거부했으며, 2차 핵실험 감행과 우라늄 농축시설을 본격 가동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논의하기 위한 양측 간 고위실무접촉 내용을 이례적으로 폭로했다. 이 때문에 한반도 비핵화 해결은 더 요원해지는 듯했다. 비관적 전망이 팽배한 가운데 지난달 22일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6자회담 남북 수석대표와 외무장관들이 전격적으로 회담을 가졌다. 일주일 후 미국 뉴욕에서 북·미 고위급회담이 개최돼 6자회담 재개문제를 비롯해 양국 간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6자회담이 중단된 후 북핵문제와 관련한 가장 긍정적 변화로 볼 수 있다.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을 실제로 포기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이유는 포기할 때 얻을 수 있는 이익보다 크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6자회담에서 합의한 9·19공동성명이나 2·13합의에 명시돼 있다. 경제, 에너지 지원을 받을 수 있고 한반도평화체제와 동아시아안보체제 구축과 관련해 북·미, 북·일 등 관련국가와의 국교정상화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과 관련해 북한에 부과된 유엔안보리 대북제재안이 철회됨으로써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분류돼 투자와 교역에서 혜택을 받는다. 또 MB정부가 제안한 ‘그랜드바겐’ 구상에 따라 대규모 경제지원도 받을 수 있다. 한마디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경제적 이익을 중심으로 외교·정치·군사적 이익의 순서로 미래의 혜택을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이유는 앞서 이익의 순서와 역순이며 비중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핵무기를 보유함으로써 한국과 미국을 비롯한 소위 적대세력(?)으로부터의 침략을 효과적으로 막아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방인 중국으로부터의 자주성을 지켜낼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핵을 보유함으로써 김정은의 3대세습에 대한 대내외적 비난을 잠재우고 정권의 정당성, 강성대국의 정당화를 기할 수 있다. 북한은 이라크, 리비아 등이 미국 등의 일방적 공격을 당한 것도 핵무기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핵을 보유하면 경제적 지원도 받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우리의 대북정책은 대통령의 임기와 같은 최대 5년 내에 성과를 내야 한다. 미국의 대북정책 역시 짧으면 4년 길면 8년이다. 반면 중국은 최소 10년이고 북한은 지도자의 수명을 넘어 시간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 북핵 문제는 정책의 시간만이 아니라 정권의 수명과도 연관이 있어 북한정권의 실질적인 변화 없이 해결될 수 없다. 미국이 국내 재정 악화와 리더십 약화 등으로 여력이 없는 것도 핵문제의 획기적 전환을 어렵게 한다. 아울러 북한의 핵문제는 현재와 미래의 선택문제이다. 핵을 폐기할 경우 미래세대에게 혜택이 주어질 것이나, 핵을 포기하지 않고 보유할 경우 현재 정권은 유지될 수 있을 것이다. 김일성 체제를 포기할 수 없는 김정일 정권은 미래 후속세대의 희생을 담보로 핵을 끌어안고 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 MB정부의 ‘비핵·개방·3000’은 실행에 옮기지도 못한 채 폐기될 운명에 놓이게 되었다. 이는 MB정부의 정책 실패라기보다는 김정일 정권의 한계이자 숙명이다. 따라서 북핵문제의 해법은 정책의 시간성을 충분히 확보하거나 장단기 해법을 병행 모색하는 데서 찾을 수밖에 없다. ‘비핵·개방·3000’이란 미래지향적 근원적 해법은 존치하면서도 6자회담 재개를 비롯한 현실적이고 대증요법인 간여관리정책을 적극 추진할 필요가 있으며, ‘비핵·개방·3000’의 비전과 철학을 계승할 정권 재창출에도 집중해야 한다. 임기를 1년반이나 남겨놓고 핵문제의 막연한 절충과 땜질식 보완을 통해서는 수십년 동안 정권과 체제의 사활을 걸고 덤벼드는 북한을 당해낼 수 없을 것이다.
  • ‘재스민혁명’ 월드컵 예선 최대변수 되나

    아르헨티나 출신의 혁명가 체 게바라는 “축구는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혁명의 무기”라고 했다. 반면 이탈리아의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는 “축구 경기가 열리는 일요일에 혁명이 가능한가.”라고 물었다. 전두환 독재 시절 광주 무등구장에서 목포의 눈물을 목 놓아 불러 본 사람들, 스페인 프랑코 독재 시절 레알 마드리드를 맞이한 FC바르셀로나를 죽어라 응원했던 사람들은 누가 옳은 이야기를 한 건지 판단할 자격이 있는 걸까. ●요르단 등 중동국가들 4개조 배정 의외로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서 그 답을 얻을 수도 있다. 올 초 북아프리카 튀니지에서 시작돼 중동으로 번져간 민주화 바람 때문이다. 이른바 ‘재스민 혁명’은 요르단과 사우디아라비아, 이란, 바레인, 시리아 등에도 영향을 줬다.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진 반정부 시위에 각국 정부는 약속이나 한 듯 강경대응으로 일관했다. 그런데 이들 나라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진행되는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에 진출했다. 조 배정 결과 요르단과 이라크는 중국과 함께 A조에 속했다. 시리아는 일본과 북한이 있는 C조에, 사우디아라비아는 호주가 있는 D조에, 바레인과 이란은 E조에 포함됐다. 특히 반정부 시위가 최고조에 이른 시리아에서는 홈 경기 개최 자체가 불가능하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이미 지난 6월 올림픽 2차 예선과 7월 월드컵 2차 예선 개최를 허가하지 않았고, 경기는 중립지인 요르단에서 열렸다. 3차 예선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민중의 민주화 요구는 폭력에 억눌려 수면 아래로 잠시 가라앉았을 뿐, 언제든 다시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수만명의 군중이 밀집하는 축구 국가 대항전은 정권 입장에서 엄청난 부담이다. 음주와 말초적 쾌락 추구를 죄악으로 여기는 이슬람 문화권에서 축구는 그야말로 ‘삶의 유일한 낙’이다. 이 때문에 이들에게 축구 경기장은 이성적 판단보다는 감성적 행동이 앞서도 되는 공간이다. 경기장 안팎에서의 작은 마찰이 불똥으로 작용, 사그라진 민주화의 불길을 다시 살릴 가능성도 있다. 그래서 홈 경기 개최가 가능한 나라라도 돌발 사태를 대비해 경기장 주변에 군대와 경찰을 빼곡히 배치해 공포분위기를 조성할 것이 뻔하다. 경기를 시원하게 이긴다면 에코의 말이 맞아떨어질 공산이 크겠지만, 이기든 지든 소요가 발생한다면 게바라의 말처럼 될 것이다. 어쨌든 원정팀에는 마이너스 요소다. ●C조 3차 예선 첫 경기는 北·日 맞대결 C조는 다른 문제도 안고 있다. 북한과 일본의 맞대결이다. 일본은 2006년 10월 북한의 핵실험 이후 독자 제재의 일환으로 북한 국적자의 입국을 금지했다. 원칙대로라면 경기를 열지 못한다. 제3국에서 해야 한다. 지난해 1월 이 같은 이유로 일본과 마찰을 빚던 북한은 여자축구 동아시아선수권대회 출전을 철회했던 전례도 있다. 공교롭게도 다음 달 2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리는 C조 3차 예선 첫 경기는 일본과 북한의 맞대결이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北·美, 입장차 속 대화의지 공감

    1년 7개월 만에 미국 뉴욕에서 재개된 북한과 미국의 당국 간 회담이 29일(현지시간) 이틀에 걸친 공식 일정을 마쳤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을 비롯해 리근 외무성 미국국장, 최선희 부국장 등으로 구성된 북한 대표단과 스티븐 보즈워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 클리퍼드 하트 6자회담 특사,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국담당 보좌관 등으로 구성된 미국 대표단은 이날 주유엔 미국 대표부에서 이틀째 회담을 가졌다. 미국 측은 6자회담 재개에 앞서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을 포함한 모든 핵개발 활동의 중단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 2005년 9·19 공동성명 이행 확약, 핵실험과 탄도미사일 발사 중지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등에 대한 성의 있는 자세 등 남북관계 개선도 촉구했다. 반면 북한은 조건 없는 6자회담 재개와 함께 평화협정 논의, 북·미관계 정상화, 대북 제재 해제 등을 주장했다. 대북 식량지원이 조속히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도 개진했다. 양측은 추후 계속해서 대화를 갖자는 데 공감했다. 앞서 이날 아침 10시쯤 김 부상은 숙소인 호텔을 나서면서 취재진의 질문공세에 직접적 응답을 피한 채 북한 말투로 “잠들 잘 잤시요(잤어요)?”라고만 말한 뒤 차에 올랐다. 전날 비교적 성의있게 대답한 것과 대조적이었다. 회의 시작은 9시 30분으로 예정돼 있었으나 김 부상은 30분 정도 ‘지각’한 셈이다. 그는 다소 피곤해 보였다. 반면 보즈워스 대표는 8시 45분쯤 회담장에 일찌감치 도착해 김 부상을 기다렸다. 보즈워스 대표는 취재진의 질문에 “오늘도 회담은 계속될 것이다.”라고만 말했다. 앞서 첫날 총 4시간여에 걸친 회담이 끝난 뒤 숙소에 도착한 김 부상은 지치고 어두운 표정이어서 회담이 난항을 겪은 듯한 인상을 줬다. 그러나 이날 저녁 보즈워스 대표는 김 부상을 뉴욕 시내 한 식당으로 초청, 만찬을 대접한 것으로 확인됐다. 때문에 회담 분위기는 그런대로 괜찮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뉴욕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中·日 한반도 전문가 긴급진단

    美·中·日 한반도 전문가 긴급진단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남북한 비핵화 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해빙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발리 남북 접촉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향후 6자회담 재개와 관련해서는 신중했다. 중국 전문가들이 “동력이 생겼다.”며 의미를 부여했지만, 미국과 일본 전문가들은 6자회담 재개까지 이어질지는 시기상조라며 온도 차를 보였다. ●스콧 스나이더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소장 →6자회담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번 만남은 3단계 6자회담 재개 방안의 첫 단계를 의미한다. 이것이 3단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단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전보다는 6자회담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았나. -낙관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북한은 6자회담보다는 미국과의 1대1 협상을 선호해 왔다. 6자회담을 통해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는 정치적 조건들이 현재는 성숙돼 있지 않다. →남북 수석대표가 2년 7개월 만에 만난 동기는. -양측이 긴장이 더이상 고조돼서는 안 된다는 압력을 국제사회로부터 받았기 때문이다. →남북이 두어 차례 더 만난 뒤 바로 북·미 대화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그런 시나리오를 예상할 수 있다. →6자회담 재개 위한 장애물은. -아직 공통 의제조차 도출하지 못한 것이다. →대화 무드를 타고 이명박 정부 임기 안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나. -회의적이다. →미국이 대북 식량을 지원할까. -그럴 것이다. ●브루스 벡톨 미 안젤로 주립대 교수 →6자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먼저 해결돼야 할 사안들이 있다. 분명하게 비핵화 과정에 들어서야 하고 천안함 사건 등도 짚고 넘어가야 한다. 미국이 북한에 많은 양보를 하지 않는 한 6자회담이 곧 열릴 것으로는 예상하지 않는다. →남북 대표가 만난 동기는. -아마도 북한이 일시적으로 도발보다는 외교를 택한 것 같다. →남북이 두어 차례 더 만난 뒤 북·미 대화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있다.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북한이 비핵화와 도발 중단 의지를 보여 주지 않는다면 북·미 간 고위급 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이다. →한·미가 6자회담의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던 핵사찰 수용과 핵실험 중단 등을 북한이 수용할까. -수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전례를 보면 북한은 핵시설을 완전하고 투명하게 공개한 적이 한 번도 없다. →이명박 정부 임기 안에 남북 정상회담이 열릴까. -가능하다. 북한은 많은 경제적·정치적 양보를 기대할 것이다. ●진징이 베이징대 교수 →6자회담이 곧 재개될까. -상황을 지켜봐야겠지만 동력이 생겼으니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동안 너무 오랫동안 공전돼 당사국들의 재개 욕구가 크다는 점에서 이번 접촉으로 변화의 기운이 생긴 것은 사실이다. 6자회담이 재개되면 일단 대화가 단절되지 않도록 하는 각국의 자제와 노력이 필요하다. →중국의 역할은. -지금까지도 중국은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의장국으로서 각 국을 상대로 재개조건 마련을 위해 노력하자고 주장해 왔다. 이번 남북 접촉을 계기로 중국은 더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북·미 대화 가능성은. -일단 남북 대화가 시작됐으니 조만간 움직임이 있지 않겠는가. 북·미 대화는 북한이 더 적극적인 만큼 미국이 수용하면 곧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관건은 한국 정부의 입장인데 한국으로서도 일단 남북 대화가 시작돼 순차적 대화 명분을 살린 만큼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다. ●장롄구이 중국 중앙당교 교수 →6자회담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6자회담 재개는 중요하지 않다. 북한의 목적은 핵무기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는 것이기 때문에 대화가 재개돼도 성과를 내기 어렵다. 6자회담 재개 이후의 성과가 중요한데 그런 점에서 재개했을 때의 안건이 관건이 될 것이다. 북한의 행태로 봤을 때 북한의 비핵화가 과연 안건으로 채택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북한이 이미 6자회담 재개에 동의했기 때문에 다른 국가들의 합의에 따라서는 곧 재개 수순에 돌입할 수도 있다. →북한은 아직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포격을 사과하지 않았는데. -북한은 끝까지 사과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결국 한국이 전제조건을 포기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한국 정부 역시 부담 때문에 거둬들이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고집을 받아들일지 고민에 빠져 있을 것이다. →북·미 대화 전망은. -북한은 핵무기 보유를 전제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원하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가 이를 받아들이겠는가. 미국의 결단이 중요하다.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은. -높지 않다. 양측의 불신이 너무 깊기 때문이다. ●오코노기 마사오 게이오대 명예교수 →6자회담 재개 전망은. -남북 대화와 6자회담은 내년 2~4월이 고비가 될 전망이다. 북한은 내년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맞아 강성대국 대문을 여는 해를 기념하는 행사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6자회담을 재개하려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3월 핵안보 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런 큰 행사만으로도 볼 때 내년에는 남북 간에 대화 국면이 전개될 것이 분명하다. →6자회담 재개하는 데 걸림돌은. -남북한은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을 계기로 수면하에서 논의를 본격화할 것이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 여부가 걸림돌이 될 것이지만 오히려 이런 과제가 놓여 있어 남북한이 정치 대화를 재개할 수 있는 명분이 된다.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은. -남북한의 대화 국면이 지속되면 이명박 정권에서 남북 정상회담도 열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북·일 관계는 어떻게 될까. -북·일 관계는 납치 문제로 인해 당분간 답보 상태에 빠질 것이다. 일본 정부가 먼저 나서서 북한에 대화를 제기하기에는 힘들 것으로 여겨진다. 다만 6자회담과 남북회담에서 커다란 진전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일본과 북한이 대화 테이블에 나설 수 있을 것이다. 베이징 박홍환·도쿄 이종락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열린세상] 평양에 부는 바람/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열린세상] 평양에 부는 바람/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

    평양에 여러 바람이 어지럽게 불고 있다. 첫번째 바람은 돈바람이다. 최근 평양 중심지에 흉물스럽게 서 있던 유경호텔 외관이 유리로 말끔히 단장되었다. 지난 1987년 착공되었으나 105층 건물 콘크리트 뼈대만 세웠을 뿐 자금난으로 20년 동안 방치되던 것이 중동기업인 오라스콤의 지원으로 외장공사를 마무리하여 내년 김일성 탄생 100주년을 화려하게 장식할 기념비적 건축물로 등장하였다. 평양 중심으로 53만명의 가입자가 휴대전화를 사용한다는 것은 분명 평양의 경제사정이 나아졌다고 볼 수 있는 사례다. 평양 거리가 밝아졌고 환해졌다는 전언이 늘고 있고 42층 초고층 아파트를 비롯해 10만호에 달하는 현대식 주택이 건설되고 있는 걸 보면 돈바람이 불고 있는 건 맞는 말 같다. 두번째 바람은 중국바람-동풍이 불고 있다. 김정일 위원장이 지난 1년 사이 중국을 세번이나 방문했지만 더욱 많은 중국 고위층 방문단이 평양을 방문하고 있다. 2009년 가을 원자바오 총리를 필두로 중국 공산당과 정부의 지도급 고위 간부들이 평양을 방문하여 긴밀한 협조와 소통을 과시하고 있다. 북한의 세습구도를 용인할 뿐만 아니라 후계자로 등장한 김정은을 베이징으로 초청하는 등 대(代)를 이어 양국·양당 간 우의를 계승할 것을 다짐하고 있다. 후진타오·김정일 정상회담 합의문이나 북·중 우호조약 50주년 기념행사를 보면 양국 간 교류협력은 역대 최절정에 달한 느낌이다. 나선에 대한 중국의 대규모 투자와 황금평과 위화도 개발사업을 비롯해 북·중 무역의 상승 등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고 그만큼 평양에는 중국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셋째, 서방세계로부터 서풍이 서서히 불어오고 있다. 북한은 2차례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비롯한 국제사회, 특히 서방세계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북한에 대한 식량원조를 3년 만에 재개하였다.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지원조건을 엄격히 규정하긴 했지만 세계식량기구(WFP)의 권고에 호응함으로써 향후 미국 등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대표적인 서방언론인 AP통신의 평양지국 건설을 합의했고 로이터통신의 24시간 영상물 송출에도 합의했다. 앞으로 서방의 다양한 정보가 유입되고, 북한 실정이 서방세계로 실시간 전달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자본주의 체제의 상징인 코카콜라와 KFC가 조만간 평양에 1호점을 개설한다는 보도는 평양에 서풍도 강하게 몰아칠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네번째 바람은 평양발 피바람이다. 김정은 후계구도는 세습에 의한 권력이양이지만 아버지 김정일과 아들 김정은을 둘러싼 권력 암투의 서막이 피바람을 불러오고 있는 것 같다. 김정일의 최측근인 오극렬이 당 중앙위원회 상무위원은 물론 정치국에도 진입하지 못했고, 후계구도의 핵심권력기구인 당중앙군사위원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한 것이 첫번째 이상 조짐이었다. 김정은 후계구도가 가시화되는 시점에 최고권력기구인 당조직 지도부 부부장들인 이제강·이용철의 급사, 박남기·주상성 등 김정일시대 주역들의 석연치 않은 퇴장, 그리고 류경 보위부 부부장의 총살설 등 수십명의 최고위 간부들이 숙청되는 피바람은 북한체제의 불안정성을 적나라하게 반영하면서 수면 아래서 세차게 불고 있다. 지난 60년 동안 북한은 김일성의 주체사회, 동토의 왕국으로 무풍지대였다. 그러나 3대세습에 접어들면서 평양에는 갖가지 바람이 사방에서 불어오고 있다. 이들 바람은 저마다 발원지를 달리하면서 시시때때 변하고 있다. 돈바람과 동풍, 서풍처럼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유도할 순풍이 있는 반면, 피바람처럼 한반도 전체를 위기상황으로 몰고갈 수도 있는 폭풍도 있다. 여기에 남풍-한류도 평양에 서서히 불어올 조짐이 보인다고 한다. 어느 바람이 순풍이고, 어떤 바람이 재앙을 가져올지 선택은 북한주민의 몫이지만 바람은 결국 북한사회를 변화시킬 수밖에 없을 것이다. 남풍이 모든 바람을 제압할 수 있는 맞바람이 되도록 우리의 대북정책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다.
  • “北·美대화재개 올해가 적기…가을 美식량지원 여부가 신호”

    “北·美대화재개 올해가 적기…가을 美식량지원 여부가 신호”

    미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인 빅터 차 조지타운대 교수 겸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연구실장과 데이비드 강 남가주대(USC) 교수는 남북 관계의 돌파구를 모색하기 위한 움직임이 미 행정부 안에 일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차기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된 성 김 대사가 다음 주 한국을 방문, (남북 관계) 진전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북한에 대해 견지해온 ‘전략적 인내’ 정책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연내에 남·북, 북·미, 한·미·일 등 다양한 형태로 북한과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는 설명이다.7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국제교류재단 주최 국제세미나 참석차 방한한 두 사람은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연내에, 이르면 가을쯤 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이 시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차 교수는 “2012년에는 미국과 한국에서 대통령 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상황을 진전시키려면 연내에 최소한 (대화를) 시작이라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교수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후계 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해 중국과 러시아 등을 대상으로 외교적 노력을 강화하는 한편 김정은으로의 권력승계 시기는 최대한 늦출 것으로 예상했다. 차 교수는 오바마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를 결심할 때까지는 북한의 추가 도발을 억제하는 선에서 대북 정책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며, 따라서 당분간 지금의 남북 간 교착상태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의 한반도 안보 상황에 대해 평가해 달라. -(빅터 차) 미 행정부의 입장이 조금 변화한 것 같다. 행정부 내 일부 인사들은 북한과의 대화가 끊긴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북한의 도발을 낳고 있다고 걱정한다. 현 상황에서 누구도 도발을 원하지 않는다. 공식적인 발언은 없지만 미 행정부의 입장이 조금씩 이동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만약 추가 도발이 없다면 좋은 징조이지만, 문제는 북한이 또다시 도발한다면 남한이 군사적으로 대응할 것이고 이렇게 되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한국과 미국, 러시아 등에서 대선이 실시되는) 2012년에 이 같은 시나리오가 진행되기를 바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때문에 정책상 변화는 없겠지만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기 위해 좀 더 노력할 것이다.  그러나 미국이 한국을 빼고 북한과 직접 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천안함 등을 주제로 남북 간 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데이비드 강) ‘전략적 인내’ 정책으로 인해 (의도하지는 않았겠지만) 북한 문제는 결국 옴짝달싹 못 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 상황을 진전시킬 수 있는 여지가 없다. 기다리면서 북한이 긍정적으로 나오기를 기대하지만 오히려 도발할 수 있다. 내 생각에는 미 행정부 안에서 전략적 인내 정책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하고 다른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일고 있다고 본다. 전략적 인내 정책은 북한으로 하여금 중국에 더 의존하게 하는 결과를 가져왔고, 이에 대해 대책도 생각해 봐야 할 때다.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낸 웬디 셔먼이 국무부 정무차관으로 지명됐다. 셔먼이 국무부 내 ‘넘버 3’가 됨에 따라 협상 쪽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있다. -(차) 셔먼은 경험이 많고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매우 가깝다. 그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한국 관련 일을 해 본 것이 장점이다. 그러나 한반도 정책 라인의 이 같은 변화와 관계없이 미국은 여전히 북한의 도발을 걱정하고 이를 어떻게 막을까 고민하는 상황에 놓여 있다. →북한의 3차 핵실험 가능성은. -(차) CSIS에서 ‘1984년을 기점으로 북한이 도발한 뒤 미국이 (한반도 문제에) 다시 본격적으로 개입하는 시점’에 대한 연구를 진행한 바 있다. 평균 5.4개월이 걸리더라. 지금은 이 기간을 훨씬 넘겼다. 따라서 추가 도발을 배제할 수 없는데, 이 경우 (직접적인) 보복이 뒤따르지 않는 미사일이나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크다. 연평도나 천안함 사건처럼 직접 한국을 공격하거나 비무장지대의 스피커를 파괴하는 것 같은 도발은 이미 한국이 무력대응을 천명해 놓은 상태여서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연내 3차 핵실험 여부는 누구도 알 수 없지만 정책 입안자라면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강) 연내 3차 핵실험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특히 북한이 우라늄 핵 프로그램을 실험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들이 있다. →6자회담이 다시 열리기는 할까. -(차) 만약 북한과의 대화가 재개된다면 (관련 국에서 대선이 진행되는) 2012년 전에 열릴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한반도 문제 말고도 해결해야 할 정치 현안들이 많아 선거가 있는 해에 북한 문제에 집중하기는 어렵다. 남·북 간이든, 북·미 간이든 북한과의 대화가 시작된다면 2012년 전 즉 올해 시작될 것으로 본다. 또 다음 주에는 새 주한 미국 대사로 내정된 성 김도 (서울에) 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 -(강) 결론적으로 재개 전망이 낙관적이지는 않다고 본다.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에 대해 어떤 식으로든 북한이 사과하지 않은 상태에서 6자회담으로 돌아가기란 쉽지 않다. 그건 제로 상태로 돌아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최소한의 사과 없이 진정한 진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들 사건으로 인해 한국과 북한, 미국 간의 협의가 줄어들겠지만 민감한 사안이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양측의 체면을 살리면서 상황을 진전시킬 수 있는 방안은 없나. -(강) 개인적으로 (북한 문제의 평화적 해결 가능성에 대해서는) 10년 전보다 비관적이다. 2000년대 초에는 한국의 포용정책이 역할을 하고, 봉쇄정책은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가능성은 훨씬 적어졌다. 한국·미국, 북한은 서로에 대한 불신의 골만 깊어졌다. 따라서 양측에서 더 많은 정치적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북한의 권력승계 문제가 관건이다. 한국이 북한의 권력승계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에 따라 북한이 취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여럿 있다. 김정은으로의 권력 승계가 끝이 아니다. 이 과정을 어떻게 국내외적으로 설명하고 투영시키느냐에 따라 북한은 권력승계를 새로운 전환점으로 활용할 수도 있다. 반대로 김일성과 김정일의 업적 승계·발전을 강조할 수도 있다. →3단계 6자회담 재개 방안을 놓고 최근 중국이 양자·다자대화 병행 추진 의지를 밝히면서 6자회담 관련 국들 간에 이견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차) 3단계 재개론은 원래 한국의 아이디어다. 중국은 프로세스에 강하다. 중국은 3단계 방안에 서 순서에 매달리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국이 6자회담의 재개를 위한 첫 삽을 뜨고 싶다면 그 중심에 남북 간 해결책이 없어서는 성공할 수 없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북한이 한국 정부와의 비밀회동 사실을 공개하고 맹비난했지만 이는 북한이 흔히 쓰는 레토릭이다. 말로는 강하게 부정하지만 실상은 다를 수 있다. 북한은 이명박 대통령과 대화하기를 간절히 원한다고 본다. 특히 경제 분야에 관심이 많다. 아무 상관이 없거나 기대가 낮으면 이처럼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을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미국 입장은. -(차) 남북 정상회담은 그동안에도 양측이 독자적으로 해 왔다. 미국은 한국 정부에 남북 정상회담을 하라고 떠밀지는 않는다. 하지만 진전을 위해 건설적인 분위기가 조성되길 원한다. -(강) 미국 정부가 한국에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하라고 ‘압박’한다고는 보지 않는다.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진전된 입장을 보여야 미국도 움직일 여지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남북 양측이 원한다면 정상회담도 가능하다고 본다. 적어도 상황을 악화시키지는 않을 테니까. 북한 정권은 이명박 대통령과 매우 대화하고 싶어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정일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받아들였지만 정치인에게는 원래 별로 관심이 없었고 사업에 관해 흥미를 느껴 왔다. →유럽연합(EU)이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과 미국 정부에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나. -(차) 지원량이 극히 미미하고 때늦은 감이 있다. 한·미 정부에 압력으로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천안함 문제가 어떤 식으로든 해결된다면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이 재개될 것이다. 식량 사정이 더욱 악화되는 가을쯤 지원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한다. -(강) 북한에 대한 식량 지원 문제는 정치적·인도주의적 측면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1990년대 중반과 달리 북한의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에 대해서도 평가가 갈린다. →최근 방중 행보 등을 볼 때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이 호전된 것 같던데. -(강) 전문가가 아니어서 뭐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의사들은 뇌졸중 환자의 경우 완전히 회복되기는 어렵다고 한다. 4~5년 뒤에 뇌졸중이 다시 올 수 있다고도 한다. 관건은 김정일이 언제까지 제대로 된 지도자로서 역할을 할 수 있느냐다. →권력 승계는 언제쯤 완료될까. -(차) 지금 나오는 말은 모두 추측일 뿐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 김정일도 권력 승계 전 임무 수행을 위해 거의 14년간 훈련받았다. 김정은은 이제 훈련을 시작했고, 그래서 (북한의 상황이) 분명히 안정적이지 않다.  김정일이 뇌졸중으로 쓰러진 2008년부터 치더라도 준비 과정이 3년 조금 넘고, 본격적인 권력 승계 작업은 지난해 9월 시작됐다. 최상의 환경이 조성돼도 5년은 훈련받을 것이다. 권력 승계 완료는 최대한 미루려 할 것이다. -(강) 솔직히 아무도 모른다. 단기적으로는 김정일의 건강을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경주하고 있을 것이다. 그동안 김정은은 국내외적으로 내놓을 수 있는 ‘영웅담’을 준비해 나갈 것이다. 김정은을 미화하는 작업들이 본격화할 것이다. 권력 승계를 정당화할 논리를 개발해야 할 것이다. →2012년은 국제 정치적으로 매우 변화가 많은 해다. -(차) 2012년 강성대국을 통해 북한은 1950~60년대의 주체사상으로 돌아가려는 것 같다. 북한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서는 강성한 조국의 상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서 주체사상과 핵무기 보유국이라는 두 개의 개념에 매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외부의 예상이나 기대와 달리 개혁이나 개방을 표방하지 않을 것이며, 대외적으로 훨씬 강경해질 것이다. 북한에서는 최근 들어 천리마운동 얘기가 거론되고 있다. 1960년대로의 회귀 움직임마저 있다. →최근 들어 김정일의 잇따른 방중과 경협 확대 등 북한과 중국의 관계가 더욱 밀접해지는 것 같다. -(강) 김정일 입장에서는 후계 문제를 비롯해 북한 경제, 핵무기 프로그램 등 걱정거리가 많기 때문에 최근 들어 외교적으로 매우 바쁘게 돌아다니고 있다. 황금평 공동 개발 등 북·중 국경 지역에 대한 중국의 투자와 경제적 지원이 늘어나면서 북한에 대한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중국이 정치적으로 북한을 넘본다거나 영토를 확장하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 오히려 비공식적인 영향력과 경제적 영향력을 늘리는 데 더 관심이 많다. -(차) 김정일이 중국을 1년에 세 번씩이나 간 것은 김정일이 원하는 것을 중국으로부터 얻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러시아와의 정상회담이 연기된 것도 마찬가지라고 본다. 중국 내에서도 ‘원조 피로 현상’이 나오고 있다. 현재 오바마의 대북정책 라인은 6자회담에 대한 경험은 없지만 북한과 직접 협상한 경험이 있다. 미국이 북한과의 대화 여부에 대한 결심을 할 때까지 북한 문제는 지금의 교착상태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행정부로서는 추가 도발을 방지하면서 현 상황을 일정 기간 관리해 나가려 할 것이고, 가을쯤 대북 식량 지원 결정 여부가 시그널이 될 것이다.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성 김이 차기 주한 미국대사로 내정됐다. 기대할 점과 유의할 점은. -(차·강) 성 김을 새 미국 대사로 선택한 것은 적당한 시기에 내린 좋은 선택이었다. 첫 여성 미국대사에 이은 첫 한국계 미국인이니까. 그러나 한국인들은 너무 많은 기대를 해서는 안 될 듯하다. 그는 미국의 외교관으로서 한국에 오는 것이고 성 김의 임무는 미국의 이익과 미국의 정책을 수행하는 것이다. 다만 한국계 미국인인 만큼 한·미 양측을 모두 잘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 될 수 있다. 대담 김균미·정리 유대근기자 kmkim@seoul.co.kr
  • 웬디 셔먼 ‘국무부 컴백’ 美 대북정책 변화 신호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 국무부 서열 3위인 정무차관에 웬디 셔먼 전 국무부 대북정책조정관을 공식 지명했다. 서열 2위인 빌 번즈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가 중동 전문가라는 점에서 한반도 전문가인 셔먼의 내정은 지역전문분야를 고려한 인사로 풀이된다. 의회 인준 청문회를 통과할 경우 셔먼은 물러난 제임스 스타인버그 부장관을 대신해 대북정책을 비롯한 아시아 정책을 총괄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국무부의 한반도 라인은 셔먼 밑에 커트 캠벨 동아태 차관보,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정책 특별대표, 클리퍼드 하트 6자회담 특사로 짜여지게 된다. 셔먼은 빌 클린턴 행정부 말기인 1999∼2001년 당시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 밑에서 유화적인 대북 포용정책(engagement policy)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때문에 정무차관 지명이 공식 발표되기도 전에 공화당 등 보수파로부터 “북한에 대한 최악의 유화정책을 편 인물 중 한 명”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일각에서는 셔먼의 ‘국무부 컴백’이 ‘전략적 인내’로 대표되는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변화를 가져올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온다. 물론 한두 명의 인사가 미국의 정책을 쉽게 변화시키지는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높다. 하지만 결정적인 계기에 셔먼이 변화를 추동하는 역할을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오바마 정부 내에서는 한반도 상황 관리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대선 직전에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감행하는 등 분란을 일으킨다면 공화당 후보에 공격 소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입장에서는 북한이 핵능력을 더 이상 강화하기 전에 적절한 수준에서 북한의 행동을 멈추게 하거나 제어할 방안이 필요한 상황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군축 의장국 北, 핵 보유국 행세 속셈?

    북한이 지난달 28일 한달 임기의 유엔 제네바 군축회의(CD) 순회 의장국을 맡은 데 대해 미국 내 보수진영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이 확산되고 있다. 앞서 1996년 CD에 한국과 동시 가입한 북한은 2001년 8월 순회 의장국을 맡을 차례였으나 인력 부족을 이유로 의장직을 포기했었다. 이라크도 미국이 대량살상무기 보유 의혹을 집중 제기한 2003년 2월 의장직을 포기하는 등 뒤가 구린 나라들은 그동안 의장국 맡기를 꺼려 왔다. 반면 한국은 1998년 3월 의장직을 맡은 바 있다. 65개 회원국으로 구성된 CD는 영어 알파벳 순으로 매년 6개 나라가 4주씩 의장국을 맡는다. 그동안 한번도 의장국을 맡지 않았던 북한이 이번에는 의장직을 수락한 것을 두고 뭔가 꿍꿍이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내년 강성대국 선포를 앞두고 ‘당당하게’ 핵 보유국 행세를 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서세평 주 제네바 북한대표부 대사는 이날 군축회의에서 “회의가 진전될 수 있도록 적극 참여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외교 소식통은 30일 “회원국들이 미온적으로 나올 경우 북한이 의장국으로서 실질적으로 CD를 농락할 방법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우선 CD 자체가 유명무실한 회의체가 됐기 때문이다. CD는 1994년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을 체결할 때가 전성기였다. 그러나 이 조약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원자로 시설을 보유한 것으로 보고된 44개국의 비준이 있어야 공식 발효되는데 미국, 중국, 인도, 파키스탄 등이 비준을 하지 않아 효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그 뒤로 CD는 핵 보유국들의 입장 차를 좁히는 데 한계를 드러내며 지난 10년여간 ‘식물기관’으로 연명해 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중국공산당 90년] 한반도와 관계는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 중국 측에서 북한과의 관계를 말할 때 순망치한(脣亡齒寒)이라고 말하는 태도는 냉전 종식 20년이 지난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중국이 주요2개국(G2) 국가로 발돋움하고 남중국해와 동북아 등에서 미국과의 헤게모니 갈등이 드러나면서 80년대 이후 부담스러운 존재였던 북한은 ‘전략적 자산’으로 재평가됐다. 6·25전쟁 60주년이던 지난해 북한과 중국은 ‘피를 나눈’ 혈맹 관계를 강조했고, 최고지도자를 비롯해 각 분야에서 양국의 우의를 과시했다. 중국은 6·25전쟁을 ‘항미원조전쟁’(抗美援朝戰爭)이라고 강변하면서 한반도 개입을 정당화하고 있다. 내년 10월 당 대회에서 총서기로 최고지도자에 오를 시진핑 국가부주석도 지난해 10월 말 중국의 6·25전쟁 개입에 대해 “평화를 지키고 침략에 맞서기 위한 정의로운 전쟁”이라고 발언했다. 뒤 이어 중국의 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대변인은 “시 부주석의 발언은 중국 정부의 정론(定論)”이라고 못을 박았다. ●한국과 군사·정치 강화는 제자리 중국의 북한과 한반도에 대한 정책의 배경에는 중국 공산당이 있다. 실무는 외교부가 처리하지만 주요한 정책방향과 결정은 당 중앙 외교소조에서 한다. 후진타오 총서기를 비롯한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주요 성원들이 참여한다. 정상회담이나 국빈 초청을 비롯해 북·중 교류는 당 대(對) 당 차원에서 당 대외연락부가 맡는다. 북·중 관계가 유지되는 바탕에는 중국 공산당과 북한 노동당이 있다. 북한의 제2차 핵실험 등으로 국제연합 등 국제사회의 대북 추가 제재가 결의되고, 동북아관계가 요동치던 2009년 10월 말. 원자바오 총리는 평양을 방문, 대규모 지원을 약속하며 국제사회의 제재에 찬물을 끼얹었다. 사실상 “대북 제재는 여기까지”라고 선언한 것이다. 원 총리는 평양 교외를 찾아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미군 공격에 폭사한 마오쩌둥 전 주석의 아들 마오안잉(毛岸英)의 무덤에 참배하는 상징적인 행동도 취했다. 중국은 1992년 한국과 수교해 남북한과 동시에 외교관계를 맺는 나라가 됐다. 지난해 한·중 교역액은 2000억 달러를 돌파했고 중국은 한국 전체 수출액의 25.1%를 차지하면서 미국(10.7%)을 제치고 ‘최대 수출국’이 됐다. 그러나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사건 등 북한 도발에 대한 중국의 처신은 등거리 외교와 균형에 치우친 나머지 ‘전략적 동반자 관계’와는 거리가 멀었다. ●北과는 ‘전략적 수요 공유’ 특수관계 북·중 관계가 6·25전쟁 직후의 혈명관계는 아니지만 여전히 특수관계로서 작동한다. 공통의 경험과 개인적 교감을 지녔던 북한과 중국의 혁명세대가 사라졌지만, 북·중은 공산주의라는 이념적 동질성 위에 전략적 수요를 공유하는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천안함 사태에 따른 남북 교역 중단 이후 북·중 간 교역과 경제협력은 더욱 늘고 있다.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교역액이 34억 7000만 달러로 전년에 비해 29.3% 늘었고, 북한의 전체 교역에서 중국의 비중도 80%를 넘어섰다. 한·중 경협의 비약적 발전에도 불구, 군사·정치 관계 강화는 소걸음이다. 중국 측 관계자들은 “미군이 한국에 주둔하는 상황에서 정치·군사 관계의 발전은 한계가 있다.”고 평한다. 푸젠성 성장, 저장성 성장 겸 당 서기, 상하이시 당 서기 등을 지내며 한국인과 한국기업에 대해 많은 접촉과 호감을 지닌 시 부주석 역시 6·25전쟁 등과 관련, 옛 유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이 지난 유산을 새롭게 해석하고 한반도 화해와 진정한 평화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과제는 여전히 남의 일이 아닌 채 남아 있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美→北, ‘13억弗’ 95년부터 식량·약품 지원

    美→北, ‘13억弗’ 95년부터 식량·약품 지원

    미국이 1995년 이후 지난해까지 16년 동안 북한에 제공한 각종 지원 규모가 13억 달러(약 1조 4148억원)어치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 미 의회조사국(CRS)이 26일 발간한 대북지원 보고서에 따르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네바 합의가 체결된 이듬해인 1995년부터 미국이 북한에 지원한 식량, 에너지, 의약품 등은 금액으로 따져 총 13억 1285만 달러로 집계됐다. 미국의 대북 지원은 제1차 북핵실험이 있었던 2006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지속적으로 이뤄졌으며, 지난해에도 홍수피해 복구 차원에서 60만 달러의 의약품 등을 지원한 것으로 조사됐다. 항목별로는 인도적 식량지원이 총 7억 815만 달러(225만 8164t)로 가장 많았으나 2009년 3월 북한이 구호단체에 떠날 것을 요구한 이후에는 전면 중단된 상태다. 또 6자회담 합의에 따라 1억 4600만 달러어치의 중유가 지원됐고, 북한의 경수로 발전소 건설을 위해 설립됐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관련 비용으로 4억 370만 달러, 의약품 등 각종 생필품 지원에 1000만 달러가 각각 투입됐다. CRS는 1995년 이후 2009년까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지원은 1200만t으로, 이 가운데 중국(26.9%)·한국(26.5%)·미국(17.5%)·일본(10.7%) 등 4개국이 전체의 80%를 넘는다고 밝혔다. CRS는 이달 초 로버트 킹 국무부 북한인권특사가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한국은 미국이 식량지원을 하지 않기를 원한다.”고 밝힌 것과 관련, 한국 정부와의 정책 조율도 필수적이라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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