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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文 “평양서 종전선언·평화협정 담대한 걸음”…북·미에 진정성·속도감 있는 비핵화 협상 촉구

    “남북 관계 발전, 비핵화 촉진 동력” 강조 北 핵리스트 수용…폼페이오 방북 촉각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제73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다음달에 열릴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으로 가기 위한 담대한 발걸음을 내디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을 위한 전제 조건인 북·미 간 비핵화 대화를 촉진하겠다고 했다. 북·미 양측에 진정성 있는 대화 의지 및 속도감 있는 협상을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남북과 북·미 간의 뿌리 깊은 불신이 걷힐 때 서로 간의 합의가 진정성 있게 이행될 수 있다”며 “남북 간에 더 깊은 신뢰 관계를 구축하겠다. 북·미 간의 비핵화 대화를 촉진하는 주도적인 노력도 함께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양 정상이 세계와 나눈 약속”이라며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이행과 이에 상응하는 미국의 포괄적 조치가 신속하게 추진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그간 미국이 주장하던 ‘핵시설 리스트’ 제출에 대해 북측이 일부 받아들일 뜻을 밝혔고 이에 따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이르면 이번 주 말쯤 방북할 거라는 분석이 나오는 상황에서 양측의 적극적이고 진정성 있는 협상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 관계자들은 판문점에서 북한과 비공개 실무 협상을 꾸준히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도 비핵화 리스트 완전 확보는 비현실적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있고 북한도 조금씩 내어 줄 마음은 있기 때문에 어디서 절충선을 마련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또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발전은 북·미 관계 진전의 부수적 효과가 아니다”라며 “남북 관계의 발전이야말로 한반도 비핵화를 촉진하는 동력”이라고 말했다. 최근 북측이 판문점 선언 이행에 있어 남한이 대북 제재 때문에 소극적이라고 불만을 제기하는 데 대한 답변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어 ‘동아시아철도공동체’ 등 남북 경협의 거대한 청사진과 함께 경제적 효과를 설명했는데, 이 또한 북한의 불만과 조급함을 누그러뜨리려는 뜻이 일부 포함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완전한 비핵화와 함께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돼야 본격적인 경제협력이 이뤄질 수 있다”며 선후를 분명히 했다. 문 대통령은 서울 용산에서 광복절 행사를 처음 개최한 의미 중 하나로 “한국전쟁 이후 용산은 한반도 평화를 이끌어 온 기반이었다. 지난 6월 주한미군사령부의 평택 이전으로 한·미 동맹은 더 굳건하게 새로운 시대를 맞이했다”고 한·미 동맹을 강조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평양 정상회담 통해 비핵화 진전… ‘유엔총회서 종전선언’ 총력

    평양 정상회담 통해 비핵화 진전… ‘유엔총회서 종전선언’ 총력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9월 중순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열기로 합의하면서 9월 말 유엔총회를 계기로 종전선언이 채택될지 관심이 쏠린다. 남·북·미·중 4자의 유엔 연설(9월 25~29일)까지 40여일간 남북 관계 진전과 북·미 비핵화 협상을 중심으로 북·중 전략적 관계 강화, 미·중 간 갈등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청와대 관계자는 14일 “북한에서 9·9절(9월 9일 북한 정권창립기념일)과 관련해 (방북을) 요청받은 것은 없다”고 밝혔다. 전날 9월 초 평양 정상회담 개최는 힘들다고 설명했던 이유가 남남갈등보다는 ‘북·미 비핵화 협상의 유동성’ 때문이라는 의미다. 정부가 바라는 최상의 시나리오는 유엔총회를 계기로 한 종전선언의 실현이다. 이를 위해서는 평양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 관계가 한 단계 더 도약하고 북·미 비핵화 협상의 물꼬가 트여야 한다. 평양 정상회담은 9월 중 개최가 결정됐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는 9월 중순 중에서도 9·9절 직후인 12~13일 정도에 정상회담이 열릴 것으로 관측했다. 남북 모두 정확한 날짜는 언급하고 있지 않지만 북·미 관계를 보면서 세부 일자가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북·미 협상이 조속한 시일 내에 재개되면 평양 정상회담은 판문점 선언 이행 정도를 크게 진전시키는 장이 되지만 북·미 교착 상태가 계속된다면 이번 정상회담은 오히려 북·미 간 촉진제 역할을 해야 한다. 정확한 정상회담 일자는 이달 중 개소식을 갖는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조율될 전망이다. 북한이 9·9절에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고 외교사절을 초청할 계획인 가운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북한다면 북한의 대미 협상력이 강화되면서 비핵화 협상의 속도가 늦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한권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은 협상력이 강화될수록 비핵화 단계마다 보상을 많이 요구할 것”이라며 “중국으로서도 미국과의 무역 분쟁, 미국·타이완 간 관계 강화 등을 감안해 한반도 비핵화를 대미 협상카드로 쓸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은 조기 종전선언을 지지하는 입장이어서 미·중 간 갈등은 중장기적인 문제다. 결국 정부는 종전선언 실현을 위해 남북 관계 진전과 한·미 공조를 모두 충족하면서 남북 및 북·미 관계의 선순환이 재개되도록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이와 별도로 북·미 양측이 스스로 교착 국면을 타개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북·미 양측은 지난 주말 판문점에서 실무회담을 열고 북한의 핵시설 신고서 제출 및 종전선언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이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종전선언을 깜짝 수용할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현지시간) ‘왜 미국은 한국전쟁 종전선언을 경계하는가’라는 기사에서 유엔총회에서의 종전선언에 대해 미 행정부 관료들은 너무 빠른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신문은 “언제나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예측 불가능한 변수”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에 맞춰 가을에 비슷한 외교정책 쇼를 목표로 하고 있을지 모른다. 이는 중대한 11월 중간선거 직전”이라고 보도했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김균미 칼럼] 11월 중간선거 이후가 더 문제다

    [김균미 칼럼] 11월 중간선거 이후가 더 문제다

    미국 중간선거가 석 달도 채 남지 않았다. 연방 상·하원 의원과 주지사를 뽑는 선거이지만,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과 중국과의 무역전쟁, 한국과의 통상 협상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우리에게도 매우 중요한 선거다. 미국 언론과 선거분석 기관들은 대부분 몇 주 전까지만 해도 현재 상원과 하원에서 모두 다수를 차지하는 공화당이 상원은 다수당 지위를 유지하겠지만, 하원은 민주당에 내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번 주 들어 공화당이 하원에서 의석을 많이 잃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현재 상원은 공화 51석과 민주 47석, 무소속 2석이고, 하원은 공화 235석에 민주 193석, 공석 7석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집계해 평균치를 제시하는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에 따르면 8일 현재 공화당이 상원에서 약간 우세하고 하원에서는 양당이 박빙세다. 정당별 지지도는 민주당이 46.0%로 39.1%의 공화당에 6.9% 포인트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관심은 8월부터 본격적으로 지원 유세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판세를 흔들 수 있을지 여부다. 고졸 이하의 백인 남성으로 대변되는 핵심 지지층을 다지는 동시에 민주당과 주류 언론에 대한 날 선 비판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 마음 잡기에 나섰다. 9월부터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민주당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다. 열기가 과열되면 트럼프가 지지층 이탈을 막기 위해 예상치 못한 발언과 약속을 쏟아낼 수도 있어 벌써부터 긴장된다. 문제는 11월 중간선거 이후다. 선거 결과와 탄핵 소추 공방이 블랙홀로 작용할 수 있다. 중간선거가 끝나면 로버트 뮬러 특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 논의가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모두 승리한다면 몰라도 민주당이 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탈환하면, 상원 문턱을 넘을 가능성이 희박하더라도 탄핵 소추안 발의를 추진할 수 있다. 탄핵 소추 논의가 진행되면 미국 국내 정치로 인해 북핵 등 외교 현안들이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 반대로 트럼프가 국내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고자 북핵 등 대외정책에서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협상이 될지 강경책이 될지 예측하기 어려워 불확실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중간선거 결과는 정책에 영향을 미친다. 공화당이 상·하원에서 다수당 지위를 유지한다면 외교·통상 정책에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본다. 2020년 재선을 염두에 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비핵화 협의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협상과 대북 압박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미군 유해 송환과 미사일 발사장 해체 작업으로 성의를 보이고 있지만, 미국이 요구하는 사찰 대상인 핵시설물 명단 제시를 미룬다면 강경 노선으로 선회할 수 있다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 통상정책도 더 공격적으로 나올 수 있다. 한·미 FTA 재개정 협상이 마무리됐지만, 한국 자동차에 대한 고관세 카드를 흔들고 있다. 한국 정부는 자동차 관세 면제를 위해 뛰고 있지만, 철강 때처럼 통할지 장담할 수 없다. 트럼프는 자동차에 대한 관세 ‘철회’ 조건으로 유럽연합(EU)과 미국산 소고기와 대두 수입 확대를 위한 협상에 돌입했고, 일본과도 양자 FTA 협상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한국과는 FTA 재개정으로 끝난 것인지, 아니면 협상 타결을 공식 발표하지 않은 상태에서 뭔가를 더 요구했는지는 알 수 없다. 중국으로 무역전쟁 전선을 모으면서 한국에 모종의 역할을 요구할 수도 있다. 민주당이 하원 다수당을 차지해도 상황은 복잡하다. 트럼프의 대북 정책에 비판적인 민주당이 비핵화 협상에 문제를 제기하며 견제할 수 있다. 그럴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어떻게 나올지 가늠하기 어렵다. 통상과 관련해 민주당이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재협상 중인 FTA들의 의회 승인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선거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한국에는 녹록지 않다. 모든 가능성에 대비해 미 정부·의회와의 협의와 조율을 강화하는 방법 말고 묘수는 없어 보인다. 두 나라 대통령과 안보실장(미 국가안보보좌관)이 자주 소통하고 있다니 그나마 다행이다. 미 국무부 동아태차관보와 대북정책특별대표 자리가 공석인 상황에서 새 주한 미국대사가 부임해 직접 소통창구 역할을 시작했다. 우리 앞에 닥칠 외교와 통상의 파고가 심상치 않다. 이럴 때일수록 대미 협의 창구를 다층화해야 한다.
  • 트럼프·문재인·김정은, 이틀 간격 유엔 무대 오를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다음달 25일부터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할지가 관심사로 급부상했다. 김 위원장의 뉴욕 방문은 남·북·미 정상이 뉴욕에서 종전선언을 할 가능성을 높이는 의미도 있지만, 북한 최고지도자의 미국 방문 자체가 사상 처음이라는 점 때문에 좀처럼 실감이 나지 않는 시나리오로 인식되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5일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한 뒤 기자회견에서 “9월 말 유엔총회가 종전선언의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유엔총회) 전후로 상황에 잘 맞춰 종전선언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현재 유엔 총회 일정엔 다음달 29일 북한의 장관급이 네 번째 연설자로 등록돼 있다. 예년대로라면 리용호 외무상이 연설하는 게 자연스럽다. 하지만 연설 하루 전이라도 연설자 교체는 가능하다. 만일 김 위원장이 뉴욕을 방문한다면 25일 유엔총회 첫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에는 문재인 대통령이 연설한 데 이어 29일 김 위원장이 연설할 가능성이 높다.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남·북·미 정상이 한 무대에 차례로 서는 셈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런 그림이 현실화되면 트럼프, 김정은의 노벨평화상 구도까지 가능해진다”며 “이 경우 남한도 중재자 역할에 성공한 것이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설령 종전선언 등 현안 타결이 무산되더라도 그것과 상관없이 김 위원장이 뉴욕을 방문할 수 있다는 관측도 없지 않다. 평소 파격을 즐기는 김 위원장이 정상국가 지도자의 이미지를 전 세계에 각인시키기 위해 뉴욕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성장기 스위스에서 유학해 서방국 방문에 거부감이 적을 것이라는 추측도 뉴욕행 가능성에 힘을 싣는 대목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은둔의 지도자였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과는 달리 중국이 내준 비행기를 타고 싱가포르까지 가서 사상 처음으로 북·미 정상회담을 갖는 등 예측 불허의 행보를 보인 바 있다. 반면 유엔총회는 여러 나라의 정상들이 모이는 다자 외교공간이라는 점에서 김 위원장의 참석은 불가능할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북한 최고지도자는 사전에 치밀하게 마련된 의전과 경호를 토대로 외국 정상을 만나기 때문에 그동안 양자회담만 해왔다. 만약 김 위원장이 유엔총회장에 들어간다면 여러 정상 중 한 명으로 행동해야 하기 때문에 의전과 경호에 구멍이 뚫릴 수도 있다. 이런 점을 우려해 북한이 선뜻 유엔총회 참석을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다만 북·미 간 협상이 급물살을 타 종전선언 타결이 합의된다면 김 위원장이 의전, 경호 등의 단점을 무릅쓰고 뉴욕에 갈 가능성은 급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종전선언과 핵·미사일 동결을 동시에 교환하고, 이후 핵시설 신고·사찰과 대북 제재 완화를 맞교환하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北강선이 우라늄 농축시설?...핵시설도 아닌데 침소봉대”

    미국의 북한전문매체 38노스가 지난 3일(현지시간) 평안남도 남포시 천리마 구역에 북한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다는 미 현지 언론의 기사에 ‘잘못된 보도’라고 이의를 제기했다. 앞서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6월 정보당국자의 발언을 인용, ‘북한이 강선 단지라는 이름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을 가동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38노스는 인공위성 사진을 보면 강선 단지의 출입문은 전형적인 산업 공장의 출입문이라며 보안에 극도로 민감한 우라늄 생산 설비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서쪽으로 2마일 정도 떨어진 미사일 공장 태성기계공장의 출입문과 외부 검문소 등과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강선 단지가 비밀 우라늄 농축 시설이라면 유사한 수준의 보안 조치를 취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강선 단지가 우라늄 농축시설이라고 보기에는 평양·남포 고속도로에서 불과 1.4㎞ 떨어진 곳에 위치한 데다, 시설 진입로까지 특정한 검문소도 없고 산업 재해가 발생했을 경우 시설로의 출입을 차단할 수 있는 수단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대량파괴무기(WMD) 연구 및 생산시설은 대부분 주요 도시와 멀리 떨어진 지역에 있고, 수많은 인공 및 자연 방어막과 검문소를 설치하고, 핵미사일 개발 인력은 다른 북한 주민과 격리한다는 세 가지 일반적인 원칙에도 어긋난다고 설명했다. 38노스 관계자는 “해당 건물이 무기 생산 부지의 특성 일부를 띠고 있기는 하지만 다양한 상황적 요인을 고려할 때 다른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최소한의 보안, 주요 고속도로에 가까운 접근성, 미사일 공장과의 인접성을 고려할 때 이는 아마도 태성기계공장의 증축시설일 것”이라면서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정황 증거는 강선 단지가 북한의 핵프로그램에서 차지하는 역할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한국 정부, 종전선언 추진 총력… 해법은?

    한국 정부, 종전선언 추진 총력… 해법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5일 싱가포르 칼튼 호텔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내 종전선언 추진과 관련해 “계속 협의를 하고 있다. 이번에도(아세안 회의에서도) 미국, 중국과 상당한 협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참석을 계기로 지난 1일부터 4일간 싱가포르를 방문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왕이 중국 외교부장,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 등과 총 12번의 양자 회담을 갖었다. 특히 지난 3일 환영 만찬에서는 리용호 북 외무상을 조우했다. 강 장관은 당시 상황에 대해 “북·미 대화에 대한 짧지만 진솔한 의견을 나누었다”며 “종전선언에 대해 의견 교환이 있었고 (북측의) 공개 발언을 보시면 내용을 유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실제 리 외무상은 전날 ARF 회의 연설에서 “조선반도 비핵화를 위해 핵실험과 로켓 발사시험 중지, 핵실험장 폐기 등 주동적으로 먼저 취한 선의의 조치들에 대한 화답은 커녕 미국은 오히려 제재를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고 있다”며 “조선반도 평화보장의 초보적 조치인 종전선언 문제까지 후퇴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는 9월말에 열리는 유엔총회가 종전선언을 실행하는 좋은 무대라고도 했다. 다만 그는 “유엔총회를 중요한 계기로 보지만 총회를 넘어 다른 중요한 계기들도 있다”며 “종전선언을 연내에 이루겠다는 목표를 지속적으로 밝히고 있고, 주요 협의 대상국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강 장관은 “목적(종전선언) 달성을 위해 협의를 긴밀히 해나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회의를 계기로 북·미간 친서 외교가 재개된 것도 종전선언을 위해 우호적인 여건으로 보인다. 지난 4일 미국 대표단의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ARF 회담장인 엑스포 컨벤션 센터에서 리 외무상에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 내용을 전했다. 이는 지난 1일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 대한 답신이다. 종전선언에 대한 구체적인 제안은 없어도 조속한 시일 내에 만나자는 식의 내용은 포함됐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무엇보다 북측의 미군 유해송환에 이어 북·미 간에 소통이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한국 정부는 연내 종전선언 추진을 위해 문안 작성에 대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법률적 효과를 가급적 배제하는 ‘정치 문서’로 추진하고, 문안은 최대한 간소화하는 식이다. 종전선언에 적극성을 보이는 북한과 달리 핵시설의 완전한 신고를 포함한 가시적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며 ‘신중론’을 펴는 미국의 저항감을 낮추려는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종전선언에 북한의 비핵화를 명시하거나 평화협정까지 정전체제를 유지한다는 식의 문구를 넣어 미국이 조기에 종전선언에 참여토록 하자는 의견이 나왔었다. 하지만 이 경우 북한이 반대할 수 있다. 따라서 외려 종전선언을 간결하게 만들고 정치적 선언임을 강조함으로써 북에게는 미국의 대북 조치에 대한 신뢰감을 주는 동시에, 미국 내 반대 여론도 완화시키는 방식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北 싱가포르 광폭외교, 공식 비핵화 논의엔 ‘조용’

    北 싱가포르 광폭외교, 공식 비핵화 논의엔 ‘조용’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포럼(ARF)에 참석 중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아세안 국가들과 적극적으로 양자 외교장관회담을 열고 있지만, 비핵화 협상과 관련해서는 아직 이렇다할 행보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 리 외무상은 싱가포르에 입국한 지난 3일 중국,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 태국 등을 포함해 7개국과 양자 회담을 갖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ARF에서 중국, 러시아, 필리핀 등 단 3개국과 양자 회담을 한 것과 비교하면 하루만에 2배가 넘는 회담을 연 것이다. 4일 오전에는 필리핀과 양자 회담을 열었고, 오후에도 뉴질랜드와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핵·미사일 개발하면서 군사긴장이 높아졌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으로 비핵화 이슈가 진전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남북과 동시수교국인 아세안 10개국도 지난해까지는 북한과의 관계가 다소 불편했지만 올해 들어 관계 개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리 외무상은 남한이 요청한 남북 외교장관회담 제의에 대해 ‘응할 입장이 아니다’라며 거부의 뜻을 전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전날 환영 만찬에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조우해 솔직한 대화를 꽤 오래 나누었다’는 취지로 당시 상황을 전했지만 공식 만남은 불발됐다. 남북이 ARF에서 양자 회담을 갖은 것은 2007년이 마지막이다. 미국 역시 북측에 양자 장관회담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북한은 아직 답변을 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공식 대화는 가능하지만 공식 회담이 열릴 지는 미지수다. 또 리 외무상은 비핵화 협상와 관련한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도 아직까지 일체 답변을 하지 않고 있다. 이런 북한의 태도는 최근의 비핵화 논의의 교착 상태와 연관이 있어 보인다. 미 행정부는 3일(현지시간) 대북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은행 1곳과 중국과 북한의 법인 등 북한 연관 ‘유령회사’ 2곳, 북한인 1명에 대한 독자제재를 가했다. 또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연일 현지에서 대북 제재 공조를 강조하고 있다. 최근 북한은 종전선언 채택을, 미국은 먼저 북핵시설 신고를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따라서 북한은 전통적 우호국이었던 아세안 10개국과 관계를 개선하고 대북제재 완화, 경협, 조기 종전선언 등 자신들의 입장을 알리는데 주력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은 매체를 통해 최근 남한에도 금강산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 등을 드러내고 주장한 바 있다. 다만, 남한과 비공식 만남까지 피하지는 않은 것을 볼 때 북·미 간에도 물밑 협상이 이뤄지고 있을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이 외무상은 전날 만찬장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도 만났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한 비핵화 약속을 완수할 것으로 여전히 낙관한다”며 “북한의 완전하고 최종적인 비핵화를 위한 시간표는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ICBM의 진실/황성기 논설위원

    [씨줄날줄] ICBM의 진실/황성기 논설위원

    미국의 주간지 ‘타임’과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1998년 8월 일주일의 시차를 두고 평안북도 금창리에 대규모 지하시설이 건설되고 있으며, 북한이 그곳에 핵시설을 설치하려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한다. ‘금창리 지하시설 핵의혹’ 사건이다. 발단은 미 국방정보국(DIA) 첩보였다. DIA는 10년 전부터 땅굴 굴착이 시작됐으며, 땅굴 안에서 원자로와 재처리 시설의 건설이 이뤄지고 있다는 첩보를 미 국회에 건넸다. 땅굴 속 원자로는 2년 이내에 가동할 수 있으며 한 해 8~10개의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는 플루토늄 추출이 가능하다는 충격적인 내용이었다.의회를 뒤집어 놓은 이 첩보를 미 언론이 보도했으니 북·미 고위급회담을 앞둔 미국 정부도 가만히 있을 수 없었다. 금창리 사찰을 북한에 요구한 것이다. 북·미의 네 차례 회담을 거쳐 ‘공화국을 모욕한’ 대가로 60만t의 식량 지원을 받고 북한은 이듬해 5월 미 사찰단의 금창리 방문을 허용한다. 사찰단이 지하 공간을 샅샅이 조사했으나 핵 시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2002년 발생한 2차 북핵 위기가 가짜뉴스에 의해 4년 앞서 발생할 뻔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가 7월 30일(현지시간) 북한이 평양 외곽의 대형 무기공장에서 액체 연료를 쓰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제조 중인 정황이 있다고 보도했다. 공장 안팎으로 차량들이 움직이는 모습이 포착됐다면서 수십 장의 사진도 제시했다. 이 공장은 지난해 11월 29일 발사한 ICBM 화성15형을 생산한 적이 있다. 하지만 사진에는 ICBM 같은 물체는 보이지 않는다. WP 보도대로 무기공장에서 ICBM을 만들고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6·12 북·미 정상회담 합의문 어디에도 미사일 생산을 동결한다는 내용은 없다. 즉 얼마든지 ICBM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한편으로 공장 주변의 분주한 모습을 북한이 연출했을 공산도 크다. 미국 정찰위성을 늘 의식하는 북한이 차량과 건물의 동태를 노출시켰다면 심리전 차원에서 역이용할 수 있다. “ICBM을 추가로 만들고 있으니, 가격이 오르기 전에 빨리 사시라”는 메시지를 미국에 전하고 싶은 거다. 비핵화와 바꾸려는 체제보장 조치에 인색한 미국을 압박하려는 심산일 것이다. 금창리 의혹 때 우리의 보수 언론들은 미 언론보다 더 날뛰었다. 그때야 북한의 위협이 커서 호들갑을 떨었다고 치자. 북한 관련 미 언론 보도를 신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금창리 교훈’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일부 언론이 ‘ICBM 생산 의혹’을 WP보다 더 크게 좇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은 비핵화·체제보장 협상 중이다. 난무하는 미국발 대북 정보를 냉정하게 분석하지 않으면 하루아침에 바보 될 수 있다. marry04@seoul.co.kr
  • [사설] 비핵화에 북한은 검증 협력, 미국은 동력 제공해야

    북한의 평안북도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폐쇄 움직임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환영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한 약속에 완전히 부합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 밝힌 미사일 실험장 폐기 약속을 이행하고 있음을 미국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엔진실험장을 해체할 때 그 현장에 감독관을 있게 해 달라고 요구해 왔다”고 말했으며, 국무부 대변인도 “검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중 검증 부분과 관련, 동창리 실험장 폐쇄에 미국이 참관을 요구했으나 북한이 수용하지 않는 것으로 해석되는 언급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5월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때에도 전문가 검증을 약속했으나 실현되지 않아 논란을 빚었다. 북·미는 지난 7월 6일 평양 고위급회담에서 미사일 실험장의 폐쇄와 관련한 실무협의를 가지기로 합의했으나 지금까지 협의가 있었다는 소식은 없다. 협의 없이 북한이 일방적으로 동창리 실험장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북한이 7월 고위급회담의 최대 난제였던 종전선언에 대해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서기라도 하듯 미국은 그제 북한과의 불법거래 의혹이 있는 239개 기업 명단을 공개하고 거래 금지를 권고하는 ‘대북 제재 주의보’를 발령했다. 미국은 마치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빠진 원인이 북한에 있다는 듯 대북 제재의 고삐를 조이는 것처럼 보인다. 이런 식이면 비핵화 여정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다. 북한에만 비핵화 조치를 압박하고 걸맞은 체제보장 조치를 내놓지 않는 것은 지난 30년 북·미 관계를 볼 때 상식적이지 않다. 비핵화·체제보장 빅딜에서 북한에는 현찰을 내라면서 미국은 어음으로 결제하겠다는 격이다. 종전선언을 호언장담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기억에 생생하다. 그런데 태도를 바꿔 비핵화 이후 정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을 하겠다니 이해하기 힘들다. 북한도 핵시설 폐기 단계에서 국제기구를 비롯한 사찰과 검증은 피해 갈 수 없다. 동창리가 제2의 풍계리가 되지 않도록 미국의 검증 요구에 협력해 트집 잡힐 여지를 주지 않아야 한다. 내일은 종전선언 65주년이다. 남북이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했듯 올해 안에 이 땅에 전쟁이 없다는 선언은 이뤄져야 하고 미국은 이에 동의해야 한다.
  • [기고] 종전선언이 왜 필요한가/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기고] 종전선언이 왜 필요한가/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한반도 비핵평화 프로세스가 ‘종전선언’ 추진 문제를 둘러싼 북·미 사이의 의견 차이로 잠시 정체 상태에 빠졌다. 북한이 선제적으로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미국이 한·미 연합군사연습 잠정 중단 선언으로 화답하는 등 선 행동조치의 선순환을 통한 신뢰 쌓기를 추진하다가 동시행동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갔다.북한은 불가역적인 핵실험장 폐기와 가역적인 군사연습 중단은 비교가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미국의 선 비핵화 행동 요구를 ‘일방적이고 강도적인 비핵화 요구’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국은 핵무기와 핵시설 동결 및 신고,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장 폐기 등 선 비핵화 행동이 있어야 종전선언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인 데 비해서 북한은 ‘북미공동성명의 모든 조항들의 균형적 이행’을 강조하며 종전선언과 비핵화 초기 조치를 ‘단계별 동시행동원칙’에 따라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종전선언을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보장체계 구축의 첫 공정인 동시에 북·미 신뢰 조성의 선차적인 요소’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종전선언은 상호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는 관계로 나가겠다는 공동의 의지를 표명하는 정치적 선언”이라고 밝혔다. 남과 북이 10·4 선언에 이어 판문점 선언에서도 종전선언을 추진하기로 한 것은 평화체제로 가는 입구를 열고 비핵화를 촉진하기 위한 것이다. 종전선언은 단순히 한국전쟁을 끝내자는 정치선언을 넘어 북한이 비핵화와 경제발전을 추동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북한은 종전선언을 ‘또 하나의 만능 보검’으로 삼아 비핵화와 경제발전을 위한 정책전환을 모색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장기 휴전이란 한국전쟁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단기간 내 평화협정으로의 전환이 쉽지 않다는 점, 북한의 비핵화를 추동하기 위한 체제안전보장 조치가 시급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연내 종전선언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지금부터는 남·북·미 3자 협의체를 통해서 ‘과정으로서의 비핵평화 프로세스’를 구체화하고 실천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선 비핵화란 과거방식으로 돌아가려는 역풍을 막기 어려울 것이다.
  • 브룩스 “北 도발 없는 235일, 봄에 핀 튤립”

    브룩스 “北 도발 없는 235일, 봄에 핀 튤립”

    빈센트 브룩스 한·미연합사령관(주한미군사령관 겸임)은 21일(현지시간) “지난해 11월 29일 이후 북한의 도발 없이 235일을 보냈다”면서 북·미 간 외교를 ‘봄에 핀 튤립’과 같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북한의 핵제조 능력이 온전하다는 점을 들어 이를 비핵화 초기 단계에서 북한의 협상 전술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브룩스 사령관은 이날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애스펀 안보포럼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도발 없이 지금 235일을 보냈다. (지난해) 11월 29일 미사일이 발사된 후 우리는 큰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목격했다”면서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도발 수위가 6·12 북·미 정상회담 이전부터 이미 약해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 후 우리는 정말로 북한의 접근법에 최소한 변화가 있다는 것을 봤다”면서 “물리적인 위협과 (핵)능력은 현존하지만 그들의 말과 행동을 볼 때 그런 역량을 사용하겠다는 의도가 달라졌다”고 평가했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어 “현재의 과제는 북한과의 진전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며 “한반도에서 풍부한 의사소통 채널을 여는 것은 북·미 간 외교의 수준이 봄에 튤립이 피는 것과 같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외교관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미국이 달성하기 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충분한 공간을 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브룩스 사령관은 북·미 간 신뢰 부족의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압력이 계속되고 외교적 노력이 지속되는 동안에도 신뢰 구축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신뢰 부족은 여러 면에서 우리가 지금 반드시 패배시켜야 하는 적”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비핵화 약속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시각을 보였다. 브룩스 사령관은 “비핵화로 가는 길에서 해야 할 조치들이 아직 남아 있다”면서 “그는 약속했고 우리는 그의 말을 받아들였다. 그는 여러 가지 방식으로 자신이 약속을 지키는 남자라는 것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지금까지는 그런 조치들이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경고를 잊지 않았다. 브룩스 사령관은 이어 “그들의 핵제조 능력은 아직 온전하다”면서 “우리는 아직 생산시설의 완전한 폐쇄나 연료봉 폐쇄를 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그런 일들에 과민반응해서는 안 된다”면서 “북한의 핵시설 고수가 비핵화 초기 단계에서의 협상 전술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美 ‘워킹그룹’ 시동… 北과 종전선언·완전한 핵검증 ‘수싸움’

    미국 국무부는 8일(현지시간) 북한과 비핵화 실무협의에 나설 ‘포스트 싱가포르’ 워킹(실무)그룹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후 한 달 만인 오는 12일 북·미가 판문점에서 미군 유해 송환 및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그 결과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린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싱가포르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맞는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국무부의 구상과 정책, 이행 및 검증 노력을 총괄할 포스트 싱가포르 정상회담 워킹그룹을 꾸렸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반도 비핵화 로드맵 도출을 위한 구체적 실무협상도 워킹그룹을 중심으로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상된다. 미측 워킹그룹 대표주자로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나선다. 또 폼페이오 장관과 함께 방북했던 알렉스 웡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와 벤 퍼서 국제안보·비확산 담당 부차관보, 마크 램버트 한국 담당 부차관보 대행(한국과장) 등이 김 대사를 뒷받침한다. 북·미 워킹그룹은 북한 외무성이 지난 7일 담화에서 세 차례 언급한 ‘종전선언’과 ‘완전한 핵시설 신고·검증’을 두고 치열한 수싸움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8일 일본 도쿄에서 가진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싱가포르 정상회담 합의에서 북·미 양국 간 평화적 관계 수립, 북한과 주민을 위한 안전보장 강화, 그리고 (한반도) 비핵화를 분명히 밝혔다”면서 “이들 각각은 병행해 이뤄질 필요가 있으며, 그런 노력은 동시적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북한과 체제 보장, 관계 개선을 동시에 병행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밝힌 것으로 북한의 ‘단계적 동시행동’ 원칙을 일부 수용한 것이다. 따라서 북·미가 워킹그룹 협의에서 구체적 합의를 이룬다면 북·미 간 또는 남·북·미 간 연내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진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가 열리는 9월 중·하순쯤 2차 북·미 정상회담과 ‘한반도 종전선언’이라는 빅이벤트를 열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베트남을 방문한 폼페이오 장관은 9일 현지 재계인사들이 참석한 자리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회를 잡는다면 미국과의 정상적 외교관계와 번영으로 가는 베트남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 기적이 당신의 것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한편 워싱턴포스트는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결과를 두고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북한 비핵화가) 하룻밤에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판타지”라며 북·미가 지속적으로 만나기 위해서는 전문 협상가를 찾아야 한다고 주문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美의 “‘과거 정부’ 대북지원 잘못” 발언… 진보 정부의 ‘책임론’ 거론?

    美의 “‘과거 정부’ 대북지원 잘못” 발언… 진보 정부의 ‘책임론’ 거론?

    미국 트럼프 행정부가 과거 정부의 대북지원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활용 됐다는 주장을 펴고 있어 주목 된다. 그간 한국 보수 진영에서도 과거 진보 정부의 대북지원의 일부가 북한의 핵 개발과 정권 연장에 기여했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된 바 있다. 이와 비슷하게 미국에서도 전 정부의 책임론이 재연되는 모양새다. 미국 국무부가 과거 행정부의 대북지원은 북한 정권에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확보해 줬다며 같은 실수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고 미국의 소리(VOA) 방송이 8일 보도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7일(현지시간) VOA에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수백만 달러 상당의 식량 지원을 유인책으로 제공했던 전임 행정부들과 같은 실수를 저지르는 것을 거부한다”며 “이는 북한 정권이 핵과 미사일에 쓸 자금을 확보하도록 해준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마크 로우코크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국장이 방북할 예정인 가운데 미국이 대북지원을 재개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고 VOA는 설명했다.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은 보도자료를 통해 로우코크 국장이 9∼12일 방북, 평양과 황해남도 지역을 찾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대변인실 관계자는 “수십억 달러 상당의 에너지 지원과 심지어 현금 지급까지 있었다”며 “이 모든 것은 북한의 불법 무기와 미사일 프로그램 진전을 도왔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분명하다”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의한 대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성취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북미 협상 국면에도 북한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탑재 잠수함 신규 건조, 핵무기 은폐, 핵시설 확장 등에 대한 의혹이 잇달아 불거지는 데 대한 논평 요청에는 “미국은 선의의 행동을 취했고, 생산적인 결과가 달성돼야 할 것으로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뉴스 분석] 폼페이오 3차 방북, 北비핵화 분수령

    [뉴스 분석] 폼페이오 3차 방북, 北비핵화 분수령

    한국 정부 충고에 北 자극 자제 핵시설 ‘완전한 신고’ 합의 관건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5일 새벽(현지시간) 1박 2일의 3차 방북길에 올랐다. 6·12 북·미 정상회담 후 24일 만에 열리는 첫 후속 고위급회담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을 이끌어 한반도 비핵화의 문을 열지 주목된다. AFP통신은 폼페이오 장관이 6일 평양에 도착, 늦은 오후부터 7일 오전까지 협상을 한다고 전했다. 세 번째 방북하는 폼페이오 장관은 처음으로 평양에서 1박을 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등과 만나는 등 이례적으로 사전에 공개된 방북 일정을 소화한다. 워싱턴 정가와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미 정부가 북한의 비핵화에 한층 유연해진 태도를 보이면서 이번 고위급회담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둘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IVD) 대신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 카드를 꺼내 든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북한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던 ‘CVID’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 등 비핵화 협상의 ‘판’을 깨지 않으면서 북한의 핵·미사일 검증 등을 유도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뉴욕타임스는 “최근 몇 주간 트럼프 정부가 CVID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고 폼페이오 장관도 어조를 누그러뜨렸다”며 달라진 트럼프 정부의 분위기를 전한 뒤 “이 같은 배경에는 한국 정부의 충고와 조언이 있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미측이 ‘핵 감축을 위한 로드맵 합의’라는 희망을 이루기 위해 한층 유연한 북한 접근법을 택했다며 한국 측의 단계적 협상 조언이 있었다고 전했다. 트럼프 정부의 변화에 북한이 얼마나 ‘완전한’ 핵시설 신고로 화답하느냐가 폼페이오 장관의 3차 방북 성패를 결정 지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정부는 한반도 비핵화 출발을 북한의 완전한 신고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언론 보도로 알려진 비밀 우라늄농축시설인 ‘강선(성) 발전소’ 등의 포함 여부도 주목된다. 이와 함께 북한이 미군 유해 송환과 북·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됐던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폐기에 나서기로 합의한다면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을 의심하는 미 조야의 우려를 씻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북한의 화답에 미국이 자연스럽게 북한의 체제 보장과 경제 보상 등을 협상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비핵화 ‘악마의 디테일’은 고농축우라늄(HEU)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北비핵화 ‘악마의 디테일’은 고농축우라늄(HEU)

    지난달 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고된 미 국방정보국(DIA : Defense Intelligence Agency) 북핵 실태 보고서가 미 정치권과 외교가를 강타하며 파장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이 보고서를 최초 보도한 NBC 방송에 따르면 미국 정보당국은 북한이 진정한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결론의 보고서를 최근 백악관에 제출했다. 보고서는 미국이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체제보장 약속이라는 큰 선물을 주었음에도 북한이 진정성 있는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으며,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는 단지 큰 쇼(Big show)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싱가포르 정상회담 이후 새롭게 수집된 최신 정보들을 바탕으로 작성된 이 보고서는 북한이 영변 이외의 비밀 장소 여러 곳에서 고농축 우라늄 생산 활동을 늘리고 있다고 판단했다. 북한의 이러한 의도는 지난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에 동의하는 척 하면서 차후 회담을 통해 더 많은 양보와 보상을 얻어내기 위한 것이라는 분석도 이어졌다. NBC 방송에 관련 내용을 인터뷰한 익명의 정보관계자는 “북한이 미국을 속이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있다"(There is absolutely unequivocal evidence that they are trying to deceive the US)고 증언했고, 이러한 인식은 미국 정부 여러 관계자들이 공유하고 있다는 내용도 덧붙였다.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믿을 수 있으며 비핵화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난 발언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어서 미국 정치권과 외교가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사실 북한이 비밀리에 핵물질을 대량으로 생산하고 있을 가능성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제기되어 왔었다. 원자력 발전소에서 인출한 폐연료봉을 재처리해 추출하는 플루토늄(Plutonium) 239의 경우 추출 과정에서 자연 상태에 존재하지 않는 인공방사성 동위원소가 발생한다. 크립톤(Krypton)-85 등의 원소들은 대기 중 극미량만 존재해도 포집이 가능하기 때문에 북한이 아무리 비밀리에 플루토늄 생산을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그 기도가 노출될 수밖에 없다. 문제는 HEU다. HEU는 원료가 되는 천연우라늄과 원심분리기 등 기본 재료와 작업을 진행할 비밀 공간, 그리고 전력만 있다면 누구도 모르게 원하는 만큼 대량 생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지난 1994년 제네바 합의에서 비핵화 합의문에 도장을 찍은 직후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는 척 하면서 곧바로 HEU 핵무기 개발을 위해 파키스탄의 압둘 카디르 칸 박사와 손을 잡았던 전력이 있다. 우라늄 핵무기 개발만큼 미국의 눈을 속이기 쉬운 방법도 없었기 때문이다. 우라늄을 농축하는 방식은 크게 확산공법, 원심분리공법, 레이저공법 등으로 나뉠 수 있는데, 북한은 효율이 좋은 원심분리공법을 선호한다. 지난 2010년 방북한 지그프리드 헤커(Siegfried S. Hecker) 박사는 약 2,000기의 신형 원심분리기를 목격한 바 있었다. 북한에 HEU 기술을 전달한 파키스탄 압둘 카디르 칸(Abdul Qadeer Khan) 박사의 증언이나 마레이징강(Maraging steel) 등 북한의 부품 밀수 시도 등을 종합해 판단해보면 북한이 대량으로 운용 중인 원심분리기는 연간 8,000 SWU(Separative Work Unit)를 처리할 수 있는 파키스탄제 P-2 원심분리기의 개량형으로 추정된다. 8,000 SWU의 처리 능력을 가진 원심분리기 2,000개를 1년간 가동하면 90% 이상의 고농축 우라늄 40kg 가량을 생산할 수 있다. 핵탄두 2.5개를 만들어낼 수 있는 양이다. 문제는 이러한 헤커 박사가 목격한 농축시설이 가동되기 시작한 시기가 2010년경이고 이 시설의 연간 HEU 생산 능력이 40kg인데, 2017년 말 기준 한·미 정보당국이 추정하고 있는 북한의 HEU 보유량이 758kg에 달한다는 점이다. 헤커 박사의 방북 시기와 한·미 정보당국 조사 시점 사이에는 8년의 시간이 있다. 북한이 2,000기의 원심분리기를 풀가동해도 최대 생산 가능한 HEU는 320kg 수준이지만, 현재 추정 보유량은 최대 생산량의 2배가 넘는다. 즉, 모종의 비밀 시설에서 HEU 대량생산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DIA는 그 모종의 비밀 시설을 '강성'(Kangsong)이라는 이름의 시설로 보고 있다. 2000년대 초반부터 가동된 이 시설은 P-2 원심분리기 6,000~12,000개가 설치되어 있으며, 이 가운데 연평균 7,000개 정도가 가동되어 왔다는 것이 DIA의 추정이다. 8,000 SWU 처리용량의 원심분리기 7,000개를 풀가동할 경우 연간 140kg 가량의 HEU를 생산할 수 있다. 연간 8.75개의 핵탄두를 만들어낼 수 있는 양이다. P-2 원심분리기에서 1g의 90%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데 소요되는 전력은 약 1,000kW으로 알려져 있는데, 약 16kg의 HEU가 소요되는 핵탄두 1발 생산을 위해서는 1,600만kw라는 엄청난 전력이 필요하다. 전력난에 시달리는 북한으로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지만, 국제사회의 감시망을 피해 핵무기를 만들어야 했던 북한은 사활을 걸고 전력 생산량 확대에 나섰다. 북한은 지난 2011년부터 원유 지원을 대가로 중국과 50:50으로 나누어 사용했던 수풍댐 전력생산량을 전량 회수했다. 평안북도와 자강도, 양강도 일대의 소형 하천과 지류마다 발전용량 10,000kw 미만의 소형 수력발전소를 대량으로 건설하고 있고, 김정일은 죽기 직전까지 자강도 희천발전소 건설현장을 8번이나 찾으며 조기 완공을 독려했다. 이처럼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대량의 발전소를 건설했음에도 불구하고 평안도 및 자강도 일대의 전력 사정은 거의 나아지지 않았다. 평양을 비롯한 대도시들의 정전은 일상이며, 김정은이 직접 챙길 만큼 중시했던 메기 생산 공장에서도 정전으로 인한 대량 폐사 사건이 발생할 정도로 북한의 전력사정은 심각한 수준이다. 즉, 2010년을 전후해 평안도-자강도 지역에 대량의 수력발전설비가 건설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전력 사정은 더욱 나빠졌으며, 이것은 이 지역 어디에선가 대량의 전력이 은밀하게 소비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2010년 이후 북한은 평안도-자강도 일대의 모처에 비밀 시설을 만들어놓고 대량의 전력을 투입해 HEU 생산을 진행해오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며, 이 때문에 이 일대 어딘가에 강성 우라늄 농축시설이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북한에는 상당한 수준의 우라늄이 매장되어 있다. 북한 매체의 주장에 따르면 북한 국내에 약 400만톤 수준의 우라늄이 매장되어 있고, 품위 역시 상당한 고품질로 알려져 있다. 이 우라늄의 평균 품위를 0.4% 정도로 가정하더라도 가채매장량은 1.35만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원료의 대량 자체 조달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력만 확보된다면 연간 10개 안팎의 핵탄두 생산도 가능하다. 북한이 HEU에 매달리는 이유다. 과거 남아공과 이란 등 핵사찰 수용 국가들의 전례에서도 볼 수 있듯 HEU에 대한 핵 사찰, 특히 HEU의 정확한 생산량과 시설 위치를 파악하는 것은 사찰 대상국이 적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한 기술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남아공의 경우 국가적 차원에서 적극적인 비핵화 의지를 갖고 매우 성실하게 사찰에 임했음에도 신고된 HEU의 양과 사찰단이 발견한 HEU의 양이 달라 문제가 된 적이 있었다. 사찰 대상국이 처음부터 기만 의도를 가지고 사찰에 임한다면 IAEA 등 국제사회가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모든 핵무기와 핵시설을 완벽하게 찾아내는 것은 어렵다는 의미다. 미 국방부와 정보기관, 주요 싱크탱크와 민간연구기관에서는 위성사진과 탈북자 정보 등을 종합한 결과 북한이 싱가포르 합의 이후에도 핵물질 생산을 늘리고 장거리 미사일 생산 시설을 증축하는 등의 행보를 보이며 사실상 비핵화 합의에 역행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우려와 불신이 쏟아지는 가운데 오는 6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평양을 찾아 북한과 어떤 이야기를 주고받을지 세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FFVD’ 들고 평양 가는 폼페이오… ‘완전한 핵 신고’ 요구할 듯

    ‘FFVD’ 들고 평양 가는 폼페이오… ‘완전한 핵 신고’ 요구할 듯

    ‘1년 내 폐기’ 비핵화 시간표 제시 완전한 비핵화에 철저 검증 더해 北, 비밀 핵 시설 등 공개 미지수 美 정가 “北 통큰 결단 가능성도” 北비핵화 조치·미군유해송환 땐 美도 ‘제재 완화’ 파격 카드 관측 일각 “북·미 치열한 수싸움 예상”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3차 방북 성과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풍향계가 될 전망이다. 미 국무부는 2일(현지시간) 성명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오는 5~7일 방북을 공식 발표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방법으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북·미 정상회담 후 첫 고위급 실무회담을 앞두고 폼페이오 장관 등이 그동안 제시해 온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보다 ‘검증’을 더 강조한 개념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번 북·미 고위급회담의 핵심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주장한 ‘1년 내 핵폐기’ 시간표와 철저한 비핵화 검증을 위한 ‘완전한 핵신고’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1년 내 폐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카드로, 이번 협상의 무게 중심은 완전한 신고 쪽에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미측은 고위급회담 날짜 조율이 마무리되는 시점부터 북한 핵시설 등 기밀 정보를 언론에 흘리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 영국 BBC는 “최근 봇물 터지듯 보도된 북한의 핵 관련 기밀정보들은 상당기간 전에 확보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 양과 유출 시점으로 미뤄 미 정보당국이 북한과 세부협상을 앞두고 의도적으로 공개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하지만 북한이 미국의 의도대로 감추어 놓은 비밀 핵·미사일 관련 시설들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특히 최근 공식화된 북한의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인 ‘강성발전소’ 등을 북한이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핵 사찰 대상에 올리느냐가 이번 협상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미 정부가 최근 언론을 통해 북한에 ‘우리가 이 정도로 알고 있다’며 핵 관련 시설을 숨기지 말라는 경고를 보냈다”면서 “과연 북한이 이를 얼마나 받아들이고 수용하느냐가 첫 실무협상의 성패를 결정지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워싱턴 정가는 일부 핵·미사일 조기 반출 등 초기 조치, 우라늄 농축시설과 원자로 등 영변 핵시설의 가동 중단, 핵 사찰단 수용 등 북한의 ‘통 큰’ 결단 가능성도 점치고 있다. 또 북·미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약속했던 동창리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도 확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런 북한의 ‘성의’에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에 이어 체제 보장과 경제 성장이라는 ‘선물 보따리’를 풀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수교로 가는 초기 조치로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와 미 의회 비준에 더해지는 대북 안전 보장 추진 등도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북한이 미군 유해 송환과 함께 비핵화 초기 조치를 약속한다면 미측도 ‘대북 제재 완화’라는 카드를 꺼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또 다른 소식통은 “‘디테일의 악마’가 숨어 있는 본격적인 비핵화 로드맵 협상에서 북·미의 치열한 수싸움과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 “하지만 북·미 정상이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만큼 예상보다 협상의 급진전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사설] 임박한 폼페이오 방북, 비핵화 후속 조치 끌어내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6일쯤 북한을 방문할 것이라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실현되면 지난달 12일 싱가포르 센토사 북·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폼페이오 장관과 북한 고위 관리의 후속 협상’이 3주일 만에 열리게 된다. 이는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구체화하기 위한 후속 협상이 개시되는 것이어서 완전한 비핵화와 체제보장 간 빅딜 논의가 본격화되는 셈이다.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와 북한 외무성 최선희 부상이 그제 판문점에서 실무협의를 한 것도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앞서 양측이 내놓을 카드에 대한 사전 조율 성격이 짙어 보인다. 최대 관심사는 북한이 내놓을 비핵화 후속 조치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밝힌 ‘미사일 엔진 시험장’ 폐기는 물론 핵탄두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핵시설, 핵물질 등 비핵화 대상과 시기가 협상의 핵심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이 내놓게 될 비핵화 리스트와 미국이 파악하고 있는 핵 관련 정보를 대조하고 합의하는 것부터 지난한 작업이 될 가능성이 있다. 북ㆍ미는 협상 기간 내내 핵탄두와 ICBM의 조기 반출·해체를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일(현지시간) CBS 방송 등과의 인터뷰에서 비핵화 대상은 △핵·미사일에 생화학무기를 포함한 대량파괴무기(WMD) △1년 이내에 WMD 해체 가능 △WMD 시설의 전면적 공개 등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국의 기대와는 달리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3차 방중 이후 비핵화 로드맵의 얼개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 북한의 핵실험장 폭파와 미군 유해 송환 등은 이벤트성 행사로 비핵화 본질과는 거리가 있다. 일부 미 언론은 미 국방정보국(DIA)을 인용해 북한이 핵탄두와 주요 비밀핵시설을 은폐하고, 여러 비밀장소에서 농축우라늄 생산을 늘린 증거를 확보했다고 보도, 비핵화에 대한 우려를 키우고 있다. 미국은 한·미의 8월의 을지프리덤가디언(UFG)과 해병대 연합훈련의 중단을 선언하는 등 선의를 보이고 있다. 이런 차원에서 김 위원장은 이번 협상에서 한·미의 연합훈련 중단 등에 상응하는 비핵화 후속 조치를 내놓아야 한다. 미국 또한 북한이 바라는 제재 완화, 테러지원국 해제, 연락사무소 설치 등 체제보장 방안에 대해 전향적인 자세를 보이길 바란다.
  • [데스크 시각] 미국은 믿을 수 있나/김상연 정치부장

    [데스크 시각] 미국은 믿을 수 있나/김상연 정치부장

    가정법 과거완료(if had p.p.)는 허망하다. “만약 그때 ~했더라면”이라는 미련이 담긴 이 문법은 두 갈래 길을 동시에 갈 수 없는 호모사피엔스의 3차원적 한계를 내포하고 있다.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시제가 아예 부질없다고 치부할 수는 없을 것이다. 현재의 두 갈래 길에서 한쪽을 선택해야 할 때 어떤 교훈을 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 북핵 역사에서 가정법 과거완료를 구사하고 싶은 시점은 1994년 10월 21일 북·미가 제네바 합의를 타결한 직후다. 빌 클린턴 민주당 행정부가 영변 핵시설 폭격을 계획하는 등 전쟁 위기까지 간 끝에 극적으로 도출된 이 합의는 ‘미국이 2003년까지 북한에 전력 생산용 경수로를 지어 주고 중유를 제공하는 대신 북한이 흑연감속로 등 핵시설을 해체한다’는 게 골자다. 하지만 그로부터 불과 보름 정도 흐른 11월 8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압승하면서 제네바 합의는 길을 잃는다. 40년 만에 처음으로 상·하 양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제네바 합의 이행을 위한 예산 지출을 막고 나섰다. 이에 따라 미국은 경수로 건설 비용 대부분을 한국과 일본에 떠넘기며 뒤로 빠졌다. 매년 50만t 중유 제공 약속도 제때 이뤄진 적이 거의 없었다. 미국 대표로 제네바 합의에 서명했던 로버트 갈루치마저 “우리가 약속한 것을 하지 않으면 이 합의는 실패할 것”이라고 경고할 정도였다. 북한은 1998년 대포동 미사일 발사시험(미사일은 제네바 합의의 명시적 대상이 아니었다)을 감행하면서 불만을 표출했고, 이에 미국은 합의 이행을 더욱 지연시켰다. 2001년 조지 W 부시 공화당 행정부의 출범은 제네바 합의의 사형선고나 다름없었다. 2002년 1월 부시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지목한 뒤 10월에 북한이 농축우라늄 핵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는 정보를 입수했다며 제네바 합의 파기를 공식 선언한다. 북한이 핵을 보유하게 된 지금 ‘만약 1994년 11월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했다면’이라는 가정법 과거완료를 떠올리게 된다. 그래서 그때 제네바 합의가 제대로 이행됐다면 북핵 역사는 어떻게 됐을까. 6·12 북·미 정상회담으로 북핵 해결의 사실상 마지막 기회를 갖게 된 지금도 우리의 질문은 주로 ‘과연 김정은을 믿을 수 있을까’에 맞춰져 있다. 하지만 김정은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이야말로 믿을 수 없는 협상 상대일 것이다. 언제 선거로 나가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당장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참패하거나 2년 뒤 대선에서 트럼프가 낙선하는 경우, 아니면 거기까지 가기도 전에 트럼프가 ‘러시아 스캔들’로 탄핵을 당하는 경우까지 생각할 것이다. 김정은 입장에서는 트럼프의 말만 믿고 ‘돌이킬 수 없는’(irreversible) 핵 포기를 했는데, 미국 대통령이 바뀌어 체제보장을 해주지 않으면 어떻게 하나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까. 실제 미국은 행정부가 바뀐 뒤 국제적 합의와 조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사례가 적지 않다. 따라서 우리가 정말로 돌이킬 수 없는 북한의 핵 포기를 바란다면 돌이킬 수 없는 체제보장 방안을 제시해 북한이 믿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그런데 논리가 여기까지 전개되면 늘 드는 생각이 있다. ‘불량국가’인 북한에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하기 싫으면 안 해도 된다. 다만 그런 자세로 20여년간 북핵 문제에 임한 결과 북한은 핵을 갖게 됐고, 우리는 가정법 과거완료를 속절없이 되뇌는 처지가 됐다. carlos@seoul.co.kr
  • “핵·미사일 리스트 공개하라”… 美, 北에 ‘완전한 신고’ 요구

    “핵 탄두·시설 등 빠짐없이 명시” 北 은폐 가능성에 경고 메시지 일부 핵물질 해외 반출 압박 조치 폼페이오와 함께 강온 전술 나서 존 볼턴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1일(현지시간) “핵과 탄도미사일을 포함한 대량파괴무기(WMD)를 1년 안에 폐기할 계획이 있다”고 밝혀 발언의 의도에 관심이 쏠린다. ‘1년 내 비핵화’는 가능성이 희박한 만큼 후속 조치를 지연시키고 있는 북한을 겨냥해 핵탄두·핵물질·핵시설을 빠짐없이 신고하고, 선제적으로 일부 핵물질을 이전하도록 압박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볼턴 보좌관은 이날 CBS 인터뷰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WMD 해체 방안에 대해 조만간 북한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1년 내 해체라는 시한을 채우려면 북한이 핵프로그램, 탄도미사일 시험장 등의 리스트를 전면 공개하고 협조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한 전제로 삼았다. 이는 폼페이오 장관이 지난달 12일 북·미 정상회담 직후 언급했던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2021년 초까지 2년 반) 내 주요 비핵화 조치 달성’ 시간표보다 크게 앞당겨진 것이다. 하지만 북한의 성실한 신고를 가정해도 1년 내 비핵화는 무리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5월 13일 “북한의 모든 핵무기를 제거하고 해체해 미 테네시주 오크리지 연구소로 가져가겠다”고 일부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실제로 리비아는 2003~2005년 이런 식으로 22개월 만에 비핵화를 완성했다. 하지만 당시 핵개발 계획 단계에 머무른 리비아와 이미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은 다르다. 지그프리드 해커 미 로스앨러모스 국립연구소 명예소장은 북한 핵동결에만 1년, 감축에 2~5년, 폐기 6~10년으로 10년 일정을 제시했다. 상대적으로 짧은 30개월의 비핵화 일정을 예상한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도 북한의 핵시설을 신고하고 불능화하는 데만 3~6개월, 검증하는 데 7~18개월이 걸린다고 분석했다. 다만 주목할 만한 것은 북·미 정상회담 이후 판문점 실무회담 라인이 재가동되고 폼페이오 장관이 6일쯤 재방북하는 시점에서 ‘매파’ 볼턴 보좌관이 1년을 시한으로 둔 신속한 비핵화를 강조했다는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과 악역을 자처한 볼턴 보좌관이 강온 양면 전술로 역할 분담을 했고 북한이 핵탄두 및 관련 시설 은폐를 추구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완벽하게 신고하라고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풀이된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볼턴 보좌관의 발언은 1년 내 (전체가 아닌) 주요 핵무기와 핵물질을 제거한다는 목표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일부 핵물질 제거 등을 1년 내 하겠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북·미, 비핵화 후속협상 사실상 개시

    북·미, 비핵화 후속협상 사실상 개시

    핵무기 신고 등 로드맵 관심 北 안전보장 등 풍향계 될 듯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북·미 정상회담의 후속 고위급 협의를 위해 방북을 앞둔 가운데, 양국의 의제 실무팀이 1일 판문점에서 회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달 12일 북·미 정상회담 이후 약 3주간의 접촉 준비가 끝나고, 사실상 합의 이행을 위한 후속 협의가 시작된 셈이다. 이들이 정상회담 이후 19일 만에 후속 협상에 나서면서 한반도 비핵화 프로세스가 재가동되는 모습이다.1일 대북 소식통은 “성 김 주필리핀 미국 대사가 지난주 방한해 오늘 판문점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과 회동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오는 6일쯤로 알려진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에 앞서 사전에 실무적인 조율을 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은 북·미 정상회담 직전까지 판문점과 싱가포르에서 양 정상의 대리인 자격으로 의제 조율에 나선 바 있다. 이들은 폼페이오 장관이 후속 고위급 회담에 다룰 의제를 조율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우선 북한이 핵무기·핵물질·핵시설에 대한 신고·검증 등을 담은 비핵화 로드맵을 대략적이라도 제시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의 산실인 동창리 엔진시험장 폐기, 미군 유해 송환 등도 주요 논의 대상이다. 주한미군 측은 이미 유해 송환을 위해 100개의 나무상자를 판문점을 통해 북으로 보냈고, 유해를 미국으로 옮기기 위해 금속관 158개를 경기도 오산 미 공군기지에 준비했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은 비핵화 및 대북체제안전보장을 교환하기 위한 협상 속도를 가늠하는 풍향계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간 북·미 정상회담 이후 후속 협상이 기대보다 지체되면서 상황 변화가 생긴 것 아니냐는 추론도 나왔다. 또 후속 고위급 협상에서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가 북한 고위급 관리로만 정해져 북한의 의지를 의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따라서 폼페이오 장관은 이번 고위급 협상에서 북의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고 비핵화 방법론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이 비핵화 로드맵 초기에 핵탄두·핵물질을 국외로 반출하는 ‘프론트 로딩 방식’을 여전히 주장할지, 북한이 이를 받아들일지도 관건이다. 후속 협의 속도는 예상보다 빨라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입장에서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위해 오는 7~8월에는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야 할 필요가 있고, 김정은 북 국무위원장도 경제집중노선을 위해 빠른 제재 완화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양측이 비핵화 핵심 의제를 다루는 실무팀을 가동하면서 사실상 북·미 정상회담의 후속 협의에 착수했다”며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협의 결과에 따라 ‘종전 선언’ 시기도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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