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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北, 이번엔 美에 고위급회담 전격 제안

    北, 이번엔 美에 고위급회담 전격 제안

    북한이 16일 국방위원회 대변인 중대담화를 통해 북·미 당국 간 고위급 회담을 전격 제안했다. 북한 국방위 대변인은 이날 한반도 비핵화를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워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면서 “조선반도(한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미국 본토를 포함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담보하는 데 진실로 관심이 있다면 조(북)·미 당국 사이에 고위급 회담을 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북한의 이번 제안은 남북 당국회담 무산 5일 만에 나온 것이다. 북한의 이번 제의는 헌법상 최고권력기관인 국방위원회의 대변인 중대담화 형식으로 발표해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의지가 담겼음을 분명히 밝혔다. 북한은 회담 의제에 대해 ▲군사적 긴장 완화 ▲정전체제의 평화체제로의 전환 ▲핵 없는 세계 건설 등 양측이 원하는 여러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회담 시기와 장소는 지난번 남북대화 제의 때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편리한 대로 정하면 될 것”이라며 일임했다. 또한 비핵화와 관련, “조선반도의 비핵화는 수령님과 장군님의 유훈이며 우리 당과 국가와 천만 군민이 반드시 실현해야 할 정책적 과제”라며 “핵보유국으로서의 우리의 당당한 지위는 그 누가 인정해 주든 말든 조선반도 전역에 대한 비핵화가 실현되고, 외부의 핵위협이 완전히 종식될 때까지 추호의 흔들림도 없이 유지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미국은 북·미 대화에 앞서 북한의 선(先) 비핵화 조치가 필요하다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어 제안을 수용할지는 불투명하다. 케이틀린 헤이든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날 “미국은 대화를 선호하며 사실 북한과 대화 라인을 열어 놓고 있다”면서도 “우리는 한반도 비핵화에 다다를 수 있는 신뢰할 수 있는 협상을 원한다. 그러려면 북한이 유엔 결의안 등 국제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북한을 판단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는 북한의 회담제안에 대한 미 정부의 첫 공식 반응으로 기존 입장과 다르지 않다. 한편 우리 측 6자 회담 수석대표인 조태용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18일 미국을 방문, 한·미 및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할 예정이어서 북한의 대화 제의에 대한 3국의 입장이 최종 조율될 전망이다. 조 본부장은 이어 21일쯤 중국을 방문, 중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와도 만날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27일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측의 북핵 관련 입장 조율 차원으로 해석된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남북대화 무산 경색국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해법은 ‘中 카드’

    남북대화 무산 경색국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해법은 ‘中 카드’

    박근혜 대통령이 남북 당국대화 무산으로 경색 국면으로 돌아선 남북관계 해법을 위해 ‘중국 카드’를 꺼내들 전망이다. 오는 27일 열리는 한·중 정상회담이 변곡점이다. 지난 7~8일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에 대한 주요 2개국(G2)의 강력한 의지가 확인되면서 북한 문제 해법을 위해 한·미·중 3국의 3각 공조가 보다 힘을 받을 수 있는 구도가 됐다. 중국과 미국의 중간에서 한국이 역할을 확대하며 대북 문제 해결에 주도권을 쥘 경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가 다시 탄력을 받을 수도 있다. 14일 박 대통령이 방한 중인 중국의 탕자쉬안(唐家璇·75) 전 외교담당 국무위원(부총리급)과 면담을 가진 것도 연장선상에 있다. 탕 전 국무위원은 윤병세 외교부 장관의 초청으로 한국에 왔지만 사실상 한·중 정상회담 의견 조율을 위해 청와대가 초청한 측면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탕 전 국무위원은 박 대통령에게 시진핑(習近平) 주석과 리커창 (李克强) 총리의 안부를 전한 뒤 “중국은 커다란 기대를 갖고 박 대통령의 국빈 방중을 성의 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탕 전 국무위원은 또 “북한의 핵 보유 정책이나 핵실험은 중·북 관계의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으며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북한에 전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한반도의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탕 전 국무위원은 외교분야 실무사령탑인 국무위원직을 마칠 때(2008년)까지 장기간에 걸쳐 한반도 문제에 관여해 온 인물이다. 현재 중국국제관계학회 회장으로서 막후에서 외교 업무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과 6차례 만났다. 한·중 정상회담에 앞서 중국 측의 기류를 전달하고 박 대통령의 의중을 탐색하기에 적임자인 것이다 그는 “중국 측은 커다란 기대를 갖고 박 대통령의 국빈 방중이 순조롭고 성공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성의를 다해 준비하고 있다”며 “한·중 정상회담은 최근 중·러, 중·미 정상회담과 함께 중국에 가장 중요한 3대 정상회담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에 박 대통령은 최근의 남북대화 무산에 대해 안타까움을 표시하면서 “형식이 상대방에 대한 마음가짐이나 존중의 태도를 보이는 것인 만큼 내용을 지배할 수도 있다”며 “남북한 간 대화를 위한 대화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대화를 이루어나갈 수 있도록 중국 측이 북한을 설득해 줄 것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방중 당시 감기에 걸렸을 때 탕 전위원의 도움을 받았던 일화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박 대통령은 “제가 감기가 잔뜩 들어서 고생할 때 위원님께서 콜라와 따뜻한 물을 섞은 특효약을 소개해 주셔서 중국에서도 먹고, 한국에도 그 소식이 널리 알려져 다른 사람들도 실험을 해보고 그랬다”면서 “위원님의 따뜻한 마음으로, 오래 기억이 된다”고 밝혔다. 이에 탕 전 국무위원은 “이것은 서양약과 한의약을 결합하는 특효라고 할 수 있다”고 화답해 웃음꽃이 피었다는 후문이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 [미·중 정상회담 이후] 정상회담 평가 전문가 인터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정상회담 평가 전문가 인터뷰

    지난 7~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의 휴양지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첫 정상회담이 강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 역사상 최고의 파격적 형식과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데 두 정상이 완전하고 절대적인 합의를 이뤘다”는 획기적 회담 결과는 두 강대국의 관계가 본격적으로 ‘데탕트(긴장완화) 국면’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관측마저 불러일으키고 있다. 과연 이번 회담의 형식과 결과가 새로운 미·중관계의 서막을 의미하는 것인지, 이로 인해 세계질서가 다시 쓰여지는 것인지에 대해 세계는 지금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중 양국의 전문가들로부터 이번 회담의 성과와 향후 양국 관계 전망을 들어봤다. ■앨런 롬버그 美스팀슨센터 동아시아 국장 “美·中정상 새 관계 구축 성공적” “두 정상 간 새로운 관계 구축이 목표였다고 본다면 이번 회담은 성공적이다.” 앨런 롬버그 미국 스팀슨센터 동아시아 국장은 9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전날 끝난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첫 정상회담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롬버그는 국무부 정책기획국 부국장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중국 분석관 등을 역임한 미국 내 대표적인 동아시아 전문가다. →이번 정상회담을 성공적이라고 평가하나. -양국이 당초 설정한 회담의 목표는 두 정상 간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었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회담 결과는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 두 정상은 이번 회담에서 ‘협력’을 말했고 더 이상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다는 태도를 보였다. 이런 회담 결과는 앞으로 양국 관계의 모든 측면에 영향을 줄 것이다. →백악관은 이번 회담의 의미를 1972년 당시 리처드 닉슨 미 대통령과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주석 간 만남에 견줬는데. -양국 관계가 의미심장하고 진지하게 변화할지, 전략적 긴장관계가 완화될지 등에 대한 판단은 유보하고 싶다. →백악관은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이 8시간이나 만나는 등의 파격이 전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는데. -그 점에는 동의한다. 두 정상이 이번 회담의 형식에 의기투합한 것은 옳은 판단이다. 타이밍상 오는 9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나는 것보다 시기를 앞당긴 건 잘한 일이다. 수도에서의 퍼레이드나 공식 만찬 등 격식을 갖춘 회담에 비해 이런 비공식 회담은 이점이 많다. 원고 없이 오랜 시간 대화하다 보면 진정한 속내를 교환할 수 있다. →두 정상의 친분이 두터워진다 하더라도 시 주석의 경우 중국 특유의 집단 지도체제 때문에 재량권을 발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는데. -일리가 있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명색이 ‘넘버원 권력’인데, 이런 식의 회담이 아예 의미가 없다고 할 수는 없다. 시 주석이 이런 파격적인 형식의 회담을 수용한 것 자체가 그의 파워를 보여 준다고 할 수도 있다. 물론 시 주석은 국가이익과 직결되는 현안을 다루는 데는 조심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미국 정상도 마찬가지다. 시 주석이 귀국한 뒤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와 논의하게 되는 것처럼 오바마 대통령도 각종 현안에 대해 내각은 물론 의회의 검증을 거쳐야 한다. →시 주석과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의 스타일이 다르다고 보나. -후 전 주석에 비해 시 주석이 더 개방적인 성격인 것 같다. 대화를 피하지 않고 원고 없이 말하는 경우도 더 많다. 하지만 그런 차이가 국가의 정책에까지 영향을 줄지는 미지수다. →이번 회담에서 두 정상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데 ‘완전한 합의’를 이룬 것을 어떻게 평가하나. -전반적인 톤은 긍정적인 게 틀림없다. 물론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은 새로운 것은 아니다. 하지만 양국이 강한 어조로 미래의 협력을 말한 것은 분명 좋은 일이다. →중국의 대북 입장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보나. -2010년 북한의 도발(천안함, 연평도 사건) 때 북한을 감싸고 돈 것과 비교하면 최근의 자세는 협조적인 게 사실이다. 하지만 전략적으로 중국은 여전히 북한의 붕괴까지는 바라지 않는다고 본다. →최근 재개된 남북대화를 미·중은 지지할까. -그렇다고 본다. 하지만 지금 모든 나라는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주의깊게 평가하고 있다. 북한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대화 테이블에 올린 것은 좋은 현상이지만 비핵화를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징후는 아직 없다. 반면 박근혜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대화 기류가 장기적으로 어떻게 될지는 두고 봐야 한다. →북한이 확실하게 대화 기조로 돌아선 것으로 보이나. -단기간 내 도발은 안 할 것이다. 지금은 도발하면 중국으로부터 ‘징계’와 불이익을 받는 국면이기 때문이다. →북한은 왜 대화 기조로 돌아섰을까. -박 대통령의 중국 방문 전 대화를 재개하는 게 유용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진찬룽 中인민대학교 국제관계학원 부원장 “中의 변화는 北태도 수정 전략” “중국은 제3자와 북한 이야기를 잘 하지 않았지만 이번 정상 회동에서 보듯 많이 달라졌다.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북핵 불용(不容)’을 함께 천명했고, 오는 27일 박근혜 대통령의 방중 때도 북한 문제를 논의할 것이다. 중국은 북한에 대화를 종용하고 있지만 비핵화에 대한 성의 있는 조치를 하기 전까지 중·북 정상회담은 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인민대학교 국제관계학원 진찬룽(金燦榮) 부원장은 10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중·미 정상회담에서 드러난 중국의 대북 전술 변화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진 부원장은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박사 출신으로 중·미 관계, 중국 국내와 한반도 문제 등에 정통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중·미 두 정상의 북핵 불용 선언이 북한에 어떤 메시지를 준 것이라고 보나. -북에 근신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더 이상 도발할 경우 아무도 북한과 상대하지 않을 것”이란 메시지를 던졌다. →중국의 대북 태도 변화가 이번 정상회담에 반영됐나. -과거 중국은 북한의 기분을 살피느라 제3자와 북한 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 편이었으나 이제는 공공연히 하고 있다. 이는 북에 대한 압력 행사다. →중국은 대북 문제에 있어 앞으로 어떤 식으로 북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나.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방중 때 ‘대화’는 언급했으나 중국이 요구한 비핵화는 말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6자회담 재개는 어렵다. 중국은 박근혜 대통령과의 대화에 나서는 등 미국에 이어 한국과도 만난다. 반면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요구를 받아들이기 전까지 북·중 정상회담은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만약 중·한·미가 대북 공조를 이룬다면 북한은 다른 선택을 할 수 없고 결국 우리의 요구(비핵화)에 응할 수밖에 없다. →중국의 태도 변화는 대북 정책 변화를 말하나. -아니다. 중국은 북한을 포기할 수 없다. 미국은 북한 정권의 붕괴를 원하지만 중국은 북한이 정책을 바꾸기만 바랄 뿐 북이 계속 완충지대로 남길 바란다. 다만 북의 태도를 수정하기 위해 전략만 바꿨을 뿐이다. →한국에서는 중국이 ‘북핵 불용’을 공식화한 것은 처음이란 반응도 있는데. -일관적인 입장이다. 미국도 마찬가지다. 다만 중·미가 뜻을 모아 재천명한 것은 처음이어서 의미가 있다. →이번 회담의 성과는. -중·미 양국 지도자가 개인적인 신뢰를 형성하고, 중국이 요구한 새로운 대국 간 관계에 대한 의견 일치를 이뤘다. 북핵·군사교류 개선·사이버 안전·기후변화 등의 분야에서 협력하기로 하는 등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뤄냈다. 양국 정상 간 상호 방문, 통신, 전화 등의 교류를 강화하고 각 부문 간 소통을 넓혀 양국의 갈등을 관리하기로 했다. 국제 및 지역 문제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것도 후한 점수를 줘야 한다. →중국의 입장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와 남중국해 영토분쟁 문제에 있어 미국에 우리의 반대 편에 서지 말아 달라고 말했지만 미국 측 발표로 볼 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회동은 누구에게 더 이득인가. -중국이다. 우선 형식적인 면에서 기존에 랜초미라지 서니랜즈로 초청됐던 원수들은 모두 영어권 국가나 미국의 맹방이었다. 이번에 중국을 초청한 것은 중국이 미국의 친구라는 점을 인정하겠다는 메시지다. 특히 오바마는 이번 회담에 대한 미국 엘리트층의 강한 반대를 무릅쓰고 시진핑 국가주석을 초청했다. 미 엘리트층은 아직 중국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오바마가 중국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지하고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택을 했다. →아메리칸드림과 시 주석이 주창한 ‘차이나드림’은 시 주석의 말처럼 서로 통하는 개념이 아니라는 반론이 많은데. -차이나드림은 당초 중국 내 좌우 간 이데올로기 갈등을 해소하고 국민적 역량을 하나로 결집시키기 위해 탄생한 개념이다. 외부 세계에서는 이를 민족주의 회귀로 해석했다. 중국은 이 같은 문제점을 발견한 뒤 다시 개인의 이상을 실현하면서 국가도 더불어 발전시켜 나간다는 의미로 이 개념을 개선했다. 개인의 꿈을 실현하는 부분이 포함되면서 아메리칸드림과도 통하는 부분을 갖게 됐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北 핵보유국 인정 못해”… 美·中, 의견 완전 일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 없으며 북한 비핵화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실천한다는 데 ‘완전한’ 합의를 이뤘다. 8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랜초미라지에서 열린 두 정상의 첫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톰 도닐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브리핑을 통해 “두 정상은 북한 비핵화라는 목표에 완전히(full) 합의했고, 안보리 대북 제재 실천에 완전히 합의했으며, 이를 위해 협력한다는 데 완전하고 절대적(absolute)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양제츠(楊潔?)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도 별도 브리핑을 통해 “두 정상은 북핵 문제의 원칙, 입장, 총체적 목표에서 의견이 일치했다”고 밝혔다. 미·중 정상이 북한 비핵화뿐 아니라 대북 제재에서까지 ‘완전하고 절대적으로’ 합의를 이룬 것은 전례가 없는 일로, 북·중관계 변화와 미·중관계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의미하는 것인지 주목된다. 도닐런 보좌관은 “두 정상은 북핵 문제가 미·중 협력 강화의 핵심 영역이라는 데 동의했다”면서 “우리는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협력과 대화를 심화시킬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미국은 북한의 위협으로부터 미국과 동맹국들을 방어하기 위해 어떤 조치도 불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도닐런 보좌관은 ‘두 정상이 6자회담 재개나 대북 제재 강화 방안을 논의했느냐’는 서울신문 기자의 질문에 “안보리 제재 실천과 대북 압박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고 답했다. 이어 “6자회담과 관련, 진실하고 믿을 만하며 합리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 대화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현 시점에서는 북한과의 대화가 실질적이고 진전 있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지 못하다”고 답했다. 그는 ‘두 정상이 중국의 탈북자 북송 문제에 대해 논의했느냐’는 질문에는 “논의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랜초미라지(캘리포니아주)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김정은 특사 방중] 한반도 긴장 완화엔 공감… 대화 재개 조건엔 여전히 입장차

    [김정은 특사 방중] 한반도 긴장 완화엔 공감… 대화 재개 조건엔 여전히 입장차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대중 특사로 보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을 통해 전한 메시지는 ▲북·중 관계 복원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 ▲관련국들과 대화 가동 등 세 가지로 압축된다. 중국이 요구한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는 빠져 있다. 긴장 완화를 위한 의지가 같다는 점만 확인했을 뿐 양측 간 대화 재개 조건을 두고 여전히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다. 23일 중국중앙(CC) TV에 따르면 최 국장은 이날 중국 공산당 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대화에 나서겠다는 뜻은 천명했으나 쟁점 사항인 비핵화와 6자회담 요구에는 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는 북이 핵보유 계획을 포기하지 않는 대신 무력적 도발은 중단하겠다는 나름의 절충안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초 중·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과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중국이 중간에서 역할을 해달라는 당부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류 상무위원은 북의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가 핵심이란 점을 거듭 천명했다. 이날 대화에서 북측은 ‘비핵화 전제 없는 안전보장 대화’를 요구한 반면 중국은 ‘비핵화를 전제로 한 6자회담 재개’를 주장한 것이다. 양자 간 의견 접근이 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서둘러 특사가 파견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과 북한은 핵 문제를 놓고 첨예하게 갈등하고 있다. 중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강조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지만 북한은 헌법에 핵보유를 명시하는 등 핵보유국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다. 중국 전문가들은 김정은의 메시지가 중국 측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는 것으로 당분간 북·중 관계 개선, 중국의 대북 제재 완화, 식량 및 에너지 원조 확대, 북·미 대화 추진 등 북한이 목표로 했던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친서를 가져온 특사임도 불구하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아직 직접 만나지 않는 것도 중국 측의 불만이 표출된 결과로 풀이된다. 그러나 최근 한반도 주변 국가들이 대화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고 북·중이 최소한 이번 특사방문을 계기로 한반도 대화 정국 조성에 합의한 것이어서 ‘불편한 관계’를 일부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류 상무위원은 “북과 소통을 강화해 중·북 관계를 공고히 하겠다”고 말해 향후 북을 설득하기 위한 대화와 노력은 계속될 것임을 시사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訪中 최룡해 “관련국과 대화 나설 것”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최룡해 인민군 총정치국장이 방중 이틀째인 23일 류윈산(劉云山)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나 대화의 뜻을 밝혔다. 그러나 중국의 요구인 비핵화와 6자회담 재개에 대해서는 답을 내놓지 않았다. 양측이 여전히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23일 중국중앙(CC) TV에 따르면 최 국장은 이날 중국 공산당 서열 5위인 류윈산(劉雲山) 정치국 상무위원을 만난 자리에서 김정은 제1서기가 자신을 특사로 파견한 목적은 북·중 관계를 개선해 단단히 발전시키려는 것이라고 밝힌 뒤 “북한은 중국과 함께 북·중 관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를 원한다”고 말해 중국과의 관계 회복에 대한 강한 의지를 피력했다. 또 “북한은 힘을 집중해 경제를 발전시키고 민생을 개선하는 한편 평화로운 외부 환경을 구축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해 중국이 북을 개혁·개방으로 이끌기 위해 설득해 온 경제 발전에 나설 것임도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대화와 협상을 재개하려는 중국의 노력을 높이 평가하며, 이에 중국 측 제의에 따라 관련 각국들과 대화를 전개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류 상무위원은 최 총정치국장에게 중국의 기존 한반도 정책 기조를 강조하면서 북한의 핵보유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그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는 것은 이 지역 각국의 공동 이익에 부합한다”면서 “관련국들이 한반도 비핵화,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의 해결 원칙을 견지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시론] 개성공단 몰락을 그냥 지켜볼 건가/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시론] 개성공단 몰락을 그냥 지켜볼 건가/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연구교수

    개성공단에 체류하고 있는 우리 국민들이 철수하고 공단의 완전 폐쇄 가능성도 커지면서 북한의 복잡한 속내가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최근 북한이 내보이는 입장들을 보면,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체류 인원 전원 철수 조치를 강도 높게 비난하면서도 공단 완전 폐쇄에 대해서는 결론을 내리지 않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북한은 ‘최종적이며 결정적인 중대조치’를 운운하던 지난 27일과 달리 우리 측의 대화 제의와 철수 조치에 대해 비판하면서도 무언가를 호소하는 듯한 입장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중앙특구지도개발총국의 발표뿐 아니라 26일 국방위원회 정책국 담화에서 이명박 정부 때도 살아남은 개성공단을 박근혜 정부가 폐쇄 수순으로 몰고 간다고 아쉬움을 표시한 대목에서도 속내가 엿보인다. 북한은 개성공단 잠정 중단조치를 먼저 취했다. 그들은 우리 정부가 근로자들을 불과 한 달을 넘기지 않고 철수시키는 초강수 대응을 예상하지 못한 듯하다. 한마디로 허를 찔린 셈이다. 한·미연합 독수리 연습이 종료된 이후 대화 분위기를 만들어 공장 가동을 재개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었던 것이다. 북한은 개성공단에 대한 우리 정부와 언론들의 잘못된 인식과 평가를 바로잡고, 공단 가동 재개 후에는 개성공단의 확대발전을 위한 협상에서 유리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잠정중단 카드를 활용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그토록 소중하게 생각하고 전시상황에서도 자제력을 발휘하면서 지키려 했던 개성공단을 협상카드로 사용하려는 유혹을 뿌리쳤어야 했다. 아직 개성공단이 완전 폐쇄된 상태는 아니지만 우리 측 근로자의 철수로 개성공단은 점차 식물공단이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북한이 내놓은 카드가 개성공단 ‘잠정 중단’이었다면 우리의 카드는 한 발 더 나아가 ‘사실상의 완전폐쇄’가 되어 버린 것이다. 마침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29일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강력한 억제에 기인한 것으로, 강해야 할 때는 강하고 유연해야 할 때는 유연한 정책”이라고 밝힌 점이 주목을 끈다. 당분간 ‘강대강 대응’이 이어질 것임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번 정부의 정공법 대응이 보여주듯, 북한이 어떤 도발 카드를 내놓으면 우리는 더 강한 카드를 내놓을 것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북한에 끌려다니던 지금까지의 악습을 뜯어고치면서 우리 주도로 남북관계의 질서를 재편성해 나가려는 박근혜 대통령의 확고한 의도가 읽힌다. 한마디로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도발과 고립의 길을 단념하며 올바른 선택을 할 경우 남북경협, 나아가 국제사회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와 지원까지 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고 있는 것이다. 반면, 북한은 핵보유국을 헌법에 명시해 놓고 있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지난 3월 말 노동당 중앙위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을 관철하기 위한 결의를 거의 매일 다지고 있다. 북한은 “청와대 안주인이 대결 광신자들의 장단에 춤을 추면서 민족공동의 협력사업으로 유일하게 남은 개성공업지구마저 대결정책의 제물로 만들 심산이 아닌지 예리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우리 정부의 선조치를 기대하면서 복잡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지만 명분을 앞세우는 북한 정권의 속성상 그들이 먼저 유화적으로 돌아설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이를 모를 리 없는 정부로서는 장기전에 대비할 개연성이 높다. 그렇다면 북한이 먼저 대화의 문으로 들어오지 않는 한 우리 정부가 개성공단 재개만을 위한 북한과의 대화와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도 거의 없을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독수리 연습 종료와 5월 초 한·미 정상회담 결과도 개성공단의 재가동을 위한 남북대화 분위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기는 어려워 보인다. 정말 우리는 이대로 10년 넘게 공들여 쌓아 놓은 개성공단의 몰락을 그냥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것일까.
  • 케리 “美도 북한과 대화 원한다”

    케리 “美도 북한과 대화 원한다”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은 12일 ‘핵 없는 한반도’를 전제로 한 북한과의 대화를 원한다고 밝혔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케리 장관은 이날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과 국제사회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제적인 의무, 국제적인 표준 등 북한이 수용한 약속을 받아들여야 한다. 비핵화의 방향으로 나가야 대화가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대북대화 조건을 분명히 밝혔다. 케리 장관은 북한의 중거리 탄도 미사일 발사에 대해 “무수단 발사는 불필요하며, 불행하고 모두가 원하지 않는 위험한 상황을 초래할 것”이라며 “그 선택은 북한 지도자 김정은에게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그는 “가장 위험한 것은 실수, 즉 오판”이라면서 “어떤 조치가 취해지고 거기에 대응하는 조치에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완전히 혼돈에 빠지는 것이 가장 위험하다”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지도력 발휘를 촉구했다. 그는 “미국은 대화할 준비가 돼 있지만 대화에는 진정성이 있어야 하며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북·미 양자대화나 6자회담은 한반도 평화라는 실질적인 미래를 이루기 위한 대화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대북 지원에 대해서는 “북한의 의무준수 약속이 없고 비핵화를 수용하지 않는다면 원칙적으로 지원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케리 장관은 북한이 탄도미사일 탑재가 가능한 핵무기를 보유했는지에 대해 “북한이 완전히 시험되고 개발된 능력이 있다는 것은 부정확하다”면서 “핵 운반체계 시험이 다 완료된 것은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그는 한국 정부의 대북 대화 제의와 ‘신뢰 프로세스’를 중국과의 외교장관 회담 의제로 제시하고, 한반도 긴장 완화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를 의제로 한 한·미·중 3각 외교도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윤 장관은 이날 “한·미·중이 한반도 문제를 논의하는 3자적 접근이 곧 현실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국 주요 현안인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과 관련해 윤 장관은“한·미 동맹의 신뢰 기반에서 기준에 맞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케리 장관은 “박근혜 대통령이 5월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에 올 때까지 여러 옵션을 통해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양국은 이르면 다음 주 수석대표 간 협상을 시작할 것으로 전해졌다. 윤 장관과 케리 장관은 지난 2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양국 첫 외교장관 회담을 개최한 후 열흘 만에 다시 회담을 갖고, 북한 핵·미사일 위협과 한·미 정상회담 의제를 논의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시론] 위기의 한반도, 큰 그림을 그리자/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시론] 위기의 한반도, 큰 그림을 그리자/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

    지난해와 올 상반기를 거치며 북한이 야기하고 있는 일련의 한반도 위기를 경험하면서, 우리 국민과 국제 사회에서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되고 있다. 과거 우리는 북한의 핵개발이 거래를 위한 외교수단용인지, 핵보유국 지위를 향한 수순인지를 놓고 오랫동안 논쟁을 벌인 적이 있다. 상대적으로 유화주의자들은 핵을 외교수단용이라고 이해했고, 상대적으로 강경론자들은 북한의 핵외교를 핵보유국을 향한 치밀한 전략이라고 이해한 바 있다. 이러한 차이는, 전자의 경우 한국을 포함한 외부세계의 노력에 따라 북핵을 해결할 수 있다는 정책으로 구현되고, 또 후자의 경우 외부세계의 노력보다는 북한 스스로의 변화와 의지만이 비핵화를 가능케 한다는 정책적 구현으로 이어졌다는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최근 들어 우리는 딜레마적 상황에 빠지게 됐다. 아무래도 북한의 비핵화는 외부 세계의 노력보다는 변화에 대한 스스로의 의지와 결단에 달려 있다고 판단되는데, 그렇다고 해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아무런 노력도 안 할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니겠는가. 따라서 대다수 국민은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입장을 하나로 수렴하는 전략적 지혜를 발휘하게 됐다. 즉, 핵개발에 몰두하는 북한의 행태를 고려하면 비핵화의 실현은 북한 스스로의 의지와 판단에 달려 있을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그러한 의지와 판단이 가능하도록 우리가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 정부와 미국이 북한의 위협에 맞서 함께 위기를 고조시키는 듯한 모양새는 논리적으로 문제가 있다. 북한의 일탈적인 위기고조 전략에 군사적 수단이 아닌 외교적 수단으로 대응하는 것은 북한에 만만하게 보이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생각하지 못하는 더 큰 그림에서 한반도 평화와 동북아 안정성에 접근하는 우리의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어느새 북핵 20년의 시간이 흘렀다. 우리의 보수정권과 진보정권, 또 미국의 공화당 정권과 민주당 정권이 서로 다양한 정책을 구사했지만 북핵은 해결되지 않았다. 북한이 생존전략으로 다른 수단이 아닌 핵개발에 몰입했다는 사실은 그들이 기회만 있으면 얘기하는 ‘한반도 문제의 한반도화’가 거짓임을 보여준다. 핵이라는 생존전략은 사안의 특수성으로 인해 미국과 중국으로 대표되는 국제 행위자들의 한반도 개입을 정당화시키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어차피 국제성이 부각된 한반도 문제라면 국제적 차원에서 큰 그림으로 접근해야 한다. 미국이 북한핵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수단 중에서 국지타격(surgical strike) 같은 군사적 옵션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면, 만약 그 이유가 지난 수십년간 유지된 동북아 지역의 안정성을 깨고 싶지 않아서라면, 북핵 해법은 동북아 지역 차원에서 크게 풀어나가야 한다. 북한에 요구할 비핵화의 조건으로 동북아 국가로서의 책임감을 갖게 하는 방안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요즘은 초등학교 고학년만 되어도 다른 사람의 말을 잘 듣지 않는다. 북한에 아무리 변화하라고 요구한들 스스로 체제를 변화할 리 만무하고, 아무리 비핵화의 길을 걸으라고 나무란들 북한이 스스로 핵을 포기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한·미 동맹의 군사적 능력을 과시한다고 북한이 겁을 먹고 우리의 요청에 순순히 응할 가능성 역시 제로에 가깝다.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의 변화 요구에 수긍하게 하려면, 가장 급한 일은 북한이 우리와 국제사회가 하는 얘기에 관심을 갖게 하는 것이다. 조용하고 치밀하게 대북 억지력을 확보하면서, 북한을 향한 다양한 관여전략을 차근차근 전개하여 남북한 사이에 보이지 않는 수많은 네트워크적 결합을 일궈내는 일이야말로 현 정부가 강조한 신뢰 프로세스의 요체라고 믿는다. 민주적 사고, 창의력, 자발적인 시민정신 그리고 자유의지라는 대한민국의 비대칭적 무기는 북한이 보유한 핵이라는 비대칭적 무기가 무섭지 않아야 한다.
  • 北, 통행제한 5일만에 ‘극약 처방’

    北, 통행제한 5일만에 ‘극약 처방’

    북한이 8일 개성공단 가동을 잠정적으로 중단한 것은 지난달 말부터 예고된 수순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 27일 남북 간 개성공단 출입 문제를 협의하던 서해지구 군(軍) 통신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했다. 이로 인해 남북 간 연락채널이 모두 끊어졌고, 다음 날부터 남북한은 개성공단관리위원회를 통하는 우회적 방법으로 개성공단 통행 문제를 협의해 왔다. 이후 북한은 지난달 30일 개성공단을 담당하는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개성공단을 폐쇄할 수 있다고 위협하면서 긴장의 수위를 높여 왔다. 이달 들어 북한의 위협은 행동으로 이어졌다. 북한은 지난 3일 오전 출입 문제를 협의하던 관리위를 통해 개성공단에 들어가려던 우리 측 인원의 통행을 막고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남측 인력의 귀환만 허용한다는 방침을 통보했다. 다음 날인 4일 북한의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남조선 괴뢰패당과 보수 언론이 못된 입질을 계속하면 개성공업지구에서 우리 근로자들을 전부 철수시키는 단호한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의 이 같은 위협은 나흘 만에 김양건 노동당 대남 담당 비서의 담화로 현실화된 셈이다. 북한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08년 3월과 2009년 3월에도 각각 통일부 장관의 ‘북핵문제와 개성공단 연계’ 언급 및 한·미 연합 ‘키 리졸브’ 연습에 반발해 우리 측 인원의 철수를 요구하거나 군 통신선을 끊는 등 개성공단을 폐쇄 직전까지 몰고 가기도 했다. 하지만 북한이 핵보유를 선언하고 이를 개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지금이 어느 때부터 엄중한 상황이라는 평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北, 핵무력·경제 건설 병진노선 채택… 한반도 비핵화 ‘먹구름’

    北, 핵무력·경제 건설 병진노선 채택… 한반도 비핵화 ‘먹구름’

    북한이 31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열고 핵무력과 경제건설을 병진하는 정책을 최고 권력기관인 노동당의 새로운 노선으로 공식 채택했다. 이는 북한이 지난해 4월 개정 헌법에 핵보유국을 명기한 후 핵무장 및 개발을 지속하겠다는 최고 수준의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한반도 비핵화가 요원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북한은 전날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남북 간 최후 보루로 인식됐던 개성공단의 차단 내지 폐쇄 가능성을 언급했다. 1일 열리는 최고인민회의 12기 7차회의에서는 어떤 내용이 나올지 주목된다. 조선중앙통신은 31일 “미국이 우리에게 항시적으로 핵위협을 가해 오고 있는 조건에서 우리는 핵보검을 더욱 억세게 틀어쥐고 핵무력을 질량적으로 억척같이 다져 나가지 않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날 전원회의는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구체적인 과업으로 ▲농업과 경공업에 역량 집중 ▲자립적 공업발전 ▲통신위성 등 위성 발사 ▲대외무역 다각화를 통한 투자 활성화 ▲핵무력의 질량적 확대 등을 명시했다. 회의에서는 박봉주 당 경공업부장을 당 중앙위 정치국 위원에, 현영철 군총참모장, 김격식 인민무력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을 후보위원에 각각 보선했다. 특히 한동안 자취를 감춰 실각설이 나돌았던 장성택 국방위 부위원장이 지난 8일 평양 청춘거리 체육촌 시찰 후 23일 만에 공식 매체에 모습을 드러냈다. 유호열 고려대 북한학과 교수는 “경제 사령탑인 박 경공업부장을 경제문제 해결 차원에서 내세웠지만 군부가 김정은 제1위원장을 강경 노선으로 몰고 있는 상황에서 그를 보좌하는 군 핵심 세력의 정치적 위상을 높여 주는 수순”이라면서 “북한이 핵 보유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 준 것으로 6자회담도 앞으로 어려워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경제건설보다 핵 보유에 초점을 맞춰서 보는 게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미국이나 남한에 대한 협상을 구걸하지 않고 자기 마음대로 가겠다는 것으로, 한국의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 북한은 앞서 개성공단의 운명에 대해 ‘경각에 달렸다’, ‘전쟁 전야에 처해 있는 정황에서 개성공업지구가 유지되는 것 자체가 극히 비정상적인 일’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위기감을 끌어올렸다. 북한은 ‘1호 전투근무태세’, ‘사격대비상태 진입’ 지시 등을 통해 한반도를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몰아 가면서도 지금까지 개성공단 폐쇄 가능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의 갑작스러운 태도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남한 내 불안감을 조성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123개 개성공단 입주 기업의 불안감을 극대화해 우리 정부를 움직이려는 전술이라는 것이다. 정부는 북한이 개성공단 폐쇄를 위협한 뒤 내놓은 ‘입장설명’ 자료를 통해 “폐쇄 위협은 남북 관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처사”라며 “개성공단을 안정적으로 유지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북한의 위협이 있었던 지난 30일 개성공단 출입경은 정상적으로 이뤄졌고 현지 체류 중인 310명의 신변 안전에도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서울광장]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 레짐 체인지/구본영 논설실장

    [서울광장]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 레짐 체인지/구본영 논설실장

    3차 핵실험 이후 북한의 서슬이 갈수록 시퍼렇다. 유엔안보리 제재결의안이 통과되자 남쪽을 향한 협박이 가히 장난이 아니다. ‘핵 선제타격’이나 ‘제2의 조선전쟁’ 으름장은 예사고, 한반도 비핵화선언과 정전협정의 무효화를 일방적으로 선포하기도 했다. 어디 그뿐인가. 한·미 연례 방어훈련인 키 리졸브 연습이 시작된 지난 11일. 북한 노동당 김정은 제1비서는 우리 측 백령도가 빤히 보이는 월내도에서 “명령만 내리면 적들을 모조리 불도가니에 쓸어넣으라”고 명령했다고 한다. 얼마 전 “적들이 우리 영토에 단 한 점의 불꽃이라도 떨군다면 적진을 벌초해 버리라”고 했던 그다. 20대 후반 최고사령관의 목청이 한 옥타브 더 높아졌다. 말 대로라면 북측이 여차하면 무슨 큰일이라도 저지를 태세다. 하지만 우리가 여기에 너무 과민반응을 보일 이유는 없을 듯싶다. 북측의 광기 어린 협박에 대해 오공단 미국 국방연구원(IDA) 책임연구원의 분석이 그럴싸하다. 즉 “어린이가 몸집 큰 어른한테 작대기를 한번 휘둘렀는데 어른이 쩔쩔매면 그다음부터는 자꾸 도전의 수위를 높이는 심리”라는 것이다. 하기야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는 속설도 있지 않은가. 역설적으로 북 지도부의 거친 언사는 그들의 절망이 깊어졌다는 증좌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정작 걱정해야 할 대목은 따로 있을 게다. 혈맹인 중국마저 유엔제재에 동참할 낌새를 읽고도 핵실험을 강행했다면 북의 핵보유 의지가 그만큼 강고하다는 얘기다. 김정은의 지상과제는 세습체제를 지켜내는 일일 것이다. 착각이지만 이를 위한 ‘유일한 수단’인 핵보유는 절대 포기할 수 없는 목표임은 불문가지다. 1993년 1차 북핵위기 이후 우리와 국제사회가 대화와 제재 등 온갖 카드를 사용해 봤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오죽하면 1994년 북·미 제네바 합의의 주역인 로버트 갈루치 전 미 국무부 차관보조차 “지난 20년간 대북정책은 그 성격이 포용이든 봉쇄이든 북의 (핵)위협을 줄이는 데 분명히 실패했다”고 했겠는가. 이 와중에 북한 주민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은 최근 북한 영유아의 27.9%가 발육부진 상태라고 밝혔다. 유엔개발계획(UNDP) 통계를 보면 북한 영유아 사망률은 우리의 6배 이상이었다. 이는 북한정권의 위기이지만 막 출범한 새 정부에 울린 경보음이기도 하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로 명명된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은 남북 간 신뢰를 쌓아가는 바탕 위에서 교류와 협력을 확대해 평화통일을 추구한다는 게 요체다. 그러나 북의 핵실험 및 인공위성으로 포장한 탄도미사일 발사로 ‘박근혜 표’ 정책은 펼치기도 전에 시험대에 오른 형국이다. 북한 세습정권은 진퇴양난에 처한 지 오래다. 주민을 먹여 살리려면 개혁·개방을 해야 하지만, 그렇게 하면 기만적인 주체사상으로 쌓아온 모래성이 무너지고 마는 딜레마다. ‘김씨 조선’의 3대 상속자 김정은이 끝내 핵을 포기하지 못하는 이유다. 이는 역설적으로 김정은보다 합리적인 정권으로 북한의 지도부가 바뀌는, ‘레짐 체인지’(정권교체) 이외엔 북의 핵개발이나 대남 도발을 억제할 길이 없다는 뜻인지도 모른다.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남북 간 정치·군사적 신뢰 구축과 사회경제적 교류 협력의 상호 보완적 발전을 도모하려는 구상이다. 그런 신기능주의적 접근의 취지는 백번 옳다. 하지만 북이 한반도 비핵화라는 중요한 약속을 깬 마당에 당장 진도를 나가기도 어렵다. 북핵을 머리에 이고 살게 된 우리로선 북측이 신뢰를 보여줄 때까지 팔짱만 끼고 있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렇다면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를 표방하되, 조용히 ‘플랜 B’도 가동해야 한다. 자력으로는 개혁·개방을 선택할 수 없어 스스로 레짐 체인지를 부르고 있는 김정은 이후의 시나리오도 짜야 한다는 뜻이다. 박근혜 정부가 과연 그런 큰 그림을 그리고 있긴 한지 궁금하다. kby7@seoul.co.kr
  • [사설] 북 도발적 행태 접고 주민 인권에 매진하라

    한·미 합동군사연습인 ‘키 리졸브’ 종료를 즈음해 북한이 긴장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훈련이 끝나던 그제 주민들을 대상으로 공습경보를 발령한 데 이어 어제는 대남 선전·선동 웹사이트를 통해 대량살상무기(WMD)와 장사정포로 한반도를 3일 만에 점령하겠다는 협박까지 서슴지 않았다. 아직은 심증뿐이지만 최근 사이버테러도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디 북한은 민족 구성원 모두를 불안케 하는 도발을 중지하기 바란다. 국내 주요 방송·금융기관의 전산망을 마비시킨 악성코드가 국내 컴퓨터에서 전파됐다는 민·관·군 합동대응팀의 조사 결과가 나왔지만 북한 소행이라는 의구심을 떨치기는 어렵다. 사이버테러의 배후로 지목돼 왔는데도 북한은 일체 함구하는, 전략적 모호성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는 북한 소행 여부를 둘러싼 논란을 부추겨 남남갈등을 유발하는 대남 전략전술의 일환으로 보면 하등 새로운 것도 아니다. 북한 정보통신 인력들이 주로 중국에서, 중국 인터넷 전용회선을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이버테러의 배후를 캐는 데는 중국 당국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할 것이다. 북한이 대남 도발을 일삼는 동안 굶주림에 견디다 못해 목숨을 걸고 국경선을 넘는 북한주민 행렬이 줄을 잇고 있다. 북한군 병사 12명이 이달 초 중국 지린성 지안으로 탈북했다가 중국군에 붙잡혀 북한으로 강제 송환됐다고 한다. 몸무게 40㎏, 키 160㎝를 간신히 넘는 북한 병사들의 모습은 정상적인 군인이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다. 지금은 옥수수와 알감자로 버티고 있으나 춘궁기가 시작되면 북한군의 이탈 현상이 확산될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나마 북한에서 가장 잘 먹는다는 군인이 이 지경일진대 일반 주민들의 사정은 어떨지 짐작이 간다. 한마디로 북한 주민의 곤궁한 형편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핵무기 개발에 돈을 쏟아부은 결과 아닌가. 핵실험에 투입한 비용은 북한 주민이 8년 동안 먹을 옥수수 1940만t을 살 수 있는 비용이다. 나락에 떨어진 북한 주민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유엔 인권이사회가 처음으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를 구성한 의미는 적지 않다고 할 것이다. 북한은 핵보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도발적 언사로 한반도의 긴장을 높이는 신경전을 그만둬야 한다. 곧 전쟁이라도 치를 듯한 긴장감을 조성한다고 해서 북한 주민이나 군인의 이탈을 막을 수는 없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코너 몰린’ 北의 투트랙… 美에 도발 엄포 속 ‘통 큰 거래’ 메시지

    북한이 연일 군사도발 위협 수위를 높이면서도 미국에 대화를 통한 ‘빅딜’을 요구하는 메시지를 꾸준히 내보내고 있어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16일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가 경제적 혜택과 바꿔먹기 위한 흥정물로 핵을 보유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허황하기 그지없는 오산”이라며 “미국이 대(對)조선 적대시 정책을 포기하지 않는 한 미국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북한이 핵보유 노선을 수정하면 손을 내밀 수 있다’는 취지의 톰 도닐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발언을 겨냥한 것으로, 미국을 거칠게 비난하고는 있지만 미국 측이 큰 거래를 제시하면 협상에 응할 수 있다는 다목적 포석의 대화 메시지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돈을 몇 푼 쥐여 주는 식의 경제지원만으로 흥정을 벌일 수 없다는 말은 곧 북한을 먹여 살릴 만큼의 통 큰 지원을 원한다는 것”이라며 “핵무기 만큼이나 강력한 체제보장책인 평화협정 체결, 북·미 관계 정상화, 대북제재 해소, 실질적 금융 지원 등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화국면이 펼쳐질 때를 대비해 판돈을 최대한 올려 미국의 의중을 떠보기 위한 탐색전의 성격이 짙다는 해석이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도 지난 13일 현재의 긴장 국면과 1993년 1차 핵위기 상황을 비교하며 “당시의 일촉즉발 위기는 대화국면으로 전환돼 6월 13일 조·미(북·미) 공동성명이 발표됐다”고 상기시켰다. 북·미 공동성명은 북한의 핵개발 의욕을 꺾는 대신 내정 불간섭과 자주권 존중 등으로 북한 체제를 포괄적으로 담보해준 합의였다. 당시처럼 미국이 먼저 평화회담에 나서 주기를 바란다는 속내로 풀이된다. 지난 5일에는 “공은 미국에 가 있다”며 “미국이 옳은 길을 택한다면 조선도 호응할 것”이라고 보다 직접적으로 대화를 촉구했다. 박근혜 대통령을 실명으로는 비난하지 않은 배경에도 역시 관계개선 여지를 열어놓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미 정홍원 국무총리, 김병관 국방장관 후보자를 실명 거론하며 ‘첫 벌초대상’이란 극단적 표현을 사용해 위협을 가했다. 총리를 비난한 것은 박 대통령을 다음 표적으로 삼겠다는 것으로, 대북정책 전환을 압박하려는 전술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핵실험 이후 갈등설이 불거진 중국과는 다시 관계회복에 나선 모습이다. 지난 14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시진핑(習近平) 중국의 새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낸 데 이어 최영림 내각 총리도 16일 국무원 총리로 선출된 리커창(李克强)에게 축전을 전달했다. 북한 지도부가 중국 측에 축전을 보낸 것은 지난해 말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로 북·중 간 불협화음이 감지된 이후 처음이다. 중국이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에 동참하기는 했지만, 앞으로 추진할 ‘핵협상’ 등에 대비해 관계를 개선하려는 준비작업으로 풀이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안보리 제재 배격… 핵보유국 지위 영구화”

    북한 외무성이 9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 2094호를 전면 배격하고 핵 보유국 및 위성 발사국 지위 영구화를 주장했다. 유엔 대북 제재안이 채택된 지 30시간 만에 외교 성명을 통해 공식 반발하며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핵무장을 지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북 외무성은 성명에서 “이번 제재 결의는 우리를 무장 해제하고 경제적으로 질식시켜 인민이 선택한 사상과 제도를 허물어 보려는 미국의 극악한 대(對)조선 적대시 정책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도용된 추악한 산물”이라며 “우리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의 산물인 이번 반공화국 제재 결의를 준열히 규탄하며 전면 배격한다”고 말했다. 성명은 “유엔 안보리가 조·미(북·미) 적대 관계와 조선반도 핵 문제를 산생시킨 근원을 외면하고 미국의 일방적인 요구와 주장에만 편중해 긴장 격화의 악순환을 야기시키는 잘못된 길을 걸어 왔다”고 비난했다. 이어 “세계는 미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도용해 반공화국 제재 결의를 조작해 낸 대가로 우리의 핵 보유국 지위와 위성 발사국 지위가 어떻게 영구화되는가를 똑똑히 보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북 대남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은 같은 날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 발언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조평통 대변인은 “김 후보자가 우리 중대 조치를 걸고 들며 ‘북의 정권 교체나 정권 붕괴로 대응할 것’이라는 폭언을 지껄였다”며 “이번 망발에 대해 즉시 사죄하라. 계속 도전적으로 나올 경우 조국통일대전의 첫 번째 벌초 대상이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이 우리 측 장관 후보자를 거론하며 직설적으로 비난한 건 올 들어 처음이다. 김 후보자는 지난 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이 서울에 대량 포격하는 전면전 도발 시 북한 정권 교체나 정권 붕괴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북 조선신보는 4일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사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北, 연일 南 협박… 美와의 대화 지렛대 삼나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 北, 연일 南 협박… 美와의 대화 지렛대 삼나

    북한이 유엔안보리 제재 결의 2094호를 주도한 미국을 겨냥하지 않고 연일 한국을 군사적으로 위협하고 있는 데 대해 전문가들은 8일 “남한을 볼모로 미국과 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당장 무력 도발을 감행할 것처럼 한반도 긴장을 최고조로 끌어올려 협상이 불가피한 상황으로 몰고 간 뒤 미국을 대화 테이블에 앉히려는 ‘벼랑 끝 전술’이자 ‘지렛대 전략’이란 것이다. 지난 5일 정전협정 백지화를 선언한 이후 북한은 세 차례에 걸친 공식 성명에서 단 한 차례 ‘워싱턴 불바다’를 언급했을 뿐, 미국을 향한 직접적 군사위협 발언은 자제해 왔다. 대신 화살을 한국으로 돌려 ‘정전협정 백지화’(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제2의 조선전쟁, 서울 불바다’(외무성 대변인), ‘남북 불가침 합의 전면 폐기, 청와대 박살’(조평통) 등을 운운했다. 북한 매체들도 최근 전시를 대비하는 평양의 모습을 담은 사진 등을 활발히 송고하며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핵실험 국면에도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중동 순방길에 오르는 등 미국은 중동보다 동북아 문제를 덜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며 “관심을 끌지 않으면 미국으로부터 소외받을 수 있다는 조급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외교 관계자도 “지금 워싱턴은 북한과의 대화 얘기를 꺼낼 분위기가 아니다”라고 전했다. 한국은 미국을 움직일 수 있는 실질적 당사자인 데다, 군사적 자신감을 과시하면 북한 군부와 주민의 충성까지 끌어낼 수 있기 때문에 대남 위협이 계속되고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버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중국이 제재 결의안에 동참하며 북한으로 하여금 강수를 두게 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북한이 수년간 북·미 직접 대화에 목을 맸던 이유는 체제보장과 경제보상을 해줄 유일한 주체가 미국이기 때문이다. 미국과 마주 앉아 핵 문제를 논의하는 것만으로도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핵보유국 지위를 사실상 인정받는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된다. 북·미관계가 개선돼 북한을 사이에 두고 미국과 중국 간 힘의 균형이 팽팽해지면 북한은 지정학적 유용성을 적절히 활용해 양쪽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어낼 수도 있다. 북한은 탈냉전 직후인 1992년 북·미 간 첫 고위급 만남에서 주한미군 주둔을 용인하고 북·미관계 개선을 구애하기도 했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키리졸브가 적당한 선에서 끝난다면 북한도 이후에 함부로 도발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한반도 긴장을 반대하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은 대화 국면으로 넘어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北, MB 정권교체 발언에 “최후 발악” 발끈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정권교체’(레짐 체인지)를 언급한 데 대해 16일 “민족반역자의 최후 발악”이라고 맹비난했다. 통신은 이날 논평에서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행위에 대처한 자위적 조치인 제3차 핵실험 앞에 어떻게나 얼이 나갔는지 시간이 갈수록 넋두리”라고 비난하며 ‘만고역적’, ‘대결병자’ 등 각종 욕설을 동원해 이 대통령을 헐뜯었다. 또 “‘임기 말까지 남북관계를 동결상태에 둘 각오가 돼 있다’는 집권 초기의 악담 그대로 지난 수년간 민족공동의 이념과 성과물을 전면 부정하고 체계적으로 말아먹었다”며 한반도에 엄중한 사태가 조성된 것은 미국과 이 대통령의 ‘반공화국 대결책동’ 때문이라고 거듭 비난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국민원로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대화와 협상으로 핵을 포기시킬 수 없다. 정권이 바뀌고 무너지기 전에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없다”며 북한의 ‘정권교체’ 필요성을 거론했다. 한편 북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부인 리설주는 이날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1회 생일인 ‘광명성절’을 맞아 당·군 주요인사들과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제1위원장과 리설주는 인민군 육군,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노농적위군 명예위병대 대장의 영접보고를 받은 뒤 김 위원장의 시신이 있는 영생홀과 훈장보존실, 열차 보존실 등을 둘러봤다. 지난 1월 1일 새해 첫날을 맞아 남편과 함께 모란봉악단 신년경축공연을 관람한 이후 40여일 만에 등장한 리설주는 지난번보다 살이 빠진 듯한 모습이어서 출산설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중앙통신은 이날 “참가자들은 장군님을 천년만년 길이길이 받들어 모시고 최고사령관 동지의 영도 따라 백두의 행군길을 남해 끝까지 이어가며 주체의 선군혁명위업을 기어이 완성해 나갈 불타는 결의를 다짐했다”며 행사 분위기를 전했다. 통신은 또 “제3차 지하핵실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함으로써 그 어떤 제재도 압력도 두려워하지 않는 선군조선”, “무진막강한 핵 억제력을 가진 천하무적의 백두산혁명강군이 있기에 조국통일대전의 승리는 확정적”이라며 북한이 핵보유국임을 부각시키는 표현도 잇따라 사용했다. 김성수 기자 sskim@seoul.co.kr
  • [北 3차 핵실험 강행] “향후 1~2년간 한반도 정세 냉각기… 북핵 단기해결 환상 버려야”

    [北 3차 핵실험 강행] “향후 1~2년간 한반도 정세 냉각기… 북핵 단기해결 환상 버려야”

    전문가들은 북한의 3차 핵실험으로 남북관계와 북·미관계 등 한반도 정세가 냉각기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기 박근혜 정부도 경색된 남북한 관계를 대화로 풀어내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한이 국제사회는 물론 우방인 중국의 반대에도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핵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출한 것”이라면서 “우리가 앞으로 북핵을 막을 것인지, 북핵을 인정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 선택의 갈림길에 왔다”는 분석도 나왔다. 북한의 핵실험 강행 이후 한반도 정세에 대해 전문가들은 “최저 3개월에서 1~2년 정도의 냉각기는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사회가 대북제재를 더욱 강화할 것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또 민수품 가운데 일부 물품이 제재 목록에 추가되거나 거래금지 대상이 확대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홍순직 현대경제연구원 통일경제센터 수석연구위원은 “핵문제에 대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대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백학순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도 “유엔 안보리 제재가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와 우리 정부는 대북 제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한·미 공조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국제사회가 대북제재 강화 이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다는 점도 동시에 지적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은 지금도 제재를 받고 있다 보니 추가로 제재를 받게 되더라도 견뎌낼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한 것”이라면서 “한·미·일·중 등 주변국들의 새 지도부와 북한과의 관계 설정이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또 “중국도 추가 제재에 동참해 대북 지원 규모를 줄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정훈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북한은 핵보유국으로 인정을 받아야 정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라면서 “북한의 핵실험 강행은 경제적으로는 이미 파탄이 난 국가가 군사력으로 승부를 보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 역시 중국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의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도 한반도 비핵화를 말하고 있다”면서 “중국이 대북 에너지나 중유, 식량 등의 지원을 중단한다면 북한도 추가 핵실험을 중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 교수는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에 이어 핵실험을 한 것은 한국과 미국을 협상 테이블에 나오라고 하는 것”이라면서 “앞으로 일정 기간 조정기가 있겠지만 결국 중국의 중재를 통해 북·미 간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홍현익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핵실험은 그동안 3~4년 간격으로 해왔듯 당장 연달아 하긴 어렵겠지만 미사일을 쏘는 등 추가 도발을 할 가능성은 언제든지 있다”고 주장했다. 차기 ‘박근혜 정부’에서의 남북관계에 대해 전문가들은 엇갈린 전망을 내놨다. 다만 단기적으로 냉각기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에는 이견이 없었다. 백학순 수석연구위원은 차기 정부가 대북 강경책을 내세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김장수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내정자가 대북 대응이 예전과 같지 않을 것이라고 한 것은 대북 강경책으로 나가게 될 것이라는 뜻으로 이명박 정부의 재판이 될 것”이라면서 “한반도는 당연히 긴장이 고조될 것이고 신뢰 프로세스는 없을 것이며 대결구도로 이어져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동완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의 방향을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 교수는 “북한이 우리 정부가 그토록 하지 말라고 경고했는데도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북한 나름대로 남북관계에서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 것”이라면서 “새 정부가 신뢰 프로세스를 하겠다고 한 것에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새 정부 출범 전에 핵실험을 한 것은 현 정부는 이제 볼 것이 없고 새 정부와 대화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면서 “북한의 핵실험은 우리와 대화를 하겠다는 표시로도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정훈 교수는 경제 분야에서의 강력한 대북 제재를 주문했다. 그는 “지난 20년 동안 경수로 건설 등 온갖 대북 유화책을 시도했지만 수포로 돌아갔다”면서 “차기 정부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든지 아니면 북핵 불용의 의지를 보이며 북한이 정말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경제적인 압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홍순직 수석연구위원은 “박 당선인의 새 정부 출범 이전에 북한이 핵실험을 했기 때문에 북한에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는 박 당선인의 남북한 신뢰 프로세스 추진에는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북핵문제와 대북문제는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면서 “북핵 문제는 안보리 제재에 따라 처리하고 대북 지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계속 이뤄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동준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북한 핵문제가 단기간에 해결될 것이라는 환상은 빨리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 교수는 “포용 정책이든 압박 정책이든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강하게 했을 때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면서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대북정책이 일관성을 가질 수 있도록 국내의 합의와 국제사회의 합의를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北 3차 핵실험 강행] 北, 사실상 핵보유국 수순… 정부 ‘군사 대응’ 이례적 공개 언급

    [北 3차 핵실험 강행] 北, 사실상 핵보유국 수순… 정부 ‘군사 대응’ 이례적 공개 언급

    북한이 지난달 23일 외무성 성명을 통해 핵실험을 예고한 지 20일, 지난해 12월 12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지 두 달 만에 국제사회를 대상으로 전면적인 ‘핵 도박’에 나섰다. 북한의 12일 3차 핵실험은 인도, 파키스탄과 같은 ‘사실상(de facto) 핵 보유국’ 수순을 밟으며 자국의 핵무장 능력을 공식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고농축우라늄(HEU) 핵실험으로 최종 판명될 경우 핵무기 대량 생산 및 핵탄두 소형화로 이어지면서 동북아의 핵 불안정 강도는 대폭 커지게 된다. 핵연료 재처리를 해야 하는 제한적인 플루토늄 탄두와는 그 의미와 파장이 달라지는 셈이다. 당장 미·일 미사일 방어 체계(MD) 구축이 가속화될 경우 한·미·중·일 간 핵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 정부는 외교적 대응뿐 아니라 처음으로 군사적 조치를 공식 천명하며 군의 무장 능력 강화 기조를 전면에 내세웠다. 북한이 도발할 때마다 국제사회와 공조해 제재 수위를 높이겠다던 기존 노선을 수정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천영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현재 개발 중인, 북한 전역을 사정권으로 하는 미사일을 조기에 배치하는 등 군사적 역량을 확충하는 데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정부 성명을 통해 군사적 대응을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인 것으로, 이는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 구축을 본격화하려는 뜻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추가적인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요격하는 군사적 타격도 배제하지 않겠다는 경고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3차 핵실험에 대한 정부 성명에서는 도발보다 한 차원 수위가 높은 ‘정면도전’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명박 대통령과 박근혜 당선인이 이날 청와대에서 북핵 협의에 나선 것도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신구 정권의 공동 인식을 보여 주며 단호한 대처를 상정한 것으로 여겨진다. 기존 통일부 장관이나 외교통상부 장관이 발표했던 정부 성명을 천 수석이 직접 한 건 통수권자의 경고를 북한에 직접 전달하려는 의도다. 천 수석은 “핵을 갖고 있는 것과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로 북한이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일축했다. 향후에도 북한의 핵 보유국 지위를 결코 인정하지 않겠다는 ‘북핵 마지노선’을 분명히 했다. 특히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이날 밤 9시(현지시간) 대외정책 기조인 연두교서를 발표하기 직전에 북한 핵실험이 이뤄졌다는 점은 대미 양자 협상을 압박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에게 핵실험을 꼭 해야 할 필요도, 계획도 없었다”며 “핵실험의 주된 목적은 미국의 적대행위에 대한 우리의 분노를 보여 주고 나라의 자주권을 지키려는 선군조선 의지와 능력을 과시하는 데 있다”고 3차 핵실험의 책임을 미국에 전가했다. 북한은 2006년 1차, 2009년 2차 핵실험 때도 장거리 로켓 발사→유엔 대북제재 결의→핵실험→유엔 대북제재 강화→북·미 대화 재개로 벼랑 끝 외교전을 펼치며 핵의 ‘지렛대 효과’를 극대화했다. 세습 권력의 지도자인 김정은 시대의 첫 핵실험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과거 패턴을 그대로 승계한 모습이다. 임기 13일을 남긴 이명박 정부에서 핵실험을 했다는 점에서 차기 박근혜 정부와는 차별화했지만 북한의 핵과 미사일 등 비대칭 전력이 실질적인 위협으로 부상하면서 한반도 안보는 요동치게 됐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北 3차 핵실험 강행] 美, 안보리 제재론 미흡… ‘北에 결정타’ 고민

    북한이 12일 3차 핵실험을 감행한 데 대해 미국은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나섰다. 지난해 12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때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 명의로 규탄 성명을 낸 반면 이날 3차 핵실험에 대해서는 핵실험 추정 보도가 나온 지 3시간 50분 만에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직접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워싱턴 시간으로 오전 1시 49분에 나왔다. 그만큼 미국 정부가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에 이어 3차 핵실험을 성공함에 따라 미국에서는 북한이 미국 안보에 직접적 위협세력으로 부상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 재단 선임 연구원은 12일 새벽(현지시간) 긴급 전화 회견에서 “현 추세라면 2015년쯤에는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미국 본토까지 쏠 수 있는 능력을 갖출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특히 북한이 하필이면 오바마 대통령의 집권 2기 국정 연설을 앞에 두고 ‘잔칫상에 재 뿌리듯’ 핵실험을 강행한 데 대해 불쾌감을 느끼고 있다는 전언이다. 외교 소식통은 “북한은 2009년 오바마 행정부 출범 직후 미사일을 발사, 오바마 정부의 대화 의지에 찬물을 끼얹으며 지난 4년 내내 경색 국면을 초래했다”면서 “집권 2기 출범에 맞춰 또다시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오바마 정부는 더더욱 대화 의지와 명분을 잃게 됐다”고 말했다. 관심은 미국이 북한 금융기관은 물론 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금융기관도 제재하는 대(對)이란식 ‘2차적인 보이콧’ 방식의 제재나 북한의 통치자금을 예치한 은행 계좌를 동결하는 방코델타아시아(BDA)식의 초강력 금융제재 카드를 꺼내들지 여부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중국의 협조가 필수적인 데다 북한이 이미 BDA 제재 이후 ‘현금 거래’로 바꾸는 등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어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결국 군사적 옵션이 배제된 안보리 제재만으로는 북한에 당장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기 힘들다는 점이 미국의 딜레마다. 특히 일각에서는 3차 핵실험에 성공한 북한을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시각이 나오는 점도 미국으로서는 큰 부담이다. 이와 관련, 클링너 선임연구원은 “인질범이 손에 무기를 들고 있다고 해서 그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듯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다고 해서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북한=사실상 핵보유국’ 인식이 확산될 경우 오바마 행정부는 공화당 등으로부터 대북정책 실패에 대한 비판을 면치 못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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