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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진영대결 저항”vs 숄츠 “대만해협 평화”

    시진핑 “진영대결 저항”vs 숄츠 “대만해협 평화”

    미중 패권 갈등이 갈수록 심화되는 상황에서 집권 3기를 시작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유럽연합(EU)의 맏형 격인 독일의 올라프 숄츠 총리에 ‘진영 대결’에 함께 저항하자고 제안했다. 숄츠 총리는 중국과의 경제 협력 의지를 피력하면서도 대만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강조했다. 5일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숄츠 총리와의 회담에서 “양국은 서로 존중하고 핵심 이익을 배려하며 대화와 협상을 견지하고 진영 대결 등의 방해에 공동으로 저항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유럽을 ‘전면적 전략 동반자’로 간주하고 유럽연합(EU)의 전략적 자주성을 지지한다”며 “중국과 유럽은 서로 대립하거나 의존하지 않고 제3자의 제약을 받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신뢰는 훼손하긴 쉽지만 재건은 어렵다”며 “양측이 함께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치인은 바꿀 수 없는 것을 조용히 받아들이고 바꿀 수 있는 것을 용기 있게 바꾸되 그 둘을 지혜롭게 구별해야 한다’는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의 신조가 마음에 든다며 양국 간 상호 존중을 강조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앞으로도 수준 높은 대외 개방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고 경제 세계화의 올바른 방향을 견지하며 개방형 세계 경제 건설도 추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에 맞서 독일 및 유럽과 관계 강화 의지를 노리는 포석이다. 특히 시 주석은 “핵무기는 사용해서는 안 되고 핵전쟁은 해서는 안 된다”며 유라시아 대륙에 핵위기가 출현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간 ‘친러적 중립’으로 평가받아온 시 주석 발언으로는 매우 이례적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핵보유국으로서 ‘중국은 러시아 편’이라는 유럽의 고정관념을 바꾸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숄츠 총리는 “중국은 독일과 유럽의 중요한 경제 및 무역 파트너”라며 “독일은 무역 자유화를 확고히 지지하고 경제 글로벌화를 지지하며 디커플링(탈동조화)을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과 경제·무역 협력을 계속 심화하고 양국 기업이 서로 투자 및 협력을 수행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양측간 입장이 일치하지 않는 문제에 의견을 교환하고 이해와 상호 신뢰를 높이며 독일·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발전시키고자 노력할 것”이라며 “세계는 다극화된 구도를 필요로 하고 신흥국의 역할과 영향은 중시돼야 한다. 독일은 진영 대결을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에 쓴 소리도 잊지 않았다. 리커창 국무원 총리와의 별도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독일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고수할 것”이라면서도 “대만에 대한 어떠한 현상 변경도 대화를 통해 평화적이고 상호 합의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이 지난달 16일 당대회 개막식 업무보고에서 대만에 대한 무력 사용 배제 약속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밝힌 데 대한 우려 표시다. 숄츠 총리는 신장위구르자치구 소수민족의 인권도 존중돼야 한다며 중국이 이에 대한 언급을 ‘내정 간섭’으로 규정하는 것에 반박했다. 숄츠 총리의 방문은 2020년 코로나19가 확산한 뒤로 유럽국가 정상의 첫 방중이다. 방중단에는 올리버 블루메 폭스바겐 최고경영자(CEO)와 롤란드 부쉬 지멘스 CEO, 벨렌 가리호 머크 CEO, 크리스티안 제윙 도이체방크 CEO, 마르틴 브루더뮐러 BASF 이사회 의장 등 재계 유력 인사들이 포함됐다.
  • 북 도발·한미연합훈련 ‘강대강’ 대치… 보이지 않는 해법

    북 도발·한미연합훈련 ‘강대강’ 대치… 보이지 않는 해법

    한미 국방 “北 도발에 연합훈련 확대 필요성 동의”北 “비질런트스톰 연장은 잘못” 언급뒤 SRBM 도발한미, 한반도 전술핵·상시 전략자산 배치 등 일축북 핵보유국 인정 및 핵군축 협상 주장에 대해서도한반도 완전한 비핵화 및 윤 정부 ‘담대한 구상’ 강조 한미 국방장관이 3일(현지시간) 제54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한 한미연합군사훈련 확대와 확장억제 강화를 강조했다. 반면 북한은 최근 연이은 도발의 이유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지목하면서, 강대강 대치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SCM 직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북한의 최근 미사일 시험발사에 따른 안보환경을 고려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비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연합연습 및 훈련의 확대 필요성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방어적이고 억제를 목적으로 한 훈련이 (한미) 동맹의 준비태세 유지에 핵심요소임에 주목하면서 2023년에는 연합연습과 연계하여 대규모 연합야외기동훈련을 재개하기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했다. 전날 한미 공군이 4일 종료 예정이던 연합공중훈련 ‘비질런트 스톰’(Vigilant Storm) 기간을 연장한 것도 재확인했다. 반면 북한은 3일(한국시간) 오전에 이어 밤에도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발을 재차 발사했다. 앞서 박정천 북한 중앙군사위 부위원장은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한 담화에서 비질런트 스톰 연장은 “매우 위험하고 잘못된 선택”이라고 비난했다.북한의 도발이 끝을 보이지 않으면서 한미 일각에서는 미국의 핵우산을 넘어서는 수위의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상시적 미군 전략자산 배치’ 등 강수를 두자는 주장이 나온다. 또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질 수 없는 목표라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핵군축 협상에 나서자는 주장도 있다. 우선 이날 한미 국방장관은 전술핵 재배치나 상시적 전략자산 배치 가능성은 일축하고 확장억제 강화를 강조했다. 이 장관은 “정부는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의 핵 사용 땐 “(한미) 동맹의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으로 김정은 정권이 종말을 맞게 될 것”이라고 했다. 오스틴 장관도 “현재 한반도에 상시적 전략자산 배치를 계획하고 있지는 않다. 새로운 상시 전략자산 배치는 현재로서는 없지만 알다시피 자산은 정례적으로 순환 배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또 양국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의 핵보유국 인정은 불가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한미 국방장관은 공동성명에서 “양측은 북한이 비핵화와 더 밝은 미래를 향한 길을 선택하도록 유도하고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한 공조와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오스틴 장관은 한국의 ‘담대한 구상’이 북한을 비핵화로 견인하기 위한 유용한 접근법이라고 환영했다”고 명시했다. 미국 내에서는 북한에 대한 핵보유국 인정이 한국, 일본, 대만 등의 핵보유 가능성을 높이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무너뜨리며, 북한 사람들의 가난·인권 등을 무시한 핵개발에 정당성을 부여한다는 점에서 반대하는 분위기가 더 많은 상황이다.
  • 北 전역서 온종일 미사일 25발 퍼부어… 울릉도 겨눠 ‘노골적 위협’

    北 전역서 온종일 미사일 25발 퍼부어… 울릉도 겨눠 ‘노골적 위협’

    北 “끔찍한 대가” 핵무력 시사8일 美중간선거 전 긴장 최고조7차 핵실험 뒤 ‘핵보유국’ 방점美와 담판 위한 전조행보 분석 “한미훈련 불만… 핵무력 자신감”북핵 고도화 대응책 필요성 대두북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2일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영해 근처에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7차 핵실험 임박 관측 속 핵능력 보유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오는 8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발 수위를 최고조로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한반도 긴장을 계속적으로 고조시키고 7차 핵실험으로 방점을 찍은 뒤 사실상 ‘핵보유국’ 위상을 갖고 미국과 담판에 나서기 위한 전조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울릉도가 포함된 남쪽으로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 미사일을 울릉도 방향으로 정조준하고 낙탄이 NLL 이남으로 떨어지도록 치밀하게 거리 계산을 한 노골적인 무력도발인 셈이다. 한미연합 공중훈련 기간 중 도발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에는 핵 항공모함인 로널드레이건함이 동원된 한미 연합훈련 기간 당시 포사격, 공군 합동타격훈련으로 도발한 바 있다. 공평원 연세대 항공우주전략연구원 안보전략센터장은 이날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핵무력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며 “한미연합 공중훈련에 대한 불만도 있지만 전술핵무기 체계를 비롯한 핵무력 고도화를 위해 장기 계획을 실현해 나가는 것이 더 큰 북한의 의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지난달 25일부터 보여 준 저위력 전술핵 미사일 실전능력에 기반해 자신들이 도발해도 한미가 대응하기 어렵다는 확신에 따른 행동”이라고 했다. 특히 핵보유국인 인도·파키스탄 사례처럼 더욱 공격적 군사행동을 취해 불안정이 증대되는 이른바 ‘안정·불안정 역설’이 한반도에서 재현되고 있다고 박 교수는 분석했다. 북한이 윤석열 정부의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 재개에 맞서 초기에 기선제압을 하고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려는 의도도 섞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 정부가 미사일 도발마다 미시적으로 집중하기보다는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남북 간 우발적 무력충돌 가능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의 ‘전술핵무기 대응’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우리 군의 압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북한 군사정책을 총괄하는 박정천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은 이날 새벽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이 겁기 없이 우리에 대한 무력 사용을 기도한다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무력의 특수한 수단들은 부과된 자기의 전략적 사명을 지체없이 실행할 것”이라며 “미국과 남조선은 가장 끔찍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북한 외무성 대변인이 전날 언급한 ‘대등한 대가’보다 위협 수위를 높여 핵무력 사용 가능성까지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정대진 원주 한라대 교수는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기간에 조 바이든 미 대통령 등 실명을 적시한 말폭탄을 쏟아내며 특유의 담화전과 함께 실제 도발로 간다면 외교 공간이 더 협소해진다”고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한미 정부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는 사실을 전략적으로 인지하고 현실적인 ‘핵군축’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한 핵작전 공유 등 확장 억제 방안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현재 (한미) 협의가 진행 중이고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 억제가 구체성 측면에서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어서 이를 획기적으로 제고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 北, 미사일 10여발·포탄 100발 퍼부어… 울릉도 겨눠 ‘노골적 위협’

    北, 미사일 10여발·포탄 100발 퍼부어… 울릉도 겨눠 ‘노골적 위협’

    북한이 분단 이후 처음으로 2일 동해상 북방한계선(NLL) 이남 우리 영해 근처에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7차 핵실험 임박 관측 속 핵능력 보유에 대한 자신감과 더불어 오는 8일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발 수위를 최고조로 높인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이 한반도 긴장을 계속적으로 고조시키고 7차 핵실험으로 방점을 찍은 뒤 사실상 ‘핵보유국’ 위상을 갖고 미국과 담판에 나서기 위한 전조 행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울릉도가 포함된 남쪽으로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 미사일을 울릉도 방향으로 정조준하고 낙탄이 NLL 이남으로 떨어지도록 치밀하게 거리 계산을 한 노골적인 무력 도발인 셈이다. 한미연합 공중훈련 기간 중 도발 역시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은 앞서 지난달엔 핵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함이 동원된 한미 연합훈련 기간 당시 포사격, 공군 합동타격훈련으로 도발한 바 있다. 공평원 연세대 항공우주전략연구원 안보전략센터장은 이날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핵무력에 대한 자신감을 반영한다”며 “한미연합 공중훈련에 대한 불만도 있지만 전술핵무기 체계를 비롯한 핵무력 고도화를 위해 장기 계획을 실현해 나가는 것이 더 큰 북한의 의도라고 본다”고 말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한이 지난달 25일부터 보여 준 저위력 전술핵 미사일 실전능력에 기반해 자신들이 도발해도 한미가 대응하기 어렵다는 확신에 따른 행동”이라고 했다. 특히 핵보유국인 인도·파키스탄 사례처럼 더욱 공격적 군사행동을 취해 불안정이 증대되는 이른바 ‘안정·불안정 역설’이 한반도에서 재현되고 있다고 박 교수는 분석했다. 북한이 윤석열 정부의 대대적인 한미 연합훈련 재개에 맞서 초기에 기선제압을 하고 ‘인내의 한계’를 시험하려는 의도도 섞인 것으로 보인다. 이에 우리 정부가 미사일 도발마다 미시적으로 집중하기보다는 북한의 핵무력 고도화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 전환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남북 간 우발적 무력충돌 가능성이 고조된 상황에서 북한의 ‘전술핵무기 대응’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 우리 군의 압도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북한이 국지전이 발생하더라도 핵무기가 있는 만큼 확전우세라고 생각해 훨씬 더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며 “군사적 긴장을 최대한 끌어올린 뒤 국면 전환을 모색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NLL은 넘기되 공해상에 좌표를 설정해 9·19 군사합의를 전면적으로 파기하는 행동으로 옮겨간 것”이라고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북한의 여러 도발 변수 중에 (이태원 참사 등) 국가애도기간은 많은 비중을 차지했던 것 같지 않고, 도발 수위를 높여 가기 위한 여러 명분을 찾고 있기 때문에 한미 ‘비질런트 스톰’이 명분이 됐다”면서 “그러나 그것은 적반하장이며 북한이 모든 위기 고조 원인을 제공하는 당사자”라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한미 정부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제로에 가깝다’는 사실을 전략적으로 인지하고 현실적인 ‘핵군축’으로 선회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한 핵작전 공유 등 확장 억제 방안에 대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현재 (한미) 협의가 진행 중이고 최종 결론이 나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이 제공하는 확장 억제가 구체성 측면에서 다소 미흡한 측면이 있어서 이를 획기적으로 제고하기 위한 여러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 [김천식의 통일직설] 북핵 위협에 대처하는 가장 중요한 힘/세한대 석좌교수·전 통일부 차관

    [김천식의 통일직설] 북핵 위협에 대처하는 가장 중요한 힘/세한대 석좌교수·전 통일부 차관

    “국가는 반드시 스스로 토벌된 뒤에야 남이 그 국가를 토벌한다.”(맹자 ‘이루장구’). 북한은 핵무력으로 한미동맹을 해체하고 우리 군대를 완전히 제압한 후에 통일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최근에는 핵 선제 사용을 법제화했으며 전술핵 운용부대 전투훈련을 통해 좌표까지 찍어 가며 우리의 주요 시설을 타격하는 훈련을 했다. 북한이 국지 도발에 더 대담해질 것이라는 전망은 최근 의도적인 북방한계선(NLL) 침범과 어제 속초 앞바다에까지 미사일을 쏘는 등 현실화되고 있다. 냉전 초기 미소 경쟁에서 국력이나 이데올로기 영향 면에서 훨씬 열세였던 소련이 흐루쇼프 시대에 들어와 미국과 유럽을 향해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스푸트니크를 흔들어 댔다. 인류 공멸의 핵재난을 위협하면서 평화 공존을 주장했던 것이다. 핵재난과 평화 공존의 결정적 키를 소련이 쥐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였다. 서방세계는 소련의 핵공갈에 겁먹고 자신감을 상실해 갔다. 1955년 7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미소회담과 전승 4국 정상회담에서는 한목소리로 핵재난을 경고하며 동서 평화 공존을 복창했다. 소련의 외교적 승리였다. 이때부터 서방세계는 소련의 정치적 위신과 외교적 영향력을 인정해야 했으며 소련은 제3세계로의 확장을 본격화했다. 소련의 핵공갈 심리전은 적중했고, 미국은 그 후 30년 동안 실상은 형편없던 소련을 양극체제의 대등한 파트너로 대우했다. 북한도 핵재난을 흔들며 군사적으로 위협할 것이며, 정치·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고자 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흔들리지 않으면 북한의 핵카드는 무력하다. 우리 군대가 북한의 핵공격을 제압하기 위한 강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고 한미동맹이 튼튼하면 핵전쟁을 시작하지 못한다. 우리 군대가 압도적인 역량으로 억제력을 건설하고 있는 것은 정당하다. 우리의 국력은 북한의 60배다. 핵균형의 핵심은 한미동맹과 주한미군이며 이는 한미일 협력으로 실효성이 보장된다. 그런데 최근 한미일 군사협력을 사리에 맞지 않게 왜곡하고 비난하는 일이 있었다. 이는 한미동맹을 흔들고 우리의 안보를 위험하게 만드는 일이다. 북한은 꾸준히 핵위협을 통해 우리를 심리적으로 위축시키려 할 것이다. 이에 맞서는 우리 국민의 단결과 의지의 강인함이 있어야 한다. 핵무기가 남북한의 성공과 실패를 뒤바꿀 수 없다. 그런데 우리가 북핵에 겁먹고 흔들리면 우리는 계속 협박당하고 양보에 내몰리게 된다. 지금 우리 국민이 북한의 핵위협에 흔들리지 않고 의연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다만 북한의 핵위협에 대한 정치권의 대처는 실망스럽다. 최근 북한의 잇단 도발에 대한 여야 합의의 규탄결의안 하나 없다. 국가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갈지에 대한 진지한 토론은 보이지 않고 엉뚱한 문제로 정쟁하기 바쁘다. 사사건건 분열과 투쟁을 선동하고 증오와 앙심을 퍼뜨린다. 이러한 행위는 나라를 스스로 토벌해 우리의 생명과 자유를 위험에 빠트리는 일이다. 우리는 북한 비핵화 의지에 있어서도 강인함을 유지해야 한다. 북한이 비핵화를 거부하는 것은 주민의 민생을 해치고 남북합의와 안보리 결의, 국제조약을 위반한 불법행위다. 그런데 지금 미국 일부에서 핵군축으로 전환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핵군축은 북한에 핵보유 정당화의 길을 열어 주는 것이며 비핵화를 압박할 지렛대를 잃게 한다. 지금 상황에서 전술핵 배치, 자체 핵무장 주장도 결과적으로 마찬가지다. 우리는 북한이 핵보유의 정치·군사적 효용이 없음을 알고 비핵화로 나오도록 치열하게 노력해야 한다. 북한이 비핵화돼야 북한 주민들의 민생이 해결되고 남북한 간 평화와 협력이 가능하다. 비핵화를 계속 추구해야 통일의 문 또한 열릴 것이다.
  • “전술핵 반입하기보다 한반도 근접 운용해야”[황성기의 오쿨루스]

    “전술핵 반입하기보다 한반도 근접 운용해야”[황성기의 오쿨루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한일의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문제와 관련, “느린 듯 보이지만 양국 협상이 궤도를 잡고 잘 나아가고 있다”면서 피해자가 원하는 사죄와 배상에서 우리의 노력에 호응해 일본이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일례로 아베 신조 2차 정권 때 내려진 피고 기업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일본 정부가 풀고 “기업들이 알아서 하라”고 맡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이 7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소형화·경량화된 저위력의 전술핵을 과시하고 핵보유를 인정받으려 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미 컬럼비아대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국제정치학자로 윤석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외교안보 분과에서 활동했다. 인터뷰는 1일 그의 연구실에서 이뤄졌다.-9월 초 북한이 핵사용 법제화를 발표한 뒤로 도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위협과 협박을 통해 자기들의 주장에 따라오라는 위압에 의한 순응을 유도하고 있다. 북한이 우위에 서서 대화를 하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그런 식의 대화에는 응하지 않을 것이다. 한국은 국가와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한미동맹과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확장억제 조치들을 충분히 견제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주고 싶어 다양한 도발을 하고 있다.” -7차 핵실험을 한다면 그 의미는. “비핵화 의지가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해 주는 핵실험이 될 것이다. 4년 전 비핵화 초기 조치로 핵실험장 갱도를 파괴했는데 지금 보면 갱도 수리, 복구, 증개축도 가능하다. 북한의 기만전술이었는데 그때 우리는 북한에 비핵화 의지가 있는 걸로 착각했다. 핵실험의 내용은 6차 실험보다 훨씬 더 위력이 높은 핵폭탄을 내보이거나 아니면 실제로 쓸 수 있는 소형화·경량화된 저위력의 전술핵도 보여 줄 수 있는데 후자의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북한의 핵위협이 커지면서 전술핵 재배치, 핵공유, 핵무장 등의 소리가 나온다. 어떤 선택을 해야 하나. “미국이 말하는 ‘테이블에 올려진 모든 옵션’이 맞다. 심정적으로는 핵무장하는 게 우리 국민의 좌절감을 보상하기엔 좋을 것이다. 하지만 국제기구의 사찰, 미국의 용인 없는 독자 핵개발은 부담이 크다. 굳이 한다면 핵 잠재력을 키워 가는 방법이 있다. 일본도 하는 핵 농축과 재처리 능력을 보유하는 것이다. 전술핵 투발 수단은 다양하기 때문에 전술핵을 한국에 갖다 놓지 않더라도 미국의 의지만 있으면 전폭기나 핵잠수함에서도 쏠 수 있다. 비핵화 선언을 무시하면서 핵배치를 하는 것보다는 미국의 확장억제에 대한 신뢰, 신빙성을 업그레이드하는 게 옳다. 한반도에 핵 갖다 놓고 버튼을 공유하기보다는 가능하면 우리에게 근접하게, 순환주기를 짧게, 유연하게 운용하는 것이 훨씬 낫다.” -한일 관계로 가 보자. 강제동원 문제는 연내 타결 가능성이 있나. “일보 전진하고 있다. 지난 정권에서는 정치적으로 반일감정을 활용해 방치했다. 윤석열 정부는 방치하면 최악의 결과를 낳으니까 해결 방안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피해자들과 얘기하고, 민관협의회에서 안도 내고, 대법원에 의견서도 내고, 일본과도 다양한 채널로 협상하고 있다. 뒤로 가지 않고 앞으로 가고 있다. 하지만 빨리 해결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의 속도보단 상당히 늦을 것이다. 한일 국내 정치의 풍향을 보면서 움직여야 하기 때문이다. 역풍을 맞으면서 추진하다가는 뒤로 밀릴 수 있다. 정치적 기류를 감안해서 말한다면, 그 한도 내에서 최대 속도를 올리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굳이 연내 해결이란 시간을 설정할 필요가 없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길어질 수는 없다. 가능하면 내년 상반기 정도까지는 출구가 보여야 한다.” -사죄와 배상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나. “일본도 한국 정부의 의지를 환영하고 안도하지만 그것만으론 안 된다. 대법원 판결에 의해 배상책임을 진 두 기업, 신일철주금과 미쓰비시중공업은 어떤 형태로든 성의를 보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판결을 이행하지 않는 형태가 된다. 자발적 기부를 하는 방식도 있다. 일본 측이 의지를 보이지 않고 한국이 전부 책임지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현실적이지도 않다. 일본 정부가 기업의 판결 이행에 참여하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풀고 “알아서들 하라”고 문을 열어 줘야 한다. 한국이 지금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는데, 일본은 뒷짐 지고 일 끝날 때까지 보고만 있겠다면 적절한 태도는 아니다. 역사 문제에서도 일본은 겸허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무릎 꿇고 사과하라는 게 아니다. 아베 시대에 부정됐던 사과와 반성, 이걸 원점으로 돌려서 역대 정부가 발표했던 담화의 취지와 정신을 계승한다는 정도까지는 해 줘야 한다.” -한일 정치지도자의 낮은 지지율이 걸림돌이 될 가능성은. “한일 관계에서 외교 비중이 20~30%이고 국내 정치 요인은 70~80%이다. 옛날에는 한국에서 반일 감정이 높아 한일 관계가 국내 정치에 좌지우지됐다. 지금은 일본에서도 혐한·반한 감정이 높아서 양국 관계에서 차지하는 국내 정치 비중이 한일이 비슷해졌다. 즉 양국 모두 지지를 확보하지 않으면 지도자들이 결단하기 쉽지 않다. 정치적 안정이 필요하다.” -얼마 전 미국에 다녀와 현지 분위기를 봤을 텐데,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실시한 배경과 미국의 변화는 어땠나. “IRA는 한국에서 과대하게 우려한다. 2~3년 사이에 피해가 발생한다. 현대자동차의 전기자동차(EV)가 미국에서 테슬라 다음으로 10% 정도 시장을 갖고 있기 때문이지만 적응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현대차가 조지아에 착공한 공장이 완공되면 해소될 수 있는 문제다. 본질은 미국의 경제안보 영역이 변하고 있다는 점이다. 중국과의 경쟁 이슈는 민주당, 공화당이 다르지 않다. 기술이나 전략품목, 핵심 광물질 등에 있어서 중국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안 된다고 미국은 판단한다. 경제안보 변화의 방향과 속도를 파악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이익을 얻고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 실시간으로 대응해야 한다.” -시진핑 집권 3기를 맞았다. 대중 외교의 갈 길은. “중국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대외적으로 굉장히 공세적인 외교를 유지하면서 사회주의 강국이라는 전략목표를 일관되게 추진할 것이다. 시진핑을 중심으로 한 핵심 권력층과의 소통 채널을 잘 확보하고 소통을 늘려 가는 게 중요하다. 주의할 것은 중국에 너무 가까이 가면 한국의 전략노선이 오해를 살 수 있다는 점이다. 멀어지면 우리가 피해를 볼 수 있는 게 너무 많아 적정한 거리감을 두는 게 중요하다. 박근혜, 문재인 정권은 너무 가까이 갔다. 그래서 한국은 우리 편이 아니고 중국 편에 선 것 같다는 미국의 오해를 샀다. 원칙에 기반한 대응을 통해 우리의 주권 문제, 핵심이익에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에 대해서도 할 소리는 해야 한다.” -우리 외교의 방향은. “문재인 정부는 미국에 할 소리 다 하고, 동맹을 약화시켰고, 반일 기조를 했고, 친북·친중 외교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아무것도 거둔 게 없다. 어느 편에도 서지 못했다. 누구도 한국의 이익을 보장해 주지 않는, 외톨이 외교였다. 국제 문제와 한국은 떼려야 뗄 수 없다. 우리는 미국처럼 여유가 있는 나라가 아니다. 미국은 자원도 있고 토지도 넓고 인구도 많다. 주변에 적이 없는 나라다. 유럽은 개별 국가도 나쁘지 않지만 똘똘 뭉쳐 있다. 아세안을 보더라도 어려울 땐 작은 나라들이 힘을 합쳐 같이 이익을 지키는데, 동북아는 각개전투를 하고 있다 한국은 사실상 섬나라다. 반도국이라지만 북한에 막혀서 대륙과 연결을 못 하고 있다. 그런 국제지정학적 조건에서 살고 있기 때문에 바깥세상이 돌아가는 걸 잘 보지 않으면 언제 뒤통수를 맞을지 모르는 나라다. 앞으로는 한국의 국력에 맞게 글로벌한 영역을 염두에 두고 확장적 외교를 해야 한다. 그것은 미국과의 관계를 튼튼하게 하는 데서 출발한다. 일본과의 관계는 비정상적 대결구도는 좋지 않기 때문에 개선을 해야 한다. 그래야 북한과 중국을 대하기도 편해진다.”
  • “北핵실험 규탄” 유엔총회서 압도적 가결… 중·러도 찬성표 들었다

    “北핵실험 규탄” 유엔총회서 압도적 가결… 중·러도 찬성표 들었다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는 ‘포괄적 핵실험 금지 촉구’ 결의안과 ‘북한 핵·대량살상무기(WMD) 폐기 촉구’ 결의안이 유엔총회 제1위원회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7차 북한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북핵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호한 목소리가 북한의 정세 판단에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1일 미국의 소리(VOA) 및 외교부에 따르면 군비 축소를 다루는 유엔총회 제1위원회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포괄적 핵실험 금지를 핵심으로 하는 규탄결의안 52호를 179개국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중국과 러시아도 찬성했고 북한만 반대표를 행사했다. 결의안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추가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는 것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지난달 31일 북한 핵·대량살상무기 폐기를 촉구하는 결의안 61호가 찬성 139표·반대 6표·기권 31표로 채택됐다. 결의안은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현존 핵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를 달성한다는 의지와 회원국이 관련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반대한 국가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 시리아 등이다. 중국이 ‘핵실험 반대’와 ‘핵무기 폐기’에서 각각 엇갈리는 표를 던진 것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시 국제사회에서 가중될 책임론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가 각 결의안에 포함된 북핵 문안에 대해 모두 찬성한 것은 북핵 개발을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는 국제사회의 분명한 메시지에 우리 정부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또 올해 유럽연합(EU) 주도로 유엔총회 3위원회에 제출된 북한인권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고 이날 외교부가 밝혔다. 우리 정부가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임 대변인은 “정부는 북한 인권이 보편적 인권문제로서 원칙에 기반한 일관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유엔 등 국제사회 논의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남북 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불참했다. 한편 미 국무부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핵군축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미 조야의 일부 주장을 거듭 일축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결국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가능성’에 대해 “그건 우리 정책이 아니다. 미국의 정책이 될 것으로 절대 보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이며 향후에도 변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일각에서 북한 비핵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관점에서 핵군축 협상에 대한 주장도 있지만 이는 한국과 일본, 대만 등의 핵보유 가능성을 높이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무너뜨린다는 점 등에서 대다수가 반대하는 분위기다.
  • 북한 핵실험 규탄 결의안, 유엔총회 군축위 채택, 中도 찬성

    북한 핵실험 규탄 결의안, 유엔총회 군축위 채택, 中도 찬성

    북한 핵실험을 규탄하는 ‘포괄적 핵실험 금지 촉구’ 결의안과 ‘북한 핵·대량살상무기(WMD) 폐기 촉구’ 결의안이 유엔총회 제1위원회에서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됐다. 7차 북한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북핵 도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단호한 목소리가 북한의 정세 판단에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1일 미국의소리(VOA) 및 외교부에 따르면 군비축소를 다루는 유엔총회 제1위원회는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포괄적 핵실험 금지를 핵심으로 하는 규탄결의안 52호를 179개국의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중국과 러시아도 찬성했고 북한만 반대표를 행사했다. 결의안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추가 핵실험을 실시하지 않는 것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따른 의무를 완전히 준수할 것을 촉구한다”고 명시했다. 이어 지난달 31일 북한 핵·대량살상무기 폐기를 촉구하는 결의안 61호가 찬성 139표·반대 6표·기권 31표로 채택됐다. 결의안은 “북한의 모든 핵무기와 현존 핵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폐기를 달성한다는 의지와 회원국이 관련 결의를 완전히 이행할 의무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반대힌 국가는 북한과 중국, 러시아, 시리아 등이다.중국이 ‘핵실험 반대’와 ‘핵무기 폐기’에서 각각 엇갈리는 표를 던진 것은 북한의 7차 핵실험 시 국제사회에서 가중될 책임론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 정부가 각 결의안에 포함된 북핵 문안에 대해 모둔 찬성한 것은 북핵 개발을 결코 용인하지 않겠다는 국제사회의 분명한 메시지에 우리 정부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은 또 올해 유럽연합(EU) 주도로 유엔총회 3위원회에 제출된 북한인권 결의안에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고 이날 외교부가 밝혔다. 우리 정부가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한 것은 2018년 이후 4년 만이다. 임 대변인은 “정부는 북한 인권이 보편적 인권문제로서 원칙에 기반한 일관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며,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한 유엔 등 국제사회 논의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북한인권결의안 공동제안국으로 참여했다가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해 불참했다. 북한은 그동안 외무성 대변인 담화 등을 통해 ‘북한인권결의안은 엄중한 주권 침해행위’라며 전면 배격하고 있다. 한편 미 국무부는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고 핵군축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미 조야의 일부 주장을 거듭 일축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브리핑에서 ‘결국 미국이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할 가능성’에 대해 “그건 우리 정책이 아니다. 미국의 정책이 될 것으로 절대 보지 않는다”면서 “미국의 대북 정책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이며 향후에도 변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미국 내 일각에서 북한 비핵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관점에서 핵군축 협상에 대한 주장도 있지만 이는 한국과 일본, 대만 등의 핵보유 가능성을 높이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무너뜨린다는 점 등에서 대다수가 반대하는 분위기다.
  • [시론] 실제적 위협의 핵무기, 확장억지 중심 대응책 마련해야/김태형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시론] 실제적 위협의 핵무기, 확장억지 중심 대응책 마련해야/김태형 숭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2월에 시작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여전히 종결되지 않은 채 에너지ㆍ식량 위기를 악화시키며 국제경제에 큰 부담을 지우고 있다. 코로나19와 기후변화도 큰 피해를 발생시킨 가운데 미중 간의 전방위적 경쟁도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이렇게 강대국 간의 대결이 격화하는데 신흥안보 위협이 중첩되며 미국 주도 자유주의적 국제질서의 안정성에 커다란 균열이 생겼다고 보는 평가가 많다. 여기에 최근 러시아의 핵 사용 가능성도 증대되며 위기가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러시아군이 퇴각을 거듭하자 푸틴은 9월 러시아 영토가 위협받을 경우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며 미국에 재차 경고했다.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위협은 최근까지는 허풍으로 여겨졌으나 현재 궁지에 몰린 푸틴이 핵무기 사용을 고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돈바스 지역 4개 주가 강압적으로 러시아에 합병되면서 이 지역에 나토군의 무기를 지원받은 우크라이나군이 입성하거나 부분탈환할 경우 푸틴이 러시아 영토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으로 해석해 핵무기로 대응할 가능성이 증대되고 있는 것이다. 핵위기는 동유럽에서만 고조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중국이 최근 핵무기 현대화 노력을 가속화하면서 현재 350개의 핵탄두가 2030년까지는 1000개까지 급증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이미 상당히 공세적인 핵전략으로 위기 발생 시 핵사용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는 남아시아에서는 지난 3월 인도의 브라모스 순항미사일 한 발이 오작동으로 발사돼 파키스탄 영내 120㎞ 이상 들어가 추락한 사건이 발생했다. 양국 간의 핫라인도 작동하지 않았고 인도 정부가 사건 발생 이틀 후에야 이를 공표하면서 광범위한 비판을 야기했는데, 특히 양국 간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북한 또한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각종 미사일 시험발사를 감행하며 동북아 지역을 불안정하게 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9월 8일 ‘핵무력 정책에 대하여’라는 법령을 채택해 북한이 의도하는 핵무기의 목적과 역할, 사용 조건, 지휘통제 권한 등에 대해 공개했는데 특히 핵사용 조건을 명시하면서 유사시 핵무기 선제 사용이 가능함을 밝혔다. 공격적인 내용을 다수 포함한 핵무력법령과 함께 전술핵무기라고 발표된 무기체계의 시험발사도 지속하고 있어 북한의 핵능력과 핵무기 사용 의도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며 한미 당국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미국은 지난 27일 새로운 국방전략과 함께 핵태세리뷰를 공개하며 중국, 러시아 등 핵강국의 핵위협에 단호히 맞선다는 것과 함께 북한에 대해서는 핵무기 사용은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또한 핵무기 현대화 노력도 지속하며 각종 핵위협에 맞춤형으로 확실하게 대응하겠다고 공표했다. 향후 핵무기보유국 간 핵개발 경쟁이 격화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핵무기에 대한 전략적 사고도 ‘상호확증파괴’(mutually assured destruction) 개념에 기반한 억지를 위한 최후의 수단에서 제한적 사용 위협이나 실제 사용이 가능한 무기체계로 점차 전환되고 있다. 현재 핵 강대국 간 핵군비통제 레짐의 실효성이 의심받고 있어 안 그래도 불안정한 국제질서에 핵위협이라는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대결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핵보유국 간 핵사용 위험성을 줄일 수 있는 신뢰 구축 조치와 현실적인 핵군비통제 노력이 절실한 이유다. 우리의 경우 증대하는 북핵 위협에 맞서 확고한 확장억지 제공 의지를 재차 공언한 미국과 함께 시행 중인 확장억지 전략협의체를 통해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확장억지 방안을 모색하고, 재래식 전력을 미국의 핵전력과 효율적으로 통합해 핵억지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
  • 與 북핵특위 “3축 체계 강화 外 핵공유·핵무장도 검토해야”

    與 북핵특위 “3축 체계 강화 外 핵공유·핵무장도 검토해야”

    국민의힘 북핵위기대응특별위원회는 31일 우리나라가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만성불감증에 빠졌다며 다양한 대책을 논의했다. 의원들과 전문가들은 한미동맹 강화를 통한 확장억제와 한국형 3축 체계의 응징 역량 강화 등 기존 전략을 보완하는 방안 외에도 정부가 현재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힌 한미 핵공유와 핵무장 등의 해법을 제시해 향후 정책 반영이 주목된다. 한기호 북핵위기대응특위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北 핵공격 가시화, 두고만 볼 수 없습니다’ 세미나에서 북한의 잦은 도발 상황을 언급하며 “(우리 사회가) 만성불감증에 빠졌다”라며 “(북한이 추가로) 핵실험을 해도 7번째니까 그러려니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 위원장은 “미국은 국가 이익이 없으면 돕지 않을 것인데, 이제 우리 스스로 살기 위한 조치를 안 하면 누구도 돕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통일연구원장을 지낸 김태우 건양대 교수는 북핵 억제를 위해 기존 한국형 3축 체계 보완을 강조했다. 3축 체계는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과 날아오는 미사일을 요격하는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북한 핵도발 시 지휘부를 괴멸시키는 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된다. 김 교수는 “북한 미사일이 발사되기 전 징후를 판단해 선제타격 하려면 경제·기술적 한계가 있고, 북한 극초음속 미사일 등의 개발로 KAMD의 효과도 제한적”이라며 “북핵 억제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부분은 특수부대, 재래식 군사력도 사용할 수 있는 응징 보복”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3축 체계는 비용 대비 효과에서 유리한 KMPR에 더 큰 비중을 둬야 한다”며 “제주도를 전략도서로 삼아 3축 역량을 구축하는 군사기지를 설치해 본토가 북한에 의해 초토화되더라도 여전히 확실한 응징보복을 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휘락 한선재단 북핵대응연구회장은 북한의 핵전략을 미국의 확장억제와 핵우산을 역으로 억제하는 최소억제전략으로 진단하고 한미동맹을 절대적으로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 박 회장은 “지금까지 북한이 한국을 공격하지 못했던 이유는 미국의 적극적 개입 가능성인데, 북한은 수소폭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개발해 미군이 쉽게 개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수단을 확보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지금 대부분의 미군은 평택 지역으로 이동한 상태라 북한이 미군을 공격하지 않은 채 서울을 공격할 수 있게 됐다”고 기습공격 가능성을 평가했다. 박 회장은 “한미동맹이 견고해야 북한이 미국 확장억제의 신뢰성을 높게 평가해 핵무기에 의한 도발을 자제할 것”이라며 “북한 핵위협이 더욱 심각해질 경우 확장억제 실행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유럽의 사례처럼 미국 핵무기의 한반도 배치도 적극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미 핵우산의 타당성을 재평가하고 다양한 핵무장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중국이 대만을 침공한다는 얘기가 나오는 시점에서 우리나라 안전을 지키는 데에는 과거 우리가 했던 루틴보다 획기적이고 강한 실천이 있어야 한다”라며 “그 중 하나는 대칭무기 보유사용권”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요즘 자체적 핵무장을 말하면 ‘뚱딴지같은 소리를 한다’고 말씀하는 분이 있는데 그분들에게 ‘언제 해봤나’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핵무장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청와대 안보전략비서관을 지낸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한미 양국의 확장 억지 강화 노력은 비핵화 외교와 충돌하는 모순이 발생한다”며 “양국이 북핵 위협에 대응해 전략자산을 전개하고 대응태세를 강화할수록 결과적으로 북한의 핵보유 논리와 명분을 정당화해주게 된다”고 지적했다. 전 전 원장은 “핵 시대의 한미 간 핵공유는 서유럽에 배치된 미군 핵전력을 당사국과 양자 간 협정을 맺어 공동으로 관리 훈련하고 사용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식 핵공유”라며 “유사시 미군 전술핵이 들어올 경우에 대비해 이를 안전하게 보관한 저장소를 만들고, 우리 공군도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도록 전투기 시스템 교체 작업을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는 “정부가 실제로 핵 옵션을 채택하기로 하면 그 이후 행보는 전략적 모호성과 보안을 유지하며 매우 조용하고 차분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美 국무부 ‘대북 군축 협상론’ 일축… “한반도 비핵화가 원칙”

    美 국무부 ‘대북 군축 협상론’ 일축… “한반도 비핵화가 원칙”

    美 차관 “군축 언제나 선택지 될수 있다”대북 ‘군축 가능성’ vs 발언 곡해 지적  핵군축 지칭 안 했고 대북 대화에 방점 미국 워싱턴DC 외교가에서 대북 군축협상 가능성을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가운데, 미국 국무부가 여전히 대북정책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일축했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지난 28일(현지시간) 언론브리핑에서 보니 젠킨스 국무부 군비통제·국제안보차관이 전날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콘퍼런스에서 대북 군축협상 가능성을 언급한데 대해 “매우 명확하게 미국의 (대북) 정책에 변화는 없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대북 정책 목표로 강조했고 “조건 없이 북한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는 기존 입장도 재확인했다. 전날 젠킨스 차관은 “(북미) 양국이 대화할 의지가 있다면 군축은 언제든지 선택지가 될 수 있다”며 “만약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전화기를 들고 ‘군축에 대해 얘기하고 싶다’고 한다면 우리는 ‘안 된다’고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발언은 북한의 비핵화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동시에 핵무기를 감축하는 군축 협상을 해야 한다는 일부 미 전문가들의 견해와 일치한다. 하지만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젠킨스 차관의 발언이 곡해됐다는 지적이 많다. 젠킨스 차관은 재래식 무기 등의 군축을 중심으로 북한과의 대화 필요성을 언급한 것이지, 핵군축에 방점을 찍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당시 젠킨스 차관은 “단지 군축 뿐 아니라 위협 감소, 전통적인 군축 조약으로 이어지는 모든 것, 군축의 모든 다른 요소들에 대해 그들(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특히 대북 핵군축은 한국, 일본, 대만 등의 핵보유 가능성을 높이고,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무너뜨릴 수 있으며, 북한 사람들의 가난과 인권 등을 무시한 ‘무조건 핵개발’에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이날 38노스는 영변 핵시설 상업위성 사진을 분석해 5MW급 원자로가 1년 넘게 가동 중이며, 원자로 등 핵심 시설 주변에서 보조시설 확장 공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이날 전했다. 분석가 중 한 명인 올리 하이노넨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은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 이런 움직임이 “핵무기 소형화를 목표로 한 것일 수 있다”고 했다. 다만, 38노스는 원자로에서 핵연료봉을 빼내거나 플루토늄을 추출하기 위해 연료봉을 방사화학실험실(RCL)로 옮긴 징후는 없다고 전했다.
  • [美국방전략]“핵 쏘면 北 종말”… ‘통합억제’로 中·러 2개 전구 대응

    [美국방전략]“핵 쏘면 北 종말”… ‘통합억제’로 中·러 2개 전구 대응

    [미국 행정부 3종 국방전략 공개]중러, 가장 큰 위협…北, 기타 상존 위협인태 지역 美·韓·日·濠 4자 대응체 언급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가장 중요한 전략적 경쟁자’인 중국과 ‘가장 급격한 위협’인 러시아를 겨냥해 국방 전략을 발표했다. 북한에 대해선 핵 공격 시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은 특히 기존의 핵억제 전략에서 군사·경제·외교력 및 강력한 동맹 등을 추가해 포괄적으로 결합하는 ‘통합 억제’(integrated deterrence)를 전면에 내세웠다.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 및 핵공유 전략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인 것도 이런 식의 전략 변경 때문으로 읽힌다. 미 국방부는 27일(현지시간) 국방전략서(NDS), 핵태세검토보고서(NPR), 미사일방어검토보고서(MDR) 등을 일괄 공개했다. 이들은 지난 12일 백악관이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의 하위 전략들이다. ●“미국, 핵 지닌 2개 경쟁자와 처음 동시에 마주해” 우선 국방부는 NDS에서 중국과 러시아를 가장 큰 위협으로 지목했고 북한과 이란, 국제 테러단체 등을 기타 상존하는 위협으로 묶었다.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NDS의 핵심은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하고 유지하는 것”이라며 “중국과 달리 러시아는 당면한 위협이다. 또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확장을 포함한 다른 심각한 위협들도 명백히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중국의 대만 침공 가능성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해 거론하며 “미국이 핵을 보유한 2개의 강력한 경쟁자와 처음으로 마주한 상황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2개의 전구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기존의 핵억제 전략을 ‘통합 억제’로 변경했다. 그간의 핵 억지력에 군사력, 경제·외교력, 강력한 동맹과의 협력 등을 종합적으로 동원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우주 무기, 전술 핵무기, 인공 지능 등 최첨단 기술에 대한 투자도 강조했다. ●“김정은, 핵 사용하고 살아남을 시나리오 없다” 또 국방부는 NPR에서 “북한이 중국과 러시아에 비견되지는 않지만 미국과 동맹에 억지 측면에서 난제를 제공한다”며 “김(정은)정권이 핵무기를 사용하고 살아남을 수는 있는 시나리오는 없다. 북한이 미국이나 동맹국, 파트너에게 핵 공격을 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으며 정권의 종말로 귀결될 것”이라고 명시했다. 북한이 핵 기술이나 핵 물질, 전문가를 다른 국가 및 기관에 이전할 경우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도 했다. 또 북한을 포함한 중러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 한국, 일본, 호주를 포함하는, 인도·태평양 안보를 위한 4자 협의체 구성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보고서는 “중요한 목표는 한미일 3자 혹은 호주까지 포함한 4자의 정보 공유 및 대화 기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적시했다.북한 문제와 관련해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이날 외신 기자회견에서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과 전제조건 없이 마주하기를 원한다는 것이 전제 조건”이라고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뒤 “김정은이 핵실험을 할 것 같다고 몇 달째 예측했으며, 여전히 그러하다고 본다”고 우려했다. ●미국 통합억제 전략,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와 거리 멀어 이날 미국이 여러 국방전략에서 보인 확장억제 강화 및 통합억제 등의 기조는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나 핵공유와는 거리가 멀다. 실제 미 국방부는 NPR에서 “미국은 역내 핵 분쟁을 억지하기 위해 전략폭격기와 핵무기 등의 전진배치를 포함해 핵전력을 융통성있게 전개할 것”이라며 “미국은 동맹국 및 파트너와 함께 미국의 결심과 약속을 보여주기 위해 미국의 전략 자산을 전개할 기회를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중국과 북한 등의 무력 위협으로 악화되는 인도태평양지역의 안보 상황을 감안해 한국, 일본, 대만 등에서 불거지는 핵보유 주장에 대해 ‘확장억제 강화’로 답한 셈이다.
  • “中, 대립 원치 않아… 한중관계 새 고비”

    “中, 대립 원치 않아… 한중관계 새 고비”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26일 한중 관계와 한반도 정세에 대해 중국은 대립적으로 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싱 대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중수교 30주년인) 올해 양국 관계가 새 고비를 맞았으며, 중미 관계가 중한 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북한의 도발과 관련해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묵인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싱 대사는 “한반도는 중국과 연결돼 있다. (북한의 핵보유에) 반대한다”며 “중국은 대화와 협상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유일하고 올바른 길임을 강조해 왔다. 중국의 입장 변화는 없다”고 했다.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묵인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시지 않냐”고 반문하며 “3자회담과 4자회담, 6자회담 모두 중국이 주도해 성사됐다. 북미 대화도 중국이 조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도 여러 측과 접촉해서 강대강으로 가지 않도록 선대선 원칙을 얘기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협력해야 하는데 미국은 그러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대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 대화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중국식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싱 대사는 미국에 “자신들의 가치를 위해 다른 나라를 압박하고 있다”고 공개 비난했다. 미국이 공급망 재편 등을 통해 ‘동맹국 줄 세우기’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3불(不)’에 대해 “사드가 (경북) 성주에 있지만 미국이 갖고 있어 중국을 위협할 수 있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일본보다 가깝고 균형이 깨지기 때문에 (사드를) 반대한다”고 했다. 싱 대사는 “한국 일부 언론이 중국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 보도를 한 점이 양국 국민감정의 불화를 초래한 주요 원인이 아닌가 한다”고도 주장했다. 동북공정 등 중국의 역사·문화 왜곡이 한중 관계 악화의 원인인 측면이 큰 데도 한국 언론 보도를 문제 삼은 것이다.
  • 싱하이밍 중국 대사 “북 도발, 묵인하지 않아”

    싱하이밍 중국 대사 “북 도발, 묵인하지 않아”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26일 한중 관계과 한반도 정세에 대해 중국은 대립적으로 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싱 대사는 이날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한중수교 30주년인) 올해 양국 관계가 새 고비를 맞았으며, 중미 관계가 중한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북한 도발 관련해 ‘중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묵인하는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싱 대사는 “한반도는 중국과 연결돼 있다. (북한의 핵보유에) 반대한다”며 “중국은 대화와 협상이 한반도 문제 해결의 유일하고 올바른 길임을 강조해왔다. 중국의 입장 변화는 없다”고 했다. 중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도 “묵인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그는 이어 “중국이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아시지 않냐”고 반문하며 “3자회담과 4자회담, 6자회담 모두 중국이 주도해 성사됐다. 북미 대화도 중간에서 중국이 조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도 여러 측과 접촉해서 강대강으로 가지 말고 선대선 원칙을 얘기하고 있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중국하고 협력해야 하는데 미국은 그러지 않는다. 우리는 우리대로 한반도 평화를 위해서, 대화를 통해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중국식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싱 대사는 “미국이 자신들의 가치를 위해 다른 나라를 압박하고 있다”고도 공개 비난했다. 미국이 공급망 재편 등을 통해 ‘동맹국 줄 세우기‘에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3불(不)’에 대해 “사드가 (경북) 성주에 있지만 미국이 갖고 있어 중국을 위협할 수 있다. 한국은 (지리적으로) 일본보다 가깝고 균형이 깨지기 때문에 반대한다”고 했다. 중국에서 여전히 한국 영화 개봉, 온라임 게임 허가가 힘든 ‘한한령’ 분위기가 있다는데 대해서도 “한한령이 없다는 게 사실”이라고 잘라 말했다. 싱 대사는 “한국 일부 언론이 중국에 대해 지나치게 부정적 보도를 한 점이 양국 국민감정 불화를 초래한 주요 원인 아닌가 한다”고도 주장했다. 동북공정 등 중국의 역사·문화 왜곡이 한중관계 악화의 원인인 측면이 큰 데도 한국 언론 보도를 문제삼은 것이다.
  • [사설] 서해 국지전 노린 北 도발, 다음은 핵실험인가

    [사설] 서해 국지전 노린 北 도발, 다음은 핵실험인가

    북한이 어제 새벽을 틈타 서해에서 의도적이고 중차대한 도발을 했다. 북한 상선 ‘무포호’가 새벽 3시 42분쯤 서해 북방한계선(NLL) 남쪽 3.3㎞ 지점까지 침범하고는 우리 군의 두 차례 경고통신조차 무시하다 경고사격을 받고서야 NLL 밖으로 나갔다. 일련의 정황들은 이 북한 배의 침범이 결코 의도하지 않은 월선이나 조난이 아니라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NLL 침범에 대한 우리 군의 대응 태세를 떠보고 국지적 충돌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고조시키기 위해 치밀하게 기획한 도발인 것이다. 군은 두 차례에 걸쳐 북한 상선에 대해 M60 기관총 총 20발을 NLL 이남 해상으로 경고사격했다. 하지만 북한은 적반하장 격으로 남한 군함이 그들이 주장하는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상해 사격을 가해 왔다고 발표했다. 북한이 말하는 군사분계선은 그들이 일방적으로 서해 수역에 그어 놓은 것으로 국제적으로 용인되지 않은 선이다. 북한은 이어 황해남도 장산곶 일대에서 서해 NLL 북방 해상완충구역으로 10발의 방사포탄을 쐈다. 전형적인 북한의 치고 빠지기식 도발인 것이다. 어제의 도발은 지난달 발표한 북한의 ‘핵무력 법제화’ 이후 계속되고 있는 일련의 중강도 도발의 연장선에 있다. 북한은 탄도미사일 발사, 군용기 군사분계선(MDL) 위협 비행, 서해와 동해 해상완충구역을 겨눈 포사격 등을 이어 왔다. 하루 걸러 중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쏴대며 유엔 제재를 조롱하고 2018년 남북이 체결한 9·19 군사분야 합의마저 휴지장처럼 구겨 버린 행위다. 북한의 목적은 명확하다. 7차 핵실험과 핵보유국 인정이 목표이며, 그제 중국 당대회가 끝남으로써 김정은이 핵 버튼을 언제 눌러도 이상하지 않은 국면을 조성하려는 것이다. 또한 도발 상황을 서해 5도와 인접 수역에서 벌여 2010년 연평도 포격전 시즌2를 만들고 북한이 집요하게 시도해 온 NLL 무력화 효과도 얻겠다는 뜻일 터다. 북한의 핵무력 증강은 동북아의 핵 도미노를 부를 뿐이다. 북한의 비핵화가 불투명할수록 한국은 물론 일본과 대만에서까지 핵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다. 비대칭적 핵전력으로 열세를 극복하려는 북한에겐 최악의 시나리오다. 또한 핵 이외의 어떤 대남 국지적 도발 또한 과거처럼 용납될 수 없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중국의 시진핑 3기 정권이 대북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되는 시기가 왔다.
  • [씨줄날줄] 핵우산 회의론/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핵우산 회의론/임창용 논설위원

    미국의 보수성향 싱크탱크인 카토연구소의 더그 밴도 수석연구원이 지난 18일 안보전문지 내셔널인터레스트에 ‘핵우산으로 한국을 안심시키는 정책을 중단하라’고 썼다.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보복할 능력을 갖춘 상황에서 미국인들이 과거와 다르게 반응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를 들었다. 서울을 방어하다 호놀룰루와 시카고를 (북한 핵 공격으로) 잃을 수 있는데 미국인들이 그런 부담을 감수하겠느냐는 것이다. 핵우산은 핵보유국이 핵이 없는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을 때 핵 전력을 제공해 보호한다는 개념이다. 대신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해 자체적으로 핵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우리의 경우 일찌감치 NPT에 가입하고 동맹인 미국의 핵우산에 안보를 의존해 왔다. 지금도 여전히 양국 정부는 전략자산의 신속 전개를 기반으로 하는 핵우산 강화를 강조하고 있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 대사는 18일 관훈클럽 토론에서 “미국의 확장억제 의지는 그 누구도 의심해선 안 된다”면서 “확장억제는 미국이 가진 핵 전력을 포함해 모든 부문을 동원해 보호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북한의 핵 포기 가능성이 희박해지면서 핵우산에 대해 회의적인 전문가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제니퍼 린드, 대릴 프레스 다트머스대 교수는 지난해 “동맹의 약화된 기반을 고려하면 한국의 핵무장이 최고 방향이 될지 모른다”고 했다. 존 미어샤이머 시카고대 교수, 아서 웰든 펜실베이니아대 교수 등도 비슷한 발언을 한 바 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최근 “북한은 비핵 국가인 남한에 대해 전술핵 공격 연습까지 하는데 남한은 언제까지 핵 자강 옵션을 포기해야 하는가”라는 분석보고서를 냈다. 정 센터장은 다음달 관련 전문가들과 함께 ‘핵 자강 전략포럼’을 발족할 계획이다. 그러나 이 같은 핵우산 회의론 내지 독자적 핵무장론에 대해 지구촌의 핵전력 강화를 촉발하는 등 부작용이 더 크다는 반론도 적지 않다. 한국의 독자 핵 개발의 경우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에 직면해 한국 경제가 치명타를 입게 된다는 현실론도 제기된다. 관건은 미국 우선주의의 향배다. 강도가 커질수록 핵우산 전략 수정 요구 또한 거세질 일이다.
  • 尹 “경청 중”이라는 ‘대북 확장 억제’ 방안 어떤 게 있나

    尹 “경청 중”이라는 ‘대북 확장 억제’ 방안 어떤 게 있나

    북한이 연일 군사도발을 이어 가며 7차 핵실험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대북 확장억제 획기적 강화’ 방안에 관심이 모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3일 “국내와 미국 조야에 확장억제와 관련된 다양한 의견들이 나오기 때문에 경청하고 있다”고 한 바 있다. 외교안보 전문가들은 확장억제 강화 방안에 대해 전략자산 배치 규모와 빈도를 늘리거나 사실상 전략핵 재배치 효과를 누리는 한국식 핵공유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기해 왔다. 그동안 한미는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전략폭격기를 전진기지인 괌에 배치하거나, 핵추진 항공모함을 전개하는 방식 등으로 확장억제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나 상당수 전문가들은 19일 기존 확장억제의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한다. 북한의 핵 능력이 고도화되면서 유사시 충분한 방어 수단이 될 수 있느냐는 의문이다. 확장억제 강화 방식으로 미국의 핵탄두를 탑재한 전략폭격기 또는 핵추진 항공모함의 전개 빈도를 늘리거나 상시 배치하는 방식이 제기된다. 또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등 의사결정 과정을 제도적으로 발전시켜 전략자산이 신속하게 전개될 수 있도록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앞서 한미는 지난 9월 3차 EDSCG를 열고 내년 초 실무급 회의를 열기로 한 바 있다. 또 전술핵탄두를 한국에 배치하지 않더라도 적시에 핵탄두를 탑재한 전략자산이 전개될 수 있는 방안도 논의된다. 한국이 보유한 F35A를 개조해 평소에는 모의 핵탄두를 장착해 훈련하고 유사시 괌에 배치된 전술핵탄두를 운반하자는 아이디어다. 국방연구원이 8월 말 미 워싱턴 연구기관 자문을 받은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전문가는 확장억제 강화 단계 중 하나로 한국과 일본 등 동맹국 전투기에 핵전력 탑재 기술을 제공하고 운반훈련을 실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핵확산금지조약(NPT)에 위배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나토식 핵공유 방안을 차용해 한반도 주변 해상에서 한미가 미국의 핵수단이 탑재된 핵잠수함을 공동으로 운영하는 방안, 미국의 핵탄두를 탑재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한국의 핵잠수함에 싣는 방안 등도 거론된다. 그러나 한국은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현실적 한계가 있다. 확장억제 차원에서 핵무기 의존도를 낮춰 온 미국이 동의할지 여부도 명확하지 않다. 미 조야에서는 기존 확장억제 강화 노력을 유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아시아 버전 핵공유안에 대해서는 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주한미군 전술핵 재배치 가능성 검토 필요성도 제기된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핵보유국이 비보유국 핵무기 양여를 금지하는 NPT를 고려하면 90년대 철수된 주한미군 전술핵을 다시 재배치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경우 실질적 핵공유가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조비연 한국국방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한미 간 핵공유 등 다양한 논의 및 공감대 형성만으로도 확장억제 강화를 견인할 수 있으며, 실현 시 실효적 대북 확장억제 수단을 갖출 수 있다”고 주장했다.
  • [특파원 칼럼] 전술핵·핵공유 만병통치약 아니다/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특파원 칼럼] 전술핵·핵공유 만병통치약 아니다/이경주 워싱턴 특파원

    2018년 6월 가까이서 취재했던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공동선언문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가 목표라고 명시됐다. 북한의 비핵화가 눈앞에 있는 듯했다. 북한이 단계적으로 비핵화를 진행하면 한미는 그에 상응하는 경제적 보상을 주는 식이 예상됐다. 하지만 외교가에선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며 섣부른 기대를 경계했다. 북미 관계가 정점을 찍은 그때 한 외교관은 “남·북·미·중·러·일 6개의 행성이 일렬로 서야 가능한 일이다. 비핵화는 여전히 멀다”고 했다. 그로부터 1년 반 뒤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취재하기 위해 베트남 하노이에 있었다. 종전선언 합의를 기대하던 국내 분위기와 달리 협상 전날 정부 인사에게서 “낫싱 오어 에브리싱”(Nothing or Everything)이라는 말을 수차례 들었다. 결렬 아니면 완전합의일 뿐 중간은 없다는 의미다. 타협의 줄다리기인 외교의 영역에선 듣기 힘든 언어였다. 미국의 기준이 너무 높다는 얘기도 들렸다. 99번 손을 맞잡아도 단 한번 틀어지면 끝인 게 협상이다. 그렇게 북핵 역사 70년 만에 기적이 일어날 뻔했던 순간이 사라졌다. 지난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들어선 후 북한은 북미 대화의 전제 조건으로 ‘미국의 적대시 정책 폐지’, 즉 한미 연합훈련과 미 전략자산 투입의 영구 중단을 요구했다. 한미가 받지 못할 카드를 들이밀며 대화를 거부한 셈이다. 그러더니 지난 5월부터 ‘핵무력 정책의 법제화’를 신호탄으로 도발을 시작했다. 원하면 어떤 곳이든 타격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려는 듯 각종 미사일을 쏴 댔다. 핵보유국 인정을 받기 위한 계산된 도발일 것이다. 이 때문에 한국도 북한에 맞대응할 핵억지력을 갖춰야 하고, 실제 미국의 전술핵 재배치나 핵공유를 하자는 주장이 비등하다. 하지만 미국은 어느 나라에도 핵 버튼을 같이 누를 권한을 준 적이 없다. 그러니 전술핵 재배치론이나 핵공유론은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 마시는 격이다. 미국 정관계 인사들은 사석에서조차 한국의 전술핵 재배치나 핵공유론에 동의하지 않았다. 한국이 핵무기를 보유하면 일본도, 대만도 가만 있지 않는다. 핵이 늘어나면 중국과 러시아가 꿈틀대고 동북아 긴장은 최고조로 치닫는다. 동북아의 위기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경제적 이익과 배치된다. 국내에선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한 진보정권과 강대강으로 대치한 보수정권 중 어느 시기에 북한이 더 핵무력을 고도화했냐는 낡은 논쟁을 벌이지만 남한은 애초부터 변수가 아닐 수 있다. 북한에게 핵무력은 생명줄이다. 중국과 러시아도 믿을 수 없다. 평화 무드 때도 대결 기조 때도 겉으로는 웃고 화내며 그들은 꾸준히 핵무력을 발전시켰다. 결국은 핵보유국 인정이 목표일 것이다. 윤석열 정부는 한국에서 핵무장론이 비등해진 배경에 이런 북핵 고도화와 함께 한미동맹을 보는 시선의 변화가 있음을 알아야 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방위비 증액 압박이나 조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산 전기차 차별을 보며 미국이 위기 때 한국을 최우선으로 도울까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실현 불가능한, 실현 가능하더라도 얼마나 걸리지 모르는 핵공유가 아니라 당장 우리 군의 압도적 대응 태세를 점검하는 것이 먼저다. 동시에 대화의 창을 열어 두는 유연한 자세가 필요하다. 한미동맹에만 기대는 것은 우리의 자강 의지를 의심케 할 뿐 국민을 안심시킬 수 없다.
  • 블링컨 “북핵發 핵확산 안된다” … 한국 핵보유 반대하는 듯

    블링컨 “북핵發 핵확산 안된다” … 한국 핵보유 반대하는 듯

    블링컨 국무장관, 스탠포드대 대담서북핵발 핵확산 막는 “규범 강화” 주장“역대 정부 관여, 북핵 상황 개선 없어”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북한의 잇딴 미사일 도발을 한미일 안보 밀착에 대한 반발이자 세간의 관심을 끌려는 행동으로 분석하면서, 앞으로 북핵으로 인해 많은 국가들이 핵무장을 선택하는 상황을 막아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북한의 무력 도발 및 핵무력 고도화 우려에 따라 한국, 일본 등에서 커지는 핵자강론에 대한 부정적 입장으로 읽힌다.●“비핵국들이 핵보유가 더 낫다는 결론 짓는 세상 안돼” 블링컨 장관은 17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 스탠퍼드대에서 열린 콘돌리자 라이스 전 국무장관과의 대담에서 북한의 핵보유를 용인할 수 있냐는 취지의 질문에 “결국 핵무기 확산을 방지하고 비확산 체제를 진전시키는 데 가장 중요한 것은 여러 비핵국이 핵무기 보유가 더 낫다는 결론에 이르는 세상이 안 되게 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이를 위해 규범을 강화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우리는 그것(핵확산)으로 세상이 훨씬 험난해질 것임을 안다”고도 했다. 이어 블링컨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역대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관여했으나 상황이 명백하게 개선되지 않았다”, “방어와 억제, 다양한 유엔 차원의 조치에도 여전히 진행되는 문제”라며 난제로 평가했다. 북한의 도발 이유는 “북한 지도자의 관점에서 보면 무시당하기(to be ingnored) 싫다는 것”이라며 “세상이 다른 곳에 집중할 때 ‘우리는 아직 여기 있다. 우리는 여전히 문제이니 당신은 우리 문제에도 대응해야 한다’고 상기시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김정은, 한미일 군사훈련으로 한일 밀착에 도발” 블링컨 장관은 또 다른 이유로 한미일이 한반도 인근에서 벌이는 각종 군사훈련들을 언급한 뒤 “이는 한일 양국을 더 가깝게 만드는 것을 포함해 많은 이점이 있다”며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은 이것을 봤고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것(도발)은 이에 대한 반응”이라고 평가했다. 이와 별도로 블링컨 장관은 현재 국제정세에 대해 “우리는 변곡점에 있다”며 “탈냉전 시대는 끝났고 다음 단계를 형성하려 치열한 경쟁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을 겨냥해 “미국이 세계질서를 구조화하는데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는다면 중국이 우리의 가치와 이익을 반영하지 않는 방식으로 이 역할을 하거나 아니면 어떤 국가도 안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내 투자를 안보전략으로 강조하며 중국을 압박하는 기조에 대해서는 “규칙을 이해하고 규칙대로 행동하는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과 제휴를 늘리는 것”이라며 “우리는 (미중 가운데 한쪽을) 선택하라는 게 아니라 선택지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중국 이전보다 빠른 시간표로 대만 통일 추구” 블링컨 장관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서는 “최근 중국의 태도가 바뀌었다. 중국은 이전보다 빠른 시간표를 갖고 통일을 추구하고 있다”며 “만일 평화적 수단이 작동하지 않으면 강압적 수단이 동원될 수 있고 이 역시 안된다면 이를 달성하기 위한 강제적 수단을 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미중관계는) 가장 결정적이고 도전적이며 복잡하지만 동시에 (기후변화, 공중보건, 마약 문제 등) 협력적인 측면도 있다”고 했다. 이외 라이스 전 장관이 러시아를 ‘강대국과의 전쟁에서 쇠퇴하는 국가’로 평가하자 “쇠퇴하는 강대국이라는 평가는 적절하다. 그러나 러시아는 세계를 교란하고 피해를 주기로 하면 그럴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국가”라고 말했다.●일본, 핵·미사일 개발 북한 5개 단체에 독자제재  한편, 일본 정부는 18일 각의(국무회의)를 열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5개 단체를 외환법에 따라 자산동결 대상으로 추가 지정하기로 의결했다. 제재 단체는 로케트공업부, 합장강무역회사, 로은산무역회사, 운천무역회사, 승리산무역회사 등 5곳으로 특히 로케트공업부는 북한의 군수산업을 총괄하는 군수공업부 산하 기관이다. 일본 정부의 대북 독자 제재는 지난 4월 1일 이후 6개월 만으로 최근 한국과 미국의 독자 제재에 동참하는 의미로 이뤄졌다. 일본 정부는 당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에 관여한 단체 4곳과 개인 9명의 자산을 동결한 바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미일과 한미일이 긴밀히 협력하고 국제 사회와 공조하면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 “전술핵 논란, 한미 불신 문제…동맹 강화 등 정치로 풀어야”

    “전술핵 논란, 한미 불신 문제…동맹 강화 등 정치로 풀어야”

    “한국 내 미국 전술핵 재배치 및 핵공유 논란은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 초래된 한미동맹 약화에 따른 불신 현상입니다. 양국이 핵능력 강화가 아닌 정치로 풀어야 합니다.” 북한의 잇단 도발로 한국 내 핵보유 주장이 커지는 가운데 토비 돌턴(47) 미 카네기국제평화재단 핵정책프로그램 국장 겸 선임연구원은 지난 15일 서울신문과의 줌 인터뷰에서 “미국도 문제가 생기면 무기부터 늘리지만 많은 경우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킨다. 지금은 한미동맹의 강화가 중요한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국 내 전술핵 재배치나 핵공유가 한국의 안보 능력을 향상시키지 못할 것이라며 “(남북 간) 갈등이 심화되면 핵무기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아지는데, 거기에 진짜 위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한국이 전술핵 재배치를 공식적으로 요구할 경우에 대해서는 “1년 전쯤 미 국무부 고위 인사가 ‘미국의 정책에 위배된다’고 거절한 바 있다”면서도 “북한의 위협과 중국의 상황이 분명히 바뀌고 있고 미국이 지금도 같은 생각인지는 불확실하다”고 환경 변화를 언급했다. 돌턴 국장은 전술핵 재배치에 수반될 기술적·정치적·법적 문제도 따져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기술적으로 미국이 1991년까지 한국에 배치했던 핵무기는 더이상 사용할 수 없고, 정치적 측면에서 주민 반대 없이 한국 내 어느 지역에 핵무기 배치가 가능할지 모르겠다”며 “법적으로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이라고 제약 요인들을 짚었다. 미국이 유럽에 핵무기를 배치한 것을 감안할 때 (한국 재배치에 따른) 법적 문제는 대안을 찾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최근 제기된 ‘한국식 핵공유’ 모델에 대해서는 “단어는 들어 봤지만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다”며 “핵무기 사용 여부를 결정하는 미국의 의사결정에 참여하려는 것이라면 의사결정 공유이지 핵능력의 공유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방식과 같이 유사시 한국 항공기가 미국 괌의 핵무기를 장착해 이동하는 방식에 대해 “나토와 상황이 다르다. 너무 멀고 북한의 방공망을 뚫고 항공기가 한국을 안전하게 떠났다 돌아올 수 있을지 현실적 가능성을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도나 파키스탄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 역시 암묵적으로 인정할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는 “그렇게 생각한다. ‘북한의 비핵화’ 목표는 (이제) 환상이 됐다고 생각한다”며 “강한 핵능력을 구축했고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김정은의 말을 그대로 인정하고 핵전쟁 위험을 줄이는 정책을 추구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이 잇따른 도발에 나서는 목적에 대해선 “전 세계에 핵무기 보유국임을 과시하고 인정받으려는 것”이라며 “어디든 핵무기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국제사회에 보여 주려 한다”고 짚었다. 미 본토를 공격할 능력이 있냐는 질문에는 “2017년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북한은 개발할 수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던 것들을 모두 만들었다. 북한이 핵탄두를 미국에 도달시킬 능력이 있다는 것을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7차 핵실험 가능성은 매우 높다”며 “이 경우에도 현재 (미중·미러가 대립하는) 지정학적 환경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성명이나 대북제재 강화와 같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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