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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94년 해제 北제재 부활 검토”

    |워싱턴 이도운·도쿄 이춘규특파원 서울 김수정기자|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의 제재 유예 요청에도 불구하고, 조만간 북한의 대외관계를 1994년 제네바 핵합의 이전 수준으로 돌릴 수 있는 ‘포괄적인 대북 제재’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해 추진하는 ‘포괄적인 대북 접근’방안이 국제사회의 제재 드라이브에 부딪쳐 추진력을 유지할 수 있을까 우려된다. 일본과 호주 정부도 9·19 공동성명 발표 1주년인 19일 대북 경제제재 조치를 전격 발표했다.●“10년 전 냉전 시기로 회귀” 미 국무부 관리는 18일 워싱턴의 한국 특파원들과 만나 지난 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와 2000년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에 따라 해제했던 대북 인적교류 및 교역, 투자 제한을 부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적성국교역금지법에 근거, 제재를 해오다 94년 취한 조치는 ▲미국인의 북한여행 자유화 ▲미국인의 신용카드 사용 허용 ▲미 언론기관의 사무소 개설 허용 ▲미국 직통전화 개설 ▲북한산 마그네사이트 수입 허용 ▲북한인의 미국 은행 시스템 이용허가 등이다. 현재 북한 내에서는 미국의 통신사 AT&T가 미북 직통전화선을 개설해 서비스를 하고 있고,APTN 등 미 방송사의 평양 사무소도 개설됐으며, 재미교포를 포함한 미국인들의 북한 방문 등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 정부 관리는 “이같은 조치들이 백지화될 경우 북한이 지난 10년간 공들여온 개방의 흔적들이 모두 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의 고위 소식통은 “우리는 이같은 제재조치 복원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관련이 없고 이로 인해 6자회담 재개를 불가능하게 할 수 있다고 판단, 추가 제재를 하면 큰 일이 난다는 입장을 미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 관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미국은 지난 7월 통과된 유엔안보리의 북한 미사일 발사 결의를 이행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으며,1994년 북·미 제네바합의 이전 상태로 되돌아가는 방안이 여러 옵션 중 하나”라며, 사실상 한국 정부 입장과 상관없이 제재를 추진할 것임을 밝혔다.●대북 ‘돈줄죄기’ 나선 일본 일본 정부는 19일 오전 각료회의를 열고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따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1695결의에 근거, 대북 금융제재를 의결했다. 제재는 핵, 미사일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는 단체와 개인을 상대로 일본내 금융계좌에서의 예금인출이나 해외송금을 금지함으로써 사실상 자산을 동결하는 방식이다. 아베 신조 관방장관은 “북한 관련 15개 단체와 개인 1명이 제재대상”이라고 밝혔다. 일본 언론은 일본 정부가 이미 미국의 협조를 얻어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면서 미국이 자산을 동결한 북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 단천상업은행 등이 대상에 포함됐다고 전했다.●호주,“대북 메시지가 제재 목적” 호주 정부는 19일 북한의 핵무기 개발과 관련된 다수의 기업과 개인을 상대로 금융제재에 나섰다고 발표했다.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은 “WMD 확산에 강력히 반대하는 우리의 대외정책 기조에 부합한다.”면서 성명을 통해 대북 제재 조치를 밝혔다.dawn@seoul.co.kr
  • IAEA 22일 ‘북핵 결의안’

    북한 핵개발과 인권문제에 대한 우려를 담은 국제사회의 보고서 및 결의안이 잇따라 채택된다. 북한의 핵개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를 담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결의안이 오는 22일 채택된다고 외신들이 18일 전했다. 외신들은 IAEA 총회 한국대표단 등의 말을 인용,18일 개막된 이번 총회에서 북한에 IAEA의 핵안전조치 이행을 요구하고 북한에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복귀할 것을 촉구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결의안이 채택될 것이라고 전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IAEA 사무총장은 이날 “북한 핵 문제를 협상을 통해 해결하는 방안을 조속히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엘바라데이 총장은 이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50차 IAEA 총회 개막식 연설에서 “지난 2002년 12월 북한의 요구로 IAEA가 북한의 핵 활동에 대한 감시를 중단한 이래 북한 핵개발의 성격에 대한 어떠한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에 따라 “IAEA는 북한 및 관련 당사국들과 협력해 북한 핵 활동의 평화적인 성격을 보장하는 해결책을 찾고, 북한의 안보 이익 등에 응답할 수 있는 방안을 찾을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IAEA는 국제사회가 원자력 발전에 필요한 핵 연료를 공급하는 것을 보장하고 이를 통해 개발도상국들이 핵무기 개발로 전용될 수 있는 핵연료 개발 노력을 포기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엘바라데이 총장도 “IAEA의 목표는 핵 비확산 영역에서 당면 문제점을 극복하고 원자력 산업의 평화적인 발전을 촉진하는 방안을 찾기 위한 논의의 장을 마련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18일 제네바 유엔 유럽본부에서 열린 유엔인권이사회 제2차 회의에서도 북한 문제가 비중있게 논의된다. 오는 26일 비팃 문타폰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유엔인권이사회 제2차 회의에서 북한의 인권상황에 관해 특별보고를 할 예정이다. 유엔인권이사회는 오는 10월6일까지 계속될 회의에서 강제적 실종, 초법적 처형, 인종차별, 이민, 분쟁지역의 어린이, 자의적 구금 등에 관한 청문회를 진행한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열린세상] 신뢰감 보여주지 못한 한미정상회담/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전 주중대사

    온국민적 관심을 끌었던 한·미정상회담이 끝났다. 한·미관계의 청사진과 현안 해결의 새로운 방안이 나올 것을 기대했지만 그렇지 못했다. 양국관계가 중대한 전환점에 처해 있기 때문에 그런 기대를 갖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현안문제를 봉합하는 차원의 회담이 되고 말았다. 그나마 파열음을 내지 않고 양국관계가 지속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점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라 할 수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로 논의되었던 사항은 전시작전권과 북핵문제였다. 전작권 문제는 미국의 안보공약을 확인한 것이 최대의 수확이었다면 수확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안보공약의 강도에 대해서는 불확실한 부분이 없지 않다. 회담에서도 부시 대통령은 “한·미관계는 강력한 관계”라는 애매한 표현을 사용했다. 미국의 방위공약이 확고하다는 표현은 노 대통령의 말이었다. 부시는 오히려 이라크와 아프간에 대한 한국 정부의 지원에 감사했고, 한·미자유무역협정(FTA)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미국의 안보공약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확인된 것을 의심하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의 양국간의 불안한 관계를 고려하면 그 공약이 얼마나 확고한 것인지는 두고 볼 일이다. 중요한 것은 미국의 세계전략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으며 그런 맥락 속에서 한국에 대한 미국의 안보정책을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회담에서 한반도 주변 정세의 큰 그림에 대한 논의가 없었다는 점이 아쉽다. 북핵문제는 평화적·외교적 해법의 중요성을 확인하면서도 구체적 방안에 대해서는 실무차원에서 더 논의하기로 했다. 공동의 포괄적 접근을 모색한다고 했지만 그 내용은 미완의 숙제로 남아 있다. 노대통령으로서는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이번 정상회담을 위해 엄청난 준비를 했을텐데도 새로운 방안을 제시하면서 그 구체적 내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다는 점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북핵 문제의 해법으로서 포괄적 방안을 구상했다면 한·미 양국은 물론 6자 회담의 당사국들과도 사전에 교감과 협의가 있었어야 할 것이다. 앞으로 논의하겠다는 얘기는 듣기에 따라서는 무책임하게 보일 수도 있다. 핵심은 북핵문제에 대해 한·미 정상간에 기본 시각이나 해법에 있어 메우기 힘든 간격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북한은 위조지폐를 만들고 핵과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국제사회와 지역의 안정과 평화를 위협하는 불량국가이며 필요하면 제재를 해야 한다는 게 부시의 입장이다. 이에 비해 노 대통령은 북한이 그러는 것에는 미국의 책임도 없지 않다는 인식을 갖고 있고 해법 역시 북한에 대한 이해와 포용에서 출발하고 있다. 이런 시각과 해법의 차이에 대해 양국 정상들이 가슴을 열고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오해를 풀고 의견 접근이 있어야 실무 차원에서의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음은 두말 할 여지가 없다. 이번 회담은 이런 논의가 빠진 채로 그동안 불거졌던 양국의 현안에 대한 불협화음을 봉합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번 회담이 양국 정상간의 실추된 신뢰를 회복하는 데 크게 기여하지는 못했다는 점이다. 양국 정상은 이번으로 여섯 차례나 만났지만 만남의 분위기는 매우 실무적이었다. 정중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가까운 동맹국 정상이 만날 때의 따뜻한 감정이 묻어나거나 신뢰감이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게 누구의 책임이었는지를 따질 필요는 없다. 다만 과거에도 노 대통령이 미국 방문에서 돌아오면 다시 불필요한 발언을 해서 양국간에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특히 최근 주변국들의 움직임이 심상하지 않다. 독도를 둘러싼 일본의 행동은 말할 것도 없다. 중국도 동북공정에 이어 이어도에 대해 영유권의 시비를 걸려는 태도이다. 지금은 동맹을 만들고 동맹을 더욱 굳게 다져야 할 때이다. 불필요한 행동으로 고립을 자초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정종욱 서울대 국제대학원 초빙교수·전 주중대사
  • ‘한국인 유엔총장’ 가능성 커져

    ‘최초 한국인 유엔 사무총장’의 꿈이 영글어가고 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지난번에 이어 14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사무총장 2차 예비투표에서 또 1위를 차지했다. 지난 7월보다 지지표를 한 표 더 확보,2위와 4표 차로 간격을 벌리면서 확실한 선두주자로 부각됐다. 유엔 안보리에서 열린 반 장관의 2차 투표 결과는 한·미정상회담이 열리기 직전 발표됐고,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은 이 따끈따끈한 뉴스를 갖고 환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당국자들은 미국의 입장이 갖는 결정적인 부정·긍정의 의미 때문에 ‘덕담’이 오갔다는 정도만 밝힐 뿐이고, 구체적 논의 내용에는 입을 다문다. 우리 정부는 “선두주자의 입지는 확실해졌지만 아직 레이스가 남았기 때문에 차분하게 임하겠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이지만 표정관리 차원의 언급임이 역력하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오전 비공식 브리핑에서 “이번 2차 투표를 통해 한국 후보에 대한 국제사회의 광범위한 신뢰가 재확인되었다.”고 평가하면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 투표 결과 반 장관에게 기권했던 2표가 찬성으로 돌아섰다. 반대표 1표의 경우 상임이사국과 이사국의 투표용지가 동일해 확인하기 힘들다.1차 때 반대표를 던진 나라는 상임이사국이 아닌, 유럽국가인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4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마련된 북핵문제 해결의 단초가 잘 풀릴 경우, 갈등 해결사로서의 능력이 평가돼 입지는 좀 더 확고해질 수도 있지만 반대의 상황도 초래될 수 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韓美의 미래 제시” vs “외교수사로 미봉”

    여야는 15일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에 엇갈린 평가를 내놓았다. 열린우리당은 “전시 작통권 환수 등 불필요한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유익한 회담”이라고 환영한 반면, 야당은 “국민의 공감대를 외면한, 알맹이 없는 회담”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한·미 동맹의 미래를 제시한 성의있는 회담이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양국 정상이 한·미 동맹에 어떤 변화도 없다고 선언함으로써 수구세력의 안보선동은 헛된 말장난이었음이 확인됐다.”면서 “전작권 문제로 국론을 분열시키는 행위는 즉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전날 김대중 전 대통령이 미 행정부 내 네오콘의 북핵문제 악용을 비판한 것에 대해 “북핵문제를 입지 강화의 소재로 삼는 미국과 일부 강경파를 경계해야 한다는 말씀에 설득력이 있다.”고 공감했다. 문희상 상임고문은 “양국 정상이 서로의 국가이익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나눴다. 국력을 소진시키는 전작권 논란은 종지부를 찍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이번 회담을 “국민 공감대를 무시한 독선적 코드외교, 외교폭탄”으로 규정하고 강력한 투쟁에 나서겠다고 주장했다. 강재섭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 핵과 미사일로 촉발된 한반도 위기 상황의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폄하하면서 “국내 정치를 겨냥한 노무현 대통령의 과시용 회담에 불과했다.”고 규정했다. 그나마 전작권 환수 시기를 못박지 않고,10월부터 논의키로 한 것은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김형오 원내대표는 “오는 19일 국회 본회의에서 긴급 현안질문을 통해 전작권 단독행사의 준비상황을 추궁하고, 국방위 차원의 청문회를 열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총체적 대미외교의 실패를 한눈에 보여줬다.”고 꼬집었다. 군소 야당들도 비판 일색이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산적한 현안에 뚜렷한 해결책 없이 외교적 수사로 미봉했다.”고 유감을 표했다. 민주노동당 박용진 대변인은 “북·미간 최대 갈등 사안인 대북금융제재를 노 대통령이 사실상 용인한 것은 문제”라면서 “한·미 FTA협상을 가속화하겠다는 양국 정상의 합의는 국내외적인 반발과 비판을 야기할 것”이라고 다른 야당과는 다른 관점에서 비판했다. 국민중심당 이규진 대변인은 “차라리 실무자회담으로 돌렸다면 이보다 성과가 좋았을 것”이라고 비꼬았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한·미·일 북핵 협의체 부활

    |워싱턴 박홍기특파원·서울 김수정기자|정부는 한·미 정상이 합의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과 관련, 내주 뉴욕에서 한·미 6자회담 수석대표 회담을 갖는 등 6자회담 참가국들과의 구체적 실행방안 마련에 나선다.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지난 14일 정상회담에서 이 방안에 합의했다. 정부는 한·미 협의에 이어 지난 2년여 동안 가동되지 않았던 한·미·일 3자 협의체도 부활, 대북 에너지 지원 문제 및 북핵 6자회담 재개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정부는 한·미·일간 공조방안이 구체화되면 특사 형식으로 중국측 고위 인사를 평양에 보낸다는 방안을 중국·미국 정부와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정부는 6자회담 재개 방안 마련을 위한 절차 논의 차원에서 북·미 양측의 별도 양자 회동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주석 청와대 통일외교안보정책 수석은 “일정 정도 진전이 이뤄져 포괄적 접근 방안이 마련되면 북한과도 필요한 접촉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한·미 두 정상은 14일(현지시간)오전 11시부터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50분 동안의 정상회담에 이어 1시간 동안 오찬을 함께하면서 ▲한·미동맹 ▲북핵 및 6자회담 재개 ▲전시 작전통제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및 비자면제 ▲동북아 지역·국제 정세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hkpark@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美의 일방적 北금융제재 ‘경계’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오후 영빈관인 블레어 하우스에서 헨리 폴슨 미 재무장관의 예방을 받았다. 폴슨 장관은 미국의 경제를 관장하는 최고 관리이기도 하지만 대북 경제제재 권한도 갖고 있다. 특히 폴슨 장관은 지난 7월 취임 이후 북한에 대한 추가 경제제재를 강력하게 추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노 대통령과 폴슨 장관의 만남에서 대북 제재와 관련해 어떤 얘기가 오간 것인지에 관심이 집중됐다. 두 사람 간의 대화 범위는 대부분 사전에 조율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폴슨 장관이 노 대통령 예방을 요청하자 우리측에서는 외교 경로를 통해 그 이유를 탐색한 것으로 전해졌다. 폴슨 장관은 골드만 삭스의 최고경영자를 지내면서 한국의 실물경제와 국제 무역협상에 관심을 가져왔다면서 그와 관련한 대화를 원한다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회동이 끝난 뒤 노 대통령과 폴슨 장관의 면담 내용을 브리핑한 윤대희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은 양국의 경제협력 문제를 주로 논의했다고 말했다. 윤 수석은 그러나 폴슨 장관이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계좌 동결 등 대북 조치에 대해 설명했으며, 노 대통령이 “미국의 법 집행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노력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블레어 하우스에 도착한 폴슨 장관은 노 대통령에게 한국의 경제적 성취와 한·미 경제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살가운’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노 대통령은 별다른 언급이 없다가 “(기자들이) 나가야 무슨 말을 하든지 하지….”라고 말했다고 한다. 곧바로 풀 기자들이 회담 장소를 떠났고 그 자리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드러날 것 같다.dawn@seoul.co.kr
  • [중계석] 흥사단 통일포럼 “美서 北核허용 유도 의심까지 든다”/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미국이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서 북한의 핵 보유를 사실상 허용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든다.”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상임공동의장이 14일 한국일보 송현클럽에서 열린 흥사단 통일포럼에서 주제발표한 내용이다. 정 의장은 북한 핵과 관련, 한·미간 대처과정을 설명하면서 “미국의 성동격서(聲東擊西)를 경계해야 한다.”고 ‘새로운 관점’을 제시했다. 정 의장은 “북한 핵과 관련한 남북간 로드맵이라 할 수 있는 지난해 9·19공동성명이 성안될 즈음에 미국은 위폐·인권·마약문제 등 북한의 도덕성 문제를 들고 나와 문제가 얽히면서 굉장히 풀기 어렵게 됐다.”며 “미국의 진의가 어디에 있는지를 다시 한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동안 ‘북핵 불허’를 금과옥조로 삼고 핵문제를 다뤄왔는데 미국 부시 정부의 대북 압박 이후 북한은 오히려 핵활동을 재개, 미국이 북한의 핵활동을 유도한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까지 든다.”고 주장했다. 정 의장은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핵무장을 하겠다고 나서지 않도록 묶고 일본도 관리하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관리 가능한 범위에서 북한이 몇 개의 핵을 갖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면서 “‘북핵 불허’가 실현 가능한 본심이었는지 다시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은 북한이 핵을 가지면 미국이 동아시아 장악력을 높일 수 있고, 안 가져도 동아시아 장악력은 유지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고 관측한 뒤 “북핵문제에 대해 좀더 냉철하게 생각해 남북대화나 장관급회담 등을 통해 북한이 국제사회에 순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 의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빨리 중국에 가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 전격적인 복귀의사를 밝힌 뒤 미국과 양자회담을 통해 6자회담에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세현 전 통일부장관
  • [한·미 정상회담] 양국정상 현안별 입장

    |워싱턴 박홍기특파원|14일 낮(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북핵 사태를 비롯, 얽히고설킨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양국간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모아졌다. 인식의 공유를 위한 만남인 셈이다. 무엇보다 한·미 동맹 관계가 흔들림 없이 공고하다는 사실을 재확인시킴으로써 북핵과 6자회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및 미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등의 현안을 푸는 데 보다 수월하게 공동의 보조를 맞출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때문에 참여정부 들어 5차례나 열렸던 정상회담과는 다른 의미를 지닐 수밖에 없다. 모양새보다는 좀더 내실을 기하는 쪽에 비중을 뒀다는 게 청와대 측의 설명이다. ■ 작통권 노 대통령은 13일 미국 주요 기업인들과의 오찬에서 “한·미 동맹은 부분적으로 변화하고 있고, 발전하는 방향으로 변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하지만) 앞으로 기본적인 한·미 관계의 기초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담에서 노 대통령의 입장은 그대로 개진된 듯싶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경주 정상회담의 공동선언에서 한·미 관계가 포괄적·역동적·호혜적인 동맹관계로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동맹의 공고화를 갈음했다. 두 정상은 작통권 환수의 구체적인 시기에 대해서는 예상대로 언급하지 않았다. 작통권 환수가 미국의 방위공약 지속을 전제로 하고 있으며 작통권 환수 후에도 한·미 동맹관계는 더욱 건전하고 미래지향적으로 발전될 것임을 강조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의 말마따나 양국 정상은 “한·미 동맹은 아주 굳건한 상태에 있다.”면서 최근 수년간의 한·미 관계 변화는 동맹의 미래지향적 현대화를 위한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 북핵 북핵은 한·미 정상회담의 최대 관심이다. 역설적으로 해법이 보이지 않는 난제다. 지난 7월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문에 북핵 문제에 관심이 집중돼 왔던 터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이 채택됐고, 미국의 금융제재가 들어가자 북한은 ‘벼랑끝 전술’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노 대통령이 지난 7일 핀란드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 미사일이 미국까지 가기에는 초라하다.”면서 “무력 공격을 위한 것이 아닌 정치적 목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의 ‘핀란드 발언’은 13일 폴슨 재무장관에게 “미국의 법집행과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노력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것과 맥을 같이한다. 회담에서도 ‘북핵문제를 6자회담을 통해 평화적·외교적인 방식으로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간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두 정상은 북한을 향한 9·19 공동 선언의 조속한 이행 촉구와 6자회담 재개를 위한 ‘공동의 포괄적 접근 방안’을 6자회담 참가국들과 함께 만들어 가기로 의견을 함께한 점이 주목된다. 로드맵은 앞으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포괄적 접근 방안은 새로운 북핵해법인 셈이다. ■ FTA 작통권 환수만큼이나 국내에서 찬반이 갈린 민감한 사안이다. 미상공회의소와 한·미 재계회의는 13일 한·미 FTA 협상을 강력히 지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또 한·미 FTA를 성원하는 노 대통령의 리더십도 높이 평가한다고 치켜세웠다. 폴슨 재무장관도 이날 “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무역 자유화가 더욱 확대돼야 한다.”면서 “한·미 FTA가 성공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노 대통령은 “한·미 FTA 협정은 양국 모두에 이익을 가져다 줄 뿐 아니라 양국 관계를 한 차원 격상시키는 기회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한·미 FTA 협상은 거센 반대의 여론 속에서도 추진력이 배가될 전망이다. 국내에서 연말로 다가온 자이툰 부대 파병기한 연장안이 핫 이슈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은 파병에 동맹국으로서 사의를 표시해 주목된다. hkpark@seoul.co.kr
  • 한미 ‘대북 공동 포괄 접근’ 합의

    한미 ‘대북 공동 포괄 접근’ 합의

    |워싱턴 박홍기 이도운특파원|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14일 오전 11시(한국시간 14일 자정)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의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위해 ‘공동의 포괄적 접근방안’을 6자회담 참가국들과 함께 만들어 나가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미사일 실험 발사 이후 추가적인 대북제재 방안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일괄타결식 협상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으로 관측된다.‘포괄적 접근방안’은 양국 정부의 실무진 협의에 의해 구체화될 전망이다. 접근 방안에는 6자회담 교착의 핵심요인이던 마카오 BDA 북한 계좌의 조건부 해제, 북핵 등 북한의 군사적 쟁점과 대북 에너지제공 및 북·미 수교,9·19 공동성명 이행안의 동시·일괄 타결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11월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 EC) 때 경주회담 뒤 10개월 만이자 현 정부 출범 이래 여섯 번째다. 두 정상은 이날 오찬까지 겸해 2시간 동안 북핵 및 미사일,6자회담을 비롯, 한·미동맹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 대상국 포함 등의 의제를 놓고 의견을 나눴다. 두 정상은 전시 작전통제권 문제와 관련,‘한국군의 능력에 대한 양국의 신뢰를 기초로 미국의 주한미군 지속 주둔 및 유사시 증원 공약에 바탕을 두고 이루어지는 것’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작통권 환수 시기를 포함한 구체적 사항은 다음달 한·미 안보협의회(SCM)에서 논의할 방침이다. 두 정상은 북핵 문제를 6자회담을 통해 평화적·외교적인 방식으로 대화를 통해 해결해 나간다는 원칙을 재확인하는 한편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국제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 1695호를 통해 북한을 규탄하는 등 엄중하고 단합된 입장을 적시에 낸 사실을 평가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한국의 미국 비자면제 프로그램 가입에 대한 노 대통령의 요청과 관련, 미국의 법령상 요건을 충족시키기 위한 우리측의 구체적 노력을 평가한 뒤 조속히 가입시킬 의지를 재확인했다. 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폴슨 미 재무장관을 접견한 자리에서 미국의 대북 금융제재 조치와 관련,“미국의 법 집행과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재개)노력이 조화를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또 반기문 외교부장관, 송민순 청와대 안보실장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안보보좌관 등은 이날 오전 정상회담 사전조율을 위한 ‘2+2’ 협의를 가졌다. hkpark@seoul.co.kr
  • ‘생각 다른 두정상’ 순탄치 않은 회담

    ‘생각 다른 두정상’ 순탄치 않은 회담

    14일 오전 11시(한국시간 15일 0시)에 열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전에 없던 긴장감이 돌고 있다.AP 등 외신들조차 ‘전적으로 세상을 달리보는 두 정상’이 만나 순탄치 않은 회담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핵심은 북핵 문제 해결 방법 등 대북 접근법. 양국은 ‘북핵의 평화적인 해결과 6자회담 조속 재개,9·19 공동성명 이행, 대북 유엔결의안 이행’ 등 회담 발표문안 조율을 거의 끝냈다. 그러나 문제는 솔직한 화법이 특징인 두 정상이 공개되지 않은 자리에서 나누는 2시간의 대화내용이다. 각 1시간씩 진행될 공식 회담과 오찬에서 ‘속내’를 거침없이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비틀거리는 한·미 관계와 북핵문제 해결에 약이 될지, 독이 될지 짐작하기 어렵다. 정부 당국자는 13일 “대충 이렇게 넘어가자고 할 상황이 아니고, 우리 국가에 있어 아주 중차대한 문제들이어서 (대통령이)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무현 대통령의 미국방문을 수행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는 “정상회담에서는 포지티브한 대화를 하는 것이 관례”라고 전제하고,“미국의 대북 제재를 풀어달라는 요구를 하기보다 상대측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식의 대화가 오고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서 공동의 목표는 ‘북핵 문제 해결’을 뜻한다. 하지만 한·미 정상간 대북 인식 차이는 크다. 토대는 북한에 대한 신뢰 여부.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의지가 없다고 보고 있으며, 노 대통령은 북한이 생존차원에서 살아보려고 벼랑 끝 전술을 쓰는 만큼 외교적으로 움직일 여지를 주자는 입장이다. 최근 우리 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안보리 결의안 이행 문제는 반대하지 않고 협조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신 날개의 한 쪽을 함께 돌리는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노 대통령 역시 이같은 점을 역설하면서 한국·중국의 당근 중심 정책의 유효성, 특히 우리의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의 주효성을 인정받고자 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부시 대통령은 북한 체제의 붕괴나 고립, 체제 전환은 미국이 의도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이 스스로 자초하고 있는 것이라고 반박하고,6자회담에 나오면 북한은 과실을 가질 수 있다는 원칙을 강조할 공산이 크다. 북한 미사일 위기가 점증된 상황에서 6자회담 재개의 불씨를 살리기 위해 추진된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과연 6자회담 재개의 새 동력이 될지 그리고 한·미 외교사에 어떤 기록을 남길지 주목된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열린세상] 긴급 북핵 예방외교가 필요하다/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작년 9월19일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목표로 한 6자 공동성명이 채택되었다.1년 뒤 한반도는 공동성명 1주년을 축하하기는커녕, 북한의 ‘핵실험설’에 시달리고 있다. 여러 정황을 볼 때 북한이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그리 높아 보이지 않지만, 누구도 북한이 핵실험을 못할 것이라고 단언할 수도 없는 실정이다. 이런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악몽이 현실화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하여 긴급 북핵 예방외교가 가동되어야 한다. 만약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우리와 중국까지 포함한 국제사회 전체를 적으로 만들게 될 것이다. 북한은 이미 외교적 고립으로 고통당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무모한 행동은 자제할 것으로 볼 수도 있으나, 북한의 행동은 예측 불가능하다.90년대에 빈번했던 ‘벼랑끝 전술’은 차치하고, 지난 7월 초 국제사회의 거듭되는 사전경고를 무시하고 미사일 발사를 감행한 전력이 있다. 그 이후 유엔안보리가 만장일치로 대북 결의를 채택하여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평화에 대한 위협으로 규탄하고, 비확산의무를 준수할 것을 엄중히 경고했다. 보통국가라면 이 정도에서 물러서겠지만, 북한은 더욱 도전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북한을 상대로 추가 핵도발을 어떻게 저지할 것인가. 국제사회는 이에 대하여 아직 속 시원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목표에는 동의하지만, 그 방법론에 있어서는 좀처럼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 붕괴론, 방치론, 협상론, 포용론 등 다양한 북핵 해법에 대한 해묵은 논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국가간 입장차로 인하여 국제공조에 적지 않은 틈이 있고, 국내에서도 아직 강온론이 공존하여 한 가지 정책을 일관성 있게 추진하기란 쉽지 않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이러한 틈을 잘 이용하고 있다. 수많은 비확산 규범을 어겨가면서 지난 15년간 핵개발을 꾸준히 진척시켜 왔다. 이에 대한 미국과 국제사회의 대응은 일관성이 결여되었고, 효과도 없었다. 그나마 간헐적으로 협상을 통해 합의를 만들고 일시적으로 북한의 핵활동을 동결시키는 성과가 있었다. 특히 2002년 10월 2차 북핵 사태로 북·미 기본합의문이 파기된 이후 상황 악화가 가속화되었다. 미국이 북한의 비밀 농축핵활동에 대해 중유 제공과 경수로 건설 중단으로 단죄하자, 북한은 핵활동 재개로 보복하였다. 그 결과, 현재 북한의 핵무기 보유 추정치가 1∼2개에서 5∼8개로 증가했고, 영변의 5㎿ 흑연감속로는 매년 핵무기 1기분 플루토늄을 추가 생산하고 있다. 만약 50㎿ 흑연감속로마저 완공된다면, 플루토늄 생산량은 10배로 늘어나게 된다. 부시 행정부의 대북 강경책은 역설적이지만 북한의 핵무기능력을 급격히 확장시키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사실 미국은 중동지역과 대테러전에 손발이 묶여 북핵문제에 전념할 여유를 갖지 못했다. 북한의 도발에 미국은 ‘봉쇄와 방치’라는 소극적인 대응전략을 취하였고, 이것이 북한의 추가 도발을 야기하는 악순환이 반복되었던 것이다. 예외도 있었다. 부시 행정부 2기 들어 적극적으로 대북 협상을 추구하였고, 그 결과 6자 공동성명의 성과를 거두었다. 그런데 합의 직후 북한이 ‘선 경수로 제공’을 주장하고, 미국이 대북 금융제재 조치를 실시하여 합의 이행을 위한 신뢰를 훼손한 채 오늘에 이르렀다. 북핵문제가 다시 기로에 서있다. 북한의 핵실험을 저지하고, 플루토늄 추가 생산을 중단시키기 위해 긴급 예방외교가 필요하다. 현 북핵사태의 심각성을 본다면 회담의 방식을 따질 때가 아니다.6자회담의 안팎에서 가능한 모든 대화가 추구되어야 한다. 그런데 긴급 북핵현안에 대한 해결의 실마리는 역시 북·미대화에서 찾아야 한다.6자 공동성명 채택 하나에만 25개월을 소진한 6자회담에 긴급 현안의 해결을 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전봉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 [시론] 한미 정상회담에 바란다/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시론] 한미 정상회담에 바란다/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중요한 회담이다. 동맹의 신뢰에 의문을 품고 있는 국내적 시각이 있다. 북핵문제는 교착과 위기의 기로에서 길을 잃고 있다. 동맹의 신뢰를 다지고, 한반도 평화의 계기를 찾는 회담이 되기를 바란다. 동맹의 과제부터 살펴보자. 군사동맹에 대한 국내적 잡음이 있지만, 한·미 양국 사이에 군사동맹의 재조정에 대해서는 확고한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 여러 가지 현안 문제들이 남아 있지만, 그것은 정상 간의 의제라기보다는 실무차원의 과제가 될 것이다. 다만 주목되는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라는 경제동맹에 대한 것이다. 군사동맹에 대한 국내적 잡음이 있다고 해서, 동맹의 신뢰에 대한 국내적 불신이 있다고 해서, 군사동맹에서 경제동맹으로의 과도한 목표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 아직도 많은 쟁점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공통의 이해는 다지면서도,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면서 해법을 찾는 것이 ‘건강한 동맹’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더욱 중요한 과제는 북핵문제의 돌파구를 찾는 일이다. 부시 행정부의 외교정책은 미국 국내에서 시련에 직면해 있다. 이라크 전쟁에 대한 피로감이 확산되어 있고, 반전 여론이 높다.11월 중간 선거를 앞두고 있는 부시 행정부가 안보이슈를 강조하고 있지만, 국내정치적인 효과는 의문이다. 통상적으로 미국 국내정치에서 북한문제는 기독교 우파를 동원하기 위한 도덕적 외교정책의 단골메뉴였다. 북한은 선과 악의 이분법적 분류에 적합한 체제이기 때문이다.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한·미 양국의 입장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부시 행정부의 ‘북한문제’ 접근법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은 아니다. 부시 행정부는 이라크 문제를 다루는 과정에서 일방주의라고 비판받았다. 그래서 6자회담을 동맹외교와 다자주의적 접근의 반증사례로 강조해 왔다. 그러나 현재 6자회담은 길을 잃었다. 현재의 상황에서 6자회담을 거부하고 있는 북한을 얼마든지 비난할 수 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부시 행정부는 북핵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외교적 무능으로 비판받고 있다. 서울을 방문한 6자회담의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이 6자회담에 참여하기만 하면, 북한이 원하는 양자 대화를 원 없이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참으로 이상한 논리다. 북한의 버릇을 고쳐 놓겠다는 도덕적 입장은 이해하지만, 문제는 북핵 문제 해결의 의지가 아니겠는가? 양자 대화를 거부하는 이유가 단지 6자회담이라는 형식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북핵 문제는 해결되기 어렵다. 이라크 문제는 수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란 핵문제도 복잡한 양상인 현재의 상황에서 부시 행정부가 외교정책에서 성과를 찾고자 한다면, 그것은 북핵문제가 되어야 할 것이다.9·19 공동성명이라는 원칙적 합의가 있고, 평화적 해결을 바라는 한·중 양국의 강력한 동기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이 회담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는 의지를 보여준다면, 최소한 6자회담은 재개될 수 있다. 북한을 6자회담장에 데려 올 수 있는 ‘작은 명분’이라도 이번 정상회담에서 마련했으면 한다. 한·미 동맹의 재조정이 이루어지는 현재의 상황에서 동맹의 미래 비전은 한반도 평화가 되어야 한다. 현상 유지적 대북 억지의 틀에서 벗어나, 한반도의 ‘평화 만들기’를 위한 미래 지향적 회담이 되기를 바란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
  • 한미정상회담, 작통권보다 FTA에 비중

    |워싱턴(미국) 박홍기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은 워싱턴에서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12일 핀란드 헬싱키를 출발했다. 지난 3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그리스·루마니아·핀란드의 국빈방문과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참석에 이어 14일 낮(한국시간 15일 새벽)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3박4일간의 미국 실무방문을 위해서다. 한·미 정상회담은 지난해 11월 부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때 경주 정상회담 뒤 10개월 만이자 현 정부 출범 이래 여섯 번째다. 한·미간 민감한 현안에 대해 시각차가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는 가운데 노 대통령을 수행중인 송민순 안보실장은 정상회담 의제에 대해 “양국이 동맹을 통해 공동으로 지향하는 미래 비전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면서 “특히 북한 핵문제의 해결을 위해 어떻게 공동의 노력을 할 것인지 협의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순조로운 협상 진행을 위한 정상 차원의 결의나 지지, 의지도 서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환수 시기를 둘러싸고 논란을 빚는 전시 작전통제권도 논의한다. 정부 당국자는 이와 관련,“국내에서 상당한 이슈가 된 만큼 정상간에 협의가 있을 예정”이라면서 “그러나 별로 깊이 얘기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문 등을 내지는 않지만 공동회견의 형식을 빌려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지난해 6월 정상회담 때의 백악관 오벌 오피스(Oval Office)에서처럼 양국 정상이 참석한 가운데 언론 회동(press availability)을 통해 질의·응답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정부 당국자는 백악관측이 공동기자회견이 없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언론을 통해 전달되지 않으면 회담에서 무슨 얘기를 했는지 알 수 없지 않으냐.”면서 어떤 형태로든 결과를 밝힐 방침임을 역설했다.노 대통령은 정상회담에 앞서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헨리 폴슨 재무장관 등도 차례로 접견한다.hkpark@seoul.co.kr
  • 아셈 “북핵 대화해결 지지”

    |헬싱키(핀란드) 박홍기특파원|핀란드 헬싱키에서 열린 제6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는 11일 폐막식에서 북핵 문제 해법과 관련,“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는 어떠한 행동들도 자제돼야 한다.”는 내용의 의장성명서를 채택했다.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39개 회원국 정상 및 정부대표들은 성명서에서 “한반도의 비핵화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면서 대화를 통한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또 지난해 베이징 6자회담에서 채택된 ‘9·19 공동성명’의 지지를 재확인했다. 특히 북한은 전제조건 없이 즉각 6자회담에 복귀하고, 공동성명의 신속한 이행을 위한 노력을 촉구했다. 정상들은 아울러 대북 제재를 담은 유엔안보리 결의안에 대해 지지하는 데다 평화·안정·안보에 위협이 되는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실험 발사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또 동북아의 다자안보협력 증진이 동북아의 보다 확고한 평화와 공동 번영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정상들은 아셈 신규 회원국으로 불가리아·루마니아·인도·몽골·파키스탄·아세안(ASEAN) 사무국 등 6곳을 가입시켰다. 노 대통령은 폐막식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인권과 관련,“한국은 북한과의 관계에 있어 한 민족 국가라는 특수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특별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어 “구체적인 인권 문제를 이유로 어느 나라가 다른 나라에 대해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아직 확실하게 국제 사회에서 합의된 어떤 보편적 원칙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며 북한 인권에 대한 미국의 움직임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노 대통령은 지난 7일 핀란드 국빈방문과 아셈을 끝낸 뒤 14일로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을 위해 12일 헬싱키에서 미국 워싱턴으로 출발한다.hkpark@seoul.co.kr
  • “美가 융통성을” “北, 6자 복귀해야”

    |헬싱키(핀란드) 박홍기특파원·서울 김수정기자|노무현 대통령은 11일 핀란드의 제6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 폐막식까지 바쁜 일정을 보내며 일단 아셈에 전력하는 인상이다. 다만 청와대측은 내부적으로 14일 예정된 미국 워싱턴에서의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준비에 상당히 신경을 쓰는 분위기다. 노 대통령은 지난 9일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큰 틀에서 평화적 방법으로 북한을 6자회담으로 끌어내 대화로 북핵 문제를 풀어간다는 원칙을 가지고 협력해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송민순 통일외교안보정책실장도 10일 “미국에 도착(12일), 상황에 맞춰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송 실장은 노 대통령을 수행하다 지난 5∼7일 방미, 정상회담의 의제인 한·미 동맹관계,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북핵 및 미사일·6자 회담 재개,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 등을 미리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미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성명이나 공동선언, 공동언론발표문 등의 공동문건을 채택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공동 문건을 채택하지 않는 것과 관련, 한·미가 북핵문제에 이견이 크기 때문이 아니냐는 일부 해석을 강하게 부인했다. 윤 대변인은 “지난해 11월 APEC 당시 경주회담에서 이미 반영됐기 때문에 특별히 새롭게 담아낼 부분이 없어서다.”라면서 “한·미간의 갈등이나 이견이 있다는 식의 해석은 잘못된 접근”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실제 참여정부는 지금껏 5차례의 정상회담 가운데 2차례는 공동성명,1차례는 공동 언론발표문을 발표했다. 그러나 2004년 11월 칠레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와 지난해 6월 워싱턴 실무회담에서도 공동문건을 만들지 않은 전례가 있다. 청와대 측은 “공동문건이 없더라도 현안을 해결하는 데 상당한 전기를 마련했다.”면서 “회담 때마다 성명을 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은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13일 미국 워싱턴에 도착,14일 정상회담 전까지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접견, 경제계 인사와의 오찬, 의회지도자 면담, 폴슨 재무장관 접견 등의 일정을 갖는다. 그러나 외교가에서는 청와대측의 설명과 달리 대북 정책, 특히 북핵 해법을 놓고 한·미간 시각차가 상당하다는 견해도 불거지고 있다. 한 외교소식통은 ”우리 정부는 미국이 융통성을 발휘해야 하고, 북한을 궁지로 모는 게 부작용만 낳는다는 입장”이라고 전제,“반면 ‘이제까지 (미국이) 한국 입장 들어준 결과가 뭐였냐. 뛰쳐나간 북한이 6자회담에 돌아오면 된다.’는 게 미국의 요즘 기류”라고 전했다.hkpark@seoul.co.kr
  • 美 ‘마카오계좌’ 양자회동 제안

    美 ‘마카오계좌’ 양자회동 제안

    미국은 최근 뉴욕 채널을 통해 북한에 대해 6자회담과 별도로 양자회동을 갖고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은행의 북한계좌 동결조치 문제 등을 논의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11일 “미국은 6자회담 교착상태 타개를 위해 평양으로의 특사 파견은 어렵지만, 뉴욕과 같은 제3의 장소에서는 양자회동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북한측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북한측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미국은 이를 사실상 거부의사로 이해하고 있다.”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은 또 내주 본격화되는 유엔 총회에서 지난 7월 동남아지역안보포럼(ARF)에서 열린 ‘10자 회동’과 유사한 다자 외무장관 회동을 추진하면서 북한에 이 자리에 나올 것을 직접 요청했으나, 북한은 이 제의에도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유엔 총회에서 북핵문제해결을 위한 ‘다자회동’은, 현재 부정적 입장을 보이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찬성을 하더라도 북한이 빠진 상태의 회동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다자회동에 찬성 의사를 보낸 국가는 일본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천영우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오후 시내 호텔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와 회동한 뒤,“미측이 다자회동 방안을 제안했으며, 우리측은 6자회담의 틀을 훼손하지 않는다면 그런 형태의 다자회동이 가능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편 힐 차관보는 이날 이종석 통일부 장관을 예방한 자리에서 이 장관이 북한과의 양자대화 및 미 정부 특사 파견 등을 요청하자,“미국도 나름대로 융통성을 발휘하는 많은 제의, 노력을 했으나, 북한이 이를 수용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盧 “동북공정 유감”

    盧 “동북공정 유감”

    |헬싱키(핀란드) 박홍기특파원|‘아시아ㆍ유럽정상회의(ASEM·아셈)’에 참석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0일 오전(현지시간)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최근 중국의 ‘동북공정’ 논란과 관련,“학술연구기관 차원이라고 하지만 양국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핀란드 헬싱키 전시장에서 원자바오 총리의 요청으로 이날 오전 10시50분부터 50분간 열린 정상회담에서 “중국 정부가 한국 정부와 (서로 자제하기로) 합의한 바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조속히 취해 달라.”고 요청했다. 원 총리는 이에 “양국간 합의사항을 존중한다.”면서 “관련 학술기관에는 양국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이 문제를 잘 다루도록 하라고 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북공정을 둘러싼 양국간 마찰이 해결 국면으로 전환될 전기가 마련된 것 같다. 두 정상은 북한 핵문제와 관련, 한반도 안정을 저해하지 않는 방향으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풀어나가야 하며, 이를 위해 6자 회담을 조속히 재개해 ‘9·19 베이징 공동성명’을 이행해 나가는 것이 긴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또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데 있어 상호 인내심을 갖고 탄력적·포괄적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 인식을 공유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아셈 제1차 정상회의’에서 선도 연설을 통해 유럽의 신뢰구축과 통합의 경험을 동북아에 적용하는 ‘동북아 다자안보협력체제’ 구축에 관한 구상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앞서 9일 가진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공동언론발표문을 통해 북한에 대해 미사일 실험 중단선언 준수와 조속한 6자회담 복귀를 요구했다. 한편 아셈 정상회의는 북한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의 의장 성명을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마쿠스 리라 핀란드 외교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 이후 고조된 핵개발 우려에 대해 아셈이 분명한 입장을 취하는 게 중요하다.”며 “의장 성명을 통해 북한에 핵 프로그램의 포기와 6자회담 복귀를 촉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kpark@seoul.co.kr
  • “대포동 무력적 위협 안돼”

    “대포동 무력적 위협 안돼”

    |헬싱키(핀란드) 박홍기특파원|노무현 대통령은 7일 “북한의 핵실험에 관해 아무런 징후를 발견하지 못하고 아무런 단서도 갖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핀란드를 국빈방문 중인 노 대통령은 이날 밤 타르야 할로넨 핀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노 대통령은 북한의 핵문제를 묻는 핀란드 기자의 질문에 “한국으로서는 북한이 핵실험을 할 것인지, 안할 것인지에 대해 아무런 징후나, 단서를 갖고 있지 않다.”면서 “근거없이 계속 가정을 가지고 얘기하는 것은 여러 사람을 불안케 할 뿐더러 또 남북관계를 해롭게 만들 우려가 있기 때문에 답변하기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북한의 대포동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사일이 미국까지 가기에는 너무 초라한 것이고, 한국을 향해 쏘기에는 너무 큰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그 미사일이 실제 무력 공격을 위한 것이 아니라 정치적 목적에 의해 발사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실제로 많은 언론이 정치적 목적이 아닌 무력적 위협으로 봐 문제를 어렵게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너무 무력적 위협으로 그렇게 보도하는 것은 정확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hkpark@seoul.co.kr
  • [한승원 토굴살이] 바다 이야기

    [한승원 토굴살이] 바다 이야기

    지하철 노약자석에 두 사람의 노숙자가 타고 있었다.50대인 그들은 똑같이 한 자동차 회사의 허름한 하늘색 제복 윗도리를 걸치고 있었고, 한 성당에서 주는 점심을 얻어먹으러 가고 있었다. 불콰하게 취해 있었다. 체구 크고 뻐드렁니 난 쪽이 말했다. “유치한 자식들, 차라리 동원 회사 배 납치한 놈들같이 해적질을 하지!” 체구 작달막한 쪽이 빈정거렸다. “아이고 형님, 우리민족은 신라 때부터 해적들에게 시달려 오기만 했어요. 우리민족이 바다에 대해서 얼마나 무지한지 아시오? 이 반도 땅 해변 해수욕장들은, 물 길 바람 길 파도 길을 고려하지 않은 채 방파제나 부두를 설치하고, 아파트 지으려고 바닷모래 준설한 까닭으로 자갈들만 엉성해져가고 있어요. 썩은 시화호를 만들어놓고, 다시 썩은 냄새 풀풀 나는 새만금 바다를 또 만들어 놓았어요.” “김 박사, 말이 맞다. 바다가 무엇인지도 모르는 것들이, 삼면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는 이 땅을 경영하고 있다.” 그들의 말에 동의하지 않을 수 없었다. 흑산도에 유배된 정약전은 강진의 동생 정약용에게, 바다의 율동에 대하여 물은 바 있다. 실사구시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고, 중국의 고전 가운데 읽지 않은 것이 없는 그였지만, 바다에 대해서 무지한 대표적인 한국선비였다. ‘해변에 산 지 이미 오래되었는데 조수의 왕래와 성쇠는 해석이 불투명하다… 중국의 성인은 모두 서북 지방에서 났으며 해수의 변화에 이르러서는 일찍이 측량함이 없었다. 주역은 미묘한 이치를 담고 있으되 바닷물 흐름에 관해서는 조금도 설명이 없다.’ 주역의 저자는 대륙 한가운데서 살았기 때문에 하늘과 땅의 율동만을 참고하여 주역을 만들었고 바다의 율동 원리를 가미시키지 못한 것이다. 우리 선인들은 바다가 도외시된 중화사상에 젖어 ‘무이 구곡’이나 ‘도산 십이곡’으로 흉내 내며 살았을 뿐이었다. ‘배타는 놈은 자식으로 치지 않는다.’는 말을 속담으로 사용할 만큼 바다를 두려움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바다를 멀리했다. 바다는 세상을 막 살아도 아까울 것 없는 상것들이나 사는 시공으로 여겼다. 신라의 귀족들은 광활한 바다를 경영함으로써 거대한 힘을 가지게 된 장보고를 암살하고 그 세력들을 소탕했다. 그 이후, 해적의 발원지인 대마도를 정복한 일과 같은, 바다 경영의 능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 선인들은 바다를 외면하고 중국대륙만을 지향했고 그쪽에서 생성 유포된 사상만을 숭상했다. 자연 바다를, 젊은이들이 꿈을 마음껏 펼칠 수 있는 시공으로 여기지 않았다. 천사들은 거칠 것 없이 지껄거렸다. “규장각에 있어야 하는 보물들이 어째서 프랑스 박물관에 있는지 아시오. 프랑스 해적들이 뺏어간 것이오.” “일본 해적들이 뺏어간 조선왕조실록도 엊그저께 겨우 찾아왔네.” “영국 박물관 미국 박물관 일본 박물관, 일본 골동품 수집가들 창고에 우리 보물들이 얼마나 많이 쌓여 있는지 아시오?” 일찍이 바다에 눈뜨고 바다 경영에 뛰어든 나라 사람들은 바다 저 편 땅(보물섬)에 널려 있는 것을 강제로 훔쳐다가 잘먹고 잘살아왔는데, 바다에 대하여 무지한 우리 선인들은 그들에게 대대로 당하기만 하면서 살아왔다. 그들이 해적들을 영웅시할 때 우리는 뱃사람들을 상놈으로 천시했다. “우리는 우리보다 먼저 바다 경영에 뛰어든 사람들, 고구려 역사를 자기 것이라고 우기는 중국 사람들 사이에서 어려운 실랑이질을 하고 있어요. 땅덩이 동강나 있는 것도 그렇고 북한 핵문제도 그렇고 일본이 독도 빼앗으려 하는 것도 그렇고…” “야, 바닷가에서 나고 자란 나는 자존심 상해 죽겠다. 아니, 그 대박 도깨비 기계에다가 왜 하필 ‘바다 이야기’라는 이름표를 달아 가지고 신선한 바다를 물 먹이고 있냐?”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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