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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광장]'실미도’와 집단기억/이기동 논설위원

    실미도의 추억은 무장공비,위수령,10월 유신,대한항공기 폭파,남북대화 등으로 점철된 우리의 집단기억을 이렇게 파고든다. 관객 1000만 돌파를 눈앞에 둔 영화 ‘실미도’의 성공비결 중 하나는 이 영화가 중장년층의 집단기억을 건드린 것이라고 한다.영화는 실제로 지난 1968년 1월 포박당한 채 TV 카메라 앞에 끌려나와 “박정희의 모가지를 따러 왔수다.”라고 내뱉던 그 북한 군인의 말에서 받은 충격을 생생히 떠올려 주었다.그뒤 일어난 실미도 684부대원들의 비극적인 죽음.그때 여남은 살에 불과했던 중년의 ‘우리들’은 영화관을 나와 돌아오는 길에서도 내내 눈물을 훔쳐야 했다. 실미도의 추억은 무장공비,위수령,10월 유신,대한항공기 폭파,남북대화 등으로 점철된 우리의 집단기억을 이렇게 파고든다.세월이 아무리 흘러도 그 기억들은 계기만 있으면 이렇게 불쑥 되살아나 우리의 눈물샘,분노샘을 자극한다.영문도 모른 채 지옥훈련을 받고 “김일성의 목을 따오라.”는 명령을 받은 31명의 젊은이들.하지만 갑자기 찾아온 화해 무드속 남북대화의 걸림돌 취급을 받게 되자 이들은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이들이 죽은 날은 1차 남북적십자회담 접촉이 있은 이틀 뒤인 1971년 8월23일이었다.그로부터 꼭 1년 뒤 남북한은 평양에서 남북적십자회담 첫 본회담을 가졌다.남북화해를 앞세운 국가주의의 위력 앞에 실미도 대원들은 무력했고 이후 32년 동안 이들의 죽음은 역사 속에 묻혔다.하지만 북한 핵문제를 놓고 공방중인 현실을 보면 당시 그들의 죽음이 그들이 절규한 대로 ‘개죽음’이 된 것 같아 분통이 터질 뿐이다.국방부가 겨우 이들의 신원 일부를 확인했지만 진상규명과 이들의 명예회복은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다. 우리의 의식 속에는 한층 더 깊고 모질게 자리한 또 하나의 집단기억,6·25가 있다.영화 ‘태극기 휘날리며’는 이 전쟁의 추억을 되살려 준다.전장으로 내몰린 뒤 광기어린 살상기계로 변해가는 심성 착한 형제의 비극은 중년·노년의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품고 살아가는 악몽 같은 것이다.3년간의 전투에서 250만명이 죽고 수백만 이산가족의 한을 만들어낸 전쟁이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이념전쟁으로 세계전쟁을 구분한다.첫 번째 전쟁은 순수 아리안 혈통의 지배를 꿈꾸는 나치가 일으킨 2차세계대전이고 두 번째 전쟁은 노동자계급의 지배를 실현하려 했던 공산주의가 서방과 벌인 냉전이다.9·11 이후 전개되는 이슬람·기독교권의 이념전은 세 번째 대전이다.이슬람이 자살테러라는 무기를 들고 서구문명과 벌이는 전쟁이다.냉전의 틀을 못 벗어난 우리는 이 3개 전쟁의 요소들을 함께 안고 살아간다. 600만명의 동족을 아우슈비츠에서 잃은 유대인들은 지금도 생존에 대한 강박증을 안고 산다고 한다.6·25는 우리에게 ‘아우슈비츠’ 같은 것이다.지난 반세기 동안 우리의 의식은 이 전쟁이 남겨준 강박증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그래서 이 강박관념은 정치인들이 선거 때만 되면 가장 손쉽게 호소하고 싶어하는 소재가 됐다.퍼주기와 홍위병 논란,반미와 숭미론,지난 대선을 장식한 촛불 시위대의 반미구호 언저리에도 전쟁의 추억은 예외없이 일렁거렸다. 친노(盧) 성향 단체인 국민참여 0415 등이 주축이 된 시민단체들의 선거활동을 장려해야 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야당이 불법 장려행위라고 들고 일어났다.친북세력의 발호를 우려한 김수환 추기경의 발언을 비판하는 글과 이를 다시 비난·옹호하는 단체와 글이 뒤섞여 난무하고 있다.우리는 이렇게 해서 몇 안 남은 권위를 또 하나 잃어버렸다.김 추기경은 이제 더 이상 말하지 않을 것이다.이제 이 혼탁과 과열을 막을 이는 대통령뿐이다.만약 대통령이 지금처럼 올인 총선전략을 계속한다면 이는 국민들에게 정말 못할 짓을 하는 것이다. 이기동 논설위원 yeekd@˝
  • [사설]주목되는 군사회담 개최 합의

    제13차 남북장관급회담이 6일 6개항의 공동보도문을 채택하고 폐막됐다.미진하지만 긴 호흡으로 남북관계의 진전을 내다봐야 한다는 점에서 그런대로 진일보한 결과라고 할 수 있다.특히 지난 2000년 9월 국방장관회담 이후 지지부진하던 군사당국자회담을 열기로 합의한 것은 평가할 만하다. 군사당국자회담은 철도·도로연결 등 교류·협력사업에 따른 실무협의를 맡는 기존 대령급 회담과 달리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 및 신뢰구축을 쌓는 중요한 통로가 될 것이다.특히 남북은 장성급이 참여할 군사회담을 통해 단기적으로 꽃게조업으로 인해 해마다 되풀이되는 서해상에서의 군사적 긴장을 근원적으로 해소할 것으로 기대된다.제3국의 불법 어로를 차단하는 방안도 함께 모색할 수 있다.이를 위해 오는 5월 꽃게잡이 철이 본격 시작되기 전 첫 회담이 열려야 한다.합의사항의 제때 이행이 절실히 요구된다. 쟁점인 북핵과 관련,“2차 6자회담이 결실있는 회담이 되도록 협력한다.”는 합의 문구가 남북회담의 유용성을 내외에 보여주기 위한 수준의 수사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지만 나름대로 절충한 결과라고 여겨진다.제9차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오는 3월 갖기로 이견없이 합의한 것은 다행이다.면회소 건설에 따른 상봉 정례화나 국군포로 및 납북자 생사확인 사업이 차후 과제로 넘겨진 것은 아쉬운 대목이다.북한의 요청에 따라 봄철 비료 20만t을 제공하기로 한 것은 인도적 차원의 적절한 결정이었다.가뜩이나 지난해 핵문제 여파로 국제사회의 대북지원이 38%나 줄어드는 등 북한의 식량난이 극심하다는 전언이니 시비 철에 맞춰 제때 보내주기 바란다.˝
  • “남북 군사회담 조속 개최”

    ‘막연한 기대,엄연한 실망…’ 2004년 첫 남북회담인 제13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는 군장성급회담 개최를 합의하는 등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완화·신뢰구축을 위한 중요한 토대를 마련했다.하지만 6자회담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등 엄존하는 북미갈등과 남북관계의 한계를 다시금 노출시켰다.특히 회담 시작일인 지난 3일 북측 조선중앙통신이 ‘2차 6자회담 개최’를 전격 발표하는 등 전례없는 호조건으로 부푼 기대감 속에서 시작된 점을 감안하면 더욱 짙은 아쉬움을 남겼다. 이번 회담에서 남북 양측은 회담 마지막날인 6일 밤샘 조율 끝에 군장성급회담의 조속한 개최 합의를 비롯해 ▲결실있는 2차 6자회담이 되도록 협력 ▲3월 말 금강산에서 9차 이산가족 상봉 ▲5월4일 평양에서 14차 남북장관급회담 개최 ▲개성공단 100만평 개발,올해 상반기 1만평 시범단지 개발 적극 협력 등 6개항에 걸친 공동보도문을 타결지었다.늦어도 4월쯤 열릴 전망인 군장성급회담은 매년 5∼6월 꽃게잡이철이면 거듭됐던 서해 북방한계선(NLL) 부근의 우발적 충돌 방지를 우선적으로 협의한다. 남북은 이밖에도 공동보도문에 담지 않은 ▲8월 아테네올림픽 남북 공동입장 ▲북측이 요청한 봄철 파종기 비료 20만t 지원에 대해서도 협의 이후 통보 등에 합의했고,북을 오가는 남측 인사들에 대한 신변안전보장을 골자로 하는 통행합의서 서명도 교환했다. 하지만 관심을 모았던 고구려사 문제 공동대응을 비롯해 ▲‘사회문화협력분과회의’ 구성 ▲영문국호(COREA) 유엔 공동제기 ▲해운합의서 발효·상대방 비방 방송 중지 등은 접점을 찾지 못한 채 미완의 과제로 남겼다. 또한 문제는 ‘결실있는 6자회담’ 표현은 남측은 ‘북측의 적극적인 핵폐기 방침천명’인 반면,북측은 ‘핵문제 평화적 해결을 위한 동결 대 보상 입장’으로 각각 다르게 해석하고 있는 현실에서 ‘보여주기식’에 그쳤다는 지적이다.한 남북관계 연구자는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당연히 중요하지만,시기별로 해야 할 일과 할 수 있는 일은 구분되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사설]어이없는 금강산 관광 중단 위협

    참으로 딱한 일이다.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는 4일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지금처럼 금강산관광사업이 부진하다면 다른 선택을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사업 중단 가능성을 경고했다.북한 김영성 내각참사는 같은 날 서울에서 열린 제13차 남북장관급회담 이틀째 회의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 6개월간 (남북협력에 대한) 남측의 태도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한마디로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제2차 6자회담 개최 발표로 한껏 부풀었던 우리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협박이라 아니할 수 없다. 우리 정부의 해석도 어처구니없다.“관광사업이 계속됐으면 좋겠다는 뜻에서 남한 정부의 지원을 촉구한 것”이라니 웬 동문서답인가.남북 사이의 이견을 실제 이상으로 부풀려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지만,엄연히 존재하는 반목과 불신을 별것 아닌 양 치부하는 일도 이제는 지양해야 한다.앞서도 본란에서 지적했듯 남북경협은 이제 도약이냐,위축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북핵이란 근본적인 안보위협의 해소여부에 그 전도가 달렸음을 북측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 북측이 금강산관광 부진을 거론하며 남측 정부의 지원 중단을 탓한 것은 시대착오적이다.관광사업은 북측에 무한정 달러를 지원해주는 자선사업일 수 없다.북한은 사업주체인 현대아산이 지난 5년여간 8000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엄청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외면해선 안 된다.과도한 관광대가를 낮추고,등산로 확대 등 관광상품을 다양화해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것만이 관광사업을 활성화하는 지름길이다.이는 다른 모든 남북 경협사업에도 해당되는 원칙이다.북한 당국은 남측 민간기업의 대북 투자는 순수한 시장경제원칙에 따라 이뤄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시론] 25일 北核 6者회담의 해법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2차 6자회담이 오는 25일 열린다.북핵회담은 지난해 12월 개최될 것으로 기대됐으나,공동성명 문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북핵 해결에 대한 미국과 북한의 상이한 접근과 원칙 때문에 한동안 타협점을 찾지 못했다.그러나 6자회담 참가국들의 조율이 분주해진 가운데 중국 왕이 외교부 부부장이 지난 연말 평양을 방문,북한당국으로부터 ‘회담 조속 개최’동의를 받아냈다.이제 북·미간 상호 양보와 타협만이 북핵 위기를 타개해줄 것이다. 한·미·일 3국은 북한에 보낸 공동성명 초안에서 북한의 ‘동시행동’ 원칙 대신 ‘조율된 상호조치’의 광범위한 원칙적 문안을 제시했다.미국은 핵무기를 ‘검증’하고 ‘돌이킬 수 없게 폐기’한다는 맥락에서 북한이 먼저 핵폐기 용의를 밝힌 후에야 대북 안전보장 등의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공동문안에는 북한의 요구(미국의 대북 에너지 및 경제 지원 등)에 대한 동의가 포함돼 있지 않았다.한·일 양국은 공동문안 작성 과정에서 미국 측과 이견이 있었음을 시인했다.미국의 대북 안전보장 조치와 대북 지원을 언제 하는지도 불투명하고 모호하다. 북한은 교착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새로운 조건을 제시했다.외무성 대변인은 지난해 12월9일 미국이 북한의 동시·일괄 타결안을 한꺼번에 받아들일 수 없다면 최소한 ‘첫단계 행동조치’라도 합의하자고 제안했다.북한이 핵을 동결하는 대신 미국은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해제,정치·경제·군사적 제재와 봉쇄 철회,중유·전력 등 에너지의 지원을 요구했다.북한당국은 경제적 보상 없이 핵 폐기를 하지 않겠다는 기본입장을 분명히 했다.북한은 노동신문 논평(지난해 12월15일자)에서 3국 공동제안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히면서 6자회담 재개는 미국이 첫단계 조치를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했다. 그러나 미국은 북한의 첫단계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그래서 2차 6자회담의 12월 개최 무산의 책임은 북·미 양측이 함께 져야만 했다. 그후 미 부시행정부의 대북 강경정책에 조금씩 변화가 일어나기 시작했다.한·미·일 3국의 비공식 북핵협의회(1월21∼22일)는북한의 핵동결 제안을 전제조건 없이 구체적으로 차기 6자회담에서 논의할 것을 북측에 제안했다.이제 미국은 핵폐기 과정에서 북핵동결이 중간단계임을 인정하는 전향적인 태도를 보임으로써,북핵회담이 우여곡절 끝에 재개된다. 필자는 북한과 미국의 강경정책으로는 핵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북핵 해결을 위해 북·미 양 당국에 몇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첫째,부시행정부내 신보수강경파는 지난 3년간 추진해온 대북 신보수·강경 정책으로 북핵문제를 풀 수 없음을 인식하고,북핵 동결이 장기적으로 핵폐기로 가는 중간단계임을 조속히 판단해 이를 대북 경제지원과 함께 긍정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둘째,김정일 위원장은 사담 후세인의 붕괴를 교훈으로 삼아 리비아 카다피의 대량파괴무기(WMD) 포기 선언의 용단을 배워야 한다.변화하는 국제정세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현실적이고 융통성 있는 정책 전환을 촉구한다.셋째,북·미간 뿌리깊은 상호불신으로 양보나 타협할 의지가 없는 상황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기대하기 어렵다.북·미 당국은 6자회담 틀 속에서 양자회담을 통해 양보와 타협 정신으로 성실하게 북핵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만이 한반도에서 전쟁을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인식해야 한다. 곽태환 남북평화사업범국민운동본부 준비위원장
  • 남북 장관급회담 첫날/北단장 “남북관계 속도 느려 불만”

    제2차 6자회담 개최가 전격 합의된 가운데 올해 첫 남북 장관급회담이 시작됐다.3일 오후 서울에 도착한 제13차 남북장관급회담 북측대표단 김영성 단장은 “6자회담 개최는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려는 우리의 원칙적 입장과 성의있는 노력의 산물”이라면서 “6자회담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고 실질적 결실이 있도록 하기 위해 남북협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북한은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고건 총리 주최 만찬을 시작으로 3박 4일간의 공식일정에 들어갔다.남측 수석 대표인 정세현 통일부 장관은 김 단장이 남북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자 “반가운 소식이 있었던 만큼 국제사회의 기대가 더 높아진 것 같아 어깨가 무겁다.”고 대답했다. 김 단장은 “남북관계 진전 속도가 너무 느려서 불만”이라며 “6·15공동선언 정신에 맞게 민족이 웃음짓도록 눈부신 성과를 내자.”고 말했다.정 장관은 “남북 철도·도로 연결,개성공단 및 금강산관광 특구 등의 하위규정을 잘 마무리,국민과 국제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하자.”면서 “핵문제만 해결되면 엄청나게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남북 대표단은 4일 오전 10시 첫 전체회의를 열고 고구려사 문제 남북 공동대응 등 사회문화교류문제,2차 남북국방장관회담 개최 필요성,아테네 올림픽 남북 선수단 공동입장,3대 경협사업 제도적 뒷받침 등을 폭넓게 논의할 예정이다. 한편 남측 회담 관계자는 “최근 사망설이 제기된 ‘서울 불바다’ 발언의 박영수(67) 북한 서기국 부국장이 지난해 말 숨진 사실을 북측 인사로부터 확인했다.”고 전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2차 6자회담 재개 안팎/북핵 문제해결 추진체 달까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이 반년간의 진통 끝에 베이징에서 재개된다. 지난 2002년 10월 북한의 영변 핵시설 동결 해제로 시작된 북핵 위기가 해결을 위한 두번째 걸음을 내딛게 됐다. 그러나 그동안 드러난 미·북간 시각차에서 보듯,2차 회담에서 참가국들이 핵 문제 해결의 추진체를 달지,아니면 지리한 행보를 더할지는 미지수다. ●“의제는 없고 목표만 있다.” 지난 반년간 회담장 밖의 한·미·일,미·중,북·중 협의를 통해 확인된 것은 미국의 북한핵 폐기에 대한 분명한 목표다.완전하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폐기,이른바 ‘CVID’원칙이다.미국은 지난 93년 영변 플루토늄 재처리시설 뿐이 아닌,과거 핵은 물론,논란이 일고 있는 고농축 우라늄(HEU)핵 프로그램의 사찰·검증까지 마쳐야 한다는 입장이다. 북한이 제기한 핵동결에 따른 미국의 에너지 원조 및 테러지원국 해제 등의 상응조치 요구도 핵폐기를 전제로 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의 분명한 목표·기대치가 중국을 통해 북한에 전달됐고,이같은 전제조건 없는 회담 개최에일단은 북한이 나왔다.”면서 “그런 만큼 잘될 수도,안될 수도 있는 가변적인 회담”이라고 말했다.이수혁 차관보는 브리핑에서 “큰 기대는 하지 못하더라도 각국의 주장을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 “모든 것을 해결 하지는 못하겠지만 워킹그룹이 만들어져 실질적·전문적인 협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진전을 위해선 북·미 양측이 핵폐기와,안전보장에 대한 큰틀의 약속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북한 장고 끝 결단 ? 북한은 지난해 8월 1차 회담후 “핵 억제력을 강화해 나가는 이외에 선택 여지가 없다.백해무익하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었다.정부 관계자는 “중국을 통해 전달된 미국 안에 미측이 양보하는 분위기는 없었다.”고 전했다.그러나 지난 달 21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ㆍ미ㆍ일 3국 고위급 정책협의에서 북한의 1단계 ‘핵동결 대 상응조치’ 요구를 본회의장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의견을 모으고,이를 북측에 전달했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최근 리비아의 핵 포기선언과 이란의 전향적 자세 등 국제 정세,그리고 미국의 대선 상황 등이 북한을 협상장에 불러냈다는 관측도 많다.특히 북한은 남북장관급 북측 대표단의 서울도착 직전 회담 재개사실을 전격 발표했다. 남북 회담의 최대 걸림돌인 핵문제를 빼고,경제지원 등 교류협력 문제에 충실하자는 뜻으로 보인다. 김수정기자 crystal@
  • ‘中 고구려사 왜곡’ 공동대응 모색

    제2차 6자회담 개최를 위한 미·중·일·러 등 주변 국가들의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정세현 통일부 장관과 김영성 내각책임참사를 각각 수석대표로 하는 제13차 남북장관급회담이 3∼6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다.특히 이번 남북장관급회담은 2004년 들어 처음 열리는 만큼 올해 남북 교류의 전체 위상과 방향,속도를 점검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가장 중요한 쟁점은 역시 북핵 문제를 축으로 한 6자회담 개최다.하지만 정부는 이 문제에만 매달리지는 않겠다는 복안이다.정부 관계자는 2일 “남북회담의 본래 취지가 있는 만큼 국제사회의 우려를 전달하는 한편 성의있는 자세를 촉구하는 수준 정도로만 핵문제를 거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어 ▲고구려사 문제 남북공동대응 ▲개성공단건설,철도·도로연결 등 3대 남북경협 사업 ▲2차 남북국방장관회담의 조속한 개최 ▲인도적 지원 문제 및 이산가족 상봉을 통한 상호군사적 신뢰구축 등 실질적 남북관계 진전에 더욱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북측 대표단은이번 회담을 앞두고 대표 2명을 교체한 바 있다.이는 지난해 원칙적으로 합의한 ‘사회문화교류협력분과위’의 구성 및 운용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남측 대표단 역시 고구려사 문제에 대한 공동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사회문화교류의 일환으로 남북 학술단체간 교류가 주선되고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에 남북한 공동 대응의 기틀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반면 북한은 미국의 대화의지 부족 및 대북압박 공세를 들며 남북 민족공동대응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베이징을 거쳐 3일 오후 2시40분 인천 국제공항에 도착하는 북측 대표단은 김 내각책임참사와 최영건 건설건재공업성 부상,신병철 내각 참사,김춘근 민족경제협력연합회 서기장,전종수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서기국 부장으로 구성됐다.남측 대표단은 정 통일부 장관과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오지철 문화관광부 차관,신언상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서영교 통일부 국장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
  • [사설] ‘핵 포기’ 과제 안은 남북장관급회담

    막다른 골목에 이른 듯하다.오늘부터 4일간 서울에서 열리는 제13차 남북 장관급회담을 바라보는 우리의 솔직한 심정이다.북핵 문제의 해결 없이는 남북간 대화도,교류도,경제협력도 더 이상 큰 진전을 이루기 어렵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다. 남북은 그간 핵위기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교류와 협력의 폭을 넓혀왔다.그 결과 경의선 연결공사가 완공단계에 와 있으며,개성공단은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금강산 이산가족면회소 건설도 임박한 상태다.그러나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 준비단계는 가능했지만,향후의 남북교류 및 경협까지 본격 실행될 수 있다고 믿는다면 누가 봐도 어리석은 일이다.남측 대표단이 장관급회담에서 북한에 핵 포기를 촉구하고,해법을 찾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하는 필연적인 이유다. 물론 이번 회담은 올 들어 처음으로 열리는 남북간 최고위급 정례회담으로,남북관계의 큰 틀을 그리는 의미있는 자리이다.하지만 이번 회담이 핵문제에 대한 이견으로 사실상 결렬로 끝난 제12차 회담 이후 3개월여만에 재개된다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당연히 앞서 합의하지 못한 핵문제가 최우선 논의 과제가 되어야 한다. 북한은 지난달 미국의 민간대표단에 플루토늄을 보여주는 등 핵개발 프로그램의 존재를 분명히 했다.이는 북핵의 최일선 당사자가 바로 남한 국민이라는 점에서 결코 용납할 수 없는 도발행위다.지난해 8월 1차 6자회담 이후 교착상태에 놓인 2차 회담의 이달 개최를 위해 현재 관련국들이 이견을 조율중이나 성사여부가 불투명하다.남북 장관급회담이 북핵문제를 설득하는 통로로서의 유용성을 주장하려면,우리 대표단은 이번에 최소한 2차 6자회담 개최에 대한 북측의 확약을 끌어내야 할 것이다.
  • “北 과거核도 해결해야”방한 美 국무부 고위관리 강조

    방한중인 미 국무부 고위관리는 2일 “영변의 플루토늄 재처리 시설뿐 아니라 1993년 이전 북한이 이미 재처리한 핵플루토늄,농축우라늄 등 이른바 ‘과거핵’도 함께 해결돼야 한다는 것이 미 행정부의 입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관리는 “북한이 이 문제에 관해 아직 분명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어 제2차 6자회담 재개가 늦어지고 있다.”고 밝히고 그러나 회담 재개와 관련한 진전을 위한 여러 징조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이 최근 내놓은 ‘핵동결’ 제안과 관련,“핵폐기가 전제되지 않은 동결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방안”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이어 “뉴욕의 북·미 채널은 북한의 메시지를 받는 통로로 가동되고 있다.”고 밝혀 양자간 물밑협상이 진행중임을 내비쳤다. 한편 방한중인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도 반기문 외교부 장관을 예방,“미국 정부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북한핵 프로그램이 완전하고,검증 가능하며,되돌릴 수 없는 방법으로 해체돼야 한다는 기본원칙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강조,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의 완전 해체가 회담 재개의 필수 조건임을 재강조했다. 미국 고위 관리는 또 북한의 고농축우라늄(HEU) 핵개발 계획의 존재와 관련,“HEU개발에는 그렇게 많은 에너지와 열이 필요치 않다.”고 전제하고 북한의 HEU개발에 관한 ‘명백한 증거(specific evidence)’가 있다고 밝혔다.그러나 그는 이 증거를 공개하지는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문제가 된 한국 외교안보라인내 자주·동맹파간 갈등과 관련,자신은 언론이 만들어낸 ‘미디어 버블’이라고 믿고 싶다고 밝히고 지난 20여년간 자신이 만난 한국 관리들중 “미국에 종속적이거나 의존적으로 행동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었다.”고 말했다.이 관리는 또 6자회담 재개를 위한 협상에 시한은 없다면서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북핵 문제를 외교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의지를 확고히 갖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켈리 차관보는 정세현 통일부 장관을 예방,“장관급회담 등 남북대화가 북한 핵문제 해결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기능하고 있고,그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서울 불바다’ 발언 박영수 사망설

    지난 94년 남북 특사교환 실무접촉에서 ‘서울 불바다’를 언급했던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박영수(사진·67) 서기국 부국장이 간 이상으로 지난해 하반기쯤 숨졌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1일 “지난해 11월 제5차 남북적십자회담에서 북측 대표단으로부터 ‘얼마전 사망했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말했다. 박 부국장은 지난 94년 3월 남북특사교환을 위한 제8차 실무접촉에서 ‘미국의 영변 폭격 시나리오’ 등 북핵문제에 대해 남측이 강경대응키로 하자 “서울이 여기서 멀지 않다.전쟁이 일어나게 되면 서울도 불바다가 되고 만다.”는 발언으로 큰 파장을 일으켰던 인물이다. 연합
  • 현역의원 공천면접서 첫 탈락

    한나라당이 공천심사를 위해 처음 실시한 공개토론에서 지역구 현역의원이 정치신인에 밀려 단수 우세후보 선정에서 탈락하는 결과가 나왔다. 당 공천심사위가 30일 부산 연제구 등 4개 지역의 공천신청자들을 상대로 실시한 공개면접 및 토론회에서 연제구 현역의원인 권태망 의원이 정치신인인 김희정 당 부대변인에게 밀려 우세후보 선정에서 떨어졌다.앞서 부산 수영구에 공천신청을 했던 전국구 이상희 의원이 면접대상에서 아예 제외됐던 것과 달리 현역의원이 면접·토론에 참여했다가 심사위원들의 낮은 평가로 떨어진 것은 권 의원이 처음으로,당 안팎에서 “참신하면서도 개혁적이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면접결과 단독 우세후보로 김 부대변인 외에 유영하 전 서울지검 북부지청 검사(경기 군포),박형준 동아대 교수(부산 수영),이성권 전 부산대 총학생회장(부산진을) 등이 선정됐다. 권 의원은 심사위의 결과 발표가 끝난 뒤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문수 위원장이 오늘 토론회 결과는 전체 공천심사의 일부분에 해당되지 공천이 확정된 게 아니라고 했다.”며 “말 잘하는 이유 하나로 공천을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공천심사위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 예비후보자들은 행정수도 이전·한미안보·북핵문제·공교육 부재 등 국정 현안 및 지역 현안에 대한 견해와 ‘차떼기·수구 정당’ 등으로 비쳐지고 있는 당내 문제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며 상대 후보와의 차별성을 부각시키는 데 주력했다. 전광삼기자 hisam@
  • 외교부에 북핵局 추진

    정부는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의 전면교체에 맞춰 청와대와 국가안전보장회의(NSC),외교통상부,국방부 등을 잇는 외교안보 관련 기관간 연계 및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집중 강구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기사 5면 정부 고위관계자는 30일 “이번 청와대 외교안보팀 개편은 외교안보 라인의 혼선을 방지하고 군 및 외교분야 개혁을 위한 조치”라면서 “별도의 제도개선이 필요한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외교통상부는 북한 핵관련 업무만 전담하는 국(局) 설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2차 6자회담이 조만간 열리면,각 나라별 실무반(Working Group)이 구성되는 등 북핵 업무가 강화·전문화될 것”이라면서 “그동안 지적돼온 각 국간 업무 조정·협조 등의 비효율성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전담국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이 방안은 반기문 외교부 장관의 승인을 얻은 상태로,국장 아래 대미 업무와 조약·군축·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국제기구,일본·중국 등 지역 업무 등을모두 총괄하는 구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북핵문제를 총괄해온 북미국은 나머지 주요 현안인 용산기지 이전,주한미군 재배치 등 한·미동맹 재조정,미국 대선과 의회 등의 업무만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지난번 노 대통령 폄하발언파문으로 경질된 위성락 북미국장 후임에 김숙(외시 13기) 외교안보연구원 미주연구관을 내정한 상태이며,북핵 전담국 국장 또는 TF팀장에는 조태용(외시 14기) 청와대 의전 비서관이 우선 꼽히고 있다. ●외교안보팀 전면 교체 노무현 대통령은 30일 장관급인 청와대 국가안보보좌관에 권진호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을 임명했다.또 차관급인 국방보좌관에는 윤광웅 비상기획위원장을,정보과학기술보좌관에는 박기영 순천대 교수를 각각 임명했다. 윤태영 청와대 대변인은 외교안보팀 교체와 관련,“참여정부의 외교안보정책에 어떤 변화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청와대는 공석인 외교보좌관 후임은 추후 임명키로 했다.윤영관 전 외교통상부 장관의 문책성 경질에 이어 나 전 보좌관과 김 전 보좌관까지 물러나참여정부 출범 11개월만에 핵심 외교라인은 전면교체됐다. 노 대통령은 다음주에는 총선에 출마하는 문희상 비서실장과 유인태 정무수석 등의 후임을 임명할 예정이다. 곽태헌 김수정기자 tiger@
  • [사설] 北核, 6者회담이 최선의 해법

    설 연휴기간 북핵이 국제사회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북핵에 대한 증언과 평가,주장 등이 분분했다.그러나 해법은 어디에도 없었다.특히 “우리는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제거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는 부시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은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수사에 불과했다.미 방북 대표단의 상원 청문회 증언이나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보고서도 북핵의 심각성을 알렸지만 해법까지 제시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영변 핵시설을 방문했던 잭 프리처드 전 미 대북교섭담당 특사의 발언은 주목된다.그는 뉴욕타임스 기고문에서 “차기 6자회담이 실패하면 북한이 핵 보유를 공식 선언하고,한국·중국·러시아·일본이 이를 인정해 북핵 억지를 위한 다자동맹이 붕괴되는 상황이 올 것”이라고 우려했다.이는 “시간이 흐를수록 북한이 전략적인 추가 협상수단을 확보하게 돼 외교적 해결이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존 칩먼 IISS소장의 경고와 같은 맥락이다.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라는 이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 바란다.북한은 올 들어 ‘핵동결 대 상응조치’ 제의 등 대화의지를 적극 표명하고 있다.이제 미국이 북한의 동시행동 요구에 답을 할 차례다. 북핵 문제를 푸는 최선의 길은 6자회담이다.이 점에서 최근 미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일 고위급 실무회의가 2차 6자회담 2월 개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를 기대한다.이번 협의 결과는 중국을 거쳐 이번 주 북한에 전달된다고 한다.공은 곧 북한으로 넘어가는 셈이다.북한은 미 대선을 감안할 때 올 상반기 안에 대타결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점을 명심해 회담 개최에 무조건 합의해야 할 것이다.핵문제의 해결 없이는 국제사회로부터 어떤 인도적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북한은 알아야 한다.
  • 체니 “WMD방지 실패땐 무력사용해야”

    |다보스(스위스) AFP 연합|딕 체니 미국 부통령은 24일 테러척결과 대량살상무기(WMD) 확산방지를 위한 외교적 노력이 여의치 않을 경우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무력을 사용할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위스 휴양도시 다보스에서 열린 제34차 세계경제포럼(WEF) 연례회의(일명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체니 부통령은 이날 “직접적인 위협에는 단호한 행동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촉구했다. 체니 부통령은 9·11테러로 3000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테러리스트들은 거리낌 없이 30만명의 무고한 인명을 죽일 수도 있다는 점에 국제사회는 눈을 떠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핵문제와 관련,체니 부통령은 미국이 한국과 일본,중국,러시아와 공동으로 북한의 핵 프로그램 제거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들 5개국을 비롯한 민주사회는 WMD개발이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과 대가를 자초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을 북한은 직시하고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동분쟁에 언급,“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는 테러가 최악의 적이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이를 제거해야 한다.”고 지적,팔레스타인측에 테러 행위 금지를 촉구했다.
  • [사설] 용산기지 이전, 앞으로가 문제다

    한·미 양국이 마침내 용산 주둔 미군기지의 한강 이남 이전에 합의했다.1882년 임오군란 때 청나라군이 들어온 이래 122년간 계속돼온 서울 도심의 외국군대 주둔이 드디어 끝나게 됐다는 것은 역사적인 일이다.하지만 지난 50년간 한강 이북의 미군 주둔은 북한군 남침시 미군의 자동개입을 보장하는 ‘인계철선’으로서 중요한 억지력을 발휘해왔다.따라서 용산기지 이전에 따른 안보대비태세 강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우선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용산기지 이전이 전세계 미군 재배치 계획의 일환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이는 전세계 미군을 경량화·기동화한다는 것으로,주한미군의 경우 한강 이남으로 옮겨 유사시 다른 분쟁지역으로도 신속 투입한다는 복안이 담겨 있다.따라서 참여정부의 대미(對美) 독자노선,반미정서가 용산기지 이전을 불렀다는 정치권 일부의 비판은 옳은 주장이 아니다.이런 주장은 자칫 불필요한 안보불안 야기로 외국인투자 격감 같은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미국은 주한미군의 ‘인계철선론’이 용도가 다했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용산기지에서 옮겨가더라도 전력증강,유사시 대응능력 향상을 통해 대북 억지력은 더 강화된다는 점을 자신하고 있다.미군 스스로 용도폐기한 전략개념에 우리가 굳이 연연할 이유는 없다.이 시점에서 우리는 향후 4년간 110억달러를 투입하는 주한미군 전력증강이 약속대로 진행되는지를 살피고 우리도 상응하는 전력강화를 추진해야 한다.무엇보다도 강조돼야 할 것은 북한핵문제 조기 해결과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한반도의 긴장완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는 일이다.
  • 외교장관 반기문씨 임명/潘외교 임명 배경

    노무현 대통령이 16일 윤영관 전 외교부 장관 후임에 반기문 외교보좌관을 임명한 배경은 복합적이다.한·미동맹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는 ‘현실인식’이 깔려 있다. 반 장관은 미주국장과 주미공사를 거쳐 외교부 내에서도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꼽힌다. 리처드 롤리스 미국 국방부 부차관보는 지난해 9월 이라크 추가파병을 공식 요청할 때,나종일 국가안보보좌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이종석 차장을 제치고 반 보좌관을 찾았다.그만큼 반 장관을 신뢰한다는 얘기다. 노 대통령이 윤 전 장관보다 보수적이라는 평을 듣는 반 보좌관을 장관에 발탁한 배경은 ‘윤영관 장관 경질건’이 한·미동맹이나 소위 자주파와 동맹파간의 대립이나 갈등 차원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노 대통령과 청와대는 이번 사태가 자주파와 동맹파간의 갈등 때문에 생긴 게 아니라,일부 직원들의 ‘항명’탓에 불거진 점이라는 것을 강조해 왔다. 노 대통령이 이처럼 이번 사건의 성격을 규정했기 때문에 후임 장관은 자주파가 아닌 다소 보수적인 인사가 중용될 것이라는 점은 예상되기는 했다. 윤 전 장관이 경질된 데 이어 자주파를 임명할 경우 미국과 한판 붙어보자는 것으로 인식될 수 있어 그 파장은 걷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반 장관의 성향은 보수적인 편이지만,지난 1년간 노 대통령을 옆에서 보좌하면서 ‘코드’도 맞춰왔다.그래서 외교정책을 놓고 청와대나 NSC와의 혼선은 크게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자신의 뜻을 관철하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미국에 일방적으로 끌려 다니지는 않겠다.’는 집권자의 뜻을 충실히 실천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점에서 문재인 민정수석이 이날 부산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미국과 우방관계가 지속돼야 하지만 우리나라가 발전한 만큼 두 나라 관계는 조금은 더 수평적이고 자주적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는데,(지난해에는)그렇지 않는 등 전반적으로 문제가 있었다.”고 말한 것은 주목된다. 지난 1년간 북핵문제,이라크파병,주한미군 이전 등 굵직굵직한 현안을 다뤄왔기 때문에 업무공백이 없을 것이라는 점도 반 장관이 발탁된 사유로 꼽힌다.정통 외교관출신을 외교장관에 임명한 것은 조직을 확실하게 장악하라는 뜻도 있지만,최근 분위기가 침체된 외교부 직원들을 다독이려는 측면이 있다.정찬용 인사수석이 “걱정과 긴장이 많은 외교부 직원들에게 좋은 장관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런 배경에서 이해된다. 곽태헌기자 tiger@
  • “국민의 힘으로 정치개혁 일자리창출 정책 최우선”盧대통령 연두회견

    노무현 대통령은 4월 총선 후 정치권의 지각변동 가능성에 대해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그것은 불안과 위험이 아니라 새로운 질서를 향한 긍정적 변동이 되길 바라고 그렇게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새해 연두기자회견을 갖고,“국민들은 정치에 관한 한 환골탈태를 요구하지만 정치는 정치권의 노력으로만 바뀌기 어렵다.”면서 “지금까지 국민의 힘으로 바꿔왔고,총선이 끝나면 다시 한번 국민을 위한 정치로 크게 바뀔 것”이라고 말해 이번 총선에서 국민들이 정치를 바꿔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밝혔다.이어 “이 고비만 참고 넘기면 지난 수십년간 끊어내지 못했던 정치와 권력,언론,재계 간의 특권적 유착구조는 완전히 해체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4·5·22면 노 대통령은 총선과 재신임의 연계와 관련,“야당이 강력히 문제제기를 하고 있고 법적 시비가 있어서 설사 제가 생각이 있더라도 연계하기가 좀 어려운 상황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 입당과 관련,“정치노선을 그 분들과 같이하기때문에 입당하고 싶다.”면서 “모든 것이 정리되고 이 정도면 당에 부담이 되지 않겠다는 판단이 설 때 그때 입당문제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겠다.”고 밝혀 측근비리 의혹 특검수사가 끝난 뒤 입당할 것임을 시사했다. 노 대통령은 또 “일자리야말로 최고의 복지이고,가장 효과적인 소득분배 방안”이라며 “올해엔 일자리 만들기를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정치권에서 제안한 바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한 경제지도자회의’를 열어 노동계와 경제계,여야 지도자는 물론 시민단체가 함께 국민적 합의를 모아나가도록 하겠다는 실천방안도 제시했다. 노 대통령은 외교통상부 일부 직원들의 ‘대통령 폄하 발언’에 대해 “공직자는 대통령과 생각이 달라도 대통령의 정책과 정책노선을 존중해야 한다.”고 강한 불쾌감을 표시한 뒤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수행하는데 지장이 없도록 적절한 인사를 통해 위치를 바꿔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김정일 위원장의 답방은 약속이지만핵문제가 가로놓여 있는 한 쉽지 않은 일 같아서 강력하게 요청하지 않고 있다.”면서 “북핵문제가 마무리되기 전에는 남북관계에서 획기적인 진전을 만들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신기남의원 맹비난/‘崇美’ 외교간부들 즉각 경질시켜야

    “그들이 보기에 대통령이 대통령같아 보였겠는가?” 사실상 여당인 열린우리당 신기남 상임중앙위원이 13일 노무현 대통령과 참여정부의 외교정책을 폄하한 외교부 간부들을 향해 던진 독설이다.그는 “숭미(崇美)주의적 외교부내 기득권 세력인 북미국 라인 간부들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한나라당 등 야당의 징계반대 기류속에 사실상 여당의 핵심인사가 공개적으로 인사조치를 요구한 것이어서 파문이 더 확산될 조짐이다. 신 의원은 이번 설화사태를 ‘무능의 대명사’였던 외교부 대미라인 간부들이 빚어낸 ‘준비된 재앙’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외교부의 대미 외교라인은 새로운 한·미관계의 정립이라는 외교적 과제에 대한 고민없이 미국의 요구를 무비판적으로 수용했다.”고 주장한 뒤,“이들의 친미주의적 외교 활동때문에 북핵문제 해결 관련 국제 메커니즘에서 주도권을 완전히 상실했고 참여정부의 평화 번영정책이 햇볕정책의 후퇴로 비쳐지게 되었다.”고 힐난했다. 그는 이어 “그들은 이번 총선 후 대통령이 해양부나 과기부만 맡으면 된다고 했는데 그 간부들이야 말로 외교라인에서 들어내어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열린세상] 북핵, 한국의 선택

    새해가 되었지만,핵문제를 둘러싼 정세는 희망과 거리가 있다.어쩌면 2004년은 분단 이후 한반도 역사에서 가장 어려운 한해가 될 것이다.비관적으로 보는 이유는 북한과 미국의 핵문제를 바로 보는 엇갈린 시각에 대한 판단 때문이다.미국 민간 대표단이 북한 핵 시설을 보고 왔다.이후의 사태 전개는 어떻게 될 것인가? 매번 반복되고 있지만,2002년 10월 켈리 특사가 방북을 한 이후 벌어졌던 상황이 재연될 것이다. 북한은 핵 억지력의 능력을 보여줌으로써 미국에 협상을 촉구하고 있다.그렇지만 미국은 북한의 협상의지를 읽을 생각이 없다.북한 정권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재확인할 뿐이다.일부 사람들은 북한의 핵 능력 실체가 미국으로 하여금 협상을 수용하는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오히려 정반대가 될 수 있다. 북한이 대면하고 있는 미국은 과거와 다르다.부시 행정부에서 협상을 통해서 북핵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소수다.국무부의 일부를 제외하고 대부분은 봉쇄정책이나 군사적 압력의 동원이 북한의 양보를 얻어내는최선이라고 생각한다.리비아의 무장해제나 이란의 외교적 해결 역시 이들은 ‘협상의 과정’을 주목 하기보다 ‘강경정책의 효과’에 만족한다.동북아 정세를 바라보는 시각도 마찬가지다.부시행정부는 중국의 역할을 기대한다.무역현안과 대만문제를 양보하고,북핵 문제에 대한 미국의 요구를 중국에 주문하고 있다.중국은 외교적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과연 미국과 북한이라는 양자택일의 상황이 되면 어떤 선택을 할지 장담하기 어렵다. 북핵 해결의 길은 미국이 생각하는 것처럼 결코 단거리 경주가 아니다.동결,검증,폐기의 과정은 상호신뢰를 전제로 한다.설령 미국이 동결 단계의 필요성을 인정하여 2차 6자회담이 열린다고 하더라도 그들의 대북 불신을 고려하면,이후 협상의 발전과정을 장담하기 어렵다. 교착의 시간이 흘러가고 있다.언제까지 지속될 것인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이제 한국이 선택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우리는 지난 1년간 남북 경제협력을 통해 한반도 정세를 관리해 왔다.그렇지만 남북경제협력은 이제 준비단계에서 실행단계로 전환되고 있다.다양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했고,경의선 연결 공사도 완공 시점에 와 있다.개성공단의 착공도 눈앞에 있다.준비단계는 교착 국면에서도 병행 가능하지만,실행 단계는 그렇지 못하다. 무엇을 할 것인가? 한국은 지난 1년간 부시행정부의 호의적 태도 변화에 모든 것을 걸어 왔다.성과는 없고,한국의 발언권은 시간이 지날수록 축소되고 있다.앞으로도 제대로 된 협상의 기회를 만들지 못한 채,귀중한 시간을 소진할 것인가? 이제 미국 내에서 협상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결론을 내려야 한다.1998년 북한의 대포동 발사로 조성된 위기가 페리 프로세스로 전환된 것은 무엇 때문인가? 미국의 생각을 바꿀 수 있는 한국의 적극적인 외교가 있었다.한국이 움직이지 않으면,미국의 태도는 변하지 않는다. 정책의 빈곤상황에서 ‘외교적 상상력’을 발휘하라는 것은 과도한 주문이지만,미국이 움직이지 않는 상황에서 이제 한국이 무엇인가를 해야 할 때가 되었음을 부정할 수 없다.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남북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그동안 장관급 회담에서 지속적인 북한의 변화를 촉구해 왔지만,그 수준으로 안 된다.북한 최고위층의 핵 포기 의사를 확인할 수 있는 회담이 필요하며,핵 포기의 대가로 새로운 발전 전략의 전환기회를 부여할 수 있는 한국의 보장 방안을 검토해야 할 시점이 되었다. 탈냉전이후 남북한과 미국의 삼각관계에서 한국의 움직임이 북·미 교착을 돌파하는 중요한 계기였다.이제 한국이 나서야 할 때가 왔다.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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