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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동결 첫단추 꿴 김정은... 트럼프 “굿뉴스”

    핵동결 첫단추 꿴 김정은... 트럼프 “굿뉴스”

    北 “핵실험장 폐쇄, ICBM 시험발사 중단”...靑 “비핵화 의미있는 진전” 핵·경제 병진노선을 경제건설 총력집중 노선 전환 북한이 6차례 핵실험을 진행했던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하고 경제건설에 집중하는 새로운 ‘전략적 노선’을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채택했다. 2018 남북정상회담과 뒤이을 북·미 정상회담을 두고 대내외적으로 선명한 비핵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비핵화와 관련, 북한이 취한 첫번째 구체적 조치란 점에서도 주목된다. 한·미와의 연쇄 정상대화에 앞서 선제적으로 핵동결의 첫 단추를 꿴 셈이다. 이에 청와대와 백악관은 일제히 환영 입장을 밝혔다.북한은 김정은 노동당위원장(국무위원장) 주재하에 20일 개최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포함된 결정서를 채택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1일 보도했다. 통신은 만장일치로 채택된 ‘경제 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라는 결정서에 “주체107(2018)년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는 내용이 명시됐다고 밝혔다. 이어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 것”이라고 전했다. 북한이 언급한 ‘북부 핵시험장’은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이다. 2006년 10월 9일 1차 핵실험을 시작으로 2009년 5월 25일, 2013년 2월 12일, 2016년 1월 6일과 9월 9일, 2017년 9월 3일 등 총 6차례의 핵실험이 이뤄졌다. 결정서는 “핵시험 중지는 세계적인 핵군축을 위한 중요한 과정이며 우리 공화국은 핵시험의 전면 중지를 위한 국제적인 지향과 노력에 합세할 것”이라고도 밝혔다. 또 “우리 국가에 대한 핵위협이나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보고에서 ‘조선반도와 지역에서 긴장완화와 평화를 향한 새로운 기류’가 형성되고 ‘국제정치 구도에서 극적인 변화’가 일어나는 점을 통보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어 “이제는 우리에게 그 어떤 핵시험과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도 필요 없게 되었으며 북부 핵시험장도 자기 사명을 끝마쳤다”고 말했다. 아울러 “핵무기 없는 세계 건설에 적극 이바지”하려는 것이 당의 평화애호적 입장이라는 언급도 했다. 그는 2013년 3월 당 전원회의에서 채택됐던 핵 무력과 경제 건설의 ‘병진노선’과 관련해 “역사적 과업들이 빛나게 관철되었다”고 선언하고, 경제건설 총력 집중이 새로운 전략적 노선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 공화국이 세계적인 정치사상 강국, 군사강국의 지위에 확고히 올라선 현 단계에서 전당·전국이 사회주의 경제 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 이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 노선”이라고 천명했다. 핵·경제 병진노선을 마무리하고 ‘경제건설 총력 집중’을 새 노선으로 제시한 것이다. 청와대는 이날 오전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이 낸 입장문에서 “북한의 핵 실험장 폐기와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결정을 환영한다”며 “북한의 결정은 전 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조만간 있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매우 긍정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북한의 발표가 나온지 1시간여 만에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며 우리의 정상회담을 고대한다(This is very good news for North Korea and the World - big progress! Look forward to our Summit)”고 환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약 5시간 뒤 또다시 트윗을 날렸다. 그는 “김정은으로부터 받은 메시지: 북한은 핵실험과 ICBM 발사를 멈출 것이다. 또한 핵실험 중단 서약을 증명하기 위해 북한 북쪽에 있는 핵실험장을 폐쇄할 것이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모두를 위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다(Progress being made for all!)”며 환영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북한 “오늘부터 핵실험장 폐기·ICBM 발사중지” 트럼프·청와대 ‘환영’

    북한 “오늘부터 핵실험장 폐기·ICBM 발사중지” 트럼프·청와대 ‘환영’

    북한이 21일부터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고 밝혔다.또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할 것이라고 밝혔다.조선중앙통신은 20일 열린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경제건설과 핵무력 건설 병진노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라는 결정서가 만장일치로 채택됐다며 이렇게 보도했다. 6개 항의 결정서에는 “주체107(2018)년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를 중지할 것”이라며 “핵시험 중지를 투명성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 핵시험장을 폐기할것”이라고 명시됐다. 또 “우리 국가에 대한 핵위협이나 핵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사회주의 경제건설을 위한 유리한 국제적 환경을 마련하며 조선반도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수호하기 위하여 주변국들과 국제사회와의 긴밀한 연계와 대화를 적극화해 나갈 것”이라고도 명시했다. 북한은 또 ‘혁명발전의 새로운 높은 단계의 요구에 맞게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할데 대하여’라는 이름의 결정서를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이를 통해 “당과 국가의 전반사업을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지향시키고 모든 힘을 총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개발의 전 공정이 과학적으로, 순차적으로 다 진행되었고 운반 타격 수단들의 개발사업 역시 과학적으로 진행되어 핵무기 병기화 완결이 검증된 조건에서 이제는 우리에게 그 어떤 핵시험과 중장거리, 대륙간탄도로켓 시험발사도 필요없게 되었으며 이에 따라 북부 핵시험장도 자기의 사명을 끝마쳤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공화국이 세계적인 정치사상 강국,군사 강국의 지위에 확고히 올라선 현 단계에서 전당, 전국이 사회주의 경제건설에 총력을 집중하는 것, 이것이 우리 당의 전략적 노선”이라고 천명했다. 북한의 이같은 결정에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트위터에 “북한과 전 세계에 매우 좋은 뉴스로 큰 진전”이라며 “우리의 정상회담을 고대한다. 북한이 핵실험을 모두 중단하고 주요 핵실험 부지를 폐쇄하는 데 합의했다”고 적어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청와대 역시 “북한의 핵실험장 폐기와 중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 중단 결정을 환영한다”며 “북한의 결정은 전 세계가 염원하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의미 있는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조만간 있을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매우 긍정적 환경을 조성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의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길잡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北 오늘 노동당 전원회의… 핵·경제 병진노선 수정 가능성 촉각

    북한이 20일 노동당 제7기 3차 전원회의를 개최한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북한 내부에 알리는 것을 넘어서 그동안 강조해 온 핵무력과 경제건설의 ‘병진노선’까지 수정할지 관심이 쏠린다. 북한이 전원회의를 계기로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핵 지우기’에 나설 수 있다는 의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9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혁명 발전의 중대한 역사적 시기의 요구에 맞게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들을 토의, 결정하기 위하여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를 20일에 소집할 것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노동당 당대회가 5~10년간 지속할 당 비전을 결정하고 이전 사업 내용을 결산하는 자리라면, 전원회의는 다음 당대회 전에 당의 주요 정책노선을 수정 및 결정할 필요가 있을 때 열린다. 특히 오는 27일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또는 6월 초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열리는 만큼 비핵화 언급이 나올지가 관건이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에서 현재를 ‘중대한 역사적 시기’로 규정하고 ‘새로운 단계의 정책적 문제’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지난 부활절 주말(3월 31일~4월 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의 만남으로 북·미 간 신뢰가 쌓이는 가운데, 향후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평화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내부에 알릴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비핵화 의지’까지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핵무력과 경제건설의 병진노선 대신 북한의 적극적인 비핵화 협상 의지, 평화공존 노력, 경제발전 집중 등의 내용을 담은 새 노선을 선보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반면 비핵화가 북·미 정상회담의 카드인 만큼 먼저 비핵화 의지를 공식화할 필요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아예 배제할 수는 없지만 병진노선 수정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며 “핵무력 완성 주장으로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변국들의 관계 개선 요청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 평화체제 구축에 집중하겠다는 수준의 언급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핵·미사일·김정은 없는 北 ‘3無 태양절’ 행사

    남북·북미 정상회담 앞두고 자제 북한이 최대 명절로 꼽는 김일성 생일(태양절·4월 15일)에 핵과 미사일이 보이지 않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관련 행사에 참석하지도 않았다. ‘핵·미사일·김정은 참석’ 없는 ‘3무 태양절’을 보낸 것이다. 이는 지난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을 공개하면서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우선 김일성 생일을 하루 앞두고 열린 지난 14일 중앙보고대회에서 자위적 군사노선 관철과 자력자강을 통한 제재 대응을 강조했지만 ‘핵무력’ 언급은 나오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지난 11일 최고인민회의와 중앙보고대회에 불참한 데 이어 이날 중앙보고대회에도 참석하지 않았다. 변상정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김 위원장의 불참 행보에 대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외전략 구상에 골몰하는 모습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이날 보고에서 “당의 자위적 군사노선을 일관하게 관철하여 나라의 방위력을 굳건히 다지며 누구나 긴장되고 동원된 태세에서 혁명적으로 전투적으로 살며 일해 나가야 하겠다”며 “자력자강의 정신력과 우리식의 창조 방식, 과학기술의 위력으로 적대세력들의 발악적인 제재봉쇄 책동을 짓부숴버리며 경제건설과 인민생활 향상에서 혁명적 전환을 일으켜야 하겠다”고 역설했다. 올해 김일성 생일은 별다른 군사적 동향 없이 친선예술축전, 국제마라톤 경기대회, 김일성화 축전 등 문화·체육 분야의 경축행사 위주로 치러지고 있는 분위기이다. 반면 지난해까지 북한은 김일성 생일을 전후해 미사일 도발을 일삼으며 위기 상황을 고조시켜 한반도 ‘4월 위기설’을 불러일으키곤 했다. 2012년 4월 13일에는 장거리미사일 광명성 3호를 발사했고, 2015년 4월 19일에는 KN09 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2016년 4월 15일에는 무수단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현재 전개 중인 대화 국면을 의식해 국제사회의 불필요한 오해와 자극을 자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로키’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김용현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현재의 비핵화, 평화체제 논의의 흐름을 유지시키면서 한국과 미국, 국제사회를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라고 설명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김영남·최룡해 등 당·정·군 실세들 총집결… “전략 국가로 지위 올려”… 핵 보유 우회 과시

    김영남·최룡해 등 당·정·군 실세들 총집결… “전략 국가로 지위 올려”… 핵 보유 우회 과시

    비핵화·정상회담 언급 없고 ‘핵무력’도 직접적 거론 안 해 최고인민회의 정책 방향 등 처리 북한이 11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6차 회의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노동당 제1비서 추대 6주년 경축 중앙보고대회를 개최했다. 북 매체들은 김 위원장이 ‘국제적 지위와 영향력을 비상히 강화했다’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북 노동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김 위원장은) 엄혹한 시련 속에서 그토록 짧은 기간에 당과 국가의 면모를 일신시키고 국제적 지위와 영향력을 비상히 강화했다”고 밝혔다. 또 “자체의 기술역량과 경제적 잠재력을 총동원하여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수행의 세 번째 해인 올해에 경제전선전반에서 활성화의 돌파구를 열어 제끼며 사회주의문화의 전면적인 개화발전으로 문명강국건설을 적극 다그쳐 나가야 한다”고 했다.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성사된 상황과 경제 문제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조선중앙TV가 이날 녹화해 방송한 중앙보고대회에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봉주 내각 총리, 최룡해·박광호·리수용 당 부위원장, 김정각 군 총정치국장 등 당·정·군 실세들이 총집결했다. 하지만 비핵화 의지나 정상회담에 대한 언급은 없었다. 최 부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조국을 그 누구도 감히 넘볼 수 없는 세계적인 군사대국으로 빛내어 주시고 전략국가의 지위에 당당히 올려세우신 것은 경애하는 최고 영도자 동지(김정은)께서 국력 강화의 길에 쌓으신 영구 불멸의 업적”이라고 밝혔다. 여기서 ‘전략국가’는 미국을 상대할 핵 능력을 보유했음을 나타내는 우회적 표현으로, ‘핵 무력’을 직접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최근 북측이 핵 무력을 언급하는 경우는 드물다. 또 이날 열린 최고인민회의는 흔히 한국 국회와 비교된다. 지난해도 전년도 예산 결산, 당해 연도 예산 보고 및 승인, 내각의 사업 평가와 정책 방향 제시, 인사·조직 문제 등이 처리됐다. 하지만 북한 헌법상 규정된 이런 광범위한 권한과 달리 그간 최고인민회의는 당의 결정을 추인하는 형식적 거수기에 불과했다. 반면 김 위원장은 정책 결정 과정에서 ‘정상국가화’를 표방하고 있다. 대외관계 정책 방향을 다룰 정도로 무게가 실린다는 의미다. 김 위원장은 그간 총 8회의 최고인민회의 중에서 지난해를 포함해 6번 참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당 중앙위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고 남북 관계의 발전 방향과 북·미 대화의 전망을 분석, 평가하고 이후의 국제관계 방침과 대응방향을 제시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文대통령 “세계사 대전환 우리가 앞장”

    文대통령 “세계사 대전환 우리가 앞장”

    “북미회담 성공 길잡이 될 것” 김정은·北최고인민회의 주목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우리가 앞장서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남북관계의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세계사의 대전환을 시작하려 한다”며 “모두가 꿈꿔 왔지만 아무도 이루지 못했던 목표이며, 분열과 대립을 넘어 평화의 새 역사를 쓰겠다는 비상한 각오와 자신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북·미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 목표의 달성과 이를 통한 항구적 평화정착에 큰 걸음을 떼는 성과가 있을 것”이라며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5차회의에서 “지금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번영의 긴 여정의 출발선에 서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문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 회의를 주재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문 대통령은 “한 번에 모든 문제를 다 해결하겠다는 지나친 의욕으로 접근하기보다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오랜 기간 단절되었던 남북 관계를 복원하고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로 나가는 튼튼한 디딤돌을 놓는다는 생각으로 임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북한은 이날 헌법상 최고주권기관으로 정기 국회와 유사한 성격을 갖는 최고인민회의 제13기 6차 회의를 개최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연이은 북·미 정상회담 등 역사적 변곡점을 맞이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메시지에 안팎의 관심이 쏠렸다.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의 노동당 제1비서 추대 6주년을 맞은 이날 1면 사설에서 당 사업 전반에 걸친 ‘인민대중제일주의’ 구현을 강조하면서 핵무력 강화는 언급하지 않았다. 조선중앙TV가 녹화 방송한 6주년 경축 중앙보고대회에서도 핵 관련 언급은 나오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사설] 비핵화 무대 전격 등장한 시진핑 역할 기대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중국 방문과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이 양쪽 관영 매체의 보도를 통해 어제 공식 확인됐다. 김정은 위원장이 6년 전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정권을 물려받은 이후 첫 정상회담의 파트너로 시진핑 주석을 정한 것은 뜻밖이다. 머지않아 북·중이 관계 개선에 나설 것이고, 비핵화 프로세스가 가동되면 자연스럽게 두 정상이 만날 것이라는 전망은 있었다. 그 시점이 북·미 정상회담 직후가 될 것이라던 예상을 보기 좋게 깼다. 김 위원장이 먼저 방중을 제안하고 시 주석이 수락했다고 북한 매체가 보도한 것으로 미뤄 양자의 전격적인 정상회담은 그만큼 조급했고, 이해가 일치했다고 볼 수 있다. 김 위원장의 언급은 비핵화가 핵심이다. 김 위원장은 “한·미가 평화 실현을 위한 단계적 조치를 한다면 한반도 비핵화는 해결될 수 있다”면서 “유훈에 따라 비핵화 실현에 주력하는 것은 우리의 시종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국가 핵무력 완성’ 이후 올해 신년사,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남북 특사 교환, 남북 정상회담 및 북·미 정상회담 제안을 통한 비핵화 의지 표명이라는 숨 가쁜 일정을 밟아 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의지를 시 주석 앞에서, 곧 만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도 재천명한 것이다. 비핵화의 주된 파트너는 미국이 분명하지만, 비핵화를 이행해 가는 과정에서 전략적 협력을 하는 후원자로서 중국의 존재가 절실하다고 김 위원장은 판단했을 것이다. 일각에서 제기하는 북·미 협상 결렬 후 미국의 대북 선제공격에 대비해 “피로 맺어진” 혈맹을 확인한다는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베이징까지 가서 비핵화의 의지를 강력히 갖고 있으며 중국의 협력을 바란다는 점을 국제사회에 알린 행간의 의미를 살펴야 한다. 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중국의 대북 제재 동참으로 최악의 상태로 빠졌던 양국이 비핵화를 공통분모 삼아 관계를 개선하고 협력하는 것은 비핵화 프로세스에 결코 마이너스는 되지 않을 것이다. 중국이 비핵화 이행 과정에서 그들의 영향력을 얼마나 행사하려 들지가 관건이다. 중국은 핵 문제는 북·미가 풀어야 한다는 원칙론을 주장해 왔지만, 자신을 배제한 급격한 논의를 초조하게 봐오던 차에 북·중 정상회담이 이뤄져 체면치레는 했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우려하는 대북 제재 완화를 꾀해서도 안 되고, 미국과의 힘겨루기 차원에서 비핵화의 발목을 잡아서도 안 된다. 그러다가는 25년 만에 찾아온 한반도 비핵화 시도는 물거품이 되고 중국도 달갑지 않은 군사적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새겨야 한다. 오늘 중국의 외교담당 양제츠 정치국 위원이 특사로 방한한다. 예기치 못한 북·중 회담이었지만 중국이 비핵화 선순환 구조의 일원으로 참가하도록 정부의 의중 파악, 로드맵에 대한 조정, 설득 노력이 긴요해졌다.
  • [사설] 남북 정상회담, 진영 떠나 지지받는 성과 내야

    4월 말 개최되는 3차 남북 정상회담의 준비위원회가 어제 첫 회의를 가졌다.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이 위원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총괄간사를 각각 맡고, 청와대에서 국가안보실장, 정책실장 외에 외교·국방장관, 국정원장, 국무조정실장 등 6명이 위원을 맡았다. 임 실장은 회의 후 첫 브리핑에서 “남북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의 근본적 해결을 위한 전기가 돼야 한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달 말 고위급 회담을 추진하고, 4월에는 우리 측 예술단과 태권도 시범단의 평양 방문도 실시한다고 덧붙였다. 30~40명 규모의 자문단도 구성한다는데 보수 측 인사도 포함시켜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바란다. 2000년 1차 정상회담이 남북 교류의 문을 연 역사성을 가진다면 2007년 2차 회담은 정상회담의 정례화, 평화체제의 첫걸음을 뗐다는 데 의미를 둘 수 있다. 2006년 10월 전 세계를 경천동지하게 만든 북한의 1차 핵실험으로 노무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의제로 삼으려 했으나,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회담이나 10·4 선언에서 핵문제를 전혀 거론하지 않아 우리와 주변국을 실망시켰다. 이번에는 달라야 한다. 2차 정상회담이 대통령 임기 말에 열려 합의 실천이 어려웠다면 이번은 문재인 대통령 1년차에 개최된다. 남북 간에 실천력을 담보할 수 있는 여건이 충분하다. 남북의 동시 현안인 군사적 긴장 완화와 인도적 이산가족 상봉, 민간 교류를 기본 의제로 삼아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남북 정상회담은 비핵화와 관련해선 북·미 정상회담의 징검다리이기도 하다. 임 실장이 밝힌 대로 남북 정상회담을 가진 뒤 실무형 한·미 정상회담을 추진해 빈틈없는 조율과 공조를 이루는 게 좋을 것이다. 다시는 오기 어려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의 빅이벤트가 한반도의 영구적 비핵화의 출발점이 될 수 있도록 길을 열겠다는 준비위의 단단한 각오가 필요하다. 준비위에 김동연 경제부총리 등이 들어가지 않은 것에 대해 청와대는 “지금 남북 경제협력 같은 문제를 논의하기에는 적절치 않아 외교·안보 중심으로 단순화했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미국 주도의 대북 제재에 역주행하는 문제는 극력 피해야 할 것이다. 정상회담의 처음과 끝은 비핵화여야 한다. 그것이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김정은과 상대하는 3차 정상회담의 키워드다. 남북 정상회담에 문 대통령은 깊은 감회가 있을 것이다. 11년 전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정상회담 추진위원장을 했던 만큼 디테일에 밝을 것이다. 남북 정상회담에 거는 국민의 기대는 1, 2차 때와 달리 남북 관계에 더해 ‘비핵화한 한반도’로 크게 높아졌다. 그런 점을 감안해 비핵화에 보조를 맞춰 남북 관계 개선 속도를 조절해 나가면 진보·보수를 떠나 폭넓은 지지를 얻는 정상회담이 될 것이다.
  • 전면에 부상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 서훈 국정원장 등 역할에 더 큰 무게 실려 더 유리할 듯

    전면에 부상한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지명자, 서훈 국정원장 등 역할에 더 큰 무게 실려 더 유리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강조하던 ‘비둘기파’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을 해임하고 후임으로 대표적 ‘매파’인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명했다. 이에 남북대화와 북·미 대화에 악영향을 우려하는 시각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오히려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비공개 접촉으로 정상회담을 성사시킨 서훈 국정원장과 폼페이오 CIA 국장,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등 ‘정보 라인’의 활약에 더 무게가 실릴 것으로 봤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측근을 국무장관에 앉혀 북·미 대화를 직접 챙기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풀이했다. 따라서 남북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준비에 속도가 붙을 거라고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14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틸러슨은 ‘대화파’, 폼페이오는 ‘매파’로 분류하지만, 이미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 결정된 상황에서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과 손발이 맞는, 정보와 추진력을 지닌 인사가 더 낫다고 봐야 한다”고 밝혔다. 탐색적 대화 수준이라면 매파의 등장은 부정적이다. 하지만, 이미 정상회담 개최를 수락했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에 소위 ‘올인’하기 위해 ‘인사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양 교수는 “매파가 북·미 대화에서 성과를 거둘 경우 미국 내 뿐 아니라 국제 사회를 설득하는데 훨씬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의 자리 이동으로 힘이 실린 ‘정보수장 라인’은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프로세스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할 전망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폼페이오가 공개 외교 채널인 국무부 수장이 되면서 그간 비공개 채널이던 정보수장 라인이 앞으로 (소통의) 전부가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북·미 대화에도 추진력이 생기면서 3월 말 또는 4월 초에 비공개 접촉, 4월 중 특사 등 고위급 회동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폼페이오는 국무부를 맡으면서 산하 정보조사국도 지휘한다. 미 5대 정보기관 중 북한 정보가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진 곳이다. CIA에서 창설을 주도했던 북한 전담 조직 ‘코리아 임무 센터’(KMC)와 시너지가 예상된다. 정보라인의 강화로 그간 진행되온 ‘정상간 대화 후 실무 대화형’(Top down) 접근법도 지속적으로 힘을 발휘할 전망이다. 정보라인의 비공개 조율 뒤에 정상 간에 대화과 이어지고, 여기서 합의된 내용을 토대로 실무협의가 이어지는 식이다. 실무협의 이후 정상회담을 꾀하는 과거의 방식(Bottom up)이 느린 속도 때문에 많은 변수와 오해가 발생했던 것을 감안한 변화다. 폼페이오 전 국장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핵 폐기’(CVID)를 엄격히 주장했지만, 지난달 남북 정상회담 개최라는 의제을 앞두고 서 원장, 김 부위원장 등과 물밑 접촉에서 유연성을 보였다. 최종 단계에서 무산되기는 했지만,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의 회담을 주선하기도 했던 것이다. CIA는 안보적 관점이, 국무장관은 외교적 성격이 큰 자리라는 점에서 ‘매파’에 지나치게 무게를 둘 필요는 없다는 분석도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폼페이오는 북핵 문제에 있어선 틸러슨보다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겠지만 분명 북한과 대화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대화 의지를 감안할 때 대화 자체에 대해 부정적일순 없다는 뜻이다. 특히 남북 및 북·미 대화가 성사된 상황에서 ‘꼼꼼한 비핵화 각론’을 만들려면 폼페이오가 더 적격이라는 평가도 있다. 현재는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상황이다. 따라서 북이 핵시설에 대한 100% 사찰을 허용해도 핵연료봉을 어디라도 숨길 수 있다. 즉, CVID의 현실화가 극히 어렵다. 폼페이오는 북한이 핵시설을 100% 공개한 뒤, 향후 숨겼던 핵물질이나 핵무기가 발견될 경우 군사적 옵션을 포함해 책임을 묻겠다는 식이다. 핵 사찰 이후 다른 핵물질이 발견됐던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美대통령 5명이 실패한 북핵 사실상 ‘마지막 기회’ 살릴까

    美대통령 5명이 실패한 북핵 사실상 ‘마지막 기회’ 살릴까

    북핵 문제가 인지된 1986년 이후 6번째 미국 대통령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3번째 북한 지도자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오는 5월 회담 석상에서 처음으로 마주 앉는다. 초기에 ‘소형 원자로’ 정도로 치부되던 북핵 문제는 반복된 북·미 간의 불신 속에 북한의 ‘핵무력 완성’이라는 위협적 문제로 커졌다.특히 미 본토를 겨냥,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이 목전이다. 북한도 역대 최고 수준의 국제사회 제재에 시달리며 체제 위협을 받고 있다. 사실상 양측 모두 마지막 협상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13일 북핵 전문가인 지그프리드 헤커 미 스탠퍼드대 국제안보협력센터(CISAC) 선임연구원의 ‘(북한) 3김과 6명의 미 대통령, 외교가 여전히 북핵 해법’ 보고서에 따르면 대화 기간에 북의 핵개발은 더뎠고, 위협을 가하는 시기에는 빠른 개발 속도를 보였다. 1986년 북은 처음으로 소형 원자로를 비밀리에 건설했다.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 대통령은 이를 알고 있었지만, 임기 말 중국 베이징에서 탐색 수준의 대화만 시작했다. 1991년 소련의 붕괴로 냉전이 종식되자 한국은 중·러와 수교를 했고, 북한은 우방국 상황이 급변하면서 대화가 필요했다. 때맞춰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이 1991년 한국에 배치했던 핵무기 철수 계획을 발표했다. 남북은 1991년 12월 31일 ‘남북 비핵화 공동선언’을 발표했다. 반면 1993년 시작된 빌 클린턴 대통령 시기에는 북·미가 대화와 단절을 거듭했다. 1993년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북한이 제출한 보고서와 사찰 내용이 다르다며 특별사찰을 요구하자 북은 이에 맞서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했다. 다행히 1994년 10월 제네바에서 경수로 2기를 지어주는 대신 북이 NPT에 복귀한다는 내용의 ‘북·미 기본 합의’가 결정됐다. 하지만 클린턴 대통령의 임기 말에 미 의회(공화당 약진)가 경수로 지원을 중지하도록 결정했고 북측은 우라늄 고농축을 시도했다. 1998년 북은 첫 번째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후 북·미 고위급이 만나 ‘조(북)·미 코뮈니케’가 발효됐지만 임기 말이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2002년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했다. 또 같은 해 10월 북한이 비밀리에 고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갖고 있음을 시인했다고 발표했다. 북은 2개월 후 핵동결 해제를 선언했고, 2003년 1월 NPT를 재탈퇴했다. 2006년에는 1차 핵실험을 감행했고, 5~6기의 원시적 핵무기를 보유하게 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대북 ‘전략적 인내’ 전략을 구사했다. 북한과의 직접 대화를 피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등 국제사회 제재에 집중했고 북한은 핵·미사일 실험을 계속했다. 3번의 핵실험을 성공하고 2016년에만 24회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하면서 20~25기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정부는 북한과 ‘핵단추’ 등 설전을 벌이며 군사적 옵션을 거론했다. 하지만 올해 1월부터 진행된 한국의 중재로 외교적 해법에 무게를 두며 오는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수락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결국 대화가 진행될 때 북한은 핵 개발에 대해 어느 정도 투명성을 보여 줬다”며 “과거와 달리 북한의 대화 의지가 강하고, 북한도 ICBM 완성 후에는 대화가 어렵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현재가 대화의 적기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남·북·미 첫 비핵화 3자 구도… ‘중·일 패싱’ 막아야

    남·북·미 첫 비핵화 3자 구도… ‘중·일 패싱’ 막아야

    핵·ICBM·평화협정 등 문제 복잡 북·미 정상회담 후 다자대화 필요 중·일 소외 땐 비핵화 협상 ‘차질’ 실무선 협의보다 정상회담 선행 한·미 공조 균열 없도록 신중해야북한의 핵·미사일 실험이 계속되던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은 독일에서 한반도 평화 구상인 ‘베를린 구상’을 발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2000년 ‘베를린 선언’과 맥을 같이했다. 하지만 곧이어 ‘코리아 패싱’(한국 소외)이 정치권을 시끄럽게 했다. 문 대통령을 제외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만 전화 통화를 했다는 것이 근거였다. 그러나 불과 8개월이 지난 현재 한국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성사시켰다. 이제 중국과 일본은 외려 ‘패싱’을 우려하고 있다. ‘운전자’가 된 정부는 이 두 나라를 다독여야 하는 입장으로 선회했다. 북한은 2000년과 2007년과 달리 지난해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소형화된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도 목전이라는 분석이다. 패싱을 우려하는 중국과 일본을 다독이며, 10여년 전에 비해 월등히 복잡해진 비핵화 협상을 해 가려면 ‘큰 그림’이 필요하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12일 서울신문과의 전화 통화에서 “2000년·2007년 남북 정상회담과 달리 4월 말 열리는 정상회담은 비핵화 문제를 다루는 것이 가장 큰 차이”라고 지적했다. 그동안 북한이 핵 문제는 북·미 간에, 군사·경협 등 한반도 관련 문제는 남북 간에 대화하는 의제 분리 전략을 썼다. 이번에는 비핵화 문제가 남북 대화와 북·미 대화를 관통하는 주요 의제라는 의미다. 따라서 비핵화 의제를 둘러싸고 남·북·미 ‘3자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과 일본이 소외 현상을 우려하는 이유다. 하지만 북·미 간 깊은 역사적 불신의 골을 감안할 때 한국의 중재만으로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때는 2005년 ‘9·19 공동성명’을 도출했던 6자회담(남·북·미·중·일·러) 구도가 필요하다. 또 평화협정은 결국 정전협정 당사국인 남·북·미·중 4자 간 틀에서 논의해야 한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뒤에는 3자, 4자, 6자 대화 등 여러 개의 다자간 대화 구도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핵 개발을 막으려던 과거와 달리 핵무기, ICBM, 평화협정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얽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중 과거 6자회담에서 중재 역할을 맡았던 중국이 큰 변수다. 북한에 성실한 비핵화 대화를 요구하고, 미국의 대화 탈선을 견제할 수 있다. 반면 과거와 달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간 신뢰가 깊지 않고, 통상 및 안보 문제로 미·중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북·미 관계 진전은 북·중 간 오해를 키울 수 있다. 일본은 비핵화 합의가 성사될 경우 합의 이행과 검증, 대북 경제 지원을 위한 국제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이날부터 중·일·러를 방문해 남·북·미 간 대화 분위기에 대해 지지를 요청하는 이유다. 남·북·미 정상 간 합의가 실무선 협의보다 선행된 것도 과거의 대화와 다른 모습이다. 지도자의 성향이 달라졌고, 150여명이 모일 정도로 육중했던 6자회담에서 실무선 협의가 지지부진했던 점도 감안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 시점을 각각 4월과 5월로 잡은 것은 되려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결국 북·미 정상회담까지 남은 2개월이 관건인데 정상급 협의를 위해 실무진들이 억지 합의에 도달하는 상황이 나타날 수 있다”며 “또 남북 정상회담 후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문제 합의에 실패할 경우 한·미 공조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00년에는 한·미 공조를 확실히 한 뒤 남북 정상회담이 열렸고, 2007년에는 6자회담의 2·13 합의로 핵 문제에 대한 논의가 진전된 상황에서 정상회담을 했다”며 “반면 이번에는 남북 관계 개선에 이어 북·미가 우선 만나 보자는 상황이란 점에서 상당히 다른 양상이고, 따라서 한국의 신중한 속도 조절과 창의적 대안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협상가 문재인, 불도저 김정은, 승부사 트럼프… 비핵화 삼국지

    협상가 문재인, 불도저 김정은, 승부사 트럼프… 비핵화 삼국지

    치밀한 논리와 설득력으로 중무장하고 한 번 결단한 일은 과감하게 밀어붙이는 문재인 대통령, 빠른 판단력과 ‘통 큰’ 결단력이 돋보이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계산에 능하고 타고난 승부사 기질과 공격적 성향까지 갖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개성 강한 세 정상의 기질이 4월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식으로 발현될지 주목된다. 정상이 직접 ‘담판’을 짓는 정상회담의 특성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 정상들 간의 ‘궁합’이 회담 판도를 바꿀 수도 있다. 세 정상의 캐릭터를 분석해 남북, 북·미 정상회담에서 펼쳐질 광경을 예측해 봤다.■‘한반도 운전자론’ 집념으로 실현… 역지사지 노하우로 회담 성사 ‘The Negotiator’(협상가). 미국의 시사주간지 타임은 2017년 5월 15일자 아시아판 표지 인물로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을 선정하고 ‘협상가 문재인, 김정은을 다룰 수 있는 자’라고 표현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베를린 선언으로 한반도 평화 구상을 제시하고,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북한의 특사를 맞아 4월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을 이끌어 냈다. 협상가적 자질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운전대를 꽉 잡고 국면을 주도했다. ‘이상에 치우친 정세인식’이란 평가를 받았던 베를린 선언은 재해석되고 있다. ‘현실성이 없다’고 비판받은 문 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은 현실화됐다. 그 집념이 카운터파트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났을 때 어떻게 발휘될지 주목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11일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정신이 문 대통령의 회담 노하우”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한·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 관영 CCTV와의 인터뷰에서 ‘역지사지 외교’를 처음 언급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와 관련, “중국이 안보이익을 침해받을 우려가 있다고 염려하는 것에 대해 우리도 역지사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역지사지 외교로 중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이며 대(對)중 외교의 엉킨 실타래를 차근차근 풀어냈다. 지난 8일 국가 조찬 기도회에서도 대북 특별사절단의 평양 방문에 대해 “남북 간의 대화뿐 아니라 미국의 강력한 지원이 함께 만들어 낸 성과”라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을 돌렸다. 문 대통령의 거듭된 칭찬은 트럼프 대통령을 움직였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우리의 공과 이익을 앞세우지 않고 상대를 진심으로 배려하는 역지사지와 ‘진심 외교’로 원하는 것을 얻어 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의 정상회담에서도 문 대통령은 상대의 마음을 열어 먼저 신뢰를 쌓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감성적 화법으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오랜 변호사 생활로 체득한 논리적 화법으로 김 위원장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나 트럼프 대통령은 ‘화끈’하지만, 문 대통령에게는 집념과 고집이 있다. 한반도 대화 국면을 끌어내기까지의 과정을 복기해 보면 불가능을 현실로 만든 문 대통령의 캐릭터를 읽을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은 옳다고 생각해 결단하면 끝까지 밀고 나가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전략과 스타일을 사전에 철저히 분석해 담판을 지어야 할 순간이 오면 치밀한 논리로 비핵화 실천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통 큰 결단력 국면 전환 주도… 핵 문제는 원칙 사수할 듯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첫 정상외교 무대인 4월 말 남북 정상회담과 5월 북·미 정상회담에서 어떤 외교 스타일을 보일까. 올해 1월 1일 신년사 이후 대화 국면 전환을 주도해 온 김 위원장이 비핵화에 대해서도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1일 “(김 위원장이) 외교적으로도 과감하게 돌파하는 스타일인 거 같다”면서 “‘백두혈통’의 후계자로 자란 이들은 이것저것 고민하거나 계산하지 않고 거침없이 호방하게 스스로 단번에 결정해 버린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면 남북 관계는 상당히 내놓을 것도 많고 파격적인 제안을 해 올 수도 있다”면서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는 거침없이 호방하게 단번에 담판을 지으려고 하겠지만, 본질적인 핵문제에 있어서 지켜야 될 원칙은 더 사수하려 노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12월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이후 후계 세습을 공고화하기 위해 내부 체제 결속에 집중해 왔다. 2013년 12월 고모부인 장성택을 숙청하는 등 당·정·군의 충성심을 이끌어내기 위한 ‘공포 정치’를 펼치기도 했다. 그러면서 한편으로는 북한 주민들과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애민지도자상’을 강조하는 주민 친화 정치를 보였다는 평가도 있다. 김 위원장이 내치에서 공포 정치와 주민 친화 정치를 동시에 보였다면 대외관계에서는 2017년 말까지 대미 강경 노선을 고집하며 핵·경제 병진노선을 주창해 왔다. 김 위원장은 2012년 전략로케트군을 독립시킨 이후 지난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하기까지 4차례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 등 핵무기 발사수단 개발에 전력 투구해 왔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 이후 전격적인 대화 국면 전환에 나선 배경에 내치의 안정화를 이룬 이후 핵무력 완성까지 간 경험이 대외관계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특히 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에서 민족적 대경사로 언급한 오는 9월 9일 북한 정권 수립 70주년을 앞두고 정상외교 무대에서 대북 제재 완화 등 소기의 성과를 얻는다면 이를 내부 체제 결속에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자신을 ‘로켓맨’이라고 불렀던 트럼프 대통령을 맞상대하는 세계적인 지도자라는 것을 주민들에게 보여 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靑특사단 보고에 입장 바꿔… 미국내 여론 전환 승부수 ‘5월 북·미 정상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화끈한 ‘승부사’ 기질을 유감없이 드러냈다는 평가다. 10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누구도 이렇게 전격적으로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이는 고비마다 과감한 승부수를 던진 트럼프 대통령만 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외교관은 “‘화염과 분노’, ‘괌 주변 포위 타격’, ‘리틀 로켓맨’과 ‘미치광이 늙다리’ 등 1년 넘게 폭언과 비난을 주고받던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 두 사람이 불과 2개월여 만에 정상회담에 의기투합한 ‘반전’은 둘 다 ‘통 큰 승부사’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고 평가했다. 러시아 스캔들과 철강 관세 폭탄 반대, 총기 규제 강화 등 여러 가지 비판적인 이슈로 벼랑 끝에 몰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낸 것은 자신이 주도한 대북 압박 정책의 승리이며 자신이 직접 상대해서 북핵 위기를 마무리 짓겠다는 과감한 ‘결단’으로 풀이된다. 이를 통해 오는 11월 중간 선거뿐 아니라 차기 미 대선의 승리를 위한 징검다리를 삼겠다는 의지이기도 하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까지도 “북한과의 대화의 문은 열려 있지만, 비핵화 등 ‘적절한 조건’이 충족돼야 한다”고 강하게 북한을 몰아세웠다. 특히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등 대북 대화파보다 강경파의 목소리에 더 귀를 기울였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북한이 비핵화에 대해 분명한 조치를 취하기 전에는 미국이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작다고 봤다. 이런 모두의 예상을 깨고 트럼프 대통령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의 45분짜리 ‘북한 변화 가능성’ 브리핑 후 첫 북·미 정상회담을 수락했다. 만약 북·미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선언 등을 이끌어 낸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25년 동안 어떤 미 행정부도 해내지 못했던 ‘북핵’ 문제를 해결했다는 ‘외교적 성과’를 거머쥐게 된다. 노벨평화상이라는 선물이 덤으로 따라올 수도 있다. 설령 정상회담이 실패해도 책임을 북한에 돌려 리스크를 최소화하면 된다는 계산도 깔렸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승부사’ 기질이 즉흥성과 결합했을 때 오는 불확실성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미 정상회담 결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관이자 협상가, 전략가를 어렵풋이 봤다”고 했지만 현재 트럼프의 백악관이 어디에 있고, 어떻게 거기까지 갔는지는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 대화 어젠다 설정 등에 대해 그가 끈기 있게 준비하며 대처할지 의문이라는 것이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북미 정상회담 합의 이후] 美 “구체 조치 없인 대화 없다” 北 “군사적 힘·제재 안 통한다”

    WP “미, 주도권 경쟁 시동” 北 매체, 비핵화 보도 안 해 역사적 북·미 정상회담 합의로 훈훈했던 북한과 미국 양국이 하루 만인 10일 날 선 기 싸움에 나섰다. 미국은 ‘비핵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 없이 대화도 없다’고 주장했고, 북한도 미국의 대북 제재를 강력하게 비난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9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구체적 조치와 구체적 행동을 보지 않고는 그러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만남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5월까지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밝힌 다음날 ‘구체적 조치’를 내세우며 북한을 압박했다. 그러나 ‘조치’에 대한 부연 설명은 하지 않았다. 현지 언론들은 미 정부가 북·미 대화 주도권 싸움에 시동을 걸려는 것 아니냐고 관측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북·미 정상회담의 결정이 즉흥적인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이라는 비판을 무마하고 정상회담의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움직임이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이날 샌더스 대변인의 주장은 그동안 미국이 강조해 온 ‘비핵화와 관련한 진정성 있는 조치’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이 일부 핵시설 가동을 중지하거나, 비핵화와 관련한 북한 정부의 공식적 입장 표명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을 우회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지난 10일 논평에서 “미국은 제재와 봉쇄책동으로 우리나라를 고립 질식시켜 무력하게 만든 다음 쉽사리 타고 앉으려 하고 있다”면서 “우리에게는 그 어떤 군사적 힘도, 제재와 봉쇄도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대남 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도 이날 논평에서 “최근 더욱 악랄하게 감행되는 미국과 괴뢰 군부 호전광들의 위험천만한 군사적 망동은 기어코 이 땅에서 북침 핵전쟁의 불집을 터뜨리려는데 그 불순한 목적이 있는 것으로 하여 절대로 용납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 매체들은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이나 북한의 비핵화 의지 표명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공식 보도하지 않고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병진노선(국방과 경제의 동등한 발전)을 주장하며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내부에 서둘러 알릴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비핵화 의지 표명 전에 군부 반발을 조율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장이 남북, 북·미 정상회담 의지를 직접 밝힌 만큼 북 매체가 관련 언급을 안 한다고 해도 이상할 것은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북핵 종결자 vs 정상국가 수반…윈윈 노리는 파격의 두 남자

    북핵 종결자 vs 정상국가 수반…윈윈 노리는 파격의 두 남자

    전격 화답 트럼프 대선 후보 시절부터 ‘해결사’ 자임 첫 만남 자체보다는 핵 폐기에 무게 비핵화 결실 땐 중간선거 유리해져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북핵 문제 해결사를 자처했다. 2016년 6월 애틀랜타 유세에서는 “김정은이 미국에 온다면 만나겠다. 회의 탁자에 앉아 햄버거를 먹으면서 더 나은 핵 협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민주당의 후보이던 힐러리 클린턴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른바 ‘전략적 인내’로 일관한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장관을 지낸 클린턴을 ‘순진한 아마추어’라고 조롱했다. 취임 100일 무렵인 지난해 5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그를 만나는 것이 적절하다면 전적으로, 영광스럽게 하겠다”면서 김정은을 만날 용의가 있다고 재차 밝혔다. 지난 3일 워싱턴에서 열린 중견 언론인 모임인 ‘그리다이언 클럽’ 연례 만찬에서도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주목받았다. 이런 맥락에서라도 이날 ‘북·미 정상회담’ 수용은 상당히 전격적인 결정으로 보인다. 8일(현지시간) 백악관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애초 트럼프 대통령은 9일까지도 방북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미국을 방문 중인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날 구체적인 일정이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정 실장이 백악관 웨스트윙에서 자신의 참모들과 만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정 실장과의 만남을 바로 지시했고, 김정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받은 뒤 그 자리에서 ‘바로 김 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말하며 정 실장에게 이 같은 사실을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공표하도록 했다. 그리고 자신은 백악관 기자실을 찾아 취임 후 처음으로 “중대한 발표”(major announcement)라는 표현을 썼다. 현지에서는 ‘찬스’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동물적인 감각이 이번 결정에 한몫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북핵 문제를 다룰 결정적인 기회인 동시에 산적한 국내외 현안을 상쇄할 정치적 카드로 봤다는 해석에서다. 현재 그는 러시아 스캔들에 이어 전직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포드(39)의 과거 성관계 스캔들, 수입 철강 관세 폭탄 반대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정치적 상황이 좋지 않은 형편이다. 어떤 결과로든 오는 11월 중간선거에 활용할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년여간, 지난해 12월 극적으로 타결된 ‘감세 정책’ 이외에 특별한 정치적·정책적 성과물이 없다. 미국민의 가장 큰 불안 요소인 ‘북핵’ 문제 해결의 물꼬를 튼다면 중간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어 보인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통 큰 제안 김정은 고강도 압박 지속돼 내수 경제 위축 관계 정상화 통해 체제 안정 꾀할 듯 핵무력 카드로 동등한 협상 분석도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다음달 말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조속히 북·미 정상회담을 열자고 제안하면서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린다. 김 위원장의 올해 신년사 이후 진행된 북한의 자세 전환이 대북 제재 국면을 회피하기 위한 전술적 의도를 넘어서 ‘정상국가’로 인정받는 것을 추진하는 큰 틀의 전략적 로드맵을 갖고 있다는 데 무게가 실린다. 북·미 평화협정을 통한 체제 안전보장에 방점을 둔 것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9일 “북한은 정상국가화를 원했다”면서 “이 정도 베팅이면 인식 변화가 있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핵·경제 병진노선에서 핵무력은 완성됐는데 경제가 문제”라면서 “핵으로 인한 권력 안정화보다 오히려 권력이 불안해질 수 있다는 인식이 있지 않나 싶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의 회담 제안 배경에는 주력 수출품 차단, 외교관계 축소 등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압박 강도가 과거와 차원이 다른 수준으로 높아졌다는 점이 우선 거론된다. 경제 상황 악화 속에서도 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의 대부분을 내부 경제 발전 목표에 집중하면서 모순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남북 관계 개선과 북·미 관계 정상화를 통한 대외 환경의 변화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북한이 상당한 수준의 핵·미사일 능력을 확보하게 되면서 담판에 나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핵무력 완성으로 확실한 카드를 가졌다는 자신감을 가지고 대미 협상을 대등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북한은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 비핵화 조건으로 언급한 ‘군사적 위협 해소’와 ‘체제안전 보장’이라는 미국 측의 통 큰 조치를 얻어내려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종국적 목표인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변경을 통해 북핵 문제를 둘러싼 대북 제재·압박 국면을 보다 근본적으로 해소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번 제안에는 최고지도자 간 정치적 협상을 통한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미국과의 문제를 풀어 가는 것이 더 유용하다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김근식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서 최고지도자를 만나서 문제를 풀겠다는 의지를 보인 면에서 파격”이라면서 “그러나 비핵화와 관련해서는 기존 입장을 양보한 것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남북정상회담 합의 이후] 北매체, 부담스러웠나 ‘정상회담·비핵화’ 침묵…되레 “핵보유 정정당당”

    지난 6일 대북특별사절단(특사단)이 방북 결과로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강조했지만, 북한 매체들은 이런 언급을 하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북한 핵무력 완성을 내부에 선언한 상황에서 비핵화 의지에 대한 공표는 북한 군부 및 내부의 반발을 가져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 “군부·내부 반발 우려한 듯” 7일 청와대 관계자는 전날 ‘특사단이 발표한 6개 항의 발표문을 북한 매체에서도 공표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답했다. 발표문의 3~5항에는 북측은 비핵화 의지를 분명히 했고, 허심탄회하게 북·미 대화를 하겠다는 용의를 밝혔다. 또 대화 국면에서 핵실험,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 등 전략도발을 하지 않겠다는 ‘조건부 모라토리엄’(유예)을 발표했다. 반면 ‘6일 북한 매체들은 비핵화 의지 표명과 북·미 대화 용의, 조건부 모라토리엄 등을 거론하지 않고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해서만 보도했다. 또 이날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논평에서 “우리는 미국의 핵위협으로부터 국가의 최고 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정정당당하게 핵무기를 보유했다”며 “세계 최대의 핵보유국인 미국과 단독으로 맞서 우리의 제도와 민족의 운명을 수호해야 하는 첨예한 대결 국면에서 다른 선택이란 있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북·미 대화의 조건이라는 비핵화 의지보다는 핵보유의 정당성을 주장한 셈이다. ●“북·미대화 위한 기싸움” 평가도 ‘우리민족끼리’와 ‘메아리’ 등 대외 선전매체도 평창동계올림픽·패럴림픽 이후로 연기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재개되면 정세가 ‘파국’에 처할 것이라는 주장을 계속했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노동당이 북한 내부에 ‘비핵화 의지’를 전하면, 미국과의 대화를 구걸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고,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상황에서 군부의 반발을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 매체들의 공격적 논평이 북·미 대화를 위한 기싸움이라는 평가도 있다. 통일부 관계자 역시 “북한 매체에 남북 관계 진전 등 기본적인 사안은 같은 맥락으로 보도됐다”며 “내부 정세나 수요, 입장이 다르기 때문에 공개 범위 등에 차이가 날 수 있다”고 전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비핵화 유훈’ 언급한 김정은… 국면 전환 장기간 준비했다

    ‘비핵화 유훈’ 언급한 김정은… 국면 전환 장기간 준비했다

    ‘핵실험 공포’ 몰아넣던 김 위원장 올핸 연이어 남북관계 개선 행보 美와 대등한 협상 지위 노림수 작년에만 4개 초강력 대북제재 국제사회 제재·압박 성과 분석도올해 1월 1일 신년사부터 시작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남북 관계 개선 행보가 4월 말 판문점 남측 구역인 평화의집에서 제3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게 되면서 최고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6·25전쟁 이후 북한 정상이 남한 땅을 밟는 것은 김 위원장이 처음이다. 과거 임동원 전 국정원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답방을 요청하며 서울이 안 된다면 평화의집에서라도 남북정상회담을 열자고 제안했었지만 거절당했다. 전문가들은 특사단의 방북 결과를 볼 때 김 위원장의 반전 행보가 핵·미사일을 개발한 뒤 한·미와 대등한 입장에서 협상을 벌이려는 ‘장기적 로드맵’에 따른 것이었다고 평가했다. 6일 특사단 대표였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김 위원장이 북·미 대화에 나서겠다고 말한 구체적인 대화 내용을 알려 달라는 요청에 “언급 내용을 구체적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북·미 대화의 의제로 비핵화를 논의할 수 있다. 비핵화는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선대 유훈에 변함이 없다고 했다”고 밝혔다. 비핵화를 ‘선대의 유훈’으로 김 위원장이 직접 언급함에 따라 김 위원장이 국면 전환을 장기간 준비했다는 분석과 주장이 설득력을 얻게 됐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1일 신년사에서 ‘느닷없이’ 남북 관계 개선 및 평창동계올림픽 참가를 언급했다. 지난해 경색 국면 때부터 ‘대화 전환’을 준비했다는 의미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최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11월 29일 북한이 ‘화성15호’를 쏘고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는데 전문가들은 기술적 추가 실험이 필요하다는 지적을 했다”며 “완벽한 실험을 하지 않은 것이 외려 협상 국면으로 나가려는 준비였던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간 전문가들은 북한의 갑작스런 남북 관계 개선이 ‘북·미 관계 현상 유지’라는 전략과 장기적 로드맵 전략 중 하나로 예상했다. 후자는 남북 대화를 북·미 대화의 관문으로 활용하는 전략이다. 반면 전자는 북·미 대화를 조율해야 하는 한국 정부가 양쪽에서 압박을 받는 부정적 시나리오가 된다. 하지만 이번 특사 방문으로 확인된 것은 북·미 대화에 대한 북측의 장기적 로드맵이 있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한은 핵미사일 고도화 시점에서 로드맵이 어느 정도 있었던 것”이라며 “미국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정상 국가 대접을 받기 위해, 핵미사일을 통해 대등한 협상 지위를 획득하려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북·미 대화 의지 표명은 미국과 국제사회의 강한 제재·압박이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 당국자는 이날 “지난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4개의 대북 제재를 쏟아냈고, 그 수준은 역대 가장 강력했다”고 밝혔다. 실제 지난해 하반기에 나온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371·2375·2397호는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석탄, 철광석, 수산물, 의류, 해산물 등의 거래를 전면 금지했다. 유엔 회원국은 북한과 어떤 추가 협력 사업도 해서는 안 되고, 특히 북한 노동자를 들여올 수 없다. 석탄, 철광석, 해산물 등의 수출길이 막혀 연간 10억 달러(약 1조 755억원) 이상을 손해 본다고 안보리는 예측했다. 지난 1월 중국과 북한의 교역액도 2억 1597만 달러(약 2324억원)로 2014년 6월 이후 3년 7개월 만에 최저치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대북 군사옵션 검토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고 나왔다는 분석도 있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최근 북·미 간 뉴욕 채널의 분위기를 볼 때 ‘코피 전략’(Bloody Nose) 등 미국의 군사옵션 검토에 북한이 움츠러든 경향을 읽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대북특사 방북 코앞인데... 북은 “美와 전제조건 대화 없어” 선그어

    대북특사 방북 코앞인데... 북은 “美와 전제조건 대화 없어” 선그어

    문재인 대통령이 이르면 이번 주 초 대북특사 파견을 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북한이 전제적인 대화를 받을 수 없다고 선을 그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번에 방북하는 특사단은 북한과 미국을 대화 테이블에 앉히는 것이 목적이기 때문에 북한의 이런 입장은 향후 양측 설득 과정에서 난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풀이된다.북한 외무성이 “지난 수십 년간에 걸치는 북미 회담 역사에서 우리는 단 한번도 미국과 전제조건적인 대화탁자에 마주 앉은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비핵화를 전제하는 대화에는 임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했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북미대화 동향과 관련한 질문에 “우리가 북미대화 의사를 밝힌 이후 나타난 미국의 동향은 우리로 하여금 미국이 북미대화가 재개되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고밖에 달리 볼 수 없게 만들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일 보도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최근 미국이 북미대화문제와 관련하여 적절한 조건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대화하지 않겠다느니, 핵무기와 미사일을 포기할 의지가 있는지 지켜보겠다느니 하는 등의 나발을 계속 불어대면서 희떱게 놀아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우리의 급속한 핵무력강화에 기절초풍하여 대화의 문을 계속 두드려온 미국이 아닌보살하면서 이러저러한 전제조건들을 내거는 것도 모자라 대화를 해도 핵 포기를 위한 대화를 할 것이며 ‘최대의 압박’은 비핵화가 영구적으로 실현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하는 것은 가소롭기 그지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지향하는 대화는 국가들 사이에 평등한 입장에서 상호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을 논의해결하는 대화”라고 덧붙였다. ‘상호 관심사’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대목은 핵 문제를 논의할 수도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광장] 김정은, 트럼프 3년 짧다 생각하면 誤算/황성기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정은, 트럼프 3년 짧다 생각하면 誤算/황성기 논설위원

    “미국은 북한과 아무런 조건 없이 언제 어느 곳에서 대화할 수 있으며, 북한이 우리 요구에 반응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지난해 가을 북·미의 말 폭탄으로 한반도 전쟁 위기가 고조되자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조건 없는 대북 대화를 제안했다. 그는 “날씨 얘기만 해도 좋다”고 했다. 하지만 인용한 발언은 틸러슨 게 아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취임한 해인 2001년 9월 한국 대사 부임 전 토머스 허바드가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17년 전에도 미국은 그랬다.30년 세월, 북한과 미국 간 숱한 고위급 회담이 열리고 여러 합의가 나왔지만 2018년 판 북·미 대화를 앞두고 개최 가능성과 결과에 불투명한 전망이 형성된 일도 드물다.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화할 충분한 용의가 있으며 문은 열려 있다”고 했지만 울림이 없다. 서울이 평양과 워싱턴을 설득해 같은 테이블에 모시는 일, 지난(至難)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서로에게 쌓은 벽은 멕시코 국경의 장벽보다 높다. 햇볕 정책의 빌 클린턴 정권 8년을 거쳐 집권한 부시 대통령은 대북 강경 자세로 북한을 긴장시켰다. 북·미 기본합의(1994년), 페리 프로세스(1999년)를 백지화할 기세였다. 그러나 결론은 대화와 협상을 통한 해결이었다. 클린턴 방식 말고는 선택지가 없었다. 부시는 정권 출범 반년 만인 2001년 6월 6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제한 등 포괄적 의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는 대화 의사를 표명한다. 그렇다고 부시 정부의 북한 불신이 사그라진 것은 아니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독재자’라 부르고, 테러지원국도 유지했다. 국제 정세도 북한 편이 아니었다. 그해 9월 11일 뉴욕 테러로 북·미 대화는 무기 연기됐다. 북한은 미국을 의식해 다음날 반테러 선언을 하고 2개의 반테러 국제협약에 가입하는 그들답지 않은 ‘성의’를 보인다. 하지만 이듬해 대량살상무기 ‘추구죄’로 이라크, 이란과 ‘악의 축’ 국가로 명명된다. 초조해진 북한이 2002년 10월 평양에 온 제임스 켈리 특사에게 농축우라늄 프로그램을 확인시키는 초강경 조치를 취하고 2003년 4월 중국 베이징에서 북·미 대화가 성사된다. 부시 정권 출범 2년 3개월째의 일이다. 북한이 ‘국가 핵무력 완성’ 다음으로 남북 대화를 꺼낸 것은 김정은의 머리가 좋다거나, 제재에 밀렸다기보다 그들의 ‘핵 일정’을 충실히 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대화하겠다는 갈망은 “우리는 대화에도 전쟁에도 다 준비돼 있다. 온 세계가 다 알고 있는데 어떻게 유독 미국만 모르고 있는가”라는 허장성세(2월19일 조선중앙통신)에서도 드러난다. 핵무력을 지난해 11월 화성15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로 보여 줬다면 대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일 차례다. 문 대통령이 평양에 특사를 파견한다. 김정은은 남한 특사에게 제재 해제, 북·미 수교, 불가침협정 등을 손에 쥘 수 있을지, 트럼프에 대화의 진정성은 있는지 떠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오산해선 안 될 게 있다. 미사일로 장난치는 일이다. ‘서울, 도쿄, 미 본토 불바다’를 운운하다가는 평양 여명거리가 먼저 불바다에 휩싸일 수 있다. 트럼프는 ‘핵 제거’를 실천에 옮길 가능성이 어느 정권보다 높다. 핵으로 남한을 위협할 수는 있어도, 미국 앞에서는 비대칭 그 자체인 북한의 군사 전력이다. 코끼리를 조약돌로 위협하려다 뒷발에 채인다는 걸 알아야 한다. 체제도, 인민도 지키려면 핵을 내려놓은 길 말고는 달리 방법이 없다는 사실, 한반도 북쪽 이외의 사람은 다 안다. 김정은의 핵 가진 경제 발전 프로젝트는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전략적 인내’로 북한을 방치한 오바마 대신 힐러리에게 기대를 걸고 문 걸어 잠갔다가 호랑이 트럼프 만난 김정은이다. 철벽 제재에 ‘제2 고난의 행군’으로 버티려 할 것이고, 버틸 수 있겠지만 과연 득책(得策)일까. 트럼프 남은 임기 3년만 참으면 정권이 교체되겠지 버티다간 원금도 못 건진다. 제재로 인민 생활이 요동치는 조선민주주의공화국에 김정은 체제가 성할 거라는 생각, 별로 안 든다. marry04@seoul.co.kr
  • [시론] 특사 파견과 김정은 본심 확인/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시론] 특사 파견과 김정은 본심 확인/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함으로써 잠시 안보 불안감을 해소하고 평화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를 수 있었다. 북한의 명목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특사,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이 내려와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초청하는 등 ‘남북 화해와 단합’ 분위기를 한껏 띄우고 돌아갔다. 올림픽 기간 동안 남과 북 사이에는 남북 관계 개선, 한반도 비핵화, 북·미 대화 여건 조성 등 많은 대화가 오갔다. 하지만 미국 대표단으로 왔던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과 이방카 보좌관이 북한 대표단을 애써 외면함으로써 북·미 고위 대표단 사이에는 조우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남북 관계의 훈풍과는 대조적으로 북·미 사이에는 여전히 냉기류가 흐르고 있다. 올림픽 휴전에 따라 한시적 평화가 이뤄졌지만 올림픽 이후 지속 가능한 평화 만들기를 본격화해 나가야 한다. 당면한 과제는 올림픽 기간에 미뤄 둔 한ㆍ미 연합군사연습 실시와 관련한 문제다.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조선신보는 지난달 “북남 대화와 관계 개선의 흐름이 이어지는 기간 북측이 핵실험이나 탄도로켓트 시험발사를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보는 것은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나 타당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북한 당국이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북한식 ‘쌍중단’ 차원에서 핵·미사일 시험과 한ㆍ미 군사연습을 동시에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면 한ㆍ미가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게 될 것이다. 북한이 건군절 열병식을 예정대로 진행하면서 규모를 축소하고 생중계하지 않은 것처럼 한ㆍ미도 미뤄 둔 군사연습을 예정대로 진행하되 전략자산 전개 등 북한을 자극하는 훈련을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이 비핵화 차원의 동결 협상에 응한다면 군사연습도 의제에 포함해 논의할 수 있겠지만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이 생각하는 북·미 협상은 핵보유국 지위를 가지고 ‘부분 인정 부분 동결’ 방식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올림픽 기간에 북ㆍ미 대화가 이뤄지지 못한 데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CVID)를 주장하는 미국과 비핵화 대화는 없고 핵을 가지고 평화 공존하자는 북한 사이의 입장 차이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북한은 핵보유국의 전략적 지위, 이른바 ‘전략국가’의 지위를 내세우고 ‘평화공세’를 펴고 있다. 미국 주도의 ‘최대의 압박’과 군사적 옵션의 사용 가능성이 높아지는 위기 국면에서 북한이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적극적 행보를 보이는 것은 북·미 대결 구도를 ‘우리 민족 대 미국의 대결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북한의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에 대해 문 대통령은 조속한 북·미 대화를 촉구하면서 비핵화 진전 없는 남북 정상회담 추진이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선언한 지금 비핵화에 아무런 진전 없이 남북 정상회담을 추진할 경우 북한의 핵 보유를 인정하는 의미를 가질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한 성급한 기대에 대해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며 속도 조절과 함께 여건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과거 경험에 따르면 비핵화 프로세스가 진행될 때 남북 정상회담의 성사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1999년 가을 북한 핵·미사일 해결과 북ㆍ미 관계 개선을 연계한 ‘페리 프로세스’를 가동하면서 2000년 6월 1차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됐고, 2007년 2·13 합의를 통해 폐쇄→불능화→폐기로 이어지는 단계적 북핵 해법을 마련하면서 2차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었다. 따라서 3차 남북 정상회담이 이뤄지려면 북·미 대화가 재개돼 비핵화와 관련한 큰 틀의 방향을 잡아야 할 것이다. 위기 정세를 주도적으로 풀려면 문 대통령이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답방 형식의 대북 특사를 보내 비핵화와 남북 관계 개선에 관한 김정은 위원장의 ‘본심’을 확인해야 할 것이다. 특사 방북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와 관련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면 역으로 남북 정상회담을 먼저 추진해 비핵화 프로세스를 작동시킬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 [사설] 北 대표단, 美 대화 위한 비핵화 의지 보이기를

    북한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이 어제 경의선 육로를 통해 들어와 평창동계올림픽 폐회식에 참석했다. 2주 전 개회식에 참석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에 이은 방남으로 김영철 일행이 미국과 대화의 문을 열 수 있는 ‘비핵화와 관련한 성의 있는 움직임’을 보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들을 폐회식 직전 평창에서 만나 조속한 북·미 대화를 촉구했으며 이들은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지난 23일 북한과 밀거래하는 선박 등 56개 대상이 포함된 대북 제재 명단을 발표했다. 미국의 단독 제재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제3국과의 물자 수송을 거의 배에 의존하는 북한으로선 지금까지의 제재를 넘어서는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제재 발표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보좌관이 방한해 문 대통령과 만찬을 하는 날에 행해진 것은 의미심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핵 진전 없는 남북 관계 독주를 경고하고, 비핵화 의지가 없는 한 ‘최대의 압박과 관여’라는 대북 정책 완화는 있을 수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그는 “이런 대북 제재마저 효과가 없으면 제2단계로 갈 것”이라고 밝혀 군사옵션까지 암시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의 평양 방문 제안에 “여건”을 강조했고, “우물가에서 숭늉 찾는 격”이라고 밝혔다. 북·미 대화가 모색되지 않으면 남북 대화에는 한계가 있다고 털어놨다. 보수세력의 극심한 반대가 예상됐음에도 불구하고 천안함 폭침의 배후이자 제재 대상인 김영철의 방남을 받아들인 것은 북·미의 대화 입구를 찾으려는 우리의 중재자 노력의 일환으로 평가해야 한다. 문 대통령이 강조한 남북 진전에 대해 김정은도 같은 의지라고 한다. 문제는 북·미 대화다. 김영철이 대화 의사를 밝혔지만 핵·미사일에서 태도 변화를 보이지 않으면 말뿐에 지나지 않는다. 남북 진전을 위해 필요한 것은 북한의 진정한 행동이다.  우리는 반신반의 속에 북한의 평창 참가를 반겼다. 그러나 이산가족 상봉 같은 현안 외에 북한이 평화 조치를 내놓지 않으면 절반의 환영마저 반발로 바뀔 수 있다. 남남 갈등을 야기한 후과도 만만치 않을 것이다. 국민 지지가 없으면 남북 관계를 도모할 수 없는 남한 사정, 김정은이 모르지 않을 것이다. ‘핵무력’을 완성했다는 지금은 1, 2차 남북 정상회담 때와 다르다. 핵 문제에 진전이 없으면 남북도, 북·미도 어려워진 현실, 평양은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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