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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카에다, 2007년 파키스탄 핵무기고 공격”

    “알카에다, 2007년 파키스탄 핵무기고 공격”

    ‘테러리스트의 손아귀에 핵무기가 들어간다면….’ 핵 재난 가능성이 현실로 성큼 다가왔다. 이슬람 무장단체인 알카에다와 탈레반이 지난 2년간 3번에 걸쳐 파키스탄 핵무기고를 공격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 산하의 반(反)테러센터(CTC)는 11일(현지시간) 발행한 ‘CTC 파수꾼’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미 무장세력이 무기나 폭탄 제조 물질을 확보했을 위험도 있다. 파키스탄 핵전문가인 션 그레고리 파키스탄안보연구소 국장은 최근 2년간 파키스탄의 핵시설 3곳에서 일어난 테러를 구체적으로 밝히며 이곳이 적의 침투에 취약하다고 경고했다. 그는 “알카에다나 탈레반이 핵무기와 부품, 핵 전문가를 손에 넣었다는 정황이 실제로 있다.”며 앞으로 더욱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했다. 테러리스트들의 공격은 지난 2007년 11월 사르고다의 핵저장 시설에서 시작됐다. 같은 해 11월에는 캄라의 핵 공군기지가 타깃이 됐다. 지난해 8월에는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35㎞ 떨어진 와의 핵무기 제조공장에서 수차례의 폭탄테러가 일어나 최소 63명이 숨졌다. 파키스탄 정부는 오랜 숙적인 인도의 공세을 피하려고 핵무기 시설 대부분을 나라 북서쪽에 설치했다. 그러다 보니 아프가니스탄과 가까워져 핵시설이 탈레반·알카에다의 근거지 안에 들어앉게 되는 모순이 발생했다. 그러나 CTC 측은 이는 국방부나 미군, 육군사관학교의 입장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제프 모렐 국방부 대변인도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마이크 뮬런 미 합참의장은 파키스탄 정부와 군의 보안 조치에 만족해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섰다. 미 정부당국자는 이를 방지하려고 파키스탄 주요 항구에서 운송되는 컨테이너 선박에 대해 방사능 물질을 검사하는 등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누팜 스리바스타바 조지아대 국제무역안보센터(CITS) 국장은 “파키스탄은 스스로와의 전쟁에 들게 됐다. 그들은 프랑켄슈타인을 창조해냈다.”고 우려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데스크 시각] 북핵 다자회담 틀 살려야 한다/김규환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북핵 다자회담 틀 살려야 한다/김규환 국제부장

    1999년 8월19일, 북한 함경남도 금호(신포)지구에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원대한 꿈을 안은 한반도 경수로사업 착공식이 열렸다. 핵동결 조치에 대한 대가로 북한에 해마다 100만㎾ 전기를 생산하는 경수로 2기를 건설하는 사업으로, 미국과 북한이 1994년 10월21일 제네바에서 합의한 ‘북·미 기본합의’에 따라 진행됐다. 경수로사업의 건설비용은 46억달러 규모. 이 가운데 한국 70%, 일본 20%, 유럽연합(EU)이 10%를 각각 부담하기로 했다. 미국은 완공 때까지 매년 50만t의 중유를 제공하기로 했다. 2000년 10월 속초항과 함남 양화항을 잇는 정기선이 오가고 2002년 금호항과 여객터미널, 금호병원이 준공되는 등 기반시설도 속속 들어섰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위기를 맞았다. 2002년 10월4일 제임스 켈리 미국 특사의 평양 방문 때 북한이 고농축우라늄(HEU)계획을 시인, 제2차 북핵 위기가 터진 것이다. 그해 11월14일 미국은 중유 공급을 중단하는 등 경수로사업을 재검토했다. 북한은 이에 반발, 12월12일 핵동결 해제를 선언하고 2003년 1월10일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도 탈퇴했다. 결국 경수로사업은 2006년 6월1일 좌초하고 말았다. 경수로사업을 새삼 떠올리는 이유는 북·미 협상결과로 이뤄진 이 사업이 우리 정부의 일방적인 손해로 끝나 버린 탓이다. 경수로사업은 제1차 북핵 위기를 봉합하는 ‘북·미 기본합의’에 따라 시작됐다. 문제는 ‘기본합의’에 우리 정부의 의견이 사실상 배제됐다는 데 있다. 북핵 해결이라는 명분에 밀려 경수로 건설비용을 도맡다시피 하면서도 대북 ‘지렛대’는 전혀 갖지 못했다. 그나마 사업이 중도하차하는 바람에 손실이 크게 줄어든 것을 위안으로 삼아야 할까. 그래도 우리 정부는 11억 3700만달러라는 큰 돈을 쏟아부어야만 했다. 지난 3월17일 미국 여기자가 억류된 데 이어 장거리 로켓 발사, 제2차 핵실험 등 북한의 도발이 잇따르면서 제3차 북핵 위기가 터졌다. 미국 주도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강력한 대북 제재안을 통과시켜 제재에 들어갔다. 다급해진 북한은 빌 클린턴 전 미 대통령이 평양에 오면 여기자들을 석방하겠다고 미 정부에 타진했고 클린턴이 4~5일 평양을 방문, 이들과 함께 돌아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북·미 직접 대화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클린턴은 22시간의 방북일정 중 와병 중인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장장 3시간15분간 ‘밀담’을 나눴다. 미국은 클린턴 개인 자격의 방북이라고 직접 협상의 가능성을 일축했지만, 북한은 북·미관계를 해결하는 실마리를 마련했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선전, 북·미 직접 협상의 시작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곤혹스러운 입장에 놓일 수밖에 없다.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협상이 북·미간에 이뤄지면 우리 의견을 반영할 기회를 사실상 잃어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지난 3월30일 억류된 현대아산 근로자 유모씨가 풀려날 것이라는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하지만 남북 간에는 이 문제가 교착상태에 빠졌다. 그런데 클린턴 전 대통령의 방북 이후 해결의 급물살을 탔다는 점은 우리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고 있다. 남북관계가 북·미관계의 종속변수로 전락했다는 얘기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미 정부가 아직 클린턴의 방북이 결코 북·미 직접대화로 가는 수순이 아니라고 거듭 확인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은 클린턴의 방북이 ‘정부 특사’가 아닌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민간 전세기를 이용하는 등 세심하게 신경을 썼다. 따라서 정부는 중국 등 주변국들과의 공조를 통해 우리 정부가 참여하는 북핵 다자회담의 틀을 이끌어 내는 데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이다. 김규환 국제부장 khkim@seoul.co.kr
  • 美 “北, 관계개선 신호 보냈다”

    제임스 존스 미국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9일(현지시각) “북한이 미국과 관계 개선을 원한다는 신호를 보냈다.”고 밝혔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부터 방북결과 보고를 받은 존스 보좌관은 이날 폭스 뉴스와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과 클린턴 전 대통령이 3시간 넘게 대화를 나눴으며 두 사람은 한반도에서 핵무기를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여러 번 언급했다.”면서 “북한은 미국과 새로운 관계, 더 나은 관계를 원하고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여전히 권력을 쥔 것 같다.”면서 “클린턴 전 대통령은 북한에 공식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지 않았으며 북한이 얻은 것은 사진 촬영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한은 미국 여기자 억류 사건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진 3남 정운의 업적으로 선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 대북 소식통은 9일 최근 북한 국가안전보위부가 여기자 사건에 대해 “‘김정운 대장의 지략으로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태평양을 건너와 장군님(김정일)에게 사죄했다.’는 내용의 강연회를 가졌다.”고 전했다. 김일성-김정일-김정운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체제 구축을 위한 ‘후계자 선전’ 활동이 당의 영역에서 북한 사회 전반으로 가시화될지 주목된다. 이는 지난 1968년 미 정찰함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을 당시 후계자 반열에 있던 김정일 위원장의 업적으로 선전한 것과 닮은꼴이다. 김정운의 후계자 업적쌓기도 꾸준히 감지된다. 북한이 44년 만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것도 김정운의 공로로 포장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4월 시작된 ‘150일 전투’와 올해 5·1절(국제 노동절) 기념행사, 고(故) 김일성 주석의 97회 생일기념 ‘축포 야회’ 역시 김정운의 작품으로 선전되고 있다. 안동환 이경원기자 ipsofacto@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퇴근하라고 컴퓨터 끄는 사장님 먹는 조루 치료제 프릴리지 약효는 잭슨자녀 대부 마크 레스터 “패리스는 내 친딸” 탈모 예방하려면 머리 감은뒤 수건 두드려 말려 천년요새서 환경운동 보루로 인천 계양산
  • 오바마 “北 핵 포기해야 관계개선”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우리는 북한에 관계개선을 위한 길이 있음을 말해왔다.”며 “더 이상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고 도발적 행위를 하지 않는 것이 포함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NBC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여기자 석방 조치가 북·미 양자관계 및 협상의 시작일 수 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면서 “우리는 이것(빌 클린턴 방북)이 인도적 임무임을 매우 명확히 했다.”고 강조했다. 클린턴 전 대통령으로부터 특별한 정보를 들었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없다.”면서 “미래의 어느 시점에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클린턴 전 대통령이 여행(북한 방문) 중 흥미로운 관찰을 했을 것이고 그것들이 나에게 제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도 오바마 대통령의 인디애나주 방문길에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 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여기자 석방과 북핵 문제를 분리한다는 기본 방침을 거듭 확인했다. 아프리카를 방문 중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부 장관도 “북·미관계의 미래는 북한에 달려 있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헛되고 끝없는 전쟁을 양산하는 美 펜타곤을 경계하라

    헛되고 끝없는 전쟁을 양산하는 美 펜타곤을 경계하라

    둘레는 1600여m, 면적 12만㎡에 지상 5층, 지하 2층 건물이다. 하늘에서 내려다본 모양이 오각형, 그래서 이름이 펜타곤이다. 세계무역센터가 미국 경제의 상징이라면, 펜타곤은 무력의 상징이다. 1973년 뉴욕의 세계무역센터가 들어서기 전까지 미국 최대의 건물이었다. 9·11 테러로 무역센터가 사라진 후 규모면에서 지위를 되찾았다. 더불어 9·11테러 이후 미국 정부에서 펜타곤은 절대적인 입지를 차지하게 됐다. 정확한 명칭은 국방부이지만, ‘전쟁의 집’, ‘패권의 신전’, ‘전쟁부’로 불린다. 펜타곤의 지위가 명확해지는 별칭이다. 가톨릭 사제 출신 작가이자 미국 예술과학아카데미 상임연구원인 제임스 캐럴이 쓴 ‘전쟁의 집’(전일휘·추미란 옮김, 동녘 펴냄)은 미국의 가장 강력한 기관인 펜타곤의 60년 역사를 들여다 보며 이를 중심으로 움직인 사람들, 제2차 세계대전 직후 펜타곤과 미국의 패권주의가 세계 역사 속에서 어떤 영향력을 미쳤는지 추적한다. ●펜타곤의 60년 역사… 세계사에 미친 영향 분석 저자와 펜타곤의 인연은 운명적이다. 1943년 1월22일은 펜타곤이 준공된 날이자 저자가 태어난 날이다. 저자가 무한한 존경을 보내는 아버지 조지프 캐럴은 연방수사국(FBI)의 특수요원으로 근무하다 펜타곤 산하 국방정보국(DIA) 소장으로 일했다. 펜타곤의 위세가 완전히 정착되기 전부터 저자는 펜타곤에서 뛰어놀며 펜타곤과 성장사를 함께 했다. 이런 배경과 10여년 동안 섭렵한 방대한 자료, 미국 주요 정관계 인사들과 진행한 인터뷰 등이 뒤섞으며 책은 펜타곤을 촘촘하게 훑는다. 흥미로운 것은 미국의 대외 정책의 기본 방향은 펜타곤이 완공된 마지막 일주일 동안 일어난 몇 가지 사건으로 결정됐으며, 이것이 지금까지 유효하다는 저자의 주장이다. 루스벨트 대통령은 영국 처칠 총리의 반대를 무릅쓰고 독일과 일본에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고, 이는 오히려 전쟁을 계속하게 만든 대재난을 가져 왔다. 핵무기 연구가 본격적으로 추진됐고, 독일 본토를 공습하는 ‘포이트 블랭크 작전’을 공동으로 펼치면서 ‘전략 폭격’이 미국의 주요한 전쟁 방식으로 정착했다. 이 결과 펜타곤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게 됐다는 설명이다. 일본에 대한 원자폭탄 투하, 소련과의 핵무기 개발 경쟁, 한국 전쟁과 베트남 전쟁, 남미에서의 정권 전복, 중동 분쟁, 유고슬라비아 내전, 9·11테러와 대테러 전쟁, 우주 국경, 핵무기 증강 등 끊임없이 ‘적’과 전쟁거리를 찾아 내며 펜타곤은 미국 정부의 우선 조력자가 되고, 때로는 결정권자가 됐다. 저자는 “9월11일이란 불길한 날짜가 2001년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9·11테러가 대단한 변화를 부른 순간이었다는 주장이 많지만, 그날의 사건들은 그 자체로 봤을 때 전혀 변화를 부를 만한 것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1941년 9월11일은 펜타곤의 착공일이다. 1944년 9월11일 연합군은 독일 다름슈타트시를 폭격해 초토화시켰고, 1978년 9월11일에는 미국의 지원을 받은 테러리스트들이 칠레의 민주정부를 무력으로 뒤집었다. 이 쿠데타로 대통령 살바도르 아옌데는 피살됐다. 1990년 9월11일에는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침공한 후 조지 H 부시 대통령(아버지 부시)이 의회에서 ‘새로운 세계 질서’를 선언했다. 11년 후인 2001년 9월11일에 펜타곤이 공격을 받으면서 미국은 새로운 세계 질서의 실현에 도전하게 된다. 9·11테러는 수십년 전부터 진행된 미국적 변화의 물결이 전면에 드러난 것일 뿐이다. 탈냉전 시대에도 펜타곤은 여전히 1940년대의 초대 국방장관 제임스 포레스털의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전쟁만이 ‘악의 제국’을 파멸시킬 수 있다고 믿는 완고한 집단이다. 헛되고 끝없는 ‘복수의 전쟁’을 중동으로 가져 갔던 부시 행정부와 펜타곤을 향한 저자의 시각은 ‘안타까움’을 넘어 ‘분노’에 가깝다. ●펜타곤과 함께 시작된 美 패권주의 비판 “상처에 대한 복수가 시작됐고, 분노가 들끓었다. 핵무기 위협, 간섭과 공습으로 유지되던 팍스아메리카나 개념은 모습을 달리했다. 펜타곤의 애초 의도는 온데간데 없고 완전 무장한 펜타곤만 남았다. 활동영역은 ‘방어’에서 ‘전쟁’(작전이라는 말로 미화한)으로 확장됐다. 펜타곤은 그 어느 때보다 더 확실한 공포의 장소이다.” 책을 관통하는 저자의 비판적인 시각은 인류를 위한 강력한 메시지로 귀결된다. “전쟁의 집이 신의 집으로 이해되는 시기에 전쟁의 집을 경계하라.” 후기까지 720쪽에 이르는 펜타곤의 역사는 방대하다. 저자의 개인적 경험과 인터뷰 등이 생생하고, 역사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져 어렵거나 지루하지 않다는 게 책의 미덕이다. 3만 2000원.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그래픽 이혜선기자 okong@seoul.co.kr
  • [시론] 북핵문제 국면전환에 대비할 때다/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시론] 북핵문제 국면전환에 대비할 때다/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가 미국과의 대화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밝힌 사흘 뒤인 7월27일 북한은 외무성대변인 담화에서 6자회담을 거부하고 우회적으로 북·미 직접대화를 촉구했다. 유엔제재를 주도하면서도 ‘대화의 문은 열려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온 오바마 행정부는 6자회담이 유효하다는 전제하에 북한과의 직접대화를 마다하지 않을 것이다. 마주 보며 달리던 두 열차가 서서히 속도를 줄이는 것처럼 북핵위기는 충돌국면에서 또 한 차례의 협상국면으로 전환되기 시작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대화국면으로의 전환이 빨라지고, 적어도 올 가을부터는 대화 움직임이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9월 말에는 ‘150일 전투’의 성공적 마무리를 자축하는 축제분위기가 연출될 것이고, 10월6일 평양서 치러질 북·중 수교 60주년 행사를 통해 북한정권이 안정돼 있다는 것을 과시할 것이다. 결국 ‘150일 전투’의 성공과 북·중관계의 강화를 바탕으로 내부를 단속한 북한이 본격적으로 미국과의 대화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미국 역시 북핵문제에서 가시적 성과를 얻어야 할 이유가 있다. 내년 5월 개최될 ‘핵무기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 때문이다. 5년에 한 번 열리는 NPT 평가회의는 조약의 이행상황을 점검하고 장래를 평가하는 회의인데, 북한은 NPT 회원국으로서 이 조약에서 탈퇴하고 핵무기를 개발한 나쁜 선례를 남겼다. 이란이 북한의 뒤를 따르고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북핵폐기와 북한의 NPT 복귀는 핵비확산 체제가 와해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 반드시 달성해야 할 중요한 과제다. 특히 ‘핵무기 없는 세계’를 정책비전으로, 러시아와 추가 핵군축에 합의한 오바마 대통령에게 NPT 체제의 유지는 중요한 정치적 이해가 걸려 있다. 문제는 북한의 대화 제의가 핵을 포기하겠다는 뜻은 아니고, 북·미 대화가 가속화할수록 한국의 우려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북핵문제가 제기된 지난 1990년 이후 북한은 핵을 미끼로 한반도의 안보구도를 바꾸려는 일관된 핵전략을 견지해 왔다는 것을 간과해선 안 된다. 처음에는 ‘핵개발’ 자체를 미끼로 북·미 대화를 요구하면서 핵을 가진 주한미군의 철수와 한·미 동맹의 폐기를 요구했었다. 핵개발이 노골화되지 않았던 1980년대에는 재래식 무력 감축을 빌미로 같은 요구를 하기도 했다. 그러던 북한이 핵무기를 손에 쥔 다음부터는 미국과의 대등한 핵군축 회담을 제의하면서 요구사항도 동북아 주둔 미군의 핵위협 제거로 확대했다. 제2차 핵실험을 통해 김정일 정권의 목표가 핵보유라는 사실을 미국도 확신하게 됐을 것이다. 그러나 ‘핵무기 없는 세계’를 표방하는 오바마 행정부로선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면 반신반의하며 북·미 대화에 응할 것이다. 핵을 완전히 포기할 수 없는 김정일과 북핵을 인정할 수 없는 오바마 사이의 타협점은 핵무기와 핵시설이 100% 제거됐다는 것을 확인하기 어려운 ‘어정쩡한 북핵 폐기’가 될 가능성이 있다. 그 대가로 북한은 엄청난 요구를 할 것이고 정치적 업적을 고려해야 하는 오바마 역시 클린턴이나 부시처럼 막판에 북한의 요구를 상당부분 수용할지도 모른다. 이 과정에서 북한의 핵심적인 요구사항은 지금 거론되는 ‘포괄적 패키지’의 기본취지와는 관계없이 주한미군 대폭감축, 북·미 수교, 한국을 배제한 평화협정 체결 등과 같이 한국의 정치·안보적인 핵심이익이 걸려 있는 사항이 될 것이다. 전성훈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美 “내수 확대” 中 “재정적자 축소”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과 중국은 27일(현지시간) 제1차 미·중 전략경제대화 첫날 회의에서 글로벌 경기침체와 미국의 재정적자, 중국의 환율정책 등 경제와 기후변화 등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미국은 이날 중국 측에 중국 경제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의존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며 내수확대를 요구했다. 중국은 미국 측에 대해 급증하고 있는 재정적자에 우려를 표시하고 재정적자 축소 대책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다고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 등이 보도했다. 두 나라는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해 최악의 상황에서는 벗어나고 있지만 아직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확신하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양국 정부는 따라서 현재 시행중인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서둘러 끝내기보다는 당분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미 재무부의 중국정책 책임자인 데이비드 러빙거가 밝혔다.중국의 최대 관심은 역시 미국의 재정적자 규모와 달러화 정책이었다. 중국 대표단은 현재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미 재무부 채권 8015억달러(약 995조원)의 안전성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중국 측은 미국 정부가 계획한 대로 재정적자가 축소되길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달러화가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길 기대한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이에 대해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오는 2013년까지는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줄여나갈 것이라는 점을 설명했다고 미 언론들은 전했다.첫날 회의에서는 민감한 중국의 환율정책도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고 미국과 정부 관리들이 확인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중국 측은 또 국제금융체제의 개혁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기후변화와 관련, 토드 스턴 미 기후변화 특사는 중국이 오는 12월 코펜하겐 기후변화 정상회의에서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미국과 협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이틀째인 28일에는 통상과 투자 문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미국은 특히 중국에 정부조달시장의 개방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양국은 28일 오후 공동성명을 채택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이틀간의 1차 전략경제대화를 마무리한다. 중국 대표단은 공동기자회견 직후 별도의 기자회견도 가질 예정이다.앞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개막연설에서 “미·중 관계는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이며 1차 전략경제대화는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양국관계를 향한 첫 단계”라면서 “양국은 상호 존중과 이해를 통해 번영과 책임감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핵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국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한 뒤 “동아시아에서의 핵무기 경쟁은 누구도 원치 않는다.”며 핵무기 확산 방지 노력에 중국의 협력을 강조했다.kmkim@seoul.co.kr
  • 오바마 “북핵문제에 中 협력 기대”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미국과 중국이 21세기 새로운 관계 구축을 위한 첫 고위급 대화를 시작했다.미국과 중국은 2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미 워싱턴에서 제1차 미·중 전략경제대화를 열고 양국간 경제와 외교 현안들에 대한 본격적인 협의에 들어갔다. 특히 지난주 태국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FR)을 계기로 국제무대 전면에 ‘돌아온’ 힐러리 장관이 이번 회동에서 어느 정도의 외교력을 발휘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힐러리 장관과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중국의 다이빙궈(戴秉國) 외교담당 국무위원과 왕치산(王岐山) 부총리가 각각 외교와 경제 대화를 주재한다.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개막연설에서 “미·중관계는 21세기에 가장 중요한 양자관계이며 1차 전략경제대화는 긍정적이고 생산적인 양국관계를 향한 첫 단계”라면서 “양국은 상호 존중과 이해를 통해 번영과 책임감을 공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북한과 핵문제 해결에 있어 중국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한 뒤 “동아시아에서의 핵무기 경쟁은 누구도 원치 않는다.”며 핵무기 확산 방지노력에 중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경제위기 해결과 청정에너지 개발·기후변화, 핵무기 확산 방지 등에 공동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을 주문한 뒤 연설 말미에 중국내 소수민족의 인권문제와 언론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양국이 모든 현안들에서 합의할 것이라는 환상은 갖고 있지 않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대화가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이번 회의를 통해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미국 소비자들의 저축률이 높아지고 소비를 절제하는 모습이 나타나 중국측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지나친 수출의존형 경제성장 모델을 수정, 내수진작을 통해 경제활성화에 주력할 것을 요구할 방침이다. 최근 신장·위구르 지역에서 발생한 시위대 유혈진압 사태와 티베트 문제 등 인권 관련 문제들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첫 회의이고, 사안의 민감성을 감안할 때 어느 수준까지 제기할지는 불투명하다.전문가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양국이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지적했다.kmkim@seoul.co.kr
  • 美-러, 그루지야 싸고 다시 냉랭

    “지역 패권만은 포기 못해!” vs “미국은 그루지야 편이다.” 이달초 모스크바 정상회담에서 ‘관계 재설정’을 기치로 내걸었던 미국과 러시아가 다시 등을 돌렸다. 23일(현지시간) 그루지야를 방문중인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이 “워싱턴의 전면적, 지속적 지원”을 약속했기 때문이다. 이날 수백명의 그루지야 국민들이 성조기를 흔들며 그를 환대한 이유다. 이를 미리 우려한 크렘린은 22일 기선제압에 나섰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날 “러시아는 그루지야의 어떠한 재무장 시도도 막겠다. 그루지야의 군사력 증강을 막을 ‘구체적인 단계’에 착수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또 미국을 직접 겨냥하며 그루지야에 무기를 제공하는 나라와 군사기술, 경제협력 등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촉발된 그루지야전 1주년 기념일을 보름 앞두고 이곳을 찾은 바이든 부통령은 단호했다. 그는 그루지야 정부에 대한 안보협력을 재확인했다. 또 휴전협정을 어기고 그루지야의 두 자치공화국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에 수천명의 병력을 배치한 크렘린에 철수를 촉구했다. 그간 미국이 러시아와 관계 회복에 나서면서 지원이 끊길까 전전긍긍했던 그루지야로서는 가슴을 쓸어내린 순간이었다. 바이든은 또 “19세기 세력권은 현대사회엔 존재하지 않는다.”며 러시아의 점령에 직격탄을 날리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협력할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조지 W 부시 전 행정부의 무비판적 지지와는 달리 그루지야 내 민주주의 개혁이나 언론 독립을 비판하며 수위를 조절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적했다.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의 무기지원 요구에 확답하지 않은 것도 러시를 의식해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미국은 러시아에 핵무기 감축과 대이란 정책 협력,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지정학적 지원까지 기대고 있는 터라 무조건적 지원은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이번 냉각 국면으로 지역내 긴장감도 고조되고 있다. 세르게이 바갑시 압하지야 대통령은 “미국의 계속된 지원이 더 이상 존재하지도 않는 ‘영토 보전(territorial integrity)’에 대한 무의미한 논쟁과 군사적 긴장만 초래한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러시아의 그루지야 재침공 계획에 대해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라고 가디언이 분석했다. 모스크바타임스의 율리아 라티니나는 “오바마가 모스크바 회담 당시 러시아 지도부로부터 두번째 전투는 없을 거라는 점을 개인적으로 확인받았다.”고 밝혔다. 양국간 전력차 때문에 그루지야측의 공격 가능성도 거의 없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인사이트의 수석 애널리스트 나탈리아 레슈첸코는 “러시아는 지금 새로운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 유럽내 경제적 이해를 고려해야 하는 러시아로선 미국이나 유럽과의 관계를 악화시킬 일은 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사설] 北 불가역적 핵 조치하고 협상 복귀하라

    북한 핵실험 정국에 미묘한 변화가 조성되는 듯하다. 긴장과 대결 국면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사상 첫 북한 핵개발 관련 인물 제재 확정을 분기점으로 잦아드는 모양이다. 안보리의 결의 1874호 채택에 강도높게 반발했던 데 비하면 인물 제재에 대한 북한의 반응은 분명 수그러졌다. 북·미 간 뉴욕 채널도 가동에 들어갔고, 북한이 협상장에 나올 방안을 찾고 있다는 분석도 미국에서 나온다. 핵실험 정국이 추가 제재와 협상의 중대한 기로에 가까워져 있다고 본다.북한이 협상의 장으로 돌아오지 않으면 더욱 엄중한 제재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미국은 대화를 거부하는 북한을 대상으로 ‘새로운 접근법’을 갖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북한이 협상용으로 핵카드를 쓰고 있는 게 아니라 핵무기를 갖기로 선택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미국이 북한에 주는 또다른 메시지는 중대하고 불가역적인 조치를 취한다면 미국을 비롯한 관련국은 북한이 매력을 느낄 수 있는 포괄적 패키지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이제 선택은 북한 몫이다. 미국은 북한이 취할 조치의 일부를 먼저 취하라면서 성의있는 조치를 촉구한다. 북한을 기다리지 않겠다는 미국의 메시지는 새로운 접근법 실행이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경고일 것이다. 북한이 끝내 대결과 도발을 고집한다면 미국은 새로운 접근법을 실행에 옮길지 모른다. 접근법은 금융제재보다 훨씬 강력할 것이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시늉을 하면서 시간을 벌던 과거 행태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오는 23일 태국 푸껫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를 우리는 주목한다. 이 자리에서는 북한을 제외한 5자간 협의가 직·간접적으로 진행될 것이다. 협상 복귀 선언을 늦추면 북한에 가해질 제재는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다. 북한은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
  • 美 네거티브 선거운동의 진화 한눈에

    세계적인 정치 1번지라고 할 수 있는 미국에서 네거티브 선거 운동의 출발은 시정잡배들이 던지는 막말 잔치와 다름없었다. 그랬던 것이 라디오, TV, 인터넷 시대 등을 차례로 맞이하며 세련되고 교묘하게 진화를 거듭한다. 2006년에는 상대 후보에 대한 인터넷 검색시 부정적인 뉴스가 쏟아져 나오게 하는 이른바 ‘구글 폭탄’이라는 방식이 나왔다고 한다. 미국 정치 분야의 베테랑 기자인 데이비드 마크는 ‘네거티브 전쟁’(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을 통해 미국 건국 초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치러졌던 수많은 선거를 사례로 제시하며 네거티브 선거 운동의 진화를 보여 준다. 각각 정치부 기자로,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국내 정치 현장을 경험했던 양원보와 박찬현이 옮겼다. 미국에서 TV 정치 광고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때는 1964년. 대선에서 현직 대통령인 린든 존슨(민주당)과 배리 골드워터(공화당)가 맞붙었다. 냉전 시대라 핵무기로 인한 불안감이 짙게 드리워진 시절이었다. 존슨 캠프는 정치 광고 역사상 최고 명작으로 꼽히는 ‘데이지걸’이라는 광고를 내보낸다. 30초짜리 이 광고에는 들판에서 데이지 꽃을 따며 꽃잎을 세는 한 소녀가 나온다. 카메라는 소녀를 클로즈업하고 갑자기 카운트다운을 하는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린다. 화면은 곧 핵폭발로 인한 버섯 구름으로 뒤덮이고 존슨이 등장해 지지를 호소한다. 딱 한 차례 방송된 이 광고에는 골드워터에 대한 아무런 언급도 없다. 그러나 선거 기간 내내 여러 매체를 통해 회자되며 극우보수파의 지도자였던 골드워터가 핵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는 암시를 유권자들에게 각인시켰다. 네거티브가 긍정적 효과를 발휘하는 것만은 아니다. 1966년 캘리포니아 주지사였던 애드먼드 팻 브라운(민주당)은 로널드 레이건(공화당)의 도전을 받는다. 브라운 캠프에서 내보낸 한 광고에는 브라운이 어린이에게 “넌 누가 에이브러햄 링컨을 쐈는지 알지?”라고 농담을 건네는 장면이 등장한다. 링컨이 배우 출신에게 암살당했다는 사실과 레이건이 배우였다는 점을 빗댄 것. 하지만 이 광고 때문에 브라운은 비열한 사람으로 비쳐지게 됐고, 결국 레이건이 이겼다. 수많은 사례를 통해 저자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민주사회의 선거에서 네거티브 캠페인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네거티브 때문에 유권자들이 선거에 흥미를 잃는 경우도 있지만 당파성이 최고조에 달한 선거에서 투표가 오히려 늘어난 경우도 있다고 반박하기도 한다. 저자는 “포지티브 캠페인은 진짜 핵심 정보를 생략할 수 있어 유권자들의 오판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한다.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후보자들의 대응도 공직을 어떤 식으로 수행할지 미리 보여 주는 척도가 된다. 저자는 “후보자들이 선명하고 뚜렷한 정체성을 드러냄과 동시에 스스로와 상대 후보간 차이점을 분명히 할 때 궁극적으로 이득을 보는 것은 유권자”라고 강조한다. 물론 전제가 따라붙는다. 네거티브는 최소한의 사실(fact)이 존재해야 하며 치졸한 속임수나 사기와는 구분해야 한다. 또 네거티브 때문에 투표가 왜곡되는 경우도 있지만 유권자 스스로 최소한의 노력을 들인다면 극복할 수 있다는 게 저자의 입장이다. 네거티브 캠페인이 좋다는 게 선뜻 다가오지 않는다면 우리 시민단체들이 펼쳤던 2000년 16대 총선과 2004년 17대 총선에서의 낙천·낙선 운동을 떠올려 보자. 뜨거운 논쟁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16대 때 낙천·낙선 운동은 유엔이 ‘올해의 시민운동’으로 선정해 다른 나라에 전파되기도 했다. 1만 9000원.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李대통령 “식량 준다고 남북관계 보장안돼”

    李대통령 “식량 준다고 남북관계 보장안돼”

    │스톡홀름(스웨덴) 이종락특파원│이명박 대통령은 13일 스톡홀름 시내 그랜드호텔에서 이번 유럽 3개국 순방을 정리하는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됐기 때문인지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간담회를 했다. ●“北에 강하게 해 회담 나오게” 먼저 지난 7일 유럽 뉴스전문채널 ‘유로뉴스(Euro News)’와 가진 인터뷰에서 대북지원금의 핵무기 전용 의혹을 제기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우리가 (북한에) 이렇게 강하게 나오는 것은 결국 북한으로 하여금 핵을 포기하고 회담에 나오게 하는 목적을 갖고 있다.”며 “제재나 견제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우리도 북한을 도우려 했는데 결과적으로 북한이 핵무장으로 나왔기 때문에 의혹을 얼마든지 가질 수 있는 문제라고 언급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2차 핵실험도 하고 미사일을 계속 쏘니까 한국만 원론적인 소리를 하면 안 되기 때문에 북한을 도우려 했는데 결과적으로 북한이 핵무장으로 나왔다는 얘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가 다 강한 견제를 하고 있고 다른 나라들에는 북한을 제재하는 데 협력해 달라고 하면서 다른 소리를 내면 안 되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 이탈리아 라퀼라에서 열린 주요8개국(G8) 정상회의 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과의 양자 정상회담을 언급, “러시아는 ‘앞으로 한국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북한이 핵을 포기하기 전에는 과거와 같은 관계로 북한을 대하지 않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앞장서서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러시아, 과거처럼 北 대하지 않을 것” 이 대통령은 “G8 정상회의에서 식량부족과 같은 북한의 이야기를 좀 하고 싶었으나 핵무기, 미사일 만드는 나라가 무슨 기아냐고 할까 봐 말을 꺼낼 수 없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제까지 국제사회에서 한번도 북한을 나쁘게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 가능하면 언급을 하지 않든지, 하더라도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나라다, 핵만 포기하면 정말 중국보다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좋은 말만 해 왔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12일 같은 호텔에서 열린 교민들과의 간담회에서 “비료와 식량을 준다고 남북관계가 잘된다고 보장할 수 없다.”며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우리는 기반시설을 깔아주고 기업투자로 북한을 더 빨리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상당한 수준으로 올려놓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북한 주민들이) 당장 배가 고파서 탈북자가 나오고 또 나와서도 다른 나라를 전전하며 고초를 겪고 있다.”며 “북한 주민을 걱정하고 자립시키기 위해 진심으로 도울 나라는 한국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아파트 고급화돼 분양가 높아져” 한편 이 대통령은 아파트 분양가와 관련, “우리는 아파트가 너무 고급화돼 불필요한 쪽으로 돈이 많이 들어가니까 분양 단가가 자꾸 높아진다.”며 “집 없는 사람이 집을 사려면 정말 그 (분양) 가격으로 살 수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아파트 분양가의 문제점을 언급한 점은 주택시장과 건설업계의 관행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목된다. jrlee@seoul.co.kr
  • “10년간 지원한 돈 北 핵무장 이용 의혹”

    │바르샤바(폴란드) 이종락특파원│폴란드를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7일(현지시간) 바르샤바에서 유럽의 뉴스전문채널인 ‘유로뉴스(Euro News)’와 인터뷰를 갖고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인) 지난 10년간 막대한 돈을 (북한에) 지원했으나 그 돈이 북한 사회의 개방을 돕는 데 사용되지 않고 핵무장하는 데 이용됐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강경한 대북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변했다. 이 대통령이 ‘의혹’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는 했지만 지난 정부 때 북한에 현금으로 지원한 게 핵무장에 이용됐을 수도 있다고 공개적으로 말한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현재의 대북기조를 바꿀 뜻이 없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김정일 가장 폐쇄된 지도자” 이 대통령은 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김 위원장은 사실 가장 폐쇄된 사회적 지도자”라면서 “북한은 완벽하게 폐쇄된, 우리로서는 잘 이해할 수 없는 지구상의 유일한 나라”라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어느 정도 위협적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국가적 단위로 볼 때 북한이 위험한 국가 중 하나인 것만은 틀림없다.”며 “북한이 만드는 대량살상무기가 다른 국가에 전수되고 또 핵물질이 넘어가게 되면 핵보유 유혹을 받는 나라가 많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북핵개발 전용 국민적 공감대” 이 대통령이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은 지난 3월30일자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에 게재된 인터뷰와 수위는 대체로 비슷하지만 더 강경해진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을 많이 지원했지만 북한은 결과적으로 핵무기를 만들었다. 이로 인해 우리 국민들의 대북 신뢰도는 전보다 많이 후퇴했다.”고 말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8일 “이 대통령의 북핵 관련 발언은 평소에도 늘 하던 말”이라면서도 대북 지원금을 ‘물’에 비유, “같은 물을 젖소가 마시면 우유가 되고 뱀이 마시면 독이 되는 것 아니냐.”며 지난 정권의 대북 지원금이 북핵 개발에 쓰였을 것이란 점에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 대통령은 유로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유엔 제재와 같은 국제 공조를 통해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불러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jrlee@seoul.co.kr
  • 美·日 이달중 핵우산 첫 협의

    │도쿄 박홍기특파원│미국과 일본 정부가 일본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과 관련한 협의 틀을 처음 공식적으로 설치, 이달 안에 첫 회의를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요미우리신문이 미·일 관계소식통을 인용해 8일 보도했다. 회의에는 일본의 외무, 방위성과 미국의 국무, 국방부의 국차장, 심의관급이 참석할 전망이다. 회의에서 일본은 미국에 유사시 핵무기의 구체적인 운영 방안을 요구하고, 미국은 이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추진하는 핵군축과 핵억지 정책도 다뤄진다. 일본의 핵우산은 미·일 안전보장조약에 따라 미국이 보유한 핵무기를 활용, 일본에 대한 제3국의 핵 공격을 억제하는 구조다. 피폭국인 일본은 핵무기에 대한 국민의 저항감이 강해 핵무기 운용에 대해 협의를 시도할 경우, 야당 등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살 수 있다. hkpark@seoul.co.kr
  • [오늘의 눈]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제대로 되려면/김미경 정치부 기자

    [오늘의 눈]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제대로 되려면/김미경 정치부 기자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추진은 경제적 이득을 위한 것인데 핵주권·핵무장 얘기가 나오는 바람에 협상 여지가 줄어들까 부담이 크다.” 오는 10월 개시를 목표로 추진 중인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의 수석대표를 맡은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는 7일 이렇게 털어놨다.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의 목표는 우리나라가 세계 6위 원전 설비국으로서 원전 활용 및 수출 확대 등 원자력 산업의 발전을 위한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강조했다. 이를 위해 현행 협정상 금지된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협정이 2014년 3월 만료되는 만큼 비준 절차 등을 고려, 2012년까지 개정을 끝내야 해 이에 따라 협상을 준비해 왔다는 말도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해명이 석연치 않은 이유는 이 당국자도 우려했듯 협정 개정 추진이 핵주권·핵무장론과 맞물려 정치적 이슈가 돼버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논란은 유명환 외교부 장관이 5월 말 국회에서 북한의 2차 핵실험 후 협정 개정 필요성에 대한 의원의 질의에 “좋은 지적이다. 핵사이클(주기)에 있어 우리 주권문제도 심각하게 논의돼야 한다.”며 핵주권론을 제기하며 시작됐다. 이후 정치권 등에서 핵주권론이 북핵에 대응한 핵무장론과 섞이면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이 핵무기 제조를 위한 농축·재처리로 이어지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샀다. 외교부는 뒤늦게 핵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것이라며 불끄기에 나섰지만 미국도 한국의 재처리 불가 입장을 밝히는 등 민감한 반응이다. 설상가상으로 정부가 재처리 대신 재활용 기법으로 제시한 ‘파이로 프로세싱(건식처리)’도 미국은 재처리로 간주, 난항이 예상된다. 정부는 개정 협상에서 ‘중국 압박 카드’ 등 정치적 요인을 배제하고 경제적 실익을 얻기 위한 전략을 짜야 한다. 국익을 위해 물 밑에서 조용히 움직여야 하는 것은 기본이다. 김미경 정치부 기자 chaplin7@seoul.co.kr
  • 전자기 펄스 폭탄 국내 개발

    전자기 펄스 폭탄 국내 개발

    강력한 전자기 펄스를 방출해 적의 전자 시스템 등을 무력화시키는 전자기 펄스(EMP:Electromagnetic Pulse) 폭탄이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현재 EMP 폭탄 제조기술을 보유한 국가는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일부에 불과하다. 군의 한 관계자는 7일 “국방과학연구소(ADD)가 최근 폭발 반경 100m 이내의 전자기기 및 장비를 무력화하는 초보 단계 EMP탄의 성능 실험에 성공했다.”며 “2014년을 목표로 피해 반경을 1㎞로 확장하는 EMP탄을 개발 중”이라고 밝혔다. EMP탄은 인명피해 없이도 지하 수십미터 깊이의 핵시설 기폭 장치나 미사일 유도장치 등 전자기기를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 항공기 탑재가 가능하고 유도탄이나 순항미사일의 탄두부에 장착할 수 있다. 공중에서 폭발하는 순간 강력한 전자기 펄스가 방사되면서 컴퓨터나 통신장비의 전자회로를 파괴한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한반도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응할 최첨단 전력으로 꼽고 있다. 미국도 2010년을 목표로 피해 반경이 6.8㎞에 이르는 EMP탄을 개발하고 있다. ADD는 지난 1999년부터 9년 동안 응용연구를 끝내고 지난해 9월부터 시험개발에 착수했다. 2011년까지 사업비 62억 6000만원을 편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ADD 관계자는 “전자기파 방출을 방지하는 시설을 갖춘 지하에서 EMP탄을 실험하자 지상 건물의 컴퓨터가 작동 불능에 빠졌다.”며 “그러나 피해 반경 100m는 군사용으로는 부적합해 성능 개선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EMP탄은 통상 핵(Nuclear) EMP와 비핵(Non-Nuclear) EMP로 구분된다. ADD가 개발 중인 EMP탄은 비핵 EMP 폭탄이다. 이는 우라늄과 플루토늄 등 핵물질을 넣지 않고도 핵폭발과 유사한 수준의 전자기 충격파를 방출할 수 있다. 핵 EMP탄은 핵폭발을 통해 전자기파를 방출하는 원리지만 폭발 통제가 어렵고 가격이 비싸다. 동해 40~60㎞ 상공에서 20kt급(1kt=TNT 1000t 위력) 핵무기가 폭발하면 반경 100㎞ 이내 전자장비가 손상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ADD는 ‘E-폭탄’으로 불리는 고출력 마이크로웨이브(HPM)탄도 개발 중이다. HMP탄은 20억W의 전자파를 발생시켜 300여m 이내의 모든 전자제품을 파괴할 수 있다. EMP탄 제조 기술은 핵탄두 개발 기술과 유사해 북한의 연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하원 군사위원회는 지난해 보고서에서 북한과 이란 등이 EMP를 개발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사설] 안보주권 미사일 사거리연장부터 추진을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역시 상응한 안보주권을 확보하자는 주장이 나오는 것은 어찌 보면 자연스럽다. 그럼에도 핵과 미사일은 분리해서 생각하는 게 옳다고 본다. 북한이 한반도 비핵화 합의를 먼저 깨긴 했지만 남측마저 거기에 휩쓸릴 이유는 없다. 우리의 목표는 북핵 폐기를 통한 비핵화의 달성이며, 오해받을 행동을 하지 않도록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 반면 미사일 부분에서는 동북아 군비경쟁을 촉발시키지 않는 범위안에서 우리도 충분한 전력을 갖춰야 한다.현재 한국은 사거리 300㎞, 탄두중량 500㎏ 이상의 미사일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미국측과 미사일지침을 맺고 있다. 북한은 사거리 1300㎞의 노동미사일을 개발한 데 이어 3000㎞까지 날려 보낼 수 있는 장거리 로켓 발사 실험까지 끝냈다. 한국만 미사일 사거리를 북한 전역을 커버하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것은 불합리하고, 심각한 안보공백을 초래한다. 최근 들어 미국도 이를 의식한 듯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을 논의할 수 있다고 주한미군 관계자를 통해 밝혔다. 오는 10월로 예정된 한·미 연례 안보협의회(SCM)에서 이 문제가 공식의제에 올라 빠른 시일안에 미사일 지침 개정이 이뤄지길 바란다.반면에 한국이 당장 핵무장을 하자는 주장은 자제해야 한다. 핵무장보다는 사용 후 핵연료의 재활용 권한을 확보하는 방안을 물밑에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유명환 외교부 장관이 한·미 원자력협정의 조기개정을 공개리에 언급하고,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원자력소위를 구성키로 한 게 바람직했는지 돌아봐야 한다. 정부가 평화적 재활용을 위해 개발해온 건식처리(파이로 프로세싱) 방식도 핵무기 제조와 관련있는 재처리로 봐야 한다며 미국측이 난색을 표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 말만 앞세우는 柳외교

    말만 앞세우는 柳외교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말만 앞서는 듯한 행보가 구설에 오르고 있다. 유 장관은 지난 2일 내외신 브리핑에서 오는 23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 때 개성공단에 억류된 현대아산 직원 유모씨 문제를 언급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 장관의 발언은 유씨 문제를 담당하는 주무 부처인 통일부와 협의되지 않은, 성급한 발언이었다는 지적이다. 김영탁 통일부 남북회담본부 상근대표는 유 장관의 발언에 관련, “모르는 사안”이라고 잘라 말했다. 통일부의 다른 당국자는 “유 장관이 ARF에서 유씨 문제를 언급한다는 것은 양 부처간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사안”이라고 말했다. 외교부는 지난해 ARF에서 금강산 관광객 피살 사건에 대해 문제 제기를 했다가 북한과 대결외교를 벌여 실속도 없었다. 때문에 지역 안보 문제를 다루는 ARF에서 남북 관계이자 인권 문제인 유씨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는 비판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외교부 당국자는 “유 장관이 꼭 하겠다는 의도가 아니었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는 쪽으로 재검토 중”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이에 앞서 유 장관은 지난 4월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출석, 유씨 문제를 유엔 등 국제사회에 제기해야 한다는 한나라당 의원의 요구에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가 유씨 가족의 반대로 취소했다. 당시에도 유씨 신변 등을 고려하지 않고 말만 앞세운 게 아니냐는 비난을 받았다. 한·미 원자력 협정 개정과 관련한 유 장관의 발언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말만 앞세워 오히려 개정이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올 정도다. 유 장관은 2일 브리핑에서 “조속한 시일 내 한·미 원자력 협정을 개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면서 쓰고 남은 원료의 처리 문제를 강조했다.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라는 단서를 달긴 했지만, 자칫 핵무기 개발을 위한 재처리를 자체적으로 해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돼 미국 등 국제사회에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유 장관은 지난 5월 말 국회에서는 “핵 사이클(주기)에 있어 우리 주권 문제도 심각하게 논의돼야 할 것”이라며 핵주권론을 제기했다가, 지난 6월에는 정치권 등에서 북한의 2차 핵실험 후 불거진 핵주권론에 대해 “합당하지 않은 주장”이라고 번복하는 등 혼선을 빚었다. 노무현 대통령 시절 외교장관을 지냈던 송민순 민주당 의원은 3일 “한·미 원자력 협정은 개정이 필요하지만 북한이 2차 핵실험을 한 현 시점에서 공개적 발언을 한 것은 핵개발 의혹을 불러 일으킬 수 있어 부적절하다.”면서 “2012년 개정 협상 완료를 목표로 미국 측과 조용하게 협의를 추진해 온 만큼 공론화하는 것은 우리의 평화적 핵주권을 더욱 멀어지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 김정은기자 chaplin7@seoul.co.kr
  • [열린세상] 광장민주주의에서 대의민주주의로/성낙인 서울대 헌법학 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열린세상] 광장민주주의에서 대의민주주의로/성낙인 서울대 헌법학 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싱가포르는 네덜란드, 영국, 일본, 말레이시아의 지배 속에 영욕이 교차된 적도의 섬이다. 1965년 말레이시아연방으로부터 추방당한 독립은 고난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리콴유 총리는 싱가포르를 오늘날 세계적인 허브 도시국가로 우뚝 서게 했다. 32년에 이르는 리콴유의 장기집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사회적 안정을 구축한 것이다. 14년간 고촉통 총리의 과도기적 집권과정을 거쳐서, 2004년부터는 리셴룽 총리 시대가 계속된다. 부자세습이라는 비난을 모면하기 위해 중간과정을 거친 셈이다. 리콴유는 지금도 실질적인 국부(國父)로서 총리의 최고 멘토다. 한반도 북쪽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서는 김일성, 김정일의 부자세습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김정운으로 이어지는 3대 세습이 노골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유례가 없다. 그 세습이 몽매한 인민들의 굶주린 배라도 채워 줬더라면 그래도 최소한의 양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인민들은 ‘이밥에 고깃국’은 고사하고 초근목피로 연명 중이다. 여기에 미사일과 핵무기로 중무장한 선군(先軍) 정치의 한계가 드러난다. 정치가들이 갖추어야 할 최소한의 덕목이 무엇인지를 두 사례에서 잘 보여준다. 세습통치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을 편하게 모시려는 지도자의 의지는 경제대국의 길로 인도한다. 법과 질서를 중시하는 안정된 사회를 구축한다. 국민들도 지도자를 신뢰한다. 하지만 백성들을 헐벗고 굶주리게 하는 한 그는 더 이상 지도자로서의 자격이 없다. 억지로 이끌어 내는 위장된 환호성은 도탄에 빠진 인민들을 기만하는 술책에 불과하다. 인간은 물질적 풍요로만 만족할 수 없는 영혼을 가진 사회적 존재다. 풍요로운 경제적 삶의 이면에 드리운 장기집권과 부자세습의 염증은 싱가포르가 해결해야 할 이 시대의 과제다. 리콴유 치적의 최대 수혜자임에도 불구하고 신세대는 새로운 정치적 사회적 요구를 분출시킨다. 정치적 참여의 보장과 행정의 투명성 확보도 관건이다. 행정의 투명성과 거버넌스 도구로서의 정보공개법에 관한 한 싱가포르는 동남아에서조차도 최하위 수준임이다. 격동의 60년을 거치면서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룩한 세계적인 모범국가로 일어섰다. 국민의 정치 참여와 행정의 투명성도 세계적인 수준이다. 세계에서 열두 번째로, 아시아에서 최초로 정보공개법을 제정하여 국정의 투명성을 제고했다. 통제된 도시국가 싱가포르의 한계를 극복한 셈이다. 하지만 외견적 민주화는 새로운 도전을 기다린다. 싱가포르는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북쪽에서조차도 강요된 안정성을 구가하고 있는 법과 질서는 혼돈상태다. 민주화과정에서 뿌려진 법과 질서에 대한 잿빛 추억을 벗어나지 못한다. 절차적 정의를 외면하고 실체적 정의만 추구하는 한 카오스적 상태를 벗어나기 어렵다. 광장민주주의는 아직도 그 긴 터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세기적 경제위기에 내몰린 경제적 약자와 소외계층의 목소리는 광장에 함몰된 채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허공을 맴돈다. 광장의 목소리가 잦아져야만 대의민주주의가 제자리를 찾을 수 있다. 국회의 존재이유는 광장을 통해 표출되는 직접민주주의의 요구를 수렴하여 민의의 장으로 끌어들이는 데 있다. 그런데 서울 시청 앞에서 울려 퍼지는 광장의 소리와 민의의 대변자여야 할 여의도 국회의사당 사이에는 벌어진 틈을 좁히기는커녕 멀어져 가기만 한다. 여의도 정치는 청산의 대상이 아니라 추적해야 할 이정표여야 한다. 경제성장의 그늘에 감춰진 어두운 그림자를 여의도 불빛이 밝게 비춰줘야 한다. 답답한 민초들의 마음을 헤아리기 위해 가슴을 열고 긴 호흡을 하는 정치의 복원이 필요하다. 이 난국을 돌파해 줄 선지자(先知者)는 진정 없단 말인가. 가수 한영애의 ‘여보세요 거기 누구 없소’라는 노래가사라도 한번 외쳐보고 싶은 심정이다. 성낙인 서울대 헌법학 교수·한국법학교수회장
  • 北 핵·미사일 발사 징후땐 정밀타격

    군 당국은 26일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최대한 차단, 억제한다는 계획에 따라 감시, 정찰, 정밀타격, 요격무기를 집중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사이버공격과 방어임무가 가능한 정보보호사령부를 창설하고 특전사령부 산하에 3000명 규모의 해외파병 상비부대를 편성하기로 했다. 이상희 국방장관과 김태영 합참의장은 이날 이같은 내용이 포함된 ‘국방개혁기본계획’ 수정안을 이명박 대통령의 재가를 거쳐 공식 발표했다. 이 안은 2020년을 목표로 2005년 수립된 ‘국방개혁기본계획’을 다듬은 것이다. 수정안은 “북한의 비대칭(핵·미사일) 위협을 적(북한) 지역에서 최대한 차단 및 제거하도록 감시, 정찰, 정밀타격, 요격 능력을 확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이 남한을 향해 핵무기와 미사일을 발사할 징후가 포착되면 선제타격도 가능하다는 개념이다. 이런 개념이 국방개혁안에 명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군사분계선(MDL) 인근에 밀집배치된 북한의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위협에 대응해서도 표적탐지 및 타격 능력을 확충하기로 했다. 수도권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접적부대는 초전에 즉각 전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완전하게 편성키로 했다. 군은 이와 관련, 군단급 부대로 개편되는 수도방위사령부의 임무범위를 김포 축선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도서방어 임무도 해병 사단에서 별도의 해병 도서방어부대(백령, 연평, 제주)를 편성해 해병대사령부에서 직접 통제키로 했다. 국가안보 위협 요소로 급부상한 사이버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2010년 정보보호사령부를 창설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사이버사령부’로도 불리는 이 부대는 국방부와 국군기무사, 각 군 전문요원들로 구성된다. 육군은 지상작전사령부와 제2작전사령부를 유지한 가운데 10개의 군단을 7개(5개 지역군단, 2개 기동군단)로, 47개의 사단을 28개로 각각 감축한다. 전시에는 10개 사단이 더 창설되고 현재 16개의 여단은 24개(1개 특공여단 포함)로 늘게 된다. 현재 65만 5000명인 병력 규모는 내년에는 64만 9000명, 2020년에는 51만 7000명으로 각각 감축키로 했다. 카투사 3400여명을 유지하고 동원사단 4000여명을 편성한다. 300만명의 예비군을 150만명으로 줄이기로 한 계획을 수정해 185만명으로 조정했다. 현재 7000원인 일일 훈련비는 도시 근로자 최저임금 수준으로 인상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국방개혁기본계획’을 재가하면서 “전투부대는 전투임무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정예화된 인원과 첨단무기 체계를 갖춰 상시 그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비전투 분야 역시 한반도 내에서 전쟁을 상정했을 때 민간 자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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