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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대선 후보자가 명심해야 할 통일정책의 방향/손기웅 통일연구원 부원장

    [열린세상] 대선 후보자가 명심해야 할 통일정책의 방향/손기웅 통일연구원 부원장

    대선 전쟁의 막이 올랐다. 대통령을 꿈꾸는 후보자들은 통일 의지를 갖추고 있는가. 어떠한 통일정책을 펼쳐야 하는가. 통일은 대통령의 법적 의무다. 헌법 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가 한반도 전역임을, 4조는 통일을 지향해야 함을, 66조와 69조는 대통령이 평화통일의 의무를 지고, 평화통일을 노력한다는 취임 선서를 해야 함을 명확히 규정하고 있다. 통일을 위한 통일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발전과 대한민국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인 통일은 대통령이 가장 엄숙하게 받아들이고 진력해야 할 소명이다. 통일의 관점에서 대통령들을 평가하면 아쉬움이 크다. 어느 대통령이라도 통일의 염원을 품고 노력했을 것은 분명하다. 예측 불가능한 북한의 존재, 변화무쌍한 국제정세, 굴곡진 국내 상황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하더라도, 대통령들이 과연 ‘통일을 염두에 두는 대북 정책’을 펼쳤는가라는 물음에는 주저하지 않을 수 없다. 통일이 아니라 분단 관리에 머물렀다는 마음이 앞선다.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남북 관계사에 획을 그은 협력사업이 좀더 통일 지향적으로 추진됐어야 했다. 금강산 관광을 위해 동해의 철도와 도로가 연결됐다. 주 관광지는 금강산에 두더라도 작지만 설악산에도 관광이 함께 이루어져 연결된 철도와 도로를 통해 남북 주민과 세계 시민이 갈등과 분쟁의 상징인 비무장지대(DMZ)를 오고 가게 만들어야 했다. 주 공단은 개성이더라도 파주에도 작은 공단을 조성해 어차피 연결돼야 할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통해 남북한의 인력과 물자가 한반도의 허리를 오가는 상황을 만들어야 했다. 그것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더욱 공고히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우리의 통일 의지를 전 세계에 더욱 적극적으로 보여 줄 수 있었을 것이며, 남북 주민 간의 통일 연습도 더욱 촉진될 수 있었을 것이다. 금강산 관광객 피살, 임진강 방류로 인명 살상,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은 물론 핵무기 개발에 이르기까지 남북 관계 악화에 대한 책임은 분명히 북한에 있다. 그러나 북한의 도발에 대응해 억제에 초점을 두고 관계를 단절한 피해는 우리가 더욱 크다. 후계 구도 완성, 권력 안정, 경제난 극복, 주민 통제 등을 동시에 달성해야 했던 김정일·김정은의 시기는 남북 간 국력 차가 가장 큰 시기다. 경제, 자유와 민주, 인권과 복지 모든 측면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다. 북한 주민에게 남한이 어떠한지 보여 주고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중요한 시간이었다. 단절된 이 상황을 김정일과 김정은은 그들이 원하는 대로 통치할 기회로 활용했다. 국민총소득(GNI)이 45분의1에 불과한 북한과 1대1의 평행적 관계를 형성했다. 북한에 대해 어떠한 영향력도 가질 수 없었다. 북한 주민들이 우리가 아니라 중국을 쳐다보게 만들었다. 통일이 아니라 분단 관리에 함몰되고 말았다. 2012년 9월 제18대 대통령직 후보자들 간에 정책 공방이 막 시작될 때 ‘대선 후보자들이 명심해야 할 대북 정책 방향’이란 이름으로 글을 썼다. 아쉽고 분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의 19대 후보자들에게도 유효하다. 첫째, 통일을 염두에 둔 국가 전략과 대북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가 잘살기 위해 통일은 절대적이다. 대북·통일 정책이 아니라 통일·대북 정책을 국가 전략의 중심에 두어야 한다. 둘째, 자유민주주의에 바탕을 둔 평화통일의 실현을 위해서는 북한 주민이 우리 사회를 스스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것이 유일한 평화통일의 방안이다. 셋째, 통일의 가능성은 남북 간의 국력 차이가 크면 클수록 높아진다. 평화적인 통일의 진전 구도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 입각하되 통일을 평화적으로 만들어 가는 압축적인 방안도 강구해야만 한다. 넷째, 헌법 정신에 따라 북한 주민도 우리 국민으로 간주해 그들의 삶에 적극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북한 주민들이 북한 정권이 아니라 대한민국에 희망을 가지도록 해야 한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북한 도발에 대한 국제 제재가 엄중한 현 국면에서도 통일의 길을 걸어야 함을 대선 후보자들은 명심하기 바란다.
  • 태영호 “김정은 트럼프 만나려 해”… 최광일 “北, 언제든 ICBM 쏜다”

    태영호 “김정은 트럼프 만나려 해”… 최광일 “北, 언제든 ICBM 쏜다”

    태 “북한 인민 봉기 가능하게 정보봉쇄 깨뜨릴 수단 필요” 최 “핵개발은 주권 방어 차원” 탈북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길 원한다”면서 “트럼프가 당선되자 김정은은 초기에 놀랐지만 지금은 미국 새 행정부와 일종의 타협을 열어 줄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태 전 공사는 26일 방송된 CNN과 BBC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 기간에 김정은과 만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자칫 회동이 김정은에게 정권의 정통성을 제공할 수 있어 그런 생각을 재고하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은 핵무기가 자신의 통치를 유일하게 보장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위협을 받으면 핵 단추를 누르려 할 수 있다”면서 “권력을 잃고 마지막에 봉착하면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를 공격하려 들지 모른다”고도 예상했다. 이어 “북한 핵무기는 한국과 미국에만 위협이 되는 게 아니다. 국제정치에서 영원한 적이나 동지란 있을 수 없으며 김정은이 언젠가 중국을 공갈·협박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정은의 신년사가 거의 노골적인 공갈·협박 수준이었다”면서 “그는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이 공포정치로 북한을 다스리고 있지만 정통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집권한 5년 동안 자신의 생일과 출생 시기, 어머니·할아버지와의 관계 등에 대해서조차 주민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인민의 봉기를 가능하게 만들고 싶다”면서 “우리는 북한 인민이 ‘북한의 봄’을 스스로 끌어낼 수 있도록 그들을 교육해야만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와 관련, 그는 “주민 교육을 위해 외국 영화를 담은 이동식저장장치(USB)에서부터 외부 뉴스를 들을 수 있는 라디오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정보 봉쇄를 깨뜨릴 어떤 수단이든 동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최광일 북한 외무성 미주국 부국장은 이날 평양에서 NBC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언제 어디서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가능하다”면서 “핵무기를 강화하려는 우리의 조치는 모두 우리 주권을 방어하고 미국의 핵 협박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방어적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브라운 미 태평양육군사령관(대장)은 이날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블랙스완’(검은 백조)에 비유하면서 미국이 당면한 가장 큰 위협으로 규정했다. 그는 “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바로 북한”이라며 “미사일 발사만 해도 지난 4년간 34발 이상을 발사했다”고 우려했다. 블랙스완은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은 작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야기하는 사건을 가리킬 때 사용되는 말이다. 서울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언제, 어디서든 ICBM 시험발사 가능”…최광일 北 미주 부국장 발언

    “언제, 어디서든 ICBM 시험발사 가능”…최광일 北 미주 부국장 발언

    최광일 북한 외무성 미주 부국장이 “언제, 어디서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최 부국장은 25일(현지시간) 평양에서 미국 NBC방송과 인터뷰를 하고 이와 같이 밝혔다. 그는 ‘방어적 성격’(defensive in nature) 차원에서 핵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최 부국장은 “핵무기를 강화하려는 우리의 조치는 모두 우리 주권을 방어하고 미국의 핵 협박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방어적 차원”이라면서 “만약 우리 군대가 미국을 침범할 목적으로 핵 훈련을 하기 위해 캐나다와 멕시코로 간다고 상상해 보라. 미국 사람들의 반응이 어떻겠냐”고 반문했다. 그는 “미국의 이런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계속하는 한 우리는 우리의 핵 억지력과 선제타격 능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국장의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새 행정부 출범 이후 나온 북한 관리의 첫 공식 언급으로, 핵미사일 개발 및 시험발사에 대한 북한 당국의 의지를 거듭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트럼프 정부에 북핵 문제를 풀기 위한 미국의 선제적 조치를 우회적으로 요구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한다. 현재 북한의 ICBM 시험발사가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북한 군사문제 전문가인 조지프 버뮤데즈는 지난 23일 미 존스홉킨스대 한미연구소의 북한 전문 웹사이트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위성사진 분석 결과 북한이 지난 3개월 사이에 동해안 갈마공항 옆에 있는 갈마 미사일 발사장의 진입로를 다시 평평하게 하고, 자갈 포장도 했다”며 북한이 갈마공항 인근에서 ICBM 발사를 준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남경필, 오늘 ‘대선 출마선언’ 공식 기자회견

    남경필, 오늘 ‘대선 출마선언’ 공식 기자회견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25일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한다. 남 지사 측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하는 공식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남 지사는 전날 열린 바른신당 창당대회에서도 “바른정당에 제대로 된 맞춤형 후보는 바로 남경필”이라면서 사실상 대권에 도전할 것임을 선언한 바 있다. 남 지사는 창당대회에서 ‘코리아리빌딩’(다시 세우는 한국)을 슬로건으로 ▲ 박근혜 정부에 대한 반성 ▲ 정치 안정을 위한 ‘연정’ ▲ 일자리 창출 ▲ 자주국방(모병제, 전작권 환수, 핵무기 보유 준비) ▲ 올드 앤 뉴(세대교체) 등을 주장했다. 그동안 남 지사가 정책적 대립각 세우기를 통한 이른바 ‘차별화 전략’에 집중해온 만큼, 이번 출마선언에서도 기존에 내걸었던 공약들을 다시 한 번 거론할 것으로 보인다. 남 지사는 이날 오전 출마 기자회견을 한 뒤 국회 출입기자들과 오찬을 함께 한다. 오후에는 경기도청으로 돌아가 도청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박형주 세상 속 수학] 죄수의 고민에 얽힌 오해

    [박형주 세상 속 수학] 죄수의 고민에 얽힌 오해

    초유의 일이 일어나는 혼란기에 서로를 불신하는 등장인물까지. 이런 때면 약방의 감초처럼 ‘죄수의 딜레마’ 비유가 등장한다. 얼마 전 어느 경제학자 칼럼이 죄수의 딜레마를 언급하며 서로 못 믿는 불신 사회를 개탄한 것도 비슷하다. 협력을 통해 공동체의 이익을 늘일 수 있다는 게임이론 개념인 ‘죄수의 고민’을 엉뚱하게 신뢰의 문제에 적용한 몰이해다. ‘모두가 패자’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한 오류까지 똑같다. 게임이론은 애초에는 수학자들에 의해 연구됐다. 지금은 경제학이나 사회학 등에서 광범위하게 쓰이고 노벨경제학상 수상자도 다수 배출했다. 경쟁사회의 특징인 제로섬 사회는 하나가 많이 가지면 다른 이는 덜 가질 수밖에 없는 사회다. 베이징대의 진징이 교수는 남북한의 대립 과정도 제로섬 게임으로 설명한다. 이 틀로 접근할 수 없는 비제로섬 사회 개념의 대표적인 예가 죄수의 딜레마 문제다. 유럽연합(EU)이 좋은 예다. 최근 영국의 브렉시트도 혼란스러웠지만, 처음 EU가 만들어질 때도 첩첩산중이었다. 통화 주권까지 포기해야 하니(일부 예외는 있지만), 거시경제정책의 주요 도구를 잃고 경제 종속을 우려하는 반발과 갈등이야 불을 보듯 뻔하다. 그렇다고 각자도생하다가는 보호무역주의와 군비 경쟁의 심화로 다 망하는 공포 시나리오에 직면한다. 각자의 이익을 조금 내려놓으면 유럽 전체의 이익이 올라가는 죄수의 딜레마 상황. 누군가가 배신하고 등에 칼을 꽂을지 모르는 국제 관계 속성 때문에 망설인다. 결국 유럽연합이라는 강력한 기구를 만들어서 배신을 응징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게 유일한 논리적 대안이 되고, 이는 실제로 구현됐다. 그러니 EU는 게임이론의 산물이려나. 핵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는 국제사회도 또 다른 예다. 타국이 핵무기를 늘리면 자기도 늘려야 하지만, 상호 협력해서 적절한 수준으로 조정하면 세계로는 이익이다. 노동자와 사용자를 구성원으로 한 사회도 각자의 이익만 극대화하면 사회 전체는 잃는 게 더 큰 대표적인 비제로섬 사회다. 제로섬 사회에서는 구성원이 각자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해도 얻는 자와 잃는 자가 있어서 사회 전체의 이익은 같다. 하지만 죄수의 딜레마 상황에서는 구성원의 협력 때문에 사회 전체의 이익이 증가할 수 있다. 애초의 문제 설명은 죄수 두 명이 격리 심문 중에 제안을 받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자신이 자백하고 공범이 자백하지 않으면, 자신은 풀려나고 공범은 10년형을 선고받는다. 반대의 경우는 거꾸로다. 모두 자백하면 정상 참작으로 각각 5년형씩 받는다. 아무도 자백하지 않으면 증거가 없으니 다른 잡범 혐의로 각각 6개월형이다. 고민에 빠진다. 무조건 자백하면 풀려나거나 5년형이니 최악 10년은 면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두 죄인으로 이루어진 하나의 사회를 생각한다면 다른 얘기가 된다. 협력해서 버티면 사회 전체의 총형량은 1년에 불과하다. 각자도생하면 사회 전체의 형량이 10년이다. 개인 이익을 조금 손해 보는 게 사회 전체의 이익을 늘리는 상황이다. 모든 것을 경쟁 논리로 보고 제로섬 사회의 시각으로 접근하면 사회 구성원의 반목이 심화하고 사회 전체의 이익은 감소한다는 것을 게임이론은 명쾌히 설명한다. 경쟁보다 협력이 이익이라는 죄수의 고민 개념을 엉뚱하게 불신 사회를 얘기할 때 적용하는 건 오해다. 감옥에 갇힌 죄수로 설명하지 말고 ‘유럽 국가의 딜레마’라고 부르면 나아지려나.
  • [트럼프 시대] “한국, 한·미동맹 속 독자 행보 구사 ‘미들파워 외교’ 펼쳐라”

    [트럼프 시대] “한국, 한·미동맹 속 독자 행보 구사 ‘미들파워 외교’ 펼쳐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취임해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면서 70년간 유지된 국제질서가 급격하게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신문은 23일 미국과 일본, 중국의 3국 전문가를 대상으로 가상좌담회를 개최해 한국 외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구했다. 전문가들도 각국의 입장만큼이나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좌담회에 참가한 전문가는 스콧 슈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과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교수(한반도문제 포럼주임)이다. 슈나이더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급격한 정책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면서도 방위비 분담금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통상 압박이 있을 가능성을 전망했다. 반면 진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펼친 갈등이 1라운드였다면 트럼프 정부 출범 후 한반도와 대만을 고리로 미국과 중국이 갈등 2라운드를 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쿠조노 교수는 한·미 동맹 속에서 일정한 반경의 독자외교를 구사하는 ‘미들파워 외교’를 제안했다. →트럼프 취임식 및 이후 행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은 미국에 계속 의지해야 하나. -슈나이더 연구원:미국이 아시아에서 한국이나 일본 등 동맹과 맺은 공약에서 후퇴할 것이라는 구체적 증거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고립주의자’가 될지 확실하진 않다, 하지만 미국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추구하고자 더 적극적일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자칭 ‘협상의 달인’이라는 트럼프의 무역 정책 결과가 어떻게 끝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조가 심화되면 한국은 불편해질 것이고 외교정책에도 큰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진 교수:미국 우선주의가 유아독존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무역 마찰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면적인 무역 전쟁은 모두에게 출혈이 크며 중국 상품을 봉쇄하면 미국에 더 큰 혼란이 생긴다. -오쿠조노 교수:도발적인 북한과 거대한 중국 등을 상대하고 있는 한국에 현실적으로 한·미 동맹 없이 자체적인 안전보장은 쉽지 않다. 미국을 붙잡아 놓을 전략이 필요하다. 한·미 동맹 속에서 일정한 반경의 독자적 외교를 구사하는 ‘미들파워 외교’는 필요하다. 이슈에 따라 자기주장을 펴면서 자기 위치를 선택하는 것이다. 한·미 동맹에서 미국 변수도 있지만 한국 변수도 있다. 한국에 급진적 진보정권이 들어서면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조의 흐름 자체도 달라지고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현재 한국의 대미 외교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미국에 너무 의존한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진 교수:미국은 70년 동안 한국의 제1협력국이었고 북한은 한국의 제1적대국이었다. 북한을 주적으로 삼아 대결을 벌이는 한 한·미 관계는 한국의 대외관계에서 최우선순위다. 트럼프 취임으로 불확실성이 가미됐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다. -슈나이더:한국을 주요 동맹으로 보는 미국의 기존 정책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정부 초대 외교안보라인도 동맹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한·미 FTA 등 통상 이슈는 압박이 될 수 있다. 물론 앞으로 한·미 관계는 어느 정도 한국의 대응에 달렸다고 본다. 한국은 트럼프로부터 떠날 수도 있고, 동맹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 더욱 강한 동맹 파트너십을 만들 수도 있다. -오쿠조노 교수:한국은 한·미 동맹이란 틀을 국가안보 체제와 국가안전을 지키는 기본 축으로 삼고 있다. 국가 존속유지를 위한 기본 전제인 셈이다. 한국에 중국은 여러 입장에서 중요한 존재이지만 미국과 대등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미·중 사이에 균형외교란 표현을 하기도 하지만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한국은 거대한 중국의 흡입력과 압박을 대처하는 데 미국을 끌어들여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절대적이 됐다. 지나친 의존으로 중국의 정치상황이 불안정해지거나 문제가 생길 때 한국이 받게 될 충격은 작지 않다. 중국을 소홀히 할 수 없지만 지나친 의존은 위험하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미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오쿠조노 교수:기본적으로 강경 대응이 예상되지만 필요에 따라 극적인 타협도 불가능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미국 정치인과 다르다. 이념보다 이해관계를 중시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흥정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일괄 타결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북한을 보는 미국과 한·일 양국의 시각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의 유지, 존립을 국익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결정적일 때 북한의 숨통을 틔워 주면서 한국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중국은 북한 핵, 미사일 문제를 공식적으로 용인할 수도 없다. 중국의 일부분이라고 강조해 온 대만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핵을 가진 대만이다. 한·미의 문제는 북한이 이미 사실상 핵을 가져버렸다는 데 있다. 핵을 가진 북한과 교섭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또 사드를 둘러싸고 중국은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진 교수:6개월 정도는 서로 지켜볼 것이다. 트럼프는 북한의 행동을 보면서 판단할 것이다. 북한 역시 이제까지 상대한 미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섣불리 행동할 수 없다. 북한은 제일 힘든 상대를 만났다.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하지 않은 북·미 관계 개선은 한국부터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제재와 압박만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이미 증명됐다. 북핵 문제는 북한의 안전 우려가 발단이다. ‘안전 대 안전’의 빅딜이 이뤄져야 한다. -슈나이더:북한이 도발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강력한 물리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 협상도 가능하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을 멈추고 노선을 바꾸려는 의지를 보일 때만 가능할 것이다.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 더 유리하고 유연한 조건에서 미국과 대화하기를 원하지만 트럼프 정부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개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이는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 다각도의 충돌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이 최근 한국에 사드 배치를 둘러싼 무형의 보복을 하는 것에 대한 생각은. -슈나이더:사드를 둘러싼 중국의 보복은 균형이 맞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중국이 사드를 둘러싸고 한국과의 관계를 계속 악화시킨다면 결국 한국이 미국에 더 의존하게 만들어 자신의 이익을 해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미국은 이후 중국과의 논의 과정에서 이 문제를 하나의 쟁점으로 만들어 다뤄야 할 것이다. 사드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방어하기 위한 자위적 수단이다. 중국의 역할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다시 데려오고 북한이 중국의 국익을 위협하고 있으니 이를 멈추라고 설득하는 데 있다. -진 교수:중국은 사드를 단순한 군사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치, 전략 문제로 본다. 대중국 봉쇄 전략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중국이 사드를 원하지 않으면 북핵 문제를 대신 해결하라고 하는데 중국은 자국 기업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대북 제재에 나서고 있다. 대북 제재로 단둥 경제가 죽어간다는 말도 나온다. 사드가 배치되면 한·중 관계는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한국 정부의 최근 주장을 살펴보면 사드의 목적이 대북 방어가 아니라 중국 압박용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든다. -오쿠조노 교수:센카쿠 열도 문제를 둘러싼 갈등 속에서 중국이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면서 일본 길들이기를 시도한 적이 있다. 중국은 자국의 이익과 반하는 경우 국제법이나 국제관례를 인정하지 않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자의적인 측면이 강한데 한국, 일본 등은 중국이 국제법과 국제관례를 지키도록 촉구하고 견제해야 한다. 남중국해 문제도 결국 같은 맥락의 문제로 중국에 대한 한목소리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도 중국이 북핵 해결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진 교수:한국과 미국은 중국이 북한의 숨통을 끊기 바라지만 중국은 1300㎞에 이르는 국경선을 맞댄 국가가 적대국으로 변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북·중 70년 관계를 완전히 무시하고 북한을 괴멸시키라는 요구를 중국이 어떻게 수용할 수 있겠는가. -오쿠조노 교수:일부 한국인은 중국이 마치 북한을 버리고 한국을 선택했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때로는 중국을 믿었는데 배신당했다는 주장을 한다. 한국인의 착각이다. 중국 외교에서 한반도는 미국을 상대하는 대미 외교상의 가치를 지닌 카드다. 북한이 존재한다는 것, 한반도가 분단 상태로 유지된다는 것은 중국에 국익이다. 북한이 불투명한 상황일수록, 한국은 중국에 더 의존하게 된다. 북한리스크를 관리하고 제어하기 위해 한국은 중국에 의존하게 된다. 중국에 불투명한 북한이 있는 것은 한국을 다루고 한반도 정책을 펴는 데 유리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자유무역을 주창했는데 리더가 될 수 있나. -슈나이더:중국은 미국에 비해 리더다운 행동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말과 행동이 따로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아직 중국은 멀었다고 본다. 특히 중국은 트럼프가 예측 불가이기 때문에 그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외교정책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이는 중국과 미국의 긴장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이에 대비해야 한다. -진 교수:중국은 세계 지도국이 되겠다고 한 적이 없다. 그럴 조건과 자격이 갖춰지지도 않았다. 트럼프가 실책한다 해도 미국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자유무역과 안보는 다른 개념이다. 자국의 안보를 해치며 자유무역을 실시하는 나라는 없다. 실제로 사드가 배치되면 중국은 한국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게 대응할 것이다. 그동안 쌓아 왔던 전방위적 협력은 전방위적 대결 관계로 변할 것이다. 미국이 기어코 중국과 대결을 펼치려 하고 한·미 동맹이 그 역할을 한다면 중국에 북한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부각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 차기 정부의 사드 재협상 가능성은. -진 교수:사드는 한국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된 것이 아니다. 지금 최선은 사드 배치를 차기 정권으로 미루고 한·중 양국이 소통과 협상을 통해 적당한 해결 방도를 찾아야 한다. 일부에서 야당 의원만 상대한다고 하는데 한국 정부가 중국의 말을 들으려 한 적이 있는가. 귀를 기울이지 않는 상대방과 어떻게 대화를 하나. 사드를 미국이 주도하는 한 누가 집권해도 중국은 반대한다. 사드의 통제권이 미국에 있는 한 이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북한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중국의 국력과 반비례한다. 국력이 약할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강할수록 중요성이 약화된다. →대일 관계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슈나이더:위안부 협의는 정상적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한 한 단계였다. 그러나 지금 그 합의는 흐트러지고 있다. 향후 어떤 합의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나는 위안부 합의와 그에 따른 후속 상황이 한동안 한·일 관계에 해를 입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 문제의 원칙을 유지하되 외교적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 -진 교수: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사드 배치로 한·중이 소원해진 틈을 이용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하는 등 전략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이 미·일과 손잡고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 줄 것을 바란다. -오쿠조노 교수:아베 정부는 한국이 중요한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한국을 한·일 관계라는 양자 관계로뿐만 아니라 대중 관계의 연장선이라고 보고 있다. 그런데 패권을 추구하는 거대한 중국은 자신들이 원하는 아시아의 국제질서를 새로 짜려고 하고 있다. 기존 질서를 존중하기보다 자신들에 의한 새 질서를 만들려고 한다. 중국은 경제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안전보장상 위협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같은 가치관의 한·일이 손잡으면 중국이란 거대한 존재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중국을 국제 질서 안에서 건설적으로 끌어들여서 같이 성장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한국은 그런 역할을 하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국제적인 시각, 거시적 차원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 →일본은 위안부 합의로 침략전쟁의 빚을 다 갚았다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진 교수:위안부 문제는 한국에 살에 박힌 가시와 같다. 건드리면 계속 아프다. 가시를 뽑으려면 일본이 참다운 사죄를 해야 한다. 생존해 있는 위안부 할머니의 한을 풀어 주지 못하는 한 위안부 문제 합의가 재논의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오쿠조노 교수:2015년 한국과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했지만 한국 내에서 위안부 합의 재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위안부 합의는 고노담화, 아시아 여성기금 등의 조치와는 차원이 다르다. 2015년 합의는 두 나라 정부가 합의한 것이다. 소녀상 문제 등에 대해 아베 총리가 한국에 대한 강경책을 꺼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지지층인 보수개헌 세력을 달래야 했기 때문이다. 한국도 국제법과 국제 관례에 따른 결정을 지켜 줬으면 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같은 안보적 이익과 역사·영토 갈등을 분리할 수 있나. -슈나이너: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더욱 진전을 거둬야 한다. 그러나 결국 역사 문제는 계속 남아 양국 관계에 잠재적으로 심각한 제약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군사정보 공유 등 안보적 활동을 멈출 수는 없다. 북핵에 대한 공동 대응 강화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오쿠조노 교수:한·일 두 나라의 정책결정자와 정부 관계자는 양국 안보 협력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한·일 안보협력을 정치적인 시각으로 접근한다. 한·일 안보협력의 수위와 성사 여부는 한국 국내 문제에 달려 있다. 일본은 언제든지 협력에 응할 수 있지만 한국은 국내 정치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일본은 보고 있다. 아베 정부의 역사인식 태도를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역사인식 문제가 한·일 협력의 전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한 생각은. -슈나이더:우리는 아직 트럼프 행정부가 한·일과의 관계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3국 협력은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새로운 한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 함께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찾기를 기대한다. 북한 문제도 한·미, 한·일, 한·미·일 공조가 필요하다. -오쿠조노 교수:한·미·일 3국은 기존 질서를 무시하며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의 부상이란 공통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다. 당장 발등의 불은 핵과 미사일을 쥐게 된 북한의 위협이다. 전에 비해 소형화되고 정밀화된 미사일과 핵무기를 손에 쥔 북한은 한·미·일 3국의 공통된 위협이다. 당장 국가 안전보장상 심각한 문제이다. 게다가 북한은 불투명하고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북한의 위협을 어떻게든 제어할 필요성이 있다. 한·미·일 3국 협력은 이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진 교수:동북아에 ‘작은 나토’ 즉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이 구축되는 것은 중국엔 악몽이다.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지정학적’ 군사동맹 관계가 약화되고 ‘지경학적’ 경제협력이 강화돼야 한다. 한·일 관계에 있어서 역사문제는 화약통과 같다. -슈나이더:북·중·러 3각 관계는 구체화되지 않았다. 러시아와 북한, 그리고 중국과 북한의 안보관계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약하다. 한·미·일 3국 협력이 중국이 아니라 북한에 초점을 두고 있는 한 북·중·러 3국으로부터 심각한 반발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은 멈춘 지 오래됐지만 북한을 포함한 6개국이 트럼프 시대에 양자로든 다자로든 복잡한 고차원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스콧 슈나이더 미국 내 손꼽히는 동북아 및 한반도 전문가로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겸 한·미정책 프로그램 국장이다. 북한에 관한 다수의 책을 펴냈다. CFR에서 활동하기 전에는 아시아재단 서울지부 대표를 역임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퍼시픽포럼 등에서 한반도 전문가로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국계 부인과 2녀를 두고 있으며 한국말에도 능숙하다. ▶오쿠조노 히데키 일본의 대표적인 소장파 동북아·한반도 전문가로 한반도 문제를 미국, 중국, 일본 등의 함수 관계 속에서 분석해 왔다. 1964년 후쿠오카 출신으로 일본 방송협회(NHK) 기자, 아사히신문 기자 등 5년 가까이 국제 문제 및 동북아·한반도 문제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한반도·동북아 문제로 특화돼 있는 시즈오카 현립대학 교수로 있다. ▶진징이(景一) 중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로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는 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53년 지린성에서 태어난 진 교수는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게이오대 지역연구소 객원교수,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방문연구원을 지냈다. 지금은 베이징대 교수 및 베이징대 조선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 [월요 정책마당] ‘북한 비핵화, 평화통일의 관점에서 풀자’/홍용표 통일부 장관

    [월요 정책마당] ‘북한 비핵화, 평화통일의 관점에서 풀자’/홍용표 통일부 장관

    북한은 신년사에서 ‘핵 선제공격 능력 강화’, ‘대륙간탄도미사일 실험발사 준비 마감단계’를 주장하며 새해 벽두부터 핵미사일 위협을 고조시켰다. 핵무기를 ‘핵보검’이라며 핵개발이 민족의 안전과 나라의 자주권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허황된 주장도 지속하고 있다. 도무지 변하지 않는 북한이다. 남녘 주민이 핵 공포에 떨고 북녘 주민의 삶이 더욱 피폐해지는 이 순간에도 핵보유국을 추구하며 자기 정당성만 강변한다. 그러나 남북관계가 악화된 근본 원인과 평화통일의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북핵 그리고 그 야욕을 버리지 못하는 북한 당국 자신이다. 통일부가 올해 정책 목표를 ‘북한의 올바른 변화를 통한 비핵화 및 평화통일 기반 구축’으로 설정한 까닭이다. 북한의 변화가 하루아침에 이뤄질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북한을 올바른 변화의 길로 이끄는 과정도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를 향한 노력은 어렵다고 미루거나 포기할 수 없다. 어려울수록 우리의 의지를 보다 확고히 다지고 지혜를 모아 가야 한다. 우선 북한 변화에 대한 목표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바라는 북한은 비핵과 평화, 인권과 민생, 평화통일을 지향하는 북한이다. 북한이 ‘핵·경제 병진노선’이라는 공허한 말 대신 핵을 내려놓고 진정한 평화의 길로 들어서며 핵개발 자금을 민생에 돌리고 인권을 보호하며 북한 주민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나아가 북한이 인류 보편적 가치와 국제규범을 지키며 평화통일의 길에 동참하는 올바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런 목표에 맞춰 현 상황에 대한 우리의 시야도 넓혀야 할 것이다. 북핵문제는 ‘북한의 문제이자 통일의 문제’다. 핵개발이라는 현상을 넘어 북한 문제, 통일 문제로 인식을 넓히고 그에 기초해 종합적인 접근을 시도해야 한다. 이런 문제의식하에서 정부는 기존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가운데 ‘평화정착을 위한 북한 비핵화 진전,’ ‘공동체 기반 조성,’ ‘평화통일 역량 강화’를 추진하며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 나갈 것이다. 북한의 비핵화는 가장 시급한 과제이며 변화의 시금석이 될 것이다. 북한이 무모할 정도로 핵개발에 매달리고 있는 지금 그 의지를 꺾지 못한다면 한반도 뿐 아니라 세계 평화는 요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들어서야만 한다는 것을 깨닫도록 국민적, 국제적 뜻을 모으는 것이다. 섣부른 대화가 아니라 비핵화에 기여하는 대화가 이루어질 때 진정한 평화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다. ‘공동체 기반 조성’의 과제들은 분단으로 인한 남북한 주민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한 절실한 문제다. ‘인간 존엄성’의 관점에서 북한 당국이 북한 주민의 인간다운 삶을 위해 조금이라도 더 신경을 쓰도록 만들고 북한 주민들이 희망을 갖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분단의 가장 큰 상처인 이산가족 문제 해결에 최선을 다하고 인도적 지원을 위한 노력도 지속할 것이다. 민족 동질성 회복을 위해 우선 우리 내부적으로 필요한 사업들을 준비할 것이다. 아울러 자유를 찾아온 탈북민들이 우리 사회의 일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가도록 만드는 것은 공동체 형성의 중요한 연습과정이 될 것이다. 남북 모두의 인간적인 삶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미래 한반도의 비전을 제시하고 북한 주민에게 우리 진심과 능력을 보이며, 북한 당국이 변화로 나서도록 촉진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국민적, 국제적 공감대를 확대하고 통일 역량을 키우는 것은 정치적 문제를 떠나 민족의 장래를 위해 지속돼야 한다. 평화통일에 대한 열망은 우리 국민과 민족을 한데 묶을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은 북한의 변화와 비핵화를 이끌어 내는 가장 든든한 밑받침이 될 것이다. 남북관계와 대내외 상황이 어렵지만 정부는 지금 할 수 있는 일부터 차근차근 추진하며 북한의 변화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준비해 나갈 것이다.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오게 마련이지만 종자를 미리 준비하지 않고 농기계를 손보지 않는다면 봄에 새로운 농사를 지을 수 없다.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를 포함한 올바른 변화가 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꼭 필요하다는 인식하에 국민들과 함께 차분히 노력해 나갈 것이다.
  • [되돌아 본 오바마 시대 8년] “美핵심 가치 위협 땐 가만히 있지 않을것” ‘트럼프 시대’에 경고장 날린 고별사

    [되돌아 본 오바마 시대 8년] “美핵심 가치 위협 땐 가만히 있지 않을것” ‘트럼프 시대’에 경고장 날린 고별사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임기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퇴임 후에도 미국의 핵심 가치가 위협받는 일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취임 후 불법 이민자 추방과 오바마 케어 폐지, 고립주의 외교정책 등을 강행하며 자신의 치적을 뒤집을 것에 대한 경고 메시지로 풀이된다.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등 언급 오바마는 백악관에서 50분가량 진행된 고별 기자회견에서 “내가 생각하는 미국의 핵심 가치가 위협받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정치가 정상적으로 기능하고 있지 않다고 볼 것”이라며 “트럼프가 조직적으로 차별 정책을 펴거나 투표권을 제한하고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DACA) 행정명령을 폐지하려 한다면 가만히 입을 닫고 있지 않겠다”고 말했다고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는 “트럼프도 그 자리에 앉게 될 때까지는 대통령직이 가진 무게를 잘 이해하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그렇지만 나는 앞으로 모든 게 잘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러 “어느 나라도 위협 안 했다” 반박 오바마는 껄끄러운 미·러 관계에 대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재임 기간 러시아가 적대적으로 변해 어렵게 됐다”고 비판했다. 이어 “푸틴과 핵무기 추가 감축을 위해 협상하려 했으나 푸틴이 달가워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에 대해서도 “양국이 평화롭게 공존해야 한다는 ‘두 국가 해법’을 지속해야 한다”면서 친(親)이스라엘 정책 일변도인 트럼프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오바마는 “기자 여러분 덕분에 정직함을 지키며 일을 더 잘할 수 있었다”면서 언론에 대한 마지막 인사를 했다. 한편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대통령 공보비서는 19일 오바마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는 항상 공정한 핵군축을 요구했고 어느 나라도 위협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트럼프 시대 요동치는 동북아] 시진핑 VS 로스 기싸움… 美·中 무역전쟁 전운

    [트럼프 시대 요동치는 동북아] 시진핑 VS 로스 기싸움… 美·中 무역전쟁 전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0일 취임식을 하고 정식 업무에 들어가면서 미국과 중국에선 팽팽한 ‘무역전쟁’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통상·무역정책을 이끌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 내정자는 18일(현지시간) 상원 인준청문회에 출석해 “중국은 자유무역을 실천하기보다는 말을 더 많이 하는 ‘최대 보호무역 국가’”라고 비난했다. 전날 다보스포럼에서 “보호무역은 자신을 어두운 방에 가두는 것”이라며 자유무역의 수호자임을 천명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로스 내정자는 특히 “세계경제를 해치는 주요 국가가 바로 중국”이라며 “우리가 낮은 관세를 매기고 중국은 높은 관세를 물리는 것은 기이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의) 악의적인 무역행위, 정부의 사업체 소유와 생산보조금 지급행위에 대해 참지 않겠다”면서 “철강과 알루미늄 덤핑을 막고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공약한 중국 제품에 대한 45% 관세 부과를 실행에 옮길 것을 예고한 셈이다. 로스 내정자는 로버트 라이시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피터 나바로 백악관 국가무역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대중국 무역전쟁을 지휘할 핵심 인물로 꼽힌다. 이에 맞서 시 주석은 이날도 스위스에서 트럼프 당선자를 겨냥한 행보를 이어 갔다. 그는 제네바 유엔사무국 연설에서 “중국은 미국과 새로운 관계 모델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강국은 다른 국가의 핵심 이익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대응을 달리할 수 있다는 경고로 읽힌다. 시 주석은 또 트럼프 당선자가 미국의 핵 능력 강화 주장을 편 것을 의식한 듯 “핵무기는 인류의 머리 위에 달린 ‘다모클레스의 검’”이라면서 “최종적으로는 모두 제거해 핵 없는 세계를 실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9일 미국의 선제공격에 맞서 중국도 무역전쟁을 치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레스터 로스 주중 미국 상공회의소 정책위원회 위원장은 SCMP에 “내가 아는 한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에 제한을 가하면 바로 대응할 준비를 해 놓고 있다”면서 “중국이 새로운 반덤핑 혐의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의 반격 카드로는 반덤핑 및 보조금 상계관세 부과, 중국 내 미국 기업 조사, 달러 표시 국채 투매, 보잉 항공기 주문 취소, 미국산 농산물 수입 중단 등이 꼽힌다. 관영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트럼프 인수위는 무역으로 중국을 위협할 생각을 버리라”며 “미국이 중국 제품을 수입하지 않으면 미국의 산업도 멈춰 설 것이지만, 중국의 아이폰 마니아들은 아이폰을 못 산다고 죽을 지경이 되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北 사이버공격·테러 가능성 높아… 도발하면 현장서 강력 응징하라”

    “北 사이버공격·테러 가능성 높아… 도발하면 현장서 강력 응징하라”

    황교안(얼굴) 대통령 권한대행은 19일 북한이 각종 군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를 강력히 응징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제50차 중앙통합방위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처럼 강조했다. 민·관·군·경 통합방위태세를 확립하고자 열린 이날 회의에는 국방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강원도지사, 국회 국방위원장, 합참의장, 육군총장, 경찰청장 등 관계관 229명이 참석했다. 이 회의는 1968년 1월 21일 ‘김신조 무장공비 습격사태’ 이후 매년 한 차례씩 열리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북한의 사이버 공격은 갈수록 지능화·고도화될 것이고, 대선 등 국내 정치일정과 연계한 사회 혼란 목적의 공격이 예상된다”면서 “북한의 남파간첩, 우리 내부의 사회불만 세력, 폭력적 극단주의 추종세력 등에 의한 테러 가능성도 예견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정은 정권은 지난해에만 두 차례의 핵실험과 24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해 핵무기 실전배치 위협을 현실화하고 있다”면서 “김정일이 집권 18년 동안 탄도미사일 16발을 발사한 것과 비교해 보면, 김정은 정권이 얼마나 핵미사일 능력 개발에 집착하는지 잘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은 이날 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대비 강화, 선제·공세적 작전 활동으로 북한의 도발 억제 등을 통해 군사대비 태세를 확립하겠다고 보고했다. 아울러 참석자들은 민·관·군·경이 협업을 통해 ‘전방위 총력안보태세’를 확립하기로 했다. 또 주체 불명의 테러와 북한의 사이버 위협 등에 대해서도 범정부 차원에서의 유기적 협업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트럼프 손에 넘어가는 ‘핵가방’…인류는 안전할까?

    오는 20일(이하 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새 대통령으로 취임 선서를 하는 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 옆에 있는 가방을 든 군사 보좌관이 트럼프 옆으로 이동한다. 바로 미 대통령이 새로 취임할 때 가장 먼저 이루어지는 '핵가방'의 이양이다. 미국에서는 '뉴클리어 풋볼'(Nuclear Football)이라 불리는 핵가방 이양은 군 통수권을 다음 대통령에게 넘긴다는 상징적인 의미를 담는다.   20kg이 채 안되는 검은색 가죽 가방이지만 이제 트럼프는 마음만 먹으면 몇 분 내에 인류를 끝장낼 수도 있는 힘을 갖게 되는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이 핵가방에는 핵미사일을 발사하는 버튼이 담겨있는 것은 아니다. 크게 공격 옵션이 들어있는 검은색 책자(black book)와 비스킷(biscuit)이라 불리는 보안카드, 대통령이 피할 안전벙커 리스트 등이 담겨 있다. 실제 미 대통령 옆에는 항상 핵가방이 함께 한다. 지난해 5월 '핵상처'가 채 아물지 않은 일본 히로시마에 방문한 오바마 대통령이 핵가방을 들고가는 역설적인 상황이 발생했을 정도.   물론 미 대통령은 핵무기 사용을 혼자 결정하는 것이 아닌 국방장관, 합창의장 등과 협의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핵은 인류의 절멸을 가져올 수도 있는 최후의 무기이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영국 BBC는 '트럼프와 핵코드'(Trump and the nuclear codes)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미 대통령 취임식에 핵가방이 트럼프에게 전달된다는 내용이지만 기사의 뒷맛이 개운치는 않다. BBC는 "만약 대통령의 정신상태가 온전치 못할 때 핵가방 사용 결정을 내린다면 국방장관 등이 이 명령을 거부할 수는 있다"면서 "그러나 이론적으로 보면 대통령이 국방장관을 해고하고 후임에 그 일을 맡길 수도 있다"고 전했다. 사실 트럼프의 핵가방에 대한 우려는 미국 언론과 오바마 대통령에게서 먼저 나왔다. 지난해 11월 CNN은 트럼프 손으로 넘어간 핵가방이 안전할 것인지 의문을 제기했으며 오바마 대통령 역시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 지지 연설에서 “과연 트럼프를 믿고 핵코드를 넘길 수 있나? 그럴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지난해 4월 NBC와의 인터뷰에서 "핵무기는 최후의 사용 수단"이라면서 "일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나는 방아쇠를 당기면서 즐거워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열리는 트럼프시대<하>] 유럽이 보는 트럼프 시대

    [열리는 트럼프시대<하>] 유럽이 보는 트럼프 시대

    獨·佛, 나토 집단안보 흔들려 전전긍긍 英, 브렉시트 이후 새 무역관계 큰 기대 러, 핵문제 충돌 불씨… 기대半 - 우려半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지난 15일(현지시간)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는 무용지물이고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는 잘한 일”이라고 밝히자 유럽 사회는 충격에 빠졌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70여년간 러시아 위협에 공동 대처해 온 미국·유럽 간 대서양 동맹의 근간을 뒤흔드는 발언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EU의 핵심 국가인 독일과 프랑스는 불확실한 미래를 놓고 전전긍긍하고 있다. ●美 나토서 발 빼면 유럽 방위비 부담↑ 미국은 그동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내전 개입 등 잇단 유럽의 위기 속에서도 군사안보협의체인 나토를 기반으로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 왔다. EU 28개 회원국(영국 포함) 중 22개국이 나토 회원국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정부가 고립주의를 강화하면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이후 가까스로 유지하고 있는 EU의 위상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트럼프는 지난해 7월 뉴욕타임스(NYT) 인터뷰에서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 예산으로 투입하지 않는 나토 회원국은 외부의 공격을 받더라도 지켜주지 않겠다며 ‘안보 무임승차론’을 강조했다. 영국, 폴란드, 에스토니아 등을 제외하고 대다수 유럽국가가 트럼프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트럼프의 압박이 계속되면 유럽의 방위비 부담 증가는 불가피하다. 무엇보다 독일과 프랑스는 트럼프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개방적 난민 정책을 ‘재앙’에 비교하고 EU의 존재 가치를 노골적으로 폄훼한 데 충격을 받았다. 지난해 6월 브렉시트 이후 서구 사회를 뒤흔들던 극우 포퓰리즘 열풍이 트럼프의 등장으로 재현되고 포퓰리즘이 유행하면서 EU의 결속력이 와해될 수 있어서다. 실제로 르 피가로는 오는 4월 대선을 앞두고 극우 정당 ‘국민전선’의 마린 르펜 대표가 여론 조사 지지율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지난 10일 보도했다. 하지만 EU는 트럼프 행정부가 나토에서 발을 빼려는 움직임에 대해 미국 의회가 견제해 줄 것이라는 기대도 갖고 있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가 청문회 과정에서 나토 협력 강화를 천명하는 등 트럼프 정부의 외교정책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미국과 EU가 결국 접점을 찾지 않겠느냐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이란 핵 합의 관련 美 - 英 이견 드러내 미국과 ‘특수관계’를 자처하는 전통적 우방 영국도 트럼프에 대해서 마냥 우호적일 수는 없다. 트럼프는 2015년 7월 타결된 이란과의 핵합의안이 최악이라며 대이란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은 16일 “이란이 핵무기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막은 합의였다”며 이견을 드러냈다. 테리사 메이 총리의 정적이자 브렉시트 강경파인 마이클 고브 의원이 15일 트럼프의 더타임스 인터뷰를 주관한 사실도 논란이 되고 있다. 트럼프가 자신의 노선에 동조하는 영국 정치인에게 힘을 실어 주고 브렉시트 신중파인 메이를 견제하려는 의도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존슨 장관은 트럼프가 영국의 브렉시트에 대해 현명한 결정이라고 논평하며 새로운 무역 관계를 맺어 나가겠다고 밝힌 데 대해 “아주 좋은 소식”이라고 환영했다. EU의 단일 시장 접근권과 관세동맹의 혜택을 누리기 어렵게 된 상황에서 새로운 미·영 관계에 기대감을 갖고 있음을 보여 준다. 나토가 적국으로 간주했던 러시아는 트럼프에 대해 크게 기대하면서도 의심의 눈초리를 완전히 거두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우선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신뢰할 수 있는 지도자라며 치켜세우며 2014년 크림 반도 병합을 비롯한 러시아의 영향권을 인정하는 태도에 만족하고 있다. ●예측 불가능 트럼프 성향에 러도 불안 하지만 러시아도 예측 불가능한 트럼프의 성향에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트럼프는 지난달 22일 트위터를 통해 명시적으로 핵 전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혀 러시아와의 핵무기 군비 경쟁이 재개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지난 15일에는 대 러시아 제재 완화를 조건으로 푸틴과 핵무기 군축 협상에 나설 수 있다며 입장을 바꿨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17일 “제재 해제와 엮어 무장해제하도록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다소 이견을 보였다고 CBS가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과 함께 미·러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만 핵을 비롯한 군비 통제 문제를 놓고 충돌의 불씨가 남아 있음을 보여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국립외교연구원 “핵무장 옵션 정책연구 필요”

    외교부 산하 국책연구기관에서 북한의 핵 도발에 대비해 자체 핵무장 옵션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그동안 정치권 일각에서 자체 핵무장론을 주장했지만, 외교부 산하 싱크탱크 보고서에서 핵무장 옵션에 대한 연구 필요성이 개진된 것은 이례적이다. 전봉근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 교수는 17일 ‘2017년 한반도 안보정세 전망과 대응 방안’ 보고서에서 “긴박한 전쟁 위협 상황에서 북핵 시설에 대한 선제 공격,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한 요격 등 다양한 군사적 조치에 대한 요구가 확산하는 점에 주목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내에서 핵무장 요구가 계속 증가하는 현실”이라면서 “이러한 국내적 논란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핵무장의 정치외교적 비용과 기술적 타당성 등을 포함한 핵무장 옵션에 대한 정책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 교수는 또 “한국의 주도적 대응을 위해 외교안보 정책 조직과 역량을 획기적으로 증대시켜야 한다”며 국가안보실·외교부의 상설 북핵 태스크포스(TF) 운영, 국립외교원 내 핵정책연구센터 설립도 제안했다. 전 교수는 북한의 핵개발 추세에 대해 “현재 핵무장이 현실화됐을 것”이라면서 “향후 북한은 2차 핵보복 능력을 최단 기간 내에 갖추기 위해 핵물질 추가 생산 및 핵무기 증대, 핵탄두의 경량화·소형화, 탄도미사일 성능 개선, 잠수함 발사 미사일 기술개발 등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 “북한이 핵무장 증강을 지속하면서도 대북 제재·압박 체제 완화, 남남 갈등 유발, 한·미 공조 훼손 등을 목표로 평화와 대화 공세를 반복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유럽 분열’ 조장하는 트럼프… 하나로 뭉치는 유럽

    ‘유럽 분열’ 조장하는 트럼프… 하나로 뭉치는 유럽

    메르켈 “테러와 난민문제 분리 유럽인 운명은 우리 손에 달려” 올랑드 “유럽-美 협력 관계지만 유럽의 이익·가치에 따라 결정” 연일 이어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독설’에 유럽이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앙겔라 메르켈(왼쪽)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오른쪽) 프랑스 대통령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유럽 언론은 일제히 ‘유럽 분열을 조장하는 최초의 미 대통령’이라며 날 선 비판에 나섰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은 16일(현지시간) “(트럼프에 대해) 지난 몇 주간 이어져 온 유럽 외교가의 관망세는 유럽연합(EU)의 친밀한 동맹인 ‘독일’을 폄하하는 트럼프 당선자의 직설적 발언에 날아가 버렸다”면서 “유럽은 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최초로 유럽 분열을 부추기는 미국 대통령과의 ‘대면’이라는 숙제를 떠안았다”고 보도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베를린에서 빌 잉글리시 뉴질랜드 총리와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유럽인들은 우리 자신의 손에 운명이 놓여 있다”면서 “나는 (EU) 회원국이 강고하게 그리고 무엇보다도 낙관적으로 함께 일해 나가는 것에 지금처럼 전력을 다하겠다”고 말하며 트럼프 당선자가 EU 추가 이탈 조장 발언을 한 것에 대해 우회 비판했다. 메르켈 총리는 또 “테러 퇴치를 위한 지구적 도전과, 시리아 내전으로 인한 난민 문제는 분명히 분리해야 한다”면서 “우리가 우려하는 이슬람 테러는 시리아 난민에게 덧붙여진 것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노르베르트 뢰트겐 독일 연방하원 외교위원장도 “그는(트럼프 당선자) 전혀 바뀌지 않은 채 선거유세 때 그대로”라면서 “나토가 쓸모없고 EU가 쪼개져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에게 서방의 단결은 아무런 의미가 없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도 제인 하틀리 주프랑스 미 대사의 이임행사에서 “EU는 외부 충고가 필요 없다”면서 “유럽은 언제나 대서양 건너편(미국)과 협력을 추구하겠지만 유럽의 이익과 가치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트럼프 당선자의 비난을 반박했다. 트럼프 당선자에게 맞서 유럽이 더 뭉쳐야 한다는 목소리도 뒤따랐다. 장 마르크 에로 프랑스 외교부 장관은 “최선의 대응은 유럽의 결속”이라며 “유럽을 지키는 최고의 방법은 통합하고 EU 안에 남아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자는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근간인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독일의 난민 정책, 이란과의 핵 합의 등에 ‘비판’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트럼프 당선자는 이란과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EU가 도출한 2015년 7월 핵 합의안에 대해 “여태껏 중 최악의 하나다. 여태껏 중 가장 바보 같은 것”이라며 비판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이란 핵 합의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자 미국과 함께 협상 당사국인 영국과 EU는 ‘이란 핵 합의를 손대선 안 된다’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다. 벨기에 브뤼셀을 찾은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은 “(이란 핵 합의는) 어렵고 논쟁적이었지만 이란의 핵무기 기술 확보를 막은 의미 있는 합의”라면서 “이란 핵을 억제한 핵 합의는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페데리카 모게리니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도 “민주주의가 작동한다는 증거다. EU는 지극히 중요하고 이 합의의 존중과 이행을 위해 계속 일할 것”이라고 트럼프 당선자를 비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트럼프 “CIA 국장이 가짜 뉴스 유포했다” 분노 폭풍 트윗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자신의 독일 나치 발언을 문제 삼은 존 브레넌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가짜뉴스 유포자로 지목하며 트위터로 분노를 쏟아냈다.  트럼프는 15일(현지시간) 밤늦게 트위터를 통해 ‘퇴임하는 존 브레넌 CIA 국장, 트럼프 대통령 당선자가 러시아의 위협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한다고 비판하다’라는 폭스뉴스 제목을 문자 그대로 인용한 뒤 “오 그래, (러시아 정책을) 그보다 더 못할 순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시리아(레드라인), 크림반도, 우크라이나, 러시아의 핵무기 증강을 봐라. 좋지 않다”며 “이 사람이 가짜 뉴스 유포자냐”고 브레넌 국장을 강도 높게 비난했다.  트럼프의 이같은 ‘분노 트윗’은 전날 브레넌 국장이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의 정보기관을 독일 나치에 비유한 트럼프 당선자의 발언을 강한 어조로 비판한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시리아 내전을 비롯해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 우크라이나 내전 등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 브레넌 국장 지휘 하에 실시된 대러시아 정책이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고 꼬집은 것이다.  트럼프가 언급한 시리아 레드라인은 지난 2012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시리아 정부의 화학무기 사용 여부가 레드라인”이라며 정부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시리아에 군사개입하겠다고 선언한 사건을 말한다.  이후 시리아 정부군이 민간인을 대상으로 화학무기를 사용한 것으로 밝혀졌음에도 미국 정부는 공습을 실시하는 대신 시리아 화학무기를 러시아로 보내는 방안을 러시아 정부와 합의하는 것에 그쳐 반대 진영으로부터 큰 비난을 받았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핵’ 외치던 트럼프 “러 제재 해제 대가로 감축 협상”

    CIA국장 “제재 왜 했는지 모르나” 트럼프 “가짜 정보나 흘리지 마라” 메르켈엔 “이민자 수용은 대재앙” 러시아와의 핵경쟁을 시사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핵군축 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밝혔다. 미·러 핵경쟁 우려를 불식시키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버락 오바마 정부가 취해 온 대러 제재 해제와 연결시켜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도 협상을 통해 이룰 것임을 시사한 것이다. 논란을 야기하고 있는 트럼프 시대의 미·러 관계 향방이 주목된다. 트럼프는 15일(현지시간) 영국 더타임스 인터뷰에서 “그들(오바마 정부)은 러시아에 제재를 가했다. 우리가 러시아와 좋은 협상을 할 수 있는지를 한 번 살펴보자”며 대러 제재와 핵군축 협상 문제를 거론했다. 트럼프는 “일례로 핵무기는 꽤 줄어들어야 하고, 매우 많이 감소돼야 한다”며 러시아와의 협상 테이블에 핵무기 군축이 오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가 지난달 푸틴 대통령이 핵전투력 강화 방침을 발표한 것에 대응해 트위터에 미국도 핵 능력을 대폭 강화·확장하겠다고 밝혀 핵경쟁을 시사한 것에서 입장을 바꾼 것이다. 오히려 오바마 정부가 러시아 측과 핵안보정상회의 등을 통해 추진해 온 핵군축 협상을 이어 갈 것임을 밝힌 셈이다. 이에 미 언론들은 그동안 트럼프가 시사해 온 대러 제재 해제와 핵군축 협상이 테이블에 같이 오를 가능성을 내다보고 있다. 로이터는 트럼프가 “핵무기 감축 협상의 대가로 오바마 정부가 취해 온 대러 제재를 끝내겠다는 제안을 할 것임을 밝힌 것”이라며 오히려 트럼프가 핵감축 협상을 앞세워 러시아에 대한 제재 해제에 방점을 찍은 것이라고 해석했다. NBC뉴스도 “트럼프가 러시아 제재를 걷어내겠다는 계획을 재차 강조했다”며 “핵무기 감축과 교환하겠다는 새로운 세부 조건을 추가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지난 13일 월스트리트저널 인터뷰에서도 “러시아가 테러와의 전쟁이나 미국의 주요 목표 달성에 유용한 존재임이 입증되면 제재를 해제할 수 있다”며 “러시아가 우리를 돕는다면 우리에게 좋은 일을 하려는 누군가를 왜 제재해야 하나”라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 자리를 떠나는 존 브래넌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러시아의 능력과 그들이 세계에 가하는 (위협) 행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는 러시아의 공격이나 오바마 정부가 러시아의 대선 해킹 개입에 제재를 가한 것에 대해서도 이해가 부족하다”며 “트럼프는 러시아와의 관계 개선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트럼프는 트위터에 “(대러 정책을) 이보다 더 못할 수가 없다. 시리아(레드라인), 크림반도, 우크라이나, 핵강화 등을 봐라. 좋지 않다”고 반박한 뒤 “이 사람(브래넌 국장)이 (러시아가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가짜뉴스’를 유출했냐”며 CIA의 정보 유출 의혹을 거듭 제기했다. 한편 트럼프는 영국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독일이 100만명이 넘는 이민자를 수용한 것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대재앙적 실수”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또 영국 국민이 선택한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를 높게 평가하며, 영국에 이어 더 많은 유럽국이 EU를 떠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과 국가들은 고유 정체성을 원한다. 다른 나라들도 떠날 것이라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반기문 “한반도 준전시 상태”  사드배치 마땅

    반기문 “한반도 준전시 상태”  사드배치 마땅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연이틀 “한반도는 아직 준전시 상태”라고 강조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15일 한반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문제에 대해 “한반도 현실이 거의 준전시 같은 상황이기 때문에 정부가 그런 조치를 취한 것은 마땅하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경기도 평택의 제2함대를 방문해 천안함 기념관 등을 둘러본 뒤 기자들과 만나 “사드 배치 경위를 보면 결국 북한이 계속 핵무기를 개발하고 탄도 미사일 기술을 축적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방어 목적으로 배치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주변국과의 관계가 있는데 그런 문제는 외교적으로 잘 해결해나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반 전 총장은 14일 방문한 충북 음성군민 인사회에서 “아직 세계는 꼭 편안하다 평온하다 이렇게 볼 순 없다. 아직도 여러 군데에서 전쟁이 있다. 한반도는 아직도 준전시 상태나 마찬가지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준전시) 상황에 처해서 전직 유엔 사무총장으로서 지난 10년 동안 제가 배우고 보고 듣고 느끼고 몸소 실천했던 경험을 여러분과 같이 공유를 하겠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지난 12일 귀국하자마자 첫 기자회견에서도 안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반 전 총장이 보수층 결집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보수층 결집에 나선 반기문 전 총장의 행보가 여론에는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커버스토리] “북한은 지금, 잡아가도 물건 기어코 팔겠다는 ‘진드기장’ 판쳐”

    [커버스토리] “북한은 지금, 잡아가도 물건 기어코 팔겠다는 ‘진드기장’ 판쳐”

    지난해 7월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최근 활발한 대외활동을 통해 김정은 정권의 실상을 전하고 있다. 지난 12일 서울신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태 전 공사는 본격적인 질문이 시작되기도 전에 “이건 꼭 (기사로) 내주세요”라고 운을 떼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는 “요즘 대북 전문가들과 북한의 개념에 대해 많은 논쟁을 벌이고 있다”면서 “북한은 공산사회가 아닌 하나의 노예사회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 정권의 취약점에 대해서 ▲정체성 부족 ▲통제시스템 약화 ▲정책 부재 등을 꼽은 뒤 “북한 당국의 정책에 반발하는 주민들의 싹이 자라고 있는데, 이 싹을 토대로 앞으로 민중 봉기까지 가능하다고 본다”고 했다. 이날 인터뷰는 이경형 주필, 황성기 논설위원, 탈북민 출신 문경근 기자와의 대담 형식으로 진행됐다. 다음은 태 전 공사와의 일문일답. →북한이 공산사회 아닌 노예사회라고 자각한 건 언제부터인가. -1990년대 말부터 스웨덴, 덴마크에서 생활하면서 지금까지 몰랐던 것을 알게 됐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해서 알면서 ‘정말 북한이라는 사회는 공산사회가 아닌 노예사회구나’라고 깨달았다. 세습통치와 공산주의는 엄연하게 다른 개념이다. 북한을 표현할 때 공산독재, 공산사회 등 공산이란 이 두 글자를 넣으면 북한을 바라보는 시각이 좌와 우로 갈라지고, 보수와 진보로 갈라진다. 북한이란 사회는 하나의 노예사회다. 노예사회란 관점에서 출발해야 결국 대북 정책도 정략적 차원을 벗어나서 통일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수 있다. →대남 외교에 있어 김정일과 김정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김정일은 상당히 세련되고 은밀한 정책을 펼쳤다. 김정일 때도 핵개발을 멈추지 않았지만, 겉으로는 조선반도 비핵화라는 외피를 씌웠다. 당시 중국은 ‘핵개발을 하지 말아라, 김일성 주석의 유훈이 아닌가’라고 압박했다. 그러면 김정일은 “우리는 핵개발이 목표가 아니다. 그러나 미국과 한국이 핵전쟁을 연습하니 방도를 찾아야 한다”며 공식화하지 않았다. 하지만 김정은 때는 외피를 벗어던지고 핵 정책을 공식·공개적으로 규정했다. 외교 정책에서도 김정일 때는 세련되고 깔끔했다면 김정은은 투박하게 나간다. 김정은은 미국이나 한국, 중국, 러시아를 투박하게 다룰 때가 많다. 말하자면 배짱을 부리는 것이다. →김정은을 실제로 본 적이 있는가. -없다. 북한 사람 치고 김정은이 어디서 일하고, 집은 어디에 있고, 어떻게 다니는지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나는 북한에서 수십년 살았지만 김정일이나 김정은이 차 타고 평양서 지나가는 것을 한번도 보지 못했다. →김정은 정권의 취약점에 대해 생각나는 대로 3가지만 말해 달라. -첫 번째는 정체성과 명분이다. 김정은은 백두혈통이라고 떠드는데, 정체성과 명분이 뚜렷하지 못하다. 두 번째는 북한 사회를 이끌어 나가는 통제 시스템이 날이 가면서 약해진다. 세 번째는 정책의 부재다. 변화되는 북한 내부 실상에 맞는 정책을 김정은이 내놓지 못하고 있다. →통제 시스템이 약화된 데 대한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 달라. -통제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 조직생활이다. 북한은 어린아이부터 늙은이까지 모두 정치 조직생활에 망라하고 통제한다. 이러한 운영이 점점 마비되고 있다. 북한은 매일 TV와 신문을 통해 주민들에게 세뇌 교육을 시킨다. 또 토요일마다 강당에 모아 놓고, 말하자면 종교인들이 예배당에 가는 것처럼, 강연을 열어 세뇌 교육을 시킨다. 하지만 지금 북한 사람치고 북한 당국이 이야기하는 정치사상을 귀 담아 듣는 사람은 없다. 다 앉아서 졸고 있다. →그래서 한류 문화도 막지 못하는 것인가. -북한은 외부정보 유입을 차단하는 조건에서만 존재가 가능하다. 북한 사람들은 비교되는 일이 없다. 다른 나라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TV를 보고 책을 읽어야 ‘비교개념’이 생기는데 이를 다 끊어 놨다. 그런데 정보 유입 차단 시스템이 지금 마비되고 있다. 탈북민들을 대상으로 통일부가 여론조사를 하면 한국 영화, 드라마를 못 봤다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이다. 북한에서는 한류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유포하면 잡아서 총살하고 감옥에 보낸다. 최후의 수단을 쓰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한국 영화와 드라마를 본다. 인간의 속성 중 하나가 호기심 아닌가. 북한 당국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못 보게 하려고 공권력을 투입하는데, 공권력 통제가 점점 돈벌이 수단으로 전환돼 가고 있다. 예를 들면 한국말(남한식 말투)을 쓰다 잡힐 경우 몇 달러를 주면 나올 수 있다. →통제 시스템 마비로 북한 주민들의 집단적 동요까지 가능하다고 보는가. -북한 주민들은 자신의 경제적 이해관계와 관련된 사안에 대해서는 점점 당국의 조치에 반발하고 저항하고 있다. 예를 들어 장사 역시 당국의 허가를 받은 사람만 장마당에 가서 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북한에서는 ‘메뚜기장’이 아닌 ‘진드기장’이 번지고 있다고 한다. 메뚜기장은 허가를 받지 못한 장사꾼들이 길거리, 지하철 앞, 아파트 단지 앞에서 장사를 펴놓고 하다가 보안원이 나타나면 짐을 챙겨서 뛰는 것이다. 이러한 메뚜기장이 이제는 ‘나는 잡혀가더라도 여기서 물건을 팔겠다’는 진드기장으로 바뀌고 있다.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못 살기 때문이다. 이제는 공권력도 손을 들었다. 경제적 문제부터 시작해 당국의 정책에 반발하는 주민들의 싹이 자라고 있다. 이 반발하는 싹을 보면 민중 봉기가 가능하다고 본다. →전문가들은 오는 2월 북한의 도발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출범도 맞물려 있다. -북한은 기습도발을 많이 한다. 도발을 예고하면 여론적으로 충격 효과가 작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2016년 신년사에서 핵실험을 한다는 말을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1월 6일 불의에 핵실험을 했다. 당시 세계 언론은 ‘올해는 조용히 지나가지 않겠는가’라고 예상했다. 그렇게 한숨 돌리고 있었는데 핵실험을 타개했다. 하지만 이번 신년사는 좀 다르다. 김정은은 2017년 신년사에서 ‘미제와 추종세력의 핵 위협과 공갈이 계속되는 한’, ‘우리 눈앞에서 한·미 군사훈련 연습이 계속되는 한’ 등 전제조건을 제시했다. 이는 결국 미국과 한국 정부에 협상안을 먼저 던진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1월 20일 취임하면 제일 먼저 2~3월 한·미 키리졸브 훈련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정은은 ‘우리가 안을 제시했지만 한국과 미국 정부가 부인하고 합동군사훈련을 했다’는 명분이 생긴다. 우리를 보호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핵 실험을 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느냐는 논리다. 외교관으로서의 경험으로 판단해 본다면 아마 2월 16일쯤, 또는 한·미 합동군사훈련 중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계획하고 있다. 김정은은 한·미 합동군사훈련을 미국과 한국의 대북 정책을 시험할 수 있는 리트머스지로 이용하는 것이다.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이 50여㎏에 이른다고 한다. 어느 정도의 위력인가. -만약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북한의 핵무기가 ‘협상용’이라고 한다면 그렇게 많은 양은 필요하지 않는다. 핵무기는 하나만 갖고 있으면 충분한 효과를 발휘한다. 북한은 지금 플루토늄 양으로 핵무기 10개를 생산할 지경까지 왔다. 북한으로서는 한국이라는 실체가 필요 없다는 뜻이다. 핵무기로 한국을 잿더미로 만들어 놓자는 게 북한의 전략이다. →태 전 공사가 근무한 영국은 대표적인 금융·보험국가다. 이곳에서 불법 거래되는 김정은 비자금 규모는 얼마 정도인가. -런던 금융시장은 보험·재보험 중심이다. 북한은 1980년대부터 지금까지 런던 국제 보험시장에서 수천만 달러를 매해 벌어 왔다. 북한 식으로 표현한다면 ‘보험시장에서 빨아들인다’는 것이다. 어떻게 가능하느냐. 북한에는 하나의 국영보험 회사가 있다. 한국처럼 여러 보험회사 간의 경쟁관계가 아니다. 또 북한은 노동당이 지도하는 사회다. 말하자면 사고를 조작하고, 이를 검증할 수 없는 유일한 나라다. 일단 다리나 공장 등 모든 하부구조를 국제보험·재보험에 가입시킨다. 그리고 사고가 나서 조사를 받게 되면 문건을 조작한다. 이런 식으로 한 해 수천만 달러씩 벌어 왔다. 하지만 올해 대북 제재가 시작되면서 유럽연합(EU) 및 영국의 제재로 보험회사가 추방됐다. 런던 금융회사에서 수천만 달러씩 빼오던 돈줄이 잘렸다. 김정은의 비자금이 과연 영국 금융망에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내가 알고 있는 범위에선 없다. →언제부터 영국 보험에 가입했고, 언제부터 끊겼는가. -1980년대 초부터 활발하게 진행됐다. 기본 자금줄이 끊기게 된 기본 원인은 북한의 핵실험 이후 지난해 5월 EU에서 독자 제재를 가하면서다. 영국으로부터는 5월에 공식적으로 구좌(계좌)를 강제 차압당했다. 이에 따라 북한 돈은 영국 은행에 다 묶여 있다. 북한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쫓겨난 것과 같다. →유엔 대북 제재 결의안에 김정은의 이름을 올려 압박해야 하지 않겠는가. -김정은은 자기 이름 세 글자가 들어갈까 봐 두려워하고 북한 외교관들도 이 세 글자가 들어가지 못하도록 총출동돼 있다. 유엔 결의에 김정은이라고 이름만 박아 놓으면 앞으로 김정은이 러시아나 중국 등 외부로 가는 길이 막힌다. 중국이나 러시아나 범죄자를 두둔해 주는 꼴이다. 북한 사람들은 유엔의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한 의미를 잘 모른다. 단 김정은을 재판에 넘겨야 한다는 결의안이 채택됐다는 소식이 들어가는 것만으로도 파급력이 있다. 북한 사람들은 재판에 가는 건 범죄자라고 알고 있다. 그렇다면 김정은을 재판으로 보낸다는 것은 김정은이 범죄자라는 강력한 메시지가 들어간 것이다. 때문에 김정은이라는 세 글자가 꼭 유엔 결의에 담겨야 한다. “나는 육룡이 나르샤…아이들은 겨울연가·가을동화 봤다” →김정은이 스위스 생활을 할 때 가명으로 유럽을 여행하거나 기타 국가를 방문한 사례가 있는가. -김정은이 스위스에서 어떻게 생활했는지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 →2015년 김정은의 친형인 김정철이 기타리스트 에릭 클랩턴의 런던 공연장을 찾았을 때 동행했었다. 일각에서는 김정철이 자유분방하다고 평가하는데. -김정철의 성격을 딱 한마디로 평가하기 어렵다. 그러나 언론 등에서 말하는 것처럼 뒤에서 김정은을 보좌한다든지, 2인자 역할을 한다든지, 일정 직무와 영향력을 갖고 북한 운영에 개입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남한 주도의 통일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감정은 무엇인가. -대다수 북한 사람은 한국 주도로 통일이 됐으면 한다. 평양시 엘리트층 사이에서 도는 농담이 있다. “빨리 확 전쟁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 아무래도 우리가 이길 걸”이라는 농담이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평양시내 안에서 운행되던 버스가 정전이 됐다고 한다. 출근시간에 버스가 정전되면 얼마나 짜증이 나겠는가. 그때 버스에서 한 사람이 “이렇게 계속 정전되는 곳에서 살 바엔 확 전쟁이라도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얼떨결에 그런 말을 뱉어 놓고 보니 덜컥 무서웠던 것이다. 버스 안에 있던 사람들이 다 그를 쳐다보자, “아무래도 우리가 이길 걸” 하고 덧붙였다고 한다. 이렇게 힘들게 살 바엔 미국이나 한국이 전쟁이라도 일으켜서 고통을 끝내줬으면 좋겠다는 민심이 반영된 것이다. 이 농담은 평양에 있다가 온 탈북민들은 다 안다. 북한 사람들은 이제 70여년이 흘렀으니 지긋지긋해한다. 어떻게 되든지 빨리 때려치우고 살아보자는 공통된 심리가 있다. →통일을 위해서 어떤 정책을 펴야 하는가. -여러 가지 방도가 있다. 첫째로 김정은 정권을 군사적으로 붕괴시키는 방법도 있다. 다른 하나는 주민들의 동기를 유도해 평화적으로 통일하는 방법이다. 군사적인 방법보다는 주민들의 동기를 유도해 통일이 되길 바란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본 북한 주민들은 ‘한국은 발전된 나라다’, ‘한국은 정말 잘사는 나라다’고 인식하고 있다. 반면 ‘다 같은 민족인데 왜 우린 못사는가’, ‘우리도 한국처럼 잘살려면 어떻게 하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 주민들을 빨리 계몽시켜 그들의 인식에 의문을 제기하도록 해야 한다. 이 역시 한국이 주도해야 한다. 북한에 들어가는 한류 콘텐츠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인간으로서 되찾아야 할 자유, 또는 북한 김정은 정권의 허구성 등을 알려줘야 한다. 그러면 어느 한순간 북한 주민들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 주민들이 일어날 수 있도록 휘발유를 뿌려놔야 한다. →북한의 외국인 납치 문제에 대해서 들어보거나. 납치된 사람들을 만난 적이 있는가. -개인적으로 납치된 사람들을 한 번도 만나지는 못했다. 정책적인 측면만 이야기하겠다. 고이즈미 전 총리 시절 일본은 김정일에게 납치 문제를 공식적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북한이 일본인들을 납치했다고 인정하고 돌려보내주면 총리로서 책임지고 100억 달러를 주겠다고 했다. 북한도 이를 수용했다. 문제는 그다음부터다. 북한은 100억 달러를 받을 줄 알았는데, 납치자들이 북한의 인권침해 실상을 털어놓은 것이다. 일본 여론도 기울었다. 돈을 주기로 한 고이즈미 전 총리도 결국 김정일과의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 북한으로서도 상당히 큰 딜레마를 안고 있다. 납치 문제를 해결하려면 도식을 바꿔야 한다. 100억 달러를 먼저 실어다 놓고 생존자나 사망자의 뼈를 달라고 접근하면 애기가 달라질 것이다. →통일이 되면 핍박당했던 주민들은 가해자들에게 단죄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을 것 같다. -평양시에 가면 고위 간부들이 사는 주택이 따로 있다. 정전이 돼도 그곳에는 전기를 보내준다. 김정일이나 김정은이 간부 계층을 향해 ‘너는 나와 함께 가야 하는 운명’이라는 공동체 인식을 심기 위한 의도에서다. 간부들은 일반 주민들이 사는 옆 아파트는 새까맣고 자기 집만 불이 들어오면 일단 커튼을 친다. 주민들의 의식이 무서운 것이다. 이런 게 김정일, 김정은의 통치방식이다. 그런데 북한 사회를 뒤집으려면 이러한 엘리트층, 간부층이 돌아서지 않으면 어렵다. →주민들을 핍박한 간부층까지 끌어안아야 한다는 소리인가. -산발적 민중봉기가 일어났을 때 고위 간부층은 ‘저걸 허용하면 나도 죽는다’는 인식 아래 탄압하지 않겠는가. 게다가 나중에 한국으로부터 처벌을 받는다고 하면 통일은 더 요원해질 것이다. 그들을 김정은의 편에 떠미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북한 간부층에 ‘앞으로 통일이 되고 나서 그동안의 일들을 무죄로 해줄테니 주민들의 손을 잡고 김정은을 엎어라’고 해야 한다. 통일이 됐을 때 북한 가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게 바로 정치적 보복이다. 이 사람들이 과연 나를 가만두겠느냐는 의식이 강하다. 한국 정부가 주도해 정치적 보복이 일어나지 않고 동등한 기회를 준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 →북한 주민들도 동의할지 의문이다. -정치적 보복 행위가 일어나면 반대 효과가 반드시 일어나게 돼 있다. 내가 한국에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북한 측은 ‘뼈저리게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발표했다. 또 ‘북에 있는 너의 형제와 가문들을 가만히 안 두겠다’고도 했다. 나 역시 통일이 된 다음 고향에 돌아가 형제들과 일가친척을 죽인 국가 고위부 사람들을 향해 보복하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밤에도 ‘통일되면 어떻게 할까’를 고민하며 잠을 설친다. 탈북민들이 나와 같은 심정이겠지만 개인이 당한 복수를 하겠다고 하면 또 다른 재난이 일어난다. →북한 노동신문이 최근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에 대해 비판적인 논평을 냈다. -처음에 북한은 한국인이 유엔 사무총장이 됐다는 사실조차 비밀에 부쳤다. 그러다 반 전 총장이 대선에 나간다는 보도가 나오면서부터 공격의 포문을 열었다. 북한은 차기 대선에서 진보 진영이 정권을 잡은 다음 남북관계가 개선되길 기대하고 있다. 그런데 보수 진영에서 반 전 총장을 영입해 결속한다는 보도가 나도니 북한으로서는 우려되는 것이다. 진보가 집권하는 데 불리하지 않겠느냐는 측면이다. →외교관으로서 반 전 총장을 평가한다면. -북한 외교관들은 내심 반 전 총장을 상당히 존경한다. 같은 한국인이고, 사무총장직을 연임하지 않았나. 같은 민족으로서 상당히 자랑스러운 일이다. 그리고 유엔 사무총장 시절 김정일·김정은 정권을 심하게 규탄하지 않고 남북을 화해시키기 위한 노력을 했다. 때문에 반 전 총장에 대한 북한 외교관들의 평가는 좋은 편이다. →그렇다면 북한에서는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가. -내가 이 자리에서 문 전 대표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 없다 단정하기엔 어렵다. 다만 북한이 화가 난 부분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의 대북 정책을 ‘잃어버린 10년’이라고 규정한 것이다. 북한으로서는 반대로 보수 정권이 집권했을 때가 ‘잃어버린 10년’이다. 북한은 진보 정권이 출범해 6·15 남북공동선언 정신으로 돌아가길 원하고 있다. →북한인권재단 출범이 표류 중이다. -북한인권법은 북한인권의 실상을 전 세계에 폭로하고, 북한 인민들을 노예에서 해방시키는 숭고한 위협이다. 국내 정당들도 정략에 이용당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당과 정치인들은 무엇보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구원해야 한다는 일념에서 이 문제를 대해야 한다. →외교관들도 해외 공관에서 일탈하는 경우가 많은가. -(잠시 침묵한 뒤) 저뿐만 아니라 탈북한 외교관들이 생각한 것보다 많다. 제가 공개석상에 나와 공개활동을 하니 저만 그런 걸로 안다. 알고 지내던 분들이 탈북한 사례는 언론에서 생각한 것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그분들이 앞으로 저처럼 공개활동을 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개인적인 결심의 문제다. 그분들을 대표해서 제가 말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그분들에 대한 신변 문제도 걸려 있다. 솔직히 말하면 북한 외교관들은 당장 오늘이라도 탈북할 수 있다. 하지만 북한에 두고 온 자식들에 대한 연좌제 때문에 탈북을 결심하지 못하는 것이다. →즐겨 본 한국 영화나 드라마는 무엇인가. -아이들과 집사람이 보는 것과 제가 보는 콘텐츠는 다르다. 저는 ‘불멸의 이순신’, ‘대장금, ‘신돈’ 등을 주로 봤다. 최근에는 ‘육룡이나르샤’도 재미 있게 봤다. 아이들은 아무래도 ‘겨울연가’, ‘가을동화’, ‘풀하우스’ 등을 봤다. 2007년도에는 ‘하얀거탑’도 인기가 있었다. →북한 주민들로부터 어떤 태영호로 기억되고 싶은가. -내가 한국에 온 것은 저 자신이나, 가족의 개인적인 영달을 위해서가 아니다. 북한 주민들을 하루빨리 노예에서 해방시키고 통일을 위해 한 몸 바치기 위해서다. 북한 주민들로부터도 그런 사람으로 기억에 남고 싶다. 앞으로도 순간순간 안중근의 단지 정신으로 살고자 한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태영호는 태영호 전 주영 북한대사관 공사는 현재까지 한국에 입국한 외교관 중 최고위급으로 평가받는다. 태 전 공사는 고등중학교 재학 중 중국으로 건너가 영어와 중국어를 배운 뒤 돌아와 5년제 평양 국제관계대학을 졸업하고 외무성 8국에서 외교 업무를 시작했다. 그는 곧바로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의 전담 통역 후보인 덴마크어 1호 양성 예비생으로 선발돼 덴마크 유학길에 올랐다. 1993년 주덴마크 대사관, 1990년대 말 주스웨덴 대사관에서 근무한 태 전 공사는 유럽연합(EU) 담당 과장을 거쳐 10년쯤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으로 파견됐다. 지난해 7월 김정은 체제에 대한 염증과 대한민국 자유민주주의 체제에 대한 동경, 자녀와 장래 문제로 탈북을 결심했다. 슬하에 2남을 두고 있다. 부인 오혜선의 숙조부는 김일성의 빨치산 동료인 오백룡 전 노동당 중앙위원회 군사부장이다.
  • 韓국방 “트럼프 북핵 억제 발언 한·미 대북 공조의 긍정적 신호”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13일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북핵이나 한·미동맹 관련 발언은 큰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한 장관은 이날 서울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국내 한·미관계 전문가 정책간담회에서 “미국 새 행정부 출범에 앞서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우리 입장을 전달한 결과”라며 이같이 말했다. 한 장관은 “향후 미국 새 행정부와 대북정책 공조나 한·미동맹 발전을 추진하는 데 있어 긍정적인 신호”라고 평가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북한은 미국 일부 지역에 닿을 수 있는 핵무기 개발의 최종 단계에 이르렀다는 주장을 했는데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력한 대북 억제정책을 시사한 바 있다. 북한을 적이라고 규정한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내정자, 강력한 대북 군사력 옵션을 피력한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내정자의 언급 등도 이 같은 평가의 바탕이 된 것으로 보인다. 김영호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는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이정민 연세대 교수, 박원곤 한동대 교수, 이근욱 서강대 교수, 신범철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원 등이 참석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들에 ‘안보 분담’ 강화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며 대응전략 마련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 [2016 국방백서] 북한軍 128만명 ‘南의 2배’… 사거리 1000㎞ 스커드ER 배치

    [2016 국방백서] 북한軍 128만명 ‘南의 2배’… 사거리 1000㎞ 스커드ER 배치

    북한은 대남 우위의 군사력 확보를 위해 부대와 병력을 확장하는 동시에 핵, 대량살상무기(WMD), 탄도미사일, 사이버부대 등 비대칭 전력을 집중적으로 증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방부는 11일 발간한 ‘2016 국방백서’를 통해 지난 2년간의 이 같은 북한군 동향을 상세하게 전했다. 총 128만명으로 2년 전보다 8만명 늘어난 북한군 상비 병력 변화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은 전략군 1만명을 새로 편성했다는 점이다. 육해공군과 동급 군종인 전략군은 중국의 로켓군, 러시아의 전략미사일군과 마찬가지로 핵과 미사일 등을 전담할 것으로 보인다고 군은 평가했다. 같은 맥락에서 전략무기 개발에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수차례의 폐연료봉 재처리 과정을 통해 핵무기 10여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의 플루토늄(50여㎏)을 확보한 것은 물론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과 핵무기 소형화 능력도 상당한 수준으로 진전시켰다. 군은 북한 탄도미사일 전력과 관련해 사거리가 1000㎞로 연장된 스커드ER 배치 사실을 처음으로 백서에 명기했다. 지난해 9월 시험발사한 탄도미사일을 당초에는 노동미사일 개량형으로 판단했지만 한·미 당국의 최종 분석을 통해 스커드ER로 최종 평가한 것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핵탄두 등은 이번 백서에서 처음으로 언급됐다. 백서는 “북한이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미사일을 개발하기 위해 2012년 이후 ICBM급의 KN08을 3차례, KN14를 1차례 대외 공개했다”면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개발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핵탄두 등 다양한 핵 투발수단을 과시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북한이 공개한 ‘핵탄’에 대해서는 “내폭형 핵분열탄의 일반적인 형태로 보이나, 모형 또는 실물 여부 판단은 제한된다”고 주석을 붙였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ICBM을 아직 완성하지 못했고, 신뢰할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SLBM의 실전 비행 능력 완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이버전 태세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사이버 부대 인력과 조직을 대폭 보강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적극적으로 재래식 전력 개량에 나서고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중부권의 우리 군 지휘부까지 타격할 수 있는 300㎜ 방사포 10여 문을 실전배치했는가 하면 고래급 잠수함을 건조해 수중발사 탄도미사일 시험을 지속하고 있다고 백서에 명기했다. 아울러 “다양한 종류의 고속특수선박(VSV)을 배치해 수상공격 능력을 향상시키고 있다”며 상시 기습 공격 능력 보유에 우려를 나타냈다. 육군은 총참모부 예하 10개의 정규 군단, 2개의 기계화군단, 91수도방어군단(옛 평양방어사령부), 11군단(일명 폭풍군단), 1개 기갑사단, 4개 기계화보병사단 등으로 편성됐다. 해군은 동·서해 2개 함대사령부, 13개 전대, 2개 해상저격여단으로 부대 구조에는 변화가 없었지만 상륙함은 260여 척에서 250여 척으로 10여 척이 줄었다. 공군은 4개 비행사단이 5개로 늘었고, 2개 전술수송여단은 1개로 줄었다. 전술수송여단 1개가 후방 지역의 비행사단으로 전환된 데 따른 변화다.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치적 과시용 건설 임무를 맡은 공병군단과 도로건설군단 등 군단급 부대 2개를 인민무력성 산하로 개편 창설한 사실도 확인됐다.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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