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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삼웅 칼럼] 하늘을 두려워하며 살자

    개각이 초읽기에 들어갔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실을 포함하는 큰 폭의 개각을 통해 흐트러진 민심을 추스르고 국정을 쇄신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그러기 위해서는 ‘감투’에 연연하는 권력지향이 아닌 민심과 하늘을 두려워하는 참신한 인물을 새 내각에 발탁해야할 것이다. 인간에게 하늘은 태고적부터 우주를 창조한 초월적 존재로여겨졌다. 햇볕과 비를 내려 생명을 키우고 신앙인들에게는‘천당’이란 안식처를 제공한다. 인간사의 선악을 징벌하는 심판관 역할도 맡는다.한민족에게 하늘의 의미는 각별하다.단군신화는 하느님의 아들 환웅이 하늘에서 풍백·우사·운사를 거느리고 지상으로 내려와 인간 세상을 주관한 것으로 돼 있다. 고조선·부여·고구려·신라·가야의 건국설화에서 국가의시조들은 모두 하늘에서 내려왔거나 하늘이 낳은 신성한 존재로 그려진다.하늘은 우리 국호와도 연결된다.발해는 ‘밝은 해(태양)’를 신봉하는 ‘밝족’에서 기원한다.‘밝음’을 신앙의 대상으로 하는 ‘밝족’의 경천사상이 형성되고나라이름도 하늘자 돌림을 썼다. 하늘을 뜻하는 환도성(丸都城), 밝신의 가호 아래 이룩한 나라인 마한·진한·변한의 삼한과 한국이 이에 속한다.단군의 단(檀)은 박달나무로박달은 ‘밝다’의 뜻을 갖는다. 유교의 천명사상은 하늘의 본성은 천리(天理)로 “사람의도리를 다하고 하늘의 명을 기다린다.(盡人事待天命)”는‘민심 천심론’이다.불교의 윤회사상은 천계(天界)에서 출발하고,기독교는 여호와가 태초에 천지만물을 창조한 곳이하늘이며 하늘은 곧 하느님의 세계로 인식된다.천도교는 “사람이 곧 하늘이다.”는 인내천(人乃天)사상의 적통이다. 하늘을 공경하고 사람을 사랑하는 ‘경천애인(敬天愛人)’사상은 동양의 보편적인 가치관이다.그래서 묵자는 “하늘이 바라는 바를 하지 않고 하늘이 바라지 않는 바를 하면즉 하늘도 또한 사람이 바라는 바를 하지 않고 바라지 않는바를 한다.”고 지적했다. 순천자는 흥하고 역천자는 망한다는 동양적 진리를 말한다. 하늘을 공경하고 두렵게 여기며 살아온 우리 사회가 언제부터인지 천도(天道)를 우습게 알고 역천하는 자들이 활개치게 됐다.날마다 터져 나오는 ‘게이트’나 고위 공직자들의 부패는 이 땅에 과연 천도와 정도가 남아 있는지를 묻게한다. 공자는 애제자 안회(顔回)의 요절에 “하늘이 나를버리는구나.”하고 통곡했고,사마천은 “천도가 존재한다면어찌 백이숙제를 굶어죽게 했느냐.”고 한탄했다. 인간 세상은 정도보다 사도(邪道),선보다 악이 이기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우리 근현대사만 해도 독립운동가보다 친일파,통일국가 수립 세력보다 분단세력,민주세력보다 독재세력이 판치는 왜곡된 역사가 이어졌다.그러나 종국적으로는 정도가 이기고 선이 승리함을 알 수 있다. 굳이 노자의 ‘하늘의 그물코(天網)’를 제기하지 않더라도 죄는 반드시 그물코에 걸리기 마련이다.일시적으로 법망을 피할지 몰라도 영원히 천망에서 벗어나지는 못한다.천망이 비록 촘촘하지 않아도 결코 놓치지 않는다.범죄가 꼬리를 무는 것은 자신만은 법망에 걸리지 않을 것이란 자만 때문이다.붙잡히게 될 것을 안다면 누가 도둑질을 하고 뇌물을 먹고 공권력을 남용할까.과거에는 권력형 비리가 대부분은폐됐지만 지금은 다르다. 우리 사회가 그만큼 맑아졌다. 현직 법무차관이 1800만원의 뇌물에 구속될 정도로 투명해진 것이다. 권력 주변의 독직행위는 엄벌해야 한다. 고도의 도덕성과윤리의식을 가져야 할 사정기관 간부와 고위공직자·기업인·교육자도 마찬가지다. 이런 ‘현상적 부패’와 함께 ‘구조악’의 척결도 시급한과제다. 민족의 화해협력을 방해하는 정치인들,학연과 지연을 바탕으로 기득권을 세습하면서 갈등을 부채질하는 지역주의자들의 구조악을 척결하지 못하고는 ‘정도사회’는 요원하다. “하늘은 높으면서 낮은 것을 듣는다.”(사마천)고 했다. ‘하늘’을 신이나 역사·양심·법이라 해도 무방하다.하늘에 역행하는 인간의 행위가 성공한 일은 결단코 없다. [김삼웅 주필 kimsu@
  • [김삼웅 칼럼] 월드컵과 평양 아리랑 축전 연계하면

    북한이 4월 29일~6월 29일까지 평양에서 열리는 ‘아리랑'축전과 금강산관광을 연계시키기 위해 이 기간동안 남측관광객에게 금강산~원산~평양의 육로를 개방하겠다는 제의를 해왔다는 보도가 눈길을 끈다. 이와 함께 남한에서 열리는 월드컵행사와 북한의 아리랑축제를 연계하자는 움직임도 보인다. 두 행사가 겹치는 관계로 이를 연계하면 침체된 화해협력 분위기를 돋울 수 있고,중국 관람객이 육로로 평양을 거쳐 서울로 오도록 경의선을 연결하면 남북 양측의 외화벌이는 물론 한반도를 종단하는 대륙철도 시대를 열게 된다. 남한 주민의 평양공연 관람과 월드컵 개막행사에 '아리랑’을 포함시키는 협상이 이루어진다면 올해 한반도는 분단이후 최대의 축전을 맞게 될 것이다. 북한이 설혹 아리랑축전을 남한 월드컵행사의 ‘맞불’의도에서 준비하는 것이라 해도 서울 올림픽때 개최한 세계청년학생축전의 주체사상과 같은 이념성을 배제하고 순수한 민족정서 아리랑에 바탕을 두고 있다는 것은 평가할만하다.그것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체제찬양의정치색채가 아닌 한민족의 역사 형상화에 더 치중할 것이라하니 우리도 이에 합당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분단시대에 남북한 사람이 만나면 스스럼없이 함께 부르는 노래가 아리랑이고 각종 회의나 행사에서 적대감을 보이다가도 끝자락에 이 노래를 합창하면 얼싸안고 하나되는노래가 ‘아리랑’이다.망국시대에는 독립운동가들이 만주벌판과 시베리아 빙원에서 국가나 군가처럼 부르며 왜적과싸운 노래다. 그래서 조선총독부는 1929년 ‘아리랑’노래의 금지령을 내리기도 했다. “한국에 민요가 하나 있다.그것은 고통받는 민중들의 뜨거운 가슴에서 우러나온 아름다운 옛 노래다.(…)한국이그렇게 오랫동안 비극적이었듯이 이 노래도 비극적이다.(…)이 애끊는 노래가 한국의 모든 감옥에 메아리치고,만주벌판 어디서나 모두가 이 노래를 부르고 있다.이 노래를불렀다는 이유만으로 징역살이를 한 사람도 상당수 된다. 일본인들은 ‘위험한 노래’를 ‘위험한 사상’만큼이나두려워한다.” 1930년대 중국 옌안에서 미국 작가 님 웨일스는 한국 독립운동가 김산과 만난 대담의 기록 ‘아리랑’에서 그의말을 이렇게 전했다.김산뿐이었을까.독립운동가나 해외 이주자들은 슬플 때나 즐거울 때면 아리랑을 부르면서 한민족의 뿌리를 확인하고 동족의 정체성을 함께 나누었다.러시아 동포사회의 ‘키르추크 아리랑’,미국 동포사회의 ‘민들레 아리랑’,일본 동포사회의 ‘아리랑 야곡’ 등 한민족이 사는 전세계 어디에도 아리랑이 있다. 통일의 날이 오면 온 겨레가 함께 부를 첫 노래도 아리랑이 아닐까.통일국가의 국가로 선정한대도 반대는 많지 않을 것이다.현재 아리랑은 127개국 70여종에 가사는 5000여수나 된다.하나의 노래가 이처럼 다양하게 불리는 것은 보기드문 현상이다.유네스코는 2000년 11월 소멸 위기에 있는 세계 각국의 ‘인류구전 및 무형유산 걸작 선포제도’를 마련하고 이를 보존하는 데 기여한 개인과 단체에 상금3만달러를 주기로 하고 상의 이름을 ‘아리랑 상(ARIRANG PRIZE)’으로 정했다. 아리랑이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노래이고 민족 전체를 하나로 묶는 생명의 소리”로서 “민족의 수난을 노래로 극복”한 점을 인정해 아리랑이 비록 한 나라의 노래이지만 국제적인 상 이름으로 제정했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일제 암흑기에 영화 ‘아리랑’을 만들어 민족정신을 되살린 나운규 선생 탄생 100주년이기도 하다. 한국‘2002년 아리랑축전 추진위원회’는 4월 말 판문점에서아리랑 축전을 연다고 한다.남북에서 준비하는 아리랑 축전을 부분적으로나마 공동개최하고 남북 교환공연하는 길은 없을까. 분단 직후에는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삼팔선 고개에가마귀 운다/삼팔선 고개는 못넘는 고개/삼천만 원한이사무치고나”란 ‘아리랑 삼팔선’이 불리고, 6·25전란시에는 “사발그릇이 깨지면 세 조각이 나는데/삼팔선이 깨지면 한덩어리된다”는 ‘정선 아리랑’이 유행했다.역사의 흐름에 따라 애국가·혁명가·군가·유행가·통일의 노래로 겨레의 구심점이 돼 온 ‘아리랑’의 축전과 월드컵이 한데 어우러지는 민족의 대축전을 기대한다. [김삼웅 주필 kimsu@
  • [2002 관광월드컵 현장을 가다] 스페인-마드리드

    1982년 스페인 월드컵의 성공비결은 이 나라 사람들의 친절한 국민성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은 외국인이 길을 물으면 자신의 일을 뒤로 미룬채 목적지까지 동행했다.자원봉사제가 없던 시절이었지만 몸에 밴 친절은 외국관광객들로부터 호감을 사기에 충분했다. 여기에다 스페인의 국기(國技)이자 상징인 투우,열정과 우수로 차있는 전통음악 플라멩코,미술관 등 풍부한 볼거리와다양한 먹거리도 관광객들의 발길을 잡았다.이런 문화적인인프라가 있었기에 스페인은 월드컵대회를 계기로 정치·사회적 불안을 딛고 국민단합을 통해 경제성장을 이뤄낼 수 있었다.유럽의 ‘미운 오리새끼’가 ‘백조’로 탈바꿈했다는평가를 받은 것도 이때부터다. [최고의 관광자원 투우] 월드컵때 경기장 바깥에서 가장 인기를 모았던 건 투우였다.고대 로마에서 스페인으로 건너간투우(스페인어로는 피에스타)는 이 나라의 가장 유명한 관광상품이었다.3명의 투우사가 차례로 나와 붉은 천(카포테)을흔들며 6마리의 소를 죽일 때마다 관중들은 축구경기에서 골이 터질 때처럼 환호했다. 우리도 월드컵 기간중에 ‘씨름’이나 ‘청도 소싸움’같은 민속이벤트를 잘 다듬어 내놓으면 외국관광객들에게 좋은볼거리가 될 것이다. [우수와 정열이 깃든 플라멩코] “우리의 피는 슬픔을 안고있습니다.슬픔과 근심없이는 부를 수 없습니다….” 스페인의 한 시인은 플라멩코를 이렇게 표현했다.우수와 정열이 혼재한 플라멩코는 집시들이 15세기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지방에 정착하면서 퍼진 음악이다.플라멩코는 스페인의 전통음악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이 나라를 대표하는 음악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의 판소리와 사물놀이 등 전통문화는 플라멩코보다 순수성과 문화적 가치에서 우수성을 지녔다.월드컵 관광상품으로 만드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할 대목이다. [미술품의 보고(寶庫)]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의 하나인 프라도 미술관은 스페인의 자랑거리다.그리스 화가의 작품에서부터 스페인 화가의 작품까지 8000여점이 전시돼 유럽에서 대표적인 미술품의 보고(寶庫)로 꼽힌다.다 둘러보려면 하루가 모자랄 정도다.특히 스페인이 낳은 세계적 화가 프란시스코 데 고야(1746∼1828)의 ‘옷입은 마야’‘나체의 마야’ 등은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었다.스페인의 대표적인 인상파 화가 소로야의 작품이 전시된 소로야 미술관은 작업실을 미술관으로 꾸민 곳. 이 미술관 역시 월드컵 관광객의 발길을 잡았음은 물론이다. 우리에게 세계적으로 내로라하는 미술관이 없는 것이 한계지만,우리의 역사를 알릴 수 있는 독립기념관이나 전쟁기념관을 관광상품화하려는 노력이 절실해 보인다. [숙박시설] 마드리드에서 가장 부러운 것중의 하나는 다양한 스페인의 숙박시설이다.고급 호텔에서부터 오스탈(hostal)펜시온(pension) 폰다(fonda·우리의 여인숙에 해당)등등…. 주머니 사정에 따라 골라서 투숙할 수 있는 숙박시설은 스페인의 훌륭한 문화관광자산이다. 마드리드 관광의 기점이자 중심지인 푸에르타 델 솔(태양의 문) 부근에 가면 별 두개짜리 오스탈이 밀집돼 있다.하룻밤에 4만원 안팎의 값이지만 수준은 천차만별이다.발품을 팔면서 부지런히 다니면 훨씬 쾌적한 곳을 고를 수있다.월드컵을 맞아 우리의 숙박시설의 수준을 다양화해야 할 필요성을느끼게 해준다. [먹거리] 월드컵에서는 먹거리도 훌륭한 관광상품이다. 스페인 음식의 경우 올리브와 마늘을 사용하는 공통점을 빼고는 지역마다 큰 차이를 보인다.대표적인 음식으로 파에야(paella)를 꼽을 수 있다.해산물을 넣고 노란빛의 향신료를함께 섞은 파에야의 쌀은 먹을 때 덜 익은 것처럼 느껴진다. 식당마다 맛이 다르다.아무 때나 식당 문을 열고 들어갈 수없는 게 흠이라면 흠.이 점에서 언제나 식당 문을 여는 우리풍토는 강점이 아닐 수 없다. 마드리드(스페인) 박정현특파원 jhpark@ ■이슬람문화 있는 안달루시아. 스페인의 안달루시아 지방은 중동지역을 찾지 않고도 이슬람 문화를 엿볼 수 있는 곳이다.배로 지브롤터 해협을 지나1시간이면 북아프리카 모로코에 닿을 정도로 이슬람권과 가까운 거리에 있다. 이 지방은 8세기부터 15세기까지 이슬람의 지배를 받았다.까닭에 흰색 벽으로 된 건물,아랍 유적들이 널려있다.아랍인과 아라비아어 간판들이 마치 아랍에 온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피레네산맥을 넘어 마드리드에 도착하면 기온이 30℃를 넘고,안달루시아 지방의 세비야에 가면 40℃가 된다.세비야는안달루시아의 ‘프라이 팬’으로 불릴 정도로 후끈하다.세비야의 명물은 히랄다 탑.이곳에는 계단이 없다.옛날에 왕이말을 타고 올라갔다는 완만한 비탈길을 걸어 올라가는 것이인상적이다. 이슬람 교도들의 이베리아반도 거점이었던 그라나다의 알함브라궁전은 아랍의 숨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이슬람 교도들이 지은 아랍양식의 사원들은 파괴되지 않고 기독교 예배당으로 사용돼 이슬람과 기독교 문화가 접목된 곳이다. 말라가는 스페인 최고의 화가 피카소가 태어나 10살까지 살았던 마을이다.피카소의 소품을 소장한 자그마한 미술관과생가가 있어 그의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다. ◆스페인축구협 로페즈 홍보부장. 스페인 축구협회의 미구엘 로페즈(54) 홍보담당국장은 “스페인은 82년 월드컵대회를 계기로 정치·사회적 혼란을 극복하고 경제적인 성장까지 달성했다.”고 말했다. ■월드컵대회가 스페인에 끼친 영향은. 40여년간 독재를 했던 프랑코 총통이 1975년 사망하면서 스페인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혼란에 빠졌다.바스크 독립을 외치는 무장단체의 테러로 사실상 월드컵을 치를 상황이아니었다.오히려 독재시대에 월드컵대회를 치렀다면 아무런문제가 없었을 것이다.그러나 이런 혼란 탓에 국민들이 오히려 단합했던 것 같다. ■월드컵 대회가 대성공이었다는 얘기인가. 사회·경제적으로 큰 발전을 이뤘다.연간 3300만명의 관광객을 맞이하는데 어려움이 없었다.최대의 성공이라면 이탈리아를 찾던 외국 관광객들의 발길을 스페인으로 돌려놓은 것이다.아마 개방적이고 사교적인 스페인 사람들의 국민성과싼 물가가 많은 영향을 줬을 것이다.이제는 한해에 7000여만명의 관광객이 스페인을 찾는다.월드컵대회 때 관광인프라를 구축했던 게 많은 보탬이 되고 있다. ■교통·숙박시설 등의 인프라는 어떻게 구축했나. 세계적인 관광국가임에도 월드컵대회를 치르기로 결정했을당시 교통시설에 문제가 많았다.지형적으로 산이 적고 구릉이 많은데도 도로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고속도로와 고속철도는 물론 없었다.항공편도 제대로 없었고 텔레비전채널도 한 개 뿐이었다.쉽게 말하면 월드컵 경기를 방영할때면 다른 뉴스를 들을 수 없었고,뉴스시간이면 경기를 볼수 없었다.하지만 호텔 등 숙박시설은 매우 잘 갖춰져 있었다. ■82년 월드컵대회와 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대회의 차이점은. 월드컵 당시에는 준비에 어려움이 많았지만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는 월드컵개최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다.올림픽경기는 도시 한 곳에서 치르는 대회지만 월드컵대회는 전국의 여러 도시에서 치러지기 때문에 경제적인 효과가 훨씬 컸다고본다. 월드컵을 치르면서 사회기반시설을 많이 확충했기 때문에국가발전의 디딤돌이 됐다.허허벌판이던 지방의 도시들이 월드컵을 거치면서 굉장히 발전했다.체육복권을 발행해 경비의 상당부분을 충당했다. ■영어 등 외국어로 인한 불편함은 없었나. 영어를 못한다는 게 단점이기는 하지만 젊은이들은 영어를곧잘 했다.관광산업과 시설은 매년 좋아지고 있다.길거리에서영어로 물으면 답할 수 있는 정도는 된다. ■20년전 월드컵 개최국으로서 한·일 공동대회를 어떻게 보나. 아시아에서 처음 열리는 월드컵이라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갖고 있다.경제적인 측면에서 큰 문제는 없을 것이다.월드컵이든 올림픽이든 직전 개최국과 비교하게 마련이다.월드컵의 성공은 대회에서 결정되는 게 아니라,관광객들이 ‘한국에서 편안하게 잘 지냈다’는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것이다. 박정현 특파원.
  • [대한광장] 남북관계 ‘재냉각’ 가능성 적다

    새해가 밝았지만 남북관계는 다소 우울하다.불과 1년 반 남짓한 시간이 흘렀건만 남북정상회담의 환호성은 점점 사라지고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서서히 들려오고 있다.부시 행정부 출범부터 시작된 북한 지도부에 대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는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변화 몸짓을 멈칫하게 만들었고,9·11 테러에 대한 미국의 군사적 행동 또한 북한의 체제유지에 대한 긴장감을 높이는 데 나름대로 작용을 했다. 이에 반응하듯 북한은 정상회담 이후 활발하게 진행돼 온장관급회담을 비롯한 당국간 회담에 소극적 자세로 임하거나 지연·정체로까지 나아가고 있다.특히 금년도 신년 공동사설에는 6·15 남북공동선언의 철저한 이행을 다짐하면서도‘주한미군 철수’ 및 ‘국가보안법 철폐’라는 기존의 선전적 구호를 다시금 내보이고 있다.이는 미국이나 남측에 대한 관망 또는 소극적인 태도로 돌아서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비칠 수도 있다.이러한 것들이 남북관계에 대한 비관과 우려의 목소리에 근거를 제공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역사를 돌이켜 생각해 보면남북관계가 비관 속에만 잠겨 있다는 평가는 일단 유보할 필요가 있다.냉전체제의시대에 남북관계는 언제나 잠시 맑은 후 긴 먹구름에 뒤덮이는 변화의 양상을 보였다.하지만 1980년대 말부터 시작된 공산권의 붕괴와 때를 같이한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이러한남북관계의 악순환을 단절할 계기를 마련했다.특히 현 정부의 대북 화해·협력정책 추진 이후 이룩한 경제협력 분야 등에서의 남북관계 진전은 과거의 양상과는 매우 다른 전환의토대를 구축하기 시작했다.무엇보다도 북한이 침체된 경제를 되살리기 위해 남한과의 경제협력이 필수불가결하다는 사실을 인식한 점이 대북 화해·협력 정책의 커다란 성과였다고할 수 있다. 그러므로 2000년 6월15일의 남북정상회담은 남북 화해협력이라는 남북관계의 미래와 관련한 하나의 획기적인 출발점이기에 앞서 탈냉전 이후 남북이 전쟁의 공포로부터 벗어나는계기를 마련한 냉전의 종착점이라는 의미도 갖는다.6·15남북정상회담에서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6·15공동선언은 과거의 합의와는 달리 직접 서명했기에 꼭 지킨다.”고 강조했고,그후 “평화통일을 위해서는 무력충돌을 막고 화해·협력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그리고 2002년 북한의신년 공동사설에서도 “전쟁위험을 없애야 한다.”는 점을다시금 확인하고 있다.따라서 정상회담 이후 과거와는 다른모습으로 남북관계에서 북한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덧붙여 기억할 필요가 있다. 한국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클린턴 행정부와는 다소 차이가 나는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정상회담 시기와는 달라진북한의 소극적 자세 때문에 남북관계가 “혹시 과거로 회항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걱정하는 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하지만 남북관계에 있어 한반도의 역사적 맥락이 근본적으로 전환됐다는 사실에도 주의를 기울일 때 남북관계에 대한전망은 비로소 균형 잡힌 모습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따라서 답보하고 있는 듯한 북·미 관계는 북한과 미국이 서로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대화로 풀어나가야 하며 실제로도 그렇게 실현되리라는 기대는 지나친 낙관만은 아닐 것이다. 이를 위해 견실한 한·미 공조체제가 반드시 유지·발전돼야 함은 물론이다.또한 아직까지는 민간 차원에서 주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남북 사이의 경제협력은 숱한 어려움속에서도 꾸준히 진척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될것이다.중요한 것은 남북 모두가 상호 화해와 협력이 필요함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역사의 커다란 흐름 속에서 남북관계는 결코 과거로 회항하지 않을 것임을 그래서 믿는다. 그러나 이같은 전망과 기대만으론 부족하다.북한이 아무리변화를 통한 개혁을 바라고 있을지라도 자신들의 체제안전을 해치면서까지 화해협력의 무대로 나오지는 않을 것이다.따라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기다리고 인내하며 북한이 남북화해협력의 무대로 적극 나올 수 있도록 준비하는 자세다.남북관계가 다시는 과거로 회항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남북 모두가 한마(汗馬)처럼 땀흘리며 계속 달리는 적극적인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박재규 경남대 북한대학원장 전 통일부장관
  • [김삼웅 칼럼] ‘평화비용’이 한반도 평화유지한다

    살인범 하나가 온 나라에 악취를 풍기고 있던 지난 10일미국 중앙정보국(CIA)은 상원 정보위에 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북한이 미국 본토까지 사거리에 두는 1만㎞ 이상의다단계 대포동2호 미사일의 시험발사 준비를 끝냈을 가능성이 있다는 보고서였다. 북한은 지난해 5월 페르손 스웨덴 총리의 방북 때 2003년까지 장거리 미사일 시험발사를 유예하겠다고 약속한 바있다.물론 미국과 협상을 전제한 약속이었다.그러나 북·미협상은 성사되지 않았고 부시 미국대통령의 대북강경책으로 오히려 악화됐다.CIA보고서는 북한이 대포동2호 미사일 시험발사 가능성에 대한 구체적 정보나 징후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정보’나 ‘징후’가 없다면서굳이 이같은 보고서를 제출한 배경은 뻔하다.국방부는 최근 미국 록히드 마틴사로부터 사거리 300㎞의 중거리 지대지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C)블록 1A 111기를 도입키로결정했다. 또 국산 사거리 300㎞ 미사일 개발에도 성공했다.우리는 그동안 한·미간의 ‘미사일 지침’에 따라 미사일개발 사거리 180㎞로 제한됐던 것을 300㎞로 연장했다. 미국 부시대통령 집권 이후 남북관계가 급속히 냉각되고이대로 방치하다간 6·15정상회담 이전 상황으로 되돌아갈지 모른다.올들어 북측의 관영매체들이 연방제 통일을 강조한 것이나 남측 수구세력이 대북강경책을 부채질한 것이나 모두 불길한 징조다. 국내외 한반도문제 전문가 중에는 ‘2003년 한반도 위기론’을 제기한다.북·미 제네바합의를 통해 2003년까지 완공하기로 한 경수로 건설이 지연되면서 제네바합의가 위기에 빠지게 될 가능성과 북한이 약속한 미사일시험발사 유예가 만료되는 시점이라는 것이 위기론의 배경이다.여기에한국의 정치상황과 미국의 ‘확전정책’도 변수로 꼽힌다. 대선이 본격화되면 보수적 국민을 겨냥한 대북강경론이더욱 기세를 부릴 것이다.수구신문 지면에서 이미 조짐이보인다.지난해 남북교역은 5%가 감소되고 금강산관광사업도 존폐의 기로에 놓였다.이대로 가다가는 자칫 화해협력체제가 파탄에 이르고 다시 냉전시대로 회귀할지 걱정스럽다. 현대아산이 98년 금상산관광사업 시작 이후북한에 준 대금이 총3억8천만달러이고 냉전세력이 그토록 ‘퍼주기’라고 목소리를 높인 대북지원은 새로 도입키로 한 에이태큼스 1개 대대 1조3100억원의 예산(책정)에 비하면 상대가되지 않는다.동포를 돕는 인도주의를 내세우지 않더라도‘퍼주기’가 평화비용의 측면에서 훨씬 경제적이다.더욱이 남북긴장완화는 IMF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외국인의 투자와 관광객유치에 크게 기여했다.이같은 측면을도외시한 채 화해협력을 퍼주기나 색깔론으로 매도해선 안될 것이다.한반도의 평화구조를 깨뜨리는 것 이상의 범죄는 다시 없다.통일전 서독이 동독에 제공한 각종 ‘평화비용’에 비하면 우리의 경우 ‘새발의 피’에 불과하다.평화비용에 인색하면서 평화를 바라는 것은 망상이 아닐까. 중앙일보는 신년호에서 “예산 1%를 대북지원에 쓰자”는 파격제안을 했다.국가예산 1%면 약1조1천억원, 지난해 민간지원 730억원에 비하면 실로 엄청난 규모이다. 북한의 변화측면을 외면하고 호전성만 확대하려는 것은지혜롭지 못하다.북한은 테러억제를 위한 국제협약 등 테러관련 5개협약 추가가입 의사를 표명했고,며칠전 잭 프리처드 미 한반도 평화담당 특사와 박길연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대사의 만남, 북한이 비록 ‘방문형식’이지만 영변의 동위원소연구소에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접근을 허용한 것 등은 변화의 서곡이다. 이같은 변화에 주목하면서대처해야 한다. 국회의원들은 임기초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노력한다’는 선서를 하고 업무를 개시한다.진보냐 보수냐의 안보관에 따라 통일적인가 냉전적인가의 입장이 아니라 의무적으로 ‘평화통일’에 노력할 책임이 주어진다. 국회는 금강산관광사업을 살리고 새달 방한하는 부시에게합치된 평화통일의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김삼웅 주필 kimsu@
  • [3黨대표에 듣는다] 한광옥 민주대표

    민주당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8일 대한매일과의 신년회견에서 “인위적 정계개편은 바람직하지 않고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한대표는 지난 두달동안 당내 쇄신안과 정치일정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내는 데 진력해서인지 회견내내 ‘대화’‘타협’‘인내’‘포용’을 강조했다.양승현(梁承賢) 정치팀장이 한 대표를 만났다. [어제 당 쇄신안이 난산 끝에 확정돼 소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우리 정치사의 큰 획을 그은 날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우리 민주당에 국한되는 게 아니고 우리 한국정치가이 방향으로 가야 된다는 지표를 보여 줬습니다.개인적으로는 과거의 ‘DJP(김대중 대통령과 김종필 총재간 연대)’ 단일화와 노사정 대타협,민족화해협력범민주협의회(민화협)를만드는 데 기여한 것 못지않게 자부심을 느꼈습니다.특히 김대중 대통령께서 당 총재직을 떠나신 지 만 60일만에 결론을 맺어 뿌듯합니다. [김 대통령으로부터 격려가 있었습니까.] 없었습니다. [아직도 민주당이 김 대통령과 교감을 나눌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는 데요.] 없습니다.자율적으로 제 책임하에 이뤄진일이고 대통령께서 당무에 전혀 간여를 하지 않았습니다.스스로가 바로 설 수 있다는 것을 입증한 계기가 됐습니다. [이제 절반의 홀로서기에 성공했다는 평인데 앞으로 공정한 경선관리를 위한 복안이 있습니까.] 우리 당이 쇄신안을 도출해 낼 수 있겠는가 하는 우려가 많았습니다.앞으로 경선관리도 전혀 차질이 없을 겁니다. [대표께서 대선후보나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제는 대표직을 내놓아야 되는 게 아닙니까.]지금까지는 쇄신안을 어떻게 만들어 내느냐에 온 정력을 다 쏟았기때문에 내 문제에 대해서는 신경을 쓸 틈이 없었습니다.나중에 내 문제가 논의될 때 당론에 따라 결정하겠습니다.어떤자리에 있다고 해서 불공정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과거 야당때도 우리 당에서는 불공정 시비가 없었습니다. [일부 상임고문들은 전대에서 선출되는 후보가 벌써부터 지방선거 결과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방선거도 치르지 않았는데 책임을 묻는다는 얘기가 이 시점에서 나오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지금은 지방선거에서 어떻게 승리하느냐를 논의할 때입니다. [후보와 대표중 어느 쪽에 출마하시겠습니까.] 한쪽에만 출마할 생각입니다.자연스럽게 풀어 나갈겁니다.나는 합리적인 사람입니다.지금 제일 중요한 것은 정권재창출인데 이와 연계해서 판단하겠습니다.조그마한 내 문제에 국한하기보다는당과 국가를 먼저 생각하는 게 필요합니다.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탈(脫) DJ,탈 호남,탈 동교동이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있습니다.]과거 김 대통령과 동교동계가 어떠했다는 것보다는 우리 나름대로의 비전을 가지고얘기를 해야 됩니다.과거의 논제를 가지고 국민들의 지지를얻어내는 것은 현명치 않습니다.발전적으로 생각해야지 그사람으로부터 벗어나면 국민적 지지를 받는다는 논리는 맞지 않습니다. [오는 지방선거에서도 갖가지 부정부패를 둘러싼 폭로전이전개될 것으로 보이는 데….] 부정부패는 발본색원해야 합니다.범죄행위가 드러나면 가차없이 처리해야 됩니다.이 문제를 마치여당에서 비호하고 잠재우려 한다는 인식은 잘못된것입니다.천부당만부당한 일입니다.선거에서 부정부패가 정쟁의 선전전으로 이용돼서는 곤란합니다. [자민련과 때가 되면 공조를 복원하겠다는 생각이신 것 같은데,지방선거에서 연합공천에 나설 의향은 없으십니까.]DJP 공조를 성사시킨 한 사람으로 두 분이 헤어지게 된 것에 대해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자민련과는 공동정부를 이뤘던우당으로서 지금은 헤어져 있지만 협력할 길이 있다면 좋지않겠습니까.그러나 상대가 있기 때문에 앞으로 공조 협력관계가 어떻게 될 것인가를 일방적으로 얘기할 수 없습니다. [JP가 YS에게 내각제를 제의했다가 거절당했습니다.도울 생각은 없습니까.] (YS 발언 진의를 몇차례 확인한 뒤) 자민련은 비교섭단체지만 국회운영의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중요한 정치세력임이 분명합니다.도울 일이 있다면 도울 겁니다. [후보나 대표가 되면 자민련과의 연대 등을 구상하고 있습니까.]정계개편은 인위적으로 해서는 안됩니다.어느 정책 방향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이뤄지는 게 바람직합니다.개편을 위한 개편은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국민이 원한다면 내각제 개헌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대통령 중심제에서 5년 단임제는 과도체제입니다.장기집권을 막기 위해 단임제를 채택했는데 이제는 장기집권할 정당도 없고 그런 분도 없습니다.정상체제로 가야 합니다. 대통령 4년 중임제와 내각제를 놓고 개헌을 논의할 수 있지않겠느냐고 생각합니다. [4년 대통령 중임제를 선호하는 것처럼 들리는데요.]5년 단임제는 반대한다는 뜻만 밝히겠습니다.다만 국민여론이 4년중임제를 더 선호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하고 있습니다.지도체제는 논의를 거쳐 국민의 뜻에 따라 결정될 것입니다. [양대선거가 있는 올 1년동안 정치권의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데요.]‘정치는 생물’이라고 전제한다면 많은 변화가 있을 것입니다.지난 대선의 경험을 비춰봐도 선거 40여일 앞두고 DJP 연합이 이뤄져 판을 바꿨습니다.아직 남은 1년 동안은 많은 변화를 이룰 수 있는 시간입니다. [한나라당이 월드컵 전에 지방선거를 실시하자고 주장하고있습니다.]월드컵이 있다고 해서 선거를 치르는 데 큰 지장이 있겠습니까.법과 제도를 정해 놓고 특별한 사유없이 자꾸 법을 고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닙니다. [개인적으로는 대선 후보를 소망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정치라고 하는 것은 자기 명예도 중요하지만 중심을 국민에 둬야 합니다.코디네이터형 지도자로서 대화하고 타협하고,끝까지 인내하면서 포용하는 정치인으로서 각인되고 있는 게 보람입니다. [대한매일은 독자와 사원들이 주인이 되는 민영화로 거듭납니다.당부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국민의 정부들어 언론을 개혁하는 차원에서 대한매일을 민영화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봅니다.과거의 일부 독자들로부터 너무 친여적이 아니었나 하는 지적도 받았지만 사회의 목탁으로서 국민의 시각을담아낼 수 있는 정도의 신문으로서 정진하시길 희망합니다. 대담=양승현 정치팀장. 정리 이종락 홍원상 기자 jrlee@ ■인터뷰 이모저모.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 한광옥(韓光玉) 대표는 시종 밝은표정을 지었다.두달여 동안 끌어왔던 당정치일정 및 쇄신안이 인터뷰가 있기 바로 전날인 7일 당무회의에서 처리돼 마음이 홀가분해졌기 때문인 듯했다.스스로도 합의가 거의 불가능해 보였던 쇄신안을 만장일치로 이끌어낸 게 기쁜 듯 “내가 ‘회의투쟁’을 했다고 하데”라며 만면 웃음을 지었다. 그래서인지 당 쇄신안에 대해 “제2의 창당” “한국정치가 가야 할 지표”라고 평가하는 등 굵은 목소리에 톤까지 높여가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 대표는 또 인터뷰중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여유와 인내를 여실히 보여줬다.당권·대권 도전 등 자신의 거취문제 및 개헌론,자민련과의 공조 복원 문제 등 민감한 질문이 이어지자,과거 ‘지퍼(얘기를 하지 않는다는 뜻의 한 대표 별명)’ 시절보다는 많은 얘기를 했지만,여전히 결정적인 부분은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부탁아닌 부탁을 했다. 하지만 그도 이제 대외 이미지에 관심을 가지는 눈치다.‘선이 굵다’는 이미지에 젊고 세련된 분위기를 더하기 위해푸른색 줄무늬 와이셔츠를 입고 나오는 등 복장에 신경을 썼다는 게 주위의 귀띔이었다. 홍원상기자 wshong@
  • 남북민간단체, 설맞이 금강산행사 합의

    남북 민간단체들은 다음달 금강산에서 ‘설(2월12일)맞이민족공동행사’를 개최한다는 데 잠정 합의했다. 북한을 방문하고 1일 돌아온 ‘2002 설맞이 민족공동행사준비위원회’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북측 민족화해협의회관계자 등과 만나 2월초 설맞이 행사를 연다는 데 합의했다”고 밝히고 이달 중순 실무접촉을 통해 행사 규모와 일정등 구체적 내용을 확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경호기자
  • 신년 사설/ 국가 進運 지도력 선택에 달렸다

    역사는 새로운 시대 정신에 의해 발전한다.한 국가의 진운(進運)은 그 시대 정신에 투철한 국민의 선택에 따라 크게좌우된다.우리는 바로 그 선택을 제대로 해야 하는 2002년·임오년의 새해 첫날 아침을 맞게 된 것이다. 지금 21세기를 개척하는 한국의 시대 정신은 화합과 선택과 경제발전일 것이다.그 어느 때보다 남북간·지역간·계층간의 화합이 요구되고 있고,미래의 발전을 위해 국가 지도력을 선택해야 하며,이런 가운데서도 지속적인 경제발전을 이룩해야 한다. 세계는 냉전체제가 종식되고 이념 대결이 완화되어 왔으나작년 9·11테러 사건을 계기로 세계질서는 ‘반테러연대 대(對) 테러지원국’의 구도로 급작스럽게 전환되고 있다. 미국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새로운 국제질서 재편은 미국의독주를 견제해 오던 러시아와 중국이 반테러연대에 참여하는가 하면 일본은 ‘테러와의 전쟁’에 편승하여 군사대국으로 나아가는 전기를 마련중이다.한반도를 둘러싼 일본과중국의 경쟁적 세력 대립 구도는 동북아 정세에는 물론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변수로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적으로 변화하는 환경 속에서 우리 국민들은올해 두 차례의 중요한 정치적 선택을 해야 한다. 하나는 21세기 들어 처음으로 국가최고지도자를 뽑는 12월의 제16대대통령선거이고, 다른 하나는 이에 앞서 6월에 실시하는 시·도지사 등을 뽑는 광역·기초 지방자치단체장 및 지방의회 의원선거다.이와 함께 60억 세계인의 축제라고 할 수 있는 월드컵 대회와 부산 아시안 게임도 성공적으로 치러내지않으면 안된다. 이번 대선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적 도약을 이끌 수있는, 그리고 비전이 있고 사회 통합을 꾀할 수 있는 지도력을 창출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금년 한해는 양대선거를 앞두고 연초부터 각급 선거후보 선출을 위한 각 정당의 경선 절차로 조기에 선거 열기가 가열될 것으로 전망된다.선거 열풍이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거나 과도한 대권경쟁이 경제를 멍들게 해서는 안된다.또 정치권이 극한 대립을 벌여 국정을 마비시키거나 힘으로 상대방을 밀어붙여서도 안될 것이다.각 정당과 정파는 비전과 정책 대결로국민들의 올바른 지지를 호소해야 한다. 다가오는 대선은 우리 헌정사에 있어 독특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3김 시대’이후의 새로운 정치문화를 구축하는의미도 크다.정당정치 측면에서는 ‘1인 지배 체제’의 정당구조를 탈피하고,공직후보 선출 과정에서의 국민 참여 등우리 정치사에서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획기적인 정치실험이 시도되고 있다.한국의 정당정치가 선진 민주주의 대의(代議)정치로 한 단계 발전하는 촉매제가 되기를 기대한다. 올해 우리 경제의 최대 과제는 경기침체를 벗어나고 얼마나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느냐가 될 것이다.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중국의 본격적인 관세 인하와 유럽연합(EU)의단일 통화인 유로화의 통용,그리고 엔화의 약세 등 국제 여건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보인다.이런 가운데서도 우리가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경쟁력을 강화하지 않으면세계 시장에서 생존하기가 힘들 것이다. 경기회복의 불씨를살리면서도 건설 등 일부 내수 업종의 과열을 경계해 경제거품이 다시 일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올해는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임기 5년의 사실상 마지막 해다.그런 만큼빈부 격차의 해소와 복지 정책의 보완 등 현 정부가 역점을두어 추진해온 중산층·서민층 생활안정 시책을 집중적으로보강해야 할 것이다. 6·15공동선언 2주년이 되는 올해도 남북관계는 정치 상황과 주변 정세에 비추어 극적인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어려울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관계도 교착상태에 있고, 북·일관계는 최근 북한 공작선으로 추정되는 ‘괴선박 격침사건’으로 더욱 나빠지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북정책은한반도 평화와 남북 화해협력이라는 큰 틀에서 꾸준히 추진해 나가야 한다.한반도가 세계 위기의 중심지로 부각되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집단이기주의가 팽배한 가운데 각종 갈등 현상이 증폭되면서 사회적 분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국가 정책의 결정 과정은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을 밟아야한다.건강보험,교원정년 문제 등에서 이를 절감해 왔다.지난해에는 국가인권위가 출범하고 의문사진상규명위,민주화보상심의위 등이 활동하는 등 국민인권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이 있었다.올해는 이런 기구들이 제몫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현 정부 들어 공직기강 확립과 부패척결을 강조해 왔지만최근의 각종 게이트 사건에서 보았듯이 권력형 비리가 꼬리를 물고 있다.이들 부패의 연결 고리가 되는 전근대적 연고주의를 끊기 위해서는 인사 탕평책과 함께 검찰 등 권력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임기말의 국정운영은 새로운 정책을 제시하기보다는 그동안 추진해온 국정과제의 마무리 작업에 최우선 순위를 두어야 할 것이다.김 대통령이 여당의 총재직을 사퇴한 것도 양대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고,월드컵 등 국제행사를 차질없이 치르기 위한 것이라고 할 때,대통령은 마지막 순간까지국정의 중심에 서 있어야 한다. 대한매일신보사는 올해 ‘민영화의 원년’을 맞게 됐다.지난해부터 착수한 소유구조 개편이 이달로 완결됨으로써 사원이 최대주주가 되는 명실상부한 독립언론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 것이다.우리는 항일구국의 창간 정신을 이어받아공익정론지로서 국민과 독자 여러분 앞에 새로운 결의로 다가갈 것을 약속 드린다.
  • 양국정상회담 성과/ 韓·英 경협강화 ‘합창’

    [런던 오풍연특파원] 4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열린 한·영 정상회담은 제3국 공동 진출 등 가시적인 경제협력에 대한 합의를 이끌어 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대(對)테러 국제공조를 위해긴밀히 협력키로 의견을 모은 것도 평가할 만하다. ●경제분야= 정상회담에 앞서 산자부가 로드쇼를 통해 유통업(TESCO) 등 영국기업으로부터 16억8,000만달러의 투자계약을 성사시키고,지방자치단체의 사회간접자본(SOC) 프로젝트분야에서 24억6,000만달러 규모의 투자상담을 이뤄낸것이 눈에 띈다. 수행중인 김동선(金東善) 정보통신부 차관은 이날 오후영국정부 및 정보통신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한국IT업체의 유럽진출 교두보 성격을 띤 IT지원센터(i-Park)개소식을 가졌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북한을 포함한 제3국의 건설 및 플랜트분야에 공동 진출키로한 것도 큰 성과이다.영국의 선진 금융 및 공학기술에 우리의 우수한 시공 능력을 접목한다는 구상이다. 양국 정부는 또 전자상거래 양해각서(MOU)를 체결,아시아와 유럽의 전자 상거래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반도 문제 및 대테러 공조 논의= 블레어 총리는 우리의 대북 화해협력정책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를 거듭 확인했다. 영국은 지난해 제3차 서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때유럽연합(EU) 회원국 중 처음으로 대북 수교방침을 천명하면서 우리의 대북정책에대한 지지의사를 분명히 한 바있다.영국은 EU 국가 가운데 두 번째로 북한에 상주공관을설치하기도 했다. 김 대통령은 반 테러 국제연대를 위한 영국 정부,특히 블레어 총리의 선도적 역할을 평가했다.실제 블레어 총리는32차례 셔틀외교와 60여차례 회담을 실시해 주목받고 있다. 테러 및 훌리건 대책을 위해 ‘한·영 양국간 월드컵 안전개최에 관한 당국간 협의’의 정례화에 합의한 것도 우리로서는 소득이라고 할 수 있다. poongynn@
  • 김대통령 “남북관계 화해협력에 최선”

    “노벨평화상은 타는 그 순간부터 책임이 가중된다.대통령직을 물러나도 평화상을 받은 책임을 다하기 위해 세계평화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나름대로 있는 힘 다해 노력하겠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와 함께 27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노벨평화상 수상 1주년 기념행사에 참석,당시를 회고하면서 이같이 거듭 다짐했다. 먼저 김 대통령은 노벨상을 받기까지의 공을 모두에게 돌리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몇 번 목숨을 내놓는 어려운고비를 넘겼지만 지금 대통령도 되고 평화상도 받은 것을생각할 때 참으로 행운”이라며 “저를 지지해 준 수많은국민들, 전 세계에서 나를 한 번도 본일도 없고 인연도 없는 분들 중 애쓰신 분들이 수없이 있다”고 감사함을 표시했다. 김 대통령은 ▲민주화 투신 ▲공산당 학살 직전 탈출 ▲군사정권 당시 4번의 죽을 고비 ▲6년 감옥생활 ▲30년 망명·연금 생활 등을 회상하며 감회에 젖는 듯했다.이에 참석자들도 한 인간의 파노라마 같은 일대기를 경청하며 숨소리를 낮췄다. 김 대통령은 통일문제에 언급,“내가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다하겠다는 생각이 없으며 무리할 필요도 없다”면서“그 다음 정권,그 다음 정권 해서 하면 된다”고 말했다. 국정의 최고책임자로서 남은 임기동안 역점을 둘 과제도제시했다.“나는 마지막까지 임무를 다하고 국정의 중심에서서 민주 인권국가로서 시장경제와 생산적 복지를 지향하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역설했다. ‘노벨평화상 시상식참석인사 모임’이 주최한 행사에는 김동완(金東完) 목사,정대(正大) 조계종 총무원장 등 각계 인사 150여명이 참석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김삼웅 칼럼] ‘중세의 가을’과 21세기 한국지식인

    요한 호이징가의 ‘중세의 가을’도 이랬을까.21세기 한국지식인 사회가 1400년경 중세를 닮는다면 비극이다.서양 중세는 기독교가 지배한 사회였다. 세상에 신의 뜻이 드러나지 않은 것이라곤 하나도 없던 시대에 성직자들이 신(종교)을 타락시키고 자신들은 부패했다.600년이 지난 지금 한국사회는 성직자의 자리를 지식인들이 차지했다.타락한 지식인들이 역사의 진보를 가로막고 사회를 혼탁시킨다. 한말 나라가 무너질 때 그나마 매천 황현과 같은 선비가있어 지식인의 도리를 다했다.“국가가 선비를 양성한 지 500년에 망국의 날이 오고 한 사람도 국가를 위해 순사한 사람이 없다하니 어찌 통탄할 일이 아니냐”면서 음독순국했다.낙향한 선비일 뿐 망국에 책임질 처지가 아닌 데도 ‘평생에 독서한 뜻’을 남기기 위해 죽음의 길을 택한 것, ‘독서인’ 즉 지식인의 무한책임을 매천이 보여준다. 21세기 ‘한국의 가을’에 일부 지식인들의 행태는 중세성직자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지식인이란 학자나 작가뿐만아니라 정치인·언론인·법조인·관료 등 많이 배우고 높은자리에 앉아있는 지도층을 총칭한다.그들은 오늘의 위치에오르기까지 많이 공부하고 학식을 쌓은 사람들이다.그런데배운 학식과 전문성을 목민(牧民)과 사회정의 구현에 쓰지않고 불의와 사익추구에 활용한다. 조선왕조 후기는 주자학이 교조화되면서 지식인들이 타락하고 수구화되어 일본과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하고 나라를빼앗겼다. 한국의 수구지식인 그룹은 일제 부역자들과 분단주의자들이 역대 독재정권과 결탁하면서 지배세력으로 자리잡았다. 이들은 이승만 정권에서 노태우 정권에 이르기까지 실질적인 지배집단으로 군림하고 90년대 이후 민주화 시대에는 지역주의와 색깔론을 통해 개혁세력에 도전하면서 지배권의탈환을 기도한다.김대중 정권의 임기후반과 함께 수구세력은 실질적으로 권력의 상당부분을 장악했다.정치권과 여론기관을 장악하고 50년 집권기간에 심어 둔 조직과 인맥을통해 정보기관의 각종 고급정보를 빼낸다. 족벌신문에 정기적 또는 사안별로 기고하는 지식인 군상을보면 지금이 유신시대인지 5공시대인지 혼란에 빠진다. 민주화를 짓밟고 색깔론을 편 ‘그 때 그 사람들’이거나 그들의 혈통을 이은 아류(亞流)들이다. 이들은 탈세언론을 비호하고 대북 화해협력을 ‘퍼주기’로 매도한다.일본재무장은 침묵하면서 북한이라면 치를 떤다.시민단체를 홍위병으로 몰고 개혁정책에 붉은색을 칠한다.독재 부역자·어용 지식인들이 반 DJ진영에 서면 투사가되고 개혁을 비판하면 족벌신문에 지면이 주어진다. 군사독재와 유착해온 신문이나 ‘곡학아세’ 작가의 소설이 가장 많이 팔리고 영향력 있는 언론인·작가가 된다.부패한 관리나 법조인도 정계에 나가면 선량이 되고 구시대의수구지식인들이 신세기 여론의 향도역할을 한다. 권력주변에 조폭이 기생하고 검찰·국정원의 ‘꼴뚜기’들과 결탁하여 세력화한다.이들에 빌미를 준 ‘권력주변’도척결의 대상이지만 정치인 관련 사건에는 흐물거리는 검찰역시 숙정의 대상이다.깡패조폭보다 ‘언론조폭’‘지식인조폭’의 패악이 더 심하다. 프랑스가 나치를 청산할 때 기업·관료에 비해 언론·지식인을 무겁게 처단한 것은 그들의패악이 훨씬 심했기 때문이다. 법관이라고 다르지 않다.선거재판은 기간이 명시돼 있음에도 정치인재판을 질질 끌고 사회적 강자는 도주나 증거 인멸이 없다면서 풀어주고 약자는 구속재판한다.의사들이 정치참여를 선언하고 교수와 공무원들까지 노조결성에 나섰다.대학사회의 표절시비가 이어지고 정치권 줄서기도 끊이지않는다.수구지식인이 지배하는 지식인 사회가 달팽이처럼갑골(甲骨)에 갇히고 그 뿔위에서 쟁투하는 형상이다. 지식인집단의 타락과 이기주의가 극에 달했다.유럽 ‘중세의 가을’은 계몽주의 지식인들에 의해 르네상스를 열었는데 한국 21세기 수구 지식인들은 역사의 시계를 거꾸로 돌린다.그래서 이 가을의 끝자락이 더욱 쓸쓸하다. 김삼웅 주필 kimsu@
  • 금융·기업 구조조정 절반의 성공…갈길 멀다

    ‘성과는 많지만,갈 길은 여전히 멀다’ 금융·기업구조조정에 대한 세계적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종합평가다.S&P는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한 주요 이유의 하나로 금융·기업구조조정을 꼽으면서도 구조조정의 마무리를 강조했다.미완의개혁이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은 내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등 정치일정을감안하면 금융·기업구조조정을 가급적 연내에 마무리지어야 한다고 강조한다.하지만 부실기업의 처리시한을 정해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목소리를모은다. ●성과는=부실기업과 부실자산 정리를 빠르게 할 수 있는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이 시행되고 자산관리공사가 3조8,000억원의 자산을 매각한 점을 S&P는 높이 평가했다.공기업민영화와 대우자동차·현대투신증권의 매각 추진도 성과로 꼽았다.한국개발연구원(KDI) 한 관계자는 “기업·금융구조조정은 75점 정도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금융연구원 김병연(金炳淵) 연구위원은 “기업구조조정을 마무리지었어야 했는데 완결하지는 못했다”며 하이닉스반도체·현대투신증권의 처리 미흡을 꼽았다.그러나 금융구조조정은 수익성 위주의 경영을 유도하고 건전성을 강화했다는 측면에서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으로 평가했다. 국민·주택은행이 합병한 메머드 국민은행의 탄생은 구조조정의 직접적인 결과는 아니지만,금융기관의 효율성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올해 3·4분기까지 금융기관의 순수익 2조9,000억원 가운데 통합 국민은행의 순수익이 1조5,000억원이다.이런 점이 다른 은행들의 합병추진에 동력이 되고 있다. ●과제는=구조조정의 과제로 정부보유 은행의 민영화와 하이닉스반도체 문제 해결 등이 꼽힌다.S&P의 로버트 리처드 북태평양 공기업 및 공익사업 신용평가 담당 전무는 “구조조정의 완결은 신용문화 정착을 통해 시장의 요구에 따라 기업들이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정부가 부채비율 200% 축소와 같이 가이드라인을 일률적으로 제시하기 보다 채권단이 기업의 리스크(위험)와 수익률을 감안해 자율적으로 정해 건전성을높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한양대 나성린(羅城麟)교수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보다 부실기업들이 시장원리에 따라 처리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특히 내년 선거 일정을 감안하면 연내에 부실기업들이 처리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기업4곳 구조조정 중간점검. [대한생명] 지난달 25일부터 인수후보 업체들이 실사 중이다.정부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하지 않고 곧바로 매각대상자를 선정한다는 방침이다.당초 1∼2곳의 우선협상 대상자를 정한 뒤 실무협상을 거쳐 최종인수자를 정할 계획이었다.정부 관계자는 “매각작업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바로 인수업체 선정과 가격협상에 들어가기로 했다”면서“이르면 다음달 중 인수업체가 선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력한 후보로는 한화와 미국의 메트라이프생명이 꼽힌다.미국 AIG그룹도 지난달 초 인수의향서를 냈으나 최근 투자조건 등을 이유로 매각주간사인 메릴린치에 인수포기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진다.한화는 일본 오릭스와 컨소시엄을 구성,대한생명뿐아니라 63빌딩까지 일괄 인수하겠다는 내용의 의향서를 지난달 초 제출했다.30여명이 실사 중이다.메트라이프도 전문인력을 동원,실사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있다.대한생명은 삼성·교보생명과 함께 생보업계 3대 대형사로 올 상반기에 2,669억원의 당기순익을 냈다. [현대투신] 서울과 미국 뉴욕에서 정부와 AIG컨소시엄간매각협상이 진행 중이다.AIG컨소시엄은 현대증권·현대투신·현대투신운용 등에 1,1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었다.정부와 미국 AIG컨소시엄이 체결한 이행각서(MOU) 효력시한은 오는 12월31일까지.이때까지 협상이 성사되지않으면 MOU효력이 없어진다.당초 본계약 시한은 10월 말이었다.그러나 미국 테러사건 여파로 체결이 지연됐다. 현대측은 AIG측이 요구했던 △발행가(7,000원) 기준으로5%를 현금 배당하고 △현금배당이 안되면 배당금을 우선주로 주는 것 등을 놓고 협상 중이다.그러나 본계약이 체결되더라도 현투증권 소액주주의 감자여부가 뜨거운 쟁점이될 전망이다.정부는 감자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그러나 현투증권 노조를 중심으로 한 소액주주들은 감자가 이뤄질 경우 주주고객의 예치금 전액인출이 예상된다고 반발하고 있다.이들은 현대투신 부실은 89년 12·12 증시부양조치,대우그룹 부도처리 등 정책오류로 인해 발생한 만큼 소액주주에까지 부실경영의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는주장이다. [서울은행] 이달안에 국내매각 등을 담은 경영정상화안을마련,공적자금관리위원회에 낼 예정이다.큰 틀은 국내 우량기업에 매각,경영정상화를 이룬다는 것이지만 여의치 않으면 다른 은행과의 합병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은행의 구조조정은 우여곡절을 거쳤다.97년말 경영위기에 봉착한 뒤 해외매각이 추진됐고,99년 홍콩상하이은행(HSBC)과 협상을 벌였지만 결렬됐다.올 7월부터는 도이체방크캐피털파트너스(DBCP)와 2차 해외매각 협상을 벌였다가 또 결렸됐다.정부는 지난 10월 해외매각 중단을 발표하면서 서울은행에 매각방안 마련을 일임했고,은행측은 국내 금융전업그룹 등으로의 매각을 추진해 왔다. 현재 6∼7개 기업이 서울은행 인수를 타진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은 분위기다.산업자본의 의결권 제한(4%)과 6,000억원이 넘는 인수대금이 부담요인이 되고 있다. 강정원(姜正元) 행장은 “국내기업 및 외국투자가 등과 계속 접촉하고 있어 조만간 매각이 가시화될 것” 이라고 말했다. [하이닉스반도체] 채권단 지원안이 지난 12일 주총에서 통과되고,아더앤더슨의 실사결과가 16일 발표되면서 하이닉스반도체의 구조조정도 가속도가 붙고 있다. 최근 반도체 가격의 상승 분위기와 함께 비반도체 부문의 자산매각이 하나씩 이뤄지고 있어 향후 자구안도 탄력받을 전망이다.그러나 반도체 설비매각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외국업체와 합병설까지 있어 해법이 쉽지 않다.내년도 반도체 시장도 전망이 밝지 않다.이런 상황에서 신국환(辛國煥) 전 산업자원부장관을 위원장으로 한 구조조정특별위원회가 발족,그동안 제시됐던 구조조정안을 재검토하고 나섰다.금명간 설비매각·합병을 담은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채권단 관계자는 “하이닉스가 채권단의 신규지원·출자전환·부채탕감을 통해 유동성 개선효과를 거뒀지만 어디까지나 단기처방뿐”이라며 “근본적인 구조조정 추진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박현갑 김미경기자 eagleduo@
  • 고르바초프 고대 초청 강연

    방한 중인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19일 오후 고려대 정책대학원 주최로 인촌기념관 대강당에서 ‘세계 정세와 한반도의 미래’라는 주제로 강연회를 가졌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각계 인사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북아 정세에서 가장 중요한 변수는 한반도의 분단”이라면서 “김대중 대통령이 추진해온 햇볕정책만이한반도와 동북아 정세를 안정시키는 유일한 방안”이라고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푸틴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균형적인 대한반도 정책이 남북간의 평화적이고 민주적인 통일을 달성하는데 건설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확신한다”면서 “한국은 6자회담 등을 통해 러시아를 좀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부시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관련해서는 “남북대화에문제를 제기하는 방식으로 한반도의 화해협력을 오히려 가로막고 있다”고 진단했다.사회·정치연구기관인 고르바초프재단 이사장,국제 환경단체인 그린 크로스 총재 자격으로 방한한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강연회에 앞서 김대중대통령을 예방했으며,21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창구기자 window2@
  • [김삼웅 칼럼] 바깥세상에 눈감고 개혁 후퇴하고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은 국제무역 질서의 근본적변화를 예고한다.우리에게도 엄청난 파장이 예상된다.세계의 관심이 아프간에 쏠려 있을 때 5,200t급 일본자위대 함정 3척이 미국의 아프간공격을 지원한다는 목적으로 출항했다. 2차대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일본정부는 곧 구축함과 보급함을 증파할 예정이다. 동시적인 두 사건은 한반도 주변의 엄청난 상황변화를 예고한다.바깥세상의 이런 변화를 아는지 모르는지 금강산에서열린 남북 장관급회담은 결렬됐다.6·15 남북정상회담 이후장관급회담에서 공동보도문을 내지 못한 것은 처음이다. 우리는 늘 그랬다.일본이 조총을 만들고 조선침략을 준비할 때 조정은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눈이 ‘고양이 눈인가 쥐눈인가’로 싸우다 왜란을 맞고,망해 가는 상국(上國:명나라)에 의지할 것인가 일어서는 오랑케(淸國)에 기댈 것인가의‘의리론과 대세론’으로 맞서다 호란을 당했다.한말 개화·쇄국론과 망국의 과정도 비슷하다. 멘델이 완두콩의 교배실험을 통해 유전법칙을 제창할 때(1866년) 우리는 천주교도들 처형하는 병인교란(丙寅敎難)으로세월을 보내고 왓슨과 크릭이 DNA의 이중나선(二重螺旋)구조를 밝혀 생명의 비밀을 규명할 때(1953년) 6·25동족상잔으로 ‘피바다’를 이뤘다.지금 다시 남북한이 회담장소 문제로 시비하고 있을 때 중국은 15년 숙원의 WTO에 가입하고,일본은 50년 숙원의 해외출병을 감행했다.우리 농수산물의 추가개방이 불가피한 WTO 뉴라운드도 출범했다. 김대중 대통령의 민주당총재 사퇴는 우리 정치의 새로운 패턴을 만들 수 있는 좋은 기회다.임기를 15개월 남겨둔 대통령의 집권당총재직 사퇴는 그동안 야당이 줄기차게 요구해온 일이고 여당으로서는 새 지도력과 자생력을 키울 수 있는호기인 셈이다. 그런데 민주당의 ‘대선주자’로 불리는 지도급 인사들은당내 경선문제 이외에는 관심이 없어 보인다.남북문제·외교정책·W TO 뉴라운드·농어민대책·청년실업·언론개혁 등에 아무런 비전도 내놓지 않는다(노무현 고문은 언론개혁방안제시).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발언이나 행동보다 성실한 정책과 비전을 통해 국민을 설득하고 지지받는 새 시대 지도력이 요구된다.‘도토리 키재기’식 지도력으로는 21세기 험난한 국사를 담당하기 어렵다. 한나라당은 62세로 낮춘 교원정년을 다시 63세로 연장하는교육공무원법개정안을 국회에 냈다.교원정년을 늘리면 교원부족 현상은 어느 정도 완화될지 모르지만 교단의 고령화는심각해진다.국가정책의 일관성도 무너진다. 또한 남북교류협력법등을 고치겠다고 한다.개별적인 기금사용에 일일이 국회동의를 받도록 하겠다는 것이다.남북협력기금을 집행하면서 5억원 이상의 기금을 사용할 때마다 국회의 동의를 받으라는 것은 사실상 정부의 대북화해협력 정책을 차단하고 6·15남북선언 이전으로 회귀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스럽다. 내년부터 시행하기로한 건강보험 재통합을 백지화하는 내용의 국민건강보험법개정은 이회창 총재도 1997년 대선 때 ‘건보통합’을 공약했던 것인데 이제 정착단계에서 다시 원상으로 되돌리려는 것은 너무 표만 의식하는 것 같다. 각종 여론조사는 여야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무당파’ 유권자가60%를 넘는다.현재의 여야당을 불신한다는뜻이다.국민의 정치불신이 비등점에 이르렀다.국내외 정세로 보아 정치가 달라져야 할 시점이다. 9·11테러사건은 미국중심 단극체제 붕괴의 한 계기로 볼수도 있다.21세기 국제권력정치 변화의 조짐이다.반면에 중국의 WTO 가입과 일본의 해외파병사건은 동북아질서의 새로운 변화의 징조이다. 정치인들이 언제까지나 대권놀음에 도끼자루 썩는 줄 모른다면 급변하는 국제격랑에 국가명운이 어렵게 될지 모른다. 민주당은 ‘새천년’의 이름값을 하는 정당으로 개혁에 힘을 모으라. 한나라당은 ‘조자룡 헌칼 쓰듯’ 수의 힘으로개혁을 후퇴시키는 일을 삼가야 한다. 바깥세상은 무섭게변하고 있다. 김삼웅 주필 kimsu@
  • 김대통령·고르비 오찬 “일관된 햇볕정책에 경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19일 낮 방한중인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을 청와대로 초청,오찬을 함께하며 테러근절 문제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방한은 이번이 네번째다. 김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국과 러시아는 지난 90년 수교 이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공통이념과 상호 보완적인 경제구조를 기초로 지속적인 관계발전을 이뤄왔다”고 평가한 뒤 “양국간 협력관계를 바탕으로 대북한 관계와 러시아수역내 조업문제 등 상호 관심사가 원만히 추진돼 나가기를바란다”고 말했다. 또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페레스트로이카는 인류 평화를 위한 새로운 역사의 시작이었다”면서 “앞으로 세계평화를 위해 빈곤문제 해결과 문명간,종교간 대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미 테러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한국 정부는국제사회가 취하고 있는 조치들을 적극 지지하며 테러근절을 위한 국제연대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에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김 대통령의 일관된 햇볕정책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남북한의화해협력은 아·태지역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풍연기자
  • 남북관계 다시 찬바람

    ■장관급회담 결렬 안팎. [금강산 공동취재단·진경호기자] 북한은 지난달 12일 제 4차 이산가족 방문단 교환을 일방적으로 연기하면서 그 이유로 ‘남조선에 조성된 정세’를 내세웠다. 이어 한달만인지난 12일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남조선 당국자들이 속에칼을 품고 회담장에 나와서 웃음을 짓는 것이야말로 안팎이 다른 위선적 행동”이라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처럼 9·11 미국 테러사태 이후 취한 남측의 비상경계조치에 대한 북측의 강력한 반발 기류는 6박7일간의 6차 장관급회담을 관통했고,결국 회담 결렬의 직접 원인으로 작용했다.북측은 비상경계조치에 따른 남측지역의 안전성을 내세워 이산가족 상봉,경제협력추진위,장관급회담 등을 모두 금강산에서 개최하자고 주장,회담을 파국으로 몰아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측은 “(북측의 트집이)협상용인지 아닌지,진심을 모르겠다”고 털어놓는 등 북측 전략·전술에 대한 몰이해와 대응력 부재를 드러냈다.게다가 “북한에 원칙없이끌려다닌다”는 내부의 비난을 의식,경협추진위 2차회의 및7차 장관급회담의 서울개최 원칙을 고수, 협상의 여지를 없앴다. 그러나 이같은 대립은 외형적 원인일 뿐 북측은 ‘치밀하게 계산된 억지주장’을 토대로 회담을 결렬로 이끌었다는분석이 유력하다.북한은 반테러전쟁 이후의 국제정세,남한의 정치일정 등을 두루 감안해 남북대화의 폭과 속도 등을조절하고 있다는 해석이다. 김성철(金聖哲) 통일연구원 통일정책실장은 “북한 군부등 강경세력들의 입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말했다.고유환(高有煥)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남북대화와이산가족 상봉의 장소로 금강산지역을 고집하는 것은 남북교류 활성화에 따른 체제이완 현상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우리측 회담 관계자는 물론 대다수 전문가들은 6·15 정상회담 이후 처음인 이번 회담 결렬 뒤의 남북관계가 냉각기를 거칠 것으로 전망했다. 서주석(徐柱錫) 한국국방연구원 북한군사연구팀장은 “지난해만 해도 양측은 장관급 회담이란 제도적인 틀을 존중해왔는데 최근 그러지 못한 느낌”이라며 “앞으로 남북관계는 냉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이에 대해고유환 교수는 “이번 회담결과가 남북한 모두에 부담이 될것이기 때문에 북한도 남북관계를 무조건 경색국면으로 끌고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jade@. ■홍순영수석대표 문답. [금강산 공동취재단·진경호기자] 제 6차 남북 장관급회담남측 수석대표인 홍순영(洪淳瑛) 통일부 장관은 14일 속초항으로 돌아오는 설봉호 선상에서 이번 회담과 관련,“이산가족 상봉 문제를 미결로 두고 회의를 끝내 유감”이라며아쉬움을 토로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협상 중단 이유는. 회담을 이틀이나 연장했다.양측 사이에 테러사태에 대한 인식 차이가 있었다. ▲합의 도출에 실패한 이유와 북측의 속셈은. 북측은 자기네 주장을 해가면서 합의를 도출하려 했을 것이다.진정으로위협의식을 가졌을 수도 있고 화해협력정책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북한내에 있을 것으로 짐작할 뿐이다.이번에 합의가안된 것은 우리 주장이 확고한데 비해 북한이 받아들이지않았기 때문이다. ▲남북대화 전망은. 시간이 지나야 할 것이다.국제정세가안정되고 남북간 의구심이 불식될 때까지 남북대화를 재개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이다. ▲얼마나 걸릴까. 지켜보자.평화공존 외에는 대안이 없는만큼 대화는 계속돼야 한다.평화공존은 대결의 시대만큼 관리하기 힘들다는 것을 절감했다.
  • 정부, 장관급회담 금강산 개최 제의

    정부는 2일 북측에 전화통지문을 보내 오는 9일부터 12일까지 금강산에서 6차 남북장관급회담을 개최하자고 제의했다. 회담 남측수석대표인 홍순영(洪淳瑛)통일부장관 이름의 전통문에서 “이산가족 상봉 등 5차 회담의 합의사항들이 성사되지 못하고 있는 데 대해 내외의 우려가 높다”면서 “6차 회담에서 상호존중과 신뢰를 바탕으로 평화와 화해협력을 지향하는 쌍방의 의지를 확인토록 하자”고 강조했다. 정부는 특히 “이산가족방문단 상호교환을 비롯,남북간에이행되지 않고 있는 합의사항들의 추진일정을 새로 정하는문제에 대해 논의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이례적으로 회담의제를 미리 제시했다. 진경호기자 jade@
  • 이부영씨 개혁신당 시사

    한나라당 내 개혁파 중진인 이부영(李富榮) 부총재는 1일 “중도적 입장에서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는 세력이있어야 하며,이제 조건이 성숙해졌다”고 말해 개혁신당의출현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부총재는 이날 인터넷 신문인 오마이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갈등을 해소하고 남북 화해협력을 이뤄낼 수 있는, 특정지역 중심이 아니라 전국에 걸친 중간세력이 나오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찬구기자 ckpark@
  • [김삼웅 칼럼] 낙엽지는 계절에 정치인들에게

    단풍철인가 했더니 어느새 낙엽이 진다.가을이 저문다.기온도 뚝 떨어졌다.이맘때면 사념과 사유가 깊어간다.음수사원(飮水思源),물을 마실 때는 근원을 생각하라 했던가. 저문 계절에 낙엽이 흩날린다.쾌청한 날씨로 올 단풍은 색깔도 선연하더니 소슬바람에 우수수 진다.짓밟혀도 소리치지 않고 태워지면서도 향기를 잃지 않는 낙엽의 순수는 신록이나 단풍이 따르지 못한다.사명을 다하고 미련없이 떠나는 낙엽귀근(落葉歸根),생명 순환을 보여준다. 정치인들의 광기어린 공방전도 재·보궐선거가 끝나면서멈칫한다.하지만 언제 또 재발할지 국민은 불안하다.국회의원들이 정기국회는 팽개치고 비어있는 1% 남짓한 국회의석을 차지하고자 벌인 추태와 격돌은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말한다.오죽하면 외국회사가 한국정치인들이 국회에서 멱살을 잡고 싸우는 장면을 TV셔츠광고에 사용했을까. 잎새를 떨군 나무들은 겨울채비를 서두는데 정치인들은 그동안 나라살림 챙기고 갈수록 벅찬 국제파고에 대비하는 노력을 해왔는가.오로지 당파심에서 극렬하고 소름끼치는성명서란 이름의 ‘크루즈 미사일’을 상대 진영에 날리면서국민을 실망시키지 않았는가.‘공존’의 대상끼리 면책특권이란 이름의 언어테러를 일삼고 시대착오적인 색깔론의 탄저균을 살포하지 않았는가.정치인들은 민생이나 국가장래는안중에 없고 자나깨나 차기대권이다. 부끄러운 정치의 현주소이고 자화상이 아닌가. 미 테러사태로 세계경기의 위축과 함께 우리 경기도 크게위협받고 있다.미국·유럽연합(EU)·일본 등 주요 선진국가들의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우리 주력수출품목에 대한 통상압력이 거세진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자국 철강산업 보호란 이름으로 수입철강에 대한 산업피해 판정을 내렸다.미국정부와 의회는 한국이 자동차 관세율을 현재 8%(자동차기준)에서 2.5%까지 내리지 않으면 보복하겠다고 압박한다.유럽연합은 한국 조선업체들이 정부보조금을 받는다며 철회하지 않을 경우 국제무역기구(WTO)에 제소하겠다고 협박한다.일본기업들도 4개 반도체 업체가 한국기업들의 메모리반도체 덤핑수출로 피해를 보고 있다며 반(反)덤핑관세를 본국정부에 신청할 방침이라고 한다. 우리의 주력업종을 둘러싼 통상마찰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성장한국’의 상징으로 수출의 효자노릇을해온 삼성전자 반도체가 3·4분기에 3,800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미국 백악관까지 침투한 탄저균 테러는 결코 남의 일만은아닐지 모른다.미국의 테러보복공격 이후 일본의 재무장 움직임이 더욱 노골화되고 있다.공중조기경보통제기 4대와 7,000t급 이지스함 4척을 이미 실전에 배치한 일본은 자위대의 활동범위를 제3국 영토나 영공으로까지 확대하려는 ‘테러지원 특별조치법’을 서둘고 있다. 미국 부시대통령 집권 이후 햇볕정책에 의한 남북간의 자주적 평화정착 노력은 계속 겉돌고 있다.이를 빌미로 남북관계를 냉전시대로 되돌리고 화해협력 노력을 좌경으로 매도하는 도전이 거세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우리 경제성장률을 2.2%로 낮춰잡고 내년에도 3.3%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을 내놓았다. 김용운씨(한양대명예교수)는 최근 ‘생명 패러다임의 눈으로’ 21세기를 전망하는 7가지를제시했다.(‘불교와 카오스’)①유전자 조작으로 질병에 강한 새로운 인간형 등장②새로운 식량 또는 슈퍼 품종으로 생태계 크게 변화,품종의 소수화,환경의 격변으로 인류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 봉착 ③종교와 과학이 서로 접근 ④이론보다는 현실을 중시하는 여실지견(如實知見)의 사조가 강하게 나타난다 ⑤영어의제 2국어화와 한자 복권 ⑥한반도 통일정부수립 ⑦한반도영세중립과 한·중·일 중심의 아시아 공동체형성. 정치인들은 권력싸움에 앞서 국가장기발전의 전략수립과정책수행에 노력해야 한다.뿌리로 돌아가 생명순환의 밑거름이 되는 낙엽이 거룩해 보이는 계절이다. 김삼웅 주필 kimsu@
  • [김삼웅 칼럼] 뉘라 ‘역사의 가정’을 부질없다는가

    ‘마침내’ 미국의 아프간공습이 개시되었다.지난달 11일무역센터와 펜타곤이 테러공격을 당한 지 28일만에 미국과영국이 아프간공습에 나선 것이다.테러사건과 보복전의 세계적인 전란에도 한반도가 안전지대로 자리잡은 것은 6·15정상회담의 성과라는 평가다. 그동안 소강국면에서 북한상선의 침범과 ‘평축행사’해프닝 등 불상사도 따랐지만 남북정상회담의 큰 틀이 유지되고한반도가 세계적 위기상태에서 한발 비켜선 것은 다행이다. 국제냉전종식 이후에도 이데올로기대립·문명충돌·종교전쟁·영토싸움·자원쟁탈전 등 지구촌의 폭력가능성은 상존한다.여기에 21세기형 ‘추악한 전쟁’으로 불리는 국제테러단의 도발까지 끼어든다.한반도의 안전장치가 필요한 외생(外生)변수들이다. 국제정세가 불안할수록 남북한은 대화와 협력관계에 성실한 자세가 요구된다.국방부는 지난 6일 경의선 관련 군당국간 합의서의 서명·발효를 위해 남북군사실무회담수석대표접촉을 제의했다.경의선철도 연결 및 도로개설 공사를 더이상 늦출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 러시아철도담당 고위 인사가 평양을 다녀가는 등 러시아의 횡단철도와 한반도의 종단철도 연결에 국제적 관심사가 높다.한반도를 중심으로 남북한과 중국·러시아·일본·몽골 등 동북아 심장부를 관통하는 대륙철도 연결은 우리 물류비용 절감은 물론 북한에도 많은 이익이 따르고 남북평화체제 구축에 기반이 된다. 그런데 우리 내부에는 여전히 쌀이 남아 처치곤란해도 나눠줘선 안되고,대통령의 말꼬리나 잡아 색깔론을 펴고,화해협력을 흠집내는 냉전세력이 여론을 좌우한다.맹자는 식자(識者)중 ‘하지하(下之下)’는 “터럭을 불어 흠집을 찾는(취모멱자:吹毛覓疵)무리”라 했다.세계사의 큰 흐름,분단사의 아픔을 외면하는 소인배들을 일컫는 말이겠다. 역사상 남북분열 시대에 남북은 세차례의 중요한 회담을가졌다.과거 두차례 회담은 실패하여 민족사에 엄청난 재앙을 초래했고,최근의 회담은 진행형이라 아직 속단은 이르다. 제1화:서기 642년 이맘때,신라의 강자 김춘추는 선덕여왕의 내락을 받고 단신으로 고구려 수도 평양성을 방문했다.당시 신라는백제의 침공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김춘추는 연개소문과 만나 ‘양국의 오랜 상쟁 중단’을 제안하고백제공격을 위한 군사지원을 요청했다.이에 연개소문은 90년째 점령중인 구고구려 영토인 죽령 이북의 땅을 돌려주면 구원병을 보내주겠다고 딴죽을 걸었다. 결국 ‘제1차 남북회담’은 결렬되고,구금됐다가 귀환한 김춘추는 당나라 군사를 끌어들여 백제와 고구려를 멸망시켰다.7세기 중엽 남북의 두 강자가 대륙정세를 꿰뚫고 협력체제를 구축했다면 고구려·신라의 운명은 물론 한국고대사는 크게 달랐을 것이다. 제2화:1949년 4월 백범 김구는 “통일된 조국을 건설하려다가 38선을 베고 쓰러질지언정 일신의 구차한 안일을 취해 단독정부를 세우는 데는 협력하지 않겠다”면서 38선을넘어 북한에 갔다.김규식과 함께 평양에서 김일성,김두봉과 만나 분단으로 찢어지는 민족을 다시 묶으려 노력했지만성공하지 못했다.얼마후 백범은 암살되고 남북은 6·25전쟁에 이어 반세기 넘는 분단사를 겪고있다. 제3화:2000년 6월13일 김대중대통령은 국적기를 타고평양으로 날아가 6·15남북정상회담을 갖고 5개항에 합의했다.적대관계의 두 정상이 평화와 협력문제를 논의한 것 그 자체가 큰 변화이고 획기적인 일이다. 김춘추와 연개소문,김구와 김일성의 회담이 성공했다면 한국사의 흐름은 크게 달라졌을 것이다.고구려의 광대한 영토를 잃지 않았을지 모르고,6·25동족상잔을 겪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뉘라 ‘역사의 가정(假定)’을 부질없다 하는가.역사는 부단히 다시 해석하고 가정하고 교훈을 도출해야 한다.역사에서 교훈을 찾지 못하면 역사의 보복을 받는다 하지않던가. 남북회담은 진전돼야 한다.민족문제만큼은 정파를 뛰어넘어야 한다.과거 ‘남북회담’의 실패나 이번 미국 테러와보복전의 교훈이라면 남북한이 점점 벌어지는 의식과 사고,이에 따른 문화와 행동양식이 또다른 ‘문명’의 길로 갈라서기 전에 협력과 공존체제를 만드는 일이다. 김삼웅 주필 kims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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