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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홀리필드 ‘불혹의 투혼’

    전 복싱 헤비급 세계챔피언 에반더 홀리필드가 44세에 링으로 복귀한다. AP통신 등은 1년 9개월 전, 링을 떠난 홀리필드가 19일 미국 텍사스주 아메리칸에어라인센터에서 열리는 헤비급 경기에서 10라운드 복귀전을 치른다고 18일 보도했다. 상대는 역시 복싱계를 은퇴하고 보험회사에 근무하고 있는 제레미 베이츠(32). 통산 네 차례 헤비급 왕좌에 오른 홀리필드는 통산 38승(25KO)2무8패를 기록 중이다.‘핵주먹’ 마이크 타이슨을 두 번이나 꺾으며 인기를 모았던 복서다.1997년 타이틀 매치에서 타이슨이 홀리필드의 귀를 물어 뜯은 사건은 세계 복싱 사상 최고의 해프닝이기도 하다. 2003년 10월 제임스 토니에게 무참하게 패하는 등 최근 6경기에서 단 한 번 승리했을 정도로 내리막길을 걸었다.2004년 11월 경기에서 래리 도널드에게 밀리며 뚜렷한 노쇠 기미를 보였고, 뉴욕주 체육위원회(NYSAC)로부터 건강상 이유로 무기한 출장 금지조치를 당했다. 하지만 링 복귀를 위해 꾸준히 훈련했고, 마침내 텍사스주로부터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허가를 받아냈다. 2007년 세계 타이틀에 도전할 계획인 홀리필드는 “내가 여전히 싸울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싶다.”면서 “다른 선수들이 내 열정을 꺾을 수 있을 때 은퇴하겠다. 장소는 베이징이 될 것”이라고 말해 2008년 베이징올림픽 출전까지 바라보고 있음을 내비쳤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환율 주문실수 ‘해프닝’…개장가 10원 급락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선 보기 드문 ‘해프닝’이 벌어졌다. 오전 9시 개장과 함께 원·달러 환율이 10원 이상 떨어지면서 955원을 기록했다. 누군가 달러를 갑자기 싸게 팔았다는 것이다. 환율은 바로 정상 궤도를 찾아 965원을 오르내렸지만 ‘비정상적’인 거래에 대한 궁금증은 증폭됐다. 해답은 금세 드러났다. 모건스탠리에서 달러매도 주문을 내면서 자판을 잘못 두드려 965원을 955원으로 입력했다는 것. 외환시장 관계자는 “거래액이 1000만달러이지만 외환시장에서는 소규모로 받아들여지는 데다 매매 당사자가 누군지 바로 확인돼 거래를 취소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외환시장은 증권시장과 달리 시장 참여자가 한정된 데다 거래가 장외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거래자들을 쉽게 확인할 수가 있다. 또한 프로그램 매매에 따라 가장 좋은 가격으로 달러를 사겠다고 미리 주문을 낸 경우도 있어 실수에 의한 거래는 당사자들끼리 양해가 된다고 시장 관계자들은 설명했다. 한편 이날 외환시장에서는 미국의 7월 생산자 물가지수(PPI)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원·엔 환율이 떨어진 여파(달러화 약세)로 원·달러 환율도 약세를 보였지만 결국 0.6원 떨어진 965.2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증시에서 외국인의 순매도로 달러화 매수세가 늘었으나 외환 딜러들이 매도를 자제한 결과로 시장에선 보고 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공직초대석] 쌍둥이사무관 유승주·유승표 씨

    [공직초대석] 쌍둥이사무관 유승주·유승표 씨

    “생김새도, 직업도 같지만 생각은 달라요. 하지만 어느 자리에서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공무원이 되는 것은 공통된 꿈이죠.” 쌍둥이는 비슷한 길을 걷는 모습을 종종 본다. 살아온 환경이나 습성 등이 비슷하기 때문일까. 중앙인사위원회 정책총괄과 유승주(35) 사무관과 국무조정실 자체평가총괄팀 유승표 사무관 역시 외모뿐 아니라 ‘충실한 공복(公僕)’이라는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있는 쌍둥이다. ●대학부터 직업까지 ‘쌍둥이’ 유 사무관 형제는 이미 뉴스에 오르내린 경력이 있다. 두 사람 모두 서울대 91학번. 승주씨는 독어교육과, 승표씨는 불어교육과를 졸업했다. 각각 과 차석, 과 수석으로 입학하면서 세간의 화제가 됐다. 나란히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졸업한 것도 같다. 하지만 공직 입문은 형 승주씨가 빨랐다. 승주씨는 1999년 행정고시 43회, 승표씨는 2001년 45회에 합격했다. 대학원까지 늘 붙어다녔지만 승표씨가 18개월동안 방위병으로 근무를 하는 바람에 격차가 생겼다. 두 사람이 공무원을 직업으로 선택한 데에는 2003년 작고한 아버지 유명종씨의 영향이 컸다. 선친은 퇴계 철학의 권위자로 동아대 교수와 한국동양철학학회 회장을 지냈다. 승주씨는 “어렸을 때부터 ‘공무원처럼 사회를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일을 하라.’는 가르침을 받았던 것이 공직 입문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두 사람은 여간해서 나란히 앉지 않는다. 이목이 집중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오래전부터 생긴 버릇이다. 사무실도 광화문에 모여 있다 보니 해프닝도 종종 일어난다. 승표씨는 “거리를 지나다 간혹 낯선 사람들이 반갑게 인사를 하곤 한다. 그럴 때면 ‘인사위 유승주 사무관의 동생’이라고 먼저 소개를 한다.”며 미소지었다. ●사회 위한 공직자 같은 목표 가장 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형제는 업무상 고민거리도 가장 먼저 서로 상의한다. 승표씨는 “상대 부처 정책의 결과 뿐 아니라 배경이나 뒷이야기까지 공유할 수 있어 함께 이해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면서 “하지만 같은 부처에서 일하게 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했다. 두 사람의 성격은 조금 다르다. 승주씨는 외향적이고 대범하지만 승표씨는 내성적이면서도 꼼꼼하다. 외모도 동생 쪽이 좀더 곱상한 편이랄까. 대신 형의 표정이 더 밝다. 그러나 우열을 가리기 힘든 주당(酒黨)이다. 정부 혁신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방향도 조금은 다르다. 형은 적극적 추진을 원하는 쪽이지만 동생은 신중한 접근을 주문하는 편이다.‘국민과 사회를 위한 공무원’이라는 같은 달을 바라보고 있다는 점은 역시 공통점이다. 두 사람은 “정부 혁신은 ‘철밥통’이 상징하듯 공직사회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것”이라면서 “‘사회와 국가를 위한 공직자’라는 당연하지만 쉽지 않은 목표를 향해 역할을 충실히 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어린이책꽃이]

    ●도서관에 개구리를 데려갔어요(에릭 킴멜 글, 블랜치 심스 그림, 신형건 옮김, 보물창고 펴냄) 개구리, 암탉, 펠리컨, 비단구렁이 등 도서관에 데려간 각양각색의 동물들이 벌이는 유쾌한 해프닝.“∼를 도서관에 데려갔어요.”란 문장이 반복되는 사이사이로 도서관에서 지켜야할 예절들이 의미심장하게 드러난다.5세 이상.8800원.●빌헬름 텔(프리드리히 실러 원작, 클라우스 엔지카트 그림, 강혜경 옮김, 마루벌 펴냄) 독일 국민시인이자 천재 극작가 실러의 고전주의 희곡. 스위스에 전해내려 오는 명사수 빌헬름 텔 이야기를 빌려 자유와 정의, 조국의 소중함을 깨우칠 수 있을 듯.7세 이상.1만 3000원.●돌이 아직 새였을 때(마르야레나 렘브케 지음, 김영진 옮김, 시공사 펴냄) 돌이 한때 새였을 거라고 믿는 아이 페카. 기형아로 태어났지만 페카의 머리 속에는 주변사람들을 즐겁게 해줄 엉뚱한 발상들로 가득한데…. 가족의 사랑, 삶에 대한 책임감 등 굵직굵직한 메시지가 매달린 소설. 청소년.7500원.
  • 수해로 떠내려온 재활용품 ‘조심’

    “수해 쓰레기 잘못 거둬 갔다가는 큰코다쳐요.” 수해로 떠내려온 쓰레기로 강원도내 댐과 호수들이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쓰레기속 각종 재활용품을 함부로 건져 가는 행위에 대한 처벌이 이뤄질 전망이다. 10일 강원도와 시·군에 따르면 지난 폭우로 소양호 상류 지역인 인제 내린천·인북천 주변 일대의 수해지역에서는 주택 66채가 유실되는 등 전체 510여 가구가 피해를 당했다. 이들 피해주택에서 소양호로 떠내려온 생활용품은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을 비롯, 가스통과 과자봉지, 꿀통, 응접세트 등 잡화점을 방불케 한다. 이들 가운데 단연 인기가 있는 물건은 프로판 가스통으로, 수거하기가 쉽고 상태가 비교적 양호해 1개당 8000∼1만원선에 은밀히 거래된다. 돈이 되는 가스통만 전문으로 찾아다니는 사람은 하루 10여개씩 건진 경우도 있다는 것. 이번 폭우로 떠내려온 프로판 가스통은 줄잡아 200여개 이상은 될 것이라는 게 지역 주민들의 추산이다. 또 상가에서 떠내려온 것으로 보이는 커피나 과자류, 라면류 등 물기가 스며들지 않고 밀봉된 채 떠다니는 물품을 수거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그러나 식중독을 우려하는 수자원공사측이 적발된 사람에 대해 수거작업에서 제외한다는 방침까지 정해 놓은 상태다. 특히 인제군 한계리 지역에서 80만원이 들어 있는 베개가 떠내려갔다는 소문에 쓰레기더미 속에서 베개만을 찾아 뒤지는 사람이 생겨나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까지 발생하고 있다. 강원지방경찰청 관계자는 “엄밀히 따져 소양호 등 호수에 떠 있는 각종 생활용품을 주인의 손을 잠시 떠난 점유이탈물로 본다면 주인의 허락없이 함부로 매매하거나 취득하는 행위는 형사고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아시아나 승무원 안태운채 ‘황당 이륙’

    한 국내선 여객기가 이륙한 뒤 객실 승무원을 아무도 태우지 않은 것이 뒤늦게 파악돼 급히 회항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다행히 승객이 없던 빈 항공기여서 안전사고 등은 일어나지 않았다.9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2시30분쯤 아시아나 소속 항공기가 인천공항을 이륙한 지 30분 만에 다시 활주로로 돌아왔다. 이유는 조종사가 객실 승무원을 태우지 않았기 때문. 이날 오전 기상악화로 제주에서 대구로 향하는 비행기가 결항하면서 피해가 예상되는 대구 승객들을 태우기 위해 긴급 편성된 항공편이었다. 해당 항공기는 이륙 후 뒤늦게 지상과의 교신을 통해 객실 승무원이 지상에 남겨졌다는 사실을 확인한 후 곧바로 기수를 돌려 인천공항으로 돌아왔다.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잘못된 관행 이젠 깨자] (2) 임의동행·강압수사

    [잘못된 관행 이젠 깨자] (2) 임의동행·강압수사

    경찰은 해마다 혁신과 수사 구조개혁 등을 외치고 있다. 개선도 적지 않게 되고 있다. 하지만 관행의 굴레로부터 자유롭다 할 순 없다. 불법적 임의동행, 인신구속과 자백에 의존하는 수사관행 등에 발목이 잡혀 있다. ●“고소하려면 해라”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사는 김모(40)씨는 지난 3월 황당한 경험을 했다. 지하철역 화장실 앞을 지나던 중 점퍼 차림의 남자가 다가와 “당신 언니가 납치됐으니 같이 가자.”며 자신을 어디론가 끌고 가려 했다. 순간적으로 ‘납치’라고 생각한 김씨는 필사적으로 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 다행히 백화점 직원이 나섰다. 이에 마지 못한 듯 뒤늦게 신분증을 내민 남자는 다름아닌 경찰이었다. 이 경찰관은 “납치 용의자가 백화점에 나타날 거라는 제보가 있었고, 당신을 용의자로 잘못 본 해프닝”이라고 말하고는 사과도 없이 순식간에 도망치듯 사라졌다. 김씨는 “실수로 엉뚱한 사람을 검거하려 했다는 것은 이해한다 해도 그 뒤 사과 한마디 없이 사라진 것은 아직 국민 앞에 오만하기만한 공권력을 상징하는 것 아니냐.”면서 “그 때 놀란 일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을 쓸어내린다.”고 말했다. 이후 김씨는 해당 경찰서에 항의했으나 ‘납치극은 자작극으로 밝혀졌다. 일하다 보면 그럴 수 있고 정 고소하고 싶다면 자작극을 벌인 사람을 상대로 하라.’는 무성의한 답변만 들었다.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 잘못된 관행은 수사과정에서도 이어진다. 아들이 강도 살인혐의로 구속됐다 1·2심에서 모두 무죄선고를 받은 아버지 조모씨는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며 울먹였다. 조씨의 아들(당시 15세·중3년) 등 3명은 5년 전인 2001년 9월 강도 살인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다음해 2월 춘천지법 원주지원에서 무죄선고를 받았다. 경찰관들이 조군 등을 조사하면서 구타 등으로 자백을 강요했기 때문이었다. 같은 해 6월 서울고법에서 열린 항소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강압수사가 문제였다.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경찰의 폭행 사실은 흡사 공포영화를 연상시킨다. 흰 종이로 감은 몽둥이로 목과 팔, 머리 등을 닥치는 대로 내리쳤는가 하면 소년들의 목에 칼을 들이대기도 했다. 결국 소년들은 2건의 미제 살인사건을 모두 자신들이 저질렀다고 ‘거짓자백’했다. 조군의 아버지는 “20명이 돌아가면서 아들을 때렸고 취조 과정에선 아이를 가운데 잡아두고 경찰 2명이 앞뒤로 마주보고 서서 번갈아가며 폭행했다.”고도 했다. 그는 “맞은 사실 등을 말하면 부모를 못 만나게 할 거라거나 사형시키겠다고 협박했다. 세무 공무원으로 평생 국록을 먹고 살았지만 이젠 이 나라를 떠나고 싶다.”며 울먹였다. 하지만 법원이 조씨에게 결정한 보상은 위자료 7100만원이 고작이었다. 지난 19일 서울고법 민사13부는 “국가는 위자료 등 71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물론 수사 과정에서 폭행 사실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유죄’가 ‘무죄’로 변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객관적인 증거가 부족한 상황에서 ‘자백’에 폭행까지 개입됐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나길회 김준석기자 kkirina@seoul.co.kr
  • 한나라, 초반실수 불구 ‘두 입’ 체제 순항

    한나라당의 두 ‘입’인 나경원·유기준 대변인이 안팎의 ‘우려’를 잠재우고 일단 안정적으로 ‘출항’하는 데 성공했다. 공동 대변인은 으레 미묘한 신경전부터 벌이기 쉬운데 둘은 서로 몸조심하며 불필요한 긴장은 최소화한다는 평가다. 그럼에도 해프닝은 있다. 휴일인 30일. 두 대변인이 나란히 대변인 행정실에 논평 초안을 보냈다. 당 행사에는 함께 배석하되 논평과 브리핑은 각각 짝수날(유)·홀수날(나)로 나눠 맡기로 한 ‘합의’가 순간 흐트러진 것이다. 유 대변인은 이날이 짝수날이므로 당연히 자신이 당번이라 생각한 반면, 나 대변인은 지역구 의원인 유 대변인이 휴일엔 지역구(부산 서구)를 관리하느라 바쁠 테니 비례대표이고 집도 서울로 가까운 자신이 ‘희생’하자고 마음먹은 것이다. 이 해프닝은 각각 유 대변인의 구두논평과 나 대변인의 서면 논평으로 배포되면서 일단락됐다. 공동 대변인 제도는 한나라당에서 뿌리가 깊다.16대 국회 말에 김영선·박진 두 의원이 대변인을 맡았는데 마찰이 잦아 둘의 ‘화음’은 전혀 아름답지 않았다고 한다.17대에 들어선 전여옥·한선교, 전여옥·임태희 두 ‘커플’이 있었지만, 역시 성공적이지 못했다. 똑같은 사안인데 두 대변인이 정반대의 논평을 내보냈다. 이번엔 어떨까. 한 당직자는 “현재까진 별 탈 없이 잘 왔다.”고 말했다. 매일 아침에 대변인·부대변인단 회의를 통해 의견을 조율하니 엇박자가 나올 우려는 없다는 것이다.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섹스&시티 감독작 ‘돈많은 친구들’ 오늘 개봉

    억지로 짜맞춘 한글제목이 영화의 이미지를 해칠 때가 종종 있다. 28일 개봉하는 ‘돈 많은 친구들’(Friends with Money)이 그렇다. 그렇고 그런 할리우드 코미디를 연상시키는 영화는 그러나 선입견은 억울하다. 올해 선댄스영화제를 위트로 뒤집었던 개막작이고, 브래드 피드가 왜 떠났는지 새삼 이해가 안 되게 제니퍼 애니스톤이 사랑스러워 보이는 영화이며, 무엇보다 결정적 정보. 인기 TV시리즈 ‘섹스 앤드 시티’의 니콜 홀로프세너가 직접 연출한 ‘40대 버전의 섹스 앤드 시티’라는 사실이다. 중년 여자친구 넷이 로스앤젤레스를 무대로 엮는 드라마의 중심에 ‘돈없는 여자’ 올리비아(애니스톤)가 있다. 한때 유능한 교사였으나 홧김에 사표를 내버린 그녀가 새로 정한 직업은 가사 도우미. 의상 디자이너로 부와 명예를 누리는 제인(프랜시스 맥도먼드), 각본가 커플로 잘 나가는 크리스틴(캐서린 키너), 수백만 달러를 껌값처럼 기부하는 갑부의 아내 프래니(조앤 쿠삭)로서는 올리비아의 새 직업을 납득할 수가 없다. 미국 중·상류층 여자(혹은 부부)들의 사회인식을 시시콜콜 후벼파는 영화는 시종 이어지는 재치와 유머 가득한 대사로 에너지를 얻는다. 감독은 TV시리즈의 장점을 그대로 끌어왔다. 등장인물들이 끊임없이 늘어놓는 수다와 해프닝을 쫓아가던 관객은 어느새 사랑, 우정, 돈, 섹스 등 현대인을 필연적으로 포박하는 삶의 기제들을 고민하게 된다. 여배우들의 캐릭터 모두가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어느 하나 버릴 것 없이 생명력 있다. 자유 섹스, 부부의 성, 돈에 대한 다양한 가치관 등이 영화를 한편의 솔직명쾌한 토크쇼처럼 다듬었다. 돈을 빌리려다 우정에 금이 가고, 어느날 문득 냉랭해진 관계를 확인하는 부부, 그런 친구를 위로하다 그를 통해 자신의 처지를 안도하는 일상적인 이야기들이다. 잡담이 넘쳐나건만 이 영화가 삶의 고민을 저버리는 순간은 없다. 흠잡을 데 없는 감독의 코미디 감각이 스크린을 점령하다가도 또 어느새 삶을 향한 연민이 담배연기처럼 꽉 들어차는 요령 많은 드라마이다. 일용직 허드렛일을 하면서도 관객보다 더 현실에 초연한 제니퍼 애니스톤의 물 흐르는 듯한 연기는 압권이다. 대학로 하이퍼텍 나다에서만 개봉한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데스크시각] 수해 대책마저 양극화하나/ 서동철 공공정책부장

    수해로 가족을 잃거나, 삶의 터전이 송두리째 망가져버린 분들께는 송구스러운 망언이 되겠지만, 그래도 세상은 조금씩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 서울 강북의 중심지로 부상하고 있는 용산은 그리 멀지 않은 과거에도 가슴까지 차는 물을 헤치고 대피하는 주민들의 사진이 신문을 장식하기 일쑤였다. 마포 서강도 사정은 비슷해 제식구 먹여살리기도 힘겨운 북한이 수해를 당한 남쪽의 ‘불우이웃’들에게 ‘구호미’를 보내주어 ‘김일성 떡’ 잔치가 벌어졌던 해프닝마저 있었다. 이른바 ‘버블 세븐’의 핵심으로 떠오른 목동이 상습침수지역이었다는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은 또 얼마나 될까. 지겨울 정도로 잦았던 수해는 그만큼 대비하는 ‘노하우’도 키웠다. 물론 이번에도 일산신도시의 지하철역이 잠기고, 안양천의 둑이 터지는 바람에 양평동 주민들이 고통을 겪었다. 하지만 두 곳의 물난리는 우리 사회가 크게 달라졌음에도, 여전히 변치 않은 이웃 공사장 책임자의 의식구조 때문이지 투자가 부족했기 때문은 아니다. 오히려 여강(驪江)으로 불리는 여주 남한강이 지역의 전설에 나오는 황마(黃馬)처럼 날뛰는 급류로 주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고, 한강도 위험수위를 오르내렸음에도 정말 ‘큰 일’로 이어지지 않은 것은 인상적이었다. 한강에 홍수경보가 내려졌던 지난 16일 한 라디오 방송의 진행자는 “한강시민공원이 완전히 잠겼으니 어떻게 하느냐.”고 광나루에서 행주산성 어귀에 이르는 한강 둔치가 모조리 서해바다로 떠내려가기라도 한듯 발을 동동굴렀다. 이어진 서울시 관계자의 설명대로,‘홍수터’로도 불리는 둔치가 큰물에 대비한 여유공간이라는 사실을 이 진행자는 아마도 몰랐던 듯하다. 잠수교(潛水橋)가 물에 잠긴 것은 제 이름값을 한 것이라고 쳐도, 올림픽대로와 강북강변도로가 침수된 것은 시민들에게 이번 폭우의 심각성을 짐작케 했다. 하지만 이것도 당장의 ‘불편’을 상징할지언정 당장의 ‘위험’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었다. 올림픽대로와 강북강변도로는 큰 비가 오면 물에 잠길 수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 났기 때문이다. 두 간선도로는 곳곳에 놓인 기존의 한강다리 아래를 지난다. 당연히 다리 아래는 다른 구간보다 훨씬 낮게 만들 수밖에 없었음은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훗날 대대적인 정비가 필요한 대목이다. 이렇듯 세상은 좋아지고 있다지만, 서울과 몇몇 수도권 신도시에 국한되고 있다는 것이 문제다. 지하철역이 잠긴 인재(人災)와는 별개로 일산신도시는 삽시간의 폭우로 교통이 그리 오래지도 않은 동안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자 하수관로 정비를 소홀히 했느니, 배수로에 수초가 많아 물흐름을 늦추었다느니 원인 분석이 만발했고, 대책도 거의 즉각적으로 나왔다. 이번 폭우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강원도 산간지역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는 등 겉으로는 국가적 관심이 쏟아지고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물폭탄’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를 피하여 주민들이 다시 집을 지을 수 있도록 ‘물길지도’라도 만든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더구나 정부가 다목적댐 건설 카드를 다시 내민 것은, 설사 한두개 댐은 수긍할 수 있다고 하더라도 ‘서유기’ 만화에 나오는 사오정처럼 엉뚱했다. 최상류 주민들에게 피해가 집중되었는데, 댐 아래 중하류의 안전에 대책의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이다. 강원도에서도 부서진 집을 대충 수리해 소나기만 내려도 밤잠을 못 이루는 글자 그대로의 복구(復舊)가 아니라, 새로운 터전에서 안전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관광객들도 이 대한민국 최고의 참살이 체험장을 안심하고 다시 찾을 것이다. 온갖 양극화론(論)으로 위화감이 가득한 나라에서 수해 대책마저 서울 다르고, 강원도 달라서야 되겠는가. 서동철 공공정책부장 dcsuh@seoul.co.kr
  • [女談餘談] 베이비 샤워/ 이순녀 문화부 기자

    할리우드 스타들의 연예뉴스나 외국 시트콤에 종종 등장하는 파티 중 하나가 ‘베이비 샤워(Baby Shower)’다. 임신 7∼8개월 된 임신부의 가족과 친지, 친구들이 한자리에 모여 유아용품을 선물하며 새 생명의 탄생을 축복하는 모임이다. 할리우드 최강 커플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도 딸 샤일로 누벨의 출산을 앞두고 아프리카 나미비아에서 베이비 샤워 파티를 열었다가 사진이 유출되는 바람에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베이비 샤워는 우리의 백일잔치와 비슷하지만 여러 면에서 동서양 문화의 차이가 느껴진다. 우선 백일잔치는 아기가 주인공이지만 베이비 샤워는 임신부를 위한 자리다. 곧 태어날 생명을 축복하는 의미도 크지만 예비 엄마를 격려하는 깜짝 파티의 성격이 강하다. 경제적인 합리성도 돋보인다. 예비 엄마아빠는 유아용품들을 미리 선물받아 좋고, 친지들은 돈이나 금반지처럼 평범한 성의 표시 대신 아기에게 꼭 필요한 선물을 줄 수 있어 뿌듯하다. 파티 전 선물목록을 만들어 물품이 겹치지 않도록 배려하는 센스는 필수다. 바다 건너 풍습으로만 여겼던 베이비 샤워 문화가 젊은 임신부들을 중심으로 국내에서도 서서히 인기를 얻고 있다. 회사 동료들이 만삭의 여직원을 위해 사무실에서 파티를 열어주거나 대여섯명의 친구들이 임신부의 집에 모여 소박하게 베이비 파티를 여는 풍경이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유아용품 업체나 백화점 등의 홍보성 행사에 활용되는 경우가 많은 게 사실이다. 급기야 공연계에서도 1000만원짜리 베이비 샤워 티켓이 등장해 화제다. 아기를 둘러싼 해프닝을 소재로 한 뮤지컬 ‘베이비’의 제작사가 마련한 이벤트로, 공연 한회를 1000만원에 판매한다. 리무진 서비스, 식사권 증정, 명품 유모차 선물 등 각종 부가 서비스도 제공한다. 요즘 유행하는 일명 VVIP(Very Very Important Person)마케팅 전략이다. 전체 객석 430석을 2만 5000원씩에 구입하는 셈 치면 비싸지 않다는 게 제작사측의 설명. 그러나 가장 순수하게 축복받아야 할 임신부와 아기를 위한 파티가 특정 계층을 겨냥한 제작사의 상술로 활용되는 것 같아 씁쓸하다. 이순녀 문화부 기자 coral@seoul.co.kr
  • 대륙별 스타일 ‘한눈에’

    여기 30년 가까이 세계 곳곳을 누비며 10만여점의 예술품을 수집한 사람이 있다. 가치 있는 물건을 찾아 떠돌아다니다 보니 자신도 모르게 수집가가 됐다는 김민석 ㈜솔로몬 대표가 주인공이다. 그가 그동안 모은 수집품 가운데 60여개국에서 건져올린 400여점을 엄선, 처음으로 책으로 묶었다. 나라별 독특한 스타일을 가장 잘 표현하는 수집품들에 얽힌 이야기를 담은 ‘세계의 모든 스타일’(디자인하우스 펴냄)은 그의 30년 수집 인생에서 묻어나는 취향과 안목, 세계 각국의 역사와 전통, 지구촌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다양한 선물 보따리를 선사한다.●귀족·실용·용맹 등…. 수집품을 통해 본 나라별 독특한 스타일 1980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수집한 ‘사막의 장미석’을 계기로 시작된 그의 수집 인생은 어느새 대륙별 스타일을 대표할 만한 오브제를 모두 갖추기에 이르렀다.유럽·아시아·아메리카·아프리카 등 4개 대륙 60여개 국가의 개성 넘치는 스타일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된다. 화려함의 극치인 베네치아풍 가면과 중세 분위기가 물씬 느껴지는 영국 빅토리안 스타일의 가구, 견고함의 상징인 1900년대 독일의 대형 카메라, 에로틱한 느낌의 네덜란드·덴마크 장식품, 종교적인 색채가 많이 묻어나는 아시아 예술품들, 세계 빈티지의 전시장인 캐나다의 실용품들, 에티오피아·줄루·말리·자리에·앙골라 등 그동안 많이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아프리카 오브제 등이 눈길을 끈다.저자는 “오랜 역사를 지닌 문명·국가들의 오브제는 다듬어져 정제된 이미지만 살아남아 하나의 패턴으로 존재한다.”면서 “벽화에서 가구의 손잡이, 건축물의 기둥, 전통 의상의 패브릭 등 각 스타일을 상징하는 이미지로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말한다. 각양각색의 이미지에 얽힌 흥미로운 경험과, 수집품과 관련된 지구촌 사람들의 이야기는 독자들의 상상의 나래를 자극하기에 충분하다.●여행도, 수집도 가치 중요`오브제란 그것을 만들고 오랫동안 유지한 사람들의 생활과 가치관의 투영´이기에 수집 중에 만난 현지인들과의 끈끈한 인연을 생생하게 풀어냈다. 또 낯선 곳에서 겪은 해프닝, 밀수꾼으로 오해를 받는 등 청천벽력과도 같았던 아찔한 순간들도 고백한다. 수집을 위해 많은 설움과 배고픔을 겪었지만 구입 후 가치의 상승으로 수익을 안겨준 수집품에 대한 경험, 주목을 받지 못하던 변방국가들을 여행하는 도중 눈에 띄어 산 것이 현재 인테리어 트렌드의 중심이 된 기쁨 등이 자신을 위해 돈을 써보지 못한 저자의 고생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듯하다. 20대에 단돈 20달러로 시작한 호기심 가득한 수집 인생도 시행착오가 많았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 저자는 “안목도 재산인 시대가 됐으며, 여행과 수집도 발품을 팔고 투자를 해야 어떤 물건이 가치 있는지 알 수 있다.”고 조언한다. 책 마지막에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을 위한 11가지 조언’도 눈여겨 볼 만하다.2만원.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알몸 하나로 돈벌은 夫婦

    알몸 하나로 돈벌은 夫婦

    일류「호텔」의 최고급 방에서 신문기자와 TV의「카메라·렌즈」가 지켜 보는 가운데서「베드·인」하는가 하면 노래도 되지 않는 기성(奇聲)을 노래랍시고 지르고 있으면 돈이 굴러 들어 온다.「비틀즈」의「존·레논」과 일본여성「오노·요꼬」의「해프닝」적 실험생활은 남의 의표를 찔러 그들을 돈방석에 앉게 하고 또 뭇「해프닝」신자들에게는 감격의 눈물을 흘리게 하고 있다. 20세기가 낳은 맹령 변종인생이다. 「미친짓」하면 쏟아지는 돈 10억(億)원이 넘는 재산모아 「런던」의 가을은 벌써 깊다. 그러한 가을의 어느 날 밤,「웨스트엔드」의 현대예술관에 약 5백명의 관객이 모였다.「존과 요꼬의 밤」-이것이 그 날의「프로」였다. 영화가 시작했다. 제목은『스마일즈』(미소).「스크린」에 나온 것은「존·레논」의 웃는 얼굴 뿐, 그것이 상영시간 52분동안 계속됐다. 여흥이 있었다. 여흥이라기 보다 이것이 진짜「프로」였다. 관객에게는「레논」과「요코」의 서명이 든 나무숟가락이 배부되었다. 관객들은 그것으로 신나게 박자를 쳤다. 그에 따라 반나체인 소녀 네명이 미친듯이 장내를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주인공인「레논」과「요꼬」는 어디에 있었던가 하면「스크린」 바로 옆 자리에 놓인 흰부대에 목까지 쑥 들어 가서 누운 채로 우는듯한 단조로운 노래소리를 고래고래 지르고 있다. 새 소리도 아니고 자동차의 소음도 아닌-. 그러나 노래임에는 틀림이 없는 그러한 소리다. 부대의 아래쪽이 터져 있어 두 사람의 발이 네개 나와 있다.「샌들」바람의 맨발. 영화가 끝나자 두 사람은 대기하고 있는「롤스·로이스」차로 사라졌다. 관객들은 황홀감을 맛본듯한 표정으로 영화관을 나갔다. 입장료는 25「실링」(약 1천원). 영국 만으로는 활동무대가 너무 좁았는지 세계 각국의 수도에 원정,「베드인·신」을 간판으로 흥겨운「주유세계」다. 공개리에「베드」속에서만 내리 1~2주일을 보내면서 한다는 소리가『세계의 모든 사람이「베드·인」에 참가하면 세계에서 전쟁은 없어진다』나.「비틀즈」는 세계를 정복하고 대영제국의 국위를 선앵했다는 이유로 훈장을 받았다. 돈도 엄청나게 벌었는데 그「비틀즈」의 일원인「레논」의 재산목록을 보자. 「레논·맥아더·송즈」「노던·송즈」등「비틀즈」관계회사의 주식을 1백25만「파운드」(약10억), 자가용차「롤스·로이스」밖에 약 1만2천「파운드」(약1천만원)짜리「멜세레스·벤츠」가 또 한 대 있다. 집은 경마가 이름난「아스코트」근방의「사닝힐」에 있다. 집이라기 보다 바로 성이다. 대지 면적은 24만㎡, 방이 18개 달린 궁궐같은 집인데 화랑「테니스·코트」목욕탕(4개)「풀」「크리케트」장이 달려 있다. 하인의 집이 따로 두채. 매일 정원사 3명이 뜰을 손질하고 있다. 집 값이 15만「파운드」(약1억원). 이 궁궐에서「레논」과「요꼬」는 속인이 감히 상상조차 할 수도 없는 우아한 부부생활을 즐기는가 하면 이따금 여기서 출격해서 공개적인「베드·인」을 벌인다. 그래서 돈을 번다. 『우리들은 지금 함께「헤프닝」을 하려고 한다. 결혼도 그 하나에 불과하다 』-이렇게 선언하고 있다.「베드·인」의 모양은 온 세계에 공개되었다. 「카메라맨」모아 놓고 1주일을「베드·인」 신문기자와「카메라맨」을 침실로(이들에게는 무대겠지만) 불러들여서 PR에 열중했다. 여기 저기서「플래시」가 터지고 TV「카메라」의「라이트」가 뜨거운 방안에서, 아니「베드·인」의 소도구인 흰 부대 속에 벌거숭이로 기어들어가서 아슬아슬한 몇고비 장면을 맹렬히 전개하며 기성(奇聲)을 지른다. 이「베드·인」의「헤프닝」작전은「비틀즈」의「레논」에서「레논과 요꼬」의 부부를 세계적 인물로 만들었다. 두사람은 최근에「캐나다」의「몬트리올」에서도 1주일동안「베드·인」을 해치웠는데「호텔」이름은「퀸·엘리자베드」. 방값은 하루 40「파운드」(약3만원)의 최고급이었다.「베드·인」도중 무슨 엉뚱한 구상이 떠올랐음인지「토루도」수상에게『함께「베드」에 올라 앉아서 평화문제를 토의하자』는 초대장을 보냈지만 보기좋게 거절당했다. 이어「토론토」에서 열린 두사람의「팝송·페스티벌」은 청중이 2만명이나 들이닥쳐 대성황을 이루었다. 두 사람이 부른 노래는「레논」의 작사·작곡으로 된『존과 요꼬의 발라드』. 이「레코드」도 날개가 돋쳤다.「레코드」의「재키트」가 또 기발했다. 한쪽 면에는 발가벗은 두사람의 앞 쪽 부분 사진이, 그리고 또 한면에는 등의 사진이 박혀 있었다. 이것이 인기를 더 부채질했다. 점잖은 도학자들의 빈축을 사든 말든 이 맹렬부부의「해프닝」대행진은 계속 된다.「존·레논」은 출신교인「리버풀」의 중학교에서는 문제학생이었다. 성격은 물론 나빴다. 그런데「레논」은 그 중학교의 선생들을 평해서 말한다. 요새는 환각제 사용하며「지리한 해프닝」을 실험중 『한 두 사람을 빼고는 모조리 병신들이었다. 거들떠보기도 싫었다. 교원양성소를 갓나온 조발성치매증(早發性癡呆症)환자 같은 녀석들의 이야기를 들을 필요는 없었다』「요꼬」는「뉴요크」에서「해프닝」예술에 열중한 끝에 남녀 3백65명의 엉덩이만을 찍은 영화를 만들어 들고「런던」에 출연했다. 그 상영허가를 주지 않는다고 혼자서 유명한「트라팔가」광장에서 항의「데모」를 한 바람에 하룻밤 사이에 유명해져 버렸고「레논」을 알게 되었다. 『20세기 후반기의 현대에서는 곧이곧대로 살아가다간 미쳐버리기가 쉽다. 미치치 않기 위해서 시를 쓰고 음악을 한다. 그 시나 음악은 모든 사람이 마음대로 어디서든 만들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그 행위의 법칙이 바로「헤프닝」』이란다. 지금 두 사람은 지극히 거룩한「해프닝」을 실험하고 있다. 두 사람은 환각제 LSD나「마리화나」를 상용하고 있는데 LSD중독자가 벌이는 맹렬한「베드·인」-그 결과 나오는 아기는 어떻게 될까. 이것이 의학계의 화제다. 아니「요꼬」임신의「뉴스」를 기다리고 있는「헤프닝」의 신도도 적지 않다고 한다. 자손만대에 길이 빛날 불가사리「헤프닝」인생이다. [선데이서울 69년 11/2 제2권 44호 통권 제 58호]
  • 문화재청 5급 특채 재공고 ‘해프닝’

    문화재청이 5급 직원을 특채하면서 미숙한 인사행정으로 한 사람도 응시하지 않는 바람에 다시 채용공고를 내는 해프닝을 벌이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달 29일 홍보담당분야의 행정사무관을 뽑는 제한경쟁특별채용시험을 공고했다.하지만 지난 12일 원서접수를 마감한 결과 지원자가 전혀 없었다. 최근 공직의 인기가 치솟으면서 각 부처의 채용공고가 나올 때마다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보이는 것과는 달라도 너무 달랐다. 문제는 응시자격이었다. 문화재청은 ‘광고홍보학이나 신문방송학 등 관련학과를 전공하고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신문·방송 등 관련 기관에서 2년 이상 연구 또 근무한 경력’을 제시했다.각 부처의 5급 특채가 박사학위를 요구하고 있는 추세이지만, 문화재청은 더욱 강화된 조건을 내세운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박사학위 소지자로 2년 이상 경력’이 아니라 ‘박사학위를 취득한 후 2년 이상 경력’을 요구한 데 있었다. 지원을 생각한 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런 자격을 갖춘 내정자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기술직과 달리 언론·홍보 분야는 실무에 종사하면서 학위를 받는 사례가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공무원임용시험령은 5급 특채에 박사학위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지만, 학위취득 시점을 제한하지는 않는다. 중앙인사위원회 관계자도 “기관에 최대한 자율성을 주고 있지만, 문화재청이 사전에 협의를 했으면 위신이 깎이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문화재청은 30일부터 다음달 4일까지 재공모에 들어간다. 직급은 당초의 일반행정직 사무관에서 5급 상당의 일반계약직으로 바뀌었다.응시자격도 관련분야의 박사학위 소지자와 학사학위를 취득한 뒤 3년 이상 실무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크게 완화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행정사무관으로 선발하는 만큼 경력을 강화했던 것”이라고 해명하고 “재공모는 다른 부처와 동일한 자격 수준인 만큼 응시자가 많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skpark@seoul.co.kr
  • [이슬람 문명과 도시] (12) 목가적 항구도시 튀니지의 튀니스

    [이슬람 문명과 도시] (12) 목가적 항구도시 튀니지의 튀니스

    지중해에 접하고 있는 튀니지는 프랑스 시인 앙드레 말로가 하늘과 바다, 들이 푸르다 하여 3창(蒼)이라 불렀던, 아름다운 나라다. 그러나 한국에는 알려져 있지 않다. 학위를 마치고 귀국했을 때 한국기업에 근무하던 한 분이 튀니지를 미국의 테네시로 이해하던 웃지 못할 해프닝도 있었다. 그러나 연 600만명의 외국인들이 찾을 정도로 튀니지는 관광대국이다. 천혜의 자연환경에 외국인에 대한 친절함, 잘 다져진 관광 인프라까지 갖췄으니 유럽 관광객들의 구미를 당기기에 충분하다. 금요일 저녁에 와서 일요일 저녁에 돌아가는 패키지 코스는 싸고 질 좋은 관광으로 인기가 높다. ●기원전 3세기 지중해권 문화요지로 번성 수도 튀니스 부근은 기원전 3세기쯤 페니키아인들이 이주해오면서 지중해권 문화의 요지로 번성했다. 로마시대에는 도시국가 카르타고가 형성돼 지중해 상권을 두고 로마와 격돌하기도 했다. 한니발의 활약에도 불구하고 카르타고는 결국 로마제국에 편입됐고, 로마는 증오의 표시로 도시 전체를 파괴했다. 로마의 지배를 받던 튀니지는 7세기 이슬람 세력의 진출과 함께 이슬람화했다. 이집트의 정복자 아므르 빈 알 아스가 주도한 튀니지 원정에 따라 670년 우크바 빈 나피이가 이 지역을 비잔틴 로마로부터 빼앗았다. 아랍인들은 이 지역에 마그립 원정 기지로서 ‘카이라완’을 세웠고 ‘카이라완’은 그 뒤 30년간 북아프리카 전역으로 이슬람을 전파하는 전초 기지가 됐다. 이 때, 그러니까 비잔틴 로마인을 축출하고 라데스항에 대한 비잔틴 로마인의 반격을 막기 위해 697년 건설된 것이 바로 튀니스다. 이전 이름은 타르시스. 카르타고의 석재들이 튀니스 건설에 동원됐다. 이후 튀니스는 16세기 오스만튀르크와 합스부르크의 전쟁으로 1574년 오스만 통치하에 들어가면서 1800년대 중반까지 오스만 제국의 일부로 남았다가 1864년 프랑스 보호령으로 들어갔고,1957년 독립하면서 튀니지의 수도가 되었다. ●유럽풍 정취·넉넉한 인심 80만명 규모의 도시인 튀니스는 라데스항을 끼고 있는 아름답고 목가적인 항구도시다. 전철을 타면 시내 중심에서 지중해 해변을 돌면서 카르타고 유적을 볼 수 있는 40분짜리 여행코스도 있다. 이 때 내려다 보는 지중해는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언덕에는 하얀 집과 아랍차와 커피를 즐길 수 있는 카페들이 태양에 빛난다. 시내 중심 ‘하비브 부르기바’ 거리에 들어서면 파리의 샹젤리에 거리 같다. 프랑스의 영향 때문에 거리 풍경은 영락없는 유럽풍이다. 시내에는 튀니스 전통요리인 쿠스쿠시와 케밥을 파는 식당과 시사라는 아랍 전통 물담배를 피울 수 있는 찻집들이 있다. 찻집에는 말쑥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60대 웨이터들이 이방인을 친절하게 맞이한다. 찻집에 앉아 있노라면 오른쪽 귀에 야스민을 꽂은 어린 슈샤인 보이들이 구두를 닦으라고 애교 있게 사정한다. 구두를 건네주면 재스민 한 송이를 주며 잔돈도 깎아 주는 상술도 발휘한다. 사람들의 인심은 넉넉해 이방인들에게 무척 친절하다. 포도주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튀니스의 20년산 ‘마공’(포도주 이름)을 빼놓을 수 없다. 일조량이 많아 튀니스 포도는 프랑스 포도 못지않은 향과 맛을 품고 있다. 그래서인지 나름의 맛을 자랑하는 튀니스 와인은 상대적으로 비싼 프랑스산에 비해 사랑받고 있다. 모든 관광식당에는 프랑스산과 튀니스산 포도주가 있는데, 포도주의 족보를 잘 확인하고 그 해 일조량과 숙성 연수를 잘 확인해야 좋은 와인을 마실 수 있다. 저녁에 튀니스 전통 춤을 감상하며 몰(도미)요리와 함께 흰 마공 한잔을 곁들이는 게 바로 튀니스의 정취이다.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메디나´ 오밀조밀하고 쉽게 돌아다닐 수 있는 수도 튀니스에서 가볼 곳은 구도시인 메디나(도심을 뜻하는 아랍어)다.1981년 유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역사·문화적 중심지로 전통을 듬뿍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7세기에 세워진 메디나는 프랑스 식민기간 동안 세워진 신시가에 밀려 지금은 중심지가 아니지만 과거의 흔적은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성곽도시였던 메디나는 성곽길이만 10㎞에 이르렀고, 그 외곽에는 도랑이 있었다고 문헌이 전한다. 그러나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다. 다만 성문 5개는 아직 남아 있다. 미로 같은 길을 헤치고 나가다 보면 각종 민속공예품을 파는 수크(재래시장)에 도달하게 된다. 눈에 띄는 건 동판을 파는 가게들인데, 여기서는 쇠나 도색된 구리를 새겨 넣기 위해 동판을 두드리는 소리에 귀가 멍해진다. 볼거리도 많고 주인들과 흥정하는 재미도 만만치 않다. 가장 오래된 주거지역 ‘다르 엘 하다드’도 들러볼 만하다. 파란색 정문에다 정원을 갖춘 전통 가옥들은 단철 난간이나 미늘살 창문을 갖고 있다. 정원은 대개 정방형이고 더러 분수도 있다. 대가족제라서 단층보다 2층이 많다. 7세기에 세워져 8세기에 재건된 자이툰사원은 반드시 들러야 한다. 메디나 중심부에 라데스 항구를 내려다보면서 솟아 있는 자이툰 사원은 가장 화려하고 탁월한 건축물이다. 사원 중앙부에는 카르타고 유적에서 가져온 200개의 기둥이 세워져 있고, 예배할 수 있는 회랑 숫자만도 10곳에 이르는 큼직한 사원이다. 사원 한가운데에는 넓은 광장이 있고 주위에는 벽 높이만큼의 나무기둥들이 쇠줄에 연결되어 둘러서 있다. 햇살이 따가운 여름철에는 나무기둥에 아마포를 둘러 씌워 둥근 지붕을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사원 근처에는 ‘알 아타린’ 향수시장이 있고, 여기서는 손님의 주문에 따라 갖가지 향수를 만들어준다. ●역사 속으로 사라진 카르타고 제국 튀니스를 벗어나 차로 30분을 달리면 카르타고 유적이 나온다. 우리에게는 한니발로 친숙한 카르타고 제국은 방문객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러나 큰 기대를 하면 실망도 크게 마련이다. 로마가 워낙 철저하게 파괴해서 돌기둥과 발굴된 일부 유적만으로는 그 실망감을 보상하기 어렵다.‘비루사’언덕 위에 세워진 카르타고는 지중해를 내려다보고 있다. 화려했던 제국의 영광은 비록 흙 속에 묻혀 있지만 로마장군 스키피오와 마지막 일전을 벌였던 한니발의 포효가 지금도 들리는 듯하다. 언덕 위 카르타고 박물관에는 페니키아인들의 유물들이 소장되어 있다. 특히 어린이용 석관이 눈길을 끄는데, 이는 페니키아인들이 그들의 신인 ‘바알’과 ‘타니트’를 위해 어린아이를 제물로 바쳤기 때문이다. 이러한 어린아이의 제사 풍습은 토페트 구역에서 잘 나타난다.1921년에 발굴되었던 이 구역은 카르타고 귀족이 어린아이를 죽이고 매장했던 곳으로 알려져 있다. 튀니지 문화 중에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함맘(목욕탕) 문화다. 이슬람 초기 시대에 무슬림들의 종교적 세정을 위해 시작된 함맘은 점차 도시의 필수적인 문화시설이 됐고, 모스크의 부속건물 가운데 하나로 변모했다. 그래서 함맘은 대개 모스크 근처에 있다. 자이툰 사원근처에만 15개가 넘는 함맘이 있었고 튀니스 인근에는 온천이 있는 곳이면 어김없이 함맘이 있다. 튀니스에서 약 20㎞ 떨어진 코르보스 노천온천에서 여행의 피로도 풀고 튀니스 전통의 함맘 문화를 체험해 보는 것도 좋은 기억이 된다. 카르타고의 옛 영광을 간직한 나라, 지중해의 진주 튀니스. 그곳에서 우리는 이방인을 반기는 주인의 후덕함과 여러 문화가 어우러진 모자이크식 문화를 볼 수 있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그들은 아프리카에 살면서 이슬람을 믿고 유럽을 동경할 수밖에 없는 카르타고의 후예들이다. 최진영 한국외대 교수
  • 미장원 단골 총각 4인조

    미장원 단골 총각 4인조

    숱하게 많은 이발관을 마다 하고 머리를 깎는데 여자미장원을 전용하는 사나이들이 있다. 그러니까 이것은 미장원에서의 일시적인「해프닝」이 아니다. 머리카락이 자라는 한 계속되는「해프닝」의 일상화다. 남자면 꼭 이발관에 가야한다는 기성관념을 무너뜨리자는 것이 그들의 철학이라는데…. 남자들의 헤어·스타일이 같아야한다는 법이 있나 鄭燦昇(정찬승·28·전위화가), 孫一光(손일광·30·디자이너), 金希駿(김희준·29·상업),梁德洙(양덕수·28·조각가)의 미끈한 네 총각. 『도시 남자의「헤어·스타일」은 이러이러해야 한다는 법은 누가 정한 철칙이냐?』고 이들은 반문한다. 사람에게는 개개인 마다 제일 어울리는「스타일」이 있는 것인데 자기들에게는 맞는 머리형을 꾸미자니 남자전용 이발관에서는 뜻이 영 이루어지지 않더란다. 그래서 미장원도 완전히 만족시켜 주는 곳은 아니지만 이발관 보다 낫다 싶어서 이곳을 애용하게 됐다. 네 사람이 모두 뒤가 더부룩한 긴 머리를 하고 있다. 미국의「히피」족 같은 턱까지 내려 오는 그런 긴 머리를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깔끔하게 면도는 하고 있다. 앞머리는 불쑥 올라가서 양 옆으로 살짝 갈라진 사람도 있고 아무렇게나 헝클어진대로 내버려둔 사람도 있다. 빗질을 하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손가락으로 썩썩 문지르는 것으로 정발을 끝내는 사람도 있다. 그런데 네 사람에게 공통되는 점은 머리기름과 담을 쌓았다는 것. 기성의「헤어·스타일」-그리고 이「헤어·스타일」을 낳은 고정관념에 도전하는 마당에 머리기름의 이용은 있을 수 없다는 투다. 네 사람 중「남성 헤어·스타일 자유화」의 「테이프」를 끊은 사람은 孫一光 . 떼지어 미장원에 갔더니 여자들의 눈길이 일제히 孫씨는 이미 3년 전부터 서울 黑石(흑석)동의 단골 미장원을 이용하고 있다. 다음이 鄭燦昇씨. 5~6개월 전부터 남자이발관이 강요하는 일정한「스타일」에 반기를 들고 여자미용사에게「커팅」을 맡기고 있다. 鄭씨는 아직 단골미장원까지는 없다. 머리카락을 자를 때가 되면 단골미용사를 부른다. 나머지 두사람은 서울 R미용실의 고객. 이들이 지난 11일 사이좋게 R미용실에 들이닥쳐 머리카락을 잘랐다. 미용실로서는 개벽이래의 진객들이엇다. 미용실에는 이따금 남자손님이 찾아오지 않는것은 아니다. 다만 이날 처럼 사나이 네사람이 떼지어 몰린 것은 처음. 이 네사람이 죽 들어서서 대기의자에 앉자 미용실의 분위기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주인이 뛰어와서 무슨 용건이냐고 처음에는 나무라듯 따졌다. 거울만 쳐다 보고 있던 여자손님들의 시선이 일제히 이들에게 쏠렸다. 손님의 머리카락을 열심히 매만지고 있던 미용사들이 연상 사나이의 머리 꼭대기에 눈길을 돌렸다.『어머, 어머』하고 명랑한 소리를 지르는 미용사도 있었다. 마치 꽃밭에 구두발길로 침입한 것과 같았다. 예고없이 네 사나이가 이발(?)을 하겠다고 미장원에 나타났으니 말이다. 처음의 놀라움이 가시자 이들은 두 사람씩 차례차례로 의자에 앉아 저마다 자기「스타일」에 대해 까다롭게 주문했고 미용사들은 신나게 일을 했다. 머리만지는 시간 단10분 百(백)원으로 個性(개성)에 알맞게 그것은 네 사나이에 의한 미장원에서의「해프닝」1막이었다. 머리 자르는 시간은 불과 10분도 걸리지 않았다. 미용사들은 도대체 할 일이 없는 것이다. 필요 이상으로 자란 머리카락을「스타일」에 맞게 잘라내면 그만이다.「드라이어」를 대는 것도 아니다. 머리기름을 바르는 것도 아니다. 그래서 요금은 한 사람 1백원. 이발관을 이용하기 보다는 훨씬 싸게 먹힌다. 이들이 이발관에 반기를 든데는 그들나름의 이유가 있다. 아무리 자기들의「스타일」을 살려서 해 달고 부탁을 해도 이발사들이 들어주지를 않았다는 것. 일정한 남자의 공식화된「스타일」의 테두리에 집어 넣기가 일쑤였단다. 鄭燦昇씨가 그것을 이렇게 설명했다. 『머리의「스타일」하나만 보아도 우리에게는 개성을 살리는 개인생활이 없읍니다.「헤어·스타일」뿐 만이 아닙니다. 옷차림이나 사고에서도 개성있는 개인생활을 가지려면 기성의 고정관념에 도전할 수밖에 없읍니다』 바로 「해프닝」철학은 더 계속된다. 개인적으로서 살아가는 길 밖에 없는 사람에게 있어서 개인생활 그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개성을 살릴 수 있는 생활이 참된 개인생활이라고 한다면 그러한 개인생활은 현대에 있어서는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이미 존재하지 않는다. 인간은 모두 조직 속의 톱니바퀴로 전락했다. 개성은 죽어가고 있다. 개성은 자기이외의 것에 부닥쳐서 그것과 격투를 벌이면서 자기를 관철했을 때 비로소「실현」되는 것이다. 孫一光 씨는 남자의 이발관에서 자기의 머리카락이 싹독싹독 잘려 나가는 소리를 들으면 몸서리가 쳐진다고 말했다.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자기나름의 미가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심지어 자기자신 전체가 하나의 작품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이들은 옷도 기성복을 거부한다. 구두도 마추지만 자기나름의 장식을 어딘가에 붙인다. 그것이 현대의 멋이란다. 미장원에 가는 도수는 2~3개월에 한번 쯤이다. 돈이 적게 들고 시간이 절약되는 것이 잇점이기도 하단다. 그들은 자기들의「헤어·스타일」을 「코리언·히피·스타일」이라고 명명하고 있는데 어느 단체에서 남자장발대회를 열면 가장「센스」있는 긴머리카락을 하고 나가서 1등을 해 주겠다고 장담하기도 한다. [선데이서울 69년 10/19 제2권 42호 통권 제 56호]
  • [02일 TV 하이라이트]

    ●사이언스+(YTN 오후 1시20분) 범상치 않은 복장과 신기한 마술 도구들, 그리고 화려한 손놀림으로 우리의 눈과 마음을 즐겁게 해주는 마술. 생활에 신선한 자극을 주면서 다른 사람들과 행복까지 나눌 수 있는 도구로 모든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이 마술에는 과학이 숨겨져 있다. 단지 눈속임쯤으로 알고 있는 마술 속 과학의 원리를 알아본다.   ●생방송60분 부모(EBS 오전 10시) 병원에선 열정적인 의사로, 집에선 두 아이의 다정한 아빠로 살아가고 있는 소아과 의사 하정훈을 만나 그의 철학을 들어본다. 하정훈 선생이 제시한 육아원칙을 따르면서 부모들이 직접 겪었던 다양한 해프닝을 통해 그의 원칙에 대한 반론과 이견을 짚고 이에 대한 그의 입장도 들어본다.   ●웰빙 맛사냥(SBS 오전 9시) 맛도, 양도, 인심도 무한한 리필의 세계. 무한감동으로 손님 입맛을 잡는 맛집이 다 모였다. 큰 접시에 싱싱한 조개를 한가득 담고 배부를 때까지 얹어주는 주인장 인심. 해물탕 역시 무한정 리필. 그런가 하면 보양음식 장어를 만원에 배부를 때까지 먹을 수 있다는데, 감동의 무한 리필 속으로 함께 들어가 본다.   ●사랑은 아무도 못말려(MBC 오후 8시20분) 은민은 태경 아빠의 생일을 맞아 직접 케이크를 만들기로 하고, 생일 상을 준비하느라 바쁘다. 하지만 이를 지켜보는 은민의 엄마와 인숙의 마음은 쓰리다. 한편 태희는 기훈을 찾아가 솔직한 마음을 터놓으면서 결혼 조건삼아 다짐을 받는다. 자존심이 상한 태희는 그 자리에서 엉엉 울고 만다.   ●사랑과 전쟁(KBS2 오후 11시5분) 즐겁게 사는 것이 꿈인 지점장. 젊었을 때부터 바람이란 바람은 다 피우고 다녔지만 아직도 모자랐던 걸까? 은행 옆 식당 여주인과 눈이 맞아 결혼 기념일에 이혼서류를 내밀고 만다. 퇴직을 눈앞에 둔 지점장은 바람녀의 식당이 탐이 났던 것인데, 기가 막힌 아내는 오기로라도 그렇게는 못한다며 버틴다.   ●HD역사 스페셜(KBS1 오후 10시) 16세기는 도적을 양산했던 그야말로 ‘도적의 시대’였다. 그리고 임꺽정은 그 많은 도적들 가운데 하나였다. 그런데 우리는 왜 임꺽정을 의적으로 기억하게 됐을까? 임꺽정을 제압하기 어려웠던 것은 일반 백성이나 하급관료들이 임꺽정을 도왔기 때문이라는데, 그들은 왜 임꺽정을 지지했던 것일까?
  • [독자의 소리] 공정위 제대로 처벌하나/이영익

    작년 9월과 12월 C일보와 J일보 직원들이 지나가는 시민들을 상대로 1년간 무료 구독, 백화점 상품권 1만원짜리 5장 등으로 구독을 유혹, 신문 불공정 관련법을 공개적으로 어기는 모습을 보고 공정거래위원회에 두 신문지국을 고발했다. 고발에 따른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할 수 없이 구독을 신청했다. 보기도 싫은 신문을 구독료까지 지불하며 어렵게 고발했으나, 공정위는 6개월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충분한 증거가 확보되어 있음에도 두 곳 모두 경고라는 솜방망이 처분을 내렸다. 또한, 공정위는 고발자의 신원을 해당 신문지국 직원에게 알려줘 지국 직원이 우리 집을 찾아와 고발 취소 각서를 요구하는 해프닝까지 있었다. 또 해당 지국의 처벌이 결정되면 3개월 내에 포상금이 지급되어야 한다는 내용이 있는데도 공정위는 계속 업무의 과중함을 이유로 포상금 지급을 미루고 있다. 시행하는 곳에서 무성의로 일관한다면 법이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내가 고발했던 해당 신문사 지국 직원들은 또 지나가는 시민들을 상대로 1년 무가지와 백화점 상품권을 가지고 구독을 유혹하고 있었다. 이영익 <경기 군포시 수리동 가야 주공 아파트>
  • 송보배 ‘벌타시비’ 해프닝으로

    송보배(20·슈페리어)의 ‘벌타시비’(본보 29일자 17면)가 해프닝으로 끝났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경기위원회(위원장 김송율)는 29일 긴급회의를 열고 지난 26일 레이크사이드여자오픈 최종 라운드 16번홀에서 송보배가 세번째 샷 어드레스 당시 클럽헤드로 공을 건드렸다는 시청자의 제보와 관련,“녹화 테이프 판독 결과 공이 미세하게 흔들리긴 했지만 공에 눌린 그린 에지 부분의 풀이 일어나는 바람에 잠깐 흔들렸을 뿐 송보배의 클럽에 의해 움직인 것은 아니다.”고 결론짓고 우승을 확정했다.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시네드라이브] 중국의 영화 배짱

    문화가 국력이란 엄연한 사실을 새삼 돌아보게 되는 순간이 스크린 안팎에도 많다. 할리우드 최대의 잠재소비국 중국이 할리우드를 대하는 태도가 그렇다. 최근 중국 당국은 ‘미션 임파서블 3’의 상영을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 주인공 톰 크루즈가 여자친구를 구하려고 찾은 상하이 뒷골목이 대나무 빨랫줄에 속옷들이나 걸쳐놓은 남루한 장면으로 묘사됐다는 이유에서이다. 국제도시의 체면을 구겨놨으니 괘씸죄를 묻겠다는 얘기이다. 중국의 할리우드 딴죽걸기는 지난 2월에도 요란하게 외신을 장식했다. 장쯔이 주연의 스필버그 대작 ‘게이샤의 추억’이 심기를 건드렸다. 장쯔이가 게이샤가 된 것도 불쾌한데 일본인 남자의 정부로 묘사된 장면들은 도저히 국민적 자존심이 용납하지 못한다는 이유였고, 끝내 영화는 상영금지됐다. 사전 검열제도가 없는 지구촌 국가들이 볼 때 이런 뉴스는 거의 코믹 해프닝에 가깝다. 상하이라고 뒷골목이 없을 리 없고 그곳 사람들이 대나무 빨랫줄을 쓰지 말라는 법 없으니, 중국의 제스처는 대책없는 민족주의로 꼬집히기 십상이다. 하지만 그 태도를 ‘영화 미개국’의 촌극으로 우리까지 고민없이 재단해버릴 일은 아닌 듯싶다. 스크린은 총알 없는 문화전쟁터이다. 누가 뭐래도 할리우드는 힘이 세다. 그들 입맛대로 조합된 이미지들이 세(勢)를 얻어 현실을 압도하는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할리우드 영화에서 향신료처럼 자주 등장하고 있는 ‘스시 바’만 해도 그렇다.2,3년 전까지 할리우드는 젓가락질 서툰 주인공을 클로즈업하며 웃기는 식사도구나 쓰는 나라로 일본을 희화화하곤 했었다. 그런데 지난해 개봉한 할리우드산 로맨틱 드라마에선 사정이 180도 바뀌었다. 스시 바에 노련한 포즈로 앉은 남 주인공은 어느새 “진정한 뉴요커라면 반드시 와봐야 하는 곳”이란 대사를 날린다. 할리우드가 스시바의 나무젓가락을 동양문화의 대변자로 일방적으로 가치 재평가한 셈이다. 스크린쿼터 축소로 의기소침한 극장가를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독식하고 있는 현실이다. 중국발 외신을 할리우드와 똑같이 코믹 가십으로 즐기기엔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이 아무래도 심상찮다.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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