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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고장 이 맛!]산란기 맞은 신안 민어회

    [내고장 이 맛!]산란기 맞은 신안 민어회

    요즘 서남해안에선 민어 잡이가 한창이지만 어황이 썩 좋지는 않다. 전남 신안수협 송도위판장 남희현(47) 경매사는 17일 “하루 위판량이 100㎏을 밑돈다.”며 “서남해에 대량 출몰한 해파리떼와 장마·풍랑 등으로 조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한 탓”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1주일 전쯤 ㎏당 3만 6000~4만원이던 가격이 6만원 이상으로 크게 뛰었다. 민어는 삼복더위 들머리에 임자도 등 신안~영광군 사이 해역에서 잡히는 것을 최고로 친다. 산란기를 맞아 연안을 회유하는 동안 왕성한 먹이활동 덕분에 살이 통통 오른다. 달고 쫄깃한 회맛은 어느 물고기에 견줄 수 없을 정도다. 갓 잡아올린 민어를 두껍게 썰어 생강, 마늘, 과일즙 등으로 만든 초고추장에 찍어 한 입 넣으면 혀끝이 살살 녹는다. 비린 내도 없고 맛이 담백해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한다. 살짝 데친 껍질과 지느러미살, 부레 등은 참기름 소금장에 찍어 먹는다. 고소한 맛이 일품이다. 탕과 찜은 예부터 여름철 보양식으로 식탁에 올랐다. 바닷가 사람들은 노약자의 원기 보충용으로 애용한다. 해풍에 바짝 말린 뒤 쌀뜨물을 넣어 탕을 끓여내거나 날것을 그대로 고아 내기도 한다. 민어와 관련한 전래 얘깃거리도 많다. 동의보감은 ‘회어’라고 해서 보양식으로 소개하고 있다. 한방에서는 건위(健胃)와 이뇨작용을 돕는 약으로 사용했다. 백성들이 즐겨먹는 물고기라 해서 ‘민어(民魚)’란 이름이 붙었는지 모르지만, 그 의미와는 달리 임금이나 양반 계층이 즐긴 고급 어종이었다. ‘삼복더위에 양반은 민어탕, 상놈은 보신탕을 먹는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낚시로 민어를 잡는 박용배(55·전남 영광군 백수읍 대신리)씨는 “5㎏이 넘는 것들도 낚싯줄을 잡아당기면 다른 물고기와 달리 별 다른 저항 없이 끌려 나오지만 물 밖에서는 손으로 통제하기 힘들 정도로 힘을 쓴다. 그러던 것이 낚시 바늘을 빼내기 위해 양 가랑이로 몸체를 감싸면 미동도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런 습성 때문에 ‘기생이 죽어 민어가 됐다.’는 얘기가 전해 온다. 민어는 동중국해 등 남쪽에서 겨울을 보내다가 산란기를 맞은 6월부터 가을철까지 서남해안으로 회유해 산란한다. 새우·게 등 갑각류와 작은 어류를 먹고 자라며, 단백질·필수아미노산·비타민류가 많이 함유돼 있다. 신안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서해안 해파리떼 습격 비상

    최근 전남 완도·영광 등 서해안 일부 지역에 보름달물 해파리 등 해파리떼가 대량 출현하면서 어민들이 조업을 포기하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영광원전 냉각수 취수구 등에도 같은 종류의 해파리떼가 출몰해 원전 측도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12일 이 지역 어민들에 따르면 최근 각종 해파리 떼가 극성을 부리면서 그물을 걷어올리지 못하는 등 조업을 포기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영광 안마도와 칠산앞바다 등지에는 지난달 초부터 어른 손바닥 크기의 해파리 떼가 출현, 갈수록 그 크기와 개체수가 늘고 있다. 이 때문에 그물을 조류에 흘려 민어·조기 등을 잡는 유자망 등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어민 김모(58·영광군 홍농읍 계마리)씨는 “그물을 올리다 보면 해파리 무게를 견디지 못해 그물이 찢어지기 일쑤”라며 “당분간 조업을 중단해야 할 형편”이라고 하소연했다. 또 완도 인근 해역에 형성된 멸치어장도 이달 초부터 대형 독성 해파리 떼의 공습으로 쑥대밭이 됐다. 어민 이모(55·완도군 소안면)씨는 “멸치를 잡는 낭장망에 멸치는 없고, 대형 해파리만 가득차 개당 300만원이 넘는 그물이 훼손됐다.”며 “최근 조업을 포기했다.”고 말했다. 한국수력원자력 영광원자력본부도 6개 냉각수 취수구에 몰려드는 해파리 퇴치에 애를 먹고 있다. 원전 관계자는 “이달 초부터 보름달물 해파리를 하루에 2~24t정도 수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수산과학원 해파리정보센터는 전국 해안에 보름달물 해파리가 급증하고 있고, 영광에 대량 출현한 해파리도 같은 종류라고 분석했다. 보름달물 해파리는 독성이 없지만, 가을까지 대량 습격할 경우 정치망·저인망 등의 어구가 파손돼 어장이 황폐화될 것으로 우려된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제주 해수욕장 해파리 비상

    제주지역 해수욕장이 개장을 하루 앞둔 26일 현재 연안 바다에 여름 불청객인 해파리떼가 자주 출현해 제주도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제주도와 제주해경, 국립수산과학원 등에 따르면 서귀포시 중문 인근 바다에서 작은부레관해파리가 발견된 것을 비롯해 제주도 남쪽 동중국해 해상에서 노무라입깃해파리가 제주 연안으로 이동하는 것이 관찰됐다. 한경면 차귀도 인근 해역과 남쪽 동중국해 해역에서도 보름달물해파리가 발견됐다. 특히 중문 인근에서 발견된 작은부레관해파리는 맹독성 해파리로 접촉시 피해를 입을 수 있으므로 접촉을 삼가야 한다. 제주 연안에 가장 많이 출현하는 노무라입깃해파리는 독성이 강할 뿐만 아니라 대량으로 나타나기 때문에 지속적인 감시와 주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도는 어업지도선과 모니터링 요원 등을 이용한 해파리 감시체계를 가동하고 해파리 접촉사고 피해 최소화를 위해 해수욕장 안전사고 예방대책을 마련했다. 도 관계자는 “제주 연안에 해파리떼가 출몰하고 있지만 해수욕장까지 근접하지는 않았다.”며 “해파리떼가 해수욕장 인근에서 발견되면 즉시 펜스를 설치하는 등 안전 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부산, 쥐치로 해파리 잡아 피서객 피해 예방

    ‘바다의 불청객’인 해파리를 잡기 위해 천적인 ‘쥐치’가 부산 해운대 앞바다에 투입됐다.해운대구청은 11일 활어운반선 2척을 동원,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 앞 해상에 말쥐치 20만마리를 방류했다. 이날 방류된 말쥐치는 길이 3∼5㎝ 크기의 치어들로 해운대구와 민간업체가 8000만원을 주고 경남 거제의 한 양식장에서 가져온 것이다. 구는 지난해 8월 해파리떼가 해운대해수욕장에 출몰하면서 피서객들이 쏘이는 사고가 잇따르자 해파리의 천적으로 알려진 말쥐치 5만마리를 방류했었다.해운대구 관계자는 “작년에 말쥐치를 투입한 이후 해파리떼가 줄어드는 등 효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돼 올해는 방류량을 대폭 늘리고 방류시기도 앞당겼다.”면서 “말쥐치 방류사업은 해파리 퇴치뿐만 아니라 수산자원회복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온난화로 해파리 일찍 나타나”

    ‘바다의 불청객’ 해파리가 예년보다 일찍 나타났다. 지구온난화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9일 전북도와 부산 해운대구에 따르면 군산, 부안, 고창 등 서해안 연근해에서 해파리 개체 수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는 예년보다 열흘가량 이른 5월 말부터 출현하기 시작해 개체 수가 늘고 있다. 크기도 지름 30∼40㎝ 내외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서해안에 출현하고 있는 해파리는 노무라입깃해파리로 머리에 해당하는 갓의 길이가 1.5m, 무게는 200㎏까지 성장하는 대형 종이다. 독성을 띤 촉수에 접촉되면 채찍 모양의 상처와 함께 심한 통증을 느낀다. 이 해파리는 과거에는 주로 제주도와 남해안 일대에 분포됐으나 4∼5년 전부터 서해 연안에도 나타나고 있다. 해파리가 늘면서 멸치, 새우 등을 잡는 안강망과 자망, 정치망 어업의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특히 안강망 어업을 주로 하는 부안 위도와 군산 고군산군도 일대는 관련 어선 180척 가운데 40% 안팎이 정상적인 조업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해운대해수욕장에서도 지난 4일 피서객 1명이 해파리에 쏘여 간단한 치료를 받았으며 5일 3명,7일 7명의 피서객이 해파리에 쏘여 다리에 상처를 입었다. 해파리의 출현시기는 지난해보다 20일 정도 빨라졌다. 해운대구는 9일 어선을 동원, 쌍끌이 그물로 해운대해수욕장 수중에 있는 해파리떼 수거작업을 진행했다.국립수산과학원 관계자는 “지구 온난화로 독성해파리인 노무라입깃해파리의 출현 시기가 빨라졌다.”면서 “해파리에 접촉되면 절대 맨손으로 만지지 말고 수건 등으로 떼어낸 뒤 바닷물로 씻고 항비타민제 연고를 발라야 한다.”고 말했다.전주 임송학·부산 김정한기자 shlim@seoul.co.kr
  • 쥐치로 해파리떼 퇴치

    부산 해운대구가 바다의 불청객인 독성 해파리떼 퇴치를 위해 천적인 쥐치를 투입, 성공 여부가 주목된다. 해운대구는 27일 해파리 퇴치를 위해 천적으로 알려진 말쥐치 새끼 5만 마리를 경남 통영의 양식장에서 구입, 다음달 7일 해운대와 송정해수욕장 앞바다에 방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쥐치를 투입해 해파리를 퇴치하겠다는 아이디어는 국립수산과학원의 연구결과에서 힌트를 얻었다. 구청 관계자는 “국립수산과학원이 수조에 해파리와 말쥐치를 함께 넣어 실험한 결과 말쥐치가 해파리를 잡아먹는 것으로 확인돼 이같은 방안을 강구하게 됐다.”고 밝혔다. 구는 해파리 퇴치를 위해 쌍끌이어선과 뜰채 등을 이용해 포획에 나서고 있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편 해운대해수욕장에는 23일 해파리떼가 첫 출현해 피서객 15명이 피해를 입는 등 부산의 주요 해수욕장에 해파리 출현이 잇따르고 있다. 부산시소방본부는 해운대해수욕장을 비롯한 부산의 7개 해수욕장에 해파리 출현 경보를 발령하는 한편 해파리 경보 시스템을 가동 중이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씨

    [김문기자가 만난사람]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씨

    아스라한 전설의 시대, 호주의 남쪽 어느 바닷가에서 인간과 비슷한 동물이 만들어져 뭍으로 기어올라왔다. 이들은 생활을 지탱하기 위해 다시 물가로 내려가 자맥질을 했다. 또한 새로운 먹을 것을 잡거나 다른 곳으로 건너기 위해 스스로 헤엄치는 요량을 터득했다. 그러다보니 어느새 두뇌가 발달됐고 육신이 점차 단련되면서 인간으로 진화했다는 설이다. 이후 밤하늘의 별처럼 무수히 많은 세월이 흐른 근대에 이르러, 영국은 이같은 인간의 원초적 헤엄을 스포츠화시켰고 올림픽의 부흥과 함께 세계적인 인기 스포츠로 각광을 받았다. 우리나라는 어떨까.1970년 방콕·1974년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 조오련 선수가 연이어 2관왕을 차지하면서 국민적인 ‘수영 붐’을 일으켰다.1982년 뉴델리 아시안게임에서는 최윤희 선수가 3관왕을 차지하면서 또 한번 불을 댕겼다. 그로부터 24년 후인 도하 아시안게임에서의 박태환. 그는 과거 조오련 선수의 주종목 자유형 200m,400m는 물론 1500m에서 당당히 3관왕을 획득, 국민적 스타로 떠올랐다. 특히 그의 쾌거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의 영웅 이언 소프와 비교된다. 인간 어뢰로 불리며 호주 전역을 들끓게 했던 이언 소프의 신드롬처럼 박태환 역시 차가운 겨울철에 뜨거운 ‘수영 열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요즘 각 수영장마다 신기(神技)의 발차기와 잘 생긴 박 선수의 외모는 폭발적인 부러움의 대상이다. 영원한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55)씨. 일곱살 때부터 헤엄을 쳤으니 아마 조씨처럼 물에서 오래 생활한 사람도 드물 터. 기네스북 도전과 한국인의 기개를 떨치기 위해 한강 600리 수영, 대한해협과 울릉도∼독도, 도버해협 횡단 성공 등 수많은 바닷길을 열었다. 때로는 해파리떼들과 만나 사투를 벌였고 교통사고를 당해 팔이 휘어졌지만 그래도 물살을 가르며 살아온 특별한 인생이다. 추운 날에도 옷을 벗어야 했고, 다들 살 빼려고 하는 대신 오히려 찌워야 하는 정반대의 역정이었다. 이처럼 한국 수영계의 대부로 끝없는 도전을 해온 그는 요즘 남다른 감회에 빠져 있다. 다름 아닌 도하 아시안게임의 3관왕인 박 선수의 경기를 지켜보면서. 하기야 30여년 만에 자신의 주종목에서 금메달을 보란 듯이 따줬으니 얼마나 대견스러울까. 박 선수가 세번째 금메달을 따던 날 조씨에게 전화를 걸었더니 “정말 대단하다. 우리나라 수영의 새로운 희망이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인터뷰를 요청했더니 “귀향해 집을 짓느라 바쁘다.”고 해 지난 13일 조씨의 고향인 해남에서 만났다. 그가 귀향해 사는 곳은 해남군 계곡면 여시골마을. 해남읍내에서 자동차로 15분거리에 위치한 전형적인 배산임수형의 산골이다. 사방 2㎞ 안에는 주민들이 살지 않는 외진 곳이지만 맑은 물이 곳곳에 솟아나오는 청정지역. 때마침 비가 온 뒤여서 그의 집까지 가는 비포장도로에는 군데군데 물이 고여 있었다. 조씨는 흙 묻은 작업복 차림에다 농부의 모자를 쓰고 있었다.“보시다시피 아직 집이 완성이 안돼 컨테이너 막사에 거주하고 있다. 먼길 오느라 점심도 못했을 텐데….”라고 하면서 주방으로 사용하는 비닐하우스 안으로 데리고 가 직접 삶은 국수 한 그릇을 권한다.6년 전 부인과 사별하고 혼자 오래 살아온 솜씨여서 그런지 싱싱한 굴과 큼직큼직한 멸치가 투박하면서도 잘 조화를 이루어 맛이 그만이다.“부엌에서 인부들에게 밥이나 지어주고 있다.”며 활짝 웃는다. 여전히 특유의 호방한 성격 그대로였다. 언제 귀향했느냐는 질문에 “지난 8월31일 이곳으로 주민등록을 이전했다.10년 전부터 귀향하려고 땅을 사놨다.”는 즉답이 나온다. 옛날 절터 주변의 땅 2만여평을 매입했단다.“해남을 떠난 지 꼭 38년 만의 귀향이다. 서울나들이를 비로소 이제야 마치고 내려왔다.”면서 “조용한 곳에서 음악도 듣고 책도 좀 보고 자서전도 준비할 생각”이라고 의미부여를 했다. 전환점에 선 수영의 마라토너답게 거침없이 나오는 바리톤 음성에는 간단치 않은 삶의 철학이 배어 있었다. 현재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인 황토집은 내년 3월에 완공된다. 집 앞마당에는 30m 레인 하나 정도 나올 만한 작은 수영장과 낚시터까지 갖춰진다고 했다. 조오련 수영캠프가 아닌 남은 인생을 스스로 조용히 돌아볼 혼자만의 공간이라고 했다. 박 선수의 경기를 지켜본 소감에 대해 “이제 아시안게임을 제패했으니까 원을 더 크게 그려 베이징올림픽을 봐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주변에서 많은 관심과 독려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또한 “이제 17세인 만큼 한살 한살 나이를 먹어가면서 일취월장하는 노력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면서 “박태환이라는 총알이 올림픽 과녁을 정확히 맞힐 수 있도록 행정적인 지원도 따라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화려했던 현역시절이 문득 생각났는지 “나는 수영 선수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면서 다만 전국대회에서 3등 정도만 하면 공짜로 서울에서 학교를 다닐 수 있겠다는 생각에 1968년 12월 완행열차를 타고 무작정 상경했다고 회고했다. 시골 형편이 대부분 그랬듯 가난한 가정의 5남5녀 중 막내로 자랐다. 수영은 일곱살 때부터 자연스럽게 익혔다. 해남고 1학년 때 심부름하러 제주도에 갔다가 우연히 하계체전 예선전을 지켜봤는데 1등 기록이 자신보다 못하다는 사실에 자신감을 얻어 양정고 1학년에 입학했다. 청계천 부근 간판집과 창고지기로 일하면서 틈틈이 종로 2가의 YMCA 실내수영장을 다니며 실력을 쌓았다. 그의 천부적 수영실력은 이듬해 6월 전국체전 서울시 예선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수영복조차 없이 ‘사각팬티’를 입은 채 자유형 400m와 1500m에 참가, 내로라하는 장거리 주자들을 모두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이때 마침 귀빈석에서 관람 중이던 민관식 대한체육회장이 그의 사정을 듣고 태릉선수촌에 입촌시켜 훈련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후 경기할 때마다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고3 때인 1970년 드디어 방콕 아시안게임에 출전, 한국 스포츠 사상 최초의 2관왕에 올랐다.4년 뒤인 테헤란 아시안게임에서도 2관왕에 올랐고 은퇴할 때까지 통산 50개의 한국신기록을 세운다. 은퇴 후에는 거친 바다에 도전한다.1980년 13시간여 만에 대한해협을 횡단한 것을 시작으로 도버해협(1982년), 대한해협 재횡단(2000년) 성공,2003년 8월15일 강원도 화천 비무장지대에서 여의도까지 한강 600리를 수영으로 완주했다. 뿐만 아니라 광복 60주년을 앞둔 지난해 8월 성웅(26·회사원), 성모(22·고려대4) 두 아들과 울릉도∼독도간 93㎞를 18시간 만에 횡단하는 데 성공,‘독도가 헤엄쳐 건널 수 있는 우리 땅’임을 당당히 입증했다. 1986년에 결혼한 그는 서울 압구정동에 수영교실을 열어 집안생계를 꾸려나갔다. 두 아들을 키우며 행복하게 살았던 조씨 부인은 2001년 갑작스러운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혼자 살다 보니 모든 게 뒤죽박죽이었습니다. 아들 둘도 인생을 스스로 개척할 만큼 다 컸고 결국 이래저래 귀향결심을 하게 됐죠.” 그는 장시간 바다에서 수영을 하다 보면 무아지경을 경험한다. 성철 스님이 무념무상에서 9층탑을 쌓는다고 하면 자신은 3층높이는 될 것이라는 그는 “바다수영은 조류의 흐름과 파도, 수온 등 모든 것을 고려해야 한다. 억지로 떠오르려고 하면 가라앉는 것처럼 몸과 마음이 하나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집이 완공되면 주변 땅에서 녹차밭을 가꾸겠다는 그는 내년에 또한번 새로운 도전을 할 예정이다. 독도 둘레가 6㎞라는 사실을 알리기 위해 내년 7월 독도 둘레를 수영으로 33바퀴(3·1독립선언문의 33인 상징) 돌 예정이다. 비록 귀향했어도 굽힘없는 도전정신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km@seoul.co.kr ■ 그가 걸어온 길 ▲1952년 해남 출생 ▲71년 양정고등학교 졸업 ▲76년 고려대 경영학과 졸업 ▲81년 고려대 사학과 편입졸업 ▲89년 조오련 수영교실 설립 ▲98년 대한수영연맹 이사 ●경기기록 ▲70년 제6회 아시아경기대회 자유형 400m,1500m 1위 ▲74년 제7회 아시아경기대회 400m,1500m 1위,200m 2위 ▲78년 제8회 아시아경기대회 접영 200m 3위 ▲78년 이후 수영부문 한국신기록 50회 수립 ▲80년 대한해협 횡단 13시간 16분 ▲82년 도버해협 횡단 9시간35분 ▲03년 한강 600리 종주 ▲05년 을릉도∼독도 횡단 18시간 ●상훈 자랑스런 양정인(03년)외 국민훈장목련장, 체육훈장 거성장, 대한민국체육장 등 다수
  • 서울시, 거리화분 362개 상록화 南道식물들 얼어죽어 미관 ‘꽝’

    추워질줄 몰라서? 서울광장과 청계천 등지를 찾는 시민들을 위해 서울시가 시청과 광화문일대 거리에 설치한 화분이 되레 거리 미관을 해치고 있어 시민의 눈총을 받고 있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거리환경 미화를 위해 설치한 ‘가로등 거리화분’이 겨울날씨에 견디기 힘든 송악과 백화등 등 상록식물이 대부분이어서 동사하거나 잎이 말라버렸다. 발단은 서울시가 지난 12월 중구 태평로와 종로구 세종로, 무교동 일대 거리 가로등에 설치한 362개 화분의 꽃을 송악과 백화등 등 상록식물로 바꾸면서 불거졌다. 서울시는 겨울철에도 잎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며 이 식물들을 심었지만 최근 계속된 한파로 잎이 얼거나 떨어져 버렸다. 이에 대해 한 시민은 “쓸쓸하게 얼어죽은 식물들을 보면 추운 거리가 더 황량하게 느껴진다.”며 안타까워했다. 한봉호 서울시립대 조경학과 교수는 “이들 상록식물들은 본래 연 평균기온이 14도 이상인 부산과 광주 이남 남부지역에서 자라는 식물이어서 평균기온이 12도 정도 되는 서울지역 겨울철엔 적응할 수 없다.”면서 “특히 바람이 많이 부는 도로와 고층건물이 많은 장소에서 겨울에는 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겨울 유난히 추워 이같은 문제가 발생했다고 해명했다. 관계자는 “송악과 백화등은 남부지역에서 자라는 식물이지만 최근 품종개량과 온난화 현상으로 중부지역의 겨울날씨에도 견딜 수 있다는 정보를 바탕으로 배치했다.”면서 “하지만 올겨울이 유난히 추워 예상이 빗나갔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죽은 화분을 처리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라고 덧붙였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더워질줄 알고도? 국내 최대 규모인 인천 영흥도 화력발전소에서 배출되는 온배수로 주변 해양생태계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4일 한국남동발전에 따르면 영흥화력발전소는 발전시설의 냉각수로 바닷물을 끌어다 쓴 뒤 기존보다 6∼7도 높은 온배수를 바다로 배출하고 있다. 발전소 1기당 배출량은 초당 36t으로 하루 쏟아내는 온배수만 500만t이 넘는다. 지난 2004년에 1·2호기가 가동에 들어간 데 이어, 향후 영흥도 면적의 53%에 달하는 409만평에 모두 12호기의 화력발전소가 건설될 경우 이들 시설에서 나오는 온배수로 인한 해양피해가 심각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영흥도 바다에는 거대한 해파리떼가 몰려와 피해를 입히는가 하면 열대바다에 사는 산호초까지 발견되는 등 전에 없던 현상들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특히 예전에 없었던 적조현상이 지난해부터 수차례 발생하자 수온상승의 원인인 영흥화력발전소에 의심의 눈초리가 쏠리고 있다. 이에 인천시와 발전소측은 발전소로 인한 환경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환경협정을 체결,“온배수의 영향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야 한다.”는 조항을 명문화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온배수를 이용한 양식장 운영은 경제성 문제 등으로 현실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온배수 방류로 인한 해양생태계 피해 최소화 방안은 구체적인 계획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발전소 주변바다가 수온상승으로 인한 해양생태계 교란이 우려되고 있지만 발전소측의 대책은 거의 전무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발전소측은 “온배수를 이용한 양식장 운영은 곧 가시화될 예정이며, 장기적으로는 온배수 배출낙차를 이용한 수력발전소 설치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씨줄날줄] 조오련 3부자/육철수 논설위원

    수영은 열량소비가 퍽 많은 운동이다. 체중 60㎏인 사람이 30분 동안 수영할 경우 약 190㎉를 소비한다. 이는 36㎞를 쉬지 않고 걸어야 소비할 수 있는 열량이다. 또 등산 40분, 탁구 30분, 조깅 20분 등으로 땀을 흠뻑 흘려야 수영 30분 한 것과 맞먹는 열량이 소모된다. 수영선수치고 몸매가 날씬하지 않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마 소모열량이 많은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그런데 광복 60돌을 맞아 엊그제 울릉도∼독도를 헤엄쳐 횡단한 ‘아시아의 물개’ 조오련씨 3부자는 모두 역도선수 같은 우람한 체격이어서 TV 생방송을 지켜본 시청자들은 무척 놀랐을 것이다. 수영횡단을 앞두고 고강도 훈련을 쌓았다는 사람들이 어째서 저렇게 뚱뚱할까. 하지만 궁금증은 이내 풀린다. 바다 수영은 풀장 수영과는 다르다는데 열쇠가 있다. 바로 바닷물의 저온현상 때문이다. 낮은 수온에 따른 저체온증을 이겨내려면 몸무게를 10∼20㎏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다. 바다수영은 상어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안전망을 사용한다지만 해파리떼의 공격과 높은 파도, 거센 바람과 수시간 동안 싸워야 한다. 어지간한 체력과 인내, 의지가 없이는 감히 엄두도 낼 수 없는 역정이다.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리는 뜻깊은 행사를 앞두고 지난 2월부터 제주도 모슬포와 마라도 등지에서 강도 높은 훈련을 해온 이들 3부자다. 정신·육체적 훈련도 힘든 마당에 체중을 늘리고, 파도와 싸우는 등 3중·4중고의 지옥훈련을 감내했다. 국민이 그들에게 아낌 없는 찬사를 보내는 것은 18시간의 대장정을 성공으로 이끈 것은 물론이고, 그보다는 6개월 동안 이토록 어렵고 세심한 준비를 거쳐 행사에 임한 그들의 마음가짐 때문일 것이다. 대한해협(1980년)과 도버해협(1982년)을 수영으로 횡단했던 조씨가 두 아들과 함께 울릉도∼독도간 바닷길 92㎞ 도전에 나선 것은 일본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조례제정이 결정적 계기였다고 한다. 훌륭한 수영선수 일가를 가진 것만도 뿌듯한데, 이렇듯 국민의 소망까지 풀어주니 고맙기 그지 없는 일이다. 광복 60돌을 맞아 국민에게 자신감과 국토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준 조씨 3부자에게 거듭 박수를 보낸다. 육철수 논설위원 ycs@seoul.co.kr
  •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1)고군산군도의 경관적 가치

    [바다에 살어리랏다-주강현의 觀海記] (71)고군산군도의 경관적 가치

    선유도 무녀도 장자도 신지도 곶리도 말도 횡경도 방축도 야미도 등이 별처럼 모여 있다. 오밀조밀하게 모여 앉은 이 섬들 때문에 고군산군도는 ‘호수에 뜬 섬들’로 불렸다. 서긍의 ‘고려도경’에는 중국 사신들이 서해를 건너오면 고려군사들이 고군산까지 영접을 나왔다고 기록돼 있다. 중국과 한반도가 뱃길로 연결되는 길목이었음은 물론이고 서남해안 쪽에서는 개경이나 한양으로 가는 중간 허리였다. 조운선과 상선, 군선이 상존했으며, 이순신이 이곳에 잠시 머물렀다는 기록도 난중일기에 보인다. 사람과 배만 그러한가. 물고기에게도 필수 코스였으니, 유명한 칠산어장의 북단이 바로 고군산이다.1906년 군도 끝자락 말도에 등대를 세워 올해로 99년째 불을 밝히고 있다. 이렇듯 이곳은 일찍부터 서해 항로의 요충지였다. 때맞춰 북상하는 조기같은 회유어종의 통로라 함은 역으로 남하하는 홍어나 대구 같은 한류어종의 통로라는 말도 된다. 그래서 군산 수협조차도 애초에는 육지가 아니라 장자도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군산진을 설치하고 서해를 경영하다가 옥구로 옮기게 된다. 왜구의 노략질이 워낙 심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는 중국 황당선의 ‘황당한’ 일도 자주 벌어졌다. 군산진만 육지로 떠난 것이 아니다.20세기 후반에는 물고기들이 떠나가는 일도 벌어졌다. 황금어장 칠산이 고갈되면서 섬사람들은 서울이나 군산 등지의 저잣거리로 떠나갔다. 모진 세월은 이 천혜의 섬들을 가만 두질 않았다. 새만금 간척사업이 본격화되면서 공사용 차량들이 하루도 쉬지 않고 분진을 일으키더니 온갖 반대를 무릅쓰고 야미도와 신지도가 방조제로 이어졌고, 그 바람에 승용차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고군산 수천년 역사 속에서 ‘단군 이래 최대의 변화’가 밀어닥친 것. 약삭빠른 업자들은 관광유람선을 띄웠고 부동산업자들은 ‘새만금 새땅‘식으로 서부 개척시대를 방불케하는 거품경쟁에 나선다. 물고기가 사라진 바다에 땅장사들이 대신 몰려든 셈이다. 수산과학원 산하 갯벌연구소의 전용 조사선에 몸을 실었다. 분기별로 행하는 정기 탐사 일정이었다. 연구원들은 항해 내내 포자망으로 해파리 유체를 채취하고, 멸치 난어를 조사했다. 예전에 없던 아열대성 해파리떼가 한반도를 휩쓸어 그물 가득 해파리만 든다.20세기 초반 시인 김억이 ‘해파리의 노래’를 상재했으나 이런 ‘괴물’은 예상하지 못했으리라. 남방 해파리의 알이 고군산 근역에서 보임은 수온 상승의 반증 아니겠는가. 바다 물고기들의 동향도 수상쩍다. 조기 갈치는 물론이고 여타 고급 어종들이 대거 사라진 자리를 멸치떼가 채우고 있다. 고급 어종 비율이 1967∼69년도 39%에서 36년 만인 1999년 23%로 줄었으니 엄청난 감소다. 멸치는 1992년 군산수협 위탁량이 88t이던 것이 2002년에는 2359t으로 급증했다. 먹이사슬 상층부를 차지하는 큰물고기들이 사라지자 아래쪽 개체인 멸치떼가 극성을 부리는 것. 생태계의 적신호가 울리고 있다. 이러다가 고기가 아예 없어지는 것 아니냐며 진반농반의 걱정을 전하자 동행한 김수관 군산대 교수는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동의한다.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동해안의 엄청난 인구증가와 산업화로 서해에 쏟아부어지는 오염총량을 계산할 때 서해가 죽음의 바다로 바뀌는 것은 시간 문제란다. 일제시대에 고군산 근역에서 미역 김 해삼 상어 가오리 넙치 고등어 멸치 조기 삼치 대구 도미 청어 전광어 새우 숭어 참장어 가사리 병어 민어 홍어 오징어 뱅어 갈치 등이 잡혔다니, 종다원성이 해체된 비극이 지금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바다의 젖줄인 동진강, 만경강을 끊어 놓으니 바깥 생태계에 엄청난 부담이 가해지고 있다.”는 갯벌연구소 조영조 소장의 설명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새만금간척의 부당성을 지적하고 반대해 온 환경운동가를 비롯, 뜻있는 많은 이들이 잠시 반성할 지점이 있다면, 바로 고군산 같은 방조제 바깥 섬들의 안위를 도외시했다는 점일 것이다. 막는 쪽이나 반대하는 쪽이나 바깥 바다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환경운동조차 언제나 육지 중심이었던 것이다. 현재 군산쪽이 완전히 막힌 상태에서 남쪽 일부만 트여 좁은 수로로 조류가 엄청난 속도로 드나든다. 그래서 신시도 아래쪽 무녀도와 비안도 사이는 거대한 물골이 패였으며, 이곳에서는 어떤 어업도 불가능하다. 무녀도 어민 김용문(55)씨는 “조류가 빨라 그물 설치가 불가능한 것은 물론 양식이나 조개 채취도 다 지난 얘기”라며 “방조제 안쪽은 그래도 보상이나 넉넉히 받았지만 바깥쪽은 단돈 1000만원이 고작이었다.”고 말꼬리를 흐린다. 어류가 산란을 위해 새만금 안쪽으로 들어가는 길목을 거대한 장애물이 가로막으니 애당초 어업은 결단난 것이다. 무녀도를 둘러보니 물고기 못지 않게 자연 경관의 훼손도 심하다. 왕왕 경제적 가치만으로 간척의 폐해를 계산하느라 대개 경관가치는 무시되기 일쑤다. 무녀산 중봉의 ‘삼각형’이란 곳까지 올랐다. 왼쪽으로 선유팔경이 펼쳐지고 무녀도 서두리 마을과 염전, 닭섬을 비롯한 자잘한 섬들, 그리고 비안도, 신시도 같은 섬까지 한 눈에 들어와 가히 관해의 요처답다. 선유도와 무녀도를 이어주는 현수교가 멋스럽다. 섬들은 아득한데 저 멀리 한 눈에 들어오는 방조제가 철책처럼 흉물스럽게 방벽을 두르고 있다. 무녀도가 한창 ‘잘 나갈 때’, 삼월 삼짇날이면 선남선녀들이 밥솥을 짊어지고 산정에 올라 진달래꽃 향기에 취해 놀다 갔다는 전설같은 이야기만 전해질 뿐이다. 고군산은 예로부터 ‘신들의 본향’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춤추는 무녀의 형상에서 따왔다는 무녀도란 섬 이름이 말해 주듯 섬마다 신들이 좌정하고 있었다. 선유도 모래사장이 끝나는 지점에 망주봉이 기암괴석으로 솟아있는데, 사람들은 대부분 그 절경만 보고 돌아올 뿐 거기에 오룡묘 신당이 있는 것은 모른다. 다섯 용을 모신 곳인 만큼 기와집이 화려한 폼새로 지어졌고, 산신각도 따로 세워져 신당의 위용을 자랑한다. 해마다 당제를 지극정성으로 모셨음은 물론 수년에 한번씩 별신제를 올릴 때면 내로라는 굿쟁이들이 몰려들어 삼현육각을 잡고 남사당패까지 몰려와 신명의 굿판으로 바다를 달구었던 서해안 최대 신당의 하나였다. 신당 형체는 여전하나 문짝은 떨어져 나가고 지붕에는 잡초가 무성할 정도로 쇠락했다. 군의관으로 고군산에 근무하면서 이 일대의 신당을 조사, 세상에 알린 서홍관씨가 80년대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섬마다 있던 신당이 주민들의 기독교 개종으로 멸시와 박해를 당해 심지어는 불태워지기도 했단다. 여기서도 종교적 극단주의의 한 정형을 본다. 고군산 신당의 파괴는 문화적 반달리즘의 명백한 증거가 아니겠는가. 장자도에도 어사대란 당집과 할머니바위가 있다. 비승비속의 당할머니가 모셨던 신당이다. 건너 횡경도에는 할아버지바위가 있어 양자간의 애틋한 전설이 전해진다. 고군산의 12섬에서 모두 신당 및 당숲이 확인되지만 당제가 남아 있는 곳은 없다. 당집이나마 문화유산으로 지정·보호하겠다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한 즉, 오룡묘같이 역사문화적 전통이 분명한 문화유산을 방치하는 군산시의 안목이 불안하기만 하다. 고군산에는 그동안 말로만 들어온 초분도 전해진다. 분묘 대신 짚으로 엮은 초분에 시신을 안치하는 초분 전통은 진도를 비롯한 남해안의 전통으로 알려졌다. 그 초분이 고군산에도 남아 있어 남해안뿐 아니라 서해안까지도 초분문화권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무녀도 초입에는 아예 궁금해 하는 외지인을 위해 ‘관광용 초분’까지 만들어 두었다. 무녀도에는 고군산 유일의 초분이 남아 해마다 짚을 갈아주면서 정성스레 보존해 오고 있다. 이처럼 신들이 잠을 청한 안식처이자, 초분 같은 고풍스런 유산까지 전해지는 것, 난초와 모감주나무군락을 비롯한 자연유산의 보고인 고군산의 경관가치에 관해서는 아무런 고려나 계산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관광객들은 선유도에 잠시 들러 회를 먹고는 휘∼ 해수욕장을 한번 둘러보고 떠난다. 연육된 무녀도나 장자도는 그 관광객들이 떨구고 간 몇 푼의 푼돈 수혜도 받지 못하고 있다. 같은 고군산이지만 이곳에도 ‘남북의 문제’가 빚어지고 있다. 선유도는 관광형 어촌으로 변신하면서 인심이 살벌해졌다. 멀리 떠있는 말도처럼 불과 15호 밖에 안되는 섬에서도 어제까지 ‘형님, 아우’하던 공동체가 깡그리 해체되는 중이다. 이웃 섬 주민들이 조개를 캐가도 누구도 문제 삼지 않았으나 지금은 어림도 없다. 대책없는 개발이 떠안긴 ‘인간성 파괴’라는 피할 수 없는 운명에서 고군산도 예외는 아니다. 그렇게 고군산의 예스러움이 완벽하게 소멸되는 중이니 새만금 간척지가 가져다준 반갑지 않은 ‘보너스’ 아니겠는가. 다행스러운 일은 이곳 청년들이 움직이고 있다는 사실.3년전부터 고군산청년연합회를 조직한 이들은 해마다 체육대회를 열어 공동체의 연대감을 지속시키고 있다. 번갈아 12섬을 돌아가면서 여는데 박영구(43) 부회장은 “단순한 운동경기가 아니다. 모처럼 12섬 젊은이들이 모여 단합도 꾀하고, 훗날을 생각하는 지혜도 모은다.”고 말한다. 대횟날이면 아침부터 각 섬에서 배를 끌고 집결하는 모습이 장관이다. 부녀회에서는 음식을 장만하여 술추렴도 하고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모여 ‘섬들의 바다축제’를 연출한다. 청년들은 김양식을 하며 어렵사리 버티고 있으나 김값이 폭락하면서 하나, 둘 이곳을 떠나고 있다. 무녀도에만 청년들이 20명을 넘었으나 지금은 고작 8명만이 남아 있다. 살기 힘들어 떠나는 청년들을 나무랄 일도 아니다. 다음 세대가 안락하게 살 수 있는 섬, 그런 섬을 만들지 않고서야 우리 바다의 미래가 어디에 있겠는가. 새만금의 거대 장벽은 안쪽의 갇힌 생물은 물론 이렇듯 바깥쪽 사람들의 삶까지 옥죄고 있다. 미래 세대와 해양의 종다원성을 위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 썰렁한 horror 볼까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상영된 ‘도플갱어’와 잇따른 회고전 등으로 국내팬층을 넓혀가고 있는 일본의 대표감독 구로사와 기요시.23일 그의 최근작 2편이 동시에 개봉한다.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쌓고 허물기를 끊임없이 반복하는 구로사와 감독의 작풍(作風)을 엿볼 수 있다. ●강령(降靈) “그는 뭐든지 만들었다.그런 말로 영화사에 기억됐으면 좋겠다.”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공포영화 ‘강령’은 그런 그의 고집을 그대로 뒷받침해준다.영화는 세계적 스타감독의 수작으로 호평받기보다는 적당히 오락성을 갖춘 평범한 공포영화로 기억됨직하다.고정된 이미지에 갇히지 않고 끊임없이 다양한 주제와 형식에 도전한다는 점이 구로사와 감독의 매력인 듯하다. 음향효과 일을 하는 사토(야쿠쇼 고지)의 아내 준코(후부키 준)에게는 죽은 사람의 영혼을 불러내는 신통력이 있다.사토는 그런 아내를 불편해 하기는커녕 친구처럼 자상하게 배려해준다.평화가 깨지기 시작한 건 사토가 숲으로 소리 채집을 다녀온 뒤부터.숲에서 유괴범에게 쫓기던 여자아이가 작업상자로 뛰어들고,그 사실을 까맣게 몰랐던 사토는 엉뚱하게 유괴범으로 몰릴 위기에 처한다.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불쑥 준코의 눈에만 보이는 귀신들,혼령이 나타나기 직전 바람이 일고 사물이 흔들리는 음산한 전조 등 다분히 동양적인 공포코드로 채워졌다.낭자한 피,날카로운 비명 등 시청각적인 자극에 기대는 할리우드식 공포를 싱겁게 여기는 관객들에겐 만족스러운 긴장을 안길 듯하다. 결백을 입증할 수 있는데도 부부가 여자아이의 존재를 끝까지 숨기다 아이를 죽이고 마는 상황은 납득하기 어려운 설정.일본의 국민배우 야쿠쇼 고지의 안정감있는 연기 덕분에 그나마 그런 억지설정들의 결함이 많이 가려졌다. ●밝은 미래 ‘밝은 미래’는 감독 자신이 20대에 맞닥뜨린 꿈과 좌절을 담담한 화면으로 반추한 자전적인 영화다. 세탁공장에서 임시직으로 일하는 니무라(오다기리 조)는 꿈속의 미래는 항상 밝아보인다는 이유로 잠자기를 좋아하는 스물네살의 청년이다.함께 일하는 세살 위의 마모루(아사노 다다노부)와 친해지면서 그의 집에서 키우는 해파리에 관심을 갖게 된다. 두 청년의 나른한 일상에 초점이 맞춰진 굴곡없는 드라마가 지루할 관객도 있겠다.번번이 제멋대로인 사장이 마모루를 해고한 즈음부터 영화는 분위기 반전을 꾀한다.사장의 일가족을 살해한 마모루가 감옥에 수감된 지 얼마뒤 자살하자 홀로 남겨진 니무라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가 없다. 상실감과 단절감에 방황하는 청춘의 자화상을 차분한 어조로 그려냈다.음악을 들으며 세상의 소리에 귀를 막고 볼링장,오락실을 들락거리는 무료한 청춘에 조금씩 동정심이 싹틀 즈음 영화는 한줄기 희망의 빛을 화면 위에 흩뿌린다.도심 강물에 떠내려가는 분홍빛 해파리떼,그들을 쫓아가는 니무라가 빚어내는 몽환적 분위기는 “다 괜찮다.”며 청춘의 상처를 쓸어주는 듯하다. 아사노 다다노부는 ‘피크닉’‘고하토’‘자토이치’ 등 일본 대표감독들의 작품에 단골로 출연해온 인기배우. 황수정기자 sjh@˝
  • 울진원전 해양생물과 전쟁

    경북 울진원전이 90년대 후반 이후 해양생물들의 잇따른 ‘무단침입’으로 수난을 겪고 있음에도 원전측이 정확한 원인조차 파악을 못한 채 주먹구구식으로 대응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27일 과학기술부와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울진원전은92년 12월 멸치떼로 인해 1호기 출력을 정상치 이하로 낮추는 ‘사고’가 발생한 뒤 최근까지 1호기가 다섯번 정지되고 여섯번 출력이 저감됐으며 2호기는 여섯번 정지되고 아홉번이나 출력이 떨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원전 운전에 영향을 준 해양생물들은 멸치와 새우,그리고해파리.가장 최근에는 해수온도 상승으로 갑자기 번식력이왕성해진 해파리떼가 극성을 부렸다.지난 11일 해파리떼의대량유입으로 2호기의 발전이 일시 정지되고 1호기의 출력을 7%로 낮춰야 했다.이어 26일 오전에도 1·2호기의 발전이일시 중단됐다. 울진원전은 96년 해파리의 대량유입으로 한차례 홍역을 치른 뒤 취수구를 통한 해양생물 유입을 막기 위해 취수구의순환수 펌프주변에 2∼3중 그물을 쳐 놓고 있다.그러나 대량으로 유입될 때는 별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있다. 그물망도 쉽게 손상되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갈아줘야 하는등 이만저만 골치가 아니다.울진원전은 인공위성에 초음파까지 동원해 해양생물의 대량 유입을 막는 방안을 찾았지만 헛수고였다. 한국수력원자력 발전운영팀 관계자는 “취수구에 추가로 임시 그물망을 쳐놓고 전 직원이 동원돼 제거작업을 해도 한꺼번에 1,500∼2,000t의 해파리떼가 밀려들면 도저히 감당할수 없는 상황이 된다”면서 “현재의 그물망 후방에 추가 그물망을 설치하기로 계획을 세웠지만 수심이 40m 이상 돼 작업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혜리기자 lotus@
  • 울진원전 ‘수난’

    경북 울진원전이 해파리와 새우떼 등 해양생물에 의해 올들어 두차례나 발전을 중단되는 등 수난을 당하고 있다. 14일 울진원전에 따르면 원전 2호기가 취수구로 몰려든 직경 30㎝ 크기의 해파리떼로 인해 지난 11일 오전 9시45분부터 13시간동안 발전이 정지됐다. 또 1호기도 이날 오전 10시쯤 출력이 7%까지 떨어졌다가 1시간15분 뒤 다시 출력을 높이기 시작,12일 오후 4시쯤에야 100% 정상운전에 들어갔다. 울진원전은 지난 5월 사고 때 새우떼 10여t을,지난 11일사고 때는 해파리 1,000여t을 제거했다. 원전은 평소 취수구를 통한 해양생물 유입을 막기 위해 취수구의 순환수펌프주변에 2∼3중 그물을 설치한 상태에서 바닷물을 끌어 들이고 있으나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못하고 있다. 울진 한찬규기자 cghan@
  • 부산 해수욕장 해파리주의보

    바닷물 온도가 급상승하면서 해파리떼가 본격적으로 나타나 입욕객들을 괴롭힐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부산지역 해수욕장에 해파리 주의보가 내려졌다. 해파리떼는 수온이 섭씨 25도 안팎이 되면 해수욕장 안쪽까지 떠내려와 물놀이하는 사람들을 쏘는데 지난주까지 20도 정도이던 바닷물 온도가 최근 23도까지 올라가면서 해파리떼 등장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 지난달말 다대포해수욕장에는 해파리떼가 예년보다일찍 등장해 피서객들을 괴롭혔다. 해파리에 쏘이더라도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지만 쐐기해파리 등 일부 독성을 가진 해파리에 쏘일 경우 상처부위가부어오르기 때문에 어린이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수온이 상승하면서 해파리떼 출현·공격이 우려되자,해운대와 광안리 등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임해행정봉사실에서는 피서객을 위한 구급약을 준비하고 수온이 더 상승할 경우 해파리떼 퇴치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울진원전 새우떼로 가동중단

    ◎1·2호기 취수구로 유입… 냉각수 공급 막혀/6일이후 발전재개… 방사능 등 “안전 이상무” 울진원자력 1,2호기(가압경수로 950㎿)가 1일 상오1시53분쯤 새우떼가 취수구로 대량 유입되면서 발전을 전면 중단했다. 울진 원전에 따르면 1,2호기를 정상 운전하던중 연안으로 갑자기 몰려든 길이 2∼3㎝ 크기의 새우떼가 오물제거 드럼 스크린으로 대량유입,냉각수 공급이 불가능해지면서 1호기는 이날 상오1시53분,2호기는 1시39분쯤 각각 발전을 전면 중단했다. 원전측은 새우떼 유입으로 고장난 취수설비를 정비해야 하기 때문에 1호기는 오는 6일,2호기는 14일쯤이나 돼야 각각 발전을 재개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울진원전 1호기는 지난 88년 9월,2호기는 89년 9월부터 각각 운전해 오고 있는데 운전후 새우떼 유입으로 발전이 중단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8월에는 연안에 서식하던 해파리떼가 대량으로 유입돼 발전이 잠시 중단된 적은 있었다. 원전 관계자는 『발전은 중단됐지만 방사능 유출 등 안전성에는 영향이 전혀 없고 지금이 전력비수기인데다 다른 지역의 원전이 정상가동되고 있어 전체적인 전력공급에도 지장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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