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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파월 “올여름 ‘디지털 달러’ 도입 일정 논의 시작할 것”

    美 파월 “올여름 ‘디지털 달러’ 도입 일정 논의 시작할 것”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이 가상자산(암호화폐)의 위험을 언급하며 올여름 디지털 달러의 도입을 위한 일정을 논의하기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파월 연준 의장은 연준 홈페이지에 이례적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그는 금융기술(핀테크)의 빠른 발전과 이에 따른 잠재적 혜택을 강조하면서도 암호화폐와 핀테크 혁신들이 “사용자들과 전반적 금융시스템에 잠재적으로 위험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핀테크가 발전할 수록 “적절한 규제와 감독의 틀에 관심을 기울어야만 한다”며 “민간의 결제 혁신가들이 은행, 투자기관과 이외의 금융중개업체들에 적용되는 전통적 규제틀 안에 현재 들어 있지 않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연준이 올여름 “디지털 결제에 대한 생각을 개괄적으로 보여주는 논문을 출간할 것”이라며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통화에 따른 이익과 위험이 집중 논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또 연준은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가 소비자와 기업에 모두 이익을 제공할 수 있기를 원한다고 그는 말했다. 파월 의장은 “지금까지 암호화폐는 가치 변동성으로 인해 편리한 결제수단으로 활용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번 파월 의장의 성명은 재무부가 비트코인에 대한 새로운 규제를 언급한 이후 나왔다. 재무부는 1만 달러 이상의 암호화폐 거래의 경우 국세청(IRS) 신고를 의무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금융당국들의 규제 의지는 이번주 암호화폐가 특유의 변동성을 다시 보여주며 재확인됐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사이 30%대 폭락과 폭등을 오갔다. 또한 랜섬웨어 결제에서 암호화폐가 이용되면서 최근 미국의 주요 송유관 폐쇄를 일으킨 해킹의 단초를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스톤 연방준비은행(연은)은 현재 매사추세츠 공과대학(MIT)과 공동으로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에 사용될 수 있는 기술을 연구 중이다. 오는 3분기 연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코인거래소 관계자 사기 이력도 보는 은행…빗썸도 위태?

    코인거래소 관계자 사기 이력도 보는 은행…빗썸도 위태?

    은행들, 종합검증 역할 맡아빗썸, 잦은 매매 지연 사고실소유주 사기 혐의 논란도시중은행들이 실명 계좌를 발급해주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를 검증하는 과정에서 거래소 임직원들의 사기 및 횡령 이력까지 들여다본다. 거래소의 전반적인 평판과 해킹 발생 문제도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된다. 최근 잦은 매매·입출금 지연 사고를 내고 실소유주가 사기 혐의로 기소된 빗썸이 은행권의 검증을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이달 초 ‘가상자산 사업자(암호화폐 거래소) 자금세탁방지 위험평가 방안’을 시중은행에 내려보냈다. 지난 3월 시행된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에 따라 오는 9월 말부터 거래소들은 자금세탁 방지 의무를 이행하고 은행에서 실명 입출금 계좌를 발급받아야 영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은행권에서는 ‘공통 평가 지침’을 통해 관리·점검을 더 강화했다. 주요 방안을 보면 은행들은 실명 계좌 발급 결정을 위해 ‘필수 요건’ 16개 항목을 모두 점검해야 한다. 해당 요건에는 ISMS(정보보호관리체계) 인증 획득 여부, 금융 관련 법률 위반 이력, 대표자와 임직원 횡령·사기 연루 이력, 외부해킹 발생 이력 등이 포함됐다. 은행권은 필수 요건 16개를 우선 점검한 뒤에 다시 자금세탁에 악용될 문제 및 내부 통제와 관련된 ‘위험 평가’ 103개 항목에 대한 정량평가를 진행한다. 다만, 이러한 추가 평가에 대해서는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각 은행은 이를 기반으로 개별 은행의 기준을 가감해 암호화폐 거래소를 검증할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빗썸이 검증을 통과해 실명계좌를 다시 받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지난 23일 빗썸 실소유주 이모(45) 전 빗썸홀딩스·빗썸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사기 협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이 전 의장은 2018년 10월 빗썸 매각 추진 과정에서 특정 코인을 사장한다며 사전 판매를 했지만 실제로 상장하지 않은 혐의 받고 있다. 또, 빗썸에서 지난달 이후 이달 15일까지 모두 11건의 ‘지연 안내’가 게시되고, 개별 코인과 관련한 네트워크 문제 따른 입출금 일시 중지가 지속되면서 물의를 빚고 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
  • CDC 국장 “마스크 써야” 이틀 만에 “벗어도 돼”, 백악관에 전날 저녁 통보

    CDC 국장 “마스크 써야” 이틀 만에 “벗어도 돼”, 백악관에 전날 저녁 통보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이틀 만에 마스크 관련 규정을 정면으로 뒤집으면서 백악관에 하루 전에야 알려 중대한 결정이 허술하게 내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어느 정도 이뤄졌다고 판단될 때 마스크 쓰기와 사회적 거리 두기 관련 결정을 어떻게 내려야 할지 반면교사로 삼을 만하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상원 청문회에서 로셸 월렌스키 CDC 국장은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지침에 단호한 모습 그대로 였다.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언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느냐고 추궁할 때 월렌스키 국장은 국민 3분의 1만 백신 접종을 완료했고 지역사회 감염이 계속돼 마스크와 거리두기 등의 공중보건 조치가 유지돼야 한다고 적극 옹호했다. 그런데 이틀 뒤 월렌스키 국장은 백신 접종을 완료한 경우 실내외 대부분의 경우에서 마스크를 벗고 거리두기를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발표했다. 14개월 이어진 코로나19와의 사투에서 가장 중대한 이정표로 평가될 새 지침을 내놓은 것인데 사안의 중대성에 견줘 갑작스럽게 느껴진 발표이기도 했다. 일간 워싱턴 포스트(WP)는 15명의 바이든 행정부 고위 당국자와 전문가 등을 취재, ‘잘못 다뤄진 옳은 결정’이란 제목으로 그 내막을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월렌스키 국장은 상원 청문회 전날인 10일 밤 이미 마스크 착용을 대폭 완화하는 새 지침을 결정했다. 하지만 제프 자이언츠 백악관 코로나19 조정관에게는 이틀 뒤이자 발표 전날인 12일 저녁 6시에 알려줬다. 백악관 참모들에게 전파된 건 오후 9시쯤이었고 조 바이든 대통령은 발표 당일 아침에야 보고를 받았다. 백악관은 분주하게 움직였다. 당일 오후 바이든 대통령의 연설이 급히 잡혔고 연설문을 마련하느라 참모들이 바빠졌다. 백악관에서는 이런 중대한 결정을 직전에야 알려준 데 대한 불만이 나왔다. 국민들이 궁금해할 내용도 많고 준비해야 할 것도 많은데 CDC가 아무런 낌새를 보이지 않다가 발표 전날 저녁에야 알려줬다는 것이다. CDC가 정치적 압력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손을 뗀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방침이 백악관으로선 소통 부족으로 느껴질 수 있는 상황을 불러온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는 CDC의 결정에 여러 차례 관여해 외압 논란을 불렀다. 바이든 행정부를 비판하는 이들은 발표 타이밍에 주목한다고 WP는 지적했다. 송유관 해킹 사태로 국민들이 주유소에 길게 줄을 서고 이스라엘에서는 충돌이 격화하고 인플레이션 공포로 시장이 어수선할 때 갑작스럽게 바이든 대통령이 정치적 이득을 볼 수 있는 발표가 나왔다는 것이다. 대통령 입장에서도 마스크를 벗으라는 발표를 마다할 이유가 없었을 것이다. 논란을 의식한 듯 월렌스키 국장은 일요일인 이날 ABC·NBC·CNN·폭스뉴스 등 4개 방송 인터뷰에 연달아 응해 지난 2주 동안 백신 접종 및 확진 감소 등에 따른 과학적 데이터의 진전이 있었고 이를 토대로 새로운 지침이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보가 가능해졌을 때 가능한 한 빨리 발표한 것”이라면서 정치적 외압은 없었다고 해명했다. 마스크 착용을 자율에 맡기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는 “자율적으로 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정직한 것”이라며 백신을 맞지 않고 마스크도 쓰지 않는 것은 스스로를 위험에 빠뜨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아시아 최대규모 보안전시회, 제20회 세계보안엑스포 12일 개막

    아시아 최대규모 보안전시회, 제20회 세계보안엑스포 12일 개막

    국내 유일의 보안전문 종합전시회 ‘세계보안엑스포(SECON & eGISEC)’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아 성황리에 개막했다. ‘세계보안엑스포’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인증한 보안전문 국제 전시회로, 국내외 보안 트렌드를 한 자리에서 직접 경험하고 살펴볼 수 있는 교류의 장이다. 지난 2019년에는 총 17개국 450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해외바이어 2,086명을 포함해 32개국 4만 7,402명의 참관객이 방문하며 명실상부 아시아 최대 보안 전시회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국내외 보안트렌드를 한 자리에서 직접 경험하고 살펴볼 수 있는 이번 전시회는, 올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갈 각종 첨단보안 솔루션이 소개되는 자리로 업계 관계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코로나19상황에 따라 운영사무국 또한 안전한 행사운영을 위해 등록대와 전시공간, 행사장으로 구분해 방역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등록대는 발열 감지가 가능한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해 발열 유무를 챙기고, 대기 공간에는 1m 간격으로 스티커를 부착해 생활 속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했다. 콘퍼런스가 진행되는 행사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유지를 위해 참석자들이 이용할 의자 간격을 넓게 배치하고 만석 시 입장을 제한하며, 안내 멘트에 다수 공간의 개인위생 수칙을 수시로 안내할 예정이다. 이번 세계보안엑스포에서는 참가기업과 참관객들이 필요한 비즈니스를 충족할 수 있는 ‘비즈니스의 장’이 될 수 있도록 보안장비 수출입 상담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먼저 ‘온라인 매치메이킹 시스템’은 참가기업과 참관객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공식 1대 1 온라인 비즈니스 매칭 플랫폼이다. 전시회 개막 전에 참가기업과 참관객 간 효율적이고 원활한 미팅이 가능하도록 사전에 비즈니스 미팅을 예약하고 스케줄을 관리할 수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해 입국하지 못하는 해외 바이어들과의 ‘글로벌 화상 비즈니스 상담회’도 진행된다. 온라인 비즈니스 미팅은 전시회 폐막 이후인, 21일까지 별도로 추가 운영함으로써 참가기업의 비즈니스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외에도 전시장에는 우리나라 보안 솔루션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있는 빅바이어 국가인 동남아시아 및 아프리카 주요 국가 13개국의 17명의 컨설턴트가 상주하면서 자국 시장진출 상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시기간 동안 다양한 콘퍼런스도 병행해 진행된다. 전시기간, 킨텍스 제1전시장 2층 콘퍼런스룸에서는 행정안전부와 세계보안엑스포조직위원회가 주최하는 ‘전자정부 정보보호 솔루션 콘퍼런스’가 3일 동안 총 12개 트랙, 총 53개의 주제발표가 이어질 예정이다. 올해에도 참관객을 위해 스마트홈 보안의 필요성을 알려주는 ‘IoT 해킹시연’과 참관객이 심정지에 따른 응급조치를 실제로 체험할 수 있는‘심폐소생술 체험’ 그리고 보안 전문 인력의 취업을 위한 채용정보를 제공하고 상담까지 받을 수 있는 ‘시큐리티 잡페어’ 등과 같은 부대행사와 ‘참관객 설문지 이벤트’, ‘제세동기 기증 캠페인’, ‘초청장 SNS 공유 이벤트’ 등 참관객 이벤트가 마련됐다.세계보안엑스포(SECON & eGISEC 2021)는 홈페이지를 통해 사전등록하면 무료 참관이 가능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차량 수십대 사재기 행렬… 美 ‘한밤의 주유전쟁’

    차량 수십대 사재기 행렬… 美 ‘한밤의 주유전쟁’

    패닉바잉 겹쳐 6년여 만에 가격 치솟아공급 부족 확산… 문 닫은 주유소 늘어바이든 “연방 강력히 대응” 안심시키기“휘발유 주유가 안 돼요.” “1갤런에 3달러짜리는 떨어졌어요. 3.5달러짜리 넣으세요.” 11일(현지시간) 밤 10시쯤 찾은 미국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의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 부족 때문에 고객과 점원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20여대의 차량이 길게 늘어섰고, 휘발유 소진 전에 주유하려던 일부 차량이 주유소 안에서 역주행하면서 차들이 뒤엉키고 경적이 울렸다. 실제 주유까지 30분은 족히 걸렸다. 차량뿐 아니라 기름통 몇 개에도 휘발유를 채우던 50대 남성은 “픽업트럭으로 여러 건설 현장을 다니며 일하는데, (시중에) 휘발유가 부족할 것 같아 나왔다”고 말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운영하는 미국 최대 송유관이 지난 7일 동유럽에 기반을 둔 다크사이드의 해킹(랜섬웨어)으로 중단된 지 나흘 만인 이날, 이른바 ‘한밤의 주유전쟁’이 벌어졌다. 휘발유 부족으로 문 닫은 주유소가 속출했고, 휘발유 가격은 치솟았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2.985달러였다. 2014년 11월(2.99달러) 이후 6년 반 만에 최고치다. 일주일 전보다 2.5%, 한 달 전보다는 4.2% 올랐다.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동부 지역에서 문 닫은 주유소 사진이 다수 올라왔고, 랠프 노덤 버지니아 주지사는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CNN은 노스캐롤라이나 주유소의 8.5%, 버지니아의 7.7%에서 휘발유가 떨어졌고, 조지아·플로리다·사우스캐롤라이나에도 같은 현상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휘발유 대란은 이번 주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일부 송유관이 단계적으로 재가동되고 있지만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이번 주말까지 운영 서비스를 상당 부분 재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해당 송유관의 길이는 5500마일(약 8851㎞)로 미국 남부 텍사스주 멕시코만에 밀집한 정유시설에서 생산한 각종 석유정제 제품을 동부 지역 전역으로 운송한다. 하루 1억 갤런(약 238만 2000배럴)의 휘발유와 디젤유, 항공유 등을 공급하는데, 미 동부 공급량의 45%를 차지한다.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백악관은 이날 “조 바이든 행정부는 강력한 연방 대응을 동원했다”며 안심시키기에 나섰다. 다만 지난해 연방수사국(FBI)에 접수된 랜섬웨어 사건은 거의 2500건으로 전년보다 66%나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해 6월 캘리포니아대가 해커에게 114만 달러(약 13억원)를 주는 등의 사례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해커들은 이런 돈을 투자해 더 강력한 해킹이 가능한 시스템을 도입하기 때문에 당국은 이런 악순환을 끊을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美 송유관 해킹에 ‘한 밤의 주유전쟁’… 휘발유값 6년만에 최고

    美 송유관 해킹에 ‘한 밤의 주유전쟁’… 휘발유값 6년만에 최고

    휘발유 품절우려, 밤 10시에 20여대 차량 줄서미 동부 최대 송유관 중단에 문닫은 주유소 속출송유관 운영 정상화되는 주말까지 사재기 예상“휘발유 주유가 안 된다니까요.”“1갤런에 2.99달러짜리 떨어진지 꽤 됐어요. 3.5달러짜리 넣으세요.”“그래도 안 된다니까요.”“그럼 여기서 계산하고 다시 넣어보세요.” 미국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의 한 주유소에서는 11일(현지시간) 밤 10시 고객과 점원 사이에 고성이 오갔다. 8대가 주유할 수 있는 주유소 내부는 휘발유가 떨어지기 전에 주유하려는 일부 차량이 역주행하면서 마비됐고, 경적 소리가 연이어 울렸다.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업체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사이버 공격을 받아 중단하면서 휘발유 공급이 힘들어지자 이른바 ‘한밤의 주유전쟁’이 벌어진 것이다. 밤 10시에 도착한 주유소에는 이미 20여대의 차량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차량에 이어 몇 개의 기름통에 연이어 휘발유를 채우던 50대 백인 남성 밥은 “픽업트럭으로 건설 자재를 옮기는 일을 하는데 며칠간 휘발유가 떨어질 것 같아서 준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버지니아주뿐 아니라 조지아·노스캐롤라이나주 등지에서도 휘발유가 바닥나 문을 닫은 주유소 사진이 대거 게재됐다. 주유를 위해 기다리던 다른 시민은 “뉴스를 보다가 휘발유 부족이 심각하다고 해서 나왔는데 20분이나 기다렸다”며 “다들 불안하니 나온 것 같다”고 했다. 이날 랠프 노덤 버니지아주 주지사는 휘발유 부족 상황에 대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길이 5500마일(약 8851㎞)의 송유관으로 미국 남부 텍사스주 멕시코만에 밀집한 정유시설에서 생산한 각종 석유정제 제품을 미 동북부 뉴욕주까지 운송한다. 하루 1억 갤런(약 238만 2000배럴)의 휘발유와 디젤유, 항공유 등을 공급하는데, 미국 동부 석유류 공급량의 45%나 된다.이번 공격으로 총 18개주가 영향을 받게 된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특히 2014년 이후 처음으로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3달러를 넘보고 있다. 코로나19 백신으로 경기가 살아나면서 서서히 오르던 휘발유 가격에 송유관 해킹 공격이 불을 붙인 셈이다. 백악관도 이날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자 오후 6시에 “조 바이든 대통령은 정기적인 브리핑을 받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강력한 연방 대응을 동원했다”며 안심시키기에 나섰다. 하지만 휘발유 대란은 이번 주말까지 지속될 전망이다.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이 전날 일부 송유관이 단계적으로 재가동되고 있지만 “주말까지 운영 서비스를 상당 부분 재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사태가 커지면서 외려 다크사이드는 다크웹에 “파트너들이 해킹그룹 몰래 송유관을 공략하기로 했다”, “우리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려는 게 아니다”라는 등의 글을 올렸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지난해부터 급부상한 신생 해킹 범죄단체인 다크사이드가 이번 공격의 배후라고 공식 발표한 바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다크사이드/전경하 논설위원

    [씨줄날줄] 다크사이드/전경하 논설위원

    세계적인 액션 영웅 시리즈의 양대 산맥은 미국의 마블과 DC다. 1939년 만화 출판사로 시작해 마블은 디즈니에, DC는 워너브러더스에 인수됐다. 마블의 캐릭터는 아이언맨, 스파이더맨, 엑스맨, 헐크 등이다. 다양한 인격의 소유자로 때론 실수도 하는 현실에서 볼 수 있는 사람들에 가깝다. DC의 캐릭터는 슈퍼맨, 원더우먼, 배트맨, 아쿠아맨 등이다. 별 고민 없이 자신을 던져 세상을 구하는 전통적인 영웅 캐릭터다. 판권 문제로 DC의 캐릭터와 마블의 캐릭터가 섞인 영화는 보기 드물다. 마블과 DC 영화는 평행우주 설정을 갖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 외에도 다른 세계가 있다고 가정, 이야기가 충돌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다. 하나의 세상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각기 다른 세계관을 가진 많은 우주가 있다고 가정한다. 그래서 마블이나 DC 영화는 다른 이야기를 이해하지 못하면 영화 전반을 이해하기 힘들다. 마니아가 형성되는 이유 중 하나다. 마블 영화에서 악당은 타노스, DC 영화에서는 다크사이드다. 둘 다 엄청나게 힘이 세고 염력을 쓰며 우주를 말살하려는 절대 악의 존재다. 액션 영화답게 마블의 ‘인피니티 워’, DC의 ‘저스티스 리그’(잭 스나이더판)에서는 이들 악당이 영웅들과의 치열한 싸움에서 진다. 연방수사국(FBI)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최대 송유관 운영사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을 해킹한 집단이 다크사이드라고 발표했다. 동유럽에 기반을 둔 다크사이드는 지난해 8월 이후 주로 영어권 서방 국가의 80개 이상 기업을 상대로 랜섬웨어 공격을 저질렀다. 랜섬웨어는 컴퓨터를 일시적으로 쓸 수 없게 만든 뒤 이를 풀어 주는 조건으로 돈을 요구하는 해킹 공격이다. 랜섬(ransom)은 ‘인질의 몸값’을 뜻한다. 공격받은 송유관 회사는 텍사스주 걸프만에서 동부 뉴저지주까지 8850㎞ 규모의 송유관으로 하루 250만 배럴의 휘발유, 항공유 등을 수송한다. 이 회사 송유관에 의존하는 소비자가 5000만명이 넘는다. 아메리칸항공은 이번 공격 탓에 연료가 부족해 매일 출발하는 장거리 노선 2개를 중단했다. 다크사이드는 다크웹에 올린 성명에서 “우리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려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미국 정부가 송유관 운영 중단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상황이 다크사이드에는 사회적 문제가 아닌 모양이다. 악당답다. 요즘은 가공을 뜻하는 ‘메타’와 현실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가 합쳐친 ‘메타버스’에 대한 논의가 한창이다. 현실세계와 가상세계가 서로 연동해 확장되는데 여기서도 보안이 주요 문제다. 기술 발전이 가져올 미래는 늘 또 다른 위험을 내포한다. lark3@seoul.co.kr
  • “전 사원 보너스 지급” 메일 보낸 英회사, 알고보니 직원 농락?

    “전 사원 보너스 지급” 메일 보낸 英회사, 알고보니 직원 농락?

    영국의 한 철도 회사가 코로나19 팬데믹에도 열심히 일해 준 직원들에게 감사함을 표한다며 특별 보너스를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했다가 뭇매를 맞았다.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의 10일 보도에 따르면 런던과 웨스트미들랜즈를 잇는 철도인 웨스트미들랜즈트레인 측은 최근 직원 2500명에게 사측 전무이사의 이름으로 '지난 1년간 코로나19 위험에도 열심히 일한 것에 감사한다. 감사함의 의미로 보너스를 지급할 것'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보냈다. 한껏 기쁨에 취한 직원들은 해당 이메일을 확인한 뒤 곧바로 클릭했다가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문제의 이메일에는 제목과는 전혀 상관없는 ‘보안 프로그램 테스트 및 시뮬레이션’ 내용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이 회사의 IT 보안팀은 사원들이 낚시성 제목을 담은 이메일을 클릭했을 때의 위험성 및 보안시스템에 대한 설명을 하기 위해 이메일을 보냈고, 이를 알지 못했던 직원들은 제목에 속아 클릭했다가 실망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영국·아일랜드 교통산업 종사자 노동조합(TSSA)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웨스트메들랜즈트레인 소속 직원 한 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하고, 다른 여러 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되는 등 힘든 시기를 겪은 직원들에게 이러한 메일을 보낸 것은 비난받아야 마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회사 측의 행동은 끔찍한 팬데믹을 견뎌내고 있는 직원들을 속이기 위해 고안된 충격적인 일일 뿐”이라면서 “인터넷 보안을 테스트하기 위해서였다면 다른 구실을 찾을 수도 있었다. 회사가 코로나와 싸우면서 일해 온 근로자들에게 보너스를 제공하겠다는 거짓말을 했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와 관련해 웨스트미들랜즈트레인 측은 “우리는 인터넷 보안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으며, 정기적인 보안 교육과 더불어 보안 프로그램을 테스트 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이번 이메일은 실제 해킹 조직들이 사용하는 것과 같은 형태였으며 실제 피해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미 최대 송유관 해킹, 다크사이드 소행 확인…주말 운영재개

    미 최대 송유관 해킹, 다크사이드 소행 확인…주말 운영재개

    미국 정부는 지난해부터 급부상한 신생 해킹 범죄단체인 ‘다크사이드’(DarkSide)라는 해킹 조직이 미국 최대 송유관 업체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의 송유관을 해킹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10일(현지시간) 대변인 성명을 통해 “FBI는 다크사이드 랜섬웨어가 콜로니얼 파이프라인 네트워크 손상에 책임이 있다고 확신한다”며 “업체(콜로니얼 파이프라인), 정부 기관들과 계속 협력해 조사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랜섬웨어는 컴퓨터 시스템에 침투해 중요 파일에 대한 접근을 차단한 뒤 이를 풀어주는 대가로 금품을 요구하는 악성 프로그램이다. 다크사이드도 FBI 발표에 앞서 다크웹에 올린 성명을 통해 범행을 시사하면서 “우리는 비정치적이며 지정학적 문제에 관여하지 않는다”며 특정 정부와의 연계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목표는 돈을 버는 것이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려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앤 뉴버거 백악관 사이버·신흥기술 담당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로서 다크사이드를 범죄 행위자로 보고 있다”며 “정보당국은 국가 단위 행위자와의 연계 여부도 살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다크사이드는 동유럽에 기반을 두고 있으며 러시아에 있을 가능성도 있다고 WSJ는 전했다. 다크사이드는 지난해 8월 이후 주로 영어권 서방 국가들의 80개 이상 기업을 상대로 랜섬웨어 공격을 저질러 수백억 달러의 손실을 입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랜섬웨어의 공격을 받아 멈춰 선 송유관이 정상화하기까지 며칠 더 걸릴 전망이다. 미 콜로니얼 파이프라인은 이날 “일부 송유관이 단계적으로 재가동되고 있다”며 “주말까지 운영 서비스를 상당 부분 재개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 송유관은 텍사스주 걸프만에서 동부 뉴저지주까지 8850㎞ 규모의 송유관으로 하루 250만 배럴의 휘발유, 디젤유, 난방유, 항공유 등을 공급한다.인구가 많은 미 동부 해안으로 향하는 이 회사 송유관에 의존하는 소비자는 5000만명이 넘는다. 송유관이 멈춰서는 바람에 유가가 급등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됐으나, 조속한 정상화 기대에 힘입어 국제 유가는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투자 열풍에 암호화폐 범죄도 기승”…경찰청-과기부, 단속 강화

    “투자 열풍에 암호화폐 범죄도 기승”…경찰청-과기부, 단속 강화

    경찰청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는 가상자산(암호화폐) 해킹과 전자금융사기 사이트(가짜 사이트) 관련 사이버 범죄 단속을 강화하겠다고 9일 밝혔다. 두 기관은 “최근 가상자산 시장 과열을 틈타 가상자산 거래소를 사칭하는 가짜 사이트 접속을 유도하는 문자메시지가 늘고 있다”며 “이 사이트에 접속하면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탈취당한 뒤 금전적인 피해를 볼 수 있어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최근 3개월간 적발한 가상자산 관련 가짜 사이트 사이버 침해는 32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적발한 건수를 모두 합한 41건을 훨씬 웃돈다. 해당 사이트들은 정상적인 사이트와 유사한 인터넷 주소(URL)를 그럴듯하게 만들어 이용자가 아이디와 비밀번호, 일회용 비밀번호생성기(OTP) 인증번호 등을 입력하게 만든다. 과기부는 한국인터넷진흥원을 통해 가상자산 관련 가짜 사이트를 신속하게 차단하기로 했다. 경찰청은 올해 3월부터 개인 계정에 침입해 가상자산을 무단 탈취하거나 가상자산을 노린 악성프로그램 제작·유포하는 행위를 단속하고 있다. 경찰은 3월 1일부터 이달 4일까지 가상자산을 노린 계정 해킹, 악성프로그램 유포, 가상자산 거래소 공격 등 정보통신망 침해형 범죄 114건을 적발해 147명(5명 구속)을 검거했다. 현재 21건을 계속해서 추적 중이다. 특히 서울경찰청은 법인의 서버에 침입해 해당 법인이 자체 발행해 보관하고 있던 가상자산인 코인 160만개를 탈취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가상자산 관련 사기 피해를 예방하려면 카카오톡과 문자를 받았을 때 출처가 확인되지 않은 URL는 누르지 말고 바로 삭제해야 한다. 또 가상자산 거래소 비밀번호 등을 주기적으로 변경해야 하며 출처를 알 수 없는 애플리케이션(앱)은 설치하지 않고 휴대전화 보안을 강화해야 한다. 경찰청은 “수상한 인터넷주소가 포함된 메시지를 받으면 클릭하지 말고 바로 삭제해야 한다”며 “피해를 보았을 경우 사이버 범죄 신고시스템(ecrm.cyber.go.kr) 등을 통해 신속히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장동민이 도청” 피해망상…‘돌멩이 테러’ 40대男 실형

    “장동민이 도청” 피해망상…‘돌멩이 테러’ 40대男 실형

    특수재물손괴·모욕 혐의 징역 8개월 개그맨 장동민의 집과 차량에 상습적으로 ‘돌팔매 테러’를 한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1단독 공민아 판사는 6일 특수재물손괴·모욕 혐의로 기소된 손모(43)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손씨는 지난해 8월 14일부터 9월 17일까지 원주에 있는 장동민의 주택 외벽과 창문, 승용차에 수십 차례에 걸쳐 돌을 던져 망가뜨린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손씨는 장동민과 그의 마을 사람들 앞에서 장동민에게 큰소리로 욕설을 하기도 했다. 검거 직후 범행을 부인하던 손씨는 장동민이 도청과 해킹을 해 자신을 감시한 탓에 범행했다고 시인했다. 그러나 장동민과 손씨는 전혀 모르는 사이로, 도청과 해킹 주장은 손씨의 과도한 피해망상으로 확인됐다.장동민, 재범 우려해 합의 응하지 않아 재판에 넘겨진 후 손씨 측은 장동민과 합의를 시도했으나 장동민은 재범을 우려하며 합의에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선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손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구형했으며, 손씨는 최후진술에서 “죄송합니다”라고만 짧게 말했다. 이날 공 판사는 “2600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끼쳤고, 피해자와 가족에게 신체적 피해도 입혔다”며 “욕설을 해서 피해자의 정신적인 고통도 가중시켰다”고 지적했다. 다만 “피고인이 반성하고 있고, 형사 처벌을 받은 적이 없는 초범인 점을 참작했다”고 밝혔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여기는 중국] “사랑해, 돈 좀 보내줘” 사랑 속삭인 여성 BJ 알고보니…

    [여기는 중국] “사랑해, 돈 좀 보내줘” 사랑 속삭인 여성 BJ 알고보니…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이성에게 접근한 뒤 돈을 가로채는 신종 ‘로맨스 스캠’ 사기가 빈발하고 있다. 이 수법에 속아 넘어간 중국인 남성은 수 차례 돈을 송금하는 피해를 입었다. 4일 중국 저장성 자싱시 슈저우(秀洲) 공안국은 인터넷 상의 유명 여성을 사칭해 돈을 가로챈 혐의로 남녀 일당 15명을 검거하고 전원 구속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유명 BJ 등 여성 인플루언서들을 사칭해 약 17억 원을 가로챈 혐의다. 확인된 피해 남성의 수만 수백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사기피해는 지난 3월 피해자 A씨가 ‘치치’이라는 필명을 사용하는 한 인터넷 BJ를 알게 되면서 시작됐다. A씨는 우연한 기회에 BJ 치치 양의 영상을 보고 일명 ‘홍바오’로 불리는 중국판 별풍선을 보냈다. 그렇게 시작된 유명인과 팬의 관계는 A씨가 해당 여성에게 별풍선을 하루도 빠짐없이 지속적으로 제공하면서 한껏 가까워진 듯 보였다. 급기야 A씨 주장에 따르면 개인 연락처를 주고받은 두 사람은 매일 밤 사랑을 속삭이는 관계로 발전했다. 이때 개인 SNS 메시지로 먼저 연락해 온 사람은 유명 BJ 치치 양이었다. 서로에 대한 호칭도 일반 연인처럼 애칭을 정해 불렀다. 물론 이 기간 동안 SNS 메시지만 주고 받았을 뿐 A씨는 치치 양을 직접 만나거나 전화 통화를 한 적은 없었다. 하지만 이 때도 A씨의 ‘현금 조공’은 계속됐다. 그는 개인 SNS계정을 통해 치치 양이 수시로 요구하는 현금을 지속적으로 송금했다. 실제로 만남을 가지지도 않은 상태였다. 그러던 중 치치 양은 A씨에게 2만 위안(약 345만원)의 현금을 요구, 이후 선양시에서 실제 만남을 가질 것을 제안했다. 피해 남성은 곧장 치치 양의 요구대로 현금을 송금했다. 일면식 없는 사이였지만 매일 밤 문자를 주고받았던 만큼 그는 치치 양과 연인 관계라고 여길 무렵이었다. 이 무렵, 그는 치치 양과 결혼까지 약속하는 등 서로 사랑한다고 신뢰하고 한 치의 의심 없이 돈을 수 차례 송금했다. 하지만 두사람의 만남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치치 양은 약속한 날짜가 다가올 때마다 자신의 휴대전화와 신분증 등을 소속사에서 관리, 기차표 예매가 어렵다는 이유를 들어 약속을 미루기 일쑤였다. 급기야 피해 남성 A씨는 치치 양을 관할 공안에 신고하는 것을 선택했다. 조사에 나선 공안의 확인 결과 돈을 요구한 사기범들은 해당 유명 인플루언서의 아이디를 해킹하거나 사진과 계정을 도용해 피해자에게 건네는 방식으로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드러났다. 공안국은 이 같은 사기가 인터넷 사이트 검색에도 나오는 유명인을 사칭해 믿음을 주고 결혼을 빙자해 돈을 가로채는 신종금융사기의 일종인 ‘로맨스 스캠’이라고 설명했다. 공안 수사로 15명의 조직적인 사기행각도 드러났다. 올 3~4월 관할 공안국은 총 두 차례에 걸쳐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며 15명의 일당을 붙잡다. 공안 조사 결과 이들은 채팅 애플리케이션 등으로 피해자를 물색, 접근한 뒤 연인을 가장해 만남을 제안하고 이에 응한 남성에게 돈을 요구했다. 특히 유명 여성 인플루언서인 척 피해자들에게 접근한 이들은 실제로는 모두 남성이었다. 공안 관계자는 “로맨스 스캠 유형의 범죄는 주로 피해자 스스로 주위의 시선 때문에 신고를 꺼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런 이유 탓에 범죄 조직이 더욱 확산된다”면서 피해자들의 적극적인 신고를 강조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데스크 시각] 세금값 좀 하라/김경두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세금값 좀 하라/김경두 경제부장

    밀물 때 해수욕장이나 해변가는 꽤나 위험하다. 바닷물이 먼 곳부터 차근차근 들어오는 게 아니라 어떤 곳은 해변 가까운 데부터 차기도 한다. 고립되기 십상이다. 그렇다고 ‘위험한 곳이니 무조건 들어가선 안 된다’고 막지 않는다. 지방자치단체와 해양경찰은 밀물 시간대를 안내 방송하고 경고 표지판을 설치한다. 사고가 잦은 곳에선 가이드가 상시 대기하고, 안전띠를 둘러 사고 가능성을 줄인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당근마켓을 비롯해 중고거래 온라인 플랫폼 사업자가 판매자의 이름이나 전화번호 같은 신원 정보를 확인하고, 사기나 분쟁 등이 발생했을 때 구매자에게 해당 정보를 제공하는 내용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을 내놨다. 최소한의 소비자 구제 대책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개인정보 침해와 과다 수집이라는 반론도 있다. 개인정보위원회는 지난주 업계의 손을 들어줬다. 그럼에도 소비자 피해를 줄이려는 공정위의 ‘적극행정’은 바람직해 보인다. 이와 달리 가상자산(암호화폐)에 대해선 지나치게 소극적이다. 정부 말대로 그렇게 위험한 시장이면 제도 마련이 더 시급해 보이는데, ‘금융자산이 아니다’, ‘내재가치가 없다’고 뭉개기만 한다. 내년부터 과세한다는 건 암호화폐 투자(혹은 투기) 수익이 도박과 같은 불법적인 소득이 아니라는 걸 의미한다. 그렇다면 세금 내는 투자자들이 안전하게 거래하고, 공정하게 플레이할 수 있는 틀을 제공하며 감시자로서의 역할을 해야 하는 건 아닐까. 예컨대 암호화폐 해킹과 도난, 개인정보 유출, 암호화폐 거래소 파산, 시세조정 행위 등으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할 수 있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또 코인 공시에 대한 가이드라인 제정과 암호화폐 사업자 인가 규정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해야 할 일은 산더미인데 겁박으로 풀려고 한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국민들이 (암호화폐에) 많이 투자한다고 관심을 갖고 보호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투자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라는 개념이 성립할 수 없다”고 했다. 투자자가 아니면 소비자라는 얘기인데, 코인 구매자는 이렇게 방치해도 되는 걸까. 감사원이 금융 수장의 ‘소극행정’에 대해 감사할 일이다.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이 시행되고 있으니 된 거 아니냐고 주장한다면 이 역시 전형적인 공급자 마인드다. 특금법은 투자자 보호 아닌 자금세탁 방지가 주요 목적이다. 이마저도 정부 아닌 은행이 자금세탁을 걸러내기 위해 암호화폐 거래소를 심사한다. 은행에 떠넘기는 건 ‘정부 갑질’이다. 정부가 코인 관련 기업들에게 압력을 넣고 있다는 소문도 나돈다. 마뜩잖아도 제도권에서 보호해야 할 시점이다. 직장인 10명 중 4명은 암호화폐에 투자하고 있으며, 6070세대의 노후자금까지 암호화폐 거래소로 이동하고 있다. 하루 거래액은 30조원에 육박해 코스피와 코스닥 거래액 합친 것을 훌쩍 뛰어넘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원장인 고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개인 블로그에서 “미국이나 일본, 독일, 호주 등 선진국에서는 이미 과세를 하고 있어 (우리는) 국제적 흐름에 뒤처진 상황”이라며 정부 입장을 두둔했다. 그러나 밝히지 않는 팩트도 있다. 프랑스는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으로 보고 투자자를 보호한다. 일본도 암호화폐를 금융상품으로 명시하고 있다. 미국도 일정 조건을 충족하면 금융상품으로 간주한다. 당정은 세금 걷는 것에만 신경쓸 게 아니라 투자자 보호도 뒤처져 있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과세와 투자자 보호는 딴 몸이 아니라 한 몸이다. 제발 세금값 좀 하라. golders@seoul.co.kr
  • 김오수, 송영길·김용범과 광주 대동고 동문

    김오수, 송영길·김용범과 광주 대동고 동문

    윤 前총장보다 3기수 선배 ‘기수 역행’특수통이지만 무난하고 합리적 평가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된 김오수(58·사법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차관은 전남 영광 출신으로 광주 대동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신임 대표,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 등과 고교 동문이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장, 서울고검 형사부장,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 법무연수원장 등을 지냈다. 윤석열 전임 총장보다 세 기수 선배다. ‘특수통’으로 분류되지만 수사 스타일이 무난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중앙지검 특수1부장 재직 시절 대우조선해양 납품 비리, 효성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 등을 수사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5년에는 처음 출범한 대검 과학수사부를 이끌며 사이버테러·해킹 등 갈수록 지능화되는 첨단범죄에 대한 대응을 맡기도 했다. 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7월 고검장인 법무연수원장으로 승진했고 2018년 6월에는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됐다. 김 후보자는 정권의 신뢰가 높다는 점 때문에 줄곧 유력 차기 총장 후보로 거론됐다. 검찰총장 후보추천위원회가 지난달 29일 박범계 법무부 장관에게 추천한 최종 후보군 4명 중 가장 적은 표를 득표했지만 결국 문 대통령의 낙점을 받았다. 한편 김 후보자는 지난해 4월 기준으로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에 경기 판교 아파트를 포함해 13억 7000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배우자와 두 자녀를 포함한 예금총액은 3억 5713만원, 채권액과 채무액은 각각 3억 6500만원, 1억 5000만원이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학계 “비트코인 ‘가상자산’으로 봐야…거래소 요건 등 투자자 보호도 필요”

    학계 “비트코인 ‘가상자산’으로 봐야…거래소 요건 등 투자자 보호도 필요”

    김범준 단국대 법대 교수 연구팀 논문“암호화폐 아닌 가상자산으로 봐야한다”“거래소 요건 마련…투자자 보호도 필요”최근 은성수 금융위원장 “보호 대상 아냐” 최근 정부가 비트코인을 ‘암호화폐’가 아닌 ‘가상자산’으로만 봐야 한다는 입장을 정리한 가운데 이미 용어를 ‘가상자산’으로 통일하고, 그에 따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1일 김범준 단국대 법과대학 부교수와 이채율 단국대 박사과정생이 최근 한국법학회 법학연구에 실은 ‘금융투자자 보호를 위한 가상자산의 법제화 방안’ 논문에 따르면 이들은 “국제사회에서 가상자산이 화폐로서의 핵심 기능이 결여돼 있고, 현실에서 주로 투자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이를 자산의 한 종류로 인정하고 있는 추세”라며 “(우리나라도) 개인투자자가 대부분이었던 가상자산 거래에 다수의 글로벌 자산운용사와 은행 등 기관투자자가 참여해 이를 금융투자상품으로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가상화폐·가상통화·암호화폐 등으로 혼용되어 온 용어를 ‘가상자산’으로 통일하고, 가상자산의 법적 성격을 투자상품으로 활용될 수 있는 자산으로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2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부는 암호화폐나 가상화폐가 아닌 가상자산이란 용어를 쓴다. 가상자산은 무형이지만 경제적 가치가 있으니까 시장에서 거래가 되는 그런 자산으로 보시면 된다”면서 “저는 화폐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못박았다. ■보호책 미흡…시세조종행위에도 대응 방법 없어 그러나 가상자산으로 보더라도 우리나라의 제도상 투자자 보호책은 다른 나라에 비해 미비한 상황이다. 김 교수는 “특정금용정보법(특금법)이 개정돼 가상자산사업자의 등록 요건과 의무 규정이 신설되긴 했으나, 그 내용이 자금세탁방지 등에만 초점이 맞춰져 실제 가상자산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해킹, 가상자산 도난, 개인정보 유출, 가상자산거래소의 파산 등으로 피해를 입은 투자자에 대한 구제 방안은 마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가상자산에 의한 피해는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2017년 4월 가상자산거래소 유빗이 55억원 어치 비트코인을 도난당했고, 같은 해 12월엔 총 자산의 17%를 차지하는 172억원이 도난당해 결국 파산절차를 밟았다. 2019년엔 빗썸과 바이낸스가 해킹으로 각각 143억원, 450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고, 같은 해 업비트도 580억원어치 이더리움을 해킹당했다. 이후 업비트는 탈취당한 이더리움을 100% 업비트 자산으로 충당했다. 그러나 이런 피해가 발생했을 때 제도적 장치가 없는 한 투자자들의 피해가 속출할 수밖에 없다. 이외에 가상자산 거래시스템에 허위로 원화 또는 포인트를 생성하고선 코인을 매수하는 등 고객들에게 가상자산 거래가 활발하게 일어나는 것처럼 외관을 만들어 해당 거래소에 원화 또는 가상자산을 입금하도록 하는 시세조종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만일 자본시장법 적용을 받는 사업이라면 시세조정 및 부정거래 행위로서 형사처벌뿐만 아니라 손해배상책임도 물을 수 있으나, 가상자산과 관련한 시세 조종행위는 자본시장법 적용을 받지 않고 특금법에도 관련 규정이 없다. 김 교수는 “건전한 가상자산 거래 시장의 확립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자상자산산업발전법(가칭)’ 제정 필요성 대두 이에 김 교수는 ‘가상자산산업발전법(가칭)’의 제정을 제안했다. 골자는 자상자산사업자의 자기자본금 요건을 명시하고, 이용자 보호를 위한 규정을 마련하는 것이다. 우선 가상자산거래소는 관련 규제가 없어 자율규제 방안으로 2018년까지 전자상거래법에 규정된 통신판매업자로 거래소를 신고하고 운영했다. 단지 관할 구청 등 지자체에 수수료 4만원과 사업자등록증 등 서류만 제출하면 쉽게 거래소를 운영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럴 경우 자본금 100만~200만원에 불과한 영세사업자들이 ‘가상가산거래소’라는 간판만 내걸고 수백억원대의 고객 자금을 수택해 거래하지만, 법적인 보상방안이 없어 문제가 발생해도 민사로만 해결해야 했다. 개정된 특금법에도 가상자산사업자의 재무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은 없다. 결국 김 교수는 제정을 통해 가상자산사업자의 구체적인 인가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자가자본금 20억원 이상 ▲금융업자 수준의 정보보안 시스템 구축 ▲투자자의 원화 예치금 100% 금융기관 예치 ▲가상자산 예치금의 70% 이상을 콜드월렛 방식 저장 등이 조건이 될 수 있다. 이용자 보호 규정 마련도 필요하다. 우선 영업행위 준수사항과 관련해 김 교수는 “현재 가상자산은 자본시장법상 증권 관련 규제는 받을 수 없지만, 투자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는 만큼 가상자산거래소 규정에 금융소비자보호법을 바탕으로 한 영업행위 준수사항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에 금융소비자보호법이 정하고 있는 금융상품 6대 판매원칙을 모든 종류의 가상자산 거래에 적용하고, 거래소의 영업행위 준수사항을 가상자산산업발전법에 규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용자 보호를 위해선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규정과 시세조종행위를 금지하는 규정도 필요하다. 우선 손해배상은 가상자산거래소가 해킹 등을 당해 투자자에게 손해를 발생시킨 경우 고의 또는 과실 여부와 그에 대한 입증책임을 거래소에게 전환해 부담시키는 방안이 나올 수 있다. 시세조종행위도 관련 법에 자본시장법의 규정을 바탕으로 한 금지·처벌 조항을 마련하고, 시세조종행위로 유죄를 확정받은 가상자산 거래소의 신고 수리가 거부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그 규모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으며, 거래에 참여하는 이용자 대부분이 소위 ‘개미’라고 불리는 일반투자자로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규제적 배려가 조속히 강구되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그러나 특금법의 일부개정에도 불구하고 가상자산 이용자들의 피해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가상자산 시장의 효율성과 투자자 보호라는 틀에서 관련 영업행위를 전반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가상자산산업발전법의 마련이 바람직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도 투자자 보호가 필요하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최근 국회에서 “내재가치가 없는, 인정할 수 없는 화폐”라며 “가상자산 투자자들을 정부가 보호할 수는 없다”고 못박았지만, 반발 여론이 커지면서 여당을 중심으로 제정의 목소리가 커지는 상황이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여성인 줄 알았는데”…7억 챙긴 ‘몸캠피싱’ 일당 구속

    “여성인 줄 알았는데”…7억 챙긴 ‘몸캠피싱’ 일당 구속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남성들에게 접근해 음란행위를 녹화하고 이를 빌미로 협박해 금품 등을 뜯어내는 이른바 ‘몸캠 피싱’ 일당이 구속됐다. 이들은 75명에게 접근해 무려 7억원 상당을 뜯어낸 것으로 조사됐다.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몸캠 피싱, 로맨스 스캠, 조건만남 사기 등을 벌인 8명을 검거하고 전원 구속했다고 27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총 75명에게 접근해 7억원 상당을 뜯어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인터넷 상에 떠도는 사진과 동영상을 도용해 미모의 여성인 척 가장한 뒤 남성에게 화상채팅으로 음란 대화와 신체 노출을 유도한 뒤 영상을 녹화했다. 이후 영상 화질 개선 또는 앱 오류 등을 이유로 해킹 앱을 설치하게 만든 뒤 악성코드를 피해자 휴대전화에 심는 방식으로 개인정보를 빼냈다. 이렇게 빼낸 개인정보를 토대로 그 동안 주고받은 대화나 신체 노출 영상을 지인에게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요구했다. 또 채팅 애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피해 남성에게 접근해 “돈을 주면 성관계를 해주겠다”고 제의한 뒤 이에 응한 남성에게 대금을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면 성매매에 응한 사실을 유포하겠다며 추가로 돈을 가로채는 등 최대 5000만원 이상 돈을 챙겼다. 이들은 여성인 척 피해 남성들에게 접근했지만, 실제로는 모두 남성이었다. 이들은 인터넷에 떠도는 남성·여성의 사진을 도용해 SNS 등으로 피해자에게 접근하고 돈을 요구하는 ‘로맨스 스캠’을 벌이기도 했다. 피해자 75명 중 6명 외에는 모두 남성이었다. 여성 피해자 6명은 로맨스 스캠 피해자로, 고액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처가 있다고 속인 뒤 돈을 가로챘다. 경찰은 지난해 7월 피해 신고를 접수한 뒤 인출책과 수거책, 중간책 등을 순차적으로 검거해 중국 국적 국내 총괄까지 일당 8명을 붙잡았다. 이들은 2019년 10월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 범행을 처음 모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에 근거지를 둔 일당 일부는 잡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가 주위의 시선 등을 의식해 신고를 꺼리기 때문에 관련 범죄 조직이 더욱 활개를 치고 있다”며 “피해를 보면 적극적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정치 테마주 뺨치는 잡코인… “거품 빠지면 상당수 사라질 것”

    정치 테마주 뺨치는 잡코인… “거품 빠지면 상당수 사라질 것”

    과열된 국내 암호화폐 시장이 대폭 조정받는 모습을 보이면서 20~30대를 비롯해 투자에 뛰어든 이들의 피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서울신문은 기획 ‘2021 코인 광풍’ 상·하 시리즈를 통해 국내 암호화폐 시장의 현재와 미래를 진단한다. 첫 회에서는 최근 우후죽순 쏟아지는 ‘잡코인’(주식의 잡주처럼 주요 코인이 아닌 암호화폐)의 실태를 짚었다.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 상장된 571개 암호화폐 중 약 22%(중복 포함)가 국산 코인이다. 국내에서 사고 팔리는 전체 암호화폐 중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코인의 시가총액 비중은 94%에 달한다. 가격이 오를 때 상승폭이 워낙 가파르니 개인투자자들이 대거 사들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적지 않은 잡코인이 아무 실체 없이 ‘한탕’을 노리고 제작, 유통된다는 점이다. 불량 코인들이 대거 거래되면서 개인투자자의 피해 가능성은 커졌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 등 몸집 큰 코인의 미래를 두고는 낙관론과 비관론이 교차할 수 있지만, 잡코인들은 가격 거품이 빠지는 과정에서 상당수 사라질 것”이라고 말한다. 전문가와 투자자들의 이야기를 토대로 잡코인의 생산·유통과 투자 과정을 추적했다.●군소 거래소 잡코인 상장 하루 만에 ‘뚝딱’ “코인이요? 대학 학부생 수준으로 코딩할 줄 알면 금방 만들어요.” 코인업계의 한 종사자는 암호화폐를 만드는 게 어려운 일인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기초적인 형태의 토큰(코인) 개발은 누구나 단 몇 시간 만에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깃허브’ 등 오픈소스 사이트에 들어가 보면 무료로 이용 가능한 암호화폐 코드를 구할 수 있는데, 이를 참고하면 새 코인을 만들 수 있다. 다만 상업적 용도로 활용할 수 있을 만큼 정교하며, 해킹 등에도 뚫리지 않는 안정적인 암호화폐를 만들려면 전문 지식이 필요하다. 코인이 ‘돈’이 되려면 사람들이 이를 사고팔아야 한다. 주식처럼 코인도 거래소에 상장돼야 매매가 쉬워져 가치가 오른다. 업계 전문가들은 “잡코인은 발행보다 거래소에 상장하는 일이 훨씬 어렵다”고 말한다. 코인 제작부터 상장까지 걸리는 기간과 비용은 어느 정도일까. 25일 업계에 따르면 백서 제작과 홈페이지 개설, 법률 자문, 감사보고서 작성, 코인 정보를 교환하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커뮤니티 활성화 등을 거쳐 상장하는 데까지 보통 3개월 정도의 준비 기간을 둔다. 그러나 소규모 거래소 가운데는 한 달, 빠르면 하루 만에 상장할 수 있는 곳도 있다. 잡코인에 대한 검증을 제대로 안 한다는 얘기다. 한 암호화폐 업계 관계자는 “다른 암호화폐의 백서를 그대로 베껴 A4 용지 1~2장 분량으로 제출해도 통과되는 곳이 있고, 백서를 아예 요구하지 않는 곳도 있다”면서 “거래소마다 검증 강도가 천차만별”이라고 말했다. 코인 시장이 워낙 뜨겁다 보니 최근에는 발행부터 유통까지 전 과정을 대행해 주는 업체까지 생겼다. 백서 제작은 500만원대, 디파이 플랫폼 구축엔 3000만원가량이 든다. 오딧 비용은 1000만원대 내외, 법적 자문을 받는 데 500만원 정도 들어가고, 여기에 커뮤니티를 활성화하는 마케팅 비용까지 고려하면 암호화폐 상장에 들어가는 비용만 1억~2억원 수준이다. 상장 과정을 돕는 브로커에게 억대의 비공식 ‘상장피’(상장 수수료)를 줘야 한다는 이야기도 퍼져 있다. 암호화폐 상장 과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대형 거래소에 상장하려면 브로커에게 10억원을 내야 한다는 소문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빗썸, 업비트 등 대형 업체들은 “상장피를 받지 않는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잡코인 실체 모호… 단타 매매론 돈 못 벌어” 이렇게 상장된 이후에도 법적인 문제가 불거지거나 당초 백서에 제시한 계획대로 사업을 이행하지 않으면 상장 폐지될 수 있다. 암호화폐 ‘고머니2’ 사건이 대표적이다. 개발사 측은 고머니2가 5조원 상당의 투자를 받았다고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 공시했으나 허위로 드러났다. 업비트는 이 코인을 상장 폐지시켰다. 허위 공시 탓에 투자자들이 피해를 봤지만 현재 이들을 구제해 줄 제도는 없다. 더불어민주당 김병욱 의원실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 2월 말까지 약 3년 동안 국내 4대 거래소에 새롭게 상장된 암호화폐는 546개, 상장 폐지된 암호화폐는 175개였다. 국내에서 발행·거래되는 잡코인의 상당수가 뚜렷한 목적이나 가치를 갖고 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박용범 단국대 자율형블록체인 연구소장은 “아직까지 국내에서 암호화폐는 결제 수단으로서의 활용 가치보다 투자 가치에 집중돼 있다 보니 프로젝트의 성장 가능성이나 사업성을 보고 투자하기보다 검증되지 않은 호재에 기대어 투자자들이 몰리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가치 평가를 기반으로 투자가 이뤄지는 증시와 달리 참고할 만한 분석 기준도 부족하다. 암호화폐의 정보를 총망라한 백서 의존도가 절대적이지만 이마저도 신뢰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실현 불가능한 계획을 거창하게 늘어놓거나 유명 기업 이름을 앞세워 가치를 부풀리는 일이 비일비재한 데다 유명 개발자의 이름을 백서에 올려 ‘바지사장´으로 내세웠다가 슬그머니 수정하는 등의 편법도 등장했다. 전문가들은 프로젝트의 커뮤니티가 활성화돼 있는지, 재단의 경력이 믿을 만한지, 백서에 소개한 사업계획이 어느 정도 진척돼 있는지를 꼼꼼히 확인해 보고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코인 발행 시점 등을 확인해 지나치게 최근에 급조된 코인은 아닌지 확인하는 것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박승호 샌드스퀘어 대표는 “코인 개발은 외주업체를 통해서도 충분히 가능한 영역인 만큼 코인의 가치는 기술 수준보다 개발 재단의 역량과 프로젝트의 가치를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면서 “암호화폐를 발행해 투자자들을 모은 이후에도 재단이 지속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적극적으로 코인의 가치를 높이는지를 점검해야 투자의 불확실성을 그나마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금융 전문가는 “잡코인은 마치 정치 테마주처럼 거래되고 있다”며 “사는 사람들도 실체가 없다는 걸 알면서도 짧게 사고파는 ‘단타’ 매매를 통해 돈을 벌 수 있다고 믿는다”고 꼬집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국방망 해킹 피해 초래한 백신업체...법원 “제재 정당”

    국방망 해킹 피해 초래한 백신업체...법원 “제재 정당”

    북한이 군 내부 전산망인 국방망을 해킹한 사건에서 백신업체가 관리 소홀 등을 이유로 제재 처분을 받은 것이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2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부장 안종화)는 백신 프로그램 개발 및 판매 업체 A사가 조달청장을 상대로 낸 부정당업자제재처분 취소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A사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세 차례에 걸쳐 국방부 국군사이버사령부에서 추진하는 ‘바이러스 방역체계 구축사업’에 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2016년 9월 해커가 백신 업데이트 기능을 이용해 수정된 악성코드를 유포하고 군사자료 등 정보를 빼내는 이른바 ‘국방망 해킹사건’이 발생했다. 이에 국방부는 2017년 5월 조달청에 A사에 대한 부정당업자 제재를 요청했고, 2018년 2월 조달청은 이를 받아들여 6개월간 A사의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했다. A사는 이에 불복해 소송을 냈다. A사는 재판에서 조달청이 입찰 참가 자격을 제한하면서 제재 사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하지 않아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백신 제품에 문제가 없고, 해킹 사실을 은폐하거나 취약점을 알면서도 미조치하는 등의 부정행위를 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해킹 사건은 전체 보안관리 체계를 책임지는 국방부의 잘못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법원은 “A사가 편의를 위해 자체 보관하는 비밀키들을 부실하게 관리했고, 1차 해킹이 당시 북한의 것으로 추정되는 인터넷 주소(IP)가 발견됐음에도 조치하지 않아 2차 피해를 보게 했다”고 판단했다. 또 “해킹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국방부에 알리지 않아 계약상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면서 “백신 사업의 중요성 등을 고려할 때 원고가 일정 기간 국가와 체결하는 계약에 입찰을 제한할 필요성이 크다”고 밝혔다. 다만 악성코드가 A사에서 유출된 비밀키를 이용해 생성됐고, 백신 프로그램이 구조적으로 취약하다는 처분 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바이든, 러 고강도 제재 후 “정상회담 하자” 대화 손짓

    바이든, 러 고강도 제재 후 “정상회담 하자” 대화 손짓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를 향해 고강도 제재를 가한 직후 “긴장과 충돌의 사이클을 원하지 않는다”며 대화의 손길을 내밀었다. 바이든은 이번 제재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및 연방기관 해킹 의혹에 대한 비례적 대응 조치였다고 강조하며 정상회담을 재차 제안했다.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한 관계를 원한다”며 “지금은 긴장을 완화할 때다. 사려깊은 대화와 외교를 이용해 전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몇시간 앞서 바이든은 행정명령을 통해 러시아 외교관 10명 추방, 16개 기관과 개인 16명 등 32개 대상의 제재 리스트 등재 등을 포함한 제재를 가했다. 미 금융기관이 러시아 중앙은행과 재무부, 국부펀드가 발행하는 신규 채권을 매입하지 못하도록 하는 조치도 포함됐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전했다. 이 조치는 6월 14일부터 발효된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즉각 “단호한 반격을 받을 것”이라며 보복을 언급하고, 주러 미국 대사를 초치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바이든 행정부가 관련 의혹에 대응해 중대 제재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앞서 지난달 초 러시아 야권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 독살 시도와 관련해 러시아 개인과 기관을 제재한 바 있다. 이 같은 조치 후 바이든이 다시 대화를 제안한 것은 과거에 대한 대응인 만큼, 앞으로는 협력하자는 메시지를 주는 것으로 보인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더 멀리 갈 수도 있었다는 점을 분명히 했지만, 그렇게 하지 않기로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올 여름에 유럽에서 대면 정상회담을 하고 싶다는 희망을 재차 피력했다. 그는 이틀 전 푸틴 대통령과 통화 때도 제3국에서의 회담을 제안했다. 바이든은 양측이 회담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며 양국이 중요한 문제에서 협력할 수 있도록 ‘전략적 안정 대화’가 이뤄질 거라는 기대감도 드러냈다. 그가 협력 분야로 제시한 것은 북한과 이란의 핵위협, 전염병 대유행 종식, 기후변화 위기 등이다.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한국, 일본 등 동맹은 물론 중국에도 협력을 당부했는데, 러시아 역시 중요한 일원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바이든은 협력을 강조하면서도 “계속 우리 민주주의에 간섭한다면 추가 대응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제재 이후 연이은 대화 제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접경지역 군사력 증강을 놓고 미국이 러시아를 향해 긴장 완화를 촉구하는 상황에서 나온 것이기도 하다.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낸 에벌린 파르카스는 더힐에 이번 제재가 우크라이나와 다른 지역에서 러시아의 추가적인 적대 행위를 저지하고 양국 관계의 역학을 바꾸려는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北, 밀수·사이버 공격으로 제재 극복 시도 역부족”

    “北, 밀수·사이버 공격으로 제재 극복 시도 역부족”

    통일硏, “北, 제재 후 수입액 70% 줄어” 석탄 수입 줄었으나 정제유 밀수는 유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제재를 피해 석탄 밀수출과 석유 밀수입, 해외 금융기관 해킹, 해외 노동자를 통한 외화벌이 등 여러 가지 수단을 쓰고 있지만, 제재를 무력화하기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경제적으로 큰 타격을 줌으로써 북한을 압박하겠다는 제재의 목적 면에서 효과가 있다는 평가다.통일연구원 김석진 선임연구위원은 13일 ‘북한의 제재 회피 실태와 그 경제적 의미’ 보고서에서 “제재가 완벽하게 집행되고 있지는 않지만 북한 경제에 큰 타격을 줌으로써 북한 당국을 압박한다는 기본적 목적은 달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제재가 해제되지 않을 경우 북한 경제는 이에 따른 피해를 감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제재가 크게 강화되기 이전인 2012~2016년 북한의 상품 수출액은 연간 35억~45억 달러였는데, 제재가 강화된 후 2018~2019년에는 정상적 수준의 70% 정도로 줄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상품 수출액 역시 같은 시기 30억 달러 안팎이었으나, 10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우선 석탄 수출이 금지되기 전인 2015~2016년 중국으로의 석탄 수출 규모는 연간 2000만t 내외, 10억 달러 이상이었으나 최근 밀수출되는 규모는 수백만톤, 수억 달러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해외 금융기관에 대한 사이버 공격 또한 주요 외화 수입원으로 꼽히는데, 실제 탈취가 발생했다고 보고된 사례의 추정 금액만 놓고 보면 2억~3억원대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부터는 노동자 해외 파견을 통한 외화벌이도 금지됐다. 2015~2017년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들의 임금 수입이 연 평균 2억달러로 추정되는데, 지난해부터 이 수입도 대부분 없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다만 정제유는 2018년 제한 이후로도 지속적으로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고 봤다. 2017년 12월 안보리는 북한의 원유 공급을 연간 400만배럴까지만 허용하고 정제유 공급은 50만배럴로 제한했는데, 이 제재로 제대로 적용되면 수송 연료 부족에 따른 수송난을 초래해 경제활동을 급격히 위축시키는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기대했다. 2016년 북한의 정제유 수입 물량이 약 450만배럴로 추정됐다. 그러나 제재 이후로도 북한에서 심각한 수송난이 발생했다는 소식은 나오지 않으면서 충분한 양의 정제유를 밀수입하는 데 성공했을 것으로 김 연구위원은 추측했다. 김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봉쇄된 국경이 해제되고 무역이 재개되면 어느 정도는 회복되겠지만 상품 수입을 많이할 경우 외화보유액이 계속 줄어들고 불법 거래로 벌 수 있는 외화수입도 제한적이어서 장기적으로는 수입 수준을 계속 유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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