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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부산 짚불 곰장어와 고갈비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부산 짚불 곰장어와 고갈비

    그때도 깊숙한 가을날이었지 싶다. 친구와 난 무작정 부산행 기차에 몸을 실었다. 목표는 바다와 자갈치시장이었고, 더 큰 목표는 연탄불에 뭔가 냄새를 피우며 노릇노릇 굽는 것이었다. 젊은 우리 눈에 비친 부산은 생각보다 어수선하고 넓었다. 우산이 애매할 만큼 가랑비가 어설프게 뿌렸다. 버스를 타고, 걷고, 어렵게 찾아간 자갈치시장의 오후는 비린내가 진동했다. 기웃거리다가 인심 좋아 보이는 아주머니 포장마차로 숨어들었고, 우린 굶주린 짐승처럼 주문을 외치기 시작했다. “아지매, 곰장어도 굽고요, 고등어도 굽고, 오뎅 국물은 무료죠? 일단 소주 한 병!” 연탄불에 곰장어가 요동을 치고 연기는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둘이 소주를 두 병 동내며 말도 안 되는 스무살 갓 넘은 지지배들의 인생 얘기가 해운대 푸른 바다처럼 때론 가볍고 때론 심오하게 넘실댔다. 그런데 나이 들어도 그때 하얗게 피어올라 연신 기침을 불러내던 생선 굽는 연기가 잊히지 않았다. 그러니 음식은 향수인 것이 분명하다. 해서 작정하고 그 냄새의 근원을 찾아 떠난 가을날 부산 ‘노릇노릇 연기여행’. 부산은 이미 그때의 부산이 아닌 게 분명하다. 탄 기름에 튀겨내는 생선조차 그 맛이 아니고 곰장어는 가스불판 위로 올라간다. 하지만 여전히 부산은 몇 가지 코드로 미식가들을 불러 모은다. 짚불에 요란하게 던져 굽는 곰장어와 지금은 거의 사라진 고갈비 골목 생선구이, 과일향이 나는 밀면, 아침 해장으로 기막힌 돼지국밥과 비빔잡채, 어묵, 유부주머니, 단팥죽, 씨앗호떡 등 시장통 간식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1970, 80년대까지 광복동 일대에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서민과 학생들이 고등어 한 마리 구워 소주잔을 기울이던 고갈비골목이 형성되어 있었다. 용두산의 그림자가 길어지면 청년들은 약속이나 한 듯 연기를 따라 골목으로 숨어들었다. 갈비 대신 고등어를 뜯으며 시대의 울분을 토하고 호기를 사르던 애수의 골목이다. 지금은 ‘남마담’과 ‘할매집’ 단 2곳만 남아 있다. 1974년 문을 연 남마담 집은 7080세대에는 여전히 향수 가득한 청춘의 아지트다. 어머니는 타닥타닥 소리만 들어도 고등어 익은 상태를 안다. 큼지막한 고등어를 껍질은 바삭하고 속은 야들야들하게 구워내는 노련한 솜씨는 시대를 뛰어넘어 사랑받아 왔다. 흰 살점을 뜯다 보면 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 달랑 미역냉국 한 가지로도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우게 된다. 지금 고갈비집은 자갈치시장에 더 많다. 시장통 생선전으로 들어가면 고등어며 갈치, 빨간고기 눈뽈대 등을 수북이 쌓아 놓고 허기진 배를 유혹한다. 가격이 싼 편이 아닌 데다 기름이 깨끗하지 못하고 미리 구워놔 딱딱하니 맛과 만족도를 거론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불판에 빨갛게 구워주는 곰장어와 함께 허출한 시장통의 한 끼로는 제법 낭만적이다. 곰장어는 죽은 듯이 가만히 있다가도 손으로 집으면 꼼작꼼작 움직인다고 하여 이곳 사투리로 ‘곰장어’다. 여름부터 10월 중순까지 맛있는 철이라고는 하지만 사철 불판은 돌아간다. 어쩌면 날이 선선해지면서 ‘굽는’ 행위가 더 탄력을 받는지도 모른다. 해서 날 저물면 곰장어 애호가들은 기장 쪽으로 넘어간다. 불내 확확 번지는 짚불 곰장어 집들이 몰려 있기 때문이다. 기실 짚불 곰장어는 징그럽다. 손질하여 양념구이로 불판에 내오면 모른 체하고 여성들도 집어 먹지만, 짚불 곰장어는 살아서 날뛰니 경악한다. 구워서 둘둘 말아 내온 생김새를 봐도 영 눈과 손이 안 간다. 그래도 굽는 모습이 보고 싶어 주방을 기웃거리다가 들킨 강아지처럼 어색하게 ‘기장곰장어’ 주인 김영근씨와 마주쳤다. 김씨는 가문 대대로 120년간 곰장어 요리를 해 왔다며 자부심이 컸다. 그는 직접 구워 맛을 보여주겠다며 연기 그을린 부엌으로 안내했다. 예전에는 마당에 짚으로 모닥불을 피워 곰장어를 던져 구워냈다. 지금은 굽기 좋도록 석쇠를 얹은 전용 아궁이를 만들었다. 슬쩍 둘러보니 고무 대야에 곰장어가 한 가득이다. 짚가리가 차곡차곡 쌓여 있다. 김씨는 능숙하게 볏짚을 내려 불을 붙였다. 대야에서 딱 먹기 좋다는 ‘돌돌 말아 한 입 크기’의 곰장어가 순식간에 김씨 손에 잡혔다. 불은 활활 타오르고 곰장어가 던져졌다. 요동을 친다. 지옥이다. 음식이라지만 차마 제대로 볼 수가 없다. 한소끔 불길이 지나가고 움직임이 멈췄다. 김씨는 애벌 익은 곰장어를 손으로 돌돌 말아 똬리처럼 모양을 잡았다. 그리고 다시 짚불을 붙여 더 익혔다. 새까맣다. 훈기로 익었다고 했다. 김씨가 한 마리를 잡더니 가운데를 툭 분지르듯 휜다. 슬쩍 당기니 껍데기가 고스란히 벗겨지고 속살이 나온다. 넋 놓고 있는 사이 곰장어 한 마리가 내 입으로 쑥 들어왔다. 엉겁결에 받긴 했는데 아찔하다. 눈을 꼭 감고 씹었다. 쌉싸래하고 해초의 짠맛이 입 안 가득 고인다. 오도독오도독 씹힌다. 정신없이 씹어 꿀떡 삼키고 나니 김씨가 “맛있죠” 하며 웃어 젖힌다. “곰장어는 생김새가 뱀을 닮았어요. 눈이 없고 몸 양 옆에서 자신의 몸을 보호하는 흰 진액을 뿜어냅니다. 다른 생선이 곁에서 같이 살 수가 없어요. 흉물스럽다고 양반들에게 천대받았으니 오히려 서민들에게는 고마운 생선인 거죠.” 조선시대 말, 극심한 흉년이 들고 보릿고개가 찾아왔다. 서민들은 허기졌다. 생김새가 요상하여 부자들은 거들떠보지 않으니 곰장어는 고맙게도 그들 차지였다. 산과 들 아무데서나 볏짚에 불을 피워 곰장어를 던졌다. 껍질 벗겨 깨끗한 속살 서너 마리만 먹으면 탈이 나지 않고 며칠 굶어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한국전쟁 때도 부산으로 피란 온 사람들 허기를 달래준 고기가 짚불 곰장어다. 삶아도 먹고 방아 잎을 넣어 된장국과 매운탕을 끓여낸다. 귀한 영양식이다. 불을 피워 연기를 내는 음식은 뭐든 맛있다. 건강에 안 좋다고 소란을 피우지만, 다 따지고 떼어내면 먹을 것 없는 세상이다. 아궁이 잔불 꺼내 시커먼 천일염 툭툭 뿌려 굽는 생선 맛을 어찌 외면할까. 연탄불이며 짚불이 주는, 적당히 태워진 음식이 주는 냄새는 과거로 이어지는 통로이며 우리를 다시 젊은 날로 돌아가게 하는 시간여행이다. 마침 부산에서 고등어축제가 열린다. 푸른 바다 한 잔 술 삼아 푸른 등 뒤적거리며 불을 피우러 부산에 가자, 당신과 나 단 둘이서. 글 사진 음식평론가 marrian@naver.com 여행수첩 →가는 길 전국을 일일 생활권으로 만들어 놓은 KTX는 당일치기 부산 여행을 가능하게 했다. 하지만 부산은 2박 3일 알차게 둘러봐도 볼 것과 먹을 것이 너무나 많은 도시다. 짝퉁과 불량식품이 혼재하는 시장과 다국적 거리들. 카메라 들고 감천마을 골목길을 둘러보는 재미도 좋다. 오는 25일부터 27일까지 사흘간 송도해수욕장 인근에서 고등어축제가 열린다. →제철 맛집(051) 남마담(246-2148, 고갈비구이), 기장곰장어(721-2934, 곰장어 짚불구이, 매운탕), 마산식당(631-6906, 돼지국밥)
  • 아이유 5kg 감량…고구마·사과 비법 이유 있었네!

    아이유 5kg 감량…고구마·사과 비법 이유 있었네!

    가수 아이유가 몸무게를 5kg 감량해 화제다. 아이유는 15일 방송된 MBC FM4U ‘정오의 희망곡 김신영 입니다’에 출연해 “드라마를 하며 살이 많이 쪘다. 주변에서 선생님들이 잘 해주셔서 맛있는 것을 많이 먹다 보니 살이 많이 쪘다”고 고백했다. 이어 아이유는 ”무대를 위해 확 뺐다”며 5kg 감량 사실을 밝혔다. 아이유는 “살을 뺐지만 ‘너랑 나’ 때보다 통통하다”고 덧붙였다. 아이유는 다이어트 비법을 묻는 DJ 김신영의 질문에 “아침은 사과 1알, 점심은 고구마 2개 또는 바나나2개, 단백질 가루 탄 물 1잔이 하루 식단 전부였다”고 답했다. 아이유는 “이렇게 먹고 운동을 미친 듯이 했더니 5일에 5kg가 빠지더라. 지금은 활동 중이라 식단조절은 하지 않는다. 요요를 조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이어트 전문가들은 고구마와 사과가 상호 보완 작용을 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사과에는 ‘팩틴’이라는 성분이 들어있는데, 이는 장 속에 가스가 차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다. 고구마는 당 지수가 낮고 포만감을 줘 훌륭한 다이어트 식품으로 손꼽힌다 한편 김신영은 “저는 다이어트를 할 때 신생아만한 고구마를 2개씩 먹고 김치 반포기를 먹었더니 오히려 살이 찌더라. 고구마는 작은 걸 먹어야 한다”고 말해 시청자들의 폭소를 이끌어냈다. 네티즌들은 “아이유 뺄 몸무게가 어디있다고 5kg을 빼나”, “너무 말랐는데 아이유 5kg 더 빼다가 건강해치는 것 아닌가 걱정돼요”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억울한 누명만 있고 범인은 없었다!

    2007년 수원역 노숙 소녀 살해사건의 피의자로 몰렸던 30대가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이로써 피의자로 지목됐던 7명 모두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수원지법 형사12부(부장 김정운)는 10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상 공동폭행 혐의로 기소된 강모(35)씨에 대한 재심 선고공판에서 “피고인의 자백이 일관되지 않고 증거도 부족해 범죄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를 데리고 수원역에서 학교까지 한 시간 걸어가면서 폭행 장소를 찾아내 학교 담을 넘어갔다는 점을 납득하기 어렵고, 범행장소 인근 폐쇄회로(CC)TV에 피해자와 피고인의 모습이 찍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고인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범행을 부인할 경우 받을 불이익을 염려해 자백한 것으로 보인다”며 “경찰이 자백을 종용하는 취지의 진술을 한 정황도 엿보인다”고 밝혔다. 강씨는 2007년 5월 수원역에서 가출해 노숙하던 김모(당시 15)양을 정모(34)씨와 함께 인근 고등학교로 끌고 가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상해치사 혐의로 5년을 복역한 뒤 출소한 정씨가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선고받자 따라서 재심을 청구했다. 이 사건과 관련, 검찰은 강씨와 정씨 외에도 가출 청소년 5명을 범인으로 지목해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했지만 역시 대법원에서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9살 여자아이 때려 숨지게 한 비정한 가족

    9살 여자 어린이를 때려 숨지게 한 친언니와 계모 등이 사법처리됐다. 경북 칠곡경찰서는 10일 상해치사 혐의로 김모(12)양을 소년법원으로 넘기고, 폭행에 가담한 계모 A(35)씨를 구속했다. 또 숨진 김모(9)양을 평소 학대한 친아버지 김모(36)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김양의 언니는 지난 8월 14일 오후 9시쯤 경북 칠곡군 집에서 계모 A씨와 함께 9살 난 여동생의 배를 수차례 폭행해 이틀 만에 병원에서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버지 김씨도 평소 자주 딸에게 손찌검을 하는 등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초등학교 5학년인 언니는 3살 아래 동생과 인형을 서로 갖겠다고 싸우다 동생의 배를 수차례 걷어찼다. 이때 자매의 싸움을 말리던 A씨가 막내딸을 꾸짖으며 또 배를 폭행했고 숨진 김양은 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다 이틀 후인 16일 오전 6시 13분쯤 숨졌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사체 부검 결과 숨진 김양은 폭행에 따른 장기 손상으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평소 싸움이 잦았던 집안인 것 같다”면서 “이날도 자매끼리 사소한 다툼이 번져 큰 싸움이 됐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광화문 상공 정지상태 ‘은백색 UFO’ 10여차례 출현

    광화문 상공 정지상태 ‘은백색 UFO’ 10여차례 출현

    최근 광화문 상공에서 미확인비행물체(UFO)가 지속해서 나타난 것으로 확인되고 있어 놀라움을 주고 있다. 한국UFO조사분석센터는 “지난 4일 광화문 상공에서 무려 1시간 38분 동안 지속해서 출현한 UFO 추정물체를 현장에서 의도적 대기촬영을 시도하던 UFO 헌터 허준 씨에 의해 5시 8분까지 추적 촬영됐다”고 11일 밝혔다. 당시 오후 3시 30분쯤 광화문 해치광장에서 대기촬영하던 허 씨는 “교보빌딩 상공에 뜬 야구공 크기만 한 은백색 물체를 발견하고 물체가 빌딩 뒤쪽으로 사라지자 뛰어가서 그쪽 상공을 확인했지만, 물체는 온데간데없었고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전했다. 다시 건너편으로 돌아온 허 씨는 3시 55분쯤 주변 시민이 하얀 물체가 보인다는 말에 맨눈으로 확인한 뒤 4시 3분부터 촬영을 시작했다. 그런 가운데 물체는 교보빌딩 상공 너머에서 계속해서 한 대씩 10여 차례에 걸쳐 출현했다. 이를 동시 목격한 시민 중 진은희 씨는 “아들(11세)이 먼저 하늘에 하얀 게 2개가 보인다고 말해 쳐다봤는데 빌딩 뒤쪽에서 하얀 풍선처럼 보이는 우윳빛 물체 2개가 떠 있었다. 약 3~4분가량 정지 상태에 있는 것으로 보였다”면서 “가만히 보니 고도가 풍선치곤 굉장히 높은 고도에 떠있는 것처럼 보였는 데 그 정도 높은 곳에서 보일 정도이면 풍선은 아닌 듯하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목격자인 양이화 씨는 “4시~4시 30분 사이 하늘을 보니 빛나는 물체 1개가 가만히 정지 상태로 떠 있었다. 이어 또다른 물체 1개가 흐르다가 가만히 떠 있었다. 당시 10개도 넘은 물체가 계속해서 교보빌딩 상공 너머에서 출현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종한 한국UFO조사분석센터 소장은 “촬영된 필름에는 총 여덟 차례에 걸친 추적촬영된 장면이 있고 영상 중간에 광원 2개가 마치 아령과 같은 형상으로 매우 근접해 붙었다 떨어지는 형태로 같이 날아가는 모습이 잠시 찍혀있다”면서 “이 광원들은 다른 광원보다 훨씬 더 밝았다”고 말했다. 또한 서 소장은 “가장 유력한 후보물체로 풍선일 가능성을 짚어볼 수 있는데 풍선의 경우 띄운 지 약 6분이 지나면 육안관측이 거의 불가능해진다”면서 “촬영시간으로 보면 최초 발견 시각에서부터 최종 촬영이 끝나는 시간이 1시간 30분을 경과해 5~6분이 한계인 풍선의 관측시간과 비교해볼 때 풍선일 가능성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해 그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어 서 소장은 “UFO는 특성상 아무리 멀리 있거나 고도가 높아도 눈에 띄게 되고 일정한 밝기를 유지해 관측거리가 멀어져도 계속해서 추적이 가능하다” 고 덧붙였다. 또 당일 그 시각에 풍선을 날리는 행사를 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조사를 한 결과 아무런 행사도 없었다고 서 소장은 밝혔다. 아울러 그다음날인 5일 대낮에도 베어링의 쇠구슬과 닮은 은백색 물체 5개가 시민들과 함께 동시 목격되고 일부가 카메라에 포착됐으나, 얼굴이 반사될 정도로 강렬한 햇빛에 명확히 촬영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서 소장 역시 쌍안경으로 관측한 결과 5개의 구형물체가 북두칠성과 같은 배열로 형성돼 잠시 정지 상태에 머물고 있었음을 현장에서 확인했다. 주변의 약 50여 명의 시민들도 은백색의 구형 물체가 비행하는 장관을 동시목격했다. 서 소장은 광화문 상공에 유난히 집중적으로 출현하는 배경에 대해 “이 지역은 서울의 중심으로 허가없이 비행이 허락되지 않는 구역이며 청와대를 둘러싼 외곽지대에 군 시설이 밀집해있고 방공태세가 삼엄한 지역이다”면서 “UFO는 특히 레이더 기지, 핵시설, 군사시설이 밀집해 있는 곳에 자주 출현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말했다. ☞☞광화문 해치광장에 뜬 UFO 보러가기 사진=한국UFO조사분석센터 제공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규명해야 할 의혹 3가지

    규명해야 할 의혹 3가지

    금융감독원이 8일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가운데 동양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막기 위해 불법적으로 자금 조달에 나섰던 정황들이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각각의 사안들이 금융질서를 해치고 주주나 채권자 등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는 행위들이어서 대규모 검찰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앞으로 검찰에서 규명해야 할 의혹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동양 계열사끼리 무담보로 대출해주는 등의 부당한 자금 지원이 어느 정도까지 이뤄졌느냐다. 이는 금감원이 수사 의뢰한 내용이다. 동양증권의 자회사인 동양파이낸셜대부는 최근 ㈜동양과 동양시멘트, 동양생명에서 각각 350억원, 100억원, 200억원을 빌렸다. 이후 지난해 말부터 완전 자본잠식 상태였던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에 각각 290억원과 420억원을 빌려줬다. 이후 이 2개 회사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동양과 동양시멘트는 상장사이기 때문에 동양인터내셔널 등에 직접 지원하면 배임이 된다. 따라서 동양파이낸셜대부가 ㈜동양 등을 대신해 지원해 줬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또 동양파이낸셜대부는 대부업체라 대주주 신용공여한도가 없어 편법 자금 지원 창구로 이용되기 쉬웠다. 금감원 관계자는 “동양파이낸셜대부가 직접 지원해 주는 형식 자체는 불법이라고 보기 어려울 수 있지만 아무런 담보 없이 부실 계열사에 지원해 준 데 대해 의혹이 있어 수사 의뢰를 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현 회장의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의혹이다. 동양그룹은 ㈜동양이 가진 동양시멘트 지분을 담보로 지난 7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1569억원 규모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을 발행했다. 문제는 이 중 1000억원가량이 동양그룹 위기설이 나온 9월 들어 집중적으로 발행됐고 동양시멘트는 지난 1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점이다. 동양증권에서 동양그룹 계열사는 튼튼하다며 투자자들이 이를 사게끔 독려한 정황과 동양시멘트가 법정관리를 신청할 만큼 부실하지 않았다는 점,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을 정당한 절차 없이 현 회장 등 소수만 알고 결정했다는 점이 향후 검찰에서 집중적으로 규명돼야 할 대목이다. 세 번째 의혹은 그룹 상황이 안 좋아졌음에도 계열사에서 무분별하게 CP를 발행하고 이 물량을 계열사끼리 돌려 막기를 했다는 것이다.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는 오리온이 동양그룹의 지원 요청을 거절한 이후와 법정관리 신청 직전 영업일에도 CP를 발행했고 이 물량을 계열사들끼리 돌려 막았다. 개인 투자자 피해 없이 계열사가 모든 것을 소화했다 하더라도 경영진이 법정관리를 신청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도 계열사 간 지원 목적으로 CP를 발행했다면 배임죄 소지가 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흉기 휘둘러 해경에 중상…중국선원 14명 구속영장

    전남 목포해양경찰서는 불법 조업 단속에 나선 해양 경찰관에게 중상을 입힌 중국 선적 120t급 기풍어 60015호 선장 충창(35) 등 선원 14명 전원에 대해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 7일 오전 8시 19분쯤 전남 신안군 흑산면 가거도 북서쪽 해상에서 무허가 불법 조업을 하다 해경에 적발되자 칼, 쇠 파이프 등의 흉기를 휘둘러 문모(34) 경사 등 4명에게 골절상 등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정지 명령을 무시하고 26㎞를 달아났다가 2시간여 동안 추격에 나선 해경에 나포됐다. 이 어선은 선체에 노영어호라고 표기돼 있었지만 조사 결과 기풍어호로 밝혀졌다. 정부는 중국 측에 유감을 표명하는 한편 중국 어민에 대한 집중 계도와 단속 등 불법 조업 재발 방지를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서울대 담배녀’ 사건과 유시민 딸 유수진씨는 무슨 관계?

    ‘서울대 담배녀’ 사건과 유시민 딸 유수진씨는 무슨 관계?

    서울대 학생회칙 내 성폭력 관련 규정이 개정되면서 ‘서울대 담배녀’ 사건과 함께 유시민 전 통합진보당 공동대표의 딸 유수진씨에 다시 네티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서울대 사회과학대학 학생회는 성폭력 관련 학생회칙을 11년 만에 개정했다. 바로 ‘서울대 담배녀’ 사건 때문이다. 개정된 회칙의 주요 내용은 학내 성폭력에 대해 ‘성적이거나 성차에 기반을 둔 행위’에서 ‘상대의 동의를 받지 않은 성적인 언동을 함으로써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행위’라고 보다 구체적으로 규정했다. 또 가해자로 지목된 당사자를 ‘가해자’ 대신 ‘가해피의자’로 지칭하도록 해 무죄 추정의 원칙을 담았다. 이는 이른바 ‘서울대 담배녀’ 사건으로 여성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규정된 기존의 학내 성폭력 사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일면서 나타난 결과다. 2011년 3월 서울대 학생 A(22)씨는 이별을 통보하며 줄담배를 피웠다는 이유로 남자친구 B씨를 성폭력 가해자로 학생회에 고발했다. B씨가 대화할 때 줄담배를 피우며 남성성을 과시해 여성인 A씨를 심리적으로 위축시키고 발언권을 침해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당시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이었던 유수진씨는 남학생 B씨의 행위가 성폭력이 아니라고 판단해 신고를 반려했다. 그러나 A씨는 “관악 학생사회 여성주의 운동은 성폭력을 강간으로만 협소화하지 않고 외연을 넓혀왔다”면서 “반성폭력 운동의 원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유수진씨를 비난했다. 게다가 유수진씨를 2차 가해자로 지목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논란이 계속되면서 유수진씨는 결국 학생회장직에서 사퇴했다. 유수진씨는 사퇴 당시 “사회대 학생 활동가 대부분이 여성주의자인 입장에서, 왕따를 당한 것과 비슷한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껴 심각한 우울증에 빠졌다. 거식·폭식증 등 신체적, 정신적으로 괴로움을 겪기도 했다”면서 “사회대 학생회칙이 규정한 ‘성폭력 2차 가해’에 해당하는 행위를 했지만 이에 대해 사과하고 시정할 의사가 없어 학생회장으로서 직무에 맞는 책임을 다할 수 없다”고 설명했었다. 유수진씨가 사퇴하면서 해당 사건에 대한 여론은 A씨와 A씨의 손을 들어준 ‘성폭력 사건 대책위원회’에 더욱 악화됐다. 결국 유수진씨의 사퇴 뒤 대책위는 “사회대 학생회장 사퇴에 대한 문제의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현명치 못한 대처로 인해 사회적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 사건 진행과정에서 상처 입은 모든 당사자들에게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유수진씨에게 공식 사과했다. 또 사건 당사자 A씨가 자신의 경험을 ‘성폭력’이라고 규정하는 상황에서 대책위 역시 피해자 중심주의를 왜곡된 방식으로 적용했다고 인정했다. 앞으로 피해자 중심주의의 이해 및 적용에 엄밀한 성찰을 수행하겠다고 대책마련을 약속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연가시 “내가 혐오스럽다고? 사람은 해치지 않는데…”

    연가시 “내가 혐오스럽다고? 사람은 해치지 않는데…”

    지난해 재난영화의 소재가 돼 유명해진 연가시는 물을 통해 곤충의 몸에 침투했다가 산란기가 되면 숙주를 물가로 끌어들인 뒤 몸 밖으로 나와 수생생활을 하는 기생충이다. 영화 ‘연가시’는 인간의 뇌를 조종하여 물 속에 뛰어들도록 유도해 익사시키는 ‘변종 연가시’를 등장시켰다. 이후 연가시는 일부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공포의 대상이 됐다. 과연 영화에서처럼 연가시가 사람의 몸에 침투할 가능성이 있을까. 국립환경과학원은 7일 연가시 등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204종의 사진과 정보를 수록한 ‘한국산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 생태도감’을 발간했다. 이 도감에 담긴 연가시의 특징을 살펴보면 위의 궁금증을 알 수 있다. 도감에 따르면 연가시는 현재까지 변종이 발견된 사례가 없으며, 체내 환경의 차이 등으로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은 퇴적물, 수초, 나뭇가지 등 수중바닥에서 서식하는 생물 중 육안으로 식별할 수 있는 크기의 척추가 없는 동물이다. 이동성이 적기 때문에 지역적인 환경 상태를 알 수 있고, 오염 정도에 따라 종류별로 다양하게 나타나 생물학적 수질 평가에 이용되는 생물종이다. 이번 도감에는 저자들이 직접 촬영한 저서성 대형무척추동물의 사진과 함께 형태·생태적 특징 정보가 수록됐으며 깨끗한 물에 서식하는 대표 종 그물강도래와 오염된 물에 서식하는 대표 종 실지렁이 등이 포함돼 있다. 또 하천의 상류부터 하류까지 구간별 서식환경과 주요 분포종이 기술돼 있다. 국립환경과학원 관계자는 “앞으로도 국민이 주변 하천 수생태의 건강성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홍보 자료를 지속적으로 발간하겠다”고 말했다. 이 도감은 국립환경과학원 홈페이지(www.nier.go.kr)에 접속해 무료로 다운로드 받을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암을 말하다-간암(하)]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센터 교수

    [암을 말하다-간암(하)] 이승규 서울아산병원 간이식센터 교수

    흔히들 간암(간세포암)을 두려워하지만 이보다는 적극적인 예방과 치료가 더욱 절실하다. 특히 간암은 기존 3대 암치료법으로 통용되는 수술과 방사선 및 항암제 치료 외에 색전술이나 고주파치료·알코올주입술 등 치료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부가적인 치료법이 개발되어 있다. 따라서 미리 절망하거나 좌절할 필요가 없으며, 민간요법 등으로 시간을 버리거나 간 건강을 해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전문의들은 간 건강을 회복하기 어렵다면 이식을 염두에 두고 미리 조직신청을 하는 것도 현명한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간 기증자가 많지 않아 대기기간이 의외로 오래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간암 치료와 관련해 서울아산병원 간이식센터 이승규 교수, 간센터 김기훈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간암 치료에 어떤 방법들이 적용되는가. -크게 비수술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눈다. 비수술적 치료에는 간동맥 화학색전술·고주파열치료·알코올주입술 등이 있고, 수술적 치료에는 간 절제와 간 이식이 있다. 일반적인 암 치료는 수술·방사선·항암제 치료가 기본이지만 간암은 수술적 절제술·화학색전술·고주파열치료·알코올주입술 등이 근간이며 상황에 따라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시행한다. →치료방법은 어떤 기준으로 결정하는가. -간암이 진단되면 종양의 크기·위치·침범 정도와 환자의 간 기능 등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계획을 세운다. 간암은 대부분 정상 간이 아니라 간경변증이 있는 간에서 생기므로 치료가 쉽지 않다. 이런 간암은 재발을 줄이기 위해 주변의 정상 간 부위도 상당 부분 같이 절제하는데, 간경변증이 있으면 간 기능이 떨어져 절제가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간암의 치료방법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진행 정도 등 암의 상태와 간 기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각 치료방법이 적용되는 임상적 상황을 설명해 달라. -초기 암이 크지 않고 간 기능이 좋다면 절제수술이 보편적이며, 이 경우 완치도 기대할 수 있다. 진행은 심하지 않으나 간 기능이 나쁘다면 간 이식을 고려할 수 있다. 많이 진행됐거나, 진행은 심하지 않으나 간 기능이 나쁘다면 화학색전술·고주파열치료·알코올주입술 등을 시행한다. 화학색전술은 간암이 다발성이거나 환자의 간 기능이 절제수술을 견디지 못할 정도로 나쁠 때 적용한다. 고주파열치료는 암의 직경이 3㎝ 이하이거나 개수가 3개 이하이고, 환자의 전신상태로 미뤄 절제가 어려울 때 좋은 치료 대안이다. →각 치료방법의 특징도 짚어달라. -가장 근본적이고 효과적인 치료는 병변을 포함해 암 주변의 문맥분지가 작용하는 영역을 광범위하게 잘라내는 근치적 절제이다. 이 경우 외과적 원칙은 환자의 간 기능과 간 재생능력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병변 부위를 최대한 많이 절제해 재발률을 낮추는 것이다. 간이식수술은 암은 물론 간경변과 간염을 동시에 해결할 수 있으며, 수술이 어려울 만큼 간 기능이 악화된 경우에 적용한다. 화학색전술은 전체 간암 환자의 30∼40%가 대상이며, 문맥에서 연결되는 혈류가 정상일 때 적용한다. 최근 선호되는 고주파열치료는 전이가 없고 절제가 불가능할 때 적용한다. 하지만 CT나 MRI에 보인 결절이 초음파상에 나타나지 않으면 적용이 어렵다. 알코올주입술은 순수한 알코올을 암조직에 주입해 암세포를 괴사시키며, 방사선 치료는 암이 많이 진행돼 혈관에 종양 혈전이 있거나, 주변 임파선이나 뼈 등 다른 장기로 전이된 경우에 시행한다. 항암제 역시 암이 폐 등으로 전이되어 다른 치료법을 적용하기 어려울 때 사용한다. →각 치료법의 병기별 예후와 한계도 짚어 달라.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간암으로 간이식 수술을 받은 환자의 1년 생존율은 90%, 5년 생존율은 75%를 기록하고 있다. 그러나 간 이식은 간 기증자가 있어야 하기 때문에 간 기능이 좋은 환자라면 간 절제를 먼저 고려한다. 이 경우 생존율은 암의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간 절제 후 5년 생존율이 55∼65%로, 간 이식과 큰 차이가 없다. 화학색전술로는 대상 환자의 20∼40%에서 종양의 완화와 생존 기간의 연장을 기대할 수 있으며, 전체의 10% 정도는 5년 이상 생존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 고주파열치료의 경우 3㎝ 이하의 작은 간암에서 80∼90%, 3.5∼5㎝ 크기의 간암에서는 50∼70%가 완전괴사가 가능하다. 알코올주입법은 종양이 비교적 작을 때 유용하나, 출혈이나 복수가 있거나 전이 상태에 따라 접근이 어려운 위치에 있으면 적용이 어렵다. →각 치료법의 경과와 합병증은 어떤가. -간암은 간문맥 혈류를 따라 전이하기 때문에 간절제술 과정에서 암세포가 주변으로 퍼질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간암을 건드리기 전에 먼저 간문맥 혈류를 차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술 중에는 과다출혈이나 혈관 파열 등의 합병증이 있을 수 있고, 수술 후 지혈이 안 되거나 간 부전이 올 수도 있다. →간암 치료의 최근 흐름도 소개해 달라. -최근에는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복강경을 이용한 수술이 확산되고 있다. 복강경 수술은 고도의 정밀도가 필요해 기술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절개 부위가 작아 출혈과 통증이 적고, 회복기간도 빨라 환자에게는 이득이 많다. 일반적으로 암의 크기가 5㎝ 이하이고, 병변이 접근하기 쉬운 곳에 있어야 적용이 가능하지만 최근에는 장비와 치료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이런 한계를 빠르게 극복하고 있다. 로봇 간절제술도 활성화되고 있는데, 서울아산병원의 경우 300개 사례가 넘는 복강경 및 로봇 간절제술 중 147개 사례의 간암 수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했다. →간암과 관련한 정책적 문제는 없는가. -간암 예방을 위해서는 간염 환자들이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물론 국가 암검진사업에서 40세 이상 고위험군에 대해 매년 복부초음파를 권고하고 있지만 수검률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국민들의 수검률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보완책이 절실하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줄담배는 성폭력” 서울대 담배녀 사건… 11년 만에 학생회칙 개정

    “줄담배는 성폭력” 서울대 담배녀 사건… 11년 만에 학생회칙 개정

    서울대 사회과학대학이 성폭력 사건처리를 위한 절차와 방법이 담긴 ‘반성폭력학생회칙’(회칙)을 11년 만에 개정했다. 여기엔 2011년 3월 이 대학 여학생인 이모(22)씨가 이별을 통보하던 남자친구 정모(22)씨의 줄담배를 성폭력으로 규정한 ‘서울대 담배녀’ 사건이 계기가 됐다.이후 성폭력을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논쟁이 촉발됐고, ‘성폭력이 아니다’라고 입장을 밝힌 사회과학대 학생회장이자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의 딸 류한수진(23)씨는 지난해 10월 남성을 옹호했다는 비판 속에 사퇴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현 학생회는 지난 7월 류씨를 팀장으로 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성폭력의 범위를 보다 명확히 규정하고 피해자 중심주의에서 벗어나도록 기존 회칙을 바꾸었다. 개정된 회칙에 따르면 가장 큰 변화는 성폭력의 범위를 축소한 것이다. ‘성적이거나 성차에 기반을 둔 행위’라고 규정한 기존 회칙이 지나치게 모호하다는 지적에 따라 ‘상대의 동의를 받지 않은 성적 언동을 함으로써 (중략) 인간의 존엄을 해치는 행위’로 성폭력의 개념을 구체화했다. 담배를 피우는 것까지 성폭력으로 규정하는 건 지나치다는 학내 여론을 수렴한 결과다. 류 TF팀장은 “성적 언동 외에 성차별적이라고 볼 수 없는 종류의 인권침해는 성폭력에 포함되지 않는다”면서 “다만 특정 성을 비하하거나 성적 대상화하는 행위는 여전히 성폭력으로 규정된다”고 밝혔다. 피해자 중심주의도 사실상 폐기했다. 피해자의 요구만 최우선시되면 피해자 주관에 따라 사건이 악용될 소지가 많다고 판단, 개정 회칙에서는 피해자의 ‘감정’이 아닌 ‘상황’을 기준으로 삼기로 했다. 류 TF팀장은 “피해당사자가 성폭력을 당했다고 느낀다 해도 객관적으로 그렇게 판단할 수 없다면 사건은 성폭력으로 규정되지 않을 수 있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가해자의 인권을 보호하는 조항들도 새로 담았다. 기존 회칙과 달리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을 바로 가해자로 규정하지 않고 가해피의자로 지칭토록 했다. 가해자가 억울하게 신고됐을 때를 전제한 것이다. 또 성폭력 사건의 해결은 성폭력대책위가 맡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구성원 전체에게 열려 있는 공개적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복잡해지는 동북아 정세] 정부, 확대해석 경계… “美 ‘北 통미봉남’ 전술에 말려드나” 비판

    [복잡해지는 동북아 정세] 정부, 확대해석 경계… “美 ‘北 통미봉남’ 전술에 말려드나” 비판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의 ‘북·미 불가침 조약 체결’ 시사 발언이 주목받고 있다. 정부는 미 측에 케리 장관의 발언 배경을 탐색하면서도 확대 해석은 경계했다. 주한 미국대사관도 별도로 대변인 명의의 설명 자료를 배포해 “기존 정책을 재강조한 것뿐”이라며 이례적으로 ‘수장’인 케리 장관의 발언을 해명했다. 정부는 4일 북한의 진정성 있는 조치가 이뤄져야 비핵화 대화가 가능하다는 한·미 양국 간 근본 원칙에는 변화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한·미 외교가에서는 북·미 불가침 조약과 북·미 관계 정상화가 북한이 그동안 비핵화 대가로 주장한 핵심 요구였고, 북한의 ‘통미봉남’ 전술에 말려드는 카드라는 점에서 케리 장관의 발언이 전략적이지 못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더구나 미 국무부 내 대북 대화파의 입지가 협소한 데다 지난 1~2일 영국 런던 북·미 접촉도 큰 성과가 없었다는 점에 비춰 보면 미국 대북 기류 변화의 시그널로도 보기 어렵다고 분석된다. 정부 당국자는 “한·미 양국은 북한의 태도 변화가 없는 대화는 불가하다는 게 확고한 원칙”이라며 “케리 장관의 발언은 2005년 9·19 공동성명에 명시된 북한의 안전 보장 약속을 상기시키며 북한에 9·19 합의 이행을 촉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에 ‘당근’을 제시하며 비핵화 조치를 재차 강조한 차원이라는 것이다. 그렇지만 대화파인 케리 장관의 입을 통해 불가침 조약 언급이 나왔다는 점은 우리로서는 영 꺼림칙한 대목이다. 우리로서는 미국이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용인했다는 점도 껄끄럽다. 아베 신조 정권의 퇴행적인 역사 인식을 놓고 정면충돌하는 상황에서 동맹인 미국이 일본의 손을 들어준 모양새가 됐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일본의 집단적 자위권 추구가 한·미 동맹과 한·미·일 3국의 대북 공조 체계와 맞물린 상황에서 우리의 전략적 이해관계와 충돌할 수 있는 복잡한 사안이라는 점이다. 정부는 이날 “일본의 방위 정책은 평화헌법 정신과 전수방위의 원칙을 준수하며 동북아 역내 안정과 평화를 해치지 않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기존 입장만 되풀이했다. 별도의 논평은 내지 않았다. 전략적 모호성을 바탕으로 향후 일본의 구체적인 행보가 나오면 대응책을 내놓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그러면서도 과거 침략 역사에 대한 일본의 진정한 반성과 주변국 우려 해소 등을 집단적 자위권 추진의 전제조건으로 내세울 가능성이 높다. 정부 당국자는 “우리 측과의 사전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수입차 특집] 보다 강하게, 보다 편리하게… 세단의 공습

    [수입차 특집] 보다 강하게, 보다 편리하게… 세단의 공습

    수입차 열풍이 거세지면서 상반기 국내 시장 점유율이 12%에 이르렀다. 수입차 업체들은 연말까지 중대형 세단 영역을 집중 공략해 여세를 몰아간다는 전략이다.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과 신차들이 앞장선다. 이들은 외형은 물론 내부 인테리어와 편의장치도 한층 업그레이드했다. 특히 국내 업체와 손잡고 만든 내비게이션이나 하이패스 룸미러 등을 새로 장착하는 등 한국 소비자들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가 돋보인다. 자동차의 심장 역할을 하는 엔진을 강화해 힘과 연비가 좋아진 점도 공통된 특징이다. ■한국형 내비로 길 쉽게 찾는 C클래스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다양한 편의 장치와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격을 한층 높인 2014년형 C클래스를 선보였다. C클래스는 지난 30년간 전 세계에서 1000만대 이상 판매된 콤팩트 세단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2014년형 C클래스를 업그레이드하면서 ▲C200 아방가르드 에디션C ▲C220 CDI 아방가르드 에디션C ▲C63 AMG 에디션 507 등 세 가지 에디션 모델도 함께 선보였다. 새로 나온 C클래스에는 한국형 내비게이션, 룸미러 하이패스, 후방 카메라 등 편의 장치가 더욱 강화됐다. C200과 C220 CDI 모델에는 바퀴에 17인치 멀티 스포크 휠을 기본으로 적용해 스포티한 이미지를 연출했다. 현대모비스와 함께 개발한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장착해 국내 운전자의 만족도를 높였다. 특히 현재 차량 흐름을 반영해 빠른 길을 안내해 주는 TPEG를 적용한 3D 입체 내비게이션으로 편리한 주행을 돕는다. 한국 시장만을 위해 개발한 하이패스 기능이 추가된 룸미러도 적용했다. C250 모델에는 룸미러 하이패스와 후방 카메라가 탑재됐다. C클래스의 새로운 에디션 모델은 18인치 5스포크 휠과 검정 유광으로 처리된 그릴, 어둡게 처리된 헤드램프가 기본 장착돼 세련된 디자인을 강조했다. 내부는 검정색 아르티코 가죽과 스웨이드 소재로 마감된 스포츠 시트 등으로 꾸며 외관과 조화를 이룬다. C200 아방가르드 에디션C는 최고 출력 184마력, 최대 토크 27.5㎏·m의 힘을 발휘한다. 복합연비는 ℓ당 11.1㎞이다. C220 CDI 아방가르드 에디션C는 최고 출력 170마력, 최대 토크 40.8㎏·m이며 복합연비는 ℓ당 15.6㎞이다. C63 AMG 에디션 507은 국내에 단 10대만 선보인다. 507마력의 강력한 엔진과 최고 280㎞/h의 속도를 자랑한다. 가격은 1억 780만원으로 희소한 가치를 중시하는 고객들의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C클래스의 가격은 4750만원부터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12번의 베스트 셀링 믿고 사는 파사트 디젤과 해치백 열풍을 주도하며 국내 자동차 트렌드를 주도해 온 폭스바겐코리아는 ‘파사트’를 통해 가장 경쟁이 치열한 중형 패밀리 세단 시장을 성공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파사트는 지난해 8월 한국에 들어온 이후 12번이나 가장 많이 팔린 수입차 톱10 안에 들며 국내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데 성공했다. 파사트 2.0 TDI의 경우 1~8월 2352대가 팔려 베스트셀링카 6위에 올랐다. 폭스바겐코리아 토마스 쿨 사장은 “파사트는 품격과 실용성에 운전의 재미와 연비까지 한국 고객들이 중형 세단에 기대하는 가치를 완벽하게 구현한 폭스바겐의 전략 차종”이라고 자평한다. 1973년 첫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1500만대 이상 팔린 파사트의 인기 비결은 세련된 디자인과 넓은 실내 및 수납 공간을 갖춘 실용성, 탄탄한 주행 성능에 있다. 특히 트렁크는 4개의 골프백과 4개의 보스턴백이 들어갈 정도로 넉넉하다. 탁월한 연비도 한몫한다. 공인 연비는 복합연비 기준으로 14.6㎞/ℓ에 달해 운전자들을 매혹하고 있다.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된 좌석은 운전석과 조수석에 각각 요추 지지대가 내장돼 장거리 주행 시에도 편안하다. 한국형 3차원(3D) 리얼 내비게이션을 비롯해 블루투스 핸즈프리 및 오디오 스트리밍 등을 지원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탑재해 즐거운 주행 환경을 구현했다. 가격(부가세 포함)은 2.5 가솔린 모델 3810만원, 2.0 TDI 모델 4140만원이다. 한편 폭스바겐은 파사트의 매력을 전파하고자 인천국제공항 3층 출국장에 전시공간 ‘파사트, 공간으로의 여행’을 12월 5일까지 운영한다. 이곳에서는 파사트 차량을 상설 전시하는 한편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이벤트도 전개한다. 11월 5일까지 매일 평일 오전 9시부터 6시 사이에 행사장을 방문해 고객 카드를 작성하거나 사진 차량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면 파사트 시승권 등을 제공한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날렵한 얼굴 가진 판매 1위 뉴 5시리즈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또 다른 성공 신화를 보여 주겠다.” 김효준 BMW 대표는 최근 5시리즈의 페이스 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내놓는 자리에서 이같이 밝혔다. 5시리즈는 1972년 출시 이래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660만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특히 2010년 나온 6세대는 지금까지 100만대가 넘게 팔렸다. 국내에서도 6세대 520d는 올 들어 8월까지 6744대가 팔려 수입차 판매 1위에 올라 있다. 뉴 5시리즈는 BMW의 독주 체제를 공고히 할 무기다. 520d x드라이브, 530d x드라이브, M550d x드라이브 등 3종을 처음 들여와 라인업도 총 9종으로 늘어났다. 외관은 통풍구와 앞뒤 범퍼, 후미, 헤드라이트 등이 바뀌어 더욱 역동적이고 날렵한 인상이다. 사이드미러에는 발광다이오드(LED) 방향지시등을 새로 넣었다. 편의 사항으로는 발동작으로 트렁크를 열 수 있는 기능, 앞뒤 전좌석 열선, 전동식 트렁크 등이 추가됐다. 또 처음으로 한국형 내비게이션을 장착했다. 연비는 소폭 향상됐다. 520d 기본형 기준 16.4㎞/ℓ(복합연비)에서 16.9㎞/ℓ로 개선됐다. 520d 기본형 기준 가격은 90만원 오른 6290만원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품격 있는 외모에 안전수준 높인 아발론 지난 3월 서울모터쇼에서 아시아 처음으로 공개된 아발론은 미래 도요타 세단의 방향성을 보여 준 것으로 평가된다. 아발론은 도요타를 대표하는 플래그십 세단으로 기능, 성능 및 안전 수준을 강화하고 다양한 편의 장치를 제공한다. 국내에서 1일 발표되는 4세대 아발론은 북미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해 11월 미국에서 출시된 아발론은 올 상반기에 3만 7471대가 팔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1만 6651대)보다 125% 상승했다. 1월부터 7월까지 판매량을 따져 보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월별 판매 증가율이 평균 157.6%에 이른다. 미국 시장의 인기비결은 단연 우아하고 역동적인 디자인이다. 4세대 아발론은 미국 자동차전문지 켈리블루북의 대형 세단 잔존가치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넓고 편안한 실내 디자인이 높은 점수를 받아 이 매체의 ‘10 베스트 패밀리카’에도 선정됐다. 3D 레이어드 계기판 등 고급 차량이 주로 적용하는 프리미엄 디자인을 적용해 자동차 매체 워즈오토가 선정한 ‘10 베스트 인테리어’에도 선정되는 등 출시 이후 권위 있는 자동차 전문기관이 주는 상을 받으며 성능을 인정받았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실속 찾는 젊은이에 안성맞춤 G25 스마트 지난 6월 출시된 인피니티 G25 스마트는 20~30대를 타깃으로 한다. 고급스러운 디자인과 고성능에도 소비자가격을 4340만원에서 3770만원으로 570만원 낮춰 경제적인 매력까지 갖췄다. 사전 계약 실시 후 10일 만에 100대가 팔렸고 7월 이후 두 달 동안 2~3배씩 판매가 늘었다. 인피니티 G25 스마트는 미국 자동차 전문 매체 워즈오토가 선정한 10대 엔진으로 14년 연속 선정된 VQ엔진을 장착했다. 최고출력 221마력, 최대토크 25.8㎏·m의 동급 대비 최고 성능을 자랑한다. 수동 모드가 포함된 7단 자동변속기를 적용해 부드러운 변속이 가능하다. G25는 2011년 미국 컨슈머 리포트가 실시한 스포츠 세단 테스트에서 최고 점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물 흐르는 듯 우아하면서도 역동적인 외관과 함께 내부 디자인에도 각별히 신경을 썼다. 앞뒤 바퀴 차축 간 거리인 휠베이스가 2.85m로 동급 대비 가장 넓어서 실내공간이 넉넉하다. 10개의 스피커를 장착하고 보스의 고급 오디오 시스템을 적용해 고품질의 음향을 제공한다. 여성 운전자들을 위해 손톱이나 액세서리로 생긴 미세한 흠집을 자동으로 제거해 주는 ‘스크래치 실드 페인트’를 적용한 점도 눈에 띈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오늘의 눈] 돈 부으면 노벨상? 중요한 건 다양성!/명희진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돈 부으면 노벨상? 중요한 건 다양성!/명희진 사회부 기자

    “나 자신을 포함해 수많은 수상자를 봤지만 처음부터 노벨상이 목표였던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연구를 하다 보면 받게 되는 거다. 한국은 정부 지원이 많은데 분야를 정해놓고 집중적으로 몰아주면서 간섭하려는 경향이 있다. 창의성이 나오지 않는 구조다.” 2002년 중성미자를 처음 관측해 노벨물리학상을 받은 고시바 마사토시(85) 일본 도쿄대 특별명예교수의 일침이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이 오래전부터 이런 구조적 문제를 지적했다. 하지만 어찌된 일인지 한국의 기초과학 연구의 지원 방향은 고시바 교수가 지적한 문제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오히려 ‘노벨상 한번 타보자’며 거물급 연구원을 파격 지원하는 방안이 단군 이래 국가 최대의 과학 프로젝트가 됐으니 말이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의 몰아주기식 연구비 지원을 놓고 불만이 쇄도하자 최근 IBS가 개선안을 마련한다고 동분서주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IBS라는 ‘헤비급 연구단’을 바라보는 과학계 다수의 시선은 ‘아니올시다’에 가깝다. 극히 제한된 과학자에게만 파격적인 혜택이 주어져 기초과학 연구의 핵심인 다양성을 해치고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오세정 IBS 원장은 “연구 목적은 상을 타기 위함이 아니라 연구 자체에 있다. 그러나 이렇게 지원하면 곧 노벨상 수상자도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말은 분야에 상관없이 1등할 것 같은 과학자 50명에게 어마어마한 연구비와 연구진을 붙여주고는 ‘너무 부담 갖지는 말고 연구를 하되 이왕이면 노벨상을 타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아 보인다. 다수의 과학자들이 기초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다양성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IBS가 현재 주도하는 과학 프로젝트는 연구 경력이 일천하고, 권력도 네트워크도 없는 수많은 창의적인 연구자들을 소외시키고 있다. 도쿄대 물리학과를 꼴찌로 졸업한 고시바 교수만 봐도 기초과학의 의미있는 성과는 의외의 인물에서 의외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데 말이다. 한 대학의 산학협력단장은 “BK21이나 세계수준 연구대학(WCU) 등을 거치며 국내 대학의 연구 역량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노벨과학상이라는 게 돈을 쏟아붓는다고 어느 날 갑자기 툭 튀어나오는 게 아니다”면서 “학자군이 많아져야 그 안에서 노벨과학상을 받을 만한 역량을 가진 사람도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IBS 연구비 논란에 불을 붙인 이일하 서울대 교수의 글처럼 IBS 사업을 폐지하는 것이 정답이라는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IBS는 해명 수준의 토론회나 설명회가 아니라 거시적이고 장기적 차원의 연구 풍토를 위한 대대적인 연구비 개선안을 모색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연구비 규모가 아니라 다양한 연구자들이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와 기반이기 때문이다. mhj46@seoul.co.kr
  • “반한 시위 반대” 日 지식인 좌우합작 단체 출범

    “반한 시위 반대” 日 지식인 좌우합작 단체 출범

    일본의 지식인들이 반한 시위를 반대하기 위한 연대에 나섰다. 25일 오후 도쿄 신오쿠보의 한 공연장에서 재일 한국인에 대한 차별을 반대하는 ‘노리코에(극복) 네트워크’의 발족 기자회견이 열렸다. 일본의 식민지 지배에 대해 사죄한 ‘무라야마 담화’의 주인공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총리, 저명한 사회학자인 우에노 지즈코 도쿄대 명예교수, 우쓰노미야 겐지 전 일본변호사연합회 회장,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 등 일본의 지식인 21명이 공동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일본 내 대표적인 우익 단체인 ‘잇수이카이’(一水會)의 스즈키 구니오 고문도 참여하는 등 참여 인사는 보수와 진보를 총망라했다. 최근 기승을 부리고 있는 ‘재특회’(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모임) 등의 반한 시위와 관련해 지식인들이 공식적으로 단체를 만들어 반대하고 나선 것은 처음이다. 이들은 설립 선언문에서 “재일 한국인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와 데모는 마치 유대인에 대한 박해나 KKK단의 집단 린치를 연상케 하지만 일본 사회 대다수는 ‘표현의 자유’라는 명목하에 이를 묵인하고 있다”면서 “이런 헤이트 스피치는 결국 재일 한국인은 물론이고 부락민, 장애인 등 모든 사회 소수자를 해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런 폭력에 결연하게 대응하는 것은 단순히 소수집단의 이익을 지키거나 국내 문제를 해결하려는 것이 아니라 인권의 보편적 가치를 옹호하고 지키는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우쓰노미야 변호사는 “표현의 자유는 기본 권리이지만 타인의 인권에 상처를 주는 표현의 자유란 없다”면서 “사회적 약자를 해치는 사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마음으로 참여했다”고 말했다. 스즈키 고문 역시 “나도 40년 이상 우익 운동을 해 왔지만 그런 행동은 옳지 않다”며 “히노마루(일장기)가 그런 곳에 등장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달 초 만들어진 ‘노리코에 네트워크’는 변호사 등 100명의 자원봉사자로 사무국을 꾸려 전국에서 반한 시위에 반대하는 모임을 결성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최종 목표는 차별금지법 제정과 인권위원회 설치다. 일본은 1980~1990년대 들어 인권운동이 활발해지면서 1995년 유엔 인종차별철폐조약을 체결했지만 국가 차원에서 인권 보호를 위한 법이나 제도를 만든 것은 없다. 시민단체인 ‘차별금지법제정을 추진하는 시민활동위원회’에 따르면 2002년 일본 정부가 ‘인권 옹호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2003년 폐지된 이후 논의가 지지부진한 상태다. 그나마 장애인에 대해서는 지난 4월 ‘장애인 차별 해소 법안’을 각의 결정했고, 이 법이 국회에서 통과됨에 따라 2016년 4월 1일 시행을 앞두고 있다. 글 사진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친환경 머그잔 커피 매장 눈길

    “손님, 일회용 종이컵 대신 커피 향을 풍부하게, 오랫동안 즐길 수 있는 머그잔 어떠세요?” 성인 1인당 연간 293잔의 커피를 마신다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커피 소비량이 늘면서 환경을 해치는 종이컵 사용량도 연 20~30% 증가하는 추세다. 환경부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전문점 11곳과 패스트푸드점 5곳 등 16곳에서 버려진 일회용컵은 7억개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손님 10명 중 6명이 일회용 종이컵 대신 머그잔에 커피를 마시는 친환경 매장이 있어 화제다.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울산 동구 일산동 테라스파크점의 1~9월 현재 머그잔 사용률이 60%로 전국 540개 매장 가운데 가장 높다고 24일 밝혔다. 지난해 스타벅스 전국 매장의 평균 머그잔 사용률이 28.4%인 점을 고려하면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 업체가 지난 2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을 통해 6000명을 조사한 결과, 휴대가 편리하고 위생적일 것 같다는 이유로 머그잔보다는 일회용 컵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테라스파크점의 구정윤 점장과 5명의 바리스타는 이런 고객들의 선입견을 깨기 위해 끈질긴 설득에 나섰다. 주문을 하려고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 있더라도 온기를 오래 보존하고 커피 고유의 풍미와 향을 즐길 수 있는 머그잔 사용을 지속적으로 권장한 것. 처음에는 바쁘다며 귀찮아하던 고객들도 매장 개점 이후 2년에 걸친 설득에 고개를 끄덕이게 됐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사설] 中 단체쇼핑 금지, ‘덤핑 관광’ 개선 계기로

    한국을 찾는 중국 관광객들이 새달 1일부터 단체 쇼핑을 하지 못하게 됐다고 한다. 중국 정부가 우리나라의 관광진흥법에 해당하는 여유법(旅遊法)에 이런 내용을 명시했기 때문이다. 적지 않은 여행사가 실제 비용 이하로 관광객을 유치한 뒤 쇼핑을 강요해 손실을 벌충하는 구조로 운영한다. 이렇듯 질 낮은 관광 상품의 주요 고객이 중국인이었으니 여유법의 개정은 더이상 자국민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는 중국 정부의 고육책으로 볼 수 있다. 쇼핑 관광이 불가능해지면 중국에서 판매하는 한국 관광 상품의 가격은 30~50% 뛰어오를 것이라고 한다. 이렇게 되면 중국 관광객이 40% 이상 줄어들 것이라며 여행업계는 전전긍긍한다. 당장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럼에도 제 살 깎아먹기식 ‘덤핑 관광’이 우리가 먼저 고쳤어야 할 악습이라는 데 동의하지 않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한 중국인은 283만명이다. 올해는 45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올 초 한국관광공사는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 8월 한 달에만 한국을 찾은 중국인은 64만 2300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8.4%나 늘어난 수치로, 전체 외국인 관광객 135만 8900명의 47.3%를 차지했다. 전체 관광객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율은 갈수록 크게 늘어날 것으로 여행업계는 보고 있다. 머지않은 장래에 사실상 중국인이 한국 관광 산업을 먹여 살리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관광은 뒷전이고 바가지 쇼핑이 우선인 불유쾌한 일정에 내몰리고 나서도 한국에 다시 오고 싶은 중국인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중국 정부의 조치는 단기적으로 관광 산업에 어려움을 줄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혜롭게 대처한다면 한국 관광 산업의 체질을 바꾸는 호기가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부터 중국 전문 여행사에 2년 단위 자격 갱신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가 본격 실시되면 중국 전문 여행사 179곳 가운데 시장질서를 해치는 17~22%는 문을 닫을 것이라고 한다. 여행업계로서는 설상가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나면 우리 관광 산업은 부쩍 건강해진 모습으로 국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 ‘성폭행’ 피해 간호사, 가해자에 ‘불꽃 따귀’ 응징

    ‘성폭행’ 피해 간호사, 가해자에 ‘불꽃 따귀’ 응징

    성폭행 당할 뻔한 여성이 경찰에 잡혀온 가해 남성을 직접 ‘응징’하는 영상이 뒤늦게 공개돼 화제에 올랐다. 사건은 지난 7월 27일(현지시간) 아침 인도 뭄바이의 한 기차에서 발생했다. 이날 여행을 떠나기 위해 기차에 오른 이름이 공개되지 않은 간호사(23)는 술취한 한 남자(27)를 만났다. 남자는 이 여성을 보자마자 강제로 열차 구석으로 끌고가 성폭행을 시도했으며 특히 살해 위협까지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성은 간신히 남자의 마수에서 벗어나 경찰에 신고했으며 도주한 남성은 곧바로 체포됐다. 화제의 사건은 진술을 위해 여성이 경찰서를 찾으면서 시작됐다. 마침 경찰에 잡혀온 가해 남성과 우연히 마주치게 된 것. 보통 여성이라면 자신을 해치려한 남성을 보고 두려워할만 하지만 이 여성은 분노를 참지 못했다. 곧장 벽에 남성을 몰아넣고 강하게 뺨을 직접 후려친 것. 여성의 응징은 수차례나 계속됐으며 경찰들도 이를 말리지 않았다. 현지언론은 “피해여성은 처음에는 가해자와 대화를 시도했지만 분노를 억누리지 못했다” 면서 “경찰들도 여성의 마음을 이해해 가해자를 때리도록 그냥 내버려뒀다” 고 보도했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사설] 세출 예산 구조조정하려면 SOC도 수술하라

    정부의 내년도 예산안 편성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면서 국회와 지방자치단체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대규모 건설사업에 대한 예산 심의를 엄격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는 다음 주 국무회의에서 새해 예산안을 확정한 뒤 다음 달 2일까지 국회에 제출한다. 재정 건전성을 해치지 않도록 계획대로 과감한 세출 구조조정을 차질 없이 하기 바란다. 내년도 세입 여건은 불투명한 반면 복지공약 이행과 취득세 인하 및 무상보육 확대에 따른 지자체 지원 확대 등 필요한 재원은 많다. 당장 내년에만 박근혜 정부의 공약사업을 뒷받침하려면 17조원이 들어간다. 세출 예산 조정이 불가피한 이유다. 새누리당은 내년도 복지예산 규모를 사상 최대인 100조원 이상으로 해야 한다고 정부 측에 주문하고 있다. 그럴 경우 총 지출 중 복지지출 비중도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게 된다. 정부가 과연 이런 요구를 거절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정부는 새해 예산안을 짜면서 재정 건전성 문제에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 정부는 올 초 추경예산 때 중기재정계획을 통해 내년 5조 5000억원의 적자를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세수(稅收) 여건에 비해 복지 예산이 대폭 늘어나는 점으로 미루어볼 때 재정수지 적자는 정부 예상치를 뛰어넘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국은행이 어제 내놓은 ‘2분기 자금순환’에 따르면 정부와 공기업을 합한 공공부문 부채만 6월 말 현재 920조 3000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 4조 7000억원 늘었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의 예에서 보듯 재정 건전성은 국가 신용도와 직결된다. 새누리당은 어제 열린 예산안 당정협의에서 지역공약 이행 등을 위한 신규사업 투자 규모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 줄 것을 촉구했다. 현오석 경제부총리는 “당의 요청을 반영해서 경기 활성화를 위해 당초 계획보다는 구조조정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대폭 줄여 재정 적자를 줄이겠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감사원에 따르면 사업 추진 여부와 방식에 대해 재검토할 필요가 있는 대규모 SOC 및 연구개발(R&D) 사업은 45개로 총 30조원 규모에 이른다. 예산을 절감할 여지가 많다는 얘기다. 새해 예산안 국회 심의 과정에서 지역구 의원들의 민원을 반영해 불요불급한 지역 SOC 예산을 증액하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된다.
  • [길섶에서] 게딱지/안미현 논설위원

    음식물 쓰레기를 버리려다가 통 안에서 게딱지를 발견했다. 갓 지은 밥을 게딱지에 비벼 후딱 해치웠을 누군가가 떠올라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그런데 가만, 게딱지가 재활용이 되는 음식물이던가? 생판 모르는 누군가의 밥상 행복에 배시시 새어나오던 웃음이 뚝 멈췄다. 며칠 전 발견했던 달걀껍질까지 중첩되면서 얼굴이 더 구겨졌다. 구청에서 받은 ‘음식물 쓰레기 종량제 실시’ 안내문이 떠올랐다. 달걀껍질에 동그라미까지 쳐가며 각별한 주의를 요구하고 있었다. 신문방송에서 얼마나 떠들어댔는데 설마 아직도 달걀껍질이 음식물 분리수거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과잉친절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달걀에 이어 게딱지까지 목도하고 보니 그게 아니다 싶다. 다시 한번 환기하자면 생선이나 갈비 뼈, 복숭아 씨, 딱딱한 껍데기 등은 일반 쓰레기다. 한마디로 동물 사료로 쓰일 수 있으면 음식물 쓰레기, 없으면 일반 쓰레기다. 그래도 헷갈린다면 좀 더 간단한 구분법이 있다. 사람이 먹지 못하는 것은 동물도 못 먹는다고 생각하면 된다. 안미현 논설위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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