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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언론 “방공구역 정당” 주장… 정면 충돌은 자제

    미국이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에 통보 없이 폭격기를 출격시킨 사실을 공개하면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이 ‘종이 호랑이’로 비쳐진 데 대해 중국 언론들이 뒤늦게 격분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적 긴장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미·일과의 정면 충돌은 피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중국 당기관지인 인민일보의 해외판은 28일 ‘누가 진정한 지역의 소란꾼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설치는 정당 행위이며 미국과 일본이 이를 반대하는 것은 ‘도둑이 제발 저린 격’으로 소란을 멈추라고 촉구했다. 특히 중·미 전투기 충돌 사고를 적시하며 “일부 국가들은 장기간 중국 근해에서 잦은 정찰 활동을 통해 중국의 안전과 이익을 해치고 해상 및 상공에서 충돌 사고를 유발해왔다”고 주장했다. 인민일보 계열의 환구시보는 “미 폭격기 비행에 대한 중국의 반응이 10시간이나 늦어 미국이 여론전과 심리전에서 우위를 점하고 중국의 방공식별구역 및 군의 이미지가 실추됐다”고 지적한 뒤 향후 미국의 여론전에 즉각 반응할 것을 주문했다. 또 미국과 일본의 도발로 중국이 결코 방공식별구역 설치 문제에서 물러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면서도 방공식별구역 설치 문제는 몸으로 싸우는 전쟁이 아니라 ‘상대의 체면을 구기는 뺨 때리기 외교전이자 정치전’이라고 선을 그었다. 전문가들은 언론에서 “미 폭격기가 중국 영공을 침범한 게 아닌 만큼 ‘무대응’은 잘한 일”(베이징대 주펑 교수), “전쟁이 아니라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중 국방대 차오량 교수)고 촉구하는 등 아직 신중론이 대세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사망 앞둔 암 환자에게 항암과 약침 시너지 효과

    사망 앞둔 암 환자에게 항암과 약침 시너지 효과

    3명중 1명꼴로 발병한다는 암. 암은 흔히 간암•위암•폐암•대장암•갑상선암 등 부위별로 분류되지만 부위와 병기 등 세부적으로 따지고 들면 수 백여 가지로 분류 된다. 이처럼 개인마다 증상도, 부위도 천차만별인 암이지만 공통점은 전이, 재발, 통증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살아간다는 것. 전이와 재발, 통증과 사망에 대한 불안을 안고 사는 암환자들에게는 어떤 치료를 받을 것인가 하는 것은 중대한 문제다. 때문에 환자 자신은 물론 보호자 모두 양방과 한방 사이에서 어떤 치료법이 좋을지 득과 실을 따지고 결정했음에도 쉽사리 걱정을 내려놓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해 김성수 한의학 박사는 자신의 저서 ‘위암, 먹어야 산다’를 통해 양방과 한방의 병행치료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김성수 박사에 따르면 양방이든 한방이든 목적은 환자를 치료하는 데 있기 때문에 어느 쪽 이든 자신의 선택을 믿고 성실하게 치료에 임해야 한다. 수술이나 항암치료, 한방의 면역요법도 각각의 장단점과 한계가 분명히 있기 때문에 둘 다 충분치 못하다면 병행치료가 답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병행치료를 받고 있는 위암 환자는 크게 세 분류로 나뉜다. 첫 째는 위암 진단을 받고 수술 전에 면역치료를 받는 경우다. 최선의 결과라면 수술 전의 면역치료로 암 크기가 줄어들어 수술이 필요 없어지기도 한다. 분명한 것은 면역치료는 수술 후에도 회복속도를 돕는다는 것. 두 번째는 위암 수술 후 항암치료를 받는 경우다. 암세포를 제거하고 전이, 재발을 위해 항암치료를 받게 될 때 면역치료를 병행하면 부작용을 완화시키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김 박사는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위암이 진행돼 수술이 어려운 환자들이 항암치료를 받는 경우다. 항암치료의 문제는 암세포를 억제시키는 과정에서 정상세포까지 손상시킨다는 것이다. 김성수 박사는 “이 때 면역치료를 병행하면 정상세포 손상으로 인한 항암치료의 부작용을 완화시킬 수 있다”며 몸을 해치지 않으면서 치료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면역치료를 병행하는 가장 큰 득”이라고 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엘프 알바女에 ‘몹쓸짓’ 나쁜 산타 할아버지

    엘프 알바女에 ‘몹쓸짓’ 나쁜 산타 할아버지

    어린이들의 동심을 해치는 나쁜 어른의 소식이 전해졌다. 최근 미국의 대형 쇼핑몰에서 산타 복장을 한 할아버지가 엘프 복장을 한 소녀를 성추행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사건은 지난 22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하노버시에 위치한 하노버 쇼핑몰에서 일어났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앞두고 이곳에서 산타클로스 복장을 하고 일하던 허버트 존(62)은 역시 엘프 복장을 하고 아르바이트에 나선 18세 여성을 성추행하다 체포됐다. 피해 여성은 경찰 조사에서 “산타 할아버지와 함께 포토부스에서 고객들과 사진을 찍어주는 이벤트를 하던 중 갑자기 내 엉덩이를 더듬고 말로 희롱했다”고 진술했다. 사건은 다음날 피해여성이 경찰에 신고해 전말이 드러났으며 곧바로 산타 존은 체포됐으나 1000달러(약 106만원)의 보석금을 내고 석방됐다.  현지언론에 따르면 현재 산타 존은 무죄를 주장하고 있으며 크리스마스 이브에 재판을 받을 예정이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World 특파원 블로그] 中 힘의 외교는 거친 ‘입’으로?

    [World 특파원 블로그] 中 힘의 외교는 거친 ‘입’으로?

    180㎝가 넘는 건장한 체구로 바지 주머니에 한 손을 넣은 채 기자들의 질문을 지적하는 대변인. 요즘 중국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기자들 사이에 최고 화두는 친강(秦剛) 대변인이다. 중국의 입장에 반하는 질문에는 ‘거친’ 반격으로 외신 기자들을 면박하는 모습 자체가 화제다. 그의 거센 답변으로 얼굴을 가장 많이 붉히는 기자들은 일본 특파원들이다. 공산당 18기 3중전회에서 국가안전위원회 설립을 결정한 직후인 지난 13일 정례 브리핑. 한 일본 기자가 국가안전위 설치 배경을 묻자 친 대변인은 “국가안전위 설립으로 중국의 안전을 해치려는 세력들이 긴장하고 있는데 당신이 이런 질문을 하는 이유는 일본도 그 대열에 포함되고 싶다는 의미냐”고 쏘아붙였다. 중국의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 설치 선포 직후 열린 25일 브리핑 때도 마찬가지다. 한 일본 기자가 주일 중국대사관이 일본 거주 중국인에게 ‘예상치 못한 긴급 사태’에 대비해 대사관에 등록하도록 권고한 사실을 적시하며 방공식별구역 설치와 관련이 있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친 대변인은 “당신은 연상 능력이 참으로 풍부하다”며 냉소를 보냈다. 일본 내에서는 대사관의 조치로 중국이 전쟁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해당 기자의 질문이 도를 넘은 것은 아니었지만 친 대변인은 거만하게 답했다. 한국 기자도 친 대변인에게 면박을 당했다. 한 기자가 탈북자 문제를 질문하자 “탈북자가 아닌 불법 입경자”라고 정정하라는 요구를 받았다. 한 미국 언론사 기자에게는 영어 질문이 너무 길다며 단순화해서 물어보라고 거듭 주문했다. 친 대변인은 중국 외교부의 언론 최고 책임자인 신문사(司·실) 사장(공사급)으로 지난 3년여간 브리핑 자리에 나서지 않았다. 18기 3중전회 직후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중이다. 부드러운 훙레이(洪磊)·화춘잉(華春塋) 대변인만으로는 ‘힘의 외교’를 표현할 수 없어서일까. 그의 공격적인 태도는 국가안전위 설립, 방공식별구역 설치 등의 조치로 연일 ‘근육’을 드러내는 중국의 모습과 닮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열린세상] 희망을 보여 주는 재난보도/김정기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장

    [열린세상] 희망을 보여 주는 재난보도/김정기 한양대 언론정보대학원장

    필리핀 태풍 피해를 복구하기 위해 정부구호대 2진이 급파된다는 뉴스다. 순간 풍속 379㎞로 역사상 최고로 강력한 태풍 하이옌이 타클로반 지역을 휩쓸고 간 후 후속 보도가 계속되고 있다. 최악의 태풍은 소멸하여 과거가 되었지만 할퀸 상흔은 현재 진행형의 고통이다. 현지에서 의료 구호를 펼친 국립중앙의료원 외상외과 전문의에 의하면 태풍의 위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건물 2층 높이의 쓰나미 같은 파도가 2시간 동안 왔다 갔다 하면서 모든 것을 쓸어 갔다. 거적에 덮인 시신이 즐비한 가운데 물, 전기, 통신, 음식을 제공하는 시설이 사라져 의료봉사 기간 동안 전혀 공급받지 못했다. 초대형 재난 현장 구호활동에 참여해 온 대원들도 이런 광경은 처음이라며 혀를 내둘렀다고 한다. 전 세계 미디어들의 보도로 지구촌 곳곳에서 구호의 손길을 뻗치는 결정이 내려지고 국제적으로 정부와 민간단체들의 구호활동이 가능해졌다. 박수를 보내야 할 재난보도의 긍정적 기능이다. 그러나 이번에도 우리 언론은 좋지 않은 타성적인 보도 관행을 드러냈다. 사망자의 숫자를 놓고 갈팡질팡하더니 급기야 1만 2000명으로 보도한 것이 한 사례이다. 필리핀 정부와 유엔에서 발표한 사망자 집계가 서로 틀리듯이 정확한 파악이 쉽지 않다면 그렇게 보도하면 될 일이다. 근거 없는 사망자 숫자를 운동경기에서 기록 경신하듯 늘려가는 모습은 선정주의 보도의 전형이었다. 외국 통신사나 매체 자료에 의존했겠지만 수치가 오락가락하는 상황이면 확정적인 표현을 삼가거나 정보원을 밝혀야 한다. 서방의 언론들이 자기들 멋대로 제3세계로 호칭하던 개발도상국이나 가난한 나라의 자연재해와 사건들을 흥미 위주로 과장 왜곡하여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잘못은 오래전부터 비판받아 온 문제이다. 아직도 그들의 흥미 위주 보도를 여과 없이 전달하는 건 무책임한 일이다. 자연재해를 다루는 뉴스에 흥미성, 진기성 요인을 앞세우면 재난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모습은 사라진다. 필리핀의 이재민들이 정부 식량창고를 습격해 비축미를 약탈하고, 피해민들끼리 아귀다툼으로 해치거나, 고향 타클로반을 떠나는 것을 유일한 해결책으로 믿는 사람들을 전하는 뉴스도 마찬가지다. 지옥보다 끔찍하다는 이번 피해에 정면으로 부딪치며 복구에 나서고, 어려운 가운데서도 서로 돕고, 정든 고향을 재건하려는 사람들에 대한 뉴스가 없는 재난보도는 무기력한 죽은 언론이다. 2010년 1월 12일 아이티 대지진 때도 우리 언론에는 가족과 평화롭게 살던 때로 돌아가려는 아이티 국민의 피해 복구 노력에 대한 보도는 매우 적었다. 그 대신 대량 사망, 무정부 상태, 폭도, 약육강식의 구호물자 쟁취 등 희망이 부재한 땅, 나라 유지가 어려운 국민으로 보도하는 내용은 너무 많았다. 이런 보도는 질서 의식도, 정의감도 없는 열등한 국민이라는 인종차별적인 부정적 이미지를 심어주기 십상이다. 대한민국도 피폐한 시절이 있었다. 미군 병사를 좇아 초콜릿을 구걸하던 불쌍한 우리의 선대들. 거지와 좀도둑이 득실거리고,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 야비한 행동을 일삼는 나라로 알려진 때가 있었다. 6·25 전쟁으로 인한 가난한 시절의 대한민국을 재미 삼아 열등한 존재로 그린 미국의 텔레비전 시리즈물 MASH. 그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해 우리는 큰 상처를 받았다. 뉴스는 세계로 열린 창이다. 우리는 뉴스를 통해 경험 밖의 세계를 인식하고, 현실에 대한 인지지도를 그리고, 사건과 사람과 국가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한다. 흥미 위주의 잡동사니 연성뉴스들이 다양한 매체를 통해서 쏟아지고 있다. CBS의 유명한 앵커였던 댄 래더는 미국 텔레비전 뉴스가 150년 전 선정적 보도로 비난받던 미국 타블로이드 신문처럼 뉴스 기능을 제대로 감당하지 못한다면서 뉴스 쓰레기 더미(News Lite)라고 불렀다. 재난보도는 절망의 부정적 이미지가 아니라 복구와 희망을 그리는 긍정적 이미지 형성에 이르러야 한다. 우리 언론도 재난뉴스 보도에서 타성적인 행태를 벗어나야 한다.
  • 50대 승려, ‘정신질환’ 20대女 치료한다며 몸을…

    50대 승려, ‘정신질환’ 20대女 치료한다며 몸을…

    정신질환 치료를 해주겠다며 여성 신도를 때려 숨지게 한 50대 승려에게 중형이 선고됐다. 이 승려는 다른 신도를 성폭행하기도 했다. 대구지법 제12형사부는(최월영 부장판사)는 25일 상해치사 및 성폭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대구 모 사찰 승려 이모(57)씨에 대해 징역 6년을 선고하고, 80시간의 성폭력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령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씨가 통상적인 치료요법을 벗어난 행위로 피해자들에 큰 정신적, 육체적 고통을 주고 급기야 사망에 이르게 한 만큼 그 죄질에 상응하는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 4월 정신분열증을 앓던 신도 정모(20·여)씨를 상대로 이른바 ‘안착기도’를 하는 과정에서 목탁재와, 종망치 등으로 정씨를 수십차례 때려 외상성 쇼크로 숨지게 했다. 이씨는 같은달 심신수련을 목적으로 사찰을 찾은 윤모(36·여)씨에게 “몸에 든 귀신을 내쫓아주겠다”고 속여 두차례 성폭행한 혐의도 받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KDI “정치논리에 SOC사업 세금 낭비”

    KDI “정치논리에 SOC사업 세금 낭비”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정부 예산이 정치적 논리에 휘둘려 꼭 필요한 곳에 사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구를 챙기기 위한 정당과 국회의원들의 입김이 작용해 불필요한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나랏돈이 낭비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임원혁 KDI 경제정책본부장은 19일 대전 유성 인터시티 호텔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출입기자단 정책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의 ‘기로에 선 한국 경제’라는 연구 보고서를 발표했다. 임 본부장은 “한국은 자원이 갈수록 정치적으로 배분돼 경제의 역동성을 해치는 위기의 갈림길에 서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국토면적당 도로, 철도 시설이 주요 20개국(G20) 중 최상위권에 속하고 교통량도 2003년에 비해 감소했지만 여전히 정부 예산은 SOC 투자에 집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임 본부장은 경제성을 뒤로 한 채 정치 논리에 따라 자원이 배분되면 비효율적인 재정 지출로 인한 디플레이션과 내수 침체로 대표되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이 한국 경제에도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은 이미 1991년에 도로, 항만, 공항 등 사회기반 시설이 포화상태였지만 건설업계의 정치권 로비로 공공투자가 집중됐고 이로 인해 국가부채가 급증한 바 있다. 그는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보면 자산가격이 폭락하면서 디플레이션과 내수 침체가 왔지만 구조개혁을 제대로 시행하지 못했다”면서 “경기회복을 위해 재정지출을 늘렸지만 경제 논리보다는 정치 논리로 비효율적 지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계량화된 정책 목표를 세우고 재정 지출의 효과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한국중부발전] 중부발전에 입사하려면

    중부발전은 주인정신, 상호존중, 무한도전, 성과지향, 사회적 책임 등 5가지 핵심가치를 실현할 인재를 선호한다. 획일적인 평가방식에서 벗어나 지원자의 경험을 토대로 성장 가능성을 보는 채용방식을 따르고 있다. 올해 채용부터 전공 필기시험과 논술 전형을 없앤 것도 이 같은 맥락이다. 공기업으로서 정부의 고용률 70% 달성 정책을 선도하고자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대폭 확대했다. 올해 고졸 인력 58명을 뽑았는데 이 가운데 46명이 다음 달 발전소 운전요원으로 배치돼 시간제 근무를 하게 된다. 당초 발전 운전에 필요한 인원은 23명이지만 2배를 고용한 것이다. 운전요원은 단순 업무보조가 아니라 발전소 운전과 관련한 기기 조작, 설계, 수리 등을 담당하는 중요 보직이다. 중부발전 관계자는 24시간 돌아가는 발전소 특성상 교대 근무자의 건강을 해치기 쉬운데 시간제 근무를 도입할 경우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부발전은 시간제 직원의 역량강화를 위해 학사자격 취득의 기회를 제공하고 각종 자격증과 면허증 취득을 위한 교육비를 지원한다. 군 입대로 인한 고졸사원들의 경력단절을 막기 위해 입대 중에도 별도의 교육자료와 회사 정보를 보내줄 계획이다. 시간제 직원 중 전일제 근무를 희망하는 직원은 정원에 맞춰 순차적으로 전환된다. 내년도 공개채용은 1월과 6월 두 차례 실시한다. 1월에는 대졸사원 공채와 함께 장애인, 지역인재, 고졸자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사회형평 채용이 진행된다. 6월에는 고졸 시간제 근로자 채용에 나선다. 서류 전형에서는 학력, 전공, 연령을 보지 않는다. 외국어 및 자격증 보유 여부와 자기소개서를 평가한다. 인성 및 직무능력평가와 4단계의 면접(프레젠테이션, 외국어, 블라인드 역량면접, 인성면접 등)을 거쳐 최종 선발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열린세상] 누가 민주주의 질서를 해치고 있나?/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누가 민주주의 질서를 해치고 있나?/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대한민국은 민주주의 국가다. 대통령을 비롯한 정치 지도자를 국민이 직접 선출하고 평화적으로 정권이 교체되는 이 쾌거를 정부수립 반세기 만에 달성했다. 경제성장도 기적이었지만 민주주의의 기본 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 것도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기적 중 하나다. 그런 기적은 쉽게 얻어지지 않았다. 경제성장 과정에서처럼 민주화의 과정에서도 4·19와 5·18 등 희생이 있었다. 우리는 이 민주주의의 싹을 틔우고 꽃을 피워 후손에게 물려줘야 할 무거운 책임이 있다. 그런데 민주주의 질서를 흔드는 사례가 있어 걱정스럽다. 역대 대통령들의 인사 행태가 그중 하나다. 100년 전의 미국식 엽관주의가 지금 한국에서 되살아난 느낌이 들 정도다. 평화적으로 정권이 교체되기 시작한 노태우 전 대통령부터 현재 박근혜 대통령까지 인사 행태를 보면 엽관주의의 문제가 갈수록 더 심해지고 있다. 미국은 1850년대를 전후해 엽관주의 폐해로 몸살을 앓았다. 대통령이 바뀌면 대통령의 사람들이 대부분의 공직을 차지했다. 급기야 대통령이 암살되는 사건이 터졌다. 외교관 자리를 기대했지만 얻지 못한 찰스 귀토는 제임스 가필드 대통령을 저격했다. 그때가 1881년이었고, 2년 뒤에는 펜들턴법을 제정해 실적제 중심의 인사 제도가 도입됐다. 중앙인사위원회가 출범했고, 전문가 중심의 인사제도가 정착돼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리도 중앙인사위원회가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 때부터 당시 행정안전부(현재의 안전행정부)와 통합돼 자취를 감췄다. 박근혜 정부도 인사행정에 관한 한 이명박 정부를 답습하고 있다. 정부는 청와대에서 인사위원회를 운영한다고는 하지만 어떻게 작동되는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에서는 중앙인사위원회가 있어서 척이라도 했지만, 이제는 안전행정부에 흡수 통합돼 인사의 독립을 기대하기는 불가능하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장차관급 인사뿐 아니라 600개가 넘는 준정부기관 및 공기업의 장과 감사 임명까지 영향력을 행사한다. 공모제란 이름으로 몇 단계 과정을 거치지만 대부분 내정이고 공모는 형식적 절차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다 안다. 대통령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도 중요하지만 인사의 독립성을 바로잡지 않으면 민주주의가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공정성에서 멀어지기 때문이다. 정치권의 행태도 민주적 질서를 해치고 있다. 국회는 정부와 사법부를 견제하는 기능을 수행해야 하지만 여당 국회의 행태는 그렇지 않다. 시녀 역할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여당이기 이전에 입법부의 일원이라면 대통령이 임명한 인사에 문제가 있으면 있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대통령의 “나홀로 인사”에도 말이 없고, 세상 사람들 대부분이 기초연금 문제를 지적해도 여당은 대통령의 뜻만 살피고 있다. 인사청문회에서도 공직후보자를 감싸려고만 든다. 정부를 견제하지 못한다면 입법부는 존재 가치를 잃는다. 민주주의의 근간 또한 흔들리기 마련이다. 야당 국회는 더 무겁게 움직여야 한다. 대통령의 독주, 여당의 밀어붙이기, 나아가 정부까지 견제해야 한다. 입법기관이라는 권한으로 이들을 견제하고 국민의 뜻을 의정활동에 반영하기보다는 국회의 문고리를 잡고 상대와 대립각을 세우는 행태를 이해할 수 없다. 공직후보자가 잘못 사용한 법인카드도 문제지만 사법부의 일원이 감사원장으로 직행하는 것이 삼권분립의 원칙에 맞는지에 대해 짚어야 했다. 삼권분립은 민주주의의 엄중한 원리이고, 무너지는 전례가 생기면 민주주의의 근간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중립을 지켜야 할 공무원이 선거에 개입했다면 불법이다. 국가기관이 은밀한 방법으로 선거에 개입했다면 또한 불법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일이다. 이것을 밝히면 되는 일을 여당은 대선불복이라고 하고, 야당은 헌법불복이라고 맞선다. 민주주의의 단맛을 가장 많이 본 집단이 교묘하게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를 해치고 있다.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앞날이 걱정스럽다.
  • 그녀와 질주해봐?

    그녀와 질주해봐?

    14일 서울 강남구 한국지엠 쉐보레 전시장에서 RS 모델 2종의 신차 발표회가 열리고 있다. 아베오 RS(왼쪽)는 터보 엔진을 장착해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과 개성 있는 해치백 스타일을 자랑한다. 카마로 RS의 최대 출력은 323마력이다.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지는 홈시어터 뜨는 사운드바

    지는 홈시어터 뜨는 사운드바

    1990년대 말 DVD의 등장과 함께 한때 거실 전면을 장식했던 홈시어터가 최근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고가인 데다 기계세팅 방법이 복잡하고 공간활용도가 떨어진다는 점 때문인데 최근 빈자리를 사운드바가 채우는 추세다. 한때 홈시어터는 부의 상징이었다. 대형 TV, 빔프로젝터와 더불어 집안에 들어온 5.2채널의 홈시어터는 영화관과 같은 입체 사운드를 제공해 소비자의 사랑을 받았다. DVD를 넘어 블루레이로 진화한 고화질 콘텐츠 시장도 홈시어터 시장을 키우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홈시어터가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이 때문에 최근 대체재로 떠오르는 것이 사운드바다. 사운드바는 긴 막대처럼 생긴 스피커 하나가 입체적인 음향을 재생할 수 있도록 채널을 분할한 뒤 제품 속에 파워앰프를 탑재한 음향기기다. 보급형이 100만원대를 육박했던 홈시어터에 비해 가격이 저렴한 데다 공간도 덜 차지해 매년 두 배 가까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12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사운드바의 시장 규모는 2008년 3500만 달러에서 2009년엔 8500만 달러로 증가했다. 2010년에는 2억 4500만 달러, 2011년 4억 1300만 달러, 지난해 7억 5100만 달러 등을 기록했다. 업계 입장에선 매년 두 배 이상 시장이 커지는 블루오션이다. 초기 보스, B&W, 야마하 등 오디오 전문업체들이 200만~300만원대에 달하는 고가의 사운드바를 내놓았지만 최근 LG전자와 삼성전자가 저렴한 제품군을 속속 출시하면서 판매량이 크게 늘었다. 사운드바 시장을 키운 또 다른 요인은 넓어진 주문형비디오(VOD) 시장이다. 과거처럼 전용 플레이어를 마련해 직접 DVD나 블루레이를 재생하지 않아도 셋톱박스만으로 바로 고화질 영화를 볼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됐다. 2009년 1109억원대였던 VOD 영화시장은 3년 만인 지난해 2158억원 규모로 커졌다. 최근에는 홈시어터 사운드 수준에 버금가는 사운드바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LG전자가 지난 6월 국내 출시한 ‘LB4530’은 고출력에 사용 편의성을 높여 인기몰이 중이다. 35㎜ 높이의 얇은 디자인으로 공간 제약을 최소화했다. 저음을 담당하는 서브우퍼(Sub-Woofer)까지 무선 처리해 너저분한 선이 집안 인테리어를 해치지도 않는다. 몸집은 작지만 소리는 크다. 2.1채널의 310W의 고출력 사운드는 생생한 음질을 전달한다. 3D 서라운드 프로세서를 탑재해 주변에 묻힌 소리까지 하나하나 잡아낸다. 삼성전자도 다양한 기기들과 무선으로 연결할 수 있는 ‘에어트랙’을 선보였다. 고급형은 진공관 앰프를 채용해 자연스러운 음감을 제공한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1인 가구 등 소형가전 수요가 늘면서 사운드바가 기존 홈시어터 시장을 대체하는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김동연 국조실장 “공공기관 인사비리 엄중처벌”

    김동연 국무조정실장은 1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42개 중앙행정기관 감사관 회의를 주재한 뒤 공공기관 인사채용 비리에 대한 엄중 처벌 방침을 밝혔다. 김 실장은 “공공기관 인사 비리는 공공기관 부채 관리 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국민적 위화감을 조성하고 있다”면서 “재발하면 엄중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고의성 있는 인사 비리가 재발할 경우 당사자는 물론 해당 기관의 기관장도 해임 등 강경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가 실렸다”고 국조실 관계자는 해석했다. 국무조정실은 이날 “공직복무관리관실이 특별 점검을 통해 공공기관의 인사 비리를 다수 적발, 지위 관련자에 대한 엄중 처분과 함께 제도적 개선책을 강구토록 해당 부처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산하 기관의 인사 비리와 관련, 통보를 받은 부처는 7~8개로 알려졌다. 인천항만공사의 경우 신규 직원을 채용할 때 특정인의 서류심사 및 면접평가 점수를 변조해 합격시켜 관련자가 정직 처분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농림부 산하 농수산기술평가원은 신규 직원 채용 과정에서 서류심사 기준을 사전에 바꾸고, 채용 인원을 마음대로 바꿔 유관기관장의 자녀를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기상청 산하의 한 공공기관의 경우 서류심사위원회를 열지 않고, 채용공고 등 채용절차 없이 간부 및 유관기관 고위공직자의 친인척과 지인 등 10여명을 직원으로 특혜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공공기관은 사외이사, 지역 유력인사 및 협력업체 대표의 청탁을 받고 형식적 절차를 거쳐 지역인사 등의 친인척을 채용한 것으로 지적돼 관련 감독기관이 사실 여부를 확인 중이다. 공직복무관리관실은 관련 내용을 해당 감독 부처에 전달한 상태이며, 관련 부처들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면서 처벌 수위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실장은 “최근 원전 납품비리, 공공기관 특혜 채용, 공직자의 기강해이 등으로 정부 전체의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고 지적한 뒤 “정부 및 산하기관의 비리나 비정상적 관행, 복무기강을 해치는 사례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무관용 원칙’으로 엄중 대처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수리온 헬기·K9 자주포 등 군수품도 성적서 위조

    수리온 헬기·K9 자주포 등 군수품도 성적서 위조

    국방기술품질원(기품원)이 최근 3년간 납품된 군수품 13만 6844건을 전수조사한 결과 헬기·자주포·전차 등 주요 무기 부품은 물론 병사들의 피복과 식재료에 이르기까지 34개 업체, 125건의 시험성적서가 위·변조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특히 군용 부품의 인장 강도(힘이 가해졌을 때 변형이 생기지 않고 견딜 수 있는 정도)가 기준에 미달하는데도 규격을 충족한 것으로 성적서를 허위로 작성한 사례가 다수 적발돼 무기 성능과 내구성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국내기술로 자체 개발한 기동헬기 수리온은 납품업체 2곳에서 와이퍼 조립체와 보조모터 격인 APU 시동모터 등 3건의 시험성적서를 위·변조했다. 손상된 전차를 구조·정비하는 구난전차는 납품업체 3곳이 U볼트 등의 부품을 공급하면서 73건의 시험성적서를 위·변조했다. K9 자주포(사거리 40㎞)는 차량걸쇠(전차의 해치를 잠그는 고리)의 경도가 변조됐다. K10 탄약운반차는 밀대(포탄을 앞으로 밀어내는 장약을 밀어 넣는 금속봉)와 절연판 등 11건의 시험성적서를 위·변조하거나 허위 제출했다. 또한 공군 조종사용 가죽점퍼의 가죽 두께, 겨자소스의 염분 함량, 들깻가루의 수분 함량 등도 허위 기재됐다. 적발된 업체들은 핵심 군수품은 기품원이 직접 관리를 하지만 위험도가 낮은 비핵심 품목에 대해서는 공인시험기관이 발행한 시험성적서를 제출하도록 한 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방위사업청은 일각에서 시험성적서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기품원의 책임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곧 기품원에 대한 감사에 착수키로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지방시대]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기업 역할/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지방시대]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기업 역할/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가 존재한다고 믿는다. 인류 전체가 공유하는 보편적 이익이 분명히 존재한다는 생각에 동의하며, 인류 사회에서 바람직한 것과 해로운 것이 실제로 있다는 주장에 동의한다. 또한 인류 전체의 보편적 이익이 개인이나 집단의 이익에 앞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상 사람들이 만장일치로 동의할 수 있는 보편적 가치들을 통해 우리에게 닥친 문제들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 과정을 통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확신한다. 인간의 존엄성 구현, 인간 생명에 대한 존중, 인간의 근본적 자유의 보장 등은 그 누구도 훼손해서는 안 되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이자 이념이고 사상적 뿌리들이다. 더불어 이제 우리는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넘어서는 새로운 도전들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한다. 인류보다 먼저 지구의 주인이었으며 인류와 함께 공존하고 있고 어쩌면 먼 미래에 인류보다 더 오래 지구에서 살아가야 할 생명체들과의 공존의식을 지니는 것이 필요하다. 인류의 조상인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등장한 것은 지금으로부터 20만~25만년 전에 불과하다. 지구의 역사 46억년과 비교해 보면 말이다. 오히려 바퀴벌레나 까치, 돼지가 인간보다 훨씬 오랫동안 지구의 원주민으로 살아왔다. 지구엔 인류의 탄생이 곧 위기의 시작이었으리라. 인간을 위한 개발과 발전은 지구의 원주민인 동물, 식물들엔 파괴와 착취의 다른 말이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인간 사회에서 사는 우리는 인간은 존엄하다고 말하지만 생물사회에서도 인간은 존엄한 존재로 인정받는가. 인간이 다른 생물보다 우수한 두뇌를 가졌다는 사실로부터 존엄함을 얻는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다. 어쩌면 생물사회에서는 인간의 존엄성이란 지구의 다른 생물체는 인정하지 않는 인간끼리만 서로 중요하다고 우기는 자기우월감의 고상한 표현일 뿐이다. 인간의 존엄성은 뛰어난 지능을 지닌 동물이기 때문에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능력 없고, 지능이 떨어지고, 힘없는 다른 인간이나 동물을 배려해 주고 연민해 주는 동물에게 주어지는 가치이다. 그러므로 나와 관계없는 타인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 타인의 존엄성을 지켜주기 위해 희생할 수 있는 존재이기 때문에 인간은 존엄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먼 훗날 우리 후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능력과 여건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현 세대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지속 가능한 개발의 지혜를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사회는 유독성 폐기물, 삼림, 토양, 물, 기후 변화, 생물학적 다양성의 상실, 유해한 외래종으로 인한 환경 문제들로 가득 차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어떻게 해결하느냐는 우리들의 마음가짐과 태도에 달렸다. 기업이 환경을 훼손하고 그 환경에서 사는 사람의 생명과 건강을 해치면서까지 돈벌이를 한다고 비난하기는 쉽다. 하지만 비난만 해서는 기업이 변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기업으로 하여금 친환경 경영이 훨씬 비용이 적게 들며 이익이 된다는 것을 알려주고 환경운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인류의 보편적 가치를 지켜나가는 의미 있는 자세일 것이다.
  • 다투다 등 깨물려 숨진 주부 사망원인 공방

    희귀 혈관질환을 앓던 여성이 이웃과 다투던 중 등을 깨물려 4시간 만에 복부 동맥파열로 숨졌다. 피의자의 혐의와 책임을 놓고 수사 기관과 변호인이 입장 차이를 보여 법원 판단이 주목된다.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같은 층에 사는 A(43·주부)씨와 B(45·주부)씨는 지난 6월 새벽 아파트 복도에 있는 A씨의 자전거를 B씨가 이유 없이 발로 차는 사소한 일로 시비가 붙어 한동안 고성을 주고 받았다. 분을 못 이긴 B씨는 이날 오전 다시 A씨 집을 찾아가 그의 등을 세게 깨물었다. 등에 길이 3㎝의 상처가 난 A씨는 통증을 호소해 즉각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4시간 뒤 숨졌다. 경찰은 B씨에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소명 부족 등을 이유로 기각했다. 하지만 부검 결과 A씨는 생전에 ‘혈관형 앨러스-단로스증후군’이라는 희귀 혈관질환을 앓고 있었고, 사건 당일 복부의 대동맥이 갑자기 파열돼 숨졌다는 소견이 나왔다. 이 질환에 걸린 사람은 작은 충격이나 움직임에도 쉽게 혈관이 파열될 수 있다. 검찰은 그때서야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반면 B씨의 변호인은 지난 7일 열린 구속전 피의자 심문에서 “B씨의 폭행으로 사망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A씨의 특이 체질로 빚어진 결과”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원은 B씨의 주거가 일정하고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서영수 부장검사)는 10일 B씨의 행위가 사실상 A씨 사망의 원인이 됐다고 판단해 B씨를 상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귀! 막아라… 다이어트 성공하려면 ‘카더라 통신’ 금지

    귀! 막아라… 다이어트 성공하려면 ‘카더라 통신’ 금지

    공복에 운동을 하거나 장을 청소하면 살 빼는 데 도움이 된다는 등 근거 없는 다이어트 속설로 인한 피해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살도 못 빼고 건강만 해치기 때문이다. 비만 전문 병원인 365mc 부설 비만연구소가 최근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70% 이상이 의학적 근거가 없는 민간 다이어트 요법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비만연구소는 지난 10월 14일부터 2주간 전국의 20∼30대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민간 다이어트 요법에 대해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의 73%(218명)가 민간 다이어트 요법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세부적으로는 ‘공복에 운동하면 살이 더 잘 빠진다’는 응답자가 112명(37%)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술만 마시면 살이 찌지 않는다’와 ‘장 청소가 다이어트에 좋다’는 응답자도 각각 39명(13%)이나 됐다. 또 ‘다크초콜릿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27명·9%), ‘아메리카노를 자주 마시면 살이 빠진다’(24명·8%), ‘운동 중 물을 많이 마시면 살이 찐다’(20명·6.7%) 등의 응답이 뒤를 이었다. 전문의들은 “아직도 많은 사람이 근거 없는 다이어트 요법을 따라 하는 사례가 많아 부작용이 적지 않다”면서 “의학적으로 검증된 정보인지 살피는 것은 물론 자신에게 맞는 식이 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설문에 나타난 다이어트 속설의 허실을 짚어본다. ■공복에 운동하면 살이 더 잘 빠진다? 공복 운동이 식후 운동에 비해 더 많은 지방을 소비하는 것은 맞다. 하지만 체지방 소비량이 체중을 줄일 만큼 많지 않으며 이 같은 저열량 식이 다이어트는 피로도를 증가시켜 운동 능률을 크게 떨어뜨린다. ■안주 없이 술만 마시면 살이 찌지 않는다? 안주 없이 술만 마시면 살이 덜 찐다고 믿지만 알코올 자체가 비만, 특히 복부 비만의 주범임을 알아야 한다. 알코올은 체내에서 지방이나 탄수화물로 전환되지는 않지만 1차적인 열량원으로 쓰이기 때문에 체내의 지방이나 탄수화물을 소비하지 못해 결국 살이 찌게 된다. 이뿐만 아니라 술은 음식 섭취량을 늘려 비만을 부추기기도 한다. ■장 청소가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그렇지 않다. 장 청소는 가만둬도 자연적으로 배출될 장내 노폐물을 강제로 배출시키는 것일 뿐 체지방 감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이보다는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갖는 게 중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식이섬유와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다크초콜릿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 다이어트 중 단 것에 대한 욕구가 생길 경우 카카오 함량이 높고 당분이 적은 다크초콜릿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다크초콜릿이 체중 감소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는 없다. 특히 시중에서 판매되는 초콜릿은 대부분 300㎉가 넘는 고열량이므로 지나친 섭취를 자제해야 한다. ■아메리카노를 마시면 살이 빠진다? 카페인이 열량 생산과 지방 산화를 촉진하기는 한다. 그러나 카페인이 오히려 체중 감소를 방해한다는 연구도 있는 등 커피와 체중 감소의 상관관계를 명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단순히 다이어트 목적으로 지나치게 많은 커피를 마시는 것은 권장하지 않는다. 커피보다는 신선한 물이 훨씬 유용하다. ■운동 중에 물을 많이 마시면 살이 찐다? 운동 중에는 수분 손실이 많으므로 적절한 수분 보충은 필수적이며 수분 섭취량이 필요량을 초과하더라도 바로 배설되기 때문에 체중 증가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단, 식사 직후 지나친 물 섭취는 삼가야 한다. 혈당을 높여 체지방 축적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사우나에서 땀을 빼면 살이 빠진다? 사우나 후의 체중 감소는 땀, 즉 수분 손실에 따른 일시적 현상일 뿐이다. 사우나 중에 심박수가 증가하는 것은 심혈관계 적응 현상으로 운동 효과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도움말 365mc 김하진 비만연구소장·김정은 원장
  • 용접 자동화 100%… “i시리즈 年 20만대 3교대 준비 끝”

    용접 자동화 100%… “i시리즈 年 20만대 3교대 준비 끝”

    지난 9월 기준으로 현대차의 유럽 자동차시장 점유율은 지난해와 비슷한 3.5%다. 유럽이 재정위기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하면 나름 괜찮은 성적표다. 이는 i30, i20, i10 등 해치백과 소형 모델 위주의 ‘i시리즈’를 앞세워 시장에 순발력 있게 대응한 결과물이다. 특히 소형 i10은 ‘경차 천국’ 유럽에서 현대차의 자존심을 세우는 데 한몫했다. 현대차는 유럽기술연구소에서 개발된 i10의 생산기지를 최근 인도에서 터키로 옮기며 ‘메이드 인 유럽’(Made in Europe)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차는 내년 유럽시장 회복세를 대비해 최근 터키공장을 7억 5000만 유로(6900억원)를 들여 증설 및 현대화 작업을 마무리했다.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에서 동쪽으로 120㎞ 떨어진 항만도시 이즈미트시에 위치한 현대차 터키공장은 1997년 설립돼 ‘글로벌 현대’의 시초가 된 곳이다. 68만 7000㎡ 부지 위에 프레스, 차체, 도장, 의장 공정 등 자동차 생산설비와 부품·물류창고, 출하검사장 등 부대시설을 포함해 건평 12만 3000㎡ 규모의 첨단 공장으로 탈바꿈했다. 공장을 가보면 그 업체의 현주소를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지난 7일(현지시간) 찾아간 터키공장은 현대차의 선전을 대변하듯 생기가 넘쳤다. 2300t짜리 텐더 프레스가 자아내는 굉음과 용접로봇이 쉴 새 없이 튀기는 불꽃은 활력의 증거였다. 평균 연령 29세인 현지 근로자들의 움직임에서도 굼뜬 흔적을 찾을 수 없었다. 현지 프로젝트관리팀 신현두 차장은 “용접로봇 147대를 확보해 용접 자동화율 100%를 달성했다”며 “자동차 차체와 엔진, 변속기 등을 한꺼번에 장착하는 ‘섀시 매리지 시스템’이 새롭게 도입돼 생산성도 향상됐다”고 말했다. 진병진 터키생산법인 공장장은 “터키공장은 이번 증설로 연구개발(R&D)-생산-판매를 잇는 유럽 현지화 네트워크를 완성하는 한편 체코공장과 함께 현대차의 유럽 양대 생산 거점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9월 양산에 들어간 i10에 이어 내년 10월엔 i20의 후속모델인 ‘GB’(개발명)도 이곳에서 생산돼 터키공장의 존재감은 더욱 커진다. 지난해 8만 5000여대 생산에 그친 터키공장은 올해 10만 2000여대로 20% 증산이 예상된다. 내년 4월 3교대에 들어가고 신규 모델이 투입되면 연 20만대로 늘어나게 된다. 2년 새 생산량이 두 배 이상 커지는 셈이다. 이즈미트(터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등’ 입으로 깨물려 사망한 주부…사인 공방

    희귀 혈관질환을 앓는 여성이 등을 깨물린 지 4시간 만에 복부 동맥파열로 숨졌다면 혐의와 책임은 어떻게 될까. 서울 노원구의 한 아파트 같은 층에 사는 주부 A(43)씨와 B(45)씨는 지난 6월 새벽 사소한 일로 아파트 복도에서 시비가 붙었다. B씨가 아무런 이유없이 A씨 집앞에 세워져 있던 자전거를 발로 차자 A씨가 항의하면서 두 사람은 한동안 고성을 주고받았다. 분을 못 이긴 B씨는 이날 오전 다시 A씨 집을 찾아가 그의 머리채를 잡아 흔들고 등을 세게 깨물기까지 했다. 등에 길이 3㎝의 상처가 난 A씨는 통증을 호소해 즉각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4시간 뒤 숨졌다. 경찰은 B씨에게 상해치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그러나 검찰은 소명 부족 등을 이유로 기각하고 사인 규명을 위해 부검을 의뢰했다. 부검 결과 예상 밖의 사인이 밝혀졌다. A씨가 생전 ‘혈관형 앨러스-단로스증후군’이라는 희귀 혈관질환을 앓았고, 사건 당일 복부의 대동맥이 갑자기 파열돼 숨졌다는 것이었다. 이 질환은 작은 충격이나 움직임에도 쉽게 혈관이 파열될 가능성이 크다. 부검의도 “A씨가 다툼 과정에서 갑자기 증상을 호소한 정황으로 볼 때 당시 다툼의 여파로 동맥이 파열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소견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검찰시민위원회는 만장일치로 B씨를 구속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고, 그제야 검찰은 B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지난 7일 열린 구속전 피의자심문에서 B씨 변호인은 “B씨의 폭행으로 사망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A씨의 특이체질로 빚어진 결과”라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은 B씨의 주거가 일정하고 도주의 우려가 없다며 영장을 기각했다. 사건을 맡은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서영수 부장검사)는 B씨의 행위가 A씨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인과관계를 아직 밝혀내지 못했지만 사실상 사망의 원인이 됐다고 판단, B씨를 상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할 방침이라고 10일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상대방을 깨무는 것은 매우 비정상적인 행동일 뿐 아니라 B씨는 A씨 유족에게 조금의 미안함도 보이지 않았다”며 “B씨의 범행과 사인의 인과관계를 규명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민의 생명줄 조이는 국가의 돈줄 죄기

    국민의 생명줄 조이는 국가의 돈줄 죄기

    긴축은 죽음의 처방전인가/데이비드 스터클러·산제이 바수 지음/안세민 옮김/까치/314쪽/2만원 불황기엔 자살과 마약·알코올 중독, 질병 발생이 늘어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각종 통계를 보면 꼭 그렇지만은 않다. 오히려 불황기에 반대의 현상이 도드라지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다. 실제로 지금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는 경기 침체만 하더라도 후유증의 정도와 양상은 천차만별이다. 그 모순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긴축은 죽음의 처방전인가’는 바로 그 간극의 원인과 대안을 긴축정책과 공중보건의 관계에서 짚어 낸 책이다. 공중보건 전문가인 두 저자가 10여년간 철저한 자료 조사와 비교를 통해 훑어낸 통계와 사례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사실들을 충격적으로 고발해 흥미롭다. 저자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문제점은 정책, 특히 긴축정책이 바로 공중보건을 해치는 주범이라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글로벌 경제 침체 이후 주로 정치 이데올로기나 이해관계에 집중된 해법 찾기는 실효를 거두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도드라진다. 비록 의문형의 제목을 달았지만 책은 명쾌하게 긴축은 죽음의 처방전이라고 단언한다. ‘국민들의 건강을 위태롭게 한다면 성장률를 높여봐야 아무런 소용없다.’ 로버트 케네디가 1968년 대통령 선거 출마연설에서 남긴 이 말은 두 저자가 일관되게 천착하는 핵심이다. 실제로 그 명언은 부인할 수 없는 사례 비교를 통해 역력하게 입증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80년 전 이른바 대공황기에 미국 루스벨트 대통령이 제안한 뉴딜정책을 추진한 주와 그렇지 않은 주들 간의 큰 차이다.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강화에 초점을 맞춘 뉴딜 프로그램을 지지한 주에서는 공중보건이 크게 개선됐지만 반대했던 주에서는 정반대의 결과를 맞았다. 그런 차이는 미국의 주택시장 거품이 붕괴되며 세계경제를 강타한 최근의 상황에서 아이슬란드와 그리스가 선택한 정책 결과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긴축정책을 편 그리스는 인간 면역결핍 바이러스(HIV) 감염자가 52% 증가하고 자살률이 두 배로 늘어나는가 하면 말라리아가 다시 창궐했다. 공중보건 예산이 감축됐기 때문이다. 반면 최악의 은행위기를 겪고도 경기 부양을 위한 자금을 조성해 공중보건과 사회안전망 확충에 나섰던 아이슬란드는 국민 보건지표가 향상됐다. 결국 두 저자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재앙은 은행에 구제금융을 지급하거나 사회 안전망을 제거하기로 했던 정치적 선택이 빚어낸 결과이다.” 불황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지만 긴축은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고 간다는 경고. 그리고 그에 대한 명쾌한 대안은 경제적 효율성보다는 공동체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마음의 결집인 것으로 제시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여성만 처벌하는 낙태죄…악용하는 남친들 급증

    여성만 처벌하는 낙태죄…악용하는 남친들 급증

    #1 30대 초반 미혼여성 A씨는 남자친구와 사이에서 임신을 한 뒤 지난해 낙태 수술을 받았다. 몸이 약해 자연유산 가능성이 높고 산모가 위험할 수 있다는 진단 때문이었다. 남자친구 역시 혼전 임신에 대해 떨떠름하게 생각했던 것도 작용했다. A씨는 병원에서 수술을 받은 사실을 숨긴 채 남자친구에게는 자연유산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짓말을 언제까지 숨길 수는 없는 법. 남자친구는 A씨가 병원에서 인공유산을 했다는 사실을 결국 알아냈다. 이런 과정에서 남자친구와 점차 사이가 멀어진 A씨는 지난 4월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는 얘기를 꺼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전혀 헤어질 생각이 없었다. 그는 여자친구의 마음을 되돌리려는 노력을 하기는 커녕 “계속 만나주지 않으면 인공유산을 했다고 경찰에 고소하겠다”고 협박했다. 믿었던 남자친구의 행동에 A씨는 몸과 마음 모두 상처를 입게 된 셈이다. #2 B(29)씨는 2살 연하의 남자친구 C씨와 헤어질 결심을 한 뒤 인공유산을 선택했다. 자상한 줄만 알았던 C씨가 술만 마시면 자신에게 폭언을 쏟아붓는 등 다른 사람으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C씨는 여자친구가 낙태 수술을 받은 것을 구실로 B씨를 낙태죄로 고소했다. 법원은 수술을 받은 B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수술을 한 의사에게 징역 6개월·집행유예 1년에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낙태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됐던 남자친구 C씨는 낙태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다. 인공유산 수술을 받은 여성과 수술을 한 의사를 처벌하는 낙태죄의 특성을 악용한 남성들의 협박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추세다. 한국여성민우회에 올해 들어온 낙태 상담 12건 가운데 10건이 남성의 고소 협박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현재 형법 269조는 낙태를 한 여성은 1년 이하 징역이나 200만원의 벌금형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남성들은 처벌 대상에서 빠져있는 상태다. 여성민우회와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은 지난 7일 오후 마포구 서교동 ‘인권중심 사람’의 다목적홀에서 ‘‘낙태죄, 법 개정을 위한 포럼’을 열고, 여성만 처벌하는 낙태죄에 대한 개정을 요구했다. 여성민우회에 따르면 낙태죄 고소 협박과 관련한 상담의 대부분은 결혼 약속을 한 커플이 헤어지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민우회 관계자는 “남성들에게는 인공유산이 관계 유지를 위한, 또는 금전적 요구를 위한 협박과 보복의 도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인공유산으로 처벌받을 것을 두려워해 협박을 받고도 숨기는 여성들이 많은 것을 감안하면 10건도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예외적으로 낙태를 허용하는 모자보건법상 ‘배우자 동의’ 조항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이 법에 따르면 산모의 건강을 해치는 경우는 물론 강간이나 인척에 의한 임신 등의 경우에도 배우자의 동의를 얻어야만 낙태가 가능하다. 김정혜 공감 객원연구원은 “남성이 임신 출산 양육의 책임과 부담을 전혀 공유하지 않으면서 여성에게 출산을 강요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또 강간에 의한 임신은 가해자의 동의를 받아야만 인공유산 할 수 있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배은경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배우자 동의 조항은 여성과 의사에 대한 남성의 협박 수단이 되기도 한다”면서 “여성이 결정의 주체가 되고 태아의 생부와 의무적으로 협의과정을 거치게 하는 등 제도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산 뒤 아버지의 책임을 묻는 법적 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차혜령 변호사는 “현행 모자보건법에서의 배우자는 임신한 여성을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주체로만 기능할 뿐 임신과 출산에 있어 양육비 문제 등 배우자의 책임을 묻고 있지는 않다”고 지적한 뒤 “출산 이후에 아버지의 책임을 다 할 수 있게 하는 법적 조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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