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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흥구 중국 심양(세계속 한인촌 탐방:3)

    ◎황무지를 옥토로… 딴 농촌의 3배 소득/5천여명 정착… 우리말·전통풍습 그대로 간직/된장국·김치 담그기 등 가르쳐 중국인을 조선화/「새마을 공장」 4백여곳 유치… 산업화 앞장도 중국 북동부 3개 성의 심장격인 심양.요령성의 성도이자 우리에겐 봉천으로 널리 알려진 이곳 중심가에서 서쪽으로 1시간가량 달리다보면 「대흥구육성」이란 큰 간판이 눈에 들어온다. ○초·중학교 우리말 수업 추수가 끝난 텅 빈 논을 배경으로 서 있는 이 보신탕집 간판으로부터 2차선 찻길을 따라 조선음식점 1백여개가 줄지여 들어서 있다.심양∼대련 사이 고속도로가 곁에 있는 이곳은 심양시 우홍구의 「대흥향」.찻길 따라 음식점과 상점이 늘고 있지만 여전히 시 교외의 농촌이다.1만5천여명의 주민 가운데 3분의 1인 5천여명이 조선족인 우리동포 자치지역이다.명칭은 「대흥 조선족자치향」. 『20년대초까지 논은 찾아볼 수 없는 황무지였다.물이 부족해 농사가 어려웠고 극소수 밭농사를 지을 수 있는 지역이 있을 뿐이었다.그런 황무지를 송화강의 지류인 훈하를끌어들여 물길을 낸 뒤 논농사를 시작,궁핍에서 벗어나게 한 게 바로 조선족이었다』고 48년말부터 30여년동안 이곳 공산당간부로 일해온 지역지도자 이성일·67·전당서기)씨는 회고한다.길지 않은 이민역사와 한족에 비해 적은 인구에도 불구,조선족자치지역이 된 것은 『조선족 손으로 이곳을 개발했기 때문』이라고 그는 강조한다. 19세기말∼20세기초 가난과 일제침략을 피해 고향을 등진 사람이 모여 이룬 이곳은 우리말과 생활풍습을 고스란히 지키며 살아가고 있다.아이의 백일잔치,노친네의 환갑은 물론 전통양식을 보존한 제사풍습 등등.설날이면 이웃집에 세배다니고 농사일과 궂은 일이 있으면 몰려가 품앗이를 하는 등의 끈끈한 유대의식도 변치 않았다.순 우리말로만 수업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있는 것은 물론이다.이곳 조선족은 절대로 한족학교에 아이를 보내지 않는다.행여 자식이 한족과 결혼하려 하면 필사적으로 말리는 것도 다른 지역에 사는 동포와는 약간 다른 풍습이다. ○연변 등 외지동포 이주 오히려 중국인을 「조선화」시켰다.노인등 어른에 대한 깍듯한 예절,논농사를 모르는 이들에게 쌀재배법을 전파시켰고 적잖은 이 지역 중국인이 김치를 담그고 된장국을 끓여먹는다는 데서도 대흥 조선족의 영향력을 엿볼 수 있다.가옥도 이웃 사이에 담장이 따로 없는 개방형 농가다.아이를 조선식 포대기에 들쳐업고 다니는 새색시.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치마저고리에 면사포를 쓰는 동·서혼합 결혼식.집안에 들어서면 구들방이 보이고 크고 검은 무쇠가마솥이 눈에 띄는 곳.안타까운 것이라면 국가규정 때문에 전통적인 무덤(토장)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이다.문화혁명후 토장이 금지돼 화장한 뒤 죽은 이의 유골을 황해로 흐르는 훈하에 뿌리는 전통이 생겼다.죽어서라도 고향으로 가야 한다면서. 1910년말부터 평안도에서 일가친지 모두가 이주해온 황성출(65·전대흥향 공업책임자)씨는 『처음 이주자들은 몇년만 있다 고향으로 가겠다는 생각이었지만 1917년 오강소학교란 조선학교를,20년엔 기독교 예배당를 세우며 차차 정착하게 됐다』고 말했다.그러나 30년대초까지도 추수때면 한족 지주등에게빚갚고 나면 빗자루 하나만 남는다는 말이 돌 정도였다고 전했다.허일벽(72·전대흥향 정부농업조리)씨는 한때 1만여명 가까운 조선족이 모여 살기도 했지만 해방직후와 59∼60년 대약진운동의 실패여파로 상당수 북한으로 이주해갔다고 설명한다. 연변지역등의 조선족마을이 최근 도시이주등으로 급속히 붕괴하고 있는 것과 달리 이곳은 지난해 역시 연변과 흑룡강성등 외지에서 이주해온 동포 가구로 1백호가량 늘었다.이곳 인구는 5천명정도지만 심양시 서탑지역,동릉구 혼하찬지역과 함께 10만 심양지역 조선족사회를 지탱하는 기둥이다.해마다 9월초면 열리는 조선민속·운동절에 약 5만명 대부분이 가족별로 참가한다. 한·중 두 나라의 급격한 관계발전을 타고 이곳도 한국행 열풍엔 예외가 없다.4살때 평안도에서 왔다는 흥성촌의 김응석(69)씨의 세 아들중 두명은 한국에서 3년 넘게 일하고 있다.비자등 법규에 대해 알지 못하는 김씨는 『아이들이 한국에서 돈 많이 번다』며 자랑한다.김씨집은 산업화이전의 초가집이고 부엌엔 무쇠가마솥이 걸려 있다.해질녘에 불쑥 들른 취재진에게 『저녁은 꼭 먹고 가야 한다』며 붙드는 것이 이제는 사라진 우리의 옛 정서를 느끼게 한다. 한집 건너 김미영(33)씨 집 역시 남편이 지난해부터 한국서 일하고 있다.농토는 연변에서 온 조선동포에게 맡겨 임대수입을 받는다는 김씨는 남편을 보러 꼭 한국에 다녀오겠다고 벼르고 있었다. ○공단인접한 교통요지 개혁개방이 진전되면서 대흥향은 농공산업단지로 탈바꿈하려는 안간힘으로 한창이다.동북 최대공업단지 철서공단에 접해 있고 북경∼장춘∼하얼빈을 잇는 교통요지인 점도 산업화를 향한 행보를 재촉한다.우리 새마을공장격인 향진기업은 모두 4백6곳.지난해 공업생산은 4억위안(5천만달러)으로 농업생산액 1억위안을 앞섰다.피혁·의복·방직·장식재료등을 중심으로 외자기업의 유입이 늘고 있다.정명수 향정부 판공실주임은 『지난 91년부터 올해까지 외자기업의 총투자액은 7백60만달러』라며 『총생산액으로 볼 때 외자기업의 비중이 지난해 공업생산의 절반가량인 2억위안에서 올해는 2억8천만위안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밝은 전망을 소개했다. ○종업원지주제 첫 실시 이곳의 월 평균소득은 여타 농촌지역보다 3배가량 높은 7백∼8백위안정도.한 관계자는 한국 가서 일하고 부치는 노무소득·관광객안내비등을 합치면 실제소득은 훨씬 많다고 귀띔한다.향 행정책임자인 김재만 향장은 심양 조선족제1중학(고교과정)과 심양 정법대를 나온 35살의 청년이란 것도 이곳의 활력과 미래를 상징한다.김향장은 투자유치가 자신의 주임무이며 한국기업의 투자를 주민과 함께 기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최근 한국의 삼우금속과 합자로 총자본금 11억규모 심양 흥우금속제품공사설립을 계약했다고 설명한다.중국 공무원하면 경직된 행정관리가 연상되지만 김씨는 자칭타칭 「세일즈맨」임을 자랑으로 여긴다. 김향장은 『대흥향은 내년부터 중국 최초로 기업고정재산의 30%한도내에서 종업원지주제를 실시하는 기업개혁실험에 들어간다』며 밝은 대흥향의 미래를 자랑삼아 밝혔다.전통적으로 북한의 영향이 강하던 이곳에서 이들은 이제 한국의 존재는 우리민족의 자랑이라고 말한다.이들은한국을 모델삼아 공업화된 농촌속의 도시를 만들겠다는 경제발전의 꿈에 부풀어 있다. ◎장승균/“조선족은 문화수준 높아”/동북부 지역 벼농사 전파… 개발 한몫 중국 조선족은 역사적으로 항일전쟁 및 해방전쟁(국민당과의 내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훌륭한 전통을 지니고 있다.특히 중국 동북부지역을 개간,수도작문화,즉 벼농사를 전파시켜 경제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데 크게 공헌했다. 조선족은 또 교육을 중시,문화수준이 높고 노래와 춤등 예술성이 풍부하며 호방하면서도 엄격히 예절을 지키는 민족으로 정평이 나 있다. 조선족은 60년대까지 대부분 농민이었으나 개혁개방후 각 방면으로의 진출,계층분화현상이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연변지역등 농촌에 모여 살던 조선족의 도시이주가 최근 늘면서 일부 집성촌의 해체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북경상주 조선족은 현재 1만여명에 달하고 임시거주등의 인구까지 따지면 모두 3만여명 이상으로 추산되고 있다.조선족의 전체인구는 공식통계로는 1백92만3천여명으로 집계돼 있지만 조사연도(90년)와 전중국의 인구증가률 1.4%보다 낮은 1%가량의 인구증가율을 고려할 때 2백만명가량으로 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조선족의 한국방문 및 장기체류는 상대방 국가의 법률만 준수한다면 문제될 것이 없다.한국정부가 민족연관성을 배경으로 조선족에 대해 특혜정책을 실시하더라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게 중국정부의 방침이다.
  • “「듀스」 김성재 애인이 살해 추정”/경찰

    ◎함께 있던 김유선양 긴급구속/“헤어지자”에 앙심품고 범행… 김양은 부인 인기 랩댄스그룹 듀스의 전멤버인 김성재(23)씨는 피살됐으며 범인은 호텔에 함께 투숙했던 애인 김유선(25·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S아파트)양으로 8일 밝혀졌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이날 김양을 지난달 20일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스위스그랜드호텔에서 의문의 변사체로 발견된 김성재씨를 살해한 혐의로 긴급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양은 사건발생일 상오 1시30분쯤 방송출연을 마친 김씨와 함께 호텔에 투숙,소파에서 눈을 감고 있던 김씨에게 『피로회복에 특효약』이라고 속이고 미리 준비한 동물용 마취제인 「졸레틸」5㏄와 희석액을 섞어 김씨의 오른팔에 28차례에 걸쳐 주사를 놔 김씨를 숨지게 했다는 것이다. 이날 호텔에는 로드매니저 이모씨(23)등 일행 7명이 옆방 3개에 함께 묵고 있었으며 이들은 어떤 인기척도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경찰은 『김양이 지난 93년 9월 서울 강남구 J나이트클럽에서 김씨를 만난뒤 애인사이로 지냈으나 최근 그룹이 해체된뒤 관계가 멀어지자 앙심을 품고 김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었다』고 밝혔다. 김양은 지난달 초순쯤 평소 자신의 애완견 치료를 위해 찾던 서울 서초구 반포본동 B가축병원장 배모씨(31)로부터 졸레틸 1병과 희석액,황산마그네슘 1봉(7g)을 구입해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김양은 경찰에서 『아직도 김씨를 사랑하고 있으며 죽일 이유가 없다』고 범행사실을 완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경찰은 김씨가 숨진 사실이 알려진뒤 김양이 가축병원장 배씨를 찾아와 졸레틸 등 약품구입사실을 숨겨달라고 부탁했으며 숨진 김씨의 부검결과 졸레틸 투약사실이 나타나는 등 증거를 바탕으로 김양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김양은 또 지난달 21일 김씨의 부검을 앞두고 김씨의 어머니 육모씨에게 『검시관에게 돈을 줘 사인을 심장마비로 처리해달라고 부탁하자』고 제안했다는 것이다.
  • 화가 김흥수(이세기의 인물 탐구:87)

    ◎하모니즘 창시… 세계화단에 우뚝/뜨거운 열정으로 작품마다 혁신적 표현 시도/93년 동양작가로 처음 푸슈킨 미술관서 개인전/작품 모두 1천여점… 미술사에 남기려 대작은 안 팔아 검은 펠트모자에 브라운컬러가 든 선글라스를 쓰고 김흥수 화백이 공식석상에 나타나면 그의 현란한 차림에 좌중은 경이의 시선을 집중시킨다.오늘날 우리 화단에서 알아주는 멋쟁이에다 그 재치가 탁발하여 예술가적 기질이 충일한 반면 옳은 말을 참지 않고 올바르지 못한 것을 바로 세우려는 불 같은 정의감 때문에 그는 곧잘 엉뚱한 구설수에 휘말리기도 한다. 그래서 일부에선 「폭군화가」「독설가」로 부르기도 하지만 그의 외모는 사나이답고 솔직하며 내심은 섬세청렴하여 저질스러운 것,치사한 것,부당한 것을 용납치 않는다.오죽하면 바람 잘 날이 없는 자신을 향해 『넓고 넓은 황무지를 혼자서 한없이 걷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그중에서도 49년 국전에 입선된 「나부군상」과 53년 「침략자」에 얽힌 사건은 화단이면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일화의 하나다. ○화면곳곳 고뇌의 흔적 선전에서의 입선과 특선후 국전 제1회에 출품한 「나부군상」은 나체화가 한 사람이 아닌 여럿이라는 이유로 전시도중 철거되었고 6·25를 테마로 한 「침략자」는 「동족상잔의 비극」을 너무 적나라하게 다룬 것이 화근이 되어 전시철회를 권유받기도 했다.당시 심사위원측은 작품 「침략자」를 취소할 경우 그의 「군동」에 대통령상을 줄 것을 제의했으나 『상을 타기 위해 자식 같은 그림을 포기할 수 없다』고 그는 끝내 「침략자」전시를 고집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런 성격인 만큼 경우에 어긋나는 처사를 묵과할 리 없다.한 미술전문지가 조사한 화가의 「그림값문제」를 놓고 『특정한 몇사람에게 부당한 이득을 주기 위해 많은 작가의 자존심을 짓밟은 유치하기 이를 데 없는 조작극』으로 비판한 일과 외국작가초대전에 대해서도 『우리의 것을 세계에 알릴 생각은 하지 않고 외국작가를 데려다가 온갖 경비를 들여 모든 영광을 바치는 비굴한 발상,거지 같은 음모』등으로 몰아붙여 주최측을 곤혹스럽게 했다. 또 「대한민국 예술원회원의 자격기준은 어디에 있으며 그들은 과연 자격이 있는가」를 묻는 공개서한을 신문에 발표한 것도 그가 아니면 엄두도 못낼 일련의 사건이다.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 따라 한군데 머물지 않고 모색과 탐구를 계속해온 그의 작업은 「그림의 내용과 형식·색채에 대한 진취적이고 장인적인 고뇌의 흔적을 화면에 면면이 점철시킨 것」이 특징이다.초기에는 민족적 주제의 사실적 화풍이 주조를 이루다가 도쿄유학이후 주관과 객관의 문제에 파고들기 시작했으며 파리시절은 「탐미주의적 경향」을 무제한으로 방출한 풍요로운 색채의 의장이 두드러진다. ○크리스티서 작품 거래 평론가 오광수는 한국고유의 양식에 뿌리를 둔 그의 거대한 아라베스크의 화면을 보고 『추상적 톤과 장식적 요소,예리한 선획으로 대상을 해체하고 분할하면서 마티엘의 파편이 보석처럼 반짝이는 시적 감흥을 준다』고 이를 설명한다.그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재미시절 「주관적인 표현과 객관적인 표현,구상과 추상을 하나의 화면에 공존」시킨 이른바 새로운 미술사조인 「하모니즘」으로 다시 한번 「화면속의 새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77년8월 워싱턴에서 선보인 그의 하모니즘은 미국화단의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지난 90년,세계적인 미술평론가 피에르 레스타니가 주선한 파리 「김수(Kimsou) 하모니즘(Harmonism)」전으로 세계화단의 스폿을 받는 역사적 계기를 만들게 되었다. 이 유서깊은 뤽상부르초대전은 한국인으로서 처음이기도 하지만 관람객이 줄을 잇는 이변 가운데 현지 매스컴도 전례없이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그가 친애해 마지않는 레스타니는 『그가 창안한 하모니즘,즉 조형주의는 예술에서 서로 상반되거나 대조적인 테마를 자연발생적인 변증법적 논리로 결합한 아주 특별한 세계』임을 전제,『바로 이와 같은 이원적 우주관은 뫼비우스의 고리처럼 시간의 정지속에서 몽상적인 초현실과 현실을 지속케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파리 악튀알리테」와 「렉스프레스」도 「그는 한 작품속에서 우연과 필연,유형과 무형,표와 이,긍정과 부정,음과 양의 상반된 양극을 화합하여 오리지널리티의 완결성을 보여준다」고 보도한 바 있다.이로써 예술을 향한 뜨거운 집념과 고집스러운 창작욕은 「조형주의 창시자」로서 세계미술사에 등재되고 그의 예술가로서의 자존심은 한치의 오차없이 정상의 위치를 지킬 수 있었다고 할 수 있다. 『김흥수는 지칠 줄 모르는 에네르기슈의 작가이며 작품에 대해 그가 구현하려는 의욕은 참으로 끈질기고 고집스럽다』고 임영방씨(국립현대미술관장)는 말한다.이어서 『불굴의 기백과 투지,그리고 집요한 탐구와 비범한 예술적 아이디어는 작품마다에서 혁신적인 표현을 이룩해낸다』고 경탄해 마지않는다.그는 거장답게 지난 91년 국제적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에서 작품이 거래되는 기쁨을 누렸으며 93년 동양작가로는 처음 러시아 푸슈킨미술관에서 개인전을 개최,이는 74년 샤갈전 이후 생존작가로는 그가 두번째다. 그의 치열한 삶의 지표는 순간마다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허덕거리도록 온 힘을 다 받쳐서 완성된 작품 앞에 섰을 때의 그 희열을 위해」 그는 「한에 연연하지 않고 모든 슬픔과 괴로움을 망각속에 묻어버린 채」 새희망,새 삶속에 솔직하고 싱싱한 생동감을 그때마다 재확인해 나간다.그리고 정열과 돈과 시간을 자신의 화업에 아낌없이 쏟아붇는다.그동안 20여회의 개인전과 1백20여회의 국내외 그룹전·초대전을 통해 지금까지 제작한 작품은 1천여점,그러나 미술사에 남기기 위해 대작을 절대로 팔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에 웬만한 기성화가가 풍요롭게 살고 있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그래선지 『내가 돈 잘 버는 화가인 줄 안 전처는 내게 실망하고 떠났다』고 털어놓기도 한다. ○육식 즐기고 춤솜씨 일품 3년전 연하의 제자인 장수현(34)과의 결혼으로 장안이 떠들썩할 때도 『예술가는 평범한 생활을 해서는 개성과 창조를 생명으로 하는 작품을 남길 수 없다』고 자적한 태도를 보였다.거실을 화실로 쓰고 있는 방배동 황실아파트에 들어서면 현관에서부터 그 짙은 유화냄새와 함께 황홀한 그림의 범람이 눈앞을 압도한다. 부인은 현재 파리유학중. 함남 함흥시 공무원이던 김영국씨와 창덕궁 양잠소 교사를 지낸 이부갑여사의 3남1녀중 차남,그림그리기를 좋아한 소년시절에는 완고한 부친이 『표현능력이 뛰어나고 말을 잘하니 변호사가 될 것』을 명령했으나 함흥고보시절 「밤의 정물」이 선전에 입선하자 부모는 일본유학을 허락해주었다. 그의 화업은 이제 「예술은 내용이냐,탐구냐 또는 형식의 발견이냐」를 지나 「하나의 화면을 채색으로 쌓아올리는 루오의 탐구적 태도」를 취하고 있다.『오늘의 나와 내일의 나와 달라질 그날을 위하여 나는 나의 그림을 자유속에 놓고 싶다.그리고 격렬한 현실에 몸담고 있는 인간의 호흡을 화면에 재현하기 위해 나는 나 자신을 고정된 틀속에 묶어두지 않는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지금도 볼보를 몰고 육식을 즐기는 대식가에다 눈부시게 돌아가는 춤솜씨가 일품인 그의 예외적인 정열은 몸속으로부터의 깊고도 끈질긴 모티베이션,자유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기 때문이며 그는 과연 누가 뭐라 해도 자유의 화가다.그리고 깨어 있는 형식과 의식으로 인해 어디서나,언제까지나 자유다. ◇연보 ▲19 21년 함남 함흥 출생 ▲36년 함흥고보재학중 제16회 선전 「밤의 정물」입선 ▲38∼39년 가와바타화(천단화)학교 데생수학 ▲44년 도쿄미술학교 졸업.선전 「밤의 실내정물」특선 ▲49년 귀국,서울 첫개인전(현신세계미술관),국전 「호」특선 ▲53년 국전「군동」특선 ▲54년 도불고별전(미도파화랑) ▲57년 파리 개인전(라라 뱅시화랑),살롱도토느 회원피선 ▲60년 라벨가브리엘 화랑주최 개인전 및 살롱 콩파레종 초대출품 ▲61년 귀국전,국전심사위원 ▲62∼67년 국전추천작가 ▲66년 도미고별전(서울신문회관) ▲67∼68년 필라델피아 무어미술대 초빙교수,필라델피아 미대강사 ▲69년 시카고·위스콘신 개인전 ▲71년 우드미어 아트갤러리 「이해의 수작초대전」1등상 ▲73년 젠킨타운 아트페스티벌 믹스드 미디어 1등상 ▲79년 국립현대미술관 초대전 ▲85년 김흥수 유화전(현대화랑) ▲86년 한불수교 1백주년기념 서울·파리전 출품 ▲90년 김흥수 조형주의미술전(파리 뤽상부르미술관) ▲92년 김흥수 장수현 부부전 ▲93년 김흥수 조형주의작품전(모스크바 푸슈킨 박물관 및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쥬박물관),대한민국예술대전 구상부문 심사위원장 5월문예상(61) 한국미술대상(73) 문화훈장 옥관장(86)
  • 비자금 수사 매듭 대기업 경영정상화 총력

    ◎임원인사·내년 사업계획 확정 서둘러/삼성 8일·선경 12일 승진인사/동아 “전문경영인 체제로” 쇄신책 발표 비자금 사건이 5일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로 일단락됨에 따라 한달이상 이 사건에 시달려온 재계가 경영정상화를 서두르고 있다.그동안 미뤄온 인사와 사업계획 확정을 서두르는가 하면 이미 경영쇄신책을 발표한 기업들도 후속실천대책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뜻밖에 재벌총수 불구속기소 대상 7명에 포함돼 분위기가 가라앉은 삼성은 창사이래 최대규모의 승진인사를 8,9일쯤 단행,분위기를 일신하는 한편 11일 전자소그룹을 시작으로 내주중 5개 소그룹별 사장단회의를 열어 야심찬 새해사업계획을 확정지을 계획이다.이와 별도로 이번 사건의 영향을 최소화하고 사원들의 단결력을 공고히 하기 위한 대처방안과 과거의 잘못돤 관행을 타파하는 신경영 후속실천 조치들을 조속히 마련할 예정이다. 대우는 6일 대대적인 사장단 인사를 단행,지난주 발표한 자율경영체제 확립방안의 후속실천대책을 강력히 추진해나갈 방침이다.비슷한 처지의 동아는 5일 경영쇄신책을 마련,전문경영인 위주의 자율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LG그룹은 지난 2월 마련한 21세기형 경영체제 구축을 위한 실체혁신방안을 계속 강력히 추진,내부지분율 축소와 기업공개,전문경영인 도입을 가속화할 계획이다.내년도 사업계획을 18일쯤 확정,발표할 예정이다. 세계화전략을 골자로 한 새해 사업계획을 지난주 이미 발표한 선경그룹은 오는 12일 사장단을 포함한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세계화전략에 부합하는 해외지향적 인재를 대폭 발탁할 계획이다. 현대그룹은 연말쯤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분위기를 쇄신하는 한편 계열사 기업공개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진로그룹이 최근 인사에서 기조실을 대폭 축소하고 젊은 임원들을 대폭 발탁한 것을 비롯,대부분의 기업들이 세대교체와 전문경영인 자율경영체제를 이루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재계는 이번 비자금 사건 처리와 관련,정부가 경제에 미칠 파장을 고려해 사법처리대상을 최소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물론 기소대상에 포함된 기업들의 경우는 이미지 실추에 따른 파급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과거 국제그룹 해체당시 다른 국내 기업들이 외국기관이나 업체들로부터 『너희들도 해체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있느냐』는 비아냥과 함께 어려움을 겪었던데 비하면 해외사업이나 기업규모가 훨씬 더 커진 현재의 어려움은 가히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계는 이번 사건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는 확실한 계기가 돼 장기적으로는 기업경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이같은 창피를 당하고도 앞으로도 계속 부정한 돈을 갖다바칠 기업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소유·경영 분리문제도 국민감정대로 당장에 이뤄질 수는 없지만 그같은 추세로 나가고 있고 나가야 한다는 데는 재계도 공감하고 있다.
  • 석굴암·팔만대장경·종묘 「유네스코 세계유산」 지정 의미

    ◎한국문화재 3점 인류 문화유산으로/고대·중세·근세 것 1개씩 채택… 더욱 값져/세계 100국 440개 등재… 기술·재정지원 받아 한국의 문화재들이 4일부터 9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유네스코산하 세계유산위원회 제19차 총회에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하게 되었다.세계유산위원회 21개 이사국은 이번 총회 기간중 지난 7월 세계유산위원회 집행이사회 회의를 거쳐 권고된 각국 문화재의 세계유산등록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어서 우리 문화재가 세계문화유산으로 대접받을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지난 집행이사회에서 세계유산목록에 등재토록 권고된 우리 문화재는 석굴암(국보 제24호)·불국사(사적,명승 제1호)와 판만대장경판(국보 제32호)및 판고(국보 제52호)·해인사(사적,명승 제5호),그리고 종묘(사적제125호)등 3건.우리나라의 전통문화유산이라 할 수 있는 이들 문화재는 고대에서 중세,근세를 망라했다는 점에서 더욱 값진 세계문화유산으로 평가되고 있다. 세계문화유산 등록제도는 지난 72년 유네스코 제17차 총회에서 체결된 「세계문화및 자연유산의 보호에 관한 협약」에 따라 75년부터 효력을 발생하기 시작했다.그러니까 세계유산위원회가 협약 가입국의 유산중 오늘의 인류들이 뚜렷하게 보존할 보편적 가치가 인정되는 유산을 유네스코 세게유산일람표에 등재하는 제도다.세계유산으로 등록되면 세계유산기금으로부터 기술·재정적 원조를 받을 수 있고 세계유산협약국이 매 5년마다 그 보전상태를 모니터해 보고하도록 돼있다.체계적이고 과학적인 보전 관리가 가능한 것이다.그리고 국내외 대상 문화유산이 있는 지역에는 관광객이 증가돼 고용기회와 수입이 늘어날 수 있다.특히 유산에 대한 국가의 자부심을 고취시켜 국가적 책임감도 형성시키는 이점이 반드시 뒤따른다.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세계문화유산을 가지고 있다는 문화민족으로서의 자긍심일 것이다. 세계유산은 문화유산 3백26개를 비롯해 자연유산 98개,복합유산 16개등 모두 1백개국에서 4백40개가 등록돼있다.문화유산에는 미국의 독립기념관,자유의 여신상,차코 문화국립공원이 북미에 분포되었다.이밖에 유라시아의 그리이스의 아폴로신전,델피 고고유적,아테네 아크로폴리스,로데스 중세도시,이탈리아의 플로렌스 유적도시,피사의 사탑등을 망라했다.아시아만 하더라도 중국이 만리장성,진시황릉,명청대궁전,라사폰텔라궁등 14건이 등록을 마쳤다.일본의 경우 5건,인도 21건,인도네시아 4건,필리핀 2건,태국 4건,베트남 2건등이 등록돼 있다. 우리나라는 지난 88년12월 세계 1백2번째로 세계유산협약에 가입했다.유네스코 세계유산협약과 인연을 맺은지 7년째지만 아직까지 단 한건의 문화·자연 유산도 등록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어서 이번 문화유산 등록은 국가적으로 매우 뜻이 깊다.따라서 이번 세계유산 등록은 우리 문화재가 유수한 세계의 문화유산과 동등하게 평가되고 비교되는 단초가 될 것으로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 지정을 보고/우리 문화유산 사랑 계기되길/최몽룡 서울대 박물관장 우리나라의 불국사­석굴암,해인사 대장경판­장경판고와 종묘가 유네스코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등록된다.좀 뒤늦은 감이 없지 않으나 우리민족의 얼과 솜씨가 밴 문화재가 세계문화유산의 반열에 오른 뜻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불국사는 통일신라 서기 710년(경덕왕 10년)김대성의 발원으로 창건한 사찰이다.여기에는 다보탑(국보 20호),삼층석탑(국보 21호),연화칠보교(국보 22호),청운백운교(국보 23호),금동비로자나불(국보 26호),아미타여래좌상(국보 27호)과 사리탑(보물 61호)이 있다.또 19 66년 10월 삼층석탑(석가탑)의 해체 수리시 나온 무구정광대다라니경을 비롯한 동경,옥류와 은제사리함 등은 국보 126호로 일괄 지정받았다.그중 두루마리로 된 다라니경은 8세기경에 제작된 세계 최고의 목판인쇄물이라 할 수 있다. 석굴암석굴(국보 24호)은 751년(경덕왕 15년)김대성에 의해 창건된 것으로 후원전방의 석실이다.그안에 본존불을 비롯해 십일면관음보살,십대사천왕상,금강역사상과 팔부신중상들이 조각되어 있다.종교성과 예술성을 공유한 이들 조각은 세계적 예술품이거니와 우리조상이 남긴 걸작의 문화유산이기도 하다. 해인사 대장경판(국보 32호)은 고려 고종때 대장도감에서 1233년∼1248년에 걸쳐 판각하였는데 매수가 8만여판에 이른다.이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가장 완벽한 대장경이다.장경판고(국보 52호)는 정면 15칸 측면 2칸의 우진각지붕의 건물로 홍치원년명의 기와(1488년)가 나와 조선초기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된다.이 건물은 장경판을 보존하기 위한 시설로 통풍시설 등 선조의 세심한 배려가 돋보인다.이들 이외에도 해인사에는 고려각판(보물 206호),대장경 판본(보물 972호),목조희랑대사상(보물 999호),석조여래입상(보물 264호)과 원당암 다층석탑 및 석등(보물 518호)이 있어 해인사의 중요성을 한층 부각시킨다. 종묘(사적 125호)는 조선시대 역대왕과 왕비 그리고 추존왕과 왕비의 신주를 봉안한 사당으로,태조의 묘인 태묘의 정전(국보 227호)과 조묘인 영녕전(보물 821호)으로 이루어진다.이 건물은 중국의 제도를 본떠 궁궐의 좌변에 둔것으로 1394년(태조3)터를 보아 1546년(명종 1)에 완공되었다.그후 임진왜란때 불타 1608년(광해군 즉위년)에 증건되어 오늘에 이르른다.이들은 선조에게 제사지내는격식과 장엄함을 건축공간에 잘 표현한 조선조의 뛰어난 건축물이다. 이들 세곳은 국보와 보물의 창고로 여겨질 만큼 많은 중요한 문화재를 간직하고 있다.이와같이 우리나라에는 선사시대부터 통일신라시대와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화유산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등록된 것이 아직까지 없었다.이미 등록된 중국의 14건과 일본의 5건에 비하면 우리 역대 정부의 문화정책이 빈곤했던 것도 사실이다.이들 외에도 앞으로 세계의 문화유산으로 등록될 부분이 많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 「소비자 전국대회」 주제강연 요약

    4일 하오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95소비자전국대회」에서 발표된 주제강연 「정경유착과 부정부패근절을 위한 경제개혁」「사회부패구조와 소비자의 역할」의 내용을 요약한다. ◎부정부패 근절을 위한 경제 개혁/“관치·재벌경제 벗어나야 정경유착 소멸”/공정한 시장경제 확립… 인허규제 대폭 철폐를/이근식 서울시립대 교수 노태우 전대통령의 비자금사건은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현상인 권력형부패의 한 사례이다.이번 사건은 잘못된 경제구조를 제도적으로 개혁하여 과거의 잔재를 청산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권력형부패가 발생하는 까닭은 정경유착이 매우 용이한 관치경제(중앙집중관리경제)와 재벌지배경제라는 우리경제의 특성때문이다.조세·금융·인허가 등 경제의 모든 면에서 정부가 막강한 권한을 갖는 관치경제아래서는 기업이 특혜를 받은 대가로 권력자에게 「검은 돈」을 헌납하는 정경유착현상이 필연적으로 발생한다.더욱이 재벌중심경제가 고착되면서 정경유착 행태는 손쉬운 일이 되어버렸다.따라서 이같은 관치경제와 재벌중심 체제에서 탈피하는 것이 우리경제가 당면한 가장 주요한 시대적 과제이다. 첫째,우리경제는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로 나아가야 한다.시장경제 체제에서만 민간경제의 자율성과 창의성이 발휘될 수 있다.둘째,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는 재벌경제의 폐단을 없애야 한다.개인이나 그 가족이 기업을 소유하고 직접 경영함으로써 독과점·문어발식 경영의 폐해가 만연해 있다.국민경제에 대한 의사결정권이 소수의 재벌총수에게 집중되면서 그들의 영향력이 엄청나게 커져 정경유착과 같은 대표적인 폐해가 발생한 것이다.셋째,국민들의 자발성을 확보하려면 공정하고 효율적인 분배정의가 실현돼야 한다.분배정의의 원칙 가운데서도 생산에 기여한 정도에 비례하여 몫을 나눠주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우리사회에 만연된 불만과 갈등·윤리의 조락은 직접 생산에 기여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더 많은 이익이 분배되는 불공정한 분배제도때문이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정부통제와 재벌의 경제지배 종식,자유로운 시장경제질서 확립,분배정의 실현을 위한 제도개혁중 중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한국은행 독립과 물가안정=시장경제를 발전시키려면 물가 안정이 기본 전제조건이며 통화량의 안정은 물가안정을 위한 필요조건이다.통화팽창을 막기 위해 한국은행을 행정부로부터 독립시켜야 한다.한국은행의 발권력을 이용한 현행 정책금융은 폐지돼야 한다.▲규제의 철폐=경제행정규제완화위원회와 행정쇄신위원회는 94년10월 말 현재 2천7백여건에 달하는 각종 규제를 완화시키는 등 괄목할만한 실적을 올렸으나 아직도 상당부분 남아있다.특히 독과점을 조장하는 인허가 규제는 대폭 철폐돼야하며 민간이 주도적으로 참여해야 한다.▲세제개혁=생산활동을 장려하고 토지투기와 같은 비생산적인 활동을 억제해야 한다.세목을 줄이고 비과세 감면조항을 대폭 축소해야 한다.또한 납세자에게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되어 있는 세무행정제도를 개선해야 한다.부당한 세금부과를 막을 수 있도록 사전구제제도를 만들어야 한다.▲이밖에 재벌이익을 대변하는 전경련은 해체시키고 우리나라의 전체 기업을 대표하는 상공회의소가 우리나라 기업의 대표기관이 돼야하며 재벌의 언론·금융 소유를 막아야 한다. ◎사회부패구조와 소비자의 역할/“비자금 관행이 부실공사·불량상품 양산”/정치권이 뇌물 준 기업 비호… 소비자 보호엔 소홀/송보경 시민의 모임 회장 부정·부패가 소비자에게 주는 영향은 막대하다.막대하다는 의미는 소비자에게 주는 피해정도,시기와 대상 내용이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까지도 개인 뿐만 아니라 집단에게 물질적인 것뿐만 아니라 심리적 정신적으로까지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 사건을 관찰하면 이와같은 피해는 명백해진다.이 사건을 다루는 과정에서 우리가 주목하여야 하는 점은 비자금이 「관행」이라는 사실이다.우리는 이 사건을 문제라고 보는 것은 비자금의 규모가 아니라 이 비자금에 의하여 공정해야 할 게임의 규칙이 깨졌다는데 있다.그리고 규모의 크기때문이 아니라 게임의 규칙이 파괴로 인해서 소비자의 피해의 골이 넓고 깊다는데 있다.이 비자금은 크고 작은 기업들이 매개가 되어서 소비자의 돈이 정치권에 유입하였다. 이 비자금이 관행이라면 이것은 음성적인 관행으로서 소비자의 기본권을 무시하고 합리적인 소비자의 선택을 방해하면서 부실공사·환경파괴·부당한 가격·부정불량 상품의 양산을 가져왔다. 비자금이 관행된 사회에서는 돈을 제공한 기업에게 정치권은 소비자의 안전의 권리도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할 권리도 무참히 무시된다. 소비자로서 제일 중요한 것은 안전이다.부패,그것도 대통령의 부패가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기업의 돈을 받은 대통령이 소비자의 안전보다는 기업의 이득을 위하여 소비자의 안전에 관한 정책을 소홀히 하였기 때문에 문제이다.그것을 소비자들은 철저하게 경험하였다. 성수대교 붕괴가 대표적인 예이다.160억원의 뇌물을 대통령에게 준 동아 건설이 성수대교를 건설하였음을 우리는 잘 안다.두산의 낙동강 페놀 사건 등 크고 작은 소비자의 안전을 위반하는 사건이 그것이다. 현대기술을 따라가지 못하는 「한국 식품공전」기준이 또다른 예이다.최근 안전성파동이 있는 우유의 항생제 검출 기준이 이 현상을 잘 나타내준다.소비자의 권리중에서 가장 중요한 권리는 생명과 관련이 되기때문에 안전의 권리이다.역설적으로 전직 대통령의 비리를 목격하면서 소비자 보호 정책의 부재가 쉽게 이해가 간다.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대통령이 어떻게 소비자 보호를 생각할 수 있겠는가.아이러니컬하게도 현재 비자금사건에 관련되어 있는 금진호의원은 「소비자보호원」의 초대 원장이었다.소비자에게 아주 많은 시사점을 던져주는 사건이다.중요한 것은 현재의 소비자 보호 정책이다.그렇다면 현 정부는 소비자 보호 정책을 통해서 보면 소비자 보호의도가 있는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기초적인 전제가 성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규제완화쪽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다.이것은 정부의 무능이거나 아니면 기업편이다.규제완화와 민영화는 세계적인 추세이다.이를 피할 수 없다.그러나 이것은 첫째 소비자에게 충분하게 정보가 공개되어야 하며 둘째 그들이 공개하는 정보가 정확한지를 평가할 수 있는 모니터링 제도가 확립되어야 한다.이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 학원폭력 근절의 틀 짜자(사설)

    학원폭력에 대한 범정부차원 대책들이 마련되고 있다.어느때보다 강력하고 실천적인 방안들이다.각급 학교에 폭력피해신고센터 설치,학교담당 경찰제와 검사제,교내 불량서클 해체,상습폭행학생의 사회봉사명령제등은 그동안 없었던 대응책들이다. 학교폭력이 심각한 사태에 이르고 있음을 알고 지낸지는 오래다.학교주변 폭력배나 유해업소 특별단속도 안했던 것이 아니다.문제는 한때 전시적 단속에 그치고 근본적 대책은 사실상 세우지 않고 있었다는데 있다.따라서 대통령이 주도한 이 계기는 무엇보다 체계적 근절책의 기본 틀을 짜는데 쓰여져야 할 것이다. 교육부는 초·중·고생 7.2%,61만9천명이 피해를 입었다는 자료를 내놓았다.하지만 실제는 그 몇배에 달한다.1990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5천6백여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던 결과에서도 이미 피해를 당한 비율이 중학생 남56.8%,여17%,고등학생 남50.1%,여10.5%였다. 폭력피해를 입고 이를 알리는 비율에도 문제가 있었다.친구에게 말한 사람은 58.7%가 되지만 선생에게는 5.6%,경찰에 신고한 경우는 2.8%에 불과했고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는 학생이 20%나 됐다.그 이유는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어서,보복을 당할 것같아서,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몰라서 등이었다. 이 현실로 보아 담당경찰제나 피해신고센터운영등의 제도가 실질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좀 더 구체적인 행동장치들이 보완돼야 한다.미국의 경우는 「경찰과 청소년의 대화」프로그램을 운영한다.경찰과 지역청소년들이 시외의 장소에서 1박2일로 정서적 교류까지 하는 대단히 정교한 프로그램이다. 학원폭력근절은 표면에 나타난 현상을 억제하는 것으로는 부분적 해결밖에 되지 않는다.숨겨지는 비행을 더 잘 파악해야 하고 이 내면에서 해소책을 찾아야 개선이 가능하다.지식만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책임을 지는 학교가 돼야 한다는 것이 오늘의 교육지표임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할 것이다.
  • 상습폭행 학생 「사회봉사」 명령/정부 대책회의

    ◎폭력서클 2월까지 모두 해체/학교마다 피해신고소 설치/검·경찰에 「학교담당제」 도입 정부는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학교폭력을 뿌리뽑기 위해 검찰과 경찰에 학교담당제를 도입,해당학교의 폭력근절을 책임지게 할 방침이다.또 상습적인 폭력학생에 대한 사회봉사 명령제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 정부는 1일 이홍구 국무총리 주재로 내무·법무·교육·문화체육·보건복지·정보통신부,공보처 장관과 경찰청장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학교폭력근절을 위해 내년 1월 말까지를 「학교주변불량배 특별단속기간」,2월말까지를 「학교폭력근절 집중지도기간」으로 정해 강력히 지도해 나가기로 했다. 이에 따라 교육부에 학교폭력 추방대책본부,각 시·도 교육청에 학교폭력 추방대책반,각급학교에 학교폭력 추방위원회를 구성,단계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교육청과 각급학교에 폭력피해신고센터를 설치,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학교담당경찰제와 학교담당 지도검사제를 도입,학생들의 교외활동을 지도하는 한편 학교주변폭력배와 유해업소를 철저히 단속하며 교내불량서클을 해체시키기로 했다. 또 학교주변에 사복경찰관을 배치하고 취약지역에 방범초소를 늘리는 등 폭력예방에도 힘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밖에 청소년들의 폭력유발요인인 폭력·음란 불법출판물 및 비디오물 유통에 대한 단속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담뱃갑과 술병에 청소년 흡연 및 음주 규제를 위한 경고문구를 넣기로 했다. 정부는 그러나 학원폭력문제의 해결을 위해서는 강력한 단속에 앞서 교육과 선도가 더욱 중요하다는 판단 아래 학력부진 학생이나 결손가정 학생이 학교생활에 안정감·자신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등 장기적인 대책을 함께 마련키로 했다.
  • 학생폭력서클 1천39개 설친다/교육부 조사

    ◎피해학생 62만… 뺏긴돈 16억 넘어/“내년 학교폭력근절 최우선 과제로” 학교 주변의 폭력사태가 심각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학생폭력서클이 1천39개나 만들어졌고 이중 6백36개는 아직도 해체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들 폭력서클로부터 금품과 옷가지등을 빼앗기거나 폭행당한 초·중·고교생만도 62만명에 육박해 근본적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이같은 사실은 30일 교육부가 전국 1만2백85개 초·중·고교 8백54만5천명을 대상으로 학생폭력서클및 피해상황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통해 밝혀졌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일진회」등 폭력서클은 중학교 2백88개,고교 4백48개,남녀혼성서클 3백3개등 모두 1천39개이며 피해학생은 61만9천5백40명으로 전체 학생의 7.2%에 달했다. 피해학생중 금품을 빼앗긴 학생은 42만2천7백58명으로 총 53만4백27건에 피해액은 16억6천9백여만원에 이르고 폭행을 당한 학생은 19만6천7백82명에 22만1백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피해학생수보다 건수가 많은 것은 한 학생이 두번이상폭행이나 금품을 갈취당한 때문이며 폭행을 당한 학생중 대부분이 금품도 동시에 빼앗긴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폭력서클중 4백3개는 해체됐다고 하나 상당수가 서클 이름을 바꾸고 음성화되는 등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와 함께 금년 8월말까지 각급 학교에서 폭행·절도·가출·약물 오남용등 비행을 저지른 학생은 총 2만1천5백68명으로 연말까지는 지난해(2만5천1백19건)를 웃돌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부는 이에 따라 이날 전국 15개 시도교육감회의와 생활지도장학관회의를 소집,학교폭력 근절을 내년도 생활지도의 최우선과제로 정하고 학생폭력서클의 완전 해체등 학생지도및 단속을 대폭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회의에서는 특히 「학생폭력 예방및 근절대책」이 시달됐는데 교육부에 구성되는 학교폭력 추방대책본부의 본부장을 교육정책실장에서 차관으로 격상하고 각 시도교육청별 대책본부장도 부교육감으로 격상,지도체제를 더욱 강화하는 것등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또한 시도교육청이 각 지방검찰청과 협의해 검사 1명이4∼6개 학교를 전담,청소년범죄 예방및 선도활동을 총괄지휘토록 하는 「학교지도 담당검사제」를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전 교원이 참여하는 생활지도체제를 구축,학급 담임은 휴식시간 학급지도를 강화하고 비담임은 순회조를 편성해 교내를 순시토록 했다.
  • 재벌총수 사법처리 “차별화” 전망

    ◎노씨 비리 수사… 「처벌수위」 관심/정회장 구속 맞춰 일부는 “엄벌”/「노씨 대질신문」 2∼3명에 주목 한보그룹 정태수 총회장의 전격구속으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사건 수사 막바지 단계에서 재벌총수들에 대한 사법처리 수위가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됐다. 향후 재벌총수들에 대한 사법처리에는 그동안 검찰주변에서 나돌던 예상보다 더욱 엄격한 잣대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검찰이 지난 27일 뇌물공여혐의로 정총회장을 불구속 기소할때만 해도 공소시효가 남아있는 24개 재벌총수 모두가 불구속 기소될 것으로 전망됐다.죄질면에서 「구속1호」로 지목됐던 정총회장이 불구속 됐으니 나머지 총수들도 형평성 차원에서 최소한 비슷한 강도로 처벌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일부 기업들은 최악의 상황을 불구속 기소로 보고 앞으로 남은 재판과정에서 「회장님」이 법정에 출두하는 사태만을 걱정했을 정도다. 그러나 정총회장의 경우를 가늠자로 삼고 볼때 나머지 재벌총수들에 대한 사법처리가 구속·불구속·약식기소 등으로 차별성을 띨 것임이 거의 확실해졌다.그동안 소문으로만 나돌던 「최소 3∼4명 구속」설도 새삼 부각되고 있다. 검찰일각에서는 이와관련,지난 29일 대검 특별조사실에서 정총회장과 함께 2시간 남짓 노씨와 대질신문한 2∼3명의 재벌총수들에 주목하고 있다.노씨와 대질신문을 할 정도라면 뇌물액수를 추가로 확인했거나 또다른 범죄혐의를 잡았을 가능성이 크므로 향후의 사법처리 강도도 다른 기업인보다 높을 것이라는 지적이다.그러나 검찰은 이들이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하고 있다. 노씨의 구속영장에 뇌물공여 혐의사실이 기재된 대우그룹 김우중회장과 동아그룹 최원석회장의 사법처리 수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특히 대우 김회장은 뇌물공여(총2백40억원,공소시효내 1백50억원) 혐의에다 정총회장의 경우처럼 노씨의 비자금 3백억원을 변칙실명전환,업무방해 혐의가 추가돼 발을 빼기가 더욱 어렵다는 것이다. 동아 최회장은 재계순위(14위)와는 「걸맞지 않게」 뇌물액이 1백60억원(6위,공소시효내 1백10억원)으로 역시 다른 총수들에 비해 강도높은 사법처리가 따르지않을까 관측되고 있다.검찰은 지난 27일 이들 두회장을 극비리에 재소환,지난 1차소환조사때 확인된 뇌물액외에 노씨에게 추가로 건넨 뇌물을 일부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위기의 한보 어떻게되나/3남 정보근 부회장이 경영대행/자금난 겹쳐 난제첩첩… 공중분해까진 안갈듯/계열사 통폐합 등 군살빼기로 난국탈출 전망 정태수 총회장의 전격 구속으로 한보그룹이 91년 수서택지 특혜분양사건이후 최대의 위기를 맞았다. 한보는 정총회장의 구속소식이 알려지자마자 30일 새벽 3남인 정보근부회장 (32)주재로 26개 계열사 사장단회의를 열고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갔다.일단 정총회장의 3남인 정보근 부회장(32) 대행체제로 총회장 구속에 따른 경영공백을 메운다는 입장이다.따라서 정부회장을 포함한 4명의 아들들이 전면에 나서 위기의 한보를 이끌어 가게 됐다. 경영권 승계가 굳어지는 계기가 될 것같다.그러나 앞날은 순탄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물론 과거 권위주의 정권아래서의 국제그룹 해체사건처럼 그룹의 공중분해라는극한 상황은 오지 않겠지만 심각한 자금압박등으로 상당한 경영난에 직면할 전망이다. 위기타개의 총대를 맨 정부회장은 수서특혜 분양사건으로 정태수 회장이 구속될 당시부터 외관상으로는 그룹경영을 대행해왔다.그러나 지금까지도 주요 사안을 모두 부친에게 보고,결재를 받는 등 독자적인 의사결정권을 행사하지는 못한 것으로 알려져 정총회장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관측도 나온다.2세경영인들이 위기를 어떻게 넘겨 나갈지가 관심거리다.정총회장의 아들로는 정부회장외에 한보관광과 승보목재사장인 장남 종근씨(41),상아제약 부회장인 차남 원근씨(33),그룹비서실장인 4남 한근씨(29)등이 있으나 아직 정총회장의 그늘을 벗어나지는 못했다는 주위의 평이다. 그러나 이들은 그룹의 사활인 걸린 중대한 핵심사업들의 문제를 직접 헤쳐나가야할 입장이다.지나치게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심각한 자금난마저 겹쳐 그 해법은 간단치가 않다. 정회장이 복귀한뒤 벌여놓은 4조3천억원 규모의 충남 당진군 고대리 철강단지 조성사업의 추진이 최대의걸림돌이다.지난 6월 1조8천억원을 쏟아부어 1단계공사를 마무리지었지만 2단계공사까지 마무리짓기 위해 소요되는 차입금규모는 3조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연리 10%로 가정해도 2000년까지 이자만 연간 3천억원에 원금까지 포함하면 5천억∼6천억원을 매년 부담해야 한다. 따라서 2세 경영체제의 한보는 최근 26개 계열사를 14개로 통·폐합키로 한데 이어 다시 군살빼기 등을 통해 탈출구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 정치권,「5개 쟁점」 법리논쟁 치열

    ◎5·18특별법 국회통과까지 진통클듯/특검제­야 “꼭 필요” 여 “부작용 우려” 반대/피해 배상­처벌범위도 시각차 드러내 민자당이 27일 「5·18특별법」 기초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법안 마련작업을 본격화함에 따라 관련자 기소를 위한 정치권과 법조계의 움직임이 빨라질 전망이다. 그러나 각론을 둘러싸고 민자당의 구상과 이미 국회에 제출돼 있는 새정치국민회의,민주당의 관련법안이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다 법조계·학계의 의견,전두환·노태우씨측의 위헌주장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국회통과까지는 법리논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특별법의 위헌성 여부=특별법 자체가 특정사안에 대한 처벌을 전제로 하는 만큼 헌법상 소급입법금지원칙에 위배된다는 주장이 전·노씨측에 의해 제기되고 있다.학계 일부에서는 특별법이 위헌은 아니지만 헌법재판소가 검찰의 불기소처분등을 파기하면 그에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민자당은 공소시효등에 관한 해석을 입법으로 확인하는데 그치므로 소급입법이 아니라는 논리다.야당도 같은 견해다. ▲공소시효규정=12·12 하극상에 따른 군사반란죄와 5·17비상계엄확대에 따른 내란죄,5·18광주학살에 따른 내란목적 살인죄등을 언제까지 기소할 수 있느냐 하는 것으로 특별법의 핵심이다.이는 다시 공소시효의 기산점에 대한 해석과 전·노씨 재임기간의 시효중단여부로 나뉜다. 시효의 기산점은 해당범죄행위가 종료된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검찰은 지금까지 최규하 전대통령이 하야한 80년8월16일설을 취해 왔고 이에 따라 공소시효 15년인 신군부의 내란죄등은 95년8월16일로 기소기간이 끝났다는 해석이었다. 그러나 민자당은 계엄군이 철수한 81년1월24일,전씨가 대통령에 취임한 81년3월3일,국보위와 입법회의가 해체된 81년4월10일등을 실질적인 내란행위 종료시점으로 보아 적어도 96년1∼4월까지는 기소가 가능하다는 시각에서 특별법 기초작업을 벌이고 있다.재야법조계와 야당측의 주장을 전향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시효중단론=전·노씨가 집권하고 있는 동안은 그 기초가 된 내란행위에 대한 기소가 사실상 불가능했다는 사실을 특별법 전문 또는 본문조항에 삽입,시효만료를 7년 또는 12년 연장할 수 있다는 국민회의 주장이다. 이렇게 하면 적어도 2002년까지 기소가 가능하다.민주당에서는 캐나다처럼 「헌정파괴사범등에 대한 시효배제원칙」등을 규정,5·18 주역들에 대한 기소가 언제까지나 가능하게 하자는 주장도 있다. ▲피해자 배상및 명예회복조치=5·18의 와중에서 부상·연행·처벌을 받은 사람이나 재산상 불이익을 당한 사람의 원상회복에 대해 민자당은 이미 부상자및 유족보상,사면·복권등 조치를 취했고 기업·언론통폐합등에 대해서는 개별소송에 의해 해결할 문제라는 태도다.삼청교육대문제도 국회에 진상규명및 관련자처벌,피해자배상등을 요구하는 당사자들의 입법청원이 제출돼 있으나 민자당은 이같은 입법을 수용하면 당시의 모든 입법·행정조치들을 무효로 하는 혼란이 야기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그래서 신군부 처벌로 피해자들의 명예를 회복하고 필요한 행정조치들을 강구하는 선에서 해결책을 모색중이다.그러나 5·18단체및 국민회의는 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심의위원회 설치등 구체적 절차를 5·18특별법 또는 별도 입법으로 규정,완전한 원상회복을 해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수사주체=국민회의와 민주당은 불기소결정을 내렸던 검찰에 다시 수사및 기소를 맡겨서는 철저한 재수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특별검사제를 요구하고 있다.자민련도 뒤늦게 이에 가세했다.그러나 민자당은 기소독점주의를 취하고 있는 우리 법체계와 특검제도입에 따른 검찰의 신뢰추락등 부작용을 들어 반대하고 있다. ▲처벌범위및 형량=민자당은 범죄및 형의 종류,즉 처벌대상및 처벌내용을 특별법으로 규정하기 보다는 당시의 형법에 맡기고 특별법에서는 기소절차를 규정하는데 그치는 것이 죄형법정주의상 바람직하다는 주장이다. 반면 국민회의등은 5·18학살 관련자 전원을 처벌대상으로 하고 이같은 원칙을 특별법에 선언적으로라도 명시함으로써 처벌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맞서 있다.
  • 민자 「5·18특별법」 제정 착수/처벌대상 헌정문한 국한

    ◎공소시효 등 기소절차 규정/검찰의 재수사·기소권 인정 민자당은 27일 「5·18특별법」기초위원회(위원장 현경대)첫 회의를 열고 12·12 및 5·18관련자 처벌을 위한 절차를 마련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기초위는 이날 회의에서 특별법의 적용대상을 헌정파괴 및 반인륜적 범죄 일반이 아니라 「12·12 및 5·17,5·18 등으로 헌정을 문란시킨 사범들」에 국한시키기로 했다. 기초위는 또 특별법에 따른 처벌대상이나 형량을 따로 규정하지 않고 행위 당시의 관련법(형법)에 맡기되 공소시효와 수사절차등 기소에 필요한 절차만을 특별법으로 규정키로 했다. 공소시효와 관련,기초위는 내란죄의 시효기산점을 계엄군이 철수한 81년1월24일,전두환씨의 대통령취임일인 81년3월3일,국보위 입법회의 해체시점인 81년4월10일 가운데 하나로 한다는 데 의견을 모으고 전씨의 재임기간인 7년동안은 시효가 중단된 것으로 규정하는 방안도 긍정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전두환·노태우씨의 재임기간중 행해진 각종 입법·행정조치에대한 무효화나 5·17및 5·18 등의 피해자들에 대한 별도의 배상및 원상회복절차는 특별법의 논의대상에서 배제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별검사제 도입에 대해서는 별도의 수사주체를 인정하지 않고 「정부는 적법절차에 따라 수사와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한다」는 원칙만을 규정,검찰의 재수사및 기소권을 인정한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위원회는 다음 주초에 당안을 마련,당무회의 의결을 거쳐 국회에 제출한 뒤 다음 달초까지 국회를 통과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 사회주의 3국 영수회담 열리나

    ◎베트남·쿠바 지도자 26·29일 북경 도착/공식적으론 “우호 다짐” 개별접촉만 예정/체류일정 길어 3자 대좌여부 “초미의 관심” 도 무오이와 피델 카스트로.몇 남지않은 사회주의 국가의 대표격인 두 지도자가 이번주 비슷한 시기에 북경을 방문,강택민중국국가주석과 회동한다.이미 26일 베트남 공산당 도 무오이 서기장이 북경에 도착한데 이어 오는 29일 카스트로 쿠바 국가평의회의장의 중국방문을 앞두고 있다. 중국외교부는 이들의 방문이 각각 중국과의 우호협력관계를 증진하기 위해 강주석의 초청으로 이루어진 양국사이의 공식방문이며 「사회주의권 영수회담」은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방문에서 도 무오이서기장이 6박7일동안,카스트로는 무려 10일동안 중국에 머무는등 국가최고지도자 방문으로는 일정이 유달리 긴 것도 이례적이다.또 4일간의 체류일정이 겹치는등 이들의 체류기간동안 무엇이 논의될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 강택민­카스트로­도 무오이 사이의 3자정상회담여부에 대해선 공식 확인된바 없다.중국외교부는 강주석이 도 무오이서기장,카스트로의장등과 각각 양자간의 정상회담을 갖게 될 것이라고만 밝혔다.그러나 북경외교가에선 비공식접촉을 포함한 공식회담의 가능성도 없지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 무오이서기장의 방문은 지난해11월 강주석의 하노이공식방문에 대한 답방형식을 띠고 있다.두나라는 현재 경제건설이라는 제일의 국가목표달성을 위해 상호 긴장완화 및 관계개선을 바라고 있다. 한편 카스트로의장의 행보는 미국의 경제봉쇄정책속에 나름대로의 개혁개방을 시도하는 쿠바의 진로를 전망할 수 있다는 점에 무게가 실린다.특히 30여년동안 친소련적으로 중국과는 소원했던 쿠바가 소련 해체후 어떤식으로 유일한 「사회주의 대국」중국과 관계를 정립하고 이어 성공적인 중국의 사회주의시장경제를 어느정도 배워갈지가 주목되고 있다.
  • 떠돌이 러 항모 민스크호 고성해안 임시 정박

    ◎고성군,내년 1월3일까지 허가… 「해체허용」 긍정 검토 주민의 반대에 부딪쳐 마땅한 해체장소를 찾지 못하고 바다를 떠돌던 러시아의 퇴역항공모함 민스크호가 경남 고성군 해안에 임시정박했다(본보 11월6일자 23면 보도). 고성군은 27일 고철로 팔기 위해 민스크호를 수입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영유통(대표 조하영)이 민스크호의 임시정박을 위해 신청한 고성군 하이면 덕명리 해안 1만9천6백30㎡의 공유수면 점·사용을 허가했다.기간은 오는 96년1월3일까지로 점용료는 32만9천3백40원이다. 군은 지난 25일 이갑영 군수가 덕명리 주민을 찾아가 국익 차원에서 민스크호 정박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당부해 동의를 받았다.영유통은 주민의 여론을 수렴해 해체장소도 물색하기로 했다. 군은 『해체기간이 거의 1년에 비용이 1백여억원에 이르는 큰 사업으로 작업인원이 매일 4백여명에 이른다』며 『경제활성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군수는 『전문가의 철저한 분석을 거쳐 오염가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면 주민의 동의를 받아 해체작업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영유통은 『세계적 해군력을 지닌 일본도 과거 영국의 폐항공모함을 해체하며 항모의 건조기술을 익혔듯 민스크호 해체사업은 단순한 영리 차원에서 생각해서는 안된다』며 『끝내 국내에서 해체장소를 찾지 못하면 중국이나 베트남 등 해외에서 해체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 좌초 유조선 인양/「씨프린스」 1백27일만에/비 예인뒤 해체

    【여천=남기창 기자】 지난 7월 전남 여천군 남면 소리도 앞바다에 좌초돼 1천억원대의 해양오염 피해를 냈던 유조선 씨프린스호가 사고발생 1백27일만인 26일 부양됐다. 사고 해역에서 4.5㎞ 떨어진 바다까지 예인된 사고 선박은 구난 전문회사 기술진의 수중 정밀조사 등을 거친뒤 28일 필리핀 수비크만으로 예인된 뒤 해체된다.
  • 카자흐,북에 무기수출 추진/대공포 등 구소제 대량으로

    ◎카시모프 국방 밝혀 【알마아타 AFP 연합】 카자흐공화국은 엄청난 물량의 옛소련 재래무기를 북한과 중동국가들을 비롯한 세계 각국에 수출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알리벡 카시모프 카자흐 국방장관은 『대공포를 해체하는 데는 40달러가 들지만 수출할 경우 70달러를 받을수 있다』며 옛소련이 남긴 재래무기를 계속 수출할 뜻을 밝혔다. 카자흐는 수주전 대공포 24기를 북한에 팔기로 하고 열차로 운송하던 중 러시아의 북한 접경도시 하산에서 러시아 국경수비대에 의해 통과에 필요한 문서를 제대로 갖추지 못해 정지당했으나 문건이 완비되는 대로 인도될 것이라고 러시아 소식통들이 전했다. 카자흐는 또 아케잔 카제겔딘 총리가 이달초 아랍에미리트연합의 육군참모총장의 예방을 받은 자리에서 무기 수출의사를 강력히 시사하는 등 적극적인 수출노력을 펼치고 있다.
  • 「분쟁」 평화해결 선례가 큰 성과/보스니아협정 가조인의 의미

    ◎미 강력 개입… 분담막고 2개 실체인정/난제 수두룩… 완전 평화정착까진 먼길 2차대전 이후 최악의 유혈분쟁으로 「패자만이 있는 전쟁」으로 불려오던 보스니아내전 종식을 위한 평화협상의 극적인 타결은 4년여 동안 전쟁의 참화에서 고통을 겪어 온 보스니아인들뿐 아니라 그동안 중재에 나섰던 모든 국가들에도 가장 훌륭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미국 오하이오주 데이턴에서 내전 당사자인 보스니아·세르비아·크로아티아 3국의 대통령들에 의해 가조인된 보스니아평화협정은 오는 12월 중순 파리에서 공식 조인될 예정으로 있어 큰 돌발변수가 생기지 않는한 보스니아 사태의 평화적 해결 가닥이 잡힌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협정은 유고연방의 해체라는 냉전 유산에서 비롯된 분쟁에 대한 평화적 해결 선례로 미국의 강력한 중재로 이뤄졌기 때문에 탈냉전 이후 신국제정치질서를 위한 미국의 새로운 역할에 대한 관심을 높여주고 있다. 평화협정의 주된 내용은 ▲국제적 승인에 따른 현국경선내 단일국가로의 보스니아 유지 ▲보스니아(연방)국가의 회교­크로아티아연방과 세르비아계공화국 2개의 정치적 실체로 구성 ▲사라예보의 통합수도화 ▲내년중 선거를 통한 대통령 선출및 의회 구성 ▲난민들의 고향 귀환 허용 ▲국제민간경찰의 보스니아인의 인권문제 감독 ▲나토의 지휘를 받는 6만명의 평화유지군 배치등으로 돼 있다. 평화협정은 느슨한 연방정부체제이긴 하나 보스니아의 분단을 막고 하나의 국가체제에 합의했다는 점이 큰 성과로 평가되고 있으며 또한 다자간 집단토의를 통한 합의도출이라는 새로운 평화회담의 패턴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중앙정부의 권위가 약하고 국가 구성체인 보스니아 회교도와 세르비아계의 적대감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어떻게 보스니아라는 국가가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더욱이 평화협정이 곧 보스니아문제의 해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과거에도 92년과 93년 두차례의 평화협정이 체결됐었으나 수일후에 깨진 선례가 있다.이 때문에 세번째 평화협정이 가조인됐지만 성급한 낙관을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다만한가지 이번 협정이 다른 것은 과거 소극적 입장을 취하고 있던 미국이 적극적으로 개입을 하고 있다는 점이며 이 때문에 희망적이라는 주장이다.보스니아에 배치될 평화유지군 6만명중 3분의1인 2만명을 미군으로 충당케 돼 있어 사실상 미국이 앞으로 보스니아평화를 직접 책임지게 됐기 때문이다. 미군파병을 위해 의회승인이라는 또하나의 고비가 놓여 있기는 하지만 결국 이번 협정은 클린턴대통령에게 팔레스타인자치협정에 이어 또하나의 외교적 승리를 안겨준 셈이 됐다.내년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세계의 평화를 주도해가는 「강력한 미국」의 이미지를 대내외에 심어준 대통령으로서의 입지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 타계한 카피차 구소 외무차관과 한반도/김학준 단국대 이사장

    옛 소련의 외무부 제1차관이던 미하일 카피차 박사가 지난 18일 지병 때문에 향년 74세로 별세했다는 부음이 모스크바로부터 보도됐다.짧막한 기사여서 지나치기 쉬운데,옛 소련 외무부에서 1급 아시아전문가로 정평있던 그는 한반도와 인연이 깊다. 모스크바의 마리아토레즈 외국어교육대학에서 중국어를 전공한 카피차는 졸업과 동시에 20대초반의 젊은이로 옛 소련 외무부에 들어갔다.때는 19 43년으로,소련이 스탈린그라드 전투를 통해 나치독일에 큰 타격을 입힘으로써 승기를 잡기 시작했던 무렵이었다.카피차는 곧 모스크바의 동방학연구소로 파견됐고 여기서 러시아와 중국의 외교관계를 연구해 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야심만만한 그에게 곧 출세 길의 실마리가 잡혔다.49년 12월 하순부터 50년 2월 중순까지 모스크바에 머물며 중소우호동맹조약의 체결을 교섭하던 중국공산당 주석 모택동에게 소련공산당 서기장 스탈린이 마침내 정상회담의 기회를 베풀었는데,이 때 스탈린의 중국어 통역으로 『중국어를 중국 사람처럼 잘 한다』는 칭찬을 받던 카피차가 뽑힌 것이다.이 정상회담의 결과 50년 2월15일 중소우호동맹조약은 맺어졌다. 스탈린과 모택동 사이의 첫번째 회담이었던 이 중소정상회담은 두 나라의 관계에서는 물론 국제 공산주의 운동사에서,그리고 세계 외교사에서 매우 중요한 뜻을 지녔다.많은 전문가들은 이 회담에서 50년 6월25일에 개시된 북한의 전면 남침 공격의 계획이 논의됐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러나 카피차의 회고는 뜻밖이었다.소련이 해체된 뒤 소련의 비밀들이 마구 공개되던 시점에서도 그는 그 회담에서 그러한 계획은 전혀 논의되지 않았다고 강력히 반박했던 것이다. 지난해 6·25 남침전쟁과 관련해 옛 소련의 비밀문서들 가운데 일부가 공개됐다.그러나 스탈린과 모택동 사이의 중소 정상회담부분은 전혀 공개되지 않았다.이 부분이 앞으로 공개될 때 카피차의 반론의 진실성 여부는 가려질 것이다. 어떻든 이때 스탈린에게 잘 보였던 카피차는 소련 외무부안에서 승진을 거듭해 동아시아국장으로 올랐고 파키스탄 주재 대사라는 중책도 맡았다.그러나 파키스탄 대사때 현지출신 여비서와 대사 집무실에서 정사를 벌이다가 그녀의 남편에게 철제 걸상으로 이마를 찍혔다.비명 소리에 뛰어든 대사관원들의 보호로 죽을 고비는 넘겼으나 그 큰 상처는 평생토록 그의 이마에 남아 있었다.이러한 추문에도 불구하고 그는 아시아전역을 담당하는 제1차관으로 승진했다. 카피차는 자연히 북한도 다루게 됐다.특히 84년 5월에 김일성이 모스크바를 방문하고 그때 소련공산당 서기장이던 체르넨코와 회담했을 때,실무적으로 깊이 관여했다.이어 84년 11월에는 카피차 스스로 북한을 방문해 소련과 북한 사이의 국경분쟁을 매듭지었다. 이때 카피차를 직접 상대했던 북한의 교섭창구가 김정일이었다.카피차는 이 사실을 무척 자랑스럽게 여겨,국제학술 회의에서 『북한의 김정일이 북한 땅에서 처음으로 만나준 외국인이 바로 나였다』고 회고하곤 했다.『나하고 김정일 둘이 두만강과 백두산에 가서 여기는 소련 땅이고 여기는 조선 땅이라고 줄을 그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84년이면 김정일이 만 42세때다.카피차는 『김정일이 키에 비해 살이너무 쩠고 심장병과 당뇨병을 앓는 것 같다』고 뒷날 회고해,김정일 건강이상설의 주요한 한 원천이 됐다. 88년의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정부가 소련과의 관계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던 때,카피차는 이미 외무부를 그만두고 소련 과학아카데미 산하 동방학연구소 소장으로 일하고 있었다.또 장관급의 대우를 받는 원사칭호도 지니고 있었다.그래서 정식 외교관계가 열리기 이전에 흔히 활용되는 비정부차원의 「학술외교」「문화외교」의 창구로 적격이었다.실제로 그는 몇차례에 걸쳐 소련의 학자들을 이끌고 서울의 초청에 응했으며 또 역시 몇차례에 걸쳐 소련에 한국학자들을 초청해 한소학술대회를 열기도 했다.한소수교의 막후에서 일한 공이 있다고 할까? 그를 서울과 모스크바,그리고 도쿄(동경)에서 여러차례 상대했던 필자로서 새삼 고인의 명복을 빌게 된다.
  • 뇌물공여죄 충격의 파장(노 전대통령 구속이후 대변혁 온다:2)

    ◎오너 집중경영제 개편 필연적/재벌총수 도덕성 타격… 리더십 약화/전문 경영인에 권한 분산장치 강구 30대 그룹이 뇌물공여죄로 묶인 비자금 파문은 기존의 재벌체제와 역할,영향력에 커다란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대부분의 재벌들이 단기적인 사법처리 방향에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동시에 장기적인 파급효과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는데서도 이런 가능성은 예견된다.특히 오너들의 과도한 권력행사가 결국은 정경유착을 구조적으로 가능케한 요인이고 보면,정부와 국민 모두로부터 재벌들은 현체제의 개편을 어떤 형태로든 요구받을 것이다. 재계는 일차적으로 이번 사건의 여파로 오너의 리더십이 현격히 약화될 수 밖에 없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다.수백억대의 비자금을 조성해 정권에 「상납」하고,사법처리 대상이 됨으로써 오너들은 도덕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됐다.검찰의 처리방향이 경제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최소한의 수준에 그치느냐 마느냐와 상관없이 리더십의 기초가 되는 도덕성의 훼손은 오너들의 영향력과 행동반경을 줄이도록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구체적으로,비자금 파문은 내년 임금협상의 주요한 악재로 등장하리라는 점을 업계와 정부가 공동인식하고 있다.이는 지난번 노동부장관 초청 경제5단체장 간담회에서 이미 확인된 바 있다.여기에 기존 노총보다 훨씬 원리주의적 성향을 보이며 출범한 민주노총이 이러한 악재에 편승할 가능성도 높다.근로자에게 줄 이익이 비자금이란 형태를 거쳐 정치권에 유입됐다는 논리가 가능하고 보면 임금투쟁의 격화와 그원인 제공자인 오너들의 리더십은 이런 과정을 통해 더욱 약화될 것이다. 정경유착은 정권담당세력들에게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그러나 비자금 조성이 가능하고,오너들이 무한대의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현재의 재벌구조에 또한 책임이 있다.정부가 이 사건이 터지면서 「신재벌 정책」의 입안에 착수한데서 이번 사건의 구조적 요인중의 하나가 재벌의 운영체제에 있다고 보는 정부의 시각을 읽을 수 있다. 정부는 「신재벌정책」에서 사외이사제도 같은 새로운 제도의 도입을 통해 제도적으로 현재의 과도한 오너 집중체제를견제하려 하고 있다.물론 이러한 시도는 여러가지 장애에 부닥칠 것이고 경제의 효율성이라는 측면에서 문제가 제기될 수도 있다.세계 경제사에서 유례가 없는 30년에 걸친 고도성장이 가능토록 했던 한축은 분명하게도 오너들의 강력한 추진력과 조직장악력에 있었기 때문이다.재계 관계자들은 『한국의 기업 경쟁력 상당부분은 오너 경쟁력에서 오는 것이어서 갑작스럽고 인위적인 변화추구는 부작용이 심각하다』고 전제,『대통령이 모든 권한을 독점하지 말고 장관이나 국장들에게 그 권한을 대폭 이양하는 방법으로 정경유착해결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정부 역시 급작스럽고 일도양단식의 재벌규제정책이나 오너 퇴진을 유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우리의 경제형편이 이들 오너의 경쟁력을 좀 더 필요로 하는 과도기적 상황에 있음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이다.특히 한국경제가 구조적 조정을 겪고 있고,경기하강국면에 들었다는 점때문에 정부의 의지구현에는 상당한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때문에 재벌오너들의 영향력은 점진적으로,그러나 이사건이 있기 전보다는 훨씬 빠른 속도로 강요되고,추진 될 것으로 여겨진다. 재벌그룹의 임의 침목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지금까지 한국 경제계를 대표해왔다.전경련은 재계의 공식적 정치자금 모금창구역할과 재계의 이익대변단체로 역할해왔다.이단체의 기능과 역할도 상당부분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이미 경실련등에서는 전경련의 해체를 요구하고 있고 청와대 역시 전경련의 역할에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외부에서 불어닥칠 재벌오너십 약화바람외에 내부적으로도 오너들의 위상에 대한 변화요인은 있다.한국의 내로라하는 재벌총수들은 검찰청사를 들락거리면서 상당한 체모손상을 당했다.이는 의욕감퇴를 불러 올 것이고 동시에 전문경영인들의 권한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오너들을 유도하게 될 것이다.
  • 학·검·경 공조 청소년 범죄 근절 나섰다

    ◎교육청­폭력서클 백49개 파악… 해체 추진/검찰­학교별 전담검사 지정… 선도 지휘 날로 심각성을 더하고 있는 학교폭력을 뿌리뽑고 청소년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서울지검·서울시교육청·경찰청 등 유관기관이 공동대응에 나섰다. 서울지검은 14일 서울시내 중고·교를 지역별로 묶어 담당검사를 지정해 청소년범죄예방 및 선도활동을 총괄지휘토록 하는 「지역담당검사제」를 도입,오는 20일부터 시행키로 했다. 서울지검은 이를 위해 본청 형사부 검사 54명과 서울 동·서·남·북부지청 형사부 검사 55명등 1백9명의 지역담당검사를 선정,서울시내 3백9개 중학교와 2백90개 고등학교를 배당해 검사 한명당 4∼5개씩의 학교를 전담토록 했다. 검찰은 지역담당검사와 교육청 및 교사·지역선도위원·경찰 등과 협조체제를 구축하고 정기간담회 등을 통해 학원주변 폭력동향 및 정보를 교환함으로써 학내외 폭력범죄예방과 선도활동을 강화하고 범죄발생시 능동적으로 대처해나갈 방침이다. 교육청은 이날 교·내외 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그동안 파악해온 서울시내 1백49개의 학원내 불량서클을 해체키로 하고 이에 따른 지도방안을 각급 학교에 시달했다. 이번에 실시되는 불량서클 해체지도는 ▲불량서클 실태파악 ▲해체지도 ▲비행학생 선도 ▲불량서클 재발방지 등 4단계로 나누어 추진된다. 교육청은 또 불량서클에 관련된 학생을 선도하고 선량한 학생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시교육청에 학생폭력추방대책본부를,각 지역교육청에 학생선도협의회를 설치하는 한편 각급 학교에는 교내외 폭력추방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특히 각급 학교에는 생활지도전담교사 2명,학부모 2명,자원봉사자와 선도위원 등 7∼8명으로 구성되는 상설 「선도활동반」을 1개조이상씩 조직하고 인근 2∼3개 학교가 합동으로 폭력행위단속과 예방활동을 펴도록 했다. 우범지역단속이나 교외와 연결된 불량서클의 색출등 필요한 경우 검찰과 경찰에 적극 협조를 요청토록 했다. 이밖에 비행학생에 대한 상담활동 및 보호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1교직원 1비행학생 가정연결」운동,「모범가정과 비행학생가정 결연」운동 등도 추진하고 학교폭력과 관련된 신고사항을 접수하는 즉시 처리키로 했다. ◎서울 중·고교 폭력서클 실태/중학에 1백18개… 연소화 뚜렷/성인폭력 모방 지역별로 조직화/패싸움·본드 흡입·금품갈취 일쑤 갈수록 심각해 지고 있는 학교 주변 폭력이 최근들어 연소화 경향까지 보여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서울시 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내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지난달 17∼30일 설문 및 탐문조사를 한 결과 폭력행사 및 금품갈취 등을 일삼는 불량서클은 중학교 1백18개,고등학교 31개 등 모두 1백49개에 이른다. 중학교를 중심으로 한 불량서클이 고등학교의 서클 보다 4배 가까이 많은 숫자다.강력범죄등 각종 범죄에 연루된 범죄자중 청소년의 비율이 해마다 높아지고 흉포화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검찰,경찰의 통계를 뒷받침하는 내용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청소년 불량모임은 이와함께 학교단위로 결성되던 양상을 벗어나 성인 폭력조직을 본따 지역별로 조직하는등 광역화하는 특성을 보이고 있다.서클의 조직력이나 비행의 정도가 높아져 단속도그만큼 어려울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다.기동력을 갖춘 폭주족등이 학원폭력에 가담하는 경우도 적지않아 교사중심의 단속은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이들 불량서클등은 자신들끼리 어울려다니며 다른 조직과의 편싸움,본드흡입등의 비행을 넘어 학교내에서 시험때 컨닝강요,금품갈취,비행참여강요등 선량한 학생들을 광범위하게 비행에 물들이게 하고있어 보다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이번 조사에 나타난 중학교 내 불량서클로는 금품을 갈취하고 인근 학교 학생들과 집단 편싸움을 하는 「일진회」,금품갈취와 절도를 일삼는 「오인방」,교내에서 금품을 갈취하고 폭행 등 비행을 일삼는 「7공주파」,뒷산에서 모여 흡연하는 「마운틴파」,모래내 개천가에서 자주 모이는 비행 서클 「모래내파」 등이 있다. 이밖에도 양말을 올려신고 치마를 발목까지 내려 입는 것으로 서클의 멤버임을 과시하는 「싹스파」,별명이 「감자」인 학생을 중심으로 어울려 다니는 「감자파」,방배동 이일학원 옥상을 중심으로 모이는 「옥상파」,여학생 불량집단으로 미국 여배우의 이름을 딴 「샤론 스톤파」도 있다. 서클 가운데는 「1군」「일진」「일진회」「일진파」「A플러스」「제1진」처럼 자신들이 최고임을 과시하는 명칭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학교 서클로는 폭력 등 비행을 일삼는 「정전」「스피드」「덕기」「유니온」「포세이돈」을 비롯해 머리를 붉게 물들인 「붉은매파」,왼쪽 어깨에 흑싸리 문신이 있는 「흑싸리파」,역삼중 출신으로 구성된 「안개파」 등이 조직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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