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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파나시예프 러대사 강연

    예브게니 아파나시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는 18일 외교 안보연구원 주최로열린 세미나에 참석,“러시아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 정부의 대북 포용정책이 한반도 긴장완화에 상당한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러시아의 지지를 거듭 확인했다. 아파나시예프 대사는 ‘동북아 정세와 한·러관계’ 세미나에서 “북한의고립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으며 러시아는 남북 통일에 놓인 장애물을 제거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특히 대북 포괄적 접근과 관련, “시한(dead line)을 두지않고 평화적 해결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러시아의 한반도정책을 ▲한반도의 안정유지 ▲군사적 긴장완화와 냉전구조 해체 ▲한반도 비핵지대화 ▲남북대화 활성화 기여 ▲한반도 정치·경제 이해 확보 등 5가지로 설명했다. 이달 27일로 예정된 김대통령의 러시아 국빈방문과 관련,“양국은 지리적근접성과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를 갖고 있어 보다 긴밀한 협력체제 구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아파나시예프대사는 4자회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하면서도 “일본과 중국 등 주변 국가들의 이해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6자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피력했다. 그는 최근 북·러 신조약 체결과 관련,“정상적 관계 복원을 위한 과정일뿐 결코 동맹관계로의 회귀는 아니다”라고 강조하면서 “러시아는 아시아지역의 여러 문제에 건설적인 기여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아파나시예프대사는 동북아 주변국들과의 경제협력 관계를 강조하면서 “한국과 일본,중국 등이 참여하는 대형 프로젝트의 경제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포괄접근방안 北수용 설득”韓·美 외무회담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장관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17일 밤(한국시간) 워싱턴에서 회담을 갖고 한반도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남북한간 대화를 통한 관계개선과 협력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양국 장관은 또 이달 하순 윌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의 방북을 통해 대북 포괄접근 방안을 북한이 받아들이도록 설득해나가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홍장관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 억제와 한반도의 냉전구조를 해체시키는 차원에서 대북 포용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 나갈 것임을 강조했으며 올브라이트 장관은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지지입장을 재확인했다. 오일만기자 oilman@
  • 특별기고-가정과 국가

    ‘한 집안에 인(仁)이 있으면 그 나라에 인(仁)이 일어난다.한 집안에 물러서 양보하는 일이 있으면 그 나라 전체가 양보의 정신이 넘치게 된다.백성을 다스리고 덕을 미쳐야 할 군주가 자기 이익만 추구한다면 나라 전체가 혼란에 빠지고 분쟁이 끝나지 않는다.’(一家仁 一國興仁,一家讓 一國興讓,一人貪戾 一國作亂) 이 고전적 교훈은 가정과 국가의 관계,그리고 가정과 지도자의 인격형성의관계를 극명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구약성서에 의하면 태초에 하나님이 가정을 만드셨다.최초의 인간이었던 아담이 홀로 사는 것을 좋지 않게 여긴 창조주께서 동거할 이브를 창조하여 가정을 이루도록 했다는 것이 성서의 가르침이다.가정은 그 구성원인 가족들의 만남이 있는 곳이며 더불어 함께하는 삶이 실현되는 곳이다. 부부 사이에서 태어나는 자녀들은 외부 세계와 사회적 접촉을 시작하기 전가정에서 타인과의 교제를 시작하는가 하면 인격 형성의 틀을 잡아간다.그리고 가정에서 받은 교육과 사회적응력을 따라 새로운 세계를 접하게 되고 사회 일원으로서 삶을영위해 나간다.그러니까 가정교육이나 분위기가 허술했던 사람들은 사회 적응도가 낮게 되고 가정교육이나 인격형성 훈련이 제대로 된 사람들은 사회 적응도나 기여도가 높게 마련이다. 그것은 곧 집안에 인(仁)이 넘치면 국가에도 인(仁)이 흥하게 된다는 논리와 맞물린다.그리고 양보와 덕을 배우지 못하고 익히지 못한 사람이 어느날갑자기 군주의 자리에 오르게 되면 그는 덕을 베풀지 못하고 나라를 혼란에빠뜨린다는 논리에 상부한다. 이준경은 조선왕조 명종 때 영의정을 지낸 사람이다.그의 어머니는 이수정의 부인인 신씨였다.이준경은 어머니인 신씨에게서 다섯 살 때 소학을 배우기 시작했고 갑자사화 때 아버지를 여의고 시골로 귀양을 갔다가 연산군이퇴위하고 중종이 왕위에 오른 뒤 귀양에서 풀려났다.그 때 그의 나이 아홉살이었다.신씨는 준경을 데리고 서울로 돌아왔으나 기거할 곳이 마땅치 않자 친정으로 내려갔다.신씨는 거기서 준경에게 엄한 교육을 시작했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준 교훈 한 구절.‘옛말에 이르기를 과부의 아들은 소견이없다고 했다.너는 일찍 아버지를 여의고 나에게 의지하여 배우며 살아왔다.만일 네가 작은 행실이라도 잘못하면 세인에게 버림받을 것이니 아무쪼록 학업에 힘써 집안의 가업을 추락시키지 말도록 하여라’.이준경은 훗날 학문과 덕을 쌓아 영의정을 지냈다. 현모 신씨의 가정교육이 훌륭한 인재를 키워낸 옛 이야기이다.IMF사태 이후 우리나라의 가정들은 보다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경제활동과 함께 가정의 대들보 노릇을 하던 가장들이 ‘머리숙인 남자’로 전락하면서,그리고 경제 폭풍으로 인한 가정붕괴와 가족해체 현상이 사회 전반으로 번지면서 가정의 기존 가치와 의미가 산산이 부서져 버리고 말았다.가족관계나 가정의 존재 의미가 경제보다 더 소중함에도 경제적 조건 때문에 가족 해체의 비극이연달아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가슴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가정이 흔들리면 국가가 흔들린다.가정 도덕이 붕괴되면 국가질서가 붕괴된다.그래서 가정은 국가의 모판이며 사회구성의 원점이 된다.그런 면에서 우리는 하루빨리 가정의 원상을 회복해야 한다.전투적 가정분위기를 이해와 사랑이 넘치는 가정으로 바꿔야 한다.비록 호랑이는 육식동물이지만 제 새끼를 먹지 않는다(虎毒不喫兒)는 말이 있다.든든한 가정의 기초는 사랑과 이해,협력과 인내이다. 가정이란 지구상 유일한 혈연공동체이며 더불어 살아야 하는 작은 국가이다.가정의 평화는 곧 국가의 평화를 낳고 사회를 안정과 평화의 세계로 이끌어간다.가정의 평화는 서로의 책임을 공유할 때 성립된다.무책임 아래 평화나질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부모는 부모로서 책임을 다할 때,자녀는 자녀로서책임을 다했을 때 이상적 가정의 구현은 가능케 된다.우리 모두 책임지는 사람들이 되어야 한다. [朴鍾淳 충신교회 담임목사]
  • 金대통령 러시아·몽골 국빈방문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올 첫 정상외교 상대국으로 러시아를 찾는 것은 정상차원에서의 한반도 주변 4강외교 ‘완결판’이라는 의미를 갖고있다.집권1년차인 지난해 미국·일본·중국을 차례로 방문,우리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지지를 얻어내고 21세기를 향한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함으로써 한반도평화와 안정을 위한 기본틀을 구축해놓은 터이다.이번 러시아의 방문은 이의 마무리이자 올해말 남북 당국자간 대화가 기대되고 있다는 점에서 새로운출발의 의미를 동시에 지닌다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의 포괄적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러시아의 확고한 지지와 협조의사의 확인은 한반도 냉전구조의 해체를 추진함에 있어 필수불가결한 요소로 지적된다.러시아가 최근들어 이미 폐기된 북·러간 동맹조약을 대신할 우호선린협정에 가서명하는 등 대북 접근을 강화하고 있어 그 의미가 더욱 크다.우리측의 노력으로 양국 정상회담후 발표할 공동성명에 대북 포용정책이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두나라간 공통 인식을 ‘명문화’하기로 한 것도이 때문이다.이 연장에서 김대통령은 남북한과 한반도 주변 4강이 참여하는 6자대화나,몽골까지 포함하는 7자대화와 같은 다자안보협력체(ARF) 구성 문제도 논의할 것으로 관측된다. 또다른 의미는 한·러관계의 정상복원을 꼽을 수 있다.양국은 지난 94년6월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의 방문이후 지난 5년동안 다소 소원했던 관계가 김대통령의 방문으로 해소되는 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두나라 실무자들이 21세기 동반자관계를 심화·발전시키기 위한 7∼8개의 공동성명 문안협의 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도 이를 반증하는 대목이다.특히 정부 및 민간차원의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실질 협력관계를 꾀한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김대통령은 몽골 방문을 통해 양국의 역사적·문화적 유대관계를 보다 공고히 다진다는 구상이다.문화적 뿌리가 유사한 한국의 국가원수로서는첫 방문이라는 점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다.따라서 구체적인 현안 논의보다는 지도자간 친분 및 신뢰구축의 계기가 되는데 주력할 것으로 여겨진다. 양승현기자 yangbak@-韓·러 정상 뭘 논의할까 北핵·미사일개발 저지 러 협조 요청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러시아 방문 기간중 보리스 옐친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안보·경제 등 양국간의 공동관심사와 현안을 포괄적으로 협의할 예정이다.두나라 정상의 회담에서 논의될 주요 현안은 다음과 같다. 정치·안보 김대통령은 대북 포용과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 등 우리의 ‘햇볕정책’을 자세히 설명하고 러시아의 적극적인 지지를 요청할 계획이다.또북한의 핵무기 등 대량파괴 무기 및 미사일 개발을 저지하는데 러시아의 협조가 필요하다는 뜻도 전달할 예정이다.옐친 대통령은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남북한,미국,중국간의 4자 회담에 러시아측이 참가,6자회담으로 확대토록 희망할 것으로 관측된다. 경제 러시아의 자원,과학기술과 한국의 자본,생산기술을 결합해 미래의 시장을 개척하는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이를 위해 구상무역 등 한·러간 교역 및 투자를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될 예정이다.또 나홋카 한러공단 조성과 이르쿠츠크 가스전 개발 등 양국이 이미 추진중인주요 프로젝트를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김대통령은 우리기업의 대 러시아 진출에 러시아 정부의 배려를 요청할 예정이다. 김대통령은 이와함께 정부의 외환위기 극복 경험을 전해주고,경제난을 겪고 있는 양국이 긴밀한 협력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자고 다짐할 것으로알려졌다. 법적·제도적 기반 구축 형사사업공조조약과 나홋카 한러공단 개발협정,원자력협력협정,산업협력양해각서 등이 체결될 예정이다.군축·인권·환경 등범세계적 문제 및 인류의 보편적 가치창달 노력에 있어서도 한·러간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과학기술 분야 및 러시아 지방정부와의 협력강화 방안도 논의된다.이밖에대사관 부지 상호 교환 등 양국간 묵은 현안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교류 확대 문화·학술·청소년 등 사회 각 계층간의 상호교류를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 토의될 예정이다.양국의 중견기업인이 참석하는 한러무역포럼개최 문제도 협의된다. 또 김대통령의 러시아 방문에 앞서 대한매일과 러시아의 유력 신문인 ‘러시스카야 가제타’가 제휴약정을 맺는다. 이도운기자 - 몽골대통령 딸 바야르마양 두차례 서울유학한 知韓派 ‘아버지는 친한파(親韓派),딸은 지한파(知韓派)’.오는 31일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 나차긴 바가반디 몽골대통령은 ‘한국통’인딸이 있다.바야르마 바가반디양(28)으로 한국을 두번 유학했다. 바가반디양은 지난 94년 3월 한국과 첫 인연을 맺었다.이듬해 9월까지 연세대 한국어학당에서 한국말을 수학했다.한국경제를 배우기 위한 준비단계다. 일단 귀국한 뒤 1년만인 96년 3월 다시 한국에 왔다.2년5개월동안 서강대 경제대학원에서 국제경제학을 전공했다.여의도 증권가,은행 등을 돌며 ‘실물경제’도 틈틈히 익혔다. 그녀는 석사학위를 따내고 돌아갔다.지금은 영국에서 유학중이다.오는 27일부터 순방외교에 나서는 김대통령은 30일 몽골을 방문한다.김대통령과 그녀와의 만남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양승현기자
  • 위기의 러시아 긴급진단-어두운 정치

    내년 7월로 예정된 러시아의 대통령 선거.21세기 러시아 운명을 가름할 한판의 대회전일 것이다.그러나 이의 전초전인 총선을 7개월 앞두고 최근 단행된 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프리마코프 총리 전격 해임과 내각 해산,그리고 의회의 옐친 탄핵안 심의는 러시아의 향후 정치 일정을 한치 앞도 내다볼 수없게 만들고 있다.서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려는 각 정치세력들 간의 정쟁이 극을 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태의 파장은 결코 심상치 않다. 지난 89년 구 소련 연방이 해체된 이후 러시아 위기의 정점에는 항상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서 있다.옐친은 90년 대통령 자리에 오른 이후 위기 상황때 마다 돌발적 정치 곡예를 벌여왔다. 이번에도 의회가 옐친에 대한 탄핵 표결 처리를 강행키로 결의하자 곧 바로 프리마코프 해임 카드를 내세웠다.프라마코프가 총리직에 오른 것은 지난해 말 옐친과 공산당 주도의 의회가 극한적 대립을 하면서 나온 타협의 산물. 이런 점에서 옐친은 의회에 대해 선전포고를 한 것이나 다름없다.게다가 프리마코프는 대국민지지도 70%이상을 얻으며 의회내 개혁파와 보수파를 연결해주는 역할로 의회의 신임을 받아온 인물. 옐친이 프리마코프에 이르기까지 지난 90년부터 10년동안 기용한 총리는 모두 6명.평균 재임기간은 1.67년이다.게다가 현재 코소보 특사로 일하고 있는 체르노미르딘이 재임한 6년과 옐친 자신이 총리직을 겸직한 9개월을 빼면나머지 총리들은 단 몇달씩만 일한 셈이 된다. 그의 잦은 총리 경질의 이유는 제2인자를 곁에 두지 못하는 타고난 정치적독점 생리와 의회 견제용,그리고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 ‘러시아적’ 즉흥성이다. 지난해 8월에는 젊은 청년 개혁파의 한사람이었던 38세의 키리옌코 총리를해임시킨 뒤 체르노미르딘 전 총리를 다시 내세워 이를 거부하는 의회와 갈등 끝에 벌여 쿠데타 직전 상황까지 갔다.앞서 93년에는 의회를 탱크로 진압하기도 했다. 러시아 정치혼란의 요인 가운데에는 이같은 옐친의 통치스타일과 함께 그의 건강문제가 항상 따라 붙는다.지난 96년 심장 수술 이후 대통령궁 크렘린보다는 모스크바 교외 휴양저택인 고리키-9에서 머무는 때가 더 많았으며 지난해 11월에는 중국과의 정상회담을 병실에서 하기도 했다.앞서 10월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할 당시 환영행사 도중 중심을 잃고 넘어질 뻔 해 전세계 언론의 초점이 됐다. 국제사회의 관심은 지난해 말 옐친의 악화된 병세와 정치적 무능력으로 ‘포스트 옐친’ 구도에 모아져 왔다.그러나 그는 이번 총리 해임으로 또한번자신의 존재를 과시했다. 그가 직접 내년의 대선에 다시 출마할지,아니면 후계자를 지명할지는 미지수.그러나 어쨋든 모스크바 정국은 불안하게 요동하면서 대선을 향해 돌진하고 있다.매번 대선에서 ‘킹 메이커’역할을 해오다 프리마코프에 의해 CIS(독립국가연합)사무총장 직에서 해임된 러시아 정계 막후 실력자 보리스 베레조프스키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또 유리 류츠코프 모스크바 시장,그리고 국가안보회의 서기 출신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자랑하는 알렉산드르 레베드 크라스노야르스크 주지사,의회를 주도하는 공산당의 겐나디 주가노프 당수 등대권 후보자들이 러시아 정국을 일면 이끌고 일면 흔들어대는 인물들이다. 김수정기자 cr
  • 옐친 탄핵안 부결…공산당 치명타

    탄핵위기를 넘긴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정치적 행보가 빨라지고 있다. 옐친 대통령은 국가 두마(하원)가 지난 15일 그에 대한 탄핵안 채택에 실패하자 곧바로 의회에 자신의 특사를 파견,새총리 인준을 촉구하고 나섰다. 공산당 주도의 하원은 이날 소연방 해체,93년 의회해산,94∼96년 체첸전쟁,국방력 약화,민족대학살 등 5개항의 탄핵안으로 옐친에 대한 탄핵투표에 들어갔지만 각항 모두 채택에 필요한 3분의 2 찬성(300표)을 얻지 못해 결국대통령의 탄핵에 실패했다.투표에는 총 441명의 하원의원중 348명이 참석했다. 탄핵안 부결로 우선 급한 불을 끈 옐친에겐 새총리 인준문제가 그의 다음정치적 도전으로 남아있다.항상 자신의 입지가 흔들릴 때면 그 ‘희생양’으로 총리를 갈아치우던 그였기에 세르게이 스테파쉰 새총리 인준 성공으로 이번 탄핵정국을 깨끗이 마감할 심산이다. 탄핵안 부결로 옐친 대통령은 이미 총리 지명자 인준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고 볼 수 있다.자신의 정치적 행보에 매번 발목을 잡았던 하원의 다수당 공산당이이번 탄핵안 실패로 치명타를 입은 만큼,총리인준이 의외로 쉽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새총리 인준에 대한 첫번째 투표는 오는 19일 실시될 예정이다.하원이 새총리 지명자인 스테파쉰을 거부할 가능성은 예상밖으로 적다. 모스크바 시장인 유리 루즈코프와 같은 정치계의 거물들이 그의 인준을 촉구하고 있는데다 만약 의회가 스테파쉰 지명자를 거부할 경우,‘의회해산’이라는 치명타를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러시아에선 하원이 총리 지명자를 3차례에 걸쳐 거부할 경우,대통령이 하원을 해산시킬 수 있다. 게다가 옐친의 정적들 사이에서도 스테파쉰 새총리 지명자에 대해 “최악의 선택이 아니다”라는 의견이 많아 그의 인준에 큰 무리가 없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이경옥기자 ok@
  • 金대통령 27일 訪러…多者안보체제 논의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보리스 옐친 러시아연방 대통령과 나차긴 바가반디 몽골 대통령 공식 초청으로 오는 27일부터 6월1일까지 러시아와 몽골을 각각 국빈방문한다. 김대통령은 28일 옐친 러시아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포괄적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러시아의 적극적인 지지와 냉전구조 해체를 위한 러시아의 협력을 요청하고 6자회담 등 다자안보협력체제를 통한 동북아와 한반도 안정방안등 양국 공동 관심사를 협의할 예정이라고 박지원(朴智元) 청와대대변인이 16일 발표했다. 김대통령과 옐친대통령은 특히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양국간 ‘건설적이고 상호보완적인 동반자관계’를 심화·발전시킨다는 내용의 공동성명을 발표한다. 김대통령은 러시아 방문중 셀레즈뇨프 하원의장,주가노프 공산당 당수,알렉세이 2세 러시아정교 총주교 등 러시아 주요 지도자와 만나 상호 공동관심사를 논의하며,자신이 명예교수로 있는 모스크바 대학에서 한·러 21세기를 주제로 강연한다. 이어 김대통령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몽골을 방문,31일바가반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두나라간 우호협력 관계 발전과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평화 협력 방안,국제무대에서의 협력방안 등을 협의한다. 한편 김대통령의 이번 러시아·몽골방문에는 30∼50여명에 이르는 국내경제인들이 각각 수행,무역포럼 등을 통해 민간부문의 실질협력 관계 확대방안을논의할 계획이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오늘 옐친탄핵안 표결…공산당등 통과 낙관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는 15일 보리스 옐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투표를실시한다. 공산당 등 탄핵 지지파에선 “중도파 대다수가 찬성을 선택할 것”이라며탄핵안 통과를 낙관하고 있다. 하원내 옐친 지지 의원은 전체의원 442명가운데 4분의 1에도 못미치는 96명.반면 공산당 131명 등 찬성파는 200여명을 넘어섰고 중도파는 137명이다. 그러나 탄핵안이 하원에서 통과되더라도 옐친의 탄핵은 사실상 실현 불가능하다.우선 최고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5가지 탄핵사유에 대한 검토를 거쳐‘적법하다’고 판단해야 한다. 보수적인 러시아 사법부가 ‘국방력 약화,소련연방해체 촉진,러시아인의 대규모 사망촉발 등’ 극히 정치적인 5가지 탄핵사유에 대해 적법성을 부여할것으로 보기 어렵다. 다음단계인 연방회의가 탄핵안에 손을 들어줄 가능성도 거의 없다.구성원들이 지역 지주 등 현상유지적인 데다 ‘친 크렘린 성향’이기 때문이다. 하원의 탄핵안 통과후 최고법원과 헌법재판소에서 기각될 가능성이 많다는견해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안 강행은 가뜩이나 뒤뚱거리고 있는 옐친의 지도력을 더욱 흔들어댈 것이다.2000년 6월 임기 만료를 1년 남짓 남기고 권력누수 현상과 정치 혼란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다. 옐친이 의회의 탄핵심의를 하루 앞둔 12일 총리를 전격 해임한 것을 ‘의회 견제용’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옐친이 탄핵될 경우 현재 상태에서 러시아는 총리서리가 있을뿐 대통령도 내각도 존재하지 않는 초미의 사태를 맞게된다. 한편 하원은 헌법규정에 따라 전임 총리의 해임후 2주일내에 스테파신 총리 서리의 승인에 대한 가부를 결정해야 할 짐도 지고 있다.거부될 경우 옐친은 재승인을 요청하든지 대안을 내놓아야 한다. 대통령에 대한 탄핵절차와 대통령이 내놓은 새로운 총리 승인문제를 놓고러시아 정국은 더욱 대통령과 의회간의 힘겨루기와 2000년 7월 대선을 향한입지싸움으로 휩쓸려들고 있는 형국이다. 14일 국가두마에선 옐친의 탄핵 사유를 놓고 찬·반 양측간에 열띤 토론이있었다.모스크바 거리에서도 탄핵을 지지하는 공산당원 등과 탄핵 반대자 수천명이 각각 집회를 갖는 등 사회적인 긴장을 고조시켰다.
  • [굿모닝 새천년 패러다임을 바꾸자](2)글로벌 스탠더드 시대

    우리 사회는 형식에 집착하는 경향이 짙다.어느 대학을 나왔느냐는 간판(형식)을 따지면서도 그 사람이 갖고 있는 실력(내용)은 도외시한다.학교 교실마다 교육정책,교훈,애국애족을 강조하는 글귀가 붙어 있지만 눈여겨보는 학생은 거의 없다. 형식주의는 부패를 부르고 위선자를 양산한다.김용운(金容雲)교수(한양대수학과)는 ‘무너지는 한국,추락하는 한국인’이란 책에서 한국인의 형식주의와 거기에서 비롯된 위선을 이렇게 꼬집었다.‘육영수(陸英修) 여사가 저격당했을 때 조문단이라고 써 붙인 버스 안에서 춤판을 벌인 일이 있었다.지방 출신 국회의원이 윗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선거구민을 동원한 모양인데,조문단이 춤판을 벌인 해프닝은 세계적인 진풍경이었음에 틀림없다’ 한국인의 형식주의는 유교의 보수성에서 비롯됐다.토론 부재를 낳은 가부장의식,끼리끼리의 협잡을 부르는 혈연적 폐쇄성과 그로 인한 분열,스승의 권위 강조에 따른 창의성 말살 등은 고질화된 대표적 부작용이다.이어령(李御寧)교수(이화여대)에 따르면 한국인의 끼리끼리 습성은 붕우유신(朋友有信)이 아닌 붕우유조(朋友有助) 수준이다.조선시대 현종·숙종 때 효종과 효종비(妃)인 조(趙)대비(인조의 계비)의 복상(服喪)기간을 두고 일어난 예송(禮訟)논쟁은 한국인이 얼마나 형식에 집착하는가를 잘 보여준다. 이 때문에 김경일(金經一) 교수(상명대 중문과)는 ‘공자(孔子)가 죽어야나라가 산다’는 책에서 “이제는 유교를 버릴 때”라고 주장하기도 했다.김 교수는 “유교 종주국인 중국은 1846년 아편전쟁을 겪은 뒤 1910년대 초부터 유교를 버리기 시작했고,일본도 지금으로부터 100년도 더 앞선 1868년 메이지(明治)유신으로 유교의 굴레에서 벗어났는데,유독 한국에서만 유교가 존숭(尊崇)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제 지도는 찢어졌다” 다국적 기업인 미국 매킨지(Mckinsey & Company)사에서 20여년간 고문으로 일했던 세계적 전략가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는 ‘국가의 종말’이라는 책의 첫머리에 이렇게 썼다.이제 국경이란 지도위의 선(線)에 불과하다는 것이다.미래학자들은 “우리는 새로운 유목민시대의 한복판에 서있다.유목민들이 풀을 찾아 양떼를 몰았듯 우리 삶을 담보할 수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야 하고,낯선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이제 우리는 ‘글로벌 스탠더드(Global Standard)’에 맞게 틀(형식)에 박힌 사고에서 벗어나야 한다.‘글로벌 스탠더드’란 투명한 일 처리,깨끗한마음,열린 가슴,단단한 실력 등을 뜻한다.신자유주의에 기초한 ‘글로벌 스탠더드’가 ‘국가=악(惡),시장=선(善)’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강요한다는 비판도 있지만,이 새로운 가치는 인간답게 살 수 있기를 바라는 사람들의희망이라는 긍정적 평가도 있다. 따지고 보면 최근의 신(新)지식인 운동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형식주의를 깨자는 것이다.순수 우리 기술로 ‘용가리’라는 SF영화를 만들어 신지식인으로 선정된 개그맨 심형래(沈炯來)는 “안하기 때문에 못되는 것”이라고 타성과 형식에서 벗어난 도전적 사고를 강조했다.‘제3의 물결’을 쓴앨빈 토플러는 21세기를 ‘지식경제가 지배하는 지식노동자(Cognitariat)의시대’로 규정했다.토플러가 말한 지식노동자란 신지식인의 다른 표현이다. 학자들은 미래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형식을 깨야 하고,형식을 깨기 위해서는 교육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지적한다.아이들의 능력과 자질,그리고 지향을 무시한 채 공부만을 강요하고 다른 아이들과의 경쟁만을 조장하는 지금의교육은 이기적이고 비생산적인 국민을 기를 뿐이다.형식에 치우친 교육을 개혁하지 않고서는 우리는 제3,제4,그리고 그 뒤에 닥칠지 모를 제5의 물결에난파할 수밖에 없다. - 밀레니엄 탐방-CJ 코퍼레이션 서울 중구 남대문로 5가 제일제당 빌딩 7층.제일제당 계열의 종합무역상사인 CJ코퍼레이션(대표 千宙旭)이 있는 곳이다. 이 회사는 상부 보고를 하느라 빼앗기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과감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직원들에게 되도록 자율권을 부여해 생산성을 높이자는 판단이었다. 부(部),과(課)로 나뉘는 편제는 지난해부터 10개의 BU(Business Unit)로 줄였다. BU는 일종의 ‘소회사’형태.BU장(長)은 사장의 역할을 한다.예산,경비집행,사원채용,해외출장 허가 등 모든 권한을 행사한다. 보통 5∼10명의 직원이 한개의 BU에 들어가는데 직원들도 자신이 맡은 분야의 수출입 계약을 전적으로 자기 판단에 따라서 할 수 있는 재량권을 갖는다.직원들의 한 해 수익성과를 놓고 연말부터는 성과급을 개별적으로 지급할방침이다. 연공서열도 사실상 사라졌다. 대리 이상으로 능력만 있으면 BU장이 될 수 있다.과장 3년차도 BU에 속한조직원이 되기도 하고 대리가 BU장이 되는 일도 생겼다. 권한이 큰 만큼 책임도 뒤따른다. 2년 연속 적자를 내면 BU자체를 해체한다.그러나 직원들은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으므로 조직개편을 환영하고 있다. 정밀화학 BU의 정혁(鄭爀·35)과장은 대리 때인 지난해 11월부터 BU장을 맡고 있다.여기서는 구연산,비타민,천연색소,포도당,아미노산 등 40여 품목을해외에 수출·입하거나 중개하는 일을 한다. 까다로운 품목임에도 군소 오퍼상이 난립했던 분야인데 정과장 팀원들이 사실상 평정을 했다.상명하달식의 관행을 타파한 발상의 전환은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졌다.4명의 직원이 지난해에만 4억5,000만원의순이익을 냈다.계약직 여직원 1명을 제외하면 한 사람이 1억원 이상을 벌어들인 셈이다. 업계에서도 처음 있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신제품을 개발한 업체에서 수출을 부탁하는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정과장을 제외하면 가장 고참직원이 5년차,나머지는 1년차,2년차에 불과한 신참들이다. - 밀레니엄 쉼터-마지 못한 변화는 고통 2000년대는 모든 분야에서 우리에게 새로운 패러다임을 요구한다. 이런 요구와 관련,김용호 교수(성공회대 신방과)는 “패러다임을 바꾸는 문제의 핵심은 이미 피와 살이 되어버린 기성관습을 바꾸려고 마음먹을 정도로 우리가 각성했는가”라는 데서 시작한다고 지적한다.그는 “각성을 안한다면 고통은 더욱 넓고 깊어질 것”이라면서 “고통을 더 겪고 마지못해 바꿀것인가,아니면 미리 바꿀 것인가,그런 선택만이 우리 앞에 있을 따름”이라고 변화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강수돌 교수(고려대 경영학과)는 “변화를 두려워 해야 할 것이 아니라 변화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그는 2000년대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진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뒤-다-리-빠-새 운동’이라는의식개혁을 제안했다. ■뒤집어 보기 주어진 조건을 주어진 대로만 받아들이고 그 속에서 적당하게 적응하거나 순응하려고 해서는 아무런 창조적 행위도 할 수 없다.뒤집어 보았을 때 문제의 뿌리와 가지를 제대로 알 수 있다. ■다르게 느끼기 우리는 권위적이고 관료적인 지배질서 및 사회풍토 속에서자라나고 생활하기 때문에 우리가 느끼고 생각하는 대부분의 내용들은 사회분위기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다.진정으로 살아 움직이고 자신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뭔가 다르게 느끼고 다르게 살아야 한다. ■이어 보기 우리가 살아가는 과정은 지극히 총체적이기 때문에 정치 경제사회 문화 등의 영역이 사실은 생활과정 속에 모두 녹아들어 있다.만일 자신의 행위가 다른 부문에 여러가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알고 있다면 우리는 매우 자기책임성 있게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빠져 나오기 우리는 거대한 구조 속의 한 톱니바퀴이기를 강요받다시피 한 채 살아간다.스스로가 그 구조 속에서 톱니바퀴로 움직여주고 있기 때문에그 거대한 구조는 지탱되고 술술 잘 돌아가게 된다.과감히 그 기계로부터 빠져나오게 되면 그 기계는 더이상 돌아가지 못하게 된다.바로 그 때 우리가원하는 방식으로 기계를 뜯어 고치거나 취사선택을 할 수 있다. ■새롭게 만들기 앞의 여러과정을 통해 우리는 주체적 생명력을 충분히 키울 수 있고 이 힘을 바탕으로 다양하고 풍성한 사회,생명과 공생의 경제를 새롭게 만들어 낼 수 있다.즉 정치 경제 사회 등 각 영역이 자율적이고 살아있는 주체들에 의해 완전히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근본적으로 재구성될 수있을 것이다.
  • 러시아 하원, 옐친탄핵안 심의 착수

    모스크바 연합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총리 해임으로 러시아 정국이 혼미한 가운데 국가두마(하원)는 13일 보리스 옐친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심의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10시(한국시간 오후 3시) 바딤 필리모노프 하원 대통령 탄핵특위 위원장의 탄핵안 설명으로 시작된 하원의 탄핵안 심의는 15일까지 열리며,탄핵안 투표는 마지막 날 있을 예정이다. 하원은 ▲소연방해체 ▲의회해산 ▲체첸전쟁 ▲국방력 약화 ▲민족대학살등 5가지 사유의 탄핵안을 심의하게 된다. 겐나디 셀레즈뇨프 하원의장은 12일 프리마코프 총리 해임 조치가 이뤄진직후 “해임을 지지하는 의원수가 400표로 늘어났다”며 탄핵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탄핵안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재적의원(450명) 3분의 2인 300표이상을 얻어야 한다.
  • [외언내언] 북한산 마약

    국내 폭력배와 일본 야쿠자가 연계,5,000억원 규모의 북한산 히로뽕을 일본으로 밀반출하려다 최근 적발된 사건은 북한이 직접 개입된 첫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북한 흥남항에서 선적된 100㎏의 히로뽕은 조개상자에 비닐로 싸 위장했고,북한이 발행한 원산지증명서와 검사서 등이 나온 점으로 미루어 볼 때 북한산 마약임을 확신할 수 있다.특히 검찰에 압수된 히로뽕 100㎏은 330만명이 한꺼번에 투약할 수 있는 사상 최대규모라는 점에서 심각성을더해주고 있다. 지금 우리사회가 마약의 유혹에 깊숙이 빠져 들고 있으며 사회병리의 큰 요인이 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요즘 북한은 일본과 중국·러시아를 마약 판매 대상국으로 삼고 있다.또 이 국가들을 한국을 겨냥한 전진기지나 경유지로 삼고 있음이 밝혀짐으로써 이번 마약 밀수사건의 충격은 더욱 크다.북한의 마약거래는 이미 70년대 말부터 외화벌이 차원에서 음성적으로 진행돼 왔으며 89년 이후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북한은 함경북도 온성군을 중심으로 중국 접경지대에서 4,200∼7,000㏊에 이르는 광대한 마약(양귀비)재배지를 운영하고 있다.또 해마다 10억달러 규모의 50t 물량을 제조할 수 있으며 아편 제조능력 세계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북한의 비공식적인 주요 외화벌이 품목 양귀비를 생산하는 이른바‘백도라지 농장’은 노동당 39호실 산하 5호관리부에서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그동안 북한 외교관들이 관련된 마약거래는 무려 32차례나 발생했고 체포·구금·추방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했다.북한은 마약밀수로 벌어들인 외화로 전투헬기 등 군사장비를 구입하고 특히 소련 해체 이후 핵물질과 첨단군사기술 자료들이 마피아에 의해 유출되는 과정에서 북한마약과 교환됐다는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북한은 당면한 외화난과 경제난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마약밀매라는 국제범죄 행위를 자행하고 있지만 이같은 수단을 통해서는 결코 북한의 위기를 해결할 수 없다.오히려 국제적 신인도만 떨어져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더 많다는 점을 북한 당국자들은 분명히 인식해야 한다.그리고 북한이 국제범죄행위를 통해 벌어들인 외화를 굶주리는 주민들보다는 통치자의 비자금으로 쓰고 있다는 것도 어떤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다.냉철한 반성이 요구된다. 장청수논설위원
  • 金대통령“포용정책 최대목표는 평화공존”/全北 업무보고회의서 역할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0일 전북도 지방행정개혁보고회의에서 대북(對北) 포용정책과 남북정상회담 추진에 대한 기본입장을 밝힌 것은 정부의 대북정책을 둘러싼 갖가지 억측을 정리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이날 언급은지역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질문에 답변하는 형식을 취했지만,일각의 오해를정리하겠다는 생각을 미리 굳히고 있었던 듯하다. 김대통령이 보고회의에서는 다른 지역에서와 달리 국정 전체에 관한 당부를 자제한 것도 이런 이유로 보인다.유달리 새만금간척사업,니트섬유단지 조성,자유수출지역 지정,전주공항 건설 등 지역현안에 비중을 두면서 유종근(柳鍾根)전북지사의 외자유치 및 전북도정 개혁 노력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유지사에게 일단 힘을 실어줌으로써 ‘위기에서 우선 보호’하려는 리더십의 단면을 읽게 했다. 김대통령의 이날 화두(話頭)는 남북정상회담에 있었다.김대통령은 “최대로 주력할 것은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평화공존 속에서 교류·협력을 추진하느냐는 것”이라면서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과면담을 서두르지않겠다”고 말해 남북정상회담이나 햇볕정책에 ‘시한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다시 말해 국내 정치일정에 활용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지 않다는 확실한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박지원(朴智元)대변인이 “김대통령의 대북정책이 마치 정상회담에 목표가있는 것처럼 보는 시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거듭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즉 지구상에 마지막 남아있는 한반도 냉전구도 해체가 햇볕정책의 최종목표라는 설명이다.이날 김대통령의 언급은 정부의 대북정책을 정치적 흑막을갖고 해석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전주 양승현기자 yangbak@
  • 洪외교 ‘포용정책’ 對美조율 나선다

    홍순영(洪淳瑛)외교부장관이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초청으로 오는 13일부터 17일까지 미국을 방문한다. 홍장관은 17일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을 비롯해 정·관·학계 인사들을 폭넓게 접촉,우리의 대북포용정책과 포괄적 접근방식에 대한 후속대책을 논의한다.동시에 올 여름으로 예정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방미 일정을 협의한다. 특히 이번 방미가 월리엄 페리 대북정책조정관의 방북과 금창리 현장조사를 앞둔 시점이라 대북 포괄적 접근방식 이행과 대북 권고안을 놓고 집중적 의견조율이 이뤄질 전망이다.한·미·일 3국의 대북 공조체제는 물론 대북 경제원조와 관계개선 등의 범위와 강도 등이 ‘깊숙한 선’까지 논의될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은다. 미국 정계내 대북 ‘강경파’에 대한 설득작업도 주요 과제다.홍장관은 짧은 방미 기간 중에 상당한 시간을 이들에게 할애할 예정이다.미 상·하원 외교분과위원장들을 비롯한 정계 중진지도자들을 두루 접촉하는 것도 이런 맥락이다.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김대통령이 천명한 한반도 냉전체제 해체와평화체제 정착을 위한 ‘5대 과제’를 중심으로 대북정책의 기본구상을 풀어갈 방침”이라고 전했다. 특히 CNN과 워싱턴포스트 회견 및 조지타운대의 한국 관련 세미나에 참석,우리의 대북 포용정책과 포괄적 접근방식을 간곡하게 설명할 계획이다.조지타운대 세미나의 경우 미국내 ‘싱크탱크’들이 대거 참석,대북정책을 놓고열띤 토론이 예상된다. 홍장관은 방미에 앞서 7일 윌리엄스버그 제주회의에 참석해 15개국 대표들을 상대로 대북 포용정책을 설파했다.홍장관은 “포용정책의 목표는 한반도에서 냉전적 분단구조를 제거하고 평화적 공존체제를 수립하는 것”이라고강조한 뒤 북-미,북-일간의 관계개선을 환영한다는 점을 분명히했다. 홍장관은 이어 “북한의 붕괴는 한국의 국익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지적,“지금으로선 북한에게 우리의 선의를 증명하기 위해 주는 것을 강조하고 있으나 시간이 지날수록 포용정책은 주고받는 과정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오일만기자 oilman@
  • [사설] 한반도 냉전해체 5대과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5일 미국CNN 화상회견을 통해 한반도 냉전구조해체를 위한 5대 기본과제를 제시했다.김대통령은 남북화해협력 구축,미·일의대북(對北)관계개선,북한 개방환경 조성,핵·미사일 군축실현,남북평화체제전환등을 중점과제로 제시했다.5대과제가 해결되면 한반도 냉전해체는 물론‘사실상의 통일’을 성취하는 단계를 맞게된다는 김대통령 통일구상의 핵심내용을 피력했다.포괄적 대북포용정책의 완결을 전제로 한 과제를 제시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겠다. 김대통령의 이같은 구상은 한반도 냉전체제에 따른 현실적문제를 대북포용정책을 통해 해결하겠다는 강한의지를 CNN생중계를 통해 전세계에 천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또한 정부의 포괄적 대북포용정책에 대한 국제적 지지와 협력을 확산시키는 효과도 얻은 것으로 분석된다.한·미·일 공조체제를 확고히 한 가운데 대북정책 주도권에 대한 자심감을 보였다는 점도 인정된다.특히 한반도 냉전해체와 관련,주변4강에 대한 책임과 역할을 강조한 것은 민족자존(自尊)을 드높인 대목이다. 그러나 김대중대통령의 한반도 냉전해체의 전략적 접근에도 불구하고 이를실현시키기 위해서는 현실적으로 상당한 한계가 있음도 부인할 수 없다.남북한의 현실과 주변국제상황에 비추어 볼때 5대과제가 조기에 실현되기 어려운 제약요인이 적잖은 실정인 것이다.우리의 화해·협력지향정책에 상응하는북한의 가시적 변화와 노력없이는 한반도 냉전해체는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이다.남북화해협력을 구축하는 문제만해도 92년 발효된 남북기본합의서가 사문화 돼있는 실정이다.남북기본합의서만 제대로 이행된다면 남북관계 개선과한반도 냉전구도해체는 어느정도 가능하다. 또 미·일의 대북관계 개선과 북한의 핵·미사일등 군축실현은 필수적 조건이다.북한의 대량살상 무기 폐기없이 한반도 냉전해체는 보장될 수 없다.포괄적 남북관계 개선을 전제로 한 남북정상회담도 아직은 이뤄지기 어려운 상황이다.북한이 한반도 냉전해체를 위한 포괄적 카드를 수용할 수 없는 내부적 딜레마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이러한 북한의 구조적 모순과 내부적 위기는 5대과제의 실현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들이다.북한을 한반도 냉전해체에참여시키기 위해서는 북한의 자립과 공존의 기틀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주고변화를 유도해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더욱 근본적이고 포괄적인 대북 접근노력이 필요하다.김대통령이 제시한 5대과제는 남북한과 주변4강의 모든 당사자들의 안보는 물론 정치,외교,경제 등 관련사황을 포괄적으로 제시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관련국들의 협조 또한 절실한 것이다.
  • IMF경제난 여파-어린이 해외입양 11년만에 첫 증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로 인해 지난해 해외입양 아동이 87년 이후 처음으로 증가했다. 4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입양실적은 국내입양 1,426명과 해외입양2,249명 등 모두 3,675명으로 집계됐으며,이 가운데 해외입양은 전년 대비 9.3% 늘었다. 정부는 ‘고아 수출국’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8,000명 수준이던 지난 87년부터 해외입양을 매년 3%씩 줄여 왔으나 지난해 경제난으로 요(要)보호아동이 많이 발생해 이처럼 11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이같은 증가추세는 경제난으로 가정이 해체되는 사례가 늘어난 데다 낙태비용을 마련하지 못한 미혼모들의 사생아 출산이 대폭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金三雄칼럼] 이땅 어머니들에 헌사

    인간의 언어와 문자 그리고 대상 가운데 한가지만 고른다면 무엇일까. 자유·평등·박애·정의·진리·평화·인권·행복·종교·조국…? 모두 좋은언어이고 문자다.인류가 추구하는 이상이고 소중한 가치다. 그러나 모르긴 해도 ‘어머니’란 말(문자)만큼 인간의 원초적이고 불변의사랑과 가치는 다시 없을 것이다.“인간의 출생에 있어서 지리적 장소가 고향이라면 생명적 정신적 고향은 어머니의 뱃속·젖가슴·그 품이라 할 수 있다.이곳은 모든 이의 영원한 고향일 뿐만 아니라 안식처요,낙원이다.”(김진섭·母頌論) 가정의 달 5월에 이 땅의 어머니들을 생각한다.고난의 역사와 함께 여성이란 이유로 겹고통을 겪으며 이 핏줄,이 겨레를 지켜온 어머니들이다.국난에처할 때마다 여성은 이중삼중의 고통을 겪었다. 고려시대에는 원(元)나라의 침략으로 ‘사위국’이 되어 2,000여명의 여성이 공녀(貢女)로 끌려가고,조선시대에는 청(淸)나라에 굴복하면서 수천명 여성이 잡혀가고 귀환해서는 ‘화냥년’ 소리를 들어야 했다.일제시대 일본군강제위안부로 끌려가 성노리개가 된 우리 여성은 무릇 기하뇨. 보리도 익어야 거두지 어두운 밤에 처녀를 찾으니 나비도 잘 보는데 봉오리 앉기도 전에 나무가지 꺾네. 고려시대 몽고군이 어린 소녀들까지 공녀로 끌어간 데 대한 민요의 하나다. 조선조와 일제시대에도 비슷한 민요가 회자됐다.시대마다 굽이마다 이 땅의여성들은 그렇게 고통을 겪으면서도 자식을 키우고 가정을 지키며 나라를 일궈 오늘에 이르렀다.지금은 또 IMF 환란으로 얼마나 많은 여성이,어머니들이고통을 겪고 있는가. 빈말이 아니다.단군의 어머니 웅녀,고구려 시조 주몽의 어머니 유화(柳花),신라시조 박혁거세의 비 알영(閼英),가락국 시조 김수로왕비 허황옥(許黃玉) 등 개국시조에서부터 여성(어머니)은 이 땅을 열고 지키는 모태가 됐다. 안중근 의사가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 모친 조마리아 여사는 아들의 수의(壽衣)를 만들며 “우리 모자의 상면은 이승에서는 없기로 하자.네가 혹시 늙은 어미보다 먼저 죽는 것이 불효하다고 생각한다면 이 어미를 욕되게 하는 것이다”라고 ‘훈계’했다. 치하포에서 일본 중위 쓰치타를 죽이고 15년형을 선고받은 아들 김구를 서대문감옥으로 면회 간 곽낙원 여사는 “이야! 나는 네가 경기감사나 한 것보다 더 기쁘게 생각한다”면서 아들을 격려하며 옥바라지를 했다.어찌‘그어머니에 그 아들’이라 가벼운 한마디로 그치랴. 시대가 변하고 상황이 달라졌다.독립국가·민주화가 되면서 여권도 크게 신장됐다.가족법 개정으로 재산분할권이 인정되고 ‘성희롱’이 범죄로 다스려진다. 남편에 대한 가부장적 권위나 종속적 위치가 인정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회와 가정’으로 가르는 이분법적 사고도 용납되지 않는다. 사회적·경제적 능력을 갖춘 여성들의 사회진출이 현격하다.남편과 자식 뒷바라지나 하며 사는 전통적 어머니가 아닌 직업인·사회인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이다. 다른 한편 IMF시대를 맞아 많은 어머니들이 모성을 포기하는 극단의 행태를 보인다.가난을 견디지 못해서,자신의 인생을 위해서 가정을 포기하거나 이혼과 가출이 급증한다.어린 자식,병든 남편을 버린 여성이 많으며 환락에 빠져 가정을 파탄시킨 어머니들도 적지 않다.‘맞고 사는 남편들의 모임’(맞사모)이 구성될 만큼 여권이 신장된 반면 성적타락·가정해체·모성상실이라는 ‘21세기 한국사회의 비극’적 현상이 급증하고 있다.물론 아직도 수많은 여성·어머니들이 남성들의 권위주의,폭력·생활고와 낡은 인습,범죄와 유혹에 시달린다.‘빗나간 자식사랑’‘일류병’‘과보호’ 현상도 뒤따른다. 그렇지만 어떤 경우라도 모성만은 포기하지 말았으면 한다.양처는 아니라도현모의 전통을 이으면서 ‘원초적이고 불변의 가치’인 영원한 고향 ‘어머니’라는 언어와 그 존재의 자리만은 지켰으면 한다.겹고통 속에서도 이 땅의 어머니들이 그랬듯이. 가정의 달에 드리는 헌사다.
  • 저자와의 대화-‘자아와 자유- 펴낸 엄정식교수

    엄정식 서강대 철학과교수는 그의 저서 ‘자아와 자유:현대철학의 쟁점들’에서 정체성의 위기를 맞고 있는 현대철학의 쟁점을 조명하고 철학의 미래를 탐구하고 있다.그는 신합리주의라는 프리즘을 통해 철학의 미래를 본다. 그의 철학적 탐구여행은 현대철학이 정체성의 위기에 빠져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중세에는 철학이 신학이라는 태양에 너무 가까이 갔다가 그 방법론의 날개를 잃고 제 기능을 다 발휘할 수 없었다.오늘날에는 철학이과학이라는 바닷물에 젖어서 비틀거리고 있다”.퍼트남 하버드대 석좌교수는 “현대철학의 최대 과제는 철학 그 자체를 재정립하는 일”이라고 말한다. 철학의 정체성 위기 문제는 포스트모더니즘 철학자들에 의해 가장 실감나게 다루어져 왔다.“데리다·푸코·리오타르·로티 등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은전통적인 철학에 강한 반발을 보인다.합리성·진리성·객관성을 상대화하고다원화하여 주체성을 송두리째 뽑아버리려는 이른바 ‘해체주의’를 표방해왔다.그들은 철학이 서구가치와 서구의 권력구조를 합리화하는 학문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한다”고 엄 교수는 말한다. 포스트모더니즘학파 보다는 덜하지만 포퍼·아펠·하버마스·롤스·데이비슨·퍼트남 등 신칸트학파적 비판철학자들도 어느정도 정체성의 위기를 말한다.이들은 그러나 칸트적 합리성의 회복을 통해서 정체성의 위기가 극복될수 있다고 지적한다. 엄 교수는 정체성의 위기 극복을 ‘신합리주의’ 철학에서 찾는다.“정체성의 위기 극복은 근대적 합리주의 만으로는 안된다.서구 근대문명의 특징인합리성 그 자체를 강하게 비판하는 포스트모더니스트들의 반합리적 접근으로도 안된다.합리주의 범위의 비판적 확장과 구조적 개혁,그리고 포스트모더니스트의 비판을 큰 틀로 통합하는 신합리주의에서 정체성의 문제를 푸는 해답을 얻을 수 있다”. 신합리주의는 소크라테스의 이념과 칸트 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다.이성적능력을 신뢰하는 신합리주의는 여러가지 형태로 나타난다.“이성의 비판적기능을 강조할 때는 포퍼의 비판적 합리주의로,이성의 반성적 기능을 강조할 때는 롤스의 반성적 합리주의로,이성의 소통적 기능을 강조할 때는 하버마스의 소통적 합리주의로,이성의 초월적 기능을 강조할 때는 퍼트남의 초월적 합리주의 형태로 그 모습을 나타낸다. “신합리주의는 그러나 서양철학에만 머물러서는 안된다.동양적 가치를 많이 수용하고 지구촌에 흩어져 있는 다양한 합리주의 정신도 포용해야 한다”고 엄 교수는 강조한다. 그는 비판적 합리주의는 우리나라에도 뿌리깊은 유산으로 남아 있다고 말한다.“성(聖)과 속(俗)을 종합한 원효,교(敎)와 선(禪)을 양립시킨 지눌,이(理)와 기(氣)를 보완관계로 승화시킨 율곡,이론과 실천을 변증법적으로 융화시킨 다산 등은 한국의 빛나는 비판적 합리주의 철학자들이다”. 엄 교수는 “우리의 전통적인 비판 철학과 신합리주의가 만나면 동서고금(東西古今)의 절묘한 사상적 융합을 이룰 수 있다”고 말한다.그는 이러한 사상적 융합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이 책은 사상적 융합이라는 그의 학문적탐구의 첫 출발이다. 그는 “현대인들의 삶은 당분간 이진법으로 디지털화한 정보의 배를 타고상대주의를 배경으로한 실용주의와 논리·수학적 사고를 배경으로 한 신비주의 사이에서 표류할 것”이라고 말한다. 이창순기자 cslee@
  • [사설] 경찰, 왜 이러나

    어이없고 기가 막힌다.지난달 27일 경기지방경찰청장이 폭력계장에게 얻어맞는 하극상이 벌어지더니 그보다 앞서 서울에서 경찰서장이 부하 경관을 폭행해 어금니를 부러뜨린 일이 뒤늦게 밝혀졌다.그뿐인가.근무중인 순경이 만취상태로 옆자리에 내연의 여인을 앉히고 운전하다가 사고를 낸후 뺑소니치던 중 또 사고를 내 함께 탄 여인을 죽게한 사건도 있었다 한다. 수원에서 지방경찰청장이 어처구니없는 하극상을 당한 날 양평에서는 무기고의 총을 훔친 혐의를 받은 한 경찰관이 감사담당관실의 수차례 소환요구에불응하며 “내가 왜 가느냐.너희들이 오라”며 거부하다가 전격 구속된 사건도 있었던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경찰 기강이 무너져도 너무 무너진 것 같다. 경찰관도 사람이니 실수할 수도 있을 것이다.또 핑계 없는 무덤 없다고 남이 보기엔 정신 나간 일을 저지른 경찰관들에게도 그 나름의 이유가 있었을지 모른다.경기경찰청의 하극상 사건은 단순 술주정으로 변명되고 있다.그러나 우발적인 실수라 하더라도 겨우 1주일 남짓 사이에 이런 사건들이 잇달아 발생한다는 것은 경찰 조직으로서는 용납해서는 안될 일이다. 시민의 재산과 안녕을 책임져야 할 경찰의 근무자세가 이처럼 풀어져서는민생 치안에 구멍이 뚫릴 수밖에 없다.그러고 보면 탈주범 신창원(申昌源)이 아직도 잡히지 않고 고관 집을 털었다는 도둑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많은 시민들이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보다 더 믿는 것이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르겠다. 경찰 기강의 해이는 지난 3월부터 이미 지적돼 온 사항이다.3월초 단행된경찰 사상 최대규모 인사 후유증으로 기강이 흔들린다는 우려가 제기됐었다. 경찰의 지휘 보고 체계가 엉망이어서 축소·늑장 보고가 다반사로 일어난다는 것이다.경찰청장이 농협 영등포 지점 현금 도난사건을 이틀 뒤에야 보고받았는가 하면,홍재형(洪在馨) 전 부총리집 강도사건은 언론 보도를 통해서야 알고 격노한 웃지 못할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제는 인사 후유증이 가라앉을 때가 지났다.그럼에도 경찰 기강이 해이하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사회 기강을 바로잡아야 할 경찰이 흔들려서는 우리 사회가지탱하기 어려울 것이다.경찰은 시민들이 평소에 피부로 실감하는 국가 공권력의 대명사라고 할 수 있기 때문에 경찰이 무너지면 국가 공권력이 무너지는 것이고 이는 사회 해체 현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땅에 떨어진 경찰의 근무기강 확립과 윤리의식을 높이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 金대통령 리더십의 향후 지향점은

    27일 국무회의에서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4월 정국에 대한 자평(自評)은향후 개혁드라이브의 강도와 속도를 가늠케 하는 단초를 제공하고 있다. 지지부진하다고 공격을 받던 5대그룹의 구조조정에 진전이 있었고,사기업인항공사에 사회적·국가적 책임을 지웠으며,불법·폭력파업은 결코 용납하지않는다는 새로운 노사문화를 확립한 달이었다고 평가했다.노(勞)와 사(使),두마리의 토끼를 일단 통제권에 붙잡아둔 셈이다. 특히 김대통령은 민주노총이 ‘손을 든’ 다음날인 27일 그동안 연기했던제2차 정·재·금융계 간담회를 가졌다.어느 때보다 강한 어조로 재계가 약속한 구조조정 계획의 실천을 독려했고 제재가 뒤따를 것임을 경고했다. 이같은 일련의 흐름은 김대통령 개혁드라이브의 밑그림이 어느 정도 그려진데 연유한다. 절차와 과정,합의를 중시하는 김대통령의 리더십은 전임자들의 그것과 달리역동성과 화려함의 측면에서 떨어져 보인다.그러나 단발성의 임기응변식 대응이 아니라는 점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강한 파워를 형성하는 특징을 갖는다.김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이를 “나는 대통령으로서 만난을 무릅쓰고 원칙을 지키며,새로운 노사문화를 확립시키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표현했다. 즉 이미 토의를 통해 합의된 원칙과 계획이 있으므로 이를 지키고 따르는데타협이 있을 수 없다는 뜻이다. 김대통령은 지난 1년동안 대북 3원칙을 포함해 노사정위 합의,30대 그룹과의 5대 약속,5대 재벌과의 합의에다 여야총재회담을 통한 정치개혁 합의문까지 개혁의 기본 바탕을 마련했다. 일생을 노동자를 위해 살아온 그가 노조의 불법파업에 정면으로 맞서고 2차정·재계간담회에서 실천을 강조한 것도 이에 기초한다. 이제 춘투(春鬪)로 불리는 노동정국이 개혁과 정치일정을 바꾸지 못할 정도로 힘을 상실한 형국이다. 그렇다고 리더십의 확립을 민주노총의 무력화와 이른바 ‘재벌해체’라는 도식적 틀로 재편하지는 않을 것이다. 민주적 리더십의 원칙에 어긋날 뿐더러 김대통령의 개혁구상의 지향점 또한여기에 머물러 있지 않다.“내가 언제까지 대통령을 하지도,여러분들이 비서관을 하는 것도 아니다.내가 세상을 뜬 뒤에도 그 정신은 살아남는 것이다”라는 요즈음의 언급에서 보듯이 후세가 평가할 ‘역사와의 대화’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김대통령의 리더십은 서서히 내각제 문제와 정국주도 전략으로 요동치는 정치권으로 무게중심을 이동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청와대가 직접 정치권을 겨냥해 내놓는 비판을 정치개혁을 위한 사전정지작업으로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 양승현기자 yangbak@
  • 삼익파이낸스 백마씨름단 창단

    (주)삼익파이낸스(회장 박만식)가 28일 타워호텔에서 한국씨름연맹과 새 씨름단 창단 조인식을 가짐으로써 잇단 씨름단 해체로 위기에 몰린 모래판에전기를 마련했다. 새로 창단될 삼익파이낸스 백마씨름단은 진로씨름단의 김학용 단장겸 감독을 감독으로 내정했다.백마씨름단측은 진로 선수들을 주축으로 선수단을 구성할 계획이나 한국씨름연맹과 최종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다소 늦어지고있다.연맹측은 금명간 또다른 씨름단의 창단을 계획하고 있어 신생팀에 대한 선수 배분의 균형을 위해 해체팀의 선수라도 한 팀을 송두리째 몰아가는것은 원치 않고 있다.따라서 백마씨름단의 선수구성은 새로 창단될 팀이 공식발표가 있어야 가능할것 같다. 한국씨름연맹은 이에 앞서 열린 총회에서 삼익파이낸스 백마씨름단의 창단을 만장일치로 승인,삼익씨름단은 5월 삼척대회부터 참가가 가능하다. 한편 팀 창단 유도를 위해 새 창단 팀의 가입비 면제를 검토한다는 지난해결정에 따라 삼익씨름단으로부터 가입비를 받을 것인지 여부는 엄삼탁 씨름연맹 총재에게 일임하기로 했다. 삼익 파이낸스는 97년 4월 부산을 연고로 설립됐으며 자본금 200억원,임직원 500명 규모의 우량금융기업으로 본점과 해외지점을 포함해 전국에 27개의점포망을 구축하고 있다. 유세진기자 yuj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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