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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完相 상지대총장·金三雄 대한매일 주필 특별대담-1

    남북 정상회담이 사흘 앞으로 다가왔다.분단 이후 남북 두 지도자의 첫 만남인 만큼 역사적인 회담에 거는 7,000만 한민족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크다. 대한매일은 8일 통일부총리를 지낸 한완상(韓完相) 상지대총장을 본사로 초대,남북 정상회담의 의의와 한반도 정세변화에 대해 본지 김삼웅(金三雄) 주필과 대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남북 정상회담 의미. ◆한완상 총장 지난 반세기 우리 민족이 겪은 분단의 고통은 실로 엄청납니다.이 고통을 분단 유지비용과 연결해 말해 보지요.막대한 국방비에다 서로증오하고 냉전적으로 대결하도록 하는 교육·선전비,억압을 당해 육체적 손상을 입은 사람들의 건강회복 비용까지 합치면 분단유지 비용이 다 고통비용으로 계산됩니다. 정상회담을 통해 이런 냉전구도가 해체돼야 합니다.20세기에는 단 한번도우리 민족이 진정한 해방을 누려본 적이 없습니다.21세기는 20세기에서 겪지못한 ‘참다운 해방’과 민족의 ‘통합적 해방’을 여는 민족사적 의미가 있습니다. 20세기말에 세계적 차원에서 냉전해체가 있었지만상당히 ‘설익은’ 것이었어요.이번에 두 정상이 만나서 한반도 냉전해체 작업을 시작한다면 세계의모든 교과서에 20세기 냉전구조가 21세기 남북 두 지도자에 의해 드디어 해체됐다고 기록될 것입니다. ◆김삼웅 주필 국가도 하나의 생물체로 보면 우리나라도 분단과 통합의 역사를 거쳐 왔습니다.고려의 후삼국 통일 이후 1,300여년간 통합국가를 지속했으나 일제 40년과 해방 이후 55년 등 거의 100년동안 분단의 질곡 시대를 겪어야 했습니다.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올바른 ‘통합의 길’로 들어서는 계기가 됐습니다. 둘째는 과거 남북 정상회담 제안이나 남북회담이 여러차례 권력자들과 외세의 정치적 목적으로 밀실에서 이뤄졌으나 이번엔 민족 주체적으로,민족 내부역량에 의해 공개적으로 달성됐다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습니다. ◈회담 성공을 위한 준비. ◆한총장 냉전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기본 패러다임,즉 냉전 근본주의 해체를위해 다각적인 노력이 이뤄져야 합니다.냉전대결을 재생산해 온 요인들은 다양한 ‘상호주의’ 형태를 띠었습니다.‘힘의 비대칭’이라는 현실적 상황을 볼때 상호주의 강조는 냉전을 강화하는 요인이 됩니다.이런 적대적 공생 관계를 끊어야 합니다. 둘째는 남과 북의 냉전 강경세력들이 문제인데 이들 세력은 지난 50년간 남북관계 악화를 통해 이익을 보았습니다.냉전 적대관계의 청산은 힘이 있는남쪽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셋째,남북 공히 냉전 세력들은 상대방에 대한 ‘불변성’을 미신처럼 믿는데 이런 불변신화를 제거하는 일에 착수해야 합니다. 외교적 차원에서 보면 정부 당국 중심으로 북한이 미·일과 외교관계를 맺어 교차승인을 완성하는 쪽으로 노력해야 합니다. ◆김주필 첫째 국민의 80% 이상이 남북 정상회담을 지지하는 분위기가 형성됐고,둘째 여야 영수회담 등으로 외형적으로 초당적 지지가 합의된 상태입니다. 하지만 일부 보수 지식인들의 냉전의식이 국민 여론을 악화시키거나 남북협력 정신에 ‘꼬투리’를 잡으려고 하는 것도 사실입니다.이들 세력까지도 함께 끌고갈 수 있는 정치력이 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대단히 중요합니다. 다행히 한반도 4강이 모두 남북 정상회담을 지지하고 있습니다.김대통령이한·미·일 3각 연쇄 정상회담을 통해 우방의 힘을 결집한 측면도 적지 않습니다.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 역시 중국을 방문해 양국간 협력체제를 구축함으로써 한반도 데탕트를 지지·지원하는 외형적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회담의 성공 기준. ◆한총장 첫번째 정상회담이기에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대화가 이루어진다면그 자체로 성공입니다.김대통령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면 북한의 ‘경제 3난’,즉 에너지,사회간접자본(SOC) 미비,식량난을 북한쪽 입장에서 아픔을느껴보고,대화 내용과 의제에 반영하면 일차 성공입니다. 상대방의 곤경을 생각해 마음의 문을 열어놓고 대하는 것도 회담 성공의 2차 기준이 될 것입니다.상대방의 필요에 부응하는 의제로 합의되면 세번째성공의 기준입니다.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첫번째 기준만이라도 이뤄지면참 잘됐다고 생각합니다. ◆김주필 동감입니다.국민들이 너무 큰 성과를 기다리면 안됩니다.독일의 경우 우리처럼 전쟁도 하지 않고 부분적이지만인적·물적 왕래가 꾸준히 이뤄졌습니다.동서독 정상끼리 여섯번의 비공식,세번의 공식회담을 하면서도 20년 동안이나 통일을 기다렸던 역사가 있습니다.하지만 다행스러운 것은 이번정상회담은 남북의 최고 군사령관이 만난다는 상징적 의미도 적지 않습니다. 한반도 통합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을 확신합니다. ◈회담 전망. ◆한총장 첫 정상회담의 성과를 크게 보고 싶지 않습니다.첫 걸음에 천리를달릴 수 없는 것 아닙니까.첫 술에 배부르지 않더라도 북한의 ‘경제 3난’의 심각성을 현실적·합리적으로 참고할 때 이 회담은 성과 있는 쪽으로 전개되리라 봅니다. 다만 북한의 여러가지 자존심을 손상하지 않게 배려하는 대범한 접근자세가필요합니다. ◆김주필 여러 견해가 있겠지만 이산가족 상봉과 남북 경제협력 교류,이 두가지 문제에서 가시적 성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합니다.욕심을 부리자면 휴전협정의 평화협정 대체문제와 법과 제도를 뛰어넘는 ‘공동 평화선언’도가능합니다.평화협정의 의미를 살리면서 한반도 평화문제가 국제적으로 공인되는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이것이 가능하면 남북 기본합의서에 명시된대로군사공동위, 교류협력 공동위 가동,남북 연락사무소 설치 등 그야말로 몇 단계를 뛰어넘는 평화교류가 이뤄질 수도 있습니다.물론 첫 술에 배가 부를 수없지만 이렇게까지 진척될 수 있도록 두 정상이 진지한 토론과 대화를 했으면 좋겠습니다. ◈회담 의제. ◆한총장 서로 칭찬만 할 게 아니라 반세기에 걸친 상호불신,이 때문에 생긴끔찍스런 민족적 아픔,분단 비용 등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해야 합니다. 동서독은 통합 민족으로 산게 1세기도 안됐는데 우리보다 먼저 통일이 됐습니다. 말하자면 동서독은 결혼 첫날밤을 지내고 헤어졌고 우리는 60년을 살다가 헤어진 것이지요. 민족적 아픔에서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반성해야 합니다.남북 정상이 의제로 삼을 수 있는 것은 남북 기본합의서를 보면 다 들어있지요.두 정상이 회담장에서 기본 합의서를 읽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웃음)◆김주필 북한의 개방과 국제적 지원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아시아개발은행(ADB) 등의 가입을 설득해야 할 것입니다.여기에 급속한 일본의 우경화와 중국의 경제·군사 대국화 등에 대비해 한민족이 살아남기 위해 공동으로 협력해야 한다는 점도 이야기해야 하겠죠.민족사적 문제와 함께 현실적,미래의 위기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기를 기대합니다. ◈남북의 껄끄러운 현안. ◆한총장 우선 역지사지,서로의 입장을 바꿔 느끼는 ‘역지감지’(易地感之)의 원칙이 필요합니다.둘째 ‘첫술의 원칙’입니다.한꺼번에 많은 이슈를 꺼내서 애기하지 말았으면 합니다.또 하나는 ‘숲의 원칙’으로 숲을 보면서나무를 생각하는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지요. 미전향 장기수 문제는 이산가족 차원에서 얘기해도 됩니다.미군철수나 대량살상무기문제는 워싱턴의 가장 큰 관심사항이라는 점을 주지시키면서 정면으로 부딪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고요. ◆김주필 중국의 전통적 외교 방식을 원용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요.구동존이(求同存異),즉 합의할 수 있는 부분은 타결하고 합의가 안되는 부분은 다음을 위해 남겨둬 향후 여지를 넓히자는 것이지요.이러한철학을 바탕으로해 나가면 총장님 말씀대로 한술에 배부르지 않지만 꾸준히 화해와 평화의길로 나서게 될 것 같습니다.또하나 두 체제가 평화공존을 통해 선의의 경쟁을 하자는 제의도 해야 합니다. ◈역사발전의 계기. ◆한총장 민족공영의 장을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만약 두 정상이이번에 한반도의 냉전체제를 해체시킴으로써 화해협력을 구현할 수 있다면세계가 이 공적을 공인해 줄 것입니다.평화를 위해 일할 수밖에 없도록 세계가 남북을 격려하는 역사적인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김주필 남북 모두 변화하지 않으면 몰락하고 만다는 비장한 각오가 필요합니다.더 이상의 이념 싸움과 군사비 지출,적대·증오를 버리고 공동선과 공동이익,공동목표를 위해 공존공영의 정신을 살리면 21세기 변화의 물결에서일류 문명 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통일의 사상적 기반. ◆한총장 남북 모두 ‘공변공영’(共變共榮)의 정신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사람이 있고 사상,제도,사상이 있는 것입니다.사람이 잘 살 수 있는 나라로가는 게 통일의기반이 되는 사상으로 자리잡아야 합니다. ◆김주필 신라말의 원융귀일(圓融歸一·융합을 하면서 하나가 되는 것)의 정신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문화의 동질성과 운명공동체의 신념을 갖고 열린마음으로 인권과 민주주의를 수용하면서 하나가 되는 역사적 의지를 사상적기반으로 제시하고자 합니다.
  • 韓完相 상지대총장·金三雄 대한매일 주필 특별대담-2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현안과 해결방안. ◆한총장 교차 승인이 완료되면 자연히 남·북·미·중의 4자보다는 여기에일본과 러시아가 가세한 6자회담쪽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갈 것 같습니다.6자간 안보 협력체제가 분야별로 이뤄지는 게 좋습니다.보건·환경·금융·해양·사회간접자본(SOC) 구축,정치·안보 등 주요 분야별로 6자간 협의체가 구성돼야 할 것입니다. 6자의 틀 속에서 남북 관계의 진전은 평화의 열매로 담보가 가능합니다.다자간 협력체제의 구축이 그만큼 중요합니다.최근 북한이 아시아안보포럼(ARF)에 가입신청을 냈는데 이것은 주목할 청신호입니다.북한이 다자 협력체에가입하도록 우리도 적극 도와야 할 것입니다. 또 민간과 당국이 힘을 합해 마셜 플랜에 버금가는 대북 지원체제를 구축해야 합니다.손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북한에 SOC를 주면 동남아에 빼앗긴 가발·섬유 산업도 부활시킬 수 있어 중소기업도 살리는 길이지요.이런 의미에서 앞으로 상호주의라는 말은 상부상조로 바꿔 썼으면 합니다. ◆김주필 북·일,북·미 수교가 조속히 가능하도록 지원해야 합니다.우리가외교 역량을 발휘해서 북한이 서방국가들과 수교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역할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정상회담 한두번으로 냉전의 독성과 이데올로기의 상처,얽히고 설킨 남북간매듭을 풀기는 어렵습니다.내부적으로도 이념에 집착하지 말고 실용주의적정신에서,필요한 상부상조의 정신에서 동질성을 회복하는 인내와 노력이 절대 중요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주체적으로 주변 환경을 유리하게 만들어 가는 두 지도자의주체성을 높이 평가합니다.더불어 남쪽은 중국과 러시아를 포함한 등거리 외교를,북한은 미국과 일본을 아우르는 등거리 외교 등 4강 주변 강국을 통일에 활용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대중국 관계 등 한반도 주변정세 변화. ◆한총장 긍정적 영향이 있을 것입니다.우선 한반도 문제를 놓고 남북이 당사자 원칙에 합의하고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데 중국은 자극을 받을 것입니다.둘째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계속 물적 지원을 받아야 하는데 물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확실한 계기가 만들어지지 않나 생각합니다.때문에 중국과 북한의 공조체제는 강화될 것이고 미국과 일본의 협상에서도 북한의 협상력을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영향력을 행사할 것입니다. ◆김주필 한반도 안전이 중국 경제발전에 저해 요인이 되지 않습니다.이러한점을 남한이나 북한 모두 꾸준히 설득해야 합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 평가. ◆한총장 세계에서 남북한에 대해 다같이 영향을 미칠수 있는 유일한 나라가중국입니다. 김 위원장이 회담 전인 지난 5월말 중국을 방문한 것은 중국의이러한 독특한 위상을 강화할 것입니다.이와 관련,김 위원장이 방중 때 중국의 발전모델을 찬양한 대목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습니다.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증대됐음을 의미하는 것이지요.이를 우리는 두려워할 필요는 없는 것같습니다.하지만 미국과 일본은 조금 불편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주변 4강의 엇갈린 입장. ◆한총장 주변 4강의 이해는 서로 엇갈려 있어요.중국과 러시아는 미국이 한반도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을 것입니다.미국도 마찬가지지요.중국의 한반도에 대한 영향력 증대를 바라지 않고 있습니다. 워싱턴의 대북 정책기조는 기본적으로 포용정책(engagement policy)입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의 대중 포용정책을 밀어주면서 중·러 관계를 돈독히 하는외교정책을 유지해야 합니다.김일성 주석이 중·소 사이에서 등거리외교를했듯 우리도 중·러,미·일 사이에서 등거리 외교를 하며 외교역량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남북관계가 개선되면 남북 외교역량을 함께 키워 4강에 대해서 남북이 모두등거리 외교를 하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입니다. ◆김주필 4강들이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각은 각각 다릅니다.일본은 대륙 진출의 교두보로 보고 중국은 전통적인 순망치한(脣亡齒寒) 관계에 입각해 치아를 보호하려는 입장입니다.미국은 한반도를 군사 요새로 보는 시각이 없지않으며 러시아는 남방 팽창을 위한 불가결한 기지로 보고 있습니다.이 때문에 4강 모두 한반도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할 것입니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합니다.우리가 해방 정국에서 신탁통치 문제로 분열,통일의 좋은기회를 놓쳤지만 이제는 슬기롭게 지정학적 위치를 활용한다면 가장 안정된 독립국가를 건설할 수 있을 것입니다. ◈냉전구도 해체방안. ◆한총장 지금부터 국민들의 냉전 근본주의를 해소하는데 언론이 나서야 합니다.시민·국민운동을 통해 평화교육을 실시하면서 당국도 냉전가치를 벗겨내는 탈학습화에 재정을 비롯,모든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당국스스로도 냉전구도를 탈학습하는 재교육이 필요합니다.당국은 사실 지금까지냉전가치를 재생산해온 언론의 눈치만 봐왔습니다.이제라도 탈냉전 운동에언론·당국이 힘을 합해야 할 것입니다. ◆김주필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 대기업 對北경협사업 선점경쟁 ‘후끈’

    현대 삼성 LG 등 대기업들이 대북 경협사업을 둘러싸고 치열한 선점경쟁을벌이고 있다. 현대와 삼성은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과 이건희(李健熙) 회장의 방북을 서두르는 등 정상회담 이후의 ‘대결’에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종합상사를 통한 사업영역 확대에도 총력을 쏟고 있다. ◆치열한 현대와 삼성/ 현대는 2030년까지 3단계에 걸쳐 금강산을 세계 최고수준의 종합관광단지로 개발하는 계획을 이미 짜 놓았다.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심이 쏠릴 ‘이산가족 상봉’의 면회장소로 장전항 인근에 들어설 종합 편의시설을 활용하는 방안을 놓고 정부와 협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강원도 간성∼온정(북한)간 비무장지대를 관통하는 총 연장 30여㎞의 ‘금강산철도’를 건설하고 서해의 해주와 남포 사이에 2,000만평 규모의 공단을조성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삼성은 대북경협의 공식 창구가 현대에서 정부쪽으로 옮겨지면서 자신감이붙었다.현대가 서해안공단 조성부지로 점찍어 둔 해주지역을 전자공단 부지로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채널을 통해 북한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현대의 금강산개발에 맞서 백두산·묘향산 개발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 SK, 대우는?/ LG는 상사·전자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상사는 기존의 자전거 조립 합영사업,가리비 조개양식 사업 등을 확대하고,추가로 10억달러를들여 비무장지대에 국제물류센터를 건립해 종합가공사업에 진출할 계획이다.전자는 96년 평양에 설립한 컬러TV 임가공공장을 합영공장으로 확대시킨다는 전략이다. SK는 손길승(孫吉丞)회장의 방북을 계기로 다른 기업보다 앞선 정보통신·석유화학분야를 대북경협의 주종목으로 잡아 두고 있다. 한때 대북경협의 선두주자였다가 그룹해체로 사업을 중단했던 ㈜대우는 남포의 가방·셔츠·재킷 등 3개 봉제공장을 재가동하는 등 재기를 노리고 있다. 주병철기자 bcjoo@
  • 문학 계간지 ‘실천문학’ 특집 ‘남북이 함께 읽는∼’

    남북 정상회담으로 남북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진보적 문학 계간지 ‘실천문학’은 이번 여름호에 ‘남북이 함께 읽는 우리문학’ 특집을 냈다.남북한에서 다같이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작가들을 되짚어보는 작업은 이런 화해와 교류의 변화가 내용적으로 지향해야 할 지평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취지다. ‘북한문학의 역사적 이해’(94년)에 이어 최근 ‘분단구조와 북한문학’(소명출판)을 펴낸 원광대의 김재용 교수는 ‘남북 문학계의 교류와 문학유산의 확충’이란 글을 특집에 기고했다.남북 서로가 공감할 수 있는 문학의 유산을 확충해 나갈 때 자연스럽게 공통적 관심사를 확보할 수 있으며 적대감을 해소하는 중요한 통로가 될 수 있다고 본 그는 계몽기 이후 1945년까지의 문학유산 영역이 해방이후 남북문학의 간격을 좁히는 데 가장 생산적인 논의를 보장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전근대시대의 문학유산은 충분히 공유할 수 있는 좋은 유산이지만 그 이상 서로간의 이해를 넓힐 수 있는 기반은 되지못하며,해방이후의 문학의 경우는 남북이같이 할 수 있는 영역은 거의 없기때문이란다. 글쓴이는 계몽기 이후 8·15이전까지의 문학을 남북이 그동안 평가해온 역사와 관련지어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하나는 남북이 분단이후 ‘줄곧’ 같이 좋게 평가해온 작가로서 시인 김소월·이상화와 소설가 신채호·강경애를 들 수 있다.둘째는 남북이 ‘최근에’ 들어 같이 평가하는 작가로서 시인백석과 정지용이 꼽힌다.세번째로는 남북한의 냉전적 적대감을 뚫고 나온 작가들로 그동안 남북이 다같이 나쁜 작가라고 비방해온 작가들이 최근에 이르러 문학적 유산으로 편입되는 경우로서 이기영과 염상섭이 대표적인 예.거론되지 않다가 새롭게 평가되는 두번째와 구분하면서 글쓴이는 냉전적 분단구조 해체의 상징으로 이 영역의 작가들을 특별히 주목한다. 이들에 대한 평가의 변화에는 남북 모두 기존의 냉전적 틀로는 우리 문학사와 문학유산을 제대로 취급할 수 없다는 탈냉전적 인식이 들어있다는 것이다.염상섭은 분단이후 북한에서 줄곧 ‘반동작가’로 규정되어 한 번도 문학사에서나 문학선집에 오른 적이 없었다.그런데 1998년에 나온 북한의 ‘현대조선문학선집’ 16권에 염상섭의 ‘만세전’이 “다른 한 측면에서 1919년 이전의 사회현실을 인텔리의 시점에서 형상적으로 보여준 것으로 하여 긍정적인 의의를 갖는다”는 해설과 함께 실렸다.이기영은 분단 이후 남한의 문학계에서 가장 기피되어온 인물이었다.일제시대 카프(조선프로레타리아 예술동맹) 내에서 가장 중심적인 작가중의 한 사람이었고 해방후 북한을 선택했으며 84년 사망할 때까지 한번도 정치적으로 문제된 적이 없이 북한문학의 중심으로 활약·평가되었기 때문이었다.이기영은 88년 납·월북 작가에 대한 1차 해금조치에서 제외되었으나 이후 풀려났는데 해금이 문제가 아니라 더이상 남쪽에서 이기영을 빼고 문학사를 이야기하기 어려울 만큼 평가받고 있는점을 글쓴이는 지적한다. 문학평론가 홍용희는 ‘통일문학의 원형성’이란 글에서 진정한 민족적 통합은 생활 속에서 이질성이 극복될 때 가능하다고 강조한다.이를 위한 기본토대가 무엇이냐고 자문하는 글쓴이는 분단 이데올로기의 층위 이전 단계에해당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전통적인 원형심상과 토속적 삶의 세계에서 남북한의 민족적 동질성의 원형요소를 찾을수 있다고 말한다.그리고 이 점에서해방 이전 우리 민족의 토속성의 진경과 세련된 언어감각을 통해 낙원 상실과 향수의 정서를 펼쳐 보인 대표적 시인들인 백석과 정지용의 시 세계가 단연 빛난다는 것이다. 이밖에 중국 옌벤대학교 조선어문학부 김병민 교수는 남북한이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신채호와 강경애를 통해 민족문학 동질성 회복의 가능성을 찾고 있다. 김재영기자 kjykjy@
  • [대한포럼] 6·25 반세기와 주한미군

    우리 민족사에 일찍이 없던 6·25 동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난 지 50년이 됐다.돌이켜 보면 22만㎢의 좁은 강토에서 벌어진 3년1개월 동안의 전쟁은 우리 민족에게 너무도 깊은 상처와 손실을 안겨 주었다.민족자존에 치욕만 남긴 싸움이었다.장구한 민족의 정통성이 무너지고 남북간 심각한 불신을 야기시켜 통일에 결정적 장애의 벽을 만들어 놓았다.이 모든 전쟁의 상흔들은 반세기가 흘렀지만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이다. 6·25 반세기를 맞으며 우리가 깊게 되새겨야 할 교훈은 앞으로 어떤 상황에서도 두번 다시 동족간의 상잔은 결코 있어선 안된다는 것이다.만약 앞으로 한반도에서 또다시 6·25와 같은 전쟁을 치른다면 민족 전체의 파멸을 초래하는 무서운 결과를 가져올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현재 남북이 보유하고 있는 무기들이 앞으로 전쟁에 동원된다면 그 결과는 민족구성원 50%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하고 국토의 90%가 파괴되는 그야말로회복불능의 상처를 남겨놓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무슨 일이 있더라도 전쟁만은 없어야 한다.따라서 당면한 최우선의 민족적과제는 6·25 동족상잔의 상처를 하루속히 치유하고 체제와 이념을 초월하여남북이 더불어 살아가는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일이다.분단 55년 만에 열리는 6·12 남북정상회담의 성과를 기대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그리고 6·25반세기를 맞아 그동안 한반도 평화에 기여해왔던 주한미군의 위상을 재정립하는 문제도 중요한 과제다. 최근 노근리 사건,매향리 미 공군기 오폭(誤爆)사건,미군 술집 여종업원 살해사건,주한미군 지위협정(SOFA) 개정협상 등 일련의 미군 관련 사건이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반미(反美)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으며 주한미군 철수주장까지 고개를 들고 있어 파장이 우려된다. 노근리 사건도 그러하지만 매향리 사건의 경우 주민들이 미군의 오폭으로인해 입은 억울한 피해나 미군기지 소음공해에 따른 피해에 대한 공정한 보상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미군 주둔과 관련하여 일어나는 각종 사고나 불합리한 일들에 대한 처리는 SOFA 개정 등을 통해 시정을 요구할 수있는 문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조건 미군 철수를 주장한다거나 지나친 감정 표출로 반미감정을 확산시키는 것은 매우 바람직스럽지 못하다. 특히 미군은 6·25 전쟁으로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유엔군의 일원으로한국전에 참전해 5만여명의 생명을 잃으면서 우리의 국권회복에 크게 기여했다.미군은 한·미방위조약에 따라 우리 안보체제의 중대한 한 축으로서 휴전이후 지난 47년간 한반도에서 전쟁을 억지하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해 왔다. 주한미군이 당장 철수할 경우 대체전력 확보가 필수적이며 이에 대한 한국군 방위비 부담이 30조원 이상 늘어나 우리 경제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주한미군 철수에 따라 군 복무기간이 늘어나는 것은 물론 자력안보를 위한 국민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동서냉전체제 해체후에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미군이 유럽 군사력의 균형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처럼 주한미군도 동북아 안보환경에서 '균형자'로서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을 중요하게 인식해야 한다. 그러잖아도 한반도에서 냉전체제가 해체되고 남북이 평화공존으로 나아가든가 통일이 되면 어차피 주한미군은 철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때까지는 미군의 한국 주둔은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된다.때문에 무조건적인 반미감정은 자제돼야 마땅하다.주한미군과 관련한 문제를 다룸에 있어 감정적 대응을 자제하고 대국적 견지에서 국가이익을 생각하는 냉정한 현실인식이 필요하다. 이같은 맥락에서 미국은 한국에서 반미감정이 확산되고 있는 근본적 배경에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1960년대 체결된 SOFA는 현재 한국 상황과부합되지 못하는 조항을 많이 포함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한국은 이제 선진국 그룹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국가인 만큼 미국은 한국사회의 질적 변화를 반영하자는 한국정부의 정당한 요구를 수용해야 하다.미국은현실안주의 타성과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던 자세를 버리고 우리의 SOFA 개정 요구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장청수 논설위원csj@
  • 한반도 주변 미·일·중·러 행보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4강들의 치열한 외교전이 전개되고 있다.향후 한반도및 동북아 정세 변화에 대비하고 최대한의 국익을 관철시키겠다는 복선이 깔려 있다. 동북아 정세는 미·일·중·러 주변 4강들의 복잡한 ‘합종연횡(合縱連衡)’이 주목된다.과거 냉전체체의 ‘이분법적’ 대립이 아니고 사안별로 협력과 견제가 미묘하게 병행하는 ‘21세기 외교’의 전형을 선보이고 있다. 동북아 변화의 초점은 한·미·일 3국 공조와 이에 대한 북·중·러 3국 협력체제 복원이다.지난달 말 전격적으로 이뤄진 북·중 정상회담 역시 순망치한(脣亡齒寒)의 양국관계를 복원,미국을 견제하겠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러시아 역시 미국 중심의 ‘팍스 아메리카’에 대항하는 다극체제의 신외교 수립을 추진하고 있다.최근 미·러 정상회담에서 국가미사일방위(NMD)체제를 둘러싸고 이견을 보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연말쯤 푸틴 대통령의 평양 방문이 성사될 경우 북·중·러 3국 접근이 보다 가속화될 조짐이다. 한반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은 세계전략 속에서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보고 있다.남북 정상회담을 북·미관계 정상화의 동인(動因)으로활용하면서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확산을 억제하는 세계전략을 관철하고자 한다. 한·미·일 3국 공조 속에 이뤄진 ‘페리 구상’ 중심의 3단계 한반도 냉전해체를 모색하고 있다. 북한을 책임 있는 국제사회 일원으로 편입시키는 대신 체제보장 및 경제 회생을 돕는 일종의 ‘일괄타결’을 추진 중이다. 일본 역시 진행 중인 북·일 수교협상에 앞서 남북 정상회담을 통해 유리한분위기 조성을 희망하고 있다. 북한은 내심 50억∼100억달러에 이르는 대일배상금을 경제 회생의 ‘시드머니’로 계산하지만 일본인 납치사건 등 복잡한 양국 현안을 매듭짓기까지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반면 중국은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동북아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골몰하는분위기다.기회 있을 때마다 ‘남북 당사자 해결원칙’을 앞세워 “미국은 조역에 머물러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오일만기자 oilman@
  • 韓·美 韓·日 8일 연쇄 정상회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빌 클린턴 미국 대통령은 오는 8일 도쿄에서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 전 일본총리 장례식 참석 뒤 곧바로 한·미정상회담을갖고 남북정상회담과 한반도 및 동북아 평화정착 방안에 관해 협의한다고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대변인이 5일 발표했다. 김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모리 요시로(森喜郞) 일본 총리와도따로 정상회담을 갖는다. 김 대통령은 클린턴 미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남북정상회담에 임하는 우리 정부의 입장과 향후 대북포용정책의 추진방향,남북간 화해와 협력 구상 등을설명할 예정이다. 이에 클린턴 대통령은 우리의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확고한 지지와 함께 한·미 양국간 공조 강화,남북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 등을 기원할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남북정상회담에 관련해 한·미 두나라간 충분한 의견교환과 조율이 이뤄진 상황”이라면서 “회담에서는 남북간 교류·협력의확대 방안과 한반도 평화정착 및 냉전구도 해체방안 등이 심도있게 논의될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미·일 세나라간 공조를 거듭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특히 클린턴 미 대통령은 최근 이뤄진 한반도 주변 4강 정상과의 회담 내용에 대해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양승현기자
  • [막오른 재벌 대혁명] (3)전문경영인시대 개막

    무소불위의 ‘황제경영’이 현대 정주영(鄭周永)전 명예회장의 ‘3부자 퇴진’이라는 폭탄 선언으로 서서히 막을 내리면서 전문경영인시대의 도래를예고하고 있다. 재계는 현대의 ‘3부자 동반 퇴진’은 국제경쟁시대에서 족벌 경영체제로는더 이상 살아남기 힘들다는 점을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앞으로 소유와 경영이 철저히 분리되는 전문경영인체제가 가시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있다.현대 유동성위기를 계기로 촉발된 현대의 결단은 전문경영인체제의 서곡이며,이는 국제사회의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는 분석이다. 국내 재벌기업들은 그동안 황제경영의 폐단 때문에 끊임없이 도마 위에 올랐으며,정부도 국제사회의 새로운 물결에 발빠르게 변신할 것을 요구해 왔다. 국제통화기금(IMF)위기의 소용돌이 속에 출범한 국민의 정부의 재벌개혁 요구는 어느 때보다 거셌다.‘재벌 해체론’까지 거론하며 강도높은 개혁을 촉구한 결과 알짜배기 기업을 내다파는 등의 자구책으로 무려 400∼500%에 이르는 부채비율이 200% 이내로 내려왔다. 그러나 재벌개혁의 핵심인 기업지배구조 개선에 재벌기업들은 인색했다.사외이사를 절반 이상으로 하고,사외이사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이사회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등 그럴 듯한 방안을 제시했지만 지배구조 개혁의 이행에는 미온적이었다.시늉 내기에 급급했다. 이런 가운데 터져나온 현대의 결단은 오너체제에 미련을 못버리고 있는 삼성 LG SK 등 재벌들에 인식 전환의 계기가 됐다는 게 중론이다. 물론 이들 재벌이 소유와 경영의 완전 분리로 총수의 영향력 행사가 쉽지않은 전문경영인제도를 선뜻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지금까지 재벌기업들이 계열사별로 도입한 전문경영인도 이름만 거창했을뿐 사실은 오너의 지시를 실행하는 ‘로봇’에 불과했던 게 사실이다.총수의경영철학이나 지시에 역행했다간 하루아침에 옷을 벗어야 했다. 현재 국내 금융시장의 제반 여건이 재벌기업들이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할정도로 성숙하지 못하다는 점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정부는 앞으로 전문경영인체제를 도입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금융·세제상의인센티브를 주겠다고 밝혔다.전문가들은 그러나 오너의 독단 결정에서 시장 중심으로 ‘통제의 주체’가바뀌는 데 따른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금융시스템의 보완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전문가집단의 사외이사 영입 등을 통해 이사회 기능을 대폭 강화하고,주주총회에서의 소액주주 권한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한다.투명 경영을 위한 장치들이 보강돼야 한다는 얘기다. 아울러 자금 조달 방식을 은행 등 간접금융에서 최고경영진의 능력이 중시되는 증자 등 직접금융 형태로 전환해야 하며, 적대적 인수·합병(M&A)를 허용,국제경쟁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대경제연구원 한상완(韓相完)박사는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은 창업 4∼5세대까지 내려가면서 전문경영인제가 자연스럽게 정착된 반면 우리는 창업 1∼2세대에 불과해 지배구조 개선에 한계가 있다”면서 “그러나 재벌기업을전문경영인체제로 유도할 수 있는 금융 환경이 조성된다면 의외로 빠른 진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내한공연 美 인디밴드 ‘심’의 리더

    스타 의식같은 것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미국 인디음악계를 발칵 뒤집어 놓고 스매싱 펌킨스 같은 세계적인 밴드에게 음악적 영감을 선사한 것으로 알려진 화제의 그룹 ‘심’의 리더, 박수영은 인터뷰 내내 진지하고도 겸손했다. 3일과 4일 두차례 내한공연을 위해 모국을 찾은 이 인디 뮤지션을 대학로의한 카페에서 만났다.흰 티셔츠에 청바지,빡빡 민 머리의 박수영은 담배를 전혀 태우지 않아 특유의 말간 목소리로 인터뷰에 응했다. 스매싱 펌킨스의 해체설을 전했더니 깜짝 놀랐다.해체이유를 되물어왔다. 10대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면 지탱해낼 수 없는 음악환경에 환멸을 느낀 것같다고 설명하니 “그게 우리와 그들의 차이점”이라고 딱 잘라 말한다. 음악을 하는 이유는 다양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들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10대들이 듣지 않는다 해서 서운해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꽤 힘든 성장기를 보낸 것 같다고 하자 “한국에서 이민온 부모들은 조국이자신들에게 해준 게 없다는 생각때문에 일체 자신에게 모국에 관한 얘기를들려주지 않았다”고 해명한다.인터뷰 내내 그는 영한사전을 뒤적이며 우리말 뜻을 익혔다.미국평단의 극찬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워낙 다양한 음악들이 함께 섞여 있어 우리가 최고라는 생각은 한번도 해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심은 잦은 멤버교체를 경험했다.박수영은 어렵기는 하지만 멤버들의 다양한음악적 지향점을 자신의 곡만들기에 원용할 수 있어 좋다고 했다.그러나 그의 카리스마 때문에 멤버들이 떠나간 것 아니냐고 깨묻자 “그렇게 생각할수도 있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그는 국내 음악인들과도 작업을 적잖이 했다.그의 멤버들은 델리 스파이스의 4집에도 세션으로 참여했다. “많이 듣지는 못했지만 퓨어 일렉트릭 제너레이션에서 활약했던 최준용을 가장 좋아한다”고 말한 뒤 “그가 지금은 군복무중이어서 탱크를 몰고 있다는 사실에 아이러니를 느낀다”고 했다. 그는이어 “델리 스파이스의 4집이 그 이전 앨범보다 훨씬 뛰어난 수작” 이라고치켜 세웠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내한공연을 마친 뒤 다음 앨범작업을 위해 당분간휴식에 들어간다고 밝혔다.강아지 문화예술이라는 국내 기획사와 지난 1월부터 작업을 시작,가을쯤에 어쿠스틱 연주 앨범을 내기로 했다.그는 또 재캐나다 동포인 헬렌 리가 감독하는 25분 다큐멘터리 ‘서브 로사’의 영화음악을맡았다. 이 영화는 입양아들의 고통을 정면으로 다룬다. 음악을 안했으면 뭘 했을 것 같냐는 질문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라고답한 뒤 “워낙 컴퓨터를 많이 이용하기 때문에 음악에서만은 컴퓨터를 배제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 스스로 가장 사랑하는 자신의 음악은 ‘투 이즌 이너프’.그는 5일 미국으로 돌아간다. 임병선기자 bsnim@
  • 정몽헌회장 편지 남기고 일본 돌연 출국

    정몽헌(鄭夢憲·MH) 전 현대 회장이 1일 오후 편지 한장을 남긴 채 혼자서일본으로 훌쩍 떠났다.누구에게도 출국목적을 말하지 않았다. ‘현대건설 사장 및 임직원 귀하’라는 제목의 A4용지 한장에 적은 이 편지에서 MH는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 명예회장의 뜻에 따라 사임하게 됐으며,그 뜻은 현대가 다시 한번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돋음하고자 하는 깊은 충정으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합심단결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발전시켜 달라는 말도 있었다. MH는 이날 아침 일찍 회사로 나와 현대건설 등 계열사의 대표이사와 이사직을 사직한다고 발표하고 종적을 감췄다. MH의 이같은 행보에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국내 재벌의 맏형격인 ‘현대 회장’자리를 정 전 명예회장의 결심에 따라내놓은 ‘심리적 허탈감’을 달래기 위한 결행이었다는 분석이 유력하다. ‘3부자 동반퇴진’이 MH측이 만들어 낸 음모라고 반박하는 정몽구(鄭夢九·MK) 현대·기아자동차 총괄회장측의 잇단 의혹제기에 대한 ‘무언의 항변’이라는 해석도 있다.굳이 편지까지 남긴데는 정 전 명예회장의 뜻을 거스리고 있는 MK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란 관측이다. 반대로 현대의 모든 직함을 버린 이상 그동안 추진해 왔던 전자·건설쪽의일들을 마무리하고,계속 추진해야 할 대북경협 관련사업들을 차질없이 진행하기 위한 ‘정리’차원의 출국이었다는 시각도 있다. 주병철기자 bcjoo@. *'말보다 행동' 입다문 MK. 정몽구(鄭夢九·MK) 현대·기아차 총괄회장의 입이 무거워졌다.‘3부자 동반퇴진’과 관련해 말을 삼가고 있다. 2일에는 기아자동차의 소하리공장을 둘러본 뒤 이충구(李忠九) 사장과 함께연료전지차 개발과 현대·기아차의 브라질 진출 타진을 위해 미국으로 떠났다. MK측이 정몽헌(鄭夢憲·MH) 전 현대 회장쪽에 쏟아내는 공격의 수위에 맞춰MK 역시 ‘비장의 칼날’을 거둬들이지 않고 있는 것같다. 그러나 MK측은 ‘버티기 전략’을 바꿨다.MH측을 헐뜯기보다는 ‘MK의 능력’을 부각시키는 쪽으로 선회했다.MH측에 대한 공격이 MK의 경영능력 입증보다는 ‘집안싸움’으로 비쳐져 서로에 상처만 준다는 현실적 판단때문이다. MK측은 우선 이달 말쯤으로 예정된 대우차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미국의 다임러크라이슬러와 대우차를 인수해 세계 자동차시장의 ‘빅6’에 합류함으로써 MK의 숨겨진 능력을 보여주겠다는 복안이다.대우차 인수가 이뤄지고,현대·기아차가 올해 예상외의 흑자를 기록하면 내년 초 정기주총에서 MK의 입지는 단단해 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MK의 이같은 승부수가 성과를 거둘 지는 미지수다.우선 족벌경영 해체가 현대의 ‘3부자 공동퇴진’을 계기로 급류를 타는 추세인데다 MK에 대한 시장의 여론이 그리 좋은 편은아니다.7∼8월부터 본격화될 정부의 재벌개혁 착수도 변수다. 주병
  • 鄭周永씨 모든 이사직 사퇴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 명예회장이 ‘3부자 경영일선 퇴진’을 선언한 이후 정몽구(鄭夢九) 현대·기아차 총괄회장과 정몽헌(鄭夢憲) 전 현대 회장의공방전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현대 구조조정위원회는 2일 정몽구 회장의 퇴진여부에 대해 일절 대응하지않기로 하고,정 명예회장의 기존 방침대로 그룹해체 작업을 가속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구조조정위 관계자는 “정몽헌 회장의 사직서에 대한 후속절차를 밟고 있으며,각사별로 전문경영인 체제로 가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 전 명예회장이 지난 1일 현대건설 대표이사,중공업 이사,현대아산 이사 등 현대 계열사의 모든 이사직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한편 기아자동차는 이날 긴급이사회를 소집,정몽구 회장의 재신임안을 통과시켰다. 정몽구 회장은 이날 오후 3시 이충구(李忠九) 사장과 함께 미국 IFC사와 연료전지차 공동개발 등을 협의하기 위해 출국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외언내언] 300인 선언

    ‘올바른 남북 정상회담을 위한 민간모임’ 소속의 종교 언론 법조 여성 교육 등 각계 대표들이 1일 ‘평화 통일 300인 선언’을 발표했다. 시인 고은(高銀)씨가 낭독한 선언문은 “남북 정상은 7·4 공동선언과 남북기존합의서의 실천을 재확인하고 정상회담을 정례화하며 온 겨레가 통일의주체로 나서 민족공동체의 새로운 희망을 찾기위해 노력할 것”을 촉구했다. ‘300인 선언’은 선언에 참여한 면면이 신뢰할만한 사람들이기도 하지만선언의 내용이 그동안 이들의 주장에 비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해 보인 덕택인지 대체로 시민의 폭넓은 공감을 얻은 것 같다.이들은 남북문제의 뜨거운감자인 ‘국가 보안법’과 ‘주한 미군’문제에 대해 그동안 민간인 차원의논의수준에 비해 매우 신축적이고 현실적인 요구를 했다. 이들은 국가보안법에 대해서는 정부를 향해 철폐를 주장하던 종래의 입장을바꾸어 냉전적 법·제도를 바꾸는 데 힘을 쏟겠다는 다짐으로 대신했다. 또주한 미군에 대해서는 ‘평화협정 체결’과 남북간 신뢰회복을 기초로 궁극적(언젠가-필자 주)으로 철수할 것을 미국 등 주변 4강에 촉구하는 것으로그쳤다.결과적으로 두 문제를 정상회담의 의제로 요구하지 않아 회담에 임하는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의 입장을 한결 편하게 해 주었다. 만일 이들이 종래의 주장대로 주한미군 철수나 국가보안법 폐지를 의제에올릴 것을 주장하면 보수세력의 반발을 불러오고 결과적으로 회담에 임하는우리측 입장만 더 난처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대신 이들은 “정상회담은 냉전대결 구조를 해체하고 평화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출발점이 돼야 한다”며 전쟁방지를 위한 방안 강구,민족공동체 회복과 민족 구성원의 복지향상을 위한 모든 부문의 교류,협력 활성화,정상회담정례화 등 구체적인 안을 제시했다. ‘300인 선언’이 각별히 의미를 지니는 것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현실인식이 다른 시민운동 세력과 민중운동 세력 등 그동안 다른 목소리를 내던 민간통일운동 세력이 한 목소리를 냈다는 점이다. 이들은 70년대부터 일신의 안위를 무릅쓰고 민주화와 평화통일을 위해 싸워온,‘민족의 양심’을 대표한사람들이다.민족통일이라는 주제를 놓고 이들이 한 목소리를 낸 것은 역시‘민족의 양심’답다는 평가를 듣는다. 김재성 논설위원.
  • 현대그룹주 우량·부실기업 차별화 뚜렷

    1일 주식시장에서는 현대 관련주의 희비가 엇갈렸다. 전날 현대측이 ‘오너 경영체제 종식’을 선언, 사실상 현대그룹이 해체될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현대 계열사간 우량기업과 부실업체간의 주가움직임이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주식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현대 사태는 일단락됐다”면서도 “이날 시장이 말해주듯 그룹 해체 여파로 계열사간에 우량기업과 부실업체간의 차별이 뚜렷해 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명암이 엇갈린 현대 관련주 전날 현대 자구안 발표로 전 종목에 걸쳐 큰폭의 상승세를 타던 현대계열주가 하룻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이날 거래소에 상장된 현대 계열사 24개 가운데 18개가 전날보다 주가가 떨어졌다.하지만 자세히 들여다 보면 우량그룹과 부실기업간의 차별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현대 사태의 진원지인 현대건설을 비롯,현대상선 현대강관 현대정공 은 전날보다 떨어졌다.하지만 계열분리로 매각이 결정된 현대엘리베이터는 상한가를기록해 1만원대를 넘어섰다. 재무구조가 비교적 건실한 현대증권과 현대전자도 사흘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불씨 아직 잠복 이날 오전 현대자동차 정몽구(鄭夢九)회장의 퇴진 번복 소식이 나오면서 한때 시장이 출렁거렸다.투자자들사이에서는 이른바 ‘왕자의난’이 재현,또다시 경영권 분쟁에 휘말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나왔다. 또 보유주식 매각 등도 불안 요인으로 꼽혔다.전자,상선,건설,중공업,자동차 등이 매각키로 한 2조774억원어치의 주식에 대한 염려다.주식이 시장에쏟아져 나올 우려는 없지만 가뜩이나 수급 불균형으로 신음하는 시장에 또다른 투자 불안심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우량·부실 계열사간 차별 장세 온다 전문가들은 현대그룹 해체로 우량기업의 주가는 오르는 반면 부실계열사는 큰 폭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세종증권 윤재현(尹在賢)연구원은 “‘현대 자구책’의 발표로 전날(31일)엔 현대그룹주가 모두 큰 폭으로 올랐지만 오늘 시장에서 보듯 현대 그룹은우량기업과 부실 계열사간의 주가 상승이 명확하게 구분됐다”면서 “앞으로현대 관련주도 각개약진 현상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현석기자 hyun68@
  • [사설] 전문경영인 시대로

    현대 3부자의 경영일선 퇴진선언은 정주영(鄭周永)전 명예회장의 표현대로‘시대의 흐름에 따른 용단’이며 이는 국제감각을 익힌 전문경영인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되는 대목이다.국내최대의 재벌그룹 현대가 지금까지의 족벌경영으로는 더이상 버틸수 없다는 사실은 이른바 왕자의 난으로 불리는 지난 3월말 형제간 경영권다툼에서 이미 잘 읽을 수 있었다.창업주2세들이 세차례나 번갈아가며 기자회견,보도자료배포를 통해 서로 신임회장임을 내세운,당시 경영권파동은 국가경제에 대한 대외신인도를 추락시키고 재벌이미지를더욱 악화시켰을뿐 아니라 족벌경영의 문제점과 한계를 그대로 드러냈던 것이다. 이번 현대 오너일가의 퇴진은 재계에 엄청난 충격을 주었고 다른 재벌기업들도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이들은 “현대의 문제일 뿐”이라며 애써 축소하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그러나 이제 더 이상 머뭇거린다면 우리경제는 경쟁력강화의 기회를 놓치게 될 것이다.국경없는 무한경쟁속에 경제패권주의가 판치는 세계경제풍토에서 경쟁력의 비교우위를 갖추고 살아남으려면 족벌경영 체제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족벌’은 속성상 합리적이거나 창의적일수 없고,안이한 기업확장욕구에빠지기 쉬워 업종전문화로 국제무대에 도전하는 기업가정신이 결여되기 마련이다.게다가 친인척위주의 경영인맥때문에 특히 기업회계의 투명성을 잃고분식(紛飾)결산등을 일삼아 시장의 신뢰를 얻기 힘든 것이다.투명성이 없는부(富)와 경영권의 세습관행도 언제인가는 밝혀질 것으로 예견되는 부당한상속·증여세탈세로 말미암아 국내외시장의 신뢰를 상실하고 경쟁력도 잃게될 것이다.때문에 재벌들은 기업지배구조개선의 시대적 요청에 귀 기울여 비효율적인 오너경영 구도를 해체하고 하루빨리 과감하게 전문경영인체제로 국제경쟁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다.물론 경계해야 할 부분이 없지 않다.오너의지시만을 따르거나 과거 기아그룹 경우처럼 오너못지 않은 전횡과 노조와의결탁으로 회사 손익계산을 조작하는 등의 경영인은 발 붙이지 못하게 철저한 차단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전문경영인시대를 가꿔가야 하며 이는 부당한 부와 경영권세습에 따른 부익부·계층간 위화감을막고 경제정의를 실현하는 길이기도 하다. 지식기반 경제사회에서 전문경영인체제가 확립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며경영의 투명성증대는 대내외 시장신뢰도를 높임과 더불어 기업이윤을 극대화함으로써 투자자를 보호하고 내실있는 사세신장을 이룰 수 있는 것이다.전문경영인시대와 괄목할 만한 국부(國富)증대를 기대한다.
  • [막오른 재벌 대혁명](9)수명다한 오너체제

    재벌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인가.한국 재벌의 수장격인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창업주와 2세의 퇴진은 재벌사회의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재벌해체는 피할 수 없는 시대의 요청이요,흐름이다.족벌경영이 사라져야 하는 당위성과 다가올 전문경영인 시대의 과제를 짚어본다. 삼성이 자동차 사업에 쏟아부은 돈은 물경 4조원이 넘었지만 프랑스 르노에 매각된 금액은 6,200억원에 불과했다.숫자로만 비교하는 것은 무리이긴하지만 투자금액의 7분의1밖에 건지지 못했다. 현대와 비슷한 소유구조인 삼성 재벌의 자동차 진출은 물론 그룹 총수의 독단적인 의사결정에 따른 것이었다.손해는 국가경제나 삼성뿐만 아니라 주주들도 막대했다.‘면책특권’을 가진 ‘황제경영’이 낳은 폐단의 단적인 예다. 국내 30대 재벌의 오너와 친인척이 가진 회사 지분은 평균 5.4%.실제 의사결정은 거의 100%다.인사권과 경영권을 마음대로 하면서 회사를 좌지우지한다.공정거래위원회의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재벌들의 문제는 회사 지분의일부를 소유하면서 전체를 지배하는소유구조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대물림 경영은 외국에서는 찾기 어렵다.소유와 경영이 철저히 분리돼 있다. 미국의 오늘을 있게 한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인 포드의 경영진에는 포드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이 없다.창업주 포드의 이름은 회사명에만 남아있다.포드4세가 지분을 갖고 있지만 경영권에는 전혀 간여하지 않는다.경영간섭을 막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다. 일본의 대기업도 대물림을 하지 않는다.한국개발연구원(KDI)의 임원혁(林源赫)연구위원은 “다른 나라에서는 소유자가 경영에 참여하는 일이 예외적이나 우리는 소유자가 경영에 참여하지 않는 게 특이할 정도”라고 지적했다. ‘제3의 물결’의 저자인 앨빈 토플러박사는 “한국이 농경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변모하는 과정에서 재벌이 긍적적인 역할을 한 것은 분명하지만 이제는 해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족벌경영과 선단식경영,황제경영 등으로 요약되는 재벌은 구시대에나 어울린다는 것이다.가족중심의 경영방식은 버려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디스와 S&P같은 신용평가기관들은 한국의 재벌을 ‘여전히 투명하지 못한 집단’으로 규정한다.개혁되지 않는 재벌들이 한국 경제의 도약을 가로막고 있다고 꼬집는다.역시 재벌의 하나인 SK의 최태원(崔泰源)회장조차도 “재벌체제는 경쟁력을 잃었기 때문에 앞으로 10∼15년 내에 자연스럽게 소멸될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시대적 흐름임에도 재벌들은 아직도 족벌경영을 버릴 생각을 하지 않는다. 미국의 경제전문가들은 한국의 재벌개혁을 C학점으로 평가하고 있다. 정주영가(家)의 퇴진은 다른 재벌들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과거에는 그룹 체제가 각사간의 협조라는 정점을 가졌지만,세계적인 흐름과 여건은 각기업들이 독자적인 전문 경영인 체제로 운영하는 것만이 국제경쟁사회에서 성공할 수 있는 길이다.”(정주영 현대 명예회장)한국의 미래를위해서는 재벌들이 뒤로 물러나야 한다는 충고의 메시지다. 박정현기자 jhpark@. *李容根 금감위장 “夢九씨 퇴진여부 현대 내부문제”. 이용근(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은 1일 기자간담회에서 “현대그룹 오너경영진 퇴진이 계기가 돼 모든 기업이 선진 경영체제를 정착시킬 수 있도록 제도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너경영진 퇴진을 압박했나.=정부는 특정 경영인의 퇴진을 요구할 수도없고 개입하지도 않았다.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 등 3부자 퇴진은 언제 알았나.=김재수 현대 구조조정위원장이 “뭔가 있을 것 같다.기다려달라”는 얘기만 들었다.그러나 3부자 퇴진은 발표를 듣고서야 알았다.김 위원장이 오후 2시쯤 정 명예회장을 면담한 것으로 미뤄볼 때 그때쯤 3부자 동반퇴진이 결정되지 않았나 싶다. 현대그룹이 경영투명성을 높이고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중대한 결단을 내린 것으로 평가한다. ◆정몽구(鄭夢九) 회장이 퇴진안하면 어떻게 되나.=코멘트 할 입장 아니다. 정부는 전문경영체제면 된다.3부자 퇴진은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전문지식과 경영식견을 갖고 있다면 되는 것 아니냐.내부합의가 있다면 그것(정회장의자동차 회장직 유지)도 괜찮은 것 아니냐.(이 발언은 자칫 특정인을 옹호하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며 이후 해명자료를 통해취소했음.)◆현대건설의 유동성 문제는 해결되나.=해소될 것으로 기대한다.현대와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은 재무약정을 다시 맺어야 할 것이다. ◆현대그룹은 해체되는 것인가.=해체가 뭔지 개념이 명확치 않다.현대는 그룹이라기보다 독립기업의 연합체적 성격이다.LG는 구씨, 허씨 등 계열분리가 다 돼 있지 않느냐.상호출자금지는 지속적으로 얘기하는 것이다.정부는 외형만 키우는 것을 환영하지 않는다. 박현갑기자 eagleduo@. *鄭씨 3부자 퇴진 4가지 의문점에 說 분분. 지난해 6월,정부와 재계에서는 외마디 비명이 터져나왔다.삼성이 ‘삼성차청산’을 발표한 것이다.사재는 낼 수 없다며 버티던 이건희(李健熙) 회장은 2조8,000억원을 내놓았다.그리고 얼마 뒤 “이헌재(당시 금융감독위원장)가 삼성에게 당했다”는 얘기가 나왔다.공교롭게도 1년뒤인 지난달 31일 비슷한 광경이 벌어졌다.요구한 것은 ‘왕회장’(鄭周永 명예회장)의 퇴진이었는데 두 아들까지 물러나겠다는 것이다.정부의 ‘KO승’이라는 시각도 있지만‘또 당했다’는 얘기도나오고 있다.‘3부자 퇴진’ 발표에 따르고 있는 네가지 의문점을 풀어본다. ◆강요된 선택인가,의도된 시나리오인가=정부는 3부자 퇴진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지만 왕회장의 퇴진을 요구했던 것은 분명하다.현대와의 담판에서 정부측 ‘대변인’ 역할을 했던 채권단(외환은행)이 현대측에‘왕회장 퇴진 명문화’를 요구한 것이 확인되고 있다.그러나 적어도 ‘두아들’은 정부의 요구사항이 아니었다. 아들들과의 동반 퇴진은 왕회장의 의도가 담긴 독자적 결정이라는 시각이대두되고 있다.뭔가 정부에 단단히 약점잡힌 왕회장이 ‘효과는 크면서도 실리는 가장 적게 잃는’ 동반퇴진을 결정했다는 분석이다.MK(정몽구회장)를완전히 밀어내기 위한 MH(정몽헌회장)의 ‘각본’이라는 시각도 있다. ◆그룹 해체인가=김경림(金璟林) 외환은행장은 현대가 단기유동성 확보방안으로 매각할 유가증권은 공정거래법상 계열분리요건(상장회사 3%,비상장회사 15%)을 초과해 보유하고 있는 지분이 우선 대상이라고 밝혔다.현대의 전 계열사가 독립 분리되는 수순,즉 실질적인 그룹해체라는 관측이다.그러나 오너일가의 지분매각이 동반되지 않아 선언적 의미에 그칠 뿐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만만치 않다. ◆3부자,완전 물러나나=몽헌회장은 1일 현대아산을 제외한 계열사 이사직을모두 내놓아 ‘3부자 퇴진’ 발표를 속도감있게 진행했다.‘지분 만큼의 권리 행사’라는 주식회사의 원칙이 지켜진다면 정씨 부자는 계열사 지분이 최대 7% 이내로,독자적 경영권 장악이 어렵다.하지만 우호지분을 동원하면 언제든 ‘컴백’이 가능하고 측근인사를 ‘전문경영인’으로 내세워 수렴청정도 용이하다는 게 반론의 골자다. ◆정부·채권단 정말 몰랐나=31일 오전에 3부자 퇴진이 정보시장에 나돌았던 것에 비춰볼 때 청와대와 이헌재 재경부장관은 사전에 알았던 것으로 보인다.반면 현대의 발표를 보고서야 알았다는 금감위와 채권단의 주장은 진실일 가능성이 높다. 안미현기자 hyun@. *鄭씨일가 퇴진 이모저모. 1일 서울 계동 현대사옥은 이른 아침부터 긴박감이 감돌았다.임직원들은 평소보다 1시간이상 일찍 출근,대책을 숙의하느라 바쁜 모습이었다. ◆정몽헌(鄭夢憲) 회장은 지난달 31일 김재수(金在洙) 구조조정위원장이 발표한 내용을 미리 알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이영일(李榮一) PR사업본부장은 “정 회장이 ‘발표 직전 김 위원장으로부터 3부자 동반퇴진 사실을 들었으며 정몽구(鄭夢九) 회장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전해들었다’는 말을 했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측은 이날 오전 9시부터 1시간동안 이계안(李啓安) 현대자동차사장의 주재로 긴급 이사회를 갖고 정몽구 회장이 회장직을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다시 밝혔다.이 사장은 지난 31일 밤 늦게 사태가 심각함을 깨닫고전화로 이사회를 소집했다. ◆현대자동차측은 현대 구조조정위원회의 발표에 대해 아침부터 기자들과 만나 “구조조정위원회의 일방적인 발표는 적법하지 않은 처사”라고 강조했다.현대자동차 관계자는 “모든 문제의 원인은 이익치(李益治) 현대증권 회장으로부터 불거진 문제”라면서 노골적으로 이 회장을 겨냥했다. 김재천 김미경기자 patrick@.
  • 현대 鄭씨일가 퇴진/ 金在洙 구조조정위원장 문답

    현대 김재수(金在洙) 구조조정위원장은 31일 오후 2시20분 서울 계동사옥에서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 3부자의 경영일선 퇴진을 골자로 한 경영개선계획을 발표했다. ◆정 명예회장과 몽구(夢九)·몽헌(夢憲)회장의 지분정리는 어떻게 되나/ 주주로서 지분에 대한 권리와 책임은 계속 행사할 것이다.그러나 집행간부로서경영일선에 참여하지는 않을 것이다. ◆몽헌·몽구 회장과 합의했나/ 사실 나도 명예회장으로부터 이 말을 전해들으면서 충격을 받았다.명예회장께서 오래전부터 그룹과 한국경제를 위해 이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오신 걸로 안다.여러차례에 걸쳐 몽구회장에게는 이런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고 몽헌회장에게도 곧 말씀하실것으로 생각된다. ◆앞으로 ‘회장’이라는 호칭은 없어지나/ 그렇다.‘현대 회장’이라는 호칭은 없어질 것이다. ◆발표내용이 예상과 차이가 있는데 정부나 채권단의 압력은 없었나/ 정부 압력과는 전혀 관계가 없으나 정부도 이렇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길 것이다.이러한 단안을 내려야 한다고 판단한 설립자의 의지로 여겨달라. ◆몽구·몽헌 회장이 사퇴 압력에 불복하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런 사태가일어나서는 안된다.그러니 자꾸 불복할 것이니,왕자의 난이니 하고 이름 붙이지 말라.설립자가 모든 사태를 보고 이것이 마지막 결단이라고 생각해 얘기한 것일 것이다. ◆이것을 현대의 사실상 해체라고 봐도 되나/ 해체라는 표현도 자꾸 쓰지 말아 달라.정부의 방향이나 시대의 흐름상 개별 기업중심,전문경영인 중심으로나가는 게 바람직한 상황이다. 그룹이라는 명칭을 쓰지 않고 각 수장들이 책임질 것이다. ◆구조조정위원회는 존속하나/ 아직 개혁 과제가 남아있으므로 정부가 더 이상 필요없다고 할 때까지는 남게 될 것이다. 김재천기자 patrick@
  • 특별기고/ 남북정상회담에 바란다

    1970년 3월19일 오전 10시 기차 편으로 도착한 서독의 빌리 브란트 총리가 국경도시 에어푸르트의 한 호텔 3층에서 빌리 슈토프 동독 총리와 첫 정상대좌를 가졌다.4차례에 걸친 실무준비회담이 있었으나 의제합의조차 이루지못한 채였다.“불특정 자유의제가 합의였을 뿐이다.분단 23년 만에 이루어진 첫 대좌는 각자의 기존입장 확인이 소득이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분위기상 동독 주민들의 열렬한 서독대표단 환영물결에 높은 기대치가 가해진 데 반하여 서독측에서는 별 성과가 없으리라는 절반 가량의 주민의사가그대로 맞아떨어진 셈이다. 사실 불과 2년전 체코 프라하에서 있었던 체코 민주독립항쟁이 소련을 주축으로 하는 바르샤바 조약군의 탱크공격에 무참히 짓밟힌 전철을 보면서 브란트 총리의 뇌리에 역시 통독문제는 동독에 관한 한 점령국인 소련을 상대할수밖에 없겠다는 새로운 실증을 얻게 된 것이 소득이었을 것이다. 정상회담만 본다면 독일의 경우 75년 7월말 헬싱키에서 2차 정상회담이 슈미트 총리와 호네커 총리간에 5년 만에 열렸고,동베를린에서 같은 정상간 81년 12월 제3차 회담이,87년 9월에는 콜 총리와 호네커 총리간의 제4차 회담이 이루어졌다. 그 뒤로 연이어 온 통일문턱 앞의 회담은 별도로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다.동서독은 결과물 없는 첫 정상회담 이후 양국의 외무차관을 대표로 하는 실무급 회담이 74회나 열려 결국 통일의 큰 문이 된 ‘동서독 기본조약’(72년 12월21일 체결,73년 7월6일부터 발효)이 체결되는대사를 이루어냈다. 독일의 두 국가 인정,현존 국경 인정과 분쟁의 군사적 해결 포기,쌍방의 독립성과 평등성 인정,양국 수도에 대표부 설치 등이 골격이다.그리고 73년 양독은 유엔에 동시가입하게 되었고,연이어 해마다 인적교류,문화,통신,체육등의 수많은 협정을 체결하기에 이르렀다. 한반도와 비교해 볼 때 30년간의 격차가 있다.하지만 그 때는 세계적으로적대적 냉전구도가 한창일 때였고,지금은 시간차만큼이나 냉전구조가 자취를 감춘 채 한반도 냉전체제 종식만이 나홀로의 유물로 남아있는 상태이다. 또 독일의 경우 동독은 소련이,서독은 미국,영국,프랑스가 점령국으로서 양독간의 운명을 국제적으로 좌우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한반도의 경우 점령국은 없다.분단에 개입한 주변 4강의 역할은 적어도 독일만큼의 비중은 아니다.하지만 냉전구도 해체와 동북아 평화구도 성취를 위해서는 주변국들과의 상호이익을 보장하는 전제에서 협력과 협의가 절실한 상황이다. 또 하나 독일은 비록 성과가 없었다고는 하나 동서독 기본조약이 정상회담이후의 결실이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한반도의 경우는 이미 지난 92년말 합의하여 93년 초에 발표키로 되어있는‘남북기본합의서’가 첫 정상회담 이전에 이미 체결되었고 이미 유엔 동시가입도 이룬 상태다.독일과 한반도의 상황이나 정상회담의 선후맥락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몇 가지 국민적 합의를 모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우선 첫번 정상의 만남으로 ‘상호인정과 존중’(기본합의서 1조)이라는 평화공존의 틀을 쌍방이 확인하는 바탕에서의 공적 신뢰성을 다지는 상징적 행위가 중요할 것이다.동시에 구체적 실무협정은 실무위원회를 가동시켜 분야별로,단계적으로 협의하고 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놓는 것으로 족하며 그이상은 기대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정상회담은 마무리가 아니라 통일 여건 조성의 큰 시작으로 국민 모두가 합의해 주면 좋은 것이다. 둘째로는 인적 교류(이 경우 특히 이산가족)와 경제적 협력은 남북이 자율적으로 할 수 있는 재량권 범위 중심으로 하되,쌍방간의 신뢰와 위험부담이 크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북과 남이 공동의 외교관계를 갖고 있는 국가들의 기업과 더불어 국제 컨소시엄을 형성하여 투자·협력함이 바람직할 것이라고본다. 셋째로는 남북만의 자율권을 넘어서는 전쟁방지를 비롯한 한반도 안보 내지는 지역의 집단안보를 위해서 두 정상은 동북아 전체의 평화를 위한 한반도쌍방의 굳은 결의를 다지는 선에서 세계에 공표하는 것으로 마감함이 좋을것이라 본다. ‘민족자중’의 원칙이 평화지향의 세계적 개방성을 가짐과 동시에 실사구시적인 민족이익 곧 쌍방의 공동번영을 겨냥한 유용성을 지니길 바란다.급할수록 천천히 하되 냄비 끓는 식이 아니라 가마솥 끓이는 식으로 말이다. 상황과 여건은 달라도 ‘침착함과 끈기’는 독일로부터 배울 수 있는 귀한교훈이 될 것이라 본다. 朴 宗 和 대통령 통일고문 경동교회 담임목사
  • 역대 회담대표들의 조언

    ◆정원식(鄭元植·대한적십자사 총재·91,92년 고위급회담 대표) 남북한간의여러 현안과 난제를 풀어가는 첫 발걸음이 될 것이다.서로의 입장을 확인하고 의견 접근을 이뤄나가는 계기로 기억될 것이다. 난제와 현안 중에서도 이산가족의 아픔을 덜어주는 새로운 길이 회담을 통해 트이기를 바라고 또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대한적십자사 차원에서도 많은준비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5월에 결정된 인도적 차원의 대북 비료지원에 대해 북측은 깊은 감사와 호의를 보내오고 있다. 뜨거운 기대와 열망이 성과로 나타날 수 있도록 국민적 역량과 의지를 모아야 한다. ◆이병웅(李炳雄·대한적십자사 남북교류위원·97,98년 베이징 적십자회담대표) 정상회담 개최는 북한도 변화를 받이들이고 있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보여주는 것이다. 역사의 흐름에 엇갈려 갈 수는 없다.남북간 교류협력만이전쟁위협과 냉전으로 인한 서로의 공멸을 전진할 수 있는 길임을 느끼고 있다. 94년 정상회담 합의때와 지금의 북한은 다르다.북측도 폐쇄와 자립만으로는국가운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의식하고 있다. 98년의 적십자사간 베이징회담이 98년 당국회담으로 이어졌듯이 정상회담이 각종 후속회담으로 연결되기를 기대한다. ◆정용석(鄭鎔碩·단국대교수·85년적십자회담대표) 정상회담 개최로 남북간대화의 물꼬가 트이게 됐다. 정상간의 만남만으로도 남북관계의 분위기를 크게 호전시킬 수 있다. 첫 만남은 냉전체제 해체를 위한 탐색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회담 개최로남북한은 평화분위기를 조성하게 됐다.그러나 이제 시작이며 틀을 잡는 첫걸음을 내디딘 것이다. 동서독은 통일전 9차례나 정상들의 왕래가 있었다.앞으로도 갈길은 멀다.지나친 기대나 과대한 요구는 금물이다.차분한 마음으로 후속조치를 준비해 나가야 한다.교류협력의 제도화 등은 꼭 이뤄나가야 한다. ◆이우정(李愚貞·91,92년 남북여성회담대표) 정상회담은 만남 자체만으로도큰 의의를 갖는다. 91·92년 두 차례의 ‘아시아의 평화와 여성의 역할’을주제로 한 서울·평양간의 토론회 대표를 맡으면서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서로 상대방에 대한 의심과 불안을 가득 안고 시작한 만남은 포옹과 아쉬움,서로에 대한 깊어진 이해 속에서 마칠 수 있었다. 이번 정상회담은 남북이 서로의 필요와 결단에 의해 주체적으로 개최를 합의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의가 있다.94년 정상회담 합의는 우리의 필요가아닌 미국의 역할 등 주변상황에 의한 것이었다.
  • 北, 정상회담 앞두고 ‘원군 만들기’

    북한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그 배경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6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뤄진 전격적인 극비 방중은 북한 지도부의 치밀한 계산이 담긴 ‘다목적 카드’로 분석된다. ◆북·중 공조복원 92년 한·중 수교 이후 소원했던 양국 관계를 ‘순망치한(脣亡齒寒)의 북·중 혈맹’으로 복원하려는 의지 표현으로 볼 수 있다.양국공조체제 복원은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북·미회담 등 향후 북한의 대외협상에서 강력한 원군(援軍)이 된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중국 지도부의 심중을 정확히 파악하고 향후 대외개방에서 중국의 ‘노하우’를 배울 필요성도 절감하는 것 같다.이런 관점에서라면 북한이 대외개방의 발걸음을 뗐다는 의미로도 풀이할 수 있다. 정상회담 이후 급변할 동북아 정세도 극비 방중을 재촉한 원인으로 여겨진다.한·미·일 3국공조 체제에 맞서 ‘중국 카드’를 통한 협상력 제고 효과도 노리는 듯하다.방북을 희망하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북·러 정상회담으로 이어질경우 ‘북·중·러 3각 협력체제’ 구축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분석이다. ◆한·미·일 3국공조 견제 방중을 극비리에 한 데서 김위원장의 치밀한 계산이 엿보인다.최근 리펑(李鵬)전인대 상무위원장의 북한 방문 계획이 틀어지면서 양국 관계가 더 나빠졌다는 게 외교가의 설명이다.이런 와중에 직접중국을 찾아가는 모양새를 취하면서 획기적 관계 증진의 전기를 모색했다는것이다. 미국의 동북아 ‘패권주의’를 경계해 온 중국으로서는 북·중 공조체제를복원,한·미·일 3국 공조를 견제한다는 의미 부여도 가능하다. 특히 북한은 중국의 미·일 전역 미사일방위(TMD)체제 구축과 대만 문제에부담을 느끼는 점을 활용한 측면이 크다. 한편 김국방위원장은 이번 방중을 포함,다섯 차례 해외를 방문했다.57년 11월과 59년 1월 소련을 방문했으며 65년 4월 인도네시아,83년 6월에는 중국을방문했다.83년 중국 방문은 비공식 단독방문이었다. 오일만기자 oilman@. *남북회담 앞두고 치열 한반도 주변 물밑 '외교전쟁'. 6월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를 둘러싼 주변 4강의 외교전이 치열하게전개되고 있다. 정상회담 이후 판이하게 달라질 한반도 및 동북아 정세에 대비하고 자신들의 영향력 확대에 골몰하는 분위기다. 김정일(金正日)국방위원장의 28일 전격적인 극비 방중과 10년 만에 이뤄진장쩌민(江澤民)중국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한반도·동북아 정세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동북아 정세는 한·미·일 3국공조와 북·중·러 협력체제가 복잡하게교차하는 ‘합종연횡(合縱連衡)’이 진행되는 느낌이다. 과거 냉전체제의 이분법적 대립이 아닌,협력과 견제가 미묘하게 병행하는 ‘21세기 외교전’의전형을 이룰 전망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미·일·중·러 등 주변 4강들은 연쇄 ‘교차 정상외교’를 통해 복잡한 탐색전에 돌입했다.지난 29일 한·일 정상회담에 이어 3∼5일 미·러 정상회담,8일 오부치 전총리 조문을 통한 한·미 정상회담,오는 9월쯤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주룽지(朱鎔基)총리 회담 등이 계획돼 있다. 우선 한반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은 세계전략 속에서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고 있다.정상회담을 북·미 관계 정상화의 동인(動因)으로활용하면서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확산 억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미국은 이를 실현하기 위해 한·미·일 3국 공조를 최우선 전략으로 삼아 ‘페리 보고서’를 중심으로 3단계 한반도 냉전해체 구상을 추진할 방침이다. 일본 역시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해결하고 당면한 북·일 수교협상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과 러시아는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미국의 한반도 영향력을약화시키려는 복안을 갖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가 기회있을 때마다 ‘남북당사자 해결원칙’을 강조하는 것도 이런 배경이다.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극비리에 중국 지도부를 만난 것도 중국 지도부의 대미견제 심리를 활용한 측면이 크다는 분석이다. 오일만기자
  • 현대 鄭씨일가 퇴진/ 정부·재계 반응

    현대 정주영(鄭周永) 명예회장 일가의 퇴진 발표에 대해 정부와 재계는 한편으로 놀라면서도 예상치 못한 결단이라고 높이 평가하고 재벌들의 족벌경영체제에 일대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용근(李容根) 금융감독위원장은 “전문경영인 체제를 위해 퇴진 결단을내린 것을 높이 평가한다”며 “현대의 경영개선 계획이 시장의 신뢰를 얻을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현대 주채권은행인 외환은행 김경림(金璟林)행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한 결단”이라고 평가하고 “자구계획은 종전보다 규모가확대되고 실현 가능성과 구체성을 담고 있어 시장 신뢰성을 회복하는 데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경부 고위관계자들도 같은 반응을 보이며 정몽구(鄭夢九)회장의 반발이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습이었다. A국장은 “3부자 퇴진은 상상도 못할 일이었는데 획기적이고 대단한 일”이라고 말했다.B과장은 “시장을 안정시키려면 어쩔수 없었을 것”이라며 “역시 현대식 스타일”이라고 평가했다. 대유리젠트 증권 김경신(金鏡信)이사는 정 명예회장 등의 퇴진이 주가상승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한빛증권 투자분석부 유성원(柳性源)팀장은 “현대 사태로 인한 악재는 모두 벗어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한국의 대표적 재벌인 정씨 3부자의 퇴진 선언에 재계는 충격을 받은 분위기다.무엇보다도 재벌 오너 체제의 붕괴와 ‘그룹’이라는 대규모 기업집단의 해체를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점에서 재벌사회에 일대 지각 변동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오너체제의 퇴진과 함께 그룹전체가 전문경영인 체제로 재편되는 사상초유의 실험이 시작된다는 점에서 한국 경제의 패러다임 자체가 변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시각이다. 2단계 재벌 구조조정 작업과 금융권 구조조정까지 힘을 받아 주요 그룹들이구조조정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박정현 박현갑 안미현기자 jh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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