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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가오는 시베리아](5)행정수도 하바로프스크

    하바로프스크의 밤은 아무르강 위로 지는 석양으로부터 시작된다. 중심가 무라비요부 아무르스키 거리의 가로등과 상가에 불이 켜지고 자작나무 숲에 둘러싸인 극동러시아의 행정수도는 서편에서 휘감아도는 아무르강과 함께 어둠에 묻힌다. 도시 서편 부두 선착장은 아무르강을 따라 러시아 내륙과중국으로 향하는 선박과 승선을 기다리는 승객,화물로 밤을지새운다. 시베리아산 목재,석탄을 싣고 오호츠크해로 향하는 화물선, 중국 국경도시 헤이허로 향하는 여객선 등 아무르강은 가끔 눈에 띄는 철갑상어의 유영(遊泳)속에 선박과선착장의 불빛으로 아른거린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도 하바로프스크에서 아무르강을 건넌 뒤 강과 평행선을 그으며 내륙으로 달린다.우수리강도이곳서 세계 9번째로 긴 강(4,350㎞)인 아무르와 만난다.중국인들은 헤이룽장(黑龍江)으로 부르는 아무르강은 중국과1,890㎞를 맞대며 국경을 이루는 주요 운송로다. 극동군관구 사령부,극동철도관리국,주 법원의 유럽풍 대형건물과 극동최대라는 경기장도 ‘극동의 심장부’에 권위를더한다. 콤소몰스카야 거리엔 극동전역의 TSR를 컴퓨터로 조종하는10층 건물의 철도국 전산소도 보인다.1992년 군항 블라디보스토크의 개방으로 경제적 역할은 퇴색했지만 도시 전체가교통·운수의 중심이면서 군과 행정의 사령탑이다.상주 5년째인 조창호(趙昌浩) C&S코리아 사장은 “이곳은 교통요지·물산 집산지로 모피,목재,철재,광산물을 매매하는 한국무역상들이 모여든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연방국기가 펄럭이는 셰로노브거리 22번지 8층 건물의 극동지역 대통령대표부.주 정부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중앙집권 강화를 위해 전 러시아를 TSR처럼 7개 구역으로 나눠 그 중심에 대통령대표부를 설치해 지방정부를 감독하는 푸틴의 눈과 귀”라고 설명했다.콘스탄틴 브리코프스키 대표는 3성 장군 출신의 체첸전쟁 영웅.푸틴 측근이다.법률전문가들이 지방정부의 입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지 여부도 심사한다. 최근 주변지역인 사할린의 가스·유전개발이 본격화되면서사할린과 하바로프스크주 북부를 터널로 연결하고 원유를파이프로 수송하는 계획이 본격화되고 있다. 세르게이 로파틴 하바로프스크주 경제국장은 “사할린 개발 및 자원개발진전,군수공업의 순조로운 민영화 과정에 힘입어 생산량이15%나 증가하는 등 주춤했던 경제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로파틴 국장은 “하바로프스크주가 극동 제일의선박,항공기,중기계 등 중공업 중심지란 점도 저력”이라며“석유·천연가스는 매장량만도 5억t이고 알루미늄,주석 등광산개발, 군수공업의 민영화 참여 등의 협력전망이 좋다”고 말했다. 이고르 보스트리코프 극동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지역 경제생산량의 60%나 되던 군수산업이 소련 해체후 정부 수주중단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민수품 생산과 민영화로 극복중”이라고 설명했다.비행기엔진과 장갑차를 만들던 공장이자동변속기,변압기, 산업용 엔진을 제조하고 냉장고,압력밥솥까지 만들며 시장경제 적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그러나군함 제조로 유명한 하바로프스크 선박회사측은 약속을 하고 방문자 안내소에 기다리던 기자 일행에게 팀추크 바실리예비치 부사장을 보내 “외국기자의 취재에 최고경영자가난색을 표시했다”고 사과하면서 허가를 취소하는 민감한태도도 보였다. 하바로프스크 남서쪽 70㎞지점의 바트스코예.모스크바방송국 기자를 지낸 이주학(李柱鶴)씨는 “1940년대 북한 김일성(金日成) 주석이 한국·중국·러시아 혼성부대인 88여단의 한인부대 대대장으로 주둔했던 곳”이라며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출생지”라고 설명했다.미국,일본 등주요국가와 직항로가 개설된 항공교통 요지인 이곳에서 서울까지 직항로로 1시간40분.고대 한민족의 활동영역이었던이곳에는 지금도 중앙아시아에서 민족차별을 피해 몰려드는고려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바로프스크 (러시아) 이석우특파원 swlee@. *“러 군수기술 한국기업 활용 가능”. [하바로프스크 (러시아) 이석우특파원] 주정부 경제부처가몰려있는 푸른츠 거리.러시아 무기수출공단 ‘로스아바드’의 극동대표부가 자리잡고 있다. 수리진 알렉산드로비치 대표는 “개인 화기는 물론 수호이(SU-35)전투기,잠수함,군함등도 판매 목록에 들어있다”고밝혔다. 수호이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콤소몰스크의 가가린항공회사는 외국 구매자들의 관심 대상.알렉산드로비치 대표는 “80년대 이후 항공기를 3,000대 이상 수출했고 최근에도 해마다 100∼200대 가량을 수출한다”면서 “한국 항공전문가들도 지난해 공장을 방문,구매가능성을 타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품판매와 함께 기술이전도 가능하다”면서 “레이저 박막기술,극한지에서 활용 가능한 유압기술,특수합성 세라믹 등 러시아 군수산업이 보유한 기술을 한국기업들이 민수부문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무기수출은 전략적 육성부문. 소련 해체후 정부 주문 급감과 민영화 속에서 활로모색을 위해 민수품 생산과함께 해외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그는 “흑상어란 뜻의군용헬기 ‘아쿠’를 만들었던 아르시니예프 군수공장은 전자제품 생산과 민용 헬기생산으로 전환했다”고 소개했다. ‘로스아바드’ 극동대표부도 군수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위해 중앙정부 지시로 설치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렉산드로비치 대표는 “한국측은 전투기 잠수함 등 첨단군수품의 구입에 긍정적인 자세고 러시아도 적극적이지만이를 원치 않는 나라가 있는 등 아직 국제정치 역학상 여러난관이 있다”고 덧붙였다.
  • [씨줄날줄] 밀로셰비치 체포

    유고의 독재자였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대통령이 마침내 체포됐다.외신으로 타전된 이 소식에 우리는 새삼 역사의 섭리를 실감한다.26시간이나 버티다가 1일 연행되는장면에서 묘한 아이러니마저 느낀다.지난해 10월 피플파워에 의해 권좌에서 밀려난 그에게 씌어진 죄목만도 권력남용·부정부패 혐의 등 5가지에 이른다고 한다. 13년간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렀던 그로서는 연행되는순간 만감이 교차했을 법하다.하지만 이는 예고된 파국이었다.그는 옛 유고연방의 다수파인 세르비아계 출신이다. 그의 비극은 유고에서 저 악명높은 ‘인종청소’(ethnic cleansing)가 자행됐을 때 싹이 튼 것이다.물론 이에 앞서그가 소수파인 이슬람계나 알바니아계의 등을 떠밀어 유랑길로 내몰 때 그 비극이 잉태됐다고 할 수 있다. 한때 그가 내건 깃발에 일부 유고국민이 환호한 적도 있었다.티토의 카리스마가 퇴조하면서 유고연방은 해체의 길을 걸었다.바로 그때 그가 권력 강화를 위해 ‘세르비아민족주의’를 내걸었다.연방에서 독립하려는 크로아티아와의 전쟁,이슬람교도들이 대거 희생된 보스니아 내전,100만명 이상의 알바니아계 주민들이 고향을 등졌던 코소보사태에 이르기까지 줄곧 그가 뽑아든 카드가 민족주의였던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극단적인 민족주의는 세계 여론의 지탄을받았다.이로 인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공습과 미국과 유럽연합의 경제제재를 당하면서 그는 추락하기 시작했다.특히 밀로셰비치 정권의 부정부패로 유고의 민생이 도탄에 빠지자 세르비아계 주민들마저 그에게 등을 돌렸다. 세계의 보편적 가치와 동떨어진 편협한 민족주의가 유고국민은 물론 궁극적으로 그 자신에게도 부메랑이 된 셈이다. 국수주의적 민족주의는 이웃 민족뿐만 아니라 자국민에게도 재앙이 된다는 사실은 지구촌 어느 민족에게도 예외일수 없다.유대민족과 팔레스타인민족간 극단적인 유혈충돌로 양 민족의 생활 근거지인 예루살렘의 관광객이 80% 이상 줄어들었다는 보도를 보라.무엇보다 인접국들에 대한침략사를 미화하는,역사 왜곡을 자행하려는 일본내 국수주의 세력들도 이를 큰 교훈으로 삼았으면 싶다.이웃하는 민족이 진정으로 평화스럽고 행복한 미래를 공유하려면 과거사에 대한 진솔한 성찰이 전제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구본영 논설위원kby7@
  • [사설] ‘천년의 문’ 건립 백지화의 교훈

    문화관광부가 서울 상암동 월드컵 경기장 부근에 세우기로 한 새천년 국가상징 조형물 ‘천년의 문’ 건립을 백지화하기로 한 것은 더 늦기 전에 잘못된 것을 바로 잡았다는 점에서 다행스러운 일이다.‘천년의 문’은 어찌 보면새천년을 앞두고 다분히 들뜬 기분에서 시작된 일이라고할 수 있다. 새천년을 눈 앞에 둔 1999년 5월 새천년위원회는 22세기완공을 목표로 100년동안 장기계획으로 ‘평화와 행복에이르는 열두 대문’을 세울 계획이며 그 첫번째 문은 월드컵 경기가 열리는 2002년에 선을 보이겠다고 발표했다.그러나 국민들 가운데는 이를 환영하기는커녕 그같은 일에국민의 세금을 낭비해야 하는지 의문을 가진 이들이 많았다.결국 이 허황한 발상은 여론에 부딪쳐 ‘천년의 문’하나만 세우는 것으로 축소됐다가 이번에 다시 전면 백지화된 것이다. 건립을 취소한 이유는 애초 300억원에서 550억원으로 늘어난 비용 마련이 어렵고 내년 5월 월드컵 개막 때까지 준공이 어렵다는 것.또 세계 최초의 지름 200m 원형구조물의안전상의 문제를 들었다.그러나 이번 기회에 우리는 계기만 있으면 거창하게 무슨 기념물을 만들려고 드는 생각을한번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국가적 자긍심과 정치적 선전을 담은 이같은 구상이 이 시대에도 여전히 유효한 것인지의문스럽기 때문이다.이미 잘 알려졌지만 전 세계에서 가장 야심적인 새천년 기념물로 대영제국의 자존심과 새로운영광을 위해 세워졌던 영국 그리니치의 ‘밀레니엄 돔’은 국민들의 호응이 부족해 엄청난 적자를 안은 애물단지가 돼 해체될 것이라고 한다. ‘천년의 문’ 건립계획은 실패한 정책이라고 할 수도 있다.“문제가 훤히 드러나 보이는 사업을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보다 중단하는 것도 용기라고 생각한다”는 김한길장관의 발언은,애당초 잘못 생각했다고 딱부러지게 시인하지 않는 점이 아쉽기는 하지만,그동안 잘못을 가리기 위해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하려고만 해왔던 정책당국의 행태로볼 때 오히려 신선한 느낌을 준다.
  • 조기유학 반대 59%·찬성 34%

    대다수의 학부모는 조기 유학을 찬성하지 않았다.또 조기유학생들의 탈선 가능성이나 과중한 유학비 부담,가정 해체 현상 등의 부작용에 대해 걱정했다. 한국교육개발원은 30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교육정책포럼에서 이같은 내용의 ‘조기 유학(교육이민)에 대한 국민의식’ 전화설문 조사결과를 밝혔다.조사는 전국초·중·고교생 학부모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에 따르면 학부모의 59.3%는 ‘자녀를 조기에 유학보내는 것에 반대한다’고 밝힌 반면 찬성은 33.5%에 그쳤다. 조기 유학의 가장 큰 부작용으로는 ‘부적응에 의한 탈선(34.8%)’,‘과중한 유학비와 외화 낭비(18.5%)’,‘가족해체로 인한 가정불안(17.7%)’,‘빈부간 사회적 위화감조성(10.3%)’ 등을 들었다. 특히 조기 유학생의 현지 적응 가능성에 대해 학부모의 68.9%가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26.7%는 잘 적응할 것이라고 했다.조사 대상 학부모 가운데 실제 조기유학을 계획하거나 준비하고 있는 비율은 7.2%에 불과했고,92.8%는 계획이 없었다. 조기유학을 보내는 이유(복수응답)에 대해서는 ‘영어 능력과 특기를 키우기 위해(36.4%)’,‘학교 교육에 대한 불만족(35.5%)’,‘과다한 과외비(34.0%)’,‘학벌위주 사회풍토와 극심한 대입경쟁(24.5%)’을 꼽았다. 해외이민과 관련,33.3%가 ‘자녀교육 때문일 것’이라고짐작할 뿐 나머지 64.0%는 ‘사회에 대한 불안(31.2%)’,‘지나친 경쟁풍토(16.8%)’,‘취업이나 사업상 이유(12.6%)’ 등을 지적했다. 조기유학 및 교육이민에 대한 언론보도를 접할 때 학부모의 63.1%가 ‘불안하다’고 응답했다. 우리 공교육에 대해 64.4%는 ‘다소 문제가 있으나 그래도 희망이 있다’고 한 반면 29.4%는 문제가 너무 많아 희망이 없다는 편이었다. 박홍기기자hkpark@
  • 현대 비서실 막내린다

    현대그룹 비서실이 32년만에 해체된다. 현대는 27일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의 별세로 비서실 조직이 더 이상 필요없게 돼 조만간 기존의 비서 4명을다른 곳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그러나 명예회장실은 당분간 남겨두기로 했다. 비서실 역사는 정주영 전 명예회장이 현대건설 사장에서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69년부터 시작됐다.건설 사장때는 여직원 1∼2명이 잡일을 거드는 정도였으나,회장이 된 뒤부터비서라는 기구를 만들었고 직원도 4∼5명으로 늘렸다. 초대 비서실장은 이익치(李益治) 전 현대증권 회장.이 전회장 전에 자유당 시절 한희석 국회부의장의 딸인 한경자씨와 한글학자 최현배씨의 손녀인 최은주씨 등이 왕회장을 잠깐 ‘모신’ 적이 있다. 이 전 회장을 필두로 김재수(金在洙) 현대구조조정위원장,이병규(李丙圭)현대백화점 사장,이전갑(李銓甲) 기아차 부사장,홍사성(洪思成) 현대아산 상무,박찬종(朴^^宗) 하이닉스반도체(옛 현대전자) 이사 등이 뒤를 이었다.장수비서로는 이 사장(77∼91년)과 현대자동차 김경배 차장(91∼2000년)이 있다. 사람을 한번 쓰면 오래쓰는 왕회장의 성품탓에 지금까지왕회장 비서는 전·현직을 포함해 남자비서 14명,여비서 16명 등 30명을 넘지 않는다.비서출신의 한 관계자는 “현대그룹 비서실은 종합조정실역할을 해온 삼성 비서실과 달리개인비서의 성격이 강했다”면서 “왕회장이 건강했을 때는1년에 한두번씩 ‘부부 단풍놀이’를 갈 정도로 화기애애했다”고 전했다. 주병철기자 bcjoo@
  • 美 한반도정책 ‘방향타’ 주목

    미 외교협회가 부시 대통령에게 보낸 한반도 정책 건의서한은 이 협회의 의견이 과거 거의 정책방향으로 받아들여졌음을 감안할 때 향후 미국의 대북정책 방향을 가늠할 수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다음은 5개 건의사항 내용. 1.한국은 북한과의 긴장완화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뤘고미국은 이를 지지해야 한다 북한의 군사력 감축과 인권 개선은 정책목표일 뿐이지 긴장완화를 위한 전제조건은 아니다.김대중 대통령의 포용정책은 이를 향한 올바른 방향으로 미국의 이익과도 일치한다. 김정일 위원장의 서울 답방시 한국이 발표하려 할 남북 공동안보선언은 요식적 평화선언이 아니라 92년 남북기본합의에서 합의된 신뢰구축과 투명성 보장을 실질적으로 도입하는 내용이 돼야 한다. 2.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개발 계획 폐기를 검증할 수 있도록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미국은 북한과 미사일 협상을재개해야만 한다.그러나 효율적인 검증조치가 뒤따르는 오래고도 신중한 협상 없이는 합의가 이뤄지기 어렵다.이와함께 미사일 개발 계획 포기 뿐만 아니라 이미 배치된 장거리 미사일의 폐기도 포함돼야 한다. 3.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제네바 합의를 재검토해야 하지만 미·북 어느쪽이든 일방적인 변경은 안된다 북한에경수로 2기를 제공하는 대신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을 받는다는 제네바합의의 골격은 아직까지 지켜지고 있다.그러나 북한의 핵 프로그램을 해체한다는 어려운작업은 지연되고 있으며 심각한 법적·기술적 장애가 남아있다. 미국은 동맹국들과 함께 제네바합의에 대한 재검토에 착수해야 하지만 이를 일방적으로 변경시키려 해서는안된다. 4.한미안보협력관계는 계속돼야 한다 동북아 지역안보에서 장기적 역할을 위한 동맹관계 준비를 위해 한미간 포괄적 안보협의를 계속해야 한다. 5.한미일 3각공조도 계속돼야만 한다 3국 대북정책조정그룹회의(TCOG)에서 미국을 대표할 고위관리를 속히 임명해야 한다. 워싱턴 최철호특파원 hay@
  • 자발적 기부 봉쇄… 문화의 씨 말린다

    문화예술계는 ‘준조세 정리’를 이유로 정부가 개인 및기업의 문화예술 지원을 막는 기부금품모집규제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아직도 “믿지 못하겠다”며 “설마 정부가 그런 법률을 만들겠느냐”는 반응을 보일 정도다. 행정자치부는 개정안이 ▲예술의전당 ▲정동극장 ▲국립오페라단 ▲국립합창단 ▲국립발레단 등 ‘전문예술법인’의기부금품 모집만 금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전문예술법인이 아닌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기업의 자발적인 기부는허용한다는 것이다.그러면서 ‘자발적’이란 “협조요청서를 보내도 안되는 등 어떤 요구도 없는 상황의 기부”라고덧붙인다. 물론 문화예술인들은 “아무도 요청하지 않은기부금을 누가 내느냐”고 쓴웃음을 짓는다. 문화관광부는 행자부 안대로 문예진흥법상의 기부금품모집행위 일체를 제한하면,결국 건전한 모집에 의한 자발적 출연도 모두 배제하게 되는 것으로 법조문을 해석한다.모든문화예술단체는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것이다. 이 법에 따르면 공익을 목적으로국민의 적극적인 참여가필요한 사업에서 기부금품 모집허가를 받으려면 국무회의심의·의결을 거쳐야 한다.예컨대 전문예술법인인 국립오페라단은 물론 민간 오페라단도 공연을 위해 기업의 협찬을 받으려면 국무회의 의결이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문화부 해석에 따르면,이 법이 통과될 경우 기업메세나협의회는 당장 폐지되어야 한다.메세나협의회는 기업과 문화예술의 상호보완적 지원유대라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이 법의 취지는 메세나를 기업에 금품기부를 강요하는 ‘강도집단’으로 전락시킨다.160여개 기업이 회원으로가입한 기업메세나협의회는 지난 94년 창립 이후 해마다1,000억원 이상을 문화인프라 구축과 문화사업지원에 써왔다. 행자부 설명대로라면 문제가 없을까.모든 기부가 금지되는예술의전당을 예로 들어보자.먼저 한해 5억원 정도의 지원금을 내고 있는 후원회를 해체해야 한다.지난해는 한화의 1억원을 비롯하여 모두 5억원을 국내외 기업으로 부터협찬받았고,박성용이사장의 약속에 따라 금호그룹으로 부터는 10억원을 지원받기도 했다.법이 통과되는 순간 이런기부금은 사라진다. 이 지원금은 기획 공연 및 행사의 경비로 쓴다.정부로 부터 지원받는 예산은 운영경비로 대부분 지출된다.그동안교향악축제나 오페라축제 등 다른 공연장이나 단체가 생각할 수 없는 굵직굵직한 기획을 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기부금 덕분이다. 예술의전당이 오는 4월28일 열기로 한 세계적인 소프라노제시 노먼의 초청연주회가 이번 개정안이 갖고 있는 분별없는 파괴력을 가늠할 좋은 예가 될 것 같다.예술의전당은이 공연에 5,000만원 정도를 협찬할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관람권 값은 최고 12만원으로 독창회로는 비싼 편이다. 그러나 내용을 알고 보면 관람권이 매진되고,기대한 만큼기업협찬을 받아도 대차대조표는 적자를 면치 못한다. 기업협찬을 가정하지 않으면 예술의전당도 대형공연은 어렵다는 얘기다.자체 공연장에 기획·홍보 등 인력을 총동원할 수 있는 예술의전당이 이 정도라면,상당한 액수의 대관료 부담까지 더해지는 민간 공연기획자는 기업 협찬 없이는 아예 엄두도 낼 수 없다. 법 개정에 따라지역문화에 가해지는 타격은 일단 논외로하더라도,문화부 해석대로라면 공연예술계 전체가 죽는다. 설사 행자부 해명대로라도 예술의전당과 정동극장,국립예술단체들이 죽는다.기부금품모집규제법 개정이 결코 행자부안대로 되어서는 안되는 이유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美, 대대적 스파이 색출작업 개시

    미국이 로버트 핸슨 스파이 사건을 계기로 대대적인 스파이 색출작업에 나섰다.이번 기회에 미국의 정보기관에서 암약하고 있는 제2의 핸슨을 뿌리뽑겠다는 것이다. 미 연방정보국(FBI)은 비밀자료에 접근이 가능한 500명의고위급 요원들을 상대로 26일부터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이를 거부하면 보직변경이나 징계 등 불이익을 줄 방침이다.또한 이들이 자신의 임무 밖에 있는 정보에접근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모든 주요 사건 수사를 재검토키로 했다. 이같은 고강도 처방의 배경에는 미국 정부 내에 최소한 1명의 러시아 스파이가 활동하고 있다는 내부 결론 때문이다.또한 핸슨에게 거짓말탐지기 검사를 실시했다면 그가 훨씬일찍 붙잡혔을 수도 있다는 일부 정치인들의 비난도 감안했다.이에 따라 스파이 색출작업도 FBI에 그치지 않고 중앙정보국(CIA),국가보안국(NSA),국무부 등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존 콜링우드 FBI 대변인은 “직원을 불신하는 일을 하길원하지 않지만 중대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거짓말탐지기검사 이유를 밝혔다. 미 정보당국은 미국내에서 외교관 신분으로 활약중인 러시아 스파이의 수는 96년 이후 약 40%가 늘어나 냉전시대 수준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고 있다.이밖에도 수백명의 러시아인이 사업가로 위장해 스파이활동을 하는 것으로 파악하고있다. 고위 정보 관료들에 따르면 지난 91년 옛 소련의 해체 당시 115명이던 외교관으로 위장한 러시아 스파이가 현재 160명에 달하고 있다.기밀절취 대상도 군사분야에서 산업분야로 바뀌고 있다. 면책특권 때문에 추방만이 가능한 외교관 신분의 스파이들은 기업인으로 위장한 수백명의 스파이들과 함께 워싱턴의의사당에서 국가안보에 관한 기밀을 훔치려고 시도하고 보스턴,보울더,덴버 및 실리콘 밸리 등지에서는 첨단정보를노리고 있다는 것이 미 정보당국의 분석이다. 강충식기자 chungsik@
  • ‘천년의 문’ 그냥 닫는다

    정부는 논란을 빚어온 ‘천년의 문’을 세우지 않기로 최종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천년의 문’ 건립사업이 중단되면 이 사업을 추진해오던 ‘재단법인 천년의 문’도 곧 해체될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관광부의 한 관계자는 23일 “관련 국장이 오는 30일쯤 기자회견을 열어 ‘천년의 문’사업에 대한 정부 방침을 밝힐 예정”이라면서 “이때까지 민자 유치가 확정되는등의 중요한 상황 변화가 없는 한 사업은 중단될 것으로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설계와 풍동실험 등 ‘천년의 문’에 들어간 예산은 15억원 정도”라면서 “예산 낭비라는비판이 있을 수 있음에도 사업을 중단키로 한 것은 감사원등과의 협의 결과 더 이상 예산을 투입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예산을 절약하는 길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천년의 문’은 1999년 새천년준비위원회가 구상한 뒤 지난해 7월 출범한 ‘재단법인 천년의 문’이 서울 상암동월드컵축구경기장 옆에 짓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그동안한 시민단체로부터 ‘밑빠진 독’상을 받는등 예산 낭비라는 비판에 시달려 왔으나 최근 일부 문화계 인사들은 건립 지지운동을 벌이는 등 찬반이 엇갈려 왔다. 서동철기자 dcsuh@
  • [다가오는 시베리아] (2)극동 창구 나훗카항

    [나홋카(러시아) 이석우특파원] 극동러시아 제1의 항구나홋카는 동트기 전부터 분주하다.시베리아횡단철도(TSR)로 운반된 목재,철재,원유 등을 밤새 대기하던 배로 옮기고 한국 일본 동남아에서 보내온 곡물 소비재상품 등을 부두에 부린다.부산에서도 직항로가 개설돼 있다. 20∼30t에서 300t용량의 대형 기중기들도 쉼없이 원자재들을 배에서 부두,부두에서 수송 열차로 옮겨놓고 있다. 부두까지 이어진 철로는 TSR교차점 우수리스크를 향해 긴행로를 재촉한다.3월 새벽 쌀쌀한 날씨는 나홋카 사람들에게 두터운 가죽옷과 털모자 ‘샤프카’를 벗기지는 못했지만 얼굴엔 활기가 넘친다. 나홋카는 인구 20만명의 작은 도시지만 사통팔달 잘 닦여진 도로에 배부른 듯 짐을 가득실은 트럭과 차량들이 풍요로움을 연상시킨다.거리 곳곳에 보이는 항만과 선박그림을배경으로한 “우리는 너를 사랑한다”(므이 류빔 체바 나홋카)고 쓰인 대형간판도 나홋카의 자존심을 상징한다.시민들의 옷차림도 모스크바에 비해 손색없다. 지난 49년에 개발돼 반세기 가깝게 극동러시아의 창구 역할을 해온 나홋카는 새로운 공업중심지로 기지개를 켜고있다.러시아정부는 한러공단 등을 경제특구로 지정,공업중심지로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을 서두르고 있다.중국선전,주하이 같이 성공한 경제특구로 키워보겠다는 게 꿈이다.한러공단은 그 핵심 프로그램이다.봉제,기계조립,목재가공등이 유망분야다. 극동지역 대통령대표부의 프리코프스키 대표가 지난 15일 나홋카 등 연해주 연안도시를 돌아본 주요 목적도 한러공단 등 특구지정.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이광희(李光熙) 블라디보스토크 관장은 “다음주 주말쯤 프리코프스키 대표가 모스크바로 가 푸틴 대통령과 한러공단의 특구지정에대한 정부입장을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러시아 정부는 한러공단 등 외국공단 유치를 위해 입주기업에게 수출입관세·기업소득세·재산세를 5년간 면제하고그후 5년간 50% 감세안을 제시하고 있다. 수출품에 대해선부가가치세도 면제하고 공단내 외화의 사용관리 자유도 약속했다.의회인 듀마의 허가를 얻어 법이 통과되면 한국토지개발공사가 부지를 정리하고 한국 등 외국기업에게 분양하게 될 것이라고 비호레바 우리에바나 나홋카 자유경제특구위원회 부위원장은 설명했다.한국공단 후보지는 나홋카지역 보스토치니항구 일대.우선 6만평 가량을 개발하고장기적으론 100만평을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지난 92년부터 추진해온 기존 후보지 파르티잔스크 일대의 개발계획은사실상 폐기됐다. 한러 두나라는 지난 1995년 3월 한러공단의 기본합의서를체결했고 다음해 파르티잔스크 일대를 개발하려 했다. 7년동안이나 다른지역과의 형평문제,러시아 의회인 듀마의 반대 등으로 계획이 지연돼 왔다.마르티노브 V 파블로비치나홋카 자유경제특구위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이 한러공단 개발에 적극적”이라며 “올해내 의회 비준을 거쳐 러시아 첫 자유경제지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태평양쪽 항구가 없어 지린성 등 동북 3성의 발전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는 중국도 나홋카지역에 대한 거점확보에관심이 있다.시 외곽에 높게 솟아있는 호텔 ‘위엔둥(遠東)’은 중국 국영수출입공사가 운영하고 있다.호텔 매니저인 고려인 리 타티아나씨는 “당장 이익이 나지는 않지만미래를 보고 중국측이 투자한 것”이라고 말했다.북한 총영사관도 블라디보스토크로 옮기지 않고 시 외각에 그대로남아있다.“노무 수출과 수출입 업무도 담당한다”는 시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북한 총영사관은 밖에선 인적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고적한 분위기다.정문 옆 유리게시판에김일성·김정일 부자의 사진만이 눈에 띌 뿐이다. 외곽을경비하는 러시아 경찰관은 “겨우내 철수했던 벌목공,건설노무자 등 북한 인력들이 돌아오는 4월이 돼야 영사관이다시 활기를 띠고 사람들의 왕래가 많아진다”고 귀띔했다. swlee@. *세메노비치 시장 인터뷰. [나홋카(러시아) 이석우특파원] “한러공단은 러시아 첫자유무역지대가 되어 극동지역 공업화와 나홋카 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것입니다” 그네즈디로프 V 세메노비치 나홋카 시장은 “한러공단을자유무역특구로 지정하는 나홋카 공단특구법 등 특별법이올해 중 통과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세메노비치 시장은 대한매일과의 인터뷰에서 “나홋카는상트페테르부르크,흑해의 나바르시드 등과 함께 물동량 기준 러시아 3대 항구”라며 “소련해체후 생산감소로 절반수준으로 줄어들었던 화물량이 지금은 70%수준인 연간 2,506만t 수준으로 회복,활력을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 ◆나홋카지역에 어떤 공장설립이 유리한가 각종 원자재가모이는 곳이지만 첫 단계로 봉재,목재,수산물가공 및 식품가공 분야는 중소기업도 참여하기 쉬울 것이다. ◆나홋카 발전계획은 단순물류기지에서 공업단지를 낀 ‘중국식 특구’로 발전시키자는 생각이다.시베리아지역의자원을 이곳에서 가공,해외에 수출하는 경제자유지대 구상이다.한국공단과 함께 보스토치니 부근에 미국공단도 추진되고 있다.특구가 지정되면 입국비자를 면제하거나 러시아다른 지역과 달리 비자를 쉽게 얻고 장기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현재 나홋카가 벌어들인 세금 중 85%는 중앙정부로 들어가고 있다.중앙정부에 이를 줄여달라고 요청해놓고 있다. 재원이 마련되면 북측 15㎞지점에 있는 졸로타야 돌리나 공항을 국제공항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다. ◆나홋카의 시설은 블라디보스토크 항구는 연간 1,000만t의 화물을 처리하지만 나홋카는 3배인 3,000만t 이상을 소화할 수 있다.나홋카는 러시아어로 ‘횡재’란 뜻이다.1859년 표류중인 군함이 우연히 발견,개발을 시작한지 50년을막 지난 이곳은 평균 연령이 35세인 젊은 도시다. 러시아정국이 안정되고 무역수지도 흑자로 돌아선 만큼 시설투자도 확대할 것이다. ◆나홋카는 북한과 긴밀한 관계로 알려져 있는데 시장으로서 한국 기업인들과 친하지만 북한영사관에도 자주 다닌다.건설 노무자 등 북한인력의 수입문제,나홋카지역에 상주하는 600∼1,000명 가량의 북한인력의 비자처리,수산업 및목재가공 등 협력할 사항이 적지 않다.
  • 타계한 경제거목 王회장 정주영씨/ 창업자 세대의 퇴장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 명예회장의 타계로 한국경제를이끌어온 재계 1세대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리게 됐다.이들은 건설 중공업 전자 자동차 무역 유통 식품 화학 에너지 등 국내 대표산업을 일구며 60∼80년대의 고도성장을이끌어왔다.그러나 무리한 사업확장과 황제식 경영으로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산업구조를 왜곡,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와 같은 위기를 초래했다는 평가도 있다. 창업 1세대로는 고 정 회장을 비롯,고 이병철(李秉喆) 삼성,고 구인회(具仁會) LG,고 최종현(崔鍾賢) SK 회장과 김우중(金宇中) 전 대우,신격호(辛格浩) 롯데,조중훈(趙重勳) 한진 회장 등이 꼽힌다. 87년 타계한 이병철 회장은 섬유 가전 반도체 금융 등 분야에서 국내 최고의 기업들을 키워냈다.48년 무역회사인삼성물산공사를 시작으로 제일제당 제일모직 삼성전자를설립했다.삼성은 지난해 그룹 순익 8조원의 기록을 세우며한국경제를 이끌고 있다. 구인회 회장은 47년 그룹의 모체인 락희화학공업사를 설립,국내 화학공업의 기반을 닦았다.58년 금성사를 세워 라디오 선풍기 세탁기 냉장고 TV 등을 국내 최초로 생산했다.69년 구인회 회장이 타계한 뒤아들 구자경(具滋暻)회장이 이끌다가 95년 이후 손자 구본무(具本茂)회장이 경영을 하고 있다. 최종현 회장은 ‘석유에서 섬유까지’의 석유화학·에너지 전문기업군을 만들었다.80년 대한석유공사 민영화 과정에서 쟁쟁한 재벌을 제치고 인수에 성공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됐다.94년 한국이동통신을 인수,지금의 SK텔레콤으로키웠다.재계 1세대 가운데 유일하게 경영 전면에 남아있는신격호 회장은 42년 일본에 건너가 껌을 생산하면서 그룹의 토대를 닦았다.롯데제과 호텔롯데 롯데쇼핑 롯데월드등을 설립,식품·유통분야에서 최고기업을 만들었다. 조중훈 회장은 조선소 직공에서 시작해 대한항공을 만들어낸 입지전적 인물.68년 고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의권유로 대한항공을 인수,세계 10대 항공사로 키워냈지만대형 항공사고와 탈세 등으로 99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김우중 회장은 67년 대우실업으로 출발,과감성과 추진력으로 ‘세계경영 대우그룹’을 만들고 전경련 회장까지 지냈으나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그룹 해체의 쓴맛을 봤다.지금은 회계조작 등의 혐의를 받고 해외에서 떠돌고 있다. 김태균기자 windsea@. *이병철·정주영 비교. 재계에서 고 정주영(鄭周永)현대 명예회장과 고 이병철(李秉喆)삼성 회장은 끊임없는 비교의 대상이다.국내 산업사에서 두 사람의 이름이 차지하는 위치에서도 그렇지만성격이나 외모,경영 스타일 등 모든 면에서 극명하게 대조되기 때문이다. 두 사람의 카리스마가 워낙 강했기 때문에 이들의 성격차이가 곧바로 ‘현대식’과 ‘삼성식’을 나누는 기준이되기도 한다. 나이는 이 회장이 정 회장보다 다섯살 많다.이 회장이 천석꾼 집안에서 유복하게 어린 시절을 보내고 치밀하게 창업의 기틀을 다진 반면 정 회장은 입에 풀칠하기도 힘들만큼 어려운 가정에서 불우한 소년기를 보냈다.학력도 정회장은 고향에서 소학교를 졸업한 게 고작이나 이 회장은일본 와세다대에서 수학했다.그래서인지 이 회장은 경영교과서를 경영 실무에 적극 반영한 반면 정 회장은 교과서에 나와 있지 않은 해법을 선호했다.정 회장이 폐 유조선을 동원해 서산 간척지 물막이 공사를 마무리지은 것이 여기에 해당된다. 성격도 정반대다.곱상한 이 회장은 술 잘마시는 사람들을질색했고, 타고 난 기골장대형인 정 회장은 술 못먹는 사람을 싫어했다.정 회장은 사원들 모임에 불시에 나타나 애창곡인 ‘해뜰날’ ‘나를 두고 아리랑’ ‘이거야 정말’등을 부르며 밤새워 술을 마시는 스타일이었다. 반면 흐트러지지 않는 옷차림에 표정 변화가 없었던 이 회장은 강한경남 억양의 사투리로 함축적으로 끊어 말하기로 유명했다. 상대방이 자기 말을 못 알아들을 경우에도 결코 다시말해 주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기질이 사업에도 그대로 반영돼 현대는 건설 자동차철강 중공업 등 중후장대(重厚長大)형 그룹으로, 삼성은섬유 가전 식품 금융 같은 경박단소(輕薄短小)형으로 발전했다. 김태균기자
  • 정 명예회장 타계…해외언론 반응

    세계의 주요 언론들은 22일 정주영(鄭周永) 전 현대그룹명예회장의 사망과 향후 현대그룹의 진로에 큰 관심을 보이면서 이를 주요기사로 신속히 보도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정 전 명예회장의 사망으로 현대그룹의 북한내 각종 사업 진로가 불투명해졌다고 보도했다.현대의 금융위기가 북한에 대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평화 이니셔티브를 훼손시키고 있는 시점에서 현대그룹의 북한내 각종 사업이 그의 사후 어떻게 진전될지 불투명하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CNN방송은 정 명예회장은 경제기적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에서는 거의 신화적 존재로 치부돼 왔으나 최근 현대그룹의 구조조정 실패로 명성이 조금은 퇴색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정 명예회장이 ‘한강의 기적’이라고 불리는 한국의 경제성장을 견인한 주역이었다고 소개했다.아사히신문은 정 명예회장이 한국의 재계인사 최초로북한을 방문,김정일(金正日) 북한 총서기와 회담을 갖고채산성과 관계없이 금강산 관광사업을 시작해 남북한 교류의 물꼬를 텄다고 설명했다. 중국 신화통신은 현대그룹의 발전사는 한국경제 발전사의축소판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소개. 또 정 명예회장이 북한과 금강산 관광사업을 시작함에 따라 남북한간 민간경제교류와 협력이 가속화됐다고 평가했다. 런던에서 발행되는 파이낸셜타임스는 정 전 명예회장 사망으로 현대그룹의 해체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워싱턴 최철호·베이징 김규환특파원 hay@
  • [공직인맥 열전](28)법무부 검찰③

    검사장은 ‘사단장’격이다.검찰의 최일선 지휘관으로서일선 지검장과 대검찰청의 부장,법무부 국장 등을 맡는다. 검사장 중에서도 서울지검장,대검 중앙수사부장,대검 공안부장,법무부 검찰국장은 ‘빅4’로 불리는 요직이다. 검사라면 누구나 검사장에 오르는 게 꿈이다.초임 검사가검사장이 되려면 20년 이상 걸린다.검사장은 모두 31자리. 매년 검사장 승진인원은 5명 남짓한 정도여서 검사장의 문턱에도 도달하지 못한 채 옷을 벗는 검사들이 많다.특히 사시 동기생이 수백명씩 되는 23회 이후 기수에서는 그야말로 ‘바늘구멍’이다.때문에 검사장 승진철이 되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진다.지난해 인사에서도 유력한 후보로 꼽혔던 16회 K검사가 탈락했다.15회 H검사 등은 또다시 밀려나 사실상 검사장의 꿈을 접었다. 검사장이 되기 위해 검찰 내부 뿐 아니라 정·관계 요로의인맥을 동원하기도 한다. 제갈융우(諸葛隆佑·사시 11회) 대검 형사부장은 91년 ‘수서 사건’ 때 중수부 1과장으로서 비리를 파헤친 ‘TK’출신.문민정부 시절 몇차례 탈락 끝에 간신히 검사장 반열에 오르긴 했으나 ‘대전 법조비리’사건에 연루돼 고검장승진에서는 계속 배제되고 있다. 김승규(金昇圭·사시 12회) 공판송무부장은 전남 광양 출신에 순천 매산고를 졸업했다.지난해 검사장 인사에서 서울지검장에 천거됐지만 ‘건강상의 이유로 맡을 수 없다’고고사해 안타까움을 샀다. 김대웅(金大雄·사시 13회) 중앙수사부장은 신광옥(辛光玉) 민정수석의 광주일고 3년 후배.구여권의 안기부 예산전용사건과 고속철 로비사건 등을 무난히 처리했다.각계에 수많은 ‘형님’ ‘아우’들을 둔 ‘마당발’. 김원치(金源治·사시 13회) 감찰부장은 제주 출신으로 대표적인 공안통.구정권에서 공안 역량을 쌓은 ‘구공안’으로 분류돼 공안부장 선임에서 밀려나기도 했다.‘신좌파와테러리즘’,‘독일 적군파’ 등 많은 책과 논문을 썼다. 이범관(李範觀·사시 14회) 공안부장은 총 97명인 연세대출신 검사들의 맏형이다.청와대 민정비서관과 국회 수석전문위원도 지냈다.김중권(金重權) 민주당 대표와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행시 10회에도 합격했다. 유창종(柳昌宗·사시 14회) 강력부장은 국내 마약수사의‘대부’.국내보다 세계 마약수사계에서 더 알려져 있다.서울지검 강력부장 때 슬롯머신 업계의 비리를 캤다.단소 불기와 고와(古瓦) 수집이 취미. 이정수(李廷洙·사시 15회) 기획조정부장은 충남 서산 출신의 고려대 인맥.서울지검 3차장 때 경성비리 사건을 수사하다 수사팀이 해체되면서 1차장으로 수평이동한 뒤 검사장으로 승진했다.검찰 조직과 기획 분야에 밝으며 특수수사경험도 많다.‘일본 법무부 조직과 기능'등 3권의 저서가 있다. 법무부에선 국장 4자리를 검사장들이 맡고 있다. 김학재(金鶴在·사시 13회) 검찰국장은 목포고 인맥으로나서기를 싫어하지만 업무처리는 분명하다.대검 중앙수사부2과장으로도 재직,특수수사 분야에도 밝다. 명로승(明魯昇·사시 13회) 법무실장은 법무부와 검찰의기획 분야에서 일한 경험이 많은 기획통.‘산을 뛰어 다닌다’고 할 정도로 등산을 좋아한다. 장윤석(張倫碩·사시 14회) 기획관리실장은 대검 공안기획관과 서울지검 공안1부장을 거친 공안통.조용한 성품에 합리적이고 실무에 밝다.경북 영주가 고향이나 경복고를 졸업했다. 박종렬(朴淙烈·사시 15회) 보호국장은 법무부 내 ‘아이디어맨’으로 통한다.보호국장을 맡은 뒤 소년원을 특성화학교로 바꾸는 등 많은 참신한 아이디어들을 실행에 옮겼다. 손성진기자 sonsj@
  • 정주영회장 死後/ (상) 막오른 ‘夢字시대’

    왕(王)회장 없는 현대그룹은 어디로 가나.그룹을 떠받치던정신적 지주가 무너진 현대는 형제간의 그룹분할체제로자리를 잡을 것으로 보이지만,움푹 패인 공백의 후유증은누구도 예상할 수 없다.왕회장이 없는 현대그룹의 앞날을시리즈로 알아본다. 왕회장의 별세는 정씨 일가의 1세대인 ‘영(永)’자 시대가 끝나고 ‘몽(夢)자 시대가 도래했음을 말해준다.그룹의본격적인 해체와 세대교체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왕회장이 살아 있을 때 형제간 갈등을 겪긴 했지만,그룹이 해체의 수순을 밟아온 터라 치고받는 형제간 지분다툼은 덜할 것이란 관측이다. ■사실상 분가(分家)끝 그룹은 이미 해체된 상태나 다름없다.장남인 MK(鄭夢九)는 지난해 9월 현대·기아차,현대모비스 등 10개의 계열사로 구성된 자동차소그룹으로 독립했다.MH는 건설·상선·전자·아산·택배 등 나머지 계열사를 보유,기존의 현대그룹으로 남았다.MJ는 알짜배기인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을 자신의 몫으로 챙겼다.계열분리에 필요한 요건과 절차도 마무리된 상태여서 별다른 잡음없이 진행될 것이란 관측이다. ■세 형제,홀로서기 시험대 현대가(家)의 세 형제들 앞에놓인 장애물은 적지 않다. 우선 MK는 숙부(叔父)인 정세영(鄭世永) 현대산업개발 명예회장으로부터 물려받은 현대차에다 기아차를 인수해 독자경영에 나섰지만,향후 기상도가 탄탄대로만은 아니다.지난해에는 국내외의 경기호조 등에 힘입어 무려 1조원에 가까운 수익을 냈다.그러나 올해부터 자동차경기가 침체국면인데다 수입차가 봇물처럼 밀려들 것으로 예상돼 그야말로국내 자동차업계는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할 처지에 놓였다.그동안 정 명예회장이 쏟은 연구·개발(R&D)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는 항간의 얘기를 불식시킬 만한 전문경영인(CEO)의 역할을 제대로 해 낼 수 있을 지가 주목된다. MH의 어깨는 MK보다 무겁다.당장 부채더미에 쌓인 현대건설과 현대전자의 정상화가 그의 과제다.왕회장이 정치력을발휘해 길을 닦아놓은 금강산 관광,개성공단 사업 등 대북사업의 성공 여부도 관심거리다. MJ는 두 형보다는 유리한 입장에 있다.향후 2∼3년간 수주물량을 확보해 둔 현대중공업은 조선업계에서 단연 세계정상의 자리에 우뚝 설 만큼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다.그러나 MJ가 왕회장처럼 정치일선에 뛰어들게 될 지 여부가MJ운명에 최대 변수가 될 전망이다. ■남은 과제 왕회장이 살아있을 당시 해결되지 않은 것은형제들간의 불협화음이다.숙부와 조카들간의 마찰음도 예사롭지 않다. 현대측은 그룹내 계열사가 계열분리돼 딴 살림을 차리더라도 ‘서로 돕고 사는’ 느슨한 형태의 연합체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MK·MH의 감정의 골이 치유되지 않았으며,현대차대물림을 놓고 MK와 정 명예회장간의 앙금이 그대로 남아있어 왕회장없는 현대가(家)가 왕회장의 후광없이도 굳건히 버텨낼수 있을 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주병철기자 bcjoo@. *현대 北韓사업 어떻게. 정주영 전 명예회장의 사망으로 앞으로의 대북사업 전개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직접적’이진 않지만 ‘간접적인’ 영향은 불가피할 것이라고내다봤다.대북사업의 ‘큰 틀’은 유지되겠지만 진행속도나 세부적인 계획에서는 변화가 없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정 전회장은 남북경협에 있어 상징적인 인물이다.금강산관광·개성공단 개발 등의 합의는 그가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직접 만나 이룬 성과다.정 전회장은 중요한 사업을 직접 챙기면서 북한 실세들과도 상당한 친분을 쌓았다.99년 9월부터 평양에 ‘정주영체육관’(농구장)이 건설중이고 이를 북한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만큼 대북 친화도도 높다. 전문가들은 북한측이 김 국방위원장과 정 전회장의 단독면담을 주선할 만큼 그를 인정해 왔다는 점에서 그의 영향력을 통해 얻어졌던 대북사업의 돌파구나 역할의 공백을그의 후계자들이 메워나가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봤다. 현재 현대의 대북사업은 정몽헌(鄭夢憲) 현대아산이사회회장이 총괄하고 있다.특히 현대그룹이 분할되고 자금난이심화되는 가운데 수익성이 ‘불투명한’ 대북사업의 ‘총대’를 짊어질 계열사도 마땅치 않은 형편이다. 박재규(朴在圭) 통일부장관은 정 전회장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22일 “고인은 남북간 긴장완화에 기여했다”며 “정몽헌 회장이 정 전회장의 뜻을 받들어 대북사업을 더욱 발전시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다른 정부 당국자들은 “갑작스럽게 닥친 일은 아니기 때문에 현대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을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대북사업에서 현대가차지하는 비중이 컸던 만큼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지나가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대북사업의 차질을 우려했다. 고유환(高有煥) 동국대 교수는 “정주영씨의 사망이 현대그룹 전체 운명에는 적잖은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간접적인 영향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경하기자 lark3@. *왕회장 '정계 대야망' 대선 3위로 끝내 좌절. 21일 밤 숨진 현대그룹 정주영(鄭周永) 전 명예회장은 평생을 몸담아온 경제계를 잠시 떠나 외도(外道)를 한 적이있었다. 그가 ‘대망’을 향해 첫걸음을 내디딘 때는 14대 대선을불과 10개월여 앞둔 92년 2월8일.국내 최대의 재벌 총수답게 현대그룹 계열사 주식을 매각해 마련한 2,600여억원의 거금을 들여 통일국민당을 창당하면서 정치란 새로운‘업(業)’에 발을들여놓았다.경제계의 ‘왕회장’이 정계의 ‘왕회장’이 되고자 인생모험에 승부를 건 셈이었다. 초반엔 순탄한 길을 걸었다.창당 한달여 만인 ‘3·24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31석(지역구 24,전국구 7석)을획득,원내 캐스팅 보트를 행사할 수 있는 제3당의 위치를확보한 것이다. 당시 그는 77세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새벽 6시에 당무회의를 소집하는가 하면 헬기를 동원,전국을 돌며 총선 지원유세를 벌이는 등 지칠 줄 모르는 정력을 과시했다. 마침내 ‘대통령의 꿈’도 펼쳤다.같은 해 5월15일 전당대회를 통해 당 대선후보로 등록,후보군에 공식 가세했다. 그는 “아파트를 반값에 전국민에게 공급하겠다”,“경부고속도로를 2층으로 짓겠다”는 등 기상천외한 공약을 내세워 유권자 공략에 나섰고,특히 경쟁 후보였던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을 집중적으로 겨냥,“머리가 나쁜 사람”이라는 독설을 퍼붓는 등 좌충우돌식 선거전을 벌이기도했다. 그러나 정작 92년 대선에서 388만67표(16.1%)를 얻어 3위에 그치는 고배를 들었고,패배 뒤의 후유증은 예상보다 훨신 컸다.다음 해 1월14일 검찰이 현대 비자금 문제로 소환하자 김해공항을 통해 몰래 일본행을 시도하다 잡히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검찰조사 결과 불구속 기소됐지만,2월9일 모든 것을 뒤로접고 정계은퇴를 공식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평생 ‘밑지는 장사를 해본 적이 없다’는 그가 잠시 외도한 정치에서만은 손해를 본 데 대해,당시 시중에선 “경제 9단도 정치 9단보다는 한수 아래”라는 결산평이 나왔다. 이종락기자 jrlee@
  • 초강력 신종 컴 바이러스 출현

    기존 컴퓨터 바이러스 보다 훨씬 강력한 파괴력과 집요한속성을 지닌 신종 바이러스가 19일 출현했다고 CNN 방송이보도했다. CNN은 이날 ‘머지스트르’(Magistr)라는 이름의 신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컴퓨터가 확인됐다면서 이 바이러스는 정교함과 파괴력에서 지난주 발견된 ‘안나쿠르니코바’나‘네이키드와이프’를 훨씬 앞선다고 전했다. 머지스트르는 우선 유포방법이 다양하다.기존 바이러스들이 e-메일을 통해 전파되는 것에 비해 머지스트르는 e-메일은 물론,랜(LAN),디스켓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컴퓨터를 감염시킬 수 있다.또 파괴력에 있어 안나쿠르니코바가e-메일 서버를 파괴하고 네이키드와이프가 컴퓨터 운영시스템(OS)을 파괴하는데 그치는 것에 비해 머지스트르는 서버와 OS 파일은 물론 부팅에 필요한 파일들을 해체시킬 뿐만 아니라 감염된 PC에 저장된 데이터를 모두 지워버린다. e-메일 주소록을 통해 유포되는 머지스트르는 감염된 PC에 저장된,확장자가 ‘.txt’인 텍스트파일을 첨부파일 형태로 무차별 발송해 개인정보마저도 유출시킨다. 뉴욕 연합
  • 영화가 빚어내는 현대미술 이슈

    오늘날 많은 작가들은 영화매체를 통해 현대미술의 새로운이슈를 만들어낸다. 영국 현대미술의 기수 더글러스 고든(35)이야말로 그런 흐름의 한 가운데에 있는 작가다. 고든의첫 영상작품인 ‘피처 필름(FEATURE FILM)’이 23일부터 25일까지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에서 선보인다. ‘피처 필름’은 ‘장편영화’라는 뜻.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의 영화 ‘현기증(1958)’의 배경음악인 버나드 허먼의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을 깔면서 이야기를 재구성했다.‘현기증’은 고소공포증에 시달리는 전직 경찰관과 그가 훔쳐보고 흠모하는 친구의 아내,그리고 이 여인의 죽음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이야기다.상영시간은 75분. 96년 영국의 터너상,98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휴고 보스상 등을 받은 고든은 그동안 사진 및 영상,특히 비디오 작품을 통해 익숙한 상황을 생경하게 만드는 작업을 해왔다. 이번에 소개되는 ‘피처 필름’ 또한 그 연장선상에 놓인다.고든은 이 작품에서 원작의 신화와 배경을 해체,미술적 시각에서 색다른 영상을 추구한다.영화장르 안에서 새로운영화적 실험을 하기보다는 다른 매체를 이용해 현대미술의 이슈를 확장시켰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않다.입장료 6,000원. 김종면기자
  • [21세기 담론-생명을 말한다](5)김지하시인의 율려운동

    김지하의 율려,그리고 생명사상 법문은 잔치국수로 점심을때우면서 자연스럽게 단초가 열렸다. ●생명과 가장 직결되는 것은 역시 먹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봐야지요.미각이 모든 감각의 근원인 것 같아요. 내가 원래 입이 좀 짧은 편인데 얼마 전부터 ‘맛’을 개의치 않기로 했어요.그랬더니 입맛이 둔해졌는데 문제는 다른감각도 같이 둔해졌어요.아랫녘 사람들의 예술에 대한 감수성이 그 쪽의 섬세한 미각하고 관계가 있는 것 같아요. ●많은 사람들이 ‘밥이 하늘이다’라는 말씀을 참 인상 깊게 기억하고 있습니다.1985년인가,그 때가 생명운동 시작이었지요? 그 무렵이지요.그러나 반드시 ‘밥이 귀하다’는 뜻 만은아닙니다.밥에 들어 있는 우주의 섭리를 말한 것이지요.볍씨가 싹이 터서 나락이 되기까지 바람,물,햇빛,메뚜기,거미줄 등 우주의 협동이 있습니다.여기에다 농부의 노동이 들어가지요.‘밥한그릇이 만사지’라는 해월(海月)선생님의말씀을 천주교 식으로 말한 겁니다.농업이야말로 생명을 모시는 일입니다.농업노동은 벼의 타고난 결을 존중하고 거기서 나오는 여백을 취합니다. ●그런 식의 재래식 농업이 21세기 인류의 욕구를 충족시켜줄수 있겠습니까? 유전자 변형 농산물이 설득력을 얻는 이유도 식량위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신자유주의의 맹목적인 질주가 농업을 사양산업으로 치부해 버렸는데 농업이 다시 살아나야 합니다. 오늘의 생명공학은 유기농을 효율적으로 하는데 도움을 주어야 합니다.유전자 변형 식량혁명은 대중철학적 사기입니다.더 중요한 것은 멸종의 위기이고 오염되지 않은 종자의확보입니다.지금 유전자 변형 종자는 미국과 독일이 독점하고 있지요.과학기술의 성과가 기형적으로 이용되는 것입니다.이 질서를 재편하는 것이 생명운동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생명공학도 생명운동의 한 흐름이 아닐까요? 생태주의[환경)와 함께 두 흐름중 하나라고 볼수 있지요. 생태주의 등은 동양사상과 맥이 닿아 있고 생명공학은 쪼개고 분석하는 근대 서양과학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아무튼생명을 복제하겠다고 나선 것은 철학의 빈곤에서 나온 발상입니다.생명은 생성이지 결과물이 아닙니다. ●그 대안으로 생명운동,특히 문화운동이 얼마나 실효성이있을까요? 이제까지 정치,경제 중심의 담론이 문화,미학,예술적인 담론,콘텐츠 중심으로 변하고 있습니다.문화를 통해서 세계를보면 낡은 정치, 낡은 경제가 새로워지고 생활의 즐거움을주는 아이디어가 떠오를 겁니다.물론 생명문화 운동이 문화결정론은 아닙니다.새로운 메시지를 발신하자는 운동이지요. ●생명문화운동,그 방법론으로 음악을 많이 강조 하셨습니다.과연 춤과 노래로 문명의 전환이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공자가 왜 거문고를 들고 왔다 갔다 했을까요.또 옛날 성군들은 나라가 어려워지면 거문고 명인을 찾아 갔습니다.근본으로 돌아가 영감을 얻으려는 것이지요.우주질서에 맞는음악은 사람들의 생각을 바로잡아 줍니다.시경에 ‘정(鄭]나라의 음악이 썩었다’고 한 것은 우주 질서에 어긋났다는뜻입니다. 따라서 오늘의 헤비메탈과 우주의 중심음,생명질서에 합치되는 리듬이 만나면 인간의 심층으로부터 변화가일어 납니다. ●생명의 질서와 합치되는 음악이란 이를테면 아악,종묘제례악입니까? 그 속에 우주질서의 숨은 비밀이 있을 겁니다.희로애락 중심의 대중음악이 수명이 짧은 것은 생명리듬과 맞지 않기때문입니다.그러나 에로스는 그것대로 필연성이 있어요.그래서 폭발력이 있습니다.비틀스 음악이 왜 수명이 긴지 압니까? ‘스톡하우젠’의 우주음악에는 동·서양,그리고 바흐까지 들어 있습니다.그런데 비틀스 음악에 바로 스톡하우젠 요소가 있다는 거예요.정악(正樂)의 음률을 젊은이들의헤비메탈에 넣으면 서양에 팔아 먹을 콘텐스가 될 것입니다.그것이 다 ‘율려’에 있어요. ●조선조의 ‘이기론’(理氣論)이 백성과 무관했던 것처럼율려가 아무리 심오해도 대중이 생소하게 느끼면 고담준론에 그치고 말지요. 율려는 원래 우리가 흔히 접하는 말이었습니다.천자문 다섯째 줄에 나오니까요. 100년 전,동양문명 해체기에 율려에관한 책이 엄청나게 쏟아졌는데 뭔가 어려워지면 근본으로돌아가기 위해 찾는 것이 율려였습니다. 이 율려가 어려운것은 한문을 몰라 그래요.서양 사람들은 희랍어를 기본으로한 덕택에 궁하면 고전에서뭔가 새로운 것을 찾아 냅니다. 그런데 우리는 한문을 안 배우니까 우리 고전을 외면하고서양 사람들이 해 놓은 것을 베껴 먹기만 합니다.사실은 우리 고전에는 서양을 능가하는 세계관이 있습니다.거기에는물질의 마음을 읽는 영성이 있어요.최수운,김일부 등은 이를 바탕으로 동서양을 아우를 새로운 메시지를 터득한 분들입니다. ●현대인들에게는 그 영성이 왜 퇴화했을까요? 불교적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는데 분별지 때문입니다.보이는 것만을 인정하고 미시적으로 쪼개서 보는 서양과학의 영향으로 통으로 보는 직관,영성을 잃어버렸어요. ●강연과 글 속에 ‘흰 그늘’이 자주 등장합니다.우리 속에 내재해 있는 변증법적인 모순,그런 뜻인가요. 변증법은 토론이든지 투쟁이든지 승자 입장에서 결과에 대한 합리화지요.변증법으로는 생명의 기원,즉 무기물이 유기물로 변하는 과정을 설명하지 못합니다.‘그늘’이 웃녁에서는 부정적으로 쓰이는데 아랫녁에서는 신산고초 끝의 달관과 유사한 뜻이 있어요. 흰 것은 밝음,그래서 그늘이되어두운 그늘이 아니라흰 그늘입니다.이는 들뢰즈가 말한카오스모스,질서와 무질서,최수운의 태극(太極)과 궁궁(弓弓)의 균형적 공존이요 균형이되 기우뚱한 균형,이 기우뚱한 균형이 바로 역동성입니다. 대담 김재성 논설위원 jskim@. * 율려운동의 율려란?. 시경(詩經)에 [강건너 장사치 여인은 망국한도 모르고,후정화를 부른다(商女不知亡國恨,隔江猶唱後庭花)]라는 대목이 있다.‘후정화’라는 음탕한 노래가 퍼진뒤 정(鄭)나라가 망한 것을 한탄한 내용이다.고대 사회에서는 예(禮)와악(樂)으로 나라를 다스렸다.음악이 썩으면 예(禮)가 무너지고 시속이 문란해져 마침내 정치가 망가진다고 믿었던 것이다.그래서 옛날 성군들은 나라가 어려우면 거문고 명인을 찾았다. 김지하(金芝河)가 천착하고 있는 생명문화 운동의 이론적바탕이다.문화의 새바람으로 정치,경제를 바꾸고 상극의 문명을 상생의 문명으로 바꿀수 있다는 것이다.이때 음악과율동은 메시지 전달의 의미를 넘는 사회치유력(治癒力)을가지고 있다. 이런 김지하 사상의 핵심에는 율려(律呂)가 있다.율려는우주 질서의 근본이며 생명의 리듬이다.음악이 이 리듬과합치되고 그 리듬에 따라 가사가 붙고 율동이 일어날 때 우주적 치유가 일어난다.김지하가 말하는 율려의 방대한 내용중 가장 의미있는 대목이며 그가 율려를 치켜 든 이유이기도 하다.부언(復言)하면 이렇다. 우주질서의 체(體)를 태극이라 한다면 율려(律呂)는 그 용(用)이다.그러므로 우주,삼라만상의 생성 변화가 다 율려에서 나온다.이 삼라만상의 생성 변화의 리듬과 오늘의 에로스,감각,헤비메탈이 만날때 우주적 용틀임 같은 영성의 분출이 일어난다는 것이다.이 때 신인간 신천지가 열린다는것이다. *시대를 앞서간 '두번의 開眼' 김지하 시인. 김지하는 부단히 새로운 것을 찾는 사람이다.그리고 ‘이것이다’ 싶은 것이 잡히면 온 몸을 던진다.민주화 투쟁이그랬고 생명운동이 그랬다.‘민주’‘정의’‘혁명’‘생명’‘밥’‘여백’‘그물코’’흰그늘’‘카오스모스’‘율려’ 등은 의식의 변화가 올 때마다 그가 참구했던 화두(話頭)들이다. 생명운동의 큰 틀 안에서도 그의 운동 주제는 환경,유기농직거래,생명자치,그리고 생명문화운동으로 변천을 거듭했다. 시인 특유의 통찰력인가? 그가 천착했던 주제들은 길게는20년,짧게는 10년은 앞선 것들이었다.‘생명’이 그랬고 ‘유기농’이 그랬다. 김지하는 생애에서 크게 두번,선승의 견성(見性)에 비유되는 개안을 경험한다.첫 체험은 유신 말기,독방에 수감됐을때다.천장이 내려 앉고 사방 벽이 좁혀 들어오는 ‘면벽증’에 시달리던 어느날 창틈으로 날아 들어온 하얀 민들레씨,그리고 벽돌틈 사이에 뿌리를 내린 개가죽 나무를 보는순간 까닭 모를 울음이 터진다.하루종일 울고 난 어느 순간허공이 진동하면서 ‘생명’이라는 글자가 나타나더란다.동시에 저 무소부재한 생명의 이치만 터득하면 안에 있으나밖에 있으나 자유자재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 참선을 시작한다.그리고 석달열흘만에 박정희(朴正熙) 사망소식을 듣는다. 두번째 체험은 5년 전이다.부안 변산 바닷가에서 이런저런상념에 골몰하던중 불현듯 사람들의 마음이 밑바닥부터 바뀌지 않고는 환경운동이고 생명운동이고 시시포스의 바위굴리기라는 생각이 들더란다. 동시에 계시처럼 떠오른 단어가 율려다.그 때부터 그는 “율려야 말로 왜곡된 질서를 일거에 바로잡고 사람은 물론 물질까지 신명으로 춤추게 하는치유라고 믿는다. △김지하 시인. ▲1941년 전남 목포에서 출생(본명 金榮一),서울대학교 미학과 졸업. ▲1968년 ‘시인’지에 ‘서울길’ 발표로 작품활동 시작,▲1964년 대일 굴욕외교 반대투쟁으로 구속,그 이후 유신반대,담시‘오적필화 사건으로 8년간 복역▲아시아,아프리카 작가회의의 ‘로터스 특별상’‘크라이스키 인권상’, 세계 시인대회의 ‘위대한 시인상’등 수상▲시집,‘황토’‘타는 목마름으로’‘별밭을 우러르며’‘이 가문날의 비구름’▲산문집,‘밥’‘남녁 땅의 뱃노래’‘사림’‘대설’‘난’‘생명 등 다수
  • [대한칼럼] ‘한·미 시각차’ 바로 읽기

    최근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그동안 일관되게 추진해온 대북 포용정책을 두고 삿대질을 해대는 사람이 적지 않다.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정책을 싸고 양국간에 시각차가 드러난 데 이어 북한이 제5차 남북장관급회담을 일방적으로연기하자 더욱 극성이다.이들은 “한·미 공조란 한국의 포용정책에 미국이 따라오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힘을 바탕으로’하고 ‘철저한 검증’을 전제로 하는 대북정책에 한국이 보폭을 맞추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그러나 곰곰이 씹어보면 이러한 주장은 과거 냉전시대의상황인식에 순치된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한다.사실냉전 시절 우리의 대북정책은 미국의 중·소 봉쇄전략속에편입돼 있었고 오로지 북한을 타도의 대상으로 삼으면 족했다.1990년대 들어 소련이 해체되면서 탈냉전의 새로운 국제질서는 ‘유일한 세계경찰국가’인 미국을 중심으로 짜여져왔다.이 와중에서도 오직 한반도만은 20세기 이데올로기 대립의 유산을 21세기까지 고스란히 넘겨받아 지금까지 분단의 고통을 겪고 있다. 이제 우리는민족공동체를 회복하기 위해 남과 북이 조심스럽게 접점을 찾고 있다.남쪽과 북쪽 사회의 중심 세대는 어느덧 6·25전쟁이후 세대가 되었다.분단이전 세대를 기준으로 하면 이들은 이념과 체제가 전혀 다른 세상에서 자라난그들의 아들세대,손자세대라고 할 수 있다.지금의 북한은‘개방사회의 에티켓’이나 ‘국제사회의 보편적인 규범’과는 너무나 동떨어지게 살아왔다. 그래서 바깥세계와는 사실상 단절된 ‘은둔의 사회’다.북한은 이데올로기 경쟁면에서나 경제적으로나 분명히 ‘실패한 체제’이긴 하나 이들과 더불어 민족공동체를 건설할 수밖에 없는 것이 우리의현실이다.비록 ‘실패한 체제’라 해도 우리에게는 북한 주민과 그 지도층을 분리시킬 지렛대도 없고 그렇게 할 수도없다. 이런 현실을 냉정하게 인정하는 바탕 위에서 차선의 방법이 무엇인가를 찾지 않으면 안된다.중국은 그들의 지도이념체제를 유지하면서도 개방사회, 시장경제사회로 조심스럽게 편입을 시도하고 있다. 북한식 개방이 중국과 결코 동일하지는 않겠지만 나름대로의 실험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개방을 통해 인민의 삶은 개선하지만 자본주의의 독소가들어오는 것은 차단하겠다는 이른바 ‘모기장 논리’를 부르짖는 배경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팍스 아메리카나’를 지향하는 부시 미 행정부의 한반도 시각은 어디에서 출발하고 있는가.‘힘을 바탕으로’한 레이건의 세계 전략이 결국 냉전을 종식시켰다는 명제에서 시작하고 있다.전통적으로 군산복합체의 지지를 받으면서 그이해를 반영하는 것으로 평가돼온 미 공화당정권은 북한을앞으로 상당기간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를 개발·확산하려는 불량국가’로 각인시킬 필요가 있을 것이다.미래의 가상 적이 될 가능성이 큰 중국을 사전에 제어하기 위해선 스파링 파트너가 필요할 지도 모른다.부시 행정부가 집요하게추진하고 있는 국가미사일 방어체제(NMD)도 이러한 맥락속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봐야한다. 미국의 한반도정책은 어차피 대 아시아 경영의 전략적 틀속에서 정책이 입안되고 추진될 수밖에 없다.말하자면 남북사이에 이어져 있는 한민족의 정서적 유대나 남북한 주민들이 갖고있는 분단의 한(恨)같은 것은 미국의 세계전략 수행의 차원에서 보면 별다른 의미가 없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 월남전에서 미국이 실패한 이유가운데는 이 같은 정서적 측면을 간과한 점도 있을 것이다.9년동안 베트남국토를 융단폭격했지만 월남은 패망하고 월맹은 무력통일을이뤘다. 미국은 베트남 인민들 속에 흐르고 있는 심리적 연대를 너무 가볍게 본 것이다. 서울과 워싱턴이 한반도를 바라보는 시각은 당연히 차이가날 수밖에 없다. 그러한 현실 인식 위에서 한·미 관계,남북관계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그것이 진정한 의미에서 한·미 공조의 새로운 길을 찾는 것이다. 이 경 형 수석논설위원 khlee@
  • 韓·美관계 새 진로/ (상)정상회담 이후 과제

    부시 행정부의 출범에 이어 8일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보면미국의 한반도 정책에 변화가 예고된다.물론 한·미동맹의근본 틀이 바뀐 것은 아니다.다만 부시 대통령의 대북정책이포괄적 상호주의가 아닌 ‘철저한 상호주의’ 자세를 취하고 있어 일부 각론의 변화가 뒤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새로운 시대의 한미관계’를 상·중·하 3회에 걸쳐 조망해본다. [워싱턴 오풍연특파원] 8일 한·미 정상회담은 우리에게많은 과제를 안겨주었다.그동안의 전통적 동맹 관계를 거듭확인하고,한반도 문제에 있어 한국이 주도적 역할을 해야 한다는 미국측의 지지를 이끌어 냈지만,미국 새 행정부의 대북(對北) 인식이 바뀌지 않았음을 현장에서 확인했기 때문이다. ‘총론’에는 의견을 같이했으나 ‘각론’으로 들어가면 이견이 노출될 수도 있음을 짐작케하는 대목이다. 우리로서는 한·미동맹이 보다 중요하므로 미국과의 조율에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는 처지다.클린턴 행정부가 한국의대북정책에 대해 사실상 사후(事後) 추인정책을 폈다면,부시대통령의 공화당 정부는북측에 철저한 상호주의를 촉구한점이 다르다. 부시 대통령이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 지도자에 대해 약간의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한 대목은 예상외의 파장을 불러올 가능성도 있다.우선 북한을 이해시키고 설득하는 일이우리 몫으로 남게 됐다.당장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서울 답방 때 핫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국간 견해차가 집중 부각되자 김 대통령까지 직접 나서 설명을 하는 등 대미(對美) 외교에 총력을기울였다. 김 대통령은 이날 열린 학계 저명인사 초청 간담회에서 “부시 대통령은 북한 정권의 성격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시각을 보이고 가시적·긍정적 조치와 함께 대북협상시 검증의필요성을 강조했다”면서 “나는 검증 필요성에 동감을 표시하고 포괄적 상호주의가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표명했다”고소개했다.이어 “공동발표문에 나온 대로 미국은 2차 남북정상회담(김 위원장 서울 답방)을 지지했다”면서 “속도의 차이는 있지만 근복적인 시각차이는 없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반응이 주목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북한이 이를 문제삼아 서울 답방이나 미·북 제네바 합의 등을 미루거나 미온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한반도 냉전구도 해체 구상은 난관에 직면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북한도 미국의 반응을 보고있을 것이고,앞으로 북한이 어떤 태도로 나올 지 시간적인여유를 두고 봐야할 것”이라고 조심성을 내비쳤다. 어쨌든 이번 회담을 통해 미국 정부의 기본 입장이 확인됐다고 봐야 한다.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이 최종 확정된 것은아니지만, 클린턴 행정부 때보다 우리 정부가 무거운 짐을안게된 것만은 분명하다.낙관이나 비관도 금물이지만,대북정책의 속도나 내용이 당분간 영향을 받게될 것이다. poongynn@
  • [교실을 바꾸자] 내년 중학 의무교육 시행따른 문제점

    “맞은 학생은 병원에 입원했다가 학교 가기가 두려워 전학가고,때린 학생들은 버젓이 학교에 다니는 게 정상적인 학교교육입니까.”(학교폭력 피해자 가족협의회 조성실 회장) “일탈 행동을 일삼는 소수 학생들 선도에 매달리다 보면다수 학생들의 지도에 소홀해질 수밖에 없습니다.많은 학생들이 적잖은 피해를 보는 셈이지요.”(충남 D중 이모 교장) 학교폭력 학생 및 부적응 학생들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생활지도가 시급하다.특히 내년부터 시행될 중학교 의무교육과 관련,실질적이고 체계적인 학생생활지도 대책이 마련돼야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및 시행령은 의무교육 과정에서는 퇴학 처분을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이 때문에 이미 의무교육이 시행되고 있는 읍·면 지역 등의 중학교에서는 학교폭력이나 비행을 저지른 학생들에게 ‘학교내 봉사’ 조치만 반복적으로 내리는 실정이다. ◆학교폭력 실태=학교폭력 피해 학생이 늘어나는 추세다.피해학생의 연령도 낮아지고 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지난해 전국 초·중·고교생중 폭행을 당했거나 금품을 빼앗긴 학교폭력 피해학생을 15만5,859명으로 파악하고 있다.지난 99년 14만9,792명에 비해 4.05%(6,067명)가 늘었다.피해 학생은 96년 14만2,314명,97년 23만9,242명,98년 18만7,680명으로 감소하다 99년부터 증가하는 상황이다. 지난해의 금품피해는 9만9,510명,폭행피해는 5만6,349명이다.학년별로는 중학생이 7만5,415명으로 가장 많고 초등학생 5만3,382명,고교생 2만7,062명의 순이다.피해 장소는 교내가 3만8,825명인데 비해 교외가 11만7,034명으로 훨씬 많다. 피해학생들의 연령이 93년 19세에서 94년 17세,95년 이후 16세로 낮아지고 있다. ◆문제점=현행 초·중등교육법 제18조에는 학교의 장이 학생을 징계할 때는 학생 또는 학부모에게 의견진술 기회를 부여하는 등 적정한 절차를 거치도록 규정하고 있다.의무교육과정에 있는 학생은 퇴학시킬 수 없다. 시행령 31조에도 징계가 필요할 때에는 학교내 봉사-사회봉사-특별교육의 절차를 밟도록 했다.유기·무기정학 등의 징계가 없는 것이다.지난 97년부터 징계 위주에서 선도로 학생생활지도 방침이 전환됨에 따라 징계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 징계를 당해도 복교정책 때문에 학교로 돌아오든지 다른학교로 전학할 수 있다.현행 학생 징계 체제에서는 학원폭력을 당한 피해 학생들만 더욱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강원도 ○중 김모 교장(52)은 “학원폭력 가해학생들이나가출 등에 따른 장기결석 학생들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학교교육 분위기를 다잡는 데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대안=교육부는 우선 의무교육과정에서 현행 법에 금지하고 있는 ‘퇴학’ 규정을 새로 정비할 방침이다.현행 선도 위주의 생활지도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97년에 폐지한 유기정학 등 일정기간 학교에서 격리하는 징계 등이 부활될 가능성이 높다.공립 대안학교 설립 등의 방안도 이에 대한보완책이다.교육부는 시행령 76조에 따라 현재도 설립할 수있는 중학교 과정의 대안학교 활성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법과 시행령 개정은 민감한 사안인 만큼 충분한 여론수렴 및 연구를 통해 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전북 H중 박모 교사(40)는 “징계권을 검토하기보다는 정기적인 순화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외국 사례=미국·독일·호주·프랑스 등에서는 학생 징계에 대해 엄격하다.물론 징계위원회의 철저한 심사를 거쳐야한다. 독일의 상당수 주에서는 구두 경고로 효과를 거두지 못하면상황에 따라 특정 교과목에서 4주간 격리,3∼6일 학교수업금지,다른 학교 전학,퇴학 경고 및 퇴학 등의 조치를 할 수있다.프랑스도 8일 이상의 유기정학이나 퇴학 등의 규정을두고 있다. 박홍기기자 hkpark@. *학벌위주 사회풍토 교육위기 최대주범. 요즘 신문 보기가 겁난다.조기유학이 극성이고 교육 때문에 이민 가고 싶어하는 사람이 많다는 기사를 보면 교육계의한 사람으로서 머리를 들 수 없다.그러나 우리 교육은 온통문제투성이라는 돌팔매질만 있지,왜 그렇게 됐는지를 올바로 전달하는 내용은 드물다. 교육정책이 잘못 추진되고 있다고는 하지만 우리의 실상을보면 어떠한 교육정책도 그 효능 발휘에는 한계가 있다.한국 교육문제 해결을 가로막고 있는 최대원인은 뿌리깊은 학력·학벌사회 구조에 있기 때문이다.교육개혁 아닌 교육혁명을 하더라도 고질적인 학벌위주의 사회풍토에서는 해결책이 없다.소위 일류대학을 나오지 않으면 제대로 대접받고 살기 어려운 곳이 우리나라다.이 때문에 모두가 일류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경쟁에 동참한다.모두가 똑같이 교육받는 학교교육만으로는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생각으로 불안해하며 이러한 불안은 과외로 직결된다. 과외에 열중하기 때문에 학교교육에 별로 무게를 두지 않는다.과외가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추가무기로서 구실하는 한아무리 학교가 학생들을 잘 가르친다고 해도 과외비용의 과도한 지출 풍토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과외로도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을 가진 학부모들은 눈을 해외로 돌린다.영어능력 우수자에 대한 왜곡된 사회적 우대 풍토를 가지고 있는 한국에서 영어 하나만이라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갖고 밖으로 나가는 사람도 있다.살벌한 경쟁 풍토 자체가 싫어서,혹은 여기의 과외비로 밖에서 더 잘 교육받을 수 있다는 의식으로 나가는 사람도 있다. 남과 균등하게 받는 공교육 투자에는 인색하면서 내 자식만을 위한 사교육비 투자는 빚을 내서라도 하겠다는 의식도 학벌 사회구조의 교육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의식에서 나타난다. 오늘날 우리의 교육을 위기로 몰아온 최대 주범은 학력사회다.학벌과 학력 존중 풍토하에서 온 국민이 벌이는 과도한교육경쟁이 있는 한 한국의 공교육을 살리기 위한 어떠한 교육개혁도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교육위기 발생의 주역은 학벌위주의 사회구조와 그 핵심 구성원인 기성세대들이다.학벌에 대한 국민의식 개혁이 선행되지 않고는 해결조짐이 보이지 않는 문제를 계속 학교나 교육당국만 잘못하고 있다고 돌을 던질 것인가? 교육계에서는 오늘도 즐거운 학교,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기 위해 묵묵히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동네북처럼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고 있는 현실을 보면 허탈해진다.교육에대한 일방적 돌팔매질에 동참하기보다는 학벌위주의 사회구조와 왜곡된 교육의식을 타파하기 위한 개혁세력으로서의 역할을 먼저 수행해줄 수는 없는 것일까? 金 興 柱 한국교육개발원교육정책연구본부장. *“god‘어머님께’로 우리말·글 배워요”. ‘국어 시간에 가요를 배운다?’ 현직 국어교사 7,000여명으로 구성된 전국 국어교사모임이인기그룹 god의 ‘어머님께’와 그룹 패닉의 ‘왼손잡이’를 실은 중학교 1학년용 국어 보조교재 ‘우리 말 우리 글’을 8일 펴냈다. 이 책은 일선 학교에 몸담고 있는 교사들이 직접 기획,제작해 학교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보충학습교재이다. 서울,부산,대구,광주 등 전국의 교사 60여명이 지난 99년 여름 집필작업에 착수한 이래 자료수집과 정리,수정·보완작업 등을 거쳐 1년6개월여 만에 결실을 이루었다. 제작진은 “자칫 딱딱할 수 있는 기존 교과서와 달리 최대한 학생들의 취향과 눈높이에 맞춘 ‘학생 중심’의 책이 되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사랑을 그린 노래 ‘어머님께’를 통해서는 가족의 의미와 우리말의 가락,운율을 익히고,인권이나 차별 등에 관한 토론에서는 ‘왼손잡이’의가사를활용했다. 책 자체도 판형이 크고 전면컬러인데다 다양한 그림과 사진을 곁들여 학생들이 수업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조장희 사무국장은 “앞으로 중2와 고1 학생들을 위한 국어 보조교재나 작문,문학 등의 고교 선택과목 교재도 출간할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순녀기자. *무작정 조기유학 아이 망친다. 개인사업을 하는 유모씨(46)는 서울 D중학교 2학년인 아들(16)을 볼 때마다 자책감에 시달린다. 유씨는 성적이 좋지 않은 아들의 장래를 위해 지난 99년 중1인 아들을 처제가 사는 미국에 조기유학 보냈다.사립학교등록금과 생활비를 합해 한달에 500만원씩 송금했다.하지만아들은 말도 안통하고 친구도 없어 외롭다며 매일 전화를 걸어 새벽잠을 깨웠다.급기야 약물에까지 손을 댔고,이를 안처제가 야단도 쳐보고 달래도 봤지만 말을 듣지 않자 6개월만에 한국으로 돌려보냈다. 유씨는 지난해 서울시교육청을 통해 아들을 다시 중학교 1학년으로 전입시켰다.급우들보다 한살이 많은 아들은 아직까지 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조기유학에 성공한 친구의 얘기만 듣고 무작정 아이를 내보낸 것이 너무 한심스럽다”고 유씨는 후회했다. 조기유학생은 해마다 늘고 있으나 실제 현지에서의 유학생활은 기대에 못미치는 경우가 많다.전문가들은 조기유학 성공률을 10%도 채 안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서울 구정고 김진성 교장은 “조기유학을 떠났던 학생들중상당수는 적응을 못해 되돌아온다”면서 “과외 때문에 나라 밖으로 나가려는 이들이 많은 만큼 앞으로 사교육의 불필요성을 확산시킬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가족해체’까지 불사하며 자녀를 조기유학 보내는 학부모들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다. 동국대 박부권 교수(교육학)는 “교육제도를 탓하며 해외로나가는 부모들은 교육에 대한 기본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이들”이라며 “자녀교육은 학교와 가정에서 공동으로 이뤄져야 함에도 ‘나홀로’ 조기유학을 감행하는 부모들의 태도는 자신의 의무를 학교와 사회에 떠넘기는 무책임한 행동”이라고 잘라 말했다. 미국 교포 정신과 의사 김병석씨도 ‘조기유학 잘못 가면내아이 폐인된다’는책에서 “대입에 목숨 걸어야 하는 절박한 현실에서 빠져나가고 싶다면 조기유학보다 학부모들이연대해 정부를 상대로 공교육제도의 근본적 개선을 요구하는 것이 훨씬 생산적이고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이순녀기자 co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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