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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인가구·단절… 광주 잇단 ‘고독사’ 비극

    사회적으로 단절되고 1인가구가 늘면서 나홀로 쓸쓸한 죽음을 맞는 ‘고독사’가 광주에서도 잇따르고 있다. 정부와 지자체가 사회안전망을 구축하고 취약 가구별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9일 서구 쌍촌동 한 아파트에서 A(55)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3일에는 한 원룸에서 홀로 살던 60대 기초생활수급자 B씨가 사망한 지 열흘 만에 발견됐다. 지자체는 B씨에게 기초생활급여를 지급했지만 ‘가족과 자주 연락한다’고 해 1인가구 관리 대상에서 제외했다. 고독사는 경제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지난달 19일 쌍촌동 한 원룸에서도 베트남전 참전 용사 C(74)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자녀와 따로 살던 C씨는 기초연금, 주거급여와 참전수당을 받아 곤궁한 형편이 아니었다. 지난달 11일 북구 유동 한 연립주택에서는 집주인 D(70)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따라 광주시는 지난해 초 ‘고독사 예방 및 사회적 고립가구 지원조례’를 제정, ‘광주다움 통합돌봄’의 큰 틀 안에서 고독사 예방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22년 처음 공식 발표한 ‘전국 단위 고독사 실태 조사’에 따르면 고독사 위험 가구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인 65세 이상 고령자의 독거 비율이 광주가 8.2%로 전국 7대 특별·광역시 중 부산, 대구에 이어 세 번째로 높았다. 2021년 기준 광주 인구 10만명당 고독사는 7.7명으로 전국 평균 6.6명보다 많았다. 광주시 고독사 수는 2017년부터 2022년까지 5년간 총 551명이었다. 고독사 사연을 보면 가족 단절과 공동체 해체 세태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다양한 사회관계망을 구축해 고립감을 해소하고, 위험 가구별 촘촘한 맞춤 지원까지 뒷받침해야 ‘외로운 죽음’을 줄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민간 복지기관 한 종사자는 “고독사 위험 당사자가 지자체 상담·지원을 ‘생활 개입’으로 여겨 거부하기 일쑤다”며 “일상에서 만나는 이웃이 위험 징후를 확인하기 쉽고 고립감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지역공동체인 이웃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자체가 나서서 취약 가구별 맞춤형 복지 지원에 힘써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 사회복지 전문가는 “지자체가 연령별, 소득별로 특성이 제각각인 고독사 취약 가구의 현황부터 조사해 맞춤형 접근법과 복지서비스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 신당發 ‘정책 이슈’ 선점 경쟁…이준석 신당 ‘공립 기숙 중·고’…새로운선택 ‘정년·호봉제 폐지’

    신당發 ‘정책 이슈’ 선점 경쟁…이준석 신당 ‘공립 기숙 중·고’…새로운선택 ‘정년·호봉제 폐지’

    개혁신당, 새로운선택 잇따라 정책 제안‘타겟 유권자’ 구체화하고 정강정책 부각개혁신당 “교육, 저출산·지방소멸 해결 핵심”거점도시 책임교육확교 확충 제안수능 수학 선택 미적분2 제외 반대도 4월 총선에서 거대 양당의 기득권 해체와 제3지대 개척에 깃발을 든 신당들이 앞다퉈 정책 이슈 선점 경쟁에 나서고 있다. 교육과 노동 분야 등에서 정책 담론을 내놓으면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부각하고 신당의 ‘타겟 유권자’에게 소구하는 전략이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이끄는 개혁신당(가칭) 창당준비위원회는 2호 정책으로 10일 ‘교육 개혁’을 공개했다. 천하람 창당준비위원장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에서 “개혁신당은 교육 개혁이 저출산, 지방소멸 위기 해결의 출발점이자 핵심이라고 인식한다”며 “자녀 교육에 대한 경제적, 심리적 부담, 가장 직접적인 문제는 사교육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사교육비 부담이 젊은 세대가 출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 중 하나라는 진단과 함께 지역별 교육 격차 해소가 지방소멸 위기 해결의 단서라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공립 기숙 중·고등학교 확충을 제안했다.천 위원장은 “최우선적인 예산지원으로 최고 수준의 교육환경과 기숙사를 마련하고, 학교 내에서 학업은 물론 예체능 등 방과 후 활동까지 책임지는 ‘책임교육학교’가 필요하다”며 “각 도의 거점도시부터 책임교육학교를 확충해 지방부터 먼저 교육의 질을 높이고 사교육비 등 자녀 교육 부담은 획기적으로 줄이는 혜택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방 거점 국립대에는 예산 폭탄을 쏟아부어야 한다”고 했다. 또 심화 수학인 ‘미적분II’를 수능 선택과목에서 제외하는 윤석열 정부의 방침에 대해서는 “기계 항공부터 인공지능까지 미적분은 공대 모든 분야에서 언어와도 같다”며 반대했다. 이어 “세심하게 설계한다면 ‘수포자’를 줄이는 것과 수학에 뛰어난 학생의 실력을 더 끌어올리는 것은 양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모든 학생이 민주사회의 주권자로서 건전한 상식과 문해력을 갖추도록 해야 한다”며 미디어 교육과 토론 문화 정착도 학교가 해야 할 일로 꼽았다. 금태섭 전 의원 등이 이끄는 ‘새로운선택’은 정년을 폐지하되 호봉제를 없애는 노동 분야 ‘대타협’을 제안했다. 노동자들은 정년을 없애 오랫동안 일할 수 있는 대신 직무형 임금체계를 받아들이고, 사업주는 임금체계 개편을 얻는 대신 산업별 교섭권 등을 확대하는 ‘대타협’이다. 조성주 새로운선택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생산가능인구 통계를 64세에서 70세로 변경해 고령층의 고용에 대한 국가적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정년의 법정 한도를 없애는 개혁안을 제시했다. 또 “고령자 고용을 촉진하기 위해 60세를 초과한 노동자의 경우 근로기준법에 따른 퇴직금 적립 의무는 면제하거나 감면하고, 정부의 4대 보험료 지원이나 고용장려금은 획기적으로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호봉제는 폐지하고 직무급제를 도입하는 임금체계 개편도 함께 제시했다. 그는 “정년 개편이 임금의 연공성이 강한 공공부문이나 대기업 이른바 1차 노동시장의 특혜가 되지 않도록 임금체계를 개편하겠다”며 “더 오래 일할 수 있도록 직무 중심의 임금체계로 개편하여 생애임금의 고점은 기존 호봉제보다 낮지만, 생애임금 총액은 더 많도록 설계하겠다”고 했다. 조 공동대표는 “노동계는 정년을 연장하는 대신 임금체계 개편을 수용하고, 사용자는 임금체계 개편을 얻는 대신 산업별 교섭의 의무를 수용하며, 정부는 산업별 초기업별 교섭과 사회적 대화를 위한 지원에 나서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영부인 일정·메시지 등 공식적 관리…박근혜 정부 때 ‘비선 논란’으로 해체

    영부인 일정·메시지 등 공식적 관리…박근혜 정부 때 ‘비선 논란’으로 해체

    대통령실이 제2부속실 부활을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윤석열 정부 들어 사라졌던 제2부속실의 기능과 한계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건희 여사 관련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제2부속실 설치는 영부인을 공적 시스템에서 통제한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제2부속실이 설치되면 김 여사의 일정·메시지·의상·수행 등은 공식적·제도적으로 관리된다. 당초 제2부속실은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1972년 육영수 여사의 대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다. 이후 대통령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들을 보좌하는 역할을 해 왔지만 구체적인 역할이 명확하지 않고 감시 기능을 주지 않아 역대 정부에서 논란이 계속됐다. 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이른바 ‘정윤회 문건’으로 비선의 국정 개입 의혹이 불거지며 제2부속실은 해체됐다. 대통령실 입장에서는 제2부속실 부활이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뒤집는 것이어서 부담이 컸다. 그러나 총선 앞 ‘김건희 특검법’ 정국에서 국민 여론을 반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앞서 대선 후보 시절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 대통령실을 슬림화하겠다는 취지로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했다. 공약의 배경에는 후보 시절부터 불거졌던 김 여사 관련 잡음을 함께 제거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었다. 제2부속실 설치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2부속실은 과거 정부에 존재했던 조직인 데다 여야 합의 추천이 필요한 특별감찰관과 달리 대통령실에서 바로 만들 수 있어서다. 또 이제까지 ‘배우자팀’으로 부속실 소속 직원 2~3명이 김 여사 관련 일정과 메시지 등을 관리해 왔던 만큼 이를 토대로 제2부속실이 꾸려질 전망이다.
  • 대통령실, 제2부속실 설치 움직임… 영부인 일정·메시지 등 공식적 관리

    대통령실, 제2부속실 설치 움직임… 영부인 일정·메시지 등 공식적 관리

    영부인 관리 ‘제2부속실’ 기능·한계는박근혜 정부 땐 ‘비선 논란’으로 해체 대통령실이 제2부속실 부활을 사실상 공식화하면서 윤석열 정부 들어 사라졌던 제2부속실의 기능과 한계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건희 여사 관련 여론이 악화한 상황에서 제2부속실 설치는 영부인을 공적 시스템에서 통제한다는 데 그 의미가 있다. 제2부속실이 설치되면 김 여사의 일정·메시지·의상·수행 등은 공식적·제도적으로 관리된다.당초 제2부속실은 박정희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이던 1972년 육영수 여사의 대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처음 만들어졌다. 이후 대통령 배우자를 포함한 가족들을 보좌하는 역할을 해왔지만 구체적인 역할이 명확하지 않고 감시 기능을 주지 않아 역대 정부에서 논란이 계속됐다. 2015년 박근혜 정부에서 이른바 ‘정윤회 문건’으로 비선의 국정 개입 의혹이 불거지며 제2부속실은 해체됐다. 대통령실 입장에서는 제2부속실 부활이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을 뒤집는 것이어서 부담이 컸다. 그러나 총선 앞 ‘김건희 특검법’ 정국에서 국민 여론을 반영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앞서 대선 후보 시절 ‘제왕적 대통령제’에서 벗어나 대통령실을 슬림화하겠다는 취지로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했다. 공약의 배경에는 후보 시절부터 불거졌던 김 여사 관련 잡음도 함께 제거하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었다. 제2부속실 설치에는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제2부속실은 과거 정부에서 존재했던 조직인 데다 여야 합의 추천이 필요한 특별감찰관과 달리 대통령실에서 바로 만들 수 있어서다. 또 이제까지 ‘배우자팀’으로 부속실 소속 직원 2~3명이 김 여사 관련 일정과 메시지 등을 관리해왔던 만큼 이를 토대로 제2부속실이 꾸려질 전망이다.
  • 걸그룹 출신 BJ 김시원, 은퇴 선언… “복귀하지 않을 것”

    걸그룹 출신 BJ 김시원, 은퇴 선언… “복귀하지 않을 것”

    그룹 글램(GLAM) 출신 아프리카TV BJ 김시원이 은퇴를 선언했다. 김시원은 지난 5일 자신의 아프리카TV ‘김시원해요’ 공지 게시판을 통해 “모두 감사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손 편지를 게재했다. 김시원은 “제가 방송을 한 지 곧 6년이 되는데, 사실 5월 1일에 6주년 방송이자 마지막 방송을 하려고 했다”며 “중간중간 힘들어하던 모습을 자주 보여서 어느 정도 예상하신 분들도 있으실 거 같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는 “마지막 방송이란 말도 웃기고, 끝을 애써 정하는 게 말도 안 된다 생각하지만 이렇게 끝을 내게 됐다”며 “어떠한 이유가 겹치고 겹치다 보니 너무 많은 일이 한꺼번에 일어나서 제가 좀 많이 지친 것 같다. 한때같이 좋았던 사람들과 고마운 사람들이 후에 저를 탓하게 되는 반복적인 상황이 만들어지는 게 아주 힘들었던 것 같다”고 언급했다. 그는 “(그래도 은퇴 이유는) 영원히 설명하지 않을 거고, 그냥 좋은 것들만 기억하고 그렇게 그만하고 싶다”며 “이 글이 마지막 편지이자 마지막 공지일 것 같다. 그냥 모두에게 고마웠던 마음만 전하고 이젠 떠나고 싶다. 그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음을 잡지 못할 때도 많았고, 그때마다 늘 용기를 주시고 제 가치를 알게 해주셨던 모든 분 정말 고마웠고 감사했다”고 덧붙였다. BJ 김시원은 걸그룹 ‘글램’ 출신 다희로 명성을 얻었다. 2014년 배우 이병헌, 모델 이 씨와 함께 술을 마신 뒤 몰래 촬영한 음담패설 동영상을 온라인상에 올리겠다고 협박하며 50억 원을 요구했다가 경찰에 붙잡혔다. 이에 이병헌은 경찰에 그를 고소했다. 당시 김시원은 이병헌을 협박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 형을 선고받고 항소했으나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판결을 받았다. 이병헌의 선처로 2000만원 보석금을 내고 징역형은 면했다. 글램이 해체된 후 2018년 아프리카TV BJ 김시원으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노래가 정말 하고 싶어서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며 복귀한 이유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별풍선 수익만 24억원을 번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이강인·이나은, 이미 결별”…헤어진 뒤 알려진 열애설?

    “이강인·이나은, 이미 결별”…헤어진 뒤 알려진 열애설?

    열애설이 불거진 그룹 ‘에이프릴’ 출신 이나은(24)과 축구선수 이강인(22·파리 생제르맹 FC)이 결별설에 휩싸였다. 5일 스포티비뉴스는 “이강인과 이나은이 이미 헤어진 상태다. 이들이 결별한 후 열애 사실이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강인·이나은은 지난해 11월 세 차례에 걸쳐 데이트하는 모습이 더팩트에 포착돼 핑크빛 열애설에 휘말렸다. 두 사람은 이나은의 자택인 구리 아파트, 선수단 숙소가 있는 호텔 주차장 등에서 함께 있는 모습이 잡혔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강인 발리 목격담도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지난해 6월 발리에 다녀왔다며 “발리의 노을보다 더 놀랐던 건 이강인을 만났다는 거다. 실제로 보니 남자다움이 물씬 풍겼다. 일행으로 보이는 아리따운 여성과 있었다”고 썼다. 누리꾼들은 이강인과 함께 목격된 여성이 ‘이나은 아니냐’고 추측했다. 이에 대해 이강인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고, 이나은은 소속사 나무엑터스를 통해 “지인 사이일 뿐”이라며 열애설을 부인했다. 스포티비뉴스의 결별설 보도에 대해서도 나무엑터스는 5일 “입장 변화는 없다”며 “이나은과 이강인은 지인 사이일 뿐”이라고 밝혔다. 사귀지 않았으니 헤어지지도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나은은 2015년 에이프릴로 데뷔했다. 웹드라마 ‘에이틴’ 시리즈(2018~2019)와 드라마 ‘어쩌다 발견한 하루’로 인기를 끌었다. 에이프릴은 2022년 11월 팀 내 ‘왕따’ 논란으로 해체했다. 이나은은 26일 SBS TV 금토극 ‘재벌X형사’로 복귀한다.
  • 7년 타향살이 ‘천안시민의 종’…시민의 품으로

    7년 타향살이 ‘천안시민의 종’…시민의 품으로

    천안시, 5월 시청사 일원 ‘종과 종각’ 설치청사 개발에 6년간 보관료 주며 임시 보관 개발에 떠밀려 타지에서 보관해오던 충남 천안의 ‘시민의 종’이 7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다. 5일 천안시에 따르면 충북 진천의 한 사찰에서 보관 중인 ‘천안시민의 종’을 오는 5월에 시청사 일원으로 이전·설치한다. ‘천안시민의 종’은 지난 2005년 13억 9700만 원(범종 6억 9700만 원, 종루 7억 원)을 들여 동남구청사 388㎡ 용지에 무게 18.75t, 높이 2.88m, 구경 2.14m로 건립됐다. 그러나 2017년부터 시작된 동남구청사 복합개발사업에 떠밀려 그해 종각은 4억 원의 예산이 추가로 투입돼 해체됐다. ‘천안시민의 종’은 해마다 400만 원이 넘는 보관료를 주고 임시 보관 중이다.시는 서북구 불당동 시청사 일원에 특별조정교부금 6억원을 포함한 총 19억9000만 원을 투입해 피라미드 모양의 현대적 감각을 갖춘 종각도 새롭게 조성한다. 시는광복절·흥타령춤축제·제야행사 등 주요 행사에 타종식으로 시민 화합과 안녕을 기원할 계획이다. 이미영 문화예술과장은 “시 정체성과 힐링의 공간으로 조성해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 또 터진 ‘축구선수♥에이프릴’ 열애설…이강인 이어 설영우까지

    또 터진 ‘축구선수♥에이프릴’ 열애설…이강인 이어 설영우까지

    그룹 에이프릴 출신 양예나가 축구선수 설영우와의 열애설에 휩싸였다. 최근 온라인상에서 양예나와 설영우의 열애설이 확산했다. 네티즌들은 두 사람이 같은 디자인의 모자, 휴대전화 케이스를 소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설영우가 ‘YENA’(예나)라고 쓰인 축구화를 신었다고 말했다. 양예나 소속사 스타베이스 매니지먼트 그룹 측 관계자는 열애설과 관련해 “연예인이자 한 사람의 사생활이다 보니 확인에 어려운 점이 있다”고 밝혔다. 앞서 같은 에이프릴 출신인 이나은 역시 축구선수 이강인과 열애설에 휩싸인 바 있다. 이에 이나은 소속사 나무엑터스 측 관계자는 “두 사람은 지인 사이”라며 부인했다. 양예나는 2015년 에이프릴로 데뷔했다. 에이프릴은 2022년 해체 소식을 전했다. 설영우는 울산 HD 소속 선수로 활약 중이다.
  • 하림에 인수앞둔 HMM 지난해 경영실적 악화…해진공, 올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전망

    하림에 인수앞둔 HMM 지난해 경영실적 악화…해진공, 올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전망

    하림그룹에 인수될 것으로 예상되는 HMM의 지난해 실적이 거의 마이너스 코앞까지 다가선 것으로 예측됐다. 이와 관련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올해 컨테이너선 공급이 과잉될 것이라고 전망해 하림그룹에게도 악재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지난해 매출액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8조 4095억원으로 2022년 18조 5828억원 대비 55%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영업이익은 5627억원으로 9조 9516억원에서 무려 94%감소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 4분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이 215억원으로 예상돼 지난 3분기 매출 2조1266억원, 영업이익 759억원에서도 크게 줄어든 수치다. 특히 2022년 3분기와 비교하면 당시 매출은 58.4%, 영업이익은 97.1% 감소했다. 이런 상황에서 최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올해 컨테이너선 공급이 지난해 대비 7.1% 늘어날 것으로 전망해 눈길을 끈다. 공사는 신규 컨테이너선 인도 규모가 255만7000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 수준인 반면 기존 선박 해체 규모는 68만3000TEU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과잉공급이었던 지난해보다 더 많은 컨테이너선이 해상물류에 투입된다는 뜻으로 올해 컨테이너선 인도 규모는 지난해 대비 17.6% 늘어난 수준이다. 해진공은 역대 최대를 달성했던 지난해 기록을 1년 만에 경신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컨테이너선 수요는 지난해 대비 단 3.2%만 늘어날 것으로 관측됐다. 신규 컨테이너선 공급이 늘어나게되면 운임 하락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그나마 변수로 작용하는 것은 예멘의 이슬람 반군 후티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을 이유로 아프리카와 유럽을 잇는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며 해상 물류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다. 수에즈 운하 대신 아프리카 남단희망봉으로 항로를 우회하게 되면 운항에 7∼8일이 더 걸리게 된다. 그렇게 되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물류적체 현상으로 운임이 급등했던 현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해진공은 “수급 불균형이 지속되는 가운데 선사들은 수익성 회복을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추진할 것”이라며 “공급 조절과 더불어 특수화물 사업 확대, 노후 박스 매각·반납 등 다양한 비용절감 노력이 병행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 1억 들여 낙서 지운 경복궁 담장 [포토多이슈]

    1억 들여 낙서 지운 경복궁 담장 [포토多이슈]

    [포토多이슈] 사진으로 다양한 이슈를 짚어보는 서울신문 멀티미디어부 연재물 서울 경복궁 담장이 지난해 12월 ‘낙서 테러’ 이후 19일 만에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4일 문화재청은 경복궁 영추문과 국립고궁박물관 쪽문 주변에 설치된 가림막을 해체하고 복원을 응급 복구를 마친 담장을 공개했다.문화재청은 낙서 발견 이후 하루 평균 29.3인이 보존처리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레이저 세척기와 스팀 세척기, 블라스팅 장비 등 전문 장비가 총 5일간 투입돼 총 946만 원의 임차료가 발생했다.이외에도 방한장갑과 정화통, 방진복 등 소모품 비용으로 1,207만 원이 발생해 80%의 복구 작업이 진행된 오늘까지 총 2,153만 원이 사용된 것으로 집계됐다.이는 투입된 전문가 인건비를 제외한 비용으로 앞으로의 남은 복원비와 인건비를 합하면 총 1억 원가량의 복구비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문화재청은 향후 담장의 표면 상태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석재 표면의 변화 상태와 색 맞춤 변화 정도를 고려해 2단계 보존처리 작업을 마저 추진할 계획이다.
  • 베어낼 것은 극단의 정치

    베어낼 것은 극단의 정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흉기 피습을 계기로 극단의 혐오와 팬덤으로 갈라진 진영 정치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정치권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극우·극좌 성향의 가짜뉴스가 쏟아졌고 이에 동조하며 정쟁을 일으키는 정치인들도 적지 않았다. 그간 갈등을 부추기고 이를 이용했던 정치권이 ‘테러에는 관용 없고, 정쟁에 악용해선 안 된다’는 원칙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의원들은 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입장문을 내고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자유로운 정치활동을 위축시키는 모든 종류의 폭력과 혐오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피습 후속 조치를 전담하는 대책기구를 꾸려 가짜뉴스 등에 대응하기로 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한 방송에서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가장 결정적 징후는 상대방에 대한 관용의 정치가 실종되는 것”이라며 “상대 정당에 대한, 자기와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들을 악마화하는 데 정치인들이 앞장서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밝혔다. 같은 당 신현영 의원도 다른 방송에서 “우리 정치가 너무 양극화돼 있고 극단과 상대에 대한 비난·혐오로 본인의 입지를 세우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번 총선에서는 양 갈래로 나누어져 있는 정치의 영역을 봉합하는 정치인들이 많이 당선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여야 모두 독버섯처럼 자라난 증오 정치가 국민께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정하고 머리를 맞대 정치 문화를 혁신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다수의 국민은 정치에 더 등을 돌렸지만 극단적인 지지자들은 더 격렬히 정치적 갈등에 감정을 이입해 상대 정치인을 증오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당 최다선(5선) 서병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상대방을 증오하고 혐오를 부추겨서 이익을 챙기겠다는 정치 문화부터 해체해야 한다”고 썼다. 양당은 이 대표 흉기 피습에 대한 각종 음모론을 규탄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일부 유튜브, 종편 등에서 정치적 자작극 등 허위 사실이 유포되고 있는데 명백한 2차 테러이자 가짜뉴스로 법적·정치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수사기관에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상이 밝혀질 것”이라며 억측과 음모론에 선을 그었다. 특히 양측 모두 이 대표를 공격한 김모(67)씨의 당적 논란에 대해 정쟁으로 번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씨가 국민의힘 당적을 오래 보유했다가 범행을 노려 민주당 당적으로 변경했다는 의혹이 나온 상황이다. 경찰은 양당에서 관련 자료를 확인했지만, 양측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테러에 대한 엄정한 규명 및 처벌’이며 당적 규명에 골몰하면서 ‘극단의 정치’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 피습을 다룬 각종 유튜브 영상에는 소위 음모론을 전제로 상대 진영을 무차별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 김씨가 이 대표를 공격한 흉기에 대해 젓가락이나 종이칼 등이 쓰인 것이라는 거짓 정보가 나돌았고, 한 보수 유튜브 채널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지율이 오른 뒤 피습 사건이다. ‘자작나무’(자작극을 의미하는 인터넷 용어) 사건일 수 있다”는 주장을 다뤘다. 이 외에 “흉기를 제대로 쓰면 푹 들어간다. 그런데 (상처가) 1㎝에다 의식이 있다”거나 “(이 대표가 자신의 재판과 이번 사건을 연계해) 장기 치료를 위한 병원을 찾을 것”이란 주장도 있었다.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민주당 내 친명 강성 지지자들은 온라인 당원 커뮤니티에서 “이 대표가 습격당한 것에는 이낙연(전 민주당 대표)의 책임이 크다”거나 “이원욱 의원, 당 대표가 위독한 상황에서 자기 광고만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이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는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을 공격하는 데 활용하려는 시도다. 특히 이경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은 뒷전이고 카르텔, 이념 운운하며 국민 분열을 극대화하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며 직접적 연관이 없는 내용을 범죄의 원인으로 제시해 논란이 됐다. 전문가들은 정치인들이 팬덤 정치를 극복하고 상호 존중하고 타협하는 정치를 행동으로 보여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우리 정치가 그동안 갈등을 부추기고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해 왔다”며 “거대 정당의 주요 정치인들이 진영을 결집하는 데 이용했던 강성 지지층과 과감히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여야가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려면 야당은 단독으로 법안을 발의하고 여당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의존하는 식의 정치를 지양하면서 우선 이태원 참사 특별법부터 (협치를 통해) 본보기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그 시절 음악과 너와 함께라면 두려울 것 없었네

    그 시절 음악과 너와 함께라면 두려울 것 없었네

    지나고 나면 왜 그랬나 싶을지라도 그 시절 순수한 마음으로 전부를 매달리게 되는 것들이 있다. 안 될 걸 알면서도 간절했던 사랑이나 학창 시절 품었던 꿈 같은 것들이 그렇다. 가끔 그것들은 평생을 살아갈 수 있게 하는 추억이자 원동력이 되곤 한다. 여기, 그 시절 음악이 세상의 전부였고 음악만 있으면 충분했던 다섯 친구가 있다. 오는 7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드림아트센터에서 공연하는 창작 뮤지컬 ‘드라이 플라워’는 그 시절 음악에 대한 꿈이 누구보다 진심이었고 열정을 발휘했던 고등학생들의 청춘을 담은 작품이다. 폐교를 앞둔 서울의 한 고등학교. 3학년이 된 지석, 준혁, 성호는 자신들만의 아지트에서 기타를 연주하는 것이 유일한 낙이다. 서로 안 맞는 것 같고 밴드를 하기엔 통기타만 3명이라 애매하다며 “우리 해체하자” 외치지만 결국 서로가 서로에게 가장 필요한 존재임을 깨닫고 “가보자”며 금방 다시 모이고 마는 철부지 친구들이다.어느 여름 지석이 아지트에서 의문의 악보 조각을 발견하고 준혁과 성호와 함께 연주한다. 이 악보는 40년 전 같은 공간에서 정민과 유석이 음악으로 우정을 쌓으며 남긴 것이었다. 전학을 온 정민과 혼자 있기 좋아하는 유석은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시를 통해 이어졌고 두 사람은 문학과 음악이라는 공통분모로 서로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된다. 악보 조각을 붙잡고 어떻게든 오디션에 도전할 음악을 완성해보려는 지석, 준혁, 성호와 그 악보 조각을 둘러싼 40년 전의 정민, 유석의 이야기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하고 싶은 걸 하기엔 가장 애매한 고3”이라 각자의 치열한 고민 속에 갈등을 빚기도 하지만 서로의 선율에 목소리를 함께 얹을 때가 가장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냄을 깨닫는다. 고등학생 특유의 거칠고 정제되지 않은 감정을 폭발시키는 배우들의 연기, 모든 배우가 직접 악기를 들고 선보이는 라이브 연주는 음악에 대한 열정, 설렘 같은 그 시절 특유의 싱그럽고 풋풋한 감성을 제대로 담아냈다. “아이유 어른이유”, “비틀비틀 비틀즈”처럼 유치하면서도 대놓고 웃으라고 선보이는 대사와 행동으로 관객들에게 웃음 폭탄을 안기는 것도 매력이다.꿈을 제대로 펼치기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자신이 진짜 원하는 목표를 향해 도전하는 친구들의 이야기는 관객들이 경험했을 그 언젠가를 떠올리게 한다. 뜻대로 되는 일이 잘 없을지라도, 당장 앞이 보이지 않을지라도 열정 가득한 그 시도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움을 ‘드라이 플라워’는 보여준다. 무대는 통기타와 책걸상, 사물함이 전부지만 40년 전의 우정과 현재의 우정이 갈등과 화해를 반복하며 교차하다 다섯 사람이 한 무대에서 함께 노래하는 장면은 허름한 공간을 찬란하게 빛낸다. 학업에 대한 압박과 주변 환경의 억압으로 메마른 드라이 플라워들이 음악에 대한 열정과 우정, 사랑으로 가장 찬란했던 순간을 추억으로 남겨두고 꿈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에 마음이 한없이 따뜻해지는 작품이다.
  • ‘이재명 피습’ 계기로 자성론…당적 따지는 음모론·악마화 정치 해체해야

    ‘이재명 피습’ 계기로 자성론…당적 따지는 음모론·악마화 정치 해체해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흉기 피습을 계기로 극단의 혐오와 팬덤으로 갈라진 진영 정치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정치권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하지만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극우·극좌 성향의 가짜뉴스가 쏟아졌고 이에 동조하며 정쟁을 일으키는 정치인들도 적지 않았다. 그간 갈등을 부추기고 이를 이용했던 정치권이 ‘테러에는 관용 없고, 정쟁에 악용해선 안 된다’는 원칙을 말이 아닌 행동으로 실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의원들은 3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 의원총회에서 입장문을 내고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자유로운 정치활동을 위축시키는 모든 종류의 폭력과 혐오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민주당 의원은 한 방송에서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과정에서 가장 결정적 징후는 상대방에 대한 관용의 정치가 실종되는 것”이라며 “상대 정당에 대한 자기와 견해를 달리하는 사람들을 악마화하는데 정치인들이 앞장서는 게 아닌가 걱정된다”고 밝혔다. 같은 당 신현영 의원도 다른 방송에서 “우리 정치가 너무 양극화돼 있고, 극단과 상대에 대한 비난·혐오로 본인의 입지를 세우는 경향이 강해졌다. 이번 총선에서는 양 갈래로 나누어져 있는 정치의 영역을 봉합하는 정치인들이 많이 당선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국민의힘에서는 윤재옥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여야 모두 독버섯처럼 자라난 증오 정치가 국민께 악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인정하고, 머리를 맞대 정치 문화를 혁신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어 “다수의 국민은 정치에 더 등을 돌렸지만 극단적인 지지자들은 더 격렬히 정치적 갈등에 감정을 이입해 상대 정치인을 증오하게 됐다”고 말했다. 여당 최다선(5선) 서병수 의원은 페이스북에 “상대방을 증오하고 혐오를 부추겨서 이익을 챙기겠다는 정치 문화부터 해체해야 한다”고 썼다. 양당은 이 대표 흉기 피습에 대한 각종 음모론을 규탄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일부 유튜브, 종편 등에서 정치적 자작극 등 허위 사실이 유포되고 있는데 명백한 2차 테러이자 가짜뉴스로 법적·정치적 대응을 하겠다”고 말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수사기관에서 철저한 수사를 통해 진상이 밝혀질 것”이라며 억측과 음모론에 선을 그었다. 특히 양측 모두 이 대표를 공격한 김모(67)씨의 당적 논란에 대해 정쟁으로 번져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씨가 국민의힘 당적을 오래 보유했다가 범행을 노려 민주당 당적으로 변경했다는 의혹이 나온 상황이다. 경찰은 양당에서 관련 자료를 확인했지만, 양측은 이번 사태의 본질은 ‘테러에 대한 엄정한 규명 및 처벌’이며 당적 규명에 골몰하면서 ‘극단의 정치’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이 대표 피습을 다룬 각종 유튜브 영상에는 소위 음모론을 전제로 상대 진영을 무차별적으로 비난하는 내용이 적지 않다. 김씨가 이 대표를 공격한 흉기에 대해 젓가락이나 종이칼 등이 쓰인 것이라는 거짓 정보가 나돌았고, 한 보수 유튜브 채널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지지율이 오른 뒤 피습 사건이다. ‘자작나무’(자작극을 의미하는 인터넷 용어) 사건일 수 있다”는 주장을 다뤘다. 이외 “흉기를 제대로 쓰면 푹 들어간다. 그런데 (상처가) 1㎝에다 의식이 있다”거나 “(이 대표가 자신의 재판과 이번 사건을 연계해) 장기 치료를 위한 병원을 찾을 것”이란 주장도 있었다.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민주당 내 친명 강성 지지자들은 온라인 당원 커뮤니티에서 “이 대표가 습격당한 것에는 이낙연(전 민주당 대표)의 책임이 크다”거나 “이원욱 의원, 당 대표가 위독한 상황에서 자기광고만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번 사건을 이 대표와 각을 세우고 있는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들을 공격하는 데 활용하려는 시도다. 특히 이경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이 민생은 뒷전이고 카르텔, 이념 운운하며 국민 분열을 극대화하니 이런 일이 벌어지는 것 아니냐”라며 직접적 연관이 없는 내용을 범죄의 원인으로 제시해 논란이 됐다. 전문가들은 정치인들이 팬덤 정치를 극복하고 상호 존중하고 타협하는 정치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우리 정치가 그동안 갈등을 부추기고 이를 전략적으로 이용해 왔다”며 “거대 정당의 주요 정치인들이 진영을 결집하는 데 이용했던 강성 지지층과 과감히 거리두기를 해야 한다”고 했다. 신율 명지대 정외과 교수는 “여야가 우선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려면 야당은 단독으로 법안을 발의하고 여당은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에 의존하는 식의 정치를 지양하면서 우선 이태원 참사 특별법부터 (협치를 통해) 본보기를 보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레트로 열풍에 급증하는 노후 건축물 리노베이션, 안전관리 허점은 없나 [노승완의 공간짓기]

    레트로 열풍에 급증하는 노후 건축물 리노베이션, 안전관리 허점은 없나 [노승완의 공간짓기]

    레트로 감성 열풍을 타고 낡고 오래된 건물을 리노베이션하여 새로 오픈하는 가게들이 늘고 있다. 서울 을지로 등과 같은 오래된 지역의 뒷골목 상권은 레트로 감성 인테리어가 젊은층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일종의 감성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이러한 오래된 건물 상가에 가면 직업상 구조적 안정성이나 보강 상태, 비상 대피로를 먼저 살피게 된다. 하지만 일부는 별도 구조보강 없이 주요 부재를 철거하여 위험해 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대수선 인테리어에 인허가과정상 허점은 없는지 살펴본다. 레트로 열풍타고 급증하는 노후 건물 리노베이션 서울 을지로를 대표하는 노포들은 몇 년 전부터 ‘힙지로’라는 별칭으로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인근 오래된 건축물 일부를 철거하고 리노베이션해 레트로 감성을 뽐내기도 하고, 때로는 젊은층이 선호하는 깔끔하고 세련된 공간으로 구성하여 MZ세대들을 유입하고 있다. 지난달 방문한 을지로는 젠트리피케이션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부침이 심한 동네이기에 여기저기 인테리어 공사 현장들이 쉴 새 없이 소음과 먼지를 일으키고 있었다. 좁은 골목길을 둘러보며 문득 ‘이런 오래된 건축물을 리노베이션 하는 데 있어 점검 절차와 승인 절차는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소규모 건축물의 리노베이션 인허가 절차는 현행 건축법상(건축법 제14조 건축신고) 연면적이 200㎡미만이고 3층 미만인 건축물의 대수선을 하는 경우에는 인허가권자의 사전 허가를 받아야 한다. 사전허가는 미리 특별자치시장ㆍ특별자치도지사 또는 시장ㆍ군수ㆍ구청장에게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신고를 하면 건축허가를 받은 것으로 본다. 즉, 신고만으로 허가를 받은 것으로 갈음하므로 을지로와 같은 소규모 건축물들은 허가가 아닌 신고절차만으로 공사를 진행할 수 있다.[대수선에 해당하는 공사]1. 내력벽의 면적을 30제곱미터 이상 수선하는 것2. 기둥을 세 개 이상 수선하는 것3. 보를 세 개 이상 수선하는 것4. 지붕틀을 세 개 이상 수선하는 것5. 방화벽 또는 방화구획을 위한 바닥 또는 벽을 수선하는 것6. 주계단ㆍ피난계단 또는 특별피난계단을 수선하는 것따라서 준공검사는 생략되고 정해진 양식에 따라 제출된 신고서류만으로 허가 처리가 되기 때문에 구조적인 안전검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인테리어공사도 허가가 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전문가의 입장에서 오래된 건축물을 리노베이션한 곳 중 일부는 천장 슬래브의 바닥을 일부 해체하여 하부 철근이 그대로 외부에 노출되어 있어 위험한 곳들이 적지 않다. 바닥슬래브는 하부근(철근)이 주근이라 대부분의 하중을 하부근이 버티고 있는데 철근의 보호 역할을 하는 콘크리트도 해체하고 하부근을 그대로 노출시킨 상태라서 상부에 큰 하중이 발생하면 언제든지 크랙이 발생하고 구조적으로 위험한 상태가 된다. 노후 건물 리노베이션 구조진단이 중요한 이유 지난 12월 미국 뉴욕 브롱스 지역에서 7층짜리 아파트 건물 코너가 무너져 내려 170명 이상의 거주민이 급하게 대피하는 사고가 일어났다. 다행히 사상자는 없었지만, 뉴욕시는 해당 건물 7개층의 하중을 지탱하고 있는 구조체 기둥을 ‘장식기둥’으로 잘못 진단한 구조엔지니어를 정직 처분했다. 이처럼 구조적인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고 리노베이션을 진행하거나 구조재를 장식물로 오인하고 철거하면 커다란 재난을 불러올 수 있다. 따라서 대수선이나 리모델링 전, 반드시 검증된 기술자의 검토를 받아야만 한다.  소규모 건축물 리노베션 인허가 절차 개선이 필요 일정 규모 이상의 건축물은 인허가 진행 과정 상 무수히 많은 전문가의 검토, 수정 의견 반영 등의 과정을 거쳐 완성도 높은 도면으로 공사를 진행하게 되며, 공사 중에도 여러 차례 검토, 검증 절차들이 있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소규모 건축물의 경우 이러한 과정이 생략되거나 제대로 검증하는 인허가 절차가 없어 전문가의 손길이 닿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 따라서 건축법의 개정을 통해 아무리 작은 규모의 건축물이라도 사람이 거주하고, 붕괴 시 인명 피해가 예상된다면 반드시 현장 실사를 통해 허가를 내주는 절차로 바꿀 필요가 있다. 아무쪼록 2024년에는 건물 붕괴 사고 없는 안전한 한 해가 되기를 바란다.
  • 미래는 죽은 사물의 시간- 안태운·황유원의 시(①)/박민아[서울신문 2024 신춘문예 - 평론]

    1. 멸종위기종 낭송하기 랩스 프린지 림드 청개구리(Ecnomiohyla rabborum) 브램블 케이 멜로미스(Melomys rubicola) 포오울리(Melamprosops phaeosoma) 크리스마스섬집박쥐(Pipistrellus murrayi) 콰가(Equus quagga quagga) 세실부전나비(Glaucopsyche xerces) 스텔러바다소(Hydrodamalis gigas) 타이완구름표범(Neofelis nebulosa brachyura) ―안태운, ‘생물종 다양성 낭독용 시’ 중에서 멸종위기종을 지칭하는 아름다운 이름들. 이 호명이 꽤 아름답고 문학적이라고 느껴진다면 그것은 선언과 낭송의 효과이자 맹점일 것이다. 위 시에서 나열하고 있는 것들은 당연히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종의 명칭이다. 우리가 이 “절멸”의 위기에 처한 “생물들의 이름을 반복해서 되뇌”는 때 “크리스마스섬집박쥐”나 “세실부전나비”는 있지만, 당연하게도 ‘러브버그’(Lovebug)나 ‘빈대’(Bedbug) 따위는 없다. 이는 어쩌면 당연하다. 러브버그의 충격이 두 계절이 채 지나기도 전에 이번에는 빈대가 기승이고, 이 벌레들은 인간의 생활권 내에서 인간에게 직접적으로 위해를 가하(가한다고 여겨지)는 존재들이다. 이 때문에 인간종이 이들의 박멸을 궁리하면서 동시에 멸종을 걱정하는 일은 난센스에 가깝다. 이 낭독의 대열에 ‘각다귀’나 ‘깔따구’가 없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그런데 각다귀 입장에서는 조금 억울한 것이, 각다귀는 모기와 비슷하게 생긴 데다 크기도 커서 ‘왕모기’로 종종 오해받는데, 기존 인간의 편의대로 손쉽게 구분해 보자면 각다귀는 일단 익충에 가깝다.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에서조차 각다귀를 “남의 것을 뜯어먹고 사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정의하는데, 이 때문인지 흔히 고전문학에서 각다귀는 백성의 고혈을 빨아 먹는 탐관오리와 같은 부정적 대상으로 비유돼 왔다. 그런데 이를 차치하고, 어느 생물종의 유해함과 무해함을 나누는 기준이 인간에게 끼치는 영향에 불과하다면 이는 어딘가 좀 이상하지 않은가. 과거 인천 수돗물에서 발견된 깔따구 유충이 수질 오염의 지표인 것처럼 지목됐으나 실제로 깔따구 유충은 수생태계의 중요한 분해자에 해당한다. 또 인간의 편의대로 분류해 보자면 깔따구 역시 익충인 셈인데 여기서 다시금 제기될 수밖에 없는 중요한 질문은, 깔따구는 왜 매번 인간종에게 자신의 존재 이유를 증명해야 하는가일 것이다.(②) 벌레는 그 개체수만으로 따지자면 실질적으로 지구를 점유하고 있는 종에 가깝다. 이 실질적 지배자들에 대한 익충 혹은 해충으로의 분류는 다분히 인간중심적이다. 위 시에서 멸종위기에 처한 보호해야 할 종들을 열거하는 ‘낭독’의 방식은 분명 선언적이고 아름다운 데가 있지만 이 아름다운 대열에 끼지 못한, 호명되지 못한 나머지 존재를 누락시킨다는 점에서 문제적이다. 현재 지구에는 1000조에서 1경 마리의 곤충이 존재하지만, 수십 년 안에 사라질 멸종위기종 중 절반은 곤충이 될 것으로 보인다.(③) 이 글은 위 시에서의 선언의 정치성이나 효과, 의의를 부정하자는 것이 아니라, (최근 시인들 사이에서 릴레이처럼 수행되는) 호명과 열거의 과정에서 배제되거나 배제될 가능성이 있는 개체들을 환기하자는 의도에 가깝다. 기실 최근 안태운의 시는 세계를 구성하는 모든 생물종을 ‘당신’으로 호명하며 그 존재의 희미해지는 몸짓을 기억하고, 복구하고, 기록하고자 시도하면서 사유 대상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기억 몸짓’) 그러나 여전히 인간 세계에서 ‘벌레 같은’ 류의 비유(“당신에게는 깊은 공감 능력이 결여되어 있습니다/ ‘벌레 같은’이라는 관용구를 그 뜻도 모르면서 아무렇게나 사용하는 당신”, 황유원, ‘밤의 벌레들’)가 작동하는 원리를 상기해 본다면 인간이 벌레에게 빚진 바를 우리는 매 순간 의심하고 점검해야 할 것이다. 20세기 초입 카프카의 벌레로의 변신 모티프는 꽤나 강렬해서 인간과 벌레를 둘러싼 상상력에 지대한 공헌을 한 바 있다. 이 모티프는 이후 세대의 문학에 있어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함과 동시에 인간종과 벌레종의 교점에 관해 인간이 행할 수 있는 상상력의 방식을 사실상 결정했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카프카 문학과의 상호텍스트적 접목을 자주 시도했던 김행숙의 경우 변신 모티프를 아래와 같이 전유한 바 있다. 벌레의 굴욕인가, 밟아도 꿈틀거리며 일어나는 휴머니즘의 진부한 레퍼토리인가. 벌레로서의 벌레는 대체 어디로 가버렸단 말인가. 55킬로그램의 인간* 그레고르 잠자는 왜소했으나, 55킬로그램의 뼈와 살과 피의 새로운 조합으로 탄생한 이 거대한 벌레 앞에서라면 누구든지 경악의 외마디와 함께 뒷걸음질을 치다가 엉덩방아를 찧게 된다. 다시 말해 그 누구든지 우스꽝스러워지는 것이다. 당신은 지금 막 외계의 생명체를 본 것이다. 당신은 온 우주에 뉴스를 전파하고 싶지만, 공포와 흥분으로 전신이 떨리고 특히 턱이 빠질 듯이 달달달달 떨리게 된다. 나는 완벽한 벌레의 꿈이다. *55kg은 1920년 7월 29일 자 카프카의 몸무게다. (…) ―김행숙, ‘변신’(‘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 부분 위 시에서는 카프카의 소설 속 그레고르 잠자가 결국 벌레로서 비극적인 생을 마감할 수밖에 없었던 결말을 전복시켜 크기가 줄어들지 않은 “55킬로그램의” “거대한” 벌레가 오히려 가족을 내쫓고 공간을 점유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카프카적 사건 혹은 계기라 할 수 있는 인간종의 벌레종으로의 변신은 이 시에서 세계의 질서를 재편하고자 하는 데 기여하는 물질적 작용으로 전환된다. 이 시에서 벌레의 행위는 들뢰즈-가타리적인 ‘동물-되기’, 즉 ‘탈영토화’의 가능성에 대한 사유 방식으로 대입해 읽어도 무리가 없다. 하지만 이 지극히 인간적인, ‘인간화된 벌레’는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최대치까지 멀리 가는 데는 성공했을지 몰라도, 그 과정에서 진짜 ‘벌레’는 실종했다. 그리고 벌레 덕분에 인간은 한없이 자유로워졌지만 비인간으로서의 벌레는 여전히 너무나 인간적인 영역에 머물러 있다. 인간종에게 해악을 끼치는 해충을 박멸하자는 입장이나 인간에게 주는 효용을 고려해 적절히 잘 이용하자는 입장 모두 곤충 입장에서는 같은 결과가 예고돼 있다. 뉴질랜드 한 대학 식품과학 연구팀은 최근 곤충이 식품 공급원으로 적합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④) 곤충종에 대한 인간의 기대와 혐오라는 상이한 정동은 모두 곤충의 입장에서는 그 개체의 죽음이라는 같은 결과를 낳는다. 어떤 개체에 대한 이 도구적 쓰임은 한편으로 근대적 인간에 대한 회고, 자기 생산물로부터의 고립을 초래했던 어떤 소외를 연상시킨다. 그러니까 이 곤충들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충분히 소외돼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소외된 벌레종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고, 또 알아야 할까. 낭송은 아름답고 낭독은 선언적이지만 이는 다시 존재들의 경계를 부각한다는 측면에서 한계가 있다. 이것만으로는 무언가 부족하다. 2. 개미와 여치의 음악성에 대해서라면, 황유원은 뭘 좀 아는 것이 틀림없다. 그리고 황유원은 꽤나 전문적으로 이를 향유할 줄 안다. 유해와 무해라는 인간의 기준을 잠시 접어 두고, 이들이 내는 소리에 집중해 보자. 인간의 어떤 의지는 때로 어떤 생물종에 유해하다. 인간의 아무 의지도 개입시키지 않고 소리의 배치에 주목해 보면, 슬플 때 슬퍼할 줄 알고 기쁠 때 기뻐할 줄 아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비록 사람이 아닐지라도 개미에게는 개미의 블루스를 여치에게는 여치의 블루스를 ―황유원, ‘블루스를 부를 권리’ 부분 쇤베르크 이래로 ‘소음’으로 여겨졌던 불협화음이 자유를 얻으면서 이후 소음 자체가 음악의 중심에 자리하게 된 것이 이상하지 않은 일이 됐다. 심지어 존 케이지는 ‘4분 33초’의 침묵 역시 음악이 될 수 있음을 알려 주기도 했다. 소음으로 치부돼 오던 것들이 음악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이후 피에르 셰페르에 이르러 더욱 구체화되기도 한다. 기존 음악에서 노이즈는 제거의 대상이었지만 셰페르는 소음 자체를 음악의 재료로 활용한 것이다.(⑤) 그러나 이는 여전히 인간-청자를 기준으로 한다. 우리는 인간에게 인간의 언어 및 인간의 음악이 있는 것처럼 다른 종들에게도 그들의 언어와 음악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한여름 매미의 노이즈가 인간의 귀에 음악으로 들리지 않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청각적 신호를 통해 보이지도 않는 상대에게 보내는 메시지, 황유원은 그것이 개미의 블루스가 아닐 이유가 없다고 생각한다. 당연하게도 인간의 거주 공간은 무균실이 아니다. 코로나19 이후 인간의 몸은 근대적 의미에서의 봉쇄된 육체가 아니라 세계와 환경과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봉쇄가 해제된 몸이라는 인식이 지배적이다.(⑥) 이러한 존재들의 열림과 마주침, 얽힘에 대한 사유는 이 수많은 존재들의 배치에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생물종의 고정된 경계가 없고 만들어지고 있는 중이라는 애나 칭의 주장은 이 때문에 퍽 설득력 있다.(⑦) 황유원은 ‘밤의 벌레들’에서 인간이 불을 켜는 사건을 일으키기 전에 그 공간을 구성하고 있었을 배치를 상상한다. 가령 “당신이 불을 켜기 전” “벌레들”은 “어둠” 속에서 “얼마나 아늑하고 그윽한” 자유를 만끽하고 있었을지, “당신이 불을 켜기 전” “벌레들”이 “얼마나 천천히” “얼마나 우아하게 이 욕실 바닥 위를 기어다니고 있었”을지, “세상 편안한 마음으로 스멀스멀 기어다니고 있었을” 벌레들의 평화로운 배치가 깨지는 건, 단지 인간이 그 공간에 불을 켜는 것만으로도 발생 가능한 일임을 상기시킨다. 우리는 세계와 회통하고 있으므로 서로의 배치에 얼마간의 방해와 간섭이 일어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이 시가 환기하는 것은 타자의 갑작스러운 침입에 대한 벌레의 생경한 낯섦이라는 감각에 우리가 그간 얼마나 무심하거나 무지했는지에 대한 각성이다. 하지만 이때 경계해야 할 것은 타자를 이해하기 위해 동원되는 수단 역시 인간의 감각이나 사유 체계 내에서만 비롯되고 있다는 한계에 대한 자각일 것이고, 이를 번역하는 과정에서 타자의 감정이나 감각을 익숙한 인간의 언어로 치환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비인간에 인간화된 관점을 투영할 우려에 대해서도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이다. 이때 환원된 것이 개념 자체인지, 아니면 비인간의 행위성을 적극적으로 발견하기 위한 재현인지에 대해서는 숙고가 필요하다. 이 시에서 인간화된 생경함과 놀라움이 벌레 입장으로 치환된 것은 평화로운 배치 상태를 깨는 인간의 침입이라는 의미를 구체화하기 위한 설정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블루스를 즐기는 개미와 여치는 너무나 인간적이다. 인아영은 인간과 비인간의 신비화되지 않은 조우로서 유계영의 시 ‘두고 왔다는 생각’을 사례로 든다. 이 시에서 개는 세계의 표면과 이면의 차이에 몰입해 있는, 사색하는 철학자로 그려지고 있으며 이는 ‘나’의 생각과 공명한다. 이때 종 차별주의의 핵심적인 기준인 ‘이성적인 사고 능력’을 유계영 시의 ‘사색하는 개’가 갖추게 되면서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저수지가 보이는 카페”에서 각자의 “생각에 도취되어 있”(‘두고 왔다는 생각’)는 사람과 개는 “애정의 경제로 묶여 있지 않으며, 섣부른 접촉으로 서로의 세계를 침범하지” 않으면서 “고요하게 지켜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 인간과 비인간의 구별이 의미 없어지며 인간과 비인간이라는 대립 역시 긴장을 잃는다고 인아영은 주장한다.(⑧) 그런데 이 “저수지가 보이는” 카페는 물어볼 것도 없이 반려견 입장이 가능한 카페여야 할 것이며 이 카페에 입장하는 순간 개는 카페의 규율에 내재(종속)된다. 개와 인간이 ‘사색’을 공유한다는 점에서 종 차이가 쉽게 무화될 수 있는 것인지와는 별개로 이때 인간의 지위 혹은 동일한 타자의 지위를 획득하는 데 기여했던 개의 ‘사색’이 과연 개의 고유한 특성이자 개의 일, 그러니까 개가 해야 할 일인 것일까. 애나 칭은 인간과 유기체의 배치와 상호작용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대부분의 동물 연구에서 “그들(비인간-인용자)이 인간과 동등한 자질(의식하는 주체로서, 의도를 지닌 의사소통자로서, 또는 윤리적 주체로서)이 있음을 보일 필요가” 있어 왔음을 지적한 바 있다.(⑨) 개에 대한 애정과는 별개로 개가 인간적인 사색을 거듭하는 것, 개와 인간의 공생을 개를 인간화하는 방식으로 대체하는 것은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이 아닐뿐더러 문제의 핵심에서도 멀어지는 방식이다. 3. 소진하는 인간, 공터의 흰 개 안태운의 시는 인간과 비인간이 각자의 생각에 잠겨 있다는 착각을 초래하게 만드는 이러한 연출된 상태를 문제시한다. 동물과의 공생 문제가 대두되면서 익숙하게 소비됐던 낯익은 ‘장면’이 어쩌면 인간의 의식화된 ‘풍경’의 일종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기획 의도에 맞는 일련의 행위들이 인간과 비인간에 의해 자연스레 수행되다가 어느 순간 문득 찾아오는 퍼포먼스의 중지는 인간화된 의도가 노출되는 지점이자 그 공허함이 발설되는 문제적 대목이 된다. 안태운은 인간과 비인간이 각자의 생각에 잠길 뿐이라는 인간-동물 간의 이상적 관계에 대한 설정 역시 인간적인 모종의 어떤 열망이 개입된 것임을 감지하고, 이 연출된 장면을 메타적 관점에서 관찰자의 시선으로 해체한다. 개의 활동 반경을 조금 넓혀 ‘공터’로 개를 데리고 간 안태운의 경우를 보자. 흰 개가 있어. 나와 함께 공터를 산책한다. 흰 개는 나의 개이자 공터의 개 그러므로 나와 함께 공터를 산책하지. 산책하며 서로 사라지기도 하지. 나는 흥얼거리며 흰 개를 두고 달렸다. 흰 개는 나를 따라 달렸다. (…) 나는 공터를 산책하고 있지. 공터를 돌면서 흥얼거린다. 공터의 흰 개, 사람들의 흰 개 그러니 나는 흰 개와 멀어져서 공터를 돌고 있다. 흰 개가 없으니 빨리 달려도 괜찮아 (…) 문득 내 뒤로 아무도 따라오지 않는 게 슬퍼졌지. 아무도 내 뒷모습을 바라보지 않는 게 낯설었다. 흰 개는 어디에 있나. 나는 흰 개가 있는 곳으로 돌아가고 싶어. 나를 잊었으려나. (…) 흰 개는 공터를 돌았어. 공터를 끝도 없이 돌 것처럼 돌며 돌다가 공터 밖으로 뛰어나가고 있다. 공터를 벗어나자 흰 개는 일어섰다. 일어나서 아주 천천히 걸어 나갔다. ―안태운, ‘흰 개를 통해’ 부분 위 시에서 공터의 개는 저수지를 바라보며 철학자의 사유를 따라가야 하는 고난을 겪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 이 시에서 나와 흰 개는 명백히 인간과 비인간이 행할 수 있는 일련의 행위들을 행하거나 지위를 바꿔서 패러디하고 있다. 인간과 동물은 물론 개별적이고 특수한 관계를 형성하지만, ‘공터’라는 사회적 장으로 나왔을 때 이들은 사람과 개로서 행할 수 있는, 혹은 기대되는 코드화된 행위들을 수행하는 퍼포머가 된다. 공터에 들어서는 순간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는 사회적 기대에 노출된다. 인간과 개가 행위하는 특성으로 규정지어진 이 공터는 인간과 비인간 모두에게 특정 행위만을 요청한다. 이제 ‘공터’는 특정 목표의 전시장이 되고 때문에 공터에서 할 일은 말 그대로 공터에서 ‘할 수 있는’ 일밖에 없다. 이는 다시 말해 인간-비인간이 공터에서 행할 수 있는 ‘가능한 일’은 공터가, 혹은 공터를, ‘가능하게 하는 일’뿐이라는 말이다. 이것이 우리가 말하는 인간-비인간의 공생일까. 이에 대해 안태운은 아니라고 답하는 듯하다. ‘흰 개를 통해’의 마지막 장면에서 흰 개가 “일어나서 아주 천천히 걸어 나”가는 장면에 주목해 보자. 송현지는 이 시에 대해 “개가 누군가의 소유물이 아니라 독립적인 존재임을 드러내기 위한 우화”로서 읽을 가능성을 제시한 바 있다.(10) “흰 개가 더이상 자신의 존엄성에 손상을 입지 않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서 “주어진 장소로부터 벗어나는 것”을 선택한 것”이고, “이미 세계 밖으로 사라진 비인간들은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지 않을 것임을 안태운은 직감”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때 자발적으로 사라질 수 있는 비인간의 거주지를 “세계 밖”으로 상정하고 있는 것은 여전히 비인간 존재의 육체나 물질성을 고려하지 않은 관념적 차원의 해방에 불과하다. 비인간은 왜 그들의 구체적 삶의 공간, 즉 주어진 장소로부터 벗어나야 하며 이때 그들이 사라질 수 있는 세계 밖은 과연 어디인가. 공터를 잃었네. 있었는데. 옆 사람과 흰 개와 함께 공터 밖을 서성이고 있었는데, 공터를 잃었고 옆 사람은 회상하고 있다. 흰 개는 잃은 공터를 향해 짖고, 못내 짖다가도 지치기를, 나는 바라며 기다렸지만 이내 흰 개를 내버려둔 채 옆 사람과 함께 공터 밖을 산책한다. 둘레의 움직임을 만들면서 걷고 걷다가 내가 바라보는 건 과거의 공터, 고개를 천천히 돌리면 옆 사람을 텅 비우는 공터, 계속 걷자 공터를 처음 잃었던 지점에 도착했는데, 흰 개는 없었다. 짖음도 없었고, 흰 개야. 아무도 없어서, 흰 개가 어디로 갔는지 물어볼 사람도 없어서 나는 흰 개마저 잃어버렸네. 옆 사람은 나를 쓰다듬었지, 상심하지 말라고, 엎드려 흰 개의 흉내를 내며. ―안태운, ‘공터를 통해’ 전문 앞서 살펴본 시 ‘흰 개를 통해’와 위의 시 ‘공터를 통해’는 서로를 반영하는 관계에 놓여 있다. 이 시에서 “공터”와 “옆 사람”, “흰 개”, 그리고 “나”는 한때 “있었”다는 공통적인 속성을 지닌다. 한때 “있었”으나 지금은 “잃어”버린 것들은 “공터”와 “흰 개”이고, 남겨진 것들은 “나”와 “옆 사람”이다. 그런데 공터와 흰 개를 잃어버리고 남아 있는 “옆 사람”과 “나”의 마지막 행위를 보면 “옆 사람은” “상심하지 말라고” “나를 쓰다듬”는가 싶더니 “엎드려 흰 개의 흉내를” 낸다. 앞서 옆 사람이 나를 위로하며 “쓰다듬었”기 때문에 이때 “엎드린 흰 개”를 “나”에 대입해 읽어도 어색하지 않다. 공터와 흰 개가 사라지고 남은 것은 분명 “나”와 “옆 사람”이지만 이들은 공터를 공터이게 했던 행위를 여전히 지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때 존재가 사라진 곳에서 무의미한 행위만이 부각되고 오히려 행위의 의미는 지워진다. ‘흰 개를 통해’의 마지막 장면을 다시 주목해 보면 “끝도 없이 돌 것처럼 돌며 돌다가 공터 밖으로” 벗어난 “흰 개는” “일어나서 아주 천천히 걸어 나”간다. 공터가 사라지자 흰 개도 사라지고, 공터에서 벗어나자 흰 개도 흰 개의 행위를 벗어난다. 이 장면은 베케트 부조리극의 소진된 인간을 연상시킨다. 들뢰즈에 의하면 “소진된 인간은 모든 가능한 것을 소진하는 자”로서 “가능한 것을 실현하지 않고 가능한 것과 유희”하는 인물들을 가리킨다.(11) 안태운의 시는 베케트 극의 인물들처럼 의미 없는 행위를 돌출시키는 방식으로 공터와 인간과 비인간에게 요구됐던 행위를 점검하고 재사유하게 한다. 이 무의미한 반복은 존재가 사라진 후에도 텅 빈 행위가 지속되는 공간이 돼 버린 기이한 공터의 작위성을 가시화한다. 존재는 지워지고 행위만 남아 있는 공간, 이것이 공터의 본질인 것이다. 하지만 소진하는 인간은 공터를 말 그대로 ‘빈’ 공터의 장으로 재진입시키고 공터의 잠재적 역량을 추동한다. ‘가능한’ 공터의 모든 것을 소진해 버림으로써 공터는 “인간 너머의 드라마가 이루어지는 장소”이자 “인간의 자만심을 해체하는” ‘풍경’으로 거듭난다. 애나 칭에 의하면 풍경은 역사적 행위의 배경이 아니라 그 자체로 활동적이다. “풍경이 형성되는 것을 지켜보면 세계 형성에서 인간이 살아 있는 다른 존재에 합류한다는 사실을 보게 된다.”(12) 안태운의 시에서 소진의 의미는 결국 잠재적 공터, 무엇이 실현되기 이전의 공터, 인간과 비인간이 무엇으로 규정되기 이전의 상태, 즉 인간과 비인간의 행위를 결정하기 이전의 공터를 복구하려는 시도에 가깝다. 이는 어쩌면 도래할 미래를 위한 재귀적 움직임이다. 4. ‘공통 세계’의 주민들-듣는 법 연습하기 황유원은 ‘침대벌레’에서, “파리 배낭여행” 중 ‘나’의 피를 “빨아먹은 벌레”가 “나 없는 침대에서 배를 빵빵히 불린 채/한숨 늘어지게 자고 있을 모습”을 “자꾸 마음속에 그려” 본다. 피부에 피가 날 정도로 “긁어대면서도” “너무나도 사랑스럽고 흡족한 이미지”로 침대벌레를 연상하는 ‘나’는 이를 루브르박물관의 온갖 명화들보다도 생생한 감각으로 느끼면서 내 피를 먹고 배가 빵빵한 벌레의 모습을 “내 머릿속 한구석에 걸려 있”게 한다. 이 그림의 제목은 “침대벌레”이면서 시의 제목이 되기도 한다. 벌레는 벌레의 일을, 나는 나의 일을 했다는 안도감인 것일까, 후에도 ‘나’는 가끔 이 기억에 숙면을 취한다. 이를 인간과 비인간의 공생이나 그 가능성으로 점치는 것은 지나친 낙관주의일지도 모른다. 그런데 ‘나’의 이 흡족함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일까. 가령 이 흡족함이 ‘공통 세계’(13)의 자각에 따른 것이라는 가정은 어떨까. 배부른 벌레의 휴식과 그에 대한 나의 이상하리만치 계속되는 연상을 인간과 비인간종의 필연적인 마주침의 흔적 정도로 볼 수 있다면, 공통 세계에서 인간과 비인간은 결국 무균실의 존재가 아니라 서로 교차하고, 서로를 침범하면서 같은 공통 세계를 이루는 하나의 요소들인 것이다. 앞서 보았던 ‘밤의 벌레들’의 후반부를 ‘밤의 풍경들’로 치환해 다시 읽어 보자. 자, 다시 한번 잘 생각해봅시다/ 당신이 불을 켜기 전 벌레들을 뒤에서/옆에서 앞에서/ 감싸고 있던 그/ 그윽한 고독과 어둠을/ 그 어둠의 우월함에 대해 한번 말입니다/ (…) / 당신은 거실에서 혼자 눈감고 음악을 듣고 있었는데/ (…) / 사라지는 음악을 두 손으로 움켜잡아 보지만/ 그 음악은 이미 찬바람의 손에 잡혀 갈가리/ 찢겨진 후……/ (…) /그러니 한번 두 눈을 감고/ 이미 다 사라져버린 벌레들을 마음속으로 뒤쫓아가/ 그 단단한 껍질 속으로 들어가봅시다/ 벌레가 되어/ 벌레의 절망감을 조금이나마 나눠 가져봅시다/ 벌레의 내장 깊은 곳에 조금은 남아 있을 어둠을 찾아/ 그 속에 들어앉아/ 아직 채 가라앉지 않은 떨림 속에서/ 아까 듣던 그 음악을/ 계속/ 이어서 들어봅시다 ―황유원, ‘밤의 벌레들’ 부분 황유원은 불의의 습격을 당한 벌레의 황망함을 인간의 입장에 대입해 보기를 권한다. “어둠 속 고독”의 상태에서 밥 대신 깨끗한 음악을 즐기고 있는 순간 찾아온 느닷없는 침입이 무엇보다 문제적인 것은, 두 손으로 움켜잡을 수도 없이 “갈가리” 찢겨지고, “사라지는 음악”에 대해 벌레로서는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것이다. 황유원은 그러니 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자고, “깊이 공감해” 보자고 권하고 있는 것이다. “벌레가 되어”, 벌레가 처한 사태를, “벌레의 절망감”을 “나눠 가”지고, 아직 소멸하지 않았을 벌레의 어둠과 고독과, “떨림 속에서” “듣던 그 음악”을, “이어서 들어” 보자는 것이다. 인간과 벌레는 결국 일정한 공간을 공유해야 하는 공통 세계의 주민들이다. 공통 세계의 존재들은 서로의 존재 방식을 방해하거나 협력하면서 지내 왔고, 또 어떤 존재들은 자신들이 같은 장소에 있다는 사실을 이제 막 인지하게 됐을 수도 있다. ‘배치’가 “존재하는 방식이 모인 것”(14)이라면 이 시에서의 ‘밤의 배치들’에는 벌레뿐만 아니라 불을 켠 “당신”은 물론 이 사태를 전달하는 화자까지 관여하게 된 셈이다. 결국 이들은 서로의 주거지를 조금씩 침범하면서, 또 조금씩 오염시키면서 ‘배치’를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때 존재들은 복수의 리듬과 존재 방식을 형성한다. 존재들이 일으키는 각자의 리듬과 각자의 음악은 얼핏 불협화음처럼 들릴 수 있겠으나 이 “다운율의 배치를 연구”함으로써 배치를 “거주 적합성의 공연”으로 인식하는 것도 얼마든지 가능하다.(15) 쇤베르크는 흔히 다성음악을 지칭하는 ‘폴리포니’(polyphony)의 원리에서 화성법의 해방을 발견하고자 했다. 이는 관습적 화음의 폐기가 동반돼야 가능한데, 이때 불협화음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화음은 더욱더 ‘폴리포니적’이 된다.(16) 방금 떠난 벌레의 “떨림”을 잊지 않고, 벌레가 들었을 음악을 “이어서” 들어 보자는 제안은 각자의 음악과, 복수의 음악이 일으키는 불협화음에 귀를 기울이면서, 또 조율해 가면서 밤의 배치를 이해해 보고자 하는 시도에 가깝다. 따라서 우리는 이제 무엇보다 “듣는 법을 연습”(17)해야 한다. 5. 나의 과거가 아닌 ‘너의 미래’ “안데스산맥에서 케추아어를 말하는 사람들”은 “과거란 우리가 아는 것이므로, 볼 수 있고, 따라서 앞에, 바로 코앞에 놓여 있는 것”으로, “미래는 뒤에 놓여 있”는 것으로 여긴다.(18) 이는 인간의 오래된 관습적 시간관을 뒤집는 측면이 있는데, 우리는 이를 통해 과거·현재·미래의 작동 방식이 고정된 것이 아니고 인간의 인식 체계나 방법에 의해 변화할 수 있는 유동적인 것임을 알 수 있다. 놀라워, 내가 느낄 수 있다는 것/ 어느 가을, 당신은 계속 자라나고 있었다/ (…) / 어느 여름, 조카가 생기고 나서는 버스를 타고 가는 중 학생을 보며 그는 내 과거가 아니라 조카의 미래라고 문득 여겨졌고/ (…) / 어느 봄, 옛 기억 속 장면에서는 나를 삼인칭으로 인식하게 되고/ 어느 여름, 끝말잇기를 하는 인간/ 아이의 냄새를 맡는다. 아이가 냄새를 맡는다/ 어느 가을, 반딧불이와 노루와 버들치를 알았다/ 어느 겨울, 사슴벌레와 망초와 물범을 알았다/ (…) / 모르는 것이 많았다/ 몸짓들/ 다르고 같다는 걸 알았다/ 같고 다르다는 걸 알았다/ 기억 속에서 어느 날 우리가 여럿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잠들고 꿈꾸고 깨어나는 우리가 여럿이라고 생각하니/ 드넓어지는 마음을 알아챘다/ 우리가 여럿이어서 할 수 있는 걸 하기로 다짐했다/ 우리가 여럿이라 슬펐다 기뻤다 하염없었다/ 그것/ 흐르는 강물/ 둘레/ 산란과 예감/ 탄성/ 감각들/ 우연/ 시간이 흐르고 있다/ 시간이 흐른다 되돌아온다/ 기척이 스민다 ―안태운, ‘기억 몸짓’ 부분 ‘나’는 나의 과거와 유사한 기억 혹은 장면과 대면하지만 아이를 알고부터는 그것이 나의 과거가 아닌 아이의 미래로 대체된다. 세계의 중심에 아이가 자리하면서부터 “기억 속 장면”에서 ‘나’는 “삼인칭으로 인식”되고 미래의 모든 계절은 아이의 시간, 아이의 감각에 의존하게 된다. 미래의 아이는 “어느 가을” “반딧불이와 노루와 버들치”를, “어느 겨울” “사슴벌레와 망초와 물범을 알”아 간다. 이에 더해 계절이 바뀔 때마다 아이는 자신을 둘러싼 공통 세계의 “존재”들을 알아 갈 것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존재들의 “다르고” 또 같은 “몸짓들”, “같고”도 다른 “우리가 여럿이라는 사실”, “잠들고 꿈꾸고 깨어나는 우리가 여럿”이라는 사실, 그렇기에 “우리는” “우리가 여럿이어서 할 수 있는 걸 하기로 다짐”할 수 있고, “여럿이라 슬펐다 기뻤다”하는 그 마음은 “하염없”다. 분명 안태운의 “시간”은 “흐르고 있”다. 안태운은 시간의 운동성, 즉 “시간이 흐른다”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흘러간 시간은 반드시 “되돌아온다”, 기억과 함께. 이처럼 안태운이 그리는 미래는 어딘가 재귀적이다. 돌은 걸어갔다, 물론 어느 식당에서건 떠나서. 풍경을 보면서는 순간마다 무언가가 옆에 있다고 깊이 지각할 수 있었는데, 그것들이 귀여워 보였다. 그래서 말 걸고 싶기도 했다. 그중 척삭동물문이며 조강인 까치가 마음에 남아 말 걸고 싶었다. 으흠, 흐음. 까치의 부리와 발가락이 귀여워서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이윽고 돌은 생각했다. 그 부리와 발가락을 쥘 수 있을까. 하지만 이내 고개를 저으며 곧바로 놔줘야지, 하고 혼잣말했는데…… 기억하는 게 미래 같았다. ―안태운, ‘돌과 구름’ 부분 미래는 ‘추측’을 통해 현재에 들어온다. 시간의 이러한 사유 방식은 추측된 미래를 위해 기꺼이 나의 현재를 재구성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게 한다. 미래는 되돌아와 나에게 영향을 준다. 안태운은 이 “살아 있는 미래”(19)를 자신을 구성하는 모든 세계와 함께 나눌 준비를 하고 있다. “돌”로서 사유하고, ‘풍경’을 인식하고, 공통 세계의 주민들을 “귀여워”하면서, “말 걸고 싶”어 하면서 “오랫동안 바라”본다. 하지만 의도적인 접촉은 ‘생각’만으로 접어 두고, 이 모든 일련의 행위들을 “미래”로서 “기억”한다. 이것이 안태운이 나의 과거가 아닌 ‘너의 미래’로서의 “미래”를 기꺼이 증식시키고자 하는 방법이다. 콘에 의하면 ‘미래’는 어쩌면 살아남는다는 것(to survive)이면서 생명을 넘어서는 것 혹은 삶을 넘어서는 어떤 것(super+vivre)이기도 하다. 또한 미래에 살아남는다는 것은 수많은 부재와 관계하는 것, 즉 다른 죽음, 다른 사건 이후에도 계속 살아가는 것을 의미한다.(20) 시인은 미래의 ‘죽은 사물’이 될 시를 현재의 지평에서 생성한다. 이 ‘죽은 사물’은 시가 끝나도 계속 날아간다. 어쩌면 시가 내재한 뜻밖의 물질성은 미래를 위한 새로운 경로를 만들어 낼지도 모른다.(“나는 그만 이 시를 끝내지만/ 이 시는 끝나고도 계속 날아가고 있다/ 밤의 행글라이더는 밤의 행글라이더”, 황유원, ‘밤의 행글라이더’) ①안태운의 시는 시집 ‘감은 눈이 내 얼굴을’(민음사, 2016), ‘산책하는 사람에게’(문학과지성사, 2020) 외에 ‘시보다 2022’(문학과지성사, 2022), ‘시보다 2023’(문학과지성사, 2023)에서 발표한 작품 역시 논의의 대상으로 한다. 황유원의 시는 시집 ‘이 왕관이 나는 마음에 드네’(현대문학, 2019), ‘초자연적 3D 프린팅’(문학동네, 2023)에 수록된 시들을 논의 대상으로 삼는다. 이하 본문에서 시를 인용할 경우 시의 제목만 밝힌다. ②박현주, ‘천하무적이던 곤충이 도처에서 쓰러지고 있다’, 우리교육(2023년 가을), 76쪽. ③우리가 그 종이 존재했었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기도 전에 일어나는 멸종을 일컫는 용어는 ‘센티넬라 멸종’(Centinelan Extinction)이다. 위의 글, 77~81쪽 참조. ④뉴질랜드 한 대학 식품 과학 연구팀은 최근 곤충이 식품 공급원으로 적합하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곤충, 단백질 함량이, 소고기, 닭고기보다 높아…’, 나침반 36.5도(2023년 9월호), ㈜삼십육점오커뮤니케이션즈, 104쪽. ⑤신예슬, ‘음악의 사물들: 악보, 자동 악기, 음반’, 작업실유령, 2019, 179~185쪽 참조. ⑥김홍중, ‘코로나19와 사회이론: 바이러스, 사회적 거리두기, 비말을 중심으로’, 한국사회학 제54집 제3호, 한국사회학회, 2020, 177~180쪽 참조. ⑦애나 로웬하웁트 칭, ‘세계 끝의 버섯’, 노고운 옮김, 현실문화, 2023. ⑧인아영, ‘개와 나무와 양말과 시’, 문학동네(2022년 봄호), 129쪽. ⑨애나 로웬하웁트 칭, 앞의 책, 280쪽.(10)송현지, ‘어느 순례자로부터 온 편지-안태운론’, 2023 신춘문예 당선평론집, 정은출판, 2023.(11)질 들뢰즈, ‘소진된 인간’, 이정하 옮김, 문학과지성사, 2013, 23~26쪽. (12)애나 로웬하웁트 칭, 앞의 책, 271쪽. (13)스티븐 샤비로, ‘사물들의 우주’, 안호성 옮김, 갈무리, 2021, 118쪽. (14)애나 로웬하웁트 칭, 앞의 책, 58쪽 각주. (15)위의 책, 279쪽. (16)테오도르 W 아도르노, ‘신음악의 철학’, 문병호·김방현 옮김, 세창출판사, 2012, 96~97쪽 참조. (17)애나 칭은 “통일된 화음”과는 반대되는 개념인 다운율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다운율을 이해하려면 각각의 선율을 따로 듣고 그 선율들이 예상하지 못한 순간에 화음이나 불협화음으로 합쳐지는 것 또한 모두 들어야 한다. 바로 이러한 방식처럼 우리는 배치를 이해하기 위해 배치가 존재하는 개별 방식을 주시함과 동시에 산발적이지만 그 결과로 발생하는 조율을 통해 그 선율들이 어떻게 합쳐지는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 이제 이러한 방식으로 듣는 법을 연습하고자 한다.”, 애나 로웬하웁트 칭, 앞의 책, 280쪽. (18)어슐러 K 르 귄, ‘세상 끝에서 춤추다’, 이수현 옮김, 황금가지, 2021, 250~251쪽. (19)에두아르도 콘, ‘숲은 생각한다’, 차은정 옮김, 사월의책, 2018, 331쪽. 콘은 생명과 미래 사이에 존재하는 관계성을 퍼스의 “살아 있는 미래” 개념에서 끌어와 사유한다. ‘미래’에 관한 논의 중 일부는 이 책의 6장 ‘살아 있는 미래(그리고 죽은 자의 가늠할 수 없는 무게)’를 참조했다. (20)위의 책, 370~373쪽.
  • [씨줄날줄] 문화유산 복원과 시대정신/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문화유산 복원과 시대정신/서동철 논설위원

    문화유산을 옛 모습 그대로 보존하는 것은 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시간의 흐름에 따른 각 시대의 흔적이 문화유산에 배어 있는 것의 의미도 작지 않다. 스페인 팔마의 마요르카대성당은 1229년 공사를 시작해 1578년 완공한 고딕성당이다. 20세기 초반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에게 내부 리모델링을 맡긴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가우디의 계단, 촛대, 설교대는 이제 성당의 중요한 자산이 돼 많은 관광객을 불러모은다. 체코 프라하의 성비투스대성당은 14세기 착공해 16세기 르네상스식 첨탑을 세우고 17세기 바로크식 지붕을 올린 이후 18세기 신고딕 형태를 갖추어 1929년 완공했다고 한다. 체코의 국민미술가 알폰스 무하(1860~1939)의 스테인드글라스 ‘성 메토디우스’는 600년 이상에 걸친 성비투스대성당 건설 공사를 마무리하는 의미가 있었던 듯싶다. 독일 마인츠의 성슈테판교회엔 마르크 샤갈(1887~1985)을 상징하는 푸른빛의 스테인드글라스가 있다. 구텐베르크의 고향인 마인츠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연합군의 30차례 남짓한 폭격으로 도시 건물의 80%가 파괴됐다. 990년 지어진 고딕양식의 성슈테판교회도 이때 상당 부분 훼손된 것을 되살렸다고 한다. 샤갈은 1978년부터 이 교회 스테인드글라스 제작에 참여했는데 결국 그의 유작이 됐다. 남원 실상사도 생각난다. 이 절의 구심점은 9세기 창건 당시 조성된 철조여래좌상이다. 높이 269㎝의 여래좌상은 손모습으론 아미타여래지만 약사여래로 불린다. 여래가 모셔진 약사전은 2014년 해체보수 이후 이호신 화백의 현대적인 후불탱이 자리잡았다. 1000년이 넘는 문화유산에 21세기 우리의 모습이 담긴 것이다. 프랑스에서는 2019년 대화재로 복원이 한창인 파리 노트르담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를 현대적 작품으로 바꾸려는 정부 계획에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앞서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화재 직후 노트르담대성당의 외관도 현대적 감각으로 복원하는 계획을 밝혔다가 반대에 밀려 철회한 적이 있다. 아직은 문화유산 복원에 ‘원형 환원’ 주장이 강하지만, 오늘날의 시대정신도 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음을 보여 주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 김숙, 자신과 닮은 갈치집 사장에 깜짝 “우리 친척 얼굴”

    김숙, 자신과 닮은 갈치집 사장에 깜짝 “우리 친척 얼굴”

    김숙이 자신과 닮은꼴을 자랑하는 사장님을 향해 반가움을 드러냈다. 지난 30일 방송된 티캐스트 E채널에서 방송된 ‘토요일은 밥이 좋아’에서는 제주도에 방문한 출연자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출연자들은 15일 치 백돼지를 건식숙성이 아닌 물속에서 숙성 방식으로 숙성한 로컬 인기 맛집을 찾았다. 냉장고에서 숙성시키는 건식숙성은 냉장고 문을 여닫는 사이에 온도가 변하며 맛이 변할 수 있지만, 물속에서 숙성은 물에서 15일간 숙성시키기 때문에 온도 변화가 없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메뉴 주문을 위해 사장님이 등장했고, 힐끗 뒤를 돌아본 현주엽은 “(사장님의 덩치에) 내가 조금 밀린다”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김숙은 “혹시 사장님 운동 좀 하셨죠?”라고 질문했고, 사장님은 “운동 조금 했다. 예전에 유도했다”며 현주엽과의 연결 고리를 찾아냈다. 백돼지를 맛본 출연자들은 해가 떨어진 저녁, 마지막 식사 메뉴로 통갈치구이 & 갈치조림을 선택했다. 제주도를 가득 품은 12첩 반찬과 1m가 넘는 당일 산 은갈치 통구이가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곳에는 김숙의 친척 DNA를 품은 사장님이 계셨는데, 이를 알아본 김숙은 사장님을 보자마자 “사장님 약간 우리 집 친척 정도의 얼굴이 있으시다. 약간 우리 가족 얼굴이 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숙 특유의 큰 눈과 작은 입을 쏙 닮은 사장님은 경상도 출신으로 고향마저 김숙과 닮아 있었다. 푸근한 인상과 장인의 프로 정신이 담긴 갈치 해체 쇼에 출연자들의 감탄이 터져 나왔다.
  • 김길영 서울시의원, ‘시민안전체험관’ 강남 건립…기본용역 시작

    김길영 서울시의원, ‘시민안전체험관’ 강남 건립…기본용역 시작

    강남에도 시민들의 재난대처능력 및 안전 의식을 고취할 수 있는 시민안전체험관이 마련될 예정이다. 어린이와 청소년은 물론 어른까지 재난 상황 대비 훈련이 되어있는 것이 중요하지만 체험 시설이 없어 방문조차 어려웠던 동남권 지역 시민들에게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서울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윈회 김길영 의원(국민의힘·강남6)이 2024년 소방재난본부 안전체험관 기본용역 예산 1억 5000만원을 확보해 안전체험관 건립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김 의원은 당선 직후부터 소방재난본부에 동남권 지역시민안전체험관 설치에 대해 검토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각종 재난 상황을 대비한 안전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는데, 시설은 서울시 내 두 곳뿐이라 접근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안전불감증은 사고가 터지면 항상 지적되는 요인이지만 일상생활에서 재난을 준비하기엔 멀리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소방재난본부는 안전불감증이 만연되어 있지만 사람들의 인식이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시민안전체험관을 운영하고 있다. 가정된 상황이지만 재난을 체험하고 이에 대한 훈련을 거치면 인식이 개선되기 때문이다. 시민안전체험관은 자연재난은 물론 사회적 재난을 망라해 20여가지 재난을 체험할 수 있는 종합형 시설이다. 풍수해체험, 지진체험, 소화기체험 등 재난의 종류도 다양할뿐더러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다양한 연령대가 함께 방문할 수 있게 시설을 갖춰놓았다. 소방관이 직접 나와 설명하는 프로그램도 마련해 교육 효과를 극대화했다. 가상재난을 경험하고 사고를 예방하는 요령, 대피 방법 등을 배울 수 있는데 이는 교육적 측면뿐 아니라 훈련의 측면에서도 효과가 크다. 재난은 다양한 원인과 경로를 통해 갑작스럽게 큰 피해를 부르기 때문에 준비 없는 상태에서 재난 상황에 닥치면 더 큰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어린아이부터 어른까지 모든 연령대 시민의 안전에에 대한 인식을 환기하고 안전 훈련을 통해 재난에 대비할 수 있는 안전체험관 조성을 위한 첫발을 내디딘 것 같아 기쁘다”라며 “강남은 사무 시설은 물론 문화, 행정, 교육, 의료 시설이 밀집되어 있기 때문에 안전 훈련의 장이 더욱 필요한 실정이다. 용역을 시작으로 체험관이 완공된다면, 어린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최고의 현장 학습공간이 될 것으로 생각하며 체험관 건립이 완성될 때까지 의정활동 역점을 두고 추진할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 김형재 서울시의원 발의, ‘화재예방 조례 개정안’ 본회의 의결

    김형재 서울시의원 발의, ‘화재예방 조례 개정안’ 본회의 의결

    서울시의회 김형재 의원(국민의힘·강남2)은 지난 22일 서울시의회 제321회 정례회 6차 본회의에서 ‘서울시 화재예방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10일 서울소방재난본부 행정감사에서 김 의원은 8월 24일 강남구 역삼동 르메르디앙호텔 해체공사 중 화재발생 등 전국적으로 해체공사장에서 안전사고가 재발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안전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선제적이고 정기적인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울시 건설현장 화재 중 해체공사장 화재는 지난 2018년부터 2023년 10월까지 62건으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이에 따라 새로운 화재예방 대책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해체공사는 일반 건축공사와 다르게 건축허가 동의 대상이 아니어서 안전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현재까지 소방은 사전점검 권한이 부족해 화재 예방에 한계를 느끼고 있으며, 이에 따라 김 의원은 새로운 개정안을 발의하게 됐다. 김 의원이 대표발의한 개정안은 해체공사장 등에서 효율적인 화재 예방 및 대응을 위해 관계기관 간의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소방관서장이 해체공사 등과 같이 화재 발생 위험이 크거나 소화활동에 지장을 줄 수 있는 행위나 물건에 대해 화재 예방 및 안전관리가 가능하도록 해, 화재 예방 및 대응력을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이에 대해 김 의원은 “해체공사장에서의 화재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소방이 사전에 개입할 수 있는 근거가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고, 관계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해 화재 예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 동문건설 창업주 870억 사재 쏟아… 10년 만에 자력으로 워크아웃 졸업

    동문건설 창업주 870억 사재 쏟아… 10년 만에 자력으로 워크아웃 졸업

    시공능력평가 16위 태영건설이 28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건설업계에서는 창업주의 대규모 사재 출연을 비롯해 적극적인 구조조정 노력 등으로 기업 정상화에 성공한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의 여파가 중소·중견 건설사들로 확산할 수 있다는 불안감 속에 이를 극복한 선례를 귀감 삼아 경영 정상화를 앞당겨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61위인 동문건설은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의 후폭풍으로 국내 건설업계에서 연쇄 워크아웃 사태가 일던 당시 유일하게 외부의 도움 없이 자력으로 워크아웃을 졸업한 모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1984년 고 경재용 회장이 창업한 동문건설은 아파트 분양과 공사를 통해 해마다 안정적인 실적을 쌓아 온 알짜 기업이다. 2007년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181억원과 177억원인 중견기업이었지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얼어붙자 당시 경기 평택에서 진행하던 대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아파트사업이 중단됐고 이듬해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같은 시기 신동아건설, 성원건설, 동일건설, 우림건설 등 중견 건설사들의 워크아웃도 줄줄이 이어졌다. 맨손으로 기업을 일군 경 회장은 워크아웃 개시를 위해 사재 478억원을 출연했다. 이를 위해 충남 아산의 27홀 골프장과 정보기술(IT) 자회사인 르네코 지분을 매각했다. 오너가 기업 정상화에 앞장서고 모든 구성원이 뼈를 깎는 노력을 한 끝에 2011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후로도 동문건설은 8년 연속 흑자 경영을 이어 갔고, 워크아웃 개시 10년 만인 2019년 5월 채권단은 공동관리 절차 종료를 선언했다. 워크아웃이 이뤄진 10년간 경 회장이 쏟아부은 개인 재산은 870억원에 달한다. 동문의 사례는 채권단은 물론 오너 입장에서도 성공적이지만 채권단 자금 회수 때문에 회사를 매각해 주인이 바뀐 사례도 많다. 1998년 외환위기로 모그룹이 해체되면서 두 차례의 워크아웃과 한 번의 법정관리를 통해 2015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투자청(ICD)에 팔렸던 쌍용건설은 지난해 12월 국내 기업인 글로벌세아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이한 상태다. 싱가포르 ‘마리나베이 샌즈’와 두바이 ‘아틀란티스 더 로열’ 등 글로벌 특급호텔을 성공적으로 완공하며 ‘해외 건축 명가’라는 명성을 쌓은 쌍용건설은 안정적인 지배구조 속에서 해외 사업 확장으로 재도약하고 있다. 쌍용건설이 올해 1월부터 상반기까지 해외에서 수주한 신규 공사는 총 4건으로 계약액은 2억 7800만 달러(약 3580억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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