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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크렘린, 러 최대석유회사 인수?

    크렘린, 러 최대석유회사 인수?

    러시아 최대 석유기업 유코스의 핵심자산인 유간스크네프테가즈를 전격 인수한 정체불명의 ‘바이칼 파이낸스 그룹’에 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바이칼이 19일(현지시간) 경매에서 93억 7000만달러를 제시, 유력한 경쟁자이던 국영 가스업체 가즈프롬을 제치고 낙찰자로 결정됐으나 경매를 주관한 당국자조차 바이칼이 어떤 회사인지 전혀 모르는 실정이다. 러시아의 이타르타스통신은 바이칼이 주소지로 등록한 모스크바 북서부 트베르의 한 건물을 조사했으나 휴대전화업체와 24시간 스낵바만 있을 뿐 바이칼의 사무실은 없었다고 보도했다. 인테르팍스통신은 바이칼이 가즈프롬 지사 가운데 한 곳과 같은 주소지를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바이칼이 입찰 보증금으로 낸 17억달러가 국영저축은행인 스베르뱅크의 한 계좌로부터 이체된 게 확인됨에 따라 이번 낙찰이 유코스를 해체하려는 크렘린의 의도와 무관치 않다는 관측이다. 분석가들은 바이칼이 가즈프롬의 분신이거나 적어도 러시아 정부의 지원을 받는 유령회사일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때문에 당장은 바이칼이 인수자로 떠올랐으나 최종 인수자는 가즈프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가즈프롬은 경매에 참여했지만 마지막 입찰에선 가격을 제시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바이칼의 낙찰을 도왔다. 앞서 미국 휴스턴 법원은 가즈프롬의 입찰 참여를 배제했다. 유코스가 미국에서 파산보호 신청을 한 데 따른 것으로, 법원은 가즈프롬이 상당한 부채를 안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가즈프롬은 바이칼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법원의 명령 때문에 유코스를 직접 인수하는 데 난관이 예상되자 바이칼과 같은 제3자를 거쳐 간접적인 인수를 노렸을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바이칼이 14일 이내에 잔금을 치르지 못하면 러시아 정부는 다시 경매에 부치거나 체납된 세금을 집행하기 위해 직접 유간스크네프테가즈를 차지할 수 있다. 이번 경매는 275억달러의 세금포탈 혐의를 받고 있는 유코스에 대한 정부의 채무확보 차원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로이터통신은 경매가 1990년대 민영화 과정에서 유코스를 산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의 정치적 야망을 분쇄하려는 크렘린의 의도에 따른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금포탈 등의 혐의로 구속 수감돼 있는 호도르코프스키는 20일 변호사를 통해 “당국은 스스로에게 환상적인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겼지만 러시아에서 가장 효율적인 석유기업을 파괴했다.”고 비난했다. 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국민 동의에 기초 국정수행”

    노무현 대통령은 20일 “권력기관의 힘이 아닌 국민적 동의에 기초해서 국정을 수행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참여정부 정책평가보고회에 참석해 “정경유착이나 권언유착, 권력기관의 권력남용 등 사회적 특권구조를 어느 정도 해소해 나간 측면에서 성과가 있었다.”면서 이같이 진단했다. 이날 보고회는 노 대통령이 2년 동안의 참여정부 정책을 평가하고앞으로 3년 동안의 정책대안을 제시해 달라는 지시에 따른 것이다. 참여정부의 자체 ‘중간평가’인 셈이다. ●“분권형 국정운영 강화 필요” 노 대통령은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적 동의를 구하는 것이고, 이를 위해서는 국민들에게 정확하게 알리는 것”이라면서 “국민의 동의에 의해 국정이 운영돼야 하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국민적 동의를 구하기 위해 국민들과 새롭게 커뮤니케이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회적 특권구조 해체는 권력이 지배하는 권치(權治)에서 법이 지배하는 법치(法治)로 하는 길”이라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와 지도자의 리더십에 대해 “대한민국이 앞으로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라면서 “정부와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미래를 준비해 가는 미래관리가 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분권형 국정운영을 강화하고 대통령은 정치의 대립각에서 한발 뒤로 물러서서 국정운영을 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과도적으로 정당과 대통령의 관계가 새롭게 자리매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제 비전 국민 체감 못해” 이날 평가위원들은 경제분야에 대해 “참여정부 들어 경제비전이 많이 제시됐지만 국민들에게 명확하게 체감되지 못하고 있다.”면서 비전의 가능성을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 구조에서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자리 창출이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구조를 정착시키는데 핵심과제라고 진단했다. 사회분야에서는 “균형발전사회가 참여정부의 국정과제였다.”면서 고용없는 성장의 한계를 인식하고 이를 위해 복지의 내수진작 효과를 충분히 살려야 한다고 지적됐다. 정치행정분야에서는 “분권과 자율을 정착시키고 책임성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면서 분권형 국정운영을 발전시키는데서 당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외교안보분야에서는 한·미관계와 남북관계가 동시에 발전하는 것이 필요하고, 남북관계를 단계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병행해서 발전시켜 나가는 접근방법을 강조했다. ●강신호 전경련회장에 존경 표시 ‘눈길’ 한편 노 대통령은 이날 서울시내 한 호텔에서 전경련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회장 김용준) 공동 주최로 열린 사랑의 열매 음악회에서 강신호 전경련 회장을 가리키며 “나만 열심히 하는 줄 알았는데 강신호 회장님은 더 열심히 하시더라.”면서 “저는 안할 수 없지만, 강 회장님은 안해도 월급 깎이는 것도 아닌데 참 존경심이 생겼고 정도 좀 들었다.”고 친밀감을 표시해 눈길을 끌었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4대입법’ 해법없나] ③ 유기준의원·강창일의원 문답

    [‘4대입법’ 해법없나] ③ 유기준의원·강창일의원 문답

    ■A 유기준 의원 ←Q 강창일 의원 한나라당은 과거 청산을 제대로 할 의지가 있나. 대체토론과 공청회를 거쳤고, 법안심사 소위까지 통과했는데 언제까지 심의를 하자는 것인가. -과거 청산에 반대한 적 없다. 조사는 하되 제대로 하자는 것이다. 공정성과 객관성이 담보돼야 하고, 인권 침해 등 부당한 피해가 없어야 하며, 국민 갈등을 부추기지 않아야 한다. 한나라당은 과거사기본법이 민족 정기를 확립하고, 국가의 도덕성을 확보하고자 하는 법임을 부정하는 것인가. -열린우리당은 산적한 민생문제와 미래의 먹고 사는 문제를 제쳐두고 왜 과거에만 매달리는지 모르겠다. 과거사법을 통해 한나라당이 과거에 뿌리를 둔 정당이라는 이미지를 덧칠해 반한나라당 여론을 조성하고, 특정 정치인을 모해하기 위한 것 아닌가. 한나라당의 ‘현대사 조사연구를 위한 기본법안’은 행정자치위원회가 아닌 교육위에 회부됐는데 코미디 아닌가. -과거청산법안을 행자위에서만 다루고 처리하라는 법적 근거는 어디에도 없다. 어떤 위원회에서든 논의될 수 있다. 절차상의 문제일 뿐이다. 과거 청산 대상 또는 범위에 민주화운동을 가장한 친북 이적활동을 포함하려는 저의는 무엇인가. -한때 김일성 부자의 주체사상을 떠받들었던 사람들이 있었고 일부는 사상 전향도 없이 권력의 핵심에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들이 국가보안법 폐지를 주장하고 과거사법을 통해 과거 정부를 가해자로 몰아 국가 해체를 기도하려 한다는 분석도 있다. 위원은 당연히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 아닌가. 학술원장이 임명해야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반영할 수 있다는 논거는 무엇인가. -열린우리당안에 따르면 진실과화해위원회는 위원장 1인과 상임위원 4인을 포함한 13인의 위원을 대통령이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토록 했다.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선임된 인사들로 위원회를 구성하게 돼 왜곡되고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 인사가 공정하고 투명하게 조사위원을 선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위원회의 조사권 강화는 진실 규명에 필수불가결한데 동행명령 제도를 위헌이라고 주장하는 논거가 무엇인가. -친일진상규명법에서 법관이 아닌 위원장이 동행명령장을 발부하는 것은 헌법 제12조 제3항의 영장주의에 명백히 위배되는 위헌이다. 여당도 위헌성을 인정하고 최근 제출한 과거사법(진실과 화해를 위한 기본법안)제27조에는 위원회가 관할 지방검찰청에 압수·수색·검증 영장 청구를 의뢰할 수 있도록 수정했다. 국가 예산을 지원하고, 위원장을 장관급으로 하며 국무총리에게 국무회의 의안 제출을 건의할 수 있도록 한 규정도 거부해야 하는가. -진실과화해위원회 구성·운영과 관련해 추정 예산이 291억원이고 ‘친노(親盧)’ 그룹을 위한 새로운 고위직 일자리 130개가 생긴다. 조사 대상을 넓히고 보상까지 하면 수천억원이 더 들 것이다. 경제도 어려운데 경제 회생에 쓰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A 강창일 의원 ←Q 유기준 의원 여당이 과거사 문제를 국정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 국론 분열을 부추기고 있는 것 아닌가. -민생과 개혁은 수레의 두 바퀴와 같아서 균형 있게 둘 다 추진해야 한다. 민생을 팽개치고 과거사 진실규명을 우선하자는 것이 아니다. 반민족·반민주·반인권으로 얼룩진 과거사를 정리해야만 진실의 바탕 위에서 화해와 국론통합이 가능하다. 과거사 정리를 안 하면 도리어 국론이 분열된다. 과거사법은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진행하고 있다. 대통령에게 국정 우선순위를 조정하도록 건의할 생각은. -열린우리당은 1인 독재정당이 아니다. 한나라당은 1인의 의중에 따라 움직이는 정당인지 되묻고 싶다. 과거청산관련법은 7000만 민족이 부여하는 역사적 과제다. 한나라당에 과거에 뿌리를 둔 죄과가 많은 정당으로 이미지를 덧칠하고,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야당 지도자를 흠집내려는 것 아닌가. -광복 이후 60년 묵은 역사적 민족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법이다. 한나라당이 반민족 반민주 정당이 아닐진대 진실 규명과 화해에 앞장서 동참하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반민족 반민주 행위 진실을 규명하면 한나라당 대권후보가 왜 흠집이 난다는 얘기인지 이해가 안 되며, 대권후보 1인 때문에 7000만 민족이 피해를 볼 수는 없다. 한나라당은 과거사 조사에 반대하지 않는다. 열린우리당의 두개의 법안은 위헌, 위법적인 조항이 다수 포함돼 있다. 위법 소지가 있는 법안이라도 단독처리해서 조사해야 된다는 입장인가. -이미 기자회견을 통해 한나라당의 주장이 거짓과 왜곡으로 얼룩진 억지임을 밝힌 바 있다. 대국민 언론전 대신에 위헌 위법 소지를 배제하기 위해서라도 토론에 참여할 것을 정중히 요청한 바 있다. 역사는 특정 권력의 입맛대로 해석하고 처벌하는 것이 아니다.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역사학자에 의해 조사 연구를 통해 해석돼야 한다. 특정 권력하에 법으로 권력의 의중에 따라 움직이는 위원회를 만들고 정치적 의도에 의한 역사 조사는 유례가 없는 일이다. 여당의 법안은 모두 대통령소속의 위원회와 대통령이 임명하는 위원들에 의해 조사가 진행되어 객관성과 공정성을 담보할 수 없다. 반면 한나라당 법안은 위원회를 학술원 산하에 두고, 위원을 학술원장이 임명하게 하여 역사의 평가를 보다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할 수 있게 하였다. 야당안에 따라 객관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는 게 어떤가. -역사 평가나 연구는 당연히 학자 또는 연구자의 몫이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것은 진실규명과 화해, 즉 과거 청산이다. 과거 청산은 국가의 이름으로 국가의 권위를 가지고 진실규명을 제대로 해야만 한다. 학자들의 연구나 평가에 맡기는 것은 진실 또는 진상 규명이 된 다음에 해야 한다는 것이다. 친일진상규명위원회가 대통령 소속인 것은 대통령이 국가의 원수로서 국가를 대표하기 때문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서울광장] 앙시앵레짐 해체 이후/이목희 논설위원

    [서울광장] 앙시앵레짐 해체 이후/이목희 논설위원

    판매부수가 중간규모인 신문사에서 판매부수가 가장 많은 신문사로 자리를 옮긴 선배가 있었다. 그분이 말하기를,“작은 데 있을 때는 장관을 자주 만나기 어려웠다. 큰 신문의 기자로 다시 출입처를 나가니 완전히 달라지더라. 단독으로 식사하자는 제안이 수시로 들어왔다. 여러 뒷얘기를 해주고, 자문도 구하더라.”는 것이다. 장관실 앞에 기다리고 있다가 한마디 귀동냥한 뒤 쓴 기사와, 장관과 장시간 허심탄회한 얘기를 나눈 뒤 쓴 기사가 시장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불문가지다.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된 지 내일이면 2년이 된다. 언론계 취재현장에서 이러한 앙시앵 레짐(구체제)은 깨졌다. 그러면 다수 기자들이 기뻐해야 할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못한 듯하다. 조·중·동으로 대표되는 보수언론에 대한 관료와 정치인들의 경계가 지나치다 보니 모두의 취재가 도리어 어려워지고 있다고 많은 기자들은 말한다. 취재 얘기로 시작했지만 신문사 경영도 마찬가지다. 구체제의 기득권은 줄고 있다. 그렇다고 신체제에서 더 나은 여건이 됐다고 하는 측도 없다.20년 기자생활을 했어도 참여정부가 그리는 언론개혁 청사진이 머릿속에서 정리되지 않는다. 여당의 언론법안이 국회를 통과된다고 해서 상황이 나아질 것 같지 않다. 언론전체를 핍박하는 결과만 있을 것이란 우려가 그래서 나온다. 언론뿐이 아니다. 도처에서 그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한 대학병원 의사는 “참여정부가 의사 봉급을 월 300만원을 기준으로 해 의료정책을 짜고 있다.”고 불만스러워했다. 의사에게 가는 ‘파이’가 줄어들면 상대적으로 환자가 경제적 이익을 봐야 하는데 그런 얘기는 없다. 재벌개혁을 하면 노동자·서민들은 좋아해야 하지 않는가. 택시운전기사, 영세음식점 주인이 현 정부를 극렬히 비난하는 현상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경제가 나쁘다는 하나의 이유로 치부하기엔 상황이 심각하다. 기득권을 잃은 불평은 있어도, 새 혜택을 보았다는 쪽은 없다. 노 대통령과 여당 지지도가 바닥을 치는 이유와 관련있다.4대 입법이 난항을 겪는 근본적 배경도 된다. 불합리한 현상이 깨지면서 느끼는 카타르시스만으로 세상을 바꿀 수 없다. 새 비전이 제시되어야 한다. 이 정부는 재벌, 관료, 검찰, 군, 언론, 사학 등의 권위를 해체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가. 아니면 새로운 질서를 만들려고 하고 있는가. 이에 대한 명확한 청사진이 제시되면 현재가 힘들어도 많은 사람들이 정부·여당을 배척하지 않을 것이다. 해체작업의 주도세력도 명료해질 필요가 있다.386과 주사파에 얹혀 있다는 일방적 비난을 왜 듣는가. 곧 집권 3년차를 맞는 노무현정부는 새 집을 지어야 한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여권이 내년 남북정상회담, 획기적 신용불량자 대책 등에 이어 내후년 개헌을 공론화하면서 새 구도를 잡아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이라면 옳지 않다.‘깜짝쇼’식 청사진은 신체제를 만들지 못한다. 해체가 덜 된 부분이 있더라도 연연하지 말라. 시간이 많지 않다. 분야별로 신질서를 주도할 세력을 명확히 하고 이들에게 힘을 주어야 한다. 내년초 예정된 개각과 그에 이은 여권 인사를 통해 신질서의 방향성을 분명히 보여줘야 한다. 청사진의 방향은 세가지면 된다. 첫째, 서민들이 “정부가 우리를 위해 노력한다.”는 느낌을 체감으로 갖도록 해야 한다. 둘째, 노·사·정과 정치권이 모두 포함되는 사회적 대화합이다. 부정부패, 차별, 부조리가 대체로 척결됐다고 판단되면 대사면 프로그램을 검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남북문제와 안보 분야에서 국민들의 우려를 씻어 주는 것이다. 어려운 로드맵을 만들지 말라. 단순명쾌한 캐치프레이즈와 실체적 정책이 나와야 한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식품안전성’ 보호무역 새 무기로

    무역 장벽과 관련해 관세와 수입량 제한(쿼터제)의 중요성이 줄고 있는 가운데 식품안전 문제가 보호무역의 최대 무기로 떠오르고 있다고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이 16일 보도했다.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하고 러시아가 WTO 가입을 서두르는 등 자유무역 확대로 더이상 관세와 쿼터제를 적용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수입품의 안전성 문제를 자국 산업의 보호나 무역 협상에 활용하는 경우는 더욱 늘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과 러시아의 ‘닭고기 전쟁’. 옛 소련이 해체되고 집단농장체제가 사라지면서 1990년대 초부터 본격적으로 식량 수입에 나선 러시아는 현재 식량의 20%를 수입에 의존한다. 닭고기의 경우 2001년 현재 미국산 닭고기의 8%를 사들일 만큼 미 양계업계 최대 고객이 되면서 러시아는 안전성 문제를 무역 협상에 무기로 사용해왔다. 러시아는 지난 96년 화학물질과 박테리아에 오염됐다며 닭고기 수입을 금지, 불과 2∼3일 만에 미국으로부터 러시아 검역 담당자들의 연례 시찰을 비롯한 특별품질관리 규정을 이끌어냈다.2002년 미국이 러시아의 최대 수출 품목인 철강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려 할 때에도 박테리아에 오염됐다는 이유로 3주간 미국산 닭고기 수입을 전면 금지, 협상을 유리하게 이끌었다. 당시 미국산 닭고기 값은 절반으로 폭락했다. 현재 미 양계업계가 러시아 연례 시찰단의 최고 실권자를 가리켜 ‘치킨 나폴레옹’이라고 부를 만큼 시찰단은 위생 평가를 근거로 업체들과의 거래 여부를 결정하는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지난 6월 중국이 브라질산 콩 값이 폭등한 시점에서 브라질산 수입콩에서 살균제가 검출됐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물량 기준으로 계약을 마쳐 폭등한 가격을 감수할 수밖에 없었던 중국 업체들은 당국 발표를 빌미로 계약을 취소할 수 있었다. 지난해 초 광우병 발병을 근거로 캐나다산 쇠고기 수입을 금지한 미국이, 캐나다 당국이 유통·생산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현재까지도 금수 조치를 풀지 않는 것도 자국 축산업계 압력 때문이라고 AWSJ는 전했다. 일본이 미국산 수입 사과에 부란병(과수의 줄기나 잎사귀, 가지에 발생하는 병)이 심하다며 “선적을 통해 전염되지 않는다.”는 미국측 해명에도 불구하고 수입을 금지한 것도 자국 사과 재배 농민들의 요구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말말말˙˙˙

    전북 익산 미륵사지 동탑 복원은 20세기 한국 문화재 복원 최악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유홍준 문화재청장이 16일 미륵사지 석탑(서탑) 해체 조사보고회에서 “지난 1993년 모든 전문가가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고 권력자의 정치적 목적에 따라 졸속으로 복원이 돼 버렸다.”며-
  • [스포츠 돋보기] 위기 몰린 민속씨름

    LG씨름단 해체로 와해 위기에 몰린 민속씨름에 연이어 충격파를 던진 최홍만의 K-1 진출 기자회견을 지켜보면서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12년 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이제는 연예인으로 자리를 굳힌 강호동이 주인공.1990년 만 19세도 안 된 나이에 천하장사에 등극한 ‘괴동’의 등장으로 이만기-이준희-이봉걸 트로이카 시대는 작별을 고했다. 천하장사 꽃가마에 다섯 번이나 오르며 모래판을 주름잡았으나 92년 소속 팀과의 불화로 4년 남짓한 프로생활을 접었다. 당시에도 민속씨름계는 강호동을 적극적으로 말렸다. 그러나 이번 최홍만 경우처럼 영구 제명이라는 극한적인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 절연을 예고할 만큼 현재 민속씨름 상황이 절박한 것이다. 사실 LG씨름단의 제3자 인수 작업이 물밑으로 한창 진행되는 상황에서 팀을 대표하는 선수가 빠진다는 것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숱한 반대를 무릅쓰고 ‘테크노 골리앗’은 떠났다. 그리고 단 2개의 씨름단이 남은 민속씨름의 위기는 더 커졌다. 민속씨름계는 “나의 길을 찾겠다.”며 K-1으로 가버린 최홍만의 탓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 강호동 이후 김정필 백승일 이태현 등 장사가 나타났던 것처럼 최홍만의 뒤를 이을 스타가 자랄 토양을 조성해야 한다.“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게 서럽다.”는 최홍만의 항변이 다시는 나오지 않게 해야 한다. 이제 어떻게 다시 씨름이 ‘쑥쑥’ 자라날 수 있는 밭을 일굴지 중지를 모을 때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미륵사지 석탑 국보급 유물 나올까

    미륵사지 석탑 국보급 유물 나올까

    국내에서 현존 최고(最古), 최대(最大)의 석탑으로 알려진 익산 미륵사지석탑(국보 제11호)을 완전히 해체하고, 이를 정비해 다시 복원하는 대역사가 진행되고 있다. 지난 1998년 구조안전진단 결과 그대로 둘 경우 보존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2001년부터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작업에 나서 현재 2층까지 해체조사가 완료된 상태. 연구소측은 16일 800여명의 문화재·미술사·건축학계 관계자들을 초청한 가운데 그동안의 해체조사 현황을 보고하는 현장 설명회를 가졌다. 전북 익산시 금마면 기양리에 있는 미륵사지석탑은 백제 무왕 때(600∼640년 추정) 세워진 높이 14.24m, 좌우폭 각 10.6m의 다층석탑이었으나 서남쪽 부분은 무너지고 북동쪽 6층까지만 남아 있었다. ●전문가 초청 현장설명회 김봉건 소장은 “일제 때 덧댄 콘크리트를 제거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해 석재 하나하나를 손상이 가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해체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장에선 수십년의 경험과 기술을 축적한 드잡이공 홍정수(65·드잡이 기능자 190호)씨가 해체작업을 담당하고 있다. 일본인들이 덧댄 콘크리트는 석재 손상을 방지하기 위해 전통 석조각공이 정으로 일일이 깨뜨리는 수작업으로 185t에 이르는 양을 모두 제거했다. 해체된 석재 하나하나에 대해 실측도를 작성하고, 사진 촬영과 함께 3D 스캔을 실시해 원형복원에 대비하고 있다. 조사작업을 마친 석재는 미륵사지 내에 조성된 적재장으로 옮겨 쌓아 관람이 가능케 했다.1층만 남겨놓고 지금까지 해체한 석재의 양만 해도 어마어마하다.1∼2.5t 무게의 석재가 2000여점에 달할 정도. ●해체 석재량 지금까지 수천톤 미륵사지석탑은 1915년 일인들에 의해 콘크리트로 보강하는 수리가 있었다. 그 이전에 탑을 보수했다는 기록은 ‘혜거국사비문’에 922년 미륵사 개탑(開塔)에 관한 기록이 단편적으로 나올 뿐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해체된 석재들을 조사한 결과 치수와 형태가 일정한 규격을 보이지 않고 서로 혼재되어 있으며, 고려청자 조각들과 기와조각, 엽전(상평통보) 등이 발견된 것으로 미루어 1915년 이전에도 2층까지는 최소한 1차례 이상 수리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연구소측은 전체적인 해체복원은 아니고 흩어진 석재를 대충 끼워맞추는 수준이었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김덕문 연구관은 “미륵사지탑의 현재 모습은 백제 시대의 원형으로 보기 어려우며 이후 몇 차례 변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김 연구관은 “1400년 동안 탑에 일어난 현상들은 단순한 변형이 아니라 시대의 변화에 따른 역사적 사건이므로, 이후 보수 정비의 방향을 제시해주는 하나의 실마리로 해석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수차례 원형개조 확인 해체과정에서 아직 별다른 유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탑 1층에 유물을 봉안하는 관례로 미루어 남아 있는 1층을 해체하면 특별한 유물이 나오지 않을까 관계자들은 기대하고 있다. 문화재연구소는 당초 해체조사 및 정비사업을 2007년까지 완료할 예정이었으나, 진행이 생각보다 더뎌지면서 복원도 늦어질 전망. 김봉건 소장은 “2005년까지 1층 해체작업을 끝내고, 이후엔 정비 및 설계작업에 들어가 2008년 말 또는 2009년께나 사업을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최홍만 K - 1 진출 결정

    지난해 민속씨름 천하장사에 등극하며 스타로 떠올랐던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4)의 일본 종합격투기대회 K-1 진출이 확정됐다. K-1 주관사 EFG의 한국 대행사인 ENT글로벌은 15일 “최홍만의 K-1 진출이 결정됐다.”면서 “이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16일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밝히지 않았다. 기자회견에는 최홍만과 함께 다니카와 사다하루 EFG 대표가 참석한다. 앞서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도 최홍만의 K-1 진출이 확정됐다고 앞다퉈 보도했다. 부산에 내려가 K-1 진출 여부를 놓고 고심에 빠졌던 최홍만은 현재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상태다. 최홍만은 소속팀 LG투자증권 씨름단이 해체된 이후 에이전트 박유현씨와 함께 일본을 방문,EFG측과 계약 조건 등에 대해 논의했고 지난 13일 귀국한 뒤 “씨름에 실망을 느꼈으며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고 싶다.”면서 “이번주 안으로 결론을 내겠지만 솔직히 K-1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고 밝힌 바 있다. 설마하며 사태 추이를 지켜보던 민속씨름계는 날벼락을 맞았다는 반응이다. 차경만 전 LG 감독은 “최종 결정을 내리기 전에 다시 한번 상의하기로 했었다.”면서 “홍만이가 연락을 피하는 것 같아 답답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만기 민속씨름창단추진위 위원장은 “개인의 결정을 존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씨름이 절체절명에 빠진 시기에 그런 결정을 내리는 것은 무책임한 행위”라면서 “또 팀 인수 작업이 상당히 진척됐는데 이번 일로 모든 것이 공염불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도의적인 책임을 지는 차원에서라도 영구 제명을 포함해 적절한 조치가 취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책꽂이]

    ●세 발 달린 까마귀를 찾아서(조한풍 지음, 풀길 펴냄) 1982년 ‘아동문학 평론’지에 동시 ‘숲에서’로 데뷔한 시인의 4번째 시집. 고대사를 소재로 한 산문시가 독특하다.7000원. ●악기점(배한봉 지음, 세계사 펴냄) 시인은 1998년 ‘현대시’ 신인상으로 등단한 뒤 시집 ‘흑조’‘우포늪 왁새’ 등을 발표해왔다.10년 넘게 전원에 묻혀 과수농사를 지어온 시인답게 시들마다 서정으로 넘쳐난다.6000원. ●식구(김별아 지음, 베텔스만 펴냄) 소설가 김별아가 ‘가족’에 대한 단상들을 산문집으로 엮었다. 해체위기에 직면한 현대 가족의 문제를 때론 신랄하게 또 때론 더없이 차분한 어조로 고민해보게 한다.8800원. ●남자를 묻는다(이경자 지음, 랜덤하우스중앙 펴냄) 소설 ‘절반의 실패’ 등을 통해 여성의 억압된 삶을 돌아보게 했던 중견작가 이경자의 신작 에세이.‘여자’ 혹은 ‘여성작가’로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가부장 제도의 모순을 짚었다.8500원. ●꿈의 벽 저쪽(엄광용 지음, 이가서 펴냄) 요절한 여류화가 최욱경의 삶을 조명한 미스터리 장편소설. 창작집 ‘전우치는 살아있다’, 장편소설 ‘황제수염’등을 발표해온 작가의 소설적 상상력이 속도감 넘치는 문장에 잘 녹아들었다.9800원. ●제국호텔(이문재 지음, 문학동네 펴냄) 모든 것이 네트워크화한 현대문명을 통렬히 고발하는 이문재 시인의 네번째 시집. 첫 시집 ‘내 젖은 구두 벗어 해에게 보여줄 때’도 개정판으로 함께 내놓았다.7000원. ●최명희의 문학세계(박현선 지음, 한길사 펴냄) 2003년 제3회 혼불학술상을 수상한 지은이(숭실대 인문과학연구원)가 ‘혼불’ 작가 최명희의 6주기를 추모해 펴낸 ‘최명희 문학연구서’.1만 2000원.
  • “최홍만 K­1 진출땐 모래판서 영구제명”

    씨름계가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4)을 일본 종합격투기무대인 K-1에 보내지 않기 위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러나 최선을 다한 설득에도 K-1으로 방향을 튼다면 민속씨름의 품위를 손상시키는 행위로 규정, 사상 초유의 영구 제명을 추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민속씨름창단추진위원회는 14일 서울 장충체육관 한국씨름연맹 사무실에서 LG투자증권 씨름단 해체 이후 첫 모임을 가졌다. 이날 모임에서는 추진위 구성과 목적 및 LG의 제3자 인수 여부, 향후 사업 방향 등과 함께 최홍만의 K-1 진출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만기 인제대 교수 등 8명의 위원들은 전날 최홍만의 일본 K-1 진출 의사에 대해 이미 바닥에 떨어진 민속씨름을 더욱 비참하게 만드는 것으로,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그동안 3∼4개 기업과 접촉,LG의 제3자 인수가 70∼80% 진행된 상황에서 팀의 간판 선수가 빠진다는 것은 사실상 인수가 좌절되는 사태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어려운 시점에 씨름을 저버리는 것을 좌시할 수 없다는 의견도 봇물을 이루면서 영구 제명 얘기가 나왔다. 하지만 추진위는 조만간 최홍만이 K-1측 에이전트와 계약 조건을 논의하는 자리에 차경만 전 LG 감독을 동석케 하는 등 다양한 통로를 통해 설득 작업을 펼칠 계획이다. 또 인수 기업과 접촉하는 과정에서도 간판 선수 대우 등에 대해 긴밀하게 조율하는 등 당근책도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씨름연맹 관계자는 “전례가 없지만 씨름인이 뜻을 모아서 영구 제명을 추진하게 되면 그에 따른 상벌위원회를 열고 제재 수위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면서 “천하장사 타이틀을 박탈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中·러 첫 합동군사훈련

    중국과 러시아가 내년에 사상 첫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중국 언론들은 중국을 방문 중인 세르게이 이바노프 러시아 국방장관과 차오강촨(曺剛川) 중국 국방부장이 13일 이같이 합의하고 전면적인 관계 강화를 약속했다고 14일 전했다. 합동군사훈련 실시는 우크라이나 대선 등으로 미·러 관계가 마찰을 겪고 있는 가운데 일본을 거점으로 아시아지역 패권강화를 시도하는 미국에 대한 두나라의 견제의사 표시로 해석된다. 중국과 러시아는 1991년 소련해체 이후 미국견제를 위해 정치·군사적 협력관계 강화를 지속적으로 시도해 왔다. 이바노프 장관은 이날 차오 부장을 만나기 앞서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궈보슝(郭伯雄) 중앙군사위 부주석을 차례로 예방했다. 이 자리에서 후 주석은 두나라가 군사적 협력을 강화하고 상하이(上海)협력기구 등 다자간 틀 안에서의 협조를 통해 테러세력을 제거하자고 밝혔다. 후 주석은 내년 5월 2차대전 종전기념 축제기간 중 러시아를 답방할 예정이다. 중국은 러시아의 최대 무기 구매국으로 올해도 20억달러 이상의 무기를 구입했다. 이석우기자 swlee@seoul.co.kr
  • [씨줄날줄] 씨름과 K-1/이용원 논설위원

    씨름은 격투기인가? 사전의 ‘격투기’항목을 찾아 보면 씨름을 유도·권투·태권도 등과 함께 격투기 종목으로 들고 있다. 하지만 씨름전문가들은 격투기가 아니라고 단정한다. 씨름에는 때리고 차고 꺾고 조르는 등 일체의 공격적인 행동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다른 격투기는 주먹·손등을 이용해 힘을 내지르는 반면 씨름은 손바닥 감각으로 하며 작용하는 힘도 당기는 쪽이다. 사용하는 신체 부위, 힘의 방향, 경기 규칙 등 모든 면에서 씨름은 일반 격투기와 구분된다. 민속씨름계의 대표적인 스타인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 선수가 일본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이종(종합)격투기 대회 K-1에 출전키로 했다고 한다. 소속 팀인 LG투자증권 씨름단이 해체된 마당에 최 선수가 씨름판을 떠나 다른 영역으로 진출하는 것을 막을 이유는 없다. 돈과 명예를 한손에 거머쥐려는 야심찬 젊은이에게 K-1은 매력적인 무대라는 점도 인정된다. 문제는 K-1의 특성상 씨름선수 출신이 빛을 보기 어렵다는 데 있다. K-1은 다른 메이저급 이종격투기 대회와는 달리 때리고 차는 기술의 타격기 선수들만 참가하는 대회이다. 권투 글러브를 착용하며 손과 발, 무릎 공격만 허용한다. 상대를 넘어뜨리지 못하며 넘어진 상대를 공격할 수 없다. 주최 측은 자체 룰을 만들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킥복싱과 거의 비슷한 경기이다. 따라서 출전하는 선수도 킥복싱·무에타이·가라테·권투를 익힌 사람이 대부분이다. 태권도·쿵후가 주무기인 선수가 가끔 출전하지만 글러브를 끼는 경기여서인지 명성을 떨친 예는 아직 없다. 그러니 주먹질·발길질 한번 하지 않은 씨름선수가 그 무대에서 무엇을 할 수 있겠는가. 주최 측의 일본인들이 이같은 사실을 모를 리 없다. 그런데도 거액을 제시하며 한국의 천하장사를 ‘모셔가려고’ 기를 쓰는 까닭이 궁금하다. 상상조차 하기 싫은 일이지만 “한국의 ‘전통무예’ 씨름의 천하장사가 가라테 한방에 KO”식의 자극적인 선전효과를 노리는 것은 아닐는지…. 최선수의 진로를 놓고 참견할 생각은 없지만 본인을 위해서라도 K-1 진출에 신중하기를 기대한다. 굳이 이종격투기 세계로 나가겠다면 프라이드FC나 UFC의 문을 두드리라고 권하고 싶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r
  • 경찰의 성폭행피해자 인권침해 사례

    경찰은 14일 밀양 고교생의 여중생 성폭행 사건과 관련, 기존 수사팀을 해체하고 여경 1명을 포함한 6명의 새 수사팀을 편성해 이 사건을 전면 재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또 사건 수사과정에서 불거진 수사경찰의 피해 여학생들에 대한 폭언 등과 관련, 남기룡 울산 남부경찰서장을 대기발령 조치했다. 피해 여학생에게 폭언한 것으로 알려진 김모 경장의 경우 자체 징계위원회를 열어 정직 이상의 중징계를 내릴 예정이다. 앞서 이번 사건 파문에 대한 책임을 물어 남부서 하모 형사과장과 강력 6팀 송모 팀장을 각각 인사조치했다. 한편 성폭행 사건조사 과정에서 피해자 인권침해 사례가 비일비재하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사단법인 부산성폭력상담소는 이날 지난해 성폭행 피해자 100명에 대해 면접조사를 한 결과 32%가 경찰조사과정에서 수치심과 모욕감을 느꼈다고 답했다. 또 26%가 가해자의 협박이나 합의요구에 시달렸다고 응답했다. 한 피해자는 담당 경찰관으로부터 “정신병자냐, 미친 것 아니냐.”는 폭언을 듣고 경찰관을 고소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피해자는 “경찰관이 ‘가해자 입장에서는 당신이 (성관계에) 동의한 것으로 보지 않겠느냐. 합의를 보는 게 더 편하다.’며 합의금까지 제시해 모멸감을 느꼈다.”고 했다. 이같은 사례는 이 상담소가 올들어 지난 10월까지 2239차례에 걸쳐 실시한 상담과 167차례에 걸친 법정 모니터링에서도 확인됐다. 성폭행 피해 사실을 신고하자 경찰관이 “날이 더우니까 별 XX들을 다한다.”는 말을 비롯해 검찰조사 과정에서 “첫번째 성관계였느냐.”는 어처구니없는 말을 들었다는 피해자도 있었다. 한 집단 성폭행 피해자는 심지어 “그룹섹스를 즐긴 게 아니냐.”는 기막힌 말까지 들었으며 유흥업소에 근무하는 한 여성 피해자는 “너처럼 몸을 함부로 굴리는 애는 합의금도 안 나온다.”는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했다. 부산 성폭력상담소 지영경(32) 사무국장은 “성폭행 피해자들의 2차 인권피해 문제가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으로 사회적인 관심사로 떠올랐지만 비슷한 피해 사례는 이전부터 전국적으로 비일비재했다.”고 말했다. 이날 여야 국회의원들은 울산 현지를 방문해 밀양 고교생들의 여중생 집단 성폭행 사건에 대한 피해자 인권침해 등에 대한 진상조사를 했다. 인권위원회도 15일 울산을 방문해 수사과정에서의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북한 체제변화와 형법개정] ‘北체제 보장’ 국제 화두 급부상

    [북한 체제변화와 형법개정] ‘北체제 보장’ 국제 화두 급부상

    북핵 문제가 국제적인 초미의 현안이 되면서 그 해법 속에 포함된 북한체제 보장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북핵 폐기와 대북 체제보장이 문제 해결의 양대 축이기 때문이다. 때마침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매제인 장성택 노동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을 숙청하고, 형법을 대거 정비하는 등 친정체제 강화에 나섰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북한체제의 안정성에도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달 12일 ‘LA발언’ 이후 거침없이 이어져온 노무현 대통령의 북핵 관련 언급들은 결과적으로 북한체제 보장문제에 대한 국제적인 공론화에 불을 지폈다. 특히 “(북한체제의)붕괴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것 같다.”는 지난 4일 폴란드 발언은 백가쟁명식 논쟁에 기름을 끼얹은 격이 됐다. “미국과 일부 서구 국가들이 북한 체제가 무너져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더 불안해하고 있다.”는 노 대통령의 지적에 미국의 일부 네오콘들은 즉각 반응했다. 대표적 ‘북한체제 교체론자’인 니컬러스 에버스타트 미국기업연구소(AEI) 선임연구원은 지난 6일 워싱턴에서 열린 한 세미나에서 “북한체제교체론은 남북한 평화통일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가장 바람직한 대안”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7일 신보수주의 논객인 마이클 호로위츠 미국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이 가세했다. 호로위츠는 서울에서 열린 심포지엄에서 “미 국무부 일부 관리들과 한국의 노무현 대통령을 제외한 세계가 북한의 김정일 정권이 끝났다는데 공감하고 있다.”며 “미국의 북한인권법 통과는 미국 대북 포용정책의 종언”이라고 단언했다. 이에 프랑스 일간 르몽드는 “부시 미 행정부는 북한 체제를 해체하려는 목적을 포기하지 않은 채 한국과 일본에 대북 경제 제재를 가하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북한측 인사들은 문제 해결을 위해선 미국이 적대적인 정책을 우선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팅옌(張庭延) 전 주한 중국대사는 7일 서울서 열린 포럼에서 “미국이 북한의 체제변화나 정권 전복을 말하고, 북한이 이에 굴하지 않고 맞서는 북·미 상호 불신이 북핵문제의 근본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미 정부 관계자들은 최근엔 외형상 한발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 국회 방문단에 따르면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7일 “언론 등 일부에서 우리가 북한의 체제붕괴 계획을 갖고 있는 것처럼 자꾸 이야기가 나오는데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북정책을) 굳이 표현한다면 ‘체제 변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석했던 마이클 그린 국가안전보장회의 선임보좌관은 “경제적 변형이 그 하나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체제의 교체나 붕괴가 아니라, 경제체제의 변형 정도를 추구한다는 미 관리들의 발언이 외교적 수사 이상의 진정성을 담고 있는지는 부시 2기 행정부의 대북 정책 실행과정에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내년초 부시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불거진 북한체제 보장문제의 공론화 과정은 북핵의 평화적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데 있어 중대 전기가 될 것이다. 이 논쟁이 결과적으로 북한이 핵 폐기에 상응하는 대가로, 줄기차게 요구해온 체제보장 요구에 대해 미국 등 6자회담 참가국들에 어떤 형태이든 답안을 제시할 것을 강요하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제아무리 훌륭한 제안이라도 그 결과가 궁극적으로 자신의 발등을 찍게 될 것이라고 의심한다면 김정일 정권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란 점이다. 심지어 북한은 순망치한의 관계라고 믿어온 중국에 대해서도 미국이 타이완 문제에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조건하에 북한체제 변화를 바라는 미국의 입장에 동조하는 것은 아닌가 의심하고 있는 판이다. 어쨌든 6자회담 관련국들이 북핵 문제를 평화적·외교적으로 풀기 위한 양대 전제조건 중 하나인 북한체제 보장 문제를 본격 논의하고, 하나의 안을 제시해야 할 시점이 점점 다가오고 있다. 김인철 전문기자 ickim@seoul.co.kr
  • [하프타임] 최홍만, K­1 진출 본격 협상

    지난 6일 해체된 LG 씨름단의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4)이 일본의 종합격투기 K-1 관계자와 일본 진출에 대해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12일 일본으로 건너가 K-1 관계자와 만난 것으로 알려진 최홍만은 대략 10억원대의 계약금을 받을 것으로 국내 K-1 관계자가 전망했다. 그러나 차경만 전 LG씨름단 감독은 “새로운 팀 창단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서 한국의 대표 씨름선수가 일본에 진출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 [서울광장] ‘역사전쟁’ 극복하는 국사교육을/이용원 논설위원

    [서울광장] ‘역사전쟁’ 극복하는 국사교육을/이용원 논설위원

    역사를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한 사람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역사학자 E H 카이다. 이에 앞서 실증주의 역사관을 완성한 랑케는 “역사가의 의무는 다만 ‘그것이 실제로 어떠했는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동양 역사학의 비조(鼻祖)사마천은 “과거의 행위를 궁구하고 그 성공과 실패, 흥기와 쇠망의 배후에 가로놓인 원리를 탐구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나 2004년이 저물어가는 이 시점에서 이같은 역사(학)에 관한 개념들은 부질없어 보인다. 특히 한국·중국·일본 등 동북아시아 3국 사이에서 올해 발생한 역사분쟁을 보면 역사란 그저 이웃나라를 공격하고 내 안을 단속하는 정치적 수단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을 지우기 힘들다. 올해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군 화두 가운데 하나가 중국의 고구려사 편입 기도이다. 지난해에야 비로소 우리에게 알려진 ‘동북공정’은 고구려·발해를 중국의 지방정권으로 규정, 중국사로 편입하려는 5개년 프로젝트이다. 한국측 반발이 거세지자 지난 8월 중국의 고위 외교당국자가 내한, 한·중간 ‘5대 양해사항’에 합의했지만 중국의 역사왜곡은 계속되고 있다. 아울러 한·일, 중·일 간에도 일본의 중등교과서 우익화 경향에 따른 한·중 양국의 항의, 시정 요구가 끊이질 않았다. 이처럼 3국 사이에 벌어진 ‘역사전쟁’을 두고 국내 학계 일부에서는 이를 편협한 민족주의로 치부하는 비판적인 목소리가 튀어나왔다. 곧 현대국가의 국경 개념을 고대국가에 적용해 영토다툼을 벌이는 일은 어리석은 짓이라는 주장이다. 이들은 심지어 민족을 운위하는 것은 국수주의라며 ‘국사 해체론’까지 들고나왔다. 민족주의의 한계를 뛰어넘자는 목소리에 시비를 걸 생각은 없지만 이 시대, 한국사회에서 그들의 주장은 비현실적일 수밖에 없다. 우리에게는 고대사 영역 주장이 현재의 군사적 침략으로 이어지는 것을 경험한 뼈아픈 역사가 있다. 일제가 침략할 때 내세운 것이 ‘남선(南鮮)경영론’이다.4∼6세기에 일본이 한반도 남부를 200여년 경영(지배)했으므로 조선에 ‘진출’하는 것은 잃어버린 옛땅을 되찾는 일이라는 명분이었다.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도 결국은 역사의 산물이다. 이같은 동북아의 현실에서 우리는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국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찬란한 한민족의 고대사’를 만들어내자는 것이 아니다. 노골적으로 역사를 왜곡하고 이를 언제라도 침략의 빌미로 삼을 수 있는 이웃나라들의 ‘역사 침공’에서 적어도 우리것을 알아야 지켜내지 않겠느냐는 방어 논리에서 하는 말이다. 그런데 각급 학교의 국사교육 현실은 어떠한가.2001년 제7차 교육과정을 시작한 뒤 국사 시간은 대폭 줄었고 특히 수능시험에서는 선택 과목으로 분류돼 많은 고교생이 국사 수업을 포기한다.2005학년도 수능시험 응시자 60만여명 가운데 국사를 선택한 사람은 16만명이 채 안 됐다. 산술적으로만 말하면 고교생 넷 중 셋은 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졸업한다는 뜻이다. 엊그제 흥사단 강당에서 열린 ‘국사 교육, 어떻게 할 것인가’토론회에서는 다양한 국사 교육 강화방안이 제시됐다. 그러나 국사에 관심 있는 이나 정책당국자라면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 우리의 국사 교육이 진단을 못 내리고 처방전이 없어서 이 지경이 된 것은 아니다. 사회가 우리 역사의 중요성에 다같이 공감하고 이를 되살리는 데 힘을 합하면 이는 금세 해결될 문제이다.“국학과 국사는 혼이며, 경제와 군대는 넋이다. 국학과 국사가 망하지 않는다면 그 나라도 망하지 않는다.”는 박은식 선생의 말씀을 다시금 되새겨야 할 시점이다. 이용원 논설위원 ywyi@seoul.co.k
  • [심층진단-한국 점령한 외국자본] 외국자본 “高배당 or 경영권” 조폭식 위협

    [심층진단-한국 점령한 외국자본] 외국자본 “高배당 or 경영권” 조폭식 위협

    1997년 말 외환위기 때 해외자본은 우리경제를 수렁에서 건져낼 구원의 빛이었다. 실제로 물밀듯 들어온 해외자본은 우리나라가 위기에서 탈출하는 데 큰 보탬이 됐다. 하지만 토종기업에 대한 경영권 위협, 상식을 뛰어넘는 고배당 요구, 유상감자 같은 변칙적인 자본회수 등 부작용이 잇따르는 지금, 해외자본을 곱게만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한국을 점령하다시피한 외국자본의 실태와 문제점, 대책 등을 심층진단한다. “공사(한국담배인삼공사) 시절이 차라리 나았던 것 같다. 자사주 매입, 신규투자 등 돈 들어갈 데는 많은데 터무니없는 고배당, 주가를 높이기 위한 자사주 완전소각 요구 등 외국인들이 이 정도로 나올 줄은 몰랐다. 말을 안 들으면 경영권을 빼앗겠다고 하니 참….”(KT&G 관계자) 국내기업에 대한 외국인의 경영권 위협과 간섭은 도를 넘어선 지 오래다. 재벌이건 개별기업이건 자신들의 투자이익을 극대화하는 일이라면 닥치는 대로 공격에 나선다. 영국 소버린자산운용에 맞서 힘겨운 싸움을 하고 있는 SK㈜의 경우,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던 올 3월 주총보다 내년 3월 주총이 더 어려운 상황이다. 올해는 외국인 지분율이 44%였지만 내년에는 60%가 넘을 전망. 반면 국내 최대주주의 지분은 불과 17%선에 그친다. 내년 정기주총을 위한 주주명부 확정일이 이달 29일로, 불과 20일밖에 남지 않아 상황역전은 불가능하다.SK㈜ 관계자는 “SK그룹 지주회사인 SK㈜의 경영권이 소버린에 넘어갈 경우 그룹 해체가 불가피해 군소 계열사는 물론 SK텔레콤 같은 우량회사까지 위기에 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해운은 지난 7월 이후 노르웨이 해운사인 골라LNG가 지분을 30.56%로 늘리면서 직접적으로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다. 현대상선도 골라LNG를 비롯한 북유럽계 지분이 최근 15%를 넘었다. 미국 자산운용사인 캐피털그룹은 최근 현대자동차 지분을 14.61%로 확대해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캐피털측은 ‘단순 투자’라고 하지만 ‘제2의 소버린’이 안 된다는 보장이 없다. 외국인 지분율이 높은 우량기업들은 어디건 홍역을 치른다. 삼성전자는 사외이사 추천권 요구, 본사 미국 이전 등을 외국인들로부터 요구받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7년간 외국인들은 국내 알짜기업의 주식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다.97년 11월 외환위기 직전 13.7%에 불과했던 SK㈜의 외국인 지분율은 현재 61%로 5배에 육박한다. 포스코도 21%에서 69%가 됐고, 현대차는 24%에서 56%, 삼성전자는 24%에서 55%로 외국인지분이 과반이 됐다. 올 9월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국인 주식보유 비율은 43.2%로 헝가리(72.6%)와 핀란드(55.7%) 멕시코(46.4%)에 이어 세계 4위, 아시아 1위. 미국(10.3%), 독일(15.0%), 일본(17.7%)은 물론 타이완(23.1%)보다도 높다. 외국인들의 경영권 위협에 맞서 국내기업들이 쓸 수 있는 방어책은 지분매입이나 우호세력 확보 정도밖에 없다. 때문에 기업들은 ‘실탄’ 확보를 위해 현금보유를 사상 최고 수준으로 높이고 있다. 올 3분기 말 국내 10대 그룹의 유보율은 593.9%로 지난해 말(505.4%)보다 88.5%포인트나 뛰며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보율이 높다는 것은 기업이 현금성 자산을 많이 갖고 있다는 얘기다. 또 2001년 말 8조 2000억원이었던 상장기업의 자사주 보유총액은 올 상반기 19조원을 넘어 2년 6개월 만에 배 이상이 됐다. 경영권 방어와 주가관리에 그만큼 돈을 쏟아부었다는 얘기다.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전자도 올 상반기에 자사주를 1조 9700억원어치 사들이고 중간 배당금으로 7643억원을 지급했다. 순이익(6조 2719억원)의 43.6%. 뒤집어 말하면 미래성장을 위한 에너지가 그만큼 잠식됐다는 뜻이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돈 빼가기 실태 삼성물산의 3대 주주였던 영국계 펀드 헤르메스는 지난 1일 “삼성물산의 지배구조가 개선되지 않으면 적대적 인수합병을 시도하는 펀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헤르메스는 불과 1주일 만인 8일 삼성물산 보통주 5%를 전량 매각했다고 공시했다. 인수합병 가능성을 흘려 주가를 띄웠다는 의혹을 피해갈 수 없는 상황. 실제로 ‘인수합병 협박’ 이후 사흘간 삼성물산 우선주는 43%나 뛰어 헤르메스는 300억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조지 소로스의 퀀텀인터내셔널펀드가 대주주(25.68%)인 서울증권은 2001년 액면가(2500원)의 60%인 주당 1500원을 배당했다. 총 배당액은 801억원으로 소로스는 276억원을 고스란히 챙겼다. 하지만 그해 서울증권의 당기순이익은 471억원에 불과했다.2002년에는 주당 140원 배당을 해 소로스가 20억원을 받아갔다. 서울증권은 지난 9월에는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며 서울 여의도 사옥을 947억원에 팔았다. 영국계 자본 BIH펀드에 인수된 브릿지증권은 지난 6월 전체 주식의 67.63%를 주당 1000원에 유상감자해 자본금을 2296억원에서 796억원으로 줄였다. 줄어든 자본금 중 1350억원이 BIH에 돌아갔다. 앞서 1999년 5월 주당 60%의 고배당을 했고 지난해에는 주당 1000원의 유상감자를 실시했다.BIH는 브릿지증권의 여의도와 을지로 사옥도 매각했다. 대규모 명예퇴직을 실시해 직원을 절반으로 줄였다. 홍콩 소재 외국계 투자회사인 파마펀드가 대주주인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주당 700원씩 총 235억원을 배당했다. 메리츠증권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고작 113억원밖에 안 됐다. 증권노조 관계자는 “외국계 펀드들이 국내에 들여온 것은 선진 경영기법이나 자산관리 노하우가 아닌 변칙적인 자산 빼돌리기 수법이었다.”고 비판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어쩌다 이렇게 됐나 영국 소버린자산운용이 자산 40조원의 국내 4위 재벌 SK를 흔들게 되기까지 들인 돈은 고작 1768억원. 지난해 3∼4월 이 돈으로 SK의 지주회사인 SK㈜ 지분 14.99%를 사들였다. 우리나라 자본시장이 외부공격에 얼마나 취약한 지 잘 보여준다. 외국인들의 대규모 국내투자가 시작된 계기는 1997년 말 외환위기. 96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이후 서서히 완화되던 자본시장의 빗장이 외환보유고가 39억달러까지 추락하고 원·달러 환율이 2000원에 육박하는 초유의 상황이 되면서 걷잡을 수 없이 풀려나갔다.98년 주식시장과 채권시장을 포함한 자본시장이 완전히 개방됐고, 외국인의 금융기관 소유와 적대적 인수·합병(M&A)도 허용됐다. 2001년에는 국내기업의 해외차입, 증여성 송금 등 외국인의 대외자본거래가 전면 자유화됐다. 이를 계기로 국내기업의 외자유치 방식은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리는 ‘대출(貸出)자본’에서 주식을 넘겨주는 ‘주주자본’으로 방향을 틀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 과정에서 미국에서조차 허용되지 않는 과도한 개방이 국제 금융자본의 구미에만 맞춰져 안전장치 없이 이뤄졌다고 비판한다. 그동안 우리가 외국에서 받아들인 것이 한마디로 ‘글로벌 스탠더드’가 아니라 ‘미국 월가(街)의 스탠더드’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대주주의 기업 경영권 보호에 관대한 유럽은 물론 주주 이익을 중시하는 미국에서도 다양한 경영권 방어제도가 마련돼 있다. 미국에서는 전체 상장회사의 8.3%가 차등의결권제도를 두고 있다. 자동차회사인 포드의 대주주인 포드 가문은 단 7%의 지분으로 40%에 상당하는 의결권을 행사한다. 하지만 국내에서 차등의결권은 법 위반이다. 외환위기 이후 대거 들어온 미국계 컨설팅사들이 상황을 악화시켰다는 주장도 많다. 굴지의 외국계 컨설팅사에 있었던 현직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미국 컨설팅사들에 대한 국내 기업의 의존도가 높아졌지만 이들은 월가의 이익을 극대화하는 데 경영의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서 “삼성이 국내 최대 기업집단이 된 것은 그들의 논리에 넘어가지 않고 독자적인 경영방식을 고수했기 때문이라는 말까지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이찬근(인천대 교수)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는 “우리는 해외컨설팅사와 언론의 지적을 금과옥조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어차피 그들도 국제 금융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하프타임] 씨름연맹, LG살리기 나서

    한국씨름연맹은 8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팀 해체로 갈 곳을 잃은 LG씨름단 선수들의 새 보금자리를 마련해주기 위해 민속씨름 창단추진위원회를 구성키로 했다. 창단추진위는 연맹으로부터 행정 등을 지원받아 향후 LG팀 ‘3자 인수’ 및 신생팀 창단 등의 사업을 추진하게 된다.
  • 노동계·업계 ‘정리해고 요건 개선’ 반응

    규제개혁위원회가 정리해고 요건에 대한 업계의 건의를 일정 부분 받아들여 ‘추후검토’쪽으로 의결하자 노동계는 즉각 성명을 내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반면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업계는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국노총은 7일 성명을 내고 ‘규개위의 결정은 정리해고를 보다 쉽게 하려는 반노동자적 결정으로 즉각 철회돼야 한다.’며 규개위를 강력히 비판했다. 조만간 규개위 해체를 촉구하는 집회를 열기로 하는 등 비판의 수위를 높이고 있다. 민주노총도 반발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노총 강훈중 교육선전국장은 “헌법에 의해 노동자의 최저 근로기준을 정한 근로기준법은 규개위의 심사대상이 아니다.”면서 “규개위의 결정은 균형감각을 잃고 사용자의 입장만 대변했다.”고 비판했다. 정리해고에 대한 ‘협의기간 단축’이라는 노동부의 정책방향에 대해서도 “결코 동의할 수 없으며 고용을 더욱 불안하게 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반해 업계의 분위기는 정반대다. 업계는 규개위의 의결을 ‘바람직한 판단’이라며 반기고 있다. 최재황 경총 정책본부장은 규개위의 ‘추후 검토’ 의결과 관련,“긴박한 경영상의 위기가 닥쳤을 때는 이미 기업의 회생이 어려운 상황으로 간 것”이라며 “규개위의 결정은 바람직한 판단”이라고 환영했다. 그러나 정리해고시 노조와의 협의기간을 30일과 60일로 이원화하려는 노동부의 입장에 대해서는 우려감을 나타냈다. 최 본부장은 “노조와의 협의기간은 30일이면 충분하다.”면서 “해고규모가 10% 이상인 경우 60일 이상 협의토록 하는 노동부의 방안은 무리한 요구”라고 잘라 말했다. 기업의 위기상황은 해고규모가 10% 미만일 때는 한달전에 예측이 가능하고,10% 이상일 때는 두달전에 예측이 가능한 문제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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