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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학법 재개정’ 반발 확산

    ‘사학법 재개정’ 반발 확산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사립학교법 재개정을 위한 잠정 합의안이 알려지면서 각계에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사학의 투명성과 민주성을 위해 도입한 개정 사학법이 제대로 시행되기도 전에 만신창이가 될 위기라며 내년 총선에서 낙선운동도 불사할 태세다. 전국 876개 교육·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사립학교개혁 국민운동본부(사학국본)는 24일 오후 성명서를 내고 “재개정은 절대 있을 수 없다던 원칙이 한나라당의 주장을 최일선에서 수용하려는 이율배반적 행태로 변하고 말았다. 개방형 이사제를 무력화하는 쪽으로 한나라당과 잠정 합의한 열린우리당은 해체해라.”고 촉구했다. 이어 “총선에서 이들의 영구 퇴출을 위한 낙선운동을 결의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독교사모임인 좋은교사운동도 성명을 내고 “개방형 이사제의 근본 취지를 부정하는 정치권의 시도는 즉시 중단돼야 한다. 더 이상 사학재단의 눈치만 보지 말고 그동안 사립학교의 비리와 분규로 고통당했던 많은 학생과 학부모, 교사들의 눈물에 주목해 달라.”고 정치권에 호소했다. 참교육학부모회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 앞에서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하는 일부 성직자들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오후부터 농성에 들어갔다. 사학국본 집행부는 이날 열린우리당 의원들을 잇달아 만나 지금의 당론을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열린우리당은 26일 의원총회를 열어 사학법 잠정 합의안을 찬성하는 쪽으로 당론을 바꿀지를 결정할 예정이다. 사학국본이 공개한 잠정합의안을 보면 개정 사학법의 취지가 완전히 사라진 것으로 드러났다. 핵심 사항인 개방형 이사와 관련, 학교운영위원회(또는 대학평의원회)와 재단 측에서 전체 이사 정원의 절반씩 2배수로 추천하면, 재단이 이 가운데 이사 정원의 4분의1을 개방형 이사로 임명토록 했다. 이사장 한 명이 여러 학교법인의 이사장과 학교장을 겸직하지 못하도록 하고, 이사장 친인척을 학교장으로 임명하지 못하도록 한 규정도 없던 일이 됐다. 학교장의 중임 제한 규정은 없애고, 임시이사 임기는 3년으로 제한해 재단이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있게 했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91년 쿠데타 탱크저지 영웅

    보리스 옐친 러시아 전 대통령은 러시아 현대사의 가장 극적이고, 역동적인 소용돌이의 한복판에 있었다. 때문에 그의 업적에 대한 평가도 찬사와 비난이 극단적으로 엇갈린다. 옐친 전 대통령은 1991년 러시아 초대 대통령 당선 직후 발생한 보수 세력의 쿠데타에 맞서 쿠데타군의 탱크위에 직접 뛰어올라가 온몸으로 체제 전복 시도를 저지함으로써 러시아 민주주의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시장경제로의 전환과정에서 국유산업을 헐값에 민영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외적으로도 체첸 전쟁의 실패 등으로 러시아의 위상을 추락시켰다는 비난에 시달렸다. 옐친은 1930년 2월1일 우랄산맥 부근 부트카 지역에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공업도시인 스베르들로프스크에서 성장했다. 청년 시절 그의 첫 직업은 건축기사였으나, 정치에 뜻을 품고 1961년 공산당에 입당했다. 1981년 소련 공산당 중앙위원 시절 고르바초프와 인연을 맺은 옐친은 85년 고르바초프가 공산당 서기장이 되면서 일약 중앙 정계로 부상했다. 그러나 87년 당 중앙위원회에서 당의 개혁의지 부족을 비판하고 급진적인 개혁을 요구하다 당내 보수세력에 의해 정치국으로 밀려났다. 이후 옐친은 한층 급진적인 개혁논리를 주창했고, 이로 인해 대중의 절대적 지지를 얻어 90년 5월 러시아공화국 대통령에 당선됐다. 옐친은 91년 8월 보수 강경파가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대통령으로부터 권력을 빼앗으려고 쿠데타를 일으키자 즉각 맞섰다. 연방의사당 건물 앞에 진입한 쿠데타군 탱크위에 올라가 소련 국민에게 저항할 것을 호소했고, 이에 힘입어 쿠데타는 결국 ‘3일 천하’에 그쳤다. 이후 옐친은 사회주의를 버리고 자유주의 개혁을 추진했으며, 그해 12월8일 소련의 해체를 선언했다. 발트 3국과 그루지야를 제외한 11개 공화국을 참여시켜 독립국가연합(CIS)을 결성하고 실질적인 지도자가 되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공화국과의 CIS주도권 싸움과 경제개혁의 실패, 군부의 반발 등으로 정권 유지에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1993년 의사당을 점거한 반대파의 무장봉기를 탱크를 앞세워 무력진압하고 1994년에는 체첸전쟁을 시작하는 등 반대파에 대한 강경진압으로 국내외 비난을 초래했다. 러시아는 그의 재임시절 시장경제로의 체제변화에도 불구하고 국민소득이 75%나 하락하고 영양상태 부족으로 인구가 200만명이나 줄어드는 등 무능과 실정을 지적받아 왔다. 옐친은 과도한 음주로 재임기간에도 심장질환을 앓는 등 건강 악화와 개혁 작업의 부진, 체첸공화국과의 전쟁 패배,98년 러시아 루블화 폭락에 따른 국채 모라토리엄 선언 등 경제위기로 통솔력을 급격히 상실했다. 그는 대외적으로도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 국제질서의 ‘다극화’를 외치면서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팽창에 맞서는 한편 이란, 이라크 등과 가까운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는 93년 국민투표를 통해 자신의 개혁 의지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으나 99년 12월 건강 문제와 후진 양성 등을 이유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를 대통령 권한 대행으로 지명하고 대통령직에서 사임했다. 부인 라이나 여사 사이에 두 자녀를 두고 있다.옛소련의 마지막 대통령이자 옐친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쟁자이기도 했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이날 “조국의 위대한 공과를 함께 한 옐친 전 대통령의 가족들에게 가장 깊은 애도를 표한다.”고 조의를 나타냈다.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열린우리 비례대표 출당 검토설

    열린우리당이 범여권의 통합논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당 소속 비례대표 의원들의 출당 요구를 수용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23일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최근 당 소속 남녀 비례대표 의원들과의 회동에서 이 같은 입장을 내비친 것으로 전해졌다. 지지부진한 범여권 통합논의에 활로를 찾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보인다.하지만 현실화될 경우, 공당의 역할을 스스로 포기했다는 비판과 함께 정당 중심의 정계개편이 실패했음을 자인하는 결과로 받아들여질 공산이 커 보인다. 당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당 지도부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출당을 적극 요구하면 받아들이겠다는 입장”이라면서 “비례대표 의원들은 모든 권한을 의장 등 지도부에 위임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당 핵심 관계자는 “비례대표 의원들이 개별적 생각에 따라 다른 곳에 가서 (통합을 위해) 움직인다면 용인한다는 차원”이라면서 “당장 출당하는 것은 명분이 없으니 4·25 재보선 이후 의원들의 움직임을 보고 적절한 시기에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당내에서는 비례대표 의원에 대한 출당 허용 검토가 정 의장이 밝힌 ‘후보 중심의 제3지대론’과 연계,‘기획 탈당’ 차원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이에 대해 당 지도부측은 “말도 안 되는 소리”라며 “비례대표 의원들을 통합의 촉매제로 삼겠다는 생각도 없고 그런 방향으로 검토가 이뤄진 적도 없다.”고 일단 부인했다. 하지만 한나라당 나경원 대변인은 이와 관련,“비례대표는 불쏘시개로 쓰고 정당은 땔감으로 쓰려는 것”이라면서 “정치사의 전무후무한 야바위 노릇”이라고 비판했다. 한편,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범여권 통합작업이 속도를 내지 못할 경우 정치적으로 당 해체를 선언함으로써 사실상 당의 공중분해를 도모하는 방안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오늘의 경기]

    ■ 프로야구 ●두산-현대(잠실)●한화-LG(대전)●롯데-SK(마산·이상 오후 6시30분)●삼성-KIA(대구 오후 6시)■ 농구 전국대학대회(오전 11시 경남 김해체)■ 축구 전국춘계대학연맹전 결승(오후 2시 제주한림종합)■ 역도 남자선수권(오전 10시 춘천호반체)■ 펜싱 회장배(오전 9시 옥천체육센터)■ 승마 KRA컵 전국대회(오전 8시30분 KRA과천승마장)
  • [서울광장] 3불정책 논란에서 빠진 것/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서울광장] 3불정책 논란에서 빠진 것/황진선 편집국 수석부국장

    3불정책(본고사·고교등급제·기여입학제 금지)을 둘러싼 논란을 지켜보면서 김진표 열린우리당 정책위의장이 교육부총리 시절에 했던 말이 떠올랐다.2005년 7월 관훈클럽 초청토론회에서였다.“현 시점에서 누가 집권하더라도 평준화를 해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고교 입시를 부활하려 들면 많은 유권자들의 반대에 부딪힐 것이라는 뜻이다. 최근 서울대와 사립대총장협의회,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한나라당대표, 정운찬 전 서울대총장과 보수언론들이 잇달아 3불정책에 불을 지피고 있지만 그 논의에서 빠진 것이 있다. 공부를 잘하지 못하는 자녀를 두었거나 집안에 돈이 없는 학부모들의 목소리다. 경쟁 체제가 강화되면 될수록 피해를 보기 쉬운 계층이 사회경제적 약자들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면 농업과 중소기업이 가장 큰 피해를 보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가 3불 폐지가 아니라 재검토를 주장하는 것은 그런 계층을 의식해서일 것이다. 그런데도 보수언론들은 3불이 폐지되면 가난한 집안의 학생들이 더 많이 명문대에 진학할 수 있는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 서울에 있는 몇몇 대학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반대하는 기여입학제는 논외로 치고 본고사와 고교등급제를 살펴보자. 본고사가 부활되거나 고교등급제를 인정하면 그나마 유지되고 있는 공교육은 엉망이 될 가능성이 크다. 국·영·수 위주의 입시교육이 되어 음악이나 미술, 체육 수업은 사라질지도 모른다. 중학생은 물론 초등학생들도 더 좋은 중학교와 고교에 들어가려고 입시공부에 매달리게 될 것이다. 사교육비는 어떻게 될까. 더 들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 보수신문들은 3불 이후 사교육비가 더 늘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것은 3불 때문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성공 요건인 학벌을 따내기 위한 과도한 경쟁 탓으로 봐야 한다. 사교육이 더 극성을 부리면 부모의 학력과 소득에 따라 명문고와 명문대 입학률이 결정되는 교육 대물림 현상이 가속될 수밖에 없다. 현재 사교육 여건이 가장 좋은 곳은 서울 강남이다. 서울대의 한 자료를 보면 일반계고교 졸업자 1000명당 서울대 합격자수는 서울 강남구가 56.93명, 금천구는 7.57명, 충남 홍성군은 1.95명꼴이라고 한다. 좋은 입시제도는 학력이 우수한 학생들을 선발하는 동시에 균등한 교육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두 이념을 절충해야 한다. 그러나 3불 폐지론자들은 학력 우수 학생 선발에만 집착하는 게 아닌가 싶다. 혹자는 현재 각종 특별·수시 전형으로 다양한 능력과 적성, 특기를 지닌 학생들에게도 교육 기회를 주고있지 않으냐고 반문한다. 그러나 그런 전형에서도 수능성적과 내신에 제한을 두어 사실상 학력으로만 뽑고 있다는 비판이 적지 않다. 우리나라는 대학 진학률이 80%가 넘는다. 그렇다면 입시 제도와 교육은 소수의 엘리트보다는 다수의 보통 학생들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 학생을 선발하면서 학력과 기회 균등 가운데 어느 것에 비중을 둘 것인지는 결국 교육철학의 문제다. 글로벌 시대에 대학의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우수 학생들을 뽑아 가르쳐야 한다는 주장은 경청해야 한다. 아울러 3불정책에 불합리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하지만 본고사를 부활하고 고교평준화를 해체하면 개천에서 용이 나고 사교육비도 줄어들 것이라는 주장은 아무래도 억지이지 싶다. jshwang@seoul.co.kr
  • 할리우드에 지친 당신에게…

    태평양을 건너온 낯익은 거미인간, 해적, 그리고 한국의 짠한 아버지들….5월 극장가는 이렇게 짜여진다. 미국 개봉일보다 3일 앞선 5월1일 국내에 상륙하는 ‘스파이더맨3’은 약 500개의 스크린을 잡아놨다. 뒤를 잇는 ‘캐리비안의 해적3:세상의 끝에서’ 또한 그에 못지않은 세를 과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대작들의 틈바구니 속에 오히려 작은 영화들이 빛을 발하기도 한다. 블록버스터의 유혹에 쉽게 흔들리지 않고 획일화된 멀티플렉스에 거리를 두는 관객들은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나만의 취향’을 찾는 이들에게 서울 광화문과 종로에 포진해 있는 ‘시네큐브’ ‘스폰지 하우스’ ‘필름 포럼’ 등의 작은 극장들은 오아시스나 마찬가지이다. ●알렝 레네와 윈터바텀을 만나다 평소 영화제가 아니면 만나기 힘든 거장들의 작품을 소개해온 스폰지의 ‘씨네휴 오케스트라(www.cinehue.co.kr)’가 새달 10일부터 23일까지 종로(10∼16일)·압구정(17∼23일)에 위치한 스폰지하우스에서 열린다. 소개되는 작품은 총 5편이다. 프랑스의 거장 알랭 레네의 최근작 ‘마음’이 상영목록에 올라 있다. 연극적인 요소를 영화에 접목시킨 작품으로 파리지엔 여섯명의 복잡한 마음이 어떻게 통하게 되는지를 묘사했다. 지난해 베니스 영화제에서 감독상과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인디스월드’로 2002년 베를린영화제 금곰상을 수상한 마이클 윈터바텀의 ‘관타나모로 가는 길’도 첫선을 보인다.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파키스탄으로 가던 세명의 아랍계 영국인들이 테러리스트로 몰린 실화를 찍은 작품이다. 윈터바텀은 이 영화로 ‘제2의 켄 로치’라는 찬사를 받았다. 이밖에 프랑스에서 크게 화제가 됐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소립자’와 ‘리틀 미스 선샤인’을 연상시키는 영화로 선댄스 영화제를 놀라게 한 신인감독의 작품 ‘달콤한 열여섯’, 이혼과 결혼에 대한 의미를 묻는 ‘퍼펙트 커플’ 등도 소개된다. 관람료는 편당 7000원. ●심기일전하는 독립영화 축제 올해로 12번째를 맞는 ‘인디포럼 신작전’이 새달 10일부터 16일까지 종로구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열린다.‘그렇다면, 심기일전’이란 슬로건에서 보듯 새롭게 전열을 가다듬고 2년 만에 재개됐다. 신작 59편과 초청작 2편 등 총 61편의 독립영화가 소개된다. 초청작 중 노동석 감독의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는 이번에 관객과 처음 만난다. 지난 2월 공모를 통해 접수된 498편 가운데 극영화 38편, 다큐멘터리 10편, 애니메이션 10편이 엄격한 심사를 거쳐 선정됐다. 개막작은 실험적 성격이 강한 극영화 ‘유령소나타’와 고국에 돌아온 트렌스젠더 해외 입양아의 정체성 고민을 담은 다큐멘터리 ‘Un/going home’이다. 이번에는 영화인으로서 자의식이 투영된 작품들이 많은데 폐막작 ‘아스라이’ 또한 그렇다.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는 실험영화 감독의 독백을 담았다. 관객과의 좀더 활발한 소통을 위해 후원회원도 모집한다. 홈페이지(www.indieforum.co.kr)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회원에겐 자료집과 무료관람권, 독립영화 DVD세트 등을 제공한다. ●유머와 풍자의 거장 이리 멘젤 체코가 낳은 세계적 거장 이리 멘젤 감독. 그가 오는 26일 개막하는 전주국제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아 한국을 방문한다. 영화제에서는 그의 특별전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하지만 굳이 전주에 내려가지 않아도 그의 작품세계를 만날 수 있다.5월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그의 대표작들이 줄줄이 상영된다.‘가까이서 본 기차(10일)’ ‘줄 위의 종달새(24일)’ ‘거지의 오페라(31일)’ 등 3편이다. 공산주의 치하의 체코를 떠나지 않고 꿋꿋하게 영화작업을 해온 그의 철학은 삶이 잔혹하고 슬프다고 영화까지 그럴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의 영화에는 늘 유머와 풍자가 가득하고 눈물 대신 웃음이 터져 나온다. 하지만 웃음 속에 통렬한 비판과 아픔을 담고 있어 시대의 비극을 더욱 극명하게 전달해 준다. 그가 28살 때 만들어 세상을 놀라게 한 ‘가까이서 본 기차’가 대표적이다. 전쟁 중인데도 오로지 사랑에만 몰두하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독일 지배하에 있는 체코의 정치적 무능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해내 미국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일흔의 나이에도 영화 만들기 몰두하고 있는 그는 ‘나는 영국왕을 섬겼다’로 올해 베를린영화제 국제평론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관객과의 만남도 가질 예정이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메가박스 다양한 영화 시리즈 ‘쉬즈 더 맨’ 다른 의미에서 작은 영화를 소개하려는 움직임은 또 있다. 메가박스에서 다양한 영화를 제공한다는 취지로 5월부터 선보이는 ‘무비 온스타일’이 그것이다.2030 여성들을 겨냥, 사랑에 관한 로맨틱 코미디·멜로 영화들을 단독 수입·소개하는 브랜드다.‘무비 온스타일’의 첫 테이프를 끊는 작품은 ‘쉬즈더맨’.‘그녀는 남자’라는 제목처럼 축구 때문에 남자 행세를 하는 말괄량이 여고생 바이올라(아만다 바인즈)가 주인공인 청춘영화다. 셰익스피어의 ‘십이야’를 원작으로 한 영화로 딱 여성 취향이다. 바이올라는 학교에서 여자 축구팀을 해체하자 분개한다. 마침 쌍둥이 오빠 세바스찬이 런던 뮤직 페스티벌에 간답시고 학교를 무단결석한다. 바이올라는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남장을 하고 세바스찬의 학교에 들어간다. 그녀가 세바스찬 행세를 하는 이유는 단 하나. 축구부에 들어가 자신의 학교 축구팀과 전 남자친구에게 앙갚음을 해주는 것. 세바스찬이 된 그녀는 룸메이트이자 같은 축구부원인 듀크(채닝 테이텀)에게 점점 끌린다. 그러나 남자의 모습으로 그를 사랑하기란 힘든 일. 게다가 그의 맘엔 오로지 ‘퀸카’ 올리비아(로라 램지)뿐이다. 하지만 올리비아는 다른 남자와 사뭇 다른 세바스찬 모습의 바이올라에게 관심을 갖게 된다. 이런 가운데 진짜 세바스찬이 예고 없이 학교로 돌아오고 일은 점점 더 꼬이기 시작한다. 사실 이런 영화의 결말은 너무도 뻔하다. 바이올라가 축구는 물론 사랑에도 ‘골인’하는 해피엔딩으로 끝난다는 것쯤은 안봐도 비디오다. 또 남자 기숙사에 들어간 남장 여학생은 닳고 닳은 소재. 리얼리티가 떨어지고 유치하다고? 하지만 이 영화, 꽤 웃기고 재밌다. 남자와 여자 사이를 오가며 소동을 벌이는 아만다와 그런 그녀에게 헷갈리는 친구들, 박진감 넘치는 축구경기 등 아기자기한 에피소드를 신나는 음악에 버무려 상큼하게 풀어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당신이 남자 혹은 여자가 되어 짝사랑하는 상대의 곁에 있게 된다면, 그래서 그의 마음을 알 수만 있다면 하는 상상을 한번쯤이라도 해본 적이 있다면 바이올라로부터 느낄 대리만족의 기쁨은 더욱 클 듯하다. 양성적 매력을 물씬 풍긴 바이올라 역의 아만다 바인즈는 ‘아만다쇼’라는 단독쇼가 있을 정도로 주가 급상승 중인 신세대 여배우다. 듀크 역의 채닝 테이텀은 국내에 댄스 영화 ‘스텝업’으로 낯익은 얼굴.‘석호필’ 웬트워스 밀러를 연상시키는 외모에다 자신이 좋아하는 여자 앞에서는 수줍음을 타는 귀여운 ‘터프 가이’로 나와 여심을 흔들어 놓기에 충분하다. 새달 3일 개봉,12세 관람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루마니아 대통령 권한 정지

    거침없는 발언과 부패 청산을 내걸며 국민적 인기를 얻었던 루마니아 트라이안 바세스쿠 대통령의 권한이 전격 정지됐다. 의회는 30일 이내에 탄핵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맞서 바세스쿠 대통령은 즉각 사임을 선언하는 등 루마니아 정국이 요동치고 있다. 유럽 전문가들은 발트해 연안 국가로 올해 1월 유럽연합(EU)의 새 회원국이 된 루마니아가 정치적 수렁에 빠지고 있다고 우려했다.AP통신,CNN,BBC방송 등은 19일 루마니아 의회가 찬성 322표, 반대 108표로 바세스쿠 대통령의 권한을 30일 동안 중지시키는 결의안을 가결했다고 보도했다. 칼린 포페스쿠 타리체아누 현 총리가 대통령직을 대행한다. 중도우파 연립정부를 구성해 온 민주당의 바세스쿠 대통령과 자유당의 타리체아누 총리는 사사건건 충돌하는 등 오랜 내홍 끝에 최근 결별했다. 두 사람은 지난 2월 생중계된 TV 토론에서도 서로를 격렬히 비난해 화제에 올랐었다.타리체아누 총리는 지난 1일 바세스쿠 대통령이 이끄는 민주당과의 연정 해체를 선언했었다. 루마니아 의회는 바세스쿠 대통령이 권력을 남용, 헌법을 위반하는 등 국가 혼란을 야기했다고 비난하고 헌법에 따라 30일 이내에 탄핵을 위한 국민투표를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바세스쿠 대통령의 직무 정지 발의안은 야당인 사회민주당(PSD)이 주도했다. 정치 전문가들은 공산당의 후신인 PSD가 거액의 에너지 계약건과 관련한 바세스쿠 대통령의 부패 스캔들을 이용, 본격적으로 재집권에 나선 것이라고 분석했다.PSD는 이날 바세스쿠 대통령이 자신을 기소하려던 헌법재판소 판사들도 협박했다고 비난했다. 정치적 불안정 기류가 확산되면서 향후 EU가 요구하고 있는 부패 청산 계획 등 법률·경제 개혁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루마니아의 EU 회원국 자격이 박탈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바세스쿠 대통령은 지난 2004년 12월 대선에서 승리, 올해 EU 가입에 성공했다. 해양학교를 졸업한 그는 악명높던 독재자 차우셰스쿠 치하에서 교통부 관리로 특채된 후 정치인으로 명성을 얻었다. 친서방 성향을 보이며 ‘탈 러시아’ 움직임을 주도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열린우리 ‘새달 40명 탈당설’

    열린우리당내 의원 40여명이 다음달 집단탈당할 것으로 알려져 범여권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5월 탈당이 현실화되면 지난 2월 탈당에 이은 2차 대규모 탈당이다. 내부적 요인은 지지부진한 당내 상황이다. 이들은 지도부가 지난 2월 범여권 대통합을 제안했지만 진척이 없다고 보고 있다.19일 당내 일부 초선의원들이 정치권 안팎의 대통합 연석회의를 주장하며 모임을 결성한 것도 이같은 평가의 연장선상에 있다. 외부적인 요인은 4·25 재·보선이다. 참패하면 열린우리당 간판으로 이번 대선은 물론 다음 총선도 장담 못한다는 위기감이 있다. 공교롭게도 이 시기는 범여권 후보들의 행보가 본격화되는 시기이기도 하다. 탈당 기류의 요체는 손학규 전 지사와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 등 범여권 ‘새 간판’의 깃발 아래 모이는 것이다. 당내에서는 이미 의원 진영이 손 전 지사와 정 전 총장파로 이원화돼 탐색전을 벌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경기 인천지역 의원들은 손 전 지사를, 충청지역과 수도권 일부 초·재선 의원들은 정 전 총장을 도울 준비를 끝냈다고 한다. 손 전 지사를 지지한다고 밝힌 한 의원은 “108명이 한걸음으로 통합신당을 건설하기엔 너무 무겁다.”면서 “탈당을 통해 선언적으로라도 당 해체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에 마음이 기울어져 있다는 한 의원도 “당내 중도성향 의원 40여명이 두 간판 후보를 중심으로 ‘결사’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열린세상] 역사의 종언인가/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열린세상] 역사의 종언인가/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1980년대 말 외견상 견고해 보였던 옛 소연방의 해체를 몰고 온 고르바초프의 한 연설문을 읽고 당시 미국 랜드연구소의 프랜시스 후쿠야마 소련정치 전문연구원은 ‘역사의 종언’을 고했다. 고르바초프는 사회주의의 핵심이 경쟁에 있다는, 마르크스-레닌주의에서 벗어나는 주장을 했고 그 연설문을 읽은 후쿠야마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질서가 현대 사회의 유일한 대안이라고 단언한 것이다. 그 뒤 전 세계적으로 ‘역사’는 끝났다는 주장이 확산되었고 최근 한국에도 비슷한 분위기가 전개되고 있다. 1987년 민주주의 이행 뒤 한국의 사회는 이념적으로 보수에서 진보로 이동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과거에 비하여 자신을 진보로 규정하는 시민의 숫자가 증가하고 평균적인 이념지표가 중도보다 조금 더 왼쪽으로 움직였다는 것이다. 2006년 초 어느 신문은 한국의 이념성향이 이른바 영문글자 ‘C’ 모양과 비슷한 곡선을 타고 움직인다고 주장했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또 다시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운동한다는 것이다. 그 증거는 19세를 포함한 20,30대 젊은 유권자의 이념성향이 과거에 비하여 보수적으로 변했다는 사실을 든다. 이른바 ‘386세대’도 이제 40줄을 넘으면서 보수화되었다. 이 정도라면 대세가 바뀐 것이다. 세계적 신자유주의 흐름과 더불어, 과거 10년간 진보세력이 집권하면서 실정에 대한 회의와 개혁 피로감도 영향을 주었다. 그러나 한국 사회의 보수화를 최근의 정설로 받아들이는 데는 주의가 필요하다.2006년 11월과 12월에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연령이나 정당소속감에 상관없이 응답자가 경제적으로 보수적인 것은 사실이다. 정부가 경제는 시장논리에 맡기고 기업의 경제활동에 관한 규제는 풀어야 한다고 답한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연령과 정당소속감에 상관없이 정치영역에서는 응답자가 진보적인 대답을 많이 했다. 응답자는 정부가 사상의 자유를 포함하여 개인의 자유와 인권을 철저히 보장해야 한다고 답했다. 열린우리당 지지층에서 정치적으로 더 진보적이었고, 한나라당 지지층이 국가보안법 폐지에 더 반대했다. 한국 사회의 전반적 보수화에 반대되는 증거이다. 한국보다 산업화가 진전된 국가라고 해서 사회가 그다지 보수적이지 않다. 사회의 이념적 색채는 진자의 추처럼 왔다 갔다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도 인권을 강조하지만 유약했던 민주당 출신 카터 대통령 뒤에 옛 소연방을 해체시킨 공화당의 레이건 대통령이 큰 인기를 모았다. ‘역사가 종언을 고한 뒤’ 다시 한 번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공화당 정부가 등장했지만 오래 못가 가장 자유주의적인 클린턴 대통령의 민주당 정부에 의하여 교체되었다. 아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 전쟁 초기에 인기가 하늘을 찌를 듯했지만 지금은 공화당 상원의원에 의하여 탄핵이 시도되는 지경이다. 만약 최근 한국 사회에서 보수적인 물결이 형성되었다면 그것도 여러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을 것이다. 과거 10년 진보 측이 집권하면서 비판적인 의견과 대안이 없다면 한국의 미래는 더 희망이 사라지는 것 아닌가. 또 세월이 지나 보수에 대한 건전한 대안도 다시 생기게 될 것이다. 사람이 두 발로 걷고 새가 두 날개로 날듯이 한국 사회에서 끊임없이 진보와 보수는 견제와 균형을 맞춰나갈 것이다. 후쿠야마는 ‘역사의 종언’을 발표한 지 10년을 맞아 자신의 주장에 대한 ‘재고(Second Thoughts)’를 제출했다. 현대의 자유주의적 국가체제가 절정에 도달한 것이 아니라 과학기술의 발전에 의하여 역사는 끝날 수 없다고 수정했다. 한국 이념의 역사도 이처럼 길게 보아야 할 것이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 교수
  • ‘통합신당’ 창당로드맵 합의

    “시민단체 등 외부세력을 최대한 아우르는 신당을 만들어야 한다.”(김한길) “하지만 좌파세력은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박상천) “박 대표께서 버티고 있는 한 좌파세력은 들어올래야 들어올 수도 없을 것이다.” “그런가. 하하하.” 지난 17일 밤 민주당 박상천 대표와 김효석 원내대표, 통합신당모임(열린우리당 탈당그룹) 김한길·이강래 의원 등 4인 회동에서 오간 대화다. 이를 기점으로 팽팽하던 분위기가 누그러지면서 신당 협상이 급진전됐다고 신당모임측 관계자가 18일 전했다.“민주당 의원의 선(先)탈당은 있을 수 없다.”고 버텨온 박 대표의 입장 선회가 반전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양측은 이날 ‘민주당 일부 의원 탈당→그 탈당 의원들과 통합신당모임이 신당 창당→그 신당과 민주당의 합당’의 절차로 통합신당을 띄우기로 합의했다. 로드맵은 ‘19일 발기인대회 및 창당준비위 발족→20일 통합교섭단체 출범→다음달 6일 신당 창당→신당과 민주당 합당’이다. 창당준비위는 50∼60명 규모로 민주당, 신당모임, 시민사회세력이 1:1:1의 비율로 참여하고, 민주당 이낙연·최인기 의원과 실무 당직자 20여명이 탈당해 참여할 예정이다. 최종적으로 통합신당에는 민주당 11명+신당모임 25명+국민중심당 신국환 의원 등 37명의 의원이 우선 참여할 예정이며, 열린우리당 일부 의원의 추가 탈당과 함께 국중당 이인제 의원까지 합류하면 40명선을 돌파할 전망이다. 하지만 창당 과정에서 당 이름과 지도체제 등을 둘러싸고 티격태격할 여지도 있다.창당의 성격을 둘러싼 설명들이 약간 다르기 때문이다. 먼저 민주당은 지난 2000년의 ‘새천년민주당’ 창당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한다.‘새정치국민회의 소속 일부 의원 탈당→탈당 의원들과 외부세력이 새천년민주당 창당→민주당과 국민회의 합당’의 전례를 말한다.현재의 민주당도 ‘당 해체’가 아닌 ‘합당’이라는 명분으로, 지배주주에 준하는 지위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신당모임측은 민주당의 주장을 평가절하하고 있다.형식적으로는 민주당의 얼굴을 세워 주기 위해 합당의 형식을 용인했지만, 실질적으로는 민주당도 ‘신당의 일부’(one of them)에 불과하다는 것이다.신당모임측으로서는 민주당의 골격이 유지될 경우 신당이 ‘도로 민주당’으로 전락할 것을 우려하는 눈치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인천도 해냈다”

    “인천도 해냈다”

    인천이 인도 뉴델리의 물량공세에 맞불을 놓으며 2014년 여름아시안게임 유치에 성공했다. 인천은 17일 밤 10시10분쯤 쿠웨이트 수도 쿠웨이트시티의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진행된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총회 투표 개표 결과,4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대표들의 압도적 다수를 확보해 승리했다. 인천은 투표에서 32표를 획득,13표에 그친 뉴델리에 압승을 거둔 것으로 확인됐다. 이로써 한국은 1986년 서울과 2002년 부산 대회에 이어 세 차례나 아시안게임을 개최하게 됐다. 태국 방콕의 4차례에 이은 최다 개최국 2위이며, 수도가 아닌 도시가 아시안게임을 유치하기는 1994년 히로시마(일본)와 2002년 부산,2010년 광저우(중국)에 이어 네 번째다. 지난달 대구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을 유치한 데 이어 인천의 승리는 같은해 겨울올림픽 유치에 나선 강원도 평창에까지 이어지는 ‘트리플 크라운’의 징검다리 노릇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투표에 앞서 최종 프레젠테이션 순서는 추첨을 통해 인천이 먼저 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 과정에서 두 도시가 치열한 신경전을 펼치는 바람에 개최지 결정이 2시간 이상 지연됐다. 인천은 프레젠테이션에서 “아시아의 모든 나라가 메달을 딸 수 있는 대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하고 뉴델리의 막바지 물량공세를 의식, 선수단 전원에 항공료와 숙박비를 지원하겠다고 제시했다. 이럴 경우 200억원의 추가 지출이 불가피해 ‘퍼주기’ 논란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인천 유치위원회는 6개월 안에 해체되고 12월쯤 조직위원회로 재출범하게 된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親盧 “때가 됐다”…심상찮은 대선행보

    親盧 “때가 됐다”…심상찮은 대선행보

    친노(親盧)세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대선이 8개월 앞으로 임박하고 범여권의 정계개편 흐름이 빨라짐에 따라, 대선정국에 직접 개입하려는 몸놀림이 가시화하고 있는 것이다. 역대 대선에서 막강한 정보력과 자금력을 보유한 ‘대통령 친위부대’의 행보는 여권 후보 선출에 결정적 영향을 끼쳤다는 점에서 정치권이 긴장할 만하다. ●‘노대통령 성과 띄우기´ 착수 다만 과거의 경우와 다른 점은 친노 세력이 드러내놓고 움직인다는 사실이다. 전직 청와대 비서실장과 의전비서관 등이 ‘참여정부 국정성과 평가모임’을 만들어 ‘대통령 띄우기’에 나선다는 것은, 대선정국에서 주도권을 공개적으로 행사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이런 과감성은 레임덕을 거부하는 노무현 대통령 특유의 성향, 그리고 유력 대선주자가 부재한 여권내 현실과 무관치 않은 것 같다. 관건은 물론 노 대통령의 지지율이다. 지금처럼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지느냐, 아니면 반대가 되느냐에 따라,‘대통령의 낙점’의 값어치가 매겨지게 된다. ●대선정국 외연 확대 모색 열린우리당내 대표적 친노 그룹인 참정연(참여정치실천연대)이 스스로 해체의 수순을 밟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정치권에서는 참정연이 몸놀림을 유연하게 가져가 노 대통령의 선택권을 넓혀 주려는 제스처라는 해석이 나온다.‘강성 친노 세력’ 내지는 ‘유시민 옹립세력’이라는 이미지로는 대통령의 행동반경을 좁힐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참정연 소속 의원들 사이에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의 위상을 놓고 “직접 킹(king)이 돼야 한다.”는 의견과 “킹 메이커나 페이스(pace) 메이커 역할로 만족해야 한다.”는 입장이 갈려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참정연이 대선주자 옹립에 있어 통일된 의견을 갖추지 못한다면, 친노 대선주자군은 그야말로 전방위 경쟁구도로 진입하게 된다. 이에 대해 참정연 소속은 아니지만, 청와대 소식에 정통한 한 열린우리당 의원은 “노 대통령은 아직 특정 인물을 후보감으로 정하지 않고 여러 가능성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현재 거론되는 유시민·김혁규·한명숙·김두관씨 등 외에 다른 인물이 부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민주·신당모임 통합 주도권 신경전

    민주당과 통합신당모임이 5월 초 창당을 선언, 범여권 통합 움직임의 선두에 선 가운데 내부에서는 주도권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이들은 지난 13일 중도개혁통합신당추진협의회(중추협) 1차 회의를 열고 협의체의 역할과 권한에 대해 합의했지만 기본정책합의서 채택과 창당방식 문제는 2차 회의로 미뤘다. 공식적으로는 “특별한 이견은 없었다.”라고 밝혔지만 신당의 이념·정체성 문제를 놓고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민주당은 중도우파에 가까운 노선을 주장하고 있지만 통합신당모임은 합리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를 아우르는 중도개혁 노선을 내세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같은 이념 문제에 있어서 차이는 신당 창당에 동참할 세력 범위와 직결된다. 우선 민주당 주장대로라면 당초 중추협의 추가 참여 세력 1순위로 꼽혔던 민생정치준비모임과 색깔 차이가 난다. 민주당은 민생모임이 ‘진보노선’을 표방하고 있다는 것을 문제삼고 있다. 반면 통합신당 모임은 ‘합리적 진보’를 끌어안아야 대선에서 이길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당장 민생모임 소속의 우윤근 의원이 통합교섭단체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했으나 민주당은 “중추협에서 최종 결정해야 한다.”며 사실상 반대 뜻을 내비쳤다.반면 신당모임 양형일 대변인은 기자간담회를 갖고 “합리적 진보세력을 배제해선 안되고, 시민전문가 집단도 신당논의에 동등한 비율로 참여해야 한다.”면서 “중추협이 울타리를 치고 심사하듯 사람을 받아선 안 된다.”고 반박했다. 신당창당 방식에서도 의견차가 크다. 민주당은 ‘당해체 불가’를 전제조건으로 내세우지만 신당모임은 ‘도로 민주당’을 우려하고 있어 합의점을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통합신당모임과 민주당은 이 같은 쟁점사항을 각각 15일 저녁 전원회의,16일 당내 중도개혁세력통합추진위를 열어 전략을 마련한 뒤 오는 17일 2차 회의를 가질 예정이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美-러 ‘냉전 회귀’

    러시아가 또다시 미국에 발끈하며 각을 세웠다. 이번엔 옛 영역이던 동유럽 미사일방어망(MD)을 추진하려는 미국에 ‘군사적 대응’ 움직임을 보였다. 핵 및 첨단 미사일 증강, 이동식 미사일 배치 확대, 핵 잠수함 이동배치 등 군비를 대대적으로 늘려 미국에 맞대응하겠다는 결연한 모습이라고 영국 가디언이 11일 전했다. 가디언은 “러시아는 체코와 폴란드에 대한 미국의 요격미사일 및 레이더 기지 건설을 중대 위협으로 보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지역들을 요격 범위에 넣으려고 전력을 이동·조정하고 있고, 핵 잠수함의 경우 미국 레이더의 포착이 어려운 북극으로 이동시켜 배치하려 한다는 것이다. 또 칼리닌그라드에 배치된 이스칸다르 미사일의 타격 범위에 미국이 새로 건설하는 미사일 관련 시설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미·러 관계가 옛 소련 해체 이후 가장 불편한 상황에서 자칫 과거 냉전시대처럼 양대 군사 초강대국의 군비경쟁이 불붙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쏟아지고 있다. ‘제국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러시아의 적극 외교가 유일 초강대국 미국과의 대결과 충돌 양상으로 확대되는 조짐이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유가 상승으로 돈방석에 오른 러시아는 ‘제왕적 통치권’을 휘두르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일사불란한 지휘 아래 자신감을 되찾고 국제무대에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크렘린의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러시아 정부는 미국 국방부의 움직임에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우리는 속았다는 느낌”이라고 러시아의 격한 입장을 전했다. 그는 “미국에게서 MD 관련해 어떤 사전 연락도 받지 못했다.”면서 “유럽과 세계 전략적 균형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5일 “미국측에서 이와 관련,(협력의)신호를 보내 왔지만 우리는 나름의 전략 구상에 따라 독자적으로 행동할 것”이라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러시아 하원도 같은 날 “미국의 동유럽에 대한 MD 시도가 유럽을 분열시키고 새로운 냉전을 일으킬 것”이라며 미국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독일 사민당 지도자 커트 베커는 “미국과 러시아가 유럽 땅에서 다시 새로운 군비경쟁의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우려했다. 러시아의 반발과 유럽 지도자들의 우려에 대해 부시 행정부는 동유럽 MD가 러시아를 겨냥한 것은 아니라고 변명했다. 그러나 전략문제 전문가들은 “부시 정부가 ‘MD는 북한·이란 등 불량국가들의 불장난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결국 목표는 러시아와 중국”이라고 분석했다. 서방 세계 압박의 완충지대였던 동유럽이 하나둘씩 민주화되고 미국 군사기지들이 들어오고 있는 데다 MD까지 튀어나오자 러시아로선 더이상 참기 어렵다는 태도여서 미·러 관계가 점입가경에 이를 전망이다. 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14) 금강역사상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14) 금강역사상

    ‘피도 없고 물도 없고 정도 없는 화강석에서 맥박이 뛰고, 신성(神性)이 넘치고, 호흡이 고르고, 온(溫·따뜻함)과 엄(嚴·엄숙함)을 구비한 위대한 모습이 드러날 때, 환희는 장인의 손끝에 있지 않고 신라 천지를 휩쌌을 것이고 천지를 울렸을 것이다.’ 한국 미술사학의 선구자로 대접받는 우현 고유섭(1905∼1944) 선생은 석굴암 본존불을 바라보며 이렇게 토로했습니다. 우현이 1934년에 쓴 글로 언제 읽어도 뿌듯하지요. 이렇듯 석굴암은 신기(神技)로 표현되곤 합니다. 하지만 석굴암은 범접할 수 없는 이상적 세계를 구현했으면서도, 인간적 한계 또한 드러내고 있어 더욱 묘미가 있는 것 같습니다. 국립경주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또 다른 금강역사상의 얼굴은 석굴암이 ‘신의 손’이 아닌 ‘인간의 손’으로 이루어졌음을 분명히 보여줍니다. 흔히 인왕으로도 불리는 금강역사는 석굴암의 입구 양쪽에서 주먹을 치켜든 기세등등한 자세로 본존불을 호위하고 있습니다. 어둠 속에서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헤매는 중생의 미망(迷妄)을 때려 부수는 부처의 힘을 과시하지요. 그런데 일제 강점기인 1913년부터 1915년까지 석굴암을 해체·보수하는 과정에서 인위적으로 깨버린 흔적이 역력한 금강역사상의 조각들이 발견됐습니다. 오른쪽 금강역사의 얼굴과 오른팔, 왼쪽 금강역사의 왼손이 수습되어 경주박물관으로 옮겨졌지요. 금강역사상을 정면에서 바라보았을 때, 왼쪽이 입을 벌리고 있는 아(阿)형, 오른쪽이 입을 꼭 다물고 있는 훔( )형입니다. 산스크리트어에서 ‘아’는 입을 벌리는 최초의 음성이고,‘훔’은 입을 다무는 마지막 음성이라고 합니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의 시작과 끝을 상징한다지요. 입을 다문 경주박물관 것이 오른쪽 금강역사라는 것도 그래서 알 수 있습니다. 석굴암과 경주박물관의 금강역사는 한눈에 보기에도 같은 장인의 솜씨입니다. 하지만 경주박물관 것이 근엄하지만 흥분을 가라앉힌 모습이라면, 석굴암 것은 과장된 표정으로 위협하듯 고개를 외로꼰 채 치켜들고 있습니다. 통일신라의 금강역사는 중국이나 인도 것과는 달리 공포가 아닌 자비를 담은 부드러운 분노를 표현한 것이 특징입니다. 그럼에도 먼저 완성된 금강역사는 너무 점잖다는 느낌이 들었나 봅니다. 손가락만으로 땅속의 마구니를 굴복시키는 항마촉지인(降魔觸地印)의 본존불까지 마무리지어 놓고 보니 역동적인 금강역사가 더욱 절실했겠지요. 석굴암과 불국사를 세우는 데는 751년부터 774년 이후까지 최소한 24년이 걸렸습니다.20대에 토함산에 오른 석공들이 대부분 같은 자리에서 50대를 맞았다는 뜻입니다. 경주박물관의 금강역사상은 석굴암의 완벽함이 어디서 비롯되었는지 보여주는 치열한 예술가 정신의 증거입니다. 흔적을 찾을 수 없을 뿐, 석굴암에 인생을 바친 석공들이 겪은 시행착오가 어디 금강역사뿐이겠습니까. dcsuh@seoul.co.kr
  • 민주중심 ‘小통합신당’ 임박?

    민주당과 국민중심당, 열린우리당 탈당 의원들이 합치는 통합신당 창당 작업이 급류를 타고 있다.5월초쯤 약 40명의 의원들이 참여하는 신당이 나올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한길 의원 등이 중심인 열린우리당 탈당그룹 통합신당모임과 민주당, 국중당은 신당 창당 협의를 위한 협상단 구성에 나섰다. 통합신당모임과 민주당이 각각 5명씩 참여하고 국중당에서 1명이 참여하는 방식이다.3개 정당·정파는 이르면 다음 주중 ‘중도개혁통합신당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최대 39명의 원내교섭단체를 출범시킬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박상천 대표는 11일 “협의회를 구성해 여기서 통합교섭단체 구성, 신당의 지도체제, 기타 필요한 당헌 등을 구체적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면서 “가급적 이른 시일 내에 협상에 들어가겠다.”고 말했다. 통합신당모임의 최용규 원내대표는 “다음 달 15일 전에 창당한다는 목표에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국중당+열린우리당 탈당그룹’으로 꾸려지는 신당 그림에 대해 범여권의 다른 세력들 반응은 싸늘하다.‘민주당 중심의 신당’은 결국 ‘도로민주당’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은 이에 대해 “정치공학적 소통합”이라고 혹평했다. 정 의장은 이날 당 회의에서 “모든 기득권을 버린 대통합이 아닌 소통합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우리에게 승리를 주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 등이 참여한 열린우리당 탈당그룹 민생정치준비모임은 통합신당모임과 다른 길을 걷기로 했다. 정성호 대변인은 “결국 민주당 중심의 통합신당이 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 “국고보조금을 받기 위해 5월15일 전에 창당하겠다는 것도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통합신당모임이 다음 달 15일 이전에 당을 만들면 13억 5000여만원을 지원받는다. 민생모임의 한 의원은 “민주당 해체는 없을 것이라고 해온 박상천 대표의 말을 믿는다면, 통합신당모임이 당을 만들어 민주당과 당대 당 통합 방식으로 합쳐지는 외길밖엔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한·미 FTA 시대] 투자자 보호·공공정책 위축 ‘양날의 칼’

    [한·미 FTA 시대] 투자자 보호·공공정책 위축 ‘양날의 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뒤로도 찬반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FTA가 체결되면, 특히 투자자-국가소송제(ISD)가 도입되면 최고법인 헌법과 상충하며, 국내 공공정책을 무력화할 수 있다는 주장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이에 대해 ‘기우’라며 일축한다. 이같은 논쟁을 바라보는 국민들만 혼란스럽다. ISD는 투자한 기업이 투자국 정부의 정책 등으로 피해를 입었을 때 해당 국가를 세계은행 산하 국제투자분쟁중재센터(ICSID)에 제소할 수 있는 제도다. 우리 기업들의 중국 등 외국 투자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ISD는 ‘양날의 칼’일 수 있다. ●위헌 가능성 여부 논란은 FTA에 규정된 ‘투자’의 개념이 헌법이 정한 ‘재산권’의 개념보다 넓다는 데서 출발한다. 반대하는 측에서는 국내 헌법은 단순한 기대 이익, 반사 이익 또 경제적 기회를 재산권으로 인정하지 않는데,FTA는 “투자는 수입 또는 이윤의 기대”라고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정부는 실현되지 않은 기대이익은 ‘투자’의 정의에서 제외하고 간접수용 범위를 최대한 제한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국내법의 경우 개인의 재산권이 침해된 경우 법으로 보상이 명문화돼 있을 때만 보상이 가능하다. 하지만 한·미 FTA는 “국가 조치로 투자자의 투자가 침해된 경우 국가는 보상을 해줘야 하는 것”으로 규정돼 있어 국제중재에서 외국인 투자자가 이길 경우 보상이 가능하도록 새로 법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개헌과 같은 효과가 있다는 주장이다. 또 국내 투자자와의 평등권(헌법 제11조) 위반 논란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형성 성균관대 법대(헌법) 교수는 “ISD 문제가 위헌 문제로까지 이를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하지만 하위법 체계에는 다소간 상충될 소지가 있어 다른 국내법과 조화를 이루도록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 “내국인에 대한 역차별 가능성은 조정으로 어느 정도 해소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수 한양대 법대(헌법학) 교수도 비슷한 입장이다.“ISD 도입을 환영할 만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위헌 소지가 있다고 속단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협약을 통해 우리의 주권 일부를 양보한 것이며, 그렇다고 헌법이 보장한 사법권을 외국에 내줬다고 보는 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공공정책 무력화되나 ISD를 둘러싼 또 다른 논란은 제소 가능성 때문에 부동산정책 등 정부의 공공정책이 무력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남영 민변 부회장은 “우리나라는 행정규제가 매우 복잡한 나라다. 새로운 사회 현상이 나오면 규제를 만드는데 이때 외국 투자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경우 조약 위반이라고 주장하면 문제가 될 수 있고,ISD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결국 공공정책을 입안, 시행할 때마다 외국인 투자자의 견제를 받게 된다는 것이다. 정부는 안전장치가 마련돼 있다고 반박한다. 부동산정책이나 조세조치는 ‘예외적인 경우’에만 소송대상이 될 수 있고, 예외적인 경우란 ‘극도로 심하거나 비례성(합리성)이 없는(extremely severe and dispropotionate)’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주관이 개입할 여지가 커 우려를 해소시키기엔 역부족이다. 최종협상 결과 총칙에 따르면 조세조치는 원칙적으로 협정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며, 조세조치가 수용에 해당되는 경우 ISD가 적용되나,ISD 회부 전 양국 조세당국이 협의하는 절차를 마련한다고 돼 있다. 김성수 한양대 법대 교수는 “앞으로 공공정책이 위축될 수도 있겠지만 그렇다고 정책 자체를 펴지 못하게 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이니까 문제다? 미국 투자자의 제소 경향이 훨씬 높기 때문에 이 제도를 도입하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시욱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중국·아세안 등과의 FTA에 반드시 포함시켜야 할 제도인데, 다른 나라와의 FTA 체결땐 ISD 도입을 주장하면서 미국과는 안 된다는 것은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ISD가 독소조항이라는 일부의 주장에 대해 김성수 교수는 “멕시코나 캐나다 등 관련 국들이 ISD 때문에 안 좋은 경험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이 해체되지 않고 있는 건 ISD가 우려할 만큼 심각하지 않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변 소속 이찬진 변호사는 “ISD는 헌법 위반에 관한 사항에 해당돼 협정안에서 약정했다는 1개월간의 국내법 저촉 여부 검토에 따른 수정절차를 통해 전면 제외되거나 대폭 축소돼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대책은 없나 법무부는 외국인 투자자의 제소 우려로 정부의 규제정책이 위축되거나 배상책임을 지게 될 경우에 대비, 사전 ‘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하고 전담기구를 운영할 계획이다. 협상 초기 시민단체들이 ISD 문제를 끈질기게 제기하면서 간접수용의 범위를 제한하는 등의 결과를 이끌어낸 것은 평가해야 한다. 이제는 국민들에게 불안과 혼란을 주는 논쟁보다 함께 대책을 마련할 때라는 지적이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투자분야 협정문 주요 내용 보니 ▲투자자의 재산을 직접적으로 또는 간접적으로 국유화하거나 수용하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공공의 목적을 위해 국유화하거나 수용하는 경우 내국민과 비차별적으로 공정시장 가격에 따라 보상하도록 규정. ▲투자자-국가간 분쟁해결제도를 도입, 외국인 투자자는 협정에 따른 권리가 침해되고 피해가 발생한 경우 투자유치국을 상대로 국제중재 제기 가능. ▲간접수용에 대한 국제중재 피소를 우려해 정부의 규제정책이 위축되지 않도록 수용에 관한 부속서를 둬 중재판정부에 간접수용의 명백한 판정지침 제시. ▲공중보건, 환경, 안전, 부동산 가격안정화정책 등 공공복지를 위한 정당한 정부정책은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간접수용에 해당하지 않음 명시. ▲조세정책에 대한 별도의 부속서를 둬 세금부과는 일반적으로 수용을 구성하지 않음을 명시. 특히 국제적으로 인정된 조세정책과 원칙에 부합된 조세조치와 비차별적 조세조치는 원칙적으로 수용에 해당하지 않음을 명시해 조세당국의 정책적 권한 보장. ■ 송기호 통상전문 변호사 “현재는 한국과 미국이 타결한 협정문의 문구조차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의견을 밝히기가 어렵다.” 지난해부터 한·미 FTA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줄기차게 투자자-국가소송제(ISD)에 대해 문제를 제기해온 통상전문 송기호 변호사는 말을 아꼈다. 송 변호사는 9일 전화 인터뷰에서 “협정문에 조세 조치와 부동산정책이 간접수용 대상에서 제외된 것인지, 아니면 간접수용을 구성하지 않는다고 명시된 것인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세부적인 내용은 차치하더라도 “(한국의 공공정책을 대상으로) 제소가 이뤄질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한국에 부담일 수 있다.”면서 “법무부가 주요 입법 및 정책 결정 때 사전에 외국 투자에 대한 ‘영향평가제도’를 도입하겠다고 한 것은 한·미 FTA가 우리의 공공정책에 제약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한 셈”이라고 말했다. 송 변호사는 ISD 문제를 공식적으로 논하기에 앞서 ‘수용’에 대한 개념 정의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했다. “우리가 말하는 수용과 FTA상의 수용(expropriation)은 의미가 다르다.”고 했다. 헌법에는 수용 때 법률에 의해 보상받도록 규정, 관련 법이 없으면 보상을 하지 않아도 된다. 대표적 예가 그린벨트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계무역기구(WTO)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ISD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각국의 개별적인 사정이 자유무역만 갖고 부정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적 안정성 문제도 제기했다.“미국인 투자자가 국내의 정책으로 피해를 봤다고 판단할 경우 우리 사법부의 판단 대신 국제중재기구로 문제를 가져갈 경우 한국 사법부의 사법통제 권한 밖에 놓이게 된다.”면서 “이는 사법 질서의 상당한 변경이며, 법적인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송 변호사는 “결론적으로 ISD는 우리 헌법 질서와 충돌해 공공정책의 자율성과 신축성(선택권)을 제한할 수 있다.”면서 도입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하지만 한·미 FTA가 타결된 마당에 대응책은 뭔지 물어봤다. 송 변호사는 “ISD라는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고 제도적 틀을 만드는 것인 만큼 토론를 통해 공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문제가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이를 바로잡을 의지가 정부에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주장했다.ISD를 농업 등 다른 핵심 쟁점들과 재협상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변호사는 그동안 ISD와 관련, 최소한 동의권 선택과 국내법 적용 조항을 둬야 한다는 의견을 밝혀 왔다. 김균미기자 kmkim@seoul.co.kr
  • [한·미 FTA 시대] FTA특위 “정부, 대책보다 홍보 급급”

    6일 열린 국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대책특위에서는 협상결과 평가와 정부의 대국민 홍보 방식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비준 여부를 제대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특위 운영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열린우리당 강창일 의원은 제주 감귤에 대한 계절관세 도입 결정에 강한 이의를 제기했다. 강 의원은 “수확기에 관세를 유지한다고 해놓고 수확기가 10∼3월인데 왜 9∼2월로 했냐.”면서 “미 캘리포니아 상·하원 의원들의 압력을 받은 부시 정부가 우리 정부에 압력을 넣은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한나라당 안명옥 의원은 “정부가 마치 모든 협상이 끝난 것처럼 대국민 홍보에 치중한다는 느낌이 든다.”면서 “쟁점 사항에 대한 세부 조문 정리에 따라 더 얻을 수도 잃을 수도 있는데 협상은 지금부터라고 볼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통합신당모임 변재일 의원은 “미국 쇠고기가 들어와도 한우는 차별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식으로 홍보만 하니까 농민을 우롱하는 것 같다.”면서 객관적 평가자료를 주문했다. 열린우리당 유승희 의원은 “상임위 차원의 공청회든, 청문회든 철저한 검증절차를 거치고 피해 계층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측이 “투자자-국가 소송제도(ISD) 적용 대상에서 부동산과 조세 정책이 제외됐다.”고 확정적으로 설명하는 것에 대한 비판도 쏟아졌다. 김양수 한나라당 의원은 “똑같은 정부 자료에서도 ‘ISD 간접수용 대상에서 부동산과 조세 정책이 제외됐다.’는 문구와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 등 공공복지를 위한 정당한 정책은 예외적 경우를 제외하고는 간접 수용이 아니다´ 라는 문구가 동시에 들어 있다.”면서 “협정문이 공개된 후에는 이것이 장밋빛인지 핏빛인지 판가름 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은 “특위가 과외공부하듯 하는 형태로 지속돼선 안 된다.”면서 “정부의 일방적인 선전 공간이 되지 않도록 상임위 청문회와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특위도 국정조사위로 발전적 해체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누가 신고하지 않을까 눈치 안봐 좋아”

    “조금만 숨을 참으라고 해주시던 분인가요. 덕분에 살았습니다.” 지난달 17일 불이 난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D주상복합건물 신축 공사장에서 인부들을 구조한 공으로 합법체류 자격을 얻게 된 몽골인 4명이 6일 법무부 관계자들과 함께 화재현장과 당시 부상당한 인부들이 입원한 병원을 찾았다. 당시 상황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현장검증을 위해서다. 한국말을 제법 하는 파타(36)와 소방관 출신 바트델게르(37), 몽골외국어대 한국어학과 1학년을 다니다 온 삼보도느드(22), 유도선수 출신 곰보수릉(26)의 표정은 밝았다. 파타는 “이제 혹시 신고하지 않을까 처음 본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아도 된다.”며 웃었다. 건물 30층 옥상에서 임시시설 해체작업을 하던 파타 등은 불이 나자 안전한 옥상을 박차고 연기가 자욱한 아래층으로 내려가 비명을 지르는 인부들을 구했다. 역할을 나눠 탈진 직전의 인부들을 일으켜 세우고 부축하고 인공호흡을 했다. 사망 1명에 부상자 60명이 나온 현장에서 이들은 11명을 구했다. 하지만 이들은 불법체류 신분이어서 자신을 드러내기는커녕 치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현장을 떠났다. 법무부는 근처 병원을 수소문하고 몽골 대사관의 도움을 받아 이들을 찾았다. 전날 이들에 대해 합법적인 국내 체류 허가 방침을 세웠다고 발표한 법무부는 조사를 마무리 짓고, 다음주 초쯤 파타 등 전원에게 취업이 가능한 체류비자를 발급하기로 했다. 불법체류 벌금을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홍희경 강주리기자 saloo@seoul.co.kr
  • [부고] 美대학풋볼 전설 로빈슨 사망

    미국 대학 풋볼리그에서 최다승 기록을 세우고 수많은 미국 프로풋볼(NFL) 스타를 키워낸 전설적 감독 에디 로빈슨이 3일(현지시간) 루이지애나주의 병원에서 88세로 타계했다. 그는 알츠하이머를 앓았다. 흑인인 로빈슨 감독은 22세이던 1941년 루이지애나주 그램블링주립대 풋볼팀 감독을 맡았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1997년 은퇴할 때까지 55시즌 동안 408승-165패-15무승부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제2차 세계대전으로 팀이 해체된 1943,1944년만 빼고는 줄곧 선수들을 지도했다. 로빈슨 감독은 전국흑인대학챔피언십을 9차례나 따냈다.1949년 제자인 폴 영거를 로스앤젤레스 램스와 계약시켜 NFL 사상 첫 흑인의 진출을 성사시켰다. 그의 제자 중 200여명이 NFL에 진출했고, 이들 가운데 윌리스 데이비스 등 4명이 프로풋볼 명예의 전당에 가입했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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