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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9일 TV 하이라이트]

    ●클로즈 업(YTN 오후 1시30분) 공정한 경쟁질서를 확립하는 것은 우리의 국가경제를 선진화하는 첩경이다. 요즘 대규모 기업집단의 출자총액제한제도를 둘러싸고 논란을 벌이고 있다. 주무기관인 공정거래위원회의 권오승 위원장과 함께 이 문제를 어떻게 개선해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본다.   ●무엇이든 물어보세요(KBS1 오전 10시) 참나무류의 목재를 분해하여 얻은 액체를 뜻하는 목초액, 무좀, 아토피, 당뇨 같은 질환에 효능이 있고 농업과 축산업에 활용되고 생활 속 탈취재로도 쓰인다. 마치 만병통치약처럼 사람들에게 통하고 있지만 사실 과장된 면이 없지 않다. 목초액의 정확한 효능과 안전한 사용법을 알아본다.   ●뉴스추적(SBS 오후 11시5분) 71세 김 모 할머니는 지난 9월 여관에 버려졌다. 아들의 실직으로 가정이 깨진 뒤 아들과 함께 여관을 전전하던 중이었다. 또 다른 시설에서 만난 73세 이 모 할아버지는 “가족들이 나간 뒤 연락이 끊겼다.”고 했다. 경제난, 가족해체로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유기 노인과 자살하는 노인들의 실태를 알아본다.   ●황진이(KBS2 오후 9시55분) 벽계수의 거문고 연주는 현금의 말대로 진이의 관심을 끈다. 진이는 시조창 ‘청산리 벽계수’로 벽계수의 마음을 떠본다.벽계수는 유혹에 흔들리고 진이 앞에서 더할 수 없는 치욕을 당한다. 벽계수가 보낸 시가 실은 김정한의 것임을 직감한 진이는 김정한을 찾는다.   ●90일, 사랑할 시간(MBC 오후 9시55분) 지석은 태훈이 일하는 은행에 가서 태훈에게 이것저것 물어본다. 밖으로 나간 지석은 전화받고 있는 태훈에게 ‘당신 아내 사랑한다.’고 소리친다. 회식에서 술을 많이 마신 미연은 지석에게 전화해 대뜸 누가 죽는다는 거냐고 묻고, 자신이라는 지석의 말에 누구 맘대로 죽냐고 울부짖는다.   ●살림의 여왕(EBS 오전 11시) 겨울철 촉촉한 환경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가습기. 하지만 종류도 다양하고 가격대도 다양해 고르기가 쉽지 않다. 게다가 매일 청소해줘야 한다는 부담과 아이들 방에 놓지 말라는 오해까지 생겨 주부들의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하고, 어떻게 사용해야 안전한 것인 지 알아본다.
  • 전경련 또 ‘회장 구인난’

    전경련 또 ‘회장 구인난’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또 ‘회장 구인난’에 봉착했다. 임기 2년이 끝날 때마다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전경련 회장은 재계의 좌장이다. 명예스러운 자리다. 그런데 왜 하나같이 손사래를 칠까. ●명예는 없고 부담만 있다? 첫째 자리 자체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고(故) 이병철 삼성, 고 정주영 현대,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은 전경련 회장을 지냈다. 이 때까지만 해도 ‘재계 대표주자=전경련 회장’이라는 등식이 얼추 성립했었다. 그러나 DJ(김대중 전 대통령) 정권과의 밀월설이 나돌았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그룹 해체와 함께 99년 전경련 회장직에서 중도사퇴하면서 전경련의 위상은 급격히 추락했다. 후임자를 구하지 못한 전경련은 중견그룹, 전문경영인에게까지 문호를 개방했다. 궁여지책이었지만 회장 권위는 그만큼 떨어졌다. ●체력·‘말발´등 조건도 까다로워 둘째 회장되는 조건이 까다롭다. 전경련 회장은 때로 정부를 향해 쓴소리도 해야 한다. 총수 개인이 됐든, 사업이 됐든 약점잡힐 만한 ‘흠’이 있어서는 안된다. 재계 내부의 이해관계도 잘 조절해야 한다. 그룹의 순위도 높아야하지만 제 아무리 재계 서열이 높아도 나이가 어려서는 ‘말발’이 서기 어렵다. 크고 작은 공식행사를 소화할 수 있는 체력도 있어야 한다.‘재계 순위’라는 큰 자격요건은 다소 완화된 반면,‘기타 자격요건’은 여전히 까다로운 것이다. 지난 9월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3년만에 참석해 “회장 자리에 뜻이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자아냈던 김승연(54) 한화 회장은 뜻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건희 회장은 ‘차차기´ 풍문 셋째 내년 대통령 선거가 결정적인 부담이다. 한 재계 인사는 “정권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민감한 상황에서 누가 재계 수장 자리를 맡으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건희(64) 삼성그룹 회장이 한사코 차기 회장직을 고사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회장은 ‘차차기’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풍문도 들린다. 재계는 2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삼성 이 회장을 간곡히 추대하는 모양새를 갖춘 뒤에 현 강 회장이 연임하는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강 회장도 회사(동아제약)와 집안 문제 등이 얽혀 있어 그리 녹록하지는 않다. 여든을 바라보는 나이도 부담스럽다. 그룹의 규모나 체력, 나이, 외부행사 참여를 비롯한 대인관계 등 다양한 조건을 감안할 때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전경련 회장에 적격이라는 말이 적지 않다. 하지만 구 회장은 지금도 1999년 반도체 빅딜과정에서의 섭섭함으로 전경련에 발길은 물론 눈길도 주지않고 있다. 또 다른 후보군으로 오르내리는 조석래(71) 효성그룹 회장과 박삼구(61)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측도 “챙겨야 할 그룹의 일이 너무 바쁘다.”며 고사한다. 하지만 의례적 제스처로 보는 시각도 없지 않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모든 책임 청와대에” 黨 마이웨이 작심?

    “모든 책임 청와대에” 黨 마이웨이 작심?

    여당 지도부가 27일 청와대의 회동 요청을 거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열린우리당의 단순한 불만 표출이라고 치부하기는 어렵고, 메가톤급 파장을 예고하고 있다. 여권 내부에서 이번 청와대 만찬 거부 사태를 국정 주도권 싸움을 넘어 당·청간의 ‘결별 전초전’으로 해석하는 기류가 힘을 얻고 있다. 마이웨이 수순밟기에 들어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더군다나 청와대의 ‘여·야·정 정치협상회의’ 제안은 하루만에 무기력한 여권의 현주소를 재확인하는 해프닝으로 결론났다. 이에 따른 여권의 부담도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 같다. ●청와대 일방통행식 결정에 불만표출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이 노무현 대통령의 청와대 만찬 간담회를 단호히 거부한 배경에는 청와대의 누적된 ‘일방통행’식 의사결정에 대한 불만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6일 청와대가 제안한 ‘여·야·정 정치협상회의’는 당의 불편한 심기에 기름을 붓는 꼴이 됐다고 한다. 김 의장은 노 대통령이 최근 APEC 정상회담차 출국했을 당시 이병완 청와대 비서실장을 통해 노 대통령과의 면담 요청을 두 차례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정책현안을 위한 면담제의까지 합하면 모두 네 차례라는 것이다. 김 의장측 핵심 관계자는 “골이 깊을 대로 깊어진 당·청관계를 터놓고 말해보자는 취지로 간곡하게 요청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청와대가 보내온 답변은 여·야·정 정치협상회의와 당 지도부 만찬 간담회라는 것이었다. 청와대의 만찬 간담회 요청에 김 의장은 취임 직후 가장 격노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당 핵심 관계자는 “청와대가 당과 더이상 대화를 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면서 “앞으로 당·청이 공동운명체라고 강조하려면 당과 긴밀히 상의하든지 아니면 다른 야당과 똑같이 대하든지, 모든 것은 청와대에 달려 있다.”고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김 의장은 당·청 주례회동을 요청해 놓았다. 향후 당·청관계를 가늠하는 마지막 잣대로 판단하겠다는 의중이 깔려 있다. ●여·야·정 정치협상회의 결렬 파문 여·야·정 정치협상회의가 결렬된 것도 청와대의 사면초가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위기돌파용 카드가 여권의 구심력 해체를 가속화하는 부메랑으로 되돌아온 것이자, 참여정부가 마지막 자존심으로 여겨온 사법·국방 등 개혁법안의 국회 처리가 더욱 어려워지는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김근태 의장은 이날 비대위에서 “앞으로 정부가 방향을 정해놓고 추진하는 당정협의에는 응하지 않겠다.”며 청와대의 ‘독주’에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게다가 조인스닷컴과 미디어다음의 의뢰로 ‘리서치 앤 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창당 이후 처음으로 한 자릿수인 8.8%로 추락, 민주당 8.5%, 민주노동당 8.4%와 엇비슷하게 나타났다.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는 당·청 관계는 향후 정계개편 정국에서 빠른 속도로 여권의 분화를 촉발시킬 전망이다. 박찬구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등단 6년차 30대 두 작가의 연작소설집

    등단 6년차 30대 남성 작가 두명이 나란히 연작소설집을 냈다.2000년 한국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장편 ‘서울특별시’로 ‘오늘의작가상’(2003)을 수상한 김종은(32)과 같은 해 계간 ‘문예중앙’신인문학상으로 문단에 나온 김종호(36)가 그들이다. 등단 햇수도 같고, 이름도 비슷(?)하지만 소설집 제목에서 느껴지는 차이만큼이나 두 작가가 보여주는 작품 세계는 확연히 다르다. ■ 첫. 사. 랑. 잊지못할 기억들 14편 김종은의 ‘첫사랑’(민음사)은 누구나 가슴 한편에 아릿하게 간직한 비밀스런 추억의 언저리를 건드린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줄기차게 다뤄져온 진부한 주제지만 전작들에서 경쾌한 감수성을 인정받은 작가는 이를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풀어낸다. 소설은 첫사랑의 실체를 다양한 선율과 리듬으로 변주해낸 14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됐다. 작가의 이력을 빼닮은 1974년생 남자 ‘정은’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탓에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로도 읽힌다. “첫사랑 없어요?첫사랑 얘기 좀 해보라니까요.” 친구의 부탁으로 소개팅 자리에 대신 나간 ‘정은’은 상대 여자의 갑작스런 질문에 불현듯 시간을 거슬러 첫사랑에 얽힌 옛 기억들을 하나씩 떠올린다. 그 기억들속에는 교회 예배당에서 정은의 마음을 설레게 했던 소녀가 있고, 정은의 눈에 천사로만 보였던 술집 아가씨도 있다. 첫사랑의 대상이 꼭 사람일 필요가 있을까. 어릴 적 애써 모았던 딱지, 구슬같은 사물이나 “연애라도 하는 듯 즐거웠던” 소설도 정은에겐 잊지못할 첫사랑의 기억이다. 그리고 자신의 첫사랑뿐만 아니라 주변의 모든 첫사랑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임현정의 ‘첫사랑’, 이은하의 ‘미소를 띠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 등 곳곳에 녹아있는 대중문화 코드가 타임머신마냥 독자를 과거의 시간으로 되돌려놓는 것도 소설의 또 다른 재미다.9500원. ■ 정. 체. 성. ‘나’ 찾아 떠나는 글쓰기 김종호의 ‘산해경草’(랜덤하우스)를 읽기 위해선 독한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전통적인 서사의 틀을 깨는 자유분방한 텍스트 구성, 과감한 문법해체, 난해한 형이상학적 사변 등이 책장을 쉬 넘기지 못하게 한다. 소설의 서두는 글을 쓰는 화자 ‘나’의 얘기로 시작한다.‘나’는 ‘너-그녀’가 떠나가자 상실감을 메우려 글을 쓴다. 글쓰기를 통해 그녀와 다시 만날 방법을 모색하지만 글을 쓰는 도중에 ‘나’는 애벌레에서 고치로, 그리고 나비로 변모하는 환각의 세계를 경험한다. 소설에서 명확한 것은 없다. 골방에 틀어박혀 글을 쓰는 ‘나’의 실체도 모호하다. 작가가 강조한 “나는 쓴다, 고로 존재한다”는 명제가 말해주듯 다만 쓰는 행위를 하는 ‘나’는 자유롭게 사고하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주체적 행위자로 존재한다. 평론가 김인호의 말을 빌리면 김종호는 “문학이 세계에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는 환상을 버리고서 문학 자체의 문제에만 파고드는”작가다. 말(언어)에 대한 집착이 만들어낸 꿈과 환상을 다룬 등단작 ‘섞어가다, 말’, 욕망과 무의식이 뒤엉킨 사유의 세계에 천착한 첫 소설집 ‘검은 소설이 보내다’에 이어 작가는 이번 연작소설에서도 자신만의 독특한 문학세계를 굳건히 지켜가고 있다.9800원.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Metro] 광화문 새달 4일부터 철거 3년에 걸쳐 제모습 복원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이 다음달 4일부터 철거되면서 3년에 걸친 제 모습 찾기에 나선다. 문화재청은 12월4일 광화문 제 모습 찾기 선포식에 이어 광화문 복원에 나서 2007년 5월까지 철거·해체공사를 한 뒤 2009년 말까지 새로운 광화문을 복원한다고 23일 밝혔다. 선포식에는 광화문 용마루 철거와 함께 복원 공사기간 동안 가림막으로 사용될 상징조형물(조감도) 제막식도 함께 열린다. 가림막 상징조형물은 홍익대 미술대학원 강사인 양주혜(51) 설치미술 작가가 만든 ‘과거-현재-미래의 광화문을 하나로’가 선정됐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울산, 5대권역 관광사업 7500억원 투자

    울산지역 관광 개발을 위해 2011년까지 민자와 국비 등 7507억원이 투입된다. 울산시는 오는 2011년을 목표로 하는 울산권 관광개발사업 계획을 확정해 22일 보고회를 했다. 시가 확정한 관광개발사업에 따르면 도심관광권·역사문화관광권·산악관광권·해양관광권·산업관광권 등 5대 권역으로 구분해 22개 관광자원개발사업과 13개 관광진흥사업을 계속 및 신규사업으로 추진한다. 관광자원개발사업에는 강동 해양 관광단지조성, 달천 철장 관광자원화, 산업테마거리 경관문화 형성, 반구대 암각화 문화관광자원화, 신불산 산악레포츠공원 조성, 태화강 백리 오솔길 조성, 일산유원지 조성, 고래 해체장 건립, 언양읍성 복원정비 등이 포함돼 있다. 또 관광진흥사업으로 해상·산악스포츠 활성화, 세계옹기 엑스포 개최, 울산 12경 포토존 설치, 시티투어 관광명물화, 국제 크루즈 유치, 한·중·일 관광교류사업 등이 추진된다. 사업비는 민자 5190억원(강동권 개발사업 3340억원 등)과 국비·지방비 등 7507억원(개발사업 7193억원, 진흥사업 314억원)이 각각 투입된다.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무장괴한 이라크 보건부 청사 공격

    이라크 바그다드 한복판에 있는 보건부 청사에 23일 무장괴한 30여명이 침입해 30분 동안 보안군과 격렬한 교전을 벌였다. 무장괴한은 이날 오후 2시쯤 박격포와 기관총을 동원해 보건부 청사를 습격, 장악을 시도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보건부가 시아파 관할인 점으로 미뤄 수니파 무장세력의 소행으로 추정된다. 한때 알리 알 셰마리 보건부 장관과 직원 2000여명이 청사에 억류됐다. 괴한들은 미군 헬기가 도착하자 모두 달아났다. 사망자는 없었으나 4명이 다쳤고 박격포 세 발에 청사 건물이 심하게 파손됐다. 알 마리 장관은 시아파 급진지도자인 무크타다 알 사드르의 추종자로 알려져 있다. 알 사드르가 이끄는 메흐디 민병대는 현 이라크 정부의 강력한 지지세력이지만, 미국의 해체 요구를 거부한 채 그동안 수니파 무슬림 수천명을 살해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4일 수니파 관할인 고등교육부 직원 100여명이 무장괴한에 납치됐다가 풀려난 사건에 대한 일련의 보복으로 추정된다. 또한 이라크군의 취약한 치안 능력과 내전 발발의 위기를 동시에 보여준다. 이날 메흐디 민병대의 본거지이자 시아파 빈민가인 바그다드의 사드르시티에서도 3건의 차량 폭탄 테러가 발생, 최소 25명이 숨지고 75명이 다쳤다. 지난 19일에는 암마르 알 사파르 보건차관이 납치됐다.박정경기자 olive@seoul.co.kr
  •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7) 성욕과 에로티시즘

    [김형효 교수의 테마가 있는 철학산책] (47) 성욕과 에로티시즘

    20세기 프랑스의 구조주의 철학자 푸코는 역사에서 성욕의 영역이 어떻게 이성과 지식의 권력에 의하여 억압되어 왔는지 그의 저서 ‘성욕의 역사’ 3부작에서 분석했다. 한국에서 이 책을 ‘성의 역사’라고 옮겼는데, 이것은 잘못이다. 성(sex)과 성욕(sexuality)은 다르다. 전자는 중성적 의미를 띠고 있고, 후자는 성을 통한 인간 욕망의 분출을 뜻한다. 그는 성욕의 고고학적 계보를 추적하면서 서양이 추구해온 이성주의의 학문이 성욕을 광기와 유사한, 위험한 비이성적 대상으로만 취급해온 이성적 사회의 권력을 비판하면서, 이성과 비이성의 분리 이전의 인간의 진실을 찾고자 하였다. 그리고 그는 고대 그리스가 그런 분리 이전의 인간이해를 이루었다고 평가하면서, 로고스(logos=이성)와 히브리스(hybris=몰이성)가 대립과 모순으로 나누어지기 이전의 원초적인 통합의 인간을 찾으려 하였다. 푸코의 이 요청은 철학적으로 중요한 아포리아(aporia=풀리지 않는 난제)를 던졌다. 사실상 의식의 표면에서 인간은 이성적이고 도덕적인 것 같은데, 무의식의 심층에서 인간은 성욕의 용암을 폭발시키고 있고, 미칠 수 있는 광란의 가능성을 그의 몸 깊은 곳에 은닉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인간은 저 이성적 훈련에 의한 억압보다 폭발하는 몰이성의 말에 의하여 더 거짓없는 진실을 토해낸다. 그러나 성욕의 말은 진실하기도 하지만 위험하기도 하다. 푸코가 남다른 혜안으로 성욕과 비이성의 숨은 지하세계를 구조적인 인식론으로 밝혀 냈지만, 그는 동성애에 의한 에이즈에 걸려 50대에 일찍 죽었다. 프로이트의 심리학 이후로 20세기의 서양 철학자들은 대개 이 성욕을 주요한 테마로 다루었다. 왜냐하면 20세기 후기 철학의 큰 화두는 몸과 그 욕망이었기 때문이다. 이 주제를 가장 심도있게 다룬 철학자가 프랑스의 메를로퐁티다. 인간의 의식이 타자의 의식과의 상호관계에서 구체화되듯이, 인간의 몸도 타자의 몸과의 관계에서 잠을 깬다. 잠을 깨는 순간이 바로 에로틱한 느낌을 갖는 순간이다. 에로틱한 느낌은 꼭 성인 남녀의 몸 사이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고, 아기의 몸에 대한 가족의 사랑에서도 일어난다. 아기가 너무 귀여워서 발가락이나 뺨을 어루만지고 깨물고 싶은 욕망을 느낀다. 인간의 몸은 타인과 관계를 맺음에서 객관적 대상이 아니고 살(肉)로서 나타난다. 내 몸과 타자의 몸과의 사이에 주관도 아니고 객관도 아닌 그런 애매모호한 사이세계를 공유하고픈 욕망을 몸이 각각 느낀다. 이 사이세계가 ‘살’(flesh)이라고 메를로퐁티가 말했다(24회 글 참조). 이 성욕의 에로티시즘은 나의 몸이 타자의 몸과 일체를 이루어 하나가 되고 싶은 욕망의 발로다. 모든 인간관계가 다 성욕으로 환원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성욕을 제외하고 인간관계가 해명되는 것은 아니다. 메를로퐁티가 그의 ‘지각의 현상학’에 든 보기를 취한다. 어떤 처녀가 애인과 사귀는 것을 어머니로부터 금지당한 이후에, 그녀의 몸은 스스로 먹고 잠자기를 거부하고 외출도 마다하고 드디어 실성하여 말도 하지 못한 상태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성욕의 금지는 모든 다른 일반적 관계마저 스스로 차단시키는 결과를 빚는다. 성욕의 에로티시즘은 단지 좁은 의미의 성관계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모든 타자지향적 운동의 거부를 초래하는 원동력으로 이어진다. 적어도 성욕이 인간관계의 모든 성취감을 가능케 하는 가장 저변의 원동력이라는 것이 메를로퐁티의 견해다. 그것이 없다면, 모든 인간관계가 사라진 목석이나 얼음과 같다는 것이다. 몸의 성욕은 모든 것을 의미화한다. 그것이 없어지면, 인간에게 의미마저 사라진다고 메를로퐁티는 생각한다. 모든 종교와 도덕은 다 성욕의 억압을 요구해 왔다. 푸코는 특히 서양의 기독교 율법이 성욕의 억압을 정상상태의 척도로 세워놓았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종교와 도덕은 에로티시즘의 적이었다. 어느 종교적 수행자가 성욕이 자꾸 발동되어서 마음이 에로틱한 생각으로 덮이기 때문에 성기를 잘라내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그는 성자가 되려는 욕망도 차단되면서 오히려 모든 의욕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성욕은 성기를 잘라낸다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인간관계의 무의식의 원동력으로서의 성욕은 성기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니다. 성기는 그 성욕의 실현도구일 뿐이다. 성자나 현자는 이 성욕에서 해방될 수 있을까? 메를로퐁티에 의하면 그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성욕은 물건처럼 어떤 창고에 가두어 둘 수 없고, 그것을 영원히 무화(無化)시킬 수 없기 때문이다. 성욕은 몸을 지닌 마음이 영구히 벗어나지 못하는 욕망이겠다. 몸을 떠난 마음은 혹시 성욕을 갖고 있을까? 불교적으로 마음은 습관화된 업(業)으로 보기 때문에 탈육(脫肉)의 마음도 그 인습 때문에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업을 바꾸지 않으면, 윤회의 바퀴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불교도가 아닌 메를로퐁티도 그 성욕이 우리 몸의 것도 아니고, 우리 자신의 의식의 것도 아닌 어떤 알 수 없는 것에서 나오는 것이 아닌가 하고 ‘지각의 현상학’에서 불교도처럼 짐작하기도 한다. 좌우간 성자와 현자도 성욕을 지우지 못하고, 그 성욕을 다른 방식으로 변용시켰을 뿐이라고 추측한다. 그가 성욕의 살을 철학적으로 언명하면서, 성욕은 몸이 타자의 몸과 일치하고픈 관여의 욕망이라고 표현했다. 이 일치의 욕망이 소유론적인가, 존재론적인가? 그는 이 점을 분명하게 밝히지 않고, 그의 특유의 애매모호성(ambiguity)의 이론으로 성욕의 본질을 기술했다. 그러나 프랑스의 정신과 의사였던 라캉은 성욕을 소유론적으로 해석했다. 아기는 이미 무의식적으로 그의 어머니의 남근(Phallus)으로 존재한다고 착각한다는 것이다. 아기가 이미 어머니의 자궁에서 탯줄로 연결되어 존재했었는데, 부득이 세상에 나오면서 그 탯줄을 자르는 엄청난 고통을 겪게 된다. 그와 동시에 아기는 자기 몸이 산산조각으로 갈라져 있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치유 불가능한 정신병자는 자기 몸이 갈가리 찢겨져 있다는 환상을 떨쳐버리지 못하고 평생 괴로움에서 지낸다는 것이다. 예컨대 15~16세기 벨기에의 프랑드르 지방의 화가인 보슈의 그림인 ‘성 안토니오의 유혹’은 지옥의 고통과 에로틱한 분위기가 뒤섞인 분위기인데, 거기에 사지가 절단된 광인들의 환상이 그려져 있다. 라캉은 이 그림이 인간의 원초적 괴로움의 무의식을 반영한다고 보고 있다. 정상적 아기는 거울을 통하여 자기 몸이 온전함을 보고 매우 기뻐한다고 한다. 정신병자는 거울을 보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는 것이다. 좌우간 정상적 아기는 자기가 그 어머니와 일치상태에 있게 하는 남근이라고 착각하면서 남근으로서 어머니를 소유하고픈 욕망을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아기에 대한 남녀의 구분은 여기서 별로 의미가 없다. 이 착각을 깨는 것은 아기가 사회생활로 들어가는 순간에 이루어진다. 그 착각을 깨고 아기의 사회생활의 입문을 가능케 하는 것이 ‘아버지의 법’이라는 것이다. 아버지의 무서운 상징적 법이 아기가 어머니를 소유하려는 욕망을 금지하기에, 아기는 직접적 소유를 포기하고 간접적인 우회의 길을 밟아 언어를 배우면서 상징적인 에로틱한 소유적 합일을 늘 꿈꾼다는 것이다. 그래서 아기는 스스로 ‘이상적 자아’가 되기를 그치고, 아버지의 상징이 허용하는 ‘자아의 이상’을 찾아 자아실현의 길을 찾아간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이 커서 자기의 이상을 실현하는 것은 모두 원초적 어머니와의 소유를 먼 우회의 길을 통하여 간접적으로 이루려는 욕망에 불과한 셈이다. 에로티시즘에 대한 라캉의 소유론과 상징론은 이성의 노동으로서 일체의 모든 것을 의미와 지식으로 구성하려는 헤겔 철학과 유사한 데가 있다. 실제로 라캉은 철학적으로 헤겔을 좋아했다. 그러나 헤겔적인 일체의미와 그 논리의 사상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프랑스의 20세기 해체철학자로서 바타이유가 있다. 바타이유는 그의 저서 ‘에로티시즘’에서 심신의 모든 에로티시즘은 존재의 격리와 단절에 대하여 깊은 연속의 감정을 대체시키는 것으로 읽었다. 옷을 벗는 나체는 자기 폐쇄의 단절을 살아가는 인간이 그것의 한계를 넘어서려는 교환의 상태라는 것이다. 인간의 성욕은 바다의 파도가 서로서로 주고받듯이 혼융의 새로움으로 합일하고자 하는 자기부정의 황홀과 같다는 것이다. 이 황홀감의 욕망은 곧 죽음에의 몰입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에로티시즘은 죽음에게 문을 열어준다.” 여기서 말한 죽음은 자기 폐쇄적 고집의 소멸을 일컫는다. 성욕은 자기를 무화시키는 황홀과 직결된다. 자기 무화로서의 죽음은 곧 모든 분별력을 넘어 가려는 욕망을 말한다. 여기서 바타이유는 성욕을 황홀감의 종교적 신비주의와 비교한다. 다 같이 자기를 잊는 황홀감에서 성욕과 신학적 신비주의는 유사하나, 후자는 자기를 잃으면서 더 큰 것을 신으로부터 획득하려는 지배권(mastership)의 소유론을 버리지 못한 것이라고 그는 비판한다. 그는 이런 신학적 신비주의를 부정하면서, 에로티시즘과 자기의 비(非)신학적 신비주의(atheological mysticism)를 모든 지성의 파멸과 논리의 와해를 상징하는 무지(無知)와 무아(無我)와 비어 있는 하늘을 닮은 자유의 지상권(sovereignty)에 비유했다. 바깥에 대하여 ‘오직 모를 뿐’이라는 20세기 한국의 고승 숭산대사의 가르침은 곧 자아의 주체의식을 해체시키고, 이 해체가 자유로운 해탈의 지상권으로 마음을 이끈다는 바타이유의 사유와 일맥상통한 데가 있는 것 같다. 그렇다면 성자는 육체의 성욕에서 일체 존재와 교환하는 마음의 황홀로 욕망의 자리를 단지 바꾼 것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에로티시즘이 죽음으로 이끈다는 것은 세상에 대하여 잘난 체하는 자아의 모든 분별적 지식을 포기한다는 것과 같다. 그가 ‘무(無)의 사유는 사유의 무’라고 말한 것은 결국 모든 지성적 사고의 포기를 유도하는 허심(虛心)이 ‘비신학적 황홀’(atheological ecstacy)이라는 말과 같겠다. 허심의 비신학적 황홀은 세상을 인간이 부과하는 의미로 채우려는 의지의 철학이 아니라, 놀이로서 자기를 잊고 만물과 교감하려는 자기 죽음의 사유와 동의어겠다.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철학
  • [사설]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본격화하자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이 “미국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경우 한국전의 종료를 선언할 수 있다.”고 밝힌 배경이 드러나고 있다. 한반도 휴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자는 얘기이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지난해 9·19 공동성명에서 평화체제 협상이 언급된 적은 있었지만 미국은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다. 미국의 태도가 대화와 협상쪽으로 바뀌고 있는 현상은 고무적이다. 북한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대체하자고 꾸준히 요구해왔다. 한반도 상황을 일시휴전으로 유지하는 것은 아무래도 불합리하다. 그럼에도 북한 주장을 순수하게 받아들일 수 없었던 이유는 그들의 노림수 탓이었다. 유엔사 해체를 통한 주한미군 철수, 한국을 배제시킨 뒤 미국과의 담판이 북한의 희망사항이었다. 북한의 속셈을 알면서도 최근 들어 정부와 대다수 한반도 전문가들이 평화협정으로의 전환 필요성에 동의한 것은 정전체제로는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만들 수 없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평화체제 논의를 본격화하되 준비작업은 치밀해야 한다. 한국이 협의 주체에서 빠진다거나, 주한미군 철수 논란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9·19 공동성명에는 6자회담과 별도의 포럼에서 영구적 한반도 평화체제에 관한 협상을 가진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한국전쟁에서 실제로 전투를 했던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4개국이 평화협정 체결의 협상 당사자가 되어야 한다고 본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핵폐기가 우선돼야 한다는 점이다. 한성렬 전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가 ‘선(先) 평화체제, 후(後) 핵포기’를 거론한 적이 있지만 받아들일 수 없는 수순이다. 북핵이 먼저 폐기된 뒤 평화협정이 체결되고, 한국·미국·중국이 북한의 체제안전을 공동보장하는 우크라이나식 해법이 바람직하다. 북한은 한·미가 마련중인 평화체제 전환 방안에 적극 호응하길 바란다.
  • [열린세상] 지역재단을 설립하자/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대학원장

    외환위기 때와 비교하면 각종 지표가 많이 개선되었는데도 서민들의 삶은 날로 어려워만 간다. 빈곤층을 위한 정부의 소득지원 정책도 대폭 확대되었는데, 빈곤문제가 크게 완화되었다는 증거는 별로 나타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생활고로 인한 자살이 빈발하고, 가족해체가 증가하는 등 다양한 위기증상을 보이며 악화되고 있다. 이는 빈곤의 악순환을 초래하는 새로운 사회문제에 대한 적절한 지원책이 지역사회 내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지역사회 내에서 사회서비스 공급을 위한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에 취약계층의 삶의 질도 향상되지 않고, 사회서비스 부문의 일자리도 창출이 안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선진 복지사회를 이룩하기 위해서는 국민 모두가 지역사회에서 건강하고 안전하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복지체계를 갖추어야 한다. 복지사회에서는 소외계층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정부의 책임과 함께 시민의 참여와 역할이 강조된다. 우리도 정부 공공정책의 한계를 극복하고 성숙한 시민사회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정부 재원만으로는 복지사회 구축에 필요한 자원을 충분히 조성할 수 없기 때문에 민간의 활력적인 참여를 유도해야 한다. 그러나 선의를 가진 시민들이 지역사회 내 소외된 사람들을 돕고 싶어도 어디에 기부금을 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연말이 되어 불우이웃돕기 모금행사에 참여하거나 방송을 보고 ARS를 통해 기부 전화를 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상당한 재산을 출연하여 복지재단을 만들고 싶어도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다. 더구나 우리나라 재단들은 특정 정부부처의 허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관련 부처와 연관된 사업만 해야 하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따라서 지역사회에서 출현하는 새로운 문제에 대한 지원이 지역사회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쉽지 않은 구조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지역재단 설립을 촉진할 필요가 있다. 지역재단은 지역 주민들에 의해 조성된 재원으로 지역의 복지 발전 등을 위해 배분하는 기능을 갖는 자선조직이다. 순수한 민간재단의 한 유형으로,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지역사회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기부한 기금을 모체로 설립되는 것이 특징이다. 부유한 개인이나 가족이 기금을 출연하여 만든 독립재단이나, 기업이 사업비를 제공하는 기업재단과는 달리 지역재단은 불특정 다수 지역주민들의 다양한 기부를 통해 설립되고 지역주민들에 의해 운영된다. 미국에는 현재 600개 이상의 지역재단이 있는데, 정부는 지역재단의 설립을 촉진하고자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우선 재단을 만드는 절차가 매우 간소하여 하루 만에 설립이 가능하고, 기부금에 대한 세재혜택도 다른 유형의 재단보다 더 많이 해준다. 그 결과 지난해 미국의 지역재단에 기부된 금액은 22억달러(약 2조원)에 이르며, 이는 전년도에 비해 41.6%가 증가한 금액으로 다른 영역의 기부와 비교해 증가율이 가장 높았다. 최근 로스앤젤레스의 한 할머니가 2억달러(약 1884억원)를 기부하여 미국 역사상 자선재단에 기부한 개인 유산 중 최대 규모를 기록한 일도 캘리포니아 지역재단에 기부한 것이다. 기업들도 지역재단을 통해 지원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삼성이 희망제작소의 박원순 변호사를 통해 지역재단 설립을 지원하는 의지를 보이는 등 기업들의 참여가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다. 이와 같이 지역재단에 기부가 늘어나는 까닭은, 지역 문제에 대해 지역재단들이 시의적절하고 유연하게 대처를 잘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기부를 할 때 가장 크게 고려하는 것은 자신과의 연고이다. 자신이 사는 지역, 자녀들이 교육을 받고 성장하는 지역은 가장 매력 있는 기부처가 될 것이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서도 구체적인 지역을 기반으로 한 지역재단 설립을 활성화해야 한다. 정무성 숭실대 사회복지대학원장
  • [통합교과논술 대비 이렇게] (4) 교과서로 시작하자

    [통합교과논술 대비 이렇게] (4) 교과서로 시작하자

    대학들은 공통적으로 교과서에 바탕을 둔 논술 출제를 지향하고 있다. 교과서 내용과 개념을 출제의 기본적인 틀로 삼는 것은 앞으로 시행될 통합논술이 또 다른 입시 부담이 된다는 지적과, 실제 고교 교육과정의 현실과 괴리되어 있다는 비판을 아울러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기 때문일 것이다. ●통합논술 기초는 교과서 따라서 통합논술을 준비할 때 가장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이 바로 교과서다. 단, 이 말을 ‘교과서만’ 정독하면 된다는 차원으로 오해해서는 안 된다. 각 개별 교과서의 주요 개념과 내용을 연계시킬 수 있는 공통적인 개념과 적용의 학습법이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사회 교과서의 ‘분배’의 정의와 윤리 교과서의 ‘도덕적 정당성’의 개념이 서로 통합 연계될 수 있고, 이와 관련한 수리적 연산과 원리가 동원될 수 있을 것이다. 교과서의 주요 개념을 토대로 상호 연계와 적용의 통합적 사고를 더욱 유연성 있게 구사하는 것이 통합 논술의 핵심이라 할 수 있다. ●통합 논술에서의 교과서 활용 사례 교과서 내용과 개념을 근간으로 통합논술이 출제된다는 것을 단순한 사실로만 받아들이고 교과서 활용법을 모른다면 실제로는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통합논술이 지향하고 있는 ‘교과서 중심 논술’의 실상을 정확하게 파악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교과서를 근간으로’ 삼는 통합 논술의 의미는 우선 교과서의 내용과 기본 개념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몇 가지의 경우로 나눠 볼 수 있다.1) 교과서의 지문을 발췌하여 그대로 논술 제시문으로 활용하는 경우(2008 서울대 1차 예시 문항),2) 교과서의 주요 개념과 내용을 활용, 적용하는 경우(2008 고려대 예시문항), 3) 각 교과목의 내용을 통합하고 해체하여 하나의 논의 속에 포괄시켜 출제하는 경우(2008 연세대 예시문항)가 그것이다. 이 중에서 특히 서울대 예시문항의 경우는 사회, 도덕, 문학 교과서의 내용을 그대로 제시문으로 활용하고, 그것을 토대로 기본적인 학습 내용과 개념을 직접적으로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2008 통합 논술은 일정한 기준 없이 광범위한 내용을 다뤘던 과거 고전 논술과 달리, 개별 교과서의 내용과 기본 개념을 기준으로 여러 자료들을 동원하여 분석하고 해석하는 경향을 뚜렷이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기본개념부터 철저히 익혀야 2008 통합논술의 특성은 과거 고전 논술이나 본고사와의 차이를 통해 이해하는 것이 좋다.1990년대 고전 논술이 동서양 고전의 내용을 토대로 광범위한 논제를 다뤘다면, 통합논술은 고교 교육과정을 절대적으로 존중하되, 교과별 연계와 통합을 통해 기본적인 개념과 내용을 새롭고 다양한 자료에 적용하기를 요구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따라서 2008 통합 논술에 가장 잘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선 사회, 도덕, 문학, 수학과 같은 교과서의 기본 개념과 내용을 철저히 익혀야만 한다. 교과의 기본적 개념과 내용이 통합 논술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는 것은 확실하기 때문이다. 또한 통합논술은 과거 본고사와도 다르다. 기존의 본고사는 제시문에 나타난 주제 파악과 해석, 일정한 수리 계산을 요구하는 지식 측정의 차원에 머물렀지만, 통합논술은 교과서의 내용을 개념원리적인 차원에서 능동적으로 응용하고 적용하기를 요구한다. 따라서 교과서에 제시된 기본적인 개념과 내용을 철저히 이해하는 한편 그것을 여러 도표나 자료에 적용해서 활용할 수 있는 방법론과 실제 연습이 필요하다. ●과목간 연계 훈련 필요 통합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들은 교과학습을 넘어 몇 가지 훈련을 더 해야 한다. 우선, 각 과목의 주요 내용과 개념을 단원마다 정리해 나가되 과목간에 연계될 수 있는 공통 항목들을 재정리할 수 있는 통합적 개념과 사고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를테면 문학+역사, 과학+예술, 수학+생물, 종교+과학 등 다양한 조합과 연계를 살필 수 있어야 한다. 관련없어 보이는 과학적 탐구와 예술 활동의 공통점, 수리적 사고와 인문학적 상상력, 역사의 과학성과 문학성 등 상호 경계를 넘나들면서 공유할 수 있는 공통 항목과 개념을 발견해 낼 수 있어야 한다. ●기존 논리와 다른 각도 분석력 중요 통합논술을 제대로 준비하기 위해서는 배경지식적 차원에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들보다는 미시적으로 각종 자료를 통해 도출해 낼 수 있는 자료 해석에 대한 안목도 길러야 한다. 어떤 전제 없이 자료만으로도 구체적인 결론을 도출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런 점에서 도식적으로 적용될 수 있는 기존의 논의들은 참조의 대상일 뿐 실제로는 큰 영향력이 없고, 오히려 기존의 논의와는 다른 각도에서 자료들을 살필 수 있는 분석력이 중요하다. 따라서 교과서의 기본적인 개념과 내용을 기준으로, 독서와 자료 분석력에 관한 실전 연습이 더욱 필요하다. 무엇보다 교과서의 주요 개념과 내용의 통합적 적용을 가장 손쉽게 할 수 있는 방법은 수험생 스스로가 각 교과의 매 장마다 수록된 학습활동의 영역을 유심히 살펴보는 것이다. 교과서에는 각 과목의 해당 단원마다 심화학습이 소개되어 있다. 그 속에 단원의 핵심내용이 농축되어 있기 때문에 그에 따른 학습 활동을 꼼꼼히 해 나가면 통합교과 논술의 예상문제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이성권 메가스터디 언어/논술 강사
  • 부동산失政 질타 ‘국회 들썩’

    부동산失政 질타 ‘국회 들썩’

    13일 국회 본회의의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에서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와 난맥상 비판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다. 부동산 정책을 맡고 있는 추병직 건설교통부 장관과 이백만 청와대 홍보수석, 청와대 경제보좌관 등 정책라인의 ‘경질’도 강력하게 요구했다. 산업자원부 장관 출신의 열린우리당 정덕구 의원은 “불완전한 부동산 시장에서 정부와의 게임 대상은 전체 5000만 국민 모두”라며 “최대한 집값이 쌀 때, 더 오르기 전에 사려는 국민들을 안쓰럽게 생각하지 않고 ‘공공의 적’으로 돌리면 (정책은) 실패한다.”고 부동산 정책의 실패에 대해 남탓하는 정부와 청와대를 질타했다. 그는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해 높은 세금을 매겼다면 이미 실패로 들어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오영식 의원은 “최근의 집값 상승은 오히려 정부가 더 부추겼다.”면서 “정부정책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무너진 만큼 정부의 부동산 정책팀을 개편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오 의원은 “최근 도입한 채권입찰제를 폐지하고 민간아파트까지 분양가 상한제를 확대적용해야 한다.”면서 “애초 채권입찰제는 주변시세와이 차익을 흡수하겠다는 취지로 도입됐으나 오히려 분양가를 상승시키는 부작용을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은 “수요예측에 대한 실패로 공급의 탄력성이 낮아져 투기수요가 유발됐다.”면서 “국민의 신뢰제고를 위해 부동산 관련 정책팀의 쇄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은 “노무현 대통령은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해야 한다.”면서 “추병직 장관과 이백만 홍보수석 등 부동산·홍보 라인을 교체하고, 부동산 정책실패에 대한 감사원 특별감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같은당 윤건영 의원은 “강남을 겨냥해 한 달에 한번꼴로 부동산 정책을 내놓았지만 집값이 오르고, 시장에서는 추 장관을 ‘친절한 병직씨’라고 부르며 조롱하고 있다.”고 소개한 뒤 “주택 시장의 요구에 맞게 공급을 확대하고, 세금 폭탄은 당장 해체하며, 양도세 등록세 취득세 등 조세 제도는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분양가 인하’ 정책은 중장기적으로 건설업체의 이윤 저하로 이어져 주택공급이 줄어들 수가 있다.”고 우려를 제기했다. 같은 당 이한구 의원도 “전국을 부동산 투기장으로 만들어, 노 대통령 표현대로, 모든 역량을 정부가 투입해서 올려놓을 수 있는 만큼 올려놓았다.”고 비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여의도In] “정계개편론속 앞날 불투명” 與 정치후원금 ‘기근 현상’

    정계개편에 휩쓸려 마음 고생이 적지않은 여당 의원들이 최근 들어 후원금 ‘기근현상’을 심각하게 겪고 있다. 연말을 앞두고 세액공제 혜택이 있는 소액 후원금 모금 시즌이 시작됐지만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시름은 점점 깊어만 간다. 불경기와 정치권 불신이 겹친 상황에서 불확실한 여당의 미래 때문에 유권자에게 손을 벌리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일부 당원들이 정기적으로 보내왔던 정치 후원금마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서울지역의 한 재선의원은 “정치 전반에 대한 냉소주의와 여당에 대한 냉담한 민심이 겹치면서 후원금을 모으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한 비례대표 의원은 “정계개편을 앞두고 당이 해체될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후원금을 달라고 말하기가 어렵다.”고 전했다. 올해는 전국단위 선거인 지방선거가 치러져 후원금 모금 한도가 3억원으로 늘었지만 일부 여당의원들은 후원금 계좌 잔고가 수천만원대에 불과, 빚도 못 갚고 있는 형편이라는 후문이다. 선관위측도 10만원까지 세액공제가 있다는 점을 들어 정치자금 소액후원 홍보에 나섰지만 차갑게 돌아선 유권자들의 민심을 돌리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앵포르멜의 선구자’ 장 뒤뷔페 회고전 덕수궁 미술관

    2차 세계대전을 분기점으로 세계 미술의 중심축은 유럽에서 미국으로 이동했다. 이후 세계 미술은 잭슨 폴록의 추상표현주의와 앤디 워홀의 팝아트, 도널드 저드의 미니멀리즘 등으로 대변되었고, 미국은 바로 이들의 무대였다. 이런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전후 유럽미술의 자존심을 지켜왔다고 평가받는 거장이 한 사람 있다. 바로 ‘앵포르멜의 선구자’로 불리는 장 뒤뷔페(1901∼1985)다. 한·불 수교 120주년을 기념해 장 뒤뷔페의 작품세계를 조명하는 대규모 회고전이 서울 덕수궁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파리에 있는 뒤뷔페 재단 및 퐁피두센터, 도요타시 미술관 등 3개국 16개 소장처와 개인 소장품을 더해 회화와 조각, 드로잉, 석판화 등 총 235점을 선보이는 초대형 전시다. 뒤뷔페는 파리 아카데미 줄리앙에서 6개월간 공부한 것이 정규 미술교육 수학의 전부다.‘아카데믹한 교육에선 더 이상 배울 것이 없다.’고 선언한 그는 41세까지 가업을 이어 포도주 상인으로 반평생을 살았다. 이후 본격적인 작가의 길로 들어선 그는 84세로 작고하기 전까지 수천점의 작품을 쉼없이 그려냈다. 그는 처음부터 어떠한 전통적 관습과 규준을 거부했고, 서구문명이 맹목적으로 좇던 가치에 의문을 나타냈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실험과 파격 그 자체였으며, 작업 내용도 변화무쌍했다. 이번 전시에선 그가 전통적 미술교육에 회의를 보이면서도 간간이 지속했던 초창기 작업들로부터 앵포르멜의 시기인 50년대, 그리고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받았던 ‘우를루프’시기, 추상과 구상의 구분을 넘는 새로운 차원의 실재를 모색했던 말년의 대표작들을 1∼4전시실에 시기별로 구분해 선보인다. 이중 미술사적으로 가장 중요했던 시기는 50년대 작품들이다. 뒤뷔페는 이때부터 손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대신 물질 자체가 만들어내는 마티에르 효과를 온전히 드러내는 ‘앵포르멜’(비정형) 작업에 몰입한다. 생활 주변의 기이한 자연물, 광물, 심지어 머리카락이나 못 쓰는 스펀지, 오물들이 작품의 재료로 쓰이는데,‘적토’‘기념비’‘풀’ 등의 작품이 대표적이다. 이 시기 뒤뷔페의 작품은 무질서적, 해체적 추상작업에 몰입했던 잭슨 폴록, 버려진 구두뒤창 등 일상 허드렛것들을 미술 소재로 끌어들였던 필립 거스턴 등 추상표현주의 작가들, 그리고 낙서나 기호 등으로 이루어진 그래피티 미술 등 미국에서 이루어진 중요한 미술 흐름에 강력한 영향을 준 것으로 평가된다. ‘우를루프’는 뒤뷔페가 지어낸 단어로 실상 어떠한 규정된 의미도 가지지 않는다. 불어 어감으로 뭔가 환상적이면서도 그로테스크한 인물을 연상시킨다고 하는데, 실제 작품 또한 그런 분위기를 풍긴다. 그는 자신이 창안한 우를루프 안에 집과 사람, 탁자와 의자, 가재도구 등을 꼼꼼히 챙겨넣은 듯한 작업을 통해 낯선 인식과 뜻밖의 시각적 경험으로 관람객들을 인도한다.‘앉아있는 남자가 있는 풍경’‘집지키는 개’‘도시의 일요일’ 등 평범한 제목이지만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보듯 시선을 끌어들이는 힘이 있다. 전시는 내년 1월28일까지. 관람료 일반 1만원. 청소년 5000∼7000원.(02)2022-0612. 임창용기자 sdragon@seoul.co.kr
  • 창당 3년만에 쓴 ‘처절한 반성문’

    창당 3년만에 쓴 ‘처절한 반성문’

    “우리당이 국민의 지지와 신뢰를 상실한 잘못을 반성하고 사과드린다. 두 눈 똑바로 뜨고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 ‘100년 정당’을 표방했으나 정계개편을 공식선언해 사실상 해체를 눈 앞에 둔 열린우리당이 창당 3주년을 맞아 10일 내놓은 반성문이다. 또한 5·31지방선거 대패이후 비상체제로 구성된 ‘김근태 체제’의 한 축인 이계안 의장 비서실장이 사의(서울신문 10일자 5면 보도)를 밝힐 정도의 참담한 상황과 무관치 않다. 17대 국회에서 152석의 ‘여대야소’구도로 출발했으나,2년 반이 지난 현재 4차례의 재보궐 선거에서 모두 패배하고, 이날 안병엽 의원의 의원직 상실로 139석으로 줄어든 집권여당이 됐다. 일부 사안에서 공조를 해 온 민주노동당의 9석을 합하더라도 과반수에 이르지 못한다. 다음주로 예정된 전효숙 헌법재판소장 임명동의안 처리부터 영향을 받을 공산이 커졌다. 이날 서울 영등포구 당사 대회의실에서 열린 창당 기념식은 착찹하고 무거운 분위기였다. 고 구논회 의원의 별세로 창당기념 등반대회도 취소한 터라 최소한의 흥겨움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현역의원 중 3분의1을 조금 웃도는 50여명이 참석했다. 창당주역으로 초대 당의장을 지낸 정동영 전 의장도 불참했다. 화환도 노무현 대통령과 임채정 국회의장, 한명숙 총리, 이용희 국회부의장이 보낸 4개가 전부였다. 김근태 의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밤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까운 법”이라며 “힘들다고 포기하지 말고 남은 산봉우리를 넘어 창당정신을 실현하는 길로 함께 가자.”고 참석자를 애써 격려했다. 김한길 원내대표는 “우리는 냉정하게 돌아보며 처절하게 반성해야 한다.”며 “개혁의 당위성에 집착해 효율성을 발휘하지 못했고 개혁과 실용을 둘러싼 내부 논쟁에 너무 많은 열정을 소모해 오랫동안 우리를 지지한 분들을 떠나게 했다.”며 자성했다. 여당의 창당 기념식을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선은 더욱 싸늘하다. 한나라당 유기준 대변인 이날 여당의 창당 3주년에 대해 “100년 정당을 공언하고 출발한 정당이 정권이 끝나기도 전에 간판을 바꿔달겠다고 하니 어디로 축하의 꽃다발을 보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국민으로부터 진정 축하받을 수 있는 정당이 되기를 바란다.”고 주문했다. 민주당 이상열 대변인은 “창당 3주년을 기념할 것이 아니라, 국민에게 석고대죄하는 날로 삼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시론] 서울대,빈곤층 특별전형 시도해보자/ 이철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

    [시론] 서울대,빈곤층 특별전형 시도해보자/ 이철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

    서울대가 발표한 2008년 전형계획으로부터 시작된 파장이 전국을 뒤흔들고 있다. 신입생 선발에서 이른바 통합교과형 논술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발표가 나가기 무섭게 사교육 산업은 논술을 중심으로 재편하고 있고, 정부는 학교 논술교육 실시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한 대학의 입시방향에 따라 전국의 교육이 요동치는 기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그만큼 학벌사회인 한국사회에서 서울대가 가지는 문제 상황을 반영하는 것이다. 더 큰 우려는 서울대가 학생선발을 통하여 학벌사회와 학력의 대물림을 강화한다는 데에 있다. 현재 서울대의 사회적 불균형과 편중현상은 2006년 ‘서울대 신입생 특성 조사 보고서’에 명확히 드러난다. 부모의 학력과 직업 등 사회·경제적 배경이 갈수록 높아지고 편중되어 가고 있으며, 학생들 스스로 자신을 상류층이라고 느끼는 비율도 늘었다. 출신 고교에서도 과학고와 외국어고가 전체 학생의 비율은 1.4%에 불과하나, 합격자는 11.5%를 차지해 10배에 가까운 합격률을 보이고 있다. 근대 시민사회는 교육을 통해 봉건적 신분질서를 해체했다. 그러나 지금 한국 교육은 사회적 지위를 대물림하는 수단이 되어버렸다. 학교밖 교육이 절대적 역할을 하는 현재와 같은 교육환경에서 빈곤계층의 학생들은 갈수록 더 좋은 교육기회를 박탈당하고 있다. 다른 나라의 대학을 보면 이런 부작용을 막고자 입학 사정에서 소수자 우대 정책을 쓴다. 경쟁을 최고의 가치로 삼는 미국에서조차 각 주립대학은 해마다 신입생의 인종 및 계층 분포를 공개한다. 하버드대는 사립임에도 불구하고, 빈곤층에 불리하다는 이유로 올해부터 조기 입학제도를 폐지했으며, 소수인종이나 빈곤층에 20∼30%를 할당한다. 영국에선 사회적 약자 수가 목표에 미달하면 국가의 지원을 줄이고, 초과하면 늘리는 방법으로 약자 우대정책을 강제하고 있다. 서울대도 지역간 불평등을 해소한다는 명분으로 지역균형선발제도를 도입, 시행 중이다. 그러나 이 제도로 선발된 2000여명 중 빈곤층 출신은 50여명에 불과했다. 올해만 보아도 이 제도로 입학한 신입생 677명 중 서울과 경기지역만 300명이 넘는다.7개 특별시와 광역시를 포함하면 60%를 넘어 도입 취지와 달리 지역간 불평등을 강화하는 구실을 해 온 셈이다. 이런 현실에서 서울대가 빈곤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전형을 실시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것은 교육기회의 평등이란 측면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또 종전 성적 우수자를 선발하기 위해 사회적 불평등을 확대해왔던 점에 비춰볼 때 이번 계층균형선발은 사고의 전환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크다. 물론 서울대가 이 제도를 도입한다 해서 학벌사회와 학력세습의 폐해는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하지만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양질의 교육기회마저 차단당하는 빈곤층 학생들에게 계층균형 할당은 교육 기회를 얻을 수 있는 방안의 하나가 될 수 있다. 다만 계층균형 선발제도가 본래의 취지를 실현하기 위해, 또한 지역균형선발제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하다. 가령 성적위주로만 선발하거나 생색내기 수준의 적은 숫자만 뽑는다면, 잠재력 있는 빈곤층 학생을 선발한다는 취지가 무색해지기 십상이다. 또한 현재의 학력 수준이 아니라 잠재적인 가능성을 기준으로 학생을 선발하려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이철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
  • 美국방 내정 게이츠는 26년간 CIA근무 ‘정보통’

    조지 부시 대통령이 신임 미국 국방장관에 지명한 로버트 게이츠(63) 후보는 두 부시 대통령 부자와 대(代)를 이어 인연을 맺게 된 독특한 인물이다. 게이츠 지명자는 현 대통령의 부친인 조지 H W 부시 행정부 시절인 1991∼1993년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냈다. 전적으로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이 발탁한 인물이다. 1966년 CIA에 정보분석관으로 입사한 후 26년동안 근무한 대표적인 ‘정보통’이다. 옛 소련연방 해체 이전까지 소련 전문가로 활동했으며 이란과 북한에 대해서도 풍부한 경험을 가진 ‘실용적 네오콘’으로 평가받는다. 뉴욕타임스는 9일 게이츠 지명을 “부시 대통령이 초기 공화당 대외정책으로의 회귀를 의미한다.”고 분석했다.CNN도 게이츠 지명을 “헌 부대의 새 술”이라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과거 회귀형 인사’라는 지적이다. 게이츠 지명자는 주변에서는 말은 부드럽지만 강력한 뚝심을 소유한 외유내강형인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게이츠 지명자는 이라크에 대한 현 부시 행정부의 군사적 대응과 정책에 비판적 입장을 취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그가 새로운 대(對) 이라크 정책을 논의했던 이라크 연구모임의 회원이라고 밝혔다. 이 모임은 제임스 베이커 3세 전 국무장관이 운영한다. 그는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 정계 중심에 떠올랐다. 국가안보부보좌관으로 발탁된 후 말단 직원에서 수장까지 오른 첫 CIA 내부 인사다.1987년 CIA 국장에 지명됐지만 이란-콘트라 사건에 연루돼 철회되는 시련을 겪기도 했다. 그는 아버지 부시 행정부 시절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현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마이클 헤이든 현 CIA 국장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아들인 부시 대통령이 대선에 출마한 2000년 선거 캠프에 합류하지 않으면서 정계와 거리를 뒀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주말 크로퍼드 목장에 게이츠 지명자를 초대, 국방장관직을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 이후 텍사스 A&M대학 총장으로 재직해 온 게이츠 지명자는 2004년 테닛 전 CIA국장의 퇴진 때 후임으로 거론되기도 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이경형칼럼] 정계개편 에너지 어디서 오나

    [이경형칼럼] 정계개편 에너지 어디서 오나

    여당이 사실상 신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정계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명쾌한 설명이 없다. 굳이 말한다면 열린우리당 소속 의원들이 1년5개월 앞으로 다가온 18대 총선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빨리 옷을 갈아입지 않으면 지금의 당 지지도로 볼 때, 도저히 정치적으로 생존하기 어렵다는 계산 때문이다. 김한길 여당 원내대표는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열린우리당의 창당은 ‘정치 실험’이었다며 “이제는 정치 실험을 마감하고, 지켜가야 할 것과 버릴 것을 가려내어 또 한번 시작하는 아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의 해체와 통합 신당 창당을 공식화하면서 대통령 임기와 국회의원 임기를 일치시키는 ‘원 포인트 개헌’까지 제안했다. 김 대표의 발언으로 열린우리당은 국민들에게 폐업을 신고하고, 통합신당으로 첫걸음을 뗀 것으로 봐야 한다. 그러나 그 전에 할 일이 있다. 지난 3년 동안 여당으로서 한 일 가운데 무엇을 ‘버려야 할 것’인지를 분명히 밝히고, 통렬히 반성해야 한다. 구렁이 담 넘어가듯 할 일이 아니다. 그들은 지역주의 청산, 전국정당의 명분으로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을 깨뜨리고 열린우리당을 창당했다. 그 후 5개월만인 2004년 4월,17대 총선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후폭풍 덕택으로 일거에 원내 과반수 정당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그동안 집권여당으로서 국정을 어떻게 이끌어 왔나. 지금 와서 모든 게 노무현 대통령의 실정 때문이라며 발뺌한다면, 한탕치기 정당개발업자나 산에 불 질러 몇 해 농사해 먹고는 다른 곳으로 옮기는 화전민 같은 정치꾼과 무엇이 다른가. 그나마 화전민은 떠날 때, 풀씨도 뿌리고 뒷마무리라도 하고 가지 않는가. 또다시 ‘새 아침’을 열겠다고 하지만, 정계 개편의 풀뿌리 동력원은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임기 일치’ 개헌 메뉴를 불쏘시개로 삼고 싶겠지만 개헌저지선을 확보하고 있는 한나라당이 말도 꺼내지 못하게 하고 있지 않은가. 한나라당은 지금 유력 정당의 대통령 후보가 불순분자의 테러 등으로 갑자기 유고가 생길 경우, 선거일을 한 달 간 연기하는 내용의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준비할 정도로 현 상황 변경에 극도로 민감한 실정이다. 반 한나라당 포위전략, 고건 신당 견제, 노무현+DJ연합전선 구축, 민주평화개혁세력 연대 결속 등의 포석으로 선거 인프라를 구축하고, 오픈 프라이머리(국민완전참여 경선) 도입 같은 정치 흥행 소프트웨어를 진행시켜 나간다고 정권재창출의 에너지가 넘쳐날 것 같은가. 어림도 없는 소리다. 국민을 너무 얕잡아보는 태도다. 진정으로 정계 개편을 밀고 나갈 에너지를 원한다면 ‘노무현 차별화’든 뭐든 치열한 자기반성을 국민의 피부에 와닿게 해야 한다. 그것도 조목조목 잘못을 짚어가며 해야 한다. 그런 후에 차기 정권 임기중의 비전에 해당하는 ‘2010년대 한국의 어젠다’를 가지고 대논쟁을 해야 한다. ‘한반도 평화 유지를 위해 대북 포용정책의 지속은 옳은가’에서부터 ‘경쟁과 평등의 가치 중 어느 쪽에 역점을 둘 것인가’하는 등에 이르기까지 본질적인 노선 논쟁을 벌일 때, 정치적 에너지가 발생한다. 개혁 대 실용 노선 경쟁도 좋다. 다만 특정 인물과 패거리를 상정해놓고 세 과시를 하는 식의 토론은 진정한 논쟁이 아니다. 정계 개편의 추동력은 결코 밀실에서 나오지 않는다는 것을 새겨야 한다. 본사고문 khlee@seoul.co.kr
  • “힘 넘치는 트로트 기대하세요”

    “씨름 인생에서 최고 자리인 천하장사에 올랐습니다. 이제 막 시작하는 두 번째 인생에서도 최고가 되기 위해 열심히 하겠습니다.” ‘소년 천하장사’ 백승일(30)이 씨름을 접고 가수로 데뷔한다. 백승일 소속사 아람치엔터테인먼트는 6일 “백승일이 1년여 동안 가수 데뷔를 준비해 왔다.”면서 “오는 20일쯤 음반을 발표한다.”고 밝혔다. 민속씨름선수로 연예계에 진출한 것은 천하장사 출신 ‘괴동’ 강호동, 백두장사 출신 ‘람바다’ 박광덕에 이어 백승일이 세 번째다. 이번 앨범에는 트로트 곡 ‘나니까’를 포함해 12곡 정도가 담길 예정이다. 기존 트로트 가수 못지않은 시원하고 힘이 넘치는 목소리로 팬들을 찾아 갈 것이라는 소속사의 귀띔이다. 백승일은 선수로 뛰면서도 사석에서 빼어난 노래 솜씨와 드럼 연주를 선보여 씨름계에선 이미 알아줬던 가수다. 그는 1년 전부터 가수 데뷔를 준비하며 하루 6시간 이상 강도 높은 보컬 트레이닝을 받았다. 또 현역 시절 150㎏에 육박하던 몸무게를 50㎏이나 감량, 말쑥한 미남으로 변신했다. 백승일은 순천상고를 중퇴하고 1993년 민속씨름에 뛰어들자마자 역대 최연소인 17세에 천하장사에 올라,‘소년장사’라는 별명을 얻었다.10여년 동안 천하장사 3회, 백두장사 7회 등으로 모래판을 휩쓸었다. 화려한 성적이었지만 그의 씨름 인생은 순탄하지 않았다.1994년 당시 소속팀 청구와의 갈등으로 방황했고,1998년 진로씨름단을 시작으로 삼익, 신창건설 등으로 팀을 전전해 ‘저니맨’ 신세가 됐다.2000년 LG씨름단에 둥지를 틀며 백두장사에 등극, 재기에 성공했으나 2004년 팀이 해체됐고, 지난해 2월 고향인 전남 순천 소속으로 출전한 설날대회를 끝으로 사실상 모래판을 떠났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여의도 in] 열린우리당 우울한 창당 3돌

    열린우리당이 오는 11일 창당 3주년을 맞는다. 세간에서 얘기되는 ‘빼빼로데이’다. 하지만 ‘우울한 생일’이다. 기념식을 열어야 하느냐를 놓고 고민해야 하는 처지다. 추락한 지지도에 당해체론 등 정계개편 논란까지 겹쳐 상황이 여의치 않기 때문이다. 일단 소속 의원과 당직자들이 참가하는 등산대회를 당일 북한산에서 갖기로 했다. 우원식 사무부총장은 5일 “반성하고, 힘을 모으자는 차원에서 북한산을 오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공식 기념행사를 개최할 것인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친노 세력인 참정연의 상임대표인 김형주 의원은 “10만 이상의 당원이 있고,141명의 국회의원이 있는 당이 자기 비하와 자기 존재를 부정할 필요가 있느냐.”고 기념식 개최론을 제기했다. 그러나 통합신당론을 주장하는 대다수 의원들은 반대편에 서 있다. 한 초선의원은 “당의 문을 닫자는 주장이 나오는 상황인데 기념할 게 뭐가 있겠냐.”고 반문했다. 한 고위 당직자는 “등산대회 외에 다른 행사를 개최할 가능성은 적다.”고 말했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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