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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포츠 라운지] 첫 씨름시범공연단 ‘트라스포’ 만든 전 한라장사 이기수

    [스포츠 라운지] 첫 씨름시범공연단 ‘트라스포’ 만든 전 한라장사 이기수

    “프로와 아마추어 사이의 갈등이 길어져 씨름이 대중적으로 멀어졌습니다. 젊은 세대를 파고들어 씨름의 매력을 알리고 싶습니다.” 장수 2명이 무대에 오른다. 검으로 무예를 겨루다 한 장수가 그만 검을 떨어뜨린다. 맨손으로 겨뤄보자는 제의가 즉석에서 이뤄지고, 갑옷을 벗어던진 장수들은 다채로운 씨름 기술로 승부를 이어간다…. 불협화음을 토해내는 모래판에 오랜만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사상 최초로 씨름시범공연단이 생긴 것.‘트라스포 앤 씨름시범공연단(www.trss.co.kr)’이다. 트라스포는 전통(Traditional)과 스포츠(Sports)를 섞어놓은 말이다. 한라장사 출신으로 최욱진-이승삼-손상주 등 기술씨름 계보를 잇던 이기수(40) 전 한라장사가 앞장섰다. 씨름시범공연단 단장을 맡고 있다.1991년 설날대회에서 자신보다 70㎏이나 더 나가는 김정필(약 160㎏)을 거꾸러뜨리는 등 인기를 끌었던 그다. 현역 시절부터 씨름을 어떻게 널리 알릴 수 있을까 고민이 깊었다고 한다. “태권도가 시범단을 통해 국내·외로 그 우수성을 알리는 게 너무 부러웠고, 경기에서 전부 보여줄 수 없는 씨름의 멋과 맛을 팬들과 함께 즐기고 싶었다.”는 설명이다.2004년 코치로 몸담았던 LG씨름단이 해체되며 시쳇말로 ‘백수’가 됐다. 자신은 MBC ESPN 대학씨름 해설위원을 맡게 됐지만, 마음 한 구석은 개운하지 않았다. 위기가 곧 기회라며 그동안 꿈꿨던 씨름시범공연단에 도전하자는 결심을 굳혔다. 잇단 팀 해체로 설 자리를 잃은 장사들을 불러모았다. 회사에 다니고 피트니스클럽 트레이너를 하고, 화원을 꾸리는 등 모래판을 떠났던 ‘테리우스’ 남동욱을 비롯해 금강장사 출신 최성남 등 9명이 의기투합했다. 새달 말 하동화개장터 벚꽃축제를 첫 무대로 올림픽기념사업본부 시범공연, 각종 지역 축제, 한국을 알리는 국제행사까지 나설 계획이다. 단순히 현란한 씨름 기술만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고려시대 왕이 씨름을 즐겼고,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이 부하들에게 샅바를 잡게 했다는 역사를 바탕으로 이야기가 있는 공연을 하게 된다. 또 젊은 층에게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비보이(B-boy)와 합동 공연도 꾸릴 예정이다. “(최)홍만이가 K-1에,(이)태현이가 프라이드에 갈 때 극구 말렸습니다. 하지만 지금 상황을 보면 후배들에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죠.” 요즘 씨름판 상황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고 했더니 쓴웃음을 지으며 던진 말이다. 이 단장은 “아직도 씨름계 반목이 끝날 조짐이 보이지 않아요. 설 자리를 잃은 선수들과 씨름판을 위해서라도 서로 한 발씩 양보했으면 좋겠습니다.”라고 힘주어 말한다. ■ 이기수 단장은 누구 ●출생 1967년 7월1일 경남 산청생 ●체격 178㎝,93㎏ ●가족 부인 강선정(38)씨와 주흠(13), 찬흠(11) 2남 ●학력 진주 중안초, 진주 중앙중, 진주상고, 경상대, 명지대 체육대학원 ●경력 LG씨름단 선수(1989∼1999년·한라장사 6회 등극), LG씨름단 코치(1999∼2004년), 세종대 강사(2006), MBC ESPN 해설위원(2006∼현재), 국민생활체육 전국씨름연합회 기획이사(2006∼현재) 글 사진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박근혜“新한미안보협정 마련돼야”

    박근혜“新한미안보협정 마련돼야”

    미국을 방문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5일 기존 한미연합사 체제를 대신할 ‘신(新) 한미안보협정’ 마련을 제안했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의 검증공방에는 한 발 비켜나 있으면서 자신의 안보관을 최대한 부각시키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 초청 강연에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안보체제 중 하나인 한미연합사를 해체하고 전시작전통제권을 이양하려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라며 “한국과 미국의 우정이 한 단계 성숙하기 위해서는 이 문제가 원점에서 재검토되고, 새로운 ‘신 한미안보협정’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박정희 전 대통령 역시 두 차례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강연을 했는데, 감회가 어떠냐.’는 질문에 “말할 것도 없이 감회가 깊다.”면서 “아버지가 무에서 유를 창조했는데 (그런 아버지의 딸로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꼭 일으키겠다.”고 답해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표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조건으로 ▲선(先)핵폐기 ▲남북한 당사자간 신뢰구축 ▲남북한간 합의에 대한 국제사회 보장 ▲한·미동맹의 보전·발전 등 4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이날 오후 잭 크라우치 국가안보 부보좌관을 만난 데 이어 16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과 면담하며 한·미간 안보문제를 조율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아버지 뒤이어 감독으로

    변칙 기술로 모래판을 주름 잡고 있는 ‘잡초’ 모제욱(32·마산시체육회)이 모교인 경남대 씨름팀 감독이 된다. 모제욱으로서는 2001년 작고한 아버지 모희규 전 경남대 감독의 뒤를 잇게 돼 감회가 남다르다. ‘탱크’ 김용대(현대삼호중공업)와 함께 민속씨름 한라장사 양대 산맥을 이뤘던 모제욱은 15일 “새달 1일부터 경남대 감독을 맡는다.”면서 “스승인 이승삼 현 감독으로부터 제의를 받고 고민 끝에 결정했다.”고 밝혔다. 마산시체육회 소속 현역 선수이기도 한 모제욱은 또 “2년 정도는 선수로 뛸 수 있다.”면서 “대학 감독과 민속씨름 선수 생활을 병행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산상고-경남대를 거쳐 1996년 프로씨름에 뛰어들었던 모제욱은 지난해까지 한라장사 12회 우승을 차지했던 강자.2004년말 소속팀 LG씨름단이 해체되며 최대 위기를 맞았으나 마산시체육회에 정착하며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그는 “아버지와 이 감독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인류 이동 ‘東進경로’ 밝혀지나

    인류 이동 ‘東進경로’ 밝혀지나

    인류의 전파 경로를 밝히기 위한 한국과 이란의 공동발굴이 카스피해 남부지역에서 이르면 6월부터 시작된다. 한양대 문화재연구소가 한국학술진흥재단의 지원으로 추진하는 발굴조사에는 이란 국립고고학연구소가 참여한다. 발굴 지역은 카스피해에 접한 이란 북서부의 길란이다. 아프리카 동부해안에서 발생한 인류가 북상하여 아시아로 가는 갈림길에 해당하는 지역이다. 구석기 고고학자인 배기동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가 이끄는 발굴단은 선발대가 14일 출발했다. 이들은 현지조사를 거쳐 3월 초까지 구체적인 발굴지역을 확정지은 뒤 6월부터 발굴에 들어가 내년 1월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한양대의 이란 발굴은 2003년 이루어진 탄자니아 발굴의 연장선상에 있다. 배 교수팀은 당시 탄자니아 남쪽 해발 1600m 고원지대에 있는 대표적인 아슐리안 구석기 유적인 이시밀라에서 발굴조사를 벌였다. 당시 이시밀라의 강바닥에는 아슐리안 주먹도끼가 깔려 있을 정도였다고 한다. 아슐리안 주먹도끼는 인도 서쪽 지역의 구석기 문화를 특징짓는 유물로 알려졌지만, 경기도 연천 전곡리 유적에서 출토됨에 따라 주목을 끌었다. 아슐리안 주먹도끼는 나무를 가공하거나 동물의 가죽을 벗기고 해체하는 데 쓰인 다목적 도구. 끝을 뾰족하고 납작하게 만든 타원형 석기이다. 배 교수는 “동아프리카가 인류의 기원지라면 한반도는 동아시아 지역의 대척점”이라면서 “이번 발굴은 아프리카의 인류가 어떤 경로를 거쳐 아시아로 이동할 수 있었는지를 확인해 보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배 교수팀은 일단 실크로드가 문명의 교통로라면 구석기시대에도 인류의 전파경로로 활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그동안 서구학계는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인류가 막연히 바닷가 루트로 퍼져나갔을 것으로 추측할 뿐 구체적인 관심을 갖지 않았다. 배 교수는 “카스피해 북쪽 그루지야의 드마니시 유적에서 180만년전 인류의 두개골이 발굴됐다는 보고가 있었다.”면서 “이번 발굴조사에서 구석기시대 인류의 흔적을 확인한다면 가설만 난무하는 상황에서 벗어나 실크로드를 통한 아시아 전파설에도 무게가 실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양대 문화재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이뤄지는 이번 중동지역 발굴을 포함한 ‘페르시아 문화연구 프로젝트’를 지난해부터 수행하고 있다. 고고학은 물론 미술·종교·역사·사회학 등이 대거 참여해 이 지역의 문화변동 상황을 올해말까지 연구한다. 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新 붉은 악마 선언

    국가대표팀 공식 서포터스 ‘붉은 악마’가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일부 보도에서는 ‘붉은 악마’가 해체 수순을 밟는다고 했지만, 내 생각에 그들이 지난 5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신 붉은 악마 선언’은 공중분해식의 해체는 아니라는 판단이다.그동안 다소 과잉되었던 양상을 조정하면서 영원히 마르지 않을 축구에 대한 열정을 소박하면서도 신선한 형식에 담으려는 노력이기 때문에, 이는 해체가 아니라 모색이 되는 것이다. 어쨌거나 이번에 ‘붉은 악마’가 내린 결정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회원 저마다가 서로의 조건과 입장에서 주고받았을 진지한 논의는 우리 축구 문화의 발전에 매우 중요한 결절점이 될 것이다. 돌이켜 보면 1997년부터 자연스럽게 모여들어 98년 월드컵을 계기로 ‘붉은 악마’의 싱그러운 깃발을 휘날린 지 어느덧 10년이다.20대의 아름다운 혈기로 참여했던 회원은 이제 마흔을 바라보는 견실한 나이가 되었다. 그 세월만큼 ‘붉은 악마’는 내용과 형식에서 상당한 성장을 하였고 그에 따른 성장통도 심하게 앓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들이 국내 스포츠 문화에서는 보기 드문 열혈 서포터스 문화를 일궈왔다는 점이다. 그들이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어떤 영리의 목적이나 스포츠 외적인 몫을 노리고 그같은 활동을 한 것은 아니다. 만약 그렇다면 그것이 가능한 스포츠 산업이나 정책에 참여하면 될 것이지, 굳이 혹서기와 혹한기를 막론하고 늘 경기장 북쪽 스탠드를 가득 메울 필요는 없었다.10년 역사 동안 ‘붉은 악마’를 기반으로 무슨 정치적 행세를 하거나 그릇된 이익을 도모한 사례를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는 점은 그 영향력과 회원 수를 감안하건대 대단히 아름다운 족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문제는 다른 곳에 있었던 것이다. 그 하나는 두 차례의 월드컵, 특히 작년의 독일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이 사회 전체가 일종의 ‘애국심 마케팅’이라는 그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였는데, 불가피하게도 ‘붉은 악마’는 그 한복판에 있을 수밖에 없었던 일이다. 해일처럼 밀려드는 가공할 만한 ‘애국심’의 열기 속으로 붉은 악마의 깃발은 총총히 사라져간 것이다. 또다른 하나는 ‘거대 퍼포먼스’에 대한 집중이다. 국가 대항전의 특성 때문에 엄청난 열기를 그라운드로 쏟아부을 필요는 있지만, 그럼에도 최근 몇 년 동안 ‘붉은 악마’는 거대한 스케일의 퍼포먼스라는 형식에 너무 치중했다. 이러한 과잉은 팬 저마다의 수많은 열정이 다양한 수로를 통해 축구장으로 촉촉히 스며드는 내실 있는 응원으로 이어지는 것을 가로막기도 했다. 관중이 함께 응원하는 게 아니라 ‘붉은 악마’의 퍼포먼스를 구경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점을 성찰하건대 굳이 ‘붉은 악마’를 해체할 필요는 없다. 거대한 스케일의 퍼포먼스 대신 소박하면서도 열정적인 응원의 형식을 찾아내면 될 일이고,‘애국심 마케팅’이나 ‘스포츠 국가주의’를 경계하면서도 각 지역의 축구장으로 낮게 스며들면 될 일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언은 해산이 아니라 ‘새로운 모색’이 되는 것이다.‘붉은 악마’의 새로운 모색에 건투를 빈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대의원 참석률 70%”에 환호

    14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열린우리당 전당대회는 시종일관 숙연하고 비장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대회 직전 당 관계자들은 전국에서 올라온 대의원 수를 헤아리며 빈자리를 점검하는 등 대회가 정상적으로 열릴 수 있을지 노심초사하는 표정들이 역력했다. 그러나 이날 사회를 맡은 최재성 의원이 “대의원 집계 마감 결과 전체 9157명 가운데 6617명이 모였습니다.”라며 개회선언을 하자 장내는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당 핵심관계자는 “평일인 데다 지난해처럼 빅매치가 없는 전당대회인데도 70% 이상의 참석률을 보여 당의 위기를 함께 짊어지고 가겠다는 것”이라고 자평했다.●팽팽한 신경전 ‘큰길로 갑시다’,‘다시 일구는 희망’,‘분열을 넘어 통합의 바다로’…. 행사장 곳곳에 걸린 플래카드가 ‘마지막’ 열린우리당의 전당대회를 말해주고 있었다. 탈당파에 대한 원망도 함께 묻어났다. 장영달 원내대표는 “국민이 만들어준 제1당이 무너지고 난 뒤 ‘한나라당’이라는 탱크가 국회를 짓밟고 있다.”고까지 표현했다. 이어 “(나간 의원들은)집으로 돌아와 제1당을 다시 만들자.”고 호소했다. 행사는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단독으로 당 의장에 입후보한 정세균 의원이 ‘만장일치 박수 표결’ 형식으로 당 의장에 선출되는 데 걸린 시간은 약 30초에 불과했다. 선거관리위원장을 맡은 배기선 의원이 정 의장과 함께 원혜영·김성곤·윤원호·김영춘 최고위원을 잇따라 지도부로 호명했다. 그간 당 진로를 둘러싼 갈등을 보여주듯 장내에서는 팽팽한 신경전이 벌어졌다.내빈석에 나란히 앉은 김혁규 의원은 “대통합 신당 선언으로 열린우리당은 해체됐다.”고 말한 반면, 신기남 의원은 “당을 해체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당을 유지할 수 있다.”며 동상이몽을 그대로 드러냈다. 윤호중 의원이 신당 결의안을 상정할 때 행사장의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했다. 당 사수파 진영의 반발을 의식한 듯 곧바로 윤 의원 주위로 경호원 10여명이 몰려들어 삼엄한 경호를 펼쳤다. 무대 아래편에서는 사설경호원 13명이 윤 의원에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진입을 봉쇄했다. 한편 ‘경기 북서부 혁신운동본부’,‘열린우리당을 사랑하는 광주대의원모임’ 소속의 대의원 30∼40명이 “우리당은 우리가 지킨다.”,“지역주의로 회귀 반대”라는 피켓을 들고 대의원석에서 침묵 시위를 벌였다.경기도에서 온 한 대의원은 “당 해산을 전제로 하는 전당대회가 어디 있느냐. 오늘은 열린우리당의 장례식날”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개헌 찬성 서명도 한편 행사장 바깥 마당에서는 지역별로 천막이 마련됐고 대의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향후 당 진로를 두고 소주잔을 기울였다.‘개헌을 위한 국민손운동연대’소속 회원들이 개헌 찬성 서명을 받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구혜영 황장석 나길회기자 koohy@seoul.co.kr
  • [6자 타결 이후 북·미 관계 (중)] 관계정상화 돌파구 확보…신뢰구축 뒤따라야

    [6자 타결 이후 북·미 관계 (중)] 관계정상화 돌파구 확보…신뢰구축 뒤따라야

    |워싱턴 이도운특파원|13일(현지시간) 정오 백악관 프레스룸. 토니 스노 대변인이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연단에 올라 베이징 6자회담 합의에 대한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환영 성명을 발표했다. 그러나 곧바로 이어진 일문일답에서 미국 기자들은 합의 내용이 아니라 “북한이 과연 합의를 지키겠느냐.”는 우려를 질문 대신 쏟아냈다. 미국관계에 정통한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2005년 9·19 성명과 이번 초기 이행조치 합의가 향후 북·미관계를 형성하는 틀을 만들어주기는 했지만 두 나라 사이의 ‘신뢰’가 전혀 형성돼 있지 않기 때문에 관계 정상화 과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의 신뢰성에 대한 미국측의 의구심은 기자들에 국한되지 않았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도 이날 오전 베이징 합의 결과를 발표하는 기자회견에서 북한이 합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몇차례나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은 특히 북한에 대한 인도적인 지원 재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북한 주민들이 인도적 지원과 경제원조를 받는 것은 매우 좋은 일”이라고 말하면서도 곧바로 북한 당국이 지원 분배에 대한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말하자면 믿지 못해 주지도 못하겠다는 것이다. 공화당의 케이 베일리 허치슨 상원의원은 이날 아침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베이징 합의가 “큰 돌파구”라고 평가하면서도 “클린턴 행정부 시절 제네바 합의의 선례를 보면, 북한이 핵무기 해체라는 약속을 실제로 이행하고 있다는 어떤 증거가 우선 확보돼야 중유를 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무부 한국과장을 지낸 데이비드 스트로브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북한이 제재를 피하고, 원조를 얻어내는 한편, 핵 보유국으로 인정받으려 시간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이번 합의를 활용할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반면, 북한도 미국을 불신하기는 마찬가지다. 미국에 대한 북한의 불신은 ‘적대시 정책’이라는 표현에 응축돼 있다. 북한은 2002년 조지 부시 행정부가 들어선 이후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맺은 일련의 합의를 백지화하고, 제재와 인권 압박을 통해 ‘정권교체’를 추구한다는 의구심을 가져 왔다. 부시 대통령이 북한을 ‘악의 축’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독재자’로 규정하고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 북한을 ‘폭정의 전초기지’라고 명명한 것 등이 그같은 의구심을 뒷받침하는 사례라고 주장해 왔다. 북한은 특히 미국의 테러지원국 지정과 적성국교역법 등에 따른 경제 제재를 대표적인 적대시 정책이라고 간주, 이번 회담에서도 우선적인 해제를 요청했던 것이다. 외교소식통은 9·19 공동성명과 이번 합의로 북·미관계를 정상화할 수 있는 틀이 마련됐기 때문에 양측간의 신뢰구축조치(Confidence Building Measures)들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소식통은 가장 중요한 신뢰구축 조치는 특히 북한측의 합의 이행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고 그 과정에서의 인적 교류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과 마카오 방코델타아시아(BDA) 문제를 다루는 금융실무그룹 회의에 참석했던 미국측 핵심 관계자는 “북한 당국자들과 몇차례 만나게 되면서 서로 이해할 수 있는 기회도 생겼다.”고 말한 바 있다. dawn@seoul.co.kr ■ ‘북핵 합의’ 美·中·日 전문가 반응 지난 13일 6자회담의 전격 타결로 북한의 핵개발 추진이 일단 ‘중지’모드로 전환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과연 이번 합의가 1950년 이후 한반도를 짓눌러온 냉전의 굴레를 벗어던질 대전환점이 될지, 제네바 핵 합의 전철을 밟는 수준으로 전락할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일본, 중국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로부터 회담 타결의 의미와 정치적 배경, 넘어야 할 과제 등을 짚어 본다. ■ 고든 플레이크 美 맨스필드재단 소장 베이징에서 나온 합의는 예상했던 것보다 좋은 결과를 담고 있다. 그러나 좀더 냉정한 눈으로 볼 필요가 있다. 이번 합의만 갖고 북한의 핵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다.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정도의 단계라고 봐야 한다. 영변의 5㎿급 원자로를 동결하는 것은 북한에 큰 문제가 아니었다. 이미 플루토늄을 추출할 만큼 추출했고, 지금은 원자로의 가동도 완전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물론 계속 가동하는 것보다는 낫겠지만 엄청난 대가를 지불할 만큼의 성취는 아니라는 것이다. 앞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북한이 갖고 있는 모든 핵 프로그램을 솔직하게 공개하는 것이다. 고농축우라늄(HEU) 프로그램이나 이미 개발한 핵무기, 보유 중인 플루토늄이 모두 공개되지 않으면 합의가 지켜지지 않는 것이다. 특히 영변에서 생산한 플루토늄과 HEU 프로그램으로 만든 우라늄이 어디로 갔는지, 북한 밖으로 나간 것은 아닌지를 철저하게 조사해야 한다. 이번 합의문에 포함된 ‘불능화’라는 개념은 좀 모호하다. 특히 미국 대표단이 워싱턴에 보고했던 합의문 초안에는 ‘영구적인 불능화’라는 표현이 있었지만 정작 발표된 합의문에는 ‘영구적’이라는 문구가 사라지고 ‘불능화’만 남았다. 그 이유와 의미가 무엇인지 정확히 설명돼야 한다. 이번 합의를 1994년 제네바 합의와 비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제네바 합의는 핵 동결에 대한 포괄적 지원 방안이 담겼었지만 이번 합의는 단기적인 첫 단계일 뿐이다. 향후 북·미관계는 핵 문제의 진전에 달려 있다. 미국이 북한을 좋아하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역시 핵을 가지려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문제가 해소되는 것이 양국 관계의 기본 과제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는 전략적 결정을 내렸느냐에 대해서 아직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북한이 이번에 합의를 이룬 것도 ‘전술적’ 결정에 따른 것으로 본다. 전략적 결정은 내리지 않고 이른바 속도조절만 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북한이 합의를 이행하고, 북핵 문제 해결이 순조롭다면 북·미관계도 잘 진행될 것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의 평양 방문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 ■ “北·美 지속적인 대화 최대 관건” 류진즈 中 베이징대 교수 이번 6자회담은 문제해결 측면에서 온전하게 내디딘 한 발자국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약속 대 약속’ ‘행동 대 행동’ 원칙에 근거한 분명한 진전이다. 회담의 주체들이 부단히 노력해온 결과다. 그러나 시작일 뿐이다. 앞에는 길고도 험한 길이 놓여 있다. 각국에는 취해야 할 많은 조치가 있고, 국내외적으로 많은 곤경이 닥칠 것이다.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북한과 미국이다. 두 주체가 각자 짊어진 짐을 어떻게 지고 나갈 것인지가 최종 목표 달성을 위한 핵심요소다. 만약 향후 문제가 생긴다면 그것은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빚어지는 마찰 때문일 것이다. 때문에 북한과 미국은 상호 이해를 높여가는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여야 한다. 이는 장기적인 과제이기도 하다. 양국은 그간 최소한의 신뢰가 부족했었다. 이번 회담은 양국간의 상호 신뢰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여실히 보여 줬다. 북·미 양국간의 지속적인 대화가 최대 관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이 중요하다. 한국은 북한과 미국사이의 대화와 이해를 촉진시키는 일을 담당해야 한다. 이번 회담은 남북 관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남북간 기본관계가 이번 회담으로 더욱 진전되고, 이를 바탕으로 회담을 긍정적으로 이끄는 선순환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 중국은 이미 큰 역할을 해왔지만, 이 분위기를 계속 유지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각국간 커뮤니케이션을 원활하게 하고 막힌 곳을 뚫는 일을 맡을 것이다. 동시에 각각의 단계에서 한국과 중국의 유기적인 협조 역시 중요하다. 중국과 한국은 그간 북핵에 대해 많은 부분에서 같거나 비슷한 시각을 유지해 왔다. 각국은 에너지를 비롯한 인도적 지원에 적극 나서야 한다. ■ “日, 이번 합의로 ‘6者 외톨이’ 될수도” 오코노기 마사오 日 게이오대 교수 이번 6자 회담의 최대 특징은 미국과 북한이 직접 양자 협의를 통해 6자 회담을 견인한 점이다. 과거에는 중국의 중개 역할이 컸지만, 이번엔 미·북 주도로 합의까지 이끌어냈다. 내용면에서 중요한 것은 미·북이 서로가 외교 교섭의 원칙을 인정했다는 점이다. 미국으로서는 가장 중요한 것이 초기이행조치를 통해 비핵화의 일부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부시 정권이 비판을 받게 된다. 또 동결이 아닌 폐쇄와 불능화를 이끌어내 비핵화를 위한 첫 단계로서의 큰 걸음을 내디뎠고, 북한은 이를 인정했다. 배경은 여러가지다. 미국은 2002∼2003년(영변핵사태) 이후 북한과 직접교섭을 하지 않았는데, 그 정책이 크게 변했다. 집권 말기를 맞은 부시정권의 대전환이다. 이라크 문제로 고전 중인 부시정권으로서는 북한정책 실패를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은 것 같다. 유엔제재도 효과가 없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 다수당이 됐다. 이런 배경에서 미국이 기조수정을 한 것 같다. 이것이 앞으로 계속될지 주목된다. 양국간 수교로까지 갈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북측은 클린턴 정권 때 남북정상회담을 했듯이 미국과 한국에 적극적인 외교공세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라크정책 실패를 한반도에서 만회하려는 야심을 가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본으로서 북·미 관계가 급속히 진전되는 것은 큰 문제가 된다. 일본은 합의가 신속히 이행되면 6자 회담에서 외톨이가 될 가능성이 있다. 아베 정권의 선택은 두 가지다. 국제적인 협조를 중시, 북한에 대한 제재를 해제해 지원하느냐, 아니면 지금까지의 강경노선을 견지하느냐 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다. 일본은 납치문제 해결없이 테러지원국 해제는 이상한 것으로 본다. 일본 여론은 비판적이다. 아베정권은 압박 정책을 바꾸지 않을 것이다.7월 참의원선거까지는 강경하게 갈 전망이다. 선거뒤 북·일관계에 유연해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현재의 국면이 예상 이상으로 진전될 가능성이 있다. 부시 정권 6년은 클린턴 시절과의 차별화를 위해 (대북 강경정책으로) 달렸다. 이번 합의는 94년 제네바 합의 수준 이상이다. 이 또한 클린턴 정권과 (유연화된)차별화다. 비핵화라는 좀 더 높은 단계의 합의로 이끈 것이다. 도쿄 이춘규·워싱턴 이도운·베이징 이지운 특파원 taein@seoul.co.kr
  • ‘힘세진’ 푸틴 거침없는 행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행보가 거침이 없다. 경제 회복의 자신감과 에너지 외교가 배경에 깔려 있다. 원전과 방위산업, 에너지협력을 앞세운 영향력 회복 노력이 두드러진다. 푸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요르단 등 중동 3개국 순방을 통해 부쩍 높아진 러시아의 위상을 과시했다.60여명의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대동하면서 교역확대 등 중동에서의 입지를 다졌다. 특히 에너지 협력, 방위산업 및 원전 수출 확대 등에서 한발 진전을 거뒀다고 13일 AP 등이 전했다. 푸틴은 지난달 25,26일 인도를 국빈 방문해 원전 및 방위산업 협정을 체결, 미국의 ‘인도 접근’을 견제했다. 지난달 19일엔 흑해 휴양지 소치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총리 등과 잇따라 정상회담을 가지며 유럽에서의 발언권을 다졌다. 유럽 정상들에게는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을 약속하며 영향력을 높였고 중동 에너지 생산국들과는 카르텔 형성 등 공동 보조를 맞출 것을 제시하며 서방국가들에 힘을 과시했다. 지난 10일 “미국이 국제안정을 위협하고 있다.”고 성토했던 푸틴은 11일 러시아 정상으로선 처음 중동의 ‘미국 거점’ 사우디를 방문했다. 사우디에 핵에너지 개발협력을 제안한데 이어 카타르엔 천연가스 개발 등 에너지산업과 관련한 경협강화 외교를 폈다. 푸틴은 카타르 수도 도하에서 “천연가스 생산국가들의 공급량 조절은 가격안정을 위해 바람직하다.”며 “러시아는 이 계획에 관심이 있고 이를 위한 카르텔을 준비해야 한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에 대해 유럽 국가들은 러시아가 생산국 카르텔을 구성해 에너지 무기화를 시도하려 한다고 우려했다. 카타르는 전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의 14.3%를 차지, 세번째로 천연가스 생산량이 많다.1위는 점유율 26.6%의 러시아이고, 다음은 이란(14.9%)이다. 이란은 이미 러시아와 에너지 부문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이들 세 국가가 천연가스 생산량을 조절한다면 전 세계 천연가스 생산량의 55% 이상을 좌우할 수 있는 상황이다. 중동 및 유럽에서 옛 영향력을 찾으려는 러시아의 이같은 노력은 되살아나는 군수산업의 시장 확대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크리스천사이언스 모니터(CSM)는 12일 러시아는 과거 냉전 해체로 무너진 군수산업을 재건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석유가격이 오르면서 주머니가 두둑해진 러시아가 국방비를 국내총생산(GDP)의 3분의1로 늘렸고, 올 국방비는 지난해보다 23%나 늘어난 324억달러에 이른다고 전했다.또 “지난주 세르게이 이바노프 국방장관이 1890억달러 규모의 군 현대화 계획을 발표했다.”면서 러시아가 무기 시장 개척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밝혔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6자회담 타결] ‘9·19성명’ 17개월만에 한반도 비핵화 첫걸음

    |베이징 김미경특파원|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행동 대 행동’조치가 역사적인 첫걸음을 뗐다. 지난 8일 시작된 제5차 3단계 6자회담이 협상 엿새만인 13일 극적인 합의를 이뤄냄에 따라 비핵화 달성을 선언적으로 명시한 2005년 9·19 공동성명 이후 17개월만에 핵폐기의 실질적인 이행을 시작하는 토대를 마련했다. 특히 이번 회담에서는 핵시설 가동중단 및 폐쇄(shut down)라는 초기이행조치에서 훨씬 더 나아가 북한이 모든 핵프로그램의 완전한 신고 및 핵시설 불능화(disabling) 조치를 취하면 중유 100만t에 상당하는 에너지 지원을 제공키로 합의함으로써 핵폐기 최종 단계까지 근접하는 조치를 도출해냈다는 점에서 한반도 비핵화의 전체 과정을 앞당기는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와 함께 북한을 제외한 참가국들이 에너지 등 상응조치에 대한 ‘동등분담 원칙’에 합의함에 따라 중유 등 각국 입장에 따른 다양한 에너지를 어떻게 지원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상응조치에 성과급제 도입 이번 6자회담 타결의 가장 큰 의미는 ‘말 대 말’수준의 9·19 공동성명을 ‘행동 대 행동’으로 높이는 첫번째 단추를 꿰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12월 13개월만에 재개된 6자회담은 북측의 방코델타아시아(BDA) 금융제재 문제 선(先)해결 주장에 막혀 진전을 이루지 못했으나,50여일만에 다시 열린 이번 회담은 지난달 북·미간 베를린 회담에서 BDA 문제를 비롯한 핵폐기 초기조치·상응조치 이행에 대한 큰 틀의 합의를 이룬 만큼 북·미간 ‘실탄’을 갖고 협상에 나서면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베를린 회담에서도 논의되지 않았던 핵시설 불능화 조치를 북측에 전격 제의,‘더 많은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면 더 많은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이른바 성과급제를 상응조치에 도입한 것은 가장 주목되는 부분이다.5개국은 북측이 초기단계인 핵시설 폐쇄를 60일내 이행할 경우 우선 5만t의 중유를 먼저 제공하고, 이어 핵시설 불능화 조치까지 진행하면 불능화 완료시점에 나머지 95만t 상당의 중유 등 에너지를 더 주기로 했다. 특히 핵시설 불능화를 빨리 이행할 경우 그만큼 빨리 대규모의 에너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행 속도라는 ‘성과’에 상응조치가 연동되도록 설정됐다. 이같은 인센티브제는 북한이 단순히 핵시설 폐쇄만한 뒤 추가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어떤 에너지도 더 받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폐쇄 후 봉인을 뜯어 재가동하는 것을 막으려는 조치이기도 하다. 그러나 북한이 핵시설 불능화까지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는 미지수이기 때문에, 초기조치 이후 회담국간 추가 조치에 대한 줄다리기가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 독박 안 쓴다?” 북측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상응조치 분담에 대해 나머지 참가국들은 회담 첫날부터 신경전을 벌였으나 한국측 입장은 단호했다. 우리 대표단은 전체 에너지 총량을 공평하게 분담, 지원하자는 ‘재원 부담 공평원칙’을 내세웠다. 이에 대해 일본은 내부 사정을 이유로 공동 분담에 참여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으나 나머지 나라들은 평등과 형평의 원칙에 따라 부담을 나누는 조치에 동의, 이같은 내용을 합의문의 부속문서 형태로 담는 데 합의했다. 특히 중유 지원이 부담인 미국·러시아 등을 위해 경유나 발전, 쌀·비료 등 인도적 지원도 중유 기준으로 환산해 모든 나라의 동참을 유도했다. 이른바 지원의 형식을 다원화한 것으로, 북한과의 협의를 통해 구체적인 내용은 향후 워킹그룹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향후 설치될 ‘경제·에너지 지원 워킹그룹’의 의장국을 맡게 됐고, 북측이 60일내 이행할 핵시설 폐쇄 초기조치에 따른 5만t 중유 지원을 전담키로 함에 따라 상당한 부담을 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북·미 관계 정상화될까? 합의 내용에는 북·미 관계정상화 워킹그룹이 명시돼 향후 양국간 실질적인 대화가 이뤄질 것인지도 관심이다. 북·미는 북측의 초기조치가 이행되는 60일 기한에 맞춰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적성국 무역법 적용 면제 등에 대한 절차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합의는 그동안 북측이 주장해온 미국의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를 관철시킨 것으로 보인다. 북·미 관계 정상화와 함께 ▲한반도 비핵화 ▲미·북 관계정상화 ▲일·북 관계정상화 ▲경제·에너지 협력 등으로 구성될 5개 워킹그룹의 향후 활동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회담에서 합의된 모든 조치들이 이들 워킹그룹을 통해 구체화돼 이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chaplin7@seoul.co.kr ■ 북핵 용어풀이 동결(freezing), 폐쇄(shut down), 불능화(disabling), 해체(dismantling)…. 13일 북핵 6자회담 타결 과정에서 쟁점이 된 핵심 용어들로 핵시설 폐기의 정도를 나타낸다. 동결<폐쇄<불능화<해체 순으로 강력한 조치를 의미한다. 먼저,‘동결’은 북한 영변에 있는 5㎿ 원자로 등의 가동을 중단한다는 뜻이다. 말 그대로 중단이기 때문에 북한이 언제든 맘만 먹으면 다시 핵시설을 가동할 수 있는 맹점이 있다. 때문에 이번에 북측은 동결을 주장했으나, 북한이 1994년 제네바합의에서 핵시설 동결에 합의해 놓고도 나중에 재가동한 악몽을 갖고 있는 한국과 미국은 처음부터 난색을 표했다. ‘폐쇄’는 핵시설에 대한 접근 자체를 봉쇄하는 개념이다. 핵시설에 대한 접근과 수리 정도는 허용하는 동결보다 강력한 조치다. 그러나 이 역시 북한이 합의를 무시하기로 작심한다면 언제든 문을 뜯어내고 시설을 재가동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따라서 미측이 이번에 ‘불능화’ 카드를 들고 나온 데는, 핵시설 재가동에 대한 유혹의 싹을 잘라버리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불능화는 핵시설을 가동하지 못하도록 아예 핵심 부품을 뜯어내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마저도 북한이 핵시설 재가동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겠다는 속셈으로 부품을 몰래 따로 확보해 놓는다면, 무용(無用)한 약속으로 전락할 소지가 있다. 이렇게 본다면, 항구적인 핵폐기, 즉 핵시설 및 핵프로그램의 완전 해체의 관건은 결국 북측이 진정으로 비핵화를 실현할 의지를 갖고 있느냐는 원론으로 회귀하게 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우리측 ‘동등 분담’ 관철…日은 초기지원서 빠져 |베이징 이지운특파원|13일 도출된 이번 6자회담 합의문의 난관 가운데 하나는 역시 비용 분담 문제였다. 평등과 형평에 기초한 ‘동등 분담’이 관철된 것은 다행이지만, 일본이 초기 지원에 빠진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한국 대표단은 회담 초기 중국측의 합의문 초안에 이에 대한 언급이 없자,“동등 분담 원칙을 명시한 수정안을 내겠다.”며 각국을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자 각국 대표단이 “참아 달라. 그러면 판이 깨질 수 있다.”고 만류했다. 이에 한국측은 “재원 부담이 공평하게 분담되지 않으면 합의한 뒤에도 일이 안될 수 있다. 총량이 얼마고 각자의 부담이 얼마인지가 정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무책임한 회담이 된다.”고 거듭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안 작성과정에서도 분담 준비가 안된 일본과 러시아는 이를 피해가기 위한 다양한 대안을 제시했다는 후문이다. 결국 분담 내용은 별도의 ‘합의 의사록’ 형식으로 채택됐다. 일본은 ‘납북자 문제 등을 둘러싼 자국내 정치상황 때문’에 분담 참여를 주저했다. 그러나 한 관계자는 “일본의 참여에 문을 열어놓았으며 일본이 끝까지 참여하지 않는 일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또 하나의 난관은 뜻밖에 과거 남북간에 오간 협력사업 내용이었다.2005년 당시 정동영 통일부장관이 대통령 특사로 북한을 방문,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면담했을 때 오간 200만㎾ 대북 전력지원 논의가 불거진 것이다. 북한이 이를 요구했고 몇몇 나라들이 이를 문서에 넣자고 주장, 한국을 당황케 했다. 이에 한국대표단은 당시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면서,“거론됐던 이른바 ‘중대 제안’은 비핵화 완료 이후 북한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옵션으로 제시된 것인데, 어떻게 핵 폐기 초기단계에서 줄 수 있겠느냐.”고 설득했다. 전체적인 과정에서 “한국의 안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의 지지를 얻어 북한과의 대화에서 무게를 가질 수 있었고, 다시 이를 토대로 한·미·중, 한·미·러, 한·미·일 등의 3자회동과 각종 양자회담이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됐다.”고 한 회담 관계자는 그간 6자 테이블의 전체 모습을 스케치했다. jj@seoul.co.kr
  • [6자 타결 이후 북·미관계] 美, 北 경제제재 해제·인적교류 ‘물꼬’

    [6자 타결 이후 북·미관계] 美, 北 경제제재 해제·인적교류 ‘물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베이징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의 이행조치가 합의됨에 따라 미국과 북한의 관계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게 됐다. 우선 미국은 이번 베이징 합의문에 따라 60일 이내에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지정 및 적성국교역법 등에 따른 경제제재를 해제하는 절차에 들어간다. 미 국무부는 해마다 발표하는 국가별 테러 보고서에서 북한을 이란, 쿠바 등과 함께 테러 지원국에 포함시켜왔다. 북한은 지금까지 테러와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미국도 지난 1987년 KAL기 폭파 사건 이후 북한이 테러에 가담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미 국무부는 2005년과 지난해 보고서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명기, 납치를 테러의 일부로 본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번 6자회담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를 논의할 별도의 실무그룹이 구성됨에 따라 미국이 북한을 테러지원국에서 제외시킬 요건이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유엔 대북 제재 재검토 문제도 제기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는 적성국교역법을 비롯한 수십개의 각종 법규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고 소식통은 말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1994년 제네바 합의에 따라 해제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은 지난해 10월9일 북한의 핵실험 이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안 1718호에 따라 대북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있다.94년에 해제됐던 제재 조치들도 대부분 복원됐다. 이번 합의에 따라 미국이 대북 경제 제재의 해제를 다시 추진하게 되면 유엔 제재의 재검토 문제도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이같은 법적인 조치와 함께 북한과의 인적 교류의 확대도 추구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우선 북한이 이미 지난해 초청했던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방북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또 6자회담 합의의 이행 상황에 따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이나 미 정부의 고위 인사가 평양을 방문할 수도 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6자회담의 타결 가능성이 커지면서 최근 방북을 타진하는 미국의 정치인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톰 랜토스 하원 외교위원장 등은 이미 방북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수교를 비롯한 미·북간의 관계 정상화 문제는 이번 합의에 따라 구성될 실무그룹에서 다루게 된다. 미·북은 워싱턴과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는 단계를 거쳐 궁극적으로 수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그 과정에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문제도 함께 논의된다. 그러나 그같은 과정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가 전제되는 것이며, 아직은 넘어야 할 단계가 많다. ●미국내 강경파 반발 무마 과제로 또 미국내에는 북한과의 협상을 달가워하지 않는 강경 세력들이 여전히 존재한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미 정부 안팎에는 힐 차관보를 코너를 밀어내려는 세력이 아직 존재한다.”고 말했다. 미 정부내의 대표적 네오콘(신보수주의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존 볼턴 전 유엔대사는 13일 CNN 인터뷰에서 이번 합의가 이란 등 핵 개발국에 잘못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서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이번 6자회담의 합의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워싱턴의 외교소식통은 “볼턴 전 대사는 정부를 떠난 개인의 입장에서 발언한 것”이라면서 “미 정부는 부시 대통령의 리더십에 따라 대북 협상 정책을 수행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dawn@seoul.co.kr ■ 경수로 문제는 논의 안돼…중유도 참가국 ‘균등 분담’ |베이징 김미경특파원|13일 타결된 제5차 3단계 6자회담의 시작은 1994년 북·미간 맺은 제네바 합의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는 듯했으나 뚜껑을 연 결과, 제네바 합의에서 훨씬 진일보한 결과를 도출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러나 제네바 합의가 북·미간 신뢰가 깨지면서 결국 파기된 사례를 남긴 만큼, 이번 6자회담 합의가 제대로 이행될 것인지는 모든 회담국들의 노력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제네바 합의와 이번 6자회담의 가장 큰 공통점은 비핵화 조치에 따른 상응조치로 중유를 지원한다는 것이다. 제네바 합의는 북한이 영변 핵시설을 동결한 뒤 8∼9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핵폐기 단계까지 매년 50만t의 중유를 제공했으며, 핵폐기가 이뤄지면 200만㎾의 경수로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했다. 그러나 북한은 핵시설 동결 대가로 중유를 받은 뒤 시간을 끌며 구체적 핵폐기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결국 북·미간 신뢰가 깨져 경수로 제공도 불발로 돌아갔다. 이번 6자회담은 이같은 제네바 합의의 실패를 교훈삼아 단순 동결·폐쇄 이후 조속한 시일 내 핵시설 불능화(disabling) 조치로 돌입할 수 있도록 ‘당근’을 던졌다는 것에서 차별화가 된다. 동결 이후 매년 일정한 양의 중유 등 에너지를 주는 것이 아니라 북측이 폐쇄 후 비핵화 조치를 더 많이 취할 경우, 이에 따라 추가적 지원을 함으로써 마지막 폐기 조치까지 가는 동력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네바 합의 때 가장 큰 조건이었던 경수로는 논의하지 않음으로써 핵시설의 불능화를 넘어 해체 등 완전한 폐기 과정으로 갈 경우 다시 논의될 수 있는 불씨를 남겼다. 북한이 비핵화 조치 이후 경수로 등 장기적인 에너지 지원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제네바 합의는 미국이 전적으로 중유를 제공했으나, 이번에는 북한을 제외한 참가국들이 중유 등 각자 맞는 에너지를 균등하게 부담함으로써 참가국들간 이익의 균형점을 최대 반영하도록 했다. chaplin7@seoul.co.kr ■ 실무회담 재개등 대화 복원 가능성 베이징에서 날아든 엿새만의 ‘낭보’에 남북관계 전문가들도 한껏 고무됐다. 이들은 회담의 성과가 지난해 북한 미사일 시험발사 이후 냉각된 남북관계에도 영향을 미쳐 실무회담 재개 등 대화채널의 복원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부분 식량·비료 지원 재개를 시작으로 남측이 대화의 물꼬를 터야 한다는 의견이었지만 회담국면에서 ‘칼자루’를 쥐기 위해서는 북측이 나서 대화를 요청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었다. 참여정부에서 국정원 기조실장을 지낸 서동만 상지대 교수는 “6자간 합의로 남북간 대화의 장은 일단 마련됐다.”면서 “우선 인도적 지원을 재개함으로써 북한이 대화에 임할 명분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무자급’ 이상의 고위급 회담이 이뤄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는 정치적 부담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 전망을 내놓았다. 정동영 통일부장관 시절 정책보좌관을 지낸 김연철 고려대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는 “북측 입장에서도 남북관계에서 챙길 수 있는 실리가 적지 않기 때문에 남측이 제안하면 대화채널은 어렵잖게 복원될 것”이라면서 “우선 지난해 7월 이후 중단된 장관급 회담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그는 “실무회담이란 한계 때문에 정치·군사적 신뢰구축이나 평화체제 이행을 위한 심도깊은 논의는 오가기 어렵다.”며 특사교환 등 한 단계 격상된 대화 채널을 주문했다. 이준규 평화네트워크 정책실장은 “적십자 회담이나 장성·장관급 등 실무회담부터 차근차근 복구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섣불리 특사교환 등에 나섰다간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인도적 지원 재개와 관련해서는 “주변국들까지 나서 에너지 지원을 약속한 마당에 우리가 식량과 비료지원을 주저할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반면 ‘뉴라이트’ 진영에 속하는 이지수 명지대 교수는 “남쪽이 나서 대화를 서두르면 북한은 또다시 잇속만 챙기고 빠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아쉬운 쪽에서 손을 벌리길 기다리는 게 대화의 주도권을 확보하는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盧대통령 “합의사항 이행 결실위해 최선” 스페인을 국빈방문 중인 노무현 대통령은 13일 마드리드 현지에서 6자회담의 타결 상황을 보고 받은 뒤 “이번에 합의된 사항들에 대해 신속하고 원만한 이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즉각 시행토록 하자.”고 지시했다고 수행중인 송민순 외교부장관이 밝혔다. 또 “정부는 앞으로 북핵 폐기 과정이 가속화되고 한반도에 평화정착이 가시화될 수 있도록 계속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가 북한 핵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최대한 역점을 두고 미국 및 중국 등 관계국들과 긴밀히 협조해 왔다.”고 평가한 뒤,“이러한 협력을 위한 노력을 더욱더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베이징 현지에서 우리가 중심적 위치에서 좋은 협상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관련국들이 수용할 수 있도록 중심 역할을 한 대표단의 노고를 치하한다.”고 격려했다. 송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6자회담 타결과 남북정상회담 개최요건의 성숙 여부에 대해 “6자회담과 북한 비핵화 진전은 정상회담을 가질 수 있는 여러 조건 중 하나를 충족시키지만 충분조건을 만든다고 보기에는 빠르다고 본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특히 6자회담 타결에 따른 대북 쌀·비료 지원에 대해 “합의문에 경제·에너지, 인도적 측면에서 지원을 시행하도록 돼 있다.”면서 “그러한 맥락에서 별도로 남북관계 차원에서 검토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기기자 hkpark@seoul.co.kr ■ 한나라 ‘빅3’ 반응 한나라당 대선주자 ‘빅3’는 6자회담 타결에 대해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미묘한’ 견해의 차이를 드러냈다.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선(先) 북핵 폐기를 거듭 강조하면서도 신중했다. 반면 최근 햇볕정책 계승론을 표방하고 있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는 적극적으로 환영의사를 밝혔다. 미국을 방문중인 박 전 대표는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의 초청 강연에서 6자회담과 관련,“긍정적으로 본다.”면서 “북핵은 동결이 아니라 완전 폐기돼야 하며,6자회담 당사국들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이 문제를 먼저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전 시장은 “환영할 만하다.”면서 “그러나 이번 합의는 우리의 목표를 향한 초보적인 조치에 불과하다.”고 평가했다. 이 전 시장은 “최종 목표는 북한 핵을 완전히 폐기하고 나아가 북한을 자발적으로 국제사회에 개방시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손 전 지사는 논평을 통해 “국제사회의 대북포용 기조는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는 것을 6자회담 결과에서 분명히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기용기자 kiyong@seoul.co.kr ■ ‘꽉막힌 北·日관계’ 돌파구 찾을까 |도쿄 이춘규특파원|북한과 일본은 일본인 납치문제로 인해 관계가 꽉 막혀 있는 형국이다. 일본은 북한에 납치돼 살아있는 일본인을 추가로 인도하라고 요구하고 있으며, 북한은 납치문제는 끝났다고 맞서 있다. 북한과 일본의 이런 입장 때문에 지난해 4월 6자회담 북한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이 도쿄에서 개최된 국제학술회의에서 일본측 대표인 사사에 겐이치로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을 만난 뒤 10개월간 서로를 완벽하게 외면했었다. 그러나 12일 오후 김계관 부상과 사사에 국장이 베이징(北京)에서 1시간가량 양국 수석대표 회담을 가지면서 긴 외면에 종지부를 찍었다. 별 진전은 없었다지만 만남 자체에 의미가 있다는 평이 적지 않다. 특히 앞으로 북·일 양국은 이번 6자회담 합의로 설치되는 5개의 작업부회(워킹그룹) 가운데 하나인 ‘북·일관계 정상화 작업부회’라는 공식무대를 통해 이견을 좁혀갈 장(場)을 마련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이날 6자 회담이 일부 진전됐다고 평가한 점도 주목된다. 다만 당장은 돌파구가 마련될 징후는 없다. 아베 총리가 납치문제를 지렛대로 집권했지만 지지율이 약세이기 때문에 당분간은 여론을 의식, 납치 문제에 집착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북한도 완강하다. 납치문제는 2002년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당시 총리 사이에 합의된 ‘평양선언’으로 이미 완전히 해결된 문제라고 반박한다. 납치문제 후속 제기는 일본의 억지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북한도, 일본도 서로 외면만 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일본은 국내 정치적으로는 납치문제가 유용하지만 외교 측면에서는 커다란 걸림돌이 되고 있다. 북한도 일본과 돌파구를 마련, 국교정상화 등을 통해 경제적 숨통을 트려고 할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야마사키 다쿠 자민당 전 부총재가 “이라크에서 실패한 미국이 외교적 업적을 남기기 위해 반드시 북·미 관계의 타개를 시도할 것이다. 일본도 미국의 요청으로 북한과의 국교수립에 나서게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한 대목은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taein@seoul.co.kr
  • 與 잔류파·탈당파 엇갈리는 행보

    ■ “全大성공위해 대의원 감축” “난파선에서 물 퍼내고 조각을 맞추려는 마지막 땀방울을 지켜봐달라.” 열린우리당이 코앞에 닥친 전당대회에 사활을 걸고 있다. 당 부활과 해체를 결정짓는 관문이기 때문이다. 당 주위를 여전히 맴도는 추가 탈당기류도 경계해야 한다.11일 김근태 의장과 정세균 차기 당의장 후보 등 지도부들은 전북·충북지역을 돌며 전당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지역 대의원에게 협조를 당부했다. 당 차원에서는 공문과 전화를 돌리며 참석을 독려했다. 그러나 기대 못지않게 현실적인 위기감이 곳곳에 엄존하고 있다. 우원식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예전 휴일에 치러졌던 당의장 선거 때도 대의원 참석률이 80% 수준이었는데 이번에는 당 위기만을 호소해서 참석률 50% 이상 장담하기가 쉬운 일이 아니다.”고 걱정했다. 당 지도부는 재적 대의원 수를 기존 1만 2000여명에서 1만여명으로 줄였다. 따라서 전대 의결정족수도 6500명에서 5000명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당대회가 평일에 열리는 데다 탈당사태 후유증이 겹쳐지면 개최여부마저도 불투명해지기 때문이다. 우 사무총장 직무대행은 “국회의원이 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으로 당선된 후 탈당한 지역이 13곳, 당원협의회를 열지도 못한 지역인 최재천·천정배·임종인 의원의 지역구 등 3곳은 사고당원협의회로 처리했다.”면서 “당비를 내지 않는 등 제대로 활동하지 않은 당연직 대의원의 자격을 박탈하면 2000여명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당내에서는 ‘꼼수’를 동원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상민 의원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을 통해 “대의원 숫자를 줄여 박수치면 되는 것이냐. 전대를 못 열 상황이면 솔직히 고백을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전과 달리 참석 대의원 수가 전당대회 당일에 집계되기 때문에 참석률 조작 가능성이 제기될 수도 있다. 열린우리당은 입장할 때 출석체크를 면밀히 하는 것은 물론, 전당대회가 열리는 장소 86곳에 부스를 만들어 명단을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집단탈당파 “5월까지 창당” 열린우리당을 집단탈당한 의원들이 오는 5월 신당 창당을 목표로 정했다. 이들은 노무현 대통령의 통치스타일과 자질 등을 비판하며 본격적 차별화에도 나섰다. 집단탈당한 국회의원 23명과 염동연 의원 등 24명이 ‘중도개혁 통합신당 추진모임’이란 명칭으로 12일 교섭단체로 등록한다. 원내대표는 최용규, 정책위의장은 이종걸, 대변인은 양형일, 전략기획위원장은 전병헌, 홍보기획위원장은 최규식 의원 등이 맡는다. 모임에 참여키로 한 의원들은 지난 10∼11일 경기 용인에서 워크숍을 갖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들은 추가로 여당을 빠져나올 의원 등을 끌어들여 신당 창당을 추진하기 위해 교섭단체 지도부 임기를 다음달까지로 한정했다. 교섭단체에 ‘신당으로 가는 디딤돌’ 이상의 의미를 두지 않겠다는 것. 모임은 5월 창당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모임의 ‘전략가’인 이강래 의원은 워크숍에서 개인 의견임을 전제로 ▲2월 교섭단체 등록과 신당 추진체 구성 ▲3월 통합신당을 위해 다양한 정파가 참여하는 원탁회의 출범 ▲4월 창당준비위 발족과 시·도당 창당 ▲5월 창당대회 개최 등 일정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대선후보 선출은 (9월)정기국회 전까지,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제) 전국 순회는 7∼8월에 이뤄져야 한다.6월 한달 이상 준비기간이 필요해, 새 집 마무리 시점은 늦어도 5월이 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집단탈당파 의원들은 워크숍에서 “입만 있고 귀와 눈이 없다는 평가가 많다.”는 등 노무현 대통령을 자질까지 거론하며 비판했다. 공식적인 결별 선언이었다. 이강래 의원은 “훌륭한 후보감이기는 하지만 훌륭한 대통령감인가에 대해선 많은 지적들이 있다.”고 말했다. 최규식 의원은 “대통령의 그림자 아래 있는 열린우리당 중심 통합신당으로는 희망도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고 했다. 황장석기자 surono@seoul.co.kr
  •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6) 대전시

    [한국체육 뿌리를 다지자] (6) 대전시

    대전은 지난해 전국소년체전 초등부에서 금메달을 2개밖에 못땄다. 이것도 수영선수 1명이 다 땄다. 이 선수는 다음달 중학교에 진학하면 선수생활을 그만둘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 이건표 장학사는 “대도시에서는 미래가 불투명한 비인기 종목 기피현상이 더욱 심하다.”면서 “초등학교에서 선수생활을 포기하는 일이 많아 중·고교 체육과 연계가 안 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대전시의 학교 체육이 무너지고 있다. 회생을 장담할 수 없을 정도로 그 붕괴 정도가 심각하다. 초·중교 학생이 참가하는 전국소년체전에서 대전은 2004년 8위와 2005년 6위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금메달을 18개밖에 따내지 못하면서 갑자기 14위로 성적이 뚝 떨어졌다. 기초종목은 물론 인기종목들도 해체되는 팀들이 잇따르고 있다. 단체종목마저 초·중·고교별로 1개 팀씩 꾸리기도 쉽지 않다. 유성구에 있는 지족고는 올해 세팍타크로팀을 해체했다. 서구 변동 남중학교도 하키팀 해체를 앞두고 있다. 서대전초교 농구팀도 지난해 9월 해체됐다. 이 농구팀은 초등학교에서 유일해 교육청에서 다른 학교가 재창설하는 방안을 학교장과 협의하고 있다. 이 장학사는 “교사들이 기피해 지도교사 지원이 제대로 안 되다 보니 선수발굴이 더 어려워지고, 결국은 팀 해체로 이어지고 있다.”고 실상을 전했다. 그는 “초·중교 학교체육이 무너지면서 고교 팀도 맥을 못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 대전은 전국체전 고등부에서도 2004년 10위,2005년 12위, 지난해 11위 등 줄곧 하위권을 맴돈다. 선수 수급이 어려워 수영과 육상은 100m,400m 등 전체 종목 가운데 출전할 수 있는 종목은 40%에 불과한 실정이다. 신도시인 노은지구는 초등학교가 6곳이 있지만 운동팀은 한 곳도 없다. 고등학교도 지족고 세팍타크로팀이 해체돼 현재로서는 운동팀이 없는 상태다. 이 장학사는 “가끔 학부모로부터 ‘골프팀이 있는 학교는 없냐.’고 묻는 전화만 걸려온다.”고 한탄했다.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금메달을 딴 카누 염인화(대전여자정보고 2년),10㎞ 단축마라톤 우승자 장유진(대전체고 2년), 양궁 50m,70m에서 체전 타이기록과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딴 정예진(대전체고 1년) 등이 꿈나무로 커가고 있다. 지난해 열린 소년체전과 전국체전 고등부의 금메달이 체조, 펜싱, 육상, 사이클, 사격, 수영, 레슬링 등 기초종목에서 많이 나온 것이 그나마 위안이다. 하지만 학교체육 예산은 매년 줄어들고 있다.2005년 24억여원에서 올 21억여원으로 줄곧 감소 추세다. 시교육청 평생교육체육과 남기호 장학사는 “2002년 시민체전이 폐지되면서 자치단체의 지원이 모두 끊겼고 초·중·고교 운동팀을 후원해주는 사회단체나 독지가도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대전시교육청은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거점학교에 코치 한명을 배치하고 주변 학교 선수들이 이곳에 와서 함께 훈련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초·중 거점학교는 육상 13개교, 수영 7개교, 체조 2개교 등이 있다. 사립체육시설 코치가 선수를 길러 좋은 성적을 내면 성과급을 지급하는 제도도 올해 처음 도입했다. 교육청은 이 예산으로 5000만원을 책정했다. 운동팀 구조조정도 추진하고 있다. 먼저 해체된 팀을 재창단하는 것이다. 지난 7일 보운초교의 다이빙팀과 9일 대청중 양궁팀을 다시 창단했다. 올해 농구, 배구, 롤러 등 총 10개팀을 재창단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러 운동팀이 있는 학교는 다른 학교로 분할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학교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이다. 예컨대 농구, 핸드볼, 테니스 등 4개 운동팀을 운영하고 있는 대전중에 한 종목만 남기고 나머지는 다른 학교들이 맡는다. 남 장학사는 “운동선수들도 정규수업과 보충수업 등을 모두 받는 ‘공부하는 운동선수’를 제도화해 학부모와 학생들이 운동선수를 기피하는 현상을 줄여 선수들을 확보하는 방안도 올해부터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우리 마을을 카누명소로… 선수지원 힘나요” “선수들도 좋고, 우리 마을에도 좋고,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일이죠.” ‘카누를 사랑하는 모임(카사모)’의 김선식(44·토목업·대전 유성구 방동) 부회장. 그는 마을 주민을 중심으로 대전에 있는 중·고교 카누팀을 지원하기 위해 카사모를 만든 장본인이다. 카사모는 만년·진잠중학교, 한밭고, 대전여자정보고 등 대전에 자리잡고 있는 중·고교 4개팀 선수단을 지원한다. 이들 선수단은 김씨의 마을 저수지에서 1년 내내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주민들이 후원모임 창립 김씨는 “매일 아침 저녁으로 출퇴근하다가 어린 선수들이 카누훈련을 받는 게 가슴이 아팠다.”고 말했다. 그러던 어느날 물살을 가르면서 나가는 카누행렬을 보고 “아 저걸 관광상품화하면 마을에 관광객이 많이 몰리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유성 하면 ‘박세리’를 떠올리듯 방동 하면 ‘카누’가 금세 연상되도록 한다는 구상이었다. 지난 6일 찾은 방동에서는 남녀 카누 선수들이 산길을 오르내리며 체력훈련을 하고 있었다. 이어 저수지로 옮겨 바지선 위에 보관 중인 카누를 정비하고 감각을 잊지 않기 위해 몇몇 선수들은 카누를 타보기도 했다. 저수지 옆에 이동식 화장실만 있을 뿐 편의시설은 없다. 씨는 마을 주민, 초등학교 친구 등에게 자신의 생각을 들려준 뒤 모임에 끌어들여 지난해 11월 모임을 창립했다. 금세 15명이 뜻을 같이하고 회원이 돼 주었다. 주부, 보험설계사, 농민, 음악인, 자영업자 등으로 직업도 다양하다. 회장은 대전카누팀 초창기 지도교사로 카누 선수 출신인 최민기씨를 추대했다. 김씨는 카누팀의 성적을 보고 깜짝 놀랐다. 성적이 김씨의 모임 만들기를 더 자극했다. 중·고교생 각각 9명씩 모두 18명으로 짜인 이들 카누팀은 중학생들이 지난해 소년체전에서 금메달 2개를 땄다. 같은 해 전국체전 고등부에서도 금메달 2개와 은·동메달 1개씩을 따냈다. 특히 저수지 옆에 사는 염인화(대전여자정보고 2년)·희태(만년중 3년) 남매가 금메달을 따내 관심을 끌었다. 둘은 모두 국가대표 상비군이다. 이들을 포함, 국가대표 상비군이 3명이고 중학생 2명이 꿈나무로 선발됐다. ●간식도 건네고 응원도 하고 카사모는 매달 1인당 1만원씩 회비를 걷어 선수들을 지원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찬조금을 내는 회원들도 있다. 분기별로 모임을 갖고 지원방안을 논의하기도 한다. 빵과 음료수 등 간식을 건네고 바비큐 파티를 열어준다.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버스를 빌려 응원도 나간다. 오유미(14·진잠중 1년)양은 “아저씨들이 찾아오면 힘든 줄 모른다.”고 말했다. 심재성 지도교사는 “주민들이 나서 줘 마음이 든든하다.”고 거들었다. 김씨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을 보면 보람을 느낀다.”고 웃었다. 카사모는 회비가 더 늘면 좋은 성적을 내는 선수에게 포상금도 제공할 계획이다. 앞으로 탈의실, 화장실, 샤워장 등 열악한 시설을 개선하는 데도 앞장을 서고 관련 기관과 협의, 시설 인허가 문제도 해결해줄 생각이다. 카사모는 회원을 100명 이상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카누마을’로 키운다. 김씨는 “좋은 성적을 계속 내고 여럿이 목소리를 내다보면 대전의 대학이나 기업에도 카누팀이 생길 것”이라면서 “그렇게 되면 어린 선수들의 진로도 열어주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그는 “카누는 현재 비인기 종목이지만 우리나라가 더 발전하면 생활스포츠로 자리잡을 것”이라면서 “아직 카누를 잘 모르지만 먼저 내 가족부터 함께 즐기겠다.”고 말했다. 지금도 이곳을 찾는 외국인은 “카누를 좀 타자.”고 말하기도 한다. 국내 관광객 중에서도 “좀 태워달라.”고 말하는 사람이 더러 있어 이 구상이 헛된 꿈은 아니라고 김씨는 자신했다. 그는 “도시 변두리 작은 마을에서 비인기종목을 키우는 게 쉽지 않지만 방동을 반드시 국내 최고의 ‘카누마을’로 만들겠다.”고 활짝 웃었다. 글 사진 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이 한권의 책] 학문의 경계 넘나들며 중심에 서다

    게오르크 지멜은 막스 베버만큼 우리에게 잘 알려진 학자는 아니다.1980년대 후반에 전집 출판이 시작되기 전까지 그는 독일 지성계의 주변인으로 머물러 있었다. 중요한 이유는 그의 관심이 사회학, 철학, 미학, 심리학, 예술사, 역사학 등 다양한 방면에 걸쳐 있었기 때문이다. 일견 사소하고 일시적 현상을 다루는 그의 방법론이 단편적이고 비체계적으로 보였던 것도 또다른 이유였다. 그러나 바로 이 두 가지 이유가 거꾸로 최근에 시작된 ‘지멜 르네상스’를 설명해준다는 점이 흥미롭다. 학문 사이의 경계를 넘나드는 통합학문적 시각과 거대담론의 해체로 인해 촉발된 미시사, 일상사에 대한 관심이 지멜 재조명의 배경이다. 총 10권으로 기획된 지멜 시리즈 중 한꺼번에 출간된 세 권의 책은 지금까지 가려져 있던 지멜 철학의 진수를 보여준다. 제1권 ‘지멜의 문화이론’은 문화와 삶의 관계에 대한 지멜의 근본적 질문을 담고 있다. 지멜은 객관문화와 주관문화의 간극이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매일, 그리고 모든 방향에서 객관문화의 재고는 늘어가고 있지만, 개인의 정신은 이러한 발전에서 멀찌감치 떨어져 뒤쫓아가고 있다.” 일종의 문화소외 현상을 지적한 지멜의 이 말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집요하게 귓전을 맴도는 것은, 철학적 성찰로 뒷받침된 강한 설득력 때문일 것이다. 제2권 ‘근대 세계관의 역사’는 칸트, 괴테, 니체라는 세 거장들의 세계관을 비교한다. 여기서 지멜은 근대세계관이 성립되는 데 핵심적인 두 가지 문제를 던진다. 하나는 근대 이후 첨예화된 인간과 세계의 분열을 통합하는 문제이고, 다른 하나는 근대의 문화적 이상인 개인주의에 대한 문제이다. 첫번째 문제에서 지멜은 칸트와 괴테를 비교하면서 분화와 통일이라는 근대적 세계관의 두 원리를 대비시킨다. 두번째 문제에 대한 고찰에서 칸트는 양적 개인주의의 이론적 완성자로, 괴테와 니체는 질적 개인주의의 선구자로 설명한다. 제3권 ‘예술가들이 주조한 근대와 현대’는 지멜의 탁월한 예술철학적 성찰이 부각된 책이다. 지멜은 미켈란젤로, 렘브란트, 로댕의 삶과 예술에서 “오직 개인적 현실의 전체적이고 특별한 존재에 대해서만 타당성을 지니는 이상”, 즉 개인법칙의 실현을 보았다. 또한 육체와 정신, 존재와 운동, 개별과 보편이라는 삶의 이원성에 대한 체험과 느낌이 르네상스 시대부터 바로크를 거쳐 현대에 이르면서 어떻게 다르게 표현되는지를 설명한다. 특히 미켈란젤로와 로댕의 조각을 비교한 분석에 이르면 어떤 근거에서 지멜이 포스트 모더니티 담론에 연결되는지를 어느 정도 이해하게 된다. 이번에 나온 세 권의 책은 지멜의 매력과 강점이 어디에 있는지를 실감하게 해준다. 지멜의 매력은 문화와 예술에 대한 섬세한 감수성이 깊이 있는 철학적 해석과 결합하면서 발산된다는 것이다. 그의 강점은 모더니티의 문제를 사회학적 분석을 넘어 문화철학과 예술철학의 지평으로 확장시켰다는 데 있다. 그 매력과 강점에 수긍하는 독자라면 남은 선집의 번역출간을 통해 펼쳐질 지멜의 독창적인 지적세계에 대한 기대로 설레게 될 것 같다. 윤미애 중앙대 한독문화연구소 연구원·독문학 박사
  • 초기이행조치 합의 수준 ‘동결’ ‘폐쇄’ 따라서 결정

    |베이징 김미경특파원|이번 6자회담에서 북측에 제시된 핵폐기 초기이행조치는 크게 영변 원자로 등 핵시설 폐쇄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감시 수용으로 알려진다. IAEA 사찰단 감시는 핵시설 폐쇄 이후 당연히 뒤따르는 조치로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게 회담국들의 입장이지만, 핵시설 폐기의 첫번째 단계로 북한은 지난 1994년 제네바 합의때처럼 가동중단(cease)이나 동결(freeze) 수준에서 협상할 것으로 알려진 반면, 다른 5개국은 일시적인 조치가 아닌 폐쇄(shut down)를 요구하고 있어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정부 소식통은 “동결은 제네바 합의때 10년 후 폐기를 염두에 뒀지만 폐쇄는 합의 이후 수개월 내 폐기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진전된 조치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초기이행조치로 폐쇄가 합의될 경우, 동결 수준에서 머무르지 않고 빠른 시일내 핵시설을 완전 해체(dismantle)하는 폐기로 돌입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그러나 북측은 핵무기용 플루토늄 생산을 위한 주요 핵시설인 영변 원자로 등을 수개월 내 폐쇄할 경우 핵폐기 전체 로드맵을 협상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이 불리할 수 있으며, 더 많은 상응조치를 얻기 위해서라도 기존 입장대로 동결부터 주장할 것이라는 게 북측 정보에 정통한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이에 따라 ‘동결이냐 폐쇄냐’를 둘러싼 샅바 싸움이 어떻게 풀리느냐에 따라 초기이행조치 합의 수준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chaplin7@seoul.co.kr
  • 北지원 ‘5개국 역할분담’도 변수

    |베이징 김미경특파원|북·미간 핵폐기 초기이행조치·상응조치에 대한 큰 틀에서의 합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8일 개막한 제5차 3단계 6자회담이 탄력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날 베이징에 도착한 북측 수석대표인 김계관 외무성 부상은 “초기조치에 대해 토의할 준비가 돼있지만 해결해야 할 대치점이 많기 때문에 회담 전망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심스러운 낙관이 가능할 뿐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위기를 함축하고 있는 셈이다. 이번 회담의 성패는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이 나눠 지원할 대북 상응조치에 달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방북한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ISIS) 소장 등에 따르면 북한은 이번 6자회담에서 ‘핵 동결·사찰-에너지 지원·제재 해제’와 ‘핵 해체-경수로 제공’이라는 2단계 핵폐기안을 제안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북한이 핵시설 동결의 대가로 경수로 제공을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에서 한발짝 물러선 것이다. 그러나 경수로 완공 전까지 중유 등 대체에너지를 요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체에너지 등 에너지·경제 지원을 5개국이 어떻게 나눠 제공할 것인지에 대한 당사국간 협상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북측이 어떤 에너지가 언제까지 얼마나 필요하다는 것을 밝힌 적이 없고, 나머지 5개국도 어떤 에너지를 얼마나 어떻게 지원하자고 협의한 적이 없기 때문에 이를 합리적으로 논의하는 것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베를린합의때 중유는 미국이 단독으로 제공했고, 경수로는 우리나라와 일본이 90%를 지원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중국·러시아 등의 동참 여부가 주목된다. 그러나 일본은 여전히 북한의 일본인 납치 문제에 매달리고 있어 동참 여부가 불투명하며, 러시아는 부채 탕감으로 대신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또 중유의 경우, 미국이 단독 지원을 거부하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우리나라 등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외교협회 개리 새모어 부회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미국내 중유 제공에 대한 반발 여론이 있어 이번에는 남한이 중유 지원의 일부 혹은 전부를 책임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chaplin7@seoul.co.kr
  • [문화마당] 조정자/김지우 소설가

    교수·의사·작가·기자·경찰·주태백이 시민 둘, 도합 동물 일곱마리 우화(寓話) 한 토막. 장소 하여 그 옛날 말로 파출소, 요즈음 말로 지구대, 술 먹고 개 되는 시각. 사건의 발단은 이랬다. 이 땅의 대한민국 국민 두분이 사는 게 고달프더란다. 그래 한잔 걸쳤겠다, 눈앞에 외제차가 있기에 그놈 엉덩이를 한대 걷어찼단다. 그런데 하필 운전석에 앉아 있던 차 주인에게 딱 걸렸고 여지없이 사과와 배상을 요구받았다. 그러나 이미 술에 영혼을 팔아버린 악당들은 무조건 그런 적 없다며 딱 잡아떼었단다. 뿐만 아니라 여차하면 폭력도 행사할 것처럼 거칠게 굴었단다. 격분한 차 주인은 즉각 112에 신고했고 가해자 피해자 모두 싹 쓸어 졸지에 지구대까지 납시게 되었다. 지구대에 도착한 차 주인은 일절 대화를 거부하며 강경하게 나오더란다. 사과도 배상도 필요 없으니 무조건 고소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그리고 실제로 고소장을 작성하더란다. 원활한 사과나 배상을 받기 위한 제스처나 압력이 아닌 듯했단다. 경찰이 중재를 시도했으나 막무가내였단다. 오로지 처벌만을 원한다며 서슬 퍼래 날뛰더란다. 차 주인과 동행이었던 교수와 작가와 기자가 지구대로 달려갔을 땐 막 고소장이 접수되고 있었다. 작가가 경찰 손에 넘겨진 고소장을 빼앗다시피 넘겨받았다. 교수가 차 주인인 의사를 떼밀고 나가고 기자도 악당 둘을 떼밀고 나갔다. 담배 한대씩을 물려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며 차근한 설득과 중재에 나섰다. 그러나 1시간여를 설득해도 화해와 조정은 번번이 결렬됐다. 사과는 대충 옆구리로 삐딱이 해치우려 하고, 받는 쪽은 양반절로 곱다시 받으려 하니 될 턱이 없었다. 보다 못한 작가 한마디.“사과는 진정성을 담아 정중히 하는 겁니다.” 기자도 한마디.“대충 사과 모양 갖췄으면 못 이기는 체 받아들이는 게 현실이요.” 경찰도 한마디 “싸울 줄이나 알지 조정할 줄을 알아야 말이지.” 세계 갈등의 조정자가 되겠다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말고 나라안 갈등을 조정하는 조정자는 없단 말인가. 100년 정당을 외치며 창당한 열린 우리당이 불과 3년 만에 대나무 쪼개지듯 쪼개졌다. 대통령이 인기가 없고 정당 지지율이 곤두박질치자 잽싸게 자기 살 길 찾아 나간 것으로 그다지 곱게 보아지지 않는다. 마치 비바람 몰아치고 홍수 날 것 같으니 앞동질 쳐 피난가는 개미떼를 보는 듯했다. 적대적인 분위기를 해소시키기는커녕 분쟁과 갈등, 대립과 암투 속에서 충돌과 마찰만을 조장하더니 해체의 단계로 나섰다. 분쟁과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조정자로서의 위기관리 능력을 자생자득하지 못하면 그들이 꿈꾸는 합체란 한낱 요원한 꿈에 불과할 것이다. 정부와 대통령이 사회갈등 조정자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못하거나, 정부와 대통령이 갈등의 당사자가 되는 경우에 과연 누가 조정자 역할을 해야 할 것인가. 국회와 시민단체와 언론을 들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조정자 역할에 있어 그 역할을 가장 잘못하고 있는 동네가 바로 수구보수 언론계이다. 언론이란 모름지기 객관적 시각과 냉철한 판단으로 사회 갈등을 조정하고 치유하며 통합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사회갈등을 조장하고 불협화음과 불균형을 초래하며 이념대결을 선동하고 있으니, 정작 복잡한 사회의 조정자가 되어야 함에도 현실은 세치의 혀를 가진 종이권력에 불과하다. 앞의 에피소드에서 보았듯이 인생도 조정자가 필요하다.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간하는 사람보다 중재하고 조정하는 조정자가 얼마나 아름다운가. 김지우 소설가
  • [열린세상] MS와 애플,그리고 대통령 선거/문인철 정치경제평론가

    경제학에서 기업이 경제활동을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 가설로 설명된다. 이윤 극대화 가설과 판매량 극대화 가설이다. 이윤 극대화 가설에서 기업은 이윤 극대화가 목표이므로 무조건 판매만 많이 하고자 하지 않는다. 이윤을 적게 하면서 많이 팔고자 하는 박리다매(薄利多賣)는 이 가설에 부합하는 행위가 아니며, 제 값에 물건을 파는 것이 가설에 따른 판매전략이 된다. 반면 판매량극대화 가설은 일단 판매를 많이 하여 시장점유율을 높이자는 박리다매 전략을 뒷받침한다. 이 두 가지 전략 중 어느 것이 더 우수하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다. 상황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이 두 전략 중 어떤 전략을 택했는가에 따라 기업의 향배가 바뀐 경우가 있다.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컴퓨터시장은 애플사가 주도하고 있었다. 최근 휴대전화 시장에 뛰어든 ‘스티브 잡스’로 대표되는 바로 그 회사다. 애플의 기술력은 매킨토시로 통했는데 경쟁력이 매우 높았다. 이들은 이윤극대화 전략을 채택했고 높은 가격을 유지했다. 당시에 컴퓨터는 쉽게 가질 수 없는 선망의 대상이었는데,80년대 후반 애플의 컴퓨터 가격은 400만 원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초기 이 전략은 컴퓨터 시장에서 애플사의 독점적 지위를 보장해 주었다. 경쟁자인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는 다른 전략을 썼다. 애플과의 경쟁에 자신이 없었던 그는 판매량극대화 전략을 채택했던 것이다. 기술은 떨어지지만 가격을 낮춤으로써 100만원대의 컴퓨터를 시장에 내놓은 것이다. 시장에서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후 마이크로 소프트사는 컴퓨터 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과 독점력을 갖게 되었고, 빌 게이츠는 세계 제1의 거부가 되었다. 정치의 세계에서도 위 두 전략으로 설명되는 현상들이 있다. 예컨대, 대선정국에서 특정인이 아닌 당 소속 후보 전체의 지지도를 높이는 전략은 판매량극대화 전략에 비견되는 반면, 당의 인기보다는 후보 개인의 인기에 치중하는 것은 이윤극대화 전략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그동안 열린우리당의 전략은 이윤극대화 쪽이었다. 대선주자들 중심으로 정치가 이루어졌고 그들은 무엇보다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는데 열중했다. 여기에 대통령까지 강하게 행동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전략은 실패했다. 개인도 뜨지 못하고 당은 해체일로에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의 중심전략도 지난 대선까지는 ‘이회창 후보’ 특정인물 중심의 정치를 한, 이윤극대화 전략이었다. 그랬던 한나라당이 특정인 띄우기보다는 정권교체에 더 힘을 실음으로써 판매량극대화 전략으로 선회했다. 특정인물이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것보다는 중도우파로 정권을 교체하여야 한다는 것인데, 지금까지 이 전략은 순항하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후보경선에 들어가면 후보들은 모두 이윤극대화 전략을 쓰게 된다. 판매량극대화 전략에서는 정권교체 차원에서 모두 동의했지만, 이윤극대화 전략으로 전환되면 본인의 승패에만 전념하게 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누구도 예측치 못한 일들이 벌어질 수 있다. 컴퓨터 시장에서 마이크로 소프트사는 판매량극대화 전략으로 시장을 독점한 후 이제는 이윤극대화 전략으로 선회하여 시장을 움직인다. 우리나라 대선이 경제라면 이 수순에 따라 한나라당이 집권하게 될 것이나, 정치는 경제보다 훨씬 더 역동적이기 때문에 변수가 너무 많다. 결국은 마지막 단계인 이윤극대화 전략에서 현 구도대로 갈지, 역전의 빌미가 되는 사건이 일어날지 아직은 아무도 모른다. 한마디로 ‘시계제로’이다. 문인철 정치경제평론가
  • 美 “북핵 내년초까지 마무리”

    |도쿄 이춘규·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김미경기자|북핵 6자 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6일 북한이 차기 회담에서 핵포기를 향한 ‘초기단계 조치’를 약속했음을 인정하고, 북한이 회담 종료후 수주 이내 실제로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본을 방문 중인 힐 차관보는 이날 미국 대사관에서 일본 기자들과 가진 회견에서 초기단계의 조치에 관해 “몇가지 행동을 포함한 ‘조기의 수확’”이라고만 밝혔을 뿐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명확한 언급을 피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비공식 브리핑에서 “이번 6자회담은 (북핵)폐기를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단순한 가동중단(freeze)보다는 더 나갈 것”이라며 “지금(목표)은 시설을 폐쇄(shut down)하는 것인데, 폐쇄의 궁극적인 목적은 추가적인 플루토늄의 생산을 막는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 국무부는 2008 회계연도 업무보고에서 내년 초까지 북핵협상을 마무리하고, 북한 핵무기와 핵프로그램의 해체 시작 및 검증체제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5일(현지시간)밝혔다. 또 2008년에 북한의 중·장거리 미사일의 해체를 위한 미사일 협상도 개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또 올해 한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뒤 2008년엔 FTA상의 강화된 노동권 보호조항에 따라 “한국이 파업권 향상 의무를 이행토록 하는 것”을 국제노동기준 준수 목표의 하나로 들었다.taein@seoul.co.kr
  • 美 국방예산 6246억弗… 한국전이후 최대

    美 국방예산 6246억弗… 한국전이후 최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안동환 기자|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2008 회계연도 국방예산으로 전년보다 11.3%,2001년 이후 62% 늘어난 4814억달러를 의회에 요청했다.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 전비(戰費)를 합치면 총 6246억달러가 된다. 2001년 부시 대통령이 ‘악의 축’으로 규정한 국가 가운데 올해 북한과 이란의 민주화를 지원하는 ‘경제지원기금(ESF)’이 배정됐다. 북한 관련 예산이 정규 예산안에 반영된 것은 처음이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5일(현지시간) 부시 대통령이 총 2조 9000억달러(약 2700조원) 규모인 2008년도 연방정부 예산안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전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우리 경제는 강하며 성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방비 ‘밑빠진 독’ 물붓기 2008 회계연도 예산은 4814억달러이지만 부시 행정부가 실제로 운용하는 전체 국방예산은 71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별도로 제출한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 대 테러전 비용 1417억달러가 포함되고 2007 회계연도 기간에 추가 투입되는 934억달러를 합치게 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한국전쟁 이후 최대 규모이며, 현재의 달러가로 환산해도 베트남전 절정기에 비해 1400억달러나 많은 돈이라고 분석했다. 육군 예산이 20% 늘어난 1301억달러, 공군은 8% 증가한 1366억달러, 해군도 9%가 늘어난 1193억달러가 책정됐다. 비전쟁 예산도 항공기, 군함, 우주 프로그램에 대한 구매예산이 전년보다 10% 이상씩 올라 1768억달러나 된다. 미군은 2012년까지 현재 48만 4400명에서 54만 7400명으로 늘고, 여단 수도 42개에서 48개로 증가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부시 대통령이 집권한 지난 5년 동안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전쟁에 5000억달러가 투입됐으며 국방비가 50%, 안보 비용도 2배로 늘었다고 전했다. ●북한 등 불량정권 분쇄 프로그램 가동 경제지원기금은 올해 33억 2000만달러가 책정됐다. 이 자금은 개발원조 대상국은 아니지만 ‘특별한 경제적·정치적 혹은 안보상의 여건을 감안하는’ 국가들의 정치·경제 안정을 돕기 위한 것이다. 북한은 200만달러, 이란은 7500만달러다. 정부에 주는 자금이 아니라 해당 국가의 민주화 지원 단체나 기구에 준다. 미 국무부는 2004년 입법된 북한인권법에 따라 2008 회계연도까지 매년 2400만달러까지 북한 민주화 지원자금을 사용할 권한을 부여받았으나,2007 회계연도 예산안까지 별도로 책정하지 않았었다. 국무부는 또 ‘미국의 소리(VOA)와 자유아시아라디오(RFA)’의 대북 방송을 하루 10시간으로 늘렸다. 국무부는 “2008 회계연도 대외방송 지원비는 북한, 중동, 소말리아, 쿠바가 중점 대상”이라고 밝혔다. 미 재무부는 ‘불량 정권 분쇄 및 해체’라는 프로그램에서 북한,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에 대한 금융 압박정책을 위한 전략을 개발할 것으로 알려졌다. 새 예산안 중 미국평화연구소(USIP) 지원비 3000만달러는 북한 관련 갈등 예방과 조정 비용으로 쓰이게 된다. ●민주당 부시 강력 비판 부시 대통령이 예산안에서 2012년까지 610억달러 규모의 재정 흑자를 달성하는 계획안을 제시했지만 논란은 커지고 있다.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은 천문학적 규모의 국방 예산안에 반드시 제동을 걸겠다는 입장이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재정적으로 무책임하고, 우선 순위가 뒤바뀌었음을 드러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리 리드(네바다주)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대규모 적자를 감추려는 속임수이며 미국 중산층의 요구와는 동떨어진 것”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상원 예산위원회 의장인 켄트 콘래드(노스다코타주) 민주당 의원도 “대통령이 제출한 예산안은 적자와 속임수로 가득 차 있다.”고 비난했다. 미 의회 예산처(CBO)는 2001년 당시 2011년까지 5조 6000억달러의 재정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지만 부시 행정부 들어 재정적자는 눈덩이처럼 불어 2004년 4120억달러까지 늘었다. sunstory@seoul.co.kr
  • 산림청 ‘그랜드슬램’

    산림청이 정부부처 가운데 처음으로 감사·청렴·반부패·공직기강 평가에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2005년 감사원의 자체감사활동 우수기관을 필두로 지난해 국가청렴위로부터 기관청렴 및 부패방지시책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지난 2일 발표된 국무조정실의 공직기강확립 업무 평가에서도 우수기관으로 자리매김했다. 국민과 정부 등 외부로부터 행정의 투명성 등을 인정받게 됐다. 산림청은 2005년 청렴도 4년 연속 상위,2년 연속 금품·향응수수가 없는 기관이었지만 부패방지와 공직기강에서는 ‘미흡’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반부패청렴대책기획단이 꾸려지고 청렴공무원 선발 및 반부패의 날을 신설하는 등 인식 변화에 주력했다. 민원처리진단제(Clean-Call)와 연고성 모임을 해체하며 부조리의 고리도 차단시켰다. 서승진 청장이 매월 청렴 메일을 전 직원에게 발송하며 강력한 의지를 표현하기도 했다.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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