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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시대] 고용 불안에 한숨짓는 소리/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요즘 어느 지역을 가릴 것 없이 일자리 부족과 고용 불안에 한숨짓는 소리가 들린다.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나이 지긋한 이는 또 그대로 걱정이 많다. 불과 십여 년 전까지만 해도 거의 완전고용에 가깝던 노동시장 여건이 외환 위기와 구조 조정기를 거치면서 나타난 변화이다.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경제 환경이 바뀌었으니 당연히 감수해야 할 부작용이라 여길 수 있겠지만, 저소득 가정과 중산층에 불어닥친 충격이 매섭고 고통스럽다. 사실 대다수 가정은 생계를 책임진 가장의 벌이가 불안정해질 경우 하루하루 견뎌나갈 길이 막막하다. 당사자는 물론이거니와 의지하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미칠 영향이 엄청나 그렇다. 당장 경제적 어려움이 커질 수밖에 없으니 그로 인한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욱이 이러한 상태가 오래도록 이어지면 일상을 평소처럼 유지하기 곤란할뿐더러 가족 상호간 갈등마저 잦아진다. 열악한 고용 사정이 가족 내부에 긴장을 더하는 조짐들은 숱하다. 우선 자신의 처지를 비관한 가장이 식구들을 상대로 드러내는 불만과 분노는 서로에게 돌이키기 힘든 상처를 주거나 가족 해체의 원인이 된다. 실제로 우리 사회의 이혼율은 외환 위기 이후 두드러지게 늘어나더니,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고 한다. 특히 상당수가 이혼에 이른 주된 이유로 경제적 요인을 들어 달라진 살림살이와 가족간 유대 약화의 관계를 짐작할 수 있다. 일자리 부족과 고용불안은 어린이나 노인들에게도 고통이다. 우리 사회 보호시설 아동 수만 하더라도 외환위기를 겪기 전에는 매년 수천명에 불과했으나, 지금은 이를 훨씬 넘어선다. 그만큼 방치된 아이들이 많고, 넉넉지 못한 가정 형편 탓에 복지시설로 양육을 떠넘기는 부모가 의외로 적지 않다는 뜻이다. 노인보호시설이라 해서 다를 바 없다. 힘겹게 사는 자녀들의 모습을 보다 못해 스스로 집 나서는 노인이 있는가 하면, 도저히 부양할 능력이 모자라 제 부모를 노인시설에 위탁하는 자식도 여럿이다. 현실이 이처럼 안타까운데도 경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긴장상태에 빠진 가정의 고통은 가까운 시일 내 끝날 기미가 보이기는커녕 점점 더 깊어지고 있다. 한편 저소득층과 중산층의 경제 기반 흔들림으로 인한 부작용은 일부 가정의 절박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쉽게 풀기 힘든 과제를 던져놓았다. 무엇보다 우리 주변이 이웃의 어려움을 그저 무덤덤하게 받아들일 정도로 각박해진 나머지 문제 해결에 애쓰는 대신 사회 통합에서 너무 멀리 벗어나지 않을까 우려된다. 최근 다양한 이해 집단이 타협의 여지조차 남기지 않고 저마다 쏟아내는 갖가지 요구들은 이러한 가능성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이토록 실망스러운 오늘을 더 나은 내일로 만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것이 양보와 관심이다. 지금껏 그늘진 곳에 관심 기울인 사람들은 많았으되 양보를 이끌어내는 데 서툴렀고, 관심이 부족한 사람들은 아예 양보의 필요성을 인정하려 들지 않았다. 양보와 관심 나누기에 익숙한 곳일수록 개인이나 사회의 긴장이 적다. 새로운 대통령을 배출한 한 해의 끝자락이다. 어느덧 계절은 추위를 더해 가는데 구석구석 따스함을 느낄 수 없다고 한다. 부디 새로 시작될 다섯 해 동안에는 일자리 부족과 고용불안이 덜하고 저소득층과 중산층 가정에 훈훈한 온기가 돌기를 기대해 본다. 그리고 젊은이들을 비롯한 우리 사회의 모든 세대들이 벅찬 희망에 들뜰 수 있기를 바란다. 오창균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위원
  • 신당 ‘MB 집권청사진’에 속앓이

    의료보험 민영화 및 영리법인 건설,18개 부처 통폐합 및 공무원 감축, 재벌(기업)규제 완화, 교육부 해체…. 대통합민주신당과 민주노동당 등이 24일 현재까지 이명박 당선자측에서 쏟아지는 집권 청사진 앞에서 속앓이를 하고 있다. 정권교체로 정책의 단절을 우려하는 수준을 넘어 벌써부터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당선자와의 ‘허니문’도 그리 달콤해 보이지 않는다. 이날 대통합민주신당 김효석 원내대표는 ‘창조적’ 야당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협력과 견제라는 원칙을 내세웠지만 이 당선자의 정책에 대한 비판에 날을 세웠다.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처럼 무조건 발목을 잡진 않겠다.”면서도 “한반도 평화정착과 따뜻한 경제, 통합의 정치라는 큰 틀에서 협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견제와 비판은 불가피하다는 역설로 들린다. 김 원내대표는 “대운하 문제는 잘못하면 경제 재앙을 불러올 사업”이라면서 “이 당선자는 공약에 대한 부담을 버리고 원점에서 재검토하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권층에게만 혜택을 준다면 반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특히 이날 불거진 교육부 해체론을 둘러싸고 신당은 시끌시끌했다. 신당 교육위 소속의 한 의원은 “교육부를 해체해 대학 자율성을 강화한다는 논리는 교육관료의 폐해를 없애기보다 교육의 공공성을 침해하는 폐해로 나타날 것”이라고 걱정했다. 이 당선자의 청사진 제시 방식에 대한 비판도 확대되고 있다. 이 당선자가 지난 10여년 동안 비교적 검증돼온 내용을 뒤집는 방식으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것이다.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탁신 화려한 정계귀향 ‘카운트다운’

    탁신 화려한 정계귀향 ‘카운트다운’

    지난해 9월19일 군부 쿠데타로 쫓겨나 외국을 떠돌며 권토중래를 노리고 있는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가 화려하게 정계복귀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그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움직이는 ‘국민의 힘’당(PPP)이 23일(현지시간) 치러진 총선에서 제1당이 됐기 때문이다. 탁신이 내년 2월14일 귀국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군부가 그의 재집권을 막기 위해 제2의 쿠데타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어 태국의 정국 혼란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AFP 통신은 이날 태국 국영방송을 인용, 비공식 개표 집계 결과 총 480개 하원 의석(전국구 80석) 가운데 PPP가 절반에 10석이 모자라는 230석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탁신을 반대하는 민주당은 161석을 차지하는 데 그치고 나머지 89석은 군소정당의 몫으로 돌아갔다. 공식적인 선거 결과는 24일 이후 발표될 예정이다. 사막 순다라벳 PPP총재는 총선 승리를 선언한 뒤 “PPP가 차기 정부 구성에 나설 것”이라며 “나는 총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PPP가 과반수 획득에 실패함에 따라 단독 정부 구성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민주당과 군소정당과 연립정부를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PPP는 탁신계열의 정치인들이 세운 신당이다. 탁신이 창당한 ‘타이 락 타이’당은 선거부정을 이유로 지난 5월 헌법재판소의 명령으로 해체됐고, 탁신과 당 지도부 111명은 향후 5년간 정치활동이 금지돼 있다. 런던에 주로 머물다 최근 총선을 가까운 곳에서 지켜보기 위해 홍콩으로 거처를 옮긴 것으로 알려진 탁신 전 총리의 인기는 태국 국내에서는 ‘현재진행형’이다. 군부가 탁신의 부정부패로부터 나라를 건졌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들은 경제 침체를 군부의 실정으로 보며 구체제에 대한 그리움을 느끼고 있는 탓이다. 탁신의 집권 시절 낮은 이자, 무료 주택과 의료지원을 경험했던 저소득 도시 서민들과 농민들 사이에서 그는 여전히 ‘살아 있는 권력’이다. 앞서 차럼 요밤렁 PPP 부총재는 “탁신이 전화통화로 내년 밸런타인데이에 귀국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말했다. 현재 탁신은 부패방지법 등의 위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여서 귀국하면 즉시 체포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그의 귀국이 좀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이명박 시대-盧정책과 비교] 성장의 ‘李코노미’로

    [이명박 시대-盧정책과 비교] 성장의 ‘李코노미’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노무현 대통령의 정책은 여러 분야에서 대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이 당선자는 ‘잃어버린 10년’에 걸맞은 정책 밑그림을 제시할 태세다. 특히 경제분야에서 그렇다. 노 대통령이 성장·분배 동반론이라면 이 당선자는 성장 우선주의를 주장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외환위기 이후 양극화 해소와 동반 성장으로 가닥을 잡아온 정책 기조가 다시 신자유주의로 회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이 당선자는 부동산·교육 정책이 현 정부의 기조보다 축소돼야 한다는 입장을 줄곧 보였다. 양측의 엇갈리는 전선을 분야별로 살펴본다. ●기업 투명성 강화 vs 영·미식 시장경제 노 대통령과 이 당선자의 대립이 첨예한 분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은 성장과 분배가 한 수레바퀴로 가야 한다는 기조인 반면, 이 당선자는 성장 중심의 정책을 내세우고 있다. 구체적인 정책에서 노 대통령은 기업의 투명성 강화와 시장의 공정성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 당선자는 ‘성장을 통한 일자리 창출’에 무게를 뒀다. 이 후보는 영·미식 시장경제 중심의 경제정책을 강조하며 ▲경제성장률 7% ▲법인세 20% 인하 ▲금융·산업 분리정책 완화 ▲출자총액제한제 폐지 등을 내걸었다. 특히 법인세 최고 세율을 현행 25%에서 20%로 낮춘다는 공약이 대표적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법인세를 인하하면 대기업의 경쟁력은 높아지지만 재원이 부족해 복지정책을 강화할 방안이 없다.”고 지적했다.1가구 1주택 장기 보유자에 대한 양도세 감면 혜택 공약도 노 대통령과 마찰이 예고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 당선자는 각종 정책토론회에서 “한나라당이 집권하면 부동산 정책이 일괄적으로 완화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일각에서 주장하는 참여정부 부동산 정책의 무조건 폐기론과는 다른 신중한 입장을 폈다. ●평준화 유지 vs 평준화 해체 양측은 특목고 정책과 대입정책에서 분명한 대립각을 보인다. 노 대통령은 공교육 정상화를 주장하며 3불 정책 기조를 유지하는 데 주력했다. 하지만 이 당선자는 교육 정책 전반에 경쟁 원리를 대폭 강화했다. 특히 이 당선자는 노 대통령이 일관되게 강조해온 3불 정책(기여입학제·본고사·고교등급제 금지)가운데 본고사 및 고교등급제 도입에 대해서는 사실상 허용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당선자는 기여입학제에 대해서도 “기부금을 장학금으로 사용하자는 논의도 있기 때문에 좀 더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혀 부유층이 낸 기부금을 서민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사용하자는 논의가 무르익는다면 허용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이 당선자의 “자율형 사립고를 100개 설립하겠다.”는 공약은 뜨거운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고교 진학 단계에서 학생의 학교 선택권을 강조했던 이 후보가 대학 진학 단계에서는 대학의 학생 선발권을 강조했다. 대입 자율화와 대학 관치 철폐를 줄곧 주장했다. ●화해·협력 vs 상호주의 이 당선자가 노 대통령과 뚜렷한 차별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특히 북핵 해결과 관련한 대북 지원책에서 갈등이 예고된다. 노 대통령이 화해·협력에 기반을 둔 반면 이 당선자는 철저한 상호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이 당선자가 내세운 ‘비핵·개방 3000’구상이 이를 반영한다. 이 당선자는 북핵 폐기를 전제로 북한의 개방과 대북 지원을 동시에 하겠다고 말했다. 한 외교안보 전문가는 “북·미관계 진전이 예견되는 시기에 이 당선자의 ‘통일부 축소’ 공약은 남북관계가 풀리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관측했다.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이명박 시대-그는 누구인가] 이명박 그는 누구

    [이명박 시대-그는 누구인가] 이명박 그는 누구

    ■ 정치 입문~청와대 입성 ‘정치인 이명박’이 걸어온 길은 ‘기업인 이명박’과 달랐다. 현대그룹에서 ‘샐러리맨의 신화’를 창조하며 달려온 출세가도가 아니었다. 좌절을 맛보기도 했고, 그래서 다시 도전하기도 했다. 정치무대를 떠나 전공인 건설이 아닌 금융분야에서 제2의 신화를 꿈꾸다 여의치 않아 접고는 수도 서울의 수장으로 도약기를 거쳐 최고 권좌에 오르게 됐다. ●현대와의 결별… 정치 입문 그는 ‘왕 회장’으로 불리는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통일국민당을 창당해 대선에 출마하려는 것을 만류하면서 현대그룹과 결별하게 된다. 이후 왕 회장의 상대 진영인 김영삼(YS) 진영으로 합류, 지난 1992년 14대 총선 때 전국구(비례대표)로 국회에 등원한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1995년 지방선거 때 신한국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YS가 밀던 정원식 전 국무총리에게 패하고 만다. 첫번째 정치적 시련이었다. 그 이듬해 15대 총선을 준비하며 ‘정치 1번지’ 서울 종로구에 출마한다. 여당의 중진 이종찬 국민회의 후보와 노무현 민주당 후보를 물리치고 당선되는 기염을 토했다.98년 이 당선자는 다시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도전하기 위해 국회의원직을 사퇴했다. 하지만 총선 때 적발된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아 피선거권까지 박탈당했다. 당시 비용 초과 지출을 폭로했던 김유찬 당시 비서를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혐의까지 유죄로 인정되면서 “이명박의 정치 인생은 끝났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 ●서울시장으로 화려한 재기 이후 2년간 미국에서 ‘정치 방학’을 보내며 와신상담하다가 2000년 귀국해 정치 재개에 나섰다.2002년 서울시장 선거에 다시 도전했다. 한나라당에서 5선의 중진 홍사덕 의원과 서울시장 후보를 놓고 경쟁해 후보 자리를 거머쥐게 됐다. 본선에서는 여당인 민주당의 김민석 후보를 꺾으면서 세번째 서울시장 도전만에 입성에 성공했다. 그는 서울시장 선거 때 내건 청계천 복원과 시내 5개 간선도로에 버스전용중앙차로제 도입을 내걸었다. 막상 당선되자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고 주변에선 적잖이 만류했다. 하지만 특유의 뚝심으로 4년 만에 해결했다.‘제2의 신화’는 ‘청계천 신화’로 이어지면서 대선 주자로서 주목받게 된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지독한 경선 2006년 6월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이 당선자는 다시 여의도 정치로 들어온다. 하지만 여의도 정치는 그가 살아온 세상과 달랐다. 한나라당의 벽은 높고 높았다. 당시 박근혜 전 대표는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며 당내에서 철옹성을 세우고 있었다. 여론조사에서도 박 전 대표가 이 당선자보다 높게 나오던 시절이었다. 그는 높기만 하던 당심을 허물기 위해 민심을 공략했다.‘한반도 대운하’ 등의 공약과 성공한 경제 지도자의 이미지를 심으며 높은 지지를 얻게 된다. 그 해 추석 전후로 북한의 핵 실험 후 지지율 40%를 돌파,‘이명박 대세론’을 형성하기에 이른다. 경선룰 등을 둘러싸고 박 전 대표측과 사사건건 갈등하며 극한의 대치에 이르기도 했다. 고비마다 특유의 승부수로 돌파해 나갔다. 이상득 부의장의 동생 평이다.“내가 명박이보다 공부도 잘했고, 운동도 잘했다. 나도 대기업(코오롱) 최고경영자(CEO)까지 해봤다. 하지만 명박이에게는 나에게 없는 게 하나 있다.”며 “위기 상황에서 담대하게 보고 판단하는 것은 내가 도저히 할 수 없는 것이다. 명박이는 그걸 가지고 있다.” 그는 땅 투기 의혹과 ‘도곡동 땅’ 차명 의혹,‘BBK 주가조작 의혹’ 등 ‘지독한 경선’을 거쳐 지난 8월 20일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에 올랐다. 박 전 대표와 불과 2452표차(1.5%)밖에 나지 않는 신승이었다. 그나마 현장 투표에서 500여표 뒤진 것을 여론조사에서 뒤집었다. ●더 지독한 본선…‘BBK 공세’와 김경준의 귀국 경선 후유증은 적지 않았다. 주요 당직을 놓고 친박(친 박근혜)과 친이(친 이명박)의 갈등은 계속됐다. 박 전 대표가 ‘오만의 극치’라고 직격탄을 쏜 최측근 이재오 최고위원은 물러나야 했다. 여권의 ‘BBK 주가조작’ 공세도 거셌다. 자녀들의 ‘위장 전입’과 위장취업으로 한때 이 당선자는 궁지에 몰리기도 했다. 그러던 중 이회창 한나라당 전 총재가 이 당선자와 박근혜 전 대표와의 틈새를 파고들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회창 후보는 “불안한 후보로는 정권교체가 어렵다.”며 박 전 대표에게 집요하게 손을 내밀었다. 하지만 이 당선자도 박 전 대표에게 끊임없는 ‘러브콜’을 보내며 “도와달라.”고 SOS를 보냈고 박 전 대표는 “당원으로서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이 당선자의 손을 들어줬다. 검찰의 BBK 수사도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이 당선자의 측근들이 검찰에 불려나가 수사를 받았고 본인도 서면조사를 받았다. 급기야 대선을 한달 앞두고 ‘BBK 의혹’의 당사자인 김경준씨가 범죄인 인도 송환에 따라 한국으로 송환됐다. 대선판은 요동쳤다. 검찰수사 결과 ‘BBK 주가조작’에 이 당선자는 “혐의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지만 여론은 냉정했다. 검찰의 무혐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상당수의 국민들이 BBK와 이 당선자가 연관돼 있다는 의혹을 해소하지 못하고 여론이 출렁거렸다. 이 당선자는 다시 한번 승부수를 띄운다. 부부가 살 집 한채 빼고 전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당선자는 “오랜 기업인 생활을 끝내고 공인으로 나섰던 10여년 전부터 재산을 자식들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작정했다.”며 “재산 환원은 가난한 살림에 고생하면서도 아들을 바르게 키워 주신 어머니와의 약속이자 국민 여러분과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여론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여당은 소위 ‘이명박 특검’을 내세워 압박 강도를 최고조로 높였다. 여야는 물리적 충돌을 불사하며 극한 대치를 이뤘다. 대선을 불과 사흘 앞두고 밤 11시30분에 대선후보 TV합동토론회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전격적으로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다. 고비와 시련마다 과감한 승부수로 87년 민주화 이후 최초의 과반 득표로 17대 대통령에 당선됐다.19일은 공교롭게도 이 당선자의 생일이자, 결혼기념일이기도 하다. 그는 이날 대통령 당선으로 세번째 축하 케이크를 받게 됐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유년기~현대건설 회장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는 사상 처음 기업인 출신 대통령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이 당선자는 만 35세인 1977년 현대건설 사장에 올라 ‘샐러리맨의 신화’로 불리며 ‘월급쟁이’들의 우상으로 통했다. 기업인으로 숱한 화제를 뿌렸던 그는 92년 정계입문 후 시련을 딛고 마침내 최고 지도자의 자리에 올랐다. 기업생활 27년, 정계입문 15년 만의 일이다. 그는 정치권에 발을 들여 놓은 후 선거법 위반으로 국회의원직 상실 등으로 정치생명이 끝나는 듯했지만 서울시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하며 마침내 청와대에 입성하게 됐다. ●가난과 싸웠던 소년 시절 소년 이명박을 키운 건 가난과 어머니였다. 목장 목부로 일하던 이충우씨의 4남 3녀 중 다섯째로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났다. 다른 형제들의 이름은 상(相)자 돌림이지만 본인만 ‘명박’인 이유는 “어머니가 보름달이 치마폭에 들어오는 태몽을 꾸시고는 ‘밝을 명(明), 넓을 박(博)’자를 넣어 지었다.”고 설명했다. 족보에는 ‘상정’(相定)으로 이름이 올라 있다고 한다. 소년 이명박은 가족들과 함께 1945년 11월 귀국선에 오른다. 하지만 배는 쓰시마섬 앞바다에서 가라앉고 말았다. 가족들은 구조됐지만 살림살이와 짐은 모두 수장되고 말았다. 말 그대로 맨몸뚱이만 귀국했다. 고향에 대한 첫 기억은 포항 시장통의 가난이었다. 자서전 <신화는 없다>에서 “가난이 굴 껍데기처럼 우리 대가족에 들러 붙었다.”고 말했다. 끼니 거르기를 밥 먹듯이 했다. 학교 다니기도 쉽지 않았다. 중학교 때 영양실조로 쓰러져 넉 달간 일어나지 못한 적도 있었다. 학교에서 등록금을 가져오라고 쫓겨나기 일쑤였다. 어린 이명박은 철들기도 전에 어머니와 함께 시장에 좌판을 벌였다. 김밥, 풀빵, 엿, 아이스크림, 뻥튀기 장사 등 닥치는 대로 생활비를 벌었다. 어머니는 엄격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가난했지만 자식들을 당당히 키웠다. 자식들에게 “정직하다면 당당하게 살아야 한다.”고 가르쳤다고 한다. 새벽 4시면 가족들은 어머니의 새벽기도와 함께 하루를 시작했다. 심부름으로 이웃집 일을 하러 가더라도 어머니는 어린 이명박에게 “물 한모금이라도 얻어 먹으면 안 된다. 음식을 준다고 받아 와도 안 된다.”고 단단히 일렀다. 가난은 그의 몸을 엉망으로 만들었다. 군의관은 “이런 몸은 군대에서도 안 받아 준다.”고 병역 면제 처분을 내렸다. 병명은 기관지 확장증이었다. 어머니는 다시 집에 돌아온 막내아들을 부둥켜 안으며 “내 자식이 이렇게 될 때까지 내가 팽개치고 있었구나.”하고 눈물을 쏟았다. 그렇게 엄하신 어머니가 처음으로 보인 눈물이었다. 이명박은 그 때를 기억할 때마다 눈물로 말을 잇지 못한다고 한다. ●대학 시절 6·3사태로 옥고 그에게 대학 진학은 언감생심이었다. 집에서는 막내아들의 고교 진학도 말렸다. 집안의 기둥 작은형(이상득 국회부의장)의 학비를 대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기하지 않았다. 학비는 한푼도 받지 않겠다고 어머니에게 약속하고 동지상고 야간부에 수석 합격했다. 졸업할 때까지 장학금을 받았고 1등을 놓치지 않았다. 가족들은 상득이형 뒷바라지를 위해 서울 이태원으로 이사갔다. 이 당선자는 이태원 재래시장 환경미화원으로 돈을 벌며 살림에 보탰다. 하지만 학업의 꿈을 버리지는 않았다. 그는 “돈이 없어 중퇴하더라도 고졸보다는 대학 중퇴가 낫지 않겠나.”하고 생각했다. 청계천 헌책방에서 수험서를 사서 입시를 준비, 고려대 상대에 붙었다. 합격 소식을 들은 이태원 시장 상인들이 새벽에 쓰레기 넝마주이 일을 맡겨준 덕에 학비를 벌 수 있었다. 그러나 단과대 학생회장이던 64년 한일 국교정상화에 반대하며 6·3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6개월간 서대문 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른다. 죄목은 내란선동죄였다. 어머니는 그가 구속됐을 때도 “소신을 가지고 당당하게 살아라.”고 가르쳤다. 출소 후 한달 여 만에 인생의 스승이었던 어머니가 돌아가시는 슬픔을 겪는다. 그는 “돈 벌면 어머니에게 새옷 한벌 사드리고 싶었는데 못했다.”고 말하곤 한다. ●현대그룹 입사… 초고속 승진 거듭 청년 이명박은 여느 운동권 출신과 달리 정치권이 아닌 기업을 택한다. 운동권 출신의 취직은 쉽지 않았다. 중앙정보부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이 발목을 잡았다. 박정희 당시 대통령에게 “나라가 열심히 사는 젊은이 앞길을 가로막아서는 안 된다.”고 편지를 썼다. 결국 박 대통령의 배려로 그는 당시 중소기업이던 현대건설에 입사했다. 타고난 부지런함으로 ‘왕 회장’으로 불리는 오너 정주영 회장의 눈에 띄었다. 초고속 승진을 거듭해 29세에 이사,35세에 사장에 오르며 ‘샐러리맨의 신화’를 써내려 간다. 그는 종업원 96명의 현대건설을 16만명의 세계적인 기업으로 일군 중심에 자신이 있었다고 말한다. 현대그룹 시절을 떠올리며 “나는 오너가 정해 주는 목표치를 항상 초과 달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나는 오너와 경쟁했다.”고 당시를 떠올린다. 기업인 시절 ‘왕 회장’으로부터 능력을 인정받는 에피소드도 많다. 태국 고속도로 건설공사에서 각목과 칼을 든 폭도들에 맞서 금고를 지킨 ‘태국 금고 사건’은 그 중 하나다. 현대건설 과장 시절 경부고속도로 공사가 한창이던 때였다. 불도저가 자주 고장을 일으켰다. 기술자들이 텃새를 부려 공사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이명박 과장은 밤새도록 불도저를 해체하고 다시 조립하면서 구조를 익혀 나중에는 불도저를 직접 몰기도 했다. 젊은 나이에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다 보니 오해도 많이 받았다. 이웃들은 현대건설 사장과 살고 있는 부인 김윤옥씨를 가리켜 “세컨드(둘째부인)아니냐.”고 뒷말을 주고받기도 했다. 현대건설 사장 시절 사업상 건설부 장관실을 방문했을 때다. 약속 시간이 지나도 이 당선자를 장관실로 안내하지 않았다. 기다리다 못한 이 당선자가 따지자, 장관 비서는 “사장 비서를 어떻게 장관실로 모시냐. 빨리 사장 데려 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현대그룹에 27년 동안 몸담으면서 주요 계열사 10개사의 사장 및 회장을 역임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초·중·고 학적부 열어보니 궁핍했던 시절이지만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초·중·고교 성적은 좋았다. 초등학교 1학년 때 행동발달사항에 “그림을 좋아한다.”라는 평이 인상적이다.2학년 때는 담임교사로부터 “경솔하다.”는 평도 들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때는 결석이 없었지만 4학년에서 6학년까지는 몸이 아파 결석하는 일이 잦았다.4학년 때 16일,5학년 때 5일,6학년 때 32일을 병으로 결석했다. 이 당선자측은 “가난으로 인한 영양실조 탓으로 누워 지내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중학교 때도 질병으로 인한 결석이 많았다.1학년 때는 결석이 74일에 이른다. 담임 교사로부터 “명랑하고 온순하다.”는 평을 받았다. 동지상고 시절에는 지금처럼 석차가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전교 1등을 놓쳐본 적이 거의 없다고 한다. 이 당선자는 성적이 가장 안 좋았을 때가 3등이었다고 기억한다. 그는 장래 희망으로 ‘관리’(官吏)를 썼고, 이 당선자의 부모도 ‘본인과 동일’이라고 기재했다.‘취미 또는 특기’란은 영어로 적었다. 영어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중학교 시절 특기는 ‘체육(탁구)’이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삼성특검 후보 정홍원·고영주·조준웅씨

    대한변호사협회는 17일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할 특별검사 후보로 정홍원(63·사시 14회) 전 법무연수원장, 고영주(58·사시 18회) 전 서울남부지검장, 조준웅(67·사시 12회) 전 인천지검장 등 3명을 노무현 대통령에게 추천했다. 노 대통령은 오는 20일까지 3명의 후보 가운데 한 명을 특검으로 임명하게 된다. 특검(고검장급)은 3명의 특검보(검사장급)와 30명 이내의 특별수사관 등으로 수사진을 구성해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게 된다. 대한변협 이진강 회장은 이날 “수사경험과 능력을 겸비하고 조직통솔력을 갖추고 있으며, 수사대상 기업이나 개인과 관련 없는 인물로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추천했던 박재승 전 대한변협 회장은 변협 추천 후보에서 제외됐다. 이에따라 민변과 사제단은 “검찰에 대한 불신으로 특검이 비롯됐는데도 불구하고 특검 후보를 다시 검찰 출신으로 내세운 것은 특검을 아예 무효화하자는 것과 같다.”며 반대입장을 밝히고 재추천을 촉구했다. 한편 삼성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감찰본부의 김수남 차장검사는 이날 “구체적 절차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특검 임명 직후 특본은 수사기록과 자료를 인계하고 수사팀은 최소한의 인원만 남기고 해체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5년만에 돌아온 늘근도둑이야기

    5년만에 돌아온 늘근도둑이야기

    “이분들은 영화에서 조연이지만 연극 무대에서는 늘 주연이었죠. 제가 무임승차하는 겁니다.”(김지훈) “제가 ‘700만 배우’ 아닙니까. 감독이 걸음마 수준이니 안아줘야죠. 하하”(박철민) “감독님 전화 받고 고민 없이 한다고 했습니다. 영화의 인연이 연극 무대로 그대로 이어진 거죠.”(박원상) 지난 여름 충무로를 뜨겁게 달군 세 남자가 대학로에 떴다. 영화 ‘화려한 휴가’로 700만 관객을 끌어모은 김지훈(36) 감독과 이 영화에서 코믹 조연 ‘인봉’과 ‘용대’로 나와 관객을 울리고 웃겼던 박철민(40)·박원상(37). 이들이 ‘연극열전2’의 두 번째 작품 ‘늘근도둑 이야기’로 다시 손을 맞잡았다. 프로그래머로 나선 배우 조재현으로부터 “무조건 해야 돼.”라는 말을 듣고 김지훈 감독은 연극계 최고 흥행작 가운데 하나로 재미있게 봤던 ‘늘근도둑’을 즉각 떠올렸다. 캐스팅 고민이 있을 리 없었다.700만 흥행작의 감독은 연극 무대 첫 데뷔를 위한 든든한 ‘언덕’을 이미 가지고 있었으니 말이다. 연극 ‘밥’을 보고 반한 이후 무한 신뢰를 쏟고 있는 노련한 배우이자 애교 많은 형인 박철민은 2003년에 이어 다시 한번 ‘덜 늙은 도둑’으로 무대에 선다. 옆에 앉은 박원상이 “이번엔 아예 날로 드시고 계시죠.”농담을 하자 “예. 저 회 좋아합니다.”라고 받아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더 늙은 도둑’이 될 박원상은 또 어떤가. 수많은 영화에 얼굴을 내민 그는 극단 ‘차이무’ 소속 단원으로 이번 연극의 원작자 겸 연출가 이상우가 아끼는 배우.‘늘근도둑’의 무대에는 처음이지만 스태프로 여러 차례 발을 담가온 베테랑이다. 김 감독의 “무임승차”라는 말이 두 배우를 향한 괜한 공치사가 아니다. 연극계 흥행작 가운데 하나를 골랐는데 부담감은 없을까. 게다가 세 사람을 보는 관객의 눈높이도 예전과 같지 않을테니 말이다.“익숙한 작품이라는 게 어쩌면 장애가 될 수 있죠. 새롭게 해야 된다는 강박증을 느낄 수 있으니까. 하지만 큰 틀은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그렇더라도 2003년의 웃음과 2008년의 웃음은 다를 거라고 생각합니다.”(박원상) “작품에 대한 허락을 받기 위해 이상우 선생님과 등산을 했는데 ‘마음껏 해체해 보라.’는 말씀을 들었죠. 하지만 이 작품은 워낙 탄탄해서 어설프게 손 댔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입니다. 퓨전 음식이 웬만해선 맛있기 힘든 것처럼 말이죠.”(김지훈) ‘늘근도둑’은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로 명성을 얻었다. 할 말 못하던 시대, 비루한 인생을 사는 두 명의 도둑이 지체 높은 권력자들을 ‘까고 또 까면’ 관객들의 묵은 체증은 시원하게 풀렸다. 김지훈 감독은 “지금은 말 못 할게 없지 않나. 그래서 요즘 그렇게 했다가는 도리어 교조적으로 보일 수 있다.”며 “풍자의 날카로움보다는 행복의 날카로움을 주고 싶다.”고 연출 의도를 밝혔다.“강도가 칼을 들면 흉기가 되지만 요리사에게 칼을 주면 먹음직스러운 음식이 나오지 않습니까.(두 사람을 가리키며)여기 솜씨 좋은 주방장들이 있으니 (연극의)맛이 제대로 나오지 않겠어요?” 김 감독의 말에 박철민이 “으흠∼. 그럼, 그럼”하면서 나이 든 면장처럼 고개를 끄덕인다. “하는 대로 다 받아주고 쪽쪽 빨아들이는 스폰지 같은 사이”라는 세 사람의 이구동성은 “행복하다.”이다.“여행, 등산을 가거나 할 때는 좋아하는 사람을 선택해서 갈 수 있지만 일에서는 그렇게 못하잖아요. 그런데 동생이지만 친구 같고 형 같은 지훈이, 원상이와 함께 작업하니까 이번 크리스마스는 한결 행복할 것 같습니다.” 박철민은 또한 이 연극은 자신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라며 꽉 찬 객석을 상상하는 듯 눈을 가늘게 뜨고 빙그레 웃었다. 99년 연극 ‘왜 변학도는 향단이에게 삐삐를 쳤나’로 첫 호흡을 맞추며 “인생의 스승”이 된 박철민으로부터 “밥 먹듯 술 먹고 날 밤 새우는 걸 배웠다.”는 박원상도 “개인적으로 내년의 시작을 연극으로 하고 싶었는데 그 바람이 이뤄졌다. 연극은 놀이인데 두 달 동안 재미있게 놀거리가 생겼다.”며 흐뭇해한다. 늘 꿈 속에서 자신이 만든 연극의 관객이 되었던 김지훈 감독은 이제 곧 현실로 다가올 순간을 결혼식에 비유했다.“선 자리에서 살짝 본 신부의 모습이 어떻게 얼마나 예뻐졌는지 온전히 볼 수 있는 결혼식장에 가는 기분이랄까요?(웃음)” 4년 만에 시즌2를 선보이는 ‘연극열전’은 ‘연예인 열전’ 아니냐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스타 감독과 배우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흥행에는 도움이 되겠지만 향후 상승한 기대치를 어떻게 채우겠냐며 스스로 족쇄를 채운 꼴이라는 우려가 있기도 하다. 이에 대해 김지훈 감독이 “연극판의 파이를 키우기 위해서 초반 배우의 힘은 중요하다. 스타를 연극과 관객을 연결하는 소통의 다리로 봐줬으면 한다.”고 하자 박원상도 “배우는 연극을 좀더 쉽게 받아들이게 하기 위한 도구다. 행복을 느낀 관객이라면 열전이 끝나도 무대로 발길을 돌릴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마디 보탠다. “배우들과 함께 호흡해 나가는 법을 새롭게 배워 ‘익사이팅하고 판타스틱하다.’”는 김 감독은 앞으로 연극을 또 올리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어떤 작품에 욕심이 가냐고 묻자 “가족 행복을 주제로 한 창작극을 한번 해보고 싶다.”며 겸연쩍은 듯 머리를 긁는다. 옆에 두 배우의 한 목소리가 이어진다.“감독들에겐 아직 연극과 영화 사이의 경계가 남아 있습니다. 김 감독은 영화에서 연극으로, 말하자면 거꾸로 온 최초의 사람이죠. 이제 그로 인해 물꼬가 트였으면 합니다.” 세 사람의 우정과 의리로 빚어지는 ‘늘근도둑 이야기’는 내년 1월4일부터 3월9일까지 서울 대학로 사다리아트센터 동그라미극장에서 공연된다.(02)766-6007. 글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늘근 도둑’ 이 무슨 말 하기에 - 부패 권력 풍자 ‘통쾌’ 도둑의 어눌한 변명과 그 속에 담긴 부패한 권력자를 향한 뼈 있는 한마디 한마디가 관객의 배꼽을 잡게 만드는 작품이다. 도둑의 어눌한 변명과 그 속에 담긴 부패한 권력자를 향한 뼈 있는 한마디 한마디가 관객의 배꼽을 잡게 만드는 작품이다. 사회 ‘짬밥’보다 형무소 ‘콩밥’ 먹은 그릇 수가 더 많은 늙수그레한 도둑 2명이 주인공. 초파일 특사로 풀려나오지만 제 버릇 개 못 주고 지체 높은 ‘그분’의 음습한 미술관으로 들어가는데, 값비싼 그림을 몰라보고 금고만을 찾아 우왕좌왕하다 결국 경찰서로 다시 잡혀간다. 저지르지도 않은 범죄행위를 꼬치꼬치 캐묻는 수사관에게 둘러대는 이들의 어눌한 변명과 그 속에 담긴 부패한 권력자를 향한 뼈 있는 한마디 한마디가 관객의 배꼽을 잡게 만드는 작품이다. 코미디 연극의 기치를 내걸고 원작자 이상우와 여균동 감독, 배우 문성근이 주축이 돼 창단한 ‘차이무’가 선보인 첫 코미디. 1989년 6공정권 때 초연된 이래 문민정부 시절인 1996년 명계남·박광정·유오성,1997년 정은표·박진영·이대연이 출연해 권위주의의 잔재를 꼬집었고,2003년 다시 한번 연극화됐다. 당시 참여정부 출범이라는 정치 상황 속에 무대에 오른 명계남과 박철민은 현란한 애드리브로 다시 한번 세상사를 비틀었다. 시대도 달라졌고 하니 이번에는 사회·정치에 대한 일차원적인 풍자에서 벗어나 좀더 인간적인 이야기를 부각시킬 태세다. 19년 전 나왔는데 신통하게 선견지명이 있었나 보다. 공교롭게도 배경이 ‘미술관’으로 요즘과 딱 맞아떨어진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檢, 삼성증권 부사장 소환 조사

    삼성 비자금 의혹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에버랜드 전환사채(CB) 편법 증여와 관련해 최근 김석(전 그룹 비서실 이사) 삼성증권 부사장을 불러 조사했다고 13일 밝혔다. 삼성 비자금 특별수사·감찰본부 출범 이후 삼성그룹 전·현직 임원 소환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다음주쯤 특검이 임명되는 대로 자료 인계와 동시에 수사본부 해체 절차에 착수한다는 계획이다. 김수남 특별본부 차장검사는 이날 “삼성의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김 부사장을 지난 10일 소환했다.”면서 “김용철 변호사가 에버랜드 사건 재판을 놓고 ‘증인조작’을 주장해 부른 것으로 비자금 조성과는 관련 없다.”고 밝혔다. 김 부사장은 1996년 에버랜드 CB 편법증여에 관여했던 핵심인사로 당시 그룹 비서실 재무담당 이사였다. 오상도 유지혜기자 sdoh@seoul.co.kr
  • [선택 2007 D-7/여론조사] 세대·이념 변수 쇠퇴

    [선택 2007 D-7/여론조사] 세대·이념 변수 쇠퇴

    이번 대통령선거 과정도 네거티브 캠페인이 주도했다. 정책대결은 뒷전으로 밀어 놓고 후보자 검증논란이 아직도 지속되고 있다. 후진 정치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것이다. 그럼에도 이명박 후보를 지지하는 국민은 거의 과반(45.3%)에 육박했다. 이회창 후보와 정동영 후보의 지지율은 10%대 전반에 그쳤다. 경천동지할 이변이 없는 한 이명박 후보의 압승이 예견된다. 자료분석 결과 유념해야 할 점이 몇 가지 눈에 띈다. 우선 전통적으로 선거에 심대한 영향을 끼쳤던 세대 변수의 영향력이 쇠퇴했다. 젊은 세대가 진보 세력을 더 이상 전폭적으로 지지하지 않는다. 젊은 세대의 탈이념화를 방증하는 결과로 생각된다. 보수 깃발을 든 이회창 후보, 진보 깃발을 든 정동영 후보보다는 상대적으로 실용적 중도노선을 걷는 이명박 후보를 젊은 세대가 지지하는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보수 진영의 분열, 진보 진영의 해체로 이념 변수도 더 이상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국민 대다수가 정책과 이념 없이 대결만 일삼는 정당정치에 염증을 낸 것 같다. 선거 때마다 정당을 분열시켜 새 정당을 만들고, 급조된 후보를 내놓으니 이념 변수가 매몰될 수밖에 없다. 반면 만성적인 지역주의 현상은 상당히 수그러든 것으로 관측된다. 이명박 후보의 지지율은 서울과 영남권에서 높지만 호남지역에서도 어느 정도 확보했다. 정동영 후보는 호남에서 과거처럼 전폭적인 지지를 받지 못한다. 한국적 지역 패권주의가 해체되는 신호탄으로 보인다. 정책 대결보다는 비난이 더 많은 선거였다. 후보들은 대안을 제시하기보다는 상대 후보를 비판하는 데 더 몰두했다. 이제 선거가 며칠 남지 않았다. 유권자들은 진정 어느 후보가 자신의 생각과 더 가까운 정책을 내놓았는지 살펴보고, 그 정책이 실현성이 있는지 곰곰이 평가한 뒤 투표해야 한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참여의 질을 높여 보자는 것이다. 질 높은 국민참여만이 현실 정치인들의 품질을 향상시킬 수 있다. 이남영 세종대교수 (KSDC 소장)
  • [정책선거 원년으로] (3) 외교·통일 정책

    [정책선거 원년으로] (3) 외교·통일 정책

    ●이명박 후보 국익을 바탕으로 한 실리외교를 내세우고 있다. 전통적 한·미동맹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아시아 외교와 글로벌 에너지 외교를 통해 부드럽지만 강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이런 외교안보통일 정책의 체계적 추진을 위해 MB독트린을 제안했다. MB독트린은 한국 외교 7대 원칙에 기반하고 있다. 북핵 폐기와 실질적 변화를 유도하는 전략적 ‘대북 개방정책’ 추진, 이념이 아닌 국익을 바탕으로 한 ‘실리외교’ 실천, 전통적 우호관계를 바탕으로 공동의 가치와 상호 이익 강화·발전시키는 한·미동맹 관계의 모색, 세계와의 동반 발전을 발판으로 한국의 ‘아시아 외교’ 확대, 국제사회를 위해 기여하는 외교 강화, 경제 최선진국 진입을 위한 에너지 외교 극대화, 상호 개방과 교류를 바탕으로 ‘문화 코리아’ 지향이다.MB독트린의 핵심은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향후 10년 안에 북한 주민의 일인당 국민소득이 3000달러에 도달하도록 돕겠다는 ‘비핵·개방·3000구상’과 ‘나들섬 구상’이다. 이와 함께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에서 악화된 미국과 관계 개선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 핵무기 포기를 어떤 식으로 성취할 것인가에 대한 고려가 미흡한 것은 약점이다. 정책을 위해 소요되는 막대한 예산을 어떤 식으로 조달할 것인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특히 경제적 유인만으로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발상은 비현실적이다. 이 후보의 대북정책 공약에서 발견되는 참여정부와의 차별성 부족은 정책 혼선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 그의 정책이 핵문제 해법이라기보다는 핵문제 해결을 전제로 한, 그 이후의 대북정책에 집중되어 있어서다. 엄밀히 따지면 이 후보의 대북정책은 북핵문제 해결책은 부재하다고 볼 수 있다. 미래형 최첨단 군사력을 가진 정예 강군 육성, 신세대 병영 환경과 복지대책 개선, 희생장병에 대한 국가 책임 강화 등은 기회요인이다. 하지만 한·미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미국과 협조해 나가겠다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 않아 위협요인이기도 하다. ●정동영 후보 정동영 후보는 외교·통일분야 최우선 목표로 한반도 평화경제공동체 실현을 설정했다. 북한 핵문제 해결과 동북아시아 평화체제의 확립이 그 내용이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대북·대미 정책이 구체화돼 있으며 글로벌 무역강국의 건설이라는 통상정책이 포함돼있다. 정 후보 공약의 강점은 남북관계, 한반도 평화체제 논의 및 6자회담의 3차원 협상을 포괄적으로 고려한다는 데 있다. 또 다자외교를 추진하기 위해 국제 회의 참여 및 공적개발원조(ODA)증액 등의 전략이 제시돼 있다. 글로벌 무역인력 양성과 FTA 등 개방적 통상외교 전략을 추진하겠다는 점도 명확하게 드러나 있다. 이러한 정책들의 성패는 궁극적으로 남북관계의 진전에 달려있다. 그러나 정 후보 공약에는 북한으로 하여금 어떻게 핵개발을 포기하고 개방정책을 추진하게 할 것인지 구체적인 방안이 드러나 있지 않다. 특히 납북자 및 국군포로 문제, 북방한계선(NLL)무력화 노력 등 북한의 완고한 대남 입장 등 여전히 남아있는 불확실성은 마이너스 요인이다. 정 후보 공약에서 가장 중요한 기회요인은 통상정책의 일관성이다. 글로벌 무역강국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역 인력 양성과 지속적인 FTA 추진이라는 개방적 통상외교 전략을 어떻게 현실화할 것인가를 잘 보여주고 있다. 재외동포들의 권익을 증진시키기 위해 한민족 네트워크 건설과 영사업무의 개선도 긍정적으로 평가될 수 있다. 에너지 자원 확보를 위해 에너지 외교를 강화하겠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정 후보가 공약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부딪힐 가장 큰 위협요인은 북한의 태도 변화다. 현재까지 북한은 미국에 잘 협조하고 있는 편이지만, 이러한 태도가 계속 유지된다는 보장이 없다. 이 경우 한국은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난처한 입장에 빠질 수 있다. 또 정 후보 공약은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시기 대북정책 추진과정에서 발생한 남남갈등을 더 심화시킬 수 있다. ●이회창 후보 한·미 동맹을 우선적으로 복원한 다음 중국과의 교류협력과 동아시아 지역협력을 강화하겠다는 ‘3중 울타리 외교 전략’을 제시했다. 이 전략은 한·미공조 복원과 남북관계에서 상호주의 적용이라는 두 가지 원칙에 기반한다. 북한 핵 폐기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우며 이를 위해 한·미관계 강화와 남북관계에서 상호주의 원칙을 철저하게 지킬 것을 강조한다. 또 대북정책 추진과정에 국민 여론이 반영될 수 있게 투명성 증대를 약속했다. 문제는 상호 모순되는 정책들을 어떻게 추진해 나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이 없다는 점이다. 이산가족 재회, 납북자 및 국군포로 송환을 위해 북한과 협상할 때, 인권문제를 과연 어떤 식으로 제기할 수 있는지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이 전혀 없다.3중 울타리 전략에서 미국과 아시아국가들 사이에 갈등이 있을 경우 외교정책의 우선 순위도 분명하지 않다. 대북정책은 북핵 개발 이후 국민들 사이에 싹튼 북한에 대한 불신과 안보 불안감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경직된 상호주의와 국제공조로 북핵문제를 풀겠다는 발상이나, 이산가족·납북자·국군포로 문제를 최우선 대북협상 의제로 두겠다는 것은 내외 정세에 비춰볼 때 현실성에 의심이 간다. 또 북핵문제를 풀어감에 있어 별다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약점이다. 공약의 또 다른 특징인 한·미공조 복원과 이산가족 재회, 납북자 및 국군포로 송환, 해외교민을 네트워크로 묶는 교민청 신설 등은 기회요인이다. 하지만 북한과 관계가 급속하게 진전될 경우 외교안보 공약이 지나치게 보수적이라고 비판받을 가능성이 있다. 한미간에 이미 합의한 전시작전통제권 단독행사와 연합사 해체를 재검토할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에 대한 고려가 없는 점도 약점이다. 친미적이라는 비판에 취약하며 대북정책 경험 부족, 대북사업 교착 가능성이 있다. 남북관계가 진전되게 되면 이를 주도하지 못하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은 위협요인이다. ●권영길 후보 권영길 후보의 공약은 대미 자주, 동아시아 균형, 상생협력의 국제, 재외동포 권익 보호라는 다자적 균형외교 개념에 근거하고 있다. 가장 특징적인 내용은 동북아시아 평화지대화다. 또 서해상 군사 긴장완화를 위해 NLL문제에 대한 가장 구체적 대안도 제시한다. 그러나 동북아시아 평화공동체의 성패는 주변국들의 호응에 달려 있는데, 향후 5년 내 미·중·러 모두 핵군축에 합의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또 NLL을 대신할 공동수로구역 실시같은 문제는 남북관계 진전에 영향받을 수밖에 없는데 공약에는 북한 핵문제 해결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다. 대북정책은 ‘코리아연방공화국 건설’로 압축되어 있다. 그러나 주한미군의 단계적 철수와 접경지역 평화벨트 구축, 남북이산가족 실버타운 건설 등은 눈에 띄는 공약이나 당장 현실적으로 정책화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기회요인은 인권이나 원조, 환경 등에 대한 관심을 촉발시키고 있으며 상생협력의 국제, 재외동포 권익보호와 파주경제 특구 등 남측에도 유인책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위협요인으로는 보수층의 심리적 반발로 인한 남남갈등과 정책의 현실성 결여에 따른 신뢰도 하락이 우려된다는 점이다. ●문국현 후보 문국현 후보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방안은 한반도 비핵화, 동북아 평화체제 구축, 남북경협 심화라는 3대 원칙을 축으로 하고 있다.6자회담을 중심으로 이 목표들을 달성하려고 한다는 점에서 참여정부와의 차별성이 거의 없다. 다만 문 후보가 갖고 있는 ‘CEO-국제 감각’을 강조, 대북정책 수행에서 국제사회의 협력을 강화하는 이미지를 강조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상은 현재 동북아 국가들의 역학관계를 반영하고 있는지 의문이며, 새로운 구상도 아니다. 환동해 경제협력벨트 등 미래지향적인 문 후보의 대북정책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는 있으나 현실성은 떨어진다. 문 후보 공약의 취약점은 미국에 대한 고려가 부족하다는 데 있다. 미국과 이견이 있는 정책을 어떻게 조율해 나갈지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는다. 기회요인은 주변국과의 관계정상화가 강화되고 통일 지향적 한반도 평화체제를 지속시킬 수 있다는 점이다. 위협요인은 북·미갈등 상황 재발시 혼란이 가중될 것이며 FTA 추진과정에서 세심성이 결여돼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표집필 이왕희 아주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 광화문 유구 보전않고 이전키로

    문화재청이 경복궁 복원 과정에서 드러난 조선 태조 초창 당시의 광화문 유구를 별도의 장소로 이전하여 전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에 대해 일부 문화재위원은 “당연히 남아 있는 유구를 보존하는 방식으로 광화문을 복원해야 한다.”며 계획의 수정을 요구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12일 발굴현장에서 열리는 설명회에서 태조 당시의 유구와 앞서 발굴조사에서 드러난 고종 중건 당시의 광화문 유구를 옮겨서 전시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로 했다. 문화재청은 10일 광화문은 주변에 지하철이 지나가는 등 지반이 파일을 박기 어려운 여건이어서 기존 유구를 해체하지 않고는 광화문을 복원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부 문화재 위원은 “이전복원은 유적을 파괴하는 행위”라면서 “완벽한 상태로 남은 유적을 보존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반박했다.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산업안전공단 안전체험 교육현장 르포

    [사고없는 일터 만들기] 산업안전공단 안전체험 교육현장 르포

    산업현장에서 발생하는 각종 안전사고의 대부분은 작업자의 부주의와 열악한 작업환경 때문이다. 작업환경 개선을 위해 정부는 클린사업장 조성, 유해환경개선 사업 등 갖가지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그렇지만 부주의에 의한 안전사고를 줄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근로자의 안전의식과 이에 필요한 교육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한국산업안전공단은 근로자의 안전의식을 높이고 작업장내의 위험요소를 없애기 위해 연중으로 안전체험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인천 부평구에 위치한 한국산업안전공단에서 열린 근로자들의 안전체험교육을 참관했다. 이날 한국산업안전공단을 찾은 근로자는 서울 강남구 도곡동에 위치한 삼성엔지니어링㈜ 소속의 직원 16명. 이들은 최근 경력직 사원으로 입사, 교육과정의 하나로 사내교육 후 안전공단에서 실시하는 안전교육에 참가했다. 건설 현장의 근로자뿐 아니라 기획, 관리 담당 직원들도 동참했다. 물론 여직원도 똑같이 안전교육을 받았다. 교육은 4시간 과정으로 오후 1시30분부터 5시30분까지 진행됐다. ●작업현장 가상체험 안전사고 예방 이들은 공단에 들어서자마자 곧바로 본관 1층에 마련된 가상안전체험관을 찾았다.5.2m짜리 대형 스크린과 함께 30석 규모의 개인별 작동키를 갖춘 의자가 마련돼 있다. 입체영상관인 셈이다. 교육생들은 컴퓨터 3차원 입체영상으로 만들어진 가상의 작업공간에서 유해·위험작업은 물론 가정·학교생활 등에서 위험요소를 찾아내고 사고과정을 체험해 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실제 작업장처럼 소음, 기계작동, 운반작업 등이 한눈에 들어왔다. 근로자들은 스크린에 나타나는 입체 영상을 보면서 어떻게 안전사고가 발생하는지를 경험했다. 또 실제 작업현장과 같은 분위기에서 자신이 직접 위험요소를 찾아내고 제거하는 체험도 했다. 삼성엔지니어링 전략구매팀에 근무하는 임재수 차장은 “직원 모두가 안전교육을 받고 있다.”면서 스크린에 나타난 위험요소를 2분 내에 찾아내고 안전조치를 실행하는 데 성공했다. 교육에 참가한 16명 모두 가상공간이지만 40여분 동안 안전사고를 목격했고, 위험요소가 무엇인지를 찾아내는 체험을 한 것이다. 이런 가상체험프로그램은 건설분야를 비롯해 제조, 일반안전, 산업보건, 학교안전 등 24종이 준비돼 있다. 상영시간 10분내외의 입체영상물도 13종이나 갖추고 있다. 박호성 가상안전체험관 교수는 “이곳 한곳에서만 연간 5500여명의 근로자가 가상공간에서의 안전사고를 체험함으로써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여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가상체험관은 인천 공단본사를 비롯해 전남(담양군), 경북(경산), 충청(연기군), 경남(김해) 등 5곳에서 운영되고 있다. 지난 2001년 3월 이후 지금까지 18만 2000여명이 가상체험을 했다. ●실제상황 같은 건설안전체험 다음으로 찾은 곳은 건설안전 체험교육장. 이곳은 건설현장과 똑같이 만들어져 있다. 리프트, 비계, 고가 사다리, 난간, 운반기구 등 실제 건설현장과 다를 게 없었다. 김영형 건설안전체험교육 담당은 “건설공사 작업 중의 사고위험요인을 교육생이 직접 체험해 보며 추락, 낙하, 붕괴, 감전재해에 대한 위험요인과 대책을 인지하고 대처 능력을 향상시키게 된다.”고 체험 교육의 목적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교육생들은 건설안전체험교육장 한편에 마련된 실내에서 응급환자 심폐소생술을 먼저 배웠다. 작업장에서 감전, 추락 등으로 발생할 수 있는 응급환자를 다루는 기술을 습득하기 위한 것이다. 교육 참가자들은 실험용 마네킹을 통해 심폐소생술을 직접 시연해보고 환자발생시 10분 이내의 초기대응 요령의 중요성을 깨달았다. 김오행 건설안전체험 교수는 “건설현장은 각종 안전사고로 긴급히 심폐소생술을 실행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면서 “동료나 가족의 소중한 목숨을 살릴 수 있는 응급처치 요령을 습득해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교육생들은 건설현장의 안전보호장구인 안전모, 안전화, 안전대 등을 모두 착용하고 실제와 똑같이 만들어진 체험교육장으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왜 사고가 발생하는지, 안전대에 매달려 보기, 터널 붕괴체험, 사다리 안전체험, 리프트 체험 등 2시간 넘게 다양한 사고를 직접 느껴봤다. 교육생 중 홍일점인 정현승 전략기획팀 대리는 “기획을 담당하는 여직원도 안전교육만큼은 남자 직원들과 똑같이 받는다.”면서 “체험교육이 건설현장뿐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도움을 줄 수 있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실제현장과 같이 만들어진 건설안전체험교육장은 성남센터(판교)를 비롯해 전국에 7곳이 있다. 지난 1997년 이후 지금까지 27만 6000여명이 체험 교육을 받았다. ●근골격계질환 실습과정 신설 한국산업안전공단은 올 상반기 외부전문기관에 의뢰, 가상체험교육과 건설체험교육의 만족도를 조사했다. 안전의식 향상도 부분에서는 지난해보다 1.2점 상승한 93.9점으로 나타났고 종합교육만족도는 2.4점이 향상된 93.8점으로 나타나 공단에서 실시하는 각종 교육과정 가운데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공단은 실습과정을 전자감응식으로 교체키로 하는 등 교육 프로그램 전과정을 업그레이드시킬 계획이다. 특히 근골격계질환의 실습과정 신설도 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도 공단은 기업 등 민간부문의 안전체험교육 활성화를 위해 포스코,GS건설 등 대기업과 대학 등에 가상안전체험교육용 영상 콘텐츠를 상호 교환하고 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외국의 동향은 미국은 안전마을(Safty Village)을 운영하며 공사장 안전코너, 횡단보도 안전체험, 화재대처코너, 산업안전코너 등의 체험관을 마련해 놓고 있다. 약 3300㎡ 규모로 직원 24명이 연간 8만여명의 방문자에게 각종 안전사고를 체험케 하고 있다. 또 독일에서는 산업안전보건전시관(DASA)을 운영하며 VDT, 건설안전, 중량물 취급, 소음, 기계안전 코스를 연 10만여명이 견학형태로 체험하고 있다. 특히 일본의 경우 소방안전 체험관인 방재관을 전국 150곳에서 운영하고 있다. 지진이 잦은 만큼 소화기 체험, 구조실습, 연기 체험, 지진 및 풍수해 체험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일본 중앙노동재해방지협회(JISHA)는 온라인을 통해 산업안전보건박물관을 운영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함으로써 근로자의 안전교육에 효과를 높이고 있다. 온라인 산업안전보건박물관은 실제 산업안전보건박물관을 방문하는 것과 똑같이 구성됐다. 웰컴존 → 기계안전 전시관 → 전기 및 화학안전 전시관 → 사전예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비디오관 → 산업안전보건 전시관 → 특별전시관 → 3차원(3D) 및 가상현실(VR) 체험관 등으로 짜여져 있다.3차원 및 가상현실 체험관은 시청자가 실제 재해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하여 안전보건의식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산업안전공단 제공 ■GS건설 안전혁신학교 안전체험교육장은 민간 사업장에서도 운영된다. 그 가운데 GS건설이 운영하는 ‘GS 안전혁신학교’는 한국산업안전공단이 인정하는 모범 교육장이다. GS건설(대표 김갑렬)은 안전의식과 실행력을 갖춘 혁신리더를 육성한다는 목표로 지난해 3월 경기 용인시에 ‘안전혁신학교’를 개설했다. 강의동 2개동, 체험시설 6개동 등 총 1만㎡ 규모의 체험교육장을 갖췄다. 교육은 매주 30명씩 3박 4일 과정으로 ▲안전혁신 마인드 조성 ▲현장작업체험 ▲건설안전 재해체험 ▲한계돌파 등으로 구성돼 있다. 교육대상은 사무실, 현장직원 등 전직원과 협력회사 근로자까지 확대해 입체영상을 비롯한 최첨단 장비로 철저한 체험위주의 학습을 진행하고 있다. 교육 후에는 설문조사를 통해 개선방향을 찾아내고 현장에서의 효과분석도 철저히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교육받은 근로자는 1711명(직원 1158명, 협력회사 553명)에 이른다. 회사측은 앞으로 2012년까지 전 임직원 및 협력회사 직원을 대상으로 지속적인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GS건설측은 “앞으로 모니터링 프로그램 개발과 신 개념의 안전의식 혁신 교육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최고 수준의 안전관리기법으로 무재해를 달성하는 것이 전사적인 경영방침이다.”고 밝혔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한국축구 내리막길 자기억제력 결핍 탓”

    국가대표 축구팀의 차기 사령탑 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되던 마이클 매카시(48) 울버햄프턴 감독에 이어 제라르 울리에(60) 프랑스축구협회 기술고문의 한국행마저 무산됐다.대한축구협회는 6일 “울리에와 최종협상을 벌였지만 프랑스축구협회와 가족의 만류로 성사 직전 무산됐다.”며 “기술위원회가 협상 결렬에 대비해 준비한 매뉴얼에 따라 후속 대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협회는 이에 따라 모르텐 올센(58·덴마크) 등 차순위 외국인 사령탑을 제치고 국내 후보군에 눈길을 돌린 것으로 알려졌다.●선수·국민 모두 자부심만 치솟아 한국축구는 왜 이렇게 매력을 잃게 됐을까. 영국의 유력 일간 ‘가디언’의 사이먼 번턴 기자가 쓴 글이 어느 정도 실마리를 던지고 있다. 번턴은 한국축구의 나쁜 움직임’이란 제목의 블로그 글에서 “(매카시 감독이)북한, 요르단, 투르크메니스탄과의 손쉬운 월드컵 예선이 기다리고 있는 한국의 제안을 거절했다고 비난하지 말라.”며 “한국은 이미 5년간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며 (2002월드컵 4강의) 황금세대는 해체됐다.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라, 잘못된 결정과 자기억제력의 결핍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잘못된 결정으로 유럽 진출을 선택했다가 실패한 안정환, 김남일, 이천수 등의 사례를 들었다.그는 웨스트브롬의 입단 테스트가 예정된 김두현(성남)을 예로 들면서 그의 자신감이 어디에서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는 잉글랜드에서 제대로 활약하는 한국 선수는 한 명도 없다고 단언했다.박지성은 부상 중이고 설기현은 출전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있으며 이영표는 부상선수 대신 경기에 나선다. 이동국은 한 골밖에 넣지 못했다. 유럽무대 1군에서 제대로 뛰는 선수는 러시아리그 제니트의 김동진밖에 없다고 비꼬았다. 그는 아시안컵 기간에 빚어진 이운재 등의 음주파문을 자기억제력 결핍의 대표적인 사례로 들었다. 번턴은 K-리그 득점 10위 안에 브라질과 동구권 출신만 즐비하고 10곳의 월드컵경기장은 좌석의 절반도 채우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한·일월드컵 수익은 1680억원 정도였는데 그 돈으로 국민들의 치솟은 자부심을 충족시키고 남부럽잖은(decent) 대표팀 감독을 영입하려 해왔다고 신랄하게 꼬집었다. 그는 마지막으로 “새 사령탑이 누가 되든 몇몇 경기에서 국가의 위신을 높여주는 마법을 발휘하지 못하면 몇년 안에 또다시 구렁텅이에 떨어질 것이 뻔하다.”고 내다봤다.●베어벡 전 감독은 호주 지휘봉 아시안컵 직후 물러난 핌 베어벡(51) 전 대표팀 감독은 호주 대표팀에 안착했다. 호주축구연맹(FFA)은 이날 “베어벡 감독이 내년 2월 3차예선 첫 경기부터 국가대표팀의 지휘봉을 잡는다.”면서 임기는 남아공월드컵까지라고 밝혔다.임병선기자 arakis.blog.seoul.co.kr
  • MBC노조 “언론자유 침해 말라”

    에리카 김을 출연시킨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방송위원회 산하 선거방송심의위원회가 5일 ‘주의’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MBC 노조는 성명서를 내고 “헌법이 보장한 언론의 자유에 대한 명백한 침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MBC 노조는 6일 발표한 ‘누구를 위한 선거방송 심의인가’라는 제목의 성명서에서 “에리카 김 인터뷰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를 둘러싼 의혹을 제대로 조명하기 위한 필수적인 취재·보도행위로 이튿날 똑같은 분량으로 한나라당에 반론 기회를 제공했다.”면서 “대통령 후보자의 정책과 자질에 대한 철저한 검증은 언론의 가장 기본적인 의무”라고 밝혔다. 노조는 또 “선거방송심의위는 전문성도 없이 정치세력들의 당파적 이해에 휘둘릴 가능성이 높아 차라리 해체하는 게 낫다.”고 주장했다.
  • [부고] 송만기 전 현대차배구 감독

    [부고] 송만기 전 현대차배구 감독

    1980∼90년대 남자 실업배구 현대자동차써비스(현 현대캐피탈)의 전성기를 이끈 송만기 전 국가대표 감독(한국배구연맹 경기위원)이 2일 별세했다.58세. 송 전 감독은 올해 초 폐암 진단을 받았지만 수술 시기를 놓쳐 약물치료에만 의존하며 투병해 왔다. 83년 현대자동차써비스 창단 감독을 맡은 이후 세 차례 대통령배 우승을 지휘하는 등 해체된 고려증권과 함께 현대를 한국 남자배구의 양강으로 만든 주인공. 빈소는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은 4일 오전 10시.(031)-787-1508.
  •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살풀이나 승무 같은 우리의 전통춤을 새로운 몸짓과 형태로 볼 수 있는 신선한 무대가 마련된다. 8일 오후 3시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펼쳐질 국립국악원 무용단의 ‘고을사 월하보(月下步)에’. 이 무용단이 새 감독을 맞아 종전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전달하는 정기공연작이다. 공연 이름 ‘고을사 월하보에’는 궁중무용 ‘춘앵전’ 노래인 창사의 한 구절을 딴 것.‘곱디고운 달빛 아래에서의 걸음’이라는 뜻 그대로 전통춤의 진수들을 다양한 안무의 볼거리들로 비틀어 보여준다는 의도가 담겼다. 한 명의 안무자가 아닌, 여러 무용수들이 직접 안무를 맡은 게 큰 특징. 중견부터 신예까지 국립국악원 무용단원들이 안무가로 변신해 승무며 춘앵전, 수건춤, 향발무, 박접무를 해체한다. 막이 오르면 ‘하나 더하기 둘’(안무 최형선·백진희)을 통해 우리 전통춤의 기본으로 불리는 승무와 살풀이의 새로운 모습을 먼저 보여준다. 두번째 무대는 물질만능의 세상에서 성공한 신사와 떠돌이 각설이를 통해 우리의 참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사람ㆍ꿈을 꾸다’(안무 양선희·정미라). 이어서 승무와 관련있는 민속 소재들을 다양하게 끌어내 보여주는 젊은 안무가들의 ‘감성적 유혹 혹은 위험’(안무 김혜자·안덕기)으로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얼핏 봐도 화려한 복식과 우아한 몸짓의 정형화된 궁중무용, 즉 정재(呈才)에 치중하던 국립국악원의 행보와는 많이 다르다. 무용단의 단원들이 안무와 무용의 영역을 넘나들며 기량을 과시하는 이 파격 무대를 떠받치는 이들은 젊은 작곡가 이경섭과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부원장인 무대미술가 최상철.(02)580-3394.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北 보천보 전자악단 해체

    북한 최초의 현대식 팝 앙상블인 보천보 전자악단이 사실상 해체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선양(瀋陽)의 한 대북 소식통은 29일 “보천보 전자악단이 민족정서에 맞지 않는 음악을 한다는 이유로 여론이 악화되면서 최근 공연을 중단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전자악기 중심의 연주 방식을 바꾸고 이름도 고쳐 재창단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김일성 주석이 참가한 보천보 항일전투를 기념해 지난 1985년 6월4일 김정일 국방위원장 지시로 창단된 보천보 전자악단의 정식 명칭은 보천보 경음악단.2년 빨리 만들어진 왕재산 경음악단과 함께 북한의 대표적인 경음악단으로 활동해왔다. 대표곡으로는 ‘휘파람’,‘수령님 은덕일세’,‘그 품을 떠나 못살아’,‘우리는 하나’ 등이 있다.최종찬기자 siinjc@seoul.co.kr
  •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46)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서동철 전문기자의 비뚜로 보는 문화재] (46)익산 왕궁리 오층석탑

    “내가 왕궁리 오층석탑이 백제 것이라고 생각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그것은 이 탑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답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토로한 사람은 어느 서정시인이 아니라, 미술사학자인 강우방 전 국립경주박물관장입니다. 그는 지난해 이화여대 초빙교수를 정년퇴직하기에 앞서 미술사학과 학생들을 이끌고 백제 지역을 답사했다고 하지요. 그런데 백제 무왕이 새로운 도읍으로 점찍어 두고 대규모 토목공사를 벌였던 전북 익산의 왕궁리 유적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버스 안에서는 갑자기 박수가 터졌다고 합니다. 왕궁리 오층석탑을 중심으로 차창 밖으로 스치는 조형에 모두들 자기도 모르게 박수를 쳤다는 것이지요. 그 박수소리는 미(美)에 대한 찬사였고, 이 탑이 백제 것이라는 가장 강력한 증거라는 것입니다. 국보 제289호로 지정된 왕궁리 오층석탑은 건립 시기를 두고 이론이 적지 않았습니다. 백제시대설과 통일신라 초기설, 그리고 고려시대 초기설이 엇갈렸지요. 그동안에는 ‘옛 백제 영토 안에서 유행하던 백제계 석탑 양식에 신라탑의 형식이 어우러진 고려 전기의 작품’이라는 설명이 대세였습니다. 왕궁리 오층석탑 현장의 안내판에도 ‘이 탑은 전형적인 백제석탑 양식을 따르고 있는데, 높이는 8.5m이다.…통일신라 말기에서 고려 초기에 세워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씌어 있습니다. 그럼에도 강 전 관장은 초지일관 백제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이 탑을 처음 본 것이 1986년, 두 번째가 1989년, 세 번째가 1989년이라고 합니다. 언젠가 발표한 글에서 그는 “처음 보았을 때 백제 것임을 의심치 않았고, 두 번째 백제 것임을 재확인하였으며, 세 번째 나의 감각적 파악을 실증하고 싶었다.”고 술회했습니다. 그는 이후 ‘감각적’이 아닌 ‘이성적’으로 왕궁리 오층석탑에 접근해 조목조목 백제석탑으로 추정하는 이유를 제시하게 됩니다. 나아가 이 탑은 나름대로 백제석탑의 완성으로, 통일신라의 감은사탑에 직접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게 되지요. 그의 주장에 결정적으로 신빙성을 높여준 것은 왕궁리 탑에 모셔져 있던 사리장엄이었습니다.1965년 탑을 해체해 수리하는 과정에서 1층 지붕돌 가운데와 탑의 중심기둥을 받치는 주춧돌에서 사리장치가 발견돼 국보 제123호로 일괄지정되었지요. 그런데 2003년 송일기 전남대 교수는 지붕돌에서 나온 금강경판을 중국과 일본에 있는 모든 금강경사경과 비교검토해 “백제 무왕 때 제작된 것”이라고 결론을 내립니다. 이듬해에는 한정호 통도사 성보박물관 수석학예사가 금제사리합의 내합에 새겨진 구름문양과 연꽃문양이 결합된 연화서운문(蓮花瑞雲紋)이 부여 능산리 고분의 금동산형투각장식과 유사하다는 점 등을 들어 6세기 중반∼7세기 전반 백제시대 것이라고 주장하지요. 무엇보다 왕궁리 유적을 발굴조사하고 있는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올해 왕궁리 공방터에서 나온 도가니와 다량으로 출토된 금세공품의 성분과 제작 기법을 분석한 결과를 바탕으로 왕궁리 오층석탑의 사리장엄은 백제의 장인집단이 만들었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왕궁리 탑의 사리함과 금강경판은 각각 동판과 은판에 금으로 도금한 것인데, 금과 수은을 2대8로 섞은 아말감을 쓴 기법이 바로 공방터의 그것과 똑같았다는 것이지요. 이렇듯 우리는 부여 정림사터 오층석탑과 익산 미륵사터 서탑 말고도 백제시대 석탑을 하나 더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1400년이 지나, 그것도 젊은이들이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박수를 보낼 만큼 아름다운 석탑이 제 나이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 다행스럽습니다. dcsuh@seoul.co.kr
  • “친환경 꼴찌기업은 닌텐도”

    “친환경 꼴찌기업은 닌텐도”

    가정용 게임기 시장을 장악한 닌텐도와 마이크로소프트(MS)가 환경단체 그린피스의 유독성 평가에서 낙제점을 받았다. AP통신은 27일(현지시간) 그린피스가 세계 주요 전자제품 생산업체 18개사를 대상으로 한 유독성 평가에서 닌텐도사에 처음으로 10점 만점 중 0점을 부여했다고 보도했다.MS는 2.7점으로 16위를 차지했다. 닌텐도사는 제조과정에 사용되는 물질, 유독성물질 사용 축소에 대한 계획을 소비자들에게 제공하지 않았다. 휴대용 게임기 DS를 세계적으로 5000만대 넘게 판매한 닌텐도는 이 분야의 선두업체다. MS는 X박스 게임기와 mp3 모델인 Zune에 들어가는 독성 화학물질을 제거하겠다는 약속을 2011년에나 이행할 수 있다고 밝혀 낮은 점수를 받았다. 또 폐제품들에 대한 자발적인 회수프로그램도 전무했다. 필립스는 중고제품 재활용정책이 부실하다고 평가받아 2점으로 17위를 차지했다. 지난번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던 노키아는 중고제품회수정책이 미흡해 9위로 밀려났다. 그린피스측은 “유럽, 미국, 일본 등지의 폐컴퓨터·휴대전화가 아시아로 수출되고 있다.”면서 “부품해체작업에 동원되는 아동노동자들이 유독 화학물질에 노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여수엑스포 성공위한 SOC확충등 시급”

    “여수엑스포 성공위한 SOC확충등 시급”

    여수세계박람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사회간접자본(SOC), 숙박시설 확충, 관련 특별법 제정 등 준비가 시급하다.4년 정도의 준비 기간이 길지 않아 범 정부와 정치권, 민간간의 협력 체제를 만드는 것도 급선무다. 김두인 여수시 박람회유치지원과장은 “2010엑스포 유치 실패의 가장 큰 요인은 접근로 등 사회간접자본시설 부족이었다.”며 “이번 세계박람회사무국(BIE) 실사팀도 똑같은 지적을 했다.”고 말했다. ●특별법 제정 해양수산부는 28일 ‘2012엑스포’유치가 확정되면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엑스포 유치지원팀’을 ‘2012여수세계박람회준비기획단’으로 전환키로 했다. 기획단은 우선 중앙과 전남도·여수시 등으로 나눠 운영된 ‘엑스포유치위원회’를 해체한다. 또 ‘2012여수세계박람회지원특별법’을 연말까지 제정,17대 국회 임기 중에 법안을 통과시킬 계획이다. 특별법은 ▲조직위원회 설립 근거 ▲국가와 지자체의 행·재정적 지원에 관한 사항▲조직위 수익사업 ▲정부의 엑스포 지원체제 등을 담을 예정이다. 이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곧바로 ‘박람회 조직위’를 발족,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한다. ●숙박시설 등 확충해야 BIE가 지난 4월 여수 현지 실사때 도로·공항·숙박시설 등의 미비를 가장 우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박람회 개최 이전인 2011년까지 모두 7조 7000억원을 들여 도로·철도·항공 등 11개 SOC 확충사업을 입체적으로 지원키로 했다. 또 여수세계박람회의 예상 입장객 수는 외국인 43만명 등 모두 800만명으로 추산된다. 객실 수요는 2만 5000∼3만실에 이른다. 여수시는 박람회장 인근 21만 1500㎡에 아파트와 빌라 등 4600여 가구를 건설한다. 외국인 등 대회 종사자용이다. 소호동에는 특급호텔이 포함된 1000∼1200실 규모의 ‘오션리조트’ 가 내년 완공을 앞두고 있다. 이밖에 화양지구에 ‘씨티파크 리조트’가 들어서며, 소라면 일대에 펜션단지가 세워진다. 숙박시설은 대부분 민자유치 방식으로 추진된다. 여수시 관계자는 “한정된 기한에 재원을 집중 투자해야 하는 만큼 이를 지원하는 특별법이 시급히 제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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