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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촛불과 진보의 앞날] “이것이 촛불정신”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촛불과 진보의 앞날] “이것이 촛불정신”

    “촛불시위에서 발현된 저항정신을 동력으로 우리가 발 딛고 선 현장에서의 권위주의와 싸워 이겼으면 한다(조희연).” 진보는 이론 이전에 삶 속에서의 실천을 통해 재구성된다.11일 오후 조희연 성공회대 사회학과 교수가 사회과학부 2학년 학생들과 마주 앉았다. 김이민경, 소현, 정훈씨는 시위에 꾸준히 참석해온 ‘열성 촛불들’이다. 네 사람은 각자가 촛불을 통해 경험한 강렬한 기억들을 삶의 공간에서 어떻게 실천으로 풀어낼 것인지를 유쾌한 언어로 토론했다. 조 교수는 “우리는 학교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으니까 강의실에서 권위주위를 퇴출시킬 방법부터 의논해 보자.”며 운을 뗐다. ●“호칭만 바꿔도 많은 게 변해요” “촛불의 정신은 부당한 권위에 대한 거부라고 할 수 있어. 평소 교수와 학생이 강의실에서 평등해질 수 있는 방법을 많이 고민해 왔는데, 위계관계가 반영되지 않는 별칭을 정해 부르면 좋을 것 같아. 교수-학생간 권력관계는 호칭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니까. 난 아버지가 조씨, 친어머니는 은씨, 새어머니가 서씨니까 ‘조은서’ 혹은 ‘조은’이라고 불러줘(조희연).” “조희연 교수님이라 부를 때와 조은이라 부를 땐 엄청 다른 느낌(정훈)!” “그럼 난 ‘땡땡이’(김이민경).” “난 ‘총총’(소현).” “꼭 별칭을 만들어 불러야 한다는 것도 억압이야. 난 그냥 ‘정훈’(정훈).” “촛불시위 현장에서는 모든 권력이 희화화되잖아요. 그런데 촛불을 들고 권력을 희화화했던 사람들이 정작 자신의 삶 속에서는 권력관계로부터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우리 학교 선후배 관계만 해도 그래요. 후배들은 선배들 앞에서 바지 주머니에 손도 찌르면 안 되는 그런 거 있잖아요(소현).” “권력을 희화화한다는 것은 단순히 권력을 우스갯거리로 만들어 버리는 것을 넘어 약자로서 강자의 권력에 대해 여유를 보여 주는 것과 같아요(정훈).” “예비역 남자 선배들과 평등하게 말을 놓자고 합의하고 이름을 불렀는데, 싫어해요. 선배들은 그냥 오빠로서 말을 놓자는 뜻이었던 거죠. 호칭이 뭐냐에 따라 사람과의 관계까지 결정돼 버리잖아요.‘선생님 어떻게 생각해요?’와 ‘조은 어떻게 생각해요?’는 매우 달라요. 호칭만 바꿔도 많은 게 달라질 수 있어요(김이민경).” “모든 권위에 의문을 표하는 비판적 사회과학의 방법론과 호칭을 평등하게 만드는 것은 일맥상통한다고 할 수 있지(조희연).” ●“촛불도 탈권위적이지만은 않아” “촛불시위 현장이 꼭 탈권위적이지만은 않아요. 한번은 초등학생이 자기 발언을 한 적이 있었는데, 여기저기서 ‘초딩은 가라.’는 식으로 반응하는 거예요. 중·고등학생들은 아예 학교에서 시위 참석을 막고요. 다 어른들의 시각이잖아요. 저는 촛불시위에서만큼은 모든 사람이 자기 이야기를 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김이민경).” “10대는 스스로 정치적 주체임을 선언했는데, 기존의 규율권력은 여전히 10대를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로 묶어두려고 하는 거지(조희연).” “이런 경우도 있어요. 전경과 대치할 땐 남자가 앞으로 나가고 여자는 뒤로 빼주거든요. 물론 배려라고 할 수 있지만, 동시에 배제된다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이에요. 힘이 충돌하는 현장에서는 장애인들도 자기 의사를 전달하는 데 무리가 있어요(김이민경).” “규율과 보호는 동전의 양면이야. 예비군이 앞장서는 것도 차이에 따른 분업이 아니라, 기존의 규율체계에 따른 분업이라 할 수 있지. 여성은 보호받고 남성은 보호하는 분업체계가 촛불시위에서도 형성되는 거야(조희연).” ●“하고 싶은 말들이 생겼어요” “촛불 이후가 기대되는 게, 촛불을 통해 말하지 않던 사람들이 말하기 시작했잖아요. 중·고등학생이 말하기 시작했고, 어머니들이 말하기 시작했어요. 촛불 이후에도 그들이 예전처럼 그냥 학교와 가정에만 있을까 싶어요. 한번 말하기 시작했는데 그냥 말문을 닫고 있지는 않을 거라 믿어요(김이민경).” “자기 말을 하기 시작했다는 건 아주 중요한 지적이야.1980년대는 반독재라는 시대적 과제 때문에 자신의 고유한 관심사를 드러내지 못한 게 사실이거든. 지금은 그런 집단주의 시대는 아니지. 촛불을 통해 개인의 차이를 그 자체로 존중해 주는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조희연).” “촛불 이후에도 자신의 문제의식을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광장이 유지됐으면 좋겠어요. 촛불이 꺼지고 나면 광장까지 사라질 것 같다는 걱정이 들어요(정훈).” “촛불 이후에 저도 계속 말하고 싶은 게 있어요. 촛불시위를 진압해야 하는 전·의경들도 많이 괴로울 거 같아요. 그들도 국가폭력의 희생자들이거든요. 질서유지란 이름으로 부당한 지시를 받았을 때 전·의경의 명령을 거부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됐으면 좋겠어요(김이민경).” “촛불에서 찾아낸 정치적 주체성을 토대로 우리 삶 속 권위주의를 어떻게 해체할 거냐를 이야기했는데, 나 역시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촛불을 들고 가야 할 궁극적인 곳은 청와대가 아니라 결국 우리의 삶 속이란 생각이 드네(조희연).” 글·사진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사설] 삼성, 경제위기 극복 선봉되라

    경영권 불법승계 및 조세포탈 혐의로 기소된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에게 조세포탈 부분만 일부 유죄로 인정돼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재판부는 삼성에버랜드 사건의 1,2심 재판부가 유죄를 선고했던 것과는 달리 경영권 불법승계 의혹에 대해 기소 대상이 잘못됐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삼성 에버랜드가 전환사채(CB)를 저가로 발행했다면 값싼 물건을 사지 않은 법인주주들이 배임한 것이지 에버랜드의 행위는 배임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이다. 앞으로 이 사건은 삼성에버랜드 사건과 함께 대법원이 최종적인 판단을 내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혼란스러운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1심 재판부의 이같은 판단에 대해 삼성의 경영권 불법승계를 주장해온 측에서는 불만을 제기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이 유죄를 선고받았다는 것만으로도 삼성은 도덕적으로 회복하기 힘든 상처를 입었다. 벌써 대외신인도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따라서 삼성에 흠집을 가하는 장외 공방은 자제하고 앞으로 있을 상급심의 법리 해석과 판단을 지켜봤으면 한다. 삼성은 이 사건으로 이 전 회장이 퇴진하고 전략기획실을 해체하는 등 강도 높은 경영쇄신책을 이행하고 있다. 삼성은 1심 판결을 계기로 경영쇄신의 고삐를 더욱 바짝 죄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현재 총체적 위기국면에 직면한 한국경제를 되살리는 데 앞장설 것을 당부한다. 삼성은 1993년 ‘신경영 선언’으로 재계에 새바람을 일으켰다. 이번에도 위기극복의 선봉이 되기를 기대한다.
  • [서울신문 창간 104주년 특집-多문화가 경쟁력이다] 급증하는 다문화가정 현주소

    잡종은 강하다. 순종보다 잡종이 우월하다는 것은 우승열패(優勝劣敗)의 진화론이 가르쳐 준 생물학적 교훈이다.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 역시 마찬가지다. 역사상 가장 찬란한 문명을 꽃피웠던 헬레니즘 제국도, 가장 강력한 군사력을 자랑했던 로마제국도 다양한 인종과 문화가 교잡한 ‘잡종 국가’의 선물이었다.20세기를 호령한 팍스 아메리카나의 힘 또한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하이브리드(hybrid) 문화에서 나왔다는 것은 상식이다.●한국은 이미 다민족·다문화사회 한국은 이미 ‘다민족·다문화사회’에 진입했다.2007년 현재 한국에 거주하는 외국인은 전체 인구의 1.4%에 해당하는 67만 8000여명. 한국인과 외국인 배우자로 구성된 이른바 ‘다문화가정’도 13만가구에 육박한다. 한국인 남성과 제3세계 출신 여성의 국제결혼이 증가한 결과다. 이들 사이에서 태어난 다문화가정 2세도 4만 4000여명에 이른다. 하지만 ‘단일언어·단일민족’의 신화에 속박된 한국 사회에서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은 여전히 주류질서에 편입되지 못한 ‘2등 국민’으로 음산한 사회의 주변부를 배회하고 있다. 경제적 어려움과 언어·문화적 이질성에 따른 소통의 어려움이 원활한 사회통합을 가로막는 이중의 장벽으로 기능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연유로 다문화가정에 대한 한국인의 시선은 여전히 평면적이다. 민족적 동질성을 해치는 이질적 존재로 규정해 배제·차별의 대상으로 바라보거나, 노동력의 세계화에 따른 디아스포라(離散)의 피해자로 간주해 원조·시혜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식이다.●20~30년 뒤엔 이민세대 전면에 그러나 다문화가정을 한국사회의 다양성과 역동성을 증진시키는 ‘사회적 우성인자’로 인식하려는 움직임도 있다. 다문화가정의 적응 장벽인 언어·문화적 차이를 세계화의 긍정적 자산으로 삼을 수 있다는 역발상적 사고다. 서울 성동외국인근로자센터의 김준식(58) 관장은 “미국이나 유럽에서처럼 이민 2세대는 그 자체로 소중한 민간 외교자원”이라면서 “특히 외교·통상관계에서 모국과 한국의 연결고리로서 충분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외교·국방라인에서 한반도 문제를 총괄하는 핵심 실무관료의 상당수가 한국계다. 국방부 한국과장 스티브박, 국무부 한국과장 성김, 북한팀장 유리김 등이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의 아시아담당 수석특보 발비나황도 한국계다. 이민의 역사가 짧은 우리나라의 경우 2세대의 사회진출이 본격화되는 20∼30년 뒤엔 미국과 같은 이민세대의 공직진출이 가시화되리라는 게 김 관장의 전망이다.●해체되는 폐쇄적 혈통신화 아직은 시작 단계지만 공교육과 사교육 현장에서 외국어 강사로 활동하는 다문화가정 1세대도 늘고 있다. 대부분 영어·중국어권 출신의 고학력 결혼이민자들이다. 원어민교사 확보가 쉽지 않은 농어촌 지역의 초·중등학교 방과후교실에서는 영어권 출신 결혼이민자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여기에 이주노동자의 국적이 다양해지면서 이들을 상대하는 관공서 등에서 소수언어권 출신 한국어 능통자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 그러나 다문화가정의 확대가 가져다 주는 긍정적 효과는 이들의 ‘이중언어’능력을 활용하는 차원에 머무르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다문화가족의 보편화가 차이와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분위기 확산에 기여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중앙대 사회학과 신진욱 교수는 “다문화가정의 확대를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한국사회의 폐쇄적 혈통신화는 해체의 수순에 접어들게 된다.”면서 “이런 점에서 다문화가족은 차이를 존중하고 문화적 스펙트럼을 넓혀 삶의 지평을 확대하는 열린 사회의 씨앗”이라고 평가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편법승계 부담 털고 ‘뉴 삼성’ 탄력

    이건희 전 회장의 집행유예 기류는 16일 아침부터 감지됐다. 삼성그룹은 이날 늘상 해오던 홍보팀 인력의 법정 배치를 최소화했다. 이 때문에 ‘집행유예를 감지하고 여론을 최대한 자극하지 않으려는 포석 아니냐.’는 관측이 대두됐다. 그러나 삼성은 입을 굳게 다물었다. 막상 ‘판결 뚜껑’이 열리고도 극도로 말을 아꼈다. 하지만 실형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피함으로써 ‘뉴삼성’을 향한 쇄신 노력은 가속도가 붙게 됐다. 재계도 내심 안도하는 기색이다. 안팎 경제여건 악화 속에 맏형기업 총수마저 실형을 받게 되면 한국기업 전반의 대외신인도가 하락,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재계는 삼성의 환골탈태와 국가경제 기여를 따끔하게 주문했다.●삼성 “최악 피했다” 변호인단 “겸허히 수용” 삼성그룹은 판결과 관련해 어떤 공식논평도 내놓지 않았다. 사장단협의회 소속 한 임원은 “전략기획실이 해체됐기 때문에 논평을 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며 “항소 여부 등은 (이 전 회장의 변호인단인)이완수 변호사가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더라도 가슴을 쓸어내리는 분위기다. 이 변호사는 “재판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은 특히 에버랜드 전환사채(CB) 저가 발행을 통한 경영권 편법승계 혐의가 무죄로 나오자 “삼성을 끊임없이 괴롭혀왔던 논란에 종지부가 찍혔다.”며 조심스럽게 반겼다. 이로써 이 전 회장뿐 아니라 그의 외아들인 이재용 삼성전자 전무도 짐을 덜게 됐다. 몇년 뒤 경영에 복귀하더라도 한결 자유로울 것으로 보인다. 이 전무는 곧 중국으로 출국,‘백의종군’하게 된다.●이재용 전무도 부담 덜어 삼성의 중국 베이징 올림픽 마케팅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그동안은 공식 후원사임에도 내부 악재에 발목 잡혀 올림픽 특수를 살리는 데 ‘올인’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전 회장이 베이징올림픽에 참석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건강 문제 등 고려할 부분이 많아서다. 물론 삼성전자가 공식 후원사이고 한국 유일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라는 점에서 참석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달 1일 새 사장단협의회 출범을 계기로 새 출발을 다짐한 삼성의 구상에도 탄력이 실리게 됐다. 삼성측은 “이 전 회장이 지시한 10대 경영쇄신안 가운데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 매각,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 지배구조 개선 등 아직 실천에 옮기지 못한 부분들을 차분히 순서대로 실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10월쯤 서울 서초동 신사옥(삼성타운) 입주도 마무리해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심정으로 심기일전하겠다는 각오다. 물론 삼성이나 검찰의 항소 가능성이 있지만 1심에서 실형을 면한 만큼 삼성이 큰 틀의 쇄신작업을 끌어나가는 데는 차질이 없어 보인다. 삼성은 이날도 오전 8시 여느 때처럼 수요 사장단협의회를 열었다. 연말쯤 ‘대주주’ 이 전 회장의 구상이 담긴 쇄신 회오리가 한번 더 몰아칠지 모른다는 관측이 나온다.●재계 “좀 더 배려 아쉽지만, 경제 더 기여를” 한국무역협회 유창무 부회장은 이번 판결과 관련,“이 전 회장의 한국경제 공헌도를 좀 더 배려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고 공식논평했다. 이어 “삼성이 앞으로 우리 경제가 당면한 경제난을 극복하는 데 더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대한상공회의소 이경상 기업정책팀장도 “재판부가 삼성의 글로벌 경영과 기업인 사기진작을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재판을 계기로 삼성이 정도경영에 더욱 힘을 쏟아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는 한편 투자와 고용 창출에 더 힘을 쏟아 침체된 우리 경제를 살리는 데 큰 역할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신자유주의 경제정책 비판 구체적인 대안 매뉴얼 제시

    영국 총리 시절, 마거릿 대처는 아예 못을 박았다.“대안은 없다.” 자신의 급진적 신자유주의 정책 추진에 비판이 쏟아지자 대처가 내놓은 선언적 답변이었다. 케인스의 수정자본주의가 폐기된 상황에서 향후 세계경제 발전경로는 신자유주의뿐이라는 자신감의 표현이었다. 대안이 없다는 대처의 선언은 대안을 찾고 싶으나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이들에게서 패배주의적 방식으로 변주됐다. 신자유주의의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자괴감이었고, 신자유주의를 거스를 경우 영원히 낙오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가 최근 정반대의 선언을 내놨다.‘다시 발전을 요구한다’(이종태·황해선 옮김, 부키 펴냄)란 책을 통해서다. 장 교수 역시 간명하게 말한다.“대처는 틀렸다. 대안은 있다. 그것도 아주 많다.” 신자유주의 경제정책은 반드시 좇아야 할 유일 가치가 아니며, 공정하고 안정적이며 지속가능한 대안적 경제발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무역과 산업정책·정부규제와 지적재산권 분야는 장 교수가 맡아 썼고, 금융과 통화 분야는 미국 덴버대 경제학과 교수 아일린 그레이블이 집필했다. 장 교수는 국내에서 ‘이해관계자 자본주의론자’로 통한다. 재벌 개혁에 대한 관점차를 놓고 한성대 김상조 교수로 대표되는 ‘주주자본주의론자’들과 날카롭게 논쟁해왔다. 김 교수가 재벌해체론을 대변한다면, 장 교수는 재벌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다만 재벌을 위한 재벌존치가 아닌, 복지국가를 위한 사회적 대타협의 한 축으로서의 재벌옹호다. 책 제목에서 장 교수가 언급한 ‘발전’이란 단어도 같은 맥락이다. 선진국이 아닌 개발도상국 입장에서의 발전이다. 그가 차용한 ‘발전경제학’ 자체가 바로 저개발국의 경제발전 문제를 주로 다루는 분과학문이다. 2부가 책의 핵심이다. 무역정책과 산업정책, 민영화와 지적재산권, 외국인 직접투자, 국내 금융규제, 환율과 통화정책, 중앙은행 제도와 통화정책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실제 경제정책 입안자들이 참고할 수 있는 정책대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책 부제부터 ‘장하준의 경제정책 매뉴얼’이다. 각 주제별로 신자유주의적 관점을 설명하고, 이를 비판한 후, 다시 대안을 제시하는 형식으로 서술했다. 한국의 현실을 특정하고 쓴 책은 아니지만, 현재 한국 상황에서 숙고해볼 부분도 많다. 대표적인 것이 정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는 공기업 민영화 문제다. 민영화에 대한 신자유주의적 관점은 공기업이 만성적 비효율로 경제에 손해를 끼치고 있다는 시각이다.반면 장 교수는 프랑스, 오스트리아, 핀란드, 노르웨이 등지에서 공기업이 산업발전에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고 반박한다. 상당한 공적자금 투입을 전제로 하는 민영화 대신 그가 내놓는 대안은 이렇다. 정부의 국영기업 사업목표 명확화 및 목표 달성 여부에 대한 경영진 책임성 강화, 효율성·생산성·고객만족도 제고 등을 통한 공기업의 질적 개선.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美 제4함대 ‘부활’

    미 해군의 제4함대가 58년 만에 재창설돼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제4함대는 12일(현지시간) 플로리다 메이포트 기지에서 재창설식을 갖고 활동에 들어갔다고 일간 에스타도 데 상파울루 등 브라질 언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1950년 해체된 뒤 58년 만으로 대서양 함대 및 태평양 함대에서 중남미·카리브 지역으로 편성되는 군함들에 대한 작전권을 행사하게 된다. 대서양 및 태평양을 포함, 남미대륙 전체 해안을 대상으로 하고 있어 중남미 지역 국가들의 반발 등 파장이 예상된다. 중남미 국가들은 그동안 “제4함대 재창설이 중남미·카리브 및 대서양 연안에서 불필요한 군사적 긴장을 조성할 수 있다.”고 맞서 왔다. 특히 이나시오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외교경로를 통해 미 국무부에 구체적인 해명을 요구하고, 이달 말에는 넬손 조빙 국방장관을 파견해 접촉을 갖도록 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미 해군은 “제4함대 재창설은 중남미·카리브 국가와의 해상안보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대규모 함정을 갖추거나 미사일 배치를 늘리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 해군이 운영하는 함대는 통상 1척의 항공모함과 8∼12척의 호위선,2∼3척의 핵잠수함,60∼120대의 항공기,40∼60대의 탱크를 기본 단위로 하고 있다.이재연기자 carlos@seoul.co.kr
  • 친이계 강경파 모임 ‘15일로’ 발족

    한나라당 주류인 친이(친이명박) 강경파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재오 전 의원의 총선 낙마 후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친이계가 ‘함께 내일로’(약칭 내일로)라는 연구 모임을 발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기지개를 켠다. 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공성진 최고위원은 “15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오찬모임을 갖고 ‘내일로’를 발족할 예정”이라면서 “어려움에 빠진 이명박 대통령을 측면에서 지원하기 위한 연구모임의 성격”이라고 밝혔다. 이번 모임의 주축은 공 최고위원과 심재철·진수희·차명진 의원 등 ‘이재오계’가 주축이 돼 결성했다 해체된 ‘국가발전연구회’ 멤버가 주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윤성 국회부의장과 안상수 전 원내대표 등 친이계 중진들도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는 이번 모임이 ‘친박복당’으로 인한 한나라당 내 권력지형 변화에 대비하고자 하는 친이계의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안팎 상황 어려워 잠이 안 옵니다”

    삼성전자 이윤우 부회장이 “잠이 안 온다.”고 토로했다. 안팎 상황이 너무 어려워서다. 이 부회장은 5박6일간의 중국 출장을 마치고 지난 12일 귀국했다. 삼성이 새로 구입한 전용 제트기(BBJ)를 타고 서울 김포공항에 도착한 그는 몹시 피곤한 기색이었다. ●“日·타이완 격차 좁히며 맹추격” 이 부회장은 공항에서 기다리던 기자들과 만나 “지금 삼성은 대내외적으로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라며 “개인적으로 잠이 안 올 지경”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는 “내적으로는 특검을 하는 과정에서 이건희 회장이 그만두고 전략기획실도 해체돼 계열사들이 각자 살아가야 하는 환경에 직면해 있고 (외적으로는)사업 특성상 투자 결정을 빨리 해야 하는데 (삼각편대 해체로)영향이 있고 일본과 특히 타이완이 격차를 줄이려고 맹렬히 추격해오고 있다.”고 걱정했다. 이어 “반도체,LCD, 휴대전화, 디지털TV 등 (삼성의 주력품목)시장이 성숙단계이고 경쟁이 치열해 과거처럼 큰 힘을 내기 어려운 형편”이라면서 “(삼성전자는)해외에 90%를 수출하는데 미국과 중국 등 해외시장이 금융, 금리, 유가 등의 문제를 안고 있어 경영을 해나가기가 더 어렵다.”고 말했다. ●“지금 할일은 경쟁력 갖추는 일” 이 회장 퇴진에 따른 중국 고객사들의 반응과 관련, 이 부회장은 “이 전 회장 개인에 대해서는 굉장히 걱정을 많이 하고 위로의 얘기들이 있었고 삼성에 대해서는 회장 부재에 대해 격려를 많이 해줬다.”고 전했다. 그러나 “비즈니스와 관련해서 크게 동요하거나 직접적인 영향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반도체시장 침체와 관련해서는 “내가 반도체 일을 한 것이 20년이 넘었고 업계상황은 충분히 알고 있다.”며 “지금 (삼성전자가)할 일은 경쟁력을 갖추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제품, 기술, 시장 경쟁력을 갖춰 적자를 내지 않고 어려움을 이겨나가면 시장이 돌아올 때 폭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부회장은 “다만 걱정되는 게 ‘삼성문화’의 확립”이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강력한 두 구심점(이건희·전략기획실) 해체로 인한 정체성 혼란을 우려하는 대목이다.“사장단협의회가 중심이 돼 공통적으로 고민해야 할 과제”라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해 독일 신예 아티스트 펠릭스 헤크에 이어 최근 일본의 세계적 디자이너 후카사와 나오토와 자문계약을 체결, 디자인 역량을 강화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한국 가요계에 ‘제2의 서태지’는 없는가?

    한국 가요계에 ‘제2의 서태지’는 없는가?

    ‘문화 대통령’ 서태지의 컴백을 앞두고 대한민국 가요계는 그의 복귀에 한껏 들떠 있다. 서태지는 오는 29일 4년 6개월 만에 8집 앨범을 발매한 후, 다음달 6일 MBC를 통해 컴백 스페셜 방송 및 15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ETPFEST(Eerie Taiji People Festival) 2008’를 통해 그 화려한 컴백을 알리게 된다. 지난 1992년 ‘서태지와 아이들’로 데뷔해 4개의 앨범을 발매한 후 해체, 이후 3개의 솔로 앨범을 선보인 서태지는 한국 가요계의 판도를 바꿔버린 인물로 20년이 가까운 시간 동안 그의 영향력은 전혀 줄어들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한국최초로 ‘메틀’과 ‘랩’을 접목시킨 ‘난 알아요’로 순식간에 대중들을 사로잡은 서태지는 변방에 있던 ‘얼터너티브 락’, ‘갱스터 랩’, ‘하드코어’ 등을 순식간에 대중적인 음악으로 만들었으며 그가 쓰고 나온 선글라스 및 모자 등 다양한 패션 아이템들은 대중들의 패션 아이콘으로 남기에 충분했다. 21세기에도 대중들은 서태지의 컴백에 촉각을 기울이며 일거수 일투족에 환호하고 있다. 최근 서태지가 공개한 ‘강원도 흉가’영상과 ‘미스터리 서클’이 그랬다. ‘왕의 귀환’이 한국 대중문화에 어느 정도의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하지만 이런 서태지의 컴백에 앞서 “한국 가요계에 ‘서태지’ 이후에 그를 대체할 만한 문화 아이콘이 존재했나?”는 질문을 던져 보았다. # After 서태지 서태지와 아이들이 데뷔한 후 한국 가요계는 그야말로 다양한 장르의 각축장이 된다. 동시대에 활동한 듀스(이현도, 姑김성재)를 비롯해 수 많은 가수들이 서태지 이전까지 한국 가요계를 아우르고 있던 ‘발라드’, ‘트롯’, ‘댄스’를 탈피하기 시작했다. 서태지(서태지와 아이들 포함)가 락을 하면 락 그룹이 데뷔했고, 갱스터 랩을 하면 갱스터 랩을 하는 가수들이 주목을 받았다. 심지어 서태지가 ‘교실이데아’를 통해 학원 문제를 꼬집고 ‘컴백홈’을 통해 가출 청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똑같이 ‘사회성’을 내세운 가수 집단이 나타날 정도였다. 이런 ‘서태지 따라하기’열풍은 대단했으며, 당시 데뷔한 대다수의 ‘기획형 가수’들은 서태지의 음악을 따라하기에 급급했다. 실로 한국 가요계는 서태지에 의해 장르의 굴레를 벗어났으며 가수들은 그 전까지 하지 못했던 사회에 대한 불만을 터트리기 까지 했다. #거대 기획사의 대두와 ‘기획형 가수’의 득세 서태지의 활동 시기는 한국 가요계에서 거대 기획사의 태동시기와 맞물려있다. 레코드사를 중심으로 운영되던 몇몇 기획사 외에 신인발굴 및 육성, 음반 프로모션까지 모든 단계를 소화할 수 있는 거대 기획사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거대 기획사들은 시대의 트랜드에 맞는 가수들을 육성, 양산하기 시작했으며 결국 서태지 같이 스스로 기획 및 곡을 만드는 가수들은 한국 가요계에서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 결과 21세기의 한국 가요계는 아이돌(Idol) 그룹 및 시대에 맞는 트랜디한 음악을 들고 나오는 기획형 가수만이 인기를 누리게 됐고 그 결과 90년대 중 후반 당시 입소문을 통해 큰 인기를 얻던 인디밴드들의 데뷔는 노브레인, 크라잉넛, 넬 이후로 그 계보가 끊기게 된다. #신인에게는 기회가 없다 신인가수를 기획하는 관계자를 만나면 가장 먼저 나오는 푸념이 있다. “방송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말이다. ‘별 따기’라는 말에 비유할 만큼 요즘 신인가수에게 방송의 문은 좁다. 공중파 3사 및 각종 케이블 채널의 가요 프로그램은 기존 가수 및 대형 기획사의 신인을 소화하기도 벅차다. 과거 MBC ‘쇼바이벌’이 신인에게 기회를 준다는 명목 하에 편성됐지만 시청률 저조로 결국 그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이와 함께 음반 시장의 몰락 또한 신인의 데뷔를 힘들게 했다. 과거 ‘신인이 음반만 내도 10만장은 판다’고 말할 만큼 한국 가요계에는 황금기가 있었다. 하지만 음반 시장의 몰락은 제작사들에게 신인발굴에 큰 부담을 갖게 했으며 그 결과 제작사들은 ‘돈 벌 수 있는’음반을 찾기에 급급하게 된다. 아무리 좋은 신인이 좋은 노래를 들고 제작사의 문을 두드려도 그것을 대중들에게 알리기는 힘든 현실이 ‘제 2의 서태지’의 등장을 막고 있는 것이다. # ‘제2의 서태지’를 만들 토양이 없다 그렇다면 왜 한국 가요계에는 서태지에 버금가는 뮤지션이 나오지 않는 것일까? 그 이유에 대해 한 기획사 관계자는 ‘시대의 변화’라고 말한다. 이 관계자는 “예전에는 가수라는 직업이 곡을 쓰고 노래를 만드는 사람이었다. 당시 데뷔하던 가수들은 피아노 등 악기를 연주하는 건 당연했는데 요즘 가수 지망생들은 노래 보다는 춤 등 퍼포먼스 위주로 가고 있다.”며 현 세태를 꼬집었다. 이와 함께 90년대 중 후반 홍대를 주름잡던 인디밴드들의 쇠퇴 또한 그 시기를 같이 한다. 한 인디밴드 기획자는 “요즘 시대에는 서태지 같은 인물을 찾고자 해도 찾기가 힘들다. 음악 자체를 진지하게 생각해서 접촉을 하게 되면 대중성과는 거리가 있고 그 반대의 경우 음악을 순수한 음악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요즘 인디밴드들이 설 자리를 잃는 동시에 예전 인디 밴드들이 갖고 있던 실험정신이 자취를 감추고 있다.”고 하소연을 한다. # 脫서태지를 기대해 본다 해외의 경우 수많은 장르에서 다양한 뮤지션들이 그들만의 음악으로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영국의 록그룹 비틀즈가 전 세계 음악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왔지만 그들의 음악을 모방하기 보다 더 나아가 새로운 장르를 만들어 왔다. 하지만 한국 가요계는 서태지 이후 이렇다 할 히트작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992년 데뷔한 서태지는 아직도 한국 가요계의 ‘왕’으로 군림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서태지가 8집 앨범을 들고 다시 대중 곁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서태지의 컴백만큼 대중들이 손꼽아 기다리고 열광하는 가수가 그 이후에 누가 있었나 생각해 본다. 서태지를 넘어서는 파괴력을 가진 ‘제 2의 서태지’의 등장을 기대해 본다. 사진제공=서태지 컴퍼니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대전 유천동 집창촌 이번엔 사라지나

    ‘대전의 대표 집창촌 유천동텍사스촌이 이번에는 없어질까.’ 대전 중부경찰서는 11일 ‘경찰에 의해 처음으로 집창촌이 사라지는 사례를 만들겠다.’며 이른바 ‘집창촌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경찰은 이날 “성매매특별법이 유명무실해지고 윤락녀들이 인권유린을 당하는 현실을 좌시할 수 없다.”고 천명했다.전날에는 유천동텍사스촌 60개 유흥주점 업주들을 불러 “여자 종업원들을 감금, 폭행하거나 성매매를 강요하지 않겠다.”는 각서까지 받아냈다. 주점에서 일하는 윤락녀는 300명 정도이다. 이들은 몸이 아파도, 업주의 강요로 손님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앞으로 성매매를 강요하거나 장소를 제공하고, 여자 종업원들을 감금하거나 폭행하고, 준법영업을 하지 않으면 모두 사법처리를 통해 압박할 계획이다.황운하 경찰서장은 지난해 한화 회장 보복폭행 은폐의혹과 관련, 이택순 전 경찰청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이 때문에 이번 집창촌과의 전쟁도 예사롭게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업주들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2004년 9월 성매매특별법 시행과 함께 이곳 69개 업소를 단속, 업주들을 사법처리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원상회복됐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이 시작되면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며 머리를 숙였다 잠잠하면 다시 고개를 든다.”면서 “구청의 비협조도 단속에 어려움을 느끼는 대목”이라고 밝혔다.황 서장은 “집창촌 업소의 매월 순수입이 수천만원에 이르러 폐업하기를 꺼린다.”면서 “각서를 어기고 불법을 하는 업소는 강력히 단속, 집창촌이 해체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대전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세계화 급류가 불평등 양산… 국민국가의 정체성 흔들어

    두 개의 가치가 존재한다. 세계화는 오늘날 거부할 수 없는 절대가치인 것처럼 여겨진다. 다른 대안이 없다는 이유다. 민주주의는 언제나 포기할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인 가치였다. 인간적인 삶의 기초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문제는 거부할 수도, 포기할 수도 없는 두 개의 가치가 만나면 충돌이 발생한다는 데 있다. 세계화가 가속화될수록 민주주의가 위협받는 장면이 곳곳에서 목격되고,‘민주주의 수호’를 외칠수록 세계화에 걸림돌이 된다는 아우성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세계화 시대에 민주주의를 고민하는 이들에게 두 가치의 충돌은 최대의 딜레마이자 고민거리다. 이 딜레마의 깊숙한 곳으로 영국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이 파고 든다.‘시대’ 3부작(‘혁명의 시대’‘자본의 시대’‘제국의 시대’)으로 19세기를 탁월하게 해부했던 홉스봄은 어느덧 91세가 됐다. 그의 생애 마지막 책이 될지도 모를 ‘폭력의 시대’(이원기 옮김, 민음사)에서 홉스봄은 세계화와 민주주의의 이율배반적 관계를 고찰한다. 홉스봄은 다분히 비관적이다. 본질적으로 21세기는 세계화의 급류에 휩쓸려 불평등을 양산하고 있다는 게 홉스봄의 기본 시각이다. 세계화는 국민국가의 붕괴를 가속화한다. 오랜 기간 민주주의는 국민국가의 테두리 안에서 작동되는 것으로 믿어져 왔다. 이제 그 믿음은 무너지고 있다. 세계화가 국민국가의 역할을 뒤흔들면서 국민 삶을 지탱하는 최소한의 민주주의 장치들이 해체되고 있다. 세계화의 음지는 국민국가의 복지 기능을 약화시키고, 국가 구성원들의 사회·경제적 차별을 심화시킨다. 홉스봄은 지난 시기 세계화의 장애물을 제거해온 각국 정부의 경쟁적 노력이 이젠 거꾸로 개인의 불안을 자극해 세계화를 발목잡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진단한다. 민주주의의 미래에 대한 홉스봄의 전망은 묵시론적이라고 할만하다. 세계화에 대한 대안이 없는 한 국민국가의 정체성은 거듭 약화되고, 그 결과 불안정이 증폭되는 현상이 되풀이될 것으로 본다. 그렇다고 홉스봄이 국민국가를 무조건 옹호하는 건 아니다.21세기 유일 초강대국의 지위를 잃지 않으려는 미국의 국민국가적 열망이 패권적 세계화의 형태로 표현되면서 둘은 교묘한 ‘공범’관계를 맺는다. 미국의 패권전략은 세계화로 인한 내부의 불평등을 돌파하려는 위기관리 방법이기도 하다. 국민국가와 세계화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지점들이 여기저기 산재한다. 현 시기 한국은 세계화와 민주주의간의 충돌이 가장 극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는 공간 가운데 하나다. 민주주의는 사회경제적 민주화로 진전되지 못하고 있고, 세계화가 파생시키는 양극화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책의 해제를 맡은 김동택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연구교수는 “홉스봄을 인용하자면 검역주권과 건강권을 지키려는 촛불집회는 무차별적인 시장의 자유와 세계화에 대항하는 민주주의 운동으로, 일국적 차원의 민주주의와 세계화가 충돌하는 지점을 잘 보여 주고 있다.”고 썼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08일 TV 하이라이트]

    ●세계 세계인(YTN 오전 10시40분) 정부와 무장 혁명군 사이의 다툼이 끊이지 않는 콜롬비아. 콜롬비아는 세계에서 지뢰 피해자들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곳이다. 콜롬비아는 지뢰 생산을 중단한 1997년 이후 지뢰를 해체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반대로 반란군들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지뢰를 장치하고 있다. 지뢰 피해자들의 현실을 살펴 본다.   ●다큐 인(EBS 오후 10시40분) 10여년 전 방황하던 자신에게 처음으로 요리의 길을 제안한 은사님을 찾아가는 승원씨의 얼굴에 화색이 돈다. 부모님의 정이 그리웠을 승원씨에게 엄하면서도 늘 따뜻하게 대해 주셨던 선생님. 훌쩍 자란 제자의 모습을 대견해 하시는 선생님 앞에서는 승원씨도 고교시절의 철부지 소년이 되는데….   ●식객(SBS 오후 9시55분) 눈을 가린 성찬은 오숙수에게서 배운 기억을 떠올리며 쇠고기 부위를 정확히 맞춘다. 성찬을 지켜 보던 봉주는 진수에게 마지막 문제는 정형 때문에 발생한 거라며 성찬의 잘못은 아니라고 알려 준다. 한편, 민우는 최고의 정형사인 강편수가 서 회장과 손을 잡고 대한그룹 쇠고기 입찰 경합에 참여할 거라는 정보를 입수한다.   ●흔들리지 마(MBC 오전 7시50분) 강필은 민정의 집을 찾아와 민정을 만나게 해달라고 조르지만, 가족들은 민정보다 수현이 먼저이니 민정을 잊으라며 쫓아낸다. 한편, 민정은 언니와는 싸울 수 있지만 언니의 아이와는 그럴 수 없다며 이제 물러나 멀리 떠나겠다고 한다. 그런 민정을 껴안고 눈물을 흘리는 수현은 마음 속으로 또 다른 생각을 하는데….   ●러브 인 아시아(KBS1 오후 7시30분) 러시아 하바로프스크에서 온 귀여운 여인, 엘레나. 남편 대로와 유학시절 만나 결혼 후 두 아이를 낳고 행복하게 살던 어느 날, 갑작스러운 남편의 군 입대로 힘든 시절을 보내야 했다. 그런 그녀의 곁을 지켜 준 건 시어머니. 시어머니와 두 아이들과 함께 꾸려 가는 엘레나의 행복한 이야기를 엿본다.   ●아침드라마 난 네게 반했어(KBS2 오전 9시) 지훈은 자신의 헬멧 때문에 우정의 부상이 더 큰 것 같아 죄책감이 든다. 민선을 비롯한 과학원 동료들도 유난히 다정한 남매였던 우정과 우진을 걱정한다. 한편, 지원을 찾아온 현자는, 조 국장도 무례했지만 민서의 감정을 이용해 원하는 것을 얻은 지원도 떳떳하지 못하다고 말한다.
  • [옴부즈맨 칼럼] 미래를 찾는 미디어/전범수 한양대 신방과 교수

    [옴부즈맨 칼럼] 미래를 찾는 미디어/전범수 한양대 신방과 교수

    최근 서울신문은 ‘한국의 미래, 위기를 희망으로’라는 40회 시리즈 특집 기사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에너지, 환경, 식량 등 우리 인류가 직면해 있는 다양한 쟁점들을 글로벌 시각에서 조망해 보는 신선한 기획이다. 맛있는 정보를 신선하게 제공하자는 서울신문의 정체성과도 잘 맞는다.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이후 급격히 악화된 경제 및 자원 환경이라는 상황에서도 서울신문의 기획은 적절했다. 주제들이 자원이나 에너지에 편중되었다는 아쉬움은 있었지만 비교적 미래 위기에 대처하자는 의미있는 보도였다. 사실 그동안 신문을 포함해 대부분의 뉴스 미디어는 과거에 일어났던 일들만을 다루어 왔다. 뉴스 미디어는 오래되지 않은 과거의 삶을 현재 시각에서 구성하는 역사 산업이기 때문이다. 역사는 반복될 수 있는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뉴스 미디어의 과거에 대한 이해 방식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뉴스 미디어들이 자신들의 이념적 틀이나 경제적 이해관계 판단에 따라 과거를 편의적으로 해석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는 뉴스 미디어 시장을 이념에 기초한 새로운 시장으로 변질시켰다. 뉴스 소비자들 역시 과거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받아들이기보다는 자기의 이념적 선호도와 맞는 뉴스만을 선호하는 편식성을 갖게 되었다. 뉴스 미디어들에 양극화된 역사 인식의 돌파구는 불확실한 미래를 진단하는 방식에서 모색되고 있다. 소통되지 않는 과거와 현재의 간극에서 이탈해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품고 있는 미래의 모습을 그려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서울신문을 포함해 뉴스 미디어들이 접근하는 미래는 지나치게 경제적 가치로 재단되고 있다. 에너지와 자원의 문제에서부터 신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IT 및 엔터테인먼트, 우주항공 산업 등 대부분의 미래 전망은 우리의 경제적 부를 언제까지 유지할 수 있는지 그리고 어느 정도까지 확대할 수 있는지에 쏠려 있다. 정말 우리가 만들어 나가야 할 미래의 모습은 경제적 부 이외에도 사회 구성원들의 사회문화적 가치 변화에 따른 소프트웨어의 재구조화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의 메가트렌드 연구에 따르면, 우리 사회는 급격히 다원화 및 다문화 사회로 변화되고 있다고 한다. 이는 사회적 다원성이나 이질성을 증가시켜 중심 없는 사회로의 변화를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기존의 권위와 명령 중심의 통제 체계가 해체되고 다양하면서도 유연한 방식으로 사회 구성원들의 의사소통 구조가 정착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촛불집회에서도 우리는 새로운 의사소통 방식과 여론의 특성을 살펴보기도 했다. 사회 구성원들은 과거에 비해 더욱 느슨하지만 필요시에는 서로가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연결된 집합체로 변모하고 있다. 이들의 뉴스 정보 접근이나 소비 방식은 기존의 신문방송이 고수하던 일방향의 뉴스 흐름을 역전시키고 있다. 뉴스의 생산과 소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다수의 사회 구성원들이 여론 형성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들은 글로벌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다양한 정보와 지식들을 스스로 생산하고 공유하며 소비한다. 뉴스와 지식을 독점하던 뉴스 미디어들의 활동 범위는 그만큼 축소될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뉴스 미디어들은 또 다른 발전과 생존을 위해서는 뉴스 소비자들의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 과거와 현재를 같은 시각으로만 살펴보려는 이념적 틀에서 깨어나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회와 구성원의 변화를 역사적으로 그리고 유연하게 분석하려는 관찰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여러 가지 형태로 단절된 사회구조와 소속된 구성원들을 다시 통합할 수 있는 역할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미디어의 미래는 미래학보다는 역사학의 시각에서 검토되는 것이 적절하다. 전범수 한양대 신방과 교수
  • 6자 수석회담 11~12일께 열릴 듯

    |워싱턴 김균미특파원|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수석대표회담이 G8(서방선진8개국) 정상회의가 끝난 직후인 오는 11일 또는 12일쯤 베이징에서 열릴 것이라고 미 백악관 관리가 5일(현지시간) 밝혔다. 데니스 와일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이날 조지 부시 대통령을 수행, 일본으로 가는 기내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다. 와일더 보좌관은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오는 11·12일쯤 베이징에서 6자회담 수석대표들을 만나 북핵 신고내역 검증방안 등에 대해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와일더 보좌관은 또 부시 대통령이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신고서 검증 및 영변핵시설 해체 방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kmkim@seoul.co.kr
  • 경기여고 불교문화재 복원키로

    문화재청은 훼손 논란이 빚어진 경기여고 교정의 불교제중원(佛敎濟衆院) 표지석과 오층석탑, 석등을 원래 위치에 다시 세우기로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앞서 경기여고는 지난 5월 개교 100주년 기념 학교 공원화 사업 과정에서 중앙정원에 있던 불교문화재들을 해체해 땅에 묻었다. 문화재청은 불교계가 크게 반발하자 현지조사를 거쳐 표지석 등을 근대 불교문화재로 보존하기로 하고, 경기여고 및 대한불교조계종 등과 구체적인 방안을 협의해 왔다.서동철 문화전문기자 dcsuh@seoul.co.kr
  • 시장 지상주의 ‘맨큐 경제학’에 메스

    시장 지상주의 ‘맨큐 경제학’에 메스

    ‘맨큐의 경제학’은 대학생들로부터 경제학원론 교과서의 ‘절대지존’으로 추앙받는다. 쉽고 간결하게 쓰였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 그레고리 맨큐는 어려운 경제이론을 현실 속 경제현상과 신문기사, 만화와 퀴즈까지 동원해 쉽게 풀어냄으로써 경제학원론 교과서 시장을 평정했다. 국내에서도 1999년 교보문고가 번역·출간한 이래 4판을 찍었다. 출판사 관계자에 따르면 번역서는 50%, 원서의 시장점유율은 90%에 이른다. 외고·특목고에서 채택한 경제학원론 원서는 거의 모두가 맨큐의 책이다. 한때 각광받던 조순, 정운찬, 이준구, 안국신 등 국내 경제학자들의 교과서는 ‘맨큐의 파고’에 떠밀려 변방으로 밀려난 형국이다. 경제학자들 사이에선 ‘맨큐 제국주의’란 말까지 나온다. ●신고전주의 주류 경제학 대변… 대학 교과서의 ‘지존´ 국내 경제학자들이 ‘맨큐의 경제학’을 해부대 위에 올린다. 한국사회경제학회(한사경)가 4일부터 이틀간 전북 무주군 무주리조트에서 개최하는 2008 여름학술대회를 통해서다.‘경제학원론 교과서 무엇이 문제인가-비판과 대안’이란 주제를 택했다. 학회의 메스가 향하는 지점은 맨큐의 책을 관통하는 신고전주의 경제학이다. 신고전주의 경제학은 시장과 국가를 적대적 관계로 파악한다. 국가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시장중심적 가치의 극대화를 추구한다. 신고전주의를 극단적으로 밀어붙이면서 신자유주의가 태동했고, 신고전주의 경제학을 정치적으로 차용하면서 ‘작은 정부론’이 유행이다. ‘맨큐의 경제학’은 신고전주의 주류 경제학을 대변한다. 엄밀히 말해 맨큐는 국가의 역할을 포기하지 않는 신케인스주의 경제학파에 속하지만, 그의 시각은 신케인스주의와는 거리가 있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같은 학파의 일원이자 클린턴 행정부에서 백악관 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내며 급격한 자본시장 개방을 비판해온 조지프 스티글리츠와 비교해도 차이가 있다. 이병천 강원대 경제학과 교수는 “맨큐는 부시 1기 내각에서 스티글리츠와 동일한 직책을 맡았으나 스티글리츠와는 달리 시장의 장점만을 부각시키는 책을 썼다.”고 지적한다. 비주류경제학을 전공한 한사경 연구자들이 신고전주의 주류경제학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이유는 시장의 한계상황에 대한 문제의식 때문이다. 성장만을 추구하는 경제학만으론 사회경제적인 불평등 심화, 공공성 와해와 같은 당면한 경제문제의 해법을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10여명의 학자들이 모여 논의를 시작했고, 올초부터 대학 경제학원론 교과서에 대한 분석에 들어갔다. 박종현(진주산업대 산업경제학과) 한사경 연구위원장은 “‘맨큐의 경제학’이 구매·판매·생산·소비 과정에서 일어나는 복잡한 현상을 제대로 설명하고 있는가를 이론의 현실정합성을 중심으로 평가했다.”면서 “학자들이 집단적으로 경제학원론 교과서를 검토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학자 10여명 참여… 10대 원칙 등 꼼꼼히 해부 ‘맨큐의 경제학’ 분석은 홍훈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가 이끌고 있다. 홍 교수는 ‘맨큐의 10가지 원칙:이해와 비판’이란 글에서 맨큐가 강조하는 신고전학파 경제학의 10대 원칙을 꼼꼼히 해체한다. 개인들의 자유로운 선택이 수요 공급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결정으로 이어진다는 논리에 대해 홍 교수는 현실에서 개인의 선택은 사회구조에 지배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반박한다.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라 대학이 결정되는 현상이 대표적 예다. 사적소유의 확대가 생태계 보존에 효과적이란 주장에도 홍 교수는 이의를 제기한다. 예컨대 맨큐는 사유재산인 소는 멸종과 무관한 반면 야생 상태의 코끼리는 늘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고 주장한다. 홍 교수는 “신고전학파 경제학은 인간 욕망이 사적소유란 방식을 통해 무한히 팽창함으로써 자연과 환경을 파괴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고 지적한다. 김영용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거래비용, 고용계약, 자본주의적 착취 신고전파 노동 경제학 비판’이란 글에서 신고전파 노동경제학을 인간행위의 합리성과 정보의 완전함이 완벽하게 전제될 때만 성립하는 이론으로 파악한다. 정보가 불완전하기 일쑤고 정부의 재산권 보호가 허약하기 이를 데 없는 현실에서는 성립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사경의 궁극적 목표는 효율 지상주의가 아닌 ‘더불어 살기 위한 경제학’의 시각을 담아내는 대안 경제학원론을 편찬하는 것이다.‘맨큐의 경제학’ 분석은 그 시작이다. 작업이 마무리되는 대로 맨큐를 분석한 책부터 출간한다는 방침이다.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이수빈 회장 “삼성은 지금 3대위기 상황”

    이수빈 삼성그룹 대외대표(회장)가 2일 “삼성은 복합적 위기상황에 처해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의 첫 사장단협의회에서다. 이날 회의는 ‘뉴삼성’을 여는 첫출발이었지만 전날 이건희 전 회장의 ‘눈물’로 몹시 침울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침울한 분위기 속 진행 이 회장을 비롯해 이윤우 삼성전자 총괄 부회장(그룹 투자조정위원장), 이기태 삼성전자 대외협력담당 부회장, 배정충 삼성생명 부회장 등 약 40명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아침 일찍 서울 태평로 삼성본관 28층에 속속 들어섰다. 모두가 자리를 잡자 이 회장은 “현재 삼성은 선장(이건희)도 방향타(전략기획실)도 없이 각사가 독립적으로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살아 남아야 하는 복합적 위기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회의 첫머리를 열었다. 그러면서 세 가지 위기를 언급했다. 첫째, 이건희 회장의 퇴진과 전략기획실 해체로 인한 ‘리더십의 위기’다. 이로 인해 삼성의 장점인 스피드 경영과 지식·자원의 공유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였다. 둘째,10∼20년 뒤 무엇을 먹고 살지 막막한 ‘먹거리의 위기’다. 이 회장은 “계열사 독립경영체제로 CEO들이 단기성과 위주로 접근할 가능성이 높아 장기 안목의 미래 먹거리 고민 부재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셋째, 특검으로 인해 그룹 대내외 이미지가 상처를 입은 데 따른 ‘브랜드의 위기’다. 브랜드 조사기관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의 브랜드 파워는 세계 20위였다. 이 회장은 “과거에는 이건희 회장의 리더십과 전략기획실의 가이드로 그룹 전체가 힘을 합쳐 이겨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그렇게 하기가 어렵게 됐다.”며 “사장단이 분발해 위기를 기회로 반전시켜 달라.”고 당부했다. 삼성측은 “이날 회의에 참석한 사장단이 대부분 전날 회장님(이건희) 재판을 자정 넘어까지 지켜봤기 때문에 분위기가 침통했다.”고 전했다. 사장단협의회는 매주 수요일에 열린다.“격주에 한번 열자.”는 의견도 나왔으나 “위기상황인 만큼 일주일에 한번은 만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으면서 주 1회로 결론났다. 회의 주재는 이 대표가 하되, 이 대표가 없을 때는 이윤우·이기태 부회장 등 사장단 내부서열에 따라 대행한다. 회의는 외부인사 초청 강연이나 내부 주제발표를 듣는 형태로 진행한다. 종전 수요 사장단 회의와 동일하다. ●의사 결정권 없는 한계 노출 이 때문에 사장단협의회가 ‘티타임’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학수 전 부회장(현 삼성전자 고문)·김인주 전 사장(현 삼성전자 상담역) 등 전략기획실 핵심멤버들이 빠진 게 수요회와 다른 점이다. 이날도 사장단은 협의회 운영방식만 정했을 뿐, 현안 관련 논의는 일절 없었다. 관심을 모았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통합법인 설립 등은 안건으로 올라가지도 않았다. 삼성측은 “OLED는 (사장단협의회가 아닌)전자 계열 사장끼리 논의할 문제”라고 해명했다. 이어 “그룹 공통 현안이 있으면 그때그때 논의할 방침”이라면서도 “협의회가 의사결정 기구는 아니다.”라고 거듭 선을 그었다. 한편 삼성전자는 홍콩 파이낸스아시아지가 선정한 ‘2008 한국 최우수 경영기업’에 선정됐다. 기업설명회(IR), 지배구조 부문에서도 1위에 올랐고, 최도석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최우수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뽑혔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삼성의 실험] (하) 지배구조 답안을 찾아라

    [삼성의 실험] (하) 지배구조 답안을 찾아라

    한 재계 인사는 1일 “삼성이 몇 달간 해체작업을 준비했으니 뭔가 (지배구조)복안이 있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삼성의 한 ‘싱크탱크’ 멤버는 “삼성 사람들도 내심 그렇게들 짐작하는데 안타깝게도 정해진 방향이 정말 없다.”고 털어놓았다. 가장 고민되는 대목이지만 아직 ‘빈칸’으로 남아 있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이건희 전 회장)재판 결과와 국민여론을 봐가며 답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너경영 회귀·보험지주회사 설립 저울질 삼성이 발표한 10대 경영쇄신안 가운데 가장 손에 잡히지 않는 항목이 바로 이 지배구조이다. 삼성은 “시간을 두고 고민하겠다.”고만 말한다. 이건희 회장의 퇴진으로 삼성은 ‘오너경영’에서 계열사끼리 느슨하게 묶여 있는 ‘연합체’로 전환했다. 물론 이 전 회장은 대주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한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유사하다. 정몽준 한나라당 의원은 공식직함 없이 대주주 자격으로 현대중공업의 주요 의사결정과 사장단 인사에 관여한다. 현대중공업이 그룹이기는 해도 업종(중공업)이 비교적 단순한 반면, 삼성은 금융·제조·건설 등 업종이 다양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하다. 따라서 지금의 느슨한 연합체는 과도기 처방일 뿐, 궁극적 답안은 아니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엔 SK나 LG처럼 지주회사를 선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이유다. 다만 구씨·허씨 분가(分家) 이점이 있었던 LG나 지분구조가 비교적 단순했던 SK와 달리, 삼성은 현실적 제약이 많다. 계열사간 연결고리(순환출자)를 끊는 데만도 20조원이 들 것이라는 게 삼성의 추산이다. 게다가 대부분 상장사들이다. 주주 설득도 관건이지만 주가가 요동칠 경우 증시에 들어갈 수 있는 ‘비상 실탄’이 있어야 한다. 오너 일가의 경영권이 위협받지 않도록 사전 정지작업도 요구된다. 하지만 주시하는 눈이 워낙 많아 과거처럼 편법 동원이 여의치 않다. 삼성측은 “지주회사로 가야 한다는 공감대가 내부적으로 형성돼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공언한 대로 삼성카드의 에버랜드 지분을 (4∼5년에 걸쳐)해소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답이 찾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재판 결과와 여론 봐가며 결론낼 듯 지주회사에 대한 부정적 시각도 없지 않다. 삼성의 한 핵심인사는 사견을 전제로 “외환위기가 다시 오지 않는 이상 (부실 계열사를 곧바로 끊어낼 수 있는)지주회사 체제의 장점은 없다.”고 단언했다. 외환위기 때 선단(船團)식 경영의 폐해가 드러나 위축되기는 했지만, 한국식 오너경영이 반드시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반어법이다. 조만간 해외로 떠나는 이재용(이건희 전 회장의 외아들) 삼성전자 전무의 몇 년 뒤 ‘컴백’을 계기로, 오너경영으로 돌아갈 가능성을 열어 놓는 대목이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도 “지배구조 정답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일본 도요타자동차도 최근 오너경영(가족경영)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삼성이 이 카드를 선택하려면 ‘국민정서법’이라는 벽을 넘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여론을 설득하기가 만만찮아 보인다. 보험지주회사 방안도 거론된다. 삼성생명 등 금융 계열사를 묶어 보험지주회사를 설립, 이 지주회사가 삼성전자 등 제조 계열사를 자회사로 두는 방안이다. 단, 정부 승인이 있어야 한다. 제조 자회사를 허용하는 보험지주회사법이 통과되면 삼성의 선택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이는 카드다. 김선웅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장은 “잘못하면 (삼성에)잃어버린 몇 년이 될 수 있다.”며 “그렇게 되면 국가경제에도 엄청난 손실인 만큼 사회는 (삼성의 쇄신 노력을)기다려주는 미덕을, 삼성은 오너일가의 영향력 유지에만 급급해하지 말고 큰 그림을 짜는 지혜를 발휘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한나라당 새 대표의 실천적 과제

    [김형준 정치비평] 한나라당 새 대표의 실천적 과제

    한나라당 새 대표를 선출할 전당대회가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10년만에 집권 여당으로 탈바꿈한 이후 처음 실시되는 경선인 만큼 많은 국민들이 대회를 주시하고 있다. 그런데 쇠고기 파동과 촛불집회로 어수선한 정국을 감안해 조용하게 치르자는 당초 의도와는 달리 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과열 혼탁 양상이 뚜렷하다. 심하게 평가하면 한나라당 전당대회는 국민은 없고 오직 계파간의 다툼만 부각되면서 실패의 독배를 마시고 있는 듯하다. 국민들에게 희망과 변화, 미래를 보여주지 못한 채 어두운 과거로 회귀하고 있다는 뜻이다. 정책을 논의해야 할 때 상호 비방에 매몰되고, 통합과 화합을 추구해야 할 때 분열과 갈등이 난무하고 있다. 준법을 실천해 모범을 보여야 할 때 탈법이 공공연하게 자행되고 있다.‘의원 선거 운동 금지’ 당규는 아랑곳하지 않고 계파별로 노골적인 줄 세우기가 판을 치고 있는 실정이다. 한나라당이 계파 싸움에 탐닉하고 있는 동안 국민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다. 최근 한국 갤럽이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나라당 지지도는 3년 6개월만에 30%대 아래로 떨어졌다. 더구나,20∼30대 젊은 세대층에서는 민주당의 지지도가 한나라당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변화를 거부한 채 오로지 현상 유지에만 급급했기 때문에 나타난 지극히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여진다. 한나라당이 집권 여당으로서 성공의 길을 걷기 위해서는 과거 집권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지역주의 타파와 정치개혁을 기치로 창당한 우리당은 탄핵 역풍으로 과반수 의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지만 몇 가지 치명적인 실패로 4년도 안 돼 해체되는 비운을 맞았다. 첫째, 청와대는 당권분리라는 어설픈 명분으로 우리당을 철저하게 무기력하게 만들었다. 유력 대선 후보를 내각에 조기 포진시킴으로써 당의 청와대 눈치 보기를 강화시켰다. 결과적으로 대통령과 우리당 지지도가 동반 하락하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나라당 새 대표는 이러한 실패를 답습하지 않도록 당의 위상과 권위를 지키는 데 앞장서야 한다. 주례 회동이라는 형식으로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는 관행에서 탈피해 대통령에게도 할 말은 하는 꼿꼿함을 보여야 한다. 둘째, 우리당은 친노-반노의 계파간 이전투구로 변화를 주도하지 못했다. 한나라당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대선 후보 경선이 끝났지만 친이-친박의 내전은 종식되지 않고 있다. 한나라당 새 대표의 최대 과제는 계파정치를 종식시키기 위한 대담한 변화를 이뤄내는 것이다. 정보 기술(IT)의 황제 빌 게이츠는 퇴임식에서 “큰 변화를 놓치고 뛰어난 인재들을 그 기회에 기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위험한 일이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새 대표는 빌 게이츠의 이러한 충고를 받아들여 “한나라당은 변화한다. 고로 존재한다.”는 각오로 충격적인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계파와 지역을 뛰어넘어 각계각층의 뛰어난 인재를 영입하고, 당의 운용 체계를 선진화할 필요가 있다. 의원들이 강제적 당론의 구속에서 벗어나 소신에 따라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의 혈세인 국고보조금이 아니라 당원들이 내는 당비에 의해 당이 운영되도록 하고, 사무총장직 등 주요 당직을 외부 인사에게 개방해 인재 풀을 넓혀야 한다. 셋째, 우리당은 4대 개혁 입법으로 상징되는 이념 과잉에 빠졌다. 이념적으로 아무리 좋은 법안이라도 국민이 필요성을 인정하고 체감하지 못하면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렵다. 한나라당 새 대표는 이념성이 강한 정책을 일방적으로 추진하기보다는 국민과 야당의 목소리를 듣는 데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해 ‘윈-윈 정치’의 토대를 만들어야 한다. 더불어 거리의 정치가 대의 정치를 대신하는 일이 없도록 국회와 정당을 정상화시키는 데 앞장서야 할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학 교수
  • [유로 2008] 공격축구 화려한 부활… 히딩크 매직 재발견

    ‘러시아와 터키의 부상과 이탈리아와 프랑스의 추락’ 유로2008의 팀별 명암을 정리한다면 이 정도가 아닐까. 국제축구연맹(FIFA) 홈페이지는 이번 대회 두드러진 특징을 3가지로 분석했다. 첫째, 공격축구가 득세한 점이다. 유로2004 우승국 그리스가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챔피언에 오른 것과 달리, 스페인은 6경기 12골을 집어넣는 화려한 공격축구로 우승컵을 차지했다. 그리스가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진 것도 이런 흐름을 방증한다. 둘째, 윙백과 미드필더들이 수시로 자리를 바꾸면서 언제, 어느 공간에서든 공격이 시작되는 점이다. 미드필더진 숫자가 늘어남으로써 중원에서의 격돌도 한층 첨예해졌다. 많은 팀이 4-5-1 포메이션으로 중원 숫자를 늘려놓고 최전방 공격수와 미드필더가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공격에 임해 다양한 옵션 창출을 모색했다. 셋째, 중원에서의 두터운 주도권 다툼은 후반 막판 상대가 체력과 집중력이 소진된 틈을 타 빠른 역습에 의해 승부를 결정짓는 양상을 보였다. 일례로 러시아 팀은 평균 시속 6.5㎞의 빠른 역습으로 재미를 봤다. 최고의 스타는 역시 스페인의 간판 공격수 페르난도 토레스(24)와 다비드 비야(27). 토레스는 예선 12경기 가운데 7경기 2골밖에 넣지 못했고 본선에서도 활약이 미미했지만 독일과의 결승에서 비야의 공백을 메우며 결승골을 터뜨려 최우수 선수인 ‘캐스트롤 플레이어 오브 토너먼트’로 뽑혔다. 예선 11경기를 뛰며 7골을 넣었던 비야는 러시아전 해트트릭을 포함, 모두 4골로 골든슈(득점왕)를 신었다. 옛소련 해체 이후 4강에 첫 진출한 러시아의 안드레이 아르샤빈(27)과 로만 파블류첸코(27) 역시 빅리그의 러브콜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반면 세계적인 스타 티에리 앙리를 비롯, 프랑스 수비를 이끌어온 튀랑 등은 쓸쓸히 짐을 쌌다. 독일 주장인 미하엘 발라크는 이번에도 준우승에 머물러 ‘준우승 단골’이란 달갑잖은 별칭을 벗어던지지 못했다. 주가가 재발견된 사령탑으로는 거스 히딩크 러시아 감독과 루이스 아라고네스(70) 스페인 감독을 들 수 있다.44년 무관 설움을 씻어준 아라고네스 감독은 최고령 우승 사령탑이란 유종의 미를 거뒀다. 요아힘 뢰브(48) 독일 감독도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의 조역에 머물렀으나 이번에 당당한 주역으로 발돋움하며 준우승을 이끌었다.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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