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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장에서 본 2009 베니스 비엔날레

    현장에서 본 2009 베니스 비엔날레

    │베니스 문소영특파원│ 이탈리아 북부 도시 베니스는 2년에 한번씩 6월만 되면 전세계 현대미술 작가와 큐레이터, 화랑 관계자, 취재진 등으로 북적댄다. 대중교통이라고는 수상버스가 전부이고, 물가도 비싸고, 숙소조차 찾기 쉽지 않은 다소 불편한 베니스에서 1895년 이래로 현대미술대전인 베니스비엔날레가 열리기 때문이다. 올해에는 세계 경제 위기의 여파로 대회가 위축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베니스비엔날레는 여전히 괴력을 발휘했다. 역대 최연소 감독인 스웨덴 출신의 다니엘 범바움(45)이 올해 비엔날레의 주제 ‘세상 만들기’(Making Worlds)를 통해 젊은 작가와 거장들 사이에 조화와 화음을 만들어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상·회화·조각 등 작품 배치도 조화롭게 영국에서 활동하는 독립큐레이터 이지연씨는 “2007년 비엔날레는 상업화랑에서 직접 구매가 가능할 만큼 지나치게 상업적인 작품이 많이 나왔다면 올해는 30, 40대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실험적인 작품이 많이 나왔다.”면서 “경제가 불황일 때 늘 좋은 작가와 작품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씨는 1989년 미국불황, 1999년 아시아 등에서의 외환위기 때도 작품의 질이 좋았다고 말했다. 김선정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는 “젊은 작가뿐만 아니라 1920년대에 출생한 70, 80대 작가의 작품들도 전시돼 신·구 작가들 사이에서 조화를 잘 이루고 있다.”면서 “영상과 회화, 조각작품 등도 적절하게 배치돼 어떤 곳은 어두운 전시장(영상)과 밝은 전시장(설치) 등이 잘 섞여 있다.”고 말했다. 이를테면 30대의 아르헨티나 출신의 젊은 작가 토마스 사라세노(36)는 자르디니 공원 안에 옛 이탈리아관을 개조해 만든 본 전시장에 밝고 흰 공간으로 가득 차도록 거대한 거미줄을 설치했다. 반면 또다른 본 전시장인 아르세날레의 입구에 들어서면 컴컴한 가운데 규칙적으로 사선으로 배열된 피아노 줄들이 부분 조명을 통해 마치 구름을 뚫고 지상에 떨어지는 햇빛처럼 드러난다. 개막을 하루 앞둔 6일 ‘특별 언급상’을 받은 브라질 출신의 작가 리지아 파페의 작품이다. 김 교수는 또한 “범바움 총감독이 관람자들의 눈높이에 대한 고민을 잘 처리했다.”고 말했다. 86세의 헝가리 출신 작가 요나 프리드맨은 천장에 실들을 얼기설기 연결한 뒤 그 위에 판지 등을 얹은 설치작품을 내놓았다. 멕시코 출신 작가인 헥터 자로라(1974년생)는 우주선 모양의 광고용 풍선을 천장에 매달아 놓았다. 검은 지팡이를 천장 높이에 걸어놓고 빛으로 그림자와의 관계를 보여주는 리처드 웬트워스의 작품도 ‘수준 높은’ 관람객들을 위한 작품이다. 반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모섹와 랑가(1975년생)의 ‘스테이지(Stage)’ 작업은 바닥에 다양한 색깔의 실패나 맥주병, 디스코텍 반짝이 은공 등을 깔아놓은 ‘낮은 눈높이용’ 작품이다. ●전쟁·폭력·고문 등 사회· 정치적 풍자 작품들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유쾌한 정치· 사회적 풍자 작품들도 있다. 호주 오페라하우스, 발리 해변의 레프팅 현장, 동남아시아 바다 등의 엉뚱한 사진에 ‘베네치아’라고 로고를 찍은 수 만장의 엽서를 제작해 관객이 가져가게 함으로써 비로소 작업이 완성되는 폴란드 출신 작가 알렉산드로 미르의 ‘베네치아’가 눈에 띈다. 또 잠비아 출신 작가 아나와나 할로바가 선진국이 제3세계 국가에 샘플로 제공하는 가솔린, 유기농 콩과 같은 사각 컨테이너 안에 사탕과 초콜릿 등을 넣어둔 ‘더 위대한 G8이 광고하는 시장기준’과 같은 작품도 비판적이다. 섹스를 소재로 해 전쟁과 폭력, 고문, 권위주의를 고발한 작품들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도 높다. 이탈리아관에서 펼쳐진 스웨덴 작가 나탈리 뒤버그의 클레이 애니메이션 ‘Experimentet’, 아르세날레 본 전시장에서 걸린 홍콩 출신 폴 챈의 ‘Sade for Sade’s Sake’라는 영상 작업 등이 그것이다. 뒤버그는 젊은 작가에게 주는 ‘은사자상’을 받았다. ●관객 줄세운 국가관 경쟁 치열 자르디니 공원에 위치한 국가관들의 경쟁도 볼 만하다. 이곳은 참가국들이 독립된 전시관을 설치해 자국의 현대미술을 소개하는 자리이다. ‘관람객이 길게 늘어선 전시가 좋은 전시’라는 입소문이 난 탓인지, 각 국가관마다 관람객 줄세우기 경쟁도 이어진다. 스티브 매퀸의 베니스 비엔날레에 관한 비평을 담은 30분짜리 영상 ‘자르디니’를 선보인 영국관의 경우 전날 오전까지 예약을 하지 않으면 관람이 불가능할 정도. 네온, 밀랍, 브론즈 등 다양한 매개체를 활용한 브루스 나우만의 신·구작을 선보인 미국관도 30분 넘게 줄을 서야 했다. 미국관은 ‘국가관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3개의 방향에서 국적 표시가 없는 청회색의 국기만 펄럭이는 프랑스관의 경우는 다소 황당한 느낌이 들었다. 러시아관에서는 ‘승리의 여신상’의 작은 유리 복제품에 러시아 군인의 실제 피를 분사하는 모습을 대형 프로젝트에 투사한 안드레 몰드킨의 작품이 주목의 대상이 됐다. 버려진 공간으로 인식됐던 아르세날레의 구석진 숲까지 전시장으로 활용한 것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1991년부터 파리와 런던 등에서 활동하는 한국작가 구정아씨의 고목 작품이 숨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구씨는 자르디니 본 전시장 앞뜰에도 설치작업을 해놓았는데, 작품 표지판만 보이고 작품을 찾을 수 없어 곤혹스럽기도 하다. 푸른 잔디밭 위로 인조 다이아몬드가 촘촘히 박혀 있는 것을 발견하려면 적잖은 노력이 필요하다. 김선정 교수는 “아마 찾아가는 예술을 보여주고자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한국관의 대표 작가이기도 한 양혜규씨는 아르세날레 본전시장에 7점의 ‘광원(光源) 조각’을 내놨다. 한편 올해 베니스 비엔날레 황금사자상은 독일 조각가 토비아스 레베르거가 받았다. symun@seoul.co.kr ■ 사진작가 김아타 베니스 특별전 사진 1만장 뿌리기 퍼포먼스 배우 김혜수 깜짝 출연 눈길 1만장의 사진이 하늘에서 흰 눈처럼 쏟아져내렸다. 검은색 제복을 입은 작가 김아타(53)씨가 붉은색 천으로 감싼 10m 높이의 리프트 위에서 지난해 로마를 찍었던 사진을 한지에 인쇄해 뿌린 것이다. 5일(현지시간) 베니스 팔라초 제노비오 초록 잔디밭. 김아타의 전시를 구경왔던 100여명의 사람들은 떨어지는 사진들을 주우러 돌아다녔다. 허공에서 자신의 사진을 버리는 행위는 그에게 있어서 욕망을 버리는 행위이자 자유의 선언이었다. 그러나 땅 위의 사람들에겐 회색 사진 한장으로 압축된 ‘인달라 시리즈-로마’를 해체한 사진 1만장은 총천연색 거부할 수 없는 유혹이자 욕망이었다. 욕망을 뿌리는 행위와 줍는 행위가 동시에 벌어지는 찰나의 순간에 일상의 수행을 표현하는 퍼포먼스는 끊이지 않고 진행됐다. 수원대 이주향 철학과 교수는 땡볕 아래 계속 절을 했고, 그늘에서는 미모의 동양 소녀가 아주 느린 동작으로 호흡을 했으며, 이탈리아 한 여인은 관람객들 사이를 돌아다니며 ‘너는 누구냐-후 아 유’(Who are you)라고 화두를 던졌다. 계단을 끊임없이 오르내리는 서양 남자와 아무도 눈치채지 못하게 관람객 사이를 돌아다니던 서양 여자, 김아타까지 6인 1조의 퍼포먼스였다. 더 넓게 보자면 사진을 줍기 위해 우왕좌왕 이리 뛰고 저리 뛰던 관람객도 퍼포먼스의 일부였을 것이다. 베니스비엔날레 연계 특별전 ‘AttAKIM-ON AIR’ 전시 개막을 알리는…. 지난해 53회 베니스 비엔날레 연계 특별전을 열게 돼 기쁨을 감추지 못했던 그이지만 6개월 남짓만에 “이제 베니스 비엔날레를 초월하고 싶다.”고 말한다. 한 자리에 머물지 않고, 버리고, 변화하려는 의지의 표현일 것이다. 그는 “‘버린다’는 것은 정말 어렵고, 자신의 이미지가 변화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도 어렵지만, 버리지 않으면 또한 변할 수 없다.”면서 “지독한 욕망이 또 찾아오더라도 또 버릴 것이고, ‘인달라’가 다른 곳으로 나를 데려가 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명상적인 영상으로 유명한 빌 비올라를 능가하는 영상작업을 하겠다.”고도 말했다. 이번 특별전이 열리는 2층 건물 전관에서 퍼포먼스에 사용된 사진들을 겹쳐서 만든 ‘인달라 시리즈’들과 얼음조각 파르테논 신전과 마오쩌둥이 녹아내리는 과정을 찍은 실제하는 것과 허상에 관한 ‘아이스 시리즈’, 작가가 2002년부터 진행해온 ‘온-에어’ 프로젝트 작품 22점이 전시됐다. 이날 개막전에는 여배우 김혜수씨가 검은 색 드레스 차림으로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혜수씨는 “2년 전쯤 잡지에서 김아타 작가의 ‘인간문화재’ 시리즈 사진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다.”면서 “이날의 퍼포먼스와 함께 베니스 비엔날레를 보기 위해 왔다.”고 말했다. symun@seoul.co.kr
  • 노 前대통령 서거당일 CCTV에 잡힌 52초간의 화면 공개

    노 前대통령 서거당일 CCTV에 잡힌 52초간의 화면 공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 당일 경호관과 함께 사저에서 나와 부엉이바위 쪽으로 걸어가는 생애 마지막 모습이 찍힌 폐쇄회로(CC)TV 화면이 5일 공개됐다. 노 전 대통령 서거 과정을 수사해온 경남지방경찰청은 이날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투신해 목숨을 끊었다.”고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발표 내용은 이전 중간발표 때와 큰 차이가 없다. 또 서거 당일 노 전 대통령이 사저에서 컴퓨터로 유서를 작성할 당시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를 유족 가운데 한 사람이 들은 사실도 확인됐다. 경찰은 그러나 유족측 요청에 따라 유서 작성 당시의 사저 상황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경찰이 이날 최종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공개한 CCTV 화면에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 직전 동행했던 이모 경호관과 사저를 나서는 모습, 사저 앞에서 경비를 하던 전경이 인사하는 장면, 노 전 대통령이 사저 담벼락 옆으로 몸을 굽혀 풀을 뽑는 모습 등이 담겨 있다. 또 부엉이바위 아래에서 발견된 직후 급히 은색 그랜저 승용차가 경호동에서 부엉이바위 쪽으로 가고, 노 전 대통령을 태워 마을을 빠져나가는 모습도 찍혀 있다. ●수행 경호관 형사처벌 않기로 봉하마을 사저 주변에 설치된 CCTV 화면을 52초 분량으로 편집한 것으로, 유족 측의 동의를 얻어 공개됐다. 경찰은 “노 전 대통령 서거 당시 동행했던 이 경호관의 신병처리와 관련, 경호공백에 고의성(직무에 대한 의식적 방임)이 없는 것으로 판단돼 형사처벌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노 전 대통령 서거사건 수사본부는 해체하고 앞으로 전담팀을 구성, 제보나 객관적인 자료에 의한 의혹과 문제가 제기되면 수사를 해 즉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부엉이 바위 아래서 진혼제 이에 앞서 이날 오전 10시부터 노 전 대통령의 유해가 임시 안치돼 있는 봉화산 정토원 수광전에서 노 전 대통령의 49재 가운데 이재(二齋)가 열렸다. 이재에는 부인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딸 정연씨 등 유족을 비롯해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이해찬 전 국무총리, 김경수 비서관 등 참여정부 인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2시간 동안 진행됐다. 또 노 전 대통령이 투신해 발견됐던 봉화산 부엉이바위 아래에서 이날 오전 8시부터 30여분 동안 넋을 달래고 영혼을 모셔 가는 의식인 진혼제가 열렸다. ●봉하 경호관 2명 사의 한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경호를 담당했던 경호처 직원 2명이 직무상 책임을 지고 5일 청와대 경호처에 사의를 표명했다. 경호처는 이날 “경남지방경찰청이 오늘 노 전 대통령 서거와 관련한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한 직후 봉하팀 전담 경호부장과 경호과장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사의를 표명한 경호관은 노 전 대통령과 함께 봉화산 부엉이바위에 올랐던 이모 경호관과 현지 경호 지휘권을 갖고 있던 주모 경호부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호처는 이날 경찰의 공식수사가 종결됨에 따라 이번 사건과 관련한 현지 경호임무 수행의 문제점 등에 대한 자체 조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창원 김해 강원식·서울 이종락기자kws@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개성회담,北 요구 일방통보 가능성 회색빌딩 숲속 녹색생명 ‘꿈틀’ ’정부가 간섭 안 하느냐’ 질문에… 되레 괴로운 국가유공자들 센스있는 며느리-현명한 시어머니 ‘상생의 길’ ‘쌉쌀 달콤’ 고진감래주 아세요
  • 대우조선 30년 우정 덕에 올 첫 수주

    올해 ‘수주실적 제로’에 묶였던 대우조선해양이 첫 신고식을 치렀다. 수주 선박은 호황 시절에 종종 퇴짜를 놓았던 해상 구조물 운송선인 ‘바지선’이다. 수주 사연도 눈물겹다. 30년 지기(知己)가 ‘친구를 돕는다’는 심정으로 발주했다는 후문이다. 그만큼 세계 조선시장이 극심한 불황의 늪에 빠져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대우조선해양은 4일 네덜란드의 히레마사로부터 진수 바지선 1척을 4500만달러에 수주했다고 밝혔다. 길이 180m, 너비 46m, 무게 1만 9100t급으로 2010년에 인도된다.이번 바지선 입찰엔 중국 조선사들이 참여해 더 낮은 입찰가격을 제시했음에도 불구하고 히레마사가 대우조선해양에 선박 건조를 맡겼다. 여기엔 양사의 ‘30년 우정’이 한몫했다. 대우조선해양과 히레마사는 1980년대부터 협력관계를 맺어왔다. 해상구조물의 운송 설치와 해체 분야에 글로벌 전문업체인 히레마사는 그동안 대우조선해양의 협력업체로서 선박·해양 사업에 참여했다. 이번 수주는 1987년 히레마사로부터 바지선을 수주한 이후 무려 22년만이다. 하청업체가 원청업체의 어려움을 보고 측면 지원에 나선 것으로 볼 수 있다.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시장 침체로 장기간 수주가 없었지만 이번 계약을 계기로 수주가 이어질 것”이라면서 “조만간 북유럽 선주와 해양 프로젝트의 발주의향서(LOI) 체결을 비롯해 다수의 계약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민주 ‘丁-李 투톱체제’로

    ‘바람 잘 날 없던’ 민주당이 바뀌었다. 당권을 놓고 주류와 비주류가 사사건건 다른 목소리를 내던 모습이 잦아들었다. 민주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내부의 골을 메우고,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한 소통 창구를 넓히고 있는 것이다. 투톱 체제로의 변신이 대표적이다. 그동안 민주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당 대표에게 권력을 집중하는 원톱체제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최근 정세균 대표는 원내 운영권을 이강래 원내대표에게 넘겼다. 친노 386 중심의 주류가 장악하던 당권을 비주류 대표주자인 이 원내대표에게 나눠주면서 자연스레 비주류의 참여 폭도 넓어졌다. 2일 원내대책회의에 원내대표단 말고도 중진의원들을 대거 참석시킨 것도 이례적인 일이다. 주류와 비주류가 이견을 보이던 뉴 민주당 플랜 입안 작업은 비주류의 요구대로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 당초 이달 중 최종안을 확정하려던 정 대표가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당력을 집중해야 한다.”는 비주류의 목소리를 수용한 것이다. 당 관계자는 “사실상 투톱체제로의 변화가 주류와 비주류라는 이분법을 허물고 있다.”고 전했다. 계파간 목소리의 공백은 여권에 대한 강경 대응으로 채워지고 있다. 민주당은 전날 김경한 법무부장관 등 수사책임 라인의 경질을 요구한 데 이어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선 ‘내각 총사퇴’를 요구했다. 민주당의 변신은 진보진영 결집을 통해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정국을 풀어가야 한다는 인식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친노 핵심인사들을 영입하기 위한 사전 정비 작업이라는 성격도 짙다. 열린우리당을 해체하고 참여정부 말기 ‘노무현’을 부정하려 했던 멍에를 벗기 위해선 이해찬 전 국무총리,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 등의 영입이 절실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당 관계자는 “당내 갈등부터 갈무리해야 한다는 자성이 당내에서 공감대를 얻고 있다.”면서 “민심이 노 전 대통령의 적통 역할을 민주당에 부여하고 있는데, 당 안에서 접시 깨는 소릴 낼 순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정치컨설팅업체 포스의 이경헌 대표는 “노 전 대통령 서거를 계기로 민주당이 최대 목표인 정국 주도권 탈환을 위해 역할 분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면서 “민주당의 변신이 친노와 공동의 진로와 비전으로 승화될지가 향후 정국에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뉴 민주당 플랜도 ‘노무현 정신’이나 참여정부의 공과를 승계하는 것과 함께 맞물려 가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조각수준 개각’ 청와대에 건의키로

    ‘조각수준 개각’ 청와대에 건의키로

    한나라당 쇄신특위가 2일 ‘끝장 토론’을 갖고 내각과 청와대에 대대적인 개편을 요구했다. 당 지도부 책임론도 제기했다. 앞서 정두언·임해규·차명진·권택기·김용태·정태근·조문환 의원 등 친이계 소장파 7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의 전면 쇄신을 촉구했다. 이들은 “현 체제로는 내부에 팽배한 패배주의를 물리칠 수도, 연이어 다가오는 그 어떤 심판도 이겨낼 수 없다.”며 조기 전당대회 개최를 주장했다. 하지만 당의 공식 기구인 쇄신특위는 조기 전대 개최 문제를 제기하지 못했다. 계파간 첨예한 이해관계가 충돌한 때문이다. 다만 국정쇄신을 위해 ‘조각 수준의 개각’이 필요하다는 점에는 의견을 모았다. 청와대에 조만간 이를 건의하기로 했다. 원희룡 위원장은 토론회 직후 “정부와 청와대의 대대적인 인사쇄신이 필요하다.”면서 “민심이반에 대한 반성과 쇄신 의지를 국민에게 보여주는 차원에서 당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지도부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쇄신위의 활동 종료가 불가피하다.”고도 했다. 조기 전대에 대해 그는 “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과 방법에 따라 달라질 문제”라면서 “예를 들면 지도부 전원이 사퇴하면 조기전대는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조기전당대회 문제 놓고 계파 갈등 분출 이날 ‘끝장 토론’에서는 조기전대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조기전대보다 국정 쇄신이 중요하다는 의견이 팽팽히 맞섰다. 친이계의 한 의원은 “대통령과 정부에 쇄신을 요구하려면 당부터 바뀌어야 한다.”며 조기전대 개최를 주장했다. 그는 “일부에서 ‘조기 전대를 열어봐야 친이·친박 대리인만 나오고 박희태 대표나 물갈이될 뿐’이라고들 하지만 지도부가 책임지고 물러나는 것이 변화의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반면 친박계의 한 의원은 “대통령과 정부, 여당의 삼각 축을 동시에 쇄신해야 한다.”면서 “논의가 전당대회로만 흘러가면 대통령과 정부 등 우선적인 개혁 대상이 유야무야 넘어간다.”고 맞섰다. 한 친이계 의원은 회의 직후 “조기전대에 따른 계파간 이해 문제가 논의의 주류가 되고 있다.”면서 “한나라당이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 친이계 한 의원은 “현 지도부는 개혁 의제를 이끌어 나갈 동력이 없다. 더욱 개혁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이 지도부에 포진해 당 개혁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친이계 의원은 “청와대 얘기만 듣고 오는 일방통행식의 형식적 소통이 될지 대통령을 설득시킬 수 있는 실질적 소통이 될지는, 대통령과 만나는 당의 파트너가 누구인지에 따라 결정된다.”면서 “지도부 교체 문제는 당·청 소통과도 연결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의 사퇴 필요성에는 중론이 모아지는 분위기다. 쇄신특위 대변인인 김선동 의원은 “사퇴 문제는 기본적으로 당에서 책임져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기전대를 요구하는 쇄신파의 요구가 받아들여질지는 불투명하다. 조기 전대는 최고위원회의 추인 사항이다. 청와대와 박 대표 등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여권 핵심은 대검 중수부 해체, 대통령 담화문 발표 등 쇄신특위의 건의 사항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에 따른 야당의 정부책임론과 맞닿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친이계 의원은 “쇄신특위가 야당처럼 청와대를 향해 공개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월권 행위”라고 선을 그었다. 주현진 김지훈기자 jhj@seoul.co.kr
  • [지방시대] 살아남은 자의 과제로 남은 행정도시/권선필 목원대 행정학 교수

    [지방시대] 살아남은 자의 과제로 남은 행정도시/권선필 목원대 행정학 교수

    노무현 전 대통령이 우리 곁을 떠나갔다. 갑작스러운 서거로 그간 잊혀졌던 노무현 정부의 각종 정책들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참여정부의 정책들을 다시 돌아보는 것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나타난 여러가지 문제점들 때문이기도 하다. 노무현 정부와 관련해서 충청지역에서 가장 민감한 사안은 행정중심복합도시 혹은 행정도시이다. 행정도시만큼 정치권의 변화에 따라 그 위상이 드라마틱하게 바뀐 사안이 아마도 많지 않을 것 같다. 2002년 대통령 선거에서 충청지역에서 노무현 당선에 가장 크게 기여한 이슈 중에 하나가 신행정수도 정책이었다. 행정수도 이슈는 충청지역 주민들에는 지역발전의 획기적인 방안으로 받아들여졌고, 노무현 후보에게 충청지역 표를 몰아주었다. 이렇게 시작된 행정수도 이슈는 노무현 정부 출범이후 신행정수도특별조치법이 2003년을 넘기기 이틀 전에 국회를 통과하였고, 이듬해 연기지역을 신행정수도 후보지로 확정하였다. 그러나 2004년 헌법재판소는 신행정수도건설특별조치법을 ‘관습헌법’ 위배라는 초유의 해괴한 논리로 위헌결정을 하였다. 그 결과 2005년 ‘행정중심복합도시’라는 형태로 최종 정리되었다. 하지만 그 이후 과정도 정치권의 지속적 방해로 순탄치 않은 과정의 연속이었다. 지난 대선 때 후보로서 이명박 대통령은 ‘금강대운하’를 건설하고 행정도시가 이 운하에 연결된 항구도시가 되도록 하며, 국제적인 과학·산업·문화 등의 기반시설을 갖는 자족도시로 개발하겠다는 공약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집권 2년차가 넘어가는 지금도 행정도시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나온 것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지지부진한 듯 진행되던 행정도시는 결국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다. 사실 행정도시문제를 다시 제기하는 이유는 이 문제가 충청지역의 지역적 이익이 반영되어 있다는 점에서만이 아니다. 솔직히 충청권의 지역적 이익이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를 통해 행정도시 문제를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은 행정도시 문제가 단순히 지역이익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권력분산에 대한 이슈라는 점이다. 그동안 우리 사회가 민주화가 되었다고 생각했지만 최근에 나타난 현상을 보면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견제되지 않는 권력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권력이 견제되지 않고 남용될 때 엄청난 사회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을 경험하고 있다. 경찰이나 검찰과 같은 직접적 권력뿐만 아니라 언론이나 문화 혹은 학문세계와 같은 연성권력이 가지는 폭력도 대단한 것을 우리는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견제되지 않는 권력이 지리적으로 집중되어 있는 곳이 바로 수도권이므로 이를 해체하겠다는 ‘혁명적인 방안’이 행정수도를 주장한 노무현의 꿈이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생각이 너무 현실을 모른 ‘바보 노무현’다운 이상주의적 생각이었는지도 모르겠다. 행정도시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던 노무현도 이제는 역사 속으로 걸어들어갔다. 생전에 남다른 애착을 가지고 추진했던 행정도시가 여전히 미완으로 남아 있다. 강대국 사이의 권력 타협 속에서 자신이 돌보는 원주민을 위해 목숨을 버리게 되는 선교사 이야기인 영화 미션의 끝부분에 이런 말이 나온다. “죽은 자의 정신은 산자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비록 행정도시를 시작했던 노무현 대통령도 이제 고인이 되고, 외형적인 행정도시도 지지부진하지만 그가 대통령으로 행정도시를 통해 달성하려고 했던 민주주의와 균형발전의 정신은 앞으로도 수십년을 두고 기억해야 할 우리의 과제로 남았다. 권선필 목원대 행정학 교수
  • 병사는 해마다 주는데 장군은 증가 ‘★들의 역주행’

    병사는 해마다 주는데 장군은 증가 ‘★들의 역주행’

    ‘국방개혁 2020 수정안’을 보면 당초 기대보다 ‘군 구조조정’이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012년까지 육군 1·3군사령부를 통합해 지상작전사령부(지작사)를 창설하는 방안이 연기되는 등 지상군 부대 해체와 감편 계획이 미뤄지거나 재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현재 각 군별로 목표 연도를 정해 부대 편제를 짜고 장군 편제소요도 각 군별로 산정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장군 등 고위직 감축을 ‘선(先) 전력화 후(後) 부대개편’에 맞춰 추진한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수정안이 제시한 병력 감축도 사병이 주요 대상이며 장성급 장교의 감축은 포함되지 않고 있다. 국방부의 ‘한국군 병력 변동 현황’에 따르면 전체 장군 수는 2005년 449명, 2006년 457명, 2007년 454명, 지난해 461명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군 별로는 전체 장군 직위 중 육군이 71%다. 같은 기간 육군 병사는 2005년 43만 9000여명에서 2007년 40만 4000여명, 지난해 40만여명으로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병사 수는 매년 줄고 있지만 장군 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기형적 현상’이 벌어지는 것이다. ‘국방개혁 2020’에 따르면 육군 1·3군을 통합한 지작사가 창설되면 대장 보직이 하나 사라진다. 또 2012년 전작권 이양으로 한·미연합사가 해체되면 육군이 맡고 있는 연합사 부사령관의 대장직도 없어진다. 이 때문에 수정안을 통해 합참 차장(대장)을 1·2 두 개 차장으로 나누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4월 개편된 합동참모본부의 7개 전투참모단(J1~J7) 보직(소장) 가운데 5개 직위를 육군에 할애한 것도 육군의 불만을 달래려는 것이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현재 합참 장군들의 육·해·공군 비율은 ‘2.3대1대1’이다. 장군 직위만 보면 특정 군이 독점하는 군 인력편제의 한계가 개선되기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군의 한 원로는 31일 “지난 2005년 만든 육군인사사령부는 장군 자리를 만들기 위한 방편이었다.”며 “불필요하거나 전력 발휘가 안되는 부대를 과감히 정리하지 않으면 국방개혁은 수사에 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다른 기사 보러가기] ☞꽃게는 잡지만 7년 전 악몽이 ☞핵우산 명문화 추진 왜 ☞”소통이 곧 민주주의” 정부가 솔선해야 ☞유족들 대국민 감사글 전문 ☞민속마을 고택 사들여 술판 ☞뽀송뽀송하게 운전하려면 ☞”분양권 뜬다던데” 큰코 안 다치려면  
  • ‘1박2일’‘패떴’ 왜 뜰까

    MBC ‘무한도전’이나 KBS ‘1박2일’, SBS ‘패밀리가 떴다’는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이다. 이런 프로그램들은 왜 인기를 끄는 것일까. 서로 공통 분모는 없는 것일까. 문화평론가 김연수는 이에 대해 맨얼굴이나 망가지는 모습 등을 통해 연예인의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여줬고, 연예인에게 조금 더 가깝게 다가가고 싶어하는 대중의 욕구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자연스러움으로의 회귀라는 코드가 깔려 있다는 것이다. 김연수는 최근 발간한 ‘대중문화 이유 있는 편들기’(연극과 인간 펴냄)를 통해 한국에서 뜨고 지는 대중문화의 흐름에 해체와 쌍방향, 멀티, 이미지, 그리고 자연스러움으로의 회귀라는 다섯 가지 코드가 깔려 있다고 설명한다. 1990년대만 하더라도 가수, 탤런트, 연극 배우, 개그맨, 아나운서, 전문가 등은 각자 분야에 전문성이 있었고, 사회도 이를 요구했지만 2000년대 들어 겸업이 두드러졌다. 탤런트가 가수 겸업을 하는가 하면, 가수도 탤런트를 한다. 겸업은 끝없이 확장된다. 가수와 연기자는 뮤지컬로, 뮤지컬 배우는 가수나 연기자로 경계를 허문다. 멀티 코드가 흐름의 대세이기 때문이다. 대개 다양한 문화현상의 원인을 별개의 것으로 보는 게 보통이지만, 거대 그물망 속에서 함께 돌아가고, IT 세상에서 더욱 그러하다는 게 저자의 시각이다. 결혼에 대한 전통적인 사회가치관이나 통념의 해체를 반영하는 드라마, 팬과 스타, 시청자와 방송의 쌍방향 소통, 몸짱·얼짱 등 외모 지상주의를 부추기는 이미지 중심 문화 등도 요즘 특징으로 꼽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시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마지막 선물/박명호 동국대 정치학 교수

    [시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남긴 마지막 선물/박명호 동국대 정치학 교수

    이번 주는 우리에게 참담한 시간이다. 퇴임 대통령의 불행한 모습을 또 보기 때문이다. “망명, 암살, 소환, 구속, 그리고 투신자살…” 이제 더 이상은 없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더는 대한민국의 비극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가 앞으로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예상할 수 없는 강도와 방향의 후폭풍이 예상된다는 것.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다를 게다. 원망과 비난의 악순환에서 벗어나지 못할 수도 있고, 이번 일을 자성의 계기로 삼아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사회로 진화할 수도 있다. 증오의 악순환을 반복하느냐, 아니면 화해와 공존으로 나아가느냐는 ‘노무현 가치’에 대한 이해와 실현 여부에 달려 있다. ‘노무현 가치’는 무엇인가? 정치인 노무현은 시대를 앞장서 개척하고 시대정신을 대표했다. ‘바보 노무현’이라고 불릴 정도로 우직했다. ‘노무현 가치’는 민주화와 인권, 기득권 타파를 통한 평등과 기회의 확대, 그리고 남북화해와 공존이다. 특히 지역주의 정치구조를 해체하고 정책대결의 정당정치를 이루고자 그는 부단히 노력했다. 물론 그의 시도가 항상 현실적 결과물로 이어진 것은 아니었다. 사회적 편 가름은 더욱 심해지고, 갈등과 대립은 격화되었고 일상화되었다. 그렇다고 해서 ‘노무현 가치’가 부정당한 것은 아니었다. 단지 그의 가치가 실현되지 않았을 뿐이다. 자신의 삶을 스스로 마감하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은 극단적 선택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그를 추모하는 것은 바로 그가 생전에 실현하고자 했던 ‘노무현 가치’ 때문이다. 그는 끝까지 살아남아 자신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했어야 했다. 그것이 자신의 진정성을 증명하는 것이었다. 영원한 비주류로서 노 전 대통령은 특권배제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 노력했다. 한 동안 노무현은 대한민국의 변화와 개혁을 상징했다. 그가 실현하고자 했던 것은 민주주의의 완성이고, 대한민국 공동체의 실현이다. 따라서 그의 죽음을 계기로 대한민국은 증오와 분열의 악순환을 끝내고 국민통합의 길로 나아가야 한다. 그것이 그의 비극적 죽음을 승화시키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그의 죽음이 정쟁을 격화시킬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누구 책임이냐를 놓고 격한 정치적 대립이 벌어질 것이 분명하다. 만약 정상적 국정진행에 영향을 줄 정도면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특히 부패와 비리의 고리를 제거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책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제왕적 성격의 대통령제에서 분권과 견제, 그리고 균형의 정치제도로의 변경도 대안이다. 보다 근본적으론 정치문화의 후진성 극복이 중요하다. 퇴임 후를 걱정하지 않고 국가원로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전직 대통령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 동시에 새 정부의 정당성을 과거정권 두들기기에서 찾는 퇴행적 관행도 사라져야 한다. 정치인 노무현은 지사형(志士型)이다. “굴하지 않고, 굽히지 않으며 실패할 때 결국 홀로 목숨 놓는 삶을 고귀한 것”으로 인식한 이가 노 전 대통령이다. 이러니 그는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항상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정치는 현실과 이상의 조화를 추구하는 것이다. 소통과 합의의 정치복원을 통한 국민통합을 이루라는 것이 노무현의 마지막 선물이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 교수
  • 5년만에 꽃가마 “형님 이겨 죄송”

    모제욱(34·마산시체육회)과 이준우(29·현대삼호중공업). 마산중-마산상고(현 용마고)-경남대 5년 선후배인 둘은 숱하게 살을 맞댔다. 변칙의 달인인 ‘잡초’ 모제욱이 경력은 몇 수 위. 민속씨름 시절 한라장사를 12번 차지한 모제욱은 경남대 감독과 선수 생활을 병행하면서도 2007년 두 차례 백호장사(105㎏ 이하·옛 한라급에 해당)를 차지할 만큼 녹록지 않은 실력을 유지했다. 감히 이준우가 넘볼 상대가 아닌 듯했다. 27일 문경체육관에서 열린 문경장사씨름대회 백호장사 결승전(5전3선승제). 첫 판, 이준우가 모제욱의 밭다리에 당했다. 하지만 표정은 밝았다. 8강을 기권으로, 4강에선 도상수(구미시청)를 2-0으로 꺾어 힘을 비축한 터. 반면 8강과 4강 모두 세 판을 치른 모제욱은 기진맥진했다. 두세째 판은 이준우가 가져갔다. 넷째 판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계체를 해 보니 이준우가 900g 가벼웠다. 결국 이준우가 3-1로 승리, 꽃가마에 올랐다. 그가 황소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은 민속씨름 때인 2004년 4월 천안대회에서 한라장사에 오른 뒤 5년여 만. 지난 5년은 시련의 연속이었다. 2005년 말 신창건설 해체 뒤 ‘무적’ 선수가 돼 경기를 뛰지 못했다. 2007년 1월 현대삼호에 새 둥지를 틀었지만 의욕이 앞서 무리한 탓인지 어깨 부상을 당했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까지 했지만 정확한 원인을 몰라 세월만 보냈다. 지난해 11월 어깨 회전근과 이두근 파열 진단을 받고 수술을 했다. 이준우는 “스승이나 다름없는 형님(모제욱)을 이겨 죄송스럽다.”면서도 “지난해 수술 뒤 힘들게 재활했다. 기쁘기보단 멍하다. 15개월 된 딸과 집사람 생각만 난다.”며 웃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모닝 브리핑] 자동차 등록 이르면 내년 전국 어디서나

    이르면 내년 6월부터 자동차 등록 업무를 자신이 사는 곳이 아니더라도 전국 어디에서나 할 수 있게 된다. 국토해양부는 27일 비사업용 자동차의 신규, 이전, 변경, 말소 등록을 지역에 상관없이 전국에서 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자동차등록령 개정안을 이날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이와 함께 이름을 바꾸거나 주민등록번호를 정정할 경우 별도로 자동차 변경등록을 하지 않아도 된다. 자동차 말소등록을 할 때에도 별도로 해당 관청에 자동차 등록증을 반납할 필요가 없어졌다. 앞으로는 자동차해체 재활용업자가 자동차등록증을 해당 관청에 대신 제출하게 된다.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완성차업체 노사 잇단 파열음

    국내 완성차 업계의 노사간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노조는 26일 현대제철, 현대모비스 등 그룹 15개 계열사 노조와 함께 ‘총고용 보장’의 배수진을 치고 연대 투쟁에 나설 것을 선언했다. 현대·기아차그룹 내 계열사 노조의 공동 투쟁은 1994년 현총련(현대그룹 내 노조 연합) 해체 이후 처음이다. 노조는 “임금·단체 협상에서 노조의 입장을 관철하고 그룹 계열사 전체에서 일방적 구조조정이 발생할 경우 공동 투쟁 등 강력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현대·기아차는 “인위적인 구조조정 입장을 밝힌 적도, 향후 계획도 없다.”며 노조가 임금 인상 요구 등 투쟁 명분을 쌓기 위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GM대우도 노사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GM대우 노조는 27일 예정된 임단협 2차 교섭에서 마크 제임스 재무담당 부사장의 출석을 요구했다. 거액의 환차손에 따른 GM 본사로의 자금 유출 의혹 등을 집중 제기하고,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 등 경영진의 책임도 따질 예정이다. 특히 닉 라일리 GM 아시아태평양지역본부 사장이 29일쯤 방한해 GM의 최종 입장을 산업은행에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GM 본사의 파산보호 신청 등 처리 결과에 따라 투쟁 수위를 높일 계획이다. 다음달 2일에는 임시대의원회의를 열고 쟁의 행위 결의도 논의한다. 쌍용차 노사간 마찰도 격화되고 있다. 쌍용차는 25일부터 휴업에 들어갔다. 노조가 사무직 등 비조합원의 출입도 전면 봉쇄하며 ‘공장 점거 파업’을 벌이고 있는 데 대한 맞대응 조치다. 한편 쌍용차는 2월부터 50%씩 지급해오던 임금을 이달엔 지급하지 못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데스크 시각] 삼성, 대법원선고 이후를 주목한다/김성수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삼성, 대법원선고 이후를 주목한다/김성수 산업부 차장

    그는 단호했다. 8년 전인 2001년 2월12일 해양수산부 장관 집무실에서 단독으로 만난 노무현 장관은 적어도 그랬다. 당시는 언론사 세무조사가 핫이슈였다. 노 장관은 업무와는 관계없지만 ‘언론개혁’에 관심이 많았다. “언론과의 전쟁도 불사해야 한다.”는 말도 서슴지 않았다. “어느 언론을 지칭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걸 꼭 말해야 아느냐.”고 되물었다. 그러고는 “일제시대·독재시대를 거쳐오면서 성장한 수구족벌 언론을 말한다.”고 부연설명을 해주면서 “정치인들도 언론에 잘 보이려는 비굴한 행동부터 하지 말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대통령이 되고 나서 참여정부가 ‘언론개혁’에 급피치를 올린 것은 어쩌면 정해진 수순이었다. 지난 주말 아침 갑작스러운 서거 소식을 듣고 에쎄 담배를 피우며 인터뷰에 응하던 노 전 대통령의 모습이 한동안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은 언론뿐만 아니라 ‘재벌개혁’에도 남다른 열정을 보였다. 2002년 대선에서도 “재벌을 개혁한 최초의 대통령으로 남고 싶다.”는 말을 했다. 재벌개혁의 기치를 높였지만,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그룹과는 별다른 ‘악연’은 없었던 걸로 기억한다. 임기 말인 2007년 11월 당시 노 대통령이 국회를 통과한 삼성비자금 특별검사 도입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은 정도가 있을 뿐이다. 오히려 서거 뒤에 ‘기묘한’ 인연이 생겼다. 29일이 노 전 대통령의 영결식인데, 이날은 공교롭게 삼성그룹 경영권 불법승계 논란과 관련된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CB) 헐값 발행사건’에 대한 대법원 선고공판이 열린다. 다음주로 연기될 것이라는 얘기도 있었지만, 결국 예정대로 진행된다. 국민적 관심사지만 ‘영결식뉴스’에 밀려 삼성판결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대법원 최종선고에서 무죄 판결이 나오면 삼성의 경영권을 둘러싼 변화의 움직임이 가시화할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이건희 전 회장의 ‘복귀설’도 성급하게 거론한다. 하지만 삼성 내부에서조차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본다. 이 전 회장이 이미 지난해 4월 “지난날의 허물을 모두 안고 떠나겠다.”고 밝힌 데다 복귀명분 역시 뚜렷하지 않아서이다. 더구나 복귀한다고 지금과 크게 달라질 게 없는 만큼 굳이 ‘무리수’를 둘 필요가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전 회장이 물러나고 13개월이 지난 현재 삼성그룹은 엄청난 변화를 겪었다. ‘컨트롤타워’ 역할을 했던 전략기획실은 약속대로 해체됐다. ‘사장단협의회’를 통한 집단경영체제라는 사상 초유의 실험도 진행 중이다. 간판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신속한 의사결정을 위해 1400명의 본사직원 중 1200명을 현장에 배치했다. 하지만 여전히 구심점이 없는 과도기 체제라는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선고결과에 따라 해외를 돌며 경영수업을 쌓고 있는 이재용 전무의 경영권 승계가 예상보다 빨라질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얼마 전 인터뷰를 한 삼성그룹의 한 전직 임원은 “수백만달러의 연봉을 받는 최고경영자(CEO)가 있는 미국 기업보다 한국식 ‘가족경영’이 더 유리한 측면도 있다.”면서 “미국 CEO는 실적에 따라 당장 목이 왔다갔다 하니 단기성과에 얽매일 수밖에 없지만 삼성은 5~10년 앞을 내다본 장기 투자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매출 200조원에 달하는 ‘거대기업’의 ‘지휘봉’을 경영능력에 대한 철저한 검증없이 맡길 수 있느냐는 반대 여론이 여전히 더 우세하다. 삼성이 ‘여론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는 이유다. 대법원 최종 선고가 나온 이후 삼성이 재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성수 산업부 차장 sskim@seoul.co.kr
  • GS, ㈜쌍용 인수

    GS그룹이 종합상사인 ㈜쌍용을 인수한다. GS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쌍용 인수에 대한 본계약 체결안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인수 지분은 모건스탠리PE가 보유한 69.53%로 주당 인수가격은 1만 8000원 안팎에서 결정됐다. 총 인수대금은 1300억원에 이른다.GS가 쌍용을 인수함에 따라 석유화학제품의 수출시장 확대를 노리는 GS칼텍스를 비롯해 GS리테일과 홈쇼핑 등 계열사에 상당한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쌍용그룹의 대표 계열사였던 ㈜쌍용은 외환위기로 1999년 그룹이 해체되면서 채권단 관리에 들어갔다. 모건스탠리가 2006년 쌍용을 인수한 이후 철강과 시멘트 등 중공업 소재 중심으로 사업 분야가 바뀌었다. 쌍용은 올 1·4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렸다. 영업이익 165억원과 순이익 13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각각 129%와 11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30일 부산 연제 ‘건강가정센터’ 개소

    부산 연제구는 연산동 배산작은도서관 2층에 ‘연제구 건강가정지원센터’를 마련, 오는 30일 개소식을 갖고 본격 운영에 들어간다. 총 면적 184㎡ 규모로 상담실과 교육장 등을 갖추고 있으며, 부산대 산학협렵단에 위탁 운영된다. 건강가정지원센터는 이혼 전후의 부부 및 자녀 상담, 청소년문제 상담과 가족봉사단 및 여가프로그램 운영, 아이돌보미사업, 한부모·조손가족 생활안정 사업 등을 추진한다. 이위준 연제구청장은 “최근 경기침체로 이혼이 늘어나면서 가정이 해체되는 경우가 많아 위기에 처한 가정에 대해 통합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센터를 설립했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노 前대통령 서거] 노무현의 공과 2

    [노 前대통령 서거] 노무현의 공과 2

    ■ 금권정치 극복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 원칙과 상식이 통하는 사회,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이 없는 사회” 2008년 1월 퇴임을 앞둔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초기부터 바라던 사회의 모습을 이렇게 표현했다. 돈도 계보도 없던 소수파 정치인이 대통령에 오르기까지 지켜 본 금권정치에 대한 환멸이 노 전 대통령의 마음 속에 깊이 자리잡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대선 후보시절부터 “특권과 차별을 시정하고 부정부패를 척결해 공정하고 깨끗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공언했다. 실제로 당시 대선에서부터 금권선거가 눈에 띄게 퇴색했다. 금품살포는 물론이고 청중을 대거 동원하는 유세작전도 거의 사라졌다. 이후 불거진 대통령 선거 자금 시비에서 “내가 만약 한나라당이 받은 불법 대선자금의 10분의1 이상을 받았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할 정도였다. 2003년 2월 취임식에서 노 전 대통령은 “부정부패를 없애기 위해 사회지도층의 뼈를 깎는 성찰을 요망한다.”면서 “정치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임기간 중에도 “지난 수십년간 끊어내지 못했던 정치와 권력, 언론, 재계 간의 특권적 유착구조는 해체될 것이며 투명하고 공정한 사회로 다가설 것”이라고 자부했다. 실제 참여정부는 정치개혁법을 통과시켜 돈 안 드는 선거를 제도화했다. ‘3김 정치’를 청산했다는 평이 뒤따랐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최대 무기인 ‘도덕성’은 친노 인사를 비롯해 형 건평씨,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이 정치자금법이나 뇌물수수 혐의로 법의 심판을 받게 되면서 점차 힘을 잃었다. 결국 노 전 대통령과 가족마저 검찰에 소환되는 처지를 맞았다. 스스로의 표현대로 “임기 후 넘어야 할 ‘게이트의 고개’”를 넘지 못한 셈이다. 정치 지도자의 의지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정치인과 그 주변의 의식 변화, 법 제도의 착근이라는 점을 시사한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지역주의 해소 “지역대결은 답이 없는 감정싸움이며 독재시대의 유산이다. 불신과 적개심을 부추겨 편을 가르고 분노와 증오로 반목하게 하는 것은 정치인이 발명한 득표수단 중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재임 당시인 지난 2005년 2월 국정연설에서 여야 의원들을 향해 소선거구제를 개편해줄 것을 이렇게 호소했다. 후보자의 인물 됨됨이와 관계없이 특정 정당의 깃발만 흔들면 무조건 당선되는 선거제도를 바꿔야 망국적 지역주의를 극복할 수 있고, 국민통합과 선진국가 진입이 가능하다는 논리였다. 정치적 의도가 있는지를 떠나 ‘정치인 노무현’의 언행에는 지역주의 해소라는 일관성이 담겨 있었다. 노 전 대통령은 1988년 부산에서 당선됐지만 이후 3당 통합을 거부하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손을 잡았다. 김 전 대통령 시절 해양수산부장관을 지내기는 했으나 1992년 이후 연거푸 부산 지역에서 국회의원 및 시장 선거에 도전했다가 낙선, 국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할 기회를 얻지 못했다. ‘바보 노무현’이란 수식어가 따르는 이유다. 2002년 대선 때에도 영남 출신으로 호남에 기반을 둔 민주당 후보로 출마했다. 지역주의 극복은 재임 기간에도 화두가 됐다. 지역간 균형발전을 목표로 기업도시, 혁신도시, 공공기관 이전, 행정수도 건설, 산업클러스터 정책 등을 추진했다. 그는 2003년 4월 국정연설에서 “특정 정당이 특정 지역에서 3분의2 이상의 의석을 독차지할 수 없도록 선거법을 개정해달라. 이런 제안이 내년 총선에서 현실화되면 과반 의석을 차지한 정당 또는 정치연합에 내각의 구성 권한을 이양하겠다.”고 선언했다. 여대야소가 붕괴된 2005년 7월에는 “지역주의 극복은 내 필생의 과업”이라며 한나라당에 대연정을 제안했다. 한나라당이 진정성을 의심하며 거부하자 “대연정을 않더라도 선거제도만 고친다면 권력을 내줄 수 있다.”고도 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지역주의 극복은 여전히 미완의 숙제로 남아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가족이 희망이다] “한부모·다문화·동성가족 등 다양성 인정돼야”

    [가족이 희망이다] “한부모·다문화·동성가족 등 다양성 인정돼야”

    급변하는 가족의 모습 속에서 가족의 의미도 새로워지고 있다. 가족은 해체되는 것일까, 아니면 재구성되는 것일까. 그렇다면 가족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까. 7회에 걸친 ‘가족이 희망이다’ 시리즈를 총정리하기 위해 마련된 좌담에서 전문가들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가족의 모습도 달라질 것”이라면서 “한부모가족, 다문화가족, 동성가족 등 다양한 가족의 형태를 받아들일 때가 됐다.”고 진단했다. 21일 본지 편집국에서 열린 좌담에는 강학중 한국가정경영연구소장, 권미혁 한국여성민우회 상임대표, 노혜련 숭실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조은희 서울시 여성가족정책관이 참석했다. ●가족은 어떻게 해체되고 있나 사회 지난해 금융위기로 불거진 가족 해체의 특징은 무엇인가. 지난 1998년 외환위기와는 어떤 차이가 있나. 조은희 정책관(이하 조) 두 시기 모두 경제적 위기로 이혼, 실직, 자살이 증가하는 등 가족 해체현상을 불러 왔다. 최근의 특징은 혼인에 의한 전통적 가족 형태가 무너지고 개인의 선택에 따라 다양한 가족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높은 이혼율로 한부모 가정이 늘었고 결혼에 대한 가치관의 변화로 독신 가정이 늘었다. 또 원정 출산, 기러기아빠 등 가족이 점점 도구화되고 있다. 가족 기능이 변하고 있는 것이 11년 전과 다른 양상이다. 노혜련 교수(이하 노) 중산층의 빈곤화가 공통된 현상이다. 98년 외환위기로 가족 해체가 문제로 떠오르면서 다양한 복지제도가 도입됐다. 특히 아동 복지를 강화하는 정책을 도입했지만 오히려 보호시설이 난립하면서 아이를 더 쉽게 포기하게 만드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등 부작용도 생겼다. 잘못된 아동복지정책이 가정 해체를 용인한 셈이다. 권미혁 대표(이하 권) 우리나라의 아동 양육과 노인복지 영역은 사회적 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데 최근 금융위기나 98년 외환위기는 국가가 담당하던 사회복지의 축소를 불러오고 이에 따른 부담을 고스란히 가정이 지게 됐다. 과거보다 가족의 결속력이 약화된 지금은 98년 외환위기 때와는 달리 복지영역이 후퇴됐다. 사회 가족 해체의 원인은 무엇인가. 권 먼저 용어를 정리하고 싶다. ‘가족 해체’라는 용어는 부부와 아이 중심의 전통적 가족 형태를 ‘정상적’으로 보고 이것의 해체를 말하는 것이다. 그런 가족의 형태는 정상적이라는 의미보다는 다수가 택하고 있는 보편적인 가족의 형태에 불과하다. 현대 사회에는 다양한 형태의 가족이 존재한다. 그 중에서 부부와 아이 중심의 보편적 가족이 해체되는 것은 사회 구조의 변화에 따라 필연적인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강학중 소장(이하 강) 가족 해체의 유형도 구조적 해체와 기능적 해체 두 가지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구조적 해체를 얘기하는데 기능적 해체도 심각한 문제다. 겉 모습은 가족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가정폭력, 아동학대, 방임 등 가족 기능이 전혀 수행되지 않는 것을 말한다. 두 유형 모두 가치관의 변화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예전만큼 가족을 ‘꼭 지켜야 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약화됐다고 할 수 있다. 조 가족 해체의 원인으로 경제 위기를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가부장적 의식이 약화된 것도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과거에는 아버지의 권위가 절대적이었지만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고 가치관이 변화하면서 가장 중심의 권위 의식이 많이 약화됐다. 개인의 희생을 담보로 하는 가족 의식이 없어진 것은 긍정적이지만 가족의 구심점이 약화되면서 과거에 비해 가족 해체도 쉽게 이뤄지는 경향이 있다. 사회 가족 해체의 가장 큰 피해자는 누구인가. 강 가족 구성원 모두가 피해자다. 그 중 자녀, 특히 사춘기 청소년들의 피해가 크다. 구조적 해체는 부모의 선택에 따른 것이지만 자녀들은 선택권 없이 오로지 피해를 입는 대상이 된다. 가족의 해체는 살아가는 데 가장 큰 스트레스의 원인이 돼 자존감을 떨어뜨리고 사회 관계망을 형성하는 데 어려움을 초래한다. 노 가족의 해체는 경제문제로 직결되는데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여성 가장의 빈곤율이 가장 높은 나라다. 핀란드의 5배 정도다. 여성 가장의 경제적 빈곤은 아동의 교육, 보건뿐만 아니라 정신적 긴장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낳는다. 또 한부모 가정, 조손 가정에서는 양육이 힘들어지면서 그룹홈이나 위탁 가정을 찾게 되는데 이곳에는 아픔을 가진 아이들이 모여 있기만 할 뿐 아이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여건은 전혀 마련돼 있지 않아 지원책이 필요하다. 조 가족 해체가 아동과 청소년, 노인층에게는 우울증을 유발하고 치명적일 경우 자살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서울시에서 운영하는 상담소의 사례를 보면 해체 가족의 부모들은 그 스트레스를 아이들에게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아이들은 심리적인 문제에 부닥치고 심지어 법률적으로 해결할 일도 많기 때문에 아동 치료를 위해 상담사나 변호사 등 다양하게 구성된 팀을 만들어 피해아동을 위한 치유에 나서고 있다. ●가족 변화의 의미 사회 가족형태의 변화가 우리 사회에 가져온 의미는 무엇인가. 조 가치관의 변화다. 지금의 가족 해체 현상이 ‘해체’가 아니라 ‘재구성’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사회는 문화의 다양성과 개별적 가치관을 존중하기 때문에 가족의 범주도 다양할 수밖에 없다. 혈연이 아닌 정서적 연대감으로 뭉친 가족의 등장은 그만큼 사회적 가치관이 변화하고 다양해졌다는 것을 뜻한다. 노 가족의 정의를 확대해야 한다. 정부의 정책은 대다수가 전통적인 가족을 기준으로 삼고 있어 도움이 필요한 가정을 지원하지 못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가족의 형태가 다르듯 그들이 원하는 도움의 형태도 다양한데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정책뿐만 아니라 양성평등, 다문화 인정 등에 관한 교육도 유치원 때부터 시작해야 한다. 권 동감한다. 가족으로 살고 있어도 전통적 가족 형태가 아니라는 이유로 불편을 겪는 사례가 많다. 예를 들어 10년째 친구 관계로 동거하는 가족이 있는데 제도상 가족이 아니기 때문에 긴급히 수술을 받아야 할 때 수술 동의서를 쓸 수 없다. 미혼이기 때문에 대출도 받지 못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 가족의 다양성을 인정하는 제도 정비가 시급하다. 사회 가족 형태가 변화화는 데 따른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다면. 노 가족의 형태도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 된 점은 다양성의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다만 제도가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해 겪는 어려움이 많다. 이러한 문제점을 어떻게 풀어가야 하는지가 정부의 큰 과제가 됐다. 조 과거처럼 아버지 혼자 가정을 책임지는 풍토는 많이 약화됐다. 개인의 희생을 담보로 한 가족의 유형이 사라지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가족의 결집력이 약화된 점은 아쉽다. 최근 증가하는 우울증과 자살도 가족 구조의 변화에 따라 사회 통합의 결속력이 약해졌기 때문이다. 사회 앞으로의 가족은 어떤 모습을 띠게 될까. 권 점점 더 다양한 형태의 가족 혹은 공동체가 생길 것이다. 과학의 발달로 타인의 정자를 제공받아 아이를 낳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동성애 가족이 아이를 입양할 수 있도록 요구하는 일도 멀지 않을 것이다. 기존의 고립된 가족의 형태에서 벗어나 개인이 존중되는 문화 속에서 평등하게 지내는 공동체의 모습을 띠게 될 것이다. 강 같은 생각이다. 가족의 개념이 혈연보다 유대감, 정서 중심으로 변화할 것이다. ●가족 해체를 막을 방안은 사회 가족의 해체를 막기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해야 할 노력은. 권 정부는 다양한 가족을 인정하고 가족의 해체보다 ‘가족의 변화’라는 현실을 수용한 담론에 기초해야 한다. 가족 정책을 ‘경기침체에 따른 위기가정 지원’이라는 콘셉트만으로 접근하는 것은 근본적 해결책이 아니다. 가족의 형태와 상관없이 ‘보편적 복지이념’에 근거한 정책을 세워야 한다. 민간에서는 다양한 가족의 형태가 차별없이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보편적 가족에 기반하고 있는 각종 복지제도와 사회문화를 다양한 가족 모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바꿔야 한다. 노 정부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 통합된 정책이 없다. 건강가족 지원센터, 보호센터 등 기관은 많은데 제 기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 중심 서비스를 해야 한다. 일률적인 정책을 정해 놓고 그 기준에 해당하는 사람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개별적인 서비스를 찾아서 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큰 규모의 정책적 사업보다 지역사회 단위의 맞춤형 정책을 펼쳐야 한다. 조 좋은 지적이다. 보편적 기준에 얽매이지 말고 열린 가족의 개념을 도입해 지원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또한 사후 처리식이 아닌 예방 정책에 중심을 둬야 한다. 정책수립도 가족 형태가 변화하는 것을 수용하도록 노력할 것이다. 사회 현 시대 가족의 우리에게 갖는 의미는 무엇인가. 노 혈연과 상관없이 본인이 가족이라고 생각하면 가족이 되는 시대다. 가족은 형태만 변했을 뿐 중요성은 그대로 남아 있다. 다변화된 사회 속에서 그래도 개인에게 위안과 휴식, 정서적 안정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은 결국 가족이다. 조 혈연관계의 가족이든, 유대감 중심의 가족이든 가족은 예전부터 지금까지 사회 안전망의 기능을 계속 이어 오고 있다. 변화하는 가족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그들을 포용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강 가족이 ‘희망’이 되려면 전제조건이 필요하다. 가족이라고 마냥 안전망, 보금자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유념해야 한다. 가족 안에서 개인의 도리를 다하는 노력이 따를 때 가족은 희망이 될 것이다. 사회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정리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남성주의 등 보편·일반성을 강요하는 사회 유쾌한 뒤집기

    남성주의 등 보편·일반성을 강요하는 사회 유쾌한 뒤집기

    친구를 사귈 때 효과적인 방법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그와 나의 공통점을 빨리 찾아내 대화로 연결해 나가는 것이다. 좋아하는 색깔이나 주로 사용하는 옷과 시계 등 브랜드, 즐겨 보는 TV드라마나 영화 장르, 작가, 여행지 등등 첫 만남에서 그같은 공통점을 찾기 어려우면 그와 나 사이에는 어색한 침묵이 흐를 뿐이다. 이런 보편성과 일반성 등에 대해 질문, 반발, 거부, 끝내 전복하는 내용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영어 접두사 ‘트랜스(trans)’는 초월하거나 꿰뚫거나, 넘어서는 등을 뜻하는데, 이같은 내용을 주제로 현대작가 오인환이 7월19일까지 서울 소격동 아트선재센터 2, 3층에서 전시회를 연다. 작품은 영상, 설치, 사진 등 세 가지로 나뉘고, 작품 제목은 ‘우정의 물건’, ‘태극기 그리고 나’, ‘진짜 사나이’, ‘이름 프로젝트:이반파티’, ‘이름 프로젝트-당신을 찾습니다’, ‘Body-words Between Men’ ‘유실물 보관소’ 등이다. ●7월 19일까지 소격동 아트선재센터서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서, 오 작가는 보편성과 소통이란 주제를 관통하는 사진작품 ‘우정의 물건’을 세 점 전시한다. 미국 유학시절인 2000년부터 시작한 작품으로 오 작가는 절친한 친구의 동의를 받아 친구의 집을 방문하고 집안에 있는 모든 물건을 뒤져서 작가와 친구가 공통으로 소유한 물건을 찾아내 다소곳하게 쌓아 놓고 각각의 집에서 사진을 찍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한 쌍의 사진은 그와 친구 간 소통의 고리이기도 하고, 소통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적으면 적은 대로, 많으면 많은 대로 말이다. 우정이라는 차원에서 보편성·일반성은 소통의 개념이 된다. 이런 아름다운 개념이, 그러나 ‘다수의 방식’을 보편성·일반성이라고 지칭하는 순간 사회적 폭력으로 변질될 수 있다. 영상작업인 ‘진짜 사나이(Real Man)’는 한국 사회의 보편적 개념인 남성주의를 코믹하게 비판하고 있다. 무엇이 진짜 사나이인가. 노래는 군 입대를 하고, 나라 지키며, 전투와 전투 속에 맺어진 전우들의 우정을 찬양한다. 군대 안 가고, 쇼핑과 쇼핑 속에서 맺어지는 남자들의 우정은 웃길까? 아무튼 4분의4박자의 이 행진곡을 오 작가는 완전히 변형시켰다. 3절이나 되는 가사도 해체해 가나다 순으로 배열해 버렸다. 곡은 처음에는 아주 느리고 소프트하게 전자 피아노로 연주하다가 나중에는 클럽 음악, 테크노 음악으로 바꿔 놓는다. 진짜 사나이를 비웃는 것이다. ‘태극기 그리고 나’에서는 보편성에 대한 전복의 수준을 더 높였다. 나라를 위해서는 목숨을 버리는 것도 아깝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스스로 꼭 한번 시도해 봐도 좋겠다. 오 작가는 서울 여의도에서 가장 높은 게양대를 가진 태극기를 찾아냈다. 그리고 태극기 부분과 깃대를 2등분하는 등 3등분해서 그와 그의 친구들이 찍었다. 영상은 3부분으로 찍은 것을 다시 하나로 연결한다. 받침대 없이 두 손을 번쩍 들어서 만세 자세로 찍도록 했다. 1㎏ 남짓 하는 카메라를 들고 있으면 건강한 남자들도 10여분 버틸까 말까 한다. 1분, 3분, 5분, 시간이 흐르면서 촬영자는 육체적 고통을 이기지 못한다. 카메라가 흔들리고, 끙끙 앓듯이 커다란 신음소리를 낸다. 결국에 팔을 내리고 도로를 찍으면 영상은 암전에 들어간다. 국가 혹은 군대와 같은 집단은 이미지를 극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과장하고 사적인 것들을 배제하지만 오 작가는 그 안에 개인적인 흔적을 집어넣어서 보편성·일반성의 의미를 대해 반문하게 한다. ●“여성적 시각·동성애적 문화도 인정되길” 그는 보편성 일반성이 다수의 폭력으로 작동하거나 또는 남성성에 기초한 문화를 제외하고 나머지를 비주류 문화로 몰아붙이는 상황을 거부하는 것이다. 다수결의 원칙은 사회를 운영하는 한 방식일 수 있지만, 그것이 극도로 지배적이거나 권력화할 경우 개인, 다양성 등과 공존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평소 일반적·상식적이라는 이름으로 남을 억압한 적은 없는지 고민해볼 대목이다. 작가는 여성적 시각과 여성적 문화, 더 나아가 이반(異般)이라고 부르는 동성애적인 문화의 존재도 인정하길 바란다. 그는 작가 노트에서 “우리나라는 현대성에 대한 논의가 민주화나 시장경제 정착 등 정치·경제 영역에서만 이뤄지고 있지만, 문화적 영역에서의 현대성도 이제는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쯤에서 밝히자면 그는 오래전에 게이로 커밍아웃했다. 작품 ‘이름프로젝트-이반 파티’ 시리즈는 그의 정체성을 보여 준다. 2006년부터 게이 친구들과 연말파티를 하며 참석자들의 서명을 중첩해 써서 익명성을 보장해 주는 방식으로 제작한 포스터다. 사인 밑의 참석자 명단이 모두 지워져 있고, 그의 이름만 나와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2002년 대안공간인 사루비아다방 전시 이후 7년 만의 개인전이다. 오랜만의 개인전인 만큼 관객은 나름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입장료 성인 3000원. (02)739-7067.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기획보도 관행·일반화 오류 탈피를/김경모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옴부즈맨 칼럼] 기획보도 관행·일반화 오류 탈피를/김경모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이제는 일종의 요식 행위처럼 비치기도 하지만 대체로 5월은 자녀와의 놀이동산 소풍에 선물 안기기나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달아 드리는 풍경과 함께 시작된다.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며칠 사이로 5월 초에 자리하다 보니 자연스레 형성된 사회적 현상이다. 정부당국도 5월을 가정의 달로 삼아 사회적 의미 부여에 적극적인 편이다. 청와대부터 ‘어린이 모시기’에 발 벗고 나서고 지방자치단체가 마련하는 효자·효부 시상식이 여기저기서 꼬리를 문다. 이맘때면 언론 역시 우리 사회가 지향하고 전승하는 공동체적 가치를 인정주의 담론에 담아 기사화하기에 여념이 없다. 훈훈한 미담은 미담대로, 안타까운 사연은 사연대로. 언론이 아니면 결코 세간에 회자되지 않을 기막힌 이야기들도 가끔씩 소개된다. 물론 시대가 변하면서 언론이 그려 내는 ‘가정의 달’ 풍속도에도 어느 정도 변화가 있다. 최근 여러 해 동안은 부쩍 다문화가정의 5월 풍경이 빈번한 기사 소재였던 것 같다. 하지만 ‘소외받고 홀대받는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와 관심’이라는 보도 틀(news frame)까지 크게 변한 것은 아니었다. 넓게 보면 서울신문도 우리 언론계의 이런 보도 관행에 동참하면서 5월 초순을 보내기는 마찬가지였다. 올해도 예년과 별 다름 없는 일상적 스케치를 훑어보며 가정의 달을 그냥 지나치는가 보다 싶었다. 그런데 지난주 수요일(13일)부터 연재를 시작한 ‘가족이 희망이다’ 기획물이 눈에 들어온다. 시의성 높은 사회적 주제를 심도 있고 발 빠르게 다루려는 민활한 기획 의도에 공감이 가기 때문이다. 모두 7차례에 걸쳐 실릴 기사의 주제와 순서에서도 고민한 흔적이 충분히 묻어난다. 아직 연재 중이므로 조금 이른 감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지금까지 연재된 관련 기사에 대한 나름의 평가는 긍정과 부정 반반이다. 뉴스 보도물이 사회적 반향을 이끌고 독자의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사회성원의 가치체계나 규범 또는 관습에 부응해야 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기자들은 새로운 이야기라도 쉽게 이해되게끔 항상 독자들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보도 틀을 잡기 마련이다. 그렇더라도 이번 기획연재가 시작부터 ‘인정주의 담론’의 보도 틀을 전제하고 관행적으로 차용한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게 된다. 감성만을 자극하는 너무 진부한 접근일 수 있다는 것이다. 기획물만 달랑 내보내는 것이 아니라 관련 주제를 담은 관련 부수 기사를 함께 다뤄 편집의 다양성을 보여줬다. 그렇지만 가족 해체상의 에피소드를 소개한 첫 두 번의 연작기사는 전하는 안타까움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뉴스의 이야기가 탄탄하게 구성됐고 믿을 만하다는 설득력을 제공하기 위해 언론인들이 숫자와 통계를 그 근거로 제시하는 것은 매우 일상적인 일이며 관행적인 글쓰기 습관 가운데 하나다. 자칫 인정이나 감성에 호소하는 기사 분위기를 교정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하지만 통계자료를 인용하고 해석하는 데는 신중을 기해야 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경제적 문제와 이혼의 연관성’을 보여주는 통계자료를 통해 가족 해체의 심각성을 제기한 의도<13일자 4면 기사>가 너무 지나친 나머지 모든 자료를 이 연관성에 맞춰 해석하고 있는 것은 오류에 가까울 수 있다. 집합적 수준에서 제시된 요보호 아동·비혈연가족·다문화가정 관련 통계수치가 모두 경제적 문제로 대체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가족 해체의 원인으로 꼽고 있는 가장 실직·청년 실업·노인 고령화 등도 그 개연성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 다소 과도하게 일반화된 원인으로 꼽는 것 같다<14일자 3면>. 본래의 기획의도가 충실히 살아날 수 있도록 충분한 재검토와 방향 정리를 통해 가정의 달을 새롭게 조명하는 좋은 연재물이 나오길 희망해 본다. 김경모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
  • 친박연대 “뭉쳐야 산다”

    대법원 확정 판결로 의원직을 잃은 친박연대 서청원 대표가 15일 오전 여의도 당사에서 마지막으로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주재했다. 서 대표는 회의에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한다. 서 대표의 구속 수감으로 앞으로는 이규택 전 의원이 ‘공동 대표’의 딱지를 떼고 단독으로 당을 이끈다. 이 대표는 회의에서 “서 대표 등은 한 점 부끄럼 없이 당당하다.”면서 “서 대표의 자리는 그대로 비워두고 다시 이 자리에 돌아올 때까지 흔들림 없이 의연하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보이지 않는 권력에 의해 친박연대가 해체되거나 훼손 당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우리는 각별히 주의하고 하나로 똘똘 뭉쳐 서 대표의 뜻에 맞춰 정책정당의 면모를 갖춰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기 상임고문은 “우리 헌정사와 정당사에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보복 재판이었다.”면서 “죄 없는 사람에게 누명을 씌워 영어의 몸으로 만들었지만 서 대표는 국민 앞에 떳떳하게 설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서 대표 쪽 관계자도 “친박연대는 그대로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친박 연대가 독자 생존 의지를 밝힌 것은 나름대로 고민이 반영된 결과다. 당내 구심점인 서 대표를 잃은 데다 의석수도 비례대표 8개에서 5개로 줄어든 친박연대로서는 진로를 놓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비례대표가 개인적으로 당적을 바꾸면 현행법상 의원직을 내놓아야 한다. 한나라당에 흡수 합당되는 방법이 있지만, 재판 결과를 ‘정치 보복’으로 비난하고 있는 상황에서 그마저도 여의치 않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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