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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 담아… 데뷔 10년 감사하고 행복”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 담아… 데뷔 10년 감사하고 행복”

    올해로 데뷔 10년. 이들의 화음은 더욱 깊고 짙어졌다. 남성 4인조 보컬 그룹 노을이다. 이들은 이달 초 내놓은 4집 정규 앨범 타이틀곡 ‘하지 못한 말’이 아이돌 그룹의 공세 속에서도 음원 차트 상위권을 지키며 변함없는 가창력과 인기를 과시하고 있다. 2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만난 노을 멤버들에게 노래가 사랑받는 비결부터 물었다. “발라드가 인기 있는 계절의 영향을 받은 것도 있지만, 특히 노을의 음악은 가을이랑 잘 맞는다고 생각합니다. 남성적이고 강한 면도 있지만 따뜻함도 있거든요. 지난해 ‘나는 가수다’ 이후 듣는 음악으로 회귀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이유도 있는 것 같아요.”(강균성) 이제는 보는 음악과 듣는 음악이 공존하는 분위기가 느껴진다는 멤버들은 “가요 프로그램 무대에 서면 거의 10대 아이돌 그룹의 팬들이지만 저희 노래를 듣고 따뜻한 박수를 보낼 때 음악의 벽이 많이 무너지고 있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앨범의 제목인 ‘타임 포 러브’는 연인의 사랑뿐만 아니라 사회 전반적으로 각박한 시기에 사랑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노래에 위로와 치유의 메시지를 담았다. 장르도 뮤지컬 스타일의 ‘빛’, 보사노바풍의 ‘여인’을 비롯해 친형과 함께 작업한 전우성의 호소력 짙은 솔로 발라드곡 ‘만약에 말야’ 등 13곡의 신곡이 수록됐다. 특히 전우성은 ‘하지 못한 말’의 방송 컴백 무대에서 눈물을 글썽여 화제가 됐다. “헤어진 연인과 헤어지고 나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가사에 담은 곡입니다. 마지막 후렴구에 음의 옥타브가 내려가면서 말하듯이 노래하는 부분이 있는데 평소 몰입을 잘하는 편인 우성이의 눈에 눈물이 고인 것 같더라구요.”(이상곤) 옆에서 듣던 전우성은 “절대로 어떤 사연이 있거나 연기를 한 것이 아니다.”라면서 웃었다. 2002년 JYP엔터테인먼트에서 비와 별과 함께 데뷔한 노을. ‘붙잡고도’, ‘청혼’ 등의 히트곡을 발표하면서 인기를 얻었지만 멤버들의 군입대로 5년간 잠정 해체 상태였던 이들은 지난해 새 소속사에 둥지를 틀고 컴백했다. 대형 기획사 소속 아이돌 그룹에서 어느덧 30대의 관록 있는 보컬 그룹이 된 지금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뭘까. “물론 그때는 만들어지는 부분이 많았지만, 아이돌이라기보다 보컬 그룹의 느낌을 강조해서 소속사에서 저희의 의견을 많이 존중해 준 편이었어요. 아무래도 삶의 경험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아요. 그동안 생각도 많이 하고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면서 사람도 발전했고, 저희의 음악에도 무게감이 실렸구요. 그때보다 지금이 더 음악을 더 즐길 수 있고, 감사하고 행복할 것도 더 많아진 것 같아요.”(나성호) 서로 별다른 약속 없이도 제대를 기다리며 함께 음악할 날을 기다렸다는 멤버들은 새달 22일 서울 KBS스포츠월드에서 열리는 10주년 기념 콘서트에서 그동안 자신들을 지켜준 음악 세계를 펼쳐보일 예정이다. “10년 동안 멤버가 빠지고 추가되는 그룹도 있지만 저희는 네 명의 목소리가 교체되지 않고 하나의 화음을 낸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것 같아요. 한 명의 메인 보컬이 정해진 것이 아니라 멤버들의 뚜렷한 색깔을 골고루 보여준다는 점에도 자신이 있습니다. 앞으로 좀더 대중 친화적인 그룹으로 거듭나 40~50대가 될 때까지 함께 노래를 하고 싶어요. 음악은 저희에게 삶이나 다름이 없으니까요.”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사설] ‘한상대 검찰’ 수뇌부 사퇴 후 수술대 올라야

    한상대 검찰총장이 오늘 검찰개혁안 발표와 함께 사퇴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보인다. 자리에 연연하며 버티다 부하들로부터 용퇴 압력을 받은 검찰총수의 허망한 퇴진을 보게 될 모양이다. 11월 한 달 동안 4명의 검사가 대한민국 검찰을 난파선으로 만들었다. 온갖 방법으로 돈을 거둬들인 ‘돈 검사’, 검사실에서 여성피의자와 성행위를 한 ‘성 검사’, 개혁을 하는 시늉만 하면 된다는 ‘꼼수 검사’에 이어 공개 감찰을 거부한 ‘정치 검사’가 그들이다. 이들은 썩을 대로 썩은 검찰의 치부를 국민에게 ‘버라이어티 쇼’로 보여준 꼴이다. 검찰의 이전투구는 그 결정판이다. 검찰총장의 지시를 받은 대검 감찰본부가 구속된 김광준 검사에게 언론대응방안을 문자로 알려준 최재경 중앙수사부장을 어제 품위손상 혐의로 감찰하려고 하자 최 부장이 항명한 것이다. 총장이 부하를 제물 삼아 자리를 유지하면서 중수부 해체의 명분을 얻으려 했거나, 중수부장이 몸담은 조직의 해체를 막고자 직속상관에게 저항했다는 관측이 사실이라면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낯 뜨거운 권력게임일 뿐이다. 이 와중에 보인 대검차장과 대검 부장들의 행보도 수상쩍다. 이들은 총장 모르게 밤 늦게까지 회의를 열어 “더는 총장으로서의 직책을 수행할 수 없다.”라고 결론을 내린 뒤 용퇴 건의 사실을 직속 공보라인인 대검 대변인을 배제하고 서울지검 특수1부장을 통해 언론에 공개토록 했다. 현직 총장의 지휘체제를 참모들이 정면거부한 것은 물론 이번 검란(檢亂)이 검찰조직의 핵심인 중수부를 비호할 목적으로 내부에서 기획됐다는 인상마저 준다. 기소독점 등 세계에서 유례 없는 형사사법절차의 권한을 행사하면서 권력의 단맛에 빠져 있는 검찰생리를 감안할 때 뿌리째 흔들린 검찰조직이 한 총장의 사퇴로 수습되기는 힘들 것이다. 자정과 자체 개혁에 건 국민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검찰의 총체적 난맥상은 외부에 의한 검찰 개혁이 불가피함을 보여준다. 이미 대선 공약으로 제시된 바 있지만, 중수부 폐지와 함께 기소권과 수사권을 보유한 공직자비리수사처의 신설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한 총장이 사퇴 전 검찰개혁안을 발표한다고 하지만, 어느 국민이 여기에 기대를 걸겠는가. 우리는 한 총장이 신속히 책임지는 자세가 온당하다고 본다.
  • ‘남북교역 상징’ 화물선 끝내 폐선

    남북교역의 상징과도 같았던 인천∼남포 간 정기 화물선 ‘트레이드포춘호’(4500t급)가 화물 감소 탓에 운항이 중단된 후 폐선됐다. 28일 인천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국양해운은 최근 트레이드포춘호 선체를 해체하고 중국 업체에 고철로 매각했다. 트레이드포춘호는 2002년 이후 주 1회 인천과 북한 남포를 오가며 남북교역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 화물선을 이용한 대북 반출품은 섬유류, 화학제품, 전자전기제품이 주를 이뤘고 반입품은 농수산물, 철강금속제품이 대다수였다. 교역물품뿐 아니라 염소, 분유, 밀가루 등 민간단체들의 대북지원 물품도 대부분 이 화물선을 통해 전달됐다. 특히 트레이드포춘호는 2002년 서해교전, 2009년 북 핵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에 빠졌을 때도 정기 운항하며 남북 긴장완화에 일정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사건 여파로 남북교역을 중단하는 5·24조치가 발표된 이후 북한을 오가는 횟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지난해 다섯 차례만 운항했고, 올해는 단 한 차례도 남포를 찾지 못했다. 최근 일본과 중국 등지의 비정기 항로를 돌며 돌파구를 찾았지만 화물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인천항의 대북교역액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인천항을 통한 남북 교역액은 2007년 7억 60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08년 6억 7000만 달러, 2009년 4억 8000만 달러, 2010년 3억 7000만 달러로 매년 줄었다. 지난해에는 1300만 달러에 불과했으며 올해는 10월 말 현재 746만 달러에 그쳤다. 남북 교역액의 50∼60%를 차지했던 인천항이 대북교역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상실해 가고 있는 것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원더걸스 선예, 내년 1월 결혼

    원더걸스 선예, 내년 1월 결혼

    걸그룹 원더걸스의 리더 선예(23)가 5살 연상의 캐나다 교포 출신 선교사와 내년 1월 26일에 결혼한다. 소속사인 JYP엔터테인먼트는 27일 “선예가 선교 활동을 하고 있는 남자 친구 박모(28)씨와 내년 1월 26일 결혼한다.”며 “선예가 이 같은 뜻을 소속사에 전해 왔고 그 결정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두 사람은 아이티에서 선교 활동을 하며 만난 후 교제해 왔다. 이날 오전 선예는 원더걸스 팬카페인 ‘원더풀’을 통해 팬들에게 결혼 소식을 직접 알렸다. 한편 소속사는 “선예가 결혼한다고 해서 팀을 탈퇴하거나 원더걸스가 해체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김석동 모처럼 웃었다

    김석동 모처럼 웃었다

    대선 정국 속에서 ‘해체론’이 불거져 못내 심기가 편치 않았던 금융위원회가 모처럼 반색하고 있다. 정부 업무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기 때문이다. 23일 관가에 따르면 금융위는 전날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올해 업무평가 보고회에서 평가 대상인 40개 중앙부처 가운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특히 7개 평가항목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핵심과제’ 항목에서 처음으로 우수 등급을 받았다. 가계부채 문제에 시의적절하게 대응해 국가 신용등급 향상에 일조했다는 점을 인정받아서다. ‘녹색성장’ 항목도 우수 등급에 올랐다. 불법 사금융 척결과 연대보증제 폐지도 호평을 받았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서민금융, 중소기업금융과 관련해 직접 뛴 ‘1박2일 현장 답사’도 도움이 됐다. 평가 때마다 자주 미흡하다고 지적된 ‘정책관리역량’, ‘정책홍보’, ‘규제개혁’, ‘민원 만족도’ 등의 항목에서도 한 단계 올라간 보통 등급을 받았다. 금융위 관계자는 “정부 조직체계를 둘러싸고 백가쟁명식 개편안이 난무하는 가운데 옛 금융감독위원회 시절까지 포함해 역대 최고의 점수를 받아 직원들의 얼굴에 간만에 화색이 돌고 있다.”고 전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뜨는 하마스 지는 아바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습을 계기로 아랍권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하마스의 위상은 올라간 반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인 마무드 아바스의 존재감은 묻히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마스 지도자들은 최근 정전 협상 중재를 위해 가자지구를 방문한 터키 외무장관과 이집트 총리, 튀니지 외무장관 등과 잇달아 회동하며 강화된 위상을 과시했다. 전날 이집트에서 진행된 정전 협상장에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협상 상대로 아바스가 아닌 하마스의 지도자 칼레드 메샬이 참석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적극 지원해 온 미국도 아바스를 배제하는 모양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무함마드 무르시 이집트 대통령에게 3차례나 전화를 걸어 사태 해결을 논의한 반면, 아바스와는 전혀 통화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21일 요르단강 서안의 라말라를 방문해 아바스와 회동할 예정이지만 그가 정전 협상에서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고 있다. 아바스는 대내적으로도 국민들의 신망을 잃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가산 알카티브 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대변인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과거의 세력이 됐고, 하마스가 새로운 핵심 세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파타당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강경파인 하마스는 연정 수립과 해체를 반복하다 2007년 이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요르단강 서안을, 하마스는 가자지구를 통치하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경제] 文 “정부 법인세 인하 한나라가 주도” 安 “재벌 내부거래 끊어 골목상권 지켜”

    안-일상화된 경제위기 상황이 21세기 들어 더 심해졌다.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문-대체로 경제정책의 패러다임이 시대에 맞지 않게 됐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시장경제를 통해 일자리가 늘어나면서 지속적 성장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그 성장의 혜택이 골고루 나눠지지 않아 지속가능한 성장이 불가능한 것이다. 안-성장이 일자리와 연결되지 않는 근본적 이유는 무엇인가. 문-경제의 패러다임이 달라지면서 대기업 영업이익만 커지고, 혜택이 중산층과 서민에게 나눠지지 않는다. 거꾸로 일자리를 늘리면서 중산층 소득을 높여주고 소득으로 내수를 진작시키고 내수진작으로 경제 성장으로 다시 일자리를 늘리는 것이 지속가능한 방안이다. 안-금융규제가 완화되면서 오히려 실물에 비해 금융이 과다하게 커져 금융이 실물을 좌우하게 됐다. 이 부분이 중요하다. 여러 원인이 있는데 제대로 진단하고 거기에 맞는 처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문-그렇다. 자동화 영향도 있고 해외로 공장이 이전되는 탓도 있다. 안-청와대 재직시 법인세가 2% 인하됐다. 2007년 출자총액제한제도가 유명무실해졌는데, 정부가 왜 이런 결정을 하게 됐는지 알고 있는가. 문-당시 민정수석이어서 정책에 관여할 때가 아니었다. 법인세 인하는 그 당시 신자유주의 조류 속에서 전 세계에서 법인세 인하 경쟁이 있었다. 당시 한나라당이 주도적으로 요구했고 열린우리당이 동의해서 법인세 2% 인하가 이뤄진 것이다. 안-최장집 교수가 2005년 논문을 통해 참여정부의 집권엘리트와 경제관료 간 결합이 이뤄지면서 개혁공간이 줄어들었다고 지적했다. 같은 인력풀에서 경제민주화가 잘 될 수 있는지 궁금하다. 문-그때는 시대적 과제 자체가 정치적 민주주의를 더 발전시키는 것이었고 경제적 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다. 그 시기 경제민주주의를 주장하면 좌파라는 소리를 들었다. 지금은 온국민이 요구하고 있다. 정권교체 이후에 새로운 정부가 국민들 동의 속에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다. 아까 재벌개혁 가운데 앞으로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겠다면서 기존 출자는 그냥 재벌이 스스로 변화하기를 기다려보겠다고 말씀하셨는데. 안-경제민주화 정책을 만들 때 고민이 경제민주화를 위한 경제민주화가 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 문제 되는 많은 부분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고, 그 부분을 통해 우리가 바라는 대로 대기업들 일자리를 늘리고 골목상권 침해를 막으면 목표 달성이 되는 것이다. 문-안 후보는 재벌의 계열분리명령제를 하겠다는 것인데 재벌 해체라는 과격한 인상을 준다는 인상을 받는다. 안-재벌에서 순환출자만 끊는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내부거래다. 그것만 잘 잡으면 해소될 수 있다. 내부거래 때문에 문어발식 확장이 계속되고 (편법)상속까지 일어난다. 내부거래 끊는 방안을 찾으면 해결될 수 있다. 그중 하나가 기존순환출자 처리 문제다. 제가 말하는 것은 삼성전자에서 빵집을 하지 말자는 것이다. 분리를 해도 국민들 동의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수명 논란’ 월성 원전 1호기 해체계획서 처음부터 없었다

    ‘수명 논란’ 월성 원전 1호기 해체계획서 처음부터 없었다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가 지난 20일로 30년의 설계 수명을 다한 가운데 영구 가동 정지를 요구하는 지역 주민과 시민단체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서만 3차례나 고장을 일으킨 월성 1호기는 전 세계적으로 사양화된 ‘가압 중수로형’ 원전으로, 원자력계 안에서도 가동을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가 계속 운전을 불허하더라도 월성 1호기 해체까지는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것으로 21일 서울신문 취재 결과 나타났다. 안전위는 앞으로 6개월 이내에 월성 1호기를 계속 운전할지 여부는 결정해야 한다. 계속 운전 허가를 받으면 월성 1호기는 앞으로 10년간 추가로 가동할 수 있다. 문제는 계속 운전 허가가 나지 않을 경우다. 안전위는 물리적으로 보완이 불가능할 정도의 안전상 결함이 있다면 불허 결정을 내린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현재의 원자력 관련 법에는 안전위가 계속 운전 불허 방침을 내릴 경우에 대한 구체적인 후속 조치가 없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계획서를 제출한다’는 것이 전부다. 기술적인 절차나 의무, 조치 등에 대한 내용이 아직 마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안전위 측은 “현재 구체적인 폐쇄 관련 법안에 대한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내년 정도는 돼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국내 원자력 정책 자체가 원전을 세우고 운영하는 데 급급한 나머지 원전의 수명이 속속 만료되는 상황에서도 건설보다 더 중요한 폐쇄 및 원자로 해체(폐로)에 대해서는 준비를 해 오지 않은 것이다. 양이원영 환경운동연합 탈핵에너지국장은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원전 건설 당시에 처음부터 해체계획서도 같이 내는 것을 권고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23개 원전 중 계획서가 있는 것이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안전위와 한수원은 원전 폐쇄 및 폐로에 들어가는 비용조차 정확하게 추정하지 못하고 있다. 원전 폐쇄 비용은 한수원이 자체 기금으로 적립하도록 규정돼 있지만 실제 폐로 비용인 기당 1조~2조원에 크게 못 미치는 5000억원을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출 근거도 명확하지 않다. 원자력계 관계자는 “정부와 한수원은 폐쇄 및 폐로 비용을 단순한 해체 수준으로 보고 있다.”면서 “하지만 실제 원전 해체에는 수십년간 땅을 사용하지 못하고 부품 하나까지 추적해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비용이 포함돼 산출 기준에 따라 천차만별”이라고 지적했다. 원자로의 처리도 문제다. 한수원 측은 “연구용 원자로인 트리가 마크 시리즈의 폐로를 통해 경험을 확보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연구용 원자로와 상용 원전인 월성 1호기는 규모나 부속 시설물에서 엄청난 차이가 있다. 학계 관계자는 “원자로의 열을 식히는 데만 최소 5년 이상이 소요되는데 지금부터라도 폐로 연구에 매달릴 필요가 있다.”면서 “계속 운전을 하려는 사업 당사자에게 폐로의 계획과 집행을 모두 맡겨 놓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열린세상] 정부조직은 권력자의 소유물이 아니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열린세상] 정부조직은 권력자의 소유물이 아니다/허만형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

    대통령 선거에 이상한 전통 하나가 생겼다. 후보들마다 정부조직을 이렇게 저렇게 개편하겠다는 공약을 쏟아내는 것이다. 이번 18대 대선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과학기술과 정보기술 정책을 전담할 미래창조과학부 설치를,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과학기술부 및 해양수산부 부활과 정보미디어부 신설을 내걸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미래 혁신 경제를 담당할 미래기획부 신설을 주장한다. 정부조직 개편은 신중해야 한다. 잦은 개편으로 정부의 안정감이 흔들리고, 비용 또한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부처의 간판과 명패를 바꿔야 하고, 명함을 다시 찍고 부처 홍보에 돈이 드는 등등은 그나마 지엽적인 일이다. 5년마다 부처 이름이 변하면 국제무대에서 대외협력과 협상 파트너에게 좋은 인상을 주지 못한다. 대통령이 바뀌면 정부조직 개편을 한다는 등식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없다. 현재 15부2처3위원회의 명칭을 보면 정부 수립 후 그대로 남아 있는 부처는 국방부와 법무부 정도다. 나머지는 합치고 나누면서 정체성 혼란을 겪었다. 과거 내무부는 행정자치부를 거쳐 오늘의 행정안전부로 변했고, 교육부는 교육인적자원부를 거쳐 교육과학기술부라는 현재 이름으로 변했다. 과거 교통부는 건설부를 거쳐 건설교통부로 바뀌었다가 일부 기능을 떼어내 해양수산부로 독립시켰고, 다시 현 정부는 지금의 국토해양부라는 이름으로 이 모두를 합쳐 놓았다. 이름만으로 논문 한 편을 쓰고도 남을 변천사를 가진 부처는 기획재정부다. 이 부처의 뿌리는 정부 수립 당시 재부무와 기획처다. 1961년 박정희 정부가 두 부처를 합쳐 경제기획원을 만들었다. 1994년 김영삼 정부는 경제기획원과 재무부를 합쳐 재정경제원으로 바꿨다. 1998년 김대중 정부는 재정경제부로 고친 후 예산기능을 대통령 직속의 기획예산위원회와 예산청으로 분리했다가 다시 이 두 조직을 합쳐 기획예산처를 설치했다. 이명박 정부는 이 모두를 합쳐 기획재정부로 개칭, 과거 경제기획원과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도록 했다. 돌고 돈 지점이 경제기획원과 유사한 기능이라면 정부조직 개편으로 얻은 것이 무엇일까? 합리성보다는 권력자의 입맛에 맞춰 개편되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이명박 정부로부터 멋진(?) 이름을 받은 지식경제부는 지식경제에서 풍기는 이미지와 부처 업무의 아귀가 맞지 않아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다. 노동이나 자본이 아닌 첨단지식을 기반으로 하는 경제의 관리라는 목적의 이 부처는 설치 후 정보기술(IT), 생명과학기술(BT), 환경기술(ET), 그리고 문화기술(CT)과 같은 미래 첨단산업 육성의 흔적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부처를 신설하면 산업 육성 혹은 서비스 개선이 뒤따라야 하는데, 지식경제의 한 축을 형성하는 유전자 분야는 노무현 정부 때보다 후퇴했다는 것이 중론이고, 정보통신부 해체로 사령탑이 없어져 IT산업만 표류하게 하는 결과를 낳았다. 정부마다 정부조직 개편의 필요성을 역설했지만 결과적으로 합리성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동안의 정부 개편이 정권 담당자의 자기만족을 위한 것은 아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오랜 전통을 가진 음식점일수록 메뉴를 함부로 바꾸지 않는다. 그것이 손님에 대한 보답이자 예의다.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정부조직을 개편하면 국민은 그때마다 새 이름에 적응해야 하는 불편을 겪는다. 원하는 서비스를 제공받으려 여기저기 묻고 다니는 수고도 감수해야 한다. 미국은 9·11 테러 이후 국토안전부를 신설한 것 말고는 수십년간 정부조직에 손을 대지 않았다. 대통령 선거 때 정부조직 개편 공약이 나오는 일도 없다. 설령 부처를 신설해도 명칭과 목적이 일치한다. 우리의 유력 후보들이 내세우듯 미래창조나 미래기획과 같은 수식어를 넣어 정부조직을 만들지 않는다. 그러면 후임 대통령은 자기 색깔에 맞는 이름으로 또 바꾸려 하고, 서비스는 같은데 이름만 바뀌는 악습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굳이 정부조직을 개편하겠다면 신중해야 하고, 최소한에 그쳐야 한다. 권력자의 정부조직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정부조직이 되게 해야 한다.
  • [21일 TV 하이라이트]

    ●스카우트(KBS1 밤 7시 30분) 학생들이 도전할 꿈의 기업은 연매출 1조원 이상의 글로벌 온라인 게임 그룹 ‘넥슨’이다. 게임에 대한 열정으로 똘똘 뭉친 정보기술(IT) 인재 12명이 본선 경합을 펼친다. IQ 156의 화려한 이력을 자랑하는 멘사 회원부터 게임 폐인에서 게임 개발자로 당당히 환골탈태한 도전자까지 다양한 인재들의 치열한 대접전을 함께한다. ●전우치(KBS2 밤 10시) 조선을 집어삼킬 욕심으로 율도국 사람들을 모두 해치고 조선으로 간 강림과 마숙. 스승의 도움으로 겨우 목숨을 구한 전우치(차태현)는 그를 저지하고, 사랑하던 무연을 되찾기 위해 조선으로 와 은밀히 그들의 뒤를 쫓는다. 그렇게 전우치는 그들의 흔적을 찾고자 조보소 말단 기별서리 이치로 생활하면서 강림에 대한 단서를 찾아낸다. ●일일연속극 오자룡이 간다(MBC 밤 7시 15분) 상호는 진주와 인국이 함께 있는 모습을 보게 된다. 상호는 진주가 부인과 사별하고 아이까지 있는 인국을 좋아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두 사람의 관계를 반대한다. 한편 공주는 민우가 바람을 피우고 있다는 의심이 가시지 않자 직접 민우의 사촌동생에게 전화하는 등 사실 확인에 나선다. ●SBS 대기획 대풍수(SBS 밤 9시 55분) 영지(이승연)는 해인(김소연)에게 홍대복 행세를 하는 지상(지성)을 감시하라고 명한다. 신돈(유하준)은 반야(이윤지)와 공민왕(류태준)의 합궁을 성사시키기 위해 정근(송창의)을 협박해 공민왕의 사주를 알아내려 한다. 한편 지상이 의심스러운 영지는 지상을 쫓아낼 심산으로 어려운 과제를 내 준다. ●극한직업(EBS 밤 10시 45분) 발로치스탄은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차로 2시간을 넘어야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그곳에 선박의 무덤 해체장과 이곳을 삶의 터전이라 여기는 수백명의 해체공이 있다. 1만톤이 넘는 거대한 배가 들어오고 그 위압감에 사람들은 말을 잃는다. 송유관이 사람의 5배는 족히 넘고, 엔진 하나의 무게는 70~80㎏에 달하는데…. ●나는 전설이다(OBS 밤 11시 5분) 원조 애마부인 안소영, 국민 생모 유혜리, 다이어트 여왕 이하얀, 미녀 개그우먼 1세대 변아영까지.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연 많은 여인들이 돌아왔다. 안소영의 첫 연기에서 있었던 일부터 희극배우 변아영이 서영춘 선배의 뺨을 때린 사연까지 말도 많고 탈 많은 그녀들의 리얼한 삶의 모습이 공개된다.
  • [선택 2012 D-28] 朴 “안개정국 만들어 놓는 野단일화가 정치쇄신인가” 맹공

    [선택 2012 D-28] 朴 “안개정국 만들어 놓는 野단일화가 정치쇄신인가” 맹공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0일 야권 후보 단일화에 대해 “안개 정국을 만들어 놓는 것, 이것이 정치 쇄신인가.”라고 비판했다. 박 후보는 10개 경제지와의 공동 인터뷰에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갈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하다. 과거 실패한 정권이 다시 들어오는 것, 불안정한 정권을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필요한 리더십이 되겠는가.”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대선 후보 간 경제민주화 경쟁에 대해서는 “문재인·안철수 후보는 재벌 해체가 최종 목표”라면서 “저는 경제주체들이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속에서 조화롭게 성장하고 발전해 나가자는 게 목적”이라고 각을 세웠다. 박 후보는 또 경제위기와 관련, “단기적으로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시킬 필요가 있다.”면서 “올해 말 끝나는 취득세 감면 혜택을 연장해야 한다. 보금자리주택에 있어서 분양형을 임대형으로 많이 바꿔 부동산 거래를 위축시키는 역할을 많이 했는데 이를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는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이자 경제정책의 중심축으로 ‘일자리’를 꼽았다. 그는 “늘리고 지키고 높이겠다.”면서 “성장 플랜인 ‘창조경제론’을 통해 일자리를 늘리고, 사회대타협기구를 통해 구조조정·대량해고로부터 일자리를 지키고, 공공부문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등 질을 높이겠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창조경제론을 얘기하면서 해양수산부와 미래과학부는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다만 추가경정예산 편성 문제에 대해서는 “언제든 필요하면 쓸 수 있다.”면서도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데 그 카드를 쓴다고 우리 경제가 살아난다는 확신도 없다. 아껴 두고 다른 노력을 기울인 뒤 급하면 쓰겠다.”고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증세 여부에 대해 “어려운 시절에 국민에게 부담을 줘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고, 토빈세(외환거래세) 도입 논란에는 “우리나라가 독자적으로 도입하기보다는 국제적으로 공론화해 공감대를 이뤄야 한다.”고 신중론을 폈다. 박 후보는 또 최근 행보와 관련, “사실 반갑다고 손을 꽉 잡으시는데 다치고 치료가 덧나기도 한다. 손을 덥석 잡아드리고 싶은데 잘 안 된다. 잠은 4시간도 못 자고 그럴 때도 있다. 차안에서 먹다가 잘 체한다.”고 소개한 뒤 “진정성을 가지고 민생을 챙기는 정책들을 가지고 국민만 보고 뚜벅뚜벅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제민주화와 금융선진화를 염원하는 금융인 1365인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다. 지지에 참여한 금융인은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과 이동걸 전 신한금융투자 부회장 등 전·현직 최고경영자(CEO)가 대다수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지금&여기] 국민이 먼저다/백민경 경제부 기자

    [지금&여기] 국민이 먼저다/백민경 경제부 기자

    대폭적인 조직 개편이 가시화되면서 요즘 금융 당국이 술렁거리고 있다. 각종 이익단체와 관련 공무원들은 소관 부처의 신설·통폐합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응 논리를 고심하고 있다. 항간에는 금융위원회 해체론이나 금융감독원 분리론 등을 주장하는 인사들을 따로 ‘접촉’한다는 이야기까지 나돈다. 조직 개편이 졸속으로 이뤄져서는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금융 당국은 한 나라의 경제 전반을 관리·감독하는 기본 축인 만큼 그 분리나 통합 역시 신중해야 한다. 안정적이고 공고하게 진행돼야 한다. 금융체제 개편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해당 기관장들의 행보도 바빠졌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주제로 한 세미나에 연달아 참석해 “223년째 이어 오는 미국 재무부는 변화와 혁신만큼이나 역사와 전통을 소중하게 보존하는데 우리나라는 역사가 5000년이나 됐는데 부처는 5년마다 바뀐다.”며 체계 개편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권혁세 금감원장 역시 ‘소비자보호심의위원회 신설’이란 카드를 꺼내 들며 반격에 나섰다. 금융감독 체계를 지금 나오는 개편안대로 전환하면 앞으로 매년 2000억원씩 5년간 1조원 이상의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이다. 조직 지키기보다, 득표 전략보다 국민을 앞서 생각해야 한다. 일반인이 보기엔 금융위나 금감원이나 다를 게 없다. 어느 조직이, 어느 시스템이 국민에게 더 도움이 되는지가 먼저다. 조직 개편에 앞서 ‘금융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논의가 나온 배경과 과거를 잊어선 안 된다. 저축은행 후순위채 불완전판매 등 금융 당국의 감독과 책임 소홀로 일반 투자자들이 흘린 피눈물을 되새겨야 할 때다. 선거 때마다 유행가 가사처럼 나오는 공약이나 금융 당국 간 밥그릇 싸움으로 비치는 어설픈 공방이 아니라 진정한 개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진심으로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구체적인 역할론을 고민해야 한다. 어떻게 해야 정책·감독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지 머리를 쥐어짜야 한다. white@seoul.co.kr
  • 朴, 공정시장 확립 文, 재벌 구조개혁 安, 재벌해체 수준

    朴, 공정시장 확립 文, 재벌 구조개혁 安, 재벌해체 수준

    연말 대선을 앞두고 유력 후보 세 명 모두 ‘경제민주화’를 시대정신으로 내세우며 주요 공약에 포함시키고 있다. 경제 양극화를 해소해야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다는 인식은 공통적이다. 그러나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에,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재벌 지배구조 개혁에 좀 더 힘을 싣고 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개별정책별로 ‘재벌 해체’ 수준의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순환출자 부분에서 세 후보 간 차이는 극명하다. 박 후보는 기본 출자분은 인정하고 있지만 문 후보는 ‘3년의 유예기간 내 자율 해소’를 내걸었다. 세 후보 중 가장 강력한 방안이다. 안 후보는 기존 출자분은 일단 자율 시행에 맡긴 뒤 진척이 없으면 강제 이행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부당 내부 거래 규제에 대해 두 야권 후보는 모두 찬성했으나 박 후보는 필요성에 공감하는 정도다. 노동 분야에서도 문·안 후보는 최저임금을 전체 평균 임금의 50%로 인상하는 방안을 냈다. 박 후보는 성장률과 물가인상률을 반영한다는 기준을 제시해 차이를 보였다. 특수고용직 보호에 대해서도 박 후보는 아직 구체적인 안을 내놓지 않았다. 대기업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규제 수위는 세 후보가 엇비슷하다. 공정거래위의 전속고발권 폐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 연기금의 주주권 행사 강화, 대기업 총수 관련 기업 범죄의 집행유예·사면 제한 등이다. 안 후보가 내놓은 계열분리명령제(시장지배력 남용 시 금융계열사 지분을 강제 매각하도록 하는 제도), 재벌개혁위원회 설치 등은 ‘혁명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좋은 기업 지배구조 연구소의 김선웅 변호사는 16일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순환출자 규제가 경제민주화의 전부는 아니다.”라면서 “대기업 불공정 행위, 편법 상속 등을 막을 법령 정비와 실천 의지가 더 중요하다.”고 평가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박 후보 공약에 대해 “중간금융지주회사 설치 등 재벌 기업의 불공정 행위 근절 수단을 도입하고 엄정한 집행 의지를 밝힌 것은 중요한 변화”라면서도 “대규모 기업집단법을 중장기 과제로 돌린 것은 재벌 개혁을 공정거래위원회 규율에만 과도하게 의존하는 현행 법 체계의 정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아쉽다.”고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정책 의지 측면에선 문 후보의 공약이 가장 나아 보이고 안 후보는 사안별로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엿보인다.”면서 “박 후보 공약은 당초 알려진 수준에서 후퇴한 만큼 실행 의지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빅3, 양극화해소 공약 진단해보니…

    빅3, 양극화해소 공약 진단해보니…

    경제양극화 극복 공약에 있어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중소기업 등 취약계층 정책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동반성장에 대한 문제의식이,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경제혁신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우천식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 연구위원은 14일 박 후보 정책에 대해 “경제정책 이슈마다 분리 대응책을 내놓은 점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친기업 정책이 아닌 친시장 정책을 지향해 중소기업 등 취약계층안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우 선임연구위원은 “반면 문 후보는 분배에 대한 문제의식은 투철하나 국가·기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전략이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장기적인 동반성장이 가능하려면 대기업·중소기업이라는 두 바퀴가 함께 굴러가야 하는데 이에 대한 고민이 옅어 보인다는 지적이다. 안 후보에 대해서는 “취약계층에 대한 사회적 애정, 분배정의 의식은 문 후보와 비슷하지만 경제 혁신 정책의 구체적인 면이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교육 양극화와 관련해 세 후보는 공통적으로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내거는 등 기본 의지는 상당해 보인다. 하지만 이수연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박 후보의 반값 대학등록금 정책에 대해 “중산층도 허리가 휘는 연 1000만원대 등록금을 저소득층 국가 장학금, 학자금 대출로 해결하겠다고 하는데 취약계층엔 턱없이 부족하다.”면서 “더 강력한 정책 없이는 저소득층 학생들은 결국 교육 사각지대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문경민 좋은교사운동 정책위원장은 “박 후보의 ‘꿈과 끼를 살려주는 교육’이 큰 틀에서 교육양극화에 대한 시정 의지는 담고 있지만 구체적인 정책은 아직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문 정책위원장은 “문 후보의 특수목적고 폐지안, 고등학교 서열화 해체, 지방국립대학 네트워크화 등은 구체적인 대안”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이런 선택적 효율화 정책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김영철 KDI 연구위원은 “안 후보가 대학입학 정원의 20%까지 기회균등선발을 확대하겠다고 한 공약은 계층별 격차를 없애려는 의지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지방혁신대학 30개 지정 등을 통한 대학구조조정이 취업 양극화까지 해결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내다봤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이재연기자 oscal@seoul.co.kr
  • 용역 80명 동원해 오피스텔 무단침입

    소유권 분쟁 중인 오피스텔에 대해 유치권을 행사하겠다며 용역 80명을 동원해 건물에 무단침입한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13일 백모(58)씨와 이모(48)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상 공동주거침입 혐의로 구속했다. 백씨 등은 지난 8일 오후 8시 30분쯤 용역 80명을 데리고 영등포구 양평동의 한 오피스텔 출입문을 부수고 침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 결과 백씨 등은 자신들이 임원으로 있는 회사가 오피스텔 시행사로부터 받은 채권 20억원에 대한 유치권을 행사하겠다는 이유로 무단침입을 시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지상 15층, 지하 2층 규모인 이 오피스텔은 2004년부터 시공사와 전·현 시행사, 하청업체, 전세권자 간의 분쟁이 복잡하게 얽혀 그동안 유치권 다툼과 명도소송이 끊이지 않았다. 경찰은 백씨와 이씨가 시행사로부터 받은 20억원의 채권양도 통지서를 유치권 행사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지만 사건 하루 전인 7일에 급조된 문서인 데다 이 회사들의 정체도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경찰은 오피스텔에서 폭력행위가 발생할 것이라는 첩보를 미리 입수해 대기하고 있다가 무력행사를 시작하는 이들을 곧바로 검거했다. 경찰은 폭력에 적극적으로 가담한 5명과 오피스텔 사무실 열쇠를 해체한 열쇠수리공 1명을 공동주거침입 및 경비업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용역 폭력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면 분쟁 상대편도 용역을 동원하는 등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면서 “용역을 동원한 폭력을 초기에 적극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육군, 의정부·춘천 보충대 2곳 2014년 해체할 듯

    육군 보충대 두 곳이 2014년 해체될 것으로 보인다. 군은 경기 의정부의 306 보충대와 강원 춘천의 102 보충대를 2014년쯤 해체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군 내부 및 관련 부처 의견을 수렴 중이라고 군의 한 고위 소식통이 11일 밝혔다. 군은 2009년 수립된 ‘국방개혁 2020’에 따라 2015년 이후 보충대 해체를 검토하기로 했으나 최근 수정된 ‘국방개혁 기본계획 2012-2030’에 의해 해체 시기를 2014년으로 앞당기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충대가 해체되면 지금까지 보충대로 가야 했던 신병들은 바로 자대에서 교육을 받고 배치되게 되며, 특기병들은 지금처럼 논산훈련소로 입대하게 된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사설] 오바마 2기 한반도 체제 변화 우리가 주도해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 성공은 큰 틀에서 미국의 대외정책 연속성을 담보한다는 점에서는 환영할 일로 평가된다. 다만 동북아를 중심으로 한 오바마 2기 4년의 대외환경이 내년에 출범할 우리의 차기 정부와 한·미 동맹의 장래에 새로운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는 점에서 면밀한 대응이 요구되는 게 현실이다. 당장 차기 정부와 오바마 2기 행정부는 2015년 전시작전통제권 이양을 계기로 한반도 안보협력의 새 틀을 짜야 한다. 최근 수개월째 이어져 온 한미연합사령부 존폐 논란이 말해주듯 34년째 유지돼 온 연합사 중심의 작전·지휘·군수 편제를 재편하는 일은 결코 섣불리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전격 해체하든, 핵심 기능을 담당할 미니 연합사를 새로 조직하든 한 치의 안보 공백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원칙 아래 추진돼야 한다. 대북 정책은 한·미 새 행정부에 더 큰 도전이다. 김정은 체제의 안착 여부가 가려질 향후 3~4년간 북한은 그 어느 때보다 격변의 시기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미 양국이 급변사태를 포함한 북한의 체제 변화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가 향후 한반도의 명운을 가를 공산이 크다. 4년 전 취임 때 대북 유화정책을 펴들었던 오바마는 달라지지 않는 북한의 모습을 보면서 강경노선 쪽으로 돌아섰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포기하는 가시적 조치를 취하지 않는 한 더 이상 대화는 없다고 선을 그은 상태다. 반면 오늘 출범하는 중국의 시진핑 당총서기 체제의 5기 지도부는 북한과의 정치경제적 거리를 한층 좁혀 나갈 전망이다. 남·북·미·중 4각 체제의 새 틀을 짜는 시점에 우리가 주도적 외교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면 자칫 미·중의 아시아 패권 경쟁의 틈바구니에서 한반도가 외세에 의해 휘둘리는 과거의 불행을 되풀이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새누리당 박근혜·민주통합당 문재인·무소속 안철수 후보는 저마다 전향적인 대북정책을 쏟아내며 남북관계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제 아무리 건설적이라 해도 대외 개방을 두려워하는 북한이 외면하면 그만이고, 따라서 미·중을 여하히 활용하느냐가 관건이다. 남북관계 개선에 힘쓰는 한편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치밀한 균형 외교를 전개함으로써 한반도 문제를 우리가 주도해 나가는 외교역량을 갖춰야 한다. 고조되는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흐름에 적극 대응하는 일도 중요하다. 애플과의 특허전에서 삼성에 참패를 안겨준 미 법원의 결정이나 현대·기아차 연비 표시 시정 요구 등 이미 미국 시장의 한국 견제는 노골화되기 시작했다. 원화 절상과 함께 빨간불이 켜진 수출전선에도 대선주자들이 눈을 돌려야 한다.
  • 대선 ‘뜨거운 감자’ 금융감독체계 개편 4가지 쟁점

    대선 ‘뜨거운 감자’ 금융감독체계 개편 4가지 쟁점

    금융감독 체계 개편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유력 대선 주자 3인 모두 현행 체계에는 문제가 있다는 태도여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하지만 감독 체계 개편은 매우 복잡한 방정식을 풀어야 답이 나오는 ‘뜨거운 감자’다. 핵심 쟁점은 크게 네 가지다. ① 정책과 감독 - 분리냐 통합이냐 학계는 ‘분리’로 기울고 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정책은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산업정책이고 금융감독은 금융산업 안정을 위한 규제정책으로 상호대립적 관계”라며 분리가 국제적 추세라고 주장했다. 김홍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금융정책은 공격적 성향을 가지는 영업전략인 반면, 금융감독은 방어적 성격을 가지는 위험관리로 본질적으로 상충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저축은행 사태도 ‘정책과 감독 공존’의 현행 시스템이 초래했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은 분리에 찬성이다. 금융위원회는 반대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금융감독 체계 개편’ 심포지엄에서 “거시경제의 4가지 축인 정책, 예산, 세제, 금융을 어떻게 조합하느냐에 따라 금융행정체계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모든 조합을 경험해 본 결과 현행 시스템이 가장 이상적인 방식”이라고 주장했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금융위 해체’ 방안에 반대 의견을 표시한 셈이다. 김 위원장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금융위가 있어 좀 더 신속하고 성공적인 (위기) 대응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감독 기구가 독립돼 있는 호주에서는 2001년 업계 2위 보험사 파산을 두고 서로 책임을 미루다 화를 키우기도 했다. ② 국제·국내금융 - 합칠 것이냐 뗄 것이냐 재정부가 갖고 있는 국제금융 업무와 금융위가 갖고 있는 국내 금융 업무를 합칠 것인지도 핵심 쟁점이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이를 합쳐 금융부를 신설하자는 입장이다. 이 경우, 감독과 정책 분리에 따른 거시건전성 감독 문제가 해결된다. 다만 국제금융이 거시 경제와 밀접한데 재정부에서 분리된다는 점,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담당하는 국고국 일부도 옮겨와야 한다는 점 등이 문제로 남는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 후보의 주장대로 금융정책을 재정부로 옮겨도 국내금융과 국제금융이 따로 노는 문제가 해결된다. 하지만 이렇게 되면 재정부가 예산, 금융, 세제를 모두 갖는 ‘공룡 부처’로 다시 돌아가게 된다. 외환위기를 야기한 한 요인으로 지목되는 구조다. “금융정책을 다시 가져오게 되면 예산은 떼어내야 할 것”이라는 말이 재정부 안에서 공공연히 도는 것도 이 같은 부담을 의식해서다. ③ 금감원 - 지금 이대로 vs 공무원화 문재인 후보와 안철수 후보는 금융위에 ‘감독’ 기능만 남겨 금감원과 합치겠다는 구상을 갖고 있다. 이 경우 통합조직을 지금처럼 민간 조직으로 둘지, 공무원 조직으로 바꿀지도 논란거리다. 선진국은 대부분 민간 형태다. ‘앞서가는 시장을 공무원들이 따라잡지 못한다.’는 등의 이유에서다. 이렇게 되면 외환위기 직후에 있었던, 최고의사결정기구 형태인 금융감독위원회가 다시 등장할 수 있다. ‘감독행정의 공권력화’ 문제가 남는다. 공무원 조직으로 바꾸면 1600여명의 공무원이 늘어나는 것에 대한 반감과 전문인력이 조직을 떠날 우려가 있다. ④ 소비자보호원 - 독립 vs 우산 아래 금융소비자보호원을 별도 기구로 독립시킬 것인지도 찬반이 갈린다. 김석동 위원장은 “금융소비자 보호는 시대적 과제”라며 “세계 추세도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 보호 기능을 따로 두는 ‘쌍봉형’(Twin Peaks) 체계”라고 지적했다. 반면, 권혁세 금감원장은 “건전성 감독과 소비자보호는 동전의 양면”이라며 별도 기구화에 반대했다. 현재 금융소비자보호원은 금감원 아래에 있다. 금감원은 피감기관인 금융기관이 내는 분담금으로 운영된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왕에 감독 체계를 개편한다면 분담금 방식도 개선해야 한다.”면서 “분담금 의존도를 점차 줄이는 대신 국고 지원을 늘려야 제대로 된 감독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김인철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금융감독 체계는 나라마다 달라서 진지한 분석이 필요하다.”면서 “규제 상충에 따른 비용 증가와 종합적 감시 실패로 소비자에게 오히려 피해를 줄 수도 있는 만큼 선거바람에 휩쓸리지 말고 새 정부가 심도 깊게 다뤄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국경제학회는 7일 은행회관에서 ‘10년 후를 내다보는 금융감독 체계 개편방향’ 토론회를 연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독과점 위주 이권경제 병폐 창의적 ‘보이는 손’이 ‘약손’”

    “독과점 위주 이권경제 병폐 창의적 ‘보이는 손’이 ‘약손’”

    인터넷을 뜨겁게 달군 ‘설탕담합 논쟁’의 당사자인 박창기(57) 전 ‘팍스넷’ 창업자가 최근 ‘혁신하라 한국경제’(창비 펴냄)를 펴내고, 대한민국의 경제를 개혁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설탕담합 논쟁’이 뭐냐고? 맷 데이먼이 주연한 2009년 영화 ‘인포먼트’가 다룬 실화를 말한다. 영화는 1992년 일본 아지노모토, 교와핫코, 제일제당과 대상(당시 미원) 등 5개 회사가 축산사료의 첨가물 라이신 시장에서 가격담합을 해 불과 몇 개월 만에 시장가격을 70% 상승시키고, 수년 동안 연간 3억 5000만 달러의 불법 이익을 취하다가 1995년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적발돼 처벌된 내용을 다뤘다. 1981년 삼성그룹에 공채로 입사한 박창기씨는 1982년부터 제일제당에 배속돼 일하면서 얻은 설탕업계의 담합과 관련된 정보를 17년 만인 최근 인터넷에 기고해 폭로했다. 이런 식이다. 우리나라 제당회사가 하는 일은 순도 98% 정도의 원당을 관세 3%에 수입해 공장에서 정제과정을 거쳐 99.9%의 설탕을 만들어 파는 일인데, 국제기술경쟁력도 필요 없고, 부가가치도 지극히 낮은 사업이다. 그런데 국가가 설탕 완제품에 대한 35% 수입관세를 50년간 유지하는 것은 해당 재벌기업에 국제 설탕 시세보다 훨씬 많이 폭리를 취하게 하는 것이고, 재벌기업이 이런 폭리를 취할 수 있는 배경에는 이들이 해당 정부부처의 관료들에게 로비를 벌인 덕분이라고 비판한다. 그는 공정거래법은 1963년 시멘트·제분·제당산업의 삼분 파동이 발생하면서 이들에 대한 가격규제를 하기 위해 탄생했는데, 어떻게 1991~2005년까지 설탕가격의 담합이 있었느냐고 반문한다. 런던과 뉴욕지점에서 4년씩 일하고 8년 만에 제일제당 서울본사에서 일하게 된 박창기는 관료 로비라는 ‘요직’을 맡게 됐는데, ‘범죄행위를 하기 싫어서’ 사직서를 던졌다고 했다. 당시 제일제당과 같은 설탕업계는 설탕가격 인상을 승인받기 위해 실구매가격보다 높은 가격으로 원당을 구매한 것처럼 계약서를 위조했다고 한다. 그가 제일제당 등과 ‘설탕담합 논쟁’에 뛰어든 것은 과거사를 고백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담합과 로비로 작동하는 독과점 위주의 ‘이권경제’에서 벗어나 창의적 지대(Rent)를 창출해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혁신경제’로 발전하는 데 필요한 방안을 제시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가 “박정희 시대에는 자본을 만들기 위해 이권경제를 용인할 수밖에 없었다. 삼성그룹은 설탕·밀가루·섬유산업에서 자본 축적을 했고, 현대그룹은 국가의 보호 아래 건설·토목·자동차산업으로 성장했다. SK그룹은 정유와 통신업을 국가에서 인수해 성장했다. 그러나 이제 재벌들도 충분한 자본과 기술력, 인재집단과 조직력이 생겼으니 이권사업에서 벗어나 혁신으로 나아가자.”고 제안하는 이유다. 박창기는 이권경제를 축소하면 경제민주화가 이뤄진다고 주장한다. 이권경제는 독과점을 유발하고 경제를 후퇴시키며 빈부격차를 확대하기 때문에 안 된다는 것이다. 경제민주화를 위해 ‘재벌 해체’가 거론되는데, 올바른 방향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이권경제를 어떻게 혁파할 것인가? 첫째, 설탕 수입관세를 현행 30%(2011년 5%P 인하)에서 5% 이하로 낮춰 원당관세 3%와 균형을 맞추자는 것이다. 그러면 전 세계 설탕공급업자들이 한국에 설탕을 공급하니 담합이 불가능하다. 둘째, 담합 행위를 징벌적 손해배상으로 벌하자고 했다. 미국은 담합으로 부당이익을 얻은 회사에 대해 수천억원의 배상은 물론 경영자들에게 3~9년의 실형을 선고한다고 한다. 또 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을 실토하면 사정을 봐주는 ‘리니언스 제도’를 실행하고 있지만, 재벌기업들의 면책 수단으로 악용되는 측면이 있어 자진신고를 할 경우 2년간의 피해액만 면제해주고 그 이전의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징계할 것을 권고한다. 노무현 정부 때 도입을 고려했던 ‘집단소송제’의 도입을 촉구했다. 과격하지만, 반독점법을 제정해 1911년 미국이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을 34개 독립회사로 해체한 것처럼 한다든지, 이권 추구가 기승을 부리는 분야를 공유화하는 방법도 제시한다. 고전경제학에서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욕망을 채우기 위해 이기적으로 행동할 때 ‘보이지 않는 손’(이른바 시장)이 작동해 구성원들이 모두 최적의 이익을 본다는 가설을 전제로 한다. 그러나 이 이론은 ‘내시평형이론’으로 깨졌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의 주인공 내시의 박사학위 논문인데, 자신의 이익을 위해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고 이기적으로 행동하면 모두 손해를 본다는 것을 논증했다. 2008년 세계적인 금융위기와 세계경제의 침체 등이 ‘보이지 않는 손’을 과신한 탓이었다면, 이제는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봐야 할 때라는 것. 어려운 경제적 개념을 상대적으로 쉽게 설명하고, 현실에 적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있는데, 박창기씨는 2008년 미네르바 사건이 터졌을 때 ‘진짜 미네르바’라는 오해를 받은 인물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한때는 사람의 온기로 가득찼을 터 이제는 바래진 기억을 담아봅니다

    한때는 사람의 온기로 가득찼을 터 이제는 바래진 기억을 담아봅니다

    요즘 새로 짓는 건물들이야 이런저런 놀이터를 만들어 두지만, 어릴 적 최고의 놀이터는 동네 빈터였다. 그 가운데 최고의 빈터는 공장터였다. 공장이 있던 자리이다 보니 다른 빈터와 달리 반질반질한 바닥이 아주 넓게 펼쳐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 위에서 신나게 뛰놀았던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12월 26일까지 서울 서소문동 대한항공 1층 일우스페이스에서 열리는 최영만 작가의 개인전 ‘터’(Lot)를 지켜보노라면 이 기억이 떠오른다. 작품에 따라 약간 기이하게 보이는 것도 있지만 작가의 작품은 대개 빈터다. 휑한 기운도 있지만 땅이 가진 두꺼운 질감 때문에 유화물감을 몇번이고 덮어 씌운 느낌이 나기도 한다. 작가의 고민은 한 화면에 시간을 담아내는 것이다. 사진은 순간이다. 찰나다. 맛깔나게 쓰인 단편소설처럼, 그 자체로 끝나지 않고 앞뒤로 연결된 이야기를 상상하게 만든다. 특징은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다. 단점을 극복하려는 작품들도 나온다. 어떤 작가는 구석구석 다 찍은 자신을 이어 붙여 입체적으로 만든다. 공간감을 준 게 아니라 사진으로 공간 그 자체를 만든 것이다. 그렇다면 시간은? 흘러가는 시간을 쓱 베어내는 게 아니라 쭉 담아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작가의 출발점이다. 작업방식은 이렇다. 어떤 이야기가 묻어 있을 것만 같은 곳을 대상으로 선정한다. 그리고 해당 지역을 1㎡ 단위로 재단한다. 그 다음은 이 재단한 단위별로 촬영을 진행한다. 이 사진들을 한데 모은 뒤 디지털 작업을 통해 미세하게 이어 붙인다. 그러니까 한 장의 사진이긴 한데 그 한 장의 사진 속에는 또 개별적으로 한 장씩 찍어 나가는 시간의 층위가 있다는 것이다. 사진이라는 매체가 가진 순간성을 해체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눈앞에 보이는 것은 찰나의 평면인데 실제로는 시간이 어긋난 단층이 되는 방식이다. 작가가 이런 작업을 시도한 것은 땅 그 자체만도 아니고 인간 그 자체만도 아니라, 인간과 땅의 관계를 다루고 싶어서다. “어려서부터 건설과 파괴현장이 주요 관심사였어요. 건설과 파괴는 사람과 가장 밀접한 현상인데 이상하게 그런 장소는 사람들 관심에서 벗어나 있고, 가까이 있더라도 관계자 외 출입금지 구역이지요.” 그 속살을 한번 들여다보고 싶었다는 얘기다. 그렇다고 해서 애잔하고 슬픈 것만은 아니다. “관심 있는 것은 애수나 향수 같은 게 아니라 변신이나 변형을 앞두고 축적하고 있는 에너지”라고 말했다. 터라는 제목도 사람과 땅을 매개한다는 취지에서 붙인 것이다. 그래서 작업 대상도 사람의 체온이 짙게 배어 있는 곳으로 고른다. 집이 있었던 곳, 거대한 상가건물이 있었던 곳, 그리고 한때 공장이었다 철거된 곳, 아니면 허물기 직전 건물의 옥상들이다. 인간의 체취가 조금 더 과격하게 남아 있는 곳도 골랐다. 한창 개발 중인 동부산관광단지에 가서 수천 채의 집과 건물이 파괴된 수만평의 땅 위에 섰다. 모든 것이 사라져 버린 그곳 위에서 같은 작업을 반복했다. 말끔하게 밀어버린, 혹은 이런저런 쓰레기가 어지러이 남아 있는 그곳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자글자글한 주름살처럼 남아 있는 균열들이다. 작가는 이걸 두고 “고려청자에 은근히 퍼져 있는 잔금보다 더 아름답다.”고 표현했다. 그게 인간이 땅에 남긴, 터가 지닌 체온이다. 이번 전시는 일우사진상 수상작가 선정 기념 전시다. (02)753-6502.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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