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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전 해체 핵심 ‘제염 기술’ 선진국의 70% 수준

    원전 해체 핵심 ‘제염 기술’ 선진국의 70% 수준

    지난 12일 국가에너지위원회의 ‘영구 가동 정지’ 권고로 우리나라 최초의 원자력발전소인 고리 1호기가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가게 됐다. 국내 첫 원전 폐로(廢爐)인 만큼 앞으로의 과정과 해체 기술 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원전 해체 방식은 크게 3가지다. 원전의 가동 정지와 동시에 해체하는 ‘즉시 해체’, 방사성물질의 반감기를 고려해 30~60년 시설을 폐쇄한 뒤 해체하는 ‘지연 해체’, 원전시설에 콘크리트를 부어 사용이 불가능하도록 하는 ‘영구 밀봉’이다. 영구 밀봉은 구소련 체르노빌 원전 사고 때 적용했던 것으로, 고리 1호기에 쓰일 가능성은 없다. 한국원자력연구원 제염해체연구본부 문제권 부장은 “경제성뿐만 아니라 얼마나 안전하게 해체할 수 있느냐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각국의 추세를 감안할 때 고리 1호기의 해체는 즉시 해체와 지연 해체의 2가지 방식이 절충된 형태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해체 기획→원전 특성 분석 및 운전 정지→해체 설계→제염→절단 및 철거→폐기물 처리→부지 복원→부지 규제 해제 순서로 진행된다. 운전 정지부터 해체 준비 과정에 5년, 제염·절단 및 철거·폐기물 처리에 10년, 환경 복원에 5년 등 통상 20년 정도가 걸린다. 원전 해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제염(除染) 과정이다. 제염은 김치를 담글 때 배추에 소금을 뿌려 숨을 죽여 부피를 줄이고 다루기 쉽게 만드는 것과 같은 원리다. 기계적·화학적·전기화학적·열적 방법으로 원전에 남아 있는 방사성물질을 제거하거나 최소화시켜 절단 및 철거 작업을 쉽게 만드는 기술이다. 미국과 일본, 독일 등 해체 기술 선진국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는 해체 준비 기술과 폐기물 처리 기술은 80% 가까이 확보돼 있지만, 핵심인 제염 기술은 70%, 절단 해체 기술은 60%에 불과하다. 원전 해체 관련 인력도 프랑스 원자력청에는 1000명 이상 있지만, 우리나라는 원자력연구원의 19명뿐이다. 서균렬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는 “원전 해체는 화학공학, 로봇공학, 환경공학, 토목,건축, 전자,기계공학 등 전 분야의 과학기술이 집약되는 종합 엔지니어링 기술”이라며 “우리나라는 해체 기술 확보뿐만 아니라 관련 인력 양성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고리원전 1호기 역사속으로] 여론·경제·안전성 반영… 폐로기술 선점 등 전략적 판단도

    [고리원전 1호기 역사속으로] 여론·경제·안전성 반영… 폐로기술 선점 등 전략적 판단도

    국내 최초 상업 원자력발전소인 부산 기장군의 고리 1호기가 2017년 6월을 끝으로 40년간 달려온 심장을 영원히 멈춘다.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2일 에너지위원회 회의를 주재한 뒤 “원전 산업의 중장기적인 발전을 위해 고리 1호기를 영구 정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면서 “고리 1호기의 계속운전을 원자력안전위원회에 신청하지 않는 게 좋겠다는 뜻을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에 권고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수원은 오는 16일 이사회를 열어 고리 1호기 수명 연장 여부를 최종 결정할 계획이지만 정치권에 이어 정부가 정한 방침을 뒤집을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고리 1호기의 가동 영구 중단 결정은 국내 37년 원전 역사상 처음이다. 정부는 폐로 권고 배경에 대해 “경제성, 안전성, 국민 수용성, 전력수급 영향, 미래 해체산업 대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한수원이 한전기술을 통해 최근 10개월간 진행한 고리 1호기의 안전성평가 결과를 토대로 안전성과 경제성이 담보된다면 계속 운전을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안전성평가에서 고리 1호기는 원자력안전법상 기준 158개 항목을 모두 만족시켰다. 경제성 평가에서도 계속운전을 할 때 1792억~2688억원의 이득이 날 것으로 분석됐다. 한수원 관계자는 “미국에서는 고리 1호기와 똑같은 형태의 원전 6기 가운데 5기가 60년 수명 연장 승인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부는 고리 1호기의 전력량이 전체 전력량의 0.5%에 불과하고 2030년 이후 가시화될 원전 해체시장에 대비해 핵심 해체기술 개발과 해체산업 육성, 원전산업의 전주기 경쟁력 확보를 위한 경험을 축적해야 한다며 폐로 결정의 당위성에 비중을 뒀다. 현재 우리나라의 해체 기술력은 선진국 대비 70% 수준이다. 특히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국내 원전 비리 등으로 심화된 국민 불안과 지역 반발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내년 총선을 앞둔 여야 정치권의 압박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용현 한양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기술적 안전성, 경제성 등 합리적 결정보다는 국민수용성이 더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배준호 한신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전부품 비리, 허위보고 등 그동안 잘못된 원전업계 관행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정부는 폐로가 확정된 고리 1호기의 해체 작업에 최소 15년 이상이 소요되고 6000억원의 비용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해체 작업도 해체 계획 승인이 이뤄지는 2022년 이후로 예상되지만 현재까지 해체 비용·방법·시기·지역 문제 등 정해진 것이 하나도 없어 원전 해체를 위한 사회적 갈등이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헌석 에너지정의행동 대표는 “즉시해체(10년 이상), 반감기를 활용한 지연해체(60년 이상), 폐기물 처리방식 등 해체 방법에 따라 비용도 달라지는 만큼 사회적 합의를 이뤄내기 위한 제대로 된 준비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서울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좌클릭’ 혁신위, 또다른 갈등 불씨

    재야 출신 진보적 색채가 도드라진 새정치민주연합 혁신위원회 인선을 놓고 비주류 일각에선 벌써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친노(친노무현) 대 비노(비노무현)’ 갈등으로 위기에 빠진 당을 살리고자 출범한 혁신위가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임박한 정무직 당직 인선에서 문재인 대표의 ‘탕평’ 의지에 관심이 쏠리는 까닭이다. 일부 비주류 인사들은 11일 ‘김상곤호’가 “범친노 운동권 인사로 편중됐다”며 반발했다. 호남 현역 의원 40% 물갈이 등 대대적 인적 교체를 주장했던 조국 서울대 교수의 참여에도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다.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친노와 486이야말로 혁신의 대상이자 과제란 점에서 적절치 않다. 운동권 이미지를 벗어나는 게 중요한데 학생회장 출신 위주의 구성도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말했다. 박주선 의원도 YTN 라디오에서 “가장 큰 혁신 과제가 문 대표 사퇴와 친노 해체인데, 혁신위가 그런 결정을 할지 회의적”이라고 지적했다. 비주류 반발에 대해 친노 인사들은 말을 아끼고 있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혁신위원 인선과 관련, 김상곤 위원장과 전혀 조율이 없었다”며 “뻔히 비주류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우리라고 이런 그림을 원했겠느냐”고 되물었다. 범친노로 분류되는 초선 의원은 “(참여정부 비서관 출신) 최인호 부산 사하갑 위원장을 빼면 딱히 친노라고 규정지을 만한 인물은 없다. 과거 운동권 출신이란 이유만으로 문제 삼는 시각도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혁신위 인선과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김 위원장에게 친노·비노는 고려 대상이 아니었고, 지역에서 좋은 평가를 받던 분들을 모시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최 위원장에 대한 비판도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원외위원장 몫의 혁신위원은 영남에서 나오는 게 낫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돌아온 파격

    돌아온 파격

    1990년대 대중음악계의 ‘파격의 아이콘’이었던 삐삐밴드(이윤정, 달파란, 박현준)가 18년 만에 다시 뭉쳤다. 이들은 12일 총 4곡의 신곡이 수록된 20주년 기념 앨범 ‘pppb’를 발표하고 활동을 재개한다. 데뷔 당시 일종의 문화 창작 집단을 표방하며 자연스럽게 뭉쳤던 것처럼 재결성도 물 흐르듯이 진행됐다. “마치 친정에 온 것 같은 느낌이었어요. 다른 아티스트들과 작업하면 서로 부딪치는 게 많은데 이번 앨범 작업은 익숙하고 편안했어요. 20년 가까이 서로 연락을 안 했는데 막힘이 없었고 예전 그대로라는 게 저도 참 신기했죠. 서로 관계가 변한 것은 아니니까요.”(이윤정) 당시 히스테리컬한 목소리에 파격적인 스타일을 선보였던 이윤정은 결혼을 해 이제 한 아이의 엄마가 됐다. 그는 “삐삐밴드는 아이를 낳은 것처럼 내 인생이 뒤바뀐 경험”이라면서 “이후 15년이나 스타일리스트 일도 했는데 아직도 많은 분들이 삐삐밴드로 기억한다”며 웃었다. 삐삐밴드는 국내 대표적인 헤비메탈 그룹 시나위와 H2O에서 베이시스트로 활동했던 달파란(강기영)과 H2O 출신 기타리스트 박현준이 보컬로 이윤정을 영입하면서 결성된 그룹이다. 1995년 키치적인 스타일을 가미한 펑크록으로 파란을 일으키며 등장했던 이들은 ‘안녕하세요’ ‘딸기’ ‘유쾌한씨의 껌 씹는 방법’ 등의 히트곡을 발표했지만 3년간의 활동 이후 돌연 해체했다. 달파란은 “당시 록음악계에 기타를 누가 빨리 치느냐 등 고도의 테크닉만을 겨루는 분위기가 있었는데 그게 싫었다. 편안하고 재미있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삐삐밴드를 만들었고 처음부터 3장의 앨범이 계약된 상태였다”고 회상했다. 이후 달파란은 일렉트로닉 음악은 물론 ‘달콤한 인생’ ‘도둑들’ ‘암살’ 등의 영화 음악 감독으로 활발하게 활동해 왔다. 이윤정은 EE라는 일렉트로닉 그룹에서, 박현준은 홍대 밴드 음악을 지키며 각자의 영역에서 음악 활동을 계속해 왔다. 달파란은 “저 역시 음악으로 내러티브를 만들고 감정을 살리는 영화 음악 작업을 하면서 풍성해졌고, 다른 멤버들도 음악적 취향이 넓어지고 다양해져서 오랜만에 만났지만 어색함이 없었다”면서 “지난해 재결성 제의를 받고 올해 1월부터 짬짬이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번 20주년 기념 앨범에서도 자유롭게 이야기를 만들고 이를 노래로 만드는 과정을 통해 신곡들이 탄생했다. 세상 모든 것이 지긋지긋하다는 대화에서 시작된 ‘ㅈㄱㅈㄱ’, 토끼가 뛰어가는 듯한 리듬에서 영감을 얻은 ‘로보트 가나다 라마바’, 일렉트로닉 작법을 21세기형으로 진화시킨 타이틀곡 ‘오버 앤 오버’ 등 독특한 감성은 여전하다. “많은 시간을 함께하지는 못했지만 리듬이나 가사를 함께 의논하는 자체가 좋았어요. 새로운 스타일을 만든다기보다 어떤 리듬을 타면서 함께 곡을 만들었죠.”(박현준) 앞으로 주로 공연을 통해 관객들을 만날 예정이다. 멤버 모두가 40대에 접어들었지만 파격적인 행보는 계속될까. “당시 활동했던 가수들은 똑같은 노래를 립싱크하는 걸 죽도록 싫어했는데, 저는 라이브로 멜로디를 바꾸고 가사를 바꿔도 멤버들에게 타박을 듣지 않았죠. 아이돌을 포장해서 내놓는 시대에 그런 우리가 독특해 보였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자연스러운 것이 파격으로 비쳤던 때죠. 꼭 파격을 고집하는 건 아니지만 몸과 마음이 내키는 대로 음악을 할 생각이에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엠블랙 컴백, 멤버 탈퇴 후 솔직한 첫 심경

    엠블랙 컴백, 멤버 탈퇴 후 솔직한 첫 심경

    그룹 엠블랙이 3인조로 돌아왔다. 9일 서울 강남구 선릉로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여덟 번째 미니앨범 ‘미러’(Mirror)의 쇼케이스를 통해서다. 지난해 11월 열린 커튼콜 콘서트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그간 엠블랙은 멤버 이준과 천둥의 이탈을 경험하는 힘들고 아픈 시기를 겪었다. 하지만 쇼케이스 현장에서 엠블랙 멤버들(승호, 지오, 미르)은 시종일관 밝은 모습을 보여주며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지오는 “오랜 시간 동안 각자 많은 생각이 있었을 것 같다. 처음에는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을 부정하며 서로 조금의 미운털이 있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은 아마 모두 좋은 생각들만 하고 있을 것이다. 엠블랙 역시도 그래서 이렇게 앨범을 발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승호는 “한 팀의 리더로서 팀이 해체되는 것을 원치 않았다. 그래서 사실 (이준과 천둥에게) 섭섭함을 많이 느꼈다”면서 “하지만 심적으로 힘들었던 시간을 보내면서 굉장히 많은 생각을 했다. 화끈하게 이야기 드리고 싶지만 그래도 그간의 지내왔던 좋았던 추억들만 생각하고 싶고, 서로 윈윈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공개된 타이틀곡 ‘거울’은 자리에 참석한 이들에게 많은 궁금증을 일으켰다. 아무 말 없이 떠나버린 소중한 사람의 배신과 남겨진 사람들의 아픔을 이야기하는 가사가 엠블랙의 얼마 전 상황과 맞물렸기 때문이다. ‘거울’이 탈퇴한 두 멤버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엠블랙 지오는 “전 멤버들을 겨냥한 것은 아니고 저희가 사실 사랑을 자주 할 수 있는 상황이 못 되다 보니 저희가 처해 있는 상황을 사랑이야기로 대입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엠블랙은 ‘남겨진 멤버 3명’이라는 타이틀이 아닌 새롭게 재편한 3인조로서 더욱 멋진 모습을 보여주기 원했다. 지오는 “좋은 음악을 계속해서 들려 드려야 하고 팬분들이 남아계시는 한 저희가 팬분들에게 받은 사랑을 끝까지 보답해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에 미르는 “자만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 마이크를 잡고 사는 한 배움의 자세로 살겠다”고 거들었고, 승호도 “이번 일로 다시 한번 초심으로 돌아가는 계기가 됐다. 더 멋진 모습과 음악을 보여드리겠다”며 앞으로의 각오를 밝혔다. 아픔을 딛고 3인조로서 새로운 컴백을 알린 엠블랙은 여덟 번째 미니앨범 ‘미러’(Mirror)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글·영상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기고] 근로자 건강, 예방 문화가 중요하다/김양호 울산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기고] 근로자 건강, 예방 문화가 중요하다/김양호 울산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

    우리나라의 재해율·산재사망률 등은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한 해에 산업재해자가 9만여명 발생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900명 이상이 일터 사고로 생명을 잃고 있다. 사고사망만인율(노동자 1만명당 사망 인원)은 산업안전 주요 선진국보다 2배에서 4배 정도 높은 수준이다. 2014년 업무상 질병자 수는 7678명이며, 업무 관련성 근골격계 질환이 약 3분의2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직업성암, 생식독성, 직무스트레스 또는 감정노동으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근로 형태 및 근로 환경이 다양해지면서 발생하는 일터의 다양한 위험 요인도 문제로 등장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는 성숙한 안전문화가 필요하다. ‘안전문화’란 “개인이나 집단의 가치, 태도, 인식, 역량 그리고 행동양식의 산물로서 조직 안전보건 경영의 실행, 방식과 숙련도 등을 결정”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안전문화’라는 용어는 1986년 소련 체르노빌 원자력 누출 사고에 따른 국제원자력안전자문단(INSAG)의 보고서에서 처음 사용했는데, “사고의 원인은 안전보건 관리 시스템 등 제도가 없어서가 아니라 제도를 실제로 움직이게 하는 안전문화가 없기 때문이다”라고 진단했다. 어떠한 사업장, 어느 조직이든 안전문화를 갖고 있다. 안전문화의 성숙도에 따라 병적 안전문화부터 긍정적인 안전문화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한다. 미성숙한 안전문화가 안전보건 관리 시스템을 제대로 작동시키는 긍정적인 안전문화가 되려면 문화의 변화를 꾀해야 한다. 물론 샤인 교수가 지적한 대로 조직의 안전문화를 변화시키는 것은 용이한 것이 아니며, 장기간에 걸친 기존 가치의 해체-변화-재구축의 과정을 밟아야 한다. 조직문화의 변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리더십과 조직 구성원들의 실천을 통한 학습이다. 이것이 결여되면 근본적인 안전문화의 변화는 어렵고, 피상적인 변화만 일어나게 되고 변화가 지속되지 못한다. 무엇보다 변화의 과정을 잘 이해해 꾸준하고 장기적인 전망을 가지고 안전문화의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까지 우리 사회에 안전불감증으로 인해 발생한 큰 사고를 안전문화 차원의 변화로 연결하지 못한 것은 참으로 아쉬운 일이었다. 근로자의 건강 증진 및 직업병 예방을 위해 전 세계 산업보건 전문가들이 모여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세계 최대의 국제학술대회 제31회 국제산업보건대회가 지난달 31일부터 5일까지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다. 국제산업보건대회를 맞이해 안전 및 예방문화를 가꾸어 사고 및 직업병을 예방하고, 사업장에서의 안전보건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사업장에서의 긍정적인 안전문화가 한국 사회 전체로 확산돼 예방문화가 사회적·국가적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면, 우리나라에서 국제산업보건대회를 개최하는 의의는 충분할 것이다.
  • [사설] 이번엔 질병관리본부를 해체할 건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어제까지 30명으로 늘어났다. 격리된 사람만 1300명이 훌쩍 넘는다. 전국에서 500개가 넘는 학교와 유치원이 휴업에 들어갔다. “3차 감염자가 나올 가능성은 거의 없다”던 방역 당국의 전망도 거짓말로 확인됐다. 정부의 방역 체계는 무너졌다. 환자가 얼마나 더 늘어날지, 지역사회에까지 광범위하게 확산될지 여부도 예측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국민들은 걷잡을 수 없는 불안과 공포에 떨고 있다. 가뜩이나 바닥인 경기에도 직격탄이 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 등 외국 관광객들은 앞다퉈 한국 방문을 취소하고 있다. 백화점 매출도 줄고 음식점 예약 취소가 폭주하는 등 소비는 더 꽁꽁 얼어붙었다. ‘메르스 오염 지역’으로 알려지면서 국제적인 신인도도 추락했다. ‘국가비상사태’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가 됐다. 조만간 사태가 진정되지 않으면 대재앙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 모든 게 무능한 정부의 책임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사태가 심각하게 돌아가자 뒤늦게 박근혜 대통령도 어제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메르스 관련 긴급점검회의를 주재했다. 5월 20일 첫 환자가 발생한 뒤 2주일 만이다. 전형적인 ‘뒷북대응’이다. 전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병이 창궐한 만큼 처음부터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챙겼어야 할 일이다. “국가적인 역량을 총동원하라”는 지시만 하고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총리 대행에게만 맡겨 둬서 될 일이 아니었다. 비상시에는 비상한 대응을 하는 게 정상이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시사하며 국회와 힘겨루기를 하는 모습만 보인 것도 국민 정서와는 거리가 있을 수도 있다. 처음부터 메르스 사태를 가볍게 봤다면 보고가 잘못됐거나 아니면 국정 현안의 우선순위에 대한 기본적인 판단이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오죽하면 여당 중진인 이재오 의원이 “청와대는 할 말이 있어도 메르스가 해결된 뒤 해야 한다. 오늘부터는 정쟁 유발 발언을 그만하자”고 했겠나. 최근 ‘메르스 사태’는 1년 전 세월호 사고 때의 판박이다. 초기 대응에 실패해 ‘골든타임’을 놓치고 엄청난 화를 불러왔다는 게 같다. 이후 대응도 닮아 있다. 컨트롤타워도 없고 매뉴얼도 있으나 마나다. 정부 부처마다 저마다 우왕좌왕하며 손을 놓고 있는 것도 똑같다. 세월호 사고 이후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 새로운 정부 조직을 만들고, 시스템을 고친다고 난리를 쳤지만 말뿐이었다. 이번엔 어떤 대책을 내놓을 건가. 세월호 참사를 이유로 해양경찰청을 없앴듯이 이젠 질병관리본부를 해체할 건가.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보다 무섭다’고 했지만 무능하고 무책임한 정부도 그에 못지않게 국민들을 불행하게 한다. 초기 대응에는 실패했지만 후속 대응에서는 더이상 우왕좌왕해서는 안 된다. 모든 부처가 역량을 다 합쳐 메르스가 지역사회로까지 더 확산되는 걸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야 한다. 2003년 사스가 창궐할 때 “전쟁하듯 사스를 막았다”던 고건 전 총리의 각오를 본보기로 삼아야 한다. 국민의 신뢰를 완전히 잃지 않으려면 위기관리 능력이 있다는 것을 늦었지만 이제라도 제대로 입증해야 한다.
  • ‘집밥 백선생’ 백종원, 고깃집 볶음밥 제대로 만드는 법 공개

    ‘집밥 백선생’ 백종원, 고깃집 볶음밥 제대로 만드는 법 공개

    ‘집밥 백선생’ ‘집밥 백선생’ 백종원이 고깃집 볶음밥 레시피를 공개했다. 2일 방송된 tvN ‘집밥 백선생’에서는 백종원이 요리를 하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육류 중 하나인 돼지고기의 각 부위를 제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통돼지 해체 시범을 보이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백종원은 돼지고기를 볶아먹은 후 맛있는 고기 마무리를 위한 백종원표 볶음밥 팁을 공개했다. 백종원은 “볶음밥을 맛있게 먹으려면 남은 고기를 최대한 잘게 썰어야 한다”며 고소한 고기 기름이 나오도록 했다. 이어 백종원은 “파무침을 과할 정도로 많이 넣고 파향이 퍼질 때쯤 김치를 넣으면 된다”며 “여기에 고춧가루를 넣으면 색감이 산다. 또한 볶음밥의 포인트는 기름장이므로 듬뿍 넣어준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일 마지막에 공깃밥을 넣어야 한다”며 “어느 정도 볶아졌을 때 숟가락으로 꾹꾹 눌러 핀다. 그 후 연기가 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집밥 백선생’은 매주 화요일 오후 9시 40분 방송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집밥 백선생 백종원, 통돼지 해체 작업 선보여.. ‘눈길’

    집밥 백선생 백종원, 통돼지 해체 작업 선보여.. ‘눈길’

    2일 방송된 tvN ‘집밥 백선생’ 3회에서는 백종원이 요리를 하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육류 중 하나인 돼지의 각 부위를 제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통돼지 해체 시범을 보이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날 백종원은 돼지를 해체하며 돼지의 각 부위를 설명했다. 백종원은 고기와 찰떡 궁합인 백종원표 파절이 레시피도 공개했다. 먼저 그릇에 진간장을 가득 부은 백종원은 “사과 식초가 아닌 양조 식초 약간을 넣고 저어주면 된다. 그리고 여기에 단 맛을 첨가하면 된다”라며 설탕통을 집어들었다. 백종원은 설탕 한 숟갈을 넣고 잠깐 멈칫하더니 “설탕이 너무 많아 보이냐”라며 “요즘 설탕 많이 쓴다고 소문이 나서…”라고 말을 흐려 웃음을 자아냈다. 뉴스팀 seoulen@seoul.co.kr
  • 집밥 백선생 백종원, ‘백종원 표 볶음밥 레시피 공개’ 초간단 파절이 노하우까지 ‘군침’

    집밥 백선생 백종원, ‘백종원 표 볶음밥 레시피 공개’ 초간단 파절이 노하우까지 ‘군침’

    집밥 백선생 백종원, ‘백종원 표 볶음밥 레시피 공개’ 초간단 파절이 팁까지? ‘군침돌아’ ‘집밥 백선생 백종원’ ‘집밥 백선생’ 백종원이 통돼지 해체 시범 작업을 선보였다. 2일 방송된 tvN ‘집밥 백선생’ 3회에서는 백종원이 요리를 하며 가장 많이 사용하는 육류 중 하나인 돼지의 각 부위를 제자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통돼지 해체 시범을 보이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날 백종원은 돼지를 해체하며 돼지의 각 부위를 설명했다. 또 삼겹살 부위를 포함해 갈매기살과 목살, 항정살 등의 특징에 대해서도 상세하게 언급했다. 이어 백종원은 돼지고기를 볶아먹은 후 마무리를 위한 백종원표 볶음밥 레시피를 공개했다. 백종원은 “볶음밥을 맛있게 먹으려면 남은 고기를 최대한 잘게 썰어야 한다”며 고소한 고기 기름이 나오도록 했다. 이어 백종원은 “파무침을 과할 정도로 많이 넣고 파향이 퍼질 때쯤 김치를 넣으면 된다”며 “여기에 고춧가루를 넣으면 색감이 산다. 또한 볶음밥의 포인트는 기름장이므로 듬뿍 넣어준다”고 설명했다다. 마지막으로 그는 “제일 마지막에 공깃밥을 넣어야 한다”며 “어느 정도 볶아졌을 때 숟가락으로 꾹꾹 눌러 핀다. 그 후 연기가 날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고 덧붙였다. 백종원은 고기와 찰떡 궁합인 백종원표 파절이 레시피도 공개했다. 먼저 그릇에 진간장을 가득 부은 백종원은 “사과 식초가 아닌 양조 식초 약간을 넣고 저어주면 된다. 그리고 여기에 단 맛을 첨가하면 된다”라며 설탕통을 집어들었다. 백종원은 설탕 한 숟갈을 넣고 잠깐 멈칫하더니 “설탕이 너무 많아 보이냐”라며 “요즘 설탕 많이 쓴다고 소문이 나서…”라고 말을 흐려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백종원은 “고춧가루를 과하게 넣어야 한다”라며 “액체를 된 상태가 될 정도로 많이 넣으면 된다. 그리고 여기에 간마늘을 넣으면 파절이 양념이 완성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집밥백선생’은 요리 초보인 남성 연예인들이 1인분 요리를 넘어서 한상차림까지, 한식으로부터 중식, 양식, 디저트에 이르는 다양한 요리를 할 수 있는 ‘요리인간’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을 담는 예능프로그램이다. 요리사 백종원을 주축으로 윤상, 김구라, 박정철, 손호준이 출연한다. 사진=tvN 집밥 백선생 방송캡처(집밥 백선생 백종원)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집밥 백선생’ 슈가보이 백종원, 시청률 보증수표 된 이유는

    ‘집밥 백선생’ 슈가보이 백종원, 시청률 보증수표 된 이유는

    ‘집밥 백선생’ 평균 3.8%, 최고 4.8%로 동시간대 1위  ‘백선생’ 백종원이 시청자의 입맛을 자극하며 시청률 보증수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2일 방송된 tvN ‘집밥 백선생’이 평균 3.8%, 최고 4.8%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기준)을 기록하며 자체 최고치를 경신했다. 동시간대 케이블과 종편 프로그램 중 가장 높은 시청률이다. 이날 방송에서 백종원은 ‘집밥 백선생’ 제자들을 위해 통돼지 한 마리를 직접 발골(發骨) 하는 놀라운 해체쇼를 선보였다. 백종원은 그림으로 배우는 것 보다 직접 보는게 좋다며, 직접 돼지의 각 부위를 분류했다. 해박한 요리지식만큼이나 백종원의 리더십이 인기비결로 꼽히고 있다. 백종원은 푸근하게 때로는 카리스마 있게 김구라, 윤상, 손호준, 박정철 네 사람의 요리실력을 향상시키고 있다. 손호준은 돼지 등뼈를 넣은 김치찌개를 끓여 멤버들의 극찬을 받았고, 박정철은 백종원의 가르침을 살려 망설임 없이 밥을 짓고 요리를 했다. 요리불통 김구라는 다양한 음식을 먹어본 경험을 살려 창의적인 볶음밥으로 백종원을 놀라게 했다.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백종원 레시피가 실력과 자신감을 키운 제자들로 하여금 도전 의욕을 불태우며 앞으로의 더 큰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집밥 백선생’을 연출하는 CJ E&M의 고민구 PD는 “백종원 씨가 마치 우리 프로그램의 메인 작가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며 백종원의 진행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백종원의 ‘집밥 백선생’이 그 레시피만큼이나 매력적인 ‘슈가보이’ 백종원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TV앞으로 모이게 하고 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78억대 밍크고래 불법 유통 어떻게 적발했나

    불법 포획된 밍크고래가 유명 고래 고기 전문 식당 등에 대량 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불법으로 잡은 고래 고기를 시중에 유통한 혐의(식품위생법 위반 등)로 이모(48)씨를 구속하고 다른 유통업자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또 이들로부터 고래 고기를 사들인 식당 업주 8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 등 유통업자들은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고래잡이 어선에서 불법으로 잡은 밍크고래 고기 26t(대형 밍크고래 30마리 분량·시가 78억원 상당)을 영남 지역 고래 고기 전문 식당과 횟집 등에 시중보다 싼 값에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유통한 고래 고기의 시료를 채취해 고래연구소에 보내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합법적으로 유통된 고래의 유전자와 일치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 구속된 이씨 등 유통업자들은 단속을 피하려고 속칭 대포폰, 대포통장, 대포차량을 사용했고 밍크고래 전문 불법 포획 업자로부터 야간에 인적이 드문 길에서 고래 고기를 공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전문 조직이 밍크고래를 잡아 선상에서 해체한 뒤 은밀하게 유통업자들에게 넘겼고, 이씨는 냉동시설이 없는 자신의 승용차로 운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한 땀, 한 땀 南北을 엮다

    한 땀, 한 땀 南北을 엮다

    현란한 이미지와 화려한 색상이 눈길을 끄는 추상적인 화면, 어렴풋이 짧은 문구들이 드러나 보인다. ‘당신도 외롭나요?’,‘처음에는 암흑이에요’,‘그대여, 나와 같다면’ ‘돈은 결코 잠들지 않는다’…. 아크릴 물감으로 그린 팝아트 작품이겠거니 하고 가까이 다가서면 예상을 뒤엎는 디테일이 눈앞에 펼쳐진다. 100호를 넘는 커다란 화면을 갖가지 색깔의 비단실로 한 땀 한 땀 떠서 빼곡하게 메웠다.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을 자수는 북한의 자수 공예가들이 했다는 얘기에 또 한번 놀란다. 다양한 방식으로 부조리한 세상과 역사를 패러디하며 거침없는 메시지를 던져 온 작가 함경아(48)가 서울 사간동 국제갤러리에서 북한의 자수 공예가들이 작가의 이미지를 받아 손자수로 완성한 대규모의 신작 자수회화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스케일이 큰 작품들은 제작하는 과정 자체가 예술이다. 작가는 의미 있는 이미지들을 찾아내 디지털 작업으로 그림을 완성한 뒤 확대한다. 픽셀화된 이미지를 천에 프린트해서 중국을 통해 북한으로 보내면 자수 공예가들은 픽셀 하나하나에 한 땀 한 땀 수를 놓는다. 갤러리에서 만난 작가는 “분단된 남과 북의 물리적 장벽, 이데올로기의 장벽을 예술가인 내가 어떤 방식으로 뛰어넘을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며 “자수를 놓는 작업 과정에서 북의 공예가들이 남쪽에서 제가 보낸 도안상의 이미지와 색채, 텍스트를 지속적으로 접하도록 하면서 소통을 시도했다”고 설명했다. 완성된 결과물은 같은 경로를 통해 남측의 작가에게 전달된다. 간혹 불가항력적 요소들로 인해 압류되거나 행방불명이 되기도 하고 작품을 수주하고 전달받기까지 1년 가까이 걸린다. 국제갤러리의 K2 공간에 전시되는 ‘위장술 속 SMS 시리즈’와 K3공간의 거대한 샹들리에 이미지를 담은 ‘당신이 보는 것은 보이지 않는 것이다/다섯 개의 도시를 위한 샹들리에’ 시리즈는 이런 과정을 거쳐 만들어졌다. 달리 말하자면 함경아의 자수회화는 남과 북, 그리고 중간자의 공동작품이다. 보이지는 않지만 작품 앞에 서면 땀과 노력을 쏟은 ‘누군가’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그러나 몇 명이 어떤 환경에서 작업했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작품 설명은 길어질 수밖에 없다. ‘북한 손자수, 커튼 위에 비단실, 중간자, 분노, 검열, 3700시간, 4명’. 작가는 “클릭 한 번 하면 수많은 정보를 받아보는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방식의 노동집약적인 자수라는 매체를 대안적 소통방식으로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자수작품은 이미지로 재구성된 작가의 예술적 기획이 보이지 않는 타자의 노동행위를 통해 구체적인 작업으로 구현된 소통의 매개체인 셈이다. 그의 자수프로젝트는 집 앞에서 북측이 날려보낸 ‘삐라(전단)’를 발견한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허구적 프로파간다를 상징하는 삐라를 대면하면서 북쪽에 있는 불특정한 대상들에게 전달되는 예술적 메시지를 기획하게 된다. 2008년 첫 메시지로 병풍이미지를 보냈다. 포기하고 있을 무렵 기적처럼 답이 돌아왔다. 2009년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자폭탄 폭발 당시 발생한 버섯구름을 손자수로 제작한 작품들을 제 6회 아시아-태평양 트리엔날레에 선보였다. 이후 그는 전쟁에 관한 역사적이고 동시대적인 이미지들을 콜라주로 제작한 뒤 북한에 전달해 손자수로 작품을 완성했다. 이번 전시에 선보인 추상적인 이미지의 ‘위장술 속 SMS 시리즈’는 해체된 형상과 군사적 위장술을 연상시키는 은유적 단어, 대중가요 가사들이 혼합된 화려한 색채의 작품들로 구성된다. 작품 속의 이미지들은 은연 중에 지배권력에 대한 모종의 비평적 암시들을 내포하고 있다. ‘당신이 보는 것은’에서 거대한 샹들리에는 바람에 흔들리거나 바닥에 추락한 상태로 표현돼 있다. 작가는 “무너진 샹들리에, 희미한 불빛을 통해 거대 권력, 이념이나 담론의 불완전성, 추락이나 붕괴를 은유하고자 했다.”며 “시각적으로는 화려한 샹들리에지만 이 이미지의 이면에는 한 땀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바친 북한의 자수 공예가들과 분단의 역사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의 고통이 숨겨져 있다”고 말했다. 이번 개인전에 붙여진 제목은 ‘유령의 발자국들(Phantom Footsteps)’이다. 보이지 않는 유령이 남긴 발자국처럼 실체가 아닌 것들이 실체를 구현해내는 역설적인 현상을 함축한다. 전시는 7월 5일까지.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4부)뜨고 지는 기업&기업인 크라운·해태제과그룹] 해태제과, 순수 민족자본·기술로 세워진 국내 첫 식품회사

    2005년 크라운제과에 인수되기 전까지 해태제과는 1945년 광복 이후 순수한 민족자본과 우리 기술로 세워진 국내 최초의 식품회사였다. 고 박병규, 민후식, 신덕발, 한달성씨 등 4명은 일제시대 제과회사였던 영강제과에서 같이 근무했던 동료 사이로 이들은 1945년 10월 3일 ‘해태제과 합명회사’를 공동 창업했다. 이후 박 창업주가 타계하자 1981년 박 창업주의 장남 박건배(66) 전 해태그룹 회장이 그룹을 이끌었다. 해태그룹은 1997년 주력사인 해태제과가 부도를 내면서 해체 수준을 밟기 전까지 재계 서열 24위에 올라 있던 대그룹이었다. 하지만 박 전 회장은 인켈 인수 등 비식품 분야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다 자금난으로 결국 부도를 냈다. 박 전 회장은 부도 이후 위장 계열사 6곳을 경영하면서 계열사 자금 35억 4000만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2008년 징역 1년 6개월이 선고됐지만 2010년 광복절 특별사면을 받았다. 이후 박 전 회장은 경영 일선에 복귀하지 않고 있다. 박 전 회장의 2남 1녀 가운데 장남 박재범(38)씨는 국내 1위 와인 수입사인 금양인터내셔날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해태제과는 그 존재 자체로 국내 제과업계의 역사를 썼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해태제과는 설립과 동시에 만든 연양갱을 시작으로 올해로 45살이 된 국내 최초 아이스크림콘 부라보콘에 이어 맛동산, 에이스, 샤브레, 누가바, 바밤바, 오예스, 홈런볼 등 지금까지 사랑받는 제품들을 봇물처럼 출시하며 해태제과의 부흥기를 이끌었다. 올해 고희(古稀·70)를 맞은 해태제과는 지난해 스낵업계 신드롬을 일으킨 ‘허니버터칩’으로 제2의 전성기를 준비하고 있다. 2년 가까운 연구 끝에 개발된 허니버터칩은 짠맛 일색의 제품들이 주류를 이루던 감자칩 시장을 ‘단맛 감자칩’으로 일순간에 바꿔 버리며 단숨에 스낵시장 1위로 뛰어오른 제품이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보이콧” 경고음…불안한 월드컵

    제프 블라터(79·스위스)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이 무난히 5선 고지를 밟았지만 내홍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유럽축구연맹(UEFA)이 선거 전에 2018년 러시아월드컵을 보이콧할 수 있다는 경고를 날린 데 이어 2022년 카타르월드컵 개최지 선정이 변경될 여지가 있다는 언급까지 나왔다. 그레그 다이크 잉글랜드 축구협회(FA) 회장은 지난 31일 영국의 PA통신과의 인터뷰를 통해 “2022년 월드컵이 여전히 카타르에서 개최될 것이라고들 하지만 내가 보기엔 확신할 수 없다”면서 “어느 조그마한 나라가 아니라 스위스 당국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부패 행위가 밝혀진다면 카타르월드컵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블라터 회장이 수장으로 있는 한 잉글랜드는 월드컵 유치에 나서지 않을 것이며, 그가 물러나야 미래를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카타르월드컵이 취소될 경우 영국이 2022년 대회 유치에 나설지에 대해선 언급을 회피했다. 블라터 회장이 정적들을 비난한 데 대해서는 “다소 피해망상에 사로잡혀 있는 것 같다”며 “그가 회장직을 오래 유지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비꼬았다. FA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윌리엄 영국 왕세손도 이번 추문을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동계올림픽 유치 비리에 빗대는 성명을 발표했다. FIFA 총회에서 부회장으로 선출된 데이비드 길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사장은 블라터 회장의 연임에 반대해 사퇴했고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 대한 유럽 국가들의 보이콧 움직임도 관측돼 ‘반쪽 월드컵’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 BBC는 바클레이즈와 스탠다드차타드 등 영국 은행 두 곳이 FIFA 간부들의 부패에 연루됐는지 내부감사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기소한 14명의 공소장에는 두 곳 말고도 HSBC가 등장하는데 HSBC와 바클레이즈는 사실 확인을 거부한 반면, 스탠다드차타드는 내부감사가 진행 중이란 점을 시인했다고 덧붙였다. 블라터 회장은 총회 다음날 “간부 9명이 (미국 법무부에 의해) 기소된 건 대수롭지 않은 일”이란 견해를 밝혔다. BBC에 따르면 그는 스위스 취리히의 FIFA 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문제는 미주대륙을 담당하는 스포츠 마케팅 회사와 관련된 법률 위반”이라며 “이것에 FIFA가 직접 영향을 받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2010년 남아공월드컵 개최와 관련해 1000만 달러의 뇌물을 승인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익명의 FIFA 간부가 자신이 아니라고 항변했다. 아울러 UEFA는 FIFA가 권장하는 윤리위원회도 구성하지 않았다고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지난 29일 리처드 웨버 미 연방국세청(IRS) 범죄수사국장이 “추가로 기소가 이뤄질 것이라는 데 상당한 확신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또 차기 미국 대선 출마가 확실시되는 존 매케인 공화당 상원의원이 “스위스에서 FIFA 간부를 체포한 것은 불충분하다”며 미군을 동원해서라도 “반드시 FIFA를 해체, 파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한편 아시아축구연맹(AFC)은 선거를 앞두고 블라터 회장을 지지한 대가로 러시아와 카타르월드컵의 대륙별 출전 쿼터를 종전 4.5장으로 지키는 데 성공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이지혜 서지영, “철없이 사고 친 서지영과 진심 어린 화해” 무슨 일 있었나?

    이지혜 서지영, “철없이 사고 친 서지영과 진심 어린 화해” 무슨 일 있었나?

    ‘이지혜 서지영’ 가수 이지혜가 그동안의 솔직한 마음을 전했다. 이지혜는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안녕하세요. 이지혜입니다. 오랫만입니다”라는 인사로 시작되는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이지혜는 “방송을 통해서만 인사드리다가 이렇게 SNS을 통해 글로 말하려 하니... 왠지 떨리기도 하고 그렇습니다”라며 “늘 방송에선 짧은 시간을 통해 다 보여드려야 한다는 한계가 있어서 팬 여러분과의 진심 어린 이야기를 할 기회가 없었던 것 같아요. 이런 기회가 저에겐 다신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오늘은 용기 내어 글을 써 봅니다”라고 적었다. 그는 “샵의 이지혜로 17년을 살아오면서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그래도 여러분들이 여전히 기억해 주시는 저의 모습은 샵의 보컬로서 또 열심히 하는 예능인(?)으로서의 모습일 꺼라 생각합니다. 가수로 홀로서기의 기회는 몇 번 있었지만 좋은 성과를 내지 못했고 그래서 더더욱 가수로서의 입지는 굳히지 못한 채 여전히 해체한 그룹 샵의 이지혜로 남아있는 저의 모습을 보았습니다”라며 “가수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저의 꿈은 현실에서의 내 모습으론 포기 해야 할 것만 같은 생각에 사로잡혀 꽤 오랜 시간을 외면했던 것 같습니다”라고 그동안의 힘든 시간을 털어놨다. 이지혜는 “힘든 시간이었지만.. 그 상처와 시행착오들은 저를 다시 재정비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줬습니다. 오히려 그 시간을 통해 처음에 제가 가졌던 열정과 음악에 대한 사랑이 다시 살아날 수 있었던 시간이 된 것 같습니다. 저에게 샵이라는 이름은 땔래야 땔 수 없는 소중한 추억이자 지금의 저를 있게 해준 시작점입니다”라고 데뷔 그룹인 샵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또 이지혜는 샵의 멤버였던 서지영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10여년이 지난 이야기지만 한때의 큰 사건은 이제 시간이 흘러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게 되었고.. 돌아보니 소중한 인연들을 놓치고 살았던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릴 때 철없이 사고친(?)저와 제 동생 지영이는 이제 서로의 소중함과 감사함 그리고 진심 어린 화해를 통해 사랑을 배워가는 중입니다”라고 두 사람의 관계가 보다 깊어졌음을 강조했다. 이지혜는 “이런 시간 속에서 저는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스스로를 위해, 저를 응원해주시고 끝까지 격려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다시 한 번 앞으로 나아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습니다. 잘해보겠습니다. 진짜를 노래해보겠습니다. 많이 응원해주세요. 감사합니다”라며 글을 마무리 지었다. 한편 이지혜는 오는 6월 12일 새 앨범을 발매할 예정이다. 이지혜 서지영, 이지혜 서지영, 이지혜 서지영, 이지혜 서지영, 이지혜 서지영,이지혜 서지영 사진 = 서울신문DB (이지혜 서지영)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씨줄날줄] 오너 경영/문소영 논설위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 작업이 순조롭다. 이를 지켜보는 시각은 양분된다. ‘삼성 공화국’이라 명명할 만큼 삼성그룹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높은 비중을 고려해 일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또 일부는 ‘삼성 왕조’의 세습을 비판한다. 삼성그룹은 지난 26일 그룹 주요 계열사인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9월 1일자로 합병한다고 발표해 오너 3세인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했음을 알렸다. 이 회장은 ‘합병된 삼성물산’의 지분 16.5%를 소유한 1대 주주다. 그러니 삼성물산이 소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4.1%를 확보한 셈이다. 여기에 이 부회장이 가진 삼성전자 지분 0.57%를 합산하면 지분은 약 4.7%로 늘어난다. 이번 합병은 이 부회장의 취약했던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을 높였다는 점이 가장 중요하다는 분석들이 지배적이다. 또 낮은 지분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순환출자 지배구조는 여전하지만, 복잡하게 얽힌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오너 3세의 기업 승계를 지켜보는 일반인의 복잡한 심사는 이해할 만하다. 누구는 조상을 잘 만나 엄청난 부를 승계받고, 누구는 가난을 승계받기 때문이다. 워런 버핏의 말대로 ‘난자 로또’다. 왕과 귀족이라는 신분이 사라진 민주주의 사회에 자본이 신분제를 대신하는 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을 수밖에 없다. ‘왕후장상(王侯將相)의 씨가 따로 없다’는 평등한 교육을 받고 기회의 평등을 보장받으면 부모와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했으나 현실은 이와 다르다. 오너 경영 체제에 대한 의심이 반기업 정서는 아니다.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기 때문에 세습 경영이 과연 국익에 적합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인가를 논쟁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 경영학 최대의 논쟁거리 중 하나는 ‘오너 경영 체제와 전문경영인 체제 중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인가’다. 미국 기업은 전문경영 체제를, 유럽 기업은 가족경영 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인 존슨앤드존슨은 전문경영인 체제다. 유한양행도 전문경영인 체제다. 창업자와 재벌 2·3세의 능력이 같지 않다는 사실을 1997년 외환위기 때 이미 확인했다. 당시 재벌 2세 오너가 외부의 견제나 감시 없이 투자를 결정하는 등 전횡을 일삼은 지배구조 탓에 외환부족 사태가 발생했다. 그룹 비서실을 해체하고 구조본부가 들어서 개혁에 들어갔다. 2000년대 초반 소액주주운동이 활발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기업 프렌들리 정책’이 재벌의 불합리한 의사결정 구조나 분식회계, 헐값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등 업무상 배임 등을 용인하는 것은 아니다. 삼성그룹 3세 경영 승계가 자본주의와 시장경제의 효율성과 투명성에 걸맞게 진행되는지 잘 지켜봐야 한다. 문소영 논설위원 symun@seoul.co.kr
  • 세상 모든 것이 무너지는 순간, 지켜야만 했다

    세상 모든 것이 무너지는 순간, 지켜야만 했다

    “영화 초반에 아이를 살리고 희생하는 지질학자가 나옵니다. 너무도 처절하고 아름다운 장면이어서 내가 맡으면 안 되겠냐고 감독에게 물었을 정도였죠. 관객들에게 인간의 기본적인 선한 마음, 이타심을 믿게 하는 그런 영감을 줄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드웨인 존슨 “인간의 선한 마음 믿게 하는 영감 줄 수 있을 것” 28일 오후 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한국, 중국, 필리핀 등 아시아 5개 나라 기자들과 만난 배우 드웨인 존슨(사진 위)은 우락부락한 근육질 몸매에서 쉬 떠올리기 힘든 섬세한 감성을 담아 영화 ‘샌 안드레아스’를 설명했다. 브래드 페이턴 감독 역시 “누구나 다 영웅이 될 수 있고, 사람은 본능적으로 남을 위해 희생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서 “죽음을 앞둔 이가 아이에게 마지막 순간 ‘눈을 감으라’고 말하는 장면은 인본적이며, 가장 마음에 드는 장면이었다”고 거들었다. 다음달 3일 개봉을 앞둔 영화 ‘샌 안드레아스’는 지금껏 전례 없었던 진도 9.6 규모의 대형 지진이 빚어낸 대참사를 그리고 있다. 샌 안드레아스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대 1000㎞에 걸쳐져 있는 단층이다. 오랫동안 캘리포니아에서 거대한 지진이 단속적으로 발생하는 근본적 이유다. 영화 시작부터 ‘미국의 자존심’으로 통하는 후버댐이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진다.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가 엿가락처럼 늘어지다가 툭 끊어지며, 건물 15층 높이의 쓰나미가 도시 전체를 덮친다. 실제로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대재난이기에 영화의 설정은 충격적이다. 영화 속 레이(드웨인 존슨)는 대참사 속에서 아빠와 남편으로서의 역할에 본능적으로 집착한다. 베테랑 소방구조팀장이건만 몇 년 전 함께 떠난 래프팅에서 막내딸을 지켜내지 못한 채 아이가 숨져가는 모습을 지켜봐야 했던 자책감이 너무도 큰 탓이다. 존슨은 “나도 실제 딸이 있고, 딸을 구해야 할 상황이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난영화지만 가족의 교감·갈등해소에 집중 영화는 재난영화의 공식을 그대로 따라간다. 하지만 빈곤한 서사를 상쇄할 만한 컴퓨터그래픽(CG)은 대리 체험만으로도 대참사의 긴장감과 공포감을 느끼게 만든다. 페이턴 감독은 “먼 거리에서 보는 재난 영화가 아니라 관중을 영화 속으로 끌어들여서 배우들의 감정과 두려움을 직접 느끼게 하고 싶었다”면서 “큰 규모의 재난 영화지만 가족이 서로 교감하고 갈등을 풀어가는 부분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지난해 4·16 세월호 참사에서 자유롭지 못할 한국사회에서 바닷물에 잠겨가는 딸 블레이크(알렉산드라 다드다리오)의 모습 등은, 보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럽기 짝이 없다. 사실 영화의 짜릿함은 재난 그 자체가 주는 것이지만, 진짜 비참한 현실은 재난 그 이후에 펼쳐진다. 하지만 영화는 많은 죽음과 도시의 궤멸을 뒤로하고 살아남은 이들의 고통보다는 희망에 주목한다. 금문교가 내려다보이는 언덕 위에 대형 성조기가 나부끼고, 사람들은 손을 맞잡고 기도한다. 주인공 레이는 “이제 뭘 해야 하지?”라는 아내의 질문에 “이제 다시 세워야지”라고 대답한다. 미국의 재건을 뜻하고, 또한 해체됐던 가족의 복원을 얘기하는 장면이다. 실낱같은 생존의 가능성을 뚫고 살아남은 사람들이 또 다른 희망을 기약하는 결말은 진부하지만, 어쨌든 현실은 반드시 그래야만 하기 때문이다. 엔딩 크레디트가 올라가는 마지막 장면에 흐르는 노래는 ‘캘리포니아 드리밍’이다. ‘잠든 뒤에나 만날 수 있는 따뜻한 낙원’ 같은 캘리포니아가 인간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아비규환의 공간으로 바뀐 상황에서, 느리게 편곡된 채 흐르는 노래는 수많은 죽음에 대한 진혼곡이다. 12세 관람가. 베이징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쓰레기도 자원” 홍보 나선 양천

    ‘마당레기 투어단에 참여해 보세요~.’ 양천구는 쓰레기 줄이기 실천 운동을 정착시키고 주민들의 현장체험을 통해 자원 절약, 재활용 등 녹색생활 실천운동의 활성화를 위해 다음달부터 10월까지 총 25회에 걸쳐 주민 환경 체험교실 ‘마당레기 사랑 홍보 투어단’을 운영한다. ‘마당레기’는 쓰레기의 평안북도 방언이다. 투어단은 ‘폐기물은 쓰레기가 아니고 자원이다’라는 주제로 통반장, 직능단체회원, 일반주민 1000여명으로 구성됐다. 구 관계자는 “양천 자원회수시설과 양천구 자원순환 홍보교육관 견학을 통해 자원순환의 중요성을 알리고 재활용 분리수거 실천을 홍보할 계획”이라면서 “견학은 40명씩 1개조로 운영되고 양천 자원회수시설에서는 쓰레기 반입, 소각, 열 공급 등 여러 공정에 대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실제로 가정에서 나오는 폐기물 봉투가 소각되는 시설을 방문해 배출된 쓰레기가 소각되면서 열에너지를 만드는 과정을 체험할 수 있다. 이 밖에 자원순환 홍보 교육관을 통해 청소 관련 시설을 견학하고, 품목별 재활용 배출방법 설명 및 홍보 동영상 시청과 재활용을 이용한 창작물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 재활용 선별장에선 일반쓰레기로 버려진 쓰레기 봉투를 해체하는 과정을 통해 활용이 가능한 종이·비닐·캔 등이 얼마나 많은 가를 직접 눈으로 확인하게 된다. 구는 오는 28일에 주민 300여명이 참가하는 ‘쓰레기 함께 줄이기 구민운동본부 발대식’도 진행한다. 김수영 구청장은 “이번 체험을 통해 쓰레기 분리배출 및 쓰레기 줄이기의 중요성을 공감하고 적극적으로 생활폐기물 감량에 참여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적도’ 지진희 고백 “최시원 갈 때마다 마주치던 곳이…” 이유가?

    ‘적도’ 지진희 고백 “최시원 갈 때마다 마주치던 곳이…” 이유가?

    ‘적도’ 지진희 고백 “최시원 갈 때마다 마주치던 곳이…” 이유가? 적도 지진희 ’적도’ 지진희가 영화를 위해 혹독한 다이어트를 했다고 고백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진희는 21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적도’ 언론시사회에서 “영화를 위해 정말 많이 노력했다”고 말했다. 지진희는 “스크린에서 배우들의 얼굴은 실물보다 더 넓게 나오는 경향이 있다. 나는 배우들 중에 얼굴이 큰 편이라 영화를 촬영할 때면 긴장을 많이 하게 된다”면서 “최시원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중국이나 홍콩에서 촬영할 때마다 호텔 안에 있는 헬스장에 가서 운동을 했는데 최시원과 늘 만났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따. 지진희는 이어 “영화에서 옷을 벗은 건 아니지만 마음과 자세를 제대로 잡고 촬영에 임하려고 했다. 많은 홍콩 배우들 앞에서 우리나라 배우로서 연기하는 것이기에 더욱 그랬다”며 “꿈의 60kg대를 찍은 건 ‘적도’ 때가 처음이다. 지금은 6kg정도 쪘다”고 덧붙였다. 한편 ‘적도’는 대한민국에서 개발한 핵폭발 장치가 도난당한 후 홍콩에서 암거래가 포착되면서, 아시아 최대 일촉즉발의 위기에 한국, 중국, 홍콩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연합작전을 벌이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지진희는 유일하게 핵폭발 장치를 해체할 수 있는 무기전문가 역을 맡았다. 장학우 장가휘 여문락 왕학기 장첸 등 중화권 배우들과 ‘콜드 워’ 감독 그리고 지진희 최시원 윤진이 이태란 김해숙 등이 참여한 ‘적도’는 오는 28일 국내 개봉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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