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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격의 PT 취임식… 할 말 하는 장관들

    파격의 PT 취임식… 할 말 하는 장관들

    문재인 정부 장관들의 취임식 풍경이 달라졌다. 새 정부 출범 첫 장관은 존재 자체로 부담이 크기에 각오와 덕담을 주고받는 자리가 됐지만 최근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김현미 장관 첫 ‘파워포인트 PT’ 주목 형식도 준비한 원고를 읽던 방식에서 벗어나 직접 프레젠테이션(PT)을 해 편안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취임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처음으로 파워포인트를 활용한 PT 형식의 취임사를 해 주목을 받았다. 이어 5일 취임식을 가진 김은경 환경부 장관도 PT를 했다. 조직에 대한 센, 불편한 발언도 작심한 듯 쏟아냈다. 5일 정부세종청사 교육부 대회의실에서 취임식을 가진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지난 대선 과정에서 교육부 해체가 공약으로까지 등장한 데 대해 뼈저린 자기 성찰이 있어야 한다”는 말 앞에서는 대회의실 직원들의 표정이 굳어지기도 했다. 취임식 직후 교육부 직원들이 삼삼오오 의견을 주고받는 모습도 보였다. 교육부 직원은 “취임사를 듣다 깜짝깜짝 놀라는 직원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다만 진보 교육감 출신임을 감안하더라도 “교육부 해체에 관한 발언을 취임식에서 한 것은 불편했다”고 지적했다. 김현미 장관의 취임식도 낯설었다는 결과다. 김현미 장관은 15분가량의 취임사에서 5~6분을 프레젠테이션에 할애했다. 국토부 간부급 공무원은 “통상 장관들은 주택시장 문제는 수요와 공급 양쪽을 살피고 풍선효과 등 다방면에서 고려해야 한다고 말을 하는데 김 장관은 ‘투기적 수요’란 한쪽 입장에서 강하게 언급한 데다 PPT까지 활용해 한편으론 신선했고 한편으론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김은경 “여러분은 선수, 난 코치” 김은경 장관은 ‘계승이 아닌 전환’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장관은 취임사에서 “지금까지 우리가 해 온 일을 더 열심히 하자는 것은 의미가 없다”면서 “우리가 가는 길은 지금과 다른 전환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들이 호수처럼 변했는데 여전히 더 열심히 수질을 측정해 제공하거나 미세먼지가 더 심각해졌는데 더 많은 측정자료를 드리는 게 좋은 거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김 장관은 “환경부 공무원 개개인의 생각이 아닌 조직의 생각이 무엇인지 강한 의문이 남았다”면서 “4대강 사업은 (환경부에) 아픈 기억이지만 누군가는 저항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고 나머지는 구경을 했던 것이 아닐까 고민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코치론’을 제시했다. “앞으로 두 달간 가치를 설정하고 공유하는 시대적 상황에 맞는 조직 설계 등 모든 것을 여러분이 해야 한다”며 “여러분이 선수고 저는 심판이 아닌 코치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조명균, 직원 이메일로 취임사 보내 지난 3일부터 통일부로 출근한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아예 취임식을 열지 않았다. 임명장을 받은 직후 청사 사무실을 일일이 돌며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식으로 취임식을 갈음했다. 취임사는 직원 이메일로 발송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달 19일 열린 취임식에서 ‘일과 가정의 양립’을 강조했다. “근무 기강과 긴장감, 전문성은 반드시 유지하되 업무와 개인생활 간 균형과 조화도 중시하고 격려하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야 할 것”이라며 안보 현안과 동북아 정세, 국익 등을 얘기하던 전 장관들과는 다소 분위기가 달라진 취임식을 연출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세종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국민의당, 호남發 집단 탈당 움직임

    기초의원들 민주당 입당 타진 보좌진 사표제출·이직 시도 ‘문준용 제보 조작’ 사건으로 창당 후 최대 위기에 직면한 국민의당에서 호남 지역 당원들을 중심으로 집단 탈당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지 기반 붕괴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4일 국민의당 등에 따르면 황주홍 의원의 지역구인 전남 장흥의 김화자 군의원은 최근 탈당계를 제출했다. 그는 “제보 조작 사태로 더이상 당의 미래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탈당 이유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박홍률 목포시장도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에서 “민심이 좋지 않다. 중앙당에서도 해체설 등이 나오니 시민들의 민심을 살피겠다”며 탈당을 시사했다. 특히 광주에서는 시의원과 구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 입당과 지방선거 출마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며, 이미 민주당에 복당 신청을 한 일반 당원이 수십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움직임은 중앙당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의원실의 보좌진은 사표를 제출했으며, 상대적으로 젊은 연차의 보좌진과 당직자들이 다른 정당으로의 이직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초의원의 탈당 움직임은 내년에 예정된 지방선거의 영향이 크다. 지지율이 바닥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민주당 후보와 맞붙어 이길 가능성이 희박하기 때문이다. 기초의원 탈당이 확산되면 현역 국회의원의 탈당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런 사태를 막기 위해 당 지도부는 호남 지역 기초의원들과의 접촉을 이어 가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의 제보 조작 사건 조사에서 당 지도부나 당 차원의 조직적 개입이 드러나면 탈당 러시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洪 “단합·혁신” 보수 재건 통한 당 지지율 회복 최대과제

    洪 “단합·혁신” 보수 재건 통한 당 지지율 회복 최대과제

    계파 갈등 난제… 지방선거 시험대 보수적통 경쟁·여야 역학관계 주목 자유한국당의 7·3 전당대회에서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압도적인 지지로 새 대표로 당선되면서 여야 역학 관계에도 지형변화가 예상된다. 당장 바른정당과의 보수 적통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내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궤멸하다시피 한 보수 진영의 혁신과 재건을 동시에 외치고 있다. 하지만 두 정당 모두 상황은 좋지 않다. 때문에 양당은 서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고자 선명성 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홍 대표의 당선은 선명한 야당의 깃발을 내세워 달라는 당원의 요구로 읽힌다”면서 “제1야당으로서의 위상을 확보하려면 더 강한 야당으로 나가는 길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도 “이번 전대는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야당으로서의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라는 여론이 반영됐다”고 평가했다. 신임 홍 대표는 또 탄핵과 대선 국면을 겪으며 추락한 당의 위상을 바로 세우고 돌아선 민심을 회복해야 하는 과제도 안게 됐다. 당의 고질병인 계파 갈등이 불거지지 않도록 ‘내부 단속’에도 힘써야 한다. 홍 대표는 단합과 혁신을 강조했다. 그는 “지금 우리에겐 외부의 적과 싸울 수 있는 최소한의 힘도 없다”면서 “내부 총질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당의 상황은 범보수 진영으로서는 신경 쓰이는 대목이다. 비록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이 이날 안철수 전 대표가 제보 조작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는 자체 조사 결과를 내놓았지만 검찰 수사결과에 따라 상황은 완전히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의 조직적 개입이 드러나면 당을 해체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해체는 곧바로 진보 진영의 정계 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호남지역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 상당수가 더불어민주당으로 회귀할 수 있다. 진보 진영의 통합과 연대는 자연스럽게 범보수 진영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권과 일대일 대결구도를 만들고자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연대 또는 통합해야 한다는 여론이 다시 힘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흡수론’을 주장하는 홍 대표와 ‘자강론’을 내세우는 바른정당 간 신경전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두언 전 의원은 최근 라디오 인터뷰에서 “내년 지방선거를 전후해 정당 간 이합집산이 이뤄지고 정계 개편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등 야권은 대여(對與) 투쟁에 있어서도 각각 차별성을 둘 것으로 보인다. 야3당은 일단 송영무 국방부 장관 후보자와 조대엽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지명 철회 및 자진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추가경정예산 등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온도 차가 확연하다. 국민의당은 의원총회에서 추경 및 정부조직법 심사에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바른정당도 추경 심사 자체에는 참여하겠다며 유연한 입장을 보였다. 반면 한국당은 여전히 추경과 인사청문을 연계하겠다는 강경한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 같은 입장도 여론이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따라 유동적일 가능성이 크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제보조작’ 국민의당 진상조사단, 이유미 ‘단독범행’ 잠정 결론

    ‘제보조작’ 국민의당 진상조사단, 이유미 ‘단독범행’ 잠정 결론

    국민의당 진상조사단이 문준용씨 특혜 의혹 제보조작 사건과 관련해 ‘당원 이유미의 단독범행’이라고 잠정 결론 내렸다고 연합뉴스가 2일 보도했다. 진상조사단은 조사를 마무리 짓는 수순에 돌입했다. 진상조사단은 3일 윗선 개입·공모가 아닌 이유미씨의 단독범행이라는 것을 골자로 한 조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달 27일 조사단을 꾸린지 6일 만이다.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김관영 의원으로부터 ‘조사단장으로 판단해볼 때 이유미 당원의 단독범행’이라는 결과를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진상조사단장 김관영 의원이 두 차례의 전화조사를 거쳐 오후 서울 모처에서 안철수 전 대표를 직접 면담하고 제보 조작에 대한 인지 시점 등을 집중 추궁한 결과, 안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이용주 의원의 보고 전까지는 제보조작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답했다는 것이다. 진상조사단은 그동안 “성역은 없다”며 이준서 전 최고위원과 공명선거대책단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벌여왔다. 진상조사단이 이씨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을 내리긴 했지만, 현재 진행 중인 검찰수사에서 윗선의 개입 내지 암묵적 인지·공모 등이 드러날 경우 정계개편 촉발 가능성을 포함해 당 자체가 실질적 와해 위기에 놓이는 등 후폭풍이 불가피해 보인다. 특히 이 경우 당이 ‘꼬리자르기’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서둘러 덮으려 했다는 역풍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검찰은 3일 이준서 전 최고위원 등 공명선거추진단 관계자들의 줄소환을 앞두고 있다. 국민의당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앞서 박 비대원장은 ‘조직적 개입’이 드러날 경우 본인이 나서 당 해체 작업을 추진하겠다고 배수의 진을 치기도 했다.나아가 당 차원에서 안 전 대표가 이번 사건과 관련이 없다는 ‘면죄부’를 주긴 했지만, 대선 후보이자 창업주인 안 전 대표를 향한 책임론이 잦아들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안 전 대표가 지난달 26일 박 비대위원장의 이번 파문 발표 이후 일주일째 두문불출하며 입장을 밝히지 않은 것을 두고 “시기를 저울질하다 실기했다”는 지적이 거세다. 당의 한 관계자는 “좀 더 일찍 입장 표명이 있었어야 한다. 이제는 검찰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어렵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30년 지나도록 공포에 잠 못드는···엄마는 형제복지원 생존자입니다

    30년 지나도록 공포에 잠 못드는···엄마는 형제복지원 생존자입니다

    고등학생인 이모(16)양은 초등학교를 다닐 때까지만 해도 어머니 박순이(46)씨가 미웠다. 어머니가 어린 시절 겪었던 그 ‘고통스러운 경험’을 알기 전까지는. 이양이 초등학생이었던 시절, 어머니가 매일처럼 술을 마시는 모습이 이양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박씨는 술을 마시면 항상 울었다. 딸은 그런 어머니의 모습이 싫었다.하지만 이양이 중학교를 다니기 시작했을 때인 2014년 박씨는 ‘형제복지원’에서 겪었던 끔찍했던 일들을 딸에게 털어놨다. 이양은 어머니가 9살 때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끌려가 7년 동안 짐승보다 못한 취급을 받았던 시절의 일들을 듣게 됐다. 박씨는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의 피해 생존자 중 한 명이다. 이 사건은 ‘한국판 홀로코스트’로 불리는 대표적인 인권 유린 사건이다. 1975년부터 1987년까지 정부는 시민들을 형제복지원에 강제로 연행하고, 복지원은 시민들을 감금해 국가의 방조 아래 강제 노역뿐만 아니라 구타·학대·성폭력·암매장·살인 등 인권 유린을 자행했다. 이 사건으로 최소 513명이 희생됐다. 1980년 삼청교육 과정에서 사망한 54명의 열 배에 가까운 숫자다(‘형제복지원 사건 개요’ 바로가기). 형제복지원이 어떤 곳이었고, 그 곳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졌는지를 알게 되면서 이양은 그제야 어머니의 행동을 이해하게 됐다. 그것은 트라우마였다. 피해 생존자들은 지금도 지워지지 않는 공포의 기억 속에서 살고 있다. 구타 후유증으로 중증 장애에 시달리거나 우울증, 알코올 중독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는 피해자들도 적지 않다. 지금도 벽을 보고 못 자요, 누가 잡아갈까봐… “엄마는 지금도 많이 힘들어하세요. 그 때 있었던 일로 악몽을 꾸시곤 합니다. 허공을 보면서 ‘살려달라’, ‘그러지 마세요’ 등의 말씀을 하시는데, 그럴 때마다 속으로 안쓰럽고, 똑같이 우울해지기도 합니다.” 박씨는 지옥에서 벗어난지 30여년이 지났지만 지워지지 않는 상처로 여전히 고통받고 있다. 박씨는 어디를 가든 항상 뒤를 돌아보고 간판 등을 눈여겨 본다. 언제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방에서 잠을 잘 못 자요. 밖에서 누가 지켜보는 것 같아요. 또 벽을 보고 잠을 못 자요. 누군가가 덮칠 것 같아서요.” 경남 문산읍에서 살았던 박씨는 9살 때인 1980년 부산에 있는 오빠 집에 가기 위해 부산진역에 갔다. 역에 도착한 시간은 밤 9시 가까이였다. “역에서 가만히 있으면 오빠가 데리러 올 테니 어디 가지 말고 있어라”라는 어머니의 말을 듣고 가만히 있었다. 그런데 그에게 경찰관 한 명이 다가왔다.“파출소 아저씨가 말을 걸데요. 오빠 어디 사냐고 해서 부산에서 밧데리 가게 한다고 그랬더니 “오빠 오면 데려다줄 테니 같이 가자” 하더라고. 그래서 같이 갔죠. 파출소에서 순댓국인가 국밥을 먹고 잠시 잠들었는데 막 깨우는 거예요. 일어나보니 사람들이 꽤 있었어요. 양쪽에 화장실 환풍기만 한 문만 쪼그맣게 있는 차가 파출소 앞에서 서 있는데 우리더러 다 타라고 하더라구. 그걸 타고 한 20~30분 갔나? 갑자기 쿵쿵 소리가 나면서 철문이 열리고 다 내리라데. 그러곤 한 줄로 세워가지고···.” 사과 없는 국가 이양이 형제복지원 사건을 알게 된 지 3년이 지났다. 이 사건이 세상에 알려진지는 30년이 흘렀다. 하지만 가해자인 국가는 그동안 아무 사과도 없었다. 이양은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저도 이렇게 마음이 안 좋은데 직접 그런 일을 당하시고, 지금 이렇게 ‘특별법’을 하시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정말 마음이 좀 그렇습니다”라고 2일 말했다. 형제복지원 사건이 알려진지 30년이 지나도록 국가 차원의 진상 규명과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역대 문민 정부 모두 국가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관련기사 바로가기). 그러자 국회가 나섰다. 현재 20대 국회에는 ‘형제복지원 특별법안’(내무부 훈령 등에 의한 형제복지원 피해사건 진상 규명 법률안)이 발의돼 있다. 지난 19대 국회에서도 발의됐지만 끝내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이 법안은 국무총리 소속으로 진상규명위원회를 설치하고, 진상 규명 이후에 피해자와 그 유족에게는 피해의 정도 등을 고려해 보상금, 의료지원금, 생활지원금, 주거복지시설 등을 지원하도록 하는 방안 등을 담고 있다. 이 사건은 박정희 정부 때인 1975년 12월에 발령된 ‘내무부 훈령 제 410호’에서 비롯됐다. 정부는 당시 ‘부랑인’이라는 인위적인 개념을 만들어 ‘사회 정화’라는 이름으로 시민들을 단속하고 강제로 구금했다. 전두환 정부 때도 유지됐던 이 훈령은 6월 항쟁 직전인 1987년 5월 폐지됐다. 지난달 27일 국회에서 형제복지원 사건의 의미를 논의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서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의 주윤정 박사는 ‘부랑인’을 만들어 사회적 편견을 조장하던 통치 방식이 “독재 체제의 핵심적인 국가 관리 방식으로 인식됐다”고 설명했다. 박정희·전두환 정부는 모두 군사 쿠데타 행위로 집권했다. 민주적 정당성을 완전히 결여한 통치 권력이 집권의 안정을 꾀하기 위해 동원한 방식은 ‘적’을 규정해 국민적 불안을 조성하는 일이었다. ‘부랑인’이라는 개념 역시 국가가 만들어낸 적이었다.국가가 위임하고 방조한 폭력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대 정부는 이 문제를 ‘국가 폭력’의 문제로 보지 않았다. 주 박사는 이것이 잘못됐다고 지적한다. “이 문제가 국가 폭력의 문제로 인식되지 않는 것은, 명목상의 폭력 주체가 국가가 아닌 ‘형제복지원’이라는 민간의 재단 법인이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이것이 사인들 간의 관계로 규정되고, 국가로서는 방치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라는 인식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국가가 위임하고 방조한 폭력’이었다는 것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 박사는 “자의적인 사적 폭력이 정당한 법적 절차 없이 행사되는 것은 법치국가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주 박사와 함께 형제복지원 사건을 연구하는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 연구팀은 형제복지원에서의 인권 침해에 대해 국가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대목들을 아래와 같이 설명했다. ▲‘부랑아’, ‘부랑인’ 단속이라는 명목 아래 시민들을 무차별적으로(더구나 불충분한 법적 근거로) 단속하여 시설에 강제수용한 것 ▲시설 수용 업무(때로는 단속 업무까지도)를 사적인 권력에 무분별하게 위탁하여 국민의 생명과 권리에 대한 책임을 방기한 것 ▲사적 권력에 위탁한 시설 운영에 대한 최소한의 관리·감독의 의무조차 다 하지 않음으로써, 수용시설 내의 중대한 인권침해 행위를 실질적으로 묵인·방조한 것 ▲1987년 형제복지원이 해체되는 과정에서, 강제수용되어 있던 사람들을 어떠한 물질적·제도적 지원 없이 퇴소시킴으로써 이들의 생명과 인권에 대한 책임을 또 다시 방기한 것 ▲행정부, 사법부, 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지금의 국가정보원) 등의 국가권력 집단이 1987년 당시 형제복지원 사건의 수사 과정을 방해하고, 진상을 체계적으로 은폐한 것 위 사실들은 그동안 피해 생존자들과 시민사회단체의 노력으로 밝혀질 수 있었다. 한종선(41)씨가 2012년 5월~2013년 2월 국회 앞 1인 시위를 통해 형제복지원 사건의 실상을 알리고 ‘살아남은 아이’라는 책을 쓰면서 숨죽이고 살던 많은 피해 생존자들이 어렵게 자기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그 노력은 ‘형제복지원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대책위원회’의 출범으로 이어졌다. 대책위는 그동안 정보공개청구와 현장 방문, 피해 생존자들의 인터뷰 등을 통해 사건의 실체를 확인했다. 지금까지 축적된 자료를 바탕으로 토론회와 피해자 증언대회 등을 여러 차례 열어 이 사건이 ‘또다시’ 잊혀지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그러나 민간의 노력만으로는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는 데 한계가 있다. 사망자가 더 있을 수 있고, 형제복지원이 사망자의 시신을 어떻게 인계했는지가 명확하지 않다. 또 형제복지원이 1987년 6월 폐쇄된 이후 일부 원생들을 어느 시설로 보냈는지도 베일에 싸여 있다. 앞서 언급한 의문들은 규명돼야 하는 과제들의 일부에 불과하다. 서울대 연구팀은 “내무부 훈령이 제정된 구체적인 배경, 이 훈령이 일선 경찰 조직까지 전달되어 실제 단속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여주는 자료는 현재로서는 없다”면서 “내무부(지금의 행정자치부)나 경찰 조직(경찰청)을 통해 단속 업무와 관련하여 위에서 하달된, 혹은 아래로부터 보고된 내용들을 보여주는 문서들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서는 국회의 노력이 필요하다. 피해 생존자들은 지난해 10월부터 대선 전인 지난 4월까지 서울 도심에서 23차례 열린 ‘촛불 집회’ 때마다 ‘형제복지원 특별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진행했다. 지난달 27일 총 8060장의 서명 운동 용지가 국회에 전달됐다. 이제는 국회가 답을 할 차례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세계에서 군함이 가장 비싼 나라

    [이일우의 밀리터리 talk] 세계에서 군함이 가장 비싼 나라

    최근 호주 남부 애들레이드(Adelaide)에 있는 호주 국영 방산업체 ‘호주잠수함공사(ASC·Australian Submarine Corporation)’ 조선소에서 호주 해군 최초의 이지스 구축함인 호바트(HMAS Hobart)함의 인수식이 거행됐다. 6300톤급의 ‘미니 이지스함’인 이 구축함은 비록 미국 등 강대국의 이지스 구축함보다 덩치는 작지만, 나름대로 호주 해군이 10여 년간 야심차게 추진해 온 차세대 방공 구축함 사업의 결실이었고, 호주 해군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군함이었다. 그러나 이 구축함의 인수 소식을 접한 호주 국민들의 반응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았다. 크기는 ‘미니’, 가격은 ‘더블’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는 자국 안보에 직접적으로 위협을 미치는 나라가 거의 없는 나라다. 한동안 껄끄러운 관계에 있었던 인도네시아와는 관계가 점차 개선되고 있고, 지리적으로 인접한 뉴질랜드와는 대단히 밀접한 군사협력 관계를 맺고 있다. 이렇듯 직접적인 안보 위협이 없는 호주가 이지스함을 포함한 고가의 무기체계들을 사들이며 군사력 강화에 매진하고 있는 이유는 바로 중국 때문이다. 호주는 서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적 팽창이 자국 안보에 적지 않은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미국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해·공군력 현대화에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호바트급 이지스 구축함 획득 사업은 이러한 배경에서 출발했다. 구형함 위주로 구성된 호주해군 함대는 중국의 신형 미사일이나 항공기 공격에 취약했고, 이러한 위협으로부터 함대를 지키기 위한 전투함을 도입해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호주는 지난 2005년 공개 입찰을 시작했다. 입찰에 참가한 업체는 두 곳이었다. 하나는 미 해군의 주력 구축함인 알레이버크(Arleigh Burke)급을 약간 변경한 디자인을 제시한 미국의 깁스 앤 콕스(Gibbs & Cox)였고, 다른 하나는 스페인 해군의 F100급 디자인을 제시한 스페인 나반티아(Navantia)였다. 미국의 제안은 알레이버크급의 설계를 거의 그대로 가져온 만재배수량 8100톤짜리 대형 구축함이었고, 스페인의 제안은 이보다 훨씬 작은 6000톤급 호위함에 이지스 레이더와 전투체계를 얹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만들 수 있는 ‘미니 이지스함’ 개념이었다. 전체적인 성능을 놓고 보자면 미국 업체가 제시한 설계안이 압도적으로 우수했다. 대형 선체에 64기에 달하는 미사일 수직발사관, 대구경 함포, 2개의 근접방어기관포(CIWS) 등 호주 해군이 주력 전투함으로 사용하기에 손색이 없는 성능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1척에 1조 원에 가까운 가격이었다. 스페인이 제시한 설계안은 6000톤이 조금 넘는 선체에 이지스 레이더와 전투체계를 탑재하되, 미사일 발사관과 유도장치, 무장 등이 일부 축소된 디자인이었다. 종합적인 전투 능력에서는 미국이 제시한 설계안보다 떨어졌지만, 1척에 6000억 원 수준이었기 때문에 호주 해군이 마련한 예산 수준을 맞출 수 있었다. 호주 국방부는 수년 간의 검토 끝에 스페인 설계안을 채택하고, 2010년부터 F100급 구축함을 바탕으로 개발한 호바트급 구축함 건조 작업에 착수했다. 이 구축함의 건조는 호주 국내에 있는 조선소들이 맡았다. 멜버른(Melbourne)에 있는 영국계 방산업체 BAE 시스템즈 조선소를 비롯해 애들레이드(Adelaide)의 호주 국영 방산업체 ASC, 뉴캐슬의 민간업체 포르각스(Forgacs) 조선소 등이 사업에 참여했다. 거대한 선체를 모듈로 나눠 각각의 조선소에서 제작한 뒤 애들레이드에서 최종 조립해 배를 완성하는 방식이었다. 착공식에 참석한 그레그 컴벳(Greg Combet) 당시 호주 국방·물자 및 과학부장관은 “호바트급 이지스함 건조 사업으로 3000명 이상의 고용 창출 효과가 있으며, 200여 명의 견습생들이 첨단 함정 건조 경력을 쌓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러한 국가적 기대가 국민적 분노로 바뀌기까지는 오래 걸리지 않았다. 각 조선소에서 제작된 블록을 최종 조립을 위해 ASC 조선소로 옮겼으나, 막상 조립을 하려고 하니 각 블록들의 규격이 맞지 않아서 조립 자체가 불가능한 황당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결국 이미 만들어진 각 블록은 전부 해체되고 처음부터 다시 블록을 제작해야 했고, 이 과정에서 비용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이 황당한 사건의 조사를 맡은 호주국가감사국(ANAO·Australian National Audit Office)은 사건의 원인을 크게 3가지로 정리했다. 스페인 측이 제공한 설계도면 자체에 오류와 결함이 많았고, 지금까지 이러한 첨단 함정을 만들어본 적이 없는 호주 국내 조선소들은 자신들에게 제공된 설계도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조차 모르고 도면대로 블록을 제작했던 것도 문제의 원인이었다. 여기에 한술 더 떠 각각의 블록은 완전히 서로 다른 규격으로 제작됐다. 호바트급 구축함 건조 사업은 각 지역 조선소에 일감을 나눠주기 위해 블록 조립 방식으로 진행되었는데, 어떤 조선소는 길이 단위로 인치법을, 어떤 조선소는 미터법을 사용했고, 서로 사용한 길이 규격이 다르다보니 각 블록의 크기와 접합부가 전혀 맞지 않았다. 선체 블록을 도크에서 대강 맞춰 보니 배의 척추라 할 수 있는 용골 부분이 불쑥 튀어나오는 등 도저히 조립이 불가능한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러한 기획·설계 단계의 문제에 더해 호주 조선소의 저조한 생산성도 비용 상승에 한몫했다. 이 구축함 건조 사업의 주계약자였던 호주잠수함공사(ASC)는 국영기업이었지만 강성노조가 장악해 모든 군함의 도입 가격을 기획단계의 몇 배로 올리고 납기일도 몇 년씩 늦추기로 악명이 높았던 조선소였다. 지난 2014년 데이비드 존스턴 국방장관이 의회에서 “나는 그들이 카누를 만든다고 해도 못 믿겠다”며 불만을 토로할 정도였다. 이러한 문제들 때문에 당초 1척에 6000억 원 수준으로 계획되었던 호바트급 구축함의 가격은 2조 원을 훌쩍 뛰어넘게 되었다. 호주국가감사국이 추산한 호바트급 구축함 3척의 도입 비용은 약 87억 호주달러, 약 7조 5000억 원에 달한다. 1척당 2조 5000억 원으로 당초 계획의 4배 이상으로 가격이 폭등한 것이다. 호주 여론은 들끓었다. 1척에 2조 5000억 원이라면 미 해군의 1만 4000톤급 차세대 구축함 줌왈트(USS Zumwalt)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비싼 가격이기 때문이다. 한국 해군의 1만 톤급 이지스 구축함인 세종대왕함이 1척에 약 1조원이고, 탄도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1만 톤급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27DDG가 1척에 2조 2000억 원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 함정보다 성능이 훨씬 떨어지는 호주의 6000톤짜리 미니 이지스함이 얼마나 비싼 것인지 짐작이 가능하다. 고비용 저효율 ‘마이너스의 손’ 사실 호바트급 구축함의 ‘재앙’은 사업 전부터 예견되어 왔었다. 이런 사례가 한 두 번이 아니었을 뿐만 아니라 자국 국방장관이 공개석상에서 ASC의 비효율적인 건조 능력에 대해 비난할 만큼 문제점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호주 해군 주력 잠수함인 콜린스급(Collins class)이다. 호주는 잠수함 전력 강화를 위해 1987년 스웨덴 코쿰스(Kockums)에서 기술 지원을 받아 3000톤급 잠수함 6척을 건조하는 사업에 착수했다. 호주 해군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1척에 8억 달러라는, 당시 원자력 잠수함에 육박하는 천문학적 가격으로 건조된 이 잠수함은 건조 단계에서부터 심각한 문제들이 계속해서 발생했다. 호주 국영 방산업체인 ASC는 건조 단계에서부터 기술자문인 코쿰스의 조언과 경고를 무시하기 일쑤였고, 기술 부족에도 불구하고 설계와 국산화 비율을 지나치게 높게 부르는 등 무리한 요구를 계속해서 쏟아냈다. 결국 분노한 코쿰스는 사업에서 손을 놔버렸고 ASC가 주도해 완성시킨 잠수함의 완성도는 문자 그대로 재앙 수준이었다. 규격에 안 맞는 프로펠러를 달았다가 떼어내고 다시 다는가 하면, 동력계통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고장이 계속 일어났고, 잠수 중 선체로 물이 새어 들어왔다. 잠수 상태에서 잠망경을 올리면 항해가 거의 불가능해질 정도로 난류(Turbulent flow)도 발생했다. 이러한 난류는 수중에서 잠수함의 선체를 요동치게 만들뿐만 아니라 소음도 크게 증가시키기 때문에 잠수함에게는 치명적인 문제점이었다. 결국 해외 방산업체들의 도움을 얻어 문제를 해결해야 했고, 6척의 잠수함은 개량에 들어간 비용까지 합쳐 1척 평균 8000억 원이 넘는 가격으로 납품되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능 미달인 이 잠수함에 분노한 호주해군은 도입 10년도 채 되지 않아 대체 잠수함 도입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가격은 몇 배나 바가지를 쓰면서 결함투성이의 군함을 만드는 호주의 ‘마이너스의 손’ 흑역사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호주해군 최대의 군함인 캔버라급(Canberra class) 헬기상륙함은 동형인 스페인 해군 후안 카를로스 1세(Juan Carlos I)의 2배 가격으로 건조되었음에도 시운전 단계부터 선체 균열과 누수, 엔진 출력을 높이면 발생하는 추진축의 과도한 진동 문제 등 국가감사국이 밝혀낸 결함만 1만 4000여 가지에 달했다. 현용 호주해군 주력 전투함인 안작(ANZAC)급 호위함의 경우 독일의 메코 200(MEKO 200)형 호위함의 설계를 들여와 자국에서 건조하면서 비용 절감을 위해 상당수의 무장과 센서를 생략했음에도 불구하고 비슷한 시기 동일 함정을 도입한 다른 나라들의 1.5배 이상의 비용을 지불했다. 이 같은 문제들이 끊임없이 되풀이되는 이유는 기술력과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과도한 국산화가 요구된 점, 강성노조가 장악한 국영 조선소들의 느슨하고도 방만한 경영으로 인해 납기일이 늦춰지고 추가 비용이 계속 발생했다는 점, 그리고 문제가 발생하더라도 노조의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 때문에 그 누구도 책임을 지지 않는 사회적 분위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풍토는 890억 호주달러(약 76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해군력 증강 프로그램을 준비 중인 호주 국방부에게 상당한 고민거리였다. 이 때문에 데이비드 존스턴 국방장관은 “나는 ASC가 잠수함이 아니라 카누를 만든다고 해도 못 믿겠다”는 독설을 날리는 한편, “국내 조선업계의 비효율이 개선되지 않으면 신규 군함 도입은 해외 직구매로 할 것”이라는 경고를 날렸지만, 이 같은 발언이 노조의 미움을 사면서 존스턴 장관은 결국 장관 자리에서 쫓겨났다. 존스턴 장관이 경질된 후 호주 국방부는 12척의 잠수함 구입에 43조원을, 9척의 호위함과 20여 척의 초계함을 획득하는데 33조원의 비용을 투입할 것이며, 신규 획득되는 군함들은 모두 호주 국내에서 건조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사업 기획 단계에서 공개된 사업비용조차 해외 국가들이 도입하는 유사 규모 군함들보다 몇 배나 비싼 수준으로 책정되었다는 지적이 빗발치는 가운데 호주 군사전문가들과 호사가들은 벌써부터 이번 해군력 증강 프로그램이 얼마나 많은 혈세를 낭비할지 수군대고 있다. 이일우 군사 전문 칼럼니스트(자주국방네트워크 사무국장) finmil@nate.com
  • [사설] 안철수 전 대표, 언제까지 침묵할 텐가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애초 검찰이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 제보를 조작한 혐의로 국민의당 당원 이유미씨를 구속하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지만 구속된 지 이틀이 지나도록 묵묵부답이다. 검찰은 조만간 구속한 이씨의 상급자인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 수사가 당 지도부의 연루 여부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고 어제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당 지지율이 5%로 꼴찌까지 급락, 당이 창당 이후 최대 위기에 빠졌는데도 안 전 대표는 무반응이다. 한달 반 전까지만 해도 대통령 후보였던 정치인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가 아니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는다. 안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어제 언론과의 통화에서 “안 전 대표가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입장을 낼 만한 것도, 낼 계획도 없다”고 전해 자신이 공동 창당한 국민의당이 해체될 수도 있는 현 상황을 위기로 인식하고나 있는지 의문마저 든다. 더욱이 안 전 대표는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이 제보 조작 사실을 공개하고 사과문을 발표하기 이틀 전 이 전 최고위원과 5분간 독대한 사실이 확인됐다. 대선 당시 공명선거추진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이 나서 “고소·고발 사건이 여럿 있는데 당이 신경 쓰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해 안 전 대표가 법률위원장과 사무총장을 만나 보라 말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제보 조작 내용은 전혀 없었다”고 해명했지만 개운치 않다. 이때는 이씨가 한창 구명 요청을 하고 다닐 때였다. 이후 이씨 변호는 안 전 대표의 측근과 같은 법률사무소 소속 변호사가 맡고 있다. 안 전 대표 측은 대선 당시 네거티브 전략에 반대했고 이씨와도 특별한 관계가 없다며 이번 사건과 거리를 두고 있다. 그렇다고 당의 대선 후보로서 도의적·정치적 책임까지 없는 건 아니다. 안 전 대표가 검찰 수사가 끝날 때까지 기다렸다가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데 그건 오산이다. 시간이 흐른다고 의혹이, 비판 여론이 사라지지 않는다. 새 정치를 표방했던 정치인으로서 차기를 염두에 뒀다면 더더욱 아니다. 국기 문란으로까지 비판받고 있는 이 사건에 대해 안 전 대표는 언제까지 침묵만 지킬 건가. 박지원 전 대표도 제보 조작 사실을 몰랐다고 페이스북에만 해명할 게 아니라 직접 국민에게 입장을 밝히는 게 도리다.
  • “우리는 인천에서 내려오는 학도의용대입니다”

    “우리는 인천에서 내려오는 학도의용대입니다”

    6·25 한국전쟁 당시 6년제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생이었던 이경종(84) 씨는 6·25 전쟁에 자원입대하기 위해 1950년 12월 18일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500㎞를 매일 25㎞씩 20일간 걸어갔다. 1951년 1월 10일 부산육군 제2 훈련소에 도착했으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입대가 불허됐다. 결국 임시로 탈영병의 군번을 부여받아 편법·입대했고 4년 동안 참전한 후 1954년 12월 5일 만기 제대했다. 1996년 7월 15일 이경종 씨는 아들 이규원(인천 소재 치과 원장) 씨의 도움으로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이하 6·25 편찬위)를 창립해 198명의 참전 학생과 참전 스승 1명의 육성을 녹음하고, 흑백 참전 사진과 참전 관련 공문 등을 수집해 인천 중구에 ‘인천학생 6·25 참전관’(오른쪽 사진)을 세웠다. 6·25 편찬위(위원장 이규원)는 부산까지 걸어가 자원입대한 인천 학생 약 2000명과 참전 스승(심선택 소위, 신봉순 대위)의 애국심을 기억하고, 전사한 인천 학생 208명과 스승 1명(심선택 소위·24세 전사)을 추모하기 위해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를 시리즈로 본지에 기고한다. 편집자 주 ■권유상 인터뷰 ●일시 1998년 1월 19일 ●장소 인천 부평외국어고등학교 교장실 ●대담 권유상 이경종(6·25 편찬위원) 이규원(6·25 편찬위원장·이경종 아들)[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 1회] ■권유상 인천학도의용대 제3대대장 서울대 사범대학 2학년생1928년 12월 21일: 인천 화수동 출생 1942년: 인천송림국민학교 5회 졸업 1948년: 인천공업중학교 졸업 후 서울대학교 입학 1950년 9월 20일: 인천학도의용대 제3대대장 취임 1950년 12월 18일: 경남 통영의 국민방위군 제3 수용소를 향해 남하 1951년 1월 10일: 국민방위군 사건을 듣고 최종목적지를 통영 국민방위군 제3 수용소에서 부산의 육군 제2 훈련소로 변경 1951년 1월 15일: 23살의 서울대학교 2학년 학생이어서 육군 중위 장교임관 제의를 받았으나 거절하고 중학생들과 같이 사병으로 자원입대 1956년 2월 25일: 5년 1개월을 복무하고 만기 제대 #나와 인천학도의용대(仁川學徒義勇隊) 1928년 12월 21일 인천 화수동 147번지에서 태어난 나(권유상)는 인천송림국민학교와 인천공업중학교(현 인천기계공고)를 졸업했고 서울대학교 사범대학 2학년에 재학 중인 때 6·25 사변이 일어났다. 9·15 인천상륙작전 후 인천지역은 북한 인민군치하에서 학정에 시달리던 우익학생들이 모여서 인천학도의용대를 만들어 활동 중이었고 그 본부는 용동에 있었다. 1950년 9월 20일쯤 인천학도의용대에서 나를 3대대장으로 임명하여 나는 인천주안국민학교를 대대본부로 정하였다. 우리 3대대 구역은 남구, 남동구, 연수구였고 대원은 약 1000명이었다. 우리 3대대의 대대부관은 인천공업중학교 4학년 조태휘였고 1중대장은 인천상업중학교 6학년 권용훈, 2중대장은 인천중학교 6학년 이용구, 3중대장은 고려대학교 2학년 최수보였다. #국민방위군 소위를 따라 통영을 향해서 남하 1950년 11월 중공군의 참전으로 국군과 UN군이 밀린다는 소문이 들렸다. 1950년 12월 18일, 인천학도의용대의 전 대원 3000여명이 인천축현국민학교에 모두 모여서 인천 병사구 사령부(현재 병무청)에서 파견 나온 국민방위군 소위의 인도에 따라 경상남도 통영의 충렬국민학교(국민방위군 제3수용소)를 목표로 남하 행진을 시작했다. 그 날은 함박눈이 왔고 국도를 따라서 수원, 대전, 대구, 청도, 밀양, 삼랑진을 거쳐 통영의 충렬국민학교를 향하여 매일 25㎞(동인천역에서 영등포역 거리 정도)씩 20일간 500㎞ 거리를 인천지역의 6년제 중학교 학생들 약 3000명이 대학생 형들을 따라 도보로 남하했다. #“우리는 인천학도의용대입니다” 우리 인천학도의용대는 걸어서 내려가다가 밤이 되면 농업조합(당시 농민을 위한 기관)을 찾아가 “우리는 인천에서 남하하는 학도의용대입니다”라고 신분을 밝히면 밥을 해 주고 잠자리를 마련해줬다. 우리는 인천을 떠난 지 20일 만에 최종 목적지 국민방위군 제3 수용소에 가까운 마산에 도착하였다. 그런데 나는 국민방위군 사건을 보고 통영 국민방위군 제3 수용소로 가는 걸 주저한 채 마산에 있으면서 인천학도의용대(대장 이계송) 본부에 보고했다. #국민방위군과 국민방위군 사건 전시에 신속한 병력 동원을 위해 1950년 12월 제정한 국민방위군법에 의한 군대였으나 1951년 1·4 후퇴 때 국민방위군 약 9만명이 굶거나 얼어서 죽은 사건이 발생하여 관련 장성 5명이 총살당했고 국민방위군은 1951년 5월에 해체되었다. #“고향 인천에서 다시 만날 때까지 건강하라” 1951년 1월 초 우리 3대대 부관 조태휘가 나에게 마산의 해병대 6기 모집에 관하여 보고했다. 대부분의 우리 3대대 대원들이 해병대에 지원했고 해병 신체검사가 끝난 후 합격자 발표가 있었다. 6기 해병대원은 대부분 인천 지역 6년제 중학교 4~6학년 학생들이었다. 나는 우리 3대대의 합격자들에게 “해병대에 가더라도 인천학도의용대의 긍지를 잊지 마라. 그리고 다시 고향 인천에서 만날 때까지 모두 건강하라”는 당부의 말을 하였다. #해병6기는 거의 인천출신 중학교 4~6학년 학생 그때 해병 6기 모집에 합격한 대원은 6년제 중학교 4~6학년 학생들이었고 탈락한 대원들은 2·3학년 학생들이었다. 그때 나도 해병대로 자원입대할까도 생각했지만 나이가 어리거나 작아서 탈락한 대원들 때문에 도저히 해병대에 입대할 수 없었다. 탈락한 어린 대원들이 우리를 버리지 말라는 아우성에 나는 “너희들과 같이 행동 할 테니 우리 다 같이 어려운 고비를 함께 넘기자”며 어린 중학생들을 달랬다.#중학교 2·3학년 학생들이 갑자기 군인으로 통영 국민방위군 제3 수용소로 향하던 인천학도의용대는 국민방위군 사건으로 인하여 부산 육군 제2 훈련소로 입소하기로 계획을 변경하였고 우리들은 마산항에서 배를 타고 약 8시간 걸려 부산항에 도착하여 육군 제2 훈련소에 1951년 1월 10일 날 입소했다. 부산진국민학교에 있었던 육군 제2 훈련소에 입소한 날부터 인천학도의용대란 존재는 사라졌고 갑자기 중학생에서 군인이 되었다. 그 후 부산 동대신동 육군통신학교로 가라 해서 많은 인천지역 중학교 2·3학년 학생들이 나를 포함하여 통신병 교육을 받고 통신병이 되었다. #인천 여학생들의 은인, 신봉순 대위님 인천에서부터 부산까지 같이 내려왔던 많은 여학생 대원들은 오갈 데가 없어서 매우 어려웠었다. 그때 부산육군통신학교의 신봉순 대위님은 여학생들을 통신학교 행정보조 업무를 하게 하며 보살폈고 4개월 뒤 여학생들은 무사히 고향으로 돌아갔다.#중학교 2·3학년 학생들이 통신병으로 신봉순 대위님은 8·15 해방 후 6년제 인천상업중학교에서 교사로 재직하시다가 육군사관학교에 입교하고 장교로 임관하여 부산육군통신학교 유선교육대장으로 있었는데 많은 인천학생들을 통신학교로 입교시켰다. 신 대위님은 지휘관 옆에 있는 통신병이 좀 더 안전할 거라는 생각에 어린 중학생들을 통신병으로 이끌어 주셨다. #“우리 대대장님 누룽지 드세요” 어느 날, 여학생 몇 명이 누룽지를 가져와서 ‘대대장님 드세요’라고 했던 일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 이렇듯 서로를 감싸주고 생각해주는 따뜻한 마음들은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아직까지도 나의 가슴에 남아 있다. #육군 중위 장교임관을 거절하고 사병으로 입대 1951년 1월 10일 나는 육군 중위 장교임관 제의를 거절하고 어린 중학생들과 함께 사병으로 자원입대하여 참전하였고 1956년 2월 만기 제대하였다. 국가위난의 6·25때 나라를 지키겠다고 뭉친 인천의 6년제 중학교 학생들은 부산까지 20일간 걸어가서 자원 입대 후 참전하여 청춘을 채 펴 보지도 못하고 중·고등학교 학창시절을 전선에서 보냈다. #“내가 이끌었던 3대대 대원들도 많이 전사” 그때 나는 대학생이었고 인천학도의용대 3대대장으로서 어린 중학생들을 인천에서 부산까지 내 나름대로 판단하여 한 점 부끄럼 없이 이끌었지만 너무나 큰 국가 위기로 인하여 내가 할 수 있는 힘의 한계는 어쩔 수가 없었다. 우리 3대대 1000명 중에서 100명 정도 전사했다는데 시국이 너무 급박하여 형으로서, 대대장으로서 할 일을 다 하지 못한 것에 대한 후회가 아직까지도 한(恨)으로 마음속 깊은 곳에 있다. 아무쪼록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 역사 발굴 작업이 성공하기를 빈다. 글 사진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다음 호에 2회 계속 참전기 1회를 마치며… ●이경종 위원이 전하는 말 권유상 옹은 육군 중위 장교임관 제의를 거절하고 어린 중학생들과 함께 23살에 사병으로 자원입대하여 5년 후 28살에 만기 제대한 인천지역 어린 중학생들의 훌륭한 형이었다. ●이규원 위원장이 전하는 말 살아 계시다면 올해 90살이 되신 권유상 인천학도의용대 3대대장님께 감사의 말씀 드린다. 1·4 후퇴 때 인천에 남아있었으면 인민의용군으로 끌려가서 실종되거나, 국민방위군으로 끌려가서 굶거나 얼어 죽을 운명의 인천학생들을 안전하게 부산까지 이끌어서 훌륭한 일을 해냈다. 하지만 208명이 전사하여 제대 후 고향 인천에서 전사 학생 부모님들로부터 “우리 아들 전쟁터 데려가서 죽었다”라는 비탄의 말을 들었고, 일평생 동안 동생 같았던 전사 학생들을 가슴에 담고 살았던 참전 대학생 형들이 인천에 있었다. 6년제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 학생이었던 저의 아버지(이경종)를 안전하게 부산까지 이끌어주신 권유상 3대대장님께 지면으로나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 “울산, 1000조원대 블루오션 시장 선점할 최적지”

    “울산, 1000조원대 블루오션 시장 선점할 최적지”

    “원전 해체 기술의 100% 국산화는 수명을 다한 고리원전 1호기를 해체하는 데 국한된 게 아니라 블루오션으로 떠오른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필수 과제입니다.”29일 만난 김희령(UNIST 기계항공 및 원자력공학부 교수) 울산과학기술원(UNIST) 원전해체핵심요소기술 원천기반연구센터장은 “세계적으로 160기의 원전이 수명을 다해 가동을 멈췄고, 그 가운데 9기 정도만 해체됐다”며 “우리나라에서도 2030년까지 12기가 설계 수명을 다하는 만큼 원전 해체 기술의 100% 국산화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나라 원전 해체 기술은 선진국 대비 70~80% 수준으로 알려졌다. 김 교수는 “현재 원전 해체 기술의 실용화에 58개가 필요하지만, 국내 기술력은 41개가량만 개발돼 선진국 대비 70~80% 수준”이라며 “울산은 원전 건설·기계·설비 업체가 입주해 있는 데다 전용 산업단지까지 마련돼 나머지 10여개 기술을 실용화할 수 있는 최적지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동남권 지자체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는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유치전’과 관련,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는 원전과 인접한 지역, 관련 산업 인프라 구축, 관련 기술력, 전용 산업단지 등이 필요하다”며 “3곳 모두 원전과 깊은 관련이 있지만, 울산이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에 필요한 삼박자를 모두 갖췄을 뿐 아니라 이미 원천기술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울산은 현대중공업, 동원엔텍 등 100여개가 넘는 기업들이 원전 관련 기계와 설비를 생산하고 있어 해체 기술을 실증화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 있다”며 “한전원자력대학원대학교, 울산대, UNIST 등 우수한 대학·연구기관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에너지고등학교과 마이스터고등학교 등 원전 제염해체 관련 우수 인력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또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가 들어서려면 주민들의 의지도 중요하다”며 “울주 주민들은 신고리 5·6호기를 스스로 유치할 정도로 주민 수용성 측면에서도 다른 지자체에 비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원전해체기술 100% 국산화”… 울산, 연구센터 유치 ‘선발대’

    “원전해체기술 100% 국산화”… 울산, 연구센터 유치 ‘선발대’

    우리나라 첫 원자력발전소인 고리원전 1호기가 지난 19일 수명을 다했다. 퇴역한 고리 1호기를 포함한 국내 원전 25기 가운데 12기가 2030년까지 설계 수명을 다한다. 세계 원전해체 시장 규모는 2050년까지 최소 440조원에서 최대 10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국내 원전 1기를 해체하는 데도 약 6437억원의 비용이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나라의 원전 해체 기술은 선진국 대비 70~80% 수준이다. 따라서 원전 해체 기술의 100% 국산화를 이끌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설립이 시급하다. 고리 1호기 중단 직후 울산·부산·경북을 중심으로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설립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울산이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유치 태스크포스(TF)’를 발족하는 등 가장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울산은 원전 관련 산업 인프라 구축과 연구·기술 확보, 전용 산업단지 조성 등 우수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9일 한국수력원자력과 울산시에 따르면 정부는 2014년 국내 원전 해체 기술을 선도할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했다. 사업비는 1473억원으로 추정했다. 울산을 비롯한 전국 8개 시·도가 정부에 유치 의향서를 제출하며 경쟁을 벌였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의 경제성(BC)이 0.26(통상 BC가 1보다 높으면 경제성 있음)에 그쳐 무산됐다. 최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탈원전 정책이 가시화되고, 지난 19일 고리원전 1호기 퇴역을 기점으로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유치전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울산, 부산, 경북 3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다. 특히 울산은 우수한 원전 관련 산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실증화와 산업화의 강점을 앞세워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울산은 엔지니어링플랜트, 정밀화학, 에너지소재, 환경 등 원전 연관 4개 산업을 이미 구축해 다른 지역과의 경쟁력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를 반영하듯 울산시는 고리원전 1호기 영구 정지 직후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유치 TF’를 발족하는 등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TF는 울산시, 울주군, 울산테크노파크, 울산과학기술원(UNIST), 울산대, 울산상의, 산업계 등으로 구성됐다. 시는 TF 발족에 이어 지난 23일에는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유치를 위한 첫 회의를 개최했다. 이에 따라 TF는 울산 지역 연관 산업 실태조사와 입지 타당성 분석에 들어가는 한편 원전 해체와 관련한 국제협력사업도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울산시는 UNIST, 울산테크노파크 등과 공동으로 관련 기술 세미나, 심포지엄도 개최한다. 센터 유치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 미래창조과학부, 한수원 등을 방문해 센터 울산 설립을 위한 설명·건의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 조만간 울산 시민을 대상으로 서명 운동을 벌일 계획이다. 이미 2015년 울산 시민 47만명의 서명을 받기도 했다. 정치권에 도움도 요청하고 나섰다. 울산시는 최근 국회를 방문해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에게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울산 설립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협조를 구했다. 울산시의회는 지난 19일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울산 설립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다. 앞서 시는 2014년 미국 에너지부 소속 국립연구소인 퍼시픽노스웨스트(PNNL), 민간연구소인 사우스웨스트연구소(SwRI)와 각각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5월에는 UNIST가 일본 대사관의 아베 요이치 과학관을 초청해 한·일 해체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시는 앞으로 진행할 대정부 건의·설득 작업을 통해 ‘원전해체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는 산업 인프라와 연구시설이 구축된 점’을 적극 강조할 방침이다. 현재 울산에는 원전 해체 기술 관련 기업이 1000개가 넘고, UNIST와 국제원자력대학원(KINGS) 등 우수한 전문교육기관도 들어서 있다. 여기에다 지난달 말 착공에 들어간 에너지융합산업단지 내에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설립부지 3만 3000㎡를 확보해 놓았다. 이와 함께 원전 밀집 지역인 울산이 그동안 받아 온 불이익에 대한 보상 측면도 강조할 예정이다. 울산 시민의 94%가 원전 반경 30㎞ 내에 거주하고 있지만, 관련 연구기관이나 지원기관 수혜가 전혀 없다. 시 관계자는 “부산 기장은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중입자가속기, 수출형 신형 원자로사업 등의 혜택을 받았고, 경북 경주는 양성자가속기연구센터, 한수원 본사 등이 입주하고 방폐장 유치지역 지원을 받았지만 울산은 지원 혜택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과 경북도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 유치에 적극적이다. 부산시는 지난해 3월 시작한 ‘원전해체산업 육성방안 연구’ 용역을 바탕으로 ‘원자력산업 육성 종합계획 수립’에 나섰고, 고리 1호기가 기장군에 있는 만큼 원전해체기술연구센터를 부산에 설립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에 동남권 방사선의과학산업단지 내 부지를 제공하겠다는 제안도 내놨다. 경북도는 국내 최다 원전 보유 지역임을 부각시키고 있다. 경북에는 국내 원전 25기 가운데 절반인 12기가 있고, 중저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시설(방폐장)도 가동 중이다. 여기에다 2030년까지 월성 1호 등 6기가 설계 수명을 다하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民·官 연계 산업·사회 혁신정책 마련해야”

    “民·官 연계 산업·사회 혁신정책 마련해야”

    행자부 ‘4차 산업혁명 기술 공공부문 활용 토론회’ 개최“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문제를 풀어주고 정책역량을 발휘해야 민간에서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적용할 수 있습니다.” 행정자치부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범정부 차세대 정보자원관리 정책토론회’를 열어 4차 산업혁명 기술의 공공부문 활용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노규성 국정기획자문위원회 4차산업 전문위원은 ‘4차 산업혁명이 공공에 미치는 영향’이란 주제로 과학, 산업, 제도, 공공, 사회, 교육, 국제 등 7개 분야별로 대응과제를 제시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당선 전 공약을 통해 대통령 직속 ‘4차 산업혁명위원회’를 만들고 “4차 산업혁명의 플랫폼과 스마트 코리아 구현을 위한 민간 주도, 정부 지원 협업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디지털정책학회장인 노 위원은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부정적으로 진단했다.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대에 세계 최고 수준의 인터넷망을 구축하고 정보통신기술(ICT) 역량을 확보했지만 이후 정부의 미온적 대처로 경쟁력이 약화됐다고 분석했다. 정보기술(IT) 산업 경쟁력 지수도 2007년 3위, 2009년 16위, 2011년 19위로 점차 하락했으며 특히 정보통신부 해체로 정부의 컨트롤타워 기능이 약해졌다고 설명했다. 노 위원은 4차 산업혁명을 이끌기 위한 국가적 대응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독일이 선도한 4차 산업혁명에 대해 우리가 다른 나라보다 지나치게 기대하고 몰입하는 것은 사실”이라며 “우리식 4차 산업혁명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4차 산업혁명 시대 대한민국의 비전으로 ‘고부가가치 혁신경제 기반 스마트국가’를 내놓았다. 국민과 기업이 주도하고 정부는 지원하는 전략으로 기술산업 정책과 사회혁신 정책이 연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론회에 앞서 강의를 한 박서기 카이스트 대우교수는 미국의 학자금 대출, 의료보험 등과 같이 정부도 풀지 못한 사회문제를 대학생이 만든 스타트업 기업이 일부 해결한 사례를 제시했다. 예를 들어 스탠퍼드대 학생이 만든 대출업체 소파이(SoFi)는 졸업한 선배가 재학생 후배에게 학자금을 빌려주는 아이디어로 시작해 우리나라 가계부채만큼 심각하던 미국 대학생의 학자금 대출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했다. 박 교수는 새로운 기술 도입에 주저하게 되면 정부의 힘이 무력화된다고 단언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공무원은 숨어 있는 국민의 불편사항을 빨리 찾아내어 대처해야 한다”며 “정부 행정서비스의 권위는 국민이 만족하지 못하면 떨어질 수밖에 없고 규제 강화나 증세도 점점 힘들어진다”고 밝혔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제시·효린, 이 구역 센 언니들의 핫한 보디라인 ‘카리스마 눈빛’

    제시·효린, 이 구역 센 언니들의 핫한 보디라인 ‘카리스마 눈빛’

    래퍼 제시와 가수 효린의 투샷이 공개돼 화제다. 29일 제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You won’t ever be lonely babygirl”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제시와 효린이 군살 없는 몸매를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 담겼다. 잘록한 허리와 구릿빛 피부를 과감하게 공개한 제시의 모습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두 사람의 완벽한 각선미는 여성 팬들의 부러움을 샀다. 한편, 제시는 오는 7월 래퍼 스윙스와 함께 신곡을 공개할 예정이다. 효린은 그룹 씨스타 해체 이후 솔로 가수로 나서 29일 오후 6시 싱글 ‘프루티’를 발표한다. 사진=인스타그램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박봄, 청순해진 근황 ‘나이를 거꾸로 먹어요’

    박봄, 청순해진 근황 ‘나이를 거꾸로 먹어요’

    걸그룹 2NE1 출신 박봄이 근황을 공개했다. 박봄은 29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근황을 담은 사진 여러 장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 속 박봄은 지인과 함께 야외에서 셀카를 찍고 있는 모습이다. 박봄은 되찾은 청순미를 팬들에게 선보였다. 특히 익살스런 표정으로 귀여운 매력을 뽐내 눈길을 끌었다. 박봄 사진을 접한 네티즌은 “사진 종종 올려주세요”, “예뻐졌다”, “돌아온 박봄”, “청순하네”, “귀엽다”, “나이를 거꾸로 먹네”등 반응을 보였다. 한편, 박봄은 지난해 11월 그룹 2NE1 해체 선언 이후 평범한 일상을 공개하며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영화 ‘모데카이’와 화가 고야의 이중성

    [정준모의 영화속 그림 이야기] 영화 ‘모데카이’와 화가 고야의 이중성

    미술품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가장 우스꽝스러운 일 중 하나는 우연히 손에 들어온 그림이 갑자기 유명작가의 그림으로 밝혀져 ‘일확천금’을 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이런 일이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흔한 일도 아니다. 우리나라의 정치가나 관료들도 그림이 갖는 문화적 가치보다는 경제적 가치에 관심이 많다. 그래서 세금을 부과하거나 재벌들을 옥죄기 위해 그림, 미술품을 생각한다. 범죄영화를 가장한 코미디 스릴러영화라 할 수 있는 ‘모데카이’(2015)도 미술품에 대한 오해에서 비롯된 영화라는 점에서 동서의 그림에 관한 생각은 같은지도 모르겠다.영화는 스페인의 거장으로 후대 화가들에게 큰 영향을 끼친 고야(1746~1828)의 그림을 차지하기 위해 쫓고 쫓기는 내용이다. 그림보다는 가볍고 능청스러운 주인공 모데카이를 연기하는 조니 뎁의 활약이 돋보이는 코미디물이다.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미술품은 임자를 제대로 만났을 때 예술로 대접받는다는 사실을 절감하게 된다. 천박하고 계산적인 인간을 만나면 미술품은 당장에 세속적인 신분을 상징하는 고색으로, 시간의 흔적이 담긴 표면 효과만 남게 된다. 즉 현재의 지위를 기호화해서 지금의 지위와 주장이 정당하다는 것을 방증하는 시각적 지위 증거로 사용될 뿐이다. 모데카이는 주인공의 이름인 동시에 영화 제목이다. 그는 영국 귀족 가문의 후손으로 스스로 뛰어난 예술적 감각을 물려받았다고 여기며 미술품 수집을 즐긴다. 하지만 이미 몰락해 재정은 파탄이 났고 대저택은 오늘내일 경매로 넘어갈 형편이다. 그는 그저 자신 외에는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는 이기적인 인물이다. 영화는 프란시스코 고야가 그렸지만 세상에 공개된 적이 없는 전설 속 그림 ‘웰링턴의 공작부인’이 복원 도중 사라지면서 시작된다. 이를 차지하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며 벌어지는 해프닝이 영화의 전부나 다름없다. 모데카이는 얄밉기 짝이 없는 인물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400년 전 소설 돈키호테를 연상시킨다. 그러나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가 당시 지배계급에 대한 비판과 조롱, 풍자에 집중했다면 모데카이는 풍자를 빙자한 재미에만 더 매진하고 있다. 영화는 50년 전에 발표된 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래 소설은 위트와 유머가 넘치고, 통찰력 있는 비유와 묘사가 압도적이라는 평을 받았으나 영화는 글쎄다.영화에 나오는 ‘웰링턴의 공작부인’은 영화를 위해 화가 샐리 드레이에게 주문해 만들어진 가공의 그림이다. 그는 고야의 유명한 ’옷 입은 마하’(1803)를 바탕으로 고야풍의 새로운 그림을 그렸다. 하지만 흥미로운 것은 고야의 진품 역시 영화 속 ‘웰링턴의 공작부인’만큼 사연이 많다는 사실이다. 고야는 ‘옷 입은 마하’를 그리기 3년 전인 1800년 ‘옷 벗은 마하’를 그렸다. 스페인의 실세였던 마누엘 고도이의 주문에 의해 그린 그림인데 당시는 공식적으로 누드화를 금하던 시기였다. 여성의 나신이 그대로 드러난 그림은 신성 모독 논란을 일으켰고, “마하에게 옷을 입히라”는 댓글(?)이 쏟아졌다. 하지만 고야는 원그림을 고치는 대신 ‘옷 입은 마하’를 새로 그렸지만 1813년, 마하 연작이 외설이라는 이유로 종교재판을 통해 압수당하기도 했다. 고야는 18세기 후반부터 19세기 초까지 활동한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다. 고야는 스페인 궁정화가의 전통을 이어 세 명의 왕의 초상화를 그린 고전적 의미의 대가이자 주제와 거리를 두는 새로운 시선으로 그 의미를 해체한 최초의 근대적 예술가였다. 32세에 궁정화가가 되기 전 고야의 작품들은 산뜻하고 밝았다. 말년에 들어 소위 ‘검은 그림’을 그린다. 그의 머릿속 환상과 악몽들이 드러난 것은 그가 청력을 잃을 정도로 중병을 앓고 나서였다. 그 후 나폴레옹군의 스페인 침공으로 민족의식이 나타났다고 한다. 그가 시대적인 자각을 통해 화가로서의 자의식을 찾았다고 하지만 사실은 좀 다르다. 처음에는 권력자들의 초상화로 명예를 얻었으나 스스로 “인간의 과오와 악덕에 대한 비판”을 목적으로 판화집 ‘카프리초스’(변덕)를 발간해 계몽주의자가 되었다. 성직자를 조롱하거나 외설적인 마녀 그림이 문제가 되자 재빨리 판화집을 회수하고 판매 중지로 위기를 넘기기도 했다. 그의 전성기에 조국 스페인은 전쟁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프랑스는 스페인을 침략해 페르난도 7세를 폐위하고, 나폴레옹의 형 조세프를 호세 1세로 즉위시켰다. 하지만 곧 웰링턴 공작이 이끄는 영국군이 들어와 페르난도 7세를 복위시키는 등 스페인과 프랑스 사이 반도전쟁이 한창이던 때다. 고야는 출중한 실력 또는 처세술로 여전히 궁정화가로 일했다. 그는 호세 1세의 초상화를 그려 1811년 훈장을 받았다. 하나 웰링턴 공작이 마드리드에 입성하자 호세 1세의 얼굴을 웰링턴으로 고쳐 바쳤다. ‘비리의 고발자, 정의의 투사’라는 고야의 이미지는 이런 행적 때문에 기회주의자로 비치기도 한다. 그는 부르봉왕조, 종교재판소, 프랑스군, 영국군 모두를 위해 일했고 어느 쪽으로부터도 피해받은 바 없다. 물론 훌륭한 예술가라고 모두 철저하게 대의를 따를 수는 없지만 예술가들이 혁명적인 경우는 대개 예술에 한한다. 특히 고야를 혁명적 인물로 만들어준, 민중의 항거와 권력에 의한 학살을 고발하는 그림 ‘1808년 5월 3일 마드리드’도 알고 보면 1814년에 그려졌다. 즉 프랑스 점령기가 아니라 그들이 물러가고 페르난도 7세가 복위하기 직전, 화가의 친프랑스 행적에 대해 의심이 가해질 무렵 그려졌기 때문에 그 저항의 의미를 의심하게 된다. 스페인 반도전쟁의 도화선이 된 ‘1808년 5월 2일의 봉기’ 즉 ‘도스 데 마요 봉기’와 짝을 이루는 이 그림에서 고야는 보통사람들을 영웅적 순교자 내지는 그리스도와 같은 구원자로 이상화시켜 혁명가로서의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알고 보면 미구엘 감보리노가 1813년 제작한 판화를 차용한 것으로, 이후 마네의 ‘막시밀리안 황제의 처형’, 피카소의 ‘한국에서의 학살’에 직접적으로 영감을 주었다. 아무튼 고야의 삶을 돌아보면 사람의 삶이란 완벽할 수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고 해도 표리부동함은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 것 같다.
  • 4·19와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후보로

    4·19와 동학농민혁명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후보로

    ‘4·19 혁명 기록물’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우리나라가 내년 3월 신청하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후보로 결정됐다.문화재청은 지난 27일 열린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회의에서 지난 4∼5월 공모로 접수된 기록물 10건을 심사한 결과 4·19 혁명 기록물과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이 세계기록유산 신청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28일 밝혔다. 4·19 혁명 기록물은 1960년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4·19 혁명의 원인과 전개 과정, 혁명 직후의 처리 과정을 보여 주는 일체의 기록유산을 말한다. 국가기관과 국회·정당의 자료, 언론 기사, 개인의 기록, 수습 조사서, 각종 사진과 영상 등을 아우른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1894년 일어난 동학농민혁명 당시 조선 정부와 동학 농민군, 농민군의 진압에 참여한 민간인, 일본 공사관 등이 작성한 기록으로 구성된다. 문화재청은 “4·19 혁명 기록물은 개발도상국 가운데 가장 모범적으로 민주화를 이뤄 낸 한국의 정치 사건을 자세히 보여 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동학농민혁명 기록물은 정의와 평등의 가치를 추구했고 전통적 동아시아 질서를 해체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중요성이 인정됐다”고 설명했다. 두 기록물의 세계기록유산 등재 여부는 2019년 열리는 세계기록유산 국제자문위원회(IAC) 회의에서 결정된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국회 등 정치권 외풍 차단 위한 ‘셀프 개혁’ 배수진

    국회 등 정치권 외풍 차단 위한 ‘셀프 개혁’ 배수진

    양승태 대법원장이 28일 일선 판사들의 ‘전국법관대표회의(전국판사회의) 상설화’ 요구를 전격 수용한 것은 법원 내 사법부 개혁의 목소리를 일부 받아들이면서도 국회 등 외부에서의 개혁 압박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동안 대법원장 권한 분산과 사법행정 개선을 주장했던 일선 판사들이 주도하는 ‘내부 개혁’으로 법원 밖에서 불어오는 ‘외풍’을 차단하고 사법부의 독립성을 지키려는 의지가 표명된 것이다.이에 따라 양 대법원장의 임기가 끝나는 오는 9월 말 안에 법원 자체적인 개혁안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법원과 법조계에 따르면 양 대법원장은 ▲전국판사회의 상설화 ▲법원행정처 개편 등 사법행정권 분산 ▲법관 인사·평가제도 정비 등을 통해 전면적인 사법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구체적인 개혁 방안에 대해선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 충분한 논의를 통해 널리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합리적인 법관회의의 모습을 제시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요청했다. 이는 최근 사법부 내부의 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법원행정처 중심으로 사법부의 관료화가 심화됐다는 지적에 따라 개혁의 ‘키’를 일선 법관들에게 넘기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전국판사회의의 구체적인 상설화 작업은 대법원의 협조를 받아 전국판사회의 측이 추진한다. 판사회의는 상설화 추진을 전담할 소위원회를 구성하고 위원장으로 서경환(51·사법연수원 21기) 서울고법 부장판사를 선출했다. 소위는 다음달 24일 예정된 2차 판사회의 전까지 대법원 규칙안을 마련해 안건으로 상정할 계획이다. 구체적으로는 법원행정처 기능 조정, 인사제도 개편 등 안들도 판사회의 주도로 진행되고 양 대법원장 역시 이를 수용할 전망이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원 개혁의 경우 시간을 끌 사안이 아닌 데다 차기 대법원장에게 부담을 지우지 않기 위해 양 대법원장 임기 내에 주요 사안들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국회와 정치권에서 법원행정처 해체, 대법관 증원 등 전방위적인 사법부 개혁 논의가 이뤄지는 상황에서 나온 일종의 ‘고육지책’ 성격도 엿보인다.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회는 최근 열린 토론회에서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에 집중된 사법행정권을 대체할 기구로 사법평의회를 도입하자는 개헌론을 제기한 바 있다. 사법평의회는 법관 인사 등을 담당하는 독립적 합의제 기구다. 재판과 사법행정을 분리해 법관의 관료화를 막자는 취지다. 서울 지역의 한 판사는 “일선 법관들 사이에 외부 개혁 움직임에 대해 ‘사법부 독립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많다”면서 “양 대법원장의 조치에도 이러한 위기감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우 민변 사무차장은 “양 대법원장이 블랙리스트와 관련한 추가조사 요구를 거부한 것은 책임성 있는 자세라고 할 수 없다”며 “국민에 대한 사죄가 없다는 점에서 사법부 수장의 담화로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문준용 제보 조작 파문] ‘윗선 개입’ 부인하지만… 안철수 檢수사 후 입장 표명할 듯

    [문준용 제보 조작 파문] ‘윗선 개입’ 부인하지만… 안철수 檢수사 후 입장 표명할 듯

    진상조사단장 “安 만날 것” 압박 박주선 “조직적 개입 시 당 해체” 비대위도 “당 쇄신” 위기감 표출문준용씨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국민의당 대선 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의 책임론이 확산되고 있다. 국민의당은 지도부의 ‘윗선 개입’ 가능성을 철저히 부인하고 있지만, 당내에서는 안 전 대표가 ‘정치적 책임’을 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민의당 김태일 혁신위원장은 28일 라디오에 출연해 “안철수 책임론이 나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라면서 “제보 조작 당사자인 당원 이유미씨나 이준서 전 최고위원이 안 전 대표와 아주 가까운 분이라고 하지 않느냐. 그런 점에서 의심의 눈길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는 “안 전 대표는 책임 있는 얘기와 반응을 하는 것이 맞다. 설령 직접 개입이 돼 있지 않다고 해도 후보는 선거 과정에서 최종적 책임을 지는 분 아닌가”라면서 “선거 과정에서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는 사건이 생긴 만큼 이에 대해 자신의 의사를 밝히는 것이 도리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안 전 대표는 제보 조작 파문이 불거진 이후 사흘째 침묵을 이어갔다. 안 전 대표는 검찰 수사가 끝나는 시점에 입장을 밝히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 당 진상조사단의 김관영 단장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면서 안 전 대표까지 만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당 지도부는 조직적 개입 사실이 밝혀질 경우 당을 해체하겠다는 ‘배수진’을 치는 등 사태 수습에 분주한 모습이다.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만일 당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면 이 당은 새 정치를 하는 게 아니라 구태정치, 범죄정치를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해체해야 된다”고 밝혔다. 박 위원장은 “당원 이유미씨의 너무 과도한 열정 때문에 일어난 단독 범행이라고 보고 있다”면서도 “아무튼 이것이 사실이면 저희 당은 존속할 이유도,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는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고서라도 혁신에 매진해야 한다”(전진영 비대위원), “약이나 주사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대수술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이태규 사무총장) 등 당 쇄신을 요구하는 발언이 쏟아졌다. 한편 전날 준용씨의 특혜 채용과 제보 조작 사건을 동시에 다루는 ‘쌍끌이 특검’을 제안했던 국민의당은 검찰 수사 결과를 일단 지켜보기로 했다. 박 위원장은 “검찰 수사가 종결된 뒤 문준용씨 특검 도입 여부를 당론으로 결정하는 것이 맞다고 비대위에서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필독과 열애 인정’ 보라, SNS 보니 “치명적 유혹”

    ‘필독과 열애 인정’ 보라, SNS 보니 “치명적 유혹”

    씨스타 출신 보라가 빅스타 필독과 열애를 인정한 가운데 그의 일상이 눈길을 끈다. 보라는 씨스타 해체 이후에도 인스타그램에 꾸준히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며 활발히 팬들과 소통하고 있다. 최근 보라는 “야옹”이라는 글과 함께 고양이 눈빛을 한 사진을 올렸는데 치명적 매력이 팬들을 설레게 했다. 또 열애 인정 하루 전인 27일에는 “나 윙크 잘한다”는 글과 함께 깜찍한 윙크 사진을 올리기도 했다. 한편 28일 불거진 보라 필독의 열애설에 양측 소속사는 “6개월째 열애 중”이라고 만남을 인정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박주선 “이유미 단독 범행…조직적 개입이면 당 해체해야”

    박주선 “이유미 단독 범행…조직적 개입이면 당 해체해야”

    국민의당 박주선 비상대책위원장은 28일 문준용 의혹 제보 조작사건과 관련, “당원 이유미씨의 너무 과도한 열정 때문에 일어난 단독범행이라고 보고 있다”며 “만일 당이 조직적으로 개입했다면 해체해야 된다”고 주장했다.박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MBC 및 YTN 라디오에 출연해 “법적, 도덕적 책임 외에 정치적 책임을 질만한 사항이 수사 결과로 밝혀지면 다 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박 위원장은 이씨가 문자 메세지를 보내 ‘혼자 한 게 아니라 당이 기획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진 것에 대해 “막상 구속되니 자기 범행을 합리화하고 동정을 얻으려는 뜻에서 문자를 보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당시 제보 확인 절차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유미라는 사람이 2030부단장 맡은 열정적 당원인데 이걸 허위 조작을 했으리라고 생각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용주 공명선거대책단 단장 책임 하에서 이유미씨가 가져온 녹취 파일과 문자 메시지 등을 점검, 이유미 씨가 사실이고 확실하다고 몇 번이고 다짐했기 때문에 이 단장이 부단장 김인원 변호사를 통해 언론에 공개하라고 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 등이 ‘윗선 책임론’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 “조작된 내용을 모르고 보고를 받았다면 무슨 책임을 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안철수 당시 당 대선 후보의 입장 표명 문제에 대해서는 “안 후보 개인의 입장이기 때문에 제가 입장 표명을 하라 마라 하는 것은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당 일각에서 제보조작 사건과 함께 문준용씨 입사 관련 의혹에 대해 쌍끌이 특검을 진행하자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제보조작 사건이 그 특혜 의혹의 본질을 덮어선 안 된다 하는 그런 국민의 소리가 많이 들어온다”면서도 “사과의 진정성, 수사의 적극적인 협조, 의지 이런 것이 퇴색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이 사건이 검찰 수사로서 종결된 다음에 특검 여부를 주장해도 늦지 않다”면서 ‘시기상조’ 입장을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국민의당 ‘문준용 제보 조작’ 진상조사 단장인 김관영 의원은 “(이유미 씨의) 단독범행이라는 걸 당 차원의 공식입장으로 발표한 건 아니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외교안보 국익차원에서 봐야? 국회 개혁 당위성 쟁점화 필요”

    “외교안보 국익차원에서 봐야? 국회 개혁 당위성 쟁점화 필요”

    서울신문 제96차 독자권익위원회가 27일 서울신문사 9층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회의에는 박재영 위원장과 김광태(온전한커뮤니케이션 회장), 김영찬(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소순창(건국대 행정학과 교수), 이상제(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홍현익(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위원이 참석해 한·미 정상회담 준비 및 국회 인사청문회 등 국정 현안 관련 기사를 중심으로 지난 한 달간의 서울신문 보도를 분석했다. 서울신문사에서는 이경형 주필, 손성진 논설주간, 박홍기 편집국장, 최용규 편집부국장, 김성수 정치부장이 참석했다.홍현익 위원은 한·미 정상회담을 비롯한 외교안보 이슈를 국익 차원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 위원은 “신문의 이념 방향과 별개로 외국 원수와 회담을 하러 가는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는 건 맞지 않은데 그런 면에서 서울신문 논조는 다른 어느 신문보다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려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반갑고 다행”이라면서 “미국 의회나 미국 언론보다도 우리 언론이 (회담 전에 대통령의 힘을 빼면) 오히려 청와대로 하여금 미국에 양보하도록 만드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순창 위원은 정부조직 개편과 지방분권의 관련성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요구했다. 소 위원은 “정부가 자치 분권을 강조하며 연방제 수준으로 제도를 개편한다면서 중소벤처기업부를 신설하기로 했는데 이에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면서 “분권적 측면에서 보면 지방 정부에 중소기업·벤처 업무를 넘기면 되는데, 이것을 중앙과 지방에서 중복 행정을 할 우려가 있다. 이런 부분을 지적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 위원은 또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은 상반된 개념으로 지방분권은 지방에 주도권을 주는 것이고 균형발전은 중앙정부가 주도하는 것”이라고 정의한 뒤 이 같은 개념에 기반해 지방분권 및 균형발전의 추진을 촉구하는 보도를 요청했다. 김영찬 위원은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과 관련해 “국회의원 출신 후보자는 동료 의원들이 예외 없이 통과시켜 주는데, 청문 제도도 문제지만 이런 국회가 더 문제”라며 “입법부 개혁을 위해 의원의 기득권을 깨는 선거 제도 도입, 특혜 폐지, 의원 국민소환제 도입 등을 쟁점화할 수 있게 관심을 가지고 주도적으로 보도해 달라”고 주문했다. 김 위원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인사청문 과정을 거론하며 “유학 중 결혼해 아이를 낳으면 자연스럽게 이중국적을 획득할 수도 있다”면서 “그것 자체가 문제인지는 신중하게 보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광태 위원은 청문회와 관련한 서울신문 보도의 균형감을 높이 평가했다. 김 위원은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인사청문 과정 등을 예로 들며 “일방적 신상털기 보도보다는 장관 후보자들의 능력 검증에 집중했고, 제기된 의혹에는 해명을 같이 달아 주는 균형감 있는 보도가 좋았다”면서 “제기된 의혹도 당시에 누구나 하던 관행이라면 이를 감안해 주는 시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은 또 정부가 일자리 창출을 강조하면서 재계와의 소통을 활발히 하지 않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기업의 목소리를 듣고 우려와 애로사항이 뭔지 일깨워 주는 기사, 기업인의 사기를 북돋워 주는 상징성 있는 사설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상제 위원은 미국 금리 인상과 관련해 “사례를 보면 금리가 오를 때 부실 문제가 정리되면서 경기가 좋아진다는 통계도 있다”면서 “이런 시각들을 조화롭게 분석했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이 위원은 또 “원전 이슈도 해체 비용, 폐연료봉 처리 외에 원전 폐쇄 후 대체 전략 등 전반적인 문제에 대해 다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 위원장은 “지난달 대선이 끝난 뒤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국회 권력은 지난해 4월 그대로”라면서 “추가경정예산안과 블라인드 채용, 원전 폐쇄, 병사 봉급 인상,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등 정책이 계속 나오는데 국민이 택한 새 권력과 국회 권력 간 엄청난 갈등이 예고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이런 문제들에 대한 관심을 꾸준히 가지고 대통령 권력과 국회 권력 사이의 문제에 대해 심층 분석을할 필요가 있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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