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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영지, 카라 해체 후 솔로데뷔 “8월 출격 목표”

    허영지, 카라 해체 후 솔로데뷔 “8월 출격 목표”

    그룹 카라 출신 허영지가 솔로 가수로 데뷔한다. 복수의 가요 관계자에 따르면 허영지는 이달 중순 솔로곡을 발표하며 솔로 데뷔를 알린다. 곧 신곡 뮤직비디오 촬영이 예정돼 있으며, 데뷔시기는 8월 중순이 유력하다. 이로써 허영지는 지난 2014년 카라의 6집 미니앨범 ‘Day&Night’을 통해 카라 신멤버로 데뷔를 알린지 3년 만에 솔로로 출격, 자신만의 음악색을 보여줄 예정이다. 허영지는 그룹의 해체 이후 ‘또 오해영’, ‘수상한 가수’ 등 드라마와 예능에서도 활약했다. 이후 KARD의 데뷔 프로젝트에도 깜짝 등장하는 등 음악 활동을 이어왔다. 솔로가수로 2막을 시작할 허영지에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 = 서울신문DB 연예팀 seoulen@seoul.co.kr
  • 경기 광주시 ‘힐스테이트 태전’ 공사현장에 전면 공사중지 명령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추락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기 광주시 ‘힐스테이트 태전’ 공사현장에 대해 전면 공사중지 명령을 하고, 현장 정밀 감독에 착수할 예정 이라고 31일 밝혔다. 성남지청은 안전보건공단, 경찰 등과 함께 정확한 사고원인을 밝히는 한편 현장조사가 마무리되면 공사 관련자를 소환해 관련 법 위반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김호현 성남지청장은 “최대한 신속하고 면밀하게 사고조사를 진행하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실이 확인될 경우 사업주를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사망사고 유발 사업장에 대한 사후조치를 강화하고 산업재해로 목숨을 잃는 근로자가 더 이상 발생되지 않도록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달 29일 광주시 태전동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태전’ 신축공사 현장에서 작업자 2명이 타고 있던 공사용 승강기가 7층 높이에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양모(36)씨가 숨지고 고모(48)씨가 크게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양씨 등은 이날 건물 옥상부터 리프트를 타고 한 층씩 차례로 내려오며 리프트를 지탱하는 쇠 구조물을 해체하는 작업 중이었다. 8층까지 작업을 마친 이들은 해체한 구조물을 1층 바닥에 내려놓고 다시 7층 높이로 올라가던 중 갑자기 구조물 해체가 완료된 지점까지 리프트가 솟구친 뒤 지지대를 이탈해 추락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한편, 힐스테이트 태전 공사현장에서는 작년 10월 19일 철제 거푸집 작업을 하던 근로자 3명이 10층에서 추락해 2명이 사망하고 1명이 부상을 입는 사고가 발행하였으며, 작년 6월 24일에도 지게차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1명이 사망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최측근도 아베 비난… 내각 해체로 가나

    北미사일도 안이한 대응 비판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지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측근이 아베 총리를 직접 비판하기에 이르렀다. 집권 5년차인 아베 진영에 균열이 커지면서 지지율 추락 속에서 내각 해체의 길로 가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에토 세이이치 총리 보좌관은 지난 29일 20%대까지 곤두박질친 지지율 하락과 관련, “은폐 체질과 공사(公私) 혼동에 의한 허술함이 있어, 지금 상황에 이르게 됐다”고 진단했다고 산케이신문과 지지통신 등이 30일 전했다. 아베 총리가 회장을 맡은 보수계 초당파 의원모임 ‘창생일본’이 연 연수회에서였다. 아베 총리와 부인 아키에를 향한 직격탄으로, 집권당 내 ‘아베 사람들’까지 아베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음을 보여 준다. 에토 보좌관은 6선의 현직 참의원이면서 2012년부터 ‘국가중요과제’ 담당 보좌관으로 아베 곁을 지켜 왔다. 그는 ‘아키에 스캔들’로도 불렸던 오사카의 모리토모학원 헐값 부지 제공 의혹, 아베 총리 친구가 이사장인 가케학원 수의학부 신설 특혜 의혹 등도 거론했다. “총리도, 여사도 권력적으로 맨 위에 있다. 최고 권력자가 된 다음, 개인 관계를 (밖으로) 드러내서는 안 된다”면서 “(아베 총리는) 우정을 지나치게 중요하게 여긴다. 개인을 중요시하면 할수록 공사 혼동과 (총리의 뜻을)미루어 헤아리는 행위가 있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여러 의혹들이 총리의 뜻을 관료들이 알아서, 지시가 없더라도 대신해 주는 과정에서 나온 것임을 지적한 말로 해석된다. 아베 총리는 이번 북한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서도 안이하게 대응했다는 호된 비판을 받았다. 그나마 외교안보 현안에서는 적절한 대처와 기민한 움직임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 왔던 그다. 다음달 3일 개각을 앞두고 공교롭게 28일 방위상의 사표를 수리하고, 빈자리를 외무상이 겸직하도록 한 조치가 도마에 오른 것이다. 닛케이신문은 ‘안보 공백’을 지적했고, 도쿄신문은 익명의 전직 총리의 발언을 인용, 아베 총리가 개각 전까지 북한의 도발이 없을 것으로 봤다며 안일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지난 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때는 12분 만에 일본 정부가 이를 공표했지만, 이번에는 30여분이 걸렸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대만 독립의 꿈, 언어 독립부터 먼저?

    대만 독립의 꿈, 언어 독립부터 먼저?

    대만이 중국으로부터 언어 독립할 것을 시사했다. 최근 대만 문화부는 자국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대만 원주민의 언어를 모국어로 교육하는 것을 골자로 한 ‘국가언어발전법’에 대한 승인을 최종적으로 내렸다고 24일 중국 언론은 일제히 보도했다. 이는 지금껏 취학 전 아동을 대상으로 중국 푸퉁화(표준어)를 공식 언어로 교육한 것에서 벗어나, 아메이(阿美), 타이야(泰雅), 파이완(排灣), 푸농(布農), 타이루거(太魯閣), 루카이(魯凱), 싸이샤(賽夏), 라아루와(拉阿魯) 등 총 8개에 달하는 원주민 언어를 공식 교육과정에 적극 활용하겠다는 대만 정부의 의지로 풀이된다. 또한 해당 8개 원주민 언어는 향후 공문서 작성 등 공공 기관에서 사용하는 대만 공식 언어로도 널리 활용될 방침이다. 이는 지금껏 공식 문서, 공공기관 문서, 각종 국가시험에서 반드시 중국의 푸퉁화만 활용토록 했던 대만 정부의 입장이 크게 달라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중국 대륙으로부터의 독립을 지지하는 차이잉원 총통이 이끄는 민주진보당이 들어선 이후 대만은 줄곧 홀로 서기를 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국가언어발전법 제정 역시 대만 독립을 위한 연장선상에서 결정된 방침이라는 것이 중국 현지 언론의 분석이다. 해당 언어법 제정이 외부로 알려진 지난 24일 직후, 중국의 국영 언론들은 일제히 해당 법안의 제정에 대한 불편한 심정을 내비쳤다. 지난 25일 신화통신은 ‘대만 문화부가 언어의 다원화와 교육 받을 수 있는 권리 및 정의 구현이라는 명목을 내세워 대만 독립이라는 시위를 장기전으로 끌고 가려는 행위다’고 비난의 수위를 높였다. 해당 언론은 중국문화대학 팡젠궈 교수의 발언을 인용, “차이잉원 정부의 언어법 제정 행위는 문화적 관점에서 접근할 것이 아니라 정치적 관점에서 접근해야할 문제”라면서 “이것은 일종의 ‘탈중국화’이자 대만이 시도하는 문화 독립의 의지 표명으로 받아들여야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톈진 난카이대학 대만홍콩마카오 연구센터 리샤오빙 주임 역시 “이번 언어법 제정은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언어는 한 국가의 문화를 이루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고, 국가라는 존재 역시 언로를 통해 융합하는 것이다. 대만 정부의 이번 언어법 제정은 향후 문화의 해체와 국가의 와해 등을 불러오게 될 것”이라고 비관적인 전망을 이어갔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부활한 해양경찰교육원 “초심 되새겨 훈련”

    부활한 해양경찰교육원 “초심 되새겨 훈련”

    27일 전남 여수시 오천동 해양경찰교육원에서 교육생들이 헬기에서 익수자를 구조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해양경찰교육원은 해경 해체 방침에 따라 2014년 11월 국민안전처 해양경비안전교육원으로 개편됐지만 최근 정부조직 개편에 따라 제 이름을 되찾았다. 여수 연합뉴스
  • “내 친구 3명은 결국 고향 송마리로 돌아가지 못했다”

    “내 친구 3명은 결국 고향 송마리로 돌아가지 못했다”

    6·25 한국전쟁 당시 6년제 인천상업중학교 3학년생이었던 이경종(84) 씨는 6·25 전쟁에 자원입대하기 위해 1950년 12월 18일 인천에서 출발해 부산까지 500㎞를 매일 25㎞씩 20일간 걸어갔다. 1951년 1월 10일 부산육군 제2 훈련소에 도착했으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입대가 불허됐다. 결국 임시로 탈영병의 군번을 부여받아 편법·입대했고 4년 동안 참전한 후 1954년 12월 5일 만기 제대했다. 1996년 7월 15일 이경종 씨는 아들 이규원(인천 소재 치과 원장) 씨의 도움으로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이하 6·25 편찬위)를 창립해 198명의 참전 학생과 참전 스승 1명의 육성을 녹음하고, 흑백 참전 사진과 참전 관련 공문 등을 수집해 인천 중구에 ‘인천학생 6·25 참전관’(오른쪽 사진)을 세웠다. 6·25 편찬위(위원장 이규원)는 부산까지 걸어가 자원입대한 인천 학생 약 2000명과 참전 스승(심선택 소위, 신봉순 대위)의 애국심을 기억하고, 전사한 인천 학생 208명과 스승 1명(심선택 소위·24세 전사)을 추모하기 위해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기’를 시리즈로 본지에 기고한다. 편집자 주이용화 인터뷰 일시 1997년 10월 12일 장소 인천보훈회관 대담 이용화 이경종(6·25 편찬위원) 이규원(6·25 편찬위원장·이경종 아들)자원입대한 이용화와 그의 친구들 임면기 인천중학교 4학년 때 자원입대 후 17살에 전사 문병열 인천상업중 4학년 때 자원입대 후 17살에 전사 이하수 인천해성중 4학년 때 자원입대 후 17살에 전사 이용화 김포중학교 4학년 때인 17살에 자원입대 후 12년 3개월만에 만기 제대 1947년 6월 25일 : 송마리 4명의 친구 대곶국민학교 졸업 1950년12월 21일 : 이들은 나이가 어려서 국민방위군 소집대상이 아니었지만, 인민의용군에 강제로 끌려가기 싫어서 국민방위군을 따라 부산진 국민방위군 제2수용소를 향해 걸어서 남하를 시작함 1951년 1월 11일 : 송마리 4명의 친구는 함께 20일간 걸어 부산진 국민방위군 제2수용소에 입소하였으나 김포에서 부산까지 20일 동안 걸어 내려갈 때 국민방위군 사건으로 지독한 추위와 굶주림으로 죽을 고생을 함 1951년 1월 24일 : 송마리 4명의 친구는 국민방위군 사건으로 인해 국민방위군 제2수용소에서 나와 부산 육군 제2훈련소에 입소하여 육군으로 자원입대함 1951년 2월 20일 : 이들 송마리 친구는 훈련소와 동래 보충대까지 함께 있었으나 대구 보충대에서 서로 헤어짐 1951년 5월 22일 : 4명의 친구 중에서 문병열이 1번째로 전사함 1951년 8월 12일 : 4명의 친구 중에서 이하수가 2번째로 전사함 1951년 9월 20일 : 4명의 친구 중에서 임면기가 3번째로 전사함 1963년 4월 20일 : 4명의 친구 중에서 이용화만 혼자 살아남아서 자원입대한 지 12년 3개월만에 명예제대함●나의 아름다운 고향 송마리 내(이용화)가 태어나 살던 김포시 대곶면 송마리 동네는 서해가 가까운 매우 아름다운 시골이었고 당시 80여 가족이 살고 있었으며 그때 우리 가족은 부모님과 4명의 동생이 있었다. ●내가 겪은 6·25와 인민군 6·25 전쟁이 일어난 일요일은 집에 돌아와 어머니를 도와 밭에서 보리를 베고 있을 때인데 새벽부터 유난히 북쪽에서 ‘쾅, 쾅’ 하는 요란한 소리가 그때까지도 계속 들려와 이상하게 생각하고 있었다. 이튿날이 되어 학교에 갔는데 학교는 휴교령이 내려졌다. 그렇게 지나는 동안 어느 틈엔가 우리 동네에 인민군이 들어오고 어린 학생들까지 인민의용군으로 강제로 끌려갔다. ●피난 생활 나는 위급함을 느끼고 급히 경기도 고양시에 계신 고모님 집으로 피신해 가 있었으며 그곳에서 두 달을 숨어 지냈다. 9·15 인천상륙작전의 성공으로 인민군이 물러가자 나는 집으로 돌아와 ‘이제는 공부할 수 있겠구나’ 생각하면서 기다리는 중이었다. 어느 날 갑자기 우리 군이 또 밀리게 되어 술렁이기 시작하였다. 또 피난을 가야 하나 걱정하고 있을 때 1950년 12월 18일이 우리 집 막냇동생 돌날이라 돌떡을 먹는 중에 우리 부모님께서는 피난을 가야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하고 고심하시는 것이었다. ●4명의 친구 국민방위군을 따라서 남하 1950년 12월 중순경에 국민방위군 영장이 동네 청년들에게 나왔는데 1950년 12월 21일날 국민방위군들이 남쪽으로 내려간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문병열·이하수·임면기·이용화)도 따라가기로 하고 김포에서 출발하였다. 그때 우리는 중학교 4학년으로 어려서 국민방위군 소집대상이 아니었지만, 송마리 3명 친구와 나는 인민군에 강제로 끌려가지 않으려고 함께 20일간을 걸어서 부산까지 내려갔다. ●국민방위군 사건 전시에 신속한 병력 동원을 위하여 1950년 12월 제정한 국민방위군법에 의한 군대였으나 1951년 1·4 후퇴 때 국민방위군 50만명 중에서 9만명이 굶거나 얼어 죽은 사건이 발생하여 총사령관 김유근 등 5명이 총살당했고 국민방위군은 1951년 5월에 해체되었다. ●부산 국민방위군 제2수용소에 입소 송마리 동네 4명의 친구는 6·25 사변 초기에 인민군이 들어와서 어린 학생들까지 인민의용군으로 강제로 끌고 간 것을 알기 때문에 국민방위군을 따라서 남하한 것이었다. 인민의용군에 강제로 끌려갔던 학생들은 결국 실종됐다. 최종 목적지는 부산진 국민방위군 수용소였으며 부산에 도착했을 때는 국민방위군들이 수용되어 있었던 부산지 국민방위군 수용소에서 약 2주간 있었다. 우리가 있었던 국민방위군 수용소는 범일동에서 해운대 가는 쪽에 있었다. 국민방위군은 아니었지만 국민방위군을 따라서 남하한 우리도 국민방위군 사건으로 인하여 크나큰 배고픔과 추위의 고통을 당했었다. 고향이 또다시 북한 인민군에게 점령당해 있어서 우리 송마리 4명의 친구는 나이가 어리지만 군에 자원입대하기로 결정했다. ●17살에 육군 제2훈련소에서 자원입대 송마리 4명의 친구는 함께 육군 제2훈련소(부산진국교)로 입소하여 약 2주 동안 망가진 일본식 장총으로 열심히 훈련받았으며 사격훈련은 M1소총으로 실탄 6발을 쏘고 수류탄 투척 등으로 마지막 훈련을 마쳤다. 그런 다음 군번을 받고 정식 군인이 된 후에는 동래 보충대를 거쳐 대구 보충대로 갔다. 대구 보충대에서 우리 송마리 4명의 친구는 모두 헤어졌고 나는 당시 대구에 있던 8사단 10연대 2대대 6중대 본부에 배치되었다. 당시 대구에 있던 8사단은 강원도 횡성 전투에서 중공군과의 전투에서 많은 병력 손실을 당하고 대구에 와서 재편성하는 중일 때 내가 배치됐던 것이었으며 그때 한 달 동안 재교육받고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에 투입되었다. ●지리산 공비토벌 작전 전투 지역은 지리산 일대였으며 그때 2달 동안 공비토벌을 통해서 실전을 경험한 후 동부 전선으로 이동하기 시작하였다. 그때 이동할 때에는 화물열차에 1개 중대씩 태우고 이동하였는데 이동할 때는 주먹밥도 제대로 못 먹어 많은 고생을 하였으며, 제천을 거쳐서 진부령까지 올라가서 1주일 정도 쉬다가 다시 강원도 인제군 서화면 서화리에서 수도사단과 교대를 했다. 그때 그곳에서 3개월간 여름 장마를 겪으면서 맡은 전투는 1031고지 전투였는데 처음 1차 공격은 야트막한 무명고지였으며, 2차 공격은 854고지이고, 3차 공격이 마지막 목표인 1031고지였다. 처음 공격 시작했을 때는 울창했던 산림이었는데 탈환하고 보니까 함포사격까지 가세하여 1031고지 정상이 7m나 낮아지고 나무가 없는 운동장으로 변하였다. ●송마리 4명의 친구 17살에 자원입대하다 중공군의 참전으로 국군과 UN군이 밀리면서 1950년 12월 21일 우리 동네 인천상업중학교 문병열, 인천해성중학교 이하수, 인천중학교 임면기 등 3명의 친구와 함께 나는 어리기 때문에 국민방위군은 아니었지만 국민방위군을 따라 걸어서 남하하였다. 우리 4명은 송마리, 영등포, 수원, 안성, 괴산, 문경, 의성, 영천, 경산, 청도, 밀양, 삼랑진, 김해, 구포를 20일간 같이 걸어서 지나갔고 부산에서 한날한시에 함께 자원입대하여 참전하였다. ●17살에 전사한 송마리 고향 친구 임면기 국립묘지에 누워 있는 임면기는 부모님께는 효자이고 또한 학구열이 강해 학교에서는 1등을 하는 수재였으며 인천중학교 4학년 때 같이 부산까지 내려가 자원입대하여 8사단에 배치되어 1951년 9월 20일 연기에서 전사하였다. ●17살에 전사한 송마리 고향 친구 문병열 국립묘지에 누워 있는 문병열은 정의감이 강해 남을 괴롭히는 일이 없었으며 토론을 할 때도 조정자 역할을 잘했고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은 꼭 해내는 친구로 인천상업중학교 4학년 때 자원입대하여 제5사단 35연대에 배치되어 1951년 5월 22일 전사하였다. ●17살에 전사한 송마리 고향 친구 이하수 국립묘지에 위패만 있는 이하수는 부모님이 늦은 연세에 낳은 외아들로 귀하게 자랐고 항상 명랑한 장난꾸러기로 인천해성중학교 4학년 때 자원입대하여 8사단 16연대에 배치되어 1951년 8월 12일 강원도에서 전사하였다. ●강원도 백암산 전투 참전 우리 사단은 지리산 공비토벌 후 강원도 양구 쪽으로 이동해서 약 20일간 재편성을 한 다음 전투지역인 양구군 반상면 문등리 북방 백암산 전투지역으로 출동하게 되었다. 이 지역 전투를 마치고 그간의 병력 손실을 정비하기 위해 지리산 공비토벌작전에 재투입 되었으며 그곳에서 공비토벌 하면서 재정비하고 이듬해에 다시 854전투 지역으로 재투입되었다. 이후 막바지 휴전회담이 진행 중일 때 쌍방 간에 한 치라도 더 땅을 차지하려는 전투로 많은 병력 손실을 보게 되었다. 휴전이 된 이후에 나는 장기 군 복무를 신청해 각 부대를 전전하면서 국방의무에 충실하였다. ●3명의 친구는 결국 고향에 돌아가지 못했다 내가 군 복무 연장을 신청했던 이유는 인민군 치하의 쓰라림을 같이 겪다가 1950년 12월 21일 함께 남하하여 군에 입대하였으나, 같이 자원입대한 3명의 친구인 인천상업중학교 문병열, 인천해성중학교 이하수, 인천중학교 임면기가 전사한 것 때문이었다. 나만 홀로 살아남아 고향 땅을 밟는다는 것이 그 당시에는 도저히 받아들여지지 않아 군에 그대로 남을 결심을 했던 것이었다. 1950년 12월 21일 날 송마리 4명의 동네 친구는 조국을 지키려고 고향을 떠나 부산진까지 20일간 걸어서 남하하여 함께 1951년 1월 10일에 입대하였으나 나 혼자만 1963년 4월 친구들이 함께 자원입대한 지 12년 3개월만에 파란 많은 군 생활을 마감하게 되었다. ●3명의 이름 영원히 기억되길 기억해보니 엊그제 일 같은데 벌써 47년의 세월이 흘렀다. 이제는 아무도 기억해 주지 않는 이름이지만 내 가슴 속에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는 친구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문병열, 이하수, 임면기… 아무도 기억해주지 않는 3명의 이름을 기억하고 기록해주려는 이경종·이규원 부자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 글 사진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회 ▶다음 호에 3회 계속 참전기 2회를 마치며 대곶면 송마리에서 태어나 조국을 지키기 위하여 부산진까지 20일간 걸어서 남하한 중학교 4학년이었던 동네 친구 4명이 있었다. 비록 고향 송마리 그 어디에도 전사한 3명의 중학생을 기억해주는 추모비는 없지만 먼 훗날에도 중학교 4학년 학생들의 애국심을 기억해주길 바라며 이 참전기를 기록한다. 이규원 인천학생·스승 6·25 참전사 편찬위원장
  • 사드 배치지역 성주서 종교지도자들 평화기도회

    정전 64주년을 하루 앞둔 26일 오후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지역인 경북 성주에서 ‘평화협정 촉구 범종교인 평화기도회’가 열렸다. 원불교, 개신교, 천도교, 천주교 등 4개 종단은 이날 성주군 초전면 원불교 성주성지 대각전 앞마당에 평화기도회를 가졌다. 기도회에서 4개 종단은 “64년간 지속한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돌리기 위해 종교인 연합 평화기도회를 열게 됐다. 사드 배치는 한반도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평화를 깨뜨리게 된다”고 했다. 이 자리에는 천주교 김희중 대주교(주교회의 의장), 개신교 김영주 목사(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천도교 이범창 종무원장, 원불교 한은숙 교정원장 등 종단 지도자들이 참여했다. 질 스타인, 월 그리핀, 메데아 벤저민 등 미국 평화활동가들로 구성된 사드배치철회 미국평화시민대표단도 성주를 찾아 주민과 간담회를 하고 사드 철회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개최된 수요집회에는 종전 7월 27일을 기념한 각 단체의 회원 727명이 참석해 한반도 정세와 사드철회를 주제로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소성리 마을회관 앞에서는 사진전, 300조각 한반도 통일 모자이크, 사드 싱크홀, 사드 레이더·발사대 모형 등을 선보였다. 참가자들은 집회 후 700여m 떨어진 사드기지(옛 성주골프장) 입구 진밭교까지 가두행진한 후 사드 모형을 끌고 내려와서 해체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성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서울광장] 송영무, 軍 사조직 적폐부터 청산하라/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송영무, 軍 사조직 적폐부터 청산하라/오일만 논설위원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방산 비리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박근혜 정권에서 감사원과 검찰의 잇단 비리 보고서가 철저하게 무시됐다고 한다. 전형적인 권력형 비리로 보는 시각이 강하다. 국가 권력으로 사익을 취했던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 방산 비리는 단순한 적폐가 아니다. 국가 존립을 위태롭게 하는 이적 행위다. 폐쇄적 군 조직 문화와 복잡한 먹이사슬이 온상이다. 철저한 보안 속에 이뤄지는 무기 구입 과정에서 정보를 특정 계층이 독점하는 구조가 출발점이다. 무기 구매 인력의 전문성 부족과 군피아로 불리는 전관예우가 복합적으로 얽히면서 종합비리 세트가 된 측면이 강하다. 박근혜 정권에서 결정된 KFX(대한민국 차세대 전투기 사업)나 KF16 성능 개량, PAC3 등 대형 프로젝트 등에 대한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KFX는 무려 18조 3000억원의 돈이 들어간다. 가격이나 기술이전 등 모든 조건에서 불리한 록히드마틴사의 F35A로 갑작스레 기종이 변경됐다. 당시 김관진 국방장관은 정무적 판단에 의해 기종을 변경했다고 밝혔지만 누구도 ‘정무적’이란 의미를 모른다. 박근혜 정권에서 록히드마틴사가 한국의 무기시장을 석권한 이유도 석연치 않다. 국제 무기시장의 로비스트로 활동했던 린다 김이 최소 6번 이상 박 전 대통령 재임 당시 청와대를 들락거렸다. 언론에서 제기했던 ‘최순실-린다 김-박근혜 3각 의혹’은 반드시 밝혀져야 한다. 군부 내 사조직 문제도 심각하다. 최순실 게이트와 ‘사드 보고 누락’ 파동을 통해 그 일단이 드러났다. 대표적인 것이 알자회와 독일 유학파(독사파)다. 알자회는 육사 34기부터 43기까지 100명 안팎의 조직으로 김영삼 대통령 당시 해체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근혜 정권에서 군 핵심 보직을 독차지했다. 지난해 최순실 사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최순실을 통해 조현천 육군 소장을 기무사령관 추천했고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검증 보고서에 적힌 ‘알자회 골수 인물’ 기록을 삭제, 지시한 정황이 있다. 조현천은 당연히 기무사령관으로 취임했다. 독사파는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이 정점이다. 1964년 입학한 육사 24기 생도부터 55명이 이 그룹에 속해 있다. 김관진·김태영 전 장관 등을 비롯해 유보선 차관, 하정열 전 3군 부사령관은 물론 사드 배치에 깊숙이 관여했던 류제승 전 국방부 국방정책실장 등이 대표적 인물이다. 이들 사조직을 중심으로 군 요직이 배분됐고 군의 비리가 조직적으로 은폐됐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한국군이 지나치게 육군 위주로 편제됐다는 점도 심각한 문제다. 권영근 한국국방개혁연구소장은 “1960년 이후 진행된 10여차례의 국방 개혁은 한국군의 파워 그룹인 육군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방향으로 변질됐다”고 지적한다. 지난 60년간 해·공군의 파워가 지속적으로 약화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해·공군이 현대전을 치르는 핵심 전략이라는 점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측면이 있다. 김대중 정권 당시 육군 1, 3군 사령부와 지구사령부를 통합하는 지상작전사령부 창설 문제가 육군의 조직적 저항으로 무산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장성급 자리 감축 등 조직 축소에 반발한 것이다. 당시 한미연합사령관 틸러리가 작전사령부 창설에 반대한다는 왜곡된 정보를 흘렸다고 밝힌 바 있다. 국방 개혁은 이처럼 군부 내 온존하고 있는 기득권 세력과의 지난한 싸움이다. “단순한 국방 개혁 차원을 넘어 새로운 국군을 건설하겠다”는 송영무 국방장관에게 거는 기대가 커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가 청문회 과정에서 적지 않게 흠집이 난 것은 사실이지만 이것을 국방 개혁의 당위성을 훼손하는 데 악용해선 안 된다. 과거 10여 차례의 국방 개혁은 육군 출신의 장관들이 주도했지만 대부분 실패했다. 송 장관이 해군 출신이라는 점에서 과감하고 균형 잡힌 개혁을 실현할 적임자가 될 수 있다. 국가 수호에 혼신을 다하는 대다수 군인의 명예에 먹칠하고 안보를 위태롭게 하는 국가 농단 사태는 결단코 막아야 한다. oilman@seoul.co.kr
  • “고심한 경제사령탑에 힘 실어 주자”

    “DY가 고심한 흔적이 역력하더군요.” 익명을 요구한 국책연구기관 관계자는 정부가 25일 내놓은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한마디로 이렇게 평가했다. 소득 주도 성장론의 허약한 연결고리를 보완하려고 김동연(DY)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골머리를 앓은 결과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가계소득을 늘려 총수요를 증가시킨다고 해서 기업의 생산성이 반드시 증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최저임금 인상과 법인세 인상 등은 기업의 투자와 고용을 제약하는 요소가 될 수 있어 규제 완화나 4차 산업혁명 대비책 등을 끼워 넣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가에서는 김 부총리에 대해 청와대와 여당, 지금은 해체된 국정기획자문위원회까지 ‘3명의 시어머니’ 밑에서 호된 시집살이를 하고 있다며 안타까워한다. 김 부총리는 최근 언론인 간담회에서 “시키는 대로 할 거면 이 자리에 앉을 생각 안 했다”면서 “실천으로 옮기겠다”고 말했다. 경제정책 운용에 있어 청와대나 여당에 휘둘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최근 불거진 증세 논란만 보더라도 현실은 김 부총리의 뜻과 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김 부총리는 “소득세와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은 없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당·청이 부자 증세를 강하게 밀어붙이자 이날 “당측 요구가 강하다”며 명목세율 인상을 검토 중이라고 말을 바꿨다. 경제전문가들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 패러다임의 전환이 성공하려면 경제사령탑인 김 부총리에게 확실하게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가뜩이나 관료 출신인 김 부총리가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적으로 추진하기 힘든 상황에서 청와대와 여당이 이런 식으로 계속 흔들면 더욱 어려워진다”면서 “김 부총리가 새 정부의 아이디어를 적극 실천하고 구현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 해체된다

    대검 범죄정보기획관실 해체된다

    검찰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대검찰청 범죄정보기획관실이 해체 수순을 밟는다는 보도가 나왔다. 과거 검찰총장들은 범죄정보기획관실에서 수집한 정보를 토대로 일선 지검에 주문인 하명(下命) 수사를 내리는 행태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뜻이다.경향신문은 25일 검찰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이달 말까지 범죄정보기획관실 소속 검사와 수사관들에 대한 원대 복귀 명령이 내려졌다”면서 “오늘부로 모든 업무를 중단했다”고 말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범정기획관실은 대검 중수부가 폐지된 상황에서 검찰총장의 ‘오른팔’ 역할을 하고 있다. 범정기획관실 소속 40명가량의 수사관은 국회와 정부 부처, 기업 등을 상대로 얻은 정보를 총장에게 직보하고 있다. 이들은 범죄 수사의 단서가 되는 범죄정보는 물론 검찰 조직이나 총장과 관련한 동향 정보도 광범위하게 수집한다. 일부에서는 범죄정보기획관실 해체로 범죄 첩보 수집 기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검찰 내부의 정보 기능 축소로 수사 역량 약화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청와대는 정수봉 대검찰청 범정기획관을 서울고검 검사로 발령낸 뒤 후임자를 임명하지 않았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거장 4인 ‘4색 무대’…묵직한 울림과 소통

    거장 4인 ‘4색 무대’…묵직한 울림과 소통

    평생 연극 한길만 꿋꿋이 걸으며 ‘뜨거운 현역’으로 무대 위의 삶을 살고 있는 연극계 거장들의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한국연극협회는 오는 28일부터 새달 27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에서 ‘늘푸른연극제’를 개최한다. 원로 연극인들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마련된 이 행사는 지난해 ‘원로연극제’라는 이름으로 처음 열렸다. 지난해에는 원로 연출가 김정옥, 극작가 겸 연출가 오태석, 극작가 하유상, 극작가 천승세 등 연극계 산증인들의 작품을 무대에 올려 객석의 호응을 얻었다. 올해 한국연극협회는 현재 연극계를 떠나지 않은 70세 이상의 연극인 중 배우 오현경(81), 연출가 김도훈(75), 극작가 노경식(79), 배우 이호재(76)를 선정했다. 정대경 한국연극협회 이사장은 “관객들에게는 평소 만나기 힘든 거장들의 명작을 만나볼 기회가, 연극인들에게는 세대 간 소통을 꾀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개막작은 무대에서 60년 넘는 세월을 보낸 배우 오현경의 대표작 ‘봄날’(28일~8월 6일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이다. 이강백이 쓰고 이성열이 연출한 이 작품은 보수적이고 탐욕스러운 아버지와 그에 반기를 든 자식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1984년 초연한 이후 2009년 서울연극제 공식참가작, 2011년 극단 백수광부 15주년 기념작, 2012년 명동예술극장 공동제작 공모선정작으로 공연되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고집 세고 가부장적인 우리들의 아버지상을 보여준 오현경은 탁월한 연기로 2009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연기상을 받기도 했다.연출가 김도훈은 미국의 대표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유리 동물원’(8월 4~13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을 무대에 올린다. 김 연출가가 1976년 극단 뿌리를 창단하며 공연한 작품으로 지금까지 수차례 재공연을 거듭하며 작품성과 흥행성 모두 인정받았다. 경제공황의 절정기 미국 중서부 세인트루이스의 한 아파트를 배경으로 각자의 환상 속에서 살고 있는 톰, 로라 남매와 어머니 아만다가 현실에 대응하지 못하는 모습을 통해 환상이란 유리같이 깨지기 쉬운 것임을 그린다. 배우 최종원, 차유경, 장우진, 전지혜 등이 출연한다.8월 11일부터 20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르는 리얼리즘 연극의 대표 극작가 노경식의 ‘반민특위’는 2005년 극단 미학이 초연한 작품이다. 일제강점기 일제에 협력하며 반민족 행위로 해악을 끼친 친일부역자를 처벌하기 위한 특별기구로 등장한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가 여러 방해공작으로 비극적인 해체와 파탄을 맞이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노 작가가 특유의 역사 사실적 안목을 바탕으로 기록극 형식으로 구성하고 다듬은 작품이다. 원로배우 권병길, 정상철, 이인철, 김종구 등 30여명이 출연한다. 마지막 무대는 이만희 극작가가 배우 이호재에게 헌정한 ‘언덕을 넘어서 가자’(8월 17~27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가 장식한다. 2007년 초연 당시 젊은이들의 사랑 이야기가 대부분인 공연가에 실버세대를 겨냥한 작품으로 많은 이목을 받았다. 노인들을 향한 따뜻하고 유쾌한 시선, 맛깔스러운 대사로 중장년층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던 작품이다. 황혼의 나이에 접어든 세 친구가 기억의 저편에 묻어뒀던 첫사랑을 다시 찾아가는 이야기로 최용훈 연출가와 배우 최용민, 남기애가 함께한다. 관람료는 전석 3만원. 티켓은 인터파크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구매할 수 있다. 1544-1555, (02)3688-0007.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강경화, 英 외무장관과 통화…“북한 도발에 압박·제재 지속”

    강경화, 英 외무장관과 통화…“북한 도발에 압박·제재 지속”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2일 보리스 존슨 영국 외무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북한에 대한 제재와 대화를 병행하겠다는 정부의 기조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이날 오전 존슨 장관과 약 20분 동안 통화했다. 강 장관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추진 방향에 대해 존슨 장관으로부터 질문받고 “우리 정부는 북한의 도발에 대해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압박과 제재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제재와 압박의 궁극적 목적은 북한이 협상 테이블로 나올 수 있도록 북한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는 것이라는 전제하에 북한에 대한 관여 정책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강 장관은 또 한국 화물선 스텔라데이지호 사고와 관련, 사고 해역 남동쪽 인근섬 수색, 유럽해양안전청(EMSA) 보유 인공위성을 통한 수색지원 등 영국 정부가 보여준 그간의 협조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또 현재까지 발견되지 않은 구명벌 1척이 해류 흐름상 어센션, 세인트헬레나 등 영국령 섬으로 표류해 갔을 가능성에 대비해 추가수색을 요청했다. 이에 대해 존슨 장관은 한국 측의 요청을 고려해 영국 정부 차원에서 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하고, 결과가 있을 경우 이를 강 장관과 즉시 공유하겠다고 답변했다. 더불어 두 장관은 원전 해체 분야의 기술력과 경험을 가진 영국과 원전사업 관리 및 시공 역량을 보유한 한국이 원전 분야에서 좋은 협력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데 공감하고, 이 분야에 대해 협력을 계속하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전했다. 또 두 장관은 양국 관계가 준동맹(quasi-alliance) 수준으로 발전하고 있다는 데 공감하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긴밀한 소통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확산되는 고독사, 사회 안전망 재점검을

    그제 부산에서는 단칸방에 혼자 살던 50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숨진 지 일주일여 만에 발견됐다. 고아로 자란 사망자는 안면 장애로 직업을 갖지 못했고 평소 이웃과의 왕래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사회 안전망에 치명적인 구멍이 뚫려 있다. 부산에서만도 중장년층 고독사가 최근 두 달 사이 8건이나 있었다. 지난달 60대 여성은 길가의 빌라에 살았는데도 숨진 지 5개월 만에야 발견됐다. 기초단체들이 예방 대책을 마련한다며 부산을 떨고들 있지만 이런 안타까운 죽음은 끊이지 않는다. 고독사가 어지간히 관심을 쏟아서는 풀기 어려운 심각한 사회문제가 됐다는 방증이다. 고독사는 말 그대로 가족, 친척, 사회 그 어디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살다 죽음까지 외롭게 방치되는 경우다. 고령사회로 급속히 접어드는 데다 핵가족화와 개인주의 풍토가 심화되고 있으니 앞으로 더욱 심각해질 사회문제임이 틀림없다. 그러니 더이상은 손놓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가장 기본적인 인간 존엄성조차 보장해 주지 못하는 사회는 안으로 곪아 회복이 점점 어려워진다. 무연고 사망자의 급증도 건강하지 못한 사회의 지표라고 할 수 있다. 지난해의 통계를 보면 무연고 사망자는 5년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근년 들어 40, 50대가 부쩍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경제적 파산과 가족 해체에 따른 고독사가 더이상 노인문제에 국한된 게 아니라 중장년으로도 확산된다는 의미다. 고독사 예방을 위해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야 할 때다. 어쩔 수 없이 경제적 약자로 내몰렸더라도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소외와 불평등의 극단으로 내몰아서는 우리가 복지사회를 산다고 말할 수가 없다. 고독사의 위험에 노출된 이들의 실태를 파악하는 작업부터 서둘러서 이들을 복지정책 대상에 포함시켜야 한다. 지자체에만 이 작업을 떠넘겨서는 곤란하다. 상황이 이렇게 나빠지고 있다면 정부가 나서 관리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정부와 지자체의 제도적 뒷받침과 함께 절실한 것이 시민들의 공동체 의식이다. 지난해 국회 입법조사처가 분석했더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우리나라의 사회적 지원 네트워크는 10점 만점에 바닥권인 0.2점이었다. 이웃의 무관심과 지원 체계가 이런 수준이어서는 우리 사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할 수 없다.
  • 삶은 한판의 사투… 그 속에서 찾아낸 한 떨기 꽃

    삶은 한판의 사투… 그 속에서 찾아낸 한 떨기 꽃

    생살이 붉게 찢어진 절개지에서 시인이 보는 것은 한 움큼의 야생화다. 참혹한 환부에서도 살려는 의지는 계속되는 것. 쉽게 망가지고 다치는 보통의 삶이 눈부신 이유는 여기에 있다.김승희(64) 시인(서강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시선은 그곳에 오래 머무른다. 그의 열 번째 시집 ‘도미는 도마 위에서’(난다)에서다. ‘그러니까 나의 전망은 신의 절개지다/생살이 찢어진 붉은 절개지에도 사계절이 오고/나무뿌리가 지하수를 끌어올리고/새순이 돋아나고 꽃도 피고 열매도 열린다/절개지는 절개의 상처를 치료하려고 사계절 내내/저렇게 노력하고 있다/(중략)/지금도 펄펄 살아 있는 저 붉은 아픔은/절개지의 절벽 위에 피어난/한 움큼의 야생화로 스스로 치료하려는 듯/갈 봄 여름 없이 조촐한 꽃들이 피었다 진다.’(전망)올해로 등단 44년을 맞는 시인의 감각은 여전히 ‘삶이란 결국 끝없는 보병전’이라는 냉철한 현실 인식으로 예리하게 벼려져 있다. 하지만 시집에 담긴 87편의 시편들은 환상과 전복, 해체의 언어로 ‘시대의 여전사’, ‘시의 테러리스트’라 불렸던 그의 수식어가 다시 쓰여져야 함을 보여 준다. 해설을 쓴 나민애 문학평론가가 “고통의 분출이 그의 전부라고 생각한다면, 이것은 김승희에 대한 오독이다. 과거의 모든 수식을 걷어내야 한다”고 말한 이유다. 치밀하게 질문하고 관찰하는 시인은 함부로 희망을 예단하지 않는다. 아픔과 절망이 필연일지라도, 뭉근한 그리움과 우둔한 견딤의 힘으로 치유가 이뤄지기도 한다는 것을 시인은 귀띔한다. ‘오늘은 마음이 구름과 자유를 추구한단다/사랑이나 희망이나/그렇게 너무 어려운 불치병은 모래밭 속에 묻고/기세등등하지 마//알로하, 한마디면 된단다/희망에는 완치가 없지만/절망에는 완치가 있다고.’(‘알로하’라는 말) 불행으로 뭉그러져도 현란한 향기를 내뿜은 복숭아처럼, 슬픔은 때론 으리으리하기까지 하다. ‘복숭아 한가운데/핏빛 가슴이 선홍빛 광배를 키우고 있어요/저 살결, 참 살가워요/배달이 오래 왔는지 복숭아 살결이 좀 뭉그러졌어요/불행에서 불멸이 나온다는데/뭉그러지면서 향기가 너무 현란한데요/그래요, 다치면서 깊어지는 저 마음/뭉그러질 때 향기는 더 진해지고 낙원은 더 가까워요/저 슬픔, 참 으리으리하네요.’(저 슬픔 으리으리하다) 비루한 세태를 손안에 넣고 능숙하게 주무르는 블랙 유머가 돋보이는 시편, 우리가 일상에서 무심히 대하는 단어와 사물, 개념을 새롭게 정의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시편들은 재미가 됐다가 위안이 되기도 한다. ‘하필이란 말이 일생을 만들 때가 있다/(중략)하필은 이유를 모르고 배후도 동서남북도 모르지만/하필은 때로 전능하기도 하다/우연의 전능/우연은 급히 우연을 조립한다/하필은 불현듯 순간의 어긋남에 불을 비춰주는 말/잘못된 사건 잘못된 장소 잘못된 일이/하필은 기필코 하필이란 말을 물어보게 하는 말/하필은 참회도 없이 두 손을 붙들고 우는 말/하필이 쌓아올린 하필 그런 삶.’(‘하필’이라는 말)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美, 북한 여행 금지·개성공단 재가동 반대법 발의 ‘강경 기류’

    상원, 中 겨냥 ‘北연관 은행업무 제한법’ “공단 수익금 대북 금융 압력 약화시켜… 핵·화학무기 등 해체 뒤에 재가동” 밝혀 폼페오 CIA국장 김정은 축출 지지 시사 미국 의회와 행정부 곳곳에서 대북 강경 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상원은 개성공단의 재가동에 반대하는 법안을 발의했고, 정부는 자국민의 북한 여행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20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크리스 밴 홀런(민주·메릴랜드), 팻 투미(공화·펜실베이니아) 상원의원은 19일 상원 은행위원회에 ‘2017 북한과 연관된 은행업무 제한법’을 발의했다. 법안은 ‘개성공단에서 북한 당국으로 흘러드는 조건 없는 수익금이 북한에 대한 금융 압력을 약화시킨다’고 우려하면서 ‘북한 당국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법으로 모든 핵·화학·생체·방사능 무기를 해체한 뒤에야 개성공단이 재가동될 수 있다’고 밝혔다. 법안은 대북 금융제재를 충실히 이행하지 않은 금융기관에 대해 미국 금융시스템 접근을 전면 차단하고, 사안별로 벌금을 물리도록 했다. 북한의 은닉 자산 거래를 포함해 북한 금융기관과 직간접적으로 거래한 금융기관을 조사토록 하고 있다. 북한 금융기관의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국제금융결제망 이용을 도울 경우에도 해당 금융기관을 제재하도록 명문화했다. 북한 금융기관에 외환 결제와 은행 간 업무를 제공하거나 이를 막기 위한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10만 달러(약 1억 12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매기도록 했다.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도와 온 외국 금융기관을 정조준한 것으로, 사실상 북한의 최대 후원자인 중국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법안은 미국 조야에 남아 있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정책에 대한 우려도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후 미 정부는 ‘세컨더리 보이콧’까지 거론하며 북한을 압박하는 와중에 한국 정부가 군사당국회담·적십자회담을 북측에 제안하자 한반도 문제에서 미국이 배제되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미 정부가 자국민의 북한 여행을 금지하는 조치를 확정했다고 AP통신이 21일 보도했다. 앞서 중국 여행사인 ‘영 파이오니어 투어스’는 이날 자사 트위터에 “미국 정부가 자국민에게 북한 여행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통보를 받았다”면서 “금지명령은 27일 발표돼 그로부터 30일 이내 발효될 것이며 30일의 유예기간이 지나면 북한을 여행하는 미국인은 여권이 무효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여행사는 북한에 억류됐다 지난달 19일 숨진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에게 북한 여행을 주선한 여행사다. 또 중국 베이징의 북한 전문 여행사인 ‘고려여행사’도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20일 콜로라도주에서 열린 아스펜 안보 포럼에서 “(북한이) 무기를 내려놓고 한반도 비핵화가 이뤄진다면 좋겠지만 가장 위험한 문제는 이 무기들을 통제할 권한을 가진 인물에게 있다”면서 “미 정부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핵개발 능력과 핵개발 의도가 있는 인물을 분리해 떼어 놓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폼페오 국장은 ‘이 발언이 북한의 정권 교체를 의미하느냐’는 물음에는 “꼭 그런 뜻은 아니다”라고 부인하면서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축출’을 지지하는 듯한 답변을 했다고 CNN은 전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찢기고 녹아내리고…후쿠시마 원전 격납용기 첫 공개

    찢기고 녹아내리고…후쿠시마 원전 격납용기 첫 공개

    사고 6년 만에 내부 상태 확인 원자로 손상 정도는 파악 못 해 2011년 동일본대지진으로 방사성물질 유출 사고를 겪은 후쿠시마 제1원전 원자로 격납용기 내부의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개복치’(선피시) 모양의 수영 로봇 ‘리틀 선피시’가 투입돼 찍어 온 영상이다.후쿠시마 원전의 운영 업체인 도쿄전력은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리틀 선피시’가 제1원전의 3호기에서 촬영해 온 영상을 공개했다고 NHK와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녹아내린 핵연료는 노심(心)을 벗어나 구조물과 뒤섞인 ‘핵연료 잔해’가 됐고, 이는 냉각을 위해 투입된 수심 6미터의 오염수 안에 잠겨 있다. 그 안에 들어간 ‘리틀 선피시’는 원자로 바로 아래에 있어야 할 작업용 발판이 녹아서 사라져 있는 등 격납용기 안이 찢겨지고 파손된 면면을 생생히 드러냈다. 이곳은 방사능 수치가 너무 높아 사람이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사고 6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확한 상태를 파악할 수 없었다. 일본 도시바와 국제원전해체연구소(IRID) 연구진이 공동 개발한 ‘리틀 선피시’는 최대 200Sv(시버트)의 방사능을 견딜 수 있도록 만들어졌는데, 이는 피폭되면 인간은 즉사할 수 있는 수치다. 그러나 ‘리틀 선피시’가 녹아내린 핵연료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는 못했다고 도쿄전력 관계자는 밝혔다. 폐로(廢爐) 작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핵연료의 구체적인 위치와 원자로의 손상 정도를 파악해야 하지만 ‘리틀 선피시’가 거기까지는 알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올여름까지 핵연료를 제거할 임시 방법을 결정해 2021년 본격적으로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희 기자 haru@seoul.co.kr
  • 여야, 정부조직법 막판 회동 ‘미래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여야, 정부조직법 막판 회동 ‘미래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여야는 박근혜 정부 때 만들어진 미래창조과학부의 명칭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변경하기로 잠정 합의했다. 또 국민안전처를 해체하고 이를 행정안전부에 흡수시키기로 했다.지난 19일 오후 여야 4당 원내수석 부대표는 회동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이같이 의견을 모았으며 20일 오전 추가 협상을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자유한국당 김선동·국민의당 이언주·바른정당 정양석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국회에서 만나 전날 잠정 합의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원포인트 본회의 처리 방안’에 대한 최종 조율에 나섰다. 이들은 최종합의안이 나오는 대로 발표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주요 내용을 보면 미래창조과학부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 명칭을 변경하는 데 이어 국가보훈처장의 지위를 현행 차관급에서 장관급으로 격상시키기로 했다. ‘통상’ 기능은 외교부로 이관하지 않고 기존의 정부조직법 개정안 내용에 따라 산업통상자원부에 존속시키기로 했으며 대신 산업통상자원부에 차관급 통상교섭본부를 설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국민안전처를 폐지하고 행정자치부로 흡수해 행정안전부로 개편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 산업통상자원부 산하에 있던 중소기업청을 장관급 조직으로 격상시키며 ‘중소기업벤처부’라는 명칭 대신 ‘창업중소기업부’라는 명칭을 사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미래창조과학부) 산하에 차관급 과학기술혁신본부를 설치하자는 안은 여야간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당초 더불어민주당의 제안이었으나 한국당이 한 부처에 차관이 3명이나 존재해 정부조직 원리상 맞지 않는다고 반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로부터 소방청을, 해양수산부로부터 해양경찰청을 각각 외청으로 독립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상임위 차원에서 추가 논의를 이어나가기로 했다. 핵심 쟁점인 수자원 관련 업무의 환경부 이관 방안은 9월 말까지 국회 내 특위를 구성한 뒤 추가 합의가 이뤄지면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여야는 이날 오전 국회 안전행정위원회를 열어 미합의 사항에 대한 논의를 추가로 진행한 뒤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의결하기로 했다. 여야는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오락가락 감사가 빚은 빙상단 해체 위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이상화 선수의 소속팀 스포츠토토 빙상단이 해체 위기에 내몰렸다고 한다. 감사원은 지난달 13일 블랙리스트, K스포츠재단을 비롯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국정 농단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빙상단 지원은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제32조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2011년 스포츠토토가 창단한 여자축구단, 휠체어테니스단 운영도 위법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국민체육진흥법 시행령 29조는 축구, 농구, 야구, 배구, 골프, 씨름 등 6개를 스포츠토토 발권이 가능한 종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같은 시행령 32조에서는 토토 발권으로 생기는 위탁사업비의 사용 범위를 정하고 있는데 5항은 ‘그 밖에 스포츠토토 대상 운동 경기의 홍보 등 운영 관련 업무’로 상당히 포괄적이다. 감사원의 이번 감사 결과는 시행령 29, 32조를 협의로 해석한 결과다. 그렇다면 빙상단, 여자축구단, 휠체어테니스단은 해체하는 게 옳다. 하지만 여자축구단, 휠체어테니스단이 창단된 경위를 보면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감사원은 2010년 ‘사업자의 당기순이익 중 일부를 유소년 스포츠 지원 등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라’고 통보했다. 시행령 32조 5항을 광의로 해석한 것이며, 이 통보에 따라 만들어진 것이 여자축구단, 휠체어테니스단이었다. 현재 빙상단은 코치, 선수 등 17명, 여자축구단 30명, 휠체어테니스단 6명을 두고 있으며, 전액 스포츠토토 수익금으로 운영되고 있다. 해체되면 53명이 갈 곳을 잃는다. 가장 큰 문제는 빙상단이다. 2018년 평창올림픽을 불과 200여일 앞두고 빙상단 소속 국가대표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한다. 감사원이 7년 전 감사 결과를 뒤집으면서까지 세 단체를 위법이라고 판단한 것은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해 김종 전 문체부 차관의 지시로 만들어진 빙상단을 ‘표적 감사’하면서 무리를 했다는 얘기도 있다. 문체부와 공단이 각각 대형 로펌으로부터 받은 법률 조언에 따르면 32조 5항 자체가 포괄적이어서 광의로 해석하는 게 맞다고 한다. 감사원 감사는 ‘정치 감사’,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감사’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 감사원에 대한 감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조차 있다. 감사원은 시행령을 자의적으로 해석하지 말고 법제처의 최종 해석을 받아 세 단체의 존속 혹은 해체에 관한 입장을 내놓아야 할 것이다.
  • “평창 넘어 베이징”… 아이스하키, 뜨거운 꿈

    “평창 넘어 베이징”… 아이스하키, 뜨거운 꿈

    정몽원(62·한라 회장) 대한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의 ‘아이스하키 사랑’은 별나다. 에어컨을 비롯한 냉방시설을 판매하는 기업 이미지와 부합한다는 이유로 1994년 만도 위니아(현 안양 한라)팀을 꾸리면서 낯선 아이스하키와 우연히 인연을 맺은 뒤 꾸준히 지원을 이어가며 이제 ‘아이스하키 마니아’로 변신했다.중요 국제 대회 때마다 경기장에 동행해 손수 선수들이 마실 물병을 준비한다. 경기를 앞둔 선수 한 명 한 명과 주먹을 부딪치며 응원을 보탠다.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에 따른 외환위기 때 계열사가 매각되는 아픔을 겪으면서도 연간 수십억원을 쏟아붓는 팀을 끌어안은 일화는 유명하다. 이름만 걸쳐둔 일부 체육종목 수장들과 달리 정 회장은 19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미디어데이에서도 직접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하는 열정을 선보였다. 평창동계올림픽을 200일 남짓 앞두고 열린 이날 행사에서 그는 단순히 코앞에 다가온 올림픽에 대한 결의를 다지는 데 그치지 않고 이후 한국 아이스하키의 발전 방향에 대한 ‘원대한 꿈’을 털어놓았다.정 회장은 “한국 아이스하키의 성장이 올림픽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이를 뒷받침할 지원과 방향성이 필요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하는 평창대회와 달리) 2022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의 자력 진출이 가장 중요하다. 현재 남녀 대표팀 사령탑인 백지선·세라 머리 감독에게 평창대회 이후까지 감독 체제를 유지하도록 제안했고 긍정적 반응을 얻었다”고 덧붙였다. 또 “내년에 펼쳐지는 월드챔피언십(톱 디비전)에서도 반드시 살아남도록 하겠다”며 “(승격과 강등을 오가는) 엘리베이터 팀이 되지 않도록 돕겠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정 회장은 아이스하키 전용 링크를 건립하고 평창대회를 치르는 강릉하키센터의 사후 활용에 협회가 적극 나서겠다고 공언했다. 현재 6개인 남자 고등학교 팀을 10개까지 늘리고, 여자 18세 이하 대표팀을 창설할 계획도 내비쳤다. 해체 위기에 빠진 상무 아이스하키단이 계속 존재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도 했다. 자신의 임기인 2020년까지 저변을 확대하고 인프라를 탄탄히 구축해 지속 가능한 아이스하키 발전의 토대를 일구겠다는 것이다. 또한 최근 논란이 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한 단일팀과 관련해 정 회장은 강한 어조로 “선수를 보호하지 않는 협회는 존재할 이유가 없다. 선수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현재까지 진전된 게 없다”며 “선수를 보호할 수 있는 안을 갖고 대한체육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을 통해 우리의 의견이 관철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여자 국가대표팀 주장 한수진(30)은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우리가 고민한다고 변화될 것은 없습니다. 각자 자리에서 열심히 하는 게 걸맞은 역할이라고 생각해요. 협회가 선수들을 보호해 줄 것이라고 믿습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文정부 100대 국정과제] 신규원전 6기 백지화…산업용 전기료 오른다

    정부가 신규 원자력발전소 건설계획을 백지화하고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대폭 확대하는 등 ‘탈(脫)원전’ 정책의 속도를 높인다. 발전 비용 증가가 불가피한 만큼 산업용 전기요금도 점진적으로 올릴 계획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19일 내놓은 에너지 정책의 핵심은 전력의 신재생공급의무비율(RPS)을 2030년까지 28% 수준으로 올리는 것이다. 우선 신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장려하기 위해 발전소 이격거리 규제 등을 완화하고 소규모 사업자의 안정적 수익 확보를 위한 전력 고정가격 매입제도를 도입한다. 과잉 생산된 전력을 저장했다가 전력이 부족하면 송전해 주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설치를 2020년까지 공공기관에 의무화한다. 공론화를 통해 운명이 결정될 신고리 5·6호기 외에 신한울 3·4호기와 천지 1·2호기 등 6기의 신규 원전 계획을 백지화하고, 노후 원전 수명 연장을 금지한다. 이미 영구정지된 고리 1호기는 원전 해체 산업을 육성하는 계기로 활용하고, 사용후핵연료정책도 재검토할 계획이다. 원전 안전규제기관인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시킨다. 전력 다소비형 산업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산업용 전기요금체계도 개편한다. 내년까지 주말이나 심야에 쓰는 산업용 전기에 매기는 경부하 요금을 차등 조정하고, 2019년까지 단계적 요금 현실화를 위한 ‘전기요금체계 개편 로드맵’을 마련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 산업통상자원부는 기업 부담 완화 방안 마련에 착수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업이 감내할 수 있는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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