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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아 방임 학대’ 원인은 가족 해체·빈곤

    ‘영아 방임 학대’ 원인은 가족 해체·빈곤

    1세 미만 학대 중 방임이 49.4% “숨기기 쉬워… 가정방문 도입을” 만 2세 이하 영아에 대한 ‘방임’이 주로 가족 해체나 빈곤 때문에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임 여부를 확인하기 힘든 영아와 미취학 아동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8일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의 ‘2016 전국 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아동학대 사례 2만 8482건 가운데 16.1%(4592건)가 방임으로 분류됐다. 방임 신고 건수는 2012년 2849건에서 2016년 4592건으로 급증했다. 방임은 아이를 돌보지 않고 방치하는 학대 유형이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 6년간 41명이 방임으로 사망했다. 방임으로 인한 사망자는 2013년 12명에서 다소 감소했지만 2016년 11명으로 다시 느는 추세다. 특히 1세 미만 아동의 학대사례 518건을 분석한 결과 방임이 49.4%(256건)에 달해 나이가 어릴수록 방임을 경험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 분석에서 방임을 경험하는 영아의 대부분은 가족 해체나 빈곤을 경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보호전문기관이 2012년 만 2세 이하 방임 경험 아동 454명의 가족 유형을 분석한 결과 친부모 가정은 35.5%에 그쳤다. 반면 미혼부모 가정 17.0%, 모자 가정 15.0%, 동거 10.1%, 부자 가정 7.6%, 친인척 보호 3.3% 등으로 가족 해체를 경험한 아동 비율이 55.2%나 됐다. 영아 방임 가해자의 직업 유형을 살펴보면 ‘무직’이 41.6%로 가장 많았다. 다음은 주부(17.4%), 단순노무직(10.4%) 등이었다. 소득은 ‘50만원 미만’이 38.1%로 가장 많았다. ‘50만원 이상 100만원 미만’(19.6%)과 ‘100만원 이상 150만원 미만’(16.5%)을 더하면 4명 중 3명은 월 소득이 150만원에도 못 미친다는 결론이 나온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비율은 24.9%로 전체 국민의 기초생활보장 수급 비율인 3.2%의 7.8배에 이르렀다. 이주연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전문연구원은 “영아기 아동방임은 잘 드러나지 않아 대응이 쉽지 않다”면서 “방임 예방을 위해 ‘가정방문서비스’ 도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미국, 호주 등 선진국들은 이미 신생아 및 영아기 가정방문서비스를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저소득, 가족해체 등 빅데이터를 분석해 방임 위험 가구를 추출하는 ‘e아동행복지원시스템’을 오는 3월부터 전국에 적용한다. 그러나 2016년 기준 전국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상담인력은 637명으로 적정 인원(1181명)의 절반에 불과해 현장 인력 충원이 시급한 것으로 분석됐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MBK 측 “‘티아라’ 이름 상표 출원, 제2의 비스트 사태 아냐”

    MBK 측 “‘티아라’ 이름 상표 출원, 제2의 비스트 사태 아냐”

    그룹 티아라의 전 소속사 MBK엔터테인먼트가 ‘티아라(T-ARA)’라는 이름을 상표로 출원했다.8일 스포츠조선의 보도에 따르면, MBK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12월 28일 특허청에 ‘티아라(T-ARA)’를 상표로 출원했다. 심사를 거쳐 ‘티아라(T-ARA)’가 상표로 등록될 경우, 멤버들은 적어도 10년 동안 이 이름으로 활동을 하지 못하게 된다. 이 이름으로 발표된 곡을 부를 경우, 저작권료를 지불해야 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앞서 그룹 하이라이트가 보여준 상황과 비슷하다. 전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가 ‘비스트’라는 이름을 상표로 출원, 등록하면서 멤버들은 소속사에서 나와 새롭게 팀명을 바꾸고 시작하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MBK엔터테인먼트 측은 “‘티아라’라는 이름을 상표로 출원한 것은 기획사에서 충분히 특허청에 상표를 등록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티아라와 우리는 아름다운 이별을 했다. 그리고 아직 멤버들이 향후 활동 거취를 정하지도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몰매를 맞는 것은 아니다”라며 제2의 비스트 사태로 비춰지는 것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한편, 티아라는 지난해 12월 MBK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을 종료했다. 하지만 MBK엔터테인먼트와 멤버들은 그룹 해체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신뢰사회로 가는 길<6>] 고용불안 탓 고용부 신뢰도 16위로 ‘추락’… 헌재, 9단계 ‘상승’

    [신뢰사회로 가는 길<6>] 고용불안 탓 고용부 신뢰도 16위로 ‘추락’… 헌재, 9단계 ‘상승’

    서울신문과 서울대 폴랩(pollab)의 한규섭 언론정보학과 교수팀은 지난해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포털 네이버에 송출된 33개 공공기관과 관련된 언론보도 27만 2803건에 대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2017년 전체의 공공기관 신뢰지수(SPTI)를 도출했다. 지난달 12일 보도한 1~10월분 SPTI에 11~12월 결과를 합산한 결과다. 지수는 부정 보도 대비 긍정 보도의 비율을 구한 값이다. 신뢰지수 1위와 꼴찌의 순위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최대 12계단이 하락한 기관이 있는가 하면 9계단 상승한 기관도 있었다. 정부기관의 대국민 신뢰도가 짧은 기간에도 큰 폭으로 곤두박칠치거나 수직 상승할 수 있다는 의미다. 문재인 정부가 문재인 대통령 개인에 대한 높은 지지율에 걸맞은 수준으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지난해 정부 부처를 포함한 33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높은 신뢰도를 기록한 기관은 국토교통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종 SPTI는 7.59점을 얻었다. 지난해 10월까지는 8.87점이었지만 11~12월 사이 1.28점 하락했다. 8·2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면서 신뢰도가 높아졌지만 그 이후 집값이 잡히지 않고 오히려 상승하면서 부정적인 보도가 잇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행정안전부는 7위에서 3위로 4계단 뛰어올랐다. 신뢰지수도 4.09점에서 5.38점으로 1.29점 높아졌다. 충북 제천 화재가 발생했을 때 김부겸 장관이 즉각 현장으로 달려가 ‘범정부 현장대응지원단’을 운영하며 사태 해결에 만전을 기한 것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데 도움이 된 것으로 보인다. 헌법재판소는 13위에서 4위로 9계단 훌쩍 뛰어오르며 33개 공공기관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3.45점에서 4.86점으로 1.41점이 올랐다. 통일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각각 8계단씩 상승하며 6, 7위를 차지했다. 통일부는 14위(3.17점)에서 6위(3.68점)로, 과학기술부는 15위(2.82점)에서 7위(3.66점)로 껑충 뛰었다. 과학기술부는 5대 신사업에 1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하고 정부출연연구원의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을 시도하는 등의 노력이 신뢰도 상승을 이끈 것으로 예상된다. 한 교수는 “ SPTI를 개발한 뒤 첫 신뢰도 변화 조사인데 공공기관의 신뢰도가 한두 달 사이에도 큰 폭으로 등락이 거듭되는 것을 볼 수 있었다”면서 “이는 각 기관이 국민과의 소통에 노력을 기울이고, 각종 현안에 능숙하게 대처하는 모습을 보이면 짧은 기간에도 얼마든지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3위(5.27점)에서 8위(3.54점)로 5계단 하락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원전과 관련한 의혹 보도가 잇따르면서 신뢰지수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획재정부는 6위(4.22점)에서 9위(3.32점)로 3계단, 환경부는 4위(4.46점)에서 10위(3.24점)로 6계단 하락했다. 11위는 3.21점의 금융위원회로 9위(3.81점)에서 2계단 밀려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19위(2.13점)에서 12위(3.13점)로, 농림축산식품부는 20위(2.11점)에서 13위(3.10점)로 나란히 7계단씩 상승했다. 방통위는 가상화폐 투기 근절과 방송사 파업 해제를 위한 노력이 긍정적인 평가를 받은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농식품부는 부정적인 보도가 잇따랐던 살충제 달걀 파동이 끝나면서 순위가 복원력을 갖고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95점으로 10위에서 4계단 하락한 14위를 기록했고, 국세청은 2.87점으로 두 계단 상승한 15위를 유지했다. 1~10월까지 신뢰지수 4.28점으로 5위를 기록했던 고용노동부는 최종합계에선 2.42점에 그치며 16위로 뚝 떨어졌다.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 등 ‘고용 불안’이 사회문제로 대두된 까닭으로 여겨진다. 보건복지부는 18위(2.18점)에서 17위(1.55점)로 순위에는 큰 변화가 없었지만 신뢰지수는 소폭 하락했다. 여성가족부는 11위(3.51점)에서 18위(1.51점)로 7계단 밀려났다. ‘양성평등’이란 용어를 ‘성평등’으로 일원화를 추진하자 동성애 반대 단체들이 여가부의 해체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인 것이 원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결국 여가부는 두 단어를 혼용해 사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법원은 28위(0.97점)에서 21위(1.37점)로 7계단 상승했다. 안철상·민유숙 대법관이 국회 인사청문회를 비교적 수월하게 통과하면서 긍정적인 보도가 뒤따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1.28점으로 22위를 유지했고, 교육부는 1.25점을 기록하며 24위에서 23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반면 3.45점으로 12위에 올랐던 해양수산부는 1.18점을 받으며 12계단 후퇴한 24위, 2.67점으로 16위에 올랐던 중소벤처기업부는 1.03점을 받아 9계단 후퇴한 25위를 기록했다. 해수부는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조사를 방해한 혐의로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고, 참사 피해자의 유골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이 부정적인 보도가 양산된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26위는 서울대(1.00점), 27위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0.88점), 28위는 법무부(0.80점), 29위는 국방부(0.54점)가 각각 차지했다. 이 4개 기관은 순위와 신뢰지수 모두 큰 변동이 없었다. 앞서 1~10월까지 신뢰지수 분석에선 서울대가 0.97점으로 27위, 선관위가 1.24점으로 25위, 법무부가 0.74점으로 29위, 국방부가 0.50점으로 30위를 기록했다. 4곳 모두 지난해 연말 긍정 기사가 많이 송출됐지만, 이와 함께 부정 기사도 함께 늘어나 지수에 큰 폭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1.08점으로 26위를 기록했던 감사원의 신뢰지수는 0.51점으로 반 토막이 나면서 30위로 떨어졌다. 최재형 감사원장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위장전입 등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 것이 신뢰도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파문에 연루된 문화체육관광부와 ‘적폐 수사’에 집중하고 있는 검찰청, 그리고 박근혜 정부의 특수활동비 유용 논란의 진원지인 국가정보원은 이번에도 최하위 ‘3인방’으로 묶였다. 32위(0.44점)였던 문체부와 31위(0.47점)였던 검찰청은 서로 순위를 바꿨다. 문체부는 0.46점으로 31위, 검찰청은 0.36점으로 32위를 차지했다. 검찰의 블랙리스트 수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문체부에 대한 부정적인 기사가 소폭 줄어든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검찰청은 긍정 기사도 늘었지만 부정 기사도 함께 늘어나면서 하위권을 유지했다. 국정원은 0.02점에 그치며 지난번과 똑같이 꼴찌를 면치 못했다. 11~12월에 부정 기사가 79.8%까지 늘어나고 긍정 기사마저 0.4%까지 곤두박칠치면서 탈꼴찌에 실패했다. 특별기획팀 kisukpark@seoul.co.kr ■고침 국가인권위원회는 최종 6.27점으로 2위, 국민권익위원회는 3.78점으로 5위, 국무조정실은 1.42점으로 19위를 기록했습니다. 앞선 보도(서울신문 2017년 12월 12일자 4면)에서 인권위를 국조실로, 권익위를 인권위로, 국조실을 권익위로 잘못 표기한 점을 바로잡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pollab.co.kr/seoul_gov_trust) 참조.
  • 이스라엘 총리, 트럼프 편들기…“팔 난민기구 해체해야”

    이스라엘 총리, 트럼프 편들기…“팔 난민기구 해체해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7일(현지시간) 유엔 팔레스타인난민기구(UNRWA)의 해체를 주장했다고 이스라엘 일간 예루살렘포스트 등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열린 내각 회의에서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트윗을 거론하며 “나는 트럼프 대통령이 UNRWA를 강하게 비판한 것에 완전히 동의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팔레스타인에 연간 수억달러씩 지불하나 감사나 존경을 받지 못한다. 더는 평화를 이야기할 의사가 없는 팔레스타인에 우리가 왜 막대한 미래 지불액을 줘야 하나”라며 팔레스타인에 대한 원조 중단을 시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UNRWA는 팔레스타인 난민 문제를 영구적으로 만드는 조직”이라고 비판한 뒤 “UNRWA는 사라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UNRWA가 70년 전 팔레스타인 난민을 위해 탄생했지만 현재 유엔난민기구(UNHCR)가 세계 나머지 지역의 난민 문제를 다룬다며 “UNRWA 자금을 점진적으로 유엔난민기구로 옮길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이는 UNRWA가 과도하게 팔레스타인을 지원하고 있다며 불만을 드러낸 발언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거들고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UNRWA는 1949년에 설립돼 현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요르단강 서안, 요르단, 시리아, 레바논 등에 흩어져 사는 500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2016년 기준으로 UNRWA에 약 3억7천만 달러의 원조를 약속한 최대 지원 국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중국 재벌2세 왕쓰총, “티아라 해약금 90억 지불+슈퍼카 선물”..왜?

    중국 재벌2세 왕쓰총, “티아라 해약금 90억 지불+슈퍼카 선물”..왜?

    중국 재벌 2세 왕쓰총이 티아라 멤버들에게 슈퍼카를 선물한 사실이 전해져 관심을 모으고 있다.7일 오후 MBC ‘섹션TV-연예통신’에서는 걸그룹 티아라가 소속사 MBK엔터테인먼트를 떠난 소식이 전해졌다. 티아라는 지난해 12월 31일 10년 동안 몸담았던 소속사를 떠났다. 이 가운데, 티아라 팬으로 알려진 중국 재벌 2세 왕쓰총이 티아라에 통큰 지원을 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왕쓰총은 티아라의 중국 활동 지원을 위해 기존 소속사에 90억 원의 해약금을 지불하고 티아라와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그는 티아라 멤버들에게 각각 슈퍼카 한 대 씩 선물한 것으로 전해져 놀라움을 줬다. 한편 티아라는 당시 “MBK를 떠나지만 티아라가 해체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사진=MBC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소유, 한 달 만에 8kg 감량한 비법은? 당시 찍은 비키니 화보 봤더니...

    소유, 한 달 만에 8kg 감량한 비법은? 당시 찍은 비키니 화보 봤더니...

    가수 소유가 다이어트 비결을 공개해 화제를 모은 가운데, 그의 비키니 화보가 재조명되고 있다.4일 JTBC 예능 ‘소유X하니의 뷰티쇼’에서 걸그룹 씨스타 출신 가수 소유(27·강지현)가 출연해 다이어트 비법을 털어놨다. 이날 방송에서 소유는 그룹 EXID 멤버 하니(27·안희연)와 첫 만남을 갖고, 야식을 먹기 위해 닭발집을 찾았다. 이날 하니는 닭발을 잘 먹는 소유에게 “어떻게 살이 안 찌냐”고 물었고, 이에 소유는 “연예인 치고 마른 몸은 아니다”라고 답했다.이에 하니는 “비키니 화보를 봤다”며 소유의 군살 없는 몸매에 부러움을 표했다. 소유는 “그때 한 달 만에 8kg을 감량했다”면서 “거의 안 먹었다. 메추리알 흰자 4알, 우유 반 컵 정도가 내 밥이었다”고 털어놔 놀라움을 자아냈다.한편 소유는 지난해 패션잡지 엘르, 스포츠 브랜드 르꼬끄와 함께 화보를 촬영한 바 있다. 엘르 7월호에 소유 화보가 공개되자, 볼륨감 있는 그의 몸매에 뜨거운 반응이 일었다. 특히 운동으로 다져진 탄탄한 소유의 몸매에 많은 여성들이 부러움을 표했다. 한편 소유가 속해있던 그룹 씨스타는 지난해 5월, 데뷔 7년 만에 해체했다. 같은 해 12월 소유는 솔로 앨범을 발표하며 홀로서기로 재도약을 본격화했다. 사진=엘르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젝스키스, 영화 ‘젝스키스 에이틴’ 18일부터 극장 상영

    젝스키스, 영화 ‘젝스키스 에이틴’ 18일부터 극장 상영

    데뷔 20년 차 그룹 젝스키스 이야기가 영화로 나온다.영화 ‘젝스키스 에이틴’이 오는 18일부터 극장에서 상영된다. 5일 오전 젝스키스 소속사 YG엔터테인먼트 측은 “젝스키스 이야기를 담은 영화를 곧 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젝스키스 에이틴’은 컴백 앨범을 준비하며 멤버들이 느낀 음악적 고뇌와 앞으로의 행보에 대한 생각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로, 18년 만에 세상에 빛을 본 정규 5집 ‘ANOTHER LIGHT’의 탄생 스토리를 그리고 있다. 이 영화는 서울 용산·왕십리·영등포·목동, 대구, 광주터미널 등 스크린X 10개관을 포함, 인천, 제주, 창원, 죽전 등 CGV에서 상영된다. 한편 90년대 대표 가수이자 1세대 아이돌인 젝스키스는 지난 1997년 데뷔해, ‘학원별곡’, ‘폼생폼사’, ‘커플’ 등의 히트곡을 발표했다. 승승장구 해오던 젝스키스는 2000년 4집 컴백을 이후로 해체했다. 이후 지난 2016년 MBC ‘무한도전’ 에 출연하며 다시 뭉친 멤버들은 YG엔터테먼트와 재도약을 준비, 지난해 9월 정규 5집 앨범을 발표해 많은 사랑을 많았다. 사진=YG엔터테인먼트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유비 “장남 유선에게만 상속” 유언했다면…남은 두 아들 ‘쪽박 ’ 차나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유비 “장남 유선에게만 상속” 유언했다면…남은 두 아들 ‘쪽박 ’ 차나

    221년 7월, 유비는 공명의 만류에도 관우의 복수를 위해 75만 대군을 이끌고 오나라로 진격한다. 유비는 관우의 아들 관평과 장비의 아들 장포를 선봉으로 연전연승을 거듭해 오나라를 불안에 떨게 한다. 하지만 승리의 기쁨도 잠시. 혜성처럼 나타난 오나라의 지략가 육손에 대패해 백제성으로 피신한다. 유비는 그 충격으로 건강이 급격히 나빠진다. 결국, 223년 4월 삼국통일의 꿈을 이루지 못한 채 관우와 장비의 곁으로 떠난다. ※ 원저 : 요코야마 미츠테루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 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유비는 아들 셋을 후사로 남겼다. 유선, 유영, 유리는 제각각 자신이 유비의 뒤를 이어 황제가 될 것이라는 꿈에 부풀어 있다. 황제가 되면 촉나라의 모든 재산을 상속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촉 전체가 황제의 땅이기 때문이다. 전부 아니면 아무것도(All or Nothing), 이런 상속 방식이 오늘날에도 인정될 수 있을까. 황제가 되지 못한 다른 형제들이 재산 일부를 나누어 달라고 요구할 수는 없을까. 게다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 하나. 관우에게 원군을 보내지 않은 책임을 지고 처형된 유봉이 있다. 불쌍한 유봉의 유가족을 보호해줄 방법은 없을까. 유비가 사망하는 순간 법적으로 상속이 시작된다(민법 제997조). 상속인이 될 수 있는 사람은 1순위로 자녀, 2순위로 부모, 3순위로 형제자매, 4순위로 4촌 이내의 방계(傍系) 혈족이다. 배우자는 자녀나 부모와 공동으로 상속인이 된다. 하지만 자녀나 부모가 없으면 형제자매나 4촌 이내의 방계 혈족이 있더라도 단독으로 모든 재산을 상속한다(제1003조). 상속 비율은 어떻게 될까. 상속인들 사이에서는 원칙적으로 성별이나 나이와 상관없이 같은 비율로 상속한다. 다만, 배우자는 자녀나 부모보다 50%를 더 상속받을 수 있다(제1009조). 유비가 3형제 이외에 부인 한 명이 있는 상태에서 9억원의 재산을 남겼다고 치자. 이 경우 법률로 정해진 상속액은 3형제가 각각 2억원씩이고, 부인이 3억원이다. 이런 법정 상속 비율에 의한 상속은 상속인들이 유비가 사망한 것을 알고도 3개월 동안 아무런 의사를 표현하지 않으면 확정된다. ●상속재산보다 빚 많을 땐 어쩌나 상속되는 것은 재산이다. 그런데 여기서 말하는 재산에는 빚도 포함된다. 즉 유비가 다른 사람에게 빚을 지고 있었는데 죽은 후 3개월 동안 상속인들이 아무런 의사를 표시하지 않았다면 그 빚도 상속받은 것이 되어 유비 대신 나누어 갚아야 한다. 물론 빚이 재산보다 적으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 문제는 재산보다 빚이 많은 경우다. 유선과 같은 상속인으로서는 물려받은 것도 없는데 빚을 갚아야 한다는 것이 매우 억울할 수 있다. 평생 전쟁터만 쫓아다니고 가정도 돌보지 않더니 죽고 나서 빚까지 갚으라고 하다니. 이 경우 유선이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뭐가 있을까. 먼저 상속을 포기할 수 있다(제1041조). 유선은 유비가 죽은 것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동안 유비의 재산과 빚을 조사할 수 있다. 그 결과 상속을 하지 않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면 상속 자체를 포기하면 된다. 이 경우 유선은 가정법원에 상속을 포기한다는 신고를 해야 한다. 유선이 상속을 포기하면 처음부터 상속인이 아니었던 것으로 된다. 또 다른 방법은 유비가 남긴 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상속을 하면 된다. 3개월의 기간 내에 ‘나는 아버지가 남긴 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빚도 상속하겠다’라고 신고하는 것이다(제1030조). 재산이 빚을 넘는 범위 내에서만 한정적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방법이다. ●특정인에게 더 많이 주고 싶다고? 그런데 이렇게 법적인 비율대로 상속하게 되면 촉나라가 해체될 수 있다. 촉이 제각각으로 찢어지기 때문이다. 유비 입장에서는 걱정이 태산 같을 수밖에 없다. 나중에 장남인 유선이 제사를 지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있다. 그래서 유비가 꾀를 냈다. 죽기 직전에 유선을 제외한 나머지 상속인들에게 상속을 포기하도록 한 것이다. 앞서 본 것처럼 민법에도 상속을 포기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다. 유비의 시도는 성공할 수 있을까. 결과적으로 유비의 시도는 아무런 효력이 없다. 유비의 재산을 상속하는 것은 유비가 사망함으로써 시작된다. 상속의 포기는 앞서 본 것처럼 일정한 기간 내에서만 가능하다. 또 가정법원 등에 신고하는 절차도 필요하다. 그런데 상속이 시작되기 전에는 이런 절차와 방식에 따르는 것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유영이나 유리가 아버지인 유비의 부탁을 받아 생전에 상속을 포기했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론 아무런 의미 없는 행위를 한 것이 된다. 즉 유비가 죽기 전에 상속인들이 한 상속 포기의 의사표시는 아무런 효력이 없다. 자신이 살아 있을 때에 한 상속 포기의 의사표시가 무효라는 것을 안 유비가 다른 방법을 생각해냈다. 바로 모든 재산을 유선에게 상속한다는 유언을 남긴 것이다. 유비의 유언은 그대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까. 만일 유영과 유리가 ‘촉을 위한다’는 유비의 큰 뜻을 이어받아 유비가 죽은 후에 상속을 포기했다면 가능하다. 하지만 유영과 유리에게도 가족과 가신들이 딸려 있다. 이들을 먹여 살릴 책임이 있는 것이다. 유영과 유리 마음대로 상속 재산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도 있는 것이다. 이 경우 유영과 유리는 자신이 가진 법정상속분의 2분의1에 대해서는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제1112조). 유비의 유언이 있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상속분에서 일정 부분을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앞의 예를 대입해 보면, 유영과 유리는 유선에게 자신들의 상속분 2억원의 2분의1에 해당하는 1억원에 대하여는 돌려달라고 주장할 수 있다. 또 유비의 부인은 1억 5000만원을 법적으로 상속받을 수 있다. ●‘억울한 죽음 ’ 혼외 상속인도 보호해야 유봉은 유비의 양자였다. 양자도 친자와 마찬가지로 상속권이 있고, 상속순위와 상속분도 같다. 따라서 유봉도 살아 있었더라면 유선, 유영, 유리와 공동으로 상속인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유비가 사망해 상속이 개시된 시점에는 이미 사망한 상태이어서 재산을 상속할 수 없다. 이렇게 되면 유봉의 가족들에겐 매우 억울하다. 가장인 아버지가 관우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지고 억울하게 죽은데다 생계마저 막막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보호할 방법은 없을까. 결과적으로 유봉의 자녀나 부인은 유봉을 대신해 상속인이 된다. 유봉의 상속 순위와 상속분을 그대로 물려받는다(제1001조). 유비가 남긴 재산을 유선, 유리, 유영, 유봉의 대습상속(代襲相續)인 4명이 각각 4분의1로 나누어 상속받게 된다. 상속권은 말 그대로 상속할 수 있는 권리다. 하지만 자녀가 부모의 재산을 당연히 상속받을 수 있는 권리가 기득권처럼 보장돼 있다고 생각해선 안 된다. 부모가 재산을 물려주면 감사한 마음으로 받는 것일 뿐이다. 상속권은 부모에 대한 효를 다하면 부수적으로 따라올 가능성이 있는 권리 아닌 권리라고 생각해야 한다.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한다. 그런데 가끔 돈이 피보다 진한 사례도 본다. 차라리 상속재산이 없느니만 못한 사례가 우리를 슬프게 한다. 박하영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 성남시, 양성평등 사업 단체 800만원 지원

    경기 성남시는 양성평등 문화 확산을 위해 관련 사업을 펴는 단체에 최대 800만원을 지원한다고 4일 밝혔다. 시는 올해 1억원의 양성평등 기금을 투입하고 12일부터 22일까지 지원신청을 받는다. 공고일 기준 1년 이상 사업 실적이 있으면서 성남시에 주사무소를 둔 비영리법인, 공익단체, 여성 관련 연구 또는 사업을 수행하는 대학·연구소가 양성평등 기금을 신청할 수 있다. 양성평등 확산과 가족관계 증진, 여성 경제 활동 촉진, 여성가족정책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사업을 지원한다. 여성친화환경 조성 사업, 가족해체 예방 사업, 한부모·미혼모·조손가족 지원 사업,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기업문화 확산 사업 등이 해당한다. 성남시민을 위한 사업이어야 하며, 단체(법인)당 1개 사업만 지원 신청할 수 있다. 다른 기관에서 관련 지원금을 받을 예정이거나 친목 성격, 단체 홍보, 일회성, 행사 위주의 사업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 대상 단체 등은 시 홈페이지 공고에 있는 양성평등 기금 지원 신청서, 사업계획서 등 각종 서류를 작성해 기간 내 시청 가족여성과를 방문·신청하면 된다. 성남시 양성평등위원회가 사업의 적합성, 창의성, 파급효과, 추진능력, 지난해 사업실적 등을 심의해 오는 3월 중 선정 단체와 지원액을 확정 발표한다. 시는 지난해 성남지역사회교육협의회의 찾아가는 발달 단계별 성교육, 성남YWCA의 여성친화도시 성남!,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성남지부의 한부모가족 자립 지원 방안 연구 등 16개 사업(단체)에 1억원의 양성평등 기금을 지원했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영상] 홍대입구역 인근 공사장서 큰불

    [영상] 홍대입구역 인근 공사장서 큰불

    지난 3일 오후 3시 10분쯤 서울 마포구 서교동 사거리 인근 3층짜리 예식장 건물 철거 공사 현장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소방관 99명과 소방차 29대를 진화 작업에 투입, 오후 3시 56분쯤 불을 완전히 껐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에 따르면, 약 4m 높이의 천장을 산소절단기로 해체하던 도중 불똥이 천장의 우레탄 부위에 옮겨붙은 것으로 조사됐다. 작업자 2명이 간이 소화기로 진화에 나섰지만 실패해 불이 커졌고, 건물 안팎에 있던 작업자 5명은 스스로 대피했다. 이 화재로 검은 연기가 크게 나면서 현장 일대에서는 혼란이 빚어지기도 했다. 진화 작업으로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과 합정역을 잇는 양화로의 3개 차로가 부분 통제돼 차량정체가 빚어졌다. 김형우 기자 hwkim@seoul.co.kr
  • 홍대입구역 인근 큰불… 건조한 서울 곳곳 화재

    홍대입구역 인근 큰불… 건조한 서울 곳곳 화재

    3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교동 사거리의 한 예식장 공사장에서 화재가 발생해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건물 2층에서 사다리차를 이용해 4m 높이의 천장을 산소절단기로 해체하던 도중 불똥이 천장의 우레탄 부위에 옮겨붙으며 화재로 이어졌다. 작업자 5명이 대피하면서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이날 서울에 건조주의보가 내려진 가운데 26건의 크고 작은 화재가 발생했다. 뉴스1
  • 이지혜, 환상적 바디라인 비키니 자태

    이지혜, 환상적 바디라인 비키니 자태

    가수 이지혜의 명품 비키니 몸매가 눈길을 사로잡았다. 지난 28일 이지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비가 와서 잠시 한적해짐을 틈탔지만 금세 사람이 미어 터짐을 경험 ㅋㅋㅋㅋㅋㅋㅋㅋ스콜이 주고 간 선물이라고 생각할게”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여러 장의 비키니 사진을 올렸다. 공개된 사진에는 해외여행 중 한 호텔 수영장에서 순백의 비키니를 입고 환상적인 보디라인을 뽐내는 이지혜의 모습이 담겼다. 그는 군살 없는 탄탄한 몸매를 드러내 팬들의 시선을 강탈했다. 특히 백옥 같은 피부와 또렷한 이목구비로 인형 비주얼을 자아냈다. 한편, 현재 이지혜는 샵 해체 이후엔 솔로 가수 활동은 물론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만능 엔터테이너로서 제2의 전성기를 보내고 있다. 사진=이지혜 SNS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낯익은 일상, 지그시 바라보니 낯설어지다… ‘jig展’

    낯익은 일상, 지그시 바라보니 낯설어지다… ‘jig展’

    ‘jig(지그)’는 건축용어다. 건축공정상에 템플릿 또는 가이드를 만들어주는 보조기구다. 기계가공에서 가공 위치를 쉽고 정확하게 정하기 위한 보조용 기구를 일컫는다. 공간디자인을 전공한 작가가 현재 머물고 있는 곳이 어디이며, 작가 관심의 영역이 어디를 향해 있는지 넌지시 알려주는 장치다. 서양화가 허정(29)이 내년 1월3일부터 15일까지 인사아트스페이스에서 첫 번째로 여는 개인전인 ‘jig展’에 담긴 작품들은 가득 채움을 통해 비어있음을 드러내는 역설의 미학이 숨겨져 있다. 건축, 혹은 건축물을 오브제 삼아 그것이 내포하고 있는 시공간의 역사성을 캔버스 단면에 비어있음과 채움으로 풀어내려는 의도는 허정의 이번 전시작품들을 관통하고 있다. 실제 그의 연작 ‘옴니프레즌트Ⅳ’와 ‘옴니프레즌트Ⅴ’를 함께 보면 그의 의도가 조금 더 선명해진다. ‘옴니프레즌트Ⅳ’는 에두름 없이 오직 직선으로 빽빽하다. 온기 느껴지지 않는 골조물의 공간 바깥 풍경은 화려한 색채로 가득한 반면, 내부는 아름답지만 단순한 파스텔톤의 단색이다. 이어지는 ‘옴니프레즌트Ⅴ’에서 작품 속 같은 공간은 외부의 차분함과 내부의 화려함으로 다시 극적인 반전을 보여준다. 그리고 비로소 오른쪽 아래에 보일 듯 말 듯 예닐곱 명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실제 그의 전시 작품 속 유일하게 식별 가능한 사람의 존재들이다. 옴니프레즌트(omnipresent)는 ‘어디에나 있음’을 뜻한다. 신의 시대를 마감한 이후, 인간의 존재을 목적삼지 않는 역사 속 건축물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의 작품 또한 설령 눈에 보이지 않을지언정 숱한 건축물이 인내해온 시간과 공간들이 오직 인간을 향해 있음을 알려준다. 허정은 “이번 'jig展'에서는 완성된 건축물, 짓고 있는 건축물, 해체된 건축물 등 모든 건축물들을 슬라이드 필름처럼 한 장씩 모두 투명하게 표현했다”면서 “이러한 투명성은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와 맞닿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불교에서 말하는 삼계(三界)와도 같으며 적정거리를 두고 가볍게 지나치는 현상에 대해 비틀고 싶었기에 이러한 작품을 전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작가의 말은 이번 ‘jig展’이 ‘지금, 여기’의 치열함이 아니라 한 발짝 떨어져 지그시 바라봐야만 볼 수 있는 익숙한 일상과 현상의 뒷면을 겨냥하고 있음을 좀더 분명히 설명해준다. 허정은 동국대학교 일반대학원 미술학과 서양화를 전공했다. 2016년 ‘특이한 부드러움 상냥한 떨림 일곱개의 방’과 ‘세미콜론展’, 2017년 ‘야기된 경계들展’ 등 단체전을 열었다. 이번이 첫 개인전이다.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그림자 필경사 (이철주)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그림자 필경사 (이철주)

    1. 눈먼 자의 윤리 때론 그림자가 더 많은 말을 건넨다. 긴장 가득 훈련된 표정을 지어도, 무시당하지 않으려 허리를 꼿꼿이 세워도, 불안은 그림자에 투영돼 존재를 누설한다. 가끔 속내를 들켜도, 환멸에 사로잡혀 생이 부대껴도 그림자는 결코 존재를 떠나지 않는다. 뒤틀리면 뒤틀린 대로, 어리석으면 어리석은 대로 한 생을 바쳐 따라다닌다. 삶과 함께 태어나 울고 웃고 몸부림치다 사라진다. 그러곤 어디에선가 누군가를 닮은 모습을 하곤 쓸쓸히 흘러다닌다. 생을 반복하고 따라하며 생이 이곳을 떠나도 홀로 남아 존재를 증거한다. 그림자의 이 헌신엔 쉽게 이름 붙일 수 없는 어떤 맹목이 있다.한편으로 그림자는 왕성한 식욕의 소유자다. 표정도, 색깔도, 음성도, 촉각도, 냄새도 모두 집어삼킨 채 존재의 맹점을 현상한다. 감각이 보증하는 확실성을 제거하고 정체불명의 검은 얼룩을 펼쳐 놓는다. 그림자는 시각 속의 동공이며 감각을 배반하는 충동이다. 그러니 그림자란 본디 외경의 대상인 것이다. 감각과 관념에 잘려 나간 세계가 역으로 이쪽을 바라볼 때, 맹목의 관계는 뒤집힌다. 그림자에 감염되어 마음을 빼앗긴 사람들은 기이한 갈증을 느끼며 한 생을 바쳐 따라다니는데 그들을 시인이라 불러도 좋을 것이다. 그들도 그림자와 함께 태어나 울고 웃고 몸부림치다 사라진다. 수억의 생들을 베끼고 반복하며 처연히 이해해 간다. 그림자의 맹목과 시인의 맹목. 어찌할 수 없음으로밖에는 풀이될 수 없는 이 눈멂은, 그러나 역설적으로 가장 진실한 이해의 방법이 된다. 불가해한 생을 끊임없이 반복하고 따라하며 존재의 자세를 닮아 버리는 것. 그 충분한 대가를 치르기 전까진 함부로 대상을 떠나지 못하는 무능이 그들이 가진 윤리이며 능력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한국 시가 과연 이 충분한 맹목의 시간을 통과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2000년대 이후 이어진 일련의 실험적 시들이 관습적 문법의 경계를 뒤흔들고 시의 외연을 확장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다만 그 의지와 선언이 너무 앞선 나머지 관념과 이론이 시를 대신 살아 버린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유행하는 철학적 담론을 잘 소화한 시가 좋은 시가 아니듯, 시와 비평이 근거로 삼은 담론의 윤리성이 시의 윤리와 덕목을 설명해 주는 것은 아니다. 말과 삶에 대한 치열한 응시와 질문. 좋은 시의 윤리와 덕목은 언제나 여기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김소연의 시는 바로 이 점에서 시의 본연에 충실하고 있어 반갑고 소중하다. 무엇보다 우리는 위태로운 추락의 한 시절을 통과하는 중이다. 좁고 피폐한 삶을 지켜 내기 위해 일말의 어둠도 쫓아내기에 급급한 지금, 육박해 오는 생의 무게에 짓눌리지 않는 당당한 목소리가 절실하다. 이 눈 맑은 시인은 삶의 도처에 엎어져 있는 상흔을 읽어 내고, 고통의 결과 깊이를 삶의 구체적 언어로 더듬으며 섬세히 응시한다. 그림자가 한 생을 바쳐 삶과 동행하듯, 그의 시 역시 수억의 생을 바쳐 그림자에 한없이 가까워진다. 세상의 모든 그림자들을 성실히 몸에 새겨 넣으며 깊고 단단해진다. 그림자란 본디 맹점이며, 어떤 확신도 불가능하게 하는 절대적 무지의 영역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그림자를 보았다고, 보인다고, 볼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림자로부터 ‘시선’의 능력을 빼앗았기 때문이며, 닮았다는 이유로 전부 이해할 수 있다고 스스로를 속여 온 탓이다. 마음의 눈꺼풀은 그렇게 굳게 닫힌 채 존재가 퍼붓는 질문으로부터 안전하게 물러난다. 김소연의 시는 바로 여기에서 시작한다. 그림자에게 외경을 되돌려 주고, 세련되고 아름다운 이론과 개념들이 생의 그림자가 될 수 없음을 몸소 증거한다. 김소연은 그림자의 시인이다. 그림자의 언어로, 그림자의 시선에 응답하며, 그림자가 남겨놓은 파문들을 뼛속 깊이 묻는다. 2. 그림자양식장 김소연의 시에서 그림자는 자아 내면의 복수적 형상으로 나타난다. 이를테면 그림자들의 양식장이라 부를 만한 공간에서, 시인은 말들을 먹이로 던져 주며 내면의 그림자들이 불러일으키는 파문을 응시하고 있다. 그림자의 차가운 비늘이 말에 닿아 번지고 마침내 말을 삼켜 버리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끊임없이 불화하는 내면에로 깊이 침잠한다. 차가운 환멸과 단호한 자기 부정은 김소연 시의 근본을 이루는데, 여기에는 뼈아픈 목도만이 있을 뿐 화해의 축이 부재한다. 타협 불가능한 절대적 자세로 삶의 피폐를 건넌다. 무참한 추락이 아무렇지도 않게 전시되는 이곳의 삶에 당당히 맞서 고통의 극한을 살아 낸다. 뜨거움과 차가움을 모두 통과한 그의 목소리는 가장 뜨거울 때조차 차가움을 예감하고, 가장 차가울 때조차 뜨거움을 끌어안는다. 이 현격한 열의 낙차가 일상의 무감각한 관성을 깨뜨리는 뇌관으로 작동한다. 사월은 차갑다/사월의 돌은 더 차갑다/사월의 돌을 손에 쥔 사람은 어째서 뜨거운가/그는 어째서 가까운가//마루 아래 요정이 산다고 믿은 적이 있다/잃어버린 세계는 거기서 잘살고 있다/이 사실만으로도 뜨거워질 수 있다//하나의 문장으로도 세계는 금이 간다/이곳은 차가우므로 더 유리하겠지 - 「열대어는 차갑다」 부분 (『아침』) 돌은 사월의 뜨거움을 기억하기에 더 차갑다. 가장 찬란하고 아름다워야 할 날들이기에, 그렇지 못한 현실을 더 비극적으로 비춘다. 화자는 마루 아래라는 가시성 바깥의 공간에 망각된 세상의 온기를 풀어놓고 있다. 현실과 ‘너머’의 세계가 빚어내는 처연한 온도차를 뜨거움으로 명명하는데, 그러므로 “이 사실만으로도 뜨거워질 수 있다”는 선언은 설익은 화해의 제스처로 읽혀선 안 된다. 세계에 금이 가는 이유는 이곳과 너머 사이의 아득한 거리 때문이지 희망과 열정 같은 추상적 개념 때문이 아니다. 불화를 불화로서 보존하되, 이들이 빚어내는 떨림과 파열을 섬세히 기록하는 것. 김소연 시의 이와 같은 분명한 자세는 화자가 실족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노출하는 장면에서 더 아프게 현상된다. 서로가 서로의 치부를 헛짚고 세계의 성감대를 헛짚은. 내리 빗나가던 선택들. 말하자면 기다림으로 독이 남는 자세. 시효를 넘긴 고독. 일종의 모독. 기다려온 우리는 치사량의 관성이 있을 뿐. 부패 직전의 끝물이다. - 「끝물 과일 사러」 부분 (『극』) 말의 파편들이 ‘끝’이라는 날카로운 선 앞에까지 밀려나 있다. 각 행의 끝엔 더 이상 남은 공간이 없다. 마침표조차 제대로 찍히려면 스스로가 끌어온 말들을 다시 과거로 밀어내야 한다. 미루고 미뤘던 삶의 초라한 진실이 단정하고 건조하게 한마디를 건넨다. “우리도 끝물이다.” 단단하게 요약된 이 사랑의 문장은 아프다. “치사량의 관성”으로 버텨온 관계의 맨얼굴, “끝물 과일”이 화자를 바라본다. 언어가 감정을 헛짚고, ‘사랑해’가 ‘미안해’를 대신하며 살을 찌워 갈 때, ‘끝’은 이렇게 언어의 은밀한 구석에 날카로운 뼈를 현상한다. 이럴 때 언어는 잔혹해진다. 한없이 위태로워 길들이지 않을 수 없는 짐승이 된다. 과녁에서 벗어난 말들의 사체가 한동안은 무심히도 쌓였을 것이다. 시인은 이 사랑의 폐허를 떠나는 중이다. 그러나 화자는 이를 “끝물은/아주/달아.”라는 감각적 긍정으로 전환해 낸다. 허위로, ‘헛짚음’으로 유지된 일상을 ‘끝물’에 비유하는 순간, “치사량의 관성”은 역으로 서로의 치부와 세계의 성감대를 더욱 선명하게 발설한다. 부재하는 여기를 정면으로 직시함으로써 몰락한 꿈의 순간들을 발굴해 낸다. 폐허엔 여전히 지독한 허기와 갈망이 어리겠지만 이를 부정하지 않고 생의 언어로 감각해 냄으로써 끝물은 버려야 할 것이 아니라, 도래해야 할 것으로 변모된다. 어떤 환상도 희망도 없이 뜨거움과 차가움을 반복하며 그의 문장은 단단하고 견고해진다. 그가 “차례차례 사랑이었던 것들과 한꺼번에/달디단 혼숙을 하는 것”(「달디단 꿈1」, 『극』)이 꿈이라며 부드럽게 말할 때에도 “이 조용한 숨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게/치욕스럽다”(「학살의 일부12」, 『극』)며 “중무장된 평화”(「학살의 일부1」, 『극』)가 학살이라 선언할 때처럼 단호하게 들리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그의 시는 끊임없이 스스로의 불화와 혼숙할 수 있는가를 묻는다. 한 사람은 나를 바로 보지 않는다/소파와 구별되지 않게 소파 속에 있거나/반쯤 열린 문틈 안에서 베개를 돋워 돌아눕는다//한 사람은 나를 보다가 나를 태운다/그 온도는 태양과 다름없고/내 운명은 종이와 마찬가지라/돋보기 같은/그의 눈빛에 나는 새까맣게 타들어간다/대체로 나는 그 앞에서 나는 재만 남는다//또 한사람/꿈을 보기 위해/눈꺼풀을 오려냈다는 이 사람/밤새 두 손을 소담히 오므려서/잠든 두 눈을 나는 덮어주곤 했다// (중략) //축하보다는 축복을 받고 싶은 시월 아침에/오만 잡병의 숙주가 된 육체/속옷 벗듯 벗어둔 채/마음끼리 살을 섞는다 - 「세 사람과 한집에 산다」 부분 (『눈물』) 화자는 텅 빈 폐허 같은 방 안에서 자신의 갈라진 그림자를 응시하고 있다. ‘나’에게는 두 명의 폭군이 있는데, 하나는 나를 지우고 다른 하나는 나를 재로 만든다. 비록 관계의 양상은 다르나 결과적으로 나를 비존재로 만들어 버린다는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리고 여기에 ‘또 한 사람’이 더해진다. ‘꿈을 보기 위해 눈꺼풀을 오려 냈다는 사람’은 나에게 어떤 힘도 강제하지 않는다. 하지만 유일하게 나를 존재로 만들어 준다. 화자는 눈꺼풀을 오려 낸 눈이 꿈에 잡아먹히지 않도록 잠든 눈을 가만히 덮어 준다. 이 시가 평범한 시였다면, 이 세 번째 사람에게 시의 전권을 부여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이 세 개의 그림자로부터 한발 물러나, 이 셋과의 공평하고도 평등한 혼숙을 명명한다. 물론 이는 화해라는 낭만적 해결과는 거리가 멀다. 세 개의 그림자와 나 사이엔 살을 섞어도 결코 화해될 수 없는 아득한 거리가 여전히 냉정하게 놓여 있기 때문이다. 김소연의 문장은 자신을 거쳐간 수많은 그림자들을 마음에 풀어 놓고 그들이 일으키는 파문들에 눈을 충분히 단련시킨 자만이 얻어 낼 수 있는 ‘말’들을 건져 올리고 있다. 이 위태롭고 어려운 일을 그는 차분하고도 안정된 걸음걸이로 해낸다. 굉장한 내공과 섬세한 마음의 섭생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지나간 마음에 눈을 빼앗겨서도 안 되고, 잊어서도 안 되며, 섣부른 성찰로 도망쳐서도 안 된다. 꼬이고 뒤틀린 존재들이 서로를 밀어내고 뒤엉키며 팽팽한 긴장을 잃지 않는 것. 어떤 불화도 해소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해결될 수 없으리라는 삶의 진실 앞에 스스로를 담담히 열어 놓는 것. 김소연의 시는 이 선명한 규율들을 가슴에 품은 채 치열하면서도 아름다운 보폭으로 사유의 어긋남과 욕망의 비틀림 사이를 뚜벅뚜벅 걸어 나간다. 3. 유실영(影)보호소 김소연 시의 한 축이 자아 내부에 도사리는 복수적 그림자들의 불화를 매개하고 내부의 균열과 긴장을 풀어 놓는 데 있다면, 다른 한 축은 타자의 삶에 깃든 그림자에 대한 섬세한 응시로 나타난다. 그의 시에서 그림자는 철학적이고 개념적인 사유로 환원되지 않는데, 이는 무엇보다 그의 시가 삶의 구체적 실상과 인간의 유한한 조건들에 뿌리내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림자는 새로운 삶을 위해 전시해 놓은 그럴듯한 기념물이 아니라, 매일의 몰락을 견뎌 온 숨겨 온 자세들이 어쩔 수 없이 노출되는 장소이다. 단단하게 고정시켜 놓은 표정들과는 달리 불가피하게 삶의 피폐가 누수되는 공간이며, 모두가 공평히 그런 누수 속에 강제되는 사건이다. 시인은 그렇게 누군가 흘려 버린 그림자들을 데리고 와 사라져 가는 존재들을 거두고 보호한다.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상처의 내력을 짚어 보며 삶이 사라지고 난 이후에도 남아 이곳을 떠도는 그림자들을 위무한다. 그녀는/바다에서 용이 머리를 치키고 올라올 때와 같이/담배 연기를 코로 뿜는다 여의주처럼/담배를 물고 앉아서/성긴 이빨을 자꾸 드러낸다// (중략) /그 노파는 세상 사람들이 그어놓은 줄들을/그런 모양으로 무시하듯 질펀히 앉아서 살아왔다//노오란 양지는 노파를 점점 비켜간다/노파는 그저 햇볕 안에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햇볕이 얼굴의 반을 부시게 하더니/점점 비껴서/이제는 그늘 안에 노파를 가둔다 - 「학살의 일부 10-이빨이 성긴 노파」 부분 (『극』) 노파는 퇴락한 외모에도 불구하고 자신감 넘치는 태연함 속에 있다. 어느 누구도 함부로 개입할 수 없는 추락의 상흔이 이빨이 성긴 노파의 얼굴에 현상된다. 자신감 넘치는 낡은 몸 안에, 아무도 관심 없던 폐허 몇 개쯤 담담히 갖고 있을 노파의 눈빛이 화자를 응시한다. 함부로 이해해선 안 될 외경이 노파의 그림자에 어린다. 김소연이 “그 얼굴은 얼굴 외에 또 다른 것들이 겹쳐 있었다”(「1937년생」, 『극』)고 말할 때나, “우리 뒤에 깔린 반듯한 비단길을 아무도 걷지 말거라/벼랑 끝 노을이 우리 이마에 새겨주는 불립문자를/아무도 읽지 말거라”(「당신의 저쪽 손과 나의 이 손이」, 『빛』)고 진술할 때, 그가 끌어올린 그림자엔 어찌할 수 없는 외경이 실려 있다. 그가 외경을 표하는 그늘들엔 어쩐지 피 냄새가 짙다. 그늘은 찬란한 빛에 의해서만 어둠을 풀어내고, 어둠이 풀려날 때마다 추락은 반복된다. 수없이 깨지고 터져도 결연히 몸을 털고 일어난 생들은 하나같이 여전히 뜨거운 어둠을 품는다. 그 어둠의 무게가 어깨와 허리를 휘게 만들고, 그림자는 삶을 견디는 그들의 자세를 닮아 버린다. 이승에서 삼십 년/육신을 빠르게 쓰고 저승으로 이사한 아들 사진을//팔십 년째/육신을 아껴 쓰고 계시는 아버지가/느리게 문갑 문을 열어 만지고 계신다// (중략) //계시는 사진 한 장과 없어진 사냥개 사이엔/벽지처럼 살고 있다/앞모습을 보아선 아니 될/가족의 녹슨 얼굴들이 - 「계시는 아버지」 부분 (『눈물』) 여기에는 경솔히 이해해선 안 될 그늘에 머물기 위해 추락의 깊이를 가늠해 보는 시간이 현상돼 있다. 자식의 죽음을 그대로 안고 살아가기엔 상처는 너무 깊고 치명적이다. 그래도 삶은 이어져야 하기에 멍이 곰팡이처럼 들어선 낡은 방에 벽지를 바른다. 벽지를 뜯어내고 나면 그 자리엔 함부로 보아선 안 될 타인의 맨 얼굴이 저마다의 자세로 들어앉아 있다. 행복한 시절의 낙서처럼, 녹슬어 가는 얼굴들을 마냥 덮어 둔 채 가족의 삶은 이어진다. 벽지에 얼룩진 가족의 그림자는 이따금 마음을 괴롭히다 어둠 속으로 스며들었을 것이다. 그런 그림자의 앞모습을 요구하는 것은 폭력이며 불경이다. “엄마가 갑자기 보이지 않을 때에/아기들이나 지을 법한 표정”(「뒤척이지 말아줘」, 『눈물』)을 훔쳐보았다고 타인에 대해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니다. 타인에 대한 이해는 그러한 표정을 숨기고 있을 얼굴을 그림자를 통해서 바라볼 때 비로소 가능해진다. 한 번 슬쩍 보고 건네는 동정이 아니라, 그림자를 평생 가슴에 품은 채 그림자가 건네는 추락의 내력을 오래도록 살아볼 때만 허락되는 일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시들이 쓰여진다. 살 수 없는 장소에서도 살 수 있게 된 사람이 있었다/ (중략) //그 창문으로 나는 지금 바깥을 내다본다/이토록 난해한 지형을 가장 쉽게 이해한 사람이/가장 오래 서 있었을 자리에 서서// (중략) /할 줄 아는 말이 거의 없는 낯선 땅에서/내가 느낄 수 있는 건 잠깐의 반가움과/오랜 두려움뿐이다//두려움에 집중하다 보면/지배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배하고 싶었던 사람이/실은 자신의 피폐를 통역하려 했다는 것을/파리처럼 기웃거리는 낙관을 내쫓으면서/나는 알게 된다 - 「여행자」 부분 (『아침』) 화자는 지금 수십, 수백 년 전의 시간으로 거슬러 올라가 “이토록 난해한 지형”을 바라보던 누군가의 그늘에 머물러 있다. 누구에게도 발설한 적 없는 그늘을 지키기 위해 어떤 삶은 희망이 불가능한 곳으로 자신을 조용히 밀어 넣기도 했을 것이다. 상처를 애써 부정하지 않아도 되는 저녁을 위해 황무지뿐인 창밖을 오래 바라봐야만 했으리라. 화자는 낙관을 하지 않아도 살 수 있다는, 희망을 품지 않아도 충분히 잘살 수 있다는 마음으로 피폐한 문장들을 건져 올리고 있다. 타인의 전생이 한꺼번에 이곳의 삶으로 현상돼 번지고 부대끼는 일. 화자가 매개하고 있는 이 순간은 스스로를 보호하고 있던 “파리처럼 기웃거리는 낙관”을 포기했을 때에만 가능한 것이다. 나를 보호하던 관념들을 내려놓은 채 타인의 그늘을 만져 보는 일은 그 이전과 전혀 다른 삶을 살게 한다. 시인이 “기웃거리던 햇볕이 방 한쪽을 백색으로 오려 낼 때//길게 누워 다음 생애에 발끝을 댄다/고무줄만 밟아도 죽었다고 했던 어린 날처럼”(「먼지가 보이는 아침」, 『아침』)이라고 말할 때, 다음 생이란 희망적이고 추상적인 미래의 어느 때를 의미하지 않는다. 타자의 그림자를 밟는 일이란 이미 하나의 생이 끝나고 다른 생이 시작되는 경이로운 순간을 매개하기 때문이다. 김소연의 시는 하나의 그림자에 담긴 무게를 섬세히 읽어 내고 그 무게가 역으로 자아의 무게를 읽어 내는 경계의 순간들을 포착한다. 그의 시를 버림받은 그림자들의 보호소라고 할 때, 화자는 그림자들을 관리하는 주체도 아니고 동정을 베푸는 관광객도 아니다. 그의 시는 하나의 그림자가 다른 그림자를 관통하는 사건의 매개이며, 타인의 그림자로부터 또 하나의 생을 물려받는 상속의 증거이다. 그림자를 이해하며 그림자에 감염되어 스스로 또 하나의 그림자가 되어 간다. 길 잃은 그림자들은 그렇게 다음 생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4. 아포리아인형극 김소연의 시에서 그림자는 배우이고 관객이며, 공기이고 침묵이다. 그림자들에 잠재된 생의 근원적 형상을 발굴하고 혼을 불어넣는다.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생의 어둠들에 이름을 붙이고, 그들과 연극을 시작한다. 때로는 독백으로, 때로는 방백으로, 그림자인형들 사이에 무형의 그림자가 스미고 번진다. 연극은 비교적 순조롭게 시작된다. 하지만 말이 리듬을 타면 탈수록 그림자는 연출자의 의도를 넘어서 스스로 움직이고 발화하기 시작한다. 오려낸 눈동자의 텅 빈 어둠으로 삶이 역류하기 시작한다. 말에 자기를 꿰뚫리고 거꾸로 그림자에 응시당할 때, ‘이곳’은 어떤 강제성에 내몰린다. 자신에게 찾아온 이 낯선 질문들에 발가벗겨진 채 노출되는 것이다. 일상을 영위하기 위해 몸에 둘렀던 기호와 기표들의 강고함은 물거품이 되어 녹아 버린다. *현재까지 발간된 김소연의 시집은 『극에 달하다』(1996), 『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2006), 『눈물이라는 뼈』(2009), 『수학자의 아침』(2013)까지 총 네 권이다. 인용할 경우 면수는 생략하고 각각 『극』, 『빛』, 『눈물』, 『아침』으로 표기한다. 세상 모든 것들의 표정은 지워지고/자세만이 남아 있다//이따금 나는 무지막지한 덩치가 되고/이따금 나는 여러 갈래로 흩어지기도 한다//그의 충고를 따르자면/너무 빛 쪽으로 가 있었기 때문이다/여러 개의 불빛 가운데 있었기 때문이다// (중략) //그림자 없는 생애를 살아가기 위해/지독하게 환해져야 하는/빛들의 피곤이 밤을 끌어당긴다 - 「빛의 모퉁이에서」 부분 (『빛』) 그림자 없는 삶을 위해 끌어다 쓴 빛의 피곤이 필연적으로 ‘밤’을 끌어당길 수밖에 없다는 정확한 진술은 이러한 말과 그림자의 본질에 닿아 있다. 단적으로 말해 그림자 없는 삶이란 불가능하다. 가능하다면 그것은 유령의 삶일 것이다. 그림자는 사물의 물성을 증거하면서, 동시에 그 물성을 지워 버린다. 그림자 없는 물성이 불가능하다는 말은 그만큼 물성이라 믿어 왔던 존재의 본질이 허약하다는 말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림자를 통해서만 사물의 사물됨을 알 수 있고, 말을 통해서만 자신의 자신됨을 실감할 수 있다. 그림자 없는 물성이 유령의 것이라면, 말을 부여받지 못한 내면 역시 비존재로 내몰린다. 그러나 어떤 그림자로도 어떤 말로도 존재의 본질은 포착되지 못한다. 오히려 그림자와 말은 환영 혹은 오류가 되어 존재의 본질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될 뿐이다. 그림자가 지닌 이 이중성. 존재의 물성을 실감하게 하면서 오히려 그 실감을 내파해 버리는 모호성에 삶과 말이 지닌 진실이 깃들어 있다. 그러니 시인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림자를 수도 없이 베끼며, 그림자들 사이에서 진동하고 있는 어떤 목소리들에 귀 기울이는 일뿐이다. 밤마다/그녀였던 당신이었던/수많은 아이들이 찾아와요/거친 바람처럼 문을 흔들며 칭얼대요/하나같이 눈은 퉁퉁 부었고 손끝은 차고/고개는 숙였어요// (중략) //지낼 만한 노곤함과/돌아갈 만한 차비를 두 손에 움켜쥐고/칭얼대고 칭얼대다 사라지죠//들어줍니다 두 귀를 여행 가방처럼 활짝 열고서/쓰다듬지요 두 손을 세계지도처럼 판판히 펼쳐서 위로합니다 긴 밤을 꼬박 앉아서// (중략) //번번이 한 아이가 남아 있어요/벽에 걸어둔 시커먼 외투처럼 등 뒤에서/이 아이, 자기가 엄마라고 우깁니다// (중략) /누워서 그녀는 자기 젖을 빨아요/그러면 그녀는 잠이 오지요 - 「그녀의 생몰 연도를 기록하는 밤」 부분 (『눈물』) 김소연의 시에서 그림자는 햇볕이 내리쬐는 한낮보다도 밤의 시간에 더 스스로의 본질에 가까워진다. 낮이 강제하는 빛의 윤곽으로부터 풀려남으로써 그림자는 비로소 ‘경계’의 영역에 서기 때문이다. 그녀였던 당신이었던 수많은 그림자들은 태양의 폭정이 사라지고 난 뒤에야 이미 반쯤은 사라지고 투명해진 모습으로 찾아와 말을 건넨다. ‘그녀’가 그 수많은 그림자들을 위해 해줄 수 있는 일이라곤 젖을 물리며 그림자들의 해갈될 수 없는 결여에 응답하는 것뿐이다. 이 고된 노동. 그림자들을 위무하기 위해 역시 그림자에 지나지 않는 ‘그녀’가 스스로의 젖을 빨 수밖에 없다는 운명론적 진술은 삶의 피폐성을 요약한 아포리아에 가까워진다. 그의 시에 잔혹동화와 같은 모티프들이 자주 동원되는 까닭 역시 동화가 압축해 내고 있는 생의 근원적 형식 때문이다. 그가 변용한 동화들 속에서 캐릭터는 오직 ‘자세’만으로 요약되는데, 무수히 많은 말들로 흘려보내도 끝끝내 남아 되돌아오는 ‘그림자’의 맹목적 갈망을 가장 선명하게 드러내 준다. 암늑대가 숲속에서 바람을 간호하는 밤이었대. 바람은 상처가 아물자, 숲을 떠나 마을로 내려갔대. 암늑대가 텅 빈 두 손을 호호 불며, 우듬지에 앉은 지빠귀를 올려다보는 밤이었대. 섭생을 위해서 살생을 해야만 하는 운명에 처한 늑대 이야기에, 한 아이는 밑줄을 긋고 있었대. 바람은 그 지붕 위를 저벅저벅 밟고 다녔대. 암늑대는 노란 지빠귀를 올려다보고, 노란 지빠귀는 늑대를 내려다보았대. 둘은 눈을 떼지 않고 서로를 쳐다보았대. 그래서 겨울밤은 감옥이 되기 시작한 거래. - 「눈물이라는 뼈」 부분 (『눈물』) 아이의 성장통을 비유하고 있을 이 시는 어떤 노래의 전승을 기록하고 있다. 새하얀 벽 위로 그림자들이 생을 공연한다. 섭생을 위해 지빠귀를 노리는 암늑대의 자세는 낮고 단단하다. 단 한 번의 도약으로 먹잇감을 낚아채기 위해 거추장스러운 마음은 모두 잘라낸 채 기다리고 또 기다린다. 늑대의 눈빛에 어리는 검은 허공의 시간. 그 시간이 서서히 늑대를 물들여 간다. 암늑대를 내려다보는 지빠귀 역시 흔들림 없이 다가올 운명 앞에 눈감지 않는다. 공포에 몸을 맡겨 둔 채 자신도 그 시간의 일부가 되어 간다. 그리고 이들의 비극을 슬퍼하며 눈물 흘리는 바람과 아이가 있다. 이들이 빛과 어둠 사이에서 얽히고설키며 삶을 요약해내는 동안, 그 단단한 함축을 받아 먹고 돌들이 자란다. 하나의 비극이 있었음을, 누구도 벗어날 수 없는 생의 굴레에 의연하게 걸어 들어가 견뎌낸 그늘이 있음을 증거하고 제의한다. 김소연의 시는 그림자로 펼쳐 낸 한 편의 아포리아 인형극이다. 이 연극에는 무수히 많은 그림자들이 등장하지만, 주인공은 부재한다. 주인공이라 일컬을 수 있다면 아마도 그건 생 자체일 것이다. ‘삶’이 그려 내는 다양한 스펙트럼과 다변성 속에서도 결코 인간을 놓아 주지 않는 묵직한 생의 중력을 그의 시가 잘 포착해 내는 건 그림자야말로 생의 본질임을 잊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그림자는 원상의 형상을 얼마든지 왜곡도 하고 때론 숨어 버리기도 하지만 결코 달아나지 않는다. 원상 내부의 상처와 질곡에 악착같이 달려들어 생의 모서리를 현상해 낸다. 삶을 자유롭게 하겠다는 무수한 그림자 기표들이 망각하고 있는 것은 그림자란 본디 원상의 것도 아니며, 원상과 무관한 것도 될 수 없다는 사실에 있다. 그림자란 한 편의 활시위와 같다. 원상의 중력과 그 중력을 넘어서려는 두 힘이 팽팽하게 긴장하며 휘어질 때, 그림자는 필연적으로 생의 근원에 가까워진다. 김소연의 문장이 지닌 안정된 흡인력은 바로 여기에서 비롯한다. 5. 판화적 글쓰기 인간이 맹점의 존재를 잘 느끼지 못하는 건 맹점에 의한 시야의 어둠을 다른 눈의 시각을 통해 메우기 때문이다. 언어의 눈, 그림자의 눈이 있어야 할 자리에 빛을 가득 채워 존재가 현현하는 곳을 봉쇄할 때, 우리의 삶은 점점 더 벼랑 끝으로 내몰린다. 감정과 생각이 어긋나고, 말과 빛이 허용하는 사유만이 폭거하는 메마른 불모지로 변모한다. 동일성의 사유에 항거하는 최근의 숱한 철학적 사유들이 그 윤리적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삶의 언어를 구원해 내지 못하는 건 이들 이론과 이미지의 현란함이 맹점의 파쇄가 아닌, ‘보완’을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삶의 언어로 충분히 구체화되지 못한, 자신의 손과 발로 직접 일구어 내지 못한 이미지의 언어들은 스스로가 올바른 대체시각이며, 이 강렬한 빛으로 맹점과 어둠을 몰아낼 수 있으리라 믿는다. 이 또한 뒤틀린 자만이며 확장된 동일성이다. 그러나 맹점은 우리 삶의 조건이며, 그 종착지이기도 하다. 인간의 조건은 부정되거나 개선되어야 할 것이 아니라 직시하고 함께 살아가야 할, 세계와 인간 사이에 놓인 고유한 매개 방식이다. 그림자가 아무런 음성도 없이 지상에 잠시 내려앉은 검은 입으로 말을 건넬 때, 이를 가장 섬세하게 들어줄 수 있는 방법은 어둠을 어둠인 채로 내버려 두는 일이다. 시선의 한구석에 필연적으로 존재할 수밖에 없는 어둠을 받아들이고, 그 어둠과 대화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어쩌면 인간은 영원히 이 조건을 벗어날 수 없을지 모른다. 그렇다하여도 그림자에 마음을 빼앗긴 사람들은 유령처럼 태어나고, 그 절망적인 시도를 되풀이하며 말의 어긋남 속에서 더 진실한 말 하나를 길어 올린다. 이는 시인의 숙명이며, 시의 본질이기도 하다. 이를 김소연의 시적 방법론을 빌려 말하자면 판화적 글쓰기라고 명명해 볼 수도 있겠다. 이 성실하고도 마음 따뜻한 그림자 필경사는 그림자에 각인된 어둠의 지문을 숨죽여 더듬으며 그 굴곡과 깊이를 음화로 찍어 낸다. 어둠의 언어로, 어둠을 끌어안은 채, 어둠 속에서야 비로소 보이는 삶의 근원적 자세들을 현상해 낸다. 안전한 거리에서 시각의 윤곽을 따 옮기는 것이 아니라, 삶의 언어로 어둠에 밀착해 어둠을 살아 내면서 몸으로 찍어 내는 것이다. 그의 판화적 글쓰기에서 그림자는 언제나 모상(模像)이 아닌 원상(原象)일 수밖에 없는데, 시선의 권력을 그림자에게 돌려줌으로써 주체가 만들어 낸 일련의 위계상을 단번에 해체해 버리기 때문이다. 물론 그의 시가 지향하는 바와 전략이 너무도 명확한 만큼 쉽게 ‘코드’로 환원될 수 있다는 약점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다. 그러나 그의 시는 ‘코드’로 읽히지 않는다. 그림자를 통해서 ‘무언가’를 말하려 하기보다는, 언제나 그림자 ‘속’에서 그림자 자체를 경험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그의 시는 구체적인 삶의 시공간을 결코 가벼이 여기지 않는다. 삶의 실경이 굳건하게 뿌리박고 있는 시적 공간에서 그림자의 우화로 그림자의 눈빛에 노출되도록 만들 뿐이다. 태양에 흑점이 많을 때는, 역설적으로 태양의 활동이 가장 ‘극에 달했을’ 상태라고 한다. 내부의 격렬한 균열과 폭풍이 열의 흐름을 방해하여 상대적으로 어둡고 온도가 낮은 부분을 만들어 내기 때문이라고. 어쩌면 그림자에 대해서도 그와 같은 말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그림자들은 가장 격렬한 생을 통과한 내상들이며, 그 내상이 건네는 말의 뒤틀린 방식이라고. 김소연의 시는 현실 너머의 추상적 피안이 아니라, 뜨거움과 차가움을 절실히 통과한 이후의 ‘이곳’을 그림자의 형상을 통해 추적해 낸다. 삶을 가장 치열하게 마주한 자의 뜨거움으로 그늘이 품은 울음을 읽어 내고 위무한다. 그러므로 그의 시를 일컬어 이렇게 말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생의 흑점들로 이루어진 점자들이며, 생의 근원적 자세를 찍어 낸 판화들이라고.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심사평] 수사 과잉의 피로감 속 간결미 돋보여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시-심사평] 수사 과잉의 피로감 속 간결미 돋보여

    2000년대 이후 서정시의 갱신은 탈주체의 문제나 문법적 해체와 맞물려 진행되어 왔다. 본심에 올라온 열다섯 명의 작품들에서도 그런 변화가 확연히 느껴졌다.주체가 불분명한 진술들과 지나치게 비틀어서 소통 불가능할 정도의 문장들이 적지 않게 눈에 띄었다. 하지만 그러한 단절과 비약이 항상 새로움으로 느껴지는 것은 아닌 듯하다. 이규진, 남수우, 장희수, 박은지의 시들은 새로운 어법을 보여 주면서도 나름대로 보편성을 확보하고 있다고 여겨졌다. 박은지의 ‘정말 먼 곳’을 당선작으로 뽑게 된 데에는 과잉된 수사가 주는 피로감 속에서 그의 간결하고 명징한 언어가 상대적으로 돋보였기 때문이다. 다른 투고자들보다 작품의 편차가 크지 않고 전체적으로 안정된 호흡을 지니고 있다는 점도 신뢰감을 갖게 했다. 박은지의 시에는 특히 ‘장소성’에 대한 예민한 의식과 상상력이 두드러진다. “정말 먼 곳을 상상하는 사이 정말 가까운 곳은 매일 넘어지고 있었다”는 진술처럼, 시적 화자는 여기와 저기, 현실과 상상, 나타남과 사라짐 사이에서 진자운동을 계속한다. 서로 대립되는 사물이나 세계를 오가며 균형 잡힌 사유와 감각을 보여 주는 그의 시는 현실을 손쉽게 이월하지도, 거기에만 사로잡히지도 않는다. 절벽과도 같은 현실을 견디면서 다른 세계를 상상하는 힘을 잃지 않는 것, 그 리드미컬한 힘으로 그는 ‘정말 먼 곳’까지 갈 것이다. 앞으로 펼쳐질 시적 여정을 기대하며 당선을 진심으로 축하드린다.
  •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플랫폼 (김민수)

    [2018 서울신문 신춘문예 단편소설 당선작] 플랫폼 (김민수)

    사비는 순서를 기다린다. 복도의 고요함은 일부러 꾸며진 듯하다. 문이 닫히는 소리. 누군가 사비를 지나쳐 간다. 전에 본 적 없는 얼굴이지만, 그를 향한 적의가 있다. 사비는 눈을 감고 생각에 잠긴다. 깜빡 졸았던 걸까. 그의 이름이 들린다. 관료, 학자들. 권위로 데워진 공기가 거북하다. 사비가 의자에 앉고도 그들은, 한참 동안 파일을 뒤적거린다. 넘어갔다가 돌아오고, 다시 구겨지는 문서들. 무작위적인 리듬으로, 자기 역할에 몰입한 자들을 비난해서는 안 된다. 사비는 그게 잘 안 된다. 침묵을 깨야 한다면, 그만한 무게를 지녀야 한다. 위원이 말한다. “우리는 첫째로 근무자들의 파견지 이탈 건을 조사하기 위해 당신을 불렀어요. 이 문제에 관해 우리는 당신에게 형식상의 협조를 바랄 뿐입니다.”반응할 틈을 주지 않고 다른 위원이 말한다. “둘째로 최근 보고된 인간 반출 사건을 조사할 겁니다. 이 경우 당신의 위치는 썩 좋지 못해요.” 기관의 배려를 기대했던가. 그래도 사비는 동요하지 않는다. 마음 작용의 세부사항들을 잃어버린 지는 이미 오래다. 그는 위원들의 질문에 답한다. 일정한 어조로 이어지는 질문들. 때로는 위원들의 질문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이탈과 반출. 그것은 사비의 언어가 아니다. 사비와 위원회는 서로에게 원하는 것을 주지 못한다. 위원회는 사비를 의심하고 있다. 그가 아는 만큼 말하지 않고, 교묘하게 말을 돌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사비는 그들만큼이나 아는 게 없다. 오히려 그에겐 새로운 질문거리만 가득하다. 심문은 계속될 것인가? 사비는 구금되지 않는다. 위원회에 그럴 권한은 없다. 즉석에서 다음 출석을 예고받는다. 서명하고, 가도 좋다는 허락을 얻는다. 그의 뒤로 문이 닫힌다. 이미 어두워진 복도. 그는 천천히 걸어 나간다. 무수히 많은 창문이 광장을 내려다보고 있다. 그곳을 지나기가 두려워진다. 그는 골목길을 택한다. 그 길은 비밀스럽다. 불규칙한 계단을 내려가고, 곳곳에서 오래된 그림자들을 본다. 골목이 끝나는 지점은 다른 골목과 맞닿아 있다. 사비는 다른 골목에 들어설 때마다 주변을 살핀다. 담벼락은 금방이라도 허물어질 것 같다. 왼편 불 밝힌 상점에, 진열대 사이로 점원이 보인다. 그녀는 웃고 있다. 웃음은 준비된 기호다. 그녀의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미소는 신비한 제안 같아서, 사비는 다른 생각에 물들지 못한다. 달콤하다. 그냥 지나쳐 갈 수는 없다. 진열대에 술병이 빼곡하다. 사비는 화려한 단어들을 본다. 덧붙은 상징들도. 갖가지 색과 형태의 차이를 구별하기 어렵다. 모두 똑같이 중요한 동물들과 도형들. 그는 방향감각을 잃고, 발을 헛디뎌 술병을 모두 깨뜨리게 될 것만 같다. 땀이 맺힌다. 손등으로 땀을 닦는데 불쑥 인사말이 들린다. 사비는 점원의 입을, 눈을 본다. 그리고 미처 감추지 못한 수동성을 엿본다. 그녀의 조화롭지 못한 목소리가 거슬린다. 사비는 짧은 사이 실망을 내비쳤는지도 모른다. 그는 일부러 들릴 듯 말 듯 대꾸한다. 점원은 한발 물러나 웃음으로 돌아간다. 어떻든 그녀는 변함없다. 그녀가 사람이었다면, 사비는 다른 반응을 기대해도 좋았을 것이다. 선택이 한정되어 있고, 외부에서 주입되었더라도 온전히 그녀만의 것으로 머무는 감정들을. 손가락으로 아무 병 하나를 가리킨다. 그녀는 상품을 스캔하고, 가져가 버린다. 사비는 그런 행동이 그녀만큼 시늉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포장이 사비의 손에 들린다. 그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던 것처럼 상점을 나선다. 사비는 단조로운 풍경을 내다본다. 버스가 이미 지나온 길도 다시 훑는 것 같은 착각이 든다. 느리고, 목적지에 갈 마음이 없는 것 같다. 모로를 만나려면 한참 더 외진 곳으로 가야 한다. 그곳은 도시 외곽도 아니고, 마을이라 부르기에도 어중간하다. 기억이 맞는다면 이쯤에서 내려야 한다. 버스가 떠나자 어두워진다. 멀지 않은 곳에 파도가 친다. 사비는 도로를 벗어나 흙길로 들어선다. 길가를 내려다보니 경사가 가파르다. 풀이 자라지 않은 길을 골라 내려간다. 해안이 있고, 움푹 들어간 형태로 숲을 등진 주거지가 보인다. 집은 몇 채 되지 않는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사비는 알 것 같다. 그 집은 모로의 성향과 닮아 있다. 작고, 뽐내지 않는다. 문을 두드려 본다. 모로. 기척이 없다. 사비는 집 주위를 돈다. 창문에 얼굴을 대지만, 안을 볼 수 없다. 사비는 모래사장을 거닐기로 한다. 불을 밝힌 집이 몇 채 보인다. 이편은 어둠이다. 사비는 구두를 벗어 손에 든다. 파도 소리가 불쾌하다. 발가락 사이로 파고드는 차갑고 부드러운 감촉. 그는 갑작스럽게 고향의 선율을 느낀다. 단조로운 흐름이다. 어떤 이유로 연상되는 것일까. 선율은 감각에 새겨졌고, 때때로 통증처럼 거기에 있다. 흐릿하게. 불빛 속에 남자가 보인다. 그는 작은 고깃배 옆에 앉아 그물을 손보고 있다. 사비는 그와 눈이 마주친다. 남자는 그물을 놓고 일어선다. “오늘은 너무 늦었는데.” 사비는 그를 살핀다. 심술궂은 눈. 주름들. 그리고 들쭉날쭉한 억양. 하지만 흐릿하게나마 장난기가 비친다. 관리자의 인상이다. 확신할 수는 없다. “그쪽으로 가봤자 아무것도 없을 거야.” 사비는 고개를 돌려 어둠을 본다. 그의 말이 너무나 당연하게 들린다. “초입에 있는 작은 집을 찾아왔는데 아무도 없어서.” 사비는 손가락을 들었지만, 어떤 것도 가리키지 못한다. 남자는 고개를 젓는다. 실수인 것처럼, 그의 뒤로 현관문이 조금 벌어져 있다. 그가 오랜 시간 홀로 지내왔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남자는 그물을 추스른다. “나도 이곳 사람들에 관해 별로 아는 게 없지만.” 그는 사비를 훑는다. 사비의 손에는 술병이 있다. “들어오겠나?” 그를 따라 들어간다. 다른 차원에 들어서는 것 같다. 사비는 아직도 그런 경험을 잘 설명해낼 수 없다. 테이블과 낡은 의자들과 벽에 붙은 계획표. 책장 위에 술병을 놓는다. 사비는 그가 의자를 권할 때까지 기다린다. 남자는 부엌의 작은 문을 열고 그물을 던져 넣는다. 책장의 지저분한 책들이 눈길을 끈다. 사비는 대부분의 책 제목을 알아보지 못한다. “거기 앉아.” 남자는 술을 따른다. 그는 두꺼운 책을 고른다. 그의 손은 책을 옭아매는 성긴 보금자리 같다. 사비는 술잔을 들어 입을 적신다. 책을 들고 있는 남자의 손마디를 살펴본다. 가늘고 긴 손가락에서 노동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짐작과는 다르다. 어쩌면 그는 오랜 세월 학자로서 지내왔을지도 모른다. 무엇에 관한 학자인가. 언어들? 비밀스럽고, 신비 가득한 형태로 눈을 어지럽히며 우리를 넘어서는 의도를 품고 있을 것 같은 바깥 세계의 소란. 막연히 우상화되는 시인들. 남자는 책장을 넘긴다. 미간을 찌푸린 그가 눈을 치켜뜬다. 사비는 어서 그가 무슨 말이든 해주기를 바란다. 하지만 남자는 다시 책을 읽는다. 한동안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 심각한 그의 얼굴이 곧 부서져 버릴 것 같다. “요즘 이곳은 어때?” 사비는 말을 꺼내는 게 도움이 될 거라 믿는다. 남자는 책을 내려놓는다. “예전에는 좋았지. 지금은 뭐라 말하기 어려워.” 흔해 빠진 의견. “여길 떠나는 자들이 늘었지. 그게 뭘 말해주겠나? 전보다 좋아졌다고는 말할 수 없을걸.” 사비는 마지못해 수긍한다. “자네도 누군가를 찾아왔다고 말하기는 했지만, 그런 건 핑계에 불과해. 난 많이 봐와서 잘 알지. 결국엔 떠나는 거야.” “아마 그렇게 되겠지.” “그렇다면 잘 선택한 거야. 여긴 매력을 잃었어. 다신 돌아오지 말게.” 남자는 다시 책을 펼쳐 든다. 사비는 침묵 안에서 흔들린다. 마음을 다잡기 어려워진다. 바깥 그리 멀지 않은 물밑 어딘가에서 불분명한 형체가 지상으로 올라온다. 모래사장에 다다랐을 때 그것은 모습을 드러낸다. 상상조차 해본 적 없던 심해의 생명체가 몸을 비틀며 기어온다. 호흡하는 비늘과 가시들을 과시하면서. 성미 급한 놈이다. 거대한 입속으로 겹겹이 덧난 이빨에는 독이 흐른다. 놈은 모래를 파헤쳐서 구덩이를 만들고 그 속으로 숨는다. 구덩이 위를 지나는 자들을 모두 집어삼키려고. 놈의 입과 뱃속에서 희생자들의 흔적을 찾을 수 있다. 모로의 흔적도 그곳에 걸려 있다. 대기는 신음으로 가득해 질식해 버릴 것 같다. 사비는 술잔을 내려놓고, 남자의 구겨진 얼굴을 다시 한번 본다. 그는 가끔 입술을 달싹이는 것 말고는 움직이지 않는다. 사비는 자신의 손과 발을 내려다본다. 시간을 체감하는 신체기관이 있다면, 그건 눈뜨고 볼 수 없을 만큼 흉물스럽게 늘어졌을 것이다. 확장된 외연으로서 발에 차이고 목을 휘감았을 것이다. 사비는 말한다. “그래도 난 언젠가는 돌아와야 해.” “쉽지 않을 거야.” 사비는 그에게 나약한 구석이 있다고 생각한다. “가서 준비해야겠어. 언제 다시 방문하면 될까?” 남자는 손을 내젓는다. 조금 더 기다려 보지만 그뿐이다. 현관을 나선 사비는 바깥 공기에 압도당한다. 사비는 이보다 더 적은 자극을 원한다. 사비의 생각은 몇 차례나 분절된다. 구덩이라니. 잠을 자고 싶다. 잠을 자야만 벌어진 틈을 이어 붙일 수 있다. 그러지 못하면 정신은 점점 파편화되어, 말라죽은 나무의 껍질처럼 떨어져 나간다. 다른 가능성이 물꼬를 튼다. 모로의 작은 집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 환하다. 아니, 그 집은 모로의 집보다도 좀더 넓고 안락해 보인다. 그럼에도 사비는 그 집이 여전히 모로의 집이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사비는 정원을 가로질러 간다. 잘 손질된 정원수. 초인종을 누르자 미소 짓는 점원이 나타난다. 사비는 놀라지 않는다. 그는 초대받은 사람처럼 집 안에 들어선다. 집은 거대한 하나의 침실이다. 사비는 그녀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그녀의 유년 시절과 일상, 갈등과 고민에 관한 이야기 속 세부사항을 통해서 그녀가 가짜가 아니라는 점을 확신하고 싶다. 그러나 그녀는 깊은 상처를 간직한 사람처럼 모든 이야기로부터 달아나 버린다. 그녀는 이미 이 세계의 어떤 이야기에도 관심이 없다. 그녀는 오직 행위의 화신으로, 사비에게 미끄러져 들어간다. 그녀가 드리운 그림자 아래에서 근심 따위는 느낄 수 없다. 시간은 이렇다 할 결론을 내지 못한다. 오래도록 평화롭다. 그러나 그녀의 품에서 사비는 결코 잠들지 못한다. 사비는 얌전히 눈을 감고 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의식이 또렷하다. 그는 속으로 진짜를 흉내 낸 것들을 모조리 비웃고 있다. 사비는 구두를 손에 들고 주거지의 불빛들을 지난다. 움푹한 해안선은 인위적이거나, 자연을 뛰어넘는 힘이 가해진 것처럼 보인다. 사비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힘의 작용. 가령 겨울이 길어지고, 낮 동안의 빛은 더욱 희미해지는 것. 예측할 수 없던 변화는 사람들로 하여금 마땅한 이유를 찾아 나서게 한다. 그러나 사비는 그것들을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고 싶다. 고향에서는 더 자주 메시지를 보내왔다. 의구심을 품은 자들은 모두 돌아오라고. 사비는 그래도 아직은 끝을 알 수 없다고 생각한다. 다시 작고 허름한 집이 보인다. 짐승은커녕 곤충 한 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사비는 문틈에 얼굴을 대고 문을 밀어본다. 열릴 듯이 삐걱거린다. 그뿐이다. 절망이 버티고 있는 것처럼. 다른 감정들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인기척이 있다. 보드라운 목구멍을 갓 넘어온 따뜻한 숨결이 거기에 있다. 사비는 창문을 들여다본다. 소용없는 짓이다. 물러서서 구두를 던진다. 창문이 깨지고, 깨진 틈으로 모로를 찾는다.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사비는 창문을 넘는다. 유리 조각에 옷자락이 긁힌다. 사비는 벽을 더듬으며 나아간다. 울음소리가 벽을 타고 온다. 한쪽 구석이다. 구석에서 소리가 난다. 사비는 다가가 몸을 기울인다. 그는 금속으로 만들어진 기계 아기가 불가능할 것 같은 방식으로 몸을 일으켜 세우는 것을 본다. 그것은 기다렸다는 듯 울음을 멈추고, 감춰두었던 예리한 날로 그의 목을 긋는다. 사비는 목을 부여잡고, 고개를 숙이고 움직이지 않는다. 이 순간 생동하는 가능성을 모두 외면하기로 하자. 이미 어둠 안에 놓인 눈앞이 캄캄해진다. 사비는 자세를 낮춘다. 바닥에 무릎을 대고 거의 엎드린다. 아기를 섬기려는 것처럼, 천천히 손을 가져다 댄다. 아기는 울음을 멈춘다. 시큼한 냄새가 난다. 따스하고 보들보들한 감촉이, 놀랍도록 위안을 준다. 손을 떼고 싶지 않다. 파도 소리가 바람에 묻히기도 한다. 사비는 그를 흔드는 손길에 의해 깨어나 돌아본다. 모로가 그를 내려다보고 있다. 짓누르려는 듯이. 사비도 모로를 본다. “사비. 왜 이렇게 늦었어?” 예상했던 반응은 아니다. “창문을 깨고 들어오면 어떡해.” “아기 울음소리가 들렸어.” 그러나 아기는 없다. 감정들이 고스란히 흘러 나간다. 그는 거울을 보는 것 같다. “일행은?” “혼자야. 모두 흩어졌어.” 모로는 실망을 감추지 않는다. “모로, 아기가 실제로 있어?” “있어.” “어디에?” “내 몸에.” 사비는 모로와 아기를 동시에 생각해 본다. 틀림없다. 그리고 이번에는 모로가 실수한 거라고 소리 지르고 싶다. “어쩌려고?” “데려갈 거야.” “그걸 왜?” “왜라니. 기념해야지.” “기념하기 위한 거라면 다른 걸 가져가. 더 적합한 것으로.” 하지만 사비는 더 적합한 것을 떠올리지 못한다. “그냥, 인간들을 내버려 두자.” “이제 와서 그럴 순 없지.” 어떤 말을 해도 소모적일 것 같다. 사비는 문을 열고 내다본다. 반드럽게 깔린 살굿빛 사장과 바다 위로 드넓은 하늘의 풍광이 우연처럼 놓인 것 같다. 관리자의 집은 생각보다 멀지 않다. 고깃배는 보이지 않는다. “모로. 관리자를 만났어? “아니. 그는 통 잠들질 않아.” 그래서 모로는 여태껏 사비를 기다려왔는지도 모른다. 관리자는 찌푸린 눈으로, 어째서 그것이 기념이 되느냐고 묻겠지만. 물러서지 않고 나아가야 한다. 사비는 그에게 이해를 구하지 않고, 그와 멀어져야 한다. 그가 현실의 무미건조함에 사로잡혀 있을 때, 사비는 의미를 부여해야 한다. 수평선까지 배 한 척 보이지 않는다. 관리자는 그 작은 배를 타고 어떻게 플랫폼까지 가는 것일까. 사비는 문을 열어 둔다. “그가 거절할 수도 있어.” “넌 그저 꿈에서 깨어나 배를 기다리면 돼.” “이게 얼마나 대책 없는 짓인지 알고는 있는 거야?” “플랫폼에서 만나자.”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어.” 모로는 보이지 않는다. 사비는 동작을 되감는 것처럼 자리로 돌아가 눕는다. 눈을 감고 하늘을 본다. 이해할 수 없는 거짓이다. 인간의 생에 남겨진 일이라고는 끊임없는 불만족뿐이다. 그런 그를 일부러 고통과 마주하게 할 필요는 없는데. 기념이라고? 사비는 잠에서 깨어나 주위를 둘러본다. 게다가, 인간은 우리의 고향에선 살아남을 수 없다. 감각이 환경을 따라가지 못한다. 그렇지만 사비는, 모로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모로는 사비의 첫 작품이다. 모로는 사비와 같으면서도, 그의 바깥에 있다는 점에서 서로 다르다. 모로는 흉내에 불과한가? 모로를 볼 때면 사비의 심정은 늘 복잡하다. 그는 권리를 주장할 수 없지만 막대한 책임감을 느낀다. 모로는 자유롭다. 그건 사비가 줄 수 없는 매혹적인 개념이다. 고깃배가 가까워진다. 사비는 몸을 일으킨다. 관리자가 배에서 내린다. 그의 허리까지 물에 잠긴다. 배 안에는 손님이 있다. 그는 몸 대부분을 가리고 있다. 생김새는 물론 그의 형태마저 제대로 알아볼 수 없다. 먼 곳에서 왔으리라. 손님은 땅에 발을 딛는다. 체구가 크다. 사비는 사구에 올라선다. 그러나 손님은 사비를 의식하지 않고 사구를 돌아나간다. 그는 사비가 그랬던 것처럼, 휴식도 없이 곧바로 어떤 목적을 좇는다. 관리자가 사비에게 손짓한다. 사비는 그를 도와 배를 끌고 올라온다. “인사를 나눴나?” 사비는 질문을 이해하지 못한다. 대답하는 대신에 눈으로 먼 곳을 좇는다. “뭐, 상관없겠지.” 관리자가 앞서 배를 끌고 간다. 사비는 고물을 민다. 경사진 모래언덕이 난감하다. 사비는 배를 홀로 떠받들고 있는 것 같다. 닳고 부서지고 덧댄 흔적을 본다. 사비로서는 짐작조차 못 할 물밑의 진실을 견디는, 볼품없는 배다. 사비는 때때로 뒤를 돌아본다. 모래사장에는 깊은 족적이 남는다. 관리자는 모래도 털지 않고 그대로 현관을 넘는다. 그는 부엌의 작은 문을 열고 그물을 던져 넣는다. 먼지 앉은 잔에 술을 따르고, 계획표에 문자들을 휘갈겨 쓴다. 사비는 문틀을 붙잡고 관리자의 집 안을 들여다본다. 그러나 안으로 들어가지는 않는다. 적응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그는 계단에 버티고 서서 말한다. “우릴 플랫폼에 데려다줘.” 관리자는 반응하지 않는다. “가능한 한 빨리 떠나는 게 좋겠어.” 그 말은 관리자에게 닿기도 전에 허물어진다. 사비는 문턱을 넘는다. 그와 동시에 부엌의 작은 문이 닫힌다. 하지만 관리자는 부엌을 돌아보지 않는다. 관리자의 널찍한 등은 굳어서 움직이지 않는다. 옆에서 본 그는 매끈한 석상이다. 사비는 그를 찔러보고 싶다. 사비는 부엌으로 다가간다. 작은 문 너머로 속삭이는 소리, 고약한 획책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굴욕감이 드는 순간, 사비는 성급하게 문고리를 돌린다. 방 안에는 그물과 비린내와 모래가 뒤엉겨 있다. 굴욕을 만회할 수는 없다. 관리자는 펜을 놓고 돌아선다. “곧 출발할 수 있겠어.” 관리자는 계획표를 보란 듯이 손바닥으로 친다. 사비로서는 내용을 이해할 수 없다. 관리자가 묻는다. “규모는?” “나와 내 동료 모로, 그리고 아기 하나.” 관리자는 술을 한 모금 삼키고 말한다. “인간?” “작은 인간.” “인간은 안 돼.” 가라앉은 관리자의 말투에는 파고들 틈이 없다. “아무 문제 없을 거야.” “얼마 전이라면 그랬을지도 모르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야. 아까 배 타고 들어오는 손님 봤지. 방침이 바뀌었어.” 방침. 애초에 그런 건 없었다. “어디서 온 손님인데?” “무례한 질문이야. 더 나은 질문을 해봐.” 사비는 그가 계속 말을 이어 가도록 내버려 둔다. “이제 단 하나의 인간도 바깥으로 나갈 수 없어. 모두 모아놓고서, 조용히 끝낼 거야. 원래 그랬던 것처럼. 그게 그가 하려는 일이야.” 생각보다 일찍 다가온 절멸 소식이 놀랍다. 그리고 그것이 벅찬 화려함 가운데 섬광처럼 오는 게 아니라 배를 타고 천천히, 거적때기를 뒤집어쓰고 온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당혹스럽다. 사비는 미소 짓는 점원을 떠올려 본다. 인간이 아닌 것들은? 그들은 함께 사라지거나, 새로운 주인이 되겠지. 아마도 이 계획에서 기계들은 고려되지 않았을 것이다. 감정들을 온전히 자기 것으로 머물게 하는 능력은 인간 고유의 것일까. 그렇더라도 이제는 그것의 모방만이 넘쳐나겠지만, 그런대로 나쁘지 않다. 그렇게 받아들여야 한다. “아무도 모를 거야.” “인간은 안 돼.” 그 말은 하나의 구호처럼 들린다. 관리자는 거의 즐기고 있다. 짧고 단단한 문장에 부딪혀 박살 나 버리는 다른 빈약한 문장들. 탈취와 도주의 이미지들이 의식에 흘러가도록 내버려둔다. 사비는 이보다 더 큰 말썽에 휘말릴 자신이 없다. 관리자는 벌써 이 일을 문제 삼지 않는 것 같다. 그는 책을 고른다. 그가 신경 쓰지 않기로 한 것은 실제로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관리자는 무한히 여유롭다. 그러나 사비는 그렇지 않다. 사비는 시간을 구체적으로 감각할 수 있다. 사비로서는 관리자와의 불균형 상태를 극복할 수 없다. 작은 인간의 무게가 그만큼 그를 누른다. 몇 가지 짧은 생각이 든다. 작은 인간이 기계로 변환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은 얼마 없다는 사실. 그리고 손님의 행방. 관리자가 손짓하며 사비의 주의를 끈다. 그는 사비가 마주 앉기를 바란다. 팔걸이가 있고, 등받이가 짧은 의자를 권한다. 그리고 사비에게 술잔을 건넨다. 사비는 한동안 의자에 꺼질 듯이 파묻혀 있다. 그는 턱을 괴고, 손가락으로 얼굴을 문지른다. 알코올 냄새가 올라온다. 어떤 생각을 재촉하려는 듯이. 그는 자기 생각에 사로잡혀있다. 관리자가 말한다. “그런데 네 동료는 지금 어디 있지?” “자기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난 그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왜냐하면. 사비는 말을 아낀다. 관리자는 사비에게서 대답을 기대하지 않는다. 사비는 부엌의 작은 문을 본다. 아무래도 누군가 더 있는 것 같다. 거기서 감각을 희롱하는 미세한 자극들이 흘러나온다. 관리자는 무릎 위로 책을 펼친다. “이 책을 알아볼 수 있나?” “전혀.” “이건 아주 형편없어. 두서없는 소리로 가득해.” 관리자는 손끝으로 문장을 긋는다. “그런데 여기. 이 대목을 봐.” 처벌에 관한 기록이다. 오래전 일이다. 여기에 선대 관리자가 있다. 그의 이름은 지워졌다. 그는 기계에 관한 독특한 관점을 지니고 있다. 무차별. 그것은 경력을 망가뜨리는 불온한 생각이 될 수 있다. 어느 날 해변을 거닐던 선대 관리자는 도망쳐 나온 도시 기계를 맞닥뜨린다. 기계는 인간과 똑 닮아 있으나, 두려움의 표현이 어설프다. 도시 기계는 이보다 더 멀리 도망갈 수 없다. 헤엄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한계를 극복할 수 없다. 선대 관리 자는 도시 기계를 데려와 별장에 숨겨준다. 그는 거기서 인간처럼 지낸다. 먹고 읽으며, 잠들기도 한다. 그러나 그를 추적하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도피 행각은 발각된다. 선대 관리자는 인간으로부터 원성을 듣는다. 도시 기계의 죄목은? 언급되지 않는다. 고향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서서 선대 관리자와 인간을 중재한다. 간단하게 합의된 결과로 선대 관리자와 도시 기계가 같은 처벌을 받게 된다. 선대 관리자는 도시 기계로 이식되고, 성공적으로 결합한 그것은 도시로 보내진다. 그것을 뭐라고 부를 것인가? 이 사건으로 말미암아 이후 관리자의 관할이 분명해진다. “뭐라고 쓰여 있는데?” “이 글은 읽을 수 없는 언어로 쓰였다는군.” 관리자는 책을 덮는다. “그럼 지금 읽은 건 뭐야?” “그건 말일 뿐이지.” 너의 꿈속에 있는 것처럼 실체 없는 경험들이지. 눈이 감긴다. 사비는 희미하게, 부엌의 작은 문이 열리는 것을 본다. 배를 타고 들어온 손님이다. 그가 그물을 끌고 사비에게로 다가온다. 사비는 마지막으로 묻는다. 이것은 가능성인가? 손님은 도심에 다다른다. 한낮의 공터에서, 그가 주목받을 이유는 없다. 그는 쪼그려 앉아 동그란 통을 내려놓는다. 단순하게 생긴 물건이지만, 잠금장치가 달려 있다. 그는 잠금을 풀고 뚜껑을 비스듬히 걸쳐 놓는다. 그것은 흐릿한 기운을 방출한다. 화산재가 분화되는 것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심각해진다. 바다 한가운데에 어색하게 솟은 지면이 있다. 사비는 생각하지 않고도 그것을 알아본다. 플랫폼이다. 간소하고, 누구도 이용한 적 없는 것처럼 깨끗하다. 사비는 배를 타고 있다. 배는 젓지 않아도 나아간다. 플랫폼 위로 모로와 유모차가 보인다. 모로는 배에 탄 사비가 플랫폼에 오를 수 있도록 돕는다. 사비는 아래를 본다. 수면에 비친 얼굴은 분명 자신의 것이 맞다. 그러나 그 모습은 불안정해서, 곧 다른 얼굴로 바뀌어 버릴 것 같다. 그는 수면을 내려다보지 않기로 하고 발을 디딘다. 플랫폼에 어렵게 올라선다. 그가 타고 온 배는 점점 멀어져 간다. 모로가 말한다. “저걸 타고 여기까지 온 거야?” “그래.” “재주도 많네.” 사비는 뒤돌아본다. 그것은 배가 아니라 가시 돋은 심해의 생명체다. 어떻게 날카로운 등 위로 올라탈 수 있었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모로의 얼굴은 테두리가 불분명하다. 잘못 손대는 바람에 윤곽이 번진 것 같은 모양이다. 그러나 모로를 다른 무엇이라고 생각할 수는 없다. 모로란, 언제나 모로와 가장 근접한 것이기 때문이다. 사비가 말한다. “이상한 일을 겪었어.” “말해봐.” “배를 타고 들어온 손님을 봤어.” 그런데 사비는 이야기할 의욕을 잃어버린다. 이야기는 선형적으로 정돈될 수 없다. 어느 부분을 이야기하더라도 머리와 꼬리와 몸통이 뒤섞일 거란 확신이 든다. 사비가 무언가를 이야기해야 한다면, 오직 그런 확신에 관해서만 이야기할 수 있다. 모로는 이야기를 기다린다. 사비는 모로의 기다림은 신경 쓰지 않는다. “그게 끝이야?” “그건 아니지만. 이야기할수록 이상해질 거야.” “말해봐. 천천히, 한 마디씩.” 아기 울음소리가 들린다. 유모차의 바퀴가 앞을 향해 움직인다. 그렇게 가다간 바닷속으로 고꾸라질 것 같다. “그는 함정을 팠어.” 플랫폼이 기울면서 경사가 진다. 유모차는 빠르게 굴러간다. “어쩌면 내가 그에게 붙잡혀 있는지도 모르지.” 모로는 지면이 기울어도 휘청거리지 않고 서 있다. 모로는 사비보다 더 큰 목소리로 묻는다. “그가 원하는 게 뭔데?” 유모차가 바다에 빠진다. 사비는 모로를 밀치고 뛰어간다. 물 위로 빈 유모차만이 떠다닌다. 사비는 조금 더 가까이 보기 위해 엎드린다. 아기의 흔적을 찾을 수 없다. 사비의 얼굴은 더는 수면에 비치지 않는다. 사비는 물속으로 뛰어든다. 그는 수영하는 법을 익히지 못했다. 숨을 참는 것도 서툴다. 그러나 그것은 문제 되지 않는다. 사비는 물속에서 자신의 몸이 거추장스럽다고 느낀다. 부품을 해체하듯, 그의 기관들을 하나씩 벗어던져 버리고 싶다. 유영에 매혹된 그는 모든 의지를 멈추게 하고 싶다. 사비는 바람 없는 골목을 걷는다. 길가에는 부랑자들이 누워 있거나 벽에 기대어 앉아 있다. 추위와 굶주림에 떠는 그들은, 사비의 구두를 본다. 그의 손에 들린 술병을 본다. 그들은 달그락거리며 바닥을 기어온다. 천천히 손을 뻗어서, 닿지도 않는 사비의 외투 자락을 당긴다. 아버지. 그들 가운데에서 들리는 말. 지금 뭐라고 했소? 사비는 그 말을 잡으려고 성큼 다가간다. 부랑자들의 넝마를 걷어차고 깡통을 뒤집는다. 형제여. 누구요? 사비는 그중 한 명의 머리채를 잡아 올린다. 그늘진 얼굴이 드러난다. 그는 사비다. 사비는 그 점을 단번에 알아챈다. 사비와 그를 구분 짓는 것은 무엇인가. 어떤 재능, 어떤 노력을 발휘해도 알아낼 수 없다. 그는 구두를 벗어던지고, 넝마를 주워 든다. 그리고 그들 가운데에 눕는다. 몸을 웅크리고 얼굴을 가린다. 모로가 이곳을 지난다면, 등을 돌리고 눈을 감으리라. 물속으로 거대한 손이 들어와 사비를 건진다. 사비는 플랫폼에 한쪽 어깨를 걸친다. 관리자가 그의 얼굴을 들여다본다. “이제 가야 해.” 물속에서 몸을 완전히 빼내기가 힘들다. 도둑맞은 기분. 사비는 주위를 둘러본다. 플랫폼이 갈라지고, 돌덩어리가 솟아올랐다. 은은한 광택을 내는 검고 길쭉한 돌이, 누런 연기에 가려 희미해진다. 안개인가? 아니, 매캐한 냄새가 난다. 벌써 시작된 걸까. 관리자는 분주하다. 사비는 말한다. “내 동료가 여기 있었어.” 관리자는 사비를 플랫폼 위로 끌어올린다. “아니. 우리 둘뿐이야.” 관리자는 사비를 잡아끌어 그의 몸을 돌덩어리에 밀착시킨다. 돌덩어리에서 온기가 느껴진다. 관리자는 긴 벨트로 사비의 몸통을 돌덩어리에 묶는다. 그가 벨트를 잡아당길 때마다 사비의 몸이 들썩인다. 플랫폼의 조각난 지면이 맥없이 물속으로 가라앉는다. 관리자는 돌덩어리의 반대편으로 돌아가 같은 벨트로 자신을 묶는다. 그가 돌을 두들기며 소리친다. 사비는 알아듣지 못한다. 돌덩어리가 한 뼘 정도 떠오른다. 돌의 회전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사비는 처음 이곳을 둘러본 이래로 자신이 추락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는 점점 수가 느는 모조들의 대열을 우려스럽게 바라본다. 이곳을 떠나게 된다면 그 느낌을 견딜 수 없기 때문이다. 돌의 깊은 곳으로부터 빛이 새어 나온다. 납빛이다. 그는 순식간에 삼켜지고, 튕겨 나간다. 지면에 부딪힐 때 그는 몸이 조각나는 것 같은 충격을 받는다. 사비는 홀로 엎드려 있다. 얼어붙은 해변이다. 돌덩어리는 보이지 않는다. 몸을 일으키자 이명을 느낀다. 그의 감각들이 적응하지 못한다. 그래도 그는 놀라지 않는다. 사비는 곧장 걸어간다. 해변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걸음걸이에 여유를 가져야 할까. 길가에 자라난 풀들을 본다. 저택을 가리는 담벼락, 교차로에는 행상들이 있다. 사비는 그들의 생기 잃은 표정을 보고 고향에 왔음을 실감한다. 그는 단지 직관만으로 걸어갈 방향을 정한다. 이곳은 그다지 넓지 않아서 금방 목적지를 찾을 수 있다. 훼손된 집들이 눈에 띈다. 그럼에도 몇몇 구조물을 알아볼 수 있다. 그의 보금자리에는 폐기물이 쌓여 있다. 상상력을 발휘해 보면, 그곳이 한때는 집터였음을 어렵게 알 수 있다. 그는 쓰레기 더미에 기대어 앉는다. 그는 시간의 위력을 실감한다. 잠들길 바라지만. 축축하고, 악취가 올라온다. 빗방울의 점성이 높다. 모로는 없다. 사비는 경련을 일으키며 깨어난다. 그 아기다. 그의 발치로 아기가 기어온다. 어렴풋이 전해지는 작은 인간의 의도. 사비는 자세를 낮춘다. 아기는 귓속말로 그에게 꿈에 출석할 것을 통보한다. 흠잡을 데 없는 억양이다. 그러잖아도 사비는 위원회의 통보를 각오하고 있었다. 어쨌든 그는 돌아왔지 않은가. 사비는 아기를 앞장세워 꿈으로 향한다. 아기의 목덜미에는 번호가 적혀 있다.
  • 멋지게 빛날‘개’

    멋지게 빛날‘개’

    황금개띠 해를 사로잡을 개띠 스타는 누가 있을까. 개띠생들은 솔직하고 명랑한 품성으로 대체로 호감형이 많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대중의 사랑을 받는 연예계 스타들이 즐비하다.케이블 예능 접수… 제2전성기 강호동 예능계에서 가장 눈에 띄는 스타는 단연 강호동이다. 1970년생 개띠다. 그는 지난해 JTBC ‘한끼줍쇼’, ‘아는형님’, tvN ‘신서유기’ 시즌3·4, ‘수상한 가수’, ‘강식당’, 올리브 ‘섬총사’, MBN ‘내 손안의 부모님’ 등 케이블과 종편 채널을 차례로 접수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한때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등으로 인기를 끌었던 강호동은 세금 문제로 2011년 잠정 은퇴를 선언했다가 1년 만에 복귀한 이후 지지부진한 시간을 보냈다. 그러다 지난해 지상파 대신 케이블과 종편 채널로 복귀한 강호동은 특유의 힘 있는 진행과 한결 가벼워진 모습으로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신서유기’ 인기에 힘입어 외전으로 만든 ‘강식당’은 지난달 5일 첫방송에서 시청률 5.4%를 기록하며 또 한번 강호동의 힘을 과시했다. 토크쇼 진행도 앞두고 있다. 오는 15일 올리브TV에서 첫방송하는 ‘토크몬’에서 연예계 ‘토크 고수’로 알려진 이수근, 정용화, 홍은희와 함께 토크 마스터로 활약할 예정이다. 시청자들로부터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는 김구라(김현동)와 박명수 역시 동갑내기 예능인들이다. 연극무대 서는 황정민, 카리스마 김혜수 배우 가운데에는 연극 ‘리처드 3세’로 10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오르는 황정민, 영화 ‘미옥’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던 김혜수, 최근 tvN 주말극 ‘화유기’를 통해 요괴로 돌아온 차승원이 있다. 이들도 모두 1970년생이다. 영화 ‘베테랑’(2015), ‘국제시장’(2014)으로 천만 관객을 이끌며 국내 대표 배우로 자리잡은 황정민은 다음달 6일부터 3월 4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 ‘리처드 3세’를 선보인다. 원래 연극배우 출신인 그가 연극 무대에 다시 서는 건 2007년 ‘웃음의 대학’ 이후 10여년 만이다. 그는 못생긴 얼굴에 곱사등이지만 강한 권력욕과 지배욕으로 자신의 집권에 방해되는 이들을 차례로 제거하고 마침내 왕위에 오르는 리처드 3세를 맡아 열연을 펼친다. 어느덧 데뷔 30년이 넘은 김혜수의 다음 작품도 기대된다. 지난해 영화 ‘미옥’에서 원톱 여주인공 현정을 맡아 묘한 카리스마를 뿜으며 여성 누아르를 시도한 그는 올해 차기작 ‘국가부도의 날’을 준비 중이다. ‘국가부도의 날’은 1997년 외환위기 사태를 배경으로 국가 부도까지 남은 일주일간 국제통화기금(IMF) 협상을 둘러싸고 벌어진 뒷이야기와 가족, 회사를 지키려는 보통사람들의 모습을 다룬다. 여기서 한국은행 통화정책팀장 역을 맡은 김혜수가 어떤 연기 변신을 보여줄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아이돌 세계 주름잡는 ‘94라인’ 10대를 넘어 요즘은 30~40대들에게까지 폭넓은 사랑을 받는 아이돌 가수 중에는 1994년생 개띠들이 몰려 있다. 그중 지난해 미국 빌보드와 아이튠스 등 각종 차트를 휩쓸며 세계를 주름잡은 그룹 방탄소년단의 리더 RM(김남준)이 눈에 띈다. 멤버들 가운데서도 특히 유창한 영어 실력과 조리 있는 말솜씨를 지닌 RM의 존재감은 국제 무대에서 더욱 빛이 났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3대 토크쇼 가운데 하나인 NBC ‘엘런 디제너러스 쇼’에 나와서는 영어 비결에 대해 “NBC 시트콤 ‘프렌즈’를 보며 익혔다. 내가 14~15살 때 한국 부모들이 자녀에게 프렌즈를 보여 주는 게 유행이었고, 내가 그 피해자”라고 말해 웃음을 유발하는 동시에 10대 자녀를 둔 국내 학부모들까지 사로잡았다. RM이 피처링으로 참여한 미국 록밴드 ‘폴 아웃 보이’의 새 노래 ‘챔피언’ 리믹스 버전도 선전하고 있다. 지난달 15일 공개된 이 곡은 2주 만인 27일 기준 빌보드 ‘록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2위, ‘버블링 언더 핫 100’ 차트 18위에 올랐다. 새롭게 떠오르는 아티스트의 순위인 ‘이머징 아티스트’ 차트에서도 단독으로 47위를 기록하며 첫 진입했다. 여성 아이돌의 경우 본격적으로 연기자로 거듭나고 있는 이들이 눈에 띈다. 영화 ‘건축학개론’(2012)으로 연기력을 인정받은 동시에 국민 첫사랑으로 떠오른 수지(배수지)는 그룹 미쓰에이 해체와 더불어 연기 활동에 더 치중하는 모습이다. 수지는 2016년 KBS 2TV 미니시리즈 ‘함부로 애틋하게’에 이어 지난해 9월 SBS 미니시리즈 ‘당신이 잠든 사이에’의 주연을 맡아 시청률을 10%대로 이끌며 또 한번 ‘멜로 퀸’임을 입증했다. 걸그룹 에프엑스 크리스탈(정수정) 역시 tvN 미니시리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주인공 제혁(박해수)의 여자친구로 털털하면서도 애틋한 멜로를 선보여 시선을 끌고 있다. ‘응답하라 1988’(tvN)의 주인공 덕선 역으로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은 걸스데이 혜리(이혜리) 역시 ‘딴따라’(SBS), ‘투깝스’(MBC) 등에서 잇따라 주연을 맡으며 연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영화 ‘살인자의 기억법’으로 스크린에 본격적으로 얼굴을 내민 AOA 설현(김설현)도 1995년 1월 3일생으로 개띠에 속한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만화가, 독자 사로잡는 그들만의 비법

    만화가, 독자 사로잡는 그들만의 비법

    젊은 만화가에게 묻다/위근우 인터뷰와 글/남해의봄날/220쪽/1만 5000원연말 스크린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신과 함께-죄와 벌’뿐 아니라 과거 흥행작인 ‘내부자들’이나 명품 드라마 ‘미생’까지, 공통점은 모두 원작이 웹툰이라는 점이다. 동시대 가장 ‘핫’(hot)하고 ‘힙’(hip)한 직업이 웹툰 작가인 시대이기도 하다. KT경제경영연구소 등에 따르면 국내 웹툰 시장 규모는 올해 7000억원을 돌파했고, 2020년 1조원 시장이 될 것으로 점쳐진다.신간 ‘젊은 만화가에게 묻다’의 인터뷰어 위근우는 “게임의 룰이 달라졌다”는 말로 만화의 위상 변화를 증언한다. 이 책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하고 매력적인 ‘만화의 시대’로 안내하는 동시대 만화가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난다(어쿠스틱 라이프), 이종범(닥터 프로스트), 한지원(생각보다 맑은), 김정연(혼자를 기르는 법), 이동건(유미의 세포들), 윤태호(미생) 등이 풀어 놓는 치열한 창작의 고민을 담고 있다. 독자를 사로잡는 만화들의 비밀은 무엇일까. 바로 ‘서사’, 각자의 개성 있는 세계관이 녹아 있는 독특한 이야기들 아닐까. 일상툰 작가인 난다는 서사를 사건의 힘에 의지하지만 반전은 있다. 그리 특별하지 않은 이야기들을 특별하게 만드는 재주다. 소소한 일상 경험들을 캡처하듯 만화 속에 붙잡아 서사적으로 변용한다. 난다의 미덕은 균형 감각이다. 특별한 감성을 드러내면서도 ‘자기 경험’에 매몰되지 않는 그러면서 독자들에게 안기는 이율배반적인 충족감이다. 대학에서 전공한 심리학을 만화 소재로 삼는 이종범 작가는 각 스토리를 구간별로 해체하는 편집증적인 방식의 이야기 설계를 선호한다. 그의 대표작 ‘닥터 프로스트’는 ‘심리학자가 등장하는 이야기’라는 한 줄의 메모에서 출발했고 캐릭터와 서사는 주제 의식에 충실하게 부합했다. 이런 작업 방식에 대해 이종범 작가는 ‘배가 산으로 가는 식’의 실패 확률은 낮은 작법이라고 자신한다. 출판 디자이너에서 만화가로 전업한 김정연 작가는 서사적 명료성을 중시한다. ‘내가 하려는 이야기의 상황과 연출, 대사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바대로 전달하는 것’, 이건 말로 표현하면 쉽지만 작법으로 실행하려면 상당한 내공이 필요하다. 작품을 지배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건 작품 ‘혼자를 기르는 법’에서 느껴지는 동시대 또래 여성들의 목소리에 공명할 줄 아는 작가만의 섬세한 공감 능력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지난해 한국만화가협회로부터 ‘오늘의 우리만화’를 수상한 이동건 작가는 문제의식과 작가적 욕망을 적극적으로 드러낸다. 저자는 여성의 감성을 섬세하게 포착한 ‘유미의 세포들’이 성장 서사의 구조를 갖는 건 작가 스스로 ‘요령’이라고 말하는 인간의 변화에 대한 관심사가 개입된 것이라고 분석한다. 만화가가 되는 방식도 다양해지는 추세다. 전통적인 입봉 경로인 공모전뿐 아니라 포털의 웹툰 2부리그(조석 작가)나 인터넷 커뮤니티(이말년 작가), 블로그(박수봉 작가)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연재로 ‘2017 오늘의 우리만화’를 수상한 수신지 작가 사례까지 다양한 경로를 참고하라고 말한다. 허영만 화실의 문하생으로 만화 인생을 시작해 대가의 반열에 들어선 윤태호 작가는 자신만의 길을 찾기 위해 노력하라고 당부한다. 그는 “노력하다 보면 스스로에 대한 확신, 내가 나아갈 길이 보인다”고 강조한다. 윤 작가는 ‘핑퐁’의 마츠모토 타이요나 ‘아키라’의 오토모 카츠히로처럼 그야말로 하늘에서 뚝 떨어진 창조형 작가보다는 노력을 통해 탄탄해지는 완성형 작가를 많이 키워낼 수 있는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본다. 저자는 만화가에 대해 “새로운 플랫폼과 시장에서 자신들이 직접 룰을 만들고 또 그 룰을 폐기하거나 확장하는 능동적 이야기꾼”이라고 정의하며, “만화가가 큰 인기와 관심의 대상이 된 건, 그들이 동시대성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 있는 유연한 창작집단이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새해 달라지는 것들] 소방차에 길 양보 안 하면 과태료 10배 인상… 근로자 휴가비 지급

    [새해 달라지는 것들] 소방차에 길 양보 안 하면 과태료 10배 인상… 근로자 휴가비 지급

    기초수급 아동 연령 만 17세 [2018 보건·복지·교육] ●의료비 본인 부담 상한액 인하 저소득층 연간 의료비 본인 부담 상한액이 80만∼150만원으로 낮아져 건강보험 혜택이 강화된다. ●재난적 의료비 지원 확대 재난적 의료비 지원 대상을 암과 심장 질환 등 중증 질환에서 모든 질환으로 확대하고 연간 최대 2000만원까지 지원한다. ●공중화장실 휴지통 제거 공중화장실 대변기 옆 휴지통을 모두 없앤다. 사용한 휴지는 변기에 버리면 된다. ●전공의 수련시간 주당 80시간 제한 전공의들의 수련 환경 개선을 위해 수련시간을 주당 80시간으로 제한한다. ●기초생활보장 생계급여 확대 생계급여 수급자 선정 기준이 상향돼 기존에는 4인 가구 기준 소득인정액이 134만원 이하인 경우 받을 수 있었지만 내년에는 135만 6000원 이하 가구로 확대한다. ●기초수급가구 아동 가입 범위 확대 만 12세와 13세로 한정했던 기초수급가구 아동의 가입 연령을 만 17세까지 확대해 자립 지원을 강화한다. ●경증치매 어르신 인지지원등급 신설 경증치매 어르신이 장기요양보험 대상자가 될 수 있도록 인지지원등급을 신설한다. ●장애인건강검진기관 지정 편의시설, 장애인용 검진장비, 수화통역 등을 갖춘 장애인건강검진기관 10곳을 지정·운영한다. ●위생용품 안전관리 강화 내년 4월부터 관리의 사각지대에 있던 세척제, 헹굼보조제, 위생물수건, 물티슈, 일회용 컵, 숟가락, 젓가락, 포크, 기저귀 등 17개 제품을 위생용품으로 지정해 안전관리를 강화한다. ●이혼 후 낳은 아이 소송 없이 생부 아이로 출생신고 내년 2월부터 이혼 후 300일 이내에 태어난 자녀에 대해 소송 없이 간단한 허가 청구를 통해 전남편이 아닌 생부(生父)를 아버지로 출생신고할 수 있다. ●아이돌봄 서비스 이용료 시간당 7800원으로 인상 돌보미가 집으로 찾아가 만 3개월~12세 아동을 돌봐 주는 아이돌봄 서비스 요금이 시간당 6500원에서 7800원으로 20% 인상된다. 종일제(0~1세·200시간 기준) 이용료도 월 130만원에서 156만원으로 오른다. ‘시간제 돌봄’ 年 600시간으로 [2018 여성·가족·권익] ●한부모가족 아동양육비 인상 내년부터 지원 대상이 만 13세 미만에서 만 14세 미만으로 확대된다. 지원액도 월 12만원에서 13만원으로 인상된다. 청소년 한부모 아동양육비는 월 18만원으로 인상된다. ●시간제 돌봄 서비스 시간 확대 정부 지원 시간이 연 480시간에서 연 600시간으로 늘어나고, 정부 지원 비율도 5% 포인트 상향된다. ●공동육아나눔터 확대 이웃 간 자녀돌봄과 가족품앗이 활동 등을 지원하는 나눔터가 113개 지역으로 확대되고, 취약 위기가족 지원 기관도 61곳으로 늘어난다.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 종합서비스 시행 지원기관을 통해 유포 영상물에 대한 삭제 및 경찰 신고에 필요한 피해사례 수집, 사후 모니터링을 지원한다. 여성긴급전화 ‘1366’이 디지털 성범죄 피해상담 창구로 운영된다. ●성폭력·성매매·가정폭력 지원시설 확대 성폭력·가정폭력 통합상담소(10→20곳), 성매매피해상담소(27→29곳), 해바라기센터(38→39곳)가 확대되고, 피해자 보호 및 자립자활을 위한 폭력피해 이주여성 쉼터(26→28곳), 폭력피해여성 주거지원시설(295→315호)도 늘어난다. ●성매매 피해아동·청소년 전담지원센터 신설 내년 상반기 7곳이 신규 지정·운영되며, 청소년 밀집지역을 중심으로 또래상담, 일시보호, 치료회복, 진로상담, 직업훈련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 및 기념사업 확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생활안정지원금이 월 133만 7000원으로, 간병비는 월 112만원, 건강치료비는 78만원으로 인상된다. 피해자 명예회복을 위한 기념사업 예산도 19억원으로 늘어났다. ●위기청소년 지원시설·전문인력 확대 청소년쉼터(123→130곳), 지역사회청소년 통합지원체계(224→226곳)가 늘어나고 위기청소년에게 심리·정서적 안정을 지원하는 청소년동반자(1146→1261명)도 확대된다. 신혼부부 전세 대출 비율 70→80%로 확대 [2018 금융·재정·조세] ●소득세 최고세율 상향 종합소득과세표준 3억원 초과 5억원 이하 구간은 세율이 38%에서 40%로, 5억원 초과 구간은 세율이 40%에서 42%로 높아진다. ●법인세 최고세율 인상 1월 1일부터 개시하는 사업연도분부터 과세표준이 3000억원이 넘는 구간은 법인세율이 22%에서 25%로 인상된다. ●고액 상습체납자 명단 공개 확대 자진 납부를 유도하기 위해 공개 대상 기준 체납액을 3억원에서 2억원으로 낮춘다. ●상속·증여세 신고세액공제 축소 세액공제율이 기존 7%에서 5%로 낮아진다. 2019년 이후에는 3%로 더 축소된다. ●전통시장·도서·공연 지출 소득공제 확대 전통시장과 대중교통에 대한 신용카드 소득공제율이 30%에서 40%로 높아진다. 총급여 7000만원 이하 근로자의 도서·공연비 지출은 공제율 30%를 적용하되 7월부터 한도가 100만원 늘어난다. ●주식양도세 누진세율 적용 대주주의 주식 양도소득은 과세표준 3억원을 초과하는 구간의 세율이 20%에서 25%로 높인다. 중소기업은 2019년부터 적용한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제도 개선 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와 종합소득금액 3500만원 이하 사업자는 ISA 만기 인출할 때 비과세 한도가 이자소득액 기준 현행 25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늘어난다. 농어민은 200만원에서 400만원으로 늘어난다.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세 2주택 보유자가 서울·세종시 등 조정대상지역에 있는 주택을 양도할 때는 기본세율에 10% 포인트(3주택 이상이면 20% 포인트)를 가산한다. 양도소득세 중과 주택을 양도하는 경우 장기보유특별공제도 받을 수 없다. 보유 기간과 관계없이 분양권 전매 시 50%의 양도소득세율을 적용한다. 적용은 4월 1일부터다. ●신혼부부 대출 금리 우대 신혼부부 전용 전세 대출을 받을 때 대출 비율을 70%에서 80%로 확대하고 대출한도도 수도권 기준 1억 4000만원에서 1억 7000만원으로 상향된다. 금리도 기존 우대금리(0.7% 포인트)에 더해 최대 0.4% 포인트 추가된다. ●고용증대세제 신설 별도 투자가 없더라도 고용 증가 인원 1인당 300만∼1100만원을 공제해 준다. ●맥주 재료 범위 확대 발아된 맥류·녹말을 포함한 재료로 확대한다. 이에 따라 귀리·호밀 맥주나 고구마·메밀·밤 등이 함유된 맥주를 제조할 수 있게 된다. ●중소기업의 사회보험 신규 가입자에 대한 세액공제 신설 요건을 갖춘 중소기업의 사회보험 신규 가입자에 대해 2년 동안 사회보험료의 50%를 세액 공제해 준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 2월 8일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4%로 낮아진다. ●공공조달 사회책임 강화 공공입찰 때 최저임금 위반으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으면 신인도 평가에서 감점한다. 고용창출 우수기업, 일·학습병행제 참여기업, 사회적기업의 가점 상한은 높인다. 육아로 근로 단축 땐 임금의 80% 지급 [2018 근로] ●최저임금 7530원 인상,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시급은 7530원, 주 40시간 기준(주당 유급주휴 8시간 포함) 월급은 157만 3770원이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경영상 어려움에 처하는 30인 미만 고용 사업주에게 직원 1명당 월 13만원(월급 190만원 미만 노동자 대상)을 지원한다.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어야 지원되며, 1월 2일부터 신청·접수를 시작해 2월 1일부터 지급된다. ●산업재해 은폐 시 형사처벌 산재 은폐 사실이 적발되면 원·하청업체 모두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이와 별도로 고용노동부에 산재 사실을 보고하지 않는 ‘보고 의무 위반행위’ 과태료도 기존 1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상향된다. 중대 재해를 보고하지 않으면 과태료 3000만원이 부과된다. ●연차휴가 대상자 확대 신입사원도 입사 1년차에 최대 11일, 2년차에 15일의 연차유급휴가를 보장받는다. 연차휴가 일수를 산정할 때 육아휴직 기간도 출근한 것으로 간주된다. ●출퇴근 사고 ‘업무상 재해’ 인정 업무상 재해의 보상 범위가 대중교통, 자가용, 자전거, 도보 등 다양한 수단을 이용해 ‘통상적 경로와 방법으로 출퇴근하는 중 발생한 사고’로 확대된다. 일용품 구입, 병원 진료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행위도 출퇴근 중 재해로 인정된다. ●출산 전후 휴가급여,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급여 인상 출산 전후 휴가나 유산·사산휴가를 쓴 노동자에게 주는 출산 전후 휴가급여 상한액이 월 150만원에서 160만원으로 오른다. 만 8세 이하 자녀를 둔 노동자가 육아를 위해 근로시간을 줄일 때 고용보험 지원액이 통상임금의 60%에서 80%로 오른다. ●10인 미만 기업 노동자 사회보험료 지원 확대 10인 미만 기업 노동자 가운데 월급이 140만원 미만인 경우 사회보험료의 40~60%를 지원했지만, 새해부터 월급이 190만원 미만인 경우 보험료의 40~90%를 지원한다. ●실업급여 상한액 5만→6만원 실업급여 하루 상한액이 5만원에서 6만원으로 오른다. 월 최대 180만원까지 지급된다. ●장애인 의무고용 부담금 월 최소 94만 5000원 상시근로자 100인 이상 고용 공공기관과 민간기업 중 장애인 의무고용률에 미달하는 경우 사업주는 1인당 최소 월 94만 5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생활안정자금 혼례비 융자 한도 1250만원으로 상향 저소득 청년 노동자 생계 지원 강화를 위해 생활안정자금 혼례비 융자 한도액을 1000만원에서 1250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 ●1인 영세 소상공인 고용보험료 지원 자영업자 고용보험에 가입 기준보수 1등급(154만원)인 1인 영세 소상공인은 월 고용보험료의 30%를 지원받을 수 있다. 자동차 부품 결함 땐 교체·환불·재매입 [2018 환경] ●자동차 배출가스 부품 결함 시 교체·환불·재매입 내년부터 제작 자동차 부품 결함에 따른 소비자 불편 최소화를 위해 환경부 장관은 해당 차량의 교체·환불·재매입을 명할 수 있다. 제작자가 배출가스 관련 리콜 명령을 이행하지 않았거나 리콜로 배출가스 검사 불합격 원인을 시정할 수 없는 경우 명령을 내릴 수 있다. ●배출가스 인증 위반 과징금 부과율·상한액 상향 자동차 제작자가 배출가스 인증 위반 시 과징금 부과율이 3%에서 5%로, 상한액이 차종당 1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각각 상향된다. 처분 강도를 높여 위법 행위를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서다. ●어린이 활동공간 환경안전관리 강화 어린이 건강 보호를 위해 환경안전관리 기준 적용 대상이 소규모 어린이집·유치원으로 확대된다. 2009년 이전 설립된 430㎡ 미만 사립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관리 대상에서 제외했으나 내년부터는 모든 어린이 활동공간이 관련 기준을 준수해야 한다. ●환경오염시설 통합관리 대상 확대 대기·수질 등 환경오염 분야별로 분산돼 있는 인허가 제도를 통합해 과학적으로 관리하는 통합환경관리제도가 2017년 발전·증기공급·소각업에 이어 내년에는 철강·비철금속·유기화학 제조업종까지 확대된다. 기존 폐수·매연 등 오염물질 배출 형태에 따라 최대 10개까지 인허가가 필요했으나 통합관리 적용 시 사업장당 1개의 인허가만 받으면 된다. 통합환경관리는 2021년까지 석유정제, 반도체, 전자제품 등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큰 19개 업종으로 확대된다. ●유해화학물질 통신판매 시 본인인증 인터넷 등으로 유해화학물질 판매 시 구매자의 실명·연령 확인 및 본인 인증을 거쳐야 한다. 위반 시 6개월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일반 하이브리드 자동차 구매보조금 축소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축소된다. 적용 대상은 1월 1일 이후 출고되는 차량부터다. 다만 보급 초기 단계인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는 현행처럼 1대당 500만원의 구매보조금을 지원한다. 청년농업인 月100만원 지원 [2018 농림·해양·수산] ●초등 방과후교실 과일 간식 전국 초등학교 방과후 돌봄교실을 이용하는 학생 24만여명에게 친환경 또는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은 제철 과일을 주 1회 연간 30회 무상 제공한다. ●청년농업인 영농정착금 만 40세 미만, 독립경영 3년 이하인 청년농업인 중 영농 의지가 큰 농업인 1200명을 선발해 월 최대 100만원의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한다. ●논에 타 작물 재배 시 보조금 쌀 공급 과잉 문제를 해소하고자 올해 5만㏊를 대상으로 쌀 생산조정제를 도입한다. 쌀 재배 농가가 논에 벼 대신 다른 작물을 키우면 ㏊당 평균 340만원을 지원한다. ●가금 밀집지역 축사 이전 시 전폭 지원 닭과 오리 등 가금 밀집지역이나 방역 취약지역에 있는 가금 축사를 안전지역으로 이전하면 축사 신축 비용의 80%를 정부가 지원한다. 조류인플루엔자(AI) 발생 위험을 낮추고 발생 시 대규모 피해를 막기 위해서다. ●반려동물 영업 추가 및 생산업 허가제 전환 동물 생산·판매·수입·장묘업 외에 전시업(동물카페), 위탁관리업(호텔, 유치원, 훈련원 등), 미용업, 운송업(동물택시 등) 등 반려동물 관련 4개 업종이 추가된다. 동물생산업은 신고제에서 허가제로 전환된다. 미허가·미신고 시 5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된다. ●수산직불금 5만원 인상 어업 생산성 및 정주 여건이 불리한 도서 지역의 어가를 대상으로 수산직불금을 기존보다 5만원 올려 60만원을 지급한다. ●친환경선박 전환 보조금 외항 화물운송사업자가 선령 20년 이상의 국적선을 해체 또는 매각하고 친환경 선박으로 대체 건조할 경우 비용의 10%를 보조금으로 지원한다. ●나무의사 자격제 도입 아파트, 학교, 공원 등 생활권에 있는 수목의 병충해 등을 진단·처방하는 나무의사가 활동할 수 있게 된다. 나무의사 양성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은 뒤 국가자격시험을 통과하면 된다. 구조·구급 방해 벌금 대폭 강화 [2018 공공안전·질서] ●소방차에 길 터주지 않으면 벌금 200만원 화재 진압 및 구조를 위해 현장에 출동하는 소방차에 길을 양보하지 않은 차량 운전자에게 부과되는 과태료가 20만원에서 200만원으로 크게 오른다. 소방관과 구조대원의 구조·구급 활동을 방해하는 경우에도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서 5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대폭 강화된다. ●전기자전거도 자전거도로 운행 가능 3월 22일부터 전기자전거도 기존 자전거도로를 달릴 수 있다. 전체 중량 30㎏ 미만 페달보조방식(사람이 페달을 밟을 때만 전동기 작동) 자전거로 시속 25㎞ 이상일 경우 전동기가 차단되는 경우만 허용된다. 안전요건에 부합하지 않거나 불법 개조된 전기자전거는 통행이 불가능하다. ●각 지자체가 자유롭게 과(課) 단위 조직 설치·운영 각 지자체가 자율적으로 정원을 늘리고 모든 지자체가 자유롭게 과 단위 이하 기구를 설치할 수 있다. 중앙정부가 일부나마 지자체에 인력 관리 권한을 넘겨주는 건 건국 이후 처음이다. 소외 계층 문화지원금 인상 [2018 문화] ●한국형 체크 바캉스 하반기 중 시행된다. 정부와 기업이 함께 노동자에게 휴가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휴가 가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내수 진작을 도모하고자 도입됐다. 기업(25%)과 직원(50%)이 공동으로 휴가비를 적립하면 정부(25%)에서 1인당 최대 10만원까지 지원한다. 1인 이상 300인 미만 중소기업 직원 2만명 정도가 우선 혜택을 본다. ●문화누리카드 지원 상향 소외 계층의 문화생활을 지원하기 위한 지원금이 2월 1일부터 1인당 연 6만원에서 7만원으로 인상된다. 정부는 2021년까지 1인당 10만원까지 올려 나갈 계획이다. 카드 디자인을 일반 카드와 구분되지 않도록 개선해 이용자 불편을 최소화한다.
  • 지아 심경 “미쓰에이 해체, 말로 표현 못할 기분..축복해주세요”

    지아 심경 “미쓰에이 해체, 말로 표현 못할 기분..축복해주세요”

    그룹 미쓰에이 멤버였던 지아가 팀 해체에 대한 심경을 고백했다.지아는 2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해체 소식을 듣고 말로 표현 못할 기분이 들었다. 미쓰에이는 지금의 나를 만든 팀이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동료들과 잊지 못할 추억을 만들어주신 것에 감사드린다. JYP엔터테인먼트에도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독립해 활동하는 건 나는 걸 배우는 독수리 같다. 나를 축복해달라”고 전했다. 앞서 27일 JYP엔터테인먼트는 지아와 민이 재계약을 하지 않음으로써 미쓰에이가 자연스럽게 해체 했다고 알린 바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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