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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김정은 곧 만날 것”…북·미, 뉴욕·빈서 투트랙 협상

    트럼프 “김정은 곧 만날 것”…북·미, 뉴욕·빈서 투트랙 협상

    트럼프, 2차 북·미정상회담 시사 폼페이오·리용호 뉴욕회담 추진 오스트리아 빈에선 실무급 회담 美 “2021년 1월까지 비핵화 완성”평양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미 비핵화 협상과 2차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불과 이틀 전까지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함구하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던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은 동창리 미사일발사장과 영변 핵시설의 폐쇄·참관 등을 골자로 하는 평양 남북공동선언이 발표되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것’이라고 화답했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북한과 뉴욕 및 오스트리아 빈에서 만나자며 ‘투트랙’ 협상을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김 위원장과 곧 만날 것이냐’는 기자의 질문에 “우리는 그럴 것”이라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을 시사했다. 그는 이어 “그들(남북 정상)은 만났고 우리는 아주 좋은 반응을 얻었다”며 평양 북·미 정상회담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김 위원장에게 엄청난 서한을 받았다. 여러분 아시다시피 그것은 3일 전에 배달됐다”며 “우리는 북한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급한 김 위원장의 친서가 백악관이 지난 10일 공개한 ‘2차 북·미 정상회담 요청’ 친서의 전달 시기를 잘못 말한 것인지, 추가적으로 별도 친서가 있었다는 것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폼페이오 장관도 이날 성명에서 다음주 유엔총회 참석차 뉴욕을 방문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의 만남을, 또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실무회담을 제안하는 등 고위급과 실무급의 투트랙 회담으로 북·미 비핵화 협상을 본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참관을 통해 영변의 모든 핵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면서 “이런 중요한 약속들에 기반해 미국은 북·미의 개선을 위한 협상에 즉각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오늘 아침 카운터파트인 리 외무상을 다음주 뉴욕에서 만나자고 초청했다. 나와 리 외무상 모두 이미 유엔총회에 참석하기로 돼 있다”고 덧붙였다. 폼페이오 장관이 협상 파트너였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대신 형식적인 카운터파트인 리 외무상을 대화 상대로 고른 것은 최고급에서 이뤄졌던 북·미 협상을 한 단계 낮춰 빠른 성과 위주로 끌고 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가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북한 카운터파트 간 비핵화 협상을 빈에서 가능한 한 빨리 시작하자”고 제안한 것은 이와 맥을 같이한다. 폼페이오 장관은 또 북한의 비핵화 시기를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내로 거듭 못박았다. 그는 “신속한 협상은 2021년 1월까지 완성될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과정을 통해 북·미 관계를 변화시키고,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오는 24일로 예정된 뉴욕 한·미 정상회담에 이어 뉴욕과 빈에서 투트랙 북·미 투트랙 협상 등이 성과를 낸다면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 전에 2차 북·미 정상회담과 종전선언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남북 국회회담 조속 개최… 지자체 교류 활성화

    금강산 이산상봉 면회소 몰수 해제 합의 12월 ‘대고려전’에 북측 문화재 전시키로 6·15, 10·4선언은 정권교체로 이행 못돼 문재인 대통령은 20일 평양 남북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 가진 ‘대국민보고’ 형식의 기자회견에서 회담을 자평하고 비핵화와 종전선언 등에 대한 질문에 답했다. 문 대통령은 공동선언문 외에 남북 국회 회담 이른 시일 내 개최, 지자체 교류 활성화, 북측의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 몰수 조치 해제, 오는 12월 ‘대고려전’에 북측 문화재 함께 전시 등을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구두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으로부터 핵 리스트 신고에 대한 의지라든가 하는 추가적인 메시지를 받은 게 있나.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방안, 지금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 대화의 재개와 대화 촉진에 관해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하지만 비핵화의 어떤 구체적인 방안, 또는 상응 조치 등은 기본적으로 북·미 간에 논의될 내용이다. 논의한 내용 가운데 합의문에 담지 않은 그런 내용들도 있다. 제가 방미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다시 정상회담(9월 24일)을 갖게 되면 미국 측에 상세한 내용을 전해줄 계획이다. →북측은 미국에서 상응하는 조치가 있을 경우 영변 핵시설을 폐기하겠다고 얘기했는데 상응 조치란 무엇인가. -일단 (지난 6월 12일) 싱가포르 선언에서 북·미 간의 합의가 있었다.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미군 유해를 송환하면 미국 측은 이른바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북한에 대한 안정을 보장하면서 북·미 관계를 새롭게 수립해 나가는 것이다. 그런 조치들이 북·미 사이에 서로 균형 있게 취해 나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많은 실질적 조치가 합의됐지만 북·미 간 적대가 계속되는 상황이다. 종전선언에 대해 낙관적인 전망을 갖고 돌아왔나. -종전선언에 대해 똑같은 말을 두고 개념들이 조금 다른 것 같다. 우리가 사용하는 개념은 우선 전쟁을 종식한다는 정치적 선언을 먼저 하고, 그것을 평화 협정 체결을 위한 평화 협상의 출발점으로 삼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때 평화 협정을 체결함과 동시에 북·미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이다. 달리 이 개념에 대해 종전선언이 마치 평화협정 비슷하게 (법적으로) 정전체제를 종식시키는 그런 식의 효력이 있어서, 유엔사의 지위를 해체하게끔 만든다거나 주한미군 철수를 압박받게 하는 효과가 생기는 것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이번 방북을 통해 (저는) 김 위원장도 제가 얘기한 것과 똑같은 개념(정치적 선언)으로 종전선언을 생각한다는 걸 확인했다. 따라서 (종전선언은) 유엔사의 지위나 주한미군의 주둔 등과 관련해서는 전혀 영향이 없는 것이다. →2000년과 2007년 정상회담 때도 공동선언 합의를 이뤘는데 이뤄지지 않은 부분도 많다. 어떤 노력을 해 갈 계획인지. -과거의 6·15선언이나 10·4선언이 이행되지 않은 이유는 딱 하나다. 정권이 교체됐기 때문이다. 그다음 정부들이 정상 선언을 이행할 의지가 없었기 때문에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거 6자 회담을 통한 합의와 이번에 비핵화 합의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한다. 이번에 비핵화 합의는 이른바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북·미 양 정상이 국제사회에 한 약속이기 때문에 반드시 실행되리라 믿는다. 그것을 실천하기 위한 실무협상 단계에서 때로는 논의가 교착되고 지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필요한 것이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일문일답] 문대통령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평화협정 논란 차단

    [일문일답] 문대통령 “종전선언은 정치적 선언”…평화협정 논란 차단

    2박 3일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은 대국민보고 자리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상세하게 답하며 방북 성과와 앞으로의 구상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20일 서울로 귀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프레스센터를 찾아 “종전선언은 이제 전쟁을 끝내고 적대관계를 종식하겠다는 정치적 선언”이라면서 “종전선언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며,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평화협상의 출발점”이라며 종전선언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는 데 주력했다. 일각에서 종전선언을 둘러싸고 논란이 나오는 상황에서 불필요한 오해를 불식시키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문 대통령과 내외신 기자들의 일문일답 요지. Q.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핵리스트 신고 등과 관련한 추가 메시지를 받은 게 있나. A.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방안, 교착상태에 놓인 북미대화의 재개·촉진에 대해 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러나 비핵화의 구체적인 방안 또는 그에 대한 상응 조치는 기본적으로 북미 간에 논의될 내용이다. 그래서 남북 간에 논의한 내용 가운데 합의문에 어느 정도, 어떤 표현으로 담을지에 대해 많은 논의를 했다. 그밖에 특별히 전체적인 합의 과정에서 어려움은 있지 않았다. 논의한 내용 가운데 합의문에 담지 않은 내용도 있다. 앞으로 제가 방미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게 되면 그때 미국 측에 상세한 내용을 전해줄 계획이다. 미국 측은 우리를 통해 북한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어하고 그에 대한 답을 듣길 원한다. 반대로 북한 측에서도 우리를 통해서 미국 측에 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것도 있다. 그런 역할을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면 충실히 함으로써 북미 간에 대화를 촉진시켜 나가고자 한다. Q. 평양공동선언에 ‘미국이 상응 조치를 하면 북한은 영변 핵시설 영구폐기 조치를 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 김 위원장이 ‘상응 조치’에 대해서는 뭐라고 구체적으로 설명했는가. A.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서 북한이 취해 나가야 할 조치들, 그에 대해서 미국 측에서 취해야 할 상응한 조치들, 이런 부분은 구체적으로 북미 간에 협의해야 할 내용이다. 그 부분들은 이번 평양공동선언에 담을 내용이 아니었다. 우리가 구두로 의견을 나눈 바는 있지만, 이를 여기서 공개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한 것 같다. Q. 트럼프 대통령이 상응 조치를 북한에 제공한다면 어떤 것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A. 싱가포르선언에서 북미 간 합의가 있었다. 북한은 완전한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미군 유해를 송환하는 것이고, 그에 대해 미국 측은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북한에 대한 안전을 보장하면서 북미관계를 새롭게 수립해 나가는 것이다. 이를 통해 평화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그런 조치들이 북한과 미국 사이에 서로 균형 있게 취해져야 한다.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조치들을 취해 나가고, 그에 맞게 미국 측에서도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북한의 안전을 보장하며 새로운 북미 관계를 만드는 조치들을 취한다면 북한도 추가 비핵화 조치를 빠르게 취해 나갈 용의가 있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Q. 연내 미국을 포함한 종전선언에 대해 낙관적 전망 갖고 돌아왔나. A. 종전선언에 대해 조금 개념이 다른 것 같다. 정전협정을 체결할 때 빠른 시일 내 전쟁을 종식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한다는 약속이 65년 동안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우선 전쟁을 종식한다는 정치적 선언을 먼저 하고 그것을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평화협상의 출발점으로 삼아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때 평화협정 체결과 동시에 북미 관계를 정상화한다는 것이 우리가 사용하는 종전선언의 개념이다.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종전선언이 마치 평화협정 비슷하게, 정전체제를 종식시키는 효력이 있어서 유엔사의 지위를 해체하게끔 만든다거나 주한미군 철수를 압박하는 효과가 생긴다거나 하는 견해가 있는 것 같다. 그런 식으로 개념을 달리하기 때문에 종전선언 시기에 대해 엇갈리게 된 것으로 저는 판단한다. 이번 방북을 통해 저는 김 위원장도 제가 아까 말한 것과 같은 개념의 종전선언을 생각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종전선언은 이제 전쟁을 끝내고 적대관계를 종식하겠다는 정치적 선언이다. 그리고 평화협정 체결을 위한 평화협상이 이제 시작되는 것이다. 평화협정은 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는 최종단계에서 이뤄지게 된다. 그때까지 기존의 정전체제는 유지되는 것이다. 따라서 유엔사 지위, 주한미군 주둔 필요성 등에는 전혀 영향이 없다. 그런 문제들은 완전한 평화협정 체결 후 평화가 구축된 다음에 다시 논의될 수 있다. 특히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에 의해 주둔하는 것이므로 종전선언이라든지, 평화협정과는 무관하게 전적으로 한미 간 결정에 달렸다. 그런 점에 대해 김 위원장도 동의한 것이고, 종전선언에 대한 그런 개념이 정리된다면 종전협정이 유관국들 사이에 보다 빠르게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는 연내에 종전선언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고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할 때 그 부분을 다시 논의하려고 한다. Q. 평양공동선언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 등의 합의가 있었는데, 종전선언에 도움이 된다고 보는가. 김 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 기간에 종전선언을 추진할 구상이 있나. A. 가급적 종전선언은 조기에 이뤄지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완전히 폐기했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유일한 핵실험장을 완전히 폐기했기 때문에 북한은 더이상 핵실험을 할 수 없는 상황이고, 그것은 언제든지 검증받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뿐만 아니라 이번에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폐기한다면 북한은 추가적인 미사일 발사도 할 수 없게 되고, 미사일을 더 발전시키기 위한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나아가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가 있을 경우 북한 핵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영변 핵시설도 영구히 폐기할 용의가 있다고 천명했다. 그렇다면 미국 측에서도 북한에 대한 적대관계를 종식시켜 나가는 조치들을 취할 필요가 있다. 종전선언은 말하자면 적대관계를 종식시키자는 하나의 정치적 선언이므로 그런 식의 신뢰를 북한에 줄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종전선언이 끝이 아닐 것이다. 종전선언을 시작으로 여러 가지 북한에 대한 상응 조치들이 취해진다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보다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Q. 이번 비핵화 합의 수준이 ‘현재 핵’ 폐기로 나아가는 데 부합한다고 생각하는가. 2018년 평양공동선언의 합의들을 실질적 이행하기 위해 어떤 준비와 노력을 할 것인가. A.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기한 데 이어 미사일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를 폐기한다면 앞으로 추가로 핵실험을 하거나 미사일을 발사하는 식의 활동은 완전히 할 수 없게 된다. 말하자면 ‘미래 핵’ 능력을 폐기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나아가 영변 핵시설을 영구히 폐기한다면 영변에서 이뤄지고 있는 핵물질이나 핵무기 생산을 비롯한 핵 활동이 중단에 들어간다는 뜻이 될 것 같다. 물론 영변뿐 아니라 여타 핵시설도 영구히 폐기돼야 하고, 이미 만들어진 핵무기나 장거리 미사일이 있다면 그것도 폐기 수순으로 가야 완전한 핵폐기가 이뤄질 것이다. 그렇게 가야 한다는 당위성을 말씀드린 것이고, 그에 맞춰 미국 측에서 북한과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북한의 체제를 보장하는 식의 상응하는 조치들이 단계적으로 취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이번에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과 발사대 폐기와 함께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까지 언급한 것은 상당히 중요한 큰 걸음을 내디딘 거라 생각한다. 앞으로의 진척은 북미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할 과제라 생각한다. 과거 6·15 선언, 10·4 선언이 이행되지 않은 것은 하나의 이유뿐이다. 정권이 교체돼서다. 그다음 정부들이 들어선 뒤 10·4 선언을 이행할 의지가 없어서 제대로 안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9·19 성명, 2·13 합의와 같은 6자 회담을 통한 비핵화 합의와 이번 비핵화 합의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과거 비핵화 합의는 실무적 협상을 통한 합의였다. 그리고 핵폐기의 단계마다 검증하고, 다음 단계 동시 이행을 함께 논의하는 식으로 설계돼서 언제든지 검증이나 사찰에 대한 견해차로 삐끗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비핵화 합의는 그렇지 않고, 사상 처음으로 북미 양 정상 사이에 합의가 이뤄져 이른바 톱다운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북미 양 정상이 국제사회에 한 약속이기 때문에 반드시 실행되리라 믿는다. 물론 실무협상 단계에서 때로는 논의가 교착, 지연될 수 있다. 그래서 제2차 정상회담이 필요하다. 2차 정상회담을 통해 교착국면을 크게 타개한다면 이번 비핵화 합의는 더 빠른 속도로 진행되리라 생각한다. 지난번 싱가포르선언에서는 원론적 합의를 이뤘다. 비핵화로 가기 위한 프로세스에 대해 세부적인 내용은 실무협상을 통해서 해야겠지만, 조금 크게는 양 정상 간 합의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그 합의에 맞춰 실무협상이 진행되도록 비핵화의 시한을 정한다든지, 쌍방 간 교환해야 할 조치를 크게 합의한다든지 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비핵화가 진행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폼페이오 “북미협상 곧바로 할 준비…오스트리아 빈서 회담”

    폼페이오 “북미협상 곧바로 할 준비…오스트리아 빈서 회담”

    미국이 평양에서 열린 제3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공을 축하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 비핵화 완성을 목표로 북미 협상을 곧바로 할 준비를 하겠다고 밝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을 통해 “미국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 위원장에게 평양에서의 성공적 회담 결과에 대해 축하의 뜻을 전한다”면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북한 카운터파트 간 비핵화 협상을 국제원자력기구(IAEA) 본부가 있는 오스트리아 빈에서 될 수 있는 한 빨리 시작하자고 북측에 제안했다. 남북 정상의 공동기자회견 및 ‘9월 평양 공동선언’ 발표 1시간 만인 이날 오전 0시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사찰(Nuclear inspections)을 허용하는 데 합의했다”는 등의 내용이 담긴 환영 트윗과 함께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북한과 관련해 엄청난 진전을 이루고 있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 뒤 북미 협상을 총괄하고 있는 폼페이오 장관이 최근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협상의 재개를 공식화한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미국과 IAEA 사찰단의 참관 아래 영변의 모든 시설을 영구히 해체하는 것을 포함,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싱가포르 공동 성명을 재확인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김 위원장이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FFVD)를 향한 조치 차원에서 이미 발표한 대로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을 미국과 국제적 사찰단의 참관 속에서 영구히 폐기하는 작업을 완료하겠다는 결정을 한 데 대해 환영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와 함께 FFVD가 김 위원장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과 합의한 내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성명에서 “이 같은 중요한 약속들에 기반해 미국은 북미 관계를 전환하기 위한 협상에 즉각 참여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오늘 아침 카운터파트인 리용호 외무상을 다음주 뉴욕에서 만나자고 초청했다. 나와 리 외무상 모두 이미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에 참석하기로 돼 있던 상황”이라고 말했다.특히 “우리는 스티븐 비건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오스트리아 빈에서 가능한 한 빨리 만날 것을 북한의 대표자들에게 요청했다”면서 IAEA 본부가 위치한 상징성이 있는 빈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실무협상을 진행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이번에 새롭게 가동될 ‘빈 채널’과 관련해 “이는 2021년 1월까지 완성될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과정을 통해 북미 관계를 변화시키는 한편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협상의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인 2021년 1월까지 비핵화를 완성한다는 시간표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이 약속한 내용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이달초 방북한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과 면담하는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 비핵화’ 시간표를 언급했다고 특사단이 발표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이날 발언은 단순히 협상이 재개되는 차원을 넘어서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채택된 공동성명의 합의사항을 구체화함으로써 70년간의 북미간 적대 관계 청산을 종착지로 비핵화와 평화체제 프로세스에 본격적으로 착수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지난달 24일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이 불투명한 논의 진전 전망 속에서 무산됐던 이후 부침을 겪어온 북미 간 대화가 문 대통령의 대북특사단 방북과 평양 남북정상회담 등을 통해 다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셈이다. 폼페이오 장관이 이날 언급한 ‘비핵화’와 ‘북미 관계 변화’, ‘평화체제 구축’은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합의 사항인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의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4·27 판문점 선언 재확인 및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일치하는 것이기도 하다. 북미 간 대화 국면 급전환과 맞물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문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과 곧 만날 것이냐는 질문에 “우리는 그럴 것(We will be)”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백악관은 지난 10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4차 친서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을 요청했고, 백악관은 이에 대해 조율 작업이 진행 중”이라며 2차 북미정상회담 추진을 기정사실화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북미간 2차 정상회담이 10월 개최 방안을 포함, 조기에 가시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평양선언으로 남·북·미 대화 불씨” “北, 핵리스트 신고 미언급”

    “평양선언으로 남·북·미 대화 불씨” “北, 핵리스트 신고 미언급”

    남북 관계 전문가들은 19일 발표된 평양공동선언에 대해서 한반도를 둘러싼 남·북·미 사이의 대화를 계속 이어 가는 긍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평가했다. 군사적 긴장완화를 위한 구체적 조치들과 남북군사공동위원회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다만 미국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북한의 핵 리스트 신고에 대해선 합의문에서 언급되지 않은 점이 아쉽다는 의견도 나왔다.●김준형 한동대 교수 걱정과 달리 기대 이상으로 성공적이다. 북한의 핵 리스트 신고는 북·미 간 협상 대상이고 남북 간 합의 사항이 될 수 없다. 북한이 선언문에서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했다는 점은 북한이 가진 카드가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하는 동창리 엔진시험장의 영구 폐기에 합의했다. 동창리 폐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12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자랑하고 싶어 했던 내용이었다. 지금까지 이를 검증하지 못했다는 미국 내 비판 여론이 높았는데 이제 검증을 받는다는 건 트럼프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 줄 수 있다. 영변 핵시설도 북한 핵개발의 중심으로 상징성이 굉장하다. 미국의 상응 조치를 조건으로 내걸기는 했지만 핵폐기 로드맵의 가능성을 보였다고 평가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이 연내에 서울로 오겠다고 약속한 것도 놀랍다. 북·미 간 종전선언과 핵폐기 로드맵에 대한 협상이 타결된 뒤에야 김 위원장이 서울로 올 수 있다. 한국같이 개방된 사회에선 적어도 북·미 간 교착상태가 풀려야 김 위원장이 서울에 올 수 있다. 올해 안엔 남·북·미 삼자 간 대화가 계속 이어질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확실하게 약속한 것은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의 영구 폐기뿐이고 영변 핵시설의 폐기는 미국이 상응 조치를 취할 때 이루어질 수 있을 전망이다. 이 같은 합의는 북한 비핵화의 진전에 일정 부분 기여하기는 하겠지만 미국의 대북 강경파를 얼마나 만족시킬지 의문이다. 물론 남북 정상이 논의한 내용이 모두 평양공동선언에 담기지 않았을 수 있다. 따라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메시지의 내용에 따라 올해 제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올해 안에 서울을 방문하기로 남북 정상이 합의했으므로 2018년 제4차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비핵화는 더욱 진전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한반도 비핵화와 냉전구조 해체를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에 대한 합의 없이 이렇게 지나치게 점진적인 접근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협상 의도에 대한 회의감을 확산시킬 수 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ICBM과 핵무기 폐기, 주요 핵시설 폐쇄 및 해체 그리고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 북·미 관계 정상화, 대북 제재 해제 등의 일정표를 조기에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 짧은 만남에 엄청난 성과를 냈다. 한반도에서 전쟁의 두려움을 없애는 작업을 제도화하려는 것에 대해 상당히 높게 평가한다. 주목할 것은 남북군사공동위원회 설치다. 한반도의 평화 안정과 적대 관계 해소를 비롯한 신뢰 구축에 대해 협의하겠다는 의지다. 큰 틀에서 남북 정상회담, 경제·사회·문화 분야의 공동연락사무소, 군사 분야의 군사공동위라는 세 개 축이 돌아가면서 한반도 공동번영의 토대가 닦인 것이다. 비핵화 협상에 대해선 남북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는 것부터 높게 평가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핵 문제를 북·미 간 문제로만 이야기하다가 이번 회담에선 실질적으로 논의했다. 김 위원장이 자신의 목소리로 한반도에서 핵 위협이 없는 평화를 만들자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이 비핵화 방식에 대해서 김 위원장과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 내용이 풍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평양공동선언의 문구만 갖고 협상 내용이 저조하다고 평가하기는 이르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 평양공동선언의 가장 중요한 내용은 남북 적대관계를 근본적으로 해소하려고 노력한 점이다. 북한이 핵을 개발한 동기를 북·미 적대관계에서 찾아왔지만 남북 간 군사력 격차도 또 하나의 핵개발 동기이기 때문에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위한 합의는 북한의 비핵화를 촉진하게 될 것이다. 남북 간 합의에서 최초로 비핵화 의제가 다뤄지고 미사일 시험장 폐기 등 비핵화를 위한 선행동 조치를 취하기로 한 것도 진전이다. 북·미 핵협상과 관련해서 선언문은 상응 조치란 전제를 제시함으로써 종전선언과 함께 비핵화 초기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기본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본격적인 비핵화 협상에 앞서 남북 사이에 먼저 구체적인 전쟁 위험 제거를 위한 구체적인 합의를 도출하고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 주려 한 결과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실장 남북관계에선 굉장히 진전된 선언문이지만 북한 비핵화 문제에 대해선 아쉽다. 적어도 ‘비핵화를 위한 신고를 포함해 일련의 과정을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논의한다’라는 정도라도 나왔어야 했다. 동창리 엔진시험장 폐기는 그리 큰 의미가 있지 않다. 그것으로 북한 핵무기에 대해서 알아볼 수 있는 건 없다. 물론 김 위원장의 입에서 ‘핵 위협 없는 한반도’라고 하는 말이 나왔다는 것 자체는 의미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비핵화와 관련된 것은 생각보다 큰 성과가 없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북한에 다시 갈 수 있을지는 결국 다음주에 있게 될 한·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의 이야기를 들어 본 뒤에 결정될 것이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실장 평양공동선언은 남북 군사문제 선행을 통해 남북관계가 되돌릴 수 없는 평화의 시대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그렸다. 남북 군사문제 선행을 통해 군사적 위협과 전쟁의 위험을 종식시키고 남북한 주민의 삶에 평화를 일상화하겠다는 것이 첫 번째 성과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북핵 문제와 병행되면서 선순환 효과를 가져갈 수 있고 비핵화를 촉진·추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군사적 긴장 완화에 관련한 별도의 부속 합의서까지 나올 정도로 구체적인데 이번만큼은 충실히 이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보였다. 동창리 엔진실험장과 미사일 발사대 폐기 전문가 참관은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시 언론만 초대한 것을 두고 논란이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에는 전문가 참관을 통해 미국이 종전선언의 전제조건으로 요구하는 의미 있는 비핵화 행동의 시작임을 분명히 하겠다는 것이다. 경제 분야에서도 지난 4·27 남북 정상회담보다 나아간 부분이 있다. 철도·도로 연결 착공, 보건·의료, 이산가족 등도 포함됐다. 핵심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언급한 것이다. 대북 제재가 있는 상황에서 남북이 언급하기 쉽지 않다. 이제는 떳떳하게 조건만 되면 우리가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정상화하겠다는 것을 명시해서 이후 남북 관계가 경제 분야도 발전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美언론 ‘文·金 포옹’ 긴급 타전… “文대통령, 북·미 교착 해소 시도”

    美언론 ‘文·金 포옹’ 긴급 타전… “文대통령, 북·미 교착 해소 시도”

    WP “美, 모든 핵·미사일 시설 신고 원해” NYT “文 목표는 미·북 눈높이 맞추는 것” 경제인 동행엔 “경제적 보상 강조” 해석 美 하원 동아태소위원장 “돌파구 되길”미국 CNN, AP통신 등 외신들은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역사적 평양 방문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평양 순안공항 ‘포옹’ 등 두 정상의 조우를 주요 뉴스로 일제히 타전했다. 외신들은 이번 문 대통령의 방북이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정상회담 이후 11년 만에 이뤄졌다면서 김 위원장이 직접 부인 리설주 여사와 영접을 나와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를 맞이한 것에 대해서도 큰 관심을 보였다. 미 언론들은 김정은 체제에서 처음으로 이뤄진 평양 정상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가 될지 주목했다. 로이터통신은 “김 위원장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문 대통령을 미소와 포옹으로 맞이했다”고 전하면서 “두 정상이 비핵화 협상과 한국전쟁의 종전선언을 의제로 회담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북·미 간 협의가 진행 중인 2차 북·미 정상회담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하는 외신들이 적지 않았다.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은 (북한이) 모든 핵·미사일 시설의 신고 등 핵무기 프로그램의 해체를 위해 구체적이고 의미 있는 진전을 보여 주길 원하고 있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은 핵 신고와 종전협상의 선후를 둘러싼 북·미 간의 교착 상태를 해소하려는 문 대통령의 시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뉴욕타임스도 “문 대통령의 주요 목표는 미·북 양측의 비핵화 눈높이를 맞추는 것”이라면서 “(문 대통령이) 이번 정상회담으로 북·미 교착 상태를 뚫는다면 2차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비핵화가 한층 속도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WP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경제인들이 특별 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한 데 대해 “미국 주도의 대북제재가 해제되지 않고선 (경제 부문) 협상이 이뤄질 순 없지만, 북한이 비핵화에 나설 경우 북한에 대한 잠재적인 경제적 보상이 있을 것이란 점을 강조하기 위해 간 것”이라고 해석했다. CNN도 이 부회장의 방북을 집중적으로 다루면서 “남북 경제가 연결되고, 한국과 아시아대륙 사이에 육로가 생기고, 수익성 높은 무역 등으로 발전된 북한의 미래를 문재인 정권이 제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정치권도 기대감을 나타냈다. 테드 요호 미 하원 외교위 동아태소위원장은 이날 “이번 남북 정상회담이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돌파구가 되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하원 외교위원회 소속의 마크 메도(공화·노스캐롤라이나) 의원은 “협상이 잘 진행돼 궁극적으로 비핵화한 한반도를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백파의 자전적 육필수기 ‘삶과 운명’] “60·70년대 많은 기업인 상담… 세종시는 국운 견인할 구심점”

    [백파의 자전적 육필수기 ‘삶과 운명’] “60·70년대 많은 기업인 상담… 세종시는 국운 견인할 구심점”

    ‘한강의 기적’이라고 부르는 대한민국의 근대화 내지는 산업화 시기는 빈곤 문제를 해결한 시대로 이해되고 있다. 대한민국은 1962년부터 시작된 경제개발 계획에 따라 초고속 경제 성장을 이뤘고,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되었던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는 ‘아시아의 용’으로 세계시장에 화려하게 부상했다. 현재 한국경제를 대표하는 대기업의 모태가 된 수많은 신생기업도 나름의 역량을 축적하며 비상할 준비를 갖춰갔던 시기이다. 그리고 그들이 인재 등용과 사업 방향 등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순간에 ‘운명을 내다보는 혜안’으로 상담 활동을 펼치며 커다란 영향을 끼친 인물이 바로 백파 윤대현 원장이다. 백파 원장은 근대화의 경제성장기 밑거름이 된 각종 국가 기간산업과 기업들의 대규모 사업부지 선정, 사업전략 수립에 ‘수경학에 기초한 예언적 상담’으로 깊이 관계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이 대표적이다. 세종시도 빠뜨릴 수 없다. 그에 따르면 미래를 바꾸는 힘은 ‘기적’이 아니다. 과거와 현재를 돌아보는 지혜와 앞을 내다보는 혜안이 어우러져 만들어내는 예정된 ‘희망’이다. 희망을 위해 운명을 내다보는 혜안으로 대한민국 근대화의 산증인 삶을 이어 온 백파 원장의 활약상을 정리했다. 편집자 주“대한민국 국운, 세종시가 구심점 될 것”백파 원장이 최근 주목하고 있는 것은 행정중심복합도시인 ‘세종시’이다. 이미 1973년도부터 지금의 세종시가 들어선 자리인 당시 공주군 장기면, 의당면, 연기군 금남면, 남면 등 일대에 나라의 수도가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을 박정희 전 대통령 등 정계에 전달해 왔던 백파 원장. 당시의 복잡한 사정에 의해 수도 건설은 미뤄졌지만, 이 일대는 항상 수도 이전 최적지로 정치권의 관심을 받아왔고,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에 이르러 현실로 이어지게 되었다. 세종시가 자리한 땅은 1500년 전 백제의 두 번째 수도였으며, 조선 건국기에는 서울보다 유력한 왕도의 후보지로 거론되기도 했다. 이후 남도의 물자를 한양으로 연결하기 위한 금강 뱃길의 종착점 역할을 했으며, 대한민국 건국 후에는 남북을 잇는 중요도로와 철도가 지나는 요충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백파 원장은 “역사적 배경을 보더라도 세종시의 탄생은 결코 한시적 요구에 의한 것이 아닌, 수천 년의 시간을 거쳐 준비해 온 필연적 결과라 할 수 있습니다. 세종시야말로 대한민국의 국운을 견인할 구심점이 될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세종시가 수도 이전 최적지임을 전달” 오늘의 시대, 백파 원장의 세종시와 깊은 인연은 박정희 대통령과의 만남으로부터 시작됐다. 부산 군수기지 사령관으로 부임해 근무 중 육영수 여사가 백파 원장의 소문을 듣고 찾아와 상담을 한 것이 계기가 됐다. 당시 산소를 주로 상담했는데, 수경학 역술가로 정평이 나는 역할을 했다. 백파 원장은 “그때부터 인생이 이렇게 달라지는구나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군인 몇 명이 찾아 왔다. 나중에 알았지만, 5·16 군사정변을 일으킨 사람들이었다. 정변을 일으킬 날짜를 받았는데 처음에는 1월 1일 날 받았다가 2월 9일로 받았고, 여의치 않자 5월 16일로 확정해 군대를 동원했다. 그 당시는 정보부 시절이었기 때문에 일반 손님을 받지 못했고, 감금 아닌 감금으로 오직 그분들만 상담하도록 했다. 하지만 이로써 정보부장인 이후락 씨도 상담하러 오는 등 “상당히 높은 사람으로 성장”했고, “수도 이전 부지로 세종시가 최적지임을 박정희 대통령에게 전달하기도 했다”고 백파원장은 회고했다. 대기업 창업 1세대들과의 인연 백파 원장에 따르면 1960~70년대 우리나라 기업들이 성장을 일구어 나갈 때 수많은 기업인이 백파 원장을 찾았다. 사업상 진행과 새로운 사업을 시작할 때다. “그 당시 대기업 혹은 그룹이라는 말은 상상도 못 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굴지의 기업들로 성장하는 것이 놀라웠다”며 “그분들의 도움으로 지금까지 살아올 수 있었다는 생각에 고마운 마음”이고, 가장 기억에 남는 분들 중 한 분을 꼽으라면 ‘고 정주영 회장님’이라고 말했다. 정주영 회장이 자동차 공업사를 차려놓고 기름 담는 드럼통을 잘라 자동차 보닛을 고치던 시절이었다. 그 시절 정 회장은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태국의 고속도로 건설사업에 뛰어들었다가 공사비를 받지 못했는데, 어느 날 찹쌀 2박스를 사가지고 찾아왔다. 그리고는 “오야, 백 선생 내가 한 가지 부탁이 있다. 당신이 윗분(박정희 대통령)에게 말씀을 잘 드려서 태국에 공사한 것이 돈을 못 받게 되었으니 그곳에서 도로공사에 사용하던 장비를 한국으로 가져오면 참 좋겠다. 정말 내가 말하기는 망설여지는데 백선생이 애로를 이야기해주면 좋겠네”라고 했다. 다행히 순조롭게 되어 정 회장은 태국에서 장비를 가져올 수 있었고, 그 후 연대에서는 60년대 초에 충북 단양군 매포면 삼곡리 가평산에 처음으로 시멘트 공장을 착공했고, 현대 시멘트상표는 호랑이 얼굴 상표로 하자고까지 결정했다. 백파 원장에 따르면 정 회장이 울산시 동구 양정동에 자동차 공장을 만들기 위해 그 일대를 그 당시 동장이던 유태영 씨를 통해 공장 부지를 매입했다. 그곳은 개흙이 많아 고기 붕어가 아주 많던 곳이었다. 그 당시 자동차 공장을 만들어 정주영 씨와 함께 많이 다녔기에 그 당시 윤병기 씨, 이양섭 씨, 유태윤 씨 등 많은 분이 백파 원장을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연포 현대조선소를 만들 때도 제 발이 안 닿은 자리가 없었을 정도라고 회상했다. 조선소를 만들어 초대 조선소 사장인 백충기 씨는 정 회장이 믿었던 분이다. 경부고속도로를 만들 때는 지리학적으로 산맥을 자르지 않으려 하다 보니 커브길이 많이 생기게 됐다고 말했다. 백파 원장은 “누구보다도 정 회장을 좋아했다”고 말했다. 그런 정 회장과의 인연으로 백파 원장은 “지금도 아산병원에서 저를 많이 돌봐주시고 치료비 한 푼 받지 않는 도움을 받고 있으니 대단히 고맙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산병원의 무료 치료에 감사” 전 대우그룹 김우중 회장과의 인연은 한성실업이라는 자그마한 회사를 창업할 때였다. ‘앞으로 무슨 사업을 해야 되겠느냐’는 상담이 계기가 됐다. 당시 백파 원장은 “당신은 머리는 좋으나 항상 시초는 목(木)에 대한 사업을 하여야 한다”고 했고, ‘목 사업은 무엇입니까’하고 묻기에 “옷 장사를 하라”고 했다. 그러자 김 회장은 웃으면서 ‘옷 장사를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고 물었고 백파 원장은 “다음에 다시 만나 뵙도록 하자”고 하고 헤어졌다고 그때를 회고했다. 백파 원장에 따르면 그 후 김 회장은 ‘와이셔츠 장사를 하려는데 사업이 되겠느냐’고 왔고, 그 사업을 하라고 했지만 사업자금이 부족했다. 이때 김 회장과 경기고 동창인 이우복 씨가 자신의 경기도 수원 밑 병점 집을 팔아 도와주었고, 김 회장은 와이셔츠 장사부터 반짝이 배월남치마 등을 작업해 사업을 상당히 성장시킬 수 있었다. 그렇게 대우 그룹은 만들어졌고 그 인연으로 이우복 씨는 대우 그룹 부회장이 되었다. 백파 원장에 따르면 그 당시 우리나라 건설업이 한창 성장할 때 자동차 회사마다 덤프트럭의 수요를 공급이 미처 따라가지 못했다. 그렇다 보니 덤프트럭을 주문하면 보통 1년 이상을 기다려야 출고가 될 정도였다. 그때 백파 원장 주위에서 건설업을 하는 분들이 덤프트럭이 빨라 나와야 차질 없이 공사를 할 수 있다고 하기에 김 회장에게 부탁을 하게 됐다. 그러자 김 회장은 김용섭 사장에게 바로 연락해 3일 만에 5대를 출고시켜 줬다. 백파 원장은 김우중 회장이 펴낸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다’는 자서전을 보면 자신과의 인연 관계도 언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아까운 분이 왜 그렇게 되었는지 개탄스러운 마음뿐”이라고 대우그룹 해체를 안타까워했다. 정리 홍의석 객원기자 hong5960@seoul.co.kr ▶다음호에 계속 ※이 연재 내용은 필자 개인의 주장임을 밝혀둡니다.
  • [인사]

    ■인사혁신처 ◇국장급 전보△윤리복무국장 임만규 ■관세청 ◇과장급 전보△자유무역협정집행기획담당관 이철재△자유무역협정협력담당관 양영준△기획심사팀장 최재관△국제조사팀장 이민근△서울세관 조사1국장 우현광△서울세관 조사2국장 이병학△부산세관 감시국장 김영우△양산세관장 정광춘△관세청 박희규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 ◇본부장급△원자력안전본부장 황태석△방사선안전본부장 장재권◇단·부장급△원자력검사단장 장창선△안전평가단장 조상진△안전연구단장 김만웅△안전정책단장 정구영△방사선규제단장 김경화△폐기물해체규제단장 안상면△생활방사선안전센터장 김용재△경영관리부장 최윤성△전문위원 김용범◇실·팀장급△검사총괄실장 허창욱△고리규제실장 신호상△한빛규제실장 최용석△한울규제실장 김윤일△월성규제실장 이재도△심사총괄실장 이정재△신고리5·6PM 허병길△PSR PM 배용범△연구로PM 김선재△기계·재료평가실장 이상민△계통평가실장 김종갑△구조·부지평가실장 정래영△규제검증평가실장 신안동△안전정책실장 최영성△국제협력실장 이영일△안전기준실장 윤영식△규제법무실장 장영순△방사선규제총괄실장 이복형△방사선규제PM 박재정△운반가속기PM 한상은△폐기물해체규제총괄실장 서은진△핵주기PM 지용기△방사선평가실장 전제근△처분규제실장 박진용△해체규제실장 정해용△환경방사능평가실장 김철수△생활방사선총괄실장 최원철△생활방사선조사평가실장 김홍석△생활방사선측정평가실장 임성아△기획실장 이상원△예산실장 정현복△사회가치경영실장 한덕규△소통협력실장 유정△총무실장 정병준△인사실장 박정섭△회계실장 김현성△구매실장 권오석△인재개발실장 명창연 △대외교육운영실장 정재웅△면허시험관리실장 감성천△정보기술실장 진형식 ■한국지질자원연구원△부원장 김광은 ■경북 봉화군◇5급 승진△기획감사실 정상대△총무과 남병진△주민복지실 이영미◇농촌지도관 승진△농업기술센터 김성용 ■광주상공회의소△경영지원본부장 채화석△기획조사본부장 이후형△협력사업본부장 이명수△회원사업본부장(나주지부장 겸직) 강조병 ■신영증권 ◇보직△리서치센터장 김학균△산업분석팀장 서정연◇전보△Coverage부 차장 김태우
  • 사실상 ‘무늬만 구단’… 내년 프로리그 어쩌나

    사실상 ‘무늬만 구단’… 내년 프로리그 어쩌나

    의무경찰 감축과 맞물려 폐지 확정 유도 이어 야구·축구 내년 9월 해체 KBO 등과 선수 보호 위한 논의 예정경찰이 본격적으로 의무경찰 감축에 돌입하면서 유망 선수 육성 차원에서 운영한 경찰체육단도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의경 신분으로 선수를 선발해 온 경찰청이 올해부터 더이상 선수를 뽑지 않기로 하면서다. 35년 역사의 유도·사격·육상부는 이미 해체 수순을 밟고 있고, 야구·축구단도 내년 9월 문 닫을 전망이다. 16일 경찰청에 따르면 본청 경비국 의경대체태스크포스(TF)는 2022년까지 해마다 20%씩 의경 숫자를 줄여 나가며 체육단 소속 의경(선수)을 더이상 충원하지 않기로 했다. 기동대 등 치안 업무와 관련된 의경을 마지막까지 남겨두기 위해 치안과 거리가 먼 체육단, 악단 등 홍보 요원부터 먼저 정리한다는 것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특례 논란으로 여론이 악화된 것도 체육단 해체를 가속화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관계자는 “일부 종목(야구단)만 1년 더 유예를 하게 되면 다른 종목과의 형평성 논란이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경찰체육단은 선수들이 의경 복무 기간(현재 21개월) 동안 공백기 없이 운동을 계속할 수 있도록 한 제도로 1983년 ‘무궁화체육단’이란 이름으로 창설됐다. 국군체육부대(상무)보다 1년 먼저 생겼다. 초반에는 유도, 사격, 육상 3개 종목으로 출발해 1996년 축구단, 2005년 야구단, 2014년 태권도부가 생겼다. 이 가운데 유도부(6명), 사격부(3명), 태권도부(5명) 소속 선수들은 지난 7일 모두 전역해 사실상 해체됐다. 육상부도 다음달 11일 남은 선수 3명이 전역하면 35년 만에 사라진다. 단체 종목인 야구단과 축구단(아산 무궁화)도 해체 때까지 파행 운영될 가능성이 크다. 프로야구 퓨처스리그(2군 경기), 프로축구 K리그2(2부 리그)에서 뛰며 코칭스태프 인건비 등을 지원받는 야구단과 축구단은 소속 선수들이 올해와 내년 초 무더기로 전역해 내년 3월 각각 20명, 14명밖에 남지 않는다. 이들 또한 9월 전역이다. 문제는 야구단과 축구단 모두 내년 최소 인원 요건(야구 25명, 축구 20명) 미달로 프로리그 참가가 불투명하다는 점이다. 경찰청과 한국야구위원회(KBO), 한국프로축구연맹 등이 선수 보호를 위한 묘수를 도출하지 못하면 선수들은 전역 때까지 자체 훈련만 해야할 상황에 직면한다. 선수 입장에선 최악의 시나리오인 기동대 배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선수 보호를 위해 이르면 이번 주 KBO 등 관련 기관에 공문을 보내 내년 운영에 대한 논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뉴스 in] 경찰 스포츠단 ‘역사 속으로’

    유망 선수 육성 차원에서 꾸려지던 경찰 스포츠단이 새로 선수를 뽑지 않기로 하며 전격 해체 수순을 밟고 있다. 아시안게임 과정에서 병역 특례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자 결정을 앞당긴 모양새다. 문제는 내년 9월까지 복무 기간이 남아 있는 야구단, 축구단 선수들이다. 올해 말, 내년 초 전역을 통해 숫자가 줄면 프로리그 참가가 사실상 불가능해져 ‘무늬만 구단’이 될 공산이 크다. 선수 기량 유지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 38노스 “北 ICBM 이동식 발사차량 구조물 해체”

    38노스 “北 ICBM 이동식 발사차량 구조물 해체”

    북한이 지난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시험에 이용된 이동식 발사차량 관련 구조물을 완전히 해체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사이트인 38노스가 12일(현지시간) 밝혔다. 38노스는 그동안 촬영된 위성사진들을 판독한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 38노스에 따르면 평양 북동쪽 29㎞ 지점에 있는 평안남도 평성시의 ‘3·16 자동차공장’에 지난해 10월 중순 각종 장비와 재료가 도착했고, 곧이어 독특한 형상의 임시 보관시설이 생겨났다. 이 시설은 지난 8개월 동안 철거됐다 다시 세워지고 해체되는 과정이 반복됐다. 이 같은 활동의 정확한 성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마도 북한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38노스는 추정했다. 이곳에서 화성15형 미사일의 이동식 발사차량 작동 시험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1일 임시 시설이 제거됐지만, 강화 패드는 여전히 일부 남아 있는 상태라고 38노스는 전했다. 38노스는 임시 시설이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의 시험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38노스 “北 ICBM 이동식 발사차량 구조물 해체”

    38노스 “北 ICBM 이동식 발사차량 구조물 해체”

    북한이 지난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5형’ 미사일 발사 시험에 이용된 이동식 발사차량 관련 구조물을 완전히 해체했다고 미국의 북한 전문사이트인 38노스가 12일(현지시간) 밝혔다. 38노스는 그동안 촬영된 위성사진들을 판독한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 38노스에 따르면 평양 북동쪽 29㎞ 지점에 있는 평안남도 평성시의 ‘3·16 자동차공장’에 지난해 10월 중순 각종 장비와 재료가 도착했고, 곧이어 독특한 형상의 임시 보관시설이 생겨났다. 이 시설은 지난 8개월 동안 철거됐다 다시 세워지고 해체되는 과정이 반복됐다. 이 같은 활동의 정확한 성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아마도 북한의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38노스는 추정했다. 이곳에서 화성15형 미사일의 이동식 발사차량 작동 시험이 이뤄졌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 1일 임시 시설이 제거됐지만, 강화 패드는 여전히 일부 남아 있는 상태라고 38노스는 전했다. 38노스는 임시 시설이 이동식 미사일 발사차량의 시험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임시 시설이 계단 모양을 하고 있고 강화 패드가 놓인 것은 미사일 이동식 발사차량(TEL 또는 MEL)을 들어 올리는 받침대와 분리식 발사대를 시험하는 데 필수적인 특징이라는 게 38노스의 설명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강력한 파워와 작업성능 자랑…18V BLA 충전 임팩트 시리즈

    강력한 파워와 작업성능 자랑…18V BLA 충전 임팩트 시리즈

    해성그룹의 전동공구 및 자동차용 모터 제조 전문기업인 계양전기㈜가 지난 6월 출시한 18V BLA 충전 임팩트 시리즈가 전문가 고객들에게 호평받으며 절찬리에 판매 중이다. 이 시리즈는 18V 충전임팩트드라이버 ID18BLA와 드라이버렌치 겸용 DW18BLA, 렌치 IW18BLA 3기종으로 구성됐다. 모두 BLDC(Brushless Direct Current) 모터를 장착한 것이 특징이다. 출시된 충전 임팩트 시리즈는 임팩트 드라이버와 렌치 사용 현장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히는 파워를 월등히 향상시켜 보다 빠른 체결, 해체 작업이 가능하다. 약 3개월에 걸쳐 2단계의 전문가 그룹 사용자에게 철저히 검증하는 과정을 거쳤고, 사용자의 니즈를 철저하게 반영했다. 실제 ID18BLA의 최대토크는 210N.m로 기존 제품 대비 17% 수준으로 파워가 업그레이드됐고, 현재 시중에서 판매되는 동급 기종(170~190N.m) 대비 월등한 파워를 자랑한다. 사용자를 위한 다양한 편의 기능도 갖췄다. 가장 대표적인 기능은 ASC(Auto Stop Control) 기능으로, ‘ID18BLA’와 ‘DW18BLA’ 모델에 적용된 ASC 기능은 철재용 직결 피스 작업 시 나사의 부러짐 또는 머리 뭉개짐 현상을 방지하기 위해 체결상태를 인식해 자동 정지한다. ‘IW18BLA’ 모델에 적용된 ASC기능은 너트 해체 작업 시, 너트가 거의 다 풀어지면 자동으로 작동을 멈춰 안전성 및 작업성이 강화됐다는 평을 받는다. 신제품 3종 모두 강력한 회전력을 견딜 수 있도록 뛰어난 내구성의 기어박스와 5.0Ah 배터리가 기본 구성돼 어떤 상황에서도 최고의 작업 효율과 탁월한 내구성을 제공한다. 오랜 시간 일정하고 강한 힘을 유지할 수 있어 좋다. 동급 대비 컴팩트한 크기와 가벼운 무게, 인체 공학적인 설계는 작업 피로도를 낮춰주고 능률을 향상시킨다. 작년 ‘굿 디자인(GOOD DESIGN) 어워드’와 ‘핀업(PIN UP) 디자인 어워드’를 석권한 신규 디자인 룩을 외관에 적용해 눈길을 끈다. 검은 바탕에 강렬한 레드색으로 포인트를 줘 심플하면서 강인한 인상을 준다. 한편, 다양하고 철저한 품질 테스트 시스템을 통해 내구성을 입증했다. 금번 충전 임팩 시리즈는 겉모습 변화뿐만 아니라 내구성 확보를 위해 출시 전에 가속 수명 및 한계 수명 시험을 진행해, 사용 기간 경과 별 성능 변화를 점검했다. 이를 통해 기존 제품 대비 내구성을 월등히 개선했고, 생산 및 조립된 제품을 전수검사를 통해 한 번 더 확인하는 까다로운 품질 검증 시스템을 거쳐 최고의 품질력을 갖추게 됐다. 실제 제품을 사용해본 고객들은 강력한 파워, 고급스러운 검정색 외관, 기준 제품과의 배터리 호환성 등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남겼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쉽게 문 열지 않던 수도원·미술관…한양도성 품은 마을처럼 환대하네

    [2018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 쉽게 문 열지 않던 수도원·미술관…한양도성 품은 마을처럼 환대하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18 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7회 성북(북정마을 가는 길) 편이 지난 8일 성황리에 진행됐다. 매주 월요일 0시에 시작되는 치열한 예약전쟁을 뚫은 예약자 30명과 대기자 10명 등 모두 40명이 이날 10시 정각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 5번 출구에 모였다. ‘노쇼’에 대비, 대기자를 뒀지만 무단결석자가 사라지면서 예약자와 대기자 구분 없이 정원이 40명으로 늘어난 지 오래다. 걷기 좋은 날씨, 더할 나위 없는 코스에 대한 기대감이 참석자들을 들뜨게 했다.베테랑 해설자 최서향 서울도시문화지도사가 안내한 이날 코스는 한양도성 혜화동전시안내센터를 출발, 성북동 국시집~최순우 옛집~마전터 표지석~북정마을~성북동 비둘기 소공원~만해의 심우장~이종석 별장~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옛 본원 및 복자사랑 피정의집~이태준의 수연산방~쌍다리식당~간송미술관의 순서로 이어졌다. 어느 곳 하나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역사와 사연의 손때가 묻은 곳이다. 성북동의 명소이지만 일반인에게 개방하지 않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옛 본원과 성당이 이날 처음으로 서울미래유산 그랜드투어에 공개됐다. 한국인이 창설한 최초의 수도원인 두 곳 모두 서울미래유산이다. 일행을 안내한 신부님의 입에서 “최초 공개”, “첫 방문”이란 말이 반복됐다. 또 매년 5월과 10월 두 차례만 일반인의 방문을 허용하는 간송미술관도 답사단이 보화각과 간송 흉상을 직접 볼 수 있도록 배려했다. 설문에 응한 23명의 참가자는 “평소 가고 싶었던 곳, 가려운 등을 콕 집어 긁어주는 코스”, “2시간 30분도 짧은 듯”, “새록새록 앎이 즐겁다”, “신부님의 해설 감동, 해설자의 해설 만족”이라는 호평을 소감으로 남겼다.조선시대 혜화문 성곽 안과 밖은 딴 세상이었다. 성곽 안 동촌은 사대부를 중심으로 동인들이 살던 양반마을이었지만 성곽 밖은 찢어지게 가난한 자내(字內) 산골이었다. 자내마을은 성곽을 지을 때 천자문의 순서에 따라 하늘 천(天)에서 조상할 조(弔)까지 97개의 글자 구간으로 나눠 축조한 구간을 말한다. 자내마을은 지명이 없이 구간의 이름이 주소 역할을 했다. 지금도 이 구간 성곽의 안은 종로구, 바깥은 성북구 성북동과 동소문동으로 행정구역이 갈린다.해방 이후 서울의 행정구역은 종로구와 중구 등 옛 도심에 접한 지역은 사대문을 중심으로 남대문구, 서대문구, 동대문구라고 이름을 붙였고, 나머지 성저십리(성 밖 십리)마을은 도성의 동쪽과 북쪽이라는 뜻에서 성동구와 성북구로 정했다. 성북구는 말 그대로 성 밖 북쪽 마을이다. 한양도성은 성안과 성 밖 주민의 신분을 구분 짓는 엄격한 경계였다. 성곽이 해체되고, 삶의 공간이 확대되면서 성은 분리와 경계의 대상에서 삶의 질과 경관의 대상으로 변했다. 근현대 변혁의 물결 속에서 옛것이 사라져버린 성 안보다 오히려 성 밖이 각광받는 세상이 됐다. 성 안은 아파트와 빌딩이 점령했지만, 성 밖은 숲과 한옥과 골목이 살아남았기 때문이다. 시인 김지하는 ‘오적’에서 성북동을 재벌, 국회의원, 장·차관, 장성, 고급공무원이 사는 도둑촌으로 지목했지만 덕분에 성북동은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들어서지 못하는 품격 있는 동네로 남았다. 성북동의 힘은 어디에서 왔을까. 조선시대 선잠단이 성북동의 정체성이다. 선잠단은 양잠(養蠶)의 신에게 제사를 지낸 신성한 공간이다. 농업과 잠업은 중세 사회의 두 축이었다. ‘남경여직’(男耕女織)이라고 해 남자는 논밭을 갈고, 여자는 베를 짜는 게 본분이라고 여겼다. 권농은 왕이, 권잠은 왕비가 직접 주관했다. 사람이 살지 않은 혜화문 밖 마을의 최초 이주자는 숙정문과 혜화문을 지키는 군인가족들이었다. 농사 대신에 시전에서 판매하는 포목을 잿물에 빨아서 삶아 말리는 일(마전)을 하고 거기서 나오는 수익으로 먹고살았다. 겨울철에는 메주를 담가서(훈조) 시전에 납품했다. 둘 다 군인과 가족들을 위한 영조의 생계조치이자 특혜였다. 지금의 성북초등학교는 빨랫감을 말리는 장소였고 북정마을은 메주를 쑤는 동네였다. 빨래골, 북적골이라는 지명이 전해졌다.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성곽마을 북정마을이 북적골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유력하다. 일제강점기 경기도 고양군 숭인면 성북리는 식민지의 수도 경성이 꼴 보기 싫어서 등을 지고 사는 사람들의 본거지였다. 만해 한용운을 중심으로 독립운동가들이 깃들고, 이태준과 박태원에 이어 청록파(조지훈·박두진·박목월) 시인의 청록집이 만들어진 문화예술인촌이었다. 한국전쟁 후 피란민과 월남민들이 도성을 따라 판잣집, 토막집을 지었고 1970년대 이후에는 고급주택이 들어섰다. 도성 밖 북쪽 성벽에 기댄 채 북향을 하고 사는 남쪽마을은 서민들이, 구준봉 아래 양지바른 언덕에 남향을 하고 사는 북쪽마을은 부자들이 자리를 잡았다. 성북동의 새 정체성을 만든 사람은 간송 전형필과 혜곡 최순우이다. 간송은 만석꾼 문화재 수장가요, 혜곡은 국립박물관 학예사 출신이다. 두 사람의 인연은 한국전쟁 당시 인민군에 의해 북으로 고스란히 넘어갈 위기에 처한 간송미술관의 소장품을 지킨 혜곡에게 간송이 큰절을 올렸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회자되지만 정작 두 사람의 인과 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었다. 이충렬이 쓴 ‘간송 전형필’과 ‘혜곡 최순우 한국미의 순례자’라는 두 권의 책을 종합해 보면 간신히 의문이 풀린다. 두 사람은 한국전쟁이 발발하기 불과 두 달여 전인 1950년 4월 16일 수장가와 학예사로 처음 인사를 나눴다. 흔히 ‘천학매병’이라고 알려진 ‘청자상감운학매병’을 간송이 국보특별전시회에 출품하자 같은 해 4월 30일자 서울신문에 혜곡이 ‘역사에 빛나는 도자기’라는 제목의 칼럼을 쓴 게 계기였다. 간송이 만남을 청했으나 이때 만남은 이뤄지지 않았다.얼마 후 전쟁이 발발하자 인민군은 보화각(간송미술관)의 문화재를 평양으로 옮길 사람으로 혜곡과 소전 손재형을 지목했다, 혜곡과 소전은 인천상륙작전으로 전세가 뒤집힐 때까지 목숨을 걸고 포장을 늦춰 문화재의 북송을 막았다. 이후 간송은 혜곡을 아우이자 애제자로 대했고 혜곡은 간송을 큰형님이자 스승으로 존경했다고 한다. 최순우는 간송이 감사의 마음으로 혜곡에게 선물한 필명이다. 혜곡의 집안 항렬자인 순박할 순(淳)에 간송 집안 아들항렬 돌림자인 비 우(雨)자를 합해 순우(淳雨)라는 필명을 만들어 준 것이다. 처음에는 최희순이라는 본명과 병행해서 사용하다가 1950년대 후반부터는 최순우란 이름을 본명처럼 썼다. 간송은 스승 위창 오세창에게서 물려받은 문화재 감식안과 필생의 안목을 혜곡에게 낱낱이 전수했다. 위창과 간송이 고졸 출신의 혜곡을 한국미의 순례자에 오르게 했다. 스물네 살 때 조선의 거부 40인에 들 정도로 엄청난 재산을 물려받은 뒤 위창으로부터 받은 ‘문화보국’의 기치를 마음에 심은 간송이 왜 하필 성북동에 최초의 사설박물관을 지었을까. 간송 또한 만해처럼 식민지의 수도 경성을 등지고, 일제의 눈에 띄지 않는 곳에 숨고자 했다. 1938년 4년여의 공사 끝에 최초의 조선인 건축가 박길룡이 설계한 박물관이 완공되자 위창은 ‘빛나는 보배를 모아 두는 집’이라는 뜻에서 미술관 건물을 보화각이라고 명명했다. 그러나 박물관의 본래 이름은 북단장(北壇莊)이었다. 1934년 수장고로 사용할 건물이 먼저 완성되자 위창은 북단장이라는 당호를 붙였다. 일제가 사직단과 합친다며 선잠단을 해체하자 사람들이 박물관 터를 ‘북쪽에 있는 선잠단’이라는 뜻에서 북단이라고 불렀기 때문이다. 현대의 성북동을 이루는 근대의 간송미술관은 결국 중세 선잠단에 뿌리를 두고 있다. 글 노주석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원장 사진 문희일 연구위원 ●다음 일정 : 송파(백제의 꿈) ●일시 : 9월 15일(토) 오전 10시~낮 12시 ●집결 장소 :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 6번 출구 앞 ●신청(무료)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 “2021년 초까지 비핵화 가능… 韓, 美중간선거 활용법 고민해야”

    “2021년 초까지 비핵화 가능… 韓, 美중간선거 활용법 고민해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5일 비핵화 목표 시한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임기 내’(2021년 1월까지)를 제시하고, 바로 다음날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편지가 내게 오고 있는데, 긍정적 편지일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는 등 교착 상태에 빠졌던 북·미 비핵화 협상이 급진전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신문은 10일 김연철 통일연구원장과 긴급 인터뷰를 갖고 급물살을 타고 있는 한반도 정세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김 원장은 “2021년 1월까지 비핵화가 가능하다”는 시각을 보였다.→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를 비핵화 시한으로 제시했는데 기술적으로 시간이 너무 촉박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핵화 대상은 핵무기, 핵물질, 핵시설, 핵지식 등 4가지다. 이 중에 핵시설 폐기는 정말 시간이 많이 걸린다. 수명이 다한 구형 원자로를 폐쇄하는 데만 15년이 필요하다. 건물을 부수는 것은 금방이지만 제염(방사성물질의 제거) 과정 때문이다. 게다가 핵지식은 북·미 관계가 악화되면 언제든 가역적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 임기 내에 북핵 문제를 해결하자는 의미는 ‘위협요소의 해소’로 봐야 한다. 북핵이 한반도와 동북아 지역 질서에 더이상 위협이 되지 않는 상태, 즉 핵무기와 핵물질 문제의 해결을 뜻한다. 이는 주어진 시한 내에 가능하다. →그렇다면 나머지 핵시설과 핵지식은 어떻게 되는 건가. -위협 요소가 해결되면 핵시설 폐기는 장기적으로 진행하면 된다. 핵지식은 ‘협력적 위협감소 프로그램’(CTR)을 시행할 수 있다. 새로운 직업에 종사할 수 있게 대체 산업을 조성해 주고 직업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과거 옛 소련의 미사일 기지를 해체할 때 원자력 공학자, 군인, 주민들에게 신발 공장을 지어줬고 리비아에서는 화학공장을 비료 공장으로 전환해 준 사례가 있다. →지난 5일 김 위원장은 “종전선언과 주한미군 철수는 무관하다”는 발언도 했는데. -북한 외교안보 담당자들은 원칙적 입장을 강조하지만 김 위원장은 정세 진전을 위해 실용적 입장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올해 3월 5일 특사단의 1차 방북에서 김 위원장은 한·미 군사훈련과 남북 관계를 연계하지 않겠다고 했고 이산가족 상봉 행사 때도 탈북 여종업원의 송환 문제와 분리하겠다고 했었다. 이번 발언은 세 번째로 확인된 김 위원장의 실용적 모습이다. 향후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이런 실용적 입장을 어떻게 관계 진전으로 살려 나갈지가 중요하다. →김 위원장이 특사단에 “왜 내 비핵화 의지를 안 믿나”라고 답답함을 표출했다는데, 진심일까. -그렇게 본다. 입장을 바꿔 놓고 생각하면 쉽다. 북한 입장에서 (경제 집중 노선으로) 전환을 했고, 전환 의지를 (풍계리 핵실험장 및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폐기 등) 사전 비핵화 조치로 발신했는데 국제 사회가 의미 있게 받지 않으니 답답할 거다. →지난 9일 치러진 북한의 열병식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트럼프 대통령이 반응한 것처럼 일단 열병식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안 나왔고 김 위원장의 연설도 없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연설도 초점은 경제였다. 북한의 현 생각과 향후 정책 방향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친서를 보냈는데 친서에 구체적인 내용이 있을까. -지금 상황에서는 정상 간 의사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자주 만날 환경이 아니고 통화까지 할 정도의 사이가 되지는 않았으니 친서가 역할을 하고 있다. 친서 내용이 원칙적이어도 양측 지도자 사이에 신뢰를 유지하는 데는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남북 관계 진전을 원하는 편에서는 남북 교류를 가로막는 대북 제재에 대해 불만이 많은 것 같다. -제재란 특정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이다. 봉쇄조치와 다르다. 대북 제재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한반도의 평화 안정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제재 상황에서도 할 수 있는 것이 적지 않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 유해 공동발굴, 체육·문화 교류, 군사적 신뢰 구축 등이다.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에 따르면 북한의 행동에 따라 제재를 강화하거나 완화, 중단, 폐기할 수 있다. 지난해 11월 이후 북한이 상황 악화 조치를 중단했기 때문에 일정한 평가를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본다. →한국 정부는 연내 종전선언이 목표다. 하지만 진전이 안 되자 각국의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내용을 간단히 하자는 주장이 나온다. -남·북·미·중 4자의 공통분모를 뽑으려면 최소한의 내용으로 갈 수밖에 없다. 또 종전선언은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초기 상응조치이니 논란도 적을수록 좋다. 따라서 ‘한반도 전쟁은 끝났다. 관련 당사국들은 평화정착을 위해 노력한다’는 두 문장이면 족하다고 본다. 이어 4자가 평화협정을 위한 회담을 시작하면 될 것이다. 연내 종전선언은 비핵화 과정의 빠른 시작을 위해 중요하다. 만일 4개국 정상의 일정을 조율하는 게 쉽지 않다면 고위급 선언도 검토할 수 있겠다. →북·미 양측이 출구를 공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선은 입구를 열어야 할 텐데. -우선 트럼프 임기 내에 위협요소를 해소하는 중기 목표(2년 시간표)를 설정하면 된다. 비핵화는 쉬운 문제부터 시작하는 게 좋다. 체제안전보장 없이 핵무기 대외 이전이나 핵물질·시설·무기에 대한 모든 신고목록을 제출하라는 제안은 현재 신뢰 수준으로는 힘들다. 영변 핵시설 해체로 시작하거나 단계적으로 신고 목록을 제출하는 방식이 필요할 것이다.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면서 북핵 문제에 지속적으로 악영향을 줄까 우려된다. -6자 회담 등 역사적으로 북핵 문제가 해결되는 국면에는 미·중 협력이 있었다. 남·북·미가 연쇄 정상회담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미·중 갈등 변수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하지만 종전선언과 평화협정의 당사자인 중국을 배제할 수는 없다. ‘한·미·일 대 북·중·러’의 대결 구도로는 핵 문제를 풀기 힘들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한국은 최소한 미·중 무역전쟁과 북핵 문제를 분리하자고 미국과 중국을 설득해야 한다. 중국은 큰 반대가 없겠지만 미국의 반응이 관건이다. 한국 외교에 어려운 숙제다. →한반도 평화 구축과 관련한 핵심 변수를 하나만 꼽는다면. -미국 중간선거다. 북·미의 입장 차가 크지만 공통 이해관계가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에서 승리하려면 외교적 실적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동맹국과 충돌하는 상황에서 북 비핵화 협상을 이끌어 가야 한다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이를 아는 북한은 중간선거 전에 체제안전보장을 받으려고 한다. 한국은 중간선거 활용법을 생각해야 한다. 결국 한국의 역할은 내비게이터다. 어려운 고비가 오면 남북 관계가 북·미보다 한발 정도 앞에 나가면서 해소 국면을 끌어낼 수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김연철 원장은 학문적 이론과 현장 정책 경험을 겸비한 전문가로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식견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64년 강원 동해에서 태어났고 성균관대에서 정치외교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삼성경제연구소 북한연구팀 수석연구원과 고려대 아세안문제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2004년부터 2년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정책보좌관을 지냈다. 현재 인제대 통일학부 교수를 휴직 중이다. 4·27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자문위원으로 활동했고 회담 만찬에도 참석했다. 저서로는 ‘북한의 산업화와 경제정책’, ‘냉전의 추억’, ‘협상의 전략’, ‘70년의 대화’ 등이 있다.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⑥ 가족이 말하는 ‘그’ 정오성씨 사례로 본 ‘처벌불원’ 판결문 “형량을 선고하겠습니다. 피고인은 치매에 걸린 늙은 아내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습니다.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것입니다. 하지만 수십년간 동고동락한 배우자가 치매로 허물어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고통은 직접 겪어 보지 않곤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사건처럼 간병인 본인 역시 고령에 치매를 앓는 상황에선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한 상태에 다다랐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지난해 4월 인천지법 제15형사부 법정. 재판장 허준서 부장판사가 담담한 목소리로 판결문을 낭독했다. 이날 선고가 이색적이었던 건 총 8장의 판결문 중 6장이 양형(형량을 정하는 일) 이유로 채워진 것이다. ‘범죄 사실-증거 요지-법령 적용-양형 이유’ 순으로 구성되는 판결문에서 통상 양형은 짧게는 한 문단, 길어야 1장 내외다. 재판부가 특별히 양형에 긴 시간을 할애한 것은 그만큼 고민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피고인 정오성(85·가명)씨가 처한 암울했던 현실과 아비를 용서해 달라는 자녀들의 호소를 최대한 반영하려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씨는 지난해 1월 인천 자신의 집에서 말다툼하다 순간적으로 격분해 아내(85)를 살해했다. 아내는 5년 전부터 거동이 불편했고, 정씨가 사실상 혼자 간병했다. 원래는 정씨 자녀 9남매 중 막내인 아들이 이들을 부양했다. 그러나 2012년 막내아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노부부만 살게 됐다. 아내가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것도 막내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녀들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아내처럼 심하진 않지만 정씨도 치매를 앓고 있었다. “어머니를 이미 끔찍한 사고로 잃었는데, 아픈 아버지마저 감옥에서 돌아가시게 하는 비극을 겪지 않게 해주십시오. 자식들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아버지를 모시겠습니다. 병든 아버지가 간병 과정에 받았던 스트레스가 이런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정도로 심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자식들 모두 죄책감에 참담할 뿐입니다.” 정씨의 자녀들은 눈물로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 사건의 경우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하는 형량(양형 기준)은 징역 5~8년이다. 살인 동기에 따라 5가지로 구분되는 살인죄 중 제1유형 ‘참작동기살인-가중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참작동기살인’은 특별히 참작할 동기가 있는 살인으로, 살인죄 중에서도 가장 형량이 가볍다. 다만 숨진 아내가 범행에 저항할 수 없는 ‘취약한’ 피해자였고, 범행 수법이 잔혹했다는 점은 가중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양형 기준보다 크게 낮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건은 고령화사회 진입과 가족해체 등에 따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으로 비극적인 사태가 개인의 반사회적 성향이나 악한 마음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가족이 서로 상처를 보듬고, 어머니를 비명에 떠나보낸 슬픔과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도록, 아버지를 가족의 품에 돌려보내는 것도 법이 허용하는 선처와 관용”이라고 판시했다. 취재진이 지난 7월 이씨의 집을 찾아갔을 땐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웃들은 “6개월 전 자녀들이 이씨를 모셔 갔다”고 했다. 자녀들이 재판부와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서울신문이 분석한 ‘간병살인’(미수 포함) 판결문 108건 중 50건(46.3%)은 이처럼 남은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해 형량 감경(특별양형인자) 요인이 됐다. 선처를 호소한 50건 중 20건(40%)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016년 한 해 동안 선고가 난 살인사건 727건(1심 기준) 중 집행유예 비율이 20.2%(147건)인 걸 감안하면 2배가량 높다. 가족의 손에 의해 숨이 끊어지는 순간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배신감, 분노, 허탈함, 슬픔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온 이들은 이런 감정을 잊고 가해자를 용서한 경우가 많다. “갈 때 안 됐나. 빨리 가라. 몇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가라. 여러 사람 피해 끼치지 말고….” 지난해 10월 울산의 한 원룸. 김상철(23·가명)씨는 화장실 천장에 밧줄을 건 뒤 아버지(52)에게 모진 말을 퍼부었다. 이날 아들은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요양시설에 있던 아버지가 소란을 피우다 쫓겨나 집으로 왔기 때문이다. 당뇨를 앓는 아버지는 한쪽 발목을 절단하는 등 거동이 불편했다. 젊은 시절 돈도 벌지 않고 가정폭력을 휘두른 아버지였지만, 김씨는 힘이 닿는 데까지 돌보고 요양시설로 모셨었다. 그런 아버지가 다시 나타나자 감정이 폭발한 것이다. 김씨는 밧줄로 직접 아버지 목을 졸랐다. 한 10초 정도 당겼을까. 아버지가 켁켁거리며 발버둥치자 김씨도 이성이 돌아왔다. 손에 힘을 풀었고, 다행히 아버지는 병원에서 회복했다. 김씨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씨가 실형을 피할 수 있었던 건 친척은 물론 아버지까지 선처를 호소해서다. “나쁜 애가 아닙니다. 제가 술에 절어 정상적으로 가정을 꾸리지 못했습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와중에도 학업에 열중해 대학에 진학한 애입니다. 대학도 장학금과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다니고 있어요.” 김씨도 아버지를 다시 요양시설에 모시고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깊이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와서 그 이야기를 물어보는 이유가 뭔데? 우리 시동생… 억울하게 죽었어.” 경기도 연천에 사는 김순래(80·여·가명)씨는 7년 전 일에 대해 어렵게 입을 열었다. 30년 넘게 같은 마을에 살던 동서 이연순(당시 72·여·가명)씨가 치매에 걸린 남편(76·김씨 시동생)을 살해한 사건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아 했다. 처음에 김씨는 “자기도 사람이면 후회 많이 했겠지. 그래서 감옥 갔잖아. 하지만 가족들은 쉽게 용서가 안 돼”라며 이씨를 원망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1시간가량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서히 감정의 변화가 엿보였다. “사실 힘들었어…. 남편 증세가 갑자기 나빠졌거든. 뜬금없이 벽을 보며 절을 하지 않나, 사람들이 독약을 뿌려 자기를 죽인다고도 하지 않나. 대소변도 가리지 못해 이씨가 하루에도 몇 번씩 기저귀를 갈았지.” 이씨의 남편은 원래 요양시설에 있었지만, 기저귀를 찢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해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이씨도 고령인 데다 당뇨와 우울증 등 지병을 앓고 있었다. 사건 전날 밤 남편은 이상행동을 말리는 이씨에게 손찌검을 했고, 온몸에 이불을 감은 채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다음날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술을 마시던 이씨는 자고 있던 남편을 둔기로 내리쳤다. “이씨가 젊은 시절 음식 솜씨도 좋고 상냥했어. 우리 시어머니로부터 항상 ‘며느리 중 네가 최고’라는 칭찬을 받았지. 말년에 이런 일을 벌일지는 꿈에도 몰랐어. 내 남편은 5년 전쯤 먼저 갔어. 사실 남편이 안 가고 치매에 걸렸다면 나도 버텼을까 싶기는 해. 한순간 욱한 감정만 참았다면 그렇게 감옥 안 갔을 건데….” 이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국민참여재판을 받았고 자녀들이 선처를 호소했지만 7명의 배심원 모두 실형을 결정했다. 이씨는 형기가 1년가량 남은 지난해 건강이 악화돼 가석방됐다. 조카가 이씨를 강원도로 모시고 갔다고 한다. 이씨 자녀들은 사건 이후 다시는 이 마을에 오지 않았다. 큰어머니인 김씨와도 연락을 끊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열린세상] 대도시로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열린세상] 대도시로 사람들이 몰리는 이유/홍춘욱 키움증권 투자전략팀장

    서울 부동산 가격의 급등세가 심상찮다. 2018년 8월 전국 주택 가격(KB 기준)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단 1.8% 상승하는 데 그쳤지만, 서울 아파트 가격은 같은 기간 8.8% 상승했다.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정부 일각에서는 두 가지 정책 대안이 제시되는 듯하다. 하나는 수도권에 소재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추가적으로 보내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그린벨트를 해제해 서울에 인접한 지역에 대규모 공공택지를 조성하자는 안이다. 물론 이 두 대안 모두 꽤 일리가 있다.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보내면 서울이나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의 지방 이동을 촉진하고 국토의 균형 발전을 도모할 수 있으며, 그린벨트를 해제함으로써 서울 및 수도권에 주택을 넉넉하게 공급할 수 있다. 이상의 두 대안 중 어떤 것이 더 나을까? 필자는 두 번째 안에 더 끌린다. 왜냐하면 지방 분산 정책이 오히려 국가 경제 전체에 손실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지리경제학자 엔리코 모레티는 사람과 기업들이 집값이 비싼 도시로 몰려드는 이유를 지식의 전파에서 찾는다. 즉 첨단기술 산업은 이용 가능한 숙련 인력, 전문적인 공급 업체들 그리고 지식의 흐름을 지원할 만큼 충분히 대규모인 혁신 중심지에 자리 잡음으로써 “더 창의적이고 더 생산적으로 변모”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즉 비싼 토지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도시 인근에 설비를 늘리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이야기다. 한국도 이런 부분에서 마찬가지다. 전기전자산업은 수출에서 35.4%를 차지하는 핵심적인 산업이다. 가전과 핸드폰 등 수많은 설비가 저렴한 인건비를 찾아 해외로 이전했지만, 핵심 설비는 여전히 한국에 남아 있다. 핵심 설비가 한국을 떠나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클러스터의 존재도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클러스터, 다시 말해 특정 지역에 자리잡은 산업과 학교 그리고 연구소의 거대한 덩어리가 생산성 향상에 가장 중요한 기여를 하기 때문이다. 인접한 학교에서 공동 연구가 진행되며, 학생들은 첨단 산업에서 필요로 하는 기술이 무엇인지 배우고 습득하기에 기업들은 필요한 인재를 쉽게 구할 수 있다. 반면 수도권 소재 공공기관의 대규모 지방 이전 조치는 이미 존재하던 클러스터를 해체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필자는 지방으로 이전한 모 공공기관 출신이기에 지방 이전이 어떤 결과를 초래했는지 조금은 알고 있다. 서울에 있었으면 다른 회사를 방문하러 가는 길에 지인을 만나 정보를 교환하고,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이 정확한 것인지 점검하는 게 손쉬웠다. 더 나아가 부부가 맞벌이하는 경우에도 따로 떨어져 살 이유가 없었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 최고의 허브로 부각되는 인천공항이 인접해 있어서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해 정보를 취득하기도 손쉬웠다. 그러나 지금은 이 모든 것이 꽤 어려운 일이 됐다. 일각에서는 ‘화상회의’라는 좋은 시스템을 왜 활용하지 않느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인간은 오랜 시간에 걸쳐 개인적인 접촉을 하며 정보를 공유하는 데 익숙해져 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노벨상 수상자를 가장 많이 배출한 미국의 벨연구소를 관찰했던 경영학자 앨릭스 펀들랜드는 “탁월한 성취를 기록하는 사람들은 사람들과 끈끈한 관계를 이어 가며, 자신의 영역이 아니라 다른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들과 소통하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마디로 말해 혁신은 사무실의 복도에서 상시적으로 이뤄지는 잡담에서 이뤄지며, 노벨상 수상자들은 이 잡담을 주도하는 사람들이라는 이야기다. 물론 서울 부동산 가격의 안정은 매우 중요한 정책 목표라는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그에 못지않게 혁신산업의 발전이 중요하며, 특히 엔리코 모레티가 지적했듯 “대도시 지역 한 곳에서 첨단 기술 일자리가 한 개 늘어날 때마다 장기적으로 다섯 개의 추가적인 일자리가 첨단 기술 분야 밖에서 창출된다”는 점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혁신산업을 육성하고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서울 인근에 저렴하게 임대주택을 공급하고, 미세먼지를 줄일 다양한 대안도 실행할 수 있지 않겠는가.
  •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간병살인 154인의 고백] “늙은 아내 살해한 남편도 치매”…법의 관용

    정오성씨 사례로 본 ‘처벌불원’ 판결문 “형량을 선고하겠습니다. 피고인은 치매에 걸린 늙은 아내를 둔기로 내리쳐 살해했습니다. 사람의 생명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엄한 것입니다. 하지만 수십년간 동고동락한 배우자가 치매로 허물어지는 모습을 지켜봐야 하는 고통은 직접 겪어 보지 않곤 말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이 사건처럼 간병인 본인 역시 고령에 치매를 앓는 상황에선 육체적, 정신적으로 극한 상태에 다다랐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습니다.”지난해 4월 인천지법 제15형사부 법정. 재판장 허준서 부장판사가 담담한 목소리로 판결문을 낭독했다. 이날 선고가 이색적이었던 건 총 8장의 판결문 중 6장이 양형(형량을 정하는 일) 이유로 채워진 것이다. ‘범죄 사실-증거 요지-법령 적용-양형 이유’ 순으로 구성되는 판결문에서 통상 양형은 짧게는 한 문단, 길어야 1장 내외다. 재판부가 특별히 양형에 긴 시간을 할애한 것은 그만큼 고민이 많았다는 방증이다. 피고인 정오성(85·가명)씨가 처한 암울했던 현실과 아비를 용서해 달라는 자녀들의 호소를 최대한 반영하려 했다는 뜻이기도 하다. 정씨는 지난해 1월 인천 자신의 집에서 말다툼하다 순간적으로 격분해 아내(85)를 살해했다. 아내는 5년 전부터 거동이 불편했고, 정씨가 사실상 혼자 간병했다. 원래는 정씨 자녀 9남매 중 막내인 아들이 이들을 부양했다. 그러나 2012년 막내아들이 세상을 떠나면서 노부부만 살게 됐다. 아내가 급격히 건강이 나빠진 것도 막내아들의 갑작스런 죽음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이다. 자녀들 이름도 기억하지 못했다. 아내처럼 심하진 않지만 정씨도 치매를 앓고 있었다. “어머니를 이미 끔찍한 사고로 잃었는데, 아픈 아버지마저 감옥에서 돌아가시게 하는 비극을 겪지 않게 해주십시오. 자식들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주신다면 최선을 다해 아버지를 모시겠습니다. 병든 아버지가 간병 과정에 받았던 스트레스가 이런 극단적인 결과를 가져올 정도로 심했다고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자식들 모두 죄책감에 참담할 뿐입니다.” 정씨의 자녀들은 눈물로 재판부에 호소했다. 이 사건의 경우 대법원 양형위원회가 권고하는 형량(양형 기준)은 징역 5~8년이다. 살인 동기에 따라 5가지로 구분되는 살인죄 중 제1유형 ‘참작동기살인-가중영역’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참작동기살인’은 특별히 참작할 동기가 있는 살인으로, 살인죄 중에서도 가장 형량이 가볍다. 다만 숨진 아내가 범행에 저항할 수 없는 ‘취약한’ 피해자였고, 범행 수법이 잔혹했다는 점은 가중 요인으로 작용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양형 기준보다 크게 낮은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사건은 고령화사회 진입과 가족해체 등에 따른 우리 사회의 어두운 단면으로 비극적인 사태가 개인의 반사회적 성향이나 악한 마음 때문이라고 보기 어렵다”면서 “가족이 서로 상처를 보듬고, 어머니를 비명에 떠나보낸 슬픔과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위로받을 수 있도록, 아버지를 가족의 품에 돌려보내는 것도 법이 허용하는 선처와 관용”이라고 판시했다. 취재진이 지난 7월 이씨의 집을 찾아갔을 땐 다른 사람이 살고 있었다. 이웃들은 “6개월 전 자녀들이 이씨를 모셔 갔다”고 했다. 자녀들이 재판부와 한 약속을 지킨 것이다.서울신문이 분석한 ‘간병살인’(미수 포함) 판결문 108건 중 50건(46.3%)은 이처럼 남은 가족들이 선처를 호소해 형량 감경(특별양형인자) 요인이 됐다. 선처를 호소한 50건 중 20건(40%)은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2016년 한 해 동안 선고가 난 살인사건 727건(1심 기준) 중 집행유예 비율이 20.2%(147건)인 걸 감안하면 2배가량 높다. 가족의 손에 의해 숨이 끊어지는 순간 느끼는 감정은 무엇일까. 배신감, 분노, 허탈함, 슬픔 등이 떠오른다. 하지만 죽음의 문턱에서 되돌아온 이들은 이런 감정을 잊고 가해자를 용서한 경우가 많다. “갈 때 안 됐나. 빨리 가라. 몇년 전부터 기다리고 있었다. 가라. 여러 사람 피해 끼치지 말고….” 지난해 10월 울산의 한 원룸. 김상철(23·가명)씨는 화장실 천장에 밧줄을 건 뒤 아버지(52)에게 모진 말을 퍼부었다. 이날 아들은 화가 많이 나 있었다. 요양시설에 있던 아버지가 소란을 피우다 쫓겨나 집으로 왔기 때문이다. 당뇨를 앓는 아버지는 한쪽 발목을 절단하는 등 거동이 불편했다. 젊은 시절 돈도 벌지 않고 가정폭력을 휘두른 아버지였지만, 김씨는 힘이 닿는 데까지 돌보고 요양시설로 모셨었다. 그런 아버지가 다시 나타나자 감정이 폭발한 것이다. 김씨는 밧줄로 직접 아버지 목을 졸랐다. 한 10초 정도 당겼을까. 아버지가 켁켁거리며 발버둥치자 김씨도 이성이 돌아왔다. 손에 힘을 풀었고, 다행히 아버지는 병원에서 회복했다. 김씨는 존속살해미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김씨가 실형을 피할 수 있었던 건 친척은 물론 아버지까지 선처를 호소해서다. “나쁜 애가 아닙니다. 제가 술에 절어 정상적으로 가정을 꾸리지 못했습니다.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와중에도 학업에 열중해 대학에 진학한 애입니다. 대학도 장학금과 아르바이트해서 번 돈으로 다니고 있어요.” 김씨도 아버지를 다시 요양시설에 모시고 법원에 반성문을 제출하는 등 깊이 뉘우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 와서 그 이야기를 물어보는 이유가 뭔데? 우리 시동생… 억울하게 죽었어.” 경기도 연천에 사는 김순래(80·여·가명)씨는 7년 전 일에 대해 어렵게 입을 열었다. 30년 넘게 같은 마을에 살던 동서 이연순(당시 72·여·가명)씨가 치매에 걸린 남편(76·김씨 시동생)을 살해한 사건을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아 했다. 처음에 김씨는 “자기도 사람이면 후회 많이 했겠지. 그래서 감옥 갔잖아. 하지만 가족들은 쉽게 용서가 안 돼”라며 이씨를 원망하는 마음을 내비쳤다. 하지만 1시간가량 취재진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서히 감정의 변화가 엿보였다. “사실 힘들었어…. 남편 증세가 갑자기 나빠졌거든. 뜬금없이 벽을 보며 절을 하지 않나, 사람들이 독약을 뿌려 자기를 죽인다고도 하지 않나. 대소변도 가리지 못해 이씨가 하루에도 몇 번씩 기저귀를 갈았지.” 이씨의 남편은 원래 요양시설에 있었지만, 기저귀를 찢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해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데려왔다고 한다. 이씨도 고령인 데다 당뇨와 우울증 등 지병을 앓고 있었다. 사건 전날 밤 남편은 이상행동을 말리는 이씨에게 손찌검을 했고, 온몸에 이불을 감은 채 데굴데굴 굴러다녔다. 다음날 새벽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고 술을 마시던 이씨는 자고 있던 남편을 둔기로 내리쳤다. “이씨가 젊은 시절 음식 솜씨도 좋고 상냥했어. 우리 시어머니로부터 항상 ‘며느리 중 네가 최고’라는 칭찬을 받았지. 말년에 이런 일을 벌일지는 꿈에도 몰랐어. 내 남편은 5년 전쯤 먼저 갔어. 사실 남편이 안 가고 치매에 걸렸다면 나도 버텼을까 싶기는 해. 한순간 욱한 감정만 참았다면 그렇게 감옥 안 갔을 건데….” 이씨는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국민참여재판을 받았고 자녀들이 선처를 호소했지만 7명의 배심원 모두 실형을 결정했다. 이씨는 형기가 1년가량 남은 지난해 건강이 악화돼 가석방됐다. 조카가 이씨를 강원도로 모시고 갔다고 한다. 이씨의 자녀들은 사건 이후 다시는 이 마을에 오지 않았다. 큰어머니인 김씨와도 연락을 끊었다. 탐사기획부 tamsa@seoul.co.kr 탐사기획부 유영규 부장, 임주형·이성원·신융아·이혜리 기자
  • “예산 쪼개 인출” “인편 수령”… 양승태 사법부의 깨알 지시

    행정처가 일선 법원 공보 예산 현금화 법원장 등에 3억 5000만원 지급 문건 나와 비자금 조성·상고법원 로비 수사 탄력 재판거래 의혹 등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6일 법원행정처 예산담당관실과 재무담당관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이 법원행정처 사무실을 공개적으로 압수수색한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이다. 비자금 조성 의혹 등 상고법원 로비를 위한 예산과 재무 내역 등을 확보하면서 수사가 진척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날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다. 박병대 전 법원행정처장, 강형주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등 전직 고위 법관들의 사무실과 주거지에 대해서는 영장이 기각됐다. 법원은 ‘자료가 남아 있을 개연성이 희박하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하면서 판사 사무실이 아닌 예산·재무담당관실 등 일반직 사무실에만 영장을 발부했다. 예산담당관실은 기획조정실 산하 부서로 전국 법원의 예산과 결산을 담당하고 재무담당관실은 행정관리실 산하로 각종 계약, 법인카드 등을 담당한다. 검찰은 비자금 의혹이 제기된 법원 공보관실의 운영비 예산 집행 관련 서류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검찰은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일선 법원의 공보 예산 3억 5000만원을 현금화해 법관 비위 근절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2015년 3월 5일 전남 여수의 한 호텔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법원장 등 고위 법관 격려금에 사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한 문건과 진술 등을 확보한 상태다. 압수수색 영장을 번번이 기각한 법원은 검찰이 확보한 문건과 진술에 불법성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있어서 영장을 발부할 수밖에 없었다. 문건에는 비자금 조성 과정에서 ‘의심을 피하기 위해 (예산을) 소액 분할 인출해야 한다’, ‘예산을 인편으로 수령한 다음 공보관이 수령했다는 서명 날인을 하라’는 주문이 적혀 있었다. 검찰 관계자는 “비자금이 각급 법원장에게 전달된 것이 계획적이고 범죄 의도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해 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검찰은 임 전 실장 후임으로 기조실장을 지낸 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사무실도 압수수색했다. 검찰 관계자는 “강제징용 재판 거래와 인권법연구회 해체와 관련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 부장판사는 강제징용 대법원 판결을 뒤집거나 재판을 지연시키는 방안을 추진하기 위해 외교부 등과 협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 의료진인 김영재 원장 부부의 특허분쟁 소송 자료를 청와대에 불법 제공하는 데 관여한 의혹을 받는 유해용 전 대법원 수석재판연구관에 대해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이 기각했다. 법원은 “공공기록물관리법위반죄 등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기각 사유를 댔다. 검찰은 “심각한 불법 상태를 용인하고 증거인멸의 기회를 주는 결과”라며 “대법원에 기밀자료 불법 반출에 대한 고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해외 언론들 “북·미 협상 다시 정상궤도 오를 거란 희망 줬다”

    일각선 “실행 계획은 없다” 우려 목소리 中외교부 “평양회담 환영… 성공 기원” 日 관방 “양국 합의, 구체적인 행동 기대” 中 서열 4위 왕양, 북한 대사관 전격 방문 문재인 정부의 대북 특사단 방북 결과가 6일 발표되자 AP통신, CNN,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은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임기 내에 비핵화를 원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확고한 믿음이 있다’ 등의 내용으로 긴급 타전했다. 블룸버그는 “한국의 대북 특사단이 북한을 방문, 김 위원장을 만난 뒤 핵 관련 회담에서 미국과 협력하기로 합의했다”면서 “비핵화와 평화 정착, 군사적 긴장 완화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라고 전했다. 로이터통신은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2021년 1월) 내에 비핵화를 실현해 북·미 관계를 개선하고 싶다는 의사를 피력했다”면서 “김 위원장이 북한 핵무기 프로그램 해체의 잠재적 시간표를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평가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가이익센터 국방연구국장은 트위터에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재확인한 건 좋은 일이다. 남북 정상이 사흘간 (대화를) 하기로 한 것도 훌륭하다”면서 “우리가 ‘결승선’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는 동안에는 ‘화염과 분노’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도를 방문 중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지난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핵화 달성을 위해 한 약속을 충족하려면 “할 일이 여전히 산적하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이) 그동안 핵무기 실험이나 미사일 발사 실험을 하지 않았다”고 평가하면서도 “전략적인 전환을 위한 작업이 계속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고 AFP 통신은 전했다. 일각에서는 구체적인 비핵화 실행 계획이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비핀 나랑 미 매사추세츠공대(MIT) 국제정치학 교수는 트위터에 “대북 특사단 브리핑에서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이 등장하지 않는다”면서 “이는 (북한이) 일방적인 무장해제(비핵화)는 하지 않겠다는 뜻”이라고 주장했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남북이 9월 중순 정상회담을 개최하기로 한 데 환영을 표한다”면서 “중국은 남북이 한반도 비핵화 실현과 한반도의 영구적 평화를 추구하는 것을 시종일관 지지한다”고 말했다. 그는 “남북 지도자의 평양 회담이 순조롭게 개최돼 적극적인 성과를 거두길 희망한다”면서 “중국은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특사단 방북을 포함한 남북 간 접촉이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북한 체제 보장 등) 북·미 간 합의 이행을 위한 구체적 행동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후 중국 지도부 서열 4위인 왕양(汪洋) 중국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겸 전국정치협상회의 주석이 베이징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기념일(9·9절) 환영 연회에 중국 측 주빈으로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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