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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적 편견에도 꿈 키우는 아이들… 자립 돕는 지원제도 ‘미미’

    사회적 편견에도 꿈 키우는 아이들… 자립 돕는 지원제도 ‘미미’

    자격증 준비 서씨 “한류 전파 헤어숍 꿈” 태혁군 “체육 교사 돼 어려운 친구 지원” 민지양 “아이들 돕는 사회복지사 될 것” 조손가정 관할 복지부·여가부 등 혼재 복지센터 공무원 판단 따라 지원 달라 전문가 “정기조사 통해 실질적 지원을”“집이 너무 좁아 할머니가 거실에서 주무시는 게 늘 마음에 걸렸어요. 독립하고 나니까 할머니도 편하고, 저도 나만의 공간이 생겨서 좋아요.”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한 원룸에서 만난 서유진(21·이하 가명)씨는 할머니 이야기가 나오자 밝게 웃었다. 이혼한 부모 대신 유치원 때부터 할머니, 오빠와 함께 지낸 서씨는 지난 9월부터 혼자 살기 시작했다. 약 25㎡(7.5평)의 방에 서씨가 내는 돈은 월 3만원이 안 된다. 2년 동안 보증금이나 월세를 내지 않아도 되고, 수도와 전기료 등 관리비만 부담한다. 매달 20만원가량 자립 경비도 받는다. 아동권리보장원이 주거지원 통합서비스를 지원해준 덕이다. 15만 3000가구에 이르는 조손가정에서 자란 아동은 애정 결핍과 빈곤을 경험해 사회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할 것이라는 편견에 시달린다. 그러나 어려운 환경에 굴하지 않고 꿈을 향해 달려가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 오히려 성인이 된 후 또래보다 빨리 자립해 능동적으로 인생을 꾸리기도 한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서울가정위탁지원센터 박하나 대리는 “서씨는 이제 막 성인이 된 어린 나이인데도 적극적으로 생활 지원 정보를 알아보고, 지역아동센터 추천서도 스스로 받아왔다”면서 “평소에도 동사무소를 찾아 지원 안내문 등을 읽고, 김치도 받아갈 정도로 꼼꼼하다”고 전했다. 서씨의 꿈은 유명한 헤어 디자이너가 되는 것이다. 그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식 헤어 스타일링이 인기가 많은데, 외국어 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한류를 전파하는 1인 헤어숍을 열고 싶다”고 말했다. 벌써 미용사 국가자격증을 딴 서씨는 이용사 자격증 시험도 준비하고 있다. 얼마 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친 고등학생 태혁(18)군의 꿈은 체육 교사다. 태혁이에게 꿈을 심어준 건 “넌 할 수 있다”는 선생님의 응원 한마디였다. 태혁이는 “중학교 때까지 뭘 하고 싶은지 몰라 진로를 고민했는데, 당시 체육 선생님이 ‘절대 기죽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 응원해주셨다”면서 “훌륭한 선생님이 돼서 저처럼 집안 사정이 어려워 운동을 못 하는 친구들을 돕고 싶다”고 말했다. 태혁이를 20년 동안 홀로 키운 친조모 박순영(72)씨는 “설탕 살 돈도 없어 사카린 덩어리를 끓여 겨우 먹일 정도로 가난했는데, 그때마다 도와준 사람이 너무 많다”고 고마워했다. 박씨는 “애가 아파도 병원비 부담에 계속 미루다 거의 죽을 위기가 돼서야 병원을 갔다. 그런데 의사가 병원비를 한사코 마다하더라”면서 “나중에 돈을 구해 갚으러 갔을 때도 ‘애한테 맛있는 거 사 먹이라’며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남동생과 함께 할머니 손에서 자란 고등학교 1학년 민지(16)양의 허전한 마음을 채워준 사람도 담임 선생님이었다. 민지는 지난 학기 학부모 공개수업 때 담임 선생님의 따뜻한 포옹에 큰 위로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민지는 “학교에 모셔 올 분이 없었는데 선생님이 저를 꼭 끌어안고 ‘엄마’가 돼주셨다”면서 “선생님이 ‘나도 할머니 밑에서 컸는데, 꿋꿋이 살면 꼭 좋은 날이 온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민지는 사회복지사가 되어 자신과 비슷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을 돕고 싶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조손가정 아동이 사회에 뿌리내리려면 개인의 물질적 후원 또는 정신적인 지원에 기대기보다는 촘촘한 제도로 뒷받침해야 한다고 현장 전문가들은 말한다. 어린이재단 광주가정위탁지원센터 박혜지 상담원은 “현재 조손가정을 위한 제도는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등 여러 부처별로 혼재돼 있다”면서 “부모 이혼이라는 비슷한 상황의 아동이라도 관할 복지센터 공무원이 어떤 지원책을 알려주는지에 따라 실제 받는 서비스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실제 똑같은 조건의 조손가정이라도 사회복지사의 판단에 따라 실질적인 지원 여부는 갈린다. 자치단체의 사회복지사가 아동복지법을 적용해 보건복지부 관할 가정위탁 세대로 분류되면 수급비와 가정위탁양육비로 월 20만원을 받는다. 하지만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라 여가부 관할 한부모가족으로 분류할 경우 수급자는 아동 양육비를 받을 수 없는 식이다. 박 상담원은 “양육비 이행지원을 강제하는 한부모가족과 달리 가정위탁 세대는 친부모에게 양육 책임을 물을 법적 근거가 없는 등 비슷한 조손가정이라도 적용법에 따라 지원이 달라진다”면서 “친부모의 자립 상태와 양육 여건 등에 대해 정기적으로 조사하고, 실제 의무를 지도록 하는 장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미·중·러 우주 패권경쟁 본격화

    미·중·러 우주 패권경쟁 본격화

    인류 첫번째 인공위성은 1957년 소련이 쏘아 올렸다. 1961년 우주 공간에 처음으로 나간 인간도 소련의 유리 가가린이었다. 우주기술에 있어 소련에 한참 뒤졌다는 것을 깨달은 미국은 1969년 최초로 달에 유인 우주비행선을 착륙시켰다. 냉전시대 미국과 소련의 우주 패권 경쟁은 최근 미국과 러시아의 우주군 창설 등으로 다시 불이 붙었다. 여기에 중국이 가세하면서 ‘스타워즈’는 3파전 양상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공군 우주사령부를 ‘미국 우주군’으로 지정하는 국방수권법에 서명했다고 CNN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존 레이먼드 우주사령부 사령관은 우주군 참모총장으로 임명됐다. 현재 공군 우주사령부에 있는 현역 비행사와 민간인 군무원 1만 6000명이 우주군에 배치된다. 공군이 30만명, 해병대가 18만명인 데 비하면 매우 작은 규모다. 이들 중 5000~6000명은 실제 우주로 보내질 것이라고 미 공군 관계자는 설명했다. 바바라 바렛 공군성 장관은 “우주군은 노동 집약적 체제인 해병대와 달리 인원으로 평가받지 않는다”면서 “그보단 기술과 능력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레이먼드 사령관은 “추가적인 증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주군 창설 문서에 서명하며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 속에서 우주에서의 미국 우위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언급한 위협은 중국과 러시아를 의미한다. 러시아는 전략 미사일 부대에 편입돼 있던 우주군을 2001년 독립 개편했다. 러시아는 우주군을 2011년 다시 해체, 항공우주방위군으로 대체했다가 2015년 공군과 항공우주방위군을 합병해 항공우주군을 창설했다. 러시아 우주군은 항공우주군의 3개 군대 중 하나다. 이들은 우주에 기반을 둔 미국의 새 미사일 방어전략에 대응하는 임무를 갖고 있다. 특히 미국과 맺은 중거리핵전력조약(INF)에서 차례로 탈퇴하며 갈등을 키우고 있다. 중국 역시 우주군 창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미 유인우주선 선저우호를 발사했고 실험용 우주정거장도 운영한 경험이 있다. 지난 10월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선 미국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최신식 미사일도 대거 선보였다. 조지프 던포드 전 미 합참의장은 지난 9월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용 정찰 위성을 파괴하거나 무력화하는 전자전 기술과 레이저 등을 이용한 요격용 지향성 에너지 무기(DEW)까지 개발하는 등 미국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안철수계 “손학규, 安 복귀 위해 비대위 체제 전환해야”

    안철수계 “손학규, 安 복귀 위해 비대위 체제 전환해야”

    바른미래당 안철수계 의원들이 22일 미국에 체류 중인 안철수 전 의원의 정계 복귀를 위해 당 최고위원회 해체와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손학규 대표에게 요구했다. 안철수계인 김삼화·김수민·신용현·이동섭·이태규 의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안 전 대표가 정치를 조속히 재개하고 복귀를 결정할 수 있도록 바른미래당이 필요한 후속 조치를 진행해 달라”고 밝혔다. 이들이 요구한 후속조치는 ▲당의 이름으로 안 전 의원의 정치 재개와 복귀를 공식 요청할 것 ▲안 전 의원 복귀에 필요한 최고위 해체 및 비상대책위 구성 등이다. 안철수계의 이날 요구는 최근 손 대표가 ‘안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하면 모든 것을 맡기고 물러나겠다’고 한 데 따른 후속 행동을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즉 안 전 의원이 복귀할 수 있는 명분과 토대를 손 대표와 당이 미리 제공하라는 것이다. 이들은 “손 대표가 전화위복위 계기를 마련한 건 적절하고도 현명한 판단”이라며 “안 전 의원이 손 대표의 제안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한다. 당이 어려우니 또다시 나서 달라는 요청을 드리는 것”이라고 했다. 이태규 의원은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손 대표가 당대표인 만큼 주축이 돼 관련 논의를 해야하고 안 전 의원이 돌아와서 역할을 하려면 손학규 대표 체제가 즉시 물러나야 한다”며 “최고위는 해체 돼야 하고 이는 새로운 체제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안 전 의원과 사전 교감이 있었냐는 질문에 이태규 의원은 “이건 안 전 의원이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의원들의 뜻”이라며 “다만 손 대표가 안 전 의원 복귀 시 물러나겠다고 한 면담 내용은 전달 돼 있다”고 했다. 창당을 준비 중인 ‘새로운보수당’ 합류와 관련해 그는 “안 전 의원이 당에 복귀한다면 안 전 의원과 함께 정치하는 의원들이 새로운보수당에 합류하는 것은 어렵다고 본다”며 “비당권파 모임인 ‘변화와 혁신’ 활동도 바른정당계 의원들의 창당 후 자연스레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근홍 기자 lkh2011@seoul.co.kr
  • 마크롱 “테러리스트 33명 제거”… 코트디부아르 “식민 잔재 청산”

    마크롱 “테러리스트 33명 제거”… 코트디부아르 “식민 잔재 청산”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서부 아프리카에 있는 말리 중부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자 33명을 사살했다고 밝히면서 테러리스트와 전쟁을 계속 하겠다고 밝혔다. 사하라사막 이남의 테러단체의 수괴인 아마두 쿠파(58)의 사망 여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코트디부아르를 방문 중인 마크롱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옛 수도인 아비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위협에 단호하고 대처할 것”이라며 “계속 싸우겠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마크롱은 또 “프랑스의 식민주의는 중대한 과실이었으며, 과거로부터의 페이지를 넘기자”고 제안했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마크롱은 이날 오전 말리 중부 몹티 지역에서 프랑스군의 작전으로 이슬람 극단주의자 33명을 제거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트윗에서 “우리를 보호하는 장병에게 자긍심을 느낀다”며 인질로 잡혔던 말리 경찰관 2명을 구출했다고 덧붙였다. 마크롱은 이날 42세 생일을 맞았다. 프랑스는 이날 공격용 헬기와 드론을 동원해 쿠파가 이끄는 무장 테러단체 카티바 마시나가 활동하는 지역을 급습했다. 쿠파의 사망 여부에 대해 프랑스 육군 대변인은 현재 단계에서 밝힐 것이 없다고 답한 것으로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프랑스 당국은 지난해 쿠파를 제거했다고 주장했지만, 제거에 실패했던 것으로 밝혀진 바 있다.프랑스는 옛 식민지인 서부 및 중부 아프리카인 사헬 지대에 약 4500명의 군대를 주둔시키고 있다. 유엔 평화유지군 13000명도 활동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말리 북부의 여러 마을을 장악한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을 해체하기 위해 2013년부터 군사작전을 펴고 있다. 알카에다, 이슬람국가(IS) 등의 테러조직들이 세력 확장을 시도하는 사헬 지대가 유럽으로 유입되는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으로 변질되고 있다. 말리 정부 대변인 야야 상가르는 “테러와의 전갱이 공격적으로 전환됐다”며 “이 작전에 경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마크롱은 이날 새로운 군사 훈련 프로그램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그는 “‘대(對)테러 국제아카데미’는 아프리카의 특수군을 훈련하는 책임기관이 될 것”이라며 “테러에 대비해 집단적으로 더 잘 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알라산 우아타라(77) 코트디부아르 대통령은 이날 마크롱과 같이 한 기자회견에서 프랑스가 지원하는 통화인 세파(CFA)프랑의 개혁을 발표했다. CFA프랑은 서부 및 중부 아프리라 8개국이 1945년부터 사용하고 있다. 우아타라 대통령은 내년에 통화 명칭을 ‘에코(eco)’로 바꾸고, 모든 프랑스 직원들은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회원국들 외환 절반을 프랑스에 보관해야 한다는 의무 규정도 철폐될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AP가 전했다. 프랑스 식민주의 잔재 청산을 선언한 것이다. 이에 대해 마크롱은 “나는 식민지 세대가 아니다”며 “그런 관계를 끊자”고 호응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법서라]정적들에 의해 공개된 송병기 업무 수첩···‘靑 선거개입’ 어디까지 진실일까?

    [법서라]정적들에 의해 공개된 송병기 업무 수첩···‘靑 선거개입’ 어디까지 진실일까?

    [서울신문] [편집자주] 전국 최대 법원과 최대 검찰이 몰려 있는 서울 서초동에는 판사, 검사, 변호사뿐만 아니라 그들을 취재하는 기자들도 있습니다. 일반 국민의 눈으로 보는 법조계는 이상한 일이 참 많습니다. 법조의 뒷이야기와 속이야기를 풀어드리는 ‘법조기자의 서리풀 라이프’, 약칭 ‘법서라’를 토요일에 선보입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하명 수사’ 의혹이 ‘선거 개입’ 논란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이 선거 개입 논란에 불을 지핀 것이 바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 수첩’ 입니다. 송 부시장은 김 전 시장의 비위 첩보를 청와대에 최초로 전달한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 비위 첩보가 울산경찰청에 하달되어 지난해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시장 측근에 대한 경찰 수사가 이루어졌지만, 김 전 시장의 당시 비서실장과 동생 등이 검찰에 의해 무혐의 처분됐습니다. 그러자 김 전 시장의 선거 패배를 유도하기 위해 청와대가 하명 수사를 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고 검찰의 수사가 시작됐습니다. 검찰은 최초 제보자인 송 부시장의 집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 했습니다. 여기서 발견된 것이 바로 송 부시장의 ‘업무 수첩’입니다. 이 업무 수첩은 그야말로 청와대의 ‘선거 개입’ 논란에 불을 지폈습니다. 송 부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송철호 울산시장 캠프의 핵심 역할을 했습니다. 공식 선거 캠프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송 시장을 울산시장으로 만들기 위한 모임을 주도해 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제 업무 수첩에는 송 시장의 선거 캠프에서 진행된 일정과 논의들이 촘촘하게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업무 수첩의 내용들은 검찰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은, 주로 송 시장의 정적들에 의해 외부로 공개되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김 전 시장과 임동호 더불어민주당 전 최고위원입니다. 김 전 시장은 송 시장의 전직 울산시장으로 지난해 지방선거 당시 송 시장의 경쟁자였습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송 시장의 당내 경쟁자였습니다.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이 둘을 불러서 업무 수첩의 일부를 보여주며 사실관계를 확인했습니다. 그러면서 업무 수첩에 적힌 내용들의 일부가 공개되기 시작한겁니다. 김 전 시장은 검찰이 복사한 두툼한 업무 수첩 중 A4용지 4~5페이지 정도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전 시장이 20일 인터뷰 등을 통해 밝힌 수첩 속의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은 크게는 두갈래입니다. 청와대가 지방선거 전 송 시장의 당내 경쟁자 제거에 일조했다는 의혹과, 송 시장의 선거 공약을 지원했다는 의혹입니다.첫번째 의혹과 관련해서 수첩에는 ‘○○○(동서발전), 임동호(자리요구)’, ‘임동호 제거’, ‘송철호 경선 때는 임동호에 진다’는 등의 문구가 적혀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실제 당사자 중 한명인 임동호 전 최고위원은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 등에서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일부 문구들을 직접 봤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공약 지원 의혹과 관련해 수첩에는 정적 김 전 시장의 공약인 산재모병원에 대해 ‘좌초되면 좋음’이라고 적혀있었고, ‘송 장관 BH 방문 결과’ 라는 문구와 함께 송 시장의 공약인 ‘공공병원 조기 검토 필요’가 써있다고 알려졌습니다. 김 전 시장은 당시 공약으로 산재모병원을 내세웠고 송 시장은 이에 대적해 공공병원 공약을 가져왔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지방선거 보름여를 앞두고 정부는 산재모병원이 예비타당성(예타) 조사 결과 탈락했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이 병원 공약에 실제로 정부가 관여했는지를 밝히기 위해 20일 기획재정부와 한국개발연구원(KDI)를 압수수색해 정부의 예타 조사 자료 등을 확보해 간 상태입니다. 이외에도 수첩에는 ‘VIP 면담자료’라는 문구와 함께 원전해체센터, 국립대, 외곽순환도로 등의 공약이 적혀있었다고 전해집니다. 청와대와 지방선거 전에 공약을 논의했을 가능성이 엿보이는 대목입니다.이처럼 송 부시장의 업무 수첩의 일부 내용들이 공개되며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런 내용들에 대해 언론에 “독이 든 사과를 고민없이 받지 마시길 요청한다”며 강한 유감을 표현했습니다. 실제로 일각에선 업무 수첩의 내용들이 주로 송 시장의 정치적 경쟁자들에 의해 공개되면서 어디까지 믿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언론에 공개되는 내용을 거짓으로 치부하기엔 어려운 정황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청와대의 반박도 시원치는 않아보입니다. 지난 4일 청와대는 김 전 시장의 비위 첩보와 관련해 자체 조사를 발표했다가 제보자가 송 부시장임이 드러나며 오히려 의혹을 증폭시키기도 했습니다. 결국 공개된 이 수첩의 진실은 철저한 수사 등을 통해 규명되어야 할 것입니다. 김 전 시장과 임 전 최고위원이 봤다는 수첩의 내용이 진짜인지, 실제 그런 내용이 적혀있다고 할지라도 그것이 어디까지 진실인지는 낱낱이 조사돼야 할 것입니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전광훈 국회의원·이석기 국방위원, 극과 극 선거법 여론전

    전광훈 국회의원·이석기 국방위원, 극과 극 선거법 여론전

    與 설훈 “석패율로 전광훈 국회 입성”한국당 “연동형은 전교조 교육위” 연동형 비례대표제와 석패율제 도입을 핵심으로 하는 선거법 갈등이 장기화하면서 여야가 극단적 상황을 가정한 여론전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최고위원은 20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당 의원총회가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의 석패율제 합의안을 거부한 이유를 설명하면서 전광훈 목사(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의 여의도 입성 가능성을 예로 들었다. 설 최고위원은 “석패율제를 했을 때는 엉뚱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며 “어쩌면 원하지 않는 인물, 전광훈 목사 같은 사람이 기독교당을 만들어서 나온다면 그런 분도 국회에 들어올 수 있는 상황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말했다.전 목사는 지난여름부터 서울 광화문과 청와대 인근에서 ‘문재인 대통령 하야 촉구’ 집회를 이어오면서 과격한 막말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8월 31일에는 “문재인 저놈을 모가지를 끌고 나와야 한다”고, 11월 16일에는 “3000만명이 (하야)서명을 했는데도 문재인이가 (청와대에서)안 나오면 그때는 너 죽고 나 죽고다”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하나님 꼼짝마, 하나님 까불면 나한테 죽어”라는 발언으로 신성모독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은 황교안 대표와 자유한국당을 비난할 때 전 목사를 단골 소재로 이용한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한국당의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와 관련해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황 대표의 모습은 의회 민주주의라고 할 수 없는 딱 광화문 태극기부대의 정체성이었다”며 “몸은 여의도에 있지만, 마음은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광화문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이에 맞서는 한국당도 마찬가지다.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민주당의 2중대, 3중대를 만들려는 좌파 장기 집권 플랜’이라고 공격하는 한국당도 극단적인 가정을 내세운다. 한국당 정책위원회는 19일 배포한 정책서신에서 “연동형 비례제가 통과되면 국회 비례대표 자리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등의 좌파단체 내부 보직처럼 운영될 것”이라고 했다. 또 “국회 15개 상임위원회의 법안소위에 좌파를 모두 배치하는 것이 노림수”며 “그렇게 되면 좌파단체는 이제까지 처람 기성정당을 거치는 수고로움 없이 주한미군철수, 재벌해체, 토지공개념 등 좌파 정책을 마구 밀어붙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전교조 출신이 교육위원회 법안소위에, 통진당(통합진보당) 출신이 국방위원회에 있다고 가정해보라. 상상 못할 일들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내란음모 등으로 해산된 통진당 출신이 국가 안보를 다루는 국방위원으로 군의 보고를 받는다는 설정이다. 한국당이 통진당을 집중적으로 거론한 것은 연말·연초 특별사면 시즌이 다가오면서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의 지지자들이 ‘이석기 석방, 사면’ 집회를 잇달아 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전 의원은 2013년 내란음모·내란선동·국가보안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되고서 징역 9년을 선고한 원심이 확정됐고, 통진당은 2014년 12월 19일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산 결정에 따라 강제 해산됐다. 한편 ‘4+1(민주당, 바른미래당 당권파, 정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은 이날도 선거법 협상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민주당이 지난 18일 군소야당의 석패율제 도입 요구를 거부하면서 논의가 중단됐다. 다만 민주당 내에서 석패율 적용 의석을 3~4석으로 최소화하고, 대안신당이 제안한 석패율제 대상에서 중진 의원을 제외하는 절충안을 수용할 가능성도 나온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국회에 보낸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에 군소야당의 협조가 필수인 만큼 타협 가능한 수준에서 선거법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할 필요성도 커졌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김혜련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희망온돌 시민기획위원회 성과보고회’ 참석

    김혜련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장, ‘희망온돌 시민기획위원회 성과보고회’ 참석

    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 김혜련 위원장(더불어민주당·서초1)은 지난 19일 서울시청에서 서울시가 주최하는 “희망온돌 시민기획위원회 성과보고회”에 참석했다. “희망온돌 사업”은 2011년 11월 ‘서울하늘 아래 밥 굶는 사람, 냉방에서 자는 사람 없도록 한다’ 는 것을 목표로 시작되었다. 갑작스럽게 생활이 어려워졌으나 정부의 법적 지원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해 생활고에 놓인 복지사각지대를 찾아내고, 즉시 민관협력을 통해 지원이 이뤄지도록 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이다. 시민기획위원회는 희망온돌 사업의 기획과 실행을 자문하는 기구로, 희망온돌 사업을 통해 서울형 긴급복지, 희망두배 청년통장 등 희망온돌 사업이 발전되고 확산되는데 기여했다. 이 날 열린 성과보고회에는 강병호 서울시 복지정책실장을 비롯해, 시민기획위원회 1,2기 전체위원장을 역임하며 희망온돌 사업 초기 정착에 기여한 정무성 숭실사이버대학교 총장, 3기 시민기획위원회에 참여한 이병도 보건복지위원회 부위원장 등 2011년부터 2019년까지 1기~3기 시민기획위원회에 참여한 위원 약 40여명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 날 행사에서는 2011년부터 진행된 희망온돌 사업의 경과와 함께 주요 성과를 돌아보고, 희망온돌 사업의 발전을 위해 힘쓴 시민기획위원회의 노고에 감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편, 희망온돌 사업은 서울시의 복지정책이 ‘찾아가는 동 주민센터’ 사업, ‘돌봄SOS’ 사업 등 점차 돌봄을 강조하는 변화에 발맞춰, 2020년부터 복지와 돌봄을 포용하는 더 큰 범위의 위원회를 구성하기 위해 발전적 해체를 하게 됐다. 김혜련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긴 시간동안 시민기획위원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오신 시민기획위원회 덕분에 희망온돌 사업이 이렇게 발전해 온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히며 그 동안의 노고를 치하했다. 또한, “그동안 추진해온 희망온돌 사업은 서울시의 다양한 복지정책에 큰 힘이 되어왔고, 이처럼 서울시의 정책은 민간과 협력하며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서울시의회에서도 이러한 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슈가맨3’ 유희열 팀 슈가맨 “사이 안 좋아 그동안 안 만났다” 누구?

    ‘슈가맨3’ 유희열 팀 슈가맨 “사이 안 좋아 그동안 안 만났다” 누구?

    ‘슈가맨3’ 유희열 팀 슈가맨이 해체 후 첫 화해의 무대를 갖는다. 20일 방송되는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3’(이하 ‘슈가맨3’)에서는 ‘저세상 텐션 특집’으로 금요일 밤을 뜨겁게 불태울 신나는 슈가송을 소개한다. 유희열 팀 슈가맨은 시즌 첫 힙합 가수다. 소환 힌트를 듣자마자 세대별 판정단 다수가 불을 밝혔다. 특히 이 슈가맨은 그동안 함께하지 못했던 속사정을 프로그램을 통해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사실 서로 사이가 좋지 않아서 그동안 안 만났다. 오늘 ‘슈가맨3’ 때문에 3년 만에 처음 만났다”고 전하며 “사전 인터뷰도 따로 하고 대기실도 따로 썼다”고 솔직하게 고백해 스튜디오를 술렁이게 만들었다. 그러나 이 슈가맨은 3년 만에 맞춰보는 게 무색하리만큼 무대에서 완벽한 호흡을 선보였다는 후문이다. 오랜만에 함께 선 무대가 끝나자 서로를 향한 벅찬 감정에 눈시울을 붉혔다고. 유재석 팀 슈가맨으로는 10대부터 60대까지 전 연령층을 사로잡았던 그룹이 등장한다. 활동 당시와 변함없는 외모로 “다 가졌다” “여전한 모습에 그때 추억이 고스란히 떠오른다”며 판정단의 극찬을 받았다. 한편, 이들 역시 “이렇게 우리가 다 모인 건 ‘슈가맨’이 처음이다. 개인적으로도 만난 적이 한 번도 없었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에 유재석은 “오늘 분명 ‘저제상 텐션 특집’인데 ‘화해 특집’이 됐다. 이런 분위기는 처음”이라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과연 프로그램을 ‘화해의 장’으로 만들어버린 두 슈가맨은 누구일지 20일(금) 밤 9시에 방송되는 JTBC ‘슈가맨3’에서 확인할 수 있다.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고용부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실습장 첫 개관

    고용부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실습장 첫 개관

    고용노동부가 18일 안전보건공단 인천지역본부에 국내 최초로 ‘타워크레인 설치 및 해체 작업 실습교육장’을 개관했다.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과정에서 해마다 붕괴 사고가 늘고 있으나 실습장이 없어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교육장이 산재 사고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 고용부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실습장 첫 개관

    고용부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실습장 첫 개관

    고용노동부가 18일 안전보건공단 인천지역본부에 국내 최초로 ‘타워크레인 설치 및 해체 작업 실습교육장’을 개관했다. 타워크레인 설치·해체 과정에서 해마다 붕괴 사고가 늘고 있으나 실습장이 없어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재갑 고용부 장관은 “교육장이 산재 사고를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원고에 스며든 취준생 아픔 오롯이… 퀴어·페미니즘은 한 걸음 더

    원고에 스며든 취준생 아픔 오롯이… 퀴어·페미니즘은 한 걸음 더

    총 1607명 응모… 시 3002편 등 4248편 시 11명·소설 8편 본심에… 새달 1일 발표 단편소설·동화·평론 여성 이슈 두루 등장 시·시조 내면과 역사 담으려는 시도 활발 희곡 가족해체·노인·빈부격차 문제의식“구직·이직·실직 등 취업과 관련한 청년 세대들의 서사가 절반 이상이었어요. 동남아나 유럽 등 실제 젊은 세대들이 가 본 이국의 공간을 배경으로 하는 여행 서사도 눈에 띄었습니다.”(김태용 작가) 지난 4일 마감한 2020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곳곳에서 문청(文靑)들의 원고가 날아들었다. 군복 차림의 장병이 수줍게 전하기도 했고 미국과 호주, 중국 등 멀리 해외에서, 교도소에서도 작품들이 날아들었다. 원고지에 육필로 눌러쓴 원고, 삽화를 곁들인 시에 꼼꼼한 자기소개까지 한 해를 꼬박 기다린 마음들이 살뜰했다. 올해 응모 인원은 1607명, 응모작은 총 4248편이었다. 분야별로는 시 3002편, 단편소설 483편, 동화 175편, 희곡 92편, 시조 481편, 평론 15편이다. 모든 분야에서 지원자가 작년보다 소폭 증가했다. 단편소설에서는 1인칭 화자를 중심으로 한 개인적인 이야기에 천착했다는 평이 많았다. 예심 심사를 맡은 편혜영 작가는 “주변에서 보고 들은 것 위주로, 이야기의 규모가 작아 중심 서사가 작은 게 큰 특징”이라며 “가족 구성원의 상실, 특히 아이 잃은 부부 얘기가 많은 것이 눈에 띄었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 붐이었던 SF 소설도 간혹 있었지만 로봇이 등장할 뿐 설득할 만한 근거를 내세우지 못했다는 평이 뒤를 이었다. 올해 문단을 휩쓴 퀴어·페미니즘 이슈는 소설, 동화 등에 두루 등장했다. 소설 예심 심사를 맡은 강경석 문학평론가는 “퀴어 당사자의 이야기를 넘어 퀴어 부모를 바라보는 자녀의 시선을 담은 작품 등 서사가 다양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동화에서도 여성을 조명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유영진 아동문학평론가는 “동화에서 서사의 추동력을 가진 인물이 주로 남성이었다는 반성이 많았는데, 사건을 끌고 가는 핵심 인물뿐 아니라 주변 인물들도 여자아이가 다수였다”고 말했다. 평론에서도 문보영, 박민정, 강성은, 백수린, 박솔뫼, 최정화 등 여성 시인·소설가들에 대한 작가론이 많았다. 유성호 문학평론가는 “문학사에 천착하기보다 동시대의 첨예한 의제를 드러내는 작가, 작품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고 평했다. 조연정 평론가는 “문장의 가독성이나 글의 완결성 등 당선권 작품들이 작년보다 많았다”면서 “최근 문인들이 독자들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이들의 존재가 점차 확장되고 있는데, 이런 변화를 포착하는 글이 대거 등장했다”고 설명했다. 시와 시조에서는 개인의 내면 풍경에 침잠하는 한편 지금 여기의 역사를 담으려는 시도가 활발했다. 시 예심을 맡은 오은 시인은 “기본적으로 이력서, 자소서 등을 제목으로 하는 청년 세대의 생활 밀착형 시가 많았다”면서도 “광화문광장이나 홍콩 민주화 사태, 시리아 난민 이슈 등 시의적인 것으로 현장 이야기를 담으려고 하는 시도도 보였다”고 소개했다. 시조 심사를 맡은 이송희 시조시인은 “촛불집회, 위안부 소녀상 등 광장의 역사에 현대적 소재를 담아 재해석하려는 글들이 있었다”며 “자유시에서는 자주 등장했으나 시조에서는 드물었던 도치, 역설 같은 어법을 써서 언어의 묘미를 살리려는 실험정신이 엿보였다”고 분석했다. 희곡에서는 가족의 해체와 노인 문제, 빈부 격차에 관한 문제의식이 도드라졌다. 심사를 맡은 송한샘 뮤지컬 프로듀서는 “가족의 해체와 그 안에서 개개인들이 맞닥뜨려야 하는 고독, 전통적인 가치관과 현실적 이해관계의 충돌이 빚는 현실을 그린 작품이 많았다”며 “사랑 그 자체를 다루는 작품은 보이지 않아 ‘사랑’이라는 감정을 말하는 것에 대한 불편함이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해석했다. 함께 심사한 민준호 연출은 “기본적으로 희곡은 연극을 위한 매개이기 때문에 읽는 가치를 넘어 관객들과 면대면으로 만났을 때의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작품을 심사했다”고 평가 배경을 설명했다. 예심 결과 시는 11명의 작품이, 소설은 8편이 본심에 올랐다. 당선 결과는 이달 말까지 개별 통보하고 내년 1월 1일 자 서울신문 신년호에 심사평과 함께 발표한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단독] ‘송병기 수첩’에 지역 4선 강길부 현역 의원 거론… 공약 사전 논의도

    [단독] ‘송병기 수첩’에 지역 4선 강길부 현역 의원 거론… 공약 사전 논의도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 개입 논란’을 수사 중인 검찰이 송병기(57)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일지에서 청와대가 지난해 6·13 지방선거 전 울산 지역 유력 정치인인 강길부 국회의원이 송철호 후보를 지지하도록 사전 모의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강 의원은 울산 울주군에서 4차례 당선된 중진이다. 검찰은 청와대와 송 후보 측이 원전해체센터, 국립대 유치 등 핵심 공약을 사전에 논의한 정황도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병기 수첩’이 선거 개입 논란의 뇌관으로 떠오른 셈이다. 검찰은 이날 청와대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 첩보 입수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 국무총리실 민정실을 압수수색했다. 이날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송 부시장의 업무일지에 담긴 청와대와 송철호 시장 캠프와의 교감 내용을 토대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지난 6일 송 부시장 집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지난 6월 울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송 부시장이 작성한 업무 수첩을 확보했다. 이 수첩에는 송 부시장이 2017년 중순 이후 송 후보 캠프에 합류한 뒤 진행한 업무일지가 담겨 있다. 송 부시장의 2017년 10월 13일 자 업무일지에는 “물 문제와 공공병원은 강 의원의 거취와 관련해 정무적 접근을 요청한다”고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검찰 수사를 받은 한 인사는 “청와대 핵심 관계자와 송 후보 측이 논의한 내용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지방선거 전해부터 청와대와 송 후보 측이 ‘현안을 해결해 주고 강 의원을 우리 편으로 끌어들이자’는 논의를 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해당 논의가 실제로 실행됐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강 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소속 당을 탈당한 뒤 기자회견을 통해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송철호 후보를 지지한다”며 “송 후보와 함께 혁신형 공공병원 건립 등 지역 현안 해결을 위해 모든 걸 바치겠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나중에 이야기하자”며 답변을 피했다. 또한 2018년 3월 30일 일지에는 ‘VIP(대통령) 면담자료- 원전해체센터, 국립대, 외곽순환도로’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해당 공약과 관련해 청와대와 송 후보 측이 의견을 교환했을 여지가 크다. 실제로 울산시는 올해 1월 외곽순환도로와 관련해 정부로부터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다. 이전까지 경제성 부족으로 예타 과정에서 번번이 가로막히던 사업이었다. 이와 함께 송 후보의 공공병원 공약과 관련해서는 담당자가 ‘이진석 사회정책비서관’(현 정책조정비서관)으로 명시돼 있고, ‘이진석과의 미팅, 2000억’이라고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리 2000억원의 예산을 확보하기로 청와대와 입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조만간 송병기 수첩에 등장하는 주요 인사들이 검찰 소환 조사를 받을 전망이다. 하명수사 의혹 수사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 4층 국무총리비서실 민정실을 압수수색해 문모(52) 사무관의 PC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문 사무관은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 근무하던 2017년 10월 송 부시장으로부터 김 전 시장의 비리 의혹을 제보받아 첩보 문건을 작성한 당사자다. 검찰은 문 사무관이 당시 ‘윗선’의 지시를 받아 첩보 문건을 생산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한편 유재수(55·구속)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감찰 중단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 이정섭)는 당시 민정수석인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이날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했다. 지난 16일에 이어 두 번째 소환이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단독]송병기 수첩에 현직 국회의원 이름도 등장

    [단독]송병기 수첩에 현직 국회의원 이름도 등장

    원전해체센터 등 세부 공약, 靑과 사전 논의한 정황현역 국회의원의 송철호 지지 선언까지 짜여진 각본 청와대 ‘하명수사 및 선거개입 논란’을 수사중인 검찰이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 일지에서 지난해 6·13 지방선거 전에 청와대와 당시 송철호 후보 측이 원전해체센터, 국립대 유치, 외곽순환도로 신설 사업 등 핵심 공약을 사전에 함께 논의한 정황이 담긴 메모를 확보하고 수사를 진행중인 것으로 18일 확인됐다. 또한 공공병원 건립과 물 문제 등의 지역 민원을 해결해주는 대가로 현역 국회의원이 송 후보를 지지해 줄 것을 논의한 메모도 확보하고 이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병기 수첩’이 선거개입 논란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는 셈이다.이날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는 송 부시장의 업무 수첩에 담긴 청와대와 송철호 시장 캠프와의 교감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여기엔 청와대의 주요 인사들의 이름과 미팅 날짜, 주요 공약 상의 내용 등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수첩에는 송 시장 측과 청와대 고위관계자와의 면담을 추정케 하는 내용이 적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송 부시장의 2018년 3월 30일 업무 일지에는 ‘VIP 면담자료-원전해체센터, 국립대, 외곽순환도로’라는 문구가 담겨 있다. 실제로 울산시는 올해 1월 외곽순환도로와 관련해 정부로부터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받았다. 이전까지 경제성 부족으로 예타 과정에서 번번이 가로막히던 사업이었다.또한 당시 송 시장의 경쟁자였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산재모병원이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탈락할 것을 미리 알고 공공병원을 공약으로 내세운 정황도 들어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송 부시장 일지에는 이 공약 관련 담당자가 이진석 당시 사회정책비서관(현 정책조정비서관)으로 적혀있고, ‘이진석과의 미팅, 2000억’이라고 적혀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리 2000억의 예산을 확보하기로 입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지방선거 당시에 송 시장은 울산 공공병원이 “19대 대통령 공약사항”이라면서 “국비 100%로 3550억원을 들여 설립하겠다”고 홍보했다.이 수첩에는 현역 국회의원의 이름도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2017년 10월 13일자 일지에는 ‘물 문제와 공공병원은 A의원의 거취와 관련해 정무적 접근을 요청한다’고 적힌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와 교감한 정책을 두고 상대측 의원과도 오래 전부터 접촉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A의원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야당을 탈당한 뒤 기자회견을 열고 “6·13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송철호 후보를 지지한다”면서 “송 후보와 함께 혁신형 공공병원 건립뿐만 아니라 울산의 맑은물 공급사업,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 등 울산 발전을 위한 지역현안 해결을 위해 제 모든 걸 바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신문은 송 시장, A의원 측과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이혜리 기자 hyerily@seoul.co.kr
  • 저먼 셰퍼드 풀어놔 할머니 두 차례 물게 만든 주인에게 내려진 판결

    저먼 셰퍼드 풀어놔 할머니 두 차례 물게 만든 주인에게 내려진 판결

    저먼 셰퍼드 반려견 ‘탱크’를 풀어놓아 할머니를 물어 중상에 빠뜨리게 만든 유튜브 스타 모자에게 미국 법원이 개를 처분(destroy)하라고 명령했다. 유튜브 구독자 1000만명에 인스타그램 팔로어 250만명을 자랑하는 데지 올라툰지(23)는 지난해 7월 23일(이하 현지시간) 피츠버그 근처 홀름 자택에서 한 번은 어머니 올라윙카(53)가, 두 번째는 자신이 개를 풀어놓는 바람에 두 차례나 이웃 할머니를 물게 만들었다. 데지는 얼마 전 프로 복싱 경기를 치른 유명 유튜버 KSI의 친동생이기도 하다. 영국 케임브리지 왕실 법원의 데이비드 파렐 판사는 모자에게 개를 해체하라고 명령하는 한편, 지난해 9월 검찰이 개를 압류한 뒤부터 돌보느라 들어간 비용을 모두 부담하고 앞으로 4년 동안 피해자와 접근 금지 명령을 내렸다고 상당히 가혹한 판결을 내렸다고 영국 BBC가 전했다. 어머니에게는 피해자에게 8000파운드(약 1221만원)를 배상하고 12개월의 사회봉사 명령, 80시간의 무임금 사역을 명했다. 역시 유죄를 인정한 데지에게는 2500 파운드(약 381만원)의 벌금을 물렸다. 찰스 포크 검사는 어머니 올라윙카가 집 밖에 “개를 풀어놓아” 이런 변이 발생했다고 지적하며 엄벌을 요구했다. 당시 생후 13개월이었던 탱크는 두 차례나 할머니를 물어 파렐 판사의 표현에 따르면 “아주 추악한 부상”을 입혔다. 탱크는 할머니를 공격한 뒤에도 데지가 다시 집밖으로 나와 통제하려 애를 썼으나 곧 달아나 다른 사람을 또 물었다. 하지만 이 사람은 별다른 부상을 입지 않았다. 검찰은 탱크를 압류한 뒤 캔디 드사에게 평가를 맡겼는데 그녀는 이날 법원에 나와 문제의 반려견을 제대로 이끌 수가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대다수 반려견은 주둥이를 틀어막으면 잠잠해졌는데 탱크는 “주둥이를 막으려는 시도에 많이 무서워했다”고 말했다. 올라툰지 모자는 오는 20일부터 28일 동안 개를 처분하라는 판결에 대해 항소할 수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CL(씨엘), 美할리우드 빌보드 광고 공개 ‘전 세계 시선 집중’

    CL(씨엘), 美할리우드 빌보드 광고 공개 ‘전 세계 시선 집중’

    가수 CL(씨엘)의 새 프로젝트 앨범 ‘사랑의 이름으로(In The Name Of Love)’ 빌보드 광고(옥외 광고)가 미국 할리우드를 장식했다. CL은 17일 오후 6시 신곡 ‘+ONE AND ONLY180228+’, ‘+소중한 추억190519+’을 전세계 발매하기에 앞서 미국 LA 할리우드에 이번 앨범 ‘사랑의 이름으로(In The Name Of Love)’ 초대형 광고판을 설치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 빌보드 광고에는 이번 앨범을 대표하는 독특한 아트워크가 담겨 있는데, 특히 CL을 상징하는 강렬한 눈과 레드컬러가 인상적이다. 할리우드 내 건물에 설치된 해당 광고는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특히 SNS 등을 통해 인증샷이 게재되는 등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처럼 CL은 ‘사랑의 이름으로(In The Name Of Love)’ 완성을 앞두고 할리우드를 자신의 아트워크로 장식하며 ‘글로벌 스타’다운 위엄을 과시했다. 단순한 홍보에 그치지 않고 전세계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다. 또 CL은 신곡 발표와 함께 멜론 스타 DJ로 나서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갖는다. ‘씨엘의 대담한 라디오-기지배 고민상담소’라는 타이틀로 팬들의 꿈은 물론이고 연애, 일, 공부 등 다양한 이야기와 고민을 듣고 CL만의 현실적이고 시원시원한 조언을 전달할 예정이다. 지난 2주에 걸쳐 자신의 과거 심경과 솔직한 마음을 담은 ‘+DONE161201+’, ‘+처음으로170205+’, ‘+투덜거려본다171115+’, ‘+안해180327+’를 발표해 화제를 모았던 CL은 프로잭트 앨범 ‘사랑의 이름으로(In The Name Of Love)’을 더욱 화려하게 완성할 ‘+ONE AND ONLY180228+’, ‘+소중한 추억190519+’ 총 2곡의 음원 발표를 앞두고 있다. ‘+ONE AND ONLY180228+’의 경우 CL이 지난 2018년 2월 25일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공연을 마친 직후 쓴 곡이라는 점에서 궁금증을 높인다. ‘+소중한 추억190519+’은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한다는 내용을 담은 곡으로, CL이 최근 어떤 마음으로 컴백을 준비했는지를 엿볼 수 있어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 할리우드 빌보드 광고 등을 통해 전세계 팬들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CL이 신곡으로는 어떤 이야기를 전할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지난 2016년 11월 25일 2NE1 해체부터 올해 11월 YG 엔터테인먼트를 떠나기까지 3년간 작성한 CL의 일기 형식의 앨범으로 완성돼 화제를 모은 프로젝트 앨범 ‘사랑의 이름으로(In The Name Of Love)’는 공개와 동시에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특히 ‘+DONE161201+’은 홍콩, 싱가포르, 태국,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키르기스스탄 등 9개 국가의 아이튠즈 차트 1위를 휩쓰는 등 좋은 성적을 냈다. 이 같은 열풍을 이어갈 ‘+ONE AND ONLY180228+’, ‘+소중한 추억190519+’는 17일 오후 6시 국내 음원 사이트를 포함해 아이튠즈, 애플뮤직, 유튜브 뮤직, 스포티파이, 아마존뮤직, 디저, 구글플레이를 통해 월드와이드로 발매된다. 사진 = CL 제공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박원순 “부동산 불평등, 보수정부 탓...국민공유제 도입해야”

    박원순 “부동산 불평등, 보수정부 탓...국민공유제 도입해야”

    ‘불평등 해소를 위한 부동산 정책 개선방안’ 토론회 기조연설박원순 서울시장이 17일 “지난 10여년 동안 부동산을 중심으로 재산·소득 불평등이 심해졌다”면서 “이는 지난 보수 정부의 무분별한 규제 완화 정책에 원인이 있다”고 비판했다. 박 시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불평등 해소를 위한 부동산 정책 개선방안’ 토론회에 참석해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이기려면 힘을 모아야 한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박 시장은 부동산 가격 상승이 예전 정부들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빚내서 집 사라’며 부동산 시장을 무리하게 키운 토건 성장 체제의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어 “새로운 대한민국의 경제와 미래를 위해 지금까지의 퇴행적 부동산 공화국은 해체돼야 한다. 헌법에 천명된 ‘토지공개념’을 본격적으로 구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시장은 “조선 시대 정도전은 토지개혁을 감행했는데 오늘날 우리는 600년 전과 무엇이 달라졌나”라면서 “부동산 투기이익 발생의 차단과 불로소득의 국민 공유를 위해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다하겠다”고 밝혔다.박 시장은 부동산 투기를 잡기 위한 방안으로 ‘부동산 국민공유제’ 도입, 공시가격 현실화, 부동산 대물림 방지 등을 제시했다. 그는 “부동산 불로소득과 개발이익을 철저하게 환수해 미래세대와 국민 전체가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국민공유제를 강구해야 한다”면서 “국민공유제는 부동산 세입으로 가칭 ‘부동산공유기금’을 만들어 그 기금으로 국가가 토지나 건물을 매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기업과 개인에게 생산·사업 시설을 저렴하게 공급하는 동시에 대규모 공공 임대주택을 제공한다는 것이 박 시장의 생각이다. 또 “부동산 자산 격차의 대물림 구조를 해체해야 한다”면서 “상속·증여로 발생한 재산 규모가 연평균 59조원 정도인데 상속재산의 66%, 증여재산의 49%가 부동산”이라면서 이런 현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시는 ‘부동산가격공시지원센터’를 만들어 중앙정부와 자치구의 공시가격 산정 업무에 필요한 사항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한국인 지대한 영화 사랑 100년 지킨 버팀목, 백년 대계 담아 낼 비전 그릇 어디 있나

    한국인 지대한 영화 사랑 100년 지킨 버팀목, 백년 대계 담아 낼 비전 그릇 어디 있나

    한국영화 100년을 맞은 2019년이 저물고 있다. 1919년 10월 27일 연쇄극 ‘의리적 구토’로 출발한 한국영화는 우리 국민들이 기대는 가장 친근한 오락이자 문화였고, 대중과 가장 가깝게 호흡한 예술 장르이기도 했다. 올해 봉준호 감독 7번째 장편영화 ‘기생충’이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것은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한 가장 큰 선물임과 동시에 한국영화의 저력과 가치를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봉 감독 역시 한국을 넘어 전 세계 영화청년들의 롤모델로 각인됐음은 물론이다. 세계 어느 국민들보다 영화를 사랑하는 우리 관객들에 대한 언급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최고의 영화제가 인정한 작품에 1000만 관객 흥행으로 보답한 것은, 대중성과 예술성의 절묘한 균형을 포착해 내는 한국 상업영화의 강점뿐만 아니라 한국 사람들의 지대한 영화 사랑과 영화적 안목을 보여 주는 대목임에 분명하다. 1월부터 시작한 ‘한국영화 100년의 기록’이 어느듯 마지막 연재를 맞았다. 한국영화사 연구자이자 한국영화 관련 기관에서 일하는 필자의 입장에서, 한국영화 100주년 행사로 바빴던 올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100년을 준비하기 위한 제언을 드리고자 한다. 올해 신구 영화인들이 함께 뜻을 모은 ‘한국영화 100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결성돼 영화의 날인 10월 27일까지 다양한 기념사업과 행사들이 이어졌다. 한국영화 역사를 대중에게 널리 알리고자 영화계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필자로 참가한 ‘한국영화 100년 100경’이 영화의 날에 맞춰 발간된 것도 특기할 만하다. 이 모든 사업들은 기념사업추진위원회의 각 분과와 영화진흥위원회 실무진의 헌신으로 성공리에 마무리됐다. 한국의 주요 국제영화제들과 한국영상자료원(KOFA)도 한국영화 100년을 기념하는 다채로운 상영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들과 만났다.특히 2019년은 한국영화 관련 학술 행사들이 집중적으로 진행된 해로 기록될 것이다. 부산국제영화제 기간 열린 포럼BIFF에서는 100주년을 기념한 두 섹션 ‘동아시아 초기 영화의 수용과 실천’ 및 ‘균열과 생성: 한국영화 100년’이 3일에 걸쳐 진행됐다. 영상자료원이 공동 개최하고 필자가 책임 기획을 맡은 전자는 초창기 한국영화사 연구를 세계영화사의 맥락, 특히 동아시아 국가 간의 영화사 비교 연구에서 새로운 방향을 찾아보자고 제안하는 장이었다. 부산국제영화제 부설 지석영화연구소가 기획한 후자는 이창동 감독의 기조 발제를 시작으로 100년간의 한국영화를 진지하게 성찰하는 시간이었다. 또 기념사업추진위원회와 한국영화학회 등 영화학계가 협업한 국제학술세미나 ‘글로벌 한국영화 100년-사유하는 필름을 찾아서’는 국내외 저명 학자들부터 신진 연구자까지 집결해 한국영화의 역사를 기억하고 새로운 미래를 예측해 보는 뜻깊은 자리가 됐다. 한국영상자료원 역시 올해는 가장 바빴던 한 해로 기록될 것 같다. 지난해 12월에 부임한 주진숙 원장 체제로 뒤늦게 100주년 사업에 착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외 한국영화 관련 행사 지원부터 ‘기술’, ‘여성’, ‘독립영화’라는 키워드로 한국영화 100년을 새롭게 바라보는 자체 행사들까지 숨가쁘게 치렀다. 영상자료원이 보존 중인 한국영화 자료들은 올해 가장 바쁘게 세계를 돌아다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런던, 파리, 브뤼셀, 부다페스트 등 한국문화원이 있는 해외 도시들에서 영화제와 행사들이 연거푸 이어졌기 때문이다. 영상자료원 내부에서도 의미 있는 행사들이 이어졌다. 시네마테크 KOFA는 100주년 기념 영화제 ‘발굴, 복원 그리고 재창조’를 비롯해 새로운 시각으로 한국 고전영화들을 소개했다. 한국영화박물관은 여성 캐릭터와 검열 이슈로 영화 100년을 일별한 기획전시 ‘나쁜 여자, 이상한 여자, 죽이는 여자’와 ‘금지된 상상, 억압의 상처’를 선보여 관람객들로부터 주목을 받았다. 2004년에 착수한 연구 파트의 원로영화인 구술사 사업도 올해 송길한(시나리오 작가), 김동호(강릉국제영화제 조직위원장), 김지미(배우), 홍파(감독)를 선정, 그들의 영화 인생과 한국영화 역사에 대한 소중한 목소리를 기록할 수 있었다. 한국영화 100주년에 걸맞은 대중적, 학술적 행사들이 이어졌지만 아쉬움도 있었다. 무엇보다 한국영화 100년을 역사가의 관점에서 일관성 있게 정리한 ‘통사’(通史) 작업이 이루어지지 못했다. 여러분들은 공신력 있는 한국영화사 도서를 접한 적이 있는가. 아마 쉽게 떠올리기 힘들 것이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한국영화사 연구 지형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 가장 중요한 참고문헌인 ‘한국영화전사’는 1969년 한국영화 50주년을 기념해 고 이영일(1932~2001)의 저술로 발간된 바 있다. 2004년 후학들을 통해 개정증보판이 나오긴 했지만, 대중들의 시야에서 멀어진 50년 전의 기록인 것이다. 이처럼 ‘한국영화전사’가 발간된 지 50년이 지났지만 한국영화 100년 혹은 ‘전사’ 이후 50년에 대한 본격적인 통사 기술 작업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아직 또 다른 이영일, 즉 뛰어난 영화사가가 등장하지 않았기 때문일까. 사실 이 책을 쓸 당시 그는 30대에 불과했고, 마치 돈키호테의 열정과 자세로 한국영화사 저술 작업에 임했다. 그렇다면, 다시 질문을 바꿔 보자. 지금 우리는 ‘한국영화전사’에 버금가는 또 다른 통사를 가질 수 없을까. 또 한 명의 돈키호테가 없다면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불행하게도 국내외 한국영화 학계의 연구자층은 2000년대 초반 전성기에 비해 얇아졌고 특히 들이는 품에 비해 명료한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 영화사 연구에 과감히 뛰어드는 대학원생들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학계 역시 연구 방법론이 크게 바뀌었다. 지금 연구자들은 역사가의 관점과 흐름이 읽히는 통사 쓰기보다 미시적 관심사에 따른 연구 주제에 천착하거나, 해체론적 접근을 기반으로 국가 영화사의 균열 지점에 더 관심을 가진다. 특히 소논문의 절대 생산량을 학술적 업적으로 계량화하는 현재 아카데미의 규칙 탓에, 이영일의 ‘한국영화전사’ 같은 통사 기술 작업은 더이상 시도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2019년 영화학계는 한국영화사 100년을 공신력 있게 기술하는 작업을 진행하지 못했고, 결국 앞으로의 숙제로 남았다. 영상자료원 역시 깊은 고민을 실천으로까지 옮기지 못했다. 올해 한국영화 100주년을 본격적인 통사 서술의 계기로 삼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물론 국가나 영화 관련 기관의 든든한 지원이 선결돼야 하겠지만, 영화사 연구자들 역시 직업적 사명감은 물론 구체적인 방법론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지난 20여년간 소논문 형태의 각론으로 진행한 수많은 연구 성과들을 기반으로 다양한 주제들의 영화사 쓰기를 시도하는 것도 방법이다. 감독과 작품의 역사뿐만 아니라 정책·산업, 기술, 관객 수용, 비평 같은 각자의 연구 관심이 반영된 복수의 영화사를 기술해야 한다. 물론 여성주의나 문화사 같은 관점도 한국영화사 100년을 관통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장단점이 확실히 있겠지만 각 주제나 시기의 전문 필자들이 참가하는 집단적 글쓰기도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이 복수의 역사 서술들이 학계의 연구자들끼리만 읽는 용도가 아니라 대중적 시야에서 주목받고 공감과 호응을 이끌어 내야 한다는 점이다. 한국영화의 지난 100년과 새로운 100년을 국민들과 함께하는 가장 근사하고 세련된 방법은 무엇일까. 필자는 국립 한국영화박물관 건립이라 생각한다. 한국을 대표하는 영화박물관은 공간의 규모나 건축의 상징성도 중요하겠지만, 공신력 있게 정리된 한국영화 100년의 기록과 새롭게 준비해야 할 100년의 비전으로 채워져야 한다. 한국영화박물관은 한국영화의 지난 100년과 앞으로의 100년 그 자체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공간은 한국영화의 모든 것을 보존하고 기록하는 새로운 그릇이어야 하고, 특히 청소년들이 과거의 한국영화에 공감하고 미래의 한국영화를 예측하는 체험의 장이 돼야 한다. 새로운 100년이 시작되는 지금이야말로 한국영화의 기록을 어떻게 국민들과 공유할 것인지 고민하는 좋은 출발점이 될 것이다. 끝으로 25회에 걸쳐 연재한 ‘한국영화 100년의 기록’을 읽어 주신 여러분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정종화 한국영상자료원 선임연구원
  • 방위비 전쟁 불 댕긴 트럼프… ‘세계경찰’ 미군기지 시대 저무나

    방위비 전쟁 불 댕긴 트럼프… ‘세계경찰’ 미군기지 시대 저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돈(방위비 분담금)의 전쟁’을 시작하면서 세계 곳곳에 산재한 ‘미군기지의 운명’도 달라질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말 이라크 주둔 미군기지에서 “미국이 계속해서 세계의 경찰일 수는 없다”고 선언했다. 전통적인 동맹 체제에 균열을 일으키는 발언이었다. 그는 1990년 플레이보이 인터뷰에서 처음으로 미군 주둔에 대해 “대가 없이 부자나라들을 지켜주는 일”이라고 비난했고, 이후 일관되게 동맹국과 방위비의 ‘공정한 부담’을 강조해왔다. 최근에는 미국의 재정적인 이득이 되지 않는다면 철군도 고려할 수 있다는 언급도 서슴지 않았다. 지난 3일 주한미군의 철수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난 주둔이든 철수든 어느 쪽으로든 갈 수 있다”고 한 것이 대표적이다.전 세계 해외 미군기지는 총 800여곳으로 추정된다. 지난 9월 기준으로 국제법상 국가의 약 70%인 162개국(미국 제외)에 미군 17만 4253명이 주둔하고 있다. 중동, 유럽, 동아시아 등 익히 알려진 곳뿐 아니라 아프리카 지부티·차드, 남미의 벨리즈 등에도 미군기지가 있다. 미군기지는 각국에 미국의 영향력을 발휘하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동시에 미군기지의 존재만으로 전쟁을 억제해 평화를 유지하는 기능을 해왔다. 그런데 안보를 상품처럼 취급하는 ‘트럼프 리스크’로 해가 지지 않는 미군기지의 운명이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오찬에서 “미국의 보호를 받으면서 돈을 내놓지 않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며 동맹을 ‘보호비를 내고 보호받는 관계’로 표현했다. 세계경찰을 자임해 온 미국의 입장을 뒤집는 셈이다. 만일 미국이 실제 세계경찰 지위를 포기하고 해외 미군기지의 수를 줄여나간다면 전후 세계 질서의 틀이었던 1944년 ‘브레튼우즈’ 체제에 대변혁이 일어난다. 미국은 자유무역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전 세계에 안보를 공공재로 제공했다. 75년간 강한 군사력으로 해상 무역의 길목을 지켜왔던 미국이 그 역할을 거부하면 세계 외교·안보·통상의 질서가 뒤바뀌는 ‘혼돈의 시대’에 진입할 수 있다.‘질서파괴자’(disruptor-in-chief)로 불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군 철수 언급을 단순 돌출 발언으로만 보기는 힘들다. 1990년대부터 미국 내에서 세계경찰의 역할에 대한 피로감이 쌓여온 탓이다. 미국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식민지 지배를 확대하는 대신 ‘시장 개방’을 약속했다. 더 나아가 세계 최강의 해군력을 동원해 모든 국가의 해상무역을 보호하겠다고 했다. 기존의 식민지 경제보다 자유무역체제가 신흥 강대국인 미국에 유리했을 터다. 그 결과 해외에 미군기지가 차례로 건설되기 시작했고 1950년 한국전쟁부터 베트남 전쟁, 이라크 걸프전, 아프가니스탄 전쟁 등을 거치면서 세계 곳곳으로 확장됐다. 하지만 1990년대부터 미국의 전략은 변하기 시작했다. 2개 지역의 전쟁에서 동시에 승리한다는 ‘윈윈 전략’은 한쪽에 군사력을 집중해 전쟁을 끝낸 뒤 다른 쪽으로 병력을 집중하는 ‘윈홀드윈(win hold win) 전략’으로 바뀌었다. 2000년대에 들어 해외 주둔군은 신속 기동군으로 전환됐다. 주일미군을 제외한 전 세계 미군을 붙박이로 두지 않고 필요에 따라 한국, 유럽, 중동 등지로 이동시키는 ‘전략적 유연성’을 택한 것이다. 그 결과 해외 주둔 미군은 2008년 9월 37만 449명에서 올해 9월 17만 4253명으로 11년 만에 53%가 줄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장은 “소련이 해체되자 미국 정부는 자국 국민에게 국방비 증가를 설득하기가 현저히 어려워졌다”며 “한국과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을 만든 것도 쌍둥이(경상수지·재정수지) 적자가 발생했던 시기인 1991년이었다”고 말했다. 미국의 재정적자는 2019 회계연도 역시 9844억 달러(약 1176조원)로 추정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미군 주둔 상위 3개국인 일본(5만 5245명), 독일(3만 7275명), 한국(2만 6525명)을 집중적으로 거론하는 것 역시 ‘국방비 인상 압박’이라는 배경이 깔려 있다. 한국에는 올해 방위비 분담금(1조 389억원)의 5배가 넘는 약 6조원을, 일본에는 기존의 약 4배에 달하는 9조원을 요구한 상태다. 독일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는 국내총생산(GDP)의 2%를 방위비로 지출토록 압박 중이다. 전임 미국 대통령들이 동맹국의 기여를 점잖게 요구했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온갖 수단을 동원 중이다. 지난해 6월 12일 1차 북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 철수는 지금 논의 대상은 아니지만 언젠가 그렇게 되길 원한다. 나는 우리 병사들을 (한국에서) 빼고 싶다”고 말했고, 나토에는 방위비 인상이 없다면 무역 보복을 할 수 있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에 동맹국들은 미국이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세계경찰로서의 책무를 버리려 한다는 우려를 하게 됐다. 국제지정학 전략가 피터 자이한은 저서 ‘21세기 미국의 패권과 지정학’에서 미군 기지의 종말을 전망했다. 그는 “미국은 모든 회원국을 위해 해로를 순찰하고 영토를 방어해주기로 했다. 그런데 이제는 그 역할을 하지 않게 된다”며 “외국에 기지를 두지는 않되 항구적으로 공격적인 자세를 취하게 된다”고 했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은 보유하되 책무는 지지 않으며 무력을 바탕으로 어디든지 간섭할 것이란 설명이다. 다만 미국이 고립주의로 회귀하더라도 당장 해외 미군기지의 종말이 현실화되기는 힘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트럼프 대통령의 손익 계산법에 따르더라도 그렇다. 데이비드 바인 아메리칸대 교수는 저서 ‘기지국가’에서 미군기지가 상업적 이익에 꾸준히 기여했다고 주장했다. 팬아메리카(팬암)항공은 2차 대전 당시 남미에서 기지 설치권을 확보했고, 결과적으로 전후 항공산업에서 경쟁 우위를 누렸다는 것이다. 또 2001년부터 13년간 군사기지를 건설·공급·유지하는 미국 업체의 170만개 계약을 분석한 결과, 이들이 독일에서 278억 달러(약 33조원)를 벌어들였다고 했다. 한국 수입액은 182억 달러(약 21조 5000억원), 일본 152억 달러(약 18조원), 영국은 147억 달러(약 17조 5000억원) 등이었다. 게다가 해외 주둔 기지를 미국 본토로 이동시키고 각종 유지비를 오롯이 부담하기보다 방위비를 분담하는 해외 주둔이 경제적인 편익이 크다고 할 수 있다. 미군기지가 근본적으로 미국의 안전에 기여한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다. 평택 주한미군 기지는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최전방 기지 역할을 한다. 해외 주둔 미군은 꾸준히 감소했지만, 미군기지가 주둔한 국가 수는 2008년 163개국에서 올해 162개국으로 변동이 거의 없다. 한국은 방위비 인상 압박에 나선 트럼프 대통령의 첫 상대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일본과 협상을 하기 전에 한국과의 협상 결과를 선례로 삼으려 주한미군 철수카드까지 흔드는 상황이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과거에 닉슨이나 카터 전 대통령이 전략을 세우고 해외 기지를 움직였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마디로 마음대로여서 대응이 더욱 힘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호언에도 미국은 자신의 편익을 위해서라도 당장 미군기지들을 빼기 쉽지 않다. 방위비를 분담 이상으로 안보 및 경제적 측면에서 유무형의 이익을 충분히 거두고 있다. 미군 주둔 3대국 중 하나로 방위비 분담은 물론 미국의 안보 이익에도 충분한 기여를 하고 있는 한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무리한 요구에 맞설 수 있는 이유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욕하고 머리채 잡고… ‘무법천지 국회’ 만든 한국당 지지자들

    욕하고 머리채 잡고… ‘무법천지 국회’ 만든 한국당 지지자들

    수천명 몰려와 돌발 행동에 아수라장 황교안·한국당 ‘나 몰라라’ 점거 방치 文의장 “특정 지지세력에 국회 유린” 민주 “黃·한국당 국민의 심판받을 것”자유한국당이 16일 국회에서 주최한 ‘공수처(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선거법, 2대 악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에 보수 시민단체와 한국당 지지자 수천명이 난입해 아수라장이 됐다. 광화문 집회를 주도하던 이른바 ‘아스팔트 보수’ 단체들이 국회를 마비시킨 초유의 사태를 빚은 것이다. 오전 11시쯤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집회 참가자들이 국회 앞마당으로 쏟아졌다. 이들은 순식간에 본청 계단을 가득 메웠고, 일부가 본청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충돌했다. “문희상(국회의장) 사퇴하라”, “더불어민주당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한국당 규탄대회가 끝난 후에도 돌아가지 않고 국회 앞마당과 본청 계단, 출입구를 막았다. 국회 본청의 모든 출입구가 폐쇄됐고, 외곽의 동서남북 문도 폐문 조치됐다. 일부 참가자는 ‘국회의장’이라고 쓰인 주차 표석에 ‘문희상 개XX’라는 낙서를 적었다. 이 과정에서 선거법 통과를 촉구하며 지난 2일부터 본청 앞에서 농성 중이던 정의당은 시위대에 둘러싸여 침을 맞고 머리채를 잡히는 등 봉변을 당했다. 본청에서 나가던 민주당 설훈 최고위원도 시위대와 충돌했다. 시위대가 욕을 하고 밀치는 과정에서 설 의원의 안경이 날아갔고, 경찰 호위를 받아 의원회관으로 이동했다.한국당은 황교안 대표가 직접 국회 앞마당까지 나가 시위대의 경내 진입을 환영했으나 공식행사가 끝난 후 ‘나 몰라라’하며 국회 점거를 방치했다. 황 대표는 규탄대회 말미에 “불법이 있으면 안 된다. 우리가 책잡히면 안 된다”고 했지만 이후 7시간 넘게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경찰이 시위대에 검거작전 경고 방송을 수십 차례 내보낸 오후 7시 30분쯤에야 황 대표는 다시 마이크를 잡고 “시위를 마치고 평화적으로 경찰관을 따라 내려가자”고 했다. 초유의 사태를 맞은 문희상 국회의장은 “특정 세력의 지지자들이 국회를 유린하다시피 했다”며 “국회에서 이런 상황이 초래된 것은 여야 모두의 책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극우세력과 결탁해 국회를 무법천지로 만드는 황 대표와 한국당은 국민의 심판으로 퇴출당할 것”이라며 “제1야당이 선택한 것은 의회정치가 아니라 정치깡패와 다름없는 무법과 폭력이라는 점은 정치개혁과 선거개혁의 필요성을 명확히 보여 준다”고 했다. 민주평화당 홍성문 대변인도 “수사당국은 무소불위의 깡패집단, 국회 폭거세력으로 거듭난 극우세력들의 반민주적·폭력적인 행위를 좌시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이만희 한국당 대변인은 “국회를 유린하는 것은 날치기를 중단하라는 국민이 아니라, 국회를 권력의 하수인으로 만들려는 청와대와 민주당, 문 의장”이라고 논평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 씨엘, ‘사랑의 이름으로’ 프로젝트 완성…수록곡 전곡 공개

    씨엘, ‘사랑의 이름으로’ 프로젝트 완성…수록곡 전곡 공개

    가수 CL(씨엘)이 프로젝트 앨범 ‘사랑의 이름으로(In The Name Of Love)’를 완성할 신곡을 선보인다. CL은 오는 17일 오후 6시 프로젝트 앨범 ‘사랑의 이름으로(In The Name Of Love)’의 수록곡인 ‘+ONE AND ONLY180228+’ ‘+소중한 추억190519+’을 발매한다. 앞서 CL은 지난 4일부터 2주에 걸쳐 자신의 과거 심경과 솔직한 마음을 담은담은 ‘+DONE161201+’ ‘+처음으로170205+’ ‘+투덜거려본다171115+’ ‘+안해180327+’ 등 4곡을 선공개해 전세계 팬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이 곡들은 팬들에 의해 다양하게 해석되며 CL의 힘들고 복잡했던 CL의 과거 상황을 짐작케 해 화제를 모았다. 이처럼 팬들과 대중의 주목을 받고 있는 CL은 ‘사랑의 이름으로’를 더욱 화려하게 완성할 ‘+ONE AND ONLY180228+’, ‘+소중한 추억190519+’ 총 2곡의 음원을 발표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전한다. ‘+ONE AND ONLY180228+’은 CL이 2018년 2월 25일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식 공연을 마친 직후 쓴 곡이라 더 의미가 있다. ‘지구 한바퀴 돌아도 나만한 여자는 없다’는 자신감을 드러내는 곡으로, 전세계 팬들의 ‘워너비 아이콘’다운 CL의 강인하고 당당한 모습을 느낄 수 있다. 이어 ‘+소중한 추억190519+’은 돌이킬 수 없는 시간들의 추억을 소중히 간직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번 앨범 수록곡 중 가장 최근에 쓰여진 곡으로, CL이 최근 어떤 마음으로 컴백을 준비했는지를 엿볼 수 있다. 이로써 CL은 3주에 걸쳐 본격적인 독자 활동을 알리는 프로젝트 앨범 ‘사랑의 이름으로(In The Name Of Love)’의 6곡을 모두 선보이게 됐다. ‘사랑의 이름으로’는 CL이 2016년 11월 25일 2NE1 해체부터 올해 11월 YG 엔터테인먼트를 떠나기까지 3년간 작성한 일기 형식의 앨범. 공개와 동시에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특히 ‘+DONE161201+’의 경우 홍콩, 싱가포르, 태국,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베트남, 사우디아라비아, 키르기스스탄 등 9개 국가의 아이튠즈 차트 1위를 휩쓰는 등 좋은 성적을 냈다. 사진 = 씨엘 제공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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