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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디컬 인사이드] 20대인데…‘왕의 질병’ 통풍의 습격

    [메디컬 인사이드] 20대인데…‘왕의 질병’ 통풍의 습격

    젊은층 급속 확산…비만 등 영향 폭음·육류 위주 식습관 개선해야 통풍(痛風)은 이름 그대로 바람만 불어도 아픈 병입니다. 알렉산더 대왕을 비롯해 프랑크왕국의 샤를마뉴 대제, 영국의 헨리 8세, 프랑스의 루이 14세, 미국의 정치가이자 과학자인 벤저민 프랭클린까지 주로 잘 먹고, 뚱뚱한 사람이 걸린다고 해서 ‘왕의 질병’으로도 불렸습니다. 서구권에서 흔한 질병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런데 최근 수년간 우리나라에서도 환자가 급증했습니다. 30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병원을 찾은 통풍 환자 수는 2012년 26만 5065명에서 지난해 37만 2710명으로 5년간 40.6%나 증가했습니다. 특히 20대 남성 환자가 같은 기간 4만 4706명에서 6만 9082명으로 54.5%나 늘었습니다. 중년 이후에 주로 생기는 병인 통풍이 젊은층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는 뜻입니다.통풍은 ‘요산’이라고 하는 단백질 찌꺼기가 몸속에서 과잉 생산되면서 관절과 힘줄 등 관절의 주요 조직, 콩팥 등에 달라붙으면서 생기는 질병입니다. 송정수 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요산은 요산 결정을 만들어 혈액을 타고 돌아다니다가 관절이나 신장, 혈관에 쌓이게 된다”며 “우리 몸의 면역계인 백혈구가 이 요산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착각해 공격하면 염증 반응이 일어나면서 관절 등에 극심한 통증이 나타난다”고 설명했습니다. 통풍 환자 10명 중 9명은 남성입니다. 남성은 콩팥의 요산 제거 능력이 나이가 들면서 계속 줄어들지만 여성은 폐경 이전까지는 여성호르몬 영향으로 요산 제거 능력이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주로 남성의 생활습관이 나빠 통풍이 잘 생긴다고 여기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라는 겁니다.●엄지발가락에서 시작돼 극심한 고통 대부분의 사람은 혈액 속 요산 농도가 7.0㎎/㎗를 넘은 ‘고요산혈증’이 있어도 아무런 증상 없이 평생을 지냅니다. 그렇지만 고요산혈증이 생긴 지 20년이 지나면 일부에서는 증상이 시작됩니다. 주로 엄지발가락 부위에서 작은 통증으로 시작해 발을 디딜 수 없을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 급성 관절염으로 이어집니다. 관절염이 생긴 부위가 뜨거워지고 부어오르면서 참을 수 없는 고통이 계속됩니다. 발을 딛지도 않았는데 침대에서 잠을 이룰 수 없을 정도로 심한 통증을 경험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증상은 무릎과 사지로 퍼집니다. 송 교수는 “통풍을 10년 이상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만성 결정성 통풍’으로 진행돼 요산이 혈관과 콩팥에도 쌓이면서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동맥경화, 중풍, 심장병, 만성신부전 같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일으킨다”고 했습니다. 만성 결정성 통풍으로 진행되면 관절에 변형이 오고 콩팥이 돌처럼 굳어지거나 결석이 생기기도 합니다. 과거에는 음식이 풍족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식재료가 넘쳐납니다. 과식하는 대신 운동량은 줄었습니다. 이것은 다시 과식을 부릅니다. 그래서 어릴 때부터 비만인 청소년이 늘었습니다. 교육부 조사 결과 지난해 아동·청소년 비만율은 16.5%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 비만이 통풍을 부릅니다. 송정식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체중이 많은 것 자체가 요산 수치를 높이기 때문에 꾸준한 운동으로 체중 조절을 해야 한다”며 “다만 갑자기 체중을 줄이면 혈액이 산성화되고 요산의 용해도가 떨어져 극심한 통증을 부르는 통풍 발작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식사 조절을 통해 서서히 비만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술은 통풍의 적입니다. 특히 맥주에는 푸린이 많이 함유돼 있어 환자라면 절대 먹어선 안 됩니다. 그렇다고 맥주만 조심하면 된다고 오해하는 분들이 있는데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송정수 교수는 “통풍의 위험도는 마시는 알코올의 양에 비례하기 때문에 어떤 종류의 술을 마시든 많이 마실수록 통풍 위험은 증가하게 된다”고 경고했습니다. 요산은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푸린’이라는 물질이 대사되고 남은 것입니다. 푸린은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에 많이 들어 있습니다. 젊은층에서 통풍 환자가 늘고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몸짱’이 되기 위해 동물성 단백질만 과도하게 섭취해도 통풍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최근 가수 김종국(41)씨가 근육을 강화하기 위해 단백질을 과하게 섭취하다 통풍을 경험했다고 밝혀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몸짱 되려다 오히려 통풍 위험 푸린은 특히 간과 내장에 많다고 합니다. 청어, 고등어, 정어리, 꽁치 등 등 푸른 생선, 새우, 바닷가재도 푸린이 많은 음식입니다. 이런 식재료는 안주로도 많이 쓰이는 특징이 있습니다. 송정수 교수는 “술을 좋아하는 통풍 환자에게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표현했습니다. 통풍 환자는 이런 음식 대신 쌀, 보리, 밀, 메밀과 같은 곡류와 감자, 고구마, 우유, 치즈 등의 유제품, 계란, 야채류, 김 등의 해조류, 과일, 콩, 두부를 섭취하도록 유도해야 합니다. 통풍은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고 방치하면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키지만 조기에 발견해 식이요법과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 환자라도 큰 문제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합니다. 또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복부비만 등 성인병이 동반될 때가 많아 이 질병들에 대한 검사도 정기적으로 받는 것이 좋습니다. 박용범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통풍 치료제는 전문의의 지시에 따라 장기적으로 복용해야 효과가 있고 임의로 중단하면 콩팥 기능 손상과 관절 변형을 유발하기도 한다”며 “다른 만성질환과 마찬가지로 꾸준하게 약물을 복용하고 요산 수치를 높일 수 있는 음식을 피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에어비앤비, 유현수 셰프와 함께 제주 레시피 공개

    에어비앤비, 유현수 셰프와 함께 제주 레시피 공개

    제주도는 우리나라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여행지 중 하나다. 제주도 여행의 재미 중 하나는 다른 곳에서는 만나기 힘든 특색 있는 음식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 이에 글로벌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에서 ‘에어비앤비 키친 오브 아시아’ 프로젝트를 개최, 유현수 셰프와 손잡고 가족여행객들에게 도움 될 만한 레시피를 공개했다. 제주도 현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10개 미만 식재료를 활용해 30분 이내 뚝딱 만들 수 있는 초간단 4인 가족 레시피다. 한국을 대표하는 셰프로 선정돼 이번 프로젝트를 함께 하게 된 유현수 셰프는 식재료 공수를 위해 제주도를 자주 찾는 것으로 유명하다. 미쉐린1 스타이자 한식 파인 다이닝을 이끌고 있는 모던 한식 1세대로서 최근에는 유명 요리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올해 제주에서 개최된 음식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등 제절에 나는 현지 식재료를 이용한 건강한 한식을 국내외에 널리 전파하고자 힘쓰고 있는 실력파다. 유현수 셰프가 소개한 음식은 제주 향토 음식인 ‘우럭 콩조림’과 잘 삶아진 국수에 해초와 멜젓을 곁들인 ‘멜젓 해초 국수’다. 이 중 우럭 콩조림은 일 년 내내 맛이 변하지 않는 깨끗한 생선 우럭과 제주 특산품인 콩을 활용한 요리로 레시피는 다음과 같다. 우선 우럭 2마리와 콩 150g, 튀김가루 200g, 식용유 20g을 준비한다. 이어 우럭을 비늘을 긁어 내고 지느러미를 자른 후 내장을 빼내 깨끗이 씻으면 어려운 과정은 다 끝났다. 다음으로 잘 달궈진 팬에 식용유를 두르고, 우럭을 올려 중불에서 타지 않게 앞뒷면 모두 구워 준비해 준다. 식용유를 두른 팬에 콩을 넣어 약 1분 정도 볶은 다음 구운 우럭과 양념장(고추장 20g, 간장 10g, 고춧가루 20g, 설탕 5g, 다진 파 20g, 다진 마늘 20g, 후춧가루 0.5g, 참기름 10g)을 넣고 1분 정도만 더 볶으면 된다. 마지막으로 참기름을 뿌려 플레이팅 하면 맛은 물론 비주얼도 뛰어난 우럭 콩조림 완성이다. 멜젓 해초 국수는 예부터 제주도에 흔했던 돼지고기와 해조류를 활용한 요리다. 육수를 내는 재료에 따라 다양한 맛을 내는데 유현수 셰프는 멸치를 사용해 국수를 끓여냈다. 멸치 멜젓 해초 국수를 위해서는 면을 만드는 작업부터 해야 한다. 4인 기준으로 밀가루 200g에 소금 2g, 달걀 50g, 물 50g을 넣고 잘 치대 반죽이 완성되면 면 보에 싸서 30분 정도 숙성 시켰다 쓰면 된다. 만약 면을 만드는 게 귀찮다면 사서 써도 무방하다. 다음으로 육수를 내기 위해 팬을 달구어 멸치와 건새우를 넣고 볶다가 냄비에 물을 붓고 멸치, 건새우, 무를 넣어 센 불에서 10분 정도 끓여 준다. 중간 세기로 불을 줄이고 10분 정도 더 끓이다가 해초 40g을 넣고 불을 끈다. 간은 소금이면 충분하다. 이 국물에 면과 반달 모양으로 썬 애호박 100g, 바지락 300g, 다진 마늘 10g, 파 20g, 멜젓 50g을 넣고 끓이면 끝이다. 그릇에 보기 좋게 담아내고 취향에 따라 애호박 고명을 올려 먹으면 뜨끈한 그 맛이 일품이다. 에어비앤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우럭콩조림, 멜젓해초국수에 대한 보다 자세한 레시피와 더불어 돼지고기 고사리 탕수 레시피도 만나볼 수 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생물종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생물종

    ‘호랑이·소나무·청개구리’ 등이 우리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생물종으로 나타났다.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23일 개관 10년을 기념해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우리생물 101’ 대국민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우리생물 101 투표’는 지난 9월 25일부터 25일간 진행됐으며 모두 1만 3500여명이 참여했다. 생물자원관이 101종을 우선 선정하고 10개 분류군별로 한 종씩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투표 결과 호랑이(포유류), 수리부엉이(조류), 청개구리(양서·파충류), 고등어(어류), 나비(곤충), 문어(무척추동물), 민들레(초본류), 소나무(목본류), 김(해조류), 영지(균류)가 각 분류군별 최종 1위에 선정됐다. 투표 분석 결과 국민들은 일상생활이나 이야기를 통해 친숙한 생물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호랑이·수리부엉이처럼 크기가 큰 동물과 민들레·고등어·김·청개구리 등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생물에 대해 친근감을 보였다. 특히 소나무와 영지처럼 민족 정서 및 건강 같은 긍정적인 가치를 상징한다고 알려진 생물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포유류에서는 경쟁이 치열했다. 조류나 목본류는 수리부엉이와 소나무가 초반부터 1위를 차지했지만 포유류는 호랑이·돌고래·다람쥐가 경합을 벌였고, 무척추동물류에서는 문어·꽃게·가재 등 3종이 마지막 날 승부가 갈렸다. 분류군별 1~2위 생물은 ‘국민이 뽑은 우리생물 톱텐’이라는 제목으로 24일부터 내년 1월까지 국립생물자원관 전시관에서 인포그래픽과 실물표본을 전시한다. 백운석 생물자원관장은 “‘알면 더 사랑한다’는 것처럼 자생생물의 소중함을 알리고 생물다양성 보전에 대한 공감대를 넓힐 수 있는 국민 참여 프로그램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동식물들은?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동식물들은?

    한국 대표하는 생물은? 호랑이·소나무·청개구리·고등어국립생물자원관 선정...김·나비·민들레도 분야별 1위 한국과 한민족을 상징하는 생물은 뭐가 있을까.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은 개관 10주년 기념으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우리생물 101’ 대국민 투표를 진행한 결과 호랑이, 한국인의 밥상에 자주 오르는 고등어와 김, 동화로 익숙한 청개구리 등이 국민이 가장 좋아하는 생물로 꼽혔다고 23일 밝혔다. 자원관은 분류군별 1위, 총 10종의 생물을 발표했는데 호랑이(포유류, 2427표 득표), 수리부엉이(조류, 1987표), 청개구리(양서파충류, 4030표), 고등어(어류, 2536표), 나비(곤충, 2378표), 문어(무척추동물, 2561표), 민들레(초본류, 2674표), 소나무(목본류, 2286표), 김(해조류, 2712표), 영지(균류, 2199표)가 각각 1위로 선정됐다. 투표 결과 한국사람들은 호랑이나 수리부엉이, 문어처럼 비교적 큰 동물을 좋아했고 민들레, 고등어, 김, 청개구리처럼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생물도 많은 표를 받았다. 투표는 지난달 25일부터 25일간 진행됐으며 총 1만 3500여명이 참여했다. 백운석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앞으로 국민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해 자생생물의 소중함을 알리고 생물 다양성 보전에 대한 공감대를 넓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보고도 믿기지 않는 바다 위 쓰레기 섬…플라스틱이 문제다

    보고도 믿기지 않는 바다 위 쓰레기 섬…플라스틱이 문제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산호초 지대를 보유한 온두라스의 로아탄섬은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파라다이스로 꼽힌다. 하지만 카리브해를 대표하는 아름다운 이 섬은 눈으로 보면서도 믿기지 않을 만큼 파괴되고 있다. 파괴의 주범은 다름 아닌 플라스틱 쓰레기다. 최근 해외의 사진작가들은 플라스틱 쓰레기로 뒤덮인 로아탄 섬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공개했다. 이 사진들은 온라인 상에 퍼지면서 전 세계인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 사진들은 플라스틱 쓰레기가 로아탄 섬의 바다를 가득 덮고 있는 모습을 담고 있다.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돌 가득 뒤덮인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그야말로 섬 안에 또 다른 쓰레기 섬을 이루며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문제의 쓰레기 안에는 전 세계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생수병부터, 일회용 플라스틱 포크와 숟가락 등 일상 용품도 포함돼 있다. 물 안에서 본 쓰레기 섬의 모습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새파란 로아탄 섬 바다 안에서는 쓰레기와 죽은 해조류 등이 수면을 뒤덮고 있어 물 밖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다. 이러한 상황은 로아탄 섬 바다에 사는 해양생물뿐만 아니라 이 바다를 서식지로 삼아 살아가는 조류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국 환경단체인 블루 플레닛 소사이어티의 존 휴스톤은 영국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플라스틱 쓰레기가 분해되면서 미세입자들이 바다에 흘러들어가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있다”면서 “이 지역에 서식하는 바다새 90%가 이러한 플라스틱 찌꺼기를 먹고 살고 있다. 거북이 등의 동물들 역시 플라스틱 쓰레기를 먹이로 알고 먹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꾸준히 바다에 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플라스틱 용품을 생산하는 업체와 정부의 움직임이 절실하다”면서 “이는 글로벌한 해결방안이 필요한 전 지구적 문제”라고 덧붙였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메디컬 인사이드] 잠 쫓으려 에너지 드링크 집착하면 ‘역효과’

    [메디컬 인사이드] 잠 쫓으려 에너지 드링크 집착하면 ‘역효과’

    불규칙 식사·폭식 두뇌활동 악영향 자정쯤 자고 오전 6시 기상 습관 숨이 턱 밑까지 차오르는 것을 견디며 42㎞를 달리는 마라토너처럼 오랜 시간 공부에 매달린 고3 수험생들이 결실을 맺을 날이 불과 40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다음달 16일 치러지는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실력을 유감 없이 발휘하려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앞으로 한 달여 남은 기간 동안 특히 집중적인 몸 관리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9일 전문가들에게 수험생들이 꼭 기억해야 할 건강관리법에 대해 물었습니다.많은 분들이 잘 아시다시피 수험생들은 골고루 먹어야 합니다. 또 규칙적으로 식사해야 합니다. 뇌 기능 때문입니다. 김정하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불규칙한 식사 습관은 위염 등 소화기계 질환을 일으킨다”며 “긴 공복 뒤 갑자기 과식하면 소화에 많은 혈액을 사용하게 돼 두뇌 활동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너무 심한 포만감은 졸음도 유발합니다. 박희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적은 양이라도 아침을 꼭 먹도록 하고 포만감을 느끼기 80% 전 쯤에서 절제하도록 가족이 배려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그럼 어떤 음식이 좋을까요. 지방이 적고 단백질과 미네랄, 비타민이 풍부한 콩류, 두부, 생선 등의 음식이 활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전문가들은 뇌신경세포의 활성에 필요한 비타민B 섭취를 위해 현미, 통곡류 섭취도 권장합니다. 들깨, 호두 등의 견과류도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건강 유지에 좋습니다. 변비를 예방하려면 섬유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 해조류인 김, 미역을 먹고 물을 충분히 먹으면 됩니다. ●공복 후 과식하면 뇌기능 저하 집중력과 기억력, 판단력 등 정신활동에 가장 중요한 활동은 ‘수면’입니다. 그렇지만 ‘무조건 하루에 8시간을 자라’는 말은 현실성이 떨어집니다. 그렇다고 대놓고 잘 수도 없습니다. 따라서 두뇌 효율을 최대한 높이려면 자정 무렵에 잠자리에 들고 오전 6시쯤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습니다. 늦어도 1시 이전에는 눈을 감는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실내 온도는 18~23도를 유지하고 잠이 잘 오지 않으면 온수로 가볍게 샤워하는 것이 좋습니다. 따뜻한 물을 받아 10여분 발을 담그는 것도 수면을 유도하는 좋은 방법입니다.우리 주변에는 커피나 에너지 드링크처럼 카페인이 많이 든 음료를 좋아하는 수험생이 많습니다. 잠을 쫓거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중독에 가까운 집착을 보이기도 하지요. 그렇지만 카페인이 많은 음료는 중추신경을 흥분시켜 두근거림이나 현기증을 일으키고 과도한 각성효과를 유발해 오히려 급격한 집중력 저하를 부릅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세계보건기구(WHO)가 권고하는 청소년 카페인 일일 섭취 권고량은 몸무게 1㎏당 2.5㎎입니다. 체중 50㎏ 청소년의 권고량은 125㎎인데 캔커피 1~2개를 마시면 기준량을 넘는다고 합니다. 김 교수는 “상큼한 맛으로 기분 전환이 가능한 ‘레몬티’나 항산화 물질이 많이 포함된 ‘루이보스티’ 같은 건강차를 추천한다”며 “부득이하게 카페인 섭취가 필요하다면 비교적 함유량이 적은 녹차나 홍차를 권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수험생의 70%는 변비, 복부팽만 등 소화기 계통 질환을 앓는다고 합니다. 장시간 의자에 앉아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스트레스가 더해져서 생기는 병입니다. 화장실에 가고 싶은 욕구를 억지로 누르는 것이 이런 문제를 일으킵니다. 김 교수는 “변 보는 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고 식사시간을 넘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데는 명상이나 음악 감상이 좋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여유를 만끽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합니다. 그럴 때는 좋았던 과거 기억을 떠올리며 소리 내 웃는 것이 좋습니다. 소리 내 웃으면 진통효과가 있는 호르몬이 증가하고 뇌에 긍정적인 자극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복부팽만, 불규칙한 배변습관 때문 건조한 날씨 때문에 안구건조증이 생기면 집중력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이때 체크해야 할 생활습관은 렌즈 착용입니다. 렌즈 대신 안경을 착용하고 1시간에 1번씩 눈을 감고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 그대로 방치하면 눈을 자주 비비게 되고 과도한 눈물이 나와 두통이 생기기도 합니다. 환절기 알레르기 비염도 괴로운 질환입니다. 콧물을 멎게 하는 약 ‘항히스타민제’가 있지만 졸음이 심해지는 부작용이 있습니다. 가급적 창문을 자주 열어 환기를 시키고 집먼지 진드기 번식을 막기 위해 옷이나 침구류를 삶거나 햇볕에 널어 말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을 자주 마시는 것도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스트레스가 심해지면 주변의 도움을 뿌리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앞으로의 진로나 성적에 대한 문제를 마음속에만 담아두지 말고 가급적 푸는 것이 좋습니다. 박 교수는 “혼자만의 고민은 부담만 키우고 오히려 스트레스로 되돌아올 때가 많다”며 “절친한 친구나 선배, 부모와의 대화를 통해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경주 ‘물 엑스포’ 물 올랐다…70개국 1만여명 물 만났네

    경주 ‘물 엑스포’ 물 올랐다…70개국 1만여명 물 만났네

    세계 각국의 물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물 문제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국제행사가 경북 경주에서 동시에 열린다.경북도는 20~22일 경주 화백컨벤션센터(하이코)에서 ‘대한민국 국제물주간(Korea International Water Week·KIWW) 2017’ 행사와 ‘제1차 아시아 국제 물주간(AIWW)’ 행사가 열린다고 18일 밝혔다. KIWW는 2015년 물 올림픽이라 불리는 ‘제7차 세계물포럼’의 대구·경주 개최를 기념하고 경북의 ‘낙동강 국제물주간’과 대구의 ‘물산업전’을 통합한 글로벌 물 포럼이자 물 산업 엑스포다. 물과 관련된 모든 이슈에 대해 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이를 실천하기 위한 선언을 도출하는 자리다. 첫 행사는 지난해 대구에서 열렸다. 이번 행사는 국토교통부·환경부·경북도·대구시·K-water(한국수자원공사) 등 5개 기관이 공동 주최하고 한국물포럼이 주관한다. 중국, 인도네시아, 태국 등 국내외 정부와 국제기구, 학계, 비정부기구(NGO) 등 70개국 1만 5000여명이 참가한다. 지난해 세계 62개국에서 1만 2000여명이 참가한 것보다 규모가 확대됐다. ‘지속 가능 개발을 위한 워터 파트너십’이라는 슬로건 아래 물 산업 전시회 및 100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주요 프로그램은 ▲월드 워터 파트너십 ▲워터 리더스 라운드 테이블 ▲월드 워터 챌린지 ▲워터 비즈니스 포럼 ▲물 산업 엑스포 등이다. 특히 경북도는 21일 마련될 ‘기술 혁신을 위한 산·학·연 매칭’ 세션에서 전국 최초로 만든 ‘물 산업 유망 기술 로드맵’을 발표한다. 기술 개발 역량이 부족한 지역 물 기업의 계획 수립과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려고 마련했다. 또 국내외 물 산업 기술의 추세, 시장 현황, 특허 동향 등 분석으로 개별 기업의 기술 개발 방향을 제시한다. 참가자에게는 100여쪽 분량의 기술 로드맵이 무료로 제공되고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 컨설팅 전문가가 기술 환경 분석과 연구개발 목표 수립 등 기술 로드맵 활용 방법을 설명한다. 이번 행사는 지난해와 달리 일반인 참가자들을 위한 다양한 체험행사가 마련된 것도 특징이다. 개최 도시인 경주시는 경주 홍보관과 로컬푸드 전시장·신라금관 체험 포토존 운영, 에코물센터 이동식 급속수처리 시연, 스마트미디어센터 리얼 4D큐브 체험 등을 마련했다. 안동시는 미대생 100여명의 물과 환경에 관련된 작품을 전시하고 울진군은 경북해양바이오산업연구원과 함께 청정 염지하수(용암해수)를 이용해 개발한 먹는 물과 더치커피 시음, 최근 해조류의 일종인 슈퍼푸드 스피루리나 배양 등을 선보인다. 이 밖에 물 절약, 생태하천 등 주제로 시민발언대(20일 오후 2시), 어린이 대상 ‘수호천사 물사랑 환경교실’(20일)·물 문화 세션(21일 오후 1시)·물 인식 개선 교육(21일 오후 4시), ‘생명을 살리는 깨끗한 물 체험관’이 운영된다. K-water는 국제물주간을 기념해 참가자 보문호 걷기대회와 음악회(21일 오후 7시 보문수상공연장)를 개최한다. 행사에는 윤수일 밴드 등의 버스킹 공연과 마술쇼 등이 펼쳐진다.AIWW는 ‘물 문제 해결을 통한 아시아의 공동 번영’을 주제로 열린다. 아시아 물 문제의 글로벌 이슈화로 실질적인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물 산업의 지속 가능한 개발에 대한 논의를 바탕으로 ‘실행력’ 강화에 초점을 둔 게 특징이다. 이를 위해 각국 정부 고위 관계자, 아시아 인프라 투자은행(AIIB), 아시아 개발은행(ADB), 세계은행(WB) 등 다자 간 개발은행 등도 참여한다. 김진현 경북도 환경산림자원국장은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나라가 국제 사회의 물 주도권을 확보하는 계기를 마련하고 경북을 세계적인 물 산업 중심지로 부각시키겠다”면서 “특히 전국 최초로 ‘물 산업 유망 기술 로드맵’을 만들어 발표하는 만큼 지역 물 기업뿐만 아니라 국내 물 산업 육성의 선도 모델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동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차례상 풍성해지는 서대문의 비법

    차례상 풍성해지는 서대문의 비법

    서울 서대문구가 오는 26~27일 추석맞이 직거래장터를 연다고 14일 밝혔다. 220여종의 농·축·수산물과 명절 성수품을 시중 가격보다 10∼25% 저렴하게 판매될 예정이다.서대문구 자매결연도시인 충남 아산시, 충북 영동군, 전북 완주군, 전남 장흥군, 제주시를 포함해 전국 26개 시·군에서 61개 단체가 참여한다. 소고기, 과일, 쌀, 잡곡, 생선, 한과뿐 아니라 나물과 젓갈, 해조류, 양념류 등 한가위 차례상 마련을 위한 각종 물품이 판매된다. 특히 장흥군에서 고품질 장흥 한우와 표고버섯을, 제주시에서 친환경 감귤과 참굴비, 흑돼지, 옥돔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직거래장터에서는 농업인과 생산자단체가 신선한 제품을 중간유통 이윤 없이 직접 판매하기 때문에 저렴한 것은 물론 믿고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참여업체들은 수익금의 5% 이내에서 자발적으로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웃돕기 성금을 기부할 예정이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명절을 앞두고 소비자는 양질의 상품을 만나고 농어민과 축산농가는 판로 확보의 기회를 얻게 돼 서로 이익이 될 수 있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현장 플러스] 완도 장보고대교 개통 맞춰 마라톤 대회

    [현장 플러스] 완도 장보고대교 개통 맞춰 마라톤 대회

    오는 12월 3일 장보고대교 개통 전남 완도군 고금·신지도간 연결돼 군민들 교통 편의 크게 기여 ‘기대’ 제2회 완도장보고마라톤대회 개통일 맞춰 대규모 마라톤대회 열어 장보고대교 축하하고 한해 마무리 장식전남 완도군 고금~신지도 간을 연결하는 장보고대교가 오는 12월 3일 개통 예정인 가운데 개통 시기에 맞춰 대규모 마라톤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완도군은 265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다. 이에 따라 장보고 대교의 개통은 완도군(군수 신우철)과 군민들이 함께 바라던 오랜 숙원사업이었다. 장보고대교는 2010년 12월에 착공, 총사업비 960억원을 투입 해상구간 1.3㎞를 포함해 총연장 4.3㎞ 규모로 건설된다. 올 연말에 개통될 예정으로 군민들의 교통편의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완도군과 사단법인 장보고글로벌재단은 오는 12월 3일 명사십리해수욕장~장보고대교 구간에서 ‘제2회 완도장보고마라톤대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이번 마라톤 대회는 하프, 10㎞, 5㎞ 등 3개 코스로 나눠 진행된다. 오는 11월 16일까지 참가 신청을 해야만 출전할 수 있으며, 주최 측은 많은 시민의 참여를 바라고 있다. 참가 신청은 홈페이지(www.jangpogo.co.kr)를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할 수 있다. 참가자들에게는 완도 해조류 세트와 티셔츠 등 기념품을 비롯해 다양한 경품이 증정된다. 대회를 주최하는 사단법인 장보고글로벌재단 측은 “장보고대교 개통 시기에 맞춰 개최되는 데다, 올해를 마무리하는 결산 대회의 의미를 가지고 있어 많은 동호인이 참석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대회 준비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한편, 장보고는 9세기 동아시아 바다를 호령한 해상 무역왕으로 신라의 무장이었다. 장보고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무적함대를 이끌고 바다를 개척하여 동양 3국의 제해권을 장악한 위대한 바다의 영웅이다. 그는 청해진을 설치해 당나라와 신라, 일본을 잇는 해상무역을 주도했다. 장보고가 활동할 당시 신라는 잦은 왕권 교체와 바다에서 노략질을 일삼는 해적 때문에 많은 백성이 어려운 삶을 살고 있었다. 게다가 무역 활동이 원활하지 않아 나라의 발전도 더딘 상황이었다. 당나라에서 성공적인 삶을 꾸려가던 장보고는 신라가 겪는 이러한 어려움들을 외면할 수 없었다. 백성들에게 새로운 삶을 열어 주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신라에 돌아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했다. 장보고가 그 꿈을 이루기 위해 활동했던 해상무역중심지 완도. 장보고대교 개통을 축하하는 거리축제가 펼쳐질 예정이다. 당시 가장 뛰어난 조선기술과 항해 능력을 보유했던 장보고, 그가 활약했던 활동무대가 바로 지금의 완도이다. 장보고대교의 개통을 계기로 해상에서 대륙으로 웅비하는 완도의 내일을 기대해 본다. 조순동 객원기자 csd2225@seoul.co.kr
  • [해외에서 온 편지] 이역만리서 우리말·얼 새기는 원양어선원의 후예들

    [해외에서 온 편지] 이역만리서 우리말·얼 새기는 원양어선원의 후예들

    올해는 우리나라의 첫 번째 원양어선 지남호가 출어한 지 60년째 되는 ‘원양산업 60주년의 해’이다. 1957년 6월 29일 부산항에서 출항한 지남호가 참치 조업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돌아온 것을 시작으로 우리 원양어선원들은 전 세계 바다를 누비며 참치, 명태, 오징어 등 값진 어획물들을 잡아 돌아와 경제발전의 초석을 마련했다. 필자가 머물고 있는 이곳, 북위 28도 지점의 서아프리카 대서양 연안에 위치한 카나리아 군도는 과거 우리 원양어선들이 머물며 조업하던 대표적인 원양어업 거점이다.#북위28도 카나리아군도 첫 출항 60년 1966년 5월 이곳에 우리나라 국적 원양어선 ‘강화 601호’가 입항하면서 원양어업의 대서양 전진기지를 구축했다. 이후 원양어선원을 중심으로 한 한인사회가 만들어져 1970년대 말에는 이곳을 근거지로 하는 우리 원양어선이 250척, 선원을 비롯한 한인사회 동포 수가 1만 1000명에 달했다. 당시 카나리아 군도에서 조업하던 우리 원양어선들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현지의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했다. 이를 증명하듯 카나리아 군도의 중심 도시이자 필자가 근무하는 분관이 위치한 라스팔마스 항구 초입에는 한국 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카나리아 군도의 주요 섬인 그린카나리아와 테네리페에는 한국 광장이 각각 조성돼 있다. 또 라스팔마스의 산 라사로 시립묘지에는 한국 어선원들의 유해를 모신 봉안탑과 위령탑이 따로 조성돼 있는 등 곳곳에서 우리나라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이역만리 타국에 잠든 원양어선원들의 업적을 기리고 위상을 높이기 위해 해양수산부는 해외 원양어선원들의 묘지를 정비·관리하고 있다. 2014년부터는 유가족의 신청을 받아 묘지를 한국으로 무상 이장하는 사업도 추진 중이다. 올해 6월에도 라스팔마스와 테네리페에 매장돼 있던 유골 5위를 한국으로 모셔 와 유가족의 품에 안겨 드렸으며 앞으로도 사업을 계속 진행할 계획이다. #타국서 잠든 유해, 고국의 유가족 품으로 원양어선원의 후예인 라스팔마스에 정착한 이민 1세대들은 우리 문화와 언어를 가슴에 새기고, 현지인들과 융화하며 모범적인 한인사회를 만들어 왔다. 1974년 영사관이 설치된 이후 1976년에는 동포 자녀의 우리말 교육을 담당하는 한글 학교가 세워졌다. 이후 한인회와 어머니회가 차례로 결성돼 한인사회의 구심점 역할을 하며 한국 문화 알리기와 현지 주민들과의 유대감 형성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우리 원양어선이 카나리아 군도에 진출한 지 50주년이 되는 해를 맞아 라스팔마스 한국 분관에서 기념행사도 열었다. 반세기 전 우리 원양어선원들이 품었던 만선의 꿈은 오늘날 또 다른 형태로 실현되고 있다. 2013년 라스팔마스 공립대학교는 스페인 대학으로는 처음으로 세종학당을 유치해 한국어와 문화 보급에 힘쓰고 있다. 같은 해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은 한국·스페인 해양수산협력센터를 개설해 수산양식, 해조류 연구 등 해양바이오 산업 부문 등에서 산·관·학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또 해마다 수십명의 교환학생이 한국과 카나리아를 오가며 공부하고 있고, 올해 안에 스페인 해조류은행이 한국해양과학기술원과 만나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하기로 하는 등 전문가들의 인력 교환도 활발하다. #라스팔마스대학에 세종학당… 한국어 보급 특히 올해는 한국 국제교류재단의 초청으로 라스팔마스 시장이 한국을 방문해 50년이 넘는 한국사회와의 인연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한다. 해양조선기자재 등 교류협력사업도 추진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이끌었던 ‘산업 역군’인 원양어선원들이 잠들어 있는 이곳에서 그들의 후손들이 한국 문화를 알리며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를 끊임없이 만들어 나가고 있음을 전한다.
  • [메디컬 인사이드] 고혈압의 계절… 변비 때문에 힘주다 쓰러져요

    [메디컬 인사이드] 고혈압의 계절… 변비 때문에 힘주다 쓰러져요

    날씨 추워질수록 환자 급증…최근 5년간 50만명 늘어나 고혈압약 변비 가능성 높여 수분·식유섬유 섭취 늘려야 사우나·코감기약 복용 주의…실내 운동하고 보온 신경써야 낮과 밤의 기온 격차가 10도 이상 벌어지면서 요즘 아침에는 제법 쌀쌀한 느낌이 듭니다. 언제 여름이었냐는 듯 더위가 빠르게 물러나고 바로 가을을 맞이하는 모양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추위가 찾아오면 우리 몸에도 변화가 생깁니다. 혈관은 수축과 이완 작용을 통해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합니다. 갑작스럽게 온도가 낮아지면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이 수축해 혈압이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에 대비가 필요합니다.혈압은 여름철에 낮아졌다가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는 10월 이후 급상승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학계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온도 1도가 낮아질 때마다 수축기 혈압은 1.3㎜Hg 올라가고 이완기 혈압은 0.6㎜Hg 높아집니다. 기온이 10도 내려가면 수축기 혈압이 13㎜Hg나 높아진다는 의미입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수축기 혈압 140㎜Hg, 이완기 혈압 90㎜Hg 이상인 경우를 ‘고혈압’이라고 합니다. 고혈압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안심하다가도 가을이나 겨울이 오면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겁니다. ●가을 초입에 혈관질환 위험 높아져 4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집계한 2015년 월별 고혈압 환자수를 분석해 보니 8월 310만 566명에서 9월 307만 140명으로 다소 줄었다가 10월에는 323만 824명으로 급증했습니다. 12월은 331만 9404명으로 최고점에 도달했습니다. 그래서 해마다 돌아오는 가을 초입은 고혈압 환자나 고혈압 전 단계인 사람이 대비할 수 있는 ‘마지노선’입니다.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심근경색, 심부전, 뇌졸중, 신장질환 등의 각종 혈관질환 위험이 급증합니다. 우리 주변에는 “아직 젊어서 괜찮다”고 자신감을 보이는 중년층이 많습니다. 그러나 지난해까지 5년 동안 늘어난 고혈압 환자수가 50만명이나 됩니다. 2015년 기준 사망 원인 22%가 뇌졸중, 심근경색 등 순환기 계통 질환입니다. 안심할 때가 아닙니다. 우선 고혈압 환자는 변비를 조심해야 합니다. 변비는 변을 보는 횟수가 일주일에 3회 미만이거나 변을 볼 때 과도하게 힘을 줘야 하는 등 변이 잘 나오지 않는 것입니다. 고혈압이 있으면 변비가 더 잘 생깁니다. 박성하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고혈압약 중 ‘이뇨제’는 몸의 수분을 배출시켜 변이 딱딱해지기 쉽고 ‘칼슘길항제’는 장운동을 줄여 변비를 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변비가 생겨 무리하게 힘주면 혈압이 높아져 뇌졸중이나 심근경색이 생길 수 있습니다. 실제로 추운 겨울에 화장실에서 뇌졸중으로 쓰러지는 환자가 있다고 합니다. 박 교수는 “규칙적으로 운동하고 하루 1ℓ 이상 수분을 섭취하면서 식이섬유가 많이 포함된 채소나 과일을 적당히 먹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사우나도 주의해야 합니다. 고혈압이 있다면 45도 이상의 너무 높은 온도는 피하고 총 목욕 시간은 15분 이내, 욕조에 몸을 담그는 시간은 5분 이내로 제한해야 합니다. 특히 찬물과 더운물을 오가는 냉온욕은 혈압을 급격히 높일 수 있어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코감기약도 혈관을 수축시킬 수 있어 과도하게 복용하지 말아야 합니다. ●주 4~5회 규칙적인 운동 바람직 혈압을 잘 조절하려면 운동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습니다. 운동은 최대 심박수의 50~60%로 옆사람과 대화가 가능할 정도로 하면 됩니다. 또 주 4~5회, 1회 30~60분씩 규칙적으로 해야 합니다. 박 교수는 “러닝머신, 암벽등반, 역기, 축구, 농구 등 무리한 운동은 가급적 피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다만 때에 따라 운동이 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새벽 찬바람에 갑자기 노출되면 혈압이 급상승해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위험이 높아집니다. 기온이 영하로 내려가면 실외 운동보다는 실내 운동을 추천합니다. 김수중 경희대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새벽에 찬바람을 맞는 운동은 피하고 따뜻한 햇볕이 쬐는 낮에 5~10분씩 준비운동을 한 뒤에 운동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가을에는 식욕이 높아집니다. 혈관 건강을 위해 육류의 기름, 닭 껍질, 소시지, 베이컨 등을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하고 채소와 잡곡, 콩류, 해조류를 충분히 섭취하는 게 좋습니다. 조수현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지나친 칼로리 섭취를 제한하고 비만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나친 칼로리 섭취 자제해야 본격적으로 추위가 찾아오면 번거롭더라도 외출할 때 한 겹 더 챙겨 입어야 합니다. 김 교수는 “추운 밤에는 두껍고 무거운 이불을 덮는 것보다 얇고 가벼우면서 보온성이 좋은 이불을 겹쳐 덮는 것이 좋다”고 했습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일어날 때도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종종 잠옷을 입은 상태로 차가운 바람을 맞았다가 심장발작으로 쓰러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따라서 이불 속과 방안의 온도차가 크지 않도록 미리 난방기기를 점검해야 합니다. 김 교수는 “추운 겨울 대문 밖으로 나갈 때도 겉옷을 충분히 입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습니다. 외출할 때 장갑이나 목도리, 모자를 쓰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목욕 뒤 젖은 몸은 욕실 안에서 충분히 닦고 머리를 즉시 헤어드라이어로 말리는 게 좋습니다. 이광제 중앙대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고혈압이 있으면 특히 외출 직전이나 야외에서 음주를 해서는 안 된다”며 “음주는 초기에는 말초혈관을 확장시켜 온기를 느끼게 해주지만 곧 내부 장기에서 열손실을 일으켜 고혈압을 유발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와우! 과학] 베이컨맛 나는 해파리 칩 개발

    [와우! 과학] 베이컨맛 나는 해파리 칩 개발

    최근 우리나라 앞바다에서 싱싱한 물고기 대신 그물 가득 해파리가 잡히는 경우가 늘고 있다. 사실 이는 우리나라만의 문제가 아니고 세계 여러 나라에서 겪는 문제다. 인간의 남획으로 인해 천적인 물고기가 사라지면서 해파리의 개체 수가 늘었고 여기에 지구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 같은 여러 요인이 겹치면서 해파리의 개체 수가 급증한 지역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해파리는 해파리냉채처럼 일부 국가에서 식자재로 사용하긴 하지만, 대부분 국가에서는 잘 먹지 않기 때문에 식량 자원으로 사용하기도 난감하다. 남덴마크 대학(University of Southern Denmark)의 연구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새로운 가공 방법을 개발했다. 해파리는 대부분 서양인에게 호감을 주는 모양이 아닌 데다 맛도 익숙하지가 않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바삭바삭한 감자 칩 같은 해파리 칩을 개발했다. 언뜻 보기에는 말린 해파리 같이 생겼지만, 이 해파리는 그냥 건조한 것이 아니라 에탄올을 사용해 가공한 것이다. 해파리는 몸 대부분이 물이기 때문에 완전히 건조하는 데 상당히 오랜 시간이 필요하며 이 과정에서 상하거나 모양이 더 비호감으로 변한다. 연구팀은 독이 있는 촉수 등을 제거한 후 해파리를 96% 에탄올에 절여 수분을 빼낸 후 다시 증발시켜 건조시간을 30~40일에서 2~3일 수준으로 단축했다. 증발한 에탄올은 다시 응결해서 사용이 가능하므로 시간과 비용을 많이 절감할 수 있다. 이 방식으로 가공한 해파리는 마치 감자 칩 같은 모양이 된다. 동시에 부피가 크게 줄고 살균처리까지 돼 장기간 보존이 쉬워진다. 해파리를 식재료로 대량 가공할 방법을 개발한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가공이 쉬워지고 보관이 편리해졌다고 해도 맛이 없다면 아무도 먹으려 들지 않을 것이다. 이 해파리 칩은 그 자체로는 별로 맛이 없지만, 해조류를 곁들여 요리하면 바삭하게 튀긴 베이컨 맛이 난다는 것이 연구팀의 주장이다. 사실이라면 예쁘게 생긴 해파리 칩이 식탁 위에 오를 준비가 된 셈이다. 다만 해파리에 대한 문화적 거부감을 극복하는 일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대상, 목포에 국내 첫 해조류 검사센터

    대상 청정원이 전남 목포시와 ‘수산식품산업 활성화 및 지역 동반 성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고 목포수산식품지원센터에 국내 최초로 ‘해조류 검사센터’를 구축한다고 21일 밝혔다. 해조류 검사센터는 단백질 함량, 수분, 맛, 식감, 색깔 등 11가지 품질평가 항목에 따라 김을 과학적으로 분석하고 등급을 나눠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시설이다. 대상은 경기 여주에 있는 연구시설을 목포로 이전하고 김 건조기, 염분 분석기, 색차계 등 신규 장비를 도입해 오는 9월부터 본격적으로 업무를 개시한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바다의 포식자’ 상어가 채식을 한다고? (연구)

    ‘바다의 포식자’ 상어가 채식을 한다고? (연구)

    수억 년간 바다를 호령한 상어는 지구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포식자 가운데 하나다. 신생대에는 고래만큼 거대한 상어인 메갈로돈이 살았고 현재도 거대한 백상아리가 바다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로 군림하고 있다. 대형 상어는 인간에게도 공포의 대상이지만, 모든 상어가 사람에게 위험한 포식자인 것은 아니다. 작은 갑각류와 어류를 주식으로 삼는 작은 상어도 흔하고, 고래상어처럼 아예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삼는 상어도 있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모두 육식성이라는 점이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사만다 레이(Samantha Leigh)는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지원을 받아 얕은 바다에서 먹이를 잡는 보닛 헤드 혹은 삽머리 상어(bonnethead/shovelhead shark·학명 Sphyrna tiburo)의 생태를 연구했다. 이 상어는 작은 바다 밑에 숨은 작은 갑각류와 연체동물 등을 먹는 소형 상어로 귀상어의 일종이다. 여기까지는 별 특별한 내용이 없는 이야기지만, 장시간에 걸친 비디오 촬영과 해부 결과 밝혀진 놀라운 사실은 이 상어가 해조류도 같이 먹는다는 것이다. 연구 결과 어린 개체의 경우 위의 절반이 해조류로 채워져 있고 절반 정도는 소화한 상태로 배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해조류를 실제로 소화해 영양분으로 삼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물론 기본적으로 상어는 육식 동물이다. 하지만 먹이를 잡는 과정에서 우연히 섭취한 해조류에 대해서 소화능력을 획득하면서 잡식성으로 진화한 사례로 보인다. 연구팀은 이 상어가 의도적으로 해조류를 먹을 수 있는지 아니면 우연히 먹은 해조류를 소화시킨 것인지 알기 위해 해조류가 든 통으로 상어를 유인해서 행동을 관찰했다. 그 결과 이 상어는 해조류도 가리지 않고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의도적인 잡식 동물이라는 이야기다. 사실 현재 초식 동물의 조상도 오래전에는 잡식 동물이었거나 혹은 육식 동물이었던 경우가 적지 않다. 예를 들어 식육목에 속하는 동물들은 사자나 늑대처럼 대부분 육식 동물이지만, 판다처럼 초식 동물로 진화된 사례도 있다. 다만 그 구체적인 과정을 이해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대개 이런 변화는 오랜 시간에 걸쳐 일어나기 때문이다. 이번 발견은 육식 동물이 잡식이나 초식 동물로 진화하는 과정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고든 정 칼럼니스트 jjy0501@naver.com
  • 50개 유인도 ‘탄소 제로’ 청정에너지 자립 꿈꾸는 전남

    50개 유인도 ‘탄소 제로’ 청정에너지 자립 꿈꾸는 전남

    전남도가 전력 100%를 신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에너지 자립 섬’ 꿈을 펼치고 있다. 전남은 바다와 섬이 많은 고장이다. 전국 섬의 65%인 2165개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유인도 74개가 육지에서 전기를 공급받지 못하고 디젤발전 전기를 사용해 왔다. 도는 이런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야심 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전남도 에너지산업 육성 10개년 계획’을 발표하고 신재생에너지 자원을 활용한 관련 산업 육성에 본격 나서고 있다. 에너지 기업 700개 유치, 일자리 3만개 창출 등을 목표로 하는 에너지 신산업이다. 특히 섬 주민들에게 친환경 청정에너지인 신재생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50개 유인도에 대해 ‘탄소 제로’ 에너지 자립 섬을 조성 중이다.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풍력과 태양, 수력 등의 청정에너지만으로 섬 전체에 전력을 공급하는 일이다.●주민 편의와 소득 증대로 호응도 높아 2012년 해남 중마도에서 첫 삽을 뜬 후 2014년 진도 가사도·가사혈도, 해남 상·하마도 등 4곳, 2015년 해남 중마도, 신안 옥도, 상·중태도 등 4곳을 준공했다. 지난해 진도 주지도 등 5개 섬까지 지금까지 총 13개 섬을 완료했다. 전남도는 29일 진도 동거차도 사업을 14번째로 마쳤다고 27일 밝혔다. 이들 14개 섬에는 태양광 775㎾, 풍력 510㎾, ESS(신재생에너지 잉여 전력 저장) 6222㎾h 등이 설치됐다. 346가구 717명 주민에게 친환경에너지가 공급된다. 투입된 사업비는 국비, 지방비, 한국전력 등의 민간자본을 포함해 총 371억원이다. 동거차도에는 국·도비 등 91억원이 들어갔다. 태양광 116㎾, 풍력 100㎾, ESS 500㎾h, 에너지관리시스템(EMS) 등이 만들어졌다. 동·서거차도는 아픔이 많은 섬이다. 2014년 세월호 참사로 양식업에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또 풍력발전기에서 발생하는 소음 등 신재생설비 도입에 주민들의 거부감도 만만치 않았다. 한전과 에너지 공기업 관계자들이 한 달에 2~3회 섬을 방문해 주민 설득과 의견을 수렴한 결과 주민들의 호응이 늘어나면서 사업 추진이 가능해졌다. 태양광 발전을 통한 전기 생산량이 증가하고 전압이 일정한 전기가 공급되기 시작했다. 지역 특산품인 미역, 멸치 등을 현지에서 가공하고, 주민 이용이 많은 동육·동막 마을회관 2곳과 어민 복지센터에 태양광(11㎾)을 설치해 매월 전기료 32만 3000원이 절약됐다. 진도 가사혈도는 톳, 미역 등 해조류 건조기 5기 운영으로 연간 2억원의 소득을 올렸다. 가사도는 톳, 미역 등 해조류 건조기 32기로 12억 7000만원 수익을 창출했다. 가사·궁항·돌목 마을회관 3곳에 태양광(9㎾)을 설치, 매월 전기료 25만 5000원이 줄어들었다. 해남 삼마도는 쓰레기 소각장(시간당 100㎏)을, 신안 상·중태도는 해수 담수화시설(1일 30t)과 민박(2동 9실)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전체 섬에서 사용하는 면세용 경유 2억 6100만원어치를 절감하는 효과를 거뒀다.●마이크로그리드 자립 섬 기술 발전 섬에 적용한 마이크로그리드(MG) 초기 모델은 10~20가구의 소규모 섬을 대상으로 출발했다. 기존 디젤발전의 보조 발전으로 태양광,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를 연계해 풍량, 일사량에 따라 수동으로 발전설비를 조작해야 했다. 이후 가사도에 국내 최초로 EMS를 기반으로 한 MG 기술이 도입됐다. EMS는 친환경에너지의 효율적 생산, 저장, 소비를 관리한다. 전기 사용량에 따라 디젤발전기 출력을 보조적으로 조정해 신재생에너지 중심 체제로 전환하게 했다. 이러한 기술 도입은 공급되는 전압과 주파수가 일정해짐에 따라 섬에서 사용하는 전기제품과 설비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효과를 가져왔다. 동거차도는 서거차도 발전소에서 전기를 공급받아 왔으나 신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후 양 방향에서 제어가 가능하도록 EMS 제어센터 2동이 설치됐다. 순간적인 정전에도 전기 공급이 중단되지 않는 기술을 테스트해 적용하고 있다. 한전에 따르면 이를 통해서 기존 전기 공급 시스템의 안정성과 효율성이 더욱 높게 된다. 서거차도에는 한전과의 협력사업으로 국비 등 107억원을 들여 태양광·풍력(300㎾), 신재생에너지 잉여 전력 저장(1500㎾), 전기차 5대, 전기충전기 4대를 보급했다. 10가구를 선정해 직류 전력 설비와 연계한 MG 실증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기존보다 10% 효율화를 보여 신기술을 확대 적용해 나갈 방침이다. ●道·한전·중소기업 에너지 신산업 협업 이들 사업에는 한전, 한국전기연구원, 한국에너지공단과 전남도 출연기관인 녹색에너지연구원, 전남테크노파크 등이 참여하고 있다. 한전이 전남으로 이전한 후 지역 중소기업에 자금과 기술지원을 통해 에너지 신산업을 성장시킬 수 있는 사업 모델이 되고 있다. 한전은 이들 섬에 다양한 MG 적용모델을 적용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이 같은 에너지 신기술 확보를 통해 ‘전력공기업·대기업·중소기업 패키지’로 해외 진출 발판을 마련했다. 대표적으로 2015년 7월 진도 가사도에 적용한 MG 모델을 캐나다 온타리오 주에 130억원 규모로 수출했다. 섬 지역 전력생산 비용이 흑산도 406원, 거문도 411원으로 육지보다 4배 이상 높아 섬이 많은 동남아 국가들의 수요가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기종 정무부지사는 “전남은 신재생에너지와 뗄 수 없는 숙명적인 인연을 갖고 있다”며 “에너지 자립 섬 조성사업의 성공적 추진을 통해 우리나라 에너지 산업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무안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식품 속 과학] 식품과 색소/박선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

    [식품 속 과학] 식품과 색소/박선희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기준기획관

    화사한 꽃들이 피어나는 봄을 지나 푸르게 자란 열매들이 점차 붉어지거나 노랗게 물들고 있다. 꽃의 화려한 색은 곤충이나 작은 새들을 유인해 수정이 이뤄지도록 하는 식물의 지혜라고 한다. 열매가 익을수록 색이 화려해지는 것 역시 동물의 눈에 띄어 씨앗을 흩뿌릴 수 있게 하는 장치다. 이렇게 식물의 색소는 자손 번식을 위한 중요한 수단일 뿐만 아니라 광합성을 위해 빛에너지를 흡수하고 일상적으로 내리쬐는 자외선, 고온, 활성산소, 세균과 같은 환경 스트레스로부터 식물 스스로를 보호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다. 과일이나 채소의 다양한 색을 이루는 화학성분 중 카로티노이드계, 클로로필계, 안토시아닌계는 산업적으로도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다. 카로티노이드계는 식물뿐만 아니라 미생물이나 동물에도 있으며 지금까지 750종 이상이 알려져 있다. 카로티노이드는 식물의 광합성 과정에 보조집광 역할을 하며 녹색에서 보라색까지의 400~550㎚(나노미터·10억분의1m) 파장의 빛에너지를 흡수해 노란색, 주황색, 붉은색을 띤다. 또 자외선 등 강한 빛에 손상을 입는 것을 막는 광보호 작용이나 활성산소로 인한 세포 손상을 막는 항산화 작용 등 중요한 역할을 한다. 비타민A의 전구체로 눈의 건강뿐만 아니라 최근 암이나 심장병 예방 효과도 보고되고 있다. 클로로필계는 주로 식물이나 해조류에 있고 테트라피롤 골격을 갖는다. 테트라피롤은 700㎚ 부근의 붉은빛을 흡수해 녹색을 띤다. 그래서 ‘엽록소’라고도 한다. 흡수한 광에너지는 광합성을 통해 화학 에너지가 된다. 식물의 클로로필은 주로 마그네슘을 함유하며 물에 잘 녹지 않지만 마그네슘을 구리나 나트륨으로 치환한 ‘클로로피린’은 수용성으로 항암 기능이 있고 녹색의 식품 첨가물로 개발돼 있다. 프라보노이드의 일종인 안토시안계 색소는 식물계에 널리 존재하며 녹색 가시광선을 흡수하고 산성도에 따라 적색, 청색, 자색을 띤다. 꽃이나 과일의 색소 성분으로 ‘항산화 물질’이다. 자외선의 과다 노출이나 높은 온도와 같은 스트레스 환경에 발생하는 활성산소를 방어하며 항산화 작용으로 식물세포를 보호한다. 수정이나 종자의 번식에 도움이 되도록 곤충이나 동물을 유인하는 기능도 한다. 식물이 만들어 내는 다양한 화학물질들은 우리에게도 미량영양소로나 생리활성물질로서 중요하다. 채소나 과일을 매일 먹는 습관을 가지면 우리 몸에 필요한 양은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 인위적으로 추출한 특정 성분보다 일상생활에서 다양한 식품을 골고루 즐긴다면 누구든지 미래에 밝혀질 또 다른 유용한 물질도 균형 있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식품 속의 과학을 이용하는 생활의 지혜, 삶의 지혜가 아닐까 싶다.
  • [메디컬 라운지] 간질간질 ‘몸드름’ 미역 먹으면 더 간질

    여름이 다가오면서 ‘여드름’을 고민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그런데 여드름이라고 하면 대부분 얼굴에 나는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는 피지선이 있는 부위라면 어디든 생길 수 있다. # 샤워 때 스펀지 등으로 ‘살살’ 4일 서울 강남 아름다운나라피부과에 따르면 지난해 1~12월 여드름 치료를 위해 내원한 환자 873명을 조사한 결과 20.2%(176명)는 등과 가슴에 생기는 이른바 ‘몸드름’이 났다고 답했다. 가슴과 등은 얼굴보다 피부가 두꺼워 여드름 크기가 더 크고 염증도 깊다. 피부 재생속도도 느려 한 번 여드름이 생기면 회복이 매우 느리다. 침대나 옷 등을 통해 직접적인 자극을 받기 때문에 가려움증이나 통증으로 고통받는 사례도 많다. 몸에 난 여드름은 청결, 치료, 생활관리의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몸을 씻을 때는 자극 때문에 모낭 염증이 악화하지 않도록 부드러운 스펀지나 타월을 이용해 가볍게 문질러 준다. 피부에 잔여물이 남으면 여드름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미지근한 물로 여러 번 헹궈 줘야 한다. 몸에 닿는 머리카락이나 장신구, 몸에 쫙 달라붙는 옷 등은 피부를 지속적으로 자극해 여드름이 더 심해질 수 있으니 삼가는 게 좋다. 바른 식습관도 여드름 관리와 예방에 도움을 준다. 이상준 강남 아름다운나라피부과 대표원장은 “베타카로틴, 비타민A·C, 식이섬유가 많은 과일, 녹황색 채소, 통곡물은 피지 분비를 억제하고 피지샘의 활동을 줄여 주기 때문에 많이 섭취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어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이나 미네랄은 여드름균에 대한 면역력을 높여 준다”고 덧붙였다. 반대로 햄버거, 도너츠, 떡, 라면, 콜라 등은 삼가야 하고 요오드 성분이 많은 해조류는 여드름에 악영향을 주기 때문에 피하는 게 좋다. # 생선 많이 먹고 해조류 피해야 치료는 재발을 막는 데 중점을 둔다. 보통 공기압을 이용해 모낭 속 피지 불순물을 배출시키고, 여드름 씨앗을 제거하는 치료도 함께 한다. 이어 진피층에 피부 재생약물을 주입하고 레이저로 흉터를 치료하기도 한다. 이 원장은 “가슴이나 등에 난 여드름은 평소 옷에 가려져 눈에 잘 띄지 않기 때문에 방치하다가 노출이 많아지거나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며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관리받는 것은 비용이 많이 들뿐만 아니라 치료효과 측면에서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에 많은 양의 여드름을 발견하면 바로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 ‘대우조선 비리’ 무죄…다른 비리는 ‘유죄’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 ‘대우조선 비리’ 무죄…다른 비리는 ‘유죄’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의 비리를 눈감아주는 대가로 거액의 투자를 종용했다는 혐의 등으로 기소된 강만수 전 산업은행장이 1심에서 이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았다.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는 19일 “강 전 행장이 부정한 목적을 가지고 대우조선에 투자를 종용하거나 소개했는지 분명하지 않다”면서 강 전 행장의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다만 재판부는 대우조선과 무관한 별도의 비리 혐의를 유죄로 보고 징역 4년의 실형과 벌금 5000만원형을 선고했다. 보도에 따르면 재판부는 “강 전 행장이 남 전 사장의 위법한 행동을 알고 있었는지 분명치 않은데, 단순히 ‘명예롭게 퇴진하게 해 달라’는 말을 들었다는 이유만으로 비리를 묵인해줬다고 볼 수 없다”면서 “오히려 강 전 행장은 당시 남 전 사장의 3연임을 막아달라고 대통령에게 보고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강 전 행장이 지식경제부에 압력을 넣어 바이오에탄올 업체 ‘바이올시스템즈’를 국책과제 수행업체로 선정해 정부 지원금을 지급하게 한 혐의 등 대우조선과 무관한 비리 중 대부분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유죄가 인정되는 부분에 대해 “자신의 지위를 망각하고 민원을 들어준다는 명목으로 지인들의 청탁을 들어주기 위해 지위와 권한을 남용했다”고 형량을 정한 이유를 설명했다. 강 전 행장은 2011∼2012년 당시 대우조선 최고경영자(CEO)였던 남 전 사장에게 압력을 넣어 지인인 김모씨가 운영하던 바이올시스템즈에 44억원을 투자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강 전 행장이 당시 경영 비리 의혹을 받던 남 전 사장에게 ‘명예로운 퇴진’을 약속해주고 그 대가로 김씨 업체에 투자를 받아냈다고 판단했다. 강 전 행장에게는 또 2009년 12월 지식경제부에 압력을 넣어 바이올시스템즈를 ‘해조류 에탄올 플랜트 사업’ 부문 국책과제 수행업체로 선정해 66억 7000만원의 정부 지원금을 지급하게 한 혐의가 적용됐다. 그는 당시 이명박 정부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이자 대통령 경제특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자치단체장 25시] 푸른색 작업복 ‘일벌레 군수’… 기장에 교육·첨단을 입히다

    [자치단체장 25시] 푸른색 작업복 ‘일벌레 군수’… 기장에 교육·첨단을 입히다

    “열정이 있는 군수, 소신과 뚝심이 있는 군수, 교육 군수로 기억되고 싶습니다.” 오규석(58) 부산 기장군수의 눈과 귀는 늘 16만여명의 군민에게 향해 있다. 오 군수는 오전 5시에 집을 나선다. 평일 일과를 마친 뒤에는 야간 군수실을 운영해 오후 10시는 돼야 퇴근한다. 일명 ‘군수복’인 푸른색 상·하의 작업복과 등산화 신발이 그의 정장이자 근무복이다. 취임부터 지금까지 한결같다. 그의 트레이드마크가 됐다. 군수복은 3벌 있는데 아내가 부산의 한 전통시장에서 옷감을 떠 아는 양복점에서 맞췄다. 상의 호주머니에는 흰 명찰과 빨강과 파랑, 검은색 볼펜 석 자루가 꽂혀 있다. 언제든지 현장에 달려갈 수 있는 차림새다. 그동안 민원을 적은 손바닥만한 수첩도 60여권이나 된다.군수복에는 나름 ‘철학’이 담겨 있다. “옷이 그 사람의 정신을 지배한다고 생각합니다. 매일 오전 5시쯤 군수복을 입고 집을 나서면서 기장군수가 됩니다. 이 옷을 입고서는 어떤 부정이나 비리도 있을 수 없고 어떤 사적인 이익을 취할 수도 없습니다. 군민을 위해서 일하라고 주신 갑옷입니다.” 그는 2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전통과 첨단이 조화되는 ‘빛과 물 그리고 꿈의 도시 기장’을 만들기 위해 600여 직원과 함께 노력한다”고 말했다.●‘종합경쟁력 향상’ 전국 군단위 1위 기장군 철마면이 고향인 그는 교사에서 한의사를 거쳐 군수로 3번 변신한다. 1980년 진주교대를 졸업하고 9년간 초등학교에서 교직 생활을 한 뒤 동국대 한의대에 다시 들어갔다. 고향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다 정치에 입문했다. 1995년 민선 1기 기장군수에 당선됐다. 당시 전국 최연소 기초자치단체장으로 화제가 됐었다. 이후 국회의원에 도전했다가 실패했다. 지난 민선 5기 때 무소속으로 출마, 당선해 재기했다. 6기 때에도 역시 무소속이었다. 당적은 없지만 군정 활동에는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했다. 3선이지만 연임이 아니어서 내년 지방선거에도 출마할 수 있다. 기장군은 6만여명이 사는 정관신도시가 들어서고 동부산관광단지 개발 등에 힘입어 4월 현재 군민 수가 16만여명에 이른다. 부산시의 3분의1을 차지하는 등 16개 구·군 가운데 제일 넓다. 성장도 눈부시다. 지난해 8월 한국지방자치경쟁력지수(KLCI) 조사에서 ‘종합경쟁력 향상 전국 군 단위 1위’를 차지했다. 군민을 위한 일이면 그의 행동은 거침이 없다. 황소 같은 저돌력과 뚝심 고집은 그 누구도 꺾지 못한다, 부지런한 군수 때문에 직원들 입에는 단내가 난다. 그는 지역의 현안 해결을 위해서는 해당 부처를 찾아 1인 시위를 벌이는 등 실력행사를 서슴지 않는다. 부산시청과 부산시의회 앞은 한때 그의 단골 시위장소였다. 지역 골프장 건설 인허가, 기장 해수담수화 공급 문제 등 현안이 있을 때마다 1인 시위를 한다. 이 때문에 부산시와 한때 마찰을 빚기도 했다.●AI 발생 때 직접 분무기 메고 방역소독 지난달 7일에는 서울 광화문 원자력안전위원회 앞에서 ‘수출용 신형 연구로 건설허가 촉구를 위한 1인 시위’를 가졌다. 2010년 7월 미래창조과학부의 사업비 3512억원 규모의 수출용 신형 연구로 건설공모 사업에 선정됐는데 원안위가 지난해 경주 지진 이후 안전성 심사를 강화하면서 허가를 미루자고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인 것이다. 지난 2월에는 7만여명이 사는 정관신도시에서 대규모 정전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이 정신적, 물적 피해를 입은 것과 관련해 지난 6일 산업통상자원부를 방문하고, ‘구역 전기사업자 관련 법률 개정’을 건의하는 등 주관 부서의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했다. 오 군수는 “정관읍 주민이 입은 정신적 피해 보상 요구와 관련해 구역 전기사업자인 부산정관에너지 측에서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소관 부처인 산업부가 법률 정비와 근본적인 재발방지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지난해 12월 15일 지역의 한 토종닭 농가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자 신속하고 철저한 대응으로 확산을 막았다. 당시 오 군수는 직접 분무기를 메고 방역소독 작업을 하고 직원들과 함께 24시간 비상운영 체제에 돌입해 AI 확산을 막는 등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이 같은 공로로 농림축산식품부는 기장군을 방역 우수사례로 선정했었다. 그는 교육환경에도 많은 투자를 한다. 기장군을 전국 최고의 교육 자치구로 만드는 게 꿈이다.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한 ‘이퇴계 프로젝트’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원하는 강좌를 들을 수 있는 ‘우리 동네 배달강좌’ 등 100세 시대 맞춤형 평생학습 지원 사업인 ‘이율곡 프로젝트’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에 힘입어 지난해 9월 제13회 대한민국 평생학습대상 우수상(교육부 장관상)을 받았다.●부산지역 첫 고교 무상급식 시행 부산에서는 처음으로 올해부터 지역 고교에 전면 무상급식을 시작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난해 8억 5000만원이었던 고교 급식비 지원예산을 올해 23억원으로 대폭 올렸다. 학교급식 식재료 구입비도 올해 8억 5000만원에서 15억원으로, 5억원이던 어린이집 급식·간식비를 10억원으로, 유치원 급식·간식비를 3억원에서 4억원으로 늘렸다. 성과는 각종 수상으로 나타난다. 지난해 ‘제6회 대한민국 지방자치단체 생산성 대상’ 우수상(행정자치부 장관상)을 비롯해 ‘2016 대한민국 도시대상’ 전국종합 3위(국토교통부 장관상), ‘제10회 장보고대상’ 국무총리상 등을 받았다. 생산성 대상은 상이 제정된 해인 2011년부터 올해까지 ‘6년 연속 수상’하는 기록을 세웠다. 오 군수는 “365일 야간민원 군수실 운영과 교육 1번지 기장 조성을 위한 ‘380 프로젝트’ 등 기장군만의 차별화된 시책으로 군정 역량을 집중한 결과”라고 말했다.기장군은 농어업 등 전통산업과 첨단산업이 조화를 이루는 고부가가치의 첨단융합도시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농어업인의 고부가가치화를 위한 특화사업 추진, 방사선의과학융합산업벨트 구축, 의료기기, 신약개발 등 고부가산업 집적단지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지난해 연말 기장군 일광면에 건립한 해조류육종융합연구센터는 기장 미역·다시마 종자생산체계 확립 및 우량종자의 보급뿐만 아니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해조류의 신품종 개발, 양식기술 보급에 큰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와 함께 중입자가속기치료센터와 수출용 신형연구로 개발, 전력 반도체 연구기반 및 클러스터를 구축 중이다. 국내 유일의 첨단 방사선 의과학특화단지도 숙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업무추진비 ‘0원’… 청렴이 성장동력 기장군 직원들은 1원이라도 금품을 받았다가는 보직 해임 등 불이익을 감수해야 한다. ‘청탁금지법‘(김영란법)보다 더 강력한 직원 청렴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8월 강력한 청렴 규정을 마련했다. 청탁금지법과 관련, 상담해 주는 ‘청렴 1번지 기장 콜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자신에 대는 잣대 역시 엄격하다. 올해 군수 업무추진비 5200여만원은 아예 편성을 안 했다. 부군수 및 국장, 실·과·소, 읍·면 업무추진비도 지난해의 3분의1 수준으로 줄였다. 삭감한 군수, 부군수 이하 업무추진비 중 1억여원은 기장군의 저출산·고령화 대책 사업에 투입했다. 부득이한 공식적 행사 외에는 식대 등을 개인 돈으로 쓴다. 오 군수는 “싱가포르를 오늘날 세계 최고 도시로 만든 리콴유가 초지일관 강조한 게 공무원의 하얀 셔츠, 즉 청렴이었다”며 “우리 기장의 성장동력은 바로 공무원의 청렴이다. 그래서 김영란법보다 더 엄격한 내부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진도는 3년째 ‘벙어리 냉가슴’…세월호 참사 2차 피해 눈덩이

    “거래처에서 미역을 보내지 말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13일 전남 진도군 조도면 동거차도 이장 여성일(50)씨는 “세월호 인양 때 유출된 기름 때문에 올 미역 수확은 망쳤다”며 울상을 지었다. 그는 “판매할 수 없지만 지금 채취하지 않으면 모두 녹아 버린다”며 기름띠 잔해가 아직 있는 양식장으로 총총히 배를 몰았다. 손해배상 근거로 제시할 현물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참사 현장인 조도면에서는 1801가구 3145명이 어업에 종사한다. 유인도 36개, 무인도 142개로 이뤄졌다. 세월호 인양 때 2차 기름 유출로 삶터가 망가진 동·서거차도에선 130여 가구 250여명이 해조류 양식으로 생계를 꾸린다. 동거차도 조모(75)씨는 “갯바위에 자연산 돌미역 포자가 붙을 시기인데 오염 때문에 제대로 착근될지 모르겠다”며 “세월호가 침몰한 2014년 여름 수확한 미역이 도매상으로부터 외면받아 가구당 수백~수천만원의 피해를 봤던 악몽이 재현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톳, 멸치, 전복, 낙지 등 사고 현장 일대 해역에서 생산되는 각종 수산물이 3년째 피해의 늪에 빠져 있다. 진도군이 집계한 2014~2015년 수산물 피해 현황을 보면 사고 해역 주변 409㏊가 기름 유출로 오염됐다. 이 때문에 181개 어가가 69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정부가 산출한 어가당 4500여만원의 보상금 수령을 거부하며 3년째 소송 중이다. 지난해엔 세월호 인양 작업이 일시 중단되면서 주변의 양식장도 정상화되는 듯했다. 그러나 미역 채취가 시작된 올봄 재인양 과정에서 또다시 기름이 유출, 1600여㏊가 오염됐다. 500여 어가가 55억여원의 피해를 입은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어민들은 세월호 선체가 목포신항으로 떠나기 전날인 지난달 30일 해상에서 정부가 우선 보상해 달라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눈에 보이는 어민 피해가 전부는 아니다. 진도군은 팽목항이 배후 지원기지로 활용되면서 관광, 유통, 숙박, 이미지 훼손 등 3년째 무형의 피해에 시달려 왔다. 사고 해역과 이웃한 조도면 관매도는 수십여 가구가 연간 1000만~3000만원의 민박 수입을 올렸지만 세월호가 침몰한 2014년부터 뚝 끊겼다. 관매마을 이장 함한종(54)씨는 “대부분 사업자 등록이 안 된 터라 피해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주민들은 벙어리 냉가슴 앓듯 감정을 드러내지 못한다. 소모(55·진도군 임회면)씨는 “유골마저 수습하지 못하고 슬픔에 잠긴 유가족도 있는데 피해와 불편을 호소하기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진도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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