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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정부 정책탐구] 2. 경제분야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특히 재벌정책을 둘러싸고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내에서도 여러 견해가 나온다.대체로 과감한 재벌개혁을 선호하는 위원들이 많은 가운데 대기업측은 벌써 반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경인운하 건설을 둘러싼 혼란상도 나타난다.재벌정책 등에서 견해를 달리하는 이필상 고려대 교수와 이재웅 성균관대 부총장의 대담을 통해 노무현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정책 철학과 방향을 짚어본다. ●이재웅 부총장 노무현 당선자는 여러가지 공약을 내걸었고,경제정책의 중점은 재벌개혁과 노사문제에 있는 것 같다.재벌개혁은 정권 초기에 해야 한다고들 하기 때문에,정권 초기에 재벌의 팔을 비틀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히기 쉽다.하지만 지금은 김대중 정부 출범 시절과는 여건이 다르다.빅딜처럼 어떤 현상에 대증적으로 대응했다가 오히려 시장을 망치는 사례가 있지 않았나. ●이필상 교수 김대중 정부의 개혁정책은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 본다.외환위기를 맞은 우리나라를 살리는 데 공헌했다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사람은 없을 것이다.하지만 구조개혁에 철학이나 일관성이 부족했던 측면은 있다.순수한 시장논리,경제논리에 의해 추진돼야 하는데 관치라는 도구를 이용하고 정치논리에 따라 하다 보니까 제대로 개혁이 안 됐다.이런 점은 차기 정부에 좋은 교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부총장 이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처럼 막강하고 권위적인 사례는 과거에 없었던 것 같다.김대중 정부에서도 인수위 활동이 크지 않았는데 이번 인수위는 권력지향적이고,실력 이상으로 언론에 자주 등장하고 있다.경인운하 건설계획을 백지화했다가 다시 번복하는 것은 문제다.인수위가 직접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필요치 않고,특히 재벌 등에게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는 것은 문제다. ●이 교수 인수위는 새 정부의 국정운영 철학이나 정책방향을 정리하고,새 정부가 개혁이나 정책을 제대로 추진하도록 사전에 정지 작업하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경인운하 사업 중단을 번복한 것처럼 어떤 사업이 되는지,안 되는지를 따지기보다 앞으로 새 내각이 들어서 정책을 만들고 추진하기전에 국민에게 비전을 줘야 한다. ●이 부총장 집단소송제의 근본 취지는 좋은 것이라고 본다.다만 분식회계,주가조작,허위공시 등의 불법행위를 하는 재벌을 징벌하는 효과는 있겠지만 소송남발을 가져올 수 있지 않나.최근 한·미 재계대표 회동 때 ‘미국도 집단소송제를 했지만 부작용이 많으니 신중하게 하라.’는 충고가 있었다. ●이 교수 집단소송제 도입에는 찬반 논란이 있을 수 있다.하지만 증권시장은 경제성장의 과실을 공평하게 나눠갖는 자본주의의 심장인데,병이 들어 있는 것이 문제가 아닌가.정보독점은 물론,분식회계·주가조작·허위공시 등의 불법행위는 심장을 멎게 하는 독약이다.이런 일들이 계속돼 증권시장이 낙후되고 기업발전이나 투자자의 자산증식이 왜곡돼 있다.그래서 집단소송제를 도입해 증권시장을 건전화하는 수단으로 삼자는 것이다. ●이 부총장 200% 부채 제한을 두면서 동시에 출자총액을 제한하면 기업활동이 어렵게 된다.기업의 발이 8개 필요하면 8개를 갖고,하나만 필요하면 하나만 갖도록 하면 될 것이지,정부가 판단해서 규제하는 것은 안 된다고 본다. ●이 교수 집단소송제에서 소송남발이 걱정되는 측면이 있지만 소송요건을 아주 정확하게 만들면 해결할 수 있다.다중규제가 있어도 기업들이 투명하게 운영된다면 이런 규제가 존재하는지조차도 모를 것이다.출자총액제한은 궁극적으로 없어져야 하겠지만 아직은 필요성이 크다고 본다.기업이 마음대로 투자하도록 뒀다가 우리 사회 전체가 많은 피해를 입었다.국제경쟁력을 가져야 하는데 문어발식 경영을 하면서 중소기업이 설 땅을 주지 않았다.출자총액 제한제도는 공기업을 인수하거나 동종업계에 투자하는 등의 12개 항목에서 예외규정을 두고 있어 기업활동에 상당히 느슨한 편이다. ●이 부총장 금융계열사 분리청구제 도입에 기본적으로 찬성한다.산업자본이 가질 수 있는 시중은행 지분은 4%로 제한돼 있지만 제2금융권에 대한 제한은 엄격하지 않다.재벌이 보험·증권을 소유하고 사금고화하는 경향도 있어 2금융권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 교수 금융계열사 분리청구제도는 재벌에 소속된 금융기관이 계열사를 부당하게 지원할 경우 정부가 금융기관을 재벌에서 떼어내라는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다.여기서 정부가 이기면 떼내게 되는 것이다.금융기관이 재벌에 속하면 사금고처럼 계열사 지원 등 특혜를 주게 돼 시장의 공정한 운영과 경제발전을 저해하기 마련이다.재벌로부터 무조건 떼어 내려는 징벌적인 조치가 아니다.나쁜 징조가 있을 때 조짐을 막을 수 있도록 건전한 의미에서 도입하자는 것이다. ●이 부총장 복지사회 추구는 좋지만 재정에 부담을 주는 측면이 있다.연금이 바닥나는 등의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노동을 할 수 없는 사람에게 최소한 살아가는 데 필요한 것을 제공하는 것은 좋지만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까지 감당할 수는 없는 일이 아닌가.모두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사회통합은 장애자·노인·여성·빈곤층만 소외계층이라고 생각해서 이들만 통합해서는 안 되고 능력있는 사람,부자 등도 참여해야 하지 않는가. ●이 교수 IMF 이후 신자유주의 물결로 소득격차가 심해지고 소외계층이 많아졌다.최소한 인간으로 살 수 있는조건을 마련하기 위해 장애인·노인·여성을 지원해야 한다.이것이 바로 참여복지 정책이다.정부가 일방적으로 지원하기보다 도와줘야 하는 전제조건을 지키면서 성장과 분배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그런 면에서 우리 경제에 새로운 동력을 찾아야 할 것이다.새로운 기술과 상품,신(新)산업을 만들고 생산동력을 키워 경제를 살린 뒤 힘을 가진 상태에서 분배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이다. ●이 부총장 노 당선자가 동북아 경제중심국가 건설을 내세웠지만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외자유치가 중요하다.하지만 다국적기업의 아시아지역본부를 끌어오려고 1년여 전부터 노력했지만 제대로 된 것이 없다.다국적 기업이 들어와 영업을 원활하게 하도록 국제물류·비즈니스·금융의 허브(중심)를 만들어야 한다.기업여건이 유리해야 하는데 다중규제장치를 만들고 국민정서를 앞세우면 아무도 들어오지 않을 것 아닌가.제조업 위주의 동북아 중심국가 계획을 세우기보나 금융서비스도 강화해야 할 것이다. ●이 교수 국제경제 구도에서 우리는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에 포위돼 있는 상황이다.유일한 돌파구는 중국이지만 중국도 경쟁력이 높아져 힘든 상황이 아닌가.이런 상황에서 시장에서의 우위를 유지하려면 경쟁력이 있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정보기술(IT)·생명공학·나노(NT)·환경 등 미래산업에 집중투자해서 주도권을 갖고 동북아 중심국가의 청사진을 만들어야 한다.동북아 경제의 중심이 되려면 금융산업이 받쳐주고 실물산업을 선도해야 한다. ●이 부총장 차기 정부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하겠다고 했지만 권력의 지방분산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중앙집권국가 체제라서 권력·교육·문화 상권 등이 모두 중앙에 있는 것이 문제다.경제뿐 아니라 권력과 교육이 분산돼야 한다. ●이 교수 지역의 균형발전을 이루려면 지역경제 활성화를 통해 지역마다 먹고 살 것을 만들어야 한다.당선자가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것도 바로 이런 것이다.지역별 유리한 산업을 특성화해 지역경제를 살리는 정책을 펴면 사람이 따라가게 마련이다.이를 위한 중요한 인프라는 교육이다.교육을 분산하고 특화하는 경제특화와 맞물려야 상승효과가 있을 것이다.아직도 정부가 경제를 주도하는 현실에서,정부기능이 분산화되는 것도 중요하다. ●이 부총장 마지막으로 차기 정부에 하고 싶은 말은 새정부에 대해 어느 때보다 국민의 기대가 크면서 불안도 크다는 것이다.불안감을 느끼는 사회계층도 참여시키고 껴안는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새 정부가 성별·장애자·학력·비정규직·외국인 등 5대 차별없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는데,연령차별이 빠져 있다.40대만 돼도 퇴출되고 50대에 명퇴하는 상황에서 중·장년층에 대해 관심을 둬야 할 것이다. ●이 교수 개혁과 파괴는 구분해야 한다.개혁은 잘못된 것을 고쳐 잘되게 하는 과감한 정책행위다.파괴는 잘못된 것을 부수고 보자는 감정적인 행위로,지금까지 개혁은 감정적 파괴 형태가 많았던 것 같다.재벌개혁의 경우 재벌부터 잡고 보자는 생각에 흔들어 불안과 혼란이 생겼다.그러다가 정권 막판에는 돈이 필요해서 재벌을 옹호하는 것으로 끝났다.개혁에 대한 근본철학이 빈곤하고 정치논리에 따라가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었다.법과 제도를 바꿔야하는데 야당이 절반인 상황에서 개혁이 되겠느냐는 걱정도 많다.개혁은 국회의 입법에 의존할 것이 아니라 국민의 공감대를 형성해서 국민의 뜻을 모아 공개적으로 투명하게 추진해야 한다.여기서 전제조건은 사회통합이다.빈부·세대·지역·노사갈등 등을 봉합하면서 지금 당장은 치유가 어렵지만 앞으로 개혁하면 갈등이 해소된다는 희망을 줘야 할 것이다. 정리 박정현 김미경기자 jhpark@
  • 그래도 그들은 살아있다/상상속의 동물 찾는 탐험일지

    줄 베른의 소설 ‘해저 2만리’에 나오는 바다괴물 자이언트 크라켄.8m에 달하는 거대한 몸통에,그 두 배를 넘는 다리를 지닌 상상 속의 오징어 괴물이다.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괴물 키클롭스는 또 어떤가.계략가 오디세우스 일행을 위협한,눈이 하나뿐인 기괴한 거인이다. 인공위성,첨단장치의 잠수함이 하늘과 바다 구석구석을 이잡듯 뒤지는 정보시대.세상에 남은 비밀은 없다고 일축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그러나 가뜩이나 강퍅한 시대에 그건 서글픈 일이다.독일 구텐베르크 대학의 생물학자인 로타르 프렌츠가 쓴 책 ‘그래도 그들은 살아 있다’(이현정 옮김,생각의나무 펴냄)는 그래서 더 의미가 깊다.전설이나 신화에 등장한 상상 속 생명체를 찾아나선 이들의 이야기에 잃었던 꿈이 되살아나기 때문이다. 실체가 드러나지 않은 동물들을 천착하는 학문인 ‘신비동물학’(Cryptozoology).책은,세상이 터무니없다고 제쳐버린 존재를 확신하고 ‘의미있는 허송세월’을 한 동물학자들의 탐험일지다.신비동물학의 계보가 되는 사연들은 코넌 도일의 모험소설 ‘잃어버린 세계’를 첫 대면할 때만큼이나 흥미진진하다. 신비동물학자들은 문학작품이나 신화에서 소재로 등장한 괴물들이 그럴 만한 근거를 가졌을 것이란 ‘직관’에서 연구를 시작한다. 자이언트 크라켄은 완전한 허구였을까.잠수함이 없던 1870년에 거대 오징어에 대한 줄 베른의 상상은 어디서 근거했을까.고래나 선박보다 큰 오징어를 목격한 뱃사람들의 증언이 그 이전부터 꾸준히 있었다는 것.앵무새 부리 같은 딱딱한 턱뼈를 가진 거대 두족류의 시체를 발견한 덴마크의 자연과학자 야페투스는 1857년 마침내 ‘아르키테우티스’(‘오징어류 중의 최고’란 뜻)란 새로운 속(屬)을 등재했다. 뿐만 아니다.1999년 세계적 권위단체인 스미스소니언협회의 탐험대도 뉴질랜드 해안 앞바다에서 전설의 자이언트 크라켄을 찾아나섰다.판타지의 괴물은 그렇게 ‘사실’로 접근해간 것이다. 신비동물학자들의 끈기 덕에 외눈박이 괴물 키클롭스도 조금씩 실체를 얻었다.이마에 구멍뚫린 동물의 해골은 지금도 지중해섬에서 곧잘 발견되는데,이는 몸집이 작은코끼리 ‘피그미 코끼리’라는 것.그리스인들이 코끼리 코가 있었을 해골의 구멍에 눈을 상상했다는 주장이다. 곳곳에서 판타지가 만발한다.그러나 풍부한 학술자료를 동원해 논리적 균형을 잃지 않는다.책에 등장한 동물학자들의 탐구대상과 방법은 다양하다.네스호에 산다는 괴물 네스는 생김새가 닮은 수룡에서,북아메리카에서 목격되는 ‘숲의 사람’ 빅풋은 화석인류 네안데르탈인에서 각각 존재의 뿌리를 더듬는 식이다. 신비동물학 자체에 대한 소개도 빠뜨리지 않았다.신비동물학이란 용어는 벨기에의 동물학자 베르나르트 회벨만스가 1955년 쓴 책 ‘미지의 동물을 찾아서’에서 처음 정립된 개념.회벨만스는 수마트라섬의 오랑펜덱,히말라야의 예티 같은 유인원을 비롯해 선사시대 종족 등 미지의 동물 100여종을 맨처음 체계적으로 분류했다. 신비동물학자인 제인 구달은 상상의 생명체를 찾아나서는 이들을 “지독한 낭만주의자”라고 했다.비밀이 없다는 건 낭만이 없다는 것. 과학적 근거를 밑천으로 잊었던 판타지를 일깨우는 책에서 큼직한 삶의 메타포를 덤으로 건져올릴 수 있겠다.1만 5000원. 황수정기자 sjh@
  • [사설]신용대란 대비책 시급하다

    국내 경제연구소장들은 새해 우리 경제의 최대 복병으로 ‘가계대출 급증및 신용불량자 양산’을 꼽았다고 한다.올 들어 지난 11월 말까지 30만명이신용불량자로 추가되는 등 전체 경제활동인구의 11%인 257만명이 신용불량자다.이중 20,30대는 47%인 120만명에 이른다.소득 수준은 감안하지 않은 채중산층 이상의 소비생활을 즐긴 ‘모럴 해저드’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더구나 내년부터 500만원 이하의 소액 신용정보도 금융기관끼리 공유하게 되면 신용불량자는 얼마나 더 늘어나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신용불량자 양산은 금융기관의 가계대출 경쟁과 무분별한 소비심리가 상승작용한 결과다.가계대출 수위가 위험치에 도달하면서 금융기관들이 대출의고삐를 죄자 신용불량자 양산으로 귀결된 것이다.따라서 자칫 국가신용등급에까지 영향을 미칠 지경에 이른 가계신용 위기를 해소하려면 제도적인 접근보다 소비자의 의식 전환이 선행돼야 한다.‘누군가 갚아주겠지.’하는 심리가 남아 있는 한 어떤 지원제도를 도입하든 성공할 수 없다.자신의 빚은 자신이갚겠다는 의지가 뒷받침돼야만 신용회복지원제도나 개인워크아웃제도도 정착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대통령 선거기간 중 정치권 일각에서 거론된 ‘신용불량자사면’이나 ‘개인채무 조정제도’ 도입 등은 병만 키울 뿐 근본적인 치료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당장은 고통스럽더라도 도덕적 해이부터 불식시키는 원칙과 정도에 입각한 접근법을 구사해야 한다.스스로 돈을 벌어 갚는 풍토를 정착시켜야만 선진국처럼 신용회복지원제도도 활성화될 수있는 것이다.또 지금이라도 초등학교 과정부터 생활설계 등 수준에 맞는 소비를 하는 경제교육을 실시해야 한다.방만한 신용관리는 가계와 국가의 부담으로 귀결된다는 것이 중남미의 교훈이다.
  • 법인카드 개인사용 집중관리

    기업주나 임원이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사용한 기업 2000여곳에 대해 국세청이 중점관리에 나선다. 국세청은 27일 “지난 3월 법인세 신고를 받아 경비처리 내역과 각종 자료를 정밀 분석한 결과 2000여곳의 기업주와 임직원이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쓴 것으로 판단돼 중점관리에 나서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세청은 법인카드를 골프연습장이나 예식장 비용을 치르는 데 사용했거나피부관리비용으로 쓸 경우 개인 용도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가령 골프연습장이나 예식장의 경우 접대를 할 가능성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사용내역서가 입시학원이나 치과,성형외과,한의원,화장품업소 등으로 돼 있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국세청 관계자는 “신용카드 사용처가 화장품 소매점으로 돼 있을 경우 배우자 등 가족에게 주기 위해 법인카드를 사적 용도로 썼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국세청은 이들 기업이 정상적인 기업활동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법인카드를사용했는지 여부를 가려내기 위해 구체적인 지출 용도와 계정과목 등 사용내역을 관할세무서에 제출하도록 해당 기업에 통보했다. 대표자나 임직원 등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법인카드 비용을 법인경비로 잘못 계산해 반영했을 경우에는 해당 기업에 대해 법인세를 수정 신고하고,신고 내용도 함께 제출토록 요구했다.국세청은 법인세 수정신고를 하지 않거나 소명 내용이 불충분한 기업,소명자료를 아예 제출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는 세무조사를 실시하는 등 강력 대응할 방침이다.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의 하나로 사실상 탈세 행위이기 때문이다. 법인카드를 사주나 임직원이 개인 용도로 사용하는 기업은 대부분 중소기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 관계자는 “법인카드를 회사 몰래 사적으로 사용한 사람에 대한 징계 등의 처리 문제는 해당 기업이 알아서 할 일이기 때문에 국세청의 중점관리는 해당 기업의 법인세 처리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오승호기자 osh@
  • 책꽂이/늦은 노래 外

    ●늦은 노래(고은 지음) 지난 10월 38권에 달하는 방대한 전집을 낸 저자가전집에 포함되지 않은 근작시를 담은 시집.국내외를 여행하며 지은 기행시와 북녘 방문기를 담은 시편 등을 실었다.민음사 6500원. ●이제 우리들의 잔을(이청준 지음) 열림원이 출간하는 ‘이청준 문학전집’전29권 가운데 23번째인 장편소설.9800원. ●달항아리 속 금동물고기(방현희 지음) 제1회 ‘문학·판’의 신인작가 장편소설 수상작.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어가는 ‘나’는 병의 원인이근친상간에 의한 유전자 변형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가족사에 숨어 있는 진실을 더듬어 간다.열림원 8000원. ●삼오식당(이명랑 지음) 소설 ‘꽃을 던지고 싶다’,산문집 ‘행복한 과일가게’등을 발표한 저자가 영등포 시장을 무대로 서민의 삶을 ‘장터의 언어’로 생생하게 묘사해낸 연작소설 8편.시공사 8000원. ●탬벌레인 대왕/몰타의 유태인/파우스투스박사 (크리스토퍼 말로 지음,강석주 옮김) 셰익스피어와 더불어 영국의 대표적인 르네상스 극작가로 꼽히는저자의 희곡선집.29세에요절한 저자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세계에 적지 않은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사회구조에서 인간을 해방시키려 했다는 점에서 현대의 후기구조주의적 특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문학과지성사 2만원. ●버스 정류장(가오싱젠 지음,오수경 옮김) 2000년 노벨문학상을 받은 중국작가 가오싱젠(高行健)의 대표 희곡선집.지난 88년 프랑스로 망명하기 전 베이징(北京)인민예술극원에서 극작가로 활동하면서 무대에 올린 ‘버스 정류장’과 ‘독백’‘야인’등 3편.민음사 7000원. ●해저 2만리(쥘 베른 지음,이인철 옮김) 그동안 아동용 축약본으로 소개된것을 초판본 삽화 90여장을 넣어 완역한 공상과학소설의 대표작.번역자는 불문학 박사이자 잠수장비 전문회사의 이사.문학과지성사 1만 5000원. ●승부(조세래 지음) 영화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하얀 전쟁’등으로춘사영화제·대종상영화제에서 각각 각본·각색상을 받은 작가의 장편소설.해방 전후 암울한 시기에 오직 바둑에 몰입한 야인 기객(棋客)들의 이야기.시공사 전3권 각 7800원. ●내 눈앞의전선(이향지 지음) 40대 후반인 지난 89년 뒤늦게 등단한 여류시인의 네번째 시집.섣달 보름의 둥근 달을 묘사한 ‘둥글고 환한 구멍’등젊은 시인 못지않은 예리하고 싱싱한 감각의 시편들.천년의시작 6000원.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주제 마우루 지 바스콘셀로스 지음,박동원 옮김) 성장소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새로 번역했다.오역을 바로잡고,공모를통해 선정한 국내 삽화가의 그림 14장을 새로 넣었다.동녘 7500원. ●이브가 깨어날 때(케이트 쇼팬 지음,이소영 옮김) 미국 여류작가가 1899년에 발표한 소설.젊은 여자가 어느 날 자신의 잠재된 성적 욕망을 깨닫고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출간 당시 불륜소설로 논란을 빚어 일부 도서관이 책을 거부했다.문고판 ‘이삭줍기 시리즈’여덟번째.열림원 7500원. ●2인의 검객(사토 겐이치 지음,이정환 옮김) 일본 작가가 서양을 배경으로쓴 역사모험소설.뒤마의 소설 ‘삼총사’의 주인공 달타냥과 에드몽 로스탕의 희곡에 나오는 시인검객 시라노가 프랑스의 최대 수수께끼인 ‘철가면 전설’을 풀기 위해 나선다.동아일보사 전3권 각 8500원.
  • ‘700년의 신비’ 신안 유물선 복원

    전남 신안군 증도면 도덕도 앞바다에서 지난 76년 발굴된 해저 유물선이 그 형체를 드러냈다. 목포시 용해동 갓바위 소재 국립해양유물전시관은 18일 도덕도 앞바다에서인양한 중국 원나라 선박의 조각 720편을 장기 보존 처리과정을 거친 뒤 짜맞추는 정밀 복원작업을 20여년 만에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유물전시관측은 실물 5분의1 크기의 축소모형을 만들어 신안선의 실체를 확인하고 이를 토대로 실제 선박을 복원해 모형과 함께 전시했다.복원된 신안선은 길이 28.4m,폭 6.6m,높이 4m로 선편이 남아 있는 우현 부분은 실제모습 그대로 재현해 냈으며,선편이 사라진 좌현 부분은 강선을 이용해 형체만을 드러내는 방식을 사용했다.전시관측은 “실제 신안선의 크기는 길이 34m,폭 11m의 200t급 선박으로 추정되며,주 재료는 중국의 마미송”이라며“복원된 선박에 강판 등으로 실제 크기의 테두리를 둘러 선박의 규모를 알수 있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곽유석(45) 전시관 학예연구사는 “복원된 신안선은 아시아 최대(最大),최고(最古)의 선박으로 14세기 초 동북아 해상을 오갔던 국제 무역선의 실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이란 의미를 지녔다.”고 말했다. 신안선은 14세기 초인 1323년 중국의 경원(慶元:현재 浙江省 寧彼)항에서일본으로 항해하다가 침몰한 원나라 무역선으로 청자·백자 등 도자기와 동전 등 송·원대 유물 2만 3000여점과 함께 인양됐었다. 목포 최치봉기자 cbchoi@
  • [사설]하이닉스, 美 UA파산에서 배워야

    세계2위의 항공사인 미국 유나이티드 항공(UA)이 경영 부실에 따른 대규모적자를 견디지 못해 사실상 파산했다.UA측은 오늘 연방법원에 파산보호(법정관리)를 신청할 예정이다.종업원 8만 1000명에 자산규모가 240억달러(약 30조원)에 달하는 초거대 부실기업의 처리 과정은 하이닉스 문제로 골치를 앓아온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많다.스스로 자구노력을 외면하는 기업은 보호받지 못한다는 점과,거대기업의 도산으로 경제에 미치는 파장이 아무리 크다 하더라도 자생력이 없는 기업은 시장원리에 따라 처리해야 한다는 점이 그것이다.여기에는 부실기업을 도산시키는 것이 부채를 깎아주고 구제금융을해주며 연명시키는 것보다 낫다는 철학이 담겨 있다. 우리가 UA 파산에서 주목하는 부분은 거대 부실기업의 처리 과정에서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에 있다.UA는 9·11 테러 이후 항공산업의 불황이 심화되면서 지난해 항공사로서는 연간 최대규모인 21억달러의 적자를냈다.이어 주가 폭락 등으로 자금줄이 끊기자 연방정부에는 18억달러의 대출보증을,노조에 대해서는 52억달러의 임금삭감을 각각 요구했다.그러나 정부와 노조 모두 회사측의 요구를 거절했다.노조는 회사를 살리기 위한 자구노력에 동참을 거부했고,정부는 회생 가능성이 없는 부실기업을 국민부담으로지원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사원주주 회사의 도덕적 해이(모럴 해저드) 부분이다.UA의 종업원들은 지난 1994년 임금을 삭감하는 대가로 회사지분 53%를 인수해 종업원 소유 회사가 됐다.이후 UA는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00년에 유에스 에어웨이 인수에 합의했으나 합병 이후 구조조정을 우려한 노조의 반대로 무산됐다.UA 파산은 부실기업이 자구노력을 외면하고서는 살아남기어렵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 책꽂이/먼 저편 外

    ●먼 저편(이산하 엮음) 아르헨티나 출신 혁명가 체 게바라(1928∼1967)의글을 엮은이가 시집으로 추려 묶었다.게바라는 생전에 시를 남기지는 않았으나 그의 일기 등에서 ‘시적인 것’을 가려 뽑은 것. 엮은이는 동인지 ‘시운동’을 통해 지난 82년 등단했으며,87년 제주 4·3사건을 다룬 장편서사시 ‘한라산’ 필화사건으로 수감생활을 하기도 했다. 문화산책 8500원. ●안도현의 아침엽서(안도현 지음) 시인 겸 동화작가인 저자가 그동안 발표했던 여러 작품집에서 삶의 의미를 돌아볼 수 있도록 산문들을 가려뽑아 사진과 함께 엮었다.‘봄날,그리운 첫사랑’등 모두 4부로 구성됐다.늘푸른소나무 7500원. ●적당히 쓸쓸하게 바람부는(심재휘 지음) 올해 ‘현대시 동인상’을 수상한 저자의 첫 시집.평론가 이혜원씨는 “그의 시는 완성품을 지향하는 고전주의적 미학의 기율에 충실한 편”이라며 “균형과 절제의 감각으로 인해 그의 시는 감상이나 허무의 함정에 쉽사리 빠져들지 않는다.”고 평했다.문학세계사 5500원. ●중세의 연가(이형식 편역) 문학의암흑기였던 12∼13세기때 프랑스의 이름모를 시인들이 지은 사랑 이야기.‘라우스틱’‘요넥’‘랑발’‘데지레’등 중·단편 소설 분량의 작품 13편을 실었다.신비한 사랑을 꿈꾸거나 정염을 유일한 가치로 여기는 사람들의 몽상을 담고 있다.궁리 1만원. ●해저 2만리(쥘 베른 지음,김석희 옮김) ‘80일간의 세계일주’로 유명한 19세기 프랑스의 공상과학 및 모험소설가 쥘 베른의 대표작.그의 작품은 그동안 아동용으로 국내에 소개됐을 뿐 초판본 삽화까지 살린 완역본은 이번이처음이다.열림원은 ‘해저 2만리’와 ‘지구속 여행’에 이어 오는 2005년까지 ‘2년 동안의 휴가’와 ‘지구에서 달까지’ 등 쥘 베른의 작품 15편을완역,출간할 계획이다.열림원 전2권 각 9000원. ●드라이빙 미스터 아인슈타인(마이클 패터니티 지음,최필원 옮김)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뇌를 소재로 한 이야기로 저널리스트인 저자가 미국의한 잡지에 연재했던 글을 엮었다.아인슈타인의 뇌를 통해 인류의 과거와 미래를 성찰하는 소설로 회고록,여행기,전기,명상록 등 다양한형태의 글이 어우러져 있다.문학세계사 8200원. ●난 여자들이 예쁘다고 생각했는데(이사벨 아옌데 외 지음,송병선 옮김) 라틴 여성작가들의 소설을 엮었다.이사벨 아옌데를 비롯해 마갈리 가르시아 라미스,이사벨 가르마,클라리엘 알레그리아 등의 짧은 소설 13편이 실렸다.생각의 나무 8000원. ●아르센 뤼팡의 여인들(모리스 르블랑 지음,남윤지 외 옮김) 샘터사의 추리소설 문고판 출간 기획의 첫 작품으로 셜록 홈즈와 달리 언제나 작품 중에여성이 등장하는 뤼팡 시리즈의 또 다른 백미.뤼팡의 활약과 그를 둘러싼 여성들의 면모를 ‘로맨틱 소설’처럼 살피는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샘터사전5권 각 5000∼5500원.
  • [뉴스인사이드]개인워크아웃 확대 ‘설익은 발표’

    “개인 신용회복(워크아웃) 대상이 확대된다는데 언제부터 되나요.”(한 신용불량자가 신용회복지원위원회의 사이버민원실에 올린 글) “신용회복제도의 전면 확대는 결정된 것이 아니라 이달 중 실적을 봐서 필요할 경우 시행할 것입니다.”(신용회복지원위원회 관계자) 민주당이 개인신용불량자에 대한 신용회복을 전면 확대하기로 했다고 발표하자 신용불량자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다.하지만 정부당국과 금융권은 이를 부인하고 있어 혼선이 이만저만 아니다.게다가 개인신용 회복대상을 전면 확대할 경우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와 신용질서 붕괴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일고 있다. ◆설익은 발표로 혼선 재정경제부·금융감독원·신용회복지원위원회는 일제히 “개인워크아웃제도 확대 시행은 확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재경부 관계자는 “민주당에 개인워크아웃제가 좀더 활성화돼야 한다는 의견만 냈을 뿐 대상을 확대하기로합의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도 “대상을 늘려야 한다는 의견을 민주당과 교환하기는 했지만 구체적인 합의는없었다.”고 말했다.신용회복지원위 관계자는 “금융감독원과 개인워크아웃제를 활성화하는 중장기계획을 세웠다가 갑자기 방침을바꿨다.”면서 “하지만 ‘필요한 경우’ 확대한다는 게 기본입장이고 전면적으로 확대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 2단계인 개인워크아웃 대상은 3개 이상 금융기관의 총 채무액이 5000만원 이하인 신용불량자다.3단계는 ‘2개 이상 금융기관,1억원 이하’,4단계는 ‘2개 이상 금융기관,3억원 이하’다.의견교환과 교감은 있었지만 민주당이 합의되지 않은 것을 마치 4단계까지 확대 시행하는 것처럼 발표했다는 것이다. ◆신용질서 붕괴 우려 개인워크아웃제 전면 확대 시행은 국민은행이 잠재적인 신용불량자의 신용카드 사용한도를 줄이면서 신용불량자를 제도권에서 몰아내려는 시장원리와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한 시중은행장은 “개인이 진 빚을 부분적으로라도 탕감해주는 제도(개인워크아웃제)는 원칙적으로 없어지는 게 맞다.”며워크아웃제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금융권 관계자는 “한 쪽에서는대출을 줄이라고 서민들을 토끼몰이식으로잡아놓고,또 한 쪽에서는 액수 제한없이 탕감해 줄테니 신용불량자가 되면신청만 하라고 하는 등 앞뒤가 안맞는 정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고말했다. 신용회복지원위원회 관계자는 “개인워크아웃제도로 신용불량자의 도덕적해이가 우려되는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개인워크아웃 신청대상에 대한 단계별 제한을 전면 해제한다고 해서 채무자들이 모두 빚을 탕감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박정현 안미현 김유영기자 jhpark@
  • 제도 활성화여부 미지수/개인 워크아웃 확대 안팎

    개인워크아웃 적용대상이 확대되면 253만 신용불량자 중에 90만명이 일단신청자격을 갖게 된다.‘그림의 떡’에 그쳤던 이 제도를 실제 ‘마지막 비상구’가 될 수 있도록 활성화시키려는 조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제도 완화책을 내놓은 지 불과 보름만에 또다시 완화책을 내놓아 선거용 선심정책이라는 비판과 신용불량자들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를 부추긴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3일 신용회복지원위원회에 따르면 2일 현재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한 신용불량자 수는 107명.제도 시행기간(한달)이나 상담건수(1만 3000여건)에 비하면 매우 저조한 실적이다.때문에 위원회는 지난달 18일 워크아웃 신청자격을‘3개 금융기관에 진 빚이 2000만원 이하’에서 ‘2개 금융기관 5000만원 이하’로 확대했다.이어 다시 ‘2개 금융기관 3억원 이하’로 신청자격 제한을 완전히 풀어버렸다. 당초 위원회는 워크아웃을 신청할 수 있는 채무 상한선을 3억원으로 책정했으나 도입초기에 신청이 폭주할 것을 우려해 단계적으로 대상폭을 확대키로했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현재 추세로 볼 때 자격제한을 전면 해제하더라도신청이 폭주하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워크아웃 신청을 시도중인 신용불량자들은 자격완화 못지 않게 신청절차의 간소화와 금융기관의 협조가 선결돼야한다고 입을 모은다.채권기관을찾아다니며 일일이 부채증명서를 떼어야 하는 등 절차가 너무 복잡해 지레포기하는 사례가 속출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따라 위원회는 채무자가 작성·신고한 부채내역을 일단 받아들인 뒤금융기관의 사후검증을 거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또 워크아웃이 확정된 채무에 대해서는 자산건전성 분류기준을 완화(고정이하→요주의)했다.금융기관의 워크아웃 참여를 독려하기 위한 일종의 인센티브다. 하지만 워크아웃을 통해 빚을 탕감받고 보자는 채무자들이 더욱 늘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안미현기자
  • 원양어선 고의침몰 20억대 보험사기 10년만에 꼬리잡혀

    그동안 소문만 무성하던 원양어선 고의침몰 보험사기 사건이 처음으로 적발됐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92년 현대해상화재보험의 선박보험에 가입한 뒤 남미 에콰도르 해안에서 배를 고의로 침몰시켜 보험금 20억원을 타낸 원양어선 S호선주 K씨 등 3명을 적발해냈다고 2일 밝혔다. 형사처벌 공소시효(7년)는 이미 지났지만 민법상 부당이득 반환청구 시효(10년)가 아직 남아 있어 현대해상은 K씨와 당시 질권은행이었던 한일은행(현우리은행) 등을 상대로 보험금 반환소송을 낼 방침이다. 금감원에 따르면 선주 K씨는 고향후배인 일등기관사 J씨와 선박을 고의로침몰시키기로 모의하고 기관장 C씨를 끌어들여 해수펌프(킹스톤밸브)를 열도록 해 선박을 침몰시켰다.현대해상은 당시 ▲사고지점의 수심이 1000m로 선박의 좌초 가능성이 희박하고 ▲선원이 전원 구조된 점 ▲사고 1개월 전에보험에 가입한 점 등을 들어 고의침몰 의혹을 제기했었다.하지만 남미의 해저 1000m에 침몰된 선박에 대해 ‘현장조사’를 벌이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 합의 형식으로 사고 이듬해인 93년 보험금 20억원을 지급했다. 이같은 보험사기가 10년 만에 드러나게 된 것은 ‘공범’인 기관장 C씨가지난 8월 금감원에 제보를 해와서였다.C씨는 당초 약속한 사례금 2억원에서400만원만 받게 되자 형사처벌을 각오하고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미현기자 hyun@
  • [21세기 이혼풍속도](3)부자남편, 가난한 남편

    “당신 돈이 없어서 나한테 못쓰는 거야,아니면 있는데도 안 쓰는 거야?” 미국에서 박사 과정에 있는 황모(33)씨에게 아내(26)가 한국으로 떠나며 마지막으로 던진 ‘비수’였다.결혼 2년 만의 파탄이었다.중매반 연애반으로만난 아내는 집안이 넉넉한 그와 결혼하면서,내심 유학생이더라도 안락한 삶이 보장될 것을 기대한 모양이다. 그러나 그는 학비와 생활비를 부모에게 타써야 하는 형편이라 “학생 신분에 맞게 살자.”고 아내를 설득했다.계속 삶의 질과 안정성을 문제삼던 아내는 ‘내게 이렇게밖에 못 해주느냐.’면서‘가난한 남편’과는 더이상 못살겠다며 떠나버렸다. 경제적 풍요에 대한 기대가 무너지면서 갈라서는 부부가 늘고 있다.특히 상대방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려다 좌절한 젊은 남녀가 이혼을 요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결혼 2개월 만에 별거에 들어가,넉달 뒤 이혼한 전문직 종사자 강모(27)씨는 아직도 악몽을 꾸는 것 같다.회계사인 남편은 결혼 전에는 그녀의 출퇴근길을 자가용으로 챙겨줄 만큼 자상했다.가끔 “내게 부채가약간 있다.”고말해 마음에 걸렸지만,심각하게 여기지는 않았다.그러나 결혼 직후부터 남편은 시어머니와 함께 “청소도 안 하고 사느냐.”는 등 온갖 트집을 잡다가급기야 주먹까지 휘둘렀다.남편이 결혼전 진 은행빚 4000만원을 해결해 주겠다고 약속을 하지 않은 것이 원인이었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기타 결혼을 계속할 수 없는 중대사유’로 이혼상담을 하는 부부 가운데 경제적 갈등이 차지하는 비율이 해마다 높아진다고밝혔다.지난해 상담자료를 분석해 보면,여성의 상담 사례에서 ▲경제적 갈등 8.1% ▲생활무능력 5.5% ▲빚 6.1%로 경제문제가 모두 19.7%에 이른다.남자는 ▲경제적 갈등 5.2% ▲생활무능력 0.3% ▲빚 5.0% 등 합쳐서 10.3%이다. 상담소 측은 최근 경향이 1998∼99년에 많이 나타난 ‘IMF이혼’과는 질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한다.외환위기 때는 국가경제 파탄이 가정경제 몰락과 더불어 이혼을 끌어냈다.반면 이제는 소비를 절제하지 못하는 개개인 스스로가 문제의 출발점이다.‘명품(외제 브랜드)’을 선호해 씀씀이를 통제하지 못하는 습관,‘대박’을 꿈꾸는 일확천금주의 등이 이유다.특히 신용카드 빚과 무리한 주식투자 등으로 가정경제가 파탄나 이혼상담을 요청하는 20∼30대젊은 부부가 급증했다고 한다. 회사원 이모(37)씨는 쇼핑중독증인 아내에게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선언했다.그는 “아내의 카드를 모두 잘라도 서너달 뒤면 카드사들로부터 연체금 독촉전화가 걸려온다.결혼 6년 동안 벌써 2000여만원씩 세차례나 갚아줬다.”고 하소연한다.아내를 추궁하면 서너달 잠잠하다가 다시 전쟁이 시작된다.그는 또 언제,어느 카드사에서 올지 모르는 ‘독촉전화’ 때문에 전전긍긍한다. 남편이 아파트를 담보로 1억 2000만원을 빌려 주식투자를 했다가 최근 ‘깡통을 찬’ 사실을 알게 된 전업주부 한모(32)씨는 월급 200만원에서 은행이자로 80만원을 떼어내면서,남편과 미래를 꿈꾼다는 것이 부질없다고 느끼고있다. 상담소의 사례들에서는 40대 가장의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도 엿보인다.강정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은 “요즘 40대 남자들은 여성의 경제적 자립의식을악용해,부인에게 당신이 벌어 먹으라고 경제적 부담을 전가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최근엔 전문직에 종사하는 여성들이 “비전없는 샐러리맨 남편을 뒤치다꺼리하며 인생을 허송하고 싶지 않다.”면서 이혼소송을 내는 일도 심심치 않게일어난다.대학강사 김모(35)씨는 결혼 뒤에도 미국에 유학가 공부를 계속할생각이었다.그러나 샐러리맨인 남편은 “강사 월급이 얼마나 되겠느냐.”며살림이나 하라고 요구했다.김씨는 “남편을 통해 얻을 것이 너무 적다.차라리 계속 공부해 교수가 되겠다.”며 이혼소송을 냈다.남편과 함께 미국에서박사 학위를 따 국내대학의 교수로 임용된 최모(42)씨는,남편의 교수임용이늦어지자 친정 쪽에서 “뭐가 아쉽냐.혼자 살아라.”고 종용해 이혼한 사례다. 이혼전문 변호사들은 “남녀평등을 주장하는 세상이지만,행복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려면 아무래도 남자가 재력이나 권력 등 능력 면에서 여자보다 나아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는 분석을 내리기도 한다. 문소영기자 symun@ ★전문가 조언 한 야구선수가이혼을 결심했다.그가 파경의 원인으로 밝힌 것은 두 가지.시부모와의 갈등과 낭비벽이었다.그러나 아내는 인터뷰를 통해 ‘오빠(남편)와 같이 쓴 것이고,수입에 비해 별로 큰 소비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제문제를 두고 벌어지는 최근 젊은 부부의 갈등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다.일부 부부는 ‘명품’아니면 상대하지 않는 등 미혼 시절의 소비 취향을 유지하려고 해 문제를 일으킨다.결혼한 뒤 자동차 할부,해외브랜드 의상할부 등으로 인한 빚이 나타나 갈등을 빚기도 한다. 강정일 한국가정법률상담소 상담위원은 “가정경제는 결혼생활의 물적 토대다.일방적으로 처리하지 말고 사소한 정보라도 남편(부인)과 나눠야 한다.”며 “그러지 못할 경우 수습해야 하는 쪽에서 불만이 터져나올 수 있다.”고 충고한다.아울러 부부 씀씀이를 신혼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콩나물값까지 의논할 필요는 없지만 일정한 액수를 기준삼아 그 이상은 상의해서 사용처를 결정한다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는 것. 결혼 전에 건강진단서를 첨부하듯이 앞으로는 ‘빚 없음’을 증명하는 일이 필요하게 될지도 모른다. 이명숙 변호사는 “부부가 사이 좋을 때는 아내의 사치 성향을 모른 척하다가 이혼 사유로 갑자기 문제삼는 남편들도 있다.”면서,가정법원에서 남성이 제기하는 이혼 사유의 3대 레퍼토리가 ▲시부모를 제대로 모시지 않는다 ▲밥·빨래를 안 해준다 ▲낭비벽·사치벽이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회진출이 늘어 여성의 경제능력이 늘어난 것을 이혼 증가 원인으로 꼽기도 하지만 법원까지 오는 여성 중에는 “위자료도,재산분할도 필요없다.이혼만 하게 해 달라.”는 여자도 적지 않다며,여성의 경제력 운운은 인과관계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문소영기자 ★어설픈 효자남편 “효자는 좋은 남편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면? 아줌마들은 이구동성 “맞아!”라고 외칠 것이다.더 나아가 “시집살이가편하려면,효자랑 결혼해선 안된다.”고 단언할 것이다.아줌마들은 또 ‘시’어머니·‘시’누이·‘시’집에 질려 ‘시’금치도 먹지 않는다는 우스갯소리도 한다.물론 처녀들은 결혼이 뭔지 모르면서 “마음씨를 봐야지 무슨 얘기냐.”라며 훈계까지 하려고 들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현대판 효자’들의 어설픈 마음 씀씀이는 어머니의 심기도 제대로 받들지 못하고,살 맞대고 사는 마누라의 마음도 피멍들게 한다.아내와 시집의 알력을 중재하지도,아내를 진압하지도 못한다.어정쩡하고 어설프게 굴수록,어머니·아내는 물론 가족 모두가 피곤하고 불편하다.그러니 좋은 남편이 될 수 없고,결과적으로 효자도 되지 못한다.그렇다면 어설픈 효자들은 어떤 이들인가. 노래방에서 트로트 ‘불효자는 웁니다’나 ‘칠갑산’을 애창하는 남자는거지반 어설픈 효자일 가능성이 높다.부모에 대한 부채 의식을,겨우 노래방에서 술에 취한 채 ‘콩밭 매는 아낙네야∼베적삼이 흠뻑 젖는다∼’며 멜랑콜리하게 구는 것으로 푼다.맨정신으로는 안부전화도 거의 하지 않는다.피곤하다는 핑계로 명절이나 생신에 간신히 얼굴만 비추며,길 막힌다고 금세 돌아간다.혹여 어머니가 아내 흉을 볼라 치면 얼른 자리를 피하면서도,아내가어머니를 흉볼 양이면 두눈을 부릅 뜨며인상을 쓴다.두 여자 모두에게 위안이 되지 않으므로,고부관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애당초 그들은 병구완을 위해 제 넓적다리를 잘라 고기반찬을 대령한 효자나,한겨울에 산딸기를 구해온 전래동화 속의 효자와 차원이 다른 것이다.효도를 직접 하기보다는 아내를 대리인으로 내세우기 때문이다. 집안에서 반대하는 결혼을 하려는 한국 남자 중에는 “이 여자랑 결혼해 부모님 잘 모시려고 한다.”며 허락을 간청하기도 한다.한 중국계 미국인은 이 말에 깜짝 놀라 “이 여자를 너무 사랑한다.그래서 행복하게 해주고,나도행복해지고 싶다.”고 말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남자들은 마누라가 ‘예쁘면’,처가 말뚝에 대고 절을 한다고들 말한다.아내도 남편을 사랑하면 시집 식구들에게 공손하게 군다.때로 부당한 대우를받더라도 견뎌나간다.그 전제 조건은 남편의 사랑을 듬뿍 받는 것이다.시집은,아내에게는 낯선 사람이 모인 사회다.오직 남편만이 아내가 비빌 언덕이다.때론 시어른이 “못난 놈.”하며 남편을 내치는 소리가,마을 어른들의 “효자났다.”는 칭송보다 아내들에겐 힘이 된다. 어설픈 효자 아들이여,효도는 아내를 내세우지 말고 직접 하는 것이 옳다.또 어머니의 마음을 위로하는 일은 그 남편인 아버지에게 맡겨놓아도 된다. 요즘 장모와 사위의 갈등이 ‘장난’이 아니라고 한다.친정부모에게 육아를 떠맡기는 ‘어설픈 효녀’들이 어설픈 효자들과 다를 것이 무엇일까 하는마음이 새삼 든다. 문소영기자
  • [시론]거꾸로 본 ‘여중생 사망’ 재판

    미군 장갑차에 여중생이 치여 사망한 사고에 관하여 관제병인 페르난도 니노 병장과 운전병인 마크 워커 병장에게 무죄 평결이 내려지자 신문지상과방송에 이를 비난하는 기사와 논평들이 넘쳐나고 있다.대학생이나 시민단체들의 시위도 날로 격렬하다. 이 사건 재판에 대한 비판은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하나는,교통사고가발생한 정황과 미군 사령관이 사과한 점 등에 비추어볼 때 이들 병장의 운전상 과실이 충분히 인정되는 데 왜 무죄냐는 것이다.또 다른 하나는 미군이이들을 무죄로 만들기 위한 계획된 시나리오를 가지고 재판권 행사를 고집한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비판이 지향하는 최선의 목표는 잘못의 시정과 개선에 있다.그리고 이러한목적의 비판이라면 정확한 사실과 보편적 논리에 기초할 때 비로소 상대방에 대하여 설득력을 갖고 잘못의 시정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재판은 미국법의 절차에 따라 진행됐고 미국법을 적용한 결과,무죄가 된 것이므로 과연 어느 정도의 과실이 있을 때 미국법상 과실치사죄의 유죄가인정되는지 생각해 볼필요가 있다. 미국법상 유죄의 요건인 과실(criminal negligence)은 민사상 손해배상 책임을 지우기 위한 과실의 정도보다 월등히 높다.즉,위험을 인식하면서도 무모할 정도의 부주의가 없었다면 수많은 인명 피해를 초래한 대형 사고라고하더라도 가해자를 형사 법정에 세우는 일은 거의 없다.우리나라 교도소나구치소에 수감된 수많은 교통사고,안전사고와 관련한 범죄자들이 미국에서태어났더라면 기소조차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이해하면 된다.실수로 발생한결과에 대하여는 대부분 민사책임 문제로 해결한다. 반면에 고의로 남에게해악을 가한 자에 대하여는 우리나라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의 중형을선고한다.1998년 2월3일 이탈리아에서 미군 전투기가 연습비행 도중 초저공비행의 곡예를 부리다 스키장의 곤돌라 로프를 날개로 쳐 끊는 바람에 곤돌라에 타고 있던 사람 20명이 몰살하는 사고가 발생하였다.그러나 이 사고기의 조종사에 대해 미국 법정은 무죄를 선고했다. 2001년 2월9일 미국의 핵잠수함은 민간인들을 태우고 하와이 근해에서 해저로부터 급부상하는 시범을 보이다 바로 그 위치의 해상을 항해중이던 일본수산업 고등학교 학생들이 탄 실습용 어선의 밑바닥을 들이받아 침몰시켜 9명이 익사한 사고가 발생했다.이 잠수함의 선장에 대하여는 기소조차 되지않았다. 당시 일본 정부는 미국 정부가 사과하고 책임을 인정한 이상 잠수함 선장이 엄하게 처벌받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발표하였다.그때쯤 운전을 하다 우연히 들은 어느 라디오방송 진행자의 말이 기억에 새롭다.“저런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데….일본 사람들은 자존심도 없나 보지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비판은 자유다.그러나 그 판단의 잣대는 동일한 것이어야 한다.이번 사건과 관련된 미군 병장들이 우리 법정에서 재판을 받았더라면 유죄가 선고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나(어디까지나 가능성일 뿐이다),이는 민사 책임과 형사 책임이 명확히 분화되지 않은 우리의 잣대를 갖다 대었을 때의 이야기다. 일본 정부가 어선 침몰 사고에 관하여 더 이상 문제삼지 않은 것은 비굴하고 자존심이 없어서 였을까? 윤남근 창원지법진주지원 판사·명예논설위원
  • “”기름 1만t 유출… 죽음의 바다””/스페인등 유럽각국 초비상 “”유조선 운항규제 강화를””

    14일 태풍으로 선체에 균열이 생겨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근해에서 좌초됐던 바하마 선적의 4만 2000t급 유조선 프레스티지호가 19일 두동강난 채 수심 3500m의 해저로 침몰,최악의 환경재앙이 불가피해졌다.유럽 각국은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해 초비상 상태에 돌입했으며 이와 함께 유조선 안전운항규정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프레스티지호 침몰을 발표한 네덜란드의 해난구조회사 스미트 샐비지의 대변인은 “유조선에 실린 연료유가 선체와 함께 바다 밑에 그대로 가라앉아 피해가 최소화되기를 바란다.”면서 “바다의 낮은 온도가 유출된 기름의 확산 속도를 늦출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 선박에서는 이미 4000t 이상의 기름이 유출된 데다 유조선이 가라앉으면서 적어도 6000t 이상의 기름이 추가로 유출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게다가 연료유는 원유보다 정화 작업이 훨씬 어려워 최악의 해양오염이 우려된다.이 유조선에 실렸던 중유(7만 7000t)는 최악의 환경재난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1989년 엑손 발데스호 침몰사건 당시 유출된 기름의 2배에 달한다.갈리시아해안 주변은 이미 검은 무덤지대로 변해 수많은 해양동물들이 죽어가는 ‘죽음의 해변’으로 변했다. 경제적 피해도 엄청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스페인 정부는 일대 해안 100여㎞에 걸쳐 낚시를 금하고 어민들에게는 재정적 보조를 약속했다.하지만 게,문어,조개잡이 등에 의존해 왔던 지역경제에는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스페인 남쪽에 위치한 포르투갈 역시 기름유출로 인한 피해가 황금어시장인 대서양 전체에 미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사고지점에는 유럽 주변국들이 보낸 인양선과 청소용 선박이 속속 도착,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바람이 워낙 강해 방제작업에 진척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유럽 전역에서 생태학자,군인,자원봉사자들이 몰려 갈리시아 해변에서 청소작업을 펴고 있지만 오염지역이 워낙 광범위해 피해복구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고로 유조선 운항 안전규정에 대한 강화조치가 곧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사고를 일으킨 프레스티지호는 1973년 건조된 유조선으로 선체외벽이 대량 기름 유출 우려가 큰 홑겹(single-hulled)으로 돼 있다. 최근에는 모든 유조선들이 2중벽(double-hulled)으로 건조되고 있다.프레스티지호는 또 26년이나 된 노후화된 유조선임에도 불구,1999년 이후 한 차례도 점검을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유럽연합(EU) 내에서 유조선 점검 강화 등 안전 운항 및 원유누출사고 방지를 위한 안전규정과 위반시 처벌조항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엄격한 새 규정을 긴급히 마련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유럽해상안전청도 기준에 미달하거나 낡은 유조선들을 2년 내에 빠짐없이 퇴역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강혜승기자 1fineday@
  • “불모지 해양분야엔 무한한 기회 있어”

    “낙후 불모지로 인식되는 해양분야에는 무궁무진한 기회가 있습니다.” 전북 군산대 해양시스템학과 3학년에 재학중인 이준한(22)씨는 집어(集魚)능력을 획기적으로 높인 ‘윈치’(Winch)를 개발,최근 열린 중소기업청 주관 ‘2002 벤처창업대전’에서 대상과 함께 2000만원의 상금을 거머쥐었다.‘윈치’는 수심이 깊은 곳까지 물속으로 전등을 내려보내 물고기를 채낚이가 가능한 얕은 곳까지 유인하는 조절장치다. 이씨가 윈치 연구에 매달린 동기는 아주 단순하다.고교시절 강원도에 놀러갔다가 어선들이 오징어를 유인하기 위해 300여개의 전구에 불을 밝힌 채 조업하지만 전구 불빛이 수중으로 전달되지 못한 채 바닷물에 반사돼 오징어잡이가 시원찮다는 어민들의 넋두리를 듣게 됐다.플랑크톤이 많은 심해에 물고기가 많고 불빛을 좋아하는 심해의 물고기를 유인하려면 전등을 물속으로 내려보냈다가 서서히 끌어올리면 되겠다는 아이디어가 순간적으로 떠올랐다.대학에 입학한 후 곧바로 윈치 개발에 나서 어선에 설치,1년간 실험한 결과 어선 위에 설치한전등보다 30%가량 어획량이 늘어남을 확인했다. 자신감을 얻은 이씨는 지난 6월 자본금 5000만원으로 군산대 창업보육센터에 ‘하나 기술전자’를 세웠다.선후배 4명과 함께 시작한 이 회사는 그러나 IT벤처에 밀려 학교나 정부에서 한푼의 지원금도 받지 못했다. 조명기기를 생산하는 부친의 도움을 받아 윈치 개발에 성공한 이씨는 최근 원양어선에 6대를 납품한 데 이어 아르헨티나에 1대를 수출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현재 윈치 생산 회사는 세계에 두곳밖에 없다.그가 만든 윈치는 유·무선 겸용이어서 무선 기능밖에 없는 일본 제품(대당 1500만원)보다 성능은 우수하면서 가격은 절반 수준인 800만원에 불과,내수는 물론 수출도 유망할 것으로 기대된다.윈치는 수중카메라나 탐사용 로봇,해양 센서 등 해저 및 수중 탐사용으로 활용할 수도 있어 시장이 넓다. 이씨는 “벤처기업인 하나 기전을 세계 최고의 해양제품 전문회사로 만들어 국내외 시장을 공략하고 낙후된 국내 해양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
  • 군산 비안도 인근 해저 청자 100점 추가 인양

    전북 군산시 비안도 인근 서해 해저에 대한 3차조사에서 종전에는 확인되지 않았던 ‘청자상감국화문합’과 ‘청자상감모란문합’‘청자발’을 비롯한 각종 고려청자 100점이 추가 인양됐다. 문화재청 해양유물전시관 조사팀은 지난달 24일 이후 3차 조사를 벌여 고려청자 연구에서 시대편년 및 제작기법에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되는 발굴성과를 거뒀다고 31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2차 조사에서 확인된 ‘흑백상감’ 7점을 또 수습함으로써 비안도 해저에 매몰된 청자의 시대를 결정하는데 결정적인 증거자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고 조사단은 덧붙였다. 그러나 매몰 선박은 여전히 존재여부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합
  • 개인회생제 실효성 논란

    가계 빚이 누적된데다 연체가 늘면서 정부가 개인파산을 막기 위해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섰으나 내년부터 도입예정인 ‘개인회생제도’의 실효성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개인회생제도는 ‘살 길은 없고 파산만 있다.’는 법적 미비를 보완,파산직전의 개인을 구제하는 점에서 일단 바람직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다만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모럴해저드)를 조장한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특히 이제도는 채무자와 금융기관간의 사적 화의성격인 ‘개인워크아웃제’와 상당부분 중복돼 있어 비효율적이란 지적이다. ●개인회생제도와 개인워크아웃제도의 차이점 개인회생제도는 법으로 강제하는 법적 제도로,채무자와 법원간의 공적 관계로 성립된다.반면 개인워크아웃제는 금융기관과 채무자가 자율적으로 합의하는 사적 화의 제도다. 개인워크아웃제는 사채나 사업자금 대출이 전체 빚의 30%를 넘으면 신청자격이 주어지지 않는다.이와 마찬가지로 채무자 모두가 개인회생제도를 이용할 수 없다.법원이 일정한 기준과 자격을 갖춘 채무자에 한해 선별적으로이 제도를 적용한다.개인워크아웃제는 금융부채로 한정돼 있지만,개인회생제도의 대상은 채무자의 모든 부채를 포함한다. 두 제도 모두 빚에 찌든 개인과 가계를 방치할 경우 사회문제화하고 경제에 가할 충격을 막는 점에서 그 타당성이 있다. ●도덕적 해이 논란 일정기간동안 부채의 일부를 상환할 경우 나머지를 탕감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 ‘빚더미에 앉아도 큰소리치는’ 채무자의 ‘배째라’식 인식이 우려된다. 한국소비자보호원 장수태(張壽泰) 박사는 “개인회생제도의 취지에는 동감하지만,부작용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며 “채권자의 권리보호와 채무자의 회생기회를 어떻게 조화하고,채무자의 모럴해저드를 어떻게 막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신용회복지원위원회 관계자는 “개인회생제는 채권자에게 매우 불리하게 설계돼 있는 반면 채무자의 도덕적해이를 방지할 장치는 허술하다.”고 우려했다.개인파산자가 신청만 하면 채무액을 확정짓는 것으로 돼 있어 채무조정안이 합당한 지,채무자의 숨겨진 재산은 없는 지 추적하는 규정들이 미비돼 있다는 지적이다.더욱이 채무자 입장에서는 현재 시행중인 개인워크아웃제보다 개인회생제가 훨씬 유리해 가뜩이나 ‘빚을 탕감받고 보자.’는 버티기식 채무자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이를 더 부추길 가능성이 높다. 개인워크아웃제에 대한 금융기관의 도덕적해이를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참여연대 박원석(朴元錫) 시민권리국장은 “금융기관이 채무자의 변제기회를 주기 위해 설립한 개인신용회복지원위원회는 은행연합회 산하 기구로돼 있어 금융기관의 ‘약탈적 회수’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융기관들이 마구잡이로 가계대출이나 신용카드 발급 등을 통해 돈을 대출해 주고 있다.”며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다중채무자를 상담해 채무변제 계획을 세워주고 채권자와 변제협의도 해주는 민간 비영리재단인 미국의 채무상담기구(CCCS)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제도중복에 따른 비효율성 개인워크아웃제를 주관하는 신용회복지원위원회 사무국조차 “근본적으로두제도는 같은 것”이라고 비효율성을 지적했다.부처간의 협조가 전혀 안된 점도 문제다.금감원 관계자는 “개인 워크아웃제도를 개인회생제도의 사전단계로 평준화 시키자고 제안했으나 법무부안에 반영이 안됐다.”고 밝혔다. 금융 전문가들은 ▲개인워크아웃제를 개인회생제에 흡수시켜 하나로 통일시키든지,▲아니면 개인회생제의 필수적인 사전 단계로 개인워크아웃제를 명문화하든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유럽은 후자를 택하고 있다. 주병철 안미현기자 bcjoo@
  • 개인워크아웃제 ‘삐걱’

    여러 금융기관에 빚을 진 다중채무자의 신용회복을 돕는 ‘개인워크아웃제’가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갔지만 겉돌고 있다.은행·카드사 등 채권기관들이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참여를 꺼리고 있어 제도 자체가 무산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빚진 사람들의 문의가 관련 기관에 빗발치고 있는 것과 달리 금융기관들은 조직도 제대로 만들지 않을 뿐아니라 인력도 부족한 실정이다. ◆채권기관 참여 ‘시큰둥’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일 문을 연 신용회복지원위원회 사무국에 ‘개인신용회복 지원을 위한 금융기관 공동협약’에 대한 동의안을 제출한 채권기관은 전체의 절반도 채 안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은행의 경우 신한·서울·우리·하나은행만이 참여의사를 밝힌 상태다.카드·캐피탈·저축은행 등은 대부분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카드사 관계자는 “업체별로 대환대출 등 신용회복제도를 시행하고 있는데 정부가 주도적으로 위원회를 만들어 중복업무를 요구하고 있다.”며 “인위적으로 신용불량자를 줄일경우 부작용이 커질 위험이크다.”고 말했다. 위원회에 참여할 경우 채권기관별 부담해야할 비용도 만만치 않다.신용불량자의 채무에 비례해 책정되는 금융기관별 분담액은 국민은행 등 덩치가 큰 곳은 기관당 연간 10억원 가까이 내야 한다.은행 관계자는 “은행에 별도 창구를 만들어야 하고 자체 담당 및 파견인력도 필요하다.”며 “실익은 없이 인력·비용만 부담하는 꼴”이라고 말했다. ◆실효성 의문 위원회측은 최근 문의전화가 폭주하자 이달말까지 상담만 하고 다음달부터 신청을 받겠다고 밝혔다.우선 신청대상자는 신용불량자로 등록된 뒤 1년이 지났으며 5개 이상 금융기관에 진 빚이 2000만원 이하인 채무자로,10만명 정도로 추산된다.이들은 우선 거래은행 등 채권기관에서 부채증명서를 발급받는 등 1차 심사를 거쳐야 한다.그러나 현재 채권기관에는 이들의 신청을 받을 조직이 없는 상태다. 채권기관을 거친 뒤 위원회로 신청서가 넘어가면 신용지원회복 대상자로 넣을지 여부를 판단하는 심의위원회가 열린다.금융·법조계 등 21명으로 이뤄진 심의위원회 위원들은 비상근인데다 회의도 1주일에 1번꼴로 열릴 예정이어서 폭주하는 신청자들을 어떻게 처리할 수 있을 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또 개인워크아웃 프로그램을 통해 상환일이 연장되거나 금리가 조정된 채무자들이 정해진 시일내 빚을 갚도록 어떻게 강제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만약 이들이 정해진 방침에 따르지 않아 다시 신용불량자로 등록되면 비용과 시간을 들이고도 효과를 거두지 못하는 셈이다. 경실련 고계현(高桂鉉) 정책실장은 “개인워크아웃제는 자율협약에 근거한만큼 대상자 선정에서 채무조정 방법까지 각 기관들의 이해가 엇갈릴 수밖에 없다.”며 “소비자파산법을 제정,이 제도를 법제화해 신용불량자들의 갱생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개인워크아웃제가 채무자의 모럴 해저드나 신용불량자를 다시 양산하지 않도록 미흡한 부분을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경 김유영기자 carilips@
  • 北응원단 355명 싣고 南으로… 만경봉호 내일 다대포 입항

    제14회 부산 아시안게임 북한 응원단 355명을 실은 만경봉 92호(9300t급)가 28일 오전 5시 우리측 군·경의 철통같은 경호·경비를 받으며 부산 다대포항에 입항한다. 만경봉호가 남한 항구에 정박하기는 처음이다.해군과 해경은 지난 25일 가진 합동 경호·경비작전 대책회의에서 만경봉호가 동해상의 북방한계선(NLL)을 넘는 순간,초계 및 호위함을 보내 경비를 맡기로 했다. 이에 따라 해군은 2000t급 초계함을 이미 동해상 NLL 부근에 증파했으며 해경 또한 1000t급 경비함 2척을 동해상에 추가 파견했다.해군은 NLL에서 우리측 영해까지,해경은 속초∼포항∼부산해역을 맡게 된다.아울러 해경은 포항과 울릉도에 각각 비상헬기 2대씩을 배치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한편 해군 특수부대(UDT) 요원들은 지난 24일 만경봉호의 안전 입항을 위해 다대포항 주변의 해저를 샅샅이 뒤져 폭발물 유무를 확인했으며 해경은 본청 소속 해상 특공대 24명을 다대포항에 배치 완료했다. 해경은 또 만경봉 92호가 부산 외항에 도착할 즈음 고속 경비정 5척을 출동시켜 외곽 경호 및 경비업무에 들어가며,육상에서는 부산경찰청 소속 2개 중대가 주변 경비를 맡게 된다. ◆응원단 355명 어떻게 지내나-해상일기가 좋으면 배에서 지내고 폭풍 등 일기가 나쁘면 부산 한화콘도로 옮긴다.대회 기간중 날씨가 좋아 배에서 숙박할 경우 하루 2∼3차례씩 남북을 왕래하는 셈이다.국제법상 선박은 자국영토이기 때문이다.이들의 식사비용은 1식당 2만 5000원으로 16억여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부산시가 부담한다. ◆환영식 행사-28일 오전 10시 하선한 뒤 화환 증정,환영사(부산행정시장),답사(북측대표),방문기념패 전달(부산해양청장),환영축하연주(소방악대의 ‘반갑습네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등의 순으로 20분 동안 진행된다.환영식이 끝나면 15대의 버스와 승용차 5대에 나눠타고 하얏트호텔로 이동,점심식사를 한 뒤 본격적인 일정에 들어간다.우리측 환영객은 500여명이며 일부 어선들이 해상에서 환영행사도 가질 예정이다. ◆만경봉 92호는-지난 92년 김일성 주석의 80회 생일을 기념해 재일 조총련상공인들의 지원을받아 ‘함북조선연합기업소’에서 만들어졌다. 부산 김문기자
  • [강원경제를 살리자] (1)농어업

    태풍 ‘루사’가 할퀴고 간 강원도 영동지역이 깊은 상처로 신음하고 있다.농·어업기반이 붕괴되고 중소기업과 상공인들은 재기의 꿈마저 잃어 버렸다.설상가상 관광객들의 발길마저 끊겨 열악한 강원도 경제가 뿌리째 흔들린다.피해 실태와 해결방안을 분야별로 4회에 걸쳐 살펴본다. “농사지을 터전을 잃어 더이상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강원도 영동지역이 극심한 수해로 농경지 유실·매몰 피해만 9342㏊에 이르는 등 농업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농경지 피해액만 1510억원대에 이른다.가장 피해가 큰 강릉지역은 전체 농경지 8202㏊ 가운데 43%인 3460㏊가 유실·매몰됐다.이 때문에 평생을 지켜온 농토를 하루아침에 잃어버린 농민들 중에는 가뜩이나 어려운 농촌에서 몇년씩 복구를 기다리기보다 차라리 농토를 버리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 떠나겠다는 사람까지 생겨나 ‘농촌 공동화’우려마저 낳고 있다.빚을 내 농사를 지어봐야 불안정한 농산물 가격과수입 농산물에 밀려 점점 갚아야 할 빚만 늘어나는 판인 데다 그나마 이번 수해로 농토마저 자갈밭으로 변했으니 살아갈 일이 막막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농사의 젖줄 역할을 하는 수리시설도 저수지 16곳을 비롯,모두 40여곳이 피해를 입었다.농토를 복구한다고 해도 변해버린 물줄기가 제자리를 찾고 붕괴된 농업기반시설이 우선 복구되지 않는다면 농사짓기는 요원하기만 한 실정이다. 남의 땅을 빌려 농사짓던 소작농들은 피해보상은 고사하고 더이상 농사를 못짓게 돼 어려움이 더하다.전체 농경지 6000여㏊ 가운데 1800여㏊가 소작지인 삼척지역에서는 상당수 소작인들이 복구를 통한 재기보다는 벌써부터 농촌을 떠날 채비를 하고 있다. 복구에 나선 강원도는 “사유시설이기 때문에 농토 소유자의 복구를 원칙으로 복구비의 70%는 관(官)이 지원하고 30%는 저리융자로 지원하는 방안을 농림부와 협의중”이라며 소작인들에 대한 일자리 창출 등 실질 대책은 엄두도 못내 이래저래 농업인들의 어려움은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이다. 동해 바다를 끼고 있는 어촌마을의 어려움도 마찬가지다.어선 39척이 파손되는 직접 피해도 크지만 수해로 바다에 밀려온 토사와 진흙이 온통 펄을 이뤄 어족자원의 서식 환경을 훼손하며 고기잡이에 비상이 걸렸다.강릉시 연곡천 연곡 앞바다를 비롯해 속초∼삼척에 이르는 동해 연안해역은 마을어장뿐 아니라 연안해역 1마일 일대 해저까지 10∼30㎝ 두께의 진흙이 쌓여 있다.때문에 폐목과 비닐 등 각종 쓰레기들이 바다 속을 덮어 해조류와 전복,성게,해삼,문어 등의 씨가 말라가고 있다.어업인들은 “연안하천과 연결되는 바다는 마을어장과 양식장이 집중되는 곳으로 어민들이 출어해 봤자 쓰레기만 걸린다.”며 한숨이다. 강원발전연구원 강종원(姜鍾原·36·농업정책) 박사는 “농어촌의 공동화가 우려되는 마당에 닥친 이번 위기를 미래의 농·어업을 계획하고 실천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복구에는 젊은 사람들이 주축이 된 영농조합을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연구하고,정부는 농촌의 기반붕괴를 막기 위해 정상을 회복하는 약 3년 동안 벼를 전량 수매하면서 농업인들에게 평년작 수준의 소득을 유지시켜 주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강원도의 실정에 맞는 특화된 작물과 어족자원을 개발,육성하는 항구적인 대책도 세울 때라고 강조한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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