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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후보 이사람이 좋다/ 정몽준-권영길 후보

    ■정몽준 후보는 - ‘깨끗한 정치' 전도사 이번에 나온 정몽준(鄭夢準·MJ) 의원의 책 ‘꿈은 이루어진다’를 읽다가 뜻밖의 구절을 발견하고 어,이런 걸 왜? 하고 조금은 당혹스러웠다.“아내는 아이들이 성장하자,뜻있는 분들과 함께 우리나라의 ‘옛’것을 ‘올’바로 알리자는 ‘예올회’를 만들어 문화재 보존사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예올회라는 이름은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소설가 윤후명 씨가 지어주었다).”이렇게 내 이름이 소개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그의 아내의 일로 그와 연결되어 있음이 분명히 드러난 셈이 된다.내가 ‘예올’의 이름을 지은 것은 틀린 말은 아니다.‘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그러나 나는 ‘예올’에 대해서도,MJ에 대해서도 그리 소상하게 알고 있는 편은 아니다.나는 그와 불과 몇 번밖에 만난 적이 없다. 언젠가 MJ가 어느 모임에서 일부러 내게 다가와 “이제 뵙는군요.말씀 많이 들었습니다.” 하고 내 술잔을 채운 적이 있었다.자유스러운 모임이어서 이 테이블 저 테이블을 오가며덕담을 나누는 자리였다.나는 “아,예.” 하고 뭐 별달리 할 말이 없었다.그의 키가 보통보다 큰 데다 나는 보통보다 작아서 유난히 비교되는 게 좀 거북했을까.그러자 그는 “언제 한잔하지요.” 하고 말했다.그런데 그 호의에 대해서도 나는 “전 막걸리만 마십니다.” 하고 퉁명스럽게 받았다.이 무슨 매너인가.더군다나 나는 맥주를 주로 마시지 않는가.하기야 평생 백면서생 야인으로 살아온 나는 그런 자리에서는 말 그대로 ‘꿔다 놓은 보릿자루’였다.내 대답에 그는 머쓱한 표정으로 돌아가고 말았다.남들에게는 대단치 않은 일이겠지만,그 첫 만남은 내게 ‘꿔다 놓은 보릿자루’로서의 매너를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또 그에게 뭔가 부담감을 갖는 계기가 되었다. 내가 그에게 부담감을 갖는다는 건,그 무렵 그가 대선에 나오려는 눈치인것 같아 은근히 내 마음이 마뜩찮아 한 데서도 찾을 수 있을 것이다.내 생각으로는 모든 정치인들은,대선 주자들은 ‘정쟁’만 일삼고 ‘정권 야욕’에만 물불 못 가리는 사람들 같아 보였다.그 심정이 애꿎게 MJ에게 그대로 향했던 것이다.그의 말마따나 “다른 이들보다 더 많은 기회를 가질 수 있었던” 사람이 정치까지? 나는 비관적이었다.정치가 왜 그렇게 국민이 외면하고 질타하는 대표적인 장(場)이 되었는가.다른 사람의 말은 차치하고라도 그의 표현을 직접 빌려본다. “정치의 중요한 기능 가운데 하나는 여러 집단 사이의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일이다.싸움을 말리고 얽힌 사태를 푸는 것이 정치의 본디 역할이다.그런데 한국 정치인들은 싸움을 말리기는커녕 자기들끼리 싸움판을 벌이는 데 주력하는 형국이다.” 그가 말하고 있어서가 아니라 이 정도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일 뿐이다.그런데도 지켜지지 않고,하루도 빠짐없이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나는 그가 대통령직에 연연한 사람이기보다 우리나라 문화를 위해 무엇인가 큰 역할을 하는 사람이기를 진정 바랐다.현재 우리 주변에 널려 있는 이 부박하고 실망스러운 삶의 형태는 경제가 문화를 도외시한 채 저 혼자 질주하는 ‘돈이 최고’의 슬로건에 근거한다고 보았던 것이다.그러므로 우리 경제를 이끈 당사자의 한 사람으로서 마땅히 문화적 소명의식을 가질 때가 되었다고 보았던 것이다.정치고 경제고,무엇이고 간에 그것이 지향하는 것은 결국 우리들 삶의 질을 높이자는 게 아니던가.그래서 그의 아내가 그런 일을 한다고 했을 때,나는 쌍수를 들어 공감을 표시했었다. 그런데 그는 월드컵의 성공과 함께 얼마 뒤 자연스럽게 대통령 출마를 선언했다.여기서 또 지난 6월의 월드컵을 다시 들먹일 필요가 있을까.그의 표현대로 “내 이름자 ‘몽’은 한자로 꿈 몽(夢)자이고 ‘준’은 영어로 6월(june)이니까,꿈 같은 6월을 보낸” 것이었다.그는 지금도 월드컵의 성공적인 개최와 우리의 ‘4강 신화’를 매우 자랑스러워하지만,그 과정을 통해 전달받은 여론의 향배 또한 거절할 수 없게 된 것이었다.“내가 이번 대선에 나가는 것을 포기한다면,그 많은 요구들을 외면한다면,나는 나 자신에 대해 이기적이고 비겁했다는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는 당당하게 출마했다.그리고 대통령 후보로서 언론매체에 등장한 그는 다른 후보들과는 달리,웅변조로 목청을 높이지 않고 차분하게 ‘국민 통합’을 주장하고 있다.“저의 꿈은 깨끗한 정부,국민 통합,그리고 평화적인 통일을 이뤄내는 것입니다.이것은 모든 국민들의 염원이라고 믿습니다.이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 대통령이 되고자 합니다.” 그의 말에서 그의 ‘깨끗한’ 이미지가 떠올랐다.내가 보기에 그는 상당히 다양한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기업경영자이자 정치가요,또한 스포츠맨이어서가 아니다.그는 활달하면서도 세심하고,외향적이면서도 내성적이다.불같이 달려들면서도 물같이 흐른다.상반된 성향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사람이다.특히 다른 사람의 말을 겸허하게 들어줄 줄도 알고 그의 말을 조리있게 들려줄 줄도 안다는 건 여간한 장점이 아니다.그런 가운데 그는 어려서부터 ‘부잣집 아들’ 티를 내지 않은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중학교 때 학우가 “너희 집 뭐하니?” 하고 물으면 “잘 모른다.”고 했다든가,대학교 때 학우에게 “MIT로 옮기기 위해 인터뷰를 해야 하는데 양복이 없다.”고그제서야 백화점에 같이 가자고 했다든가 하는 이야기는 그 점을 나타낸다고 하겠다. “나를 가리켜 재벌 2세,또는 아버지의 후광으로 부족함이 없이 자란 아들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하지만 이는 편견에 불과하다.나는 스스로 부자라고 느낀 적이 없다.그리고 나는 부 자체가 사회적 질시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문제는 부의 편중과 부의 과시와 부의 남용일 것이다.” 그의 말을 믿는다.그는 여행을 가면 팬티,양말을 직접 빨아 입는다고 한다.나도 그렇다.그러니 나 같은 백면서생은 동류항으로서의 위안을 받는다.그리고 식당에 가서도 냅킨은 꼭 한 장만 쓰고,음식을 남기는 건 질색이라는 점도 나와 같으며,어렸을 때 수레에서 파는 해삼을 이쑤시개로 찍어 먹길 좋아했고 지금도 여차하면 청진동 해장국집으로 달려가곤 한다는 점도 마찬가지다.그래서,그를 향한 친화력은 더욱 공고해지는지도 모른다. 한번은 어느 모임에서 그를 만났는데,헤어질 무렵 그가 장인어른의 뒤를 따르면서 “저 때문에 마음 고생 많으시죠.” 하고 머리를 조아리고 있는 장면이 또렷하게 남아 있다.무엇을두고 그러는지는 내가 알 바가 아니었다.다만 그의 태도가 너무도 성심스러워서 나를 감탄시키기에 충분했던 것이다.그가 매사에 철두철미하다고 듣고 있었던 나는 그 모습에서 오히려 지극히 인간적이라는 인상을 받았다.그의 가정주의와 가족 사랑은 잘 알려져 있는바,그것에 바탕을 두고 정치를 향하고 있는 자세는 우선 보기부터가 좋다.이것이‘삶을 위한 정치’의 기본이 아니고 무엇일까. “우리나라의 정치는 ‘닫힌’ 공간의 대표적인 상징처럼 보인다.정치를 하는 사람들은 일반인이 아닌 어떤 특수한 사람처럼 느껴지는 것이다.그러나정치는 공동의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우리 모두의 즐거운 정신행위여야 한다.사람과 삶을 위한 정치가 실종된 지금,국민들은 투명하고 깨끗한 정치의 장을 간절하게 원하고 있다.그리고 당면한 현안에 대한 해결책의 제시는 물론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리더를 필요로 하고 있다.” 이것이 그가 제시하는 ‘정직하고 능력 있는 젊은 정치’의 비전이자 버전이다.그렇다면 그 내용은 무엇이 알맹이가 되어야 할까.나는그것이 문화라고 생각한다.이것이야말로 이 새로운 세기의 ‘사람과 삶을 위한’ 소프트웨어인 것이다. 그는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내 집 옆길로 해서 북한산에 가끔 오른다고 한다.어느날 나도 그와 함께 산행을 해보리라 마음먹는다.그리고 나로서는 그가 무엇보다도 문화주의 대통령,환경주의 대통령에 더 애착을 가져볼 것을 권하고 싶다.지금 이 정권도 문화를 앞세웠지만,한낱 허사(虛辭)에 지나지 않았다. 그의 말을 귀담아 듣는다.“저는 국민 모두가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꿈(夢),그대는 우리에게 정녕 그러할 것이오.한 소설가는 믿고 있소이다.왜냐하면 꿈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윤후명 소설가 ■권영길 후보는 - ‘진보의 꽃' 피울 밀알 ◆진보의 이름으로 나는 권영길을 잘 모른다.몇 차례 파리와 서울에서 만나 대화를 나눠보았지만 난 아직 그를 잘 모른다.나에게 그는 자기 의견을 주장하기보단 남의 의견을 주로 듣는 사람이었다.적어도 내가 아는 부분에서 그는 먼저 행하고자하는 일을 행한 후에 말을하는 사람이다.산골소년으로 태어나 어려운 청소년기를 거쳐 노동자들의 대표가 된 사람,내가 아는 대목에서 그는 분단과 전쟁의 소용돌이가 할퀴고 간 가족의 고통을 성숙으로 승화시킨 몇 안 되는 사람중의 하나다. 왜 내가 잘 알지도 못하는 권영길을 오늘 말하려 하는가? 지금부터 30년 전,20대 청년이었던 나는 이렇게 자문하며 처연해 한 적이 있었다.“과연 살아 생전에 합법적 진보정당에 참여하여 활동할 날이 올 수 있을까.”라고. 내가 오늘 권영길을 말하려 함은 무엇보다 진보의 이름으로 그를 예우하기 위함이다.특히 기존정당의 후보들은 여러 매체들을 통해 마음껏 홍보할 수 있는 현실에 비해,그는 군소정당의 후보에 불과하다는 이유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그것은 그의 잘못이 아니라 한국 언론의 잘못이다.가령 프랑스의 ‘르몽드’는 96∼97년 겨울의 노동자 대파업 당시 권영길과 가진 인터뷰 기사를 크게 실었다.내가 아는 한 ‘르몽드’에 그만한 비중의 인터뷰 기사가 실렸던 한국인은 김대중 대통령뿐이다. 그리하여,진보의이름으로 권영길을 말한다.그것은 곧 ‘단 한 사람이라도 불행한 사회는 불행한 사회라고 믿는’ 사람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말 없이 말하는 그 파리에서 처음 만난 때부터 그는 별로 말이 없는 사람이었다.한국노동운동의 기관차를 몰던 때에도 그는 예상외로 수줍음 많고,과묵한 사람이었다.상대방에 대한 따스한 시선을 놓지 않는 그를 보면서 나는 ‘말많은 조직’을 이끄는 자가 가져야 하는 덕목을 보았다.96∼97년 노동법·안기부법 날치기통과에 항의하여 총파업을 주도한 강철의 노동운동가는 도무지 찾을 수 없고,앞자리에는 한 신중한 사내가 앉아 있었다.말의 향연을 방불케 할 정도로 달변인 사람들이 넘쳐나는 오늘날,권영길의 과묵은 더욱 이채로웠다. 술자리에서 몇 순배의 술이 돌아가도 그는 말이 많아지지 않았다.다만,노동현안에 대해선 분명하게 자신의 입장을 피력했다.이를테면 그의 말없음은 해야 할 말은 꼭 하고 마는,단호함을 위한 것이었다. 97년 대선에 관해 누군가 입을 열었을 때 그는 몹시도 죄스러운 표정을 역력히 지었다.민주노총이라는 거대조직의 선거참여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결과를 낳았다는 자책이 그를 부끄럽게 하는 것 같았다.그날 그는 말이 없었으되 무표정하지는 않았다.그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유년기와 청년기를 거친 사람이 느낄 수 있는 정서의 공유였을까.백마디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느낌을 한 가지 표정으로 나타낼 수 있는 그는,말 없이 말하는 사람이었다.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정치 그의 아버지는 빨치산이다.아버지에 대한 몇 가지 기억만을 간직하고 있는 그는 아버지의 삶과 생애에 대해 이웃과 친지들의 증언으로 대략 유추할 수 있을 뿐이다.그러나 헤어진 아버지를 몇 년만에 주검으로 마주한 일은 어린 그에게 지울 수 없는 충격으로 각인되어 있다.‘법 없이도 살 사람’이라고 주위의 칭송이 자자하던 아버지가 ‘무시무시한 빨갱이’였다니…. 농민문제에 관심을 가지며 사회의식을 키우던 고등학생 때에서야 비로소 아버지를 온전히 이해했다고 그는 말한다.광신적인 반공주의국가에서 좌익의 지아비를 둔 어머니는 행여 자식들의 앞길에 먹구름이낄까 아직도 입을 닫는다며 말을 흐렸다.어느새 그의 눈에 물기가 어렸다. 그가 정치는 상처받은 사람들을 치유하는 것이라 생각하게 된 것은 이런 가족사뿐만 아니라 어려웠던 학창시절에 힘입은 바 크다.돈이 없어 며칠을 굶기도 하고,잘 곳이 없이 노숙을 하기도 했던 어린 권영길에게 세상은 한번도 적의를 거두지 않았다.세상의 비참을 몸소 체험한 그가 다른 사람들의 비참을 묵과할 수 없었으리라. 정치는 ‘인격적 권리의 창출’이라고 믿는 그가 이미 많은 것을 가진 사람들만을 위한 정치 속에서 자신의 뜻을 펼칠 날이 올까.아마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 모른다.본디 약한 이웃들을 위한 정치를 꿈꾸는 자에게 세상의 강고한 벽은 이미 벽이 아니기 때문이다. ◆정 많은 사람 그가 고등학교 때 이미 야학을 결성하여 나름의 사회참여를 시작했다는 사실에서,언론노련 시절 절대 술을 먹지 말라는 의사의 경고를 뿌리치고 괴로워하는 동료들을 위해 함께 밤새 술자리를 지킨 일에서,어려운 사람을 보면가슴 아파하고 어떻게든 도와주려고 애쓰는 면에서 그는 분명 정이 많은 사람이다.그의 다정(多情)이 이 사회에서 슬픔과 분노를 잉태시켰음을 여기서다시 재론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가 45살이라는 나이에 늦깎이 노동운동가가 된 것도,언론노련과 민주노총을 거쳐 마침내 민주노동당의 대선후보가 된 이유도 결국은 서러운 사람들에 대한 그의 안쓰러움 때문이었을 것이다. 본디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노력은 인간에 대한 연민에서 비롯된다.그연민 위에서만 이념과 사상이 제대로 꽃필 수 있다.그동안 우리는 인간에 대한 애정이 전제되어 있지 않은 이념과 사상을 너무도 많이 봐왔다.그의 맘씀씀이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까닭이다. ◆미련한 사람 권영길은 미련하다.97년 대선에서 고배를 마신 그가 또다시 대선 출마를 하고 나선 것이다.오늘의 상황은 97년과 많이 다르지만 또한 어떤 점에선 같다. 6·13 지방선거에서 일약 제3당으로 부상한 민주노동당의 약진이 다른 점이라면,한나라당과 특정 유력신문으로 대표되는 극우세력이 헤게모니를 쥔 채 엄존하고 있다는 사실은 여전하다.비단 서구사회를 비교대상으로 삼지 않더라도 한국사회의 사회적 진보는 매우 더디다. 후발 자본주의 국가로서 한국과 유사한 역사적 발전과정을 거친 브라질에서 좌파후보 룰라의 당선은 우리 진보정당운동이 헤쳐나가야 할 일이 산적해있음을 보여준다. 사실 올 대선에서 권영길이 대통령으로 당선되리라고 예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승부가 예견된 싸움을 굳이 하려드는 그는 미련한 사람이다.그러나 그의 미련함은 비단 그만의 것이 아니다.마침내 세상을 변화시키고야 마는 사람들은 모두 승산이 없다고 믿었던 대상과 지난하게 투쟁해온 ‘미련한 사람들’이 아니던가.병든 시대를 온몸으로 아파하며 맞서 싸우는 권영길,그는 올해도 싸움에 사활을 걸고 있다.그러나 분명 그 싸움은 하나의 밀알이 되어 이 땅에 진보의 꽃을 피울 것이다. ◆보론-우리는 모두 노동자다 자본주의 사회는 자본가와 노동자로 나뉜 계급사회다.이것은 시민적 상식이다.자본가의 이익을 대변하고자 하는 정당이 존재한다면 노동자의 이익을 대변하는 정당도 존재해야 한다.그것이 공화국이요,민주주의다.그러나 지금까지 한국사회에선 노동자의 정당이 없었다.유권자의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노동자와 농민,그리고 서민 대중의 이익을 대변하고자 하는 정당은 없었던 것이다.한국사회를 지배한 레드 콤플렉스가 ‘노동자’가 ‘빨갱이 예비군’이나 되는 양 기피하도록 한 탓이 크다.그러나 살기 위해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노동자다. 민주노동당은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대접받는 세계를 꿈꾼다.또한 민주노동당은 차이가 차별을 낳는 세상을 반대한다.민주노동당은 돈이 없어서 병원에 갈 수 없는 사회를,돈이 없어서 대학에 갈 수 없는 사회를 반대한다. 당신은 노동자인가.그럼 당신은 민주노동당의 당원이 될 수 있다.당신은 농민이고 서민인가.당신은 민주노동당의 당원이 될 수 있다.당신은 당신이 사회경제적 처지에 걸맞은 정치의식을 가져야 한다.사회구성원들 각자가 자신의 사회경제적 정체성을 제대로 인식하고 그에 따라 정당을 선택할 수 있을때 한국사회는 비로소 하나의 ‘사회’로 불릴 수 있을 것이다. 홍세화 자유기고가
  • [대∼한민국 24시] 새벽 주문진항/펄펄뛰는 생선 만큼 어민 삶도 ‘싱싱’

    “펄펄 뛰는 오징어가 개락이래요(많습니다).한 두름(20마리)만 사 가우(사세요).” 늦가을 강원도 강릉 주문진항의 새벽은 짭짜름하고 비릿한 바다냄새와 어민들의 왁자한 목소리로 시작한다.어스름이 걷히기 시작하는 오전 5시30분쯤 주문진 부두는 배가 들어올 때를 준비하는 사람들과 밤새 전국에서 달려온 활어차 운전사,출항을 준비하는 선원들이 모여들면서 분주하게 아침을 맞는다.부두 한쪽 옆에 설치된 해수관을 통해 연신 쏟아져 내리는 바닷물을 활어차에 싣는 작업부터 부두끝 포장마차에서 새벽 속풀이 해장국을 먹는 출항 앞둔 선원까지 표정도 다양하다. 겨울이 가까워짐에 따라 오징어떼가 울릉도 외항까지 이동하면서 배 입항시간이 오전 7∼8시로 늦어져 그나마 여유로운 시작이다.한여름 연안에서 오징어 어군이 형성될 때는 새벽 3∼4시면 배가 들어오기 때문에 밤을 꼬박 지새우는 경우도 다반사다. 아침 7시를 넘어 부두끝 오징어 위판장으로 집어등(燈)을 주렁주렁 매단 50t안팎의 오징어배들이 줄줄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부두는 더욱 부산해 진다.입찰을 위해 빨갛고 노란 모자로 구분된 수협직원과 중매인,중간상인들이 모여들면서 시끌벅적해 진다.입찰 때는 조용하다가 막상 입찰이 끝나면 활어차를 뱃전으로 부르랴,오징어 나르랴 전쟁터를 방불케 한다.이때는 모두가 뛰다시피 뱃전과 활어차를 오간다.싱싱한 산오징어를 상전 모시듯 조심스러우면서 재빠르게 차량 수조로 날라야 하기 때문이다. 부두에 정박한 오징어배들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선원들은 밤새 채낚(낚시)으로 잡은 펄떡거리는 오징어를 뜰채로 20마리씩 그릇에 담아 뱃전으로 내느라 정신이 없다. 선원생활 40년이 넘었다는 오징어 배 명전호(52t) 선원 손한용(56·주문진읍)씨는 “주문진에서 8시간 걸리는 울릉도 외항까지 나갔다가 이틀 밤을 꼬박 새우며 오징어 6000여마리를 잡았다.”면서 “어황이 예년만 못해 갈수록 힘이 든다.”고 푸념이다.그래도 “내 손으로 잡은 오징어를 하선시킬 때가 제일 보람 있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배 가두리식 수조에서 건져낸 오징어들은 조금이라도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활어차를 배 가까이 정차해 놓고 순식간에 활어차 수조로 옮겨 싣는다.중간 상인 아줌마들까지 동원돼 릴레이식 작업이 이어진다. 중간상인 김매자(56)아주머니는 “주문진 사람이면 누구나 어항에서 장사할 수 있다.”면서 “그동안 고기장사해서 자식들 공부시키고 이만큼 사는 것도 어항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자랑스러워했다.더구나 아들이 중매인으로 활동,매일 아들과 얼굴을 대하며 장사할 수 있어 뿌듯해 한다. 활어차에 옮겨진 오징어들은 곧장 서울과 수도권 등 전국의 횟집으로 달려간다.주문진항이 어항 가운데 활어 선도율이 좋다 보니 강원도 동해안 활어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 수협 지도과 원명식(48)계장은 “고속도로와 국도,어항으로 통하는 교통이 편리하고 어선들도 다른 항구보다 신선도 유지를 잘해줘 활어차들이 주문진항을 가장 많이 찾고 있다.”고 말했다.활어차 운전사들의 애환도 부두 곳곳에서 묻어난다.충분히 잠을 못자는 것도 그렇고 겨울에는 도로에 바닷물을 흘리고 다닌다며 눈총받는 것도 달갑지 않다. 부부가 함께 소형 활어차(1t)를 10년간 몰고 있다는 방종성(59)씨는 “뱃사람으로 30년을 지내다 이제는 평창,제천,횡성 등 강원 영서지방의 횟집을 오가며 활어를 날라다 주고 있다.”면서 “아내와 활어차를 몰고 있지만 평생 바다에서 살아 그런지 육지생활 적응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같은 시각 부두 입구에 있는 수협어판장에서는 오징어를 제외한 각종 잡어배들이 속속 입항하며 또 다른 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대부분 5∼20t급의 소형어선인 잡어잡이배들은 도루묵과 문어,청어,고등어,아지,게르치,새치,도치,연어,삼치,홍게 등 동해안 연안에서 나는 다양한 고기들을 연신 부두로 올린다.부두로 올라온 고기들은 곧장 앉은뱅이 저울로 달아 무게를 잰 뒤 수협직원들의 땡강거리는 종소리에 맞춰 즉석 경매가 이뤄진다.이때도 노란 모자를 쓴 중매인들이 나서 무슨 횟집,무슨 활어차를 부르며 북새통을 이룬다.일순간 번지수가 바뀌어 활어차 수조에 부어질 때면 억센 강원도 사투리 속에 삿대질까지 오간다. 펄펄 뛰는 고기만큼 이곳 부두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어민들의 모습도싱싱하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중매인들은 모두 14명으로 벌이도 짭짤하다는 것이 뱃사람들의 귀띔이다.중매인들은 대부분 직원 한명씩을 두고 한창때인 여름철에는 한달에 700만∼800만원,연간 평균 월 300만∼400만원은 거뜬히 번다는 것이다.최연소 28호 중매인 안명일(30)씨는 “푹풍주의보가 내리거나 안개가끼는 날은 공치는 날”이라며 “더위와 추위 속에 고생도 만만찮은 직업”이라고 말했다. 어판장 옆 수협수산물직판장 한쪽 벽에는 ‘당신도 적 잠수함을 잡을 수 있다.’는 문구와 함께 북한 잠수함 사진을 넣은 대형 패널이 걸려 있어 이채롭다. 부두의 절반이상을 차지하는 좌판 어시장과 횟감을 떠주기 위해 종종걸음으로 손님들을 따라 다니는 아주머니들의 모습은 주문진항의 또 다른 풍경이다. “싱싱한 오징어 횟감 사시우.”를 연발하며 리어카에 바닷물과 함께 산오징어를 싣고 다니는 아주머니들은 한번 ‘찍은’ 손님은 절대 놓치지 않는다.횟감을 사러온 손님이다 싶으면 리어카를 이리저리 끌고 따라 다니고 바닷물을 튀기면서 어떻게든팔아야 직성이 풀린다. 횟감을 살 때쯤이면 어디서 나타났는지 회를 썰어주는 아주머니가 득달같이 나타난다.20마리정도를 횟감으로 썰어 주는데 5000원정도의 수수료를 내야하니 칼 한자루와 도마 하나로 벌어들이는 돈이 쏠쏠한 편이다. 몇년 전 주문진항이 새롭게 단장되면서 부두 내에서는 회를 썰지 못하게 됐지만 그래도 이들 아주머니들의 터전은 골목골목으로 옮겨가 번창(?)하고 있다.일손이 바쁘다는 핑계로 나 보란 듯이 부두 한쪽에서 횟감을 썰어 내는 배짱좋은 아주머니들도 있지만 다들 바쁜 마당에 단속의 손길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횟감을 맡긴 아주머니를 찾지 못해 부두 뒷골목 곳곳을 기웃거리며 ‘내 횟거리’ 찾기에 진땀을 흘리는 손님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그래도 아주머니들은 용케 횟거리 주인을 찾아내 아직 한번도 배달사고가 난 적이 없다니 대단한 노하우다. 횟감 뜨는 일만 15년을 넘게 했다는 이음전(54)아주머니는 “오전 이른 시간에는 지방 손님들이 많고 10시가 넘어서면 외지 관광객들이 모이기시작해 주말이면 하루 20명정도 손님은 거뜬히 받아 벌이가 괜찮은 편”이라고 털어놓는다. 아무렇게나 고기들을 늘어놓고 파는 좌판 아주머니들도 손님을 부르느라 왁자하다.손님과 흥정하다 맘에 들었다 싶으면 덤도 몇마리씩 더 얹어 주며 후한 인심을 쓰기도 한다. 이런 와중에 이웃 좌판 아주머니와 실랑이를 벌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내 손님을 불러들여 왜 장사를 못하게 하느냐.”는 것이 시비의 시작이고 고성의 원인이다. 걸쭉한 입심으로 욕지거리가 오가다 보면 삽시간에 손님은 사라지고 이곳저곳의 아주머니들까지 합세해 한동안 시장통은 아수라장이 된다.부두의 치열한 또 다른 삶의 모습이다. 수협 확성기에서는 “수입 수산물은 사지도 팔지도 말자.”고 목청을 높이지만 어시장 곳곳에는 러시아산 대게(일부 어민들은 북한산이라고 주장)도 많이 눈에 띈다. 시각이 아침 11시를 넘어서면서 고기를 내린 배들이 항구의 자기자리를 찾기 시작하고 활어차들이 썰물 빠지듯 떠나가고 나면 어항내 사람들은 출출한 늦은 아침 끼니 해결에 나선다.이때쯤이면 네발 오토바이로 아침을 날라주는 식당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울긋불긋 등산복 차림의 외지 단풍관광객들을 싣고온 대형 관광버스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주문진 부두의 손님맞이 제2라운드가 시작되는 때이기도 하다. 이때쯤이면 아침나절 한가하던 부두밖 건어상들의 손길이 바빠지기 시작한다.번듯한 상점을 마련하지 못한 거리의 상인들도 골목마다 또 다른 좌판을 벌여 놓고 정성스레 담은 젓갈류와 말린 고기류를 파느라 시끌해진다. 동해바다의 새벽을 열며 치열하게 하루를 시작하는 주문진항은 오후에 접어들면서 배들이 꼬리마다 수십마리씩 갈매기떼를 달고 하나둘 자리를 찾으면서 고달픈 하루를 서서히 마감한다. 주문진 조한종기자 bell21@
  • [CLEAN 3D] 개선된 근로환경/ “”햇빛드는 공장 일할 맛 나요””

    대한매일은 한국산업안전공단과 함께 3D업종 사업장을 안전하고 깨끗하게 만드는 ‘클린3D 사업’을 펴고 있다.클린3D 사업은 위험하고(dangerous),지저분하며(dirty),일하기 힘든(difficult) 작업현장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사업이다.클린3D 사업장 설치로 재해 및 직업병 발생을 예방하고,구인난도 해소하고 있는 사업장을 찾아 그 효과를 살펴본다. ■대일단자 인천시 남동구 고잔동 남동공단에 자리잡은 대일단자는 규모는 작지만 경영은 견실한 중소기업이다.대지 400평에 건평 270평의 대일단자는 컴퓨터 등에 들어가는 전기 연결 부위인 커넥터를 생산한다. 대일단자 공장은 거의 모든 공정이 프레스로 이뤄지기 때문에 작업 환경에 위험이 많이 따른다. 원자재인 철재가 입고되면 프레스로 절단 및 가공,완제품을 만든다. 그러나 공장 내부는 어두침침한 분위기를 전혀 느낄 수 없다.프레스 16대가 저마다 쉴새없이 부품을 찍어내고 있지만 공장 내부에는 소음이 별로 없다. 대부분의 프레스 기계에 방음 부스가 설치돼 있기 때문이다. 바닥은 초록색의에폭시 포장이 돼 있어서 청결하다. 천장에는 태양빛을 내는 할로겐 램프가 공장 내부를 환하게 비추고 있다. 대일단자는 산업안전공단이 지난해 말 클린3D 사업을 시작하자마자 사업장설치를 신청했다. 공단 직원이 직접 공장을 방문,클린3D 사업에 대해 설명해주고 안전이 미흡한 부분을 하나하나 지적해줬다. 공단의 안전 전문가는 분전반 내부의 충전부 노출로 인한 누전 및 감전 위험, 프레스에 의한 손가락 절단 위험, 고속 프레스 작업시 소음발생 등을 지적했다. 대일단자는 산업안전공단으로부터 클린3D 사업비 2200만원을 무상지원받았다. 이 돈으로 프레스 기계에 방음 부스를 설치했다. 전에는 프레스 기계 옆에서는 큰 소리를 질러도 대화를 할 수 없었는데 이제는 일상적인 대화가 가능하다. 이와 함께 프레스 9대에 광전자식 안전장치를 설치했다. 이 장치는 프레스기계 근처에 사람의 손이 닿으면 기계가 자동으로 멈추기 때문에 안전사고를 원천적으로 막아준다. 대일전자 신철승 사장은 이외에도 사비 700만원을 들여 전기 배전반을 신품으로 교체,누전사고를 예방했다. 신 사장은 “직원들의 안전을 위해 어차피 빚을 내서라도 클린3D 사업장을 설치하려 했는데 정부에서 도와줘서 고마울 따름”이라고 말했다. 대일단자는 클린3D 설치와 자동화 설비에 힘입어 원가를 5% 정도 절감할 수 있었다. 생산라인 책임자인 박용철(45) 부장은 “”작업공장이 자동화되고 안전성이 향상돼 직원들이 편한 마음으로 근무하고 있다.””고 자랑했다. ■신철승 사장 - 안전성 확보 큰힘 “프레스 공장에서도 직원들이 넥타이를 매고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습니다.” 대일단자 신철승(47) 사장은 중소기업이지만 직원들이 깨끗한 작업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사장은 지난해 여름 인터넷을 통해 산업안전에 대한 내용을 검색하다가 산업안전공단 홈페이지에서 클린3D 사업장에 대한 계획을 알게 돼 가장 먼저 클린3D 사업장 설치를 신청했다. “대일전자를 경영하기 전에 기판을 만드는 조그만 공장을 운영했는데 직원 한명이 프레스에서 손가락 3개를 잃어 도의적인 책임 때문에 공장을 고스란히 물려줬습니다.그후로 안전에 큰 관심을 갖게 됐지요.” 신 사장은 10년 넘게 프레스 관련 일을 하다보니 나름대로 철학을 갖게 됐다.안전과 자동화에 투자하면 그만큼 생산성이 높아진다는 것을 체득하게 된 것. “이번에 정부에서 설치해준 클린3D 설비를 유지하려면 별도의 부대비용이 들어갑니다.하지만 안전을 확보해주기 때문에 오히려 원가는 절감됩니다.” 신 사장은 “중소기업이 우리나라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정부가 안전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성다이아몬드 인천시 남동구 남촌동에 있는 인성다이아몬드는 공업용 다이아몬드를 만드는 중소기업체다. 직원은 14명으로 생산 파트에서는 8명이 일한다. 나머지 직원들은 연구와 개발,영업을 맡고 있다. 이 회사는 가루 형태의 다이아몬드 원료를 수입,소비자들이 쓸 수 있도록 절삭 공구로 만든다. 미국과 일본 등지에 60%를 수출하고 나머지는 내수시장에 공급한다. 연건평 350평의 3층짜리 단독건물에 입주해 있으며 2층은 사무실,3층은 공장으로 돼 있다. 인성다이아몬드는 지난해 12월 산업안전공단으로부터 클린3D 사업장 설치안내 공문을 받고 곧바로 신청했다. 이 회사는 산업안전공단의 도움으로 프레스 1대에 안전방호장치를 설치했다. 또 접착 작업대에 후드를 설치하고 국소 배기장치를 달았다. 분전반 접지시설과 누전차단기를 설치,누전으로 인한 화재사고를 예방했다. 연마기에는 안전 커버를 부착했다. 인성다이아몬드가 산업안전공단으로부터 지원받은 액수는 1420만원. 특히 전기분해장치에 사용되는 산성용액을 여과할 수 있는 장치를 설치, 환경오염을 막았다. 국소배기장치를 설치하자 직원들이 너무 좋아했다. 전에는 직원들이 몇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그만두곤 했는데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직원 이정심(46·여)씨는 “접착 작업을 할 때 전에는 접착제 냄새 때문에 고통을 겪었는데 지금은 배기장치 때문에 마스크를 쓰지 않고도 일할 수 있게 돼 좋다.”고 말했다. 컴퓨터 설계와 안전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은영(37)씨도 “클린3D 사업장을 설치한뒤 인력난을 덜 수 있게 됐다.”면서 “모든 중소기업이 클린3D 사업장으로 변모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매출액 10억원을 올린 인성다이아몬드는 클린3D 사업장 설치에 따른 생산성 향상에 힘입어 올해 매출목표를 15억으로 잡고 있다. 김용수기자 dragon@ ■이상돈 사장 - 직업병 걱정 덜어 “클린3D 사업장 설치로 직원들 볼 낯이 생겼습니다.” 인성다이아몬드 이상돈(43) 사장은 클린3D 사업장을 설치하기 전에는 직원들 대할 때 자신감이 없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고 자랑했다. 전에는 직원들이 머리가 좀 아프다고 말하면 직업병이 아닌가 하고 겁이 덜컥 났지만 클린3D 사업장 설치 이후 그러한 걱정을 덜게 된 것이다. 이 사장은 클린3D 사업장 설치 외에도 1억원을 들여 폐수처리장을 설치했다.공장에서 사용되는 산성 약품용액을 깨끗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다. “중소기업은 안전에 대한 설비 투자에 인색할 수밖에 없습니다.따라서 정부가 융자금 등을 대폭 지원해야 합니다.” 이 사장은 “클린3D 설치 이후 인력난 해소는 물론 기술력이 높은 직원을 확보할 수 있어 불량률이 줄어들었으며 품질에 대한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작업 환경이 열악하면 기술력이 높은 근로자로부터 외면당하기 때문에 그만큼 품질이 낮은 제품이 생산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 사장은 “산업재해 발생률이 높은 중소기업에 대한 안전 강화가 산업재해 발생률을 떨어뜨릴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 [대한민국 24시] 광안리 해수욕장/낮엔 피서 천국… 밤엔 청춘 해방구

    연일 섭씨 30도를 넘나드는 찜통 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 인파도 연일 신기록을 갈아치운다.주말이면 해운대 100만명,대천 40만명 식의 ‘추정보도’가 난무하면서 어떻게 든 짧은 휴가를 이른바 ‘방콕’,‘방굴러데시’로 버텨보려는 가장들의 마음을 무겁게 한다.산과 계곡이 더위를 피하는 곳이라면 해수욕장은 직접 더위와 맞서 더위를 쫓는 ‘이열치열의 피서지’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뙤약볕 아래의 뜨거움과 해질녘의 낙조,바다가 만들어내는 시원한 해조음은 여름철 바닷가가 아니면 맛볼 수 없는 낭만 그 자체다.해수욕장의 낮과 밤 풍경은 사뭇 다르다.교수와 괴물을 넘나드는 프랑켄슈타인처럼 해수욕장도 두 얼굴을 가진 ‘야누스’다.부산의 대표적 해수욕장중 한 곳인 광안리 해수욕장의 낮과 밤을 최근 들춰봤다. ■광안리 해수욕장 아침 풍경= 광안리의 하루는 모두들 곤히 잠들어 있을 시간인 새벽 5시쯤 미화원들이 곳곳에 널브러져 있는 쓰레기더미를 치우면서 기지개를 켠다. 미화원들이 청소차를 동원해 쓰레기를 치우기시작할 때쯤이면 붉게 이글거리는 원반의 불기둥이 바다밑을 박차고 수면 위로 서서히 솟구친다. 그러나 아직도 백사장 곳곳에는 전날 밤 더위를 피해 돗자리를 깔고 잠든 인근 주민들과 질펀한 술판을 벌인 피서객,청소년들이 웅크린 채 깊은 잠에 빠져 있다.같은 ‘노숙’이지만 서울의 지하철역에 웅크린 사람들과는 차원이 다르다. 지난 3일 광안리 해수욕장의 아침도 그렇게 시작됐다.동녘이 훤히 밝은 오전 6시쯤.백사장은 이미 운동복 차림의 사람들로 북적대기 시작한다. 모래사장을 뛰는 조깅파와 무작정 걷는 워킹족,맨손체조를 하는 사람,바닷가를 거닐며 새벽녘 신선한 기운을 마셔보는 외지 피서객들로 활기를 띤다.이들의 얼굴과 몸에는 어느새 굵은 땀줄기가 줄줄 흐른다.건강한 시민들의 힘찬 발걸음 소리가 박스를 덮고 자고 있던 술꾼들의 잠을 방해한다.때맞춰 주변 해장국집의 호객행위 목소리도 커져간다. 사람들은 어제의 숙취와 운동 뒤에 오는 출출함을 해장국집에서 간단히 달랜다.이들 해장국집은 쉬는 날이 없다.종업원들은 24시간 2교대로 돌아가면서 자리를 지킨다. 광안리해수욕장은 오전 8시쯤 잠시 휴식기에 들어간다.그러나 그것도 잠깐,이내 낮 손님을 받을 채비에 돌입한다.신문의 사진이나 TV화면을 통해 낯이 익은 형형색색의 파라솔이 해변을 메울 준비를 마쳤다.2시간 뒤인 오전 10시쯤.아빠·엄마와 여동생 손을 꼬옥 잡고 곧 있을 물놀이에 대한 기대감으로 가슴이 벅찬 한 초등학생이 해변에 나타났다.물놀이도 물놀이지만 이제 학원에 가도 친구들에게 자랑거리가 생겼기 때문인지 아이의 얼굴은 벌써 붉게 달아올랐다.언제부터인지 초등학생들에게 보편화된 학원수강 때문에 아빠·엄마 손잡고 나서본 지 꽤 오래됐다. 해가 머리 위로 떠오른 낮 12시가 되자 해수욕장은 갑자기 바빠졌다. 한꺼번에 몰려드는 피서 차량으로 도로는 순식간에 마비돼 주차장으로 변해버린다.가만히 앉아 있어도 연신 등줄기에는 땀이 줄줄 흐르고 태양의 신은 이를 즐기기라도 하듯 더욱더 뜨겁게 내리쬔다. 벌겋게 달궈진 백사장은 모래알만큼이나 많은 물놀이객들로 빼곡히 들어찼다.이날 광안리해수욕장을 찾은 인파는 줄잡아 50여만명.고작 2㎞ 정도의 해안에 마산 시민 모두가 들어앉은 셈이다. 여기저기 모래에다 몸을 파묻고 찜질에 여념이 없는 아저씨·아줌마,날씬한 몸매를 자랑이라도 하듯 비키니 수영복차림으로 선탠을 즐기는 젊은 여성,팔짱을 낀 애인을 두고도 비키니 여성을 곁눈질 하는 청년,아빠·엄마를 졸라 바닷가에 온 어린이들은 연신 짠 바닷물을 마시면서도 물놀이가 마냥 즐겁기만 하다.이들 사이를 헤집고 다니며 음료수와 아이스크림을 팔고다니는 아르바이트 학생과 잡상인의 풍경이 오히려 정겹게 와닿는다. 여름철 해수욕장의 한낮은 마치 ‘혼돈 속에서 질서가 묻어나는 시골장터’를 방불케 한다.그러나 해가 서산에 뉘엿뉘엿 지고 밤이 찾아오면 해수욕장은 또 다른 변신을 준비한다.잠시 휴식기를 취한 해수욕장은 토요일밤의 열기 속으로 금세 빠져든다. ■청춘의 해방구, 해수욕장의 밤= 시원한 바닷바람에 몸을 맡긴 피서객들은 한낮의 열기에 대한 복수라도 하듯 미친 듯이 밤을 파고든다.열기가 가라앉은 백사장에는 파라솔 대신 돗자리가 깔린다. 가족,친구,연인,대학동아리 등 끼리끼리 삼삼오오 돗자리를 깔고 앉아 가져온 음식과 음료수 등을 마시며 밤의 여유를 만끽한다.이날은 이달들어 처음맞는 토요일이자 바다축제가 열린 탓에 평소보다 많은 5만여명의 인파가 찾아들었다.광안리의 밤은 북적대던 낮 못지 않게 역동적이다. 전국 청소년들 사이에 광안리는 이미 생소한 곳이 아니다.해수욕철이면 전국 각지의 젊은이들이 모여든다.한때는 서울 강남의 ‘오렌지족’들이 여름철 광안리를 점령하곤 했다.폭발하는 퓨젼쇼,현란한 몸짓 등 광안리의 젊은축제는 밤이 깊어가면서 절정에 달한다.모래밭에 무리지어 저마다 노래하고 춤추며 젊음을 발산한다.청춘 남녀들의 뜨겁고 질퍽한 사랑도 밤의 열기만큼이나 뜨겁게 익어간다. 젊은 남자들은 부나방처럼 여자들을 찾아나선다.오가는 여성들을 보는 눈초리가 예사롭지 않다.일상생활에서 벗어난 피서지에서는 흔히 긴장감이 풀리게 마련.‘늑대와 여우’들의 탐색전이 치열하다.동그랗게 모여 앉은 여성들 주변에는 항상 두세무리의 ‘늑대’들이 어슬렁거린다.‘침투조’를 뽑기위해 가위바위보를 하는 무리가 있는가 하면 이미 ‘대표선수’가 정해진 듯 어깨를 두드리며 기를 불어넣어 주는 쪽도 있다. 서울 연희동에서 왔다는 회사원 김모(27)씨는 “숙소는 해운대에 잡았지만 밤에는 광안리에서 논다.”며 “아무래도 젊은이 취향에는 광안리가 더 좋은것 같다.”고 한다. 밤이라고 청춘들만 있는 건 아니다.전국 최고의 피서지라는 부산에 사는 시민들은 따로 피서갈 필요없이 ‘밤마실’을 나오면 된다.인근 해운대구 수영동에 사는 김진헌(50)씨는 “더위를 피해 가족들과 함께 밤 피서를 왔다.”며 “아예 여기서 자고 새벽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자정이 넘었는데도 광안리에는 차량들과 사람들로 넘쳐난다. 날이 바뀐 4일 오전 1시30분.민락동 야외공연장 앞 도로변 건널목에는 대낮같이 밝은 가로등 아래 오가는 사람들로 붐빈다.거의 초저녁 수준이다.바로옆 회센터들의 간판도 여태껏 반짝이고 있다. 이곳에서 30년 넘게 해장국을 팔아왔다는 한 해장국집 주인 아들(33)은 “몇년 전부터 광안리의 밤은 젊은이들이 차지하게 됐다.”고 말했다.습기를 머금은 무더위,술,젊음이 어우러지다보니 서로간에 충돌하기가 쉽다. 광안리 여름 경찰서 관계자는 “술에 취해 싸움을 하다 연행되는 경우가 하루 5∼6차례 이상은 꼭 있다.”고 한다.하루종일 온 몸으로 사람들의 더위를 식혀준 백사장은 그들이 버리고 가는 쓰레기 때문에 밤새 신음을 토해낸다.이날 오전 2시쯤 ‘만남의 광장’에는 어김없이 컵라면 용기,담배꽁초,맥주병 등이 어지럽게 나뒹굴었다.한편에는 10대들의 소란스러움으로 여름 밤바다의 정취를 느끼기 힘들었다. 하지만 해수욕장은 낭만과 젊음,열망과 환희뿐만 아니라 무질서와 추태마저 따뜻하게 감싸고 어루만져 준다.인고의 세월을 겪어온 넉넉한 어머니 같은 바다에게 못난 자식이나 잘난 자식이나 소중하기는 다 마찬가지다.많은 것을 감춰주고 새로운 것을 잉태한다. 광안리 해수욕장의 밤도 그렇게 깊어가고 있었다. 물론 바다는 '네가 올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을'것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시민단체도 ‘대표 브랜드 시대’

    ‘시민단체도 브랜드 시대’ 주5일 근무제 확산과 여름 휴가철을 맞아 회원 확보의 호기를 잡은 시민단체들이 저마다 ‘대표 브랜드’ 만들기에 나섰다. 각 단체들은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당 분야를 선도하는 시민단체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특화된 브랜드로 이미지를 쇄신하려는 작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시민단체의 ‘맏형’격인 경실련은 정책 단체의 이미지를 굳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출범 초기의 목표였던 ‘정책 대안운동’을 상기하며 시의적절한 정책토론회와 공청회를 열어 여론을 이끈다는 복안이다. 최근 ‘외국인력제도 정부안의 평가와 개선방향’ 관련 긴급 공청회,한·중마늘협상 논란과 연계한 ‘정부의 대외통상협상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토론회,‘고위 공직자 도덕성 검증기준’ 토론회,‘약가정책 검증 토론회’ 등을 잇따라 가진 것도 같은 맥락이다.사회적인 이슈에 맞춰 발빠르게 마련한 토론회는 여론 형성에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고위 공직자 도덕성 검증기준’ 토론회를 통해장상(張裳) 총리서리가 총리로서 부적절하다는 판단을 내림으로써 국회의원들이 인준안을 부결시키는데 영향력을 미쳤다는 경실련의 설명이다.고계현 정책실장은 “진보와 보수를 나누지 않는 다양한 스펙트럼의 토론회는 경실련이 내세울 수 있는 최대 강점”이라면서 “앞으로도 각종 토론회를 통해 사민사회가 고민하는 의제에 여론 주도층을 적극 참여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권력감시 운동’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참여연대는 이색적인 여름철 사업을 벌이고 있다.아르바이트 청소년의 권리찾기를 위한 ‘힘내라,알바’ 캠페인이 그것이다. 참여연대가 ‘힘내라,알바’에 애착을 갖는 것은 이 캠페인이 전형적인 ‘상향식 운동’이기 때문이다.‘힘내라,알바’는 참여연대 청소년 회원모임인‘행동하는 젊음,와’가 기획했다.노동권 침해 설문조사,사이버 캠페인,거리 캠페인 등을 모두 이 모임 회원들이 주도한다. 녹색연합은 ‘미군기지 환경’과 ‘백두대간’이라는 두 가지 화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녹색연합은 반환 예정인 미군기지의 환경파괴를고발해 반환 전에 미군이 환경을 원상복구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다.2000년 7월 녹색연합이 폭로한 미8군 용산기지의 한강 독극물 방류 사건은 한미행정협정(SOFA) 개정 당시 환경조항를 신설토록 하는 데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김타균 정책실장은 “지난 96년부터 계속된 녹색연합의 백두대간 환경파괴고발도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면서 “이슈를 따라가는 운동이 아닌 이슈와 대안을 발굴하는 운동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순수 인권운동’을 고집해온 인권운동사랑방은 여름방학을 맞아 5일부터 경기 양평에서 ‘어린이 인권캠프’를 열고 있다. 류은숙 사무국장은 “청소년이나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인권강좌는 자주 마련됐지만,어린이들은 판에 박힌 윤리교육에만 익숙해져 있다.”면서 “학교,또래집단 등에서 발생할 수 있는 어린이 인권문제를 자연스럽게 가르쳐 줄것”이라고 밝혔다. 예산감시 운동의 일환인 ‘밑빠진 독상’이 대표 브랜드인 함께하는 시민행동도 지난달 기초·광역자치단체 의원들을 대상으로 ‘지방자치의원학교’를 열어 큰호응을 얻었다. 이창구 이세영기자 window2@
  • 미국發 금융위기/ 美 ‘증시폭락→대공황’ 공포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월가가 패닉 상태에 빠졌다.주범은 회계 스캔들이다.기업 실적을 못믿겠다는 불신감은 증시 전체가 과대평가됐을지 모른다는 위기감으로 번지고 있다.19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한때 8000선까지 무너졌다.4년래 최저 수준이다.10일간의 거래에서 주가가 오른 날은 단 하루뿐이다.그럼에도 추가하락의 경고가 잇따른다.주가 폭락세가 경제위기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감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 ■넋나간 월街 ◇무너지는 미국 증시= 지난 2주 동안 다우지수는 15%,미 500대 기업의 주가지수인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은 14% 하락했다.2주간 하락폭으로는 1987년 10월의 ‘주가 대폭락’ 이후 가장 크다.19일 하루에도 다우지수는 4.64% 떨어져 1997년 4월 이후 최저치인 8019.26으로 끝났다. 나스닥종합지수는 2.79% 하락한 1319.05로 간신히 1300선에 턱걸이했다.연초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으로 증시가 상승세를 탔으나 회계부정이 드러나면서 급락,3월 이후 다우지수는 25%,S&P 500지수는 27%,나스닥종합지수는 32%씩 떨어졌다. 지난 2주간 뮤추얼펀드에서 이탈한 주식자금만 230억달러에 이른다.지난 2년4개월 사이 미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7조달러(약 8400억원) 이상 떨어졌다. ◇추가하락의 가능성= 다우지수 8000선 붕괴는 시간 문제로 보인다.관건은 어느 선에서 멈추느냐이다.월가의 펀드매니저 제프리 슬레지는 긍정적 요인이 하나도 없다며 10% 하락을 점쳤다.영국 경제전문지 이코노미스트는 40∼60%의 폭락을 경고했다.S&P 500지수의 경우,주가를 주당이익으로 나눈 주가수익률(PER)이 40으로 전후 평균치인 15에 도달하려면 최고 60% 하락해야 한다고 분석했다.PER가 높으면 기업 실적에 비해 주가가 높다는 뜻이다.이익이 좋아지면 주가가 빠지지 않고도 PER가 낮아지지만 회계부정으로 이익은 더 축소될 가능성이 크다.투자자들은 PER가 높은 주식을 기피,결국 주가는 하락할 것이라는 얘기다. 파이낸셜타임스도 S&P 500지수의 주가수익률이 높은 점과 첨단기술 분야의 실적 부진 및 이익 부풀리기,그동안 오른 만큼 추락할 가능성 등을 들어 미증시의 침체는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경제위기로 치닫나= 가장 우려되는 것은 증시 폭락으로 인한 ‘부의 감소’가 소비 지출의 위축으로 이어지느냐는 점.기업의 투자가 제자리걸음을 하는 상황에서 소비마저 후퇴하면 미 경기는 침체에서 벗어나려다 다시 추락하는 ‘더블 딥’을 피할 수 없다. 뉴욕의 소매자문기업 사이버 비즈니스 크레디트의 리처드 해스팅스 선임연구원은 “1929년 대공황 후 처음으로 주가 하락이 총수요를 떨어뜨리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경고했다.리먼 브러더스의 이선 해리스는 “증시 폭락이 경제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골드만 삭스는 소비감소로 미 경제성장이 내년까지 타격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백악관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올해 3% 이상으로 전망한 것과 달리 골드만 삭스는 올해 2.5%,내년 2.8%로 낮춰잡았다. ◇세계증시의 동반추락= 뉴욕 증시의 폭락은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를 4098.3으로 밀어내 심리적 지지선인 4100선이 붕괴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지수는 5.4%,파리 증시의 CAC 40지수는 5.43%씩 하락했다.도쿄 증시의 닛케이 225지수와 홍콩 증시의 항셍지수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mip@ ■국제자본시장 ‘새판짜기' 미국에 집중되던 주식투자자금 등의 국제자본이 유입 감소 또는 탈(脫)미국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자본시장이 재편되고 있다.미국의 금융불안이 깊어질수록 국제자본의 탈 미국화 현상은 더욱 가속화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국제자본이 한국 등 경제여건이 좋은 나라로 몰려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제자본 유입이 경제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도록 경제정책을 운용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자본의 탈 미국화= 21일 한국개발연구원(KDI)·한국은행·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미국에 집중되던 국제자본시장이 재편되고 있다.KDI 임경묵(林敬默) 부연구위원은 “미국으로 몰려들던 국제자본이 미국의 금융시장 불안,회계불신 등의 영향으로 규모가 많지는 않지만 미국에서 빠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국제자본은 건물매입 등의 직접투자,주식투자,채권투자자금 등이다.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올해 1·4분기 미국으로 순유입(유입량-유출량)된 주식투자자금은 933억달러로 2000년 1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면서“금융시장 불안이 본격화한 지난 2분기에는 미국으로의 자금유입이 크게 줄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국제자본은 99년과 2000년에 연간 3000억∼4000억달러 규모가 미국으로 몰렸다. 특히 지난해 572억달러의 국제자본이 유럽에서 미국으로 몰렸으나 올 3월한달 동안 80억달러가 유럽으로 순유출,자본흐름이 반전되기 시작했다.인수·합병(M&A) 자본은 2000년에 유럽에서 미국으로 2174억달러가 몰렸으나 지난해 462억달러로 줄어든 데 이어 올해 1∼3월에는 오히려 35억달러가 순유출됐다.국제자본은 경제사정이 유럽·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좋은 한국 등으로 몰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한은 관계자는 “국제자본은 한국 등 신흥개발국으로 몰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제안정성 확보가 시급= 우리나라로 유입되는 국제자본은 우리 경제를 취약하게 만드는 요인도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 안정성 확보와 지속적인 구조개혁이 시급하다고 KDI는 지적했다.최경수(崔慶洙) 연구위원은 “국제자본이 과잉상태에 있던 94∼95년에 국내로 단기차입이 급증했고 이것이 외환위기의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며 안정성 확보를 강조했다.유입되는 국제자본은 위험관리 차원에서 직접투자와 장기주식투자 형태로 유입되도록 유도해야 한다는 것이다.정부는 이를 위해 기업지배구조와 자본시장의 구조개혁을 통해장기적인 투자활동이 활성화되도록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박정현기자 jhpark@ ■日경제 ‘비상등' 미국의 연이은 주가폭락으로 일본 경제에도 비상이 걸렸다.최근 일본 정부는 국내 경기가 바닥을 친 뒤 상승하고 있다는 경제지표를 잇달아 발표해왔다.그러나 미국의 주가 급락과 달러화 약세에 따른 엔고로 일본 경제가 다시 악화돼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팽배해 있다.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일본 경제재정상은 20일 “미국의 자산시장 조정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일본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주시해야 한다.”고 밝혔다.미국의 주가하락은 일본 주가를 하락시키는 주요 요인이다.지난 한주 동안 닛케이평균지수는 399.09포인트(3.93%) 하락했다. 일본이 더 걱정하는 것은 달러화 약세에 따른 엔고다.그동안 일본의 경기회복은 내수보다는 수출이 주도해왔다.따라서 엔고는 수출에 직격탄을 날릴 수 있다.엔화가 달러당 115엔대에 진입하자 시오카와 마사주로(鹽川正十郞) 재무상이 “중대한 국면에 들어섰다.”고 발언했을 정도다. 내각부가 올 3월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일본 상장기업의 평균 채산환율은 달러당 115.32엔이다.지난주 국제외환시장에서 엔화는 달러당 115.89엔을 기록했다.엔고가 계속 진행된다면 수출 채산성은 마이너스로 돌아서게 된다. 그러나 달러화 약세는 계속될 전망이다.현재 엔-달러 환율은 미 증시의 흐름에 맞춰 결정되고 있다.미국의 재정적자와 무역적자도 늘고 있다.미국 기업과 경제단체들은 그동안 달러 약세를 반겨왔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부시 행정부가 달러 약세를 ‘방관’할 정도다.유럽측도 유로 강세를환영하고 있어 달러 약세를 막기 위한 국제공조는 기대하기 어렵다. 전경하기자 lark3@
  • 매실주 직접 개발 첫 상품화 임광행 보해양조회장 타계

    ‘매취순’으로 유명한 보해양조㈜의 임광행(林廣幸)회장이 6일 새벽 1시56분 숙환으로 별세했다.83세. 전남 무안 출신인 그는 지난 50년 보해양조를 세워 호남지역 주류업계를 대표하는 중견 기업인으로 자리매김해왔다.78년 우리나라를 대표할 만한 건강술을 만들기 위해 동의보감과 본초강목 등을 뒤진 끝에 직접 매실로 만든 매실주를 처음으로 선보였다.이미 10년 전에 해남농장 10여만평에 매실나무를 심어 원료를 확보해 둔 상태였다. 88년 서울올림픽 때는 10년동안 매실을 숙성해 만든 10년산 매실주를 내놔 호평을 받았다.2년이 지난 90년 드디어 5년산인‘매취순’을 판매하면서 없어서 팔지 못할 정도로 공전의 히트를 거듭해 회사의 대표상품으로 자리를 굳혔다.그는 이때 5년산만 고집하지 말고 물량을 늘리자는 주위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5년산만을 고집했다.해마다 판매량이 늘면서 지난해에는 375㎖짜리 1700만병(680억원)을 판매하는 등 기록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보해양조 산하에는 보해산업,보해주정,보해식품,보해매원,보해상호저축은행,보해통상,보해장학재단 등 7개 계열사가 있다. 그는 해마다 형편이 어려운 200여명에게 장학금을 줬으며,목포 상공회의소회장과 목포대학교 이사장을 지내는 등 지역발전에도 남다른 애정을 보였다.빈소는 목포시 대안동 자택.발인은 9일 오전 10시.(061)242-5645. 목포 최치봉기자 cbchoi@
  • 경남 함양 ‘상림’/ ‘숲의 바다’서 천년의 기운을…

    경남 함양 상림(上林)에 처음 온 사람들의 첫 반응은 ‘이런 곳에 이런 숲이 있을 줄이야!’란 놀라움이다. 천년 역사의 인공 활엽수림이란 말만 듣고 고된 산행길을 각오하고 찾은 함양길.하지만 상림은 등산화까지 갖춰 신은 ‘서울촌놈’을 비웃듯 읍내 인근 벌판에 길게 자리잡고 있다. 위천 변을 따라 길게 뻗은 상림은 그야말로 숲의 바다다.30도를 오르내리는 무더위 속에서도 숲으로 들어서니 서늘한 바람이 온 몸을 적신다.햇살 한줌 허용치 않는 숲속.바닥은 축축하고,음습한 기운이 온 몸에 스며든다. 이 곳엔 졸참나무,감나무,팥배나무,사람주나무,느티나무 등 수십년에서 수백년 수령의 110여종 2만여그루의 활엽수가 자라고 있다.하늘을 가린 고목잎에서 뿜어내는 피톤치트향이 상큼하다. 상림 한가운데는 위천변 도로가 생기기 전 사람과 말들이 오갔다는 폭 5m정도의 길이 관통한다.이 길은 몇 개의 실개울을 따라 난 오솔길과 이어져 산책로로 이용된다. 숲길 가장자리엔 사운정,화수정,초선정,함화루 등 옛 정자들이 서 있어 제법 운치가 있다.상림 옆에는 최치원 신도비와 척화비 등 함양에서 선정을 베푼 위정관들을 기리는 비석을 모아놓았다. 또 숲 한쪽엔 고운 최치원을 비롯,연암 박지원,김종직 등 함양에서 태어났거나 살았던 대학자 11명의 흉상을 모아놓은 인물공원이 조성돼 있다. 놀랍게도 상림은 1100여년전 조성된 인공 활엽수림이다.통일신라 말 진성여왕 재위 시절 대학자 최치원이 천령군(함양의 옛이름) 태수로 부임해 조성했다고 한다.마을을 가로지르던 위천(渭川)이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한 호안림(護岸林)이다. 당시엔 상림과 하림을 합쳐 숲 면적이 6만여평에 달했다고 한다.그러나 지금은 하림은 사라지고 길이 1.4㎞,폭 200여m 2만 7000여평의 상림만이 자라잡고 있다.상림은 천연기념물 154호로 지정돼 있다. 당시 심은 나무들은 모두 늙어 죽었지만 그 나무들이 몇 대에 걸쳐 씨를 뿌려 지금의 상림을 남기게 됐다.그래서 나무 굵기와 모양도 제각각이어서 인공림이란 느낌은 거의 들지 않는다. 신비한 것은 상림엔 뱀,개구리가 없다는 점.어머니가 상림에서 뱀을 보고 놀랐다는 말을 들은 최치원이 달려가 ‘모든 미물은 상림에 들지말라.’고 외친 후 뱀이 사라졌다는 전설이 전해진다. 함양 임창용기자 sdragon@ ■여행 가이드 ◇가는길-함양길이 멀다는 것도 옛말이다.지난해 대전∼진주 고속도로 개통으로 교통체증만 없다면 서울에서 함양까지 3시간 남짓이면 닿는다.경부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대전에서 대전∼진주 고속도로로 갈아타고 함양IC에서빠지면 된다. IC에서 빠져나와 우회전해 나즈막한 고개를 하나 넘으면 함양읍이다.가던길로 직진해 읍내를 지나가면 위천이 나온다.위천을 건너기전 우회전해 천변도로를 5분정도 달리면 상림이다.대구나 광주 쪽에선 88고속도로를 타고 함양IC에서 빠지면 된다. ◇숙식-읍내 여관을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산해장여관(055-963-1500),상림장여관(963-1170)이 비교적 깨끗한 편이다.먹거리는 풍부한 편은 아니지만 읍내와 위천변 인근의 식당에서 내는 민물매운탕이 얼큰하고 시원하다.상림그린가든(63-7329)의 메기탕(1만 5000원)과 메기찜(2만원)이 유명하다.유명한안의갈비를 먹어보려면 안의면에 있는 30년 전통의 안의원조갈비찜집(962-0666)을 찾으면 된다. ◇인근 가볼만한 곳-마천면 삼정리에 위치한 지리산 자연휴양림(963-8133),안의면 상원리 용추자연휴양림,용추계곡이 한여름 피서지로 찾을 만 하다.문의 함양군청 문화관광과(960-5520).
  • 월드컵/ 美 “한국 승리 덕분에 16강”, 미국 현지반응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새벽 4시 30분부터 경기가 시작돼 잠을 설치며 한국 경기를 지켜보던 미 서부지역의 교민들도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특히 미국이 지고도 한국의 승리에 힘입어 16강에 동반 진출하게 되자 특히 미국에도 성원을 보냈던 교민2∼3세들은 더욱 기뻐했다. LA 지역의 코리아 타운 호텔 등에서 대형 스크린을 통해 한국을 합동 응원하던 교민들은 후반 박지성 선수가 결승골을 넣자 LA 지역이 떠나가도록 환성을 질렀다.오렌지 카운티의 유창근씨는 경기를 놓칠까봐 아예 이웃들과 함께 밤을 새웠다고 말했다.한인 식당들은 아침 해장국과 커피를 공짜로 제공하는 등 승리를 함께 나눴다. 워싱턴 지역에서 정비업체를 운영하며 조기 축구팀에 다니던 김모씨는 미국이 전반 초반부터 0-2로 질 때 한국의 16강 진출을 자신했다며 무승부가 아닌 자력으로 예선을 통과 더더욱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국­포르투갈,미국-폴란드전을 동시에 생중계하던 스포츠 전문방송 ESPN은 미국이 0-2로 뒤지자 ‘악몽’이 실현되고 있다고 우려했으나 후반 한국이경슬골을 넣자 이대로 끝나면 미국이 예선을 통과할 수 있다고 한국을 응원하는 톤으로 바뀌었다. 당초 포르투갈 선수 2명의 퇴장이 개최국인 한국의 경기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다소 비판적이었던 ESPN은 한국이 리드하자 포르투갈 선수의 경기가 상당히 거칠다고 한국팀을 두둔하기도 했다. 미국이 비기기만 해도 16강에 나갈 수 있다고 분석하던 미 언론들은 미국의 예선통과를 인터넷판 속보로 전하며 한국의 도움으로 미국이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다고 보도했다.그러나 폴란드전에 방심한 미국의 실수가 재연될 경우 16강전에서의 승리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경고했다.출근 시간대인 오전 7시 30분(현지시간)부터 시합이 진행돼 전반 초반밖에 보지 못한 자동차 딜러 잭 스튜워트는 미국팀이 탈락하는 줄 알았는데 16강에 진출했다니 믿겨지지 않는다며 강팀인 포르투갈을 이긴 한국팀에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미­폴란드전은 16강 진출이 유력하다는 미 언론들의 보도에 힘입어 상당수의 미국인들이 관심을 가졌으나 출근을 늦추거나 직장에서 경기를 보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mip@
  • 월드컵/ LA 코리아타운에 대형 스크린, 한·미전 앞둔 美현지표정

    [워싱턴 백문일특파원] 로스앤젤레스 코리아타운 내 한인단체들은 레스토랑과 호텔 등지에 위성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대형 스크린을 설치하는 등 한국팀을 응원하기 위한 열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붉은 악마’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도 나눠주고,일부 식당과 호텔에서는 해장국과 커피 등을 무료로 제공하는 등 한국팀 응원객을 맞을 채비를 갖췄다. 로스앤젤레스 재미한국인연합회 집행이사인 프랜시스 허는 “이곳에서 장사하는 사람들은 일찍 가게문을 닫고 집에 돌아가 자고 일어난 뒤 한·미전을 시청할 계획”이라며 교민들의 관심을 전했다. 한편 미 언론들은 8일 월드컵 한·미전을 앞두고 한국 전역에서 반미감정이 거세게 이는 등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보도했다.10일 치러질 한·미전에 대한 미국인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언론들은 한·미간 외교·군사적 동맹관계가 튼튼함에도 불구하고 동계올림픽 쇼트트랙에 출전한 김동성 선수의 실격 등에 대한 악감정이 이번 경기를 통해 분출되고 있다고 전했다. USA투데이는 한·미전은 6개월전에 일정이 잡혔음에도 두 팀이 승리한 뒤부터는 10일 대구에서 열릴 경기에 대한 긴장감이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신문은 그러나 한국의 축구팬들이 폭력적으로 돌변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는 주한 미 대사관 대변인과 미국팀 감독의 말을 인용하면서,한국 경찰이 미 대사관의 보안을 책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월드컵 경기 시청시간에 대한 불편함도 늘고 있다.10일 한·미전은 동부시간으로 새벽 2시30분에 열린다.반면 오후 11시30분에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서부지역은 다소 느긋하다.시애틀에서 호프집을 운영하고 있는 베일리스 부부는 “정원에 대형TV를 설치해 150명이 더 경기를 시청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mip@
  • 휠체어 탄 60대 장애인 또 추락사

    휠체어를 타는 60대 장애인이 지하철 리프트로 계단을 오르다 추락,뇌진탕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해 1월 서울 지하철 오이도역에서 리프트가 추락해장애인 부부가 사망한 사고에 이어 비슷한 사건이 재발하자 유족과 장애인 인권단체들은 지하철 리프트의 안전성을 문제삼고 나섰다.그러나 도시철도공사와 경찰은 “휠체어 조작 미숙으로 사고가 났다.”며 이견을 보였다. ●사고 발생= 19일 오후 7시13분쯤 서울 지하철 5호선 발산역 1번 출구에서 1급장애인 윤재봉(62·서울 강서구 등촌동)씨가 전동휠체어(전동스쿠터)를 타고 장애인 리프트를이용,계단을 오른 뒤 리프트에서 내리려는 순간 휠체어가2m 아래의 계단턱에 떨어졌다. 사고 직후 윤씨는 근처 이화여대 목동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20일 새벽 2시20분쯤 숨졌다. 발산역 부역장 유모(41)씨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도착했을 때 이씨가 휠체어와 함께 정신을 잃고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었다.”면서 “후송 도중 술냄새가 났다.”고 말했다. ●사고원인과 유족주변= 경찰은 리프트 작동 상태를 점검한 결과 이상이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윤씨가 리프트에서내리기 위해 전동휠체어를 전진시키려다 착오로 후진하는바람에 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나 유족들은 “윤씨가 교통사고로 7년 전 장애인이된 뒤 2년 전부터 전동휠체어를 사용해 왔다.”며 “조작미숙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윤씨와 11평짜리 장애인 임대아파트에 함께 사는 누나(74)는 “동생이마천동에 있는 장애인들이 일하는 공장에 다니기 위해 거의 매일 전동휠체어를 이용했다.”고 말했다. 숨진 윤씨의 아들 종국(36)씨는 22일 발인을 앞두고 장례비용 200만원을 마련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대책= 장애인 이동권연대 대표 박경석(42)씨는 “사고현장인 발산역 리프트를 조사한 결과 지난 1월5일부터 이달19일까지 모두 30차례 작동이 멈추는 등 고장이 잦았고 사고 당일에도 1번 출구를 뺀 다른 출구의 리프트는 모두 작동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동권연대측은 특히 “지하철 리프트의 한계중량이 225㎏이지만 일부 전동휠체어 무게는 200㎏에 달해 사고 위험이 높고,휠체어의 면적도 리프트의 바닥면적보다 1㎝ 정도 넓어 휠체어가 바깥으로 삐져 나온다.”면서 근본적인 시설 개선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장애인 관련 단체들은 또 장애인의 안전한 지하철 이용을 위해 휠체어 리프트대신 장애인 전용 엘리베이터를 설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윤창수기자 geo@
  • 탈북자 2명 오늘 입국

    지난 11일 주중 캐나다대사관에 진입했던 20대 탈북자 부부가 싱가포르를 거쳐 17일 새벽 대한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다. 정부 관계자는 16일 “이들이 베이징을 떠나 오늘 새벽 싱가포르에 무사히 도착했으며,17일 오전 6시쯤 한국에 도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신원은 남자인 이모,여자인 장모씨 부부로 파악됐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장길수군 친척 5명의 조기 3국행에 일·중 양국이 합의했다는 일본 언론 보도와 관련,“아직 제3국행 조기추방 합의까지 가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해장길수군 친척 5명의 제3국 추방까지는 시일이 더 걸릴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김수정기자 crystal@
  • 왜관 뇌성마비 장윤혁씨 장애극복상

    남들이 버린 컴퓨터를 수리해 동료 장애인들에게 기증해온 20대 장애인이 장애극복상을 받는다. 경북 칠곡군 왜관읍 ‘프리컴퓨터’ 가게 주인이자 뇌성마비 1급 장애인 장윤혁(張閏赫·27)씨는 20일 제22회 장애인 날에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장애극복상을 수상한다. 장씨는 태어날 때부터 오른팔밖에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인으로 지난 2000년부터 지금까지 남들이 버리는 컴퓨터를 수리해 동료 장애인 150명에게 나눠 주었다.특히 지난해장애인 정보화촉진대회에서 받은 시상금 200만원으로 컴퓨터 10대를 조립해 같은 장애인들에게 기증하기도 했다. 그는 초등학교 졸업 후 14살때 주변에서 얻은 통신 단말기로 통신을 즐기다가 서울의 한 여대생으로부터 컴퓨터와 관련 책자 등을 선물로 받아 ‘컴퓨터 생활’을 해왔다.2000년 7월 컴퓨터 가게를 연 후 고객들이 새 컴퓨터를 구입하며 버리는 컴퓨터의 부품들을 모아 업그레이드시킨 컴퓨터를 만들어 동료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그의 어머니 박상희(朴相姬·51)씨와 동생 성혁(19)군은낡은부품을 정리하고 부품 교체를 도와 줬다. 장씨는 현재 월 300만원의 수입을 올리는 자영업자로 성공했다. 그는 “컴퓨터는 장애인이 정상인과 똑같이 경쟁할 수 있는 평등한 세상을 열어 준다.”며 장애인들에게 컴퓨터 익히기를 권하고 있다. 칠곡 한찬규기자 cghan@
  • ‘월드인’ 서양식 메뉴없어 불편 예상

    월드컵 기간동안 ‘월드인’에 머물 외국인들의 아침식사가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15일 고건(高建)서울시장 주재로 열린 ‘서울시 월드컵관계관회의’에서 월드컵 손님맞이를 위한 식품접객업소특별대책 추진현황을 보고한 종로구 이노근(李老根) 부구청장은 “월드인 투숙 외국인의 아침식사 해결이 어려울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종로구의 경우 36개업소 989개 객실이 월드인으로 지정돼 2000여명 외국인이 머물 것으로 예상되나 음식점 103개가운데 76개소가 한식당,중식 2개소,일식 6개소,기타 16개소 등으로 나타났다.이로 인해 중국·일본 관광객 일부를제외한 대부분의 서양인들은 식당 이용에 불편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다.특히 아침식사의 경우 대부분의 식당에서‘해장국’ 위주의 메뉴를 꾸려 서양인 등의 아침식사 해결이 풀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다는 것.이에 따라 종로구를 비롯한 월드인이 밀집한 서대문·마포구 등은 이달말까지 서양식 아침식사가 가능한 업소를 조사해 지정업소로선정할 계획이나 성과는 불투명하다. 음식점 관계자들은“메뉴를 바꾸려면 주방장과 시설을바꿔야하는데 월드컵 기간 1개월을 위해 비용을 투자할 업주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
  • FT “”소비가 아시아경제 살렸다””

    아시아 중산층의 ‘소비열풍’이 아시아 경제를 살려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2일 ‘깨어나고 있는 아시아’라는 분석기사에서 지난해부터 일고 있는 아시아 중산층의 소비바람이 침체에 빠진 아시아 경제를 살려내는 데 견인차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미국 경제 침체로 수출이 막힌 아시아 경제는 때마침 일기시작한 중산층의 소비열풍에 힘입어 내수시장이 확대되면서 활력을 되찾고 있다는 분석이다.신문은 한국을 집중 소개하고,아시아의 소비증가가 세계경제 및 달러화 위상에 적지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아시아에 부는 ‘소비열풍’] 아시아 중산층의 소비붐을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급증한 신용카드 사용금액이다.비자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 아시아에서 신규 발급된 신용카드는 전년보다 25% 늘어난 1억 6000만개.신용카드 사용금액도 전년보다 44% 증가한 3100억달러였다. 소비열풍이 가장 강하게 일고 있는 곳은 한국이다.한국의경우 소매판매 증가율이 전년대비 11%대를 기록했고,집값은15% 급등했다.지난해 가계대출은 28%나 급증했다. 인도에서도 중산층이 늘어나면서 개인을 대상으로 한 소매금융 성장률이 연 40∼50%에 이른다.소득증가와 대출이자 하락으로집을 사는 연령이 41세에서 31세로 뚝 떨어졌다.아시아에서저축은 더 이상 미덕이 아니다.중산층은 지갑을 열고 새 차, 새 집을 사고 휴가를 즐기고 있다.머지않아 저축률은 미국과 유럽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소비는 아시아 경제성장의 동력] 전문가들은 일본 경제의장기침체와 동남아 국가들의 구조조정 부진,25년 만에 최악인 홍콩·싱가포르 경제 등에도 불구,아시아 경제에 대해장기적으로 낙관론을 폈다. 첫째,세계경기 침체에 따른 수출부진을 경제구조조정과 금융시장 개방·자유화의 기회로 삼아 체질을 강화했다.둘째,소비지향적인 젊은층의 증가가 금리인하와 낮은 가계부채·저실업률과 맞물려 소비 잠재력이 커졌다.셋째,아시아 은행들이 기업금융에서 가계금융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세계경제에 큰 영향] 전문가들은 중산층의 소비증가세가지속되고 금융시스템이 개선된다면 아시아는 미국·유럽을제치고 세계 최대 소비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세계 저축·소비패턴은 물론 무역·투자흐름에도 영향을미칠 것으로 본다. 이런 가운데 일부에서는 과잉소비와 은행들의 공격적 마케팅이 경기과열을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김균미기자 kmkim@
  • 제재기업 분식회계 수법/ 뻥튀기 회계 ‘한국판 엔론’

    대기업들이 대규모 분식회계를 해온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주고 있다.해당 기업들은 금융당국의 제재가 너무 가혹하다고 항변하고 있다.그러나 당국은 투자자 보호와 자본시장의투명성 확보를 위해 앞으로도 회계기준을 엄격히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흥창] 해외 거래처에 수출하지 않았는데도 수출한 것처럼꾸미거나 기말 재고수량이 실제보다 많은 것처럼 부풀렸다. 또 매출원가로 비용처리해야 할 원재료를 매출채권으로 임의대체하는 방법 등으로 매출원가를 줄였다. [LG산전] 99년 4월 관계회사인 LG금속을 흡수합병하면서 LG금속의 자본잠식액 등 1조 2000억원을 영업권으로 계상했다. 이어 5개월 뒤 일본 니코동제련에 매각한 LG금속 사업부문의 영업권 상당액을 최소한 유형자산기준 등 합리적인 가액(1조여원)만큼 감액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4000여억원만 감액,결과적으로 7500여억원을 회계조작했다. [동부제강 등] ㈜한화·한화석유화학·한화유통·동부건설·동부제강·동부화재·동국제강·SK케미칼 등은 부(負)의 영업권 부문을 제대로 회계처리하지 않았다.이 기업들은 투자대상 회사의 장부가와 매입가의 차액을 이익으로 한꺼번에회계처리해 이익을 늘렸다. 한화석유화학은 합작법인인 여천 NCC에 유형자산을 팔면서생긴 이익이 미실현 이익인데도 이를 이익으로 처리해 99년12월 결산때 당기순이익을 1480여억원이나 부풀렸다. [대한펄프·신화실업] 대한펄프는 120억원 어치의 원재료를매입해 놓고도 거래가 취소된 것처럼 꾸몄다. 신화실업은 98년부터 2000년까지 해마다 24억여원 어치의 투자유가증권을 예금으로 허위 계상했다. [대한바이오링크] 유형자산 구입 등과 관련해 회사 장부상의 회계처리와 실제 자금흐름이 달랐다.정당한 지출임을 입증할 수 있는 명확한 자료를 제출하지 못해 유형자산 과다계상 및 25억원선의 횡령 혐의를 받고 있다. [분식(粉飾)회계란] 기업실적을 좋게 하기 위해 고의로 자산과 수익을 부풀려 회계장부를 조작하는 것이다.허위매출을만든다든지,비용을 줄이거나 아예 누락시키는 방식 등이 있다. 기업들은 여신 심사분석 때 결손이 나면 은행이 대출을 끊거나 금리를 올리기때문에 분식회계 유혹에 빠지게 된다.특히 정상적인 회계처리가 불가능한 비자금을 조성하기 위해장부를 조작하는 경우도 많다.한보사태가 대표적이다. [부(負)의 영업권이란] 일반적으로 영업권은 장부가가 100억원인 회사를 120억원에 사는 등 웃돈을 주고 사는 경우에 발생한다.이때 웃돈은 회계처리시 비용으로 간주된다. 반면 부(負)의 영업권은 장부가보다 할인된 가격에 매입할때 생긴다.이 경우는 회계상 이익으로 잡아야 한다. 그러나 부의 영업권 회계처리 문제와 관련,이익을 한 회계연도에 모두 처리할 것이냐,아니면 감가상각을 감안한 금액을 단계적으로 처리할 것이냐를 놓고 당국과 업계간 이견이있다.금감원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기계나 건물은 잘 팔리는 것이 아니어서 이 자산에 대한 감가상각을 감안해 회계연도별로 나눠 단계적으로 회계처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자식·아내 유학 보낸뒤 힘겨운 생활 ‘기러기 아빠’ 돌연死 잦다

    외국에서 공부하는 자식에게 부인을 딸려보낸 ‘기러기 아빠’들이 갑작스레 세상을 뜨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기러기 아빠’들 중 상당수가 과로하거나 혼자 사는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지나친 음주와 무절제한 생활에 빠져들기 때문이다.‘기러기 아빠’는 최근 유학 붐을 타고 부쩍늘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지난해 유학과 이민을위해 학교를 그만둔 서울지역 중·고교생은 4376명으로 전년의 3707명에 비해 18%인 669명이나 늘었다. D공사 과장 박모(38)씨는 큰딸(8)이 대인기피증세로 유치원에 적응하지 못하자 지난해 9월 아내와 두 딸을 캐나다에 보내고 혼자 남았다. 박씨는 토요일인 지난 1월12일 직장 동료와 함께 술을 마시고 밤 11시쯤 집으로 돌아간 뒤 14,15일 이틀동안 직장에 출근하지 않았다.이상히 여긴 직장동료들이 15일 저녁집을 찾았을 때 박씨는 안방에서 엎드린채 숨져 있었다. 경찰은 심장이 약한 박씨가 술을 마신 뒤 잠을 자다 돌연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동료 이모(32·여)씨는 “당시 업무량이 폭주하긴 했지만집에 가족이 한명이라도 있었다면 응급조치를 통해 살아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박씨는 가족을캐나다에 보낼 때 돈이 모자라 생명보험을 모두 해지하는바람에 가족들이 보험료도 받을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 택시기사 손모(58)씨는 대학생인 막내딸을 영국에유학보낸 뒤 학비를 대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하다최근 서울 중랑구 면목동 택시 안에서 숨진 채 등산객에의해 발견됐다.경찰은 손씨가 근처 해장국집에서 아침을먹고 잠깐 눈을 붙이다 과로사한 것으로 추정했다. 손씨는 2년 전 영국으로 유학간 딸을 위해 아침 7시부터밤 12시까지 일했다.시간과 돈을 절약하기 위해 점심은 차안에서 빵과 우유로 때웠다. 이 사건을 담당한 중랑경찰서최모(32)경장은 “자식들을 위해 일하다 과로사하는 아버지를 보면 인생이 허무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인터넷에 ‘기러기 아빠 모임(cafe.daum.net/solonz)’을만든 송석준(43·건축업)씨는 뉴질랜드 오클랜드에 아내와고등학생 아들, 초등학생 딸을 보냈다. 송씨는 “간섭하는사람이 없어 저녁은 대체로 밥 대신 술로 해결한다.”고털어놨다. 내년에 뉴질랜드로 떠난다는 송씨는 “교육 문제와 정치에 대한 염증으로 기러기 아빠가 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모임의 한 회원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술에 의지하고,방탕한 생활을 하는 ‘기러기 아빠’도 많다.”고 귀띔했다.아내와 아이들을 호주에 보냈다는 ‘흐르는 강물’이라는 아이디를 쓰는 한 회원은 “따뜻한 밥을 언제 먹었는지 기억에도 없다.너무 힘들고 고통 또한 말할 수 없다. ”고 호소했다.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강웅구(姜雄求) 교수는 “가족들과 헤어져 사는 것 자체가 엄청난 스트레스”라면서 “자식들을 유학 보내는 사람들은 보편적으로 현실에 만족하지못하고 경쟁하려는 성향이 강해 심장병 등에 걸릴 확률이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윤창수기자 geo@
  • “피랍 美 펄 기자 참수당해”

    지난 달 파키스탄에서 납치된 월스트리트저널의 대니얼펄(38) 기자가 납치범들에게 살해됐다고 미국 국무부와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공식 확인했다.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발표,“파키스탄 주재 미대사관이 오늘 펄 기자의 피살과 관련된 증거를 접수했다.”며 “펄 기자의 살해는 무도한 행위이며,미국과 파키스탄은 모든 관련자를 색출해 법정에 세울 것”이라고 밝혔다. 폴 스타이거 WSJ 편집국장도 이날 발행인 피터 칸과 공동 명의로 발표한 성명에서 “펄은 뛰어난 기자이자 훌륭한동료였다.”고 애도를 표하고 “펄 기자의 살해는 야만적행위”라고 비난했다. 미국과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펄 기자 살해장면을 녹화한 3분짜리 비디오 테이프가 지난 21일 밤 11시쯤 파키스탄 신드주 경찰서에 기자라고 신분을 밝힌 사람에 의해 전달돼 현지에서 수사를 지원 중인 연방수사국(FBI)이 넘겨받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테이프에 따르면 펄 기자는 납치범들에 의해 목이 잘려참혹하게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펄 기자 실종사건을 담당하고 있는 한 조사관에 따르면 카메라가 펄 기자의 얼굴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동안 갑자기 펄 기자의 목이 잘렸으며 둔기가 살해과정에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펄은 지난달 23일 신발폭탄 테러용의자 리처드 리드와 연관된 이슬람 무장단체 지도자와 인터뷰 약속을 한 뒤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납치됐다. ‘파키스탄 주권회복을 위한 국민운동’ 소속이라고 밝힌 납치범들은 지난 달 30일 뉴욕타임스 등 미국 언론에 이메일로 “쿠바 관타나모기지에 억류 중인 파키스탄인 포로들을 석방하지 않으면 24시간 안에 살해하겠다.”는 협박편지를 보냈다. 펄을 납치한 혐의로 체포된 영국 태생의 이슬람 무장대원 아흐메드 오마르 샤예드 셰이크는 법정진술에서 펄이 지난 달 31일 탈출을 시도하다 붙잡혀 살해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국을 방문 중인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22일 “미국인을 위협하고 야만적 범죄행동에 가담하는 사람들은이들 범죄가 명분을 훼손하고,전세계 테러범들을 없애겠다는 미국의 결의를 굳게할 뿐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강조했다. 뉴저지주 프린스턴 출신인 펄은 스탠퍼드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다.1990년 월스트리트저널에 입사,12년간 미국과 유럽,아시아 등지에서 일했다.지난 2년간 남아시아지국장을 맡아왔다.프랑스 출신인 아내는 현재 임신 7개월째이다. 김균미기자 kmkim@ ■언론인 희생 사례…6년동안 280명 기자 피살. 이슬람 과격단체 지도자에 대한 인터뷰를 시도하다 납치·살해된 월스트리트저널 대니얼 펄 기자 사건이 전세계에 충격을 던져주면서 언론인에 대한 피살 사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언론인협회(IPI)에 따르면 2002년 들어 22일 현재 펄 기자를 포함해 총 4개국에서 6명의 언론인이 피살된 것으로 집계됐다.지난 2001년과 2000년에는 각각 55명과 56명이 살해됐으며,지난 99년 86명,98년 50명,97년 27명이 피살된 것으로 나타났다.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최근 발표한 성명에서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취재하면서도 기자들이 희생됐으나 관리들의 부정부패 혹은 범죄보도에 대한 보복으로 인해 피살된언론인이 더 많은 것으로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종군기자 피살=지난해 11월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로이터통신 TV의 해리 버튼(33) 등 4명의 종군기자는 북부동맹의 카불함락을 취재하기 위해 카불로 향하던 중 주변에 매복해있던 탈레반군에 발견돼 피살됐다. ◆부정부패 보도=멕시코의 시사주간지 누바옵션의 페르난데즈 가르시아(37) 편집장은 지난 1월 미겔타운의 한 식당에서 나오다 차를 타고 지나가던 신원미상의 남자 두 명이 쏜 AK-47소총공격을 받고 즉사했다.페르난데즈 편집장은최근 전 멕시코시장과 마약거래상의 연루의혹을 파헤치면서 수차례 살해 협박을 받아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범죄 보도=영국 북아일랜드 선데이월드 마틴 오헤이건(51)기자는 지난해 아마그 카운티 집 근처 술집에서 부인과나오다 무장단에 의해 총탄 6발을 맞고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오헤이건 기자가 파헤치던 마약거래조직인 LVF의 소행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현진기자 jhj@
  • 6·25당시 ‘서울 피해자’ 명단 첫 공개

    한국전쟁 당시 정부가 작성한 납북인사 명단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6·25전쟁 납북인사 가족협의회(회장 李美一)’는 21일오후 서울 종로구 흥사단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1950년 정부 공보처 통계국에서 작성한 ‘서울시 피해자 명부’를 지난 달 18일 한 고서수집가에게서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 명부에는 한국전쟁이 시작된 1950년 6월25일부터 9월28일까지 서울 지역에서 피해를 당한 4616명의 명단이 성명,성별,연령,직업,소속 및 지위,피해유형,피해장소,약력,주소별로 분류돼 있다.피해 유형은 납치가 2438명,피살 976명,행방불명 1202명 등이다. 납치자 가운데 ‘저술가’,‘흥사단 이사’로 표시된 소설가 이광수(당시 59세)씨는 1950년 7월12일 효자동 자택에서납치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또 최규동(崔奎東·당시 69세) 서울대 총장,현상윤(玄相允·당시 58세) 고려대 총장,이중희(李重熙·당시 48세) 대한통신사 사장,이우향(李愚鄕·당시 36세) 서울지방법원 판사를 포함,각계 인사들이 납치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영표기자 tomcat@
  • 월드컵때 승용차 경기장 출입 통제

    내년 월드컵대회기간 중 일반 승용차의 경기장 진입이 통제된다. 30일 건설교통부에 따르면 월드컵대회 기간 경기장 주변교통혼잡을 덜기 위해 일반인 관람객의 경기장내 주차를 일체 불허키로 했다. 또 주변 2∼4㎞ 반경에 공용 주차시설을 확보하고 경기장까지 셔틀버스를 운용키로 했다. 경기장 진입이 가능한 차량은 선수단,대회관계자 등 월드컵패밀리(Worldcup Family)와 VIP 관람객으로 한정된다. 건교부는 교통개발연구원에 의뢰한 ‘출전 국가별 관광수요와 관람객 예측 보고서’가 다음달중 나오는대로 10개 개최도시별로 주차공간 확보방안과 셔틀버스 동원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건교부는 월드컵 경기가 오후 6시 이후에 치러지는 점을감안,경기장 주변 공영주차장이 부족할 경우 초·중·고교운동장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주차장 주차권은 내년 5월 입장권 발매시 신청자에 한해장소를 지정해 발부된다. 김용수기자 dr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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