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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2)울릉도 홍합밥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2)울릉도 홍합밥

    배는 어제도 오늘도 못 떴다. 겨울 뱃길을 예상 못한 것은 아니나 포항까지 내려와 발이 묶이니 속수무책이다. 어쩌랴. 과메기에서 대게, 모리국수, 물회, 고래 고기까지 포항의 맛을 샅샅이 뒤지면서 눌러앉을밖에. 하지만 맘은 종일 동쪽 바다를 떠다녔다. 사흘째 되던 날 아침 7시. ARS를 확인하니 반가운 출항 소식이다. 들어가기만 하면 섬이 날 한 달쯤 묶어 놔도, 다방 언니들 뒤태만 보며 빈둥거려도 버틸 자신이 있노라고 애써 자신을 다독였다. 배는 떴고 낙엽처럼 찰방거렸으며 속은 어김없이 뒤집혔다. 혼이 쏙 빠져나갔다. 5시간을 흔들려 도동항에 사람을 부려 놓은 배는 그만큼의 사람을 싣고 육지로 사라졌다. 허탕 친 것을 따져 보니 3전 4기, 눈물의 울릉도다. 벌써 해가 진다. 홍합밥을 지으려면 30여분 걸리니 미리 주문해 놓기 위해 밥집을 점검하던 난 아찔해졌다. 귀를 의심했다. 소위 ‘맛있는 집’ 주인들은 모조리 ‘미안하다’며 육지에서 전화를 받고 있었다. 그들은 육지로 겨울 휴가를 떠나고 난 먹자고 섬에 들어온 것이다. 그러니 귀엣말 한마디 하자면 당신은 겨울 지나 춘삼월 산나물이 올라오거든 꽃대처럼 이 섬에 밀고 들어오시라, 제발. 이튿날. 머구리 다이빙을 한다는 이름도 기이한 김울릉씨를 급하게 수소문했다. 울릉도의 첫 목적인 제대로 된 홍합밥을 짓기 위해서다. 그가 사람 얼굴만 한 홍합의 서식처를 알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기 때문이다. 울릉도 홍합은 크기도 하거니와 삐들삐들 말린 후 잘게 다져 밥을 지으면 바다 향이 그윽하게 배고 그 색이 마치 치자 열매처럼 붉다. 씹는 질감이 쫄깃하여 삶으면 살이 물러지고 허연 육지의 것과는 다르다. ‘열합’ ‘참담치’라고 불리며 껍데기에는 해초와 바다 생물들이 덕지덕지 붙어 있다. 해녀나 잠수부들이 수심 20m 이상 들어가야 잡을 수 있다. ’산속 미나리’ 전호나물…밥상 한가득 봄마중 어렵게 연결된 그는 “겨울이고 풍랑이 일어 물속에 들어갈 수 없다”는 대답만 들려줬다. 그러니 겨울 홍합밥은 늦가을에 손질하여 바닷물을 섞어 얼려 둔 냉동이다. 6대째 뱃일을 하고 있다는 한 울릉도 토박이는 “본래 홍합밥은 지금의 형태와는 좀 다르다”고 말해줬다. “여름이면 동네 사람들이 바닷가로 물놀이를 갑니다. 솥을 하나 들고 가요. 지금은 큰 것 따려면 몇십m 들어가야 하지만 그 시절엔 얕은 곳에 흔했어요. 가져간 쌀을 솥에 넣고 홍합 큰 것만 다져 넣어 밥을 짓습니다. 한참 물에서 놀다가 허출하면 올라와 밥을 퍼먹고, 밥을 다 먹으면 자잘한 홍합을 삶아 먹고 놀았죠. 그게 홍합밥의 시작이에요.” 어렵게 성인봉 들어가는 절집 입구 식당에서 이름 알리기를 싫어하는 토박이 아주머니가 주는 울릉도 홍합밥을 맛보았다. 빨간 홍합을 잘게 썰어 찹쌀과 멥쌀, 간장, 참기름을 넣고 향긋하게 지어 낸 진짜 토종 홍합밥이다. 밥 그릇 가득, 홍합이 봄꽃처럼 박혔다. 곱다. 흔히들 밥 위에 김 가루를 뿌리지만 난 칼국수든 만둣국이든 얼버무리듯 재료의 맛을 ‘한통속’으로 몰아가는 그 검은 가루가 못마땅하다. 내놓은 양념간장도 뒤로 밀어 뒀다. 오직 차진 밥 사이로 씹히는 붉은 홍합의 단순한 바다 향을 느끼기 위해 모진 파도를 뚫고 이 섬으로 숨어들었으니까. 그렇게 밥 한 그릇의 미학을 즐기고 싶은 것이다. 곁들여 내온 돌미역국에서 울릉도의 푸른 바다가 드러나고 붉게 박힌 홍합에 한 머구리 인생이 자글자글 뜸 들었을, 심심하고 고소한 밥. 한 수저, 다시 한 수저… 밥알 사이로 졸깃하게 씹히는 낯선 질감이 즐겁다. 막 눈을 뚫고 나온 울릉도 첫 봄나물인 전호나물을 얹어 먹는다. ‘산속의 미나리’로 불리는 전호나물의 진한 향기가 섞이면서 밥상은 풍만한 봄이다. 단순하지만 산과 바다, 그리고 땅의 기운이 깃든 이 음식이야말로 우리가 그토록 갈망하는 생명의 밥상이 아닐까. 상을 돌보던 아주머니의 나물 자랑이 대차다. “울릉도 사람들은 봄이 되면 된장과 밥만 싸들고 산속으로 들어갑니다. 산마늘(명이나물), 부지갱이나물, 삼나물, 우산나물, 미역취… 지천이 나물이니 허기지면 막 딴 나물에 그냥 된장을 얹어서 먹어요. 그 맛을 육지 사람들은 상상 못 하죠.” ’벚꽃 같은 마블링’ 약소고기…입에서 춤춘다 사람만 호강하는 것이 아니다. 울릉도의 소 또한 이런 약초를 먹고 자라니 ‘약소’라는 별칭이 붙었다. 여름에는 자생한 약초를 뜯게 하고 겨울에는 이 약초들을 말려 약간의 사료와 혼합하여 먹인다. 마침 약소 고기를 전문적으로 내놓는다는 남양의 고기 집을 들렀다. 하얗게 핀 꽃등심 마블링이 황홀하다. 살짝 불 맛만 들여 소금에 찍어 먹으니 가히 환상적이다. 동일한 조건의 육지 고기보다 씹히는 질감이 강한데 이는 사료를 많이 쓰지 않았다는 증거일 것이다. 새콤달콤한 산마늘로 쌈을 싸니 궁합이 기막히다. 하지만 울릉도에 와서 오징어를 먹지 않는다면 반쪽 맛 기행일 것이다. 이른 아침. 저동항으로 달려갔다. 울릉도 8경 중 저동어화(苧洞漁火)가 있다. 밤바다 오징어 잡이 배의 집어등이 꽃처럼, 반딧불처럼 밝혀져 아름답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그 치열한 밤을 보낸 배들이 들어오는 시간이다. 야들한 오징어내장국…아낙 치마폭에 싸인 듯 따로 모아 둔 오징어 흰 내장은 울릉도 사내들을 아내 치마폭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한 기막힌 술국 재료다. 무를 넣고 하얗게 끓여내는데 그 시원함은 밤새 시달린 속을 명쾌하게 풀어준다. 오징어내장탕의 비결은 내장을 소금 간 하여 약 1주일 정도 숙성시키는 데 있다. 그래야 떫고 쓴 맛이 빠져 달아진다. 국 이외에도 내장에 된장과 고추, 마늘 등을 넣고 자박자박 지진 후 겨울 납닥배추(노지배추)에 얹어 먹는 쌈이 있다. 화장실 창문을 열면 바다가 보이는 언덕 숙소에서 배가 안 떠 근 일주일을 머물렀다. 여행이란 때론 기약 없이 발길을 잡는 어긋남과 돌발성이 있어야 두고두고 곱씹을 사연이 생기는 것이니 이 또한 나쁘지 않았다. 울릉도는 딱 사흘 잡고 들어가 일주일을 먹고 나오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는 ‘식도락 감옥’이다. 글 사진 손현주 음식평론가 marrian@naver.com 여행수첩 (지역번호 054) →가는 길 울릉도는 연중 100일은 배가 못 뜬다고들 한다. 기상 악화로 그만큼 결항이 잦다. 3박 4일 일정이라면 일주일 정도 여유를 갖고 떠나는 것이 좋다. 출항정보 http://www.ulleung.go.kr/tour. →계절맛집 도동 ‘보배식당’(791-2683, 홍합 밥), 남양 ‘상록식육식당’(791-7706, 약소), 도동 ‘향우촌’(791-8383, 약소), 천부 ‘신애분식’(791-0095, 따개비칼국수), 도동 ‘바다회센터’(791-4178, 오징어내장탕), 도동 ‘99식당’(791-2287, 약초해장국), 나리분지 ‘산마을식당’(791-4634, 산채나물).
  • [14일 TV 하이라이트]

    ■한국인의 밥상(KBS1 밤 7시 30분) 뜨거운 해장국에 밥 한 그릇 말아 깍두기 한 조각 얹어 한 입 가득 떠 넣으면 아무리 매서운 추위도 순식간에 잊을 정도로 거뜬하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재래시장인 가락시장의 불빛은 밤새도록 꺼질 줄 모른다. 밤을 낮처럼 살아가며 세상을 깨우는 가락시장 사람들의 해장국 이야기를 들어 본다. ■삼생이(KBS2 오전 9시) 삼생(홍아름)은 자신의 처지를 생각해 한의대에 가지 않기로 결심한다. 동우는 삼생을 나무라며 대신 창희의 공납금을 마련해 창희에게 건네 준다. 한편 지성은 한의대에 가지 않겠다는 삼생에게 오히려 잘 생각했다며 삼생을 비웃고, 이에 삼생은 동우와 지성 두 사람에게 받은 상처로 마음 아파한다. ■불만제로 UP(MBC 밤 8시 50분) 대표적인 전통 보양식 설렁탕. 최근 단가를 맞추기 위해 호주산·미국산 사골을 많이 쓰지만 한우만 고집하는 집들도 있다. 30년은 기본인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 유명 설렁탕집들도 있다. 이곳은 사골 국물 맛의 깊이가 달라 한우만 사용한다고 밝혔다. 과연 한우만 쓴다는 말은 사실일까.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SBS 밤 8시 50분) 오른쪽과 왼쪽의 얼굴이 너무 다른, 마치 아수라 백작의 얼굴을 가진 할아버지가 있다는 제보에 달려간다. 할아버지의 오른쪽 얼굴은 보통 사람들과 다를 게 없었지만, 왼쪽 얼굴은 점점 형태가 서서히 사라져 가고 있었는데…. 아수라 백작 할아버지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비밀을 털어놓는다. ■EBS 가족건강 프로젝트(EBS 밤 7시 35분) 중학생이 되며 여드름이 나기 시작한 지연이는 초기 치료는커녕 앞머리로 가리고 다니며 여드름을 감춰 왔다. 그렇게 이마부터 하나, 둘 올라오던 여드름은 고 3 스트레스를 받으며 심각하게 얼굴 전체로 번지고 말았다. 프로그램에서는 여드름의 원인과 여드름 치료를 위해 지켜야 할 수칙 등이 소개된다. ■생방송 OBS 2부(OBS 오전 7시) 특별기획으로 준비한 코너 ‘희망 2013 지자체장에게 듣다’에 김선기 평택시장이 출연한다. 방송을 통해 시민 모두가 행복한 일류 문화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2020년 인구 100만 대도시를 향한 평택시의 소망 실현 준비과정을 들어 본다. 주거, 교육, 복지정책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눈다.
  •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1)제주 꿩·메밀 요리

    [손현주의 계절 밥상 여행] (1)제주 꿩·메밀 요리

    낯선 곳을 여행하면서 꼭 챙기는 것이 바로 그 지방의 대표 음식과 맛집입니다. 그만큼 맛집 순례는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건강한 먹을거리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요즘, 음식평론가이자 여행작가인 손현주씨가 1월 제주도의 꿩과 메밀을 시작으로 매달 셋째 주 목요일에 계절 따라 지역별로 맛볼 만한 제철 음식을 엄선해 독자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한라산에 눈이 고봉밥처럼 쌓였다. ‘직, 지익’ 빌린 소형 승용차의 라디오는 어떤 주파수도 잡아 내지 못하고 있었다. 차는 어느새 중산간을 지나 서귀포로 접어들었다. 노란 귤 밭이 더러 남아 있다. 빨간 열매를 매달고 크리스마스 병정처럼 서 있는 가로수를 보니 더럭 반갑다. 문득 그녀와 주고받던 말이 떠올라 피식 웃음이 나온다. “나무 이름이 뭐예요?” “먼나무.” “뭔 나무냐고요?” “먼나무라니까.” 허허, 서귀포를 촘촘히 수놓은 그 가로수 이름이 먼나무란다. 근래 ‘식탐’이라는 책을 쓴 ‘올레 개척자’ 그녀와 난 미식의 경계에서 죽이 잘 맞았다. 그러니 제주에 가면 포식자처럼 바닷가에서 산허리로 별난 식재료를 찾아 기웃거리거나 밤늦게까지 맛 유람기를 읊어댔다. 어떤 날은 오후에야 문을 여는 게으른 ‘봉수네 식당’ 구석방에 앉아 국물이 뽀얗게 우러난 전통 돼지족탕에 감읍했고, 문섬 위로 달이 차올라 싱숭생숭한 날은 제주의 푸른 밤 유화가 걸린 그녀의 낡은 아파트에서 애술 언니가 담가준 기막힌 파김치에 막걸리 통을 비웠다. 이번 제주여행 또한 그 변주를 넘어서지 않았는데, 촉수에 잡힌 것은 마라도의 끝물 방어다. 물 좋아 젓가락으로 집으면 조릿대처럼 낭창거리는 붉고 기름진 선어의 향연을 맛보지 않고 어찌 모슬포의 겨울을 이야기할까. 하필 이름도 기이한 제주 여인 묘생씨가 옆자리에 앉았고, 토박이 식도락 기담은 밤새 냄비뚜껑처럼 벌름거렸다. “말도 마시라, 애 낳았는데 시어머니가 메밀자베기(수제비) 달랑 두 번 끓여 주더라고. 성에 안 찼지. 메밀가루 한 말을 구했어. 이레를 끼니마다 한 낭푼씩 먹고 나니 기운이 돌더라. 요리랄 것도 없어. 메밀가루를 묽게 반죽해서 끓는 물에 수저로 뚝뚝 떼어 넣으면 돼. 지금도 제주 산모들은 땀 뻘뻘 흘리며 메밀자베기를 퍼먹어야 젖이 돌고 기운을 차린다고 생각하지.” 허니, 제주의 겨울 맛은 메밀이야기로 풀렸다. 메밀의 걸쭉한 점성이 산모의 젖을 풍부하게 해 주고 피를 맑게 해 주기 때문에 제주 여인들은 미역국과 더불어 산후 조리식으로 메밀수제비를 먹는다는 것이다. 중산간 지역에서 많이 재배하는 메밀은 제주 음식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한의 구황작물이다. 심한 흉년이 들면 메밀대를 삶아 먹으면서 허기를 달랬고, 뜨거운 물에 타면 바로 식사대용 비상식량이었다. 꿩메밀칼국수, 꿩만두, 빙떡, 메밀수제비, 메밀고구마범벅, 메밀칼국 등 이 일상의 음식들은 모두 메밀이 섞이고 어우러지며 긴 시간 배고픈 제주를 먹여살렸다. 잔칫집에서 빠지지 않는 몸국(돼지고기 삶은 국물에 모자반을 넣고 끓인 국)이나 고사리육개장, 순댓국에도 어김없이 메밀가루가 들어간다. 국은 걸쭉하여 따로 밥을 먹지 않아도 한 끼 식사가 될 만큼 포만감이 있다. 이튿날 오전. 비자림 입구에서 제주시 쪽으로 식당을 옮겨 왔다는, 제법 알려진 꿩과 메밀요리 전문점을 찾아갔다. 빙떡과 꿩만두, 꿩메밀칼국수까지 오달지게 주문했다. 빙떡은 본래 명절 때 나눠 먹는 전통음식이다. 역사가 700년이나 되었다면 믿어질까. 철판에 잽싸게 지져내는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먹는 일만큼이나 노독을 풀어주는 흥밋거리다. 할망은 묽게 갠 메밀을 한 국자 얹어 손바닥만 한 피를 만들고, 데친 무채를 얹어 빙빙 굴렸다. 양 끝을 꾹 눌러 완성시킨 빙떡은 마치 멍석을 말아 놓은 듯 가지런하기까지 하다. 모양이 길쭉하다. 좀 식혀 귀퉁이를 베어 물었다. 부드럽다. 메밀의 담백한 맛과 무채의 시원함이 어우러져 풍미가 독특하다. 삼삼하다. 이것이야말로 고향을 떠나온 도회인들이 영혼을 부릴 수 있는, 만화영화 ‘라따뚜이’에서 평론가 안톤 이고를 감복시킨 어머니의 손끝 맛이 아닐까. 설설 국물이 끓고 할머니의 꿩 이야기는 과거로 흘러 들어갔다. “지금이야 사육이지만 예전에는 늦가을부터 사냥을 했어요. 어떤 마을은 개를 앞세워 수십 명이 패를 만들었죠. 그런 날은 무 나박나박 썰어 넣은 꿩국을 맛봤고, 메밀반죽 넓게 썰어 넣은 꿩칼국은 겨울 별미였어요. 잡은 꿩을 눈밭에 툭 던져 놨다가 꽁꽁 얼려 가슴살로 육회를 해먹어요. 꾸들꾸들 말린 육포는 술안주로 최고였죠.” 메밀 피에 꿩고기와 야채를 얹어 꿩만두를 빚고, 샤부샤부처럼 데쳐 먹는 꿩 토렴은 그야말로 제주의 오랜 풍습이 깃든 세시음식이다. 제주만의 꿩엿은 어떤가. 꿩 살코기 쭉쭉 찢어 넣고 국물까지 포함시켜 엿을 고았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물질하는 해녀나 노인들의 보양식으로 최고였다. 여행 마지막 날, 동문재래시장에 들렀다. 꿩과 메밀요리로 입소문난 골목식당 안일수(58)씨를 만나기 위해서다. 테이블 6개의 좁은 공간에서 안씨는 구이용 꿩을 다듬고 있었다. 가게는 40년 됐지만 15년 전 물려받았다고 한다. 부엌이 두어 평이나 될까. 손잡이가 떨어져 나간 들통에서는 꿩 육수가 끓고 있었다. 꿩메밀칼국수를 주문했다. 투박한 메밀덩어리는 도마 위에서 순식간에 재단되었고, 육수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메밀가루가 상으로 올라오기까지 그 시간은 짧고 일정했으며 단단했다. 국수 한 그릇의 미망은 컸다. 어떻게 먹어야 할지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수저부터 들었다. 여전히 낯설다. 국물을 한 술 떴다. 맛이 깊다. 베지근하다는 제주 사투리는 이럴 때 쓰는 말일 것이다. 국수를 젓가락으로 어설프게 건져 본다. 뚝뚝 끊어진다. 그러니 순수 메밀칼국수는 수저로 퍼 먹어야 옳다. 담백하지만 텁텁하다. 고기 살점이 씹히면서 특유의 꿩 향이 난다. 우리의 미각은 보수적이어서 추억과 경험에 의존해 판단하려는 경향 때문에 꿩이라는 익숙하지 않은 식재료가 살갑지는 않은가 보다. 비리고 날것투성이인 시장통을 빠져 나오니 눈발이 성기게 흩날린다. 그런데 모를 일이다. 비행기를 타고 본토로 돌아오는 동안 왜 그 국물이 자꾸만 떠오르던지. 단순하고 정갈한 과거의 맛. 몸을 순화시키는 편한 맛. 이 영혼을 벼리는 국물이야말로 생명의 음식이고 팍팍한 일상의 기갈을 풀 힐링 푸드 아닐까. 정초부터 꿩메밀국수에 단단히 홀렸다. 글 사진 손현주 음식평론가·여행작가 [여행수첩] 바람 많은 제주의 겨울은 만만치 않다. 바람막이 등 옷을 든든히 준비하는 것이 좋다. 눈 소식이 있으면 한라산 어리목 입구만 가도 기막힌 설경을 만끽할 수 있다. 공항까지 차로 25분. 동문재래시장 입구에 빙떡 파는 포장마차가 있다. →계절맛집 동문재래시장 ‘골목식당’(757-4890, 꿩메밀칼국수, 꿩샤부샤부, 꿩구이), 제주시 이도2동 ‘비자림꿩요리전문점’(783-3888, 꿩메밀칼국수, 꿩만두, 빙떡, 꿩샤부샤부), 제주시 구좌읍 ‘제주민속식품’(782-1500, 꿩엿, 전복엿, 감귤해초잼) →추천맛집 ‘봉수네식당’(763-5164, 돼지족찜, 고기국수), 표선면 ‘가스름식당’(787-1163, 토종흑돼지 삼겹살, 돼지고기 두루치기, 전통 순댓국과 몸국), 대정읍 ‘산방식당’(794-2165, 수육과 밀면, 이상 서귀포시) 제주시 삼도동 ‘미풍해장국’(724-8867, 중독성 강한 선지해장국)
  • 진~한 세월 담은 은호식당 등 4곳 맛 지킨다

    진~한 세월 담은 은호식당 등 4곳 맛 지킨다

    중구에서 가장 오래된 식당인 은호식당이 모범음식점으로 지정됐다. 구는 7일 남창동 은호식당과 진주집, 명동 할매낙지, 충무로1가 전주중앙회관 등 오래된 한식당 4곳을 모범음식점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구는 이들 식당을 대상으로 지난해 10월 중순 현장 방문해 모범업소 육성과 노후 시설물 개보수 계획 여부를 점검하고 융자 지원 등을 안내했다. 남대문시장 내에 있는 은호식당은 1932년부터 80년간 3대째 이어져 오고 있다. 처음에는 해장국으로 유명했지만 가게를 찾는 고위 공직자들을 대접하기 위해 만든 꼬리곰탕이 유명해지면서 꼬리곰탕 명가가 됐다. 구는 이처럼 오래된 한식당을 적극적으로 홍보해 전통 한식 문화를 보호하고 위생 수준을 향상시킴으로써 관광객이 많이 찾아올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차적으로 모범음식점 지정을 추진했다. 오래된 음식점 4곳과 함께 31곳도 신규 모범음식점으로 지정받았다. 모범음식점으로 재지정받은 223곳을 포함해 지역 내 모범음식점 수는 모두 258개가 됐다. 모범음식점들은 식품진흥기금을 우선적으로 융자받을 수 있다. 세금 감면과 1년간 위생검사 면제 혜택도 받는다. 모범음식점 표지판을 부착할 수 있고 다양한 인센티브 물품을 지원받는다. 지난해 한식재단에서 발표한 ‘한국인이 사랑하는 오래된 한식당’ 100선 가운데 지역 내 한식당 13곳이 포함됐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수로, 모두 50년 이상 된 곳이다. 최창식 구청장은 “오래된 한식당과 모범음식점에 대한 홍보와 지원을 강화해 주변 다른 음식점의 위생 상태가 모범음식점에 버금가는 수준이 되도록 만들겠다”고 말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한국음식의 재발견

    한국음식의 재발견

    ‘잘게 뜯은 북어를 참기름에 볶은 뒤 물을 붓고 맑게 끓인 국으로 달걀을 풀어 넣기도 한다. 알코올 해독을 돕기 때문에 해장국으로 즐겨 먹는다.’ 농림수산식품부·한식재단이 올 4월 ‘한식메뉴 길라잡이’에서 새롭게 정의한 ‘북엇국’이다. 세계 식품시장이 연평균 3.2%씩 성장해 올해 4조 6000억 달러(4980조원)까지 커졌다. 자동차 시장의 2.5배, 정보기술(IT) 시장의 5.6배 규모다. 한식 산업의 성장 가능성도 커졌다. 하지만 북엇국처럼 흔한 음식 설명도 어려운 것이 우리 현실이었다. 그래서 한식을 제대로 정의하고 관련 인프라를 구축하는 일이 중요하다. 농식품부는 2일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한 한식문화·산업 인프라 구축사업 결과, 발간·수집한 전문자료가 고문헌 1200건, 한국음식문화 관련 책 550건, 향토음식 200건 등 8650건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같은 자료는 한식세계화포털(www.hansik.org)에 공개돼 있다. 앞으로 정부의 한식산업 정책 기초자료로 쓰인다. ●대표 북한음식 150가지 복원 지난달 ‘북한전통음식 보고서’가 발간됐다. 탈북자 201명과 실향민 19명을 심층 면접조사해 북한 각 지방의 음식을 복원했다. 또 그 가운데 대표 북한음식 150가지를 추려냈다. ‘평양온반은 닭고기 장국에 꾸미(고명)로 닭고기 녹두지짐 등을 얹어 내는 평양지방음식이다.’라는 식으로 닭고기죽·평양냉면 같은 평양지방 음식부터 새우비빔밥·감죽·금강잣죽 같은 북한쪽 강원도 지방 ‘희귀’ 음식까지 일일이 정의를 내렸다. 누구든 쉽게 따라 만들 수 있도록 재료·조리방법도 정리했다. 고문헌을 연구, 음식 소개의 깊이도 더했다. 이를테면 조선시대 조리서인 음식디미방 속의 ‘꿩을 삶아서 그 외지와 같이 썰어 따뜻한 물에 소금을 알맞게 넣어 나박김치와 같이 담아 삭혀 쓴다.’는 기록으로 꿩김치의 소개를 더 풍부하게 했다. ●미국·유럽 등 해외 한식당 전수조사 해외에서 운영되는 한식당에 대한 현황 조사도 이뤄졌다. 2010년 미국·중국·베트남, 올해는 유럽과 동남아 한식당에 대한 전수조사가 이뤄졌다. 위치·메뉴·품목·특징 등의 정보가 담겨 있다. 이를 바탕으로 우수 한식당을 골라 ‘해외 우수 한식당 가이드북’을 만들었다. 서유럽·도쿄편은 이미 제작됐고, 연말까지 미국편도 발행할 예정이다. 김홍우 한식재단 사무총장은 “올해까지 벌인 한식문화·산업 인프라 구축 사업을 바탕으로 내년부터 해외 한식 요리학교 개교 등 한식 현지화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주식9단 서울맛집 유랑’ 펴낸 이영승씨

    [저자와 차 한 잔] ‘주식9단 서울맛집 유랑’ 펴낸 이영승씨

    ‘개화의 짜장면이 조자룡이 휘두르는 군더더기 없이 모범적인 청홍검의 칼날이라면 신승관의 짜장면은 묵직하게 바람을 가르는 관운장의 청룡도와 같달까.’ 짜장면 맛이 이렇게 비유된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이틀에 걸쳐 점심에 두 곳을 다녀왔다. 개화는 서울 중구 명동 중앙우체국 쪽에, 신승관은 북창동 깊은 골목에 있다. 직선 거리로 400m쯤 떨어진 두 집의 짜장 맛이란, 당대를 호령한 두 호걸의 범상치 않은 기상을 빼닮았다. 신승관이 조금 깔끔했고 개화가 여러 맛이 반짝이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신문과 방송을 타거나 대형 문고의 베스트셀러 추천 없이도 일주일 만에 재판에 들어간 ‘주식(酒食)9단 서울맛집 유랑’(출판사 올)을 쓴 이영승(38)씨를 2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로비에서 만났다. 책에 쓴 대로 약간 무서움이 느껴지는 첫 인상. 지면에 실릴 사진부터 급하게 찍은 뒤 한 식당으로 옮겨 보리굴비로 점심을 들었다. 한창 때 친구와 10시간 동안 소주 스무 병을 비웠다고 책에서 털어 놓았던 술꾼과 2시간 동안 꾸덕한 굴비를 뜯어 안주삼아 술잔을 털었다.   -(기자보다 열한 살 아래라 별로 그렇다고 느끼지 않으면서도) 실례지만 정말 나이들어 보이네요. 좋아하는 음식으로나 그걸 표현하는 문체로 보나 마흔쯤은 됐을 것이라 짐작했는데요. 네. (남들이) 애늙은이라고들 합니다. -그런데 어릴 적부터 서울에서 사신 분이 어떻게 꾸덕하다는 표현도 알고 그래요. 2006년 무렵 식도락동호회 다인포유와 인연을 맺게 됐는데요. 처음엔 낯도 가리고 해서 피하기도 했는데 술은 워낙 좋아했으니까 술자리 있다고 하면 어울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분들이 하나둘 블로그를 시작하길래 구경하곤 했죠. 마침(? 6년동안 사랑했던 여인도 떠나고 해서) 나도 한번 해보자 시작하게 된 거죠. 연배가 한참 위인 사부들이나 형님, 누님들과 어울려 음식먹는 법을 배우게 됐지요. 그때야 술먹는 재미가 거진 다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있어지고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해서 ‘사진 참 못 찍네’ 이렇게 구박맞기도 하면서 열심히 블로그 질 했어요. 이게 뭐가 맛있어요, 제가 그러면 그분들은 씩 웃으면서 너도 나중에 알게 돼, 이러시더라고요. 정말 그대로 됐고요. 그런 분들과 어울리면서 그런 말과 표현도 배우고, -주식9단이란 블로그 명(名)은 어떻게. 당시 모임의 한 누님이 제 이력을 보고 술 주에 음식 식, 주식 9단이라 하지 그러냐고 하세요. 음 괜찮네, 하고 쓰게 됐죠. -책 제목을 검색해보니 신문 등에선 전혀 소개되지 않았는데도 인터넷에선 상당히 많이 소개됐더군요. 상당히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맛이라고. 그런 건 아니고. 정반대로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입맛에 맞는 음식을 솔직하게 글로 풀어내려 하는 것뿐이지요. 이제 블로그는 그만 둘 생각인데 그동안 제가 7년 동안 발품팔아 돌아다니며 느꼈던 것들을 정리했다는 생각에 고맙고 그렇더라고요. -블로그는 왜 정리하는데요. 처음엔 많은 이들이 몰려와 글 읽고 댓글 달고 그러면 신나서 또 카메라 챙겨 떠나곤 했지요. 뭣도 모르고 그랬어요. 한없이 교만해지고. 입맛도 간사해지고. 다른 블로거들이 공짜로 밥 먹거나 터무니없는 대가를 원하는 경우도 봤어요. 저도 제안을 받기도 했는데 그런 게 싫어 손사래를 치곤 했어요. 그런데 하루 오천명씩 들어와 제 글 읽고 그러니 제가 뭐 대단한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여기게 되는 것도 싫고. 제가 자꾸 그런 남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이유로 이제 그만 두려고 하지요. -책은 잘 나가나요. 전 관심없어요. 2년 전쯤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책을 내보지 않겠느냐고 하더군요. 내 주제에, 하는 생각에 몇 차례 고사하다 지난해 초 시작해 올해 초 책을 낼 수 있는 준비를 마쳤어요. 그런데 출판사 쪽에서 다른 책 일정도 있고 맛집 얘기를 다뤘으니 봄과 여름보다는 가을에 내는 게 좋겠다고 해서 이번에 나오게 된 겁니다. -그런데 관심없다는 건 좀 그렇지 않나요. 제가 7년 가까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했고 그 성과를 한 데 모아 정리했으니 그걸로 된 겁니다. 출판사가 제 책 때문에 돈 많이 벌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얼마 전 재판 들어간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어요.   증권사 펀드매니저, 투자자문사 대표를 거친 그는 지금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일을 하고 있다. 승부근성이 있어 보였다. 주위에선 한번 빠져든 일에는 무섭게 빠져드는 그의 성격대로 책이 나왔다는 평을 한다고 했다. 서른다섯 가지 음식의 역사나 식재료의 유래로 글머리를 열고 서울의 맛집 다섯 곳을 꼽은 뒤 음식에 얽힌 개인사를 풀어냈다. 어릴 적부터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그가 중학교 2학년 가을, 청계천 들러 ‘빽판’ 사들고 간절히 구하던 Keith Jarret의 앨범이 폐점하는 음악카페 가면 있을 것이라는 말 듣고 난생 처음 찾아간 명동에서 난생 처음 명동칼국수를 먹고 행복했던 추억 등이 동시대를 산 이들에게 즐거운 삽화로 다가온다. 술친구와 해장술 푼 사연, ‘빠돌이’로 한창 놀 때 순대해장국 먹은 사연 등 쿡쿡 거리고 읽을 객담도 빠뜨릴 수 없다. 혼자 지내는 이들을 위한 레시피를 곁들인 것도 눈에 띈다.   -어느 정도로 열심이었나요. 블로그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서울 안의 화상(華商)이 하는 중국집 서른다섯 곳을 모두 돌아보겠다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석달을 중국 음식만 먹으니 입에서 느끼한 맛이 떠나질 않았던 적도 있지요. 동호회에서나 누군가 어디가 맛있더라, 하면 거리를 따지지 않고 다녔어요. 그러다보니 어느 달은 신용카드 청구서가 천만원을 넘은 적도 있었고요. -출간 시기가 늦춰지면서 가격이 올랐다든지, 재개발로 문을 닫거나 이전했다든지 해서 다시 점검했을 것 같은데요. 음식별로 다섯 집씩 골랐으니 모두 175곳이 소개됐는데 맨 앞의 TOP PICK은 한 번씩 다 돌았어요. 그리고 나머지 집들의 절반 정도도 다시 확인했어요. 값뿐만아니라 내가 표현한 내용이 진짜로 맞나 의심스러워 다시 찾기도 했고요. 사진을 다시 찍은 곳도 여러 곳인데 음식 사진이란 게 차라리 옛것이 좋은 경우도 적지 않았어요. -그렇게 다섯 곳씩 고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어느 메뉴를 가장 고민했나요. 짜장이었습니다. 이품(서대문구 연희동)이냐 개화냐를 놓고 한참 고민했어요.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메뉴이고 모두들 ‘거기에서 거기 아냐’ 생각하기 쉬워서요. 골라놓고 보니까 동전던지기 아니었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멏 갈피만 들춰보면 그의 몸피에 어울리지 않게 참 꼼꼼한 성품을 알 수 있다. 6000원 남짓으로 포만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김치찌개집부터 정말 소중한 이에게 대접하고 싶은 값비싼 코스 요리까지 망라했다. 기자도 가끔 찾는 하동관 주인의 면면이 바뀐 사연, 을지면옥과 필동면옥 주인 가계도 등등 “아는 척 좀 할 수 있게” 두루 꾸며 놓았다.   -결국 책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뭘까요. 사람이 음식 맛의 절반을 넘는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전라도 구례의 허름한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켰더니 갓김치 등 여염집에서 먹는 반찬을 내주시더라고요. 죄송하기도 하고 해서 탕수육을 시켜 소줏잔을 부딪히고 있자니까 이번엔 홍어회를 내오시더라고요. 중국집에서 홍어회 먹어본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세요. 푸하하. 그런데 몇 년 뒤 그 집을 찾았더니 없어졌더라고요. 요 뒤 배춧국을 잘 끓이던 ‘내강’도 주인 부부가 나이 들어 도저히 못하겠다고 두손 들어 버렸어요. 저도 책에 담지 못했는데 얼마 전 들렀더니 주인도 바뀌고 메뉴도 여러 가지로 늘었는데 너저분하기만 하더라고요. -그런 집 중에 인사동 ‘할머니 칼국수’와 ‘유진식당’도 있어요. 책에 써놓은 것을 보니 반갑더라고요. 유진식당 어르신은 저희들 가면 뭐 하나라도 더 주시려고 했어요. 가끔 큰아들이 말 안 듣는다고 푸념도 늘어놓으셨지요. -그래도 요즘은 마음잡고 가게를 보는 것 같던데요. 그런데 얼마나 드나들면 그렇게 주인과 대화가 통하게 돼요. 아, 저희가 워낙 시끄러워서요. 그냥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보면 그런 얘기도 주고받게 돼요. 그건 그렇고 하여간 그런 식당들이 개발 논리에 떠밀려 사라진다는 게 안타깝죠. 인사동 칼국수집만 해도 체인점을 낸다 하면서 예전같지 않은 것 같고요. -에필로그로 왕십리 해장국집 ‘대중옥’에서 느낀 소회를 풀어냈어요. 그런데 왜 날짜가 그렇게 한참 전인 거지요. 2010년 12월 31일이라고 돼 있죠. 블로그에 썼던 글인데 느낌이 좋아 그대로 책에 옮겼어요. 대중옥은 강남으로 옮겼는데 그 집도 한 번 가봤어요. 아무래도 그 때 맛이 살아나지 않더라고요. 깔끔하고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맛집을 좋아하는 세상의 흐름에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어쩌다 한번, 이런저런 이유로 고급스럽게 접대할 일이 있을 때 찾아갈 만한 집을 소개하긴 했지만 그보다 사람 냄새 나는 맛집, 노포(老鋪·대를 이어 내려온 가게)를 좋아하는 거지요.   그는 에필로그에 이렇게 적었다. ‘긴 세월 국밥을 끓여내 묵은 때가 진하게 묻은 타일, 하루에 수십 수백 그릇의 국밥을 잉태하던 듬직한 무쇠솥, 요새 웰빙족들이 알면 난리가 날 귀여운 퍼런색 플라스틱 국장, 이젠 어떤 것 위에 올려져도 진이 다 빠져 초연할 것만 같은 나무 솥뚜껑, 오로지 국물맛과 토렴에만 집중하시는 아주머니까지 모든 게 사라져간다.’ 좋은 요리란 뭘까. 그런 맛을 부르는 서늘하고도 알싸한 가을바람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저자와의 차 한잔] ‘주식(酒食)9단 서울맛집 유랑’ 작가 이영승씨

    [저자와의 차 한잔] ‘주식(酒食)9단 서울맛집 유랑’ 작가 이영승씨

     ‘개화의 짜장면이 조자룡이 휘두르는 군더더기 없이 모범적인 청홍검의 칼날이라면 신승관의 짜장면은 묵직하게 바람을 가르는 관운장의 청룡도와 같달까.’  짜장면 맛이 이렇게 비유된다는 게 놀랍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이틀에 걸쳐 점심에 두 곳을 다녀왔다. 개화는 서울 중구 명동 중앙우체국 쪽에, 신승관은 북창동 깊은 골목에 있다. 직선 거리로 400m쯤 떨어진 두 집의 짜장 맛이란, 당대를 호령한 두 호걸의 범상치 않은 기상을 빼닮았다. 신승관이 조금 깔끔했고 개화가 여러 맛이 반짝이는 느낌으로 다가왔다.  신문과 방송을 타거나 대형 문고의 베스트셀러 추천 없이도 일주일 만에 재판에 들어간 ‘주식(酒食)9단 서울맛집 유랑’(출판사 올)을 쓴 이영승(38)씨를 21일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로비에서 만났다. 책에 쓴 대로 약간 무서움이 느껴지는 첫 인상.  지면에 실릴 사진부터 급하게 찍은 뒤 한 식당으로 옮겨 보리굴비로 점심을 들었다. 한창 때 친구와 10시간 동안 소주 스무 병을 비웠다고 책에서 털어 놓았던 술꾼과 2시간 동안 꾸덕한 굴비를 뜯어 안주삼아 술잔을 털었다.    Q. (기자보다 열한 살 아래라 별로 그렇다고 느끼지 않으면서도) 실례지만 정말 나이들어 보이네요. 좋아하는 음식으로나 그걸 표현하는 문체로 보나 마흔쯤은 됐을 것이라 짐작했는데요.  A. 네. (남들이) 애늙은이라고들 합니다.  Q. 그런데 어릴 적부터 서울에서 사신 분이 어떻게 꾸덕하다는 표현도 알고 그래요.  A. 2006년 무렵 식도락동호회 다인포유와 인연을 맺게 됐는데요. 처음엔 낯도 가리고 해서 피하기도 했는데 술은 워낙 좋아했으니까 술자리 있다고 하면 어울리곤 했습니다. 그런데 그 분들이 하나둘 블로그를 시작하길래 구경하곤 했죠. 마침(? 6년동안 사랑했던 여인도 떠나고 해서) 나도 한번 해보자 시작하게 된 거죠.  연배가 한참 위인 사부들이나 형님, 누님들과 어울려 음식먹는 법을 배우게 됐지요. 그때야 술먹는 재미가 거진 다이기도 했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날수록 재미있어지고 욕심도 생기더라고요. 해서 ‘사진 참 못 찍네’ 이렇게 구박맞기도 하면서 열심히 블로그 질 했어요. 이게 뭐가 맛있어요, 제가 그러면 그분들은 씩 웃으면서 너도 나중에 알게 돼, 이러시더라고요. 정말 그대로 됐고요. 그런 분들과 어울리면서 그런 말과 표현도 배우고,  Q. 주식9단이란 블로그 명(名)은 어떻게.  A. 당시 모임의 한 누님이 제 이력을 보고 술 주에 음식 식, 주식 9단이라 하지 그러냐고 하세요. 음 괜찮네, 하고 쓰게 됐죠.  Q. 책 제목을 검색해보니 신문 등에선 전혀 소개되지 않았는데도 인터넷에선 상당히 많이 소개됐더군요. 상당히 객관적이고 공정한 입맛이라고.  A. 그런 건 아니고. 정반대로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입맛에 맞는 음식을 솔직하게 글로 풀어내려 하는 것뿐이지요. 이제 블로그는 그만 둘 생각인데 그동안 제가 7년 동안 발품팔아 돌아다니며 느꼈던 것들을 정리했다는 생각에 고맙고 그렇더라고요.  Q. 블로그는 왜 정리하는데요.  A. 처음엔 많은 이들이 몰려와 글 읽고 댓글 달고 그러면 신나서 또 카메라 챙겨 떠나곤 했지요. 뭣도 모르고 그랬어요. 한없이 교만해지고. 입맛도 간사해지고.  다른 블로거들이 공짜로 밥 먹거나 터무니없는 대가를 원하는 경우도 봤어요. 저도 제안을 받기도 했는데 그런 게 싫어 손사래를 치곤 했어요.  그런데 하루 오천명씩 들어와 제 글 읽고 그러니 제가 뭐 대단한 존재라도 되는 것처럼 여기게 되는 것도 싫고. 제가 자꾸 그런 남의 시선을 의식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런 이유로 이제 그만 두려고 하지요.  Q. 책은 잘 나가나요.  A 전 관심없어요. 2년 전쯤 출판사에서 연락이 와 책을 내보지 않겠느냐고 하더군요. 내 주제에, 하는 생각에 몇 차례 고사하다 지난해 초 시작해 올해 초 책을 낼 수 있는 준비를 마쳤어요. 그런데 출판사 쪽에서 다른 책 일정도 있고 맛집 얘기를 다뤘으니 봄과 여름보다는 가을에 내는 게 좋겠다고 해서 이번에 나오게 된 겁니다.  Q. 그런데 관심없다는 건 좀 그렇지 않나요.  A. 제가 7년 가까이 정말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했고 그 성과를 한 데 모아 정리했으니 그걸로 된 겁니다. 출판사가 제 책 때문에 돈 많이 벌면 그걸로 만족합니다. 얼마 전 재판 들어간다는 얘기를 듣기는 했어요.    증권사 펀드매니저, 투자자문사 대표를 거친 그는 지금은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일을 하고 있다. 승부근성이 있어 보였다. 주위에선 한번 빠져든 일에는 무섭게 빠져드는 그의 성격대로 책이 나왔다는 평을 한다고 했다. 서른다섯 가지 음식의 역사나 식재료의 유래로 글머리를 열고 서울의 맛집 다섯 곳을 꼽은 뒤 음식에 얽힌 개인사를 풀어냈다. 어릴 적부터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던 그가 중학교 2학년 가을, 청계천 들러 ‘빽판’ 사들고 간절히 구하던 Keith Jarret의 앨범이 폐점하는 음악카페 가면 있을 것이라는 말 듣고 난생 처음 찾아간 명동에서 난생 처음 명동칼국수를 먹고 행복했던 추억 등이 동시대를 산 이들에게 즐거운 삽화로 다가온다. 술친구와 해장술 푼 사연, ‘빠돌이’로 한창 놀 때 순대해장국 먹은 사연 등 쿡쿡 거리고 읽을 객담도 빠뜨릴 수 없다. 혼자 지내는 이들을 위한 레시피를 곁들인 것도 눈에 띈다.    Q. 어느 정도로 열심이었나요.  A. 블로그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서울 안의 화상(華商)이 하는 중국집 서른다섯 곳을 모두 돌아보겠다고 다닌 적이 있습니다. 석달을 중국 음식만 먹으니 입에서 느끼한 맛이 떠나질 않았던 적도 있지요. 동호회에서나 누군가 어디가 맛있더라, 하면 거리를 따지지 않고 다녔어요. 그러다보니 어느 달은 신용카드 청구서가 천만원을 넘은 적도 있었고요.  Q. 출간 시기가 늦춰지면서 가격이 올랐다든지, 재개발로 문을 닫거나 이전했다든지 해서 다시 점검했을 것 같은데요.  A. 음식별로 다섯 집씩 골랐으니 모두 175곳이 소개됐는데 맨 앞의 TOP PICK은 한 번씩 다 돌았어요. 그리고 나머지 집들의 절반 정도도 다시 확인했어요. 값뿐만아니라 내가 표현한 내용이 진짜로 맞나 의심스러워 다시 찾기도 했고요. 사진을 다시 찍은 곳도 여러 곳인데 음식 사진이란 게 차라리 옛것이 좋은 경우도 적지 않았어요.  Q. 그렇게 다섯 곳씩 고르기가 쉽지 않았을텐데. 어느 메뉴를 가장 고민했나요.  A. 짜장이었습니다. 이품(서대문구 연희동)이냐 개화냐를 놓고 한참 고민했어요. 특별히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메뉴이고 모두들 ‘거기에서 거기 아냐’ 생각하기 쉬워서요. 골라놓고 보니까 동전던지기 아니었나 싶기도 하더라고요.”    멏 갈피만 들춰보면 그의 몸피에 어울리지 않게 참 꼼꼼한 성품을 알 수 있다. 6000원 남짓으로 포만감과 행복을 느낄 수 있는 김치찌개집부터 정말 소중한 이에게 대접하고 싶은 값비싼 코스 요리까지 망라했다. 기자도 가끔 찾는 하동관 주인의 면면이 바뀐 사연, 을지면옥과 필동면옥 주인 가계도 등등 “아는 척 좀 할 수 있게” 두루 꾸며 놓았다.    Q. 결국 책에서 하고 싶었던 얘기는 뭘까요.  A. 사람이 음식 맛의 절반을 넘는다는 얘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전라도 구례의 허름한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켰더니 갓김치 등 여염집에서 먹는 반찬을 내주시더라고요. 죄송하기도 하고 해서 탕수육을 시켜 소줏잔을 부딪히고 있자니까 이번엔 홍어회를 내오시더라고요. 중국집에서 홍어회 먹어본 사람 있으면 나와보라고 하세요. 푸하하.  그런데 몇 년 뒤 그 집을 찾았더니 없어졌더라고요.  요 뒤 배춧국을 잘 끓이던 ‘내강’도 주인 부부가 나이 들어 도저히 못하겠다고 두손 들어 버렸어요. 저도 책에 담지 못했는데 얼마 전 들렀더니 주인도 바뀌고 메뉴도 여러 가지로 늘었는데 너저분하기만 하더라고요.  Q. 그런 집 중에 인사동 ‘할머니 칼국수’와 ‘유진식당’도 있어요. 책에 써놓은 것을 보니 반갑더라고요.  A. 유진식당 어르신은 저희들 가면 뭐 하나라도 더 주시려고 했어요. 가끔 큰아들이 말 안 듣는다고 푸념도 늘어놓으셨지요.  Q. 그래도 요즘은 마음잡고 가게를 보는 것 같던데요. 그런데 얼마나 드나들면 그렇게 주인과 대화가 통하게 돼요.  A. 아, 저희가 워낙 시끄러워서요. 그냥 이런저런 얘기 나누다보면 그런 얘기도 주고받게 돼요. 그건 그렇고 하여간 그런 식당들이 개발 논리에 떠밀려 사라진다는 게 안타깝죠. 인사동 칼국수집만 해도 체인점을 낸다 하면서 예전같지 않은 것 같고요.  Q. 에필로그로 왕십리 해장국집 ‘대중옥’에서 느낀 소회를 풀어냈어요. 그런데 왜 날짜가 그렇게 한참 전인 거지요.  A. 2010년 12월 31일이라고 돼 있죠. 블로그에 썼던 글인데 느낌이 좋아 그대로 책에 옮겼어요. 대중옥은 강남으로 옮겼는데 그 집도 한 번 가봤어요. 아무래도 그 때 맛이 살아나지 않더라고요. 깔끔하고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이미지의 맛집을 좋아하는 세상의 흐름에 잘 따라가지 못하는 것 같아요. 제가,  어쩌다 한번, 이런저런 이유로 고급스럽게 접대할 일이 있을 때 찾아갈 만한 집을 소개하긴 했지만 그보다 사람 냄새 나는 맛집, 노포(老鋪·대를 이어 내려온 가게)를 좋아하는 거지요.    그는 에필로그에 이렇게 적었다.  ‘긴 세월 국밥을 끓여내 묵은 때가 진하게 묻은 타일, 하루에 수십 수백 그릇의 국밥을 잉태하던 듬직한 무쇠솥, 요새 웰빙족들이 알면 난리가 날 귀여운 퍼런색 플라스틱 국장, 이젠 어떤 것 위에 올려져도 진이 다 빠져 초연할 것만 같은 나무 솥뚜껑, 오로지 국물맛과 토렴에만 집중하시는 아주머니까지 모든 게 사라져간다.’  좋은 요리란 뭘까.  그런 맛을 부르는 서늘하고도 알싸한 가을바람이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고성 ‘명태 특화산업’ 활기

    ‘명태의 고장’ 강원 고성에 명태 전문 음식점과 냉동·냉장보관창고가 들어서 명태특화산업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고성군은 1일 고성명태를 활용한 다양한 요리 개발과 상품화를 위해 올해 초 공모로 선정된 ‘고성명태 전문요리점 한수위’를 최근 죽왕면 오호리 봉수대 해변 맞은편에 설립해 문을 열었다고 밝혔다. ●전문 음식점 ‘한수위’ … 요리 개발 군 보조 60% 등 모두 1억 6680만원의 사업비가 투입된 한수위는 5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식당과 주차장, 명태건조시설 등을 갖췄다. 한수위는 고성태로 만든 수육과 맑은 전골, 매운탕, 내장탕, 찜, 탕수육 등 요리류와 식해 백반, 조림 백반, 알탕, 회 냉면, 회 막국수, 해장국 등 식사류를 내놓는다. 또 해양심층수로 만든 북어, 명란젓, 고성태 아가미 식해, 고성태 김치 등도 판매하고 있다. ●냉동·냉장 창고 이달 말 준공 이와 함께 고성명태 가공산업의 핵심 시설인 냉동·냉장보관창고가 이달 중 준공될 예정이다. 모두 65억원이 투입돼 지난해 11월 착공한 냉동·냉장보관창고는 거진읍 송포리 일대에 3315t의 저장능력을 갖춘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된다. 지상 1층의 냉동·냉장실은 2015t의 저장능력을 갖추고 생물을 원형 그대로 냉장할 수 있는 코일 시스템이 도입됐으며 지상 2층의 냉동·냉장실은 유니쿨러 시스템으로 냉동 명태를 1차 가공한 코다리나 북어 등 명태가공품을 1300t 저장할 수 있다. 이 창고가 완공되면 러시아와 부산에서 들여 온 냉동명태를 안정적으로 보관할 수 있게 돼 냉동명태 가공산업이 보다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달 중에 해풍명태 건조장 조성을 마무리하고 운영에 들어가 내년 초까지 모두 589t의 해풍건조 고성명태를 생산할 계획이다. 고성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조선시대 배달 해장국 ‘효종갱’ 첫 일반 공개

    조선시대 배달 해장국 ‘효종갱’ 첫 일반 공개

    조선시대 배달 해장국인 ‘효종갱’(曉鐘羹)이 복원돼 19일부터 열리는 제17회 경기 광주시 남한산성문화제에서 일반에게 처음 공개된다. 18일 광주시에 따르면 ‘효종갱’은 새벽종(曉鐘)이 울릴 때 먹는 국(羹)이라는 뜻으로, 남한산성에서 만들어 밤사이 서울로 보내면 사대문 안의 양반들이 먹었다고 전해진다. 우리나라 첫 배달음식인 셈이다. 1925년에 간행된 최영년의 ‘해동죽지’ 기록을 근거로 조리법을 복원했다. 배추속대와 콩나물, 송이, 표고, 쇠갈비, 해삼, 전복 등 18가지 재료와 토장을 풀어 온종일 푹 고아낸다. 시는 “그동안 기록으로만 전해지고 남한산성 내 일부 사람들이 요리해 먹었으나 최근 고증과 연구를 통해 체계적인 조리법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효종갱은 지난 8월 상표출원이 등록됐으며 남한산성 내 음식점에서 판매한다. 시는 남한산성문화제 기간 중 효종갱 시식 행사장을 마련해 일반인들이 맛볼 기회도 마련한다. 문화제는 남한산성도립공원에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열리며 숭열전 제향, 호궤의식 재현, 남문수위 군점식, 수어사 성곽축제, 산성투어, 지역농산물 전시·판매 등의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조억동 광주시장은 “앞으로 효종갱을 남한산성과 광주시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지역 브랜드로 육성할 계획”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찾는 남한산성축제를 통해 대중화의 첫발을 디딜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왜 뚝섬이라 불리게 됐을까

    서울 성동구 성수1가 제1동 주민들이 11일 뚝섬 지역의 고유 문화를 보존, 계승하기 위해 마을의 유래와 전설을 정리한 풀뿌리 잡지 ‘뚝섬 이야기’를 발간했다. 이 잡지에는 동명과 옛 지명의 유래와 역사, 행정구역 변천사, 성덕정과 관련된 문화유적지, 성수대교 밑에서 하늘로 용이 올라갔다 하여 ‘용목구미’라고 불린 전설 등을 담았다. 성수1가 제1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주민센터에서 책자 발간을 기념해 ‘국말이 떡’ 시식 행사를 가졌다. 국말이 떡은 뜨거운 해장국에 넣어 먹었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옛날 뚝섬을 왕래하는 상인과 일꾼들이 허기를 달래기 위해 즐겨 먹던 음식이다. 주민들이 직접 잡지를 만들어 의미가 깊다. 동 주민자치위원회는 올해 초부터 옛 자료 수집을 위해 서울시사 편찬위원회 및 문서자료보관소, 한강관리사업소 등을 직접 발로 뛰며 다양한 기록들을 수집했다. 삽화와 디자인 교정은 일러스트 일을 하는 주민 고광삼씨가 재능 기부 형태로 맡았다. 책자는 신규 전입 가구에 우선적으로 배부될 예정이며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시설 등에 비치된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밥상 108년 5대 변천사] 오래된 한식당 100선

    [밥상 108년 5대 변천사] 오래된 한식당 100선

    우리나라에서 오래된 한식당 100위 안에 오르려면 언제 생겼어야 할까. 정답은 1967년이다. 한식당을 적어도 45년은 운영했어야 한다는 의미다. 오래된 100대 식당이 가장 많이 남이 있는 곳은 서울로, 28개가 있다. 전남이 12개였고 부산(11개), 경남(9개), 충남(7개), 충북·대구·전북(각 5개) 순이다. 얼큰한 해장국이나 뜨끈한 설렁탕 등 탕 종류를 하는 곳이 34개로 가장 많았고 달큰한 불고기와 양념갈비를 하는 곳이 19개였다. 여름에 시원하게 먹는 냉면이나 콩국수 등 면류가 14개, 한식의 대표가 된 비빔밥 등 일반 한식당이 10개였다. 이달 초 농림수산식품부와 한식재단이 펴낸 ‘오래된 한식당’ 책자에는 한식당 100년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1904년 유원석씨가 문을 연 서울 종로구 공평동 이문설렁탕은 가장 오래된 집이다. 오래된 집 2위는 나주곰탕으로 유명한 전남 나주시 중앙동의 ‘하얀집’이다. 소의 뼈 대신 양지나 사태 등 고기 위주로 육수를 내기 때문에 국물이 맑고 달고 시원하다. 곰탕을 주문하면 끓는 가마솥에서 국물을 떠서 밥이 담긴 뚝배기에 서너 차례 토렴(국물을 담았다가 따라내는 과정)하는 과정이 입맛을 돋운다. 부산에서 밀면의 원조로 통하는 내호냉면은 1919년 이여순씨가 개업해 지금은 증손부인 이순복씨가 운영하고 있다. 오래된 집 3위다. 부산에 가서 물으면 우암 시장 뒷골목에서 눈 크게 뜨고 찾으라고 말해주는데 ‘밀면 대(大)’가 6000원이다. 4위는 박여숙씨가 1920년에 시작한 박달집이다. 전통개장국이 유명하다. 황구 등을 재료로 집에서 특별히 빚은 무술주는 이곳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술이다. 개업주인 박씨는 평안도 평양시 신리에서 1920년대에 성천관이라는 상호로 개장국을 끓여 팔다가 1·4후퇴 때 월남해 강원도 삼척에 정착했다. 이후 3대째 손맛을 이어 오면서 부산으로 옮겼다. 설렁탕을 하는 안일옥은 1920년에 문을 열어 5위다. 이성례씨가 1920년대 말 안성장터 한 귀퉁이에 작은 무쇠솥 하나로 시작한 집으로 안성국밥의 시초라 불린다. 비빔밥을 파는 울산 함양집(1924년), 떡갈비를 빚어 내는 전남 해남 천일식당(1924년), 서울 평창동의 형제추어탕(1926년), 비빕밥이 주특기인 경남 진주 천황식당(1927년), 부산 기장곰장어(1929년)도 1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 중구 다동 용금옥(1932년 개업)의 추어탕은 1973년 남북조절위원회 제3차 회의에 참석한 북한의 박성철 부주석이 이곳 추어탕의 ‘안부’를 물어 큰 화제가 되기도 했다. 꼬리 토막이 유명한 은호식당(1932년)이나 설렁탕이 특기인 잼배옥(1933년), 해장국으로 유명한 청진옥(1937년), 곰탕의 하동관(1939년) 등도 서울 중구, 종로구 일대의 오래된 식당들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길섶에서] 오래된 식당/이도운 논설위원

    용금옥, 청진옥, 하동관, 한일관, 열차집, 진주회관. 신문기사에서 낯익은 식당들의 이름이 보였다. 한국인이 사랑하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한식당의 목록이었다. 회사가 시내 중심가에 있다 보니 주변에 전통적인 맛집이 많다. 대부분 입사 이후 자주 갔던 음식점들이다. 얼마 전 함께 밥을 먹으러 가던 20대 후배에게 “뭘 먹을까.” 물었다. “옥, 관, 집으로 끝나는 ‘식당’만 아니면 됩니다.” 맛집을 사랑하는 한국인에는 40대, 50대만 포함되는 모양이었다. 20대, 30대 후배들은 샐러드, 스파게티, 피자, 카레, 타코 같은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을 더 좋아했다. 나 역시 최근 들어서는 전통 맛집을 찾는 발길이 꽤 잦아들었다. 왜 그럴까. 우선 다른 먹거리가 너무 많아졌다. 다양하게 먹다 보니 식당 한 곳을 찾는 빈도는 자연히 줄었다. 술을 적게 마시는 것도 이유다. 쓰린 속을 부여잡고 해장국이나 곰탕을 찾는 일은 거의 없어졌다. 맛집의 맛이 변했다는 사람도 있다. 그건 잘 모르겠다. 맛이 변한 건지, 입맛이 변한 건지. 이도운 논설위원 dawn@seoul.co.kr
  • [20일 TV 하이라이트]

    환경스페셜(KBS1 밤 10시) 사람에 의해 길들여지고, 사람에 의해 버려진 철거촌 길고양이들의 삶을 고양이의 눈을 통해 9개월 동안 밀착 취재했다. 이곳은 고양이들에게 먹이를 주던 노부부가 마지막으로 이사를 간 후 그 흔한 쓰레기통 하나 없다. 그래서 굶주린 고양이들은 사람들이 다니는 사잇길로 나가 행인들에게 먹을 것을 구걸하는데…. 각시탈(KBS2 밤 9시 55분) 종로경찰서로 쳐들어와 겐지에게 쇠퉁소를 날리는 각시탈. 이에 슌지는 장검을 빼들고 각시탈에게 달려든다. 슌지의 추격을 피해 말을 타고 달아나던 각시탈은 슌지의 총에 정신을 잃고 절벽 아래 계곡으로 떨어지고 만다. 한편 각시탈의 죽음을 믿을 수 없는 목단은 각시탈이 떨어진 절벽 아래를 헤매다 계곡 물속에서 목단상감지칼을 발견한다. 일일연속극 그대 없인 못살아(MBC 밤 8시 15분) 민도(박유환)의 영화사 사무실을 찾은 상도는 민도의 결혼을 반대하지 않겠다고 말한다. 아침 일찍 민도를 찾아간 치도는 해장국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한편 미자는 지수 몰래 민도에게 연락을 한다. 그리고 카페에서 민도와 단둘이 만난 미자는 지수와 헤어져 달라는 말을 한다. 드라마 스페셜 유령(SBS 밤 9시 55분) 권혁주(곽도원)는 1년 전 남상원 대표 사건을 파헤치기 위해 해명 리조트에 방문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려 한다. 한편 유강미(이연희)는 왕따를 당한 학생이 자살한 사건과 관련해 성연고등학교를 방문한다. 그리고 유강미는 그곳에서 고등학생 시절 죽은 자신의 친구를 떠올린다. 공부의 왕도(EBS 밤 12시 5분) ‘질문만 잘해도 절반이 성공’이란 말이 있듯 공부하는 학생에게 질문은 절대 빠지지 않는 요소다. 하지만 대부분 학생들은 무엇이 궁금한지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모르는 문제만 풀어 달라고 질문하곤 한다. 질문에도 기술이 필요하다는 서용삼 학생이 있다. 그는 교무실을 제 집처럼 드나들며 일명 ‘질문왕’으로 통하는데. 미스터리 세계를 가다(OBS 밤 10시) 숲에 있어야 할 표범이 도시 한복판으로 내려와 사람들을 사냥하고 들개의 수가 급증하며 광견병이 급속히 퍼져 나간다. 원인을 찾던 전문가들은 설상가상으로 독수리가 멸종위기에까지 처했음을 알아낸다. 인도 생태계의 심각한 불균형 현상, 과연 인도 사회의 전통까지 위협하며 이상 현상을 일으킨 것은 무엇일까.
  • 쓰레기로 우아하게 만들되 고상한 것을 끌어내리는…

    쓰레기로 우아하게 만들되 고상한 것을 끌어내리는…

    영화 ‘하녀’ 마지막에 전도연이 매달렸다가 떨어진, 바로 그 샹들리에라고 했다. 샹들리에? 그 화려하고 어여쁘고 고급스럽고 사치스러운 그것? 그런데 알고 보면 그게 깨진 소주병과 맥주병처럼 ‘천한’ 재료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제목도 술의 신 이름을 빌려 ‘불면증 - 디오니소스의 노래’다. 그러고 보니 영화의 테마인 날카로운 욕망에 딱 어울린다. 배영환(43) 작가의 2008년 작이다. ●깨진 병조각을 샹들리에로 소재는 그렇다 치고 영화판과는 어떻게 인연이 닿았을까. “미술 작업은 수많은 얘기를 극도로 응축시킨 결과물을 내놓는 거잖아요. 그래서 미술만 하면 서사의 결핍을 느끼는 순간이 와요. 영화 시나리오 작업도 그래서 했었지요.” 단편 쓰다 감독과 인연이 닿아 장편도 하나 썼다. “그 왜, 저주받은 걸작이라고 하죠. 2000년에 개봉한 안성기·박신양 주연의 ‘킬리만자로’라고…. 실패라곤 생각 안 해요. 한 20만 정도 들었을려나. 제 전시 와 주신 분들에 비하자면 많은 거죠.” 농담처럼 툭툭 말을 던지다 쑥스러운 웃음을 흘리고 만다. 작가는 5월 20일까지 서울 삼성미술관 플라토에서 개인전 ‘유행가 - 엘리제를 위하여’를 연다. 그간 작업을 농축한 것이다. 작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앞서 말한, 깨진 소주병과 맥주병 같은 것을 응용한 것들이다. 그 조각들로 웅장하고 화려한 샹들리에도 만들고, 유행가 가사를 캔버스 위에 수놓기도 했다. 버려진 나무판자나 가구의 자개를 이리저리 조합해 기타를 만들기도 했다. 2004년 광주비엔날레, 2005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작가로 이름을 쌓아 갔다. 전시 제목도 그렇게 나왔다. 쓰레기로 우아하게 만들되 우아한 것을 끌어내리는 것. 고상한 것을 끌어내리는 키치, 저급한 것을 끌어올리는 팝아트의 충돌이자 접점이다. 안소연 큐레이터는 이를 ‘버내큘러’(Vernacular·자생적)라는 키워드로 요약했다. 안 큐레이터는 “자생적이라 하면 동양적인 기법이나 소재를 차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작가의 작품은 기법이나 소재를 의도적으로 따 왔다기보다 그 자체가 이미 충분히 우리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기사 수많은 사연과 눈물의 영원한 동반자는 자취방에서 소주 한 병 앞에 놓고 기타 뚱땅거리며 불러 댔던 유행가가 아니었던가. 이제 청춘의 시간은 지나갔고, 밤새 통음한 뒤 게워 낼 것은 다 게워 냈다. 이제 무엇으로 이 텅 비어 있는 쓰린 속을 달랠까. 상황은 대조적이다. 전시장 입구에 설치한, 실제 사각의 링을 4분의1로 축소한 ‘황금의 링 - 아름다운 지옥’은 소주병 움켜쥐고 울게 만드는 현대사회의 정글이 여전함을 드러낸다. 서울 시내 사찰 30곳의 종소리를 한데 합성해 둔 ‘걱정-서울 오후 5:30’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딘가에 은은히 퍼져 나가고 있는 위로와 위안이 있음을 일깨워 준다. ●“추상동사 작품 더 이어가고 싶어” 작가는 ‘추상동사’ 작품을 더 이어 나가고 싶다고 했다. 추상명사는 있는데 추상동사는 왜 없느냐는 질문에서 시작한 작품이다. 해서 살풀이춤 추는 장면과 장구 두드리는 장면을 찍어 놨는데 사람을 깨끗하게 지웠다. 말 그대로 추상동사다. 살풀이춤에는 ‘댄스 포 고스트 댄스’, 장구에다가는 ‘노크’라는 제목을 붙여 뒀다. 해장국으로 ‘저주받은 걸작’ 영화 대신 영상 작품을 택한 셈이다. 입장료 3000원. 1577-7595.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박원순 시장 시민과 북한산 ‘번개팅’

    “이게 백두대간에서 600㎞를 나와 함께 걸었던 신발입니다.” 주말인 지난 12일 서울 종로구 구기동 이북5도청 앞에 박원순 서울시장이 모습을 나타냈다. 감청색 점퍼에 베이지색 바지, 연두색 배낭, 여느 등산객들과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박 시장은 자신의 등산화를 가리키며 웃었다. 그는 “백두대간에서 내려온 뒤 첫 산행인데 많이들 오셨다.”며 반갑게 시민들과 인사를 나눴다. 이날 산행은 전날 저녁에 열린 한 시장 당선 뒤풀이 행사에 나온 박 시장이 “12일 오전 10시 이북5도청 앞에서 북한산 번개 등산을 하자.”고 즉석에서 한 제안이 트위터를 통해 퍼지면서 이뤄졌다. 이 소식을 들은 시민 20여 명이 박 시장을 만나러 북한산 입구로 모인 것이다. 박 시장은 4시간여 동안 산길을 걸으며 늦가을 산행을 나온 시민들과 만났다. 부모님 손을 잡고 나온 어린이들이 사인을 부탁하자 ‘꿈꾸는 삶’ ‘함께 꾸는 꿈’ 등 글귀를 써주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기도 했다. 산길 곳곳에서는 박 시장을 알아본 시민들이 손을 흔들거나 사진을 요청했고, 박 시장도 먼저 인사를 하며 시정에 관한 의견을 묻기도 했다. 특히 박 시장은 시민들에게 “무슨 일을 하시냐.”며 묻고 해당 업종 현황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등 민생 현안을 꼼꼼히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간판업을 하는 등산객에게는 “지방자치단체가 하는 간판 정비사업으로 지장을 받는 부분이 없느냐.”고 물었고, 은평구의 주거 재생사업 ‘두꺼비하우징’에 참여한다는 시민에게는 “뉴타운은 이미 진행된 일이니 미래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타운홀 미팅’ 등 시민과 만나는 방안을 거론하기도 했다. 박 시장은 해장국으로 점심을 해결한 뒤 오후 2시쯤 산을 떠났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장 집무실 공사로 업무를 볼 수 없어 산행을 하기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오는 16일 오전 11시부터 시장 집무실에서 온라인 생중계 형식으로 치러지는 취임식 장면은 홈페이지(mayor.seoul.go.kr)와 네이버, 다음팟, 올레온에어, 판도라TV, 아프리카TV 등을 통해 중계된다. 온라인 취임식 후에는 시민들도 참석할 수 있도록 덕수궁 대한문 앞으로 자리를 옮긴다. 이와함께 서울시는 17일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들을 대상으로 ‘서울 희망시정’의 슬로건을 공모한다. 수상자는 일일시장체험, 박 시장과의 헌책방 데이트 등의 기회가 주어진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물가 비상속 ‘착한 가게’ 2497곳 공개

    찌개백반 3500원, 해장국 3500원, 삼겹살 1인분 5000원. 서울뿐만 아니라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착한 가게’가 공개됐다. 행정안전부는 1일 서울 관악구 낙성대동 ‘배할머니네’, 대전 효동 ‘효천목욕탕’ 등 전국 2497개 물가안정 모범업소를 올해 처음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물가안정 모범업소는 인건비·재료비 등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는 영업환경에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해 서민 부담을 덜어 주는 업소다. 행안부는 업소 주인의 신청이나 관련 단체가 추천한 업소를 대상으로 심사해 모범업소로 선정했다. 심사 기준으로는 지역 평균가격 대비 가격 수준, 가격 안정 노력, 업소 청결도 및 친절도 등을 적용했다. 모범업소로 뽑힌 서울 낙성대동의 식당 ‘배할머니네’는 특정 채소값이 오르면 기본 제공 반찬을 장아찌 등 다른 종류로 대체하는 방식으로 해장국과 찌개백반, 칡냉면 등을 각각 35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삼겹살 1인분(180g)은 5000원이다. 해장국과 찌개백반은 10월 기준 서울 지역의 김치찌개 백반 평균 가격 5364원보다 1900원가량 저렴하고, 삼겹살은 서울 평균 가격(200g 기준) 1만 3755원의 절반 수준이다. 강원 동해의 ‘까치분식’은 2002년 개업 이후 올해까지 잔치국수 1000원, 비빔국수 2000원의 가격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전 효동의 ‘효천목욕탕’은 2008년 목욕비를 2800원에서 2000원으로 인하했다. 행안부는 이 같은 모범업소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 지방물가정보 공개 서비스(www.mulga.go.kr)와 각 지방자치단체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최고 0.25% 포인트 금리감면(IBK기업은행), 보증수수료 0.2% 포인트 인하(신용보증기금 등), 소상공인 정책자금 우선 대출(중소기업청) 등의 혜택을 부여할 방침이다. 한편 행안부와 통계청이 공동 조사한 10월 시·도별 주요 서민 생활 물가에서는 냉면, 비빔밥, 짜장면 등 외식비 8종 중 삼겹살과 김치찌개를 제외한 6개 품목의 평균 가격이 9월 조사 때보다 소폭 올랐다. 9월 조사에서 냉면 가격이 전국에서 가장 비싼 것으로 나타난 서울에서는 냉면 가격이 46원 더 오르면서 7591원을 기록했다. 박성국기자 psk@seoul.co.kr
  • 이재오 “靑, 싹 바꿔야”

    이재오 “靑, 싹 바꿔야”

    이재오 전 특임장관이 국회로 복귀한 지 19일로 한 달이다. 현 정권의 2인자, 왕의 남자라는 평가를 들어온 그는 국회 복귀 뒤 토의종군(土衣從軍)하겠다며 언론 접촉을 피한 채 지역구(서울 은평을)만 누비고 다녔다. 쌀쌀한 17일 새벽부터 자전거를 타고 불광동 일대를 돌고 있는 그를 다짜고짜 찾아갔다. 허름한 해장국집에서 국회 복귀 한 달의 소회를 들었다. 해장국 값은 지역구민이 내주고 갔다. 그는 시종 말을 아끼다 1시간 30여분이 지나자 실세로서 책임감 때문이라며 “이 기회에 청와대를 전면 쇄신해야 한다. 국민에 대한 도리이기에 반발을 무릅쓰고 말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장관 퇴임한 지 한 달이 지났는데 계속 낮은 자세로 갈 건가. -내가 좀 얘기를 하면 파장이 있지 않나. 2인자, 왕의 남자란 얘기가 따라다니고…. 당에서도 잠잠하다가 내가 조금 말하면 친이, 친박으로 나가잖나. 나를 갈등의 고리로 삼으려는 분위기가 있다. 그저 낮은 자세, 토의종군하는 길뿐이다. →나경원 후보가 박원순 후보를 역전하거나 접전을 펼치고 있는데. -TV 토론 등을 거치며 지지율이 상승했다. 그런데 기대했던 것보단 안 올라간다. 여성으로서 서울시장을 잘해 나갈까 하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 →네거티브 선거운동이 심하다고 한다. -국민들은 네거티브를 하면 정치권이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 네거티브는 여론조사는 몰라도 표 찍는 데는 영향을 못 미친다. 그걸 주된 선거운동으로 삼는 건 시대에 맞지 않는다. →그게 안철수 바람의 토양 아닌가. -기성 정치권이 불신을 받고 있다. 그걸 상징하는 게 안철수 바람이다. 그러나 안철수 개인은 서민적 삶을 살아본 적이 없다. 그 사람은 기성 정치권에 발을 담그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이 새롭게 보는 것이다. 안철수 바람에 대한 대책이 중요한 게 아니고 기성 정치권 내부가 정말로 변화와 개혁을 해야 한다. →제3세력화론이 뜨거운데. -총선 이전에 정치권이 대결단을 통해 자기성찰과 자기개혁을 하지 않으면 제3세력은 언제든지 나올 수 있다. →1985년 2·12 총선과 유사한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제3세력이란 것도 뻔하다. 상당부분 정치권에 걸치고 있고, 자원이 빈약하다. 그들이 정치를 하면 그들도 검증당한다. 하루아침에 제3세력이 부각되지 않을 것이다. 권력독점도 문제다. 그래서 내가 개헌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권력을 독점적으로 유지하면서 성공한 대통령은 없다. 정책적인 면에서는 몰라도 한 대통령의 역사적 면에서 그 끝은 아름답지 못하다. 분권형 대통령제를 해야 한다. 10·26 재·보궐선거가 끝나고 여야가 마지막 선택을 하라고 내가 제언할 계획이다. 올해 안에 내놓으려 한다. →박근혜 대세론은 어찌 보나. -대세론이라는 것은 항상 허구다. 이회창 대세론을 두 번이나 경험하지 않았나. 내년 4월 총선이 지나봐야 본격적으로 윤곽이 드러난다. 4월이 지나면 여권 안에서도 어떤 사람이 경선을 준비하는지 알려질 것이다. →현 정부 실세로서 측근 비리 등에 대한 책임 의식은. -나도 책임이 있다. 다 역사의 죄인이다. 정치를 잘 못했다면 책임을 져야 한다. 대통령과 가깝다는 사람들의 책임이 크다. 나도 그 일에 직접 관여하지 않았다고 한다면 무책임한 것이다. →현 정권의 소통 부족이 지적된다. -많이 부족했다. 군사독재 시절 이후 오랫동안 누적된 문제들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다. 나도 정권 운영을 해 보니 쉽게 되는 게 없더라. →‘월가를 점령하라’ 시위는. -나는 지지한다. 결말이 어찌될지 모르지만 선진자본, 금융시장의 횡포가 심하다. 한국의 금융자본이 반성하고, 공생하지 않으면 서민들의 분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대통령 주변이 어수선한데. -이 정권에서는 측근 비리가 없다고 자랑했는데, 김두우 사건 등 측근 비리가 터져 나온다. 이 기회에 청와대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 국민들이 원하고 있다. 청와대 쇄신 차원에서 비서실을 전면 개편, 희망과 기대를 모아 후반기 국정을 이끌어가야 한다. →전면 개편이라면. -대통령실장이 모든 것을 관장하지 않나. 성역 없이 해야 한다. 그게 국민에 대한 도리다. 청와대 수석과 비서들에게 문제가 생겼으니 비서실 관리를 잘못한 책임도 있고, 대통령 보필을 잘못한 책임도 있는 것이다. 지금은 임시방편으로 넘어갈 때가 아니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노인 등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 절실”

    “노인 등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 절실”

    “고백하건대 올봄부터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습니다.” 유덕열 서울 동대문구청장은 19일 이같이 되뇌었다. ‘주민 곁으로 다가서는 구청장이 되겠다.’던 자신과의 약속을 저버린 채 정신없이 1년을 보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맹세는 가을이 돼서야 지키게 됐다. 9월을 맞아 두달 동안 14개 동을 돌며 ‘일일 동장’을 맡기로 하고 지난 15일 전농1동을 찾았다.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 넘어서까지 강행군이 이어졌다. 거리 청소로 하루를 열었다. 주민 및 동 직원들 50여명과 골목골목 쓰레기를 줍고, 물청소를 하자니 사람들이 살갑게 인사를 건넸다. 유 구청장은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듯한 주민들의 진정성 담긴 격려에 없던 힘도 생겨났다.”면서 “정말 몸을 낮추니까 그들의 소박한 꿈이 보였다.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는 일상을 보며 오히려 깨달음을 얻는 시간”이라며 웃었다. ●거리청소·민원도우미 등 나서 오전 9시 콩나물해장국으로 허기를 달랜 그는 어깨에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라고 적힌 띠를 두르고 민원안내 도우미로 변신했다. 소소한 민원이 넘쳐났다. 그는 “공무원 입장에선 별것 아닌 일도 당사자에겐 절박하게 사무친다.”며 친절 서비스를 몸소 보였다. 환자복을 입은 50대 여성은 “이사 가기 위해 재활용품 수거 딱지를 붙여야 하는데 병원비를 대느라 돈이 없어요.”라며 하소연했다. 다른 민원인은 재개발구역으로 묶여 4년간 재산권 행사를 못하는데 조합측의 수수방관에 답답하다고 가슴을 쳤다. 노래교실 회원들은 1만원씩 내는 회비가 어떻게 쓰이는지 모르겠다고 아우성쳤다. 유 구청장은 그럴 때마다 침착하게 알아보겠다며 설득시켰다. 그는 점심 뒤 피곤이 몰려왔던지 동장실로 올라오자마자 의자에 앉은 채 새우잠에 빠졌다. 사실 아침부터 컨디션이 별로였다. 감기 탓에 내내 코를 훌쩍거렸다. 이 때문에 동 직원들은 늦더위에도 에어컨을 켜지 않았다. 감기 탓만은 아니었다. 넉넉잖은 젊은날을 떠올려서인지 절약습관이 몸에 배어 웬만해선 한여름에도 집무실에서 냉방을 가동하지 않는다고 직원들은 설명했다. ●“작은 일도 당사자는 절박해” 오후 일정도 빡빡하게 돌아갔다. 1시 30분쯤 전농1동 관내 화목경로당을 방문해서는 “아버지·어머니 세대가 보릿고개를 잘 넘겨준 덕분에 후대들이 좋은 시절을 맞았다.”며 손을 잡았다. 이어 “노년의 풍족한 삶을 국가가 책임져야 하는 만큼 노인 등 소외계층 일자리 창출이 절실하다.”며 “복지 패러다임을 놓고 보수와 진보 간에 충돌도 많지만, 서민들의 삶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노인들은 “10년 전 노인정 80곳에 에어컨을 보내주고 최근엔 건물에 비가 새는 것도 고치고 도배해주는 등 경로당에 많이 투자해줘 힘난다.”면서 “이제 새장가·시집만 보내주면 바랄 게 없다.”며 웃음으로 화답했다. 유 구청장은 곧장 구립 전일청소년독서실로 이동해 시설을 점검하고 청량정보고교 건강매점 개점식에 참석해 막내아들뻘의 학생들과 격의없이 얘기를 나눴다. 지칠 법도 한 오후 5시가 돼서도 “오늘 쏟아진 민원을 정리하고 조치해야 할 것 같다.”며 동주민센터로 발길을 되돌렸다. 글 사진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제주는 평화의 천국… 머물면 소유하고 싶은 곳”

    “제주는 평화의 천국… 머물면 소유하고 싶은 곳”

    “제주는 오면 가고 싶지 않고, 머물면 소유하고 싶은 곳이라지요.” 1만여명 규모의 ‘인센티브(포상) 여행단’을 이끌고 지난 13일 제주를 찾은 중국 건강용품 및 생활용품업체 ‘바오젠일용품유한공사’의 리다오(李道·51) 총재는 15일 “제주는 정말 아름다운 곳”이라면서 독특한 표현으로 칭찬을 했다. ●“한·중 민간교류 확대됐으면…” 리 총재는 “직원 1만 1200명이 한꺼번에 제주를 찾는 것은 제주의 관광역사를 새로 쓰는 것이며, 이를 계기로 민간교류도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제주는 우리 회사 인센티브 여행지로 처음이지만 결코 마지막이 아니다.”라며 “이번 인원은 전체 직원의 10분1에 불과해 앞으로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주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서는 “원래 한국에 올 계획을 가지고 있었지만 제주로 온다는 계획은 없었다.”면서 “우근민 제주지사가 직접 회사를 찾아온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제주를 4번째 방문한다는 그는 “제주의 매력은 평화와 편안함을 느끼게 하는 세상의 천국과도 같은 곳”이라며 “제주 시내에 바오젠 거리를 만들어 준 것은 기쁘고 놀라운 일”이라며 고마워했다. 다만 그는 “카지노, 골프, 쇼핑을 즐기는 중국인 관광객들이 더 많은 현금을 가지고 들어올 수 있도록 한국 정부가 관련 정책을 완화해 주면 좋겠다.”면서 또 “중국어 표지판은 물론 영어 표지판도 미흡하고 쇼핑에는 한국적인 특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적인 쇼핑상품 특화해야” 그는 화장품과 해산물 가공품 등을 관광·쇼핑 상품으로 특화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리 총재는 “중국인 관광객은 여행지에서 중국음식을 고집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이는 오해”라며 “현지 음식 즉, 가능하면 한식을 더 많이 먹으려 하며 제주에서는 고사리해장국, 흑돼지 요리 등이 중국인들이 좋아할 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제주의 세계 7대 자연경관 도전을 적극 지원하겠다며 기회가 되면 제주에서 집도 사고 일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미국 스탠퍼드대를 졸업한 리 총재는 매킨지컨설팅 아시아지역 책임자로 한때 서울에서 근무하기도 했고 2009년에 중국 건국 60주년 ‘중화공익자 60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주 황경근기자 kkhwang@seoul.co.kr
  • [4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국내 최초로 거짓말의 동기와 특징을 실험을 통해 분석한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편의성만을 위해 거짓말을 하는 것일까. 이를 알아보기 위해 제작진은 조은경 한림대 심리학과 교수 연구팀과 함께 흥미로운 실험을 진행하였다. 참가자들은 거짓과 진실된 이야기를 하나 선택한다.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그들의 이야기를 함께 들어본다. ●당신 참 예쁘다(MBC 오전 7시 50분) 유랑은 현장을 확인하러 온 서 회장 앞에서 강수의 뺨을 때린다. 강수는 유랑을 뒤쫓다가 그만 교통사고를 당하고 만다. 그렇게 강수는 혼수상태에 빠지고, 서 회장은 고민에 빠진다. 치영은 강수의 사고가 서 회장 때문임을 간파하고, 서 회장을 슬쩍 떠본다. 한편 강수는 의식이 돌아오지만 유랑을 알아보지 못하는데. ●일일연속극 불굴의 며느리(MBC 밤 8시 15분) 진국은 술에 취해 연정에게 예식장에서 연정을 봤다고 고백한다. 혜원은 연정에게 진우의 인상착의를 말해주며 이름을 묻는다. 하지만 연정은 이름도 모르면서 직원을 찾기란 어렵다고 한다. 한편 신우는 영심과의 뜻하지 않은 입맞춤에 혼란스러워한다. 해장국 집에서 일하던 영심은 결국 쓰러지고 만다. ●무사 백동수(SBS 밤 9시 55분) 말을 타고 가는 광택, 멀리 으스름한 불빛을 보곤 말을 세우고 잠시 불빛을 바라보다가 천천히 말을 움직인다. 말에서 내린 광택은 말을 끌고 천천히 걸어간다. 그리고 모닥불 앞에 쪼그려 앉은 천은 나뭇가지를 툭 던지곤 고개를 돌린다. 순간 천의 살기어린 눈빛에 말이 요동친다. 그렇게 묘한 미소를 머금은 두 사람은 서로를 향해 칼을 겨눈다. ●꾸러기 천사들-내사랑, 푸름이(EBS 밤 8시) 채린이와 해라는 잘 생기고 공부도 잘 하고 매너까지 좋은 푸름이에게 동시에 반하고 만다. 어느 날 보라반은 포크댄스라는 걸 배우게 된다. 선생님은 다음 시간까지 남자와 여자가 짝을 이뤄 오라는 숙제를 내준다. 그때부터 채린이와 해라는 푸름이를 사이에 둔 채 보이지 않는 전쟁을 시작하게 된다. ●경찰 25시(OBS 밤 11시) 기억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하룻밤을 보낸 여자들이 있다. 한 여름 밤의 꿈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그 하룻밤은 현실이 되어 충격적인 사건으로 접수됐다. 사건은 호프집에서 시작되었다. 오랜만에 만난 두 피해자는 호프집에서 술을 마셨는데 옆 테이블의 남자들이 즉석 만남을 제안해 왔다. 네 명의 남녀는 같이 게임을 하며 무르익은 분위기에 빠져드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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